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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건강보험이 빈곤층 울려서야

    건강보험 고의 체납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징벌 제도가 빈곤층의 생계를 위협하고 의료 접근법을 차단하는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건강보험료를 3개월 이상 체납한 사람은 체납액을 모두 갚더라도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체납자는 일반진료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건강보험료 4개월치 8만여원을 체납했다가 모두 갚았음에도 그후 병원 이용때 건강보험공단이 대납한 보험 진료비 500만원을 갚으라는 고지서가 발부된 사례도 있다. 고지서가 발부되면 재산과 월급 압류조치가 뒤따른다. 지난해 말 현재 건강보험 3개월 이상 체납자는 209만 가구에 이른다. 지역가입자 4가구 중 1가구가 체납자란 얘기다. 게다가 건강보험 체납자의 대부분은 기초생활보장자보다 소득이 10∼20%가량 많은 차상위계층이다. 이들은 자그마한 외부의 충격에도 최빈곤층인 기초생활보장자로 전락할 수 있는 취약계층이다. 극소수의 고의 체납자를 빌미로 이들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동일한 징벌조치를 적용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일이다. 사회보험이 빈곤층의 자활을 돕기는커녕, 건강권을 박탈하고 절망의 나락으로 내몰아서야 되겠는가. 건강보험공단은 보험급여비 전액 환수와 같은 비상식적인 징벌조치를 없애야 한다. 환수가 불가능한 체납자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결손처리 해야 한다. 정부도 가난과 건강 악화의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 의료부조제도 부활과 보험료 부담 경감, 긴급의료권 도입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 “자신의 보장자산 확인하세요”

    “자신의 보장자산 확인하세요”

    삼성생명은 올들어 ‘보장자산 바로알기’ 캠페인을 펴고 있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이수창 사장의 역점 사업이고,‘삼성’이라는 브랜드 힘까지 더해져 지난 2월 말 현재 상담을 받아본 사람이 187만명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 관심을 끌고 있다. 보장자산이란 경제적 활동을 하는 가장이나 배우자가 사망했을 경우 남은 유가족을 위해 준비된 자금이다. 오래 사는 위험에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갑자기 경제적 주체가 죽는 것에 대한 보장이 우선이라고 보험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삼성생명은 보장자산으로 연봉의 5년치를 제안한다. 미국은 보통 6년치다. 삼성생명 심소영희 설계사는 “상담받은 사람들이 대부분 2억 5000만원에서 3억원 수준의 보장자산을 원한다.”고 전했다. 가족 생활비와 자녀 교육비, 남은 배우자가 창업을 할 경우 필요자금, 주택담보대출 자금 상환 등 가장의 사망에도 남은 가족들이 불편함 없이 살 수 있도록 하는 자금이다. 보장자산 캠페인에 참여했을 때 장점은 자신의 재무상태와 앞으로의 현금흐름에 대한 분석을 받아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 자신의 재무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월 가족 생활비, 연소득, 자신이 생각하는 퇴직연령, 현재 자산 등에 대해 알려줘야 한다. 상담을 제대로 받으려면 족히 1시간 정도는 걸린다. 정보를 공개하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 현실. 이에 삼성생명은 고객의 재무정보 공개 정도에 따라 상담 프로그램을 4가지로 나눴다. 나이와 직장근무연수 등으로 유추하는 기본형, 여기에 월급과 현재 재산규모가 더해지면 가족보장플랜, 다른 보험상품 가입 정도나 미래·현재의 주택형태 등이 더해지면 종합재무컨설팅, 목적자금의 규모와 이를 위한 현재 준비과정까지 더해지면 라이프파워프리미엄이 된다. 라이프파워프리미엄은 각 금융기관에서 고액 자산가들을 위해 맞춤 서비스하던 것으로, 이 서비스가 일반인에게도 주어지는 것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Metro] 서울무형문화재 기업후원 협약

    서울시가 무형문화재 전승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민간기업과 손을 잡았다. 서울시는 5일 시장 접견실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사이먼 쿠퍼 HSBC 은행장, 장자크 그로하 유럽·코리아재단 이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협약식을 열고,‘서울무형문화재 기업후원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무형문화재 전승활동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실행하는 데 서울시는 행정적인 지원을 담당하고,HSBC은행은 기획 및 사업 예산을 부담하게 된다. 유럽·코리아재단은 구체적인 프로그램 실행을 주관한다. 우선 올해 서울무형문화재 37개 종목(개인 29개·단체 8개) 중 6개 종목을 선정해, 가칭 ‘서울예술인상’과 소정의 장학금을 수여할 예정이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업계소식-새상품·서적] 행복한 백만장자 되는 5가지 지혜

    [업계소식-새상품·서적] 행복한 백만장자 되는 5가지 지혜

    도서출판 작가정신은 행복한 백만장자가 되는 5가지 지혜를 담은 ‘나의 백만장자 아저씨´(리처드 폴 에번스 지음)를 펴냈다. 저자는 돈을 자신의 충직한 하인처럼 만들어 돈이 자신을 위해 열심히 일하게 하라고 말한다. ▲소비 욕구를 줄이지 않고도 여유자금을 불리는 일거양득의 투자법 ▲최선의 가격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법 ▲추가수입을 늘려주는 일거리들 ▲돈을 많이 쓰지 않고도 많이 쓸 때와 같은 효과를 얻는 법 ▲자산과 현금의 흐름을 체크하는 법 등을 알려주고 있다. 9500원.
  • 美 갑부 캘리포니아주 가장 많아

    미국 백만장자들은 어디에 가장 많이 살고 있을까. 미 경제전문지 포천 최신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가 백만장자가 가장 선호하는 지역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체 50개주와 연방수도인 워싱턴DC 가운데 캘리포니아주의 백만장자가 66만 3394명으로 가장 많았다.8708명으로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난 와이오밍주의 76배에 달했다. 하지만 각 주(州)별 백만장자 숫자와 중간 평균 가구소득(AMHI)은 큰 상관관계는 보이지 않았다. 한편 2005년도 미국 인구센서스 분석에 따르면 미국 극빈층은 1975년 이후 32년 만에 최대 규모인 16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홍콩 유명여배우 천샤오쉬 비구니 됐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백만장자 사업가인 홍콩의 유명 여배우가 돈과 명예를 모두 벗어 던지고 돌연 출가했다. 중국 언론들은 27일 80년대 드라마 홍루몽(紅樓夢)의 여주인공으로 최고 인기배우에 오른 천샤오쉬(陳曉旭·43)가 삭발한 뒤 비구니가 됐다고 보도했다. 천샤오쉬는 지난 99년 우연히 무량수경(無量壽經) 녹음테이프를 듣고 마음이 맑아지는 것을 깨달은 후 불법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불교에 정진, 야채만으로 식사하고 사무실도 불당으로 꾸몄다. 천샤오쉬는 92년 연예계를 떠나 베이징스팡(北京世邦)이라는 광고회사를 세워 지난해 매출액 2억위안(한화 240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뛰어난 사업 수완으로 2005년 ‘중국 경제계의 풍운아’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국 언론은 그녀의 남편도 출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jj@seoul.co.kr
  • [Book Review] 남미권력 재단하는 美 유학파 엘리트

    1970년대까지 유학하면 미국이었다. 미국에서 학위를 받은 학자들이 우리 학계를 지배하던 시절이었다. 특히 경제학에서 미국 학문의 영향력을 가히 절대적이었다.2차 세계대전 승전국 미국의 경제학은 냉전시대에 서방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다.‘궁정전투의 국제화’(이브 드잘레이·브라이언트 가스 지음, 김성현 옮김, 그린비 펴냄)는 미국 유학파 엘리트들의 권력투쟁 과정을 조명한 책이다. 칠레,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을 사례로 삼고 있지만 우리의 경우와도 전혀 무관치 않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 한·미FTA 등 주요 대외정책을 다루는 브레인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수학한 엘리트들이다. 우리의 외교나 거시경제 정책이 미국에서 생산된 학문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는 과거처럼 단순히 국가정책을 실현하는 데 머물지 않고, 국가의 향방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위치에 올라섰다. 저자들은 그래서 ‘테크노폴스’라는 개념을 내세웠다. 책 제목으로 사용된 ‘궁정전투’(Palace Wars)는 과거 식민지 시기 대토지소유 가문의 후예나 법률엘리트, 경제엘리트 등이 국제적인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권력 다툼을 벌인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마치 궁정내부에서 권력을 놓고 벌이던 귀족들의 정치투쟁과 유사하다는 의미에서다. ‘반(反)신자유주의 연대’를 제창한 피에르 부르디외의 제자인 이브 드잘레이는 중남미 국가에서 미국의 신자유주의 정책이 어떻게 퍼져나갔는지 탐구하고 있다. 미국 사우스웨스턴 로스쿨 학장인 브라이언트 가스와 함께 중남미 국가들의 권력구조 재편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경제엘리트, 법률엘리트들의 활동과정을 400여차례의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했다. 저자들이 관심을 가진 것은 미국의 국제전략과 각국 엘리트들의 미국지식 습득을 통한 권력투쟁이다. 중남미 각국의 엘리트들은 미국 유학과 국제기관 활동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베트남전쟁 이후 미국 경제학과는 하버드대 등 아이비리그의 케인스주의에서 점차 시카고학파의 신자유주의 논리가 중심이 됐다. 이때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와 밀턴 프리드먼으로 대표되는 시카고대 경제학파는 해외로 눈을 돌려 인재를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이른바 ‘시카고 보이스’(Chicago Boys)의 탄생은 이렇게 시작됐다.‘시카고 보이스’들이 유명해진 것은 칠레의 피노체트 쿠데타였다. 1973년 살바도르 아옌데의 좌파정권을 무너뜨리고 집권한 칠레 군부는 ‘시카고 보이스’가 제공한 어젠다를 통해 과거의 권력 중심에 포진해 있던 엘리트 세력을 효과적으로 붕괴시킬 수 있었다. 칠레의 ‘시카고 보이스’들은 시카고 대학에서 공부한 경험과 경제 전문성을 무기로 국가개입의 축소, 민영화 등 급진적 신자유주의 프로그램을 실시하며 칠레 경제를 이끌었다. 이 책은 지식의 수출과 수입이 국가권력의 변동과 맺는 관계, 특히 중심부 국가의 지식이 주변부 국가의 권력구성에 끼치는 영향을 규명하고 있다. 미국 경제체제 확산전략인 ‘워싱턴 컨센서스’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라틴 국가의 엘리트들은 외환시장 개방, 시장자유화, 관세인하, 민영화 등을 골자로 하는 ‘워싱턴 컨센서스’를 충실히 받아들였다. 잘레이는 “라틴 아메리카의 ‘궁정전투’가 한국인들이 보기에 거리가 먼 주제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국가전문성을 상징하는 법률엘리트와 경제엘리트 세력은 아시아 정치무대에서도 분명히 발견된다.”고 지적했다.528쪽,2만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소비자 호기심부터 잡아라”

    “소비자 호기심부터 잡아라”

    “지겨움도 죽었다.” “답답함도 죽었다.” “낸시 랭이 실종됐다.”….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이른바 제품내용이나 정보를 숨긴 채 호기심을 자극하는 ‘티저’(Teaser)광고다. 최근 티저광고는 단순한 호기심 자극을 넘어 다양한 기법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상품·서비스가 쏟아지는 시장 속에서 미리 고객들의 눈길을 잡아두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선보인 KTF의 광고에는 버나드쇼의 묘비명과 “지루함과 답답함은 죽었다.”는 멘트만 나온다. 또다른 광고에서는 난자와 정자가 수정해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장면만 보여준다.3월부터 본격적으로 개시하는 3세대(G) 통신서비스를 앞두고 KTF가 내놓은 3G브랜드 ‘SHOW’의 티저광고다. 종전의 통신서비스는 사라지고 초고속인터넷을 통해 화상통화 등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5일 온라인 포털 사이트에 ‘낸시 랭 실종’이란 메시지가 떴다. 전날 낸시 랭은 서울 인사동에서 전시회를 열었기 때문에 누리꾼들의 관심은 더욱 집중됐다. 포털 게시판에는 “낸시 랭이 정말 실종됐냐.”는 질문들이 올라왔다.‘낸시 랭 실종’이란 단어는 순식간에 온라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호기심에 배너를 클릭하면 LG전자의 플래트론 모니터 신제품의 광고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광고시리즈를 통해 실마리를 전달하며 소비자들과 낸시 랭 실종이라는 가상의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이다.‘대체현실게임’(ARG) 또는 ‘페이크 다큐멘터리(fake documentary)’라고 불린다. LG전자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김민지 과장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기법이라 소비자들이 낯설어하는 면도 없지 않았다.”면서 “새로운 방법에 대한 개입의사와 관심을 증폭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광고가 나간 뒤로 홈페이지 방문자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1월 중순부터 주황색 바탕에 검정색 글씨로 쓰여진 ‘아웃백에 도전한다.’는 전단지가 서울 시내 곳곳에서 발견됐다. 시민들은 비슷한 시기에 개점한 외식업체나 경쟁업체의 광고로 짐작했으나 지점들끼리 최고의 매장자리를 놓고 도전한다는 아웃백의 ‘자작극’으로 밝혀졌다. 최근 ‘IBK’로 개명한 기업은행도 호기심 광고를 사용했다. 파란 하늘 배경에 ‘A보다 I가 앞선다.’는 내용만 담았다. 기업은행측은 “I(나)는 고객을 뜻하며 고객을 앞세운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광고 뒤에 숨어 궁금증을 자아내는 기법을 ‘블라인드 마케팅’(blind marketing)이라고 한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백제땅’ 나주서 신라토기 발굴

    독널무덤(옹관묘)으로 특징지어진 영산강 유역 세력권인 전남 나주시 다시면 영동리의 5세기 말∼6세기 초반 무덤에서 신라토기가 여럿 발굴되어 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영동리 고분군을 발굴하고 있는 나주 동신대 문화박물관(책임연구원 이정호 교수)은 지난해 10월부터 실시한 제3차 조사에서 적어도 37기의 무덤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신라토기 5점은 모두 뚜껑접시(蓋杯·개배)로 제3호분에서 나왔다.굴식 돌방무덤(횡혈식 석실고분)의 입구에 장례의식을 치른 뒤 묻은 것으로 추정된다. 삼각집선문과 반원문이 결합된 전형적인 신라시대 것이다. 백제의 색채가 짙은 세발토기(삼족기)도 여러 점이 나왔다. 피장자가 백제 및 신라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인물로 짐작할 수 있다. 앞서 1996년에는 나주 복암리 제3호분에서 신라의 영향이 짙은 말재갈과 말 장식인 행엽 등이 발굴되기도 했다. 발굴단은 “백제는 475년 고구려의 공격으로 한강유역의 위례성을 점령당하자 웅진으로 천도한 뒤 493년 신라와 국혼을 하고 동맹관계를 긴밀하게 다진다.”면서 “이 관계는 백제의 성왕과 신라의 진흥왕이 한강 유역을 두고 쟁탈전을 벌이기까지 60여년동안 지속되는데, 복암리 3호분과 이번에 출토된 신라토기는 이런 역사적인 사실과 잘 부합한다.”고 설명했다.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서울시교육청 ‘통합논술 교실’ 지상중계] (7) 주제별강의 및 첨삭 Ⅲ

    1번은 제시문에 나온 내용으로 풀 수 있다. 쉬운 문제다. 답에는 ‘혁신’이라는 어휘만 들어가면 된다.(가)에 있는 예들이 혁신의 어느 분야에 해당하고 어떻게 작용하는지만 알면 쉽게 풀 수 있다.(가)에 나오는 혁신은 무엇인가. 공급의 측면에서 볼 때 생산자 중심, 생산성 증대, 기업의 이익, 즉 들어가는 것보다 나오는 게 더 많으면 그 관계가 성립된다. 수요 측면에서는 소비자의 가치와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들 수 있다. 공통점은 이런 식으로 보여주면 된다. 그럼 이 제시문에서 수요 측면인지 공급 측면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거기에 답이 있다. 스타벅스에서 혁신이라고 한 부분은 고급문화를 제공하고 소비자의 만족을 얻어냈기 때문이다. 기업의 이익이 된다는 등의 얘기는 공급 측면으로 보면 된다. 혁신은 자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활동이다. 공급 측면에서 혁신의 정의를 내린 곳은 어디인가. 똑같은 자원을 투자하고도 다른 결과를 얻는 것이 혁신이다. 그럼 생각해 보자. 스타벅스에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커피라는 생산물에 새로운 문화를 더한 것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가치를 얻은 것이다. 스타벅스가 성공했던 이유는 이들의 기법이 수요 측면에만 해당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 서울시교육청 논술강의 녹취록&논술교재(7회) 바로가기 델을 보자. 어디가 핵심인가. 다이렉트 판매방식이다. 또한 소비자 중심이다. 맞춤형 PC를 직접 판매하는 모델을 창조한 곳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주기 위해서다. 이 또한 수요의 측면이다. 이것은 스타벅스의 예와 다르게 제품에 서비스를 얹은 것이다. 결론은 쉽게 내려질 수 있다. 결국 이 두 가지가 수요 측면임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의 공급 측면으로는 이익 창출이 한계에 부딪쳤기 때문에 수요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관점이 더 빛을 보는 것이다.(가)에서 여기에 속하는 것만 말하면 된다. 글의 순서는 상관없다. 중점을 두고 쓸 부분은 소비자들의 가치와 만족도를 높여주는 예이다. 요즘 기업들은 여기에 중점을 두고 나아가고 있다. 두번째 단락에서는 혁신에 대한 얘기 가운데 공급 측면에 한계에 부딪쳐 수요 측면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쓰면 된다. 혁신에 대한 설명이 여러 개 나오는데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 알아보자. 혁신은 무엇인가. 학교 수업시간에 나오는 것이 논술의 배경 지식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된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내신 공부를 하고 시험 끝나면 다 잊어버린다. 그러고 나서 수능 공부를 한다. 학원 열심히 다닌다. 수능이라고 내신과 동떨어져 있느냐. 기본적으로 수능의 배경지식도 내신 공부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를 벗어나지 않는다. 여러분은 한 번에 할 수 있는 공부를 따로 따로 하면서 시간과 노력을 버리고 있다. 학원은 기본적으로 이익 추구를 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내신, 수능, 논술등을) 쓸데없이 다 나눠서 가르친다. 수능은 암기적 사고,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를 요구한다. 하지만 여러분은 별개의 문제로 생각한다. 논술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글쓰기가 들어갈 뿐이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것이 논술이다. 문제는 자기 자신에게 있다. 학교에서 배경 지식을 잘 안 가르쳐 주는 이유는 교과 시간에 배우는 배경지식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수업 시간에 집중해라. 집에 가서 혼자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돌을 밀어보지도 않고 (해결책을)찾는 식의 공부는 안된다. 스스로 길을 찾는 식의 공부 방법을 찾아야 한다. 2번 문제를 보자. 박지원은 잘 알 것이고, 장자와 박지원은 연습문제에 자주 나온다. 이유는 지금 시대에 적용되는 사상을 당시에 미리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잘 맞는 한자가 온고지신(溫故知新)이다. 같은 말이 하나 더 있다. 법고창신(法古創新)이다. 옛것을 알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라는 뜻이다. 논술에서 배경지식을 왜 강조할까. 배경지식은 단순히 글의 자료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글을 쓰기 위한 귀한 재물이 된다. 이 문제에서도 여러분은 두 글에 나타난 삶의 태도나 사유 방식을 찾아야 한다. 둘의 평균을 찾아야 한다. 한 쪽에 치우치면 안된다. 두 가지를 다 아우를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 두번째는 인류의 역사와 문화의 발전에 기여한 사례를 논하는 것이다. 주장이 있고, 추출해 낸 사유방식으로 이어지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구체적인 사례다. 논술하고 싶은 내용은 많이 알지만 쉬운 것을 위주로 왜 그런지 설명해야 한다. 구체적인 설명은 예만 들어주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설명이 필요하다. 왜 설명하지 않을까. 이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자신이 아는 것은 다른 사람이 모두 안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실수다. 설명이 충분히 되어야 한다. 추측성 주장이거나 혹은 어느 한 쪽의 주장을 몰아갈 때 더욱 더 설명을 보장해 줘야 한다. 그러나 찬반 논의형 진행일 때 반박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한다. 즉 한정을 지어준다. 예를 들어 사람은 누구나 군대를 가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면 몸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혹은 군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하는 식으로 한정을 지어야 한다. 진도를 나가 보자. 두 사람을 아우를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나)를 보면 선귤자가 엄행수를 바라보는 태도, 예적 선생이라고 부르는 이유에서 삶의 방식이나 그의 사유 방식을 추론할 수 있다.(나)에서는 선귤자나 제자가 바라보는 방식이 다르다.(가)에서도 혜자와 장자가 바라보는 방식이 상반된다. 그러나 공통점도 있다. 장자와 선귤자이다. 이제 결정지어 주면 된다. 삶의 태도라고 할지 사유방식이라고 할지. 즉 남들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가치를 찾아내는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다. 두번째 질문은 인류의 역사와 문화발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구체적인 예를 통해 말하라고 하고 있다. 설명을 친절하고 자세하게 해줘야 한다. 불친절하면 점수를 잘 받지 못한다. 정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2007 서강대 수시 1차 논술문제 ●경제 문항 1: 30%,500~600자 다음 제시문 (나)는 오늘날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어떤 공통된 경영 활동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제시문 (나)를 근거로 하여 제시문 (가)가 담고 있는 의미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라. (가) 스타벅스는 커피와 문화를 결합하여 커피에 관한 경험을 재창조한 회사이다. 스타벅스의 최고 경영자가 된 하워드 슐츠는 1982년 스타벅스에 합류했다가 1987년에 스타벅스를 인수했다. 그는 단순히 최고급 커피원두를 소매로 파는 가게였던 스타벅스를 ‘고객이 바리스타(barista)라 불리는 매장 점원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커피를 마시면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오늘의 스타벅스를 일구어냈다. 또한 존경과 품위, 다양성의 존중, 사회와 환경에 대한 공헌 등의 원칙을 공유하는 문화를 키워나감과 동시에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프라프치노 등 고객의 새로운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상품을 적시에 선보였다. 그 결과 1987년 당시 6개 스토어에 100여명의 사원이 있던 수준의 회사를 10년만에 2,000여 개의 스토어에 25,000명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켰다.1992년에는 커피 판매 기업으로는 최초로 상장기업이 되었으며 2004년에는 5조 3천억 원의 매출과 6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델은 1984년 창업과 함께 컴퓨터업계 최초로 제조업체가 제작한 컴퓨터를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다이렉트 판매’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의 PC 판매는 생산자 중심의 관점에서 고객의 새로운 요구에 대한 직접적인 이해 없이 생산하고 중간유통을 거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델은 이러한 방식을 뛰어넘어 고객과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PC를 파악하고 맞춤형 PC를 직접 판매하는 모델을 창조한 것이다. 그 결과 1994년부터 7년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 37%를 기록하며 2001년에 세계 시장 1위의 사업자로 등극했다.2004년에 델은 42조 6천억 원의 매출과 3조 5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 AT 커니, 매일경제 Creative Korea 팀, ‘창조혁명 보고서´ (나) 인간이 자연 그대로의 자원에서 새로운 용도를 찾아내고 그것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기 전까지는 ‘자원’이라고 불릴 만한 것은 없다. 경제적 가치가 생기기 전까지는 모든 식물은 식물 그 자체이고, 모든 광석은 돌덩어리 일 뿐이다. 한 세기 전까지만 해도 땅에서 스며 나오는 원유도, 알루미늄 원광인 보크사이트도 자원이 아니었다. 귀찮은 존재로서 토양을 망치기만 했다. 페니실린 곰팡이도 한때는 자원이 아니라 병균일 뿐이었다. 그러나 1920년대 영국의 미생물학자인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린 곰팡이 ‘병균’이야말로 세균학자들이 찾던, 바로 그 박테리아를 죽이는 물질임을 확인함으로써 페니실린 곰팡이는 가치 있는 자원이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아무것도 아닌 것에 부를 창출하는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 혁신인 것처럼 기존 자원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높여 더 많은 부를 창출하도록 하는 활동도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 경제학자 J.B. 세이는 “기업가는 경제적 자원을 생산성과 수익성이 낮은 곳으로부터 좀 더 높은 곳으로 이동시킨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빌리면, 혁신은 ‘자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혁신은 기업가정신의 구체적인 기능인 것이다. 똑같은 자원을 투입하고도 더 많은 양을 산출할 수 있는 활동이 곧 혁신이라는 뜻으로 공급측면에서의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의에 적합한 구체적 사례를 들어보면, 제철산업의 경우 종합제철공장에서 미니밀(mini-mill: 전기로)로 이동한 것은 공급측면에서의 혁신이다. 미니밀은 철광석을 녹이는 용광로 설비가 필요 없다. 고철을 녹여 철강 빔이나 철근 같은 소비제품을 만들어낸다. 최종 제품도, 용도도, 고객도 똑같다. 그러나 생산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추었기 때문에, 즉 같은 자원을 투입하고도 더 많은 양을 산출할 수 있도록 한 혁신인 것이다. 한편 혁신을 수요측면을 강조해 정의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혁신은 소비자들이 이제까지 느껴온 가치와 만족에 변화를 일으키는 활동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아이포드(i-Pod) 또는 디지털 카메라는 기술혁신이라고도 말할 수 있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와 만족도를 높인 혁신사례라고 할 수 있다. 헨리 루스가 1920년대에 ‘타임´,‘라이프´,‘포천´ 등을 창간하여 보여준 사회적 혁신이나,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에 개발된 머니마켓펀드(money market fund), 유니버설보험상품(universal life insurance product) 같은 금융상품의 성공적 혁신도 공급측면보다는 가치와 만족도라는 측면에서 훨씬 설명하기 쉽다. ― 피터 드러커,‘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혁신‘ ●인문 문항 2: 30%,500~600자 다음 두 제시문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삶의 태도 또는 사유방식을 추출하고, 그것이 인류의 역사와 문화의 발전에 어떠한 기여를 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논술하라. (가) 혜자(惠子)가 장자(莊子)에게 말했다.“위(魏)나라 왕이 나에게 큰 박씨를 하나 보내주므로 이것을 심었더니 닷 섬짜리 박이 열렸네. 그 속에다 장을 채워 두었더니 들 수가 없었네. 다시 두 쪽으로 쪼개어 바가지를 만들었으나 너무 넓어서 쓸 수가 있어야지. 텅 비어 크기는 했지만 나는 아무 소용없어 그것을 부수어버렸네.” 장자는 이렇게 대답했다.“자네는 참으로 큰 것을 쓸 줄 모르는군.…중략… 지금 자네는 닷 섬짜리 바가지를 가지고 있으면서 어째서 그것으로 큰 통을 만들어 강호(江湖)에 띄울 것을 생각지 못하고, 그것이 넓어서 쓸데가 없다고만 근심하는가? 자네야말로 아직도 몹시 옹졸한 생각밖에 가지고 있지 못하군.” 혜자는 장자에게 말했다.“우리 집에 큰 나무가 있는데 사람들이 가죽나무라 부르네. 그 밑동은 혹투성이라 먹줄을 댈 수가 없고, 그 작은 가지들도 꼬불꼬불해서 자에 맞지를 않네. 그것이 길가에 서 있으나 목수가 돌아보지도 않네. 지금 자네의 말은 이 나무와 같아 커도 소용이 없네. 따라서 여러 사람들이 돌보지도 않을 것일세.” 장자는 이렇게 대답했다.“…중략… 자네는 큰 나무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것이 쓸데가 없는 것을 걱정하지만, 왜 그것을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인 광막한 들에다 심어 놓고 그 곁을 방황하면서 무위(無爲)로 날을 보내고 소요하다가 그 밑에 드러눕지를 않는가? 그러면 그 나무는 도끼에 베어지지도 않을 것이고 아무에게도 해를 입을 염려가 없네. 쓰일 데가 없으니 또 무슨 괴로움이 있겠는가?” ― ‘장자´ (나) 선귤자(蟬橘子)에게 예덕선생(穢德先生)이라 부르는 벗이 한 사람 있었다. 그는 마을 안의 똥을 치는 일을 생업으로 삼고 지냈다. 선귤자의 제자가 자기 스승이 그 비천한 막일꾼의 덕을 칭송하여 선생이라 부르는 동시에 장차 그와 교분을 맺고 벗하기를 청하려고 하자, 제자로서 부끄러워 그의 문하를 떠나려고 했다. 그러자 선귤자가 말했다.“앉아라. 내가 너에게 벗을 사귀는 것에 대해 말해주마.…중략… 모든 사람들이 엄씨의 똥을 가져다 써야 땅이 비옥해지고 많은 수확을 올릴 수 있다네. 하지만 그는 아침에 밥 한 사발이면 의기가 흡족해지고 저녁이 되어서야 다시 한 사발 먹을 뿐이지. 남들이 고기를 먹으라고 권하였더니 목구멍에 넘어가면 푸성귀나 고기나 배를 채우기는 마찬가지인데 맛을 따져 무엇하겠느냐고 대꾸하고, 반반한 옷이나 좀 입으라고 권하였더니 넓은 소매를 입으면 몸에 익숙하지 않고 새 옷을 입으면 더러운 흙을 짊어질 수 없다고 하더군.…중략… 엄행수는 지저분한 똥을 날라다 주고 먹고살고 있으니 지극히 불결하다 할 수 있겠지만 그가 먹고사는 방법은 지극히 향기로우며, 그가 처한 곳은 지극히 지저분하지만 의리를 지키는 점에 있어서는 지극히 높다 할 것이니, 그 뜻을 미루어보면 비록 만종의 녹을 준다 해도 그가 어떻게 처신할는지는 알 만하다네.…중략… 선비로서 곤궁하게 산다고 하여 얼굴에까지 그 티를 나타내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요, 출세했다 하여 몸짓에까지 나타내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니, 엄행수와 비교하여 부끄러워하지 않을 자는 거의 드물 걸세. 그래서 나는 엄행수에 대하여 스승으로 모신다고 한 것이네. 어찌 감히 벗하겠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이유에서 나는 엄행수의 이름을 감히 부르지 못하고 예덕선생이라 부르는 것일세.” ― 박지원,‘예덕선생전´ ●다음주에는 ‘주제별 강의 및 첨삭4’ 강의가 이어집니다.
  • “차 빼달라에 6m 음주운전 운전마친뒤 적발돼도 벌금”

    차량 통행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의 부탁으로 6m가량 음주운전을 한 40대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판결이 나왔다. 지난해 5월 서울 은평구에 사는 박모(44)씨는 동네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이웃 주민으로부터 “박씨의 차가 골목길 가장자리에 주차돼 차가 지나가기 어렵다.”면서 차를 빼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박씨는 바로 다른 차들이 골목길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차를 6m 정도 운전해 음식점 옆집 앞으로 옮겨놓았다. 경찰은 행인의 신고로 출동, 박씨에게 음주측정을 한 결과 혈중알코올 농도 0.185%의 만취상태로 나왔다. 박씨는 “동네 주민이 차를 빼달라고 해 어쩔 수 없이 골목길에서 6m가량 운전한 것이 전부이고, 이미 운전을 마친 뒤 경찰 단속에 적발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2심 재판부는 “박씨가 불과 6m를 운전했지만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 1부(주심 고현철 대법관)는 19일 “박씨의 사정을 감안해도 사회 상규에 위배되는 음주운전이고 운전을 마친 뒤 출동한 경찰에게 적발됐어도 도로교통법 위반죄가 적용된다.”며 상고를 기각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고향땅 뺏긴 죄인” ‘고향의 봄’ 哭소리

    “고향땅 뺏긴 죄인” ‘고향의 봄’ 哭소리

    “이번 설이 마지막이네요. 고향을 빼앗긴 죄인들이 무슨 낯으로 조상님을 뵐 수 있겠습니까….” 설을 나흘 앞둔 지난 14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미군기지 이전으로 다음달 말 4∼5대째 살아온 고향을 떠나야 하는 주민들은 깊은 한숨을 쏟아냈다. 마지막까지 고향을 지키다 쫓겨나는 46가구 주민 130여명의 표정에서 명절 분위기를 느낀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죽어서도 조상님 뵐 낯이 없어요…” 전경들이 겹겹이 둘러싼 대추리 삼거리를 통과해 마을에 들어서자 무거운 적막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불도저와 굴착기로 갈아엎은 농토는 흉하게 속살을 드러냈다. 유리창이 깨진 폐가에는 주인 잃은 개들만 을씨년스럽게 짖어댔다. 이곳이 220여가구 600여명이 오순도순 살았던 마을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평생을 이 곳에서 살아온 조윤호(70) 할아버지는 “1952년에는 평택기지를 만든다고 미군에 쫓겨났는데 이번에는 우리 정부에 쫓겨난다. 평생 사람 취급 못 받고 쫓기는 신세가 서글프다.”며 가슴을 두드렸다. 이어 “서울에 살고 있는 세 자녀와 손주들이 설에 내려 오는데 마지막으로 고향의 모습을 보여주게 돼 마음이 아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마을회관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던 엄팔복(71) 할아버지는 “말로만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인들 중에서 우리를 위해 진정 싸워준 이들이 얼마나 있었냐.”고 넋두리를 쏟아냈다. 5대째 이 곳에 터전을 일군 최중교(49)씨는 더욱 답답해 했다. 마침 이 날은 할아버지 제사를 모시는 날. 장손인 그는 “합의를 했다고 하지만 사실 정부가 우리를 포위해 협박하면서 단념시킨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일부러 자식들도 부르지 않고 아내와 단 둘이 마지막 제사를 올리기로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남은 46가구 3월말까지 이주 이웃들이 하나 둘 떠난 뒤 마지막까지 대추리를 지켰던 46가구도 다음달 말까지 인근 노와리와 남산리로 이주하기로 지난 13일 정부와 합의했다. 그러나 합의에 대한 불만과 삶의 터전을 빼앗겼다는 무력감, 외지인에 대한 경계심은 마을의 공기를 더욱 냉랭하게 만들었다. 충남 예산에서 여섯 살때 이사를 왔다는 박갑순(53·팽성주민대책위원회 기획부장)씨는 어렸을 때 비가 조금만 와도 논이 온통 물바다로 변했다고 말했다. 행여 둑이 넘칠까봐 주민들이 온 몸으로 막으며 지켜낸 땅이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정부와 합의는 했지만 3년 6개월이나 되는 길고 긴 싸움 속에서 힘의 논리와 시간적 압박에 못 이겨 이뤄진 것이어서 억울할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을 어귀에서 만난 최모(71) 할머니는 “지금까지 남은 이들은 이주하면 당장 소작지을 땅조차 없어 공공근로라도 나서야 할 이들이 태반인데 ‘보상금으로 억만장자가 됐다.’고 일부 언론이 악의적으로 보도하는 것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밤 주민들이 그동안 모임장소로 이용했던 농협창고에 모여 2년전 대추리로 이사와 주민과 함께 이전 반대 투쟁을 벌여온 문정현 신부의 아코디언 반주에 맞춰 ‘고향의 봄’을 부르며 마지막 정리 모임을 끝냈다. 처량한 아코디언 가락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간간이 고향을 잃는다는 설움이 흐느낌으로 울려 퍼졌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글 평택 임일영 류지영 손형준기자 argus@seoul.co.kr
  • [열린세상] 북한 비핵화가 성공하려면/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6자회담이 오랜 산고 끝에 ‘초기이행조치’ 합의에 성공하였다.6자회담을 시작한 지 3년 6개월 만에,9·19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비핵화 목표와 원칙에 합의한 지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행동’에 합의하였다. 이 합의를 놓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획기적 합의’에서 ‘북한 외교의 승리’에 이르기까지 그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회담 시작 전 대부분 참관자들이 체념에 가까운 기대감을 가졌던 것을 본다면, 회담 결과를 과소평가할 수 없다. 당초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주장하며 6자회담 프로세스를 공전시키고, 기껏 ‘핵동결’ 조치 정도로 양보하면서 그 대가로 매년 중유 50만t과 경수로 건설 재개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한국이 전적으로 보상 부담을 질 것이라는 우려도 만연하였다. 그러나 초기이행조치에서 영변 핵시설의 동결을 넘어 폐쇄와 불능화까지 진전하였고, 에너지 지원은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성과급’으로 제공하며, 재원은 다른 국가와 분담하기로 하였다. 영변 핵시설의 불능화 시점이 모호하고 핵무기 처리문제가 빠져 있는 등 아직 많은 숙제가 남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2005년 9·19 공동성명의 1막에 이어, 이번 2·13 합의로 2막이 일단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지난 15년간에 걸친 북핵 협상과정을 돌이켜 본다면 이번 합의의 이행과 미래에 대하여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남북간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1991년)과 북·미 제네바합의(1994년)가 실패하였고,9·19 6자 공동성명도 그 이후 북한의 핵실험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으로만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가 이전의 실패에서 배운 교훈은 무엇인가? 첫째, 북한과 치열한 협상 후에 오는 ‘협상 피로증’ 에 주의해야 한다. 북한과 협상은 매우 힘들다. 대부분 북한식 협상 방식에 넌더리를 치게 되고, 가능하다면 북측과 얼굴 마주치는 일마저 피하고 싶은 유혹이 생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유혹을 이겨내고 만약 제네바합의 이후에도 북·미간 고위급 접촉이 유지되었다면 제네바합의가 쉽게 붕괴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비핵화를 위한 5막 연극 중에서 이제 겨우 2막을 마쳤을 뿐이다. 우리 정부도 곧 전열을 가다듬고, 다른 참여국을 독려하면서 새로운 협상전선에 임해야 한다. 둘째, 북한식 합의 불이행에 대비해야 한다. 북한은 ‘협상 따로, 해석 따로, 이행 따로’ 라는 독특한 협상전략을 갖고 있다. 북한은 정치적 편의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이 약속을 어기는 버릇도 있다. 사실 이번 초기이행 합의문에도 북한이 해석을 달리하거나 이행 조건을 달리 해석할 가능성이 있는 조항이 적잖이 있을 것이다. 다행히 남북 간, 또는 북·미 간 합의에 비하여,6자 합의는 다수의 증인과 보장자가 있어 이행 보장에 있어 본질적으로 유리한 구조이다. 또한 이번 북한이 초기조치에 동의한 배경에 유엔안보리 제재와 한국의 식량지원 중단 등 압박이 있었다는 점을 본다면, 북한의 전면적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해서 당분간 대화와 압박의 이중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합의에 대한 6자회담 참여국의 정치적 지지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 제네바합의는 당초 미국이 주도하였으나, 결국 이에 대한 미국 내부의 지지가 철회되면서 붕괴되고 말았다.9·19 공동성명의 경우에도, 북한의 ‘선 경수로, 후 핵폐기’ 주장과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조치’로 인하여 상호 반발하면서 붕괴 위기를 겪었다. 그 이후 상호 ‘핵실험’과 ‘안보리 대북제재’의 큰 비용을 치른 후에야 회담프로세스가 재가동되었다. 따라서 북핵 합의에 대한 6자회담 참여국 내부의 정치적 지지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7)안평대군의 집과 별장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7)안평대군의 집과 별장

    ●세종이 당호를 지어준 비해당 안평대군(安平大君·1418∼1453)이 혼인하면서 경복궁에서 살림을 내어 나간 뒤에, 인왕산에 저택을 짓기 시작했다.1442년 6월 어느날 경복궁에 들어가자 세종이 물었다. “네 당호(堂號)가 무엇이냐?” 안평대군이 대답을 못하자, 세종이 시경에서 증민(蒸民)편을 외워 주었다. 지엄하신 임금의 명령을 중산보가 받들어 행하고, 나라 정치의 잘되고 안됨을 중산보가 가려 밝히네. 밝고도 어질게 자기 몸을 보전하며,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게으름없이 임금 한 분만을 섬기네. 이 시는 노나라 헌왕(獻王)의 둘째 아들인 중산보(仲山甫)가 주나라 선왕(宣王)의 명령을 받고 제나라로 성을 쌓으러 떠날 때에 윤길보(尹吉甫)가 전송하며 지어준 것이다. 이 시의 마지막 구절 원문은 “숙야비해(夙夜匪解) 이사일인(以事一人)”인데, 세종이 여기서 두 글자를 따 “편액을 ‘비해(匪懈)’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재주가 뛰어난 안평대군이 장자가 아니었기에, 자신이 왕위에 있는 동안은 물론, 동궁이 즉위한 뒤에도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게으름없이 임금 한 분만을 섬기라.”는 당부를 ‘비해(匪懈)’ 두 글자에 담아 집 이름으로 내려준 것이다. 인왕산 기슭 수성동에 비해당을 지은 뒤에 안평대군은 집 안팎의 아름다운 꽃과 나무, 연못과 바위 등에서 48경을 찾아냈다. 중국에서 소상팔경(瀟湘八景)을 그림으로 그리고 시를 짓는 문인들의 관습이 유행하자 조선에서도 그런 풍조가 생겼는데, 안평대군은 무려 48가지의 아름다운 경치를 찾아냈다.48경은 다양한 장소와 시간에 따라 “매화 핀 창가에 흰 달빛(梅窓素月)” “대나무 길에 맑은 바람(竹逕淸風)” 등의 네 글자로 명명되었다. 누군가가 그림을 먼저 그리고 안평대군이 칠언 화제시를 지었다. 그 다음에는 당대의 문인학자들을 인왕산 기슭 비해당으로 초청하여 48경을 함께 즐기며 차운시를 짓게 했다. 우리 조상들은 요산요수(樂山樂水)라는 말 그대로 산과 물을 즐겼는데, 안평대군은 한강가에도 담담정(淡淡亭)이라는 정자를 세웠다. ‘동국여지비고’에는 담담정을 이렇게 소개하였다. “마포 북쪽 기슭에 있다. 안평대군이 지은 것인데, 서적 1만권을 저장하고 선비들을 불러모아 12경 시문을 지었으며,48영을 지었다. 신숙주의 별장이다.” 안평대군은 서적만 1만권을 소장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서화·골동품을 수집하였다. 신숙주가 1445년에 쓴 ‘화기(畵記)’를 보면 안견(安堅)의 그림 30점, 일본 화승 철관(鐵關)의 그림 4점, 그리고 송나라와 원나라 명품 188점을 소장했다고 한다. 그 가운데 곽희(郭熙)의 작품이 17점이나 되는데, 이 그림은 안견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안평대군이 문인 학자들에게 인심을 얻자, 수양대군은 김종서와 황보인을 죽이고 계유정난으로 정권을 잡은 뒤에 안평대군까지 처형하고는 이 정자를 빼앗아 신숙주에게 하사하였다. 안평대군이 주택이나 별장을 아름답게 꾸미고 완상하던 취미는 그가 역적으로 몰려 처형된 뒤에도 많은 영향을 끼쳐, 성종 때에는 호화주택과 별장을 금지하라는 명령까지 내릴 정도가 되었다. ●몽유도원도를 인왕산에 실현한 별장 무계정사 1447년 4월20일 밤에 안평대군이 박팽년과 함께 봉우리가 우뚝한 산 아래를 거닐다가, 수십 그루 복사꽃이 흐드러진 오솔길로 들어섰다. 숲 밖에서 여러 갈래로 갈리며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는데, 마침 어떤 사람이 나타나 “이 길을 따라 북쪽으로 휘어져 골짜기에 들어가면 도원(桃源)입니다.” 하고 알려 주었다. 말을 채찍질하며 몇 굽이 시냇물을 따라 벼랑길을 돌아가자 신선마을이 나타났다. 안평대군이 박팽년에게 “여기가 바로 도원동이구나.”하고 감탄하면서 산을 오르내리다가 꿈에서 깨어났다. 복사꽃이 우거진 낙원에 다녀온 이야기를 도연명(陶淵明)이 ‘도화원기(桃花源記)’라는 글로 소개한 뒤에, 무릉도원은 중국과 조선 문인들에게 이상향으로 널리 알려졌다. 안평대군은 꿈에서 처음 가본 곳이지만 그곳이 바로 무릉도원임을 깨닫고, 화가 안견에게 꿈 이야기를 하며 그림을 그려 달라고 부탁하였다. 안견이 사흘 만에 그려 바친 그림이 바로 일본 덴리대학 중앙도서관에 소장된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이다. 도연명 이후에 많은 문인들이 무릉도원을 꿈꾸었고, 고려시대 문인 이인로는 청학동(靑鶴洞)을 찾아 글을 지었다. 안평대군은 그림이 완성 된지 3년 뒤인 1450년 설날에 치지정(致知亭)에 올라 ‘몽유도원도’라는 제첨(題簽)을 쓰고 시를 지었다.(유영봉 교수 번역) 세간의 어느 곳을 무릉도원으로 꿈꾸었던가? 산관의 차림새가 오히려 눈에 선하더니 그림으로 보게 되니 정녕 호사로다 천년을 전해질 수 있다면 ‘내가 참 현명했구나’ 하리니. 안평대군은 꿈속에 거닐던 복사꽃 동산을 인왕산 기슭에서 실제로 찾아 별장을 지었다. 안평대군과 사육신의 문장은 상당수 없어졌는데, 다행히도 박팽년이 그 별장에서 지은 시 아래에 안평대군의 글이 덧붙어 있어, 별장 지은 사연을 알 수 있다. “나는 정묘년(1447) 4월에 무릉도원을 꿈꾼 일이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9월 우연히 유람을 하던 중에 국화꽃이 물에 떠내려오는 것을 보고는, 칡넝쿨과 바위를 더위잡아 올라 비로소 이곳을 얻게 되었다. 이에 꿈에서 본 것들과 비교해 보니 초목이 들쭉날쭉한 모양과 샘물과 시내의 그윽한 형태가 거의 비슷했다. 그리하여 올해 들어 두어칸으로 짓고, 무릉계(武陵溪)란 뜻을 취해 무계정사라는 편액을 내걸었으니, 실로 마음을 즐겁게 하고 은자들을 깃들게 하는 땅이다. 이에 잡언시 5편을 지어 뒷날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질문에 대비하고자 한다.” (유영봉 교수 번역) ●안평대군 죽은뒤 무계정사 철거 무계정사(武溪精舍)라는 집 이름은 글자 그대로 ‘무릉계에 자리한 정사’라는 뜻인데, 한시 5수 뒤에 “경태(景泰) 2년 신미”라고 쓰여 있어 1451년에 창건했음을 알 수 있다. 창건연대는 유영봉 교수가 최근의 논문 ‘비해당 사십팔영의 성립 배경과 체제’라는 논문에서 밝혀냈다. 수성동에 있던 비해당에서 인왕산 기슭을 넘어 무계정사까지 가는 길은 그다지 멀지 않다. 안평대군은 꿈속에 노닐던 곳이라고 하며 별장을 지어 문인학자들을 초청하고 시를 읊거나 활을 쏘며 놀았다. 하지만 단종실록 원년 5월19일 기사에는 이곳을 방룡소흥지지(旁龍所興之地)라고 하며 안평대군을 비난했다. 왕기가 서린 곳인데, 장자가 아닌 왕자가 왕위에 오를 곳이란 뜻이다. 계유정난 직전에도 수양대군 파에선 안평대군이 무계정사 지은 뜻을 왕권탈취에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실제로 계유정난이 성공한 뒤인 10월12일에는 “처음부터 지을 장소가 아니었으니 무계정사를 철거하라.”고 사간원에서 아뢰었으며,10월25일 의정부에서 안평대군을 처형하자고 아뢴 죄목 가운데 첫번째가 바로 이 자리에 무계정사를 지었다는 점이었다. ‘몽유도원도’에는 김종서, 이개, 성삼문, 신숙주, 정인지, 서거정 등 당대 최고의 문신 23명이 참여하여 친필로 글을 썼다. 그러나 6년 뒤에 계유정난으로 수양대군이 정권을 잡으면서 세종과 안평대군이 아꼈던 이들의 운명은 크게 둘로 갈라졌다. 신숙주·정인지 등은 수양대군을 도와 정난공신에 오르고, 안평대군과 김종서는 목숨을 잃었으며, 성삼문·이개·박팽년 등의 사육신은 3년 뒤에 단종 복위운동을 계획하다가 실패하여 모두 역적으로 처형당하고 집현전까지 폐지되었다. 무계정사는 곧 무너지고, 지금은 안평대군의 예언 그대로 그림만 1000년을 남아 전한다. 자하문터널 위 부암동사무소 뒷길을 따라 올라가다 돌계단을 오르면 무계동(武溪洞)이라 새긴 바위가 나타나고, 그 뒤에 정면 4칸, 측면 1칸반의 오래된 건물이 서있다. 주소로는 종로구 부암동 329-1, 서울시 유형문화재 22호인데, 이곳이 바로 무계정사 터이다.
  • 스페인 아트페어서 신명나는 풍어굿

    스페인 아트페어서 신명나는 풍어굿

    |마드리드 윤창수특파원|“끔찍한 살생이 많았던 이 곳이 좋은 터가 되고, 아르코도 잘 되게 하소서.” 1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시 남쪽 마타데로에서 주요무형문화재 82호 무속인 김금화(76)씨가 굿판을 벌였다.15∼19일 열리는 스페인 국제아트페어 아르코(ARCO) 개막에 앞서 김씨는 신명나는 춤사위로 ‘한국’을 알렸다. 올해 아르코 행사는 마드리드 곳곳에서 30개국 260여개 화랑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다. 4만 8300㎡에 달하는 마타데로는 1980년대까지 도살장으로 사용됐던 곳. 마드리드 시의 도시계획으로 2011년까지 흉물스러운 천덕꾸러기에서 복합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다.14∼18일 김기철·양아치 등 한국작가와 스페인 미술대 학생이 함께 워크숍을 갖는 인터메디아애 민박 프로젝트도 여기서 열린다. 김씨는 이날 3일간에 걸쳐 이뤄지는 서해안 풍어제를 2시간으로 압축해 보여줬다. 고대유적처럼 벽만 남아 있는 도살장 터에 꽹과리와 피리 소리가 울려퍼지자 300여명의 스페인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 가운데서도 이들은 흥겨운 장단에 발장단을 맞추며 김씨의 몸짓을 따라하며 굿의식을 즐겼다. 김씨는 “살생이 많았던 곳은 환생이 많았다는 좋은 뜻도 있다. 이 터에 새 생명이 솟아나길 빈다.”며 물동이 가장자리를 빙빙 돌면서 춤을 췄다. 이날 굿을 지켜보다 “죽은 돼지를 반으로 가르는 의식은 차마 볼 수 없다.”며 자리를 뜬 한 관람객은 “화려한 색깔이 인상적”이라며 “새로운 장소를 위한 좋은 의식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주빈국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백남준 특별전(5월20일까지). 마드리드 최대 번화가인 그란비아 한복판에 자리잡은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 전시장에서 펼쳐진다. 올해 아르코 행사에는 유럽을 순방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마드리드 시내 곳곳에는 삼성, 현대, 기아 등 한국기업들이 만든 환영 플래카드가 주요 건물 곳곳에 내걸렸다. 한편 삼성미술관 리움은 아르코조직위원회 측으로부터 올해의 컬렉터상 수상기관으로 선정돼 홍라영 삼성미술관 리움 부관장이 상을 받는다. geo@seoul.co.kr
  • 미술품 엉터리감정 주장 파문

    미술품 감정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지난해 말 출범한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가 ‘가짜 감정’파문에 휩싸였다. 이 감정연구소는 미술계 양대 감정기구인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와 한국미술품감정위원회가 통합된 기구다. 두 단체는 미술품 감정을 둘러싸고 빚어온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통합됐다. 그러나 최근 변시지(80)화백의 가짜 그림을 진품으로 감정해 줬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동안 미술계에서 가짜그림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돼 오다가 감정연구소가 출범한 지 1년도 안돼 ‘가짜감정’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문제의 그림은 변 화백의 유화 ‘조랑말과 소년’(21.3X15.4㎝). 변 화백은 파벌 중심의 화단을 떠나 제주도에서 활동하며 조랑말, 까마귀, 초가 등을 독자적인 화풍으로 그려내 ‘폭풍의 화가’라 불린다. 작품은 1호당 최고 1000만원까지 거래된다. 변 화백은 9일 “최근 이 작품에 대해 진위 여부를 감정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그림의 선과 색깔, 사인 등을 보면 치졸하기 짝이 없다.“면서 “이미 2년전 가짜라고 판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변 화백은 이어 “워낙 시중에 가짜그림이 많이 나돌아 거래되지 못하도록 당시 사진을 찍어 제 홈페이지에 올려 놓았다.”고 설명했다. 이 그림은 변 화백의 홈페이지 2005년 8월 15일자에 ‘최근 화랑가에 발견된 위작’이라며 소개된 2개의 작품 중 하나로 소개돼 있다. 이 그림을 갖고 있는 소장자는 지난 2일 미술품감정연구소로부터 ‘작품감정 결과 진(眞)’이라는 확인을 받은 감정서를 갖고 있다.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와 한국미술품감정위원회의 감정위원들로 구성된 감정위원회의 감정에 의거했다는 점도 분명히 명시됐다. 이에 대해 엄중구 감정연구소 대표는 “최근 변 화백 작품 8점을 감정했는데 어느 작품인지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면서 “하지만 신이 아니니까 오류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문제가 된다면 감정위원회를 열어 재감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주말탐방] PB마케팅의 세계

    [주말탐방] PB마케팅의 세계

    “나이도 있으신 만큼, 안정적인 재테크가 중요합니다.15억원 가운데 10억원은 정기예금 쪽으로 돌리고, 펀드 등은 5억원만 투자하시죠.” 지난 9일 오전 우리은행 PB(Private Banking) 센터인 서울 서초동 강남교보타워 ‘투체어스’에 들어선 이모(58)씨 부부.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곳 김인응 팀장이 이들을 상담실로 안내한다. 부부 중 남편은 중견 기업 최고경영자(CEO). 경기도 지역의 땅 보상금 5억원과 평소 갖고 있던 10억원을 합해 모두 15억원을 김 팀장에게 맡기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5평 남짓한 상담실 안은 모두 따뜻한 갈색 톤의 카펫과 가구 등 고급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다.CD 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는 바이올린 선율도 은은한 분위기를 더한다. 이씨는 “처음 왔지만 마치 절친한 친구 집에 온 기분”이라면서 “오늘 상담을 통해 상속, 증여, 자녀 장래 상담 등까지 함께 상의할 수 있는 좋은 동반자를 얻었다.”고 흐뭇해했다. ●PB고객 서비스는 연중 무휴 시중 은행들의 PB마케팅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금융 자산 관리에서 벗어나 고객의 재산 전반에 대한 ‘토털케어’를 제공하고 있다. 음악회, 미술 전시회, 와인 품평회 등은 기본. 자녀 맞선 프로그램은 물론 풍수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연중 24시간 무휴는 PB 서비스의 기본이다. 시중은행 PB(Private Banker)들의 일상은 극소수 ‘VVIP’ 고객들을 위해 채워져 있다. 김 팀장의 하루의 시작은 오전 6시. 이때부터 한 시간은 오롯이 독서에 할애한다. 경제학, 심리학, 문학 등 거의 전 분야를 망라한다. 미팅을 위한 일종의 ‘기초 작업’이다. 출근 시간은 7시40분쯤. 각종 경제 기사와 주가 동향, 금융 지표 등 국내외 시장에 대한 분석에 들어간다. 오전 9시에는 주요 고객들에게 그날의 중요 정보를 이메일로 발송한다. 오전 10시까지는 우수 상품이나 자산 운용방안 등 그날의 미팅을 위한 자료를 정리한다. 일과 시간에는 본격적인 고객과의 미팅이 시작된다. 김 팀장이 하루에 만나는 고객 수는 평균 5명. 그가 관리하는 10억원 이상 금융 자산고객 70여명은 한 달에 한 번은 그를 찾는다. 고객의 대다수는 기업 총수나 변호사, 의사 등 몸이 두 개는 필요한 직업을 갖고 있다. 직접 사무실로 찾아가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경우도 많다. 상담을 마치고 나면 오후 9시를 넘기기 일쑤.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일본과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주식 시장과 글로벌섹터 등의 정보를 체크한 뒤 오후 10시에야 퇴근한다. 김 팀장은 주말에는 기업체 등 외부 강연에 주로 시간을 쏟는다.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다. 얼마 전 강연에서도 의사 5명을 새 고객으로 맞았다. 그렇지만 그의 휴대전화는 여전히 ‘On’ 상태다. 주말에도 상담은 계속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PB는 성실성과 정직성, 전문성을 모두 갖춰야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서 “10년 가까이 관계를 유지하는 고객만 5명이 넘는다.”고 했다. ●골프와 와인, 미술 등은 필수 골프와 와인은 PB들의 필수 취미.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을 넘어 호흡을 같이하기 위해서는 취향도 비슷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강남WM센터 이만수 부장은 PB계에 처음 와인 마케팅을 도입했다. 지난 2003년 처음 PB들을 대상으로 한 와인동호회를 만든 뒤, 이를 영업에 적용했다.PB들의 상당수는 포도주를 관리·추천하는 소믈리에 교육 코스를 밟는다. 미술, 음악 등 다른 예술 분야 역시 해당 분야 전문가들과의 세미나를 통해 평균 이상의 ‘내공’을 쌓고 있다. 이 부장은 50여명의 고객 자산 2100억여원을 관리하고 있다. 이 부장은 “2000년대 들어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 신흥 부자들은 대부분 외국 경험을 하면서 와인이나 미술 등에 관심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시작하게 됐다.”면서 “이들에게 상류 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에티켓과 창의적인 투자를 도울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레슨 프로골퍼 출신인 박경호씨를 골프 컨설턴트로 영입했다. 박씨는 PB 고객들을 대상으로 주 2차례 필드 레슨을 갖고, 고객 자녀 등을 대상으로 한 골프 교실도 진행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0월 LPGA 투어인 ‘코오롱 하나은행 챔피언십’에 최우수 고객 120여명을 초청, 프로 골퍼들과 라운딩을 주선하기도 했다. 음악회, 미술 전시회 등도 빼놓을 수 없다. 하나은행은 지난 2004년부터 경기도 신갈의 하나은행 연수원 내 야외공연장에서 PB 고객들을 대상으로 연간 10회 정도 서양 고전음악 중심의 ‘하나빌 숲속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2004년 갤러리 뱅크를 처음 선보인 국민은행은 기존의 전시 일변도에서 벗어나 올해에는 미술 동호회 구성과 아트 투어를 유도,PB 고객과의 ‘스킨십’을 높일 계획이다. 이밖에 기업은행은 풍수지리 서비스도 PB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VVIP 혼사까지 PB 몫 PB마케팅은 사적인 영역에도 침투하고 있다. 고객의 자녀 혼사는 빼놓을 수 없는 서비스. 하나은행은 정기적으로 VVIP 고객 미혼 자녀들의 맞선 행사를 열고, 고객 자녀들의 커뮤니티 모임도 주선하고 있다. 상류계층 형성을 유도하면서 현재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은 물론, 미래의 고객까지 창출하는 일석 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5월 결혼정보회사 출신인 김희경 커플매니저를 PB고객부 커플매니징 팀장으로 영입했다. 김 팀장이 지금까지 주선한 고객 자녀는 모두 10쌍. 한 쌍이 결혼을 앞두고 있다. 고객자녀 초청 미팅파티도 일년에 두번씩 열고 있다. 김 팀장은 “한번 소개하면 99%가 만나겠다고 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면서 “결혼은 자산관리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인 만큼, 커플매칭 프로그램이 고객 유치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PB고객 어떤 대우받나 세계적인 투자기관 메릴린치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백만장자 증가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2005년 말 기준 국내 은행권의 5억원 이상 고액 예금계좌는 약 8만여개. 총액은 260조원이 넘는다. 그해 기준으로 은행권 전체 예금의 32%에 해당한다. 은행권이 PB 마케팅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PB 마케팅이 처음 선보인 것은 1990년대 초반. 그러나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0년이 채 안 됐다.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교보타워 김인응 팀장은 “97년 외환위기 이후 다양한 실적배당 상품이 도입되고 해외시장 분석이 시작되면서 PB 마케팅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VIP 마케팅은 있었다. 그러나 명절 때 선물을 돌리며 예금을 유치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PB 마케팅은 종합적으로 자산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질적으로 다르다. 시중은행들은 PB 센터를 일반 영업점과 따로 두고 전문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일반인과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다. 대부분 고급 빌딩의 고층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도 특징. 상당수가 전용 엘리베이터를 갖추고 있다.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고객들의 특성을 감안한 것이다.PB 센터에서 북적대는 은행 지점을 떠올리면 오산이다. 발소리도 들릴 만큼 한적하다. 고객들의 상담 시간이나 횟수는 무제한이다. 고액의 투자나 세금, 이민 문제 등이 걸려 있으면 하루가 멀다 하고 전담 PB와 얼굴을 맞대고 상담할 수 있다. 출장 상담은 기본. 신한은행과 기업은행 등은 상속·증여, 세무 문제 등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본점 차원에서 직접 고객을 찾아 자문을 해주기도 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PB들이 본 한국 부자 유형 시중은행 PB들이 꼽는 한국의 부자는 상속부유층과 자수성가형, 그리고 벼락부자형 등 세 부류다. 상속부유층은 대대에 걸쳐 상당한 부를 유지한 케이스라 부에 대한 관리능력이 탁월하다. 그러면서도 일정 정도 이상의 교육을 받은 경우가 많다. 상당수가 특정 예술 분야에 고급 취미를 갖고 있다. 소위 ‘돈 있는 티’도 잘 내지 않는 편. 표시 안 나는 명품을 선호한다. 다만 자식 교육에는 거금을 아끼지 않는다.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선호한다. 자수성가형은 벤처사업가들이 많다. 연령도 50대로 상대적으로 젊은 편. 그러다 보니 돈 쓰는 행태도 공격적이다. 억대의 외제 고가 승용차나 명품을 ‘가볍게’ 구입한다. 그런 만큼 공격적인 투자를 좋아한다. 벼락부자형은 보상받은 땅값으로 ‘인생’이 달라진 유형이다. 그러다 보니 돈을 제때 쓸 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PB들은 이들에 대해서는 현금, 카드 등 각종 지출까지도 관리해주곤 한다. 조언을 잘 따르면 ‘업그레이드’되고, 과소비의 욕망에 굴복하면 부가 오래가지 못한다. 주위의 질시를 못 이겨 이민을 가는 경우도 상당수다.PB들이 기피하는 케이스다. 부자들의 직업별 특성도 다양하다. 먼저 기업가는 머릿속이 온통 ‘사업’으로 가득 차 있다. 와인 이야기를 하다가도 ‘와인 도매 쪽에 투자하면 어떨까.’라는 식으로 대화가 흘러간다.‘이성’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도 특징. 한 시중은행 PB는 “항상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다 보니 이성을 통해 위안을 받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의사 등 의료인 출신 부자의 관심은 ‘돈’이 90% 이상이다. 이들은 혼자 자영업 형태로 병원을 꾸려가는 게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책임질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독주를 많이 마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투자를 고민할 시간이 없다 보니 부동산을 많이 사들이면서 의외로 땅부자들이 많다. 한국전쟁 이전 부자 세대들이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주면서 요즘은 젊은 임대사업자 부자도 많다. 이들은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게 특징. 비교적 한가하다 보니 아이디어나 시장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제뜻’을 펼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신나는 과학이야기] 양초 시소 만들기

    [신나는 과학이야기] 양초 시소 만들기

    축하와 기념 행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케이크라면 이를 더욱 화려하고 의미있게 장식하는 것이 양초다. 탈취 기능도 있어 실내의 담배 냄새나 고기 굽는 냄새 등을 제거하는 생활 속의 팔방미인이라 할 수 있다. 양초를 이용한 몇 가지 실험을 해보자. 양초를 이용한 실험의 첫 단계는 촛불의 관찰이다. 양초에 불을 붙여 받침에 세운다. 촛불의 광채와 아름다움, 신비로움을 느껴보고 불꽃 모양, 양초 몸통을 타고 흐르는 촛농, 불꽃 위의 그을음, 까맣게 변한 심지와 심지 끝 빨간 불똥 등을 관찰해 보자. 양초가 녹아 심지 주변에 촛농이 고이면 연필심이나 색소 가루를 떨어뜨리고 가루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펴보자. 알루미늄 호일로 대롱을 만들어 심지 근처에 가져가 대롱을 통해 나오는 기체에 불을 붙여 보고 이유를 생각해 보자. 양초에 불을 붙이면 불꽃 근처의 양초 파라핀이 녹고, 녹은 액체 파라핀이 심지를 따라 올라간다. 색소 가루나 연필심 가루를 녹은 가장자리 쪽의 촛농에 떨어뜨리면 가운데 심지 주위로 모이면서 심지를 타고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액체 속에 모세관을 넣었을 때 관 내부의 액체 표면이 외부의 표면보다 높거나 낮아지는 모세관 현상에 의한 것이다. 수건이나 흡수지에 물이 저절로 스며드는 것이나 식물의 뿌리에서 흡수된 수분이나 양분이 식물 전체에 퍼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심지의 미세한 틈을 타고 심지 끝으로 운반된 액체 파라핀은 뜨거운 촛불의 열에 의해 기화되고 산소와 결합하여 불이 붙게 된다. 이번에는 촛불을 가로와 세로로 잘라 보자. 철물점에서 창틀 방충망으로 쓰이는 알루미늄 그물을 구해 촛불 위에서 지그시 내려 덮으면 불꽃이 도넛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쑤시개나 꼬치용 나무 바늘을 옆으로 들고 나란히 해 촛불에 가까이 댔다가 뗀다. 불꽃에 따라 이쑤시개에 검게 탄 자국이 다르게 생긴다. 양초의 불꽃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가장 바깥쪽은 겉불꽃으로 산소 공급이 잘돼 완전 연소가 일어난다. 온도도 섭씨 1400도로 가장 높아 불꽃의 색깔을 거의 볼 수 없다. 가운데 부분은 속불꽃인데, 산소 공급이 부족해 생긴 그을음(탄소알갱이)이 열을 받아 가장 밝게 빛나고, 온도는 섭씨 600도 정도다. 가장 안쪽의 검은 부분은 불꽃심으로 그을음이 가장 많이 생기며 온도는 300∼400도 정도. 양초의 불꽃 위를 금속 망으로 덮으면 가장 안쪽이 검게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양초는 탄소와 수소가 주성분인 파라핀 왁스로 돼 있다. 완전 연소하면 이산화탄소와 수증기가 발생한다. 하지만 심지 부근은 산소와 접촉 기회가 적어 불완전 연소가 일어난다. 따라서 심지 부근에 알루미늄 대롱을 연결해 두면 미처 타지 못한 파라핀 증기 성분이 대롱을 따라 흰 연기로 나오게 되고, 여기에 불을 붙이면 더 탈 수 있게 된다. 양초 시소를 만들어 역동적인 실험도 해보자. 같은 모양의 플라스틱 음료수병을 준비한다. 철사가 통과할 수 있도록 같은 위치에 송곳으로 구멍을 뚫는다. 양초의 양끝을 칼로 다듬어 심지가 나오도록 한다. 양초의 중간 지점에 철사를 가열해 통과시키고 균형을 맞춘다. 양초의 양쪽 심지 부분에 불을 붙이고 어느 한쪽을 아래쪽으로 내려 타게 만든 다음 손을 놓으면 시소처럼 움직인다. 아래쪽으로 기울어진 부분의 양초는 불꽃과 더 많이 접하기 때문에 더 빨리 녹게 되고 결과적으로 위쪽 불꽃보다 더 빠르게 연소가 일어나 촛농이 많이 떨어지게 된다. 양초가 녹아서 가벼워지면 위로 올라가고, 반대쪽이 아래로 내려가서 마찬가지 현상이 되풀이된다. 양초의 연소 속도와 질량 변화에 따라 시소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운동을 계속하게 되는 것이다. 김연숙 부평고등학교 교사
  • [김종면 기자의 시사 고사성어] 讀書亡羊(독서망양)

    오는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유력 후보들의 사무실을 두드리는 대학 교수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어떻게든 권력에 줄을 대보려는 ‘정치교수’, 이른바 ‘폴리페서(polifessor)’들이 제철을 만난 것이다. 이쪽저쪽 캠프를 시계추처럼 오가며 권력을 구걸하는 ‘양다리형’도 적지 않다고 하니 참으로 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의 천박한 행태가 독서망양(讀書亡羊)이라는 옛 말을 떠올리게 한다. 옛날 중국에 장(臧)과 곡(穀)이라는 사람이 양을 치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두 사람 모두 양을 잃어버렸다. 사람들이 장에게 물었다. “당신은 무슨 일을 하다 양을 잃어버렸습니까?” “댓가지를 끼고 책을 읽고 있었지요.” 이번엔 곡에게 물었다.“그러면 당신은 어떤 일을 하고 있었나요?” “주사위 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을 했든 본업을 태만히 해 귀중한 양을 잃어버린 것은 같다. ‘장자-외편(外篇) 변무(拇)’에 나오는 이야기다. 독서망양은 바로 이 고사에서 유래했다.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본래의 중요한 일을 소홀히 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국민으로서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러나 교수가 본업인 연구와 강의보다 권력게임에 더 관심이 많다면 그것은 한마디로 본분을 망각한 것이다. 일찍이 공자도 ‘천하유도즉현(天下有道見) 무도즉은(無道隱)’이라고 했다.‘논어’ 태백편(泰伯篇)에 있는 말로, 천하에 도가 있으면 나타나 벼슬을 하고 도가 없으면 은거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식인의 현실참여에 대한 준거로 흔히 인용되는 말이다. 스스로 지식인이라고 여기는 교수라면, 정치판을 기웃거리기 전에 장자와 공자의 말씀쯤은 한번 되새겨 볼 일이다. jmkim@seoul.co.kr
  • 조계종 법전 종정 재추대될까

    조계종 법전 종정 재추대될까

    ‘재추대인가, 퇴위인가’. 다음달 14일 ‘제28차 조계종 원로회의 겸 종정 추대회의’에서 임기 만료(3월25일)를 앞둔 현 법전 종정의 재추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어서 불교계의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법전 종정은 1962년 조계종 통합종단 출범 이후 제6·7대 종정을 지내고 1992년 입적한 성철 스님 이후 15년 만에 5년의 임기를 마친 첫 종정이어서 그 거취가 종단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성철 스님을 이어 제8대 종정에 취임한 서암 스님은 94년 종단개혁의 와중에 물러났고, 9대 월하 스님은 98년 정화개혁회의에 의해 중도퇴진했으며, 현 종정 직전의 10대 혜암 스님은 임기중 입적했다.) ●총무원장 포함 추대회의서 합의 결정 조계종 종정은 행정 수장인 총무원장에 비해 권한 측면에선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한국 장자종단(조계종)의 맨 윗어른이자 한국 불교 전체의 상징 격으로 추앙받는 자리. 종헌 규정상 세수 65세 이상, 승랍 45년이 넘어야 하며 법계대종사 등의 가장 높은 품계도 갖추어야 한다. 그런 때문인지 추대도 종단의 행정수장인 총무원장과 입법 수장인 중앙종회의장, 호계원장, 그리고 원로회의 위원 17명이 모인 위원회에서 합의 추대하도록 되어 있다. 7일 현재 총무원을 비롯한 종단에선 ‘재추대’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뚜렷한 후임이 부각되지 않았고 아직 임기 중인 때문인지 후임에 대한 공론이 일지 않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총무원의 한 관계자는 “현 종정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원로회의나 선원 수좌(수행 선승)들이 후임 거론을 꺼려하는 때문인지 전체적으로 별다른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고 있다.”며 “현 종정이 재위중 특별한 하자가 없었고 전국의 수좌들 사이에서도 나름대로 수행력을 인정받아 재추대될 것이란 여론이 지배적”이라고 귀띔했다. ●“특별한 치적 없었다”… 퇴위 의견도 ‘솔솔´ 그러나 이같은 관측과는 달리 일부에선 “현 종정이 임기중 종단 차원에서 특별한 치적을 남기지 못했고 종정의 입장에서 개인 사찰 건립을 둘러싼 잡음을 빚는 등 위신을 실추시켰다.”며 새 종정 추대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실제로 성철 스님의 인가를 받아 ‘깨달음의 경지’에 올랐다고 평가받는 영남권의 모 선승을 비롯해 몇몇 수좌들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특히 선원 수좌들 사이에선 “법전 종정은 1947년 성철 스님 등과 함께 봉암사 결사에 참여해 종풍을 이어오긴 했지만 해인사 주지를 지낸 것을 비롯해 행정 소임에 더 밝았고 수행력 차원에선 뒤진다.”는 주장이 공공연하게 있어 왔다. 조계종 역대 종정은 전통적으로 정통 수좌들에 의해 대물림되어온 특징을 갖고 있다. 결국 현 종정의 재추대 여부는 비교적 수좌들의 세가 강한 원로회의가 수행력을 앞세운 수좌들의 목소리를 담을 것인지, 아니면 종단 개혁을 강조하는 입장에 설지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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