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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터리 난타전’ 격화…SK이노-LG화학 미국서 맞소송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배터리 난타전’이 격화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이 LG전자·LG화학이 자사 배터리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으로 미국에서도 LG 측을 상대로 맞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LG화학의 미국 내 자회사인 LG화학 미시간(LG Chem Michigan Inc.)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연방법원에, LG전자도 연방법원에 제소한다고 30일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의 직접 경쟁사로 자사의 특허를 침해한 LG화학뿐 아니라,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배터리 모듈과 팩 등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LG전자도 소송 대상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소송은 LG화학이 먼저 시작했다. LG화학은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핵심 인력을 빼가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면서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 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 LG화학을 상대로 하는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대응한 데 이어, 이날 미국에서도 맞소송을 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윤예선 대표는 “그간 LG 측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인지했는데도 국내 기업 간 선의의 경쟁과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대승적으로 해결하려고 다양한 노력을 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며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강경 대응으로 선회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다만 ‘원만한 해결’ 여지를 남기면서 LG 측에 공을 돌렸다. 임수길 홍보실장은 “정당한 권리와 사업 가치를 보호하고자 불가피하게 소송까지 왔지만 LG화학·전자는 소송 상대방 이전에 국민 경제와 산업 생태계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도록 협력해야 할 파트너로서 의미가 더 크다는 게 SK 경영진의 생각”이라며 “전향적으로 언제든 대화와 협력으로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 문은 항상 열고 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즉각 입장자료를 내고 “SK이노베이션이 잘못을 인정,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한편 자사가 입은 피해 보상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어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밝혔다. 전제 조건이 부합하지 않으면 대화는 불가능하며, 더욱 강경한 추가 대응을 하겠다는 것이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맞소송 결정에 대해 “불안감을 유발하고 국면전환을 노린 불필요한 처사” “근거가 없는 소송” “본질을 제대로 인지한 것인지 의문” 등이라고 표현하면서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하는 특허 침해 관련 추가 법적 조치까지 거론했다. LG화학에 따르면 2차 전지 관련 누적 특허 수는 1만 6685건, SK이노베이션은 1135건(올해 3월31일·특허분류 H01M 관련 등록 및 공개 기준)으로 14배 이상 차이가 난다. LG화학은 “지금까지 특허권에 대한 법적 대응은 자제해 왔는데 SK가 본질을 호도하는 행위를 계속하면 묵과하지 않고 특허에 대한 법적 조치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후발업체가 손쉽게 경쟁사의 핵심기술·영업비밀을 활용하는 것이 용인된다면 그 어떠한 기업도 미래를 위한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며 곧 산업 생태계와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주말날씨]8월 마지막 주말 ‘외출하기 좋아요’…9월 첫 주는 가을장마?

    [주말날씨]8월 마지막 주말 ‘외출하기 좋아요’…9월 첫 주는 가을장마?

    여름의 끝자락인 8월의 마지막 토요일이자 9월의 시작인 이번 주말은 외출하기 좋은 날씨를 보이겠다. 기상청은 “31일 토요일은 중국 산둥반도 부근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전국이 구름 많은 날씨를 보이고 일요일인 9월 1일에는 고기압 가장자리에 들다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북상하는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30일 예보했다. 31일 아침 기온은 15~21도로 평년(18~23도)보다 낮겠지만 낮 최고기온은 26~29도 분포를 보이며 평년(26~30도)과 비슷하겠다. 9월 첫날인 일요일 아침기온은 15~22도, 낮 기온은 24~29도로 예상됐다. 31일 지역별 낮 기온은 서울, 대구 29도, 광주, 제주 28도, 대전, 부산 27도, 정체전선의 영향은 9월 첫째 주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9월의 첫 날이자 일요일에는 제주지방은 새벽부터, 남부지방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주도와 남부지방은 1일 시작된 비가 7일 토요일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또 중부지방도 수요일인 4일부터 7일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다음주 내내 비가 지속되면서 비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수방 대책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정체전선이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강수구역과 강수지점은 달라질 수 있지만 다음주 내내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는 지역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산문시 1/신동엽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산문시 1/신동엽

    산문시 1 / 신동엽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인가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 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탄광 퇴근하는 광부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 묻은 책 하이데거 러셀 헤밍웨이 장자 휴가여행 떠나는 국무총리 서울역 삼등 대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뒤집어쓰며 줄지어 서 있을 때 그걸 본 서울역장 기쁘시겠소, 라는 인사 한마디 남길 뿐 평화스레 자기 사무실 문 열고 들어가더란다.남해에서 북강까지 넘실대는 물결 동해에서 서해까지 팔랑대는 꽃밭 땅에서 하늘로 치솟는 무지개빛 분수 이름은 잊었지만 뭐라군가 불리는 그 중립국에선 하나에서 백까지 다 대학 나온 농민들 트럭을 두 대씩이나 가지고 대리석 별장에서 산다지만 대통령 이름은 잘 몰라도 새 이름 꽃 이름 지휘자 이름 극작가 이름은 훤하더란다 애당초 어느 패거리에도 총 쏘는 야만엔 가담치 않기로 작정한 그 지성 그래서 어린이들은 사람 죽이는 놀이 안 하고도 아름다운 놀이 꽃동산처럼 풍요로운 나라 억만금을 준대도 싫었다 자기네 포도밭은 사람 상처 내는 미사일 기지도 탱크 기지도 들어올 수 없소 끝끝내 사나이 나라 배짱 지킨 국민들, 반도의 달밤 무너진 성터 가의 입맞춤이며 푸짐한 타작소리 춤 사색뿐 하늘로 가는 길가엔 황토 빛 노을 물든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함을 가진 신사가 자전거 꽁무니에 막걸리 병을 싣고 삼십 리 시골길 시인의 집을 놀러 가더란다. *** 올로프 팔메는 스웨덴의 대통령이었다. 석양 무렵 퇴근길에 가족의 손을 잡고 시장도 가고 레스토랑에도 가고 영화관에도 갔다. 대통령이지만 그를 둘러싼 경호원들은 없었다. 냉전 시대에 그는 철저히 등거리 외교를 했다. 미국의 편도, 소련의 편도 들지 않았으며 누군가의 편을 꼭 든다면 자신이 사랑하는 스웨덴 국민 편을 들었다. 자국의 역사와 국민을 철저히 사랑했던 그는 결국 암살자의 총탄에 맞아 세상을 떠났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스웨덴의 등거리 외교 정책은 더욱 공고해졌다. 나도 꿈꾼다. 우리나라의 석양 대통령이 자전거에 막걸리 병을 싣고 삼십 리 시인의 집에 찾아오는 꿈. 곽재구 시인
  • [아하! 우주] 해왕성 탐사 30주년…향후 30년 내 두번째 우주선 보낸다

    [아하! 우주] 해왕성 탐사 30주년…향후 30년 내 두번째 우주선 보낸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89년 8월, 미 항공우주국(NASA)의 보이저 2호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해왕성과 그 위성들의 근접 영상을 촬영해 그해 10월까지 지구로 전송했다. 지금까지 우리가 보고 있는 해왕성의 모습은 이때 찍은 것이다. 비록 지구와 우주에 있는 망원경들이 계속 해왕성을 관측하고 있지만, 보이저 2호가 30년 전에 찍은 사진만큼 선명한 모습을 보여준 적은 없다. 이보다 더 상세한 관측을 원한다면 다시 해왕성으로 탐사선을 보내는 수밖에 없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30년 이내에 다시 해왕성에 탐사선을 보내 해왕성과 그 위성인 트리톤(Triton)을 관측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사실 NASA에서 계획한 해왕성 궤도선 임무(Neptune Orbiter mission)를 비롯해 몇 개의 탐사 계획이 있었지만, 한정된 예산에서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흐지부지됐다. 하지만 NASA와 유럽우주국(ESA)의 과학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해왕성 탐사 계획을 준비 중이다. NASA의 트라이던트(Trident) 탐사선 계획은 특이하게도 해왕성보다 그 위성인 트리톤에 초점을 맞춘 탐사선이다. 트리톤은 태양계에서 7번째로 큰 위성으로 지름이 2710㎞에 달한다. 지구의 달보다 약간 작지만, 보이저 2호가 보내온 트리톤의 얼굴은 크레이터 투성이의 개성 없는 표면이 아니라 마치 멜론 껍질 같은 복잡한 표면이었다. 이 지형은 얼음 화산과 활발한 지각 활동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해 보이저 2호는 옅은 대기도 발견했다. 과학자들이 트리톤에 해왕성 이상의 흥미를 보인 것도 당연하다.하지만 보이저 2호는 트리톤에서 4만㎞나 떨어진 지점을 빠르게 지나가면서 그 일부만 관측했을 뿐이다. 과학자들은 지난 30년간 보이저 2호가 트리톤의 일부만 찍은 사진을 보고 많은 사실을 밝혀냈지만, 이젠 한계가 있다. 트라이던트는 해왕성에 도달한 후 트리톤에 500㎞ 거리까지 근접해 트리톤의 대기와 활화산, 간헐천, 그리고 복잡한 지형을 관측할 것이다. 트라이던트는 트리톤 지각 아래 있을지도 모르는 액체 상태의 물과 유기물에 존재를 검증할 것이다. 발사 예정은 2026년이며 해왕성 도착 시기는 2038년이다. 한편 ESA는 해왕성과 동시에 보이저 2호 이후 누구도 찾아간 적이 없는 행성인 천왕성을 함께 탐사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한 번에 두 개의 탐사선을 발사해 하나는 해왕성을 탐사하고 다른 하나는 천왕성을 탐사한다는 복안이다. 오디누스(ODINUS·Origins, Dynamics, and Interiors of the Neptunian and Uranian Systems)라는 명칭의 이 탐사선은 2034년 발사 예정으로 실제 탐사는 2040년대 후반에 이뤄질 예정이다. 인류는 보이저 2호 덕분에 천왕성과 해왕성의 모습을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인류의 태양계 탐사의 시작에 불과하다. 비록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과학자들은 언젠가 이 행성들에 다시 방문해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비밀을 밝혀내고 인류의 활동 범위를 태양계 가장자리까지 확장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FBI “엡스타인 감방 앞 카메라 두 대 고장”

    FBI “엡스타인 감방 앞 카메라 두 대 고장”

    성매매·성폭행 등 혐의로 구속 중 자살을 한 것으로 발표된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감방 앞에 설치된 카메라 두 대가 고장난 것으로 밝혀져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될 전망이다.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의 범죄연구소가 분석한 두 대의 카메라는 지난 10일 엡스타인이 숨진 채 발견됐을 당시 그의 감방을 비추고 있었다. 앞서 카메라들은 버지니아주 콴티코에 있는 FBI의 주요 범죄 연구소로 보내져 요원과 법의학 과학자들의 분석을 받았다. 워싱턴포스트(WP)도 지난 24일 엡스타인의 감방 앞에 있는 최소 1대의 카메라로 찍은 영상은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엡스타인은 사망하기 전 자살 감시 대상자에 속했지만 당일 교도관 두 명은 30분 간격으로 모든 수감자를 조사하는 절차를 밤새 수행하지 못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난달 6일 체포된 그는 14세 소녀 수십명이 연루된 성매매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던 중 지난 10일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당국은 그의 사망 원인을 자살로 결론지었지만 타살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그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영국 앤드류 왕자 등 엄청난 인사들을 인맥으로 뒀던 만큼 수사와 재판을 통해 드러날 사실들을 두려워하는 인사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WP가 엡스타인을 부검한 결과 목에서 골절 흔적이 여러개 발견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검찰 “‘고 장자연 추행’ 전직 조선일보 기자 1심 무죄에 항소”

    검찰 “‘고 장자연 추행’ 전직 조선일보 기자 1심 무죄에 항소”

    검찰이 고 장자연씨를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전직 조선일보 기자 조모씨 사건에 대해 항소하기로 했다. 검찰은 28일 “관련 증거에 비춰 볼 때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돼 오늘 중으로 항소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는 지난 22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전직 기자 조씨에게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추행 행위를 봤다고 주장하는 유일한 증인인 윤지오씨의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조씨는 2008년 8월 5일 장자연씨 소속사 대표 김모씨의 생일파티에 참석해 장자연씨를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파티에 동석한 윤지오씨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작년 5월 조씨에 대한 재수사를 권고했고 한 달 뒤 검찰은 조씨를 불구속기소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엡스타인 성범죄 피해자 “앤드류 왕자, 솔직하게 자백하라”

    엡스타인 성범죄 피해자 “앤드류 왕자, 솔직하게 자백하라”

    미성년자 성범죄로 체포돼 교도소에 있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고소인이 영국 앤드루 왕자(요크 공작)를 향해 “(죄를) 자백하라”고 주장했다. 앤드루 왕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으로 엡스타인의 성 추문에 연루됐다는 의혹의 받아왔으나 최근까지도 자신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 엡스타인을 고소한 피해자 중 한 명인 버지니아 로버츠 주프레가 미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 앞에서 취재진을 향해 “17살에 앤드루 왕자와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다”면서 “왕자는 그 사실(상대가 미성년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앤드루 왕자는 나를 ‘성 노예’로 다뤘으며, 이로 인해 내 희망은 무너지고 꿈은 도둑맞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피고 엡스타인이 부재한 가운데 주프레를 포함한 15명의 원고가 법원에서 자신의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이 중 주프레는 앤드루 왕자의 혐의와 관련한 주요 증인이다. 그는 자신이 엡스타인을 만났던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골프 리조트에서 근무했었다고 말했다. 주프레에 따르면 그는 15살 때 해당 리조트에서 영국 사교계의 유명 인사이자 엡스타인의 전 연인인 기슬레인 맥스웰을 만났다. 맥스웰은 지금까지 제기된 엡스타인의 성범죄를 기획하고 운영한 인물로 알려졌다. 주프레가 앤드루 왕자가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이미 2011년 법정에서 앤드루 왕자가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범죄와 관련한 진실을 알고 있다고 증언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앤드루 왕자는 지난 24일 성명을 통해 “1999년 지인을 통해 엡스타인을 알게 된 후 해마다 한 두 차례 만나던 사이에 불과했다”면서 “그가 유죄판결을 받은 혐의(미성년자 성매매)를 목격한 적은 없으며 이와 관련한 의심을 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맨해튼 연방검찰은 엡스타인 사망 후에도 그에 대한 기소와 조사를 지속하고 있다. 이날 법원에 출석한 피해 여성들은 엡스타인이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정의를 속였다며 분노했다. 검찰은 여전히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엡스타인은 2002~2005년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2008년에도 비슷한 혐의로 종신형의 위기에 처했으나 유죄를 시인하는 조건으로 감형됐다. 이번 성매매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엡스타인은 최대 징역 45년형을 선고받을 상황이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日 ‘치한 예방’ 도장 판매 개시...몸에 도장 찍은 뒤 조명 비추자

    日 ‘치한 예방’ 도장 판매 개시...몸에 도장 찍은 뒤 조명 비추자

    혼잡한 장소에서 주로 이뤄지는 치한들의 성범죄는 어느 나라에서건 큰 골칫거리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치한을 만났을 때 손이나 옷에 도장을 찍어 증거를 남김으로써 범인을 확실하게 잡아낼 수 있는 신종 치한 퇴치용품이 일본에서 출시됐다. 27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문구 대기업 샤치하타는 이날부터 ‘악질행위 방지 스탬프’의 자사 온라인 사이트 판매를 시작했다. 치한을 만났을 때 특수잉크를 사용한 도장을 상대의 손이나 의복 등에 찍음으로써 나중에 범인을 색출할 때 빼도박도 못할 증거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제품이다. 지름 9㎜인 도장은 처음 찍었을 때에는 무색 투명한 잉크 때문에 도장자국이 바로 안 보이지만, 도장에 달린 특수조명을 비추면 손바닥 무늬의 그림이 나타난다. 가격은 2700엔(약 3만원). 샤치하타는 우선 500개 한정으로 시범판매를 한 뒤 소비자 반응을 보고나서 본격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이 도장은 지난 5월 SNS에서 화제가 됐던 치한 퇴치 아이디어에 착안해 샤치하타가 상품화한 것이다. 당시 샤치하타는 “뚜껑을 열 필요가 없는 도장, 피부에 찍히는 특수잉크 등 지금까지 쌓아온 우리 회사의 탁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치한 방지 제품 개발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고, 이번에 석달 만에 제품 출시에 성공한 것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헌혈은 사랑 실천하는 최고의 방법”

    “헌혈은 사랑 실천하는 최고의 방법”

    죽어가는 사람을 되살리는 가치가 최고 고3 때 시작… 증서 백혈병어린이재단에 “헌혈은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아픈 사람을 위해 40년 넘게 자신의 피를 나눠 준 박영일(64·광주 동구)씨는 지난 23일 서울신문과 만나 “죽어가는 사람을 되살리는 것만큼 가치 있는 일이 있겠느냐”며 ‘헌혈’의 의미를 이같이 강조했다. 앞서 지난 13일 고향인 진도에 가기 위해 광주 서구 광천동 터미널을 찾은 그는 터미널 2층에 있는 ‘헌혈의 집’에서 335번째 헌혈을 했다. 박씨는 지난 40여년 동안 연평균 10차례 이상 헌혈을 했다. 그는 “헌혈이 허용된 69세까지 몸 관리를 잘해 계속 헌혈하겠다”고 말했다. 고혈압·당뇨 등 지병이 생기면 헌혈을 할 수 없다. 요즘도 헌혈 일자가 잡히면 일주일 전부터 육류 섭취를 피하고 가벼운 운동으로 컨디션을 조절한다. 그가 평생 헌혈 봉사를 하는 것은 1972년 고등학교 2학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봄소풍을 마치고 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귀가하던 중 앞차를 추월하던 군용 트럭이 덮치면서 의식을 잃었다. 조선대병원으로 옮겨진 뒤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사경을 헤매다가 43일 만에 의식을 회복했으나 다리 4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 복학 후 고교 3학년 때인 1974년 시내 중심가인 충장로를 지나다가 옛 전남도청(광주 동구 광산동) 주변에서 대한적십자사 헌혈차를 보았다. 그는 “헌혈차를 보는 순간 ‘나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입원 기간 동안 날마다 병실을 찾아준 가족과 친구들은 물론 의사·간호사 등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애쓰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할 수 있는 방법으로 헌혈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후 그는 두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헌혈을 했다. 1990년대 이후엔 한 달에 2~3번씩 헌혈할 때도 있었다. 적십자사가 30회 이상 헌혈자에게 주는 은장을 시작으로 금장, 명예장, 명예대장, 최고명예대장(300회 이상)까지 받았다. 헌혈증은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기부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4~2016년 광주·전남 적십자사 혈액원 봉사회장을 지냈고, 지금은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내일·모레 전국에 비… 더위 꺾이고 가을이 성큼

    내일·모레 전국에 비… 더위 꺾이고 가을이 성큼

    지난주 처서가 지난 뒤 아침 기온은 20도 안팎, 낮 기온도 30도 언저리에 머무는 등 무더위의 기세가 꺾이면서 가을로 성큼 다가서고 있다. 27~28일 전국적으로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 뒤 낮 최고기온도 30도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26일 월요일에 동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전국이 가끔 구름 많은 날씨를 보이다가 제주도 남해상에 위치한 기압골의 영향으로 밤부터 전남 남해안과 제주도를 시작으로 비가 내릴 것”이라고 25일 예보했다. 26일 밤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내리는 비는 27일 전국 대부분의 지역으로 확대되겠고, 남부 일부 지역에서는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26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17~23도, 낮 최고기온은 27~32도 분포로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겠다.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서울·대전·광주·대구 31도, 부산 29도, 제주 27도 등이다. 그렇지만 27일 아침 기온은 19~24도, 낮 기온은 25~29도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이 전망한 10일짜리 중기예보에 따르면 27일 이후부터는 전국의 낮 최고기온이 25~29도 분포로 30도 이하를 밑도는 날씨가 이어지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26일까지는 내륙 지방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0도 이상 오르는 곳도 있어 밤낮의 일교차가 10도 이상 나는 곳이 있는 만큼 기온차에 따른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1906년 ‘민족의 소리’… 국내서 녹음된 첫 음반 발견

    우리나라에서 녹음된 가장 오래된 음반이 발견됐다. 25일 한국음반아카이브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선교사,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던 호머 헐버트(1863~1945) 박사가 1906년 조선의 소리꾼, 연주자들을 모아 민요, 왕실 음악, 시조 등 당대 대표 음악을 녹음한 음반이 최초 공개됐다. 이 음반은 경성 최고의 명창이었던 기생 벽도·채옥이 노래한 경기 12잡가 중 하나인 ‘유산가’, 평안도·황해도에서 주로 불렸던 서도 민요 ‘수심가’ 등을 포괄하고 있다. 궁중음악 중에는 관리들의 공식적인 행차에 따르는 행진음악 ‘대취타’가 포함됐다. 1906년 헐버트가 미국 빅터 음반사와 함께 녹음한 이 음반은 당초 101곡을 녹음했으나, 판이 부서지거나 분실돼 90여곡만 실제 음반으로 나왔다. 한국 최초 근대공립교육기관인 육영공원 교사로 재직하며 한글학자로도 활동한 헐버트는 아리랑을 최초로 서양 음계로 채보해 세계에 알린 인물이다. 그러나 음반을 제작한 이듬해인 1907년, 그가 고종의 밀명으로 헤이그 특사를 돕다 일제에 의해 미국으로 쫓겨난 뒤 음반의 행방은 묘연해졌다. 해방 이후 연구자들이 헐버트가 부모에게 보낸 편지에서 음반 제작 사실을 확인했고, 이후 30년 넘게 국내외를 돌며 101곡 중 일부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음반 소장자인 배연형 한국음반아카이브연구소 소장은 “우리나라 전통 음악이 궁중음악 등 극히 일부를 빼면 악보 없이 전승됐다“며 “(헐버트 음반은) 옛날 민속음악·판소리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자료”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가축분뇨 쏟아 연쇄추돌 초래한 운전기사에 금고 8월

    청주지법 형사2단독 류연중 부장판사는 25일 가축분뇨를 쏟아 뒤따르던 차량의 연쇄 초돌 사고를 초래한 화물차 운전기사 A(70)씨에게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폐기물수집운반업체 대표 B(61)씨에게 금고 8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8일 오후 7시 50분쯤 24t 카고 트럭에 가축분뇨 17t을 싣고 강원 원주시 인근을 지나다 3t 정도의 분뇨를 도로 위에 쏟았다. 분뇨가 갑자기 쏟아지자 뒤따르던 차량 14대가 미끄러져 추돌하거나 중앙분리대·가드레일을 받아 10여명이 다쳤다. 경찰조사 결과 사고는 낡은 트럭 적재함이 가축분뇨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가장자리가 벌어지면서 발생했다. A씨가 사고 전에 이런 상황을 B씨에게 알리고 적재함 교체를 수차례 요구했으나 B씨는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에 대해 “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키고 모두 보상하지 않았다”고 했고, B씨에 대해 “적재함 안전관리 소홀에 종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재원조달 쉽고 리스크 나누는 선분양제… 후분양제와 병행해야”

    “재원조달 쉽고 리스크 나누는 선분양제… 후분양제와 병행해야”

    인도와 같은 개발도상국에 가보면 도시에 짓다가 만 콘크리트 건축물들이 눈에 많이 띈다. 갠지스강 중류에 파트나라는 도시가 있는데, 이곳에 출장 갔을 때 본 3층짜리 콘크리트 미완성 구조물에 살고 있던 다수의 빈민이 기억난다. 아마도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건물을 짓다가 사업이 어그러져서, 소유권 문제도 애매한 이 건물은 민간도 정부도 개입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되어 버렸을 것이다. 선분양 제도가 없는 인도와 같은 나라에서는 시행사들이 PF로 건물을 짓고, 후분양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그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시행사는 파산하고, 건물은 짓다가 만 채로 방치되게 된다. 벽도 없는 골조 건물에서, 짓다 만 콘크리트 기둥 속에 삐죽이는 철근 사이로, 전기도 수도도 없이 살아가던 수많은 아이의 눈동자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 파트나가 속한 비하르주는 인도 내 29개 주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보이는 곳이다. 하지만 인도에서 가장 잘사는 사람들이 모여 산다는 경제수도 뭄바이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발리우드의 백만장자들이 모여 사는 이곳 뭄바이 시내에 가보면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팔레 로열 콤플렉스라는 주거 건물이 10년째 미완공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지난달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63빌딩보다 높은 이 건물은 당초 시행사가 인디아불스라는 재무적 투자자(FI)의 자금을 차입하여 지으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계속된 법적 분쟁에 경기침체와 고금리를 견디지 못한 시행사는 파산하고 건물 시공은 중단되었다. 현재 담보권을 가진 인디아불스에서 해당 건물의 경매를 진행하고는 있지만, 계속 유찰되고 있다. 인도에 이렇게 부동산에 투자된 그림자 금융의 규모는 해가 갈수록 늘어났는데, 부실 징후가 감지돼 데완 주택금융회사와 같은 비은행 금융사의 주가는 고점 대비 90%가량 추락한 상황이다. 지난달 후분양 아파트로 공급되어 주목을 받은 과천 푸르지오 써밋(과천주공1단지 재건축) 청약 결과가 흥미롭다. 이 단지의 일반분양분은 506가구인데 1, 2순위 총 3034명이 신청하여, 최종 합계 평균경쟁률은 6대1이 되었다. 물론 제일 큰 152B 타입은 2순위 기타지역까지 누적미달이 나기는 했지만, 인기 있는 84A 타입은 1순위에서 71대1로 마감되어 청약이 완료되었다. 문제는 공급가격이다. 2017년 해당 재건축조합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선분양으로 제시한 분양가는 평당 3313만원이었다. 한데 2년이 지나 지상층의 3분의2 이상이 시공되어 실시한 후분양 분양가는 평당 3998만원, 즉 평당 685만원이 올랐다. 바로 옆에 선분양된 과천 자이(과천주공 6단지 재건축)와 비교해도 후분양제는 분양가 상승의 원인이다. 과천 자이의 평당 분양가는 평균 3253만원이었다. 만약 과천 푸르지오 써밋의 청약이 모두 실패했다면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겠지만, 앞서 언급한 84A타입의 경쟁률을 보면, 시장에서 합리적으로 받아들인 가격이라 볼 수 있다. 시행사 관점에서 보면 선분양과 후분양은 자본조달 방법과 시기의 차이다. 물론 시행사 입장에서는 선분양을 선호하겠지만, 원론적으로 보자면 금융권을 통해 PF 금액을 얼마나 조달할 것인가, 그리고 금융권은 해당 PF 잔액의 상환리스크를 얼마로 놓고 이율을 제시할 것인가의 차이다. 선분양에서는 분양대금을 통해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을, 후분양에서는 선순위, 중순위, 후순위 PF를 통해 마련해야 한다. 물론 PF 금액 자체가 크지 않았던 선순위에서 저금리로 조달하던 사업비는, 중순위와 후순위 PF로 가면 변제순위가 낮아져 금리가 높아진다. 후분양으로 전환되어 PF 대출이 증가되면, 해당 프로젝트의 매출액 대비 차입금의 비율이 늘어나 이로 인해 상환위험이 증가한다. 문제는 이 수천억 원에 이르는 PF 금액을 대출해주는 금융기관은 재정상태가 튼튼하거나 지급 보증이 확실한 시행사에 저금리 대출을 하고, 그렇지 않은 기업에게는 고금리 대출을 하거나 대출을 거부할 수 있다. 즉 후분양제는 주택 공급시장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 흔히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들은 땅 짚고 헤엄치기를 하며 폭리를 취한다고 생각한다. 브랜드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들의 순이익률은 5% 남짓하다. 자이로 유명한 GS건설은 오랜 적자구조 속에 작년에 순이익률이 플러스(+)로 전환했고, 푸르지오를 짓는 대우건설은 2016년 754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위브의 두산건설도 지난 5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물론 이들 건설사가 특정 프로젝트에서 상당한 이익을 낼 수도 있지만, 공사지연이나 불가항력 재난과 같이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측면에서 잠재된 리스크가 한두 개라도 발현된다면 손실은 피할 수 없다. HUG는 시공자의 부도 등을 보증하지만 브랜드 아파트를 짓는 시공사들이 특정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발생한다 하여 부도를 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특정 프로젝트는 실제 분양대금보다 더 비용이 들어가기도 하고,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등으로 미분양이나 미입주가 발생해 비용이 사업비의 2배를 초과하기도 한다. PF 자금으로 토지를 매입했는데 경기침체가 되면 분양이나 착공시기를 미룬다. 미분양을 감수하고 착공했다가 미입주로 이어지면 해당 프로젝트의 손실은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후분양제에서는 소비자가 완공된 주택을 보고 구매를 결정하기 때문에 하자보수가 줄어든다고 한다. 하지만 시설공사별 하자에 대한 담보책임기간은 어차피 건축물 인도시점을 기준으로 해서 선분양이든 후분양이든 큰 차이가 없다. 게다가 후분양 계약도 콘크리트를 타설하거나 마감재를 시공할 때 내부를 확인할 수도 없다. 단적으로 대부분의 다세대나 연립주택은 후분양제에 해당하는데 이들의 품질이 브랜드 아파트보다 낫다고 보기엔 어렵지 않은가. 하자 보수는 품질관리의 영역이다. 구조물이 설계기준에 맞게 제대로 되었는지, 설계와 시방서에 맞게 시공을 했는지가 중요하다. 이것은 ISO 9001 혹은 6시그마와 같은 시공사의 품질관리 능력, 감리사의 철저한 프로젝트 관리 등의 영역에서 논의되어야 하지 선분양제냐, 후분양제냐의 차이에서 발생하지 않는다. 부실공사를 후분양제와 연결하는 것은 실증적 논리와 데이터가 받쳐주지 않는 지나친 해석이다. 지난 2017년 포항 지진 때도 확인된 부분이지만, 주로 피해가 발생한 구조물은 저층 필로티 연립주택들이었다. 필로티 주택들은 건축물 안전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둥에 문제가 발생했지만, 내진설계가 적용된 아파트의 경우는 조적채움벽 및 미장탈락 등 비구조적 요소의 피해에 국한되었다. 소규모 건축물은 감리가 부실해 띠철근의 풀림 및 간격불량 등의 문제가 발견되었다. 이러한 문제는 내진설계 강화, 비구조재 설계규정 보완, 일정 층고 이상 필로티 건물의 현장 구조 감리 규정 변경 등으로 개선해야지 분양시점의 차이로는 해결할 수 없다. 건설산업은 조선산업과 같이 기본적으로 수주산업이다. 수주산업은 신뢰를 바탕으로, 발주자로부터 주문을 받아 원하는 산출물을 만들어 인도하게 된다. 즉, 미래에 대한 약속을 실현하는 산업이다. 미래 상황을 가정해 계약하기 때문에 정확히 딱 들어맞는 이익을 계산하기 어렵다. 가정했던 지반환경이나 원자재 가격, 환율 변동, 노동법규 변경, 혹은 불가항력 상황이 발생하면 견적비용은 증가하거나 감소할 수밖에 없다. 애초에 이런 불확실성을 두고 착공하는 수주산업은 국내외 어디나 분쟁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를 처리하려고 협의, 조정, 중재 또는 소송까지 이어지는 것이 대규모 프로젝트의 일반적인 현상이다. 단독주택을 짓는다고 생각을 해보자. 단독주택을 올리려면 건축주가 땅을 매입하고 설계사가 디자인하고, 시공사를 선정해 공사한다. 건물이 다 지어지면 세대주가 될 이 건축주는 모델하우스도 없는 나대지에 상상 속의 건물을 짓기 시작해야 한다. 설계사가 도면을 그려준다 한들, 컴퓨터로 그린 디자인(CAD) 도면으로 점철된 점과 선으로 3차원의 구조물을 상상해 내기는 쉽지 않다. 또 내 집 짓기 프로젝트의 상당수는 건축 도중 자연재해나 산업재해, 혹은 건축법 및 유관법 저촉, 승인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건물을 지어본 사람들은 대규모 단지 분양을 받는 것이 직접 단독주택을 짓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간편하고 수월한 방법이라고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선분양은 신뢰가 전제된 사회에서, 모두가 같이 리스크를 줄여가는 진보한 방향의 제도이다. 그렇다고 내가 선분양이 옳으니 후분양이 아닌 선분양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기꺼이 리스크를 감내하고 선분양을 원한다면 기존의 방식을 선택할 자유를 주고, 후분양제 선호자에게는 후분양제를 선택할 권한을 주면 된다. 현재의 논의는 마치 선분양이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라고 진단하여, 후분양제를 전면적으로 정착시키려는 쪽으로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아파트와 같이 수천 세대가 모여 사는 공동주택은 세계적으로 일반적인 주거형태는 아니다. 하지만 서울이나 싱가포르, 홍콩과 같이 인구가 밀집된 도시에서는 용적률과 건폐율을 고려할 때, 인류가 도시에서 공존할 최적의 주거형태인 것은 사실이다. 싱가포르는 국가 태동기 시절에 사유지를 몰수하고 주택개발청에서 공동주택을 환매조건부로 분양해 공급했다. 하지만 홍콩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주택난이 심각한 편이다. 서울이나 부산 등 한국의 대도시는 어떠한 방식으로 구도심을 개선하여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어나갈 것인가. 선분양과 후분양은 흑백논리와 같이 누가 옳고 그르냐의 차원이 아니다. 그저 한국같이 신뢰가 높은 사회에서는 재원조달이 저렴한 선분양제도 후분양제와 함께 계속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PF로 점철된 후분양제만 고집한다면 인도 사례처럼 주택시장이 결코 낙원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양동신은 홍익대 건설도시공학부를 졸업하고 대우건설에서 오만, 인도, 이라크, 덴마크 등의 해저터널, 지하철, 발전소, 해상교량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해외 경험으로 형성된 시각으로 도시와 인프라를 바라보며 관성적 사고를 거부한다. 현재는 한국렌탈 전략기획팀 과장이다.
  • “윤지오 증언 신빙성 부족”… ‘장자연 추행’ 前 기자 무죄

    고 장자연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조선일보 기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는 22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조모씨의 선고 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내렸다. 혐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조씨는 2008년 8월 5일 장씨의 소속사 대표 김모씨의 생일파티에 참석해 장씨를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파티에 동석한 윤지오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지난해 5월 조씨에 대한 재수사를 권고했고 한 달 뒤 검찰은 조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오 부장판사는 “윤씨의 진술만으로는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윤씨의 증언에)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09년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윤씨가 가해자에 대한 진술을 바꾼 점이 신빙성 부족의 근거가 됐다. 윤씨가 처음에는 장씨를 추행한 인물에 대해 “50대 신문사 대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한 언론사 회장의 명함을 경찰에 건넸다가 그가 생일파티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자 조씨로 가해자를 바꿔 지목했다는 것이다. 오 부장판사는 “면전에서 추행 장면을 목격했다고 하는 윤씨가 7개월 뒤 경찰 조사에서 가해자를 정확히 특정하지는 못하더라도 ‘일행 중 처음 보는 가장 젊고 키 큰 사람’ 정도로 지목할 수는 있었을 것”이라면서 “50대 신문사 사장이라고 진술한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파티 당시 장씨와 윤씨, 소속사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참석자 두 명은 50대였고 조씨는 30대 후반으로, 키도 가장 컸기 때문에 외양만으로도 충분히 특정이 가능했을 거라는 이야기다. 오 부장판사는 또 “윤씨 진술에 따르더라도 소속사 대표는 오해받는 것을 두려워해 장씨 등이 일행에게 술도 따르지 못하도록 관리했다고 한다”면서 “추행이 일어났다면 아마 피고인이 항의를 받고 파티가 끝났을 텐데 한 시간 이상 계속됐고 종업원도 수시로 드나드는 공개된 장소였다”고 덧붙였다. 다만 오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추행했을 것으로 강하게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언론사 회장을 가해자로 지목한 윤씨의 진술을 경찰로부터 전해 들은 조씨가 해당 언론사 회장이 파티에 참석했다고 사실과 다르게 진술하는 등 책임을 미뤘다는 이유에서다. 조씨는 선고 직후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고 짧게 소감을 남겼다. 반면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운동’ 등 여성단체는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장자연 성추행’ 전직 조선일보 기자 무죄에 “고인 죽음 헛되이 했다” 비판

    ‘장자연 성추행’ 전직 조선일보 기자 무죄에 “고인 죽음 헛되이 했다” 비판

    배우 고 장자연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조선일보 기자에게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자 “자신의 성폭력 피해사실을 세상에 알린 고인의 죽음을 재판부가 헛되이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전직 조선일보 기자 조모씨에게 22일 무죄를 선고했다. 고인이 사망한 후 10년 만에 재수사가 이뤄져 조씨가 기소됐지만 재판부는 과거 조씨의 추행 행위를 봤다고 주장하는 증인 윤지오씨의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은 고인이 2009년 3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당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촉발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를 폭행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했지만 성접대 강요·성폭행 의혹에 연루된 사람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과거에 조씨에 대한 수사가 미진했다고 보고 지난해 5월 검찰에 재수사를 권고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6월 조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검찰은 조씨가 2008년 8월 고인의 소속사 대표 생일파티에서 고인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이날 조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는 “면전에서 조씨의 추행 장면을 목격했다고 하는 윤지오씨가 7개월 뒤 조사에서 가해자를 정확히 특정하지는 못했더라도 ‘일행 중 처음 보는 가장 젊고 키 큰 사람’ 정도로 지목할 수는 있었을 것”이라면서 “50대 신문사 사장이라고 진술한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윤씨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고인의) 소속사 대표는 오해받는 것을 두려워했고, 고인과 친밀한 행동을 했으며, 고인이 술도 따르지 않도록 관리했다고 한다”면서 “그렇다면 공개된 장소에서 추행이 벌어졌다면 최소한 피고인이 강한 항의를 받았어야 하는데 한 시간 이상 자리가 이어졌다”고 밝혔다.이에 340여개 여성·노동·시민사회단체와 160여명의 개인이 함께 하는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시민행동)은 논평을 통해 재판부의 판결을 강하게 비판했다. 시민행동은 “직원들이 수시로 왔다갔다하는 곳에서의 강제추행은 가능하기 어렵다는 식의 납득할 수 없는 판단 근거를 들어 (재판부가) 오늘 조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면서 “이는 존재하는 피해자를 부정하는 일이자 여론에 자신의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시민행동은 “고 장자연씨 사건의 본질은 여성에 대한 성착취와 권력층의 진실 조작 및 은폐”라면서 “힘없고 나약한 신인 여성 배우에게 가해진 술접대 및 성상납 강요 등 우리사회 권력층이 여성을 어떻게 도구화하고 수단으로서 사용했는지는 아직까지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 장자연씨 사건을 제대로 규명하고 가해자들이 응당한 처벌을 받는 것이야말로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며, 남성권력 카르텔에 균열을 내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한 발을 내딛는 일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번 판결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진상규명과 가해자 처벌이 될 수 있도록 싸워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훈민정음, 신미대사가 만들었다고?… 창제가 아니라 보급에 이바지했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훈민정음, 신미대사가 만들었다고?… 창제가 아니라 보급에 이바지했죠”

    ‘훈민정음학 박사’ 김슬옹 원장이 전하는 한글 창제 전후“훈민정음을 신미대사가 만들었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신미대사 그분을 욕뵈는 일입니다. 훈민정음을 누가 창제했는지 모르거나 불분명할 때 소설이나 영화에서 신미대사가 만들었다고 주장한다면 상상예술로서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글은 훈민정음 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 등에서 세종대왕이 창제했다고 명확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신미대사는 훈민정음 창제에는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불교 지식으로 불경의 한글화 등을 통해 훈민정음에 보급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훈민정음 창제에 신미대사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영화와 소설이 최근 사람들의 관심을 끌면서 훈민정음학 해례본 간송본 원본을 최초로 직접 보고 해설한 훈민정음학 박사 김슬옹(58) 세종국어문화원 원장은 여러모로 답답해 한다. 인터넷에도 신미대사 창제설이 넘쳐나고 있다. 훈민정음을 제대로 가르치는 곳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를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일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그가 어떻게 하면 훈민정음에 대해 제대로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사직로에 있는 연구실로 찾아갔다. “훈민정음 창제는 세종, 실록·해례본 기록 명확세종, 신미대사 창제 후 이름 들어… 문종 실록불경을 먼저 한글로 낸 이유?… 소헌왕후 명복”- 신미대사는 허구의 인물인가? 아니면 조선왕조실록, 특히 세종실록에 등장하는 사람인가. “신미대사는 당연히 왕조실록에 나오는 실존 인물입니다. 세종대왕이 신미대사를 만났다는 기록은 세종실록에 나옵니다. 1446년 5월 27일, 운명한 왕비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대재암에서 금으로 베껴쓴 불경 봉정식을 할 무렵 세종이 신미대사를 만났을 겁니다. 금사 불경 봉정식에는 전국의 내로라하는 승려 2000여명이 모였답니다. 불사는 7일간 계속됐습니다. 세종을 가장 가까이 지켜본 문종도 훗날 ‘대행왕(세종)께서 병인년(1446)부터 비로소 신미의 이름을 들으셨다’고 증언합니다.” - 세종이 신미대사를 처음 만난 게 1446년 5월이면, 훈민정음 창제 이후이고 반포 직전의 시기다. “그렇죠. 세종은 훈민정음을 1443년 완성하고, 시험 기간을 거쳐 1446년 9월 상순에 반포했습니다. 그 사이 즉 반포 6개월 전인 1446년 3월 소헌왕후가 운명합니다.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불경을 금사했고, 그때 신미대사를 만났다는 것이 실록의 기록입니다. 물론 그 이전에 세종대왕이 신미대사를 비밀리에 만났을 수도 있겠지만, 세종 대신 섭정을 했던 문종이 이런 주장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문종 실록 1450년 4월 6일자 기록에서 문종이 직접 말하기를 ‘대행왕께서 병인년부터 비로소 신미의 이름을 들으셨었는데…’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 창제에 개입하지 않았다면 신미대사는 무슨 역할을 했나. “운명한 소헌왕후를 위한 대법사가 있은지 4개월쯤 뒤에 훈민정음 해례본이 완성됩니다. 이와 거의 동시에 불경을 통해 훈민정음 보급을 시도하자 사대부들의 반발에 부딪칩니다. 최만리, 하위지와 같은 많은 학자들의 반대로 훈민정음 보급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때 세종이 내세운 논리를 요약하면 ‘왕비가 죽었지 않느냐. 괴롭고 외로운 내 처지를 이해해 달라’며 감성적으로 호소하면서 한글로 풀어쓴 언해 불경을 낸 것이지요. 명복도 더욱 빌고, 세종 자신도 위로하고, 새 문자도 보급하는 다중 포석을 놓은 겁니다. 불경 언해를 펴내기 위해서는 불경과 관련된 산스크리트말에 능통하고 훈민정음 취지를 잘 아는, 이미 불사를 통해 검증된 신미대사와 그의 동생 김수온이 있어 마음 든든했을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훈민정음 해례본이 나온 이후 가장 먼저 나온 한글 보급서가 1447년 완성되고 1449년 간행된 석보상절과 월인천강지곡입니다. 불교지식이 넓은 신미대사가 불경의 한글화를 통해 훈민정음 보급에 앞장 섰지만 한글 창제에 기여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훈민정음 산스크리트 모방?…한글은 차원 달라범어·파스파·티벳 곡선… 한글은 점과 직선 위주문자 비슷해?… 해례본서 자모 모양 근거 밝혀”어려서 천자문을 배웠던 그는 학교에서 ‘한자 박사’로 통했다. 외솔 최현배 선생의 영향을 받아 한글과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 고교시절 부모님이 주신 이름 김용성에서 ‘슬기롭고 옹골차다’는 뜻의 우리말 ‘슬옹’으로 이름지었다. 대학교 2학년때 법적으로 개명했다. 대학시절인 1984년 당시 흔히 부르던 ‘서클’을 ‘동아리’로 바꾸는데 앞장섰다. 새내기(신입생), 해오름식(창단식) 등도 그가 앞장서 보급한 우리말이다. 유별난 한글 사랑에 인터뷰 당일 훈민정음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 신미대사가 범어 전문가라고 하는데 훈민정음에 범어 흔적이 남아있지 않나. “신미대사가 범어 즉 산스크리트말에 능통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당시 뛰어난 스님이니까 불경을 공부하면서 범어를 익히지 않았을까 추정합니다. 세종대왕이 문자를 창제할 당시 오늘날 사용하는 모든 언어의 문자가 다 나와있었습니다. 세종은 소리문자를 만들고 싶어하셨고, 소리문자인 산스크리트 문자, 티벳 문자, 파스파 문자를 당연히 참고했겠지요. 그렇다고 모방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문자는 도형(모양)과 음가(소리)가 중요한데, 이들 문자는 곡선 위주입니다. 곡선은 쉽고 간단하게 쓸 수가 없습니다. 배우기 어려워 지금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거나 사어나 다름없게 됐어요. 그러나 한글은 점과 직선 위주입니다. 곡선은 동그라미, 즉 이응(O) 밖에 없어요. 그리고 산스크리트 문자와 마찬가지로 한글은 초성·중성·종성으로 되어 있지만 산스크리트 문자는 모음이 어떤 자음과 대응하느냐에 따라 모양이 달라져요. 한글은 그런 게 없잖아요.” - 그러면, 훈민정음이 산스크리트 문자를 모방했다는 주장은 어처구니가 없는 것 아닌가. “모방설을 주장하는 이들의 가장 큰 근거는 글자 모양이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훈민정음은 글자 모양이 왜 그런 형태가 되었는지를 해례본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음은 발음기관, 모음자는 하늘과 땅, 사람의 상형이라고 분명히 밝혀두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모방설을 주장하는 이들은 서로 닮은 사람을 보고 형제라고 우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방은 그 기원이 같고, 그 차원이 같다는 것이지만 한글은 그 어떤 문자와도 차원이 다릅니다. 민족주의 차원에서 과장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 과학입니다. 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 용비어천가, 석보상절과 월인천강지곡, 동국정운 등 관련 책을 보면 서로 연결되면서 서로의 관계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 한글 창제에 집현전 학자들의 역할은 얼마나 컸나. “훈민정음은 세종이 주도적으로 창제한 것입니다. 집현전 학자들은 한글 창제 과정에서 자료를 찾아주거나 하는 식으로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었겠지만, 창제 아이디어, 직접적인 연구는 절대로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그 증좌로 집현전 학자 8명이 개인적으로 훈민정음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공동 창제라면 안 쓸 리가 없잖아요. 당시 집현전 학자 대다수가 아무리 천재라고 해도 20대 중반이었습니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 창제에 힘쓸 때 이들은 과거 시험을 준비하는 10대였을 겁니다. 굳이 도왔다고 한다면 정인지와 최항 정도였을 겁니다. 하기야 소통을 중시했던 박지원, 박제가, 정약용과 18~19세기 실학자들도 한글 쓰기를 거부했습니다. 조선시대 양반 사대부들은 한자 이외의 문자를 상상하는 게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창제에 개입했겠습니까.” “배익기 소유 해례본… 몇쪽 남았는지 밝혀야상주본 공개사진 보니 글자 획 간송본과 같아상주본 주석은 경상도 방언에 18세기 표기법조선시대 훈민정음 연구사·소장자 규명길 열려”한글과 훈민정음, 해례본을 칭송하지만 정작 훈민정음 해례본 전공자는 국내에서 5명이 채 되지 않는 실정이다. 대학의 국문과 및 국어교육과 과정에서도 훈민정음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있다. 반면에 그는 우리말과 관련해 80권의 책을 냈고 120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국어교육학 및 훈민정음학 2개의 박사학위 취득자인 그는 20여개 대학에서 40여차례 임용에서 퇴짜를 맞았다. 대학에서 훈민정음 전공자를 뽑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훈민정음 해례본 입체강독본’ 책을 내고 두 달 간 강의하는 강좌를 개강했다. 유튜브로 훈민정음대학교 채널을 만들어 방송도 하고 훈민정음 해례본 한글본 손바닥책을 만들어 학생신문사와 함께 온국민 읽기 운동을 벌이겠다고 한다. - 훈민정음 해례본과 관련해 배익기씨가 보관하고 있다는 상주본이 뉴스에 자주 등장한다. 실물을 본 적이 있나. “2016년 11월 배익기씨를 경북 상주에서 한글운동 단체 대표로 이대로, 최기호 선생님과 같이 만난 적이 있습니다. 훈민정음 해례본 실물은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배씨가 소장한 해례본을 통상 ‘상주본’이라고 하는데, 절반 정도만 남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66쪽 전체 갸운데 30~40쪽 남아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정확히 밝혀주면 좋은데…, 배씨가 공개한 일부 사진 등을 보면 남아있는 상태가 비교적 좋고, 주석 같은 기록이 여백에 쓰여 있습니다. 글자에 삐친 획이라든지, 계선이 간송본과 똑같아요. 여백의 주석은 경상도 방언으로, 18세기 이후 표기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경상도 선비가 소장하면서 연구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 배씨 소장본 가치가 1조원이라는데, 어떻게 그런 어마어마한 금액이 나왔을까요. “해례본은 값어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해 무가지보(無價之寶)라고 합니다. 서울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해례본이 2016년 40일간 전시된 적이 있습니다. 그때 하루 보험료가 1억원이었습니다. 이는 보험회사가 평가한 것으로 유럽의 고문서나 대가의 그림 작품 등의 가치를 감안해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루 1억원의 보험료라면 최소 1조원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지요. 상주본이 간송본과 같다면 가치가 그렇겠지만, 남아있는 상태가 같지 않으니 가치가 꼭같지 않을 겁니다. 다만 서지학적으로 상주본은 위아래 여백이 간송본보다 온전히 남아 있어 해례본의 원래 크기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상주본의 여백에 남은 주석 기록이 조선시대 한글 연구 및 소장자의 역사를 알 수 있지 않을까요.” “해례본, 세종 당시 딱 한번 발행돼간행 50여년만에 희귀서적으로 변해문자 기득권, 해례본 빨리 폐기한 듯”- 해례본, 왜 이렇게 귀한 책이 됐나. “지금까지는 간송본과 상주본 두 권의 존재가 확인됐습니다. 1446년 딱 한번 인쇄되었지요. 해례본은 간행 후 50여년 만에 희귀 서적으로 변했습니다. 당시 목판으로 500권 정도를 발간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만 그만큼 빨리 책들이 사라진 것지요. 이는 아마 문자 기득권층인 양반들이 해례본을 보고 하층민들이 문자 공부하는 것을 싫어해 폐기하고 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고 추정합니다. 어딘가 또 해례본이 나올지 모릅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적이 없는 세종대왕 서문이 온전히 남아있는 해례본이 발견되면 빅뉴스가 될 겁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고 장자연 추행 혐의’ 전 조선일보 기자 무죄…“윤지오 증언 의문”

    ‘고 장자연 추행 혐의’ 전 조선일보 기자 무죄…“윤지오 증언 의문”

    윤지오 “조씨, 강제로 장씨 무릎에 앉혀 추행”재판부 “추행 당했는데 한시간 동안 항의 없어”조씨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배우 고(故) 장자연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조선일보 기자가 재수사 끝에 10년 만에 기소돼 열린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장씨가 추행 당할 당시 목격자였던 동료 배우인 윤지오의 증언에 의문을 제기하며 “강한 의심은 들지만 혐의를 입증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는 22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전직 기자 조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장씨의 죽음 이후 제기된 성범죄 의혹과 관련해 10년 만에 기소가 이뤄졌지만, 법원은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 의혹은 2009년 장씨가 성 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사망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검찰은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를 폭행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만 기소하고 성 상납 의혹 관련 연루자는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지난해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재수사를 권고했고, 검찰은 과거 판단을 뒤집고 조씨를 기소했다. 검찰은 조씨가 2008년 8월 5일 장씨 소속사 대표의 생일파티에 참석해 장씨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고 봤다. 윤지오씨는 지난해 7월 MBC PD수첩과 지난 3월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직접 목격한 술자리 성추행 장면을 언급했다.윤씨는 “2008년 8월 5일 소속사 사장 생일파티 자리에서 고 장자연씨가 성추행당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1차에서 식사를 마친 후 가라오케로 옮긴 2차에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 조 씨가 강제로 고 장자연 씨를 무릎에 앉히고 각종 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특히 윤씨는 “조금만 숙여도 (가슴이) 훤히 보일 수 있는 흰색 미니 드레스를 입은 언니(장자연)를 테이블 위에 올라가라고 한 뒤 내려오는 도중에 조씨가 강제로 잡아당겨 언니를 무릎에 앉히고 추행으로 이어졌다. 순간 정적이 흘러 분명히 (거기 있던 사람들이) 다 봤다고 판단이 됐다”고 증언했다. 윤씨는 조씨가 방송에서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성추행을 장씨에게 한 것이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윤씨는 PD수첩 출연 당시 여러 사진 속에서 조씨를 이름과 함께 정확히 지목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시 추행 행위를 봤다고 주장하는 유일한 증인인 윤지오씨의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윤씨가 2009년 수사 당시 경찰과 검찰에서 여러 차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윤씨가 지목한 가해자가 바뀐 것이 결정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당시 윤씨는 애초 장씨를 추행한 인물에게 “언론사 대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모 언론사의 홍모 회장을 가해자로 지목했다가 나중에 조씨를 지목했다.당시 이 자리에 있던 남성 4명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조씨를 추상적으로라도 지목하지 않았다는 것이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면전에서 추행 장면을 목격했다고 하는 윤씨가 7개월 뒤 조사에서 가해자를 정확히 특정하지는 못했더라도 ‘일행 중 처음 보는 가장 젊고 키 큰 사람’ 정도로 지목할 수는 있었을 것”이라면서 “50대 신문사 사장이라고 진술한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조사를 받던 도중에 홍 회장의 알리바이가 입증되자 윤씨가 조씨를 가해자로 지목한 과정에도 의문이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윤씨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소속사 대표는 오해받는 것을 두려워해 장씨 등이 술도 따르지 않도록 관리했다고 한다”면서 “그렇다면 공개된 장소에서 추행이 벌어졌다면 최소한 피고인이 강한 항의를 받았어야 하는데, 한 시간 이상 자리가 이어졌다”는 의문도 제기했다. 재판부는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바꾼 조씨의 태도 역시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사실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윤지오가 홍모 회장이 참석했다고 진술했다는 말을 경찰로부터 듣고는 (홍 회장이) 참석하지 않았음에도 참석했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진술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정황을 보면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은 행동을 했으리라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했다.하지만 재판부는 끝내 윤씨의 증언을 믿지 않았다. 재판부는 “윤지오씨의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에게 형사처벌을 가할 정도로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가 입증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무죄를 선고받은 조씨는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남기고 법원 청사를 빠져나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107년 전 침몰한 타이타닉호 현재 모습 공개…“부식 상태 심각”

    107년 전 침몰한 타이타닉호 현재 모습 공개…“부식 상태 심각”

    107년 전 침몰한 타이타닉호는 어떻게 변했을까. 최근 대서양에서 한 탐사팀이 해저에 잠들어 있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이 난파선을 조사하며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화제다.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한 유명 탐험가가 이끄는 한 탐사팀이 14년 만에 뉴펀들랜드 해안의 수심 3810m 해저에 있는 타이타닉을 다시 방문했다.지난 5월에도 세계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의 챌린저 해연 수심 약 1만928m 지점 탐사에 성공해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던 미국의 억만장자이자 해저탐험가 빅터 베스코보가 이끄는 탐사팀은 이달 초 유인 잠수정을 타고 잠수해 다섯 번에 걸쳐 타이타닉을 조사하며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크고 호화스러웠던 이 여객선은 금속을 먹는 박테리아와 염분에 의해 빠르게 부식되고 심해 해류의 영향으로 형체를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손상됐다. 이에 대해 이번 원정에 참여한 역사학자 파크 스티븐슨은 “타이타닉 열성 팬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선장실 등은 이제 사라졌다. 한쪽 갑판 전체가 무너져 내린 상태”라면서 “타이타닉은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탐사팀이 공개한 영상은 철로 된 뱃머리가 박테리아의 영향으로 녹이 심하게 슬어 고드름처럼 변한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이런 모습은 자연스러운 과정이고 타이타닉은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는 계속해서 나빠져 형체를 유지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이번 원정에 동참한 과학자 로리 존슨은 덧붙였다. 타이타닉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은 쉽게 얻은 것은 아니다. 탐사팀은 기상 악화와 거센 조류 탓에 타이타닉 주변을 항해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타이타닉이 잠들어있는 해저는 빛도 거의 없고 수압이 강해 대부분의 생명체에게 살기 좋은 곳은 아니다. 하지만 이전 탐사에서 철을 먹는 미생물들이 집락(콜로니)을 이뤄 5만 t의 철을 서서히 녹슬게 하고 고운 가루 형태로 만들어 해수로 퍼져나가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대해 탐사팀은 타이타닉은 오는 2030년까지 완전히 파괴되리라 예측된다고 결론지은 바 있다.타이타닉호는 지난 1912년 4월 10일 영국 사우샘프턴항에서 미국 뉴욕항으로 대서양 횡단 항해를 시작해 4일째 되는 14일 오후 11시 40분쯤 빙산에 충돌해 15일 이른 아침 뉴펀들랜드의 남쪽 약 600㎞ 지점에서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선자 2208명 1513명이 사망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34년전 ‘공짜티켓’ 들고 디즈니랜드 간 여성, 입장 됐을까

    34년전 ‘공짜티켓’ 들고 디즈니랜드 간 여성, 입장 됐을까

    34년 전 당첨된 공짜티켓을 들고 디즈니랜드를 찾은 여성이 화제다. 디즈니랜드 측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에 1985년 발급된 티켓을 들고 나타난 캐나다 여성의 입장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지난 1985년 8월 28일, 당시 14세였던 타미아 리처드슨(48)은 어머니와 함께 디즈니랜드를 방문했다. 이날 디즈니랜드는 개장 30주년 기념 경품 행사를 벌이고 있었고, 리처드슨은 가장 낮은 등급의 경품인 ‘공짜티켓’에 당첨됐다. 이후 몇 번이나 더 디즈니랜드를 찾았지만 당첨 사실은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녀는 얼마 전 우연히 이 티켓을 발견했다. 리처드슨은 “예전 사진 등이 들어 있는 상자를 정리하다 우연히 34년 전 디즈니랜드 공짜티켓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이제는 그날 그때의 자신만 한 딸들이 있는 중년 여성이 됐지만, 티켓을 본 순간 10대 시절 추억 속으로 빠져든 그녀는 이번에는 어머니가 아닌 딸들과 함께 디즈니랜드를 방문했다. 그리고 디즈니랜드 측은 1985년 발급된 티켓을 내민 그녀의 입장을 허용했다. 디즈니랜드 측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출입구에 있던 직원이 1985년 발급된 티켓을 보고 놀라긴 했지만, 매니저와의 통화 후 새로운 티켓으로 교환해주었다”고 밝혔다. 당시 디즈니랜드 입장권 가격은 16.5달러(약 1만9850원). 현재 입장권 가격은 150달러(약 18만 원) 상당으로 약 10배나 비싸진 데다, 여름 성수기 가격은 199달러(약 24만 원)까지 치솟기도 하지만 해당 티켓에는 유효기간이 따로 기재돼 있지 않았다. 덕분에 리처드슨은 디즈니랜드 파크와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이용이 가능한 하루 이용권을 받아들고 딸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캐나다 앨버타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리처드슨은 “오래된 티켓이라 입장이 거절되면 어쩌나 망설여지기도 했고 걱정도 됐지만 들어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라면서 “이제는 딸들이 그때의 내 나이가 됐지만 나 역시 소녀로 돌아간 기분으로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라며 기뻐했다. 1955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처음 문을 연 디즈니랜드는 연간 입장자 1000만 명, 개장 이후 입장자 총 2억 명을 넘어서며 명실상부 세계 최대 테마파크의 입지를 지키고 있다. 1983년 일본, 1992년 프랑스에 이어 2005년 홍콩, 2016년 중국까지 전 세계 곳곳에 디즈니랜드를 개장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대한항공, 日노선 대거 감편… 동남아·中 운항은 공급 확대

    대한항공이 일본 노선을 줄이고 동남아·중국 노선의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관계가 나빠지면서 일본 노선 수요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16일부터 주 14회 운항해 온 ‘부산~오사카’ 노선을 중단한다. 11월 1일부터는 주 3회 운항하는 ‘제주~나리타’ 노선과 주 4회 운항하는 ‘제주~오사카’ 노선이 운휴에 돌입한다. 주 3회 운항하는 ‘인천~고마쓰’ 노선과 ‘인천~가고시마’ 노선은 다음달 29일부터 11월 16일까지, 주 5회 운항하는 ‘인천~아사히카와’ 노선은 다음달 29일부터 10월 26일까지 한시적으로 운항을 중단한다. 또 주 28회 운항하던 ‘인천~오사카’ 노선과 ‘인천~후쿠오카’ 노선은 7회씩 감편된다. ‘인천~오키나와’ 노선은 주 7회에서 4회로, ‘부산~나리타’, ‘부산~후쿠오카’ 노선은 주 14회에서 7회로 줄어든다. 대신 대한항공은 ‘인천~다낭(베트남)’ 노선을 주 7회 증편한 21회, ‘인천~치앙마이(태국)’ 노선과 ‘인천~발리(인도네시아)’ 노선을 각각 주 4회씩 늘린 11회씩 운항할 계획이다. ‘인천~장자제’, ‘인천~항저우’, ‘인천~난징’ 등 중국 노선 신규 취항을 추진 중이다. ‘인천~베이징’ 노선은 주 3회 늘어난 17회를 운항한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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