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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언석 “공소취소·세금폭탄·파업대란 저지, 기호 2번이 답”

    송언석 “공소취소·세금폭탄·파업대란 저지, 기호 2번이 답”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송언석 원내대표는 18일 “공소취소를 막는 투표, 세금폭탄을 막는 투표, 파업대란을 저지하는 투표, 위험한 정권과 불안한 집권여당의 독주를 견제하는 선택이 바로 국민의힘”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6·3 지방선거는 ‘위험한 이재명 정권, 불안한 더불어민주당’의 독주를 견제하는 선거”라며 “대통령 한 사람의 범죄를 없애기 위해 대통령의 권력을 동원하는 공소취소 사법쿠데타를 허용할 수 없다. 장특공(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 보유세 인상,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등 지방선거 이후에 대기하고 있는 세금폭탄, 허락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송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은 지난 1년 동안 대통령 권력과 국회 다수당 권력으로 국가적으로 위험한 일들을 제멋대로 추진했다”며 “방송장악 3법으로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노란봉투법으로 산업현장을 파괴하고, ‘사법파괴 3대 악법’으로 사법부의 독립을 파괴하고, 검찰 해체와 특검 중독으로 민생범죄 수사 기능을 해체했다”고 열거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마침내, 대통령 한 사람의 범죄를 없애기 위해 권력을 총동원하는 공소취소를 감행하겠다고 한다”고 했다. 특히 송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부족했다. 저희가 견제하기에 의석수도, 능력도 모자랐던 것이 사실이다”면서도 “저희의 부족함을 국민 여러분께서 채워달라. 국민들께서 내려주시는 강력한 경고만이 정권의 폭주를 막아 세우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호소했다. 송 원내대표는 “더 이상 정권이 이렇게 독주하면 나라가 위험하고 우리 미래가 불안하겠다고 생각하신다면, 기호 2번이 답”이라며 “정권의 독주를 견제해 주십시오. 여당의 오만을 심판해 주십시오. 폭정을 막아 주십시오”라고 강조했다.
  • 일본에 빼앗긴 ‘고려의 미소’…복제본으로 648년 만에 귀환

    일본에 빼앗긴 ‘고려의 미소’…복제본으로 648년 만에 귀환

    고려 말 왜구에 약탈당했다가 국내에 돌아왔으나 법적 분쟁 끝에 일본으로 반환된 충남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 복제 불상이 부처님 오신 날을 일주일 앞두고 고향에 봉안됐다. 충남도는 17일 서산 부석사에서금동관음보살좌상 복제본 봉안식을 개최하고 불상을 시민에게 공개했다. 금동관음보살좌상은 고려 충숙왕 때인 1330년 서주(서산의 고려시대 명칭) 도비산 부석사에서 보권도인 계진 등 32인이 제작했다. 불상은 내부 ‘결연문’(結緣文)을 통해 제작 시기·장소·목적이 명확히 확인된다. 높이 50.5cm, 무게 38.6㎏의 금동 작품으로 고려 불교 문화의 높은 수준을 보여 주는 문화유산이다. 불상은 1378년 왜구의 약탈로 일본으로 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일본 나가사키현 쓰시마시 간논지(觀音寺)에 보관돼 왔다가 2012년 10월 국내 문화유산 절도단에 의해 한국으로 반입됐고, 서산 부석사가 소유권 반환 소송을 제기하며 국내외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2023년 10월 간논지 측의 취득시효 완성 인정 판결을 최종 확정했으며 불상은 지난해 5월 일본으로 반환됐다. 봉안된 복제본은 원본과 같은 성분과 기법으로 제작됐다. 불상 복원 사업을 추진한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간논지의 공식 복제 허가와 일본 기업이 제공한 3차원(3D) 스캔 데이터를 바탕으로 1330년 제작 당시 불상 표면의 미세한 굴곡까지 정밀하게 복원했다. 또 전통 청동 주조 분야 장인이 불상 본체를 제작하고 전통 도금 방식인 개금 기법을 적용해 청동 표면에 옻칠한 뒤 순금박을 입혔다.
  • 생각하고 무리 짓는 ‘K좀비’… 칸의 밤을 뒤흔들다

    생각하고 무리 짓는 ‘K좀비’… 칸의 밤을 뒤흔들다

    관객들 2300석 대극장 가득 채워 영화 끝난 뒤 5분간 ‘뜨거운 박수’연 감독 “소수의견은 인간의 특성”박찬욱, 佛예술 공로 최고 훈장 받아 연상호 감독이 ‘부산행’(2016)과 ‘반도’ (2020)에 이어 내놓은 새 좀비 영화 ‘군체’가 칸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뜨거운 반응과 박수로 화답했다. 제79회 칸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된 ‘군체’는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됐다. 칸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은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과 함께 레드카펫에서 ‘군체’ 팀을 직접 마중 나와 연 감독을 포옹하며 격려했다.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은 스릴러, 공포 등 장르적 색채가 강한 작품을 소개하는 비경쟁 부문이다. ‘한밤의 상영회’라는 이름에 걸맞게 15일 자정에 레드카펫 행사를 열고 바로 상영이 이어졌고, 2300석 규모의 대극장을 꽉 채운 관객들은 영화가 끝난 뒤 5분간 박수를 보낼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군체’는 집단 감염 사태가 벌어진 도심 대형 쇼핑몰 건물에 고립된 생명공학자 권세정(전지현 분)과 건물 보안요원 현석(지창욱), 현석의 누나 현희(김신록) 등 생존자들이 감염자들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담았다. 감염자들이 처음에는 기어 다니다가 두 발로 걷고, 나중에는 무리를 지어 생존자들을 공격하는 등 진화를 거듭하면서 공포가 극대화된다. 이 영화에서 좀비 사태를 일으키는 생물학 박사 서영철(구교환)은 인간의 모든 비극이 소통의 불완전함에서 온다고 믿고, 서로 생각을 공유하는 ‘좀비 군체’로 진화하도록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연 감독은 좀비들이 서로 지성을 공유하며 한 몸처럼 움직인다는 설정을 통해 인공지능(AI) 시대에 인간성의 의미를 묻는다. ‘부산행’ 이후 10년 만에 칸영화제를 찾은 연 감독은 “AI는 ‘보편적 사고’의 총합이라 소수의견이란 게 없는 알고리즘인 데 반해, 인간은 소수의견을 낼 수 있는 존재”라면서 “개별성이 인간의 소중한 특질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쉽게 설득하기 위해 이전 작업보다 좀 더 어려운 과정을 통해 내용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연 감독은 “‘군체’ 후속작을 만들 계획은 없다”면서 “‘군체’ 이후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지를 다룬 그래픽 노블을 써두었다. 이를 바탕으로 한 게임 제작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칸에서 첫선을 보인 ‘군체’는 오는 21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한편 이번 칸영화제에서 한국인 최초로 심사위원장을 맡은 영화감독 박찬욱은 프랑스 정부로부터 최고 등급 문화예술 공로 훈장인 ‘코망되르’를 받았다. 한국인이 이 훈장을 받은 것은 2002년 김정옥 당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 2011년 지휘자 정명훈, 지난해 소프라노 조수미에 이어 네 번째다.
  • 맨발 90세도, 애니 복장 친구도… ‘두 발의 열정’ 한강변 달궜다[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맨발 90세도, 애니 복장 친구도… ‘두 발의 열정’ 한강변 달궜다[서울신문 하프마라톤]

    지난해보다 1시간 당겨 고온 방지절반은 20·30대… 외국인들도 참가8세 어린이 “아빠와 뛰는 순간 좋아”법무사·공무원 등 동호인들 발걸음배우 권오중 “아내가 더 잘 뛰어요”최고령 신홍철 “올해로 대회 졸업” 16일 오전 7시 무렵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의광장 일대는 ‘2026 서울신문 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로 꽉 찼다. 상암동에서부터 가양대교를 건너 한강 위를 달리는 이번 대회에는 막 돌을 넘긴 아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함께 달린 아빠부터 90세 맨발의 마라토너까지 친구·연인·가족 등 시민 1만명이 함께했다. 7시 30분 출발선에 모인 참가자들은 하프, 10㎞, 5㎞ 코스 순서로 차례로 출발했다. 대회 진행을 맡은 방송인 배동성씨의 카운트다운이 울려 퍼지자 참가자들은 함성을 지르며 힘차게 발을 내디뎠다. 참가자들은 “파이팅”, “완주하자” 등을 외치며 초면인 러너들과도 응원을 주고받았다. 김성수 서울신문 사장은 대회사에서 “5월 한강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기를 마음껏 즐기시고, 오늘 대회가 여러분의 삶에 활력을 다시 불어넣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대회는 지난해보다 1시간 앞당겨 시작됐다. 덕분에 참가자들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초여름 더위를 피할 수 있었다. 평화의광장과 구룡사거리를 차례로 지나 오른 가양대교에서는 아침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 한강 물결이 참가자들을 맞이했다. 가양대교를 건넌 러너들은 서울 도심과 한강이 어우러진 풍경을 바라보며 두 팔을 들어 올리고 환호했다. 4명의 친구와 함께 참가한 박진규(32)씨는 “오르막길에 지칠 뻔도 했지만, 대교에 들어서자 맞이한 한강 풍경에 마음까지 탁 트였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 공식 음료로는 ‘파워에이드’가 준비됐다. 참가자들은 부스에서 나눠 받은 음료병을 하나씩 들고 마라톤 전후 더위를 달랬다. 최근 몇 년 새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마라톤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이번 대회도 20~30대 참가자가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고려대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에밀리 모우라(21)는 “BTS와 블랙핑크를 비롯한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 한국에 왔다”며 “한국에서 처음 뛰는 마라톤이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친구 2명과 함께 온 직장인 이다예(28)씨는 “많은 사람과 한마음으로 한강 위를 달리는 벅찬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40대(30.2%)와 50대(14.0%), 10대(2.2%) 참가자 중에는 온 가족이 함께 대회를 찾은 경우가 많았다. 한석희(48)씨 가족은 6명이 함께 흰색 운동복을 맞춰 입고 참가했다. 한씨는 “재작년부터 3회 연속 참가하고 있다. 서울신문 마라톤 덕분에 운동하는 습관을 들였다”며 웃었다. 아버지 이상훈(43)씨와 10㎞ 코스에 참가한 이건희(8)군은 “아빠와 뛰는 순간이 좋아 달리기를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라톤 동호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법무사들이 모인 ‘달리는 법무사’ 소속 회원 17명은 마라톤 시작 전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었다. 기상청(49명), 국가유산청(27명), 보건복지부(17명) 등 기관 마라톤 동호회 소속 참가자들도 적지 않았다. 중앙대 마라톤 동아리 ‘카우온’ 소속의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 이리아(21)는 “두 달 전 한국에 와 평소 좋아하던 마라톤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며 “여러 사람이 함께 달리며 땀 흘리는 모습이 매번 새롭고 즐겁다”고 말했다. 개성 넘치는 참가자들도 눈길을 끌었다. 윤성현(40)씨는 30년 지기 친구 2명과 함께 애니메이션 ‘나루토’에 등장하는 ‘아카쓰키’ 집단의 복장을 입고 대교 위를 달렸다. 윤씨는 “이번 코스프레 이름은 ‘포티 나루토’”라며 “우정을 다지기 위해 친구들과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최근 하늘로 떠나보낸 반려견 ‘도도’의 그림이 그려진 흰색 민소매 티셔츠를 입은 유원일(45)씨도 시선을 모았다. 배우 권오중(55)씨도 5㎞ 코스에 참가했다. 아내와 함께 온 그는 “2년 전부터 아내를 따라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아내가 더 잘 뛴다”며 “첫 대회라 떨리는데 다음엔 10㎞와 하프 코스에 도전해보겠다”고 전했다. 올해 최고령 참가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맨발의 마라토너’ 신홍철(90)씨였다. 그는 2017년부터 10년째 서울신문 마라톤 대회에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 신씨는 5㎞ 코스를 마친 뒤 “올해로 마라톤 대회를 졸업하려 한다. 그동안 젊은 사람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즐겁게 달렸는데 마지막이라 좀 뭉클하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고향 인천에서 맨발 산행을 하며 건강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완주의 기쁨을 나눈 뒤 결승선을 통과하는 이들을 향해 “고생했다”, “잘했다”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결승선을 배경으로 삼삼오오 기념사진을 찍거나 한껏 웃어 보이며 완주의 순간을 기록하기도 했다.
  • “고려인, ‘불쌍한 동포’ 아닌 중앙亞 개척자… 한류 덕에 자신감”[월요인터뷰]

    “고려인, ‘불쌍한 동포’ 아닌 중앙亞 개척자… 한류 덕에 자신감”[월요인터뷰]

    러 연해주서 카자흐로 강제 이주 한국말 잃고 유랑민의 슬픔 체감고려일보·극장 통해 공동체 유지낯선 땅에서 풍부한 정체성 얻어발전한 한국 보며 깊은 감동 느껴 한국어·음식 인기 덕에 당당해져러 독립운동사, 민족 뿌리 찾는 일가족사 담은 회고록, 역사로 남길“기록되지 않은 고통은 개인의 슬픔으로 사라집니다. 글로 남길 때 비로소 민족의 역사가 됩니다. 강제 이주라는 절박한 상황 속 고려인들은 우리말 신문(고려일보)과 극장(고려극장)을 지켜냈습니다” 고려인 지식인이자 카자흐스탄 미술계의 거장인 리 까밀라 비딸리예브나(82) 여사는 “고려인을 중앙아시아에 한민족의 강인한 생명력을 심은 개척자로 봐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미술사학자인 리 여사는 고려인의 디아스포라(강제 이주) 생존사를 기록한 회고록 ‘나는 자고배(혼혈인)다’를 지난 3월 광주 월곡고려인문화관에서 공개했다. 회고록에는 그의 아버지이자 카자흐스탄 지질학의 선구자인 리 비딸리 가브릴로비츠(1915~1999) 선생의 강제 이주와 가족의 굴곡이 담겼다. 강제 이주로 인한 고려인들의 중앙아시아 거주는 내년이면 90년이다. 월곡고려인문화관의 초청으로 방한한 리 여사를 서울 중구 한국국제교류재단(KF) 서울사무소에서 지난달 10일 만났다. 러시아어 통역은 김병학 월곡고려인문화관장이 맡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자고배는 어떤 의미인가. “자고배는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이 타 민족과 결혼해 낳은 아이를 부르던 말이다. 나는 고려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내게 이 단어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고독한 경계인의 낙인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내 안에는 러시아어라는 사유의 도구와 고려인 특유의 끈질긴 생명력이 함께 흐르고 있다.” -가족이 강제 이주 당한 건가. “전주 이씨인 할아버지(리환유)는 구한말 서울에서 연해주로 이주했다. 하지만 스탈린 집권기인 1937년 9월, 고려인들이 일제의 간첩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강제 이주 명령이 내려졌다. 고모부이자 항일 독립투쟁가인 김 미하일 미하일로비츠(1896~1938)는 간첩 누명을 쓰고 처형당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지질학을 공부하던 아버지는 카자흐스탄 악쭈빈스크에서 천신만고 끝에 가족과 재회했다. 이후 지질탐사대원으로 파견된 곳에서 지질학도였던 러시아인 어머니(나르바이트 갈리나 옌소브나)를 만났다. 외할아버지 역시 공산당 간부였으나 독일 간첩 누명을 쓰고 처형된 터라, 두 분은 동서양에서 ‘인민의 원수’ 가족이라는 아픔을 공유하며 부부의 연을 맺었다.” -고려인의 정체성을 언제 느꼈나. “소련 시절인 16세 때 첫 여권을 만들며 민족 표기란에 ‘러시아인’으로 적었다. 어머니는 제가 러시아 문화권에서 자랐으니 러시아인으로 등록하길 바랬다. 하지만 여권을 본 아버지의 실망 가득한 눈빛을 잊을 수 없었다. 제 겉모습도, 내면의 끌림도 러시아인이 아니었다. 결국 18세 때 당국에 ‘여권을 분실했다’고 말하고 ‘고려인’으로 정정했다. 내 진짜 이름을 되찾은 기분이었다.” -디아스포라를 겪은 고려인은 어떤 존재인가. “우리는 낯선 땅에 던져졌으나 그곳에 자신만의 뿌리를 깊게 내린 당당한 개척자들이다. 내 몸 안에는 고려인의 피가 흐르고, 내 사유는 러시아어로 이뤄지며, 내 삶의 터전은 카자흐스탄이다. 이 세 세계가 하나로 어우러진 모습이 바로 오늘날 고려인의 정체성이다. 이는 남들이 갖지 못한 ‘두 배의 풍요’라고 본다.” -고려인으로서 정체성을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미술사학자인 나는 그 사람이 발을 딛고 선 ‘문화적 토양’을 중요하게 본다. 내 몸을 키운 것은 카자흐스탄의 대지이지만, 내 영혼의 뿌리는 조상들의 땅, 한국을 향해 뻗어 있었다. 정체성이란 단순히 어디서 태어났느냐가 아니라, 영혼이 어디를 지향하고 있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고려인 사회에서 한국어는 어느 정도 사용되나. “냉정하게 말해, 우리 세대와 젊은 세대 모두 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지 못한다. 강제 이주 이후 소련의 강력한 동화 정책 속에서 우리는 생존을 위해 러시아어를 선택해야만 했다. 한국어를 쓰시던 할머니와 깊은 대화를 나눠보지 못했을 때, 할머니의 눈빛 속에 담긴 그 수많은 사연을 끝내 다 이해할 수 없었을 때, 언어를 잃어버린 디아스포라의 슬픔을 뼈저리게 느꼈다.” -고려인 공동체가 붕괴하지 않고 정체성을 지켜온 비결은 무엇인가. “우리에게는 두 개의 기둥이 있다. 하나는 우리말 신문 ‘고려일보’이고, 다른 하나는 ‘고려극장’이다. 1937년 강제 이주라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고려인들은 신문사의 활자 주조기와 무대 의상을 챙겨 화물열차에 올랐다. 먹을 빵조차 부족하던 시절에도 언어와 예술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다. (1938년 ‘레닌 기치’로 개칭됐다가 1991년 이름을 되찾은) 고려일보는 우리가 누구인지 잊지 않게 해주는 유일한 통로였다.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도 극장은 문을 열었고, 사람들은 민족의 노래와 춤, 연극을 보며 영혼을 치유했다.” -1937년 강제 이주 당시 고려인들의 수난사가 가슴 아프다. “당시 연해주에서 화물열차에 실려 6000㎞를 이동한 고려인들이 내던져진 곳은 중앙아시아의 허허벌판이었다. 영하 40도의 칼바람이 부는 그 벌판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사투를 벌였다. 천막조차 부족했던 그곳에서 어른들은 원을 그리며 겹겹이 늘어섰다. 그리고는 그 한복판에 아이들을 모아놓고 자신들의 몸으로 칼바람을 막아내는 ‘인간 벽’이 됐다. 밤새도록 서로의 온기를 나누었지만, 아침이 밝으면 가장 바깥쪽에 섰던 어른들은 얼어 죽은 채 발견되곤 했다.” -어떻게 살아남았나. “황무지에서 고려인들은 땅을 파고 볏짚이나 누더기를 덮어 ‘토굴’을 만들어 버텼다. 하지만 그 비극 속에서도 생명의 끈을 이어준 것은 이름 모를 현지인들의 자비였다. 고려인들이 처음 정착했을 때, 카자흐스탄 아이들이 우리를 향해 하얀 돌멩이 같은 것을 던졌다. 처음에는 우리를 공격하거나 조롱하는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그것은 ‘쿠르트’라고 불리는 딱딱하게 말린 치즈였다. 카자흐스탄인들의 포용력이 없었다면 고려인의 역사는 거기서 끊겼을지도 모른다. 서로를 겹겹이 에워싸며 추위를 견디는 우리를 보고 그들의 마음이 움직였다고 들었다.” -카자흐스탄 내 고려인 규모는. “현재 카자흐스탄에는 10만~11만명의 고려인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조상의 땅인 한국에도 이미 8만명 이상이 돌아와 정착했다고 한다. 전 세계 50만명이 넘는 고려인이 유라시아 대륙과 한반도를 잇는 거대한 ‘글로벌 인간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셈이다.”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의 정체성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나. “글로벌화로 민족의 경계가 옅어지는 상황이라 단언하기 어렵다. 하지만 나는 그 답을 한국의 태극기에서 찾곤 한다. 미술사학자의 시각에서 보면 태극기는 단순한 국기가 아니라, 대조적인 두 색이 완벽한 질서를 이루는 예술품이다. 빨강과 파랑이 서로 밀어내지 않고 하나의 원 안에서 섞이듯, 내 안의 서로 다른 민족적 뿌리들도 그렇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나는 평소 이러한 ‘대조와 조화’라는 한국적 미학에서 깊은 영감을 얻었다.” -평소 모국에 대한 생각은 어떠했나. “아버지는 평생 한반도 땅을 밟길 열망했다. 1960년대 북한으로부터 지질부 장관직을 제안받고 평양으로 가려고 했으나 인재 유출을 우려한 소련 당국의 만류로 무산됐다. 냉전 이후 아버지가 처음 한국을 방문해 눈부신 발전상을 보고 깊이 감동했던 기억이 난다. 나도 이번에 한국에서 잘 정리된 공업지대와 농업지대를 보며,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해 왔는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고려인의 비극적 가족사’를 기록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아버지는 지질학자로서 땅속의 자원을 캤지만, 나는 그가 남긴 ‘기억의 자원’을 캐 이 자리에 섰다. 연해주에서 항일 무장 투쟁을 이끌었던 고모부 김 미하일 같은 이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우리도 없었을 것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처절하게 싸웠지만 ‘인민의 원수’나 ‘간첩’이라는 오명을 쓰고 숙청당해야 했던 삶을 잊을 수 없다. 우리가 그 이름을 다시 불러주고 기록하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추억하는 일이 아니라 민족의 자존심을 수습하고 복원하는 일이다.” -고려인에게 한국적 요소는 남아있나. “돌잔치 문화다. 현지에서는 ‘톨(Tol)’이라고 부르는데, 우리는 1937년 척박한 땅에서도 아이의 첫 생일만큼은 반드시 챙겼다. 쌀과 돈, 실과 연필을 상에 올리고 아이의 미래를 축복하는 돌잡이 전통은 살아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이 문화가 카자흐스탄인들 사이에서도 전파됐다는 점이다. 서로 다른 민족이 긴 시간 속에서 어떻게 하나로 섞이고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한류의 위상이 높아진 덕분일까. “카자흐스탄 대학의 한국어학과를 보면 그 변화가 명확하다. 과거에는 주로 고려인 학생들이 뿌리를 찾기 위해 한국어를 전공했지만, 지금은 한국어학과 학생의 대다수가 카자흐인을 비롯한 타민족 학생들이다. 한국어는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2외국어 중 하나가 됐고, 시내 식당에서도 카자흐인들이 젓가락을 사용하며 한국 음식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류는 고려인들이 현지 사회에서 더욱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해준 든든한 배경이 됐다.” -한국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 “고려인을 ‘불쌍한 동포’로만 보지 말아 달라. 우리는 비극 속에서도 카자흐스탄을 함께 일궈낸 당당한 주역이자 개척자들이다. 분단과 유랑의 역사는 우리 모두의 몸에 새겨진 공동의 흉터다. 고려인의 역사를 남의 이야기가 아닌 ‘민족의 확장된 외연’으로 받아들여 주길 바란다. 기록된 고난은 위대한 역사가 된다. 우리가 기록을 멈추지 않을 때 우리의 자존심도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리 까밀라 비딸리예브나 여사는 소련 시절인 1944년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나 알마티 외국어사범대와 미술 명문 대학인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미술 아카데미를 졸업했다. 알마티 과학아카데미 대학원을 나와 카자흐스탄 조형미술 연구센터 학술연구원장 등을 역임했다. 200여 건의 논문과 기고 등 저술 활동을 한 미술사학자이자 미술평론가다. 카자흐스탄 정부로부터 문화공로훈장과 대통령 표창, 공훈 활동가 칭호 등을 받았다. 현재 유네스코 산하 국제미술평론협회 회원이다.
  • “건보료 납부 몇천원 차에 탈락”…고유가 지원금에 엇갈린 표정

    “건보료 납부 몇천원 차에 탈락”…고유가 지원금에 엇갈린 표정

    소비쿠폰보다 지급 대상자 축소자영업자·직장인 불만 글 쏟아져 18일부터 7월 3일까지 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지급이 시작된다. 지급 대상자는 소득 하위 70%, 약 3600만명이다. 정부가 지난 16일 지급 대상 여부를 사전에 안내하면서 “몇 천원 차이로 탈락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날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외벌이 가구 중 직장가입자 1인 가구는 한 달 건강보험료가 13만원 이하, 2인 가구는 14만원 이하, 지역가입자 1인 가구는 8만원 이하, 2인 가구는 12만원 이하면 지원금을 받는다. 지난해 재산세 과세 표준 합계액이 12억원을 넘거나 금융소득 합계액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맞벌이 부부 등은 외벌이 가구 선정 기준보다 가구원 수를 1명 더한 기준을 적용해 형평을 맞췄다. 수도권은 10만원, 인구감소 특별지원지역은 최대 25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지원금 사용 기한은 8월 31일이다. 사용 지역은 주소지 관할 지방자치단체, 사용처는 연매출액 30억원 이하 가맹점과 소상공인 매장이다. 주유소는 연매출액 제한이 없다. 다만 시민들 사이에선 반응이 엇갈린다. 서울 직장인 김모(34)씨는 주말 사이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국민비서 알림을 받고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1인 가구인 김씨는 건보료가 월 13만원을 조금 넘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는 “출퇴근할 때 기름값이 얼마나 올랐는데, 몇 천원 차이로 누구는 받고 누구는 못 받는 상황이 허탈하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는 한모(42)씨는 “중동 사태 이후 원재룟값이 모두 올라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이 많지 않다”며 “지난해 민생쿠폰 때처럼 지원금을 기대했는데, 이번엔 지원금 10만원조차 받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지원금 선별 논란은 매번 반복되고 있다. 정부는 2021년 코로나 상생 지원금을 국민 80%에게 지급했다가 ‘배제 논란’이 일자 지난해 소비쿠폰은 지급 기준을 90%까지 확대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원금 지급 기준이 어떻게 마련됐는지,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국민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제주를 AX 전진기지로 대전환”[6·3선거 후보 인터뷰]

    “제주를 AX 전진기지로 대전환”[6·3선거 후보 인터뷰]

    위성곤 ‘더불어 사는 세상’AI 데이터센터로 관광지역 탈피제2공항 갈등, 주민 뜻으로 결론 6·3 지방선거 제주지사에 도전하는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최대 현안인제2공항 문제에 대해 “지난 10여 년간 제주 사회를 갈라놓은 갈등을 더 이상 끌어선 안 된다”며 “이제 더 미루지 말고 도민의 뜻으로 결론을 내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지역구 3선 출신으로 출사표를 낸 위 후보는 1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주에 40㎿급 국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해 제주를 관광지에서 첨단 기술이 유통되는 ‘AI 전환(AX) 전진기지’로 대전환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제주 제2공항에 찬성 입장인데. “주민투표, 공론화 조사를 포함해 정보 공개, 토론, 전문가 검증 등 충분한 숙의 과정을 만들겠다. 반대 여론이 우세하면 현 제주공항 확충과 항공 수요 분산, 관광 질적 전환, 예정지 지역 보상 방안 등을 정부와 협의하겠다.” -출마를 결심한 계기는. “제주에는 변화와 새 리더십이 절실하다. 민생경제 침체, 청년 유출, 관광산업 정체 등 산적한 지역 문제를 익숙한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청년이 제주를 떠나는 현실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취업·창업·주거를 연결하는 패키지 청년 정책을 추진하겠다. 혁신 스타트업 500여 개를 육성하는 청년창업 도시를 조성하고, 월 3만원 기본주택 등 다양한 주거 모델도 지원하겠다.” -제주 관광산업 위기 타개책은. “체류형·질적 관광으로 전환해 AI 기반 관광 생태계, 데이터 관광 정책을 추진하겠다. K컬처와 지역문화를 결합한 체류형 콘텐츠를 확대하고 웰니스·야간 관광, 반려동물 친화 도시, 무장애 관광을 육성하겠다.” -정치 철학은. “막스 베버의 ‘소명으로서의 정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트를 읽으며 정치인의 자세와 원칙을 생각했다. 아버지는 ‘억울한 사람이 없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사회가 공정할 때 ‘더불어 사는 세상’도 열린다.”
  •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유모차 러너에서 90세 맨발의 마라토너까지…1만명 한강 위 달렸다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유모차 러너에서 90세 맨발의 마라토너까지…1만명 한강 위 달렸다

    16일 오전 7시 무렵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의광장 일대는 ‘2026 서울신문 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로 꽉 찼다. 상암동에서부터 가양대교를 건너 한강 위를 달리는 이번 대회에는 막 돌을 넘긴 아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함께 달린 아빠부터 90세 맨발의 마라토너까지 친구·연인·가족 등 시민 1만명이 함께했다. 7시 30분 출발선에 모인 참가자들은 하프, 10㎞, 5㎞ 코스 순서로 차례로 출발했다. 대회 진행을 맡은 방송인 배동성씨의 카운트다운이 울려 퍼지자 참가자들은 함성을 지르며 힘차게 발을 내디뎠다. 참가자들은 “파이팅”, “완주하자” 등을 외치며 초면인 러너들과도 응원을 주고받았다. 김성수 서울신문 사장은 대회사에서 “5월 한강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기를 마음껏 즐기시고, 오늘 대회가 여러분의 삶에 활력을 다시 불어넣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대회는 지난해보다 1시간 앞당겨 시작됐다. 덕분에 참가자들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초여름 더위를 피할 수 있었다. 평화의광장과 구룡사거리를 차례로 지나 오른 가양대교에서는 아침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 한강 물결이 참가자들을 맞이했다. 가양대교를 건넌 러너들은 서울 도심과 한강이 어우러진 풍경을 바라보며 두 팔을 들어 올리고 환호했다. 4명의 친구와 함께 참가한 박진규(32)씨는 “오르막길에 지칠 뻔도 했지만, 대교에 들어서자 맞이한 한강 풍경에 마음까지 탁 트였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 공식 음료로는 ‘파워에이드’가 준비됐다. 참가자들은 부스에서 나눠 받은 음료병을 하나씩 들고 마라톤 전후 더위를 달랬다. 최근 몇 년 새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마라톤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면서 이번 대회도 20~30대 참가자가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고려대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에밀리 모우라(21)는 “BTS와 블랙핑크를 비롯한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 한국에 왔다”며 “한국에서 처음 뛰는 마라톤이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친구 2명과 함께 온 직장인 이다예(28)씨는 “많은 사람과 한마음으로 한강 위를 달리는 가슴 벅찬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40대(30.2%)와 50대(14.0%), 10대(2.2%) 참가자 중에는 온 가족이 함께 대회를 찾은 경우가 많았다. 한석희(48)씨 가족은 6명이 함께 흰색 운동복을 맞춰 입고 참가했다. 한씨는 “재작년부터 3회 연속 참가하고 있다. 서울신문 마라톤 덕분에 운동하는 습관을 들였다”며 웃었다. 아버지 이상훈(43)씨와 10㎞ 코스에 참가한 이건희(8)군은 “아빠와 뛰는 순간이 좋아 달리기를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라톤 동호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법무사들이 모인 ‘달리는 법무사’ 소속 회원 17명은 마라톤 시작 전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었다. 기상청(49명), 국가유산청(27명), 보건복지부(17명) 등 기관 마라톤 동호회 소속 참가자들도 적지 않았다. 중앙대 마라톤 동아리 ‘카우온’ 소속의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 이리아(21)는 “두 달 전 한국에 와 평소 좋아하던 마라톤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며 “여러 사람이 함께 달리며 땀 흘리는 모습이 매번 새롭고 즐겁다”고 말했다. 개성 넘치는 참가자들도 눈길을 끌었다. 윤성현(40)씨는 30년 지기 친구 2명과 함께 애니메이션 ‘나루토’에 등장하는 ‘아카츠키’ 집단의 복장을 입고 대교 위를 달렸다. 윤씨는 “이번 코스프레 이름은 ‘포티 나루토’”라며 “우정을 다지기 위해 친구들과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최근 하늘로 떠나보낸 반려견 ‘도도’의 그림이 그려진 흰색 민소매 티셔츠를 입은 유원일(45)씨도 시선을 모았다. 배우 권오중(55)씨도 5㎞ 코스에 참가했다. 아내와 함께 온 그는 “2년 전부터 아내를 따라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아내가 더 잘 뛴다”며 “첫 대회라 떨리는데 다음엔 10㎞와 하프 코스에 도전해보겠다”고 전했다. 올해 최고령 참가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맨발의 마라토너’ 신홍철(90)씨였다. 그는 2017년부터 10년째 서울신문 마라톤 대회에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 신씨는 5㎞ 코스를 마친 뒤 “올해로 마라톤 대회를 졸업하려 한다. 그동안 젊은 사람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즐겁게 달렸는데 마지막이라 좀 뭉클하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고향 인천에서 맨발 산행을 하며 건강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완주의 기쁨을 나눈 뒤 결승선을 통과하는 이들을 향해 “고생했다”, “잘했다”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결승선을 배경으로 삼삼오오 기념사진을 찍거나 한껏 웃어 보이며 완주의 순간을 기록하기도 했다. 친구·연인·가족끼리는 물론, 주변 참가자들끼리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사진 품앗이’를 하며 추억을 새겼다.
  • “베이징 문지방 닳는다” 트럼프 방중 나흘만에 푸틴 중국 방문

    “베이징 문지방 닳는다” 트럼프 방중 나흘만에 푸틴 중국 방문

    미국과 러시아의 두 정상이 같은 달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는 전례 없는 외교 일정이 예고된 가운데 이란 전쟁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중국 외교부는 19~2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혔으며, 이란과 미국을 중재하는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도 23일부터 3일간 중국을 찾는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이란 전쟁 문제 해결을 위한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한 미중 정상회담에 이어 러시아, 파키스탄 정상과의 연쇄 회담을 통해 중동 평화를 포함한 국제 분쟁의 ‘해결사’로 나섰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이어진 잇단 서방 정상들의 방문에 대해 “세계가 중국의 시간에 맞추고 있다”면서 중국이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에 안정과 확실성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크렘린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이 마무리된 직후 푸틴 대통령의 방중 사실을 발표하면서 “국제 문제도 정상 간 회담 의제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20차례 이상 중국을 방문했으며, 가장 최근에는 지난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 열병식을 베이징 톈안먼 망루에서 참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4년 이상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지난 2월 28일 발발한 이란 전쟁에 대해 논의했지만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크렘린은 중러 정상이 이란 전쟁 등 국제 현안뿐 아니라 석유·가스 공급, 북극 항로 등 무역 및 경제 협력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측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지 나흘 만에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는 것을 두고 3월로 예정됐던 미중 정상회담이 이란 전쟁으로 연기된 데 따른 ‘우연’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올해 초 이미 조율된 일정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 정상을 연달아 만나는 것은 시 주석의 외교적 영향력을 과시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프랑스, 독일, 영국, 스페인 등 서방 주요 정상들이 올해 상반기 앞다퉈 시 주석을 예방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외교정책으로 중국이 누리는 ‘반사효과’란 분석이 나온다. 파키스탄은 샤리프 총리의 중국 방문에 대해 올해 양국 수교가 75주년을 맞았을 뿐 아니라 양국은 시 주석의 핵심 프로젝트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강한 신뢰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샤리프 총리의 방중에 앞서 지난달 25일부터 일주일간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이 중국을 찾았다. 중국 외교 수장인 왕이 외교부장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파키스탄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 법복 입고 시민들에게 합장…로봇 스님과 함께한 2026 연등회

    법복 입고 시민들에게 합장…로봇 스님과 함께한 2026 연등회

    10만 개의 연등이 뿜어내는 빛으로 도심의 거리가 화려하게 물들었다. 귀여운 ‘로봇 스님’이 법복을 입고 행진하는 모습은 시민들에게 즐거운 볼거리가 됐다. 불기 2570년 부처님오신날(오는 24일)을 앞두고 16·17일 서울 종로 일대에서 연등회가 열렸다. 대한불교조계종 등 불교 종단들로 구성된 연등회보존위원회는 16일 오후 7시 흥인지문을 출발해 조계사까지 종로에서 연등행렬을 펼쳤다. 전국 사찰과 불교단체, 일반 시민 등이 연등을 들고 행진을 펼쳤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연등회에는 어린이와 청소년, 외국인 관람객까지 포함해 총 50만 명이 넘게 모여 축제를 즐겼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은 연등행렬에 앞서 동국대 대운동장에서 봉행한 연등법회에서 “부처님께서 밝히신 진리의 빛을 따라 안으로는 내면을 평안케 하는 등불을 밝히고 밖으로는 세상의 어둠을 걷어내는 화합의 등불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연등행렬의 백미는 로봇 스님들이었다. 최근 수계식으로 화제를 모은 로봇 스님 ‘가비’를 비롯해 ‘석자’, ‘모희’, ‘니사’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4대와 ‘치유’와 ‘희망’이 각각 적힌 자율주행 로봇 2대가 행렬에 함께했다. 130㎝ 크기의 로봇 스님들의 이름은 ‘석가모니 자비희사’에서 따왔다. 인간과 기술, 전통과 미래의 조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자 조계종이 마련한 이벤트다. 로봇 스님들은 진우스님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허민 국가유산청장 등으로 이뤄진 봉행위원단 앞에 서서 흥인지문부터 탑골공원까지 40분가량 행진했다. 이들을 구경하기 위해 행렬 옆으로 시민들이 몰려들었고 로봇 스님들은 합장하거나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17일에는 조계사 앞길에 선명상, 사찰음식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부스가 마련돼 시민들이 함께했다. 이날 공평사거리 특설무대에서는 국악과 EDM이 어우러지는 연등놀이도 펼쳐졌다.
  • “머스크 아들 가방 어디 거야?”…북경서 등장한 ‘호랑이 가방’ 화제 [여기는 중국]

    “머스크 아들 가방 어디 거야?”…북경서 등장한 ‘호랑이 가방’ 화제 [여기는 중국]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6세 아들을 중국 국빈 만찬장에 동행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아들의 중국풍 ‘착장’이 온라인에서 계속 회자되고 있다. 17일 중국 언론 홍망에 따르면 이날 머스크 아들 엑스가 메고 온 가방은 구이린 자수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든 수제 가방이다. 현지 수공예 브랜드 제품으로, 호랑이 얼굴 형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크로스백이다. 가방에는 중국 전통 길상 의미도 담겼다. 혀 부분의 두꺼비 자수는 재물을 불러온다는 뜻이고, 코 부분 나비 문양 자수는 복이 겹친다는 의미라고 한다. 중국 매체들은 “브랜드 로고 하나 없는 수제 가방이 세계 최고 부호의 아들을 통해 주목받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관심을 끈 건 이 제품이 공장 대량생산 제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광시 지역 좡족·야오족·둥족 등 소수민족 여성 장인들이 직접 바느질하며, 재단부터 자수·봉제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가방 하나를 완성하는 데는 일주일 정도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방과 함께 화제가 된 건 엑스가 입은 중국풍 조끼였다. 민소매 형태에 중국식 매듭 단추와 작은 스탠드 칼라가 들어간 디자인으로, 중국 온라인에서는 ‘신만식’(新满式) 스타일이라고 부르고 있다. 실크 소재를 사용해 부드럽고 가벼운 느낌을 강조한 의상이다. 중국에서는 이번 화제를 단순한 ‘스타 키즈 패션’ 이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중국 전통 공예가 자연스럽게 세계에 소개됐다”, “중국식 미적 감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실제로 해당 가방의 온라인 주문량은 기존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가격은 할인 적용 기준 약 338위안으로, 한화 약 6만 4000원 수준이다. 한편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중국어로 “내 아들이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我的儿子正在学习普通话)”라는 글을 올리며 중국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 도쿄대 축제 멈춘 日우익 참정당…“가미야 오면 폭파”

    도쿄대 축제 멈춘 日우익 참정당…“가미야 오면 폭파”

    참정당 강연 앞 폭파 예고“안전상 이유” 행사 취소 일본 최고 명문인 도쿄대 축제가 우익 성향 정당인 참정당 대표의 강연을 둘러싼 폭파 예고로 하루 동안 전면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17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도쿄대는 전날 “안전 관리상의 이유”로 ‘오월제(五月祭)’의 모든 행사를 중단했다. 이날 혼고 캠퍼스에서는 정치 성향 학생 서클 주최로 가미야 소헤이 참정당 대표의 강연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당일 오전 동아리 측과 대학 측에는 “가미야 의원이 오기 때문에 폭파하겠다”는 내용의 협박 메일이 접수됐다. 이후 “캠퍼스 곳곳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취지의 범행 예고까지 이어지자 운영위원회는 방문객과 학생들의 안전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해 축제 전체 중단을 결정했다. 도쿄대도 홈페이지를 통해 “자유로운 학문의 장인 대학에서 열리는 학원제가 이러한 경위로 중단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갑작스러운 행사 중단 안내와 함께 방문객들이 캠퍼스를 빠져나갔다. 참정당은 코로나19 당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반백신과 각종 음모론성 주장, 강한 일본 우선주의 노선을 내세우며 주목받은 정당으로 지난해 참의원 선거에서 약진했다. 현재까지 당을 상대로 한 별도의 협박이나 위해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광주 김이강 서구청장·김병내 남구청장 ‘무투표 당선’

    광주 김이강 서구청장·김병내 남구청장 ‘무투표 당선’

    6·3 지방선거에서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 후보와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 후보의 무투표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광주 서구청장 선거와 남구청장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만 등록을 마쳤다. 광주 서구에서는 현역 구청장인 김이강 후보, 그리고 남구에서도 역시 현역 구청장인 김병내 후보가 등록했을 뿐 다른 후보는 등록하지 않았다. 김이강 후보는 2010년 이후 연임 구청장이 나오지 않았던 광주 서구에서 사실상 재선에 성공하게 됐다. 광주 출신인 김이강 후보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대외협력관과 광주시 대변인, 민주당 중앙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서구청장에 당선됐다. 영광이 고향인 김병내 후보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남구청장에 당선돼 광주·전남지역 최연소 자치단체장 타이틀을 단 이후 2022년 재선에 성공했으며, 이번 선거를 통해 3선 고지에 오르게 됐다. 국회의원 보좌관과 광주시 민원실장, 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현행 선거법상 단독 입후보로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후보는 자신의 공약을 알릴 수 있는 공식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 손훈모 후보,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과 ‘순천 교육 대전환’ 맞손

    손훈모 후보,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과 ‘순천 교육 대전환’ 맞손

    더불어민주당 손훈모 순천시장 후보가 국회 교육 행정의 수장인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을 순천으로 초청해 신대지구 고등학교 설립 등 지역 교육 현안 해결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손 후보는 15일 김 위원장과 국회 교육위원인 김문수(순천갑) 국회의원, 학부모와 교육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교육 도시 순천의 미래와 독서 국가 프로젝트’를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참석한 신대지구 학부모들은 “조성 15년이 넘도록 고등학교가 없어 아이들이 매일 먼 거리로 등교하며 고통받고 있다”고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직접 제정한 ‘도시형 캠퍼스법’을 언급하며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학생 수 감소로 학교 신설이 어려운 상황에서 제가 만든 도시형 캠퍼스법을 적용하면 기존 학교의 제2캠퍼스 형태로 보다 신속하게 학교를 설치할 수 있다”며 “손 후보가 당선된다면 국회 차원에서 신대지구에 이 모델을 우선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10년 넘게 방치된 외국인 학교 부지에 대해서도 “미래에 외국인 학교 유치 가능성이 낮다면 용도 변경을 통해 일반 고등학교 부지로 활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부지 확보 문제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다. 손 후보와 김 위원장은 순천을 대한민국 최고의 ‘독서 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도 공유했다. 김 위원장은 5세에서 9세 사이의 ‘독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순천의 보육 시설을 독서 중심으로 개편하고 전문 지도사를 파견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아울러 도서 대출·독서 활동 실적에 따라 시민들에게 포인트를 지급하고, 이를 문화 혜택으로 돌려주는 ‘지자체형 독서 국가론’을 도입하겠다는 내용도 밝혔다. 김문수 의원은 “중앙정부의 예산을 끌어오고 교육 정책을 실행하는 데 있어 시장과 국회의원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손 후보, 국회 교육위원이자 지역구 의원인 저, 그리고 김 위원장이 힘을 합치면 순천은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교육 발전의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후보는 “신대지구 고등학교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하고, 우리 아이들이 질문하는 힘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독서 도시 순천’의 명성을 되찾겠다”며 “서면·용당지구 중학교 신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닌 순천의 교육 자부심을 되찾는 상징적인 의미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 “유부남 ‘이 말’ 믿고 만났다가 상간녀 소송당했습니다” 충격 사연

    “유부남 ‘이 말’ 믿고 만났다가 상간녀 소송당했습니다” 충격 사연

    아내와 별거 중이고 거의 이혼한 것과 다름없다는 유부남의 말에 속아 만났다가 상간녀 소송을 당했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1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중소 무역회사에서 일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지만 임금 체불로 떠밀리듯이 퇴직했다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당장 생활비가 급했던 A씨는 지인의 소개로 강남의 한 바에서 임시로 일하게 됐다. A씨는 “그 남자를 만난 건 일을 시작한 지 반년이 지났을 때였다. 자신을 제약회사 영업사원이라고 소개한 그는 직업 특성상 술 마실 일이 많다면서 자주 찾아왔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번호를 교환하며 가까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다 식사를 같이하자는 그의 말에 밖에서 만났는데, 밥을 먹다 말고 갑자기 그의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본인에게 아내가 있다고 폭탄선언을 하더라”라고 토로했다. A씨는 “하지만 따로 산 지 오래됐고, 이혼한 거나 다름없다고 했다. 불안했지만 이미 그에게 호감이 있었기 때문에 그 말만 믿고 계속 만났다”고 말했다. 그런데 한 달 뒤, A씨는 남자의 아내에게서 만나자는 문자를 받게 됐다. A씨는 무서워서 남자에게 알렸지만 남자는 자신이 알아서 처리할 테니 절대 연락하지 말라고 했고, 그 말을 믿은 A씨는 문자를 무시했다고 한다. A씨는 “그로부터 1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러 그 남자와는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고,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어느 날, 집으로 소장이 날아왔다. 그 남자의 아내가 저를 상대로 낸 상간녀 위자료 청구 소송이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급히 남자에게 연락했으나 이미 차단된 상태였다. 심지어 그 남자는 소송에서 아내의 편에 섰고, A씨가 먼저 유혹했다는 거짓 증언까지 했다. A씨는 “결국 저는 패소했고, 수천만원을 배상해야 했다. 배신감과 분노로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라며 “그 남자는 이미 잠적해 연락도 안 되고 주소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저만 이 모든 것을 뒤집어써야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호소했다. “구상금 소송으로 배상 금액 중 일부 돌려받을 수 있어”해당 사연을 접한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임형창 변호사는 “A씨와 남자가 남자의 아내에게 함께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이기 때문에 민법상 공동 불법 행위자들은 각자 내부적인 책임의 정도에 따라 피해자에게 배상할 의무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불법 행위자 중 1명이 피해자에게 전액을 변제해 다른 불법 행위자의 부담 부분까지 책임을 졌다면 자신의 책임을 넘어서서 피해자에게 변제한 부분만큼은 다른 불법 행위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구상금 소송이라고 한다. 따라서 A씨는 남자에게 구상금 소송을 청구해 아내에게 배상한 금액 중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잠적한 남자의 주민등록번호를 알고 있다면 현재 거주지를 파악할 수 있고, 전화번호를 아는 경우에도 해당 번호로 통신 3사에 사실 조회를 해 그 남자가 통신사에 가입한 정보를 파악해서 주소지를 확보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 ‘바롬 정신’ 주창한 여성 교육자, 고황경 학술대회

    ‘바롬 정신’ 주창한 여성 교육자, 고황경 학술대회

    대한민국 최초 여성 사회학 박사이자 서울여자대학교 초대 학장인 고황경(1909~2000) 박사의 평전 출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와 북 콘서트가 스승의 날인 15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렸다. 재단법인 바롬장학회가 고 박사 소천 25주기를 맞아 마련한 행사다. 고 박사는 황해도 소래 출신으로 3대 기독교 가문에서 태어났다. 조부 고학윤은 한국 최초의 개신교회인 소래교회 창립을 도왔고, 어머니 김세라의 사촌 여동생은 항일여성독립운동가 김마리아였다.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한국 여성 최초로 사회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귀국한 고 박사는 곧바로 이화여전(이화여대 전신) 교수로 부임했다. 1937년 경성자매원을 설립해 빈곤 여성·아동을 위한 보건·복지·교육 사업을 펼쳤다. 1958년에는 대한어머니회를 창립해 모자보건사업, 한국 최초 소비자보호운동(1963), 국어순화운동(1973), 대한민국 어머니 헌장 제정(1965) 등을 이끌었다. 1961년 서울여자대학교 초대 학장으로 취임해 24시간 생활관 공동체 교육을 창안했다. 행사는 1부 학술대회와 2부 북 콘서트로 진행됐다. 학술대회에서는 임성빈 전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이 ‘바롬교육철학의 기독교적 가치’를 주제로 기조발표를 했고, ‘평생교육과 바롬’, ‘여성고등교육과 바롬’을 주제로 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2부 북 콘서트에서는 이혜성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명예총장 등이 참여해 바롬교육철학의 오늘과 내일을 짚었다. ‘바롬’은 고 박사가 서울여대에 정초한 교육 정신이다. “자기 자신이 맑은 샘이 되어 생명을 살리는 자가 되라”, “빛과 소금이 되어 사회의 부패를 막자”, “묵은 밭이 옥토 되는 것은 내 손이 맡은 일이다”, “겨레를 섬기는 참 일꾼이 되라”는 네 가지 가르침이 뼈대를 이룬다.
  • 정희용, 與 단일화 추진에 “묻지마 단일화로는 시민 선택 못 받아”

    정희용, 與 단일화 추진에 “묻지마 단일화로는 시민 선택 못 받아”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15일 김상욱 6·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와 김종훈 진보당 후보의 단일화 합의를 두고 “묻지마 단일화로는 시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인 정 사무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과 진보당이 중앙당 차원에서 울산광역시장과 기초단체장, 일부 지역 광역의원 그리고 부산 연제구 기초단체장 후보를 대상으로 단일화에 합의했다고 한다”며 “표만을 노린 전형적인 ‘묻지마 단일화’이자 ‘나눠 먹기 식 야합’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일단 이기고 보자’는 목적 하나로 급하게 손을 잡은 것”이라며 “시한에 매달린 채 협상과 유불리 계산에 몰두하는 기싸움 속에서, 지역 주민들의 삶과 지역의 미래는 뒷전으로 밀려날 것이 뻔하다”고 덧붙였다. 정 사무총장은 “주민께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민생을 어떻게 살릴지 준비가 되어 있느냐’에 대한 비전과 해법”이라며 “국민의힘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를 포함한 우리 후보들은 보여 주기 식 정치공학이 아니라 검증된 시정 경험과 실력, 그리고 주민에 대한 무한 책임으로 평가받겠다”고 강조했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과 신창현 진보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울산시장, 울산 기초단체장, 울산 일부 광역의원, 부산 연제구청장 등 대상으로 단일화 합의문에 서명했다. 앞서 황명필 조국혁신당 울산시장 후보는 김 후보로 단일화에 합의한다며 사퇴했다.
  • 지역 ‘브랜드’ 만들었더니…세종시 한우 판매량 30% 늘어

    지역 ‘브랜드’ 만들었더니…세종시 한우 판매량 30% 늘어

    지역 한우 브랜드 등장 후 세종에서 소고기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세종시에 따르면 지난달 지역 브랜드 ‘세종 한우 대왕’ 출시 후 소고기 판매량이 30% 정도 늘었다. 한우대왕은 고기 품질 관리를 위해 싱싱 장터 새롬·소담점 두 곳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진행한 한우대왕 출시 기념 할인 행사에는 2600여명이 몰려 5436만원 매출을 기록하는 등 시민들의 관심이 모았다. 지역 농축산물 직매장인 싱싱 장터 새롬점의 4월 한우대왕 매출은 1억 600만원으로, 출시 전인 3월 한우 매출액(7900만원) 대비 34.2% 늘었다. 소담점 역시 4월 판매액이 전월(5400만원)과 비교해 27.8% 상승한 6900여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프리미엄 소고기 판매가 3월 200㎏(2200만원)에서 4월 294㎏(3300만원)으로 증가해 고품질 브랜드화 전략 효과로 이어졌다고 시는 덧붙였다. 브랜드 출시에 맞춰 지역 축산 농가에 대한 농림축산식품부의 ‘깨끗한 축산농장’ 인증도 소비 증진과 수요 확대로 이어졌다. 시는 한우대왕을 지역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우수 공급망 확대와 참여 농가 품질 관리 교육 등을 강화해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회산 세종시 도농상생국장은 “고품질 한우에 대한 신뢰에 기반으로 농가에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는 먹거리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회사생활 정말 즐거워 보이네” 연신 함박웃음…하이닉스 직원들 ‘표정’ 화제

    “회사생활 정말 즐거워 보이네” 연신 함박웃음…하이닉스 직원들 ‘표정’ 화제

    글로벌 반도체 업황 호조와 ‘성과급 잔치’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SK하이닉스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KBS 2TV ‘다큐멘터리 3일’에 등장한 SK하이닉스 직원들의 밝은 표정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지난 11일 방송된 KBS 2TV ‘다큐멘터리 3일’의 ‘처음 만난 세계 - 이천 SK하이닉스 72시간’ 편에서는 경기 이천캠퍼스와 HBM(고대역폭 메모리) 개발 및 생산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일상이 공개됐다. 하루 평균 약 3만명의 인력이 오가는 이천캠퍼스에서는 연구개발부터 생산, 물류, 품질 검증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 전문가들이 치열하게 일을 하고 있었다. 출근길에 제작진을 마주친 한 직원은 “오늘보다는 내일 더 성장하고 내년, 내후년엔 훨씬 더 큰 회사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다 같이 출근하니까 외롭지 않다. 엄청 많은 공정들을 지나 조그만한 반도체가 하나 만들어지는 건데, 이 회사에서 사실 나도 그런 조그만한 존재다. 그 사람들이 다 모여서 반도체를 만든다. 우리랑 참 비슷하다는 생각도 많이 한다”고 밝혔다. 클린룸 근무자들은 공정 구역을 수시로 오가며 장비 상태와 작업 동선을 점검했고,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회의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후공정 파트에서는 완성된 반도체가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테스트 과정이 소개됐다. 고열과 전기를 반복적으로 가하며 잠재적인 불량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으로, 한 엔지니어는 자신을 “반도체 의사 같은 역할”이라고 설명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방송에서는 과거 기업의 경영난 속에서 무급휴직과 전력 절감 시기를 견뎌내며 현장을 지킨 장기근속 직원들의 사연도 공개됐다. 30년 차 엔지니어는 “확신하는 삶이 어디 있겠냐. 하지만 희망은 놓지 않았던 것 같다. 제 자리를 지키면 그만한 보상이 따르리라고 생각했다”며 “요즘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걸 분명히 느낀다. 제 자리에서 제 일을 했음에 주목받는다면 나쁘지 않은 주목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방송이 나간 뒤 온라인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건 직원들의 밝은 표정이었다. 방송에서 직원들은 일을 하는 내내 밝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보였다. 이들의 표정이 담긴 장면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네티즌들은 “연기로 나올 수 있는 표정이 아니다”, “대박 난 대감집”, “역시 금융치료가 최고의 복지”, “회사 다니면서 저런 표정이 나올 수 있다니”, “힘든 만큼 보상이 돌아오니까 회사 다닐 맛 나겠지”, “직장인이 저렇게 생기 있는 거 처음 본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반도체와 HBM 시장 호황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연간 영업이익 200조~250조원 수준을 달성할 경우, 내년 초 지급될 초과이익분배금(PS)이 1인당 평균 수억원대, 최대 7억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역대급 성과급에 대한 기대로 장기 휴직 제도를 이용하는 직원들도 줄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육아휴직 사용자는 2023년 1044명에서 2024년 756명으로 감소했다.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도 같은 기간 2.8%에서 2.0%로 낮아졌다. 이직률 역시 눈에 띄게 낮아졌다. SK하이닉스의 자발적 이직률은 2021년 3.5%에서 2024년 0.9%까지 떨어졌다. 특히 이직이 잦은 30세 미만 연령층에서도 이탈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하이닉스 직원 “인생 달다” 자랑에…취준생 관심, ‘삼전·기아’보다 ‘하이닉스’였다

    하이닉스 직원 “인생 달다” 자랑에…취준생 관심, ‘삼전·기아’보다 ‘하이닉스’였다

    막대한 성과급과 고공행진 중인 주가와 맞물려 SK하이닉스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진행된 SK하이닉스 공채가 취업 플랫폼 공채 정보 페이지에서 조회수 1위를 기록했다. HR테크 기업 인크루트는 지난 14일 자사 공채 소식 페이지를 통해 지난 3월부터 이달 둘째 주까지 구직자 조회수를 분석해 구직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공채 소식을 공개했다. 결과를 보면 구직자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기업은 SK하이닉스로 전체 조회수 중 6.1%를 차지했다. 최근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역대급 성과급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면서, 구직자들 사이에서도 SK하이닉스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조회수 2위는 기아로 5.1%를 기록했다. 3위는 현대자동차로 4.5%였다. 4위는 삼성전자(4.4%), 5위는 한국공항공사(4.0%)가 차지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상위 10위권 기업 중 유일한 공공기관이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3.6%), CJ그룹(3.2%), KT&G(2.9%), LG전자(2.6%), 한미약품(2.5%) 순이었다. 자동차·반도체 등 제조 대기업에 대한 구직자 관심이 특히 높았던 셈이다. ● 역대급 성과급 ‘기대감’…“학력 낮추고 싶다”는 대졸생SK하이닉스 생산직 공개채용은 취업 시장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일부 지원자들 사이에서는 학력을 낮춰 생산직에 지원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는 등 반도체 호황이 노동시장까지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하이닉스 생산직인데 인생이 달다”는 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자신을 20대 생산직 직원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공업고를 나와 취업했는데 이만한 가성비 루트가 없다”며 만족해했다. 이 같은 반응은 성과급 기대감과 맞물려 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연간 영업이익 200조~250조원 수준을 달성할 경우, 내년 초 지급될 초과이익분배금(PS)이 1인당 평균 수억원대, 최대 7억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성과급 기대감은 채용 시장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앞서 3월 SK하이닉스는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기술 사무직과 전임직, 즉 생산직 부문 지원서 접수를 진행했다. 모집 대상은 7~8월 입사가 가능한 고등학교 졸업자 또는 전문대 졸업자다. 이에 일부 지원자들 사이에서는 4년제 학위를 보유하고도 이를 숨기거나 낮은 학력만 제출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취업 커뮤니티에는 “대졸 학위를 숨기고 지원해도 되느냐”는 문의가 이어졌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SK하이닉스 고졸·전문대졸 채용 대비 필기시험 교재가 수험서·자격증 분야 실시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에듀윌이 출간한 SKCT 기본서는 e북 전체 분야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온라인에서는 ‘하닉고시’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회사 내부의 근무 문화 역시 달라졌다. 역대급 성과급에 대한 기대는 직원들의 장기 휴직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육아휴직 사용자는 2023년 1044명에서 2024년 756명으로 감소했다.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도 같은 기간 2.8%에서 2.0%로 낮아졌다. 반면 비교적 기간이 짧고 고과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배우자 출산휴가 사용은 증가했다. 장기간 자리를 비우기보다는 성과급과 인사평가를 고려해 빠르게 복귀하는 선택이 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직률 역시 눈에 띄게 낮아졌다. SK하이닉스의 자발적 이직률은 2021년 3.5%에서 2024년 0.9%까지 떨어졌다. 특히 이직이 잦은 30세 미만 연령층에서도 이탈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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