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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식단 뭐지 #학교 자랑… 급식, 학교 갈 이유가 생겼다

    #오늘 식단 뭐지 #학교 자랑… 급식, 학교 갈 이유가 생겼다

    “급식에 1인 1랍스터 실화냐?” “학교에서 삼겹살을 구워 준다고?” ‘급식스타그램’(급식 식판 사진을 온라인에 올리는 것)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들썩거린다. 급식에서는 상상도 못할 특식 메뉴에 보기만 해도 맛깔나는 담음새를 뽐내는 학교들의 급식 사진들이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1990년대 초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정혜은(33)씨는 “학창 시절 급식 메뉴는 특별할 게 없었는데, 요즘 급식이 이 정도라니 놀랍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SNS에서 회자되는 ‘급식스타그램’이 실제 학교 급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따금 나오는 특식의 일부 메뉴만 부각돼 알려진다는 것이다. 수업료가 비싸거나 재단의 지원을 받는 일부 사립학교의 급식을 한정된 단가로 운영되는 대다수 학교의 급식과 비교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맛있는 음식’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학교 급식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 “갈아 만든 딸기주스요!” “야야, 딸기 와플이라니까?” “햄 모듬찌개랑 충무김밥요.” 지난 2일 서울 성북구 길음중 급식실을 찾아 ‘제일 맛있었던 메뉴’를 묻자 학생들이 여기저기서 손을 들었다. 이날 식단은 흑미 현미밥과 코다리살 강정, 바지락 미역국, 사과·감자샐러드, 후식은 초코설기떡케이크였다. 평범해 보이지만 학생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한 영양교사의 고민이 엿보였다. “학생들은 생선 반찬이 나오면 많이 남기는 편이에요. 그래서 생선살에 학생들이 좋아하는 치킨 양념을 더했죠.”(김혜인 길음중 영양교사)김 교사는 학교 요리동아리를 지도하며 학생들과 음식을 만들어 보고 식단에도 반영한다. ‘소떡소떡’(소시지와 가래떡을 꼬치에 꽂고 구운 뒤 소스를 바른 간식)처럼 요즘 ‘핫’하다는 먹거리를 학생들에게 추천받아 식단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다음날(3일)에는 강황라이스와 빈달루커리, 탄두리치킨 등 인도음식이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3학년 학생들에게 ‘급식의 의미’를 물었더니 초코설기떡케이크를 오물오물 먹으며 ‘엄지척’을 내보였다. “우리 학교의 자랑!”(이세연양) “삶의 낙이에요.”(김수완양) “학교 오는 이유요.”(전지원양) 뒤돌아서면 배고픈 10대들에게 급식은 학교 생활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 2016년 경기교육청의 의뢰로 명지대 산학협력단이 도내 초·중·고교생 233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교 급식 만족도가 1점 증가할 때 ‘학교 행복감’은 0.432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생들의 ‘급식 레시피 경연’을 그리는 tvN ‘고교급식왕’(6월 방영 예정)을 연출하는 임수정 PD는 “10대들에게 급식은 배를 채우는 식사 그 이상”이라면서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시간이자 졸업을 하면 다시 경험하기 힘든 추억”이라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서비스 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학생들이 NEIS에서 가장 많이 열람한 자료는 주간 식단(2742만 6000여건)과 월간 식단(2442만 7000여건) 등 급식 식단이었다. 학사 일정과 스포츠클럽 등 다른 자료들의 열람 건수가 0건에서 5000건 사이인 것을 보면 학생들이 NEIS를 이용하는 건 오로지 급식 식단을 확인하기 위함인 셈이다. “오늘 급식은 뭐지?”라는 궁금증은 ‘식단 알려주는 앱’이 해결해 준다. 개별 학교의 급식 식단을 확인할 수 있는 앱이나 위젯, 챗봇 등 모바일 서비스가 10여종에 달한다. 웹페이지 및 챗봇 개발 기업 ‘더블인터넷’의 박승한(19) 대표는 고교 1학년 때 급식 식단을 알려주는 챗봇 서비스 ‘급식몬’을 개발했다. 모바일 메신저에서 급식몬을 친구로 추가하고 자신의 학교를 등록하면 메신저 대화창에 식단이 나타난다. 박 대표는 “급식 메뉴를 확인하는 건 단순히 메뉴에 대한 궁금함이 아닌 점심시간을 기다리는 즐거움 때문”이라고 말했다.10대들은 다른 학교의 ‘급식스타그램’에 열광하고 학교 급식에 대한 의견을 적극 내놓는다. 경기 파주 세경고와 전북 익산고, 서울 해성국제컨벤션고 등은 ‘급식스타그램’으로 전국 10대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SNS에서 공유되는 이들 학교의 급식에는 치즈 퐁듀, 가츠샌드, 에그타르트, 바질페스토 파스타 등이 등장한다. 유진솔(16)양은 “SNS에서 유명한 급식 메뉴를 보면 친구들과 ‘부럽다’며 댓글을 주고받는다”면서 “‘우리도 저런 메뉴 해달라’고 영양사 선생님께 말씀드리거나 급식 건의함에 의견을 낸다”고 말했다. 영양교사와 영양사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학생들은 대체로 고기와 튀김, 달콤한 디저트를 선호하지만 식생활 교육으로서의 급식은 ▲전통 식문화 계승 ▲친환경 식재료 사용 ▲영양 균형 ▲저열량·저염·저당 등의 원칙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경기 안양 삼성초 정명옥(전국교직원노동조합 영양교육특별위원회 위원장) 영양교사는 “화려하고 맛있는 급식은 가공식품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맛있는 급식’과 ‘교육 급식’의 딜레마에서 영양교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말했다.정 교사는 “영양교사와 학생, 학부모 간에 소통을 많이 해야 한다.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간극을 좁히는 과정이 급식을 매개로 한 교육”이라며 “또 급식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넓히는 교육이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생들이 참여하는 ‘열린 급식’을 추구하는 학교들도 등장하고 있다. 서울의 공립학교는 조례에 의해 학교운영위원회에 급식소위원회 구성이 의무화돼 있다. 학부모들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함이지만, 길음중은 여기에 학생들이 참여하는 몇 안 되는 학교 중 하나다. 길음중 급식소위에는 학생회에서 추천한 학생 3명이 포함돼 학생들의 의견을 제시한다. “장어 반찬을 싫어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원하는 학생들도 있으니 조리법에 변화를 주자” 같은 의견이 오간다. 급식 만족도 조사에서 학생들의 만족도가 매번 90%를 넘는 비결이라고 학교는 자부한다. 이두희 길음중 교장은 “급식에서도 학생 중심 교육을 실현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경기도에서는 819개 학교에 ‘교육급식부’가 마련돼 학생들이 급식 운영 전반에 참여한다. 성남 운중고에서는 교육급식부가 매달 학생들을 대상으로 희망식단을 조사해 다음달 식단표에 반영된다. ‘세계음식의 날’, ‘절기음식의 날’ 등에 제공할 메뉴도 학생 의견을 수렴한다. 잔반 줄이기 캠페인과 전통 식문화 체험 등을 통해 바람직한 식생활에 대한 이해도 높인다. “도토리묵국을 처음 제공했는데 학생들이 생소했는지 많이 남겼어요. 그런데 이후 실시한 희망식단 조사에서 1위로 뽑혔어요. 꾸준한 소통 덕에 학생들이 전통 한식도 좋아하게 됐죠.” 구연희 운중고 영양교사는 “학생들이 원하는 메뉴를 제안하면서도 가공식품과 고열량 메뉴는 피하는 등 급식에 적합한 메뉴를 스스로 판단하는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최근 채식 인구의 증가와 함께 학교 급식에도 채식의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채식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수요가 있는 데다 채식을 통한 건강 회복과 교육적 효과라는 장점도 있다. 광주 북성중과 전남공업고는 2012~2017년 주 1~2회 채식을 실시하는 ‘채식 선택 급식’을 운영했다. 광주 풍영초는 이 같은 채식교육을 실시한 뒤 학생 1000명 중 100명이 채식을 신청했다. 이후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학생 78.4%와 학부모 82.5%, 교사 90.2%가 ‘매우 만족·만족’이라고 답했다. 특히 학부모들은 자녀의 편식과 아토피나 비염, 면역계 질환 등의 개선을 장점으로 꼽았다. 채식 시민단체인 기후행동비건네트워크 조길예(전남대 명예교수) 대표는 “채식을 통해 동물 학대 개선과 탄소 배출 감소 등 사회적 변화를 깨닫는 교육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아동친화도시 4대 기본권 실현… 아동이 살기 좋은 시흥시 만든다

    “아동친화도시 4대 기본권 실현… 아동이 살기 좋은 시흥시 만든다

    안승철 경기 시흥시 복지국장은 30일 시청에서 가진 언론브리핑에서 “아동 권리를 확보하고 아동친화적 행정체계를 갖추는 일은 지방정부의 의무”라며 “궁극적으로 아동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안 국장은 올해 첫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인증된 시흥시 아동의 4대 권리 실현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인증을 넘어 궁극적으로 아동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아동의 생존과 보호·발달·참여 등 4대 권리별 목표를 세우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먼저 ‘시흥형 온종일 돌봄체계’ 구축을 통해 아동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지난 3월 15일 문을 연 ‘은계센트럴타운 아이누리 돌봄센터’를 시작으로 올해 돌봄센터 2곳과 아이누리 돌봄나눔터 15곳을 확충할 계획이다. 2022년까지 국공립 어린이집을 65개소로 늘리고, 직장어린이집도 현재 3개소에서 5개소로 추가 설치한다. 특히, 생존권과 직결되는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전국 최초로 아동 주거권을 공론화하며 ‘시흥형 아동주거비’를 지원하고, 저소득 가정의 아동이 치료비 걱정 없이 병원에 다닐 수 있도록 ‘우리동네 아동 공공의료 지원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아동 보호권은 아동 권리 대변인인 ‘옴부즈 퍼슨’을 통해 보장한다. 옴부즈퍼슨은 아동 정책을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아동 권리 침해 사례를 조사해 시정을 권고한다. 또 ‘어린이안전체험학교’에서는 관내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완강기 체험, 화재 대피실습 등을 교육하며 아동의 재난대처 능력과 안전 의식을 높이고 있다. 전국 최초로 시행 중인 이동경찰센터 ‘시흥폴누리’는 치안 취약지역을 직접 찾아가 민원 상담은 물론 아동지문등록과 도보 순찰 등을 수행한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31조는 아동이 충분히 쉬고 놀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시는 건강한 놀이 문화 확산을 위해 ‘플레이스타트 시흥’을 선포하고 다양한 놀이 정책을 추진하며 아동 발달권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11월 공공형 실내놀이공간 ‘숨쉬는 놀이터’가 개관했다. 올해 하반기에 2호 놀이공간 개관과 세대공감 놀이사업도 추진한다. 또한, 지역 곳곳을 찾아가는 권역별 ‘팝업놀이터’ 운영과 성장단계별 장난감이 담긴 ‘생애주기별 플레이스타트 박스’ 보급, 부모가 놀이 문화를 전파하는 ‘플레이스타터’ 및 아동이 놀이정책 기획에 참여하는 ‘플레이스타트 어린이 추진단’이 활발히 활동 중이다. 아동 전용공간 확충에도 힘쓰고 있다. 부모와 어린이가 체육과 놀이를 함께하는 시흥 어린이 체육관 ‘키즈 Play Center’,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시흥아이꿈터’, 아동문학 사상을 기리고 아동문화를 확산하는 ‘따오기 문화관‘ 및 ‘따오기 동요길’을 조성한다. 아동 권리 핵심인 아동 참여권은 초중고교생 51명으로 구성된 ‘아동참여위원회’를 통해 발현되고 있다. 공개모집으로 선발된 이들은 정기적인 회의를 열어 아동 관련 정책을 수립?평가하고 현안 과제를 토론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아동친화도시와 아동 권리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아동친화도시 어린이 전용홈페이지’를 개설해 온라인상에서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아동이 자신을 권리 주체자로 인지하고 아동 권리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아동권리교육’도 시행 중이다. 향후 시는 아동실태조사와 아동영향평가를 통해 아동에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파악하고,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반영해 시흥시 특색을 살린 사업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다가오는 5월 5일 제97회 어린이날에는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 선포식과 함께 시흥시의 아동 정책 추진 의지를 알린다. 시는 유엔아동권리협약 기본정신을 실천하는 지역사회로 모든 아동이 충분한 권리를 누리며 살아가는 ‘아동이 살기 좋은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남해 지족해협 전통어로 ‘죽방렴’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남해 지족해협 전통어로 ‘죽방렴’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경남 남해군 본섬과 창선도 사이 지족해협 일대 전통 어로방식인 ‘죽방렴’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남해군은 12일 문화재청이 최근 죽방렴을 국가무형문화재 제138-1호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죽방렴은 물살이 드나드는 해협에 대나무 발을 세워 멸치를 잡는 원시 어구로 현재 남해군 지족해협에는 23개 죽방렴이 보존돼 있다.남해 12경 가운데 하나로 해양수산부의 국가중요어업유산, 문화재청의 명승 71호로 지정돼 있는 지족해협 죽방렴은 이번에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문화재로 또 다시 공인을 받았다. 문화재청은 ‘전통어로방식-어살’(죽방렴)이 ●자연과 생태환경에 대한 이해, 물고기의 습성, 계절과 물때를 살펴 물고기를 잡는 어민들의 경험적 지식이 복합적으로 반영돼 있다는 점 ●어촌문화와 어민들의 어업사, 민중생활사를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 ●‘어살’이 지금도 다양한 형태의 ‘그물살’로 발전해 지속되고 있다는 점 등 다양한 측면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서해나 남해안 일대에서는 오래전부터 어민들이 죽방렴 어업을 하고 있다. 어민들은 물때에 맞춰 배를 타고 죽방렴으로 들어가 안에 갇혀 있는 생선을 건져낸다. 빠른 물살을 타고 죽방렴으로 흘러들어온 멸치, 갈치, 장어, 도다리, 감성돔 등은 그물로 잡아 올린 생선에 비해 상처가 없고, 빠른 물살에서 자라 육질이 담백하고 쫄깃하다.특히 우리나라에서 물살이 가장 센 지족해협에서 생산되는 남해 ‘죽방멸치’는 신선도가 높고 맛이 일품이어서 최고 품질 멸치로 인정받고 있다. 군 관계자는 “앞으로 죽방렴 원형 복원 사업, 죽방렴 체험 관광상품 개발, 전시관 건립 등 죽방렴을 주제로 한 관광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은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등록이 된 남해 죽방멸치를 비롯해 봄 제철 음식인 남해 멸치관련 요리를 널리 알리기 위해 5월 4일부터 6일간 제16회 보물섬 미조항 멸치축제를 개최한다 남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눈길 닿는 곳마다 진분홍 자태…고려산에 진달래 꽃물 들었네

    눈길 닿는 곳마다 진분홍 자태…고려산에 진달래 꽃물 들었네

    매년 4월 중순쯤이면 인천 강화도로 향하는 차량 행렬이 줄을 잇는다. 강화 고려산 전체를 진분홍빛 꽃 물결로 휘감아 봄 내음을 한껏 뿜어내는 진달래를 보기 위한 설렘이 담겨 있다. 봄꽃 중에서 유달리 사랑을 받는 진달래는 고려산 정상과 능선, 눈길이 닿는 곳마다 화사한 자태를 선보여 마치 분홍 물감으로 물들인 듯하다. 강화군은 오는 13일부터 21일까지 9일간 제12회 진달래축제가 고려산 정상 등에 있는 진달래 군락지와 고인돌광장(강화군 하점면 부근리)에서 열린다고 8일 밝혔다.이 축제는 봄꽃 축제의 백미로 꼽혀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아 우리나라 대표적인 꽃 축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우리나라 북단에 있는 고려산은 지리적 특성상 진달래가 가장 늦게 피어 매년 봄꽃 축제의 대미를 장식해 왔다. 축제를 찾았던 사람들은 온통 진분홍빛으로 물든 고려산의 경이로운 자태에 흠뻑 취해 다음해 봄이면 다시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문화재의 고장인 강화군은 축제가 많기로 유명하지만, 진달래축제만큼 관심을 끄는 것은 없다. 매년 이맘때면 무르익어 가는 봄의 정취를 맛보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지난해에는 40만명이 다녀갔다. 2008년 처음 진달래축제가 선보였을 때 방문객이 수만 명에 그쳤던 것을 상기하면 비약적인 숫자다. 해가 갈수록 방문객이 급증하고 봄꽃 축제 중 으뜸으로 꼽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고려산 중턱이 조금 지난 지점부터 펼쳐진 진달래가 산 정상 군락지까지 이어져 진달래 향연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의 진달래가 대개 평지나 얕은 산에서 피는 것과는 달리 고려산 진달래는 해발 436m 정상 및 7부 능선 이상에서 군락을 이루는 특징이 있다. 고려산 정상과 앞 비탈에 잡목 없이 빽빽하게 들어선 진달래가 정상에서 능선 북사면을 따라 355봉까지 1㎞가량 이어진다. 고려산은 다소 높은 편이지만 진달래꽃을 보기 위해 등산을 겸해 산을 오르는 이들이 많다. 고려산 진달래는 고도에서 꽃이 피기 때문에 다른 곳에 비해 진한 빛을 뿜어낸다. 특히 축제 기간에는 꽃의 색도나 크기가 절정을 이룬다. 강화군 관계자는 “올해 진달래가 만개하는 시점은 4월 19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진달래 군락지가 있는 고려산 정상에 오르는 길은 다양하다. 1코스는 고인돌광장∼백련사∼진달래 군락지(3.7㎞)로 1시간 20분이 걸리며 2코스는 국화리 마을회관∼청련사∼진달래 군락지(2.9㎞)로 1시간 10분이 소요된다. 또 3코스는 지방도로~고비고개∼진달래 군락지(2.4㎞, 1시간), 4코스는 고천리 마을회관∼적석사∼낙조봉∼고인돌군(群)∼진달래 군락지(5.2㎞, 1시간 50분), 5코스는 미꾸지고개∼낙조봉∼고인돌군∼진달래 군락지(5.8㎞, 2시간) 등이다. 빠르고 편하게 오르려면 1코스를 택해야 한다. 48번 국도변에서 출발해 백련사를 거쳐 정상에 이르는 코스로, 축제 기간에 찾는 관광객들은 대개 이 길을 택한다. 대신 사람이 많아 혼잡하고 포장도로를 통해 산을 오르는 밋밋함을 감수해야 한다. 2코스는 예전에는 한가했으나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번잡해졌다. 3코스는 가장 빠르게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지만 경사가 급한 점을 유의해야 한다. 4코스와 5코스는 경관이 뛰어난 고려산 능선을 두루 거쳐 정상에 있는 진달래 군락지로 가기에 산행을 제대로 할 수 있지만 길이가 다른 코스보다 2배가량 길다. 고려산 정상에는 나무로 멋들어지게 만든 탐방로가 있어 이 길을 걸으며 편하게 진달래 군락을 감상할 수 있다. 꽃을 좀더 가까이에서 보려면 탐방로 중간 지점에서 산비탈 방향으로 조성된 샛길을 이용하면 된다. 길이는 50여m에 불과하지만 끝부분에 전망대가 있고 사진 찍기에 좋은 포토존이 곳곳에 있어 가장 인기를 끄는 구간이다. 정상으로 가는 길 가운데 별로 알려지지 않은 코스도 있다. 고촌4리 입구에서 100여m 지점에 있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동네 길을 걷다가 ‘고인돌군’이라는 안내판이 보이면 좌측으로 돌아 인가가 드문 지점부터 시작되는 산길을 통해 정상에 오르면 된다. 공개된 코스들과는 달리 인적이 드물어 한적함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정상에서 진달래 군락을 감상한 뒤 서쪽 낙조봉으로 이어지는 3㎞가량의 능선을 타면 색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오솔길로 된 이 등산로는 주변 경관이 아기자기한 데다 정상 군락지만은 못하지만 길 좌우에 진달래가 풍성하게 피어 있다. 능선을 오르내리는 경사 또한 적어 마치 둘레길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중간쯤에서는 21기로 된 고인돌군을 만날 수 있다. 능선이 끝나는 지점이 있는 낙조봉에 오르면 교동도, 석모도, 영종도, 신도 등 서해의 화려한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바다와 이어지는 한강, 임진강, 예성강도 한눈에 들어온다. 또 북쪽을 응시하면 황해도 송악산 등 북녘 땅이 가까이 보여 색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낙조봉에서 적석사 쪽으로 내려가면 우리나라 3대 낙조 조망대인 낙조대가 나온다. 동해안 정동진의 반대쪽에 있다고 해서 ‘정서진’으로도 불린다. 여기서 바라보는 서해 석양은 ‘강화 8경’ 가운데 으뜸으로 꼽힌다. 진달래축제를 찾으면 진달래는 물론 강화의 유구한 역사문화와 청정 강화의 자연환경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어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새로운 활력과 기운을 북돋우는 웰빙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고려산에는 적석사·백련사와 같이 오래된 사찰, 연개소문 유적지, 고인돌군, 오련지, 홍릉 등의 문화재가 분포돼 있어 역사탐방 위주의 산행을 하기에도 좋다.축제 기간에는 부대행사장인 고인돌광장에서 진달래를 주제로 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진달래 체험전, 진달래 사진전·엽서전, 진달래 화전·떡 만들기, 소창 손수건 만들기, 고인돌 선사체험 등이 진행된다. 또 등산객들의 피곤을 풀어 줄 흥겨운 음악과 축제 참여자의 사연이 진달래 온 에어(ON AIR) 방송을 통해 행사장에 전달된다. 아울러 강화군 읍면별 향토음식 먹거리장터가 운영되며 농특산물 홍보와 판매도 이뤄진다. 강화 특산물인 강화섬쌀, 속노랑고구마, 토종순무, 사자발약쑥, 갯벌장어, 새우젓, 인삼 등을 접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고인돌광장과 함께 청련사 입구에도 공연시설을 마련하고 다채로운 버스킹(거리공연)을 축제 기간 중 주말(13, 14, 20일)에 펼치는 등 축제의 폭을 넓힌다. 그동안 부대행사는 고인돌광장에 집중됐으나 콘텐츠를 확대해 청련사 경유 코스 등산로를 이용하는 방문객들에게도 풍성한 즐길거리를 안겨 주게 된다. 진달래축제와 함께 강화읍에서는 ‘북문 벚꽃길 야행’이 펼쳐진다. 북문길은 매년 4월이면 울창한 벚꽃터널로 변신하는데 강화군은 고려궁지 정문에서 강화산성 북문에 이르는 구간에 야간조명을 설치하고 음악을 활용해 환상적인 밤거리를 조성한다. 유천호 강화군수는 “고려산 진달래축제는 수도권에서 개최되는 우리나라 최북단 마지막 봄꽃 축제”라며 “축제장을 방문해 일상생활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가족, 연인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여기는 중국] ‘행운 빌려고’ 뱀 40kg 방사…축제 앞둔 中 도시 공황

    중국에서 40kg에 달하는 뱀 수십 마리가 한꺼번에 방사되면서 주민들이 공황에 빠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8일(현지시간) 중국 윈난성 징홍시에서 무작위로 뱀을 풀어준 혐의로 한 부동산 개발업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광둥성의 한 판매상에게 5000위안(약 85만원)을 주고 산 뱀 수십 마리를 산비탈과 강 등 여러 곳에 방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5명의 다른 일행과 함께 뱀의 약 4분의 1가량을 란창강에 풀어준 뒤 나머지는 덤불 속으로 흩뿌렸다. 이들은 새해를 맞아 행운 의식의 일종으로 뱀을 방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뱀이 방사된 위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지 주민들이 고무나무 재배를 위해 오르는 자주 오르는 언덕 부근인 것으로 파악됐다. 뱀 방사 신고를 받은 경찰은 환경부 직원과 주민 100여 명과 함께 주말 내내 일대를 수색했으며 발견된 뱀들은 모두 작고 번식력이 없어 위협이 될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현지 경찰은 “축제가 며칠 앞으로 다가와 란창강에서 야외 활동이 잦아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주민 안전을 위해 뱀을 모두 포획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서는 매년 물축제가 열리며 올해는 13일부터 19일까지 축제가 계속된다. 한편 이들은 뱀 뿐만 아니라 장어 등 1만1000위안 상당의 다른 물고기도 함께 방류했으며 경찰은 일단 이들을 유치장에 가둔 상태로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사우스모닝포스트는 다만 방사된 뱀들의 수와 독사인지 여부가 파악되기 전까지는 이들이 정식 기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영원한 ‘맨발의 청춘’ 신성일…전설이 된 배우, 그를 추억한다

    영원한 ‘맨발의 청춘’ 신성일…전설이 된 배우, 그를 추억한다

    “우리 영감님 돌아가신 지가 5개월이나 됐네요. 저녁노을만 보고 있으면 ‘이 양반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그 어려운 고비를 어떻게 넘기고 떠났을까’ 하는 생각에 소리없이 눈물이 주르륵 나와요. 가만히 책을 보고 있어도 흐느껴지더라고요. 사람의 정이라는 게 이렇게 가슴 깊이 뿌리 박혀 있구나 싶어요.” 지난해 11월 남편이자 동료 배우였던 신성일(1937~2018)을 떠나보낸 엄앵란(83)이 고인을 떠올리며 감회에 젖었다. 4일 서울 마포구 한국영상자료원 내 한국영화박물관에서 열린 기획전 ‘청춘 신성일, 전설이 되다’ 개막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사람들에게 슬픈 모습과 눈물을 보여 주기 싫어서 줄곧 집에서 지냈다”면서도 신성일과의 추억을 이야기할 때는 내내 밝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1960년대 ‘청춘의 아이콘’ 조명 신성일은 1960년 ‘로맨스 빠빠’로 데뷔한 이래 50여년간 영화 514편에 출연하면서 오랜 시간 톱스타의 자리를 지켰다. 1962년 영화 ‘아낌없이 주련다’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신성일은 1964년 ‘맨발의 청춘’에 출연하면서 최고의 스타에 등극했다. 특히 그는 1964~1974년 제작된 한국 영화 가운데 4분의1에 해당하는 작품에 출연했을 만큼 1960~1970년대 한국 영화사를 관통했다. 엄앵란은 “남편이 일만 하다가 죽어서 참 불쌍하다. 돌이켜보면 그 사람은 희생자”라면서 “진달래, 벚꽃이 피는 모습을 보면 ‘아이고 이 사람아, 나한테 드라이브도 시켜 주고, 장어에 소주도 같이 먹었으면 좋은 추억이 남았을 텐데. 어찌 그리 바빴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은막의 황금 콤비’라고 불렸던 신성일과 엄앵란은 1963년 ‘가정교사’에 함께 출연하면서 최초로 ‘스타 시스템’이라는 말을 만들어 냈다. ‘청춘교실’(1963)에 이어 ‘맨발의 청춘’이 큰 인기를 모으면서 신성일·엄앵란 콤비는 ‘흥행 보증수표’가 됐다. 영화에 함께 출연하면서 연인 관계로 발전한 두 사람은 1964년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세기의 결혼식’을 치렀다. 엄앵란은 젊은 날 만난 신성일의 모습을 떠올리며 “신인 배우였을 당시 눈을 크게 뜨면서 카리스마 있게 연기를 하는 그 사람을 보면서 속으로 ‘이 남자는 되겠다’ 싶었다”면서 “의리 있는 모습에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워서 좋아하게 됐다. 남자는 그래야 된다”며 미소 지었다. ●엄앵란과의 결혼식 앨범도 첫 공개 엄앵란은 전시를 둘러본 뒤 “눈물이 핑 돌았다”면서 “남편이 유명한 줄은 알았지만 영화박물관이라는 특별한 장소에서 전시를 보니 영광스럽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신성일이 1960년대 출연한 청춘 영화를 통해 그가 어떻게 ‘청춘의 아이콘’이 되었는지 집중 조명한다. 신성일이 생전에 아꼈던 상패와 두 사람의 결혼 앨범, ‘맨발의 청춘’에서 신성일이 입은 흰 가죽 재킷과 청바지, 엄앵란이 입은 더블 단추 코트 등을 복원 제작해 전시한다. 이날 개막식에는 신성일·엄앵란의 아들 강석현·딸 강수화씨를 비롯해 이장호·정진우 감독과 배우 박정자·안성기,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지상학 한국영화인총연합회장, 평론가 김종원·김두호·정중헌 등 영화계 인사들이 참석해 고인을 추억했다. 기획전은 6월말까지 계속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경남 거제 ‘아주하나어린이집’ 개원

    경남 거제 ‘아주하나어린이집’ 개원

    18일 열린 경남 거제 ‘아주하나어린이집’ 개원식에서 박승(가운데) 하나금융그룹 사회공헌위원장, 함영주(왼쪽 두 번째) KEB하나은행장, 변광용(오른쪽 두 번째) 거제시장 등이 어린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나금융이 지원한 첫 번째 국공립어린이집인 아주하나어린이집은 장애아 통합 어린이집으로 130여명이 이용할 수 있다. 하나금융은 2020년까지 국공립어린이집 90개, 직장어린이집 10개를 세울 계획이다. 하나금융 제공
  • 홍성룡 서울시의원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조례안’ 제정

    지난 27일 서울시의회 홍성룡 의원(더불어민주당·송파3)이 대표 발의한 「서울특별시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조례안」이 제285회 임시회 제2차 도시안전건설위원회 회의에서 일부 수정하여 대안으로 가결됐다. 이 조례는 다음달 8일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공포 즉시 시행될 전망이다. 홍 의원이 발의한 조례안에는 ▲ 소방공무원의 안전한 활동을 위한 충분한 보호장비 구비 ▲ 보건안전시설, 감염관리실 및 전용세탁실, 체력단련실, 배기가스 배출 시스템 설치·운영 ▲ 서울시립병원이나 종합병원 규모의 민간병원을 ‘소방협력병원’으로 지정·운영 ▲ 직장어린이집 운영 ▲ 재난현장 이동식 심신회복실 운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홍 의원은 “소방공무원들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지키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치열하게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안전과 생명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방공무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건강악화는 사회의 안전과 시민지킴이 활동에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적으로도 큰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며 “소방공무원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법적근거를 마련하고자 조례를 제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어 “이번 조례 제정을 통해, 소방공무원의 근무여건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이 보다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됨은 물론, 소방공무원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소방업무에 전념함으로써 소방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못생겨 천대받던 아귀? 머리부터 꼬리끝까지 귀한 몸!

    못생겨 천대받던 아귀? 머리부터 꼬리끝까지 귀한 몸!

    인천에서는 아구(표준어 아귀)를 ‘물텀벙’이라고 부른다. 예전에 인천의 어부들이 조업하다 그물에 모양이 워낙 흉측하고 살이 적은 아귀가 그물에 걸리면 재수 없다며 곧바로 물에 ‘텀벙’ 소리 나게 던져 버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지금은 버리기커녕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귀하고 비싼 음식으로 변해 식도락가들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천과 서울, 마산 등지에는 아귀 음식거리가 형성돼 있을 정도다. 겉모습만 보고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말은 아귀에도 해당되는 것 같다. 아귀는 못생긴 모습과는 달리 다양한 맛을 내는 살을 가졌고 아가미, 지느러미, 알집, 간, 꼬리, 껍질까지 먹을 수 있는 생선이다.●저열량·저지방·고단백 식품… 인천 ‘물텀벙’ 유명 아귀는 다소 깊은 바다에서 사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남해와 서해에서 주로 잡힌다. 아귀는 몸에 비해 머리가 크고 입 주변에 살이 많다. 배의 절반가량은 내장인데 특이한 맛이 있어 버릴 게 많지 않다. 아귀는 보통 탕과 찜으로 만들어 먹는데 인천에서는 생물 아귀로 만드는 탕이 유명하고, 마산에서는 주로 말려 찜을 한다. 아귀는 저열량,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100g당 칼로리는 60㎉, 지방 함량은 0.6g, 단백질 함량은 14,4g에 달한다. 아귀는 주독을 해소하는 데 좋고 당뇨병·동맥경화증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드러우면서도 탱글한 살에는 타우린이 풍부하고 비타민D도 다량 들어 있다. 쫄깃쫄깃한 껍질에는 비타민B2와 콜라젠이 풍부해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인천의 물텀벙이 유명해진 데는 사연이 있다. 우씨(82) 할머니가 1972년 인천항에서 가까운 남구 용현동에 조그만 음식점을 차려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물텀벙에 미나리와 콩나물 등을 넣고 푹 끓여 팔았는데 얼큰하면서도 담백해 부두 노동자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값이 당시 다른 생선에 비해 싼 데다 국물은 진하고 시원해 소주 안주로는 그만이었다. 이 때문에 값싼 술국에 불과했던 물텀벙은 이때부터 인천의 별미로 떠올랐다. 우씨 할머니가 운영하는 ‘성진물텀벙’이 유명세를 타자 인근에 물텀벙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음식점이 10여곳 늘어나면서 1980년대에 인천 남구에 의해 ‘물텀벙 특화음식거리’로 지정됐다. 성진물텀벙이 1997년 이름을 ‘성진아구탕’으로 바꾸고 가게를 크게 키워 연수구 옥련동으로 이전한 뒤 다른 음식점들도 줄어들기 시작해 지금은 4곳만 남았다. 대신 물텀벙 거리 음식점들과 비슷한 맛을 내는 식당들이 인천지역 곳곳에 생겨났다. 인천의 아귀 음식점들은 까다롭게 요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생물만 고집할 뿐 아니라 가장 맛있다는 4∼5㎏짜리 아귀를 주로 쓴다. 또 냉동된 아귀를 취급하는 곳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내장 부분의 밥주머니와 간, 이리(정액 덩어리) 등을 골고루 섞어 준다. 다른 지역 아귀 음식점들이 찜을 주종으로 하는 것과는 달리 인천에서는 탕이 주류를 이룬다. 아귀에 미나리·콩나물·미더덕·쑥갓·깻잎·냉이·호박 등 10여 가지 재료를 듬뿍 넣고 끓이면 쫀듯하고 개운한 맛이 우러난다. 고기보다 먼저 익는 미나리와 콩나물을 간장에 겨자를 섞은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훌륭한 애피타이저가 된다. 탕에 들어가는 육수는 아귀뼈를 우려낸 물에다 멸치·새우 등을 고아 만들기 때문에 맛과 영양이 풍부하다. 고기를 다 먹은 뒤 남은 국물에 쫄면사리를 넣어 끓여 먹거나 밥을 볶아 먹는 것도 별미다. 아귀탕은 주로 남성들이 술안주로 즐기는 데 비해 아귀찜은 대체로 여성들이 선호한다. 깨끗하게 다듬은 콩나물·미더덕·새우 등을 고추와 마늘양념에 비벼 아귀살과 함께 쪄 내는데 매콤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먹다 보면 콧등에 땀이 맺힐 정도로 맛있게 매운맛에 빠지게 된다. 아귀찜에는 콩나물이 유달리 많이 들어가는데 아귀와 아삭한 콩나물의 조화가 관건이다. 찜 자체가 반찬이다 보니 다른 반찬에는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아귀는 특이하게 생겼듯이 부위도 잘 골라 먹어야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우선 순살보다는 뼈에 붙은 살이 맛있다. 물렁뼈에 붙어 있는 부드럽고 쫄깃한 속살을 입에 넣으면 씹히는 맛이 특이하다. 아귀뼈는 굵어 마치 소갈비를 연상시킨다. 유별나게 큰 아귀 입 주변 볼살과 꼬리, 껍질도 맛이 좋다. 이리는 고소한 맛에 술꾼들이 즐겨 찾는데 특수부위인 만큼 아주 적은 양만 제공된다.●아귀찜 원조 경남 마산… 마산어시장 인근 아귀찜거리도 경남 마산은 아귀찜 원조라고 할 수 있다. 1960년대 마산 바닷가 한 갯장어 식당에서 최초로 찜으로 만들어 먹기 시작한 게 시초라고 전해진다. 당시 마산항을 드나들던 어부들은 주변 식당에 아귀를 공짜로 갖다 줄 테니 요리해 보라고 권했지만 식당마다 가치 없는 생선이라고 거들떠보질 않았다. 그러던 중 갯장어 식당 주인이 바닷가 담장 위에 마른 상태로 버려져 있던 아귀에 된장과 고추장, 콩나물, 미나리, 파 등을 넣고 찜으로 만들어 어부들 술상에 안주로 올렸더니 반응이 좋자 아귀를 다루는 음식점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현재 마산어시장 근처 오동동 일대에 있는 아귀찜거리에는 전문 식당 20여곳이 길 양쪽에 쭉 늘어서 있다. 창원시는 이곳을 ‘마산 아구찜거리’라고 이름 붙이고 입구에 간판 조형물을 세워 놨다. 아귀찜거리 음식점들은 찜을 비롯해 탕, 수육, 불고기, 포 등 아귀를 재료로 다양한 요리를 한다. 전국적으로도 상호에 ‘마산’을 넣은 아귀찜 식당들이 많이 생겨났다. 마산 아귀찜은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갓 잡은 아귀를 바람이 잘 통하는 바닷가에서 말려서 쓴다. 아귀를 20∼30일간 수시로 뒤집어 가며 골고루 말려야 일년 내내 신선한 상태로 보관할 수 있고 고유의 맛도 유지된다.마산 아귀찜거리에서 ‘오동동 아구할매집’은 원조 식당으로 꼽힌다. 시할머니(안소락) 때 시작해 시어머니(김삼연)를 거쳐 현재 며느리(한유선)에 이르기까지 3대째 이어 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창원을 방문했을 때 수행원들과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김삼연(73)씨는 “대통령께서 ‘아귀 요리를 개발하고 지역의 대표 음식으로 전국에 알리는 데 노고가 많았다’며 격려해 줬다”고 말했다. 인천의 아귀 요리 원조인 ‘성진아구탕’에는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다녀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창원시는 2009년 마산 향토음식인 아귀찜을 세계적인 음식으로 널리 알리기 위해 5월 9일을 ‘아구데이’로 선포하고 해마다 이날을 전후로 아동동 일대에서 ‘아구데이축제’를 개최한다. 글 사진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글 사진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한 강의에 200명 몰아넣고… 강사들엔 “강의 줄었다” 폐강 통보

    한 강의에 200명 몰아넣고… 강사들엔 “강의 줄었다” 폐강 통보

    오는 8월 대학 시간강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시간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대학들이 전방위적으로 ‘시간강사 줄이기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강사법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등 강사법 안착을 위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나섰지만 시간강사들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며 당국의 감시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12일 강사제도개선과 대학연구교육 공공성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강사공대위)가 서울대·연세대·고려대를 비롯해 전국 23개 대학의 시간강사 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학들은 갖가지 편법을 동원해 시간강사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었다. 수업시수를 줄여 시간강사들의 고용 자체를 축소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연세대는 올해 선택 교양과목 60% 축소를 검토하고 있고, 고려대는 올 1학기 강의수를 전년 같은 학기 대비 200개 줄였다. 배화여대는 졸업이수학점은 80학점에서 75학점으로 줄이고 교양 강의를 90% 축소하기도 했다. 한 대학은 한 강의의 수강 인원을 200명까지 늘리며 강의수를 줄였다. 수업시수 감축은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로 이어진다고 강사공대위는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성공회대생 장어진씨는 “한 친구는 졸업 전 들어야 할 수업이 개설되지 않아 졸업을 연기해야 한다며 분노했다”고 말했다. 반면 강사들에게는 강사법 적용을 받지 않는 겸임·초빙교수로 전환하라고 압박하거나 일방적으로 “강의가 없다”고 통보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강사공대위에 따르면 44명의 시간강사 중 24명이 학교로부터 “전업 강사에게는 강의를 줄 수 없으니 4대 보험을 다른 곳에서 들어오면 겸임교수 자리를 주겠다”는 식의 압박을 받았다. 일부 대학은 친구나 친척, 지인의 회사에 위장취업하거나 개인사업자 등록을 해서 4대 보험을 해결하고 오라며 구체적으로 불법행위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말조차 듣지 못한 강사도 있었다. 한 강사는 조교로부터 이메일로 “강사법 때문에 강의 배정 여부가 불확실하니 다른 학교 강의 제안이 있으면 그쪽으로 먼저 계약하라”는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했다. 교육부가 지난달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하고 대학들의 강사 고용 현황을 집중 모니터링해 대학 재정지원사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장 벌어지고 있는 시간강사 구조조정과 학생들의 교육권 침해를 막을 수단이 마땅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로 박사학위를 취득하더라도 강사로의 신규 진입이 어려워져 ‘학문 후속세대’ 양성이 가로막힐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강사공대위는 전임교수에게도 수업시수 제한을 둬 대학이 전임교수에게 강의를 몰아주는 꼼수를 차단하고 방학 중 임금 지급에 대한 규정도 명확히 해 혼란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시행령에 반영되지 않았다. 강사공대위는 “교육부가 특별대책팀을 하루빨리 구성해 실태를 파악하고, 추가 재원을 확보해 대학 재정지원과 연계한 조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한강 물류의 중심… 포구의 낭만 품고 ‘뱃놀이 김포’ 뜬다

    한강 물류의 중심… 포구의 낭만 품고 ‘뱃놀이 김포’ 뜬다

    “마근포구는 한강하구에서 가장 깊은 물속과 넓은 수변을 끼고 있어 수심이 깊은 곳에서 배들이 정박했다가 밀물 때 서울 마포나루로 다녔죠.” 경기 김포시 하성면 마근포 주민 김석태(80) 어르신은 12일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다. 이어 “6·25전쟁 이전 우리 마을엔 7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았는데, 대부분 어업에 종사했고 어선을 많게는 두세 척이나 보유한 집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면사무소 소재지인 마을엔 소방서가 있었고, 도정공장 1개와 하성면 전 지역 쌀을 수매하던 공출창고 2개가 있어 쌀을 싣고 서울과 인천 등지로 실어 날랐다”고 덧붙였다. 김포문화재단으로부터 협조를 얻어 주민들과 동행해 포구를 둘러봤다.김포시 지명은 고어 ‘ᄀᆞᆷ포’에서 유래했다. 같은 계열인 감(甘), 검(檢, 儉, 劒, 黔)은 ‘거룩하다’는 뜻을 담았다.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고구려 옛 땅 ‘검포’(黔浦)로 기록돼 있다. ’검’은 단군왕검(檀君王儉)의 검과 같은 의미의 고대어로 신성한 마을을 가리킨다. 757년 통일신라 경덕왕 때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최초로 김포라는 지명을 사용했다. 재단이 옛 포구에 대한 종합학술조사를 실시한 결과 근대 이후 김포엔 30여개 포구와 나루가 존재했다. 섶골나루를 비롯해 감암나루와 운영나루, 갑곶나루, 원머루나루, 신덕포나루, 대명나루, 전류리포구, 조강포, 강령포 등 크고 작은 나루와 포구가 있었다. 세종실록지리지(1454) ‘경기’ 편에는 ‘한강이 서쪽으로 흘러 서해에 이르는 물길이 있다. 한강과 임진강의 합류점에서 조강(祖江)이 시작된다. 강화를 만나는 지점에서 황해도로 흐르는 서쪽 유로와 강화와 김포 사이를 흐르는 남쪽 유로인 염하 두 갈래로 나뉜다. 조강 서쪽 유로는 해서·관서지방 선박들이 주로 이용했고, 염하는 삼남 지방을 오가던 선박들이 이용했다. 포구별 인구와 어업인구, 배 수량까지 기록된 ‘한국수산지’(1908~1911)엔 당시 김포에서 가장 큰 포구 마을은 80가구를 웃돌았던 조강포와 강령포·마근포였다. 김석태 어르신은 “농사보다는 고기잡이로 제법 돈을 벌었다. 고기잡이 배가 한 번 나갔다 오면 뱃사람들이 곧장 주막으로 가다 보니 기생집이 4개나 될 만큼 당시 마근포 마을 경제가 컸다”고 말했다. 봄철이면 어선이 출항할 때마다 포구 앞 당산에서 용왕신에게 풍어를 기원하는 노제를 지냈다. 현재 그 자리에는 군부대 초소가 들어섰다. 뿐만 아니라 포구 앞에선 뱀장어와 장어가 엄청 많이 잡혔다. 특히 비바람이 거세질 가을 무렵엔 만선을 이뤄 냄새가 마을에 진동할 정도였다. 아울러 마을엔 화재나 재난 때 긴급히 대피하라고 울리는 큰 비상 종이 있었다. 전종한(사회과학교육) 경인교대 교수에 따르면 20세기 초 포구별 토지소유 양상을 조사한 결과 염하 연안의 거점 포구들에 비해 조강 연안 거점 포구들에서 다른 지역에서 거주하는 부재지주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재지주 거주지를 보면 조강포·마근포엔 서울, 강령포엔 개성 소유주 비율이 높았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서로 네트워크를 이뤘다. 김석태 어르신은 “당시 전태종씨라는 사람이 포구 쪽 토지를 5~6필지나 사들여 주택을 지었고, 서울 밤섬에 산다는 성산만씨는 전답 등 토지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고 귀띔했다. 부재지주들은 주로 대지 필지를 갖고 있어 포구 주변 대지를 중심으로 포구 관련 시설들을 지배했다. 김포 ‘지명유래집’에 따르면 3대 포구 중 마근포는 우리말 ‘막은 개’(개펄)라는 뜻으로 ‘막은’의 음을 따 ‘마근포’(麻斤浦)라고 불렀다. 원래 마근포 주변 마을에 물길을 따라 자리한 여러 포구들이 1919년 지도에는 금포리, 마조리로 표기되고 농경지로 간척됐다. 마근포는 한강을 거슬러 서울로 가거나 강 건너 황해북도 개풍군 임한면 정곶리 사이를 왕래하던 사람들로 늘 북적였다고 한다. 김석태 어르신은 “김해 김씨 집성촌인 마근포구 일대엔 20가구가 모여 살았다. 이젠 농지로 변해 주택지 뒤 야산에 있던 대나무숲만 일부 흔적을 보일 뿐이다”라고 고개를 저었다.당시 목선으로 직접 고기잡이를 다녔던 이 마을 김선구(81) 어르신은 “포구 마을에는 생선공판장이 있어 웅어나 숭어, 조기, 황복, 새우 등을 잡아 팔았다”며 “특히 여름철엔 별미인 깨나리 생선을 뼈째 발라 회로 즐겨 먹었다”고 전했다. ‘깨나리’는 세어라고도 불리며 가늘고 작은 물고기로 웅어와 매우 닮았다. 당시 김포 일대에 포구 관련 정박시설이 특별히 있었던 것은 아니고 주변 갯벌 등에 배를 댔다. 강령포에는 토담집 형태의 당집이 있어서 제사 도구를 보관했고 정월 초순 당제를 지냈다. 강령포 앞에 ‘노구여’라는 여(물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가 있는데 이 역시 제사와 관련된 지명이다. 이 여로 인해 배가 자주 좌초돼 뱃사람들은 구리나 놋쇠로 만든 솥에 새로 밥을 지어 산천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그 솥을 ‘노구솥’, 밥을 ‘노구메’라고 불렀다. 포구 근처에는 어물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한 토빙고와 새우젓 창고도 마련됐다. 고촌 섶골나루 근처에는 새우젓독을 만드는 가마도 있었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던 배들은 물때를 맞추는 데 실패하거나 기상이 악화되면 며칠씩 옴짝달싹하지도 못했다. 여행객들은 숙식을 해결할 곳이 필요했는데 조선 중기까지는 원(院)이라고 일컬어지는 관영 숙박시설이 그 기능을 도맡았다. 대표적인 게 조강포에 자리했던 조강원이다. 그러나 관에서 설치한 원 기능이 점차 빛을 상실하고 시장유통에 따른 상인과 보부상들의 대거 활동으로 주막이 번창했다. 조선지지 자료에는 1919년 김포 포구와 관련된 주막 이름이 등장한다. 당시 통진군에는 원모루주막, 산성주막, 강령포주막, 조강가리주막, 조강리주막, 후평주막, 마근포주막, 전류리주막, 봉성리주막, 바삭바위주막, 조강거리주막 등이 있었다. 광복을 앞뒤로 한 시기까지 주막은 성업을 이뤘다.김포시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포구의 장점과 역사를 재조명하고 과거 정취를 살린 체험·관광자원으로 특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 하성면 전류리 54-4와 봉성리 640-4 부지 1만 2500㎡에 포구공원과 물길 산책로를 조성한다. 국비 100억원을 투입해 2020년 착공, 2025년 완공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정왕룡 전 김포시의원은 “한반도 물류·관광·문화 중심지라는 인문학적 고찰이 필요하고, 한강하구의 물류 기능과 역사성을 복원하는 방향으로 포구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행안부 지원방안은 근시안적 관광 볼거리 이벤트 성격으로 예산 나눠 먹기 개발로 이어질까 염려된다”며 “한강하구 일대에서 강화 따로, 파주 파로, 김포 따로가 아니라 조강권 남북 공동체 복원이라는 종합적 관점에서 함께 머리와 어깨를 맞대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김포는 30여개 포구와 나루터 있던 신성한 포구마을… “한반도 물길 물류 중심지였다”

    김포는 30여개 포구와 나루터 있던 신성한 포구마을… “한반도 물길 물류 중심지였다”

    “마근포구는 한강하구에서 가장 깊은 물속과 넓은 수변을 끼고 있어 수심이 깊은 곳에서 배들이 정박했다가 밀물 때 서울 마포나루로 다녔죠.” 경기 김포시 하성면 마근포 주민 김석태(80) 어르신은 12일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다. 이어 “6·25전쟁 이전 우리 마을엔 7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았는데, 대부분 어업에 종사했고 어선을 많게는 두세 척이나 보유한 집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면사무소 소재지인 마을엔 소방서가 있었고, 도정공장 1개와 하성면 전 지역 쌀을 수매하던 공출창고 2개가 있어 쌀을 싣고 서울과 인천 등지로 실어 날랐다”고 덧붙였다. 김포문화재단으로부터 협조를 얻어 주민들과 동행해 포구를 둘러봤다. 김포시 지명은 고어 ‘ᄀᆞᆷ’ 포에서 유래했다. 지명이 생긴 지 1262년 됐다. 같은 계열인 감(甘), 검(檢, 儉, 劒, 黔)은 ‘거룩하다’는 뜻을 담았다.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고구려 옛 땅 ‘검포’(黔浦)로 기록돼 있다. ’검’은 단군왕검(檀君王儉)의 검과 같은 의미의 고대어로 신성한 마을을 가리킨다. 757년 통일신라 경덕왕 때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최초로 김포라는 지명을 사용했다. 재단이 옛 포구에 대한 종합학술조사를 실시한 결과 근대 이후 김포엔 30여개 포구와 나루가 존재했다. 섶골나루를 비롯해 감암나루와 운영나루, 갑곶나루, 원머루나루, 신덕포나루, 대명나루, 전류리포구, 조강포, 강령포 등 크고 작은 나루와 포구가 있었다. 세종실록지리지(1454) ‘경기’ 편에는 ‘한강이 서쪽으로 흘러 서해에 이르는 물길이 있다. 한강과 임진강의 합류점에서 조강(祖江)이 시작된다. 강화를 만나는 지점에서 황해도로 흐르는 서쪽 유로와 강화와 김포 사이를 흐르는 남쪽 유로인 염하 두 갈래로 나뉜다. 조강 서쪽 유로는 해서·관서지방 선박들이 주로 이용했고, 염하는 삼남 지방을 오가던 선박들이 이용했다. 포구별 인구와 어업인구, 배 수량까지 기록된 ‘한국수산지’(1908~1911)엔 당시 김포에서 가장 큰 포구 마을은 80가구를 웃돌았던 조강포와 강령포·마근포였다. 김석태 어르신은 “농사보다는 고기잡이로 제법 돈을 벌었다. 고기잡이 배가 한 번 나갔다 오면 뱃사람들이 곧장 주막으로 가다 보니 기생집이 4개나 될 만큼 당시 마근포 마을 경제가 컸다”고 말했다. 봄철이면 어선이 출항할 때마다 포구 앞 당산에서 용왕신에게 풍어를 기원하는 노제를 지냈다. 현재 그 자리에는 군부대 초소가 들어섰다. 뿐만 아니라 포구 앞에선 뱀장어와 장어가 엄청 많이 잡혔다. 특히 비바람이 거세질 가을 무렵엔 만선을 이뤄 냄새가 마을에 진동할 정도였다. 아울러 마을엔 화재나 재난 때 긴급히 대피하라고 울리는 큰 비상 종이 있었다. 전종한(사회과학교육) 경인교대 교수에 따르면 20세기 초 포구별 토지소유 양상을 조사한 결과 염하 연안의 거점 포구들에 비해 조강 연안 거점 포구들에서 다른 지역에서 거주하는 부재지주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재지주 거주지를 보면 조강포·마근포엔 서울, 강령포엔 개성 소유주 비율이 높았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서로 네트워크를 이뤘다. 김석태 어르신은 “당시 전태종씨라는 사람이 포구 쪽 토지를 5~6필지나 사들여 주택을 지었고, 서울 밤섬에 산다는 성산만씨는 전답 등 토지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고 귀띔했다. 부재지주들은 주로 대지 필지를 갖고 있어 포구 주변 대지를 중심으로 포구 관련 시설들을 지배했다. 김포 ‘지명유래집’에 따르면 3대 포구 중 마근포는 우리말 ‘막은 개’(개펄)라는 뜻으로 ‘막은’의 음을 따 ‘마근포’(麻斤浦)라고 불렀다. 원래 마근포 주변 마을에 물길을 따라 자리한 여러 포구들이 1919년 지도에는 금포리, 마조리로 표기되고 농경지로 간척됐다. 마근포는 한강을 거슬러 서울로 가거나 강 건너 황해북도 개풍군 임한면 정곶리 사이를 왕래하던 사람들로 늘 북적였다고 한다. 김석태 어르신은 “김해 김씨 집성촌인 마근포구 일대엔 20가구가 모여 살았다. 이젠 농지로 변해 주택지 뒤 야산에 있던 대나무숲만 일부 흔적을 보일 뿐이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당시 목선으로 직접 고기잡이를 다녔던 이 마을 김선구(81) 어르신은 “포구 마을에는 생선공판장이 있어 웅어나 숭어, 조기, 황복, 새우 등을 잡아 팔았다”며 “특히 여름철엔 별미인 깨나리 생선을 뼈째 발라 회로 즐겨 먹었다”고 전했다. ‘깨나리’는 세어라고도 불리며 가늘고 작은 물고기로 웅어와 매우 닮았다. 당시 김포 일대에 포구 관련 정박시설이 특별히 있었던 것은 아니고 주변 갯벌 등에 배를 댔다. 강령포에는 토담집 형태의 당집이 있어서 제사 도구를 보관했고 정월 초순 당제를 지냈다. 강령포 앞에 ‘노구여’라는 여(물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가 있는데 이 역시 제사와 관련된 지명이다. 이 여로 인해 배가 자주 좌초돼 뱃사람들은 구리나 놋쇠로 만든 솥에 새로 밥을 지어 산천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그 솥을 ‘노구솥’, 밥을 ‘노구메’라고 불렀다. 포구 근처에는 어물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한 토빙고와 새우젓 창고도 마련됐다. 고촌 섶골나루 근처에는 새우젓독을 만드는 가마도 있었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던 배들은 물때를 맞추는 데 실패하거나 기상이 악화되면 며칠씩 옴짝달싹하지도 못했다. 여행객들은 숙식을 해결할 곳이 필요했는데 조선 중기까지는 원(院)이라고 일컬어지는 관영 숙박시설이 그 기능을 도맡았다. 대표적인 게 조강포에 자리했던 조강원이다. 그러나 관에서 설치한 원 기능이 점차 빛을 상실하고 시장유통에 따른 상인과 보부상들의 대거 활동으로 주막이 번창했다. 조선지지 자료에는 1919년 김포 포구와 관련된 주막 이름이 등장한다. 당시 통진군에는 원모루주막, 산성주막, 강령포주막, 조강가리주막, 조강리주막, 후평주막, 마근포주막, 전류리주막, 봉성리주막, 바삭바위주막, 조강거리주막 등이 있었다. 광복을 앞뒤로 한 시기까지 주막은 성업을 이뤘다. 김포시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포구의 장점과 역사를 재조명하고 과거 정취를 살린 체험·관광자원으로 특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 하성면 전류리 54-4와 봉성리 640-4 부지 1만 2500㎡에 포구공원과 물길 산책로를 조성한다. 국비 100억원을 투입해 2020년 착공, 2025년 완공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정왕룡 전 김포시의원은 “한반도 물류·관광·문화 중심지라는 인문학적 고찰이 필요하고, 한강하구의 물류 기능과 역사성을 복원하는 방향으로 포구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행안부 지원방안은 근시안적 관광 볼거리 이벤트 성격으로 예산 나눠 먹기 개발로 이어질까 염려된다”며 “한강하구 일대에서 강화 따로, 파주 파로, 김포 따로가 아니라 조강권 남북 공동체 복원이라는 종합적 관점에서 함께 머리와 어깨를 맞대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궁민남편’ 안정환 구박에 차인표 짠내 폭발 “양파도 못 먹어?”

    ‘궁민남편’ 안정환 구박에 차인표 짠내 폭발 “양파도 못 먹어?”

    ‘궁민남편’ 안정환을 향한 차인표의 애정전선에 이상기류가 포착됐다? 일요일의 대표 힐링 예능 MBC 일밤 ‘궁민남편’ 오늘(10일) 방송에서는 안정환을 향한 무한 애정을 드러내왔던 차인표의 심경에 변화가 생긴다고 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날 SNS 인싸 되기에 도전한 멤버들은 맛깔나는 먹스타그램에 도전하는 안정환을 따라 갯장어 맛집에 들어선다. 맛깔스러운 반찬과 요리들이 속속들이 나올 때마다 배고픔에 허덕이던 멤버들의 감탄이 쏟아졌지만 안정환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음식 인증샷을 위해 끊임없이 “안돼!”를 외치며 음식 사수에 나섰다고. 이 같은 행태에 참다못한 차인표가 결국 몰래 반찬에 손을 대고 마는 불상사가 발생, 그가 그토록 아끼는 ‘내 동생’ 안정환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들어 현장을 박장대소하게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뿐만 아니라 안정환은 “양파도 못 먹어?”라며 양파를 못 먹는 입맛까지 타박, 먹어서 혼나고 못 먹어도 구박받는 차인표의 짠내 나는 모습이 공개된다고 해 벌써부터 웃음 폭탄을 예고한다. 과연 츤데레 안정환과 ‘안정환 짱팬’ 차인표 사이에 서린 심상치 않은 기류가 어떤 파란(?)을 예고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다섯 남편은 새롭게 개설되는 ‘궁민남편’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위해 여수로 출사를 떠난다. 대중들에게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는 진정한 SNS 인싸에 등극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갈아 사진 찍기에 나서 어떤 사진들이 탄생하게 될지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다. ‘궁민남편’ 공식 인스타그램은 바로 오늘(10일) 저녁 6시 45분 방송되는 MBC 일밤 ‘궁민남편’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골목식당’ 장어집 사장, 카톡 폭로 “방송 위해 한 사람 인생 고통으로”[전문]

    ‘골목식당’ 장어집 사장, 카톡 폭로 “방송 위해 한 사람 인생 고통으로”[전문]

    ‘골목식당’에 출연한 장어집 사장이 제작진과 나눈 카톡 대화 내용을 폭로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해 7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뚝섬 편에 출연했던 장어집 사장 박병준 씨는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골목식당’ 제작진과 나눈 대화를 공개하며 자신이 ‘악마의 편집’으로 사기꾼이 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방송에서는 장어집에 방문해 장어요리를 시식한 후 제대로 손질도 안 되어 있는 장어, 위생, 가격 등 문제를 지적하는 백종원의 모습이 그려진 바 있다. 장어집 사장 박 씨는 촬영 때만 미역국에 고기를 더 많이 준 점에 대해 “촬영 전날 작가님이 ‘촬영과 장사는 아무 관련이 없을 것’이라고 해서 아침에 미역국을 포함해 모든 재료를 다 준비해놨다. 하지만 촬영이 지체됐고 저녁 장사를 못 하게 됐다. 마지막 순서로 촬영할 당시 많이 남은 미역국을 많이 드렸다. 그런데 나는 미역국 사기꾼이 됐더라”고 밝혔다. 장어 가격과 관련해서는 “상황실에 수많은 카메라와 작가님이 있어 심리적으로 굉장히 압박됐다. 작가님들이 험악한 분위기를 잡고 여기저기서 끼어들어서는 내 말을 막았다. 카메라가 담고 싶어하는 내 모습은 X신, 미친X이 분명 했다. 말을 안 들으면 나를 더 미친X으로 만들 것 같아서 말을 똑바로 못했다. 촬영 후 의사표현을 제대로 못하게 되었다고 담당 작가님에게 호소했던 부분 증거자료로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골목식당’ 작가에게 장어 원가를 정리해 보낸 메일 첨부 내역과 더불어 작가와의 카톡까지 공개했다. 해당 카톡폭로에는 장어의 원가 언급을 빼달라는 박 씨의 요청에 ‘골목식당’ 작가가 “방송에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고 이후 장어 판매를 중단했다는 내용을 다루기 위해서도 다 빠질 수는 없으나 우려하는 일이 최대한 없게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사장님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셨기 때문에 우리도 그 부분을 잘 살려낼 예정이니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는 작가의 말에 박 씨가 웃으며 “반전 잘 살려 달라”고 말하는 내용도 이어졌다. 카톡 폭로에 이어 박 씨는 “우려하는 일 없게 한다고 했지만 방송에 나간 비교 메뉴판에는 거짓말을 더 과장하기 위해 특대 자는 빼버리고 내보냈으며, 비교 대상 가게에는 상차림비가 따로 있는 것 또한 언급도 하지 않고 사기꾼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원가가 45%에 육박하는 8000원짜리 장어를 파는 조그만 가게 사장 한 명을 인간쓰레기로 만들었다. 방송의 이익을 위해 한 사람의 인생을 고통 속에 몰아넣었다”고 토로했다. <이하 ‘골목식당’ 장어집 사장 박병준 씨가 올린 글 전문> 안녕하세요 장어집 사장 박병준 입니다. 우선 저번 주에 다뤘던 내용들을 정리하여 전달 드리면서 증거자료 첨부합니다. 못 들으신 분들이 있을 수 있으니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방송 촬영 전날, 작가님에게 “촬영은 장사와 아무 관련이 없을 거다”라는 얘기를 듣고 촬영 당일 아침에 미역국을 포함해서 모든 재료를 다 준비 하였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촬영이 지체 됬다. 저녁장사는 하지 말고 기다려라”는 얘기를 했고 저희 집은 제일 마지막 순서로 촬영이 진행 되었습니다. 그래서 많이 남게 된 미역국을 많이 드림으로 인해 미역국 사기꾼이 되었죠. 당시 작가님에게 보냈던 카카오톡 내용입니다. 분명히 “저녁에 미역국 많이 남으면 그렇게 드리는게 맞다”라고 작가님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저녁장사까지 못하게 해놓고 많이 드린 미역국을 가지고 건더기 많이 준 사기꾼을 만들었습니다. 촬영 당일 재료준비는 다 시켜놓고 나중에 말이 바뀌어서 저녁장사를 못하게 했습니다. 혹시 일부러 미역국을 많이 남기게 하기 위한 처음부터 계획된 의도였을까요? 자, 다음 장어 가격에 대한 부분입니다 . 못 들으셨을 분들을 위해 간략히 당시 상황 설명 드리며 증거자료 첨부합니다. 방송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백종원 대표님이 장어를 주문하시고 저는 상황실로 올라가게 됩니다. 상황실에 올라가면 제가 앉은 앞쪽에는 수많은 카메라들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또 카메라 뒤쪽으로는 수많은 작가님들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심리적으로 굉장히 압박이 되었고 실제로 작가님들이 험악한 분위기를 잡고 여기저기서 끼어들어 제 말을 막았습니다.카메라가 담고 싶어 하는 모습은 병신, 미친놈이 분명 했습니다. 결국 말을 안들으면 저를 더 미친놈으로 만들까 싶어 장어가격에 대한 부분 얘기를 똑바로 못하게 되었습니다. 촬영 후 의사표현을 제대로 못하게 되었다고 담당 작가님에게 호소했던 부분 증거자료로 남아 있습니다. 첫 촬영 다음날 장어 원가를 정리해서 작가님에게 보냈던 메일 첨부합니다. 메일에는 작가님에게 장어 사이즈부터 비교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방송에 나가면 안되는 이유까지 말씀드렸던 부분 모두 서술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첫 방송이 나가기 직전 작가님과 나눈 대화입니다. 작가님이 장어 원가 부분 비교해서 다뤘던 것 아예 빠질 수는 없다고 우려하는 일 없게 진행 한다고 하였습니다. 당시 제가 촬영이 좋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기에 긍정의 의사를 표현 했는데 이렇게 거짓말 까지 만들어 내는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우려하는 일 없게 한다고 했지만 방송에 나간 비교 메뉴판에는 거짓말을 더 과장하기 위해 특대 자는 빼버리고 내보냈으며, 비교 대상 가게에는 상차림비가 따로 있는 것 또한 언급도 하지 않고 사기꾼을 만들었습니다. 원가가 45%에 육박하는 8000원짜리 장어를 파는 조그만 가게 사장한명을 인간 쓰레기를 만들었습니다. 방송의 이익을 위해 한사람의 인생을 고통속에 몰아넣었습니다. 그렇게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편집된 영상을 보는 시청자분들 마음에도 분노와 빈곤이 가득 찼습니다. 전 세계 어떤 음식도 절대적인 음식은 없습니다. 나한테 맛있는 음식이 때로 어느 누구에게는 맛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으로 인해 욕을 먹어서는 안됩니다. 저희 장어는 생선을 팔 때 보다 단골도 많고 재방문율도 더 높았습니다. 다음 방송에서는 장어 가시에 관한 부분을 다루도록 하겠으며 다른 주제도 함께 다룰 수 있다면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청자여러분 전자렌지 사용 등,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사실관계를 똑바로 할 것은 반드시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눈부시거나 황홀하거나… 빛나는 부산

    눈부시거나 황홀하거나… 빛나는 부산

    눈이 거의 오지 않는 부산은 비교적 온화한 겨울을 즐길 수 있는 휴양도시다. ‘제2의 도시’다운 화려함과 오랫동안 지켜온 역사가 공존한다. 15개 자치구와 1개 자치군을 두고 있는 큰 도시에는 볼거리, 즐길거리가 넘친다. 바다 위를 오가는 케이블카, 해변을 환하게 밝히는 마천루의 조명에 부산의 바다는 더 특별해진다. 해수온천에 몸을 담갔다 옛날 시장을 구경하고 구석구석 특색 있는 골목을 하나씩 거닐다 보면 몇날 며칠도 짧다. 서울역에서 출발한 KTX가 2시간 40분 만에 부산역에 도착했다. 한반도의 동남쪽 끝에 자리한 도시를 머릿속에 그리면 꽤 멀게 느껴지는데 기차에서 딴짓을 좀 하다 보면 금방이다. 커다란 역사를 빠져나오니 북적한 도시 한복판이다. 도시의 소음 사이로 바람을 타고 온 짭짤한 바다냄새가 뒤섞인다. 광장의 팔각 비둘기집이 과거의 시간 한 토막을 떼어놓은 것 같다. 이곳에서 부산 여행을 시작했다.부산의 바다를 발아래로 내려다볼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2017년 6월 문을 연 송도해상케이블카는 ‘국내 제1호 근대 해수욕장’인 송도해수욕장 옆에 자리하고 있다. 1913년 7월 문을 연 송도해수욕장은 처음에는 부산에 거주하던 일본인을 위한 휴양시설로 개발됐다. 오랫동안 부산을 대표하는 해수욕장이었지만 해운대, 광안리 등의 부상으로 한동안 옛 명성을 잃었다. 1964년 건설됐던 해상케이블카가 1988년 운행을 중단한 것은 시설 노후와 이용객 감소 때문이었다. 29년 만에 재개장한 해상케이블카는 송도해수욕장 부활의 상징이다. 바다를 가로질러 암남공원까지 1.62㎞를 운행한다. 옛 케이블카보다 운행거리가 4배 가까이 늘었다.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크루즈’에 오른다. 불투명 바닥의 ‘에어크루즈’도 있다.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출발한 케이블카는 이내 거북섬 위를 지나 바다 위로 나아간다. 등 뒤로 송도해수욕장의 백사장, 남항대교, 영도 풍경이 펼쳐진다. 바닥창 밑으로는 에메랄드빛 물결이 넘실댄다. 부산 바다가 이렇게 맑았나 싶다. 8분 30초간 위로 오른 케이블카는 암남공원 내 전망대에 멈춘다. 맑은 날이면 일본 대마도까지 볼 수 있다. 돌아오는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송림공원 앞에 내린다. 바로 앞바다 거북섬은 2016년 5월 해수욕장에서부터 이어지는 구름산책로로 연결됐다. 바다 위 고래조각상 등을 감상하면서 구불구불 난 산책로를 걸으면 작은 암초인 거북섬에 이른다. 바다로 삐죽 솟은 산책로 끝까지 가면 알록달록 방파제 위로 갈매기 떼가 새하얗게 모여 앉은 모습도 보인다. 과자를 꺼내 공중에 손을 휘휘 저으면 시력 좋은 갈매기들이 냉큼 날아와 먹이를 입에 문다. 한창 변신 중인 해수욕장 뒤로는 호텔 등 신축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다.부산의 바다 하면 해운대를 빼놓을 수 없다. 상전벽해의 아이콘이 된 해운대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붐빈다. 주변 아파트 단지에서 산책 나온 사람들, 부산에 놀러온 여행객들로 겨울바다가 조금도 쓸쓸하지 않다. 한편에는 빼곡한 고층빌딩이 화려한 대도시의 면모를 자랑하지만 해변 모래사장에 서서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면 한가로운 기분도 느낄 수 있다. 지금도 급변하고 있는 해운대에는 공사 중인 인근 새 아파트를 홍보하는 아주머니가 “모델하우스를 보고 가라”며 이른 아침부터 전단지를 돌린다. 홍콩을 닮아가는 해운대 야경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해수욕장을 조금 벗어나는 것이 좋다. 달맞이언덕 아래 자리잡은 ‘미포끝집’은 유명인들의 사인이 빼곡한 이름난 횟집이다. 야경을 감상하면서 식사를 하려는 사람들도 몰린다. 식당에 들어가지 않아도 마린시티 쪽 형형색색의 빌딩 조명과 밝게 빛을 내는 광안대교가 만드는 장관을 감상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바다 전망을 실컷 즐겼다면 바닷속 여행을 떠나 봐도 좋다. 해운대해수욕장 바로 뒤에 위치한 ‘씨라이프 부산아쿠아리움’에는 상어, 바다거북, 가오리 등 250종 1만여 마리 해양생물이 살고 있다. 열대우림, 심해, 체험존 등 테마별로 꾸며진 아쿠아리움을 구경하면서 신기한 해양생물을 보다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자카스펭귄, 작은발톱수달 등 귀여운 동물들 앞에서는 아이들이 떠날 줄 모른다. 3000t 메인수조에 투명보트를 타고 들어가 상어를 좀더 가까이에서 볼 수도 있다. 해운대는 해수온천으로도 유명하다. 많은 온천이 영업 중인데 그중 원조는 1935년 문을 연 ‘할매탕’이다. 류머티즘·관절염·신경통 등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할머니들이 유독 많이 찾아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름만 들으면 낡고 허름한 시설일 것 같지만 2016년 최신 시설로 재개장했다. 특히 독립된 온천탕인 가족탕이 있어 인기다. 영업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온천을 즐기고 싶다면 할매탕 바로 옆 ‘해운대온천센터’를 이용하면 된다. 나날이 변화하고 있는 해운대지만 해운대시장에서는 여전히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좁은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은 시장 골목 안에 ‘친구 아이가’, ‘뭐라카노’ 등 구수한 부산 사투리가 머리 위로 빛을 밝힌다. ‘해운대라꼬 빛축제’ 일환이다. 곰장어, 돼지국밥 등 식사부터 어묵, 튀김 등 간식까지 먹거리들이 즐비한 시장을 그냥 지나치긴 힘들다. 설움이 뒤엉킨 미로…단단히 박제된 추억바다를 마음껏 즐겼다면 이제 부산 골목의 매력을 느껴볼 차례다. 국제시장에서 보수산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면 책방들이 빼곡하게 모여 있는 보수동책방골목이 나온다.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고 부산이 임시수도가 됐을 때 이북에서 피란 온 손정린씨 부부가 현재 중구 보수동사거리 입구에 ‘보문서점’을 연 것이 시초다. 손씨 부부는 미군부대에서 나온 헌잡지, 고물상에서 수집한 각종 헌책을 팔기 시작했다. 그 시절 천막교실로 향하던 많은 학생들의 통학로가 된 이곳에 다른 피란민들도 하나씩 비슷한 서점을 열면서 책방골목으로 거듭났다. 골목 중간 지점에는 책을 한아름 품에 안은 사람의 동상이 서 있다. 1970년대 70여 점포가 성행했던 골목의 상징이다. 전성기 때만큼 붐비지는 않지만 여전히 천천히 책방들을 둘러보면서 헌책을 고르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부산의 명소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어 타지에서 온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골목 한편에 자리잡은 ‘우진스낵’은 4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장사를 이어 온 분식집이다. 지금도 처음 문을 연 사장님이 온종일 고로케와 도넛을 튀겨낸다. 부담 없는 가격에 사먹는 ‘추억의 맛’은 빛바랜 사진 같은 책방골목 분위기와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 책방골목 사이로 난 더 좁은 골목의 오르막 계단을 따라 산 쪽으로 올라가 본다. 수십 계단을 올라도 다시 그만큼의 계단이 남아 있다. 낮고 작은 계단이지만 개수 때문에 만만찮다. 계단을 다 오르면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다시 계단이 나온다. 겨울이지만 햇살이 따뜻한 낮이라 계단과 오르막길을 반복하다 보니 땀까지 맺힌다. 서두를 것 없이 천천히 걸어야 한다. 행정구역상 대청동인 비탈진 동네에는 주차장을 머리에 이고 있는 집들이 많다. 지형을 이용한 공간 활용이 눈길을 끈다. 알록달록한 공영주차장 건물 옆으로 난 60여 계단을 또 오르니 전망대다. 용두산공원 부산타워 너머 남항대교, 부산항 뒤 부산항대교 등이 내려다보인다. 여행자들이 찾아도 좋을 전망대지만 동네 할머니들의 사랑방으로 더 인기인 것 같다. 전망대 벤치에 둥그렇게 앉은 할머니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공영주차장 전망대에서 영주동 방향으로 난 산동네 주택가 골목에는 예쁜20여점이 자칫 우울할 수 있는 골목 곳곳에 산뜻한 색을 더한다. 고래, 사슴, 호랑이가 뛰놀고 꽃이 만발한 골목 사이로 동네 고양이가 햇볕을 쬐며 한가롭게 뒹군다. 주택가 아담한 카페에서 잠시 쉬어 가도 좋다. 길 중간쯤엔 모노레일이 설치돼 있다. 관광용 모노레일이 아니라 가파른 계단을 오르기 힘든 지역 주민들에게 에스컬레이터 역할을 하는 시설이다. 무작정 부산의 골목을 누비는 것도 좋지만 부산의 역사를 알고 나면 그냥 지나칠 사소한 것도 재미로 느껴질 수 있다. 보수동책방골목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는 부산근대역사관이 있다. 1929년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점으로 건설된 건물은 그 자체가 역사적 건축물이다. 6·25 때는 미국대사관으로 쓰였고 전쟁 후엔 미국 해외공보처 부산문화원으로 활용됐다. 1999년 한국 정부에 반환됐고 이후 부산시가 인수해 근대역사관으로 조성했다. 1876년 근대 개항부터 시작된 일제 수탈의 역사를 중심으로 부산의 근대사가 사진, 지도, 책자 등과 함께 흥미롭게 전시돼 있다. 옛 개항장 시가지의 가구점, 과자점, 미곡취인소 등 일본식 건물도 재현돼 있다. 관람은 무료다.부산역 앞 초량차이나타운(상해거리)과 텍사스거리도 이색적인 풍경을 더해 주는 골목이다. 텍사스거리는 이름으로 짐작할 수 있듯 과거 미군들을 상대로 한 유흥가였다. 한때는 청소년 출입이 제한되기도 했고 호황을 누렸지만 현재는 쇠락한 모습이 뚜렷하다. 1990년대부터 교역을 위해 온 러시아인들의 방문과 거주가 늘었고 지금은 텍사스거리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러시아어 간판이 빼곡하다. 이런 변화는 이어진 차이나타운에서도 발견된다. 300m 거리 양옆으로 홍등이 쭉 매달려 있는 거리는 빨갛게 빛을 내는 등불과 노란색 불빛 간판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낸다. 항우와 우희 동상이 입구에서 방문객을 맞고 삼국지 벽화가 길게 이어져 있다. 중국 상점·음식점 사이사이로 러시아어 간판들도 보인다. 러시아어로 빨갛고 노랗게 칠해져 있는 게 재미있다. 중국인들이 아침으로 먹는 콩국과 밀가루반죽튀김 등으로 유명한 오래된 중국집들 사이로 러시아의 보르시(수프), 샤슬릭(꼬치), 빵과 케이크 등을 파는 음식점들이 들어서 국제적인 거리의 느낌을 준다.최근 부산의 젊은 세대들이 많이 찾는 골목으로는 서면 옆 동네인 전포동의 전포카페거리가 있다. 예전에 철공소 등이 밀집돼 있던 동네에 개성 있는 카페가 하나둘 들어서면서 10년 전쯤부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일대에 300곳가량의 카페가 있다고 한다. 부산지하철 2호선 전포역 7번 출구 부근에는 지난해 6월 ‘부산커피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김동규(41)씨가 7년 전부터 모은 커피 관련 골동품 420여점이 전시돼 있다. 1850년에 포르투갈에서 만들어진 대형 커피분쇄기를 비롯해 각국의 분쇄기, 드립머신, 주전자와 커피잔 등을 구경할 수 있다. 입장료가 없고 커피 판매도 하지 않는다. 김 관장은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거리가 상업화되고 있다”며 “전포카페거리의 특색을 지키고 싶어 박물관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떠들썩한 분위기를 피하고 싶다면 기존 카페거리에서 북쪽으로 조금 더 떨어진 ‘전리단길’을 추천한다. 부산진소방서 뒤로 난 골목들에는 전포카페거리가 처음 생길 때의 분위기가 새롭게 피어오르고 있다. 페인트 냄새가 나고 철을 깎는 쇳소리가 울리는 골목에는 예쁜 카페, 디저트 가게 등이 다소곳이 자리잡았다. 그 사이로 들어선 인문학 서점과 사진관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고 작은 가죽공방, 목공소, 은세공 가게에서는 무언가를 두드리는 소리가 간간이 들려온다. 글 사진 부산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여행수첩 →잘 곳 :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부산’이 지난달 해운대에 문을 열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셀렉트 서비스 브랜드로 지난해 4월 서울 영등포에 이은 두 번째 오픈이다. 지하 2층, 지상 22층 건물에 총 225개 객실이 있다. 23㎡ 크기의 스탠다드룸으로 구성됐다. 10만원 이하의 가격대로 가성비가 뛰어나다. 풀서비스 대신 필요한 서비스에 집중했다. 작지만 알찬 피트니스센터, 코인세탁실 등이 구비돼 있다. 2호선 해운대역에서 도보 10분 거리, 바닷가에서 3분 거리로 주변 관광지를 걸어다닐 수 있는 입지가 최대 장점이다.
  • [메디컬 인사이드] 밀가루 음식만 2년 끊었는데… 어떻게 몸무게 7㎏이나 줄었지?

    [메디컬 인사이드] 밀가루 음식만 2년 끊었는데… 어떻게 몸무게 7㎏이나 줄었지?

    팔·다리는 가는데 배만 나온 전형적인 복부비만 체형이었던 직장인 이경수(43)씨는 2년 전 밀가루와 작별하고서 극적인 변화를 경험했다. 즐겨 먹던 튀김, 빵, 라면을 멀리하자 35인치였던 허리가 33인치로 줄었고 몸무게도 덩달아 7㎏이 빠졌다. 특별히 운동이나 다른 다이어트를 병행하진 않았다.달라진 것은 체형뿐이 아니었다. 한 달에 한 번 월례행사처럼 치르던 배앓이가 사라졌다. 이씨가 장염으로 병원을 찾은 건 지난 2년간 두 번뿐이다. 늘 부대끼고 거북했던 속이 편해지자 예민했던 성격도 바뀌었다. 이씨는 “짜증을 내는 빈도가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 단지 밀가루 섭취만 줄였는데 어떻게 이런 변화가 가능했을까. 과연 밀가루는 멀리해야 할 곡물일까. 밀가루는 인류가 수천 년에 걸쳐 먹어왔으며, 지금도 세계 인구 3분의2가 주식으로 삼고 있다. 이미 식품의 안전성 측면에서는 검증된 곡물이다. 최근 밀가루에 함유된 단백질인 글루텐 유해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장내 염증과 소화장애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지만 의료계는 크게 문제가 되는 성분이 아니라고 말한다. ●한국인 밀가루 섭취 늘지만 셀리악병 증가 없어 글루텐 섭취 문제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셀리악병’인데 한국인은 셀리악병과 관련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드물어 이 병에 걸릴 위험이 극히 적다는 것이다. 셀리악병은 글루텐에 면역체계가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성 알레르기 질환으로, ‘HLA-DQ2’라는 유전자에 의해 생긴다. 복부 통증, 식욕 부진, 설사, 복부 팽만감이 나타나는 소화기계 질환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밀을 주로 먹는 서양인의 5%가 이 병을 앓고 있고, 미국 전체 인구의 6%가 밀 알레르기로 고통받고 있다. 한국인의 밀가루 섭취량도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국내에서 셀리악병 발병이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보고는 없다. 하지만 한의계는 밀가루의 찬 성질이 위장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일 수 있다고 얘기한다. 특히 체질적으로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과 따뜻한 기운이 약해 몸이 차가워지기 쉬운 소음인은 밀가루를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김고운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는 13일 “찬 성질의 음식은 특히 몸이 찬 사람의 대사를 방해하고 소화 장애나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리도 밀과 마찬가지로 성질이 차다. 소음인 체질은 평소 소화 기능을 돕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을 섭취해야 하는데, 성질이 맵고 따뜻한 찹쌀·닭고기·장어·마늘·감자·부추·사과·귤과 계피차·생강차·꿀차 등이 좋다. 김 교수는 “실제로 소화가 잘 안 되는 환자에게 밀가루 끊기를 권했는데 증상이 호전됐다는 환자가 많았다”며 “소화 장애가 있는 환자 외에도 알레르기가 있거나 체중 감량이 필요한 환자에게도 밀가루 끊기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부 비만과 밀가루의 연관성은 비교적 명확하다. 정제된 탄수화물이 주범이다. 정제된 탄수화물은 정제되지 않은 일반 탄수화물보다 우리 몸에 훨씬 빨리 소화·흡수돼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 이때 우리 몸은 혈당을 낮추려고 인슐린을 과다하게 분비한다. 이 과정에서 일시적인 저혈당 증세가 나타나고, 공복감을 느껴 혈당을 빨리 올릴 수 있는 탄수화물을 더 찾게 된다. 저혈당과 고혈당을 오르내리며 탄수화물을 탐닉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은 당의 흡수를 촉진하는 것 외에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을 두뇌로 운반하는 역할도 한다. 두뇌로 전달된 트립토판은 기분을 좋게 하는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한다. 세로토닌이 감소하면 우울, 의욕 상실, 초조함 등의 금단현상이 오기 때문에 뇌는 더 많은 탄수화물을 요구하게 된다. 그러면서 우리 몸은 서서히 단맛에 길들어지고, 당연히 당뇨병과 비만 같은 합병증이 온다. 대표적인 정제 탄수화물인 밀가루 섭취만 줄였는데 이씨의 복부 비만이 사라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열량 높은 밀가루 음식 단품 섭취로 영양 불균형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밀가루 음식 안의 첨가물이 건강을 해친다”고 말했다. 그는 “밀가루 자체가 나쁘기보다는 밀가루 음식 대부분의 열량이 높은 게 문제”라면서 “같은 밀가루 음식이더라도 건강하게 조리된 것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짜장면 1인분의 열량은 약 700㎉, 국물 라면은 500㎉ 수준이다. 성인 기준 1일 권장열량이 남성 2200~2600㎉, 여성 1800~2100㎉l인 점을 생각하면 두 끼만 짜장면과 라면으로 때워도 하루 권장열량의 상당량을 섭취하게 된다. 밀가루 음식이라고 해서 밀가루로만 이뤄진 식품은 드물다. 버터, 나트륨, 설탕 등을 함께 먹게 된다. 밥을 먹을 땐 채소와 고기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든 반찬을 같이 먹지만, 밀가루 음식은 주로 단품으로 먹기 때문에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어렵다. 김은희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교수는 “탄수화물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혈당 지수가 낮은 음식으로 식단을 바꿔야 한다”며 “혈당 지수가 낮으면 천천히 소화되기 때문에 급격한 인슐린 분비를 예방하고 쉽게 배고파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필요한 열량 중 탄수화물 비율을 낮추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도 좋다”고 강조했다. ●실천 가능한 기준 정하고 밀가루 섭취 줄여야 밀가루 끊기 도전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2년째 밀가루를 멀리하는 이씨도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성공했다. 처음에는 밀가루가 들어간 소스까지 찾아 철저히 따져보고 아예 입에 대지 않았다. 하지만 사흘 만에 실패했다. 밀가루 섭취를 완벽하게 끊으려다 보니 그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한 달 뒤 튀김, 우동, 빵, 라면 끊기에 다시 도전했다. 이후 9개월간 적어도 다섯 번은 몰래 숨어 튀김옷이 바삭거리는 돈가스를 먹어 치웠다. 다만 밀가루와 싸우기보다 실천 가능한 선을 정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그러자 밀가루의 유혹이 시큰둥해졌다. 피로감도 줄었고, 폭음하는 습관도 없어졌다. 먹을 수 있는 안주가 적다 보니 자연스럽게 술을 줄이게 됐다. 이씨는 “사람의 몸은 신비해서 한 숟가락을 줄이면 한 숟가락만큼의 긍정적 변화가 일어나더라”며 “1주일에 한 번 먹던 라면을 2주에 한 번으로 줄여도 변화가 있었다. 밀가루는 끊는 게 아니라 평생 관리하는 것”이라고 웃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크로아티아의 골목·몬테네그로의 첫눈… 아드리아해가 품은 비경

    크로아티아의 골목·몬테네그로의 첫눈… 아드리아해가 품은 비경

    2주간 재방송으로 편성됐던 EBS1 ‘세계테마기행’이 아름다운 아드리아해 풍광을 싣고 돌아온다. 31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4부에 걸쳐 방송되는 ‘푸른 바다의 전설 아드리아해’에서는 아드리아해에 접한 각국의 도시를 여행한다. 로마 황제, 베네치아 상인, 오스트리아 귀족들의 시간을 떠올려보는 여정이다. 1부 ‘베네치아 상인의 모험’에서는 상인들의 무역 거점이었던 크로아티아 이스트라 반도의 로빈으로 떠난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사람의 눈’을 닮은 신비로운 동네에서 토박이 가이드를 따라 현지인들만 아는 비밀 아지트를 방문한다. 이웃마을 오푸젠에서는 장어 잡이를 체험하고 겨울에 펼쳐진 주황빛 귤밭에 빠져본다. 마르코 폴로의 고향으로 유명한 코르출라섬으로 이동해 17세기 마르코 폴로의 모험 속으로 들어가 본다. 2부 ‘황제가 반한 땅’의 무대는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두브로브니크다. 2㎞ 길이로 이어진 성벽, 플라차 대로, 스르지산 전망대를 돌아보면서 아드리아해의 풍광을 만끽한다. 로마의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은퇴 후 여생을 보내기 위해 만든 도시 스플리트에서 황제의 알현실을 보고, 달마티아 지방의 전통 음식 소파르닉을 맛본다. 자다르에서 일몰을 보며 듣는 오르간 연주는 마치 행복한 꿈 같다. 3부 ‘숨은 보석 몬테네그로’에서는 로브첸 로드를 따라가다 산꼭대기에 묻힌 네고슈 왕의 영묘를 만난다. 협곡 비경이 눈부신 콜라신에서 첫눈을 맞으며 눈썰매를 달린다. 4부 ‘100년 전 귀족 여행’에서는 오스트리아 귀족들이 배만을 이용해 별장으로 오갔던 휴양지 블레드 섬을 방문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김생환 부의장,“보육교사 처우개선 위해 적극 지원할 터”

    서울특별시의회 김생환 부의장(더불어민주당, 노원4)은 12월 20일 오후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2018 서울시 보육인의 날」행사에 참석, 축사를 통해 “보육교사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시의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보육인의 날 행사는 영유아보육을 위해 성실히 근무하는 보육인들을 위로, 격려하고 유공자를 표창함으로서 보육인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위한 취지로 서울시 민간어린이집 연합회(회장 안미숙)가 주최, 주관했다. 김생환 서울시의회 부의장은 축사를 통해 “21세기 주인공인 아이들은 이 나라의 희망이고 보배이며 우리 미래의 가장 큰 자산임에 따라 미래의 주역이 될 아이들을 올바르고 튼튼하게 자랄 수 있도록 보살펴주는 일은 바로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서 보육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면서 “영유아기 교육을 담당하고 계시는 보육인 여러분들의 소임이야말로 정말 가치있고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생환 부의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늘 수고해주시는 보육교사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하며 “서울시의회는 여러분이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실 수 있도록 의회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김 부의장의 축사에 이어 보육인들이 서울시에 보내는 메시지 전달식과 보육유공자 표창 수여, 보육을 주제로 한 샌드아트 공연 등이 함께 진행됐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김생환 부의장을 비롯해 황연옥·정인자 전 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 회장, 소재진 (사)가정어린이집연합회장, 한경옥 가정어린이집분과위원회 회장, 백명자 법인단체어린이집연합회장, 김정미 직장어린이집연합회장 등 내빈과 원장, 보육교사, 보육관계자 등 50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도로 점령한 장어떼

    도로 점령한 장어떼

    19일 오전 10시 30분쯤 광주 서구 어등대교 인근 자동차 전용도로에 1t짜리 운반차량의 적재함이 고장 나면서 떨어진 장어를 경찰이 수거하고 있다. 경찰은 30여분 동안 차량 통행을 막고 도로에서 꿈틀거리는 수백 마리 장어를 20㎏짜리 쌀 포대 5개에 모아 운전자에게 돌려주고 도로교통법상 적재물 추락방지 위반 혐의로 벌점 15점과 범칙금 4만원을 부과했다. 광주 연합뉴스
  • 시흥시, 올해 우수형 열린어린이집 3곳 선정

    시흥시, 올해 우수형 열린어린이집 3곳 선정

    경기 시흥시는 ‘열린자리어린이집’을 비롯해 고은어린이집과 시흥시청 직장어린이집 3곳이 보건복지부 ‘2018년 우수형 열린어린이집’으로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우수형 열린어린이집은 개방적인 운영방식으로 부모 일상적 참여가 이뤄진다. 지자체형 열린어린이집보다 부모참여가 확대 발전된 형태로 보건복지부가 선정한다. 올해 전국 100곳이 선정됐다. 시흥시 우수형 열린어린이집 3곳은 전 분야에서 부모참여가 활성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부모와 함께하는 ‘아동 권리 존중 캠페인’과 ‘함께 키우는 지속가능 공동육아방’, ‘학부모 일일교사 지정 보라데이’ 등 특색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운영했다. 세 곳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장관 상장과 현판이 수여된다. 이외에 포상과 정부지원시 우선선정되고, 모니터링이 일정기간 제외된다. 공공형어린이집 선정 시 가점 부여 등 인센티브를 받는다. 임병택 시장은 “영유아의 행복한 보육환경 조성을 위해 교직원과 부모가 함께 노력해 우수형 열린어린이집에 선정돼 더욱 더 뜻깊은 수상”이라며 “개방적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협력과 소통의 기회를 제공해 부모와 어린이집이 서로 공감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강화해 아이 키우기 좋은 시흥을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시는 지난 10월 30곳의 지자체형 열린어린이집을 선정했다.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15일까지 시 홈페이지에 열린어린이집 선정 계획을 공고했다. 10월 16일부터 10월 18일까지 접수된 78곳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1차 조사를 마쳤다. 2차 심사는 열린어린이집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5개 항목을 종합심사해 높은 점수를 받은 어린이집을 선정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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