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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과 지구촌 방방곡곡 오소도 마사코씨

    장애인과 지구촌 방방곡곡 오소도 마사코씨

    “장애인도 여행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장애인 여행에 불가능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일본인 ‘여행광’인 오소도 마사코(56·여)는 지난 95년부터 최근까지 45차례에 걸쳐 장애인 등 900여명을 이끌고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각지를 돌아 다녔다. 오소도가 대부분의 장애인에게 꿈이나 다름없는 해외여행 기획에 뛰어든 것은 90년대 초반 영국 런던의 한 서점에서 장애인 100여명의 여행체험기인 ‘더이상 도전할 게 없다(Nothing Ventured)’라는 책을 접하고부터. 의족을 가방에 담고 중국 대륙 5000㎞를 횡단한 사람과 하반신 마비인 남편과 함께 아마존강의 선상에서 금혼식을 올린 여성의 사연을 읽고서 장애인 여행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28살에 ‘지구는 좁다’라는 출판사를 만들어 여성들을 위한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펴냈지만, 시간이 흘러 여성 혼자 여행하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게 되자 장애인 여행쪽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지요.” 오소도는 일본에 돌아와 시각장애인을 일일이 접촉하며 95년 시각장애인 9명, 비장애인 자원봉사자 9명, 맹인견 4마리와 함께 프랑스로 첫 여행을 떠났다. 맹인견의 항공료가 무료라는 사실에 착안해 시각장애인을 고른 것이다. 이후에는 시각장애인이 지체장애인의 휠체어를 밀면서, 서로에게 눈이 되고 다리가 되어 함께 어우러지는 여행도 만들었다. “지체장애인이 타는 전동휠체어의 무게가 50㎏이나 나가 항공사에서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눈치를 보이기도 했지요.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욱 밀어붙여야한다는 의지가 굳어졌습니다. 바깥 세상을 경험할 때 장애인들의 밝은 표정을 보면 이 정도쯤이야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지요.” 현지에서의 장애인 이용시설 섭외부터 통역, 여행가이드 등 전반을 오소도가 도맡는다. 대신 자원봉사자를 장애인과 같은 인원으로 구성하며, 장애인이 자원봉사자 여행경비의 3분의 1을 대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누구나 장애를 갖고 있습니다. 저 역시 뚱뚱한데다 겁이 많다는 ‘장애’를 갖고 있죠. 앞으로 지구 어디든지 장애인이 씩씩하게 여행할 시대가 오리라 믿습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오늘의 눈] ‘장애인 性문제’ 이제 고민을 / 이효용 사회부 기자

    “우리 정서에 맞는 성 생활보조제도를 만들자.”“가상현실을 이용한 사이버섹스 지원은 어떨까.” 지난 12일 서울 국립재활원에서 열린 ‘미혼 장애인의 성 문제’ 세미나에서는 의료인, 사회복지사, 장애인단체 관계자 등 50여명이 머리를 맞대고 갖가지 의견을 쏟아냈다. 공통된 얘기는 이 문제가 금기시되던 것이고 사회적 논란의 여지가 많기 때문에 신중하게 공론화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장애인의 성 문제를 제대로 보려면 비장애인의 인식부터 바꿔야할 것 같다. 지난 11일 장애인의 성과 결혼 문제를 다룬 서울신문의 기사가 나간 뒤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반응을 보고는 당혹스러웠다. 네티즌들도 장애인과 성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는 듯했다.“제2의 정신대라도 만들자는 거냐.”“기자 마누라부터 섹스자원봉사 시켜라.”는 비난부터 “사지 멀쩡한 사람도 성욕 참고 사는데 장애인 따위가 감히…”“먹여 주고 입혀 주니 별걸 다 바란다.”는 식의 비하까지 서슴지 않았다. 반면 서울신문 홈페이지에서 진행중인 ‘척수장애인을 위한 섹스자원봉사 도입’ 찬반 여론조사에서는 55.6%가 ‘공감한다’,34.6%가 ‘반대한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본질은 ‘섹스’ 자원봉사를 도입하자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똑같은 본능을 갖고 있음을 인정하고, 대안을 찾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장애인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단체를 만드는 방안 같은 것이다. 장애인의 사회 참여를 가로막는 이동권 문제 해결이 근본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장애인의 성 문제가 그렇게 시급하냐는 반론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런 다양한 의견들을 모아서 토론을 거쳐 합의에 이르러야 하는 것은 장애인의 성 문제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장애인의 성문제에도 마음을 열 때가 됐다.“대안이 없다는 것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 대안 찾기의 시작”이라는 한 참가자의 말이 설득력있게 느껴졌다. 이효용 사회부 기자 utility@seoul.co.kr
  • [장애인의 性과 결혼] “성욕구 포르노물로 해결” 67%

    [장애인의 性과 결혼] “성욕구 포르노물로 해결” 67%

    국립재활원 조사결과를 보면 척수손상 미혼 남성 장애인의 ‘성 문제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3.1점으로 ‘지난 한 달간의 삶에 대한 만족도’(5.3점)나 ‘장애에 대한 마음 속 수용도’(6.8점)에 비해 크게 낮았다. 자신의 성욕구 해결방법으로는(복수응답) ‘포르노 사이트·비디오·잡지’ 66.7%,‘성적인 공상’ 45.6%,‘직접적인 성적 접촉’이 28.1%,‘자위행위’ 10.5% 순이었다.‘성적인 대화’는 8.8%,‘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자위행위’는 1.8%였다. 성 접촉의 파트너로는 ‘여자친구’가 82.4%로 가장 많았지만 ‘성매매 여성’이라는 응답도 17.6%에 달했다. 특히 사지마비 장애인의 경우 성매매 여성과 성 접촉을 한다는 응답이 37.5%나 돼 하지마비군 11.5%보다 크게 높았다. 국립재활원 이범석 과장은 “미혼 장애인의 성 문제는 파트너를 어떻게 연결시켜 줄 것이냐부터 문제가 시작되기 때문에 접근이 가장 어렵다.”면서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한 성적인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장애유형별로 다양한 대책이 연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장애인의 性과 결혼] “결혼이오?…총각딱지 떼는게 평생 소원이죠”

    #1 7년 전 추락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이양신(33·여)씨는 타고난 여성성을 박탈당할 뻔했다. 입원상태에서 생리를 하자 어머니는 이를 없앨 방법을 찾았고, 이씨도 “이제 결혼도 못 할텐데.”라는 생각에 남성호르몬제 투여에 동의했다. 그러나 부작용으로 한달 동안 하혈만 하다 그만뒀다. 5년쯤 지나자 어머니는 아예 자궁 적출 수술을 권했다. 장애인에게 성이란 귀찮고 사치스러운 것이란 인식이 깔려 있었다. 이씨 자신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감안, 수술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지금도 ‘감각이 없는데 섹스하고 싶은 생각은 드냐.’ ‘임신도 할 수 있느냐.’는 어처구니없는 얘기를 듣곤 한다. ●“결혼도 못할텐데” 생리하자 자궁적출 #2 뇌성마비 1급 장애인 김광태(가명·33)씨는 한달에 한번꼴로 성매매 여성들을 찾는다. 물론 “오빠, 그 몸으로 섹스할 수 있겠어.”라는 얘기를 들은 적도 많다. 시간이 갈수록 “이렇게 불법적인 방법으로 죄 짓듯 욕구를 해결해야 하나.”라며 자조해 보기도 하지만 어차피 이 길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도 자기는 낫다며 온몸을 꼼짝 못해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자위행위를 하는 친구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씨는 “먹고 자는 것과 마찬가지로 성욕도 인간의 본능”이라면서 “강아지도 발정이 나면 접붙여줄 생각을 하면서 장애인의 성에 대해서는 완전히 무시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몸으로…” 윤락업소서도 기피 #3 중증 정신지체 장애인인 딸이 성욕을 못 이겨 온 몸을 자해한다. 보다 못한 아버지는 돈뭉치를 들고 거리에 나가 청년들을 붙들고 통사정을 한다.“제발 우리 딸과 한번만 자 달라.”고. 미친 사람 취급을 받고 경찰서에 잡혀가기도 하지만 그의 지상과제는 ‘남들과 똑같은’ 욕망을 표출하는 딸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다. 결국 아버지는 자기 스스로 나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야 만다.(독립영화 ‘아빠’의 줄거리-감독 이수진) ●‘무성(無性)적 존재’로 인식 장애인의 성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장애인들이 성기능은 물론 성욕도 없을 것이라는 편견, 먹고 살기도 힘든데 성은 사치라는 인식, 불편한 몸으로 결혼해 아이를 낳아봤자 키울 수나 있겠냐는 동정 등이 바탕에 깔려 있다. 그러나 시각·청각장애 등은 물론 뇌성마비·전신마비 장애인들도 대개 비장애인과 똑같은 성기능과 성욕구를 갖고 있다. 감각과 운동신경이 마비된 척수손상 장애인 역시 성욕구가 크게 다르지 않고, 임신·출산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성과의 만남을 통해 자연스럽게 성을 익히고 결혼으로 가정을 꾸민다는 것은 요원한 꿈이다.8년 전 교통사고로 불완전 전신마비 장애인이 된 이전형(38)씨는 지난 겨울부터 지역신문에 배우자를 구하는 광고를 냈다. 몇번의 만남 끝에 올 4월 한 여인과 결혼식을 올렸지만 패물을 노리고 접근한 사기결혼이었다. 이씨는 “장애인도 똑같이 성욕이 있고 평범한 결혼생활을 하고 싶어 한다.”면서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람 만날 기회 자체가 적고, 경제적인 문제가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숨지었다. ●교류의 장·경제력 없어 걸림돌 이런 문제는 결국 장애인의 이동권, 교육권, 노동권의 총체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이수지 간사는 “중증 장애인의 경우 이동 자체가 불편하기 때문에 학교에도 다니지 못하고 당연히 직업활동도 하지 못해 사회에서 소외된다.”면서 “비장애인에 비해 이성을 만날 기회 자체가 차단되고 경제력도 갖지 못하면서 성과 결혼의 문제가 원천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장애인연맹 김미선 부회장은 “장애인의 성 문제가 사회적으로 한번도 공론화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장애를 개인이 아닌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하는 것과 장애인의 자기 결정권을 인정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애인의 성 문제를 ‘인간의 기본적 욕구’의 문제로 인정하고 장애의 종류와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세심한 제도를 논의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효용 나길회기자 utility@seoul.co.kr
  • [장애인의 性과 결혼] “성을 누릴 권리 알리고 싶었다”

    [장애인의 性과 결혼] “성을 누릴 권리 알리고 싶었다”

    “가족에게조차 무성(無性)적인 존재로 인식되는 상황을 깨보고 싶었습니다.” 지난해 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누드 사진을 찍어 화제가 됐던 지체1급 장애인 이선희(31)씨.10여년 전 제주도 용두암에서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손가락 하나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전신마비 장애인이 됐다. 그동안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봤고 키스도 해봤지만 그래도 허전했던 무언가는 바로 섹스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던 중 어머니로부터 “월경을 하지 않도록 수술을 받는 게 어떻겠느냐.”는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다른 사람은 물론 저 자신도 제가 성을 누릴 권리가 있는 존재라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점차 장애인의 성 문제가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인 수준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장애인 인권단체 ‘문화지대 장애인이 나설 때’의 대표 박지주(34)씨와 만난 것은 의미있는 전환점이었다. 장애인의 성도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리자는 데 뜻을 같이했고 그 방법으로 누드를 선택했다. 바닥에서 추위와 욕창과 싸워가며 사진을 찍었다. 박씨는 장애인전문 인터넷신문에 이씨의 사진과 글을 올렸다. 박씨는 “이씨가 어머니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집에서 누드를 찍은 적이 있다는 얘기를 해서 이번에는 제대로 찍어보자고 제안했다.”면서 “처음엔 부끄러워했지만 점차 해방감을 느낀다며 촬영 내내 즐거워했다.”고 전했다. 촬영도 그랬지만 사진이 공개된 이후에는 더욱 힘들었다.‘병신 주제에 어떻게 섹스를 한다는 거지.’ ‘장애인도 그런 걸 느껴.’에서부터 ‘장애를 돈벌이에 이용한다.’ ‘앞으로 장애여성에 대한 성 폭행이 늘어날 것’ 등 폭언이 넘쳐났다. 박씨는 “장애인 사회는 매우 보수적이라 성을 향유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 자체를 스스로 부정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장애인들 자신이 껍질을 깨고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를 특별하게 바라보지 마세요. 비장애인과 똑같이 우리도 밥을 먹습니다. 먹는 방법이 조금 다를 뿐이죠. 우리들의 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씨의 바람은 소박하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일하고 싶은 장애인] (하) 박은수 장애인공단이사장

    [일하고 싶은 장애인] (하) 박은수 장애인공단이사장

    “장애인도 중요한 국가적 자원입니다.” 박은수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장은 “장애인력의 활용방안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서는 대기업이 나서야 한다.”면서 “공단의 업무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 고용의 의미는. -생존권의 문제다. 일본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는 장애인연금제도를 통해 소득을 보장해 준다. 하지만 우리는 사정이 다르다. 소득보장도 안되고 일자리도 안주는 것은 죽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장애인의 일자리 요구는 도덕적인 요구다. 일을 해서 납세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역할을 특히 강조하고 있는데. -정부와 공기업은 장애인의무고용률 2%를 달성했다. 그러나 30대 기업집단의 장애인 고용률은 0.97%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대기업쪽에 법적 기준을 지킬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공단 사업의 초점이 여기에 맞춰져 있다. 대기업은 의무고용을 지키지 않는 대신 부담금을 납부하고 있다. 이것은 주주에 대한 배임행위다. 최고경영자(CEO)들이 장애인 인력을 찾는데 게을리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대기업의 문제로만 보기 어렵지 않나. -대기업은 장애인 고용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일본의 특례 자회사 같은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생산라인에 장애인 투입이 어려울 경우 장애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표준사업장을 만들면 된다. 중앙 및 지방정부의 역할도 요구된다. ▶대기업이 왜 장애인 고용을 기피한다고 보는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을 고용하면 인사·노무관리에 애를 먹을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이다. 하지만 이것은 기우다. 지난 6월 공단과 장애인고용증진협약을 맺은 CJ텔레닉스의 경우 장애인들이 이렇게 일을 잘할 줄 몰랐고 기존 직원들의 근무자세도 달라졌다고 놀랄 정도다. 이 회사는 장애인 53명을 채용해 재택근무시키고 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Zoom in 서울] 청계천 산책 장애인엔 ‘그림의 떡’

    [Zoom in 서울] 청계천 산책 장애인엔 ‘그림의 떡’

    오는 10월 시민들에게 개방될 서울 청계천 거리는 장애인에게는 가깝지만 먼 곳이었다. 청계천 입구의 턱, 휠체어로 올라가기에는 힘겨운 경사로, 휠체어가 지나다닐 수 없는 비좁은 안전통로는 장애인에게 커다란 장벽임이 분명했다.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서 시작되는 청계천 거리 입구. 서울 시민이면 누구나 즐길 권리가 있는 이 거리를 장애인이 얼마나 쉽게 다닐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조영황)의 현장조사가 시작됐다. 조사에 참여한 박영희(45·여) 장애인이동권쟁취를위한연대회의 공동대표 등 3명은 출발점에서부터 장애물과 맞닥뜨려야 했다.10㎝ 높이의 턱을 보고 박 대표는 당황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일반인들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작은 턱도 장애인들에게는 힘겨운 장애물이 된다.”고 말했다. 입구에서 청계천 거리까지 이어지는 경사로 역시 장애인을 배려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너비 2m 가량의 경사로에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손잡이가 설치되면 경사로는 휠체어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이다. 수동 휠체어를 타고 70m 길이의 경사로를 따라 내려갔다 되올라가는 일은 만만치 않아 보였다. 무거운 가방이라도 매고 경사로를 오른다면 휠체어가 뒤집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장애인들이 드나들 수 있는 출입구가 모자란다는 점도 지적됐다. 총 5.8㎞에 이르는 청계천 거리에 장애인용 경사로는 하천 좌우로 4곳씩 있다. 하천으로 내려서는 첫 경사로에서 1.4㎞나 떨어진 곳에 두번째 경사로가 나타났다. 국제장애인연맹(DPI)소속의 박동렬(27)씨는 “청계천 거리에 내려갔다가 갑자기 비라도 쏟아지면 속수무책”이라면서 “아예 청계천 거리로 내려가지 않는 것이 안전할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에게 청계천을 따라 지나기도 힘겨워 보였다. 서울시가 하천과 도로를 구분하려고 만들어둔 너비 1.4m 안팎의 하천 양옆 보도는 일렬로 가로수가 심어져 있어 실제 통행이 가능한 도로 너비는 50㎝ 안팎에 불과했다. 휠체어 너비가 60∼70㎝인 것을 감안하면 곳에 따라서는 휠체어의 통행이 불가능하기도 했다. 이날 현장 조사에 참가한 인권위 신혜수 인권위원은 “다음주 수요일쯤 서울시와 장애인단체, 환경단체, 건축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긴급간담회를 열기로 했다.”면서 “현장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장애인도 쉽게 청계천 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서울시에 청계천 거리 설계안의 수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중증 장애인도 공무원시험 볼 수 있다

    뇌성마비 등으로 인해 필기시험을 제대로 치를 수 없어 사실상 공직진출의 길이 막혔던 중증 장애인들에게도 공무원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중앙인사위원회는 1일 손 떨림 등 필기능력 장애로 OMR 답안 작성에 어려움을 겪는 수험생들에 대해 오는 9일 시행되는 제43회 7급 공채 필기시험부터 별도의 특수 답안지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사위 관계자는 “OMR 답안지 표기가 어렵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입증된 수험생에 한해 답안 표기에 불편이 없을 정도로 표기 방법과 크기 등을 개선한 특수 답안지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이번 조치는 뇌병변 장애인들에게 OMR 답안지 대리작성 등 장애특성에 맞는 시험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장애인 단체들의 숙원사항을 일부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장애인 수험생은 필기시험 후 1주일 이내에 OMR 답안 표기가 어렵다는 의사소견서를 중앙인사위에 제출해야 하며, 이들로부터 회수한 별도 답안지는 OMR 답안지로 옮겨 따로 채점할 예정이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장애인 공직진출 길 넓어진다

    장애인 공직진출 길 넓어진다

    장애인의 공무원 채용시험 응시연령이 최대 3년까지 연장되는 등 정부부문 장애인고용책이 활성화되고 있다. 6일 노동부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장애인의 공무원시험 응시연령이 빠르면 내년부터 최대 3년까지 연장, 시행된다. 노동부 관계자는 “채용시험에서 군제대자의 응시가능 나이를 연장해 주듯이 장애인도 응시연령을 연장해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이 현재 입법예고 중”이라면서 “올 8월 국회에 상정해 빠르면 내년부터 시행할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밖에 장애인 수험생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공직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장애인의 공직진출 확대를 위한 정부의 정책이 보다 적극성을 띠고 있다. ●장애인의 수험기간 고려 정부는 장애인의 공무원시험 응시연령을 연장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대로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시행령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최대 3년까지 연장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장애의 경중에 따라 차등적용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모든 장애인에게 응시연령을 3년까지 늘려줄지, 아니면 장애정도에 따라 차등적용할지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시행령에 담게 된다.”면서 “장애가 심하지 않은 수험생에게까지 일괄적으로 3년을 연장해주는 것은 형평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의견조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에서 장애인의 시험응시 나이를 연장하는 이유는 신체적인 약점으로 인해 일반 수험생들보다 길어질 수 있는 수험기간을 고려해서다. 때문에 수험준비에 큰 지장이 없는 경증 장애인에게까지 3년을 연장하는 것은 도입취지에 어긋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장애정도가 가벼운 경증 장애인의 경우에는 1년 또는 2년만 연장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구분모집에 지원하는 장애인 수험생에게 가능한 한 많은 기회를 보장해준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9급 시험은 현행 28세에서 31세로,7급 시험은 35세에서 38세로 응시가능연령이 각각 늘어날 전망이다. 중증장애인을 위한 공직진출 지원책도 가동되고 있다. 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은 장애유형별 적합직무를 발굴하기 위한 인턴제를 지난 5월부터 시범운영하고 있다. ●중증장애인 지원책도 가동 장애인고용촉진공단 관계자는 “시험을 통해 공직에 진출하는 장애인은 대부부분 경증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이라면서 “시각·청각·정신장애 등 중증 장애인들은 특히나 취업에서 소외돼 있기 때문에 이들이 할 수 있는 적합직무를 발굴하는 데 인턴제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4개 부처 산하 10개 기관에 중증장애인 10명이 파견근무를 하고 있다. 중앙선관위에 청각장애인이 파견돼 있고, 서울대 등 5개 국립대학에 정신장애인과 청각장애인 등이 파견돼 도서관 사서보조업무와 경비업무를 맡고 있다. 인턴기간이 3개월 정도로 짧지만 장애인은 경험을 쌓을 수 있어 만족해 하고, 해당 기관도 이들 장애인의 직무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 공단측의 설명이다. 또한 중앙인사위는 장애인 수험생의 인력풀을 DB로 구축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사위 균형인사과 관계자는 “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장애인 수험생에게 본인의 동의를 얻어 이들의 개인정보를 DB화할 방침”이라면서 “DB가 구축되면 정보접근이 쉽지 않은 장애인에게 수시로 공직채용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 구인구직기능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여성도 장애인도 당당하게 性 즐겨야”

    “여성과 장애인도 똑같이 포르노를 즐길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이번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얼굴 예쁜 여성을 미(美)의 상징으로 뽑는 데 반대,6년간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를 주도했던 이영란(51) 경희대 예술디자인학부 교수가 이번에는 ‘안티 성폭력 페스티벌 포르노 포르나(porNO porNA)’의 총 연출을 맡았다.‘포르노 포르나’는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if·대표 엄을순)가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의 후속타로 기획한 야심작이다. 이 교수는 “못 가진 사람들은 인간으로서 당당하게 성(性)을 즐길 수도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남성중심 문화에 안티를 거는 기분으로 이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연출의 변을 대신했다. 안티의 첫 화두는 단연 포르노그라피다. 이 교수는 “남성 중심의 포르노그라피는 지나치게 폭력적일뿐 아니라 여성을 학대함으로써 남성과 여성의 신체를 모두 왜곡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성과 장애인도 당당하게 포르노그라피를 즐기고 성에 대해 크게 떠들 수 있도록 하는 게 이번 공연의 목표였다.‘포르노’가 남성만의 문화라면 이에 대응하는 ‘포르나’는 여성들의 문화다.‘포르나’는 ‘포르노’의 여성형 명사로 이 공연을 기획한 이프에서 직접 만든 단어다. 이번 공연은 철저하게 ‘포르나’를 보여준다. 총 19개팀,70여명이 참여하며 연극, 무용, 뮤지컬, 영화, 장애인 패션쇼 등 10∼15분 분량의 다양한 장르의 무대 공연이 이어진다. 또 KBS ‘개그콘서트’의 ‘go go! 예술 속으로’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개그우먼 강유미(22)·안영미(22)씨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깐따삐야 논평’ 알까리라 뉴스 진행자로 나서 화제를 모았던 김세아(23)씨가 출연해 성에 대한 신랄한 풍자도 늘어놓는다. 공연은 18일 오후 6∼10시 서강대 메리홀에서 열린다.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인터넷 ‘개똥녀’ 논란

    ‘개똥녀는 반성하라.’‘자살할지도 모른다.’ 지하철 전동차 바닥에 본인의 애완견 배설물을 치우지 않고 내린 한 여성의 사진이 널리 퍼지면서 네티즌의 비난 수위가 거세지고 있다. 반면 인터넷의 익명성을 악용해 비난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일 오전 한 인터넷 사이트에 문제의 사진들과 여성의 행동을 비난하는 글이 올랐다. 이 여성이 지하철에서 내린 뒤 방치된 배설물을 옆에 앉아 있던 할아버지가 치우는 사진도 떴다. 비난의 글과 사진은 이른바 ‘개똥녀’로 일컬어지면서 빠르게 확산됐다. 근거가 불확실한 신원이 공개되자 7일 그녀가 재학중이라는 모 대학 홈페이지가 다운됐다. 이 여성의 개인 홈페이지가 폐쇄됐다는 글도 떠돌았다. 일부에선 ‘당사자’라는 필명의 해명 글도 인터넷에 올라 동정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 글에서는 “X팔려서 그랬으며 잘못을 알고 후회하고 있는데 너무한 것 아니냐.”면서 “네티즌들이 마녀사냥을 하면 고소할 수도 있고 최악엔 자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행법상 승객은 지하철에 애완견을 데리고 탈 수 없다. 서울지하철 여객운송규정에 따라 작은 벌레류, 병아리, 시각장애인 인도견 등을 제외하고 어떤 동물도 데리고 탈 수 없도록 했다. 이를 어기면 5400원 이하의 부과금을 문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조선시대 장애인들 어떻게 살았을까

    장애인 차별이나 편견 등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생뚱맞게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지금도 이렇거늘 옛날에 장애인들은 얼마나 힘들게 살았을까?’하지만 ‘세상에 버릴 사람은 아무도 없다’(정창권 지음, 문학동네 펴냄)를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이같은 생각이 편견일 수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저자는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예전의 장애인의 생활과 그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 당시의 국가 정책 등을 생생히 복원, 이를 친근한 이야기체로 재구성해 들려준다.‘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의 정사뿐만 아리라 야사류, 판소리, 가면극, 개인 일기와 시조, 가사 등에서 엿볼 수 있는 장애인의 모습을 토대로 했다. 책에 따르면 전통시대 장애인은 사회에서 일반인과 어울려 생활하며 능력에 따라 직업을 갖고 자립적 삶을 살았다. 양반은 과거를 보아 관직에 나가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며, 예술적 업적을 남긴 장애인도 많았다. 국가에서도 조세와 부역을 면제하고 구휼활동을 펼치는 등 복지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조선 중기 이후 주자학 일변도의 사회가 되면서 장애인은 체제 바깥으로 배척되기 시작했고, 근대 이후엔 경쟁력 없는 인간으로 치부되어 사회로부터 격리되는 천대도 겪는다.1만 5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시·청각 장애인 함께 보는 드라마

    시·청각 장애인 함께 보는 드라마

    시·청각 장애인도 함께 보고 들을 수 있는 드라마가 선보인다. SBS는 7일 방송될 신년 특집 드라마 2부작 ‘내사랑 토람이’를 통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방송을 실시한다. 하희라가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출연, 화제를 모으고 있는 ‘내사랑 토람이’는 최초의 여성 시각장애인 교사 전숙연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 사고로 시력을 잃은 여성이 토람이라는 이름의 안내견의 도움을 받아 장애를 극복하고 삶을 개척해 나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하희라가 강인한 어머니이자 희망을 잃지 않는 여성 전숙연을, 김영호가 따뜻하고도 속깊은 남편 김성민을 연기했고 권해효가 안내견 훈련사 염동호 역을 맡았다. 전숙연씨는 수기에서 “부르튼 발로 고통을 참으며 7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주인의 안전을 위해 앞장섰던 토람이는 단순히 길을 안내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희망으로 인도한 안내견이었다.”면서 “인간에 대한 헌신을 유일한 과제로 훈련받는 안내견의 삶은 우리 사회를 밝혀 주는 또 하나의 불빛임을 느끼게 할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한정환 PD는 “지난 2003년 극중 실존인물인 전숙연씨의 눈물겨운 감동 수기를 접하고 꼭 한번 드라마로 만들어 보고 싶었다.”면서 “험난한 세상 틈바구니 속에서 한 시각장애 여성이 일궈낸 값진 희망, 그녀의 가족과 안내견 토람이가 보여준 사랑과 헌신의 메시지는 각박한 현 세태에 따뜻하고 촉촉한 감동을 선사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시각 장애인들은 TV의 ‘음성다중’기능을 선택하면 배우들의 대사와 상황 설명 등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으며, 청각 장애인들은 자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140명탑승 굴절버스 서울 20일부터 운행

    서울시는 버스 2대가 연결돼 있는 굴절버스를 20일부터 본격 운행한다고 17일 밝혔다.. 시는 2대의 굴절버스를 100번 노선(도봉산역-쌍문역-미아리-고대앞-신설동-종로-동대문)과 300번 노선(길동-천호동-동대문-신설동-종로-광화문)에 각각 투입할 계획이다.특히 승객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오전 출근 시간에 배치해 수송률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시 관계자는 “굴절버스 정원은 101명으로 일반버스보다 2배 가량 많다.”며 “최고 140여명까지 탑승이 가능하므로 일반버스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굴절버스는 일반버스보다 8m정도 긴 18m이며 장애인과 노약자,어린이들을 위한 ‘자체기울임 기능’(Kneeling System)을 갖추고 있다.이에 따라 주행중에는 지상으로부터 약 41㎝ 정도의 높이가 유지되지만 정차했을 경우 7㎝ 가량 낮아지며 휠체어용 발판까지 사용되면 장애인도 더 편하게 승하차 할 수 있게 된다.시는 대당 5억 6000만원인 굴절버스를 오는 10월말까지 18대 더 수입할 계획이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노원구청 채민옥 복지관리팀장

    노원구청 채민옥 복지관리팀장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는 복지사회를 만들기 위해 남은 공직생활을 다 바칠겁니다.” 노원구청 채민옥(50·여) 복지관리팀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서울시 복지행정의 ‘왕언니’.채 팀장은 지난 1988년 서울시에 복지를 전담하는 ‘사회복지과’가 신설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줄곧 복지업무만 담당해왔다. 그녀가 복지행정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려웠던 가정환경 때문이다.1975년 동사무소 직원이었던 남편을 만나 신접살림을 차렸지만 중풍으로 쓰러진 친정어머니를 대신해 친정 살림과 생계를 도맡을 수밖에 없었다. “위로 두 언니가 있었지만 살기 급급해 손을 벌릴 수 없었어요.당시 중학생이었던 막내 여동생까지 제가 키워야했습니다.” ●형편 어려워 자연스레 복지에 관심 생겨 뻔한 남편의 월급봉투만 기다릴 수 없었던 채 팀장은 결혼 3년째인 1978년 9급 공무원 시험에 도전했다. “공무원 시험이 지금처럼 치열하지는 않았습니다.친정 살림하랴,칭얼대는 큰 딸 돌보랴,공부에만 집중하기는 어려웠지만 이 방법 밖엔 없다고 마음을 다잡았죠.” 1979년 관악구 봉천 8동 사무소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지만 또다시 어려움이 닥쳐왔다. 중풍으로 고생하던 친정어머니가 세상을 뜨자 친정아버지와 막내여동생까지 부양하게 된 것이다.4년 뒤에는 남편과 사별한 큰 언니가 자녀 둘을 데리고 채 팀장의 집으로 오게 된다. “살림이 힘들다보니 자연스레 사회복지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직장을 다니면서도 자녀 키우는 걱정을 안해도 되고,나이가 들어도 노후걱정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으니까요.” ●초기부터 투신한 서울시 복지행정의 ‘대모’ 노태우 정권이 들어선 1988년 처음으로 서울시에 복지분야를 전담하는 ‘사회복지과’가 신설됐다.채 팀장은 그때부터 복지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복지행정이라 그런지 처음에는 여직원을 많이 배정했습니다.전 유아문제부터 담당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이때부터 1994년까지 영등포구와 도봉구를 오가며 어린이집과 관련한 업무를 맡았다. “기존 새마을유아원이 1990년 현재의 어린이집 제도로 전환되면서 각 어린이집이 회계처리나 업무미숙 등으로 혼선을 빚었습니다.하지만 일하는 여성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도록 관련 종사자 교육을 강화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채 팀장은 이 기간 중앙대에서 유아교육을 주제로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취득해 복지행정에 대한 전문성도 강화했다. 이어 1994년 말 서울시로 자리를 옮긴 채 팀장은 노인복지업무를 맡게 됐다. “제가 힘들게 부모님을 부양한 경험이 있어서 독거노인에 대한 행정만큼은 제대로 하고 싶었습니다.” ●노인의 집 40곳 개설등 이끌어 채 팀장은 1996년 ‘서울 가정도우미 제도’를 창안했다.독거노인의 집을 도우미들이 직접 방문하는 것으로 현재까지 시행되고 있다. 또 불우한 노인들이 함께 사는 그룹홈인 ‘노인의 집’을 계획해 서울시내 40곳에 개설했다. “담당 공무원들마저 노인복지를 외면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넉넉지못한 형편에 고생만 하신 부모님도 자꾸 떠올랐고요.” 1999년 영구임대주택 등에 거주하는 장애인이 많은 노원구로 발령받은 그녀는 장애인 복지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정년까지 장애인 지원에도 최선 관련법상 지원을 할 수 없는 장애인 단체에 대해 자치구 공모사업을 통해 사무실 설치를 지원했다.다운증후군을 앓는 사람을 위한 다운복지관 건립과 장애인 보장구 무료수리센터 설치·운영 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녀의 이같은 노력에 가족들도 동참할 예정이다.대학 재학중인 아들은 사회복지학을 복수전공하고 있고,출가한 큰딸도 유아교육을 공부할 계획이다. “정년 때까지 장애인도 스스로 자신의 뜻을 펼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기회가 닿으면 복지와 관련된 공부를 더해볼 작정입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경북 장애인 구분채용 ‘호평’

    경북도가 전국 처음으로 시행하고 있는 ‘장애인 공무원 구분 채용’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1일 도에 따르면 장애인들이 근무하기에 적합한 행정,사회복지,전산 직렬 등에 장애인을 구분 채용한 결과 올해 33명이 최종 합격했다.지체 27명,시각 4명,신장 2명이고 이들 가운데 1급과 2급 장애인도 5명이나 됐다.지난해에는 장애인 27명을 뽑았다. 이 제도 도입으로 경북도의 장애인 고용률은 이를 시행하기 전인 2002년 전국 시·도 가운데 최하위인 1.47%에서 지난해에는 2.03%,올해에는 2.3%로 최상위권으로 뛰어 올랐다.더욱이 전국 행정기관과 일반 기업체 등에서 ‘장애인 구분 채용제’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경북도를 잇따라 방문하고 있고,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는 우수시책으로 뽑혀 발표까지 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TV프로 첫 MC 맡은 강원래

    iTV의 ‘강원래의 미스터리 헌터’를 통해 TV 프로그램 첫 진행을 맡게 된 인기 댄스 그룹 클론 출신의 강원래(35).장애인이 된 뒤 처음으로 본격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어서 의미가 각별하다.“불쌍하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쟤도 웃길 수 있구나.’라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8일 첫 전파를 타는 ‘미스터리 헌터’는 실화라고 떠도는 무섭고 기묘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드라마와,패널들의 토크가 결합된 공포 버라이어티쇼.휠체어를 탄 채로 진행하는 그는 “열심히 사는 모습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데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강원래 노현희의 뮤직토크’(KBS 2FM)의 DJ로 방송과 다시 인연을 맺은 그는 이번 TV 프로그램의 진행도 “또 한번의 기회”라고 강조했다.“가장 후회되는 일이 월드컵 때 ‘월드컵송’을 불러달라는 방송사의 섭외를 거절한 거예요.이번엔 후회하기 싫어서 도전해보려고요.” 가장 기뻐한 사람은 부인 김송.첫마디가 “매니저를 구해라.”였다. 장애인도 혼자 다닐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지금까지 매니저 없이 다녔다는 그는,이제는 본격적인 연예활동을 위해 부인의 말을 듣겠다고 했다. 본업인 가수로의 복귀도 준비하고 있다.“처음엔 주변에서 ‘앨범 내면 대박이야.TV에서 두 번만 울어.’라고 했죠.하지만 이젠 그런 욕심은 없어요.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노래를 하고 싶습니다.” 힘든 시절 써둔 가사도 많지만,아직은 동료 구준엽과 상의 중이다.메시지가 강한 곡을 고집하는 그에 비해,구준엽은 신나는 노래를 계획하고 있어 조율이 쉽지는 않단다. 아울러 iTV는 5일 ‘오감만족 웰빙세상’(월∼금 오전 9시),‘iTV 골프매거진’(화 밤 12시20분)을 신설하는 등 프로그램을 부분 개편했다.‘2004 프로야구’는 밤 10시까지 연장해 끝까지 중계하고,주말 8시대 뉴스는 ‘iTV 뉴스 10’으로 통일한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이사람] 옥조근정훈장 받은 영남대 디자인학부 안진호 교수

    악수를 나누니 며칠간의 고민이 한 순간에 사라진다.만날 약속을 한 뒤 그와 어떻게 자연스럽게 첫 인사를 나눌까,머리를 떠나지 않았던 터다.해맑은 얼굴을 보면서 걱정이 쓸데없기만 했다.서슴없이 내미는 아기손 같은 그의 짧은 오른손에선 그가 넘었던 ‘장애의 벽들’이 전해져 오는 듯하다. 안진호(安鎭浩),그는 공예디자이너이자 영남대 조형대 디자인학부 교수이다.오른손을 쓰지 못하는 선천성 기형인 그가 이런 직함을 지닌 그 자체가 새롭다. ●선천성 장애,뛰어난 재능도 함께 지금은 달라졌지만 어릴 시절에는 학교가 끝나면 집안에 틀어박히는 조용한 내성적 소년이었다.어머니의 뜨게질을 물끄러미 보는 것이 유일한 놀거리이다시피했다.그의 호기심을 당기기에 뜨게질은 충분했다.실 색깔을 골라 줄 만큼 감각도 좋았다. 한번은 누나가 바비 인형을 갖고 놀았다.인형에 입힌 옷이 너무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진호 소년은 외할머니가 이불 홑청에 쓰다 남은 천으로 이리저리 궁리 끝에 손수 옷을 지어 입혔다.‘디자인에서부터 옷감 선택,제작까지’ 도맡아 한 것이다.“지금 생각해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옷이었다.”고 회상한다. 그의 예술적 감각은 학교 안팎의 미술대회를 싹 쓸게 했다.한반 친구들의 미술 숙제는 그의 차지였고,그런 그를 친구들은 좋아해줬다.그런 덕분인지 장애인들이 흔히 겪는 집단 따돌림은 없었다.책 가방을 들어주는 고마운 친구조차 있었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는 한 손이 ‘이상한’ 자신의 모습이 자리잡고 있었다.“7살때였습니다.어머니 주민등록증 뒷면을 보고 이게 뭐냐고 물었어요.지문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난 지문을 찍지 못해 주민등록증을 만들지 못 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때였다.집에 불이 났다.넉넉지 못한 형편에 불까지 났으니 학교갈 엄두조차 못냈다.며칠을 결석하자 누나의 담임선생님이 찾아왔다. 그 선생님은 누나와 그를 당분간 자기집에서 통학시키겠다며 데려갔다.두달간 흰 쌀밥에 책상이 달린 방에서 생활할 수 있었던 경험은 그에게 ‘따뜻한 선생님’의 꿈을 키우게 해줬다.“커서 반드시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그래서 꼭 그 선생님이 주신 그런 따뜻함을 내가 가르칠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싶었습니다.” ●장애인 사범대 입학불허…교사 대신 교수돼 그렇지만 그의 꿈은 대학 진학을 준비하면서 산산이 깨졌다.당시만 해도 장애인이 사범대에 진학하기엔 너무나 문턱이 높았다.교사가 못되면 교수라도 되어야 하겠다고 생각을 바꿨다. “아버지 친구 분이 미술을 전공하셨는데 한 손으로 할 수 있는 것이 회화분야라며 서양미술학과를 적극 추천했습니다.” 홍익대를 지원했지만 쉽지 않았다.실기시험 도중 밖으로 나가서 붓을 씻고 왔더니 그 사이 누군가 그의 ‘작품’에 낙서를 해놓았다.시험을 포기해야 했다.재수를 하면서 공예디자인쪽으로 바꿨다.“면접에서 통과 못할 것”이라며 주위의 만류도 많았다. 걱정과는 달리 실기에서 만점을 받고 장학생으로 거뜬히 입학했다.그렇지만 한손이 불편한 그에게 베틀에 올라 명주천을 짜는 일은 큰 고통이었다.1학년 겨울방학때 선배로부터 베틀직기 1대를 빌린 그는 ‘두달간 밥먹고 자는 시간을 빼놓고는 베틀에 올라’ 그만의 방법을 몸에 익혔다.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그는 교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유학길에 오른다.유학 전까지 1년 남짓 ‘대한민국 공예대전 특선’,‘산미공예전 국제특별상수상’ 등 굵직굵직한 성과를 올렸다. 그가 택한 파리 국립고등창작미술학교는 학비가 전액 보조되는 데다 직물 디자인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이 있었다.4년간의 프랑스 유학생활동안 파리 가을살롱전 장식미술부문에서 2차례나 입상했다.교수들로부터 실력도 인정받아 졸업 뒤 1년동안 연구조교로 일했다.“일자리를 우선적으로 알선해 줄 테니 프랑스에 정착하라.”는 교수들의 권유를 뿌리치고 미국 필라델피아 섬유 대학원에 들어갔다. 이 곳에서 그의 진가는 더욱 빛났다.1학기 말 작품 발표에서 모든 교수들이 기립박수를 할 정도로 찬사를 받았다.2학기에는 그의 섬유디자인 작품을 모든 학생이 볼 수 있도록 강의실 복도에 전시하기도 했다.‘지노 안’은 최고의 인기 학생,최고의 실력파라는 인상을 심어줬다.99년 미국 필라델피아 핸드위버 길드 주최 공모전에서 최고상을 차지했다.졸업때에는 최우수 외국인학생상과 미국 대통령상도 받았다. ●“꿈을 간직한 사람은 언제나 아름답다” 영남대에서는 공예디자인을 전공하는 60여명에게 섬유디자인을 가르친다.베틀에 올라 화려한 명주 천을 짜기도 하고 직물염색을 직접 시연해 보이는 그는 ‘인기 교수님’이다. 학교 밖에서는 장애인도 가르친다.그의 ‘애제자’ 이귀원(44·하반신마비)씨가 지난 해 11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6회 국제 장애인 기능올림픽대회 목판 날염부문에서 금메달을 따냈다.그는 장애를 극복하고 학생들을 잘 지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의 옥조근정훈장을 받기도 했다. “꿈을 간직한 사람은 언제나 아름답습니다.제가 걸어온 길이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는 그는 작별을 고하며 다시 오른손을 내밀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안진호 교수 약력 1965년 서울출생 82년 서울 한성고 졸업 88년 홍익대 미술대 공예학과 졸업 89년 한국 공예대전 특선,산미공예전 국제특별상 91∼92년 파리 가을살롱전 장식미술 2년연속 입상 95년 프랑스 파리 국립고등장식미술학교 졸업 99년 필라델피아 섬유대학원 졸업 2004년 3월 영남대 디자인학부 교수 04년 5월 옥조근정훈장 수상˝
  • 서울학생상 ‘1급 장애인’ 이희아양

    “몸은 정상이지만 마음이 병들어 좌절하고 자살까지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제가 희망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로 널리 알려진 이희아(19·서울 주몽학교 고등부 3학년)양이 21일 서울시교육청이 주는 서울학생상을 받았다.태어날 때부터 한 손에 손가락이 두 개씩이고 허벅지 아래가 없는 선천성 사지기형 1급 장애인인 이양은 특기를 통해 장애인들에게 용기를 주고 학생의 명예를 드높인 점을 인정받았다. ●“혐오감 준다” 음악경연대회서 못나오게 손가락의 힘을 기르기 위해 6세 때 시작한 피아노는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선천적인 음악성에 피나는 연습으로 이양의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갔다. 이듬해인 1992년 처음 출전한 음악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하면서 이양의 의지는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당시 ‘전국 학생 음악경연대회’ 주최측은 “혐오감을 준다.”는 이유로 신청서를 받지 않았다.지도 교사가 항의하여 간신히 참가할 수 있었고,그는 “실력으로 승부하자.”고 다짐했다.이양은 하루 10시간이 넘는 맹연습끝에 최우수상을 받았다.시상식이 끝난 뒤 심사위원들은 “네가 장애인인 줄 몰랐다.”고 감탄했다. 이양은 1999년 장애극복 대통령상을 받으면서 미국·일본·호주 등 해외로 무대를 넓혀갔다.그동안 각종 자선무대에도 수없이 올라 장애를 극복하려는 많은 이들에게 힘을 주었다.지난해에는 한국문화예술인총연합(예총)이 주는 ‘문화예술인상’을 받았다. ●‘즉흥환상곡’ 좋아해… 연주에 5년 매달려 이양이 가장 좋아하는 곡은 쇼팽의 ‘즉흥환상곡’.고도의 테크닉이 필요한 이 곡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무려 5년을 매달려야 했다.좋아하기도 했지만 비장애인도 치기 힘든 곡에 도전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연주를 들은 사람들이 “너처럼 5년 동안 노력해 보지 않고서는 무엇이든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을 때 말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꼈다고 이양은 회상했다. 얼마 전에는 연주에 반해 찾아온 남자 친구도 있다고 자랑한 이양은 “신체의 장애는 대인관계에서 결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여섯살 때 아빠하고 수영장에 갔는데 아이들이 ‘귀신이다,괴물이다.’하면서 놀리는 거예요.다른 애들 같으면 울었을 텐데 저는 ‘그래,내가 귀신할 테니 귀신놀이 하자.’고 그랬죠.그렇게 다가가니까 금방 친구가 되던데요.” 이양은 “내년에 대학에 들어가면 연주와 작곡을 본격적으로 공부해 ‘희아 창작음악회’를 꼭 해보고 싶다.”면서 “저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모두 주위에서 도와준 덕이라고 생각하며 항상 겸손한 자세로 봉사하며 살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이양을 비롯한 특수학교 학생 23명과 고교생 236명 등 모두 268명이 서울학생상을 받았다. 이효용기자 utility@˝
  • 장애인 공직자 육성 ‘첫 걸음’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 시범운영 중인 장애인 공무원시험준비반이 주목받고 있다.공단에서 ‘장애인 고시반’이 운영된 지는 1년 남짓.이제 첫 발을 내디딘 셈이지만 장애인들의 선망인 공직 진출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단을 포함해 산하 5개 직업전문학교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고시반 정원은 모두 80명.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공단 본부에서 30명,부산·대전·대구·전남·일산 등의 직업전문학교에서 10여명씩을 지원하고 있다. 전국의 장애인 수험생을 고려하면 정부의 지원은 미약하기 짝이 없다.지원을 확대하라는 요구가 높지만 공단 관계자는 “아직 시범 운영하는 상태고 예산상 인원을 확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선 때문에 학원도 못 다녀” 공무원직은 장애인들에게 최고의 직장으로 꼽힌다.민간기업보다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고 정년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지난 16일 실시된 9급 공채 필기시험에서 장애인 직렬은 평균 19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특히 전국 행정직의 경우,13명 모집에 무려 555명이 응시해 43대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실제로 고시준비에 뛰어들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장애인을 위해 따로 마련된 교육시설이나 수험서가 전무할 뿐더러 고시촌에서 비장애인들과 함께 경쟁하는 것도 여간 고역이 아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김지원(27·지체4급)씨는 “학원시설도 불편하고 강의도 필기를 하면서 따라가기엔 너무 빠르지만 무엇보다 주위의 시선이 따가워 학원에 다니다 그만뒀다.”면서 “동영상 강의로 대신하고 있는데 공부할 장소도 마땅치 않아 이래저래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고시반에 강의프로그램,숙식까지 지원 때문에 공단의 장애인 고시반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장애인들에게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로 인기가 높다.지역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공단과 산하 전문학교에서는 고시반 수험생들에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강의와 숙식까지 제공하며 수험준비를 돕고 있다. 현재 2기 수험생들을 모집 중인 공단은 서울 유명 고시학원의 동영상 강의를 제공하고,학생들의 취약 과목인 영어에 대해서는 강사를 초빙해 두 달 동안 강의한다는 계획이다.공채시험을 두 달 정도 앞두고는 합숙교육도 실시,집중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공단 1기 수험생이었던 김효연(26·여)씨는 “공단에서 공부방은 물론 기숙사까지 제공해줘 최고의 시설에서 돈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었다.”면서 만족감을 나타냈다.그는 또 고시반 1기생들이 인터넷상에 마련한 커뮤니티를 소개하며 “혼자 공부하다 보면 정보가 많이 부족한데,목표가 같은 장애인 친구들을 만나 정보를 교환하고 공부 도움도 받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고 말했다. 역시 1기 수험생으로 올 4월 경기도 교육청 교육행정직에 합격한 안영수(26·뇌병변 2급)씨는 “사지장애와 언어장애를 동반한 중증장애인으로서 그동안 수험준비에 애를 먹었는데 공단 고시반이 큰 힘이 됐다.”며 “중증장애인도 수험준비를 할 수 있는 여건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맞춤교육…지원규모는 한계 장애인 고시반의 운영 성과는 올해 9급 공채 시험결과가 발표되면 가시화되겠지만 결과보다는 장애인공무원을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공단 교육연수부 김덕윤 부장은 “장애인 직업교육은 기술쪽에 집중돼 문과 학생은 지원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공직 진출을 희망하는 장애인들에게 맞춤교육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원 규모가 너무 적다는 것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공단 고시반 운영 담담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고시반 인원이 30명인데 지원자들이 많기 때문에 선발시험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학생들을 뽑을 것”이라며 “고시반 인원을 늘리면 좋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또 다른 공단 관계자는 “공무원 선발에 있어 장애인 직렬이 별도로 있는데 고시반을 만들어 지원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면서 “공감대가 형성돼야 예산을 늘려 지원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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