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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급 전범 분사해야 할것”

    |도쿄 이춘규특파원|자민당 나카가와 히데나오 국회대책위원장은 29 한·일, 중·일관계의 장애물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 야스쿠니신사측과 유족의 협의에 의해 ‘A급 전범’의 분사(分祠)를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야스쿠니신사측과 유족이 만나서 협의,A급 전범의 분사를 자발적으로 한다. 그래서 중국도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가입에 찬성한다.(이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해, 야스쿠니 문제와 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묶어서 해결해야 한다는 견해를 분명히 했다. 나카가와 위원장은 동시에 고이즈미 총리가 ‘사인(私人·개인자격)으로 참배함으로써 중국측의 분노가 누그러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민당 요사노 가오루 정조회장도 이날 TV아사히의 프로그램에 출연,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일정한 외교적 효과를 갖고 있어 내정만(의 문제)으로 파악하는 것은 범위가 너무 좁다.”고 말해 아베 신조 간사장 대리 등이 ‘내정 간섭’이라고 중국에 반발한 것에 제동을 걸었다. 중국측을 배려한 발언이다. 자민당 주요 당직자들의 이같은 발언이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참배 문제에 중요한 방향전환을 예고하는 것인지 주목된다. 한편 교도통신이 27∼28일 이틀간 일본의 성인남녀 14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1016명 가운데 57.7%는 고이즈미 총리가 올해 신사를 참배해선 안된다고 답했다. 지난해 12월 설문조사 당시보다 16.9%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반면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를 지지한 응답자는 지난 조사때보다 16.7%포인트 떨어진 34.3%에 그쳤다. taein@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1)고군산군도의 경관적 가치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1)고군산군도의 경관적 가치

    선유도 무녀도 장자도 신지도 곶리도 말도 횡경도 방축도 야미도 등이 별처럼 모여 있다. 오밀조밀하게 모여 앉은 이 섬들 때문에 고군산군도는 ‘호수에 뜬 섬들’로 불렸다. 서긍의 ‘고려도경’에는 중국 사신들이 서해를 건너오면 고려군사들이 고군산까지 영접을 나왔다고 기록돼 있다. 중국과 한반도가 뱃길로 연결되는 길목이었음은 물론이고 서남해안 쪽에서는 개경이나 한양으로 가는 중간 허리였다. 조운선과 상선, 군선이 상존했으며, 이순신이 이곳에 잠시 머물렀다는 기록도 난중일기에 보인다. 사람과 배만 그러한가. 물고기에게도 필수 코스였으니, 유명한 칠산어장의 북단이 바로 고군산이다.1906년 군도 끝자락 말도에 등대를 세워 올해로 99년째 불을 밝히고 있다. 이렇듯 이곳은 일찍부터 서해 항로의 요충지였다. 때맞춰 북상하는 조기같은 회유어종의 통로라 함은 역으로 남하하는 홍어나 대구 같은 한류어종의 통로라는 말도 된다. 그래서 군산 수협조차도 애초에는 육지가 아니라 장자도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군산진을 설치하고 서해를 경영하다가 옥구로 옮기게 된다. 왜구의 노략질이 워낙 심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는 중국 황당선의 ‘황당한’ 일도 자주 벌어졌다. 군산진만 육지로 떠난 것이 아니다.20세기 후반에는 물고기들이 떠나가는 일도 벌어졌다. 황금어장 칠산이 고갈되면서 섬사람들은 서울이나 군산 등지의 저잣거리로 떠나갔다. 모진 세월은 이 천혜의 섬들을 가만 두질 않았다. 새만금 간척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공사용 차량들이 하루도 쉬지 않고 분진을 일으키더니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야미도와 신지도가 방조제로 이어졌고, 그 바람에 승용차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고군산 수천년 역사 속에서 ‘단군 이래 최대의 변화’가 밀어닥친 것. 약삭빠른 업자들은 관광유람선을 띄웠고 부동산업자들은 ‘새만금 새땅‘식으로 서부 개척시대를 방불케하는 거품경쟁에 나선다. 물고기가 사라진 바다에 땅장사들이 대신 몰려든 셈이다. 수산과학원 산하 갯벌연구소의 전용 조사선에 몸을 실었다. 분기별로 행하는 정기 탐사 일정이었다. 연구원들은 항해 내내 포자망으로 해파리 유체를 채취하고, 멸치 난어를 조사했다. 예전에 없던 아열대성 해파리떼가 한반도를 휩쓸어 그물 가득 해파리만 든다.20세기 초반 시인 김억이 ‘해파리의 노래’를 상재했으나 이런 ‘괴물’은 예상하지 못했으리라. 남방 해파리의 알이 고군산 근역에서 보임은 수온 상승의 반증 아니겠는가. 바다 물고기들의 동향도 수상쩍다. 조기 갈치는 물론이고 여타 고급 어종들이 대거 사라진 자리를 멸치떼가 채우고 있다. 고급 어종 비율이 1967∼69년도 39%에서 36년 만인 1999년 23%로 줄었으니 엄청난 감소다. 멸치는 1992년 군산수협 위탁량이 88t이던 것이 2002년에는 2359t으로 급증했다. 먹이사슬 상층부를 차지하는 큰물고기들이 사라지자 아래쪽 개체인 멸치떼가 극성을 부리는 것. 생태계의 적신호가 울리고 있다. 이러다가 고기가 아예 없어지는 것 아니냐며 진반농반의 걱정을 전하자 동행한 김수관 군산대 교수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동의한다.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동해안의 엄청난 인구증가와 산업화로 서해에 쏟아부어지는 오염총량을 계산할 때 서해가 죽음의 바다로 바뀌는 것은 시간 문제란다. 일제시대에 고군산 근역에서 미역 김 해삼 상어 가오리 넙치 고등어 멸치 조기 삼치 대구 도미 청어 전광어 새우 숭어 참장어 가사리 병어 민어 홍어 오징어 뱅어 갈치 등이 잡혔다니, 종다원성이 해체된 비극이 지금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바다의 젖줄인 동진강, 만경강을 끊어 놓으니 바깥 생태계에 엄청난 부담이 가해지고 있다.”는 갯벌연구소 조영조 소장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새만금간척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반대해 온 환경운동가를 비롯, 뜻있는 많은 이들이 잠시 반성할 지점이 있다면, 바로 고군산 같은 방조제 바깥 섬들의 안위를 도외시했다는 점일 것이다. 막는 쪽이나 반대하는 쪽이나 바깥 바다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환경운동조차 언제나 육지 중심이었던 것이다. 현재 군산쪽이 완전히 막힌 상태에서 남쪽 일부만 트여 좁은 수로로 조류가 엄청난 속도로 드나든다. 그래서 신시도 아래쪽 무녀도와 비안도 사이는 거대한 물골이 패였으며, 이곳에서는 어떤 어업도 불가능하다. 무녀도 어민 김용문(55)씨는 “조류가 빨라 그물 설치가 불가능한 것은 물론 양식이나 조개 채취도 다 지난 얘기”라며 “방조제 안쪽은 그래도 보상이나 넉넉히 받았지만 바깥쪽은 단돈 1000만원이 고작이었다.”고 말꼬리를 흐린다. 어류가 산란을 위해 새만금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목을 거대한 장애물이 가로막으니 애당초 어업은 결단난 것이다. 무녀도를 둘러보니 물고기 못지 않게 자연 경관의 훼손도 심하다. 왕왕 경제적 가치만으로 간척의 폐해를 계산하느라 대개 경관가치는 무시되기 일쑤다. 무녀산 중봉의 ‘삼각형’이란 곳까지 올랐다. 왼쪽으로 선유팔경이 펼쳐지고 무녀도 서두리 마을과 염전, 닭섬을 비롯한 자잘한 섬들, 그리고 비안도, 신시도 같은 섬까지 한 눈에 들어와 가히 관해의 요처답다. 선유도와 무녀도를 이어주는 현수교가 멋스럽다. 섬들은 아득한데 저 멀리 한 눈에 들어오는 방조제가 철책처럼 흉물스럽게 방벽을 두르고 있다. 무녀도가 한창 ‘잘 나갈 때’, 삼월 삼짇날이면 선남선녀들이 밥솥을 짊어지고 산정에 올라 진달래꽃 향기에 취해 놀다 갔다는 전설같은 이야기만 전해질 뿐이다. 고군산은 예로부터 ‘신들의 본향’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춤추는 무녀의 형상에서 따왔다는 무녀도란 섬 이름이 말해 주듯 섬마다 신들이 좌정하고 있었다. 선유도 모래사장이 끝나는 지점에 망주봉이 기암괴석으로 솟아있는데, 사람들은 대부분 그 절경만 보고 돌아올 뿐 거기에 오룡묘 신당이 있는 것은 모른다. 다섯 용을 모신 곳인 만큼 기와집이 화려한 폼새로 지어졌고, 산신각도 따로 세워져 신당의 위용을 자랑한다. 해마다 당제를 지극정성으로 모셨음은 물론 수년에 한번씩 별신제를 올릴 때면 내로라는 굿쟁이들이 몰려들어 삼현육각을 잡고 남사당패까지 몰려와 신명의 굿판으로 바다를 달구었던 서해안 최대 신당의 하나였다. 신당 형체는 여전하나 문짝은 떨어져 나가고 지붕에는 잡초가 무성할 정도로 쇠락했다. 군의관으로 고군산에 근무하면서 이 일대의 신당을 조사, 세상에 알린 서홍관씨가 80년대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섬마다 있던 신당이 주민들의 기독교 개종으로 멸시와 박해를 당해 심지어는 불태워지기도 했단다. 여기서도 종교적 극단주의의 한 정형을 본다. 고군산 신당의 파괴는 문화적 반달리즘의 명백한 증거가 아니겠는가. 장자도에도 어사대란 당집과 할머니바위가 있다. 비승비속의 당할머니가 모셨던 신당이다. 건너 횡경도에는 할아버지바위가 있어 양자간의 애틋한 전설이 전해진다. 고군산의 12섬에서 모두 신당 및 당숲이 확인되지만 당제가 남아 있는 곳은 없다. 당집이나마 문화유산으로 지정·보호하겠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즉, 오룡묘같이 역사문화적 전통이 분명한 문화유산을 방치하는 군산시의 안목이 불안하기만 하다. 고군산에는 그동안 말로만 들어온 초분도 전해진다. 분묘 대신 짚으로 엮은 초분에 시신을 안치하는 초분 전통은 진도를 비롯한 남해안의 전통으로 알려졌다. 그 초분이 고군산에도 남아 있어 남해안뿐 아니라 서해안까지도 초분문화권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무녀도 초입에는 아예 궁금해 하는 외지인을 위해 ‘관광용 초분’까지 만들어 두었다. 무녀도에는 고군산 유일의 초분이 남아 해마다 짚을 갈아주면서 정성스레 보존해 오고 있다. 이처럼 신들이 잠을 청한 안식처이자, 초분 같은 고풍스런 유산까지 전해지는 것, 난초와 모감주나무군락을 비롯한 자연유산의 보고인 고군산의 경관가치에 관해서는 아무런 고려나 계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관광객들은 선유도에 잠시 들러 회를 먹고는 휘∼ 해수욕장을 한번 둘러보고 떠난다. 연육된 무녀도나 장자도는 그 관광객들이 떨구고 간 몇 푼의 푼돈 수혜도 받지 못하고 있다. 같은 고군산이지만 이곳에도 ‘남북의 문제’가 빚어지고 있다. 선유도는 관광형 어촌으로 변신하면서 인심이 살벌해졌다. 멀리 떠있는 말도처럼 불과 15호 밖에 안되는 섬에서도 어제까지 ‘형님, 아우’하던 공동체가 깡그리 해체되는 중이다. 이웃 섬 주민들이 조개를 캐가도 누구도 문제 삼지 않았으나 지금은 어림도 없다. 대책없는 개발이 떠안긴 ‘인간성 파괴’라는 피할 수 없는 운명에서 고군산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게 고군산의 예스러움이 완벽하게 소멸되는 중이니 새만금 간척지가 가져다준 반갑지 않은 ‘보너스’ 아니겠는가. 다행스러운 일은 이곳 청년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3년전부터 고군산청년연합회를 조직한 이들은 해마다 체육대회를 열어 공동체의 연대감을 지속시키고 있다. 번갈아 12섬을 돌아가면서 여는데 박영구(43) 부회장은 “단순한 운동경기가 아니다. 모처럼 12섬 젊은이들이 모여 단합도 꾀하고, 훗날을 생각하는 지혜도 모은다.”고 말한다. 대횟날이면 아침부터 각 섬에서 배를 끌고 집결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부녀회에서는 음식을 장만하여 술추렴도 하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여 ‘섬들의 바다축제’를 연출한다. 청년들은 김양식을 하며 어렵사리 버티고 있으나 김값이 폭락하면서 하나, 둘 이곳을 떠나고 있다. 무녀도에만 청년들이 20명을 넘었으나 지금은 고작 8명만이 남아 있다. 살기 힘들어 떠나는 청년들을 나무랄 일도 아니다. 다음 세대가 안락하게 살 수 있는 섬, 그런 섬을 만들지 않고서야 우리 바다의 미래가 어디에 있겠는가. 새만금의 거대 장벽은 안쪽의 갇힌 생물은 물론 이렇듯 바깥쪽 사람들의 삶까지 옥죄고 있다. 미래 세대와 해양의 종다원성을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 [와코비아챔피언십] 싱 ‘빅3’ 대결서 ‘싱긋’

    [와코비아챔피언십] 싱 ‘빅3’ 대결서 ‘싱긋’

    비제이 싱(피지)은 역시 ‘불굴의 사자’였다. 싱은 9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골프장(파72·7442야드)에서 벌어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와코비아챔피언십(총상금 600만달러)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몰아치며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짐 퓨릭(미국)과 연장에 뛰어든 뒤 시즌 세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함께 ‘빅3’로 불리는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이상 미국)과 시즌 다승 공동선두로 나선 싱은 지난달 12일 3주 만에 우즈에게 내준 세계 랭킹 1위 탈환에도 청신호를 켰다. 올시즌 두차례 포함, 통산 연장 승부는 7승2패. 1년여 만의 정상을 노린 가르시아는 아슬아슬한 1타차 선두를 지킨 17번홀 티샷이 물에 빠진 뒤 시즌 첫 승도 물거품이 됐다. 3라운드까지 중하위권을 헤매던 미켈슨은 막판 6언더파로 뒷심을 발휘, 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7위를 차지했다. 이븐파를 친 나상욱(21·코오롱엘로드)은 합계 4오버파 292타로 공동50위에 머물렀다. 마스터스 우승 이후 한달 만에 코스에 나선 우즈는 불운의 ‘2벌타’에 발목을 잡혀 합계 2언더파 286타로 공동11위로 ‘톱10’에서 밀려나 자존심을 구겼다. 1∼5번홀까지 줄버디를 잡으며 타수를 줄이던 우즈가 예기치 않은 벌타를 먹은 건 10번홀(파5). 티샷이 전날까지 없던 펜스 가까이에 떨어져 인공장애물이라고 판단한 우즈는 갤러리의 도움까지 받으며 넘어뜨렸지만 감독관이 “건드려선 안될 장애물”이라며 2벌타를 선언했다.6년전 피닉스대회에서 팬과 함께 돌덩이를 치우고도 아무런 탈이 없던 우즈로서는 기막힐 노릇. 결국 우즈는 파세이브로 막을 10번홀을 더블보기로 망치는 바람에 공동9위에서 11위로 추락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X게임 최강 가리자

    X게임 최강 가리자

    중력을 무시한 듯 하늘로 솟구쳐 올라 몸을 비트는 어그레시브 인라인스케이터들과 스케이트 보더들, 행여 고꾸라지지나 않을까 가슴을 졸이면서도 묘기에 숨 죽이는 관중들…. 액션스포츠 마니아들에게 꿈의 무대로 자리잡은 X게임(익스트림 스포츠)대회가 국내에서도 열린다.‘아시안 X게임2005’(총상금 14만달러)가 국내 최초로 오는 26일부터 나흘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일대에서 치러지는 것. 한국과 미국·일본 등 14개국에서 예선을 통과한 300여명의 선수들이 5개종목 11개 부문에서 경쟁을 펼칠 X게임의 세계로 빠져보자. ●어그레시브 인라인스케이트 90년대 중반부터 보급돼 현재 450만여명이 즐길 정도로 전국민의 스포츠로 자리잡은 인라인스케이트의 일종. 평지에 장애물과 기물을 설치한 뒤 자유로운 연기를 펼치는 ‘파크’(경기시간 60초)와 파이프를 자른 U자형 원통 모양의 거대한 기물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재주를 겨루는 ‘버트’(50초) 두 부문으로 나뉜다. 고난이도의 기술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킬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스케이트보딩 X게임 종목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1959∼)와 두터운 마니아층을 자랑한다. 이번 대회에선 파크(60초)와 버트(45초)부문이 나뉘어 치러진다. 기술의 난이도와 독창성은 물론 경기장을 넓고 높게 사용할수록 후한 평가를 받는다. 짧은 시간에 승부를 가리기 때문에 현란한 묘기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게 포인트. ●BMX 프리스타일 80년대 초 BMX(Bicycle Motorcross) 레이싱에서 시작됐고, 버려진 스케이트파크를 발견한 일부 선수들이 공중묘기를 비롯한 스턴트를 선보이면서 ‘프리스타일’ 쪽으로 급속히 퍼졌다. 전용 자전거로 묘기를 펼치며 파크(75초)와 버트(60초) 및 플랫랜드(90초) 부문이 별도로 있다. ●웨이크보딩 1985년 탄생한 뒤 20년도 안돼 전세계 레포츠 마니아들을 사로잡은 신종 수상 레저스포츠로 국내 동호인만 5만여명에 이를 정도로 확장일로에 있다. 서핑과 스케이트보드에 수상스키가 접목된 것으로 모터보트에 보드를 연결한 뒤, 보트가 만들어낸 인위적 파도를 점프대 삼아 360도 회전과 점프 등 묘기를 뽐내 우열을 가린다. ●스포츠 클라이밍 국내 인공암벽 200여개, 동호인구만 5만여명에 달할 정도로 폭넓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스포츠클라이밍은 남녀 볼더링 부문으로 나뉘어 열린다.‘물에 쓸려 둥글게 닳은 바위’를 의미하는 볼더가 곳곳에 박혀 있는 5m 이내의 인공 암벽을 오르는 것으로 암벽내에 홀드(볼더링 사이에 이동 숫자)를 많이 할수록 높은 점수를 받고, 동일 점수 때에는 빠른 시간안에 이동한 선수가 좋은 점수를 받는다. 아시아 최정상급 클라이머인 손상원(23)과 김자인(17·여)이 우승을 노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안동환기자의 현장+] 초미숙아 병실 ‘임시아빠’ 체험

    [안동환기자의 현장+] 초미숙아 병실 ‘임시아빠’ 체험

    품에 안은 현이가 젖병을 물리자 오물거리기 시작한다.80㎖의 특수분유도 몇 차례 쉬었다가 삼킬 만큼 힘겨운 듯하다. 타인의 체온을 느꼈는지 현이의 작은 손가락이 기자의 가슴에 머문다. 임신 27주 만인 지난달 760g의 ‘초극소 미숙아’로 세상에 나온 현이. 기자가 이 병동에 들어서 처음 눈을 맞춘 아기이다. 서울 아산병원 신생아 중환자실.39명의 미숙아들이 인큐베이터 안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가냘픈 팔다리를 바동거리지만 울음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아기들의 고통은 ‘뚜∼뚜’거리는 전자음이 대신한다. 제 몸보다도 큰 인공호흡기와 튜브를 입에 문 채 생존 마지노선이라는 ‘22주 500g’을 간신히 넘어선 천사들. 의료진은 이들을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아기’라고 부른다. 기자는 지난 2,3일 이 병원의 신생아 집중치료팀에 참여했다.‘임시 아빠’가 되어 우유를 먹이고 몸무게를 재고 목욕을 도우면서 진짜 아빠라도 된 듯한 느낌이다. 아기들의 눈망울에서 본 것은 절망을 딛고 선 희망이었다. 지난 1월 820g의 몸무게로 태어난 서연이는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 의료진의 예상대로라면 매일 죽음에 가까워지는지도 모른다. 미숙아 중 상태가 가장 좋지 않은 서연이는 그러나 ‘기적’으로 불린다. 이날까지 112일을 살고 있어서다. 서연이의 소화기관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장의 길이는 불과 10㎝. 정상이라면 1m가 넘어야 한다. 특수 영양제가 투여되지만 미량만 체내에 흡수된다. 그러고도 서연이의 머리카락은 자라고 있다. 발육이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의학적으로 생존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는 서연이에게 의료진은 희망과 좌절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지난달 병원이 수술비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부모를 설득해 서연이를 수술했다. 그러나 수술 소견은 ‘부정적’이었다.3000만원이 넘는 병원비와 누구보다도 어린것의 고통에 피멍이 들었을 부모는 치료를 포기한다는 뜻을 전했다. 엄마 아빠는 정을 떼려는 듯 면회마저 뜸하다. 안원희(36) 책임간호사는 “잘 버텨주는 서연이가 고맙다.”고 말한다. 서연이는 이 시간에도 홀로 기적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 하루 세 차례 이뤄지는 면회. 아픈 아기를 보는 부모의 얼굴은 ‘웃음반 눈물반’으로 젖어든다. 모유를 먹이고 엄마의 맨 가슴 위에 아기를 올려 체온과 정서를 교감하는 ‘캥거루 캐어(Kangaroo Care)’의 시간이다. 생명을 이루는 두 존재의 끈이 이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제2중환자실을 찾은 박미영(31·가명)씨는 왈칵 눈물이라도 쏟을 듯 목소리가 잠겼다.“은수야 은수야 엄마 왔네. 빨리 이겨내야지. 은수야 눈 떠봐. 엄마 마음 아프게 왜 그래. 은수야 눈 떠봐. 응….”눈을 감은 채 가쁜 숨만 쉬고 있는 은수 곁에서 박씨는 무너지는 마음을 가까스로 추스른다. 불과 24주 만인 지난 2월 6분 간격으로 태어난 780g의 범수와 630g의 은수 남매. 범수는 체중 2.1㎏으로 호전됐지만 여동생 은수는 여전히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눈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이미 수술만 두 차례 받은 은수는 미숙아 망막증에다 심장마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박씨 역시 다른 엄마들과 마찬가지로 가슴 한 공간에 숨겨든 죄책감을 내비친다.“내 몸이 부실해서 아기가 고생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간호사가 말없이 등을 토닥이며 위로한다. 새벽 1시20분. 모니터상에서 한 아기의 심장 박동수가 135에서 47로 급격히 떨어지자 신호음이 울린다. 의료진의 긴급 처치로 안정을 되찾은 아기 앞에서 가슴을 쓸어 내린다. 날마다 되풀이되는 풍경이다. 의료진이 싸우는 것은 죽음뿐만이 아니다. 차도가 보이지 않는 아기나 기능성 장애가 예상돼 미리부터 아기를 포기하는 보호자를 설득하는 문제가 의료진이 맞닥뜨리는 최대의 장애물이다.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지난 1989년부터 2004년까지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1000g 미만의 초극소 미숙아 가운데 49명은 치료를 포기한 ‘자의 퇴원’에 의해 사망했다. 신생아과 김애란 교수는 “미숙아도 뇌손상만 없으면 정상인으로 성장한다.”면서 “우리가 30%의 희망을 말하고 있는 순간 부모는 70%의 절망만 보며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한다. 현실적 문제인 치료비 부담도 의료진이 보호자와 상담할 때마다 부딪히는 말못할 고민거리다. 정작 치료를 완강하게 거부하며 의료진조차 포기한 부모를 설득하는 것은 아기이다. 바동거리는 아기의 눈을 보면서 마음을 고쳐먹는 부모가 대부분이다. 아픈 아기가 엄마의 마음을 돌려 놓는 것이다. 때로는 소생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져도 멋대로 죽음을 선고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 530g의 희망…“모두의 희망으로 자라렴” 3일 오전. 중환자실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지난 1월 26주 만에 530g으로 태어나 모두의 가슴을 졸이게 했던 은채가 2.5㎏의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는 날이다. 그동안 기록된 은채의 차트만 100여장. 불과 두달 전까지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며 계면활성제, 항생제, 호흡약물, 이뇨제, 영양제 등 온갖 약품을 투여하며 가까스로 삶을 이어온 은채였다. 엄마 김윤경(가명)씨는 40대 초반의 고령 출산자. 은채가 첫 아기인 그녀는 “6개월이 됐는데도 발로 차는 기미가 없어 내심 걱정을 했는데 설마 미숙아로 태어나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은채가 살아있는 것에 감사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녀는 산후조리도 포기한 채 퇴원한 다음날부터 하루 3번씩 면회를 왔다. 은채가 입원한 109일 동안 김씨에게 유일한 기쁨이자 희망은 매일 15∼20g씩 체중이 늘어가는 은채의 모습이었다. 경제적 고통도 만만치 않았다. 그녀가 기자에게 내민 진료비 영수증에 적힌 총액은 3723만 1093원. 이 중 본인 부담금은 1601만 3470원이다. 김씨는 “국가적으로 출산을 장려하고 있지만 엄마들이 병원비 때문에 도망다니고 아기를 포기하는 현실에서 여전히 출산을 위한 최소한의 복지조차 부족한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대한민국에서 미숙아의 엄마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녀들은 병원비와 재활치료로 카드빚을 안게 된 모진 현실에 굴하지 않고 더욱 강한 ‘어머니’로 다시 태어나지 않을까. ●의료진과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 기사 속의 아기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습니다. sunstory@seoul.co.kr ■ 미숙아 치료 문제점 940g의 미숙아를 낳은 경기도 분당의 어느 산모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아기를 치료할 인큐베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대형 병원 10여곳을 수소문했지만 “병상이 꽉 찼다.”는 응답만 들었다. 대당 2억원의 인큐베이터와 인공호홉기, 각종 첨단 생명유지장치 등이 부착된 병상 40개를 보유한 서울아산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지난해 신생아 중환자실의 적자만 20억원을 기록했다. 아기 1명이 치료받는 한 병상당 매달 416만원의 적자가 난 셈이다. 산모가 고령화되면서 미숙아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치료할 병상과 장비는 태부족이다. 전국적으로 신생아 집중치료를 위한 병상은 850여개가 부족하다. 병상을 늘릴수록 적자가 커지는 병원들이 시설, 장비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생아 치료가 기피 시설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생후 1∼4세까지 국가가 전액 진료비를 부담하는 일본과 미국의 10분의1 수준에 못 미치는 낮은 의료수가 정책은 인프라 구축을 막고 있는 또 하나의 장벽이다.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저출산 사회에서 신생아 의료의 현황과 대책’ 공청회에서도 의료비가 현실화되지 않으면 사망률이 증가할 것이라는 경고가 터져나왔다. 한국평가연구원 김기찬 원장은 “올해부터 시행된 저출산 대책으로 미숙아의 보호자 부담은 지난해에 비해 570만원 정도가 줄었지만 수가는 변동이 없어 병원 적자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숙아에 대한 재활치료도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미숙아는 치료를 받고 퇴원하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들 대부분은 심장, 폐, 호홉기 질환 등으로 4∼5세까지 재입원을 반복한다. 거의 모든 책임을 미숙아 가정이 전담할 뿐 국가는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sunstory@seoul.co.kr
  • [어린이 유해물질 노출 실태] 중금속·환경호르몬에 무방비…대책은 ‘느림보’

    [어린이 유해물질 노출 실태] 중금속·환경호르몬에 무방비…대책은 ‘느림보’

    아이들의 건강이 위태롭다. 대표적 ‘환경 약자’인 어린이들이 일상 생활환경의 유해물질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이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중금속과 환경호르몬 등 유해물질이 실제로 아이들에게 어떤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조사는 지금까지 사실상 ‘전무’한 상태였다.1일 국립환경연구원이 내놓은 이번 보고서의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당국은 어린이 건강보호를 위한 대책을 나름대로 고심 중이지만 부처간 엇갈린 이해관계 등으로 발걸음이 한참 더디다는 평가다. 이번 조사(2003년 6월∼2004년 6월)는 환경연구원과 서울대·영남대·인하대 등이 공동 수행했다. 도시(대구 S초교)와 농촌(울산 E초교), 어촌지역(경북 K초교)에서 1개교씩 골라 설문조사와 건강검진, 중금속의 생체노출 정도와 신경계 영향 등 다방면에 걸쳐 심층조사를 벌였다. 평균 혈중 납 농도는 혈액 ㎗당 2.68㎍(마이크로그램·1㎍=100만분의 1g)으로 안전기준을 넘어서지는 않았다. 성인의 경우 50㎍ 이상이면 신체적 이상이 나타나는데, 선진국에선 유해물질에 취약한 아이들의 ‘의학적 우려수준’은 10㎍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저농도의 납에 노출되더라도 신경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이번 조사결과 드러났다. 환경연구원은 “생활환경 주변으로부터 저농도의 납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는 경우 아동의 신경계 발달과정이 영향을 받아 지능지수가 낮을 수 있다는 외국 연구결과와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공단지역 초등생 검사결과 주목 이번 조사는 자칫 사회적 문제로까지 비화할 수 있는 잠재적 폭발력을 갖고 있다.1997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실시된 울산공단 지역 초등학생의 평균 납 농도(5.1∼5.4㎍)가 이번 조사보다 두배가량 높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그래프 참조).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중 울산공단 초교생에 대한 추가적 검사결과를 내놓고, 내년엔 경기 시화·반월공단 초교생에 대해서도 같은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혈중 납 농도가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공단지역 학생들의 지능이 낮거나 인성에 부정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드러날 경우 사회적 파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납 노출은 ▲중금속 오염원(광업이나 제련소가 있는 도시) 인근 거주지역과 ▲납 성분이 든 페인트가 벗겨지고 있는 오래된 집에 사는 아동들 ▲주요 교통요지에 사는 아동들에게서 특히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구원은 “뇌가 빠르게 발달하는 유아기의 납 노출은 특히 위험한데, 이 시기의 인지기능 감소는 나중에 혈중 납농도가 감소하더라도 부분적으로 회복될 뿐이라고 보고돼 있다.”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환경호르몬도 대거 검출 중금속뿐 아니라 환경호르몬(내분비계장애물질) 노출도 심각한 상태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이 최근 놀이방매트와 어린이옷, 장난감 등 23개 제품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포름알데히드와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 등이 대거 검출됐다. 환경호르몬은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켜 정상발육을 저해하고 생식기능에 이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시모는 “1998년 컵라면 용기의 환경호르몬 논란 이후 정부는 일이 터질 때마다 땜질식 처방을 하고 있다. 어린이 건강을 위한 안전관리특별법 제정 등 조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손을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중금속이나 환경호르몬 등의 인체영향에 대한 장기추적 사업(2003∼2022년)에 이어 올해는 환경부와 보건복지부 공동으로 10세 이상 아동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한 ‘국민 혈중 중금속 오염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환경부가 환경보건정책과를 별도 조직으로 신설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인데, 요컨대 정부의 환경정책 무게중심이 물·대기·토양 등 오염매체에서 사람의 건강을 염두에 둔 수용체로 옮아가는 단계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환경에 대한 우리의 의식수준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증거”(환경연구원 김대선 환경역학과장)라는 자체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어린이의 유해물질 심각성이 오래 전부터 문제제기돼 왔고, 선진국에선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경우 성과는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일례로 올해 초 어린이용 풍선에 든 유해물질이 사회문제화되자 환경부는 ‘어린이용품 유해성 사전검증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나, 몇달 지나지 않아 벌써 유야무야 상태다. 관계자는 “사전검증제 도입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산업자원부 등의 입장과 상충돼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건강보다는 산업계 등에 미치는 파장이 더 중시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어린이날·어버이날 서울모터쇼 가서 즐겨봐?

    적은 비용으로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알차게 보내는 방법은? 여러 묘안이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는 경기도 일산 킨텍스(한국국제전시장)의 서울국제모터쇼에 가는 것이다. 올챙이춤을 추는 ‘아시모’ 로봇, 절로 어깨가 들썩여지는 전자 바이올린 연주,TV에서나 볼 수 있는 패션쇼 등 부대행사가 풍성하다. 어린이날(5일)과 어버이날(8일)에 맞춰 자동차 회사별로 공짜 선물도 준다. 발품만 부지런히 팔면 어린 자녀들의 선물을 제법 쏠쏠히 챙길 수 있다. 단, 혼잡은 각오해야 한다. 특별 이벤트 시간과 선물 수량이 제한돼 있어 참가업체별 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떠나는 것이 좋다. ●어린이날 공짜선물 어떤 게 있나 독일 월드컵 공식 후원회사인 현대차는 부스를 찾은 어린이들에게 축구공을 나눠준다.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어린이들에게 ‘요요’ 놀이기구 5000개와 아이스크림 3000개를 선착순으로 나눠준다. 즉석에서 ‘요요경연대회’를 열어 요요짱(우승자)에게는 기념품을 준다. 아우디는 곰인형 3000개를, 폴크스바겐은 노란색 비옷 1000벌을 역시 선착순으로 나눠준다. GM은 자동차 모양의 풍선과 크레파스를 주고, 어린이들이 직접 색칠을 해보도록 했다.BMW는 스티커와 팔찌를, 포드는 스포츠카 머스탱 포스터를 준다. 도요타(렉서스)는 카레이서 황진우 선수가 어린이들과 즉석 사진촬영을 해준다. 푸조는 사자복장을 한 피에로가 즉석에서 만든 미니 피자와 함께 강아지 모양의 풍선을 나눠준다. 벤츠는 4일과 5일 아이스크림 3000개와 미아 방지용 어린이 팔찌를 나눠주고, 자동차를 배경으로 즉석 사진도 찍어준다. 볼보는 모터쇼 기간 내내 자사가 판매하는 6개 차종을 종이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공작세트 5만개를 나눠준다. 기아차는 중앙무대에서 뮤지컬 ‘큐빅스 대모험’을 공연한다. ●어른들을 위한 선물 쌍용차는 퀴즈행사를 통해 등받이, 쿠션, 범퍼가드, 바, 내비게이션 등 차량용품을 준다. 르노삼성차는 자사의 전문 디자이너들이 현장에서 직접 미래의 신차 모델을 스케치한 뒤 액자에 끼워 선물해 준다. 포드는 커플 관람객들에게 머스탱의 상징인 ‘말’ 모양 휴대폰 액세서리를 준다. 재규어, 랜드로버,BMW도 로고가 박힌 스티커와 휴대폰 액세서리를 나눠준다. 매일 오후 5시에 추첨을 통해 공짜로 주는 자동차 경품도 빼놓을 수 없다. 경품차는 매일 달라진다. 3일에는 쌍용 로디우스,4일 폴크스바겐 파사트,5일 GM대우 마티즈,6일 푸조 206CC,7일 기아 프라이드,8일 현대 뉴베르나이다. 입장권에 붙은 응모권을 작성해 추첨함에 넣어야 한다. ●마이바흐 시승권을 어버이날 선물로 메르세데스 벤츠는 7억여원짜리 마이바흐 시승권을 어버이날 선물로 내놓았다. 부모님께 마이바흐를 태워드리고 싶은 사연을 홈페이지에 올리면 심사를 통해 호텔 식사권과 함께 마이바흐를 하루동안 빌려준다. 한 명에게만 기회를 준다는 점이 아쉽다. 폴크스바겐은 방문객 가운데 5명을 추첨, 이 회사의 유명한 자동차 테마파크인 ‘아우토슈타트’ 등을 둘러볼 수 있는 3박4일 여행권을 준다. 먼저 ‘알자(ALZA) 로또’ 퀴즈를 풀어야 한다.‘알자’는 ‘자동차에 대한 사랑’(Aus Liebe zum Automobile)이라는 뜻이다. ●4륜구동차 오프로드 체험 킨텍스 제2옥외주차장에 가면 4륜 구동차를 가족들과 함께 직접 타볼 수 있다. 쌍용 렉스턴과 크라이슬러 뉴 그랜드 체로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3 등 국내외 완성차업체의 4륜구동 오프로드 차량이 시승차로 나와 있다. 바위, 경사로, 통나무, 시소 등 인공 장애물도 설치돼 있다. 체험시간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희망자는 자신이 타고 싶은 차량의 탑승 위치에 줄을 서면 된다. 직접 운전해볼 수 없다는 점과 체험시간(5분)이 짧다는 게 흠이다. 운전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조수석과 뒷좌석에서 승차감을 느껴야 한다. ●아시모 로봇이 올챙이춤을? 눈요깃거리도 많다. 현대차는 매일 세차례씩 패션쇼를 연다.GM대우는 매직댄스와 뮤지컬 하이라이트 공연을, 기아차는 서프라이징 매직쇼와 인라인쇼를 준비했다. 프라이드 전시차량에 독도사랑 메시지를 담게 한 뒤 독도수비대에 기증키로 한 ‘발상’도 재미있다. 쌍용차는 하루 네차례씩 여성 3인조 밴드 ‘일렉쿠키’ 공연을 연다. 보고, 듣고, 만지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오감 만족’ 행사다. 혼다코리아는 자사의 로봇 아시모를 서울모터쇼에 데려와 올챙이 송에 맞춰 춤을 추게 한다. 어린이들에게 인기 폭발이다. 볼보관에 가면 클래식카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올디스 구디스’(Oldies but Goodies)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60년대 복고풍 의상을 갖춰 입은 모델들이 이 회사의 클래식카 ‘아마존’ 앞에서 찬조 출연을 해준다. 또 5일부터 8일까지 GM관을 찾으면 제임스 딘, 마릴린 먼로, 엘비스 프레슬리, 마이클 잭슨 등 유명인의 이미테이션쇼와 마임 퍼포먼스를 볼 수 있다. 인피니티는 호주의 퍼포먼스팀 ‘래그즈 온 더 월’을 초청, 실크를 타고 공중에서 내려오는 공연을 보여준다. 푸조는 매일 정시에 ‘푸조 레이저쇼’를 5분 동안 펼친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스케이트 보드와 인라인 스케이트 전문가들을 초청해 묘기를 보여주는 ‘익스트림 스포츠’ 행사를,BMW는 공중곡예를, 폴크스바겐은 관현악 공연을 준비했다. 렉서스는 하루 세번씩 재즈 연주를 들려준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참여연대, 삼성에 ‘오발탄’ 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해 온 참여연대가 또 한번 삼성을 ‘저격’하려 했지만 이번에는 ‘불발’에 그쳤다. 참여연대는 그동안 삼성그룹을 상대로 소송만 15차례 내고 이슈가 있을 때마다 논평, 기자회견 등을 통해 삼성을 ‘공격’해왔다. 참여연대는 지난 26일 논평을 통해 “이건희 회장의 삼성에버랜드 등기이사 사임은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의 지배권 승계에 최대 장애물인 삼성에버랜드의 금융지주회사 규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 삼성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참여연대는 “이 회장이 에버랜드 이사를 사임함으로써 앞으로 에버랜드는 삼성생명의 주식을 지분법이 아니라 원가법에 따라 회계처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분법이 아니라 원가법으로 평가할 경우 에버랜드는 금융지주회사로 지정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분법은 피투자회사의 경영성과에 따라 투자회사가 보유한 주식가치가 매번 달라지지만 원가법은 취득 당시의 원가만 계산한다. 즉, 현재 삼성생명 주식 가치가 에버랜드 자산의 50%에 조금 못 미치므로 원가법을 적용하면 앞으로도 50%를 넘을 일이 없게 돼 금융지주회사를 피할 수 있다. 참여연대의 주장이 사실이었다면 삼성으로서는 지난해 4월 에버랜드의 금융지주회사 문제에 이어 또한번 뼈아픈 일격을 당할 뻔했다. 하지만 지분법 적용은 이 회장의 에버랜드 등기이사 사임과 상관없는 일이어서 이번 지적은 참여연대의 ‘오버’로 결론났다. 삼성은 “에버랜드의 삼성생명 지분이 19.34%로 지분법 적용 기준인 20% 미만인데도 지분법을 적용한 것은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어서가 아니라 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의 빌딩을 관리하는 내부거래 때문”이라면서 “현행법이나 에버랜드와 삼성생명간 내부거래가 없어지지 않는 한 지분법 적용은 계속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애초 의혹을 제기하는 차원이었기 때문에 에버랜드가 앞으로도 지분법을 계속 적용한다면 ‘다행’이지 않으냐.”고 한발 물러섰다. 참여연대가 지금껏 삼성그룹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무려 15건. 이 가운데 1998년 제기한 삼성전자 주주대표소송은 1,2심에서 모두 이기고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고 삼성SDS의 전환사채 저가 발행 소송으로 이재용씨의 과세를 이끌어내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 하지만 삼성전자 전환사채 발행 무효소송, 이건희 회장 이사회의사록 위조 혐의 고발, 삼성SDS 이사 배임죄 고소, 삼성전자 외환관리법 위반 고발, 삼성전자 주주총회 일부 결의 취소소송 등은 무혐의 처분됐거나 패소했다. 재계 관계자는 “시민단체의 건전한 자본감시는 필요한 일이지만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폭로로 해당 기업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청탁 하거나 받으면 불이익”

    “청탁 하거나 받으면 불이익”

    앞으로 청탁을 하거나, 받는 공무원은 불이익을 받을 전망이다. 이용섭 신임 청와대 혁신관리수석은 27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직사회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로 청탁문화를 꼽았기 때문이다. 이 수석은 “과거에 혁신을 하지 않은 기업이나 사람이 생존한 것은 연고성을 바탕으로 한 청탁문화 때문”이라면서 “따라서 가장 중요한 혁신환경은 투명성과 개방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청탁문화 척결을 강조했다. 국세청장 출신의 이 수석은 국세청장을 지내면서 골프를 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배경에 대해 “국세청의 문제는 연고·청탁에 비롯된 것으로, 새로운 연고를 맺고 과거 연고에 매달리면 혁신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거듭 청탁문화의 폐해를 지적했다. 혁신을 성공시키려면 혁신을 주도하는 공무원에게는 인사·급여상의 혜택을 주고, 혁신에 동참하지 않는 공무원에게는 불이익을 주는 성과관리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그의 구상이다. 이 수석은 “이제 혁신의 분위기는 잡혔다.”면서 “혁신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혁신을 중앙부처에서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으로 확산시키고 가속도를 내도록 하면서, 청와대는 이런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의 마찰과 장애물을 없애는 역할을 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혁신을 ‘창조적 파괴’ 또는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결별’이라고 규정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구조조정을 한 뒤 문화와 관습 등 소프트웨어 측면의 조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 앞으로 공직사회에는 대대적인 관습타파의 혁신 바람이 불어닥칠 것같다. 이 수석은 국세청 직원 1만 7000여명 가운데 10%만 혁신에 적극적이고, 분위기에 따라 동참하는 중간층, 혁신에 동참하지 않으려는 세 부류가 있다고 소개하면서,“분위기에 따라 좌우되는 사람들을 혁신에 참여시키고 혁신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들은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수석은 “혁신에는 저항과 마찰이 따르기 마련이며 이를 혁신 리더가 극복해야 한다.”면서 “이벤트성, 캠페인성 등 무늬만 혁신이고 내용은 뒷받침되지 않는 것을 관리하는 것도 나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의회] 광진구의회, 역세권등 지역발전 걸림돌 주장

    [의회] 광진구의회, 역세권등 지역발전 걸림돌 주장

    “병원이전으로 역세권을 개발하고 생활환경도 개선해야 합니다.” 광진구의회(의장 서덕원)가 중곡동에 위치한 ‘국립서울병원’의 이전에 팔을 걷었다. 광진구의회는 최근 구청대강당에서 ‘국립서울병원 이전을 촉구하는 범구민대책위원회’ 발대식을 가졌다. 또 지난달 열린 제89회 임시회에서는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국립서울병원 이전추진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집행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의회는 중곡동 지하철 7호선 중곡역 인근에 위치한 국립서울병원을 이전시켜 이 지역 발전을 앞당기겠다는 명분을 내걸었다. 오재천(중곡3동)의원, 김광일(중곡1동)의원, 곽근수(중곡2동)의원, 추윤구(중곡4동)의원 등 중곡동 지역 의원들이 공동위원장을 맡는 등 중심에 서 있다. ●개원 당시엔 변두리… 지금은 주택 밀집 이 병원은 1962년 문을 연 국내 최대 규모의 정신과전문의료기관이다. 40여년전 이곳은 서울의 동북쪽 변두리에 위치, 아차산과 한강 등의 영향을 받아 정신병원으로는 안성맞춤의 자리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병원 주변은 주택들이 빼곡히 들어선 주거밀집지역이 됐고 동대문구, 중랑구 등으로 이어지는 교통요지가 됐다. 그렇지만 정신병원에 대한 기피심리로 인해 주변 지역은 갈수록 낙후되고 지하철 역세권임에도 불구하고 개발이 되지 않는 등 지역발전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수년 전부터 주민들은 병원이전을 요구하고 있고 병원측도 이전을 여러 차례 추진했으나 마땅한 후보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병원이전에 광진구의회가 앞장서게 된 것은 뉴타운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광진구는 지난해 서울시의 뉴타운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중곡동일대를 후보지로 내세웠지만 선정되지 못했다. 그 원인을 병원 때문으로 여기고 있다. 특별위원회 위원장 오재천(중곡3동)의원은 “뉴타운에서 제외된 것은 정신병원 때문이다.”며 “주거환경 악화와 역세권 개발의 걸림돌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타운 제외·법원 이전으로 촉발 뉴타운사업에서의 제외뿐 아니라 광진구에 위치한 동부지원과 지청의 송파구이전도 병원이전 요구에 한몫했다. 광진구의원들은 법조단지의 이전에 대한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곤 했다. 광진구의원들은 이명박 서울시장과의 면담에서도 “강남·북 균형발전을 하자면서 법원 등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시설물은 송파구로 옮기면서 주민민원이 잇따르는 병원은 왜 안 가져 가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곽근수(중곡2동)의원은 “병원이 들어설 당시는 이 일대가 서울의 외곽지역으로 공기 등 여건이 좋아 환자들에게 도움이 됐지만 지금은 혼잡한 주택가에 위치해 환자나 주민들 모두에게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지역이기주의 차원은 아니다.”고 말했다. ●구민 1만여명 찬성 서명 의원들은 병원 이전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집행부와 정부측에 압력수위를 높이기 위해 간선도로변 20여곳에 현수막을 내걸었다. 지난 6일부터는 중곡역, 군자역 등에서 주민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1만여명이 넘는 주민들이 동참, 의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의회는 다음주쯤 이를 바탕으로 보건복지부와 청와대 등에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또 분위기 확산을 위해 대규모 주민궐기대회도 준비하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주성엔지니어링 황철주 사장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주성엔지니어링 황철주 사장

    “저는 참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부족한 제가 우리사회의 ‘경쟁력’ 덕분에 이렇게 회사를 키우고 또 작지만 장학재단까지 만들게 됐습니다.” 최근 사재 50억원을 털어 장학재단을 만들기로 해 화제를 모은 반도체·LCD(액정표시장치) 장비업체 주성엔지니어링 황철주(46) 사장. 자그마한 체구에 말투도 워낙 조용조용해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업계에서 황 사장은 ‘작은 거인’으로 통한다. 혼자 맨몸으로 일군 회사는 창립 10년 만인 올해 매출 2240억원을 내다보는 중견기업으로 급성장했다. 보통사람들 같으면 이 정도에서 만족했겠지만 그는 연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쏟아부으며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주성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지난해 13%.2003년에는 85.6%였고 2002년에는 126.4%로 매출보다 연구개발비가 더 많았다. ●‘남들만큼 해서는 남들을 앞설 수 없다’ 경기도 광주의 주성엔지니어링 본사 건물 곳곳에는 가로 13m, 세로 9m의 대형 태극기와 함께 황 사장의 지론을 담은 ‘격문’들이 나부끼고 있다.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황 사장이 지금껏 걸어온 상상을 초월하는 ‘성실’과 ‘혁신’이 담긴 격문이다. 주성의 아침은 매일 7시30분 회사 구내식당에서 황 사장과 12명의 임원이 아침식사를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정식 출근시간은 9시지만 사장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7시까지 출근하자 요즘은 직원들도 자발적으로 ‘조기출근’을 하고 있다. 황 사장의 부지런함은 ASM이란 네덜란드 반도체장비업체의 영업대리점 직원으로 일하던 8년 동안 주말도 없이 일에 매달린 데서 잘 나타난다. 황 사장이 새벽 6시면 어김없이 서초동 정류장에서 기흥공장으로 출발하는 삼성전자 출근버스를 타고 저녁 10시면 기흥에서 출발하는 마지막 퇴근버스에 몸을 실어 모두들 삼성전자 직원으로 오해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ASM의 고객사였던 삼성전자는 이같은 황 사장의 성실함을 높이 사 훗날 그가 독립했을 때 반도체 장비를 주문하는 인연으로 이어진다. 황 사장은 또 아무도 생각지 못한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데도 탁월하다. 주성은 지난달 임원들 전원에게 한달간의 ‘강제 휴가’를 지시했다. 창립 이후 1년차 이상 전 직원들에게 1년에 한달씩 휴가를 쓰도록 하고 있지만 대부분 밀린 업무 등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자 아예 임원들에게 강제로 휴가를 ‘명령’한 것이다. 황 사장은 “일주일 쉬는 것으로는 본인이나 조직에 별 도움이 안 된다.”면서 “한달 동안 남아 있는 직원들은 휴가간 사람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고 임원의 역할을 대신 하며 책임감도 배울 수 있어 조직 관리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주성의 한 임원은 “처음 1주일 동안은 나 자신도 그렇고 집에서도 하도 걱정을 많이 해 불안했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 알아서 자기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을 시킬 때는 무서울 정도로 집요하다는 평이다. 주성의 한 임원은 고객사들의 요청에 못 이겨 장비 단가를 10% 정도 낮춰야겠다고 황 사장에게 보고했다. 황 사장은 그 자리에서 “원하는 대로 해주라.”고 흔쾌히 승낙했다. 하지만 “대신 당신이 원가를 10% 이상 낮춰서 공급하라.”는 단서가 붙은 승낙이었다. 결국 그 임원은 밤을 새워가며 원가절감 방안을 찾아냈다. 황 사장과 주성 임직원 200여명은 창사 10주년 기념으로 지난 12일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오대산 25㎞를 야간 행군했다. 해외사업장의 외국인 직원까지 열외 없이 전 직원에게 해마다 해병대 ‘지옥훈련’을 시키는 것도 ‘독종 정신’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반도체장비도 1위를 할 수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매출 1669억원, 순이익 340억원을 달성한 주성은 올해 224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자체만으로도 버거워 보이지만 황 사장의 진짜 목표는 2007년 매출 1조 2000억원,2009년 2조 5000억원으로 반도체 전(前) 공정 세계 1위로 등극하는 것이다. 4년 만에 매출 10배가 가능할까. 황 사장은 “창업 당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임했지만 지난 10년간 우리보다 100배,200배 더 큰 회사들과 싸우면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많았고 위기도 많았다.”면서 “어플라이드 머티리얼(APMT·미국),TEL(일본) 등 세계적인 장비업체들이 지난 수십년간 일군 성과를 우리는 10년 만에 이룩한 만큼 ‘1등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실제 주성의 공격적인 행보에 기존 장비업체들이 단가를 15%나 낮출 정도로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APMT의 자회사인 AKT가 ‘특허소송’을 걸어 온 것도 주성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주성은 최근 세계 최초로 8세대 LCD용 PECVD(화학증착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올해 안으로 인텔,AMD 등 세계 유수의 반도체업체에 300㎜ 웨이퍼용 ALD(원자층증착) 장비 공급을 완료할 예정이다. 특히 ALD의 경우 지난해 전세계 시장 점유율 20%로 초기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고 LCD 장비는 올해 매출 5억 8400만달러로 25%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이어 8세대 이후에서는 7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황 사장은 “우리나라가 지금 메모리 반도체,LCD에서 세계 1위를 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LCD 장비 회사도 한국에서 나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회사를 떠나는 것이 목표” 황 사장은 ‘인재욕심’이 많다. 지난 2002년 매출이 226억원으로 곤두박질치고 순손실이 875억원에 달할 정도로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도 ‘직원들이 떠날까 봐’ 제일 두려웠다고 한다. 직원 가운데 석·박사급 34%를 포함해 57%가 R&D 인력이다. 세계 최고 수준인 1인당 2.4건의 특허 출원(총 577건)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다. 그가 장학재단을 만들기로 한 것도 한국의 경쟁력은 사람에게서 나오는데 요즘 ‘이공계 기피현상’ 등 곳곳에서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황 사장은 “인텔,IBM 등 세계적인 기업을 방문해 봤지만 우리나라만큼 현장 인력들의 수준이 높은 곳이 없었는데 앞으로도 그럴지는 의문스럽다.”면서 “이공계 대학뿐만 아니라 공업계 고교에서 좋은 인력이 나오지 않는 것도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황 사장은 그동안 인터뷰 등에서 “직원들에게 봉급이나 복지 등에서 세계 최고 대우를 해줄 수 있을 때 회사를 그만두겠다.3∼4년 후에는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혀 왔다. 실제 주성의 임직원들은 “황 사장이 목표대로 주성을 2009년 세계 최고의 장비회사로 만들면 회사를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떠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매출 1조 관건은 해외시장 진출” 동원증권 민후식 애널리스트는 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실적을 매출 2420억원, 영업이익 590억원으로 내다봤다. 이는 주성이 공표한 매출 목표치인 2237억원을 넘는 수치지만 내부목표인 3495억원에는 크게 못미친다. 민 애널리스트는 또 내년 매출은 2780억원으로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2007년 1조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주성의 목표와는 한참 거리가 있어 보인다. 민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 어려움을 딛고 잘해 왔다고 보지만 앞으로 매출 1조원대로 도약하려면 국내를 벗어나 미국이나 일본 시장에 의미있는 규모로 진출해야 한다.”면서 “APMT나 TEL, 히타치 등 세계적인 장비회사들과 경쟁하기에는 아직 사업 아이템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수합병(M&A)이나 신규사업 진출을 통해 토털 솔루션 업체로 변신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해외경쟁사의 견제, 경쟁 심화, 보수적인 고객사들의 장비 구매 패턴 등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정영훈 애널리스트는 “주성이 PECVD 등 지금까지 LCD 장비시장에서 이룩한 성과는 높이 살 만하다.”면서 “하지만 현재 2000억원 수준인 매출을 1조원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회사측의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매출 1조원으로 세계 톱 10 장비회사로 도약하려면 현재 LG필립스LCD, 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업체 위주인 사업구조를 해외로 더 넓혀야 한다.”면서 “특히 향후 1∼2년 동안은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해줄 LCD장비외에 삼성전자, 인텔,TSMC 등 세계적인 반도체업체와 거래를 더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황철주 사장은 ▲1959년 경북 고령생▲85년 인하대 전자공학과 졸▲86∼93년 한국ASM 근무▲93년 주성엔지니어링 창립▲95년 법인 전환▲부인과 1남▲2004년 한국의 100대 주식부호 75위(950억원, 현재 1040억원) ●주성엔지니어링 ▲97년 3월 경기도 유망중소기업 선정▲98년 9월 벤처기업 과학기술부 장관상▲98년 11월 철탑산업훈장▲99년 11월 1000만달러 수출의 탑▲99년 12월 반도체장비 국산화 기여공로로 산업자원부 장관상▲2001년 8월 LP CVD HSG 세계일류상품 선정(산자부)▲2001년 11월 2000만달러 수출탑▲2002년 4월 신화이엔지 계열편입▲2003년 8월 제4회 한국반도체 기술개발 경진대회 대상(반도체산업협회)▲2005년 3월 무한 계열편입▲직원 289명(연구개발 152명)
  • ‘나치전력’ 교황선출 새변수로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독일의 요제프 라칭거(78) 추기경이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 소년단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라칭거 추기경은 14세였던 1941년 히틀러 소년단에 가입했으며, 전투기 엔진을 만들던 BMW 공장에서 군 복무를 했다. 이 공장은 다카우 강제수용소에서 끌려온 유대인과 반나치인사들이 노예처럼 일하던 곳이었다. 이어 그는 헝가리로 이동, 대전차 장애물을 만드는 공장에서 복무하다 1944년 4월 탈영, 몇 달 동안 투옥되기도 했다. 라칭거 추기경의 형인 게오르그 라칭거는 “히틀러소년단 가입은 강제적으로 진행됐으며 저항할 수 없었다.”고 동생을 옹호했다. 하지만 나치에 대항하다 다카우 수용소에 끌려갔다 살아나온 사람들은 “저항은 가능했고 실제 그렇게 한 사람도 많다. 라칭거는 다른 선택을 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신문은 라칭거 추기경이 유대인 학살에 관여했던 정황은 전혀 없지만 나치에 대한 태도가 요한 바오로 2세와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청년시절 폴란드에서 반나치 영화에 출연했으며 1986년 교황으로서는 처음으로 로마에 있는 유대인교회(시나고그)를 방문하기도 했다. 라칭거 추기경은 가톨릭 교리를 엄격하게 수호하려는 보수파의 대표로 꼽히고 있으며, 콘클라베에 참석하는 추기경 115명 가운데 40명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인터넷에는 라칭거 추기경의 팬사이트가 속속 생겨나고 있어 그의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독일 언론에 따르면 대표적인 사이트(www.ratzingerfanclub.com)는 지난 2000년 만들어졌으나 차기 교황 선출 절차가 시작된 이후 주목받고 있다. 이들 사이트에는 라칭거 추기경의 생애에 관한 자료와 그의 저서, 언론 보도 내용 등이 게시돼 있는 것은 물론 그의 이름이나 얼굴을 인쇄한 티셔츠, 스티커, 커피잔, 야구모자까지 팔리고 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장애를 넘어 우리 하나되자”

    “장애를 넘어 우리 하나되자”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서울시와 각 자치구에서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먼저 서울시는 16일 오전 11시부터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 공동으로 문화축제 ‘개성마당’을 개최한다.‘개성마당’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져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자는 취지로 열린다. 이에 따라 이날 행사에는 ‘전동휠체어 면허시험’‘수화는 나의 언어’‘즉석 도자기 공예’‘보치아 경기’등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강서구도 16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뛰는 ‘제4회 한걸음의 사랑 마라톤대회’를 개최한다. 이 마라톤에서는 정신지체·자폐증 등 발달장애를 가진 장애인과 시각 장애인·휠체어 장애인 등 장애인 100명과 비장애인 100명이 짝을 이뤄 왕복 5㎞를 달린다. 마라톤 코스는 가양동 구암공원을 출발해 한강시민공원 안양천 왕복 구간으로 짝을 이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골인한 경우에만 완주가 인정된다. 광진구는 19일 오전 구내 중증 장애인 200명을 초청해 강변CGV 영화관에서 영화 ‘마파도’를 감상한다. 특히 이날 영화 감상회에는 광진구 자원봉사센터 공익근무요원으로 활동하는 탤런트 이정진(28)씨의 팬 사인회와 기념사진 촬영 등이 있을 예정이다. 양천구는 20일 ‘제2회 양천구 장애인 한마음 체육대회’를 양천공원에서 개최한다. 휠체어 달리기, 시각장애인 한마음 한방향 달리기,50m장애물 달리기 등 다양한 운동 경기가 진행되며, 장애인의 숨은 재주를 마음껏 발산하는 장기자랑과 연예인 축하공연도 펼쳐진다. 마포구에서는 21일 월드컵공원내 평화의 광장에서 장애인과 가족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장애인가족 한마음축제’를 개최한다. 행사 당일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에게 구에서 마련한 실종 방지용 ‘사랑의 팔찌’전달식도 열린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계란으로 바위치기’ 의료소송

    ‘계란으로 바위치기’ 의료소송

    “우리나라 법치의 치명적인 사각지대를 아십니까? 바로 의료사고 피해자들에게 법과 제도가 덤터기 씌우는 부당한 판정과 거기에서 비롯되는 고통입니다. 생각해 보면 정말 이상하지 않습니까?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없는 의료사고 말입니다.”의료사고. 병을 고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더 큰 병을 얻거나 생명을 잃는 경우를 이르는 이 말이 우리에게 ‘돌이킬 수 없는 선고’나 ‘파국’의 다른 말쯤으로 각인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렇듯 의료사고는 우리 사회에 비일비재한 일방통행식 폭력의 성향을 갖는다. 이 공공연한 폭력성은 대부분 제도권 내에서 형성된 ‘침묵의 카르텔’이 주도해 왔으며 피해자는 힘없는 ‘개인’들이었다. 그 ‘개인’들이 이제야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던 그들이 뭉쳐 제도권 내에서 공공연히 빚어지는 의료사고의 가해자 찾기에 나선 것.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는 의료소비자의 주권과 참의료 실현, 의료사고 예방을 위해 결성된 ‘의료소비자 시민연대(의시연)’ 출범식이 있었다. 이 단체는 지난 2001년 몇몇 의료사고 피해자와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는 사회 인사들이 모여 만든 ‘의료사고 시민연합’이 모태가 됐다. 이 단체 출범의 산파 역할을 한 강태언(42) 의시연 사무국장을 만났다. 그는 우리 사회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더 이상 이런 폭력이 없어야 하며, 있다면 그 진실이 한 점 의혹없이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사고가 갈수록 늘고 있으나 공정한 법적 절차에 의해 피해를 구제받은 사람이 거의 없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며 “정부에서도 이 사안을 쉬쉬하며 덮으려고만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가 제시하는 우리의 의료사고 현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정부와 의료계에서는 설문과 의료소송 관련 감정신청 건수, 의료분쟁 관련 민원을 종합해 연간 5000건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미국의 경우 2000년 병원 입원환자 중 최고 9만 8000명 가량이 의료 과실로 사망한 점 등을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50만건, 많게는 100만건의 의료사고가 발생할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물론 통계는 없다. 의료사고는 병원과 의료인의 부적절한 치료행위에 의한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병원 내 감염, 응급의료사고, 약물에 의한 약화사고 등을 모두 포함한 개념인데, 본인이 모르는 경우도 허다해 통계 산출이 어렵고, 그나마 국가기관에서 그런 실태를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병원 감염사고만 해도 그렇다. 우리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미국에서도 연간 200만명 이상이 병원에서 감염돼 이중 10% 정도는 목숨을 잃고, 여기에 지출되는 사회적 비용도 연간 50억 달러를 넘는다. 우리나라도 응급실에서 숨지는 환자 2명 중 1명은 죽지 않아야 될 사람으로 보이는데, 이는 병원들이 수익을 내세워 응급실에 전문의 대신 인턴이나 레지던트를 집중 배치해서 생기는 오진과 응급처치 과실 등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사실 그도 지난 95년 의료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었다.6년간의 소송 끝에 본안소송과 의료비 소송을 모두 이겼지만 그에게 남은 것은 상처뿐이었다. 그는 자신의 아픔을 더는 되새기고 싶지 않다며 이해를 구했다. 강 국장은 현재의 법원 판결에서 드러난 문제도 지적했다.“재판부가 전문적인 의료지식이 없어 사안에 대해 외부에 감정을 의뢰하는데, 여기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모두 의사들이다. 그러다 보니 뻔한 사안, 즉 일주일이면 나올 감정의견이 1년 후에 나오기도 하고, 의사들도 대부분 진실 규명에 비협조적이다. 어차피 같은 부류인데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례는 만들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의사조직의 폐쇄성도 의사들의 양심적인 감정을 막는 장애물이다. 게다가 판결에 절대적인 증거도 거의 병원 측이 독점하고 있어 여기에 개인이 맞선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다.” 상황이 이런 데도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의료분쟁 조정제도가 있지만 이 제도가 병원이나 의사들에 의해 악용된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재판 과정에서 병원측 과실이 드러날 상황이면 병원이나 의사들은 기를 쓰고 이 제도를 이용하려고 든다. 재밌는 현상이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례를 만들기보다 차라리 조정안을 받아들이는 게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 89년 의료인들이 주축이 되어 제안한 의료분쟁조정법도 16년째 햇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그 법안이 또 웃긴다. 이게 무과실 보상제 등 의료인들 보호에 편중돼 의사와 병원 안전에만 포커스를 맞춰 놨는데, 그러고도 이걸 통과시키지 못해 14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됐다. 아마 이 법안이 채택됐다면 엄청난 반발이 있었을 것이다.” 그는 대책이 없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더 이상 의료분쟁의 감정을 같은 부류인 의사들에게만 맡겨서는 안된다. 당연히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감정 기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의지만 있으면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것 말고 공정성을 담보할 대책은 없다. 또 사실상 치외법권 지역인 병원 응급실과 수술실, 중환자실에도 흔한 CC-TV를 설치해야 한다. 의료분쟁에 있어 사실은 어떤 주장이나 논리보다 중요한 것 아닌가. 이렇게 한 뒤에 의사들이 면책논리를 내세워야 설득력이 있다.” 그는 이런 견해도 내놨다.“특히 잦은 분만 사고의 경우 태아 심박동그래프기록만 보면 거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데, 우리나라는 이의 법정 제출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명백한 의료과실로, 의사가 잘못을 인정한 사안조차도 재판에서는 병원이 이긴다. 의료 사고로 미숙아가 됐는데, 재판부는 미숙아여서 생긴 문제라고 보는 식이다. 이 때문에 가슴을 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더는 우리 사회에 돈과 권력의 ‘카르텔’이 자행하는 의료사고라는 폭력은 없어야 한다는 그는 대부분의 의료사고와 분쟁이 의사 개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제도와 시스템의 문제인 만큼 앞으로 이를 바로 잡는데 주력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그는 조카를 의료사고로 잃은 한 젊은 의사의 편지를 소개하며 말을 맺었다. 한사코 공개를 꺼린 그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소송을 진행해 오면서 의사협회의 제 식구 감싸기식 객관성이 결여된 답변 내용, 피고 의사의 파렴치한 거짓말, 사고 조작 등에 대한 분노가 극에 치달아…. 젊기에 분노했고, 의사였기에 의사의 잘못과 파렴치한 변명을 쉽게 알아채고 더 철저하게 따져왔지만 넘을 수 없는 산을 만난 뒤 오히려 더 쉽게, 더 크게 좌절하고….”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아들 뇌병변 장애 4년소송 패소한 송인주씨 송인주(여·40·가명)씨는 지난해 11월 자신이 제기한 의료분쟁 소송에서 패소했다. 지난 2001년 2월에 낸 아들 유섭(7·가명)의 뇌병변장애가 의료진의 과실이라며 마산 F병원(현재는 창원으로 이전)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은 병원측 손을 들어줬다. 송씨는 그 판결에 대해 “지금도 죽고 싶을 만큼 억울하다.”며 울먹였다. 종합병원의 수간호사로, 결혼 후 슬하에 1남1녀를 둔 송씨에게 불행이 닥친 것은 유섭이를 가진 지 31주 되던 지난 99년 6월 무렵이었다. 갑자기 복통 증세를 느껴 병원을 찾은 그에게 의사 M씨는 태반 조기박리와 복막염이라며 수술을 권했고, 그는 의사의 권유를 받아들여 임신 31주 5일 만에 유섭이를 미숙아로 출산했다. 그는 “내가 간호사였지만 그 때는 의사의 진단을 믿었다.”고 했다. 문제는 그 다음에 왔다. 간호사로 차트 읽기에 능숙한 그가 우연히 자신에게 태반조기박리는 없었으며, 복통도 복막염이 아닌 단순한 대장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그는 그때까지도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인큐베이터에 있던 유섭이에게 산소부족으로 보이는 청색증이 나타났다. 송씨는 “뒤늦게 인큐베이터 산소공급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안 병원측이 무려 2시간 반 만에야 인공호흡을 시켰다.”며 “산소가 2∼3분만 공급되지 않으면 뇌사상태에 빠지는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먼저 태어난 두 아이는 건강하며, 유섭이의 병증을 의심할 만한 어떤 가족력도 없었다. 유섭이는 조기출산한 미숙아였지만 의사들도 걱정하지 말라고 할 만큼 건강이 좋아 출산 직후 신생아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아프가(APGAR)지수가 정상 범주인 7이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유섭이는 병원에서 정상적으로 퇴원했으나,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여긴 송씨에 의해 이듬해인 2000년 뇌병변장애 판정을 받았다. 송씨는 “지금도 그 때의 청색증과, 청색증 원인인 인큐베이터의 산소공급 중단이 문제라고 믿고 있다.”며 “이런 확신으로 소송을 냈다.”고 말했다. 그 후,4년여를 끌어온 소송에서 패한 뒤 그는 항소를 포기했다. “그 판결 이후 이 나라에서 산다는 게 한없이 고통스럽고 억울하다.”고 털어놨다. 송씨는 “법원은 마땅히 양심에 따라 판결해야 하며, 법원의 양심은 과학적으로 설명되는 것이어야 한다.”며 “비록 나는 자식을 억울하게 잃은 셈이 됐지만 나같은 억울한 사람이 해마다 수십만명씩 새로 생기는 나라, 그래서 국민들이 의료인과 법조인의 양심을 믿지 못하고, 정부의 존재를 비웃는 나라는 아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제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은 잊고 싶으며, 유섭이 같은 아이들이 최소한의 재활훈련과 교육을 받고,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국력에 걸맞은 사회복지 시스템을 갖춰주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얘기하는 동안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中, 외국산SW 정부조달 규제

    중국이 자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을 보호·육성하기 위해 외국산 소프트웨어의 정부 조달을 엄격히 제한하는 규정을 제정하려 하고 있어 미국과의 무역 마찰이 심화할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마련한 조달규정 초안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국내업체, 우선적 외국업체, 외국업체 등 세 가지 자격으로 분류된다. 국내업체와 우선적 외국업체의 경우 정부 조달에 있어서 특별한 제한을 받지 않지만, 외국업체로 지정되면 정부의 까다로운 승인 절차를 거쳐야 조달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초안에 의하면, 국내업체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개발비용의 50% 이상을 중국 내에서 지출해야 한다. 또 외국업체들의 경우 우선적 업체가 되려면 매년 수입의 일정 부분을 중국 내에 투자하고, 중국업체 직원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며, 핵심적 소프트웨어 기술을 중국에 이전해야 한다. 소프트웨어의 ‘불법 복제 천국’ 중국에서 정품 소프트웨어의 주요 소비자가 정부라는 점에서 볼 때, 이같은 규제는 중국 시장을 장악한 미국계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거대 외국계 기업들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섬유산업 분쟁 등으로 마찰을 빚고 있는 베이징과 백악관의 관계는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베이징시 정부가 2900만위안(약 35억원) 상당의 MS 제품을 구매하려다 ‘국내업계를 배신하는 행위’라는 비판에 휘말려 주문을 취소하는 등 컴퓨터 운영체계(OS)와 사무용 프로그램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MS 문제가 뜨거운 정치 쟁점이 되고 있다. 베이징시는 비판이 수그러들자 상당량의 MS 제품을 은밀히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정이 MS 등 국제적 기업들에 상당한 장애물이 되겠지만 그렇다고 중국의 토종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국제 경쟁력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안동환기자의 현장+] 에로비디오 촬영현장을 가다

    [안동환기자의 현장+] 에로비디오 촬영현장을 가다

    미국에 ‘할리우드 키드’가 있다면 한국에는 ‘청계천 키드’가 있었다. 친구들과 숨죽여 보던 에로물은 한 시대 사춘기의 통과의례였다. 에로물의 집산지였던 서울 청계천 세운상가를 기웃거린 경험이 있다면 ‘어우동’,‘뽕’,‘애마부인’이 담긴 비디오테이프에 붙은 ‘빨간딱지’를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아날로그 세대’의 에로물은 이제 ‘박제된 추억’에 가깝다. 업로드와 다운로드,P2P가 활개치는 시대에 에로 비디오는 충무로에서도 ‘멸종동물’취급을 받는다. 기자는 지난달 17일 Y프로덕션의 에로 비디오 제작에 음향담당이자 엑스트라로 참여했다. 활로를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에로 비디오의 촬영현장으로 들어가 본다. “너도 벗냐.”는 사진부 선배의 노골적인 한 마디에 나도 모르게 셔츠 단추를 목덜미까지 단단히 여미고 있다.“아무나 벗나요?”서울 근교의 모텔 한개 층을 빌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촬영은 다음날 새벽 3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이날 찍은 ‘작품’은 불륜을 주제로 한 옴니버스 형식으로 모두 20개신으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15개가 베드신으로 한 신에 40분에서 1시간이 걸렸다. 리허설에 분주한 15년 경력 이필립(40) 감독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에로 비디오도 대본이 있기는 하지만 대사의 상당 부분은 애드리브로 해결한다. 에로시장의 축이 인터넷 동영상과 모바일 서비스로 옮겨지면서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갖춘 극영화 수준의 작품성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고백한다.“넌 유부녀야.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와 정사를 나누며 느끼는 죄책감이 표정에 그려져야지. 자, 시선을 위로 올려봐. 콧소리는 너무 내지 말고…. 그래∼그렇게 가는 거야.” 6㎜ 디지털 카메라가 돌아가기 시작한다.“자!가자. 레디∼액션.” 남녀 배우는 대사를 주고 받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전라가 된다. 고난도의 연기와 터져 나오는 신음소리. 인터넷 및 모바일 서비스용 스틸 카메라 기사도 연신 자리를 잡기에 바쁘다. 에로물의 지상 목표는 욕망을 자극하는 것이지만 심의라는 ‘장애물’을 무사히 넘어가기란 쉽지 않다. 이 감독은 “작품성을 따질 여유도, 자본도 없는 상황에서 심의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노출 수위를 극대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인터넷에서 너무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포르노와 경쟁해야 하는 에로물의 고민이 배어 있다. 촬영은 ‘체모와의 술래잡기’다. 감독은 ‘꼭꼭 숨어라.’를 외치는 술래와 같다. 남녀 배우 누구든 ‘헤어(체모)’가 카메라에 잡히면 여지없이 ‘컷’사인이 떨어진다. 체모 노출은 심의 규정상 철저히 금지된다. 소문으로 떠도는 배우들의 ‘실제 상황’은 99.9% 불가능하다. 중요 부분을 가리는 ‘공사’가 치밀한 탓이다. 남자 배우는 해당 부위를 스타킹이나 양말로 두르고 고무줄로 묶는다. 여배우는 살색 테이프에다 팬티 라이너를 오려 붙인다. 눈물을 쏟아낼 만큼 고통스러웠다는 옛날식 ‘청테이프 공사’는 사라졌지만 땀으로 범벅이 되는 격렬한 정사신에서도 공사가 허물어지는 경우는 예나 지금이나 드물다. 배우들에게 베드신은 만만치 않아 보였다. 편집없이 긴 시간 찍는 롱테이크로 배우들의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베드신이지만 중간 중간 쉬지 않으면 탈진하고 만다. 전라의 배우들이 눈 앞에서 펼쳐 보이는 정사신이 민망한 것도 한 순간. 하루 종일 반복되는 베드신은 갈수록 고문에 가까워졌다. 감독의 주문이 많아지자 기자도 바빠졌다. 붐 마이크를 들고 지시에 따라 침대 이쪽에서 저쪽으로 움직인다. 마침내 한 컷이 끝나자 누구랄 것 없이 “수고하셨습니다.”는 말이 저절로 터져 나온다. 국내의 에로배우는 남녀 합쳐 60명 안팎이다. 불과 한두편만에 사라지는 배우도 많아 부침이 심한 세계이다. 에로배우의 수입은 영화배우와는 달리 개런티가 아닌 일당제.4∼5일이던 제작기간이 하루로 단축되면서 도입된 일당은 여배우가 60만∼70만원, 남자 배우는 20만∼30만원이다. 여배우는 일당도 많지만 출연 기회도 많다. 남자 배우는 한마디로 찬밥이다. 에로 비디오 수요자의 절대다수가 남성인 만큼 배역 자체가 적다. 대부분의 남자 배우는 ‘투잡스족’. 현역 남자 배우 가운데 가장 고참이라는 8년 경력의 한석봉(예명·36)씨도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다. 출연한 에로물만 500여편에 이르는 그는 이제 ‘한물 간’ 배우가 됐다. 한씨는 “비디오 시장이 전성기였을 때는 에로배우로 생활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한달에 한편 출연하기도 어렵다.”면서 “에로배우라는 자부심과 자존심마저도 이 바닥에서는 사라졌다.”고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6년째 활동하는 강성민(예명·29)씨는 “나는 본업이 배우”라면서도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한다. 강씨는 “공중파 방송에 재연 배우로 출연하지만 같은 연기자끼리 따돌릴 때는 서러울 때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여배우는 신선한 이미지를 갖춘 신인일 때가 ‘몸값’이 가장 비싸다. 여배우의 수명은 비디오 10편이 분기점. 이번 비디오가 세번째 출연작이라는 진아(예명·23)씨도 신인이다. 백화점 직원이었던 그녀는 “수입이 낫다는 생각에 배우를 시작했지만 오래할 생각은 없다.”고 단언했다. 에로 비디오 업계는 자신들의 표현를 빌리자면 망했다. 한때 60개에 육박했던 제작사들은 줄줄이 문을 닫았다. 현재 활동하는 제작사는 2∼3곳. 국내 에로 비디오의 편당 제작비는 평균 500만원 안팎. 업계는 한편의 신작 에로 비디오가 대여점에 팔려나가서 불과 15명의 ‘최종 소비자’를 만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카피 비용과 인쇄비 등을 제외해도 편당 매출액은 원가에도 훨씬 못 미치는 ‘사양산업’이다. 프로덕션의 수입조차도 모바일과 인터넷 동영상 및 사진 서비스가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몰락의 주범은 인터넷으로 융단폭격하는 불법 포르노물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토종 에로물이 불법 포르노와 경쟁하기란 쉽지 않다. 업계는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포르노는 방치한 채 국내 에로물만 ‘음란’이라는 족쇄를 채우고 있다고 비판한다. 1세대 제작자인 유병호(47) 유호프로덕션 사장은 “국내에서 정식으로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활동하던 제작자들이 해외로 나가 포르노를 손대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토종 에로물을 두둔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일본 성인물과 지하시장에서 유통되는 포르노를 대체하는 순기능을 봐달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섹슈얼리티의 과잉시대, 에로 비디오는 인터넷과 대적하면서, 한편으로는 인터넷과 모바일이라는 신기술로 판로를 찾고 있다. 에로 비디오는 살아 남을 것인가. 글쎄…. 그들도 나도 알 수 없다는 게 정답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한 가지 고백하자면, 기자는 이날 온 몸을 중무장한 납치범으로 출연했지만, 어색한 연기로 결국 편집됐다. sunstory@seoul.co.kr ■ 에로물·업계 변천사 에로비디오는 35㎜ 필름으로 제작되는 극장용 영화와는 달리 적은 인원이 6㎜ 디지털 카메라로 찍는다. 요즘은 소수 인원이 1000만원을 넘지 않는 초저예산 제작방식으로 만든다. 에로비디오의 뿌리는 물론 영화다.1982년 개봉된 ‘애마부인’에 이어 1986년 관객 50만명을 동원해 ‘벗기기’ 전성시대를 연 ‘어우동’이 에로비디오 시대를 연 주역이었다. 극장용으로 개봉된 뒤 오히려 비디오대여점에서 더욱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1980년 중반 비디오 데크의 보급과 함께 시작된 에로물은 1995∼1999년 전성기를 맞았다.‘젖소부인 바람났네’의 여배우 진도희 등 ‘에로스타’도 본격 등장했다.‘젖소부인 바람났네’의 2만개 출시 기록은 아직도 업계의 전설로 남아 있다. 인터넷이 보편화된 2000년부터 에로물 업계는 추락했다.10대의 세계를 그린 학원물이 등장했고, 일본 AV(adult video) 배우도 출연했지만 4000개 정도라는 손익분기점도 채우지 못했다. 에로비디오의 주요 소비처인 비디오대여점도 한때는 4만곳에 이르렀지만 이제는 7000곳도 되지 않는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에로물도 오프라인 시장격인 비디오대여점에만 매달리는 데서 벗어나 ‘원소스 멀티미디어’ 방식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즉, 케이블채널과 성인인터넷방송, 인터넷성인사이트, 모바일 서비스 등 온라인 시장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전략으로 생존에 부심하고 있다. sunstory@seoul.co.kr
  • [과학플러스]

    ●별의 축제 개최 한국천문연구원은 ‘과학의 달’을 맞아 초·중·고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달 중순부터 다음달 초까지 전국 32개 천문기관에서 ‘별의 축제’를 개최한다. 우선 오는 18일 대전 대덕연구단지내 천문연구원에서는 망원경을 통한 천체관측, 전파천문대 견학, 천문관련 영화 관람 등의 각종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또 경북 영천 보현산천문대에서는 5월5∼8일 아마추어 천문캠프가 열린다. 서울과학전시관 등 14개 시·도 교육과학연구원과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등 17개 공·사립천문대에서도 천문관련 행사가 운영된다. 천문연구원 관계자는 “일부 사설기관을 제외하면 사전예약 없이 무료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관별 자세한 행사 내용은 천문연구원 홈페이지(www.kasi.re.kr) 참조.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은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4월 수상자로 위험작업 로봇 ‘롭해즈’(ROBHAZ)를 개발, 실용화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연구센터 강성철(38) 박사를 선정했다. 강 박사팀은 위험작업 로봇이 장애물 등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수동형 더블 트랙 메커니즘’을 개발, 실용화에 성공한 공로가 높이 평가됐다. 롭해즈는 지난해 4월 미국에서 열린 로봇대회에서 우승을 거뒀으며,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에서 6개월간 정찰 및 폭발물 처리 임무를 마치고 최근 귀환하기도 했다.
  • 美-中, 북한-타이완 맞교환說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과 중국이 북한과 타이완 문제를 ‘교환’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미국 공화당 소속인 커트 웰든 하원의원은 5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세계문제위원회(WAC)에서 열린 북한 핵 문제 강연회에서 “최근 중국을 방문해 의회와 외교부의 여러 관계자들을 만났지만 그들은 마지막에 항상 타이완 문제를 얘기한다.”면서 “미국이 우리에게 타이완을 주면 우리는 미국에 북한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는 식”이라고 전했다. 웰든 의원은 “미국의 초점은 북한이지만, 중국의 궁극적 목표는 타이완”이라면서 “중국은 북한에 대한 지렛대를 갖고 있으나 타이완 문제 해결의 주요 장애물이 미국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충분히 행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북한 및 타이완 문제 교환론은 90년대 이래 북핵 해결 실패에 따른 미국의 북한 침공 가능성과 관련해 외교가 일부에서 제기돼 왔던 가설이다. 중국 외교부 관계자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회견에서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더라도 중국은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중국은 그동안 한반도 문제 때문에 두 차례(청일전쟁과 한국전쟁)나 타이완을 잃었다.”고 말해 두 문제가 연계돼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또 4일 열린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미·일 동맹의 부활’ 토론회에서 중국측의 입장을 설명한 랜신 시앙 제네바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면, 북한을 돕겠느냐.”는 질문에 “중국이 북한에 군대를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dawn@seoul.co.kr
  • [새영화] 8일 개봉 ‘쿨!’

    존 트래볼타와 우마 서먼의 열정적인 춤이 인상적인 영화 ‘펄프 픽션’.8일 개봉하는 ‘쿨!’(Be Cool)은 앞뒤 빼고 얘기하면 11년 전 두사람의 환상적인 커플 댄스를 잊지 못하는 영화팬들을 위한 보너스같은 작품이다. 전직 갱스터에서 영화제작자로 변신한 칠리 팔머(존 트래볼타). 말도 안 되는 속편이나 만드는 할리우드 시스템에 염증을 느껴 전업을 고려하는 차에 음반 제작자인 친구 토미의 살해장면을 목격하고, 미망인 이디(우마 서먼)를 도와 뮤직 비즈니스에 뛰어들기로 결심한다. 칠리의 첫번째 목표는 잘못된 전속계약으로 3류 클럽을 전전하는 실력파 무명가수 린다 문을 스타로 만드는 것. 그러나 그녀의 매니저인 라지와 영화배우를 꿈꾸는 보디가드 엘리엇은 사사건건 협박과 폭행을 일삼고, 토미에게 거액을 빌려준 조폭급 프로듀서 신 러셀은 목숨을 담보로 빚독촉에 나서는 등 곳곳에 장애물이 포진해있다. 게다가 토미를 살해한 러시아 마피아까지 가세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꼬인다. 다들 나사가 하나씩 빠진 것처럼 덜 떨어진 등장인물들이 벌이는 좌충우돌은 ‘뮤직비즈니스계의 살벌한 실상을 유쾌하게 비꼰다.’는 의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과장되고 비약적이어서 헛웃음만 나온다. 무명 스타를 발굴해 스타로 키우는 과정을 통해 할리우드 음반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저 ‘쿨’하게 웃고, 즐기는 액션극에 만족해야 할 듯. 그래도 존 트래볼타와 우마 서먼의 춤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블랙 아이드 피스의 ‘섹시’에 맞춰 두 사람이 흐느적거리듯 추는 춤은 ‘펄프 픽션’과는 또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존 트래볼타의 적당히 나온 뱃살과 우마 서먼의 주름진 눈가는 세월의 흐름을 여실히 드러낸다. 물론 그만한 질량의 완숙미도 느낄 수 있다. 감독 F 게리 그레이가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인 만큼 영화속 콘서트 장면과 뮤직비디오 장면은 평가할 만하다.15세 관람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무인 수중로봇’ 10월 탄생

    ‘무인 수중로봇’ 10월 탄생

    오는 2006년부터 바다 속에 침몰한 선박의 잔존유(油) 회수작업에 무인 수중로봇이 본격 활용될 전망이다. 29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침몰 선박에 남아 있는 기름을 회수하기 위한 ‘무인 수중로봇’ 개발이 오는 10월 완료되면 내년부터 이를 활용한 회수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해양부의 의뢰로 한국해양연구원이 개발하고 있는 무인 수중로봇은 우리나라 연근해는 물론 대륙붕에까지 침몰(최고 수심 200m)된 유조선의 잔존유 회수가 가능하도록 설계·제작된다는 것이다. 총 사업비는 30억원. 회수작업은 먼저 침몰 유조선과 가까운 해상에 컨트롤 타워가 설치된 모선(母船)에서 인공지능 인식기능이 탑재된 수중 원격 무인 로봇을 내려보내 침몰 유조선의 선체 및 침몰상태 등을 조사한 뒤 선체에 걸린 폐그물 등 각종 장애물 제거작업까지 말끔히 끝낸다. 이어 무인 로봇과 잔존유 회수 무인장비를 함께 선체 기름탱크에 접근시켜 최대 50㎜ 두께의 철판에 구멍을 낸 뒤 모선과 연결된 호스를 통해 기름을 빨아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해양부는 우선 내년에 이 무인 로봇으로 포항시 남구 대보면 호미곶 동쪽 3.5마일(약 6.5㎞) 해상에 침몰한 유조선 경신호(996t)의 잔존유 회수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경신호는 지난 88년 2월24일 벙커C유 2560㎘를 싣고 울산항을 출항, 강원도 동해로 운항하던 중 사고지점에서 침몰됐다. 당시 기름 1900여㎘는 유출되고,600여㎘는 현재 기름탱크 안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양부 관계자는 “무인 수중로봇이 개발되면 대형 유조선 등의 침몰시 신속한 대처가 가능해져 해양사고에 의한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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