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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 팔리는 똑똑한 가전제품

    잘 팔리는 똑똑한 가전제품

    사람처럼 사물과 환경을 인지, 일을 하는 가전제품들이 시장의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 센서가 탑재돼 미세한 인공지능을 지녔다. 장애물을 피해 청소하고, 옷감에 따라 온도조절을 한다. 탁한 공기도 스스로 정화시킨다. 아직 초기 단계이고, 사람의 인지력과 비교가 안 되지만 본연의 기능에다 편리함을 얹었다. 시장이 선호하는 이유다. ●센서가 선을 없앴다 청소기는 로봇과 만났다. 청소로봇은 청소할 때 불편을 주었던 청소기의 선을 없앴다.TV를 보면서 리모컨만 조작하면 센서를 이용해 벽·장애물을 피해다닌다. 유진로봇의 ‘아이클레보’는 7개의 적외선 센서가 내장돼 있다. 항균과 공기정화 등 필터를 이중으로 만들어 세균 번식을 줄이고 탁한 공기를 정화해준다. 빨간색은 39만 9000원, 청소능력을 높인 분홍색은 54만 8000원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오븐’도 2차원 스캐너를 적용, 요리 카드나 포장지에 기록된 바코드의 조리 정보를 스캔한 뒤 자동으로 음식을 조리한다. 오븐, 그릴, 전자레인지 등 조리모드를 이용하면 저장된 조리법에 따라 음식을 만들 수 있다.43만(32L, 일반버튼식)∼95만원(42L, 터치버튼식). 청호나이스의 ‘섹션 쾌변기’는 비데를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다. 한국을 비롯한 미국, 일본, 중국의 발명 특허를 얻은 중앙집중식 회전 기포 물줄기로 세정은 물론 직장에까지 물줄기가 주입돼 장 세척도 해준다.137만 5000원. ●다리미는 온도 자동조절 프랑스 테팔이 출시한 스팀 다리미 ‘프로그램 8’은 옷감 종류에 따라 최적의 온도와 스팀량을 자동으로 조절한다.11만원대. 또 테팔의 ‘비테스 S 무선주전자’(제품명 BF662021·1.7리터)도 녹차 등 음료 종류에 따라 물의 온도를 조절하는 센서가 있다.7만원대. 쿠쿠홈시스 전기밥솥도 밥맛 맞춤 기능, 현미 발아기능, 음성 안내 기능 등의 기능으로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CRP-HCA0611FN’은 20만 3000∼23만 5000원. ●냉장고 LCD창은 일기예보까지 LG전자의 디오스 양문형 냉장고는 냉장고 문이나 홈바 문이 1분 이상 열려 있으면 30초 간격으로 경보음이 울린다. 또한 LG전자가 북미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TV 디오스 냉장고는 대형 LCD창이 달려 있어 일기예보에 민감한 미국인에게 1시간 단위로 업데이트된 날씨 정보를 자동으로 제공한다. 라디오주파수(RF)를 통해 매일 스스로 정보를 받는 것. 가격은 110만원대부터 272만원까지.272만원짜리는 디스플레이창에 아바타를 적용했다. 삼성전자의 하우젠 김치냉장고는 ‘도어 센서’가 장착돼 있다. 냉장고 문을 열고 닫는 횟수와 열려 있는 시간을 감지해 냉기의 유출 정도를 파악하고 최적의 온도를 유지하도록 냉기를 자동 조절한다.‘HNR3B20W’ 제품은 180만원대다. 이밖에 에어컨 제품들도 센서를 이용해 방안의 습도와 온도를 알맞게 조정해 준다. 에어컨의 향상된 기능은 이뿐 아니다. 디스플레이창으로 귀여운 아바타가 냉방, 공기 청정, 인공 지능 등 진행되고 있는 상황들을 알기 쉽게 알려도 준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꽃놀이 패’ 쥔 론스타 선택은?

    ‘꽃놀이 패’ 쥔 론스타 선택은?

    텍사스의 ‘외로운 별’ 론스타(Lone Star) 펀드의 위용에 한국 은행권이 숨을 죽이고 있다. 외환은행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론스타는 다음주 중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매물인 외환은행은 물론 인수 제안서를 제출한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도 모두 론스타의 선택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 인수를 최종 승인해야 하는 금융감독 당국 역시 론스타의 선택 때문에 고민에 빠질 수 있다. 외환은행 인수는 은행권 판도까지 바꿔 놓아 금융소비자들도 론스타의 결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론스타의 엄청난 매각 차익을 목격하는 순간 나라 전체가 ‘국부유출’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 ●모든 것이 론스타 뜻대로 3년 전의 ‘헐값 매입’ 의혹, 탈세, 외환밀반출 등 그동안 온갖 혐의가 불거졌지만 론스타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매각 과정을 진행시켰다. 앞으로도 론스타의 스케줄에는 큰 장애물이 없다. 론스타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곧바로 협상에 들어가 4월까지 본계약을 완료할 예정이다.5월말까지는 인수 대금 및 주식수령이 모두 끝난다. 우선협상자를 직접 고르기 위해 방한한 엘리스 쇼트 부회장은 16일 이례적으로 인터뷰를 갖고 “외환은행 매각 차익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 정부와 국민을 향한 론스타의 당당한 해명”이라고 해석했다. 마침 재정경제부도 이날 “외환은행 매각 차익에 대해 현행 제도로는 원천징수가 불가능하다.”고 밝혀, 론스타는 그야말로 ‘날개’를 달게 됐다. ●인수 후보들 낙점만 기다려 국민은행, 하나금융,DBS(싱가포르개발은행)의 치열한 인수전은 론스타가 바라던 ‘황금의 3각 구도’이다. 인수 후보들은 초조하게 론스타의 ‘낙점’만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인수 작업을 주도했던 한 관계자는 “혹여 론스타에 밉보일까봐 접촉조차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실토했다. 그렇다면 ‘꽃놀이 패’를 쥔 론스타는 과연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모든 인수·합병(M&A)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 론스타 역시 가격을 가장 높게 써낸 후보에 먼저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현재까지의 정황으로 보면 국민과 하나가 7조원대를 써냈을 것으로 추측되고, 다른 여건에서 불리한 DBS는 이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했을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는 다음으로 인수대금 조달 방법을 볼 것이다. 어느 후보가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현금을 조달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내부자금이 부족한 하나금융은 이를 의식한 듯 외부자금 조달 방법 및 조달 시기를 명확하게 제시했다. 반면 외부자금 조달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국민은행은 풍부한 내부자금을 한껏 강조하고 있다. 가격과 자금조달보다 더 중요한 게 ‘시간’일 수도 있다.5월까지 모든 작업을 마치고 싶어하는 론스타로서는 큰 잡음없이 팔고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를 제시하는 쪽에 큰 점수를 줄 것 같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하나금융이 다소 유리하다. 국민은행은 독과점 논란이 부담스럽고,DBS는 지루한 대주주 자격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끌 위험이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 여론 및 외환노조의 반응이다. 앞으로도 계속 한국에서 투자수익을 내야 하는 론스타로서는 여론의 지지를 많이 얻는 쪽에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노조가 파업이라도 하게 되면 론스타는 본계약 협상에서 상대방에게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DBS가 재빠르게 외환은행의 행명 유지와 완전 고용보장을 약속해 노조의 전폭적인 지지를 끌어낸 것도 이런 계산 때문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이구택 포스코 회장, 濠 ‘최고 훈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호주 정부로부터 민간인 대상 ‘최고 훈장’을 받는다. 포스코와 주한호주대사관은 호주 정부가 무역과 투자를 통해 한국-호주 우호협력에 기여한 공로로 이 회장에게 최고 훈장을 수여키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훈장은 ‘Companion’과 ‘Officer’,‘Member’ 등 3가지 호주 훈장 가운데 최고 등급으로 조만간 호주 캔버라에서 마이클 제프리 총독이 직접 수여할 계획이라고 대사관측은 설명했다. 마크 베일 호주 부총리 겸 무역성 장관은 “이 회장이 4년간 한·호 경제협력위원장으로서 양국간 경제협력에 지대한 공헌을 했으며, 포스코를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글로벌 철강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며 최고훈장 수여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이 회장은 ‘6시그마’ MBB(마스터 블랙벨트)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직원 개개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기업문화를 확산하고, 이를 토대로 타사에 모범이 되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고유의 기업문화를 강조했다.이어 “큰 위기를 겪어보지 않은 것이 변화의 가장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의 30년은 과거 30년과는 질적으로 크게 다를 것이며, 향후 3∼4년이 포스코의 명운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대형 크레인 없는 조선업체?

    건조량 기준으로 세계 5위인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올 매출액 2조 2000여억원)이 5년째 크레인을 세우지 못해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15일 이 회사와 전남도에 따르면 제2도크에 높이 110m짜리 대형 크레인 1기를 설치하는 데 군용항공기지법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 도크에는 높이 70m짜리 크레인 1기가 있으나 높이가 낮아 블록을 배 위로 들어 올리지 못해 대형선박 조립작업은 엄두를 못 내고 있다.배 1척을 조립하는 데 300여개 블록(쇳조각)이 들어간다. 이유는 인근 목포공항이 군사공항이다 보니 군용항공기의 이·착륙 때 비행 안전구역(반경 3.3㎞) 안에 어떠한 장애물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법 규정 때문이다. 하지만 삼호중공업 바로 옆에 있는 자연장애물인 갈마산은 높이가 134m이고 이미 제1도크에도 높이 115m짜리 크레인 2기가 가동 중이어서 군용항공기지법만으로는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삼호중공업 관계자는 “제2도크에 대형 크레인이 설치되면 시설투자 600여억원에다 블록의 대형화로 공기단축과 도크 회전율 증가로 전체 매출액이 10% 늘어나고 700여명의 추가 고용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삼호중공업을 축으로 인근 대불산업단지를 조선산업 집적화단지로 조성 중인 전남도는 삼호 측의 비행안전 증명을 위한 시뮬레이션 제작이 끝나는 대로 국방부와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이를 접수키로 했다.영암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일본 이와쿠니시 주민투표 주일미군 이전 압도적 반대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남서부 야마구치현 이와쿠니 시민들이 12일 찬반투표를 실시해 주일미군 항공모함 탑재부대의 이전 계획에 압도적인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주일미군 이전 지역으로 예정된 일본 지자체 주민들이 찬반투표를 통해 반대 입장을 밝히기는 처음으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과 일본간 주일미군 재배치 합의 작업이 큰 장애물을 만나게 됐다. 특히 이날 주민들의 압도적 반대에 따라 일본 전국의 기지 이전 예정지로 찬반투표가 확산되거나 오키나와현 등을 중심으로 기지 이전 반대운동이 전국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투표율은 58.68%로 최종 집계돼 시 조례가 하한선으로 정한 50%를 넘어 성립됐다. 오후 10시30분 현재 개표율은 48.31%이며 반대 2만 1000표, 찬성 3000표로 반대 의견이 크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도통신은 자체 출구조사 결과 응답자의 90%가량이 탑재부대의 이전에 반대했다면서 반대표가 찬성표를 웃돌 것으로 확실시된다고 전했다. 이날 주민투표의 결과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시 조례에는 ‘시민, 시의회, 시장은 결과를 존중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와쿠니 주민투표의 결과는 사실상 시의 입장이 될 전망이다. 양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내놓은 중간보고서에서 미국 워싱턴주에 소재한 미 육군 제1군단 사령부를 가나가와현 자마 기지로 이전하기로 했다. 아울러 가나가와현에 주일미군 기지가 밀집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항공모함 탑재부대 소속 탑재기 57기를 현의 아쓰키 기지에서 이와쿠니 기지로 옮긴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쿠니시 의회는 지난해 6월 만장일치로 이전 반대를 결의했으나 시 일각에서는 지역발전을 조건으로 수용하자는 의견이 부상했다. 그러자 이와쿠니 시장은 주민투표를 제안했다. 탑재기 57기가 이와쿠니 기지(주둔병력 3500여명)로 이전되면 이 기지의 미군기는 총 114기로 늘어 극동 최대급인 오키나와현 주일 미공군 가데나 기지보다 비대해질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결과에 관계없이 재배치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taein@seoul.co.kr
  • [마이너리티 리포트] (2) 실직 신불자 노총각의 눈물

    [마이너리티 리포트] (2) 실직 신불자 노총각의 눈물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런, 아직 제 명함이 없으니 소개를 따로 해야겠네요. 제 이름은 주영길(가명)입니다. 올해 38살입니다.‘이태백’은 훨씬 지난 나이죠. 제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전 3살 때 서울로 올라온 뒤 지금까지 줄곧 서울에서 살았습니다.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이사를 자주 다녔는데 세어봤더니 22번이더군요. 아버지는 택시운전사와 아파트 경비원을 하시면서 우리 3남매를 키우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가능했을까 싶네요. 1994년 전문대를 졸업하고 교수님이 소개해준 중소기업에 다니게 됐죠. 가난이 싫었기 때문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나 월급만으로는 가난을 떨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주식을 하게 됐습니다. 운이 좋았는지 직장도 H철강으로 옮기게 됐습니다. 주식도 호황이라 용돈 정도는 나오더라고요. 그 재미에 빠져 점점 많은 돈을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인생역전’을 노린 거죠. 그럴 즈음,‘IMF사태’가 닥쳤습니다. 누가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엎친데 덮친 격으로 주가가 폭락했고 회사마저 부도가 났습니다. 돈과 직장을 다 날리고 남은 것은 빚 5000만원뿐이었습니다. 정말 순식간의 일이었습니다. 취업원서를 냈지만 번번이 떨어졌습니다. 직장도 없고 빚만 있으니까 어느날 신용불량자가 됐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조금씩 갚아도 나이 50살까지 빚을 다 갚기도 어렵겠더라고요. 정말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보세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그렇게 3년을 보내다가 파산제도가 있는 걸 알았습니다.2005년 5월 파산 신청을 해 12월에 면책을 받았습니다. 일단 마음은 홀가분해졌지만 생활은 나아진 것이 없었습니다.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 창업을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 밑천도 없고 제 살아온 인생이 장애물이 되어서 사람들에게서 신뢰를 얻기가 어렵더군요.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요? 당신은 내일 당장 회사가 망하든, 쫓겨나든 해서 실업자가 됐다면 어떻게 할 것 같나요. 처음에야 여기저기 원서도 내보고 하겠지만 실패한 횟수가 늘어날수록 몸과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그러다 포기하게 되는 거죠. 하루하루가 밝아와도 방안에서 컴퓨터를 붙잡고 좋은 정보가 없는지 쳐다보고 있는 게 요즘 생활입니다. 괜히 돌아다니면 돈만 들고, 또 오라는 곳도 없지요. 친구들과 약속도 잘 하지 않습니다. 한심할지 몰라도 어쩝니까, 움직이면 다 돈인데. 저 말고도 실업자들이 많겠지만 이렇게 되기 하루 아침입니다. 남의 일이 아니란 겁니다. 사실 제게 여자친구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도리어 가슴만 아픕니다. 나를 믿어주는 여자친구에게 행복한 미래를 선물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2002년 어느날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한달간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그때 잠시 어느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입원한 사이 대체인력이 들어와 제 자리가 없어졌더군요. 무언가 착실하게 해보려고 했는데 하루 아침에 거리로 쫓겨난 것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견딜 수가 없어 우연히 지체아 봉사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그곳에서 여자친구를 만났습니다. 제가 ‘신불자’라는 사실은 한참 후에 알렸습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 여자친구는 이혼의 아픔을 겪은 사람입니다. 그 상처를 보듬어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커피 한 잔 사줄 돈도 궁해서 만나지 못한 적도 있습니다. 제가 창업을 하겠다고 하니 말리지는 않지만 적더라도 일정한 월급을 받고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는 직장을 알아보라는 눈칩니다. 제 나이 내일 모레면 40살입니다. 인생이 답답할 뿐입니다. 실업의 책임을 개인으로 돌리는 사람도 있는데, 예를 들어 제가 전공한 건축만 해도 인력이 100만입니다. 하지만 일자리는 25만개입니다. 어쩔 수 없이 실업자가 생길 수밖에 없잖아요. 좋아서 백수로 지내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재수생은 대학이 학생들보다 적어서 생기는 것이죠. 일자리보다 회사가 적으니 당연히 실업자는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어디 개인 탓입니까. 당신도 날 그렇게 보고 있지 않나요. 당신과 내가 뭐가 다르죠. 오늘 지금 이 순간 당신은 일자리가 있고 나는 없을 뿐입니다. 당신도 당장 내일, 아니 일정기간 동안 회사를 다녀도 그만두면 그 다음날 실업자가 되는 겁니다. 당신은 나와 정말 다를까요.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황신혜 밴드’ 보컬 김형태 고언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을 동정하기보다 야단치는 사람이 있다. 미술가이면서 ‘황신혜밴드’의 보컬을 맡고 있는 등 ‘팔방예술인’인 김형태씨. 그는 청년실업자들에게 쓴소리를 서슴지 않는다. 그의 사이트(www.thegim.com)에 들러 동정이나 위로를 바랐다면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김씨는 취업에 실패한 20대가 자신에게 더 깊은 동정을 갖고 처지를 탓하는 것을 꼬집는다. 그는 “취직을 못한 것은 특별히 할 줄 아는 일도, 간절히 하고 싶은 일도 없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학벌, 나이, 지연 등을 탓하며 취업에 실패했다고 하소연하는 이들에게 그는 “솔직히 말하자면 회사가 원하는 실력이 없어서”라며 따끔한 일침을 놓는다. 김씨는 청년실업에 고민하는 사람들은 “경험을 통해 무언가 얻으려는 것을 두려워하고 꺼려해서는 안된다. 일단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이태백들에게 드는 회초리에는 질타만 담긴 것이 아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조망 빼어난 보금자리 찾으십니까?

    조망 빼어난 보금자리 찾으십니까?

    올해 서울에서 강·산·하천 등 조망권이 있는 단지들이 속속 분양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16일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GS건설은 마포구 하중동에 단독주택을 재건축해 총 488가구 중 44∼60평형 75가구를 3월 중 일반 분양한다. 고층에서 한강조망이 가능하다.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이 걸어서 3분 거리다. 세양건설산업은 동작구 흑석동 중대메디컬센터 바로 앞 흑석시장 재개발을 통해 주상복합 154가구를 짓는다. 그중 33·42평형 40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단지가 들어서는 곳이 경사져 대부분 가구에서 한강조망이 가능하다. 노량진뉴타운과도 인접하고, 오는 2008년말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되면 걸어서 5분 거리에 중앙대입구역(가칭)을 이용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은평구 불광동 불광3구역을 재개발해 하반기 중 일반분양한다. 총 1135가구로 평형과 일반분양 가구수는 미정이다. 단지 옆쪽으로 북한산이 있어 저층에서도 조망이 가능할 전망이다. 은평뉴타운과 인접해 있고 지하철 6호선 독바위역이 걸어서 3분 거리인 역세권단지다. 롯데건설은 중구 황학동에 황학구역 재개발을 통해 주상복합아파트 1870가구 중 23·45평형 491가구를 오는 4월 일반분양한다. 모든 가구가 타워형 설계로 일부 저층을 제외하면 단지앞 청계천을 내려다볼 수 있다. 두산산업개발은 동대문구 용두2구역을 재개발해 433가구중 16∼40평형 139가구를 5월 중 일반분양한다. 단지 남쪽 청계천 조망권이 있다. 대림산업은 구로구 신도림동에 주상복합아파트 33∼48평형 90가구를 3월 중 분양한다. 단지 앞으로 지나는 도림천 사이에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이 없어 3층 이상에서는 조망이 가능하다. 경부선 전철과 2호선 환승역인 신도림역을 걸어서 3분이면 이용할 수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로보펫’…로봇완구가 집도 지키네

    “이게 로봇이야, 강아지야!?” 지엔에프 엔터프라이즈가 올해 병술년 개띠 해를 맞아 최근 선보인 로보펫의 인기가 높다. 로보펫은 디지털 첨단완구 제작회사인 와우위가 미국 NASA의 로봇공학자 마크 틸덴 박사와 함께 제작한 강아지형 로봇완구. 인공지능에 최첨단 과학기술이 접목된 것이다. 로보펫은 특히 집을 지키는 경비모드에서는 주변의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적외선 시각 센서와 가장자리 감지센서가 있어 장애물을 인식하고 뒤로 물러나기도 하며 넘어졌다가 스스로 일어서기도 한다. 또 굴러넘어지기, 짖기, 앞발로 땅치기, 점프하기, 헐떡거림, 좌우로 흔들기, 땅 긁기 등 40여가지 동작이 가능하며 스테레오 음성센서가 있어 날카롭고 시끄러운 소리들을 감지할 수 있다. 실제 애완견처럼 길들이기도 가능하다. 주인이 어떻게 길들이느냐에 따라 기쁜 동작으로 반응하며 애교를 부리거나 심술 맞은 동작으로 반응하기도 한다. 알레르기 때문에 강아지를 키우지 못하는 애완견 마니아나 로봇이라는 단어만 들어가도 구매욕이 발동하는 얼리어댑터라면 로보펫에 주목할 만하다. 색상은 흰색과 핑크색이 나와있다.13만 8000원.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베테랑 주부의 사용 후기] “청소로봇 제법 쓸 만한데~”

    [베테랑 주부의 사용 후기] “청소로봇 제법 쓸 만한데~”

    “기존의 청소기는 코드선을 끌고 다녀야 했는데요, 이건 그럴 필요가 없어요. 너무 편리해요.” 서울 구로구 오류동 라인아파트에 사는 백공숙(43)씨는 소파에 앉아 책을 읽으면서 청소를 한다. 결혼 16년차인 베테랑 주부 백씨는 청소가 질릴만도 한데 너무 쉽단다. 청소로봇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예전의 청소기로 청소를 하다가 다른 방으로 옮겨 청소할 때 선이 짧아서 다른 곳에 코드를 꽂아야 하는 불편이 따랐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요.”백씨의 청소로봇 아이클레보 예찬이다. 백씨가 거실에서 직접 시범을 보여줬다. 리모컨으로 시간은 30분, 청소방식을 지그재그로 설정했다. 핑크빛이 감도는 둥글납작한 아이클레보는 거실을 혼자 돌아다니며 미세한 먼저를 빨아들이며 청소를 했다. 평소 청소가 잘 안되는 소파 아래도 돌아다니며 먼지를 빨아들였다. ●리모컨으로 간편 조작 백씨는 아이클레보의 청소시간은 거실은 보통 30분, 방은 15분 정도 걸린단다. 청소방식은 지그재그·직선·나선·랜덤 등의 방식이 있다.“기기에 익숙하지 않아도 리모컨으로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어요.” 로봇청소기의 원리는 간단하다. 나선형 방향 회전, 벽을 따라 직선 이동, 무작위 이동 등 이동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인다. 놀이공원에서 흔히 보는 범퍼카처럼 범퍼가 벽이나 장애물에 닿으면 진행 방향을 바꿔 움직이듯 청소하는 것이다. 소음도 그다지 심하지 않았다. 그동안 진공청소기로 청소를 하다가 전화를 받거나 텔레비전을 보기가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 그러나 청소로봇은 이런 면에서 아주 좋아졌다. 거실에서 청소하던 로봇이 방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문턱 때문이었다. 백씨는 “조금만 높은 장애물이 있으면 지나가지 못합니다. 그게 불편합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거실에서 현관으로 갑자기 떨어지는 일도 없다는 게 백씨의 설명이다. 로봇 바닥에 낭떠러지 인식 센서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테이블이나 의자 다리 부근은 그다지 깨끗하게 청소되지 않았다. 아이클레보가 접근하지 않은 탓이다. 백씨는 “로봇의 바깥 센서 7개가 장애물을 감지하고 부딪히지 않기 위해서 피해가며 청소한다.”고 말했다. 아이클레보의 일반형은 39만 9000원이고, 기능이 업그레이된 것은 54만 8000원이다. 할인매장과 전자랜드·하이마트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고무 범퍼·장애물 센서등 유무 살펴야 시중에는 다양한 청소로봇이 나와있다. 살 때 일반 흡입인지, 진공 흡입인지 등의 청소 기능을 갖추고 있는지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센서 기능 역시 살펴봐야 할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문지방이 있거나 계단이 있는 집이면 관련 감지 장치가 있는 게 좋다. 청소할 때 장애가 될 만한 물건이 많다면 청소부 전면에 고무 범퍼를 단 제품을 구입해야 가구나 다른 살림살이의 손상을 막을 수 있다. 먼지통의 용량도 체크해야 한다. 일반 청소기보다 덩치가 작은 탓에 먼지통이 작을 수밖에 없지만 용량이 너무 작으면 제대로 청소 도구로서의 역할을 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세계 최강 119대원 되렵니다”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뿐 아니라 위험에서 시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최강 소방관이죠.” 세계소방관경기대회는 2년마다 펼쳐지는 전 세계 소방관의 축제.9회째를 맞은 올해 대회는 오는 18일부터 25일까지 홍콩에서 펼쳐진다. 대회 종목의 하나인 ‘최강 소방관 경기’는 소방관들에게 ‘꿈의 무대’다. 이 경기에 태극 마크를 달고 나가는 ‘대한민국 대표선수’는 서울 마포소방서 노영필(35) 소방사와 경남 양산소방서 손정원(29) 소방교.15일 경기 남양주시 중앙119구조대에서 만난 이들은 자부심이 가득했다. 두 사람은 ▲호스를 연결하고 20m를 이동하는 ‘호스끌기’ ▲6㎏ 망치로 상자를 50차례 때린 뒤 80㎏짜리 마네킹을 45m 끌고가는 ‘장애물코스’ ▲사다리나 로프로 20m 높이의 건물 벽을 등반하는 ‘타워 코스’ ▲15층 고층 건물의 계단 오르기 등 4단계 난코스를 극복해야 한다. 홍콩 대회에는 60개국에서 온 1만여명의 소방관이 60개 종목에서 겨룬다. 한국은 10개 종목에서 48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2004년 영국 쉐필드 대회에서는 금 10개, 은 14개, 동 8개의 빛나는 성적을 거뒀다. 노씨와 손씨는 지난해 서울과 경남의 ‘최강 소방관’으로 각각 뽑힌 뒤 전국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쳤다. 두 사람이 근력과 스피드, 순발력을 모두 필요로 하는 최강 소방관 경기의 전체 코스를 완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20여초. 손씨는 “산소호흡기와 헬멧, 방수복 등 17㎏의 장비를 지녀야 하기 때문에 경기가 끝나면 대부분 쓰러질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경기는 소방관들의 일상적인 구조 작업의 연장이다. 호스 끌기는 진화 작업, 계단 오르기는 정전으로 엘리베이터가 멈춘 고층 빌딩에 인명구조를 위해 빨리 오르는 것과 같다. 대회 코스는 서구의 화재현장을 모델로 하고 있어 두 사람의 수상 가능성은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동료들과 부대끼며 땀 흘리는 것만으로도 소방관들에게는 큰 즐거움이다. 노씨와 손씨의 희망도 메달에 있지 않다. 노씨는 “경기에서 최강 소방관에 오르는 것보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독거노인 한 분을 병원으로 모시는 게 더욱 보람있는 일”이라면서 “경기 준비를 하면서 쌓은 체력을 바탕으로 인명 구조나 화재 진압에 더 많이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남양주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두산 4형제’ 모두 집유

    거액의 회사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두산그룹 총수 일가와 전·현직 임원에게 모두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형 경제 범죄를 저지른 재벌 총수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다시 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강형주)는 8일 회사 돈 286억원을 횡령하고 수백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두산그룹 전 회장 박용오씨와 박용성씨에게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80억원씩을 선고했다. 또 박용만 전 부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40억원,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에게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공범으로 기소된 전·현직 임원 10명도 범행 내용과 가담 경위 등에 따라 징역 8개월∼2년6개월에 집행유예 2∼4년이 함께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회사 돈 횡령과 비자금 조성에 있어 모두 불법영득 의사나 범죄의도가 있었다고 판단돼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되지만, 횡령금을 모두 변제한 점 등을 참작해 형 집행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박씨 형제 4명은 협력업체와 외주 공사비를 과다지급한 뒤 차액을 되돌려 받는 방법 등으로 1995년부터 최근까지 두산산업개발(옛 두산건설)과 위장계열사인 동현엔지니어링 등을 통해 286억원의 비자금을 만들어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두산산업개발의 공사 진행률을 허위로 높여 매출액을 과대계상하는 방법으로 약 2838억원을 분식회계하는 데 관여한 혐의도 받았다. 이날 판결에 대해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고 “명분 없는 재벌 봐주기식 판결은 국민들의 사법 불신을 가중시키는 것은 물론 건전한 시장경제질서의 확립을 통한 경제발전에도 결정적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비’ 특색 살려야 美서 성공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시어터는 미국 대중 음악 뮤지션들도 서보고 싶어하는 꿈의 무대다. 그 곳에서 가수 비(정지훈)가 아시아 뮤지션으로는 처음으로 단독 공연을 지난 2∼3일(현지시간) 두 차례 열었다.1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수백명의 보도진이 몰렸다. 올 가을쯤 미국에서 첫 싱글 음반을 발매할 계획인 비가 아시아를 뛰어 넘어 상업 대중문화의 중심지 미국에서 성공을 거둘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탈아시아 교두보 마련하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비의 3집 음반은 지난해 아시아 시장에서 92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하반기 ‘레이니 데이’ 아시아 투어는 13만명의 해외 관객을 동원했다. 비의 뉴욕 공연은 아시아에서만 맴돌던 한류를 미국 시장으로 옮기는 시금석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한류의 최종 기착지는 구미 시장”이라면서 “비가 미국 진출에 성공한다면 일본 음반 유통사를 통한 보아와는 달리 박진영, 즉 우리 손으로 미국 땅에 깃발을 꽂은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비의 상품성을 검증한 미국과 일본 유력 음반사 관계자들이 비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현지 음반 관계자들과 관객이 평가한 비의 장점은 유연하면서도 강한 댄스, 팝시장에서 유행하는 트렌디한 음악, 섹시한 근육질 몸매, 꽤 좋은 영어 발음 등이다. 아티스트적인 면모가 부족하다는 것은 보완해야 할 점으로 언급됐다.●현지 언론은 한계 지적도 앞서 비에 대해 대서특필했던 뉴욕타임스(NYT)는 공연 이후 비의 성공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NYT는 4일(현지시간) 공연 비평을 통해 “가수 비가 훌륭한 댄서이며 상당한 가수”라고 평가하면서도 “미국 내 여러 유명 가수를 흉내냈을 뿐 특색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이클 잭슨과 같은 카리스마도, 어셔와 같은 성적 매력도, 팀버레이크의 빠른 팝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NYT는 또 모방만으로는 빠르게 변하는 미국 음악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며, 이것이 비가 미국에서 성공하는 데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팝음악 비평가 짐 파버는 3일 타블로이드판 일간지 뉴욕데일리뉴스 인터넷판에서 “스타일을 강인하게 만들고 스콧 스토치 같은 유명 힙합 프로듀서를 고용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짐 파버는 “미국에서 음반을 내지 않은 비는 이번 공연을 통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을 고정 팬으로 가졌음을 입증했고, 김치 이래 한국산 중 가장 인기가 있다.”고 평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공교육 정상화…지금 학교에선] (8) 학부모 봉사모임

    [공교육 정상화…지금 학교에선] (8) 학부모 봉사모임

    일부 학교를 중심으로 학부모들의 신선한 ‘치맛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왜곡된 교육열을 담은 ‘바람’이 아니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내 아이만 챙기려는 욕심도 아니다. 모두가 우리 아이고, 가족이라는 생각뿐이다. 다양한 학교 활동에 적극적,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교육을 변화시키고 있는 학부모들의 ‘치맛바람’속으로 들어가봤다. ●세륜초등학교 학부모 사서명예교사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오륜동 세륜초등학교 도서관.20여평 남짓한 열람실은 책 읽기에 푹 빠져버린 초등학생들 차지였다. 교육만화를 읽는 아이, 진지하게 위인전의 책장을 넘기는 아이, 책에서 뭔가를 찾은 듯 열심히 메모하는 아이, 엄마와 나란히 앉아 책 읽는 아이…. 열람실은 아이들의 독서 열기로 방학이 무색할 정도로 활기를 띠었다. 이런 열기의 비결은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봉사활동이다.124명의 어머니들이 사서 명예교사를 자청, 매일 어머니 두 명이 한 조를 이뤄 학생들의 독서활동을 돕고 있다. 책 대여와 반납 등 기본적인 업무에서부터 도서 정리, 독후 활동 지도, 도서관 예절, 뒷 정리에 이르기까지 도서관 업무 전반을 어머니들이 도맡아 처리한다. 어머니들 활약이 여기서 그치는 것은 아니다.3월과 9월 매년 두 차례 신간 도서 가운데 양서를 골라 장서를 늘리는 것도 이들 몫이다. 학부모와 학년별 담당 교사, 교장, 교감이 모여 ‘도서선정위원회’를 열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원하는 책을 엄선한다.1년에 새로 들여놓는 책만 해도 1000여권에 이른다. 매년 10월이면 도서 알뜰바자회를 열어 읽은 책을 나누기도 한다. 학부모들의 열정에 학교에서도 연간 학교운영비의 5%에 해당하는 1400여만원을 도서구입비로 지원하고 있다. 어머니들이 직접 도서관 운영에 참여하면서 학교 도서관은 입소문을 탔다. 학생은 물론 부모, 할아버지, 할머니가 함께 이 곳을 찾아 책을 읽거나 빌려가기도 한다. 학부모 방정욱(41)씨는 “엄마가 학교 도서관에 자주 나오니까 아이들도 책에 친밀감을 느끼게 되더라.”며 좋아했다.1학년 학부모인 조새라(36)씨는 “맞벌이를 하다 보니 아예 방과 후에는 도서관에서 있다가 오라고 한다.”면서 “처음에는 만화책만 보더니 점차 다양한 책을 골고루 찾아보는 등 책과 가까와지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김은주(42)씨는 “주변의 다른 도서관은 책이 너무 낡은데다 신간이 없어 불만이었는데 학교에는 다양한 책이 많아 아이와 함께 자주 이용하고 있다.”면서 “아이가 만화책만 좋아해 이번 방학에는 점차 글자 수를 늘려 읽는다는 목표를 정해 도서관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동대문중의 학부모 독서클럽 ‘내키만큼’ 서울 전농1동 동대문중 학부모들의 작은 모임도 화제다. 아이들 학원 보내기에 열중하는 여느 학부모들과는 달리 스스로 책을 읽으며 모범을 보이기 때문이다. 학부모 독서클럽 ‘내키만큼’. 이 그 모임이다. 명칭은 ‘자신의 키만큼 책을 읽으면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미국 링컨대통령 어머니의 말에서 따왔다. 독서를 말로만 강조할 게 아니라 어머니부터 먼저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 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지난해 시작한 모임의 현재 회원은 10명. 매일 방과후 시간에 두 명씩 돌아가며 학교 도서관에 ‘출근’, 학생들이 학원보다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매일 두시간에 불과하지만 아이들이 언제든지 도서관을 들러 책을 빌려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지난 2학기에는 학생들이 원하는 장서를 늘리기 위해 도서바자회를 열기도 하고, 학생의 이름을 새겨넣은 책을 학교에 기증하는 이벤트도 개최했다. 매주 목요일에는 학부모 도서토론회도 연다. 아이들과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을 한 권씩 읽고 얘기를 나누는 모임이다. 서로 추천하고 싶은 책에 대한 얘기부터 아이들 고민, 각종 교육 정보도 나눈다. 어머니들의 활동에 아이들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학원만 다니던 아이들이 도서관을 찾기 시작했고, 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처음엔 서먹서먹하던 어머니들도 직접 아이의 손을 잡고 서점에서 책을 읽는 등 자녀와 대화의 시간도 많아졌다. 학부모 홍성애(44)씨는 “아이 대신에 공부할 수는 없지만 엄마가 아이를 깨우칠 수는 있다.”면서 “내 아이가 아니라 우리 아이라는 생각으로 함께 고민하고 공부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하루아침에 아이들이 달라지기는 어렵겠지만 엄마의 작은 노력이 아이들에게는 감동을 주고 바른 길이었다는 것을 단 한 명의 아이에게라도 깨닫게 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라며 웃어보였다. 김계숙(40)씨는 활동을 시작하면서 집안에 처박아둔 대학생 때 사용했던 독서노트를 다시 찾아 먼지를 털었다. 세 아이를 키우는 바쁜 생활이지만 책을 읽고 아이들과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웠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면 말이 안 통하는 ‘웬수’가 된다고 하는데 함께 책을 읽고 대화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면서 “중학생은 어느 정도 정신적으로 성숙하고, 시험 압박감도 고등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해 책 읽히기에는 가장 좋은 시기”라며 자녀와 책읽기를 권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학교가 주민들 사랑방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있는 한 고등학교의 ‘사랑방’이 지역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선유고등학교의 ‘선유사랑방’이다. 매주 수요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학교에서 열리는 교사와 학부모, 지역주민들의 얘기 마당이다. 직장 때문에 학교를 찾기 어려운 학부모들을 위해 저녁 시간을 이용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다. 모임은 말 그대로 사랑방이다.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부모가 참여를 신청하면 매주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특정 교사를 만나 상담을 원하면 사랑방 모임이 끝난 뒤 개별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선유사랑방을 찾는 ‘손님’은 매주 10여명 안팎이다. 대화주제도 다양하다. 진학 관련 고민은 물론 생활지도, 학교 안전문제, 지역주민들의 학교시설 이용 등 자녀를 학교에 보내면서 생기는 고민거리와 궁금한 점, 건의 사항이 얘깃거리다. 등하교시 지나가야 하는 큰 길에 신호위반 차량이 많아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에 학교는 곧바로 영등포경찰서에 협조를 요청, 교통경찰을 배치했다. 방과후 학교 체육관 이용 방안이나 2008학년도 대입에 대비해 체계적인 논술지도를 해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지난 연말에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방안 등을 의논했다. 학부모 김경애(48)씨는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학교를 찾기가 더욱 어려운데다 아이가 잘못할 때만 학교에 가는 것으로 생각해 부담을 느꼈는데 사랑방에 나가면서 학교도 이해하고 선생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백운걸(50) 학교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은 “학교 운영의 궁금한 사항을 직접 묻고 답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이진호 교장은 “지난해 3월 개교한 신설 학교지만 학교와 지역사회가 좀더 가까워지는 기회를 찾았다는 점에서 사랑방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광남초교에선 ‘넥타이 돌풍’ ‘이젠 넥타이 바람이다.’ 서울 광장동 광남초등학교에 ‘넥타이 바람’이 거세다. 일반적으로 어머니들이 학교 일에 나서는 것과 달리 이 곳은 아버지들이 학교 일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주인공은 광남초 아버지회다. 치맛바람을 없애고 아버지들이 신선한 넥타이 돌풍을 일으켜 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게 올해로 벌써 8년째다. 아버지회의 활동은 눈부실 정도다. 매년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개최하는 산행대회는 아이와 학부모, 가족은 물론 교사, 교사 가족, 지역 주민 등이 참여하는 지역 축제다. 동네 아차산을 찾아 자연의 소중함을 나눈다. 흘리는 땀 한 방울 속에서 공감하는 끈끈한 정은 덤이다. 나무와 꽃, 곤충 등을 관찰하고 답을 맞히는 ‘숲속의 퀴즈’는 아이들에게 단연 인기다. 나무가 숨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청진기를 이용해 자연의 생명력을 체험하기도 한다. 협동심을 이용해 장애물을 통과하는 ‘거미줄 통과 프로그램’은 세 가족이 한 팀을 구성해 해결해야 하는 협동 놀이다. 가을 운동회는 서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동네 운동회로 열린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는 물론 지역 주민까지 참여한다. 옛날 시골 운동회처럼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막걸리가 등장하고, 시상대에는 학용품과 함께 양동이와 가재도구가 상품으로 오른다.3년 전에는 어린이대공원 잔디구장을 통째로 빌려 운동회 잔치를 벌였다. 여름방학에는 1박2일 일정으로 가족 세미나를 연다. 학생과 그 가족, 교사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이 행사는 다양한 체험활동과 견학, 강의, 토론 등으로 빼곡하다. 지난해에는 충남 서해안에서 갯벌체험을 하고, 작두콩 재배 농가를 찾아 두부 만드는 체험을 했다.2004년에는 한 학부모의 직장인 포항제철소와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둘러봤다. 노력봉사도 아버지들 몫이다. 학교 담장의 페인트가 벗겨졌을 때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주말에 뜻이 맞는 아버지들이 페인트칠 봉사를 했다. 운동회나 학예회 등 대규모 학교 행사 때는 무거운 행사 도구를 나르는 등 일꾼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 모든 행사는 아버지회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현재 정식 회원은 70명. 회원은 아니지만 함께 활동하는 아버지들만 100여명에 이른다. 각종 행사와 활동에 드는 비용은 거의 들지 않는다. 등록 회원이 한 달에 1만원씩 내는 회비가 전부다. 비결은 아버지들의 직업을 활용하는 것. 가족 세미나에서는 아버지들이 강사로 나선다. 치과의사는 치아관리 교육을 하고,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컴퓨터 특강을 맡는다. 학용품 도소매업을 하는 아버지는 학용품을 운동회 상품으로 제공한다. 아버지들이 나서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초등학교 남자 교사 수가 줄면서 남자들이 도와야 할 일이 많아진데다 평소 사회생활로 바쁜 아버지들이 자녀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뭘까 고민하다가 시작했다.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도심 아파트에서 서서히 잊혀져 가는 지역 공동체 문화를 활성화해 아이를 함께 기르자는 아버지들의 향수 어린 의지도 바탕이 됐다. 8년째 활동하고 있는 학부모 박용수(44)씨는 “내 전문적인 직업 외에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뿌듯한 성취감과 함께 아이와 학교, 지역사회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면서 “실천하기 어려워서 그렇지 일단 한 번 해보면 어느 학교나 할 수 있는 보람된 일”이라며 웃어보였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성남시 ‘예산낭비’ 비난 빗발

    서울공항 비행안전구역내에 조성돼 군과 마찰을 빚으며 수개월째 낮잠을 자고 있던 탄천변 우회도로가 결국 폐쇄됐다. 조성비용만도 170억원가량이 소요돼 예산낭비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성남시와 군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0월 중순경 중앙로∼수정로간 왕복 4차선 탄천변 도로(1.2㎞)를 만들면서 서울공항 비행안전 제1구역에 활주로를 따라 도로 270m를 확포장하고 가로등을 설치했으나, 지난 1일 국무조정실의 협의끝에 시가 불법으로 도로를 조성한 것으로 판단돼 최종적으로 폐쇄 결정이 내려졌다. 이날 협의에는 공군15혼성비행단과, 공군, 국방부, 성남시관계자가 참석했으나 성남시의 우회도로 조성행위가 비행안전구역1구역 내에는 군용시설물을 제외한 일체의 장애물을 설치할 수 없다는 군용항공기지법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날 협의에서는 도로폐쇄뿐 아니라 형사고발, 관계자 문책까지 거론됐으며 지금껏 고발을 미룬 군당국에도 책임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2001년부터 세 차례의 협의에서 반대 입장을 밝혔는데도 성남시가 이를 무시한 채 도로를 개설해 이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책임질 것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성남시는 이 도로의 경우 새로 개설된 것이 아니라 기존에 차량들이 이용하던 2차선도로를 4차선으로 확포장한 것뿐으로 군의 주장과는 다소 다른데다 구간이 짧아 비행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또한 말썽이 되는 구간을 완전 지하화해 비행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게 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으나 묵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열린세상] 아! 전교조/남승희 명지전문대 교수·바른교육권실천행동 공동대표

    새해 벽두부터 교육계의 회오리바람이 거세다.‘반(反)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바람이 그것이다. 제1야당이 ‘전교조에 아이들을 맡길 수 없다.’며 어깨띠를 두르고 개정된 사학법 무효화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고,‘교육선진화의 최대 장애물은 전교조’라며 이를 대체할 세력으로 제3의 교사노동조합인 ‘자유교원조합’ 출범을 알리는 외침이 우렁차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개정 사학법을 반대하면서 전교조를 공격하는 모습은 공당의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 전교조에 아이들을 맡길 수 없다면 ‘사학법 무효화’를 외칠 것이 아니라 ‘전교조 무효화’를 외쳐야 사리에 맞다. 국회의원 하나하나가 헌법기관인 거대 야당이 국회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길거리로 뛰쳐나오면 학부모들은 혼란스럽고 불안해진다. 학생의 학습권은 어떤 교육주체의 권리보다 우선한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사학법을 반대한다면서도 사학들이 학생의 학습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신입생 배정거부의 행동돌입을 천명했을 때 이의 부당함을 지적하지 않았다. 학부모들이 관심 갖는 것은 개정 사학법이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느냐 여부이다. 한나라당이 이에 대한 논리적 근거와 객관적 사실을 제시한다면 전교조와 결부시키지 않아도 학부모들은 반대할 것이다. 자유교원조합(자유교조)의 출범에도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자유교조의 성공적인 창립과 적극적인 활동을 기대하는 학부모들이 상당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노조의 폐해에 대응한다면서 또 다른 교사노조를 만드는 것은 극단은 또 다른 극단을 부르고 극단의 존재 이유를 합리화시켜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해결의 합리적 대안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반(反) 전교조’ 신드롬에는 이유가 있어 보인다. 이는 학부모들의 전교조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크기 때문이고, 여기에는 전교조의 행태가 적잖은 원인을 제공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학부모들의 전교조에 대한 불만과 불신은 전교조가 창립 당시의 초심을 잃고 ‘이익집단화’‘권력화’‘이념화’‘수구화’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교조를 신뢰하는 국민은 35.0%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26.1%)와 정당(24.2%)보다는 높았지만 대기업(50.2%)에는 미치지 못했고 환경운동단체(71.7%)나 인권·자선단체(71.2%), 여성운동단체(68.4%)나 시민단체(62.8%) 등 다른 시민·사회단체보다 훨씬 낮게 나타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부모들 불만의 예는 이렇다. 낡은 레코드 판 돌리듯 때와 사안 구분 없이 평등교육이념만을 외치며 새로운 교육적 시도를 저지·봉쇄함으로써 교육의 선진화를 막고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며 학부모의 교육권을 침해하고 있다. 정부와 교육현장 간의 합의에 의한 교육정책 수립 체제로 바뀌면서 이 과정에 참여해 정부와 적대적 공생관계로 교육 권력을 분점·향유하고 교육정책을 좌지우지함으로써 교사의 권리를 남용하고 있다. 편향되고 욕설 담긴 교재로 계기수업 강행을 시도하고, 학생들이 동원된 집단체조 ‘아리랑’을 관람하기 위해 평양으로 달려가는 등 학생의 수업권을 침해하고 있다. 머리띠와 점거농성, 연가투쟁과 고소·고발의 행태도 함께. 이제라도 교육공동체는 학교가 어른들의 놀이터가 아니라 학생들의 배움터라는 사실에 충실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학생의 학습권 보호 차원에서 대안을 제시하고, 자유교조는 출범이 기정사실이라면 교사노조가 교육 선진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이런 논란의 한 가운데 있는 전교조는 변화할 줄 모르던 교육계의 보수적 풍토에서 참교육을 실천하며 희생을 감수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학부모의 신뢰와 사랑을 되찾기를 소망한다. 남승희 명지전문대 교수·바른교육권실천행동 공동대표
  • 짧은설 ‘방콕’하면 뭐해…서울 시티투어

    짧은설 ‘방콕’하면 뭐해…서울 시티투어

    ■ 설 즐기기1 - 시티투어 “어른들은 밥상 물리자마자 고스톱판이고,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방에 틀어박혀 게임만 하고…. 어렵게 한자리에 모여서 제각각 지내는 모습이 안타까워요.” 경기도 일산에 사는 고은주(37·주부)씨가 푸념처럼 털어놓은 명절 집안풍경이다. 윷놀이를 해보기도 하지만 몇판 돌리고나면 시들해졌단다. 각지에 떨어져 지내던 가족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이는 설연휴. 이번엔 시티투어버스를 ‘전세’내 가족들 모두 시내관광에 나서는 것은 어떨까. 시내 곳곳에 흩어진 관광명소를 저렴한 가격에 효율적으로 돌아볼 수 있다. 가족들이 여러대의 승용차에 나눠 타야 하는 불편함도 없다. 이번 설 연휴땐 ‘따로따로’ 집안에서만 지내지 말고 가족소풍을 나가보자. 준비물은 과일 몇개에 조청묻힌 가래떡이면 충분하다. 글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지난 18일 서울시티투어버스(seoulcitytourbus.com)를 타고 서울시내를 한바퀴 돌아봤다. 광화문 4거리의 동화면세점 앞을 출발해 덕수궁과 남산의 N서울타워, 청와대 등 서울시내 주요 관광명소를 둘러보고,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오는 도심 순환코스. 보고 싶은 곳에서 내려 관광을 하고, 내린 곳에서 30분 간격으로 오는 다음 차를 타고 이동하는 방식이다. 마침 수문장 교대의식이 펼쳐진 덕수궁을 지나, 서울역에 도착하자 몇 가족이 올라탔다. 경기도 평택에서 왔다는 이경옥(37·주부)씨는 “아이들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려고 왔는데, 이참에 서울시내도 한번 둘러볼까 해요.”라며 기대감에 들뜬 표정이다. 이어 차가 멈춘 곳은 이태원. 경북 청송에서 온 한 가족이 진한 경상도 사투리를 써가며 나누는 대화에 승객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여가 어딘교? 외국인이 억수 많네예.”“이태원이라카는데 아이가. 이 문디…” 간간이 섞여 있던 외국인들은 영문도 모른 채 덩달아 웃었다. 전북 전주에서 온 구교범(11)군은 “책이나 TV에서만 보던 유명한 곳들을 직접 보니까 너무 좋아요.”라며 차창밖에 펼쳐진 서울시내 풍경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시내구경, 시간안배가 중요하다 시티투어의 운행코스는 도심 순환코스와 고궁코스, 그리고 야경코스 등 세가지. 도심 순환코스의 경우, 시간을 잘 안배해야 서울시내 관광명소를 모두 볼 수 있다. 고궁이나 박물관 등은 오후 4시가 넘으면 관람객을 받지 않기 때문에, 한곳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면 입장을 못할 수도 있다. 가이드가 알려주는 다음 차 도착시간을 잘 기억해두었다가 제시간에 정류장에 가 있는 요령이 필요하다. 이에 비해 고궁코스는 관광코스가 짧아 비교적 시간여유가 있는 편. (1) 출발시간과 장소는?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6번 출구)에서 매일 아침 9시부터 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야경코스는 저녁 7시50분과 8시, 두차례만 운행한다. 막차는 도심 순환코스가 저녁 7시, 고궁코스가 오후 4시. (2) 요금은? 1회탑승권과 야경탑승권은 성인 5000원, 고교생 이하 3000원을 받는다. 어디서나 타고 내릴 수 있는 1일권은 도심 순환코스와 고궁코스 모두 성인 1만원, 고교생이하 8000원. (3) 할인은 안되나? 지방에서 KTX를 타고 왔다면 승차권을 버리지 말도록 한다.1일권 15%의 할인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또 이번달 말까지 5인이상 가족 탑승시 1일권이 10%할인된다. (4) 박물관 등 연계코스도 할인되나? 승차권을 제시하면 국립중앙박물관,N서울타워, 전쟁기념관, 한강유람선 등 시티투어와 연계된 관광명소 대부분에서 10∼30%까지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문의 (02)777-6090. (5) 지방에는 없나? 부산, 대구 등 자치단체들이 시티투어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번 설연휴때는 일부지역에서만 운행될 예정이다. *대구 시티투어(daegutour.or.kr)-하루에 1회 운행한다.4대의 버스를 승객수에 따라 탄력적으로 배차한다. 두류공원내 관광정보센터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해, 동화사 등을 거쳐 오후 5시쯤 돌아온다. 성인 5000원, 중·고생 4000원, 초등학생 3000원. 문의 (053)627-8900. *인천시티투어(cstr.co.kr)-공항노선만 30일 하루 운행한다. 아침 9시45분부터 오후 5시까지 1시간30분간격으로 총 6회.1회권 성인 1000원, 청소년 500원. 전일권은 성인 6000원, 청소년 3000원. 문의 청송관광 (032)469-6060. *대전시티투어(baekjetour.com)-하루 1회 운행. 동방마트앞에서 아침 10시에 출발해 청남대와 부여 등을 둘러보고 오후 5시 돌아온다. 성인 1만원, 학생 8000원. 문의 백제관광 (042)253-0005. *수원시티투어(suwoncitytour.com)-29일 설날만 쉰다. 하루 2회(오전 10시30분, 오후 2시)수원역앞에서 출발해 서장대, 화성행궁 등을 2시간30분정도 둘러본다. 성인 8000원, 학생 5000원, 유아 3000원. 문의 장수관광 (031)224-2000. ■ 설 즐기기2 - 놀이동산 설을 맞아 놀이동산에는 우리 전통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이벤트와 민속놀이 등이 다양하고 여러가지 즐길거리와 볼거리가 가득하다. 이번 연휴에 어디를 갈지 결정하지 못한 가족들에게 놀이동산을 추천한다. 아이들도, 어르신들도 즐거운 설 연휴가 될 것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흥겨운 한마당인 롯데월드 “삐리리∼, 덩덩덩, 째쟁 째쟁”하는 흥겨운 사물놀이와 오색 깃발, 한복을 입은 무희들의 몸놀림에 어깨춤이 절로 나온다. 실내 테마파크라 겨울이면 더욱 좋은 롯데월드. 현대적이고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곳인데 설을 맞아 시골 장터에 온 것 같은 분위기에 맘이 넉넉해진다. 이번 설을 맞아 롯데월드에서는 다채로운 민속 공연과 춤, 놀이마당이 펼쳐진다. 오후 1시 주라기 광장은 “아∼, 안돼.”하는 탄성과 가쁜 숨을 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바로 영화 ‘왕의 남자’로 유명해진 외줄타기 공연이 한창이다. 전통 줄타기의 명인 권원태씨가 아슬아슬한 외줄에서 재주를 넘고 떨어질 듯 다시 올라서는 묘기에 아이들은 눈을 떼지 못한다. 또 옆에서는 3m 높게 점프를 하며 펼치는 민속 널뛰기팀이 “와∼”하는 함성 속에 이어지고 “아이고 순이 아빠, 허리 다쳐유. 그만 휘둘러.”,“임자 내 이래봬도 아직 청춘이여.”하며 떡메를 휘두르는 아저씨. 아이들도 덩달아 떡메를 잡고 사진을 찍는다. 떡이 어느 정도 만들어지자 노란 고물을 묻혀 나누어준다. 만들기도 하고 먹는 즐거움까지 기쁨 2배. 오전 11시, 오후 3시30분 매직트리 앞에서 펼쳐지는 ‘민속놀이 한마당’도 흥겹다. 대형 윷 모양의 옷을 입고 스스로 윷이 되어 펼치는 인간 윷놀이, 방자와 향단이가 돌리는 줄 안으로 들어와 함께 뛰는 줄넘기와 제기차기, 엿치기, 널뛰기, 팽이치기 등 다양하고 재미난 민속놀이가 가득하다.15명의 우승자를 뽑아 선물도 나누어준다. 이밖에도 설날 당일 아빠 엄마와 함께 방문하는 아이들에게 복조리를 선물로 나누어주며 가훈을 무료로 써주기도 한다.24명의 여성 농악대의 신명나는 한마당, 민속박물관 놀이마당에서 서도소리인 배뱅이굿 한마당 등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르신들도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www.lotteworld.com,(02)411-2000. ●새해 소원 빌고 황금을 받으세요, 에버랜드 “올해는 꼭 여친 주세요.”라는 소원부터 가족의 건강과 행운을 비는 마음을 소원지에 예쁘게 써 나무에 거는 사람들의 얼굴마다 행복한 웃음이 가득하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인 용인 에버랜드. 개장 30주년을 맞아 입장 고객 중 3만명을 추첨해 황금 30돈으로 만든 특별 펜던트 등 푸짐한 선물을 준비했다. 새해에 좋은 꿈을 꾼 사람들은 에버랜드로 달려가는 것도 좋을 듯. “엄마 저 아저씨가 왕이야. 너무 멋있다.”는 아이들의 함성이 가득한 곳이 유러피언 광장. 낮 12시부터 하루에 3번 펼쳐지는 ‘상감마마 행차’는 화려하고 근엄한 궁중 의상을 입은 왕과 왕비를 비롯한 문무 신하 20여명이 궁중 제례 음악에 맞추어 행진하며 관람객과 사진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나눈다. 또 “너 이거 들 수 있겠어.”라며 던져 보는 점보 윷. 크기가 어른 키만 해 더욱 재미가 있다. 지름이 20㎝가 넘는 제기차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고 장고 북 등 타악 공연이 계속 이어져 하루 종일 흥겨움이 끊이지 않는다. 이밖에 4명의 중국 기예단이 펼치는 널뛰기는 그야말로 곡예의 극치. 300발이 넘는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는 등 아이들과 하루를 보내기에 그만이다.www.everland.com,(031)320-5000. ●개띠해를 맞아 개판인 서울랜드 “어머 저 앙증맞은 한복을 입은 녀석 좀 봐. 너무 귀엽다.”,“아이고 저 녀석이 세배를 다 하네. 그래 너도 복 많이 받아라.” 개의 해를 맞아 ‘개판’으로 변한 서울랜드는 강아지를 기르거나 좋아하는 사람들을 부른다. 개와 함께하는 이벤트와 묘기 등 강아지의 재롱이 가득하다. 애견의 모든 것을 만나볼 수 있는 ‘애견 특별 전시장’에서 설을 맞아 특별히 한복으로 곱게 단장한 강아지들이 너무 예쁘다. “으하하하∼. 저 놈 춤 잘추네.”,“아빠 저 개 좀 봐. 날아가는 원반을 물어오네. 너무 멋지다.”라는 감탄사가 이어지는 ‘애견 시범 공연’. 설연휴 기간 동안 오후 1시,3시에 펼쳐지며 애견 댄스, 아질리티(장애물 경기), 디스크 도그(원반 던지기) 등 다양하고 재미난 강아지들의 공연을 볼 수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한복을 입고 세배를 하는 강아지들.“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강아지가 나누어주는 ‘복’을 받느라 아이들은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 이밖에도 전통 풍물패의 신명나는 길놀이, 풍차무대에서 열리는 제기차기, 팽이치기 등은 현장에서 접수한 고객들이 서로 겨루는 대회로 우승자에게는 경품도 준다. 전통 생활 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장작 패기 체험’도 아이들에게 색다른 즐길거리다. 또한 삼천리 동산 입구에 마련된 ‘사주공간’에서는 신년운세와 토정비결 등을 볼 수 있다.(02)504-0011,www.seoulland.co.kr ■ 설 즐기기3 - 찜질방 설에는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인다. 지난 한해 동안 서로 좋은 일만 있던 것은 아니다. 얼굴 붉힐 일도, 오해도 많았다. 하지만 집에서는 손님들과 아이들의 성화에 제대로 이야기도 한번 못하고 헤어지는 것이 또한 설의 모습이다. 이번 설에는 특별히 갈 곳을 정해놓지 않았다면 가족끼리 ‘땀’을 빼며 속에 있는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어떨까. 우리 몸에 좋은 대마의 기운을 가득 느낄 수 있는 찜질방, 원적외선이 가득한 숯가마 등 가족들과 함께 가볼만한 곳을 알아본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우린 기다렸다, 시설 좋은 숯가마를! 어두컴컴한 장막을 걷고 들어서면 ‘훅’하고 다가오는 열기. 가만히 들여다보면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옹기종기 앉아 땀을 비 오듯 흘리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여기가 원적외선과 음이온이 많아 몸에 좋다는 숯가마. 경기도 여주에 근사하고 깨끗한 여주 참숯마을(www.yjcharmsoot.com, 031-886-1119)을 다녀왔다. 특히 설에 영동지방쪽으로 가는 사람들은 고속도로에서 가까워 오고가는 길에 잠시 들러 피로를 풀어 봄직하다. ‘여주 참숯마을’이 좋은 것은 아이들이나 가족들과 쉴 수 있는 커다란 향토방이 있다는 점이다. 작은 방 3개와 큰방 1개로 누구나 방에 들어와 자거나 쉴 수 있어 가족과 함께 온 사람들은 너무 좋다. 숯을 막 뺀 ‘꽃탕’가마에서 원적외선으로 온 몸을 지지거나 고온, 중온 가마에서 충분히 땀을 흘린 후 신선한 황토방에 누우면 ‘설 피로증후군’이란 단어를 생각할 수 없게 만든다. 또 식사도 하고 아이들이 오락이나 TV를 볼 수 있는 휴게실도 마련돼 있다. 이렇게 쉬다 보면 배가 출출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식사도 여기서 해결하면 된다. 여주 참숯가마의 별미는 백탄 삼겹살(8000원)과 고등어(5000원). 초벌구이를 한 삼겹살을 숯 중에 제일 좋다는 백탄에 구워먹는 맛은 색다름을 전해준다. 또 쫄깃쫄깃하게 구워진 삼겹살을 파와 콩나물무침에 싸서 먹으면 더욱 좋다. 아아, 삼겹살을 안주 삼아 오랜만에 형님, 동생 하며 술 한잔씩 한다는 것도 집안의 화목을 이루는 일이 아닐까. 아이들을 위한 고등어 구이도 맛있다. 큼직한 고등어를 숯불에 구워 쫄깃하고 담백한 맛에 아이들이 좋아한다. 아울러 땀 빼며 건강도 지키고 그동안 못다한 가족 간의 대화도 나누고, 또 명절 음식장만으로 지친 아내를 위해 추천할 만한 곳이다. 어른 8000원, 아이 5000원. 이밖에도 경기 광주 나무골 참숯가마(031-766-5374), 용인 백암 다래참숯가마(031-339-1113), 파주 광탄 숯굽는 마을(031-941-2356)도 가볼 만하다. ●대마(大麻)의 기운을 느끼는 곳 경기도 현리에 사는 심우을(48·주부)씨. 최근 동네 구석에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다름아닌 ‘대마·황토 햄프체험관’. 옆집에 사는 김순임(46·주부)씨의 손에 이끌려 들어간 심씨는 “에이, 정말 작네. 다른 찜질방에 비해 시설도 떨어지고 집에 가자.”며 나선다. 그러자 김씨는 “아이 형님 성격도 급하지. 여긴 처음에 돈도 안 받으니 한번 해보고 결정하세요.”라고 만류했다. 마지못해 옷을 갈아입는 심씨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옷이 다르다. 햄프체험관은 삼베로 만든 감촉 좋은 옷을 나누어준다. 보통 찜질방의 옷과 뭔가 차원이 다름이 느껴진다. 이윽고 찜방에 들어갔다. 그런데 전혀 뜨겁지 않다.“이래서 땀이나 나겠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10여분이 지나자 땀이 송골송골 맺히더니 20분쯤 지나자 아예 옷이 젖기 시작한다. 몸이 상쾌해지고 가뿐해짐이 느껴지는 것도 이때쯤이었다. 그렇게 45분정도 지나자 ‘대마·황토 햄프체험관’의 심우인(46)사장이 “이제 나오세요.”라며 문을 연다. 마루에 누워 쉬었다. 정말 신기하다. 그렇게 천근만근이던 몸이 날아갈 듯 가볍게 느껴지고 기분도 너무 상쾌해졌다. 이게 ‘대마 찜질방’의 맛이다. 예부터 대마는 ‘신이 준 마지막 선물’이라 불릴 만큼 항균력이 뛰어나고 자체에서 고순도의 원적외선이 방출되는 식물이다. 이것을 이용해서 옷감을 만들면 삼베가 된다. 대마 햄프체험관은 대마를 넣은 벽돌, 벽지, 장판 등을 사용해 전자파를 차단하고 100% 환경 친화적인 풀을 사용해 만든 공간. 그래서인지 실내 온도도 38∼40도밖에 되지 않지만 몸에 지니고 있는 나쁜 성분을 배출하기 충분하고 아이들도 쉽게 찜질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4평 남짓 좁은 공간에 하루에 수백명이 땀을 흘리고 가도 냄새도 전혀 나지 않는다고 심 사장은 강조한다. 대마 햄프 체험관은 입장료가 1만원이다. 하지만 처음 온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체험을 하라고 1만원짜리 티켓 5장을 그냥 나누어준다. 역시 자신감의 발로에서 그렇다. 공짜라는데 이번 연휴 한번 가서 느껴봄이 어떨지. 전국적으로 23개가 있다.www.hempkorea.com,(02)455-7171.
  • 병든 아이 입양한 ‘처녀 천사’

    19세 처녀가 아이를 입양할 결심을 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영국 루턴시(市)에 거주하는 새라 웨이드(사진 오른쪽)는 19살 때 어린이들을 버리는 것으로 악명 높은 루마니아의 집시 수용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한살짜리 딜런을 양육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딜런을 영국으로 데려오기 위해선 숱한 장애물을 넘어야 했다. 입양에 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의욕적으로 기획 보도를 내보내고 있는 BBC 방송 인터넷판은 25일(현지시간) 방영 예정인 다큐멘터리 ‘내 아이 만들기’를 제작하면서 녹취한 그녀의 경험담을 전하고 있다. “그애를 처음 봤을 때 3∼4개월짜리로밖에 안 보이더군요. 앉지도 기지도 못하는 것은 물론, 머리조차 들지 못했어요.”태어나면서 뇌사와 비슷한 저산소증을 앓은 딜런은 폐렴과 기관지염에 중증의 빈혈까지 앓고 있었다. 웨이드가 안아올릴 때마다 딜런은 울음을 터뜨렸다. 고아원 의사는 그가 결코 걷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자신을 향해 친절한 미소를 날리는 다른 아이들에게 눈길을 돌렸지만 웨이드의 눈에는 자꾸 딜런이 밟혔다. 그를 돌봐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처음부터 입양을 결심한 것은 아니었다. 딜런을 그 암울한 고아원에서 빼내겠다는 생각뿐이었다.딜런을 데려온 이튿날부터 그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안을 때마다 터뜨리던 울음을 멈췄고 깍지낀 채 얌전히 앉아 있기도 했다. 확연히 달라진 딜런을 보고 입양을 결심한 그녀에게 루마니아의 어린이 보호 담당관은 “배 아파 낳은 아이가 아니다.”는 사실만을 강조할 뿐이었다. 웨이드가 딜런의 병력을 이야기하자 이 담당관은 “그러니까요, 그냥 평범한 아이를 데려가지 그래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영주권을 얻어야만 입양할 수 있다는 말에 웨이드는 당국과 기나긴 실랑이를 벌인 끝에 손에 넣었다.그러나 가장 어려웠던 일은 매일 아침 딜런에게 먹일 것을 요리하고 낯선 사람에게 발길질을 예사로 해대는 딜런을 친엄마처럼 돌보는 일이었다. 지난 2004년 11월 딜런은 유치원에 들어갔지만 친구들을 이유없이 때리는 바람에 웨이드는 걸핏하면 학교에 불려다녔다. 그러나 이런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매일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딜런이 너무 사랑스럽다고 그녀는 말했다.웨이드는 지금 ‘루마니아 도움’ 재단을 창설, 딜런같은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가정을 찾아 연결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BBC는 덧붙였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스키장 ‘안전불감증’ 르포

    [세이프 코리아] 스키장 ‘안전불감증’ 르포

    요즘 스키장은 일부러 위험과 스릴을 맛보는 ‘X-게임장’과 다름 없다. 한국스키장경영협회에 따르면 2004∼2005년 겨울 스키장에서는 모두 1만 347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스키장 방문객이 500만명 가량으로 추산되는 점을 감안하면 100명당 1명 꼴로 사고를 경험한 셈이다. 사고를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스키나 스노보드를 위험이 따르는 스포츠로 인식하지 않고, 단순히 눈 위에서 즐기는 오락쯤으로 여기는 ‘안전 불감증’이 첫째로 손꼽힌다. 스키장에서 무심코 행하는 행동을 통해 스스로 몇 점짜리 스키어 또는 스노보더인지 되짚어보자. # 13일 저녁 8시, 경기도 A스키장 한 스키어가 슬로프 중간에 앉아 쉬고 있던 스노보더를 발견하지 못하고 덥쳤다. 가까스로 정면충돌을 피하고 두 사람 모두 눈을 털며 일어났다. 스키어는 스노보더에게 “미안하다. 다친 데는 없냐.”고 미안해했다. 그러나 이 광경을 지켜본 안전요원(패트롤)은 사과의 주체가 뒤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안전요원 김모(32)씨는 “슬로프에 앉아 있는 행동은 다른 스키어에게 예기치 못한 장애물이 된다.”면서 “이 때문에 충돌사고가 자주 일어나지만, 대부분 안전요원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충돌사고가 일어나면 뼈가 부러지는 것은 물론, 심할 때는 척추손상이나 뇌진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국립의료원 황정연 응급의료과장은 “추운 날씨 탓에 근육이 경직돼 있고, 속도도 빨라 작은 충격에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 13일 자정, 경기도 B스키장 박모(23)씨와 친구 5명은 생맥주 1000㏄ 정도씩을 마신 뒤 슬로프에 오르려 장비를 챙기기 시작했다. 박씨는 “친구들과 친목을 다지고, 추위도 떨칠 겸 술을 마셨다.”면서 “하지만 스키를 타는 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정도 술을 마신 뒤 자동차를 운전하면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5% 이상으로 운전면허 정지 또는 취소 수준이다. 하지만 음주 스키를 막을 수단은 마땅치 않다. 안전요원 이모(24)씨는 “술냄새가 나면 슬로프에 오르지 못하도록 안내한다.”면서 “그러나 음주 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고, 제지할 수 있는 강제권도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심야에 슬로프를 개방하는 스키장이 늘면서 음주 스키어는 증가하고 있다. 음주는 시야를 흐리게 하고, 판단능력을 떨어뜨린다. 때문에 자신의 안전은 물론, 다른 스키어들에게도 위협이 될 수 있다. 단국대 체육학과 강창금 교수는 “술을 마시고 운동하는 것은 상식밖의 일”이라면서 “슬로프는 표면이 불규칙해 음주 운전보다 위험할 수 있는 만큼 스키장에서 주류 판매를 엄격히 제한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4일 오전 10시, 강원도 C스키장 최모(37)씨는 다른 스키어와 부딪친 뒤 스키장 의무실에서 ‘무릎 관절 손상 의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이웃동네의 병원으로 실려갔다. 안전요원 이모(23)씨는 “헬멧 등 보호장비 착용하면 사고가 나도 부상을 줄일 수 있지만, 최씨는 갖추지 않았다.”면서 “보호장비 착용이 의무화된 어린이를 제외하면 보호장비 착용률은 20∼30%도 되지 않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스키를 타던 전모(32)씨도 “스키어와 스노보더가 겹치면서 충돌 위험을 느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조심해서 슬로프를 내려오면 사고가 나겠느냐 싶어 보호장비를 갖추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14일 오후 4시, 강원도 D스키장 주말 오후를 맞아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경사가 심한 슬로프에서 스키를 알파벳 ‘A’자 형태로 모은 정모(20·여)씨가 한 눈에 들어왔다. 정씨는 언뜻 보기에도 ‘왕초보’였지만, 용감무쌍하게 초급자용이 아닌 중급자용 슬로프를 내려오고 있었다. 정씨는 “초급자용 코스에는 대기행렬이 너무 길어 줄이 짧은 중급자용을 이용했다.”면서 “생각보다 경사가 심해 10번쯤 넘어진 것 같다.”고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정씨는 ‘스키는 부딪히고 넘어지면서 배우는 운동’이라는 잘못된 편견을 실천한 것이다. 김모(50) 안전요원팀장은 “스키어들이 예전보다 주관은 뚜렷해졌으나 남에 대한 배려는 부족한 것 같다.”면서 “스키 문화의 대중화 못지 않게 선진화도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평창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스키장 문제점·개선책은 스키장은 갈수록 ‘콩나물 시루’가 되고 있지만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근본적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소방방재청과 한국스키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스키장을 찾는 사람은 지난 2001년 350여만명에서 지난해에는 500여만명으로 40% 이상 급증했다. 올해는 55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올해 1월 현재 전국의 스키장은 휴장중인 강원도 평창 한국콘도를 제외하면 2001년과 같은 13곳에 불과하다. 슬로프는 169개로 36면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스키장 이용객의 절반 이상은 초급자 수준이며, 사고의 80% 이상이 경력 1년 미만인 사람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초급자용 슬로프 확충이 절실하다. 그러나 평균 경사도 7도 이하의 초보자용 슬로프는 전체의 20% 정도에 불과하다. 또 스노보더의 증가도 사고의 위험을 높이고 있다. 스노보드는 20∼30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지금은 스키장 이용객의 60∼70%를 점유한다. 스노보드는 스키보다 시야가 좁고, 탈착이 가능한 스키와 달리 스노보드는 발에 고정돼 있어 사고 위험이 더 크다. 하지만 스노보드 전용 슬로프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때문에 충돌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일정 폭 이상의 슬로프에서만 스키와 보드를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스키장의 인색한 시설투자로 문제로 꼽히고 있다. 안전망 등 시설보강에는 신경쓰고 있지만, 충돌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슬로프의 폭을 넓히는 등 근본적인 시설개선사업에는 소극적이다. 그러면서도 해마다 리프트 이용료는 올려받아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스키장사고 대응 요령은 스키장의 안전사고를 그저 ‘운’으로 돌릴 때는 지났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스키 사고는 3배, 스노보드 사고는 5.5배나 급증했다. 특히 전체 사고의 80% 이상은 스키나 스노보드 경력 1년 미만자가 차지하고 있다. 스키장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규 강습에서 넘어지는 방법과 슬로프에서 갖춰야 할 예절 등을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헬멧 등 안전장비를 반드시 착용하고, 철저한 준비운동으로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는 한편 체력이 소진되지 않도록 적당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일단 부상을 입으면 함부로 다친 부위를 만지거나 움직여서는 안 된다. 큰 부상이 아니라고 생각해 방치하면 후유증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안전요원을 부르거나 스키장 의무실을 찾아 자문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법원은 스노보드를 타다 스키어와 부딪쳐 뇌출혈로 숨진 정모씨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충돌사고의 책임을 가해자 70%, 피해자 30%로 판결했다. 따라서 스키장을 찾기 전, 관련 보험에 미리 가입하는 것도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일 수 있다. 현재 각 보험사들은 스키 및 스노보드 전용보험을 비롯, 겨울철 레저활동과 관련한 상해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다만 상품별로 보장 범위와 기간, 보험료 등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선별해야 한다. 이들 상품 대부분은 인터넷으로도 가입이 가능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NBA] 아이버슨-코비 득점왕 시소경쟁

    [NBA] 아이버슨-코비 득점왕 시소경쟁

    “코비도 득점왕 할 때가 됐지.”“천만에 아이버슨이 뒤집을 걸.” 미프로농구(NBA) 관련사이트의 자유게시판은 요즘 코비 브라이언트(28·LA 레이커스)와 앨런 아이버슨(31·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팬들이 펼치는 입씨름으로 조용할 날이 없다. 두 슈퍼스타가 펼치는 득점왕 경쟁이 소수점 이하의 시소게임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 출발은 아이버슨이 좋았다. 크리스 웨버와 짐을 나눠 지면서 부담을 덜은 아이버슨은 꾸준히 34점대를 찍으며 경쟁자 브라이언트와 르브런 제임스(클리블랜드)보다 평균 3점가량 줄곧 앞섰다. 그때만 해도 아이버슨이 마이클 조던(10회)과 윌트 챔벌레인(7회)에 이어 역대 3번째로 5차례 이상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쥔 ‘전설’의 반열에 오르는 데 큰 장애물은 없을 듯했다. 하지만 브라이언트가 뒤늦게 발동이 걸리면서 본격 경쟁이 시작됐다. 브라이언트는 챔벌레인 이후 42년 만에 처음으로 4경기 연속 45점 이상을 쓸어담는 등 최근 못 말리는 득점력을 뽐냈다. 특히 지난 7일 필라델피아전에선 아이버슨의 눈 앞에서 48점을 쓸어담아 득점 1위를 빼앗았다. 브라이언트로선 지난시즌 3.1점 차로 아이버슨에게 득점왕 자리를 내준 것을 설욕할 기회를 잡은 셈. 아이버슨과 브라이언트는 수많은 별들을 쏟아낸 96년 NBA 드래프트 동기생이다. 당시 조지타운대 출신의 아이버슨이 전체 1순위로 뽑혔지만, 역대 최연소로 NBA에 입성한 브라이언트(18순위)도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후 두 선수는 10시즌 동안 줄곧 필라델피아와 레이커스에서 활약하며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했고, 동시에 최강 클러치슈터를 놓고 경쟁을 벌여왔다. 12일엔 두 별이 나란히 40점대를 터뜨렸다. 아이버슨은 유타전에서 46점, 브라이언트는 포틀랜드를 상대로 41점을 올리는 ‘난형난제’의 실력을 과시한 것. 이로써 브라이언트와 아이버슨의 평균득점은 각각 34.3점과 33.7점이 돼 하루 만에 0.8점차에서 0.6점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소속팀 레이커스는 103-113으로 졌고, 필라델피아도 102-110으로 무릎을 꿇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열린세상] 새해 경제의 복병/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 교수

    지난 을유년 말미는 참으로 어수선하기 짝이 없었다. 황우석 교수 사건으로 국민 전체가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일희일비했고 인간군상의 적나라한 모습이 노출되는 것을 바라보며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경제도 지표상으로는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실제는 실업급여 신청이 외환위기 때보다 늘어났고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싸늘하기만 했다. 이제 국민들이 병술년 새해에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 최근 어느 경제연구소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장기와 단기 경제전망 모두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의 두 배가 넘고, 경제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지난해보다 많이 늘어났다고 한다. 경기가 살아나고 살림살이가 나아지기를 우리 모두 바라고 있지만 지나친 기대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작년 말에 발표한 ‘새해 경제운용 방향’에 의하면 올해 경제는 비교적 낙관적이다.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치는 5% 내외이고 일자리는 작년보다 증가한 최대 45만개를 목표로 잡았다. 수출증가율은 10% 내외로 전망하고 물가상승률은 3% 내외로 전망하고 있다. 외국계 투자금융기관들도 올해는 한국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회복의 기운이 경제 전체로 확산되어 낙관적인 전망이 실현되는 데는 몇 가지 복병들이 도사리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금년 세계 경제의 가장 큰 변수는 고유가와 금리인상이라 할 수 있다. 상반기에는 세계 경제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유가의 상승세, 각국의 금리 움직임에 따라 하반기에는 그 속도가 둔화될 여지가 있다. 이미 미국의 금리인상이 주춤해질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달러화의 약세가 점쳐지면서 원·달러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은 환율이 1000원 이하로 지속되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대기업들은 950원 내외의 환율을 기준으로 사업계획을 세운 상태이므로 수출규모 자체에 대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고 중소기업들은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경기회복의 불씨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설비투자의 증가와 고용확대, 그로 인한 소득증가가 소비회복으로 이어지는 경제의 선순환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산업은행이 35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설비투자규모가 올해보다 5% 늘어나는데 그치고 특히 제조업의 경우는 0.1% 증가로 거의 변하지 않을 것이라 한다. 설비투자의 확대는 성장잠재력의 확충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외환위기 이전 연 10%의 반밖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우려스러운 상황이고, 경기 회복세를 이어가기에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시작으로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어 정치논리의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때에 기업들이 과연 투자를 늘릴지 의문이다. 고유가가 지속된다면 물가상승압력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은은 물가불안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한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금리는 소비회복에 주요 변수이다. 가계부채조정이 어느 정도 일단락되어 가고 있지만 금리인상은 여전히 500조원을 넘는 가계부채를 고려하면 큰 부담이다. 금리인상이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살아나는 소비심리가 중산층과 저소득층으로 확산되는데 장애물로 작용하게 되면 소비회복은 느려지고 체감경기는 여전히 냉랭할 수밖에 없다. 내수회복이 더디게 나타날 경우 금리인상은 부채를 갖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한계상황에 다다른 내수중심의 중소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되고 그 파장 정도에 따라 경기회복세의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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