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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 박근혜의 측근 (상)용인술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 박근혜의 측근 (상)용인술

    국정 운영은 대통령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대리인 격인 측근들의 도움 없이 권력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대선 후보 역시 대통령에 당선되면 권력의 정점에서 국정 운영을 총괄하며 조력자들을 지휘해야 하는 입장이다. 한국 정치의 불행 중 상당 부분이 무능하고 부패한 측근들의 권력 횡포 및 남용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서울신문은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캠프와 측근들을 심층 분석, 미래 권력으로서의 자질과 가능성을 검증하고자 한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주변 사람들을 꼬집는 말로 ‘오겹살’이라는 표현이 있다. 박 후보가 ‘인(人)의 장막’에 둘러싸여 있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붙인 말이다. 박 후보가 ‘불통’(不通)의 이미지를 갖게 된 원인 중의 하나가 이것이라고 비판한다. 또는 ‘친박근혜계’의 구조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표현으로 ‘해자(垓字·성 밖을 둘러 파서 만든 도랑)론’이란 것도 있다. “박 후보와 주변 인사들과의 사이에 해자처럼 일정한 거리감이 형성돼 있다.”는 것인데, 그의 주변 인사들은 “이 거리감이 특정 인사의 전횡을 차단하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해자의 폭만큼의 거리감이 ‘핵심’의 등장을 막고, 핵심이 없기 때문에 권력의 남용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당내 대선 후보 경선 캠프를 꾸릴 때도 홍사덕·김종인 당시 공동 선대위원장 등을 포함, 아무에게도 명함을 찍지 못하도록 한 일이 대표적이다. 박 후보의 인사 스타일로, ‘2인자를 만들지 않는다.’는 말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횡 방지 vs 토론 부재 그러나 해자론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해석을 가능케 한다. 한편으로는 “해자 폭만큼의 물리적 거리감 때문에 조언을 받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미로 통할 수 있다. 이 해석은 박근혜 캠프의 ‘빈약한 토론 문화’와도 연결된다. “그러니 토론이나 논쟁은 없고 늘 ‘박심’(朴心·박근혜의 뜻)밖에 없지 않으냐.”는 비판을 사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는 이광재·안희정같이 맞담배를 피우며 논쟁을 벌인 정치적 동지이자 직언 그룹이 있었지만, 박 후보 주변에는 그 같은 역할을 하는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인혁당에 대한 발언이 문제가 되고 파문이 커진 뒤에도 그의 주변 인사들은 박 후보와 변변한 ‘논의’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대선기획단 인사들이나 실무진이 삼삼오오 머리를 맛대고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는 원론적인 표현으로 사태 수습을 시도하고 이튿날 “박 후보의 표현에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는 당 대변인의 사과문을 발표했다가 이를 다시 부인한 것은 이 같은 내부 사정을 잘 보여 준다. 과거사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놓고 박 후보와 그 측근들이 토론을 벌이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그들은 해결책을 내고 ‘전달하는 일’에 그쳤던 것이다. 논쟁에 약한 것은 박 후보뿐이 아니다. 측근 간에 논란이 생길 때면 그 종착점은 역시 ‘박심’이다. 측근들 사이에서 이견이 표출됐을 때 “박 후보와 어느 시점에 얘기했느냐.”로 교통정리가 이뤄지는 일도 흔하다. 물론 측근 사이에 토론과 논쟁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토론과 논쟁의 결과는 ‘의견 개진’으로만 활용되는 때가 잦다. 이런 구조는 한편으로는 높은 효율성을 발휘할 수도 있다.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박 후보가 보여 준 ‘광폭 행보’는 실무팀의 건의가 즉각적으로 받아들여져 실행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좀 더 본질적인 문제와 변화를 요구하는 문제에서는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선기획단의 회의 모습은 이런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보여 준다. 이주영 단장은 회의 도중 박 후보에게 직접 알려야 할 내용이 있으면 바로바로 보고할 때가 종종 있다고 한다. 이 단장은 이때 자신의 휴대전화를 스피커 모드로 해놓고 박 후보의 의견을 다른 구성원들이 모두 알 수 있도록 한다. 대선기획단 전체가 박 후보의 생각을 자세히 알고 자신이 잘못 전달하는 일이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3일 “박 후보는 ‘천막 당사 시절’이 보여 주듯 난국을 돌파하는 강력하고 카리스마 있는 강인한 리더십을 보여 왔지만, 앞으로는 갈등을 조정하는 ‘코디네이터’적 리더십을 요구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인기보다 조직력에 초점 물론 해자 안쪽에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개념에서의 측근들이, 적은 숫자로 존재한다. 오랜 기간에 걸쳐 검증된 인사들이다. 많은 조언 그룹이 있지만 박 후보는 우선 이 측근들의 의견은 잘 듣는 편이다. 박 후보는 다른 어떤 의원들보다도 국회에 공식 등록된 보좌진을 신뢰한다. 이재만·정호성·이춘상·안봉근 등은 박 후보가 정치권에 입문한 1998년부터 줄곧 함께해 왔다. 박 후보의 의중을 가장 잘 알 뿐만 아니라 능력면에서도 이들에 대한 박 후보의 신뢰는 절대적이다. 최경환 후보 비서실장을 비롯해 2007년 경선에 참여했던 의원들도 ‘해자 안쪽 사람들’로 분류된다. 주요 측근들에 대한 평가는 “성실하다.”는 게 가장 많다. ‘딴마음’을 품지 않는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능력에 대해 의문을 표하기도 하지만, 개인기보다는 조직력에 초점을 둔 박 후보 특유의 용인술로 해석된다. 다만 자신이 맡은 역할만을 충실히 담당하는,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구조로 인해 각 영역 사이에 높은 칸막이가 있는 것처럼 비쳐지기도 한다. 당 안팎에서는 박 후보의 측근 상당수가 정치적 피해의식을 쉽사리 떨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내놓는다.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 때 친이명박계와의 갈등 과정에서 생긴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간주되지만, 정치적 경쟁 상대를 향한 경계심이나 거부감이 외연 확대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보안 제일주의’로 상징되는 폐쇄적인 조직 운영도 문제로 꼽힌다. 조정관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주변 인물들의 충성도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는 등의 모습이 폐쇄적인 사람으로 비칠 수 있다.”면서 “여러 계층을 포용하는 이미지 구축을 위해서는 현재까지 해오던 방식보다 좀 더 과감하게 다른 계층에 자신을 노출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실과 신뢰 vs 화학적 결합 어려워 다만 박 후보는 이들을 ‘공적 라인’에 배치함으로써 일정한 투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박 후보가 제일 꺼려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특보’라고 한다. 그의 주변에서는 특보라는 직함을 가진 인사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누군가 당이나 대선기획단에서 직함을 갖고 있다면, 그 사람은 그 시점에서 박 후보와 일정한 거리 내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박 후보는 경선캠프에서도 의원 보좌관 하나하나를 일일이 선택했으며, 이번 대선기획단 비서 자리 하나하나까지 직접 조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만큼 공적 라인을 중시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의사 결정 구조가 왜곡되는 일을 막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한편으로 박 후보는 일을 맡기면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상당한 권한을 주는 스타일이다. 다만 이들이 ‘정치적 동지’로까지 잘 이어지지 못하는 것은 ‘정치인 박근혜’의 한계로 지적된다. 과거 정치지도자들은 기존 측근들에 더해 새로운 인사들을 속속 합류시켜 ‘신주류’를 만들고, 세력 간 경쟁을 통해 정치적 활력을 공급받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었다. 박 후보의 캠프에 대해서는, 정치에 있어 강한 화학적 결합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박 후보의 주변은 정치적 결사체라기보다는 후보를 중심으로 한 기능적 연결체에 가깝다. 이는 박 후보가 사람에 연연하지 않는 점을 보여 주며, 성향이나 상황에 따라 언제든 인물을 통해 변화와 쇄신을 보여 줄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고 진단하면서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김씨는 “박 후보의 용인술은 생각이 맞는 사람을 중용하는 방식으로, ‘한 번 신뢰한 사람은 계속 쓴다’는 표현 이면에는 이러한 관계가 깔려 있다.”고 요약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주변 사람들은 “박 후보의 용인술과 그간의 측근 관리 방식 등을 볼 때 집권 이후 박 후보 측근들이 권력을 남용하고 비리에 연루될 가능성은 다른 어떤 정치인 캠프보다 낮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장세훈·허백윤기자 shjang@seoul.co.kr
  • [2012 대선 인맥 대해부] 문재인의 사람들(하)

    [2012 대선 인맥 대해부] 문재인의 사람들(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경선 캠프 외부에도 많은 실질적·잠재적 지지 세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자리 잡고 있다.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팬클럽으로 조직된 노사모는 현재 12만 3400여명의 홈페이지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하지 않고 폭발력 있는 조직력을 보여 줬다. 2004년 노 대통령 탄핵반대 촛불시위,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협상 관련 광우병 파동 촛불시위, 2009년 용산참사 규탄 촛불시위 등에서 어김없이 목소리를 높였다. 노사모 회원들은 노무현과 문 후보를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지 않는다.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문 후보의 든든한 지지세력이 되고 있다. 최근에도 이들은 민주당 경선에서 문 후보가 1위를 할 때마다 소식을 타전하며 문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노사모 대표였던 배우 명계남, 권해효씨 등을 비롯해 예술·문화계 등에 포진한 노사모 또는 친노사모계 유명 연예인들이 대선을 앞두고 공개 지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안도현 시인, 공지영 소설가 등도 문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정봉주 민주당 전 의원의 인터넷 팬카페인 ‘미권스’(정봉주와 미래권력들)도 문 후보의 든든한 지원 세력이다. 미권스는 최근 문 후보 공개지지를 두고 내홍을 겪기도 했지만 대선이 다가올수록 문 후보로 결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회원수만 20만명이 넘는다. 아직 공개 지지를 선언하지 않은 민주당 의원들도 잠재적 문 후보의 사람들이다. 특히 문 후보와 ‘동기’인 민주당 내 초선 의원들은 문 후보의 든든한 조력자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다. 김광진, 배재정, 서영교, 은수미 의원 등이다. 아직 중립을 유지하며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은 민주당 내 중진 의원들도 머잖아 당의 공식 후보인 문 후보에게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노사모 등 문 후보에 대한 외곽 지지 세력은 기존의 ‘친노’ 프레임을 벗지 못했다는 점이 대선에서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들이 팬클럽 형식을 띠고 있기 때문에 ‘지지 성향’이 지나치게 강조되면 중립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오히려 거부감을 안겨 줄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비판을 받아야 할 일에도 맹목적인 지지를 보냄으로써 역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그럼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 때문에 ‘친노 브랜드’는 여전히 흥행을 보증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 후보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시론] 한·일관계 복원의 실마리/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시론] 한·일관계 복원의 실마리/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8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마친 뒤 한·일 두 정상은 짧은 만남을 통해 한·일관계를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한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도 APEC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을 만나 영토문제에 대해 한·일 양국이 온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로써 지난달 10일 이후 독도, 과거사 문제에 대해 날 선 공방을 펼치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비화되었던 양국 관계는 고비를 넘겨 숨 고르기 국면으로 들어간 듯하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본 측의 강한 반발로 촉발된 갈등과 마찰은 양국 국민감정을 상당히 손상시켰고 그 과정에서 양국의 국익은 적지 않게 훼손되었다. 이번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대립으로 치닫게 된 데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한 일본 반발이 워낙 컸다는 점도 있지만 혼미 속에서 요동치고 있는 일본 국내정치 상황이 큰 몫을 했다. 민주당 대표 선거와 자민당 총재 선거가 9월에 겹쳐 있는 데다 조기총선을 코 앞에 두고 정권을 차지하려는 정파 간 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때마침 불거진 영토, 역사 문제를 두고 정치인들의 과격한 발언이 여과 없이 표출됨으로써 사태가 악화되었다. 한·일외교 갈등과 동시진행된 중·일 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이 이번 사태를 악화시키는 또 하나의 촉매제로 작용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중국의 강성 행보와 미국의 동아시아로의 회귀는 동북아시아 세력균형의 유동성을 높이고 있다. 이 속에서 상대적으로 수세에 몰리고 있는 일본이 전에 없는 초조와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잃어 버린 20년으로 일컬어지는 장기불황에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을 엄습한 3·11 대지진에 따른 사회심리적인 동요는 일부 지도자들의 무분별한 언행을 부채질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독도 영유권 갈등으로 표면화된 양국 간 충돌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작년 8월 헌법재판소의 부작위 위헌 판결과 일본 대사관 앞 1000회 수요 집회, 위안부문제 해결을 촉구한 교토 정상회담 등에도 불구하고 위안부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위안부 문제는 한·일 외교 현안이기 이전에 국제사회의 인류 보편적 이슈임과 동시에 전시 여성의 인권 문제로 봐야 함에도 마치 양국의 외교 갈등 사안으로 다뤄지는 것은 유감이다. 영토 주권과 연관된 독도 문제와 위안부 문제는 차원을 달리하는 별개의 사안으로, 이 두 주제는 분리하여 독립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것이 마땅하다. 독도, 과거사 문제는 한·일관계의 최대 장애물인 동시에 자칫 잘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격한 감정 충돌을 불러일으키는 휘발성이 높은 쟁점이다. 양국이 합의할 수 있는 속시원한 해법이나 묘안이 당장 나오기도 어렵다. 이번 경우처럼 역사문제에서 초래된 갈등이 문화교류나 금융협력 및 다자외교 영역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였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차제에 일본은 2010년 센카쿠 갈등 시 중국의 희토류 대일 금수조치가 초래했던 충격을 상기하여 역사 마찰이 불필요하게 다른 영역으로 확대 재생산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한·일 우호협력 관계의 확립은 양국의 국익증진에 부합할 뿐 아니라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추구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근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최근 동아시아 국제정치는 아시아로의 전략적 복귀를 추구하는 미국과, 경제성장과 국력신장을 바탕으로 점차 정치군사적 영향력을 확장하는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미·중 양강 구도’로 점차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속에서 한·일 양국은 하루빨리 역사 화해를 통한 신뢰 구축을 바탕으로 하여 정치, 안보, 경제는 물론이고 점차 그 중요성을 더해가는 문화, 지식정보, 기술, 생태환경의 각 분야에서도 전면적 협력 체제를 공고하게 구축하는 방향으로 신시대의 미래 비전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 유로존 위기 해법, 3대 변수

    ‘유로존 위기의 전환점이냐, 아니면 일주일짜리 초단기 마법이냐.’ 재정위기국에 대한 ‘무제한 국채 매입’ 등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로존 해법을 가로막는 3대 장애물의 윤곽이 이번 주 드러난다. 첫 번째 장애물은 12일(현지시간) 열리는 독일 헌법재판소의 유럽안정화기구(ESM) 위헌 결정이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대신해 내년 초 출범할 예정인 ESM이 독일 헌법을 위반했다고 결론나면 기금의 27%를 출연하기로 한 독일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자금줄이 끊겨 ECB의 국채 매입 계획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물론 독일 헌재가 합헌으로 결정한다 해도 당사자인 스페인이 ECB의 재정 긴축 조건에 반발하거나 국제시장에서 문제국가로 찍히는 것을 우려해 구제금융 신청을 포기한다면 위기는 재점화될 수도 있다. 같은 날 치러지는 네덜란드 총선거도 장애물 가운데 하나다. 독일, 핀란드와 함께 유로존 안에서 ‘반(反) 유럽연합(EU)’ 성향이 강한 네덜란드에서는 그리스 등 재정위기국을 원조하기 위한 정부의 긴축재정 반대 분위기가 팽배하다. 다수당이 없어 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유로존 추가지원을 반대하는 극좌 사회당 등에 표를 몰아줄 경우 유로존 탈퇴 분위기가 고개를 들 가능성도 있다. ECB의 과도한 권한 강화에 대한 각국의 우려도 또 다른 변수다. 유럽집행위원회는 같은 날 유로존 내 6000개 은행의 감독권을 ECB에 넘기는 내용을 담은 은행동맹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그러나 독일은 국경 간 거래를 하는 대형금융회사의 감독권은 ECB가 갖되 자국 내 영업권을 가진 수백개 중소은행의 감독권은 넘기지 않겠다고 밝혀 갈등은 불가피해졌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26)‘개화파’ 김옥균 vs ‘그를 죽인’ 홍종우

    [선택! 역사를 갈랐다] (26)‘개화파’ 김옥균 vs ‘그를 죽인’ 홍종우

    ●혁명가 인정받는 ‘김옥균’ vs 테러리스트 된 ‘홍종우’ 정부 차원에서 주요한 역사적 개념을 규정하는 북한에서는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갑신정변을 ‘근대 부르주아 혁명운동’으로 변경했다. 한국에서 김옥균(金玉均·1851~1894)과 갑신정변에 대한 견해는 연구자들 간에 일치하지 않으나 대체로 근대국가 수립을 위한 최초의 혁명적·진보적 개혁운동으로 보고 봉건제 청산을 위한 ‘위로부터의 개혁’을 전개하였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일본이라는 외세 동원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변혁 주체로서의 역할은 인정하는 편이다. 반면 이와 대비시켜 우리에게 비교적 덜 알려진 홍종우(洪鍾宇· 1850~1913)는 대다수 사람들이 갑신정변 주도 인물인 김옥균 암살범이자 독립협회와 대척점에 있던 황국협회를 주도하던 반(反)개화, ‘테러리스트’로만 이해하고 있던 인물이다. 당연히 그 평가는 부정적이기 때문에 최근까지도 보수반동 성향의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과연 그럴까. ●‘갑신정변’ 3일천하… 실패한 비운의 개화파 김옥균 조선을 개혁하겠다는 큰 뜻을 품고 일으킨 1884년 갑신정변이 3일 천하로 끝난 뒤 반역자로 처단된 고균(古筠) 김옥균. 권력과 세력을 잃고 망명지를 떠돌다가 목숨을 잃고 주검마저 능욕을 입은 비운의 개화파…. 갑신정변의 실패는 정변의 주체들과 일정 부분 이해를 같이했던 윤치호의 아버지이자 군부대신 등 고위관료를 역임한 윤웅렬도 예견하고 있었다. 그는 갑신정변의 실패 요인을 다음의 여섯가지로 꼽았다. 1. 군주를 위협한 점 2. 외세를 믿고 의지한 점 3. 민심이 따르지 않은 점 4. 청국의 군사력을 과소 평가한 점 5. 왕과 왕비의 의향을 어긴 점 6. 당붕(黨朋)의 도움 없이 일을 조급하게 처리한 점 갑신정변의 행동대장으로서 정권의 핵심인사 살해에 앞장섰던 서재필은 후일 회고담에서 실패 원인을 ‘민중의 무지몰각’에 돌리고 있다. 그는 광범위한 민중의 원동력과 잠재력을 믿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매도했다. 정변은 국민적 동의 없이 진행된 것이다. 후일 김옥균은 일본을 ‘이용’했다고 말하지만 오히려 이용당한 것이고 위험한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그는 봉건제도 청산을 위한 노력에만 초점을 맞추었지만 상대적으로 제국주의 침략 세력에게는 관대하거나 이를 생각하지 못한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와 친한 일본인들은 후쿠자와(福澤諭吉), 도야마(頭山滿), 고도(後藤像二郞) 등 ‘대아시아주의자’이자 한국 침략을 적극 옹호한 인물 일색이었다. 말년의 김옥균은 이른바 삼화주의(三和主義)에 심취해 있었다. 그는 ‘흥아지의견’(興亞之意見)에 기초해 이를 설명했는데, 그 골자는 ‘삼국제휴 서력방알’(三國提携 西力防?)을 통해 아시아를 부흥시킨다는 것이다. 이를 제창하게 된 것도 정신적 스승인 후쿠자와의 영향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흥아지의견’은 현재 남아 있지 않아서 과연 김옥균이 후쿠자와와 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었는지 아니면 삼국이 대등한 관계에서 평화롭게 공존공생하자는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1904년 러일전쟁 직후 그동안 일본에 망명했던 갑신정변과 을미사변 관련자들은 모두 귀국하여 복권되고 식민지 시기 대다수는 친일의 거두로서 식민지 지배의 일익을 담당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김옥균에게는 유신(維新)을 처음 제창한 사람이고 문명의 선각자로서 충달공(忠達公)이라는 시호가 융희 4년(1910) 7월 27일에 추증되었다. 김옥균 추종 세력은 이후 1920년대에 들어와서도 그의 이전 활동을 과장·미화하였다. 식민지 시대 말기에 이르면 일제는 만주 침략을 시작으로 대륙 침략을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대동아공영권을 통한 아시아 지배와 조선 민중에 대한 무제한의 통제 명분을 김옥균이 주장한 삼화주의에서 찾았다. 김옥균의 삼화주의는 그의 의지와는 다르게 숱하게 왜곡되어 갔다. ●홍종우, 실정 맞는 근대화 추구… 佛르피가로도 ‘개화인사’ 인정 경기도 몰락한 선비의 가문에서 출생한 홍종우는 어린 시절 경제적으로 빈곤한 생활을 하였다. 그러던 중 1886년 3월부터 프랑스행을 결심하여 1888년 나가사키와 규슈, 오사카를 거쳐 도쿄에 도착했다. 이어 1890년 12월 파리로 들어갔다. 그는 프랑스 유학 후 거의 2년 동안 파리 기메박물관에서 연구보조자로 활동하면서 춘향전, 심청전, 직성행년편람(直星行年便覽) 등 한국의 고전과 점성술책, 일본과 중국의 고전을 프랑스어로 번역하는 일에 종사했다. 홍종우는 프랑스어 번역본 ‘다시 꽃이 핀 마른 나무’(심청전)의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는 공화국에 사는 데 습관이 된 프랑스인들을 대상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우리 선조가 세운 정부 형태에 우리가 집착하는 것을 탓하지 않을 것임을 확신한다. 이것은 기질의 문제이다. 기후가 국민의 관습에 끼치는 영향은 오래전에 증명되었다. 그 누구도 인디언들이 에스키모인과 같이 옷을 입지 않았다고 해서 그들을 비난하지 않는다. 그와 마찬가지로 나라마다 다른 정체(政體)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정부 형태를 유지하면서, 이번에는 우리가 유럽문명을 이용하고자 한다. 이 일에 있어 우리를 돕고자 하는 자들에게 우리는 존경과 애정을 바칠 것을 미리 약속한다.” 홍종우의 정체관이 그간의 시대 담론과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목표는 조선의 전통과 서양 문화를 조화·절충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대중을 계몽하는 데 있었다. 그러나 그의 입장은 성리학적 질서와 체제를 유지하고자 했던 척사위정론자들과 다른 것이었으며, 민족 주체성과 민족 문화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근대화 지상주의론자와도 구분되었다. 1893년 귀국을 결심한 그는 그해 12월 일본에 도착하였다. 이때 고종의 밀명으로 도쿄에 온 이일직과 만났고, 그로부터 김옥균 암살을 제의받게 된다. 홍종우는 김옥균을 만나 프랑스 정국을 소개하고 세계 대세와 동양 정세를 논하는 한편 그의 상하이행을 유도했고 상하이 동화양행에서 김옥균은 결국 홍종우가 쏜 세 발의 총탄을 맞고 즉사한다. 그가 본격적으로 국내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는 아관파천 이후부터다. 그는 국왕을 황제로, 세자를 황태자로 높이는 한편 조선을 대한제국으로, 건원 연호를 ‘광무’(光武)로 정할 것을 건의하였다. 이는 대한제국 수립과 황제 즉위식의 초석이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홍종우는 대한제국 성립 당시 비서원승으로 활약한 이래 각 방면에서 활동하면서 여러 차례 전반적인 개혁을 주장하였다. 경제 문제에 관한 개혁론은 대외적으로 열강의 조선 이권 침탈에 대한 절대불가론으로, 내적으로는 국가재정의 확충과 국내 상인의 몰락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론인 보호주의로 나타난다. 대표적인 것은 한러은행 설치 반대, 외상의 도성 개잔(開棧)과 내지행상 반대, 절영도 석탄고 임대 및 광산이권 양도 반대, 조선 연해어업 및 홍삼 사매(私買) 반대, 방곡실시, 광무연호 주조, 상권보호 등이다. 정치·사회 문제에 관한 개혁론은 군주권의 절대화, 군권(軍權)의 확립과 군사권 간섭 반대, 각부 고문관과 각국 공사의 내정 간섭 반대, 불평등 조계 개정, 만국공법의 철저한 준수, 공정한 인사정책, 민선의원(民選議院) 설립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는 근대적 지도체제의 확립을 위해서는 정부의 자립과 과감한 개혁이 이를 보조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러일전쟁을 거쳐 1910년 일제에 의해 대한제국이 식민지가 되자 그는 ‘개화당의 영수’ ‘조선독립의 혁명가’ 김옥균 암살범으로 다시 각인되었고, 근대화를 저해하는 데 가장 앞장섰던 사람으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그는 명실상부한 개화인사였다. 프랑스 저명 신문 르피가로지도 그렇게 보고 있다. 잘 알다시피 홍종우는 프랑스 최초의 한국 유학생이자 많은 부분 우리 실정에 맞는 근대화를 도모하였다. 그가 수구파라는 결정적인 근거도 없고 그 역시 수구적인 언급을 한 바 없다. ●편견 지우고 입체적으로 보아야 김옥균과 홍종우는 조선을 근대화시키고자 하는 의지는 같다 하더라도 양자 간에는 분명한 대립각을 갖고 있었다. 김옥균과 달리 홍종우는 조선이 근대국가로 이행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외국으로부터의 도전이라고 인식하고 자주적 근대화를 추진하려고 했다. 그는 조선의 역사와 현실을 서구에 알리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정체성을 지키는 선에서 근대화가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랐던 것이다. 현실 사회에 대한 객관적 인식의 부재 상태에서 문화적 전통과 제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서구 및 일본의 제도를 무차별하게 도입하는 것은 오히려 그 나라의 발전에 커다란 해를 끼칠 수도 있다. 김옥균처럼 문명개화를 위해 불가피한 것으로 보면서 제국주의 이웃 강국을 끌어들여 근대화를 달성하려는 방식은 정당화되기 힘들다. 만약 그럴 경우에는 자칫 국가를 상실할 위험이 뒤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시대는 다르지만 갑신정변 당시와 지금 한국을 둘러싼 동북아의 국제 정세는 묘하게 일치하고 있다. 조재곤(동국대학교 연구교수)
  • ECB, 급한 불은 껐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국가의 국채를 무제한 사들이겠다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결정에 시장은 즉각 호응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금리는 하락했고, 전세계 증시는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재정위기에 대한 근본 대책으로 보기 힘들고 장애물도 많아 단기 호재에 그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아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ECB가 재정위기국의 차입비용을 낮춰주기 위해 국채 매입을 재개해도 높은 실업률과 불투명한 경제성장 전망 등으로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국채 매입이 단기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소비와 투자가 계속 위축돼 이 같은 조치의 효과가 경기에 반영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WSJ의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도 ECB 결정으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채권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지만 하락세를 이어가기엔 여전히 걸림돌이 많다고 지적했다. 당장 넘어야 할 산은 오는 12일 독일 헌법재판소의 유로안정화기구(ESM)에 대한 판결이다. 총 5000억 유로(약 715조원) 규모의 재원으로 출범하는 유럽의 영구구제기금인 ESM에 대해 독일 헌재가 합헌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높지만 만약 위헌 판결이 내려지면 유로존 자체가 붕괴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달 말로 예정된 무디스의 스페인 신용등급 평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무디스는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현재 ‘Baa3’에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가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스페인 국채금리는 다시 치솟을 수 있다. ECB 결정에 대한 독일 내 반발 움직임도 변수다. ECB의 국채 매입에 반대해온 독일중앙은행 분데스방크는 회의 직후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결정으로 ECB가 회원국 납세자들에게 상당한 위험성을 전가할 우려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CB의 결정에 대해 지지의 뜻을 밝히며 강경파 추스르기에 나섰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와인, 어렵지 않다 먹고 즐기면 된다

    최고의 와인 한 모금을 마신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아마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처럼 우리를 다른 시간, 다른 장소로 안내하는 느낌을 연상할 수 있겠다. 와인의 역사는 실로 수천년간 진행돼 왔다. 그만큼 효능 또한 훌륭함을 인정받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아무리 소박한 와인이라고 할지라도 생기 넘치는 맛과 풍부한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어 고단한 하루의 피로를 한순간에 사라지게 한다. 정말 그렇까. 다른 먹을거리보다 쉽지 않은 장애물이 있다. 해독하기 어려운 라벨과 빈티지를 이해해야 하고, 음식과의 궁합법칙을 기억해야 하며 마시기 적당한 온도까지 맞춰야 한다. 어떤 와인을 마시느냐에 따라 사회적 지위까지 거론된다. 에구, 이쯤 되면 ‘코리안 와인’ 막걸리나 마시지 뭐. 신간 ‘와인 시크릿’(마니 올드 엮음, 정현선 옮김, 니케북스 펴냄)은 영국과 미국에서 스테디셀러가 된 책이다. 와인 애호가들이, 와인을 즐기는 데 필요한 기초지식부터 실용적 정보까지 핵심 내용만 쉽게 이해하도록 간추렸다. 와인 업계를 이끌어 가는 세계 최고의 와인 전문가 40명을 등장시켜 와인 콘텐츠를 쉽게 정리했다. 생산 연도, 제조 기술, 토양 등 자질구레하게 알 필요없이 마음에 드는 와인을 마시고 더 큰 즐거움을 얻으면 그만이라는 답이 명쾌하게 다가온다. 와인 테스팅, 와인 쇼핑, 와인과 음식 궁합, 집에서 마시는 와인, 상황에 맞는 와인을 고르는 법에 대해 와인 전문가들이 이해를 돕는다.집에서 와인을 마신다고 하자. ‘개봉한 와인은 단 하루만 지나도 절대 처음과 같은 맛을 내지 못한다. 와인은 살아 있다. 마개를 열자마자 풍미가 변하기 시작한다. 개봉한 와인은 얼리는 게 최선’이라고 이 책에서는 강조한다. 저자(엮음)는 미국 최고의 소믈리에 중 한 사람으로 “와인은 피로를 풀어주는 도구여야 하고 와인을 고르는 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차라리 와인 같은 것은 잊어버리는 게 낫다. 그것이 이 책을 쓴 이유”라고 말한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표지판부터 묘석까지…‘뭐든지 집어삼키는 나무들’

    표지판부터 묘석까지…‘뭐든지 집어삼키는 나무들’

    최근 해외 인터넷을 중심으로 ‘뭐든지 집어삼키는 나무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이 소개한 사진물을 보면 이 ‘배고픈’ 듯 보이는 나무들은 도로의 표지판은 물론 무덤의 비석, 철책 등 주위에 있는 무엇이든 닥치는 데로 집어삼키고 있다. 유명 사진공유 사이트인 플리커에는 ‘트리스 이팅 팅스(Trees Eating Things)’라는 모임에 속한 전 세계의 네티즌이 자신들이 발견한 나무를 촬영한 사진을 게시하고 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프랑스 남서부 라로 인근에 있는 한 캠핑 표지판은 옆에서 자라던 나무가 이미 위아래로 깨물듯 집어삼켰으며, 방범 철창으로 보이는 쇠뭉치는 마치 늪에 빠지듯 나무껍질 속에 절반 이상이 갇혀 버렸다. 또한 미국 코네티컷주 노워크 밀힐묘지에 있는 묘석은 관리가 안 됐는지 밑동 절반 이상이 나무에 삼켜졌으며 또 다른 사진 속 나무는 돌로 된 두꺼운 난간 일부를 부수면서까지 집어삼킨 듯 보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글자를 봐야 무엇을 삼켰는지 알 수 있는 나무도 있었다. 브랜든 맥베이라는 남성이 올린 사진에는 커다란 나무 사이로 동그랗게 난 구멍에 ‘무단출입금지’라는 단어가 칠해져 있어 과거 이 물체가 표지판이 있었다는 사실만을 알게 해준다. 그는 이 사진을 지난 2005년 미국 델라웨어주에서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보다 더한 나무도 존재했다. 세븐 모리스라는 남성이 올린 사진 속 나무는 표지판을 거의 다 삼켜 단어를 알아볼 수조차 없다. 이 나무는 미국 볼티모어 43번가에서 클라크공원으로 들어가는 출입구 쪽에서 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조심해(Watch out)’라고 적힌 한 경고 표지판은 사람들에게 경고는 했을 지언정 자신은 지키지 못한 듯하다. 이 표지판은 네 귀퉁이 모두가 커다란 나무에 집어삼켜져 있는데, 사진을 게시한 미국 뉴욕 스카스데일의 한 네티즌은 이 나무가 표지판을 삼킨 게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데일리메일은 지난해 6월에도 우체통을 잡아먹는 나무가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국내에도 보도된 이 나무는 런던 켄싱턴에 있으며, 사진을 보면 우체통을 잡아먹거나 윗부분에 자신의 몸을 지탱시킨 것처럼 보인다. 이 밖에도 자전거나 가드레일, 심지어는 주차해둔 오토바이까지 집어삼킨 나무들이 공개돼 이목을 끌었었다. 이처럼 무엇이든지 잡아먹는 듯 보이는 나무들은 생존력이 강하기 때문에 어떠한 장애물이 있어도 성장하면서 서서히 우회하는 대자연의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데일리메일(플리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신촌역~연세대 2014년부터 승용차 통행금지

    신촌역~연세대 2014년부터 승용차 통행금지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보행자와 시내버스, 긴급 차량만 다닐 수 있는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조성된다. 일반 승용차의 진입은 24시간 제한된다. 서울시는 내년 말까지 신촌로터리(신촌 지하철역)에서 연세대 정문까지 약 550m 구간을 대중교통전용지구(조감도)로 조성해 2014년부터 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6월 브라질 쿠리치바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신촌, 문정, 광화문, 종로, 홍대, 청량리, 신림, 영등포, 청담, 양천 등 10개 지역을 대중교통전용지구 후보지로 선정했다. 이어 시는 10개 후보지 중 자치구 의견과 주민·상인 등 지역 여론, 교통 환경 등을 고려해 첫 대상지로 신촌지구를 선정했다. 시는 신촌지구 주도로인 연세로의 평균 속도가 시속 10㎞ 안팎에 불과하고 좁은 보도 폭과 각종 장애물로 보행 여건이 열악한 점 등을 고려해 대상지로 정했다.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된 구간에는 보행자, 자전거, 시내버스, 구급차 등 긴급차량만 통행할 수 있으며 일반 승용차는 24시간 진입이 전면 금지된다. 통행 차량도 시속 30㎞ 이하로만 달릴 수 있다. 그러나 시는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시간대(자정~오전 6시)에 한해 택시의 통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업종 특성 분석, 지역 상인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상가 영업 활동을 위한 조업 차량이 대중교통 이용이 적은 시간대에 탄력적으로 통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는 내년 말까지 교통 체계 및 보행 환경 개선, 공공 자전거 도입, 상권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 도입 등 신촌 일대를 대중교통전용지구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조성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백호 시 도시교통본부 교통정책관은 “이번 사업은 차에 내줬던 길을 보행자 중심으로 바꾸는 첫걸음”이라면서 “신촌지구 사업 성과를 자세히 점검하고 이를 수정·보완해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순차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성폭행 막말’ 아킨 “총선 출마”… 롬니, 전당대회 ‘비상’

    성폭력 피해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미국 공화당의 토드 아킨(미주리)연방 하원의원이 오는 11월 총선에 출마하지 말라는 당 지도부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버티기에 나서 대선을 코앞에 둔 밋 롬니 후보 진영에 비상이 걸렸다. 아킨 의원은 21일(현지시간)동영상 광고를 통해 “성폭력은 사악한 행동이다. 잘못된 방식으로 잘못된 용어를 사용한 점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며 공개적으로 사과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는 “성폭력은 임신으로 이어질 수 있고, 많은 피해자가 있다.”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한 뒤 “두 딸의 아버지로서 성폭행 가해자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9일 지역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진짜 성폭행을 당한 여성은 체내에서 모든 것을 닫으려고 반응하기 때문에 임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발언해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거센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총선 후보가 특별한 절차 없이 자진사퇴할 수 있는 시한인 이날 오후 5시까지 출마 포기 의사를 밝히지 않아 공화당의 사퇴 요구는 거부했다. 6선의 아킨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현직인 민주당 클래어 매케스킬 상원의원에 맞서 첫 상원 진출을 노려왔다. 아킨 의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어느 날 한 문장에서 한 단어를 잘못 얘기했을 뿐인데 모두가 나를 공격하고 있다.”면서 “이 상황을 피하지 않고, 포화속으로 뛰어들겠다.”고 말해 총선 레이스를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기독교복음주의자, 반낙태 활동가 등 전통적인 지지층을 규합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아킨 의원의 막말이 롬니 후보의 대선 가도에 장애물이 될 것을 우려한 공화당 인사들은 앞다퉈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존 애시크로포트 등 미주리 출신 전 상원의원 4명과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 대표 등 당내 지도부 인사들은 물론 롬니 후보까지도 직접 성명을 통해 총선 출마 포기를 종용했다. 아킨 의원의 후보 사퇴는 9월 25일 한차례 더 마감 시한이 남아있지만 오는 27~30일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개최되는 전당대회에 앞서 악재를 제거하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서려던 공화당의 발목을 잡는 변수로 남게 됐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최후 승자 철의 여인

    12일(현지시간) 폐회식 시작 3시간 전, 런던올림픽 302개의 금메달 가운데 마지막 메달의 주인공을 가리는 경쟁이 시작됐다. 여자 근대5종 경기의 마지막 복합종목(사격+육상). 남자마라톤을 대신해 최근에 와서 올림픽의 대미를 장식하는 종목이다. 근대올림픽의 창시자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이 올림픽을 위해 ‘창작’한 유일한 종목이다. 19세기 ‘전령’이 갖춰야 할 자질들을 망라했다. 펜싱, 수영, 승마, 사격과 육상을 하루에 모두 치른다. 쉬지 않고 7~8시간 진행돼 그야말로 ‘철인’이 탄생한다. 진정한 ‘올림피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펜싱은 에페 경기로 참가한 모든 선수와 한 차례씩 1분 동안 겨룬다. 수영은 200m 자유형으로, 승마는 12~15개 장애물이 설치된 350~450m 장애물 경기로 진행된다. 세 종목 점수를 합산한 뒤 순위를 매겨 복합종목 출발에 차등을 둔다. 복합종목은 2009년부터 두 종목을 연계해 1000m를 달리기 전 공기권총으로 10m 거리의 과녁을 향해 다섯 발을 서서 쏜다. 이렇게 세 차례 되풀이한다. ●펜싱·수영·승마·사격·달리기 망라한 근대 5종 이날 한국 여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 자력으로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양수진(24·LH)이 합계 4964점으로 36명 가운데 24위에 오른 가운데 금메달은 발트해 연안의 인구 330만명에 불과한 조그만 나라 리투아니아의 ‘철녀’ 라우라 아사다우스카이테(28)에게 돌아갔다. 5600점 만점에 합계는 5408점으로 올림픽 신기록. ●남자마라톤 대신 올림픽 끝경기로 7~8시간 치러 펜싱에서 23승12패로 3위를 차지한 그는 수영에서 17위에 그쳐 기세가 한풀 꺾였으나 승마에서 점수를 다시 벌어 야니 마르키스(브라질·동메달·5340점)와 공동 1위로 복합종목에 나섰다. 사격 첫 시기에서 마르키스에게 뒤졌지만 아사다우스카이테는 마지막 1000m 달리기에서 그리니치 파크의 관중석 3만 2000석을 가득 메운 홈팬들의 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서맨사 머리(영국·은메달·5356점)와 마르키스를 따돌리고 우승했다. ●인구 330만 리투아니아의 아사다우스카이테 우승 남편 안드레유스 자드네프롭스키스도 아테네와 베이징에서 은·동메달을 목에 건 스타다. 아사다우스카이테의 우승 소감은 “우리 가족의 첫 올림픽 금메달이네.”였다. 그는 이어 “리투아니아는 조그만 나라지만 이제 전 세계가 지켜보는 나라가 됐다.”고 기꺼워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미주통신] 죽어서 차선으로 변신한 불쌍한 너구리

    [미주통신] 죽어서 차선으로 변신한 불쌍한 너구리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에 사는 손 맥아피는 지난 주말 오토바이를 몰고 가다 하마터면 사고를 낼 뻔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11일 미 언론들의 보도에 의하면 차선 재도색 공사를 하면서 펜실베이니아 대로 한복판에 있는 죽은 너구리를 치우지 않고 그만 그 위에다 그대로 노란 차선을 도색한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펜실베이니아 교통국 대변인은 “항상 앞에 선도차가 쓰레기나 장애물 등을 치우고 도색을 하는데 이날 따라 선도차가 없어서 이런 실수가 발생되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도색하는 차가 이를 발견하기는 했으나 도색차가 너무 크게 그날 따라 교통량이 엄청나게 많아서 다시 후진해서 이를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보도를 접한 시민들은 행정 당국의 이러한 행위에 어이가 없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교통 당국은 “기존 선에 다시 칠하는 재도색 작업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며 “내일 아침 반드시 치우도록 하겠다.”며 해명하기에 급급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주권행사 당연” 한목소리… 방문시점 적절성 이견

    “주권행사 당연” 한목소리… 방문시점 적절성 이견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독도를 전격 방문함에 따라 그 배경과 향후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 받고 있다. 국가원수로서 역사적·지리적·법적으로 우리 영토인 독도를 방문하는 것은 당연한 주권 행사지만,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이나 국제 분쟁화 등 후폭풍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한·일 정보보호협정, 일본 방위백서의 독도 영유권 표기 등으로 국민적 분노가 치솟은 상황에서 8·15 광복절을 앞둔 고도의 정치적 행위로 그 타당성은 인정하는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임기말 대통령이 정책의 추동력을 잃은 현 시점에서 난국 돌파용 카드로 보고 있으나 현재가 적절한 시기였는지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기정 연세대 교수는 “현 정부가 한·일 관계의 협력 증진을 위해 장애물이 되는 문제들은 되도록이면 회피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방문은 이례적”이라며 “지난 6월 체결에 실패한 한·일 정보보호협정 및 측근비리 등에 대한 반발과 이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8·15 광복절을 앞두고 반일 감정을 자극해 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을 막고자 하는 측면이 크다.”고 덧붙였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역대 정권은 독도 문제에 대해 강력한 영유권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국민적 지지를 회복하고자 했다.”면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가려 존재감을 잃은 임기 말 대통령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강 교수는 “미국과 한국 모두 권력 교체기를 맞은 현재 퇴임하는 이 대통령에게는 한·일 관계에서 외교적 부담이 없을 것”이라며 “독도 방문은 영유권에 대한 우리 정부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초강수 카드”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방문 시점이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일본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처하되 국제 분쟁화 방지를 위해 과도한 대응은 자제한다는 기조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제관계 전문가는 “일본 정부도 현재 소비세 법안 통과문제로 노다 내각이 위기에 처하는 등 현안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문제는 노다 정부 이후 들어설 일본의 새 정권하에서 잃었던 신뢰관계를 다시 회복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송석원 경희대 교수는 “독도 영유권 측면에서 볼 때는 긍정적인 정치행위임에는 틀림없다.”면서도 “현재 한·일 관계가 껄끄럽고 일본의 반발을 예측할 수 있음에도 사후대책까지 강구한 결정이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8·15 광복절을 앞두고 국가 원수가 독도를 방문했다는 자체는 역대 대통령이 하지 못한 용기 있는 결단으로 적절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향후 한·일 관계는 상당한 냉각기를 거칠 전망이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이번 대통령의 방문은 한·일 관계에서 최후의 상징적 카드를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우파가 본격적인 강경 대응을 주문할 것”이라며 “일본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공세를 취할 것이며 위안부 문제와 과거사 문제 해결은 불가피하게 더 지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종훈·허백윤기자 artg@seoul.co.kr
  • 마흔 여덟, 여덟번째 올림픽 물살…스톱워치는 나이를 묻지 않는다

    런던올림픽에 이탈리아 카누 국가대표로 출전한 조세파 아이뎀(48)이 여자 선수 가운데 올림픽 최다 출전 기록을 세운 것으로 밝혀졌다. 올림픽 출전 횟수는 8차례. 4년마다 올림픽이 개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28년이나 올림픽과 함께한 셈이다. 독일 출신인 아이뎀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서독 대표로 처음 출전해 카약 2인승 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도 나왔지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1992년 이탈리아인 코치 구글리모 구에린과 결혼한 아이뎀은 이탈리아 국기를 가슴에 달고 출전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냈다. 현재 올림픽에 7회 출전한 여자 선수로는 커스틴 팜(스웨덴·펜싱), 하시모토 세이코(일본·스피드스케이팅·사이클), 멀린 오티(슬로베니아·육상), 지아니 롱고(프랑스·사이클), 야스나 세카리치(세르비아·사격), 레슬리 톰슨(캐나다·조정), 안키 판 그룬스벤(네덜란드·승마) 등 7명이 있다. 또 남녀를 통틀어 올림픽 최다 출전 기록은 이번 올림픽에도 출전한 캐나다 승마 국가대표 이언 밀러(65)의 10회다. 밀러는 이번 올림픽 장애물 비월 단체전에서 5위를 차지했다. 아이뎀은 8번째 올림픽 출전 소감을 묻자 “나이는 신경 쓰지 않는다. 스톱워치는 나이를 묻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난 7일 영국 버킹엄셔 이튼 도니에서 열린 여자 카누 카약 1인승 500m 예선에서 1분 52초 232로 결선에 진출한 아이뎀은 9일 5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송전탑, 헬기방제 방해”… 농민들 피해대책 촉구

    “고압 송전탑으로 인한 농약 공동 방제가 불가능해 피해가 큽니다.” 전국 곳곳에서 송전탑 설치를 둘러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기존 송전탑 및 송전선로 인근 농경지 주민들이 헬기 공동 방제가 불가능해 피해를 입고 있다며 한국전력공사 측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31일 경북도와 시·군 등에 따르면 들녘에서는 연일 섭씨 3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도 유·무인 헬기를 동원한 적기 공동방제 작업이 한창이다. 도열병, 문고병, 흰빛잎마름병, 벼멸구 등 각종 벼 병해충의 급속한 확산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예전 같으면 농부들이 힘들게 방제작업을 했지만 지금은 헬기를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방제작업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무인 헬기 방제의 경우 헬기가 3~4m 높이로 저공 비행하면서 농약을 살포, 단 3분이면 3600㎡(약 1090평) 논의 방제작업을 마칠 수 있을 정도로 작업이 편리한 장점이 있다. 게다가 지자체가 ㏊당 방제비 9만원의 50% 정도를 농가에 지원해 줘 인기가 높다. 올해 도내 헬기 공동 방제 지역은 울진군이 1000㏊로 가장 많다. 이어 김천시 600㏊, 고령군 550㏊, 상주시 300㏊ 등이다. 전국적으로는 전남 나주시 2300㏊, 경기 평택시 2000㏊, 충북 보은군 500㏊, 경남 밀양시 400㏊ 등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송전탑이나 고압선로 인근 농경지에는 헬기를 이용한 공동 방제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송전탑 등이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민간항공방제업체인 무성항공 심우석 본부장은 “송전탑이나 고압선로로부터 직선거리 100m 이내 농경지는 헬기 방제 대상에서 아예 제외시키고 있다.”면서 “송전탑 인근의 고압 전류로 인해 무선 조종기 전파가 방해를 받아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오전 7시 30분쯤 대구 달성군 구지면 평촌리 일대 평촌들에서 농약을 살포하던 항공방제 헬기가 인근 15만 4000V의 고압 전선에 걸려 추락했다. 이 사고로 헬기 조종사 우모(53)씨가 땅으로 떨어지면서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이 때문에 송전탑과 고압 송전선로 인근 농경지 주민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고령화된 농가들이 폭염과 농약 중독 등의 어려움을 무릅쓰고 직접 농약을 살포해야 하는 데다 자칫 일손 부족 등으로 방제 시기를 놓칠 경우 병충해 확산으로 소득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농경지 인근의 송전탑과 송전선로로 인해 지가 하락 등 각종 불이익을 받고 있는 마당에 항공방제까지 불가능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면서 “한전은 송전탑을 철거하든지 피해 보상에 나서든지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지금까지 예기치 못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해 당혹스럽다.”면서 “아직은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대학기숙사 신축에 2% 저금리 지원

    정부는 대학생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주된 요인인 주거비 부담을 다소나마 덜어주기 위해 대학교 기숙사 신증설에 대한 예산 지원을 늘리는 동시에 건축 규제도 완화하기로 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30일 올 하반기에 경희대·단국대·세종대·대구한의대 등 4개 사립대에 연 2%의 저리로 753억원을 융자, 3083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 6개동을 짓도록 지원했다. 17개 국립대가 추진 중인 3063억원 규모, 9260명이 생활할 수 있는 민자유치사업(BTL) 기숙사 건립 계획이 신속히 추진되도록 사업자 선정 등 후속 절차 진행을 도울 방침이다. 교과부와 국토해양부는 기획재정부와 협의, 내년부터 해마다 2000억원(1000명 수용) 규모로 대학 기숙사 건립 때 싸게 융자해 주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융자에는 사학진흥기금(연리 4.5%)과 국민주택기금(연리 2%)을 활용한다. 교과부는 기숙사 건립의 최대 장애물인 건축 규제도 완화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 국토부와 협의하고 있다. 최근 대학건물 신축 시 교통영향평가 완화, 학교소유 원부지 내 기숙사 신축 허용, 캠퍼스 용도지역·지구 조정 및 건폐율·용적률 등 규제 개선 등 3개 항에 합의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런던올림픽·열대야, 수험생에 복병

    지금부터 수험생들에게 중요한 것이 바로 건강과 컨디션 조절이다. 1년이 넘는 고3 수험생 생활의 장기 레이스에서 나가떨어지지 않으려면 현 시점에서 건강과 집중력 관리가 필수다. 특히 올해는 수험생들의 몸을 늘어지게 하는 무더위가 9월 초까지 맹위를 떨칠 것으로 보여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27일 개막한 런던올림픽 역시 수험생들의 집중력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새벽시간 중계되는 경기에 신경쓰다 보면 공부할 시간을 빼앗기게 되고, 낮과 밤이 뒤바뀌는 등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앞서 올해 초부터 온라인을 중심으로 ‘올해 수능 3대 브레이커’라는 우스갯소리도 유행했다. 수능시험 공부를 방해하는 세 가지 테마로 런던올림픽과 유로2012, 온라인 게임 디아블로 3가 꼽혔다. 주로 스포츠와 온라인 게임에 관심이 많은 남학생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이미 지난 6월 9일~7월 2일 진행된 유로2012는 새벽 2~4시에 방송됐음에도 많은 고등학생들을 TV 앞으로 불러모았다. 여름방학 기간과 겹치는 데다가 주요 경기가 한국시간으로 새벽에 집중돼 있는 런던올림픽은 가장 큰 복병. 실제 지난 2002년 여름 치러진 한·일 월드컵이 그 해 치러진 수능의 가장 큰 방해요소가 됐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온라인교육사이트 에듀스파가 자사 수험생 회원에게 ‘올림픽 응원 열기로 수험준비에 소홀한 적이 있느냐’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6.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올림픽 경기 시청으로 수험준비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지닌 수험생도 68.5%에 달했다. 올림픽 응원 후유증을 앓고 있는 수험생은 전체의 67.9%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용별로 살펴보면 신체리듬 저하(22.0%), 밤늦은 경기중계로 인한 수면부족(16.2%), 실망스러운 경기 결과에 대한 정신적 스트레스(11.0%), 야간 응원 시 야식으로 인한 과식(2.8%), 음주 응원 피로(1.5%) 등이 주요 후유증으로 꼽혔다. 다른 해와 달리 유난히 푹푹 찌는 날씨도 수험생을 쉽게 지치게 한다. 올여름 무더위는 9월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수험생들은 체력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잠을 충분히 자되 시험 당일 고사장까지 가는 시간과 준비 시간을 고려해 기상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에 규칙적으로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수능이 점차 다가오는 시기에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자신의 모의고사 점수대에 맞는 학습방법으로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수능 실전문제 중심의 연습을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남은 기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실전감각을 익히는 데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열린세상] 보이지 않는 도시의 유산 /김정후 런던대학 UCL 지리학과 박사

    [열린세상] 보이지 않는 도시의 유산 /김정후 런던대학 UCL 지리학과 박사

    유산을 뜻하는 영어 단어 ‘legacy’는 도시 연구에서 자주 등장한다. 도시는 과거로부터 다양한 영감과 교훈을 얻고 이 과정을 거치며 보다 나은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가 본받을 만한 도시들은 자신들만의 ‘위대한 유산’을 지닌다. 위대한 유산을 언급하면 파리, 로마, 빈과 같은 역사 도시를 연상한다. 도시 전체가 있는 그대로 박물관이나 다름없을 만큼 화려한 건물과 예술품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당연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이는 도시의 유산을 주로 물리적 맥락에서 이해하도록 만드는 위험성이 크다. 즉, 대규모 프로젝트나 그럴듯한 건물을 지어 후세에 물려주는 것에 집착할 수 있다는 말이다. 몇 개는 기본이고 심지어 몇 십 개를 지어서 한두 개만 성공하면 된다는 무모한 발상까지 한다. 과정과 무관하게 도시의 역사는 걸작과 그것을 실현한 지도자를 기억한다는 그릇된 학습 효과도 한몫한다. 이런 상황에서 문제는 우리가 칭송하는 살기 좋고 아름다운 도시들이 ‘보이지 않는 유산’을 계승·발전시켜 왔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데 있다. 건물처럼 드러나지 않지만 도시를 위한 바람직한 ‘제도·전통·관행’ 등이 하나의 유산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보이지 않는 도시의 유산에 관심을 갖고 이를 뿌리내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비판적 전문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세다. 도시 환경을 개선하는 일에 절대적인 해답은 존재할 수 없으므로 사안별로 폭넓게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전문가만을 가까이하는 것을 우리는 자주 본다. 소위 전문가 편식증이다. 도시학자 조지프 리쿼드는 비판적 전문가의 의견이 얼마나 올바르게 전달되는가가 도시의 수준을 판단하는 척도라고 강조한다. 도시에서 진행되는 각종 개발은 수많은 이권이 개입하고 충돌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시는 ‘예스맨’들에 의해 발전할 수 없고, 비판을 수용하고 내공을 다져야 진일보한다. 둘째, 정책을 갈고 닦는 꾸준함이다. 정책을 수립하는 일과 갈고 닦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몇 해 전에 영국 최고의 도시건축정책 수립 기구인 케이브 전문가를 만났을 때 받은 감동의 여운이 그런 것이었다. 자신이 몇 년에 걸쳐 수립한 정책에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빼곡하게 메모를 적어 놓았다. 이유를 물으니 수립 이후 해당 정책을 계속 분석해 보다 나은 방식을 찾았으므로 수정안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대답했다. 처음 탄생한 정책은 완벽할 수 없으므로 그 자체로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불완전한 정책을 갈고 닦지 않는다면 이는 분명 비난의 대상이 되어 마땅하다. 태어나서 진화하지 않는 진부한 정책은 오히려 발전을 저해하는 장애물이다. 정책이 있느냐 없느냐가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 정책을 얼마나 시의적절히 개선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셋째, 반이성적 관행을 깨는 노력이다. 예를 들어보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5월에 ‘서울시 보도블록 10계명’을 발표하고, 연중행사처럼 시행되던 멀쩡한 보도블록 교체 악습에 제동을 걸었다. 합리적이지 못함을 알면서도 무려 60여년간 지속된 관행이다. 이는 하나의 작은 사례에 불과할 뿐 전국에서 벌어지는 유사한 맥락의 반이성적 관행은 여전히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한 도시에서 시행하는 관행을 깨기 위한 노력은 다른 도시에서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해당 도시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작용함으로써 도미노 효과를 낳을 수 있다. 머지않아 멀쩡한 보도블록을 갈아엎는 자치단체를 시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원칙적으로 보이지 않는 도시의 유산을 확립하는 것은 지도자의 몫이다. 그런데 그 지도자를 움직이는 것은 시민이다. 화려한 치장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도시의 유산을 위해 노력하는 지도자에게 관심을 갖고 응원한다면 그 누가 세계 최고·최대 따위의 수식어를 붙여가며 눈을 현혹하는, 보이는 유산에만 천착하겠나. 훌륭한 지도자를 판단하는 잣대를 수정해야 할 시점이다. 보이지 않는 도시의 유산으로.
  • 서해 최북단 백령도 해녀도 음성LTE ‘OK’

    서해 최북단 백령도 해녀도 음성LTE ‘OK’

    SK텔레콤은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롱텀에볼루션(LTE) 기반의 음성통화(VoLTE) 서비스인 ‘HD보이스’ 시연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로써 읍·면 단위를 넘어 전파 환경이 좋지 않은 전국 도서 지역까지 LTE 네트워크를 완성했다고 SK텔레콤 측은 전했다. 앞서 지난 26일에는 수심 40m에서 운항 중인 ‘서귀포 잠수함’에서, 지난달에는 지리산 자락에 살고 있는 고객과 HD보이스를 각각 시연한 바 있다. VoLTE는 기존 3세대(3G) 음성통화보다 대역폭이 넓기 때문에 음질이 뛰어나고 통화연결 시간도 빠른 게 특징. SK텔레콤은 지난달 서해 5도 지역에 대용량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전송하는 무선통신 기술인 마이크로웨이브 장비를 구축했다. 또 서해 5도를 포함한 전국 도서지역에 총 1700개 기지국·중계기 장비를 운용하고 있다. 여객선과 화물선, 군함, 대형 어선 등 선박의 내부에도 약 1000여개의 중계기를 설치해 통신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SK텔레콤을 비롯해 LG유플러스와 KT 등 이동통신 3사가 하반기에 VoLTE 상용화를 앞두고 각각 다른 환경에서의 시연을 통해 서로 ‘최초’를 강조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해남 땅끝마을에서 먼저 VolTE 서비스를 시연하자, KT는 경인 아라뱃길을 달리는 차량 탑승자와 통화하며 품질을 자랑했다. 이는 이통 3사가 상반기에 집중했던 전국망 구축 경쟁이 끝나자, 다양한 기술을 기반으로 한 LTE 서비스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VoLTE 상용화 이후 3사의 이용률은 장담하기 어렵다. 이용자들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에서 큰 불편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통화품질이 좋아도 요금이 비싸면 외면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의 경우는 HD보이스의 요율을 기존 음성통화 요율과 비슷하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권혁상 SK텔레콤 네트워크부문장은 “도서 및 해상지역은 빌딩 등 장애물이 적어 도심보다 전파 도달 반경이 넓지만, 먼 곳 신호의 간섭도 받을 수 있어 통화품질 유지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전화하면 달려와 집으로 데려다줄 그녀석들 옵니다

    전화하면 달려와 집으로 데려다줄 그녀석들 옵니다

    “키트…, 지금 호텔 정문으로” 휴대전화로 명령을 받은 미끈한 자동차가 주차장에서 호텔 정문으로 움직인다. 주인이 다가서자 반사적으로 문을 열고 “집으로 가자.”는 명령에 따라 알아서 방향을 잡아 달린다. 어느 영화 속의 한 장면이다. 하지만 몇 년 안에 우리가 만날 세상이기도 하다.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GM, BMW, 벤츠, 토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다양한 첨단기술을 자동차에 접목하면서 인공지능 자동차 상용화가 성큼 다가왔다. 이미 지난 5월 미국 네바다주에서 센서와 비디오 카메라, 레이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구글의 무인자동차가 운행 면허를 취득,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2014년이면 인공지능 자동차가 상용화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현대차 신형 그랜저에 탑재된 ‘어드밴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인공지능 자동차의 핵심 기술 중 하나. 크루즈란 일정 속도를 운전자가 정하면 그 속도에 맞춰 차량이 달리는 장치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속도 세팅이 풀리게 된다. 현대차는 이런 크루즈 기능에 카메라와 센서를 장착, 앞에 장애물이나 다른 차량이 나타나면 차량 스스로 감속을 하고 다른 차량이 멀어지면 지정한 주행 속도로 복귀하는 진보된 크루즈 시스템을 개발했다. 또 정한 속도로 달리다가 앞차가 멈춰 서면 따라서 멈추고 앞차가 출발하면 그에 맞춰 출발한다. 운전자는 그저 핸들만 조작하면 된다. 현대차 연구소 관계자는 “어드밴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에 차선을 따라 달리는 기술만 접목한다면 초기 인공지능 자동차가 된다.”고 말했다. 여성 운전자가 가장 어려워하는 주차를 알아서 하는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SPAS)은 이미 보편화된 기술. 차량 앞범퍼의 좌우 측면에 장착된 공간탐색용 초음파 센서를 이용, 주차 가능 영역을 탐색한 후 스티어링 휠(운전대)을 스스로 움직여 주차한다. 또 4대의 카메라로 차량 주위 360도를 모니터에 보여 주는 ‘서라운드 뷰’도 인공지능 자동차의 핵심 기술 중 하나다. 차선을 벗어났을 때 알려주는 ‘차선이탈 경보장치’도 인공지능 차량에 장착하기 위해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GM은 고속도로 주행용 ‘슈퍼 크루즈 기술’을 캐딜락 차량에 적용, 시험주행을 마쳤다. 슈퍼 크루즈 기술은 레이더, 초음파, 카메라센서, GPS 지도를 이용해 차선을 인식해 주행할 수 있는 기능으로 기존 속도만 제어하던 데서 방향제어 기능까지 추가했다. 이 기능은 고속도로는 물론 일반도로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며 2년 안에 상용화를 목표하고 있다. 아우디는 스포츠카인 ‘TTS’를 자동운전 자동차로 개조해 자동차경주대회에 출전하기도 했으며, BMW는 2007년 자동운전 자동차를 공개한 이후 지속적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볼보도 무선통신 기술을 이용해 자동주행이 가능한 자동운전 자동차를 개발 중이다. 현대차는 SUV ‘투싼’ 자동운전 자동차를 개발, 2010년 시험주행을 마친 바 있다. 현대차가 개발한 투싼 자동운전차는 장애물 인식장치인 카메라와 센서, 위치정보시스템(GPS) 등을 통해 차량이 직접 판단, 방향을 설정하고 가속과 감속을 제어할 수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 자동차에 탑재되는 기술은 자동차뿐 아니라 도로, 사후서비스 부분까지 전체적으로 개선이 돼야 한다.”면서 “앞으로 자동차업체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간의 짝짓기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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