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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영화] 14일 개봉 ‘더 파이브’

    [새 영화] 14일 개봉 ‘더 파이브’

    ‘더 파이브’는 조금은 특별한 스릴러 영화다. 연쇄살인마에게 가족을 무참하게 살해당한 한 여자의 처절한 복수극이라는 설정은 기존의 스릴러물과 엇비슷하지만 복수를 해나가는 방식에서 큰 차이점이 있다. 눈앞에서 살인마에게 사랑하는 딸과 남편을 잃고 자신마저 목숨을 잃을 뻔한 주인공 은아(김선아). 평범한 아내이자 엄마로서 소박한 삶을 살아가던 은아는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뒤 두 다리마저 잃고 복수를 결심한다. 하지만 오직 범인의 목소리와 그가 가져간 남편의 라이터라는 작은 단서만 갖고 있는 그녀에게 복수가 쉽지는 않다. 휠체어에 앉아 거동이 불편한 은아는 복수하는 데 장애물들이 많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아주 특별한 복수 계획을 세운다. 다섯 명이 함께 힘을 합치는 것. 네 명의 조력자는 생명이 위급한 가족이 있는 사람들이다. 은아는 이들에게 자신의 장기를 내어주겠다며 목숨을 담보로 한 조건을 내걸고 복수에 동참할 것을 제안한다. 그런 계획에 네 사람은 은아의 눈과 귀와 손발이 되어주기로 한다. 추적 담당 사진사 정하(이청하), 침투를 담당하는 열쇠 수리공 남철(신정근), 체포를 맡은 조폭 출신 대호(마동석), 그리고 이 계획을 마무리할 외과의사 철민(정인기)이 그들이다. 영화는 웹툰 작가 정연식씨가 시나리오로 썼던 것이 웹툰으로 만들어졌다가 다시 영화로 옮겨지는 과정을 거쳤다. 정씨가 이번 작품의 연출까지 맡았다. 웹툰 원작자가 직접 영화 연출까지 맡은 것은 드문 사례다. 하지만 원작을 너무 잘 이해해서일까, 영화적인 문법에 낯설어서일까. 설정은 흥미롭고 탄탄해 보이지만 이야기를 영화적으로 압축해 조리 있게 전달하는 능력은 떨어진다. 전반적으로 영화의 긴장감은 고조되지만 극에 몰입시켜 이야기를 한 곳으로 끌어나가는 힘이 부족하다. 네 명의 조력자들을 통해 인간의 뒤틀린 욕망을 조명하려는 의도는 빛났지만 깊이감은 떨어진다. 한 차례 웹툰을 거친 덕분인지 각각의 캐릭터들은 결이 생생히 살아 있어 그 느낌을 즐기는 재미는 쏠쏠하다. 하지만 캐릭터의 조화가 매끄럽지 못해 다소 산만한 느낌이 없진 않다. 배우들의 호연은 돋보였다. 김선아는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이라는 수식어에서 벗어나 장르 전환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온주완은 기존의 사이코패스 살인마 캐릭터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연기로 변신을 꾀했다. 마동석 역시 긴장감을 풀어주는 깨알 유머로 믿음을 배신하지 않았다. 14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장애인들에게 최고 복지는 고용…기업 참여 이끌려면 세금혜택 줘야”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장애인들에게 최고 복지는 고용…기업 참여 이끌려면 세금혜택 줘야”

    “장애인들에게 ‘최고의 복지’는 고용입니다. 독일과 프랑스 등의 기업별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5~6% 수준으로 우리보다 두 배나 높습니다. 장애인 기초 복지를 보완하려면 고용률을 한참 끌어올려야 합니다.” 이성규(52)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은 10일 국내 기업들이 좀처럼 장애인 구직자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 현실을 지적하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공단이 갓 설립된 1991년 0.43%에 불과했던 의무고용 사업체의 장애인 고용률은 지난해 말 2.35%까지 올랐지만 이 이사장은 여전히 불만족스러워 보였다. 그는 구직난이 국내 모든 계층이 겪는 문제이지만 장애인들은 어려운 일자리 환경에 더해 편견과도 싸워야 한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장애인 고용은 장애인 한 명의 삶의 질을 결정할 뿐 아니라 한 가정의 행복을 좌우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소아마비로 지체장애 3급 판정을 받은 그는 몸이 불편한 까닭에 장애인 구직자의 답답한 심정을 잘 이해한다. 이 이사장으로부터 장애인 고용의 현실과 해법에 대해 들어 봤다. →국내 기업이 장애인 구직자 채용을 꺼리는 이유는. -기업들이 여전히 장애인의 생산성에 대한 막연한 편견을 가진 듯하다. 또 장애인 고용에도 무관심하다. 성장을 위해 바삐 달리다 보니 배려보다 경쟁과 효율성만 강조했고, 이 과정에서 장애인이 소외됐다. 그나마 20년 전 1만명을 밑돌던 장애인 근로자가 최근 14만명을 돌파한 것은 긍정적이다. 장애인 구직자를 바라보는 인식이 개선되는 과도기로 보인다. 장애인 고용률을 끌어올리려면 특별 채용 확대 등 사회적 배려도 필요하지만 기업의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장애인 의무고용제(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은 상시근로자의 3%, 민간기업은 2.5%로 의무고용)가 시행되고 있지만 많은 기업들이 부담금을 내고 책임을 회피한다. 원인과 개선 대책은. -기업은 장애인 근로자의 특성에 맞는 직무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또 ‘뽑아 놓으면 일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 장애인 고용 경험이 없다 보니 손쉬운 방법인 부담금 납부를 택하는 것 같다. 특히 대기업 입장에서는 부담금(미이행 인원 1명당 최저 월 62만 6000원)이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다. 올해부터 기업의 장애인 고용 인원에 따라 부담금을 4단계로 차등 부과하는 등 고용 의무 미이행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기업의 장애인 고용을 유인할 혜택도 필요할 듯한데. -가장 확실한 기업 유인책은 조세 혜택이다. 장려금을 조금 주는 것으로는 기업들이 좀처럼 고용을 늘리지 않는다. 장애인 고용 우수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현재 장애인 다수를 고용해 정부로부터 표준사업장으로 지정받으면 일부 세제 혜택이 있지만 대기업 등이 장애인 고용 때 일반적으로 받는 혜택은 없다. →지난 국정감사 때 장애인의 단순 구직 이상으로 일자리의 질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단이 지원해 취업한 장애인 중 비정규직 일자리를 구한 비율이 최근 3년간 증가세를 보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중증·고령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은 일단 일터를 얻는 게 중요하다. 비정규직으로도 구직해야 실력을 입증해 정규직으로 전환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 아닌가. 향후 공단은 기간제 일자리 취업자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또 장애인 근로자의 전직을 돕기 위해 틈새 직무·직군 개발과 취업지원 서비스를 강화하려 한다. →최근 공단의 도움으로 장애인 호텔리어와 바리스타가 배출돼 화제가 됐다. -중증 장애인의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원래 있던 일자리에 장애인을 배치하는 소극적인 방식 대신 장애인 특성에 맞는 직무 발굴이 절실하다. 최근 공단과 서울시, 민간기업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협약을 맺고 국내 최초의 장애인 호텔리어를 배출한 것도 직업영역 개발 사업의 성과다. 호텔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특성상 장애인 채용을 꺼렸다. 공단은 장애인 특성상 호텔에서 세탁이나 마사지 업무 등은 비장애인보다 더 잘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기업에 해당 분야의 장애인 채용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지적·자폐성 장애인의 도심 공원 가꾸기, 정신적 장애인의 회복을 돕는 동료 지원가 등 새로운 일자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변화를 읽고 한 발짝 앞서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자리를 개발하는 것이 우리 공단의 주요 역할이다. →최근 장애인의 공공 분야 진출을 도운 예도 있나. -공단은 2011년 국방부와 장애인 군무원 채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그 결과 지난해 53명의 장애인이 군에서 일하게 됐고 올해도 좋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군 조직은 신체 건강한 사람만 모여 있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장애인 군무원을 채용했다는 점은 획기적인 일이다. 요즘 다른 행정 부처에 장애인 고용을 설득할 때 ‘국방부도 채용했다’고 하면 회피할 명분이 사라진다. →중증 장애인은 특히 구직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중증 장애인 구직 지원을 위해 공단이 하는 일은. -올해 고용의무 사업체 고용 실태 조사 결과를 보니 이 업체들이 뽑은 전체 장애인 중 중증 장애인 비율은 19.3%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경증 장애인이었다. 이사장 취임 이후 가장 강조한 것이 중증 장애인 고용 문제였고 모든 사업 방향이나 인프라를 중증 장애인 중심으로 전환했다. 중증 장애인의 취업을 돕기 위해 워크투게더센터 등 다양한 취업지원 서비스와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또 취업한 뒤에는 보조공학 기기나 근로 지원인 서비스를 제공해 직업 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공단이 최근 보조공학 기기 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장애인 보조 기기 보급 확대에 신경 쓰고 있는데. -보조공학 기기는 한마디로 불가능을 가능케 해주는 ‘따뜻한 기술’이다. 중증 장애인이 보조공학 기기를 통해 예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을 하고 있다. 눈동자 움직임이나 입술 움직임을 감지하는 마우스, 음성을 인식해 작동하는 장치, 특수한 전동휠체어 등 보조공학 기기 덕분에 장애인 삶의 질에 큰 변화가 생겼다. 최근 정보기술(IT)과 첨단 보조공학 기기의 발달로 장애인에게 불가능한 직업 영역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공단은 지난해 7000여명의 장애인에게 보조공학 기기를 지원했다. →공단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 제도를 인증하고 있다. BF 인증을 받으면 어떤 혜택이 주어지나. -BF 인증 제도는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려는 취지로 기획됐다. 우리 공단과 한국장애인개발원,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인증하고 있다. 공단이 하는 BF 인증은 장애인 고용 사업장의 건축물 등이 장애인 근로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설계됐느냐 등을 기준으로 부여한다. 장애인을 고용했거나 고용하려는 기업이 사업장 내 작업시설, 편의시설 등의 설치·구입·수리가 필요하다면 공단으로부터 기업당 15억원 이내로 융자받을 수 있고 3억원 한도에서 무상 지원도 가능하다. →공단의 향후 사업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우선 밀려드는 지원 문의를 감당하려면 인프라를 보완해야 할 것 같다. 직업 훈련을 받으려고 공단을 찾는 장애인 구직자가 한 해 1500명 정도다. 그런데 우리는 현재 인적·재정적 한계 때문에 1000명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경증·중증 장애인 500명이 도움의 손길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또 보조공학 기기와 근로지원인 서비스도 늘려야 한다. 근로지원인은 작업 현장에서 근로자의 활동을 돕는 지원 인력을 말하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서비스 등을 늘릴 예정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성규 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은 ▲1961년 충남 부여 출생 ▲경성고 고려대 경제학과 ▲1990~1999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국장 ▲1997~1998년 대통령비서실 사회복지수석실 행정관 ▲2003년~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교수(현재 휴직 중) ▲2006~2010년 서울시복지재단 대표이사 ▲2008~2010년 한국장애인복지학회 회장 ▲2011년~ 제12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 “교통·정보 취득 굿”… 기업들 세종시 몰린다

    “교통·정보 취득 굿”… 기업들 세종시 몰린다

    정부 부처의 세종시 이전이 속도를 내면서 기업들도 몰리고 있다. 수도권에 마땅한 부지가 그리 많지 않고 땅값까지 비싼 상태에서 세종시가 정부 부처의 접촉 등 각종 여건을 갖춰 가면서 이전을 단행하고 있는 것이다. 세종시는 5일 시보건소에서 스마트폰 등 첨단기기 충격흡수재를 생산하는 두루셀텍 등 국내 유망 중소기업 4개사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7월 시 출범 이후 여섯 번째로 이뤄진 투자유치 협약이다. 시는 이들 기업이 2016년까지 공장을 지어 가동하면 생산유발 413억원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두루셀텍은 경기 화성에 있던 본사와 공장을 통째로 옮겨 온다. 128억원을 투입해 세종미래일반산업단지 3만 3000㎡에 건물을 건설한다. 디스플레이 및 자동차 자동화 장비 제조업체인 싸이텍도 인천 본사와 공장을 세종첨단일반산단 6612㎡ 부지로 이전한다. 조립식 건축자재 생산유통 업체인 광스틸은 명학일반산단 5338㎡, 경북에 있는 재진가로등은 같은 산단 5091㎡의 부지에 2016년까지 세종공장을 신설한다. 세종시 기업 입주의 봇물이 터진 것은 시 출범 이후다. 지난해 10월 삼성전기 등 9개 기업이 명학산단으로 이전을 약속했다. 올해 1월에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장치 제조업체 솔라루체 등 25개 기업이 미래산단으로, 4월에는 덕성기계 등 무려 28개 업체가 첨단산단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또 지난 6월 화장품 업체로 유명한 한국콜마가 전의산단으로, 9월에는 특장차 제조 업체인 이텍산업 등 3개 기업이 명학산단 입주를 약속했다. 이는 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경남 창원과 대전 등 전국 각지에 공장을 짓고 생산활동을 하는 기업들이다. 예전 충남 연기군 시절 명학산단 등의 분양이 안 돼 공무원들이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던 때와는 딴판이다. 기업이 몰리는 것은 세종시 입주 자체가 기업 브랜드를 높일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위치가 국토의 중앙에 있는 점은 예전과 같지만 정부 부처 이전으로 교통망이 급격히 나아져 물류에 유리해진 이유도 있다. 정안IC 연결도로가 만들어지면서 천안까지 가서 고속도로를 이용할 필요가 없어졌고, 충북 오송역이나 대전 대덕연구단지를 잇는 도로도 건설되고 있다. 특히 기업 운영과 관련해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기 쉽다는 부분은 상당한 메리트다. 인적 네트워크를 비교적 손쉽게 쌓을 수 있어 정보 취득 등에서 유리하다는 점에서다. 윤봉진 시 기업유치계장은 “내년 말까지 정부 부처 이전이 모두 끝나면 입주하려는 기업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면서 “다만 땅값이 계속 오르고 있어 기업이 들어오는 데 장애물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직장 내 남녀 간 차이, 그리고 소통

    직장 내 남녀 간 차이, 그리고 소통

    함께 일해요/존 그레이·바바라 애니스 지음 나선숙 옮김/더난출판 368쪽/1만 4800원 달라도 너무 다른 남녀의 언어와 사고방식 차이를 다룬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저자가 이번엔 직장 내 남녀 관계의 갈등 요인을 분석했다. 포천 선정 500대 기업 60여곳의 남녀 임원들과 직장인 10만명을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왜 남녀가 한 직장에서 함께 일하기 쉽지 않은지 밝혀내고, 해법을 제시했다. ‘화성 남자 금성 여자’처럼 이 책이 강조하는 가장 중요한 기본 인식은 연애나 결혼과 마찬가지로 직장생활에서도 남녀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해하라는 것이다. 가령 남자들은 여자들이 너무 많은 질문을 한다고 생각한다. 여자가 남자보다 더 많이 물어보는 이유는 정보나 지식을 얻으려는 욕구 이외에도 합의를 이끌어내거나 관련 프로젝트와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기 위해서 혹은 도움을 청하기 위해서라는 걸 남자들은 알지 못한다. 남녀가 직장에서 유대감을 쌓는 방법도 다르다. 남자들은 교감을 위해 사실과 통계를 공유하지만 여자들은 관찰과 경험을 공유한다. 또한 남자들은 솔직하고 분명하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표현하지만 여자들은 넌지시 암시하거나 간접적으로 표현한다. 책은 이처럼 남녀의 기본적인 차이로 인해 오해와 갈등이 야기될 수 있는 장애물을 ‘남녀 간 사각지대’라고 지칭하면서 남녀가 함께 사각지대를 제거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잘못된 편견으로 서로를 폄하하면서 불필요한 경쟁에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 남녀의 서로 다른 가치관을 발전적으로 결합시킬 때 직업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더 큰 성공과 만족을 얻을 수 있다고 저자는 결론내린다. 다 아는 얘기여서 맥 빠질 수 있지만 저자들이 인터뷰한 생생한 사례들이 설득력을 높인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한국인의 문화 DNA로 만든 콘텐츠산업이 창조경제 핵심”

    “한국인의 문화 DNA로 만든 콘텐츠산업이 창조경제 핵심”

    현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창조경제의 주요 동력은 문화 콘텐츠 산업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은 방송, 게임, 음악, 애니메이션 등 문화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기관으로 그 어느 때보다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옥에서 만난 홍상표(56)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콘텐츠 진흥 기관의 장으로서 어깨가 무겁다. 요즘 주목을 받아 좋지만 그만큼 부담도 크다”며 말문을 열었다. →한콘진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데 문화 콘텐츠 산업이 중요한 이유는. -창조경제는 인간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기술이나 기존의 문화 현상과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은 1970~80년대 산업경제, 1990년대 정보경제에서 2000년대부터 창조경제로 바뀌었다. 콘텐츠 산업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성장의 한계를 겪는 다른 산업과 달리 첨단기술이나 다른 산업과 결합해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는 무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것이 영국, 일본, 독일, 중국 등이 전략적으로 콘텐츠 산업 육성에 나서는 이유다. →콘텐츠를 활용한 창조경제의 사례로는 어떤 것이 있나. -영국의 경우 1997년 ‘쿨 브리태니아’(Cool Britania)라는 기치를 내걸고 문화 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한 결과, 6년 만인 2003년에 국민 소득이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증가했고 3년 뒤 4만 달러를 돌파했다. 여기에는 1997년에 나온 ‘해리 포터’ 시리즈가 큰 몫을 했다. ‘해리 포터’는 정부 보조금을 받을 정도로 가난한 미혼모였던 조앤 롤링이 영국 에든버러의 작은 카페에서 자신의 상상력만으로 쓴 판타지 소설이다. 이 소설은 전세계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이 되었고, 총 7편의 영화 시리즈로 제작되었으며, 영화의 배경이 된 지역에 테마파크가 들어섰다. 게임이나 캐릭터 상품으로도 개발됐다. ‘해리포터’ 시리즈 하나가 영국에 미친 경제 효과는 2001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30억 파운드(5조 7000억원)에 달한다. 일정 수준의 자원이 투입돼야 성과가 나는 제조업과 비교할 때 엄청난 결과다. 한편 우리에게는 창조경제의 모델로 싸이의 사례가 있다. 나는 싸이 현상이 싸이 혼자만 연구해서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동안 쌓인 문화 현상에 기획사의 노하우, 세계 최대의 플랫폼인 유튜브 등 재능과 첨단기술이 결합된 결과다. 결국 엄청난 국가 브랜드 홍보 효과를 가져왔고 우리 문화의 저력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경제효과로 따지면 1조원이라고 하는데 그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인 한류가 확산된 지 올해로 10년을 맞았는데. -한류는 지난 1997년 중국의 CCTV에서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가 방송된 뒤 촉발됐고 2003년 드라마 ‘겨울연가’와 ‘대장금’이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한류는 지역적으로 동남아, 중국 등 중화권은 물론 서남아시아에까지 완전히 정착됐다. 유럽과 북미에도 어느 정도 뿌리를 내렸고, 중남미 쪽으로 확산해 나가는 단계다. 장르도 이전에는 드라마와 K팝에 국한됐지만 이제는 게임, 패션, 음식까지 다양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류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 -한류가 5~6년 내 소멸한다는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장애물도 있겠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꾸준히 앞으로도 확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빅뱅이 일본의 5개 돔에서 유료 관객 80만명을 동원했고, 멕시코 등 중남미의 K팝 현장의 열기를 보면 한류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현상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있다. 일부에서 한류가 판에 박힌 듯 똑같은 것의 반복이고 비슷비슷한 연예인들의 춤동작에 식상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외의 한류 팬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반응을 살피면서 음악의 형식을 다양화해야 한다. 특히 똑같은 댄스뮤직 위주에서 벗어나 장르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콘진이 주최한 ‘2013 서울국제뮤직페어’를 통해 마돈나를 발굴한 세계적 음반 제작자 시모어 스타인 워너뮤직 부사장이 국내 록밴드 노브레인과 계약을 체결해 내년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음반을 녹음하기로 했는데 정말 뿌듯했다. 이것은 싱가포르, 미국 텍사스 등에서 꾸준히 K팝 해외 쇼케이스를 열고 다양한 국내 뮤지션을 소개한 결과다. →서울국제뮤직페어 이외에 다른 분야는 어떻게 지원을 하고 있나. -방송의 경우 단순히 제작 지원뿐만 아니라 창의적 인재를 키우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작가를 양성하고 포맷 시장을 지원하는 등 창작 기반을 튼튼하게 하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게임 사업이 효자다. 우리나라 콘텐츠 수출액이 연간 약 5조원인데 그 가운데 2조 6000억~2조 7000억원이 게임 부문의 성과다. 수출국은 대부분이 중국이고 그 다음이 일본, 동남아다. 게임은 과거 콘솔에서 온라인·모바일 게임으로 진화 중인데, 모바일 게임은 기기는 물론 콘텐츠에도 강세를 보이는 우리에게 유리한 시장이다. 흔히 게임 과몰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있지만 규제 일변도의 정책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애니메이션도 가능성이 큰 분야로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과거에는 미키 마우스, 헬로 키티 등 해외의 캐릭터가 대세였지만 요즘에는 국내에서 만든 뽀로로, 폴리, 뿌까 등이 대세가 됐다. 중국에서만도 뿌까의 라이선싱 수수료가 200억원에 이르고 동남아와 유럽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다. →현재 한콘진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사업은. -콘텐츠 코리아 랩이다. 이 사업은 누구나 열린 공간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자유롭게 콘텐츠를 창작하고 이것을 다시 창업으로 연결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 창작자와 기업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다. 지금까지의 콘텐츠 지원 사업은 법인체나 회사 단위로만 지원됐지만 콘텐츠 코리아 랩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작에서 창업까지 도와준다는 콘셉트다. 내년에 대학로에 제1센터를 개소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전국에 모두 8개소를 문 열 예정이다.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의 문제점과 이에 대한 대책은. -한국의 콘텐츠 산업 시장 규모는 약 451억 달러로 세계 7위를 차지하고 있다. 7위라고 하나 비중으로 보면 2.8%에 불과하기 때문에 갈 길이 멀다. 현재 한국 콘텐츠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산업의 영세성’이다. 국내 콘텐츠 기업의 90% 이상이 매출액 10억원 미만, 종업원 10인 이하인 영세기업으로, 좋은 창작아이디어가 사장되기도 하고 자금이나 투자 문제로 제작과 유통,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단순히 규모의 크기를 떠나서 ‘작지만 강한 콘텐츠 기업’이 많이 생겨나야 한다. 이를 위해 오는 31일 콘텐츠공제조합을 출범시킨다. 2016년까지 금융권과 대기업의 협조를 받아 1000억원의 재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 기금을 시드머니로 은행에 맡겨 운용하면 약 1조 2000억~2조원의 자금이 콘텐츠 시장에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 →전세계의 문화 콘텐츠 흐름에 비춰 봤을 때 한국이 문화 강국이 되기 위한 요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제는 선진국이 되려면 문화가 앞서가야 한다. 하드 파워가 아닌 소프트 혹은 스마트 파워가 지배하는 세상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민족은 끼와 신명이 많고 다른 사람들을 공감시키는 문화적인 DNA가 우수하다. 이를 바탕으로 좁은 내수시장보다는 넓은 글로벌 시장으로 우리의 문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공감과 교류라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문화는 예민하기 때문에 무조건 뿌린다고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문화는 그 나라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것이어서 자금이나 물량을 앞세우기보다는 정밀하게 소통하고 교류해야 한다. 이와 함께 디지털 환경의 변화에 걸맞은 창작, 유통, 플랫폼 등의 변화도 앞서야 한다. →언론인 출신으로 한콘진 원장을 맡은 것이 도움이 되나. 특별히 관심이 있는 분야가 있다면. -28년의 언론인 생활 가운데 15년을 평기자로 활동했다. 기자 업무가 사실을 기반으로 출발하지만 이를 한 단계 진화시켜 자신의 시각으로 기획을 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콘텐츠 창출 과정과 맥이 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특정 분야에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평범하고 상식적인 눈높이로 일하려 노력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홍상표 원장은 ▲1957년 충북 보은 출생 ▲휘문고,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연합통신 기자 ▲YTN 보도국장, 경영기획실장, 상무이사 ▲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
  • [아~~가을 걸어야 제맛이죠] 한강~청계산 녹색길 도심을 사뿐사뿐

    서초구가 26일 한강에서부터 청계산 녹색길을 잇는 논스톱 녹색길 걷기 대회를 개최한다. 한강~청계산 녹색길을 잇는 길마중 다리 4개 가운데 두 번째로 완공된 길마중 4교(나루터로) 개통 기념으로 마련됐다. 대회는 오전 11시 잠원체육공원에서 출발해 신동근린공원~길마중 4교~경부고속도로변 녹지 산책로~명주근린공원~길마중 4교 코스로 진행된다. 구는 한강시민공원~올림픽대로변 녹지~경부고속도로변 녹지~여의천~청계산 16㎞의 길을 안전하고 쾌적하게 한번에 걸을 수 있도록 녹색길 조성사업을 펼쳤다. 보행에 불편을 주는 각종 장애물을 없애고 끊긴 보도를 잇는 한편 개발에 밀려 단절되고 훼손된 녹지공간을 복원했다. 구체적으로 구는 아파트 담과 펜스, 운동시설 등으로 단절돼 멀리 돌아가야 했던 올림픽대로 산책로의 장애물을 철거하고, 산책로와 도로 사이에 2열로 나무를 심어 공해와 소음으로부터 완전히 차단했다. 이와 관련, 진익철 구청장은 “서초구 도심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논스톱 녹색길 조성 사업을 마무리하면 한강에서 청계산까지 16㎞를 걸어서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朴대통령 정통성 건드린 文, 차기 재도전 ‘장애물 제거’ 나섰나

    朴대통령 정통성 건드린 文, 차기 재도전 ‘장애물 제거’ 나섰나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23일 “대선이 불공정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대선의 당사자였던 문 의원이 상대인 박 대통령의 정통성을 건드린 작심발언으로 엄청난 파문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이 “대선 불복 본색을 드러냈다”며 강력히 반발했듯이 향후 후폭풍은 예측불허다. 문 의원이나 민주당에도 강한 역풍이 몰아칠 수 있다. 왜 이런 부담을 무릅썼을까. 문 의원은 대선 불복으로 비쳐질 것을 우려 “선거를 다시 하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결단 내용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이 할 문제”라며 언급을 피했지만 요구 수준은 임계점에 이르렀다. 민주당 중진들이 대선 불복성 발언을 쏟아내는 상황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다. 그가 이날 성명을 낸 배경은 우선 최근 국정원을 비롯한 국군 사이버사령부, 국가보훈처, 경찰 등 국가 권력기관의 대선 개입 정황과 의혹이 국회 국정감사와 검찰 수사로 속속 드러나면서 대선 공정성이 심각히 의심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 이상 정권 차원에서 은폐나 외압을 넣지 못하게 쐐기를 박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박 대통령 압박 효과도 노린 것 같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야당이 사과 및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자 박 대통령이 “대선에서 국정원 도움을 받은 일이 없다”고 말하는 데 대한 반박의 의미도 있어 보인다. 문 의원이 “미리 알았든 몰랐든 박 대통령은 그 수혜자”라고 주장한 것은 전임 정권에서 대선 개입이 이뤄졌지만 현 정권 탄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부각시키려는 의도 같다. 그가 아울러 대선이 끝나고도 경찰과 검찰 수사가 방해받고 있다면서 현 정권에서도 부정한 일이 일어나는 등 대선 전후 과정이 불공정하다고 언급한 것은 박 대통령과 여권 전체에 상처를 입히려는 의도가 강하게 엿보인다. 쐐기를 박지 않을 경우 차기 대선도 권력기관의 직간접 개입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 자신의 재도전 장애물을 미리 제거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위협받고 있는 점도 초강수를 택한 요인 같다. 문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 일자 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하자고 요구, 회의록 미이관에 따른 사초폐기 논란과 함께 “자신이 살기 위해 주군을 위험에 내몰았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장애인 가는 길 장애물 없어요

    장애인 복지 행정에 앞장서고 있는 서울 관악구가 지역 내 공공시설물 17곳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대폭 확충했다고 22일 밝혔다. 구는 지난 4월부터 4개월 동안 공공 시설물 및 민간 시설물에 설치된 장애인 편의 시설에 대한 적정 여부를 조사해 정비가 필요한 곳을 선정했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의해 규정된 장애인 편의시설은 주출입구 접근로, 출입구, 장애인화장실, 점자블록 등으로, 장애인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어려움이 없도록 보행권을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조사 결과에 따라 평생학습센터, 보건소 난곡분소, 청룡동·서원동·성현동 주민센터 등 공공시설물 17곳에 장애인 주차표지판, 주출입구 핸드레일, 점자 블록 등을 설치했다. 무료로 운행되고 있는 장애인 셔틀버스의 경우 그동안 정류장 표지판이 없어 불편이 많았는데 이번에 7곳에 설치했다. 이와 함께 구는 민간 시설물 가운데 요청 사항이 많았던 관악드림·봉천동 우성아파트 등 공동주택 7곳에는 장애인 주차 구역 표지판 38개를 설치했다. 예산은 모두 1800여만원이 들었다. 앞서 구는 지난 5월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오르내릴 수 있는 등산로인 무장애숲길을 관악산에 설치해 갈채를 받기도 했다. 구 관계자는 “앞으로도 공공 시설물뿐 아니라 민간 시설물에 대한 장애인 편의시설 전수조사를 통해 신체 장애가 생활 불편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線 없는 충전 아직은 걸음마

    線 없는 충전 아직은 걸음마

    전자제품 등에 달린 거추장스러운 케이블을 잘라 버리고 싶은 것은 비단 소비자뿐만이 아니다. 케이블을 없애면 그만큼 제품을 사용하는 공간적 제한을 없앨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전자업계는 블루투스부터 근거리 무선 통신, 무선 인터넷 통신 등을 개발해 왔고 덕분에 최근 가정집과 사무실에는 너저분한 선들이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유독 개발이 더딘 부분이 있다. 전원을 공급하는 전원부다. 여전히 대부분의 가정용 전자 기기는 전원선이 닫는 거리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다. 세탁기나 대형 TV, 냉장고 등처럼 붙박이로 제 구실을 하는 것들은 불편함이 덜하지만, 진공청소기나 선풍기처럼 자주 옮겨 다니는 물건은 불편하기 그지없다. 충전기를 꽂는 것이 일상이 돼 버린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최근 고성능 2차전지(충전식 배터리)의 발전으로 갈증이 다소 해소되는 듯하지만 여전히 한정된 배터리 용량과 충전의 번거로움이 발목을 잡는다. 이런 배경에서 최근 주목받는 것이 무선충전 기술이다. 아직은 초기화 단계인 무선충전 기술이 상용화되면 우선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모바일기기의 배터리 부족 문제를 말끔히 해결할 수 있다. 청소기, 선풍기 등 생활가전제품에 적용되면 일부러 콘센트를 찾아 다닐 필요가 없어진다. 걸림돌인 전기자동차의 충전 문제도 말끔히 해결할 수 있다. 무선으로 전기를 전송한다는 아이디어를 처음 낸 것은 1890년 당시 에디슨과 쌍벽을 이루던 크로아티아 출신 물리학자 니콜라 테슬라다. 그는 지상 29m 높이의 뉴욕 워든클리프 타워에서 무선으로 전력을 보내는 실험을 했다. 실험은 실패했지만 그의 아이디어는 후학들에게 소중한 자산이 됐다. 현재 무선충전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아직은 초기 단계다. 최근 연구되는 기술은 방법에 따라 크게 전자기유도 방식, 근거리 자기공명 방식, 전자기파 방식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최근 가장 주목받는 것은 전자기 유도 방식과 자기공명 방식이다. 전자기유도 방식은 전류가 흐르면서 생긴 자기장이 새로운 전류를 만드는 원리다. 이 기술은 충전 패드의 전원을 켜면 충전 패드의 코일에서 자기장이 발생하는데 이 자기장으로 전자기기에 내장된 코일에서 유도 전류를 만들어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전력 전송 효율이 90% 이상에 달하고 인체에 해가 없다. 하지만 전기를 전송하는 거리가 몇 ㎝로 너무 짧은 것이 결정적인 단점이다. 충전을 하려면 전원이 연결된 패드 위에 올려 놔야 한다. 해당 기술은 전원부가 습기에 노출되면 감전 등의 사고가 나기 쉬운 전동칫솔 등에서는 이미 상용화되고 있다. 하지만 편리성 측면에서 보면 전원선을 직접 꽂는 수고로움이 사라졌다는 점 외에는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 전자기 유도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연구 중인 기술이 자기공명 방식이다. 기본적인 원리는 전자기 유도 방식과 유사하지만 송신부 코일에서 자기장을 생성해 같은 주파수를 가진 수신부 코일에만 전력을 전달한다는 점이 다르다. 송신부와 수신부 사이에 장애물이 있어도 전기를 전송할 수 있는데 몇 m 떨어진 곳까지 무선으로 전기를 보낼 수 있다. 하나의 무선 충전기에 여러 대의 기기를 연결할 수 있어 사용자 입장에선 무선 멀티 탭을 쓰는 듯한 편리함을 느낄 수 있다. 단, 거리가 멀수록 효율이 떨어진다. 현재 전송 효율은 2m가량 떨어진 거리에서 50% 정도의 전기를 보낼 수 있다. 삼성과 LG 등 국내 업체들이 최근 연구 중인 기술도 이 방식이다. 한편 내년 초 미국 뉴욕의 워싱턴 스퀘어 공원에는 해당 기술을 맨홀에 부착한 전기자동차용 무선 충전기가 설치된다. 획기적이지만 위험한 방식도 있다. 대표적으로 전자기파 방식은 수십 ㎞ 떨어진 곳까지 수십 ㎾의 전기를 무선으로 보낼 수 있다. 송신부에서 전자기파를 발생시키면 수신부에서는 안테나와 정류기를 조합한 렉테나가 전자기파를 받아 전력으로 변환시킨다. 제대로 개발만 된다면 인공위성에서 모은 태양력 에너지를 지상으로 단박에 보낼 수 있는 획기적인 시대가 열린다. 미국 나사(NASA)는 이미 1970년대에 30㎾의 전력을 1.4㎞ 떨어진 곳에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전송 과정에서 손실되는 전기가 많고 결정적으로 인체에 해롭다는 단점이 걸림돌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무선 충전 사업을 대표적인 블루오션으로 꼽는다. 시장조사 업체 IMS 리서치는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무선충전기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을 70% 이상으로 내다봤다. 국내 업체들도 분주하다. 특히 삼성전기는 지난해부터 유수의 스마트폰 업체에 전자기유도 방식의 무선충전모듈을 공급 중이다. 지난달에는 세계적인 무선충전 전문 벤처기업인 파워바이프록시와 특허사용 계약을 맺고 공동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무선 충전 기술은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동시에 대표적인 그린 산업”이라면서 “대표적인 신수종사업인 만큼 이미 확보한 다양한 무선충전 원천기술 특허와 추가 연구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6살 맞아?” 보드타고 고공점프하는 천재 소녀들

    “6살 맞아?” 보드타고 고공점프하는 천재 소녀들

    수 미터 높이의 스케이트보드 시설에서 거침없이 보드를 타는 세 소녀가 해외 매체들에 소개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핑크 헬멧 파시’로 불리는 이들 소녀는 최근 스포츠전문 매체 그라인드TV를 통해 소개되면서 인터넷상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놀라운 점은 멤버 렐즈 머피, 시에라 커, 벨라 켄워시의 나이가 불과 여섯 살이라는 것. 이들의 묘기를 접한 유명 잡지 ‘트랜스월드 스케이트보딩’의 편집자 제이미 오언스는 “믿어지지 않는다”고 감탄했다. 이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엔시니타스에 있는 수 미터 높이 보울에서도 거침없이 점프하는 등 아찔한 묘기를 선보였다. 이를 촬영한 스포츠 전문 사진작가이자 벨라의 부친인 제이슨 켄워시는 “그들은 전혀 다치지 않았다”면서 그들의 실력이 월등함을 과시했다. 1년 좀 넘게 보드를 탄 벨라가 가장 좋아하는 기술은 ‘카브’(Carve)와 ‘그라인드’(Grind). 이는 길게 곡선을 그리거나 보드 바닥을 장애물에 걸고 미끄러지는 수준급 기술이다. 같은 기간 보드를 탄 시에라는 세계 8위 서퍼인 조시 커의 딸. 수년간 제이슨과 일한 조시는 속성으로 딸들에게 보드 타는 법을 가르쳤었지만 이젠 자신이 놀라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멤버 렐즈 머피는 그녀의 부모가 스케이트보드 수업에 보내면서 보드를 타게 됐다. 부친 게리는 “당신의 6살 딸이 3.9m 보울에서 보드를 타는 것을 보는 것은 꽤 신선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소녀는 최근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법에 관한 동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이들은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것이 단지 소년들만 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자 한다. 함께 스케이트보드를 타자”면서 “당신이 꼭 핑크 헬멧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꽤 귀여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이슨 켄워시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도심 속에서 래프팅 즐겨볼까… 충주에 亞 최초 인공래프팅 파크

    도심 속에서 래프팅 즐겨볼까… 충주에 亞 최초 인공래프팅 파크

    충북 충주시에 아시아 최초의 인공래프팅 파크가 조성될 전망이다. 시는 도심에서 래프팅을 체험하는 새로운 관광자원 개발을 위해 11일 인공래프팅장 조성업체인 S2O KOREA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2O KOREA는 급류의 강약을 조절할 수 있는 특허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이 업체는 시와 손을 잡고 민간자본 등 500억원을 투자해 충주 세계무술공원 내 10만㎡ 부지에 래프팅 코스, 클럽하우스, 관람석, 물놀이장 등으로 구성된 인공래프팅 테마 파크를 2016년까지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래프팅 코스는 급류의 세기에 따라 5개로 나뉘어 초보자들도 즐길 수 있다. S2O KOREA는 이곳을 카약 슬라럼 국제경기장으로 공식 승인받아 각종 대회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카약 슬라럼 경기란 급류와 인공장애물이 있는 600m 이내 코스에서 20~25개의 기문을 만들어 통과하는 경기로 올림픽 정식종목이다. 시는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 이어 인공래프팅파크까지 조성되면 충주가 명품수상 레포츠 도시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종배 시장은 협약식에서 “아시아 최초의 인공래프팅 파크 조성사업으로 충주가 급변하는 관광 트렌드를 선도하게 될 것”이라면서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최고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충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한강(상)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한강(상)

    >>한강 왜, 어떻게 달라졌나 옛 한강은 오늘의 한강과 어떻게 다르며, 무엇이 달라졌을까. 한강은 한성 백제가 위례(풍납·몽촌토성)에 터 잡은 이후 2000년 동안 한민족의 젖줄이었다. 조선의 500년 도읍지 한양(한성부)의 식수원이자 하수구였으며 명승지였다. 한성부를 도읍지로 정하게 한 장풍득수(藏風得水)의 큰 축이었으며 어느 한 곳 빼어나지 않은 곳이 없는 풍광을 뽐냈다. 조선시대 한강의 이름은 경강(京江)이었다. 서울의 중심부인 삼전도(송파)에서 양화진(합정) 구간을 경강이라고 했다. 그중 남산 기슭을 흐르는 강을 한수(漢水)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한강이 됐다. 한(큰) 가람(강)이라는 우리말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설득력 있다. 그런 한강이 불과 100년 만에 천지개벽을 했다. 근대기로 접어들면서 사람들의 인식과 쓰임새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물난리를 막아 보겠다는 치수(治水)에 대한 집착과 인구의 광적인 서울 집중에 따른 택지 제공, 교통로의 필요성이 개발을 불렀다. 게다가 휴전선이라는 인공 장애물이 한강의 서해 출구를 가로막으면서 안보적 측면도 겹쳤다. 아라뱃길을 새로 뚫은 까닭이다. 한강의 변화에는 어느 정도 불가피한 시대적 요청이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섬(河中島)이 사라지면서 모래톱과 습지도 더불어 자취를 감춘 것이다. 강이 마치 활주로 같다. 유럽이나 중국, 일본의 중세도시를 흐르는 크고 작은 자연하천과 비교해 보면 대조적이다. 19세기 초만 해도 매년 1만 척을 헤아리는 황포 돛배가 사람과 물자를 싣고 광나루(광진), 삼밭나루(삼전도), 뚝섬나루, 한강나루, 동작나루, 마포나루, 노들나루(노량진), 양화나루를 오갔지만 흥청거리던 뱃노래는 사라졌다. 그 자리에는 29개의 다리가 덩그러니 놓였고 나루는 다리 이름으로 남았다. 골재 채취용으로 폭파했으나 20년 만에 되살아난 밤섬(율도)을 제외하고 강폭이 최대 900m에 이르는 넓디넓은 강이 텅 비었다. 여울과 소(沼)마저 사라져 생명력과 자정력을 잃었다. 강변에 60㎞에 이르는 콘크리트 호안이 일사불란하게 펼쳐진 곳이 오늘의 한강이다. 한강에 대한 역사적 고찰은 한강이 삼국사기에 처음 등장하는 2000년 전 백제의 하남 위례성 시대와 삼국의 한강 유역 쟁탈 시기에서 출발한다. 또 1392년 조선 건국, 1925년 을축년 대홍수 이전과 이후도 의미 있다. 서울 숭례문 입구까지 물에 잠기게 한 을축년 대홍수는 땅밑에 숨었던 암사동 신석기 유적지를 드러나게 했지만, 제방 구축용 골재로 쓰려고 선유봉(선유도)을 폭파하는 빌미가 됐다. 결정적인 변화는 1967년 제1차 한강개발과 1982년 제2차 한강종합개발이 몰고 왔다. 1차 한강개발은 여의도를 육속화하면서 서울의 경계를 사대문 안에서 남산 성곽을 넘어 한강변까지 확장했다. 여의도개발은 한강개발의 출발점이자 강남개발의 전초기지였다. 아파트공화국을 알리는 나팔소리였다. 여의도 제방을 쌓으려고 밤섬과 선유봉을 폭파한 원죄가 있지만 한강 상류에 팔당댐을 만들어 한강 수량을 조절했고, 한강 제방을 완성해 서울 시민들을 물난리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했다. 여의도, 동부이촌동과 반포지구에 대단위 아파트 택지를 제공했으며 서울은 이때부터 사대문 중심 일핵도시에서 다핵도시로 나아갔다. 한강 제방은 워커힐호텔~김포공항을 잇는 강변북로를 부산물로 남겼다. 동호대교 아래 저자도는 압구정 아파트 단지를 만드는 데 온몸을 바치고 사라졌다. 제2차 한강개발 이후 오늘의 모습이 갖춰졌다. 홍수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기 맨살을 드러낸 채 가늘게 흐르던 한강이 365일 물로 가득 찬 사실상의 호수가 된 것이다. 두 개의 수중보가 한강을 수심 2.5m의 인공호수로 만들었다. 잠실대교 아래 잠실수중보와 김포대교 아래 신곡수중보가 물을 가두고 있다. 상전(桑田) 잠실섬을 강남 쪽으로 인위적으로 붙이면서 한강의 본류를 바꿔 놓았다. 이때 삼전도 나루 앞을 흐르던 한강 물길은 석촌호수가 됐다. 강남 쪽 한강 제방에는 올림픽대로가 개설됐다. 2007년 한강 복원을 외쳤지만 바뀐 물길과 사라진 섬, 습지와 백사장 그리고 파괴된 봉우리와 누정은 되찾을 수 없었다. >>한강의 옛 모습은 어땠나 옛 사람들은 한강을 강이 아니라 호수로 여겼다. 동호(東湖), 서호(西湖), 남호(南湖) 등 3개의 호수로 나눠 부르면서 풍류를 즐겼다. 강물이 하중도를 중심으로 잔잔하게 굽이치는 장면이 그들의 눈에는 호수처럼 보였으리라. 동호에는 저자도와 독서당, 입석포(선돌개), 두모포(두뭇개), 제천정과 천일정(한남동의 정자), 압구정 같은 명승지가 즐비했다. 동호대교라는 지명이 동호에서 유래했다. 서호는 용산으로부터 마포와 선유봉, 양화진 잠두봉(절두산)을 아우르는 지역을 일렀는데 서강(西江)이라는 지명도 널리 쓰였다.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신도팔경도(新都八景圖)에 ‘서강조박’(西江漕泊)이 포함될 정도였다. 남호는 용산강의 다른 이름이다. 여의도와 밤섬을 품고 멀리 관악산과 청계산을 조망할 수 있는 동작진과 노량진 구간이다. 옛 한강은 산수화와 지도를 통해 상상할 도리밖에 없다. 그림이라고 가벼이 여겨선 안 된다. 사진 뺨치게 정밀한 진경(眞景) 산수화여서다. 실경(實景) 산수화라고도 한다. 물길이 뱀처럼 구불구불 굽이치는 곳에 퇴적물이 쌓여 형성된 하중도에서 금빛으로 반짝이는 모래와 바람에 나부끼는 수양버들, 갈대가 지천인 그런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또 개화기 이후 선교사들이 남긴 낡은 사진과 개발기의 각종 사진을 통해 20세기 이후 한강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강수욕을 즐기던 백사장, 나룻배와 나루터, 얼음 캐는 채빙(採?)과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겹다. 이 같은 한강의 풍광이 지금도 남아 있다면 청계천이나 광화문 광장에 인파가 붐비겠는가. 중국이나 일본 사신들에게 한강 유람은 필수 코스였다. 대개 동호변 제천정에서 시작해 저자도 일대의 풍경을 감상하고 서호쪽 양화진으로 내려오면서 음주가무를 즐겼다. 제천정은 왕실 소유의 정자로 서울에서 경치 좋은 열 곳(京都十詠) 중 한 곳으로 꼽혔다. 달 구경의 으뜸 명소였다. 사신들은 다녀간 흔적을 글이나 그림으로 남겼다. 한강승경 그림을 요청해 선물로 받아 가기도 했다. 한강은 조선시대 시인 묵객들의 문화공간이자 교류의 장이었다. 18세기 진경 산수화의 대표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은 ‘경교명승첩’과 ‘양천팔경첩’에 한강 풍광 수십 점을 남겼다. 저자도는 잃어버린 섬이다. 닥나무가 많다고 해서 이 이름이 붙여졌으며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삼각주를 형성하고 있었다. 경관을 파악할 수 있는 그림이나 사진이 전해지지 않는 것이 아쉽다. 저자도 서북단의 독서당을 그린 ‘독서당계회도’와 저자도 남단의 압구정을 그린 ‘압구정도’, 저자도 북단의 살곶이다리를 그린 ‘진헌마정색도’를 통해 윤곽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다행스럽게도 1922년에 인쇄된 실측지도 ‘경성도’에 등고선과 초지 및 모래벌판이 표시돼 있다. 시인들은 저자도를 한강 유람의 백미로 여겼다. “저자도 작은 섬이 완연히 물 가운데 물굽이 언덕을 두르고 있으니 흰 모래 갈대 숲 그 경치가 매우 좋다”(15세기 정인지가 살곶이다리 인근 낙천정에서 내려다본 저자도의 풍경), “봄꽃이 만발하여 온 언덕과 산을 뒤엎었네”(15세기 강희맹의 저자도도(楮子島圖)의 발문), “봉은사는 저자도에서 서쪽으로 1리쯤에 있다”(16세기 심수경이 독서당에 머물던 중 봉은사를 다녀오면서 남긴 글)는 글들이 남아 있다. 조선 개국 초 저자도는 왕들의 휴식처였다. 태종이 상왕이자 형님인 정종과 낙천정에서 술잔을 나눴고, 세종이 대마도 정벌을 떠나는 이종무를 격려하고 환송한 장소였다. 고종 등 왕이 집전하는 기우제 장소 중 한 곳 이었다. 왕실 재산으로 조선의 마지막 부마(철종의 사위) 박영효 소유였다. 동서 2000m, 남북 885m 길이에 넓이가 118만㎡에 이르는 모래벌판이었다. ‘신선이 노닐던’ 선유도는 섬이 아니라 산이었다. 선유봉은 지금의 마포구 합정동 절두산(잠두봉)을 마주 보는 높이 40m의 작은 봉우리였다. 두 산은 나란히 서 있었다. 선유봉은 홍수가 나면 봉우리만 물 위에 떠 있었다. ‘예조낭관계획도’ 등 잠두봉을 그린 16세기 후반의 실경 산수화 10여 점이 빼어난 경관을 보여 준다. 정선은 ‘선유봉’ ‘양화환도’ ‘소악후월’ ‘금성평사’ 등 4점의 그림을 통해 선유봉을 묘사했다. T S 엘리엇은 “역사란 언제나 동떨어진 원인에서 기묘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설파했다. 옛 선비들은 한강을 호수로 미화해 풍류를 즐겼으나 어느덧 세월이 흘러 한강은 사실상 인공호수로 변했다. 역사의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joo@seoul.co.kr
  • [기고] 방위사업에 정부 3.0을 입히다/이용걸 방위사업청장

    [기고] 방위사업에 정부 3.0을 입히다/이용걸 방위사업청장

    무더웠던 지난 7월, 방산물자를 생산하는 경남 창원 현장을 방문했다. 국가안보를 위해 일하는 방위산업체 근로자들의 얼굴에 흐르는 땀을 보니 더위를 느낄 겨를도 없이 마음이 숙연해졌다. 뜨거운 열정과 시원한 지혜를 얻고자 기업체 담당자와 얼굴을 마주하고 귀를 기울였다. 그간 방위사업청의 업무에 대한 격려가 있었지만, 역시나 애로사항이 많이 나왔다. 방위사업의 연도별 양산 수량이 불균형적이어서 연속적인 투자가 어렵다고 했다. 그리고 보안문제로 정보 제공이 수동적이라며 정책의 투명성과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도 있었다. 맞다. 모두 맞는 말씀이다. 그런데 방위사업은 보안이 생명이다. 자칫 잘못하여 국방과 방위사업 정보가 적에게 넘어간다면 국가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된다. 그래서 국방 관련 공직자는 항상 보안에 유념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방위산업체에 커다란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었다니. 현장 방문은 정책과 제도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온도 차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정부는 지난 6월 19일 ‘정부 3.0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공공 데이터에 대한 접근 제한을 없애고, 국민이 이를 자유롭게 활용함으로써 신성장동력 발굴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보안을 중시하는 방위사업도 예외일 수 없다. 항공 시뮬레이션 장비를 자동차 운전 연수에 활용하거나, 대형 포탑 구동기술을 산업현장에 적용한 예를 보더라도 국방 기술과 정보의 공개를 통해 민수산업의 발달을 유도할 수 있다. 과거 방위사업청은 정보 공개에 수동적이고 방어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민간에 공개함으로써 공공 데이터의 확장성에 주목하려 한다. 이에 정책실명제의 대상과 범위를 확대한다. 주요 정책이나 제도의 결정, 집행에서 참여자의 신분과 의견을 기재하여 관리하는 이 제도는 다른 정부부처로 확산되고 있다. 더욱 확대된 정책실명제는 업무에 대한 책임감 제고는 물론이고 방위사업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또한 방위사업 정책포럼과 간담회를 통해 끊임없이 국민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발굴하고 정보 접근성을 개선함으로써 공공 데이터의 민간 활용도를 높일 것이다. 산업 시대에는 정부가 경제발전을 주도하였으나, 정보화·지식산업 시대의 정부는 민간이 전문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에 쉽게 접근하여 빠르게 활용하는 기반을 구축해 줘야 한다. 국민과 함께하는 소통의 장은 이런 정부 역할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다. 필자는 지난 3월 국립현충원에 남긴 ‘튼튼한 국가안보의 기틀을 마련하여 국민행복시대를 앞당기겠습니다’는 다짐과 함께 온몸을 적시는 방위산업 근로자의 땀방울을 마음속에 되새긴다. 국가 안보의 위협이 될 수 있는 정보에 대한 보안 유지는 더욱 공고히 하되, 공개 가능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정보 접근을 쉽게 하려는 노력이 튼튼한 국방과 국민경제에 이바지하는 방위사업을 구현하는 밑거름이 되리라 믿는다.
  • “싸이의 ‘강남스타일’ 加 ‘태양의 서커스’ 혁신 통한 경제부흥 ‘창조경제’의 좋은 예”

    “한국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란 노래가 뉴미디어인 유튜브를 만나 짧은 시간에 세계 17억 인구에 즐거움을 선물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이나, 사양길로 접어든 서커스에 다양한 스토리와 음악, 무대장치 등을 융합해 새롭게 탈바꿈시킨 ‘태양의 서커스’는 창조경제의 좋은 예입니다.” 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회의(CEO서밋)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박근혜 대통령은 ‘혁신’을 화두로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1000여명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기업인을 상대로 한 ‘혁신의 비즈니스: 왜 중요한가’란 제목의 연설에서 규제 개선과 원칙 있는 정책운용 의지를 설명함으로써 ‘기업하기 좋은 국가’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애썼다. APEC을 시작으로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 등으로 이어지는 6박 8일간의 이번 순방 키워드가 ‘세일즈 외교’인만큼 첫 단추를 끼우는 역내 기업인들과의 만남에 청와대는 오랜 기간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연설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혁신을 통한 새로운 경제부흥 전략으로 ‘창조경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창조경제’의 대표적 사례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캐나다 뮤지컬 ‘태양의 서커스’를 꼽았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4월 미래창조과학부의 업무보고와 지난 달 러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선도발언에서도 창조경제를 설명하면서 싸이를 거론한 바 있다. 1984년 캐나다 퀘백에서 단원 10명으로 출발했지만, 30년이 흐른 지금 단원 500명에 연매출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 누적 관람객 1억명을 돌파한 ‘태양의 서커스’도 여권과 정부 일각에서 창조경제의 모범사례로 꼽혀왔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넘어야 할 첫 번째 장애물로 규제의 장벽을 거론했다. 박 대통령은 “기존의 규제 체제는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포지티브 규제’가 대부분이었지만, 이 같은 낡은 규제 프레임은 융·복합과 신기술의 탄생을 가로막는다”면서 “한국은 모든 규제를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기존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교육·국경의 장벽 또한 창조경제를 가로막는 걸림돌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혁신적인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발리(인도네시아)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바라만 보던 CCTV, 알아서 분석도 한다

    바라만 보던 CCTV, 알아서 분석도 한다

    범죄꾼들의 치밀한 준비와 실행을 그린 케이퍼 무비(caper movie)를 보면 자주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대형 금고 등을 지키는폐쇄회로(CC)TV를 무력화시키려는 범인들은 CCTV에 영상장비를 연결한다. 미리 준비한 화면을 틀면 경비용 모니터 화면에는 평소와 다름없는 금고의 모습이 나간다. 이렇게 시간을 버는 동안 본진은 감쪽같이 금고를 털고 빠져나온다. 이런 수법은 실제에서도 가능할까. 답부터 이야기하면 ‘아니요’다. 최신 CCTV에는 외부에서 접근하는 다양한 디지털신호를 감지해 경고를 보내는 기능(DIO 알림)이 있기 때문이다. 범죄와 보안기술은 창과 방패의 관계다. 서로 공격과 방어를 반복하며 생존을 위한 진화를 거듭한다. 막으려는 자와 뚫으려는 자의 경합 속에 발전 중인 시스템 보안 기술의 현주소를 짚어 봤다. 일상 속에 자리잡은 CCTV가 처음 개발된 것은 2차세계대전 때이다. 1942년 독일의 지멘스 사가 장거리 미사일의 발사 과정을 안전하게 관찰하기 위해 발사대 주변에 CCTV를 설치한 것이 효시였다. 전쟁용 장비를 보안용으로 용도를 변경한 것은 미국이다. 20여년 후인 1968년 미국 뉴욕 주 올린 시는 범죄자 식별과 범죄예방을 위해 도로 곳곳에 CCTV를 설치했다. 이후 CCTV는 전 세계에서 공공기관의 범죄 예방, 기업체의 출입 통제, 원자력발전소 모니터링, 교통관제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이용됐다. 하지만 초기 CCTV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흑백 화면인 데다 화질이 떨어져 범죄 장면을 찍더라도 용의자를 특정하기 어려웠다. 요즘처럼 줌(Zoom) 이나 팬(Pan)의 기능조차 없어 멀리서 넓은 범위를 촬영하다 보니 실제 촬영된 화면의 효용성이 더욱 떨어졌다. 약점이 알려지면서 경험 많은 범죄꾼은 CCTV 앞에서도 보란 듯이 얼굴을 드러내놓고 범행을 하는 일까지 나왔다. 자기 테이프에 영상을 저장하는 시스템도 문제였다. 촬영된 영상에서 문제의 장면을 찾는 시간도, 테이프를 사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이런 문제점들을 조금씩 해결해 줬다. 이제 테이프에 영상을 녹화하는 곳은 없다. 얼마 전까지 40만 화소에 머물던 상업용 CCTV 화소 수도 현재 200만 화소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인력에 의지하는 감시체계는 여전히 한계로 지적됐다. ‘열 사람이 한 도둑 못 막는다’는 옛 속담은 실제 과학적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업계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한 사람이 2대 이상 모니터를 동시에 모니터링하면 12분이 지났을 때 45%, 22분이 지나면 95%까지 중요한 장면을 놓쳤다. 아무 일도 없는 영상을 오래 보다 보면 자연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를 황망하게 만드는 실험 결과였지만 그렇다고 무한정 보안인력을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덕분에 등장한 것이 지능형 영상관제솔루션으로 불리는 ‘SVMS’(Video Management System)다. 이 기술은 24시간 모니터를 주시해야 하는 경비요원 대신 카메라 영상신호를 입력받아 실시간으로 영상을 분석하고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다. 실제 보안업체인 에스원은 총 64개 CCTV에서 보내온 화면을 한꺼번에 분석하는 영상을 감시 감독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CCTV마다 필요한 감시 기능을 골라 설정만 해놓으면 이상징후가 있을 때 바로 보안인력에게 정보가 전달된다. 예를 들어 엘리베이터에는 탑승자가 다른 이에게 흉기를 휘두르거나 납치를 하려 하는 등의 ‘이상행동’을 감지할 수 있는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해당 기능은 학교 옥상 등에서 학교폭력을 막는 데도 이용된다. 침입이나 화재 등을 감시하는 기존 기능 외에도 특정구역 안에서 일정시간 이상을 배회하는 사람이 있으면 자동으로 경비원에게 침입 징후가 있음을 일러준다. 공항이나 지하철역 등 다중이용시설에선 수상한 물건이 오랜 시간 방치될 때 경보를 울릴 수 있도록 기능을 설정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군사용 기술도 보안시장에 속속 도입된다. 광대역 주파수를 이용한 일종의 레이더 기술인 UWB(Utra wide Band)가 대표적이다. UWB는 고주파 무선신호가 물체에 반사된다는 특성을 이용해 탐지 영역 내에 침입자가 들어왔는지를 자동 감지해 낸다. 감지를 피할 목적으로 기계 앞에 우산이나 가림막, 장애물을 설치한 뒤 숨어도 소용없다. 고주파 무선신호가 장애물 넘어 숨어 있는 누군가를 바로 찾아내기 때문이다. 또 군사용으로 먼저 개발된 최신 적외선 영상기술은 최대 100m나 떨어진 곳의 피사체도 식별할 수 있다. 감지기의 전원을 끊거나 부숴 버리는 방법도 안 통한다. 기계에 이상이 생기면 즉각 상황실로 신호를 보내는 기능이 탑재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엔 CCTV를 피하려는 범죄자들이 모자나 마스크를 쓰는 일이 빈번하다. 이 때문에 연구 중인 것이 3차원 스캔을 통한 용의자 식별기술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서 개발해 상용화 단계인 기술로 눈과 귀, 코 등 얼굴의 일부만으로 개인을 식별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은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마스크를 쓴 채 총 21명을 살해한 유영철을 검거하는 데도 이용됐다. 에스원 관계자는 “CCTV와 영상저장장치 등 영상감시 관련 시스템은 국내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지능형 영상인식 기술 분야는 해외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결국 영상감시 시스템에 지능형 감시 기술이 얹어질 때 시너지 효과가 나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인 기술개발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203cm 세계 최장신 여모델 “드디어 남친 찾았어요!”

    203cm 세계 최장신 여모델 “드디어 남친 찾았어요!”

    너무 큰 키 때문에 고민하던 여성이 드디어 레벨(?)이 비슷한 남자친구를 만났다. 미국 출신 미모의 모델 아마존 이브(34)가 60대 남자친구와 열애 중이라고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최근 보도했다. 키 203cm 세계 최장신 모델인 아마존 이브에게 키는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었다. 비슷한 키의 남자를 웬만해선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 그래서 그는 남자친구를 사귈 때 키를 가리지 않기로 했다. 덕분에 다양한 키의 남자를 만날 수 있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는 “나보다 키가 작은 남자들은 (나를) 엄마를 대신할 여자로 봤고, (나보다) 키가 큰 남자들은 이미 애인이 있거나 지루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만난 사람이 지금의 남자친구 데니스 하그로브(60)다. 26살 나이차가 나지만 키 만큼은 자신의 이상형이었다. 데니스 하그로브는 198cm 장신이다. 아마존 이브와의 키 차이는 불과 5cm. 외신은 “키스를 할 때 아마존 이브가 크게 낮추지 않아도 된다”며 키만 본다면 데니스 하그로브가 가장 적절한 남자라고 소개했다. 두 사람은 데니스가 아마존 이브의 회계사로 일하면서 만나게 됐다. 아마존 이브는 “데니스는 매우 유쾌한 사람”이라며 “힘들게 보낸 날은 바로 알아차리고 격려해준다”고 말했다. 사진=핫스팟미디어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광주 새 야구장 여성배려 우수

    올해 말 완공될 광주 새 야구장이 여성가족부가 전국에서 추진 중인 사업 1만 3522건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별 영향분석평가 결과 우수사업으로 선정됐다. 광주시는 25일 여성과 사회적 약자를 고려한 화장실 등 편의시설에 대한 설계와 시공으로 이 같은 평가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새 야구장은 여성의 화장실 사용 시간이 남성에 비해 평균 2배 이상 길고, 생애 주기에 따라 임신·육아 등 신체적 변화를 고려해 설계됐다. 메인 관람석인 3층은 여성과 남성의 화장실을 2대1로, 야구장 전체는 1.7대1의 비율로 설치하고, 화장실에는 파우더룸과 기저귀 갈이대 등도 갖췄다. 영유아 동반 관람객을 위한 모유 수유실 4곳, 유아놀이방 2곳과 외야관람석 측에는 어린이를 위한 놀이공간도 별도로 마련했다. 모든 관람석은 유모차, 휠체어 등이 통과하기 쉬운 완만한 경사의 슬로프와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고, 모든 통로는 문턱 등을 제거해 지난해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최우수등급 예비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여가부는 이에 따라 이 야구장의 설계 등을 주도한 광주시 정대경(사무관) 체육시설담당을 우수공무원으로 포상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어린이 교육용 로봇 키봇2 vs 알버트 사용해보니

    어린이 교육용 로봇 키봇2 vs 알버트 사용해보니

    어릴 적 만화 속 아톰이나 로봇 찌빠를 보며 “나도 저런 로봇이 하나 있었으면…”하는 맘을 먹곤 했다. 심심할 땐 놀아주고 어려울 땐 도와주는 만화 속 로봇은 로망이었다. 하지만 로봇은 엑스포 같은 특별한 행사에 가야 만날 수 있는 시절이었으니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원하면 교육용 로봇과 놀 수도, 공부를 할 수도 있다. 아예 사는 방법도 있지만 일정 기간 빌릴 수도 있다. 어린이 교육용 로봇이야기다. 3살짜리 딸을 둔 부모의 입장에서 어린이 교육용 로봇시장에서 주목받는 KT의 키봇2와 SK텔레콤의 알버트(오른쪽)를 직접 사용해 봤다. 동글동글 귀여우면서 깜찍한 외모를 가진 키봇2는 키 32㎝, 몸무게 3㎏이다. 뿔 달린 꼬마 도깨비의 모습은 첫인상부터 아이들의 호감을 살 만하다. 기자의 아이도 알버트보다는 키봇2에 끌렸다. 키봇2는 로봇이라는 이름답게 스스로 움직이며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머리에 터치 센서가 있어 아이들이 머리를 만져주면 ‘부끄럽다’거나 ‘좋다’고 반응한다. 말이나 뿔 색깔로 제 기분을 표현하기도 한다. 스펙 등으로 따지면 상용화된 교육로봇 중 최고다. 그렇다고 만화나 영화 속 로봇과 비교하면 실망이 크다. 음성 인식이나 장애물 인식 기능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초보적이고 제한적이어서 로봇이 좀 뜬금없이 반응한다는 생각도 든다. 키봇의 얼굴에 해당하는 7인치 디스플레이가 아이들과 소통을 하는 주된 창구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하면 그리 작지 않은 사이즈다. 교육도, 커뮤니케이션도 대부분 화면을 통해 이뤄진다. 가족과 함께 즐길 땐 HDMI 단자를 이용해 TV에 연결하거나 키봇 뒤통수에 달린 빔프로젝터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프로젝터는 최대 60인치의 화면을 지원해 아이 침실을 영화관처럼 꾸밀 수 있다. 사용자환경(UI)이 어렵지 않게 구성돼 처음 사용하는 어린이도 쉽게 필요한 콘텐츠를 찾을 수 있다. 실제 3살짜리 아이도 2~3일 후엔 자기가 좋아하는 동영상을 찾아 틀거나 게임을 찾아 들어간 뒤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였다. 부모가 옆에서 늘 거들어 주지 않아도 키봇2 하나로 놀면서 배울 수 있는 구조라는 뜻이다. 교육용 콘텐츠는 넘칠 정도로 풍부하다. 전용 온라인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인 ‘키즈앱’에서 3~13세를 대상으로 교육부터 오락용까지 콘텐츠는 무려 1만여개에 달한다. 연령에 따라 유아용과 초등학생용 등으로 첫 페이지부터 콘텐츠를 다르게 구성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 ‘코코몽’ ‘또봇’ 등 에니메이션도 무료로 제공된다. 애니메이션은 매월 5건까지 유료 콘텐츠를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빌려 쓰려면 로봇 대여료와 서비스 이용료를 합쳐 매월 3만원(부가세 별도)에 이용할 수 있다. 펭귄을 형상화한 알버트는 키가 10㎝ 정도인 미니 펭귄 로봇이다. 키봇과 나란히 세우면 덩치 차이가 꽤 크다. 로봇에 기본으로 탑재된 기능을 1대1로 비교하면 사실 키봇2에 비해 알버트는 크게 떨어진다. 자체 디스플레이 패널도, 빔프로젝트도, 다양한 연결기능도 없다. 이 때문에 키봇을 본 후 알버트를 보면 그냥 귀여운 장난감 같다는 느낌이 든다. 기본적으로 알버트는 개인의 스마트폰(안드로이드만 가능)을 두뇌(CPU)로 빌려 쓰는 구조다. 최신형 스마트폰을 끼우면 로봇 성능이 좋아지지만 그렇지 않으면 처리속도가 느려진다. 언뜻 단점으로만 보이는 이런 점이 장점이 되기도 한다. 개인 스마트폰을 CPU로 쓰기 때문에 로봇의 업그레이드가 비교적 쉽다. 작은 만큼 휴대성도 좋다. 외출할 때 로봇도 데리고 나가고 싶다고 조르는 아이를 말리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과 로봇 간의 통신은 블루투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통신 요금이 나오지는 않는다. 결합방법은 단순하다. 동기화 버튼을 누른 후 클립처럼 생긴 펭귄 로봇의 입에 스마트폰을 끼우면 된다. 알버트의 특징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된 절충형 교육 로봇이란 점이다. 알버트는 책이나 카드, 게임판 등 아날로그적인 교재를 공부하는 데 디지털 로봇이 함께하는 형식이다. 손으로 교보재를 직접 만지면서 학습하기 때문에 단순히 화면을 보면서 공부하는 것보다 학습효가가 배가된다는 것이 SK텔레콤 측의 설명이다. ‘시끌벅적 가게놀이’는 알버트의 장점을 잘 보여주는 학습용 게임이다. 손님인 알버트에게 아이들이 물건을 파는 일종의 보드게임으로,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경제 개념과 한글 단어를 배울 수 있다. 터치펜을 이용하는 지니터치북과 영국 콜린스사의 유아영어사전, 러닝 리소스사의 영어 파닉스 등도 대표 콘텐츠다. 대부분 책을 구입하면 앱은 공짜로 주는 식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장착하고, 보드게임 판이나 별도의 교재를 깔아줘야 하기 때문에 부모가 수고스러움을 감수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스마트로봇 알버트, 스마트펜, 스마트주사위, 지니터치북 패키지, 보드게임, 한글카드, 영어카드, 액세서리용 가발 등을 합쳐 40만원대 후반이다. 사실 어린이 교육사업은 초기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다. 어느 부모도 다수에게 검증되지 않은 방법을 자기 자녀의 학습법이나 교재로 삼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반면 한번 입소문만 나면 인기몰이는 무섭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아직 국내 어린이 교육용 로봇사업은 초기단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들어 아이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에 빠져 있는 시간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부모라면 교육용 로봇을 학습용으로 이용해 보는 것도 발상의 전환인 듯하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한·미 6자수석 “北 비핵화 성과 있어야 대화재개”

    한·미 6자수석 “北 비핵화 성과 있어야 대화재개”

    한·미 양국은 북한의 비핵화 선행 조치가 대화 재개 조건이라는 ‘전략적 인내’ 기조를 재확인했다. 미국은 기존의 북핵 폐기를 위한 2·29 합의의 선제적 이행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보유국 선언 철회도 사전 조치로 제시했다.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0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한 후 북한의 선제적 비핵화 조치를 촉구했다. 조 본부장은 “6자회담의 중심 목표는 비핵화”라고 못 박았다. 그는 “북한이 핵국가 선언을 하고 핵실험을 한 상황에서 6자회담 재개는 비핵화 회담인 것을 (북한이) 분명히 하고,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 기준에 대해 “북한이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스 대표는 “6자회담 목표 달성을 위한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며 대화 불가론을 고수했다. 그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대화 재개의 장애물로 규정했다. 이는 북·미 간 2·29 합의 사안인 핵·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활동유예)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등 기존 조치뿐 아니라 북한의 핵보유국 선언 자진 철회도 대화 조건에 포함한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비스 대표는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6자회담의 핵심 사안에 대해 진실이라는 신호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은 중국이 최근 제안한 6자회담 당사국의 1.5트랙(반관반민) 회의에는 실무급을 보내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오는 18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1.5트랙 회의에 왕이(王毅) 외교부장의 기조연설을 준비하는 등 6자회담 프로세스의 복원 의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 국제문제연구소가 주최하는 1.5트랙 회의는 각국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해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안정, 6자회담 재개 방안 등 3개 섹션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데이비스 대표는 김규현 외교부 1차관, 김남식 통일부 차관 등을 잇달아 면담한 후 이날 저녁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의 회담을 위해 방중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은평구 역촌동, 안심마을 시범 지역 선정

    9일 안전행정부 주관 ‘안심마을 시범사업’ 대상지역에 은평구 역촌동이 선정됐다. 주민들이 직접 마을의 안전·위해요소를 분석해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시범 지역으로 선정된 역촌동 13, 14통 일대는 가파른 지대에 노후주택이 많아 노약자 안전사고 위험이 높고 골목이 좁고 복잡한데 보안등·방범용 폐쇄회로(CC)TV 부족으로 화재나 범죄예방에 취약하다. 시범사업 기간에 안전파수관, 안전귀가 스카우트 운영, 보행장애물 제거, 쓰레기 집하장 정비, 소화전 설치, 복지 두레를 통한 취약계층 돌봄 등 종합적인 안전 인프라 구축사업을 추진한다. 주민협의회를 구성하고 주민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적극적인 주민 참여와 소통을 위한 사업도 병행한다. 안행부는 내년 8월까지 전국 10개 지역의 시범사업 추진결과를 바탕으로 표준모델을 마련해 본격적인 사업에 나선다. 또 올해 말 시범지역 성과를 중간 평가해 지역별 5억원(기준액)의 특별교부세를 지원하기로 했다. 김우영 구청장은 “역촌동을 주민 스스로 마을 안전을 책임지는 풀뿌리 안전공동체로 만들어 국내외의 표준모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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