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장비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6,339
  • [단독] 근무·거주지 일치 소방관 15%뿐… 英은 도심 공공주택 제공

    [단독] 근무·거주지 일치 소방관 15%뿐… 英은 도심 공공주택 제공

    경기 북부에 사는 소방관 황모(44)씨는 호우나 폭설 때는 지각 악몽을 꾼다. 서울 제1권역(서북)에 위치한 소방서까지의 직선거리는 29㎞. 주간 근무 출근 시간인 오전 9시보다 1시간 30분 일찍 집을 나서도 발을 동동 구를 때가 많다. 황씨는 “집값이 상대적으로 싼 곳에 집이 있는 상황 때문에 비상 ‘응소’(긴급출동 소집에 응하는 것)에 늦을까 걱정한다”고 했다. ●대형화재·재난 땐 모든 대원 긴급호출 황씨처럼 서울 밖에서 서울 시내 소방서로 출근하는 소방관은 몇 명일까. 서울신문이 서울시 소방행정과에 청구한 정보공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서울 근무 소방관 6612명(4월 현재 기준) 가운데 서울 밖 거주 인원은 2929명으로 전체의 44.3%에 달했다. 서울 외 거주 소방관 비율이 절반이 넘는 서울 소방서는 전체 24곳 중 7곳으로 구로(69.2%), 강서(62.1%), 양천(60.4%), 서초(57.7%), 영등포(56.8%), 은평(55.2%), 마포(52.1%) 순이다. 서울 4개 소방권역 중 제3권역(강서·영등포·구로·관악·양천·동작)이 서울 밖 거주 소방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장거리 통근 소방관의 문제는 재해·재난 등 비상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필수 인력이 비싼 도시 거주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변두리로 밀려나는 상황은 공공 안전 문제와 연결된다. ●부랴부랴 100㎞ 달려가도 이미 상황 종료 출근만 2시간이 걸리는 A(34) 소방관은 “비상소집에 급하게 택시를 타고 가던 길에 상황이 종료된 경험이 있다”고 씁쓸해했다. 강남 지역 소방서에 근무하는 B(40) 소방관은 출근 거리만 100㎞에 달한다. 그는 “은행 대출 규모에 맞추다 보니 서울 밖 집만 가능했다”며 “주간 근무 때 통근만으로 지치는 건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신문이 취재한 소방관들에 따르면 장거리 통근자의 지각 사태는 생각보다 빈번하다. 별도의 대체 인원이 없어 앞 순번 근무자가 연장 근무를 하지만 화재 발생 시 출동 인원도 부족해진다. ●외곽으로 밀려난 필수인력, 공공안전과 직결 강북에서 경기도로 통근하는 C(30) 소방관은 지난 4월 남양주시 다산동에서 발생한 주상복합건물 화재 때 2시간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 화재 발생 시간은 오후 4시 30분. 소방 당국은 18분 뒤 비상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소방차 등 장비 80대와 인력 400명이 투입됐다. 2단계의 경우 인근 소방서 소방인력 전원이 비번에 상관없이 긴급 소집에 따라야 한다. 당일 비번이었던 C 소방관은 오후 4시 50분 집에서 ‘남양주시 다산동 주상복합건물 화재 대응 2단계 발령. 즉각 소집’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30㎞ 거리의 소방서로 향했다. 근무 중인 소방관들이 펌프차로 먼저 출동했다. C 소방관은 비번 소방관들이 모여 현장으로 가는 지원 버스도 놓쳤다. 그가 주상복합건물 화재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50분. 이미 소속 소방서 근무조가 진화 작업에 투입된 뒤 였다. 통상 화재 진압 때 착용하는 산소통은 30분만 지속돼 근무조별로 교대 투입된다. 비상소집에 늦은 팀원이 많아질수록 다른 소방관들의 화재 진압 투입 횟수가 늘어나는 구조다. C 소방관은 숨 돌릴 새 없이 산소통을 메고 건물 내부로 향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현장 도착까지 2시간이나 지연돼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했다. 미혼인 C 소방관은 연고지인 서울이 아닌 경기 소방에 지원해 근무 중이다. 그는 “소방관 월급으로 서울에서 집을 사고 생활하는 게 어렵다고 느껴 처음부터 경기 소방에 지원했다”며 “이제는 경기도 집값도 너무 올라 허탈하다”고 했다. 소방관들은 서울 안에서도 외곽 거주자가 많다. 서울 근무 소방관이 가장 많이 사는 자치구는 노원구(577명), 강동구(318명), 강서구(226명) 순이다. 근무 소방서와 거주 지역이 일치하는 소방관은 전체 6612명 중 1005명(15.2%)이었다. D 소방관은 “서울에서는 근무지 인근에 살기가 어렵다. 동료 소방관 상당수가 왕복 2~3시간 통근을 당연하게 여긴다”며 “화재·재난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소방관 장거리 통근 대책으로 ‘근무희망 소방관서 배치’ 제도를 꼽는다. 그러나 현장 소방관들의 얘기는 다르다. B 소방관은 “서울 밖에 살면 그나마 지하철역과 가까운 소방서를 신청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소방청 직장협의회 대표인 이기열 소방경은 “경기도 통근자들이 신청하는 관할 지역들이 편중돼 다 수용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1인당 9000만원 한도의 소방공무원 전세자금대출이 2018년부터 운용되지만 한 해 대출 규모는 50여명에 불과하다. 권오범 서울 소방재난본부 경리팀 소방교는 “예산은 한정돼 있고 경쟁률이 높아 신혼부부나 무주택자에게 우선순위를 준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들도 소방·치안 등 사회 필수인력의 직주근접 해법 마련에 부심한다. 급여만으로 도심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 외곽의 열악한 곳에 거주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집값과 물가가 비싸기로 악명 높은 영국 런던은 매년 소방관과 경찰에 제공하는 도심 내 ‘소셜하우징’(공공지원주택) 규모를 확대한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본의 도쿄도 관할도 워낙 넓고 집값이 비싸 기숙사와 같은 주거 공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최근 불거진 세종시 공무원의 특공제도처럼 국민들의 부동산 예민도가 높아 소방관들의 장거리 통근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서울 소방관 근무 방식 서울 소방관들은 ‘21주기’로 주간(5일 연속), 비번(주말), 야간·비번(6일 연속), 당번·비번, 야간·비번(4일 연속), 당번·비번 순으로 교대가 이뤄진다. 주간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야간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다. 재해·재난 상황에 대한 소방 비상대응단계는 1~3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소속 인력 전체가 출동하고 2단계 발령 때는 사고 발생지점 인근 소방서의 소방 인력과 장비가 모두 동원된다. 3단계는 전국 여러 시도의 소방력이 총동원된다.
  • [단독] 서울 소방관 44% 서울 밖에 삽니다… 비번날 비상소집 걸리면 2시간 지각

    [단독] 서울 소방관 44% 서울 밖에 삽니다… 비번날 비상소집 걸리면 2시간 지각

    경기 북부에 사는 소방관 황모(44)씨는 호우나 폭설 때는 지각 악몽을 꾼다. 서울 제1권역(서북)에 위치한 소방서까지의 직선거리는 29㎞. 주간 근무 출근 시간인 오전 9시보다 1시간 30분 일찍 집을 나서도 발을 동동 구를 때가 많다. 황씨는 “집값이 상대적으로 싼 곳에 집이 있는 상황 때문에 비상 ‘응소’(긴급출동 소집에 응하는 것)에 늦을까 걱정한다”고 했다. ●대형화재·재난 땐 모든 대원 긴급호출 황씨처럼 서울 밖에서 서울 시내 소방서로 출근하는 소방관은 몇 명일까. 서울신문이 서울시 소방행정과에 청구한 정보공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서울 근무 소방관 6612명(4월 현재 기준) 가운데 서울 밖 거주 인원은 2929명으로 전체의 44.3%에 달했다. 서울 외 거주 소방관 비율이 절반이 넘는 서울 소방서는 전체 24곳 중 7곳으로 구로(69.2%), 강서(62.1%), 양천(60.4%), 서초(57.7%), 영등포(56.8%), 은평(55.2%), 마포(52.1%) 순이다. 서울 4개 소방권역 중 제3권역(강서·영등포·구로·관악·양천·동작)이 서울 밖 거주 소방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장거리 통근 소방관의 문제는 재해·재난 등 비상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필수 인력이 비싼 도시 거주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변두리로 밀려나는 상황은 공공 안전 문제와 연결된다. ●부랴부랴 100㎞ 달려가도 이미 상황 종료 출근만 2시간이 걸리는 A(34) 소방관은 “비상소집에 급하게 택시를 타고 가던 길에 상황이 종료된 경험이 있다”고 씁쓸해했다. 강남 지역 소방서에 근무하는 B(40) 소방관은 출근 거리만 100㎞에 달한다. 그는 “은행 대출 규모에 맞추다 보니 서울 밖 집만 가능했다”며 “주간 근무 때 통근만으로 지치는 건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신문이 취재한 소방관들에 따르면 장거리 통근자의 지각 사태는 생각보다 빈번하다. 별도의 대체 인원이 없어 앞 순번 근무자가 연장 근무를 하지만 화재 발생 시 출동 인원도 부족해진다. ●외곽으로 밀려난 필수인력, 공공안전과 직결 강북에서 경기도로 통근하는 C(30) 소방관은 지난 4월 남양주시 다산동에서 발생한 주상복합건물 화재 때 2시간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 화재 발생 시간은 오후 4시 30분. 소방 당국은 18분 뒤 비상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소방차 등 장비 80대와 인력 400명이 투입됐다. 2단계의 경우 인근 소방서 소방인력 전원이 비번에 상관없이 긴급 소집에 따라야 한다. 당일 비번이었던 C 소방관은 오후 4시 50분 집에서 ‘남양주시 다산동 주상복합건물 화재 대응 2단계 발령. 즉각 소집’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30㎞ 거리의 소방서로 향했다. 근무 중인 소방관들이 펌프차로 먼저 출동했다. C 소방관은 비번 소방관들이 모여 현장으로 가는 지원 버스도 놓쳤다. 그가 주상복합건물 화재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50분. 이미 소속 소방서 근무조가 진화 작업에 투입된 뒤였다. 통상 화재 진압 때 착용하는 산소통은 30분만 지속돼 근무조별로 교대 투입된다. 비상소집에 늦은 팀원이 많아질수록 다른 소방관들의 화재 진압 투입 횟수가 늘어나는 구조다. C 소방관은 숨 돌릴 새 없이 산소통을 메고 건물 내부로 향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현장 도착까지 2시간이나 지연돼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했다.부모와 함께 사는 C 소방관은 연고지인 서울이 아닌 경기 소방에 지원해 근무 중이다. 그는 “소방관 월급으로 서울에서 집을 사고 생활하는 게 어렵다고 느껴 처음부터 경기 소방에 지원했다”며 “이제는 경기도 집값도 너무 올라 허탈하다”고 했다. 소방관들은 서울 안에서도 외곽 거주자가 많다. 서울 근무 소방관이 가장 많이 사는 자치구는 노원구(577명), 강동구(318명), 강서구(226명) 순이다. 근무 소방서와 거주 지역이 일치하는 소방관은 전체 6612명 중 1005명(15.2%)이었다. D 소방관은 “서울에서는 근무지 인근에 살기가 어렵다. 동료 소방관 상당수가 왕복 2~3시간 통근을 당연하게 여긴다”며 “화재·재난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소방관 장거리 통근 대책으로 ‘근무희망 소방관서 배치’ 제도를 꼽는다. 그러나 현장 소방관들의 얘기는 다르다. B 소방관은 “서울 밖에 살면 그나마 지하철역과 가까운 소방서를 신청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소방청 직장협의회 대표인 이기열 소방경은 “경기도 통근자들이 신청하는 관할 지역들이 편중돼 다 수용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1인당 9000만원 한도의 소방공무원 전세자금대출이 2018년부터 운용되지만 한 해 대출 규모는 50여명에 불과하다. 권오범 서울 소방재난본부 경리팀 소방교는 “예산은 한정돼 있고 경쟁률이 높아 신혼부부나 무주택자에게 우선순위를 준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들도 소방·치안 등 사회 필수인력의 직주근접 해법 마련에 부심한다. 급여만으로 도심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 외곽의 열악한 곳에 거주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집값과 물가가 비싸기로 악명 높은 영국 런던은 매년 소방관과 경찰에 제공하는 도심 내 ‘소셜하우징’(공공지원주택) 규모를 확대한다. 런던 시장은 지난 3월 모든 사회 필수인력에게 시장가보다 싸게 주택을 구입·임대할 수 있는 우선권을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본의 도쿄도 관할도 워낙 넓고 집값이 비싸 기숙사와 같은 주거 공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최근 불거진 세종시 공무원의 특공제도처럼 국민들의 부동산 예민도가 높아 소방관들의 장거리 통근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서울 소방관 근무 방식 서울 소방관들은 ‘21주기’로 주간(5일 연속), 비번(주말), 야간·비번(6일 연속), 당번·비번, 야간·비번(4일 연속), 당번·비번 순으로 교대가 이뤄진다. 주간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야간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다. 재해·재난 상황에 대한 소방 비상대응 단계는 1~3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소속 인력 전체가 출동하고 2단계 발령 때는 사고 발생지점 인근 소방서의 소방 인력과 장비가 모두 동원된다. 3단계는 전국 여러 시도의 소방력이 총동원된다.
  • [단독] 서울 소방관 44% 서울 밖에 삽니다… 비번날 비상소집 걸리면 2시간 지각

    [단독] 서울 소방관 44% 서울 밖에 삽니다… 비번날 비상소집 걸리면 2시간 지각

    경기 북부에 사는 소방관 황모(44)씨는 호우나 폭설 때는 지각 악몽을 꾼다. 서울 제1권역(서북)에 위치한 소방서까지의 직선거리는 29㎞. 주간 근무 출근 시간인 오전 9시보다 1시간 30분 일찍 집을 나서도 발을 동동 구를 때가 많다. 황씨는 “집값이 상대적으로 싼 곳에 집이 있는 상황 때문에 비상 ‘응소’(긴급출동 소집에 응하는 것)에 늦을까 걱정한다”고 했다. ●대형화재·재난 땐 모든 대원 긴급호출 황씨처럼 서울 밖에서 서울 시내 소방서로 출근하는 소방관은 몇 명일까. 서울신문이 서울시 소방행정과에 청구한 정보공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서울 근무 소방관 6612명(4월 현재 기준) 가운데 서울 밖 거주 인원은 2929명으로 전체의 44.3%에 달했다. 서울 외 거주 소방관 비율이 절반이 넘는 서울 소방서는 전체 24곳 중 7곳으로 구로(69.2%), 강서(62.1%), 양천(60.4%), 서초(57.7%), 영등포(56.8%), 은평(55.2%), 마포(52.1%) 순이다. 서울 4개 소방권역 중 제3권역(강서·영등포·구로·관악·양천·동작)이 서울 밖 거주 소방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장거리 통근 소방관의 문제는 재해·재난 등 비상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필수 인력이 비싼 도시 거주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변두리로 밀려나는 상황은 공공 안전 문제와 연결된다. ●부랴부랴 100㎞ 달려가도 이미 상황 종료 출근만 2시간이 걸리는 A(34) 소방관은 “비상소집에 급하게 택시를 타고 가던 길에 상황이 종료된 경험이 있다”고 씁쓸해했다. 강남 지역 소방서에 근무하는 B(40) 소방관은 출근 거리만 100㎞에 달한다. 그는 “은행 대출 규모에 맞추다 보니 서울 밖 집만 가능했다”며 “주간 근무 때 통근만으로 지치는 건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신문이 취재한 소방관들에 따르면 장거리 통근자의 지각 사태는 생각보다 빈번하다. 별도의 대체 인원이 없어 앞 순번 근무자가 연장 근무를 하지만 화재 발생 시 출동 인원도 부족해진다. ●외곽으로 밀려난 필수인력, 공공안전과 직결 강북에서 경기도로 통근하는 C(30) 소방관은 지난 4월 남양주시 다산동에서 발생한 주상복합건물 화재 때 2시간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 화재 발생 시간은 오후 4시 30분. 소방 당국은 18분 뒤 비상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소방차 등 장비 80대와 인력 400명이 투입됐다. 2단계의 경우 인근 소방서 소방인력 전원이 비번에 상관없이 긴급 소집에 따라야 한다. 당일 비번이었던 C 소방관은 오후 4시 50분 집에서 ‘남양주시 다산동 주상복합건물 화재 대응 2단계 발령. 즉각 소집’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30㎞ 거리의 소방서로 향했다. 근무 중인 소방관들이 펌프차로 먼저 출동했다. C 소방관은 비번 소방관들이 모여 현장으로 가는 지원 버스도 놓쳤다. 그가 주상복합건물 화재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50분. 이미 소속 소방서 근무조가 진화 작업에 투입된 뒤 였다. 통상 화재 진압 때 착용하는 산소통은 30분만 지속돼 근무조별로 교대 투입된다. 비상소집에 늦은 팀원이 많아질수록 다른 소방관들의 화재 진압 투입 횟수가 늘어나는 구조다. C 소방관은 숨 돌릴 새 없이 산소통을 메고 건물 내부로 향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현장 도착까지 2시간이나 지연돼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했다. 미혼인 C 소방관은 연고지인 서울이 아닌 경기 소방에 지원해 근무 중이다. 그는 “소방관 월급으로 서울에서 집을 사고 생활하는 게 어렵다고 느껴 처음부터 경기 소방에 지원했다”며 “이제는 경기도 집값도 너무 올라 허탈하다”고 했다. 소방관들은 서울 안에서도 외곽 거주자가 많다. 서울 근무 소방관이 가장 많이 사는 자치구는 노원구(577명), 강동구(318명), 강서구(226명) 순이다. 근무 소방서와 거주 지역이 일치하는 소방관은 전체 6612명 중 1005명(15.2%)이었다. D 소방관은 “서울에서는 근무지 인근에 살기가 어렵다. 동료 소방관 상당수가 왕복 2~3시간 통근을 당연하게 여긴다”며 “화재·재난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소방관 장거리 통근 대책으로 ‘근무희망 소방관서 배치’ 제도를 꼽는다. 그러나 현장 소방관들의 얘기는 다르다. B 소방관은 “서울 밖에 살면 그나마 지하철역과 가까운 소방서를 신청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소방청 직장협의회 대표인 이기열 소방경은 “경기도 통근자들이 신청하는 관할 지역들이 편중돼 다 수용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1인당 9000만원 한도의 소방공무원 전세자금대출이 2018년부터 운용되지만 한 해 대출 규모는 50여명에 불과하다. 권오범 서울 소방재난본부 경리팀 소방교는 “예산은 한정돼 있고 경쟁률이 높아 신혼부부나 무주택자에게 우선순위를 준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들도 소방·치안 등 사회 필수인력의 직주근접 해법 마련에 부심한다. 급여만으로 도심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 외곽의 열악한 곳에 거주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집값과 물가가 비싸기로 악명 높은 영국 런던은 매년 소방관과 경찰에 제공하는 도심 내 ‘소셜하우징’(공공지원주택) 규모를 확대한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본의 도쿄도 관할도 워낙 넓고 집값이 비싸 기숙사와 같은 주거 공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최근 불거진 세종시 공무원의 특공제도처럼 국민들의 부동산 예민도가 높아 소방관들의 장거리 통근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아기 때 쓰레기통에 버려진 제가 돈보다 소중히 여기는 것은요”

    “아기 때 쓰레기통에 버려진 제가 돈보다 소중히 여기는 것은요”

    미국 플로리다주의 발명가 겸 사업가, 정보통신(IT) 백만장자인 프레디 피거스(31)가 세상 누구보다 힘든 유년 시절을 보냈을 것이란 사실을 알아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환경 때문에 이런저런 사람이 되게 놔두지 말라”는 것이 그의 인생 조언이다. 여덟 살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2014년 세상을 떠난 네이선이 친아버지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동네 아이들이 자꾸 놀려댔다. ‘쓰레기 아기’ ‘버린 자식’ ‘더러운 자식’ 등이라고, 해서 프레디는 아버지에게 이유를 따졌다. 네이선은 “잘 들어.직설적으로 말할 거야. 네 친엄마가 널 버렸어. 해서 나와 베티 메이는 널 입양 위탁시설에 보내지 않고 널 입양했어. 넌 내 아들이야”라고 말했다. 신생아일 때 커다란 쓰레기 적재함에 버려졌다는 것이었다. “난 ‘OK, 난 쓰레기구나’라고 생각했다. 원치 않은 아기였구나 느꼈다. 그랬더니 양아버지는 내 어깨를 붙들고 ‘잘 들어, 네가 그 일 때문에 괴롭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북부의 8000여명이 살던 시골마을 퀸시에서 네이선은 수선 일을 했고 베티 메이는 농장 인부라 찢어지게 가난했다. 프레디가 신생아이던 1989년에 그들은 이미 50대 나이였다. 이미 많은 아이들을 위탁받아 돌보고 있었지만 프레디가 두 살 때 입양했다. 아이들이 스쿨버스에서 깡통 쓰레기를 던지며 놀려댄다는 것을 알고 양아버지가 마중나와 있어도 아이들은 부자를 함께 놀려먹었다. ‘프레디 아버지는 지팡이를 짚고 다닌대요’ 어쩌구 하면서. 하지만 네이선은 훌륭한 사람이었다. 늘 사람들을 돕고, 낯선 사람을 만나면 가던 길을 멈추고 도왔다. 홈리스들에게 먹을 것을 주는 그런 사람이었다.주말이면 부자는 쓰레기 하치장에 가 쓸만한 것을 주웠다. 미국 속담 ‘누군가의 쓰레기는 누군가에겐 보물’을 떠올렸다. 그 때도 프레디는 컴퓨터에 꽂혀 있었다. 어느날 중고 컴퓨터 가게에서 망가진 매킨토시 컴퓨터가 눈에 확 들어왔다. 판매원을 졸라 24달러에 산 뒤 집에 가져온 날 프레디는 뛸듯이 기뻐했다. 이미 라디오, 시계, VCR 등을 분해 조립해 본 그는 고장난 컴퓨터를 끼고 지냈다. 50번 정도의 시도 끝에 컴퓨터 전원을 켜는 데 성공했다. 컴퓨터를 고쳐보니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고통 따위는 문제도 아니었다. 열두 살 때 학교 컴퓨터가 고장나면 그가 불려갔다. 방과후 프로그램을 지도하던 여교사가 퀸시 시장이 되자 아버지와 함께 시청에 와 컴퓨터를 고쳐달라고 했다. 학교를 파한 뒤 100대 가량의 컴퓨터를 고치면서 12달러의 시급을 받았다. 2년쯤 지났을 때 시의 수압 측정 시스템을 컴퓨터로 구축하는 사업을 해야 하는데 한 회사가 60만 달러를 내라고 했다. 프레디에게 해보라고 했고, 그는 아주 싼값에 정확히 요구한 것을 해냈다. 겨우 열다섯 살 때였다. 학교를 다니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부모들은 실망했지만 곧바로 컴퓨터 수리 일로 창업을 했다. 공교롭게도 네이선이 알츠하이머 증후군을 앓기 시작한 때였다. 한밤중에 일어나 전날 저녁에 본 영화 ‘건스모크’ 주인공 흉내를 냈다. 라이플 소총을 프레디 머리에 갖다 대고 ‘널 이 마을에서 쫓아내고 말거야’ 대사를 따라하는 것이었다. 또하나 어린 프레디가 환장할 일은 옷을 다 입고는 신발을 안 신었다고 찾아달라는 것이었다. 해서 꽤나 수익을 올린 발명품을 만들게 됐다. 신발에다 모니터링 장비와 스피커를 달아 랩톱 컴퓨터에 연결해 신발 속에서 “아버지 어디 계세요”란 자신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게 만들었다. 애플과 구글 맵스가 나오기 한참 전의 일이었다. 네이선의 상태가 더 나빠지자 가족들은 양로원에 보내자고 했지만 어린 시절 버려진 경험이 있는 프레디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출장을 갈 때도 양아버지를 모셔갔다. 고객을 만날 때면 자동차 뒷좌석에 에어컨을 틀어놓고 라디오를 켜놓고 차 문을 잠가뒀다. 한번은 고객과 상담하는데 아버지가 창문을 내리고 기어나와 상담을 끝내고 나와야 했다. 다행히 아버지는 주차장에 앉아 있었다.네이선이 8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을 때 프레디는 스물넷이었다. 신발 추적 장치 아이디어를 220만 달러에 팔았다. 늘 1993년식 포드 픽업트럭과 낚시 보트를 사고 싶었는데 사고도 남을 돈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야말로 눈을 떴다. 돈은 아무 것도 아니며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세상을 떠나기 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내 온힘을 다할 것이라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부자는 아니었지만 많은 이들의 인생에 영향을 미쳤다. 그 역시 아버지처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 무렵 그는 두 번째 기발한 발명품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여덟 살 때 조지아주에 있는 어머니의 삼촌 댁을 방문했을 때 경험에 착안했다. 부모가 아무리 노크해도 삼촌이 문을 열어주지 않자 어린 프레디에게 창문으로 들어가 문을 따게 했는데 그 친척은 난롯가 의자에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앉아 있었다. 당뇨병을 앓던 그는 코마 상태에 빠져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그는 당뇨 환자의 혈당을 멀리 떨어진 병원 의료진이 점검해 가까운 친인척에게 찾아가게끔 경고를 보내는 시스템을 착안했다. 미국 시골에 2G나 3G 밖에 안 깔린 데다 퀸시 주민들은 전화를 걸어 인터넷을 연결하는 점을 감안해 큰 소리로 전화 벨이 울리다가 갑자기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 식으로 경보가 울리게 했다. 프레디는 시골의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끌어올리고 싶어 2008년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면허를 따 자신의 회사 피거스 커뮤니케이션을 설립했다. 더 큰 규모의 통신 사업자들이 인구 1000명도 안되는 시골 지역에 투자하도록 청원했다. 무려 394회에 이르렀다. 돈을 엄청 까먹었다. 스물한 살이던 2011년 그는 미국에서 가장 젊고, 흑인으로 유일한 통신 사업자로 이름을 올렸다. 사업 초기 혼자서 모든 일을 했다. 플로리다주 북부와 조지아주 남부에 서비스를 하고 있다. 2014년에 스마트폰 제품을 내놓았는데 피거스 F1은 운전 중에 문자를 보내거나 딴청을 피우면 이를 감지해 차의 속도를 시속 10마일로 떨어뜨리는 장치다. 2019년에 출시한 피거스 F3는 충전기로부터 5m 안에만 있으면 언제든 무선으로 충전하는 칩이 내장돼 있는데 FCC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일부 블로거가 최초의 제품이 아니란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6일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우리 목표는 정직함과 투명함을 제공하는 것이며 질 좋고 개선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라고 털어놓았다.양어머니 베티 메이(83)도 알츠하이머가 시작됐다. 양아들의 성취를 매우 자랑스러워하며 그가 개발한 글루코미터(glucometer)가 삼촌의 목숨을 구했을지 모르는 “뭔가 특별한 것”이란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변호사 네이틀리와 2015년에 결혼해 어린 딸을 뒀다. 불우한 환경의 어린이와 가족들의 교육과 보건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재단도 운영하고 있다. 위탁 돌봄시설의 아이들에게 자전거를 기부하는 일, 코로나19 팬데믹과 싸우는 이들에게 개인보호장구(PPE)를 기부하는 일을 하고 있다. 어린 딸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세상이 아무리 차갑게 보이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자신에게 일생의 롤 모델이었던 양아버지 네이선도 전적으로 동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AR-15 반자동소총 위험성이 맥가이버칼 정도?… 캘리포니아 판결에 미 발칵

    AR-15 반자동소총 위험성이 맥가이버칼 정도?… 캘리포니아 판결에 미 발칵

    ‘공격용 총기 판매 금지법’ 32년만에 위헌무기 소지 권리 규정한 수정헌법 2조 위배3월 볼더 10명 사망 사건 등 문제 된 총기바주카포·기관총 아닌 “평범한 인기 소총”“스위스의 (다목적) 군용 칼과 마찬가지로 AR-15 소총은 가정을 방어하는 무기이자 국토방어 장비입니다.” 로저 베니테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연방지방법원 판사가 4일(현지시간) 32년간 지속된 공격용 총기 판매 금지법을 위헌으로 판결하면서 반자동 소총인 AR-15를 소위 맥가이버 칼로 불리는 스위스 군용 칼에 비유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는 이날 94쪽 분량의 판결문에서 1989년 이후 시행된 총기 판매 금지법은 무기 휴대의 권리를 규정한 수정헌법 제2조에 위배되며 “실패한 실험”이라고 명시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5일 전했다. 또 그는 AR-15가 “바주카포나 기관총”이 아니라 “상당히 평범하고 인기 있는 현대식 소총”이라며 문제가 크지 않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어 “캘리포니아의 살인 사건 중 칼을 사용한 경우가 소총보다 7배 많다”며 다른 주에서 소지를 허용하는 총기를 캘리포니아에서만 막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콜로라도주 볼더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에서도 범인은 AR-15 계열의 총기로 10명을 사망케했고, 이전 많은 총기 사건에서 등장한 바 있다. 캘리포니아는 1989년 5명의 학생이 사망한 스톡턴초등학교 총기사건 뒤 미국에서 처음으로 공격용 총기 판매 금지법을 만들었다. 이번 판결은 샌디에이고주 총기 소유 정치행동위원회, 캘리포니아주 총기권리연맹 등 총기를 옹호하는 단체들이 제기한 소송에 따른 것이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총기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을 실망하게 하는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롭 본타 주 검찰총장도 이번 판결에 “근본적으로 결함이 있다”며 항소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은 최근 한인의 목숨을 앗아간 애틀랜타 총격 참사 이후 총기 규제 강화를 꾀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바이든은 공격용 무기 및 고성능 자동 소총을 금지하는 입법을 추진하는 한편, 앞서 하원을 통과한 무기 구입시 신원 확인 의무화 법안에 대해 상원 통과를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상원에서 양당의 의석인 50대50 동수인 상원에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없이 표결을 진행하려면 공화당에서 10표의 반란표가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 공화당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최근 “나도 AR-15를 갖고 있다”며 총기 규제 방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바 있다. USA투데이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최근 설문 결과에 따르면 총기 규제 강화에 대한 찬성률은 65%로 과반을 넘었지만, 이는 2019년 8월 조사에 비해 7%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NASA 탐사선 주노, 모레(8일) ‘태양계 최대 위성’에 근접

    NASA 탐사선 주노, 모레(8일) ‘태양계 최대 위성’에 근접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목성 탐사선 주노가 현지시간으로 7일 오후 1시 35분쯤 목성 주위를 공전하는 태양계 최대 위성인 가니메데에 근접한다. 이는 동부 일광 절약시(EDT)로 여기서 13시간을 더해 우리나라 시간으로 계산하면 8일 오전 2시 35분쯤 근접한다는 것이다.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2016년 7월부터 목성과 그 위성들을 관측해온 주노가 이번에 가니메데 표면에서 1038㎞ 이내 거리까지 근접 관측할 계획이다. 우주 탐사선이 이 정도 거리까지 가니메데에 근접하는 사례는 목성 탐사선 갈릴레오가 2000년 5월 근접한 이후로 21년 만에 처음이다. 목성의 제3 위성인 가니메데는 반지름이 2631㎞로, 행성인 수성보다 크다. 궤도 반지름은 목성 반지름의 14.99배로 7.5일마다 목성 주위를 일주한다.주노는 이번 근접 임무에서 선체에 탑재된 카메라로 가니메데의 모습을 자세히 촬영할 예정이다. 또 다른 관측 장비를 이용해 얼어붙은 표면을 포함한 가니메데의 구성에 관해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내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도 수집할 계획이다. 미국 사우스웨스트연구소 소속 주노 담당 스콧 볼턴 선임연구원은 성명에서 “주노에는 이전에 없는 방식으로 가니메데를 관측할 수 있는 고감도 관측 장비들이 탑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태양계에서 자기장을 가진 유일한 위성이기도 한 가니메데의 남극과 북극 주변에서는 아름다운 오로라가 발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따라 가니메데의 이름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 왕자에게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화 속 가니메데는 제우스의 사랑을 받은 필멸의 인간들 중 가장 아름다운 남자로, 올림포스로 유괴돼 신들의 연회에서 술 따르는 일을 맡았다고 기록돼 있다. 사진=미국지질조사국(USGS) 천체지질학 과학센터 / 휘턴 / JPL-캘텍 / 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북한 금강산에서 세계골프선수권대회 가능할까 [이슈픽]

    북한 금강산에서 세계골프선수권대회 가능할까 [이슈픽]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남북관계 교착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골프선수권대회’의 금강산 유치를 지원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낳고 있다. 이 장관은 지난 4일 이중명 대한골프협회장으로부터 ‘남북한이 공동으로 2025년 세계 골프선수권대회의 금강산 유치활동을 벌이자’는 제안을 받고는 “설렌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도움과 협력·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엔안보리는 지난 2006년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제1718호를 통해 사치품을 유엔 회원국의 영토·국민·국적선·항공기를 거쳐 북한에 제공·판매 또는 이전할 수 없도록 했다. 사치품 예시목록에는 레크레이션 스포츠 장비도 포함되어 있다. 이 장관이 지원 의사를 밝힌 골프대회 개최 시점은 5년 뒤로 코로나19 유행상황이나 남북·북미 간 교착 국면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단정짓기 어렵다. 미국 정부는 이 장관의 발언에 한미 양국 간 대북정책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4일(현지시간)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해당 발언에 대한 논평 요청에 “미국은 남북한 간의 협력을 지원한다”면서도 “동맹국 한국과의 긴밀한 협조가 미 정부 대북전략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이어 “유엔의 대북제재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린 유엔 및 북한 주변국들과의 외교 등을 통해 이 제재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신안보센터의 제이슨 바틀렛 연구원은 “한국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으로부터의 면제 승인 없이 제재대상인 북한의 개인 또는 기업과 합작투자를 하거나 경제협력 관관계를 맺을 경우 유엔과 미 정부의 대북제재 조치 위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골프대회는 골프채 등 경기용품이 대북제재 때문에 북한 반입이 제한되는 사치품으로 분류될 수 있고, 북한 내부에서도 골프는 자본주의 운동 경기 종목이란 부정적 인식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성추행 무마 회유’ 준위, 피해자 숨진 채 발견된 날 골프

    ‘성추행 무마 회유’ 준위, 피해자 숨진 채 발견된 날 골프

    성추행 피해를 당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이모 중사에게 사건을 덮으라고 회유했다는 의혹을 받는 상관 노모 준위가 이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된 지난달 22일 골프를 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노 준위는 4일 TV조선과 통화에서 “아침에 쳤고 정확한 시간은 기억 나지 않는다”면서 “4홀 정도 돌고 있던 중에 (이 중사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어, 바로 장비도 챙기지 않고 (골프장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노 준위는 이날 오전 6시 40분쯤 골프를 치다가 오전 8시 20분쯤 골프장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부대엔 오전 8시쯤 상황 보고가 전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사의 상관인 노 준위는 이 중사가 장모(구속)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하루 뒤인 지난 3월 3일 성추행 사실을 보고 받았으나 대대장에게 즉시 보고하지 않고 이 중사를 불러 회유한 의혹을 받고 있다. 노 준위는 사건 발생 만 하루가 지난 3일 밤에 대대장에게 유선 보고했다. 이에 유족 측은 지난 3일 이 중사를 회유한 노 준위와 또 다른 상관 노모 상사를 직무유기·강요미수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에 고발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인천 신축 물류센터서 50대 일용직 근로자 10m 아래 추락사

    인천 한 물류센터 신축 건물에서 50대 일용직 근로자가 10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4일 소방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1분쯤 인천시 중구 연안동 한 8층짜리 물류센터 건물의 옥상에서 근로자 A(56)씨가 10m 아래 7층 주차장으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A씨는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의식이 없는 상태로 119구급대에 의해 응급처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물류센터는 최근 공사가 마무리돼 지난달 말 사용승인이 나온 곳이다. A씨는 해당 물류센터 시공사의 협력업체 일용직 근로자로 사고 당시 폐자재를 치우는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현장에는 A씨를 포함해 해당 협력업체 근로자가 4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장에 안전관리자가 있었는지와 안전 장비 착용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안전모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며 “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안전 수칙 준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이선호씨 사망 사고 ‘동방‘ 관계자 등 5명 업무상 과실치사 입건

    지난 4월 평택항에서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진 이선호씨의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인 경찰이 원청업체인 ‘동방’소속 A씨를 포함한 사고 관계자 5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동방 소속 A씨 등 5명을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4월 22일 이씨가 평택항 부두 개방형 컨테이너 날개 아래에서 나뭇조각을 치우는 작업을 하던 중 무게 300㎏가량의 날개에 깔리는 과정에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이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컨테이너 작업을 할 때는 사전에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안전조치 방안 등을 마련한 뒤에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그러나 당시 이씨가 투입된 작업은 사전에 계획된 바 없이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현장에 배치돼야 할 안전관리자나 수신호 담당자 등도 없었고,이씨는 안전모 등 안전 장비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참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경찰은 이씨가 관련 교육도 없이 컨테이너 정리 작업에 투입된 경위와 컨테이너 자체의 안전장치 오작동 문제 등 위법 정황을 다수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이날부터 오는 6일까지 A씨 등을 차례로 소환해 관련 혐의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숨지게 된 작업 현장에 다수의 안전조치 부실 정황이 발견돼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며 “이 중 혐의가 중한 일부에게는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이선호씨 사망사고 관련 5명 업무상 과실치사 입건...소환 조사

    이선호씨 사망사고 관련 5명 업무상 과실치사 입건...소환 조사

    지난 4월 평택항에서 사고로 숨진 청년 노동자 고(故) 이선호씨의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인 경찰이 원청업체인 ‘동방’ 관계자들을 포함한 사고 관계자 5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4일 경기 평택경찰서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동방 소속 A씨 등 5명을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4월 22일 이씨가 평택항 부두 개방형 컨테이너 날개 아래에서 나뭇조각을 치우는 작업을 하던 중 무게 300㎏가량의 날개에 깔리는 과정에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이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컨테이너 작업 시 사전에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안전조치 방안 등을 마련한 뒤에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당시 이씨가 투입된 작업은 사전에 계획된 바 없이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현장에 배치돼야 할 안전관리자나 수신호 담당자 등이 없었으며, 이씨는 안전모 등 안전 장비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참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경찰은 이씨가 관련 교육도 없이 컨테이너 정리 작업에 투입된 경위와 컨테이너 자체의 안전장치 오작동 문제 등 위법 정황을 다수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이날부터 오는 6일까지 A씨 등을 차례로 소환해 관련 혐의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숨지게 된 작업 현장에 다수의 안전조치 부실 정황이 발견돼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며 “이 중 혐의가 중한 일부에게는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선 엄중 처벌 기조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원청에서 하청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부분이 없도록 철저히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국내 유일 살수 겸용 전기 노면청소차 크린텍 ‘크린스카이’, 친환경 생태계 구축 위한 필수장비 ‘주목’

    국내 유일 살수 겸용 전기 노면청소차 크린텍 ‘크린스카이’, 친환경 생태계 구축 위한 필수장비 ‘주목’

    황사, 미세먼지 등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성이 날로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국내 유일 살수 겸용 전기 노면청소차 ‘크린스카이’에 대한 관심이 급증되고 있다. 지난 27년간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코엑스, 인천공항 등 기업체와 공공기관에 청소장비를 공급해온 크린텍(대표 고예성)이 지난해 출시한 ‘크린스카이’는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존 도로청소차와 달리 대용량 리튬배터리를 사용하는 100% 친환경 전기 도로청소차다. 한국 도로 상황에 맞춘 소형 사이즈로 기존 청소차들이 진입하지 못한 이면도로와 골목길 청소까지 가능하며, 청소기능과 살수 기능을 통합해 살수 차량을 별도로 구입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다. 작업 소음도 기존의 3분의1 수준으로 감소시켜 주택가, 이면도로, 골목길 등 생활공간 근접지역에서의 운영 또한 최적화 되어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성능인증서(우선구매대상 기술 개발 제품) 획득을 비롯해 자동차 안전 검사증 획득, 고효율 전기 청소차 및 살수 기능 전기 청소차 등 2종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우수디자인(GD) 상품에도 선정되는 등 뛰어난 성능은 물론 디자인 면에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앞서 여러 지방자치단체에 시범, 임대 운영했으며 성능과 유지보수 비용 절감 등을 바탕으로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크린텍 고예성 대표는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과 함께 친환경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며, 미세먼지저감 성능을 인정받은 국내 유일 살수 겸용 전기 노면청소차 ‘크린스카이’에 대한 지자체의 이용문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여러 지자체에서 운영 중이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대표는 이어 “향후 현장의 필요 등을 반영해 한층 완성된 친환경 전기청소차를 선보일 예정으로, 자율주행 등 스마트모빌리티 로드맵에 따른 차후 기술도 준비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랜 기간 광범위한 전국 AS망을 보유하며 관련 업계 리딩컴퍼니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크린텍은 현장 방문서비스 등을 통해 장비 가동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대건설기계, 친환경 건설장비 시장 선점

    현대건설기계, 친환경 건설장비 시장 선점

    현대중공업그룹 건설장비 계열사 현대건설기계가 친환경 전략모델 ‘A시리즈’를 출시했다. 현대건설기계는 4일 경기 용인의 기술혁신센터에서 신모델 A시리즈의 국내 론칭 행사를 갖고 신형 6~52t급 굴착기 9개 모델과 휠로더 4개 모델을 공개했다. A시리즈는 유럽의 배출가스 규제 ‘스테이지V’를 만족하는 친환경 엔진이 탑재됐다. 스테이지V는 디젤 엔진의 미세물질 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유럽연합(EU)의 법안을 의미한다. 내년 4월부터는 국내에서도 여기에 상응하는 배출가스 규제가 시행된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시행 1년 앞서 강화된 배출 기준을 충족시키며 시장 선점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A시리즈의 엔진은 기존보다 연비가 최대 20% 향상됐으며, 스마트건설 분야의 첨단 제어기술인 ‘머신컨트롤’과 ‘머신가이던스’ 시스템이 장착돼 자동 및 반자동 작업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작업장 주변의 위험을 감지해 알려주는 ‘레이더시스템’, 기울임·젖힘 등 작업을 정교하게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틸트로테이터’ 등 최첨단 기술이 적용돼 안전과 효율성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인류를 변화시킨 천체사진 TOP3

    ​[이광식의 천문학+] 인류를 변화시킨 천체사진 TOP3

    인류가 최초로 우주로 진출한 것은 1957년 구소련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로, 벌써 반세기를 훌쩍 넘었다. 그로부터 미-소 간에 격심한 우주 경쟁이 막을 올렸고, 1969년 미국은 마침내 달에 최초로 인간을 착륙시킴으로써 우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후 1990년에는 허블 우주망원경이 지구 궤도에 올려져 우주를 보는 인류의 의식에 혁명을 가져다주었고, 심우주에서 일어나는 온갖 천문현상과 천체들을 촬영하고 데이터를 전송해 천문학 발전에 단일 장비로는 최고의 기여도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껏 지상과 우주의 망원경, 그리고 우주인들이 직접 찍은 천체사진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그중에도 인류를 변화시킨 가장 유명한 천체사진 TOP3를 뽑아 소개한다. ​ ​1. '블루마블(The Blue Mable)', 저렇게 연약한 지구라니 지구가 공처럼 둥글다는 사실을 인류가 맨처음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것은 1972년 12월 7일이었다. 달로 향하던 아폴로 17호의 승조원들이 지구 지름의 약 3배인 4만 5000km 떨어진 우주공간에서 되돌아본 지구의 모습은 '푸른 구슬' 하나가 캄캄한 우주에 둥실 떠 있는 광경이었다. 선장 유진 서넌은 이 광경을 렌즈에 담았고, ‘푸른 구슬’이라는 뜻의 '블루마블'(The Blue Mable)이라는 이름으로 천체사진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진으로 등극했다. ​  이처럼 지구나 달 같은 천체들이 공처럼 둥근 것은 중력의 세기가 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물질은 중력으로 뭉쳐지게 되는데, 중력은 물체의 중심에서 작용하는 힘으로, 중력의 방향은 항상 물체의 중심으로 향한다. 중심에서 주위의 어느 쪽으로도 치우쳐지지 않는 균형된 중력의 세기를 유지하는 도형, 그것이 바로 구인 것이다.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다보면 가장 먼저 드는 감정은 비현실적으로 신비하고 아름답다는 느낌이다. 흙과 돌로 이루어진 둥근 덩어리가 우주공간에 둥실 떠 있는 광경은 참으로 낯설게 보일 것이다. 지구 행성을 휘감고 있는 푸른 바다, 흰 얼음에 덮인 남극대륙과 불그레한 아프리카, 인도양의 사이클론까지 어우러진 광경은 숨막히는 아름다움으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이 놀라운 사진은 고유명사를 뜻하는 ‘The’를 붙여 '더 블루마블'(The Blue Marble)이라고 불린다. 그 신비하고 아름답다는 느낌 뒤에 바로 따라붙는 것은 '저렇게 연약하다니' 하는 감정이다. 끝 모를 망망대해 같은 흑암의 우주공간에 홀로 떠서 반딧불처럼 반짝이는 사진 속 작은 지구는 우주의 입김 한 번이면 어디론가 날아가버릴 것같이 보인다. 지금이라도 소중히 지켜줘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이 사진은 ‘지구의 날’(4월 22일) 행사의 상징이 됐고, 환경운동이 널리 확산되는 촉매 역할을 했다.  인류 최초로 한 시간 반이라는 짧은 우주여행을 마치고 한순간에 ‘소련의 영웅’으로 탄생한 러시아의 유리 가가린은 인터뷰에서 “멀리서 지구를 바라보니 우리가 서로 다투기에는 지구가 너무 작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먼 우주에서 지구와 인류를 돌아보고 느끼는 감정과 충격으로 인해 세계관이나 인생관 등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오버뷰 이펙트(Overview Effect), 조망효과라 한다. 아폴로 17호의 사진이 그토록 유명해진 것은 1970년대 활발했던 환경주의 운동에서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인데, 드넓은 우주 속에서 홀로 남은 지구의 소중함을 여과없이 드러내기엔 안성맞춤이기도 했다. NASA의 기록전문가인 마이크 겐트리는 '푸른 구슬'이 인류 역사상 가장 널리 접해진 사진이라 강조한 바 있다.  아마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배포된 사진인 블루마블. 이름 그대로 우주 공간에 홀로 떠 있는 지구는 금방이라도 깨질 것 같은 유리구슬을 연상케 하지만, 이렇게 아름답고 장엄한 구슬이라면 최선을 다해 지킬 가치가 있지 않을까.  ​2. '지구돋이(Earthrise)', 달에서 지구는 어떻게 보일까?최초의 지구돋이 사진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우주선 아폴로 우주비행사 윌리엄 앤더스가 1968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찍은 것이다. 아폴로 8호는 당시 달을 10바퀴 돌면서 촬영한 달의 사진을 지구로 전송하고 TV로 생중계한 뒤 귀환해 태평양 바다 위에 무사히 내려앉았다. 인류가 우주에서 본 지구 모습을 최초로 담은 이 사진은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저명한 자연 사진작가 갤런 로웰은 '이제까지의 사진들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작품이다'라고 평가했으며, 가장 아름다운 천체 사진으로 꼽혀 지구 환경 지키기 운동을 촉발하기도 했다.  아폴로 8호는 달 표면에 착륙하지는 않았다. 위의 사진은 앤더스가 달 궤도에서 찍은 것으로, 마치 지구가 달이나 해처럼 공중으로 떠오르는 것처럼 보여 '지구돋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사실 과학적으로 틀린 표현이다. 달은 지구의 중력에 꽉 잡힌 상태이기 때문에 자전과 공전 주기가 27.3일로 같다. 이를 동주기 자전을 한다. 따라서 지구에서는 달의 한쪽 면만밖에 볼 수 없기 때문에 달에서 볼 때 지구는 하늘의 한 곳에 박혀서 움직이지 않는다. 다시 말해 달에서는 지구가 뜨거나 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지구돋이’ 사진은 달 궤도를 도는 우주선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마치 지구가 달의 지평선 너머로 뜨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가 나타났다.  위의 사진은 지구가 햇빛을 받는 부분만 나타나 마치 상현달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이 사진을 찍을 때 승조원들이 나눈 대화는 다음과 같다.  앤더스 : 오 마이 갓! 저기 있는 광경 좀 봐! 지구가 떠오르고 있어. 와우, 예쁘다.!  ​보먼(선장) : 찍지 말라구. 작업목록에 없는 거야. (농담) 앤더스 : (웃음) 컬러 필름 있어, 짐? 컬러 롤 빨리 좀 줘봐. 러벨 : 오, 그게 좋겠군!  아폴로 승조원들은 이 사진을 찍기 전 달 궤도를 돌면서 창세기 1장 1절에서 10절까지를 나누어 읽었는데, 이는 TV로 생중계되어 세계를 놀라게 했을뿐더러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3. '창백한 푸른 점'(The Pale Blue Dot), 한 점 티끌 지구...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2013년, 인간이 만든 피조물로는 최초로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공간으로 진입한 보이저 1호를 따라 2018년 12월에는 보이저 2호가 두번째로 태양계를 떠나 성간우주로 진출했다. 이들 인류의 두 우주 척후병은 한국어를 비롯한 55개 언어로 된 지구 행성인의 인사말과 사진 110여 장 등이 담긴 골든 레코드를 지니고 있다.  보이저 1호가 출발한 지 13년 만인 1990년 2월 14일, 지구로부터 60억km 떨어진 해왕성 궤도 부근을 지날 때 뜻하지 않은 명령을 전달받았다. 카메라를 지구 쪽으로 돌려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 가족사진을 찍으라는 명령이었다. 이 아이디어를 처음 낸 사람은 천문학 동네의 아이디어 맨이자 '코스모스'의 저자인 칼 세이건이었다. 그러나 반대가 만만찮았다. 그것이 인류의 의식을 약간 바꿀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과학적으로는 별로 의미가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게다가 망원경을 지구 쪽으로 돌리면 자칫 태양빛이 카메라 망원렌즈로 바로 들어가 고장을 일으킬 위험이 크다. 이는 끓는 물에 손을 집어넣는 거나 다름없는 위험한 행위라고 나사 과학자들은 생각했다.  이런 상황인지라 칼 세이건도 아쉽지만 한 발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는데, 마침 새로 부임한 우주인 출신 리처드 트룰리 신임 국장 "좋아, 그 멀리서 지구를 한번 찍어보자!"며 결단을 내렸다. ​트룰리는 우주의 조망이 인간의 의식에 얼마나 강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몸소 체험한 우주인 출신이기에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날 태양계 바깥으로 향하던 보이저 1호가 지구-태양 간 거리의 40배(40AU)나 되는 60억km 떨어진 곳에서 카메라를 돌려서 찍은 지구의 모습은 그야말로 광막한 허공중에 떠 있는 한 점 티끌이었다. 그 한 티끌 위에서 70억 인류가 오늘도 아웅다웅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때 보이저 1호가 찍은 것은 지구뿐이 아니었다. 해왕성과 천왕성, 토성, 목성, 금성 들도 같이 찍었다. 이 모든 태양계 행성들도 우주 속에서는 역시 먼지 한 톨이었다. 지구 주변의 붉은 빛띠는 행성들이 지나는 길인 황도대에 뿌려진 먼지들이 태양빛을 받아 만들어내는 빛깔이다.  칼 세이건은 이 '한 점 티끌'을 ‘창백한 푸른 점(The Pale Blue Dot)’으로 명명하고 “여기 있다! 여기가 우리의 고향이다”라고 시작되는 감동적인 소감을 남겼는데, 그중에 "천문학은 사람에게 겸손을 가르치고 인격형성을 돕는 과학"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제껏 찍은 모든 천체 사진 중 가장 철학적인 천체사진으로 꼽히는 이 '창백한 푸른 점'을 보면 인류가 우주 속에서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가를 느끼게 되며, 지구가, 인간이 우주 속에서 얼마나 작디작고 연약한 존재인가를 절감하게 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좀비기업’ 7년만에 최대… 3곳 중 1곳은 이자도 못 냈다

    ‘좀비기업’ 7년만에 최대… 3곳 중 1곳은 이자도 못 냈다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한 해 수익으로 이자도 감당하기 어려운 ‘좀비기업’(한계기업)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로 늘었다. 전체 기업 3곳 중 1곳꼴이었다. 우리 기업들의 평균 매출도 2년 연속 뒷걸음질쳤다. 한국은행이 3일 공개한 ‘2020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2만 5871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1년 새 31.0%에서 34.5%로 커졌다. 201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인데, 이 비율이 100%를 밑돈다는 것은 연간 수익이 이자를 비롯한 금융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라는 뜻이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이동 제한 조치가 내려져 석유정제 업종의 수요가 크게 감소하고, 유가 하락으로 화학제품의 수익도 악화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시에 영업이익이 금융 비용의 5배를 넘는 ‘500% 이상’ 기업 비중도 40.9%에서 41.1%로 확대됐다. 기업 간 수익성이 양극화하는 ‘K자 회복’ 현상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분석 대상 기업의 매출은 2019년보다 평균 3.2% 줄었다. 이 또한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제조업 매출이 3.6% 줄어 비제조업(-2.6%)보다 뚜렷했다. 또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매출이 전년보다 4.3%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은 0.8% 늘었다. 김 팀장은 “수요 감소가 컸던 석유정제, 화학 제품의 경우 대기업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업종별로 보면 석유정제(-34.3%), 화학제품(-10.2%) 매출은 급감했고, 항공사 여객·화물수송 감소로 운수창고업(-8.3%)도 큰 타격을 입었다. 반면 비대면 활동 확산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컴퓨터 수출이 늘면서 전기·영상·통신장비 매출은 7.5% 증가했고, 진단·검사장비 수출 증가와 함께 의료용 물질·의약품(18.3%) 업종도 큰 폭 성장했다. 전체 기업들의 수익성 지표는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평균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과 세전 순이익률은 각각 5.1%, 4.3%로 모두 전년(4.8%, 4.1%)을 웃돌았다. 특히 반도체·컴퓨터 수출 호조와 유가 하락 덕에 전기·영상·통신장비(6.1%→9.0%), 전기가스업(0.6%→5.6%)의 영업이익률이 크게 올랐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내년 정부 예산 600조 ‘초읽기’

    정부 각 부처가 600조원에 육박하는 내년도 지출 계획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고용·복지 분야에서 요청된 예산만 219조원이나 됐다. 실제 편성 예산은 문재인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에 따라 이보다 웃돌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까지 각 부처가 기재부에 제출한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 요구 규모는 총지출 기준으로 593조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예산안(558조원) 대비 6.3% 증가한 수준이다. 각 부처 요구 수준은 2017년(3.0%), 2018년(6.0%), 2019년(6.8%)을 거치며 꾸준히 증가폭이 확대됐으나, 지난해 예산안(6.2%)과 올해 예산안(6.0%)은 소폭 줄어들었다. 가장 규모가 큰 분야는 보건·복지·고용으로, 관계 부처들이 내년 예산으로 올해 예산(199조 7000억원)보다 9.6% 증가한 219조원을 요구했다. 맞춤형 소득·주거·돌봄 안전망과 고용안전망 강화를 통한 K자형 양극화 해소를 위한 예산이 많았고, 코로나19 백신 구입과 접종 비용이 포함됐다. 증가율로 따지면 환경 분야에서 17.1% 증가한 12조 4000억원을 요구해 가장 크게 올랐다. 전기·수소차 인프라, 온실가스 감축 설비 등 그린뉴딜과 2050 탄소중립 이행 기반 투자가 중심이 됐다. 연구개발(R&D) 분야에선 디지털·탄소중립 경제 전환을 위한 한국판 뉴딜, 일본의 수출 규제로 덩치가 커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을 중심으로 5.9% 증가한 29조원을 요구했다. 국방 분야에선 최근 논란이 된 급식단가 등 장병 사기진작 사업이 반영되면서 5.0% 증액한 55조 7000억원 규모 계획안이 제출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만큼 내년도 예산은 600조원 안팎이 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에도 각 부처 요구 예산은 542조 9000억원이었지만, 실제로 편성된 올해 예산은 이보다 2.8% 증가했다. 기재부는 심의 절차를 거쳐 내년 예산 정부안을 오는 9월 3일까지 국회에 제출한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저품질 지문인식기… ‘말뿐인’ 전자정부

    저품질 지문인식기… ‘말뿐인’ 전자정부

    “수 십 번을 다시 해도 지문을 인식하지 못하는 무인민원발급기. 이러고도 ‘전자정부’라고 자랑할 수 있나요.” 전북 전주시에서 자영업을 하는 A(46·여)씨는 최근 전북도청 민원실 앞에 설치된 ‘무인민원발급창구’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주민등록 등본의 발급을 위해 지문인식창에 오른손의 엄지손가락을 얹었으나 계속 오류가 나는 바람에 뒤에서 기다리던 민원인들에게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쳤다. 지자체 민원실과 무인 민원발급창구에 설치된 지문인식기가 본인 인증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안면인식’이나 ‘홍채인식’ 등 현대적인 장비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특히 우리나라는 2002년 12월부터 세계 최초로 국민에게 신속·정확하고 효율적인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자정부를 선언했으나, 일선 지자체 민원창구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 지자체는 인감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 등·초본 등 각종 민원서류를 발급해줄 때 지문으로 본인을 확인한다. 창구에 설치된 지문인식기에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얹어 지문이 일치하면 이를 지켜본 공무원이 본인임을 인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지문인식기는 손가락을 대는 위치가 조금만 틀어지거나 지문이 흐릴 경우 인증에 실패하기 일쑤다. 특히, 나이가 많은 노인층이나 손으로 하는 작업량이 많은 민원인은 한 번에 지문 인식을 통과하기가 매우 어려워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손이 건조하거나 주름이 있을 경우에도 인식률이 떨어져 민원 창구 공무원들은 물티슈로 지문 부위를 닦거나 입김을 불어보라고 권유하느라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 이같이 지자체 지문인식기가 불편한 이유는 주민등록을 최초로 발급받는 만 17세에 등록한 지문이 오랜 기간이 지나면서 흐릿해지거나 주름이 생길 경우 인식을 잘 못하기 때문이다. 정보가 훼손됐을 경우에도 인식되지 않는다. 또 손가락의 주변만 대도 바로 인식하는 스마트폰과 달리 지문 가운데 부분을 인식기 정중앙에 맞춰 적당한 압력으로 눌러줘야 인증에 성공하는 인식기의 성능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보안업체 관계자는 “지문인식기 아래에 모듈이 설치돼 있는데 성능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면서 “지문인식은 본인을 확인할 수 있는 첨단기술이 아니라 가격이 싼 장비를 활용하는 가성비 좋은 방식”이라고 말했다. 지자체 관계자도 “창구나 무인발급기에서 지문인식이 잘되지 않는다는 민원이 적지 않다”면서 “가격이 비싸지만 접촉을 하지 않고도 본인 인증이 가능한 최첨단 안면인식기나 홍채인식기를 설치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만취 상태로 벤츠 운전” 인부 숨지게 한 30대 女 구속기소

    “만취 상태로 벤츠 운전” 인부 숨지게 한 30대 女 구속기소

    만취 상태로 벤츠 차량을 운전하다 공사장으로 돌진해 인부를 숨지게 한 30대 여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3일 검찰에 따르면, 이날 서울동부지검은 권모씨(31)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앞서 서울 성동경찰서는 권씨를 입건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지난달 25일 법원은 “도망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달 24일 오전 2시쯤 권씨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LPG충전소 앞 도로에서 지하철 2호선 콘크리트 방음벽 철거 작업을 하던 A씨(61)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를 친 뒤 권씨는 크레인 아웃트리거(전도방지 지지대)를 들이받았고, 이후 자신이 운전한 벤츠 차량에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12분 만에 꺼졌지만 차량은 전소됐다. 사고 당시 소방·경찰 등 인력 42명과 장비 10대가 출동했지만 A씨는 사고 10분 만에 숨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권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이었으며 권씨는 경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일 A씨 유족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뚝섬역 새벽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일으킨 30대 만취 벤츠 운전자 피해자 유가족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렸다. 해당 청원은 이날까지 1만36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부디 음주운전으로 인해 한순간에 가족을 잃는 사고가 줄어들길 바란다”며 “아버지의 죽음이 제대로 된 처벌로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풀릴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청원 동의에 대한 도움을 간절히 구한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해외 24시간 응급의료 전화통역 서비스한다

    해외 24시간 응급의료 전화통역 서비스한다

    해외에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나 안전사고에 노출된 우리 국민을 보다 안전하게 보호하고 이송하기 위한 대책이 마련됐다. 정부는 3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해외 우리국민 환자 보호체계 개선 방안’을 심의, 의결했다.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마련한 개선책에 따르면 외교부와 소방청은 현지 이송지원업체 및 병원·의료보장제도 등에 대한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24시간 응급의료 전화통역 서비스를 신설한다. 119구급관리센터 전문의와 현지 의료인, 영사콜센터 통역사 간 3자 통화도 운영된다. 현지 주치의 소견서 발급 등 국내 이송 때 필요한 행정지원 매뉴얼을 만들고 사고가 잦은 지역에는 치료와 이송을 지원하는 인력도 보강한다. 보건복지부는 응급의료법을 개정해 민간 이송지원업체를 등록제로 운영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관련 업체들이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자유업종으로 운영돼 현황을 파악하기 어렵고 과대광고와 경험 부족, 열악한 의료장비 등의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이송지원업체는 해외 환자 이송 과정 전반을 중개하고 조율하는 등 국민 생명과 안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부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은 해외에서 위험에 처했을 때 실질적으로 보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불합리한 여행자보험 상품 약관을 개선한다. 지금은 현지 병원에 14일 이상 입원했을 때만 이송비 등 보험료를 지급하고 있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부는 또 중증환자의 신속한 병원 이송을 위해 인천공항 근처 소방서에 대형 특수구급차를 배치하고 응급의학 전문의를 투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우리 국민이 자주 방문하는 중국·동남아 국가와는 상호 협약을 맺어 병원에서 공항까지 환자를 이송하는 데 현지 공공 구급차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국회 제출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응급환자를 해외에서 국내로 이송한 사례는 2019년 1월부터 7월까지 7개월 동안 800건에 이른다. 정부는 “해외 현지의 높은 치료비와 상대적으로 낮은 의료 수준 때문에 국내 치료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향후 해외출국자 급증에 대비해 국내로의 이송 지원 체계를 시급하게 정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건강보험과 병원 임상정보 등 보건의료데이터 개방을 확대해 바이오헬스 신산업을 육성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건강보험 등 공공데이터 개방건수를 2025년까지 5000건으로 확대하고 질환별 예측모형을 개발해 맞춤형 질병치료를 강화하겠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KF-21 보라매’ 시제1호기 이어 2호기도 출고 임박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KF-21 보라매’ 시제1호기 이어 2호기도 출고 임박

    ‘KF-21 보라매’ 시제2호기(단좌형) 그리고 복좌형 시제1호기의 생산도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난달 21일 오전 경상남도 사천에 위치한 카이(KAI) 즉 한국항공우주산업을 방문했다. 수많은 시설 가운데 우선 들어선 곳은 카이의 고정익동. ‘고정익동’은 말 그대로 동체에 날개가 고정되어 있는 항공기 즉 고정익 항공기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특히 고정익동은 4월 9일 시제기 출고식이 거행된 우리 공군의 국산 차세대 전투기인 KF-21 보라매가 만들어지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정익동에 들어서자 완성을 눈앞에 둔 KF-21 보라매 시제2호기가 눈에 들어왔다. 이밖에 생산라인에는 수대의 시제기가 조립되고 있었다. 시제기들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후방 조종석을 가진 복좌형 시제1호기였다. 현재 카이는 비행 시험을 위한 총 6대의 KF-21 보라매 시제기를 만들고 있다. 조종사 한 명이 탑승하는 단좌형 4대 그리고 복좌형 2대 등이다.이들 시제기는 내년 하반기 첫 비행을 시작해, 4년간 총 2200여 회의 비행시험을 거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지상 시험 및 내구성 시험을 위한 시제기 2대도 제작하고 있다. KF-21 보라매는 향후 단좌형외에 복좌형도 전력화될 예정이다. 복좌형 시제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은 KF-21 보라매의 계열기종이 늘어나는 것과 함께,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일례로 KF-21 보라매 전투기 1대를 만드는 데는 22만개 이상의 부품과 550여 개의 전자장비 및 기계장치 그리고 450㎞에 달하는 각종배선이 사용된다.이처럼 전투기 제작은 높은 난이도와 함께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5년 12월 28일 체계개발 계약이 체결된 이후 불과 6년 만에 KF-21 보라매 시제1호기(단좌형)를 출고했다는 것은 연구개발진들의 열정과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이러한 KF-21 보라매를 보는 일부 여론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특히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출고식 이후 KF-21 보라매 시제1호기가 분해되었다거나, 기체의 무게중심이 맞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두 눈으로 확인한 KF-21 보라매 시제1호기는 정해진 개발시험 일정에 의해, 각종 점검창을 열어서 점검을 하고 있었을 뿐 분해 혹은 해체되지 않았다. 사실 이러한 점검 및 시험은 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개발시험 시 일부 장비 및 부품을 탈거하거나 분해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또한 해외 전투기 개발과정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장면 중에 하나이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