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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보호구역 훼손 군법처벌”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7일 “군사시설보호구역을 침범해 훼손이나 폭력행위를 할 경우 군 형법에 의거, 처벌하는 등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오후 경기 분당 국군수도병원을 찾아 지난 5일 평택 미군기지 이전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충돌해 부상, 입원한 장병들을 위로하는 자리에서 “불법 폭력시위 주동자는 공권력을 활용해 색출할 것”이라면서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폭력시위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자위도구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서 “장병들의 안전을 위해 개인보호장구를 지급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시위대의 난동 수준이 격화되면 방패와 경계봉, 방독면 등 비(非)살상 개인보호장구를 우선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최루탄을 사용하거나 무장 경계병력을 투입하는 방안은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군측은 시위대가 또다시 철조망을 걷어내려고 접근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이미 설치된 철조망 앞쪽에 별도의 ‘장애 시설물’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윤 장관은 “국가가 합법적으로 택한 정책수단에 대해 군과 경찰에 불법 폭력시위를 행한 단체에 섭섭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과격시위 자제를 당부했다. 윤 장관은 20여분간 장병을 위로한 뒤 경찰병원을 방문, 이번 사태로 부상을 입은 전·의경도 위로했다. 지난 5일 평택에서 민·군 충돌로 군측에서는 병사 30여명이 팔 골절과 안구손상, 뇌진탕 등으로 부상했다. 이들 중 부상 정도가 심한 11명은 후송됐다. 현재는 주모 병장 등 5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불법시위·폭력 유감표명 국방부 “자위수단 강구”

    국방부는 미군기지가 이전할 평택 군사보호구역에 시위대가 난입해 철조망을 절단하고 병사들에게 부상을 입힌 사태와 관련,“법에 따라 강력히 조치하고 필요한 자위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5일 밝혔다. 국방부는 “군과 민의 충돌을 야기시켜 민·군간 갈등을 조장하려는 시위대의 불법 폭력사태와 배경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국방부는 “어떤 경우라도 비무장한 국군장병들에게 각목을 휘둘러 고의로 충돌을 유도하고 피해를 야기시켜 선전선동에 악용되는 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평택 미군기지터 ‘대집행’] 軍 “두들겨 맞더라도 맞대응 말라”

    4일 TV를 통해 팽성읍 일대의 행정집행 장면을 지켜본 국민들은 군 병력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잠시나마 가슴을 졸여야 했다.‘5·18’이라는 아픈 기억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국방부는 이번에 민·군 충돌을 피하면서 임무를 완수함으로써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경기도 일대에서 이른 아침 출발한 군이 현지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7시15분. 그때 팽성읍 외곽 북서쪽을 휘감고 흐르는 안성천을 통해 공병부대가 ‘이동식 선박’에 굴착기 등 중장비를 실어날랐고, 동시에 하늘에서는 UH-60 헬기 15대가 차례로 나타나 1.8m 높이의 철조망을 떨어뜨렸다. 그것을 기다리고 있던 보병들이 들어 옮겼고 주황색 체육복 상의를 입은 공병들이 설치하는 등 일사불란한 ‘작전’이 펼쳐졌다. 이날 투입된 병력은 수도군단 직할 1개 연대 및 예하 OO사단 1개 연대 일부, 야전공병단 및 700 특공연대 일부를 비롯한 항공, 의무, 수송, 조리 등 총 3000여명이다. 박종달(중장·육사 29기) 수도군단장의 지휘를 받고 있는 이들 병력은 별도로 차출되지 않고 부대단위로 지정됐으며 2주간의 특별 정신교육을 사전에 받았다. 교육의 요체는 “설령 두들겨 맞더라도 절대로 민간인과 맞대응하지 말라.”는 것이다. 장병들은 총기류를 휴대하지 않았으며, 공병부대원들이 군복 대신 체육복을 입은 것도 비(非)전투부대의 이미지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김선일씨 갔지만 ‘사랑’은 피고…

    천주교, 불교, 개신교 등 국내 7대 종단이 연합한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ㆍ대표회장 백도웅 목사)가 이라크 어린이들을 한국 병원으로 초청해 치료한다. KCRP와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사무총장 김성곤 열린우리당 의원)는 3일 한국과 이라크 양국의 우호 증진을 위한 ‘한국·이라크 평화프로젝트’의 하나로 테러를 당해 전신화상을 입었거나 심장병을 앓고 있는 이라크 어린이 4명을 한국으로 데려와 입원 치료한다고 4일 밝혔다. 이라크 어린이 국내 초청 치료는 KCRP와 ACRP가 지난해 5월 이라크 종교지도자들을 한국에 초청한 것을 계기로 추진해온 사업. 바그다드에서 폭탄 테러를 당해 몸 전체의 70% 이상에 화상을 입은 코더 아델 후팀(4)양과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산타 셰자드(4)양 등 4명이 서울대병원과 가톨릭중앙의료원, 원광대병원, 가천의대 길병원에 각각 수용돼 수술 및 치료를 받는다. 이들은 어머니, 혹은 아버지와 함께 7일 입국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양 단체는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동안 이라크 의사 20명을 대상으로 국내 대학병원에서 연수를 진행해 이 가운데 19명은 연수를 마친 뒤 귀국했으며, 현재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준비하고 있는 하이더(이라크 종교평화회의 사무총장)씨만 남아 있다. 김성곤 열린우리당 의원은 “이번 사업은 2004년 김선일씨가 이라크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됐을 당시 김씨의 석방을 위해 현지 종교지도자들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며 “한국과 이라크 양국의 민간 우호증진 차원에서 이라크 어린이 국내 초청 치료가 확대될 수 있도록 각계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악마의 총기’

    군에서 자살로 추정되는 총기사고가 빈발하고 있다.2일 하루에만 육군에서 2명이 총기사고로 숨지는 등 최근 1주일 새 3명의 병사가 총기사고로 운명을 달리했다. 특히 지난 3월29일 합동참모본부가 육·해·공군의 후방부대 경비병에게도 실탄 지급을 시작한 이후 이같은 사건이 몰리고 있다는 점에서, 실탄지급 방침 재고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일 오후 5시20분쯤 경기도 과천시에 있는 육군 모 부대 후문 초소에서 이모(21) 상병이 턱밑에 총을 맞아 숨졌다고 육군이 밝혔다. 함께 근무하던 김모 이병은 “전방을 주시하고 있는데, 옆에서 갑자기 총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선임병인 이 상병이 소지하고 있던 K2소총을 턱밑에 대고 발사한 듯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보다 불과 13시간 전인 이날 새벽 4시20분쯤에도 경기도 양주시 육군 모 부대 후문 위병소에서 경계근무 중이던 김모(22) 일병이 이 상병과 같은 식으로 턱밑에 총상을 입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숨졌다. 김 일병과 5m 떨어진 곳에서 함께 근무하던 이모 병장은 “총소리가 들려 가보니 김 일병이 소지하고 있던 K2소총에서 발사된 실탄이 김 일병의 턱밑을 관통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육군은 자살 여부 등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 부대에는 이달 1일부터 경비병에 실탄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나흘 전인 지난달 28일에도 전북 군산의 공군 방공포사령부 예하 부대에서 조모(20) 이병이 경계근무 중 자살로 추정되는 총기사고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군 관계자는 “후방부대 철조망이 강도나 절도범에 의해 뚫리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 이를 막기 위해 전방부대와 마찬가지로 후방부대 경비병에게도 공포탄이 아닌 실탄지급을 실시했는데, 뜻밖에도 사병들이 인명을 잃는 총기사고가 갑자기 늘어나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2일 새벽 4시40분쯤에는 충청북도 충주의 공군 모 전투비행단 방공포대 소속 유모(20) 이병이 부대 안 철봉에 목매어 숨진 채로 발견돼, 전반적으로 군 기강 해이와 장병 관리 시스템의 허술함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울려고 왔나 싸우려고 왔지

    울려고 왔나 싸우려고 왔지

    『울려고 내가 왔나』의 인기가수겸 「스타」 南珍(남진)이 월남에 파병되어 소총소대 소총수로 참전한지도 한달이 지났다.『누굴 찾아 여기 왔나, 낯 설은 타향땅에 내가 왜 왔나』-이 노래로「데뷔」하고 이 노래로 「히트」한 南珍은 이 노래가 바로 자신의 처지를 노래한 것인줄은 미처 몰랐다. 팬처럼 들끓는 모기속에 처음엔 밤잠도 못잤지요 상병 金湳鎭(김남진·南珍은 예명)은 지난 7월26일 월남에 파병되어 북부「호이안」에서 소총수로 싸우고 있다. 「마이크」를 잃은 가수 南珍의 손엔 M16이, 양가슴과 허리춤엔 4개의 수류탄, 허리엔 1백여발의 탄띠를 두르고 방탄조끼에 철모를 쓰고 있다. 어느모로 보나 당당한 청룡부대 용사. 그는 청룡부대 2대대 5중대2소대 소총수. 2대대는「고노이」섬에서 작전을 하며 진을 치고 있다.「고노이」섬은 20년간의「베트콩」아성으로 지난 6월 청룡부대가 파월이래 최대의 작전을 벌여 점령한 곳. 『월남 모기가 날 울려요』-이것이 南珍의 파월 제1성. 월남에서의 南珍의 「팬」은 모기다. 월남모기는 한국 피를 좋아한다. 새로 파병되어 온 한국장병이 월남 모기에겐 더 없는 인기. 그들이 인기 가수 南珍을 몰라볼 리 없다. 『첫 매복작전때 모기에 물려 2, 3일을 고생했어요』 대대장 유동욱 중령의 눈치를 살피며 그는 얼굴을 붉혔다. 「고노이」섬 배속 첫 날 밤 金湳鎭 상병은 「베트콩」의 요란한 축포(?)를 받고 정신이 반쯤 나갔다. 『아우성 치는 포성과 모기떼 때문에 처음엔 잠을 못이뤘읍니다. 홀어머니 생각, 화려한 무대등이 아물거려 무척 괴로왔어요. 그리고 내 둘째 동생쯤 돼보이는 친구가 군대밥 몇그릇 더 먹었다고 대뜸 「임마」「이 새끼」,한술더떠 「xx와의 관계는?」「돈은 얼마나 벌어놨나?」「한가락 뽑아라!」등-마를 지경이었죠. 시간이 흐르고 나니 이젠 모두 없어선 안될 전우가 됐읍니다』 이제는 포성을 듣고 포의 종류, 방향을 가릴 수 있고 차라리 이곳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단다. 『주월군 방송에「다이얼」을 돌리면 하루 두세번씩은 내 노래가 나옵니다. 서울서 들을때와는 감회가 달라요. 가슴이 찡 해요』「마이크」 를 잃은 「톱·싱거」는 가슴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래도 『당신과 나 사이에 저 바다가 없었다면!』南珍의 노래는 배속부대의 군가처럼 유행하고. 서울에서는 물론 어려서부터 고생을 모르고 자란 그는 파월되기 앞서 3주간의 특수교육을 받았다.『그때 받은 특수교육이 어찌나 고되든지 자살이라도 하고 싶은 심경이었어요. 그러나 요즘은 잘 견뎌 냈다고 스스로도 대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대대장 유동욱중령은『金상병도 9백명 부하의 한사람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상병의 대우를 받고있다』 식사당번·진지구축·매복작전 임무맡아 南珍도 처음에 이부대에 배속됐을 땐 「이제 죽는구나」싶었단다. 보충중대에서 교육 받을때 2대대가 가장 위험지구고 그 중에서도 5중대가 제일 심하단 말을 들었단다. 그런데 제일 무서웠던 중대에 낙착, 가슴을 죄게 했다는 것.『그러나 이젠 상급부대보다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돼요』라고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현재 청룡부대에는 南珍과 함께 온 3명의 가수가 있다. 1대대3중대의 陳松男(진송남), 3대대 9중대의 이명진, 5대대 2중대의 太元(태원). 이들은 「다낭」에서 배속 된뒤 대대가 달라 서로 얼굴을 맞댈 기회가 없었다. 南珍은 『오랫동안 노래를 안하니 성대가 변한 것 같다』고 걱정했다. 청룡부대에도 자체 군예대가 있긴 하지만. 파월즉시 군예대에 넣진 않았다. 청룡부대원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도 소총수 근무를 명한 것 같다는게 한 장교의 귀뜀. 평소 南珍의 일과는 식사당번, 청소당번 진지구축, 매복작전등 노래와는 동떨어진 생활이다. 그는「다낭」시내에도 한번 못 가봤다면서「사이공」구경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월남 여자가 예쁜지 어떤지 도시 구경할 틈이나 있어야죠』 그는 어머니가 보고싶다고 말했다. 평생 울어 본 일이 없다는 그지만 釜山(부산)부두를 떠날때, 멀리서 손을 흔드는 어머니 모습을 지켜 보노라니 어쩔수 없이 눈물이 나오더란다. 그는 차고 있는「오메가」시계를 보이며 말했다. 『이 시계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차시던 겁니다. 떠나 올때 어머니께서 차고 가라 해서 차고 있어요』 다분히 향수 어린 목소리였지만 그는 곧 명랑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영화에서 했던 군인연기 지금 보니 엉터리였어요 『우스운 얘기 하나 할까요? 영화에서 군인으로 출연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너무 엉터리였어요. 이제 다시 군인역할을 맡으면 실감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떠나 오기전에『有情無情(유정무정)』 『아내여 미안하다』 등 몇편의 영화에 출연하다가 중단됐는데『제작자나 감독에게 뭐라 미안한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처리됐는지-』 라고 걱정하기도 했다. 기자와「인터뷰」하는 사이 대대장 유중령이 나타났다. 『김상병 어때?』이말에 南珍은 「차려!」자세로 일어섰다. 『이상 없읍니다』너무도 뚜렷한 자세와 목소리. 확실히 군인이 돼 있다. 한국에서는 매혹의 목소리와 「핸섬한 용모로 수만의 소녀」「팬」을 홀렸던 南珍, 그는 자기의「히트」곡이 어쩌면 자기와 같은 내용인지 『혼자서 흥얼거리다가도 고소를 금치 못한다』고 버릇처럼 어깨를 으쓱했다. 3년의 복무기간중 그는 이미 1년7개월을 보냈다. 월남전선의 그는 인기가수 이상의 인기상병 金湳鎭이 돼 있다. <사이공 李靜淵(이정연)특파원·사진 金東俊(김동준)특파원> [ 선데이서울 69년 8/31 제2권 35호 통권 제49호 ]
  • [마이너리티 리포트] (10) 110일째 복직투쟁 비정규직

    [마이너리티 리포트] (10) 110일째 복직투쟁 비정규직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함소란. 쉰두살 먹은 해고 노동자이자 스물네살 딸을 둔 엄마랍니다. 비슷한 처지의 엄마들 14명과 올 1월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별 다섯개짜리 호텔에서 해고된 뒤 110일째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답니다. 하지만 호텔측은 우리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지요. 저는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에 맞춰 지어진 이 호텔에 그해 8월 하우스키퍼로 입사했습니다. 서류, 면접, 영어책 읽기 등 까다로운 공채시험을 통과한 정규사원이었죠. 호텔이 문을 연 지 한달 만에 들어왔으니 창립 멤버와 다를 바 없었고요. 하우스키퍼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500여개 객실을 나눠서 청소와 정리정돈을 해야 합니다. 맡은 객실을 모두 청소하려면 정해진 시간보다 두세 시간 더 일하기 일쑤인 데다 손님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야 해서 점심은 정말 밥먹듯이 걸러야 했죠. 위장병을 앓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어요. 객실 이불과 카펫을 청소하며 나오는 먼지에 기관지염과 알레르기도 달고 살았습니다. 해고된 지 석달 만에 제 몸무게가 10㎏이나 불어난 것을 보면 호텔 일이 힘들긴 힘들었던 모양이에요. 하지만 기본급에 상여금 900%, 봉사료와 각종 수당 등을 합치면 14년차이던 2001년 연봉이 2700만원이나 되었죠. 병원을 자주 찾는 여든 된 친정 아버지와 그보다 두살 적은 어머니를 봉양하며 딸을 지방 미술대학으로 유학보냈고 97년엔 수원에 6800만원짜리 24평 아파트도 장만했습니다. 남편과는 88년 헤어졌지요. ●힘든 노동, 그 대가가 비정규직 전환 칼바람이 불어온 건 2001년 12월이었습니다. 갑자기 호텔에 명예퇴직 희망자를 받는다는 공고문이 나붙었습니다. 신청자가 아무도 없자 사측은 하우스키퍼들을 1순위로 정해두고 퇴직을 강요하기 시작했지요. 하우스키퍼를 시작으로 8차까지 단계적으로 구조조정을 할 거라면서 아웃소싱업체를 통해 계속 일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호텔 인사담당자는 노동조합이 뭔지도 모른 채 묵묵히 일만 해온 우리를 호출기로 한명씩 불러 “다른 사람들도 다 명예퇴직서에 서명했다. 결국 못 배겨낼 테니 빨리 결단을 내리라.”고 협박을 하더군요. 청소하는 객실에 찾아와 이것저것 트집을 잡으며 서명하지 않으면 퇴직금도 못 받을 것이라고 위협하는 데에는 당할 길이 없더군요. 결국 같은 해 12월31일부로 하우스키퍼들은 용역회사 소속으로 비정규직이 됐습니다. 우습게도 용역회사는 우리를 비정규직으로 만들기 위해 호텔측이 전직 인사부장을 앞세워 급조한 용역업체였습니다. ●줄어든 수입에 신용불량 일보직전까지 추가 구조조정은 없었습니다. 외려 남아 있는 직원들은 단체협상을 통해 기본급과 상여금 인상 혜택을 받더군요. 반면 우리는 연봉이 1500만원 수준으로 확 줄었습니다. 아줌마들이 모여 있는 하우스키퍼들만 만만하게 보였나 봅니다.50명가량이 모여 2002년 6월 전국여성노동조합에 가입했습니다. 하지만 이때부터 노조원에 대한 각종 불이익이 이어졌습니다. 청결 상태에 대한 사소한 트집은 물론이고 우리와 말이라도 한마디 나눈 비노조원은 따로 불러 호통치기 일쑤였습니다. 결국 하나둘 노조를 떠나 15명만 남게 됐죠. 2004년 재계약 당시 연봉은 또다시 1300만원으로 떨어졌습니다. 줄어든 수입에 살림은 갈수록 어려워져 갔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친척이 빌려간 돈을 돌려주지 않았고, 저 또한 폐결핵으로 보건소를 다니느라 자주 결근하게 돼 조금씩 빚이 늘어났습니다. 카드 네 개를 돌려막아 봤지만 소용없이 신용불량자 일보 직전까지 갔습니다. 어쩔 수 없이 살던 집을 7500만원에 전세 주고 3000만원짜리 전세로 옮겼습니다.4500만원은 고스란히 빚갚는 데 썼습니다. ●노동부 불법파견 판정에 호텔 ‘콧방귀´ 2004년 5월 노동부에서 사측의 고용 행태에 대해 불법파견이라는 판정을 내려 다음달 5일까지 호텔측이 저희를 직접 고용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호텔측은 콧방귀만 끼고 있고 검찰은 현재까지 호텔측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호텔은 지난해 말 용역회사와의 재계약을 거부하면서 우리를 거리로 내몰았습니다. 가만히 있을 순 없습니다.15명 모두 생명력 강한 우리네 엄마들이니까요.‘붉은 엄마들의 투쟁’이라는 이름으로 복직과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나이에 새로운 일을 찾기도 어려운 엄마들이기에 메아리 없는 외침이라도 내지르고 있답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기간제 노동자 ‘사용사유 제한’ 최대쟁점 이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돼 있는 비정규직 법안의 쟁점은 무엇일까. 비정규직 법안으로 묶어서 불리는 법은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파견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두개다. 지난 2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고 21일 법제사법위원회,24일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쟁점은 두 가지다. 먼저 기간제 노동자의 사용사유 제한이다. 사용사유 제한은 기업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닌데도 비정규직 형태로 고용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정부안은 사용사유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다. 그 대신 비정규직 고용계약 기간을 2년으로 제한한 뒤 이를 초과하면 자동으로 ‘무기(無期)계약’으로 전환되도록 했다. 하지만 무기계약 전환이 곧바로 정규직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어서 애매하다. 정부 관계자는 “당장 사용사유를 제한하면 형편이 안되는 중소기업들이 비정규직을 무더기로 해고하는 사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동계는 출산과 육아, 질병과 부상, 휴직과 파견 등 10가지로 사유를 한정하자고 주장한다. 정부안대로라면 사측이 2년 계약이 끝나고 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채 다른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편법을 쓰더라도 이를 막을 수 없어 비정규직 양산이 계속될 것이란 얘기다. 파견노동자 보호 관련 조치도 쟁점이다. 정부안은 합법적인 파견기간이 끝나거나 불법파견으로 판정되면 사측이 해당 노동자에 대해 고용의무를 지도록 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계약기간이 끝나거나 불법파견으로 판정되면 자동적으로 사측이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게 되는 고용의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솜방망이 처벌이 ‘불법파견’ 조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법 파견근로가 ‘조자룡 헌칼 쓰듯’ 쓰이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제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불법 파견근로에는 위장도급과 불법파견이 있다. 위장도급은 기업에서 노동자를 채용하면서 직접 근로계약을 하지 않고 용역업체를 통해 도급계약을 한 뒤 자기 회사에서 파견 형식으로 일하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은 노동자에 대해 법률적 책임을 질 필요가 없어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고 복리후생도 책임지지 않는다. 불법파견은 기업이 파견근로가 허용되는 26개 이외의 업종에서 파견 노동자를 사용하는 것이다. 문제는 불법 파견근로를 제대로 제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노총 김태현 정책실장은 “불법파견 판정을 받으면 당연히 사측이 노동자를 직접 고용해야 하는데 이행하지 않아도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 검찰도 기소를 망설이는 데다 기소해도 법원에선 고용의무가 없다는 판결을 내리는 등 불법파견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측은 개정 법률에서 제재 수준을 높였다고 해명했다. 노동부 비정규직대책팀 김인곤 팀장은 “이제까지는 제재 수위가 약해 불법파견을 제대로 막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개정안에선 기존의 1년 이하 징역과 1000만원 이하 벌금 규정을 3년 이하 징역과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제재 수단을 강화했기 때문에 불법파견 방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부고]

    ●김영빈(회사원)영관(수원 감천장요양원 관리팀장)영우(GSI 정책차장)경자(안양복지관 간호사)씨 부친상 김수정(서울신문 정치부 차장)씨 시부상 조동윤(자영업)씨 빙부상 18일 포천의료원, 발인 20일 오전 9시 (031)539-9444●곽해자(전주 완산구청 환경청소과 계장)씨 부친상 효환(시인·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효열(GM텔레콤 사업부장)효성(생태원 시공과장)씨 조부상 17일 전주 대한장례식장, 발인 20일 오전 9시 (063)228-6439●최공주(자영업)영곤(산업은행 부장)씨 모친상 18일 서울 국립의료원, 발인 20일 오전 6시 (02)2262-4820●전선봉(명지대 교수·전 국민은행 본부장)선동(롯데건설 차장)씨 부친상 1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30분 (02)3410-6915●김영권(전 언남고 교장)영춘(엔텔시스템 대표)씨 모친상 이순희(반포중 교장)민경희(전 안양여고 교사)씨 시모상 이봉삼(자영업)씨 빙모상 김경수(하얀치과 원장)한수(필립스 과장)씨 조모상 1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02)3410-6914●이재철(산업은행 지역금융추진실장)씨 부친상 17일 경북 김천 제일병원, 발인 19일 오전 9시 (054)420-9455●원용혁(한국행정관리협회 회장·신흥대 보건행정과 교수)씨 별세 17일 의정부 삼성병원, 발인 19일 오전 5시 010-4449-8777●김천홍(휘트니센터 대표)김병윤(미래에셋증권 영업지원부문 부사장)오현진(이멕스철강 이사)씨 빙부상 17일 일산 백병원, 발인 19일 오전 7시 (031)919-2099●장병우(사업)병수(롯데쇼핑 전무)병관(대구대 교수)씨 부친상 김성기(충북대 교수)씨 빙부상 18일 대구 모레아장례식장,20일 오전 10시 (053)813-5961●권만기(대한주택공사 부장)선기(사업)세경(동우대 교수)씨 부친상 이상우(방위사업청 소령)씨 빙부상 18일 경희의료원, 발인 20일 오전 9시 (02)958-9545
  • 부하 사소한 잘못 트집 감정적 ‘영내대기’ 금지

    국방부는 지휘관이 부하의 사소한 잘못을 트집잡아 감정적으로 ‘영내 대기’ 지시를 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영내 대기란 출퇴근 근무를 하는 부사관급 이상 간부에게 퇴근을 금지하고 영내에 대기시키는 것으로, 아직까지 군내에서는 음주사고, 업무태만, 복장불량 등 사소한 잘못을 저지른 부하에게 지휘관의 감정 섞인 영내대기 명령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국방부는 오는 9월 시행을 목표로 입법작업중인 장병기본권 확립을 위한 군인복무기본법에 불법 영내대기 지시 금지 조항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훈련이나 작전, 주요 행사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는 앞으로도 상관이 부하에게 영내대기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와 함께 법령이나 지휘관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분대장 등을 제외한 사병 상호간 명령이나 지시, 간섭 등도 하지 못하도록 법에 명시할 계획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印 국민배우 라즈쿠마르 사망…팬들 난동으로 공황상태

    인도 남부 지역에서 폭동이 일어났다. 볼리우드를 대표하는 인도 국민배우의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은 팬들이 일으킨 것이다. 로이터통신과 인도 NDTV 등은 12일(현지시간) 남인도 방갈로르시의 관공서와 학교·기업체가 폭동으로 개점 휴업에 들어갔으며, 주정부가 이틀동안의 공식 애도기간을 선포했다고 전했다. 주인공은 라즈쿠마르(영화출연 장면). 향년 78세로 사인은 심장병이다. 아역 배우에서 출발한 라즈쿠마르는 50여년 동안 20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남인도 카르나타카주의 최대 부족 출신인 그는 수백만명의 팬을 가진 ‘최고의 스타’로 군림해왔다. 주로 ‘권선징악’ 영화에서 악당을 응징하는 주인공 역을 맡았던 그는 화면에서 결코 술과 담배를 하지 않았던 인물로 유명하다. 라즈쿠마르는 지난 2000년 인도의 전설적인 ‘산적왕’ 쿠스 무니스와미 비라판에 109일 동안 납치됐다 풀려난 이후 건강이 쇠약해진 것으로 알려졌다.2004년 10월 경찰에 사살된 비라판은 남인도 3개주의 정글 1만㎢를 장악한 채 30년 동안 경찰관 130여명을 살해하고 코끼리 2000마리를 도살해 인도판 ‘로빈후드’로 불렸다. 라즈쿠마르는 1990년대 중반 은퇴했지만 팬들은 그를 ‘안나바루(존경하는 큰형님이란 의미)’로 칭하는 등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뮤지컬 주연 배우 변신 ‘컬투’ 멤버 김태균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뮤지컬 주연 배우 변신 ‘컬투’ 멤버 김태균

    기상천외한 반전이다. 사회를 뒤집어보는 스릴이 있다. 역설적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뱉어내는 유행어도 간단치 않다.‘그때 그때 달라요’‘생뚱맞죠’‘희한하네’…. 그뿐이 아니다. 황당무계한 영어강좌로 배꼽을 잡는다.‘None of your business’는 원래 ‘네 할 일이나 잘 해’라는 뜻이다. 그러나 ‘난 어부여 빚있어’로 해석해 정책당국을 꼬집고 빚에 쪼들린 어부의 신세를 풍자한다. 인기 개그 듀오 ‘컬투’(정찬우·김태균). 어느날 우스꽝스러운 복장으로 불쑥 나타났다. 처음엔 말 그대로 생뚱맞았다. 하지만 순식간에 팬들이 많아졌다. 단순 코미디가 아닌 사회의 흐름을 민감하게 간파한다. 교육정책의 혼선이나 정치인들의 말바꾸기를 겨냥해 ‘그때 그때 달라요’라는 말로 꽈배기처럼 비비 꼬았다가 풀어놓는다. 이 말은 지난해 우리 사회의 유행어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요즘도 마찬가지. 다른 사람 같으면 소재 빈곤 등으로 잠시 재충전할 법도 한데 여전히 왕성한 활동으로 팬들에게 많은 웃음을 선사한다. 최근에는 음반 준비도 하고 드라마와 뮤지컬에 출연하는 등 갈수록 원숙한 끼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모처럼 강의 듣는 학생된 기분 ‘컬투’ 멤버 중 김태균(34)씨는 요즘 뮤지컬 ‘찰리 브라운’(4월6일∼6월25일) 주연 배우로 변신해 또 다른 면모를 과시한다. 공연장인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김씨를 만났다. 저녁 공연 직전이어서 노란 티셔츠의 무대복 차림이었다. 먼저 뮤지컬로 데뷔한 소감을 물었다.“너무 재미있어요. 배운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모처럼 선생님한테 강의를 듣는 학생이 된 기분이었어요. 생각대로 공연도 잘되고 있고요.” 뮤지컬이란 노래와 춤, 연기력 등 만능의 끼가 두루 갖추어져야 한다. 김씨는 연예계 데뷔 후 거의 ‘개그쪽’이었다. 그래서 낯선 뮤지컬 입문이 어렵지 않았을까.“아뇨, 즐거웠어요. 다른 배우들이 잘 해줘서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어요.(옆에 서 있는 동료 출연자 임철형씨를 가리키며)특히 저 형이 잘 해줘요.”라며 웃는다. 그러자 임씨는 “태균이가 대본 외우는 것을 1등으로 마칠 정도로 열정이 대단합니다.”라고 거들었다. 뮤지컬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평소 원하던 것이었고 때마침 제의가 들어와 선뜻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지난 13년동안의 연예 활동, 즉 개그맨 생활을 하면서 음반도 내고 영화제작에도 참여했던 자신의 끼를 이번 뮤지컬을 통해 기분좋게 중간 점검해보겠다고 의미부여를 했다. 연기인생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경험이 아니냐는 것. 아울러 그동안 코미디만 해서인지 뮤지컬 무대에 막상 올랐더니 저절로 신이 나고 에너지가 넘쳐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거듭 즐거워했다. ●철학적 메시지 담은 성인동화 뮤지컬 ‘찰리 브라운’은 우리에게 강아지 캐릭터 ‘스누피’로 잘 알려진 찰스 슐츠의 단편만화 ‘피너츠(Peanuts)’가 원작. 아이 6명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세상을 그리고 있다. 김씨가 맡은 찰리 브라운은 하루하루가 실수투성이다. 하는 일마다 ‘머피의 법칙’이 그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김씨는 작품에 대해 “어른들에게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성인동화”라면서 스스로 자기를 찾고, 또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깨달아가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풀이한다. 다시 말해 살면서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신세한탄만 하다가 어느날 ‘그래 나야’하고 비로소 깨닫는다는 것. 관객 나름대로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이 홍보해달고 주문한다. 김씨의 음악적 재능은 이미 뮤지컬에서도 단박에 통할 만큼 인정받은 셈.2003년 1월 ‘컬투’를 결성한 후 그해 5월 첫 음반을 출시했다. 이어 노래와 개그를 접목시킨 라이브 개그 콘서트 공연을 최초로 도입했다. 그동안 여섯 차례의 라이브 공연을 펼쳤고 지난해에는 백상예술대상에서 남자예능상을 수상했다. 이번달에는 두번째 음반을 출시한다. 그가 직접 작사한 노래도 여럿 있다. 이소라·김민종의 ‘우리 다시’를 비롯, 컬투로 발표된 노래 대부분이 그의 손을 거쳤다. 어릴 적부터 시 쓰는 것을 좋아할 만큼 작사에도 타고난 소질이 있다. “목소리는 아버님한테, 연기는 어머님한테 물려받은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는 여섯 살때 세상을 떠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어머니는 활달하고 친목회 모임에 나가기만 하면 항상 사회를 맡아 좌중을 이끌 정도로 끼가 많다고 귀띔한다. “개그 아이디어요? 일상에서 찾아요.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가 얼핏 스치는 게 있습니다.‘웃찾사’에서 찬우형이랑 영어 개그할 때에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순간순간 단어를 가지고 준비했지요. 요즘 영어는 유치원 아이들도 따라 하거든요.” ●깨가 쏟아지는 신혼… 소문난 효자 개그맨이 아니었으면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었을까. 그러자 “직장인만 되지 말자고 했지요.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예체능계쪽에서 뭔가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방송연예과를 지망했어요.”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고교(서울 동성고)를 다닐 때까지만 해도 워낙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서울예술대에 들어가서야 확 달라졌다는 것. 갑자기 그렇게 돌변할 수 있느냐고 하자 “입학했더니 다들 미쳐 있더군요. 저도 안 미치면 안될 것 같았어요.”라며 웃는다. 대학졸업후 문선대에서 군복무를 했다.1군사령부 예술단에서 활동했는데 MC면 MC, 노래면 노래, 코미디면 코미디로 가는 곳마다 장병들을 사로잡았다. 제대후 그는 개그맨이 되기 위해 곧바로 MBC 공채시험에 응시, 합격했다.1994년 7월이었다. 정찬우씨도 이때 만났다. 처음엔 각자의 길을 걸었지만 갈수록 궁합이 척척 맞아 ‘컬투’로 의기투합을 한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결혼해 아직은 깨가 쏟아지는 신혼이다.9년 전 김씨가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의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는 부인 이지영씨를 처음 만났다. 서로 좋은 느낌을 받았지만 당시에는 둘다 바빠 진전시키지 못했다. 그러다가 4년 전 한 음식점에서 우연히 만나면서 진지하게 이어졌다. 지난해 여름 한 공연장에서 이씨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무대 위에서 이씨의 이름을 부르며 김현식의 ‘기다리겠소’를 목청껏 불러 사랑의 마음을 전했다. “더 이상의 동반자는 없어요. 너무나 잘 이해해주고 투정이나 칭얼대는 것도 없어요. 또 (부인은)현실적 결단력이 강해요. 사람 많은데 가는 거 싫어하고요.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 가장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에요.” 이들의 보금자리는 성북구 종암동. 친형이 목사로 선교활동 중이어서 바로 옆집에 어머니를 모시고 산다. 효자로 소문났다고 하자 “제가 소문냈어요.”라며 즉각 웃어넘긴다. ●내년 봄엔 팬들과 스크린으로 만나 김씨는 이번 뮤지컬에 출연하면서도 ‘웃찾사’에 고정출연하고 또 ‘주주클럽’ 진행을 맡는 등 눈코 뜰 새가 없다. 그러다 보니 새벽 2시에 잠자리에 들 정도. 건강을 염려한 부인이 처음에는 뮤지컬 출연을 반대했으나 요즘에는 오히려 열심히 하라며 격려를 해준다. 부인도 직장에 다녀 맞벌이 부부인 셈. 김씨는 바쁜 일과로 자주 운동을 못하지만 매주 일요일에는 꼭 야구를 한다. 연예인 야구팀 ‘조마조마 클럽’(단장 박상원)에 나가 정찬우씨 등 야구를 좋아하는 동료 연예인들과 야구시합을 벌인다. 끝나면 소주 한두잔 기울이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평소 주량은 소주 2병이다. 돈을 많이 벌었느냐는 질문에 “번 만큼 많이 써요. 투자할 일도 많고요.”라고 대답한다. 이번 뮤지컬 공연이 끝나면 오는 7월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2006컬투쇼’를 펼친다. 또 내년 봄에는 스크린을 통해 팬들과 새롭게 만난다.“유쾌하고 경쾌하면서도 엽기적인 영화가 될 것”이라면서 시나리오도 직접 쓸 작정이라고 했다. 늘 준비된 미소 속에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밝게 비친다. 주말매거진 We팀장 km@so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72년 서울 출생 ▲91년 서울 동성고 졸업 ▲93년 서울예술대 방송연예과 졸업 ▲94년 MBC개그맨 공채 5기로 데뷔 ▲2003년 컬투 결성, 음반 출시, 컬투쇼(서울 대학로 컬투홀) ▲04년 컬투 여름콘서트(서울 성대 600주년 기념관), 크리스마스 콘서트(서울 돔아트홀) ▲05년 독도살리기 ONE콘서트(돔아트홀) ▲06년 4월 ‘찰리 브라운’으로 뮤지컬 데뷔 ▲출연프로 SBS웃찾사, 주주클럽, 라디오 2시의 탈출 외 다수
  • 3567억 들인 양양공항 ‘썰렁’

    양양국제공항의 유일한 정기노선인 양양∼부산간 노선 탑승률이 20%대로 떨어져 개항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강원도는 10일 ‘동북아 관광·물류 중심지’로 자리잡는데 큰 힘이 될 것이란 기대를 안고 지난 2002년 4월 개항했지만 탑승률이 갈수록 떨어져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6일부터 운항시간이 저녁시간대로 변경된 후 양양∼부산노선 평균 탑승률이 27%안팎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가 노선유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60%이상의 탑승률은 물론 지난 1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의 평균탑승률 44%, 양양국제공항 개항후 1년간 평균 탑승률 51%보다도 크게 떨어지고 있어 위기감을 더 부채질하고 있다. 탑승률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는 탑승객의 주류를 이뤘던 군장병들의 이용이 줄어든 것이 우선 꼽힌다. 그러나 타공항과의 연계망을 확보하지 못해 공항의 가장 큰 장점인 편리성과 신속성까지 잃은 것이 침체의 근본 원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3567억원이라는 돈을 들여 양양국제공항을 만들어 놓고도 그동안 줄기차게 제기돼온 국제노선 배정 등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 온 정부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결국 국책사업으로 조성됐지만 적극적인 후속 지원대책이 뒤따르지 못해 ‘동네 공항’으로 전락한데 이어 공항 존폐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국방부 인권팀장 이성주 변호사 임명

    국방부 창설 이래 처음으로 변호사 출신 팀장이 나왔다. 국방부는 공모를 거쳐 최종 확정한 이성주 변호사를 10일자로 ‘인권팀장’에 임명했다고 9일 밝혔다. 사법고시 30회인 이 신임 팀장은 경북대 법대 출신으로 서울의 한서종합법률사무소에서 활동해 왔다. 인권팀장은 계약직 서기관으로 임기가 2년이지만 근무실적이 우수하면 3년 범위내에서 공모 절차를 거쳐 재임용이 가능하다. 국방부는 올 1월 장병 인권향상을 위해 인권팀을 신설하면서 팀장을 공모했으나 적임자가 없어 3차례나 공모 절차를 밟았다.결국 지난달 초에 실시한 3차 공모에서 이 변호사를 비롯해 교수, 국가인권위 관계자, 공기업 간부 등 6명의 지원자 가운데 이 변호사를 최종 낙점했다. 이에 따라 인권팀은 출범 4개월 만에 팀장을 맞아들여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게 됐다. 국방부 법무관리관실 소속인 인권팀은 군내 장병들의 인권신장과 인권정책 수립, 인권실태 조사 및 구제업무를 담당한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람때문에…동물때문에…] DMZ까지 파고든 밀렵꾼

    야생 동물의 마지막 피난처로 알려진 비무장지대(DMZ) 주변도 동물들에게는 더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목숨의 위협을 감수하고 인간들이 지뢰밭에 들어가 올무를 놓아 동물들이 희생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한국조류보호협회 철원지회에 따르면 최근 강원도 철원군 중부전선 최전방 지뢰밭에서 올무에 걸려 신음하고 있는 고라니 1마리를 순찰 중이던 군장병이 발견해 신고했다. 이 어린 수컷 고라니는 협회 회원들이 나무에 연결돼 있는 올무를 풀고 구조해 보호사로 옮기는 과정에서 탈진상태가 심해 숨졌다. 또 이 고라니 옆에서도 숨진지 1주일 이상된 것으로 보이는 암컷 고라니가 발견됐으나 지뢰밭이어서 사체를 수거하지 못했다. 한국조류보호협회 철원지회 김수호 사무국장은 “지뢰밭에 까지 들어가 목숨 걸고 야생동물을 잡겠다는 인간의 행위가 안타깝기만다.”고 말했다.철원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식품 위기’ 부르는 맥도널드·코카콜라

    월마트, 맥도널드, 코카콜라 등 거대식품회사 25곳이 세계보건기구(WHO)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식품 위기’ 대처에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디펜던트는 4일 세계 10대 식품회사와 10대 유통 기업,5대 식당 체인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성인병의 주범으로 꼽히는 지방·설탕·소금을 줄이는 노력을 안 했다고 보도했다. ‘식품 위기’란 비만, 심장병, 암, 당뇨병 등 전체 지구인의 사망 원인 중 60%를 차지하는 비전염성 질환의 주요 원인이 식품에 기인한 데서 나온 말이다. 이들 비전염성 질환은 2020년이면 사망원인의 73%를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WHO는 2004년 세계 25대 식품기업들의 비전염성 질병을 막기 위한 노력이 WHO 건강 기준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런던시립대 팀 랭 교수는 이들 기업의 연례 보고서, 회계장부, 웹사이트 등을 조사한 결과 식품의 질적 향상을 통한 건강 증진 노력이 여전히 기대에 못 미쳤다고 밝혔다. 랭 교수는 지방·설탕·소금 함유량 줄이기, 아동을 위한 책임있는 판매 및 홍보활동, 건강에 좋은 신제품 개발 등 10가지 기준을 평가했다. 이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식품산업 규모는 3조 1300억달러에 이르지만, 세계 25대 기업 중 21곳은 아직도 어린이를 위한 광고 정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영양학자들은 어린이 채널과 흑인 대상 케이블 방송 등에 패스트푸드 광고가 집중돼 소아 비만을 유발한다고 비난했다.25대 기업 중 4곳만이 생산하는 식품에서 지방 함유량을,5곳이 설탕,10곳이 소금 양을 줄였다.25대 기업에는 맥도널드, 버거킹, 피자헛,KFC, 유니레버, 크래프트, 코카콜라, 펩시콜라, 다농 등 식품회사와 테스코, 월마트, 알디, 카르푸, 메트로, 이토요카도 등의 유통회사가 포함됐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현대 “11년만에 왕 됐소이다”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가 배구 챔프전에서 맞선 건 올해로 여덟번째지만 2승씩을 나눈 뒤 최종전까지 간 건 올해가 처음. 프로배구 두번째 치른 올시즌 챔프전은 그만큼 혈전이었다. 경기 전 삼성 신치용-현대 김호철 감독은 “마음을 비우고 무심타로 승부하겠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장병철(삼성)의 서브가 네트에 걸리며 경기가 끝나자 양 팀은 이제 입장이 바뀌었다. 삼성은 9연패의 뒤안길로 퇴장했고, 현대는 11년만에 다시 남자코트의 ‘왕중왕’으로 거듭났다. ‘만년 2위’ 현대캐피탈이 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겨울리그 10연패를 벼르던 삼성화재를 3-0(25-21 25-13 25-21)으로 완파하고 11년만에 왕좌를 되찾았다. 현대는 정규리그 2연패에 이어 프로 첫 통합우승의 감격도 함께 누렸다. 챔프 1차전에서 뼈아픈 역전패 뒤 2승을 챙겼지만 지난 1일 또 무너지며 2승2패로 균형을 허용한 현대는 ‘정신력에서 열세’라는 당초의 예상을 뒤엎고 거세게 삼성을 몰아친 끝에 단 한 차례의 리드도 허용치 않고 우승 축포를 쏘아올렸다. 반면 4차전 승리를 보약삼아 10연패의 아성에 다시 불을 댕긴 삼성은 전날 펄펄 날았던 신진식의 타점이 낮아진 데다 믿었던 석진욱이 부상으로 퇴장,‘9연패의 무대’에서 내려서야 했다. 현대의 ‘일등공신’은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은 파란눈의 용병 숀 루니(24·미국). 정규리그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팀을 챔프전에 올려놓은 그는 이날도 블로킹 2개를 곁들이며 양팀 최고인 17점을 쓸어담아 유효표 30표 가운데 22표를 얻어 지난해 김세진(삼성)에 이어 프로 두번째 MVP에 올랐다. 여자부에서는 흥국생명이 도로공사에 3-1 역전승을 거두고 창단 35년(전신인 태광산업 포함)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안았다.천안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주말탐방] 영어마을

    [주말탐방] 영어마을

    오는 3일 경기도 영어마을 파주캠프가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통일동산에서 마침내 문을 연다. 무려 850억원을 들여 만든 영어캠프는 43개의 건물이 들어서 마치 유럽의 작은 마을을 옮겨놓은 듯한 풍경이다. 원어민 강사 100명과 한국인 강사 50명이 수업을 맡는다. 레스토랑, 편의점, 커피숍 등 상업시설에서도 원어민이 점원으로 일한다. 길거리에선 음악이 연주되고 연극공연이 펼쳐진다. 개장에 앞서 구리여중 2학년 200명이 지난달 20∼25일 5박6일간 시범수업에 참여했다. 영어회화학원도 다닌 적이 없는 토종 여중생 이준희(13)양의 체험일기를 통해 파주 영어마을을 미리 가봤다. ■ 구리여중2년 이준희양 체험기 ●프롤로그 첫 입소 학교로 뽑혔다. 기쁘고도 두렵다. 캠프에선 영어만 사용해야 한단다. 원어민 얘기를 알아들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어학연수를 다녀온 아이들에게 눌려 말 한마디 못하고 돌아오면 어쩌나.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인지 반 41명 가운데 25명만 신청했다. 일단 부딪쳐 보자. #1일째:영어로만…일주일이 걱정이다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캠프는 영국 궁전과 닮았다. 영화나 다른 나라로 여행온 듯싶다.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들어서니 원어민이 수첩을 주며 뭐라고 묻는다. 순간 당황했다. 어렵사리 여권이라는 걸 알았다. 여기서 일주일을 어떻게 살지 덜컥 겁부터 났다. 기숙사는 4명이 같은 방을 쓴다. 아래에 책상, 위에는 침대가 놓여 있다. 집보다 깨끗하다. 대학생이 된 기분이다. 전공과목인 과학·음악·드라마·오락 가운데 드라마를 선택했다. 우리 조는 5명, 담임은 ‘신시아’라는 한국인이다. 그러나 절대 한국어를 하지 않는다. 담임이 원어민인 조도 많다. 옷을 갈아입고 은행으로 갔다. 여권을 보여주니까 20달러를 준다.5박6일간 사용할 가짜돈이다. 이 돈으로 서점에서 교재를 샀다. 점원이 모두 원어민이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는 책장에 영어가 붙어 있어 어렵지 않았다. #2일째:말 안 통해 속상…집에 가고싶다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손바닥만 한 디지털카메라로 동영상을 찍고 컴퓨터로 편집하는 것이다. 작동방법이 간편하다. 감독, 카메라감독, 배우 역할을 나눠 돌아가며 촬영한다. 나는 학생 2명이 아침에 지각해 선생님에게 꾸중듣는 내용을 담았다. 영어 대사를 쓰면 선생님이 틀린 부분을 고쳐줬다. 몇몇 친구들이 집에 가고 싶다고 했다. 영어로만 말하니까 하고 싶은 얘기를 다할 수 없어 가슴이 답답하단다. #3일째:단어 더듬더듬, 그런데 말이 통했다 선생님들이 참 친절하다. 원어민들은 길거리에서 만나면 모르는 사람에게도 ‘Hi’하며 인사한다. 레게머리를 한 선생님이 있는데, 만져보며 어떻게 머리를 감느냐고 물어봤다. 화내지 않고 친절하게 답해줬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백인 선생님도 있다. 아프리카에는 모두 흑인만 사는 줄 알았는데. 정말 아프리카에서 왔냐고 했더니, 그렇단다. 흑인 선생님들은 처음에 왠지 무서웠다. 그러나 이제 친근하다. 웃을 때도 귀엽고, 다정하다. 수업시간에 발표를 많이 한다. 학교에서는 틀릴까봐 가만히 있었다. 여기선 다들 어눌하니까 오히려 용기가 생긴다. 단어만 말하면 선생님이 문장으로 고쳐주고, 여러번 반복해서 말하도록 시킨다. 이해하지 못한 것은 쉬는 시간에 친구들에게 물어본다. 서로 말을 맞춰 보면 다 알아들을 수 있다. #4일째:게임하다 보니 문장이 술술 저녁에는 게임을 많이 한다. 의자빼기가 가장 재미있다. 선생님이 문제를 내면 벽에 붙어 있는 정답 종이를 찾아오는 게임도 하고, 허리를 뒤로 굽혀 낮은 봉을 지나가는 림보게임도 했다. 주사위를 던져 나온 알파벳으로 단어를 만들고, 영어문제를 듣고 화이트보드에 답을 적는 골든벨도 했다. 게임하며 반복해 듣는 문장들은 자연스레 외우게 된다.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주문해 먹는 수업을 했다. 첫날 받은 돈으로 계산했다. 웨이터가 주문이 끝났는데도 가지 않고 계속 서 있었다. 친구들이 팁을 줘야 한다고 알려줘서 1달러를 줬다. 아침에는 빵과 주스, 점심에는 스파게티 등 서양음식, 저녁에는 한식이 나온다. 뷔페식이라 맘껏 먹을 수 있다. 처음에는 서양음식이 맛있더니 점점 저녁이 기다려진다. 엄마가 해주던 반찬이 정말 그립다. #5일째:영어 수다가 자연스러워졌다 친구랑 밤 늦게까지 수다를 떨다가 늦잠을 잤다. 매일 오후 유니세프 회관에서 만들던 비누를 오늘 마무리했다. 가난한 아이들에게 보내는 선물이다. 비누를 녹인 뒤에 향과 색깔을 첨가하고 별, 장미 등 예쁜 틀에 넣어 모양을 만든다. 포장한 뒤 만드는 방법 등을 영어로 적었다. #6일째:영어도 한국어 같은 그냥 말이다 선생님과 정이 들어서 헤어질 때 많이 울었다. 선생님이 안아주며 잘 가라고, 영어공부 열심히 하라고 말하는데 나도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일주일이 정말 빨리 갔다. 여름방학 캠프가 2주일에 60만원이라는데 친구들끼리 꼭 다시 오자고 약속했다. 영어가 한국어처럼 그냥 말이라는 걸 깨달았으니까 더 이상 겁나지 않는다. ●에필로그 이제 영어시간에 시계를 보지 않는다. 더이상 지루하지 않다. 선생님이 단어나 문장을 설명하면 입으로 따라해 본다. 눈으로, 머리로 알아도 입 밖으로 말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으니까. 문법이 틀려도 괜찮다. 자신감이 생겼다. 열심히 영어를 익혀서 엄마랑 꼭 해외여행을 떠날 거다. 정리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이준희양은 - 성적 중상위권 영어 안 좋아해 이준희양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영어를 배웠다. 그러나 영어회화 학원에 다니며 공부한 적은 없다. 원어민과 대화를 나눈 경험은 인사동에서 우연히 길을 알려준 것뿐이다. 성적은 중상위권이지만, 영어를 좋아하지 않았다. 입소 첫날 이양은 다소 의기소침했단다. 쏟아지는 영어에 당황한 것. 묻는 말에 간신히 대답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몰라보게 달라졌다. 수업시간 발표가 많아지고, 게임할 때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영어를 공부가 아니라 놀이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 서울·경기 프로그램 차이 서울시와 경기도가 영어마을을 나란히 열었다. 서울시는 3월27일 강북구 수유동에, 경기도는 3일 파주시 탄현면에 개원한다.2004년에 시작한 송파구 풍납동 풍납캠프와 안산시 대부도 안산캠프까지 합치면 서울 주변에 영어마을이 4곳으로 늘었다. 영어마을의 특장점을 알아본다. 파주캠프가 건평 1만 1058평으로 최대 규모다. 교육생 550명을 한번에 수용한다. 시설은 놀이동산과 닮았다. 놀이기구 대신에 수영장, 축구장, 도서관, 공연장, 미술관, 경찰서, 우체국, 서점 등이 있다.43개 건물이 모두 따로 세워져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건평 4397평인 안산캠프는 파주캠프가 완공될 때까지 영어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는 역할을 맡았다. 강사 57명, 교육생 200명이 수업한다. 반응이 좋아 캠프운영은 계속된다. 경기도는 2008년까지 양평군 용문면에 300명을 수용할 양평캠프를 세울 계획이다. 서울 수유캠프는 3760평, 풍납캠프는 3868평이다. 규모가 적어 공공·상업시설은 가상공간이다. 방을 호텔, 은행, 방송국, 우체국, 비행기로 꾸며 돌아다니며 체험하도록 했다. 수유캠프는 기숙사를 완공하지 못해 6월까지 통학해야 한다. 서울 영어마을은 위탁운영 체제다. 풍납캠프는 헤럴드미디어가, 수유캠프는 YBM에듀케이션이 맡고 있다. 경기 영어마을은 재단법인 경기도문화원이 운영한다. 그래서인지 참가비가 다소 싸다.5박6일 프로그램의 경우 서울은 16만원, 경기도는 8만원이다. 특히 경기 영어마을은 1박2일 주말 프로그램의 경우 도민은 3만원, 타 시·도민은 6만원으로 차등을 둔다. 캠프마다, 프로그램마다 참가대상이 다르다. 서울은 초등 5∼6년생이 대상인 반면 경기도는 중학 2년생이다. 자연히 수업방식도 달라진다. 중학생을 가르치는 경기도는 드라마, 음악, 오락, 과학 등 4가지 전공 중 한 가지를 골라 가르친다. 초등생이 대상인 서울은 상황별 체험학습 위주다. 서울, 경기 모두 평일에는 지자체에 속한 학교별로 단체를 받는다. 개인별 입소는 방학이나 주말만 가능하다. 주말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풍납캠프는 초등 3년∼중학 1년생, 수유캠프는 초등 5년∼중학 2년생이 대상이다. 반면 파주캠프는 초등 3∼6년생으로 제한했다. 가족 프로그램은 수유와 안산에서 진행한다. 등록은 선착순이다. 수유·안산·파주의 일일체험에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파주캠프는 어린이 체험관에서 힙합댄스, 동화책 만들기를 진행한다. 어린이 영어 뮤지컬도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성인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경기도내 중등영어교사에게 4주간 영어 재교육을 무료로 해준다. 군 장병들도 1년에 두차례씩 중학교 중간고사 기간에 입소한다. 선발은 국방부가 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원어민 강사는 원어민 강사는 300여명에 달한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지침대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미국과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아일랜드 등 6개국 출신이다. 실력이 뛰어나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도 뽑았다. 한국인 입양아도 포함돼 있다. 수유캠프는 원어민 35명을 채용할 계획이지만 현재 16명만 확보했다. 꾸준히 늘려갈 방침이다. 연령대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초등학생과 활발하게 움직이며 영어를 가르쳐야 하기에 나이 제한을 둔단다. 교사 2명이 학생 15명을 맡는데, 원어민과 내국인 각 한 명을 원칙으로 한다. 파주캠프는 원어민 강사 80명을 선발했다. 영어마을이 알려지지 않은데다 강사(교사 포함)경력과 국제영어교사 자격인증서(TESOL)를 가진 원어민을 뽑으려고 인사팀이 일부 국가에는 직접 찾아가 면접했다. 풍납캠프는 원어민 35명, 안산캠프는 원어민 31명을 고용하고 있다. 인적사항이 홈페이지에 자세히 적혀 있다. 월급은 원어민의 경력에 따라 220만∼320만원이나 수당 등을 합치면 연봉 평균 4600만원 수준. 모두 캠프 내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계약은 1년마다 평가를 통해 갱신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프로배구 챔프결정 3차전] ‘높이의 현대’ 1승 남았다

    “14-12 매치포인트에서 당한 뼈아픈 역전패의 교훈을 첫 통합우승 때까지 갖고 가겠다.” 지난 26일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승리, 삼성화재와 1승1패의 균형을 맞춘 현대캐피탈의 김호철 감독과 선수들이 한 입으로 내뱉은 말이다. 이기고 있더라도 상대가 되살아날 틈을 주지 않겠다는 뜻. 대전에서의 3차전도 그랬다. 리드를 빼앗긴 건 단 두 차례. 토스 1개, 스파이크 하나에까지 상대를 철저히 짓밟는 ‘잔인함’까지 묻어 있었다. 현대캐피탈이 프로 첫 통합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 놓았다. 현대는 2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배구 챔프전 3차전에서 삼성화재를 2차전에 이어 또 3-0으로 셧아웃, 올시즌 정상을 눈앞에 뒀다. 초반엔 막상막하. 그러나 “더 이상 알 것도, 속일 것도 없다. 어느 팀이든 먼저 무너지는 팀이 진다.”고 했던 양팀 감독의 말은 현실로 드러났고, 그 제물은 삼성이었다. 현대는 김세진(6점) 신진식(11점)이 번갈아 가며 득점을 올린 삼성과 팽팽한 1세트를 이어갔지만 중반 김세진의 연속 공격 범실을 틈 타 힘의 균형을 깼다. 초반 4∼5점차로 달아난 현대는 장병철(9점)의 백어택, 신진식의 서브포인트 등에 밀려 24-23,1점차까지 추격당했지만 이선규(10점)의 속공에 이어 윤봉우(5점)가 프리디의 오픈공격을 막아내 기세 좋게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부터는 쉬웠다. 삼성 블로커의 손끝을 살짝 스치는 루니의 연속 쳐내기로 5-1까지 달아난 현대는 장병철이 연속 서브포인트를 꽂으며 추격한 삼성을 리베로 오정록이 몸을 날리는 허슬플레이로 저지, 세트를 따낸 뒤 세터 권영민까지 블로킹에 가세한 3세트마저 8점차로 빼앗아 가뿐하게 승부를 마무리했다. 겨울리그 10연패를 벼르는 삼성은 첫 세트에만 8개 등 무려 23개의 범실에 발목을 잡힌 데다 플레이메이커로 기대했던 석진욱이 일찌감치 벤치로 물러나는 바람에 손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1승2패의 벼랑 끝에 몰렸다. 양팀 모두 창단 30여년 만의 첫 우승컵을 놓고 겨루는 여자부 경기에서는 한송이 임유진이 41점을 합작한 도로공사가 흥국생명을 3-0으로 완파하고 ‘만년 2위’의 굴레에서 벗어날 준비를 마쳤다.대전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독자의 소리] “군인 외출외박 병사들 입장서 봐야”/구기준

    최근 국군 장병들의 외출·외박을 군대를 중심으로 일정한 ‘위수지역’안으로 제한해야 한다거나 이를 풀어야 한다는 논란이 강원도를 중심으로 거세게 일고 있다. 육군에서는 장병의 기본권 보장 차원에서 2박3일 특박에 한해 위수지역을 확대할 생각이고, 지자체와 지역 상공인들은 반발하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도 “외출지역 확대 철회해야.” “주변상권 다 죽는다.” 등 지역 주민의 반대 목소리를 자극적으로 전하고 있다. 그러나 2박3일을 보내는 장병들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자.2박3일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더욱이 교통수단의 발달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 된 요즘에는 더욱 그렇다. 가까운 나라로 해외여행도 다녀올 수 있는 기간이다. 변변한 서점, 극장 하나 없는 문화적 소외지역인 전방에만 장병들을 묶어두는 것은 ‘신종 문화학대’가 아닐까. 면회, 외출,1박2일의 짧은 외박 등은 위수지역내에서 보내게 하되,2박3일 이상의 특박은 휴가개념을 적용해 위수지역을 확대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이다. 구기준 <예비역 병장·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작동>
  • 심장병예방 ‘웰빙 돼지’

    심장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오메가3 지방산을 스스로 몸 안에서 생성하도록 복제된 돼지고기가 식탁에 오르게 될까. 미국의 여러 대학 연구진이 지난해 11월 오메가3을 생성하도록 세포핵 이식을 통해 복제한 흰색 돼지새끼 여섯 마리를 출산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생명공학’ 최신호(26일자)에 실렸다. 태어난 여섯 마리 가운데 네 마리가 현재 미주리 대학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오메가3 지방산은 심장병 발병 위험을 줄여주는 데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생선에만 들어있는 것이 문제다. 생선 값이 비싼 데다 가려먹는 이도 많아 이 지방산 섭취에 어려움이 있어 왔다. 더욱이 기름기가 많은 참치에 가장 풍부한데, 이 또한 수은 함유량이 많아 꺼림칙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현대인이 즐겨 먹는 베이컨이나 돼지고기를 통해 오메가3을 섭취할 수 있다면 이는 영양공학에 혁명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논문의 대표 저자인 징캉 하버드 의대 부교수는 돼지고기에 들어있는 오메가6 지방산을 오메가3으로 전환시키는 선충(線蟲)의 유전자를 찾아냈다. 이 유전자를 시험관의 돼지 태아 세포에 이식한 뒤 돼지 난자에서 핵을 없애고 유전조작된 세포의 핵을 주입, 배아를 만들어 자궁에 착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태어난 복제돼지는 오메가6은 얼마 되지 않고 오메가3은 많았지만 그렇다고 전체 지방의 양은 보통 돼지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징캉 교수는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복제양 돌리 이후 생쥐, 쥐, 소, 염소, 토끼, 고양이, 나귀, 말과 개 등 10여종의 복제에 성공했다. 그러나 가축의 특정 영양소를 겨냥해 유전자 복제 동물이 태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신문은 이번 연구의 성과는 어디까지나 이론에 머물러 있다고 성급한 기대를 경계했다. 생선에만 함유된 이 지방산이 돼지 몸 속에서도 같은 효능을 발휘할지, 사람이 먹을 경우 맛은 어떨지, 안전한지, 이 돼지가 성장한 뒤에도 오메가3을 많이 함유할지는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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