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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남성] “남자도 때론 울고 싶다”

    ●힘들 때 곁을 지켜주는 건 동성친구 험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남자들은 강한 척, 잘난 척을 해야 할 때가 많다. 여자 앞에서 눈물 흘리는 걸 부끄러운 행동으로 세뇌받고 자란 남자들은 힘이 들 때 차라리 동성친구에게 기대고 싶다. 회사원 하모(35)씨는 “울고 싶을 때는 동성이 더 좋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세상을 살다 보면 여성이건 남성이건 울고 싶을 때가 있다.”면서 “혼자서 소주 한 잔 하면서 울어도 되지만 그건 너무 처량하고, 마음 잘 통하는 친구와 만나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눈물 흘리면 개운하다.”고 역설한다.“물론 이성친구라도 좋겠지만 그건 쪽팔려서 안 된다고 어떤 여자 후배가 말하더라고요.” 송모(36)씨는 “남자도 때로는 다른 이들의 어깨에 기대고 싶고, 잘 못하는 걸 억지로 잘하는 척하지 않고 싶다.”고 털어놓는다.“성장과정이나 현재 하는 일에서 어렵고 힘든 점을 마음껏 털어놓을 수 없을 때, 여자에게는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내색을 잘 못하겠더라고요. 그래도 동성에게는 술 한잔 마시며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잖아요. 넋두리도 하고 어리광도 부리고요.” 여자 앞에서 남자가 ‘맥가이버’가 돼야 한다는 것도 남자들끼리만 통하는 고충이다. 송씨는 “자동차, 컴퓨터, 보일러 등 뭐든 망가지면 여자들은 남자 얼굴만 쳐다보면서 ‘(남자가) 그것도 못해?”라고 말한다.”면서 “해결할 줄 모르니 방법도 없고 사실대로 말하기도 난감하다.”고 밝혔다.“그럴 때 남자들끼리는 편하게 잘 못한다고 말하면 잘하는 사람이 하면 되잖아요.” ●평생 친구, 아내 안 부럽다 대기업 연구원으로 일하는 김모(34)씨는 대학부터 취업까지 14년간 희로애락을 함께한 친구를 ‘인생 최고의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군 복무시절을 제외하곤 언제나 친구들과 함께 있었으며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집은 잠만 자고 나오는 고시원 수준이었다. 김씨 인생의 중심엔 언제나 친구들이 있었다. 김씨가 이렇게 동성 친구들과 어울리게 된 이유는 당시 이공대 여학생 비율이 적었던 이유도 있다. 그는 동성친구가 좋은 이유로 “함께할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취업 공부는 물론, 좋아하는 운동과 4륜구동차를 이용한 오프로드 여행도 모두 동성친구들과 함께 했다. 그렇다고 독신주의자는 아니다. 김씨는 “뼛속까지 열정으로 가득차 있던 대학시절을 함께한 친구들이 누구보다 저를 이해해주기 때문”이라면서 “지금이라도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고 좋아하는 것들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언제라도 결혼할 생각”이라며 웃었다. ●“여친은 대중탕에서 등을 밀어줄 수가 없잖아요” 회사원 허모(32)씨는 “친구 등에 물을 끼얹어주고 ‘이태리 타월’로 서로 등을 밀어주면서 느끼는 교감을 여자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그럴 땐 정말 이성친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든다.”고 강조한다. “등을 미는 건 목욕의 하이라이트라지만 혼자서는 할 수 없거든요. 그런 경우 이성친구 다 필요 없습니다. 내 등을 시원하게 밀어줄 든든한 동성친구가 백번 낫죠.” 이성보다 동성이 더 좋은 경우로 많은 남성들은 “술 취하고 싶을 때”를 꼽았다. 황모(30)씨는 “나같은 유부남은 이성친구랑 술 마시고 취하면 큰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면서 “특히 술을 과하게 마셔 비틀거릴 때 이성친구가 부축을 해줬다면 큰일”이라고 강조했다.“그런 모습을 ‘마누라님’의 친구나 이웃이 목격을 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무리 도덕적 정당성을 주장해 봐야 오해는 쉽게 가시지 않을 수 있죠. 같이 취할 때도, 비틀거리는 걸 부축해 줄 때도 동성이 제격이죠.” ●남녀는 언어가 다르다? 장모(37)씨는 남성들과 여성들은 쓰는 언어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결혼 10년이 지나 아들, 딸 한명씩을 뒀지만 지금도 아내와 얘기할 때 낯선 느낌을 받는다는 것. “살다 보면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는 법이죠. 그런데 여자들과 어긋난 관계를 푸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한번 토라지면 며칠씩 말 안하고, 뭘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관계를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해야 합니다. 남자라면 술 한잔, 농구 한 게임으로 풀 수도 있을 텐데 여자들의 언어는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장씨는 또한 아내가 자신을 길들이려 할 때는 “한마디로 피곤하다.”며 한숨 짓는다.“‘청소해라, 씻어라, 술·담배 하지 말아라’ 등 아침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잔소리의 연속입니다. 차이를 인정해주고 조금씩 이해해주면 안 될까요?”라고 하소연했다. 가족 이야기를 할 때 받는 스트레스도 ‘차라리 남자가 좋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는 “아내와 양가 얘기를 하다 보면 언제나 서먹해집니다. 시댁이나 친정으로 각자의 집을 구분하고 경제적 문제나 부정적인 이야기라도 나올라치면 언제나 언성이 높아집니다.”라며 얼굴을 찌푸렸다. 강국진 오이석기자 betulo@seoul.co.kr
  • [길섶에서] 3代의 휴가/ 육철수 논설위원

    모처럼 처가 어른들을 모시고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지난 몇년 동안 집안에 수험생이 있어 휴가고 뭐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우리 부부, 아이 둘, 이렇게 3대(代)가 길을 떠난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러나 휴가를 기획하고 경비를 집행하는 ‘총책’인 내 입장에선 쉽지만은 않았다. 휴가 성수기라 숙소 잡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이건 시작일 뿐이었다. 차 한 대에 6명이 포개다시피 타고 이동했다. 비좁은 숙소에 어른들이 계셔 조심스럽고, 냉방시설도 그에 맞추다 보니 불편했다. 음식점에 들어가면 원하는 메뉴도 제각각이다. 어른들을 생각해서 가까운 관광지를 골랐더니 아이들은 아예 숙소에서 쉬겠다고 한다. 어른들도 무더위에 젊은 자식들 따라다니느라 힘든 표정이 역력했다. 놀러 다니는 게 즐겁긴 한데,3대가 모두 만족스럽진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장인·장모는 휴가를 함께 보내준 사위가 고마웠나 보다. 연신 “덕분에 구경 잘했다.”며 어깨를 두드려주셨다. 나흘 동안 운전하랴, 분위기 살리랴, 지친 심신이 한꺼번에 싹 풀렸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단독] ‘성폭행 동영상’ 수사 해프닝

    최근 인터넷을 통해 충격적인 내용의 성폭행 동영상이 유포되고 있다는 첩보가 입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대학생 장모씨가 P2P(개인간 파일공유) 사이트에서 ‘강간 동영상’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발견, 이를 내려받아 경찰에 신고했다. 장씨는 동영상에 여러명의 남성들이 여자 한 명을 성폭행하는 내용으로 이를 실제 상황으로 판단해 곧바로 강남경찰서 인터넷 게시판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1997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빨간 마후라’ 비디오 사건을 수사했던 강남서는 곧바로 이 사건을 사이버수사대에 배정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했다. 그러나 경찰이 동영상에 대해 정밀 분석한 결과,‘연출된’ 음란 동영상이라는 증거가 여럿 발견됐고, 장씨도 지난 4일 사이버수사대에 실제 성폭행 동영상은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다시 보내와 일단 해프닝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아내는 사채업·경찰남편은 해결사

    채무자와 채무자 친척 등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2명을 다치게 한 전직 경찰관이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5일 서울 방배경찰서와 경기 광명경찰서에 따르면 2001년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경사로 정년 퇴직한 임모(64)씨는 지난달 10일 경기 광명시 철산동에서 채무자의 사위 최모(39)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최씨의 아내(36)에게 상처를 입혔다. 또 같은 날 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사는 또 다른 채무자 유모(46)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했다. 임씨는 10여년 전부터 사채업을 하는 아내를 도와 채무자들을 찾아가 빚 독촉을 하는 역할을 해왔다. 임씨는 최씨의 장모에게 빌려준 5000만원(피해자 주장 1000여만원)을 10여년간 받지 못하는 등 빌려준 돈을 제때 받지 못해 결국 가산을 탕진했으며 이 때문에 아내와 올해 초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경찰에서 “30여년 경찰 생활 끝에 마련한 집까지 팔아 아내의 사채업에 보탰는데 채무자들이 원금이 5억원이라는 큰 돈을 갚지 않아 앙심을 품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있는 임씨의 전세방에서 최씨 장모를 비롯한 채무자 13명의 이름, 주소, 채무액이 인쇄된 종이를 발견해 두 사건 모두 임씨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소재를 파악해 왔다. 임씨는 범행 뒤 숙박업소 등을 전전하며 은신하다 3일 오후 10시25분쯤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역 앞 숙박업소에서 붙잡혔다. 경찰은 “검거 당일 임씨가 모든 혐의를 순순히 인정했으며,4일 수사본부가 차려진 광명경찰서로 신병을 인도했고,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영장 실질심사를 받았다.”고 밝혔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여성&남성] 우린 ‘판박이 여름휴가’ 탈출을 꿈꾼다

    [여성&남성] 우린 ‘판박이 여름휴가’ 탈출을 꿈꾼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루 하루를 달리는 직장인들에게 여름 휴가는 ‘사막의 오아시스’, 그 이상이다. 상사의 질책이나 고된 야근도 휴가를 생각하면 얼마든 참아낼 수 있다. 최근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미혼남녀 7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번 여름휴가 때 무엇을 하면서 보낼 예정인가.’라는 질문에 남녀 모두 ‘일상 탈출을 위한 여행(71.5%)’을 꼽았다. 굳이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주인공처럼 낯선 곳에서의 특별한 만남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혹시나’하는 기대만으로도 여름 휴가는 즐겁다. 가족이나 연인, 아니면 혼자만의 휴가를 꿈꾸는 남녀의 생각을 들어봤다. ●그곳에 가면 왠지 특별한 행운(?)이 있을 것 같은데… 회사원 김모(32)씨는 여름 휴가만 생각하면 웃음이 피식피식 나온다.2주 뒤 뉴질랜드행 비행기를 타기로 돼 있다. 김씨는 스포츠카를 빌려서 1주일 동안 뉴질랜드 곳곳을 누빌 계획이다. 휴가 예산은 150만원 정도로 다소 부담스럽지만 8년 동안 별러온 ‘로망’이 이뤄지는 순간이기 때문에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1999년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어학연수를 떠났던 김씨는 형편이 어려워 하루에 3뉴질랜드달러(당시 환율기준 2000원)로 버텨야 했다. 아침은 식빵 3조각, 점심과 저녁은 서울에서 공수해 온 ‘봉지라면’으로 해결하는 등 처절한 연수 생활을 했다.8년 전 한국으로 돌아오던 순간부터 그는 뉴질랜드에서 여름휴가를 보낼 것을 결심했다. 김씨는 “당시 지겹게 먹었던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이민자가 하는 식당에서 탕수육과 볶음국수로 된 콤보메뉴도 먹으며 그 때의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 물론 딱 한 끼니다.”며 웃었다. 당시에는 꿈도 못 꾸던 남섬 투어도 계획하고 있다. 연수 시절 클래스메이트였던 늘씬한 스위스 미녀가 남섬 여행을 제안했지만 형편이 안 돼 못갔던 한도 이 참에 풀 계획이다. 물론 그 곳에서 특별한 행운(?)이 생길 거라는 기대도 가슴 한 구석에 품고 있다. 회사원 이모(33)씨는 “언제부턴가 와이프를 집에 두고 홀로 베낭을 꾸려 유럽으로 떠나고 싶다는 공상을 했다.”면서 “정처없이 돌아다니다 어울릴 수 있는 친구(?)를 만난다면 금상첨화 아니겠냐. 항상 한 이불을 덮고 자는 와이프랑 휴가까지 가야 한다면 우울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씨는 “올 여름 ‘로망’을 이룰지는 모르겠다.”면서 “뒤탈을 막기 위해 아내와 함께 갈지, 솔직히 말하고 혼자 떠날지 결정하지 못했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붕어빵 같은 바캉스는 싫다” 회사원 장모(27)씨는 8월 말 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계획이다. 그때 쯤이면 성수기가 끝나갈 때라 경제적 부담도 적은 데다 북적거리는 관광객도 피할 수 있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쌀국수나 양꿍 같은 태국 전통 음식을 실컷 먹고 틈날 때마다 한가롭게 마사지사에 몸을 맡길 생각이다. 정씨는 “이름난 관광지에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사진이나 찍는 해외여행 따위는 관심없다.”면서 “1년에 한 번뿐인 휴가인데 아무 생각없이 푹 쉬면서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을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신선놀음 아니냐.”고 말했다. 은행원 박모(32)씨의 휴가 테마는 ‘애니메이션’이다. 혼자서 애니메이션의 천국인 일본에 가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손때가 묻은 지브리스튜디오를 둘러보고 좋아하는 애니매이션을 보며 올 때는 DVD와 관련 상품을 가득 사올 계획이다. 박씨는 “몇달 전 여자친구와 헤어져 여름휴가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어설프게 친구들과 해수욕장이나 수영장에 가서 안 되는 작업(?)을 하는 것보다 일본에 가서 혼자 만의 휴가를 즐기고 싶다. 여름휴가 때 꼭 바닷가나 계곡, 유명 관광지에 가야 한다는 것도 고정관념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일본 문화에 푹 빠져보기 위해 지인의 집과 호텔 대신 일본인이 운영하는 민박집을 인터넷으로 예약했다. ●40대 가장 ‘방콕 vs 해외여행’ 회사원 진모(40)씨에게 ‘주 5일 근무제’는 남의 나라 일이다. 설상가상 최근 2주 동안 새벽 1시에 퇴근하는 등 격무에 시달리느라 몸은 천근만근이다. 하지만 마음 만은 가뿐하다. 새달 초 예정된 휴가를 생각하면 2주쯤이야 얼마든지 참아줄 수 있다. 진씨는 “해외리조트에 가서 아무 생각없이 쉬고 올 생각도 해봤지만 올 해는 집에 틀어박혀 있을 생각이다.1주일 내내 뒹굴면서 푹 잘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른 가장들처럼 휴가에 대한 가족들의 정신적 압박도 없다. 둘째 아이를 가진 아내가 임신 8개월째 접어들어 몸이 무거운 탓에 꼼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씨는 “무거운 몸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아내도 ‘방콕 프로젝트’(집에서 푹 쉬는 계획)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덕분에 아무런 장애없이 ‘방콕’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반면 직장인 조모(41)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부지런히 인터넷 여행사이트를 뒤지고 있다. 올 여름 휴가때 아내와 아들과 데리고 모처럼 해외에 나갈 생각이다. 조씨는 “주변에서 해외로 하도 많이 나가니까 한 번쯤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진작부터 하고 있었는데 한 번도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면서 “단 1주일이라도 해외에 다녀오면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에게 견문을 넓혀주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아들을 놀라게 해주고 싶어 아직까지는 비밀로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통장에 자물쇠를 채워놓은 아내를 설득하는 일이다. 조씨는 “해외로 나가려면 한두 푼 드는 게 아니어서 그런지 해외 운이라도 슬쩍 내비치면 아내가 눈을 흘기곤 한다. 밤낮으로 작업(?)을 해서 아내를 설득하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나홀로 휴가’를 꿈꾼다 경기 안산시에서 한 중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윤모(30·여)씨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꿈이다. 주변에서는 여름방학을 하면 다녀오라고 하지만 실상 방학 때는 보충수업과 교내외 연수 등으로 더 짬이 안 난다. 게다가 올해는 평생 한번 받는 연수까지 겹쳐서 휴가는 머릿속에서만 다녀올 형편이다. 그는 “프랑스 파리에 가서 4년 전 시간에 쫓겨 못 보았던 루브르박물관을 열흘 정도 샅샅이 관람하고 싶다.”면서 “혼자 개선문이 보이는 거리에서 홍합요리나 실컷 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가 마음 속의 휴양지로 박물관을 고른 이유는 하루 4시간의 수업에 조례, 종례 시간까지 시달리는 자신에게 뭔가 정신적인 휴식을 주고 싶어서다. 윤씨는 “점심시간에는 급식 지도하며 떠들고, 쉬는 시간마저 아이들이 몰려와 떠들곤 한다.”면서 “한 동료 교사는 아이들끼리 싸운 것을 가지고 학부모들이 담임 탓이라며 교육청에 고발하겠다고 협박해 학교를 그만두기도 했다. 이런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평화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회사원 권모(27·여)씨는 여름휴가에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익스트림 스포츠를 배워볼 계획이다. 평소 참하다는 이야기를 지겹도록 듣는 자신에게 용기와 힘을 길러주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번지점프나 패러글라이딩 등을 배우며 여름휴가를 보내고 싶다.”면서 “물론 무섭겠지만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하면 나도 미래로 비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매일 반복되는 육아와 집안 일에 매여 있는 전업주부 신모(35·여)씨는 서비스를 하는 휴가가 아니라 서비스를 받는 휴가를 꿈꾼다. 가족끼리 가는 휴가는 결국 자신이 밥을 하고 아이를 돌보며 남편 비위를 맞추게 된다는 것. 그는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나홀로 여행’을 원한다. 매일 피곤이 쌓여 멀리 갈 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는 “근처 특급호텔 패키지를 신청했다. 마사지 받고 밥도 안하고 식사도 객실로 시켜 먹으며 뒹굴뒹굴 게으름을 맘껏 피우고 싶다.”면서 “책도,TV도, 컴퓨터도 필요없고, 곁에 있을 사람들도 필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얼마나 홀로 보내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일주일까지는 남편이 아이를 돌보며 지낼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하다가도 “아이가 걱정돼 길어야 이틀밖에 안 되겠네요.”라며 웃었다. ●“역시 휴가는 친구나 그이와 가야…” 대기업에 다니는 전모(25·여)씨는 엔화의 가치가 떨어진 지금 일본으로 3박4일 쇼핑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홍콩의 쇼핑 페스티벌이나, 떠오르는 신흥 쇼핑시장 중국 상하이도 유명하지만 이번에는 일본으로 결정했다. 자칭 쇼핑 전문가인 친구 3명과 각자의 여름 보너스 200여만원씩 들고 가서 옷, 가방 등을 싸게 살 계획이다. 유씨는 “요즘 같은 경우 일본에서 쇼핑만 잘하면 비행기값 정도는 빠진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 “어떤 친구는 과소비를 걱정하기도 하지만 1년 동안 돈 버느라고 고생한 나에 대한 선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에서 사회적으로 만난 사람들로부터 해방돼 친구들과 진정한 수다를 나누고 싶다.”며 웃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모(29·여)씨는 “남자 친구와 밀월 여행을 가고 싶다. 가장 즐거웠던 여름여행은 역시 남자친구와 다녀온 여행이었다.”면서 “밤에 안 헤어지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또 “물론 부모님께 거짓말하는 것은 죄송하지만 약간의 스릴이 여행에 짜릿함을 더한다.”고 속내를 밝혔다. ●“추억 속 아름다운 로맨스를 꿈꿔요” 대학생인 손모(21·여)씨는 아직도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주인공 같았던 지난해 여름의 유럽 기차여행을 잊지 못해 한 번 더 스치는 인연을 고대한다. 당시 그는 여행 직전 특별한 인연을 기대하며 서울 인사동에서 한국 전통 기념품 등을 준비했다. 그런데 정말 선물을 주고싶은 사람이 나타날 줄이야. 스위스로 이동하던 기차 안에서 한 취객이 혼자 있던 여성을 괴롭혔고, 손씨 일행은 당황하며 어쩔줄 모르고 있었다. 바로 그 때 인도계 유럽 남성이 다가와 행패를 부리던 취객을 오히려 달래면서 부드럽게 진정시켰는데 황홀하게도(?) 그의 좌석은 바로 손씨의 옆자리였다. 그녀는 “참 멋진 남자라는 생각과 함께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한 장면이 내게도 우연처럼 찾아왔다고 생각했다.”면서 “용기를 내 그에게 먼저 말을 걸었고, 서로 통성명을 하고 여행에 대해 담소를 나눴다.”고 회상했다. 일행들이 옆에 와서 대화를 방해했지만 한국에서 준비해간 한국 전통 문양의 책갈피를 그에게 주었고, 그는 한국에 꼭 한번 가겠다는 말과 함께 먼저 기차에서 내렸다. 손씨는 “아직도 그가 연락을 주지 않을까 기대한다.”면서 “휴가에서의 로망은 스치는 인연에 대한 추억인 것 같다.”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유전 특례 무전 입대’ 사실로

    ‘유전 특례 무전 입대’ 사실로

    전직 차관급 아들과 연예인, 운동선수, 유학생 등 127명이 병역특례 업체에 부실 복무하는 등 고위공직자와 부유층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동부지검은 서울병무청 관할 병역특례 업체 1600여곳 가운데 300여곳을 대상으로 3개월간 진행한 병역특례비리사건 종합수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127명 적발·27명 구속… 전원 편입취소 의뢰 검찰은 병역특례업체에 부실 근무한 전직 차관급 인사 아들 장모(26)씨 등 2명과 가수 천모(29)·원모(29)·조모(31)·김모(27)씨 등 4명, 개그맨 손모(27)씨 등 29명을 추가로 적발, 병무청에 행정처분을 의뢰하기로 했다. 이로써 검찰은 특례업체 대표 등 관계자 77명을 입건(구속 27명 포함)하고, 부실복무 사실이 확인된 병역특례요원 127명에 대해 병무청에 편입취소 등을 의뢰했다. 부실 근무자 출신 대학은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3개 대학 출신자 40명, 해외대학 유학생 16명 등이다. 이들 3개 대학 출신과 유학생은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가수 천씨와 원씨는 지난해 7월 특례업체에 편입한 뒤 출근하지 않고 음악활동을 했다. 가수 조씨와 개그맨 손씨는 2004년 8월에, 가수 김씨는 지난해 5월에 각각 특례업체에 편입한 뒤 지정업무에 종사하지 않았다. 전직 차관급 공무원 아들 2명은 미국대학 재학 중 각각 2005년과 2006년에 병역특례업체에 편입한 뒤 비지정 업무에 종사했다. 이번 검찰 수사로 병역비리로 얼룩진 연예계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싸이는 20개월 재복무 판정을 받은 뒤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부실 근무자들이 행정소송을 하면 병무청에 자료를 제공해 적극 대응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부실한 병역특례제도가 범죄 양산 한편 최근 새 앨범 작업도 모두 마치고 컴백 시기를 조율하던 가수 조씨는 이 사건으로 복귀를 무기한 연기하고 연락을 두절한 상태이며, 가수 천씨는 검찰수사 발표에 앞서 지난달 5일 자진 입대했다. 허점 투성이인 현 특례제도가 병역비리를 양산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업체가 원할 경우 전공과 무관하게 산업기능요원으로 지정받을 수 있는 현 제도가 연예인과 부유층 자제들이 병역 면제의 대안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병무청에 강제수사권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 연예인은 병무청과 감사원이 함께 네 차례나 소환 조사를 요청했음에도 이에 불응해 결국 잘못을 밝혀내지 못했다. 한명관 차장검사는 “현 병역법에는 금품수수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도 없어 병역비리 대상자들에 대해 형법상 배임죄를 적용해야 할 정도로 미비하고, 병역특례자의 경우 법률이 미비해 장기간 결근해도 복무이탈죄를 적용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하이닉스, 비메모리 진출 공식화

    하이닉스반도체가 비메모리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2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연구개발,P램과 비(非)메모리 등 신규사업 진출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고부가가치를 지향하는 본격적인 성장모드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정부가 허용한다면 무방류 시스템을 적용한 이천공장의 구리공정 전환이 내년부터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2012년 D램과 낸드플래시,P램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각각 30%로 끌어올려 매출 250억달러를 달성하고 2017년에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반도체 전문회사로 도약한다는 내용의 비전을 마련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여성&남성] 세상의 중심에 선 알파걸

    [여성&남성] 세상의 중심에 선 알파걸

    페미니즘의 ‘제3의 물결’이라고 불리는 ‘알파걸(α-girl)’은 더 이상 생소한 단어가 아니다. 미국 하버드대학 댄 킨들러 교수가 정의한 새로운 사회계층인 알파걸은 학업, 운동,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남자에게 뒤지지 않는, 오히려 능가하는 엘리트 여성을 일컫는다.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 직장에서 알파걸들의 활약은 남성을 압도하고 있다. 사회 전반에는 알파걸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하지만 여전히 시기와 질투어린 시선도 공존하는 게 현실이다. 알파걸에 대한 남성과 여성의 ‘따로 또 같은’ 생각을 들어봤다. ●알파걸은 대세다? 알파걸의 약진은 중·고교의 학생회장 등 리더그룹에서 두드러진다. 많은 사람 앞에서 부끄러움을 타고 친구들과 수다 떨기를 좋아하는 ‘사춘기 소녀’보다는 강한 자아를 지닌 소녀들이 전방위로 나서고 있는 것. 남녀 공학인 K중은 남녀 반장을 각각 한 명씩 뽑는다.K중 1학년의 한 반에서 남자 반장은 특별히 나서는 아이가 없어 추천을 받아 투표로 선출했다. 하지만 여자 반장을 뽑을 때는 달랐다. 심모(13)양이 손을 번쩍 들고 반장에 단독 출마를 했다. 심양은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안에 관해선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이 주위 친구들의 평가이다. 하다 못해 담임 선생님이 벌을 줄 때도 이유를 따져 물어 곤혹스럽게 하고, 환경미화나 체육대회 때도 남자 반장의 도움을 받아 주도적으로 행사를 준비한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원 한 번 다니지 못했지만 첫 시험부터 지금까지 1등을 놓치지 않았다. 담임인 정모(32·여) 교사는 “가끔씩 황당한 일을 벌이곤 하는 알파걸들은 교사들에겐 ‘예측불허’란 의미다.”라면서 “공부도 1등이고 리더십이나 카리스마도 남자 아이들을 압도해 요즘에는 남자 반장보다 더 믿음직스럽다.”고 털어 놓았다. ●남자들의 미묘한 시기 20∼30대의 알파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다니던 5년차 회사원 박모(29·여)씨는 팀내에서 공인된 ‘알파걸’이다. 똑 부러지는 일처리로 상사들의 신뢰를 독차지할 뿐 아니라 후배들에게도 적극적인 지지를 받는다. 세살배기 딸을 둔 박씨는 남편과 시댁에서도 후한 점수를 받는다. 하지만 박씨는 스스로 알파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여중·고와 여대를 다니면서 사회의 고정된 ‘성역할’에 얽매이지 않게 됐을 뿐이고 회사에서도 남자들과의 경쟁이라기보다는 또 다른 ‘사람’과의 경쟁이라고 생각하다 보니 지금에 이르렀다는 것이 박씨의 설명이다. 박씨는 “‘알파걸’이란 말이 트렌드처럼 되는 게 모든 여성에게 알파걸이 되라고 강요하는 새로운 억압 기제처럼 느껴지기도 해요.”라면서 “알파걸도 필요하지만 조용히 살림하고 내조하며 사는 삶도 가치있을 수 있죠. 그런데 일부에선 알파걸만 훌륭한 것처럼 떠드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32·여)씨는 자타공인 알파걸이다. 능력도 워낙 빼어나지만 리더십과 강한 ‘포스’를 뿜어내 남자 동료들도 그 앞에 서면 꼼짝을 못한다. 그렇다고 모나거나 잘난 척하는 성격도 아니어서 직장 동료들이나 친구들 중 누구도 그를 싫어하지 않는다. 박씨는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알파걸로 길러졌다. 돈벌이는 어머니가 도맡아 하고 외려 아버지는 살림살이와 딸의 사소한 고민까지 챙겨 주는 등 전통적인 관념의 성역할이 전도된 가정에서 자라난 것. 킨들런 교수가 “아버지와 딸 사이의 친밀한 관계가 딸들의 사고방식과 심리, 사회와의 교류 방식, 인생에 대한 소망과 기대치에 깊은 영향을 준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박씨 역시 알파걸이란 타이틀이 탐탁지 않다. 박씨는 “여자 동료나 후배들은 저를 롤모델로 여기고 따르지만, 남자 동료나 후배는 겉으로 내색을 안해도 묘한 질투 같은 게 실린 것을 느끼곤 해요.”라고 털어 놓았다. 대학생 우모(23·여)씨는 ‘알파걸’하면 동창 김모(23·여)씨가 떠오른다. 다른 친구들은 어학연수를 갈 때 김씨는 8학기를 연속으로 학교에 다니며 과외로 돈도 벌고, 어학원 등도 꾸준히 다녔다고 한다. 학교에서 발표수업을 할 때도 떨기는커녕 남자 조원들을 ‘수족처럼’ 부렸고, 남자 동기들도 서로 김씨의 조에 들어가고 싶어했다. 우씨는 “남자를 잘 이끌며 리더로 살아가는 친구의 모습이 부러웠다.”면서도 “어쩔 땐 자신이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남자 선배들과 친하게 지내고 미모를 활용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 샘이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알파걸에 대한 호들갑… “이해하기 힘들어” 6년차 회사원 김모(31·여)씨가 “자기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자신감이 넘치는 동료나 선배들을 보면 부러울 때가 많다. 특히 상사는 물론 동료나 아랫사람에게까지 인정받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면서도 “솔직히 내 주위에서 미디어에서 떠드는 의미의 완벽한 알파걸은 찾아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파걸’이 하나의 유행처럼 자리잡아가는 데 대해 김씨의 생각은 부정적이다. 능력 외적인 사회의 차별 구조 때문에 여자들의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적었을 뿐이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각종 입사시험이나 고시, 학교에서 여자들이 더 두각을 나타냈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다. 김씨는 “알파걸이란 개념이 은연 중에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능력이 떨어지는데, 남자보다 잘 하는 여자들이 많아지니까 신기하다는 생각을 밑바탕에 깔고 있는 것 아닌가요. 그것 자체가 가치 차별적인 용어인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일선 학교에서 거센 ‘알파걸’ 열풍 수도권의 한 중학교에서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장모(30) 교사는 최근 일선 학교에 거세게 불고 있는 ‘알파걸 열풍’에 대해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 교사는 “6개 반이 남녀 합반으로 한 반에 남자 반장과 여자 반장을 한 명씩 뽑는데 남자 반장은 얌전하고 차분한 반면 여자 반장은 목소리가 크고 리더십이 강하다.”면서 “결국 ‘여자 반장-남자 부반장’ 구도와 다를 바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남녀공학 A중에 다니는 이모(13)군은 또래 사이에 공부도 잘하고 리더십도 있는 데다 성격까지 좋은 ‘알파걸’들이 꽤 있다고 말한다. 이군은 “솔직히 공부는 어렸을 때부터 여자 아이들이 잘 했다. 평균 점수도 조금 더 높았다. 하지만 알파걸들은 공부뿐 아니라 뭐든지 잘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담임을 맡고 있는 김모(32) 교사는 ‘알파걸’ 하면 남자애들을 한 손에 휘어잡아 ‘카리스마’란 별명으로 불리던 이모(15)양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성격도 털털하고 포용력이 좋아 불량 학생(?) 그룹에 속하는 남학생들과도 사이가 좋았다. 같은 반에 5살이나 많은 남학생 C군이 있었는데, 다른 아이들은 괴롭힘을 당해도 아무도 반항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C군이 급우를 괴롭히는 것을 본 이양은 멱살을 다잡고 ‘맞짱’을 떴고, 결국 급우 전체에게 사과를 하도록 만들었다. 물론 싸움의 기술로 C군을 제압한 것은 아니다. 이양의 ‘카리스마’에 C군이 저도 모르게 물러선 것이다. 김 교사는 “왜 그런 무모한 싸움을 했냐고 물었더니 ‘남자애들이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보면서도 무서워서 가만히 있기에 그랬다.’면서 ‘불의를 보고 어떻게 참느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세대의 단어로는 원더우먼을 보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녀들도 진급하면 변신한다? 철강회사에 다니는 김모(27)씨가 피부로 느낀 알파걸들은 주로 대리급 여자 상사들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들은 무서울 정도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일처리를 하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런 일처리를 요구한다. 철강업계의 경우 설비에 한계가 있고 지금껏 해온 관행과 제약 때문에 수익성이 높아도 많이 생산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또 규모는 적지만 수익성이 높은 회사보다는 수익성은 적어도 덩치가 큰 회사를 우선적으로 상대하는 경우가 많다. 김씨는 “그런데 우리 팀의 여자 상사는 이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아 힘들었다.”고 말했다. 여자 상사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방법을 요구했고, 그 결과 기획부터 공장 생산방식,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이 변하게 됐다. 하지만 남자 직원들은 갑자기 달라진 일에 짜증을 내면서도 그녀의 정확한 일처리에 군소리 한 마디도 못하고 두려워하기만 했다. 그러나 김씨는 “이런 알파걸들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일처리로 최고경영자(CEO)의 눈에 들어 관리직으로 승진하면 다른 남자 선배들처럼 평범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불합리한 것을 알면서도 대리 때처럼 지적하기보다는 승진을 먼저 생각해 말을 아끼는 것으로 보였다.”면서 “그래서 알파걸이 알파우먼(?)이 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회사원 이모(31)씨 역시 “여자 신입 사원들의 창조력과 패기에 놀라지만 표출하는 방식에서 조금씩 부작용을 드러낸다.”면서 “결국엔 남자들의 표현법과 사회 적응력을 터득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남자들의 표현법은 알고 있어도 절대로 공개석상에서 상관보다 아는 척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남자 역시 분명 알파맨이 있지만 스스로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면서 “알파걸이 뛰어난 건 사실이지만 남자들을 넘어서려면 끌어 주는 알파우먼이 많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래도 내 딸이 알파걸이었으면… 갓 돌이 지난 딸을 둔 회사원 이모(31)씨는 자신의 딸이 알파걸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 성 역할을 벗어나 미래에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꿈을 꾼다. 그는 “나는 남자로서 생활을 책임지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배우고 살았지만 딸은 아무 부담 없이 스스로를 위해 맘껏 능력을 펼쳤으면 좋겠다.”면서 “내가 주위의 알파걸들이 두려운 만큼 내 딸도 많은 남성들을 두렵게 만드는 존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前경찰관 채무자 사위 살해

    전직 경찰관이 하루 사이 채무자 사위를 살해한 뒤 다른 채무자에게 흉기를 휘둘러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범인이 다른 11명의 채무자들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이들에 대한 신변보호에 들어갔다. 13일 경기경찰청에 따르면 전직 경찰관 임모(64·서울 양천구)씨는 지난 10일 오후 4시50분쯤 광명시 철산동 최모(39)씨 집에서 최씨를 흉기로 살해하고 최씨의 처(36)에게 상처를 입힌 뒤 달아났다. 조사결과 임씨는 자신에게 1000만원을 빚진 최씨의 장모(58)를 최씨가 숨겨줬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벌이다가 최씨부부를 해친 것으로 드러났다. 임씨는 이어 같은날 밤 서울 서초구에 사는 또 다른 채무자를 찾아가 흉기를 휘둘렀으나 이 채무자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색을 통해 임씨의 집에서 이들 두 명을 포함한 채무자 13명의 이름과 주소, 채무액이 프린트된 A4용지 3장을 발견했다. 이들은 모두 서울과 경기지역에 살고 있으며,1990년대 중반 임씨에게 500만∼4000만원씩 모두 2억여원을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에 따라 나머지 11명의 채무자와 그 가족에 대해 신변보호에 들어갔으며, 임씨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임씨가 돈을 빌려준 경위와 범행동기 등을 확인 중이다. 임씨는 휴대전화 전원이 끊겨 있어 경찰이 소재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채무자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한 임씨의 연쇄 범행 우려가 커 이들에 대해 신변보호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한편 임씨는 서울의 모 경찰서에서 근무하다가 2001년 경사로 정년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톰슨의 부인은 ‘트로피 와이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프레드 톰슨(사진 왼쪽) 전 상원의원이 `너무 젊은´ 부인 때문에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올해 64세인 톰슨의 부인은 24세 연하인 제리 켄 톰슨(오른쪽). 톰슨의 장모인 제리의 모친도 톰슨보다 네 살이 아래다. 이 때문에 상원의원이며 영화배우였던 톰슨의 `트로피 와이프(성공한 남자가 부속물처럼 갖는 장식용 부인)´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강점이냐 약점이냐’는 제목의 기사에서 내년의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여자도 대통령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미국인에게 던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흑인 대통령은 어떤가?”라는 질문을 ▲공화당의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몰몬교도는?”이라는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으며 ▲톰슨 전 의원도 “트로피 와이프도 세계 최강국의 퍼스트레이디가 될 수 있느냐?”는 색다른 논란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늙수그레’하게 보이는 톰슨과 달리 금발로 머리를 물들이고 인공선탠으로 전신을 까무잡잡하게 태운 제리는 젊음에 넘친 모습이다. 이 때문에 공화당의 ‘진지한’ 유권자들은 이같은 상황을 받아들일지 고민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특히 언론들이 아직은 자제하고 있지만 톰슨이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게 되면 부인 제리에 대한 갖가지 보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오히려 제리가 훌륭한 영부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각종 블로그를 통해 많이 제시되고 있다. 우선 제리가 변호사 출신으로 상원의원 사무실에서 일했으며, 공화당 전국위원회에서도 근무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제리는 현재 공화당측의 미디어 전략가로 일하고 있다. 따라서 제리는 영부인이 될 경우 국제 외교무대에서 능수능란하게 톰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제리의 젊음은 다소 고루해 보이는 톰슨의 이미지를 고양시킬 수 있는데다가 재클린 케네디 이후 ‘포토제닉’한 영부인을 고대해온 미국인들의 갈증도 채워줄 수 있다는 것이 제리를 지지하는 블로거들의 주장이다. 또 톰슨은 첫 부인과 지난 85년 이혼한 뒤 오랜동안 독신으로 지내다가 2002년 제리와 결혼했기 때문에 결혼 상태에서 다른 여자와 만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나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등과는 다르다고 톰슨 지지자들은 주장했다. 톰슨과 제리는 네 살된 딸과 7개월된 아들을 두고 있다.dawn@seoul.co.kr
  • [사회플러스] 강남주부 수백명에 무허가 보톡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9일 무허가 비만클리닉을 차려놓고 주부 수백명에게 비만치료, 주름살 제거 시술 등을 한 장모(43)씨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장씨에게 의약품을 공급한 제약회사 영업사원 이모(47)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장씨는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상가에 무허가 비만클리닉을 차린 뒤 김모(40·여)씨에게 400여만원을 받고 복부에 약물을 넣어 지방 분해 시술을 하는 등 최근까지 주부 960여명에게 50만∼400만원을 받고 무면허 시술을 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제약회사 영업사원 이씨 등은 의사면허를 확인하지 않고 장씨에게 피부마취제, 보톡스제, 혈관영양제 등 전문 의약품을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 200만원에 판 4만명 통행權

    200만원에 판 4만명 통행權

    서울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과 인근 쇼핑몰을 잇는 지하통로 공사 도중 서울메트로(옛 서울지하철공사) 직원이 쇼핑몰측에서 200만원을 받고 허위로 허가서를 승인, 기존 지하철 입구가 폐쇄돼 하루 4만명의 이용객이 지난 5월30일 이후 불편을 겪고 있다.5일 오전 8시30분. 서울대입구역 3번 출구를 통해 서울대 방면으로 나가는 출입구가 아수라장을 이루고 있었다. 서울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과 인근 쇼핑몰을 잇는 지하통로 공사 도중 서울메트로(옛 서울지하철공사) 직원이 쇼핑몰측에서 200만원을 받고 허위로 허가서를 승인, 기존 지하철 입구가 폐쇄돼 하루 4만명의 이용객이 지난 5월30일 이후 불편을 겪고 있다.5일 오전 8시30분. 서울대입구역 3번 출구를 통해 서울대 방면으로 나가는 출입구가 아수라장을 이루고 있었다. 폭 2m의 계단을 빼곡히 채운 출근길 시민들이 한발 한발 조심스레 계단을 오르내렸다. 남부순환도로 방배역 방면으로 나가는 4번 출입구가 폐쇄돼 하루 4만명에 이르는 이용객이 3번 출입구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어난 일이다. 이날 직장인 이기민(38)씨는 “지난 5월 4번 출구가 폐쇄된 이후 출구를 나오는 데만 5분 정도 걸린다.”면서 “도대체 영문을 알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12만명인 서울대입구역의 출입구가 폐쇄된 것은 5월30일. 서울대입구역과 인근 상가를 잇는 지하통로 공사 도중 서울메트로 직원이 기존 지하철 출구를 폐쇄하고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설계안을 불법으로 허가해 이같은 어처구니없는 통행 혼잡이 일어나고 있다. ●사건 경위 지난해 10월 서울대입구 사거리에 복합쇼핑몰 ‘에그옐로우’를 건설한 ㈜메쯔는 서울대입구역 3·4번 출구 사이와 쇼핑몰을 잇는 지하통로를 뚫기로 서울메트로, 서울 관악구청과 합의했다. 공사비와 연결통로 설치 부과금 등 31억원을 메쯔가 부담하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연결 통로를 뚫을 곳에 1200㎜짜리 상수도관이 발견됐다. 메쯔측은 상수도관 밑으로 지하통로가 지나가도록 설계안을 변경했다. 또 3·4번 출구의 거리가 늘어나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1월,3·4번 출구를 확장하다 통신케이블과 상수도관 등 다른 장애물을 또 만났다. 장애물을 옮기려면 공사비가 추가로 10억원 필요했다. 이에 메쯔측은 4번 출구를 폐쇄하고 엘리베이터(16인승)를 건설하도록 설계안을 다시 변경, 서울메트로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 공사를 관리하던 서울메트로 장모(40) 대리는 “2차 설계안 변경을 허가한다.”는 허위 공문을 1월26일에 팩스로 보냈다. 서울메트로 사장 직인이 찍힌 옛 공문을 스캔해 내용만 변경했었다. 허위 공문서를 토대로 공사가 40% 남짓 진행됐다.3월15일 관악구에서 ‘4번 출구를 왜 폐쇄하느냐.’는 확인 전화를 받고서야 서울메트로는 직원의 불법 행위를 알아차렸다. 방배경찰서에 수사의뢰한 결과, 장 대리는 지하통로 공사의 설계 및 감리를 받은 C업체에서 공사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6월 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그는 공사 이행보증금(9억 3000만원)도 메쯔측에서 받지 않았다. 서울메트로는 지난달 18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장 대리를 파면하고, 관리 책임을 물어 본부장 등 상관 5명을 징계했다. ●지하철역 물바다 위험 서울메트로는 허위 공문서라며 1차 설계 변경안대로 공사를 바꾸라고 통보했다. 에스컬레이터는 시간당 9000명을 운송하지만, 엘리베이터(16인승)는 800명밖에 실어나르지 못해 에스컬레이터를 없애고 엘리베이트를 설치하는 2차 설계 변경안을 허가할 수 없다고 했다. 메쯔측은 허위 공문서라도 승인을 받았으니 현재 공사를 강행한다고 맞섰다. 줄다리기 끝에 4번 출구가 폐쇄되고, 연결통로 공사는 중단됐다. 이후 이날까지 36일 동안 3·4번 출구에는 날마다 인파가 뒤엉켰다. 게다가 공사현장 상수도관이 5∼6m 노출돼 물난리 위험까지 생겼다. 남부수도사업소는 “공사중단 사태가 장기화되면 지반이 내려앉아 상수도관이 파열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장마철에는 지반이 약해져 위험이 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메트로는 “메쯔측이 1차 설계변경안대로 공사하지 않으면 다음주에 협약을 해지하고, 쇼핑몰 지하통로를 없애 3·4번 출구를 원상복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상복구 공사는 2개월 남짓 걸린다. 이에 에그옐로우 분양자 대표인 김태철씨는 “서울메트로가 원상복구 공사를 추진하면 법정싸움, 길거리싸움도 불사하겠다.”고 반박했다. 법정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에그옐로우 분양자들은 사기 등 혐의로 메쯔 대표를 관악경찰서에 고소·고발했다. 서울메트로도 메쯔가 공문서 위조에 관여했는지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문서를 위조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장 대리는 서울지검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정은주 서재희기자 ejung@seoul.co.kr
  • 김승연회장 징역1년6월 실형 선고

    김승연회장 징역1년6월 실형 선고

    ‘보복폭행’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기소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검찰에서 2년 구형을 받은 대기업 총수가 법원에서 실형을 받기는 이례적이다. 재력가의 법 질서 문란 행위에 대해 법원의 엄단 의지가 반영된 판단이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김철환 판사는 2일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집단흉기 사용 및 업무방해 등 6가지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회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폭력배 동원을 지시한 증거는 없지만 피해자들의 일관된 진술이나 목격자 진술,112신고 내용 등에 의하면 김 회장이 쇠파이프를 들고 폭행한 사실과 전기 충격기로 피해자들을 위협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통상 아들을 폭행한 가해자에게 훈계나 피해변상을 요구하거나 형사고소를 하는 등의 기본 상식과 법치주의에 따르지 않고 사회적 지위와 재력, 회사 조직을 사적 보복에 악용한 범죄를 저질러 사안이 결코 가볍지 않다.”면서 “청계산으로 이동하는 과정, 폭력 행사 내용 등을 보면 법질서 위반의 정도가 크고 대단히 폭력적이며 위험성도 높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구속기소된 진모 경호과장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폭행에 가담한 권투선수 출신 청담동 유흥업소 사장 장모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폭행 가담자를 동원한 협력업체 D사 대표 김모씨와 폭행에 가담한 윤모씨에게는 각각 벌금 500만원과 600만원을 선고했다. 한화 측은 “경영상의 어려움 등을 감안해 보석 신청 등을 검토하겠다.”면서 항소와 보석신청 의사를 내비쳤다. 검찰은 “항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회플러스] 절벽섬 “대박난다”속여 10배폭리

    정부 사업으로 개발 호재가 있다며 활용 가치가 전혀 없는 전남 완도군 절벽섬을 팔아 10배 이상 폭리를 취한 기획부동산 업자들이 붙잡혔다. 서울 서대문 경찰서는 29일 기획부동산업체 대표 장모(42ㆍ여)씨와 전무 박모(44)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05년 8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사무실을 차린 뒤 지난해 말까지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정부 J프로젝트(서남해안 관광레저 도시개발 사업안건) 사업으로 대박이 난다며 완도군의 절벽섬 1만 800평을 20여명에게 팔아 3억 49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 [열린세상] 양극화 현상,대안은 없는가?/김용하 순천향대 경제학 교수

    [열린세상] 양극화 현상,대안은 없는가?/김용하 순천향대 경제학 교수

    통계청에 따르면 올 1·4분기 하위 20% 계층 대비 상위 20% 계층의 소득배율은 8.4로 2003년 동기의 7.81보다 높아졌다. 소득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2003년 0.341에서 2006년 0.351로 악화되었다. 지난해의 부동산 광풍과 올해의 주가 폭등세는 이러한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 명약관화하다. 특히 주목할 만한 사항은 중간 60%계층의 소득증가율이 최상위와 최하위 계층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허리가 취약한 양극화 현상은 국가와 사회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 양극화는 생산, 교육, 고용, 주거, 소비 등 모든 부문에 걸쳐서 일어나고 있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양극화의 주범이 세계화라는 사실은 누구나 지적할 수는 있지만 대안을 제시하라면 명쾌한 답을 듣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참여정부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 다양한 처방을 내놓았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복지지출은 늘었지만 지니계수는 오히려 악화되었고, 부동산 극약처방에도 불구하고 집값과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성장이 해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지만 경제 활성화가 양극화를 해소한다는 경제법칙은 없다.1960,70년대의 고도성장시대에는 임금증가가 분배상태를 개선시켰고,80,90년대에는 노동권 강화로 분배상태가 나아졌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세계화 시대에는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서 생산과 고용단계에서부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대안으로 유럽의 빈국에 속했던 아일랜드의 성장모형이 강조되기도 한다. 아일랜드는 1987년 이후 노사간의 사회적 협약을 통해 정부지출을 줄이고 규제완화와 시장개방을 통해 외자유치에 성공하고 고성장과 저실업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평가받고 있다. 아일랜드 모형은 당연히 복지축소 개념을 내포하고 있지만, 아일랜드도 기본적으로 복지 인프라를 갖춘 국가인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그리고 또 다른 대안으로 사회투자국가모형이 제시되고 있다.‘제3의 길’ 주창자 앤서니 기든스가 언급한 사회투자국가는 경제가 잘 작동하려면 교육, 직업훈련, 주거, 의료 등 사회 인프라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보육 등 사회서비스에 대한 공공투자를 늘려서 단기적으로는 여성노동력 확보, 중장기적으로는 인적자본 유지 및 빈곤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복지의 투자적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근로연계복지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 복지국가와 구분되고, 경제성장과 사회정책을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신자유주의 노선과 구분된다. 그러나 사회투자국가 개념은 국민의 정부 시절의 생산적 복지, 현 정부의 참여복지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근로연계복지를 강조한 것이 생산적 복지요,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강조한 것이 참여복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복지인프라도 완성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사회서비스 증가를 강조하는 것은 사상누각이 될 공산이 크다. 이를 성장 강조의 사회분위기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으로 이해하는 전문가도 있다. 양극화의 해법이 복지지출의 확대가 아니라는 점은 이미 실증되고 있다. 과거 급속한 성장과정에서 뒤틀어진 국가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성장잠재력을 억누르고 있는 규제뿐 아니라 보육, 교육, 보건, 환경 등 각종의 사회제도와 나아가서는 정치 및 행정제도를 유연하고 생산적인 구조로 바꾸어야 한다. 그러나 먼저 사회를 하나로 통합하는 사회복지 시스템이 완성되어야 한다. 부자와 빈자가 서로를 이해하고 돕는 신뢰관계 구축을 통해 경제사회 개혁의 공감대를 확보해야 한다. 성장과 복지가 균형을 이루는 새로운 한국적 발전모형이 구상되어야 할 시점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경제학 교수
  • [20&30] 사투리, 그들의 ‘이중생활’

    [20&30] 사투리, 그들의 ‘이중생활’

    ‘니들이 사투리를 알어?’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제주도 사투리 등은 각종 드라마와 코미디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로 등장해 구수한 옛 정취를 풍겨낸다. 밋밋한 서울말보다는 거친 한마디 말이 더 감동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드라마나 코미디 프로그램 만큼 녹록지 않다. 현실에서는 사투리로 인해 부끄러워하고 좌절했던 경험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사투리로 사람에 대한 편견을 갖기도 하기 때문이다.‘서울 사투리’는 ‘표준어’지만 지방 사투리는 ‘비표준’이라고 불리는 현실속에서 사투리와 ‘사투’를 벌이며 살았고, 살아가는 ‘20&30’들의 속내를 들어봤다. ●놀림받기 일쑤… 피나는 서울말 연습 회사원 손모(27·여)씨는 대구에서 20여년을 살다가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하면서 심한 ‘사투리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사투리 스트레스는 여자들한테 더 심합니다. 촌스러워 보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간혹 사투리가 귀엽다는 사람도 있지만, 서울말 우아하게 쓰는 사람들 보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몰라요.” 풋풋한 대학생활을 시작하면서 여대생들의 관심사인 ‘미용’ 말고도 손씨는 ‘말투’까지 관리해야 했다.“친구들이 저랑 얘기할 때 제 말투를 흉내 내더라고요. 처음엔 따라 웃었는데, 계속 그러니까 나중엔 솔직히 짜증이 났어요. 그래서 말투를 고치기 시작했죠.” 회사원 송모(26)씨도 대학시절 입만 열면 튀어나오는 심한 전라도 사투리 때문에 촌스러워지는 자신이 부끄러웠던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신입생 때였어요. 미팅을 나갔는데 친구들에게 ‘화장실 가야쓰것다.’고 했더니 배꼽을 잡고 웃는 거예요.‘나도 서울말 쓸 줄 안다.’고 외치면서 ‘화장실 가야것다.’고 말했더니 애들이 뒤로 쓰러지며 웃더군요.” 송씨는 이후 사투리를 쓰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열심히 서울말 연습을 했다. 지금은 오랜 친구가 아니면 다들 자신을 서울 사람으로 착각한다고 한다.“사투리에 얽힌 추억을 말하라면 며칠 밤도 모자랄 겁니다. 지금은 옛 친구를 만날 땐 전라도 말로, 대학 친구를 만날 때 서울말을 씁니다.2개 국어인 셈이죠.” 5년전 대구에서 올라온 전모(34)씨는 처음 두 달 정도는 자기도 모르게 위축돼 말을 제대로 못했다고 밝혔다.“내 말을 사람들이 자꾸 못 알아듣는다는 게 큰 스트레스였어요. 심지어 사람들이 이상한 눈길로 나를 쳐다본다는 기분이 들기도 했죠.”서울말이 익숙해진 지금은 고향에 갈 때가 문제다. 언어습관에 관한 한 완벽한 ‘경계인’이 돼버린 것. “이제는 고향에 가면 사람들이 나를 쳐다봐요. 대구가 원체 보수적인 곳이고 외지 사람들이 별로 없거든요. 가끔 대구에 가는 게 싫어질 정도예요. 한번은 대구에 있는 식당에 갔더니 주인이 어디서 왔느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고향 친구들도 내 말투가 간지럽다며 놀립니다.” ●사투리 속에 감춰진 편견과 선입견 회사원 김모(28·여)씨는 강원도 강릉이 고향이다. 그는 자신이 서울 사람들 앞에서 사투리를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서울에 살면서 사투리를 쓴다는 건 촌스럽다, 순진하다, 멍청하다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심어준다.”고 말한다. 경상도가 고향인 전모(34)씨와 그의 아내는 네 살 된 아들이 경상도 사투리를 배우지 않을까 싶어 아들 앞에서는 최대한 서울 말씨를 쓴다. 아들이 어린이집에서 말투가 이상하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으면 안 된다는 걱정 때문이다. 전씨는 “아들이 태어나서 두 살 때까지 대구에서 자랐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사투리 속에는 편견과 선입견이 감춰져 있다. 과거 전라도 사람들은 “왜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악역은 전부 전라도 사람으로 나오느냐.”는 불만을 털어놓으며 지역 차별의 한 징표로 생각하곤 했다. 그래서인지 전라도 출신으로는 최초로 김대중씨가 대통령에 당선될 즈음에 방영된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에서는 주인공의 어머니를 괴롭히는 악당이 경상도 사투리를 써서 장안의 화제가 됐을 정도다. 안진걸 희망제작소 사회창안팀장은 평소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를 쓰지만 전화를 받을 때는 언제나 또박또박 서울말을 쓴다. 그는 “특히 항의전화가 왔을 때 사투리를 쓰면 ‘시민운동하고 데모하는 놈들은 전부 전라도 것들이지.’라는 황당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면서 “민감한 정치적 사안일 경우 지방 출신 시민운동가들은 말을 할때 굉장히 조심스러워 한다.”고 귀띔한다. ●독특한 말투는 취업 방해꾼? 20년을 대구에서 살았던 회사원 주모(26·여)씨는 학창시절 꿈꿔 왔던 아나운서도 포기하고 대기업에 입사했다. 말끝마다 배어나오는 경상도 억양이 화근이었다. 주씨에게 완벽한 서울말을 구사해야 하는 아나운서는 넘기 힘든 강이었다.“고등학교 방송반 활동을 했을 때에는 몰랐는데,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하면서 방송국 활동을 하다 보니 서울말이 어렵다는 게 뼈저리게 느껴지더라고요.” 고등학교 때까지 전남 순천에서 나고 자란 서울 모대학 졸업반 윤모(26)씨는 취업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면접 볼 때에는 깔끔한 서울 말씨를 써야지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잖아요. 아무리 고치려 해도 특유의 억양은 고치기 힘들더군요. 행여나 면접관들이 ‘저 사람은 말투하나 못 고쳐서 어디다 쓰나.’하고 생각할까 걱정입니다.” 서울에 처음 와서 친구들이 장난으로 촌스럽다 놀려대도 가볍게 웃어 넘겼지만, 취업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하니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얼마 전에는 존경하는 교수가 “요즘 취업 준비생들은 잘난 사람이 하도 많아서 조그만 약점이라도 눈에 띄면 감점요인이 된다.”면서 “사투리가 약점이 될 수 있으니 꼭 고쳐야 한다.”는 충고 아닌 충고를 하기도 했다. ●사투리? 뭐가 어때서! 사투리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사는 사람들도 있다. 대학생 이모(27)씨는 주변에서 뭐라 하든 상관 않고 꿋꿋이 정통 부산 사투리를 쓴다. 친구들이 그만 고치라고 해도 개의치 않는다. 이씨는 학원 강사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항의 아닌 항의를 받았다고 말한다.“선생님은 왜 맨날 싸우는 말투에요?” “선생님 말 너무 빨라요.” 등 종종 학생들이 불만을 말하기도 한다. 그래도 이씨는 “원래 경상도 말이 이렇다. 이 기회에 경상도 말 한번 배워봐.”라고 당당하게 대답해준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자신만 당당하면 된다는 게 이씨 생각이다.“사투리도 똑같은 언어입니다. 단지 문화 차이 때문에 쓰는 언어가 다소 달랐을 뿐입니다. 부산이 수도였으면 부산 말이 표준어 아니겠습니까. 뭐 문제될 게 있나요.” 강국진 이경원기자 betulo@seoul.co.kr ■ 오해를 부르는 사투리 “‘빠구리’치러갔는데요….” 경상도가 고향인 장모(38)씨는 10여년 전 광주에서 대학 시간강사를 맡았다가 당황스러웠던 경험을 밝히며 활짝 웃었다. 장씨는 “출석을 부르는데 ‘아무개 학생 안왔나?’하고 물으면 하나같이 ‘빠구리치러 갔다.’는 거예요. 내가 알기로는 ‘성교(性交)’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알고 있는데 한두명도 아니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나 싶기도 하고 내가 경상도 사람이라고 놀리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고. 기분이 그렇게 나쁠 수가 없었습니다.” 이후 그는 전라도 목포가 고향인 친구로부터 “학생들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너는 수업 빼먹고 빠구리쳐본 적 한 번도 없냐? 나도 대학 다닐 때 빠구리 꽤나 쳤는데.”라는 말을 듣고 전라도 사투리에서 ‘빠구리’는 ‘학교나 직장을 몰래 빠져나온다.’ 다시 말해 ‘땡땡이’를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물론 이제는 전라도에서도 그 말을 쓰지 않는다. 전라도가 고향인 회사원 강모(33)씨는 중학교 때 사투리 때문에 오해를 받아 봉변을 당할 뻔한 적이 있다. 서울로 전학온 그는 갑자기 선배로부터 ‘버릇이 없다.’며 학교 뒤편으로 끌려 갔다. 강씨는 한참이 지나서야 그 선배가 왜 그렇게 노발대발했는지 알았다. 강씨는 부모나 가까운 친척, 형이나 누나들에게 무언가를 물어볼 때 “누나, 밥 먹었능가.” “아버지, 진지 잡능가.” 등의 식으로 물어봤는데 그 선배는 그것을 자신에게 반말을 한 것으로 오해를 한 것이다. 고등학교까지 서울에서 다니다가 경북지역 대학에 입학한 소모(25)씨는 경상도 사투리를 오해해 밤새 술을 마시게 된 적이 있다.“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학과 선후배들과 술자리를 하는데 피곤하고 하숙집에서 해야 할 일도 있어서 같은 하숙집을 쓰는 선배에게 그만 가보겠다고 했지요.” 그 선배는 소씨에게 “그래. 들어가자.”라고 답했다. 소씨는 같이 하숙집으로 돌아가자는 말로 알아듣고 선배가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 선배는 일어날 기미가 없어 결국 새벽까지 술을 마셔야만 했다. 소씨는 “그 선배가 말한 ‘들어가자.’는 나에게 ‘그래. 너 들어가라.’는 뜻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면서 “그 선배 입장에서는 ‘들어가라.’고 계속 말했는데도 들어가진 않고 ‘들어가겠다.’는 말만 계속하는 내가 이상하게 보였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인터넷 사투리 사전도 있다 말의 철자, 발음, 의미를 전달하는 책 ‘사전’에 사투리만 모아놓은 사투리 사전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표적인 것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오픈 백과’라 불리는 인터넷 사투리 사전이다. 기존의 사전과의 차이라면 전문가에 의해 가나다 순으로 체계적으로 집필돼 있는 것이 아니라 네티즌들의 ‘업데이트’에 의해 이뤄지지고 있는데, 상세한 풀이를 담고 있다. 네티즌들은 생활 속 사투리를 직접 올리고, 공감 정도에 따라 평점을 매긴다. 인터넷 사투리 사전에는 1만 3400여건의 사투리가 올라와 있다. 그렇다면 수많은 사투리 가운데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영예(?)의 1위는 뭘까. 바로 평점 134점을 받은 ‘천지빽가리’다. 이 말은 무엇이 정말 많을 때 과장되게 표현하는 경상도 사투리다. 하늘과 땅을 의미하는 ‘천지’와 벽성의 준말인 ‘벽’, 곡식과 땔감을 쌓은 더미인 ‘가리’가 합쳐 ‘하늘과 땅 사이에 곡식 더미가 성처럼 쌓여 있다.’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어원은 분명하지 않다. 2위는 평점 105점을 얻은 ‘신찬하다.’.‘품질이나 상태가 좋지 않다.’를 의미하는 전라도 사투리로 표준어인 ‘시원찮다.’와 발음이 유사하다.‘총각무’를 일컫는 강원도 사투리 ‘꼬달무’가 평점 92점으로 3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오두방종’의 경상도 사투리인 ‘녹띠방정’,‘말해줘도 모른다.’는 뜻의 제주도 사투리 ‘고랑몰라.’,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를 일컫는 전라도 사투리 ‘떡애기’ 등이 순위에 올랐다.‘쭉담’,‘깻대’,‘갈부랭이’,‘왁왁 이우다.’등도 인기 목록이다. 네티즌들은 이러한 의견에 리플을 달며 의견을 교환하기도 한다.‘이 말 우리 할머니한테 들어봤다.’,‘정말 재미있다.’는 공감어린 리플에서 ‘그것 외에도 다른 뜻으로 쓰인다.’,‘꼭 그런 의미는 아니다.’는 보충 설명까지 반응은 다양하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해가 쉽도록 예문을 달아 놓기도 한다. 네티즌들은 사투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우리나라 각 지방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한다. 인터넷 사투리 사전을 자주 이용하는 김모(26)씨는 “처음에는 재미로 이용하기 시작했지만, 다양한 지역의 사투리를 보면서 문화 이해에도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희귀 명품 브랜드의 신비주의 마케팅

    어디서 본 것도 같고 들은 것도 같은데 막상 사려고 하면 살 수 없는 제품들이 있다. 업체들이 특정한 장소에서만 구입할 수 있도록 차별화한 고급제품들이다.‘신비주의’ 마케팅의 산물이기도 하다. 회사원 장모(33·경기도 일산)씨는 얼마 전 100% 순쌀 증류주 ‘일품진로’를 사려고 집 근처 할인점과 편의점을 돌아다녀봤지만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시중 소매점에서는 일품진로가 유통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진로가 내놓은 일품진로는 고급 한식당·일식당·호텔 등에 월 8500상자만 공급되는 상품이다. 김정수 진로 마케팅담당 상무는 “최고급 음식점을 엄선해 제품을 공급해 왔는데 점점 일품진로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면서 “우리가 특화한 고급 소주가 값비싼 위스키, 와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명품 마니아들에겐 샤넬, 루이뷔통, 구치 등 누구나 알고 있는 브랜드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명품에 깊은 식견이 있는 사람들은 희귀 명품 브랜드를 찾아 다닌다.153년 전통의 프랑스 명품 가방 브랜드 ‘고야드’는 국내 유일하게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에 입점해 있다. 고야드는 전 세계를 통틀어 5개국에서 9개 매장만을 갖고 있다. 유명 명품 브랜드와 가격대는 비슷하지만 희소가치와 소장가치가 뛰어나다. 명품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브랜드이다. 현대백화점에만 입점한 구두·핸드백 브랜드 ‘토즈’, 롯데백화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명품의류 ‘데렉 램’도 고객을 잡아끄는 힘을 발휘한다. 명품 제품을 많이 갖고 있다는 주부 김민정(30·서울 압구정동)씨는 “명품이 점점 일반화되면서 비슷한 핸드백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면서 “같은 값이면 남들이 갖지 않은 명품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차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새들도 나무로 착각하고 앉는다는 광고로 화제에 오른 LG전자 PDP TV ‘엑스캔버스 갤러리’도 일반 매장에서는 구입할 수 없다. 진열된 상품을 보고 별도 주문해야만 제작에 들어간다. 이탈리아산 최고급 나무 소재로 주문 후 거실에 걸리기까지 며칠이 걸린다. 제품 가격만 990만원에 이르지만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수입산 미네랄 워터 제품 사이에서 선전하는 고급 국산 물도 있다. 철저한 회원제를 통해 주문 배송만 하는 ‘약산 게르마늄 샘물’이다. 강원도 홍천 지역 지하 암반수에서 퍼 올린 이 물은 국내 유일의 게르마늄 성분 함유 생수로 고혈압과 위궤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미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청와대로 배달시켜 마신 것으로 알려져 명성을 얻기도 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씨줄날줄] 데릴사위/육철수 논설위원

    고대나 중세에나 있을 법한 데릴사위제가 요즘도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는 나라가 일본이다.‘국화와 칼’을 쓴 미국작가 루스 베네딕트의 눈에는 이런 풍습이 꽤나 신기했던 모양이다. 그는 이 책에서 일본의 데릴사위(무코이리)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일본에서는 아들이 없는 집안에서 대를 잇기 위해 딸 가운데 하나를 골라 데릴사위를 맞는데, 데릴사위는 본가의 호적에서 말소되고 장인의 성(姓)을 따른다고 한다. 데릴사위는 처가에 들어가서 장인·장모에게 복종해야 할 ‘기리(義理)’가 생기고, 죽으면 처가의 묘지에 묻힌다는 것이다. 데릴사위로 유명한 사람은 다나카 나오키 전 농림수산 부대신(현 자민당 참의원 의원)이다. 그는 총리를 지낸 다나카 가쿠에이의 딸 다나카 마키코 전 외상(현 민주당 중의원 의원)과 1969년 결혼했다. 원래 성은 ‘스즈키’였으나 데릴사위가 되면서 장인의 성인 ‘다나카’로 바뀌었다고 한다. 문제는 일본인들이 중시하는 ‘기리’ 때문에 데릴사위 당사자는 평생 아내한테 기죽고 구속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점이다.“쌀 세 홉만 있으면 데릴사위가 되지 말라.”는 일본 속담은 그 어려움을 잘 대변한다. 어느 결혼정보회사에서 1000억원대 재산가가 딸과 결혼할 데릴사위를 찾는다는 내용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 화제다. 딸은 키 158㎝에 나이(37)는 좀 들었지만 재산이 20억원이고 연봉이 6000만원이라는 사실까지 공개했다. 그런데 재산가의 요청을 토대로 결혼정보회사에서 만든 배필감의 조건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외모와 가정교육은 기본이고, 종교가 같고 딸처럼 대학원을 나와야 하며, 돈과 자존심을 따지지 말아야 하고, 경제적으로 독립능력이 있어야 하며, 차남이나 막내…. 이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수백명의 총각들이 줄을 섰다니 꿈도 참 야무지다. 결혼이란 모름지기 사랑이 바탕이고, 두 가정의 문화가 교류하는 것이다. 자녀를 한둘 낳은 세대에서 사위는 아들이고, 며느리는 딸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돈만 눈에 보이고 아내될 사람과 그 가족은 뒷전이면 일찌감치 배필감 자원을 포기하는 게 낫지 않을까.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김회장 흉기폭행등 혐의 구속기소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보복폭행 과정에서 쇠파이프 등 흉기를 사용하고, 폭행에 동원됐다 캐나다로 도피한 조폭 두목 오모씨에게 1억1000만원의 김 회장 개인 돈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김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서범정)는 5일 김 회장과 진모 경호과장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경찰이 사건을 송치하면서 적용했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5개 혐의(집단 흉기 상해, 집단 흉기 폭행, 공동상해, 공동폭행, 공동감금) 및 업무방해죄를 그대로 적용했다. 검찰은 또 폭행 가담자를 동원한 협력업체 대표 김모씨와 폭행에 가담한 권투선수 출신 청담동 유흥업소 사장 장모씨 등 3명은 불구속기소하고, 직접 폭력을 휘두른 경호원, 협력업체 직원, 클럽 종업원 등 7명은 벌금형으로 약식기소했다. 김 회장의 차남은 기소유예했다. 검찰은 비서실장 김모씨가 사건 직후 김 회장의 개인 자금 1억 1000만원을 현금으로 한화리조트 감사 김모씨를 통해 맘보파 두목 오씨에게 지급한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피해자 진술등을 종합할 때 김 회장이 쇠파이프와 전기충격기를 사용해 폭행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홍성규 이재훈기자 cool@seoul.co.kr
  • 가좌역 사고 전날까지 발파작업

    지난 3일 발생한 경의선 가좌역 철로지반 침하 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 마포경찰서는 선로 인근 지하 공사장에서 사고 전날까지 발파 작업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 옹벽 붕괴와의 관련성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특히 사고 5일 전인 지난달 31일부터 이미 사고 현장 주변 건물에는 금이 가고 바닥이 내려앉는 등 붕괴 징후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발파 책임자를 불러 조사한 결과, 공사장 바닥을 폭파하는 작업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진행됐으며, 사고 당일에는 발파 작업을 쉬고 바닥에 폭약을 넣을 구멍을 뚫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발파가 옹벽 붕괴의 주요 원인인지 알 수는 없다.”면서도 “옹벽이 발파에 의한 진동을 견뎌낼 수 있도록 지반에 맞게 설계됐는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옹벽이 붕괴된 지반은 암석보다 강도가 낮은 규석질인 것으로 밝혀졌다. 현장 책임자인 장모씨는 경찰에서 “지하 4m 아래에서 H빔과 암벽에 드릴로 구멍을 내는 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30분에 걸쳐 ‘땅’ 하며 옹벽을 지지하는 강철선이 끊어지는 소리가 5∼10분 간격으로 들려 현장에 있던 인부 17명과 포클레인 등 장비 5대를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장씨는 “옹벽이 무너지는 도중 수색역을 출발한 서울 방향 열차를 사고 3분 전인 오후 5시11분쯤 사고지점 150m 앞에서 다급하게 손을 흔들어 정지시켰다.”고 밝혔다. 철도공사는 이 열차가 가좌역장으로부터 무선으로 정지명령을 받은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주민 김모씨는 “지난달 28일부터 창문이 떨어지고 2층 건물 곳곳에 금이 가고 바닥도 내려앉았다.”고 말했고, 주민 노모씨는 “집 내부의 바닥 타일에 균열이 생겨 몇차례 시공사인 쌍용건설에 신고했으나, 지난달 31일 직원이 현장에 다녀갔지만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모 가좌역장은 경찰조사에서 “하행선만 다소 불안정하나 열차 전체적인 운행 상황을 감안하면 무리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20㎞ 서행 조치만 한 채 4대의 열차를 지나가게 했다.”고 시인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 7시20분쯤 가좌역 직원으로부터 ‘복구 현장에서 흙이 내려온다.’는 신고를 받고 급히 출동해 조사했으나 ‘2차 붕괴’의 우려는 아니라고 판단해 현장에서 철수했다.철도공사는 6일 오후 6시쯤 3개 선로를 복구, 7일 첫차부터 모든 열차의 운행을 정상화한다고 밝혔다.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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