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장모
    2025-12-3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926
  • 고 최숙현 선수 가해 선배 김도환, 자필 사과문 제출

    고 최숙현 선수 가해 선배 김도환, 자필 사과문 제출

    “용기 나지 않아 가혹행위 부인했다”뉴질랜드 전지훈련 중 폭행도 인정 고 최숙현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뒤늦게 인정한 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의 김도환 선수가 공개 사과문을 냈다. 경주시체육회는 14일 김도환 선수가 손으로 쓴 사과문을 공개했다. 김도환 선수는 사과문에서 “조사 과정에서 김규봉 감독과 장모 선수의 폭행 및 폭언이 있었던 사실을 아니라고 부인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지내온 선생님과 선배의 잘못을 폭로하는 것이 내심 두려웠고 당시에는 용기가 나지 않아서였다”고 밝혔다. 또 “국회에서 저의 경솔한 발언이 많은 분들의 공분을 산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낯선 상황과 많은 관심에 당황해 의도했던 바와 전혀 다른 실언을 내뱉었고, 경솔한 발언으로 상처받은 고 최숙현 선수를 비롯해 유가족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2017년 뉴질랜드 전지훈련 중에 최숙현 선수가 길을 가로막는다는 이유로 뒤통수 한 대를 때린 것을 인정한다”면서 “이런 신체접촉 또한 상대방에게는 폭행이란 것을 인지하지 못한 제 안일하고 부끄러운 행동을 다시 한번 반성하고 깊이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김도환 선수는 지난 9일 오후 최숙현 선수가 안치된 성주의 한 추모공원을 방문해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빌었다. 김도환 선수의 어머니 역시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도환 선수는 최숙현 선수가 김규봉 감독과 장모 선수, 팀 닥터라고 불린 안주현씨와 함께 가혹행위 가해자로 지목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선배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최숙현 호소에도… 철인3종협회, 가해자 올림픽 출전만 관심

    최숙현 호소에도… 철인3종협회, 가해자 올림픽 출전만 관심

    고 최숙현 선수가 가혹행위 피해를 호소하던 순간 대한트라이애슬론(철인3종)협회는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고심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성과에 시선이 쏠려 피해 사실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면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협회 홈페이지의 2020년 정기대의원총회 회의록에는 최 선수가 핵심 가해자로 지목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주장 장모 선수의 이름이 5차례 등장한다. 총회는 2월 14일 열렸고 최 선수는 앞서 같은 달 6일 경주시청에 피해를 호소하는 진정서를 냈다. 하지만 이날 협회는 총회에서 총 14건의 안건을 상정하고도 최 선수 관련 안건은 상정하지 않았다. 14건의 안건 중에는 고교 지도자가 미성년자인 선수에게 수차례의 성폭력으로 영구제명된 안건이 포함되기도 했다. 협회는 오히려 도쿄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있는 장 선수의 사기 진작을 위해 올림픽 출전권 획득 시 선수에게 1000만원, 해당 선수의 지도자는 5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라는 안건을 논의했다. 박석원 철인3종협회장은 지난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2월 10일 협회가 사태를 파악했고 보고를 받은 건 14일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협회가 이보다 앞서 최 선수의 상황을 인지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 선수는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경주시청에서 부산시청으로 팀을 옮겼는데 이 과정에서 이적동의서를 협회에 제출해야 했기 때문이다. 스포츠 에이전트 출신 장달영 변호사는 “전국 1위의 팀 유망주가 최하위권 팀으로 이적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사전 교감 없이 이뤄졌을 리가 없다”고 했다. 박찬호 부산시청 감독도 “지난해 9월 대회에서 경주시청 감독이 먼저 말을 꺼냈는데, 보통 애제자는 잘 내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당시 좀 의아했다”고 밝혔다. 한편 최 선수의 또 다른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팀 운동처방사 안주현(45)씨는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날 오후 경찰에 구속됐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최숙현 호소에도… 철인3종협회, 가해자 올림픽 출전만 관심

    고 최숙현 선수가 가혹행위 피해를 호소하던 순간 대한트라이애슬론(철인3종)협회는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고심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성과에 시선이 쏠려 피해 사실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면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협회 홈페이지의 2020년 정기대의원총회 회의록에는 최 선수가 핵심 가해자로 지목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주장 장모 선수의 이름이 5차례 등장한다. 총회는 2월 14일 열렸고 최 선수는 앞서 같은 달 6일 경주시청에 피해를 호소하는 진정서를 냈다. 하지만 이날 협회는 총회에서 총 14건의 안건을 상정하고도 최 선수 관련 안건은 상정하지 않았다. 14건의 안건 중에는 고교 지도자가 미성년자인 선수에게 수차례의 성폭력으로 영구제명된 안건이 포함되기도 했다. 협회는 오히려 도쿄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있는 장 선수의 사기 진작을 위해 올림픽 출전권 획득 시 선수에게 1000만원, 해당 선수의 지도자는 5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라는 안건을 논의했다. 박석원 철인3종협회장은 지난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2월 10일 협회가 사태를 파악했고 보고를 받은 건 14일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협회가 이보다 앞서 최 선수의 상황을 인지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 선수는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경주시청에서 부산시청으로 팀을 옮겼는데 이 과정에서 이적동의서를 협회에 제출해야 했기 때문이다. 스포츠 에이전트 출신 장달영 변호사는 “전국 1위의 팀 유망주가 최하위권 팀으로 이적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사전 교감 없이 이뤄졌을 리가 없다”고 했다. 박찬호 부산시청 감독도 “지난해 9월 대회에서 경주시청 감독이 먼저 말을 꺼냈는데, 보통 애제자는 잘 내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당시 좀 의아했다”고 밝혔다. 한편 최 선수의 또 다른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팀 운동처방사 안주현(45)씨는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날 오후 경찰에 구속됐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여기는 중국] “사진 찍어줄게요”…스마트폰 얼굴 인식 후 돈 인출 범행

    [여기는 중국] “사진 찍어줄게요”…스마트폰 얼굴 인식 후 돈 인출 범행

    스마트폰 얼굴 인식 기능을 악용해 돈을 인출한 요양보호사가 붙잡혔다. 의뢰인 가정에 파견된 전문 요양보호사가 전신마비 환자의 모바일 계좌에서 무단으로 돈을 갈취한 혐의다. 중국 후베이성(湖北) 우한(武汉) 공안국은 40대 요양보호사 장 모 씨가 자신이 돌보던 60대 전신마비 환자의 돈을 몰래 인출한 뒤 도주하려던 것을 적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용의자 장 씨는 대형 요양보호원 소속의 전문 요양보호사로 지난 1월 우한시 거주의 60대 A씨 가정에 파견됐다. 중개 업체를 통해 파견된 장 씨는 A씨를 돌보는 대가로 월평균 기본급 4500위안(약 78만 원)을 지급받았다. 또, 야근 수당 및 휴일 근무 중에는 일평균 추가 100~200위안(약 1만7000원~3만4000원) 상당의 인센티브를 지급받았다. 하지만 장 씨가 파견된 1월 이후 A씨의 사위 잉 모 씨는 자신의 장모 통장에서 수 만 위안의 돈이 차례로 인출된 것을 확인했다. 전신 마비 상태의 장모가 큰돈을 인출했다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잉 씨는 곧장 요양보호사 장 씨를 추궁, 무단으로 돈을 인출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이 과정에서 잉 씨는 용의자 장 씨를 추궁하면서 “당신 집에 급전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돈을 빌려줄 수 있다”면서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라면 도와주고 싶다. 하지만 몸이 아픈 장모를 내가 없는 사이에 타박하고 이용한다면 용서할 수 없다”고 설명하며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잉 씨의 설득으로 용의자 장 씨는 자신이 A씨의 스마트폰 가상 계좌에서 5만 위안(약 870만 원)을 무단으로 갈취한 사실을 자백했다. 당시 용의자 장 씨가 A씨의 ‘위챗’(Wechat) 계좌 내의 5만 위안을 몰래 송금했던 것. 장 씨가 5만 위안을 몰래 갈취하는데 걸린 시간은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조사 결과 용의자 장 씨는 A씨의 휴대폰에 ‘알리페이’(Alipay) 애플리케이션을 몰래 다운로드 한 뒤 자신의 계좌에 연동, A씨의 돈 17만 위안(약 3000만원)을 추가로 무단 갈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 씨는 A씨의 요양보호사로 파견된 지 불과 한 달 만에 총 22만 위안(약 3870만 원)의 돈을 무단 편취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장 씨는 집으로 배달된 각종 명세서 상에 기입된 A씨의 신분증 번호와 계좌 번호 등 개인 정보를 무단으로 확인, 남용했다. 특히 ‘알리페이’ 애플리케이션 사용 시 요구되는 개인 신분 확인 과정에서 용의자 장 씨는 얼굴 인식 기능을 사용했다. 침상에 누워서 생활할 수 밖에 없는 A씨에게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접근한 뒤 애플리케이션에서 요구하는 신분 확인 과정을 통과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장 씨는 A씨에게 “아주머니 오늘 얼굴이 좋아 보인다”면서 촬영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건을 겪은 후 피해자 A씨는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상태로 확인됐다. 피해자의 가족 잉 씨는 “(A씨가) 비록 몸은 전신 마비 상태가 됐지만 평소 자존심이 센 성격인데, 이번 사건을 겪고 심각한 우울증과 무력감에 빠졌다”면서 “(A씨는) 사건 이후 누구도 신뢰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피해자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요양보호사 장 씨를 소재한 중개 업체에서 책임을 져야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 1월 A씨가 요양보호사를 전문으로 파견하는 대형 중개업소 소속의 장 씨를 소개받으면서 범죄경력 유무와 요양보호사 자격 및 경력 등을 보증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의 중대 책임은 중개 업소에 있다는 설명이다. 피해자의 사위 잉 씨는 “각 가정에 요양보호사를 추천하는 중개 업체를 믿고 가사도우미 겸 요양보호사를 고용했기 때문에 사건에 대한 책임도 중개업체에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요양보호사 중개 업체 측은 향후 공안의 최종 사건 처리 결과가 발표된 이후 보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중개업체 관계자는 “사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것이 회사 방침”이라면서도 “관할 공안 지구의 최종 결정이 있을 때까지 사건 경과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부고]

    ●최진순씨 별세 박준훈(한국교통대 총장)씨 모친상 12일 충주의료원, 발인 14일 오전 7시 (043)871-0444 ●김동진씨 별세 김윤덕(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씨 부친상 11일 전주 효자장례타운, 발인 13일 오전 8시 30분 (063)228-4441 ●박동열씨 별세 박동일(YTN 세종팀 부장)씨 형님상 11일 대전 갈마장례식장, 발인 13일 오후 1시 30분 (042)533-4400 ●김춘식씨 별세 김학재(KBS 문화복지부 팀장)·미정씨 부친상 임선화(수원지검 안산지청 검사·법제처 파견)씨 시부상 안원회씨 장인상 12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4일 오전 7시 (02)2258-5940 ●김우식(전 쌍용엔지니어링 대표이사)씨 별세 김유진·유석(크럭스크리에이티브 대표이사)·유미씨 부친상 1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4일 오전 7시 (02)3010-2000 ●김인식씨 별세 김진곤(쎈수학학원 원장)씨 부친상 박진헌(전 관세청 차장·김앤장 고문)·이문호(전 동아닷컴 국장)씨 장인상 12일 부산성모병원, 발인 14일 오전 5시 30분 (051)933-7488 ●김현철(이엠토건 대표)씨 별세 김병철(서울신문 사회2부 국장)씨 동생상 12일 수원 아주대의료원, 발인 14일 오전 7시 (031)219-4593 ●최금월씨 별세 안윤정·호기(경향신문 편집국장)씨 모친상 신은기(삼경산림기술사사무소 대표)씨 장모상 한정민(부천시 민주시민강사)씨 시모상 11일 가톨릭부천성모병원, 발인 13일 오전 7시 (032)340-7301
  • 아버지가 아우슈비츠 끌려갈 때까지 가족에 몰래 보낸 편지 250통

    아버지가 아우슈비츠 끌려갈 때까지 가족에 몰래 보낸 편지 250통

    아버지는 이탈리아 북동부 트리에스테의 코로네오 교도소를 시작으로 지금 폴란드 땅에 있던 나치 독일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이감되는 여정 내내 사랑하는 가족에게 편지를 보냈다. 유대인 장식업자였던 다니엘레 이스라엘(1910년생, 사망 확인 못함)은 세탁을 위해 감옥 밖으로 보내는 죄수복 칼라에 편지를 넣은 뒤 바느질을 해 가족에게 전달하게 했다. 이제 85세가 된 아들 다리오와 한 살 아래 비토리오 형제가 아버지의 편지 250통을 소개했다고 영국 BBC가 11일(현지시간) 전했다. 가슴 먹먹해지는 내용이 조만간 책으로 엮여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유대인이 아닌 종업원들이 세탁물 가운데 그의 죄수복을 골라 아내 안나가 숨어 지내던 곳에 갖다줬다. 안나는 목 칼라와 소매 커프스 등에 숨겨둔 편지를 찾아냈다. 물론 종업원들에겐 목숨을 건 모험이었다. 비토리오는 가족 모두가 아버지 세탁물을 기다렸다가 어머니가 편지를 읽어주면 빙 둘러 앉아 들은 기억이 생생하다고 털어놓았다. 여덟 살, 아홉 살 무렵의 일이었는데도 기쁨과 걱정,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이 지금도 또렷하다고 덧붙였다. “아버지는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편지를 썼을지 모른다. 우리가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보곤 했다. 그는 우리를 돌보고 싶다고, 우리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모든 편지에 솔직한 마음의 상태를 담았다. 늘 우리 걱정 뿐이었다. 어머니에겐 조심해서 우리가 발각되지 않게 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안나는 셔츠를 빤 뒤 답장을 숨겨 바느질하고 종업원들에게 돌려줘 세탁물 바구니에 다니엘레가 부탁한 종이, 잉크, 먹거리 등을 함께 넣어 교도소에 반입하게 했다. 베니토 무솔리니가 세상을 떠난 뒤 나치가 이탈리아를 장악해 1943년 9월 트리에스테의 올드타운에 진주하자마자 위험을 직감한 다니엘레는 안나와 두 아들을 도시 밖 임시 거처로 옮겼다. 조금 있으면 잠잠해지겠지 싶었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해 12월 30일 그는 트리에스테 근처 비아 기울리아에 있던 직장에서 장모와 함께 나치에 검거됐다. 당시 안나와 두 아들은 트리에스테에 있는 안나 형부 브루노의 목재소로 거처를 옮긴 상태였다. 수도도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창도 없어 빛이라곤 천장을 통해 잠깐 들어오는 것 밖에 없는 방 하나에 숨어 지냈다. 화장실도 없었다. 브루노는 미군의 폭격에 집이 무너져내린 크로아티아 폴라(지금의 풀라) 피난민이라고 이웃들에게 둘러댔다.나치 친위대(SS) 간부가 일주일에 한 번씩 가족들과 연락하는지 묻는다고 아버지는 편지에 적었다. 그런데 그 역시 가족들이 어디 있는지 알지 못했다. 고문을 당한다고도 했다. 고문을 당한 날에라도 편지를 쓰면 견뎌낼 힘을 얻는다고 했다. 안나에게 절대로 발각되면 안된다며 잘 보관하라고 당부했다. 그렇게 안나는 다니엘레의 편지 250통을 온전하게 보관할 수 있었다. 물론 안나의 답장은 한 통도 남아 있지 않다. 늘 편지에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라도 내면 안된다고 했고, 사방에 첩자가 있으니 누구도 믿어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비토리오는 “운이 좋았는지 하느님의 뜻인지 우리의 커뮤니케이션은 들통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아들 형제가 이따금 “유대인 돼지들”이란 욕을 들었다며 울먹이며 귀가하던 일을 떠올리며 그 역시 아들들을 지켜주지 못해 화가 단단히 났었다며 아들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했던 것이 평생 후회된다고 적었다. 8월 20일 보낸 편지에 그는 200리라를 넣은 뒤 두 아들 생일에 선물을 사서 전해달라고 안나에게 당부했다. 연합군이 트리에스테를 공습했던 1944년 24시간 동안 실종된 일이 있어 다리오는 트라우마 때문에 그 해의 일이 통째로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가 유일하게 기억하는 것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면회 간 일이었다. 정식 면회가 아니었다. 뒷마당에 선 모자가 감방 안 아버지를 올려다볼 수 있게 어머니가 꾸민 일 같았다. 아버지는 손을 흔들었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도 같은 감옥에 있었지만 아버지 밖에 보지 못했다. 다니엘레는 다음 편지에다 “비토리오도 데려와 주오”라고 적었다.다니엘레는 코로네오에 8개월 수감됐다. 연합군은 이듬해 봄 몬테 카시노, 6월 로마, 8월 피렌체로 북진했고, 다니엘레는 교도소에서 신문을 보는지 전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아들들은 그나마 아버지가 커튼, 의자, 매트리스, 심지어 법정의 가죽의자 등을 만들 정도로 비범한 손재주가 있어 뒤늦게 아우슈비츠로 이감된 것으로 믿고 있다. 독일인과 교도소 간수들이 집의 매트리스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한번은 독일인 집에 불려가 일하다 화장실 창문을 열고 달아나려 했으나 가슴이 콩닥거려 교도소로 돌아왔다고 편지에 적었다. 그보다 늦게 코로네오에 도착한 죄수들이 먼저 떠나기 시작하자 다니엘레는 의아해 했다. 처음에는 어디론가 일하러 가는가 보다 생각했는데 돌아오지 않았다. 깊게 생각하니 그들이 죽으러 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니엘레와 장인장모가 아우슈비츠로 가는 열차에 오른 것은 1944년 9월 2일이었다. 놀랍게도 다니엘레는 계속 편지를 썼다. 열차 안에서 일하는 직공과 안면이 있어 그를 통해 안나에게 전하게 했다. 그리고 아우슈비츠가 보이는 지점에서 적은 편지를 마지막으로 보냈다. ‘멀리 연기가 보이오. 여기 연기가 엄청나게 피어오르오. 여기가 지옥이오.’ 형제들은 외조부모가 아우슈비츠에서 스러진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다니엘레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종전 뒤에 소식을 들었는데 누군가 수용소가 해방된 지 2주 동안 살아 있는 것을 봤다는 목격담이었다. 안나는 사방으로 찾아 헤맸다. 적십자사에도 문의했고, 러시아로 끌려가 목숨만이라도 부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니면 기억상실증에 걸려 집에 못 돌아온다고 생각했다. 형제들은 아우슈비츠가 아니면 유대인들을 더 서쪽, 독일 쪽으로 이감시키던 죽음의 행진 와중에 숨졌을 것이라고 짐작했다.종전 후 가족은 비아 기울리아의 집으로 돌아와 1949년까지 지냈다. 안나는 모든 희망을 포기하고 남편이 편지에 적은 대로 팔레스타인으로 건너갔다. 1939년에 팔레스타인으로 이민 갈까 하다가 안나 부모의 반대에 막혀 포기했던 일이 이런 비극을 가져왔다고 남편은 자책했던 것이었다. 안나가 12년 전 9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뒤에야 텔아비브 아파트를 정리하던 형제들의 눈에 아버지 편지 뭉치가 띄었다. 어머니나 형제들이나 편지 얘기를 꺼내는 일조차 생채기를 헤집는 것 같아 하지 않았다. 아우슈비츠의 연기 운운한 마지막 편지는 잃어버렸지만 형제는 종이의 질, 자구 하나하나를 뚜렷이 기억해 전했다. 편지들은 가족의 일로만 치부될 뻔했지만 2017년 그리스의 코르푸 섬에 뿌리를 둔 유대인의 존재를 규명하려던 마이헤리티지 연구진에게 우연히 알려졌다. 엘리자베스 제틀런드는 편지들을 본 순간 “진짜 보물이었다. 이런 걸 다시는 못 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어떤 때는 매일 한 통씩 보내기도 했다. 몇날 며칠을 영어로 옮기며서 마치 다니엘레와 함께 한방에 있는 느낌을 가질 정도였다고 했다. 편지 원본은 예루살렘에 있는 야드 야솀 세계 홀로코스트 기억센터에 보관돼 있다. 묘지조차 남기지 못한 남자가 가족들에 남긴 유언인 셈이다. ‘착하고 진정한 형제가 되고, 늘 서로 사랑하거라. 너희를 사랑하고 진짜 좋은 사람인 어머니와 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그 방법 뿐이다.’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아 비토리오는 목공, 다리오는 가구와 피아노 수리 일로 살아왔다. 둘은 아들 네 형제를 둬 13명의 증손주를 봤다. 형제는 비아 기울리아에 정착하려고 올해 귀향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부고] 오훈씨 장모상, 김동국씨 장모상, 이상운씨 조모상

    ■ 오훈(한국세무사회 홍보팀장)씨 장모상 △ 최순자씨 별세, 오훈(한국세무사회 홍보팀장)씨 장모상, 8일 오후 1시 30분, 한양대학교병원 장례식장 5호실, 발인 10일 오전 5시, 장지 광릉추모공원. 02-2290-9442 ■ 김동국(대신증권 신탁사업부 부장)씨 장모상 △ 신경애씨 별세, 김동국(대신증권 신탁사업부 부장)·박해석(삼성전자 플래시PE 수석)씨 장모상, 6일 오후 8시 30분, 한양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1호실, 발인 10일 오전 8시. 02-2290-9442 ■ 이상운(효성 부회장)씨 조모상 △ 추국희(전 이화여대 특수교육학과 교수)씨 별세, 이명수(뉴욕대 로스쿨 미국아시아법 연구소 선임위원)씨 모친상, 홍지훈(미국 화이트앤케이스 로펌 서울지사장)씨 장모상, 이상완(전 삼성전자 사장)·상운(효성 부회장)씨·홍지수(위워크)씨 조모상, 7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7호실, 발인 10일 오전 9시, 장지 모란공원. 02-2227-7590.
  • [부고]

    ●임정해씨 별세 곽복률(권은희 국회의원 보좌관)씨 모친상 조인숙(광주시청)씨 시모상 8일 강진 산림조합추모관, 발인 10일 오전 10시 (061)430-5444 ●신경애씨 별세 김동국(대신증권 신탁사업부 부장)·박해석(삼성전자 플래시PE 수석)씨 장모상 6일 한양대병원, 발인 10일 오전 8시 (02)2290-9442 ●추국희(전 이화여대 특수교육학과 교수)씨 별세 이명수(뉴욕대 로스쿨 미국아시아법 연구소 선임위원)씨 모친상 홍지훈(미국 화이트앤드케이스 로펌 서울지사장)씨 장모상 이상완(전 삼성전자 사장)·상운(효성 부회장)씨·홍지수(위워크)씨 조모상 7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0일 오전 9시 (02)2227-7590
  • [단독] 일기장 훔쳐본 동료 원망하듯… 故최숙현 “제발 그만 일러”

    [단독] 일기장 훔쳐본 동료 원망하듯… 故최숙현 “제발 그만 일러”

    “왜 우리 방 들어와서 뒤져봐? 너무해”“○○야 그만 일러바쳐, 숨 막혀” 기록감독 “독방 쓰게 해줬다” 입장과 반대폭행 부인했던 金 “때린 거 인정” 선회감독·주장 폭행장면 목격 사실도 밝혀“선배 잘못 들출 수 없었다… 미안하다”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경기) 선수가 합숙 과정에서 사생활을 침해당한 흔적들이 그가 남긴 일기장 곳곳에 남아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가해 의혹을 받고 있는 경주시청팀 김모 감독 측은 “막내인데도 독방을 쓰게 해 줬다”며 사생활을 충분히 보호해 줬다고 했지만 최 선수의 입장은 정반대였다. 8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일기장에는 누군가 자신의 방에 몰래 들어와 일기장을 훔쳐 본다고 느낀 최 선수가 일부러 보란듯 쓴 대목이 적지 않았다.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인 지난해 3월 25일 그는 “너무하네. 방도 뒤지고 왜 우리방 들어와서 뒤져봐? 너 너무한 거 아니야? 그만해 제발”이라며 “그리고 왜 일러? ○○(선수 이름)야. 내가 몰래 밖을 본다고? 아냐. 밖에 보면 니가 있는 거야. 그만 일러바쳐. 숨막혀”라고 썼다. 앞서 같은 달 1일에는 “우리 운동 나간 사이 니가 내 일지 읽었다면 나 건들지 말아줘. 일년 쉬고 니가 생각한 것보다 더 성장했고 변했으니까 나도 당하고만 있지 않아”라고 썼다. 그해 2월 28일에도 “물 먹고 700g 쪘다고 욕 ○먹는 것도 지치고 내 일지 ○보면 솔직히 니가 인간은 아니지”라며 “방 ○뒤질 생각도 말고 니가 내 일지 보면 어쩔 건데 나한테 왜 이렇게 뒤에서 욕하냐고 ○○하게? 내 마음인데 니가 ○본 게 잘못이지”라고 호소했다.일기에는 경주시청팀 주장 장모 선수의 폭언 정황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최 선수는 “대놓고 욕하는 건 기본이고 사람을 어떻게 저렇게 무시하지. 나 죄지은 게 뭔지 모르겠다”, “욕 좀 그만해 입 안 아프냐”라고도 썼다. 한편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최 선수 폭행 의혹을 받는 경주시청 김모 선수는 이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최 선수를 폭행한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 선수가 가해자로 지목한 4명 중 한 명이다. 그동안 의혹을 부인한 이유에 대해 김 선수는 “도저히 말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용기가 나질 않았다. 선배의 잘못을 들추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배 선수들이 국회까지 가서 증언하는 모습을 보며 부끄러움을 느껴 용기를 냈다. 최숙현 선수에게 미안하다”면서 “앞으로 모든 조사에서 관련 사실을 성실히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김 선수는 또 감독과 장 선수의 폭행 장면을 본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 선수가 훈련장 등에서 최 선수를 폭행하는 것도 적어도 한 달에 3, 4번은 봤다”면서 “선후배 관계가 빡빡했고, 선배가 후배를 때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서울광장] 윤석열, 정치적인 너무나 정치적인/박록삼 논설위원

    [서울광장] 윤석열, 정치적인 너무나 정치적인/박록삼 논설위원

    1961년 5월 18일 전두환 대위를 비롯한 200여 젊은 장교들은 육사생도 800명을 이끌고 시가행진에 나섰다. 전두환 대위가 육사 교장인 강영훈 중장을 겁박해 만든 결과물이었다. 서울 동대문을 지나 남대문, 시청까지 이어진 ‘5·16 쿠데타 지지 데모’였다. 한국전쟁 휴전을 선언한 지 몇 년 되지 않은 시기 이들의 늠름한 모습을 본 시민들은 영문이야 몰랐지만 절로 박수를 쳤고, 이는 마치 민심이 박정희의 쿠데타에 우호적인 듯 비쳐졌으며, 미국 CIA보고서에도 그렇게 작성됐다. 육사생도들의 시가행진은 쿠데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중요한 전환점 가운데 하나였다. 그리고 전두환은 19년 뒤인 1980년 5월 18일 광주 시민의 피를 뒤집어쓰며 12·12 쿠데타를 완성했다. 박정희에 이어 한국 역사상 두 번째 헌정 질서 문란이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1980년 광주 이후로 40년이 지나는 동안 한국 사회에 쿠데타는 없었다. 특히 1987년 이래로 민주주의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동안 설령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갈등할지언정 모두 법체계와 질서를 존중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화려하게 등장했다. 지난 2일 추미애 법무장관이 검찰청법 8조에 근거해 검찰총장에게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자 윤 총장은 담대한 선택을 했다. 긴급하게 전국검사장회의를 열었다. 법적 근거도, 효력도 없는 임의기구이지만, 여기에서 법무장관의 수사지휘를 받을지 말지 의견을 듣겠다는 것이다. 한자리에 모여 회의한 것도 아니고 고검장, 지방 검사장, 수도권 검사장 등으로 나눠 진행했다. ‘윤총장파’와 ‘비(非)윤총장파’ 사이에서 혹시라도 적전분열이 일어나는 상황을 막겠다는 의도로 비쳐지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대검은 며칠이 지난 뒤 ‘법무장관의 수사 지휘는 부당하고, 특임검사 도입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는 검사장 회의 결과를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에게 각각 보고했다. 대위들을 앞세워 쿠데타의 정당성을 확인받은 박정희 소장처럼 윤 총장 역시 검사장들을 앞세워 정당성을 획득하려고 한 것은 아닌가 싶을 지경이다. 정치 활동 이력이야 전혀 없지만, 최근 윤 총장이 자신이 손에 쥔 권력을 활용하는 능력이나 자신의 측근들만큼은 어떤 일이 있어도 챙기고 보호하는 모습 등을 보면 ‘정치 9단급’ 계파 보스를 방불케 한다. 치고 빠지는 타이밍 포착 능력도, 아내·장모 등 가족들의 치부가 만천하에 드러나 궁지에 몰린 순간 이를 업어치기하는 국면 전환 능력도, 언론을 쥐락펴락하며 교묘히 활용하는 능수능란함도 어지간한 정치인은 흉내 내기도 힘든 노회한 정치력이다. 게다가 법무부 소속 외청임에도 마치 별도의 독립된 기구, 혹은 정치권의 한 정당인 양 법무장관과 맞서거나 청와대와 맞서는 데 주저함이 없는 모습은 이미 한 정당의 대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그렇게 박상기 전 법무장관을 허수아비로 만들었고, 조국 전 법무장관을 끝내 낙마시켰고, 추 법무장관의 아들 군대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을 수사하며 또 다른 파워 게임을 진행하고 있다. 그가 지난달 말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0.1%를 얻으며 이낙연 전 총리, 이재명 경기지사에 이어 일약 3위로 올라선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때마침 미래통합당이 절박하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이 지난달 19일 초선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외식사업가 백종원씨를 대선후보로 거명한 해프닝도 통합당의 지리멸렬한 현주소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툭하면 아스팔트로 달려가 극우세력들과 손을 맞잡는 것 외에는 정책적 대안도, 미래에 대한 비전도 없는, 그래서 최소한의 경쟁력을 갖춘 대선후보가 전무한 통합당으로서는 윤 총장의 부상이 반가운 일일 게다. 다만 아쉽게도 윤 총장에게 이를 부득부득 가는 이들이 바글대는 통합당이라 합류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현대 정치사 속 제3후보는 늘 실패했다고 하지만 윤 총장은 다를 수도 있다. 예컨대 ‘검찰권익당’을 직접 창당한 뒤 대선후보가 되는 것도 방법이다. 위선과 거짓이 난무하는 정치판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반대, 검경수사권 조정 반대를 정치적 목표로 내걸고, ‘정의사회 구현’과 같은 강령을 선포한다면 동의하는 국민들도 없진 않을 것 같다. 전현직 검사들로 구성된 가칭 ‘검찰당’ 같은 정당을 창당해 진짜 정치에 뛰어드는 것이 더 떳떳한 일이리라. 야당 정치인 윤석열, 여당으로서는 제일 부담스러운 2022년 대선 구도가 될지도 모르겠다. youngtan@seoul.co.kr
  • [사설] 맞은 선수는 있는데 때린 사람은 없다는 어이없는 현실

    고(故) 최숙현 철인3종경기 선수의 동료들이 전한 경주시청팀 내 폭력과 가혹행위 실상은 충격적이다. 최 선수와 함께 활동했던 동료 선수 2명이 그제 국회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경주시청팀은 김모 감독과 ‘팀닥터’로 알려진 안모씨, 주장 장모 선수 등의 ‘왕국’이나 마찬가지였다. 최 선수 녹취록에 나오는 것처럼 뺨을 맞거나 주먹으로 가슴과 명치를 가격당하는 것은 일상이고, 고교생 선수들을 상대로 한 ‘술고문’은 물론 성추행도 있었다니 21세기 문명사회 엘리트 스포츠계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기가 막힐 노릇이다. 두 선수에 따르면 김 감독은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했다. 행거봉, 야구방망이, 쇠파이프 등으로 때리는 것은 물론 청소기 등 눈에 보이는 것은 다 던져 다치게 했다. 담배를 입에 물리고 때려 고막이 터졌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2015년 뉴질랜드 전지훈련 때는 미성년자인 고교 선수들에게 “토하고 와서 마셔. 운동하려면 이런 것도 버텨야 한다”며 억지로 술을 먹였다고 한다. 물리치료사라던 안씨의 행태에 이르러서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겠다. 치료를 이유로 가슴과 허벅지를 만져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가 하면 때렸다가 뽀뽀했다가 또 때리는 이해 못할 행태에 충격을 받은 선수들이 많다고 한다. 선수들은 또 장 선수로부터 24시간 폭력과 폭언에 시달렸다고 생생히 증언했다. 훈련 때 실수하면 멱살을 잡고 옥상으로 끌고가 ‘뛰어내리라’고 협박까지 했다. 어린 선수들이 하소연도 못 하고 고스란히 폭력과 가혹행위를 감당한 것이다. 그런데도 김 감독과 장 선수, 그리고 또 다른 폭행 가담자로 지목된 남자 김모 선수는 뻔뻔스럽게도 모든 것을 부인하고 사죄조차 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나는 말렸다”며 안씨에게 책임을 돌리기까지 했다. 인면수심이라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아무리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해도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최 선수 동료들이 증인이다. 김 감독과 장 선수에게 영구제명, 김 선수에게 10년 자격정지 징계가 내려졌다. 하지만 그걸로 끝낼 일이 아니다.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엄벌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 “감독은 쇠파이프로 때리고… 주장은 옥상서 ‘뛰어내려라’ 협박”

    “감독은 쇠파이프로 때리고… 주장은 옥상서 ‘뛰어내려라’ 협박”

    “선수 8명 이상 수년 걸쳐 가혹행위당해팀닥터 ‘최숙현 자살하게 만들 것’ 말해뺨 때리고 뽀뽀하고… 안 해준다며 따귀 주장 24시간 폭력·폭언… 휴대전화도 감시경찰은 진술 일부 삭제… 사건 축소 시도” 가해자 지목 3인 “폭행 없어” 사과 안 해고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경기) 선수 등에 대한 가혹행위 실상이 6일 추가적으로 폭로됐다. 폭로 내용이 도저히 21세기 문명사회에서 벌어진 일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잔인하고 비인간적이어서 충격을 준다. 최 선수와 함께 피해를 당했다는 선수 2명은 이날 국회에서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경주시청 소속 김모 감독과 팀닥터 안모씨, 주장인 장모 선수, 남자 트라이애슬론 김모 선수 등 가해자들로부터 최소 8명의 선수가 수년에 걸쳐 폭행과 폭언,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두 선수는 “뺨을 맞고 명치를 주먹으로 맞는 것은 일상”이라며 “감독이 선수를 세워 두고 뺨을 때리고 발로 차다가 발이 아프다고 하더니 한쪽 신발만 신고 와서 찼다. 엎드려 뻗치기를 한 다음 행거봉으로 때리다 휘어지니까 야구방망이를 찾아오라고 시켰다”고 했다. 또 “감독이 발로 손을 차 손가락이 부러졌다”며 “쇠파이프로 머리를 때리고 청소기 등 눈에 보이는 것은 다 던졌다”고 했다. 이어 “감독이 담배를 입에 물리고 뺨을 때려 고막이 터졌다”, “외부 인사와 인사만 해도 뒤통수를 때렸다”, “합숙 생활 중 맹장이 터져 수술을 받았다. 퇴원하고 실밥도 풀지 않았는데 훈련을 시키고, 감독이 ‘반창고 붙이고 수영해라.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했다.이들은 “감독이 2015년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회식 때 (미성년자인) 고교 선수들에게도 술을 먹였다. ‘토하고 와서 마셔. 운동하려면 이런 것도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며 “최 선수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화장실에서 엎어져서 속이 아파 소리만 질렀다. 그런데도 화장실에 가서 토하면 다시 잡아와 먹이고 또 토하면 다시 잡아와 먹이고를 반복했다”고 했다. 이들은 “팀닥터가 치료를 이유로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며 “팀닥터는 ‘최숙현을 극한으로 끌고 가서 자살하게 만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들의 기자회견과 별도로 또 다른 선수는 “팀닥터가 갑자기 자기 방으로 불러서 ‘너한테 어떻게 해줬는데’라면서 뺨을 두 차례 때렸다가 갑자기 웃으면서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고 예뻐했는데’라면서 볼에 뽀뽀를 했다가 또 ‘선물 하나 안 해 주냐’면서 뺨을 맞고 하는 반복이었다”고 폭로했다고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전했다. 기자회견에서 두 선수는 “24시간 주장 선수의 폭력과 폭언에 노출됐다”며 “주장 선수는 숙현 언니를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다른 선수와 가깝게 지내는 것도 막았다. 아버지도 정신병자라고 말했다. 숙현 언니가 팀닥터한테 맞고 나서 휴대전화를 보며 울 때도 ‘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또 “주장 선수는 훈련하면서 실수하면 멱살을 잡고 옥상으로 끌고 가 ‘뒤질 거면 혼자 죽어’라며 뛰어내리라고 협박해 ‘잘못했다, 살려달라’고 사정했다. 감기, 몸살이 걸려 몸이 좋지 않았는데도 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른 선배를 시켜 각목으로 폭행하게 했다”고 했다. 한 피해자는 “주장 선수는 내가 잠이 들자 몰래 방에 들어와 휴대전화 잠금을 풀고 내 모바일 메신저를 읽었다”며 사생활까지 감시당했음을 폭로했다. 또 “뉴질랜드 전지훈련 때마다 항공료·합숙비 명목으로 주장 선수가 자신의 계좌로 돈을 몇백만원씩 걷어 갔다”고 했다. 이들은 “경주경찰서 참고인 조사에서 담당 수사관이 최 선수가 신고한 내용이 아닌 자극적인 진술을 더 보탤 수 없다고 일부 진술을 삭제했다. 벌금 20만∼30만원에 그칠 것이라며 ‘고소하지 않을 거면 말하지 말라’고 하기도 했다”며 경찰의 사건 축소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4명 중 김 감독과 장·김 선수는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에 증인으로 출석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 감독은 “폭행한 적이 없고 선수가 맞는 소리를 듣고 팀닥터를 말렸다”며 안씨에게 책임을 돌렸다. 장 선수도 “폭행한 적이 없다”고 했다. ‘고인에게 사죄할 마음이 없느냐’는 질문에도 김 감독과 장 선수는 이구동성으로 “마음이 아프지만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는 말만 반복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스포츠공정위 “혐의자들, 같은 패턴 같은 진술… 믿기 어려워”

    스포츠공정위 “혐의자들, 같은 패턴 같은 진술… 믿기 어려워”

    김모 선수 ‘자격정지 10년’ 결정대구지검 수사팀 14명으로 확대고 최숙현 선수 등의 폭행 피해사건과 관련해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경기) 스포츠공정위원회가 6일 심의를 열고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 소속 김모 감독과 주장 장모 선수, 남자 트라이애슬론 김모 선수에 대해 징계 결정을 했다. 공정위는 이날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제4차 회의를 열고 약 7시간에 걸친 심의 끝에 김 감독과 장모 선수는 영구제명, 김모 선수는 자격 정지 10년 징계를 받았다. 안영주 위원장은 “공정위에서 확보한 관련자들의 진술, 녹음 파일 등 자료와 징계 혐의자들의 진술이 매우 상반돼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고 최숙현 선수의 진술 뿐 아니라 다른 일치하는 여러 진술들에 근거해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징계 혐의자들 진술이 위원들이 보기에 조금 믿기 어려운 면들이 많았다”며 “서로 기억하거나 진술한 내용이 달라야하는데 같은 패턴으로 같은 진술을 하는 것을 보고 충분히 조력 받은 상황에서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나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공정위는 팀닥터라 불렸던 안모씨의 경우 징계 권한이 없어 별도의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김 감독 등 3명은 앞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공정위로부터 우편 또는 메일로 재심 청구 방안에 대해 송달받은 뒤 일주일 이내에 공정위 또는 대한체육회에 재심 청구를 할 수 있다. 한편 대구지검은 이날 양선순 부장검사를 팀장으로 아동학대 전담 검사 4명과 수사과 전문 수사관 5명 등 모두 14명으로 수사팀을 확대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담배 입에 물리고, 뺨 때려 고막 터져…팀은 감독·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다”

    “담배 입에 물리고, 뺨 때려 고막 터져…팀은 감독·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다”

    “주먹으로 가슴·명치 맞는 것은 일상” 가해 감독 등 3명은 혐의 전면부인스포츠공정위, 감독·주장 영구제명고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경기) 선수와 함께 가혹 행위를 당했다는 선수들이 6일 추가로 비인간적인 가혹 행위 실상을 폭로하고 나서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최 선수와 함께 경주시청 팀에서 뛰었던 선수 2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보복이 두려웠던 피해자로서 억울하고 외로웠던 숙현이의 진실을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경주시청 팀은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당연시되던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선수 외에도 최소 8명의 선수가 경주시청 소속 김모 감독과 팀닥터 안모씨, 주장 장모 선수, 남자 트라이애슬론 김모 선수 등으로부터 수년간에 걸쳐 상습적으로 폭행과 폭언, 가혹 행위, 감시를 통한 사생활 침해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또 안씨로부터는 성추행도 당했으며 장 선수에게는 전지훈련 경비 명목으로 송금을 강요당했다고 했다. 두 선수는 “뺨을 맞거나 주먹으로 가슴과 명치를 맞는 것은 일상”이라며 감독이 발로 차 손가락이 부러진 일, 감독이 담배를 입에 물리고 뺨을 때려 고막이 터진 일, 야구방망이와 쇠파이프로 수시로 맞은 일, 미성년자 신분의 선수들에게 술을 강요하며 ‘술고문’을 한 일 등 믿을 수 없을 만큼 잔인한 가혹 행위를 폭로했다. 두 선수는 “선수 생활 유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숙현이 언니와 함께 용기 내 고소하지 못한 점에 대해 언니와 유가족에게 사과한다”며 “지금이라도 가해자들이 죄를 인정하고 제대로 처벌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4명 중 김 감독과 장 선수, 김 선수 등 3명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에 증인으로 출석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트라이애슬론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이날 제4차 공정위를 열고 김 감독과 장 선수에게 영구제명을, 김 선수에게 자격정지 10년 징계를 결정했다. 안씨는 정식 체육회 소속이 아니어서 징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이용 의원 “경주시청팀에 당한 피해자들 8명 더 만났다”

    이용 의원 “경주시청팀에 당한 피해자들 8명 더 만났다”

    경주시청 철인3종(트라이애슬론)팀 김규봉 감독과 주장인 장모 선수와 김모 선수, 무자격 팀닥터 안모 씨 등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의 수년에 걸친 가혹행위는 고 최숙현 선수 외에도 최소 8명에게 행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그간 8명의 피해자들의 증언을 청취했고, 이중 2명과 함께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 최숙현의 동료 선수들은 최 선수가 그들에게 당한 가혹행위를 직접 목격했고, 경주시청 선수들은 수시로 폭력에 노출돼 있었다고 증언했다. 두 선수는 “김 감독이 고 최숙현 선수를 손으로 팔과 종아리 등을 때리는 것을 목격했다”며 “뺨을 맞고 가슴을 주먹으로 맞고, 명치 맞는 것은 일상”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입에 항상 욕을 입에 달고 살았고, 폭행으로 인해 고막이 터진 선수도 있었다. 구체적인 폭력 사건 정황도 드러났다. 두 선수는 “김 감독이 숙소에서 선수를 밖에 세워두고 뺨을 때리고 발로 차고 발이 아프다고 하더니 한쪽 신발만 신고 와서 발로 찼다. 그리고 엎드려 뻗치기를 한 다음 행거봉으로 때려 행거봉이 휘어지니까 야구방망이를 찾아올 동안 휘어진 행거봉으로 때렸다”고 했다. 또 “김 감독이 새벽 시간에 훈련장에서 발로 손을 차 손가락이 부러졌다”고도 했다. 또 “김 감독은 화가 나서 청소기를 집어 던지고 쇠파이프로 머리를 때리고 눈에 보이는 것은 다 던졌다”고 했다. 또 “주로 야구방망이로 많이 맞았다”고 했다. 또 “합숙생활 중 맹장 수술을 받았는데 이틀 뒤 퇴원한 뒤 김 감독이 ‘반창고를 붙이고 수영해라. 그거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했다”고 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선수들이 미성년자 신분일 때도 술을 강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두 선수는 “특히, 2015년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회식을 하는데 감독이 당시 고등학생인 선수들에게도 술을 먹이고 다른 선수에게 ‘토하고 와서 마셔라. 운동 하려면 이런 것도 못 버티냐 정신이 나약해서 무슨 운동을 하냐’고 해서 바닥을 기면서 봐달라고 했지만 웃었다”고 했다. 이때 두 선수는 최 선수가 당한 식고문을 목격했을 뿐만 아니라 술고문도 행해졌다고 했다. 두 선수는 “단합 여행에서 냄비와 양동이에 소주와 맥주를 타서 계속 억지로 마시게 했다”며 “술을 마시다가 화장실에 가서 토를 하면 다시 잡아와 먹이고 또 토를 하면 다시 잡아와서 먹이고를 반복했다”고 했다. 이어 “술을 일주일마다 마시면서 술 마시는 것도 운동의 일부다라고 선수들에게 술을 마시는 것을 강요했다”고 했다. 김 감독은 팀을 옮기는 과정에서 동의서를 안 써주기 위해 연락을 끊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어 “팀을 옮기면 주장 선수가 경기 중에 폭언을 하고 때리는 방식으로 보복했다”며 “외부인이나 다른 팀 선수들과 인사하는 것에 예민했다”고 말했다. 또 김 감독은 “팀을 나온 뒤에는 김 감독이 ‘혹시 어딘가에서 전화가 오면 다른 말을 할 필요가 없고 그냥 몸이 안 좋아서 그만 둔거다’라고 말하라고 했다”며 입단속을 시켜 무마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팀닥터는 치료 과정에서 폭행 뿐만 아니라 성추행을 서슴지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두 선수는 “안 씨는 치료를 이유로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며 “심지어 심리 치료를 받고 있는 숙현이 언니를 “극한으로 끌고 가서 자살하게 만들겠다”라고 까지 말했다”고 했다. 또 선수들은 “안 씨에게 힘들어서 돈을 못내겠다고 하면 장 모 선수가 ‘투자라고 생각해라’라고 했고, 안 씨는 ‘이러면 내가 못한다. 너 하나 때문에 다른 애들도 못한다’며 돈을 내도록 계속 유도했다”고도 했다. 전지훈련비 명목으로 주장 장 모 선수 계좌로 돈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뉴질랜드 전지훈련 때마다 항공료·합숙비 명목으로 돈을 몇백만원씩 걷어갔다”고 했다. 최 선수의 사건을 담당했던 경주 경찰이 부실 수사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두 선수는 “경주경찰서 참고인 조사에서 담당 수사관이 ‘최숙현 선수가 신고한 내용이 아닌 자극적인 진술은 더 보탤 수가 없다’며 일부 진술을 삭제했다”며 “폭행은 벌금 20~30만원에 그칠 것이라며 “고소하지 않을 거면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했다. 두 선수는 지난 2월 고 최숙현 선수와 함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을 고소를 하려했다가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피해자들은 “선수 생활 유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숙현이 언니와 함께 용기 내어 고소를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숙현이 언니와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이용 의원도 “나머지 피해 선수 6명도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오늘 함께 하지 못했다”고 했다. 한편, 무자격 팀닥터를 제외한 가해자로 지목된 3명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의 트라이애슬론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 침해 관련 긴급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참석해 ‘사죄할 마음이 없느냐’는 질문에 “마음이 아프지만,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는 답변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피해자들 “팀닥터, 치료 명목으로 성추행도 일삼아”

    피해자들 “팀닥터, 치료 명목으로 성추행도 일삼아”

    고 최숙현 선수를 비롯한 경주시청 철인3종(트라이애슬론) 선수들에게 무자비한 가혹행위를 저지른 경주시청 ‘무자격’ 팀닥터는 폭행 뿐만 아니라 상습적인 성추행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주시청팀에서 생활했던 피해자들은 팀닥터가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물론, 성추행도 일삼았다고 증언했다. 무자격 팀닥터는 치료 과정에서 폭행 뿐만 아니라 성추행을 서슴지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두 선수는 “안 씨는 치료를 이유로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며 “심지어 심리 치료를 받고 있는 숙현이 언니를 “극한으로 끌고 가서 자살하게 만들겠다”라고 까지 말했다”고 했다. 또 선수들은 팀닥터 명의의 주장인 장모 선수의 강요로 인해 팀닥터 개인 명의 통장으로 지속적으로 송금을 강요받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앞서 고 최숙현 선수와 최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 씨는주장 장모 선수와 팀닥터에게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각각 1500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자격 팀닥터는 치료 명목으로 경주시청 팀 선수들의 돈을 걷어 월 600~700만원의 돈을 받아 간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은 “안 씨에게 힘들어서 돈을 못내겠다고 하면 장 선수가 ‘투자라고 생각해라’라고 했고, 안 씨는 ‘이러면 내가 못한다. 너 하나 때문에 다른 애들도 못한다’며 돈을 내도록 계속 유도했다”고도 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부고] 김은정씨 모친상, 최규성씨 모친상, 김홍균씨 장모상

    ■ 김은정(전북일보 이사)씨 모친상 △ 임휘인씨 별세, 김은정(전북일보 이사·선임기자)씨 모친상, 6일 오전 5시 20분, 전북대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 발인 8일 오전 8시. 063-250-1444 ■ 최규성(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 직무대행)씨 모친상 △ 유복례씨 별세, 최규일·규성(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 직무대행)·규석·정희·연희씨 모친상, 윤경희·김경숙·안미예씨 시모상, 5일 오후 7시 30분, 고려대 안산병원 장례식장 특실 111호, 발인 7일 오전 6시. 031-411-4441 ■ 김홍균(중앙일보플러스 시사지본부장)씨 장모상 △ 김성례씨 별세, 김홍균(중앙일보플러스 시사지본부장)씨 장모상, 5일, 경기도 포천장례문화원 201호, 발인 7일 오전 7시, 장지 서울시립승화원. 031-541-4143
  • [부고] 노희영씨 부친상, 권종오씨 부친상, 안희정씨 모친상

    ■ 노희영(서울경제신문 차장)씨 부친상 △ 노필현(전 KC글로벌 전무이사)씨 별세, 김정운씨 남편상, 노희영(서울경제신문 차장)·노빛나씨 부친상, 박재영(SK증권 부장)·홍성운(성남 판교중 교사)씨 장인상, 5일 오전 4시45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9호실, 발인 7일 오전 6시20분, 장지 국립현충원. 02-2072-2026 ■ 권종오(SBS 보도본부 선임기자)씨 부친상 △ 권상용씨 별세, 권능오(중앙일보플러스 경영지원실장)·권종오(SBS 보도본부 선임기자)·권민수(석계초등학교 직원)씨 부친상, 정선임·손수경씨 시부상, 5일 오전 1시 50분, 서울 노원구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장례식장 3호실, 발인 7일 오전 8시. 02-970-8444 ■ 안희정(전 충남도지사)씨 모친상 △ 국중례씨 별세, 안향미·안희돈(강원대 교수)·안희정(전 충남도지사)·안향숙·안향선씨 모친상, 주재석씨 장모상, 박경화·민주원씨 시모상, 4일 오후 8시14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 7일 오전 6시. 02-2072-2011
  • “자살하게 한다” 故최숙현 폭행 팀닥터 누구?…“정보 없다”(종합)

    “자살하게 한다” 故최숙현 폭행 팀닥터 누구?…“정보 없다”(종합)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지속적인 가혹행위를 받다가 세상을 떠난 고(故) 최숙현 선수의 동료들이 6일 기자회견을 열고 감독, 주장, 팀닥터 등의 추가 가혹행위를 증언했다. 최 선수의 동료들에 따르면 김모 감독은 최 선수와 다른 선수들에게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으며, 장모 주장 선수도 김 감독과 같은 태도로 선수들을 대했다. 특히 김 감독은 2016년 8월 점심 때 콜라를 한잔 먹어서 체중이 불었다는 이유로 빵을 20만 원어치 사와 최 선수와 다른 선수들이 새벽까지 먹고 토하게 만들고 또 먹고 토하도록 시켰다. A 피해 선수는 2019년 3월 복숭아를 먹고 살이 쪘다는 이유로 김 감독과 안모 팀닥터가 술마시는 자리에 불려가서 맞았다. 가해자들은 선수가 견과류를 먹었다는 이유로 견과류 통으로 머리를 때리고 벽으로 밀치고, 뺨과 가슴을 때리기도 했다. 이런 폭력을 당할 때마다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잘못했다고 빌었지만, 가해자들은 이를 무시하고 같은 행위를 반복했다. 최 선수의 동료였던 A 피해 선수는 “경주시청 선수 시절 동안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을 당했으며 욕을 듣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하루하루를 폭언 속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고 증언했다. A 피해 선수에 따르면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나갈 때마다 지원금이 나오는데도 김 감독은 80만~100만 원가량의 사비를 주장 선수 이름의 통장으로 입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B 피해 선수의 증언에 따르면 장 주장 선수의 가혹행위는 김 감독 못지않았다. B 피해 선수는 “24시간 주장 선수의 폭력·폭언에 항상 노출되어 있었고, 제3자에게 말하는 것도 계속 감시를 받았다”며 “주장 선수는 최 선수를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이간질을 해 다른 선수들과 가깝게 지내지 못하게 막았고 아버지도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가깝게 지내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안 팀닥터의 경우에는 치료를 이유로 선수들의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 심지어 심리치료를 받는 최 선수를 향해 “극한으로 끌고 가서 자살하게 만들겠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문체부 “팀닥터 정보 전혀 없어”대한체육회 “닥터 자격증 없이 감독 친분으로 고용”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6일 전체회의를 열고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등 관련 기관에 최숙현 선수 사건 가해자로 알려진 팀닥터와 관련한 사항 등에 대한 추궁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의원들과 윤상현 무소속 의원이 참석했다. 상임위원 배정을 완료하지 못한 통합당은 회의 중반 보임이 확정된 이용 의원만이 참석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최 선수 사건에 대해 “주무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마땅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책임져야 할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 것이고, 기존 시스템은 새로 보강될 여러 시스템과 잘 작동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기흥 대한체육협회장도 “최 선수 부모님과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체육계 대표로서 사과의 말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되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지금은 조사할 때가 아니라 수사를 해야 할 때다. 누가 은폐했는지 책임자를 수사해야 할 상황”이라며 “조사단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면허증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팀닥터가 되느냐. 이런 일이 가능하냐. 정보가 없는데 어떻게 여기에 와서 보고하느냐. 이게 바로 은폐”라며 “6월 26일 0시27분 최 선수의 마지막 메시지, 이것은 우리 모두의 숙제다. 고인이 던진 숙제를 못 풀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숙현 선수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전인 지난달 26일 새벽 자신의 모친에게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남긴 바 있다.도종환 위원장은 “어떻게 주요 정보가 하나도 없느냐. 주요 폭력 가해자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다고 말하느냐”라며 “지금 다른 선수들은 폭력 외에도 성적수치심을 느끼는 행동을 했다고 하는데 주요 정보가 없으면 어떻게 회의를 진행하나. 앞으로 무슨 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냐”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상헌 민주당 의원은 “선수들의 건강을 관리해야 할 사람이 반대로 선수를 구타했다.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맞았다는 내용도 있다. 어떤 방법으로 성인여성이 갈비뼈에 금이 가도록 구타당한 것이냐”라며 “고문기술자, 구타기술자라고 뉴스에 나오는데 왜 없다고 하나”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임오경 의원은 “트레이너를 요청하지 않고, 선수들의 돈을 차출했나”라며 “선수를 보호해야 할 의무는 감독에게 있다. 예산 부족이라고 선수 월급을 차출하면서까지 해야 했느냐”라고 비판했다. 임 의원은 부적절한 통화 논란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전 짜깁기를 한 적 없다. 자식 잃은 부모의 심정으로 어떤 것이 진실인지 하나하나 알고 싶었다”며 “짜깁기식 보도에 대한 사과를 요청한다. 진상규명이 두려워 물타기 하려는 체육계 세력과 보수언론이 결탁했다고 본다. 무엇이 두렵나”라고 반발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팀탁터 문제에 대해 “개인적 신상은 파악하지 못한다. 치료사 자격증도 없다는 보고는 받았다”고 답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물리치료사나 트레이너는 있지만 팀닥터는 없다. 그런 사람은 다 등록돼 있다”며 “이 분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한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제가 아는 팀닥터는 감독과 선·후배 사이다. 실제로 닥터는 아니고 자격증이 없다. 일반 개인병원에서 운동 처방을 하고 잡일하는 사람”이라며 “언론에서 정보를 얻었다. 구체적으로 팀닥터에 대해 조사해서 안 것은 아니다. 감독 친분으로 고용해 월급은 선수들이 모아서 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경주시체육회 관계자는 “그런 사실 없다. 호칭을 닥터라고 선수들이 부른 것이지 팀닥터가 아니다”라며 “전혀 저희와 관계 없다. 급여는 선수 부모님, 각자 선수들 면담 후에 개인적으로 받아낸 것으로 안다. 조사 과정에서 자격증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폭행 부인하며 끝내 사과 거부한 가해자들… “죽은 건 안타깝지만 사죄할 건 없어” 전체회의 도중에 참석한 이용 통합당 의원은 감독과 동료 선수들에게 “혹시 피해자들과 또는 최 선수에게 사죄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감독은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고 지도했던 애제자다. 이런 사안이 발생한 데에 대해 부모 입장까지는 제가 말씀을 못드리지만 너무 충격적이다. 가슴 아픈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찰 조사를 받고 있고 그 부분에 대해 성실히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으로서 관리 감독, 선수 폭행에 무지했던 부분들에 대해 제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겠다”고 했다. 또 이 의원이 “관리, 감독에 대해서만 사과한다는 뜻인가. 폭행과 폭언을 전혀 무관하다는 것인가”라고 재차 묻자 “그렇다”고 답하며 끝내 최숙현 선수에게는 사과하지 않았다. 가해자로 지목된 한 동료선수도 “폭행한 적 없다”고 부인했고, 또 다른 동료선수도 폭행이나 폭언 의혹을 부인하며 “죽은 것은 안타까운데 사죄할 것은 없다. 폭행한 사실이 없으니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일 뿐”이라고 말했다. 2017년 2019년 경주시청 소속으로 활동한 최숙현 선수는 그간 감독과 팀 닥터, 선배 등으로부터 가혹 행위를 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최 선수에게 강제로 음식을 먹이거나 굶기는 행위, 구타 등을 가했고 팀 닥터는 금품을 요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최숙현 선수는 생전 경찰, 검찰, 경주시청, 경주시체육회,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에 가혹행위가 벌어졌다는 것을 알렸지만 당시 관련 기관들은 어떠한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결국 지난달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부고]

    ●국중례씨 별세 안향미·희돈(강원대 교수)·희정(전 충남도지사)·향숙·향선씨 모친상 주재석씨 장모상 박경화·민주원씨 시모상 4일 서울대병원, 발인 7일 오전 (02)2072-2011 ●문은모(전 한국일보 부사장)씨 별세 문문찬(삼성전자 부장)·문석(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씨 부친상 정현주·이후남(중앙일보 문화디렉터)씨 시부상 4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6일 오전 9시 (02)2258-5940 ●부경철씨 별세 부상돈(전북대 교수)·애진(제주관광대 교수)·애정씨 부친상 김순희(이즈맘 산부인과 원장)씨 시부상 권범(변호사)씨 장인상 4일 제주대병원, 발인 8일 오전 7시 010-4751-7488 ●권상용씨 별세 권능오(중앙일보플러스 경영지원실장)·권종오(SBS 보도본부 선임기자)·권민수(석계초등학교 직원)씨 부친상 정선임·손수경씨 시부상 5일 서울 노원을지대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2)970-8444 ●노필현(전 KC글로벌 전무이사)씨 별세 김정운씨 남편상 노희영(서울경제신문 차장)·빛나씨 부친상 박재영(SK증권 부장)·홍성운(성남 판교중 교사)씨 장인상 5일 서울대병원, 발인 7일 오전 6시 20분 (02)2072-2026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