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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무기로 이스라엘 공격했나…“북한제 로켓 든 하마스 대원 포착”

    北무기로 이스라엘 공격했나…“북한제 로켓 든 하마스 대원 포착”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교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하마스 대원이 북한 무기로 보이는 로켓을 손에 든 장면이 포착됐다. 이에 북한이 하마스 측에 무기를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워 누아르’라는 군사 전문 블로거는 하마스 대원들의 영상에서 “대원 중 한명은 북한에서 제작된 ‘F-7 고폭 파편 로켓’을 가진 것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F-7은 로켓추진유탄(RPG) 발사기로, 중동 지역에 많이 수출돼왔다고 RFA는 설명했다. 미 국방정보국(DIA) 출신 브루스 벡톨 엔젤로주립대 교수는 “이전부터 하마스가 이란을 통해 북한으로부터 F-7을 제공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래서 하마스가 북한 무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북한은 하마스에 F-7 로켓뿐 아니라 대전차 미사일 ‘불새’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상황이 악화한다면 하마스는 이 불새 미사일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벡톨 교수는 이어 “2014년 북한과 하마스가 무기 거래를 했다”면서 “계약 내용은 하마스가 북한에 수십만 달러를 지불하고 북한은 107㎜와 122㎜ 다연장 로켓 발사기와 로켓, 통신장비 등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은 현금을 벌기 위해 어느 곳에든 무기를 팔아왔다. 무기들을 하마스를 통해 직접 제공했을 수도 있고, 제3자를 통해서 팔았을 수도 있다”면서 “북한은 자신들과 비슷한 반 미국 조직들과 연계해왔고, 하마스도 그중 하나”라고 했다. 북한은 과거 하마스에 무기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다만 F-7을 하마스에 직접 건넸는지, 다른 국가에 수출된 무기가 하마스로 흘러 들어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북한 관영매체는 이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을 처음 언급하며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팔레스티나(팔레스타인)와 이스라엘 사이의 대규모 무장 충돌 발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매체는 “팔레스티나의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에 대규모적인 무장 충돌이 발생하였다”면서 “쌍방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지고 수천 발의 로켓탄들이 발사됐으며 무차별적인 공습이 감행됐다”고 전했다. 다만 선제공격 주체는 거론하지 않았다. 이어 “국제사회는 이번 충돌사태가 팔레스티나인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끊임없는 범죄행위의 결과라고 하면서 유혈적인 충돌을 종식할 수 있는 근본 출로는 독립적인 팔레스티나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한편 하마스와 이스라엘 교전 사흘째인 9일(현지시간) 양측에서 150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나왔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 산하 정부 공보실은 이날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800명 이상, 부상자는 2600명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공보실은 약 150명의 인질이 가자지구에 붙잡혀 있다며 이들의 생사가 불투명해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망자와 인질 중에서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우크라이나 등 외국인도 포함됐다. 같은 날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자와 부상자가 각각 687명, 3726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양측의 사망자를 합하면 최소 1487명이다. 부상자 또한 최소 6326명이 넘는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사상자가 늘어나자 가자지구 민간인 주택에 대한 폭격이 계속될 경우 그 보복으로 민간인 포로를 처형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 “네타냐후 병원에” “미국 80억 달러 지원” 가짜뉴스 넘쳐나는 X…머스크 책임론

    “네타냐후 병원에” “미국 80억 달러 지원” 가짜뉴스 넘쳐나는 X…머스크 책임론

    지난 7일(현지시간) 새벽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습 직후 엑스(X, 옛 트위터)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병원에 긴급 이송됐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네타냐후 총리 사진과 함께 병원 이름이 적시돼 있었고, 현지 신문 ‘예루살렘 포스트’가 보도한 것이라고 출처가 명기돼 있어 그럴 듯했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가짜 뉴스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 글의 조회 수는 100만 회에 육박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이 사흘째 이어지며 지상전 개시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마당에 X에서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가 확산하면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9일 CNBC 등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전날 X의 한 계정에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헬리콥터를 격추하는 영상이 게시됐다. 이 영상에는 “하마스에 더 많은 힘을”이라는 글도 담겼다. 이 영상은 수십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빠르게 확산했지만, 비디오 게임 ‘아르마3’에서 연출된 장면으로 드러났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80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승인했다는 백악관 문서도 퍼졌다. 하지만 이는 지난 7월 바이든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4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문서를 짜깁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페이스북과 틱톡 등 다른 SNS 계정에도 가짜 뉴스가 눈에 띄지만, 유독 X에 가장 많이 확산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진단했다. 특히 이 가짜뉴스가 대부분 유료 계정인 X의 ‘블루 체크’ 계정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이 계정이 ‘가짜뉴스’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다. 블루 체크 마크는 원래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물이나 기관에 붙여졌으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수익 창출을 위해 이를 ‘아무에게나!’ 판매하면서 진실 여부를 더욱 알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머스크가 인수하기 전 트위터 경영진은 조작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에 대응하기 위해 상당한 자원을 투입해 왔다. 하지만 머스크가 인수한 뒤에는 플랫폼 이름을 바꾸고 허위 정보와 선거에 대응하는 팀의 인원을 대폭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최근에는 X에서 언론 기사를 링크할 때 기사 제목 등은 빼고 이미지만 올리고 있어 사실 조작을 더 쉽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세종로의 아침] 국회에는 신호등이 없다/이경주 정치부 차장

    [세종로의 아침] 국회에는 신호등이 없다/이경주 정치부 차장

    국회에는 신호등이 없다. 복잡한 아침 출근길은 위험하다. 이른바 ‘깻잎 한 장 차이’로 교통사고를 면한 이도 있다. 국회 내 교차로에서는 의원 2명이 좌회전 차량과 접촉사고가 난 적도 있다. 보행자가 건널목을 건너는데 먼저 가려고 차량이 갑자기 속도를 내는 장면은 흔하다. 그러다 급정거를 한 운전자는 보행자를 무서운 눈으로 째려본다. 아찔했던 위험의 순간이 지나고 그저 멀어지는 차량을 뒤에서 눈으로 흘겨본다. 사람이 먼저 아닌가. 왜 이곳엔 신호등이 없나. 수준 높은 인재들이 몰려 있는 민의의 전당에서 기본적인 교통질서야 ‘자율적 운영’이 당연하다는 취지일까. 아닐 거다. 그들의 예의·양심·배려 수준은 대한민국 평균 성인에 못 미칠 때가 적지 않다. 빨간불 없는 정쟁에 국회 문은 쉽게 닫히고, ‘김남국 제명안’을 부결시켜 제 식구 봐주기 논란을 자처했다. 후보자 줄행랑, 가족 신상 털기 등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막장 드라마는 지겨울 정도다. ‘서로 듣고 차례대로 말하기’를 힘들어하고 욕설·고성이 난무해 ‘19세 관람가’ 딱지를 붙이고 싶은 토론 문화까지 국회에 내세울 만한 질서란 게 있었던가. 신호등 대신 경찰이 수신호를 해 주면 위험천만한 상황이 줄어들까. 그것도 아니다. 국회 바깥에 더 혼잡한 도로가 많을 테고 국회에서 공권력은 우스워진 지 오래다. 첨예한 정쟁 끝에 서로를 경찰이나 검찰에 고발해 놓고 재판에서 내가 이기면 사법 정의, 내가 지면 정치 탄압이다. 언론의 감시와 견제도 우리 편에 동조하면 언론 직필, 우리 편을 비판하면 기레기의 가짜뉴스다. 장애인 시위가 열리는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의 플랫폼을 벗어나 확성기를 통해 노동·교육·복지 등 세상 외진 곳의 목소리가 소용돌이치며 나오는 국회 정문을 지나면 정작 국회 경내는 세상과 담을 쌓은 듯 고요하다. 국민은 국회라는 무대에서 ‘잘’ 싸워 달라고 의원들에게 세비를 냈는데, 본회의는 무산되고 상임위원회에 나오지 않는 의원이 적지 않으며, 일부는 법안에 대한 이해도 없이 찬반 투표에 나선다. 그래도 야근을 마치고 밤늦게 국회 의원회관을 올려다보면 의정을 연구하려 불을 켠 몇몇 방이 보인다. 대정부 질의에서 적확하고 날카로운 비판으로 정부를 견제하고, 민생 법안을 통과시키려 동분서주하는 의원도 있다. 하지만 당대표의 구속영장이, 용산의 입김이 정치의 중심인 듯한 국회는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는 계속될 것인가’라는 고민을 던진다. 극단 지지자만 바라보는 정치인은 위험하다. 극단에 선 일부 무리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며 당을 뒤흔들고 극단으로 몰아가면 중도층은 정치에 염증을 느끼기 쉽다. 중도층이 떠나는 정치는 민의를 온전히 담는 그릇이 될 수 없다. 때마침 양당이 총선을 앞두고 ‘먹고사는 문제’에 귀를 기울인단다. 10일 시작하는 국감에서 국민의힘이 내건 표어는 ‘민생부터 민생까지’이고,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단 일성은 ‘민생경제’다. 하지만 그간 행태에 비춰 보면 헛구호에 그칠까 벌써 답답하다. 신호등이 없는 국회는 오늘도 위험해 보인다. 국회사무처에 물었더니 경찰에 자문한 결과 ‘도로교통법상 신호등을 설치할 수 있는 도로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답을 받았단다. 법적으로 그렇겠지만 실제는 사람과 차량이 뒤섞여 사고 위험이 적지 않은, 신호등이 필요한 2차선 아스팔트 도로다. 법과 현실의 괴리가 이곳뿐이겠는가. 꽉 막힌 법을 만지고 더 좋은 법을 만들어 민생을 살피라는 게 국민이 국회에 준 권한이자 의무다. 민생이 나아지도록 이제라도 ‘국회, 일을 하라’.
  • 화폭 채운 일상, 자연, 행사… 선조들의 ‘아주 특별한 순간’

    화폭 채운 일상, 자연, 행사… 선조들의 ‘아주 특별한 순간’

    연휴를 보내는 동안 남기고 싶은 특별한 순간을 사진으로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기억하고 싶은 장면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일 터.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오는 29일까지 하는 특별전 ‘아주 특별한 순간-그림으로 남기다’는 옛사람들의 SNS인 그림을 들여다보는 전시다. 선조들이 남긴 그림에는 저마다 간직하고 싶었던 다양한 일상이 펼쳐져 있다. 함께했던 만남, 쉽게 지나칠 수 없던 자연 풍경,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그린 그림 등 ‘아주 특별한 순간’이라는 전시 주제에 맞게 31건 83점의 그림이 준비됐다. 1부에서는 함께 모여 취미를 공유하거나 소소한 일상을 즐겼던 순간들이 기다린다. 이인문(1745~1821)이 경치 좋은 곳에서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때를 그린 ‘누각아집도’ 등 사적인 모임을 추억한 그림들이 걸렸다. 2부에서는 멋진 자연 풍경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경치를 기록하는 것은 단순히 눈앞의 장면만 담는 게 아니라 그때의 감정과 사연까지 저장하는 일이다. 휴대전화로 손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요즘과 달리 사진이 없던 과거에 추억을 더듬어 가며 붓을 들고 화폭을 채워 간 손길이 정성스럽게 다가온다. 3부에서는 국가와 개인이 행사가 있을 때 남겼던 그림을 만날 수 있다. 평안감사 부임식을 담은 ‘평안감사향연도’ 등 특별한 행사를 기록한 그림과 요즘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는 것처럼 주문받아 그린 근대기 초상화들이 전시됐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전북 출신의 채용신(1850~1941)이 그린 ‘평생도’다. 70세가 넘은 채용신은 과거를 돌아보며 찬란했던 시간을 떠올렸고 이 중 열 가지 순간을 꼽아 10폭의 병풍에 담았다. 채용신 인생 최고의 기억으로 남은 태조의 어진(왕의 초상화) 작업을 비롯해 그가 보여 주고 싶었던 특별한 순간들이 관람객에게 좋았던 날을 돌아보게 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여름 전북 부안에서 열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맞춰 학생들이 한국에서 소중한 추억을 남겼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기획됐다. 전시를 준비한 민길홍 학예연구사는 “지금도 우리는 과거를 회상하며 ‘그때가 좋았어’라고 하는데 그림으로 남겨 기억하고자 했던 선조들의 유물을 보면서 평범한 오늘을 소중히 여기고 가까운 지인과 가족들 모두 소중하게 생각하며 특별한 하루를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전쟁 겪은 한국, 전쟁범죄 참혹함 알려 달라”

    “전쟁 겪은 한국, 전쟁범죄 참혹함 알려 달라”

    “우크라이나처럼 전쟁의 아픔을 겪어 본 한국이 전쟁범죄의 참혹함을 낱낱이 알려 줬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4월 러시아군이 철수한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총 458구의 민간인 시신이 발견돼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국제사회는 러시아군의 전쟁범죄를 의심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조작이라며 부인했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뉴욕타임스 비디오 저널리스트 마샤 프롤리악(38)은 러시아군의 소행이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부차로 달려갔다. 8개월간의 취재를 마친 지난해 12월 아르티움 고로딜로프 중령이 이끄는 러시아 제234 공습연대 소속 공수부대원들의 소행이라는 보도와 증거 영상들이 전 세계에 공유됐다. 서울신문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린 ‘2023 세계 탐사보도 콘퍼런스’(GIJC)에 참석한 프롤리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프롤리악은 희생자들의 사라진 휴대전화에 주목했다. 희생자들이 사망한 이후 러시아로 전화를 건 발신 기록을 확보해 들여다봤다. 소셜미디어(SNS)로 발신 번호를 검색한 결과 휴대전화를 사용한 러시아 군인 24명을 특정할 수 있었다. 프롤리악은 “러시아군이 시민들의 휴대전화를 빼앗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라진 휴대전화를 쫓아가면 증거를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증거 영상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수사 중인 사건이라 관련 자료는 절대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프롤리악은 오랜 시간 제보자들을 설득했다. 결국 그들도 전쟁범죄의 실상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그가 확보한 23테라바이트(TB)의 영상에는 러시아 군인들이 증거를 없애기 위해 폐쇄회로(CC)TV를 부수는 모습부터 러시아어로 외치던 암호명, 제복 배지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러시아는 그의 보도에 침묵했다. 러시아 전쟁범죄를 집중 조명한 프롤리악 등 뉴욕타임스 기자들은 지난 5월 퓰리처상 국제보도 부문을 수상했다. 그는 자신의 보도가 언젠가 국제재판에서 전쟁범죄자들을 단죄할 증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프롤리악은 “21세기 유럽 한복판에서 여전히 전쟁범죄가 일어난다는 점이 안타깝고 실망스럽지만 현실을 기록하는 게 언론의 일”이라면서 “기사가 전쟁범죄를 막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재단의 ‘KPF 디플로마-탐사보도’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 전동화 선도 현대차, 이젠 소프트웨어다

    전동화 선도 현대차, 이젠 소프트웨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로 취임 3년을 맞는다. 그는 자동차산업 역사상 가장 급진적인 ‘전동화 대전환’ 속에 적극적인 체질 개선을 주도하며 경쟁사들이 주춤한 사이 그룹을 ‘세계 3위’에 안착시켰다. 굵직한 성과를 올렸지만 산적한 현안도 만만치 않다.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신차 개발과 발표, 생산과 판매라는 업계의 관성에서 벗어나 막연했던 자동차 기업의 미래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로봇, 도심항공교통(UAM) 등 자동차 기업이 ‘가지 않은 길’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놓았다. 전기차 ‘아이오닉5’부터 이어지는 전동화 스토리가 대표적이다. 정 회장이 기존의 문법을 깨고 전기차만을 위한 전용 플랫폼(EGMP) 개발에 힘을 실었던 것은 결정적인 장면이다. “내연기관 시절엔 추격자였지만, 전기차 시대에 이르러 선도자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전기차 퍼스트 무버론’은 정 회장의 경영 철학을 상징하는 말이 됐다. 소프트웨어는 현대차그룹을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정 회장의 마지막 퍼즐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9월 자율주행 업체 ‘포티투닷’을 인수한 뒤 그룹의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로 격상시켰다. 차량 개발의 주도권을 기계에서 소프트웨어로 넘기기 위한 주춧돌을 놓은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1조 707억원 규모의 포티투닷 유상증자에도 참여한다. 정 회장이 올해 초 “향후 모빌리티 시장 성패는 소프트웨어 역량에 달렸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자동차회사 경영의 언어를 디자인과 스토리텔링 중심으로 새롭게 구축했다는 것은 두 번째 혁신의 장면이다.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에는 후발 주자로서 이미 앞서간 경쟁자들을 추격하는 데 급급했지만 정 회장에 이르러 ‘현대차만의 이야기’를 전하기 시작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적이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강조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주행의 재미, 성능, 감성을 내세우는 고성능 브랜드 ‘N’(엔)이 그 결과물이다. 정 회장이 현대차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N’을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현장까지 가서 직접 공개한 것 또한 업계에서 회자된다. 실적과 직결되는 볼륨 모델이 아님에도 이렇게 한 것을 두고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라진 현대차의 실력을 직접 글로벌 무대에서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현대차가 과거 ‘가성비’ 차량을 만들어 많이 판매하는 것에 급급했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최근 현대차, 기아의 헤리티지(유산)를 복원하는 것도 같은 취지다. 올해 초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협업해 유실됐던 ‘포니 쿠페’를 복원했다. 이 과정에서 정 회장은 창업주 정주영 선대 회장과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뿐만 아니라 숙조부인 정세영 회장의 업적도 아울러 강조했다. 다만 정 회장 앞에 놓인 과제 역시 녹록지 않다. 사업 조정을 통한 중국에서의 재도약은 정 회장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 전쟁으로 장기간 생산이 멈춘 러시아와 최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중동까지 정 회장이 풀어야 할 글로벌 사업 방정식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 밖에도 여전히 살얼음판인 노사 관계, 젊은 세대 유입 이후 경직된 기업 문화를 개선하자는 직원들의 목소리도 정 회장이 들여다보는 지점이다. 올해 초 정 회장이 “기존의 관성을 극복하고 계속해서 변화하는 능동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고임금 보장”… 홍콩서 취업하려면 필수라는 ‘이것’의 정체는?

    “고임금 보장”… 홍콩서 취업하려면 필수라는 ‘이것’의 정체는?

    1997년 개봉한 진가신 감독의 영화 ‘첨밀밀’은 중국 본토 상하이 출신의 남녀가 홍콩에 정착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당시 홍콩 상황을 배경으로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당시 최고의 스타였던 여명과 장만옥이 주연으로 열연해 2회 홍콩금자형장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각본상, 촬영상을 휩쓸었다. 작품 속 본토 출신 주인공은 비교적 고임금이 보장됐던 홍콩에 정착하기 위해 광둥지역 언어인 광둥어 전문 학원 강의를 수강하는 장면이 인상 깊게 담겼다. 홍콩에서 단기 계약직이나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생으로 취업하기 위해서는 중국 표준어인 푸통화 대신 광둥어 구사자가 더 선호됐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 홍콩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이제는 홍콩에서 취업하기 위해서는 중국 푸통화 능력이 필수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현지 매체는 채용업체 랜드스태드의 조사를 인용해 최근 고용 시장에서 중국어 구사자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났으며, 이 때문에 취업을 위해 홍콩행을 고려하는 외부 인재라면 중국 푸통화를 구사할 수 있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도했다. 최근 홍콩을 기반으로 운영 중인 신생 기업들이 중국 광둥성을 포함한 총 9곳의 주요 도실 연결한 ‘웨강아오 대만구’로 대거 사업 진출을 고려하는 상황에서 중국어 구사자에 대한 수요가 뜨겁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홍콩에 대한 중국의 대대적인 경제적 투자도 중국어 구사자의 몸값을 올리는데 한 몫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최근 중국 본토와 해외 기업 등 총 30여 곳에서 홍콩에 대한 약 300억 홍콩달러(약 5조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고 발표했는데 그 중 80%가 중국 본토 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본토 인재를 홍콩으로 유입시키려는 홍콩 행정부의 꾸준한 인재 채용 프로그램 확대와 비자 절차 완화로 향후 홍콩 내 중국어 구사 가능 인재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지난 1~7월 기준, 홍콩 인재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 비자를 발급받아 홍콩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된 중국 본토 출신 인재 수는 4만 7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이었던 지난 2018년 한해 2만 3000명 대비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일부 홍콩 내 기업체에서는 이미 회의 중 전 직원이 푸퉁화로만 대화하는 곳이 하나 둘씩 생겨나거나, 회사 내에서 푸통화 사용을 장려하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푸통화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신입 직원을 선발키로 한 대표 기업에는 홍콩 최대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이 있다. 이들은 지난 7월부터 중국 본토 출신 승무원의 고용을 늘리는 등 중국 표준어 사용을 대대적으로 확대한 바 있다. 또, 사내 서비스 문화 개선 훈련을 통해 승무원 사이에서도 중국 표준어 사용 증진과 언어 다양성 정책 등을 확대키로 한 바 있다. 
  • ‘취임 3년’ 정의선과 ‘세계 3위’ 현대차그룹, 관통하는 세 가지 키워드

    ‘취임 3년’ 정의선과 ‘세계 3위’ 현대차그룹, 관통하는 세 가지 키워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3년을 맞는다. 자동차 산업 역사상 가장 급진적이라고 평가받는 ‘전동화 대전환’ 속 적극적인 체질 개선을 주도하며 경쟁사들이 주춤한 사이 그룹을 ‘세계 3위’에 안착시켰다. 굵직한 성과를 올렸지만, 산적한 현안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9일 정 회장과 현대차그룹이 지난 3년간 일군 업적과 향후 과제를 세 가지 키워드로 엮었다. 성공적 전동화, ‘마지막 퍼즐’ 소프트웨어 신차 개발과 발표, 생산과 판매라는 도돌이표에서 벗어나 막연했던 자동차 기업의 미래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 첫째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로봇,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자동차 기업이 그동안 ‘가지 않은 길’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놨다. 전기차 ‘아이오닉5’부터 이어지는 전동화 스토리가 대표적이다. 정 회장이 기존의 문법을 깨고 전기차만을 위한 전용 플랫폼(E-GMP) 개발에 힘을 실었던 것은 결정적인 장면이다. “내연기관 시절엔 추격자였지만, 전기차 시대에 이르러 선도자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전기차 퍼스트무버론’은 정 회장의 경영 철학을 그대로 상징하는 말이 됐다.소프트웨어는 현대차그룹을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정 회장의 마지막 퍼즐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9월 자율주행 업체 ‘포티투닷’을 인수한 뒤 그룹의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로 격상시켰다. 차량 개발의 주도권을 기계에서 소프트웨어로 넘기기 위한 주춧돌을 놓은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1조 707억원 규모의 포티투닷 유상증자에도 참여한다. 정 회장이 올해 초 “향후 모빌리티 시장 성패는 소프트웨어 역량에 달렸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현대차만의 이야기 전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회사 경영의 언어를 디자인과 스토리텔링 중심으로 새롭게 구축했다는 것은 두 번째 혁신의 장면이다.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에는 후발주자로서 이미 앞서간 경쟁자들을 추격하는 데 급급했지만, 정 회장에 이르러 ‘현대차만의 이야기’를 전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한국적이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강조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주행의 재미, 성능, 감성을 내세우는 고성능 브랜드 ‘N’(엔)이 그 결과물이다. 정 회장이 현대차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N’을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현장까지 가서 직접 공개한 것은 상징적인 장면이다. 실적과 직결되는 볼륨 모델이 아님에도 이렇게 한 것을 두고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는 달라진 현대차의 실력을 직접 글로벌 무대에서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현대차가 과거 ‘가성비’ 차량을 만들어 많이 판매하는 것에 급급했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최근 현대차, 기아의 헤리티지(유산)를 복원하는 것도 같은 취지다. 올해 초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협업해 유실됐던 ‘포니쿠페’를 복원했다. 이 과정에서 정 회장은 창업주 정주영 선대 회장과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뿐만 아니라 숙조부인 정세영 회장의 업적도 아울러 강조했다. 중국 시장 재도약 …정 회장의 새 고민 정 회장 앞에 놓인 과제 역시 녹록지 않다. 우선 사업 조정을 통한 중국에서의 재도약은 정 회장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 전쟁으로 장기간 생산이 멈춘 러시아와 최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중동까지 정 회장이 풀어야 할 글로벌 사업 방정식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 밖에도 여전히 살얼음판인 노사관계, 젊은 세대 유입 이후 경직된 기업문화를 개선하자는 직원들의 목소리도 정 회장이 들여다보고 있는 지점이다. 올해 초 정 회장이 신년사에서 “기존의 관성을 극복하고 계속해서 변화하는 능동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옛 사람들의 SNS인 그림을 엿보다… 전주박물관 ‘아주 특별한 순간’

    옛 사람들의 SNS인 그림을 엿보다… 전주박물관 ‘아주 특별한 순간’

    연휴를 보내는 동안 남기고 싶은 특별한 순간을 사진으로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기억하고 싶은 장면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일 터.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오는 29일까지 하는 특별전 ‘아주 특별한 순간-그림으로 남기다’는 옛사람들의 SNS인 그림을 들여다보는 전시다. 선조들이 남긴 그림에는 평생 가슴에 남는 특별한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 저마다 간직하고 싶어한 다양한 일상이 펼쳐져 있다. 함께했던 만남, 쉽게 지나칠 수 없던 자연 풍경,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그린 그림 등 ‘아주 특별한 순간’이라는 전시 주제에 맞춰 사연이 있는 31건 83점의 그림이 준비됐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기증한 유물 중 ‘문관초상’, ‘수하한담도’ 등 12건 31점도 포함됐다. 1부에서는 함께 모여 취미를 공유하거나 소소한 일상을 즐겼던 순간들이 기다린다. 조선시대에는 ‘아집’(雅集), ‘아회’(雅會)라는 이름으로 취미를 공유하거나 소소한 일상을 함께 즐겼던 문화가 있었다. 이인문(1745~1821)이 경치 좋은 곳에서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때를 그린 ‘누각아집도’ 등 사적인 모임을 추억한 그림들을 1부에서 볼 수 있다.2부에서는 멋진 자연 풍경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강세황(1713~1791)은 아들이 회양 부사로 부임하자 아들을 따라가다 금강산 가는 길에 있던 피금정을 방문했던 순간을 그림으로 남겼다. 이인상(1710~1760)은 15년 전 지인과 함께 구경했던 금강산 구룡폭을 떠올리며 기억을 더듬어 다시 그리기도 했다. 경치를 기록하는 것은 단순히 눈앞의 장면만 담는 게 아니라 그때 함께했던 사람들과 나눈 감정과 사연까지 저장하는 일이다. 휴대전화로 손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요즘과 달리 사진이 없던 과거에 추억을 더듬어 가며 붓을 들고 화폭을 채워 간 손길이 정성스럽게 다가온다. 3부에서는 국가와 개인이 행사가 있을 때 남겼던 그림을 만날 수 있다. 왕세자가 탄생해 스승과 상견례하고 성균관에 입학하는 등 왕세자의 성장 과정이 담기는가 하면 평안감사 부임식을 담은 ‘평안감사향연도’ 등 특별한 행사를 그림으로 기록한 것을 보게 된다. 거대한 그림 속 미니어처 같이 묘사된 실존 인물들을 찾는 재미가 있다. 요즘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는 것처럼 주문받아 그린 근대기 초상화들이 함께 전시됐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전북 출신의 채용신(1850~1941)이 그린 ‘평생도’다. ‘석강실기’에는 70세가 넘은 채용신이 특별한 순간을 병풍에 담아 자손에게 보이고자 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채용신은 과거를 돌아보며 찬란했던 시간을 떠올렸고 이 중 열 가지 순간을 꼽아 10폭의 병풍에 펼쳐냈다. 채용신 인생 최고의 기억으로 남은 태조의 어진(왕의 초상화) 작업을 비롯해 그가 보여 주고 싶었던 특별한 순간들이 관람객에게 좋았던 날을 돌아보게 한다.이번 전시는 지난여름 전북 부안에서 열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맞춰 학생들이 한국에서 소중한 추억을 남겼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기획됐다. 전시를 준비한 민길홍 학예연구사는 “지금도 우리는 과거를 회상하며 ‘그때가 좋았어’라고 한다”면서 “평범한 모임도, 인생의 중요한 하루도 그림으로 남겨 기억하고자 했던 선조들의 유물을 보면서 평범한 오늘을 소중히 여기고 가까운 지인과 가족들 모두 소중하게 생각하며 특별한 하루를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전쟁 아픔 경험한 한국, 러시아 전쟁범죄 조명했으면”

    “전쟁 아픔 경험한 한국, 러시아 전쟁범죄 조명했으면”

    러시아 전쟁범죄 증거 보도한 마샤 프롤리악비극의 현장 8개월 취재…결정적 증거 제시“한국 언론도 전쟁범죄 밝혀줬으면” “우크라이나처럼 전쟁의 아픔을 겪어 본 한국이 전쟁범죄의 참혹함을 낱낱이 알려 줬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4월 러시아군이 철수한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총 458구의 민간인 시신이 발견돼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국제 사회는 러시아군의 전쟁범죄를 의심했다. 하지만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를 부인했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뉴욕타임즈 비디오 저널리스트 마샤 프롤리악(Masha Froliak·38)은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를 밝히기 위해 현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수천 시간의 폐쇄회로(CC)TV 영상과 목격자 증언을 수집했고 러시아군이 남긴 문서와 당국이 가진 자료를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러시아 제234 공습연대 소속 공수부대원들을 범인으로 특정했다. 8개월에 걸친 취재를 마친 지난해 12월, 러시아군이 자행한 확실한 전쟁범죄 증거가 전 세계에 공유됐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린 ‘2023 세계 탐사보도 컨퍼런스’(GIJC)에 참석한 프롤리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탐사보도’ 세션에서 발표자로 나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장 큰 이슈였던 만큼 전세계 기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프롤리악은 전통적인 취재 방식과 디지털 기반의 취재 방식을 결합한 게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희생자들의 휴대전화에 주목했다. 희생자들이 사망한 이후 러시아로 걸린 발신 기록을 확보해 들여다봤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발신 번호를 검색한 결과 휴대전화를 사용한 24명의 러시아 군인들을 특정할 수 있었다. 프롤리악은 “러시아군이 시민들의 휴대전화를 파괴하거나 빼앗았다는 증언을 들었다”며 “군인들이 휴대전화를 썼는지 확인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런 취재 방식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설명했다.러시아군의 학살을 확실하게 증명하려면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야 했다. 하지만 당국은 수사 중인 사건과 관련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다. 규정을 어긴다면 제보자들은 감옥에 갈 수도 있었다. 프롤리악은 “자료를 준 사람들의 신원을 숨겨주고, 전쟁범죄의 실상을 세계에 고스란히 알리겠다는 믿음을 주는 데 몇 달이 걸렸다”며 “이들한테는 규정을 어기는 일이었지만 정의를 위한 일이라는 데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끈질긴 노력 끝에 그는 23테라바이트(TB)의 방대한 영상을 확보했다. 영상 속에는 러시아군 전차가 지나가는 시민을 향해 발포하는 장면, 러시아 군인들이 증거를 없애기 위해 CCTV를 부수는 모습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또 영상 속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주고 받는 암호명과 러시아군이 부차에 남겨두고 떠난 문서를 대조해 부대를 특정할 수 있었다. 러시아는 그의 보도에 대해 침묵했다. 그를 포함해 러시아 전쟁범죄를 집중 조명한 뉴욕타임즈 기자들은 지난 5월 퓰리처상 국제 보도 부문을 수상했다. 지난 7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저지른 전쟁범죄를 조사하기 위해 ‘국제침략범죄기소센터’(ICPA)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가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에 뛰어든 것도 자신의 보도가 향후 진행될 수 있는 국제재판에서 전쟁범죄를 단죄할 증거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롤리악은 “민간인 학살 같은 전쟁범죄가 21세기 유럽 한복판에서 여전히 발생한다는 점이 안타깝고 실망스럽지만 그런 현실을 기록하는 게 언론의 일”이라며 “우리의 기록이 앞으로 벌어질 전쟁범죄를 막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전쟁 규탄한 세계 기자들 이번 컨퍼런스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 진행 중인 탓에 기자들의 관심이 주로 러시아의 위협에 쏠린 것이 특징이었다. ‘Putin’s shadow war(푸틴의 그림자 전쟁)’ 세션에서는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등 북유럽 4개국 언론사가 협업해 북유럽 지역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스파이들을 잡아낸 보도가 눈길을 끌었다. 덴마크의 리스베스 콰스 기자는 “국경을 잊고 북유럽을 한 지역으로 보고 탐사 보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취재가 시작됐다”며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건 등 비밀리에 북유럽 국가들의 인프라를 파괴하려는 사보타주가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Resource for investigating russia(러시아 조사를 위한 자료)’ 세션에서는 코딩 프로그램을 이용해 제재를 피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는 기업을 분석한 보도에 관심이 집중됐다.GIJC는 전 세계의 탐사보도 기자들이 모여 서로의 취재 방법 등을 공유하는 컨퍼런스다. 이번 GIJC에서는 130여개국에서 2100여명의 탐사보도 기자들이 참여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재단의 ‘KPF 디플로마-탐사보도’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예테보리 이주원 기자
  • 美·멕시코·태국인도 하마스 인질…이스라엘 vs 팔 지지 시위

    美·멕시코·태국인도 하마스 인질…이스라엘 vs 팔 지지 시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군인과 민간인을 인질로 끌고 가는 과정에서 외국인들도 숨지거나 실종되고 인질로 잡힌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국적자가 10명 넘게 숨지거나 실종됐고, 영국, 프랑스, 우크라이나 국적자 등 여러 나라에서 희생자가 나왔다. 또 독일·네팔·태국·멕시코 등 여러 나라 국민들이 인질로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각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가 벌어져 이번 무력 충돌을 두고 전 세계 여론도 엇갈리고 있다. 영국 1명·우크라 2명·프랑스 1명 사망 AP통신은 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최소 미국인 4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미국인 대부분은 이중국적으로 알려졌으며,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의 초기 보고서를 토대로 한만큼 실제 규모는 바뀔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마이클 헤르초그 주미국 이스라엘대사는 CBS뉴스 인터뷰에서 인질 중 미국인도 있느냐는 질문에 “있는 것으로 이해하지만 (숫자 등)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나다넬 영(20)이란 영국 남성이 이번 하마스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그의 가족은 페이스북에 “동생이 어제 가자지구 국경에서 비극적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가슴이 아프다”라고 적었다. 영은 이스라엘군(IDF)에서 상병으로 복무 중이었다. 그는 전날 하마스의 공격이 벌어졌을 때 육군 13대대에서 복무하고 있었다고 한다. 런던에서 태어나 유대인 학교에 다닌 영은 10대 때 이스라엘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다.우크라이나인 2명도 이번 무력 충돌의 희생자가 됐다. 올레그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AFP통신에 “이스라엘에서 우크라이나 여성 2명이 사망했다는 정보를 확인했다. 2명 모두 오랫동안 이스라엘에 거주하고 있었다”며 영사관이 희생자들의 가족과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외무부도 이날 하마스 공격으로 이스라엘에 거주하던 프랑스인 1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독일 외무부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에서 잡아간 인질 중에 최소 1명 이상의 독일 국적자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독일 국적과 동시에 이스라엘 국적을 보유한 이들이라고 외무부는 설명했다. 독일의 22세 여성 샤니 룩(Shani Louk)은 지난 7일부터 실종 상태다. 가족들은 그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그의 사촌에 따르면 룩은 가자지구에서 10㎞ 떨어진 우림 키부츠의 축제를 찾았다가 행방불명이 됐다. 이 축제에는 7일 오전 하마스 대원들이 난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하마스 대원들이 룩으로 추정되는 젊은 여성을 트럭 짐칸에 싣고 가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돌고 있다. 영상 속 여성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보였는데,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독일인·멕시코인·태국인도 인질로 잡혀 알리샤 바르세나 멕시코 외무장관도 엑스(옛 트위터)에 “멕시코 여성과 남성이 7일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에 인질로 잡힌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네팔 대학생 11명도 실종 상태다. 네팔 외무장관은 엑스에서 “가자지구 국경 인근의 농업대학에서 네팔 학생 17명이 재학 중이었는데 이번 테러로 4명은 부상을 입어 치료 중이고 2명은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나머지 11명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태국에서도 희생자가 나왔다. 태국 언론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하마스의 공격 과정에서 태국인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으며 11명이 인질로 잡혔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는 태국인 노동자 약 2만 5000명이 체류 중이라고 방콕포스트가 전했다. 친이스라엘 시위 vs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을 놓고 각각 양측을 지지하고 서로를 비판하는 시위가 전 세계 곳곳에서 열렸다. AP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과 애틀랜타, 시카고 등 미국 내 여러 도시에서 이 같은 시위가 열렸다. 뉴욕의 경우 타임스스퀘어나 유엔본부 근처에서 모두 1000여명이 참여한 친이스라엘 집회와 친팔레스타인 집회가 동시에 진행됐다. 양측 시위 참가자 일부가 도로를 놓고 마주 보는 일이 벌어지자 충돌을 우려한 경찰은 차단막을 설치하는 등 이들을 물리적으로 분리했다.친이스라엘 시위 참가자들은 팔레스타인을 겨냥해 “테러리스트”라고 외쳤고,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은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로 응수했다. ‘알라후 아크바르’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조직원들이 테러 때 외치는 구호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에 가족이 있다는 아리엘라 카멜(27)은 눈물을 흘리며 “납치됐거나 살해당한 사람이 내 가족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을 잃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자인 모하마드 자라(33)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은 슬픈 일이라면서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탄압을 문제 삼았다. 그는 과거 팔레스타인 땅에 있던 가족들이 이스라엘에 의해 강제로 이주당했다며 “팔레스타인인들이 원하는 것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틀랜타에 있는 이스라엘 영사관 앞에서는 80여명의 팔레스타인 지지자가 미국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차별 정책을 지원하고 있는 셈이라며 이스라엘에 대한 각종 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선 유대계 대학생 탤리아 세갈은 “테러는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며 “(하마스의) 목표는 이스라엘 시민”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독일 베를린에서는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이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달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고 UPI 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기념하는 집회를 용납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경찰이 시위대 해산에 나서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날부터 이어진 무력 충돌로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양측의 사망자는 1100명이 넘었다. 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700명을 넘었고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집계된 사망자는 413명이다. 하마스와 이번 공습에 참여한 또다른 무장조직 이슬라믹 지하드는 130명이 넘는 인질을 가자지구에 억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이러다 토트넘 우승? 맨시티 EPL 2연패…토트넘 1위 수성하며 A매치 휴식기 맞아

    이러다 토트넘 우승? 맨시티 EPL 2연패…토트넘 1위 수성하며 A매치 휴식기 맞아

    주포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이적했지만 우주의 기운이 토트넘에 몰리고 있는 걸까. 지난 시즌 유럽 트레블을 달성한 최강팀 맨체스터 시티가 흔들리며 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위를 수성했다. 맨시티는 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EPL 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아스널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EPL 2연패에 빠진 맨시티는 6승2패로 승점 18점에서 제자리걸음 하며 3위로 떨어졌다. 토트넘과 나란히 6승2무(20점)로 무패 행진했으나 다득점에서 밀린 아스널은 2위에 자리했다. 만약 맨시티가 이날 승리했다면 승점 21점을 쌓아 지난 7일 토트넘에게 내준 1위를 되찾을 수 있었으나 실패했다. 개막 6연승을 내달리던 맨시티였지만 최근 공식전 4경기에서 1승3패로 삐걱거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리그컵 3라운드에서 뉴캐슬에게 0-1로 패하며 탈락하더니 같은 달 30일 EPL 7라운드 울버햄프턴전에선 황희찬에게 결승 골을 얻어맞고 공식전 2연패를 했다. 지난 5일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라이프치히(독일)를 3-1로 꺾고 한숨을 돌리는가 했더니 이날 아스널전에서 경기 막판 실점하며 또 무너졌다. EPL 개막 6경기에서 8골을 때려 넣으며 득점 1위로 뛰쳐나간 엘링 홀란이 최근 공식전 3경기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날 점유율에서 두 팀은 팽팽하게 맞섰으나 아스널이 슈팅을 12개나 날리며 더 날카로웠다. 맨시티는 홀란이 슈팅을 기록하지 못하는 등 전체 4개에 그쳤다. 아스널은 후반 41분 롱 패스로 맨시티 박스에 공을 투입한 뒤 카이 하베르츠가 뒤로 살짝 내준 공을 가브리에우 마르치넬리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고, 맨시티 네이선 아케의 머리에 맞은 공이 굴절되며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 결승 골을 뽑아냈다. 맨시티로서는 전반 5분 요슈코 그바르디올의 왼발 슈팅이 골라인을 넘어가기 전 아스널의 데클런 라이스의 머리에 걷어내진 장면이 아쉬웠다. A매치 휴식기 이전 마지막으로 열린 경기에서 맨시티가 패하며 토트넘은 2주가량 리그 1위에 자리하게 됐다. EPL 우승은 60년도 더 지나간 옛일이고 가장 최근 우승도 2007~08시즌 리그컵이었던 토트넘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케인이 이적해 험난한 여정을 맞이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막상 뚜껑을 열자 무패 행진하며 선두까지 등극했다. 엔제 포스데코글루 신임 감독의 공격 축구가 우려와는 달리 케인 없이도 안착하는 모양새다. 새 주장 손흥민을 중심으로 팀이 똘똘 뭉치고 있고, 제임스 매디슨, 미키 판더펜, 굴리엘모 비카리오 등 신입생들의 활약에 더해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 등 기존 멤버도 잠재력을 터뜨리며 각성하는 분위기다. 한편으로는 오심의 영향으로 리버풀전 승리를 따내는 행운(?)까지 겹치고 있다.
  • 공장 여자탈의실 몰카로 동영상 촬영 경비원, ‘징역 1년’ 실형

    공장 여자탈의실 몰카로 동영상 촬영 경비원, ‘징역 1년’ 실형

    신발장 구멍으로 12차례 동영상 촬영법원 “경비원 지위, 반복 범행 엄벌” 자신의 근무하는 공장 내 여자 탈의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동영상을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비원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단독 김장구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7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천안의 한 공장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A씨는 지난 2022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여자 탈의실에서 6명의 피해자가 옷을 갈아입는 장면을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탈의실 신발장에 구멍이 뚫려 있는 사실을 알고 자신의 휴대전화로 12차례에 걸쳐 동영상을 촬영한 혐의다. 김장구 부장판사는 “A씨는 잘못을 뉘우치며 피해자 6명 중 5명과 합의했고, 1명의 피해 회복을 위해 공탁한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면서도 “경비원 지위에 있으면서 상당히 긴 기간 동안 반복해 범행을 저질러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 2시간00분35초 키프텀 마라톤 세계신기록…그의 ‘서브 2’ 낙관하는 이유

    2시간00분35초 키프텀 마라톤 세계신기록…그의 ‘서브 2’ 낙관하는 이유

    인류가 꿈의 기록으로 여겼던 ‘서브 2’(2시간 이내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성큼 다가섰다. 켈빈 키프텀(23·케냐)이 8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2023 시카고 마라톤에서 42.195㎞ 풀코스를 2시간00분35초에 달렸다. 이 기록은 엘리우드 킵초게(38·케냐)가 지난해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세운 종전 기록 2시간01분09초를 34초나 앞당긴 세계 신기록이다. 2시간 벽 돌파에도 36초 차로 다가섰다. 키프텀은 지난해 12월 4일 발렌시아 마라톤에서 2시간01분53초를 기록하며 세계적인 마라토너로 부상했고, 4개월 만인 올해 4월 23일 런던 마라톤에서 2시간01분25초의 ‘역대 2위 기록’을 세우며 주목받았는데 다시 5개월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 자신의 기록을 50초 단축하며 역대 남자 마라톤 최고 기록을 썼다. 킵초게를 마라톤의 숙원인 ‘서브 2’ 달성 1순위로 꼽았던 세계 육상계는 1999년생 키프텀에게 시선을 옮기고 있다. 키프텀은 마라톤 풀코스를 단 세 차례 완주하고도 인류 최초로 2시간 1분 안에 42.195㎞를 달린 마라토너로 기록됐다. 키프텀은 경기 직후 세계육상연맹, AP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코스 레코드(종전 2시간03분45초)를 세울 수 있다고는 생각했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정말 행복하다”며 “언젠가 내가 세계 기록 보유자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그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레이스 막판에 시계를 봤고, ‘한 번 해보자’라고 나 자신에게 말했다.아마도 2시간 미만으로 달릴 수도 있었겠지만, 오늘의 기록은 일단 여기까지”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시카고 마라톤에서 우승한 벤슨 키프루토(32·케냐)는 2시간04분02초로 2위를 했다. 키프텀은 30㎞ 지점부터 독주했다. 출발할 때 썼던 모자를 벗어 던지며 달린 키프텀은 1시간54분23초에 40㎞를 통과한 뒤 더 속력을 높여 2시00분35초의 놀라운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여자부에서도 놀라운 장면이 연출됐다. ‘신인류’ 시판 하산(30·네덜란드)은 2시간13분44초로, 대회 신기록(종전 2시간14분04초)이자 여자 마라톤 역대 2위 기록으로 우승했다. 2021년과 2022년 시카고 마라톤에서 우승한 루스 체픈게티(29·케냐)가 2시간15분37초로, 하산에 이어 2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트랙 중장거리에서 이미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우승을 여러 차례 한 하산은 올해 4월 23일 런던 마라톤에서 처음 풀코스에 도전해 2시간18분33초로 우승하더니, 두 번째 치른 풀코스에서 개인 기록을 4분49초나 단축하며 정상에 올랐다. 하산보다 좋은 기록을 보유한 여자 마라토너는 지난달 24일 2023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11분53초의 세계 신기록을 세운 티지스트 아세파(26·에티오피아)뿐이다. 하산은 2019년 도하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1500m와 1만m에서 우승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세계육상선수권에서 동일인이 중거리 1500m와 장거리 1만m를 석권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여자 5000m와 1만m 금메달,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단일 올림픽 육상 중장거리에서 동시에 메달을 획득하는 올림픽 역사상 최초 기록을 만들었다. 8월 열린 2023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해 트랙 종목 5000m 2위, 1500m 3위를 한 하산은 다시 도로로 나와 월계관을 썼다. 하산은 에티오피아 아다마에서 태어났지만, ‘살기 위해서’ 2008년 고향을 떠났고 난민 신분으로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정착했다. 유일하게 돈이 들지 않는 종목이라는 이유로 육상을 시작한 하산은 트랙과 도로에서 엄청난 재능을 뽐내며, 누구도 내딛지 않은 길을 개척하고 있다. 하산은 경기 뒤 “와우, 환상적인 기록으로 내 두 번째 풀 코스 도전에서도 우승했다”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기쁨을 만끽했다.
  • [데스크 시각] 이제 소를 돌볼 시간이다/박상숙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이제 소를 돌볼 시간이다/박상숙 산업부장

    추석을 코앞에 두고 우리 동네 마지막 슈퍼가 문을 닫았다. 10년간 골목 한켠을 터줏대감처럼 꿋꿋하게 지켜 왔는데 인근에 대기업 편의점이 하나둘 생기고, 대형 식자재 마트까지 들어서면서 더이상 버틸 재간이 없었던 모양이다. 가게를 찾은 손님이자 이웃 주민에게 따뜻하게 안부를 묻고, 종종 외상도 기꺼이 해줄 정도로 정감 넘친 사장님의 영업 수완도 급속한 상권 변화와 임대료 상승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슈퍼뿐 아니다. 배달만 전문으로 했던 중국집이 오래 전 떠나간 상가 문 앞에는 여전히 임대 문의 종이가 붙어 있고, 버스 정류장 근처 7층짜리 건물은 2년 가까이 공실이다. 나라경제와 민생이 활력을 잃고 시드는 장면이 일상 곳곳에서 목격된다.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도 먼 뉴스가 아니었다. 중소 규모의 부동산 개발 건축 회사를 운영하는 지인은 피가 마르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서울 서남권에 오피스텔 120채를 지어 지난 3월 분양을 시작했는데 고작 10%만 계약이 됐다. 집은 안 팔리는데 한 달 갚아야 하는 대출이자는 전보다 네 배나 뛰었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은 정리해고였다. 형편이 나아지면 다시 부르겠다는 약속을 걸었지만 지킬 자신이 점점 없어진다고 했다. 동네 풍경 변화나 지인의 걱정을 통해 와닿은 위기는 최근 쏟아진 살벌한 숫자로 확인된다. 명절 연휴가 끝나자마자 고금리·고유가·고물가·고환율 등 한국 경제를 덮친 4고(高) 쓰나미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나라 부채가 경제위기를 부를 시한폭탄이라는 경고도 심란하게 만든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가계·기업·정부 모두 외환위기 때 수준으로 빚이 크게 늘었는데, 특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는 조사한 26개국 중 가장 크게 늘었다. 지난 2분기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액도 사상 최대를 찍었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대기업 실적 회복세도 점점 요원해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3분기 실적 전망치를 연일 하향 수정하며 연초부터 읊었던 ‘상저하고’ 기대감을 낮추는 중이다. 1.4%로 전망된 올해 경제성장률은 최악의 경우 1.1%까지 주저앉을 것이란 우려가 팽배해 있다. 현실화되면 3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성장률에 밑돌게 되며, 25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 성장률에 역전당하는 초라한 신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소를 돌볼 여물과 구유를 만들어 줄 여의도에서 애써 실낱같은 희망을 찾으려고 하지만 탄식만 나올 뿐이다. 나라가 저성장 수렁으로 빠져드는 판국에 국회는 매일 낯뜨거운 싸움판만 연출하고 있다. 야당 대표 구속영장 기각 이후 양당의 힘겨루기는 점입가경이다. 내년 유례없는 경제 혹한기가 예고된 마당인데 여야 할 것 없이 의원들의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 게 훤히 보인다. 6개월 뒤 총선에만 꽂혀 경제 적신호가 아무리 요란하게 울려도 들리지가 않는다. 그러지 않고서야 정부와 여야 모두 민생은 뒷전인 채 강서구청장 보선에 이토록 올인할 수 있을까. 21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4년 임기 중 절반 이상을 밥그릇을 둘러싼 대치로 허송세월했다. 경제와 민생을 살리고 세금 도둑이라는 오명을 털어낼 마지막 기회로 생각해 이제 제발 일들 좀 하시라. 하루 뒤 열리는 국정감사를 계기로 정쟁의 굴레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한층 어려워질 나라 살림을 대비해 내년도 예산을 깐깐하게 심의하고, 산적한 민생 법안을 처리하는 데도 시간이 모자라지 않는가 말이다. 민생을 살릴 골든타임을 허비하면서 민생을 입에 올리는 위선의 정치는 그만 보고 싶다. 야당 대표의 시간도 대통령의 시간도 아닌 정말 ‘민생 타임’이 다급한 지금이다.
  • 해낸다! ‘파리의 꿈’

    해낸다! ‘파리의 꿈’

    황선홍호가 일본에 역전승을 거두고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사상 첫 3연패를 이뤄 냈다. 24세 이하(U24) 축구 대표팀이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서며 2024 파리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한껏 키웠다. 한국은 지난 7일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에 2-1로 이겼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일본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해결사’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 전반 27분 헤더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경기를 주도한 한국은 후반 11분 조영욱(김천)의 역전 결승골로 ‘난적’ 일본을 제압했다. 한국은 2014년 인천 대회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3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개최국 중국과의 8강전을 비롯해 우즈베키스탄과의 준결승, 일본과의 결승까지 쉽지 않은 경기를 치렀지만 황선홍호는 27골을 넣고 단 3골만 내주며 7전 전승으로 깔끔하게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결승 한일전’에서 이겨 금메달을 따고 병역 특례라는 선물까지 받은 선수들은 우승이 확정되자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눈 뒤 한국 응원단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대표팀 22명의 선수 중 병역을 이행했거나 면제 판정을 받은 2명(김정훈·이광연)을 제외한 ‘에이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20명은 병역 특례 대상이 됐다. 상병 계급장을 달고 김천 소속으로 뛰고 있는 조영욱은 조기 제대한다. 황 감독은 경기 후 “이게 끝이 아니고 내일이면 뭔가 또 갈망하게 될 것”이라며 의욕을 내비쳤다. 황 감독은 이제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꾸려 2024 U23 아시안컵과 파리올림픽을 준비해야 한다. 8일 밝은 표정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황 감독은 “(이)강인이에게 도장은 받지 않았지만 꼭 같이 해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물음표’인 것 같다”며 “아직 확실한 대답은 안 해줬다. 비밀이라고 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황 감독은 대표팀에 대한 지원도 요청했다. 그는 “A매치 기간은 당연하고 동계 훈련 시기 2∼3주만이라도 훈련할 기회가 있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면서 “이런 것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 최다 득점(8골) 주인공 정우영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결승전 동점 골의 순간을 꼽았다. 정우영은 “너무 간절했던 상황에서 골을 넣어서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우리가 알던 그녀는, 이 무대엔 없다

    우리가 알던 그녀는, 이 무대엔 없다

    남녀가 서로 유혹하려면 옷을 벗는 쪽은 누구일까. 정답은 없지만 그간 많은 작품에서 이 역할은 대개 여성의 몫으로 그려졌다. 그 여자의 진짜 의사와는 무관하게 작가들이 그려 온 여성 캐릭터의 전형이다. 지난 6~7일 제20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으로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선보인 오페라 ‘살로메’에선 반대였다. 살로메가 옷을 하나씩 벗으며 의붓아버지 헤롯 앞에서 선보이는 ‘일곱 베일의 춤’이 이번엔 파격적으로 헤롯이 옷을 벗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헤롯의 맨살과 함께 드러난 것은 남성의 추악한 욕망이다. 기다리고 유혹하고 애원하고 버림받았던 여자들이 다시 태어나고 있다.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부터 이어져 온 가부장적 질서 속에 수동적인 역할, 보조적인 역할에 그쳤지만 시대의 변화와 함께 재조명이 이뤄진다.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의 주인공인 집시 여인 카르멘은 그간 남성 편력이 있는 바람둥이 여성으로 치부돼 왔다. 그런데 지난 1일 막을 내린 서울시극단의 연극 ‘카르멘’에서는 스토킹 피해자로 표현됐다. 고선웅 연출이 “카르멘은 잘못이 없다는 걸 관객들이 공감했으면 좋겠다. 지금 시대에 맞게 바라보며 카르멘의 명예를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의도를 담아 재해석한 결과다.여성 캐릭터에 새 옷을 입히는 흐름은 곳곳에서 잇따른다. 지난달 선보인 국립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는 주인공 비올레타의 직업 ‘코르티잔’에 대한 단편적인 해석을 걷어 냈다. 코르티잔은 귀족들의 성적 욕망을 채우는 여성이지만 예술적인 지식과 교양을 갖추고 재력도 가졌다. 비올레타를 맡았던 소프라노 박소영도 “코르티잔이 아닌 자유로운 예술가로 초점을 맞춰 주체적이고 똑똑한 여성을 보여 드리려 신경 썼다”고 부연했다. 오는 15일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프리다’는 멕시코의 장애인 예술가 프리다 칼로의 삶을 노래한 작품인데 신체장애가 없는 주인공이 무대에 오른다. 추정화 연출은 “프리다가 다리가 아파서 예쁜 신발을 못 신었을 것 같더라. 예쁜 하이힐을 신겨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재엽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는 “가부장적 관점에서 쓰여 있던 것들을 이야기의 원형으로 바라보고 있었고 작가들이 무의식적으로 여성 캐릭터들을 도구화해 사용했다”며 “그런데 이제는 사람들이 의심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젠더 모순도 중요한 관점이라 저도 연출하면서 신경 쓴다”고 말했다. 공연의 주 소비층이 20~30대 여성이라는 점은 여성 캐릭터를 재탄생시키는 강력한 동력이다. 다만 지나친 각색은 작가의 표현 의도를 벗어나고 원작이 훼손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살로메가 옷을 벗지 않고 관능적인 춤을 선보일 수 있었지만 헤롯이 옷을 벗는 바람에 많은 관객이 혼란에 빠졌다. ‘프리다’ 역시 신체장애보다 내면의 상처에 집중하다 보니 장애를 딛고 일궈 낸 프리다의 작품 세계를 표현하는 데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예술의 동시대성이라는 측면에서는 피할 수 없는 변화다.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는 “시대의 변화에 맞게 작품이 재발견되고 재해석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런 면에서 100년 전 여성 캐릭터는 이 시대에 맞게 재해석되는 것이 맞다”고 짚었다. 김재엽 교수도 “여성의 도구화는 일상에서도 경계하는 부분이다. 작품에 필연적이지 않다면 작품이 가진 보편적인 세계를 유지하면서 다른 표현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파리金 예약한 ‘부상 투혼’ 안세영… 수영 김우민·양궁 임시현 韓MVP

    파리金 예약한 ‘부상 투혼’ 안세영… 수영 김우민·양궁 임시현 韓MVP

    부상에도 포기하지 않은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1·삼성생명)이 아시안게임 2관왕에 오르며 파리행 금메달 특급열차를 예약했다. ●안세영 정신력으로 이긴 부상 고통 8일 막을 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나온 금메달 481개의 주인공 가운데 가장 극적인 장면을 연출한 건 단연 안세영이었다. 세계 1위 안세영은 전날 밤 열린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3위 천위페이(25·중국)를 2-1(21-18 17-21 21-9)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로는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방수현 이후 29년 만에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정상에 섰다. 이 금메달이 더욱더 감동적이고 놀라웠던 것은 경기 중 찾아온 갑작스러운 부상을 정신력으로 이겨 낸 결과였기 때문이다. 안세영은 1세트 막판에 오른쪽 무릎을 다쳤고, 이후 정상적인 몸놀림을 보여 주지 못했다. 비록 2세트를 내주긴 했으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져 상대 체력을 소진시켰고, 3세트에선 방전된 천위페이에게 한 자릿수 실점만 하는 등 몸 상태가 온전했을 때보다 더 완벽한 움직임으로 승리를 따냈다. 우승 뒤 눈물을 왈칵 쏟아 낸 안세영은 “다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 시간이 다시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꿋꿋이 뛰었다”면서 “파리올림픽까지도 열심히 달려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한체육회 자체 MVP 선정은 처음 안세영 경기가 열리기 3시간 정도 앞서 종료된 기자단 투표를 통해 김우민과 임시현이 이번 대회 최고 활약을 펼친 한국 남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대한체육회 차원에서 MVP를 뽑은 건 국제종합대회를 통틀어 처음이다. 한국 중장거리 경영의 간판 김우민은 이번 대회 한국의 첫 3관왕이다. 최윤희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1982년 뉴델리 대회), 박태환(2006년 도하·2010년 광저우 대회)에 이어 한국 수영 선수로는 세 번째 단일 아시안게임 3관왕이다. 양궁 대표팀 막내에서 신궁으로 거듭난 임시현은 대회 폐막 직전 한국의 두 번째 3관왕으로 우뚝 섰다. 아시안게임 양궁 3관왕은 1986년 서울 대회 양창훈(4관왕), 김진호, 박정아(이상 3관왕) 이후 37년 만에 나왔다. 체육회는 또 안세영에게 투혼상, 탁구 여자 복식 금메달리스트 신유빈(19·대한항공)에게 성취상, ‘초등학교 6학년’ 스케이트보드 대표 문강호(12·강원도롤러스포츠연맹)와 여자 배영 200m 동메달리스트 이은지(17·방산고)에게 격려상을 각각 추가 시상했다.
  • “휴대전화 빌려주세요”…택시기사들 계좌서 1억 가로챈 20대 구속

    “휴대전화 빌려주세요”…택시기사들 계좌서 1억 가로챈 20대 구속

    내비게이션을 검색하겠다며 택시 기사들로부터 휴대전화를 빌린 뒤, 은행 애플리케이션에서 1억원을 인출해 가로챈 20대 손님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삼산경찰서는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20대 A씨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8∼9월 수도권 일대 택시에 손님으로 탑승해 기사 17명의 계좌에서 현금 1억 5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기사 계좌에 택시비를 송금할 때 실수로 더 많이 보냈다며 인근 현금인출기(ATM)에서 돈을 인출하도록 한 뒤 비밀번호를 몰래 훔쳐본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택시에 다시 탄 A씨는 내비게이션을 검색하겠다며 기사의 휴대전화를 빌려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자신의 대포통장으로 예약 송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또 기사에게 지인 계좌로 소액을 보내달라고 부탁한 뒤 송금 장면을 몰래 촬영하고는 재차 휴대전화를 빌려 현금을 인출하기도 했다. A씨는 주로 심야 시간대 60∼70대 등 고령의 택시 기사들을 상대로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 생방송 중 기자 뒤로 ‘펑’…이스라엘 보복 그대로 담겼다

    생방송 중 기자 뒤로 ‘펑’…이스라엘 보복 그대로 담겼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자 이스라엘 역시 보복에 나선 가운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건물을 공습한 장면이 방송화면에 담겼다. 8일(현지시간) 중동 매체 알자지라가 가자지구의 상황을 생방송으로 전하던 도중 이스라엘의 공습 장면이 그대로 송출됐다. 당시 화면을 보면 알자지라의 윰나 엘 사에드 기자가 가자지구 상황에 관해 설명하려고 하는 순간 기자 뒤에 있던 한 건물에 폭격이 가해진다. 건물에 섬광이 일며 큰 폭발음이 나자 기자는 비명을 지르며 움츠렸고, 건물에서는 잿빛 연기가 피어올랐다.이에 앵커가 “안전하다면 무슨 일이 있는지 설명하고, 안전하지 못하다면 대피하라”고 말하자 기자는 숨을 헐떡이며 “괜찮다. 가자지구 한복판에 있는 팔레스타인 타워에 미사일 공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앵커는 “우리는 방금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모습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공습으로 사상자가 발생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타워는 가자지구의 고층 아파트로, 하마스와 연관 있는 건물이다.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는 유대교 안식일인 전날 새벽 이스라엘 남부와 중부 지역을 겨냥해 대규모 로켓 공격을 가했고,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 무장대원을 침투시켜 총격전을 벌였다. 이스라엘 경찰은 박격포 공격과 함께 하마스 무장대원 200~300명이 침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무장대원들은 이스라엘 남부지역 주요 도시와 군 시설에 침투해 민간인과 군인들을 인질로 잡아 가자지구로 끌고 가기도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 공격 하루 만인 이날 “악의 도시에서 하마스가 있는 모든 곳, 하마스가 숨어있는 모든 곳, 활동하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 것”이라며 강력한 보복 조치를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의 군사·통치 역량을 파괴한다는 안보내각의 결정을 승인했다. 이스라엘 공군은 성명을 통해 전투기로 하마스의 군사 인프라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가자지구의 두 고층건물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다만 공군이 공격한 건물이 팔레스타인 타워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이스라엘군(IDF)은 가자지구로부터 반경 80㎞ 지역에 특별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침투했던 남부 대부분 지역의 통제권을 지난 밤사이 회복했다고 밝혔다. 다만 수십명의 이스라엘 주민이 인질로 잡혀있던 스데로트의 베에리 키부츠를 비롯한 최소 8곳에서는 여전히 교전이 진행 중이다. 군 당국은 작전 과정에서 10여명의 무장대원을 사살하고 수십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사망한 이스라엘군 병사도 26명에 달한다. 한편 교전 이틀째인 이날까지 이스라엘에서는 300명 이상이 죽고 1864명이 다쳐 사상자 수가 21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군의 이틀째 공습이 이어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사상자 수가 2000명 이상(사망자 256명, 부상자 1788명)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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