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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구 뺨 때리는 시늉이 놀이처럼”…일명 ‘개×× 놀이’ 확산 우려

    “친구 뺨 때리는 시늉이 놀이처럼”…일명 ‘개×× 놀이’ 확산 우려

    최근 전북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3학년 A군이 무단조퇴를 막는 교감에게 “개××” 등의 폭언과 함께 뺨을 때려 논란이 인 가운데 해당 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이 사건을 모방한 놀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개××’ 놀이가 시작되었다고 한다”며 “친구에게 ‘개××, 개××, 개××’라고 욕하며 뺨 때리는 시늉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활동침해를 지켜본 학생들의 정서가 매우 불안정하다고 한다”며 “남자 어른이 오면 A군의 아버지인 줄 알고 학생들이 놀란다고 한다. 본인도 학생들이 두려워할까 봐 해당 학급을 찾아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 위원장은 “A군은 등교가 아닌 치료가 필요해 보인다”며 “담임 선생님, 교감 선생님이 교육활동 침해를 당하는 것을 지켜본 학생들에 대한 심리 치료 역시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3일 A군은 학교 복도에서 무단 조퇴를 말리는 교감에게 “감옥에나 가라” “개××” 등의 폭언과 욕설을 하면서 뺨을 때린 것으로 밝혀졌다. 교감의 얼굴에 침을 뱉고 팔을 물어뜯는가 하면 가방을 휘두르기도 했다. 교감이 학생으로부터 폭행과 모욕을 당하는 장면은 동료 교사가 촬영한 영상에 담겼다. 학교 측은 학교생활교육위원회를 열어 A군에게 10일간의 출석정지(등교) 조처를 내렸다. 이후 전주교육지원청은 A군 보호자를 ‘교육적 방임에 의한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A군 보호자는 ‘A군 치료가 필요하다’는 학교 측 요구를 무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도 교육청은 아동학대 판결 시 보호자 동의가 없어도 A군에 대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도 교육청은 보호자를 설득해 A군의 상담 및 심리 치료를 지원하는 한편 교사 또는 아동 전문가 2명이 A군에게 수업 또는 학습을 별도로 지도하기로 했다. 아울러 피해 교원에 대한 심리 치료와 치유를 돕고, A군 학급 학생들의 심리 상담도 추진하기로 했다. 서거석 전북교육감도 지난 7일 해당 학교를 방문 구성원들의 어려움을 청취하고 대책마련과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또 3학년 교실을 찾아 담임교사와 학생들을 위로 격려했다.
  • 똑같은 지역화폐인데 ‘정책 발행’은 받고, ‘지역화폐’는 안받고

    똑같은 지역화폐인데 ‘정책 발행’은 받고, ‘지역화폐’는 안받고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2월부터 지역상품권 가맹 규제를 연 매출 30억원 이하 업체로 제한을 두면서 애꿎은 농어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 매출 30억원 초과 가맹점은 지역 농·축·원협에서 운영하는 하나로마트, 파머스마켓을 비롯한 농축수산물 유통판매업체, 주유소, 병원, 약국, 슈퍼마켓 등으로 광범위하다. 이때문에 적은 금액이나마 혜택을 보기 위해 5~10% 할인된 가격으로 지역상품권을 구매한 일반 서민들과 농어민들은 막상 사용할 매장이 없다는 하소연을 하고 있다. 도심과 떨어져 있는 농·산·어촌의 경우 마을에 마땅한 마켓 등이 없는 대신 유일한 사용처인 농협·원협 하나로마트와 자재판매장 등이 농어민들의 생필품 구입처가 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하나로마트 외에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판매시설이 거의 없는 농촌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 탓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구나 지자체들이 자체 예산으로 농협과 원협 하나로마트에서 사용 가능한 ‘정책 발행’의 지역상품권을 발행하고 있지만 홍보 부족으로 곳곳에서 이용객들과 직원들이 마찰을 빚고 있다. 행안부는 지역 화폐 사용처를 연 매출 30억원 이하 업체로 제한을 두면서 농어민들의 편의를 위해 지역 농·축·원협에서 운영하는 하나로마트에서 이용가능한 ‘정책 발행’을 발급할 수 있다고 규정 했다. 정책 발행은 지역 화폐와 똑같은 화폐지만 ‘정책 발행’이라는 네글자가 직인으로 찍혀 있다. 언뜻 보면 정책발행이나 일반 지역화폐를 구별하기가 힘들 정도다. 지난 8일 전남 모 지역 원협 하나로마트. 50대 손님 A씨와 여직원이 서로 큰 소리를 치며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음식업을 운영하는 A씨는 이날 식자재 40만원어치를 구입한 후 지역 화폐를 내밀었다. 이중에는 지역화폐와 식당 손님에게 받은 ‘정책 발행’의 지역화폐도 섞여있었다. 하나로마트 직원이 이중 정책 발행만 받고 일반 지역화폐는 거절하자 “같은 지역화폐인데 왜 이것은 안돼냐”고 말싸움을 하는 모습이었다. 지역민들은 “이같은 장면은 농·축·원협 하나로마트에서 자주 목격되고 있다”며 “행안부가 소비 진작과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한 졸속 정책을 시급히 보완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선 시군들이 지난 4월부터 농어민 공익수당을 정책발행분의 지역화폐로 지급하기 시작하면서 정책발행과 지역화폐를 구별하지 못하는 충돌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를 주고 있다. 전남 지자체들은 올해 지역사랑상품권중 광양시 160억원, 순천시와 해남군·무안군 각각 100억원, 여수시 65억원, 장흥군이 57억원의 정책발행분을 지급한다.
  • 교감 뺨 때린 초등생, 출석 정지 중 ‘자전거 절도’ 경찰 신고 당했다

    교감 뺨 때린 초등생, 출석 정지 중 ‘자전거 절도’ 경찰 신고 당했다

    무단조퇴를 막는다는 이유로 교감의 뺨을 때린 전북 전주의 한 초등학생이 출석 정지(등교 중지) 기간에 자전거를 훔쳤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9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쯤 전주시 완산구의 한 도로에서 초등학교 3학년 A군이 자전거를 몰다가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에 인계됐다. 신고자는 A군이 재학 중인 초등학교 학부모로부터 ‘A군이 다른 학생의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닌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고, 이후 도로에서 A군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군은 ‘엄마가 사준 것이다. 제 자전거가 맞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군은 신고자가 왼쪽 뺨에 상처가 있는 이유에 관해 묻자 ‘엄마가 절 때렸다. 욕을 했다. 아침밥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군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A군은 현재 출석정지 상태다. A군은 지난 3일 학교 복도에서 무단 조퇴를 말리는 교감에게 “감옥에나 가라” 등의 폭언과 욕설을 하면서 여러 차례 뺨을 때린 것으로 밝혀졌다. 교감의 얼굴에 침을 뱉고 팔을 물어뜯는가 하면 가방을 휘두르기도 했다. 교감이 학생으로부터 폭행과 모욕을 당하는 장면은 동료 교사가 촬영한 영상에 담겼다. 학교 측은 학교생활교육위원회를 열어 A군에게 10일간의 출석정지(등교) 조처를 내렸다. 이후 전주교육지원청은 A군 보호자를 ‘교육적 방임에 의한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A군 보호자는 ‘A군 치료가 필요하다’는 학교 측 요구를 무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도 교육청은 아동학대 판결 시 보호자 동의가 없어도 A군에 대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도 교육청은 보호자를 설득해 A군의 상담 및 심리 치료를 지원하는 한편 교사 또는 아동 전문가 2명이 A군에게 수업 또는 학습을 별도로 지도하기로 했다. 아울러 피해 교원에 대한 심리 치료와 치유를 돕고, A군 학급 학생들의 심리 상담도 추진하기로 했다.
  • [김동언의 공연예술 이야기] 거리예술의 시대

    [김동언의 공연예술 이야기] 거리예술의 시대

    거리예술축제가 시작됐다. 지난달 안산국제거리극축제와 거리예술 중심의 수원연극축제 등이 펼쳐졌고, 가을까지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거리예술축제가 이어진다. 3일간 진행된 안산국제거리극축제에는 35만명 이상 다녀갔다고 한다. 안산시 전체 인구의 절반이 이 축제를 방문한 셈이다.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다 해도 대단한 인파가 축제의 현장에서 함께 즐긴 사실만은 분명하다. 대부분의 거리예술축제에서 이런 현상이 확인된다. 바야흐로 거리예술 시대가 왔다고 할 만하다. 이들 축제에서는 거리극, 서커스, 공중퍼포먼스, 무용 등 다채로운 형태의 공연에서부터 극적이며 환상적인 공간을 연출하는 거리 퍼레이드까지 일상의 공간에서 시민들에게 특별한 체험과 퍼포먼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내 공연장이라면 불가능한 장면이다. 예술이 거리로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극장 중심의 실내 공연은 한정적인 소수의 관객만이 관람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다. 또 오랜 세월 동안 극장이라는 건물 안에서 공연문화가 화려하게 꽃을 피웠지만, 공연 자체의 형식과 내용에만 집중하는 등의 방식으로 공연 자체가 기득권화·관료화되면서 극장의 공연은 대중과 점점 멀어지게 됐다. 엘리트 중심의 고급문화로 고착화되는 폐쇄성을 극복하기 위해 서구에서는 1950년 중반 이후부터 공연장과 미술관, 박물관 등 제도권 건물 중심의 예술이 서서히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건물 안에 갇혀 버린 ‘예술’과 일에 매몰돼 공연 관람 기회를 갖기 힘든 ‘대중’ 사이에서 적극적인 소통을 시도하는 ‘거리예술’은 현대 공연예술의 커다란 세계적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거리예술의 형태는 이미 오래전부터 대중들의 일상과 함께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 지역별로 특징적인 형태를 가진 가면극, 농악 등을 비롯해 남사당패, 판소리 등의 전통 연희들은 장터, 마당, 거리 등 삶의 공간에서 판을 벌이고 대중들과 소통해 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00년대 초반 실내 극장이 등장하면서 이러한 형태의 전통극들은 점점 사라지고 대중의 삶의 공간에서 멀어져 갔다. 그러면서 거리예술의 자유로움, 축제가 주는 생명력도 퇴색하게 됐다. 그러다가 1970년대에 대학가를 중심으로 불을 지핀 마당극운동은 예술이 실내 극장 무대를 벗어나 열린 공간으로, 거리와 광장으로 돌아오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00년대 들어 지자체별로 지역축제를 만들고 문화재단 등이 거리예술에 지원하는 정책 등으로 거리예술은 다시 급속도로 발전하게 된다. 거리예술은 ‘길 문명’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문명에 젖줄을 대준 것은 길이었다. 길을 따라서 건물과 집이 들어서고 사람들이 그곳에서 살면서 도시가 형성됐다. 도시는 길 문명인 셈이다. 도시와 도시는 길을 통해 연결되고 교류하면서 도시문명의 꽃을 피우게 됐다. 서양문명의 토대가 되는 로마문명이 꽃을 피울 수 있었던 것은 대제국의 방대한 도로망이라는 인프라를 통해 가능했다. 이 길을 오가며 교역이 이루어지고 대제국이 건설됐다. 이제 거리예술이 우리가 사는 도시의 ‘문화도로망’이 됐으면 좋겠다. 삶의 현장인 거리와 광장에서 서로 다같이 존중하고 즐기면서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지는 플랫폼으로 변하는 축제의 현장을 지켜보고 싶다. 김동언 경희대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교수
  • “인질 4명 구하려 민간인 수백명 살상” 이스라엘 공습 다시 도마 위에

    “인질 4명 구하려 민간인 수백명 살상” 이스라엘 공습 다시 도마 위에

    인질 억류된 가자지구 난민촌 기습“10분도 안돼 로켓 150여발 떨어져아이 대부분 사망… 생지옥이었다”하마스 “인류의 가치 결여된 범죄”팔 자치정부, 안보리 긴급회의 요청 몇 달 전 이스라엘 국방부는 미국과 영국 정보기관의 도움을 받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중심부 두 곳에 이스라엘 인질 4명이 갇혀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 당시 ‘노바 음악축제’에서 납치된 노아 아르가마니(25)와 알모그 메이르 얀(21), 안드레이 코즐로프(27), 슈로미 지브(40)였다. 국방부는 곧바로 두 건물과 똑같이 생긴 모형을 만들고 특수부대원을 투입해 수주간 이들의 구출을 위한 ‘지옥훈련’을 이어 갔다. 작전 준비가 끝났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개시 직전까지 갔다가 취소하기를 수차례 반복하는 등 고심을 거듭했다. 실패하면 인질들의 생명이 위태로워지고 극도로 분열된 이스라엘 전시 내각도 와해될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지난 6일에야 임무를 승인했다. 그러고도 작전 시작 몇 분 전까지도 취소를 염두에 둘 만큼 우려가 컸다. 그러나 로넨 바르 신베트(이스라엘 정보기관) 정보국 국장은 임무 수행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국운을 건 작전을 감행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야간 경계에 주력한다는 점을 역이용해 해가 떠오른 뒤 기습에 나섰다. 적의 허를 찌른 것이다. 오전 11시쯤 목표물 주변에서 의도적으로 총격전을 벌여 하마스 대원들의 주의를 끈 뒤 특수부대원들이 두 건물로 동시에 침투해 인질을 찾아냈다. 이스라엘군 헬기 두 대가 건물로 접근해 대원과 인질을 빠르게 태운 뒤 하마스의 총공세를 피해 현장을 빠져나갔다. 뉴욕타임스(NYT)가 전한 인질 구출 작전의 전말이다. 신베트와 이스라엘군(IDF) 등은 8일(현지시간)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4명을 구출했다고 발표했다.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245일 만이다. 이스라엘 주민들은 작전 성공 소식에 열광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명을 생환한 인질을 상징하는 ‘여름의 씨앗’으로 지었다가 이날 작전에서 숨진 대테러부대 장교 아르논 자모라(36)의 이름을 따 ‘아르논 작전’으로 바꿨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무장대원 3000여명을 이스라엘 남부로 침투시켜 1200여명을 학살하고 250여명을 인질로 잡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이 중 100여명은 지난해 11월 일시 휴전 당시 풀려났지만 나머지 130여명은 휴전 협상이 겉돌면서 지금도 억류돼 있다. 이 가운데 최소 40명이 지병과 정신적 충격 등으로 숨졌다고 이스라엘군은 추정한다. 그간 인질 생환에 성과가 없어 사임 압박을 받은 네타냐후 총리는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그의 정치적 라이벌인 베니 간츠는 이스라엘 전시 내각 국무위원직 사퇴 발표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이날 밝혔다. 그는 지난달 초 ‘네타냐후 총리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없다면 6월 8일 물러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번 작전 성공으로 전시 내각 지지가 높아지자 협조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인질 4명을 구하고자 팔레스타인 민간인 수백명을 살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방과 아랍권에서 규탄이 쏟아졌다.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9일 이스라엘군의 인질 구출 작전 도중 팔레스타인 민간인 최소 274명이 숨지고 7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발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사고 직후 100명 이하로 파악됐던 사상자 수가 하루 만에 1000명에 육박한 것이다. 이스라엘이 자국 인질 1명당 243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죽거나 다치게 한 셈이다. 누세이라트 주민 니달 압도는 “10분도 안 돼 150발의 로켓이 떨어졌다”면서 “거리에 있던 어린이들이 대부분 숨졌다. 생지옥이었다”고 절규했다. 이 지역 구급대원도 로이터에 “전쟁영화 속 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내 눈앞에서 실제로 벌어진 대학살이었다”고 토로했다. 하마스는 “문명과 인류의 가치가 결여된 잔혹한 범죄”라고 맹비난했다. 하마스와 반목 중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유엔 사무국은 아동 인권보호 관련 국제규범 위반자 명단에 이스라엘군과 하마스를 추가했다.
  • 쇄신은커녕 혼란만 반복된 ‘여당의 두 달’

    쇄신은커녕 혼란만 반복된 ‘여당의 두 달’

    국민의힘이 4·10 총선 참패 이후 분출된 쇄신과 변화 요구에 대한 응답 없이 두 달을 보냈다. 앞서 국민의힘은 구인난과 우여곡절 끝에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의 ‘투톱 체제’를 띄웠지만 시작부터 암초에 부딪혀 쇄신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리형으로 출범한 ‘황우여 비대위’는 지난달 첫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은 우리 당이 하루빨리 환골탈태하는 쇄신을 마치기를 바라고 있다”며 혁신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당 지도체제를 둘러싼 논란이 격화되면서 쇄신 작업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모습이다. 앞서 황 위원장은 당대표 선거에서 차점자(2위)를 수석 최고위원에 앉히는 ‘2인 체제’를 제시했지만 현행 단일체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당내에선 다음달 25일 전당대회까지 시간이 촉박한데 섣불리 지도체제를 흔들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는 기류가 흐른다. 반면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대세론이 형성되는 가운데 벌써 흥행에 실패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전 위원장이 등판할 경우 잠재적 당권 주자들이 출마를 접으면서 전대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황 위원장은 9일 “지도체제 변경은 당헌·당규특별위원회에서 결론을 내면 비대위원들과 논의 과정을 거쳐 상임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현재로선) 시간이 촉박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특위는 오는 12일까지 전당대회 대표 선출 규정 개정 방안을 논의한 뒤 13일 비대위에 그 결과를 보고한다. 황 위원장은 당 쇄신과 관련해 “당을 안정시키는 아이디어들이 일종의 쇄신책”이라며 “우선 전당대회에 집중하고 여러 쇄신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소야대 지형이 심화한 22대 국회에서 거야(巨野)에 맞서는 원내지도부 역시 고심이 깊다. 지난 5일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반쪽 개원’한 국회 본회의는 집권 여당의 원내 전략 부재를 보여 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꼽힌다. 여권 관계자는 “집권 여당임에도 본회의 불참, 피켓 시위, 규탄 대회 등 주로 야당이 보여 줬던 모습만 연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총선백서특별위원회의 ‘총선 반성문’ 제작 과정에서 참패 책임론을 둘러싼 신경전도 고조돼 자칫 당정 갈등이 재점화하고 계파 갈등으로 흐를 여지도 남아 있다.
  • 오리엔탈리즘 넘어선 스타워즈의 ‘진일보’

    오리엔탈리즘 넘어선 스타워즈의 ‘진일보’

    동양인 첫 제다이 역 맡아 화제기존의 백인 중심 한계 벗어나유색인종 극 이끌어 팬덤 반발디즈니 PC주의 행보에 비난도“무술·철학 등 불교사상과 유사동양인 등장 자연스럽지 않나” 촬영을 앞두고 4개월간 ‘영어 맹훈련’을 했다고 하는데 효과가 꽤 있었던 듯하다.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보다 앞선 시대의 이야기를 다룬 디즈니+의 새 드라마 ‘애콜라이트’에서 제다이 마스터 ‘솔’로 분한 이정재(52)의 대사 처리는 꽤 자연스럽다.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다소 이질적인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연기도, 액션도 이내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지난 5일 공개된 이 드라마는 영화감독 조지 루커스의 ‘스타워즈’ 시리즈가 그동안 범해 왔던 잘못을 반성하는 작품으로 보인다. 이정재뿐 아니라 그와 함께 극을 이끌어 가는 핵심 인물 ‘오샤·메이’(1인 2역) 역할로 흑인 여성인 어맨들라 스텐버그를 캐스팅했다. 그동안 평론가들에게 “백인 남성 중심의 미국적 이데올로기를 선전하는 영화”라며 비판받았던 시리즈의 외연을 넓히려는 시도다. 영화에서 제다이는 우주의 평화를 지키는 기사들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인 ‘포스’와 광선검을 사용한다. 영화의 핵심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와 루크의 아버지이자 훗날 ‘다스 베이더’로 타락하는 ‘아나킨 스카이워커’, 그의 스승 ‘오비완 케노비’, 일찍이 아나킨의 재능을 알아봤던 ‘콰이곤 진’ 등 대부분의 제다이는 백인 남성이 연기했다. 흑인 배우 새뮤얼 잭슨이 연기한 ‘메이슨 윈두’도 있지만 조연에 그쳤다. ‘동양인 제다이’ 이정재를 두고 해외 팬들의 불만이 거셌던 이유다. 앞서 ‘인어공주’의 주인공 ‘아리엘’ 역에 흑인인 핼리 베일리를 발탁하는 등 그동안 디즈니가 보여 왔던 ‘정치적 올바름(PC)주의’ 행보에 대한 비난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드라마의 레슬리 헤들랜드 감독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심한 편견과 인종주의 또는 혐오 발언과 관련된 그 누구든 스타워즈의 팬으로 여기지 않는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이정재도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에 대한 소신을 전했다. 그는 “배경이 우주인 만큼 백인뿐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는 게 좋겠다는 것이 감독의 생각”이라며 “제다이들의 무술이나 머리 스타일, 심지어 철학에서도 동양적인 면모가 보이는데 그보다 앞선 시대의 제다이 중에 당연히 동양인이 있었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이정재의 말처럼 제다이의 행색은 다분히 동양적이다. 특히 사상이 그렇다. 2005년 영화 ‘시스의 복수’에서 아나킨에게 충고하는 제다이 마스터 ‘요다’는 “상실에 대한 두려움은 어둠으로 향하는 길”이라며 “애착은 질투를 낳는 법, 잃고 싶지 않은 것을 놔주는 연습을 하게”라고 말한다. 집착이 고통으로 이어진다는 불교의 핵심적인 가르침이다. 루커스 감독은 영화의 아이디어를 저명한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의 저서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에서 가져왔다고 밝힌 바 있다. 불교·기독교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신화를 비교해서 분석한 비교신화학 저술이다. 말과 행동은 동양인인데 배우의 얼굴은 서양인이다. 그동안 영화가 “오리엔탈리즘의 전형”이라고 비판받은 이유다. ‘애콜라이트’에서 이정재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제다이 솔을 섬세하게 연기해 내고 있다. 영어 대사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것은 물론 극 중에서 누명을 쓴 제자를 향한 안타까움과 연민이 담긴 표정도 깊이가 있다. 물론 아직 1·2화만 공개된 것이라 추후 드라마가 완결될 때까지 이런 분위기를 유지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 드라마는 총 8부작으로 매주 수요일 1화씩 공개된다.
  • 놓치지 말아야 할 6월 영화 라인업 [시네마랑]

    놓치지 말아야 할 6월 영화 라인업 [시네마랑]

    어느덧 여름의 초입에 들어선 6월, 쏟아질 열기를 피해 극장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주목하자. 평단의 찬사를 받은 작품부터 대중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린 작품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4편의 6월 개봉작을 소개한다. 유대인 없는 유대인 학살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제76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과 제96회 아카데미상 국제영화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존 오브 인터레스트’(The Zone of Interest)가 5일 개봉했다. ‘언더 더 스킨’을 연출한 조나단 글래이저 메가폰을 잡고 크리스티안 프리델, 산드라 휠러 등이 출연한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나치 독일이 유대인 학살을 일삼은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 담벼락 너머에서 마치 아무 일도 없는 듯 평온한 일상을 보내는 독일 장교 루돌프 회스(크리스티안 프리델) 가족의 이야기다. 보편적인 홀로코스트 영화와 달리 유대인이 아닌 나치 독일 가족에게 초점을 뒀다. 카메라는 독일 장교의 사택만을 비춘다. 수용소에서 일어나는 일은 간간이 들려오는 총성과 비명으로 짐작할 뿐이다. 루돌프 회스의 아내 헤트비히(산드라 휠러)가 정성스럽게 가꾼 정원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피크닉을 즐기고, 서로의 생일을 축하하고, 과거를 추억하고 미래를 계획하며 회스 가족은 안락한 일상을 살아간다. 이들에게 담벼락을 타고 넘어오는 유대인들이 울부짖음은 그저 생활 소음 중 하나에 불과하다. 조나단 글래이저 감독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회스 부부를 인간으로 인정하는 것이 영화 전체에서 가장 끔찍한 부분”이라면서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나치 이데올로기에 대한 것이 아닌 인류 내부의 더 깊은 것에 대한 영화”라고 말했다. 그 어떤 학살 장면도 없지만 그 어떤 홀로코스트 영화보다 가장 섬뜩하게 느껴지는 ‘존 오브 인터레스트’. 6월 극장에서 꼭 만나보길 바란다. 사춘기 소녀의 머릿속, ‘인사이드 아웃 2’ 약 50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역대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영화 중 흥행 순위 6위를 기록한 ‘인사이드 아웃’(2015)의 속편이 9년 만에 돌아온다. 오는 12일 개봉을 앞둔 ‘인사이드 아웃 2’다. 어느덧 13살 사춘기 소녀가 된 라일리. 감정 컨트롤 본부를 운영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에 낯선 네 개의 감정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 등장한다. 이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감정은 사춘기의 대표적 감정인 ‘불안’이다. 매사 제멋대로인 ‘불안’은 기존 다섯 감정과 계속해서 충돌하고 결국 기존 감정들은 새로운 감정들에 의해 본부에서 쫓겨난다. 과연 기존 감정들은 다시 감정 컨트롤 본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켈시 만 감독은 이번 속편을 두고 ‘수용에 관한 영화’라고 말했다. 그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완벽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켈시 만 감독이 ‘인사이드 아웃 2’를 준비하며 미국 심리학자인 리사 다무르(Lisa Damour) 박사와 함께 10대 소녀 9명을 밀착 인터뷰했다고 알려지기도 해 사춘기의 복잡한 감정을 어떻게 묘사해냈을지 더 궁금해진다. 비행기 납치 실제상황, ‘하이재킹’ 영화 ‘카트’(2014), ‘1987’(2017)로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시나리오상을 두 차례 거머쥔 김경찬 작가와 굵직한 작품의 조연출로 내공을 다져온 김성한 감독이 손을 잡은 영화 ‘하이재킹’이 오는 21일 개봉한다. ‘하이재킹’은 1971년 1월 23일, 승객 55명과 승무원 5명을 태운 속초공항발 김포공항행 여객기가 홍천 상공에서 북한으로 납치될 뻔했던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작가적 상상력을 더한 영화다.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 등이 출연한다. ‘하이재킹’은 운항 중인 항공기나 선박 등을 납치하는 것을 뜻하는 용어다. 미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하이재킹이 기승을 부렸던 1968년~1972년 5년간 접수된 사례는 무려 325건에 달한다. 1970년대에는 5일에 1번꼴로 발생했을 만큼 흔한 일이었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영화적 서스펜스가 더해진 ‘하이재킹’이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을 찾을지 기대감이 모인다. “지금부터 이 비행기 이북 간다” 여객기를 통째로 납치하려는 용대(여진구)와 어떻게든 착륙시키려는 조종사 규식(성공일)과 태인(하정우). 도망칠 수 없는 좁은 기내에서 목숨 건 비행이 펼쳐진다. 쉿! 절대 소리 내지 말 것,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 소리를 내는 순간 괴생명체의 공격을 받는 독특한 설정으로 전 세계 관객들에게 사랑받은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세 번째 시리즈가 이번 달 말 국내 극장가를 찾는다. 전편의 기획과 연출을 맡았던 존 크래신스키 감독이 각본을 맡고 ‘피그’(2022)를 연출한 마이클 사노스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블랙펜서’로 대중에 잘 알려진 배우 루피타 뇽오를 비롯해 조셉 퀸, 디몬 하운수, 알렉스 울프 등이 출연한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A Quiet Place: Day On)은 괴생명체 침공의 첫날을 그린 영화다. 반려 고양이와 함께 여느 날과 같은 일상을 보내던 사미라(루피타 뇽오)는 하늘에서 정체불명의 섬광이 쏟아져 내리는 것을 발견한다. 이내 뉴욕은 거대한 폭발과 함께 들이닥친 괴생명체의 습격에 아수라장이 되고 사미라는 소리를 내는 순간 공격하는 괴생명체를 피해 도시를 탈출할 계획을 세운다. 예고편에는 초토화가 된 거리에서 반려 고양이를 품에 꼭 끌어안고 있는 사미라의 모습이 나온다. 과연 그는 반려 고양이와 함께 무사히 도시를 탈출할 수 있을까. 마이클 사노스키 감독은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이 이전 시리즈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사노스키는 “처음 두 편에서는 가족이 정말 중요했고, 확고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면서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들의 세상 종말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서로를 배려해야 할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 섞여 있는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이 보여줄 날 것 그대로의 재난 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무엇보다 가장 주목되는 점은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이 전작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지다. 제작비 20배에 달하는 흥행 수익(3억4천만 달러)을 올린 ‘콰이어트 플레이스’(2018)에 이어 ‘콰이어트 플레이스 2’(2021) 역시 팬데믹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2억9천만 달러의 수익을 내며 레전드 시리즈로 떠오른 바 있다.
  • ‘고래사냥’, ‘투캅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정광석 촬영감독 별세

    ‘고래사냥’, ‘투캅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정광석 촬영감독 별세

    ‘고래사냥’, ‘투캅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 40여년간 영화계에서 180여편의 영화를 촬영한 정광석 촬영감독이 지난 8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91세. 1933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입대 후 홍보 업무를 맡아 사진을 찍었고, 이를 계기로 제대 후 영화계에 입문했다. 조명 스태프로 일하다 1962년 이봉래 감독의 ‘새댁’을 통해 촬영감독으로 데뷔했다. ‘고래사냥’(배창호·1985), ‘땡볕’(하명중·1984),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강우석·1989),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박종원·1992), ‘투캅스’(강우석·1993),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이명세·1999), ‘동감’(김정권·2000), ‘신라의 달밤’(김상진·2001) 등을 찍었다. 2006년 안상훈 감독의 ‘아랑’을 끝으로 촬영 현장을 떠났다. 고인은 남다른 촬영 열정으로 기술적 한계를 맨몸으로 극복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1965년 김기 감독의 공군 전투 영화 ‘성난 독수리’를 촬영할 때에는 직접 전투기 뒷좌석에 앉아 촬영하느라 25시간 동안 비행하기도 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기차가 달려오는 장면을 박진감 있게 포착하기 위해 기차가 옷깃을 스칠 만큼 가까이 올 때까지 버티며 촬영한 일화도 전해진다. ‘땡볕’으로 대종상영화제 촬영상, 시카고국제영화제 최우수촬영상 트로피를 안았고 ‘인정사정 볼것 없다’로는 청룡영화제, 대종상, 프랑스 도빌영화제 등에서 촬영상을 받았다. 2006년에는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받았다. 빈소는 쉴낙원김포장례식장, 발인은 10일이며 유족으로는 아들 훈재·원찬씨, 딸 화숙·리나씨, 배우자 이정순씨가 있다.
  • 영험한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곳, 일본 교토 아라시야마 [한ZOOM]

    영험한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곳, 일본 교토 아라시야마 [한ZOOM]

    일본 교토 서쪽에 있는 도게츠교(渡月橋)는 봄이 되면 벚꽃이 가득하고, 가을이 되면 붉게 물든 단풍이 가득 채운다. 계절마다 제 모습을 바꾸는 곳이 이 곳 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일단 이 곳에 발걸음이 머무는 순간 이 곳과의 흥정에서 이길 방법은 없다. “지금 그대가 보고 있는 이 아름다움이 다음 계절에 다시 돌아올 것을 확신하는가?” 약 800년 전 13세기를 살았던 그 역시도 이 곳과의 흥정에서 유혹을 이기지 못했던 것 같다. 그는 제90대 일본 천황 가메야마(1249~1305)였다. 어느 날 밤 이 곳을 거닐던 그는 ‘가츠라강’과 그 위에 놓여 있는 다리의 모습에 취해 시를 읊었다고 한다. “이 모습은 마치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밝은 달이 건너는 것 같구나” 이후 사람들은 ‘달이 건너는 다리’라는 뜻을 담아 이 다리를 ‘도게츠교’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지금 보는 이 다리는 1934년 즈음에 다시 만들어진 것이라고 전해지는데, 겉으로 보면 나무로 만들어진 것 같지만 기둥은 철근콘크리트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매년 교토에서는 13세가 된 아이들의 성년을 축하하는 행사를 열었다고 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도게츠교에서는 뒤를 돌아보면 지혜가 사라진다는 전설이 있었다고 한다. 조금 싱거운 전설이기는 하지만 어른이 되었으니 뒤돌아보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영험한 기운이 피어오르는 산 이 곳을 찾는 이유는 봄의 벚꽃도, 가을의 단풍 때문도 아니었다. 이 정도로 아름다운 벚꽃이나 단풍은 우리나라에도 수없이 많은 장소에서 만날 수 있다. 진짜 이유는 도게츠교 앞에 펼쳐져 있는 ‘아라시야마’(あらしやま) 때문이었다. ‘아라시’라는 어감이 대학 시절 수없이 외쳤던 응원구호 같기도 하고, 어린 시절 좋아했던 만화영화 ‘마루치 아라치’의 여주인공 ‘아라치’ 같기도 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친근함이 느껴졌던 것 같다. ‘아라시야마’를 한자로 바꾸면 ‘아라시’는 ‘남’(嵐), 야마는 ‘산’(山)이다. 남은 ‘뫼 산’(山)과 ‘바람 풍’(風)이 합쳐진 글자다. ‘아지랑이’ 또는 ‘산에 서려 있는 기운’을 의미한다. 일본에서는 폭풍(暴風)이라는 의미로 쓰인다고 한다. 아라시야마를 조금 더 시적으로 표현해보면 ‘산 속에서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기운’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래서 그 영험한 느낌을 한 번 경험해 보고 싶었다.대나무 숲 길 사이로 굽이쳐 흐르는 바람 도게츠교에서 덴류지(天龍寺)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한여름 햇살은 뜨거웠지만 길 양옆에 자리한 상점들을 구경하는 재미 덕분에 잠시 더위를 잊을 수 있었다. 약 600m정도 걸어가니 드디어 기다리던 이정표가 나왔다.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자 기다렸던 장면이 눈 앞에 펼쳐졌다. 지쿠린(竹林)은 주로 모소대나무로 이루어진 숲길이다. 모소대나무는 중국 극동지방에서 자라는 희귀종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의 대나무와 달리 싹이 튼 후 4년 동안 약 3㎝ 정도만 자라다가 5년째 되는 날부터 하루에 약 30㎝ 이상 자라기 시작해서 6주 정도가 되면 약 15m 이상 높이로 자란다고 한다. 갑자기 바람이 불었다. 하늘 높이 엄청난 길이로 자란 대나무들이 느릿느릿 슬로우 모션처럼 흔들리기 시작했다. 눈 앞에 펼쳐지는 시원한 장면 때문인지 어느덧 더위도 잊었고, 등줄기를 타고 흐르던 땀방울도 사라졌다. 사람의 몸이라는 것이 이렇듯 마음을 따라가는 것임을 새삼스레 느꼈다. 덴류지를 나와 교토 동쪽에 있는 ‘기요미즈데라’(淸水寺)로 향했다. 예전에 왔던 기요미즈데라는 아무 생각없이 일본에 왔다는 신기함만 가지고 사람들을 따라다니기만 했다. 그러나 이번 기요미즈데라 방문은 미리 엄청난 공부를 하고 왔으니 보이는 것은 전과 다를 것이다.
  • 아이돌 콘서트 같은 열광…발레 ‘돈키호테’에서 무슨 일이

    아이돌 콘서트 같은 열광…발레 ‘돈키호테’에서 무슨 일이

    뛰고 도는 수준이 역시나 남다르다. 일반인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 마치 무용수들만 무중력 상태에 있는 듯하다. 연인끼리 사랑을 나누는 게 아니라 ‘누가 이기나 보자’하고 대결하듯 고난도 점프와 회전 동작이 이어지는데 혹시 무너지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관객들의 우려를 아는지 모르는지 무용수들은 도무지 지칠 줄을 모른다. 숨 막히는 장면들이 지나가자 객석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 어지간한 아이돌 콘서트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박수와 함성이 뜨겁게 쏟아진다. 원작의 클래식한 매력과 국립발레단만의 색깔이 어우러진 ‘돈키호테’가 올해도 명품 발레의 품격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개막해 진행 중인 제14회 대한민국발레축제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손색없는 공연을 선보이며 국립발레단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국립발레단의 ‘돈키호테’는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버전이라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스페인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마리우스 프티파가 발레로 만들어 1869년 초연한 이후 시대를 초월해 전 세계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 국립발레단 솔리스트이자 대표 안무가인 송정빈의 손을 거쳐 새롭게 탄생했기 때문이다. ‘돈키호테’는 제목 낚시질로 유명한 작품이기도 한데 이름은 ‘돈키호테’면서 정작 주인공은 키트리와 바질이기 때문이다. 소설의 일부분을 작품으로 만들면서 발레가 됐지만 정작 돈키호테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문제였다. 송정빈은 ‘돈키호테’를 진정한 ‘돈키호테’가 될 수 있도록 돈키호테와 그의 꿈속의 여인인 둘시네아의 서사를 보완해 개연성을 높였다. 짧은 영상이 대세인 시대상에 맞게 이야기도 더 알차게 압축해내면서 공연 시간도 예쁘게 줄였다.송정빈의 ‘돈키호테’는 원작의 하이라이트 장면인 ‘키트리 캐스터네츠 솔로’, ‘결혼식 그랑 파드되’ 같이 관객들이 ‘돈키호테’ 하면 떠올리는 원작의 여러 장면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기사 돈키호테의 사랑과 모험에 초점을 맞춘 각색으로 작품의 신선함을 높이고 더욱 강렬하고 역동적인 안무 구성으로 작품을 채웠다. 또한 지난해 초연의 부족함을 채우고 무대의 풍성함을 살리기 위해 2막 1장 ‘돈키호테 꿈’에서 ‘숲의 요정’ 군무진을 기존 16명에서 24명으로 확대해 무대를 꽉 채웠다. 익히 아는 서사와는 조금 달라졌어도 ‘돈키호테’가 가진 매력은 고스란히 살리면서 관객들의 감탄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스페인의 정열을 고스란히 담은 의상과 무대 연출은 눈을 즐겁게 했고 무엇보다 무용수들의 탁월한 실력이 작품을 스페인의 뜨거운 태양처럼 눈부시게 빛나게 했다. 작품의 후반부에 특히 집중된 고난도의 화려한 춤은 마치 교향곡이 끝날 때와 같은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며 공연장을 아이돌 콘서트장처럼 만들었다. 특별히 이번 ‘돈키호테’에서는 지난 3월 ‘백조의 호수’에서 백조로 데뷔해 차세대 스타의 탄생을 알린 안수연이 키트리로도 데뷔해 통통 튀는 매력을 뽐내며 앞날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9일 ‘돈키호테’ 공연을 마치는 국립발레단은 안무가 송정빈을 탄생시킨 ‘KNB Movement Series’로 22~23일 관객들을 찾아올 예정이다.
  • [영상] 보잉 여객기가 또?…이번엔 이륙 직후 불꽃 튀며 ‘활활’

    [영상] 보잉 여객기가 또?…이번엔 이륙 직후 불꽃 튀며 ‘활활’

    승객들을 가득 태우고 막 활주로를 이륙한 여객기에서 불꽃이 일어나며 화염이 휩싸이는 충격적인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에어캐나다 소속 보잉 여객기가 이륙 직후 엔진에 화재가 발생해 곧바로 비상착륙했으며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아찔한 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 5일 밤으로, 당시 에어캐나다 AC872편이 승객 389명을 태우고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에서 프랑스 파리를 향해 이륙한 직후 발생했다.여객기가 활주로를 이륙한 지 얼마되지 않아 오른쪽 엔진에서 불꽃이 튀기 시작해 화염에 휩싸이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한 것. 특히 이 장면은 지상에서 우연히 촬영돼 공개됐는데, 당시 위험천만했던 상황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사고 직후 여객기는 곧바로 회항해 다시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에 비상착륙했다. 이에대해 에어캐나다 측은 “이륙 직후 불특정 엔진 문제로 화염이 발생했다”면서 “사고 기체는 전문가의 분석을 위해 운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한편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고 기체는 보잉 777-300ER로 알려졌다. 특히 보잉이 제작한 여객기는 최근들어 연이은 사고로 구설에 오른 상태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알래스카항공의 보잉 737 맥스9 여객기가 이륙 후 동체 문이 떨어져 나가 비상 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 4월 7일에도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가 이륙 도중 엔진 덮개가 분리된 뒤 날개 플랩을 치는 사고가 발생했다.또한 지난달 8일에는 특송 업체 페덱스(FedEx)가 운영하는 보잉767 화물기가 튀르키예 이스탄불 국제공항에 착륙장치(랜딩기어) 이상으로 비상착륙하기도 했다.
  • 천재 예술가들이 일으킨 혁명…그날 파리에서는 무슨 일이

    천재 예술가들이 일으킨 혁명…그날 파리에서는 무슨 일이

    1913년 5월 29일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극장. 명품 발레 공연을 잔뜩 기대하고 온 관객들은 난데없는 불협화음에 당황하게 된다. 여기에 발레라고 하기 어려운 춤까지 계속 이어지자 불만은 극에 달하고 곳곳에서 고함과 욕설이 나오는 것은 물론 관객들끼리 싸우는 일까지 벌어진다. 세계 공연 역사에 길이 남을 이 장면은 ‘봄의 제전’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봄의 제전’이 탄생하기까지 어떤 일이 있던 것일까. 뮤지컬 ‘디아길레프’는 여기에 얽힌 천재 예술가들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당대 최고의 발레단이었던 ‘발레 뤼스’를 창립한 예술가 세르게이 디아길레프의 삶을 중심으로 그와 함께했던 수석 디자이너 알렉상드르 브누아, ‘봄의 제전’의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무용수 바슬라프 니진스키가 등장해 100년 전 이야기를 무대 위에 펼쳐놓는다. 발레 뤼스는 당시 여흥거리로 전락했던 발레를 다른 장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종합예술의 반열에 올려놓으며 예술계에서 혁명을 일으킨 단체다. 기존의 고전 발레와 다른 새로운 스타일의 모던 발레를 통해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발레 발전에 결정적인 기여를 해 20세기 이후 현대 발레의 출발점으로도 평가받는다.이처럼 대단한 일을 한 인물이 바로 디아길레프다. 발레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조합을 통해 ‘디아길레프’는 위대한 업적을 이룬 인물들의 일대기를 알차게 그려낸다. 원대한 꿈을 꾸던 청년 시절의 디아길레프와 브누아의 만남부터 공연계 거물이 된 후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페트로슈카’의 성공을 바탕으로 자신감 넘치던 디아길레프가 ‘봄의 제전’을 올리기까지 무대 뒤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실화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서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드라마틱한 순간들을 집중 조명해 4명의 인물만으로도 사건들을 밀도 있게 그려낸 점이 인상적이다. 영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서사에 필요한 요소를 영리하게 살린 덕에 관객들은 수준 높은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발레를 사랑한 디아길레프가 있어 잊을 수 없는 삶을 살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은 천재 예술가들의 예술혼을 깊이 느끼게 된다. 발레라는 장르를 다룬 만큼 니진스키가 춤을 추는 장면을 비롯해 곳곳에 아름답고 황홀한 순간이 번뜩인다. 배우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조명과 중독성 있는 넘버 등이 작품의 품은 아름다움을 더한다.이 작품은 ‘니진스키’에 이어 쇼플레이의 인물 뮤지컬 프로젝트의 두 번째 작품이다. 같은 소재를 다뤘지만 인물의 중심축을 옮김으로써 같은 이야기여도 다양하게 변주될 수 있는 매력이 뭔지 제대로 보여준다. 덕분에 스트라빈스키를 주인공으로 한 세 번째 작품도 한껏 기대하게 만든다. 디아길레프로 김종구·조성윤·안재영, 브누아로 강정우·김이담·박상준, 니진스키로 한선천·이윤영·윤철주, 스트라빈스키로 크리스 영·김도후·김재한이 나섰다. 8~9일이 마지막 공연.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아트원에서.
  • “소원 이뤘다” 인기몰이 중인 젠슨 황…가슴에 사인받는 팬까지

    “소원 이뤘다” 인기몰이 중인 젠슨 황…가슴에 사인받는 팬까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AI(인공지능) 열풍을 이끌며 젠슨 황(61) 최고경영자(CEO)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특히 그의 모국인 대만에서 관심을 끄는 가운데, 한 여성 팬이 자신의 상의에 사인을 요청하는 일도 일어났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4일 대만의 ‘컴퓨텍스 2024’ 행사장에서 한 여성 팬이 황 CEO에게 사인을 받는 장면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황 CEO는 인파에 둘러싸인 채 사람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었다. 이때 어깨를 드러낸 옷을 입은 한 여성이 황 CEO에게 가슴을 내밀며 사인을 요청했다. 이에 황 CEO는 “진심이냐”고 물었고, 여성이 재차 원한다고 하자 “이게 좋은 생각인지 모르겠다”면서도 상의 가슴 부분에 사인을 했다. 이 모습에 현장에선 환호와 웃음이 터졌다. 이 여성은 이후 인스타그램에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날이었다. 오늘 제 소원을 이뤘다”며 “AI 대부와 악수를 나눴고, 그가 옷과 휴대전화 케이스에 사인을 해줬다. 올해는 행운이 있길 바란다”며 황 CEO의 사인을 인증했다고 SCMP는 전했다.황 CEO는 대만에서 태어나 9세 때 가족들과 미국으로 건너간 대만·미국 이중국적자다. 1984년 미국 오리건주립대학교에서 전기공학 학사, 1992년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학 졸업 후 LSI로지틱스와 AMD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 설계를 담당했다. 그는 1993년 30세의 나이에 친구 크리스 말라초스키, 커티스 프리엠과 함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설계하는 엔비디아를 창업했다. 이후 GPU가 AI와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핵심으로 떠오르며 반도체 거물로 거듭났다. 황 CEO의 고향인 대만에선 그를 ‘AI 대부’로 부르며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하고 있다. 황 CEO가 대만 야시장을 방문하자 ‘젠슨 황 맛집 리스트’가 만들어졌으며, 매번 공식 석상에 입고 나오는 톰 포드 검정 가죽 재킷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한편 엔비디아는 지난해 6월 시총 1조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8개월 만인 지난 2월 2조 달러를 돌파했다. 그리고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3조 달러를 넘었다. 시총 3조 달러 돌파는 역대 순서로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3번째다.
  • [포착] 열린 해치로 쏙 들어가 ‘쾅’…러 ‘거북 전차’ 드론 공격에 박살

    [포착] 열린 해치로 쏙 들어가 ‘쾅’…러 ‘거북 전차’ 드론 공격에 박살

    올해들어 우크라이나 최전방에 종종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러시아의 이른바 ‘거북 전차’가 파괴되는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엑스’(옛 트위터)에 40초 짜리 영상을 공개하며 자신들의 전과를 홍보했다. 해당 영상에서 우크라이나군 드론의 타깃이 된 대상은 러시아군의 거북 전차다. 서구언론들이 조롱조로 거북 전차(Turtle Tank)라고 부르는 이 전차는 러시아군의 것으로 철갑처럼 보이는 장비로 전체를 두르고 있다. 멀리서 보면 마치 지붕이 있는 임시 주택이 움직이는 장면이 연상되거나 서구언론의 평가처럼 등껍질을 가진 거북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러시아가 이처럼 다소 우스꽝스러운 거북 전차를 만든 이유는 드론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서다.그러나 아무리 좋은 방어 무기도 병사의 작은 실수 하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실제 공개된 영상을 보면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이 러시아의 거북 전차를 발견하고 주위를 돌다가 포탑 앞에 열린 해치를 발견하고는 그 안으로 쏙 들어가 폭발한다. 순식간에 러시아군의 전차는 폭발하면서 파괴되는데, 이에대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점령군들이 거북 전차를 만들었지만 해치닫는 것을 잊었다. 우크라이나 드론 조종사는 그런 실수를 용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 드론 공격은 우크라이나 제93 기계화 보병여단에 의해 바흐무트 인근에서 일어났으며 정확한 날짜는 공개되지 않았다.한편 개전 이후 러시아군은 전차 포탑 위에 철장을 설치해 드론 공격을 방어한 바 있는데, 최근에는 아예 온몸을 철갑으로 두른 거북 전차까지 개발해 전방에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드론 방어에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포탑 회전과 기동성이 저하돼 이를 치명적인 약점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다만 일부 서구언론은 거북 전차가 지뢰 제거와 적진 침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곧 거북 전차를 전면에 내세워 적의 공격에 노출된 지뢰밭을 제일먼저 돌파하면 이후 보병들이 많이 탑승한 차량이 뒤를 이어 적의 방어를 무너뜨리는데 효과적인 방패이자 청소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 헬기타고 람보르기니 향해 폭죽 ‘탕탕탕’…美 한국계 유튜버 체포

    헬기타고 람보르기니 향해 폭죽 ‘탕탕탕’…美 한국계 유튜버 체포

    한국계 유명 유튜버가 헬리콥터와 람보르기니를 동원한 스턴트 영상을 제작했다가 중형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LA타임스 등 현지언론은 캘리포니아 샌 페르난도 밸리 출신의 유튜버 알렉스 최(24·최석민)가 항공기에 폭발물 등을 설치한 혐의로 연방당국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최 씨가 만든 영상은 한 편의 할리우드 액션영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화려하지만 그 대가는 컸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7월 4일 모하비 사막에서 ‘폭죽으로 람보르기니 파괴하기’(Destroying a Lamborghini with Fireworks)라는 제목의 영상을 촬영한 후 자신의 유튜브에 올렸다.해당 영상을 보면 비행 중인 헬기에서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람보르기니를 향해 연속으로 폭죽을 발사하는 장면을 담고있다. 이에 람보르기니에 불꽃이 튀기는 모습이 생생하게 보이는데 영화를 넘어 마치 게임처럼 느껴질 정도다.현지 사법당국에 따르면 최 씨는 항공기에 폭발물이나 방화장치 설치에 대한 면허가 없으며, 사전에 연방항공청(FAA) 등 관계 기관에 허가를 받지않은 혐의를 받고있다. 특히 현지언론은 최 씨가 지난 5일 경찰에 체포됐으며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10년 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지언론은 “최 씨가 무모한 방식으로 영상을 촬영해 다른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위험에 빠뜨릴 위험을 초래했다”면서 “문제의 영상은 삭제됐지만 온라인에 일부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 “나 34살” 늦깎이 국대의 활약…눈물나는 주민규 헌정곡, 뭐길래

    “나 34살” 늦깎이 국대의 활약…눈물나는 주민규 헌정곡, 뭐길래

    ‘김도훈호’ 한국 축구대표팀이 싱가포르와의 월드컵 예선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특히 34세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단 주민규(울산)의 활약이 두드러졌는데, 중계사 쿠팡플레이가 주민규 사진과 함께 내보낸 배경음악이 화제다. 7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5차전에서 한국 대표팀은 7대 0으로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6차전 결과에 상관없이 오는 9월 시작하는 3차 예선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주민규는 A매치 데뷔골에 도움 3개를 곁들이는 만점 활약으로 승리를 뒷받침했다. 경기에서 나온 두 번째 골은 주민규의 A매치 데뷔골이었다. 전반 20분 김진수(전북)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의 주민규가 타점 높은 헤더로 받아 골대를 갈랐다.2021년과 2023년 K리그1 득점왕을 차지하고도 대표팀에 좀처럼 뽑히지 못했던 주민규는 1950년 홍콩과의 평가전에서 만 39세의 나이로 득점한 고 김용식 선생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나이에 A매치 데뷔골을 넣는 진기록을 작성했다. 주민규는 후반에도 연이은 어시스트를 하며 도움 해트트릭(1경기 3도움)을 달성했다. 월드컵 예선 온라인 중계를 맡은 쿠팡플레이도 주민규의 활약에 주목했다. 쿠팡플레이는 경기가 끝난 뒤 명장면과 함께 노래를 선정해 틀고 있는데, 이날 배경음악(BGM)은 가수 오승근의 ‘내 나이가 어때서’였다. 화면 하단에는 주민규 사진과 “나 서른 네 살이에요 오케이?”라는 말풍선을 달기도 했다. 축구팬들 사이에서 이 배경음악은 관심을 모았고, “센스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팬들은 소셜미디어(SNS)에 해당 화면을 공유하며 “쿠팡플레이 선곡 대박이다”, “엔딩송 맛집이다”, “민규 나이로 놀리지 말라구요” 등의 글을 올렸다.쿠팡플레이의 경기 뒤 배경음악이 화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3월 열린 예선 4차전 경기 종료 뒤에는 명장면과 함께 가수 김동률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배경음악으로 내보냈다. 특히 지난 아시안컵에서 갈등을 빚은 손흥민과 이강인이 골을 합작한 장면에 맞춰 곡의 하이라이트 가사인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가 나오게 하면서 이들이 포옹하는 순간을 더욱 애틋하게 만들었다. 3차전 태국과의 맞대결에서 무승부가 나왔을 때는 가수 긱스의 ‘답답해’를 선정해 축구팬들의 마음을 대변하기도 했다.
  • 웃기면 안 되는데 너무 웃겨서 큰일인 ‘웃음의 대학’

    웃기면 안 되는데 너무 웃겨서 큰일인 ‘웃음의 대학’

    Q. 천황폐하만세 삼창을 셰익스피어 연극 대사에 넣으시오. A. 천황폐하만세! 천황폐하만세! 천황폐하만세!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요구에 더 황당한 재치로 받아친다. 엄중한 시대에 웃기는 작품은 안 된다는 검열관과 어떻게든 웃겨보려는 작가의 눈치싸움이 치열하지만 ‘웃기면 안 된다’는 절대 명제를 보기 좋게 뒤집는 센스가 관객들을 유쾌하게 한다. 연극 ‘웃음의 대학’이 코미디의 진수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배꼽을 빠지게 하고 있다. 이 작품은 일본 최고의 극작가 미타니 코키의 대표작으로 1940년 전시 상황을 배경으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희극을 없애려는 냉정한 검열관과 웃음에 사활을 건 극단 ‘웃음의 대학’ 전속 작가가 벌이는 7일간의 해프닝을 담았다. 연극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검열관 사키사카 무츠오는 엄중한 시대에 웃음이 웬 말이냐며 작품을 올리려는 작가 츠바키 하지메의 대본에 퇴짜를 놓는다. 씨알도 안 먹힐 것 같은 상황이니 어지간하면 포기할 법도 한데 작가는 무리한 요구를 기꺼이 수용하며 다음 날까지 대본을 고쳐오라는 지시를 반복해서 수행한다.원래는 비극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비틀어 희극으로 만들었는데 검열관은 영 마뜩잖다. 그는 대본을 햄릿의 이야기로 바꿔오면 허가를 내주겠다고 하더니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작품에 계속 퇴짜를 놓는다. 처음에는 시대 분위기에 안 맞고 불필요하다는 이유였지만 검열관도 점점 재미를 추구해가며 함께 작품을 완성한다. 그러면서 대본은 뜻하지 않게 점점 더 재밌어진다. 줄리엣과 햄릿이 만나고 대본에 뜬금없이 ‘천황폐하만세’를 넣으라는 지시가 떨어지지만 이 모든 황당한 요구가 작품에 녹아드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설프게 웃기려 들었다가 검열관이 조목조목 팩트폭행을 하는 장면마저 웃기는 작품이라 관객들의 웃음은 멈출 새가 없다. 웃음의 간격이 조금 끊긴다 싶으면 재빠르게 다시 웃음으로 물들이는 재치가 돋보인다.단지 허무맹랑하게 웃기기만 했다면 ‘웃음의 대학’은 그저 그런 작품에 그쳤을 수 있다. 그러나 마냥 즐겁기만 했던 이야기에 찾아오는 비극은 한껏 웃었던 시간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이는 작가의 실제 모델이 극단 ‘에노켄’의 전속 작가이자 일본의 희극왕이라 불린 에노모토 켄이치이기 때문이다. 그는 재능 있는 작가였지만 1937년 9월 일본군 보병 연대에 소집돼 같은 해 11월 중국 허베이성 전투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망한다. 표상아 연출은 “작품을 보러 온 관객들이 아주 즐겁기를 바란다. 재밌고 또 재밌어서 재밌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웃음의 대학’은 끊임없이 웃음을 맛깔나게 버무리면서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일상의 소중함을 감동적으로 일깨운다. 극장을 나서면 생각 없이 웃었던 순간들을 하나하나 되새기면서 삶에 대한 애정까지 새삼 느끼게 되는 작품이다.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검열관으로 송승환과 서현철이, 작가로 주민진과 신주협이 출연해 환상의 호흡이 뭔지 제대로 보여준다.
  • 화려한 발레의 성찬…축제의 진수 보여준 ‘발레 레이어’

    화려한 발레의 성찬…축제의 진수 보여준 ‘발레 레이어’

    말하자면 없는 게 없는 무대였다. ‘2024 제14회 대한민국발레축제’가 기획공연으로 준비한 ‘발레 레이어’가 화려한 발레의 성찬을 선사하며 춤의 매력을 한껏 뽐냈다.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한 ‘발레 레이어’는 대중에게 널리 사랑받아온 클래식 명작을 비롯하여 동시대성을 포용하는 컨템포러리 발레까지 다양하게 펼쳐진 무대였다. 팬들로서는 익히 접하는 클래식 발레뿐만 아니라 현대무용처럼 느껴지는 발레까지 경험하며 발레라는 장르의 매력에 풍덩 빠질 수 있는 작품이다. 1부는 차이코프스키 파드되를 시작으로 헝가리안 랩소디, 고팍, 라스트라바간자가 준비됐다. 차이코프스키 파드되는 1960년 뉴욕시티 발레단에 의해 초연된 작품으로 음악성과 그에 따른 동작의 흐름을 중시하는 작품이다. 경쾌하고 세련된 음악에 맞춰 남녀무용수가 다양한 조형미를 빚어내며 아름다운 팀워크를 자랑했다. 프란츠 리스트의 곡에서 따온 헝가리안 랩소디는 집시의 느낌과 자유롭고 익살스러운 음악의 표현이 안무로 잘 표현돼 생동감 있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무용수들은 마치 탱고나 살사를 출 때처럼 강렬한 의상을 입고 등장해 움직임에 연극적 요소를 가미하며 관객들의 열광을 이끌어냈다. 강렬한 점프 동작이 인상적이었던 고팍에 이어 비발디가 남긴 곡에 무용을 얹은 라 스트라바간자가 이어졌다. 여러 작품이 연달아 오르는 특성상 특별한 무대연출을 할 수 없었음에도 라 스트라바간자는 조명과 무용수의 움직임만으로도 얼마나 세련된 연출이 가능한지를 보여줬다.2부는 이날 공연에서 가장 많은 기대를 받은 파 드 카트르가 문을 열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 전 수석무용수 4명이 모여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황홀한 시간을 선물했다. 파 드 카트르는 1845년 당대 최고의 발레리나였던 4명의 무용수가 한 무대에 서면서 각자의 테크닉과 특징을 잘 표현한 안무로 흥행해도 성공한 작품이다. 발레리나 김지영, 황혜민, 김세연, 신승원은 현역이라 해도 믿을 만큼 여전한 기량을 뽐내며 절도와 우아함이 공존하는 황홀한 무대로 관객들의 열띤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어 유니버설발레단을 대표하는 두 수석무용수 이현준과 강미선이 선보인 산책은 최고의 무용수 두 사람이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보여준 작품이다. 피아노 라이브 연주에 맞춰 연극적인 요소를 가미해 사랑하는 사람 사이의 애절함을 표현해 관객들의 가슴을 울렸다. 마지막에 귀여운 반전까지 선사하며 객석을 제대로 홀린 작품이다. 다음으로 ‘돈키호테’의 두 주인공 키트리와 바질의 결혼식 장면을 표현한 돈키호테 그랑 파드되를 윤별과 손민지가 선보이며 낭만 발레의 매력을 뽐냈다. 마지막으로는 총연출인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작품인 볼레로가 이어졌다. 라벨의 곡을 바탕으로 역동적이면서도 압도적인 군무의 힘을 보여주며 화려하게 대미를 장식했다. 발레 본연의 아름다움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발레 레이어’는 7일 공연이 끝나지만 대한민국발레축제는 계속된다. 국립발레단의 ‘돈키호테’가 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하고 CJ토월극장에서는 공모작인 ‘화양연화’와 ‘라이프 오브 발레리노’가 11~12일, 춘천발레단의 ‘세비야의 이발사’가 15~16일 찾아온다.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는 ‘Foggy 하지마’와 ‘Emotion in Motion’이 13~14일, ‘국화꽃 향기’와 ‘Metro, Boulot, Dodo’가 18~19일, ‘올리브’와 ‘황폐한 땅’이 22~23일 이어진다.
  • 수건, 오목, 선인장, 암 투병… 사랑의 렌즈로 본 일상의 신비

    수건, 오목, 선인장, 암 투병… 사랑의 렌즈로 본 일상의 신비

    사랑하고자 마음먹으면 품지 못할 것이 없다. 단조로운 일상은 그렇게 신비가 되고 마침내 시로 적힌다. 이소연(41) 시인의 새 시집 ‘콜리플라워’에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돋보기로 포착한 생활 속 정경이 가득하다. 특히 시집의 첫 장을 펼치자마자 나오는 시 ‘우리 집 수건’은 너무 격하게 공감된 나머지 웃음이 피식 나온다. 그길로 독자는 시인의 세계에 천천히 빨려 들어간다. “내가 발을 닦은 수건으로/남편이 얼굴을 닦는다/발을 닦은 수건이 얼굴을 닦은 수건보다 더러울 것 같진 않은데/발이 알면 억울할 일/말하지 않기로 한다”(‘우리 집 수건’ 11쪽) ‘머그컵’, ‘연필선인장 키우기’, ‘밤에 먹는 사과’, ‘오목놀이’ 등 수록된 시들의 제목만 봐도 시인이 얼마나 일상에 천착하는지 알 수 있다. ‘죽도록, 중랑천’ 같은 시에서는 시적 주체를 둘러싼 풍경을 예민하게 감각하고 있는 모습도 엿보인다. 물론 그 풍경이 마냥 아름다울 순 없다. 아름답지 않으면 아름답지 않은 대로 그린다. 그래야 아름답게 돌려놓을 수 있지 않겠는가. 독자를 훅 낚아채는 시는 표제작 ‘콜리플라워’다. 현대인이 가장 무서워하는 암에 관한 이야기다.“콜리플라워가 암에 좋다니까 사 오긴 했는데/어떻게 먹어야 할지//…조난당한 사람들이/들판에 쌓인 눈을 퍼 먹는 장면을 봤다/콜리플라워 맛이 난다”(‘콜리플라워’ 14쪽) 이처럼 암에 걸린 나조차도 사랑으로 품는 시인이지만 그것이 버거울 때도 있다. “도망치고 싶을 땐 아름다운 것들이 무겁지”(‘옮겨 앉을 준비’ 108쪽)라는 시구처럼 너무 벅차서 내가 가진 아름다운 것들을 다 내버리고 싶기도 하고 “당신과 통한다고 생각했는데/통로 끝엔 자물쇠로 잠긴 철문이 있어/돌아간다”(‘코번트리 부인의 튤립 한송이’ 114쪽)는 문장처럼 문득 사랑이 막막해지기도 한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시인의 말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나를 가족을 다른 존재를 사랑하는 삶/그런 게 시인가 한다.//믿고 싶은 것을 믿는 심장이 뛰고 있다.”(142쪽) 2014년 경제일간지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이소연은 시집 ‘나는 천천히 죽어갈 소녀가 필요하다’, ‘거의 모든 기쁨’과 산문집 ‘그저 예뻐서 마음에 품는 단어’를 썼다. ‘콜리플라워’는 그의 세 번째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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