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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F-21 최대 라이벌…튀르키예 5세대 전투기 ‘칸’ 시제기 3대 공개 [밀리터리+]

    KF-21 최대 라이벌…튀르키예 5세대 전투기 ‘칸’ 시제기 3대 공개 [밀리터리+]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의 경쟁 기종으로 꼽히는 칸(KAAN)의 시제기들이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국영 방산업체인 튀르키예 항공우주산업(TAI)은 칸의 시제기 3종의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해당 영상을 보면 각각 P0, P1, P2로 명명된 시제기들의 전체적인 외관과 격납고에서 나와 활주로로 이동하는 장면 등이 담겨있다. 이에 대해 군사 전문 매체 아미레코그니션 등 외신은 “칸이 초도 비행한 지 2년 만에 시제기들이 공개됐으며 이는 프로그램의 단계적 발전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면서 “초도 비행기인 P0와 더욱 완성도 높은 P1, P2를 나란히 배치해 단일 시제기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다기동 비행시험 프로그램으로 전환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P0은 항공역학적 안정성 및 기본 비행 제어 시스템의 개념 검증을 목적으로 제작된 시제기로 이를 바탕으로 한 것이 P1, P2다. P1은 공중 환경에서의 시스템 작동을 검증하는 첫 번째 완성형 시제기로 기체 길이와 날개폭이 줄어들고, 공기 흡입구도 위치가 다소 변경됐다. 여기에 무장 및 항전 시스템 통합한 것이 P2로, 전투기 개발 과정이 이 시제기들에 고스란히 담긴 셈이다. P1의 첫 비행은 오는 4~5월이며 P2는 7~8월로, 칸의 실전 배치 목표 시기는 2028년이다. 칸은 튀르키예가 사활을 걸고 개발 중인 차세대(5세대) 스텔스 전투기다. 애초 튀르키예 정부는 노후화된 F-16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차세대 전투기 개발을 시작했으나. 미국의 F-35 프로그램에서 퇴출당한 후 칸 개발에 탄력이 붙었다. 칸은 레이더 반사 면적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사진 기체 디자인과 사다리꼴 날개를 적용했으며 내부 무장창을 갖췄다. 또한 AESA 레이더를 탑재해 200㎞ 이상 탐지할 수 있으며, IRST, EOTS, DAS 등 최신 센서와 전자전 체계 그리고 무인기를 지휘하는 모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특히 칸은 우리나라의 KF-21과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직접적으로 맞붙는 강력한 라이벌로 꼽힌다. 현재 4.5세대인 KF-21은 5세대로 개량할 계획으로 이미 1600회 이상의 비행 시험을 마치고 올해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두 기종 모두 F-35의 대안을 찾는 국가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는데 최근에는 중동과 동남아시아에서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KF-21의 공동 개발국인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6월 튀르키예와 칸 48대 도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 [세종로의 아침] 금메달을 덮은 고가 아파트

    [세종로의 아침] 금메달을 덮은 고가 아파트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설상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차지한 스노보더 최가온 선수의 활약은 세계 정상급이었다. 하지만 최 선수의 자택으로 알려진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내걸린 축하 현수막 사진이 공유되면서 온라인에서는 난데없는 ‘금수저 논란’이 불붙었다. 해당 단지의 고가 시세가 재조명되자 “넉넉한 가정 형편이 성과의 토대 아니냐”는 주장과 “경제적 배경과 무관하다”는 반박이 맞섰다. 이 장면은 단순한 질투의 발현으로만 보기는 어렵고, 노력보다 자산이 먼저 거론되는 사회적 정서를 드러낸다. 근로소득이 아무리 높아도 부동산 같은 자산의 가치 상승을 따라잡기 어려운 현실이 깔려 있다. 실제로 최근 이재명 대통령 등 여권과 국민의힘이 다주택자 규제를 두고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인 것 역시 부동산 자산 문제가 가장 뜨거운 쟁점임을 보여 준다. 자산 보유 논쟁이 정책 논의를 압도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어떤가. 지난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0%에 그쳤다. 선진국 평균인 1.7%를 밑돌았고, 27년 만에 일본(1.1%)보다 낮아졌다. 수출은 7049억 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체 수출의 24.7%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1753억 달러)이 전년 대비 21.9% 증가한 덕분이다. 반도체 수출은 2위 품목인 자동차(685억 달러)의 두 배를 넘는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성장의 동력이 됐지만, AI 수요가 식거나 글로벌 IT 사이클이 꺾이면 성장 기반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는 취약한 구조다. 자동차 산업은 미국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를 늘리며 선전하고 있지만,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관세 변수에 민감하다. 구조적 취약성에 더해 통상 환경까지 불안정하다.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권한에 제동을 걸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10%의 글로벌 관세를 발동했고 이를 15% 수준으로 끌어올려 불확실성은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의 시선은 자산 시장에 쏠려 있다. 코스피는 5000선을 돌파했고 자산 가격 상승이 경제 회복의 신호처럼 인식된다. 반도체 실적과 피지컬 AI에 대한 기대, 글로벌 유동성 유입 등이 주가를 밀어올렸는데 주식 같은 자산 가치의 상승이 경제 체력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은 13억 4296만원인 반면 하위 20%(1분위)는 9292만원에 불과했다. 서울 강남권은 상승세를 이어 가지만 지방에는 미분양이 쌓이고, 근로소득은 자산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자산이 자산을 낳는 구조 속에서 금메달리스트의 성공이 ‘노력의 증거’가 아니라 ‘출발선의 차이’로 해석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노력과 보상의 연결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한다는 것과 그만큼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동성이 사라졌다는 방증이다. 국가의 역동성은 자산 가격이 아니라 산업구조에서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최근 기업이 성장하고 고용을 늘릴수록 각종 혜택은 사라지고 규제와 조세 부담이 늘어나는 한국 특유의 ‘성장 페널티’가 잠재성장력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소기업이 5년이 지난 뒤에도 10~49인 규모에 머무는 비율은 최근 60%에 육박한다. 1990년대 40% 수준이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상승했다. 기업들이 성장을 통해 규모를 키우기보다 규제를 피하기 위해 현상 유지를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결국 규제와 조세 제도를 과감히 재설계해 기업이 자발적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규모를 키울 수 있게 하는 유인 체계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이 다시 역동성을 회복할 것인지, 자산 착시 속에서 점진적 침체로 기울 것인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려 있다. 하종훈 산업부 차장
  • 그에게 건반은 오케스트라다

    그에게 건반은 오케스트라다

    러시아 피아니즘 계승자기교보다 서사 전달 중요피아노로 구현한 선율이‘교향적 악기’처럼 들리길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알렉산드르 스크랴빈, 블라디미르 아시케나지…. 조국 러시아를 ‘피아노의 나라’로 격상시킨 위대한 음악가들이다. 격정과 서정이 공존하는 이들의 계보를 ‘러시아 피아니즘’이라고 부른다. 요즘에는 입에 붙어버릴 정도로 자주 쓰여서 제대로 된 설명조차 찾기 힘들다. 러시아 피아니즘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은 어떻게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가. “제 생각에 러시아 전통의 본질은 피아노에서 깊고 공명하는 음색을 끌어내어 악기를 마치 하나의 오케스트라처럼 다루는 능력에 있습니다.” 클래식계에서 ‘러시아 피아니즘의 진정한 계승자’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드미트리 시쉬킨(사진·34)은 이렇게 말했다. 다음달 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피아노 리사이틀을 계기로 23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그는 “(러시아 피아니즘이란) 기교의 완벽함 그 자체보다 음악 속 감정의 이야기와 드라마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라며 “강하면서도 노래하는 선율을 만들어 내는 것에 핵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피아니스트가 ‘1인 오케스트라’처럼 연주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극적인 오케스트라의 작품을 피아노 한 대로 얼마나,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탐구하고 싶었죠.” 1부에서는 리스트가 편곡한 슈베르트의 가곡 ‘물 위에서 노래’와 ‘물레 잣는 그레첸’, 프로코피예프의 발레 음악 ‘로미오와 줄리엣’ 중 10개의 주요 장면을 연주한다. 2부에서는 슈베르트 ‘즉흥곡’, 미하일 플레트네프가 편곡한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을 들려준다. 프로코피예프와 차이콥스키로 피아노의 확장성을 탐구하는 연주자는 내면의 낭만성을 성찰하는 슈베르트를 통해 프로그램의 구조적 균형도 동시에 꾀했다. 시쉬킨은 플레트네프가 편곡한 차이콥스키의 작품에서 러시아 피아니즘의 색채가 잘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오케스트라적인 무게감을 최대한 활용코자 했다”며 “피아노가 여러 층으로 이뤄진 ‘교향적 악기’처럼 들리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시쉬킨의 방한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4년 리사이틀, 지난해에는 KBS교향악단과도 협연한 바 있다. 그는 “한국 관객이 정말 열정적이고 음악에 대해 이해도 깊으며 무엇보다 집중력이 굉장히 뛰어난 청중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러시아 피아니즘의 계승자라는, 다소 무겁고도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이 칭호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큰 책임이죠. 러시아 피아니즘은 ‘노래하는’ 칸타빌레 음색과 오케스트라적인 접근으로 정의되는 전통입니다. 이것을 이어간다는 건 단순히 스타일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닙니다. 작품 안에 담긴 드라마와 서사를 깊이 있게 전달하려는 태도를 계승하는 것이죠.”
  • “스님 두고 여자들 몸싸움”…4명과 관계 의혹에 태국 발칵 [핫이슈]

    “스님 두고 여자들 몸싸움”…4명과 관계 의혹에 태국 발칵 [핫이슈]

    불교 국가 태국에서 유명 사찰 주지 스님이 여러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현지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22일 데일리뉴스와 카오소드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방콕 인근 논타부리주 방끄루아이 지역 사찰 주지 스님 A씨가 여러 여성과 동시에 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영상에는 한 여성이 A씨를 직접 찾아가 다른 여성들과의 관계를 추궁하며 실명을 거론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여성은 자신 외에도 최소 3명의 여성이 더 있다며 A씨와의 관계를 폭로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두 여성이 사찰 앞에서 서로 욕설을 퍼붓고 몸싸움을 벌이며 누가 A씨의 애인인지를 두고 다투는 모습이 퍼졌다. ◆ 최초 폭로 여성은 ‘아내 주장’ 퐁 태국 매체 MGR 온라인에 따르면 영상 속 줄무늬 옷 여성은 A씨와 사실혼 관계를 주장하는 ‘퐁’(Pong)으로 확인됐다. 퐁은 자신이 A씨의 아내라고 주장하며 자녀까지 있다고 주장한 핵심 폭로 인물이다. 그는 A씨가 다른 여성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며 직접 찾아가 추궁했고 이 장면이 영상으로 퍼지면서 사건이 확산했다. 태국 매체 데일리뉴스 역시 줄무늬 옷 여성이 A씨와 자녀를 둔 사실혼 관계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 미얀마 여성 포함…총 4명 관계 의혹 현지 매체들은 A씨와 관계 의혹이 제기된 여성을 총 4명으로 지목했다. 퐁은 불상 제작 업체를 운영하며 사찰과 거래 관계를 맺어온 인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여성인 파(Fah)와 온(On·Orn Korn)은 사찰 행사 때 물품을 판매하고 활동을 도운 인물들로 확인됐다. 새(Sae)라는 이름의 미얀마 국적 여성은 사찰에서 일하다가 논란 이후 사찰을 떠났다. 일부 여성에게 성형수술 비용과 생활비를 지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또 A씨가 애인의 미용실 운영비를 지원하고 사찰 밖에서 만남을 이어갔다는 주장도 나왔다. ◆ 수행 떠난 A씨…“명예훼손 의도” 주장도 논란이 커지자 A씨는 지난 15일 명상 수행을 이유로 사찰을 떠났다. 취재진이 사찰을 찾았지만 그를 만나지 못했다. 사찰 승려들은 A씨가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찰 측은 의혹을 부인했다. 한 승려는 불상 제작을 맡은 여성과 업무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가까워졌을 수는 있지만 영상 내용이 사실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승려는 영상 속 목소리가 A씨의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사실로 드러나면 계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찰 측은 영상 유포가 해당 주지 스님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사찰 인근 상인은 자신은 그런 장면을 본 적이 없다며 돈 문제 때문에 갈등이 생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불교청 조사 착수…태국 사회 충격 논란이 커지자 태국 불교 당국도 조사에 나섰다. 논타부리주 불교청은 승려 감독 기관과 협의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으며 A씨와 연락은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태국은 불교 영향력이 강한 국가로 승려는 독신 생활을 유지해야 하며 여성과의 성관계를 엄격히 금지한다. 이 때문에 승려 스캔들이 터질 때마다 태국 사회는 큰 충격을 받는다. 현지 온라인에서는 “불교 국가의 수치”라는 비판과 함께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 르누아르가 남긴 행복의 문장들[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르누아르가 남긴 행복의 문장들[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19세기말 사실주의·자연주의 유행당대 작가들은 어두운 이면 폭로 르누아르 “세상은 이미 골치 아파 예술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소신붓을 든 ‘행복의 호르몬’ 역할 자처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 1841~1919)는 행복을 그린 화가로 불린다. 실제로 그의 그림 앞에 서면 마음이 즐겁고 편안해진다. 이런 감정은 기분 때문만은 아니다. 영국의 신경생물학자 세미르 제키는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우리 뇌의 특정 영역으로 흐르는 혈류량이 최대 10%까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맛있는 음식을 볼 때처럼 뇌의 보상 회로가 활성화되면서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도파민이 분비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생긴다. 르누아르는 어떻게 관람자의 뇌를 사랑에 빠뜨리는 그림을 평생 그릴 수 있었을까. 대답은 르누아르가 남긴 편지와 그의 아들 장 르누아르의 회고록, 그의 화상이자 전기 작가였던 앙브루아즈 볼라르의 저서 ‘르누아르’에서 찾을 수 있다. 첫 번째 명언 “나에게 그림은 소중하고 즐겁고 예쁜 것이어야 한다.” 이 문장은 르누아르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르누아르가 활동하던 19세기 말은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예술사조가 유행하던 시대였다. 많은 예술가들이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폭로하는 것을 일종의 의무처럼 여겼다. 사회적 모순을 작품으로 고발해야 한다는 분위기 속에서도 르누아르는 다른 길을 걸었다. 그에게 그림은 삶의 고단함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쉼터여야 했다.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이미 세상에는 골치 아픈 일이 충분히 많은데 굳이 예술가까지 나서서 불쾌한 일들을 더 많이 만들어 낼 필요는 없다. 회화는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그의 생각은 그림의 장식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 배경과도 연결된다. “나는 벽을 즐겁게 해주는 그림을 선호한다”는 그의 말처럼 벽에 걸린 그림을 보고 잠시라도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것이 곧 예술의 역할이라고 믿었다. 이런 르누아르의 예술관은 대표작은 ‘뱃놀이 일행의 점심’에서 완벽하게 구현된다. 당시 프랑스 사회는 빈부 격차로 인한 불안과 긴장이 커지고 있었지만 화면 어디에서도 현실의 어두운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다. 그림 속 장면은 파리 시민들의 인기 나들이 장소였던 파리 근교 샤투에 위치한 메종 푸르네즈 식당의 발코니다. 르누아르는 14명의 젊은 남녀가 한낮의 햇살 아래 모여 음식과 와인, 이야기와 웃음을 나누는 화기애애한 순간을 포착했다. 화면 왼쪽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강아지를 어르고 있는 여성은 훗날 르누아르의 아내가 되는 알린 샤리고다. 의자를 돌려 앉아 편안한 자세로 대화하는 남성은 인상주의 화가 귀스타브 카이유보트다. 그 밖에도 여배우, 언론인, 상인 등 다양한 사회 계층과 직업군을 대변하는 젊은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르누아르는 이들이 점심을 먹으며 허물없이 교류하는 모습을 통해 자신이 꿈꾸던 삶의 기쁨과 조화로운 공동체를 화폭에 담아냈다. 차양 사이로 쏟아져 들어오는 한낮의 햇살, 식탁 위 술병과 유리잔에 반짝이는 투명한 빛, 와인과 대화로 달아오른 사람들의 발그레한 뺨까지 인상주의 특유의 밝은 색채와 자유로운 붓 터치를 사용해 화면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덕분에 관람자는 시원한 강바람이 부는 발코니에 함께 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듯한 기분 좋은 착각에 빠져들게 된다. 놀라운 점은 파리 시민들의 행복한 여가 생활을 담은 그림과는 달리 르누아르의 실제 삶은 오랫동안 가난으로 얼룩져 있었다는 사실이다. 르누아르는 가난한 재단사의 아들로 태어나 청년 시절에는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넣는 화공으로 일하며 지독한 궁핍을 견뎌야 했다. 그가 30대 중반이었을 때 인상주의 전시가 잇따라 실패하고 비평가들의 혹평이 쏟아지면서 경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그는 너무 배고픈 나머지 목탄화를 지울 때 쓰던 빵 부스러기(당시에는 지우개 대신 빵을 사용)를 먹었다는 일화까지 전해진다. 훗날 르누아르는 춥고 배고팠던 시절을 떠올리며 “한 자루의 말린 콩이면 한 달을 버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시카고 미술관의 연구에 따르면 르누아르는 새 캔버스를 살 돈이 없어 이미 그려진 그림 위에 다시 덧칠해 재사용하는 경우가 흔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는 인상주의 화가 바지유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우리는 매일 먹지는 못하지만 나는 여전히 즐겁네.” 이때나 그 이후에도 그는 단 한 번도 피로나 걱정, 우울과 같은 어두운 감정을 화면에 옮기지 않았다. 두 번째 명언 “신이 여성의 가슴을 창조하지 않으셨다면 내가 화가가 되었을지 모르겠다.” 다소 파격적으로 들리는 이 말은 르누아르의 작품 세계에서 행복만큼이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 주제가 여성이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그에게 여성은 아름다움과 창조의 근원이었다. 그는 여성의 몸이 지닌 부드러운 곡선과 빛을 머금거나 반사하는 투명한 피부에서 무한한 회화적 가능성을 발견했다. 특히 여체를 그릴 때 조각가가 점토를 빚듯 붓으로 살결을 어루만지는 듯한 촉각적 질감을 화면에 구현하고자 했다. 그는 화상 볼라르와의 대화에서 이렇게 말한다. “여성의 엉덩이를 그렸을 때 그것을 만지고 싶은 욕구가 생기면 비로소 완성된 것이다.” 더 나아가 “나는 내 붓으로 사랑을 나눈다”며 누드화 작업을 성적 행위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말은 육체적 쾌락보다는 생식과 풍요, 자연의 순환과 연결된 건강한 에너지를 의미한다. 그는 몽마르트르의 평범한 모델들을 신화 속 여신 비너스처럼 묘사했다. 일상의 누드 속에서 고전미의 원형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시대를 초월하는 아름다움을 구현하고자 했다. ‘금발의 목욕하는 여인’은 여성의 몸이 그의 창조적 에너지의 출발점이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앉아 있는 금발의 여인은 알린 샤리고다. 자연 속에 편안히 기대어 앉은 그녀의 풍만한 몸은 다산과 풍요, 영원한 여성성을 상징한다. 이 누드화의 두드러진 특징은 붓자국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마감된 살결의 질감이다. 살이 눌리고, 접히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미묘한 굴곡과 빛을 머금은 듯 투명한 피부의 맑은 기운이 화면에서 생생하게 전해진다. 그림 속 여성 누드는 더이상 수치심이나 관음의 대상이 아니다. 르누아르는 이 작품을 통해 여성의 벗은 몸이 가장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생명체라는 것을 보여 줬다. 세 번째 명언 “고통은 지나가도 아름다움은 남는다.” 이 말은 1917년 12월께 르누아르와 야수파의 거장 앙리 마티스의 대화에서 나왔다. 삶의 행복을 담은 르누아르의 그림들이 처절한 육체적 고통 끝에 얻어진 결실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는 매우 중요한 증언이다. 젊은 시절 마티스는 노년의 르누아르를 당대 최고의 화가로 우러르며 그의 집을 정기적으로 찾아가 자신의 근작을 보여 주며 조언을 구하곤 했다. 르누아르는 마티스의 파격적인 화풍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뛰어난 색채 감각만큼은 누구보다 높이 평가하며 진심으로 격려했다고 전해진다. 그 무렵 마티스가 목격한 르누아르의 일상은 육체와의 전쟁터였다. 1890년대부터 시작된 류머티즘 관절염은 그의 관절을 서서히 파괴해 갔다. 특히 화가에게 생명과도 같은 손은 엄지가 손바닥 안쪽으로, 다른 손가락들은 손목 쪽으로 굽어 들어가 새의 발톱처럼 변형되었다. 마침내 걷는 것조차 불가능해져 결국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다. 손과 팔의 강직은 화가에게 치명적 위협이었지만 르누아르는 그런 상태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다. 굳어버린 손가락 사이로 붓을 억지로 끼워 묶고 붓질 한 번 할 때마다 신음이 새어 나오는 노화가의 모습을 마티스는 곁에서 지켜보았다. 결국 참다 못한 마티스가 이렇게 물었다. “왜 그렇게까지 고통을 겪으면서도 계속 그림을 그리십니까?” 그러자 르누아르는 붓질을 멈추지 않은 채 대답했다.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남는다네.” 르누아르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매달렸던 유작 ‘음악회’는 고통을 이겨내고 인류에게 아름다움과 기쁨을 선물하고자 했던 그의 투쟁의 결과물이다. 이 작품에는 이국적인 의상을 입은 두 여인이 등장한다. 한 여인은 악기를 연주하고 다른 한 여인은 그녀에게 부드럽게 몸을 기대어 깊은 친밀감을 표시한다. 어릴 적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했던 르누아르에게 음악은 조화와 평화를 의미한다. 그는 관절이 굳어가는 통증 속에서도 어릴 적 성가대에서 느꼈던 평온한 안식을 캔버스에 담았다. 그에게 그림은 고통을 잊게 해 주는 진통제이자 평생 갈망하던 조화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마지막 통로였다. 르누아르의 그림은 언뜻 보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그린 것 같은 가벼움과 자연스러움을 풍긴다. 그러나 작품 한 점을 완성하는 데 수십 년에 걸친 연습과 실패, 고통을 견뎌낸 인내가 농축되어 있다. 이를 가장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그의 고백이 있다. “이 드로잉을 완성하는 데 5분이 걸렸지만 여기에 도달하는 데 60년이 걸렸다.” 그의 걸작 ‘조르주 샤르팡티에 부인과 자녀들’을 감상하면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목한 상류층 가족을 그린 초상화다. 검은 드레스를 입은 부인과 그 옆에 나란히 앉은 두 아이, 소파와 카펫, 개까지 한순간 포착된 장면을 스냅사진처럼 자연스럽게 캔버스에 옮겨 놓은 듯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물들의 시선과 자세가 만들어 내는 정교한 삼각 구도, 부인의 검은 드레스와 아이들의 흰 드레스가 이루는 선명한 색채 대비, 화면 전체에 흐르는 우아한 리듬까지 치밀하게 계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관람자가 느끼는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은 그가 창작에 바친 긴 세월과 치열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919년 12월 3일 행복과 아름다움에 평생을 바쳤던 르누아르가 숨을 거두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 중 하나는 이렇게 전해진다. “이제야 무언가를 좀 알 것 같다.” 그의 말은 이렇게도 들린다. “평생을 바쳐 행복과 아름다움을 그리기 위해 애써 왔지만 이제야 그림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 1만명 몰린 日 알몸축제…압사 공포 속 3명 의식불명 [핫이슈]

    1만명 몰린 日 알몸축제…압사 공포 속 3명 의식불명 [핫이슈]

    일본의 대표적 전통 행사로 알려진 이른바 ‘알몸 축제’에서 다수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안전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21일 밤 일본 오카야마시 히가시구 사이다이지 관음원에서 열린 전통 행사 ‘사이다이지 회양’ 도중 참가자 6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가운데 40~50대 남성 3명은 의식불명 상태로 전해졌다. 경찰은 부상자들이 축제 과정에서 다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이 행사는 ‘나체 축제’로도 불린다. 참가자들은 흰색 샅바만 두른 채 ‘복을 부르는 나무’로 여기는 보목(宝木)을 차지하려고 격렬한 몸싸움을 벌인다. 사이다이지 관음원 홈페이지는 보목을 지름 약 4㎝, 길이 약 20㎝의 나무막대라고 소개했다. 행사는 무로마치 시대부터 약 500년 이어져 왔고, 일본 국가 중요무형민속문화재로도 지정됐다. 다만 2007년에는 참가자가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됐다. 이날 밤에도 많은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경내로 들어섰다. 이들은 찬물로 몸을 씻은 뒤 본당으로 향해 보목 투하를 기다렸다. 오후 10시쯤 본당 2층 ‘오후쿠마도’에서 보목이 떨어지자 참가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며 쟁탈전을 시작했다. ◆ “도망칠 수 없었다”…현장 참가자 “계단·기둥 사이에 갇혔다” 현장에 있었다는 일부 참가자들은 야후재팬 댓글을 통해 당시 혼잡 상황을 전했다. 한 참가자는 “고상(높은 구조물) 정면 아래 계단과 기둥 사이에서 보목 쟁탈전이 오래 이어졌다”며 “도망칠 수 없는 상황을 처음 겪었다”고 적었다. 그는 “쟁탈전 도중 구조요원이 안으로 들어오는 장면도 처음 봤다”며 “다들 무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이용자는 과거 경비를 맡았던 경험을 언급하며 “보목을 잡는 순간 주먹과 발길질이 날아와 혼자서는 버티기 어렵다”며 “여럿이 팀을 이뤄야 보목을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보다 참가자가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이태원 참사 떠올랐다”…‘전통 vs 안전’ 댓글 2400개 논쟁 야후재팬에는 댓글이 2400개 넘게 달리며 논쟁이 확산했다. 특히 다수 댓글이 ‘군중 밀집’ 자체를 핵심 문제로 지목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사진만 봐도 사고가 안 나는 게 이상할 정도로 밀집했다”, “한국 이태원 참사가 떠오른다”, “탈출이 불가능한 구조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우려했다. “사고는 우연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라며 “보목 1개에 1만명이 한 점으로 몰리는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반면 “자유의사로 참여하는 행사라면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는 측면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만 이들 역시 “자기책임 참여 원칙을 더 분명히 알리고 안전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댓글에서는 보목 다수화, 참가 인원 제한, 완충 구역 설치, 밀집도 기준을 넘으면 즉시 중단하는 시스템, 구조요원 상시 투입 등 구체적 개선책이 잇따라 제안됐다. 한 이용자는 “전통을 지킨다는 건 형태를 고정하는 게 아니라, 계속 이어갈 수 있게 진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부상자들이 다친 구체적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주최 측의 안전 대책과 운영 방식도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 유채꽃 바다를 가로지르는 봄길, 가시리 녹산로

    유채꽃 바다를 가로지르는 봄길, 가시리 녹산로

    표선면 가시리마을 진입로에서 시작되는 녹산로는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가장 넓게 품어내는 길이다. 10㎞에 이르는 이 도로는 봄이면 유채꽃과 벚꽃이 동시에 피어나며 제주의 중산간을 노랗게 물들인다. 등산로처럼 시작과 끝이 분명한 길은 아니지만 녹산로를 따라 걷거나 달리다 보면 하나의 긴 탐방 코스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가시리마을 초입에서 차를 세우고 길 위에 서면 시야를 가득 채운 유채꽃 너머로 완만한 오름들과 멀리 한라산 자락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길은 완만하게 이어지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며 중산간 특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녹산로는 단순히 아름다운 봄길에 그치지 않는다. 이 길은 조선 시대 최고의 국영 목장이었던 녹산장이 있던 곳으로 예로부터 많은 말을 키웠던 초원이었다. 제주의 마문화 형성과 녹산로는 여기에서 비롯됐으며 말의 숨결이 스며 있는 역사 위를 지나가는 곳이다. 과거 나라에서 필요로 한 어승마(왕이 타는 말)와 갑마(최고 품종의 말)를 길러내던 초원은 지금 유채꽃밭으로 바뀌었지만 드넓은 공간이 주는 개방감은 그대로 남아 있다. 꽃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유채가 일제히 흔들릴 때면 초원을 달리던 말들의 움직임이 겹쳐 보이는 듯하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가시리 풍력발전단지의 하얀 풍차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자연과 인공 구조물이 만들어내는 대비가 의외로 조화롭다. 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회전하는 풍차 아래로 유채꽃이 펼쳐진 풍경은 녹산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장면이다. 이 지점부터는 등산에서 능선에 오른 뒤 조망이 트이는 순간처럼 시야가 한층 넓어진다. 녹산로의 진짜 매력은 속도를 늦출 때 드러난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도 아름답지만 잠시 차를 세우고 길 위에 서서 바람과 꽃향기를 마주할 때 이 길은 비로소 ‘탐방로’가 된다. 유채꽃 사이로 난 농로, 돌담 너머로 이어지는 초지, 그리고 그 위에 펼쳐진 구름까지 모두가 한 코스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3월 말에서 4월 초가 되면 녹산로는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도로를 따라 늘어선 벚나무들이 차례로 꽃을 터뜨리며 유채꽃과 함께 봄의 절정을 알린다. 아직 초원이 완전히 깨어나기 전 연한 분홍빛 벚꽃과 노란 유채꽃, 중산간의 맑은 하늘이 어우러진 풍경은 화려하고 아름답다. 녹산로 인근에는 제주의 목축문화를 엿볼 수 있는 조랑말박물관과 완만한 능선이 아름다운 따라비오름, 갑선이오름이 자리해 짧은 산행을 곁들이기 좋다. 탐방을 마친 뒤에는 가시리·표선 일대에서 제주 흑돼지와 갈치조림, 고등어구이 등 제주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중산간과 바다 풍경을 함께 담은 카페들도 곳곳에 자리해 여정을 마무리하기 좋다.
  • 유채꽃 바다를 가로지르는 봄길, 가시리 녹산로 [두시기행문]

    유채꽃 바다를 가로지르는 봄길, 가시리 녹산로 [두시기행문]

    표선면 가시리마을 진입로에서 시작되는 녹산로는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가장 넓게 품어내는 길이다. 10㎞에 이르는 이 도로는 봄이면 유채꽃과 벚꽃이 동시에 피어나며 제주의 중산간을 노랗게 물들인다. 등산로처럼 시작과 끝이 분명한 길은 아니지만 녹산로를 따라 걷거나 달리다 보면 하나의 긴 탐방 코스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가시리마을 초입에서 차를 세우고 길 위에 서면 시야를 가득 채운 유채꽃 너머로 완만한 오름들과 멀리 한라산 자락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길은 완만하게 이어지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며 중산간 특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녹산로는 단순히 아름다운 봄길에 그치지 않는다. 이 길은 조선 시대 최고의 국영 목장이었던 녹산장이 있던 곳으로 예로부터 많은 말을 키웠던 초원이었다. 제주의 마문화 형성과 녹산로는 여기에서 비롯됐으며 말의 숨결이 스며 있는 역사 위를 지나가는 곳이다. 과거 나라에서 필요로 한 어승마(왕이 타는 말)와 갑마(최고 품종의 말)를 길러내던 초원은 지금 유채꽃밭으로 바뀌었지만 드넓은 공간이 주는 개방감은 그대로 남아 있다. 꽃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유채가 일제히 흔들릴 때면 초원을 달리던 말들의 움직임이 겹쳐 보이는 듯하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가시리 풍력발전단지의 하얀 풍차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자연과 인공 구조물이 만들어내는 대비가 의외로 조화롭다. 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회전하는 풍차 아래로 유채꽃이 펼쳐진 풍경은 녹산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장면이다. 이 지점부터는 등산에서 능선에 오른 뒤 조망이 트이는 순간처럼 시야가 한층 넓어진다. 녹산로의 진짜 매력은 속도를 늦출 때 드러난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도 아름답지만 잠시 차를 세우고 길 위에 서서 바람과 꽃향기를 마주할 때 이 길은 비로소 ‘탐방로’가 된다. 유채꽃 사이로 난 농로, 돌담 너머로 이어지는 초지, 그리고 그 위에 펼쳐진 구름까지 모두가 한 코스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3월 말에서 4월 초가 되면 녹산로는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도로를 따라 늘어선 벚나무들이 차례로 꽃을 터뜨리며 유채꽃과 함께 봄의 절정을 알린다. 아직 초원이 완전히 깨어나기 전 연한 분홍빛 벚꽃과 노란 유채꽃, 중산간의 맑은 하늘이 어우러진 풍경은 화려하고 아름답다. 녹산로 인근에는 제주의 목축문화를 엿볼 수 있는 조랑말박물관과 완만한 능선이 아름다운 따라비오름, 갑선이오름이 자리해 짧은 산행을 곁들이기 좋다. 탐방을 마친 뒤에는 가시리·표선 일대에서 제주 흑돼지와 갈치조림, 고등어구이 등 제주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중산간과 바다 풍경을 함께 담은 카페들도 곳곳에 자리해 여정을 마무리하기 좋다.
  • [한정훈의 미디어gpt] 시댄스 2.0이 던진 질문

    [한정훈의 미디어gpt] 시댄스 2.0이 던진 질문

    틱톡의 모회사로,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바이트댄스의 인공지능(AI) 영상 생성 모델 ‘시댄스 2.0’이 미국 할리우드를 뒤흔들고 있다. 옥상 위에서 톱스타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가 난투를 벌이는 15초짜리 영상은 완성도만 놓고 보면 신작 블록버스터 예고편과 다름없지만 실제로는 ‘두 줄짜리 프롬프트’로 만든 AI 생성물이다. 카메라, 스태프, 배우 없이도 이 정도 퀄리티의 액션 시퀀스가 찍히자 미국 영화업계에서는 “우리는 끝났다”는 비관론까지 터져 나왔다. 시댄스 2.0은 텍스트만으로 15초짜리 실사 영상과 유명 지식재산권(IP)에 기반한 장면을 쏟아내는 도구다. 실제로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클립들을 보면 ‘스파이더맨’, ‘타이타닉’, ‘반지의 제왕’, ‘기묘한 이야기’ 등 주요 프랜차이즈와 ‘브레이킹 배드’의 주인공 캐릭터 월터 화이트까지 총출동한다. 문제는 이들이 모두 정식 라이선스가 아닌, 사실상 ‘AI 클립아트’처럼 무단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영화 작가와 감독들은 “머지않아 한 사람이 컴퓨터 앞에 앉아 현재 할리우드와 구분할 수 없는 영화를 만들 것”이라며 생계 위협을 호소하고 있다. 미국영화협회(MPA)는 시댄스 2.0이 “미국 저작권 보호 대상 작품을 단 하루 만에 대규모로 무단 사용했다”며 강력하게 비난하고 침해 행위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스튜디오인 디즈니는 바이트댄스에 저작권 침해 중단 요구서를 보내 “스타워즈·마블 캐릭터를 마치 무료 퍼블릭 도메인 클립아트처럼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우·감독조합이 참여한 ‘휴먼 아티스트리 캠페인’ 등 창작자 단체는 시댄스를 “대규모 절도”로 규정하며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이 사태가 단순한 기술 쇼크를 넘어 AI 시대 저작권 질서를 둘러싼 미중 패권 경쟁의 일부라는 점이다. 디즈니는 오픈AI와는 정식 라이선싱·지분 투자를 바탕으로 협력 모델을 구축했지만 중국 기업과는 연이어 경고장과 소송을 주고받는 ‘충돌 구조’를 반복해 왔다. 딥시크가 AI 추론에서 미국 빅테크를 위협한 데 이어 시댄스 2.0은 영상 제작 영역에서 비슷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기술 경쟁이 곧 규범 경쟁이 되는 국면이다. 한국 콘텐츠 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늘 시댄스가 복제하는 대상이 할리우드라면 내일은 K드라마, K팝 아티스트, 웹툰 IP가 될 수 있다. AI 기업의 무단 학습과 생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저작권·초상권·퍼블리시티권을 재정비하고 해외 사업자를 겨냥한 집행 수단까지 준비해야 한다. 동시에 국내 AI 기업에는 정식 라이선싱과 수익 공유를 전제로 한 ‘협력 모델’을 열어 주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 병에서 나온 요정은 다시 넣을 수 없다. 그렇다면 한국이 할 일은 AI를 막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의 권리를 전제로 공존의 규칙을 빠르게 설계하는 것이다. 한정훈 K엔터테크허브 대표
  • 껄끄러운 갈등 딛고 트라우마 털고… ‘원팀 K쇼트’ 금빛 질주

    껄끄러운 갈등 딛고 트라우마 털고… ‘원팀 K쇼트’ 금빛 질주

    최민정·심석희 의기투합 최강 입증4바퀴 남기고 밀어주기 ‘대역전극’심 “다 같이 버텨 이겨내서 벅찼다”김길리, 계주 눈물 기억 씻고 웃음최 ‘통산 메달 6’ 동·하계 최다 타이李대통령 “쇼트 강국 입증한 쾌거” 함께 있을 때 더 강한 대한민국 쇼트트랙 ‘원팀’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8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를 시작으로 이번 대회까지 9번의 동계올림픽에서 7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최강 ‘팀 코리아’의 실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최민정(28), 김길리(22·이상 성남시청), 노도희(31·화성시청), 심석희(29·서울시청)가 나선 쇼트트랙 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4분4초014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이탈리아(4분4초107)와 캐나다(4분4초314)를 따돌리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준결선에서 4분04초729의 가장 빠른 기록을 낸 한국은 가장 안쪽에 배정돼 결선 경기에 나섰다. 첫 주자로 나선 최민정은 빠르게 치고 나가며 초반 레이스를 주도했다. 경기 중반 네덜란드가 넘어지며 뒤따라가던 최민정이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끝까지 버텨내면서 고비를 넘겼다. 이후 막판 4번 주자인 심석희가 최민정을 밀어주면서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최민정이 마지막 주자 김길리에게 넘겨준 이후 1위로 올라서면서 역사를 써냈다. 이날 금메달은 한국의 ‘원팀 정신’이 빛난 경기로 평가받는다. 2018 평창 대회 당시 고의 충돌 피해 의혹으로 불편한 동행을 이어왔던 최민정과 심석희가 금메달을 목표로 의기투합한 덕에 심석희가 4번, 최민정이 1번 주자로 나설 수 있었다. 키가 175.5㎝로 체격 조건이 좋은 심석희가 최민정을 밀어주면서 속도가 나는 순간은 한국의 ‘치트키’로 꼽힌다. 이날 경기에서도 4바퀴를 남겨두고 심석희가 최민정을 밀어줄 때 캐나다를 제치고 나가는 장면이 나왔고 이것이 대역전극의 발판이 됐다. 경기를 마친 뒤 심석희는 “강하게 밀어주는 연습을 많이 했다”면서 “(최민정을 밀어줄때 역전할 거라고) 믿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최민정 역시 “대한민국 쇼트트랙이 강하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면서 “좋은 팀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과거 선배님들의 업적을 잘 이어갈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김길리도 “(우승한 뒤) 그냥 너무 기뻐서 언니들한테 달려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결선을 앞두고 손을 한데 모아 파이팅을 외쳤고 시상대에 올라갈 때는 맏언니 이소연(33·스포츠토토)이 먼저 오르게 하는 장면을 연출하며 끈끈한 팀워크를 과시했다. 선수들의 사연들도 남달라 이번 금메달은 더 특별한 감동을 준다. 3번 주자로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낸 이소연과 노도희는 30대의 나이에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아 정상에 섰다. 준결선에서 활약하고 결선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했던 이소연은 “저에게 큰 선물을 준 후배들이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세 번째 계주 금메달을 목에 건 심석희는 성추행 피해에 이어 최민정과의 갈등으로 겪었던 그간의 마음고생을 비로소 씻어낼 수 있었다. 이날 눈물을 쏟아낸 심석희는 “힘든 상황이 많았다”며 “그런 힘든 과정을 우리 선수 다 같이 잘 버티고 이겨낸 것 같아 벅찼다”고 말했다. 김길리는 ‘계주 트라우마’를 완전히 털어냈다. 김길리는 지난해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여자계주에서 결승선을 앞두고 넘어져 눈물을 펑펑 쏟았고, 이번 대회 혼성계주에서도 미국 선수와 충돌로 넘어지고 또 울었던 기억이 있다. 1000m 동메달을 따고도 울었던 김길리는 계주 금메달을 따고서야 비로소 활짝 웃어 보였다. 최민정은 통산 4번째 올림픽 금메달로 쇼트트랙 전설 전이경(50)의 동계올림픽 최다 금메달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한 올림픽 통산 메달 6개를 수집해 동·하계올림픽 한국인 최다 메달 기록과도 동률을 이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쇼트트랙 강국 대한민국의 첫 금메달을 축하한다”며 대표팀을 극찬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금메달은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 이후 치러진 10번의 결승 가운데 대한민국이 이뤄낸 7번째 우승”이라며 “‘쇼트트랙 강국’이라는 수식어가 결코 과장이 아님을 입증한 쾌거”라고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 장군 처형 보던 10대 딸…김정은 이후 ‘공포 세습’ 시작되나 [핫이슈]

    장군 처형 보던 10대 딸…김정은 이후 ‘공포 세습’ 시작되나 [핫이슈]

    국가정보원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를 사실상 ‘후계 내정 단계’로 평가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북한 권력 승계 구도에 다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직 공식 지위도, 정치 경험도 없는 10대 초반의 소녀가 김씨 일가 4대 세습의 축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본 간사이TV는 17일 방송에서 류코쿠대 리소데츠 교수를 인용해 “주애는 13세로 추정되지만 공식 발표는 없다. 이름에 어떤 한자를 쓰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리 교수는 “불확실성이 많지만 차기 권력 구도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주애는 2022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현장에서 처음 공개됐다. 당시 김 위원장과 손을 맞잡고 등장한 장면은 상징성이 컸다. 이후 신년 행사, 군 관련 일정, 전략무기 시험 등 체제의 핵심 장면마다 동행하면서 존재감이 커졌다. 특히 일부 장면에서는 김 위원장보다 한발 앞서 걷거나 미사일 발사 초읽기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모습이 포착돼 단순 가족 동행을 넘어선 정치적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 공개석상 반복 등장…후계 수업 신호인가 리 교수는 김 위원장이 공개석상에서 딸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외부 일정에서도 미소를 지으며 딸을 바라보는 모습이 반복된다”며 각별한 총애를 강조했다. 망명 간부들의 증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딸을 두고 “나의 영양제”라고 표현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사적인 애정을 이처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리 교수는 후계 확정으로 단정하는 데는 선을 그었다. 그는 “조선노동당 입당도 어려운 나이”라며 “현재는 후계 수업 가능성을 시사하는 단계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40대 초반으로 비교적 젊은 만큼 향후 권력 구도는 충분히 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김정은의 자녀 세대로 권력이 이어질 것이라는 메시지는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며 주애를 유력 후보군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했다. ◆ “아버지보다 더 강경해질 가능성도” 리 교수는 체제 특성을 고려한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장성들을 질책하거나 숙청하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공개됐다”며 “그런 환경 속에서 성장한 세대가 권력을 이어받는다면 더 강경한 지도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개인의 성향보다 체제 문화가 다음 세대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한 것이다. 반면 지난해 7월까지 평양에 거주하다 탈북한 양일철(31)씨는 내부 분위기를 다르게 전했다. 양씨는 “방송에서는 ‘사랑하는 자제’, ‘존경하는 자제’로 불리며 긍정적 이미지가 강조된다”며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귀엽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다만 후계 내정설에 대해서는 “10년, 20년 뒤의 일일 수 있다”며 “지금 단계에서 현실적인 문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북한에서는 최고지도자가 원하면 제도와 절차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인 납치 문제 등 대외 정책과 관련해 리 교수는 “후계자가 누구든 북한 권력 구조 자체는 쉽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구조적 변화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전문가 분석과 내부 증언이 교차하는 가운데 분명한 것은 김정은 이후를 둘러싼 메시지가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실제 권력 승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영상] ‘370억 자산’ 102세 아버지 결혼하자…병원 앞 쟁탈전, 혼인 유효할까 [핫이슈]

    [영상] ‘370억 자산’ 102세 아버지 결혼하자…병원 앞 쟁탈전, 혼인 유효할까 [핫이슈]

    대만에서 102세 자산가를 둘러싼 병원 앞 몸싸움 영상이 온라인에서 다시 확산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휠체어에 앉은 고령 남성을 가족들이 둘러싸 순식간에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납치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과 대만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3일 타이베이 중산구의 한 병원 앞에서 벌어졌다. 102세 왕모씨가 68세 간병인 라이모씨의 도움을 받아 진료를 마치고 나오자, 현장에서 기다리던 자녀와 며느리, 손주 등 10여명이 몰려들었다. 가족들은 라이씨를 밀쳐내고 휠체어를 붙잡은 채 왕씨를 데려가려 했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고 라이씨는 다쳐 치료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을 정리했으며 왕씨는 결국 가족들과 함께 이동했다. ◆ ‘370억 자산’…결혼 직후 90억대 이전 갈등의 불씨는 혼인신고였다. 왕씨는 지난달 5일 라이씨와 혼인신고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자녀들은 성년후견인 선임 절차를 진행하던 중 뒤늦게 이를 알게 됐다고 주장한다. 그는 과거 부동산 중개업에 종사하며 토지와 건물 등을 포함해 7억~8억 대만달러(약 325억~370억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 측은 혼인신고 직후 토지 7필지와 보험금 등 약 2억 대만달러(약 92억원)가 라이씨와 그의 자녀 앞으로 이전됐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자녀들은 “아버지는 인지 능력이 저하된 상태였다”며 “정상적인 판단에 따른 결혼이 아니다”라고 반발하고 있다. ◆ “합법 혼인” vs “의사능력 의문”…법정 판단으로 반면 라이씨 측은 “혼인은 합법적으로 이뤄졌으며 강제성은 없었다”고 맞섰다. 그는 가족을 폭행·모욕 혐의로 고소하고 접근금지 명령도 신청한 상태다. 혼인신고를 접수한 관할 행정기관은 “왕씨가 당시 질문에 응답했고, 절차상 하자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만 법상 성년자는 나이와 관계없이 법적 능력이 인정되면 혼인이 가능하다. 결국 이번 분쟁의 핵심은 혼인 당시 왕씨의 판단 능력이 유효했는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 가족 측은 혼인 무효 소송과 자산 이전 취소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며, 라이씨 역시 법정에서 혼인의 정당성을 입증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고령자의 혼인이나 재산 처분을 둘러싸고 가족과 간병인 사이에 분쟁이 벌어진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인지능력 저하 여부가 쟁점이 되는 경우 혼인 무효나 증여 취소 소송으로 이어지는 일이 반복됐다. 법조계에서는 고령자라 하더라도 당시 의사능력이 인정되면 혼인은 유효하다는 점에서 결국 의료 기록과 판단 능력 입증이 판결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영상] F-16의 의미 있는 변신…‘드론 사냥’하는 모습 첫 공개 [밀리터리+]

    [영상] F-16의 의미 있는 변신…‘드론 사냥’하는 모습 첫 공개 [밀리터리+]

    우크라이나 공군이 F-16 전투기를 ‘드론 사냥기’로 변신시킨 뒤 러시아군의 샤헤드 드론을 격추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이 공개한 영상은 지난 16일(현지시간)부터 17일 새벽까지 이어진 러시아 공습 격퇴 과정에서 촬영된 공중 요격 장면이다. 당시 러시아군은 드론 등 항공기 총 425대를 우크라이나 전역에 투입했고, 우크라이나군은 이 중 392대를 격추 또는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우크라이나군은 이 과정에서 이란이 제조하고 러시아용으로 개조한 샤헤드 드론을 격추하는 ‘느린 미사일’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17일 “우크라이나 F-16 전투기가 APKWS II 유도 로켓을 사용해 샤헤드 드론을 격추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반적인 공대공 미사일에 비해 비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것을 보아 APKWS II 유도 로켓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APKWS II 유도 로켓은 기존의 70mm(2.75인치) 비유도 로켓에 레이저 유도 키트를 장착해 정밀 타격이 가능하게 만든 미국의 공대지 유도 로켓 체계이다. 사거리는 5~11㎞이며 기존 로켓을 개조하는 방식이라 가격이 헬파이어 미사일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높은 명중률을 자랑한다. F-16 1회 출격만으로 드론 수십 대 요격 가능우크라이나군이 F-16 전투기에 APKWS II 유도 로켓을 장착해 ‘드론 사냥기’로 활용하는 모습이 최초로 포착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다만 F-16 전투기가 이 유도 로켓을 이용한 공중 요격 장면을 담은 영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우크라이나 F-16 전투기에 APKWS II 유도 로켓이 탑재돼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일반적인 공대공 미사일보다 훨씬 더 저렴한 유도 로켓이 러시아군의 드론을 ‘사냥’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단 한 번의 F-16 출격으로 목표물 수십 대를 저렴하게 요격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F-16은 발사대 구성에 따라 최대 28발의 APKWS II 유도 로켓을 장착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APKWS II 유도 로켓의 가격은 대당 3만 달러(한화 약 4400만 원) 선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매체인 유나이티드24는 “최근 스웨덴의 사브사가 저렴한 APKWS II 유도 로켓을 자사의 JAS 39 그리펜 전투기에 장착해 드론에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전장 경험에서 큰 영향을 받은 구상”이라고 평가했다. ‘빈손’으로 끝난 미·러·우 3자 회담한편 러시아의 대대적인 공습이 발생한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이틀에 걸쳐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3자 종전 협상이 열렸지만 소득 없이 끝났다.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두 차례에 걸친 이번 3자 회담은 2시간 만에 끝났다. 러시아 대표단을 이끈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은 이번 회담이 “어려웠지만 실질적이었다”고 평가하며 다만 아무런 성과도 도출되진 않았다고 밝혔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도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제네바 협상 라운드가 종료됐다. 논의는 어려웠지만 중요했다”며 “우리 팀과 함께 가까운 시일 내에 열릴 다음 회담을 준비 중”이라고 적었다. 다만 미국을 대표한 스티브 윗코프 특사는 전날 회담 이후 엑스에 올린 글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졌다”면서 “양측은 각국 지도자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합의 도출을 위해 계속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핵심 문제인 영토 문제에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는 만큼 이번 회담에서도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신속한 종전 협상을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과도하다”며 일방적인 영토 포기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 미 정치 전문 채에 악시오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직 러시아가 점령하지 않은 지역을 포함해 동부 돈바스 영토 전역을 포기하라는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면서 “이러한 안건은 국민투표에 부쳐지더라도 결국 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은 정서적으로 이런 요구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며 왜 우리가 추가로 영토를 포기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 주민들 총까지 쐈다…악어 입에 물린 여성 발견 [핫이슈]

    주민들 총까지 쐈다…악어 입에 물린 여성 발견 [핫이슈]

    인도네시아에서 강에 들어갔던 30대 여성이 악어 공격으로 숨졌다. 주민들이 수색에 나선 가운데 악어가 시신을 물고 수면 위로 올라오는 장면이 목격되면서 현장은 큰 충격에 빠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아체주 텔룩달람 지역 루안 보야 강에서 35세 여성 주스미타와티가 악어 공격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주스미타와티는 지난 15일 친구와 함께 강에 들어가 조개를 채취했다. 그는 친구와 떨어져 강 안쪽으로 더 들어갔고 곧 물속으로 사라졌다. 소식을 들은 남편과 주민들은 곧바로 수색에 나섰다. 수백 명의 주민이 강 주변으로 몰려들었고 경찰과 군 병력도 수색에 합류해 강 일대를 뒤졌다. 수색이 이어지던 중 강 한쪽에서 거대한 악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악어는 천천히 물 위로 올라왔고 입에는 여성의 시신을 물고 있었다. 일부 주민은 나뭇가지를 들고 악어를 쫓아내려 했고 다른 주민들은 밧줄을 던져 시신을 빼내려 시도했다. 그러나 악어는 강을 따라 이동하며 시신을 놓지 않았다. 긴장된 상황 속에서 결국 한 주민이 악어를 향해 총을 발사했다. 총탄이 얼굴 근처에 맞자 악어는 몸을 뒤틀며 물속으로 사라졌고 주민들은 그 틈을 타 시신을 건져냈다. 구조대는 여성을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했고 가족은 시신을 인도받아 장례 절차를 진행했다. ◆ 수색 도중 드러난 악어…주민 총격까지 이어져 현지 경찰은 해당 악어가 여전히 강 일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주민들에게 강 접근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텔룩달람 지역 당국도 마을 지도자들에게 경고 방송을 실시하고, 강과 하구, 인근 수역에서의 활동에 특히 주의하라고 요청했다. 이 지역에서는 강에서 조개를 채취하거나 목욕, 낚시하다 악어 공격을 당하는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당국은 야생동물 관리 기관과 협력해 해당 악어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처럼 악어 습격이 비교적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100건이 넘는 공격이 보고되며 2024년에도 170건이 넘는 공격으로 9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 천 년의 미로에서 길을 잃다…모로코 페스가 간직한 시간의 풍경

    천 년의 미로에서 길을 잃다…모로코 페스가 간직한 시간의 풍경

    낯선 도시를 여행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효율성이다. 한정된 시간 안에서 가장 많은 장면을 기억 속에 담기 위해서는 가장 효율적인 동선을 구성해야 한다. 그러한 여행자에게 가장 좋은 도시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면서 인상적인 공간이 많은 도시이다. 그리고 모로코의 페스(Fes)가 바로 그런 도시이다. 이 곳은 9천 개가 넘는 골목이 얽히고설켜 천 년이 넘는 시간을 박제한 채 숨쉬고 있는 기묘한 도시이다. ●인류 최초의 대학이 세워진 곳 9세기 초 오늘날 튀니지에서 ‘파티마 알 피흐리’(Fatima al-Fihri)라는 이름의 여인이 태어났다. 상인이었던 그녀의 부모는 더 많은 기회를 위해 페스(Fes)로 넘어왔다. 시간이 흘러 아버지와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파티마는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게 되었다. 그녀는 이 돈을 공동체를 위해 쓰기로 결심했다. 당시 페스에 이주민들이 늘어나자 그녀는 ‘알 카라위인’(Al-Qarawiyyin) 사원과 대학을 세웠다. 그녀는 대학 건물의 기초를 세우는 날부터 859년 완공되는 날까지 약 18년 동안 매일 기도를 올렸고, 공사현장을 직접 감독하며 모든 정성을 쏟았다. 1981년, 알 카라위인 대학이 위치한 ‘페스 메디나(Fes Medina)’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유네스코는 이 대학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교육 기관’으로 인정했으며 기네북에도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 지정되어 있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며, 최초로 ‘유니버시티’(University)라는 용어를 사용한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1088년 설립) 보다 약 200년이나 앞선 기록이다. 한 여인의 신념은 페스를 인류 문명의 지적 토양을 닦았던 자부심의 공간으로 만들었고, 중세에는 유럽의 학자들까지 이 곳으로 넘어와 지식을 구해갔다고 전해진다. 페스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슈아라 가죽 염색 공장’(Chouara Tannery)이다. 11세기 방식 그대로 가죽을 무두질하고 염색하는 이곳은 거대한 팔레트를 연상시킨다. ●미로 속의 오감 : 페스의 특징과 관광지 페스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구시가지 ‘메디나’에 모여 있다. 이 곳의 입구인 ‘블루게이트’는 마법의 문처럼 들어갈 때는 화려한 푸른 타일이 이방인을 반긴다. 그런데 문으로 들어가 뒤를 돌아보면 푸른색은 어느덧 페스를 상징하는 초록색으로 변해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시에 자동차 소음이 사라지고 나귀의 울음소리와 상인들의 외침소리가 대신한다. 마치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이다. 메디나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곳은 ‘슈아라 가죽 염색 공장’(Chouara Tannery)이다. 11세기 방식 그대로 가죽을 무두질하고 염색하는 이곳은 거대한 팔레트처럼 생겼다. 천연 염료가 섞인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찌르기는 하지만, 염료 통 안에서 남자들이 가죽을 밟는 모습은 중세의 현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처럼 보인다. 참고로 메디나는 여행에 익숙한 사람조차 극악의 난이도로 기록된 곳이다. 약 9천개의 골목은 여행객의 필수 동반자인 ‘구글 맵’ 조차도 안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곳에서는 길을 잃는 것이 필수이다. 오히려 기꺼이 길을 잃고 길의 흐름에 몸을 맡긴다면 메디나가 주는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안쪽에는 창문 하나 없는 삭막한 골목뿐이지만 그 뒤에는 분수가 흐르고 화려한 모자이크가 수놓아진 정원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마치 삭막한 공간 안에 숨겨진 아름다운 생명력처럼 느껴진다. ●페스 여행객들의 이야기 페스를 다녀온 사람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어떤 이는 “지독한 냄새와 호객행위 때문에 다시 가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다. 그리고 또 어떤 이는 “내 인생의 진정한 여행지이며 이 곳에서 인생을 배웠다”고 말한다. 페스는 불편한 곳이다. 시끄럽고, 악취도 있으며, 길을 잃기 쉽기 때문에 절대 효율적인 공간은 아니다. 도시처럼 예측 가능하고 정형화된 여행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첨단기술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삶이 너무 지루하고 복잡하고 혹은 목적지를 잃고 방황하고 있다면 페스는 가장 인상적인 공간이 될 수 있다. 그곳의 미로 속에서 기꺼이 길을 잃다 보면, 어쩌면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 천 년의 미로에서 길을 잃다…모로코 페스가 간직한 시간의 풍경 [한ZOOM]

    천 년의 미로에서 길을 잃다…모로코 페스가 간직한 시간의 풍경 [한ZOOM]

    낯선 도시를 여행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효율성이다. 한정된 시간 안에서 가장 많은 장면을 기억 속에 담기 위해서는 가장 효율적인 동선을 구성해야 한다. 그러한 여행자에게 가장 좋은 도시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면서 인상적인 공간이 많은 도시이다. 그리고 모로코의 페스(Fes)가 바로 그런 도시이다. 이 곳은 9천 개가 넘는 골목이 얽히고설켜 천 년이 넘는 시간을 박제한 채 숨쉬고 있는 기묘한 도시이다. ●인류 최초의 대학이 세워진 곳 9세기 초 오늘날 튀니지에서 ‘파티마 알 피흐리’(Fatima al-Fihri)라는 이름의 여인이 태어났다. 상인이었던 그녀의 부모는 더 많은 기회를 위해 페스(Fes)로 넘어왔다. 시간이 흘러 아버지와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파티마는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게 되었다. 그녀는 이 돈을 공동체를 위해 쓰기로 결심했다. 당시 페스에 이주민들이 늘어나자 그녀는 ‘알 카라위인’(Al-Qarawiyyin) 사원과 대학을 세웠다. 그녀는 대학 건물의 기초를 세우는 날부터 859년 완공되는 날까지 약 18년 동안 매일 기도를 올렸고, 공사현장을 직접 감독하며 모든 정성을 쏟았다. 1981년, 알 카라위인 대학이 위치한 ‘페스 메디나(Fes Medina)’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유네스코는 이 대학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교육 기관’으로 인정했으며 기네북에도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 지정되어 있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며, 최초로 ‘유니버시티’(University)라는 용어를 사용한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1088년 설립) 보다 약 200년이나 앞선 기록이다. 한 여인의 신념은 페스를 인류 문명의 지적 토양을 닦았던 자부심의 공간으로 만들었고, 중세에는 유럽의 학자들까지 이 곳으로 넘어와 지식을 구해갔다고 전해진다. 페스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슈아라 가죽 염색 공장’(Chouara Tannery)이다. 11세기 방식 그대로 가죽을 무두질하고 염색하는 이곳은 거대한 팔레트를 연상시킨다. ●미로 속의 오감 : 페스의 특징과 관광지 페스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구시가지 ‘메디나’에 모여 있다. 이 곳의 입구인 ‘블루게이트’는 마법의 문처럼 들어갈 때는 화려한 푸른 타일이 이방인을 반긴다. 그런데 문으로 들어가 뒤를 돌아보면 푸른색은 어느덧 페스를 상징하는 초록색으로 변해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시에 자동차 소음이 사라지고 나귀의 울음소리와 상인들의 외침소리가 대신한다. 마치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이다. 메디나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곳은 ‘슈아라 가죽 염색 공장’(Chouara Tannery)이다. 11세기 방식 그대로 가죽을 무두질하고 염색하는 이곳은 거대한 팔레트처럼 생겼다. 천연 염료가 섞인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찌르기는 하지만, 염료 통 안에서 남자들이 가죽을 밟는 모습은 중세의 현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처럼 보인다. 참고로 메디나는 여행에 익숙한 사람조차 극악의 난이도로 기록된 곳이다. 약 9천개의 골목은 여행객의 필수 동반자인 ‘구글 맵’ 조차도 안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곳에서는 길을 잃는 것이 필수이다. 오히려 기꺼이 길을 잃고 길의 흐름에 몸을 맡긴다면 메디나가 주는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안쪽에는 창문 하나 없는 삭막한 골목뿐이지만 그 뒤에는 분수가 흐르고 화려한 모자이크가 수놓아진 정원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마치 삭막한 공간 안에 숨겨진 아름다운 생명력처럼 느껴진다. ●페스 여행객들의 이야기 페스를 다녀온 사람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어떤 이는 “지독한 냄새와 호객행위 때문에 다시 가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다. 그리고 또 어떤 이는 “내 인생의 진정한 여행지이며 이 곳에서 인생을 배웠다”고 말한다. 페스는 불편한 곳이다. 시끄럽고, 악취도 있으며, 길을 잃기 쉽기 때문에 절대 효율적인 공간은 아니다. 도시처럼 예측 가능하고 정형화된 여행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첨단기술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삶이 너무 지루하고 복잡하고 혹은 목적지를 잃고 방황하고 있다면 페스는 가장 인상적인 공간이 될 수 있다. 그곳의 미로 속에서 기꺼이 길을 잃다 보면, 어쩌면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 전투기서 날아간 드론이 미사일 쏜다…美 신무기 시험 임박 [밀리터리+]

    전투기서 날아간 드론이 미사일 쏜다…美 신무기 시험 임박 [밀리터리+]

    미국이 전투기 대신 공중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공중발사형 무인기 전력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F-15 전투기에서 발사된 뒤 자체 공대공 미사일을 쏘는 신형 무인기가 비행시험을 앞두면서 공중전 개념 변화 가능성이 주목된다. 미 군사 전문 매체 워존(TWZ)은 18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다르파)이 공중발사형 무인기 ‘롱샷’을 X-68A로 제식 지정하고 비행시험 준비 단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디펜스 블로그도 같은 날 관련 사실을 전하며 이번 사업이 공대공 전투에 무인기를 본격 투입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치는 풍동시험과 낙하산 회수 시험, 무장 분리 시험 등 주요 지상 시험을 마친 데 따른 것이다. 다르파는 올해 말 첫 비행시험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롱샷은 유인 전투기나 폭격기, 수송기에서 발사된 뒤 전방으로 침투해 자체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하는 개념의 무인기다. 발사 기체가 직접 적 방공망이나 요격 위협 구역에 접근하지 않아도 교전할 수 있어 조종사 생존 확률과 작전 반경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다르파에 따르면 이 무인기는 F-15 같은 전투기뿐 아니라 폭격기 내부 무장창, 수송기의 팔레트 방식 투사 체계 등 다양한 기체에서 발사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특정 기종에 종속되지 않는 운용 개념이다. 기존 공개 렌더링에서는 F-15 전투기 외부 무장 장착대, B-52 폭격기, C-17 수송기 등에서 롱샷이 발사되는 장면이 제시된 바 있다. ◆ 전투기 대신 쏘는 ‘전방 무인 사수’…사거리·생존 확률 동시에 확보 공개된 설계 개념을 보면 롱샷은 길쭉한 동체와 접이식 주날개, 발사 후 전개되는 소형 귀날개(카나드), 역V형 꼬리 구조를 갖춘 순항미사일형 형상이다. 내부 무장창에 AIM-120 암람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탑재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단발 터보제트 엔진을 장착한 고아음속급 기체로 알려졌으며, 초기 시험 단계에서는 낙하산 회수 방식이 적용된다. 다만 실제 전투에서는 회수보다는 일회용 소모형 자산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크다. 첫 실사 발사는 F-15 전투기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F-15 계열은 대형 탑재 능력을 바탕으로 각종 공중발사 무인기 시험 기체로 활용돼 왔다. 롱샷의 핵심 목적은 발사 기체의 교전 거리를 늘리고 생존 확률을 높이는 데 있다. 전투기가 직접 위협 구역에 진입하지 않고도 롱샷을 표적 근처로 보내 교전하도록 하면 조종사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 폭격기나 수송기에서 다수의 롱샷을 동시에 투입하면 특정 공역에 임시 공대공 방어망을 형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 킬웹·CCA와 결합…공중전 패러다임 바뀌나 미군은 롱샷을 단순한 무인 미사일 운반체가 아니라 네트워크 중심 공중전 개념과 결합한 전력으로 구상하고 있다. 지상·공중·해상 센서에서 받은 표적 정보를 바탕으로 무인기가 독자적으로 교전을 수행하는 ‘킬 웹’(kill web) 구조의 일환이다. 이 개념은 향후 협동 전투 무인기(로열 윙맨)와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MUM-T)로 확장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로 롱샷 기술은 미 공군 협동 전투 무인기(CCA)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소모형 무인기를 투입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식이 비용 대비 효율적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남아 있다. 향후 X-68A 비행시험 결과가 실전 배치 여부를 가를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금메달 딴 뒤 지퍼 내렸더니…15억 효과 터졌다

    금메달 딴 뒤 지퍼 내렸더니…15억 효과 터졌다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 스타 유타 레이르담(27)이 금메달 직후 선보인 세리머니 하나로 15억원에 가까운 추가 수익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 더 선 등 외신은 17일(현지시간) 레이르담의 세리머니를 두고 “100만 달러(약 14억~15억원) 규모 광고 효과를 낳은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마케팅 전문가들은 “7자리 숫자(100만 달러 이상)의 보너스 가치가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레이르담은 지난 10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1분12초31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우승이 확정된 직후 그는 기쁨을 표현하며 경기복 상의 지퍼를 내렸고, 안에 입은 흰색 스포츠 브라가 드러났다. 해당 제품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제품이었다. 이 장면은 SNS를 통해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졌고 나이키 공식 계정에서도 공유되며 폭발적인 노출 효과를 낳았다. 전문가들은 “수억 명 팔로워를 보유한 브랜드 계정에 노출된 것만으로도 막대한 홍보 가치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 전문지 ‘쿼트’의 편집장 마인더트 슈트는 레이르담의 개인 SNS 영향력만 고려해도 게시물 하나의 가치가 수천만 원대에 이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 눈물도 광고로…아이라이너까지 ‘뜻밖의 홍보 효과’ 레이르담의 우승 순간은 또 다른 광고 효과로 이어졌다. 금메달이 확정된 뒤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공개되자 네덜란드 브랜드 헤마는 해당 사진을 활용해 자사 아이라이너를 홍보했다. 헤마는 눈물로 번진 화장을 강조하며 “물에도 강한 방수 제품”이라는 문구를 내세웠고 이 역시 SNS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금메달의 감정까지 광고로 연결된 사례”라고 전했다. 일부 매체는 이번 장면을 “기록보다 세리머니가 더 큰 화제를 만든 올림픽 순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 전용기 논란 딛고 금메달…“스타성까지 증명” 레이르담은 이번 대회 전부터 경기 밖 이슈로 먼저 화제를 모았다. 대표팀과 동행하지 않고 약혼자인 유튜버 겸 복서 제이크 폴의 전용기를 타고 밀라노에 입성해 논란이 일었다. 개회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숙소에서 시청한 사실이 알려지며 ‘태도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금메달을 따내며 모든 비판을 잠재웠다. 외신들은 “논란을 실력으로 잠재운 뒤, 세리머니로 또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고 평가했다. 레이르담은 수백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급 선수로, 구독자 수천만 명을 보유한 제이크 폴과의 약혼 사실로도 꾸준히 주목받아 왔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경기력과 스타성을 동시에 입증하며 ‘빙판 위 인플루언서’라는 별명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대 스포츠에서는 경기 성적뿐 아니라 선수 개인 브랜드 가치가 중요한 자산이 됐다”며 “레이르담 사례는 그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분석했다.
  • 금메달보다 더 벌었다…지퍼 내린 순간 ‘15억 세리머니’ [핫이슈]

    금메달보다 더 벌었다…지퍼 내린 순간 ‘15억 세리머니’ [핫이슈]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 스타 유타 레이르담(27)이 금메달 직후 선보인 세리머니 하나로 15억원에 가까운 추가 수익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 더 선 등 외신은 17일(현지시간) 레이르담의 세리머니를 두고 “100만 달러(약 14억~15억원) 규모 광고 효과를 낳은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마케팅 전문가들은 “7자리 숫자(100만 달러 이상)의 보너스 가치가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레이르담은 지난 10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1분12초31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우승이 확정된 직후 그는 기쁨을 표현하며 경기복 상의 지퍼를 내렸고, 안에 입은 흰색 스포츠 브라가 드러났다. 해당 제품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제품이었다. 이 장면은 SNS를 통해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졌고 나이키 공식 계정에서도 공유되며 폭발적인 노출 효과를 낳았다. 전문가들은 “수억 명 팔로워를 보유한 브랜드 계정에 노출된 것만으로도 막대한 홍보 가치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 전문지 ‘쿼트’의 편집장 마인더트 슈트는 레이르담의 개인 SNS 영향력만 고려해도 게시물 하나의 가치가 수천만 원대에 이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 눈물도 광고로…아이라이너까지 ‘뜻밖의 홍보 효과’ 레이르담의 우승 순간은 또 다른 광고 효과로 이어졌다. 금메달이 확정된 뒤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공개되자 네덜란드 브랜드 헤마는 해당 사진을 활용해 자사 아이라이너를 홍보했다. 헤마는 눈물로 번진 화장을 강조하며 “물에도 강한 방수 제품”이라는 문구를 내세웠고 이 역시 SNS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금메달의 감정까지 광고로 연결된 사례”라고 전했다. 일부 매체는 이번 장면을 “기록보다 세리머니가 더 큰 화제를 만든 올림픽 순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 전용기 논란 딛고 금메달…“스타성까지 증명” 레이르담은 이번 대회 전부터 경기 밖 이슈로 먼저 화제를 모았다. 대표팀과 동행하지 않고 약혼자인 유튜버 겸 복서 제이크 폴의 전용기를 타고 밀라노에 입성해 논란이 일었다. 개회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숙소에서 시청한 사실이 알려지며 ‘태도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금메달을 따내며 모든 비판을 잠재웠다. 외신들은 “논란을 실력으로 잠재운 뒤, 세리머니로 또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고 평가했다. 레이르담은 수백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급 선수로, 구독자 수천만 명을 보유한 제이크 폴과의 약혼 사실로도 꾸준히 주목받아 왔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경기력과 스타성을 동시에 입증하며 ‘빙판 위 인플루언서’라는 별명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대 스포츠에서는 경기 성적뿐 아니라 선수 개인 브랜드 가치가 중요한 자산이 됐다”며 “레이르담 사례는 그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분석했다.
  • 스마트폰으로 향 피우고, 새해 인사는 AI가…중국 젊은세대 ‘사이버 춘절’ 열풍 [여기는 중국]

    스마트폰으로 향 피우고, 새해 인사는 AI가…중국 젊은세대 ‘사이버 춘절’ 열풍 [여기는 중국]

    폭죽과 붉은 등불이 거리를 물들이는 사이, 중국의 젊은 세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설을 맞고 있다. 이름하여 ‘사이버 춘절’이다. 전통 명절에 디지털 기술을 입힌 새로운 풍속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7일 중국 현지 언론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예전에는 새해가 되면 사찰을 찾아 향을 피우고 복을 빌었지만 2026년의 중국 젊은이들은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디지털 향’을 올린다. 향 연기와 등불, 불상 장면을 배경으로 한 라이브 방송에 접속해 화면 너머로 기도를 올리는 이른바 ‘사이버 참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다. 디지털 향 한 개는 5.9위안, 복을 비는 등불 점등은 9.9위안 수준이다. 한 플랫폼에 따르면 이미 89만 명이 넘는 이용자가 참여해 가상 소원나무에 123만 개의 기도 리본을 달았고, 53만 개가 넘는 평안등을 밝혔다고 한다. 명절이면 빠지지 않는 질문인 “결혼은 언제 하니?”, “연봉은 얼마나 되니?” 같은 말은 젊은 세대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이른바 ‘명절 공포증’을 피하기 위해 대도시에 혼자 사는 청년들 사이에서는 고향 방문 대신 AI 캐릭터와 시간을 보내는 사례도 늘고 있다. 베이징에서 자취 중인 한 20대 여성은 “가족과 통화해도 마음이 따뜻해지지 않았는데, 휴대전화 속 AI 캐릭터를 보며 오히려 위안을 얻었다”고 말했다. “난방비를 아끼려고 집 안은 추웠지만, 화면 속 캐릭터를 보고 있으면 덜 외로웠다”는 고백도 덧붙였다. 부모 세대가 과일과 견과류, 전통 과자를 장바구니에 담는 동안 청년층은 세뱃돈인 홍바오 봉투 디자인을 고른다. 홍바오 봉투를 단체 채팅방에 보내자 가족들은 “참신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는 가성비 좋은 체면치레인 셈이다. 그동안 부담이었던 새해 인사 문구도 이제는 AI가 대신 작성해준다. 물론 모두가 이를 반기는 것은 아니다. 한 2000년생은 “서로 다른 디자인의 홍바오를 받으며 웃는 것도 즐겁지만, 결국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가족과 함께 밤을 지새우는 시간이야말로 대체할 수 없는 춘절의 묘미”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 전문가는 “사이버 선물은 전통적 축복을 디지털 방식으로 확장한 것일 뿐, 실제 모임의 무게감을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명절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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