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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진 별들] 박경리·이청준 대작 남기고 흙과 천국으로

    [2008년 진 별들] 박경리·이청준 대작 남기고 흙과 천국으로

    ●국내 무자년 올 한 해는 국내외 인사들의 부음이 끊이지 않았다. 국내에선 한국문학계의 두 큰 별이 졌다.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82) 선생이 5월5일 한 줌 흙으로 돌아갔다.선생은 1969년 현대문학에 ‘토지’를 연재하기 시작해 94년 8월까지 원고지 4만장 분량을 탈고,한국 현대 문학사에 금자탑을 세웠다.굴곡진 한국 현대사 속에 새겨진 개인의 일생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짚어냈다.폐암 진단 후에도 치료를 거부한 채 원주 토지기념관에서 기거했다.유해는 고향 통영 앞바다가 보이는 미륵산 기슭에 묻혔다. 4·19세대를 대표하는 작가 이청준(69)은 7월31일 역시 폐암으로 타계했다.소설 ‘서편제’와 ‘이어도’에서 토속신앙과 전통문화를 탁월하게 묘사했다.실화가 바탕인 대표작 ‘당신들의 천국’은 소록도 한센인 병원에 부임한 원장과 원생들 사이 갈등과 화해를 통해 자유,구원의 상관관계를 그렸다.생전에 25권 전집이 발간된 흔치 않은 작가이기도 했다.박경리와 이청준,두 작가에게는 문화예술인에게 주는 최고 훈장인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 국악계의 큰어른 성경린은 3월5일 97세를 일기로 영면했다.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지휘보유자로 1986년부터 국립국악원 사범으로 재직해 온 궁중음악계의 산 증인이었다.31년 이왕직 아악부원 양성소를 졸업한 뒤 61년 국립국악원장을 지냈다.이왕직 아악부원 양성소 후신인 국립 국악고등학교 교장직도 역임했다.후학을 위해 2000년엔 관재국악상 기금으로 1억 7000만원을 내놓기도 했다. 대중문화계는 스캔들성 궂긴 소식이 이어졌다.톱탤런트 최진실(40)이 10월2일 스스로 생을 마감해 연예계는 물론 온나라가 발칵 뒤집혔다.최씨가 탤런트 안재환 자살 및 사채업 괴담의 악플에 시달렸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성론이 일었다.그는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란 CF광고 멘트로 연예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뒤 20년 넘게 꾸준히 톱스타의 자리를 지켰다.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가난한 어린시절,매니저의 죽음,야구선수 조성민과의 이혼 등 불행의 연속이었다.사후에도 아이들 양육권과 유산상속을 놓고 조씨와 가족들간 분쟁이 이어졌다.그의 죽음으로 사이버 모욕죄 입법이 추진되기도 했다.앞서 탤런트 안재환(36)은 9월8일 서울 노원구 주택가 골목 승합차 안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지난해 11월 개그우먼 정선희와 결혼한 새신랑이자 서글서글한 이미지로 사랑받던 터라 그의 죽음은 의문부호였다.수사 결과 40억원의 사채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드러났다.이로 인해 고리사채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고,타살설 및 정선희씨의 방송진행 중단 등 후유증이 이어졌다. 해양법학계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독도 전문가인 박춘호(78) 국제해양법 재판관은 11월12일 작고했다.서울대 정치학과 재학 때 한·일 어업분쟁을 보고 해양법 연구에 발을 들였다.1996년 우리에겐 불모지나 다름없던 유엔 사법기구 고위직에 한국인으로 처음 진출했다.독일 함부르크에 설립된 국제해양법재판소 초대 재판관으로 당선됐고 2005년 9년 재선에 성공했다. 재계에서는 동성제약 창업주 이선규 회장이 84세를 일기로 영면했다(3월17일).이 회장은 한국 제약산업 1세대로 ‘정로환’ 등 토종 브랜드를 히트시킨 주인공이다. 주요 기업의 안주인들도 잇달아 타계했다.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이자 구본무 회장의 모친인 하정임(85)씨가 1월9일 타계했다.여든이 넘도록 제사상을 직접 차리며 살림을 꾸렸다.두산가(家)는 9월16일 정신적 지주 명계춘(95)씨를 잃었다.고(故)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의 부인이자 18살에 30명이 넘는 대가족의 맏며느리로 들어가 장남 용곤(두산 명예회장),2남 용오(성지건설 회장),3남 용성(두산 회장) 등 6남1녀를 키워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친 김홍조(97)옹은 9월 말일 세상을 떴다.생전 멸치어장으로 큰 돈을 벌어 아들의 정치인생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했다.정계에선 그의 멸치선물을 받아보지 못했으면 정치인이 아니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았을 정도다. 인촌 김성수 선생의 손자이자 동아일보 회장을 지낸 김병관(74)씨도 2월25일 타계했다.89년부터 동아일보 사장 겸 발행인을 맡으며 동아일보를 이끌었다.서울신문 사장 출신인 원로 언론인 장기봉(81)씨도 8월28일 유명을 달리했다.65년 신아일보를 창간했지만 80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으로 종간을 맞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이 밖에 소설가 홍성원(71·5월1일),조선왕조 마지막 무동 김천흥(98·8월18일)옹,정진숙(96·8월22일) 을유문화사 회장,춘향가 예능보유자인 오정숙(73·7월7일) 명창,중문학 개척자이자 독립투사였던 차주환 (88·12월2일)박사,탤런트 박광정(46·12월15일) 등이 우리 곁을 떠났다. ●해외 해외에선 ‘러시아의 양심’ 솔제니친(89)이 8월3일 심장마비로 타계했다.옛소련 반체제 작가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수용소 생활을 토대로 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와 ‘암병동’ 등의 작품으로 70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그러나 73년 옛 소련의 인권탄압을 기록한 ‘수용소 군도´ 를 내놓으면서 반역죄로 강제추방당했다.그는 16년 만인 90년에야 러시아 시민권을 회복했다.조국에 돌아간 뒤에도 서방 물질주의를 비판하며 조국 부활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지난해 6월 러시아는 그에게 예술가들의 최고 명예로 꼽히는 국가공로상을 수여했다. 32년간 철권통치를 펼치다 88년 반정부 시위로 물러난 수하르토(1월27일)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86세로 숨졌다.한때 ‘개발의 아버지’로 불리기도 했지만 국제투명성기구는 ‘20세기 가장 부패한 정치인’으로 그를 지목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의 ‘딥 스로트’(Deep throat·익명의 제보자)였던 윌리엄 마크 펠트 전 미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은 12월18일 95세로 사망했다.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의 영원한 반항아였던 배우 폴 뉴먼(83)이 9월27일 암으로 숨졌다.‘상처뿐인 영광’으로 스타덤에 오른 뒤 58년 마틴 리트 감독의 ‘길고 긴 여름날’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85년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컬러 오브 머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는 등 아카데미상 후보에 10회나 올랐다.감독으로 나서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 ‘유리동물원’을 연출하기도 했다.지난해 6월 그의 은퇴의 변은 “기억력과 자신감,창의력이 점점 퇴화되고 있어 연기는 이제 그만둬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카데미상 11개 부문을 수상한 영화 ‘벤허’와 ‘십계’로 유명한 미국 영화배우 찰턴 헤스턴(4월5일)은 84세를 일기로 숨졌다. 53년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뉴질랜드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88)경은 1월11일 세상을 떠났다.53년 5월29일 네팔인 세르파 텐징 노르게이와 함께 에베레스트에 최초로 오른 후 20세기 가장 위대한 탐험가 중 한 사람으로 꼽혔다. ‘문명의 충돌’ 저자인 새뮤얼 헌팅턴(81) 하버드대 교수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타계했다.고인은 “이념은 가고 문명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면서 서구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아시아 유교문화권의 충돌을 예견한 석학이다.비교정치,민주주의 분야에서 제3의 물결 등 17권의 저서,90여편의 논문를 발표했다.그러나 그의 서구중심적 시각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프랑스의 세계적 디자이너 이브생 로랑(71·6월1일)도 하늘나라로 떠났다.그는 여성 패션에 최초로 바지정장을 도입해 여성에게 자유를 입힌 패션혁명가였다.가브리엘 샤넬,크리스티앙 디오르를 이은 상업화 세대 전 마지막 오트 쿠튀리에(고급맞춤복 디자이너)다.이브생 로랑은 “블랙에는 하나가 아니라 무수히 많은 색상이 존재한다.”고 한 블랙예찬론자이기도 했다. 정리 이재연기자 osacl@seou.co.kr
  • “떡볶이 맛 못잊을 것” 미셸 위 출국

    할아버지 장례식 참석차 지난 12일 방한한 미셸 위(19·나이키골프)가 26일 미국으로 떠났다. 그동안 봉사활동에 여념이 없었던 위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 호텔 홍보대사 위촉식을 가진 뒤 할아버지 고향인 전남 장흥군에 이웃돕기 성금을 전달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마쳤다.미셸 위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다.좋은 추억을 갖고 떠난다.내년에 꼭 LPGA에서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하와이에서 태어난 위는 “명동 거리에 나갔다가 눈 내리는 걸 처음 봤어요.”라며 마냥 즐거워했다.이어 “며칠 전 먹은 것이 체하는 바람에 운동을 쉰 게 아쉽다.”면서도 “몸이 나은 뒤 명동 포장마차에서 먹은 떡볶이 맛은 못 잊을 것”이라고 말했다.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올 노벨문학상 수상 르 클레지오 본지에 미발표 시 게재

    200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는 1960년대 이후 새로운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의 한 사람이다.프랑스에 머물기보다 해외를 떠도는 시간이 많은 ‘유목민 작가’로도 유명한 그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2001년 이후 여러 차례 한국을 찾은 그는 한국 문학과 영화에도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지난해 9월부터 1년 동안은 아예 이화여대에서 ‘현대 프랑스 문학비평’을 강의하기도 했다.그가 한국에 머물면서 친분을 쌓은 송기정 이화여대 불문과 교수를 통해 서울신문에 한국에 대한 상념을 담은 미발표시를 보내왔다.송 교수의 번역과 해설을 담아 싣는다. ■동양,서양 (역사-몽환 시)/르 클레지오 시속 사십 킬로미터의 바람이 부는 만 이천 미터 고도 위를 시속 팔백칠십 마일의 속도로 달려 네 시간 만에 빙하지역의 다리를 건너 하얀 호수,숲 툰드라를 지나왔다 그곳은 뷔름 빙하작용이 있었던 약 이만 육천 년 전부터 수천 년 동안 새로운 세상을 발견한 많은 사람들 남자들 여자들 어린아이들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지나간 곳이다 새싹이 돋아나고 월귤나무가 덤불숲을 뒤덮는 봄이 오면 그들은 태양이 떠오르는 곳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매일 아침 짐을 꾸렸다 마른 잎으로 만든 바구니에 양식거리 육포를 넣고 영원히 꺼지지 않을 불씨 버들 광주리 속에 꼭꼭 숨겼다 노인들은 등에다 부싯돌을 비끄러맸다 순록의 가죽으로 만든 요람 속에서 아이들은 칭얼거렸다 옅은 안개가 계곡에 보송보송한 바람을 가져다주고 풀밭 위에서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이끼 낀 돌멩이 위로 물은 졸졸 흘렀다 거리의 개들은 새벽이 오는 것을 기다리다 못해 짖어대 고 밤사이 늑대에 물린 친구를 애도하며 컹컹대곤 했다 여인들, 창과 도끼로 무장한 여인들이 사슴을 쫓아 자작나무 사시나무 숲 사이를 달리면 쫓기던 사슴은 강가에 쓰러져 죽음을 기다린다 날카로운 창으로 무장한 남자들은 곰, 그리고 부채 모양의 뿔이 달린 사슴을 사냥한다 저녁이면 언덕 위 숲 속 빈 터에 힘줄을 엮어 만든 텐트 속에서 서로를 꼭 끌어안고 잠이 든다 아마도 그들은 노래를 불렀겠지 할머니는 아이들을 재우느라 옛이야기를 들려주셨다 한 여인이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었다 오두막집 모양의 그녀의 긴 옷자락 조개껍질로 장식한 그녀의 머리카락은 어깨 위에서 출렁 거렸다 날카로운 그녀의 목소리가 망자들의 혼령을 부르거나 곧 태어날 아이들에게 길을 열어주기도 하였다 여인들은 산파의 도움을 받으며 강가에서 아이를 낳았다 그러고 나서 곧바로 일어나 두 발로 걸어갔다 그들과 함께 과거는 잊혀졌다 욘이라 불리던 용은 이름을 바꾸어 구름의 뱀,믹스코아틀, 날개 달린 뱀,쿠쿨칸이라 불릴 것이다 그들과 함께 네 가지 색깔도 북쪽의 흰색,남쪽의 노란색, 서쪽의 검은색,동쪽의 붉은색, 그리고 중앙에는,맞아,옥색이지 오늘날 동과 서를 잇는 다리는 잊혀졌다 비행기는 만 이천 미터의 높이에서 유배의 길 위를 날아간다 아메리카는 또 하나의 다른 대륙 동양, 서양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사람들은 자신들이 길의 방향을 뒤집었음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얼굴에 담긴 평화의 메시지를 읽어내지 못한다 저 먼 곳,뉴멕시코에서 떠나기 전,비행기 타기 바로 전날, 슈퍼마켓의 주차장에서 나는 어떤 나바시 인디언의 자동차를 보았다 그 차의 번호판 위에는 이렇게 씌어져 있었다 “나는 한국을 기억한다” ■ 송기정 이대 교수의 시 해설 물질문명 이전 원초적 삶에 대한 그리움 ‘역사-몽환 시’라는 부제가 붙은 이 시는 르 클레지오가 뉴멕시코를 떠나 한국에 오는 비행기 안에서 느꼈던 상념을 그린 것이다.그는 2005년 대산재단이 주최한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했다.포럼 이외의 모든 일정을 마다하고 호텔로 들어가 이 시를 지었다. 한국으로 출발하기 전날,슈퍼마켓에서 본 나바시 인디언의 ‘나는 한국을 기억한다.’는 글귀가 그로 하여금 이 시를 쓰게 했던 것이다.한국과 뉴멕시코….아주 먼 두 나라,아무 인연도 없어 보이는 한국인과 나바시 인디언….그 인디언은 왜 한국을 기억하고 싶은 것일까. 작가는 비행기를 타고 시속 870마일의 속도로 달려 산을 넘고,물을 건너고,빙하지역을 넘어 서쪽 끝에서 동쪽 끝으로 날아왔다.그러나 수천 년 전 우리의 조상들은 배를 타고 노를 저어 그리고 두 다리로 걸어가며 수천 마일,수만 마일의 여정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들은 봄이 오면 바구니에 양식을 넣고,꺼지지 않는 불씨를 소중히 간직하고서 태양이 떠오르는 곳을 향해 먼 길을 떠나곤 했던 것이다.무장한 여인들은 사슴을 쫓아 숲 속을 달리고 남자들은 사나운 짐승들을 사냥했다.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할머니,텐트 속에서 노래 부르며 잠드는 사람들,망자의 혼을 부르고 새로 태어나는 아이를 축복하기 위해 춤을 추는 무녀,강가에서 아이를 낳는 여인네들….이 시에는 아메리카 인디언들과의 교류를 통해 그들의 정신을 배움으로써 삶의 ‘다른 가치’를 추구한 작가 르 클레지오의 면모가 두드러진다.원시문명에 대한 애정,신화적 세계로의 회귀,자연과 인간의 합일을 꿈꾸는 동시에 자연의 생명력을 예찬한 르 클레지오는 이 시에서도 현대 물질문명 이전의 원초적인 삶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다. 아시아에 살던 사람들,아메리카에 살던 사람들,유럽에 살던 사람들,그리고 아프리카에 살던 사람들….수천 년 전 지구 곳곳에 살았던 인류의 삶은 서로 다르지 않다. 동양,서양의 개념은 인간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것일 뿐,인간은 하나이다.그러나 과거는 잊혀지고,동과 서는 대립한다.수천 년 전 우리 조상들의 얼굴이 간직한 평화를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읽지 못한다.동과 서를 잇는 다리,지금은 잊혀진 그 다리를 다시 복원할 수는 없는 것일까.
  • [열린세상]한미FTA 단독상정과 파행국회/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열린세상]한미FTA 단독상정과 파행국회/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모름지기 나라의 정책이란 것이 사유가 분명하고 또 타당해야 함은 당연지사다.그런데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단독상정과 뒤를 이은 국회 파행은 지켜보기에 민망할 따름이다.도대체 10여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무슨 그리 급박한 사연이 있었기에 생리현상 해결을 위한 페트병까지 들고 상임위 회의장을 사전 점거하고 또 수십명의 국회 경위를 동원하였으며 심지어 야당의 통외통위 소속 의원들의 입장마저 저지했을까.정부 측이 참여정부 때 만든,그 자체로 의문스러운 각종 경제효과를 제시하지만 곧이 곧대로 믿을 사람은 없을 게다. 사실 한국 측이 미국보다 먼저 비준하자는 말은 이미 지난 정부 말기인 올 2월부터 있었다.그 당시 들이댄 이유가 미 의회 ‘압박’론이었다.언필칭 ‘친미 자주’ 정권이라던 참여정부였으니,우리가 먼저 할 ‘도리’를 다하고 미 의회를 ‘압박’해서 한·미 FTA를 조기에 발효시키겠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부시 임기 내에 미 의회 통과를 위해서는 미국의 신속처리규정에 따라 4월까지 한·미 FTA 이행법안이 미 의회에 제출되어야 했고,여기에 맞추다 보니 2월 국회 처리라는 시간표가 나왔던 것뿐이다.하지만 그 사이 정권이 교체되었고,이명박 정부 하에서도 한·미 FTA 연내처리는 역점 사안으로 계승되었다.그래서 한·미 FTA 연내처리라는 부시 측의 약속만 믿고 쇠고기협상을 졸속합의해 주었다.이후 촛불정국 속에 7월,8월 처리설 등이 있었지만 사실상 진행되지 못했다.그러다가 11월 미 선거 직후에 열리는 이른바 ‘레임덕 회기’에 한·미 FTA를 처리하리라는 기대속에 다시 국회비준안 상정설이 제기되었지만,미 경제위기로 미 의회에서 FTA는 막상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그러고 나서 지난주,한·미 FTA 비준동의안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단독상정되었다. 지난 1년을 돌이켜 볼 때,상황은 간단히 요약된다.우리 정부는 부시의 연내처리 약속을 믿고 쇠고기를 갖다 주었고,부시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아니 의회를 민주당이 장악한 상태에서 그리고 그 민주당이 한·미 FTA를 반대하는 조건에서 처음부터 부시의 약속은 지켜질 수 없는 것이었다.사태의 본질이 이러함에도 정부 측은 아무런 실익이 없는 한·미 FTA 비준안 연내처리에 몰입하고 여당 역시 엉뚱한 무리수를 두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 대표 물망에 올랐던 미 민주당의 베세라 의원이 자리를 고사한 뒤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오바마에게 통상은 그 우선 순위에 있어 첫 번째도,두 번째도,세 번째도 아닐 수 있다.” 베세라 의원은 얼마 전 미 민주당 하원 부대표에 선출되었다.그래서 풀이하자면 무역대표부 대표로서 별로 중요하지도 주목도 받지 못할 통상문제에 올인하기보다,하원 민주당 부대표로서 더 중요한 이슈에 매진하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미래에 더 유익하다는 말이다.지금 미국에,오바마 당선자에게 중요한 것은 첫째 경제위기 극복이요,둘째 미 자동차 빅3의 회생이요,셋째 세제와 의료보험 개혁이다.통상과 관련해서도 북미자유무역협정 개정문제와 대중국 무역적자 문제가 훨씬 중요하다.그래서 이런 문제들이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고 난 뒤,또 미·콜롬비아 FTA,미·파나마 FTA가 처리되고 난 뒤에야 한·미 FTA 차례가 올 것이다.지금 그 시점을 예상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하지만 아무리 빨라도 내년 하반기는 지나야 할 것이다. 더군다나 미 자동차 3사에 대한 구제금융지원으로 한·미 FTA 재협상 모멘텀은 더욱 강화되었다.다시 말해 오바마 입장에선 빅3의 회생을 위해선 어떤 일이라도 해야 할 판이 되었고,당연히 한·미 FTA 자동차 조항도 그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지금 국민들은 언제 될지도 모를 한·미 FTA로 난장판이 되어 버린 국회가 아니라,민생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날밤 새우는 그런 국회가 보고 싶을 뿐이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 조남홍 기아차 사장 사의

    현대기아차 그룹에 대규모 인사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지난 9월 현대차 김동진 부회장의 현대모비스 전보를 시작으로 최고위급 임원 인사가 전혀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기아차는 최근 김익환 총괄 부회장이 물러난 데 이어 23일 조남홍 사장마저 물러서겠다고 밝혔다.현대기아차의 공식 입장은 ‘사의 표명’이라지만 재계는 정몽구 회장의 경영 스타일로 볼 때 최고위 임원들이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정 회장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조 사장과 김 부회장은 2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던 기아차를 올해 3분기 연속 흑자로 전환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재계는 이번 사임을 전혀 뜻밖으로 보고 있다.현대·기아차 내부의 원로급 및 1세대 경영진이 대부분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대폭적인 신구세대 물갈이 인사의 신호탄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아울러 정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승진 및 자리 이동 가능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기아차는 조 사장과 김 부회장의 사임 탓에 국내 담당 사장과 총괄 부회장직에 공백이 생기면서 정 사장의 승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의 사위인 정태영 현대캐피탈 및 현대카드 대표의 거취도 눈길을 끌고 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서울시도 고위 공무원 물갈이

    공직사회 물갈이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중앙정부에 이어 지방정부까지 고위공무원 인적쇄신에 동조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번주 말이나 다음주 초로 예정된 정기인사에 앞서 4년 이내 정년퇴직을 해야 하는 2급 이상 고위공직자들에게 조기퇴직을 권고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고위직 일괄 사퇴를 유도한 것이어서 다른 지자체에 대한 파급여부가 주목된다.특히 공직사회에 이어 공기업도 대규모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어 사회 전반에 ‘명퇴 칼바람’이 위세를 떨칠 전망이다.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이날 “정기인사를 앞두고 2급 이상 국장급 가운데 1952년생 이상 또는 행정고시 22회 이상 고위직을 대상으로 명퇴 의사를 물은 것으로 안다.”면서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그런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고,대상자는 대략 7명 안팎”이라고 밝혔다. 인사 가이드라인이 사실상 중앙정부와 다를 것이 없어 서울시도 정부와 청와대 주도의 고위직 물갈이 방침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육과학기술부,국무총리실,외교통상부,국세청,농림수산식품부 1급 공무원에 이어 서울시 2급 공무원들도 명퇴 권고 대상자로 선정돼 앞으로 물갈이 폭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서울시는 최근 이같은 가이드 라인에 따라 국장급 이상 고위직 가운데 6~7명 정도에게 명퇴 의사를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미 오래 전부터 사의를 표명해온 최창식 행정2부시장을 비롯해 문승국 물관리국장 등 고위직 3~4명이 사직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국장은 “나보다 젊은 부시장이 나오는데 후배를 위해 자리를 비켜주고 싶다.”며 물러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반발도 거세다.인사 가이드라인을 인정하지 않고 버티는 명퇴 권고 당사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이 때문에 예년에 비해 인사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지난해의 경우 12월 초순에 인사 규모와 조직 개편이 확정됐지만 올해는 명퇴 대상자의 반발로 보름가량 늦춰지고 있다.인사위원회가 이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명퇴 권고를 받은 한 국장은 “연공서열을 우선시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어느 정도의 합리적인 기준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누구,누구를 위해 물러나라고 하면 이를 받아들일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의 후임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최 부시장의 사의가 받아들여지면 이덕수 균형발전본부장과 김영걸 도시기반시설본부장 가운데 1명이 행정2부시장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다만 김영걸 본부장은 고려대 출신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할 듯하다. 오세훈 시장과 라진구 행정1부시장이 모두 고대 출신이어서 행정2부시장마저 동문으로 채우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전광삼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완도주민 드라마 마케팅 눈뜨다

    완도주민 드라마 마케팅 눈뜨다

    ‘섬 주민들이 TV마케팅에 눈을 떴다.´ 올 추석(9월13~15일)을 앞두고 전복 특산지인 전남 완도군 노화도에서는 전복이 동이 난 일이 있었다.빗발치는 전화 주문에도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다.당시 전복 1㎏을 기준으로 최상품인 6개짜리는 7만원,가장 많이 찾은 10~12개짜리는 4만원,20개짜리인 구이용은 2만 7000원에 팔렸다. 이렇게 해서 올 추석 때만 완도군이 판 전복은 총 608t으로 무려 364억여원에 이르고 있다.지난해 추석 때 314t,188억여원보다 판매량이 두 배나 늘었다. ●“소비운동보다 드라마 한편이 더 효과” 전복이 대박을 터뜨린 것은 추석을 앞두고 인기리에 방영을 마친(9월9일) 방송드라마 ‘식객’이 톡톡히 효자 노릇을 한 덕분이다.드라마에서 세계미식가대회가 전복 특산지인 노화도에서 열렸고,여기서 전복을 다룬 장면이 3차례나 잇따라 방송됐다.산해진미 중 전복 요리가 으뜸으로 부각되면서 도회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여기다 그동안 추석 선물로 인기를 모았던 멸치 값이 뛰어 전복 값과 엇비슷해지면서 전복으로 쏠림현상이 생겨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주찬(51) 완도군 관광진흥담당은 “지난해 군에서 과잉 생산된 전복 소비량을 늘리기 위해 방송광고와 전국민 전복먹기운동을 폈으나 결국 드라마 한 편만큼 폭발적인 매출 효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치 성금 모아 전달 TV드라마의 위력을 체험한 주민들은 10월20일 ‘노화읍 드라마유치추진위원회’를 꾸렸다.어민대표,이장단장,청년회장이 공동대표로 나서고 지역단체 22개가 추진위원으로 힘을 보탰다.어민들도 앞을 다퉈 팔을 걷어붙였다. 유치추진위가 지난달 5~30일에 26개 마을주민 등 1933명으로부터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은 7800만원.주민들은 1만원부터 100만원까지 형편대로 냈다.전복 양식을 하는 최현국(55) 추진위원장은 가장 많은 1000만원을 냈다.유치추진위는 최근 성금 중 7100만원을 드라마 제작비로 전해달라며 김종식 군수에게 맡겼다.700만원은 홍보용으로 남겨뒀다. 완도군은 방송드라마 ‘그대를 사랑합니다(16부작)’를 노화도에서 촬영하도록 하기 위해 다음주쯤에 방송국과 계약할 예정이다.내년 5월쯤 공중파를 탈 드라마에는 최불암,송재호,나문희,강부자 등 인기 탤런트가 출연한다. 김 군수는 “내년 상반기에 제작사를 선정해 전복을 다룬 2~3회 분량을 찍도록 하는 방안으로 주민 성금 7100만원과 군비 7900만원 등 총 1억 5000만원을 드라마 제작비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2700여t에 그쳤던 전복 생산량은 올해 4500t으로 크게 늘어나 자칫 판로가 막히는 날에는 값이 폭락할 수도 있다는 게 어민들의 주장이다. ●내년 5월 새 드라마 제2대박을 꿈꾸며 손형팔 군 시장개척팀장은 “완도는 올해 노화도를 중심으로 보길도,소안도 등 2500어가가 2987㏊에서 전국 생산량의 80%인 전복 4500여t(2200억원 상당)을 생산할 예정이어서 안정적인 판로 확보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또 전국 양식 넙치(광어) 생산량의 80%를 점유한 완도는 값싼 외국산 돔 등이 밀리면서 소비 감소와 사료값 폭등으로 양식장마다 아우성이다.양식 어민들은 부도 공포에 휩싸일 지경이다. 손 팀장은 “대도시에 상설 활어직판장을 열어 소비촉진에 나서고 일본으로 수출할 전복,광어 상담도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경기위축,소비감소,과잉생산 등을 감안해 판촉활동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부고] 50년대 ‘핀업걸’ 베티 페이지

    1950년대를 풍미한 전설적인 ‘핀업 걸’(핀으로 벽에 붙이는 미인 사진) 베티 페이지가 11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AP통신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85세.페이지의 에이전트인 마크 로슬러는 이날 “페이지가 지난주 심장마비를 일으킨 뒤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1923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가 절도죄로 수감되는 바람에 고아원에 맡겨지는 등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다.그런 그의 삶은 1950년 아마추어 사진작가를 만나면서 급반전했다.당시 비키니와 속옷만 걸치고 찍은 대담한 잡지 사진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지만,파격적인 노출로 의회 조사를 받는 등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검은 뱅 헤어스타일에 도발적이면서도 에로틱한 그의 포즈는 이후 마돈나,데미 무어 등 많은 대중스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속리산 견훤산성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속리산 견훤산성

    속리산만큼 오묘한 이름을 가진 산이 또 있을까.법주사를 중창하기 위해 보은 땅에 도착한 진표율사를 따라 밭을 갈던 소들과 농민들이 속세를 버리고 불도에 입문한 산이라 하여 속리산이 되었다는 것.여기에 ‘도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는데 사람은 도를 멀리하는구나,산은 사람을 떠나지 않는데 사람이 산을 떠나는구나.(道不遠人 人遠道, 山非離俗 俗離山)’ 라는 고운 최치원의 시 한 수가 더해지며 속리산의 이름은 더욱 깊어진다. ●상주 사람들이 섭섭한 까닭 흔히 ‘보은 속리산’이라고 하는데,상주 사람들은 그게 늘 섭섭했다.속리산은 충북 보은뿐만 아니라 경북 상주에도 걸쳐 있고,또 상주 쪽에서 바라보는 속리산의 풍경이 기막히기 때문이다.상주시 화북면은 속리산,청화산,도장산,시루봉 등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가히 산국(山國)이라 부를 만하다.이 곳에는 두 개의 보물이 숨어 있다.하나는 풍수지리에서 십승지지(十勝之地)로 알려진 우복동(牛腹洞)이고,다른 하나는 견훤산성이다. 재미있게도 두 개의 보물이 모두 속리산과 관련을 맺고 있다.우복동이 속리산의 강한 화기(火氣)를 피해 꼭꼭 숨어 있다면 견훤산성은 속리산이 잘 보이는 장소에 터를 잡고 있다.견훤산성은 무려 1500년이 넘은 성벽을 따라 한 바퀴 돌기에 좋은 길이다.속리산의 웅장한 암릉미를 감상하며 견훤(867~936년)에 얽힌 전설과 옛 사람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충북 괴산에서 49번 지방도를 타고 백두대간의 고갯마루인 늘재를 넘으면 상주 화북 땅이다.이곳 장암리에서 속리산으로 가는 널찍한 도로를 따르다 보면 오른쪽으로 작은 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등산객들은 대개 스쳐가기 마련이지만,이곳 장바위산(541m)에 견훤산성이 있다. ‘견훤산성 700m’라 쓰여진 작은 표지판을 따르면 곧 산길이 시작된다.시작부터 제법 경사가 가파르다.풍경은 소나무가 우거진 전형적인 야산의 모습이다.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무렵이면 나뭇가지 사이로 성벽이 눈에 들어오고,이어 동벽에 올라서게 된다.산성은 출입구에 해당하는 동벽이 원형 그대로 복원됐고,나머지는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정상을 중심으로 둘러쌓은 테뫼식 산성이기에 여기서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돌게 된다. ●자연석 위에 쌓은 망대는 속리산 전망대 견훤이 쌓았다고 해서 견훤산성이라 부르지만,실제로는 삼국시대인 5~6세기 축성됐다.이 곳뿐만 아니라 상주지역 옛 성들이 견훤과 관계지어지는 것은 ‘삼국사기’의 견훤과 그의 아버지 아자개가 가은 출신이란 기록 때문이다.가은은 지금 문경에 속하지만 당시엔 상주 가은현이었다. 성벽은 직사각형의 작은 화강암을 잘 다듬어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마치 고른 치아처럼 보기 좋다.중간중간 자연석 위에 돌을 쌓은 곳이 나온다.최대한 자연지형을 그대로 이용한 흔적이다.산의 정상으로 생각되는 지점에는 말굽형의 망대(望臺)가 돌출되어 있다.수풀을 헤치고 망대에 서니 일필휘지로 펼쳐진 속리산의 주릉이 장관이다.보은과 상주 일대의 많은 산을 올라봤지만,속리산이 이렇게 웅장하고 위엄있게 보이는 곳은 없었다.나도 모르게 손아귀에 불끈 힘이 들어간다. 그 옛날 이 곳을 차지하고 새로운 왕국을 꿈꾸었던 견훤과 그 군사들은 속리산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 고장에 전해 오는 말에 의하면 견훤은 이 곳에 성을 쌓고 세력이 강성해져 근거지를 전주로 옮겼다고 한다.속리산의 힘과 기상이 그들에게 전해졌던 것은 아닐까. 망대를 지나면 길은 내리막으로 이어지고 화북면의 마을들과 청화산,도장산 등이 훤히 보인다.마을 앞을 지나는 49번 지방도는 당시 신라가 북쪽으로 오르내리는 통로였다.이 산성을 손에 넣은 견훤은 북쪽 지방에서 경주로 향하는 공납물을 모두 거두어 들였다고 한다.가파른 길을 내려 오니 다시 동벽 앞이다. 견훤산성 걷기는 장암리 견훤산성 이정표에서 동벽까지 30분,650m의 성벽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데 30분이 걸린다.좀 더 길게 걷고 싶은 사람은 속리산 문장대로 향한다.화북면 시어동에서 문장대까지는 3.3㎞,2시간가량 걸린다.이 길은 법주사에서 오르는 길보다 짧고 완만해 많은 산꾼들이 이용한다. ●가는 길과 맛집 대중교통은 불편해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작년에 개통한 청원~상주간 고속도로를 이용해 화서나들목으로 나오면 화북면이 가깝다.견훤산성은 장암교에서 속리산으로 난 길을 따라 2㎞ 정도 오르면 이정표가 보인다. 화북면은 송어회로 유명하다.등산로 입구의 문장대가든(054-533-8935)과 오송가든(054-533-8972)은 산꾼들이 많이 찾는 집이다.우복동 광장마을의 청화산방(054-533-8958)은 직접 담근 메주로 내오는 된장국이 일품이고,모든 반찬은 유기농 채소를 사용한다. 산악전문작가
  • 국세청·기업 ‘세무조사 면제협약’ 맺는다

    세금을 성실하게 내는 기업에 대해 세무당국이 ‘성실납세 이행협약’을 체결해 세무조사를 반 영구적으로 면제해 주는 방안이 내년부터 추진된다.글로벌 경제 위기를 맞아 지난 10월 국세청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해 한시적으로 정기 세무조사를 전면 유예한 데 이은 정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조치로 평가된다. 한상률 국세청장은 10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3회 한·EU 협력상 시상식에서 “납세자와 성실납세 의무 이행에 관한 신사협정을 체결,납세자가 이를 성실히 이행하면 세무조사 없이 납세자의 신고 내용을 그대로 수용하는 ‘수평적 세원관리제도’를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평적 세원관리제도는 네덜란드가 2005년 시범운용을 거쳐 올해부터 1460개 기업에 대해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조세와 관련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춘 기업을 대상으로 ‘성실납세 이행협약’을 맺고 정기 세무조사를 면제해 주는 방안이다. 협약을 맺은 기업은 세무당국과 정기 대화를 통해 세무관련 사항을 협의한 뒤 세금을 신고·납부하게 된다.세무당국은 기업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으로 세무조사를 면제해 주게 된다.국세청은 우선 내년부터 회계 관련 내부통제시스템을 제대로 갖춘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수평적 세원관리제도를 시범 실시한 뒤 기업들의 신청을 받아 2010년부터 개별 기업과 ‘성실납세 이행협약’을 맺을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협약을 맺는 기업에 대해서는 반 영구적으로 세무조사를 면제해 준다는 방침”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그만큼 철저한 내부 회계검증시스템이 갖춰져야 하고,투명경영을 실천하겠다는 기업인의 의지가 뒷받침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또 “내년 시범운영을 통해 성실납세협약을 맺을 기업의 구체적 기준과 범위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면서 “회계 투명성 등을 감안할 때 일단 대기업들과 우선적으로 협약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세청은 이날 주한 EU상공회의소(EUCCK·회장 장마리 위르티제)로부터 제3회 한·EU 협력상 대상 ‘최고세계화상(Globalized Partner)’을 수상했다.주한 EU상공회의소측은 “국세청이 한상률 청장 취임 이후 외국인이 사업하기 좋은 세정 환경 조성과 국제적 과세 기준을 적극 적용,한·EU간 경제협력 강화에 기여한 공로를 유럽계 기업들이 높이 평가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한승수 국무총리와 브라이언 맥도널드 주한 EU대표부 대사,위르티제 주한 EU상공회의소 회장 등 유럽 12개국 대사,그리고 한국에 진출한 유럽 기업 대표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연말정산 세테크 이렇게 하라

    연말정산 세테크 이렇게 하라

    재테크도 세테크도 늘 뒷전인 ´나덜렁´ 대리는 지난 2월 월급통장을 보고 아차 싶었다.월급통장에는 무려 12만원이나 비었다.순간 나 대리의 머리엔 총무과에서 닦달하던 ‘연말정산 서류’가 떠올랐다.남들은 ‘13번째 월급’을 챙기기 바쁜 때 연말정산 서류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 세금을 돌려받기는커녕,오히려 12만원을 더 내야 했던 것.“올해엔 잊지 않으리라.” 다짐했지만 송년회 술자리마다 탬버린만 치는 그의 모습을 보면 이번에도 별반 나아질 것은 없어 보인다. 실제 직장마다 나 대리의 모습은 어렵잖게 볼 수 있다. 자신이 꼼꼼하지 못한 ‘나 대리’과라면 이제 몇 가지 금융상품만이라도 챙겨 보자. 12월 벼락치기만 잘해도 90만원에 이르는 연말정산 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 ●금융상품 3가지만 챙겨도 90만원 올해부터는 연말정산 신고 시한이 내년 1월 말로 늦춰졌기 때문에 ‘게으름뱅이’들도 여유가 있다. 하지만 ‘벼락치기’에도 전략이 있어야 한다.선택과 집중이다. 포기할 것은 포기하더라도 소득공제 혜택이 큰 상품만 공략하는 방법이다. 가장 먼저 챙겨 봐야 할 것은 연금저축. 연말정산만으로 볼 때 가장 수익률이 높다는 점이 제일 먼저 꼽은 이유다. 300만원 한도에서 연간 납입액의 100%를 소득에서 공제해 준다. 예를 들어 연봉이 3300만원인 직장인이 연말까지 연금저축에 300만원을 넣는다면 내년 2월에는 56만 1000원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연봉이 높으면 투자 수익은 더 높아진다.적금, 펀드, 보험 형태로 모두 가입 가능하다. 물론 단점도 있다. 불입 기간이 10년 이상이라 중도 해지하면 소득세 등 22%를 물게 된다. 또 돈은 55세 이후부터 5년간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다. ●욕심에 무조건 가입은 손해 또 다른 벼락치기용(?) 상품으로는 연간 300만원 한도에서 납입액의 40%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한 장기주택마련저축이 있다.이자소득에 대한 세금(15.4%)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이다.단 혜택이 큰 만큼 조건이 까다롭다.상품에 가입하려면 무주택 가구주이거나,전용면적 85㎡(25.7평) 이하 1주택 소유자로,주택 가격은 3억원 이하여야 한다. 최소 7년을 내야 하는데 그 동안 집 값이 3억원 이상으로 올라도 자격은 유지된다.5년 이내에 해지하면 그 동안 받은 소득공제액을 되돌려 줘야 한다.또 5∼7년 이내에 해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한다. 결론적으로 12월 말까지 300만원을 한꺼번에 넣는다면 2월에는 22만원이 통장에 들어온다.적금 또는 펀드로 가입할 수 있고 금리는 연 4~6%선이다. 언급한 두 상품 모두 저축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1인당 5000만원까지 원금 보장이 되지만 펀드는 투자 성과에 따라 원금 손실이 날 수도 있다. 장기적립식주식형펀드도 올 10월부터 비과세 혜택과 소득공제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펀드자산의 60% 이상을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 해당하는데 3년 이상 투자하면 1년차 20%, 2년차 10%, 3년차 5%를 소득에서 각각 공제한다. 소득공제 대상 금액은 1년 동안 1200만원까지다. 단 12월 가입자는 300만원 한도라는 것을 고려하면 환급액은 11만원이다. 결국 3가지를 모두 가입한다면 9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단 이미 펀드에서 큰 손해를 본 국민이 워낙 많은 상황이어서 추천 자체가 조심스럽다.‘빨리 먹은 떡이 체한다.’고 가입 전 필요한 상품인지 잘 따져 보는 것은 필수다. 하나은행 골드클럽 이신규 세무사는 “자칫 환급 욕심에 우선 연말정산용 금융상품에 가입부터 했다가 해지를 하면 손해가 큰 만큼 바쁠수록 두번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 상품들 외에도 절세형 금융상품을 잘 활용하면 훌륭한 세테크를 이룰 수 있다.우선 장기주식형펀드와 비슷한 장기회사채형펀드가 있다.펀드자산의 60% 이상을 국내 회사채나 기업어음(CP)에 투자하는 회사채형 펀드로,1인당 5000만원 안에서 가입할 수 있다.투자기간은 3년 이상으로 가입 후 3년간 배당소득에 대해 세금을 물지 않는다.가입시한은 내년 말까지다. 60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은 생계형 저축을 눈여겨 볼 만하다.이달 말까지 가입하면 이자소득이나 배당소득에 대해 소득세를 물지 않는다. 이밖에 이자소득의 9%가 소득공제되고,주민세가 면제되는 세금우대종합저축이나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을 물지 않는 농협·수협의 예탁금도 대표적 세테크 상품으로 꼽힌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인사]

    ■국가보훈처 ◇전보 △보훈선양국장 김흥식△복지증진〃 우무석△서울지방보훈청장 이병구△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장 김명한■농촌진흥청 △농촌지원국장 이학동△국립식량과학원 기능성작물부장 안진곤△충청북도농업기술원장 민경범■한국도로공사 ◇1급 △홍보실장 김경희△감사〃 이창성△기획처장 최봉환△정보〃 강승원△재무〃 김영섭△인력〃 박영철△고객〃 손정표△도로〃 박율규△교통〃 최윤택△구조물〃 허인△시설〃 장호기△건설계획〃 최윤환△건설관리〃 류지연△설계〃 이상근△해외사업〃 김낙주△경기지역본부장 유태호△강원지역〃 유상하△충청지역〃 김영환△경남지역〃 이현우△인천대교건설사업단장 오승탁■한국관광공사 ◇전보 △ 코리아컨벤션뷰로 본부장 김건수 ◇승진 △부사장 최갑열(전략경영본부장 겸임)△글로벌마케팅본부장 김봉기△관광산업경쟁력 본부장 엄경섭■한국산업안전공단 △기획이사 東燮■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본부장 △신재생에너지연구본부장 姜龍爀△기후변화기술연구〃 金鍾南△효율·소재융합연구〃 金鴻守 ◇실장·단장·센터장 △기술지원실장 李興周△태양광연구단장 劉權鍾△연료전지연구〃 李元龍△수소에너지연구센터장 徐龍錫△바이오에너지연구〃 李震石△태양열지열연구〃 白南春△풍력발전연구〃 張文碩△온실가스연구단장 白一鉉△청정화석연료연구센터장 鄭憲△폐기물에너지연구〃 金性洙△건물에너지연구〃 趙秀△산업효율연구〃 董相根△반응분리소재연구〃 金東國△변환저장소재연구〃 晉彰秀■매일유업 ◇상무 △홍보본부장 한도문△중앙연구소장 윤숭섭 ◇이사대우△유아식영업부문장 이신△SCM부문장 정진석△광주공장장 이민수△경산공장장 채태수△청양공장장 오익종■기은캐피탈 ◇임원 △IB본부장 김두영△기업금융〃 허창문 ◇부서장△검사부 백종덕△자금심사부 박종성△여신관리부 정만훈△벤처투자부 김이섭△M&A〃 권영백△기업금융1부 송한기△〃2부 박재두△개인금융부 이동령△할부리스부 성낙준△주택금융부 배지훈 ◇지점장△여의도지점 신태호△대덕밸리〃 함석호△안산〃개설위원장 김영건■이데일리 △산업1부장 김수헌△산업2〃 박호식■코엑스 ◇보직발령 △전시2팀장 양승경 △SP〃 김규환 △컨벤션〃 정인환 △오피스운영〃 김낙헌 ◇전보 △전시1팀장 조상근 △전시3〃 이연백 △전시장마케팅〃 이광헌 △코엑스몰〃 박영호 △센터관리〃 이종수 △총무〃 조한주 △홍보실장 류태성 △감사〃 전상휘■한경닷컴 △온라인뉴스국 경제팀장 차기태△〃 증권〃 최명수■국립독성과학원 △약리연구부 생명공학지원과장 유태무△위해평가연구부 인체노출평가〃 김형수△독성연구부 면역독성〃 윤혜성△위해평가연구부 위해성평가〃 박귀례△약리연구부 안전성약리〃 정혜주△〃 분자생물〃 김혜수
  • “인터넷 있었다면 히틀러는 없었을 것”

    “인터넷이 좀더 일찍 도입됐다면 히틀러의 음모는 성공하지 못했을 겁니다.인터넷에서 들끓는 비웃음 때문에 그의 작전은 햇빛조차 못 봤을 테지요.”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출신 작가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68)가 인터넷의 위력(?)에 대해 이색적인 주장을 내놨다.7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한림원에서 연 수상 기념 강연을 통해서다. 10일 열리는 시상식에 앞서 진행된 이 강연에서 그는 “인터넷상에서의 정보 확산이 세계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는 새로운 도구가 되고 있다.”며 “만약 인터넷이 있었다면 제2차 세계대전도 막았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작가는 컴퓨터·책에 대한 접근이 여전히 ‘사치’에 불과한 나라에 대한 우려도 잊지 않았다. 그는 출판업계가 아프리카,동남아,남미 등과 같은 개발도상국의 대중들에게 더 많이 읽힐 수 있는 책,덜 알려진 언어로 된 책을 출판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여전히 인류에게 절박한 과제인 문맹,굶주림과의 투쟁에 대해서도 행동에 나서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주말탐방] 경북 영천 보현산 천문대

    [주말탐방] 경북 영천 보현산 천문대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출판된 과학책 중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무엇일까? 정답은 퓰리처상을 수상한 시카고대 교수 칼 세이건이 지은 ‘코스모스’다.세이건은 평생에 걸쳐 별을 관측하고 지구와 같은 별을 찾기 위해 애썼다.그는 “왜 우주를 연구하느냐?”라고 묻는 사람들의 질문에 “우리 인간만 살고 있다면 그것은 우주 공간의 지독한 낭비”라고 답했다. 세이건의 우주에 대한 희망은 그가 쓰고 훗날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영화 ‘콘택트’에 자세히 나타나 있다.영화 속 주인공 앨리는 “100만개 별 중 하나에 행성이 있고,100만개 중 하나에 생명이 있고,100만개 중 하나에 지능을 갖춘 생명이 있다면,우주에는 수많은 문명이 존재한다.”고 말한다.이를 확률로 계산하면 0.0000004.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곳곳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이 확률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물론 우리나라에도 역시 이 불가능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서울역에서 새마을호를 타고 4시간가량을 달려 도착한 경북 영천역.마중을 나온 보현산천문대 이병철(37) 연구원은 세상 소식을 꼬치꼬치 캐물었다.그는 “산 속에서 지내다 보니 많아야 한 달에 한 번 내려온다.”며 멋쩍게 웃었다.기자가 올라탄 천문대 차량은 4륜 구동의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스노타이어가 장착돼 있고,트렁크에는 체인도 있다.이 연구원은 “초겨울만 돼도 산에 눈이 내려 얼어붙기 일쑤지만,식당에서 밥을 해주시는 아주머니들 때문에 차량은 산 아래를 매일 오르내린다.”고 설명했다. ●선보러 천문대로 찾아와 “산으로 올라가기 전에 들를 곳이 좀 있다.”고 양해를 구한 이 연구원은 전자제품 대리점에 들러 휴대전화를 찾았다.최근 천문대 사람들은 일제히 휴대전화와 통신사를 바꿨다.한동안 잘 터지던 휴대전화 수신율이 어느 날부터 50% 미만으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었다.서비스센터에 연락해 여러차례 기지국 수리를 받았지만 워낙 산골이다 보니 엔지니어들도 고개를 내저었다.결국 그나마 수신율이 조금 높은 통신사로 하나,둘씩 번호이동을 하다보니 이제는 대부분 바뀐 상태다. 이 연구원은 “워낙 휴대전화 통화가 안 되다 보니 10년 동안 친구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면서 “친구들이 이제는 아예 전화를 안 한다.”고 말했다.이 연구원이 10년째 매달리고 있는 과제는 ‘외계행성 탐사’다.쉽게 말해 우주에서 지구와 비슷한 별을 찾는 일이다.1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다.그는 “얼마전 목성,토성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 행성계를 찾았는데 조금만 더 노력하면 분명히 지구와 같은 별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인테리어 가게에 들러 천문대 숙소 보수 재료를 살펴보고,우체국에 들러 우편물을 찾은 후 슈퍼마켓에서 천문대에서 키우는 개 사료를 사고 나서야 이 연구원의 산밑 마을 나들이는 마무리됐다.이렇게 세상과 격리돼 살면서 연애와 결혼은 어떻게 할까 궁금했다.이 질문에 돌아온 이 연구원의 답변은 뜻밖이었다.그는 “이번주 토요일(11월29일)에 결혼한다.”면서 “6개월 전쯤 친구가 부산에서 여자친구를 데리고 천문대까지 직접 올라와서 소개시켜주고 갔다.”며 쑥스러워했다.이어 “천문대 노총각들 중에서는 그나마 재수가 좋아서 먼저 가게 된 셈”이라고 덧붙였다.결혼하게 되면 그는 영천 시내에 마련한 보금자리에서 출퇴근을 할 예정이다. 해발 1124.4m.산봉우리 사이의 능선에 자리잡은 보현산 천문대는 너무나 조용했다.천문학자를 보며 ‘땅 아래의 일도 모르는 사람이 하늘을 바라본다.’며 누군가 비웃었다지만 별을 쳐다보고 연구하는 이들에게 세상과 철저히 단절된 천문대는 꿈의 장소 그 자체였다. 보현산은 안정적으로 별을 관찰하기 위해 도시와 멀고,높은 곳에 위치해야 하는 천문대의 지정 요건에 정확히 들어맞는 곳이다.산을 오르는 입구에 쓰여 있는 ‘전조등을 켜지 말라’는 푯말 역시 별 관측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드넓은 우주에서 한순간 스쳐 지나가는 자동차 전조등 불빛은 몇 년에 걸친 관측 결과를 순식간에 엉망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근처를 지나가는 비행기나 소음조차도 천문학자들에게는 적이다. ●천문대 인근 차량 전조등·소음은 최대 적 천문대장을 맡고 있는 경재만(43) 박사는 지난해 10년 동안 근무하던 소백산 천문대에서 보현산으로 옮겨왔다.대구에서 출퇴근하는 경 대장 역시 이틀에 한번 꼴로 집에 들어가기 일쑤다.경 대장은 “상주하고 있는 천문대 연구원들의 주된 역할은 별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망원경을 관리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틈틈이 자신의 연구를 하기는 하지만,국내 최대인 직경 1.8m 망원경을 신청해 사용하는 국내 연구진들이 불편없이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시설을 잘 관리하는 것이 천문대원들의 1차적인 임무다.경 박사는 “망원경 신청은 6개월 단위로 받는데 보통 한 연구팀에 3일에서 6일 정도 배정된다.”면서 “날씨가 좋지 않으면 1년을 기다려 다시 신청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관측을 신청했던 한 학생은 매번 비가 오거나 구름이 많이 끼어 3년을 기다리기도 했다.경 대장은 “7~8월 장마철 동안을 제외하면 보현산 천문대에서 원활하게 관측이 가능한 청정일수는 채 150일이 되지 않는다.”면서 “사실 한국이 위치한 위도는 대형 천문대를 세우기에는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보현산 천문대를 상징하는 1.8m 망원경동에 들어서자 컴퓨터 서버의 굉음만이 가득했다.일반인들의 생각과 달리 1.8m 망원경은 눈으로 들여다볼 수 없다.건물 3층에 위치한 망원경에 연결된 CCD(고체촬상소자)가 컴퓨터와 연결돼 있어 연구자들은 모니터를 통해 별을 관측할 뿐이다.커다란 망원경으로 아름다운 별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은 여지없이 부서졌다.경 대장은 “망원경동이 일단 열리면 외부와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 공기의 흐름을 줄이기 위해 히터조차 조심해야 한다.”면서 “망원경동은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순수하게 연구자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초대 천문대장을 맡았던 전영범(49) 책임연구원은 별 사진작가로 유명세를 떨쳤다.망원경 주위는 물론 전시관 내부에도 전 연구원의 사진이 빼곡하다.그러나 별 사진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컬러사진이 아니다.빨간색과 파란색,녹색 필터로 찍은 사진 세 장을 합성해서 만드는 조작에 가까운 작업이다. 전 연구원은 “전공 자체가 색이 변하는 변광성을 찍어 찾는 일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진과 친해졌을 뿐”이라고 말했다.전 연구원은 20년 넘게 산에서 지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묻는 질문에 “85년 2월에 눈 덮인 소백산을 냉각용 드라이아이스를 짊어지고 올랐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며 “별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관찰하는 사람은 아마추어이고,프로인 천문학자들은 별을 기록할 뿐”이라고 밝혔다. ●밤낮 없이 움직이는 천문대 천문대는 밤뿐 아니라 낮에도 활발하게 움직인다.해바라기처럼 낮시간에 태양을 좇아 움직이는 ‘태양망원경’이 있기 때문이다.하얀색의 원통형인 태양망원경은 5개의 작은 망원경을 담고 있다.각기 태양의 백색광,수소원자핵인 H-알파선,자기장 변화를 검출하는 VMG와 LMG을 관측하는 4개의 망원경과 태양 전체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망원경으로 구성돼 있다.올해 태양 흑점이 비정상적으로 사라졌다는 사실도 전 세계 각국에 있는 이 태양망원경을 통해 알려진 사실이다.태양망원경을 담당하고 있는 이승민 연구원은 “항상 같아 보이지만 태양은 인간이 관측할 수 있는 천체 중에 가장 많은 변화를 보인다.”고 설명했다.대구가 고향인 이 연구원은 일주일 내내 여자친구를 만날 수 있는 주말을 기다린다. 한밤중의 숙소에 고요를 깨는 타악기 소리가 조그맣게 울리고 있다.성현철 기술원의 취미다.헤드폰을 꽂고 전자드럼을 치는 그처럼 산 위에서 세상과 단절된 연구자들은 각자 자기만의 취미를 하나둘씩 키우고 있다.경 대장은 “화려한 도시에서 살던 사람도 이곳에서 한동안 머무르다 보면 고요에 익숙해지게 마련”이라며 “드럼을 치거나 책을 읽는 등 ‘혼자 놀기’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글 사진 영천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주말탐방] 건설 현장 3인의 여전사 [주말탐방] 김정은기자 은평 녹번 119안전센터 소방관 체험 12시간 [주말탐방] 마산 기상대 긴장의 24시
  • 심장마비 ‘시술동의서’ 쓰다 생사 오락가락

    급성심근경색(심장마비)으로 급하게 병원을 찾은 환자 중에 ‘시술동의서’를 작성하다가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환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대형종합병원의 급성심근경색 대응력을 평가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으로 전국 43개 병원의 환자 4200명을 조사해 이런 결과를 2일 공개했다.심평원에 따르면 60분 안에 혈전용해제를 투여받은 환자를 조사한 결과 가족이 동의서를 작성하는 데 평균 25분,의료진이 혈전용해제 주사를 준비하는 데 6분의 시간이 흘렀다.60분은 급성심근경색 환자를 살리는 데 가장 중요한 이른바 ‘골든타임’이지만 동의서를 작성하는 데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허비한 셈이다.동의서를 작성하다가 60분을 넘긴 환자는 혈전용해제를 맞는 데 평균 1시간17분,최대 4시간25분이나 걸렸다. 병원별 조사에서 60분 이내에 환자에게 혈전용해제를 투여한 비율은 평균 70.3%였지만 0%인 병원도 있었다.막힌 혈관을 뚫는 스텐트 삽입술,풍선 확장술도 120분 이내에 시행한 비율이 전체 평균 85.3%였지만,병원별로는 12.5%에 불과한 곳도 있었다.급성심근경색증은 가슴 통증이 시작된 뒤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지만 조사 대상자의 35.8%만 구급차를 이용할 수 있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월드이슈-귀향하는 中 농민공] 토지 유동화→주택·금융 수요 증가→‘中경제 활력소’로

    [월드이슈-귀향하는 中 농민공] 토지 유동화→주택·금융 수요 증가→‘中경제 활력소’로

    ┃베이징 이지운특파원┃“한창 일할 낮시간인데 기차역,장거리 버스정거장마다 이민용 가방을 질질 끌거나 덩치보다 2배는 더 커 보이는 보따리를 짊어진 사람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습니다.춘제(春節) 연휴인가 하고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중국 광둥(廣東)성 둥완(東莞)시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김모(47)씨가 전하는 말이다.일하던 공장이 문을 닫는 등의 이유로 일자리를 잃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농민공(農民工) 행렬들이다.농민공이 농촌으로 돌아가고 있다.금융 위기의 여파로 도시가 더이상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들의 귀향은 단순한 인구이동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농민공은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고도성장을 떠받쳐온 핵심 주체였던 만큼 산업 시스템의 변화를 예고한다.올해만 1000만명가량이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게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의 추산이다.이들이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중국의 내일은 달라진다. 농민공의 귀향은 중국의 사활이 걸린 ‘토지개혁’과 맞물려 있다.“중국은 농지경작권의 양도 허용을 통해 농민의 소득증대와 함께 농촌경제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코트라 상하이 한국비즈니스센터의 김윤희 과장은 말했다.내수시장 확대를 통한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목표 달성에는 이 길뿐이라는 것이 중국 정부의 판단이다.토지의 양도·임대·저당 등의 방식으로 토지경작권의 자산 전환이 가능해지면서 농민 소득수준이 향상되면 농촌지역과 인근 도시의 소비성장을 견인할 것이고,농민이 토지경작권을 양도한 뒤 인근 도시로 이동함으로써 도시화 진전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농촌 토지 유동화로 기계와 건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금융기업은 이 과정에서 거래에 참여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소득수준 향상과 함께 주택,가전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경제에 막대한 활력을 불어넣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개방 이후 성장의 주체… 中산업시스템 변화 도농격차라는 사회 문제도 여기서 해결된다.사회적 긴장도가 대폭 감소되는 효과를 얻는다.규모의 농업과 농경지 면적 확대를 통한 식량안전 확보 문제도 챙길 수 있다.농촌과 농민이 현 시점 중국의 사활일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다.일부 경제학자들은 주택을 포함한 중국 농민의 택지를 시장가격으로 계산하면 20조위안(약 42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도 내놓는다. ●농민 통한 토지개혁으로 경제 위기극복 목표 중국은 30년 전에도 농촌으로 일어섰다.개혁의 선봉은 농촌이었다.안후이(安徽)성 펑양(風陽)현 샤오강(小崗)촌에서 시작된 이른바 ‘가족승포(承包) 책임제’가 효시다.농촌 생산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계기가 됐다.그러나 농촌과 농민은 그 혜택에서 소외됐다.토지로부터의 외면이 단적인 예다.지난 30년간 1억묘(1묘=약 660㎡)의 토지가 개발되는 과정에서 도시 상공업자들에게 18조위안 정도의 자산이 증식되는 동안 농민이 수령한 보상금은 5000억위안을 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된다.그 결과 양산된 것은 농민공이었다.2006년 기준으로 농민공의 평균 연간소득은 8064위안이다.한 달에 700위안(약 14만 7000원)이 조금 넘는 돈을 벌 뿐이다. 30년 뒤 다시 시작되는 농촌 프로젝트는 30년 전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중국은 지금 토지 조사에 착수했다.국토자원부와 농업부,통계국이 국장급 간부들로 구성된 15개 조사팀을 공동으로 구성해 30개 성,자치구,직할시의 경작지와 기본 농지 변동 상황을 중점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jj@seoul.co.kr [용어클릭] ●농민공(農民工) ‘도시로 이동해 노동 중인 농민’이 사전적 의미다.하지만 이들은 도시·농촌 주민의 구분을 엄격하게 규정한 중국의 주민등록제도 때문에 임금·의료·자녀교육 등에서 큰 차별을 받아 왔다.
  • [부고]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설계 요른 웃존

     호주 시드니의 대표 건축물인 오페라하우스를 설계한 덴마크 출신 건축가 요른 웃존이 29일 심장마비로 숨졌다.90세.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알바 알토와 함께 현대 건축계의 거장으로 꼽히는 웃존은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 태어나 코펜하겐 예술대학을 졸업했다.1950년 개인사무실을 열어 본격적인 건축가의 길에 들어선 그는 특히 1957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설계 공모전에서 당선되면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조가비 또는 잘라놓은 오렌지 조각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디자인의 오페라하우스는 그의 대표작이지만 1966년 비용초과 등의 이유로 호주 정부는 다른 건축가에게 일부 디자인 변경 등을 맡겨 1973년 완공했다
  • “일자리 빼앗겨” “인권 보장해야”

    “일자리 빼앗겨” “인권 보장해야”

     경기 불황으로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국내 체류 외국인 노동자를 상대로 불만을 표출하는 이른바 ‘제노포비아(Xenophobia·외국인 혐오증)’가 고개를 들고 있다.인종주의적 흐름을 막아야 할 정부는 불법체류자 범죄가 심각하다며 추방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불황에 고전하는 중소제조업체들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부의 불법체류자 단속이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뿐만 아니라 생산현장마저 흔들고 있다며 울상이다.  지난 12일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는 경찰과의 합동단속으로 경기 마석가구공단에서만 110명의 불법체류자를 붙잡았다.당시 방글라데시 출신 직원들을 잃은 가구공장 김모(52) 사장은 “2주가 넘게 구인광고를 냈지만 1명도 찾아오지 않아 납품기일을 맞추지 못해 부도가 날 판인데 벌금까지 내야 한다.”면서 “연말까지 2~3번 더 단속하러 온다는데 정부의 계획대로 불법체류자를 잡아가면 대부분의 공장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가구공장 이모(47) 공장장은 “낮은 임금과 한때 한센병 환자들의 집단 거주지역이었던 마석지역이 위험하다는 잘못된 편견 때문에 일을 하겠다는 전화조차 오지 않는다.”면서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이 살아 온 지역을 정부가 나서 범죄의 온상인양 선전해 더더욱 일하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 연말까지 현재 22만여명인 불법체류자를 20만명까지 줄이겠다는 법무부의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법무부는 단속이 정당하다는 근거로 2003년 6144건이던 외국인 범죄가 불법체류자 증가로 인해 지난해 1만 4524건으로 급증했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불법체류자에 대한 여론을 알아보기 위해 법무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네티즌 가운데 91.8%가 ‘불법체류자 단속 강화’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중점 추진 업무로 선택했다.  이주노조 이정원 교육선전차장은 “법무부가 단속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현실을 침소봉대한 것”이라고 말했다.한국형사정책연구원 최영신 박사(‘외국인의 불법체류와 외국인범죄’·형사정책연구 2007년 가을호)에 따르면 불법체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방글라데시·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네팔 국적 외국인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범죄자수는 각각 1840,984,821,807,571,511명으로 한국의 8833명에 비해 현저히 낮다. 최 박사는 “불법체류 외국인들은 위험요소가 아니라 오히려 열악한 생활환경과 문화적 차이 때문에 내국인에게 범죄피해를 당할 수 있는 범죄피해 취약집단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30일 서울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외국인노동자대책범국민연대 소속 회원들이 불법체류 외국인 강력단속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이 단체 이성복 조직국장은 “불법체류자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뺏고 있다.”면서 “우리가 이주노동자를 포용하면 결국 분리독립을 주장하며 폭동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날 서울역 광장에서는 이주공동행동 등 시민단체회원 300여명이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추방 중단과 인권·노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가한 마석 샬롬의 집 장동만 총무부장은 “지난 12일 마석 일대는 단속을 빙자한 ‘토끼몰이식 인간사냥’으로 인해 생지옥을 방불케했다.”면서 “공장문을 부수고 들어간 출입국관리사무소 단속원들과 경찰이 붙잡힌 외국인 여성을 길가에서 용변을 보게 하는 것이 정부가 내세운 ‘따뜻한 법치’인가.”라고 물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메뉴는 특별하게… 경품은 ‘덤’

    메뉴는 특별하게… 경품은 ‘덤’

     “전국 모든 매장 인테리어와 메뉴가 똑같아야 한다? 아니다,지역별로 특성을 살려야 한다.”  “밖에서 먹는 음식의 맛은 강렬해야 한다? 아니다,식재료 고유의 풍미를 살려야 한다.  “같은 메뉴는 같은 맛을 내야 한다? 아니다,주방장에 따라 다른 맛이 나야 한다.” 올 한해 각종 먹을거리 파동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외식업체들이 절치부심하고 나섰다.연말을 맞아 매장 분위기와 메뉴를 새롭게 하고,눈길 끄는 이벤트로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매장마다 다른 메뉴 선보여  일부 패밀리 레스토랑은 장점으로 꼽았던 ‘스피드’와 ‘균일한 맛’을 포기했다.그보다는 음식을 맛보면서 안전한 식재료로 조리했는지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신뢰’와 ‘독특한 맛’을 심는 데 주력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한 매장에 2개의 점포를 입점하는 ‘베니건스&마켓 오’는 매장별로 요리사(셰프)를 두어 조금씩 다른 음식 맛을 선보인다고 28일 밝혔다.기존 베니건스의 스테이크와 파스타 메뉴에 쌀국수와 연두부 등 마켓 오의 아시아 푸드가 더해지면서 메뉴 선택의 폭을 넓혔다.청담동에는 24시간 문을 여는 매장도 운영 중이다.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도 부산 해운대점,대전 둔산점,분당 서현점 등을 시작으로 보다 독립적인 식사 공간을 확보하고 부스석 비율을 높이는 인테리어 개편 작업을 하고 있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KFC,버거킹 등 기존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플라스틱 의자를 치우고 소파를 배치한 카페형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버거킹은 올해 와퍼 탄생 50주년을 기념,공모를 통해 고객들의 인테리어 제안을 받기도 했다.  수제 버거 브랜드인 크라제버거는 홍대점과 압구정점,신사 가로수길점,여의도점 각각의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버거를 출시했다. ●연말 겨냥 신메뉴 봇물  모임이 많은 연말을 맞아 외식업체들은 새로운 메뉴와 이벤트를 선보이며 자신들의 변화의 노력을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편안한 분위기에 걸맞게 건강을 생각하고 재료 자체의 맛을 살린 메뉴들이 주종을 이룬다.  계절별 메뉴를 선보여 온 아웃백은 스테이크를 빵으로 싼 ‘패스츄리 스테이크 웰링턴’과 ‘랍스터&크랩 파스타’,‘씨푸드&새먼 샐러드’ 등의 메뉴를 올해 마지막날까지 한정 판매한다.  베니건스는 2만원을 넘지 않는 가격의 겨울 신메뉴 5종류를 선보였다.닭가슴살을 얹어 오븐에서 구운 ‘토마토 리조또’와 볶음밥 종류인 ‘오 비프 라이스’ 등을,마켓 오의 ‘꽃게 해물탕면’과 ‘블랙 페퍼 꽃게볶음’,‘굴 탕면’ 등 해물 요리를 내놓았다.불고기 전문 레스토랑 불고기브라더스는 1등급 한우를 사용한 한우메뉴를 내놓았다.무한 리필되는 전채와 언양식·광양식 한우불고기,찌개,냉면,와인,후식 2인분씩이 제공되는 한우눈꽃등심 연인 세트가 6만 5000원이다. ●크리스마스 경품 행사도  경품 행사 등 이벤트도 많다.놀부NBG는 올 연말까지 놀부보쌈과 돌솥밥,놀부부대찌개&철판구이,놀부유황오리 진흙구이 등 전브랜드 가맹점에서 ‘놀부 맛있는 사랑나눔 송년이벤트’를 진행한다.영수증 행운 번호를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추첨을 통해 가족여행권과 식사권 등의 경품을 준다.  도너츠와 피자 신제품이 쏟아지면서 경품 이벤트도 다양하게 벌어진다.다음달 1일부터 25일까지 ‘던킨 크리스마스 링케익’을 판매하는 던킨 도너츠는 링케이크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던킨 헤드폰 귀마개를 증정한다.도넛플랜트 뉴욕시티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카시스 러브 도넛’을 3400원에 한정 판매하는 한편 ‘나만의 러브도넛’ 행사를 진행한다.사흘 전에 매장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문구를 선택하면 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도넛 2개를 8000원에 살 수 있다. 미스터피자는 다음달 1일부터 1주일을 ‘우먼스 위크’로 정하고,여성 고객에게 프리미엄 피자 20% 할인 혜택을 준다.파파존스는 매달 8일 라지 사이즈 이상 피자를 20% 깎아준다.독일식 요리 피자인 ‘도이치 휠레피자’를 출시한 도미노피자는 올해 말까지 시식기를 올린 고객 가운데 독일 요리 원정대를 선정한다.이밖에 롯데리아와 배스킨라빈스,베니건스,TGI프라이데이,씨즐러 등이 고객들에게 내년 달력을 제공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카메라로 포착한 북한 주민의 28일

    남북관계가 급속히 냉각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KBS 1TV ‘추적 60분’에서는 최근 북한 사회의 실상을 담은 ‘2008년 가을,지금 북한은’편을 방송한다.이 프로그램에서는 제작진이 단독 입수한 영상을 통해 현재 북한 주민들의 생생한 삶의 모습과 급변하고 있는 북한사회의 오늘을 전한다. 추수가 한창인 10월의 북한.수확철을 맞아 농작물 도둑이 기승을 부리자 옥수수밭에서 농장원들이 교대로 경비를 서고 있다.올해 북한은 심각한 식량난을 겪으면서 생계형 범죄가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다.제작진은 “전신주에는 전기선 절도를 방지하기 위해 가시나무를 걸어놨고,산에서 나무를 해오던 여인은 취재진이 강도인 줄 알고 마음을 졸였다.”고 밝혔다. 또한 소규모 시장인 ‘장마당´에 대한 단속 현장 등을 통해 최근 주민에 대한 당국의 통제가 강화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살펴본다.‘추적 60분’은 “2003년 장마당이 합법화된 이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면 자연스레 시장이 형성될 정도로 그 규모가 확대됐다.”며 “하지만 사람들이 집단노동을 거부하고 개인적인 경제활동에 치중하자 지난해 10월부터 당국이 시장경제에 대한 통제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어 주민들이 북한 당국의 강압적인 사회통제에 주민들이 저항하는 모습도 포착됐다.황해남도 해주시의 한 거리에서는 규찰대와 여성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바지를 입고 거리에 나왔다는 이유로 단속을 당하자,이 여성이 당국 통제의 형평성을 지적하며 맞섰던 것.제작진은 “북한 당국의 강압적인 사회통제에 주민들이 저항하기 시작했다.”며 “시장경제 도입 이후 주민들의 자본주의적 의식의 성장과 함께 이완되는 체제를 놓고 북한 당국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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