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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최 회장 구속,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계기로

    회사 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태원 SK회장이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돼 재계가 술렁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는 어제 열린 선고 공판에서 “최 회장이 펀드 출자금에 대한 선급금 명목으로 계열사로부터 교부받은 465억원을 횡령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2008년 말 그룹 계열사들이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800억원 중 일부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법원의 선고 형량이 지난해 11월 검찰 구형량 그대로인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재계 총수의 비리 단죄에 대한 사법부의 강한 의지가 실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판결은 새 정부가 추진할 경제민주화 정책의 향방과 연관해 국민적 이목을 모았다.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열린 대기업 총수에 대한 첫 선고 공판이었다는 점에서다. 검찰과 SK 간 신경전이 치열했던 것도 이런 시대적 분위기와 무관치 않았을 것이다. SK는 최 회장이 펀드자금의 불법 송금을 몰랐다며 횡령 혐의에 대한 공모 관계를 부정하는 데 집중했다. SK는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무죄를 선고받아 최악의 사태는 피했지만, 법정 다툼을 계속할 태세다. 재계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이어 최 회장마저 법정구속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10대 그룹 오너 2명이 6개월 사이 연이어 법정구속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심리적 충격이 적지 않을 것 같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선고 이후 긴급 회의를 열어 “법원이 최 회장을 법정구속한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는 논평을 냈다. 그러나 대기업에 대한 규제의 강도가 약해지기는 힘들 것이다. 지난해 말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소속 의원 23명은 횡령·배임죄로 처벌받는 재벌 총수에게는 반드시 실형이 선고되도록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대기업들은 이런 때일수록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동반성장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작금의 경제위기 상황을 감안할 때 기업 총수들의 잇따른 사법 처리가 묻지마식 반기업 정서 확산으로 이어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 [현장 행정] 관악구 어르신 자서전 제작 지원

    [현장 행정] 관악구 어르신 자서전 제작 지원

    “한평생을 되돌아보면서 눈물로 책을 썼습니다.” 29일 관악구청 강당에서 열린 자서전 출판기념회에 나온 권춘도(73) 할아버지는 지난 삶을 회고하며 이같이 말했다. 1941년 경북 고령군에서 태어난 그는 식당직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포목, 가마공장, 농기구수리센터 등에서 닥치는 대로 일을 하고 6남매를 키우며 기반을 잡을 때쯤 부도를 맞았다. 포장마차마저 실패한 뒤 태백산에서 3년간의 수도생활을 거치며 안정을 찾은 그는 지금까지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이런 그의 기구한 인생은 관악구의 ‘어르신 자서전 제작 지원 사업’을 통해 ‘빗자루와 같은 인생길’로 묶였다. 관악구는 독서문화 진흥사업의 일환으로 2011년부터 노인들의 자서전 제작을 돕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들에게 인생을 회고·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다음 세대들이 노인들의 지혜를 배워가자는 취지다. 권 할아버지를 포함, 지금까지 총 15명의 노인들이 구 지원을 통해 자신의 삶을 자서전으로 묶었다. 사업은 만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다. 대상으로 선정되면 구술·녹취, 자료 수집, 집필, 발간 등을 위해 1인당 200만원의 제작비가 지원된다. 제작은 전문기관이 맡아 진행한다. 발간된 자서전은 구립도서관 등에 비치돼 지역사료로 활용된다. 이번에는 권 할아버지를 포함해 총 9명(남자 6명, 여자 3명)이 자서전을 냈다. 김광영(82) 할아버지는 ‘봉사로 꽃피운 인생’을 통해 6·25전쟁 당시 중부전선에서 훈장을 받았던 얘기를, 김기선(74) 할아버지는 ‘서울 토박이의 현대사 여행’을 통해 4·19혁명 참가 경험담 등을 담았다. 방성열(69) 할아버지는 ‘외길 인생’을, 양상진(67) 할아버지는 ‘구원받은 나의 영혼과 삶’을, 우선경(75) 할머니는 ‘반딧불은 별이 되었다’를, 이청자(70) 할머니는 ‘그분의 뜻을 따라’를, 장영헌(87) 할아버지는 ‘노시인의 삶과 신앙의 시’를, 최옥희(78) 할머니는 ‘그래도 아름다운 인생’을 냈다. 구는 올해는 10명의 노인에게 자서전 집필·발간 비용으로 1인당 25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100세 이상 노인에게는 300만원의 제작비를 지원한다. 유종필 구청장은 “유명한 사람뿐 아니라 모든 어르신들이 자서전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분 한분의 역사가 모두 우리의 삶과 현대사가 녹아 있는 귀중한 역사”라며 “어르신 자서전 지원 사업은 다른 자치구에는 유례가 없는 사업으로 관심이 큰 만큼 계속 확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의정 포커스] 박용근 은평구의회 의원

    [의정 포커스] 박용근 은평구의회 의원

    서울 은평구의회 박용근(49) 의원은 주민들로부터 ‘토박이 의원’, ‘태권도 의원’으로 불린다. 은평구 녹번동에서 태어나고 자란 전형적인 토박이인 데다 화려한 태권도 선수 생활을 한 이력 때문이다. 그는 28일 “50년 가까이 한 곳에 살면서 주민들과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면서 “꿈나무 태권도 교실 등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정치에 눈을 뜬 만큼 앞으로도 지역을 위해 더 큰 봉사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녹번동 토박이인 그는 94세 노모를 모시고 살면서 지역을 위해 많은 봉사활동을 펴왔다. 구의원이 되기 전에는 15년간 녹번동 청소년지도협의회장을 맡아 청소년 지도와 복지관 노인 급식 봉사활동 등 지역 일에 앞장섰다. 연로한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면서 서울시장과 은평구청장으로부터 효행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이력에는 태권도와 관련된 사항이 유난히 많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대학교 2학년까지 태권도 선수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선수 때는 전국 중고연맹 태권도대회 플라이급 3회 우승, 주니어 대표, 대통령기 태권도대회 단체전 입상 등을 했으며, 지금은 서울시태권도협회 심사위원회 감독관을 10년째 맡고 있다. 구 생활체육태권도연합회 부회장, 태권도교육연구회 회장도 역임했다. 특히 지난 10여년간 꿈나무 무료 태권도 교실을 운영하면서 생활이 어려운 청소년 300여명에게 태권도를 가르쳤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의정활동으로 북한산과 백련산을 잇는 에코브리지(생태통로) 설치를 꼽았다. 구정 질문을 통해 여러 차례 건의한 끝에 43억원의 시비를 지원받아 연말쯤 완공된다. 장마 때만 되면 상습 침수되는 녹번동 일대 노후 하수관을 전면 교체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남은 임기 동안에 백련산과 장미동산 일대 등산로 정비와 노후 주택 재개발·재건축 등 공약했던 사항들을 꼼꼼히 점검해 실천하겠다”면서 “무엇보다 초심을 잃지 않고 늘 공부하며 주민을 먼저 생각하는 의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서초, 세 집에 한 명은 응급처치요원

    서초, 세 집에 한 명은 응급처치요원

    서초구에 사는 유형달(55)씨는 며칠 전 배드민턴 클럽에서 운동을 하던 중 갑자기 급성심근경색(심장마비)으로 쓰러졌다. 심장이 멎어 촉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유씨를 살려낸 건 구청 공무원 김진범(49·서초구청 세무1과)씨였다. 평소 구청에서 응급처치 교육을 받았던 김씨는 당황하지 않고 유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유씨는 이 응급처치와 119구급대의 구조 덕분에 별 문제 없이 건강을 회복하게 됐다. 서초구에는 세 집 건너 한 명씩 응급처치 요원이 있다. 24일 구에 따르면 지역에 사는 총 16만 8988가구 주민 중 심폐소생술을 포함한 응급처치 교육을 받은 주민은 5만 1610명에 달한다. 구가 2008년부터 주민들의 응급처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실시한 ‘1가구 1인 응급처치 요원 양성’ 사업의 성과다. 구는 지난 5년간 주민들을 대상으로 총 544회의 응급처치 교육을 실시했다. 구는 매월 넷째 주 목요일 보건소 건강키움터에서 주민들을 위한 응급처치 교실을 상설 운영하고 있다. 또 ‘찾아가는 응급처치 교육’을 시행해 초중고 교과과정에서부터 체계적으로 이를 교육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구는 지난 한 해 동안 30개 학교를 찾아 9718명의 학생들에게 교육을 실시했다. 또 보육교사, 공익근무요원, 예비교사, 구청 대학생 아르바이트 등을 대상으로 응급처치 교육을 실시해 다양한 분야의 응급처치 요원을 양성하는 데 힘썼다. 올해는 사업을 더욱 확대해 학생 1만 3000여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예비 할머니 교실, 청소년 건강 체험 교실, 유방암 자조모임 등의 보건사업과도 연계해 심폐소생술을 확산시킬 방침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소주전쟁 ‘처음처럼’ 첫 승

    소주전쟁 ‘처음처럼’ 첫 승

    소주 시장의 양대 산맥인 ‘처음처럼’과 ‘참이슬’의 소주 전쟁에서 처음처럼이 첫승을 거뒀다. 하지만 참이슬을 생산·판매하는 하이트진로는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이 사용하는 ‘전기분해 알칼리환원수’의 문제점을 법정에서 부각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법정 공방이 치열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김석재)는 24일 매출 증대를 위해 처음처럼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황모(57) 전무 등 하이트진로 임직원 4명을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처음처럼 비방 프로그램을 제작한 한국소비자TV 시사제작팀장 김모(32)씨와 소비자TV 인터뷰에서 처음처럼을 헐뜯은 김모(66)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소비자TV 김 팀장은 지난해 3월 5일 ‘처음처럼의 제조용수인 알칼리환원수는 많이 마실 경우 위장장애, 피부질환 등이 일어날 수 있고 심장마비로 사망할 수도 있다’는 허위 내용을 제작, 방영했다. 또 다른 김씨는 인터뷰에서 “전기분해한 물은 ‘먹는 물’에 해당하지 않아 소주 제조용수로 사용할 수 없다. 두산(현 롯데칠성음료)에서 제조 방법을 불법 승인 받았다”는 취지의 거짓말을 했다. 황 전무 등은 같은 해 3월 19일 비상대책위를 꾸려 소비자TV 방송 내용을 유포하기로 한 뒤 두 달간 전국 각 지점 영업직원 등을 동원해 허위 사실인 해당 방송 내용을 전파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별도 예산 6620만원을 편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해당 방송 내용을 편집한 동영상을 퍼뜨리고 전국 음식점 등에 ‘인체에 유해한 처음처럼 소주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현수막, 전단지 등도 게시·배포했다. 검찰은 처음처럼의 알칼리환원수는 샘물개발 허가를 받아 취수한 원수를 전기분해 환원과정을 거쳐 만든 PH(수소이온농도) 8.3 정도의 물로, 먹는 물 수질기준을 충족하고 제조방법 승인도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참이슬도 추출 방식에 차이는 있지만 처음처럼과 마찬가지로 PH 8.3~8.5 수준의 알칼리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이트진로 측은 “영업사원들은 미디어 보도 내용이 허위인 줄 알면서 악용한 게 아니다”면서 “우리도 알칼리수를 사용하지만 처음처럼의 ‘전기분해 알칼리환원수’는 학계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만큼 법정에서 다툴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알칼리환원수의 유해성에 대해 악성 소문이 퍼지자 지난해 4월 하이트진로를 검찰에 고소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나눔 온도 올리고] 도봉 세탁업체, 이불 5000㎏ 빨래봉사

    크린토피아 도봉지사가 지난해 7월부터 벌이고 있는 무료 세탁지원 봉사활동이 지역 저소득층에 따뜻한 도움을 주고 있다. 23일 끊임없이 모터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세탁기를 바라보던 강성만 지사장은 “내가 가장 잘하는 게 세탁이라 세탁기로 봉사를 하는 것일 뿐”이라면서 “2010년 사업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안정된 덕분에 봉사를 이어가게 됐다”고 겸손해했다. 복지관에서 저소득 가정을 돌며 이불, 코트, 점퍼 등을 수거해 강 지사장에게 전달하면 그는 포장까지 마친 뒤 돌려준다. 무료 세탁지원은 비수기인 겨울철(1·2월)과 여름철(7·8월)에 진행된다. 이번 겨울엔 지난 9일을 시작으로 23일, 다음 달 13일과 27일 예정돼 있다. 한 차례에 처리하는 물량은 이불만 해도 70여점, 무게 5000여㎏이나 된다. 도봉지사는 지속적인 활동을 위해 최근 도봉구와 업무협약도 맺었다. 거점기관인 도봉노인종합복지관, 도봉서원종합복지관,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 창동종합사회복지관에서 세탁물을 수거해 온다. 덕분에 지난해 소외계층 130여 가구가 긴 장마에도 불구하고 보송보송한 이불을 덮고 잘 수 있었다. 손수 세탁하기엔 공간이 비좁고 세탁기도 작아 힘들었는데 그런 걱정이 말끔히 사라진 것이다. 이동진 구청장은 “관 주도로 주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보살피기엔 한계를 겪는 게 현실”이라면서 “주민 복지 체감도를 높이고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면 지역 자원 발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4대강 사업 6월 이후 본격 검증 나설 듯

    차기 정부가 올해 장마철에 즈음해 부실 논란에 휩싸인 4대강 사업에 대한 진상파악과 검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이현재 경제2분과 간사는 21일 인수위 간사단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감사원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국토해양부와 환경부는 지금 보완 중이어서 큰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니 보완이 끝난 시점에, 올 6월에 찬성, 반대파가 같이 가서 (4대강을) 보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간사는 “(인수위는) 4대강을 현장 방문할 계획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현 정부가 부실공사 논란에 책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새 정부 출범 이후 별도 위원회 등을 구성해 진상 파악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이와 관련, 친이계 출신인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감사원과 국토해양부가 참여한 전문가 검증기구를 만들어 4대강의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과 국토해양부, 환경부의 입장이 서로 달라 국민은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과 정치쇄신특위 위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야당이 납득할 수 있는 인사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일단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국회가 청문회를 하든 일종의 연구조사를 하든 하는 게 맞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책임 논의도 나올 수 있다. 현 국토해양부와 환경부 장관뿐 아니라 정종환 전 국토부 장관,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도 청문회에 나와 진실을 밝힐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교수는 “2009년 여름 국토부에서 4대강 유역치수계획을 수정할 때만 해도 보(湺) 얘기가 없었는데, 그해 8~9월 하천기본계획을 수정하면서 16개 보 건설계획이 들어갔다”고 지적하고 “2009년 초부터 그해 여름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1)제주 꿩·메밀 요리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1)제주 꿩·메밀 요리

    낯선 곳을 여행하면서 꼭 챙기는 것이 바로 그 지방의 대표 음식과 맛집입니다. 그만큼 맛집 순례는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요즘, 음식평론가이자 여행작가인 손현주씨가 1월 제주도의 꿩과 메밀을 시작으로 매달 셋째 주 목요일에 계절 따라 지역별로 맛볼 만한 제철 음식을 엄선해 독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한라산에 눈이 고봉밥처럼 쌓였다. ‘직, 지익’ 빌린 소형 승용차의 라디오는 어떤 주파수도 잡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차는 어느새 중산간을 지나 서귀포로 접어들었다. 노란 귤 밭이 더러 남아 있다. 빨간 열매를 매달고 크리스마스 병정처럼 서 있는 가로수를 보니 더럭 반갑다. 문득 그녀와 주고받던 말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나온다. “나무 이름이 뭐예요?” “먼나무.” “뭔 나무냐고요?” “먼나무라니까.” 허허, 서귀포를 촘촘히 수놓은 그 가로수 이름이 먼나무란다. 근래 ‘식탐’이라는 책을 쓴 ‘올레 개척자’ 그녀와 난 미식의 경계에서 죽이 잘 맞았다. 그러니 제주에 가면 포식자처럼 바닷가에서 산허리로 별난 식재료를 찾아 기웃거리거나 밤늦게까지 맛 유람기를 읊어댔다. 어떤 날은 오후에야 문을 여는 게으른 ‘봉수네 식당’ 구석방에 앉아 국물이 뽀얗게 우러난 전통 돼지족탕에 감읍했고, 문섬 위로 달이 차올라 싱숭생숭한 날은 제주의 푸른 밤 유화가 걸린 그녀의 낡은 아파트에서 애술 언니가 담가준 기막힌 파김치에 막걸리 통을 비웠다. 이번 제주여행 또한 그 변주를 넘어서지 않았는데, 촉수에 잡힌 것은 마라도의 끝물 방어다. 물 좋아 젓가락으로 집으면 조릿대처럼 낭창거리는 붉고 기름진 선어의 향연을 맛보지 않고 어찌 모슬포의 겨울을 이야기할까. 하필 이름도 기이한 제주 여인 묘생씨가 옆자리에 앉았고, 토박이 식도락 기담은 밤새 냄비뚜껑처럼 벌름거렸다. “말도 마시라, 애 낳았는데 시어머니가 메밀자베기(수제비) 달랑 두 번 끓여 주더라고. 성에 안 찼지. 메밀가루 한 말을 구했어. 이레를 끼니마다 한 낭푼씩 먹고 나니 기운이 돌더라. 요리랄 것도 없어. 메밀가루를 묽게 반죽해서 끓는 물에 수저로 뚝뚝 떼어 넣으면 돼. 지금도 제주 산모들은 땀 뻘뻘 흘리며 메밀자베기를 퍼먹어야 젖이 돌고 기운을 차린다고 생각하지.” 허니, 제주의 겨울 맛은 메밀이야기로 풀렸다. 메밀의 걸쭉한 점성이 산모의 젖을 풍부하게 해 주고 피를 맑게 해 주기 때문에 제주 여인들은 미역국과 더불어 산후 조리식으로 메밀수제비를 먹는다는 것이다. 중산간 지역에서 많이 재배하는 메밀은 제주 음식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의 구황작물이다. 심한 흉년이 들면 메밀대를 삶아 먹으면서 허기를 달랬고, 뜨거운 물에 타면 바로 식사대용 비상식량이었다. 꿩메밀칼국수, 꿩만두, 빙떡, 메밀수제비, 메밀고구마범벅, 메밀칼국 등 이 일상의 음식들은 모두 메밀이 섞이고 어우러지며 긴 시간 배고픈 제주를 먹여살렸다. 잔칫집에서 빠지지 않는 몸국(돼지고기 삶은 국물에 모자반을 넣고 끓인 국)이나 고사리육개장, 순댓국에도 어김없이 메밀가루가 들어간다. 국은 걸쭉하여 따로 밥을 먹지 않아도 한 끼 식사가 될 만큼 포만감이 있다. 이튿날 오전. 비자림 입구에서 제주시 쪽으로 식당을 옮겨 왔다는, 제법 알려진 꿩과 메밀요리 전문점을 찾아갔다. 빙떡과 꿩만두, 꿩메밀칼국수까지 오달지게 주문했다. 빙떡은 본래 명절 때 나눠 먹는 전통음식이다. 역사가 700년이나 되었다면 믿어질까. 철판에 잽싸게 지져내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먹는 일만큼이나 노독을 풀어주는 흥밋거리다. 할망은 묽게 갠 메밀을 한 국자 얹어 손바닥만 한 피를 만들고, 데친 무채를 얹어 빙빙 굴렸다. 양 끝을 꾹 눌러 완성시킨 빙떡은 마치 멍석을 말아 놓은 듯 가지런하기까지 하다. 모양이 길쭉하다. 좀 식혀 귀퉁이를 베어 물었다. 부드럽다. 메밀의 담백한 맛과 무채의 시원함이 어우러져 풍미가 독특하다. 삼삼하다. 이것이야말로 고향을 떠나온 도회인들이 영혼을 부릴 수 있는, 만화영화 ‘라따뚜이’에서 평론가 안톤 이고를 감복시킨 어머니의 손끝 맛이 아닐까. 설설 국물이 끓고 할머니의 꿩 이야기는 과거로 흘러 들어갔다. “지금이야 사육이지만 예전에는 늦가을부터 사냥을 했어요. 어떤 마을은 개를 앞세워 수십 명이 패를 만들었죠. 그런 날은 무 나박나박 썰어 넣은 꿩국을 맛봤고, 메밀반죽 넓게 썰어 넣은 꿩칼국은 겨울 별미였어요. 잡은 꿩을 눈밭에 툭 던져 놨다가 꽁꽁 얼려 가슴살로 육회를 해먹어요. 꾸들꾸들 말린 육포는 술안주로 최고였죠.” 메밀 피에 꿩고기와 야채를 얹어 꿩만두를 빚고, 샤부샤부처럼 데쳐 먹는 꿩 토렴은 그야말로 제주의 오랜 풍습이 깃든 세시음식이다. 제주만의 꿩엿은 어떤가. 꿩 살코기 쭉쭉 찢어 넣고 국물까지 포함시켜 엿을 고았다.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물질하는 해녀나 노인들의 보양식으로 최고였다. 여행 마지막 날, 동문재래시장에 들렀다. 꿩과 메밀요리로 입소문난 골목식당 안일수(58)씨를 만나기 위해서다. 테이블 6개의 좁은 공간에서 안씨는 구이용 꿩을 다듬고 있었다. 가게는 40년 됐지만 15년 전 물려받았다고 한다. 부엌이 두어 평이나 될까. 손잡이가 떨어져 나간 들통에서는 꿩 육수가 끓고 있었다. 꿩메밀칼국수를 주문했다. 투박한 메밀덩어리는 도마 위에서 순식간에 재단되었고, 육수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메밀가루가 상으로 올라오기까지 그 시간은 짧고 일정했으며 단단했다. 국수 한 그릇의 미망은 컸다. 어떻게 먹어야 할지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수저부터 들었다. 여전히 낯설다. 국물을 한 술 떴다. 맛이 깊다. 베지근하다는 제주 사투리는 이럴 때 쓰는 말일 것이다. 국수를 젓가락으로 어설프게 건져 본다. 뚝뚝 끊어진다. 그러니 순수 메밀칼국수는 수저로 퍼 먹어야 옳다. 담백하지만 텁텁하다. 고기 살점이 씹히면서 특유의 꿩 향이 난다. 우리의 미각은 보수적이어서 추억과 경험에 의존해 판단하려는 경향 때문에 꿩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식재료가 살갑지는 않은가 보다. 비리고 날것투성이인 시장통을 빠져 나오니 눈발이 성기게 흩날린다. 그런데 모를 일이다. 비행기를 타고 본토로 돌아오는 동안 왜 그 국물이 자꾸만 떠오르던지. 단순하고 정갈한 과거의 맛. 몸을 순화시키는 편한 맛. 이 영혼을 벼리는 국물이야말로 생명의 음식이고 팍팍한 일상의 기갈을 풀 힐링 푸드 아닐까. 정초부터 꿩메밀국수에 단단히 홀렸다. 글 사진 손현주 음식평론가·여행작가 [여행수첩] 바람 많은 제주의 겨울은 만만치 않다. 바람막이 등 옷을 든든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눈 소식이 있으면 한라산 어리목 입구만 가도 기막힌 설경을 만끽할 수 있다. 공항까지 차로 25분. 동문재래시장 입구에 빙떡 파는 포장마차가 있다. →계절맛집 동문재래시장 ‘골목식당’(757-4890, 꿩메밀칼국수, 꿩샤부샤부, 꿩구이), 제주시 이도2동 ‘비자림꿩요리전문점’(783-3888, 꿩메밀칼국수, 꿩만두, 빙떡, 꿩샤부샤부), 제주시 구좌읍 ‘제주민속식품’(782-1500, 꿩엿, 전복엿, 감귤해초잼) →추천맛집 ‘봉수네식당’(763-5164, 돼지족찜, 고기국수), 표선면 ‘가스름식당’(787-1163, 토종흑돼지 삼겹살, 돼지고기 두루치기, 전통 순댓국과 몸국), 대정읍 ‘산방식당’(794-2165, 수육과 밀면, 이상 서귀포시) 제주시 삼도동 ‘미풍해장국’(724-8867, 중독성 강한 선지해장국)
  • 지역상생 말뿐… 부산·경남 대형마트 ‘낙수효과’ 없었다

    지역상생 말뿐… 부산·경남 대형마트 ‘낙수효과’ 없었다

    거대 공룡인 대형마트로 인해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이 고사 위기에 처한 가운데 부산·경남 지역에 진출한 대형마트들의 지역 내 기여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동반성장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거대 자본의 지방 착취를 막기 위해서는 대형유통업계의 활발한 지역 투자와 함께 재래시장과의 상생 협력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김영주 새누리당 의원이 부산시와 경남도로부터 제출받은 ‘부산·경남 대형마트 현황 자료’에 따르면 부산·경남 소재 대형마트 59곳과 기업형 슈퍼마켓(SSM) 188곳의 매출액은 2010년 4조 6739억원, 2011년 5조 3657억원, 지난해 4조 8058억원으로 3년간 총 14조 845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부산 지역 매출액은 메가마트 동래점(1770억원), 메가마트 남천점(1657억원), 롯데마트 사상점(1114억원), 이마트 금정점(820억원), 이마트 해운대점(816억원), 이마트 연제점(644억원) 순이었고 경남에서는 이마트 진주점(995억원), 홈플러스 김해점(940억원), 롯데마트 장유점(87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업체의 최근 3년간 지역 내 공익사업 투자 금액은 51억 6900만원(매출액 대비 0.05%)에 불과했고 지역 내 농산물 구매액도 7000억 1800만원(매출액 대비 6.85%, 일부 미제출)인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 지역 롯데마트는 3년간 매출액이 1조 2744억원에 달하지만 지역 공익사업 투자액은 4억 2800만원(매출액 대비 0.04%)이었고 이마트는 같은 기간 1조 2388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지역 공익사업 투자액은 13억 1800만원(매출액 대비 0.11%)에 그쳤다. 3년간 매출액이 2조 2890억원에 달하는 홈플러스는 지역 공익사업 투자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경남에 있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도 3년간 매출액이 1조 4878억원인 데 비해 지역 공익사업 투자액은 5600만원(매출액 대비 0.004%)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업체들의 지역 내 고용 인원은 지난해 기준 247개 사업장에서 1만 5664명으로 한 점포당 63명을 고용하는 데 그쳤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2010년도부터 매장마다 봉사단을 구성해 매월 한 차례 이상 불우시설을 방문하는 등 지역사회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앞으로 지역 공익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막대한 수익을 내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이 벌어들인 수익 대부분이 지역이 아닌 본사가 위치한 서울 및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다”며 “‘유통 공룡’이라 불리는 대형마트들은 의무휴일제 등에 반발하기 전에 지역 공익사업 및 고용 창출을 위한 방안부터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8일 TV 하이라이트]

    ■시사기획 창(KBS1 밤 10시) 스페인과 일본은 대단히 유사한 경제위기 진행 과정을 밟고 있다. 일본은 부동산 거품 경제가 붕괴된 이후 20년간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바로 은행의 대출 경쟁과 정부 정책의 대응 실패 등이 원인이다. 프로그램에서는 스페인의 경제 위기와 유사한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는 일본에 대해 살펴본다. ■TV소설 삼생이(KBS2 오전 9시) 사기진(유태웅)은 6·25 전쟁 통에 서울에서 3대째 한의사를 지낸 명망 있는 유의가문의 후손 봉무룡(독고영재)과 헤어져 조씨(반효정)와 함께 아기 둘을 데리고 피란길에 올랐다. 그러던 중 오랜 병을 앓던 조씨가 죽고 전쟁이 끝나자 사기진은 봉한의원으로 돌아오고, 봉무룡과 자신의 딸을 바꿔치기 한다. ■일일연속극 오자룡이 간다(MBC 밤 7시 15분) 마리(유주희)와 아이의 존재를 들킬까 불안해진 기자(이휘향)는 진주(서현진)를 용하다는 한의원에 데리고 간다. 한편 자룡네 포장마차 앞에 새로운 브랜드 떡볶이 집이 생기자 자룡(장우)과 재룡(류담)은 기가 죽는다. 이를 본 공주(오연서)는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 없다며 적극적으로 나선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또래 아이들이 유치원을 갈 때 매일 병원을 가야 하는 아이가 있다. 바로 임신 30주 만에 1.3㎏으로 태어난 동락이가 주인공이다. 동락이는 미숙아들이 가지고 있는 합병증을 다 앓고 있다. 그중 간질의 한 종류인 레녹스 가스토 증후군으로 인해 발달이 늦어 매일 힘겨운 치료를 받고 있다. ■장수 가족 건강의 비밀(EBS 밤 10시 45분) 충남 천안시 아흔을 넘긴 이필연 할아버지와 그런 할아버지를 똑 닮은 3대 가족이 함께 살고 있다. 누구보다 고운 아내 김태업 할머니부터 마음 착한 첫째 아들과 며느리, 듬직한 손자까지. 만면에는 미소가, 입에서는 노래가 떠나지 않는 이필연 할아버의 즐거운 인생을 들여다본다. ■가족(OBS 밤 11시 5분) 김지순씨는 힘들던 시절 밥 사먹는 돈이 아까워 하루 한 끼만 먹으며 12살 때부터 엄마를 따라 홍어 장사를 배웠다. 시간이 흘러 일흔이 넘은 나이가 된 데다, 네 자식 잘 키워 출가까지 시켰으니 이제 쉬어도 되건만 여전히 홍어밖에 모르는 천생 장사꾼이다. 하루도 쉬지 않고 홍어만을 바라보는 김지순씨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열린세상] 꿈꿀 권리, 희생할 의무/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열린세상] 꿈꿀 권리, 희생할 의무/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1990년대만 하더라도 한국인이 외국에 가면 일본 아니면 중국에서 왔느냐고 물어보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한다. 한국에서 왔노라고, 한국은 한글이라는 고유한 문자를 사용한다고 말하면, 푸른 눈의 서양인은 거짓말하지 말라고 핀잔을 주기 일쑤였다. 그러던 그들이 싸이의 말춤에 열광하면서 2013년 새해를 맞이하였다. 텔레비전으로 그 광경을 보면서 참으로 뿌듯했다. 그런데 한국사회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보수니 진보니 하면서 편을 갈라 싸움질을 해대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정치적 의견을 표출하는 것은 자유다. 문제는 자신의 의견과는 다른 의견을 전혀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분법적 편 가르기에 빠진 이들에 따르면, 한국사회 구성원은 ‘보수 골통’ 아니면 ‘좌파 빨갱이’뿐이다. ‘골통’과 ‘빨갱이’들이 이리 떼처럼 무리를 지어 상대방을 잡아 먹기 위해 섬뜩한 저주와 욕설을 퍼붓는다. 정치인들은 그 싸움질을 부채질해서 이득을 얻기에 혈안이 되어 있고, 싸움질을 말려야 할 지식인마저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하지 못하고 개흙 밭에 뛰어들어 삿대질을 해대고 있다. 지금, 이 싸움질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들과 사이비 지식인들에 의해 조장된 세대 간의 대립과 분열로 변질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50대 기성 세대는 젊은 세대의 앞길을 막는 ‘보수 골통’으로 낙인찍혔다. 어느 시대든 세대 간의 갈등은 항상 존재한다.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의 생각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기성 세대는 젊은 시절 70~80년대의 군사독재정권에 의한 자유의 억압과 파행적인 산업화를 경험했다. 당시 젊은이들은 김지하 시인의 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를 피 터지게 부르면서 독재 타도를 외쳤다. 그 외침은 전쟁으로 황폐화된 사회를 재건하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당시 기성 세대의 피땀에 힘입은 바 크다. 그것을 자양분으로 삼아 젊은이들은 민주와 자유를 꿈꾸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애쓴 것이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정보사회와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그들의 가치관은 기성 세대의 가치관과 다를 수밖에 없다. 아마도 젊은 세대는 모두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꿈꾸면서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물론 이들이 그런 꿈을 꿀 수 있기까지는 그 밑바탕에 민주와 자유를 쟁취한 지금의 기성 세대의 고투가 깔려 있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이처럼 세대 간의 갈등은 늘 있지만, 그러나 그 갈등은 보다 나은 사회를 이루기 위한 창조적 원동력이 되어 왔다. 세대 간의 갈등의 밑바탕에는 젊은 세대의 꿈과 희망이 이루어지도록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기성 세대의 자기희생 정신이 깔려 있다. 그런데 지금 불순한 정치적 의도로 조장된 세대 간의 갈등은 창조적 변용을 위한 갈등이 아니라, 공멸을 초래할 극한의 대립과 분열로 변질되고 있다. 그로 인해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에 화해 불가능한 간극이 자리잡으려 한다. 사회 여러 측면에서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당연히 여러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양성을 부정하고 자신만의 생각을 절대화해서 그것과 부합하지 않는 생각을 무조건 ‘적’ 내지 ‘악’으로 매도하는 일이 더 이상 조장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세대마다 다른 가치관을 지니고 있고, 또한 같은 세대라 하더라도 각기 다른 생각을 하기 마련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그런 열린 자세로 상대방의 입장과 가치관을 존중하면서 공생할 공유 분모를 모색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한 때이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다루는 윤흥길의 소설 ‘장마’에는 전사한 국군 아들 때문에 인민군에게 저주를 퍼붓는 외할머니, 그리고 빨치산 아들을 둔 할머니가 등장한다. 두 할머니는 자식의 처지 때문에 첨예하게 대립한다. 그러다가 빨치산 아들의 혼백인 듯한 구렁이가 집에 나타나자 할머니는 혼절하고, 외할머니가 그 구렁이를 달랜다. 이 일을 계기로 두 할머니는 화해한다. 2013년 계사년의 뱀이 ‘장마’의 구렁이처럼 화해와 소통의 물꼬를 틔워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 ‘고문 기술자’ 이근안 마지막 언론 인터뷰

    ‘고문 기술자’ 이근안 마지막 언론 인터뷰

    “그 시절로 돌아가지도 못하지만 돌아간다면 절대 고문 안 합니다. 나로 인해 손가락질받은 가족들과 내 손을 거쳐 간 사람들에게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입니다. 공연한 짓을 했구나 하는 생각뿐이에요. 아무 보람도 없는데….” 평생을 달고 다닌 ‘고문기술자’라는 꼬리표. 거동이 불편한 이근안(75)씨가 6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날을 돌이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만난 그는 ‘죄지은 자’로서의 참회와 그동안 말 못한 심경들을 털어놨다. 이씨는 이번이 마지막 언론 인터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는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여생을 은둔하며 기도하고 참회하며 살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맨 처음 대공 수사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6·25 당시 인민군들에게 온 가족이 살해당할 뻔했다. 당시 형이 육군 장교여서 가족이 처형자 명단 1순위에 올라 있었다. 다행히 도망쳐 목숨은 부지했지만 당시 기억이 남아 간첩 잡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군사정권 시절 여러 간첩들을 검거하면서 이름을 날리기도 했지만 그 영광은 모래성과 같은 것이었다. 도망자 신세가 된 이후 가난은 말할 것도 없고 무엇보다도 가정이 엉망이 됐다. 봉사활동을 하며 덕망을 쌓던 아내는 동네 청소부로 전락했고 큰아들은 살기가 어려운지 거의 연락이 안 된다. 둘째 아들은 심장마비로 죽은 지 올해로 꼭 10년째다. 막내도 고생만 하다 재작년 교통사고로 죽었고 며느리는 손자들을 데리고 나가 버렸다. 지금은 월 20만원짜리 쪽방에 살고 있다. 난 지난해 6월 쓰러졌다가 간신히 일어났지만 콩팥과 심장에 혹이 다섯 개라 손도 못 대고 죽기만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30일이 김근태 전 의원의 1주기였다. -아직도 김 전 의원을 처음 만났을 때와 신문 과정 등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가슴이 먹먹했다. 장례식에 가고 싶었지만 교회 지인들이 ‘가 봤자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라며 다들 말렸다. 그래서 빈소에는 가지 못하고 누나 산소가 있는 김해 은하사 뒷산에 올라 조용히 기도드리고 왔다. 그날 많이 울었다. →“이근안한테 고문당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이 아닌 것들도 많다. 그동안 일일이 바로잡을 길이 없어 속앓이만 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내게 고문당했다고 해야 사람들이 공감하고 민주화 투사로 알아주는 건지…. 대표적으로 이태복 전 복지부 장관은 내가 고문 안 했다. 이 전 장관은 전국민주학생연맹 사건의 주모자로 잡혀 왔는데 당시 난 검거만 했고 신문은 김모 선배가 했다. →진심으로 뉘우치지 않는다는 얘기들도 있는데. -잘못을 깨닫기까지 시간이 걸린 것은 사실이다. 간첩을 소탕하며 공적을 쌓고 국가에서 애국자라고 치켜세우다 한순간에 도망자 신세에 ‘씹다 버린 껌’이 되니 처음에는 분한 마음도 들었다. 나라를 위해서만 일했는데 시대가 바뀌었다고 이런 취급을 받나 싶어 억울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경 공부를 하며 그런 마음들을 내려놓았고 내 죄를 깨닫게 됐다. 내가 고문한 사람들뿐 아니라 그 가족들에게도 죄인이라 생각한다. 일일이 찾아가 사죄할 용기가 없었을 뿐이다. 교인으로서 참회, 회개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는데 사과라는 의미다. 그런데 일반인들은 몰라주더라. →얼마 전 책을 출간했는데. -인생을 마감하는 청산서로 썼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내가 죄인임을 자복하는 심경으로 있는 실상 그대로를 양심껏 담았다. 돈을 벌려고 한 것도, 용서받기 위해 쓴 것도 아니다. →출간 후 반응은. -인터넷은 보지 않는다. 지인들을 통해 사람들이 ‘반성이 없다’, ‘뻔뻔하다’ 등 좋지 않은 반응을 보인다는 얘길 들었다. 그런 뜻으로 출간한 게 아닌데 뭘 해도 오해를 받으니 답답했다. ‘고문기술자 이근안’. 얼마나 거북스러운 꼬리표인가. 입에 담기도 싫었지만 내 처지와 후세의 평가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차원에서 제목도 그렇게 붙였다. →세상에 나오지 않고 은둔하겠다는 까닭은. -진정으로 회개하는 삶을 살다 가고 싶다. 또 나도 사람인지라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가 컸다. 공직에서 손 놓은 지 수십년이 지났고 여러 가지로 죗값을 치르며 달라졌지만 여전히 믿어 주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한때는 내게도 새 삶의 기회를 줘야 하지 않느냐는 울컥한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저 기도원에서 조용히 지난날을 회개하며 살다 가고 싶다. 언론 인터뷰도 이번을 끝으로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말에 가장 상처를 받았나. -고문할 때 마치 돼지 잡듯 아무 느낌도 감정도 없었다고 하는데 나도 사람이다. 그저 그때는 상부의 명령을 목숨처럼 알았다. 고문이 애국이라 말한 것이 아닌데 그 점도 왜곡됐다. 국가에 충성을 바쳤던 수사관으로서의 전반적인 활동들을 애국인 줄 알았다고 말한 것이었는데 앞뒤가 잘려 왜곡이 됐더라. 고문한 것을 애국이라 생각할 리가 있겠나. 시대가 만든 죄인이라 해도 지금은 내 업보가 크다고 느낀다. →앞으로 소망이 있다면. -소망이랄 것도 없다. 죄지은 자가 뭘 더 바라겠나. 다만 그동안 나 때문에 고생한 아내가 하루라도 건강히 살다 가길 바랄 뿐이다. 아내가 74세인데 골병이 들어 오래 못 산다. 얼마 전 사고로 요추가 함몰됐는데 돈이 없어 치료도 못 받고 집에만 누워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그는 눈물을 훔쳤다. 이씨는 1970년 경찰에 입문, 1980년대에 경기 경찰에서 대공·방첩 전문 수사관을 맡았다. 국가안보 기여 등으로 많은 표창과 훈장을 받았으나 야당 인사와 학생 운동가들을 고문해 ‘고문기술자’로 악명을 떨쳤다. 김근태 전 의원을 고문한 사실이 밝혀지며 수배자가 돼 도피하다 1999년 검찰에 자수, 7년형을 살았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취득세 추가감면 가능성… “매매 늦춰라”

    취득세 추가감면 가능성… “매매 늦춰라”

    새해가 되면서 부동산과 관련된 세금 제도가 정신없이 바뀌었다. 본래 정부가 추진하는 법안들이 뜻하지 않게 좌절되면서 말처럼 바뀌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약속한 취득세 추가 감면 혜택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는 또 어떤지가 궁금하다. 새해 바뀐 부동산 관련 세금에 어떻게 해야 ‘세(稅)테크’를 잘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살펴본다. 먼저 9·10대책에 따른 주택 취득세 추가 감면 혜택은 올해 1월 1일자로 종료됐다. 따라서 지난해 1~3%였던 취득세율은 올해부터 2~4%로 조정됐다. 무주택자나 일시적 2주택자가 9억원 이하의 주택을 구입한 경우에는 2%의 취득세율을 적용받고 9억원을 초과한 주택이나 다주택자는 4%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예를 들어 무주택자가 6억원 하는 아파트를 1채 살 경우 지난해 말까지는 660만원(농어촌특별세·지방교육세 포함)을 취득세로 냈다면 올해부터는 132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시가가 10억원인 아파트는 지난해 2200만원에서 4400만원으로 취득세가 올라가게 됐다. 세금이 두 배로 뛰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박 당선인이 취득세 감면 연장을 여러 차례 약속한 만큼 매매를 하려고 한다면 일단 기다려보는 것이 방법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새 정부가 취득세를 인하한다고 해도 시기와 소급적용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만큼 기다려 보는 게 좋다”라면서 “지금 같은 상황에서 굳이 거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1억원 미만의 40㎡ 이하의 주택과 임대사업용으로 최초로 분양받는 전용면적 60㎡ 이하 공동주택 또는 오피스텔을 구입한 경우의 취득세 면제 규정은 2015년 말까지 적용된다. 9·10대책의 또 다른 축인 9억원 미만 미분양 주택에 대해 5년간 양도세를 면제해 주는 혜택은 종료됐다. 지난해 말 끝날 예정이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유예기간은 1년 연장됐다. 이로써 올해 거래되는 다주택자의 주택 매매에도 6~38%의 일반 세율이 계속 적용된다. 유예기간이 연장되지 않았다면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상당한 세금 부담을 떠안았어야 했다. 2주택은 차익의 50%, 3주택은 60%를 세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아파트 3채를 가진 사람이 6억원짜리 주택을 팔면서 1억원의 차익을 남겼다면 6000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유예기간이 1년 연장되면서 보유 기간에 따라 6~38%의 일반 과세만 적용되기 때문에 600만~3800만원의 세금만 납부하면 된다. 하지만 세제혜택이 있다고 무조건 집을 팔 필요는 없다. 부동산 관계자는 “빚이 많거나 당장 여유가 없는 다주택자라면 올해 보유하고 있는 주택을 처분해도 괜찮고, 그러지 않다면 좀 더 가져가도 좋을 것”이라고 말한다. 비록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가 폐지가 아닌 유예 연장으로 그쳤지만 새 정부도 이 제도에 회의적인 만큼 폐지가 되지 않더라도 최소한 유예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부가 폐지를 추진했던 비사업용 토지 양도세 중과제도는 존치하는 대신 1년 시행을 유예하는 것으로 결정났다. 비사업용 토지를 양도할 때 장기보유 특별공제(최대 30%)를 적용한다는 내용은 폐지됐다. 1994년 도입된 이래 ‘장마’로 불리며 직장인들의 세테크 수단으로 활용되던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종료된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을 통해 마련한 목돈으로 주택마련에 사용했는지 검증이 어려운 가운데 비과세와 소득공제 등 이중혜택을 받고 있어 비용이 아닌 저축액을 소득 공제하는 것은 과세 형평에 맞지 않다는 논리에서다. 2013년 9월부터는 재건축 연한을 채우지 못한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인 20년이 도래하지 않아도 건축물에 중대한 기능적·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우 주민 10%의 동의를 받아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문제가 있다고 결정나면 재건축을 할 수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전국서 조직원들 잇단 조문…경찰 150여명 경계 배치

    전국서 조직원들 잇단 조문…경찰 150여명 경계 배치

    “형님.” “어. 우리 식구 애들이 안 보이는구먼.” 6일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층 20호. 1970~80년대 폭력조직 ‘범서방파’를 이끌며 국내 조직폭력계를 주름잡았던 김태촌(64)씨의 빈소에서 검은 정장 차림의 조직원 10여명이 일렬로 서서 조문객을 맞이했다. 김씨는 지난 5일 0시 42분쯤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갑상샘 치료를 위해 2011년 말 입원했다가 지난해 3월부터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중환자실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치료를 받아 왔다. 빈소에는 전국 각지와 해외에서 보낸 화환 200여개가 입구부터 엘리베이터까지 빼곡히 들어찼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가수 설운도, 국악인 신영희 등 유명인들부터 건설회사, 각종 무술연맹까지 화환을 보낸 사람의 면면도 다양했다. 부산 영도파 두목 천달남, 칠성파 두목 이강환, 원로 조폭 이신영 등 왕년에 유명했던 폭력조직 거물들이 보낸 화환도 눈에 띄었다. ‘울산동생 ○○○’, ‘청주 ○○○’ 등 지역명과 보낸 사람 이름만 적힌 화환도 상당수였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와 연을 맺었던 지역 유지나 조직원들이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씨보다 선배격인 1970년대 폭력조직 ‘신상사파’ 두목 신상현(79)씨는 전날 빈소를 찾았다. 생전에 각별한 친분을 쌓았다는 하일성 야구해설가는 이틀 연속 조문했다. 빈소 주변에선 ‘형님’ ‘아우’란 호칭이 이어졌다. 한 조직원이 “지방에서 오기로 한 애들은 어떻게 됐냐. 버스를 알아봐라”고 말하자 부하로 보이는 이들이 서둘러 뛰어다니는 모습도 보였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전·의경 1개 중대를 포함해 경찰관 150여명을 장례식장 주변에 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난투극 등 험악한 상황이 벌어질 분위기는 아니다”면서도 “조폭계의 거물이었던 만큼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1975년 전남 광주의 폭력조직 ‘서방파’ 행동대장으로 조폭계에 몸담은 김씨는 1977년 서울로 활동무대를 옮겼다. 김씨는 1986년 조직원들을 시켜 뉴송도호텔 나이트클럽 사장을 습격한 사건으로 징역 5년에 보호감호 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1989년 폐암 진단을 받고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지만 1992년 ‘범서방파’ 결성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아 수감생활을 계속했다. 김씨 유족은 김씨의 시신을 화장한 뒤 유해를 고향인 전남 담양 군립묘원에 안치할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3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험하디험한 산길에 ‘인제 가면 언제 오나’라는 한 맺힌 가락이 전해오는 백두대간의 첩첩산중 강원 인제 용대리. 이곳에는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추위와 살을 에는 듯한 매서운 바람을 축복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한편 용대리에서 처음으로 황태덕장을 연 최귀철씨는 올해 50년째 덕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의뢰인 K(KBS2 밤 8시 50분) 평소처럼 집으로 가려고 택시를 탄 한 여자. 그런데 택시기사가 다짜고짜 피해자에게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고 한다. 기사는 여자의 휴대전화를 숨긴 뒤 차문을 잠가버린다. 남자는 택시기사로 위장한 납치범이었던 것. 그렇게 여자를 협박하며 으슥한 곳으로 끌고 가려는 남자. 이에 여자는 당황했지만 기지를 발휘한다. ■일일연속극 오자룡이 간다(MBC 밤 7시 15분) 공주는 자룡에게 첫사랑 마리와 재회했는지 묻는다. 그리고 자신이 자룡을 좋아하는 것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자룡에 대한 마음을 접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한편 신제품 아이템으로 떡볶이를 내세운 공주. 레시피와 시장 파악을 위해 자룡네 떡볶이 포장마차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밤 8시 50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직 한 스타일로 등산한다는 남자가 있다. 도대체 어떤 스타일로 등산하는지 궁금하던 찰나, 갑자기 신발을 벗고 맨발로 산에 올라가는 오늘의 주인공 윤영창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등산용 신발에 아이젠까지 착용한 등산객들보다도 빠르게 산에 오르며 제작진을 놀라게 하는데…. ■다문화 휴먼다큐 가족(EBS 밤 12시 5분) 5년 전 한국으로 시집 온 네팔인 라마 다와돌마. 지금은 지리산 자락인 경남 함양에서 곶감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감 깎는 작업이 힘들어 혼자 우는 날도 많았던 그녀. 그럴 때마다 항상 옆에서 보듬어 주는 남편의 사랑은 힘이 되었고, 어느덧 동네에서 예쁨받는 며느리가 되었다. ■올리브(OBS 밤 11시 5분) ‘2013년 사상체질로 건강 계획 세우기’를 주제로 성대현과 더불어 올리브 식구들의 체질을 진단한다. 이에 한의학 박사 김수범 원장은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으로 나뉘는 체질의 각 특성에 따라 건강계획도 달리 세워야 한다고 권장한다. 한편 성대현은 신혼 초부터 지금까지 각방을 쓰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 [증시·부동산 기상도] 올 주가 1780~2400선 전망…집값은 약보합세 보일 듯

    [증시·부동산 기상도] 올 주가 1780~2400선 전망…집값은 약보합세 보일 듯

    ■ 5개 증권사 전문가가 본 시황 2012년은 힘든 한 해였다. 증권가는 특히 혹독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잠잠해지나 싶더니 미국 재정절벽(급격한 재정 지출 감소) 우려가 좀체 가시지 않고 있다. 이 여파로 하루 평균 주식 거래 금액은 2010년 6조 9000억원에서 2011년 4조 8000억으로 30%나 급감했다. 일본의 장기불황과 글로벌 증시 거품을 정확히 예측해 명성을 얻은 해리 덴트 HS덴트투자자문 최고경영자는 “2023년까지 주식 시장은 하락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연 그럴까. 서울신문이 우리·한국·현대·키움·아이엠투자증권 등 국내 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에게 새해 증시 전망을 물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밝음’은 아니었다. 5명 중 3명의 센터장들이 올해 주식시장 주요 키워드로 ‘저성장’을 꼽았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출 부진과 가계부채, 경제 민주화 정책 등으로 올해 한국 경제는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 변수도 여전히 민감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3명의 센터장은 미국의 재정절벽 등 ‘선진국 재정 문제’를 키워드로 뽑았다. 이종우 IM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이 재정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재정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관론자로 정평난 그이지만 주가가 최고 2250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본 점도 눈길을 끈다. 물론 1800까지 미끄러질 수도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리서치센터장들이 전망한 코스피 지수 최고점 평균은 2290이다. 이준재 센터장이 2400으로 가장 높게 평가했고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이 2300으로 뒤를 이었다. 이준재 센터장은 “유럽 재정위기가 하반기로 갈수록 진정될 것이고 한국 기업의 수익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면서 “낮아진 시장 변동성은 긍정적인 요소”라고 낙관론의 근거를 설명했다. 센터장마다 ‘꼭짓점’ 전망은 각기 달랐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말한 ‘주가 3000 시대’는 올해 어렵다고 본 점이다. 박 당선인은 대통령 선거일(12월 19일) 직전인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당선되면 임기 5년 안에 주가 3000포인트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 직전에 “주가 5000 시대”를 언급한 것과 비교되면서 ‘이명박 주가’(5000) ‘박근혜 주가’(3000)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센터장들이 본 코스피 지수 최저점 평균은 1820이다. 이준재 센터장이 1780으로 가장 낮게 평가했다. 그 뒤는 이종우 센터장(1800),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센터장(1820), 박연채 센터장(1850),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1850) 순서다. 송 센터장은 “연초 정책 공백기와 단기적인 미국 경기 하강 리스크가 대두될 것”이라면서 “유로존 위기가 남아있는 것도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오 센터장은 “코스피 지수 1850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로 이는 (현재 주가가) 기업을 청산해도 이득을 챙기지 못하는 수준임을 뜻한다”면서 “코스피 지수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유망 업종으로는 한 목소리로 정보기술(IT) 관련주를 꼽았다. 그 중 삼성전자가 단연 으뜸이었다. 지난해 강세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본 것이다. 송 센터장은 “원화 강세로 수출주가 부담을 받겠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 IT업종은 실적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대형 IT업종의 주가 상승은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소비재’도 추천 종목에 자주 이름을 올렸다. 시진핑 중국 차기 국가주석이 예고한 대로 신도시화 정책을 펴게 되면 투자와 소비가 늘게 돼 중국 진출 기업이나 소비재 수출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박 센터장은 “음식료, 화장품, 제약 등 중국 관련 내수 업종이 혜택을 볼 것”이라면서 “다만 종목에 따라 수혜 정도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전문가 5인이 본 주택시장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하락을 거듭했다.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집값이 떨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이제 집값 바닥론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올해도 주택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지면서 거시경제 지표가 악화되는 것은 물론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 공급 과잉으로 인한 물량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몇년간 하루가 다르게 올랐던 전셋값은 올해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됐다. 수년째 전셋값이 오르면서 피로감이 누적됐고 수도권에 공급된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의 입주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매매시장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수도권은 약세, 지방은 강보합세를 보이면서 전체적으로는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하지만 수도권의 주택가격 하락이 지난해보다는 둔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팀장은 “보금자리주택 입주 본격화와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 약화, 세종시와 지방혁신도시로의 주택 수요 이전 등으로 볼 때 주택가격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혁신도시가 내려가는 지방의 중소도시의 경우 국지적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세계적으로 거시 경제지표가 나빠지고 있는 것에 영향이 크다”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여야 간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2014년쯤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주택 수요가 증가하려면 집을 살 수 있는 경제력이 있는 사람이 늘어나야 하고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야 하는데 불황이 진행되면서 주택구매력을 가진 사람이 줄고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졌다”면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추가로 집을 구매하는 방법도 있지만 양도소득세 문제가 있어 이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상승세를 보였던 지방 주택가격도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하락세로 갈 수 있다”면서 “지방에서 먼저 주택가격이 상승한 부산과 대전은 이미 하락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수도권 매매시장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게 전개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기본적으로 수도권 주택수요 기반은 튼튼하다고 본다”면서 “하반기에는 주택시장이 다소 활기를 띨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전세가격의 상승은 올해도 계속되겠지만 그 폭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박원갑 수석팀장은 “지난해보다 상승률이 둔화되겠지만 국지적으로는 급등 가능성이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전세물량이 줄어들고 있어 작은 충격에서 지역적으로 전셋값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심교언 교수는 “전세의 경우에는 현재와 시장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상승세가 유지되는 정도가 될 것”이라면서 “2010년과 2011년과 같은 폭등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일단 수년째 가격이 오르면서 피로감이 상당하다”면서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대선 과정에서 나왔던 전월세 상한제의 도입과 임대차 재계약이 몰려있는 3월이 돌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금리가 낮아지면서 월세를 놓으려는 집주인이 늘면서 전셋값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한동안 저금리 구조가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현아 연구위원은 “집을 사려고 하는 사람이 줄면서 전세 등 임대수요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어 상승세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면서 “또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집주인은 전세를 놓고 싶지만 임대인들이 선호하지 않는 깡통전세가 늘어나는 것도 전세난을 부추길 수 있는 하나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2012 신춘문예-시 당선작] 이끼의 시간/김준현

    [2012 신춘문예-시 당선작] 이끼의 시간/김준현

    우물 위로 귀 몇 개가 떠다닌다 검은 비닐봉지 속에 느린 허공이 담겨 있다 나는 내 빈 얼굴을 바라본다 눈을 감거나 뜨거나, 닫아놓은 창이다 녹슨 현악기의 뼈를 꺾어 왔다 우물이 입을 벌리고 벽에는 수염이 거뭇하다 사춘기라면 젖은 눈으로 기타의 냄새 나는 구멍을 더듬는, 장마철이다 손가락 몇 개로 높아지는 빗소리를 누른다 저 먼 곳에서 핏줄이 서는 그의 목젖, 거친 수염을 민다 드러나는 싹이여, 자라지 마라 벌레들이 털 많은 다리로 밤에서 새벽까지 더듬어 오른다 나는 잠든 그의 뒷주머니에 시린 손을 숨긴다 부드럽고 가장 어두운 비닐봉지 안에 차가운 달걀 몇 개를 담아 바람에 밀려가는 주소를 찾는다 귀들이 다 가라앉은 물에도 소름이 돋는 중이다 [당선소감] 더 정갈한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어릴 때, 저녁이면 부모님은 저와 동생에게 과일을 깎아 주셨습니다. 지켜보며, 사과껍질을 끊기지 않게 깎는 법을 배우고 싶었죠. 그러나 손놀림이 서툴렀던 저는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생각하면, 한 번도 긴 곡선의 껍질을 남긴 적이 없었던, 제 사과. 서툴렀던 건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병아리를 길렀던 적이 있었죠. 어쩌다 다리를 다친, 이름도 잊어버린 그 병아리 역시 제 서투른 사육의 증거였습니다. 베란다의 사과박스 속 홀로, 한 쪽 다리로 서 있던 병아리를 보며 저는 ‘쓸쓸’이라는 감정을 배웠습니다. 의무처럼, 저는 병아리의 배설물이 묻은 신문지를 갈아주었습니다. 오래된 신문지와 새 신문지의 날짜 사이 점점 간격이 벌어지던 어느 날, 병아리는 눈을 감고 있더군요. 방에서 홀로 쓰다가 그렇게 지칠 때면 저는 밝고 따뜻한 집으로 돌아갑니다. 늘 믿고 기다려주신 아버지, 어머니, 동생에게- 늘 사랑하고 고맙습니다. 문학을, 사람을 대하는 자세를 몸소 보여주시고, 늘 제 서투른 감각들을 짚어주시는 김문주 교수님. 감사합니다, 그 이상의 인사는 좋은 작품이어야 할 것 같습니다. 더불어 영남대 국문과의 교수님들, 제가 지나온 모든 선생님들과 친구들, 특히 승협, 명재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정끝별 손택수 두 심사위원께는 더 정갈한 소리로 보답을 드리겠습니다. 오래 가라앉고자 합니다. ■약력 ▲ 1987년 포항 출생 ▲영남대 국문과 졸업▲ 현재 동대학원 국문과 재학 [심사평] ‘따로 없는 詩 쓰는 법’ 모험에 박수를 추사에 따르면, 묵죽을 그리는 데는 법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법이 따로 없는 것도 아니다. ‘따로 있는 법’을 성실히 참조하면서도 과감히 떨쳐버리고 어떻게 ‘따로 없는 법’을 찾아나설 것인가. 신춘문예 시 부문 심사는 모험을 향해 떠난 외롭고 고단한 열정들과의 뜨거운 만남의 자리였다. 꼼꼼하고 균형 잡힌 예심을 거쳐 올라온 총 20여명의 작품 중 최종심에 오른 것은 ‘새라는 가능성’, ‘고동의 길’, ‘만찬’, ‘이끼의 시간’ 등 모두 네 편이었다. 예리하게 벼린 언어 감각이 돋보이는 ‘새라는 가능성’은 높은 시적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기시감이 있었다. 새, 새장, 온도, 울음, 바람 등 선택된 오브제들과 그 엮음의 방식이 표절 시비로 이미 당선 취소된 바 있는 작품들과 유사해 또 다른 표절 시비를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하에 가장 먼저 제외되었다. ‘만찬’은 “노을에도 마블링이 있다/ 칼이 허공의 날개처럼 살 사이를 휘젓는다”와 같은 감각적인 언술에 호소력이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과잉된 수사욕망을 절제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마지막까지 남은 작품은 ‘고동의 길’과 ‘이끼의 시간’이었다. ‘고동의 길’은 수많은 시 창작론의 정석이라고 해도 될 만큼 균형 잡힌 구조와 투박한 시어들을 장악해 들어가는 사유의 힘이 돌올했다. 반면에 미성년의 실존적 내면을 다룬 ‘이끼의 시간’은 우물, 검은 비밀봉지, 현악기(기타) 등으로 변주를 거듭하는 은유와 신경증적인 감각들로 이미지와 이미지, 의미와 의미 사이의 연결고리가 불안으로 술렁였다. 동봉한 작품들 또한 같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이 불안은 그 무엇도 결정되지 않는 혼돈 속에서 돋아나는 새로운 가능성의 감각과 열기로 꽉 차 있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완숙한 포도주의 맛과 아직 미숙하긴 하되 미래를 잠재한 떫은 포도주의 맛 사이에서 장고 끝에 심사위원들은 ‘따로 없는 법’을 찾아나선 자의 모험에 손을 들어주기로 하였다. 새로운 시인의 탄생에 매운 채찍과 응원을 함께 보낸다.
  • 새해 우리 가족 운동설계 나이따라 이렇게…

    새해 우리 가족 운동설계 나이따라 이렇게…

    해가 바뀌는 이 무렵이면 누구나 새해를 준비하고 계획하게 된다. 이런 새해 계획에는 건강과 관련된 아이템이 빠지지 않는다. 금연이나 금주·절주는 기본이고 적극적으로 운동을 하겠다는 사람들도 많다. 사실, 새해 계획이 운동이라는 건 보기에 따라 어줍잖게 여겨질 수도 있다. 마치 밥을 먹고 책을 읽듯 현대인에게 운동은 일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굳이 운동을 계획하는 건 그만큼 건강 관리에 소홀했다는 뜻이다. 건강을 지키고, 질병을 예방하는 준비로 운동만한 게 없다. 새해에는 온 가족이 나이에 맞춰 자신에게 어울리는 운동계획을 세워 보자. 중요한 점은 장기적으로 실천이 가능한 계획을 세워 꾸준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체력과 나이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덤비다가는 오히려 부상 등으로 혹독한 대가를 치르기 쉽다. 따라서 운동의 목적을 염두에 두고 능력에 맞게 천천히, 지속적으로 하는 게 좋다. 예컨대 체력 향상이 목적인지, 체력 유지나 질병 치료가 목적인지, 아니면 비만 해소를 위한 체중감량이 목적인지에 따라 운동의 종류와 강도가 달라야 한다. [어린이] 5∼9세 어린이들의 신체활동은 대부분 일상적인 생활로 채워진다. 이들의 일상적인 활동에는 몸의 큰 근육을 활용하는 게임이나 놀이도 포함된다. 예컨대, 기어오르기나 덤블링, 신체를 지탱하거나 위치를 옮기는 행동 등이 여기에 포함되며, 걸어서 학교가기나 집안에서 이뤄지는 놀이동작도 신체활동의 일부이다. 이들은 가족과 공동 레포츠를 하거나 서로 붙잡거나 밀치기, 뛰어오르기나 달리기 등의 동작이 필요하다. 특히 덤블링, 체조 등 활동적인 놀이동작은 유연성 발달에 도움이 된다. [10대] 어린이와 마찬가지로 10대의 신체활동 역시 대부분 일상적인 생활로 채워지는데, 여기에는 큰 근육을 움직이는 활동적인 놀이와 게임이 포함된다. 이 연령대의 운동은 비경쟁적인 종목이 바람직하나 스스로 선택한 종목이면 무엇이든 큰 제약은 없다. 단,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적어야 하며, 따라서 파트너나 팀별 운동이 아니라 혼자 할 수 있는 종목이 좋다. 청소년들은 학교와 사회활동에서 놀이·게임·스포츠 등 계획적인 운동을 거의 매일 해야 한다. 계단 오르기나 걷기, 자전거 타기, 집안일 돕기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 연령대에는 중간 강도의 격렬한 활동을 적어도 주 3회 이상, 회당 20분 이상 해줘야 하는데, 조깅·농구·축구·라켓스포츠·댄스와 계단 오르기 등이 적당하다. [20~30대] 운동하기에 가장 적합한 연령대이지만 직장생활 등으로 따로 시간을 내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며, 폭음·폭식과 만성피로 등으로 서서히 건강이 나빠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따로 운동할 짬이 없다면 일상적으로 신체활동을 늘릴 수 있도록 생활습관을 바꿔주는 게 좋다. 운동은 체력의 유지·증진에 중점을 둬야 하며, 운동 종목은 따로 제한하지 않아도 된다. 20대는 주 3회 이상, 회당 20∼30분 이상 몸을 움직여 폐와 순환기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자전거타기나 농구·테니스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 연령대는 어떠한 운동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어 특별한 운동처방 없이도 스포츠와 레저를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다. 30대는 체력이 점차 떨어지는 시기이므로 무리한 종목은 피하는 게 좋다. 또 개인에 따라 성인병이 생길 수도 있고, 사회적으로 강한 스트레스에 노출돼 건강에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시키기 위해 보다 체계적이고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빨리 걷기나 가벼운 조깅 등 컨디셔닝 기간을 거친 뒤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하는 게 좋다. 처음에는 20분씩 꾸준히 걸은 뒤 2개월이 지나면 40분 정도로 시간을 늘리도록 한다. 일주일에 1∼2회 테니스·축구·배드민턴 등 구기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헬스클럽을 찾아 구체적인 운동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40대] 건강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며, 사회적 스트레스도 가장 강해 성인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이다. 그런 만큼 어느 연령대보다 운동이 중요하다. 그러나 운동을 처음 시작한다면 미리 운동부하검사를 받아 운동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심장마비 등의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여성은 골다공증이 있을 수 있으므로 골절을 유발하는 운동을 피하고, 체중지지 운동인 수영이나 빨리 걷기, 등산 등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50~60대] 이 연령대는 사람마다 건강 위험 요인이나 질병을 한두 개쯤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한 운동은 삼가는 게 좋다. 근력이 약해지고 순간 반응이나 평형감각이 떨어져 체력소모가 많은 운동은 위험할 수 있다. 50대는 주 3∼4회, 회당 20∼60분가량 운동을 하되 땀을 뻘뻘 흘리는 과격한 운동은 면역계에 부담을 주거나 노화를 촉진할 수 있으므로 삼가도록 한다. 하루 30분 정도 러닝머신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60세가 넘어서 운동을 할 때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하도록 한다. 신체 기능이 많이 떨어져 기분만으로 덤비다가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령대는 산책·맨손체조·실내 자전거타기 등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 적당하다. 산책은 하루 30∼40분 정도가, 실내자전거는 20∼30분 정도가 알맞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교수
  • 佛 ‘올랑드식 부자 증세’ 위헌 결정

    프랑스 헌법재판소가 연소득 100만 유로(약 14억원)가 넘는 부자들에게 최고 75%의 소득세를 부과하는 일명 ‘부유세’가 헌법에 위배된다고 결정했다. 이로써 논란 속에 법안을 밀어붙인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헌재는 일반적인 소득세가 가구별로 부과되는 것과 달리 연소득을 기준으로 개인에게 직접 별도의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연소득이 100만 유로인 개인은 부유세 과세 대상이지만 연소득이 각각 90만 유로인 부부는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형평성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유세는 올 초 대선에서 승리, 17년 만에 정권을 되찾은 사회당의 대선 후보였던 올랑드가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정책이다. 새해 1월 1일부터 발효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과세 대상이 1500명에 불과해 실효성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강했다. 특히 법 제정 이후 기업가와 연예인 등 부유층 인사들이 다른 나라로 주소를 옮기는 ‘세금 망명’이 잇따르면서 사회적인 논란을 몰고 왔다. 프랑스 국민배우인 제라르 드 파르디유는 벨기에 귀화를 결정했고, 프랑스 최고 부자인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도 벨기에 귀화 의사를 타진한 바 있다. 프랑스 정부는 “헌재 결정을 존중하겠다.”면서도 조만간 다른 조치를 마련, ‘부자 증세’를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장마르크 에로 총리는 성명을 통해 “헌재의 결정을 반영해 새로운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2013~2014년에 적용할 수 있는 새 법안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부유세를 포함, 각종 증세 조치를 통해 200억 유로(약 28조 2000억원)의 세수를 늘리려던 프랑스 정부로서는 이번 위헌 결정으로 증세 정책 추진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휘트니 휴스턴 타살…비디오 증거 있다” 충격 주장

    “휘트니 휴스턴 타살…비디오 증거 있다” 충격 주장

    지난 2월 갑작스럽게 사망해 전 세계 팬들을 놀라게 한 ‘팝의 여왕’ 휘트니 휴스턴이 사실은 마약상에게 타살 당했으며 이를 증명할 비디오 증거가 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전 경찰이자 사립탐정인 폴 휴블은 휴스턴이 사망한 지 자체적인 조사를 통해 휴스턴이 마약상에게 살해당했다고 주장했다. 휴스턴은 지난 2월 11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베벌리힐즈 한 호텔 객실의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로스앤젤레스 검시관이 부검한 결과 마약의 일종인 코카인과 신경안정제 성분 등이 검출됐으며, 최종 사인은 ‘심장마비로 인해 욕조에 넘어진 뒤 익사’로 결론 내려진 바 있다. 그러나 사건을 자체 조사한 휴블은 휴스턴이 마약상에게 150만 달러의 빚을 진 뒤 협박과 폭력을 당했으며, 그녀의 사망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휴블의 주장에 따르면 휴스턴이 사망하기 전날 마약상으로부터 코카인을 배달받았으며, 이후 의문의 남자 2명이 객실에 들어가 그녀를 살해했다. 이들이 휴스턴의 객실을 오고가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도 이미 확보된 상태다. 뿐만 아니라 휴스턴의 사체에는 몸싸움을 벌인 흔적이 있으며, 사망 장소에서도 폭행의 흔적이 추가로 발견됐다. 휴블은 이를 토대로 휴스턴이 마약상에게 빚을 갚지 못해 오랜 시간 괴롭힘을 당했으며 결국 이 때문에 살해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제의 마약상들이 다녀간 모습이 담긴 동영상 및 사건 현장에서 발견한 증거들을 연방수사국(FBI) 시카고 지부에 보냈다. 조만간 수사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어 “베벌리힐즈 경찰들은 휴스턴에 죽음을 충분하게 조사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 또한 그녀가 사망한 베벌리힐즈 호텔에 부정적인 인식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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