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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친보다 종잡을 수 없는 너, 날씨

    여친보다 종잡을 수 없는 너, 날씨

    올여름 전력수급 비상대책의 성패, 박근혜 정부의 연평균 2%대 물가상승률 목표, 한겨울 강원도 홍천 산천어 축제의 흥행, 해외 원정 스키여행자 증감에 따른 항공사 수익, 2014 인천아시안게임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이 많은 일의 결과를 좌우하는 관건 중 하나는 날씨, 즉 기후라고 할 수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2008년 이후 국내 기후변화 양태가 바뀌었다고 분석한다. ‘지구 온난화’라는 말 그대로 기온이 상승하는 기후변화가 그 동안 부각됐다면, 2008년부터는 과거와 극명하게 다른 기상패턴이 보편화됐고 각종 정책에 직접 타격을 주고 있다는 얘기다. 예컨대 점진적인 강우량 변화는 신선식품 물가관리를 방해하는 최대 복병이다. 지난 10여년간 한반도 강우량 변화 등을 조사한 이덕배 농업과학원 팀장은 1일 “6월 장마 뒤 무더위, 이후 9월쯤 태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리던 ‘쌍봉 형태’의 장마패턴이 2008년 이후 변해 6월에 비가 안 오는 ‘마른장마’가 이어지거나 7~8월에 잦은 강우가 나타나는 불규칙한 패턴이 이어져 저수지 물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존 강우패턴에 맞춘 물 관리 정책을 고수하는 한 강원도 태백과 경상도 낙동강 상류 지역에서 반복되는 가뭄에 대응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팀장은 “여름에 가을장마를 계산해 보의 물을 빼놓았다가 비가 안 오면 가뭄이고, 반대로 물을 빼지 않았는데 폭우가 오면 홍수”라면서 “이상기후는 2009년 고랭지 배추값 폭등, 최근 과일값 폭등 같은 농산물 물가 폭등으로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전력수급을 관리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력거래소도 매일 날씨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2011년 말 기준 전력소비 실태를 보면 산업용이 절반 정도이고 상업용이 30%, 가정용이 20% 정도를 차지하는데 날씨가 더우면 상업용 전력소비가 급증해 산업용 전기 수급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김완수 전력거래소 수요예측실 차장은 “2030년까지 장기 시나리오가 있어야 발전량 등을 조정할 수 있지만, 변동성이 너무 커 예측이 어렵다”고 털어놨다. 최근 기후변화의 특성 가운데 하나는 국지성이 강해진다는 점이다. 그동안 중앙정부 방침에만 따르며 소극적이었던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올봄 각종 벚꽃 축제가 일조량 변화에 따른 개화시기 이상으로 ‘참패’했듯이 지자체 행사는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들게 됐다. 이상신 기후변화대응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 주변 최저기온이 1980년대에 비해 2000년대 들어 1도 정도 상승했고, 강수량은 1980년대에 비해 1990년대 들어 17% 증가했다”면서 “지금 추세로 올림픽을 맞는다면 장애인올림픽 기간 중 눈이 녹아 경기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화천 산천어 축제와 같은 지역특화 축제도 이번 세기 말쯤에는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일수 기상청장은 지난달 제주도에서 열린 한국기후변화학회 학술대회에서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기온이 1.8도 올랐는데, 앞으로 40년 안에 2배인 3.2도 가까이 상승해 대부분 지역이 아열대화가 될 전망”이라면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국정운영, 기업의 경영관리, 국민생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후예측 정보를 활용해 가뭄지수, 식물성장 기간 등을 분석하는 새로운 일자리와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비틀거리며 쪽마루를 내려온 주모는 뒤축이 닳아 없어진 승혜를 질질 끌고 뒤꼍으로 다가갔다. 동무가 정한조에게 속삭였다. “뒷간으로 들어가거든 지체 없이 박을 내질러 아갈잡이하게.” “그러다가 숨통 끊어지면 어떡하지요?” “그게 걱정되면 임자가 대신 죽어주게나.” 아니나 다를까 주모는 뒷간의 거적문을 들치고 안으로 들어섰다. 나이가 이팔의 청춘도 아닌 터에 오줌줄기 떨어지는 소리가 유월 장마에 한대중으로 내리는 소낙비 소리처럼 요란했다. 동무 하나가 그때를 놓치지 않고 뒷간으로 들이닥쳐 고쟁이도 수습하지 못한 주모를 덮쳐 순식간에 아갈잡이하고 말았다. 밖으로 끌고 나와서 뒷간 흙담 아래 주질러 앉혔다. 동무가 재갈 물린 주모를 보고 이죽거렸다. “주모, 한 번 보면 초면이요 두 번 보면 구면인데, 우리는 여러 번 대면하였으니 십 년 지기나 다름없네. 봉노로 돌아가서 저 놈들에게 만수받이하며 지내느니 밖에서 나와 같이 별이나 헤면서 밤을 새도록 하세.” 얼마 지나지 않아 봉노에서 술추렴하던 패거리 중 한 놈이 외짝 자게문의 돌쩌귀가 부러져라 세차게 열어젖히면서 목 터지게 술어미를 불렀다. “주모…소피보러 나간다더니, 정낭 귀신에게 뒤통수 맞고 똥통에 빠졌나, 모가지가 부러졌나? 이보게 주모….” 목청 돋워 부르는데도 이렇다 할 대꾸를 듣지 못하자, 궐자는 신발도 신지 않고 뒤꼍으로 장금장금 걸음을 옮겨놓았다. 내친김에 뒷간의 거적문을 들치고 살피는데 그때를 놓치지 않고 등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몽둥이 하나가 궐자의 박을 터져라 하고 내려쳤다. 궐자는 단 한 발짝도 떼어놓지 못한 채 된 신음을 토하며, 붙잡고 있던 거적문을 그대로 움켜잡고 똥통 속으로 꼬꾸라지고 말았다. 그와 때를 같이하여 바깥 봉노에서는 화승 터지는 소리가 장작불에 불꽃 튀는 소리처럼 요란하였다. 적당들은 피가 뜨겁고 용력이 세차다 할지라도 때아닌 방포 소리에 어마지두 놀란 나머지 제풀에 부들자리 위로 나둥그러졌다. 어떤 놈은 닭 끌어안은 구렁이처럼 오그라져 버둥거리다가 코를 박고 쓰러졌다. 다른 한 놈은 죽을 고비에 한 가닥 살길을 찾겠다고 동저고리 바람으로 바람벽의 바라지문에 대룽대룽 기어올라 달아나려다가 등뒤에서 상투를 뒤틀어잡고 획 끌어당기자, 구들장이 꺼져라 하고 그대로 나동그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담도 벽도 의지할 곳이 없게 된 놈들의 머리 위에 물미장과 박달나무 몽둥이가 범 춤을 추는데, 부엌 지게문 앞에서는 다시 한번 자지러지는 듯한 방포 소리가 들렸고, 몽둥이로 박을 내려찍는 소리에 살려달라는 외마디 소리가 삼이웃이 떠나갈 듯하였다. 워낙 순식간에 들이닥친 기습이라, 괴춤에 찔러둔 요도를 뽑아 휘두른다 하여도 사위가 칠흑같이 어두운 야밤에 눈에 보이는 것이 없으니, 버마재비가 수레 앞을 가로막는 꼴이었다. 날고 긴다는 비당(匪?)의 무리들은 그래서 칼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 채 곱다시 멸구를 당하고 만 것이었다. “이놈 봐라, 개구리 삼시랑이 붙었나. 폴짝폴짝 뛰기는…뛰어봤자 벼룩이다, 이놈아.” 다행히 쪽마루 끝까지 기어나간 한 놈은 행중 동무에게 뒷덜미가 낚아채이자 분하고 억울하여 대성통곡이 저절로 튀어나오는데, 동무는 궐자의 엉덩이를 걷어차서 오줌통으로 쓰는 구유에 냅다 꼰질러박으면서 걸죽하게 엄포를 놓았다. “이놈아, 쪽마루로 기어나와 보았자, 쪽박 쓰고 벼락 피하기다. 곡지통을 내쏟는다고 될성부르냐? 울음소리 냉큼 그치지 않으면 입살을 쪼개서 쌍언청이를 만들어줄까 보다.” 눈에 불똥이 튈 것 같은 상단의 동무들은 창졸간에 얼살을 먹은 놈들의 윗도리를 벗기고 뒷결박을 지웠다. 봉노에 있던 산적들은 단 한 놈도 가로새지 못하고 요절이 나고 말았다. 그런데도 서푼 결기는 남아 있어 눈꼬리가 팽팽하게 당기는 놈이 발견되면 등에서 누린내가 나도록 두들기고 밟아 아예 어육을 만들어버렸다. 그때가 벌써 동이 훤하게 밝아올 새벽녘이었다. 그러나 내성 색주가에서 원진을 치고 있던 적당들을 섬멸하였다 해서 모든 소동이 평정된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다급하게 된 것은 그들의 소굴을 찾아내는 일이었다. 그 일을 한나무재에서 일당들을 결박하여 말래에 있는 접소에 넘긴 곽개천이 도맡아야 했다. 접소에서는 그때까지 천봉삼을 사칭하던 자를 붙잡아 두고 있었다. 그를 지금까지 구완했던 송만기와 행중 두 사람이 궐자의 곁을 떠나지 않고 수직하고 있었다.
  • [열린세상] 여름 화로, 겨울 부채/최흥집 강원랜드 사장

    [열린세상] 여름 화로, 겨울 부채/최흥집 강원랜드 사장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을 확인이라도 시켜 주듯 장마가 일찍 시작되고 있다. 올해 장마는 예년과는 달리 중부지방에서 시작해 남부지방으로 내려가고 잦은 게릴라성 폭우가 예상되며, 일찍 시작한 탓에 장마기간이 길고 이에 따라 강우량도 많을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장마가 끝나면 또다시 한여름의 찜통더위가 우리들 곁으로 다가올 것이다. 전력난과 더불어 그 어느 해보다 더운 여름을 예감한다. 후한시대 왕충(王充)이란 학자가 ‘논형’(衡)이란 글을 썼다. 벼슬길에 나아가는 사람들의 앞길을 다룬 이 글에서, 그는 신하가 군주에게 의견을 내어놓을 때에 “이로울 것이 없는 재능을 바치고 보탬이 되지 않는 의견을 내는 것은, 여름에 화로를 바치고 겨울에 부채를 드리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글에서 군자와 신하 사이의 연(緣)에 대해 말하고자 했다. 군주와 신하의 연이 맞지 않으면 충성스러운 신하의 말이 오히려 죄의 빌미가 되기도 하고, 연이 맞으면 군주의 부덕에 눈감은 신하가 영달을 누리기도 하는 현실을 말했다. 그러면서 왕충은 여름 화로는 젖은 물건을 말릴 수 있고, 겨울 부채는 불씨를 일으킬 수 있는데, 세상 사람들은 연이 맞지 않는 사람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즉, 왕충은 하로동선(夏爐冬扇)을 통해 세상의 모든 사물이 사용하기 나름이지 쓸모없는 물건은 없다는 것을 말하려 한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 말은 아무 소용이 없는 말이나 재주를 비유하는 말, 또는 철에 맞지 않거나 쓸모없는 사물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뒤집어 보면, 여름 화로와 겨울 부채는 우리에게 좀 더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예전 우리 어른들이 여름날 농사를 지으면서 쓰는 모자를 맥고모자(麥藁帽子)라 했다. 맥고모자는 밀짚이나 보리짚을 결어 만든 모자를 말한다. 우리 농가에서는 농한기인 11월부터 3월까지 이 모자를 만들었다. 농사짓는 사람에게 봄부터 가을까지는 어느 한때인들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기에 한겨울을 이용했겠지만, 여름을 준비하는 시간으로는 겨울이 제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름 화로와 겨울 부채도 마찬가지이다. 겨울을 따뜻하게 나기 위해서는 겨울이 오기 전에 광 속의 화로를 밝은 곳으로 끄집어내 상한 곳을 미리 손보는 일이 필요하다. 시원한 여름을 보내기 위해서는 여름이 오기 전에 부채의 살과 종이를 살피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F1, 포뮬러(Formula)원이라고 한다. 국제자동차연맹이 규정하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경주대회의 이름이다. 1950년 시작된 이 대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의 하나로 꼽힌다. F1 대회에 참가하는 자동차들은 시속 350㎞에 가까운 속도로 트랙을 질주한다. 세계 최고의 기술들이 모여 가장 빠른 자동차로 탄생한 것이 F1 머신이다. F1 경기를 보면 달리던 자동차가 트랙에서 벗어나 중간중간 점검을 받는다. 속도만을 위해 만들어진 자동차이다 보니 타이어와 각종 부품들이 워낙 빨리 소모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정비를 받기 위해 자동차가 정비소에 들어오면 급유와 정비, 타이어 교체가 거의 동시에 이뤄진다. 이 모든 일들이 끝나는 데 걸리는 시간은 8초 남짓이다. 이 순간을 위해 모든 스태프들이 긴장한 채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기다린다. 여기서 1초라도 지체하게 되면 자동차는 100m 가까운 거리를 뒤처지게 된다. 1등과 2등의 시간 차이가 0.9초밖에 나지 않는 대회도 있다고 하니, 이들이 보여주는 준비성과 팀워크는 일반의 상상을 뛰어넘는 것이다. 준비하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 겨울이 되면 가전업체들은 에어컨 팔기에 바쁘다. 철에 어울리지 않는 이 일은 기업에는 생산량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영에 도움이 된다. 가정경제에는 싼 값에 물건을 구입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겨울 부채에서 배운 준비성이 주는 이점이다. 요즘 전력난 걱정이 크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일을 예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준비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여름에 화로를 손질하고 겨울에 부채를 준비하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새삼 그리워진다. 올여름, 아는 분들한테 부채라도 선물해야겠다.
  • 박영호 악취관리센터장 “중·대형 음식점 중심 저감시설 설치 유도 방침”

    박영호 악취관리센터장 “중·대형 음식점 중심 저감시설 설치 유도 방침”

    “민원 제기가 빈번한 음식점 악취 저감을 위해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리 방안을 제시하겠습니다.” 박영호 환경공단 악취관리센터장은 음식점 악취도 대기오염물질 범주에 포함시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면서 센터의 역할과 진행 중인 사업을 소개했다. 센터는 악취 저감장치 설치를 위한 기술 검토 등을 통해 적정한 설비를 도입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재는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생활 악취 저감장치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악취 문제는 생활 소음 이상으로 사회적 갈등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주거지역에 음식점 등 생활 악취 발생 업종들이 들어서 주민 갈등과 민원 제기도 급증하는 추세다. 따라서 “중·대형 음식점을 중심으로 저감시설 설치 유도와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를 전개할 방침”이라면서 “정부도 저감시설 개선에 따른 보조금과 시설 운영비용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센터장은 “영세 사업장에 대한 맞춤식 기술지원을 통해 전문적인 기술진단과 사업장 특성을 고려한 저감 장치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전문가와 자치단체 등 다양한 채널을 가동해 생활 악취를 줄일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고기를 굽는 음식점 배출구의 악취는 장마철 공원의 간이화장실 냄새와 농도가 유사하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음식점도 악취 저감장치 의무 설치와 규제시설 범주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는 “생활 악취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업장 특성과 주변 환경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중요하다”면서 “탄력적인 제도 운영과 신중한 규제의 선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유지 관리 측면에서 정기적인 기술지원과 악취 배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대전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오늘의 눈] 일자리 빼앗는 토호와 ‘어둠의 심연’/이천열 메트로부 부장급

    [오늘의 눈] 일자리 빼앗는 토호와 ‘어둠의 심연’/이천열 메트로부 부장급

    영국 작가 조지프 콘래드는 ‘어둠의 심연’(heart of darkness·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원작)에서 문명 혜택을 받은 사람도 얼마나 쉽게 야만의 세계에 빠지는지를 그렸다. 유럽의 앞선 교육을 받은 지식인 커츠는 아프리카 오지 교역소 주재원으로 있으면서 온갖 수단을 동원해 무자비하게 상아를 긁어모으고, 원주민을 총으로 제압해 살아 있는 신으로 군림한다. 잔혹한 약탈자이자 독재자인 커츠가 만든 그곳은 암흑세계 그 자체다. 경찰관 등 그 어떤 견제 수단이 없는 오지의 공간에서 문명인 커츠는 야만적인 인간의 본성을 맘껏 드러낸다. 26일자 ‘일자리 빼앗는 토호들’ 기사를 쓰면서 이 소설을 읽을 때처럼 착잡했다. 장마와 무더위가 변주하는 후덥지근한 기후가 짜증을 보탰다. 커츠가 군림했던 아프리카의 기후를 닮아서일까. 커츠의 범죄와 대등하게 볼 악은 아니지만 그 은밀한 행위가 공정 사회를 야금야금 좀먹는 것이어서 마냥 두고 볼 일은 아니다. 요즘 같은 악조건에서도 아직 취업을 못 한 이들은 온몸이 흥건히 젖도록 땀을 흘리고 있다. 방학에도 방방곡곡 대학 도서관과 학원에 꼭두새벽부터 나와 책과 이력서와 씨름하고 있다. 그렇다고 취업이 기약된 것도 아니고, 수없이 좌절을 반복하며 참담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기자도 그런 과거가 있어 더 처연하다. 이들의 정직한 땀 냄새와 한숨이 진동하는 공간을 비켜난 또 다른 공간에서는 토호들의 부정 취업 음모와 가증스러운 환호가 떠돌고 있을 것이다. 알량한 권력으로 가족과 친인척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 인사권자를 으르고 달랠 그 현장이 눈에 보이는듯 선하다. 은밀한 그곳에서는 온갖 교묘하고 뒤틀린 편법이 동원될 게 뻔하다. 거래는 음침하고, 부모와 자식이 공범이 되는 것도 서슴지 않는 장면을 생각하면 흉악하기까지 하다. 부의 대물림보다 더 음흉한 수법으로 수많은 일자리가 피붙이에게 제공되는 기현상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얼마 안 되는 성공과 권세, 거짓된 명성을 앞세워 일자리를 빼앗는 과정을 모호하게 꾸미고 그럴듯하게 포장할 뿐이다. 자격과 실력을 따지지 않는 불공정 게임이 취업을 좌우한다면 사회는 불만으로 가득 차고 혼탁해진다. 커츠가 유럽행 증기선을 타고 가다 다시 정글로 도망치는 야만성을 버리지 못하듯 토호들의 부정 취업도 단숨에 사라질 문제는 아니다. 그 열매가 달콤하고 중독성이 강해서인지는 모르겠다. 문제는 토호 본인도, 사회 분위기도 큰 죄로 보지 않고 관행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수입과 안정을 제공하는 질 좋은 일자리를 빼앗는 일이 과연 돈 몇푼 훔친 죄보다 가볍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걸 끊으려면 시민이 지켜보고 내부자 고발이 있어야 한다. 이에 앞서 공익과 정의를 위한 내부 고발은 ‘배신이 아니다’라는 공감대가 필요하다. 정부도 나서야 한다. 작은 권력을 누르는 것은 큰 권력이다. 그리하여 죽음을 맞으면서 “끔찍해. 끔찍해!” 하고 통렬히 자기 반성을 하는 커츠의 외마디를 일자리 훔치는 토호에게도 듣고 싶다. sky@seoul.co.kr
  • 창동역, 100년의 역사·신뢰의 역사

    창동역, 100년의 역사·신뢰의 역사

    도봉구 창동역은 생긴 지 100년을 넘겼다. 지하철 1, 4호선이 맞물리며 현재 모습을 갖춘 것도 30년 가까이 됐다. 그만큼 유서 깊은 곳이자 서울 동북권 교통의 중심이지만 주변 환경 탓에 주민들이 숱하게 눈살을 찌푸렸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역사 아래 공간이 낡고 지저분한 채로 방치된 지 오래다. 어둡고 칙칙해 흉물스러운 느낌도 자아냈다. 게다가 주변부에 가득 들어선 포장마차가 통행에 불편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젠 민관이 쌓아올린 신뢰 속에 지역 명소로 탈바꿈했다. 도봉구는 26일 창동역사 하부 경관개선 사업 완공식 및 개장 행사를 열어 이 소식을 널리 알렸다. 오랫동안 민원이 끊이지 않았으나 예산 문제로 돌파구를 찾지 못했던 창동역 환경개선 사업이 급물살을 탄 것은 2011년 9월 서울시 사업 공모에 단독 선정되면서부터. 그렇다고 문제가 순식간에 해결된 것은 아니다. 창동역이 도봉구 최대 노점 밀집지역이라는 게 걸림돌이었다. 22차례 회의를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월 노점상 70여명과 첫 회의를 갖는 등 대화에 나섰다. 처음에는 불신과 반감이 컸다. 노점 쪽 입장을 하나로 모으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반년이 흐른 뒤에야 지역발전이라는 목표에 공감대를 이뤄 조금씩 의견을 조율하기 시작했다. 김성빈 디자인정책팀장은 “구청 직원들이 연합회 사무실을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신뢰를 쌓은 끝에 얻은 결과”라며 웃었다. 동쪽 지역(1번 출구 방향) 노점들은 영업이 끝나면 포장마차를 공영주차장 쪽으로 이동해 보관하는 방식, 서쪽 지역(2번 출구) 노점들은 영업이 끝나면 제자리에서 마차를 접어 보관하는 방식으로 개선 작업을 벌였다. 밤길 오가기가 무서울 정도로 어둡고 낡았던 역사 밑 통로 등은 콘크리트 구조물의 색깔을 밝게 바꾸고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대거 설치해 안전하고 쾌적한 보행을 뒷받침했다. 동쪽 지역에는 주민이 책도 읽고 만남의 장소로도 쓸 수 있는 북 카페 ‘행복한 이야기’가 들어섰다. 자율방범대의 낡은 초소 등이 있었던 자리다. 헌옷을 모아 판매하는 행복나눔 매장과 저소득층에게 먹거리를 제공하는 푸드마켓·뱅크는 더욱 업그레이드돼 이웃했다. 동쪽에는 차 없는 문화 거리도 조성됐다. 4100㎡ 규모의 녹지에 예술전시 공간, 바닥분수, 야외무대, 농구장 등을 마련했다. 서쪽은 창동역 변천사와 도봉의 역사인물을 살펴볼 수 있는 실외 갤러리로 꾸며졌다. 새 시설 관리는 주민들이 도맡는다. 결과물이 동쪽에 몰린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와 관련, 도봉구 관계자는 “당초 서쪽 지역은 주민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거나 LED 조명을 활용한 식물 공장으로 꾸미려다 아쉽게 무산됐다”며 “다시 여론을 수렴해 주민들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靑 “국토 수호 의지… 확대 해석 경계를” 야권 “사실상 국정원 두둔”… 논란될 듯

    靑 “국토 수호 의지… 확대 해석 경계를” 야권 “사실상 국정원 두둔”… 논란될 듯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국무회의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직접 거론함에 따라 그 배경과 향후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시기적으로 미묘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인 만큼 해석은 분분할 수밖에 없다. 우선 6·25 전쟁 발발 63주년을 기리는 차원에서 국토 수호 의지를 드러낸 표현이라는 점에서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게 청와대의 대체적인 기류다. 그러나 야권을 중심으로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에 담긴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관련 발언이 공개된 직후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회의록을 공개한 국정원을 사실상 두둔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발언의 진의에 관계없이 여야가 이날 합의한 국정원에 대한 국정조사 과정에서 논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은 또 상반기 마지막 국무회의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지난 4개월간 국정 운영의 틀을 잡고 방향을 제시한 만큼 하반기에는 그간 다져온 국정 틀을 토대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국정 성과가 나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면서 “국민 생활과 밀접한 국정 과제들의 실현을 위해 조속히 후속 대책을 구체화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관련 부처는 지자체와 협조해 독거노인, 쪽방촌 등 취약계층과 농촌 등에 폭염 피해가 없도록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고, 장마 대비에 대해서도 “2011년 우면산 산사태가 났을 때 현장에 가봤는데 땜질식 처방이 얼마나 큰 화를 불렀는지 절감했다”면서 철저한 예방을 당부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무회의에서 정부에 무상보육 국고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박 시장은 “무상보육 지방비 부족분을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국가 예비비 지출사업 중 보육사업에 조건 없이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단시일 내 (전액 국비) 시행이 어렵다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국고보조율을 상향하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이 조속히 통과되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길섶에서] 잡초 제거/문소영 논설위원

    봄 가뭄이 들면 5월 중에도 잡초가 적다. 그러다 비라도 한번 오고 나면 벌판이 온통 새파랗다. 잡초는 뿌리를 채 내리기 전에 뽑아야 한다. 뿌리를 내리면 호미를 들어도 뿌리째 뽑아내기가 어려워 엉덩방아를 찧는 일도 있다. 그럴 땐 낫이나 가위로 싹둑 잘라줘야 한다. 유기농법을 사용하는 농부들은 ‘태평농법’이라고 해서 잡초를 적당히 남겨둬 채소들이 서로 경쟁하게 하기도 한다. 채소의 영양가와 맛이 높아진단다. 하지만, 잡초는 6~7월 장마 전에 제거하지 않으면 하루가 다르게 자라 농사를 망친다. 잡초 제거의 최적기는 비가 온 뒤. 땅이 질척해 손발을 더럽힐 각오를 해야 한다. 큰 키의 잡초를 뽑고 나면, 중키의 잡초가 보이고 그 잡초를 뽑아야 비로소 작은 키의 잡초를 뽑을 기회가 온다. 가장 악질적인 잡초 두 가지가 있다. 그놈들은 잡초 대신 이름을 불러주자. 쇠비름과 바랭이! 텃밭의 잡초를 제거할 때마다 엉뚱하게 부정부패 척결을 떠올린다. 뿌리를 채 내리지 못했을 때, 거악(巨惡)에서 시작해 소악 순으로 지치지 말고 꾸준히 제거해야 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수도권 매립지 장마철 ‘수해 쓰레기’ 비상

    장마철 수해 폐기물로 인해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인근 악취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장마철에는 매립지에 반입되는 쓰레기가 급증하는 데다 젖은 쓰레기는 쉽게 썩어 악취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24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따르면 집중호우가 심했던 2011년 8월 장마 쓰레기가 2만 1299t 발생했다. 7월에는 757t에 불과했다. 전달에 비해 무려 28배 늘어난 것이다. 또 9월 2만 1356t, 10월 1만 2053t이 발생하는 등 2011년에만 5만 5465t의 수해 폐기물이 수도권매립지에 반입됐다. 수해 쓰레기는 한꺼번에 처리가 불가능해 두세 달에 걸쳐 매립지에 반입되는 게 보통이다. 이에 따른 악취 민원도 늘어나 7월 30건에 그쳤던 민원이 8월 150건, 9월 409건으로 급증하는 등 매립지 주변 주민의 고통이 이어졌다. 수도권매립지는 지속적인 관리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골프 종목을 매립이 끝난 제1매립장에 지어진 골프장에서 치르게 됐을 정도로 환경이 개선됐다. 하지만 수해 쓰레기만 들어오면 이미지가 구겨진다. 지난해에도 장마철에는 쓰레기가 늘어났다. 수해 쓰레기를 별도로 분류하지는 않았지만 전체 반입 폐기물이 6월 32만 1253t, 7월 30만 3968만t으로 지난해 월평균 27만 2579t을 넘어섰다. 수해 폐기물의 문제점은 사실상 소각이 불가능해 전량을 매립 처리하고 있어 악취 발생의 원인이 되는 데다 이를 억제할 현실적 방안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토사와 섞인 가전제품 및 대형 폐기물이 함께 반입될 가능성도 커 매립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에 매립지공사는 수해 쓰레기에 대한 대책을 강화하고 나섰다. 공사는 반입 단계부터 수해 폐기물을 사업장 쓰레기로 구분하고, 악취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반입 즉시 매립할 방침이다. 아울러 반입 당시 악취가 심하면 아예 반입을 거부하기로 했다. 또 수도권지역에 집중호우가 예상될 경우 ‘수해 폐기물 대응반’을 가동하는 등 비상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하지만 2011년처럼 한 달 사이 2만t이 넘는 수해 폐기물이 몰리면 매립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매립지공사 관계자는 “수해 쓰레기로 악취 등 환경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도 폐기물 분리배출 등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3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⑧ 황혼의 자서전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3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⑧ 황혼의 자서전

    우선경씨는 1939년 경북 상주에서 대가족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6·25전쟁을 겪으며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 고등학교도 그만둬야 했다. 1년간 양재학원에 다닌 뒤 상주읍내에 양장점을 냈다. 1964년 군인인 남편을 만나 서울에서 신접 살림을 차렸다. 군인의 아내로, 세 아이의 엄마로서 삶을 살게 됐다. 남편의 박봉을 보완하기 위해 다시 양장점을 열었다. 남편이 전역한 뒤에는 함께 작은 가게를 분양받아 임대료를 받아 생활한다. “흰 머리가 늘고 몸이 편해지니 공허함이 맴돌았다. 그때 경기민요와 장구를 접했다. ‘취미생활’은 생소한 단어였다. 엄마라는 이름에 눌려 자신을 계발하는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것이 낯설었다. 지인의 권유로 경기도 안양에 있는 시조회관을 찾았다. 아침 9시 시조, 오후 1시 경기민요, 4시 고전무용을 배웠다. 오후 6시엔 귀가해 남편을 챙겼다. 여가생활을 직장생활하듯 했다. 건강을 되찾았다. 웃음도 돌아왔다. 그렇게 시조를 배우다 4년 뒤 1999년 시조사범 자격증을 따고 이후 강사로 활동했다. ‘나이 들면 새로운 것을 배우기 힘들다’는 편견을 깼다. 2005년 관악구 청림동 관악새마을금고에 시조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한국전통예악총연합회 관악지부도 만들었다. 회원들과 함께 직접 바닥 스티로폼을 깔고 페인트를 칠했다. 진짜 인생 2막이 열렸다. 장학사업에도 참여하고 노인상담사 활동도 시작했다. 요즘엔 일본어를 배운다. 아직도 할 일이, 배울 것이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자서전 중에서) 우씨는 ‘반딧불은 별이 되었다’라는 자서전을 냈다. 74년 성상 우씨가 걸어온 길이다. 관악구청 구술작가의 도움을 받아 한 글자 한 글자 적어 내려갔다. 인터넷을 배워 이메일로 작가에게 초고를 보냈다. 살맛이 났다. 불과 18년 전만 해도 뭐라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을 것만 같은 우울함으로 하루를 보냈던 그였다. 지금은 아니다. 나이가 드는 것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자서전을 쓰면 추억 속에 살 것 같지만 되레 희망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게 됩니다. 노년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자서전을 통해, 취미생활을 통해 알게 됐지요.” 가족들도 힘을 보탰다. 큰아들 이상철(47)씨도 자서전에 글을 남겼다. “내 가족과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고 소소한 발자취의 조각들을 모아 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요. 그 자서전 평생 간직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제 인생 이야기를 담을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딸 은주(44)씨도 편지를 썼다. “도시락 반찬을 5가지 이상 싸주시던 어머니…. 친구들의 부러움을 산 기억이 납니다. 어머니의 선택으로 이뤄내신 지금의 그 모습,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으로 가꿔 보세요. 강하고 든든한 어머니의 모습 뒤 섬세함과 여린 여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가족은 우씨의 든든한 응원군이다. 권춘도(73)씨도 기구한 인생을 자서전에 담아냈다. “한평생을 되돌아보며 눈물로 책을 썼다”고 했다. 그는 식당 직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포목점, 가마공장, 농기구수리센터 등에서 닥치는 대로 일하고 6남매를 키우며 기반을 잡을 때쯤 부도를 맞았다. 포장마차마저 실패한 뒤 태백산에서 3년간의 수도생활을 거치며 안정을 찾은 그는 지금까지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 권씨의 이야기도 관악구의 ‘어르신 자서전 제작 지원 사업’을 통해 ‘빗자루와 같은 인생길’로 세상에 나왔다. 2011년 주변에서 자서전 집필을 권유받았다가 사양했던 최옥희(73)씨도 마음을 바꿔 글을 썼다. 직장암 판정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결혼한 지 12년 만에 어느 날 갑자기 돌연사한 남편을 가슴에 묻고 네 아이와 홀로서기를 한 먹먹한 일상을 ‘그래도 아름다운 인생’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으로 풀어냈다. 하숙을 하며 뒷바라지한 아이들이 모두 명문대학, 대기업 등에 취직한 얘기도 담았다. 관악문화원에서 문학, 서예, 시, 수필, 그림 등을 배우며 또 다른 인생을 살게 된 이야기를 적었다. 관악문화원 문화아카데미 회원들이 쓴 작품 문집인 ‘인헌문학’에 소개한 글솜씨도 뽐냈다. 그는 갑작스레 암이라는 질병을 얻었지만 자서전을 통해, 늦게 배운 취미생활과 친구들을 통해 다시 일어섰다. 최씨는 항암치료를 무사히 끝내고 현재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내 삶이 얼마 남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자서전을 통해 지나간 시절을 돌아보니 감사한 일만 있더라고요.” 관악구는 독서문화 진흥사업의 일환으로 2011년부터 노인들의 자서전 제작을 돕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10명의 노인에게 자서전 집필·발간 비용으로 1인당 250만원을 준다. 구청뿐 아니라 복지관이나 노인대학, 인문학 아카데미 등을 통해서도 자서전을 낼 수 있다. 우씨는 “취미와 여가 생활을 갖는 것이 노년을 빛나게 만드는 비결”이라면서 “자서전을 쓰면서 내 지나온 인생이, 남은 인생이 소중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강조했다. 최성환 한화생명은퇴연구소장은 “노년을 풍요롭게 만드는 비법은 돈에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눈높이를 어떻게 맞추느냐에 있다”면서 “봉사나 재능기부 등 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는 것, 자서전 등을 쓰며 나 스스로를 행복하게 여기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는 것, 은퇴 후 이전의 삶의 기준에서 욕심을 내려놓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열린세상] 개성공단의 기계는 격을 따지지 않는다/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개성공단의 기계는 격을 따지지 않는다/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덥다. 벌써 덥다. 전력이 부족하다고 하니, 속 시원하게 에어컨을 틀 수도 없다. 무엇 하나 화끈하게 시원한 게 없다. 이제 여름에 접어들면서 장마도 시작됐다. 날은 지금보다 더 더울 것이며, 습도도 올라 불쾌지수 또한 증가할 것이다. 고온과 습도에 노출된 공장의 기계가 장기간 멈춰 서 있으면, 기계는 녹이 슨다.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는 말은 그래서 어느 공장이든 가장 중요한 구호인 것이다. 개성공단의 기계가 녹이 슬고 있다. 멈춰진 기계, 근로자가 없는 공장, 봉인된 작업장, 한낮에도 어두운 공단…. 멈춰선 공단은 기업을 망하게 한다. 기업이 망하면 기계는 고철이 된다. 고철이 된 기계는 더 이상 기계가 아니다. 그냥 고철이다. 그러니 기업인의 마음만 타들어 가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간 올해 여름은 뻔하다. 뜨거운 태양 아래 고철이 된 기계 앞에서 속이 숯검댕으로 변한 기업인들 앞에서, 그리고 이를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 불안한 국민 앞에서 우리는 ‘격’ 따위를 따지고 ‘형식’을 논할 것이다. 친하게 지내자면서, 서로를 신뢰해야 한다면서 ‘친구의 조건’을 따지는 유체이탈 화법만 난무할 것이다. 그래서 불안했던 지난봄과 같이 우리와 북한은 비수처럼 날카로운 말 폭탄만 서로의 심장을 향해 던질 것이다. 동원된 군대는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훈련을 할 것이고 그 훈련은 외신을 통해 한반도의 불안정이 또 높아졌다고 전달될 것이며, 결국 바캉스를 즐기는 유럽인이나 미국인들이 태양 아래 읽는 신문 한편의 국제면을 장식할 것이다. 그러나 아는가. 그때쯤 되면 개성공단의 기계는 이미 녹이 슬고, 기업인은 사라질 것이며, 남북관계는 고철이 된다는 것을…. 고철이 된 남북관계 앞에서 화해니 협력이니, 신뢰니 하는 말들은 아무런 위안이 안 된다는 것을…. 이렇게 되면 우리는 동맹의 그늘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갈 것이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세상 물정 모르는 이상주의자의 꿈으로 치부될 뿐이고, 자주국방의 과제는 고작 헬리콥터를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는 선에서 자위해야 할 뿐이며, 독이 한층 올라 방방 뛰는 북한 앞에서 우리는 결국 “한·미 동맹의 굳건한 토대 위에 외교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할 것이다. 그러는 사이, 북한의 핵은 더욱 강력해질 뿐이고, 우리는 북한의 의도를 파악할 길 없어 워싱턴에다, 베이징에다 “북한이 왜 이래요? 어떻게 해야 하죠?”라고 물어야만 하는 무기력에 빠질 것이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상황, 그래서 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에 더 의존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형식이 내용!”이라고 외쳐만 대는 꼴이 될 것이다. 소장학자로서 나는 우리 대학생들에게 참 미안하다. 20년 전 내가 대학에서 배운 북핵위기, 남북관계, 동북아 국제정치의 내용들을 교수가 된 뒤에도 똑같이 강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화와 교류보다 안보와 위기가 더 분량이 많은 강의 말이다. 동남아와 유럽의 젊은이들이 국경을 넘어 그들 지역을 무대로 직장을 구하고 삶의 질과 폭을 넓혀가고 있는 사이 우리 젊은이들은 고질적이고 원초적인 국가안보 문제의 구조 속에 갇힌 채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상상력을 상실하고 있다. 그러니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옆에 살고 있으면서, 세계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베이징이나 상하이에서 직장을 구하는 것은 상상도 못하는 일이 되어 버렸다. 글로벌이라는 개념은 고작 미국으로 유학가거나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것으로 국한이 된 것이다. 평화 없는 곳에 글로벌 상상력은 한여름 밤의 꿈이다. 녹이 슬고 있는 개성공단의 기계는 신뢰 부재의 남북관계 현주소가 아니라, 신뢰를 쌓고자 하는 인내력의 부재를 상징한다. 불안한 한반도의 여름, 결국 찾을 곳이 동맹의 그늘뿐이라면, 이제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이 우리에게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우리 젊은이들을 다시 이 좁은 반도에 가두어 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평화를 달성하지 못하는 국가가 부르짖는 ‘글로벌’이라는 구호는 한여름 밤 짜증나는 자동차 경적 소리에 불과하다.
  • 비 없는 찜통더위… 장마철 맞아?

    비 없는 찜통더위… 장마철 맞아?

    장마전선의 북상으로 장맛비가 쏟아질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고와 달리 중부지역은 지난 17일부터 일주일간 비 없이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온도가 높고 습기 찬 북태평양 고기압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정체된 탓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7일 중부지역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장마전선이 소강상태를 보여 오는 28일까지 제주와 일부 남해안을 빼고 전국적으로 비 소식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은 지난 17~18일 비교적 적은 양의 비(10~40㎜)가 내린 이후 연일 낮 최고 기간이 30도 안팎을 기록하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장마는 남쪽의 고온다습한 열대성 기단(공기 덩어리)과 북쪽의 한대성 기단이 만나 정체 전선을 형성할 때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전선이 걸쳐 있는 지역에 비가 내리지만 장마 기간 내내 비가 오는 것은 아니다. 또 우리나라 주변에 위치한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의 변화가 장마전선의 유지와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보통 북태평양에 중심을 잡은 이 고기압이 동아시아 대륙 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면서 고기압 가장자리의 바로 북쪽에 장마전선이 유지되고 전선이 한반도에 걸치면서 장맛비를 뿌린다. 하지만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약하면 장마전선 지역으로 습온한 공기가 유입되지 않아 장마전선이 일시적으로 축소된다. 허진호 통보관은 “지난 17일부터 장마가 시작됐지만 이후 중국 쪽 대륙의 고기압이 확장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과 팽팽히 맞서고 있다”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중국 대륙의 고기압을 밀어낼 정도의 힘이 없어 현재 제주 남쪽 해상에 정체돼 있다”고 설명했다. 중부 지역의 장마 기간과 실제 강수 일수를 비교해 보면 지난해에는 장마 기간이었던 19일 동안 강수 일수는 평균 11.6일로 나타났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더위 잡다가 사람 잡겠네

    더위 잡다가 사람 잡겠네

    장마철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과도한 냉방기기 사용으로 벌써부터 냉방병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냉방병이란 사무실이나 자동차 등 밀폐된 곳에서 오랜 시간 찬 공기에 노출될 경우 두통·전신피로감·소화불량·설사·근육통·생리통 등의 증상을 보이는 병이다. 지나친 냉방으로 실내외 간 온도차가 커지면 자율신경의 적응에 장애가 생겨 위장의 운동 기능이 떨어지고, 호르몬이나 스트레스 조절 반응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증상이다. 또 밀폐된 실내에서 활동하다 보면 특정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에도 취약해지게 된다. 냉방병은 두통·피로감·근육통·어지러움·오심·집중력저하가 흔한 증상이다. 또 어깨와 팔다리가 무겁고 허리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위장장애도 흔해 소화불량·복부팽만감·복통·설사는 물론 심하면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여성은 생리가 불규칙해지고 생리통도 심해지며, 건조한 실내에서는 눈과 코에 심한 자극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냉방병은 여름 감기와 비슷해 헷갈리기 쉽다. 여름 감기는 리노바이러스나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인 경우가 많지만 복통·구토·설사를 동반하는 장바이러스가 유발하기도 한다. 이에 비해 냉방병은 일반적으로 냉방기를 오래 사용해 눈과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을 잃어 발생한다. 보통은 먼저 냉방병이 와서 면역력을 떨어뜨려 감기에 걸리게 되는데, 이렇게 걸린 감기는 잘 낫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냉방병 자체는 기침·가래 등의 호흡기 증상을 보이지 않는 대신 몸살처럼 근육통과 두통 증상이 두드러진다. 손발이나 얼굴이 붓는 것도 흔한 냉방병 증상이다. 냉방으로 실내온도가 내려가면 체열 손실을 막기 위해 혈관이 수축하면서 계속 열을 생산해 몸이 붓고 피로감·졸음·권태감 등을 느끼게 된다. 특히 대형 빌딩이나 호텔·백화점·학교 등의 냉각수에 서식하는 레지오넬라균은 폐렴의 원인이 될 수 있어 냉각수 살균이 매우 중요하다. 물론 건강한 사람은 레지오넬라균에 노출돼도 바로 폐렴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노약자나 만성질환자 등 면역력이 약하거나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사람은 의외로 쉽게 폐렴에 걸린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냉방기를 사용하더라도 실내외 온도차를 5도 정도로 유지하고, 1시간마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해야 한다. 또 사무실 등 장시간 냉방을 하는 곳이라면 체온 조절을 위해 미리 여벌의 겉옷을 준비해야 하며, 수시로 몸을 움직여 근육 수축을 막고 혈액순환을 돕는 게 좋다. 1~2시간마다 10분 이상 바깥공기를 쐬면서 가볍게 움직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찬 음료보다 따뜻한 물이나 차 등으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아이들은 인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힘이 약해 냉방이나 일교차에 따른 온도 변화에 대한 적응이 늦으며, 더위와 발열에 따른 탈수증상도 생각보다 빨리 진행된다. 만성질환자도 심폐기능 이상 환자, 관절염 환자, 노인과 당뇨 환자가 냉방병에 더 취약하며, 일단 걸리면 질환이 쉽게 악화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레지오넬라균에 의한 중증 폐렴 가능성이 있으므로 호흡곤란 등 이상 증상이 보이면 빨리 전문의를 찾는 게 현명하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김미영 교수는 “냉방병은 따로 치료하지 않아도 냉방기 사용을 멈추면 수일 안에 증상이 사라진다”면서 “따라서 이상이 느껴지면 우선 냉방기를 끄고 충분히 환기를 한 뒤 휴식을 취하는 게 기본적인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어머니 협박해 유언장 고친 美명문가 상속자 판결 3년만에…89세 나이로 ‘감옥행’

    유언장을 바꿔 유산을 상속받은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미국의 부호 애스터 가문의 상속자 앤서니 마셜(89)이 유죄 판결을 받은 지 3년 반 만에 수감됐다. 미 뉴욕 맨해튼법원은 21일(현지시간) 앤서니의 재심과 수형면제 요구를 기각하고 보석 상태에 있었던 앤서니에 대한 수감을 명령했다. 노모인 브룩 애스터를 핍박하고 유언장을 바꾼 혐의로 가족 간 소송 끝에 2009년 단기 1년, 장기 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그는 고령으로 인해 수감 생활을 할 수 없고, 재판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며 사법적 저항을 계속해 왔다. 이 재판은 뉴욕 사교계의 명사인 애스터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 둔 유일한 아들인 앤서니로부터 핍박을 당하고, 유언장마저 바뀐 사실이 앤서니의 아들 필립의 폭로로 화제가 됐다. 이 같은 학대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검찰은 앤서니가 알츠하이머에 걸린 애스터의 심신 미약 상태를 이용해 재산상 이득을 취한 혐의로 기소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장마철 수자원 확보 가치 2470억”… 오염물질 제거 등 환경 순기능도

    [주말 인사이드] “장마철 수자원 확보 가치 2470억”… 오염물질 제거 등 환경 순기능도

    여름철 장마가 시작되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재난 피해에 신경이 곤두선다. 서울 강남과 광화문 일대 등 도심은 물론 전국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장마철에는 불쾌지수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만사가 귀찮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기업과 상인들에게 있어 장마는 그야말로 ‘불청객’이다. 우리 경제 활동과 산업, 일상 생활에 적잖은 피해를 준다. 그러나 장마의 순기능도 적지 않다. 때때로 천문학적인 금전적 손실과 인명 피해를 낳기도 하지만 수자원 확보와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꼭 필요한 존재다. 지루한 장마철에 집 나서기를 꺼려하는 ‘방콕족’을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마케팅으로 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장맛비를 뿌리는 장마전선은 주로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한반도를 거쳐 북상한 뒤 소멸된다. 고온다습한 열대기류가 지역적으로 집중호우를 뿌려 곧잘 피해를 준다. 기상청이 1961년부터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짧은 장마 기간은 6일로 1973년 남·중부 지방에서 6월 25일에 시작해 같은 달 30일 끝났다. 반면 가장 길었던 장마 기간은 1969년 남부 지방에서 진행된 48일(6월 25일~8월 11일)로 나타났다. 최근 40년의 장마 중 가장 많은 비가 내렸던 해는 2006년으로 전국 평균 699.1㎜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가장 많은 비가 내렸던 곳은 1985년 여름의 제주도로 강수량이 1119㎜였다. 전문가들은 장마로 인한 손실만큼이나 경제학적 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장마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주로 집중호우에 따른 인명·재산 피해다. 기상청에 따르면 호우로 인한 재해는 연평균 5회 정도 발생한다. 태풍 피해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호우 피해를 본 해는 1998년으로 2만 4000여명의 이재민과 324명의 인명피해, 1조 2900여억원의 재산 손실이 있었다. 최근 가장 주목할 만한 호우 피해는 2011년 7월 26~28일 장마가 끝난 후 수도권에서 내린 비다. 사흘 동안 서울에 평년 연 강수량의 41%인 595㎜의 비가 내렸고 서초구 우면산 등지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사망 57명, 실종 12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주택침수, 정전 등으로 인한 재산 손실만도 2500억원에 이르렀다. 김병식 강원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21일 “장마 이후 땅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가 많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여름철에 집중된 장맛비는 막대한 홍수 피해를 일으키지만 수자원 확보와 환경보전 측면에서 그 가치를 과소 평가할 수 없다. 국립기상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30년의 연평균 총강수량은 1343㎜로 이를 전국적인 수자원 확보 측면에서 환산하면 9097억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장마 기간의 평균 강수량은 27.1%인 364㎜로 247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는 바로 댐에 저장돼 생활 용수나 농업 용수로 활용되거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김백조 국립기상연구소 정책연구과장은 “장마가 없다면 모내기 이후 가장 물을 필요로 하는 시기에 농업용수 확보가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 “장마 기간에 오는 많은 양의 강수는 고갈된 지하수층에 물을 공급해 이후 봄철 가뭄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장마는 환경 보호에 있어서도 많은 역할을 한다. 장마 기간 중에 내리는 비는 공기중에 떠 있는 먼지와 분진, 중금속 등 오염 물질을 제거해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순기능을 수행한다. 서울시와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에 공기 1㎥당 평균 60㎍를 넘는 미세먼지 농도가 장마철이 지난 7, 8월에는 각각 28㎍, 22㎍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마 기간 중 강수는 이 밖에 수질을 개선하는 역할을 하며 도시의 ‘열섬 효과’를 낮추는 효과도 있다. 장마가 길어지면 이후 이어지는 무더위 기간이 짧아진다. 김 과장은 “미래에 예상되는 국가적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하고 대기 질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장마의 긍정적 효과가 그 사회적 비용을 상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킹맘 진민경(31)씨는 중부 지방에 올해 첫 장마가 시작된 지난 18일 저녁 장을 보기 위해 동네 대형마트에 들렀다가 진땀을 뺐다. 한 손은 어린이집에서 데려온 세 살짜리 아들의 팔목을 붙잡고 한 손에는 우산을 들었다. 커다란 비닐봉투 2개를 팔뚝에 걸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더욱 고역이었다. “장마철에 다시는 혼자 장을 보러 오지 않겠다”고 결심한 진씨는 그날 이후 동네 대형마트의 배달 서비스를 하루가 멀다하고 이용하고 있다. ‘장마철, 발에 물 묻히지 마시고 집에서 시원하게 쇼핑하세요. 배달은 저희가 해 드립니다’라는 광고 문구가 진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문자메시지로 품목을 적어 보내기만 하면 집 앞까지 배달되는 데다 비가 오는 날이면 겪어야 하는 교통 체증과 각종 짐의 부담에서 해방된 진씨는 “장마철 장보기가 겁나지 않는다”고 했다. 푹푹 찌는 더위에 습도까지 높은 장마철을 맞아 외식도, 쇼핑도 귀찮다는 ‘장마철 방콕족’이 늘고 있다. 세찬 빗줄기를 피해 집으로, 실내로 파고드는 소비자 때문에 마트와 백화점, 옷 가게 등 업계에서는 “장마철은 곧 비수기”라며 울상을 짓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장마철에 최적화된 다양한 마케팅 기법이 쏟아져 나와 방콕족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부침개로, 한편으론 ‘그동안 미뤄 왔던 성형 수술을 하기에 적합한 시즌’이란 달콤한 말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장마철은 이제 여름 성수기에 못지않은 마케터들의 타깃 시즌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는 장마철 방콕족들을 노린 먹거리 기획전을 속속 내놓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부침개와 각종 전, 막걸리 등 비가 오는 날이면 문득 생각나는 음식을 마케팅의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26일까지 부침개·막걸리와 관련된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부침가루와 호박, 감자, 계란 등 부침개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재료 10개 품목 가운데 2개 이상을 동시에 사면 가격의 20%를 깎아 준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장마철이 시작된 6월 29일부터 1주일간 매출을 한 해 전과 비교해 보면 막걸리, 부침가루 등 관련 제품의 판매량이 20.6%, 26%로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일부 음식점은 비가 내릴 때만 기습적으로 음식값을 깎아 주거나 덤을 주는 ‘게릴라성 이벤트’로 고객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회전초밥 프랜차이즈 전문점 S식당은 비가 내릴 때 매장을 방문하면 특선우동과 따뜻한 커피를 제공하고 패밀리 레스토랑 B사도 기상청 발표를 기준으로 5㎜ 이상 비가 내리면 매콤한 맛의 파스타를 30% 할인해 판매한다. 장마철 특수를 노린 ‘성형 수술’ 관련 애플리케이션(앱)도 쏟아지고 있다. 장마철은 비를 핑계로 외출을 줄일 수 있는 데다 여름휴가 시즌이 이어지기 때문에 성형을 계획한 여성들에게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병원 정보를 얻고 성형 시술비 중 일부를 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는 앱 ‘메디라떼’, 눈·코선·가슴 등 가상으로 성형 결과를 볼 수 있는 ‘레알 성형’, 진료비 견적을 비교할 수 있는 ‘병원견적 넘버원’ 등이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앱 마켓에서는 날씨 관련 앱이나 장마 시즌에 인기가 많은 ‘혼자놀기’용 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T스토어는 테마추천관에 ‘웨더퐁’ 같은 날씨 앱과 심리테스트, 무료 음악감상, 카메라, 각종 유형 테스트 등 장마 관련 콘텐츠를 모아 제공한다.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몬은 ‘장마용품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제습제, 빨래 건조대, 우산, 곰팡이 제거제 등 장마와 관련된 상품들을 30~8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가전업체들도 제습기 제품에 대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마이클 잭슨 죽기 전 60일간 잠 못자”

    마이클 잭슨이 사망하기 직전 60일간 잠을 자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초 잭슨의 사인은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 과다 투약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알려졌으나 새로운 주장이 나옴에 따라 잭슨의 죽음을 둘러싼 유족과 회사 측의 공방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 CNN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마이클 잭슨의 사망 원인에 대한 공판에서 찰스 체슬러 메디컬 스쿨 박사는 잭슨이 정상적인 생활에 필수적인 ‘렘’(REM) 수면을 취하지 못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증언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미 중앙정보국(CIA)의 수면 컨설턴트인 체슬러 박사는 “프로포폴은 정상적인 수면 사이클을 방해해 렘수면을 막는다”며 “잭슨이 (프로포폴의 영향으로) 60일간 렘수면을 취하지 못했다면 심장마비가 아니더라도 결국 사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슬러 박사는 5주 동안 렘수면을 취하지 못해 죽은 실험용 쥐를 언급하며 “사람도 렘수면이 부족할 경우 식욕을 잃고 감정조절을 못 하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같은 증상이 사망 전 두 달간 매니저 등 지인들이 묘사한 잭슨의 모습과도 굉장히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재판은 잭슨의 유족들이 콘서트 홍보회사 AEG라이브를 상대로 400억 달러(약 44조 6800억원)의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2009년 6월 영국 런던에서 새 앨범 발매 공연을 준비하던 잭슨은 주치의 콘레드 머레이가 준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치사량 이상을 투여해 사망했다. 유가족들은 주치의를 잘못 고용한 회사 측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AEG라이브 측은 잭슨이 전적으로 주치의 머레이를 고용했다고 반박하면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책꽂이]

    음악의 힘(이종영 지음, 초이스북 펴냄) 이종영 경희대 명예교수가 1년간 이화여고 동창회에서 강연한 내용을 정리한 책. 클래식부터 오페라, 재즈, 팝은 물론 제3세계 음악, 댄스 음악 등을 감상하는 법을 소개했다.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희귀음반 리스트가 담겼다. 282쪽. 1만 4000원. 과학을 안다는 것(브라이언 클레그 지음, 김옥진 옮김, 엑스오북스 펴냄)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과학교과서인 우리의 몸을 돌아본다. 소화불량을 화학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우리 몸을 통해 우주의 빅뱅까지 살펴본다. 저자는 “당신이 곧 과학”이라고 말한다. 유쾌하고 코믹하다. 336쪽. 1만 8000원. 왜 호찌민인가?(송필경 지음, 에녹스 펴냄) 치과의사로 오랜기간 베트남에서 의료봉사를 해온 저자가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의 현실을 돌아본 책. 호찌민식 해법을 제시한다. 또 인륜을 저버린 전쟁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일본의 역사 윤리 의식에 대해 일갈한다. 403쪽. 1만 3500원. 지도자들(역사비평 편집위원회 엮음, 역사비평사 펴냄) 7명의 정치 지도자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팔메, 브란트, 아타튀르크(이상 유럽), 마르코스(아시아), 부시, 룰라(이상 아메리카), 만델라(아프리카) 등을 통해 성공과 실패의 역사에서 리더의 조건을 찾는다. 308쪽. 1만 4500원. 최고가 되려면 최고를 만나라(최상태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살아있는 시대의 전설들로부터 결정적인 ‘한 수’를 배우는 책. 자기계발의 거장인 브라이언 트레이시부터 스타벅스의 최고경영자인 하워드 슐츠까지 ‘최고’라는 이름에 걸맞은 12명의 구루들이 등장한다. 272쪽. 1만 4000원.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소비자로 키워지는가!(데이비드 버킹엄 지음, 허수진 옮김, 초록물고기 펴냄)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아이들, ‘컨슈머 키드’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을 다룬다. 아이들이 무능력한 소비자인지, 권리와 자율성을 지닌 소비자인지를 탐구한다. 380쪽. 1만 5800원. 이솝우화(이솝 지음, 천병희 옮김, 숲 펴냄) 단국대 명예교수인 저자가 그리스어로 쓰인 이솝의 작품 358편을 원전 번역했다. 어린아이가 아닌 청소년과 어른을 위한 정본. 기원전 6세기 이솝이 쓴 우화는 기독교 시대에 기독교 윤리에 따라 첨삭됐다. 392쪽. 1만 8000원. 나쁜 에너지 기행(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지음, 이매진 펴냄) 1%의 인류를 위한 착한 에너지, 99%의 삶을 파괴하는 나쁜 에너지에 대해 말한다. 한국인 한 명이 아프가니스탄인 373명에 맞먹는 에너지를 홀로 쓴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에너지 빈곤층의 현실과 탈핵의 희망을 찾는다. 312쪽. 1만 5000원. 두 정치연설가의 생애(플루타르코스 지음, 김헌 옮김, 한길사 펴냄) 위대한 두 연설가인 데모스테네스와 키케로를 비교했다. 권력을 향해 언어의 비수를 겨눈 민주주의자와 공화주의자의 삶을 담았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참고해 서술했다. 308쪽. 2만 2000원. 강남스타일:컬처 인 강남(이경윤 지음, 형설라이프 펴냄) 싸이의 노래 한 곡으로 전 세계 이목이 쏠렸던 서울 ‘강남’을 해부한다. 한번쯤 누구나 미치도록 놀아보고 싶던 그 곳의 역사와 문화를 담았다. 강남의 음식점과 클럽, 포장마차도 소개한다. 344쪽. 1만 4000원.
  • 장마 피해 울상? 기부천사들이 ‘안전 출동’

    “이번 장마엔 재난 피해 걱정마세요. 무료로 전문가들이 복구해 드립니다.” 종로구가 오는 12월까지 사회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태풍, 폭우 등의 재난 때문에 노후주택 피해를 입을 경우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신속하게 복구하는 ‘재난 건축물 정비 재능 기부사업’을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종로구에서 활동 중인 구조기술사(종로구 건축위원회 소속) 1명, 건축사(종로구 건축사협회 소속) 4명, 시공사(지역 내 전체면적 2000㎡ 이상 신축 현장 건설회사) 4곳, 구청 공무원들이 이번 사업에 참여한다. 구조기술사는 건축물의 구조적 안전 진단 및 복구 방안을 연구하고 건축사는 도면 작성을 대행한다. 또 시공사는 복구작업을 도맡아 할 예정이다. 공무원들은 복구 작업을 돕는 봉사활동과 중·대형 규모의 건축물 복구를 위한 대수선 신고 또는 허가를 대행하는 등 행정 지원에 나선다. 이달 말 재능기부에 참여할 전문가들을 선정하고, 위촉식을 갖기로 했다. 김영종 구청장은 “지역 내 전문가들에게 재능기부의 기회를 제공해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재난 건축물 정비 재능 기부 사업은 재난 발생 시 피해를 입은 주택을 빨리 복구해 주민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고, 추가 피해 발생의 차단과 안전한 종로 구현에 한몫을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무대감독 되려면 순발력과 체력… 악보위원은 영어 잘하면 금상첨화

    무대감독(악기전문위원) 공연 프로그램이 나오면 김양수 감독은 악기 배치도를 만드는 것으로 일을 시작한다. 곡마다 악기 편성이 다르고 극장마다 규모나 소리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지휘자, 연주자, 공연기획팀 등과의 커뮤니케이션은 필수다. 종이를 찢거나 와인병을 두드리며 타악기처럼 쓰는 등 특이한 악기를 총동원하는 현대음악 연주회 때는 2~3분 안에 무대를 전환해야 하는 만큼 순발력이 생명이다. 그가 공연 때마다 ‘매의 눈’으로 무대를 굽어보며 비상대기하는 이유다. 김 감독은 “악기를 들고나고 많이 돌아다녀야 하는 만큼 체력도 필수”라고 했다. 악보계(악보전문위원) 김보람 위원은 “국제악보계협회(MOLA)는 한 가지 이상의 악기를 다룰 줄 알고, 모든 악보를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고 했다. 한 예로, 말러나 브루크너 등 편곡자가 많은 곡은 지휘자, 연주자마다 선호하는 악보가 다르기 때문에 이들의 요구 사항에 맞춘 버전으로 찾아줘야 한다. 때문에 좋은 악보를 판단하는 눈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악보의 오류도 잡아낼 수 있어야 한다. 김 위원은 “지휘자, 연주자와의 교감이 중요한 만큼 최근에는 외국인 연주자와의 협연이나 단원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영어도 잘하면 금상첨화”라고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호우예보 걱정? 구청장이 먼저 ‘비상 출동’

    양천구가 집중호우 등 장마대비 수방 대책 점검을 마치는 등 수해대비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양천구는 지난 14일 전귀권 구청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13명의 간부합동 순찰단을 짜 여름철 종합대책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등 침수대책을 마련했다. 이들은 먼저 목동빗물펌프장으로 달려가 가동 상태를 점검했다. 전 권한대행은 가상 기상특보발령에 따른 단계별 빗물펌프장 가동 훈련을 점검, 풍수해 대비 수방시설·정비 등을 직접 시험 운전하고 작동 여부를 꼼꼼히 살펴봤다. 이어 신월1동의 침수 취약 지역을 찾아가 주민 애로사항을 듣고 물막이판 설치와 빗물받이 준설 여부, 양수기 작동 등을 점검했다. 전 권한대행은 “뒷골목 같은 사유지 도로 내 개인 배수설비는 규격(통상 150㎜)이 작고 잘 관리되지 않아 집중호우 때 배수 장애 등으로 침수가 발생한다”면서 “전수조사를 통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토지주 확인 후 300㎜ 이상 공공하수관으로 정비하라”고 지시했다. 또 다음 달 착공할 신월 대심도 터널은 지하 40m에 빗물을 모아 목동빗물펌프장을 통해 안양천으로 직접 물을 빼는 기능을 한다. 빗물 저류 배수터널은 지름 7.5m, 연장 3.6㎞ 규모로 2016년 말 마무리할 예정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신월동 일대의 배수 능력이 시간당 100㎜ 폭우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크게 좋아진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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