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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의 바다맛 기행] 국민생선 등극 ‘꽁치’

    [김준의 바다맛 기행] 국민생선 등극 ‘꽁치’

    “꽁치국요? 그 비릿한 것으로 국을 끓여요?” “묵어 봐라. 맛있다.” 경상도 사투리를 몰랐다면 손님에게 반말을 한다며 그냥 나갔을 것이다. 경북 포항의 과메기문화거리에 마련된 무대에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라며 나이 든 어머니의 열창이 이어졌다. 주민이 운영하는 임시 식당에 들러 과메기를 먹을까, 구이를 먹을까 고민하다 맛있고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다는 말에 꽁치국에 ‘영일만쌀 막걸리’ 한 병을 시키고 자리를 잡았다. 꽁치는 수심 30m 내외의 바다에서 떼 지어 산다. 영일만을 기점으로 경북과 강원지역에서 봄과 가을에 잡히는 찬물을 좋아하는 어류다. 일본 오키나와 부근의 먼바다에서 겨울을 나고, 봄이면 동해 연안으로 몰려와 해조류나 부유물에 산란한다. 심지어 자신을 잡으려 내린 그물에 몸을 비벼 알을 낳기도 한다. 울릉도나 구룡포에서는 가마니에 구멍을 내고 해조류를 매달아 놓고 기다리다 꽁치가 알을 낳기 위해 모여들면 잡았다. 이게 전통어법인 ‘손꽁치잡이’이다. 봄에 잡히는 꽁치는 기름기가 적어 구이와 찌개용으로 좋고, 가을에 잡히는 꽁치는 기름이 많아 과메기로 이용한다. 꽁치는 아가미 근처에 침을 놓은 듯 구멍이 있어 ‘구멍(空)이 있는 어류’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산 정약용이 쓴 ‘아언각비’(1819)에 소개된 내용이다. 아마도 공치가 된소리로 바뀌면서 꽁치가 되었으리라. 가을에 맛있는 칼처럼 생긴 어류라 해서 ‘추도어’(秋刀魚)라고도 불렸고, 불빛을 좋아해 ‘추광어’라고도 했다. 집어등을 켜고 꽁치를 모아 그물을 내렸던 것도 이런 이유다. 영일만 일대의 어촌에서는 꽁치를 바닷바람에 말려 과메기를 만든다. 특히 구룡포읍 삼정리는 과메기 마을로 유명하다. 이맘때면 으레 해안의 덕장에 과메기가 그득하다. 이 마을에서는 눈 목(目)자를 ‘미기’, ‘메기’라 한다. 과메기란 ‘관목어’, 즉 눈을 꿰어 말린 생선을 말한다. 1910년대 최창선이 쓴 ‘소천소지’라는 유머집에는 이런 내용이 소개되고 있다. 동해안에 살던 선비가 과거를 보러 가다 배가 고파 해안가 나뭇가지에 눈이 꿰어 죽어 있는 물고기를 발견했다. 이를 찢어 먹었더니 맛이 너무 좋아 과거를 보고 내려와 겨울마다 집에서 청어나 꽁치를 그렇게 말려 먹었다. 조선시대에는 과메기를 청어로 만들었다. 지금은 청어 대신 꽁치가 그 자리를 꿰찼다. 머리를 떼 내고 내장과 뼈를 제거한 후 잘 씻어 덕장에 내걸고 기다리면 된다. 눈과 비를 가리고 반으로 갈라 놓은 등이 붙지 않도록 손질하는 것이 일이다. 이런 과메기를 ‘배지기’라 부른다. 구룡포 읍내를 벗어나 호미곶에 이르는 해안가 마을의 가을은 과메기와 함께 시작된다. 구룡포시장에서는 배를 따거나 반으로 쪼개지도 않은 채 짚으로 엮어 통째 말리고 있는 꽁치과메기를 만날 수 있다. ‘통마리’다. 통마리는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세척해 굴비처럼 엮어서 말리는 것이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보름 정도 말려야 한다. 배지기는 사나흘이면 상품이 된다. 과메기는 온도가 중요하다. 영하 5도에서 영상 5의 기온이 유지돼야 한다. 그리고 바람이 잘 부는 곳이 좋다. 이런 조건에서 과메기가 숙성된다. ▶▶ 어떻게 먹을까 포항 호미곶에서 만난 포장마차 안주인이 과메기를 먹고 가라며 손짓을 했다. 청어과메기를 찾자 꽁치가 맛도 좋고 미용에 좋다며 권했다. 꽁치과메기를 먹고 나면 다음날 얼굴에 윤이 나고 반지르르하다는 것이다. 꽁치는 꼬리가 노랗고 몸이 밝은 빛을 띠며 빳빳하고 딱딱한 것이 신선하다. 등 푸른 생선이 그렇듯 쉽게 변하기 때문에 잡은 즉시 얼음에 보관해야 한다. 그렇기에 꽁치물회는 뱃사람들이나 먹을 수 있는 특권이자 별식이다. 머리를 자르고 내장을 꺼낸 후 살을 발라 채소를 넣고 참기름과 고추장으로 쓱쓱 비벼 먹는다. 포항물회가 여기에서 비롯됐다는 말도 있다. 그물에 머리가 박힌 채 빠져나가려 꼬리를 흔들다 상처가 난 꽁치를 ‘파치’라고 한다. 녀석들은 상품 가치는 없지만 젓갈과 젓국으로 재탄생한다. 동해안의 어민들은 김치를 담글 때 꽁치젓이 들어가야 맛이 있다고 한다. 새우젓이나 멸치젓 대신 말이다. 뒤돌아볼 줄 모르고 앞으로만 가는 꽁치의 몸부림이 우려낸 맛이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좋아하고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는 꽁치구이다. 비린내를 잡기 위해 매실에 담근 후 요리하면 살도 단단해져 좋다. 꽁치는 자주 뒤집으면 껍질이 벗겨지고 살도 부스러진다. 중불에 한 번 굽고 뒤집어 센불에 구워야 한다. 구룡포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꽁치국이다. 꽁치국은 꽁치 외에 우거지를 꼭 준비해야 한다. 말린 무청 우거지를 삶아서 준비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배추를 삶아서 사용해도 괜찮다. 꽁치는 머리를 자르고 내장을 제거한 후 껍질을 벗기고 살을 칼로 다져서 준비를 해 둔다. 이때 살짝 얼려서 손질하면 좋다. 요즘에는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뼈째 갈아서 사용하기도 한다. 우거지나 삶은 채소를 적당한 크기로 썰고 대파도 넣은 다음 물을 적당히 붓고 양념을 필요한 만큼 넣는다. 김장하고 남은 양념을 넣으면 좋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다진 꽁치를 넣는다. 그리고 마늘을 다져서 넣으면 완성이다. 맛이 추어탕과 비슷하다 싶었는데, 포항에서는 ‘꽁치추어탕’이라 부르기도 한다. 생각보다 비린내가 나지 않지만 산초를 넣어서 먹는다. 막걸리 한 병을 비우기 전에 꽁치국이 바닥을 보였다. 인심 좋은 어머니가 덤으로 한 그릇을 더 주었다. 옛날에는 꽁치로 죽도 끓여 먹었다며 자랑을 덧붙였다. 김장철이다. 꽁치젓을 넣어 버무린 동해안 김치 맛, 그 맛이 궁금해진다. 글 사진 전남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joonkim@jeri.re.kr
  • [의정 포커스] 이영숙 도봉구의원 “주민과 함께 민원 해결… 생활 정치 펼 것”

    [의정 포커스] 이영숙 도봉구의원 “주민과 함께 민원 해결… 생활 정치 펼 것”

    “창동역은 도봉구의 관문인데도 너무 슬럼화되고 노점상이 많았죠. 하지만 마을북카페가 생긴 뒤로 역 주변이 깨끗해졌다고 주민들이 정말 좋아합니다.” 18일 서울 창동역 역사 하부에 자리 잡은 마을북카페 ‘행복한이야기’에서 만난 이영숙(46) 도봉구 의원은 마을북카페를 제안하고 성사시킨 얘기부터 꺼냈다. 그는 “초선 시절 구정질문을 통해 마을카페 개념과 역 주변의 포장마차를 정리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결국 창동역이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며 활짝 웃었다. 역사 주변의 불법 노점상 문제도 주민들과 힘을 합쳐 해결했다. 주민들이 주축이 된 창동역사 개선 추진단을 통해 수십 차례 노점상들을 설득한 끝에 역 주변에 즐비했던 포장마차들을 축소하고 장소도 옮길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의원은 “주민들의 불만과 민원을 하나씩 해결하고 바꿔 나가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활짝 웃었다. 이런 노력들이 더해져 도봉구의 ‘창동역 역사 하부 경관개선사업’은 국토교통부 주관 ‘2013 대한민국 경관 대상’ 역사문화경관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시민운동을 하긴 했지만 평범한 주부였던 이 의원은 어린이 도서관 건립운동에 참여하면서 현실 정치에 발을 들였다. 그는 “아파트 단지 내에 어린이 도서관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엄마들의 서명을 받아 당시 구의원에게 전달했는데, 실제로 도서관이 생겼다”며 “생활 정치에 관심이 생겼고 결국 구의원 제안까지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2011년부터 수도권 의원들로 구성된 ‘기초의원 발전을 위한 한걸음 모임’(기발한 모임)에서 사무총장을 맡아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각종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올해 재선과 동시에 행정복지위원장으로 선출된 이 의원은 서울시 최초로 의장단 업무추진비를 공개하기로 하는 의회 개혁도 실천했다. 이 의원은 “지방재정이 튼튼할 때는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 중요하지만, 지금은 지방재정이 너무 어렵다. 집행부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구의원이 일을 안 해도 우리 아이들이 잘 살아갈 수 있는 좋은 고향이 되도록 하는 게 제 마지막 임무”라며 인터뷰를 끝맺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한·중 경제영토 열렸다] ‘ FTA 평가 및 활용’ 전문가 지상대담

    [한·중 경제영토 열렸다] ‘ FTA 평가 및 활용’ 전문가 지상대담

    지난 10일 체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점은 ‘B+’였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기간에 타결돼 모멘텀을 살리고 중국의 특수성을 감안한 낮은 수준의 FTA였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반면 농수산업계의 피해 등 한·중 FTA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과 중국 시장 공략법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 향후 과제 등을 중심으로 17일 통상 전문가 3명으로부터 한·중 FTA 평가를 들어 봤다. 박천일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수출 경쟁력이 있는 자동차와 화장품 시장을 제대로 열지 못한 게 아쉽지만 APEC 모멘텀을 활용해 최대한 얻어 낸 협상”이라며 “고급 제품은 미국·유럽시장, 중저가는 중국으로 간다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실장은 “10%를 초민감 품목으로 잡은 건 개방을 안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어 지나치게 안전함을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개발의 초점을 맞추는 낙후된 중서부 내륙지역 소비자를 겨냥한 중저가 소비재 공략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민감한 농산물 수입도 대부분 유예기간을 둬 당장은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창환 단국대 무역학과 교수(한국국제통상학회 사무국장)는 “대중 교역량 확대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되지만 농수축산물, 섬유 등 경쟁에서 뒤지고 있는 기업들의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피해 산업 소득 보전 대책과 함께 중국이 법령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한·중 FTA의 공정 경쟁을 방해하지 않도록 정부가 후속 문구를 슬기롭게 작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개방 폭은 적정한가. -서진교(이하 서) 중국의 특수성으로 인해 다른 FTA보다 개방 폭이 낮다. 1단계 협상에서 틀을 만들어 놓고 민감한 것들은 원하는 대로 다 넣었다. 서로 웬만한 건 다 막았다고 보면 된다. 대개 초민감 품목 관세 철폐 기준으로 10년을 설정하는 데 이번 협상에서는 20년 이상으로 잡았다. 이 틀을 깨기 전에는 개방 수준을 높일 수가 없다. 자그마치 10%를 초민감 품목으로 넣은 것은 개방을 안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우리가 농업 시장을 내줄 생각이 없는 한 중국도 얻어 낼 게 없다. -박천일(이하 박)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한 개방 폭은 아쉽지만 시민단체, 야당 반발 등 국내적 갈등 요인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감안해 APEC 모멘텀을 최대한 살려 마무리한 협상으로 평가한다. 레저생활용품, 패션 등 앞으로 공략해야 할 최종 소비재 품목들을 개방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질적인 효과가 날까. 산업계와 소비자에 미칠 영향은. -서 통신·지적재산권 등 비관세 장벽 해결을 위해 양국이 위원회(작업반)를 의무적으로 설치, 법적 보호 장치를 만든 건 중요한 진전이다.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지만 그동안 기업들은 중국이 ‘문 닫으라’하면 하소연할 곳이 없었다. 저렴한 중국산 제품들은 저소득층에 도움이 되고 물가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 -박 국내시장의 100원짜리가 중국으로부터 70원에 들어오면 소비자가 30원 이득이다.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가격에서도 소비자 후생 효과가 있을 것이다. -최창환(이하 최) 중국과의 교역량이 확대되고 소비자는 같은 가격에 많은 걸 살 수 있게 됐다. 다만 지리적으로 가까워 신선식품이 쉽게 들어올 수 있는 등 경쟁에서 뒤져 있는 농수축산물의 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기대되는 분야는. -서 딱히 보이지 않는다. 비관세, 규범 분야는 중국이 그동안 불투명했던 게 많아 효과가 좀 있을 것 같다. -박 포인트를 삼을 만한 건 없다. 대중 수출에서 최종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3% 정도인데 패션·영유아용품·건강웰빙제품·전기밥솥 등 프리미엄 생활가전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활동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 중국이 소비시장을 점점 늘려 가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다. 영화, 음악 등에 대해 중국이 무단 복제를 못하게 하는 장치를 만든 것도 쾌거다. -최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관광 분야와 금융 분야다.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의 국내 관광 증가로 상권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은 투자하기는 쉬운데 벌어들인 돈을 국내로 송금하는 절차가 까다로워 기업들이 애를 먹었는데 금융 자유화가 되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가장 아쉬운 분야는. -서 공세적인 이익을 얻고자 적극 추진했던 기존의 FTA와 달리 한·중 FTA는 예상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민감성을 가지고 너무 안전함을 추구했다. 자동차, 액정표시장치(LCD)를 얘기할 수도 있지만 비관세 장벽 제거를 좀 더 강하게 몰아쳐야 했던 게 아닌가. -박 자동차 부품이다. 완성차의 역수출을 우려해 자동차를 묶었다면 자동차 부품만큼은 풀어서 중국에 있는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업체에 중소기업들이 수출하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수출길이 막혔다. 화장품 시장도 별로 열지 못했다. →예상되는 부작용은. -박 섬유, 철강, 일반 기계류에서 중국의 저가 제품이 밀려올 가능성이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제품은 문을 열어도 가격 경쟁력에서 떨어져 들어오지 못하는데, 중국은 물류비용이 싸고 지리적으로 가까워 농산물이 저가로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서 농산물은 중요한 걸 다 막아서 피해가 크지 않을 것 같다. 냉정히 말해 꼬투리를 잡을 게 없어 다대기(양념), 김치를 말하는 것 같다. 동식물 검역에서 안전성에 걸리면 소도 못 들어온다. 저가 공세도 말이 안 된다. 지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저렴한 중국산 김치 안 쓰면 다 망한다. 필요해서 들어오는 것이다. -최 2004년 한·중 FTA 논의 초기에는 양국 간 기술 격차가 크다고 판단됐는데 지금은 기술 격차가 거의 없다. 최대 수혜주로 여겼던 자동차 시장마저 중국의 값싼 차로 역수출 딜레마에 빠져 있다. 2~3년 후에는 중국의 기술력이 더욱 동등해져 우리가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경쟁력 열세 산업인 농수축산물, 섬유 등은 말할 것도 없고 LCD, 정유, 석유화학, 자동차, 철강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협상안의 보완점과 기업들의 향후 대비는. -서 중국 중서부 땅이 열리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정부는 열악한 중서부 내륙개발을 경제개발 목표로 삼고 있고 강제로 격차를 줄이려 한다. 그걸 잡아야 한다. 밥솥, 가전제품, 가공식품 등 중저가 소비재들을 잘 만들어 내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 주민 수준이 못 따라가는 고급 소비재로는 안 된다. 모든 중저가 제품이 가능성이 있다. 무역협회나 정부가 중소기업 제품들의 진출을 도와줘야 한다. -박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중국 동부지역과 내륙·구도심지역에 대한 시장 전략을 차별화해서 지역과 제품을 카테고리화해 접근해야 한다. FTA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관세를 없애고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의 생태계를 건강하게 하는 것이다. 결국 품질과 기술개발을 통해 가격과 질, 둘 다 잡아야 한다. -최 학교 제자들 중 중국 중상위층 학생이 많은데 결혼을 하면 한국산 분유와 우유를 찾더라. 값이 비싸지만 믿기 때문에 자신의 자녀에게 준단다. 그런 심리를 마케팅에 활용해야 한다. 중국 산둥(山東)성에 가보니 나주배 품목을 많이 생산하더라. 이런 제품들이 들어와 경쟁할 경우 우리는 좀 더 친환경적이고 건강에 좋다는 차별화 전략을 써야 한다. 신뢰를 줄 수 있는 고급화·고품질 전략만이 방어이자 공격 전략이다. →정부는 앞으로 어떤 노력을 더 해야 할까. -최 자동차·서비스·정부조달 등 우위에 있는 산업에 시장 개방을 많이 하도록 해야 한다. 2000년 중국산 마늘 파동 당시 500만 달러의 긴급수입제한 조치가 이뤄졌는데 중국은 보복관세로 삼성전자 반도체에 100배에 달하는 5억 달러의 관세를 매겼다. 중국은 법령을 포괄적이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후속 문구를 정할 때 꼼꼼하게 나열해 중국이 규정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명확히 해야 한다. →협상 성적을 매긴다면. -서 B+.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것을 얻어 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 -박 A. 서로 지키고 싶은 게 명확했던 협상이었다. 최대한 중국을 개방시키되 농산물에 대한 마지노선을 지켜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했다. -최 B. 전체적으로 큰 줄기만 타결한 느낌으로 서비스 분야 후속 협상과 1만 2000개 품목에 대한 양허기준이 공개돼야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겠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박해진 뱀파이어 화보? ‘신비 + 다크’ 이중 매력 발산

    박해진 뱀파이어 화보? ‘신비 + 다크’ 이중 매력 발산

    박해진이 뱀파이어처럼 신비하고 다크한 매력의 겨울남자로 변신했다. 배우 박해진은 최근 진행된 앳스타일(@star1) 12월호 화보 촬영 및 인터뷰에서 매혹적이고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며 다크한 겨울남자의 여러 모습을 보여줬다. 8등신 기럭지와 완벽한 핏을 가진 박해진은 다양한 패턴과 스팽글이 가득 달린 재킷, 챙이 넓은 모자에 퍼 등 어떤 옷이든 100% 소화하며 화보 촬영 현장을 수월하게 이끌어갔다. 뿐만 아니라 스모키 화장마저 완벽하게 소화해 스태프들의 찬사를 받았다. 특히 내 남자친구가 입어줬으면 하는 옷, 일명 남친룩 패션으로 늘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박해진은 “절대 안 꾸민 것처럼, 집에서 입고 나온 것처럼, 누가 입혀주지 않은 것처럼, 내 옷처럼, 그리고 너무 화려하지도 않게 입으려 노력한다”라며 “남친룩에 맞는 옷을 입으려고 맞추는 편인데 가장 무난하고 누구라도 입을 수 있는 옷들을 남과 똑같게 입지 않으려고 늘 연구한다”라고 자신만의 패션 소신을 밝혔다. 한편, 공항패션 뒷이야기 외에도 악플러들과의 봉사활동,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 촬영 에피소드, 이상형 등 박해진이 전하는 솔직한 이야기는 11월21일 발간될 앳스타일 12월호를 통해 모두 공개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단독] 지금 평양엔 싸이 ‘말춤’ 가르치는 댄스 과외도 있다

    [단독] 지금 평양엔 싸이 ‘말춤’ 가르치는 댄스 과외도 있다

    #사례 1: 2008년 탈북한 고모(33·여)씨는 “2000년 초 MBC 드라마 ‘이브에 모든 것’을 보고 장동건 오빠를 좋아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고씨는 당시 드라마 주제가를 흥얼거리며 주인공 역할을 했던 장동건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드라마 속 장면에서 “장동건 오빠가 여자 친구(채림)의 발목에 발찌를 채워 주는 모습을 보며 자상함에 끌렸다”고 강조했다. #사례 2: “여자를 위해 죽는 남자, 쉽지 않죠….” 1998년 한국에서 제작·방영된 영화 ‘남자의 향기’에서 주인공이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대신 교수형을 당하는 것을 본 탈북자 박모(38)씨는 이렇게 정리했다. 그는 ‘남존여비’ 사상이 여전이 지배적인 북한에서 불고 있는 한류에 대해 “문화죠, 이젠 북한 주민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어요”라며 “북한 사회에서 (한국 드라마를) 안 보면 ‘바보’란 말이 나오죠”라고 평가했다. ●배터리로 2~3시간 충전 TV·영화 시청 북한에서의 ‘한류’는 2000년 초반부터 북·중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가만히’ 시작됐으나 최근에는 ‘열풍’이라 할 정도로 대도시를 비롯해 내륙 깊숙한 지역까지 퍼지고 있다. 초기에는 ‘장군의 아들’, ‘남자의 향기’, ‘약속’ 등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영화가 주를 이뤘으나 특유의 감성을 자극하는 ‘3각 로맨스’가 대세를 이루며 ‘드라마 열풍’의 확산을 견인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자상한 남자 배우가 북한 여성의 이상형으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 드라마를 본 여자는 눈이 높다’는 다양한 ‘후유증’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 사정이 좋지 않은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전기가 필수다. 이런 가운데 북한 주민은 자동차에 사용하는 일명 ‘빳데리’(배터리)를 이용해 TV를 본다. 이 ‘빳데리’로 한 번 충전하면 보통 2~3시간 동안 드라마와 영화를 시청할 수 있다고 한다. 청진에 거주하다 2010년 탈북한 한 탈북자는 “청진과 함흥 등 대도시 거리에서 자전거에 ‘빳데리’를 싣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다 한국 드라마 보는 사람이다’ 할 정도로 ‘빳데리’는 필수 요소”라고 말했다. ●中서 불법 복제 USB… 종영 1주일 만에 유통도 한국 드라마는 2000년 초반에는 주로 비디오 카세트(VCR)로 통용됐지만 최근 드라마와 영화는 중국에서 USB와 DVD로 불법 복제돼 ‘북·중 국경’을 통해 ‘밀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드라마가 USB 등으로 유통되는 것은 정치적 동기가 아닌 ‘돈벌이’를 위한 상업적 동기라는 데 특징이 있다. 과거에는 중국에서 주로 방영되던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2~3년 정도 지난 후에 북한으로 흘러들어 갔지만 최근에는 유입 주기가 짧아져 한국에서 종영된 지 1주일 만에 북한에서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현상은 북·중 국경 주변에서 활동하는 브로커가 인터넷을 통해 불법 복제한 드라마를 종영과 함께 북한에 배급하면서 생겨난 ‘흐름’이다. 또 대도시 장마당을 중심으로 도·소매가 활성화되면서 이런 현상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2012년 한국에 입국한 강모(27·여)씨는 지난 4월 북한에 남겨진 가족과 통화하다 깜짝 놀랐다. 가족들이 당시 ‘대세남’인 배우 김수현을 물어보는 것을 듣고 어떻게 알았냐고 되물었다가 남한에서 지난 1~2월 방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북한에서 유통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특히 국경 지역에서는 종영 1주일 이내, 평양 등 내륙 지역에서는 이르면 한 달 이내에 따끈따끈한 최신 한국 드라마를 본다고 강씨는 전했다. ●‘직통생’ 중심 20~30대 남한 패션·트렌드 수용 ‘한류 확산’을 주도하는 북한 내 ‘홍위병’은 대부분 20~30대 청년이다. 최근 들어 북한의 일부 젊은이는 남한의 10~20대 문화를 곧바로 수용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도시의 고위층이나 부유층 자녀들 중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 초반 젊은이들, 이른바 ‘직통생’(북한에서 중학교 졸업 후 입대하지 않고 곧바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을 일컫는 말)들을 중심으로 남한의 뮤직비디오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이돌 그룹의 랩, 힙합, 록 등 인기 가요를 따라하며 패션이나 말투, 헤어스타일까지 다 남한 드라마에 나오는 그대로 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장은 “군대를 다녀온 대학생보다 ‘직통생’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분방하고 진취적”이라면서 “남한 사회에서 유행하는 패션이나 트렌드를 곧 바로 수용하는 것은 ‘문화적 교감’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패션 리더는 리설주가 아닌 ‘남한 드라마 배우’ 북한의 일부 여성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스타에 대한 팬덤 현상까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 고모씨는 배우 장동건의 ‘골수팬’이다. 그녀는 북한에 자신과 같은 장동건 ‘팬’들이 ‘부치지 못한 편지’에 대해 얘기했다. 그녀는 “특정 스타를 좋아하는 사람끼리 모여 편지도 쓰고 영화도 같이 본다”면서 “그러나 당국의 감시나 내부 스파이 때문에 마음이 맞는 소수만 자리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드라마나 영화뿐만 아니라 예능·가요 프로그램과 시트콤을 몰래 보는 젊은 층도 늘고 있어 가수 싸이의 ‘말춤’이나 소녀시대의 ‘제기차기’ 춤을 가르치는 ‘댄스 과외’까지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北 당국 강력 단속에도 ‘한류’ 확산 제지 못해 북한 내에서 ‘패션’ 리더로 자리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를 두고 그녀도 남한 드라마의 영향에 휩쓸려 간 현상이란 주장이 나온다. 한 탈북자는 “리설주와 모란봉 악단 모두 김정은 시대 들어 남한 문화에 젖은 북한 사회 현상을 일부 흡수한 측면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평양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유행은 ‘리설주식’이 아닌 ‘한국식’”이라며 유행의 진원지가 남한 드라마를 비롯한 ‘영상물’이라고 강조했다. 리설주가 화려한 옷을 입고 공식 석상에 등장하면서부터 북한 당국이 거리에서 여성의 옷차림을 단속하는 것도 줄어들었다. 그녀가 패션의 ‘순기능’ 역할을 한 것이다. 북한은 ‘제국주의 사상과 문화’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복제 DVD와 USB, 라디오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중앙 차원에서 내려보냈다. 각 도에는 ‘중앙당검열대’를 파견해 집중 검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주민에 대한 비사회주의 행위 검열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통칭 ‘비사그루빠’나 ‘타격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또 남한 영화 및 드라마를 단속하는 기관인 ‘130상무조’가 2010년 1월 조직됐다. 평안남도 개천교화소에는 이를 통해 적발된 북한 주민이 12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북한이 일찍부터 ‘모기장’을 쳐서 ‘자본주의 황색바람’을 차단하려 하고 있으나 남한 대중문화가 북한 주민 사이에 퍼지면서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길섶에서] 심장마비/문소영 논설위원

    백수 탈출을 위해 고혈을 짜던 20대의 어느 여름날 아침 친구 A에게서 전화가 왔다. 피아노 전공으로 몇 주 뒤 미국 유학을 떠난다며 기대에 차 있던 친구 C가 심장마비로 죽었다며 발인 날짜와 시간을 알려왔다. A는 “C가 어젯밤 피곤하다며 맥주 한 잔 마시고 자야겠다고 했…”라며 말을 끝내지 못하고 수화기 너머에서 울었다. 비현실적이라는 의미는 비현실적인 상황에 놓일 때서야 비로소 경험하는 감각이다. 무슨 소리인지 도무지 인식이 되지 않았던 탓에 눈물을 흘리지도 않았던 것 같다. 멍하게 대꾸가 없는 내게 A는 시간에 늦지 말고 발인 장소에 오라고 했다. 그 발인에 가지 않았다. 햇빛이 강렬한 날이면 친구 C와 ‘심장마비’를 떠올렸다. 후배 기자가 이탈리아 출장길에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경악할 소식을 저녁에 듣자마자 누군가를 위로해야 했는데 그냥 잠을 잤다. 평소보다 4시간이나 이른 시각이었다. 그가 페이스북에 찍어 올린 베네치아의 풍광 사진들에 ‘좋아요’를 아침에 눌렀는데, 12시간 만에 기가 막힌 소식이 아닌가. 직면한 현실은 재능 있는 인물을 상실했고 다시는 그와 그의 글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상심이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열린세상] 은행잎이 꽃잎처럼 날리는 교정에서의 결혼식/문흥술 서울여대 국문학과 교수·문학평론가

    [열린세상] 은행잎이 꽃잎처럼 날리는 교정에서의 결혼식/문흥술 서울여대 국문학과 교수·문학평론가

    호텔에서 열린 결혼식에 참석한 후 며칠 동안 찜찜한 기분이 가시지 않았다. 지정된 좌석에 앉아 결혼식을 보고 식사하는데 내가 낸 축의금보다 두 배는 비싸 보이는 음식을 먹노라니 속이 더부룩하고 체할 것만 같았다. 그래도 새로운 출발을 하는 신랑 신부를 보면서 진심으로 축하를 하고 친구와 함께 식장을 나왔다. 포장마차에 앉자 친구는 결혼을 앞둔 딸이 한사코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려야 한다고 떼를 쓴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대기업 임원을 지낸 친구니 충분한 능력이 있겠다 싶어 뭐가 걱정이냐고 물었다. 친구는 한숨을 푹푹 쉬면서 말했다. 자신이 회사 있을 때야 무슨 짓을 해서라도 호텔에서 결혼식을 하게 해 주겠지만, 지금은 빚을 내지 않고서는 힘들다고 했다. 딸에게 솔직하게 말하라고 하자 딸에게 한심한 아버지로 비칠까봐 그것만은 죽어도 못 하겠다고 했다. 가끔씩 혼자 동해 바닷가를 찾는데, 그때마다 들르는 허름한 민박집이 있다. 그 집을 매번 찾는 이유는 집 주인인 팔순 노부부 때문이다. 노부부는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남들과 달라 보였다. 언젠가 노부부는 자식들이 선물한 휴대전화를 자랑하면서 사진을 찍어 달라고 했다. 주름이 지고 검버섯이 피어 까칠한 얼굴로 집 마당 평상에 앉은 노부부의 모습에는 자식 세 명을 길러 낸 신산한 세월의 더께가 켜켜이 묻어 있었다. 손을 꽉 맞잡은 부부의 손가락에는 오래된 결혼반지가 햇살에 반짝이고 있었다. 그 빛나는 반지에서 할머니의 구부러진 허리를 다독다독 두드려 주던 할아버지의 모습을, 또 할아버지의 숟가락에 잘 익은 고등어 살점을 정성껏 발라 올려 주던 할머니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다. 노부부는 어디에서 결혼식을 올렸을까. 호텔에서 했을까. 결혼식장에서 했을까. 아니면 동네에서 소박하게 전통 혼례를 치렀을까. 결혼식은 사랑하는 사람끼리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부부로 평생 함께 살 것을 약속하는 하나의 의식이다. 그 의식이 반드시 고급스러워야만 하는 것인가. 비싼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해서 이후의 결혼 생활이 그렇게 화려할 것이라는 보장이 있는가. 검소하고 단출한 결혼식을 올리면 결혼 생활 또한 볼품없게 되는 것인가. 중요한 것은 결혼을 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 나가는 것 아닌가. 그런데 지금 우리네 결혼식은 부모의 재력과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는 도구로 변질해 버린 듯하다. 또 결혼식을 자신들이 얼마나 대단하고 특출한 존재인가를 뽐내기 위한 장치로 여기는 신랑 신부도 많은 듯하다. 단풍이 교정을 화려하게 수놓은 이 가을에 졸업한 제자가 결혼을 한다면서 인사를 왔다. 나는 제자 결혼식 주례를 절대 맡지 않는다. 말주변이 없는 것은 둘째 문제다. 평소에 나는 제자들에게 대학 4년 동안 죽어라고 공부한 후 사회에 나가서 번듯한 지식인으로 열심히 생활하라고 말한다. 시집 잘 가려고 대학 다니는 놈은 학교 당장 때려치우라고 윽박지른다. 그런 말을 하는 내가 어찌 주례를 보고, 제자 결혼식에 참석하겠는가. 그런데 제자는 주례 없이 결혼식을 올린다면서 공손하게 청첩장을 건넸는데, 결혼식장이 신랑의 학교 숲속 쉼터로 되어 있었다. 제자의 생각이 너무 가상스러워 결국 내 철칙을 깨고 제자 결혼식에 참석했다. 노란 은행잎이 꽃잎처럼 날리는 교정에서의 결혼식은 그 어느 결혼식보다 아름다웠다. 신부와 신랑은 부모님께 감사의 글을 읽으면서 울먹이기도 했지만 시종 환하게 미소 지었다. 신랑 신부 측 모두 집에서 마련해 온 음식으로 하객을 대접했다. 호텔 정식하고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국수가 맛있어서 두 그릇이나 먹었다. 아마도 이 젊은 부부는 민박집의 노부부처럼 그렇게 금슬 좋게 평생을 살아갈 것이라는 확신을 했다. 식장을 나오면서 딸 결혼식장 때문에 고민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딸을 잘 설득해서 교정에서 식을 올리라고, 안 되면 나라도 설득해 보겠다고. 그러면서 휴대전화로 찍은 제자 결혼식 사진 몇 장을 친구 휴대전화로 전송했다. 며칠 후 친구가 전화를 했다. 내년 봄에 딸이 자신의 모교 노천극장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면서 내게 주례를 봐 달라고 했다. 아차, 싶었다. 이번에는 주례를 거절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한겨레 구본준 기자, 이탈리아 출장 중 돌연 사망 ‘사인 뭐길래..’

    한겨레 구본준 기자, 이탈리아 출장 중 돌연 사망 ‘사인 뭐길래..’

    ’한겨레 구본준 기자’ 구본준 한겨레신문 기자(46)가 해외 출장 중 돌연 사망했다. 구본준 기자는 지난 3일부터 10일간 일정으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진행하는 ‘KPF디플로마 건축문화재 보존과 복원과정’에 참가해 이탈리아 로마ㆍ피렌체ㆍ베네치아 등지에서 문화재 복원 기구와 복원 현장 취재에 나섰다. 이번 취재 일정에는 구본준 기자를 포함에 모두 10여명의 언론인이 선발돼 이탈리아 현지 취재를 떠났다. 그러나 12일 오전(현지시각) 구본준 기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구 기자와 함께 이탈리아 출장 중인 한 언론인은 미디어오늘과 문자 연락을 통해 “오늘 아침 방에서 주무시다가 깨우러 간 분에게 발견됐다”고 밝힌 뒤 “아마 심장마비이신 듯 한데 여기도 모두들 놀라서 정신이 없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영사관에서 이번 사고 수습과 지원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본준 기자는 국내 유일의 건축전문기자로 ‘건축은 부동산이 아닌 문화’라는 메시지를 알리는 기사를 오랫동안 써왔다. 이현욱 건축가와 함께 땅콩 집을 지으며 <두 남자의 집 짓기>라는 책을 펴내 대중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한겨레신문에서 기동취재팀장, 기획취재팀장, 대중문화팀장을 거쳤으며 <한국의 글쟁이들>, <별난 기자 본본, 우리 건축에 푹 빠지다>, <서른살 직장인 책읽기를 배우다> 등의 책을 썼다. 건축평론가로도 활동하며 각종 강연을 통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구 기자의 사망소식에 언론계 동료 선후배들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애도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구 기자는 불과 16시간 전까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취재 현장 사진을 올리기도 해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한겨레 구본준 기자) 뉴스팀 chkim@seoul.co.kr
  • 유출 개인정보로 1조원 게임아이템 거래

    유출 개인정보로 1조원 게임아이템 거래

    1조원대에 이르는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불법으로 생성해 판매한 일당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아이템 중개업체는 불법을 알고도 묵인하며 수백억원대 수수료를 챙겼다.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검사)은 개인정보를 사들여 게임 아이디를 만들고 이를 통해 불법으로 아이템을 생성·환전한 혐의로 작업장 운영자 문모(42)씨 등 15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합수단은 또 중개업체 IMI 이모(38) 대표와 아이템베이 이모(48) 대표 등 4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기소중지(수배) 3명까지 포함하면 모두 58명을 사법처리했다. 2012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약 2년간 IMI를 통해 5834억원, 아이템베이를 통해 4171억원 등 1조 550여억원어치가 불법 환전됐다. 두 업체의 지난해 아이템 거래금액이 8000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거래의 절반 이상이 불법으로 이뤄진 셈이다. 이번에 단속된 국내외 작업장 53곳 중 중국, 필리핀 등 해외 24곳에서 이뤄진 불법 거래 금액은 4794억원이다. 작업장마다 직원 5~10명이 동원돼 개인정보 판매상에게 사들인 주민등록번호 등으로 ‘리니지2’와 같은 인기 게임의 사용자 아이디(ID)를 수백~수만개씩 만들어 냈다. 이후 수백대의 컴퓨터에 설치된 불법 자동실행(오토)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하며 온종일 게임에 접속, 아이템을 생성·획득했다. 일부 작업장은 ‘24시간 3교대’ 작업을 위해 직원에게 숙식을 제공하기도 했다. 2010년 온라인 게임 아이템·머니의 현금 거래가 위법이 아니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온 뒤 현금 거래를 위한 오토 프로그램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란 우려가 있었는데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다. 앞서 간헐적으로 ‘작업장’ 적발은 있었지만, 중개업체까지 적발된 것은 처음이다. IMI 등은 불법인 줄 알면서도 거래 규모 100억원대 작업장에는 환전 절차를 간단하게 해주는 특혜를 제공하기도 했다. IMI와 아이템베이는 거래액의 3~5%를 수수료로 받아 각각 137억원, 115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합수단은 중개업체의 불법 수익을 환수·보전 조치했다. 또 작업장 53곳에서 사용한 중개사이트 회원 ID 13만 3000개도 사용 중지시켰다. 해당 ID에 적립된 게임 마일리지 계좌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특히 해외 작업장에 대한 출금계좌를 지급 정지하는 등 범죄 수익의 해외 반출을 차단했다. 합수단 관계자는 “유출된 개인정보가 게임시장에서까지 악용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앞으로도 적극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주말 영화]

    ■낭만파 남편의 편지(KBS1 토요일 밤 1시 5분) 권태가 극에 달하자 남편과 아내는 어느 날부터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그냥 이들은 동거인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던 중 남편은 잃어버린 과거의 낭만을 되찾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아내에게 편지 한 통을 쓴다. 설렘을 주기 위해 익명으로 한 문장마다 진심을 담아 사랑을 고백했다. 편지를 보내고 하루, 이틀. 분명 편지를 받았을 텐데 아내는 답이 없다. 그렇게 남편은 편지를 못 받았을 수도 있는 아내에게 두 번째 편지를 쓴다. 그러자 아내는 남편이 전혀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한다. 익명의 손편지 한 통을 받은 아내의 첫 반응도 흥미롭다. 광고 우편물도, 세금 고지서도 아닌 자신의 이름 석 자가 적힌 편지 한 통에 사랑 고백이 담겨 있다. 그녀는 남편이 자신에게 보낸 편지라는 것을 꿈에도 모른 채 두근거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데…. ■영원한 제국(OBS 일요일 밤 10시 10분) 조선 시대 절대주의적 왕권정치를 추구하는 정조와 귀족주의적 신권정치를 주장하는 노론의 이념 대립이 극에 달해 있던 어느 날, 정조의 명을 받아 선대왕인 영조의 서책을 정리하던 장종오가 숙직 중 알 수 없는 이유로 숨진다. 규장각 대교인 이인몽은 장종오의 죽음을 가장 처음 알게 된 사람이다. 사건 다음날 아침 이인몽의 보고를 받은 정조는 어찌 된 일인지 정적이자 노론의 총수인 심환지에게 이 사건의 수사를 명한다. 한편으로는 이인몽에게 ‘시경천견록고’라는 책을 찾아오라는 밀명을 내린다.
  • [故신해철 비공개 가족장] 신해철 시간대별 사망경위 공개…“제세동기 작동 제대로 못해”

    [故신해철 비공개 가족장] 신해철 시간대별 사망경위 공개…“제세동기 작동 제대로 못해”

    故 신해철의 유족들이 “신해철이 금식 지시 어겼다”는 S병원의 주장에 반박했다. 또 심폐소생술 도중 제세동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재영 KCA엔터테인먼트 이사는 매니저의 진술을 토대로 신해철의 사망 경위를 상세히 공개했다. 김씨가 밝힌 정황은 다음과 같다. ●10월 17일 S병원에서 장협착 수술을 받은 직후부터 흉부통증을 지속적으로 호소했다. 침대에 눕혀주면 자꾸 가슴과 배 부분을 쓸어내렸다. ●10월 19일 병원에서 카트를 발로 찰 정도로 통증이 악화됐다. 오후 1시쯤 퇴원 지시가 내려졌다. 원장이 “미음이나 주스 등 액상으로 된 음식은 먹어도 되고 미음 괜찮으면 죽을 먹고, 죽이 괜찮으면 밥을 먹으라”고 했다. ●10월 20일 복통·흉통과 함께 고열 증상이 발생했다. 오후에 병원에 전화해 “많이 아파하는 데 위를 묶어놓은 걸 풀 수 없느냐”고 매니저가 물었다. 간호사는 “그것 때문에 그렇게 아프진 않을 것 같다. 현재 원장이 계시니 진료를 받아보라”고 답했다. 병원에 다시 내원했고 원장은 배를 눌러보며 “여기가 안 아프면 복막염이 아니니 안심하라. 가슴 통증은 내시경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10월 21일 신해철은 “그 사람(S병원 원장)이 나에게 무슨 짓을 했길래 이렇게 아픈지 모르겠다. 그 병원에 다신 안 가겠다”고 말했다. 고열 증상이 계속됐다. ●10월 22일 오전 4시 40분 재입원했다. 복무팽만 증상이 보였고 가스배출이 안 된다고 했다. 매니저가 “통증이 심하니 다른 처치를 해달라”고 했지만 간호사는 “더이상 해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귀가를 원하자 병원 측에서 타 병원 응급실에 가거나 원장을 만나보라고 권유했다. 신해철은 원장을 만나보겠다며 응급실행을 거절했다. 원장이 심전도 검사를 진행했지만 이상이 없다고 하며 “활력도와 통증커브를 봐야겠으니 24시간 입원하라”고 말했다. 오전 11시 32분 원장은 “가슴통증은 혈관이 반 정도 막혀있어서 심장으로 가는 피가 모자라서 그렇다. 심전도는 이상 없으니 심근경색이나 심장마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오후 12시 40분 매니저가 화장실 바닥에 누워 헐떡이는 신해철을 발견해 간호사를 호출했다. 신해철을 침대에 눕혔으나 숨을 못 쉬겠다고 소리쳤다. 심폐소생술이 시작됐지만 기계가 연결 안 된 탓인지 심장제세동기가 가동되지 않았다. 다시 제세동기를 가져와 충격에 들어갔다. 매니저가 문 틈으로 보니 제세동기 모니터에 초록색 일자 줄(플랫 현상)이 보였다. 13시 응급수술에 들어갔다. 오후 2시 아산병원으로 이송됐다. 동행한 원장은 “다행히 병원에서 심장마비 왔고 응급조치 빨라서 뇌손상 없을 거다. 아산병원 심장센터가 잘하니 심장만 고쳐 나가면 아무 문제없이 생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병원 내원 당시 뇌손상이 의심되는 상태였고 패혈증에 해당하는 검사결과가 나왔다. 심낭기종, 심장압전, 장천공 상태였다. 여러 가지 검사를 마친 이후에 오후 8시 20분 외과수술을 진행했다. 개복 당시 체액 및 음식물 찌꺼기가 나왔고 소장천공이 발견돼 소장 및 유착부위를 절제했다. 오후 9시 20분 흉부외과수술을 진행했다. 검상돌기를 제거하고 심낭 안에 있는 액체를 배액했다. 배액 후 활력증후가 안정되고 빈맥이 호전됐다. ●10월 27일 오후 8시 19분 사망했다. 이들에 따르면 S병원 원장은 심장제세동기가 연결되지 않은 듯 “다시 가져와”라고 소리쳤고, 이에 다시 심폐소생술이 이어졌다. S병원 원장은 신해철이 심정지로 응급수술에 들어갔음에도 “뇌 손상의 우려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故신해철 비공개 가족장 소식에 네티즌들은 “故신해철 비공개 가족장, 정말 이렇게 답답할 수가 없다”, “故신해철 비공개 가족장, 우리 마왕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故신해철 비공개 가족장, 가족들 얼마나 원통할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故신해철 비공개 가족장]신해철 시간대별 사망경위 공개…“서울 S병원 원장 제세동기 작동 제대로 못해”

    [故신해철 비공개 가족장]신해철 시간대별 사망경위 공개…“서울 S병원 원장 제세동기 작동 제대로 못해”

    故 신해철의 유족들이 “신해철이 금식 지시 어겼다”는 서울 S병원의 주장에 반박했다. 또 심폐소생술 도중 제세동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재영 KCA엔터테인먼트 이사는 매니저의 진술을 토대로 신해철의 사망 경위를 상세히 공개했다. 김씨가 밝힌 정황은 다음과 같다. ●10월 17일 S병원에서 장협착 수술을 받은 직후부터 흉부통증을 지속적으로 호소했다. 침대에 눕혀주면 자꾸 가슴과 배 부분을 쓸어내렸다. ●10월 19일 병원에서 카트를 발로 찰 정도로 통증이 악화됐다. 오후 1시쯤 퇴원 지시가 내려졌다. 원장이 “미음이나 주스 등 액상으로 된 음식은 먹어도 되고 미음 괜찮으면 죽을 먹고, 죽이 괜찮으면 밥을 먹으라”고 했다. ●10월 20일 복통·흉통과 함께 고열 증상이 발생했다. 오후에 병원에 전화해 “많이 아파하는 데 위를 묶어놓은 걸 풀 수 없느냐”고 매니저가 물었다. 간호사는 “그것 때문에 그렇게 아프진 않을 것 같다. 현재 원장이 계시니 진료를 받아보라”고 답했다. 병원에 다시 내원했고 원장은 배를 눌러보며 “여기가 안 아프면 복막염이 아니니 안심하라. 가슴 통증은 내시경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10월 21일 신해철은 “그 사람(S병원 원장)이 나에게 무슨 짓을 했길래 이렇게 아픈지 모르겠다. 그 병원에 다신 안 가겠다”고 말했다. 고열 증상이 계속됐다. ●10월 22일 오전 4시 40분 재입원했다. 복무팽만 증상이 보였고 가스배출이 안 된다고 했다. 매니저가 “통증이 심하니 다른 처치를 해달라”고 했지만 간호사는 “더이상 해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귀가를 원하자 병원 측에서 타 병원 응급실에 가거나 원장을 만나보라고 권유했다. 신해철은 원장을 만나보겠다며 응급실행을 거절했다. 원장이 심전도 검사를 진행했지만 이상이 없다고 하며 “활력도와 통증커브를 봐야겠으니 24시간 입원하라”고 말했다. 오전 11시 32분 원장은 “가슴통증은 혈관이 반 정도 막혀있어서 심장으로 가는 피가 모자라서 그렇다. 심전도는 이상 없으니 심근경색이나 심장마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오후 12시 40분 매니저가 화장실 바닥에 누워 헐떡이는 신해철을 발견해 간호사를 호출했다. 신해철을 침대에 눕혔으나 숨을 못 쉬겠다고 소리쳤다. 심폐소생술이 시작됐지만 기계가 연결 안 된 탓인지 심장제세동기가 가동되지 않았다. 다시 제세동기를 가져와 충격에 들어갔다. 매니저가 문 틈으로 보니 제세동기 모니터에 초록색 일자 줄(플랫 현상)이 보였다. 13시 응급수술에 들어갔다. 오후 2시 아산병원으로 이송됐다. 동행한 원장은 “다행히 병원에서 심장마비 왔고 응급조치 빨라서 뇌손상 없을 거다. 아산병원 심장센터가 잘하니 심장만 고쳐 나가면 아무 문제없이 생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병원 내원 당시 뇌손상이 의심되는 상태였고 패혈증에 해당하는 검사결과가 나왔다. 심낭기종, 심장압전, 장천공 상태였다. 여러 가지 검사를 마친 이후에 오후 8시 20분 외과수술을 진행했다. 개복 당시 체액 및 음식물 찌꺼기가 나왔고 소장천공이 발견돼 소장 및 유착부위를 절제했다. 오후 9시 20분 흉부외과수술을 진행했다. 검상돌기를 제거하고 심낭 안에 있는 액체를 배액했다. 배액 후 활력증후가 안정되고 빈맥이 호전됐다. ●10월 27일 오후 8시 19분 사망했다. 이들에 따르면 S병원 원장은 심장제세동기가 연결되지 않은 듯 “다시 가져와”라고 소리쳤고, 이에 다시 심폐소생술이 이어졌다. S병원 원장은 신해철이 심정지로 응급수술에 들어갔음에도 “뇌 손상의 우려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故신해철 비공개 가족장 소식에 네티즌들은 “故신해철 비공개 가족장, 정말 이렇게 답답할 수가 없다”, “故신해철 비공개 가족장, 우리 마왕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故신해철 비공개 가족장, 가족들 얼마나 원통할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같은 브랜드 다른 콘셉트… 맞춤형 외식이 뜬다

    같은 브랜드 다른 콘셉트… 맞춤형 외식이 뜬다

    불황기에는 익숙한 것에 지갑이 더 쉽게 열리기 마련이다. 신규 브랜드 하나 키우는 것보다 인기 브랜드를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런 전략이 전개되는 곳 중 하나가 외식업계다. 뿌리가 깊은 나무의 가지가 단단하게 뻗어 나가듯 인지도 굳건한 브랜드의 콘셉트를 다각화한 매장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위축된 소비심리를 푸는 한편 세분화된 고객의 욕구를 빠르게 충족시키는 데도 좋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는 지난 4월부터 지역 특성과 고객 연령층에 따른 차별화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메뉴 구성은 물론 실내 장식도 매장마다 다르게 꾸며 어디서나 똑같은 빕스를 탈피하자는 취지다. 현재 총 90개 빕스 매장 가운데 브런치 매장은 21개, 다이너 매장은 4개다. 20~40대 여성 고객 방문 비율이 높은 서울 명동중앙점, 영등포 타임스퀘어점, 경기 판교점 등을 브런치 특화 매장으로 변신시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명동중앙점, 판교점, 인천 연수점 등은 브런치 매장 변신 전보다 평일 점심 고객 수가 2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서울 홍대, 강남역, 종로, 대구 동성로 등 4곳은 젊은 층을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는 다이너 매장이다. 실내도 더 편안하게 꾸몄으며 핫윙, 미니버거, 폭립 등 캐주얼한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경기 분당 야탑역점은 어린이 특화 매장이다.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은 지역 특성에 따라 ‘키즈 전용 쿠킹 클래스 공간’과 ‘키즈 라이브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점은 세계 유명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비어펍으로 꾸몄다. 이랜드에서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 애슐리는 처음부터 매장별 구성 메뉴와 가격대를 다양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유통점 입점 형태의 애슐리 클래식, 프리미엄급의 애슐리W, 애슐리W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애슐리W+, 해산물 특화 매장인 애슐리 마린 등 4개 콘셉트로 구분해 전국 14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평일 점심 기준으로 가격은 가장 저렴한 9900원부터 시작되며 매장에 따라 메뉴도 80~100종으로 차별화돼 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술꾼 대회’ 우승한 남자 신기록 깨고 황당 사망

    ‘술꾼 대회’ 우승한 남자 신기록 깨고 황당 사망

    술 잘마신다는 '객기'가 어떤 비극을 낳는지 보여주는 어이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말 프랑스 중부 클레르몽 페랑에 사는 한 남자가 '술꾼 대회'에서 우승한 직후 사망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까지 수사에 나선 이 사건의 주인공은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한 남자(57)로 지난 24일(현지시간) 친구와 함께 바를 찾았다가 뜻하지 않은 비극을 맞았다. 불행의 시작은 이 바에서 벌어진 술마시기 시합이었다. 이날 남자는 독주인 위스키, 보드카를 쉬지않고 무려 56잔을 원샷했다. 바 매니저는 "남자는 1분 만에 무려 30잔을 들이킬 정도로 너무나 속도가 빨랐다" 면서 "천천히 마시라고 조언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남자는 종전 기록인 55잔을 넘고나서야 술잔을 내려놓고 친구들의 도움으로 집으로 향했다. 그러나 이것이 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집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진 그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날 결국 숨졌다. 숨진 남자의 딸(21)은 "아버지가 스스로 술은 마신 것은 사실이나 바 측이 계속 술을 제공했다" 면서 "이에대한 책임을 물어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배우자와 갈등ㆍ적대감 느끼면 살찐다 (연구)

    배우자와 갈등ㆍ적대감 느끼면 살찐다 (연구)

    평소 배우자와 다툼이 잦으면 살이 찌기 쉽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미국 오하이오 주립 대학 연구진은 배우자와의 갈등이 유발되는 특정 심리적 작용이 체내 열량 소모량을 줄여 살이 찌기 쉬워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24~61세 사이 결혼 3년 차 이상 부부 43명을 모집, 배우자 간 유발되는 심리적 갈등이 체내 열량 소모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 했다. 먼저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결혼 만족도, 과거 심리적 우울 증상에 대한 광범위한 설문 조사를 수행했다. 해당 설문조사 시간 동안,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계란, 칠면조 고기, 비스킷 등으로 구성된 식단을 제공했다. 이는 지방 60g, 총 열량 930 칼로리로 일반 패스트푸드에서 파는 햄버거 세트 열량과 같았다. 약 2시간 경과 후, 연구진은 해당 부부들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주제를 제시한 뒤 이에 대한 논쟁을 하도록 유도했다. 참고로 연구진은 돈, 의사소통, 친인척 관계 등 평소 부부들이 민감해하는 주제를 주로 선정해 제시했다. 부부들이 격론을 벌일 때, 연구진들은 방을 빠져나와 외부에서 이를 비디오카메라로 지켜보며 부부간의 심리적 학대, 고통, 적대감, 상호작용 정도를 분류 및 분석했다. 또한 실험 참가자들이 위치한 방 내부의 산소 및 이산화탄소 농도, 참가자들의 열량 소모량 및 혈액샘플을 수집했다. 해당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심리적 갈등과 다툼이 잦은 부부는 그렇지 않은 부부에 비해 시간 당 체내에서 31칼로리가 덜 소모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인슐린 수치도 평균보다 12% 높았다. 일반적으로 높은 인슐린 수치는 체내 지방이 축적되고 있다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다른 이들에 비해 체중 증가 확률이 높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연구진은 “만성적 스트레스를 비롯한 심리적 우울함이 비만을 비롯한 건강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려주는 연구결과”라며 “특히 오랜 시간 두 사람이 함께해야하는 결혼 생활에서 서로 간의 적대감과 갈등이 커질수록 우울증이 심화되고 이것이 체내 신진 대사 작용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녀 간의 갈등이 몸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는 이전에도 있었다. 최근 미 정부 산하 의료기관 VA 그레이터 로스앤젤레스 헬스케어시스템(VA Greater Los Angeles Healthcare System) 연구진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연인·부부 간의 다툼이 심해지면 심장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당시 실험 결과를 보면, 정서적 친밀도가 높지 않은 부부는 친밀한 부부에 비해 경동맥 두께가 더욱 두꺼운 것으로 확인됐다. 경동맥은 머리, 뇌 부위에 혈액을 공급하는 주요 혈액통로로 해당 기관이 두꺼워지면 뇌졸중, 심장마비와 같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해당 실험으로 측정된 데이터에 따르면, 서로 사이가 좋지 않고 정서적 친밀도가 떨어지는 부부는 그렇지 않은 부부에 비해 심장질환을 앓게 될 확률이 8.5%나 높게 나왔다. 이에 관해 전문가들은 부부, 연인관계에서 맺어지는 심리적 상호작용이 건강과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커버스토리] 사색(思索)에 잠기다

    [커버스토리] 사색(思索)에 잠기다

    변완수(45)씨는 ‘권독사’(勸讀士)다. 경기 파주출판단지에서 인쇄·출판·기획디자인과 관련된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그는 매주 수요일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단지 내 대형 도서관인 ‘지혜의 숲’을 찾는다. 오후 4시 30분부터 4시간 동안 안내 데스크를 지키며 이곳을 찾은 독서객에게 책을 안내하고 권유한다. 책이 도난당하거나 훼손되지 않게 보호하는 것도 자원봉사자인 그의 역할이다. 그는 “그저 책이 좋아 이 일을 한다”고 말했다. 사서가 없는 도서관으로 알려진 지혜의 숲은 김병윤 대전대 교수가 원목 재질의 서가를 이용해 미로 같은 공간에 ㄱ, ㄴ, ㄷ의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접목했다. 매력적인 서가의 책장마다 박원호 고려대 교수, 유초하 충북대 명예교수 등 개인 도서 기증자나 범우사·청아·한울 등 책을 내놓은 출판사들의 이름이 빼꼭히 들어차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그런 덕분에 파주출판단지에서 꼭 들러야 할 명소 가운데 첫손가락에 꼽힌다. 누구나 자유로이 서가에서 책을 꺼내 읽을 수 있는 개방성이 특징이며, 교수 등 기증자의 지적 편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장서 분류법이 눈에 띈다. 지혜의 숲은 1, 2, 3으로 나뉜다. 어린이 책은 지혜의 숲 2관에 대부분 모여 있다. 그런데 단지 내에서 이곳만큼 호불호(好不好)가 갈리는 곳도 드물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최고 14칸짜리 8m 높이의 책장이 줄을 잇지만 사람의 손이 닿는 곳은 겨우 4칸 남짓. 이동식 철제 사다리가 있으나 이를 이용해 높은 곳의 책을 꺼내 읽는 ‘적극적인’ 독서객은 드물다. 이런 이유에서 “진정한 애서가보다 가족 단위의 관광객이 더 많이 찾는다”는 비판도 없지는 않다. 이곳의 하루 방문객은 평일에는 최대 400여명, 주말에는 800여명. 24시간 개방하는 3관 위 3~5층에는 게스트하우스인 ‘지지향’(紙之鄕)이 자리한다. ‘지식연수원’ 정도로 불리는데, 책을 읽다 지친 몸을 누일 수 있는 곳이다. 이 공간도 24시간 개방돼 있다. 모두 79개의 객실을 갖췄는데, 5층 17개실은 ‘김홍신룸’, ‘고은룸’ 등 작가의 이름을 따서 꾸며졌다. 방마다 책은 물론 사인, 사진 등 작가의 체취가 그대로 배어 있다. 지지향은 TV 대신 책장으로 벽이 채워져 있다. 호텔과 맞먹는 비싼 숙박료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높은 벽이다. 그러나 지지향의 관계자는 “단체 연수객 외에도 주말이면 책이 좋아 들르는 개인 투숙객이 많다”고 귀띔했다. 내친김에 책의 향기에 더 깊이 빠지고 싶다면 지혜의 숲 건너편 ‘열화당 책박물관’을 찾아보면 좋다. 인문예술 출판사인 열화당이 운영하는 공간이다. 3년 넘게 도서관과 책방을 따로 운영하다 2012년 7월 책박물관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옛 책들이 살아 숨 쉰다. 동서양의 고서와 미술·디자인·건축 등 문화예술서, 인문서 등이 1·2층의 서가에 나뉘어 꽂혀 있다. 곳곳에 개별 조명과 책걸상을 마련해 자유롭게 책 속에 파묻힐 수 있게 했다. 2층 회랑에는 음악 감상용 LP 음반도 마련돼 있다. 책박물관의 내공은 2층 서가 한 귀퉁이만 훑어봐도 읽힌다. ‘사상계 1956년 5월호’, ‘자유문학 1958년 3월호’, ‘문예지 1966년 1월호’ 등 색 바랜 국내 고서들이 즐비하다. 종교 개혁가이자 신학자인 마틴 루터(1483~1546) 사후 그의 글들을 모은 두꺼운 마틴 루터 전집은 서양고서가 담긴 1층의 유리문 책장에 꼭꼭 숨어 있다. 정현숙 학예연구실장은 “1551년부터 1559년까지 8년간 저술된 책 가운데 12권을 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1층 중앙전시대에선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12월 26일까지는 서거 10주기를 맞은 한국 출판 1세대 대표 인물인 한만년(1925~2004) 일조각 창업자의 행적을 조명하는 전시가 이어진다. 열화당책박물관 바로 옆에는 직접 활자로 인쇄 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활판공방’이 자리한다. 또 이곳에서 광인사길을 따라 북쪽으로 200여m 올라가면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인쇄소인 ‘보진재’가 있다. 활판공방은 말 그대로 활자를 찾아 고정시키고 잉크를 바른 뒤 종이를 얹어 손으로 인쇄기를 돌리는 책 제작 체험장이다. 인쇄된 종이를 모아 가느다란 바늘로 전통 방식의 오침 제본을 한다. 공방은 활판을 직접 만들어 책을 찍는 국내에 단 한 곳 남은 활판 인쇄소의 역할도 한다. 컴퓨터로 뚝딱 책을 만드는 시대에 좀처럼 맛볼 수 없는 삶의 여유다. 백경원 실장은 “2007년부터 서정주, 박목월, 김남주, 신달자, 김종철 등 국내 주요 시인들의 책을 연간 6권씩 전통 활판 방식으로 인쇄해 왔다”고 말했다. 보진재는 1912년 8월 설립돼 4대째 가업을 잇는 대형 인쇄소다. 지금은 서울에 사무소를 두고 파주출판단지에서 인쇄·제책을 일괄 처리하는 종합인쇄공장을 운영 중이다. 교과서 등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견학할 수 있으나 현대적 시설로 채워져 옛 역사를 더듬기에는 아쉬운 점이 있다. 반대로 현대 출판의 묘미를 경험하고 싶다면 출판단지 맞은편에 자리한 출판사 사계절의 북카페 ‘사계절 책 향기가 나는 집’을 찾으면 된다. ‘책 한 권이 세상에 나오기까지’라는 프로그램에서 어떤 책을 만들지(기획), 누가 글을 쓰고 다듬을지(편집), 책을 어떤 모양으로 만들지(디자인·출력·인쇄·제본), 어떻게 홍보하고 판매할지(마케팅) 등을 실제 작업 과정이 담긴 영상과 체험 워크북 활동으로 배울 수 있다. 출판사 돌베개의 북카페인 ‘행간과 여백’은 책과 어우러진 그림전시로 유명하다. 서울 강남에서 온 바리스타가 뽑아 주는 진한 원두커피 외에 카페 안 갤러리에서 마주하는 전시가 인상적이다. 최근에는 평론가 최열이 쓴 ‘이중섭 평전’과 함께 이중섭이 생전 그린 잡지와 단행본의 표지화, 목차화 등을 전시 중이다. 출판도시라고 화려한 북카페만 떠올리면 오산이다. 이곳에는 유명한 헌책방도 3곳이나 있다. 아름다운가게가 기증도서를 싼값에 판매하는 ‘보물섬’과 30년 이상 자리하며 파주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는 ‘이가고서점’,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접경지대에 위치한 헌책방 마을 ‘헤이 온 와이’(Hay on Wye)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문발리 헌책방 골목·북카페 올리브나무’도 있다. 이곳에선 아동도서의 경우 새 책의 4분의1 가격인 1000~2000원, 일반도서는 3분의1인 3000~4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김형윤(68) 문발리 헌책방 골목·북카페 올리브나무 대표는 “쇠락한 작은 탄광촌에서 헌책방 골목으로 변신한 헤이 온 와이를 다녀와 깔끔하고 차별화된 헌책방 북카페를 열었다”면서도 “책이 좋아서 하는 일이지 수익은 거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건축 평론가 마크 어빙이 쓴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에 실린 출판사 ‘들녘’ 사옥도 한번쯤 들러 봐야 한다. 한쪽은 콘크리트, 반대편은 목재로 만든 차가우면서도 따스한 건물이다. 어빙은 지상 4층의 이 건물에 대해 “전망과 구조 사이에 대화가 소통되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출판단지 초창기인 2003년부터 이곳에서 일해 온 이현화 돌베개 문화예술팀장은 “여름, 가을에 개망초와 억새로 뒤덮인 파주출판도시는 한 폭의 그림”이라며 “책 익는 고소한 냄새와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한 출판인들의 고뇌가 뒤섞여 응축된 공간”이라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고장난 우산에 새 생명 주는 서초

    고장난 우산에 새 생명 주는 서초

    서초구는 30일 구청 앞마당에서 열린 서초장날 행사에서 고장 난 우산을 무료로 고쳐 주는 ‘우산수선사업단’의 ‘찾아가는 우산수선코너’를 운영했다. 질 좋은 상품도 구경하고 고장 난 우산도 새 우산으로 고쳐 갈 수 있어 주민들에게 인기가 많다. 우산꼭지가 달아나거나 잠금장치가 고장난 우산, 우산살이 휘거나 부러진 우산 등 버려질 위기에 놓인 우산들이 구 자활사업단인 ‘우산수선사업단’의 손을 거쳐 마법처럼 새것으로 변신한다. 여기저기 망가진 우산을 새것처럼 재탄생시키는 것은 물론 주민들로부터 사용하지 않는 우산을 기증받아 수선 후 저소득층에게 선물하는 착한 나눔도 계획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비가 오는 날 미처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주민들에게 무료로 우산을 대여해 주는 서비스도 실시할 예정이다. 2003년부터 매주 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구립 양재종합사회복지관(양재역 5번 출구) 지하 1층에서는 우산수선사업단의 ‘서초우산수선센터’가 운영된다. 센터는 월평균 600여개의 우산을 고쳤다. 특히 장마철에는 한 달에 무려 1150여개를 수선하는 등 지금까지 모두 8만 5000여개의 우산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센터는 동 주민센터도 방문해 수선 코너를 꾸린다. 이달 중에는 지난 8일 방배본동 주민센터, 14일 반포1동 주민센터에서 모두 100여개의 우산을 수선했다. 구 관계자는 “서초우산수선센터는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자원 재활용을 통한 환경 보호, 찾아가는 무료 서비스, 저소득층 주민을 위한 나눔 실천까지 네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불길을 걷는다

    불길을 걷는다

    강천산 단풍이 곱다는 이야기, 참 여러 차례 들었다. 전북 순창에 솟은 작은 산이지만, 가을 풍경만큼은 ‘소금강’이라 부를 만하다고도 했다. 행장 꾸려 나선 길, 현지인들은 단풍이 절정에 이르려면 11월 초까지는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한데 외지인의 시선으로는 그마저도 충분했다. 온통 붉기만 하면 무슨 맛이랴. 노랗고 푸른 기운들이 섞여야 외려 더 아름답지 않겠나. 강천산(584m)은 아름답고 편안하고 소박하다. 이웃한 산성산(603m), 광덕산(578m) 등을 묶어 등산을 즐길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산책하듯 자박자박 걷는 쪽이 더 나아보인다. 강천산의 백미는 ‘음이온 산책길’이다. 이에 대한 안내판의 설명을 요약하면 이렇다. 강천산엔 폭포가 여러 곳이다. 폭포 주변엔 음이온이 많이 생성되는데, 이를 흡수하며 걸으면 힐링도 되고, 건강도 얻는다는 것이다. 음이온 산책길은 매표소부터 구장군 폭포까지 왕복 5㎞ 남짓 거리다. 매표소~병풍폭포~강천사~현수교~구장군 폭포로 이어진다. 산책로는 잘 닦여 있다. 산길치고 폭도 넓은 편이다. 높낮이도 완만해 왕복 세 시간 남짓 동안 가쁜 숨을 몰아쉴 일이 없다. 길은 구장군 폭포에 이를 때까지 줄곧 계곡과 동행한다. 계곡과 폭포에서 떨어진 물 입자는 음이온을 만든다. 음이온 수치는 산책길 중간중간에 설치된 LED전광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맨발로 걷는 황홀한 단풍길… 구름 다리 위 신선놀음 산책로에서 처음 만나는 명소는 병풍폭포다. 2002년에 만들어진 인공폭포다. 병풍처럼 펼쳐진 절벽 위로 크고 작은 두 개의 폭포가 조성돼 있다. 폭포에선 쉼 없이 물줄기가 쏟아지는데, 워낙 가늘어 안개비가 내리는 듯하다. 이 덕에 햇살이 비치는 오후 무렵이면 늘 폭포 아래쪽으로 무지개가 걸린다. 폭포 맞은편은 단풍 숲이다. 만지면 묻어날 것 같은 이파리가 붉은빛으로 선연하다. 음이온 산책로 옆으로 목재 데크 길이 나 있다. ‘숲길 산책로’다. 음이온 산책길이 계곡을 따라 걷는 반면 숲길 산책로는 산 중턱을 따라간다. 병풍폭포에서 강천사 앞 삼인대까지 5㎞ 정도 구불구불 이어져 있다. 가파른 구간이 많아 난이도는 꽤 높은 편이다. 산책로를 따라 애기단풍 터널이 이어진다. 스물두 그루 메타세쿼이아와 폭포가 어우러진 풍경도 빼어나다. 숲을 나서면 곧 강천사다. 신라 진성여왕(887년) 때 도선국사가 세웠다고 전해지는 절집이다. 강천사 초입엔 범상치 않은 자태의 모과나무가 서 있다. 밑동부터 가지까지 깊게 주름이 패였고, 노송처럼 이리저리 휜 모양새에선 신산했던 삶의 궤적이 느껴진다. 모과나무는 300년 묵었다고 한다. 강천사와 더불어 늙은 셈이다. 절집에서 십여분쯤 걸으면 구장군 폭포다. 이때부터 하늘이 활짝 열린다. 폭포를 품은 절벽은 그야말로 기골이 장대하다. 높이가 무려 120m에 이른다. 이에 견주자니 폭포는 실핏줄처럼 가늘다. 우리나라 최초의 군립공원이자, ‘호남의 소금강’이라 상찬받는 강천산의 진수를 여기서 맛본다. 절벽 여기저기엔 마한시대 아홉 장수가 죽기를 결의하고 전장에 나가 승리를 얻었다는 이야기가 새겨져 있다. 구장군폭포는 원래 마른 폭포다. 장마철에만 폭포수가 쏟아진다. 한데 물을 끌어올린 뒤 흘려보내면서 이제는 늘 폭포수가 쏟아지는 모습과 마주할 수 있게 됐다. 구장군폭포에서 온 길을 되짚어 내려온다. 만나는 이들마다 표정이 밝다. 웃음소리도 맑게 느껴진다. 음이온을 한껏 들이켠 덕이지 싶다. 그중 몇몇은 맨발이다. 발에 닿는 흙의 느낌이 좋았던 게다. 등산화 벗은 아저씨는 흔하고, 운동화 벗은 여고생도 간혹 눈에 띈다. 두 손으로 신발 들고 산길 걷는 모습이 꽤 평화롭다. 음이온 산책길은 일부 구간을 빼고는 바닥이 잘 다져진 흙길이다. 매표소 가까운 곳에 발을 씻는 세족대가 마련돼 있으니, 흙 묻을 걱정일랑 접어두고 맨발의 자유를 만끽하는 것도 좋겠다. 오를 때 보지 못했던 바위들도 하산길에서야 눈에 든다. 고은 시인의 시 ‘그 꽃’에서처럼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이다. 단풍에 가려져 있었을 뿐, 바위는 우직한 생김새 그대로 서 있다. 붉은빛 구름다리도 오른다. 강천산의 명물이다. 계단을 따라 급한 산비탈을 올라야 하지만, 품은 그리 들지 않는다. 구름다리는 현수교다. 지상 50m 높이에 폭 1m, 길이 76m다. 빨간 구름다리 위에서 굽어보는 풍경이 멋들어지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다리가 위아래로 출렁이는데, 그때마다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짜릿함도 맛본다. 날머리는 신선교다. 음이온 산책길 한번 돌아봤다고 선계에 이르지는 못하겠지만, 마음만은 신선이다. ●섬진강에 기댄 마을 순창… 새달 2일까지 장류축제 이쯤에서 돌발 퀴즈 하나. 순창에는 메타세쿼이아길이 있다, 없다? ‘있다’를 찍었다면 ‘딩동댕~’이다. 메타세쿼이아 숲길은 순창읍내 고추장민속마을에서 강천산 가는 길에 만난다. 길 위로 튼실하게 솟은 메타세쿼이아 덕에 왕복 이차선 도로가 숲 터널로 변했다. 순창은 섬진강에 기댄 고을이다. 섬진강 물줄기 위로 명소들도 몇 곳 있다. 그중 하나가 장군목이다. 강물이 바위와 몸을 섞으며 만든 다양한 형태의 너럭바위들이 강변을 따라 3㎞ 정도 이어져 있다. 핵심은 요강바위다. 포트홀이라 불리는 돌개구멍이 요강처럼 움푹 패어 있다. 돌개구멍은 둘레 1.6m, 깊이 2m에 달한다. 요강바위는 한때 도난당했다가 제자리로 돌아오기도 했다. 무게만 15t에 달하는 바위를 옮기느라 도둑들도 고생깨나 했지 싶다. 순창은 전통 장류의 ‘메카’처럼 인식되는 곳이다. 고추장, 된장 등 전통 장류와 발효 음식의 진수를 맛보는 ‘순창 장류축제’가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순창 고추장민속마을과 강천산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로 9회째. ‘자연이 빚은 순창이야기’를 주제로 순창 장류의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는 80여개 체험 행사와 공연, 전시 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레드 데이 이벤트도 진행한다. 붉은색 옷을 입었을 경우, 축제장에서 여러 할인 혜택을 준다. 글 사진 순창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63)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김제 나들목으로 나와 전주 방면 1번 국도로 갈아탄 뒤, 쑥고개 교차로에서 순창 방면 27번 국도로 다시 바꿔 탄다. 한산한 도로를 따라 임실 옥정호 등 풍경의 명소들을 꿰며 갈 수 있다. 다소 돌더라도 내장산 나들목이나 백양사 나들목으로 나와 여러 단풍 명소들을 둘러보며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순천완주 고속도로 남원 분기점에서 88올림픽 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순창 나들목으로 나오는 방법도 있다. 강천산 관리사무소 650-1672. →맛집: 명가원숯불구이(652-1667)는 매운 숯불돼지갈비가 맛있는 집이다. 돼지갈비를 마늘과 간장, 생강, 양파 등으로 양념한 육수에 재워 애벌 조리한 뒤, 고추장을 발라 숙성시켜 구워 먹는다. 녹원식당(653-2673)은 저렴한 가격에 한정식을 내는 집이다. 강천산공원 주차장 입구 산호가든농원(652-4035)은 민물 고추장 매운탕이 맛있다. →잘 곳: 장류체험관(650-5432)은 체험장과 숙박시설을 함께 갖춘 곳이다. 고추장민속마을 가장 끝 쪽에 있다. 객실료는 크기에 따라 4만 5000~6만원 선으로 저렴한 편이다. 다만 고추장 담그기 등 농촌체험을 해야 숙박할 수 있다. 순창읍내 S모텔(653-3960, 4960)은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굿스테이’ 업소다.
  • ‘호남의 사위’ 안철수 장인상… 김한길·박주선 등 줄조문

    ‘호남의 사위’ 안철수 장인상… 김한길·박주선 등 줄조문

    안철수(얼굴)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장인 김우현(80)씨가 산책로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28일 숨졌다. 전남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30분쯤 여수시 덕충동 동산교회 인근 아파트 산책로에 쓰러져 있던 안 의원의 장인을 주민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김씨는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았으나 이날 0시 3분쯤 숨졌다. 사망 원인은 심장질환에 의한 심장마비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씨는 이날 외국에서 귀국하는 막내딸을 마중하기 위해 산책 삼아 터미널로 향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남의 사위임을 자칭해 온 안 의원은 이날 오전 4시쯤 여수에 도착해 시신 검안에 참여한 뒤 부검은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여수장례식장 2층 VIP 2호실에 마련됐으며 30일 오전 발인, 장지는 여수천주교 묘지다. 빈소는 황우여 교육부 장관과 야당 국회의원, 최세훈·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이사 등이 보낸 100여개의 조화로 가득 찼다. 박주선 의원이 이날 오후 정치인으로 처음 조문을 했고, 이어 김한길 전 공동대표와 주승용·변재일 의원, 안 의원 측근들이 줄줄이 상가를 찾았다. 당 관계자는 “정기국회 일정 중 갑작스럽게 부고를 들어 안타까운 마음”이라면서 “호남 의원 대부분이 조문할 계획이고, 수도권 의원들도 조문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안 의원의 싱크탱크 격인 ‘내일’은 안 의원이 빠진 채 임시총회를 열어 박원암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정연호 변호사를 새 이사로 선출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서울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안철수 장인상…김한길·박주선 등 줄조문

    안철수 장인상…김한길·박주선 등 줄조문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장인 김우현(80)씨가 산책로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28일 숨졌다. 전남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30분쯤 여수시 덕충동 동산교회 인근 아파트 산책로에 쓰러져 있던 안 의원의 장인을 주민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김씨는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았으나 이날 0시 3분쯤 숨졌다. 사망 원인은 심장질환에 의한 심장마비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씨는 이날 외국에서 귀국하는 막내딸을 마중하기 위해 산책 삼아 터미널로 향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의 사위임을 자칭해 온 안 의원은 이날 오전 4시쯤 여수에 도착해 시신 검안에 참여한 뒤 부검은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여수장례식장 2층 VIP 2호실에 마련됐으며 30일 오전 발인, 장지는 여수천주교 묘지다.  빈소는 황우여 교육부 장관과 야당 국회의원, 최세훈·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이사 등이 보낸 100여개의 조화로 가득 찼다. 박주선 의원이 이날 오후 정치인으로 처음 조문을 했고, 이어 김한길 전 공동대표와 주승용, 변재일 의원, 안 의원 측근들이 줄줄이 상가를 찾았다. 당 관계자는 “정기국회 일정 중 갑작스럽게 부고를 들어 안타까운 마음”이라면서 “호남 의원 대부분이 조문할 계획이고, 수도권 의원들도 조문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안 의원의 싱크탱크 격인 ‘내일’은 안 의원이 빠진 채 임시총회를 열어 박원암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정연호 변호사를 새 이사로 선출했다. 1기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조정래 작가는 이사직을 사퇴했고, 안 의원과 이옥 덕성여대 명예교수는 이사직을 유지한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서울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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