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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제천 산책로 50년 만에 이어진다

    홍제천 산책로 50년 만에 이어진다

    지난 50년 동안 단절됐던 홍제천 산책로가 연결된다. 서울 서대문구는 오는 23일 홍제천의 유일한 산책로 단절 구간이었던 유진상가(통일로 484) 하부 약 500m 구간에 대한 개통식과 걷기행사를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로써 약 11㎞에 달하는 홍제천 산책로 구간이 온전히 이어지게 됐다.이번 개통에는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당초 유진상가와 통일로가 하천을 덮어 보행로가 끊긴 일대는 지난 10여년 동안 지역 개발 추진과 중단이 반복되면서 연결 사업에도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2017년 2월 문 구청장이 ‘지역개발 사업’과 ‘단절구간 개통 사업’을 분리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됐다. 지난해 4월에는 국비와 시비 21억원을 확보했다. 이번 개통구간은 유진상가를 떠받치는 기둥이 약 300m 구간에 50m 간격으로 배열돼 있는 독특한 구조다. 지난달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서울시의 ‘서울은 미술관’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서대문구는 향후 예술적, 문화적 가치를 지닐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대문구는 하부구조물 양쪽에 위치한 하수시설에서 발생하는 악취 해소 위해 ‘완전밀폐식 악취차단기술’을 적용했다. 또 여름 장마철 등 폭우가 쏟아질 때 사전 진·출입 통제를 위해 수위감지기와 차단시설을, 안전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감시카메라와 비상벨을 각각 설치했다. 이밖에도 복개구간 중앙에 진출입 계단을 만들어 필요할 경우 빠르게 지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으며,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계단 위치를 유진상가 중앙 부분 및 인왕시장 입구에 가깝게 배치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1969~1970년에 지어진 유진상가는 당시 북한군에 대비해 전차 폭을 고려한 기둥 간격과 폭격에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콘크리트 구조로 설계되는 등 복합 상가와 군사시설로의 기능을 동시에 갖춘 건축물이다. 문 구청장은 “냉전시대 아픔을 지닌 건축물로 인해 지난 50년 동안 단절됐던 홍제천을 온전히 연결하는 것은 평화로 가는 시대 흐름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살인죄’ 징역 12년 日 30대 여성, 출소했더니 ‘무죄’ 나올듯

    ‘살인죄’ 징역 12년 日 30대 여성, 출소했더니 ‘무죄’ 나올듯

    살인죄로 12년간 옥살이를 한 일본의 30대 여성에 대해 법원의 재심 결정이 내려졌다. 새로운 증거 등으로 무죄 선고가 내려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이미 청춘은 감옥에서 속절없이 흘러가버린 뒤다. 일본 최고재판소(한국의 대법원)는 2003년 시가현 히가시오미시 고토기념병원에서 70대 환자가 호흡곤란으로 사망한 사건의 재심과 관련한 검찰의 불복 항고를 19일 기각, 재심을 확정했다. 이 사건에서 유죄가 확정돼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던 당시 병원 간호조무사 니시야마 미카(39)는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상태다. 앞서 오사카고등법원은 2003년 사건 당시 환자가 지병으로 숨졌을 가능성을 인정해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이에 불복한 검찰은 최고재판소에 항고를 했다. 재심에서는 환자의 사망 원인이나 자백에 대한 판단이 뒤집혀 니시야마에게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최고재판소의 검찰 항고 기각 결정이 나오자 니시야마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도록 노력하겠다. 싸움을 계속하면 언젠가는 이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검찰이 재심 공판에서 유죄 주장을 계속하는 대신에 하루라도 일찍 무죄를 확정받을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니시야마는 2003년 5월 당시 72세 남성 환자에게서 호흡기를 떼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니시야마는 수사 단계에서는 “내가 호흡기를 떼냈다”고 자백했으나 재판 과정에서느 “경찰에서 조사를 받다가 범행 진술을 유도당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징역 12년을 선고했고, 2007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2017년 만기 출소했다. 변호인단은 2012년 재심 청구를 하면서 “호흡기가 제거된 것은 3분 동안인데, 이 정도로는 심장마비에 이르지 않는다”는 의사 의견서 등을 새로운 증거로 제출했다. 지방법원은 재심 요청을 기각했으나 2017년 오사카고등법원은 부검에서 나타난 혈액 데이터 등을 들어 환자가 호흡기 문제가 아닌 부정맥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인정, 재심을 결정했다. 법원은 “경찰관의 취조를 받는 과정에서 자백이 유도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니시야마의 자백의 신뢰성도 부정했다. 당시 니시야마는 사건담당 경찰관에게 호감을 느껴 상당부분 그가 이끄는대로 진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길섶에서] 입문(入門)/문소영 논설실장

    운동과는 담을 쌓아 ‘숨쉬기 운동’이 전부였다. 그러다 30대 중반 빠르게 걷기 운동을 시작했다. 번지점프에 도전하겠다는 꿈 때문이었다. 그냥 뛰어내리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번지점프를 하다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외신 보도가 ‘두둥’ 하고 떠올랐다. 심장 상태가 좋은지 나쁜지는 알 수 없으나 일단 운동으로 심장을 다져놓아야 번지점프를 하다가 신문에 나는 흉한 일을 피할 듯 싶었다. 그렇게 시작한 빠르게 걷기 운동도 20년 동안 하다가 말다가 했다. 후회도 자주 했다. 어떤 운동이든 마찬가지지만 중간에 그만둘 때 발생하는 부작용 때문이었다. 섭식은 줄지 않으면서 운동량이 줄면 알게 모르게 살이 쪘다. 생애 최고치의 몸무게를 매년 경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말로만 읊조리는 다이어트는 그만두기로 굳게 마음 먹었다. 그래서 입문한 것이 요가 또는 보디라인 만들기라는 운동이다. 주워들은 말로 요가가 몸무게를 줄여주지는 않지만, 몸매를 좋게 만들어준단다. 언감생심이다. 다만, 다른 효능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오른쪽 날갯죽지의 통증이 심했는데, 완화된 것이다. 두 번 만에 벌써 중독된 듯하다. 번지점프의 꿈은 아직 이루지 못한 채. symun@seoul.co.kr
  • ‘레미제라블’ 프랑스어 콘서트 5월 국내서 본다

    ‘레미제라블’ 프랑스어 콘서트 5월 국내서 본다

    인기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초연 40주년을 맞아 오는 5월 프랑스어 버전 콘서트로 국내 무대에 오른다. 제작사인 쇼미디어그룹은 ‘레미제라블’의 프랑스 투어팀이 5월 8~12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평화의전당과 같은 달 25~26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내한 콘서트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레미제라블’은 작사가 알랭 부브릴, 장마르크 나텔과 작곡가 클로드미셸 숀버그가 만들어 1980년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이후 작품에 관심을 가진 영국 뮤지컬 연출가 캐머런 매킨토시가 새롭게 연출해 5년 뒤 런던 웨스트엔드 무대에 올려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게 됐다. 매킨토시는 뮤지컬 넘버(곡) 가사를 영어로 번안하는 등 음악과 대본을 대폭 손질했다. 2년 뒤인 1987년에는 뉴욕 브로드웨이로 진출하는 등 ‘레미제라블’은 세계 뮤지컬 시장에서 초유의 흥행작으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현재까지 22개 언어로 번역돼 40개국 이상에서 공연됐다. 1987년 토니어워드에서 최고 뮤지컬 부문을 비롯해 8개 부문을 수상하는 등 ‘레미제라블’은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명작 뮤지컬로 평가받는다. ‘두 유 히어 더 피플 싱’, ‘원 데이 모어’, ‘아이 드림드 어 드림’ 등 뮤지컬 넘버도 큰 사랑을 받았고 휴 잭맨 주연의 뮤지컬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성공을 거뒀다. 이번 공연은 콘서트 형식이지만, 배우들이 입·퇴장하고 자연스러운 의상 교체를 선보이는 등 실제 공연에 가깝게 진행된다. 현재 프랑스 전역에서 공연 중이며 한국을 비롯해 중국, 대만 등에서도 투어가 예정돼 있다. 가수 및 배우 28명이 내한하고, 프랑스와 한국 연주자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김금숙의 만화경] 죽고 싶어도 죽지 마

    [김금숙의 만화경] 죽고 싶어도 죽지 마

    그날 아침에도 그는 철물점 앞을 지났다. 철물점 아줌마는 “어느 ‘개저씨’ 짓이냐”며 한 손으로는 수도 호스를 잡고 물을 뿌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빗자루를 들고 가게 앞 주홍색 토사물을 신경질적으로 쓸고 있었다. 40대 중반의 그는 모른 척 지나가려다가 열 살 더 먹은 철물점 아줌마의 눈과 딱 마주쳤다. 순간 어정쩡하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빵집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문방구 아저씨는 그날 아침도 어김없이 9시 반에 출근했다. 가게 셔터를 올리고 문을 연 후 불을 켰다. 실내에 들여다 놓은 진열대를 가게 앞에 차례로 꺼내고 덮어 놓은 비닐을 걷은 후 진열대에 쌓인 먼지들을 털개로 탁탁 털어 냈다. 문방구 앞 빵집 안에는 빵집 남자가 새로 온 아르바이트생을 가르치는 듯 이리저리 손짓을 하고 바지런히 왔다 갔다 했다. 오후 2시가 다 돼 구둣방 아저씨는 점심으로 바지락 칼국수를 시켰다. 빵집 남자도 늦은 점심으로 순댓국을 먹으려고 빵집을 나서다가 바지락 칼국수를 먹는 구둣방 아저씨를 보고 같은 것을 시켜 먹어야겠다며 다시 빵집으로 들어갔다. 오후 4시 구둣방 아저씨 옆에서 붕어빵을 파는 아저씨가 포장마차를 잠시 아줌마에게 맡기고 담배를 한 대 태우려고 라이터를 찾았지만, 어디에 흘렸는지 보이지 않았다. 담배 한 가치를 입에 물고 주머니를 열심히 뒤지고 있는데 빵집 남자가 다가와 라이터를 켰다. 담배를 피우는 동안 특별한 대화는 없었고, 그저 “아이고 이 놈의 미세먼지! 이게 다 중국 때문이에요”라고 한마디 했다. 오후 5시 바지락 칼국수집 아저씨는 잔뜩 밀린 설거지를 끝내고 바람을 쐬러 밖으로 나왔다. 빵집 남자도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 오면서 그와 마주쳐 10분 정도 서서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칼국수집 아저씨는 워낙 일상적인 말이어서 어떤 대화를 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5시 20분 빵집 앞에서 노점상을 하는 할머니는 빵집 주인이 핸드폰을 받는 모습을 보았다. 전화를 받는 얼굴 표정이 그리 좋아 보이진 않았다. 마침 손님이 와서 상추를 팔고 새로운 상추를 꺼냈을 때 그는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오후 6시 반 빵집 근처에 도착한 빵집 남자의 딸은 아빠에게 전화를 했다. 며칠 전 별거 중인 엄마와 아빠가 다투었다. 빵집 딸은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말이 적은 아빠가 걱정됐다. 가게 문을 밀고 들어갔을 때까지도 빵집 남자는 딸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딸은 아르바이트생에게 아빠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아르바이트생은 지하에 내려간 지 한참 됐다고 대답했다. 그날 처음 빵집에서 일을 시작한 아르바이트생은 아빠를 부르며 계단을 내려간 빵집 딸의 비명을 듣고 아래로 달려 내려갔다. 119에 전화를 한 건 아르바이트생이었다. 곧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119가 도착했고 순식간에 동네 사람들이 빵집을 둘러싸고 모여들었다. 빵집 남자가 죽고 이틀 후 파리 출장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불 꺼진 빵집을 보았다. 5년째 이 동네에 살면서 단 한 번도 문 닫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파리 출장 가던 아침 짐가방을 끌고 공항으로 가던 길에 빵집에 들렀었다. 아르바이트생에게 카푸치노를 시켰는데, 빵집 남자가 오더니 직접 커피를 내리고 우유 거품을 만들어 시나브로 가루까지 톡톡 뿌린 뒤 카푸치노를 건넸다. 내가 기억하는 그의 마지막 모습이다. 카푸치노를 건네던 그의 모습이 자꾸 눈에 밟혔다. 오래전 친구 두 명도 자살을 했다. 충격과 슬픔으로 한동안 잠을 설쳤었다. 빵집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얼마 후 새 단장을 했다. 이제 그 남자의 자리에 낯선 여자가 서 있다. 그가 죽고 한 달 후 빵집은 다시 손님으로 가득하다. 빵이 맛있다고 금세 소문도 났다. 다시는 못 들어갈 것 같았던 빵집 문을 열고 카운터로 다가간다. 두근두근 내 심장 박동 소리에 내가 놀란다. 카푸치노를 시키고 황금색으로 잘 구어진 마들렌 하나를 고른다. 주홍빛 립스틱의 새 주인이 미소를 지으며 내게 커피를 건넨다. 빵집 문을 열고 거리로 나온다. 사람을 지난다. 혹시 저 사람들 중 그처럼 벼랑 끝에 서 있는 이 있을 텐데. 우리는 모른다. 하늘을 쳐다본다. 미세먼지로 매일이 뿌옇다. 그래도 살아 숨 쉬는 이 순간 아낌없이 행복하자.
  • [월드피플+] 한 손에 택배, 다른 한 손에 딸업고 뛰는 아빠의 사연

    [월드피플+] 한 손에 택배, 다른 한 손에 딸업고 뛰는 아빠의 사연

    가출한 엄마 대신 네 살 난 딸과 함께 24시간 배달 업무를 하는 택배 기사의 사연이 화제다. 중국 윈난성(云南) 출신의 택배 기사 리방용(40)씨. 리 씨는 지난 2012년 저장성 쟈싱(嘉兴)에 소재한 공장에서 근무 중 아내 진 씨를 만나 결혼,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왔다. 하지만 2016년 당시 공장 야간 업무 중이었던 리 씨는 기계 작동 중 자신의 오른손이 철근 사이에 말려들어가는 불의의 사고를 당했고, 사고 직후 응급 치료를 하지 못했던 탓에 오른쪽 손가락 일부를 절단해야 하는 상태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이후 오른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몸이 된 리 씨는 이후 공장 측으로 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문제는 당시 리 씨와 아내 진 씨 사이에는 그 해 출생한 1명의 딸이 있었는데, 리 씨의 건강 상태 상 더 이상의 공장 취업 등을 이어갈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후 줄곧 아내 진 씨가 가장 역할을 담당해오던 중 지난 2017년 중순, 리 씨의 아내는 당시 2세에 불과했던 딸 샤오리 양과 남편 리 씨를 남겨 둔 채 가출해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안는 상태다. 이후 줄곧 리 씨 부녀의 가정 형편은 악화됐고, 리 씨는 지난해부터 비정규직 택배 기사로 근무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리 씨는 올해로 두 해 째 4세 딸과 함께 매일 아침 7시 30분 출근, 당일 저녁 7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리 씨가 택배 업무를 위해 이용하는 택배 오토바이 발판 위에 리 씨의 딸 샤오리 양이 탑승, 함께 이동하는 방식이다.딸 샤오리 양은 일평균 10시간 이상의 장시간을 오토바이에서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 씨 부녀는 하루 삼시세끼 식사를 길거리에 주차한 오토바이 위에서 해결해오고 있다. 대부분의 식사는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포장한 도시락이나 편의점에서 구매한 간편식이다. 리 씨는 오토바이에서 택배를 꺼낸 후 배송 목적지까지 딸 샤오리 양을 안거나 엎고 이동해오는 형편이다. 그는 가장 힘들었던 택배 업무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대해 “한 손에는 택배 박스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아이를 안고 17층 목적지까지 뛰어 올라갔을 때”라면서 “하지만, 우리 부녀가 함께 이동하는 개인 사연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다른 택배 기사들보다 늦은 배달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늘 뛰어다니며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아이를 편의점 사장에게 잠시 맡기고 배달을 다녀왔던 때, 샤오리가 (내가) 돌아올 동안 유리창 밖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면서 “그 때 이후로는 단 한 시도 딸과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오고 있다”고 했다. 리 씨는 딸 샤오리 양과 함께 하는 생활에 대해 “일이 없었을 때와 비교해서 수입적인 측면에서는 훨씬 좋아졌다”면서도 “하지만 오토바이 발판이나 배달용 가방에 딸을 태우고 다니는 것은 딸 아이의 안전에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딸을 맡길 수 있는 믿을 만한 양육 기관이 없고, 도움을 줄 만한 가족들이 주변에 없는 탓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이에게 안전 시트와 안전모 등을 착용하도록 하는 것 뿐”이라면서 “여름에는 딸 아이가 혹시나 덥지는 않을까 우려되는 마음에 여름용 차양보를 오토바이에 설치하고, 겨울에는 보온을 위해서 바람을 막아 줄 수 있는 두꺼운 이불을 오토바이 전면에 부착하고 운전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딸 샤오리 양과 함께 배달 업무를 하는 중에 샤오리 양이 낮잠을 자는 시간에는 오토바이 속도를 늦추고 최대한 흔들리지 않도록 주의해서 운전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또래 아이들과 교류하지 못하는 등 정식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는 탓에 샤오리 양의 언어 능력은 또래보다 뒤쳐진 상태다. 리 씨는 “아이가 아직까지 ‘아빠’라는 두 단어만 알고 있지 다른 글자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다”면서 “무엇보다 딸 아이의 안전과 교육이 (내게)제일 큰 관심사”라고 했다. 이 같은 리 씨 부녀의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 상에서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한 네티즌은 “어떻게 하면 이들 부녀를 도울 수 있을 지 알고 싶다”면서 “나도 5세 아이가 있는 부모다. 샤오리를 위해 책과 장난감, 의류 등을 보내주고 싶다”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샤오리가 건강하게 잘 컸으면 좋겠다”면서 “나중에 어른이 되면 아버지에게 꼭 효도할 수 있는 딸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리 씨 부녀 사연이 알려진 직후 그의 고향 윈난에 소재한 ‘윈난상회’ 측은 이들 부녀를 위해 일자리와 보금자리 등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윈난상회 관계자는 “리 씨 부녀가 원할 경우, 그의 공향인 윈난성에 소재한 안정적인 직장과 보금자리 등을 지원할 것”이라면서 “또한 샤오리 양이 19세가 되는 해까지 정규 교육 과정에 대한 일체의 교육비를 지원하고 싶다”고 뜻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중국 여성기업가협회 측은 불구가 된 리 씨의 오른손 수술을 위해 일체의 병원 치료비를 지원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여성기업가협회 관계자는 “몇 해 전 불의의 사고로 불편한 몸이 된 리 씨의 손을 치료할 수 있는 의료비 전액을 지원하고 싶다”면서 “회복 가망 여부가 있다면 리 씨 부녀의 삶이 지금보다 훨씬 더 윤택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씨는 이 같은 온정의 손길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던 큰 관심을 받게 된 것이 놀랍고, 감사하다”면서 “많은 분들의 따뜻한 관심에 힘을 얻어서 딸 샤오리 양을 더욱 잘 보살피고, 지금처럼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시베리아 얼음호수에서 1마일 헤엄치면 어떻게 될까

    시베리아 얼음호수에서 1마일 헤엄치면 어떻게 될까

    디펜딩 챔피언 제이드 페리(36)마저 “나도 물 속에 들어가면 ‘아이쿠, 끔찍하구먼’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의 도시 무르만스크에서 18일까지 닷새 동안 열리는 세계국제얼음수영선수권(WIISC)에 34개국 400명의 선수가 출전하고 있다. 25m 트랙을 40번 헤엄치는 1㎞, 1마일(1.65㎞), 1000m 자유형, 500m 자유형, 100m 평영, 25m 프론트 크롤(front crawl), 4x250m 나라별 계영 등이 열린다. 2009년부터 오픈워터 종목으로 도입됐는데 풀 바깥이 영하 20도~14도여야 하며 물 속 온도는 영하 5도 아래여야 한다. 국제얼음수영협회(IISA)가 개최하는데 세묘노브스코예 호수에서 톱으로 얼음 조각을 썰어내 25m 풀을 만들었다. 선수들은 잠수용 고무옷이나 외투를 걸쳐선 안되며 주최측이 승인한 수영복, 고글, 수영모만 이용해야 한다. 물 밖으로 나온 뒤에도 체온을 덥히기 위해 반드시 워밍업을 해야 하는 점이 색다르다. 또 갑자기 뛰어들면 심장마비 등의 위험이 있어 반드시 풀에 들어가려면 사다리를 밟고 천천히 물을 끼얹으며 들어가야 한다. 만약 점핑하면 실격된다. 오픈워터 수영 코치인 레온 프라이어는 “어느 스포츠나 위험은 따른다”며 사이클 선수나 달림이 선수들이 목숨을 잃을 확률보다 차가운 물에서 운동하다 희생될 확률이 낮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찬물에서의 수영이 심장 주변의 갈색 지방에 좋으며 우울증을 덜며 정신건강을 좋게 해준다고 덧붙였다.1㎞ 얼음수영 영국 여성 신기록 보유자인 페리는 “2014년부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춥다고 느끼지만 시간이 갈수록 적응이 돼 아무 생각을 안하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며 “처음에는 1분만 더 이런 식으로 하다가 금세 20분, 22분, 25분 이런 식으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그녀는 더 자주 훈련하려고 에섹스주에서 스코틀랜드로 이사 왔는데 “러시아만큼 기온이 내려가지 않아” 불만이라고 털어놓았다. 지난 주말 눈까지 내려 물 온도가 섭씨 3.8도, 바깥 온도는 영상 1도여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잉글랜드에 사는 선수들이라면 한밤에 훈련해야 한다. IISA 역시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길 희망하고 있으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의 공인을 받기를 바라고 있다. 프라이어 코치는 지금까지 1마일 종목에 315명 정도가 출전했는데 104명이 영국 선수였다고 전했다. 그는 국제수영연맹(FINA)이 엄청난 인기와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여기는 중국] 중국판 ‘화장실 대혁명’…칸막이 설치·환기시설 등 개조

    베이징 중심가 공중 화장실 500여 곳이 현대식 디자인으로 개조가 완료됐다. 천안문과 자금성을 일대로 한 시청취(西城区)일대에 최신식 에어컨과 환기설비, 칸막이 등이 구축됐다고 현지 유력언론 신징바오(新京报)는 14일 보도했다. 이 같은 대대적인 화장실 개조 움직임은 중국 중앙 정부가 추진하는 ‘화장실 혁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베이징 시 관리위원회 총 책임자 주 씨는 “일각에서 꾸준하게 지적됐던 중국 공중화장실의 고약한 악취 문제, 칸막이 시설 부재로 인한 개인 사생활 보호 불가능 문제 등이 한 번에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매년 장마철 반복됐던 하수 역류 문제를 해결, 이용자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매년 12~1월 최대 영하 10도 이하로 낮아지는 베이징 겨울철 날씨에 대비, 최신 난방 시설을 각 화장실 천장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공중 화장실 입구에는 장애우를 위한 전용 오르막 시설과 손잡이 등이 추가로 설치됐다. 또, 영유아, 아동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아동용 소형 수세식 변기 시설도 확충됐다. 시청구 환경위생위원회센터 창융치 과장은 “개축 공사를 통해 과거 푸세식 화장실 형태를 100% 수세식 시설로 변경했다”면서 “빠르면 올 상반기까지 베이징 중심가의 724곳 공중 화장실에 대해 추가 리모델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 정부가 추진 중인 ‘화장실 혁명’ 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은 화장실 ㎡당 약 8000위안(약 15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지금껏 칸막이 부재로 인한 이용자들의 불편 호소 문제와 환기 시설 부재 문제 등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오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시 중심가에 소재한 상당수 공중 화장실의 경우 지난 1950~1970년 건설됐다는 점에서 공간적으로 매우 협소한 시설물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협소한 공간 문제로 인해 이용자 각 개인이 사용하는 화장실마다 칸막이 시설을 추가로 확충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마주하고 있었기 때문. 이에 대해 시청구 환위회 창 과장은 ”베이징에 소재한 공중 화장실의 수는 약 1만 9008곳에 달한다”면서 “이는 전 세계 대도시 어느 곳과 견주어도 가장 많은 수의 공중 화장실을 보유, 운영하는 곳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베이징 도심 거리를 걷다 보면 약 300~500미터 마다 공중 화장실이 소재해 있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여행자는 물론 이 일대 주민 누구나 도보로 3분 이내의 거리에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셈”이라고 했다. 한편, 시 정부는 지난 2017년부터 일명 ‘화장실 혁명’으로 불리는 공중 화장실 개조 사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해 왔다. 같은 해 시 정부는 ‘공중화장실 혁명 실시 및 서비스 품질 향상 사업 방안’을 일반에 공고, 여성 전용 화장실과 환기 시스템을 갖춘 현대식 화장실 확충, 스마트 온도 시스템 구축을 통한 연중 평균 18도 이내의 쾌적한 환경 구축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시청취 환위회 창 과장은 “화장실 혁명 사업은 완료까지 매우 긴 과정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매년 시 정부는 이를 위해 수 백만 위안의 자금을 투입, 공중화장실의 환경을 개조해오고 있다. 겨울에 춥지 않고 여름에 무덥지 않은 쾌적한 환경의 화장실 혁명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노사 합의만 하면 가능한 탄력근로제 “꼭두각시 노조 우려” vs “철저히 감시”

    노사 합의만 하면 가능한 탄력근로제 “꼭두각시 노조 우려” vs “철저히 감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놓고 정부와 민주노총이 각을 세웠다. 13일 고용노동부가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해 노동시간 단축 현황과 탄력근로제 개편 내용을 설명하자 민주노총은 “노동계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했다”며 “이번 개악의 주역이 누구인지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합의한 탄력근로제 6개월 확대 방안은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 3명이 본위원회에 불참하면서 의결이 무산돼 논의 결과만 국회로 넘어갔다. 탄력근로제 주요 쟁점 3가지를 짚어봤다. ●꼭두각시 근로자 대표 선출 가능성 개별 사업장에서 탄력근로제 도입은 노사가 합의하면 가능하다. 현행법에서는 사용자와 근로자 대표가 합의하게 돼 있다. 그러나 노조가 없는 사업장에선 사용자가 선출한 ‘꼭두각시’ 대표가 탄력근로제 합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고용부는 “사용자가 멋대로 선출한 근로자 대표는 근로기준법 해석 지침에서 요구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라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미조직 사업장을 중심으로 근로자 대표 자격을 자세히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노총은 “지금껏 영세사업장 노동자의 노동권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것이 고용부의 의지가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이들을 보호하겠다는 고용부의 해명은) 따져 볼 필요조차 없다. 어디까지나 고용부의 (립서비스용)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11시간 연속 휴식 보장 예외조항 경사노위는 탄력근로제를 도입한 사업장이 반드시 근로일 사이에 최소 11시간의 연속 휴식 기간을 보장하도록 했다. 그러나 사업장마다 특수 수요에 대비하고자 노사가 합의하면 예외를 두기로 했다. 일부 영세사업장에서 예외 조항을 남용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고용부는 “불가피한 경우로 한정한다. 주요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예외 사유를) 구체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노조가 있는 일부 민주노총 사업장에서조차 탄력근로제 오남용에 대한 통제·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근로일별 근로시간 사전 확정 탄력근로제를 도입하려면 전체 단위 기간에 대해 주별 근로시간을 미리 정해야 한다. 근로일별 근로시간도 2주 전에 통보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초과 노동 여부는 전적으로 노동자의 자유 의사에 따라야 하는데 사실상 사용자 마음대로 주별 노동시간을 바꿔 개별 통보할 수 있게 해 노동시간 불안정성이 높아졌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고용부는 “일본과 독일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근로시간 사전 확정 요건이 엄격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면서 “일별 근로시간을 사전 확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초미세먼지 때문에 매년 880만명 더 죽는다

    초미세먼지 때문에 매년 880만명 더 죽는다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로 인해 유럽에서만 연간 80만명이, 전 세계적으로는 880만명에 이르는 추가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독일 막스플랑크 화학연구소,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대 의대 심장센터, 국립심혈관센터, 사이프러스 국립연구소, 사우디아라비아 킹사우드대 공동연구진은 실외 대기오염의 다양한 원인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2015년 기준 유럽 전체로는 79만명,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기준으로는 65만 9000명의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했다고 유럽심장학회에서 발행하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유러피언 하트 저널’ 12일자에 발표했다. 이들 분석에 따르면 대기오염으로 인한 주요 사망원인은 국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40~80%가 심장발작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이었다. 이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호흡기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비율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450만명 정도로 추산했지만 이번 연구결과 2배 정도 많은 88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 마인츠 의대 심장의학과 토마스 뮌젤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숫자가 훨씬 많고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추산한 2015년 전 세계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숫자인 720만명보다 훨씬 많다”며 “흡연은 피할 수 있지만 대기오염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더 심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육지와 바다에서 자연적으로 배출되는 오염물질과 발전, 산업, 교통, 농업 같은 사람의 인위적 행위로 인해 발생하는 오염물질 노출 정도와 인구밀도, 지리적 위치, 연령, 각종 질병으로 인한 위험요인 및 사망원인에 대한 정보를 종합해 분석했다. 연구팀은 특히 초미세먼지(PM2.5)와 오존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에 중점을 두고 분석했다.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대기오염이 인구 10만명당 120명의 추가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과 EU회원국에서는 각각 10만명당 133명, 129명의 추가사망 원인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국가별로 살펴보면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독일 154명(평균 수명 2.4년 감소), 폴란드 150명(평균 수명 2.8년 감소), 이탈리아 136명(평균 수명 1.9년 감소), 프랑스 105명(평균 수명 1.6명 감소), 영국 98명(평균 수명 1.5년 감소)으로 나타났다. 특히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같은 동유럽 국가는 인구 10만명당 200명이 훌쩍 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연구팀은 유럽이 세계적 추세보다 사망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이며 동유럽의 대기오염 정도는 서유럽보다 심각하지 않지만 의료서비스 수준 등의 문제로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더 높게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막스플랑크 화학연구소 요스 레이벨트 교수는 “대기오염 측면에서 초미세먼지는 호흡기와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라며 “초미세먼지의 대기오염 가이드라인을 WHO 기준에 맞춰 지금보다 더 엄격하게 정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유럽 국가들 대부분에서는 초미세먼지 연간 평균 한도를 25㎍/㎥인데 WHO 가이드라인은 연간 10㎍/㎥이다. 레이벨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추정치를 둘러싼 통계적 불확실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률은 실제로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대기오염은 흔히 생각하는 호흡기 질환 뿐만 아니라 혈압, 뇌졸중, 심장마비 같은 심혈관질환과 당뇨를 유발시키는 직접적 원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뮌젤 교수는 “유럽의 경우 대부분 대기오염물질은 화석연료의 연소로 비롯되는 만큼 깨끗하고 재생가능한 에너지 원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엄격하게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차단하면 대기오염 관련 사망률을 최대 55%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日정부, 직장내 괴롭힘 방지 의무화…기업들 대책 마련 부심

    日정부, 직장내 괴롭힘 방지 의무화…기업들 대책 마련 부심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경영진이나 상사 등에 의한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상사의 가혹한 갑질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샐러리맨 사례 등은 발생 때마다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곤 했다. 지위 등을 이용해 횡포를 부리는 것을 뜻하는 일본식 영어 조어 ‘파와하라’는 어느덧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는 일반명사로 굳어졌다. 영어 ‘파워’(힘이나 지위·일본식 발음 ‘파와’)와 ‘해러스먼트’(괴롭힘·일본식 발음 축약 ‘하라’)를 합한 말이다.일본 정부는 지난 8일 직장 내 괴롭힘을 방지하는 조치를 기업에 의무화하는 내용의 노동대책종합추진법 등 개정안을 각의(한국의 국무회의)에서 확정했다. 파와하라가 사원들의 근로의욕을 저하시켜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결과적으로 인재유출로 이어지는 등 부작용이 심하다고 보고 꾸준히 법제화를 추진해 온 결과다. 일본 정부는 ‘상사 등의 우월적 관계를 배경으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를 넘어선 언행으로 근로환경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파와하라를 정의했다. 법률 개정안이 올해 정기국회를 통과하면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들은 내년부터 ‘파와하라 상담창구’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가해직원을 어떻게 제재할 것인지에 대한 규정, 피해자의 사생활 보호에 대한 지침 등도 마련해야 한다. 2017년 일본 전국의 노동국에 접수된 직장 내 따돌림이나 괴롭힘 등 상담건수는 총 7만 2067건에 달했다. 후생노동성의 2016년 설문조사에서는 파와하라가 직장에 미치는 영향(복수응답)에 대해 ‘직원이 충분히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가 81%, ‘직장의 생산성이 떨어진다’가 68%로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의무화를 앞두고 기업들은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최대 광고회사인 덴츠는 사원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상태에 대해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으로부터의 상담까지 접수하는 ‘패밀리 라인’을 개설했다. 자동차부품 대기업인 칼소닉칸세이는 사업장마다 상사 갑질 및 성희롱 등과 관련해 문제제기를 하거나 해결방법을 낸 우수사원에 대해 표창하는 제도를 신설했다. 미쓰이부동산은 지난해부터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연수의 대상을 기존의 관리직에서 모든 사원으로 확대했다. 부동산 대기업 미쓰비시지쇼도 상사 갑질을 방지하기 위한 교육을 전 사원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고혈압 막으려면 하루 30분 낮잠 자라

    [달콤한 사이언스] 고혈압 막으려면 하루 30분 낮잠 자라

    봄이 왔다. 숨 쉬기 어려운 미세먼지와 함께 온 봄이지만 낮이 되면 포근함을 느끼게 되고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새순은 분명히 봄이 가까이 왔음을 알려준다. 점심식사 이후 나른함과 함께 찾아오는 춘곤증도 봄을 알리는 신호이다. 식사 이후 몰려오는 피곤함을 이기려 눈을 부릅뜨고 있는 것보다는 잠깐 짬을 내 낮잠을 자는 것이 피로를 줄이는 것은 물론 혈압을 낮춰 고혈압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리스 아스클레피온 볼라 종합병원의 마놀리스 칼리스트라토스 박사(심장학)는 30분 이내의 낮잠이 혈압을 낮춰 고혈압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오는 16~19일 미국 뉴올리언즈에서 열리는 ‘미국심장학회 제68차 연례회의’에서 ‘고혈압환자에게 권장되는 라이프스타일로써 낮잠의 효과’라는 제목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60세 이상의 성인남녀 212명을 대상으로 낮잠의 효과를 실험했다. 실험에 참가한 대상자들의 수축기 평균 혈압은 129.9㎜Hg으로 나타났으며 4명 중 1명은 담배를 피우고 당뇨를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간단한 혈압 모니터링 장치를 장착하도록 한 뒤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낮잠을 자도록 했고, 다른 그룹은 낮잠을 못 자도록 했다. 연구팀은 정기적인 혈압 모니터링 뿐만 아니라 보름 가량의 실험이 끝난 뒤 심장 초음파 검사를 별도로 실시했다. 음주나 커피섭취, 소금 섭취량, 고혈압제 복용 등 생활습관은 물론 연령, 성별 등에 대한 변수까지 고려했지만 낮잠을 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평균 5㎜Hg 혈압이 떨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반적으로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술을 끊을 경우 혈압은 3~5㎜Hg 정도 떨어지고 고혈압 치료제는 평균 5~7㎜Hg 정도 혈압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낮잠을 자는 것만으로도 고혈압 치료제를 먹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실험대상자들의 낮잠 시간은 10분에서 1시간까지 다양했지만 평균 49분 정도의 낮잠을 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보통 30분 내외의 낮잠이 혈압강하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야채와 생선, 과일 등으로 구성된 지중해식 식단을 즐기는 지역의 사람들의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낮은 것은 식단 때문이 아니라 짬짬이 낮잠을 자는 생활습관도 상당한 기여를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칼리스트라토스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낮잠과 고혈압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첫 연구로 별도의 의료비 부담 없이 혈압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고령자나 고혈압 위험자에게 있어서는 2㎜Hg의 혈압 강하만으로도 심장마비 같은 심혈관 질환 위험을 10%나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말레이 검찰, ‘김정남 살해’ 인니 여성 석방…사건 종결

    말레이 검찰, ‘김정남 살해’ 인니 여성 석방…사건 종결

    인도네시아·베트남·북한 관계 고려한 듯유·무죄 판단 않고 기소 취하…사건 종결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인도네시아인 여성이 말레이시아 검찰이 기소를 취하하면서 자유의 몸이 됐다. 11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담당해 온 이스칸다르 아흐맛 검사는 인도네시아 국적자 시티 아이샤(27·여)에 대한 살인혐의 기소를 취하했다. 시티의 변호를 맡아 온 구이 순 셍 변호사는 사건이 종결된 만큼 즉각 석방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은 별도의 무죄 선고 없이 이날 오전 시티를 석방했다. 리얼리티 TV용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북한인들의 말에 속아 살해 도구로 이용됐다는 주장이 사실이더라도 김정남을 살해한 것은 사실인 만큼 과실치사 등 다른 혐의로 기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예측이 빗나간 셈이다. 시티는 법원 앞에 대기하던 차량에 올라타면서 기자들에게 “놀랐고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루스디 키라나 현지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는 말레이시아 정부에 감사한다는 뜻을 밝혔다. 시티는 현지 인도네시아 대사관으로 이동했다가 곧 귀국할 것으로 전망된다. 말레이시아 검찰과 재판부는 기소취하와 석방 결정의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시티는 베트남 국적 피고인 도안 티 흐엉(31)과 함께 2017년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경찰에 체포된 흐엉과 시티는 불쾌한 냄새가 나는 기름 같은 느낌의 물질을 얼굴에 바른 뒤 카메라로 반응을 찍어 방송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말레이 검찰은 김정남을 살해할 당시 두 여성이 보인 모습이 ‘무고한 희생양’이란 본인들의 주장과 거리가 있다며 독극물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시티와 흐엉에게 VX를 주고 김정남의 얼굴에 바르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리재남(59), 리지현(35), 홍송학(36), 오종길(57) 등 북한인 용의자 4명은 범행 직후 출국해 북한으로 도주했다. 북한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김정남이 아닌 ‘김철’이란 이름의 자국민이 단순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리재남 등 4명은 그가 숨진 시점에 우연히 같은 공항에 있었을 뿐이란 입장이다. 현지에선 흐엉 역시 기소가 취하돼 조만간 석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결국 말레이시아 정부가 인도네시아, 베트남,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않고 사건을 종결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정부는 시티와 흐엉이 타국의 정치적 문제에 휘말려 ‘무고한 희생양’이 됐다면서 말레이시아 정부를 압박해 왔다. 말레이시아 현행 형법은 고의적인 살인에 대해 예외 없이 사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유죄 판결이 나오면 인도네시아, 베트남과의 갈등이 불가피해진다. 반대로 무죄 판결을 하면 북한 정권을 암살 배후로 지목하는 모양새가 돼 북한 측의 반감을 살 수 있다. 말레이시아는 북한이 김정남의 시신 인도를 요구하며 자국 내 말레이시아인을 억류하는 사건이 벌어진 이후 외교 관계를 사실상 단절했지만 그 이전까지는 북한의 전통적 우방으로 꼽혔다. 말레이시아는 북한인 용의자 4명을 ‘암살자’로 규정하면서도 북한 정권을 사건의 배후로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다.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는 지난달 이로 인한 갈등을 해소하고 평양의 주북한 말레이 대사관을 다시 운영하는 등 관계를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남편 자살현장 목격한 아내도 심장마비로 숨져

    남편 자살현장 목격한 아내도 심장마비로 숨져

    스스로 목숨을 끊은 남편을 목격하고 쓰러진 아내마저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11일 영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10시 50분쯤 영동군 용산면의 한 가정집 1층 창고에서 A(74)씨와 부인 B(66)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함께 사는 며느리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이들 부부는 이날 저녁을 먹으며 말다툼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는 A씨가 마신 것으로 추정되는 극약이 발견됐다. 며느리는 경찰에서 “2층 집에 있다가 1층 창고로 내려간 시아버지가 오지않아 시어머니가 창고로 찾으러 갔는데 시어머니 비명이 들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고, 이 모습을 본 부인이 심장마비로 쓰러지면서 두 사람 모두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동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강서 “모든 초교 1학년에 가방안전덮개 보급”

    강서 “모든 초교 1학년에 가방안전덮개 보급”

    서울 강서구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지난해 4월 서울 자치구 최초로 초등학교 9곳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한 ‘가방안전덮개’ 사업을 지역 내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한다. 강서구는 “교사와 학부모들 호응이 커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관내 전 초등학교 1학년생들에게 가방안전덮개를 보급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가방안전덮개는 눈에 잘 띄는 형광색으로 제작됐고, 스쿨존 내 속도제한을 알리는 30이라는 숫자가 크게 적혀 있다. 방수 소재로 만들어져 장마철에도 사용할 수 있다. 구 관계자는 “시범사업 참가 학교 교사들 중 아이들이 가방안전덮개를 씌우는 게 어렵다는 의견이 있어 착용이 쉬운 가방안전망토도 제작, 선택 폭을 넓힐 것”이라고 했다. 가방안전덮개와 가방안전망토 구매 비용은 전액 구에서 지원한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아동친화도시에 걸맞게 아이들을 위한 안전인프라를 빈틈없이 구축해 아이들이 더욱 안전하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80년대 인기 미드 ‘에어울프’ 男 주인공 심장마비로 숨져

    80년대 인기 미드 ‘에어울프’ 男 주인공 심장마비로 숨져

    1980년대 미국 액션 드라마 ‘에어울프’에 출연해 사랑을 받았던 배우 잔 마이클 빈센트가 심장마비로 숨졌다. 74세.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지난 8일(현지시간) 고인의 사망진단서를 인용해 그가 지난 달 1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번컴카운티 자택 인근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7년 데뷔해 1984년 방영된 CBS ‘에어울프’에서 헬리콥터 조종사인 주인공 스트링펠로 호크를 연기해 전성기를 맞았다. 귀공자풍 외모와 우수에 찬 눈빛으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 많은 팬을 확보했다. 고인은 당시 회당 출연료가 20만 달러(약 2억 2700만원)에 이를 정도로 톱스타로 군림했으나 마약과 알코올 중독에 빠져 내리막길을 걷다 2009년 은퇴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유엔 “평화·비핵화 회담에 인권 연계해야…이산상봉 장기 지속돼야”

    유엔 “평화·비핵화 회담에 인권 연계해야…이산상봉 장기 지속돼야”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북한 인권 문제를 평화·비핵화 회담에 연계해 다룰 것을 한국 정부에 거듭 촉구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보고관은 11일(현지시간) 열리는 유엔인권이사회 회의에 앞서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북한과의 경제적·인도주의적 협력에서도 인권을 바탕으로 한 기본 틀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에는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포함해 송환된 이들이 처벌받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촉구하고, 이산가족 상봉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당사자들의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인 억류자 6명의 석방과 국제노동기구(ILO) 가입도 촉구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북한의 인권 상황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법적 절차 없이 반국가 범죄로 수용소에 보내져 고문과 학대 등을 당하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오는 5월 북한을 대상으로 하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정례 검토가 인권 문제를 개선할 중요한 기회라며 이를 계기로 국제사회가 관련 책임 규명에 나설 것도 촉구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출신 성분에 따라 삶이 결정되고 많은 사람이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소규모 시장(장마당)에 의존하고 있으며 법적 절차 없이 반국가 범죄로 수용소에 보내지는 일이 여전히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보안성·국가보위성이 관리하는 수용시설에서 고문과 학대가 광범위하게 저질러지고 있으며 수용소로 보내지는 사람들은 가족과 만날 수 없고 사회로 돌아갈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우려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중국 정부에는 북한을 이탈한 주민들을 강제송환하지 말도록 할 것과 탈북자들에게 개별적 심사를 통해 망명자 지위를 부여할 수 있는 법적·정책적 시스템을 채택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22일 폐막하는 유엔인권이사회는 올해도 북한인권결의안을 컨센서스(만장일치)로 채택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은 올해 인권이사회에도 결의안을 제출했다. EU와 일본이 공동 작성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은 2003년 유엔인권이사회 전신인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처음 채택된 이래 해마다 채택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선전에도 밀려 쇠락 기미가 뚜렷한 홍콩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선전에도 밀려 쇠락 기미가 뚜렷한 홍콩

    ‘중국 시장경제의 실험장’으로 불리는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의 경제 규모가 처음으로 ‘시장경제의 본고장’ 홍콩을 눌렀다. 홍콩특별행정구 통계처는 2018년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3% 증가한 2조 8453억 1700만 홍콩달러(약 2조 4363억 위안, 약 409조 128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선전이 그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공개한 지난해 GDP는 전년보다 7.6%가 늘어난 2조 4222억 위안에 이른다. 홍콩특별행정구 통계처에 나오는 지난해 평균 환율은 1위안당 1.1855 홍콩달러. 이 환율을 기준으로 홍콩 GDP를 중국 위안화로 환산하면 2조 4001억 위안이다. 선전시의 GDP가 홍콩보다 221억 위안(약 3조 7112억원)이나 더 많은 셈이다. 선전은 중국 첨단산업의 핵심 도시이다. 10억이 넘는 중국인들이 애용하는 메시지 앱 웨이신(微信·Wechat)이 이곳 특산품이며 세계 최대 게임회사인 텅쉰(騰訊·Tencent), 미국의 집중 포화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와 중싱(中興)통신(ZTE) 등은 선전이 낳은 대표적 기업이다. 세계 1위 드론 업체 DJI, 전기차 배터리 업체 비야디(比亞迪·BYD) 등도 이곳에 본거지를 둔 글로벌 업체들이다. 개혁·개방을 시작하던 1979년 GDP가 1억 9600만 위안에 불과해 홍콩의 0.2%에도 미치지 못했던 선전이 40년 만에 홍콩을 제치고 아시아 지역에서 도쿄와 서울, 상하이, 베이징에 이어 경제 규모 5대 도시로 발돋움한 것이다.‘동양의 진주’(東方明珠)라고 불리던 홍콩이 휘청거리고 있다. 1997년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에 반환된 이후 본토와는 다른 일국양제(一國兩制·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공존) 시스템으로 간신히 정체성을 유지해왔으나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출범한 이후 본토 영향력이 본격화되면서 홍콩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특히 쇠락하는 기색이 역력한 홍콩이 이젠 중국의 여러 도시 중 하나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홍콩이 시나브로 본토에 종속되고 있는 것이다. 홍콩이 중국 본토에서 떨어져 지낸 기간은 영국과의 아편전쟁에 패해 불평등조약 난징(南京)조약을 체결한 1842년 이후 155년이다. 영국의 식민지로 떨어진 홍콩은 1949년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한 본토와는 다른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발전시켜왔다. 한때 정통무술 배우 리샤오룽(李小龍)과 자신만의 독특한 코믹한 액션을 내세운 청룽(成龍), 홍콩 느와르의 전성기를 구가한 저우룬파(周潤發) 등을 앞세워 세계를 호령했던 홍콩영화는 중국 반환 이후 나날이 몰락의 길을 걸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제금융 도시’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붙은 홍콩도 홍콩영화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고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말이 좋아 일국양제지’ 중국 본토의 홍콩 영향력은 정치와 경제 모두에서 절대적이다. 중국의 홍콩에 대한 통제는 2013년 시진핑 국가주석이 취임한 이후 본격화됐다. 중국 정부는 홍콩의 정치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물론, 입법부와 사법부, 언론을 쥐락펴락했다. 이에 홍콩인들은 2014년 중국 정부에 홍콩의 최고수장인 행정장관 직선제 약속을 지키라며 소위 ‘우산혁명’이라는 민주화 시위를 벌였다. 우산혁명은 경찰의 최루액을 막기 위해 시민들이 우산을 들고 나온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홍콩 정부는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이들을 탄압했다. 민주화를 주장하는 야당 홍콩민족당에 활동금지 조치를 내렸고, 외국특파원을 추방했다. 중국을 비판한 입법원 의원들의 자격이 박탈되고, 반중적 색채를 지닌 출판업자들이 중국으로 강제 연행됐다. 이처럼 홍콩의 민주주의가 대폭 후퇴하면서 홍콩인들의 반중 정서도 커졌다. 서구식 교육을 받은 젊은 층은 중국 정부의 통제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경제부문에서도 본토 영향력이 훌쩍 켜졌다. 1997년 홍콩 증시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20%를 밑돌던 중국 기업의 비중이 현재 60%에 이르고 대외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을 넘어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97년 홍콩 증시 항셍지수의 상위 10개 기업 대부분이 홍콩 기업이었으나 현재는 전부 중국 본토 기업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홍콩은 말할 것도 없고 포르투갈로부터 반환받은 마카오까지 중국화하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발표한 ‘웨강아오 다완취(?港澳 大灣區)’가 바로 그것이다. 웨강아오란 각각 광둥성과 홍콩, 마카오를 지칭하는 말이다. 다완취는 웨강아오와 광둥성 내 9개 주요 도시를 묶는 거대 경제권을 일컫는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초대형 인프라 사업도 완성했다. 전체 길이 55㎞의 세계 최장 해상대교인 강주아오(港珠澳)대교와 광저우(廣州)에서 선전을 거쳐 홍콩으로 이어지는 광선강(廣深港) 고속철도 개통됐다. 이 덕분에 강주아오대교와 고속철도를 통해 중국 본토에서 홍콩, 마카오까지의 이동시간이 1시간 이내로 단축됐다. 이에 따라 중국 본토와 구분해 홍콩에 ‘자유경제시장’ 지위를 부여했던 미국은 이 지위를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홍콩 경제가 ‘홍색화’가 나날이 강화되면서 부동산 시장마저 맥을 추지 못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의 지난해 12월 주택 판매량은 전년보다 61% 급감했고 올 들어서는 고급주택 구매 계약을 취소한 사례가 하루 한 건꼴로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가격 역시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넘게 하락세다. 중국 정부의 자본규제로 본토 자금 유입이 위축된 데다 홍콩 부동산시장 전망도 나빠지고 있는 까닭이다. 홍콩 사회도 중국 본토화가 심화하고 있다. 1997년 이후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넘어온 중국인은 100만여 명에 이른다. 홍콩 인구에서 중국인의 비중이 14%나 된다. 광선강 고속철이 지난해 개통되면서 중국인들이 대거 홍콩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 때문에 홍콩인들이 사용하는 광둥어 대신 중국 표준어인 베이징어가 통용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홍콩으로 이주한 중국인은 대부분 홍콩 상류층을 장악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목도한 홍콩인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나머지 해외로 떠나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이민을 떠나는 홍콩인들은 지난 2년 사이 급증했다. 지난해 홍콩에서 해외로 이주한 사람은 2016년(6100명)보다 4배 이상 늘어난 2만 4300명이다. 해외 이전을 고민하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홍콩 최고 갑부로 통하는 리카싱(李嘉誠) 청쿵(長江)그룹 회장은 본사를 영국령 케이맨제도로 옮겼다. 홍콩 탈출을 원하는 젊은이도 부쩍 늘었다. 홍콩 중문대 아태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홍콩 청년(18~30세) 중 51%는 정치 상황을 이유로 해외 이주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5.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이들 청년이 해외 이주를 희망하는 이유로는 “정치적 대립이 너무 심하다”거나 “인구가 많아 환경이 나쁘다”,“정치제도에 불만이 있다”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에 다니는 홍콩 유학생 천쭝리(陳宗立)은 중류 가정에서 태어나 경제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도 “홍콩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몰려드는 중국인 때문에 집값 폭등 등 각종 사회문제가 심각해지고 삶의 질은 나빠진 탓이다. 폴 입 홍콩대 교수는 “홍콩 반환 이전 이민을 간 사람들은 중국에 반환된 이후의 불확실성 탓에 이민을 선택했지만, 요즘 이민을 가는 홍콩인들은 중국 정부의 영향력 확대와 경제 악화 등을 이유로 홍콩을 떠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추억의 미드 스타 ‘에어울프’ 주인공 잔 마이클 빈센트 사망

    추억의 미드 스타 ‘에어울프’ 주인공 잔 마이클 빈센트 사망

    1980년 대 전세계는 물론 우리나라 ‘안방’도 장악했던 추억의 스타 ‘에어울프’(Airwolf) 시리즈의 주인공 잔 마이클 빈센트가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BS뉴스 등 현지언론은 빈센트가 지난달 10일 노스 캐롤라이나의 한 병원에서 73세를 일기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1984년~1986년 세계적인 인기를 모은 에어울프 시리즈에서 호크 역을 맡았던 그는 우수에 찬 눈빛과 인상적인 연기를 큰 인기를 얻었다.그러나 에어울프로 화려하게 날아올랐던 그의 삶은 이후 날개 없이 추락했다. 마약과 알코올 중독으로 추락을 거듭해 결국 그는 에어울프에서 하차했다. 또한 지난 1996년과 2008년에는 대형 교통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었으며 1996년 사고에서는 일부 척추뼈가 부러지며 목소리 마저 쇳소리로 변해 배우로서는 치명상을 입었다. 특히 2012년 그는 말초동맥 질환으로 인해 오른발 마저 잘라내는 큰 아픔을 겪었다. 가정사도 편치 않았다. 지난 1969년 이후 결혼과 이혼을 두번이나 반복했으며 최근까지 3번째 부인 패트리시아 앤 그리스티의 돌봄을 받아왔다. 빈센트는 과거 인터뷰에서 “나는 알코올 중독자”라면서 “술에 취해있지 않으면 이렇게 오래 이야기 할 수도 없다”이라고 털어놓은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노래는 내 인생의 전부…다음 생도 노래 부르리

    노래는 내 인생의 전부…다음 생도 노래 부르리

    포크음악 새지평…민중과 호흡 전국투어·출판 등 뜻깊은 해로“기타를 처음 치던 초등학생이 창작을 하고 나중에는 얼떨결에 가수가 되어 상도 받았습니다. 준비 안 된 상태로 진행되는 삶을 맞았지만 주어진 환경에 제 열정을 다해 뛰어들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제게 노래는 제 인생 전부입니다. 저의 존재와 실존적인 고민, 세상에 관한 메시지를 다 담을 수 있으니까요.”(정태춘) “음악이 없는 삶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다음 생애에도 저는 또다시 노래를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박은옥) 오랜 세월 합을 맞추며 노래한 부부는 ‘노래는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도 미리 맞춘 듯 비슷했다. ‘한국 대중음악계 거장’ 정태춘(65)과 박은옥(62)이 함께 활동한 지 올해로 40년을 맞았다. 두 사람의 예술적 성취를 다각도로 조명하기 위해 사회문화예술 인사 144명으로 구성된 ‘정태춘 박은옥 데뷔 4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올해 대대적인 기념 사업을 펼친다. 새달 초 발표하는 새 앨범 ‘사람들 2019’와 전국 투어 콘서트 ‘날자, 오리배’를 비롯해 출판, 영화, 학술대회, 전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들의 업적을 되짚는다. 7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태춘은 “노래 창작을 접은 지 오래됐고, 저 스스로 시장에서 빠져나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실 40주년을 맞은 특별한 소회는 없다”면서도 “그간 우리가 무엇을 고민하고 표현했는지, 그것이 당대 다른 예술가들에게 어떤 영감을 줄 수 있었는지 돌이켜보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다는 지인들 조언에 40주년 프로젝트를 수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두 사람이 지니는 의미는 남다르다. ‘촛불’, ‘시인의 마을’ 등 초기 서정적인 곡과 ‘아, 대한민국’, ‘92년 장마, 종로에서’와 같은 치열한 현실을 담은 노래로 한국 포크 음악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0년대 음반 사전심의제도 철폐를 이끌어냈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문화제,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반대 콘서트 등 늘 현장에서 민중과 호흡했다. 하지만 2002년 10집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를 끝으로 사실상 작품 활동 중단을 선언했던 이들은 2012년 11집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를 발표했지만 이후 거의 활동을 하지 않았다. 정태춘은 “나 나름대로 고민을 담았다고 생각했지만 시장에서 그 고민을 읽어주는 피드백이 없었다”면서 “자본주의적인 방식과 산업 시스템에 대해 고민하게 되면서 대중과 거리가 점점 멀어지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40주년 프로젝트를 통해 시장의 메커니즘을 통하지 않고 대중과 통할 수 있는 예술, 즉 ‘시장 밖 예술’이라는 화두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프로젝트 중 30여명의 시각예술가들이 두 사람 노래의 의미를 되새기는 전시 ‘다시, 건너간다’(4월 11~29일 서울 세종미술관)가 눈에 띈다. 정태춘은 “지난 10여년간 노래를 창작하는 대신 사진, 가죽공예, 붓글씨 등을 해왔다”면서 “내 이야기를 담는 그릇이었던 노래를 만들지 않은 지난 10여년 동안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이 붓글씨였다. 일기 같은 글, 노래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글씨 30여점을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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