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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 오미자 축제로 오세요”…18일 개막, 드라이브 스루 판매만 진행

    “문경 오미자 축제로 오세요”…18일 개막, 드라이브 스루 판매만 진행

    경북 문경시는 18일 동로면 금천둔치에서 ‘2020년 오미자 축제’를 개막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20일까지 3일 동안 드라이브 스루(차량 이동형) 판매 중심으로 행사를 진행한다. 문경시는 축제 취소를 검토했지만, 오미자 재배농가의 판매에 도움이 되도록 비대면 판매와 오미자 홍보에 중점을 두고 행사를 치르기로 했다. 행사장에서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시중가격 ㎏당 1만원인 생오미자를 10% 할인된 9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문경시 관계자는 “오미자 재배농가들이 코로나19와 긴 장마로 생산과 판매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올해 축제장에는 승용차로만 방문할 수 있고,구매자에게는 오미자 에이드·파우치와 오미자 음식을 증정한다”고 말했다. 전국 유일 오미자산업특구로 지정된 문경은 해발 300∼700m 청정 환경에서 다섯 가지 맛의 오미자를 생산하고 있다. 문경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미래이앤아이, 물순환장치 및 녹조제거선으로 친환경 수질환경 개선에 앞장

    ㈜미래이앤아이, 물순환장치 및 녹조제거선으로 친환경 수질환경 개선에 앞장

    식물플랑크톤의 대발생으로 나타나는 녹조는 매년 여름철 더욱 확산되는데, 올여름은 긴 장마에 이어진 폭염으로 녹조가 특히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녹조를 예방,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적인 방식의 녹조예방용 물순환장치와 녹조제거선의 개발을 통해 날로 악화되고 있는 수질환경의 개선에 앞장서고 있는 ㈜미래이앤아이(대표 윤희복)이 주목받고 있다. ㈜미래이앤아이는 수질환경 개선을 위해 개발, 제조하고 있는 녹조예방용 물순환장치와 녹조제거선으로 강과 호수의 수질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물순환장치는 수질오염이 심한 강과 넓은 호수, 저수지 등의 수질을 깨끗이 유지할 수 있도록 태양광에너지와 풍력에너지를 친환경적으로 이용하여 정체된 물의 순환을 유도해 수질개선 효과와 녹조발생 저감 및 예방 효과를 가져다준다. 크게 무전원 물순환장치와 상시전원 물순환장치로 구분되는데, 무전원 물순환장치인 ‘HJ-1000’은 별도의 전력 없이 태양에너지와 풍력에너지로 24시간 지속 운전이 가능한 하이브리드형 물순환장치다. 기상 조건에 따라 태양에너지를 이용할 수 없을 경우에는 풍력에너지를 사용해 미세한 바람으로도 운전이 가능하도록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휴대용 컨트롤러를 이용해 외부에서도 손쉽게 기기를 조작하거나 운용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상시전원 물순환장치 ‘SY-500’는 저비용 고효율을 실현한다. 하이브리드형 물순환장치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설치할 수 있고, 넓은 수면이라도 여러 대를 이용해 물 순환과 산소 공급을 도와 수질 악화를 미연에 방지하고 자연친화적인 자정작용을 돕는다. 야간 경관조명 및 경관분수를 추가 설치해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 수 있다. ㈜미래이앤아이의 물순환장치는 국내에서 충분한 테스트를 했으며, 지난 2018년에는 베트남 하노이 Mai Dic Park 호수에서 시범 운영, 녹조 예방 효과를 확인시키면서 해외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미래이앤아이의 유압 녹조제거선(녹조방제선)은 수표면의 다양한 조류를 수표면 5cm 아래에서 시간당 약 2000t 이상의 물을 포함한 녹조류를 모두 흡입해 필터로 여과하여 깨끗한 물을 다시 흘려보내는 친환경 방식으로 개발됐다. 시간당 약 2,000톤 이상의 물을 포함한 녹조류를 흡입할 수 있으며, 대량의 녹조 제거를 위해 별도의 바지선과 한조로 작업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3중 필터 녹조 제거선 외에 스크린 방식의 녹조제거선도 있다. 이는 물의 흘러내리는 힘으로 자연히 아래로 흘러내리며 녹조 거름대에 걸러짐을 반복하여 거름망을 통과한 물이 배수판으로 흘러 다시 자연으로 되돌려지는 방식이다. 조류환경자원연구소의 시험분석 결과, ㈜미래이앤아이의 녹조제거선을 통해 99%의 녹조 제거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1993년 창립된 ㈜미래이앤아이는 공장자동제어 센서신호처리 분야 전문 제조업체로 태양광에너지사업부터 전자산업, 수질환경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맞게 전기자동차 사업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 2018년에는 서울시와 SBA(서울산업진흥원)가 인증하는 ‘하이서울기업’으로 선정되며 사업성과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계 곳곳 폭염·산불·홍수로 폐허… 기후변화 지구촌 달구다

    세계 곳곳 폭염·산불·홍수로 폐허… 기후변화 지구촌 달구다

    미국 서부를 집어삼킨 초대형 산불로 폐허가 된 주택가와 주황색 연무에 휩싸인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사진은 충격 그 자체다. 지난해에는 산불이 남반구의 호주를 덮치더니 올해는 미국 서부와 남미 아마존, 인도네시아 등이 산불 피해를 입고 있다. 올여름 북반구는 150년 만에 가장 더웠다. 남북극의 빙붕은 계속 녹아내리고 있다. 홍수로 중국 샤댐 수위가 높아지면서 붕괴설까지 나돌았다. 한국도 올해 역대 최장 장마 기간(51일)을 기록하고 초강력 태풍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기후변화, 기후위기가 남 얘기가 아니라는 걸 실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후변화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50일도 채 남지 않은 미국 대선에서는 기후변화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美데스밸리 기온 54.4도, 관측 89년 만에 최고 최근 몇 년 새 폭염과 혹한, 가뭄과 집중호우 등 기후변화 징후들이 더 자주,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국과 호주의 초대형 산불은 빨라지는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14일(현지시간)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북반구 지표면과 해수면 온도가 20세기 평균보다 섭씨 1.17도 높아 1880년 이래 가장 높았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2016년과 2019년이 공동으로 1위를 기록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올해 미국 데스밸리의 8월 17일 기온은 54.4도로 1931년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러시아 시베리아 베르호안스크의 기온도 6월 20일 38도를 기록해 135년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 9일 세계기상기구(WMO)가 글로벌 탄소프로젝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등의 데이터를 총괄해 발표한 2020년 보고서를 보면 기후변화의 현주소가 잘 나타난다. 2016~2020년 세계 평균기온은 1850~1900년(산업화 이전)보다 1.1도 올라갔고, 2011~2015년보다도 0.24도 높아졌다. 2020~2024년 사이에 최소 1년은 세계 평균기온이 지구온난화의 위험 수위인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높을 가능성이 24%에 이를 것으로 WMO는 예상했다. 네덜란드 델프트대학 등 국제연구진이 최근 미국 학술원 회보에 게재한 남극 빙하 실태 위성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남극 아문센해에 있는 파인섬의 빙붕 면적이 최근 6년 동안 30%, 로스앤젤레스(LA) 크기만큼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빙붕의 유실은 캐나다와 그린란드 등 북극에서도 관측돼 왔다. 올여름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워싱턴 등 3개 주에서 100건 이상의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미 전국합동화재센터(NIFC)에 따르면 12일 현재 3개 주의 피해 면적은 1만 9125㎢로 한국 국토 면적의 약 20%에 해당한다. 호주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6개월간 이어진 대형 산불로 호주 산림의 14%인 약 18만 6000㎢가 소실됐다. 시드니대학 등의 공동조사 결과 30억 마리의 동물이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 당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우리는 점점 더 덥고 건조한 여름을 맞고 있다”며 “분명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산불과 기후변화의 연관성을 인정했다. 호주 정부는 올해도 사정이 비슷할 것으로 우려한다. 집중호우 피해도 컸다. 중국에서는 지난 6~7월 대홍수로 싼샤댐 수위가 높아지면서 수재민만 한국의 인구와 맞먹는 5000만명이 발생했다. 아프리카도 홍수 피해가 심각하다. WMO가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봉쇄 조치를 취한 지난 4월 초 하루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난해보다 17% 감소했다. 하지만 봉쇄 조치가 해제되면서 지난 6월에는 지난해보다 5% 감소한 수준으로 돌아왔다. 사람의 이동과 경제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한눈에 보여 준다. 파리기후협약을 지키기 위해서는 10년간 매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씩 줄여야 하는데 석탄발전을 줄이고 석유 이용을 줄이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NASA 올 2만 8000건 산불 경보… 예년의 4배 폭염과 홍수, 산불 등은 식량 생산과 공급에도 영향을 준다. 산불로 인한 연무와 그을음으로 대기오염이 심각해지고 건강에도 피해를 준다. NASA는 올여름 전 세계적으로 2만 8000건의 산불 경보를 발령했다. 이는 예년의 4배 수준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교역도 영향을 받는다. 2019년 파나마의 강수량이 전년보다 20% 줄고 대기 증발량이 10% 늘면서 파나마 운하의 수위가 낮아졌다. 그로 인해 적재 화물량을 줄이면서 운송 비용이 15% 증가했다고 한다.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도 문제다. 냉방기를 갖추지 못한 저소득국가들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통신은 2100년에는 열사병으로 숨지는 인구가 심장 질환으로 사망하는 인구와 맞먹을 정도로 폭염은 심각한 건강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부를 휩쓸고 있는 산불은 미국 대선 정국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캘리포니아 역사상 최악의 산불 10번 중 9번이 최근 10년 새 발생했다. 3년 전 와이너리가 모여 있는 소노마카운티가 산불로 큰 피해를 본 뒤 3년째 대형 산불이 되풀이되고 있다. 코로나19까지 겹쳐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등 서부에서 최대 자연 재앙은 이제 지진이 아니라 산불이 됐을 정도다. 과학계와 환경단체들이 주장하는 기후변화 위기는 과장됐다며 인정하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서부 산불의 원인도 ‘산림 부실 관리´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산림 관리를 적극적으로 하고 날이 선선해지면 산불도 잦아들 것이라고 말해 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기후변화가 산불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입장이다. 산불과 기후변화와의 관련성을 부인하는 트럼프의 안이한 대응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2030년 전력생산부문 탄소 배출 제로, 2050년 탄소 배출 제로 달성을 공약으로 내걸고 트럼프와 차별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미국 과학자들은 폭염과 건조한 날씨, 강한 바람 등이 맞물려 최악의 산불 사태가 벌어지고 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산불 규모가 커지고 위력이 강해진 데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을 치우는 수준의 산림 관리 정책으로는 역부족이고, 기후변화의 원인인 화석원료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인들 기후변화 관심 지속… 대선 영향 주목 미 스탠퍼드대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종차별 갈등과 코로나 사태, 경기침체 등 현안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연구팀은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그간 실생활과 밀접하지 않아 유행처럼 여겨졌던 것과 달리 기후변화에 대한 높은 관심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세계 각국은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앞다퉈 녹색성장전략을 세우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낮추는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 아래 그린딜을 추진하고 있다. 또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1990년 대비 40%에서 55%로 강화할 전망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뉴질랜드는 최근 세계에서 처음으로 은행과 사모펀드 등 금융기관에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한 대책을 공개하도록 법제화했다. 한국도 저탄소 친환경 경제 전환을 위해 총 20조 3000억원을 집중투자해 전기차 113만대, 수소차 23만대 보급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인 미국이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하면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미국은 대선 다음날인 11월 4일 파리기후협약에서 공식 탈퇴한다. 바이든은 대선에서 승리하면 재가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지구온난화의 시계를 멈출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긴 장마, 잇따른 태풍...이상기후 이유 있었다”

    “긴 장마, 잇따른 태풍...이상기후 이유 있었다”

    역대 가장 긴 장마와 집중호우, 장마가 끝나자마자 2주 동안 3개의 태풍이 연이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등 올 여름에는 그동안 겪지 못했던 이상 기상현상들이 나타났다. 이견도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이런 이상 기상현상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으로 보고 있고 점점 잦아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전 지구 평균보다 높고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감시결과가 나왔다. 기상청 산하 국립기상과학원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19년 지구대기감시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 대표 기후변화감시소가 있는 안면도 관측소에서 측정한 지난해 우리나라의 이산화탄소 연평균 농도는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서 발표한 전 지구 평균농도인 409.8보다 높은 417.9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에 측정한 415.2보다도 2.7 상승한 수치이다. 국내에서는 안면도와 제주도 고산, 울릉도·독도 세 곳에서 기후변화관측소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10년간(2009~2018년) 안면도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율은 연 2.4으로 같은 기간 지구 평균증가율인 연 2.3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2019년에는 미국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연평균 농도는 411.4으로 전년 대비 2.9이 늘었다. 전 지구 평균인 409.8도 전년보다 2.4이 증가한 것이다. 한반도 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2019년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증가했는데 이는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바다와 토양에서 포집해 갖고 있던 온실가스가 공기 중으로 배출됐기 때문이라고 과학원측은 설명했다. 결국 인간이 만들어낸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 평균기온이 올라가면서 온난화와 이상기후가 발생하는 한편 해양과 토양 속 온실가스가 대기 중으로 나오면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안면도와 제주도 고산에서 측정한 미세먼지(PM10) 연평균 값은 관측 이후 감소추세를 보였지만 지난해는 안면도에서는 39㎍/㎥로 최근 10년 대비 8.3% 상승했고, 제주도 고산에서는 35㎍/㎥로 최근 8년 대비 16.7% 증가했다. 이에 대해 과학원 관계자는 “겨울철 항상 강하게 불던 북서계절풍이 지난해는 다소 약했고 관측지점의 연무현상 발생 일수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김인영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장,농식품부 차관과 이천시 농업 현장 의견 청취

    김인영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장,농식품부 차관과 이천시 농업 현장 의견 청취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 김인영(더불어민주당·이천2) 위원장은 지난 15일 이천시 장호원읍 소재 이천남부통합RPC(Rice Processing Complex) 현장을 방문한 농림축산식품부 이재욱 차관과 직접 만나 금년도 벼 작황상태를 살펴보고 매입상황에 대한 현장점검을 진행했다. 이번 현장점검은 벼 작황과 관련한 농업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벼 매입 정책 등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송영환 장호원 농협 조합장, 김춘섭 설성면 농협 조합장, 김기종 경기도 친환경농업과장, 이천시 김정천 기술보급과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벼 출하 농업인에 대한 격려와 함께 향후 쌀 수급과 가격 전망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현장점검을 통해 “올해 폭염과 장마로 어려움을 겪은 농업인들의 벼 수매 희망물량을 최대한 제 값에 매입할 수 있도록 의회 차원에서 꼼꼼히 살피고 지원하겠다”며 “앞으로도 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수확을 이룬 농업인들의 노고에 부응할 수 있도록 부지런한 현장 의정을 통해 이천시민의 자부심인 이천 쌀을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김 위원장은 농식품부 이재욱 차관을 통해 “중앙차원에서도 어려움에 처한 농가의 부담경감 및 품질 관리 지원 정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농식품부의 긴밀한 협조를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온라인 유엔총회/김상연 논설위원

    [씨줄날줄] 온라인 유엔총회/김상연 논설위원

    미국 뉴욕 유엔본부 내 유엔총회장을 몇 해 전 처음 들어가 보고 놀란 기억이 있다. 기자석에서 내려다보는 회의장의 크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았기 때문이다. 한국 국회의 본회의장보다 작아 보였다. ‘이렇게 작은 곳에서 전 세계의 현안이 논의되다니’라는 생각에 한참을 감상에 젖었다. 회의장은 작지만 유엔총회가 열리는 매년 9월이면 세계 각국에서 외교관과 정상들이 몰려들어 북적북적하다. ‘외교의 슈퍼볼’로 불리는 유엔총회야말로 다자외교의 결정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맘때 뉴욕 맨해튼의 호텔에 묵으려면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그런데 올해 유엔총회는 코로나19로 예년보다 썰렁한 분위기다. 대부분의 각국 정상과 외교장관 등은 이미 올해 뉴욕행을 포기했다. 유엔본부에 들어가려면 미국 입국 후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엔총회엔 현재 뉴욕에 주재하는 각국 유엔대표부 대사들만 참석할 전망이다. 그리고 총회의 하이라이트인 각국 정상의 연설은 온라인 화상회의 형식으로 대체된다.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화면을 통해 연설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별도의 다양한 부대행사도 올해는 모두 화상으로 열린다. 75년 역사의 유엔이 졸지에 ‘사이버 국제회의’가 된 것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각국 정상 중 유일하게 유엔총회에 직접 참석해 연설에 나서는 프리미엄을 누릴 전망이다. 미국 대통령은 자가격리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유엔총회장 연단에 선 트럼프 대통령이 무주공산의 좌석을 내려다보며 스스로를 세계 유일의 정상이라고 잠시라도 착각할까 벌써부터 걱정이다. 셀프 칭찬, 과대포장의 대가인 그가 올해는 어떤 자화자찬을 늘어놓을지도 관심이다. 2년 전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못 말리는 자화자찬으로 다른 나라 참석자들을 웃겼고, 그 웃음소리에 자신도 머쓱하게 웃으며 혀를 내밀자 폭소와 박수가 터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각국 정상에게 기업 최고경영자(CEO) 리더십이 요구되면서 정상들이 직접 외교전을 벌이는 다자회의체가 최근 늘었다. 정상은 움직일 때마다 의전과 경호에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단박에 그런 흐름을 끊어 버린 것이다. 물론 온라인 회의보다는 직접 만나는 게 친분을 다지고 밀담을 나누는 데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비용이 거의 안 드는 온라인 회의만으로 세계가 꾸역꾸역 굴러가는 것도 사실이다. 미래에 언젠가는 작은 유엔총회장마저 필요 없는 날이 올 수도 있을 듯하다. 전대미문의 전염병이 우리가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뭔가를 알려 주는 것도 같다. carlos@seoul.co.kr
  • [기고] 원전, 안전성 넘어 신뢰성 보여야/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기고] 원전, 안전성 넘어 신뢰성 보여야/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긴 장마 후에 닥친 두 개의 태풍으로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다. 지난 3일 경남 김해에 상륙한 태풍 ‘마이삭’으로 고리 3·4호기와 신고리 1·2호기가 멈췄고 7일 울산에 상륙한 ‘하이선’으로 월성 2·3호기가 정지했다. 원전 정지는 거센 바람과 소금기가 원전의 송변전 계통에 문제를 일으켜 외부 송전망과 원전이 단절됐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기 생산은 중단됐지만, 방사선 누출은 없었다. 발전소도 정지하고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원전이 지속적인 안전 상태를 유지하려면 전원이 필요하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전원만 있었으면 피할 수 있었다. 우리 원전 전원은 후쿠시마보다 더 강화돼 있다. 외부 전원이 단절될 때를 대비해 발전소마다 2대의 디젤발전기와 부지마다 별도의 대체 발전기가 있다. 후쿠시마 후속 조치로 이동형 발전차까지 구비했다. 이번 태풍에는 디젤발전기가 작동해 상황이 마무리됐다. 원전 정지는 안전엔 문제가 없었으나 원전에 대한 신뢰성에는 큰 아쉬움을 남겼다. 우리가 하이선과 마이삭을 우려했을 때, 미국 원전들은 텍사스 등 남부 지역을 휩쓴 허리케인 ‘로라’에 대비했다. 로라는 71명의 인적 피해와 10조원이 넘는 물적 피해를 남겼다. 그러나 로라의 경로에 있던 6기의 원전은 정상 운전하며 충실히 전기를 공급했다. 미국 역사상 최대의 재산 피해를 낸 2017년 허리케인 ‘하비’, 20기의 원전이 영향권에 있었던 2018년 허리케인 ‘플로렌스’에도 원전은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했다. 미국 원전이 자연 재해에 대처한 이력을 볼 때, 우리 원전은 신뢰성 제고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고리 원전은 2003년 태풍 ‘매미’에도 4기의 원전이 멈췄다. 염분으로 인한 발전소 주변 송전선로 문제로 파악됐다. 동일 원인이라면 더 치밀한 조사와 실질적인 재발 방지책이 제시돼야 한다. 비상 상황에 전기는 더욱 중요하다. 원전의 장점은 안정적 전기 공급이다. 비상 상황일수록 원전 신뢰성이 중요한 이유다. 원전의 신뢰를 생각한다면 안전 위협 요소뿐 아니라 정지 요인도 살펴야 한다. 탈원전 상황이 원전에 영향을 줘선 안 된다. 오히려 안전성을 넘어 신뢰성을 보여 줄 때 탈원전을 극복할 수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본연의 임무인 원전 운영과 안전을 넘어 신뢰 확보라는 핵심 가치에 더 집중해야 할 것이다.
  • [여기는 중국] 스승의 날 꽃들고 간 초등 제자 때려 숨지게 한 교사

    [여기는 중국] 스승의 날 꽃들고 간 초등 제자 때려 숨지게 한 교사

    수학 문제를 틀렸다는 이유로 교사에게 맞은 10살 초등학생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중국 매체 훙싱신원(红星新闻)은 11일 보도에서 쓰촨성 광위안시의 한 초등학생이 교사 체벌 후 사망해 경찰 조사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중국의 스승의 날이었던 지난 10일 아침 9시 수학 수업 시간에 벌어졌다. 숨진 학생과 같은 반이었던 쌍둥이 자매는 “언니가 수학 문제를 풀지 못해 맞았는데, 몸과 머리를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교사는 학생 무릎을 꿇린 후 귀를 당기고 머리를 손으로 때리는 등 구타했다. 수업이 끝나기 10분 전이었다. 맞은 학생이 불러도 대답이 없자 교사는 학생을 그 자리에 두고 교실을 빠져나갔다. 쓰러진 학생을 두고 나간 교사 대신 동급생과 쌍둥이 동생이 자리로 옮겼지만 학생은 엎드린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두 시간 후에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자, 학교 측은 집에 전화를 걸어 학생을 데려가라고 말했다. 할머니가 손녀를 데리러 학교에 갔을 때 손녀는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할머니는 “손녀가 고개도 들지 못하고 눈도 못 떴다. 서둘러 병원으로 옮겼다”고 말했다.상태는 심각했다. 학생을 살핀 지역 보건소는 큰 병원으로 이송을 제안했다. 이송 도중 상태가 더 악화된 학생은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사망 선고를 받았다. 의료진은 소녀가 갑작스러운 혼수상태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결론 내렸다. 손녀의 허망한 죽음 앞에 할머니는 말을 잇지 못했다. 스승의 날이라고 선생님들에게 드릴 꽃을 들고 간 아이가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평소 지병 없이 건강했던 딸의 죽음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모는 경찰에 사건을 신고하는 한편 부검에 동의했다. 부검 결과 명백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체벌이 있었던 건 분명한 만큼 경찰은 교육 당국과 협조해 체벌 교사와 학교를 상대로 조사를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취재가 시작되자 학교 측은 관계자 모두 연락이 두절됐다. 교장은 기자의 전화에 모든 연락망을 끊은 상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하딩 전 대통령의 혼외정사 손자 “할아버지 묘 파헤쳐 내 존재 증명”

    하딩 전 대통령의 혼외정사 손자 “할아버지 묘 파헤쳐 내 존재 증명”

    1921년부터 1923년까지 미국의 29대 대통령을 지낸 워런 G 하딩의 손자가 할아버지 묘를 발굴해 자신이 손자임을 증명할 수 있게 해달라고 법원에 호소하기 시작했다. 제임스 블래싱은 법원에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혈연 관계를 밝히고 싶어했다고 영국 BBC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하지만 하딩 가문 사람들은 반대한다며 지난 5월 법원에 이미 탄원서를 제출했다. 블래싱이 하딩 전 대통령이 혼외정사를 벌여 낳은 딸 엘리자베스 안 블래싱의 아들이란 사실은 이미 입증됐다. 2015년 하딩 전 대통령과 난 브리튼 사이에 태어난 딸이 엘리자베스란 사실이 DNA 조사를 통해 확인됐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잠깐, 하딩은 미국 역사상 가장 무능한 대통령으로 손꼽힌다. “이것도 옳은 것 같고 저것도 맞는 것 같고, 힘드네. 하나님이란 참으로 굉장한 직업이야!”란 독백이 지금도 입에 오르내릴 정도다. 변호사 시험에 떨어져 신문사를 경영하던 26세의 그는 부유한 은행장의 딸인 이혼녀 플로렌스와 만나 인생이 급반전했다. 부인 덕에 주 지사를 거쳐 연방 상원의원 자리에 올랐으나 단 한 건의 의회 발언도 기록하지 못하던 하딩은 대통령 후보로 낙점됐다. 공화당 중진들이 가장 만만하고 조종하기 쉬운 존재로 택한 것이라고 수군댔다. 대통령답게 생겼다는 말을 들은 출중한 외모 덕에 전임자 우드로 윌슨 대통령의 원칙론과 도덕주의에 신물이 난 국민들의 압도적 선택을 받았다. 인재를 보는 눈이 없어 고향 친구들에게 성탄절 선물하듯 관직을 선사했다. 금주령을 내려놓고 자신은 친구들과 어울려 밀주를 마셨다.그리고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도 혼외정사를 벌였다. 영부인과 사이에 자녀가 없었다. 임기 중인 1923년 그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사망하자 주위에서 그랬다. 더 이상의 명예를 더럽히지 않으려고 영부인이 독살한 것이라고. 브리튼은 4년 뒤 ‘대통령의 딸’이란 책을 써 하딩 전 대통령과 뜨거운 사이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DNA 검사를 하려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2015년에 블래싱의 DNA와 하딩 가문의 두 후손의 그것을 비교해보니 맞아 떨어진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런데 하딩 가문은 할아버지가 1920년 대선에서 승리한 100주년을 기념해 묘역을 업그레이드하고 하딩이 1865년 태어난 오하이오 시티 근교의 마리온에 새 대통령 박물관을 세우겠다면서도 블래싱에게 일언반구 상의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할아버지 묘를 파헤쳐보자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마을에 기념 홀과 박물관이 들어서는데 나와 우리 어머니 얘기도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딩 전 대통령의 자택과 박물관을 관리하는 오하이오 역사 커넥션은 AP 통신에 가족끼리 다툼에 끼어들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법원에 이 문제를 매듭지어달라고 요청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2015년 DNA 조사 결과를 하나의 팩트로 받아들인다면서 새 박물관에 브리튼과 딸 엘리자베스를 한 섹션으로 전시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승자 없이 끝난 의사파업… 국가고시·동맹휴업 문제 해결해야

    승자 없이 끝난 의사파업… 국가고시·동맹휴업 문제 해결해야

    의사의 책무는 사람을 살리는 일이다. 이것 외에 다른 모든 설명은 사족이자 보충 설명에 불과하다. 2500년 전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는 그렇게 사람 살리는 일에 종사했고 의학의 아버지가 됐다. 나이팅게일이 크림 전쟁에서 보여 준 자기희생적인 활동은 국경을 넘어 피아를 포용하는 인류애의 실천이었다. 그 정신 위에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나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하고 있고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그 헌신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그런데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을 중심으로 한 정부 정책에 의사들이 반대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최장기 장마와 태풍에 코로나 재확산까지 겹친 8월에 의사들의 집단적인 진료 거부가 더해지면서 매우 힘겨운 여름철이 돼 버렸다. 이 고통스러운 상황은 정부와 여당이 의사협회와 합의를 이루면서 원칙적으로 종결됐지만, 의사 파업이라는 말로 진행된 의사들의 진료 거부는 다른 분야의 파업과 다르고 과거 두 차례 의사들의 파업과도 성격을 달리한 것이었다. ●의사 단결력만 확인… 환자 볼모 정부 압박 강행 많은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의사협회는 왜 파업으로 맞섰을까. 막상 파업이 시작됐을 때 의사협회에 소속된 개업의들은 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을까. 전공의와 전문의들의 파업 강도가 예상보다 높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와 의사협회가 합의안을 만들어 파업을 종료한 다음에도 의대생들이 국가시험을 거부하고 동맹휴업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관점을 바꾸어서, 코로나 국면에서 정부가 굳이 의대 증원과 공공의대 신설 등의 정책을 추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다음 두 가지다. 전공의들이 코로나가 재확산되는 국면에서 중환자실과 응급실까지 포기하는 극단적인 파업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이 과정에서 의사 집단을 제외한 사회 모든 분야의 공식적인 반대와 국민의 싸늘한 여론에 맞서면서까지 파업을 강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앞 질문에 대해서는 의사와 전공의, 의대생들의 분노가 그만큼 컸을 것이라는 추정으로 갈음하자. 그러나 이 점에 동의하더라도 뒤의 질문에는 답변이 궁색하다. 의사를 제외한 모든 의료계가 반대하고 국민들이 반대하며 의사 집단 내부에서도 반대가 존재하는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리한 파업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번 파업이 정부의 항복을 요구하는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무리한 것이었다. 원칙적으로 누구든 정부의 정책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극단적인 반대 행동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가장 나쁜 조건에서도 정부는 정부이고 사회집단보다 강하다. 그러므로 특정 집단이 정부를 상대로 전면적인 대결을 감행할 때는 다음 세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집단 내부의 강력한 단결력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정부의 정책적 혹은 도덕적 결함을 이용해야 한다. 셋째, 언론과 사회집단을 포함한 국민 여론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의사 파업을 검토해 보자. 첫째 조건인 내부 단결력. 사후적으로 드러났지만 파업을 통해서 의사 집단의 단결력이 확인됐다. 둘째 조건인 정부의 결함. 정부의 총체적인 부패와 같은 도덕적 결함은 확인되지 않았고 의대생 증원 정책에서도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셋째 조건인 국민 여론. 의사 집단을 제외하고 누구도 파업을 지지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회단체들은 파업에 반대했고 여론조사에서도 반대 의견이 확인됐다. 결국 의사 집단 내부의 단결력 외에는 유리한 여건이 없었다. 사회와 고립된 의사 집단이 단순한 의견 제시나 정책적 반대의 수준을 넘어 무리하게 파업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그 상황에서 전공의들은 중환자실과 응급실의 환자를 버리고 파업에 참여했고 그 시각 응급실을 찾아 헤매던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정부에 대한 효과적인 공세나 여론의 지지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전공의들이 유일한 강점인 내부 단결력을 바탕으로 정부에 대한 최대 압박을 동원하기 위해 중환자를 인질로 삼는 극단적인 수단을 선택해 버린 것이다.●정부, 양보로 패배 자인하는 식으로 파업 끝내 전공의들이 중환자실 환자를 버리고 파업을 강행한 행위는 “환자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최우선의 가치로 고려”한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정면으로 부정한 것으로 앞으로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이다. 그 상황에서 의사들은 파업력을 높이기 위해 간호사들의 동참을 요청했지만 간호협회는 의사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 비윤리적인 행동을 비판하면서 “인간의 생명에 해로운 일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지 않겠다”는 나이팅게일 선서에 따라 파업 참여를 거부했다. 보건의료노동조합도 의사들의 파업을 비판했다. 결국 파업에서 누구도 승리하지 못했다. 정부와 의사 모두 명백하게 패배자가 됐다. 정부가 패배한 이유는 필요한 소통이 결여된 채 상황에 맞지 않게 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정 운영에 대해서 최종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정부로서는 패배자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양보를 통해서 파업을 종료함으로써 상황의 악화를 방지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스스로 패배를 자인하는 방식의 해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패배했는데도 의사 집단이 승리자가 되지 못한 이유는 파업의 무리함 때문이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정부와 사회집단 간 대결에서 사회집단이 명백하게 승리하지 않는 한 최종적인 승리는 정부에 귀속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정책 집행의 주체이며 사회집단과 달리 영속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또 파업이 정당하든 부당하든 파업 상황에서는 의사 집단의 영향력이 발휘되겠지만 파업이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한 후에는 영향력이 소멸될 뿐만 아니라 파업의 부당성과 문제점이 강하게 부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합의안이 발표되던 날 의사들이 승리한 것으로 간주됐지만 사실이 그렇지 않다는 징후는 바로 드러났고 앞으로 더욱 강조될 것이다. 그런데 의사협회와 전공의들이 파업을 끝내고 현장으로 복귀한 자리를 의대생들이 대신 지키는 엉뚱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들이 ‘낙동강 오리알’이 됐다고 자탄하면서 국가시험을 거부하고 동맹휴학을 지속하는데, 파업을 선도한 선배 의사나 전공의들의 책임은 없는 것일까. 어느 국립 의대의 교수가 의사 파업의 원인을 의사들의 피해의식, 엘리트주의, 위계적 조직문화 세 가지로 정리했다. 이 세 가지 요인은 의사들 내부의 단결력을 강화해 파업을 시작하는 동력이 됐지만 동시에 국민으로부터 고립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요인을 배경으로 파업에 동참한 의대생들은 정보가 부족하고 상황 인식이 결여된 상태에서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돼 적시에 파업에서 철수하지 못한 채 홀로 남아 불이익을 감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의대생들을 파업으로 내몰아 놓고 방치해 버린 의대 교수, 선배 의사와 전공의들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일이다. ●의료문제 심각성 노출… 대안 찾기 시간 걸릴 듯 이제 파업은 끝났다. 파업을 계기로 의료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났고 대안이 모색되겠지만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의대생들의 국가고시와 동맹휴업 문제는 즉시 해결해야 한다. 국민 여론이 싸늘하고 구제에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이 있다는 것도 모르진 않지만 정부와 어른들이 학생을 상대로 싸워서는 안 된다. 자식을 이기는 부모가 없고 제자를 이기는 스승이 없다는 경구를 다시금 확인하면서 의대생들에게 새 출발의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의대생들에게 잘못이 있다면 집단논리에 빠진 선배들이 일차적으로 책임져야 하고 의대생들에게 교훈이 필요하다면 교육과정을 통해 해결할 일이다. 이것이 정부의 자세이고 어른의 방식이며 교육의 관점이다. 정부의 신속하고도 포괄적인 해결을 촉구한다. 상지대 총장
  • 허창수 “협력사·농촌과 상생 힘써 주세요”

    허창수 “협력사·농촌과 상생 힘써 주세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 맞는 추석을 앞두고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이 기업들에 협력사, 농촌과의 상생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전경련은 허 회장이 협력사에 납품 대금을 조기에 지급하고 우리 농산물 소비 촉진에 동참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회원사들에 보냈다고 14일 밝혔다. 허 회장은 서한에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많은 국민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9년 만의 가장 긴 장마와 잇따른 태풍으로 인한 흉작으로 농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우리 기업이 흔들림 없이 제 역할을 해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함께 고비를 이겨내고 새로운 기회를 준비하는 혜안이 필요한 때”라며 “‘우리 농산물로 추석 선물 보내기’ 등을 통해 농산물 소비 촉진에도 적극 참여해 작황 부진, 단체급식 중단 등에 직면한 농가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 주자”고 요청했다. 허 회장은 “그간 우리 국민, 방역 당국, 의료진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다”며 “협력사, 농어촌 등 국가의 각 주체가 서로의 역할에 충실해 왔던 것처럼 우리 기업도 힘을 보태 이번 추석이 어려움을 함께 이겨 나가는 의미 깊은 명절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월드피플+] 홀로 30년 간 산을 깎아 수로 만든 노인…주민과 동물의 젖줄

    [월드피플+] 홀로 30년 간 산을 깎아 수로 만든 노인…주민과 동물의 젖줄

    인도의 한 노인이 무려 30년간 산을 깎아 수로를 완성했다. 12일(현지시간) ANI통신은 인도 비하르주 가야시의 한 마을 노인이 판 수로가 주민은 물론 야생동물의 젖줄이 되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가야시 중심부에서 80㎞ 떨어진 시골 마을 코틸라와. 이곳에 사는 라운기 부이얀 할아버지는 30년 전부터 하루도 쉬지 않고 산을 깎고 땅을 팠다. 빗물이 흐르도록 길을 내고 싶었다. 마을 연못으로 물을 끌어가고 싶었다. 장마철마다 홍수 피해를 겪으면서도 정작 농업용수가 부족해 애를 먹는 마을 주민들을 위해서였다.할아버지는 “주민들은 먹고살기 위해 각자 생업으로 돌아갔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소를 치면서 산을 깎고 땅을 팠다”고 밝혔다. 마을 사람 모두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할아버지는 첩첩산중에 파묻혀 묵묵히 외길을 걸었다. 그리고 얼마 전, 할아버지만의 과업이 비로소 끝이 났다. 길이 3㎞의 수로가 생긴 덕에 이제 산꼭대기에서 흘러내린 물을 연못으로 끌어와 마을 용수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홍수 걱정도 절반으로 줄었다. 꼬박 30년 만에 할 일을 끝낸 할아버지는 더없이 개운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농축산업으로 생계를 꾸리는 마을 주민들은 뒤늦게 할아버지의 노고를 치하했다. 파티 만지라는 이름의 주민은 “지난 30년간 할아버지 혼자서 깎아 만든 수로는 수많은 야생동물의 젖줄이 될 것이며, 밭에 물을 댈 것이다. 할아버지가 마을 전체를 위해 애써주셨다”며 고마워했다. 다른 주민 역시 “많은 주민이 수로의 혜택을 볼 것이다. 수로가 생긴 뒤에야 그 필요성을 알게 됐다”고 머쓱해 했다. 현지언론은 맨손으로 30년간 산을 깎아 수로를 만든 할아버지에게서 이른바 ‘마운틴 맨’을 떠올렸다. 오로지 망치와 정만으로 산을 뚫어 길을 낸 다사랏 만지 할아버지가 그 주인공이다.만지 할아버지는 1960년 다친 부인이 병원에 가지 못해 죽자, 이후로 매일같이 산을 깎아 길을 만들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산을 깎고 생계를 위해 농사를 지은 뒤 어두워지면 다시 산을 깎는 수고스러운 작업을 반복했다. 그리고 22년 만에 길이 110m, 폭 8m짜리 흙길이 완성됐다. 그 덕에 마을에서 병원까지의 거리는 55㎞에서 15㎞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일 ‘마운틴 맨’이라는 별칭을 얻은 할아버지는 2007년 8월 세상을 떠났으며, 이후 유명 영화감독 케탄 메카가 할아버지의 삶을 영화로 만들기도 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반려독 반려캣] 하늘로 간 반려묘에게 편지 쓴 英 소녀…천국서 답장이 왔다

    [반려독 반려캣] 하늘로 간 반려묘에게 편지 쓴 英 소녀…천국서 답장이 왔다

    하늘로 간 반려묘에게서 답장이 왔다. 7일(현지시간) 영국 대중지 ‘미러’는 잉글랜드 서리주의 한 소녀가 천국에서 온 편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서리주 월턴온템스에 사는 네바에 로우(5)는 올해 초 아끼던 반려묘 ‘틴틴’을 떠나보냈다. 로우의 어머니는 “기르던 고양이가 올해 초 심장마비로 갑자기 죽었다. 딸의 상실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매일같이 하늘로 간 반려묘를 보고 싶어 하던 소녀는 천국에서 홀로 외로워할 고양이를 생각하며 펜을 들었다. “틴틴아 나는 네가 너무 그리워. 너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고양이야. 절대 잊지 않을 거야. 우리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을 너에게도 보내줄게”라는 내용이 담긴 편지에는 고양이를 향한 소녀의 그리움이 뚝뚝 묻어났다. 주소는 ‘천국’으로 적었다. 천국은 너무 멀어서 편지를 보낼 수 없다는 어머니 만류를 꺾고 소녀는 기어코 편지를 우체통에 집어넣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편지 한 통이 날라왔다. 놀랍게도 천국에 있는 반려묘에게서 온 답장이었다.반려묘는 편지에서 “나는 여기 천국에서 아주 잘 지낸단다. 천사들의 보살핌 덕에 먹이도 잘 먹고 있어. 좋은 친구도 많이 사귀었어. 한 친구는 낮잠을 잘 때마다 코를 시끄럽게 골아”라며 소녀를 안심시켰다. “나에게 하고픈 말이 있을 땐 눈을 들어 하늘을 봐 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이 바로 나야. 거기서 너의 이야기를 들어줄게”라고 다독였다. 서명은 발자국으로 대신했다. 천국에서 온 답장을 받아든 소녀는 어쩔 줄을 몰랐다. 소녀의 어머니는 “편지 덕에 딸이 반려묘를 떠나보낸 아픔을 많이 회복했다. 틴틴이 천국에서 잘 지낸다는 것을 알고 기분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럼 반려묘인 척 소녀의 편지에 답장을 보내 그 마음을 어루만진 이는 누굴까. 고양이 대신 편지를 쓴 이는 다름 아닌 집배원이었다. 소녀의 어머니는 “직접 만날 수는 없었지만 집배원과 통화할 기회가 생겼다. 집배원의 답장이 딸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됐는지 전했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작별 인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반려묘와 갑작스러운 이별을 한 소녀는 이제 매일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인사를 건넨다. 소녀의 어머니는 “딸이 밤마다 하늘의 별을 보며 잘 자라고 말한 뒤 잠을 청한다”며 깊은 감동을 표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갑질 철퇴? 혁신 외면?…공정위 vs 네이버 ‘끝나지 않는 싸움’

    갑질 철퇴? 혁신 외면?…공정위 vs 네이버 ‘끝나지 않는 싸움’

    온라인 쇼핑, 금융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최상위 포식자´로 떠오르고 있는 네이버에게 9월은 ‘잔인한 달´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동산 정보 갑질´로 10억원대의 과징금 철퇴를 맞은 데 이어 이달에는 쇼핑, 동영상 분야에서도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의혹에 대한 공정위의 최종 결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공정위가 부동산 제재에 적용한 논리와 최근 기류를 봤을 때 쇼핑 등에 대해서도 제재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 측은 지난 6일 네이버가 독과점 플랫폼 사업자로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카카오에 부동산 매물 정보가 제공되지 않도록 방해했다고 판단하며 온라인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제재를 본격화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도 최근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멀티호밍(동시에 여러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 차단 등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감시하겠다. 플랫폼 사업자가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고 경쟁사를 배제하는 행위에 대한 감시도 강화하겠다”며 규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 때문에 네이버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당장 네이버는 공정위의 부동산 매물 정보 제재에 대해 행정소송에 나서겠다고 즉각 반발한 상태라 쇼핑, 동영상 분야에서도 비슷한 판단이 내려질 경우 역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2018년 10월 옥션과 지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네이버가 시장 지배력을 활용해 불공정행위를 했다고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소비자들이 네이버 쇼핑에서 특정 제품을 검색할 때 자사의 쇼핑 플랫폼인 네이버 스토어팜이나 온라인 결제 수단인 네이버페이를 쓰는 판매자 제품을 눈에 더 잘 띄게 노출한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심사보고서를 네이버에 발송하고 지난달 19일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수위를 논의해 왔다. 동영상 검색에서도 네이버TV를 우선적으로 노출해 왔다고 보고 이에 대해서도 곧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중 입법예고를 하고 내년 상반기에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시장을 선점한 플랫폼에 거래가 집중돼 독과점 심화, 입점 업체를 상대로 한 불공정행위 발생 우려 등이 커지며 법 제정에 신속하게 나서게 됐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여기에는 네이버, 구글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네이버와 카카오 등에 대한 대규모 기업집단 규제 문제 등 이미 플랫폼을 둘러싸고 여러 문제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에 타이밍을 놓치면 부작용이 커질 거란 판단이 자리해 있다. 법안에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의 입점 업체에 대한 경영 간섭 차단 등 금지행위 규정과 계약서 교부의무, 분쟁조정기구 설치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 위원장은 “신산업의 혁신이 위축되지 않게 시장의 수용성을 고려해 합리적 제재 수단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규제 사각지대에서 경쟁 사업자, 입점업체, 소비자 등에게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거대 플랫폼 기업의 불공정행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업계나 학계 일각에서는 시장 획정 문제, 신규 플랫폼의 성장 및 기업의 혁신 저해 가능성,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훼손, 해외 플랫폼과의 역차별 문제 등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어디까지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볼 것인지를 보려면 시장 획정 자체가 중요한데 쇼핑 등은 시장 구분이 애매하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제재가 이뤄지면 공정위와 네이버가 시작부터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대법원 판결에서도 시장 획정이 문제가 돼 공정위가 네이버에 패소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2008년 동영상 콘텐츠 업체 판도라TV와 계약하면서 동영상 안에 네이버와의 협의가 없이는 개별 광고를 넣지 못하게 했다가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2억 2700만원을 부과받았다. 하지만 네이버가 소송을 제기했고 2014년 대법원이 검색 포털 시장과 동영상 서비스 시장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며 네이버의 손을 들어 준 바 있다. 플랫폼 기업의 혁신 노력에 대한 권리 행사를 인정해 주지 않으면 플랫폼 업체들의 혁신을 위한 투자나 경영 활동이 위축될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공정위의 제재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하게 반발하며 맞대응을 예고한 네이버의 입장도 이런 지점을 부각시켰다. 공정위는 지난 6일 네이버가 부동산 정보 업체와 매물정보 제공 계약을 체결하면서 해당 정보를 3개월간 제3자에게 주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넣은 데 대해 경쟁사인 카카오의 부동산 정보 시장 진출을 막기 위해 우월한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고 봤다. 이 때문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0억 3200만원을 부과한 것이다. 그러자 네이버는 허위 매물을 걸러낸 ‘확인매물정보´ 서비스가 허위 매물을 근절해 이용자에게 정확한 매물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네이버가 2009년 업계 최초로 도입한 서비스임을 강조하며 수십억원의 비용과 창의적 노력을 들였고 특허도 2건 확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네이버 측은 “공정위는 기업의 혁신적 노력을 외면한 채 오히려 회사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위법하다고 판단했다”며 “혁신과 노력을 통해 이용자 선택을 받은 결과를 외면하고 무임승차는 눈감는다면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혁신의 움직임은 사라지고 모든 경쟁자가 무임승차만을 기대해 궁극적으로 이용자 후생은 손상될 것”이라고 항변했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실장은 “공정위가 이번 네이버 부동산 제재에서 멀티호밍 차단 행위를 금지한 것은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첫술에는 지지하고 싶은 이야기지만 플랫폼 산업 전반을 놓고 보면 아니다”라며 “네이버가 단순히 부동산 매물 정보를 받아 올린 게 아니라 허위 매물을 거르는 역할을 한 것, 즉 플랫폼의 데이터 가공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플랫폼 산업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해외 플랫폼 업체와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여야 하는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을 꺾고 신생 플랫폼들의 성장마저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으로도 이어진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이 불확실성의 리스크를 안고 시간과 비용, 노력을 들여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든 것을 인정하고 이익을 보존해 주지 않는다면 어떤 기업이 투자하고 노력을 하겠느냐”고 반문하며 “정부가 신산업 육성을 강조하면서 구산업 위주로 법안을 만들고 규제를 하니 미래 먹을거리를 찾는 기업들이 제대로 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짚었다. 한 인터넷 기업 관계자도 “기업의 의사결정과 시장에서의 행위는 각 회사가 소비자에게 선택을 받고 살아남기 위해 한 전략적 선택일 수 있는데 ‘경쟁 제한´, ‘갑질´로 판단될까 봐 시장의 한 플레이어로 우려스럽긴 하다”며 “정당한 경쟁 과정을 거쳐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혁신 노력마저 무시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규제·제재에서 소비자 후생, 국내 업체에 대한 역차별 문제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 실장은 “공정위가 참조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이나 일본의 플랫폼 규제는 미국 기업 등으로부터 역내 플랫폼 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세다”며 “소비자들의 편익에 미치는 영향, 신생 플랫폼 기업을 비롯한 국내 산업 전반에 대한 파급효과, 글로벌 사업자와의 경쟁 상황 등을 세밀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단독] 서류만 보고 덜렁 계약… 뜨지도 못하고 끝난 기상청 드론 사업

    [단독] 서류만 보고 덜렁 계약… 뜨지도 못하고 끝난 기상청 드론 사업

    5억원 규모 드론 구매 계약, 이달 초 해지 풍향·기온 관측 부적합하고 무게도 초과“시제품 확인 규정 없어 절차상 문제 없어”추경예산 집행… 회수 땐 재추진 어려워 “안이한 판단으로 사업 무산… 개선 필요” 유례없이 긴 장마에 폭우, 대형산불 같은 재난이 이어진 가운데 기상청이 5억원짜리 재난현장 대응용 드론 구매 사업을 벌였다가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청이 재난용 드론을 시연조차 없이 서류만 보고 계약했다가 납품업체가 성능 기준을 맞추지 못해 계약이 파기된 것이다.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으로 벌인 사업이라 올해까지 마무리 짓지 못하면 사실상 사업이 무산된다. 13일 송옥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기상청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기상청은 지난해 10월 드론 플랫폼 제작업체인 S사와 재난용 드론 구매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총 4억 9500만원으로 같은 해 12월 29일까지 재난용 드론 9대를 공급받기로 했다. 기상청은 지난해 강원도에서 대형 산불이 확산하자 재난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자 추경 예산에 반영해 사업을 추진했다. 재난 현장에 드론을 띄워 기상상황을 파악해 의사결정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이 사업이 지난해 완료됐다면 올해 유례없이 긴 장마와 폭우에 드론을 투입했을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S사는 마감 기한까지 드론을 납품하지 못했다. 재난용 드론 규격 기준으로 ▲풍향·풍속·기온·습도·기압 등 관측요소 ▲12㎏ 미만의 무게 ▲30분 이상의 비행시간 ▲수평반경 1㎞ 등 최대운용거리 등이 제시됐지만, S사가 제작한 드론은 일부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것이다. 실제로 풍향·풍속·기온 등 관측 기능이 기준에 미치지 못했고, 비행시간도 평균 26분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기상청은 사업을 한 해 연장해 올해까지 납품기한을 늘려 줬지만, 결국 S사는 지난해 3월 시험평가에서 계약 조건이었던 풀 HD 카메라의 무게로 인해 기체중량 12㎏을 맞추지 못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S사는 규격 충족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주었음에도 규격 충족에 대한 노력은 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카메라 규격을 변경해 달라는 요구를 해 왔다”며 “결국 이달 3일 계약을 해지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문제는 기상청이 해당 드론을 보지도 않고 계약부터 체결했다는 데 있다. 이번 사업은 일반경쟁으로 두 업체가 참여했는데, 서류 검토 후 S사가 사업자로 선정됐다. 기상청은 일반 제조물품을 사들일 경우 시제품을 확인해야 한다는 규칙은 없어 절차상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기상청은 이미 S사에 지급된 계약금 4950만원과 선급금 2억 9700만원에 대해선 환수 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사업은 추경예산으로 진행된 만큼 사업이 무산되면 국고에 예산은 회수되며 다음해에 같은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 송옥주 위원장은 “기상청의 안이한 사업 진행으로 국민을 위해 지난해부터 재난현장에 사용했어야 할 재난용 드론을 아직까지 구매 못하고 있다”며 “기상청 국정감사에서 관련 내용을 지적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오랜만에 맑은 서울 하늘

    오랜만에 맑은 서울 하늘

    오랜만에 전국이 맑은 날씨를 보인 13일 경기 광주 남한산성에서 본 서울 잠실롯데월드타워. 올해 사상 최장의 장마와 잦은 태풍으로 맑은 하늘을 보기 어려웠지만 이날 맑은 날씨로 잠실롯데월드타워 뒤로 서울 남산N타워의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기상청은 이런 맑은 날씨가 15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오랜만에 맑은 서울 하늘

    오랜만에 맑은 서울 하늘

    오랜만에 전국이 맑은 날씨를 보인 13일 경기 광주 남한산성에서 본 서울 잠실롯데월드타워. 올해 사상 최장의 장마와 잦은 태풍으로 맑은 하늘을 보기 어려웠지만 이날 맑은 날씨로 잠실롯데월드타워 뒤로 서울 남산N타워의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기상청은 이런 맑은 날씨가 15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서류만 보고 덜렁 계약…뜨지도 못하고 끝난 기상청 드론 사업

    서류만 보고 덜렁 계약…뜨지도 못하고 끝난 기상청 드론 사업

    기상청 재난현장 대응용 드론 사업 무산5억원 규모 드론 구매 계약, 이달 초 해지풍향·기온 관측 부적합하고 무게도 초과“시제품 확인 규정 없어 절차상 문제 없어”추경예산 집행…회수 땐 재추진 어려워“안이한 판단으로 사업 무산…개선 필요”유례없이 긴 장마에 폭우, 대형산불 같은 재난이 이어진 가운데 기상청이 5억원짜리 재난현장 대응용 드론 구매 사업을 벌였다가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청이 재난용 드론을 시연조차 없이 서류만 보고 계약했다가 납품업체가 성능 기준을 맞추지 못해 계약이 파기된 것이다.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으로 벌인 사업이라 올해까지 마무리 짓지 못하면 사실상 사업이 무산된다. 13일 송옥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기상청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기상청은 지난해 10월 드론 플랫폼 제작업체인 S사와 재난용 드론 구매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총 4억 9500만원으로 같은 해 12월 29일까지 재난용 드론 9대를 공급받기로 했다. 기상청은 지난해 강원도에서 대형 산불이 확산하자 재난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자 추경 예산에 반영해 사업을 추진했다. 재난 현장에 드론을 띄워 기상상황을 파악해 의사결정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이 사업이 지난해 완료됐다면 올해 유례없이 긴 장마와 폭우에 드론을 투입했을 가능성이 컸다.그러나 S사는 마감 기한까지 드론을 납품하지 못했다. 재난용 드론 규격 기준으로 ▲풍향·풍속·기온·습도·기압 등 관측요소 ▲12㎏ 미만의 무게 ▲30분 이상의 비행시간 ▲수평반경 1㎞ 등 최대운용거리 등이 제시됐지만, S사가 제작한 드론은 일부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것이다. 실제로 풍향·풍속·기온 등 관측 기능이 기준에 미치지 못했고, 비행시간도 평균 26분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기상청은 사업을 한 해 연장해 올해까지 납품기한을 늘려 줬지만, 결국 S사는 지난해 3월 시험평가에서 계약 조건이었던 풀 HD 카메라의 무게로 인해 기체중량 12㎏을 맞추지 못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S사는 규격 충족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주었음에도 규격 충족에 대한 노력은 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카메라 규격을 변경해 달라는 요구를 해 왔다”며 “결국 이달 3일 계약을 해지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문제는 기상청이 해당 드론을 보지도 않고 계약부터 체결했다는 데 있다. 이번 사업은 일반경쟁으로 두 업체가 참여했는데, 서류 검토 후 S사가 사업자로 선정됐다. 기상청은 일반 제조물품을 사들일 경우 시제품을 확인해야 한다는 규칙은 없어 절차상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기상청은 이미 S사에 지급된 계약금 4950만원과 선급금 2억 9700만원에 대해선 환수 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사업은 추경예산으로 진행된 만큼 사업이 무산되면 국고에 예산은 회수되며 다음해에 같은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 송옥주 위원장은 “기상청의 안이한 사업 진행으로 국민을 위해 지난해부터 재난현장에 사용했어야 할 재난용 드론을 아직까지 구매 못하고 있다”며 “기상청 국정감사에서 관련 내용을 지적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인천 아파트 방충망에 박쥐가…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은

    인천 아파트 방충망에 박쥐가…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은

    인천 지역 아파트에서 박쥐가 나타났다는 목격담이 잇따르면서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박쥐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나온 적이 없다면서 전체적인 감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13일 인천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센터에서 신고를 받고 구조한 박쥐는 모두 8마리다. 대부분 아파트 방충망에 장시간 붙어있다가 센터 직원들에게 포획돼 보호소로 옮겨졌다. 8마리 중 6마리는 자연으로 돌아갔고 2마리는 폐사했다. 지역별로는 남동구 4건, 서구 2건, 계양구와 미추홀구 각 1건이었다. 센터는 직접적인 구조가 필요한 신고는 8건이었지만, 박쥐 목격에 따른 단순 문의 전화도 많았던 만큼 집계되지 않은 목격 사례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달 초 인천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아파트 방충망에 박쥐가 붙어있다는 게시글이 연달아 올라왔다. 박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나 메르스, 에볼라바이러스 등의 1차 숙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정철운 한국박쥐생태보전연구소 박사는 연합뉴스에 “국내에서 박쥐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나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올여름 장마와 태풍이 지나간 뒤 박쥐들의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에게 많이 노출되다 보니 목격 사례도 많아진 것 같다. 도시 개발로 주변 환경이 변하면서 박쥐도 숲 대신 고층 아파트 방충망에서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있다. 하루 이틀 기력을 회복하면 다시 날아갈 테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관계자 역시 “국내 서식 박쥐들은 모기와 같은 해충을 잡아먹어 오히려 이로운 동물로 볼 수 있다. 박쥐 분변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위험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감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2030 세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명암/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2030 세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명암/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물론 처음부터 치수, 이수 및 수질개선 등의 의도로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반도 대운하’라는 원대한 꿈을 이루어 보려는 생각, 그리고 청계천과 같이 길이 남을 업적을 단기간에 만들어 보려는 생각으로 시작해 변질된 사업이 ‘4대강 살리기’ 사업이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충분한 공학적 검토 및 의견 수렴의 시간이 적었고, 환경영향평가도 부실했으며, 입찰담합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비판받을 만한 지점이다. 하지만 결과를 들여다보면, 그 23조원이라는 사업비가 꼭 그렇게 이상한 방향으로 쓰인 것만은 아니다. 2018년 7월 감사원에서 작성한 4대강 살리기 관련 감사보고서를 들여다보자. 이 자료의 집행내역을 보면 국토부 소관 사업이 15조 4000억원(재정 7조 4000억원, 한국수자원공사 8조원), 환경부 소관 사업이 4조 7000억원(재정 4조 7000억원), 농림부 소관 사업이 2조 9000억원(재정 2조 9000억원)이다. 여기서 국토부에서 한 일은 준설, 보 건설, 제방보강 등이었고 환경부는 수질개선사업, 농림부는 농업용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주로 했다. 국토부 사업 세부내역을 보면 논쟁이 되는 보 건설에 사용된 예산은 1조 3000억원에 불과하고 준설에 2조 4000억원, 제방보강에 1조 4000억원이 투입됐다. 게다가 농림부에서 집행한 2조 9000억원의 예산은 모두 저수지와 하굿둑을 보강하는 일에 쓰였는데, 이쯤 되면 ‘4대강=보 건설’이라는 등식은 성립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강바닥을 준설하고 제방을 높이면 강의 단면이 확대돼 저수용량이 증대되고 계획홍수고가 낮아진다. 올해는 유난히도 장마가 길고 태풍이 잦았다. 홍수는 특성에 따라 하천홍수, 도시홍수, 돌발홍수, 해안홍수로 구분되는데, 이번에 큰 수해가 발생한 곳은 제방의 월류 및 붕괴에 의한 하천홍수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4대강 사업을 통해 강바닥 준설, 제방보강, 저수지 둑 높이기 등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부정할 수 없는 4대강 사업의 효용인 것이다. 강은 있는 그대로 둔다고 인간에게 도움을 주지 않는다. 이는 나일강변, 유프라테스강 유역 등에서 시작한 인류 4대 문명으로부터 축적된 우리의 경험이다. 강변 제방도로와 소양강댐이 없던 과거에 강남일대는 사람들이 거주하기 어려운 지역이었다. 현재 160여만명이 거주하는 이 훌륭한 주거환경은 하천정비가 없었다면 탄생하기 어려웠다. 4대강 사업은 분명 문제점이 존재하는 사업이었다. 하지만 일부 문제가 있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전체를 매도할 수 있는 사업은 아니다. 이번 수해를 바탕으로 보자면 명암은 더욱 뚜렷하게 보인다. 인프라 구조물의 설계빈도는 1~2년이 아니라 50~500년으로 설정해 설계를 하고 홍수방어등급을 구분한다.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조금 더 긴 시야를 가지고 우리 사회 인프라의 가치를 평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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