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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남미] 밀림서 주문 생산되는 ‘마약 잠수정’…대당 가격은?

    [여기는 남미] 밀림서 주문 생산되는 ‘마약 잠수정’…대당 가격은?

    마약카르텔이 애용하는 잠수정이 남미에서 대량으로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콜롬비아 언론은 최근 복수의 전문가를 인용, "콜롬비아에서 마약잠수정이 양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간 마약카르텔은 필요에 따라 직접 맞춤형 잠수정을 건조해 사용해왔다. 보도에 따르면 양산형 마약잠수정은 콜롬비아 해안 인근의 밀림에서 은밀하게 건조된다. 워낙 은밀한 곳에 공장들이 숨어 있어 적발이 쉽지 않다고 한다. 밀림공장에서 건조되는 마약잠수정은 길이 5~6m 정도로 5톤급 소형이다. 2~3명이 탑승하고 최장 10시간까지 항해할 수 있다.마약잠수정은 유리섬유로 제작돼 레이더에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한 전문가는 "바깥바람을 쐬러 잠시 부상하지 않는다면 잠수정을 잡아내기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리섬유는 잠수정을 가볍게 만들기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또 다른 전문가는 "잠수정이 워낙 가볍게 만들어져 적발이 되더라도 악어처럼 빠르게 도망치기 일쑤"라고 말했다. 복수의 공장에서 양산되는 마약잠수정은 언뜻 보면 외형이 모두 비슷한 것 같다. 하지만 공장마다 각각의 특색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콜롬비아 언론은 "공장마다 생산하는 잠수정 모델에 특색을 숨겨두곤 한다"며 마약잠수정의 브랜드화까지 진행되고 있는 셈이라고 보도했다. 가격은 공장마다 다르지만 대략 120만 달러 전후로 알려져 있다. 원화로 환산하면 14억2400만원 정도 되는 가격이다. 잠수정을 사들인 마약카르텔은 코카인 등을 세계로 실어나른다. 주요 시장은 미국, 유럽 등지다. 콜롬비아 언론은 "콜롬비아에서 잠수정을 사들이는 주요 고객은 멕시코의 마약카르텔"이라며 "카리브를 통해 미국으로 또는 대서양을 통해 유럽으로 마약을 운반하는 데 잠수정이 투입된다"고 보도했다. 콜롬비아 등 남미에서 멕시코로 마약을 1차 운송하는 데 사용되는 주력 수단도 이젠 잠수정이다. 콜롬비아 해군은 지난달 24일 자국에서 멕시코로 향하던 마약잠수정을 적발했다. 멕시코의 악명 높은 마약카르텔 '신세대 할리스코'가 운영하던 잠수정이었다. 적발된 잠수정엔 코카인 1860만 달러(약 220억8000만원)어치가 실려 있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똑똑 우리말] 지리하다와 지루하다/오명숙 어문부장

    공식적으로는 장마가 끝났지만 연이은 태풍으로 비가 계속되고 있다. 이럴 때 자주 쓰는 표현으로 ‘지리하다’란 말이 있다. 일상생활에서뿐만 아니라 방송과 신문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리하게 이어지는 장마로 기분이 우울하다’, ‘서로의 입장이 팽팽해 지리한 공방만 계속되고 있다’ 따위로 쓰인다.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같은 상태가 오래 계속돼 따분하고 싫증이 나다’란 의미로 ‘지리하다’를 쓴 것이다. 하지만 ‘지리하다’는 표준어가 아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지리하다’를 찾아보면 ‘지루하다’의 잘못이라고 나와 있다. 1988년 한글 맞춤법 개정에 따라 ‘지리하다’가 비표준어가 된 것이다. 표준어 규정에는 모음의 발음 변화를 인정해 발음이 바뀌어 굳어진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고 돼 있다. 즉 예전에는 ‘지리하다’로 쓰여 왔으나 발음이 변해 ‘지루하다’가 압도적으로 많이 쓰임에 따라 ‘지루하다’를 표준어로 인정한 것이다. ‘상치’가 ‘상추’로, ‘미싯가루’가 ‘미숫가루’로 바뀐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따라서 ‘지리하게 이어지는 장마’는 ‘지루하게 이어지는 장마’가, ‘지리한 공방’은 ‘지루한 공방’이 어법에 맞는 표현이다. 하지만 ‘지루하다’가 ‘따분하고 싫증나다’란 의미에 방점이 찍힌 데 반해 ‘지리하다’는 ‘오래 끈다’는 의미가 더 크다는 점에서 둘 다 표준어로 삼았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oms30@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꽃과 줄기, 잎… 버릴 게 없는 호박의 매력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꽃과 줄기, 잎… 버릴 게 없는 호박의 매력

    ‘애호박 4480원.’ 올여름 긴 장마가 한반도를 지난 후 치솟은 채소값에 모두들 경악했다. 대파, 배추, 시금치, 상추, 깻잎 등이 두 배 이상 올랐다. 이 중 유독 애호박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하나에 1000원대 중반이었던 애호박이 4000원까지 급등한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애호박이 이슈가 되니 문득 궁금해졌다. 호박이라는 채소가 우리 삶에 그토록 중요한 위치에 있었던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너무 흔하고 익숙한 나머지 호박에 대해 딱히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호박도 종류와 그 쓰임새가 무궁무진한 흥미로운 식재료인데. 호박은 생각보다 종류가 다양하다. 분류법도 식물학적으로 나누거나 동양과 서양 지역으로 구분하는가 하면, 시기에 따라 나누기도 한다. 흔히 호박이라고 하면 기다란 녹색 애호박보다는 크고 둥그렇고 딱딱한 주황색 늙은 호박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두 호박은 종도, 수확기도 다르다. 서양의 분류를 따르면 애호박처럼 껍질이 얇고 수분이 많으며 비교적 속이 부드러운 덜 자란 호박을 여름 호박, 좀더 자라 껍질이 두껍고 단단하며 속 수분이 적은 늙은 호박류를 겨울 호박으로 나눈다. 유통되는 호박의 종류가 많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계절별 분류보다 종별로 분류하는 편이다.호박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박과 채소다. 박은 그 옛날 흥부가 톱질을 하고 말려서 바가지로 쓰던 그 박이다. 호박은 박 앞에 오랑캐 호(胡) 자가 붙는다. 즉 외국에서 건너왔다는 말이다. 호박은 생물학적 고향은 멕시코가 위치한 중앙아메리카다. 학계에 따르면 인류는 호박을 8000년 전부터 길러 왔다고 한다. 이는 옥수수와 콩보다 무려 4000년이나 앞선 것이다. 열매뿐 아니라 줄기와 잎, 꽃까지 먹을 수 있는데 맛도 순하고 빠르게 자라니 식량으로서는 유용했을 것이다. 아시아에도 호박은 아니지만 자생하던 박과의 식물이 있었다. 호박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무역과 전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중앙아시아, 동아시아로 흘러 들어왔다. 한국에는 임진왜란을 전후로 한 조선시대에 일본과 중국을 통해 호박이 전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흥미로운 건 호박이 기존의 박의 자리를 서서히 대체했다는 점이다. 기존 박에 비해 과육도 부드럽고 많을뿐더러 맛도 좋고 수확량도 많아 한국 땅에 쉽게 자리잡았다. 넝쿨째 굴러온 호박이 박힌 박을 빼버린 격이다. 주키니 호박은 19세기 이탈리아 북부에서 개량된 서양 호박으로 한국 애호박과 비슷한 특성을 갖고 있다. 다만 애호박이 수분이 많고 조직이 치밀하지 않아 요리하면 금방 물러지는 것과 달리 주키니는 익혀도 비교적 형태를 유지하는 게 차이다. 이탈리아가 원산지인 만큼 이탈리아 북부와 인접한 프랑스 남부에서 요리 재료로 많이 쓰인다. 주키니는 가지처럼 잘라 구운 후 치즈를 뿌려 먹거나, 잘게 편으로 썰어 올리브유에 살짝 볶아 허브를 가미한 간단한 여름철 요리로 사랑받는 식재료다.호박은 열매를 주로 먹기도 하지만 줄기와 잎, 꽃잎까지 모두 식용이 가능한 알뜰한 채소다. 샛노란 호박꽃은 긴 자루처럼 생긴 까닭에 속에 간 고기나 채소를 채워 튀기거나 구워 먹기도 한다. 신선한 호박꽃은 은은한 호박의 향과 단맛이 있어 어느 재료로 속을 채우더라도 잘 어울린다. 요즘 간간이 눈에 띄는 새로운 품종의 호박으로는 땅콩 호박이 있다. 생김새는 전혀 땅콩처럼 생기지 않은 땅콩 호박은 서양에서 버터넛 스쿼시라고 부른다. 운동경기가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지만, 영어권에서 호박을 일컫는다. 펌프킨은 스쿼시 중 우리가 잘 아는 노랗고 둥근 늙은 호박을 뜻한다. 버터넛 스쿼시는 이름처럼 기름지고 견과류의 고소한 맛이 난다. 호박에서 기대하는 단맛도 있지만 짭짤한 맛과 더 잘 어우러진다. 다른 호박류가 그렇듯 속을 파낸 후 익혀 곱게 갈아 퓌레로 만들거나 소스, 수프로 많이 활용하는 호박이다. 이탈리아의 남쪽 섬 시칠리아에서 주방 일을 하던 당시 호박을 이용한 요리는 빠지지 않았다. 시장에 가면 쿠쿠차라고 불리는 무지막지하게 긴 호박이 늘 존재감을 뿜어냈다. 긴 것은 1m가 넘는 쿠쿠차 열매보다는 오히려 저렴한 잎과 줄기를 요리에 더 많이 사용했다. 쿠쿠차의 줄기와 잎은 테네루미라고 따로 부른다. 호박잎을 사용하듯 잎은 데쳐서 쌈처럼 사용하고, 줄기와 남은 잎은 끓는 물에 익혀 갈아 진한 퓌레로 만들었다. 단맛은 없지만 호박이 갖고 있는 향과 알싸한 맛이 풍부하다. 이탈리아에서 진짜배기 시칠리아 식당이라면 테네루미를 이용한 요리는 하나쯤 있어야 하는 게 불문율이다.
  • 엄마, 코로나 없어지면 나 여기 가볼래

    엄마, 코로나 없어지면 나 여기 가볼래

    어느 지역이나 소리 없이 강한 것들이 있다. 코로나19 이후 인파가 몰리는 유명 관광지보다 외려 덜 알려진 곳을 찾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이런 강소형 관광지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수도권에서 멀지 않은 충북 충주에 그런 공간이 몇 곳 있다. 조만간 명소 반열에 올라설 게 분명하지만 대부분 ‘신상’ 여행지들이어서 아직은 여유 있게 돌아볼 수 있다.‘SNS 핫플’ 오대호아트팩토리 먼저 오대호아트팩토리부터. ‘오대호’란 이름을 처음 듣는 이들은 대부분 미국의 오대호를 떠올린다. 그래서 굉장히 너른 호숫가에 조성된 공간을 흔히 연상하는데, 사실은 폐교된 능암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한 곳이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오대호아트팩토리는 국내 정크아트 1세대로 꼽히는 ‘오대호’ 작가의 갤러리 겸 체험 공간이다. 정크아트는 버려진 것들을 활용해 만든 조형미술 작품을 뜻한다. 한때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다가 최근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아이들이 공부하던 교실은 소형 작품 전시와 체험 공간으로, 뛰어놀던 운동장은 대형 작품 전시장 겸 온갖 탈것이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버려진 공간에 정크아트 작품들이 들어섰으니 그 무대에 그 작품인 셈이다. 문을 열자마자 한국관광공사의 강소형 잠재관광지에 선정되더니 곧이어 한국의 언택트 관광지 100선, 11월에 가 볼 만한 곳(2019) 등에 거푸 이름을 올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핫플’로 떠오른 건 당연지사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와중이라 초등학교 등 단체 체험객 수는 격감했지만 오히려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겐 가족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전시된 작품은 1300점 정도다. 폐차로 만든 대형 로봇, 녹슨 못으로 만든 고슴도치 등 다양하다. 작품엔 하나같이 이름이 없다. 왜 그럴까. 언제 아이들 손에 부서질지 몰라서다. 여느 갤러리와 달리 오대호아트팩토리에선 아이들이 전시 작품을 마음껏 만져도 된다. 부수지만 않으면 된다. 주인장은 외려 “부숴도 좋으니 다치지만 말라”고 걱정이다. 고궁 잔디밭에 발가락만 얹어도 경비원의 불호령이 떨어지는 세상인데, 이런 놀이터가 또 있을까 싶다. 그렇다고 적당히 만든 것도 아니다. ‘쓰레기 같은 것들’을 이어 붙여 생명을 불어넣었다. 하나하나, 정교하게. 그 덕에 버려진 폐교에 다시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맴돌기 시작했다. 버려진 것들의 반란은 이렇듯 유쾌하다. 오대호아트팩토리의 강점 중 하나는 탈것으로 쓰이는 정크아트 작품이 많다는 것이다. 두발자전거에서 네 바퀴 자동차까지, 형태도 다양하다. 탈것 대부분은 아빠의 노동을 ‘강제’하는 것들이다. 힘에 부칠 수도 있겠지만 부디 하루 정도는 온전히 아이들의 슈퍼맨이 돼 주시길.‘사진 맛집’ 활옥동굴 SNS ‘사진 맛집’을 꼽자면 ‘활옥동굴’을 빼놓을 수 없다. 1919년 일제강점기에 개발된 활석광산을 재활용한 공간이다. 7080세대에겐 교실 마룻바닥 닦을 때 쓰던 ‘곱돌’을 캐던 곳이라고 하면 이해가 빠르겠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아시아 최대 활석광산이었던 활옥동굴은 ‘중국제’ 활석이 밀려들면서 2018년 문을 닫게 된다. 이후 활석광산을 인수한 기업이 광물 채광을 중단하고 동굴 관광지로 개발하면서 업태도 완전히 변경됐다. 현재 개방된 동굴 길이는 1.8㎞ 정도다. 전체 동굴 길이 55㎞에 비하면 아주 짧은 구간이다. 동굴 내부는 거무튀튀한 여느 동굴과 달리 밝고 은은한 느낌이다. 동굴을 이루고 있는 백운석 등이 밝은 우윳빛이기 때문이다. 동굴 안에는 와인저장고, 건강테라피 시설 등이 조성돼 있다. ‘사진발’이 잘 받는 곳은 밝은 조명으로 화려하게 꾸민 ‘음악실’, 물고기 형상의 조형물들이 빛을 내는 ‘해양세계 빛의 공간’ 등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동굴 호수에서 즐기는 카약 체험이다. 밑창이 투명한 카약을 타고 동굴 내부에 형성된 커다란 호수를 돌아보는 재미가 무척 쏠쏠하다. 동굴 내부는 꽤 쌀쌀하다. 평균기온 13도. 와인셀러 내부 온도와 비슷하다. 겨울에는 외투를 벗어야 할 정도로 따뜻하지만 반팔 차림의 여름철엔 한기가 느껴질 만큼 차다. 동굴 입구에서 긴팔 옷을 대여해 주지만 태부족이다. 특히 노약자의 경우 긴팔 옷은 필수다. 건장한 남성이라도 연인에게 멋진 포즈로 겉옷을 벗어 주려면 얇은 재킷 하나는 가져가는 게 좋겠다.탄금호 하류 중앙탑사적공원 탄금호 하류 쪽의 중앙탑사적공원은 ‘중원문화의 꽃’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국보 6호)을 중심으로 조성된 복합 공원이다. 남한강변을 따라 중앙탑과 26점의 조각 작품, 조형미술 작품 등이 펼쳐져 있다. 중앙탑공원은 밤에 찾는 게 좋겠다. 경관 조명이 켜지면서 낮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중앙탑 옆의 탄금호 무지개길이 특히 인기다. 물 위에 설치된 1.4㎞ 길이의 구조물인데, 요즘 충주를 대표하는 SNS ‘핫플’ 중 한 곳으로 떠올랐다. 밤에 경관 조명이 켜질 때 특히 아름답다. 남한강 상류의 삼탄(三灘)은 자태가 수려해 ‘충북의 동강’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충주시민은 물론 인근 지역 주민들이 여름이면 찾아가 물놀이를 즐길 만큼 꽤 알려진 관광지이지만 외지인은 여전히 찾기 어렵다. 게다가 지난 장마 때 입은 피해가 아직 회복되지 않아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사람들의 발걸음이 적다. 삼탄유원지에서 상류 쪽으로 올라가면 삼탄역이다. 수해 후유증으로 기차는 멈춰 섰고, 플랫폼엔 새소리, 물소리만 가득하다. 적요한 공간에선 조용히 쉬는 게 제격이다. 강변을 천천히 산책하며 족욕을 즐겨도 좋고, 조약돌을 주워 물수제비뜨는 것도 좋겠다. 삼탄유원지에서 38번 국도를 따라 하류 쪽으로 가면 산자락 한 굽이 돌아설 때마다 물놀이터가 펼쳐진다. 특히 마곡리와 구곡리 구곡교 일대는 어느 유원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글 사진 충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삼정면옥은 충주에선 드물게 슴슴한 평양냉면을 내는 집이다. 육수는 개운한 편. 다만 면이 구수한 맛이 덜해 충주 사람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린다고 한다. 반면 돼지고기 수육은 ‘엄지 척´ 할 정도로 맛있다. 충주 시내 관아골목에 있다. 충주에선 ‘회’ 하면 송어회로 통한다. 송어회에 채소 얹고 콩가루 뿌린 뒤 초장 넣고 썩썩 비벼 먹는 송어비빔회 돌풍을 일으킨 곳이기 때문이다. ‘들림횟집’, ‘황금송어’ 등 스무 곳이 넘는 송어회 식당이 영업 중이다. -중앙탑사적공원의 경관 조명은 밤 11시까지 운영된다.
  • 긴 장마에 ‘金채소’ 됐네

    긴 장마에 ‘金채소’ 됐네

    긴 장마로 채소값이 급등하면서 소비자 물가가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05.50(2015년 100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했다. 지난 3월(1.0%)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올 1~3월만 해도 1%대 상승을 유지하던 소비자 물가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4월 0.1%, 5월 -0.3%로 떨어졌다. 다만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소비가 다소 활성화되면서 6월 0.0%로 보합세를 보였고 7월엔 0.3%로 올라섰다. 물가가 다시 상승한 데엔 역대 최장 기간 장마 등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10.6% 오른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2017년 8월 이후 가장 많이 오른 수치다. 특히 채소류가 28.5% 오르면서 농산물만 따지면 12.1% 상승했다. 축산물(10.2%)과 수산물(6.4%)도 적지 않게 올랐다. 국제유가 하락세로 석유류가 10% 감소하는 등 공업 제품은 0.4% 하락했고, 무상 교육 같은 정책효과로 공공서비스도 1.8% 내려갔다. 반면 전세(0.4%)와 월세(0.2%)는 모두 상승했다. 특히 전세는 지난해 3월 이후, 월세는 2017년 2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었다. 다만 통계청은 여전히 저물가 흐름에서 벗어난 상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소비자 물가가 0.7% 상승했으나 높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에 저물가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정은경 “폭발적 확산은 억제…100명 이하로 줄여야”(종합)

    정은경 “폭발적 확산은 억제…100명 이하로 줄여야”(종합)

    방역당국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나흘 연속 200명대를 유지하는 것과 관련, 폭발적 확산은 억제하고 있다면서 100명 이하로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 400명 이상으로 급증했던 감염 규모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면서 계속 가파르게 올라가지 않고 급증세가 다소 꺾였다. 하지만 매일 250명 이상의 환자는 보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주 브리핑 때 전문가들의 단기 예측 모델링 결과를 인용해 ‘감염확산 추세가 계속 이어지면 하루에 800∼2000명까지도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말씀을 드린 바 있다”며 “아직은 200명 이상 유행이 발생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적극적인 방역 참여 결과로 폭발적인 급증 추세는 억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본부장은 8월 들어 확진자가 5000명가량 급증한 데는 무증상 환자와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환자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 유행이 무증상 또는 경증으로 암암리에 지역사회 감염이 계속 누적될 수가 있고 또 그런 감염이 누적되다 어느 순간에 굉장히 폭발적인 집단발병과 만나게 되면 대규모 유행이 생길 수 있다”며 “8월에 유행이 커진 데는 기본적으로 5월부터 무증상·경증 환자들이 누적돼 왔던 지역감염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8월 초 이어진 역대 최장 장마와 휴가철 이동량 급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긴 장마를 거치면서 실내생활하는 시간이 늘었고 비 탓에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방학과 여름 휴가를 통해 인구이동이 많았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것이다. 정 본부장은 특히 “사랑제일교회와 8·15 서울 도심 집회라는 증폭되는 위험요인이 가중되면서 굉장히 폭발적인 유행으로 진행이 됐다고 판단한다”며 “사랑제일교회 교인이나 방문자, 8·15 집회에 노출됐던 분들은 감염 경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늦더라도 검사를 꼭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정 본부장은 “이번 주에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해 이런 연결고리가 좀 더 차단돼서 안정적으로 100명 이하로,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유행 규모를 줄이는 것이 최대 목표”라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앞으로 1∼2주 정도의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현재 방역의 목표는 인명피해를 줄이고, 또 경제적인 피해도 최소화하면서 다시 환자 발생상황을 안정적으로 돌려세우는 일”이라며 “방역망이나 의료대응 체계가 감당 가능한, 적어도 100명대 이하의 유행 규모로 축소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현재까지 9개월 동안 해왔던 K-방역의 핵심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연대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고 있으며 깊이 감사드린다”며 “8월부터 시작된 2차 유행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시 한번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이번 한 주는 2차 유행의 확산세를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다시 또 더 확산할 것인지를 가르는 기로에 있는 한 주”라며 “국민 여러분들의 방역 참여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태풍 위기경보 ‘심각’, 전국 17개 시도 산사태 위기 경보 ‘심각’

    태풍 위기경보 ‘심각’, 전국 17개 시도 산사태 위기 경보 ‘심각’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제주도에 가까워짐에 따라 2일 오전 9시를 기해 태풍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중대본 비상대응 수위도 가장 높은 3단계를 발령했다고 밝혔다.중대본은 마이삭이 강한 비바람을 동반하고 연중 바닷물 수위가 가장 높은 백중사리 기간 만조시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피해 예방을 위해 선제적으로 위기경보와 대응 수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태풍의 중심기압은 945hPa, 최대풍속은 매우 강한 수준인 초속 45m다. 태풍은 3일 오전 경남 거제와 부산 사이에 상륙한 뒤 같은 날 오전 중 동해 중부해상으로 빠져나갈 전망이다. 중대본부장인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심각’ 단계에 상응하는 대응 태세와 비상체계를 가동하고 ‘인명피해 제로, 재산피해 최소화’를 위해 인력·장비·물자 동원이 이뤄지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5시를 기해 전국 17개 시·도의 산사태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상향 발령했다. 지난달 8일 사상 최초로 ‘심각’이 발령된 후 2번째 조치다. 마이삭이 한반도에 가까워지면서 태풍의 간접 영향권에 든데다 태풍 북쪽에 형성된 구름으로 강우가 시작되면서 산사태 발생 위험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산사태예방지원본부를 가동해 산사태 예보와 호우 상황에 따라 선제적으로 주민 대피 및 산사태 응급복구를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국립산림과학원이 올해 장마 기간에 산불 피해지와 잘 보전된 숲을 대상으로 토사유출량을 비교 분석한 결과 훼손된 숲의 토사유출이 85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전된 숲의 토사유출량이 27.5㎏/㏊인 반면 숲이 거의 없는 산의 토사유출량은 2340㎏/㏊에 달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시험대 오른 기상청 “태풍 ‘마이삭’ 상륙지점, 부산·거제 사이” 美·日 “더 서쪽”(종합)

    시험대 오른 기상청 “태풍 ‘마이삭’ 상륙지점, 부산·거제 사이” 美·日 “더 서쪽”(종합)

    기상청 “태풍 ‘매미’와 경로 가장 비슷”美 기상청, 2002년 ‘루사’ 경로 예보기상청 “기상청 시나리오대로 갈 것”기상청이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이동 경로를 놓고 다시 한번 예보 신뢰도가 시험대에 올랐다. 기상청은 앞서 역대 최장기간 장마와 직전 태풍 ‘바비’ 예보가 다소 엇나가면서 질타를 받았다. 특히 기상청과 해외 주요 기관의 마이삭 이동경로가 차이가 나면서 어느 쪽이 맞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상청은 마이삭이 2일 저녁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하루 뒤인 3일 새벽 경남 남해안에 도착해 동쪽 지방을 거쳐 같은 날 아침 동해 중부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분석했다. 이후 태풍은 북한에 다시 상륙한 뒤 중국 청진 서북서쪽 육상으로 올라가 점차 소멸하겠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구체적인 지점은 거제에서 부산 사이로 예측했다. 이대로 간다면 마이삭은 기상청이 말한대로 역대 2위의 재산 피해를 낳은 2003년 태풍 ‘매미’와 유사한 경로를 밟게 된다. 기상청은 전날 브리핑에서 마이삭의 예상 이동 경로는 역대 2위의 재산 피해를 낳은 2003년 태풍 ‘매미’와 가장 비슷하고, 직전에 발생한 제8호 태풍 ‘바비’보다 셀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마이삭은 이날 오전 11시 현재 제주 서귀포 남쪽 약 310㎞ 해상에서 시속 19㎞로 북진하고 있다.美예보 “한국 중앙 관통할 것” 태풍 ‘매미’ 아닌 ‘루사’ 경로 日기상청 “전남과 경남 사이로 상륙” 하지만 미국, 일본 등 해외 주요 기상 관련 기관은 기상청보다 약간 서쪽으로 더 치우친 경로를 예보했다. 미국태풍경보센터(JTWC)가 1일 오후 9시(현지시간) 발표한 마이삭의 예상 이동경로를 보면 여수와 남해 사이로 들어오는 것으로 돼 있다. JTWC는 이후 마이삭이 우리나라 ‘중앙’을 관통해 북한을 거쳐 중국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역대 가장 많은 재산 피해를 초래한 2002년 태풍 ‘루사’에 더 가까운 경로로 주로 영남지역과 동해안 인근 도시를 지나는 기상청의 예상 경로와 달리 수도권이 직접적인 위험 반경에 들며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 또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예보에서 마이삭이 전남과 경남 사이로 들어와 동해안을 빠져나가는 경로를 예상했다. 우리나라 기상청과 JTWC 예측의 중간 정도가 된다.기상청 “태풍 가장 강한 수준서 서편 가능성 약해” 해외 예보에 회의적 “경남 남해안 중 전남 해안에 더 가깝게 온다” 기상청은 전날 브리핑에서 “만약 태풍의 중심기압이 낮아지면서 강하게 발생할 경우 스스로 움직이면서 동진보다는 북진하는 성향이 커져서 경남 남해안 중 전남 해안 쪽에 보다 가깝게 상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태풍이 가장 강한 수준에 이르러 조금씩 약해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서편 가능성은 약하다”고 덧붙였다. 마이삭의 중심기압은 이날 오전 6시 기준 940h㎩이고 우리나라에 상륙할 즈음인 3일 오전 0시쯤에는 955h㎩로 높아질 전망이다. 서편 전망과는 반대로 태풍 북서쪽의 건조한 공기가 태풍을 보다 강하게 동쪽으로 밀어내면서 태풍이 오히려 조금 더 동편할 수도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로선 기상청의 시나리오대로 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약간의 가능성은 열어놓고 실황을 바탕으로 추가 분석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초속 40m 이상, 바위 날릴 세기강원·경상 동해안, 제주산지 400㎜ 비 기상청은 태풍의 세기가 이날 오전까지 매우 강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오후 들어 초속 40m 전후의 강한 수준으로 다소 완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내륙에 상륙해 지나가는 만큼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수 있다. 마이삭으로 인한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경북 동해안·경남·전라 동부·제주도·울릉도·독도 100∼300㎜이다. 특히 강원 동해안·경상 동해안·제주도 산지에는 400㎜가 넘는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예상 최대순간풍속은 제주도와 경상 해안 시속 108∼180㎞(초속 30∼50m), 강원 영동·남부지방(경상 해안과 전북 서부 제외) 시속 72∼144㎞(초속 20∼40m), 그 밖의 지방 시속 36∼108㎞(초속 10∼30m)다. 바람의 세기가 초속 40m가 넘으면 사람은 물론 큰 바위도 날려버리고 달리는 차도 뒤집어놓을 수 있다. 기상청은 “3일까지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 매우 강한 바람이 부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강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9월을 맞는 풍경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9월을 맞는 풍경

    여전히 한여름 폭염과 폭우가 교차하는 나날이다. 긴 장마가 끝나고 그 피해를 다독이기도 전에 태풍이 오더니 한여름 소나기가 무시로 드나든다. 장마가 끝나긴 한 건지 모르겠다. 곰팡이가 신이 났다. 청소가 길어지는 날들이다. 가을을 준비한다고 작은 텃밭에 무 파종하고 배추모종 심었는데 벌써 구멍이 숭숭 뚫렸다.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달팽이들이 떼로 신이 났다. 다시 모종을 사기로 했다. 풀들이 어찌나 무성해지는지, 마을 이곳저곳에서 예초기 돌리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 호미로만 풀 잡는 게 힘들어 예초기를 샀는데 그렇게 편할 수 없다. 신나게 풀을 깎다 잘못해서 수세미 줄기를 잘라 버렸다. 여름 내내 키우던 수세미를 다 망쳐버렸다.밤 떨어지는 계절이다. 벌레들이 먹기 전에 부지런히 모아야 한다. 경사진 언덕 위에 많이 떨어져 있을 텐데 긴 장마에 경사길이 위험할 수 있어 포기했다. 청설모에게 양보하는 것이라고 둘러대기로 했다. 잠잠해지나 했던 코로나로 거리는 한산해지고 그림자는 숨기 바쁘다. 장마 끝에 나온 쓰레기를 정리해서 버리는데 마스크 쓴 이웃이 반갑게 인사한다. 아차!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나왔다. 짧게 인사하고 말았다. 그렇게 거리를 두어야 서로를 위하는 세상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여름 마당을 채우는 꽃들이 많이 줄었다. 사람도 힘든데 꽃들도 힘들겠지. 채송화는 긴 비에 사라지고 부들레이아는 대추나무에 방해된다고 지나치게 전지했더니 꽃이 부실해졌다. 무궁화와 배롱나무 그리고 옥잠화만 꽃을 피우고 있을 뿐이다. 그중 발길을 붙잡는 것이 옥잠화다. 어린 시절 소박하게 화단을 채우던 옥잠화, 은은하게 퍼지는 향이 넘치지 않아 참 좋다. 꽃말을 찾아보니 기다림, 좋은 소식, 조용한 사랑이라 한다. 좋은 소식을 기다린다. 작년조차 먼 옛날처럼 느껴지는 요즘, 언제나 코로나에서 벗어나 예전처럼 어울렁더울렁 살아갈 수 있으려나 아득하기만 하다. 코로나는 질병이 개인을 뛰어넘는 것임을 보여 주고 있다. 어느 때보다 함께 위기를 넘기는 지혜가 절실하다. 자신만을 위해 소리치는 사람들도 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배려하고 인내하고 있다. 우리 모두를 위하는 기다림이란 향기, 꽃보다 더 아름다운 것 아닐까. 9월은 좋은 소식으로 채워지리라.
  • 산사태 지역 상당수 예전엔 물길… ‘제2 우면산 악몽’ 도사린다

    산사태 지역 상당수 예전엔 물길… ‘제2 우면산 악몽’ 도사린다

    “기후변화는 수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로, 엄청난 산사태 등 상상하기 어려운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재해는 현실이다. 더이상 산사태를 나와 상관없는 재해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2011년 우면산 산사태 후 나온 전문가들의 경고가 현실화되고 있다. 올해 6월 이후 2134건(복구사업 기준)의 산사태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으며 4명이 부상을 당했다. 인명뿐 아니라 임야 1255㏊가 무너져 재산 피해액이 1871억 88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피해 복구에만 3039억여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산사태 발생건수(226건) 대비 약 10배가 늘면서 면적 기준 역대 4번째 피해로 기록됐다. 산사태는 집중호우로 약해진 토사가 붕괴하면서 발생한다. 대부분 태풍 피해로 인식됐다. 최대 피해(2705㏊)가 발생한 2002년은 태풍 ‘루사’, 2006년(1597㏊)은 태풍 ‘에위니아’가 상륙하면서 피해가 컸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전혀 달랐다. 장마가 길어지고 많은 비가 내리면서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신호가 여름 내내 이어졌다. 기후변화로 ‘극한 강우’ 발생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예방 대책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소리 없이 다가온 기후변화의 ‘공포’ 올해 장마는 기존 49일을 넘긴 역대 최장 기간(54일), 최대 강우량(780㎜), 가장 늦게 끝난(8월 16일) 해로 기록됐다. 당초 역대급 무더위가 예고됐지만 결과는 역대급 물폭탄이 쏟아졌다.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넘기기에는 두려움이 지나치게 컸다. 지난달 8일 낮 12시를 기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에 산사태 위기 경보 4단계 중 가장 높은 ‘심각’이 발령됐다. 산사태 위기경보는 누적 강우량과 초단기 강수 예측 등을 토대로 발령하는데, 전국적으로 ‘심각’이 발령된 것은 1967년 산림청 개청 이후 처음이다. ‘심각’은 모든 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시간당 강유량(시우량) 30㎜, 연속 강우량 150㎜, 일일 강우량 200㎜ 이상이면 산이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된다. 지난 8월 2일 경기 안성은 시우량이 102.5㎜, 다음날 충남 아산에서는 88.0㎜를 기록했다.용환택 사방협회 연구조사처장은 1일 “우리나라의 산림은 경사가 급하고 마사토(화강토)가 많아 안전한 지질 구조가 아니다”라면서 “비가 많이 오거나 장마가 길어지면 땅속의 흙이 물 무게를 이기지 못해 한꺼번에 쏟아져 내릴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태풍 상륙에 따른 단기간, 집중호우로 인한 소규모 산사태가 집단 발생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장마의 양상이 달라지면서 산사태 예측이 어려워졌다. 올해처럼 많은 비가 오랜 기간 집중되고 국지성 폭우가 빈번해지면 산의 지력이 떨어져 사면 붕괴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장마 기간 집중호우가 해마다 심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산사태는 인명과 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더욱이 각종 시설물이 산에 많이 들어서면서 자칫 대형 피해마저 우려된다. 산사태를 막는 것은 어렵지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예방책은 마련돼 있다. 전문가들은 구조물 대책으로 사방댐 건설과 계곡의 경사도를 완만하게 하는 계류보전사업 효과를 강조한다. 비구조물로는 위기관리시스템 고도화를 제시했다. 위험도가 높아졌을 때 주민들을 신속하게 대피시키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광호 산림청 산사태방지과장은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상황을 고려해 현재 1시간 전에 발표하는 산사태 예보를 기상 예비특보처럼 미리 발표하고 극한 강우 시 산사태 위험지도에 반영되도록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인명 피해 예방을 위해 대피 명령을 강제할 수 있는 방안 마련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우면산의 교훈 “물길은 제자리를 찾는다” 대규모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한 2011년 7월 27일 우면산 산사태는 우리나라의 산사태 대책을 전면 개편하는 계기가 됐다. 산사태 취약지역이 지정되고 산사태 위험지도 고도화, 산사태 주의·경보 발령시스템인 ‘탱크모델’이 구축됐다. 특히 선제적 대피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비상연락망과 대피 장소, 재난 위기 대응 매뉴얼 등도 마련됐다. 올해 첫 산사태가 발생한 6월 12일부터 7월 25일까지의 산사태 중 조사가 마무리된 171건에서 산사태 취약지역은 7.0%인 12건으로 집계됐다. 취약지역에 대해서는 산사태나 토석·나무 등의 유출을 막기 위해 시설물·식물 등을 설치하는 사방사업(砂防事業)이 이뤄지고 배수로 등에 대한 수시 점검 등 사전 조치가 가능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우면산의 교훈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0년 1822억원(국비 기준)이던 사방사업 예산은 2011년 1790억원으로 줄었다. 우면산 산사태 후 예산이 급증해 2015년에는 2011년 대비 66% 증가한 2977억원이 반영됐다. 그러나 산사태가 줄고 국민적 관심이 떨어지자 ‘구조조정사업’으로 전락했다. 올해 예산은 1402억원으로 2015년의 47% 수준에 불과하다. 산사태 피해가 급증하자 2만 6238개인 취약지역을 확대해 관리 범위를 넓히겠다는 등 대책이 쏟아졌다. 전형적인 ‘뒷북’이다. 한 사방 전문가는 “산사태 발생지 상당수가 이전에 물길이었다. 물길은 언젠가 제자리를 찾는다는 말을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창우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제연구과 연구관은 “극한 강우가 늘면서 비가 온 후 대응하는 것은 늦을 수밖에 없다”며 “산사태는 ‘예방’이 최선인 만큼 위험지를 확대하고 관리를 강화하는 현실적인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인명 보호가 최우선, 필요한 규제는 강화해야 산사태 원인을 놓고 산지 태양광 시설이 논란이 됐다. 산지 태양광 피해는 27건(3.63㏊)으로 전국 허가건수(1만 2721건)의 0.2%, 피해 면적의 0.3%를 차지했다. 6월 기준 산지 태양광 시설은 전국적으로 6530㏊로 남산 면적(339㏊)의 19.3배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태양광 시설이 산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닐지라도 산지 개발 행위 자체가 수목을 없애고 지형을 변형시키기에 표층 침식을 유발시켜 위험도를 높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산림청은 산지 태양광 시설에 대해 재해위험성검토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관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인명 피해가 발생한 전남 곡성의 국도 확장공사 현장과 경기 평택 공장, 가평 펜션 뒷산 토사 붕괴 사고는 산속 소규모 시설들의 안전 문제를 화두로 던졌다. 이곳은 산사태 위험등급이 ‘매우 낮음’으로 분류됐다. 산지가 아니기에 산림청의 관리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산사태 취약지역에서도 빠지는 등 사각지대였다. 현행 산지관리법에 재해위험성 조사는 2㏊(6050평) 이상 일정 규모 이상 개발에만 적용된다.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소규모환경영향평가도 0.5㏊ 이상 돼야 이뤄진다. 문제는 개발 과정에서 위험성이 높아지고 개발 이후 관리 점검이 소홀해 재해 관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소규모 시설은 별다른 규제 없이 허가가 이뤄진다. 서정일 공주대 산림자원학과 교수는 “신재생에너지(태양광)를 생산하겠다고 미이용산림바이오매스인 나무를 베어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자 녹색 갈등을 유발할 뿐”이라며 “산속에 들어서는 각종 시설에 대해서는 규모에 상관없이 재해위험성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사)자원봉사 애원, 수재민에게 보건용 마스크 10만장 기부

    (사)자원봉사 애원, 수재민에게 보건용 마스크 10만장 기부

    사단법인 자원봉사애원이 1일 보건용 마스크 10만장(1억 5000만원 상당)을 전남 구례군과 충남 금산군에 각각 5만장씩 기부했다. (사)자원봉사애원은 역대 최장 기간의 장마로 피해를 본 수해 지역 주민들을 위해 마스크 제작업체 ㈜더이룸에서 기증한 물품을 두 지역에 전달했다. 문훈숙 애원 이사장은 “코로나19와 유례없는 긴 장마로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한 상태에서 마스크를 후원해주신 더이룸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러한 나눔과 자원봉사는 우리 사회를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박희춘 ㈜더이룸 대표는 “수해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주민들이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많은 어려움이 생길 것으로 생각돼 마스크를 후원하게 됐다”며 “피해 지역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기증된 보건용 마스크 10만개는 식약처 허가의약외품으로 가장 높은 등급인 KF 94 제품이다. 앞서 애원은 ‘코로나19, 함께 이겨내기 위한 따뜻한 행동 <꿈씨브릿지>’를 통해 ㈜일화의 인삼제품(1억 7000만원상당)을 대구 동구청에 기탁하는 등 재난취약계층에 방역용품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구례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포토] ‘올 그린’ 대청호

    [포토] ‘올 그린’ 대청호

    장마 이후 지속된 폭염으로 대청호에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된 1일 오후 대청호 일대에 녹조현상이 보이고 있다. 뉴스1
  • 北 ‘군사통’ 리병철에 ‘대남업무’ 김영철까지 수해 현장 총동원

    北 ‘군사통’ 리병철에 ‘대남업무’ 김영철까지 수해 현장 총동원

    북한의 ‘군사통’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대남통’ 김영철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고위 관료들이 태풍 피해 지역을 직접 찾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민생을 살피는 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1면에 싣었다. 조선중앙통신은 리 부위원장이 황해남도 장연군의 눌산협동농장 등에서 태풍 피해 복구사업을 지도했다고 1일 보도했다.대남 업무를 담당하는 김영철 부위원장과 국제 업무를 담당하는 김형준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고위 간부들도 태풍의 영향을 받은 황해남도 장연군 등 피해 복구 사업을 지도했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하노이 노딜 이후 대남 업무를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대남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김형준 부위원장은 러시아 대사 등을 지낸 외교관 출신이다. 이밖에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 총리, 리일환·최휘·박태덕 당 중앙위 부위원장 등도 현지에 급파됐다. 그동안 경제를 담당하는 내각 총리나 박봉주 부위원장이 주로 수해 지역을 시찰해온 것을 고려하면 전략무기 개발 담당인 리병철 부위원장이나 대남 담당 김영철 부위원장 등이 수해 현장에 총동원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인 10월 10일까지 장마철 수해 복구를 마무리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 내부 수습에 총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또 이들 당 부위원장들의 현장 방문은 노동신문에 대대적으로 실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고위 관료들의 위상이 강화되어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장마후 폭염에 녹조 발생…영남지방 급증

    장마후 폭염에 녹조 발생…영남지방 급증

    긴 장마가 끝나고 찾아온 폭염에 영남지방을 중심으로 녹조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환경부는 8월 전국의 녹조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청호·영천호·사연호·덕동호·칠서 등 5개 지점에서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 중이라고 1일 밝혔다. 관심 단계는 2주 연속 유해남조류가 1㎖당 1000세포 이상이면 발령된다. 이들 지점은 지난달 16일 장마가 소멸한 후 폭염이 계속돼 정체 수역을 중심으로 녹조가 증가하고 있다. 대청호는 이어진 호우로 부유물과 영양염류 유입히 늘면서 지난달 6일부터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됐고, 낙동강 영천호와 사연호 지점은 지난달 24일 ‘경계’(1만세포 이상/㎖) 단계의 유해남조류가 발생해 이달 1주차 결과에 따라 경계 단계 발령 가능성이 있다. 덕동호는 2011년, 사연호는 2016년 이후 조류경보가 발령된 적이 없으나 올해 긴 장마와 늦은 폭염 등 이상기후로 녹조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낙동강 강정고령, 물금매리, 진양호도 8월 4주차에 유해남조류가 출현해 관심 단계를 초과했다. 4대강 16개 보의 상류 500m 조류경보 관찰지점에서는 8월 3주차부터 낙동강 8개 보와 영산강 2개 보에서 조류가 소량 발생했으나 평년 대비 발생량은 적은 상황이다. 금강 3개 보에서는 녹조가 출현하지 않았다. 환경부는 9월 평균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아 남조류가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코로나 앓은 지 반 년 됐는데 아직도 낫는 법을 모르겠어요”

    “코로나 앓은 지 반 년 됐는데 아직도 낫는 법을 모르겠어요”

    “코로나19와 싸운 지 반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몸이 좋지 않다.” 영국 런던의 한 갤러리에서 일했던 모니크 잭슨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에 확진을 받고 투병해 이겨냈지만 여전히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그녀는 투병 일기를 일러스트레이션으로 그려 자신이 겪은 증상과 완치되려고 애를 썼지만 헛된 것으로 판명된 치료 과정들을 그려 눈길을 끈다고 영국 BBC가 1일 소개했다. 영어 기사를 200자 원고지에 옮기니 무려 62장 분량이었다. 최대한 간추려 소개하려 한다. 인스타그램 계정은 @_coronadiary 난 지금도 일년 전 봤던 테드(Ted) 강연의 버섯 얘기를 떠올리곤 한다. 강사는 버섯이 월드 와이드 웹 설계의 기본 아이디어를 제공했다며 전체 숲 생태계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24주 연속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운 난 버섯 생각을 많이 한다.3월부터 아프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경미한 증상이 느껴졌지만 절대로 가시지 않았다. 5개월이 지난 지금도 내 몸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고생하고 있다. 아프기 전의 난 매우 외향적이었다. 타이 복싱에 브라질 전통 격투술인 주짓수로 단련했고 하루에 20㎞ 정도 사이클로 출퇴근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조금이라도 아껴 스스로 양치질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침대 옆에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적은 목록을 두고 들여다본다. 게으른 사람이 아닌데 계단을 내려오는 일밖에 하지 않는 날이 많다. 몸이 따라주지 않아 스스로 탈출구로 삼을 수 있는 일이라곤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몸 상태를 그려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뿐이다.코로나19가 의료진을 가장 당황하게 만드는 것이 어떤 사람은 지독히도 앓는데 어떤 사람은 그냥 가볍게 아픈 정도로 끝나는 것이다. 나도 함께 기차 여행을 다녀온 친구와 동시에 아프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서로 얼마나 아픈지 정보를 교환했지만 어느 순간 연락을 끊었다.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처음 2주 동안은 독감 같았다. 런던 날씨는 쌀쌀했지만 열이 펄펄 나 옷을 거의 벗은 채로 머리에 얼음을 대고 지냈다. 체온계는 다 팔려 구할 수가 없었다.둘째 주에 숨쉬기가 곤란해졌다. 앰뷸런스가 왔지만 산소 수치가 괜찮다고 했다. 당시는 진단 키트가 부족해 바이러스 검사를 받지도 못했다. 자연요법을 해봤다. 생마늘과 고추를 통째로 먹었다. 괴이쩍게도 맛을 느낄 수가 없었다. 하루 두 사람 이상에게 문자를 보내지도 못할 정도로 힘이 없었다. 둘째 주가 지난 뒤 이전과는 다르게 가슴 중앙에 쿡쿡 찌르는 느낌이 왔다. 불난 것처럼 뜨끔거렸고, 왼쪽에 이가 갈리는 통증이 느껴졌다. 심장마비에 걸렸다고 생각해 111에 신고했다. 파라세타몰 약을 먹어보라고 했다. 그들은 왜 그런지 잘 모른다면서도 일부 사람이 그 약을 먹고 나아졌다고 했다.그 약은 정말 효험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 통증이 배와 목에서 시작돼 불타는 것처럼 느껴졌다. 의사들은 궤양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바이러스 증상 중 하나라고 말을 바꿨다. 6주가 됐을 때 소변을 볼 때 타는 것 같은 통증을 느꼈고, 등 아래가 아팠다. 의사들은 항생제를 세 차례나 주사하더니 나중에 박테리아 감염도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 뒤 거짓말처럼 통증이 사라졌다.소셜미디어를 끊었다. 코로나 단어만 들어도 걱정이 되고 호흡에 문제를 일으켰다. 소셜미디어를 연결하면 시신 행렬을 볼까 두려웠다. 온라인 쇼핑이 유일한 위안 거리였다. 어쩌다 코로나 얘기가 눈에 들어오면 그것도 싫어 구글링도 그만 뒀다. 친구들에게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들었는데 흑인이나 소수인종일수록 더 죽더라는 얘기를 듣고 겁이 덜컥 났다. 내게 두 인종의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날 팟캐스트에서 두 백인 진행자가 흑인들이 많이 죽는다고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자 난 똑바로 앉아 전화를 잡고 미국의 흑인 친척에게 이메일을 보냈다.가만 돌아보니 내가 코로나19를 겪으며 만나는 거의 모두가 소수인종 출신이란 것을 깨달았다. 음식 배달원이나 간호사, 응급요원 등등. 몇 주가 또 지나자 목과 귀가 아팠는데 귀는 누군가 손으로 짓누르는 것처럼 아파 진짜 이상했다. 손 색깔이 푸르스름해져 원활하게 피가 공급될 수 있도록 손마디를 꾹꾹 누르곤 했다. 의사가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고 했다. 항상 그런 식이었다. 의사들은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상황을 파악하는 데 급급했다. 이제 온몸이, 발가락까지 붉은색이 감돌았다. 몸의 구석구석이 돌아가며 찌르는 것처럼 아파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어느날 친구와 통화하다 얼굴 오른쪽이 떨어져 나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거울을 봤더니 그대로였다. 의사는 심장마비가 온 것 같다는 그녀의 말에 증거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누군가 내 다리를 손으로 잡고 있는 느낌, 머리카락이 얼굴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성가신 느낌, 심지어 입안에 머리칼이 잔뜩 있는 느낌마저 들었다. 의사들과 5~10분 통화하며 몸 안에 일어난 일을 설명하는 데 충분치 않았다. 그들이 하는 말은 늘 ‘봐라, 코로나 걸렸어. 우리도 이걸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몰라. 그러다 괜찮아지겠지 뭐’였다. 수고한 의료진이나 국민건강보험(NHS) 직원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나 같은 사람들을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9주째에야 바이러스 검사를 받았다. 정부는 일주일만 격리하면 증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아파트에 동거하던 사람과도 따로 방을 쓰고 따로 식사했다. 하루는 바람을 쐬려고 집밖으로 조금 나섰다가 어린 아이와 접촉할 뻔했다. 아이 엄마는 아픈 사람이 집 밖에 나온다면 안 된다고 소리를 질렀다. 난 속으로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라고 되뇌었다. 친구들도 하나둘 떨어져갔다. 이즈음에야 영국 정부는 증상이 있는 누구나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해서 친구가 운전하는 차에 앉아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받았는데 음성 판정이 나왔다. 안도하기도 했다가 몸이 안 좋은데 음성이라니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4개월이 됐을 때 셰어하우스를 떠나 가족들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숨쉬기가 나아져 계단을 오르며 안 멈춰도 되게 됐다. 하지만 청소하려다 4분 정도 숨이 안 쉬어져 졸도해 3주 동안 꼼짝 없이 침대에 누워 있었다. 7월이 돼도 의사들은 치료 방법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이메일 조금 보내고 의사들과 얘기하고 친구와 수다 떨면 지쳐서 양치질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녹초가 됐다. 심리 치료를 받아 차도가 있자 NHS에 가입한 모든 이들에게 꼭 해보라고 선전 활동을 했다. 우연히 버섯 얘기를 했더니 모두들 재미있어 했다. 전문가들은 버섯이 모든 나무와 소통할 수 있으며 건강한 나무로부터 그렇지 않은 나무로 영양분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문앞에까지 친구들이 몇달째 음식을 가져다준다. 그 친구들이 고맙기만 하다. 내 방에 여전히 고립돼 있지만 이전보다 더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느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기고] 기상이변에 대비한 유역 홍수대책이 필요하다/이상호 부경대 토목공학과 교수

    [기고] 기상이변에 대비한 유역 홍수대책이 필요하다/이상호 부경대 토목공학과 교수

    기록적인 폭염 대신 기록적인 폭우에 시달리다 여름이 끝나 버렸다. 종잡을 수 없는 집중호우와 대형 태풍은 기후변화가 우리 삶에 얼마나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제대로 깨닫게 해 주었다. 경남 합천군에서는 8월 7~9일 이어진 폭우로 지류 범람, 제방 유실 등으로 이재민 125명이 발생하고 농경지 약 280㏊가 침수됐다. 최장 장마 기간 동안(6월 24일~8월 10일) 합천댐 유역에는 1142㎜의 비가 내렸다. 이 유역 1년 평균 강우량이 1260㎜인 것을 고려하면 1년 동안 내릴 비의 90% 이상이 일시에 집중된 것이다. 합천군은 이번 피해가 평소 합천댐의 수위를 높게 유지해 집중호우 시기에 방류량을 갑자기 늘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댐을 관리하고 있는 수자원공사는 홍수기 제한 수위 이하로 수위를 유지하고, 집중호우에 대비해 예비방류와 함께 댐계획홍수위와 하류 하천 계획 홍수량 이내에서 방류를 시행하는 등 관련 규정에 맞게 운영했다고 밝혔다. 합천댐은 발전, 용수공급, 홍수조절 등을 목적으로 건설된 다목적댐으로 서로 상충하는 이수 및 치수 목적을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댐에 물을 너무 많이 담으면 홍수에 취약해진다. 반대로 댐을 너무 많이 비우면 가뭄에 취약하게 된다. 댐 관리 기관이 임의적인 판단으로 수위를 조절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논란 속에서 한 가지 분명해진 것은 더이상 현재의 댐 운영 규정과 방식만을 고수하는 건 날로 심각해지는 기상이변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특히 이번 피해는 홍수 대응에 함께해야 할 하천 제방이 노후화되거나 성능 향상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아 더욱 심각해졌다고 볼 수 있다.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하천 제방을 재정비하고 지류 하천에 투자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기회에 전문가들의 역량을 집중해 국가적인 치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우선으로 환경부가 관리하는 댐과 국토부가 관리하는 하천으로 분리된 물관리 체계를 일원화해 홍수 대응 체계를 재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물관리 일원화는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 과제라는 걸 잊으면 안 된다. 피해 주민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피해 복구와 지원이 시급하다. 동시에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원인 규명을 통한 대책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 모든 국민이 물 재해로부터 안전한 국가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책임 있는 물관리 정책을 기대한다.
  • 푸드트럭·공유주방도 식재료값에 휘청… 창업자들 속탄다

    푸드트럭·공유주방도 식재료값에 휘청… 창업자들 속탄다

    특정 시간에만 문 열어 재료 구매 어려워전처리 농산물 구입에 식재료비 가중도 초기 투자비 적지만 행사장 입점료 높아영업비 늘어 소비자 기대보다 음식 비싸최근 공유주방과 푸드트럭 등을 활용한 청년 외식 창업자들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속을 태우고 있다. 일반 음식점보다 임차료와 인건비를 아낄 수는 있어도 식재료비를 낮출 수단이 없어서다. 특히 시간당 작업대를 빌리는 공유주방과 특정 장소에서 영업시간이 정해져 있는 푸드트럭의 특성상 농산물을 씻고 깎는 데 노력을 들일 수 없어 원물보다 훨씬 비싼 전처리 농산물을 쓰는 곳이 많아 식재료비 부담이 더욱 큰 실정이다. 31일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공유주방 업체는 30여개로 시장 규모는 약 1조원이다. 2015년 위쿡을 시작으로 배민키친(2016년), 나누다키친(2017년), 먼슬리키친·심플키친·셰플리(2018년), 영영키친·고스트키친·클라우드키친·개러지키친·푸딩키친·스몰키친(2019년) 등이 수도권에 생겨났다. 지방에도 지난해부터 노마드쿡·키친유니온(부산), 세프와친구들(대구), 마이셰프(광주) 등이 속속 문을 열었다. 창업자들이 공유주방을 선택하는 이유는 비용 절감 때문이다. 월평균 150만원가량의 임차료만 내면 작업대와 조리도구 등 기본시설이 갖춰진 주방을 쓸 수 있다. 임차 기간도 연간이 아닌 한 달 등으로 쪼개서 계약이 가능하다. 10평 규모의 분식점을 차리려면 임차료와 인테리어 및 주방설비, 각종 소모품 등 1억원가량이 든다. 반면 공유주방에서 4평짜리 분식점을 열면 창업비가 1500만~2000만원으로 줄어든다. 일반 음식점은 주방과 홀 등에 최소 5명의 직원을 둬야 하지만 배달형 공유주방은 대표 포함 2명으로도 충분해 인건비도 아낄 수 있다. 폐업률이 높은 외식업 특성상 폐업비용도 고려해야 하는데 공유주방은 초기 투자비가 적은 만큼 가게 문을 닫을 때 손실도 적다. 하지만 공유주방도 식재료비를 절감할 수단이 없다. 서울의 한 공유주방에서 배달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식재료 유통업체에서 농산물을 개별 구매하는 경우가 많고 공유주방 단위로 공동구매를 하더라도 업체 수가 적어 가격 협상력이 떨어진다”면서 “임차료와 인건비를 줄이려고 전처리 농산물을 쓰는데 원물보다 2배 이상 비싸다”고 말했다. 전국에 약 4000개가 영업 중인 푸드트럭은 상황이 더 어렵다. 지역 축제를 비롯한 야외행사가 많은 봄~가을이 성수기인데 코로나19 사태에 긴 장마까지 덮쳐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2015년 푸드트럭 ‘럭셔리베어’를 창업한 손진한(40) 대표는 “푸드트럭 대부분이 수익이 없어 주방 보조나 택배 배달 등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린다”고 말했다. 푸드트럭도 식재료비가 가장 큰 어려움이다. 매일 문을 여는 일반 식당과 달리 주말이나 행사 기간에만 영업하기 때문에 싼값에 식재료를 받기 어려워서다. 6년째 푸드트럭 ‘헝그리베어’를 운영 중인 송수정(39) 대표는 “일이 끝나면 밤 11~12시여서 24시간 식자재마트나 대형마트에 가는 경우가 많다”며 “전체 영업비 중에서 식재료비가 50%가량”이라고 설명했다. 푸드트럭 음식값이 소비자들 기대보다 저렴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손 대표는 “식재료비 부담이 크니 음식값이 비싸지는데 손님들은 바가지를 씌운다고 생각한다”면서 “행사장에서 장사하려면 매출의 5~30%가량인 수수료나 10만~500만원 수준인 입점료까지 내야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별취재팀 shjang@seoul.co.kr ●특별취재팀장세훈·장은석 사내벤처팀강병철·하종훈·나상현 기자
  • 코로나에 장마까지… 제주 해수욕장 발길 ‘뚝’

    코로나에 장마까지… 제주 해수욕장 발길 ‘뚝’

    코로나19 확산과 역대 최장 장마가 이어지면서 올해 제주지역 해수욕장 이용객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제주도는 올해 11개 해수욕장에 102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해수욕장 개장 기간 189만명이 방문한 것에 비해 87만명(46%) 감소한 것이다. 해수욕장 방문객 감소는 긴 장마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기 폐장, 야간 개장 미운영 등으로 인한 짧은 운영기간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도는 당초 이날까지 운영키로 한 해수욕장을 코로나19 차단 등을 위해 지난 23일 모두 폐쇄 조치했다. 개장 기간 해수욕장 내 코로나19 감염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도는 해수욕장 폐장 이후에도 안전사고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13일까지 해수욕장 안전지킴이를 배치·운영한다. 조동근 해양수산국장은 “해수욕장 방문객의 안전사고 방지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폐장된 해수욕장에서 물놀이 등을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제주지역 지정 해수욕장은 금능, 협재, 곽지, 이호테우, 삼양, 함덕, 김녕 등 제주시 7곳과 화순금모래, 중문색달, 표선, 신양섭지 등 서귀포시 4곳 등 모두 11곳이다. 제주 해수욕장 방문객은 2014년 193만 8870명, 2015년 292만 7850명, 2016년 400만명을 돌파한 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2017년 278만 8309명으로 줄어들었다. 이후에도 2018년 244만 1000명, 지난해 189만명 등 감소 추세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바다, 결혼 3년만 임신... “행복하게 태교에 전념 중” [EN스타]

    바다, 결혼 3년만 임신... “행복하게 태교에 전념 중” [EN스타]

    가수 바다가 결혼 3년 만에 임신 소식을 전했다. 31일 바다 소속사 웨이브나인은 “바다가 오는 9월 출산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바다 또한 자신의 SNS를 통해 자필 편지를 공개하며 팬들에게 임신 소식을 전했다. 바다는 “제가 바다 2세를 가졌다. 더 빨리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계속되는 장마와 코로나19로 많은 분이 힘든 이 시기에 제가 축하받는다는 게 괜히 죄송스럽기도 해서, 계속 고민하다가 오늘에야 조심스레 말씀드리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바다는 ”떨리는 제 마음의 손을 꼭 잡아주시길 바라며, 항상 여러분 생각하면서 태교하고 있으니 기도 많이 부탁드린다“라는 글과 함께 손수 그려 넣은 삽화로 팬들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바다의 소속사 관계자는 ”바다 씨가 귀하게 찾아온 축복 같은 2세와의 만남을 감사한 마음으로 기다리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태교에 전념하고 있다“며 ”가족과 지인들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 안정을 취하고 있고 태내의 아이 또한 건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바다는 지난 2017년 3월 요식업에 종사하는 9살 연하의 사업가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해외여행 대신 명품 샀다… 백화점 판매 32% 급증

    해외여행 대신 명품 샀다… 백화점 판매 32% 급증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해외 명품’만 나홀로 고공행진이다. 해외여행 경비로 쓰일 자금이 명품 소비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7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롯데·현대·신세계 등 3개 백화점 전체 매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2.1% 감소했지만, 명품과 같은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은 오히려 32.5% 급증했다. 최근 1년 사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명품 소비는 다른 오프라인 소비와 다른 행보를 보여 왔다. 지난해 20%대 증가율을 보였던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지난 2월 4.2%로 떨어진 뒤 3월엔 마이너스(-19.4%)로 치달았다. 그러나 4월부터 플러스(8.2%)로 돌아선 뒤 5월(19.1%)과 6월(22.1%) 증가폭이 크게 커졌다. 코로나19로 여행 등 다른 소비가 틀어 막힌 상황에서 ‘보상 소비’의 일종으로 명품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에서는 편의점 매출만 지난해 대비 3.7% 증가했다. 긴 장마 기간으로 우산과 제습제 판매가 늘면서 생활용품(14.3%) 매출이 증가했고, 구글 기프트카드 등 편의점 상품권 수요도 증가해 잡화(8.5%) 판매량도 늘었다. 반면 이마트에브리데이·롯데슈퍼·GS더후레쉬·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 4개 준대규모 점포(SSM)는 11.9%,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3개 대형마트는 5.5% 줄었다. 모두 코로나19와 긴 장마로 외부 활동 자체가 줄어든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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