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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하구에 ‘올레길’ 75㎞ 조성

    경기 김포시가 한강 하구 등을 둘러볼 수 있는 ‘올레길’을 조성한다. 시는 한강 하구와 서해안 지역을 걸으며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75㎞의 올레길을 만들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올레길은 한강 하구인 문수산성에서 애기봉을 거쳐 하성면 전류리 포구에 이르는 35㎞의 제1구간과 월곶면 통진휴게소∼덕포진∼대명항 15㎞의 제2구간, 고촌면 한강철책선 철거 예정구간~계양천~장릉산 회주로 25㎞의 제3구간 등 3개 코스다. 시는 이들 3개 구간 가운데 우선 1구간에 오는 4월 초까지 코스안내판, 화장실, 주차장 등을 설치하고 개방할 예정이다. 이 구간에는 재두루미 도래지와 습지보호구역, 매화마름 군락지 등이 있는 한강 하구 가장자리 등이 포함돼 있다. 시는 나머지 2개 구간은 내년 말까지 안내판과 각종 시설을 설치할 방침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키워드로 풀어본 퀴즈 2009] 온 가족 함께 풀어보세요

    경찰관 1명을 포함해 6명의 목숨이 희생된 ‘용산 참사’의 책임공방으로 시작한 2009년 기축년은 ‘지구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세계 119개국 정상이 덴마크 코펜하겐에 모였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막을 내린다.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 놓치기 아쉬운 뉴스 속의 키워드를 퀴즈 형식으로 정리해 보며 2010년 희망의 경인년을 준비하자. 출제 이종원 DB팀 기자 jongwon@seoul.co.kr 1월 ①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대원 3명을 사살한데 대한 보복으로 팔레스타인이 로켓으로 공격하자, 이스라엘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명목으로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를 공습하면서 시작된 ‘가자전쟁’이 18일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휴전 선언으로 끝이 났다. 아마드 야신이 1987년 말에 창설한 반(反)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무장저항단체의 이름은? ② 20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의 건물을 점거하고 옥상에서 농성을 벌이던 세입자와 전국철거민연합회회원, 경찰과 용역회사 직원 사이에 충돌이 벌어진 가운데 발생한 화재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에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도시정비사업은? 2월 ① 김수환 추기경이 87세를 일기로 16일 별세했다. 추기경이 선종한 뒤 대한민국은 ‘신드롬’이라 할 정도로 수십만 명에 이르는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그가 각막을 기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반 국민의 장기기증 참여가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김수환 추기경의 천주교 세례명은? ②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아시아 4개국을 택했다. 힐러리 장관은 16일부터 이루어진 순방기간 중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를 비롯한 각국의 안보현안과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하여 한반도 주변국이 참여하는 다자(多者) 회담은? 3월 ① 탈북자 문제를 취재하던 미국 국적의 여기자 2명이 17일 북한 압록강 일대에서 북한군에 억류됐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8월 북한을 방문하면서 이들은 석방됐고, 이를 계기로 물꼬가 터진 북·미 직접대화의 움직임이 본격화했다. “남한을 배제한 채 미국만 상대하겠다.”는 북한의 대미 외교정책은? ② 김연아가 29일 ‘2009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프리스케이팅에서 종합점수 200점을 돌파하며 우승했다. 그녀는 올해 출전한 5개 국제 대회에서 최고점을 잇달아 경신하며 밴쿠버 겨울올림픽의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프리스케이팅과 달리 정해진 6~7가지 종류를 넣어서 각자의 안무로 2분간 연기하는 피겨경기 종목은? 4월 ① 2008년 하반기 리먼 브러더스의 부실과 환율 폭등 등 대한민국 경제의 변동 추이를 예견하여 주목을 받았던 인터넷 논객 박대성씨가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후 20일 1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지혜의 여신’인 박씨의 인터넷 필명은? ② 멕시코에서 처음 발생한 신종플루는 순식간에 유럽과 아시아 등으로 확산되면서 지구촌을 공포에 떨게 했다. 지금까지 208개국에서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사망자는 1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현재 스위스의 제약회사 로슈가 특허권을 가지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독점 생산하는 신종플루 치료제의 이름은? 5월 ① ‘지구촌 최대의 선거’로 불리는 인도 총선이 16일 집권 국민회의당이 주도하는 통일진보연합의 승리로 끝났다. 1916년 간디의 영향으로 국민회의에 참가하여 독립 이후 초대 인도총리를 역임했으며 비동맹 외교로 제3세계의 지도자를 자임했던 사람은? ②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의 조사를 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23일 경남 김해 고향마을에 있는 봉화산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함으로써 이 사건은 영구 미제로 남게 됐다. 야당은 검찰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반발하는 등 정치권에 파장을 몰고 왔다. 수사 중인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수사가 종결되도록 되어있는 검찰 사건 사무규칙은? 6월 ① 25일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사망했다. 그의 사인은 심장마비. 그의 죽음을 두고 수많은 의혹이 제기됐으며 로스앤젤레스 검시소는 잭슨의 죽음을 ‘살인‘으로 결론지었다. 잭슨이 솔로로 독립하기 이전에 활동했으며 잭슨 형제로 이루어진 인디애나 주 출신의 대중음악 그룹은? ②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27일 조선왕릉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확정했다. 이전까지 우리나라가 보유한 세계문화유산은 석굴암과 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을 비롯해 종묘, 창덕궁, 수원 화성,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 등이었다. 경기 여주에 있는 세종대왕과 소헌왕후의 합장릉은? 7월 ①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한족과 위구르족 노동자들의 집단 충돌로 19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뿌리 깊은 차별과 경제적 소외감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위구르는 티베트와 함께 중국의 화약고로 남을 전망이다. 톈산산맥의 북쪽 기슭, 해발 915m의 고지에 위치한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수도 이름은? ② 22일 대기업 및 일간신문의 방송사 지분 소유 허용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미디어법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되었다. 야당은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했음에도 사실상 유효한 것으로 결정이 나면서 정국은 급속도로 냉각됐다. 뉴스 보도를 비롯하여 드라마·교양·오락·스포츠 등 모든 장르를 편성하여 방송할 수 있는 채널은? 8월 ① 폐렴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18일 서거했다. 김 전 대통령의 장례는 고인이 남긴 민주화 및 남북화해 업적을 고려해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국장으로 치러졌다. 그의 서거로 이른바 ‘3김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김 전 대통령을 일컫는 별칭이면서 혹독한 겨울의 척박한 땅 위에서도 꽃과 향기를 뿜어낸다는 식물은? ② 일본에서 30일 하토야마 유키오가 이끄는 민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54년동안 지속돼 온 자민당 일당 지배체제가 무너졌다.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으로 대변되는 아시아 중시 외교는 동북아 국제질서에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중의원과 함께 일본의 양원 국회의 하나로 상원에 해당되는 의회는? 9월 ① 이명박 정부의 집권 2기의 출발을 좌우할 중대 정국 변수인 ‘정운찬 총리 인준안’이 가결됐다. 인사청문회 당시 정 총리가 행정중심복합도시 계획의 수정을 언급하면서 야권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며 하반기 정계 갈등의 기폭제가 되었다. 충청남도 연기군, 공주시 일대에 2015년까지 정부 부처가 이주하기로 했던 행정도시의 이름은? ② 24일 미국 피츠버그에서 개최된 제3차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한국이 내년 11월 제5차 G20 정상회의 개최국으로 선정됐다. 한국은 신흥국 중 최초로 G20 정상회의를 유치함으로써 세계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었다. 제4차 정상회의 개최가 예정인 나라와 도시는? 10월 ①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가 2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21차 IOC총회에서 2016년 여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됐다. 리우는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처음으로 올림픽을 개최하는 도시가 됐다. 브라질과 경합을 벌였던 나머지 3개 후보도시는 미국 시카고, 일본 도쿄, 그리고 어디인가? ②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인천대교가 19일 개통됐다. ‘바다위의 고속도로’라 불리는 인천대교는 연결도로를 합치면 21.38㎞에 다리의 길이만 12.12㎞로 국내에서 가장 길다. 외국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송도처럼 일정한 구역을 지정하여 경제활동상의 예외를 허용해주며 따로 혜택을 부여해주는 특별 구역의 명칭은? 11월 ① 북한 경비정이 서해북방한계선(NLL)을 무단 침범, 우리 해군과 교전을 벌였다. 경고통신에도 계속 남하하던 북 측 경비정의 공격에 우리 해군은 함포로 대응사격을 가해 퇴각시켰다. 2002년 제2연평해전의 전사자를 기리기 위해 참전했던 참수리급 357정의 정장 이름을 따서 지어진 대한민국 해군의 차기 고속함은? ② 28일 의문의 교통사고를 기점으로 연일 터지고 있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섹스 스캔들이 결국 우즈가 무기한 골프 중단을 선언하는 사태로까지 비화됐다. 우즈의 공백은 향후 골프계에 커다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경기 한 홀에서 기준 타수보다 1타 많은 타수로 홀인(hole in)하는 골프용어는? 12월 ①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18일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 인사청탁 명목으로 5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다. 전직 총리가 체포영장이 발부돼 강제 구인되기는 한 전 총리가 처음이다. 형사책임에 관하여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는 권리로 검찰에 소환된 한명숙 전 총리가 행사했다는 기본권은? ②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전 세계 119개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막됐다. 구속력 있는 합의문 도출에는 실패한 채 선언적인 협정문을 발표하는 데 그쳤다는 분석이다. 애초 이번 대회는 2012년 만료되는 ‘이것’을 대체할 새로운 협약 마련을 위해 열렸다. 여기서 ‘이것’은?
  • [문화마당] 그들은 과연 죽어서 살았는가/장유정 극작·연출가

    [문화마당] 그들은 과연 죽어서 살았는가/장유정 극작·연출가

    뮤지컬 ‘영웅’이 지난주 막을 올렸다. 5년여간의 오랜 제작과정이 곳곳에 묻어나는 보기 드문 수작이었다. 특히 야마카시를 통해 구현한 독립군과 일본군의 추격 신은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실험적인 장면으로 무대 위에서도 사실적인 액션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하얼빈 역 거사엔 실제 사이즈의 기차가 등장했는데 영상과 조명 그리고 세트가 완벽하게 하나가 되어 그림만으로도 긴장을 고조시키기에 충분했다. 순국하기 직전 교수대 밑에서 마지막 아리아를 부를 때에는, 밀려오는 감동에 눈물을 흘리는 관객도 더러 있었다. 창작뮤지컬의 진일보를 보여준 작품이라 할 만했다. 뮤지컬 ‘남한산성’은 어제 막을 내렸다. 오픈한 날부터 끝나는 날까지 예매율 1위를 선점했던 이 작품은 김훈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것이었다. 공중에 위태롭게 매달아 놓은 말 모형과 청군의 야만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안무 등 남성적이며 파워풀한 무대연출이 돋보였다. 클라이맥스 부분인 인조가 홍타이지에게 무릎을 꿇고 항복하는 장면은 침묵 속에서 이뤄졌다. 위압적인 복장을 한 청군이 인조의 머리를 무대바닥으로 내리치는 순간, 삼전도의 치욕이 되살아나는 듯 극장 전체가 엄숙해졌다. 두 작품은 역사 속에 목숨을 내던진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다. 시종일관 죽어서 살 것인가, 살아서 죽을 것인가를 고뇌하던 오달제와 오직 나라의 독립을 위해 온 힘을 다했던 안중근을 연기한 두 배우는 훌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중근과 오달제란 인물 그 자체는 살도 피도 없이 박제된 동상처럼 느껴졌다. 왜일까? 병자호란이나 대한제국은 고등학교 시험에 자주 나왔던 단답형 주관식의 답으로만 기억할 뿐, 깊이 있는 이해는 없다. 당연하다. 국사는 암기과목이니 단어와 그 의미만 제대로 짝짓기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 속에 스러져간 인물들은 말 그대로 이름만 남았다. 애국지사들에 대한 예우는 국기에 대한 경례 뒤에 붙는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때 몇초간 머리를 숙이는 것으로 대체된다. 요새는 그나마도 애국가와 함께 생략된다. 연습실이 약수역 근처라 필자는 요즘 매일같이 전쟁기념관 앞을 지나간다. 평일 낮에도 주말 오전에도 그 곳은 한산하다. 마치 짓다가 만 유령 아파트처럼 뭔지 모를 서늘한 느낌까지 든다. 남산에는 안중근의사 기념관이 있고 파주에는 인조왕의 장릉이 있다. 두 장소 역시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무엇이 그들을 잊게 만든 것일까? 몇 해 전 러시아를 여행하던 중 연극사의 중요 인물 중 한 명인 스타니슬라프스키 기념관에 간 적이 있었는데 얼마나 방문객이 없었는지 건물 앞에 잡초가 무성했고 전기도 끊어져 있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먼지 낀 햇살을 의지해 그가 남긴 자료와 사진들을 보는데 왠지 남의 일이 아닌 듯했다. 뮤지컬 ‘영웅’을 보고 온 다음날, 사람 없는 안중근의사 기념관을 둘러보던 중 먼 타국의 연출가 기념관이 기억났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요즘은 목숨 걸고 지킬 명분이나 상황이 별로 없다. 어찌 보면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편안한 세상 덕에 그 가치마저도 사라지는 듯하다. 이렇게 뮤지컬 안에서나 다시 사는 그들, 과연 그들의 바람처럼 죽어서 산 것일까? 식상한 이야기일지는 모르나 그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안녕도 없었을 것이다. ‘영웅’의 극중 인물 링링이 품고 죽는 제비꽃의 꽃말처럼 ‘나를 잊지 말라’는 그들의 속삭임이 들려오는 듯한 가을이다. 100년 전, 안중근이 이토를 기다리던 하얼빈 역에도 오늘처럼 싸늘한 바람이 불었을 것이다.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는 안중근의 유해를 생각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장유정 극작·연출가
  • [서울광장] 조선왕릉은 말한다/노주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조선왕릉은 말한다/노주석 논설위원

    세종시 논란이 바야흐로 제2막에 접어들었다. 제1막의 주인공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면 제2막의 주인공은 이명박 대통령이다. 2막 1장은 각본상 주인공에 앞서 주연급 조연 두 명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정운찬 국무총리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다. 원안 수정과 원안 강행이라는 테제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 있다. 둘 중 한 명이 제3막의 주연으로 점지받을지도 모른다. 세종시라…. 본래 명칭은 행정중심복합도시였다. 줄여서 ‘행복도시’라고 불렸는데 세종시로 이름을 바꿨다. 이해가 간다. 민족 최대의 성군 세종의 덕과 함포고복(含哺鼓腹)의 치세를 본받고자 작명했으리라. 그런데 세종시라는 이름이 괜스레 마음에 걸린다. 32년간의 덕치를 전후해 불었던 피바람이 떠올라서다. 얼마 전 다녀온 태종이 묻힌 헌릉과, 태조비 신덕왕후의 정릉에 얽힌 이야기도 생각났다. 저 멀리 영월 땅에 묻혀 있는 세종의 손자 단종의 애사(哀史)와 더불어. ‘왕자의 난’을 일으켜 보위에 오른 태종은 태조가 승하하자마자 영국대사관 자리에 있던 계모 신덕왕후의 능을 성 밖으로 옮겨 버렸다. 능이 있던 동네이름은 정동이지만 실제 능은 정릉동에 있는 까닭이다. 아들 방석을 왕으로 옹립하려던 계모를 후궁으로 격하시켰다. 조선 최초의 왕비이자 최초의 왕릉을 병풍석도, 난간석도 없이 묻었다. 260년 동안 후궁릉으로 수모를 당했다. 숙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뺏긴 단종의 장릉은 유배지인 영월에 있다. 왕릉은 도성에서 100리 안에 둔다는 법도는 아랑곳없다. 죽은 지 241년 만에야 종묘에 부묘됐다. 궁궐이 삶의 기록이라면, 왕릉은 죽음의 기록이다. 지난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은 조선왕릉 40기에는 조선왕 27명이 재위한 518년 역사가 오롯이 담겨 있다. 왕릉의 형태와 규모는 ‘산릉도감의궤’에 따라 만들어져 대동소이하지만 왕릉마다 사연은 남다르다. 함흥에서 옮겨심은 억새가 우거진 태조의 건원릉, 유일한 ‘여성 상위’ 왕릉인 인수대비와 덕종의 경릉, 도굴당해 가묘상태인 성종의 선릉, 뒤주 안에서 숨졌지만 아들 정조의 효심 덕분에 왕릉으로 부활한 사도세자의 융릉, 몰락하는 왕권을 상징하는 헌종의 삼연릉, 최고의 권력을 누렸으나 시신도 없이 봉분만 남은 명성황후와 고종의 홍릉…. 스토리가 없는 왕릉은 ‘죽음의 집’일 뿐이다. 조선왕은 국상 기간 중 선왕의 왕릉에서 정사를 시작해 왕릉에서 생을 마감했다. 왕릉은 권력이 지는 곳이자, 권력이 움트는 곳이다. 왕조의 흥망성쇠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세종 치세를 사이에 두고 전개됐던 피비린내 나는 권력의 찬탈사도 그 일부분이다. 세종시를 둘러싼 여야 간 대결국면이 급기야 여권 내 내홍으로 번지고 있다. 국민은, 유권자는 말없이 지켜보고 있다. 국민은 세종시에 대해 사심이 없다. 원안대로 하든, 수정하든 ‘제대로 잘~’ 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에 타협하지 않겠다.”라는 이 대통령의 신념이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면 세종시에 목을 매는 이해관계인들을 설득해 매듭지었으면 한다. 수정안에 총대를 멘 정 총리와 국민과의 약속을 강조하는 박 전 대표의 행보도 눈여겨볼 대상이다. 제2막의 주연과 조역들은 시간을 내서 서울근교 조선왕릉 답사여행이라도 한번 다녀오시기 바란다. 세종시라는 현안을 보는 안목이 달라질 것이다. ‘역사의 눈’으로 봐야 문제가 풀린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HAPPY KOREA] 강원 영월군 장릉마을

    [HAPPY KOREA] 강원 영월군 장릉마을

    충절의 고장 영월을 대표하는 것이 단종 유적이다. 단종의 무덤인 장릉 바로 옆에 위치한 강원도 영월군 영흥12리 장릉마을은 자손 대대로 주민들이 함께한 자연부락이다. 고작 1㎢ 정도의 면적에 주민 400여명이 어울려 살다 보니 ‘옆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 서로 알 정도다. 장릉마을에선 별도의 평생 개발 프로그램이 필요 없다. 주민들의 생활 자체가 ‘상부상조’하는 선조들의 옛 모습을 그대로 닮았다.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도깨비 놀이는 물론이고 한달에 2번씩 개최하는 마을회의야말로 살아있는 주민교육의 장이다. 장릉마을을 대표하는 ‘도깨비놀이’는 단종을 지킨 도깨비 설화를 연극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단종의 죽음, 주검을 지킨 도깨비, 도깨비를 만난 노인, 노인의 꿈 이야기, 제사과정, 떠나가는 도깨비 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500년 동안 마을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어졌다.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대표 송대훈(46)씨는 “매년 날씨가 추워질 때쯤이면 사랑방에 모여 연습을 한다.”며 “6~7년 전부터 연극의 형식과 방법을 체계화해서 단종문화제에서 공연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주민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한 회의와 교육도 빼놓을 수 없다. 한달에 2회, 마을주민 50여명이 모여 마을의 현안을 두고 논의하는 자리다. 전문가를 초청한 건강 교육도 겸하고 있다. 살기좋은마을에 선정된 후 가졌던 회의에서 식사, 빨래 등 노인들의 가사 일을 대신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오자 ‘돌봄센터’를 만들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국내외 지역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답사도 주민들의 자랑거리다. 파주 프로방스 마을, 고창 함평축제 등 국내 유명지역과 일본 규슈지역의 유후인을 다녀왔다. 영월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조선왕릉 4900억 들여 새단장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릉이 왕가의 고요한 무덤에서 종합적인 문화관광자원으로 다시 태어난다. 문화재청은 30일 ‘세계유산 조선왕릉 보존관리 및 활용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조선왕릉의 보존관리 및 관광자원화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이 관련기관과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수립한 이 계획은 총 16년, 4900여억원 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 크게 ▲조선왕릉의 체계적 보존관리 ▲관광자원화 사업 ▲교육 홍보 사업 등 세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이 가운데 관광자원화 사업은 세계유산 등재 이후 몰려들 국내·외 관광객들의 편의와 왕릉의 종합적 문화공간화 등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문화재청은 왕릉을 권역별·특성별로 나눠 고궁, 종묘, 화성 등 주변 문화유적과 적극 연계해 테마탐방 코스로 개발할 예정이다. 여기다 ‘동구릉 야생화 생태관광’처럼 뛰어난 자연경관도 적극 활용한다. 더불어 각 능역 내 재실·정자각·진입로에 전시회나 체험문화 코너를 마련하고, 기본적으로 안내소·홍보실·기념품판매점 등도 설치할 계획이다. 또 그간 보존 문제로 개방하지 않았던 장릉, 사릉, 온릉 등도 단계적으로 개방한다. 문화재청은 또 왕릉의 보존관리를 위해 현재 서삼릉(젖소개량사업소·목장), 태강릉(사격장·선수촌) 등 능역 내 다른 시설이 들어와 있는 곳은 대체 부지를 마련해 시설을 점차 옮길 예정이다. 왕릉 관련 문헌 번역, 영상물 제작, 문화축제 개최 등으로 교육·홍보도 강화한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이 사업은 조선왕릉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 사항을 우리가 제대로 이행해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6월 조선왕릉의 등재를 확정하며 ‘훼손된 능역의 원형 보존, 완충구역의 보존지침 마련, 안내해설 체계 마련’ 등을 권고한 바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왕릉 문화를 알리기 위해 태강릉 주변에 ‘조선왕릉 전시관’을 건립하고 있다. 올해 12월 개관 예정.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원색으로 담아낸 ‘비극의 한국사’ 그리고 신화

    원색으로 담아낸 ‘비극의 한국사’ 그리고 신화

    “한달 전인가요, 사육신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박팽년의 후손이 방계 족보에 잘못 올라간 자신들의 족보를 변경해 달라고 소송해 승소했어요. 사육신들의 단종복위 사건이 1456년에 일어났으니 이미 550여년 지난 일이죠. 이번 소송의 결과는 왕위를 둘러싸고 삼촌이 조카를 죽인 세조와 단종의 비극은 21세기 지금도 진행 중인 일이라고 봐야겠지요.” 국립현대미술관이 선정한 ‘2009년 올해의 작가’로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서용선(58) 작가는 ‘왜 단종과 사육신의 비극을 그리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역사는 단절된 과거가 아니라 기억을 통해서, 또는 구체적인 오늘날의 현상을 통해 연장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당시 박팽년의 아내는 세조에게 출산을 허락해 달라고 간청한다. 세조는 딸을 낳을 경우에만 살려 주겠다고 약속했고, 박의 아내는 아들을 낳자 종의 자식과 바꿔치기를 해 그 아들을 살렸다. 이름을 숨기고 살던 박팽년의 자손은 조선 숙종 때 단종이 복권되자 함께 복권되면서 박씨 족보에도 이름을 올리는데, 급하게 처리하다 보니, 뿌리를 잘못 찾아 갔던 것이다. 일본인들이 열광하고 있다는 오태석의 연극 ‘태(胎)’는 이런 역사의 비극을 그렸다. ●단종과 사육신 연작, 6·25연작 등 그려 서 작가는 국내 서양화단에서는 드물게 ‘역사화’에 관심을 가지고 1986년부터 단종과 사육신 연작을 그리고 있다. 6· 25전쟁과 관련한 연작이나, 단군보다 더 거슬러 올라간 한국인의 조상에 대해 그린 신화 시리즈 ‘마고성 사람들’ 그림 등도 역사화의 한 연장으로 볼 수도 있겠다. 서 작가는 “서양 명화라는 것이 수천년 동안 사회와 인간 사이의 갈등과 투쟁, 역사· 신화· 문학 속 인간들에 대한 끈끈한 관심 등을 시각화했는데, 우리를 포함해 동양은 수천년 동안 관념 속의 맑고 아름다운 풍경만을 그렸다.”면서 “이런 자각이 역사화나 신화를 그리도록 했고, 특히 신화의 경우는 황당하고 비현실적인 이야기지만, 사람의 마음을 흥분시키고 정신을 고양시키기에 자꾸 그리게 된다.”고 말했다. 역사화나 신화를 그리는 배경으로 그는 뒤늦은 자아의식의 발견을 든다. 그는 가세가 기울자 방황하며 수 차례의 대입에 실패해 군대를 다녀온 후 남들보다 5년 정도 늦은 1975년에 서울대 미대 서양화과에 입학을 했다. 서 작가는 “내 나이 25~26살 때인데, 창조적 상상력 하나 없이 그 얼굴이 어떤 역사와 배경이 있는지도 모른 석고 데생으로 입시를 치른 것을 생각하면 창피하다. 어떻게 작가가 됐는지 모를 정도다.”고 이야기한다. 반백이 된 지금이야 슬그머니 웃음을 머금고 과거를 토로하지만, 30~40대에는 치열하게 고뇌했을 것만 같다. 서 작가는 색채 사용도 그 나이 또래의 서양화가들과 다르다. ‘한국의 마티스’란 별명을 얻은 박생광 작가의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는 “원색에 대한 본능을 의식적으로 꺼내기 위해서 노력한다. ”고 말한다. 탱화나 불화를 화려한 색채로 표현해 냈던 고려시대와 달리 조선시대 미술과 문화는 색채를 억제하는 것이었고, 그 결과 먹의 농담을 활용한 수묵화가 크게 발달했다는 것. 그는 500년 이상 억제된 색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잠재의식 속에서 색채감각을 꺼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빨강, 파랑, 노랑, 초록 등 원색을 사용한다. 때론 그림에서 색들이 조화롭지 않고 부자연스럽지만, 그 촌스러움을 즐긴단다. 그림의 크기도 개인들이 소장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크다. 그 이유는 이렇다. 그는 ‘도시인’ 연작 시리즈를 위해 서울이나 베이징을 왔다갔다 한다. 그는 베이징에서 20대 중반의 젊은 작가들이 실평수 100평(330㎡)에서 반바지 차림으로 작업하는 걸 보고, 의식적으로 크게 그려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들을 보면서 서 작가는 어린 시절 월탄 박종화의 역사소설을 읽으며, 잃어 버린 영토에 대해 분함을 느꼈을 때와 비슷한 감상에 빠지게 된다고 했다. 자꾸만 축소지향적이지 말아야 한다고 자신에게 말한다는 것이다. ●9월20일까지 전시… 작품의 크기·색채 등 끊임없는 도전 주제의식, 색채와 크기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과 정신 등이 그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이유로 보인다. 작품 감상의 포인트겠다. 지난해 서울대 미대 교수를 그만두고 전업작가로 있는 그는 틈이 나면 강원도 영월을 방문한다. 단종릉인 장릉, 유배됐던 청령포, 나중에 시신이 버려졌던 서강 등을 돌아본다. 또 투기된 단종의 시신을 차가운 물속에서 수습한 영월호장 엄흥도를 생각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 1986년 서강에서 단종의 이야기와 강물 흘러가는 소리를 들으며 편안함을 느꼈다는 그는, 파란 강물에서 권력을 향해 질주하는 인간의 비극과 인생의 비애를 함께 보았으리라. 그가 청년의 심정으로 느낀 감정들이 2009년 초대형 회화 50여점과 조각 10여점, 드로잉 120여점으로 시각화됐다. 전시는 9월2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이 1995년부터 선정· 전시하는 ‘올해의 작가’는 한국현대미술의 흐름에서 크게 기여했거나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 주는 작가들로, 전수천(1995), 김호석(1999), 노상균· 이영배(2000), 전광영· 권옥연(2001), 이종구· 서세옥(2005), 정현(2006), 정연두(2007)씨 등이 선정됐다. 관람료 3000원. (02)2188-6000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주말 데이트] 조선왕릉 세계유산 등재 일등공신 이창환 상지영서대 교수

    [주말 데이트] 조선왕릉 세계유산 등재 일등공신 이창환 상지영서대 교수

    “태릉, 홍릉, 수원 건릉 등 왕릉 주변에 보면 갈비를 파는 식당들이 많죠. 왜 그럴까요?” 지난 7일 만난 상지영서대 조경학과 이창환 교수가 대뜸 물었다. “네? 글쎄요….” 이 교수가 싱글거리며 대답한다. “조선왕실의 베품 문화가 남아 있는 까닭입니다. 당시 왕릉에서 소, 돼지를 잡아 제례를 올린 뒤 남은 고기들을 인근 백성들에게 나눠줬습니다. 제례에 올리는 고기도 조리하지 않고 생고기로 올렸죠. 소, 돼지를 잡아먹기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그렇게 갈비를 굽고, 갈비탕을 해먹기 시작했죠.” ●처음으로 조선왕릉 40기 도면 만들어 지난달 말 조선왕릉 40기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한꺼번에 등재됐다. 이제 한국뿐 아니라 세계의 관광의 아이콘으로 조선의 왕릉이 주목받게 됐다. 이러한 쾌거의 숨은 주역이자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이 교수는 ‘왕릉 전도사’답게 만나자마자 왕릉이 갖고 있는 무궁한 매력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이 교수의 얘기를 듣다보니 ‘왕릉은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교수는 20년 가까이 왕릉에 대해 연구해온 우리나라에서 거의 유일하다시피한 ‘왕릉 박사’다. 실제 전공은 녹지사(역사 경관)이고, 대학에서도 조경학 강의를 하고 있지만 처음으로 조선왕릉 40기를 모두 둘러보고 측량해 도면을 만들었을 정도로 왕릉에 푹 빠졌다. 그의 관심은 국내의 왕릉에 그치지 않았다. 한국의 왕릉과 비교하기 위해 중국에 가서 2년 동안 중국의 왕릉에 대해 연구했다. 그 결과 한국과 중국의 왕릉이 갖고 있는 서로 다른 철학적 기반, 현재적 의미에도 정통해질 수밖에 없었다. 문화재청 입장에서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위해서는 조선 왕릉 40기의 도면이 반드시 필요했었고,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등에 중국, 베트남 등 왕릉과 비교해 문화적 특장, 매력을 설명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세계문화유산 일괄 등재 추진은 이 교수를 빼고서는 도저히 진척될 수 없는 작업이었다. 지난해 9월 유네스코의 파견 실사단장으로 온 왕리쥔(王力軍)에게 조선 왕릉이 갖고 있는 역사적 가치, 철학적 가치, 문화적 가치를 풍성한 사례와 함께 설명한 사람도 당연히 이 교수였다. ●죽은 사람·산 사람 모두에게 편안한 공간 그는 “우리 왕릉은 으리으리하게 지어진 중국 등 아시아 왕릉과 달리 대부분 10평 남짓의 공간만 차지하고 있다.”면서 “대신 울창한 수목과 넓은 잔디 등을 조성해 죽은 사람에게도 산 사람에게도 편안한 휴식의 공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3년상을 치를 때까지만 해도 무덤은 흉례의 공간이지만 이후에는 길례의 공간으로 바뀌어 쉬고, 놀고, 즐기게 된다.”고 덧붙였다. 시대가 바뀐 덕분에 수도권 주변의 유치원, 초등학교의 단골 소풍장소로 왕릉이 손꼽혔던 것을 떠올리자, 이 교수의 설명에 더 쉽게 이해되는 듯했다. 그는 “조선 왕릉은 왕의 무덤이면서 그 시대의 종합예술”이라면서 “왕릉 40기 모두 둘러보고 나면 조선 역사와 예술, 건축, 조경 등의 박사가 돼있을 것이고 숲과 자연 속에서 얻게 될 마음의 안식은 덤”이라고 말했다. ●원형 그대로 남아 문화예술 변천 한눈에 이 교수는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조선 궁궐은 대부분 조선 후기의 건축 양식에 따른 것인 데 반해 왕릉은 건립 당시 원형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어 조선왕조 문화예술 등의 변천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인들이 왕릉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왕릉을 찾아가실 때 친구들, 혹은 가족들과 당시 임금의 생애·업적, 조각예술, 숲 조경 등으로 분야를 나눠서 공부하고 가보세요. 그리고 함께 둘러본 뒤 밥 먹고, 술 한 잔 하면서 자그마한 세미나를 갖는 것입니다. 왕릉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것이 느껴지실 겁니다.” 왕릉은 거의 대부분(단종의 영월 장릉 제외)은 서울 수도권 안에 있다. 이 교수의 말을 따라 인터넷을 뒤적이며 공부한 뒤 아이 손잡고 주말에 훌쩍 나들이 다녀오면 어떨까. 글ㆍ사진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이창환 교수는 1956년 출생. 강원 원주고-강원대 조경학과-성균관대 박사(조경史)-북경임업대학 원림건축학 박사후과정. 한국전통조경학회 부회장, 문화재청 전 전문위원, 현재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한국위원, 상지영서대 조경학과 교수.
  • “엄마, 아빠 조랑말 사주세요”

    “엄마, 아빠 조랑말 사주세요”

    올해는 유독 공휴일이 휴일과 많이 겹쳤다. 하여 직장에서 허덕이는 아빠, 엄마의 한숨도 그만큼 깊다. 이는 고스란히 아이들의 낙() 없음으로 이어진다. 힘을 내자. 5일짜리 황금 연휴가 이제 막 시작된다. 게다가 어린이날이 끼였다. 아직도 휴가 계획 잡지 못했다고, 지갑이 얄팍해졌다고, 격무에 몸이 지쳤다고 집안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휴가계획 잡기에 이미 늦은 것 아닐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추억쌓기의 공간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파주 유일레저타운서 포니 분양 아이에게 조랑말 포니를 선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온순하면서도 힘이 좋은 포니의 키는 120㎝ 정도로 아담해서 아이들 눈높이에도 딱이다. 경기도 파주에 있는 유일레저타운에서 포니를 분양받을 수 있다. 1달(주 1회)밖에 되지 않지만 아이가 직접 포니에게 먹이를 주고, 씻기고, 등에 올라타 보는 등 색다른 경험을 맛보게 할 수 있다. 정상가는 32만원인데, 5월에 신청하면 16만원이다. (031)948-1364. 코레일은 전국 180여개의 무인역 중 31개역에서 명예역장제를 시행한다. 5월7일까지 코레일 홈페이지(www.korail.com)에서 공모한다. 1년 임기의 무보수지만 역장 제복과 신분증을 주고, 액자 사진을 역에 걸어준다. 낯설지만 자랑스러운 아빠를 보여줄 수 있다. 아이와 함께하기에 가장 흔하고 만만한 것이 놀이공원이다. 에버랜드에서는 2만 5000송이의 꽃이 만발한 플라워카니발이 한창이다. 여기에 세계적인 성악가 바리톤 김동규가 매주 토요일 오후 6시면 ‘아름다운 콘서트’를 펼친다. 특히 김동규가 각 곡마다 담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며 클래식에 둘러쳐진 높은 담을 허물어준다. 2일 공연 주제는 ‘In Our Childhood’, 9일 주제는 ‘I♡Family’다. ●롯데월드·서울랜드 등 놀이공원 이벤트 풍성 롯데월드는 휴일 놀이공원의 고질적 문제인 ‘30분 줄서고 5분 즐기기’의 끔찍함을 말끔히 씻어준다. ‘매직패스 탑승예약 서비스’는 가장 인기가 많은 10개의 놀이기구 입구 탑승 예약기에서 당일 발매 자유이용권을 넣으면 예약권이 주어진다. 5월 한 달 내내 넌버벌 퍼포먼스 ‘점프’, ‘환타지 매직쇼’, ‘어린이 동화극장’ 등이 펼쳐진다. 특히 서울랜드는 120㎝로 제한하는 키에 마음 속으로 서러움을 삼키며 ‘키 컸으면!’을 외쳐대던 꼬마 아이들도 만끽할 수 있는 짜릿한 놀이기구들이 다양하다. 온라인 회원에 가입할 경우 자유이용권을 최대 5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좀 더 여유있게 1박 또는 2박이 가능하다면 약간 멀리 떠나 볼 수도 있다. 강원도 영월의 다하누촌(1577-5330)은 별을 관측해 볼 수 있는 별마로 천문대와 천문대 교육관에서 하룻밤, 단종의 기억이 묻어 있는 청령포와 장릉, 딸기농장 체험, 한우 맛보기 등 과학과 역사, 문화를 한꺼번에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어른 7만 9000원(어린이 7만 5000원)으로 매주 금요일 서울을 출발한다. 서울에서 채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 곳의 곤지암리조트에서는 멀게만 느껴지는 과학의 거리를 바짝 좁혀주는 ‘매직 사이언스쇼’가 준비돼 있다. 5월2일, 5일 두 차례에 걸쳐 공기 대포쇼, 드라이아이스 횃불 불꽃쇼, 풍선 마술쇼, 다연발 화장지쇼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펼쳐진다. 어른 4만원, 아이(48개월~초등학생) 3만원이다. 곤지암리조트가 자랑하는 웰빙특선뷔페도 포함돼 있다. (02)3777-2107.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박물관 14개… 영월 와보셨나요?

    박물관 14개… 영월 와보셨나요?

    워싱턴DC는 미국의 수도지만, 미술관, 자연사박물관, 우주항공관 등 10여개의 박물관으로도 유명한 도시다. 그래서 주말이나 연휴에는 미국 전역에서 많은 사람이 박물관을 찾아 3박4일씩 여행오는 도시다. 그런데 국내에도 박물관만 14개가 몰려 있는 고을이 있으니, 강원도 영월이다. 영월은 조카를 내쫓고 왕위에 오른 세조가 단종을 유배보낸 곳으로 유명하다. 요즘은 2006년 상영된 박중훈·안성기 주연의 ‘라디오 스타’의 촬영지와 한반도 지형과 닮은 하구가 있는 곳으로 더 알려졌다. 영월에 들어서면 세조가 왜 단종을 이곳에 유배보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을 만큼 산이 높고 험하다. 그래서 영월에 가면 우선 17세에 목숨을 잃은 단종의 기록을 남겨 놓은 역사관을 둘러 보는 것은 기본이다. 한국화가 김기창이 그린 ‘꽃남’ 단종도 있다. 역사관 위로 산꼭대기에 단종이 묻힌 장릉이 있으니, 운동화가 필요하다. 어른 1000원, 청소년 500원.(033)370-370-26 19 영월군청에서 자신있게 추천하는 볼거리는 별마로천문대와 동강사진박물관이다. 별마로천문대와 과학관은 봉래산 꼭대기에 자리잡고 있어 멀리서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다. 영월은 1년 중 맑은 날이 190일로 국내에서 가장 별이 잘 보이는 고장의 하나다. 최근엔 산행이나 스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별마로천문대에 들르는 여행객이 많아 주말에는 오후 7시에서 11시 사이에 600여명이 다녀간다고 귀띔한다. 천체 투영실에 누워서 가상별자리로 별을 감상하고, 쌩하는 바람을 맞으며 8억원짜리 망원경으로 엄지손가락만한 토성과 둥근 고리를 보고 나면, 잘 왔다는 뿌듯한 느낌이 와락 몰려온다. 어른 5000원, 초등학생 4000원. (033)374-7460 ●동강사진박물관선 김한용작가 전시회 동강사진박물관은 새로 지은 영월군청 바로 옆에 있다. 건축물로도 아주 볼 만하다. 현재는 ‘사진기록으로 본 영월’과 김한용 작가의 ‘희망의 연대기’가 전시 중이다. 한강 상류의 동강과 서강을 끼고 있는 영월은 험준한 산에 갇힌 분지라서 여름엔 범람으로 고통을 받아 왔다. 사진에서 박정희 대통령, 전두환 대통령, 노태우 대통령, 최규하 국무총리(당시) 등의 얼굴을 볼 수 있는데 그 해가 대형 물난리가 난 해라고 보면 된다. 김한용 작가의 전시에서는 1950~1960년대의 정겹기도 하고 향수가 묻어나는 서울 풍경, 즉 서울역, 남대문로, 서울 시청앞, 이화여대 앞 등을 볼 수 있다. 또한 1960~1980년대의 광고사진도 전시되는데, 당대 최고의 여배우와 가수인 홍세미, 문희, 유지인, 패티김, 윤정희 등의 풋풋한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른 1000원, 청소년 500원.(033)375-4554 난고 김삿갓문학관도 둘러볼 만하다. 홍경래의 난 때 목숨을 부지한 할아버지를 욕되게 한 글로 장원급제한 죄책감으로 22세부터 방랑을 한 김삿갓의 묘가 근처에 있다. 친필 시와 장원급제 시를 볼 수 있다. 어른 1000원, 청소년 500원.(033)370-2361 5억년 전 영월이 바다였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삼엽충과 암모나이트 등을 볼 수 있는 화석박물관(033-375-0088)과 지리를 주제로 한 호야지리박물관(033-372-8872), 차문화 전문 호안다구박물관(010-7689-5779), 국내 곤충이 총망라된 영월곤충박물관(033-374-5888)도 볼 만하다. ●청전전각박물관·조선민화박물관도 세계 조각가의 작품이 있는 국제현대미술관(033-375-2752), 감상용으로 만든 도장을 전시하는 청전전각박물관(033-375-5950), 깜찍한 호랑이와 거만한 까치가 있는 조선민화박물관(033-375-6100), 영월서강미술관(01 6-236-3000), 묵산미술박물관(033-374-72 49), 쾌연재미술관(033-374-8436)도 있다. 영월은 승용차를 이용한 가족여행이 편하지만, 수도권에선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기차여행 패키지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영월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새해맞이 여행지] 雪山 내게 희망을 말하네 묵은 시름일랑 털고 가라네

    [새해맞이 여행지] 雪山 내게 희망을 말하네 묵은 시름일랑 털고 가라네

    함백산 강원도 태백과 정선 등에 걸쳐 있는 함백산(1573m)은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산이다.정상까지 포장도로가 생기면서 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산이 됐다.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38번국도→석항→31번국도→화방재(어평재)→414번 지방도→함백산 순으로 간다.고한읍사무소 (033)560-2615. 활성산 전남 영암의 활성산(498m)은 목가적인 산상 고원이 인상적이다.산의 경사면을 따라 조성된 광활한 초원 너머로 영암의 너른 들녘과 월출산,다도해의 풍경 등이 어우러지며 서정미를 물씬 풍겨낸다.초원지대의 면적은 660만㎡로 강원도 대관령의 삼양목장에 버금가는 규모다.서해안고속도로→목포 나들목→2번 국도→영암(5시간)→819번 지방도(금정방향)→6㎞→여운재 고개→오른쪽 약수터 길→활성산(서광목장) 순으로 간다.영암군청 문화관광과 (061)470-2255. 오도산 경남 합천의 오도산(1134m)은 작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너른 풍광과 만날 수 있는 곳이다.특히 멀리 지리산 등 명산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해돋이는 오래전부터 근동의 사진작가들 입에 오르내릴 만큼 유명하다.수십개의 봉우리가 넘실대는 ‘산들의 바다’를 눈으로 따라잡기조차 벅찰 지경.정상까지 도로가 나 있지만,다소 폭이 좁다.88고속도로 해인사 나들목을 나와 야로·합천 방향 1084번 지방도로를 따라 고개를 하나 넘으면 26번 국도와 만난다.묘산면 방향으로 직진해 면소재지까지 간 다음 묘산초등학교를 지나면 오른쪽에 ‘오도산 중계소’ 표지판이 나온다.묘산면사무소 (055)930-4031. 발왕산 강원도 평창군과 강릉시의 경계를 이루는 발왕산(1458m)은 산세가 완만해 겨울철 설원의 정취를 즐기려는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다.발왕산에서는 아기자기한 눈꽃보다 산들의 파노라마에 주목해야 한다.내로라하는 백두대간의 마루금들이 주름 접힌 채 다가서는 장면은 쉽게 접할 수 있는 풍광이 아니다.용평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면 20분 안쪽에 정상 바로 아래에 닿는다.곤돌라 어른 1만 2000원,어린이 8000원.(033)330-7421. 백운산 강원도 정선의 백운산(1376m)은 특유의 고원지형과 백두대간 전경을 굽어볼 수 있는 곳.국내 최장(2832m)의 곤돌라를 타고 은색의 태백준령을 발 아래 두는 맛이 각별하다.설경이 아름다운 산 중턱의 도롱이연못은 반드시 찾을 것.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제천나들목→영월→사북→하이원리조트 순으로 간다.곤돌라 어른 1만 2000원,어린이 1만원.1588-7789. 덕유산 전북 무주 덕유산은 남쪽에 치우쳐 있으면서도 유난히 눈이 많다.무주리조트 관광곤돌라가 설천봉(1520m)까지 운행한다.대전통영간고속도로 무주 나들목→좌회전→적상면 삼거리→좌회전→사산삼거리→좌회전→치목터널→구천동터널→무주리조트 순으로 간다.곤돌라 어른 1만 1000원, 어린이 8000원.(063)322-9000. 두륜산 전남 해남 두륜산은 해발 703m로 바다에 인접한 봉우리치고는 제법 높은 편이다.명찰 대흥사와 초의선사가 수행했던 일지암 등이 이 산에 기대어 있다.정상까지는 케이블카를 이용한다.대흥사 옆에서 출발해 고계봉(638m)까지 이어지는데,길이가 1600m에 달한다.맑은 날이면 제주도 한라산이 보인다.전망대에 서면 ‘섬들의 천국’이라는 서남해의 섬들을 가장 멀리 그리고 가장 많이 볼 수 있다.맑은 날이면 제주의 한라산까지 관측된다고.어른 8000원,어린이 5000원.(061)534-8992. 박물관의 고을 영월 내륙의 오지로만 여겨졌던 강원도 영월이 이제 박물관의 고장으로 거듭나고 있다.자그마한 시골 마을에 동강사진박물관,화석박물관 등 무려 10 여개의 박물관이 들어서 있다.겨울방학을 맞은 자녀들과 함께 찾는 학습 기행지로 제격인 셈. 단종의 묘소인 장릉,청령포,선돌,판운리 섶다리 등 볼거리도 많다.영월의 토속음식인 ‘꼴두국수’는 가난했던 시절 물릴 정도로 먹어 ‘꼴도 보기 싫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신일식당이 유명하다.(033)372-7743. 겨울잠에 빠진 호수 고성 강원도 고성군은 산과 바다 그리고 호수의 정취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드문 여행지다.굽이굽이 진부령을 넘어 만나는 화진포,송지호 등 아름다운 호수들과 명태잡이 전진기지 거진항에서 맞는 싱싱한 아침 그리고 소박한 항·포구 등 이곳저곳 부지런히 노닐다 보면 하루해가 짧다. 요즘 물미역과 도치,명태 등이 제철이다.물미역은 음력 정초쯤 되면 부드럽고 들척지근한 맛이 최고조에 달한다.생김새가 심통맞게 생겨 ‘심퉁이’라고 불리는 도치는 담백하고 비린내 없는 생선이다.고성군청 문화관광과 (033)680-3350. 하늘아래 첫 눈꽃동네 평창 강원도 평창군 횡계리 일대는 겨울이면 어김없이 몇 차례 대설주의보가 내려진다.덕분에 횡계리 등 대관령 주변 지역은 한번 눈이 쌓이면,겨우내 아름다운 설경을 펼쳐 보인다.눈이불을 뒤집어쓴 황태덕장과 어우러진 산골 마을의 정취는 한 폭의 풍경화다.풍력발전기 돌아가는 삼양 대관령목장과 오대산 월정사 입구의 눈 쌓인 전나무 숲길도 빼놓을 수 없다.싱싱한 겨울풍경이 한창인 그곳에 ‘바람의 마을’ 의야지 농촌 체험마을(033-336-9812∼3)이 있다. 스노래프팅, 튜브썰매,봅슬레이 썰매 등 눈 위에서 할 수 있는 놀이는 거의 모두 즐길 수 있다.황태구이와 꿩만두,오징어와 삼겹살 등이 평창의 별미. 고흥, 우주로 날다 새해 내 나라 안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행지 중 한 곳이 전남 고흥 외나로도다.새해 4월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서 국내 최초로 과학위성이 발사될 예정이기 때문.끝간 데 없이 펼쳐진 제방도로가 압권인 고흥호,30m 높이의 삼나무와 편백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는 삼나무숲,해돋이 풍경이 예쁜 남열해수욕장 등도 찾을 만하다.남도의 먹거리도 빼놓으면 서운하다.고흥을 둘러싸고 있는 여자만과 득량만은 남도의 넉넉한 갯살림을 대표하는 지역.포실하게 살이 오른 참꼬막과 참살이 음식의 상좌 자리를 꿰찬 매생이 등이 제철 해산물이다. 글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고려왕실 도자기전… 인종 長陵 유물 첫 공개

    고려왕실 도자기전… 인종 長陵 유물 첫 공개

    고려 제17대 왕 인종의 장릉에서 나온 국보 제94호 청자 참외 모양 병과 이 청자가 전남 강진 사당리에서 만들어졌음을 증명하는 사당리 출토 청자 파편.2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고려 왕실의 도자기’전에는 처음으로 공개되는 인종 장릉의 일괄 유물을 비롯한 290여점의 귀중한 유물이 전성기 고려 청자의 양상을 보여준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 고려왕실 명품 290점 ‘천년의 비취빛’ 뽐내다

    고려왕실 명품 290점 ‘천년의 비취빛’ 뽐내다

    고려 청자의 으뜸가는 명품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국보 제94호 참외 모양 병은 고려 제17대 임금인 인종(재위 1122~46)의 장릉에서 출토된 것으로 알려진다.개성 주변일 것으로 추측될 뿐 장릉의 위치가 어디인지는 아직도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1916년 도굴꾼과 결탁한 일본인 골동품상이 조선총독부박물관에 팔아넘긴 일괄 유물 가운데는 인종의 시책(諡冊)이 포함되어 있었다.시책이란 왕과 왕비가 죽은 뒤 시호(諡號)를 올릴 때 여러 장의 판에 시호와 생전의 덕행을 새겨 책의 형태로 만든 것이다.이 유물이 인종 장릉의 부장품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참외 모양 병 등 일반에 처음 공개  국립중앙박물관이 2일부터 미술관 테마전 ‘고려 왕실의 도자기’를 펼친다.참외 모양 병과 ‘황통(皇統) 6년’(1146년)이라는 명문이 뚜렷한 시책을 비롯하여 청동 내함과 석제 외함은 지금까지 한번도 일반에 소개된 적이 없는 유물이다. 내년 2월15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12세기부터 13세기 전반에 이르는 고려시대의 왕실 도자기 290점이 대거 선을 보인다.19대 명종의 지릉,21대 희종의 석릉,22대 강종의 비인 원덕태후의 곤릉(坤陵),24대 원종 비인 순경태후의 가릉,그리고 고려시대의 왕립호텔격인 파주 혜음원 터 등에서 출토된 도자기가 체계적으로 정리된다.고려 청자의 최고 명품이 망라되었다고 보면 된다.개성과 강화지역에서 출토된 것으로 참외 모양 병을 비롯하여 국보 4점과 보물 2점이 포함됐다. 인종의 시책은 신장상(神將像)이 새겨진 넓은 판(33×8.5×2.5㎝) 2점과 단정한 해서체 글귀가 새겨진 길쭉한 막대 모양의 판(33×3×2.5㎝) 41점,부서진 조각 7점으로 구성돼 있다.인종 시책의 재질은 당초 옥으로 알려졌으나 분석 조사 결과 대리석의 일종인 방해석(方解石)으로 드러났다. ●왕실 가마서 출토된 파편도 전시  이번 전시회에서는 고려의 왕실용 도자기를 제작했던 강진 사당리와 부안 유천리 가마터에서 나온 도자기 파편도 최초로 복원하여 일반에 처음으로 소개한다.강진은 신증동국여리승람에 고려시대 자기소가 있었다고 기록된 곳이다. 특히 강진에서는 인종 장릉에서 나온 참외 모양 병과 똑같은 청자 조각이 발견되어 왕실 도자기를 제작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부안 유천리의 청자도 명종 지릉과 희종 석릉,파주 혜음원 등의 출토품과 비슷하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3일 오후 3시에는 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강사로 나서는 특별학술강연회가 열린다.현장에서는 2일 오후 5시 전시설명회,3일 오후 5시10분 전시실 설명,17일 오후 7시30분 큐레이터와 대화가 각각 열려 일반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Metro] 김포 한강하구 둑에 자전거도로

    경기 김포시는 내년 말까지 한강하구 둑에 자전거도로를 조성하기로 했다. 7일 시에 따르면 25억원을 들여 올해 말 하성면 전류리∼후평리 15㎞에 걸친 한강하구 둑에 너비 3∼6m의 자전거도로 조성 공사를 시작, 내년 말에 완료할 계획이다. 자동차를 이용해 한강하구까지 자전거를 싣고 갈 수 있도록 주차장 3300㎡도 만든다. 또 양촌면 양곡리∼대곶면 대명리 356호 지방도로 가장자리의 자전거도로(6㎞)의 경우 끊어진 곳을 잇거나 자전거도로 안내표지판을 세우는 등 정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시청사~장릉~계양천 산책로~사우산책로~걸포 중앙공원~나진포천~북변터널~시민회관~시청사에 이르는 15.5㎞의 시내 회주도로 역시 자전거를 편하게 탈 수 있도록 정비할 계획이다. 정비사업도 내년 말까지 진행되며 14억원이 소요된다. 시는 아울러 시청사와 등기소, 시립도서관, 공설운동장 등 10곳에 자전거 보관소를 만들 예정이다.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자신을 새롭게 깨닫는 여정

    이제 우리가 사는 도시의 하늘은 너무 밝아서 별들이 거의 깃들여 살지 못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책과 TV, 그리고 영화를 통해 별을 보고 천문학 지식을 암기할 뿐이다. 하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우리 주변의 천문대에서 밤하늘을 보는 즐거움을 여전히 맛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가 잃어버린 밤하늘을 향한 동경을 되찾으라고 조언한다. 나는 천문대를 찾는 사람들이 우주를 응시하는 즐거움을 맛보고 그것을 통해 자신을 변화시켜가고 있다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사람들은 흔히 천문 관측 체험을 별자리의 모양과 망원경의 원리를 암기하고, 중력과 블랙홀 같은 용어를 기억하며, 초신성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이해하는 과정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천문학이 ‘지식으로서의 과학’만이 아니라 ‘지혜로서의 과학’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밤마다 같은 자리에서 빛나는 별들이지만, 그들의 표정은 우리가 마음에 간직한 나의 역사와 나의 이야기를 통해 다르게 읽힌다. 그래서 내가 보는 별의 모습은 나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나는 이 책에서 우리 국토의 곳곳에 흩어져 있는 10곳의 천문대를 찾아 그곳에서 보았던 별들, 만난 사람들, 그리고 오래 전부터 그곳을 지키고 있던 역사문화 유적들과 나눈 대화들을 기록했다. 영월의 별마로천문대를 다녀오는 길에 단종 애사를 간직한 청령포와 장릉을 만났으며, 김해천문대로 가는 길에서 수로왕과 허왕후, 그리고 물고기자리의 전설을 만났다. 그리고 다른 8곳의 천문대를 찾아가는 길에서도 하늘로부터 땅까지 이어진 수많은 사연들을 만났다. 자연을 바라보는 과정에서 마음이 변하는 신비로움. 그것은 천문대 체험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이다. 나는 천문대를 다녀와서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으며, 지금도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내게 변화를 일으킨 것이 저 먼 우주로부터 달려온 별빛이었건, 가는 길에 동행한 사람이었건, 그들과 나눈 대화였건, 혹은 길가에 핀 한송이 달맞이꽃이었건 상관하지 않는다. 다만 나는 천문대 가는 길에서 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생각이 달라지고 있던 사실을 솔직히 고백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결국 내 이야기를 읽은 독자들의 천문대 가는 길이 과학지식만을 위한 학습의 길이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의 의미를 새롭게 보는 개안(開眼)의 길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음 펴냄. 전용훈 일본 교토 산교대 객원연구원
  • [Metro] 김포 하성면 동식물보호구역 해제

    경기 김포시는 6일 하성면 봉성리 일대 708㏊를 야생동식물보호구역에서 해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변동 장릉산 일대와 월곶면 문수산 일대 1066㏊에 대해선 그대로 두기로 했다. 시는 1996년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들 지역에 대한 보호구역의 존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1년 동안 연구기관에 의뢰, 생태 현황을 조사한 뒤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환경부 등 관련 기관의 협의도 거쳤다. 야생동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환경부 장관이 지정하는 야생동물의 산란기에는 출입이 통제된다. 개발 행위도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Metro] 경기 김포 ‘덕포진 관광지’로 지정

    경기도는 15일 김포시 대곶면 신안리 덕포진 주변지역 26만 5540㎡를 ‘덕포진 관광지’로 지정고시했다고 밝혔다. 경기도의 15번째 관광지로 지정된 ‘덕포진 관광지’는 조선시대 서해로부터 강화만을 거쳐 서울로 통하는 바닷길의 전략적 요충지대였던 곳으로 병인양요(1866년)와 신미양요(1871년)의 격전을 치른 역사 유적지(사적 제292호)이기도 하다.2010년까지 1200억원을 들여 역사문화 체험장, 박물관, 전시장, 한방 SPA 등 다양한 관광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또 덕포진 주변의 대명항 함상공원, 조선시대 왕릉묘역인 장릉, 최근 안보관광지 개발을 추진 중인 애기봉 등 인근 관광자원과 연계한 관광벨트를 구축할 계획이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국무회의 의결 안건] 재해위험지 특별분양 공무원에 특혜 논란

    정부가 재해위험지구 이주민들을 위한 민간주택 특별분양 대상에 공무원을 슬그머니 끼워넣어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재해위험 개선사업 및 이주대책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안’을 통과시켰다. 이 시행령안은 해마다 재해위험이 되풀이되거나 상습침수지역의 개선사업에 민간자본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문제는 민간 사업자가 재해위험 개선사업을 추진하면서 아파트 등 민간주택을 특별분양할 때, 이주 대상자는 물론 사업지구 소재 공공기관 종사자에게까지 특혜를 주기로 한 것. 시행령안 제29조는 재해위험 개선사업지구 안의 이주 대상자뿐만 아니라 교육기관의 교원 또는 종사자,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정부투자기관 종사자에게 민영주택을 특별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재해위험지구에 주택을 소유하면서 거주하는 일반 이주 대상자와는 달리, 공공기관 종사자는 이미 다른 지역에 주택을 소유 또는 임대해 거주하고 있다. 때문에 지역 주민에게 개발혜택이 돌아가게 하려는 특별분양 취지에서 벗어난다. 또 같은 지역 민간 사업체 종사자들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주무기관인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거주여부와 관계없이 재해위험지구 안에 소재한 공공기관 종사자들의 편의를 제고하고, 기관 유치 차원에서 특별분양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라며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지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됐거나, 지정되지 않았지만 상습침수 지역으로 분류된 곳은 전국적으로 1300여곳에 달한다. 서울은 대상지역이 별로 없으나 경기도의 경우 광주시 실촌읍 삼리지구, 이천시 설성면 장릉지구 등 47곳이 자연재해 위험지구로 지정돼 있다. 이번 특별법 시행령이 공포되면 민간사업자는 이 재해위험지구나 상습침수지역을 개선사업지구로 지정받아 침수 예방 및 방지 사업과 함께 부지분양, 주택분양 사업을 할 수 있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영월 박물관 고을로 떠나는 시간여행

    영월 박물관 고을로 떠나는 시간여행

    단종의 애사가 서린 청령포에서 수달이 사는 동강까지. 여기에 겨울이면 등장하는 판운리 섶다리 등 깨끗하고 수려한 풍광을 품고 있는 곳이 강원도 영월. 해묵은 소나무들 가득한 내륙의 오지 영월이 박물관의 고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자그마한 시골 마을에 동강사진박물관, 화석박물관 등 무려 13개의 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겨울방학을 맞은 자녀들과 함께 찾는 학습기행지로 제격일 듯하다. ●아이들을 위한 박물관 가득 영월이 박물관의 고장으로 거듭나게 된 것은 2005년부터다. 행정자치부 1기 신활력사업의 하나로 박물관 고을 육성사업이 지정되면서 다양한 박물관들이 속속 들어서게 된 것. 특히 영월은 아이들에게 유익한 박물관이 많이 모여 있다. 북면의 곤충박물관, 하동면 조선민화박물관, 수주면 호야지리박물관 등 아이들의 눈길을 끌 만한 박물관이 ‘널려’ 있다. 지난 12월에 문을 연 주천면 화석박물관도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호야지리 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지리 테마 박물관. 지리학의 역사와 종류, 체험 등 지리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독일이 우리나라를 섬으로 표기했던 1600년대 지도 등 희귀한 자료도 다수 소장하고 있다. 지리에 관한 학문적 원리를 깨달을 수 있도록 돕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해 놓았다. 폐교를 활용한 곤충박물관은 나비와 나방 1000여 점과 갑충류 1000점, 동강 유역에 서식하는 곤충 1000점 등 총 3000점의 표본이 전시돼 있다. 특히 동강 유역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 곤충들도 전시돼 자녀들이 교과서에서 보지 못했던 곤충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듯하다. 영월의 자랑거리 중 하나가 별마로 천문대.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봉래산 정상에 세워진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천문대다. 직경 80㎝ 주망원경을 비롯해 보조망원경 13대 등 총 14대가 설치돼 있다. 천체관측 등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신비로운 우주 세계를 직접 관찰할 수 있다. 밤하늘의 별을 세며 하룻밤을 보낼 수도 있다.15∼20명이 묵을 수 있는 단체실은 1인당 3만 5000원∼4만원,10∼13명은 3만원∼3만 5000원을 받고 있다. ●먹거리 명소 ‘주천 섶다리마을 다하누촌’ 조용하던 주천리 시골마을을 일약 관광명소로 띄운 곳이 다하누촌. 토종한우를 싼 가격에 제공하는 한우전문상가다. 다하누촌 정육점에서 원하는 부위의 한우고기를 사다 인근의 지정 식당에서 조리해 먹는 방식이다. 한우 300g(모듬)에 8000원. 서울 시내 웬만한 고기집의 4분의1밖에 안되는 가격이다. 지정 식당에서는 기름소금과 된장, 쌈야채 등을 포함한 ‘테이블 세팅비(1인당 2500원)’를 받는다. 공기밥과 된장찌개 등도 별도.www.dahanoo.com,033)372-0121. #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 신림 나들목→88번 지방도→영월 # 맛집 주천묵밥은 도토리묵밥과 메밀묵밥이 별미인 집. 직접 만든 묵을 사용한다.5000원.372-3800. 콩깍지밥상은 무농약 콩두부와 청국장 등 콩요리로 알려져 있다. 콩깍지정식 8000원.372-9434.‘꼴두국수’는 가난했던 시절 물릴 정도로 먹어 ‘꼴도 보기 싫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 신일식당이 유명하다. 메밀 꼴두국수 3500원.372-7743. # 가볼 만한 곳 비운의 왕 단종의 묘소인 장릉, 단종의 유배지로 강줄기와 험준한 절벽으로 둘러쳐진 청령포, 서강이 휘돌아 치며 한반도 지형을 만들어 낸 선암마을, 큰 칼로 절벽을 쪼개다 만 듯한 기묘한 형태의 선돌, 겨울철에만 볼 수 있는 판운리 섶다리 등이 잊지 말고 찾아야 할 영월의 관광명소들이다. 글 사진 영월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52) 인조의 생부 정원군 추승 논란

    [병자호란 다시 읽기] (52) 인조의 생부 정원군 추승 논란

    명 조정이 후금의 반간계에 넘어가 원숭환을 처형하는 등 자멸의 길로 들어서고 있던 무렵, 조선에서는 인조의 생부(生父) 정원군(定遠君)을 국왕으로 추숭(追崇:돌아가신 분의 지위를 뒤 시기에 올려 주는 것)하는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웠다. 반정이라는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즉위했던 인조는 자신을 낳아준 부친을 국왕으로 추숭함으로써 자신의 왕권을 높이고 싶어했지만, 명분과 종통(宗統)의 의리를 강조하던 신료들은 인조의 그 같은 시도에 격렬히 반발했다. ●계운궁(啓運宮) 상례(喪禮) 논란 병자호란을 겪을 때까지 인조 정권은 안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 주된 까닭은 인조가 정상적인 방식으로 등극하지 않은 데 있었다. 인조는 반정이라는 정변을 통해, 신료들의 추대를 받는 형식으로 즉위했다. 그 때문에 인조는 늘 국왕으로서 정통성을 확고히 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시달렸고, 그 과정에서 신료들과 갈등을 빚었다. 정통성 확보와 관련된 첫 현안은 인조의 생부모(生父母)를 왕실의 종통 속에서 어떻게 대우할 것이냐의 문제였다. 인조는 숙부 광해군을 몰아내고 즉위했기 때문에 왕실의 법통상 조부인 선조를 계승한 것으로 치부되었다. 따라서 인조의 생부인 정원군(1580∼1619)과 생모인 계운궁(啓運宮) 구씨(具氏,1578∼1626)를 사친(私親)으로 대접할 것인지, 아니면 인조의 왕통 속으로 끌어들여 ‘왕’과 ‘왕비’로 대접할 것인지가 쟁점이 되었다. 인조는 당연히 후자를 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료들은 정원군과 구씨를 사친의 예에 따라 대접해야 한다고 맞섰다. 논란은 일찍부터 시작되었다.1626년 1월, 인조의 생모 계운궁이 경덕궁 회상전(會祥殿)에서 세상을 떠났다. 인조가 계운궁을 위해 몇 년 상을 치러야 하는지가 당장 논란이 되었다. 인조는 당연히 어머니를 위해 3년 상을 치르겠다고 나섰다. 대신들과 예조판서는 ‘인조가 선조를 계승한 이상 멸사봉공의 입장에서 사적인 예는 축소해야 한다.’며 3년 상에 반대했다. 그들은 1년 상을 치르되 ‘상주가 지팡이를 짚지 않는(不杖期)’ 상례를 적용하라고 요구했다. 이귀를 비롯한 일부 신료들은 ‘인조의 생부 정원군이 선조의 대통을 계승할 위치에 있었다.’는 것을 내세워 3년 상을 치러도 무방하다며 인조에게 영합했다. 대신들과 예조는 인조가 상주(喪主)가 되는 것에도 반대했다. 그들은 ‘인조는 왕통으로 볼 때 이미 선조에게 출계(出系)했기 때문’에 생모를 위해 상주가 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인조는 자신이 상주가 되려는 생각을 포기하지 않고 신료들의 공론을 무시했다. 예조판서를 비롯한 반대하는 신료들은 사직을 요청했다. 영의정 이원익은 ‘상주가 되려 하고 사친을 위해 국상(國喪)을 고집하는 것은 참월할 뿐 아니라 나라의 멸망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인조는 결국 신료들의 반발에 밀려 상주 역할을 동생 능원군(綾原君)에게 넘겼다. ●신료들 “인조 아버지는 선조” 인조가 상기(喪期)와 상주 문제를 놓고 신료들과 논란을 빚었던 것은 기본적으로 계운궁의 상례를 ‘왕비’의 예로써 치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인조는 실제로 5일 만에 빈소를 차리고(成殯),6일 만에 상복을 입고자(成服)했는데 예조는 그것이 ‘왕비의 예’라며 반대했다. 신료들은 3일에 ‘성빈’하고 4일에 ‘성복’하라고 촉구했다. 인조는, 자신의 명을 듣지 않으면 처벌하겠다고 신료들을 위협하면서 시간을 끌었다. 시간을 끌면 어차피 자신의 의도대로 5일 ‘성빈’,6일 ‘성복’을 관철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계운궁의 상례와 관련하여 논란을 불러일으킨 대목은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계운궁의 관을 궁궐 안에 두는 문제, 반혼(返魂) 의식을 궁궐에서 하는 문제, 인조가 산소까지 따라가는 문제 등도 논란이 되었다. 인조는 신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계운궁을 모신 김포의 산소 이름도 육경원(毓慶園)이라고 명명했다.‘사친을 왕비의 예로 대접하면 안 된다.’는 신료들의 반발과 공론을 무시하면서까지 ‘추대된 왕’으로서 자신이 지닌 정통성의 약점을 만회하려는 의도 때문이었다. 인조는 더 나아가 작고한 생부 정원군을 ‘왕’으로 추숭하고자 했다. 신료들은 훨씬 더 격렬하게 반발했고 당연히 그것을 둘러싼 논란은 길고 지루하게 이어졌다. 추숭을 둘러싼 논란은 정원군과 인조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예학(禮學)의 권위자였던 김장생(金長生)은 ‘인조가 선조를 계승한 이상 왕통으로 볼 때 인조의 아버지(考)는 선조’라고 못박았다. 왕통은 사적인 혈연보다 우선한다는 것을 내세워 정원군을 ‘아버지’로 대접하려는 인조의 의도를 차단하려는 것이었다. 이에 비해 예조판서 이정구(李廷龜)는 ‘선조와 인조를 부자 관계로 하면 정원군과 인조는 형제가 되는’ 문제점이 있다고 김장생의 의견에 반대했다. 대다수 신료들이 ‘왕통은 사적 혈연보다 우선한다.’는 김장생의 의견에 동조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이귀와 박지계(朴知誡) 등은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그들은 ‘인조는 선조의 손자이자 정원군의 아들’이라고 거리낌 없이 주장하여 정원군을 ‘왕’으로 추숭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 놓았다. 인조에게 철저히 영합했던 것이다. 정원군을 ‘왕’으로 추숭하는 논의는 1624년경에 제기되었다가 정묘호란 때문에 중단되었다. 그러다가 1630년(인조 8) 8월, 음성(陰城) 현감 정대붕(鄭大鵬)이 다시 제기했다. 그는 ‘계운궁의 상례를 국상으로 치르고도 정원군을 추숭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인조는 그의 의견이 반가웠지만 대다수 신료들은 반발했다. 정대붕의 상소를 계기로 이귀는 정원군을 추숭하고, 그를 모시는 묘(廟)를 세우라고 노골적으로 주장했다. 이귀는 무리를 동원하여 추숭을 요청하는 상소를 연달아 올리게 하는 등 ‘여론 조작’까지 시도했다. 이원익, 김류, 오윤겸 등 대부분의 신료들은 격렬히 반발했다. 대신들은 모든 대소 신료들을 이끌고 인조를 압박했고, 성균관 생도들까지 나서 인조에게 ‘공론을 따르고, 비례(非禮)’에 집착하지 말라.’고 외쳐댔다. 정치판은 바야흐로 인조, 이귀, 박지계, 최명길 등 소수의 ‘추숭 찬성론자’들과 대다수의 ‘반대론자’들로 나뉘어졌다. ●1632년 정원군을 원종으로 추숭 정원군을 ‘왕’으로 추숭하려는 인조의 시도는 무리한 것이었다. 집권 이후, 과거 광해군이 생모 공빈(恭嬪)을 공성왕후(恭聖王后)로 추숭하고 무덤을 성릉(成陵)이라 했던 것을 비판하고 성릉의 석물 가운데 참월한 것을 없애라고 지시한 것을 고려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기도 했다. 인조는 반대하는 신료들을 ‘시정잡배’로, 성균관 유생들을 ‘괴물’이라고 매도하면서 추숭을 강행하려 했다. 이귀는 그 과정에서 솔선해서 ‘총대를 멨다.’그는 경연(經筵) 자리에서 추숭을 주장하다가, 반대하는 신료가 있으면 소리를 지르고 주먹으로 바닥을 치면서 성토하고 모욕을 주었다. 인조의 존재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추숭 문제를 놓고 신료들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인조는 결국 1632년(인조 10) 2월, 추숭도감(追崇都監)을 만들어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켰다. 이어 5월에는 정원군을 ‘왕’으로 추숭하여 원종(元宗)이라는 묘호(廟號)를 올렸다. 원종과 계운궁을 모신 산소는 장릉(章陵)으로 승격되고,1635년에는 그 위패를 종묘에 모시는 데도 성공했다. 신료들의 반대와 조야의 공론을 모조리 무시하고 밀어붙여 얻어낸 ‘성과’였다. 당시 조선은 가도의 유흥치(劉興治)를 토벌하려 시도했고, 유흥치는 곧 심세괴(沈世魁)에게 피살되는 등 서북 변경 상황이 몹시 심각했다. 후금 또한 조선에 대해 이런 저런 경제적 요구를 멈추지 않았다. 남방에서는 일본의 침략에 대한 우려 역시 끊이지 않고 제기되었다. 인조는 원종 추숭을 통해 왕권을 어느 정도 높일 수 있었지만 물경 10년 가까이 계속된 ‘추숭 논란’은 신료들 사이에 불신의 벽을 높이고 국력을 갉아먹었다. 그 와중에 민생을 추스르고 국방력을 제고해야 하는 긴급한 과제는 아무래도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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