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장르 확장
    2026-09-18
    검색기록 지우기
  • 소속사 사과
    2026-09-18
    검색기록 지우기
  • 인식 개선
    2026-09-18
    검색기록 지우기
  • 감사 편지
    2026-09-18
    검색기록 지우기
  • 중재 외교
    2026-09-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94
  • 만년 조연들의 ‘반란’

    “더이상 양념이라 부르지 마라!” 지금 스크린에서는 ‘만년 조연’일 것 같던 얼굴들의 약진이 주목거리다.주인공 캐릭터를 맛깔나게 받쳐주는 ‘양념’에 머물던 조연들이 주연으로 뜨고 있는 것. ‘탈(脫)조연’을 선언한 배우로는 염정아(32)·송선미(28)이 맨 앞줄에 선다. 묘하게 도회적이면서도 신경질적인 인상을 나눠 풍기는 염정아.요즘 물만난 고기같다.15일 개봉하는 범죄스릴러 ‘범죄의 재구성’.박신양·백윤식·이문식 등 남자배우들만 득시글거리는(?) 범죄영화에서 혼선을 야기하며 관객에게 지능 게임을 거는 도발적인 여성캐릭터를 맡았다. TV에서의 활약도 데뷔 이래 가장 왕성하다.MBC ‘사랑한다 말해줘’에서는 욕망에 눈이 어두워 한 남자의 순수한 사랑을 치명적으로 망가뜨리는 악녀 주인공.김래원·윤소이 등 한참 동생뻘인 청춘스타들과 나란히 극을 지탱해간다.올해로 연예계 데뷔 13년.1991년 미스코리아 선으로 얼굴을 알린 이래 영화 ‘테러리스트’‘텔미 썸딩’‘H’‘장화,홍련’ 등에서 한발한발씩 보폭을 넓혀왔다. 스크린이나 TV에 꾸준히 얼굴을 내밀어오다 최근 상종가를 치기는 송선미도 마찬가지.지난달 개봉한 영화 ‘목포는 항구다’에서 남자주인공의 맹목적인 사랑을 받는 ‘주인공 급’으로 나오더니 이달말 개봉할 코미디 ‘라이어’에서는 보란 듯이 극의 주도권을 틀어쥐었다.잘 생긴 얼굴 하나만 믿고 두집 살림을 차린 택시기사(주진모)의 능력있는 커리어우먼 아내 역.MBC 주말드라마 ‘장미의 전쟁’에서도 최수종·최진실·류진과 4인 톱 구도로 팽팽히 힘겨루기할 정도다. 1996년 슈퍼엘리트모델대회 출신.벼락스타가 아니라 주변부 배역을 밟아올라왔다는 데서 그녀의 성취는 한층 더 빛을 발한다. “때가 왔노라.”라고 외치며 스크린을 누비는 또 다른 주인공으로 중견 탤런트 백윤식(57)을 빼놓을 수 없다.다져진 연기 내공을 뒤늦게 영화에서 발산하고 있는 셈이다.평단의 극찬을 받은 지난해 개봉작 ‘지구를 지켜라’에서 영화배우로서의 가능성을 확인받더니 ‘범죄의 재구성’에서 박신양과 끝까지 머리싸움을 벌이는 ‘사기꾼계의 전설’로 변신했다. 스크린이 청춘스타들의 독무대가 아님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작업에는 중견탤런트 주현(63)도 가담했다.중년배우들이 무더기 주연해 화제였던 코미디 ‘고독이 몸부림칠 때’에서는 김무생·양택조·선우용녀 등 50∼60대 출연진 중에서도 유독 중심을 차지했다.이달말 개봉예정인 휴먼드라마 ‘가족’에서는 아예 신세대 탤런트 수애와 2인 주인공 구도를 그렸다. 코미디 ‘동해물과 백두산이’에 이어 23일 개봉하는 ‘라이어’에서 주진모와 투톱을 이룬 공형진(32)도 마찬가지. 오랫동안 색깔없이 어정쩡한 조연에 머물러온 손창민(39)도 제2전성기를 맞았다.지난달 26일 개봉한 ‘맹부삼천지교’에서 마침내 주연을 꿰찼다. 지구력있는 조연배우들이 스크린에서 빛을 보는 추세는 꾸준히 이어질 거라는 게 영화가의 전망.한 마케팅 관계자는 “한국영화가 몇몇 톱스타에게만 기댄 채 흥행몰이에 나서는 관행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재와 장르를 택해 영역을 확장해가는 과정의 하나”라고 풀이했다. 황수정기자 sjh@˝
  • 마술 이젠 어엿한 종합예술

    ‘매지컬 드라마’‘매직 콘서트’‘팬터지 시어터’….마술의 변신이 화려하다.명절때 TV에서나 보던 쇼 차원에서 최근 몇년새 각종 행사에 빠지지 않는 인기 엔터테인먼트로 자리잡아온 마술.이제 그 마술이 한걸음 더 나아가 연극 음악 춤 등 다양한 공연 양식과 결합하며 종합예술 장르로서의 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다. 24일 서울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막올리는 연극 ‘죽도록 행복한 사나이’(연출 오경택)는 마술과 연극이 만나는 ‘매지컬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다.마술사가 주인공.온몸에 쇠사슬을 감은 채 욕조에 들어간 남자가 극적으로 탈출하는 고난도의 마술을 비롯해 다양한 마술 동작과 트릭이 펼쳐진다.물론 진짜 마술사가 아니라 연극배우 오용이 이 작품을 위해 오랜 기간 갈고 닦은 솜씨다.공연중 관객이 직접 무대위에서 마술을 체험하는 기회도 마련된다.(02)762-0010. 마술의 대중화를 이끈 신세대 마술사 이은결은 ‘마술로 느끼는 모든 감동’이란 주제로 20일부터 서울 코엑스그랜드 콘퍼런스룸에서 ‘이은결의 매직콘서트’를 연다.‘매직콘서트’란 용어는 지난해 연말 이은결이 처음 사용한 이후 대중적으로 확산됐다. 이번 무대에서는 단순한 마술의 나열에서 벗어나 기승전결이 있는 드라마를 가미해 웃음과 감동이 있는 마술의 세계를 선보일 계획이다.프랑스 마술사 노베르트 페레 등 세계 유명 마술사들이 게스트로 출연한다.내년 1월4일까지.(02)3433-1713. 매직콘서트 ‘겨울’은 이경빈 정민 등 여러명의 마술사가 함께 꾸미는 무대.지난달 말부터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매직리더스 마술전용극장에서 장기공연중이다.연극적인 스토리와 뮤지컬에서 볼 수 있는 다이내믹한 안무를 결합시켜 새로운 공연 양식을 추구하고 있다. 매직리더스 이미희 대표는 “마술이 단순히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릴레이 동작을 탈피해 종합예술로 각인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매직리더스는 국내 첫 마술전용극장의 개관과 함께 마술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다.(02)2068-0734. 이밖에 마술과 곡예,연극,음악 등이 총체적으로 어우러진 ‘팬터지 시어터’를 내건 극단 마야시어터의 ‘더 로즈 오브 샤론(The Rose of Sharon·무궁화)이 2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공연된다. 이순녀기자 coral@
  • TRPG가 뭐야? “탁자 둘러앉아 여럿이 즐기는 역할 게임이지”

    만약 다음 사례 중 하나 만이라도 해당된다면 당신은 TRPG(Table Role Playing Game)의 묘미를 아는 사람이다. 1.자동차에 치일 뻔한 후 “내성 굴림에 성공했어!”라고 자랑한 적이 있다. 2.소원이 성취된 후 “다이스 신이시여∼”하며 감사드린 적이 있다. 3.공부,운동,용모,돈… 뭐든지 갖춘 친구를 먼치킨이라고 부른 적이 있다. 4.TV 드라마에서 허준,김두한 등을 보며 가치관을 분류해본 적이 있다. 굵은 글자들은 ‘TRPG’에서 쓰이는 용어들이다(기사 하단 참조).위 네가지에 모두 해당한다면…,축하한다. 당신은 이 험한 세상을 게임처럼 즐기며 살고 있는 TRPG 골수 마니아다. ●TRPG가 뭐야? 소설 ‘E.T.’에서 주인공들이 열중하던 ‘던전스 앤드 드래건스(Dungeons & Dragons·이하 D&D)’가 기억나는가? TRPG는 글자 그대로 탁자(Table)에 둘러앉아 하는 롤플레잉 게임이다.‘발더스 게이트’ 등 일반적인 컴퓨터 롤플레잉 게임(CRPG)에서 컴퓨터의 역할을 ‘마스터’라 불리는 사람이 맡았다고 생각하면 된다.실제로 해외에서는 CRPG 광고문구에서“AD&D 룰을 준수했다.”는 식의 문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TRPG 마스터는 플레이어들이 그 안에서 놀 세계를 만들고,그들이 성취해야 할 사명(Quest) 등을 정하며 게임을 진행시킨다.플레이어들은 말로 자신의 행동을 알리고,마스터는 그 행동의 결과를 계속 알려주는 형식이다.행동의 결과는 주사위를 굴려서나,마스터의 숨은 의도 또는 변덕에 의해 결정된다.D&D가 공식적인 세계 최초의 TRPG 시스템이다.74년 TSR사에서 영국 소설가 J R R 톨킨이 ‘반지의 제왕’에서 보여준 세계 ‘중간계’를 게임으로 즐길 수 있게 만든 것.그런 만큼 TRPG는 초기에는 배경이 주로 팬터지 장르 쪽에 치우쳐 있었다.그렇지만 현재에는 만화 고인돌가족 ‘프린스톤’부터 영화 ‘스타워즈’까지 미래에서 원시시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세계들이 제공되고 있다. ●왜 갑자기 ‘TRPG’인가 한국에는 70년대 후반부터 D&D와 그 후속격인 A(Advanced)D&D,D&D 3rd,소드 월드 등 게임 규칙 책이 조금씩 번역되어 나와 작게나마 마니아 층을 형성했다.이들은 90년대 초반부터 PC통신과 인터넷을 통해 본격적으로 세를 규합했다.현재는 회원 수 2000명이 넘는 카페 ‘TRPG가 뭐예요?’ 등 다음카페에서만 100개가 넘는 관련 카페가 개설되어 있다.요즘에는 근래의 보드게임 열풍에 힘입어 덩달아 세를 확장 중이다.TRPG를 즐기는 데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둘러앉을 탁자(Table),즉 플레이어들이 모일 적절한 공간 확보다.짧으면 3시간,길게는 반년도 넘게 지속되는 게임 시간도 팬 층을 넓히는 데 걸림돌 중 하나.따라서 ORPG(Online RPG)의 형태로 주로 인터넷 채팅룸,이메일,게시판 등을 통해 향유되거나 대학교 동아리처럼 소모임을 통해서나 즐길 수 있었다. 그러던 TRPG가 최근에는 보드게임 카페라는 새로운 공간에 힘입어 입지를 넓히고 있다.보드게임 카페는 올초 고작 10여개에 불과했지만,지난 2월부터 서울 신림동,신촌 등 대학가를 중심으로 급격히 세를 불려 최근에는 서울에만 200개에 달한다. 더군다나 보드게이머들도 새로운 놀이를 찾아 TRPG나 ‘매직 더 개더링’ 같은 TCG(Trading Card game)로 넘어가는 경향을 자주 보인다.훨씬시간이 많이 걸리고 룰도 복잡하긴 하지만,TRPG도 결국은 게임 규칙 책과 시트(Sheet),주사위,필기구 등 게임도구를 가지고 지인들과 하는 게임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기 때문이다.보드 게임 마니아이자 TRPG 초보라는 이정문(22·대학생)씨는 “카페 옆자리에 앉은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 보여 호기심에 (TRPG에) 뛰어들게 되었다.”고 말했다. ●어떤 TRPG 시스템들이 있나 현재 변용 룰까지 포함하면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TRPG 시스템들은 30여개 정도로 추정된다.크게는 4가지로 나눌 수 있다.먼저 팬터지 소설 ‘반지의 제왕’에서 비롯된 TSR사의 D&D와 그 후속격인 AD&D,D&D 3rd 등 D&D 계열을 들 수 있다. 한국에서 가장 넓은 게이머 층과 다양한 변용 룰들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팬터지 시스템이다. D&D 계열과 함께 한국에서 2대 주류를 형성하는 ‘소드 월드’ 시스템은 일본 SNE사에서 만들어졌다.글자 그대로 검을 들고 싸우는 전사 계열이 강화된 D&D와 흡사한 팬터지풍 세계관.구하기도 쉽고 6면체 주사위 사용 등 비교적게임 진행이 단순해 종종 초보자용이라 불린다.그러나 ‘소드 월드’ 마니아 배창환씨는 “D&D에 비해 능력치 배분 등 기능 구성 면이 많이 다르다.”면서 “초영웅 시스템이 있는 등 먼치킨적인 요소가 강한 점도 차이점이자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마계마인전’으로 소개된 일본 미즈노 료의 팬터지 소설 ‘로도스도전기’도 ‘소드 월드’에서의 플레이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다. ‘요마야행’ 등으로 유명한 스티븐 잭슨 게임즈의 겁스(GURPS·Generic Universal Role Playing System)는 TRPG ‘고수’들에게 인기를 끈다.D&D에 비해 훨씬 복잡한 규칙과 세분화된 설정들로 캐릭터의 사소한 버릇도 게임 내의 중요요소로 전부 반영된다.추가 규칙을 임의대로 더해 어떤 세계,어떤 설정이라도 소화해낼 수 있는 유연성도 큰 장점.겁스 애호인 모임인 ‘겁스 컵스’의 회원 조현동(29·회사원)씨는 “필요한 규칙만 골라 쓰기 때문에 입문하는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오히려 재미붙이기가 쉽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열렬한 마니아들이 탄탄히 받치고있는 화이트울프사의 ‘어둠의 세계’(World Of Darkness·이하 WOD) 시스템이 있다.게임성보다 연극성이 강해 한국에서는 주로 ‘라이브 액션’ 플레이어들의 기행으로 유명해진 마니아 장르다.라이브 액션이란 게이머들이 게임내의 대사·동작·설정 등을 말로만 설명하지 않고 현실상에서 연극처럼 제대로 연기하는 방식.몰입도가 상당하지만 그만큼 준비가 필요해 마니아들 사이에서만 시도된다. 채수범기자 lokavid@
  • 넌버벌 무술퍼포먼스 ‘점프’/별난 무술가족 맛 좀 보려우?

    3대가 함께 사는 어느 집안.거실 정면에 걸린 가훈 ‘평범하게 살자’가 심상치 않다 했더니 할아버지부터 아들,며느리,손녀,삼촌까지 가족 구성원 모두 ‘평범’이란 단어와는 거리가 멀다. 권위주의적인 할아버지,출근하는 아내대신 집안살림을 하는 화가 아들,경찰관 며느리,공주병 딸,그리고 술에 절어 사는 노총각 삼촌.겉보기엔 여느 가족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이들을 잘못 건드렸다간 큰코 다치기 십상이다.매일 아침 발차기와 격파,아크로바트 묘기로 가족애(?)를 다지는 ‘무술 가족’이기 때문이다. ●태껸 고수 할아버지·무술왕 며느리 지난 5일 우림청담씨어터(옛 강남난타전용관)에서 막올린 ‘점프’(최철기 원안·연출)는 이 별난 가족의 좌충우돌 해프닝을 담은 창작 넌버벌(비언어) 퍼포먼스이다.태껸을 비롯해 온갖 무술을 섭렵한 할아버지를 선두로 모든 동작을 무술로 해결하는 이 집안에,어느날 청학동에서 상경한 꽁지머리 총각과 꺼벙한 2인조 도둑이 들면서 기상천외한 무술대결이 펼쳐진다. ‘난타’의 성공으로 넌버벌 퍼포먼스란 장르가 일반에 널리 알려지긴 했으나 상대적으로 타악퍼포먼스의 한정된 공연에 치우쳐 왔다.‘점프’는 이같은 한계에서 벗어나 태권도를 중심으로 체조와 아크로바트를 결합한 ‘무술퍼포먼스’로 과감히 영역확장을 꾀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4년전 TV에서 본 태권도 다큐멘터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죠.초기엔 리듬 발차기 중심의 공연을 생각했는데 점차 작품을 발전시키면서 세계 각국의 무술을 응용하게 됐습니다.” 이 작품의 원안을 내고,연출을 맡은 최철기는 ‘난타’출신이다.99년부터 지난해까지 ‘난타’의 연출가로 활동하면서 넌버벌 퍼포먼스의 무한한 가능성에 매료됐다.유럽 순회공연 때 현지인들로부터 “태권도를 활용한 공연을 해보지 그러느냐.”는 제안을 받았던 것도 ‘점프’를 탄생시킨 중요한 계기가 됐다. 무술퍼포먼스라는 낯선 장르를 시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쳤다.처음엔 태권도 시범단으로 연습을 했으나 연기가 안되는 통에 ‘차라리 배우에게 무술을 가르치자.’는 생각으로 2001년 공개 오디션으로 단원을 뽑았다.이때부터 2년간 태권도·아크로바트·코미디 연기 등 분야별로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았다.지난해 겨울에는 ‘별난 가족’이란 가제로 샘플공연을 해 관객의 선호도를 미리 파악했다. 다행히도 배우와 스태프들이 연습실에서 흘린 땀은 무대에서 결실을 보고 있다.배우들 대다수가 무술 유단자이거나 체조선수로 활약한 전력이 있다지만 허공을 휙휙 가르는 유연한 발차기와 몸을 아끼지 않는 아크로바틱 묘기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여기에 등장인물들의 개성 있는 캐릭터와 만화적인 상황설정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온가족이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물론 초연인 만큼 아쉬운 점도 있다.배우들의 연기가 아직 어색하고,작품 전체의 완급조절이 미흡한 점,또 매트릭스와 홍콩 느와르영화 장면의 진부한 패러디 등은 신경써서 보완해야 할 부분들로 여겨진다.그럼에도 ‘점프’가 보여준 공연 양식의 독창성과 실험성,배우들의 열정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쉴 새 없이 관객 웃기는 게 목표 연출가 최철기는 “관객이 마치 한편의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본 것처럼 시원하고 후련한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아버지역을 맡은 배우 진영섭도 “우리의 목표는 쉴 새 없이 관객을 웃기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점프’는 새달 24일까지 강남에서 공연하고,9월3일부터 문화일보홀로 장소를 옮겨 한달간 관객을 맞는다.장기적으로는 ‘난타’처럼 해외시장을 겨냥하고,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전용극장도 계획하고 있다.여러모로 ‘난타’와 닮은 꼴인 이 작품이 ‘제2의 난타’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1588-7890. 이순녀기자 coral@
  • 사진-영상 현실과 허구 그 어디쯤/ 18일부터 가나아트센터 ‘사진·영상 페스티벌’

    사진이나 영상 같은 뉴미디어 작품은 이제 현대예술의 주요 장르로 자리잡은 수준을 넘어 미술시장의 변화와 활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3월 끝난 미국 뉴욕의 아모리쇼에서 거래된 작품의 절반은 사진과 영상 관련 작품이었다.국내 사진계 또한 이러한 국제적인 흐름에 민감하다.어느 때보다 많은 사진전들이 열리고 있으며,사진에 대한 미술시장의 관심과 미학적 접근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18일부터 새달 31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사진·영상 페스티벌’은 21세기 예술의 총아로 떠오른 현대사진예술의 흐름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자리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 행사에는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30∼40대 젊은 작가 20명의 사진과 영상작품 70여점이 출품된다.미국·프랑스·독일·스위스·일본·한국 등 12개국이 참여한다. 전시는 ‘금지’라는 큰 주제아래 ‘금지된 허구’‘보이지 않는 풍경’‘비디오 포럼’등 세 갈래로 나뉘어 진행된다.‘금지된 허구’에서는 현실에서 포착한 이미지와 연출된 이미지의 합성사진 작업을 통해 90년대 포스트모던 사진의 미학적 가능성을 살핀다.사진과 그림,사진과 설치,사진과 텍스트,사진과 영상 등 장르간의 통합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질까.뷔렌트 샹가르(터키)는 자신의 집 창문과 그곳에 매달린 자기 자신을 합성해 파노라마식으로 보여준다.집과 길가의 중립공간인 창틀에 매달린 자신은 경제적 이유로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야하는 터키인들을 상징한다.사진은 얼마나 다양한 얼굴을 가진 예술인가. 고전적 의미의 풍경사진들은 자연을 모티브로 실제 이미지를 충실하게 재현한다.그러나 ‘보이지 않는 풍경’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가 작가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자연을 보여준다.건축물 기록사진이라는 실용분야에서 활동해온 스테판 쿠튀리에(프랑스)의 사진은 수직과 수평의 기하학적 구성과 엄격한 정면성을 강조한다.초점이 없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한국 작가로 유일하게 참가한 민병헌은 동양적인 감수성이 살아있는 ‘잡초’ 연작 4점을 선보인다. 사진은 무한한 확장성을 지닌다.그것은 무엇보다 영상작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사진을 근간으로 창조의 세계를 펼치는 영상작품은 현대사진의 미래상이기도 하다.‘비디오 포럼’에서는 사진과 영상의 긴밀한 연관성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정체성 문제를 다룬 미네트 바리,프로레슬링 장면을 비디오아트의 소재로 삼아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는 카를로스 아모랄레스(멕시코) 등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전시기간중 가나아트센터 야외공연장에서는 김애라의 해금연주(8월16일 오후 6시),스크린과 함께 보는 ‘Dive into the Cinemusic’(8월22일 오후 7시),이루마의 피아노 콘서트(8월23일 오후 7시) 등의 공연이 펼쳐진다.이영준 계원예술조형대학 교수의 ‘현대사진의 다양성’(26일 오후 2시),사진작가 배병우의 ‘풍경속의 사진’(8월2일 오후2시)등 특강도 마련된다.(02)720-1020. 김종면기자 jmkim@
  • 작가 20인 ‘문학의 젖줄’ 탐험 / 평론가 문혜원씨 ‘문학의 영감이 흐르는 여울’

    여성 문학평론가 문혜원(38)이 낸 ‘문학의 영감이 흐르는 여울’(문학사상사)은 작가 20인과의 인터뷰를 모은 것이다. 그러나 인터뷰라 간단히 말하고 넘어가기엔 책의 문학적 향기가 너무 진하다.그가 89년 등단한 이후 문학이란 바다에서 낚아온 모든 정보를 키로 삼아 그리는 작가들의 내면 풍경은 그 자체가 하나의 작품처럼 다가온다. 먼저 그는 치밀한 준비로 탐험의 대상인 작가에게 몰입하게 한 뒤 여행을 안내한다.때론 의문부호로 독자들의 호기심을 팽팽하게 당겼다가,때론 무릎을 치며 감탄사를 내게 한다.그가 작가 탐험을 이끄는 지도는 ‘작가들에게 영감을 준 다른 예술’이다.문혜원은 작가 20인의 세상을 여행하면서 그들에게 문학이란 젖줄을 댄 음악·영화·무용·사진 등 예술의 ‘상동(相同)기관’들을 보여준다.그의 진지한 물음에,소설가와 시인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낳은 탯줄이 무엇인지 고백한다. 무용평론가이자 시인 김영태는 “춤은 상상력이어서 시와 가깝고,시의 짧음은 무용의 ‘순간적으로 사라짐’을 닮았다.특히 둘은 ‘여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통한다.”고 들려준다(40∼41쪽).또 시인 황동규는 “시에 장면을 주는 걸 좋아하는데,새로운 이야기를 하려면 똑같은 장면이어서는 안된다.”며 “처음에 좀 빨리 하다가 늦추고 다시 빨리하는 리듬의 장치를 음악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말한다(74쪽). 그뿐인가.지은이의 섬세한 안테나에는 “그림을 통해서 나름대로의 에스프리를 만들어내 시의 영역을 확장”(119쪽)한다는 ‘산정묘지’의 시인 조정권,“화가나 음악가들이 터득한 노하우를 보면서 소설쓰기를 돌아본다.”는 서영은(262쪽) 등의 육성이 잡힌다.아울러 신경숙·김영하 등,비교적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 스며든 영화의 힘도 만날 수 있다. 문혜원의 작가 탐험의 결론은 무얼까.직접 언급은 않지만 ‘장르간 넘나들기’의 가능성을 찾고 있지는 않을까.시인 박상순의 “형태를 흐트러뜨리고 경계를 지우는 예술”이라는 말은 시사적이다.그런 의미에서 문혜원의 작가 기행도 단순히 인터뷰가 아니라 작품으로 읽힐 만하다. 이종수기자
  • 한국의 놀이/美 저명 민속학자 우리 고유놀이 95가지 중·일과 비교소개

    명절 때면 즐겨 하는 윷놀이.거기에 우주적이고 종교적인 철학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더구나 윷놀이가 전 세계 수많은 놀이들의 원형이라는,특히 판 위에서 주사위를 가지고 하는 놀이들의 원형이라는 말을 들어본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한국의 놀이’(스튜어트 컬린 지음,윤광봉 옮김,열화당 펴냄)는 윷놀이를 비롯한 고유 놀이들을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소개,주체적인 놀이문화 의식을 일깨워준다. 저자는 ‘서로 다른 문화에서 파생한 놀이들이 얼마나 유사한가.’라는 주제를 평생 화두로 삼아온 미국의 세계적인 비교민속학자.지금부터 100여년 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500부 한정본으로 나온 이 책은,‘유사한 중국·일본의 놀이와 비교하여’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한국의 놀이 95가지를 중국·일본의 비슷한 놀이와 비교 소개한다. 요즘 세대,즉 사이버 세대가 즐기는 놀이는 스타크래프트·디아블로·리니지·라그나로크 등 낯선 외래 게임이 대부분이다.초등학생부터 30∼40대까지 PC방이나 게임방 등지에서 ‘홀로취미’생활을 즐기는 것이 우리 놀이문화의 현주소다.액션·슈팅·격투기·전략시뮬레이션·롤 플레잉 등 다양한 장르의 자극적인 게임들이 판치는 지금,윷놀이나 연날리기 등을 이야기하는 것은 진부하게 들릴지 모른다.그러나 이 책은 잊혀져가는 고유 놀이의 정신을 살펴보고,동아시아 3국의 놀이를 견줘 보게 하는 귀중한 비교민속학 자료로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힌두 게임인 파치시와 차우자의 도형은 십자형이 있는 윷판을 확장한 형태이며,여기서 발전된 놀이가 서양의 체스나 일본의 야사스카리무사시(八道行成)임을 놀이 방식과 판의 형상 등을 들어 설명한다.또한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고고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윷판의 형상을 근거로 윷놀이의 기원을 더듬는다.그 형상이 중국의 항우와 유방 전투에서 28명의 기마병들이 항우를 보호하는 것을 나타내며 말판 위에 쓴 송시(頌詩)가 당시의 고사를 전해준다는 점을 규명,윷놀이의 기원이 적어도 서기 3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감을 밝힌다.이밖에 스라미·죽방울·무등·거미줄채·유객주(留客珠·ring puzzle) 등 이제는 잊어버린 놀이들도 선인들이 하던 방법 그대로 소개한다. 네덜란드의 역사가 호이징가는 그의 저서 ‘호모 루덴스’에서 모든 문화는 놀이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이렇듯 한 나라 한 시대의 문화 척도는 다름 아닌 ‘놀이’다.오늘날 우리 놀이문화를 살펴 보면 본래의 것들은 사라져가고 건조한 게임문화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선조들의 지혜와 과학이 담긴 우리 고유의 놀이문화가 멍들어 가고 우리의 정신마저 피폐해지고 있는 것이다.이 책은 문화를 창조하는 기능으로서의 놀이의 본질을 되새기고,우리 놀이문화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생각해 보는 계기를 제공한다.3만원. 김종면기자 jmkim@
  • 충무로 주름잡는 ‘용감무쌍’ 여배우들/ “우리가 망가지니까 사람들이 더 좋아해요”

    여배우들의 연기관이 달라지고 있다.어떻게든 예쁘게만 보이려고 몸을 사리는 ‘소극형’연기는 설 자리를 잃었다.장애인이 되어 사지를 뒤틀거나,질펀한 사투리에 욕지거리,머리채를 잡고 잡히며 싸우는 등 사정없이 망가지는건 예사다.여배우들의 ‘용감무쌍형’연기가 충무로에 새 동력이 된 것이다. 실제로 하반기에 선보이는 주요 작품에서 여배우들은 경쟁하듯 화초같은 이미지를 벗어던졌다.우선 이창동감독의 화제작 ‘오아시스’.여주인공 문소리는 ‘어쩌면 저렇게까지 완벽할까.’싶게 온몸으로 실감나는 연기를 한다.상영시간 2시간10분 내내 두 눈동자의 초점을 따로 맞추고 흰자위로 눈을 치뜨거나 손발을 뻣뻣이 뒤튼다.그의 장애인 연기는 실제보다 더 진짜같다. ‘재밌는 영화’에서 코믹 패러디에 도전한 김정은도 ‘예쁜 연기’라면 당분간 사절이다.새달 13일 개봉 예정인 코미디 ‘가문의 영광’에서 그가 맡은 역은 주먹계를 주름잡는 쓰리제이 집안의 막내딸.얼핏 봐선 요조숙녀지만 입만 열면 사투리에 살벌한 욕설이 난무한다. ‘패밀리’에서 황신혜도 작정하고 망가지기는 마찬가지.인천에서 제일가는 술집의 ‘왕마담’인 그는 진한 화장에 아무렇지도 않게 건달의 머리털을 붙잡아 휘두르기 일쑤다.그로서는 파격적 변신이다. 전광렬 주연의 코미디 ‘2424’에서는 예지원이 푼수를 떤다.어벙벙한 섹시녀로,별볼일 없는 건달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툭하면 얻어맞는다.‘광복절 특사’의 송윤아도 단단히 이미지 반전을 노렸다.사기꾼의 애인으로 천박하고 맹한 식당 종업원 역이다. 이같은 여배우들의 변신은 하반기 코미디물이 주류를 이루면서 나타나는 부수적인 현상이기도 하다.필름매니아의 지미향 대표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망가지는 연기는 남자배우의 전유물이었다.”면서 “최근 여배우들이 적극적이고 개성 강한 이미지를 선호하면서 오히려 멜로물의 캐스팅 작업이 어려워졌다.”고 귀띔했다. 어쨌거나 여배우의 거칠고 망가지는 연기에는 분명 용기가 전제돼야 한다.‘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밥먹듯 두들겨 맞은 전도연은 이렇게 고백했다.“더 나이 먹기 전에 예쁜 모습 좀 보여줘야겠다.”고.오죽하면 ‘패밀리’의 시나리오를 받고 망설이는 황신혜를 상대역인 윤다훈 김민종이 몇번이나 찾아가 설득했을까. 왕성하게 전개되는 여배우들의 연기변신을 영화계는 고무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한 제작자는 “여배우가 소화하는 역할 범위가 확장되면 한국영화의 소재 및 장르가 자연스럽게 다양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황수정기자 sjh@ ■‘오아시스' 주인공 문소리“CF 못찍을 각오했어요” “CF 못 찍을 각오했어요.” ‘오아시스’에서 뇌성마비를 앓는 여주인공을 맡아 장애인보다 더 장애인같은 연기를 펼친 문소리(29).그의 연기력은 시사회장 곳곳에서 탄성을 자아낼 정도였다.‘박하사탕’에 이어 ‘오아시스’에서 그를 0순위로 캐스팅한 이창동감독도 “문소리라는 배우를 만난 건 행운”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했다. 예쁜 구석 하나 없는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변신하기까지 그도 솔직히 결심하기가 쉽지 않았다.“오히려 주변에서 더 많이 걱정하더라구요.이미지를 망가뜨려 놨다간 나중에 다른 출연제의가 안 들어온다구요.어렵게 결정하고 나서도 제 연기를 눈으로 확인하기가 겁났어요.” 실제 뇌성마비 장애인과 함께 생활하며 피나는 연습을 했다.촬영기간 6개월 내내 장애인 연기에 온힘을 쏟았더니 나중엔 진짜 마비증세가 왔다. 그러나 지금 그는 무너지지 않을 연기철학을 세워놓았다.“배우는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직업이 아니잖아요.‘연기’를 보여줄 수 있어야죠.” 얄밉도록 똑 부러지는,문소리의 배우관(觀)이다. 황수정기자 ■‘여배우 영화는 실패' 속설 깰까 최근 충무로에 돌아다니는 ‘믿거나 말거나’류의 속설이 하나 있다.“여배우 영화는(흥행이)안 된다.”는 것. 여성운동가들이 들으면 파랗게 질릴 얘기겠으나,그런 징크스가 생길 만도했다.지난해 여배우가 극의 흐름을 틀어쥔 영화가 십중팔구 흥행에 재미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재은감독이 이요원 배두나 등 20대 여배우 5명을 공동주연으로 내세운 ‘고양이를 부탁해’는 작품성을 인정받고도 관객을 끌지는 못했다.이요원 김민선 주연의 코믹액션 ‘아프리카’(신승수감독),전도연 이혜영 주연의 누아르 ‘피도 눈물도 없이’(류승완감독)도 흥행에 실패했다. 드물지만 예외는 있다.‘엽기적인 그녀’‘조폭 마누라’는 전지현과 신은경이 극을 주도하고도 ‘대박’을 터드렸다. 이에 대해 영화인들은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가 성공하는 데는 장르의 제약이 따른다.아예 멜로든지 아니면 ‘엽기적인 그녀’의 엽기녀나 ‘조폭 마누라’의 여자폭력배처럼 완전히 변형된 캐릭터를 구사해야 한다.”고 풀이한다.여성 관객수가 남성을 앞지르는 한국 영화시장에서 어정쩡하게 여성성을 드러내는 작품(특히 액션물)으로는 폭발적인 관심을 끌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런 맥락에서 ‘망가지는 외모’를 겁내지 않는 용감무쌍한 여배우들이 많아지는 현상은 반갑다. 하반기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 여주인공 영화가 이전의 편견을 보란듯 깨줄지 지켜볼 일이다.
  • 폭발적 인기 ‘백사난’ 다시 본다

    만드는 족족 팔려나간다.어느 장사꾼인들 꿔보지 않는 꿈이랴마는 말그대로 꿈으로 끝나고 말기 십상이다.보통 장사도 아니고 ‘문화’를 팔 때라면 꿈 자체가 우스울 터. 그런데 최근 강남 한켠 문화공간에서 ‘야무진 꿈’이 현실이 됐다.그것도 찬바람부는 연극판에서.극단 유(대표 유인촌)가 기획한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백사난’)가 공전의 매진 행진으로 돌풍을 일으켜 온 것.2주전에예매해도 표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를 끌어왔던 ‘백사난’이 초연 1주년을 맞아 또 한차례의 앙코르 공연을 펼친다.(5월4일∼31일 유시어터) 이걸로 그치지 않는다.유시어터는 성공한 가족극 브랜드가 된 ‘백사난’만 일년 내내 공연하는 전용관으로 조만간탈바꿈할 계획이다. 백사난은 원작 그림 동화를 살짝 비틀어 난쟁이 반달이의공주에 대한 속앓이에 렌즈를 가져다댄 작품.사랑하는 이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요즘 세태답지 않은 사랑을보여준 반달이(최인경)가 인기의 축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콘텐츠 자체가 워낙 탄탄했다.이밖에도백사난 신드롬엔곱씹어볼 대목들이 적잖다. 언제부턴가 우리 문화계 저울추가 아이들 쪽으로 기울어가고 있는 데서 연극계도 예외가 아니란 점.백사난에 아이들이란 불씨 고객이 없었더라도 흥행돌풍으로 이어졌을지 의문이다.또 하나 대중문화 장르와의 손잡기 효과.출연진이가수 이기찬의 히트 뮤직비디오에 나온 걸 계기로 대중의관심지수가 한층 높아졌다.원컨 아니건 장르간 교류,더 나아가 장르 확장이 연극 활로의 하나가 되리란 건 부인못할 시사점.젊고 재능있는 연출자 박승걸의 꼼꼼한 연출,반달이 최인경의 호소력있는 연기는 기본이다. 유인촌 대표는 “서울을 4분할해 권역마다 하나씩 소극장을 세우고 싶다.”고 할 정도로 정극 백사난의 성공에 고무돼 있다.(02)3444-0651∼4. 손정숙기자 jssohn@
  • ‘무더기 주인공’ 郡像영화 뜬다

    눈썰미있는 영화팬이라면 어렵잖게 눈치챌 최근 한국영화의 신(新)경향이 하나 있다.주인공이 한둘이 아닌,서너명씩 ‘무더기’로 등장하는 게 유행이라는 점이다. 이른바 ‘군상(群像)드라마’가 뜨고 있다.한두명의 주인공으로 승부를 걸기보다는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는 ‘무더기 주인공’으로 감상 포인트를 확장시키려는 영화들이줄을 잇는다. 최근 개봉한 주요작만 일별해도 확인된다. 김정은 임원희 김수로 서태화 등 4명이 주연한 코믹패러디로 지난 12일 개봉한 ‘재밌는 영화’,이미숙 김원희 김민 김현수 김보성 등 5명이 공동 주인공인 코미디로 26일 개봉하는 ‘울랄라 씨스터즈’가 당장 그렇다. 한창 만들어지고 있는 영화들은 더 많다.기획시대가 야심차게 제작중인 ‘일단 뛰어’(5월10일 개봉)와 ‘해적,디스코왕 되다’(6월초 개봉예정)가 맨먼저 눈에 띈다.두편모두 코믹 액션.‘일단 뛰어’에서는 송승헌 권상우 김영준 등 3명의 ‘꽃미남’들이 천방지축 고교생이 되어 뜻밖에 입수한 돈가방을 놓고 우왕좌왕한다.이들을 쫓는 형사역에는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범수. 화끈한 액션이 가미된 ‘해적…’에서도 임창정 양동근이정진 등 남자 배우 3명이 동네 얼치기 양아치로 나란히변신했다.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 계윤식 감독이 연출하는 코믹 갱스터 무비 ‘4 발가락’(5월10일 개봉)도 허준호 이창훈 박준규 이원종 등 4명이 힘의 균형을 이루며 극을 끌어간다. 이처럼 군상드라마가 쏟아져 나오는 데는 배경이 있다.우선 제작사들이 관객들의 입맛에 맞춰 장르적 변화를 꾀한결과라는 것. 기획시대 최용기 제작이사는 “지난해 한창 유행했던 조폭 소재가 이번엔 군상드라마라는 장르로 형태변경을 했다.”면서 “군상드라마는 여러 캐릭터가 동시에 선보이므로균형만 잘 맞추면 극적 효과가 배가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톱스타 캐스팅에 골치를 앓아온 제작사들의 ‘고육지책’인 측면도 있다.꼼꼼한 이야기 얼개와 탄탄한 연출력이 전제된다면 1인 스타 주인공에만 의존하는 작품보다 위험부담이 크게 준다는 이점도 무시할 수 없다.‘푸짐한’ 인물군상을 그리면서도 캐스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도톡톡한 매력.일례로 ‘일단 뛰어’의 네 주인공들의 출연료를 다 합해도 이병헌의 몸값(3억∼3억5000만원)에 못 미친다. 그러나 문제점도 없진 않다.군상드라마의 열에 아홉은 코미디.영화사 좋은영화의 한 관계자는 “다수의 등장인물이 나와 이야기를 난해하게 뒤트는 영화에 관객들이 점수를주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군상드라마제작열기가 또 한번 관객들의 편식을 유도해서는 곤란하다.”는 게 영화가의 조심스런 견해이다. 황수정기자 sjh@
  • 컴퓨터 게임·소설이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

    ■컴퓨터게임의 이해-최유찬 지음/문화과학사 펴냄.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자넷 머레이 지음/안그라픽스 펴냄. 컴퓨터 접속 시간이 TV시청 시간을 앞질렀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고 있는 요즘에도 여전히 문화로서 컴퓨터 체험에 대한 분석은 미개척분야로 남아 있거나 심지어는 회의적이다.두 권의 신간은 컴퓨터 이용의 가장 대중적인 형태인 컴퓨터게임과 소설(혹은 문학)을 통해 컴퓨터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앞으로 이 분야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에 대해 인문학적 탐색을 시도한 희귀한 성과물이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컴퓨터게임의 이해’의 저자는 연세대 국문과 교수.그는 우연한 기회에 시뮬레이션 게임 ‘삼국지’에 빠져 들었다가 게임 몰입을 통해 자신의 지각체계가 변화된 것을 깨닫고 이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고 한다.자연스럽게 연구는 단순한 게임연구가 아니라 게임의 사회적의미,문화적 파장으로까지 확장된다. 저자는 먼저 컴퓨터게임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게이머가 게임수행을 통해 ‘소설 읽기’와 같은 현실체험을 하게되는 것이라고 말한다.모든 게임은 일정한 서사 프로그램을 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게이머는 게임을 통해 세계를이해하고 사람들과 관계맺는 방법을 배우는데,이는 예술의 체험구조와 거의 동일하다. 저자는 따라서 예술의 개념을 ‘아름다움’을 떠나 ‘흥미로움’을 중심범주로 하는 형태로 바꾸고 게임도 문화예술의 한 장르로 적극 포용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어 저자는 컴퓨터게임이 인간의 이야기 지각구조를 바꾼다는 점을 밝힌다.소설의 서사구조는 대부분 시간적으로전개된다.그러나 게이머는 긴장된 속에서 매순간 게임세계의 전모를 즉각적으로 파악해야 하며 이런 서사 체험방식을 익히게 되면 서사는 점차 공간적인 형식으로 이해된다는 것이다.저자는 “컴퓨터게임에 빠진 후 어느 순간 ‘토지’라는 방대한 소설이 하나의 공간이미지로 포착되는 것을 경험했다”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이같은 지각 방식은 질 들뢰즈의 ‘이마주’ 이론과도 상통하며 신세대 작가들에게 영화적 상상력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1만6000원‘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사이버 서사의 특성과 그 세계에 우리가 즐겁게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상세히 제시한다.1971년 이래 미국 MIT에서 ‘인터랙티브 창작’을 강의해 온 저자는 “기존의 문자매체,선형(線形)적 서사로는현대인의 복합적인 삶과 현실을 충분히 표현할 수 없다”면서 다중적 스토리 구성,독자의 참여,사실성에 의한 몰입 등 사이버 서사의 새로운 즐거움을 예찬한다.1만6000원예술도 매체도 시대에 따라 진화한다.그러나 두 책의 저자는 ‘서사의 힘’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지지를 보낸다는점에서 일치한다.인간의 삶을 풍부하게 하는 데 컴퓨터가기여한다면 문학연구자들의 이에 대한 태도 또한 지금보다 훨씬 열려져야 한다는 과제를 이 책들은 던지고 있다. 신연숙기자 yshin@
  • 영화배급시장 판도 바뀐다

    국내 영화배급 시장이 4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영화사 강제규필름과 에그필름,투자사 KTB엔터테인먼트와 삼성벤처투자 등 4개 업체가 22일 공동 배급사를 창립했기 때문이다.지금까지 국내 영화배급 시장은 시네마서비스와 CJ엔터테인먼트가 양분한 가운데 지난해 ‘친구’로 급성장한 신생사 코리아픽처스가 가세,‘3강 구도’를 이뤄왔다. 강제규필름이 주도하는 새 배급사의 이름은 ‘에이라인’(A-Line).이들의 움직임에 충무로가 통째로 술렁일만도 하다.강제규필름의 ‘브랜드 파워’를 밑천으로 박찬욱·배창호·이무영 등 스타 감독 5인이 참여하는 에그필름이 꾸준히 화제작을 공급하고 영화계의 ‘큰손’인 두 투자사가 돈줄을 책임지면 메이저 배급사로 자리잡는 건 ‘떼논 당상’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올해 배급할 작품목록에는 굵직굵직한 것들이 많다.강제규필름은 현재 ‘오버 더 레인보우’‘쉬리 2’ 등 6편의 영화를 기획,제작중이다.KTB엔터테인먼트는 ‘울랄라 시스터즈’‘해적,디스코왕 되다’‘아 유 레디’‘H’ 등 다양한 장르의 한국영화 5편에 투자했다.또 삼성벤처투자는 미국의 뉴리전시 프로덕션과 판권계약을 맺고 매년 5∼6편의 외화를 공급받고 있다. 전국 배급망을 구축할 에이라인은 앞으로 중소 배급사들을 꾸준히 끌어안으며 배급라인을 적극 확장해갈 복안이다.올해 배급할 국·내외 영화는 20여편.지난해 시장점유율1,2위를 다툰 시네마서비스(22.6%)와 CJ엔터테인먼트(14.7%)는 각각 26편과 22편을 배급했었다. KTB엔터테인먼트의 하성근 이사는 “메이저 투자사의 자금력 및 제작 관리능력과 영화사들의 콘텐츠 및 제작능력이 결합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에이라인 설립으로 향후 행보가 가장 주목되는 쪽은 강제규필름이다.“몇년째 숙원사업이던 코스닥 상장을 위해서라면 배급을 통한 안정적 수입원 확보가 필수였을 것”이라는 게 영화계 안팎의 설명이다.실제로 에이라인의 배급업무는 강제규필름의 자체 배급팀이 책임질 것으로 알려졌다. 황수정기자
  • 오세창 컬렉션…“역사위에 篆刻된 예술혼”

    독립운동가 위창(葦滄) 오세창(1864∼1953)은 서화사 및 금석문 연구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는 서예가이다.역대 서화가의 사적을 모아 1928년에 펴낸 ‘근역서화징’은 서화사 연구에 귀중한 문헌으로 꼽힌다.‘한국미술사 연구의 아버지’로 불리는 위창은 이와 함께 근ㆍ현대 전각(篆刻)의 개창자로서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단순한 신표(信標) 정도로여겨지던 전각에 예술의 숨결을 불어넣은 인물이 바로 위창이다. 문화관광부 ‘8월의 문화인물’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예술의전당과 국립중앙도서관은 27일부터 8월 26일까지‘위창 오세창의 전각과 서화,컬렉션 세계’전을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공동 주최,전각예술에 남긴 위창의 업적을 되새긴다.전시에서는 위창이 직접 새긴 것으로 유족이 소장중인250여과의 실인(實印)과 관련 인보 20여책,국립중앙도서관위창문고에 소장된 120여책의 각종 역대 인보가 소개된다. 출품작중에는 갖가지 모양의 자각인(自刻印) 34과(課)로 아름다운 부채꼴을 만든 ‘선면인영(扇面印影)’과 12폭 와당병풍에 찍은자각인 모음 초고인 ‘와병인영(瓦屛印影)’이들어 있다.이 작품들은 전각이 글씨와 금석문 세계를 넘나들며 어떻게 응용되고 있는가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전각은 나무나 돌,금옥 따위에 인장을 칼로 새기는 것.어떤 내용(인문·印文)을 어디에(인재·印材) 어떻게 새기느냐(도법·刀法)에 따라 천태만상의 작품이 나와 ‘방촌(方寸)에 새긴 우주’라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위창은 인각(印刻)뿐 아니라 상형고문(象形古文)과 와당(瓦當),전폐(錢弊),한인(漢印),초형(肖形),예서(隸書),산수인물(山水人物)까지 구사하는 등 장르를 크게 확장시켰다.인면(印面)에 글자를 배치하는 장법(章法)에서도 대소(大小)ㆍ경중(輕重)ㆍ소밀(疏密) 등을 자유자재로 운용했다. 인면을 새기는 칼질은 운치를 중시하는 중봉철필(中鋒鐵筆)보다 예리함에 주목하는 편도각(片刀刻)을 구사했다.전각의삼법(三法)인 자법과 장법,도법에 능했던 것이다. 주최측은 “위창이 전각을 하지 않았다면 그처럼 독보적인업적을 각 분야에 걸쳐 남기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위창의 학문과예술의 기초가 된 전각을 재조명,그의 예술 연원을 살피려는 게 이번 전시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종면기자
  • 영화가 빚어내는 현대미술 이슈

    오늘날 많은 작가들은 영화매체를 통해 현대미술의 새로운이슈를 만들어낸다. 영국 현대미술의 기수 더글러스 고든(35)이야말로 그런 흐름의 한 가운데에 있는 작가다. 고든의첫 영상작품인 ‘피처 필름(FEATURE FILM)’이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선보인다. ‘피처 필름’은 ‘장편영화’라는 뜻.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현기증(1958)’의 배경음악인 버나드 허먼의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깔면서 이야기를 재구성했다.‘현기증’은 고소공포증에 시달리는 전직 경찰관과 그가 훔쳐보고 흠모하는 친구의 아내,그리고 이 여인의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다.상영시간은 75분. 96년 영국의 터너상,98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휴고 보스상 등을 받은 고든은 그동안 사진 및 영상,특히 비디오 작품을 통해 익숙한 상황을 생경하게 만드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에 소개되는 ‘피처 필름’ 또한 그 연장선상에 놓인다.고든은 이 작품에서 원작의 신화와 배경을 해체,미술적 시각에서 색다른 영상을 추구한다.영화장르 안에서 새로운영화적 실험을 하기보다는 다른 매체를 이용해 현대미술의 이슈를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않다.입장료 6,000원. 김종면기자
  • 美 에세이가 뛰고 있다

    뭔가 강력해야 어필하는 미국에서 가장 은은한 글쓰기 장르인 에세이가 활황을 즐기고 있다. 5권의 에세이집을 낸 스벤 버커츠 미 마운트 홀리요크대 문예창작과교수가 최근 워싱턴포스트 지의 서평란을 통해 내린 결론이다.버커츠 교수는 거의 동시에 출간된 ‘20세기 미국 베스트 에세이선’(휴튼 미플린사 펴냄)과 ‘20세기 영미 에세이선’(프람사)을 평하는 자리를 빌려 미국 에세이 문학의 현주소를 꼼꼼히 돌아보았다. 600쪽에 가까운 미국 에세이선에는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돼온 소설가 조이스 캐롤 오츠와 지난 86년부터 이 출판사의 ‘올해의 에세이선’ 시리즈를 편찬해온 로버트 애트완이 골라뽑은 55편이 수록되어있다.같은 두께의 영미 에세이집은 영국 문인(아이언 해밀턴)이 편찬했고 영국 작품이 다수 포함되어 있지만 영어 문학의 미국 주도화 추세를 솔직하게 반영,미국적 색채가 짙다. 버커츠 교수는 이 두 권의 서적이 보물창고이며 에세이문학의 정전(正典)으로 떠받들어질 것이라고 칭찬해 마지않는다.그러나 최정예 작품들을 연대순으로게재한 ‘착실한’ 포맷은 현재 미국 에세이가 생성되고 있는 ‘가시처럼 찌르는 듯하게 발랄한’ 현장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미국 에세이는 지금 야생화처럼 사방에서 솟아나고 있다는 것이다.전성기를 맞고 있다는 뜻인데 미국에서 새 에세이가 얼굴을 내미는 텃밭은 예나 지금이나 잡지다. 미국에서 글쓴다는 사람 누구나 제 글이 게재되기를 꿈꾸는 뉴요커,애틀란틱,하퍼스 등 세 주·월간지는 지금도 에세이의 주요 산실이지만 이외 각종 문학잡지에서부터 문학과는 상관없는,예컨대 조선업계잡지에 이르기까지 에세이는 빠짐없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역사상 처음은 아니지만 분명 미국 에세이는 상승세에 있다”고 말한 버커츠교수는 잡지가 많아진 점을 그 첫 이유로 든다.‘올해의 베스트 에세이’같은 책을 살펴보면 수록 에세이의 출처로 조지아 리뷰,쓰리페니 리뷰,게티즈버그 리뷰 등 문학잡지와 함께 자연,환경,지역,집 장식,가정 잡지들의 이름이 보인다. 60년대에 싹이 튼 뉴저널리즘이 두번 째 요인.저널리즘 출신 소설가톰울프가 이름붙인 이 글쓰기 양식은 다양한 픽션 테크닉을 다큐멘터리 저널리즘 글쓰기에 도입한 것으로 에세이 글쓰기에도 활력과 융통성을 불어넣어 표현의 폭을 확장시켰다.덕분에 게이 탤러즈,마이클헤어, 트루먼 캐포트,헌터 톰슨,조안 디디언 등 인기 에세이스트들이등장했다. 회고록에 대한 관심 고조와 사적 내용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최근의글쓰기 추세도 에세이 붐에 일조했다.예전에는 점잖지 못하다며 입에올리지 않았던 내밀한 이야기들이 ‘자신을 쓴다’는 집단적 열풍에힘입어 뚜렷하게 활자화된다. 에드워드 호그랜드,낸시 메어스,로런 슬레이터,비비언 고니크,패트리셔 햄플,그레틀 얼리히,루시 그릴리,필립 노페이트 등이 사적 에세이스트들이다.그리고 전문화 시대에 맞춰 전문 지식과 글재주를 동시에갖춘 박물 및 과학 에세이스트들이 독자들의 시야를 넓혔다. 로런 에슬리,로버트 핀치,루이스 토마스,헨리 페트로스키,리차드 셀저,존 스틸고,올리버 색스,스티븐 굴드,존 멕피,비키 헌,수 ?g벨,데이빗 쿼멘등을 이 부류로 들수 있다. 그러나 ?隔걋? 에세이 부흥기를 맞아 유일하게 축소된 분야가 있다. 다름아니라 에세이의 정수라고도 할 수 있는 문학 및 문화비평 분야. 물론 지금도 오츠를 비롯 신씨아 오지크,엘리자벳 하드윅,윌리엄 개스,고어 바이달,윌리엄 프리차드,제임스 우드,존 업다이크 등이 활동하고 있다.그러나 자기주장과 사적 고백,극적 르포 등속의 ‘현대적’ 에세이 홍수 속에서 이같은 성찰의 고전적 에세이는 자꾸만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버커츠 교수는 진단했다. 김재영기자 kjykjy@
  • ‘멀티아트 페스티벌‘ 음악의 새로운 미래를 만난다

    ‘음악’을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기존의 상식대로라면 어렵지 않은 질문이지만 ‘멀티아트 페스티벌 2000’에 참여하고 나면 머리를 흔들 것이 분명하다.새로운 예술의 해 추진위원회가 ‘음악의미래’를 주제로 마련한 이 페스티벌은 5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 ‘멀티아트…’와 ‘음악…’이라는 두가지 주제가 상징하듯 이 페스티벌은 음악을 공통분모로 여러 장르의 예술이 한 자리에서 만나 새로운 공연양식을 탄생시키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이 페스티벌을 지켜보면 음악에 대한 고정관념도 크게 바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페스티벌은 5·6일 폴란드의 ‘앙상블 MW2’가 막을 연다. MW2는 폴란드에서 최초로 그래픽 음악극과 뮤직 해프닝을 선보인 단체이다.이번 공연에서는 존 케이지의 ‘테아트르 피스’와 이 단체의리더인 아담 카친스크의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형상’등 연극적 요소가 가미된 현대음악 10곡이 소개된다.특히 벤트 로렌첸의 ‘여배우를 위한 스핑크스’는 모피코트를 입은 여배우들이 영문모를 해프닝을 벌이는 행위극에 가까운 작품이다. 일본 피아니스트 다카하시 아키가 출연하는 7일 ‘하이퍼-비틀스’는전 세계 현대음악 작곡가 47명이 편곡한 귀에 익은 비틀스 음악을 소개하는 자리다.다카하시는 1970년 첫 독주회를 가진 이래 뛰어난 음악성과 열정,새로운 음악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연주자.새로운 예술의 해 조직위원장이기도 한 한국 작곡가 강석희의 작품도 들어있다. 10일은 ‘인터액티브 멀티미디어 퍼포먼스-가시파동(可視波動)’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다.이카가와 마모루와 오사카 나오토시 등 일본작곡가 4명이 영상과 라이브 사운드,컴퓨터 그래픽,비디오 영상의 통합을시도한다. 12일은 독일의 보컬 아티스트 겸 음향시인 이자벨라 보이머의 무대다.보이머는 이날 ‘확장’이라는 주제 아래 반주자없이 자작곡과 민속음악들에 시어를 담아 현대 성악적 기법을 이용하여 새롭게 표현한다. 모든 공연은 오후 7시30분 시작한다.(02)733-8945서동철기자 dcsuh@
  • 문화스냅-2000여름/ 엽기母子

    자,일품 ‘엽기요리’에 도전해본다. ◆재료=생라면과 구분이 안되게 똑 닮은 과자 ‘뿌셔뿌셔’.떡볶이,치킨,딸기,멜론,초코맛나는 5가지의 갖은 재료를 준비하면 더 좋다. ◆요리법=따로 순서랄 것도 없다.겉봉에 적힌 ‘끓여먹지 마시오’란 경고를 싹 무시하고,끓는 물에다 준비한 재료와 갖가지 맛의 뿌려먹는 수프를 풀어넣기만 하면 되니까. 맛이 어떤가? 국적불명의 그 맛을 어떻게 설명할 참인가?“??!!…엽기” 달리 뾰족한 답이 없을 거다.이 뿌셔뿌셔 요리는 인터넷 엽기마니아들 사이에서 한창 화제다(실제로 끓여먹어보는지야 모르지만 조회수는 가히 폭발적이다). 사냥할 엽(獵)에,기이할 기(奇).본디 ‘엽기’의 사전적 의미는 ‘괴이한 것에 흥미가 끌려 쫓아다니는 일’이다. 그러나 2000년 버전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모르긴 해도 이렇게 새로 개념정의돼야 하지 않나 싶다.‘“깬다,깨”를 연발하게 만드는 썰렁한 이야기나상황’쯤으로. 불과 몇달전까지 난리법석이던 ‘허준’이나 ‘삼행시’신드롬을 온데간데없이 주저앉히고 있는 게 엽기.그럴 수밖에 없다.트렌드 문화를 떡주무르듯 하는 신세대들은 여차하면 “엽기적”이란 말을 쓴다. 정상에서 조금이라도 비켜나있거나 유머요소가 엿보이는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다.엽기가 황당무계한 우스개쪽으로 어의(語義)확장되고 있는 현장은 PC통신 대화방에서 당장 목격된다.이런 식이다. [어느 엽기가족]#(절벽으로 낑낑대며 차를 밀고 있는 엄마와 아들)“엄마,이 차 왜 미는거야?”“쉿! 아빠 깨시겠다!”#“엄마,오늘 저녁메뉴는 뭐야?”“입닥치고 오븐에서 나오지나 마!”#“엄마,늑대인간이 뭐야?”“잔소리 말고 얼굴이나 빗어”‘엽기 만발’하는 마당은 뭐니뭐니해도 인터넷 사이트다.검색엔진에 들어가면 관련 웹사이트는 수천개를 넘어선다(야후코리아의 경우 3,260여개).이들속에서 엽기는 본래적 의미에서 한참 벗어나있다.그만큼 차용되는 범위도 넓고 깊다.일본만화나 애니메이션,엽기적 글모음 정도야 기본.스타크래프트 같은 컴퓨터게임의 전략전술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사이트(www.swreviews.com/yg)가 있는가 하면,“일본 현지에서 퍼온 일본 여자들의 생생한 방귀만 모았다”고 유혹(?)하는 망측한 사이트(www.ggame.net)도 얼마든 눈에 띈다. 최근의 엽기열풍에는 특징이 몇 대목 짚인다.뭣보다,철저히 배타적으로 끼리문화가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예를 들면 일본만화 ‘봉신연의’사이트(www.hz01.com.ne.kr). 작품에 대한 설명이라고는 단 한줄도 없이 만화컷만 잔뜩 올라와 있으니,생각없이 들어갔다가는 왕따설움을 당할 수밖에 없다.신세대들에게 수용된 엽기는 마니아적 소통언어로 쓰이고 있는 셈이다. 요즘의 엽기는 잡식성이다.섹스 똥 방귀 등 공론화되기에 께름칙했던 소재들을 닥치는대로 끄집어낸다.똥이야기를 적나라하게 하기로 소문난 사이트 ‘두다이’(www.doodie.com).초기 화면부터 당혹스럽다.변기에서 굴러떨어진사내가 엉덩이를 치켜세우고 누운 채 실례(?)하는 장면이 반복되면서 쇼킹한 본론의 예고편을 띄운다.그리고 클릭해 들어가면….차마 그 이상은 언급하기가 뭣하다. 그렇다고 엽기가 말장난만 늘어놓고 있냐면 그건 아니다.사회의 비루한 모순에 일침을 가하는 기특한면도 있다.역시 무대로는 국회,등장인물로는 정치인이 엽기패러디의 최고 메뉴.그 점,한때 대단한 풍속을 자랑했던 ‘딴지일보’류의 패러디 열풍과 많이 닮았다. 어느새 엽기는 생활속 깊숙이로 스며들어와 있다.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젊은층에게 그건 패션소품 그 자체다.서울 압구정동의 가면가게 ‘원더월드’. 2평 남짓한 가게에는 온종일 20대 커플들이 들락거린다.꿈에 나올까 끔찍한프랑켄슈타인,좀비 같은 가면들이 그들에겐 깜찍한 선물아이템이다. 근데,왜 하필 엽기일까.가려져 있던 이야기를 까발리고,금지된 장난을 하는순간에는 짜릿짜릿한 전율을 얻는 법이다. 오늘이 오늘이고 내일이 내일인 밍밍한 일상속에 파격적 자극이 그리운 사람들,마약같은 엽기….“좀더 저열하고,좀더 기괴해져라”고 주문걸며 열심히‘클릭’해대는 당신은 혹,엽기인간? 이 여름이 가고 찬바람이 일어도 엽기열풍이 그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엽기적’이다. 황수정기자 sjh@. *엽기와 영화는 ‘찰떡 궁합'. 엽기는 영화를 좋아하고,영화는 엽기를 사모한다? 엽기가 ‘문화적’인 코드로 옷을 갈아입는 마당은 아무래도 영화쪽이다.그곳에서 엽기는 멀쩡한 사람들을 ‘한통속’으로 꼬드겨낸다.한여름 눅눅한 등줄기를 썰렁하게 만드는데 엽기는 최고 처방전.직직 난도질해대는 ‘슬래셔’에,뚝뚝 사지를 잘라내는 ‘스플래터’에,지치지도 않고 장르를 개척해왔다.‘이보다 더 엽기적일순 없는’ 영화들은 어떤 게 있었나?근작들 중에는 ‘아메리칸 파이’가 배꼽잡는 엽기를 연출했었다.성년식을치르기 전에 총각딱지를 떼려고 벼르던 제이슨은 파이속에다 자위를 하고,그의 친구 스티플러는 또 친구의 정액을 맥주로 알고 벌컥벌컥 들이켰다. 이 정도는 점잖은 축에 낀다.‘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에서 벤 스틸러와 함께 연기한 카메론 디아즈는 정액을 무스삼아 앞머리를 세우고 다녔고,‘오스틴 파워’에서 마크 마이어스는 설사를 한입에 먹어치우기도 했다. 성(性)적인 부분에 집착한 엽기로는 ‘샤만카’를 빼놓을 수 없다.남녀 주인공들은 딥키스로도 모자라 서로에게 침을 뱉는 엽기키스를 나누더니,끝내 여자는 애인의 생골을 파먹었다. 영화속 엽기를 찾는 작업은 온종일도 모자란다.그러고 보면,인간의 피나 빠는 뱀파이어 영화는 엽기축에도 못 낀다.시체를 구워 뼈를 발라먹고(데드맨),100% 실제상황처럼 맛있게 인간의 내장을 꺼내먹거나(홀로코스트),사람의살갗으로 옷을 해입는(양들의 침묵) 영화들이 다종다양한 계보를 만들어왔다. 엽기가 얼마나 전염성이 강한지는 한국영화에서도 잘 드러난다.최근의 우리영화들에는 ‘전에 보지 못했던’ 장면들이 흥행메뉴로 끼어든다.‘텔미썸딩’에서는 토막난 시체를 담은 비닐봉투들이 난무했고,‘신장개업’에서는 인육으로 만든 자장소스가 등장했다. 엽기는 여전히 충무로의 인기소재다.최근 개봉한 ‘가위’와 ‘하피’에 이어 ‘해변으로 가다’(12일 개봉) ‘찍히면 죽는다’ ‘공포택시’ 등이 “어떡하면 더 엽기적일 수 있을까?”를 고민중이다. 황수정기자
  • 문화계도 인터넷 벤처기업 뜬다

    문화에도 벤처가 있다.인포아트(www.infoart.co.kr)의 박성호사장과 하제닷컴(www.haje.com)의 양창영대표.우리 나이로 32살 동갑내기인 이들은 인터넷상의 새로운 문화커뮤니티를 꿈꾸는 ‘문화 벤처인’들이다. 지난해 10월 문화 포털사이트로 문을 연 인포아트는 ‘빠르고 풍부한 공연정보’와 ‘향기나는 메일’이라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현재 5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유망기업.하제닷컴은 95년 PC통신에 공연정보를 제공하는 ‘하제마을’로 출발해 지난해 인터넷방송국으로 변신했다.회원은 3만8,000명.최근에는두루넷과 손잡고 디지털과 공연예술의 접목을 꾀하는 ‘아이아트(iart) 프로젝트’를 발족시켰다. 투자유치하랴,사업확장하랴 여느 ‘벤처사장님’처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두 사람이 지난 7일 오후 대학로에서 만났다.순수공연예술이 어느 때보다 어렵다는 요즘,남들보다 한발 앞서 문화벤처사업에 뛰어든 이들은 과연 어떻게현실을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지 궁금했다. “공연예술의 위기는 전세계적인 흐름인 것 같다”는 냉정한 판단으로 박사장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대량복제를 기반으로 한 영상예술 시장이 커질수록수공업적인 극장문화는 왜소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양대표도 공감했다.“문화산업 측면에서 공연예술이 안고 있는 태생적인 한계를 인정하고 변화에 따른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수긍했다. 이들은 컴퓨터세대답게 인터넷을 효율적인 대안으로 꼽는다.“네티즌에게 수준높은 공연정보를 제공하고,쌍방향이 가능한 인터넷의 특징을 살려 작품제작에 관객을 직접 참여시키는 등 온라인의 장점을 다양하게 활용한다면 디지털시대에도 공연예술의 존재감은 뚜렷하게 부각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포아트와 하제닷컴은 출발점은 같지만 가고 있는 길은 조금 달라 흥미롭다.인포아트는 연극,무용,클래식 공연의 홍보와 마케팅 등 유통 쪽에 무게를두고 있다.하제닷컴은 이와 달리 작품제작과정에 인터넷을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생산구조의 변화에 더 관심이 많다. 이같은 차이는 박사장과 양대표의 개인 이력에서 연유한다.독일에서 정보학을 전공한 박사장은 97년 세계연극제 때 공연티켓 예약시스템을 개발하는 등일찌감치 인터넷사업에 두각을 나타냈다. 즉 인터넷에 관심을 갖다보니 컨텐츠로 문화산업을 택하게 된 것.그러나 단순히 컨텐츠의 개념만은 아니라고 강조한다.박사장은 “독일유학때 문화충격이 컸었다”면서 “우리나라도 좀더 많은 사람들이 고급문화를 접할 기회가마련돼야 한다는 생각이 밑바탕이 됐다”고 했다. 반면 양대표는 대학로에서 수년간 공연기획을 한 ‘현장출신’이다.오프라인활동에 한계를 느껴 온라인으로 영역을 넓힌 경우. 5년간 ‘하제마을’이란이름으로 온라인상에 탄탄한 연극공동체를 꾸려온 양대표는 이제 인터넷에서디지털 연극의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아이아트 프로젝트가 제작비를댄 연극 ‘저 별이 위험하다’(15∼5월14일·아룽구지소극장)가 그 첫 시험대이다. 큰 돈을 벌 심산으로 덤벼든 일은 아니지만 요즘들어 여기저기서 투자문의가잇따르고 있다. 인포아트는 얼마전 예술영화TV등 4개사로부터 1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하제닷컴은 3차원 공연영상정보와 무선데이타통신망 사업을 추진중이다. 이들은 궁극적으로 인터넷 문화커뮤니티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앞으로더욱 많은 문화 벤처기업들이 생겨나 아직은 빈 공간이 많은 우리 문화시장을,공동으로 확대시켰으면 하는 게 이들이 가장 바라는 일이다. 이순녀기자 coral@. *알짜배기 공연정보 한번 '클릭'으로 줄줄이. 모처럼 ‘문화생활’을 하고 싶은데 막상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없다면?인터넷을 뒤져보자.클릭 한 번에 공연정보가 줄줄이 나오는가 하면 제값보다 싸게 보는 기회도 잡을 수 있다.알짜 공연정보사이트를 모아본다. ◆인포아트 음악 무용 연극 등 장르별로 제작한 홈페이지를 한데 묶어 다양한 정보들을 제공한다.날짜별로 공연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연캘린더같은실속있는 메뉴가 많다.인포아트 추천작의 경우 20% 할인 혜택이 있다. ‘발레(ballet)’‘음악(music)’등 좋아하는 장르를 전자메일주소로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점도 큰 매력.11개의 관련 도메인을 확보하고 있다. ◆하제닷컴 객석에서 보는 것만으로 성이 차지 않는 관객이라면 들러볼 만한사이트.네티즌의 투표를 거쳐 캐스팅이 이뤄지고,연습 과정이 매일매일 동영상으로 공개된다.회원으로 가입하면 각종 티켓을 20%가량 싸게 구입할 수있다.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 연극 영화 음악 등 각종 공연의 티켓을인터넷으로 구입하는 전문사이트.공연에 따라 10%가량 할인이 되기도 한다. ◆대학로 문화광장(www.daehakro.co.kr) 대학로 곳곳에서 벌어지는 각종 공연정보를 모아놓은 사이트.대학로에 있는 70여개의 소극장 및 문화공간은 물론,공연되는 각종 뮤지컬,연극,라이브콘서트,전시회 관련 소식들을 알려준다. ◆갈채(www.kin.co.kr/event/ticket.htm) 티켓 할인예매 전문 사이트.우수공연에 사전 제작비를 지원하는 한편 보다 많은 유료관객을 확보하기 위한시스템으로 최고 50%까지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공연일정표에서 할인쿠폰을 인쇄하면 된다. ◆시티넷(www.citynet.co.kr) 공연정보난에 수록된 작품들의 할인쿠폰을 인쇄해가면 일정 금액을 할인해준다. 이순녀기자
  • [21세기 문화프론트라인](8)탈장르‘퓨전

    *창무예술원 예술감독 김선미씨. 창무예술원(이사장 김매자)은 무용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다른 장르와 교감하는 단체로 유명하다.지난 87년 ‘춤과 시의 만남’을 시작으로 ‘춤과 미술의 만남’(88)‘춤과 연극의 만남’(96)‘춤과 영상의 만남-아날로그 댄스’(98),그리고 지난해 ‘춤과 건축의 만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 결합을 시도했다. 예술감독 김선미(40)는 스승인 김매자와 함께 이 모든 기획춤판을 이끌어왔다.요즘 새로운 시대의 예술로 각광받는 ‘탈장르’ 혹은 ‘장르 통합’을 10년넘게 꾸준히 해온 것이다. “춤만으로는 표현되지 않는 부분을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장르에눈이 가더군요.미술·연극·영상이 춤과 어울려 만들어내는 표현영역은 기존의 한 장르가 보여줄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어 전혀 색다른 모습으로 관객에게 다가가지요.” 지난해 11월 기획한 ‘춤과 건축의 만남’도 기대이상의 호응을 얻었다.다른장르에 비해 별로 연관성이 없을 것 같던 두 장르의 결합은,그러나 우리가기존에 알던 춤의 영역과 건축의영역을 동시에 확장하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건물의 조형미를 이용하거나 건물의 역사적 의미를 재해석한 춤들은관객들에게 흥미로운 예술체험으로 받아들여졌다. 김선미의 창작춤 중 ‘월영,일·시·무(一始無)’(98)와 ‘추다만 춤’(92)은 각각 영상,미술과 접목해 호평을 받은 작품들이다.‘월영,일시무’는 한국창작단편영화제 최우수상 수상작가인 김윤태와 공동작업했다.전남 화순 운주사에 얽힌 천불탑 설화를 영상과 실연을 적절히 조화해 형상화했는데 칭찬에 인색한 스승으로부터 “이제 됐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이 작품은 올해 ‘새로운 예술의 해’가 선정한 공연지원작에 뽑혀 하반기중 다시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추다만 춤’은 설치미술가와 함께 한 작품.석고가루와 항아리가 놓인 무대를 배경으로 침묵 속에서 빛과 움직임만으로 1시간동안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는데 “가만히 서있는 것도 춤이 될 수 있음을 알게 해준”특별한 공연으로 김씨의 기억에 남아 있다.“다른 장르와 만나면서 춤에 관한 생각도 더욱깊어지고,예술 전반에 시야가 넓어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세계무용연맹 한국본부가 창무예술원의 작업에 자극받아 96년부터 매년 ‘무용과 의상의 만남’‘춤추는 디자인’등 실험적인 무대를 만들고,젊은 무용가들이 눈치보지 않고 형식파괴를 꾀하는 일 등도 그에게는 흐뭇한 일이다. 가을쯤으로 계획한 기획춤판은 ‘춤과 애니메이션의 만남’으로 일찌감치 정했다.만화가와의 공동작업에서 어떤 미적 체험을 얻게 될지 벌써부터 마음이설레는 표정이다.그는 “원시 종합예술이래 줄곧 전문화·세분화해 온 예술장르가 점차 음악 미술 영상 무용 등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재통합의 길을가고 있다”면서 “창무예술원의 작업은 그 길을 개척하는 길잡이 구실”이라고 말했다. 5살때 한국무용을 시작한 그는 이화여대 한국무용과(78학번)를 졸업한 뒤 곧바로 창무예술원에 입단했으며,96년부터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 *문화속의 '새문화’로 장르 파괴. 스위스의 가장 특색있는 요리를 들라면 ‘퐁뒤’를 꼽지 않을 수 없다.그중하나인 ‘치즈 퐁뒤’는 스위스를 대표하는 그뤼예르 치즈에 알코올과 향신료를 넣어 불에 녹인 뒤 빵조각을 찍어 먹는 요리다.그 은근한 맛의 비결은퐁뒤라는 말 뜻에 그대로 담겨 있다.퐁뒤는 불어의 ‘fondue’에서 비롯된것으로 ‘녹인다’라는 뜻을 지닌다.그것은 우리에게 이미 낯설지 않은 영어단어 퓨전(fusion)과도 의미가 통한다.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간의조화와 그로 인한 예술적 상승작용.그것이 바로 퓨전문화 또는 퓨전현상의요체다. 퓨전은 일반적으로 재즈에 록 등을 가미한 퓨전재즈를 일컫는 말이었다.그러나 지금은 미술 영화 문학 패션 요리에 이르기까지 확대돼 ‘장르 구분없이융합되는 현상’을 폭넓게 퓨전이라고 부른다.퓨전은 우리의 문화현장 곳곳에 스며들어 소용돌이치고 있다. 잡종·혼성 문화로서의 퓨전은 고급예술과 대중간의 거리를 좁히는 데 크게기여한다.지난해 8월 성곡미술관에서 열린 ‘버스 데몬스트레이션’전은 대표적인 예다.설치·회화·사진·비디오 등 분야별 전문작가들은 버스라는 집단적인 상징 아래공동작업을 벌였다.장르의 벽을 부수고 서로의 속살을 건드렸다.전시장엔 창조적 긴장감이 감돌았고,관객은 다양한 문화융합 현상에갈채를 보냈다. 또 최근 열린 ‘0의 공간,시간의 연못’전은 미술과 음악의 만남을 시도한기획전으로 연장전시까지 하며 인기를 끌었다.시공이 하나로 어우러진 이 전시는 실험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한편으론 ‘순수회화의 복권’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다.기존의 울타리를 벗어나려는 변증법적인 시도가 미술 자체의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학과 음악의 만남도 활발하다.시인 김정란·위승희씨는 ‘사이렌 사이키’라는 멀티포엠 형식의 시낭송 음반을 통해 고급문화가 대중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는가를 보여줬다.오늘날 외형적으로 초라한 주변 장르에 머물러 있는 시(詩)가 낡은 옷을 벗고 장르의 왕이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첨단멀티미디어 기술은 시의 영역을 예술 전반으로 넓혀주고 있다. 장르간의 융합,고급예술과 대중예술간의 이종교배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문화정신이다. 김종면기자 jmkim@
  • [21세기 문화프론트라인](3) 디지털 아트

    [신세대 아티스트 설은아씨] 예술의 세계로 향한 컴퓨터 테크놀로지의 손길은 어디까지 미칠 것인가.창작 현장 곳곳에 침투해 있는 컴퓨터 테크놀로지는 실로 다양한 ‘미래형 예술’을 낳았다.컴퓨터 아트·인터액티브 아트·미디어 아트·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아트·디지털 아트·알고리즘 아트·넷 아트(웹 아트)….초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이름은 달리 불리지만 이는 다 같은 뿌리에서 나온 동류(同類)예술이다. 첨단 매체를 이용한 이같은 색다른 기법의 예술이 과연 대안예술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현재 인터넷상(www.idaf.org)에서 열리고 있는 제1회 국제 디지털 아트 페스티벌(IDAF)은 웹과 예술의 결합을 시도하는 뜻깊은 자리다.(주)가나 아트컴에서 기획한 이 행사엔 세계 6개국 25개 초청팀과 227개 일반팀이 참가,하루 평균 조회 건수가 15만회에 이르고 있다. 링크로 연결된 참가 사이트들은 디지털 이미지와 동영상,음향효과,3D애니메이션,게임 등을 동원해 디지털 아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살핀다. 3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행사에서 특히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은 디지털 아티스트 설은아씨(24·국민대 시각디자인과 3년)의 ‘바이(Bi)-커뮤니케이션’(www.seoleuna.com).설씨는 회원으로 등록된 네티즌들이 채점하는 일반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주목받는 신세대 디지털 작가로 위치를 굳히고 있다. “바이 커뮤니케이션’은 웹에서 구현되는 가상공간에서의 두 주체,즉 운영자와 사용자간의 상호 의사소통을 의미합니다.21세기가 지향하는 디지털 세계의 쌍방향성을 표현의 주제로 삼은 것이죠.디지털 예술의 매력은 작품을던져놓고 보기만 하라고 하는 현실의 예술과는 달리,함께 하는 예술 즉 ‘인터액티브 아트(Interactive Art)’라는 데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은최신 버전인 ‘플래시(Flash,웹페이지 제작도구)4’를 이용해 만든 만큼 기술적으로도 가장 앞서가는 것이라고 자신했다. 프랑스 작가 뒤샹의 ‘레디메이드’ 이후 대량생산된 기성품을 차용하는 방식이 현대미술의 개념적 혁명을 주도했듯이,디지털 아트의 보편화는 미래미술의 질적 혁명을 예고하는 징후인지도 모른다.그러나 아직 웹 아트 내지 디지털 아트를 바라보는 시각은 곱지 않다.기술적 세련미는 있지만 감각적인 영상에 치우쳐 메시지가 모호한 ‘단순 눈요기’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같은 비판에 대해 설씨는 “디지털 아트에 대한 평가는 무엇보다 예술적 다양성의 수용이란 전제 아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비판을 위한 비판보다는 각 예술 장르간의 열린 대화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터넷이 곧 삶인 시대,인터넷을 매개로 한 웹 예술은 유망한 장르임에틀림없습니다.그러나 그 무한한 가능성 외에는 웹 아트를 담을 어떠한 그릇도 마련돼 있지 않아요.기존의 예술개념을 대체할 새로운 ‘클릭의 미학’을 확립해야 합니다.그래야 대안예술로 살아남을 수 있어요” 디지털 아트의 가장 취약한 대목으로 ‘테크놀로지와 상상력의 불균형’을꼽는 그는 요즘 이름있는 화가의 그림을 분석적으로 읽는,달콤한 고통에 빠져 있다.예술적 사고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다.에로티시즘의 횃불로 시대정신을 밝힌 오스트리아 화가 클림트의 작품 ‘키스’로부터 자극을 받고 있다는 게 그의 말.“지난 세기의 예술은 아날로그적인 감수성이 지배했지만,오늘의 예술은 디지털 혁명의 열병을 치르고 있습니다.디지털 아트에 대한 보다 심도있는 이론과 실천 작업이 필요합니다”김종면기자 jmkim@ *테크놀로지가 빚은 실험적 예술 컴퓨터와 네트워크로 대표되는 디지털미디어가 일상화하면서 이를 예술과 결합하는 디지털아트가 주목받는다.하지만 정작 ‘디지털아트’개념은 정의하기에 모호하다. 사이버스페이스 속의 미술로만 한정해야 할지,아니면 비디오클립이나 화상통신과 같은 광의의 의미로 해석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다.가나웹갤러리의 이승환 큐레이터는 “비디오아트가 처음 나올 당시 섣불리 개념을 정의함으로써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갈 가능성을 차단한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다양한 형식이 발아할 때까지 이를 유보하자는 쪽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디지털아트는 대부분 웹아트(넷아트)를 지칭하는 의미로사용된다.미술평론가 이유남씨에 따르면 웹아트는 ‘인터넷을 단순한 전시공간의 확장이나 프로모션 수단으로 보지 않고 처음부터 인터넷을 겨냥한 창작행위’이다.기존 미디어로는 생각할 수 없는 리소스(resource)를,전세계적인 네트워크에서 실시간으로 수집해 작품으로 형상화하는 인터넷의 능력이야말로 웹아트의 진정한 잠재력이라고 설명한다. 작가와 관객의 경계를 허무는 웹아트의 특성상 정확한 등장시기를 따지기는어렵지만 지난 95년 제1회 광주비엔날레를 통해 국내에도 소개된 마이클 더클러스의 활동을 의미있는 작업으로 꼽을 만하다.그의 작품 ‘세계 최초의공동문장(www.math240.lehman.cuny.edu/sentence1.html)’은 웹사이트만 개설해 놓고 전세계 아무나 접속해 방문록을 남기도록 했다. 국내에서는 2년전부터 이런 움직임이 있었으나 아직 본격적인 웹아트 개념에 넣을 만한 작품이나 활동은 그리 많지 않다.가나웹갤러리가 이달말까지 진행하는 제1회 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은 이런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작업으로 평가받는다.지나치게 시각적인 면에만 치우치고 내용은 없다는 지적이 물론 있지만 디지털아트의 가능성을 연 것만은 분명하다. 영상세례를 받고 자란 비주얼세대의 전폭적인 지지,기성세대의 전통예술에대한 불안과 위기의식이 엇갈린 가운데 디지털아트는 이제 막 발을 내디뎠다.웹아트 작가들이 사용자들에게 얼마나 새로운 체험과 상상력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디지털 아트가 대안예술로 자리잡을지가 결정된다는 게 많은 미술인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순녀기자 coral@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