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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쉬었음 인구’ 200만 시대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가 지난해 처음으로 200만명을 돌파했다. 통계청이 밝힌 지난해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23만 8000명 늘어난 209만 2000명이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최대 규모이다. 쉬었음 인구는 일할 능력은 있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지난해에는 이례적으로 청년층과 중·장년층에서 증가율이 급증했다. 쉬었음 인구의 연령대별 증가율은 20대 17.3%, 30대 16.4%, 40대 13.6% 등으로 평균 증가율(12.8%)을 앞질렀다. 물론 ‘쉬었음’의 절대 연령층은 여전히 50대와 60대다. 각각 42만 6000명, 87만명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창 일할 20~40대에서 쉬었음 증가율이 급증하는 것은 관리하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쉬었음 인구가 취업 의사가 없는 실업자 수(106만 3000명)보다 2배 가까이 많은 것도 우려할 만하다. 구직조차 포기하는 청년층과 중·장년층이 늘면 미래 설계가 불투명해지고 결혼과 출산 등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경제 활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충격을 키울 수 있다. 고용지표에는 반영되지 않는 우리 경제의 암울한 현실이다. 표면적으로는 경기 부진의 여파로 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영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제조업과 금융·보험업에서는 각각 8만 1000개, 4만개의 일자리가 쪼그라들었다. 이는 정부 일자리 정책의 한계와도 맞닿아 있다. 지난해 취업자 증가 폭이 30만명대를 회복하고 고용률이(60.9%)이 22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지만 고령층을 위한 저임금 단기 일자리만 늘어났기 때문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결국 기업이다. 제4차 산업혁명기에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
  • [자치광장] 전통시장이 살아야 지역경제가 산다/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

    [자치광장] 전통시장이 살아야 지역경제가 산다/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

    최근 다양한 편의시설과 서비스로 무장한 대형마트들이 주요 상권마다 들어서면서 상대적으로 시설이 낡거나 보행환경 등이 좋지 않은 전통시장들은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동대문구에는 경동시장, 서울약령시, 청량리종합시장, 청량리청과물시장 등 전국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전통시장이 많다. 주민들이 많이 찾는 만큼 전통시장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다. 하지만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인산인해를 이뤘던 과거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지역 명소 전통시장의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주기적으로 전통시장을 찾아 시장 상인과 방문객들을 만나며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다. 현장의 목소리를 토대로 동대문구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경동시장 내에 ‘청년몰’을 개장했다. 사업비 약 15억원을 투입해 경동시장 신관의 유휴공간에 기반시설을 구축했고, 현재 모두 20개의 점포가 입점해 성업을 하고 있다. 기존 중장년층 위주의 공간인 전통시장에 20~30대의 신선하고 톡톡 튀는 감성을 더해 고객층 확장을 도모한 것이다. 청량리종합시장 내 경동시장로의 보행환경도 개선했다. 지난해 이곳 보도의 폭을 기존 1.7m에서 2.5~2.7m로 늘리고 낡은 차도, 노상 주차장도 깔끔하게 정비했다. 궂은 날씨에도 보행에 지장이 없도록 보도 위쪽에 캐노피를 설치했다. ‘예전에는 차와 부딪칠 위험에 불안했는데 이제 걱정을 덜고 장을 볼 수 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올해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구의 노력은 계속된다. 청량리청과물시장 진입도로 부근 주차장 확보, 캐노피 설치, 비·햇빛 가리개 확충, 노후전선 정비 및 화재감지 시설 설치, 낡은 시설의 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편의시설 확충, 낡은 시설 개선 등과 같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시장 상인들의 역량 계발 등 ‘소프트웨어’ 강화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상인대학 및 우수시장 벤치마킹 프로그램을 운영해 시장 상인들의 자기계발 및 경영 마인드 개선을 지원하고, 경영 전문지식을 갖춘 전통시장 매니저를 시장에 배치해 특화된 활성화 전략을 수립하고 상인 조직의 역량 강화를 돕는다.
  • “대구 시민의식 결실 두류신청사… 대도약 시대 랜드마크로 설 것”

    “대구 시민의식 결실 두류신청사… 대도약 시대 랜드마크로 설 것”

    “2020년은 시민 대통합을 이루고 대구 대도약 에너지를 만들어 가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17일 서울신문과의 신년인터뷰에서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이전지 결정, 낙동강 물 문제 해소, 시청 신청사 건립 추진 등 3대 현안을 실질적으로 마무리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지난 한 해 성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시민들이 삶의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며 흔들림 없이 대구 공동체를 지켜 주었다. 대구시도 시민과 한마음 한뜻으로 미래로 가는 희망의 디딤돌을 놓았다. 무엇보다 대구의 백년대계를 좌우할 시정 3대 현안 해결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12월 22일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부지로 확정된 대구시 신청사 이전은 15년간 지지부진하게 끌어왔던 과제를 전국 최초로 시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했다는 점에서 대구시민의 성숙한 민주의식과 위대함을 입증했다.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이전지 선정과 낙동강 물 문제 해소도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다. 110년 넘게 명맥을 유지했던 성매매집결지 속칭 ‘자갈마당’ 폐쇄를 비롯해 대공원 개발, 농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 안심뉴타운 조성, 금호워터폴리스 개발 등 해묵은 과제를 해소한 것도 의미 있는 결과다.”●올해는 시민 대통합 시대 여는 희망 원년 -신청사 입지가 달서구 두류정수장 부지로 결정됐는데. “신청사 입지 결정은 시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한 것으로 대구시민의 높은 의식 수준과 위대함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시민들의 민주 역량을 믿었기 때문에 원칙과 절차를 정해서 맡겼고 잘 해결할 것이라 확신했다. 그 믿음에 시민들이 100% 부응해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 주었다. 이 결정은 시민의 명령으로 생각하며, 충실하게 이행하겠다. 이번 입지 결정을 위한 숙의민주주의는 시민의식을 더욱 성숙시켰고 민주 역량도 강화시켰다. 평등하고 공정한 과정 아래 선의의 경쟁을 펼쳐 준 중구, 북구, 달서구, 달성군과 숙의민주주의 과정에 적극 참여해 주신 250명의 시민참여단, 앞으로 대구의 새 역사를 함께 써 내려갈 250만 대구시민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현 시청사 개발 방향은. “중구에 있는 현 시청사는 대구 미래를 위한 성장 거점으로 개발하겠다. 시청사가 떠나감으로 인해 도심 공동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특성에 맞는 개발과 재창조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도록 하겠다. 중구는 대구의 중심이고 역사와 정신, 문화가 고스란히 살아 있는 관광의 대표 지역이다. 이러한 여건을 살려 중구를 역사·문화·관광의 허브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북구의 구 경북도청 부지는 인근 삼성창조캠퍼스, 경북대와 연계해 ‘대구형 실리콘밸리’로 조성하겠다. 또 청년들이 자유롭게 운집하고 꿈을 펼칠 수 있는 청년경제타운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5+1 미래 산업 생태계 정교하게 구축 -올해 추진할 역점 사업은. “2020년은 시민 대통합과 대구 대도약의 새 시대를 열어 가는 희망찬 원년으로 만들겠다. 미래를 위한 혁신 가속화 및 민생경제 안정, 도심공간구조의 획기적 혁신을 통한 대도약 발판 마련, 자랑스러운 대구 역사와 정신 계승, 세계화를 통한 시민 대통합에 시정의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 미래를 위한 혁신 가속화 및 민생경제 안정을 위해 5+1 미래산업 생태계를 더욱 정교하게 구축해 신성장동력 창출을 확고히 하겠다. 또 최저임금 인상,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등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영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에 대해 경영안정자금 지원을 확대하겠다. 특히 자영업 폐업의 증가로 실직이 늘고 있는 40~50대 중·장년층에 대한 일자리 지원 강화 등 시민이 체감하는 신속한 대책 추진으로 민생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 도심공간구조 혁신 및 대구 대도약 발판 마련을 위해 ‘두류 신청사’를 대구의 새로운 도약을 상징하는 랜드마크인 동시에 시민의 꿈을 실현시키는 희망의 공간으로 구축하겠다. 통합 신공항 이전지가 확정되면 K2 부지 개발을 위한 국제공모를 실시하고, 통합 신공항이 대구·경북의 미래를 열어 가는 희망의 관문이 되도록 시·도민과 함께 청사진을 그려 가겠다. 서대구 역세권개발을 비롯한 안심뉴타운, 금호워터폴리스 조성을 추진하고 도원동 성매매집결지 등 낙후된 공간을 쾌적한 삶터로 바꾸겠다. 대구 역사와 정신 계승, 시민 대통합을 위해 시민의 날을 올해부터 2월 21일로 변경했다. 이날은 대구의 시민정신을 상징하는 국채보상운동기념일이자 대구시민주간의 첫날이다. 이를 계기로 자랑스러운 대구의 역사와 정신을 시민의 자부심으로 자리잡도록 하겠다. 또 세계로 전파하며 시민 대통합의 긍정적 에너지로 만들어 내겠다. 이를 위해 2·28민주운동 유공자를 국가유공자로 선정되도록 하고, 이 운동이 중·고등학교 차기 교과서에 제대로 반영되도록 하겠다.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을 디지털화하는 것은 물론 남북이 공동으로 연구하는 방안을 추진해 나가겠다.” ●올해도 경북도지사·대구시장 교환근무 추진 -경북도와의 상생 방안은. “시도지사 교환 근무를 올해에도 계속 추진해 협력과 소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대구권 광역철도망 구축, 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장 등 경제 공동체 형성과 일일생활권 확대를 위한 교통 인프라 구축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 지역 관문 공항인 통합 신공항 건설과 포항 영일만항 활성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도약하도록 하겠다. 전국 최초로 지방정부가 주도해 고등교육을 개선하고 산·학·연·관이 공동협력하는 대경 혁신인재 양성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 대구·경북 관광의 해를 맞아 1000만명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관광코스 개발 및 공동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자동차, 의료, 에너지, 로봇산업 등을 공동으로 추진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 대구·경북은 1981년 행정 분리 이후 경제산업 등 전반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많이 감소됐으므로 완전한 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해 궁극적으로는 행정통합이 필요하다. 시도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점진적 추진을 검토하겠다.” -올해 주요 복지정책은. “기초수급 탈락 가구 등 생계 곤란 가구는 대구형 기초생활보장인 행복급여를 지원하겠다.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을 적기에 발굴해 지원을 강화하겠다. 어르신 소득증진 및 노인복지시책을 강화하고 대구형 경로당 활성화 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 또 대구형 지역 사회 통합돌봄체계를 구축하고 자립 위주의 장애인 정책을 추진하며 발달장애인 맞춤형 서비스 지원을 해 나가겠다. 국가유공자 예우도 차질 없이 하고 시민의 나라사랑 정신을 높여 나가겠다.” -시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신청사와 통합 신공항의 입지 결정으로 대구는 새 시대·새 역사를 써 내려갈 것이다. 올해는 그 첫발을 내딛는 의미 있는 해가 된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대구’의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250만 대구시민 모두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시민들이 시정의 주인이 되고 시민의 힘이 대구의 힘, 대구의 힘이 대한민국의 힘이 되는 시대를 함께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지난 한 해 너무 고생 많으셨고, 올해 더욱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란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정부 ‘1인가구 정책 TF’ 정식 가동…“4인 가구 중심 정책 재점검해야”

    정부 ‘1인가구 정책 TF’ 정식 가동…“4인 가구 중심 정책 재점검해야”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29%를 차지하는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정책이 오는 5월 중에 발표될 계획이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용범 기재부 1차관 주재로 ‘1인 가구 정책 태스크포스(TF)’의 첫 회의를 열었다. 회의엔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여성가족부 등 15개 부처와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건사회연구원, 국토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TF 산하엔 ▲총괄분석반(반장 기재부) ▲복지·고용 작업반(반장 보건부) ▲주거 작업반(반장 국토부) ▲사회·안전 작업반(반장 여가부) ▲산업 작업반(반장 산업부) 등 5개 작업반을 뒀다. TF 팀장을 맡은 김 차관은 인사말에서 “이제 1인 가구 증가로 소비, 주거, 여가 등 경제·사회적 생활패턴이 어떻게 변화할 것이며, 빈곤·고독 등 어떠한 사회적 문제가 우려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정책 대상을 여전히 4인 가구 중심으로 바라보는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해서도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TF는 정확한 실태조사를 토대로 1인 가구 현황과 정책 수요를 파악한 뒤, 성별·세대별로 1인 가구가 된 배경, 각 가구가 겪는 어려움, 필요한 정책 수요가 다른 점 등을 고려해 ‘맞춤형 대응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나아가 1인 가구를 초청한 타운홀 미팅을 개최해 현장 목소리를 청취할 계획도 있다. 맞춤형 대응 방안은 오는 5월 발표될 예정이다. 김 차관은 “청년 1인 가구는 안정적인 주거 환경이, 이혼·비혼·기러기아빠 등을 이유로 1인 가구가 된 중장년층에는 삶의 안정성과 고립감 해결이, 독거노인 등 고령층 1인 가구에는 기본적인 생활 보장과 의료·안전 등 충분한 복지 서비스가 가장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씨줄날줄] 플랫폼 노동자/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플랫폼 노동자/전경하 논설위원

    “콜이 떴잖아요. 정말정말 0.5초 사이에 사라져요.” 음식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음식을 배달하는 노동자가 한 실태조사에서 한 말이다. 같은 조사에서 한 대리기사는 “(앱에서) 같은 일 하는 근처에 있는 사람들이 표시되는데 유대감을 느끼는 게 아니라 이 많은 사람 사이에서 내가 콜을 잡아야 한다는 공포를 느낀다”고 털어놨다. 요즈음 음식배달, 대리운전 종사자들은 전화로 주문을 받지 않는다. 스마트폰에 서비스 제공자용 앱을 깔고 기다리면 조건에 맞는 호출(콜)이 뜬다. 이를 가장 먼저 잡으면 일할 수 있다. 이들을 플랫폼 노동자라고 한다. 몇 건의 콜을 잡았는지에 따라 그날 수입이 결정된다. 그러다 보니 이른바 1초의 경쟁인 ‘전투 콜’은 기본이다. 콜을 못 잡으면 그날은 일 안 한 날이 된다. 스마트폰 앱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플랫폼 노동자는 종종 부업용 일거리로 광고된다. 직장인이 주말이나 퇴근 이후 자투리 시간에 일하거나, 청년들이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잠깐 일하거나, 전업주부가 가족들 귀가 전에 일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의 광고다. 그러나 지난 15일 국가인권위원회가 개최한 ‘플랫폼노동 종사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정책토론회’에서 발표된 내용은 달랐다.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821명을 설문 및 심층면접 조사한 결과 플랫폼 노동자는 일주일에 5.2일, 하루 평균 8.22시간 일했다. 이들의 64%는 다른 직업 없이 플랫폼 노동만 했다. 불규칙한 일감이 계속 반복되지만 근무시간은 일반 노동자에 비해 결코 적지 않았다. 반면 일반 노동자와 달리 다음 일감이 언제 들어올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다. 소득은 월평균 152만원이었다. 특히 가사돌봄, 대리운전, 화물운송 종사자는 평균 연령이 40세가 넘었고 가구총소득에서 해당 소득이 80~90%를 차지했다. 음식배달 종사자의 소득은 가구총소득의 72%였다. 플랫폼노동이 중장년층 가구의 주요 소득원인 셈이다. 플랫폼 노동자는 계속 늘어날 거다. 현대카드가 요리, 청소 등 가사대행 서비스 제공 가맹점들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0월의 결제금액과 결제건수는 2017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1배, 3.4배 늘었다. 지난해 배달원, 대리기사 등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법원 판결은 나왔지만, 고용보험 등 사회안전망 편입은 아직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콜당 단가도 내려가고 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노사정 협의를 통해 사업주에 대한 일정 규제를 통한 플랫폼노동의 적정 수수료 등을 논의해 봐야 한다. 고용보험 등 사회안전망 마련도 시급하다. lark3@seoul.co.kr
  • 日, 내년부터 대기업 ‘중도채용 비율’ 명시 의무화

    일본 정부가 내년부터 대기업에 대해 ‘중도채용 사원’의 비율 공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중도채용은 학교를 갓 졸업한 신입사원이 아니라 전직자, 실업자, 경력단절자 등에서 사원을 뽑는 것으로, 대기업에 이를 활성화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고령화로 인한 사회보장 비용 증대와 일하는 세대의 감소를 막아 보려는 것이다. 16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내년 4월부터 종업원 301명 이상 대기업에 대해 직전 3년간 정규직 중 중도채용자의 비율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반드시 공표하도록 하는 방안을 지난 15일 확정했다. ‘중장년층 중도·경험자 채용 비율’, ‘관리직 중도·경험자 채용 비율’도 별도로 명시하도록 했다. 일본 정부는 대세를 이루고 있는 신규 졸업자 일괄채용 관행에 제동을 걸고 고령자·경력단절자 등의 중도채용을 확대함으로써 실업 상태에 있는 사람들을 대거 노동시장으로 유입시키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 고령화 진행으로 ‘일하는 사람’과 ‘일하는 기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중도채용이 활성화되면 ‘버블(거품) 경제’ 붕괴에 따른 경기 급락으로 일자리를 못 구했던 ‘취업빙하기 세대’의 고용도 활성화될 수 있다. 취업정보업체 리크루트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종업원 수 5~299명 기업은 중도채용률이 76.7%에 이르지만, 500명 이상 기업은 37.4%로 절반 수준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올해도 ‘트로트’ ~ 싹 갈아엎어주세요

    올해도 ‘트로트’ ~ 싹 갈아엎어주세요

    지난해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 MBC ‘놀면 뭐하니’의 유산슬이 달궈 놓은 트로트 열풍이 더 거세지고 있다. ‘미스트롯’의 시즌2 성격인 ‘미스터 트롯’은 지난 9일 2회 방송에서 시청률 17.9%를 기록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훨씬 화려해진 무대와 커진 스케일에 초등학생, 수능강사, 외국인 유학생, 태권도 품새 세계 챔피언 등 다양한 참가자들을 앞세우며 온라인 화제성도 높였다. 다른 방송들도 서바이벌과 버스킹 등 다른 형식을 내세우며 가세하고 있다. SBS는 주현미, 김연자, 장윤정 등 정상급 가수들이 베트남 등 해외로 떠나 버스킹 공연을 펼치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을 편성할 예정이다. MBC에브리원은 ‘나는 트로트 가수다’를 2월 방송한다. 조항조, 김용임, 박서진 등 세대를 대표하는 가수 7명이 서바이벌 형식으로 대결하고 배우 이덕화가 30년 만에 음악쇼를 진행한다. MBC는 설 특집 방송으로 16일 송가인 단독 콘서트를 연다. 유재석에 이어 김영철, ‘유산균’ 정범균 등 개그맨들의 트로트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트로트가 대세로 자리한 배경으로는 우선 그동안 다져온 트로트 나름의 잠재력이 꼽힌다. 장윤정, 홍진영, 박현빈 등 젊은 트로트 가수들은 물론 설하윤, 노지훈 등 타 장르 출신 가수들도 꾸준히 유입되며 팬층도 20~30대로 확대됐다. 2박자, 4박자로 친숙한 기존 형식에 댄스나 EDM을 결합한 새로운 시도들이 스펙트럼을 넓혔다. 강태규 음악평론가는 “트로트는 기본적으로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장르적 힘이 있다”면서 “젊은 가수가 많아지고 음악적으로도 다양해져 중장년의 전유물이라는 이미지가 깨졌고 ‘미스트롯’과 유산슬이 여기에 불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지역 축제나 행사, 성인 가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해 온 트로트의 잠재력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나 폭발했다. 예능적인 재미와 출연자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결합되면서 시청자의 공감 폭도 커졌다. ‘오디션은 10~20대의 전유물’이라는 편견도 사라졌다. ‘팬질’을 통해 체험하는 콘텐츠로 변화하며 새로운 재미를 준 점도 인기 요인이다. 강 평론가는 “과거에는 트로트가 듣는 음악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군무, 안무도 하면서 ‘트로트는 아이돌을 흉내낼 수 없다’는 장벽이 깨졌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모여 오프라인까지 확장된 송가인, 홍자 등 트로트 팬덤은 이미 아이돌 팬덤 못지않다. 유산슬 역시 트로트 가수 데뷔에 도전하는 모습을 통해 드러나지 않았던 음악 제작 과정과 베테랑들의 노고를 자세히 보여 주면서, 음악을 즐기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였다. 다만 음원·앨범 시장에서의 성과는 화제성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음원 시장 안에서 트로트의 주요 소비자인 중장년층의 비중이 작기 때문이다. ‘미스트롯’ 등 공연은 매진행렬이었지만, 가온차트가 집계한 지난해 음원차트 100위 안에 트로트 가수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서정민갑 평론가는 “트로트가 과거 시대의 향수를 넘어 현시대와 통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끊임없이 음악적으로 갱신해 나갈 때 시장에서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장기적으로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가슴으로 낳은 세 딸 키우다 내 인격의 바닥을 봤습니다

    가슴으로 낳은 세 딸 키우다 내 인격의 바닥을 봤습니다

    느지막이 눈물 콧물 다 뺐다… 환갑 넘어 들춰보는 ‘공개입양일기’차성수(63)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은 스스로를 이 시대 지식인이자 교양인이라고 자부했다. 사실 그렇기도 하다. 고려대에서 사회학을 공부한 그는 학생 운동에 몸담으며 서울 구로공단 노동야학 교사로 활동했다. 서른두 살에 동아대 교수로 임용됐고 2007~08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지냈다. 2010년부터 8년간 서울 금천구청장을 연임했다. 재작년부턴 자산 30조원을 굴리는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배운 사람의 여유랄까요. 저는 제 인격이 훌륭하다고 생각했어요. 웬만한 일에는 화내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거든요. 그런데 입양한 세 딸을 키우면서 제 인격의 바닥을 봤어요. 보육원에서 적잖은 시간을 보냈던 딸들이 나와 아내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외면했을 때, 사춘기 시절 입양아라며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거세게 반항했을 때…. 저는 인간의 온갖 추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나약한 한 사람에 불과했어요.” ●맏아들 다 키우니… 50세에 하늘이 맺어 준 인연 14일 서울신문이 서울 여의도 차 이사장 집무실을 찾은 건 그가 ‘가슴으로 낳은’ 세 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다. 차 이사장 슬하 네 남매 중 맏아들 남준(33)씨를 제외한 혜인(19)·혜윤(18)·혜주(16)양은 공개 입양한 자녀다. 벌써 14년 전인 2006년 두 돌을 좀 넘긴 막내 혜주양을 첫 입양했다. 차 이사장이 우리 나이로 쉰을 맞았을 때다. 지천명을 맞아 자신을 바꿔 보기로 결심했다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꿔 보자며 입양을 선택했다. 젊은 시절 함께 시민운동을 했던 아내와 “언젠가 입양한 자녀를 길러 보자”고 했던 약속을 뒤늦게 지킨 것이다. 이듬해 혜주양의 언니를 만들어 주기 위해 혜인양을 가족으로 맞았다. 더는 입양을 하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2008년 혜윤양과도 하늘이 맺어준 것처럼 인연이 닿았다. “경북 김천에 있는 보육원이었어요. 떨리는 마음으로 내려갔는데 혜주를 처음 보는 순간 한눈에 들어왔어요. 마치 제가 낳은 아이 같았죠. 혜주가 아내와는 금방 가까워졌지만 저는 보기만 하면 울더군요. 그러다 한 100일쯤 지났나…. 내가 방으로 들어가자 꼬옥 안아 주는 거예요.” 어린 나이에 입양한 혜주양은 딸 키우는 재미를 쏠쏠하게 알려줬다. 하지만 여섯 살 때 데려온 장녀 혜인양은 달랐다. 혜주양과 빨리 가까워지라고 같은 보육원에서 입양했는데, 이미 유아기를 넘어서인지 쉽게 차 이사장 가족에 녹아들지 못했다. 마치 희로애락의 감정이 사라진 것처럼, 웃지도 울지도 않았다. 무표정한 얼굴로 가족들의 눈치만 봤다. “혜인이를 키우면서…. 제가 참…. 제 인성이 무너졌어요. 애가 어금니를 쓰지 않고 앞니로만 음식을 씹는 거예요. 태어나서 그때까지 누가 밥 먹는 법을 제대로 가르쳐 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죠. 그렇게 앞니만 쓰다 보니 구강도 뒤틀려 있었어요. ‘ㅊ’을 ‘ㅅ’처럼 발음했죠. 우리 성인 ‘차’를 말할 때 ‘샤’라고 했어요. 이미 6년간 밴 습관이라 쉽게 고쳐지지 않았죠. 매일 야단치고, 혼내고…. 그래서 혜인이의 마음을 더 열지 못했던 것 같아요.” 차 이사장은 혜인양을 보육원으로 돌려보낼 생각을 했다. 하지만 아내 유현미(61)씨가 차 이사장의 생각을 들은 다음날 혜인양을 호적에 올렸다. 이미 맺은 인연, 절대로 끊지 않겠다는 결의를 보인 것이다. 차 이사장은 “우리 가족은 사실상 아내가 일군 가정”이라며 “아내의 헌신적인 사랑과 희생 덕에 나와 딸들이 성숙해질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차녀 혜윤양은 생모가 기를 여건이 안 돼 보육원에 위탁한 아이였다. 보육원은 정기적으로 며칠씩 아이들을 일반 가정에 가족체험을 보내는데, 혜윤이가 차 이사장 집으로 왔다. 처음에는 4박5일, 다음에는 한 달가량 차 이사장 집에 머물렀던 혜윤이는 “여기서 살겠다”고 떼를 썼다. 생모가 반대했지만 혜윤이가 먼저 차 이사장 집으로 입양을 보내 달라고 졸랐다. 생모가 원하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게 하는 조건으로, 혜윤이도 차 이사장 가족이 됐다.●돌아가면서 사춘기… 행복 찾는 길 열어줄 뿐 “딸들 나이 차가 크지 않다 보니 사춘기도 돌아가면서 겪더라고요. 첫째 아이를 간신히 넘기니 곧바로 둘째가 오고….” 특히 혜인양이 사춘기를 심하게 앓았다. 공부하라는 엄마와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집에서 싸우는 소리가 났고, 그럴 때마다 혜인양은 뛰쳐나갔다. 엄마가 자신을 학대한다고 원망했다. 결국 고등학교 과정을 중도 포기하고 말았다. “제가 혜인이를 키우면서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깨달았어요. 사랑은 인내하는 것. 사랑은 소유하는 게 아니라는 것. 혜인이가 우리 원하는 대로만 하길 바랐더니 더 반발이 컸던 거죠. 그 시기를 넘기니 혜인이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어요. 검정고시를 통과해 고교 졸업장을 땄고 지금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있어요. 저도 혜인이가 무엇을 하든, 원하는 대로 해 줄 생각입니다.” 여기서 차 이사장은 동네 친구 이야기를 꺼냈다. 고향인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그는 중학교만 졸업하고 동네에 작은 분식집을 차렸다. 아내와 함께 40년 가까이 가게를 운영하며 두 자녀를 훌륭하게 키웠다. 자영업을 하면 열에 아홉이 망한다지만, 친구 분식집은 동네 명소가 됐다. 매일 새벽 시장에 나가 직접 식재료를 고르고, 인심 좋게 장사한 덕분이다. 어느덧 부모가 된 사람들이 아이들을 데려와 “아빠, 엄마도 너희 나이 때 이 집에서 떡볶이 먹었다”고 회상하는 곳이다. 장성한 자녀들이 “이제 그만 쉬시라”고 권해도 “아직 정정하다”며 오늘도 가게 문을 연다. “구청장이 돼 고향으로 돌아오고 나서 오랜만에 그 친구를 다시 만났죠. 가방끈 길게 만들어서 월급 많이 주는 직장 다니는 게 행복이 아니란 걸 깨달았어요. 우리 고향에서도 그런 사람은 별로 도움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어린 시절 공부 잘해 명문대 간 다른 친구들은 모두 고향을 떠났죠. 구청장에게 동네를 위해 ‘일 잘하라’고 따끔한 충고를 날리는 이는 중학교만 나와서 분식집을 하는 그 친구뿐입니다. 저도 딸들에게 공부를 강요하지 않아요. 행복을 찾는 길만 열어 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늙은 아빠 부끄럽게 생각 않고 인정해 줘 뭉클 이제 고등학교에 올라가는 혜주양은 여전히 차 이사장에게 큰 기쁨을 안기는 존재다. 다음달에 중학교를 졸업하는 혜주양은 며칠 전부터 차 이사장에게 졸업식에 꼭 와야 한다고 신신당부하고 있다. 차 이사장이 학교에서 인기 스타라며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다는 것이다. 차 이사장이 구청장 시절 혜주양 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친구들이 ‘구청장 아빠’라는 말에 신기해하며 앞다퉈 사인을 받았다고 한다. “세 딸 키우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요? 지금도 그날이 생생하게 떠올라요. 혜주가 네다섯 살쯤 됐을 때 과자를 사 주려고 슈퍼마켓에 데려갔죠. 주인이 저를 보더니 ‘할아버지가 맛있는 것 사 줘서 좋겠네’라고 했어요. 그때 혜주가 큰 소리로 ‘할아버지 아니에요. 우리 아빠예요’라고 외쳤습니다. 이미 머리가 허옇게 센 저를 다른 사람 앞에서 부끄러워하지 않고 아빠로 인정해 줬던 그 순간, 얼마나 혜주가 고맙고 예쁘던지…. 딸들이 순간순간 안겨 준 그런 소소한 기쁨이 진정한 행복이에요.” 차 이사장은 아무리 바빠도 혜주양 졸업식에는 꼭 갈 생각이다. 다만 혜주양을 안달나게 하려고 튕기는 척하고 있다. 지금은 구청장이 아니라서 혜주양 친구들이 실망할까 걱정이다. 그는 “구청장 시절엔 업무에 치여 아빠 노릇을 제대로 못 했다”며 “아이들에게 항상 빚을 지고 있는 기분”이라고 했다. ●사랑은 핏줄 아닌 내 곁에 있는 사람 “목사셨던 아버지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신학을 공부했고 성경에서 말하는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어요. 머릿속으로는 알 수 없었던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입양한 세 딸을 통해 가슴으로 깨달았죠. 피가 통하느냐 아니냐는 사랑을 하는 데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내 곁에 있는 사람이 곧 사랑이었어요.” 비혼과 비출산 트렌드가 점차 확산되는 요즘을 차 이사장은 어떻게 바라볼까. “젊은 사람들이 아이 키우기 어려운 세상이라는 거 저도 동의합니다. 우리 중장년층의 잘못이 크죠. 저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강요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이상의 기쁨과 행복, 감동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삶은 사랑하는 이들이 있어야 풍성해지는 법입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가슴으로 낳은 딸 셋, 내 인격의 바닥을 마주했습니다

    가슴으로 낳은 딸 셋, 내 인격의 바닥을 마주했습니다

    느지막이 눈물 콧물 다 뺐다… 환갑 넘어 들춰보는 ‘공개입양일기’차성수(63)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은 스스로를 이 시대 지식인이자 교양인이라고 자부했다. 사실 그렇기도 하다. 고려대에서 사회학을 공부한 그는 학생 운동에 몸담으며 서울 구로공단 노동야학 교사로 활동했다. 서른두 살에 동아대 교수로 임용됐고 2007~08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지냈다. 2010년부터 8년간 서울 금천구청장을 연임했다. 재작년부턴 자산 30조원을 굴리는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배운 사람의 여유랄까요. 저는 제 인격이 훌륭하다고 생각했어요. 웬만한 일에는 화내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거든요. 그런데 입양한 세 딸을 키우면서 제 인격의 바닥을 봤어요. 보육원에서 적잖은 시간을 보냈던 딸들이 나와 아내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외면했을 때, 사춘기 시절 입양아라며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거세게 반항했을 때…. 저는 인간의 온갖 추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나약한 한 사람에 불과했어요.” ●맏아들 다 키우니… 50세에 하늘이 맺어 준 인연 14일 서울신문이 서울 여의도 차 이사장 집무실을 찾은 건 그가 ‘가슴으로 낳은’ 세 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다. 차 이사장 슬하 네 남매 중 맏아들 남준(33)씨를 제외한 혜인(19)·혜윤(18)·혜주(16)양은 공개 입양한 자녀다. 벌써 14년 전인 2006년 두 돌을 좀 넘긴 막내 혜주양을 첫 입양했다. 차 이사장이 우리 나이로 쉰을 맞았을 때다. 지천명을 맞아 자신을 바꿔 보기로 결심했다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꿔 보자며 입양을 선택했다. 젊은 시절 함께 시민운동을 했던 아내와 “언젠가 입양한 자녀를 길러 보자”고 했던 약속을 뒤늦게 지킨 것이다. 이듬해 혜주양의 언니를 만들어 주기 위해 혜인양을 가족으로 맞았다. 더는 입양을 하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2008년 혜윤양과도 하늘이 맺어준 것처럼 인연이 닿았다. “경북 김천에 있는 보육원이었어요. 떨리는 마음으로 내려갔는데 혜주를 처음 보는 순간 한눈에 들어왔어요. 마치 제가 낳은 아이 같았죠. 혜주가 아내와는 금방 가까워졌지만 저는 보기만 하면 울더군요. 그러다 한 100일쯤 지났나…. 내가 방으로 들어가자 꼬옥 안아 주는 거예요.” 어린 나이에 입양한 혜주양은 딸 키우는 재미를 쏠쏠하게 알려줬다. 하지만 여섯 살 때 데려온 장녀 혜인양은 달랐다. 혜주양과 빨리 가까워지라고 같은 보육원에서 입양했는데, 이미 유아기를 넘어서인지 쉽게 차 이사장 가족에 녹아들지 못했다. 마치 희로애락의 감정이 사라진 것처럼, 웃지도 울지도 않았다. 무표정한 얼굴로 가족들의 눈치만 봤다. “혜인이를 키우면서…. 제가 참…. 제 인성이 무너졌어요. 애가 어금니를 쓰지 않고 앞니로만 음식을 씹는 거예요. 태어나서 그때까지 누가 밥 먹는 법을 제대로 가르쳐 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죠. 그렇게 앞니만 쓰다 보니 구강도 뒤틀려 있었어요. ‘ㅊ’을 ‘ㅅ’처럼 발음했죠. 우리 성인 ‘차’를 말할 때 ‘샤’라고 했어요. 이미 6년간 밴 습관이라 쉽게 고쳐지지 않았죠. 매일 야단치고, 혼내고…. 그래서 혜인이의 마음을 더 열지 못했던 것 같아요.” 차 이사장은 혜인양을 보육원으로 돌려보낼 생각을 했다. 하지만 아내 유현미(61)씨가 차 이사장의 생각을 들은 다음날 혜인양을 호적에 올렸다. 이미 맺은 인연, 절대로 끊지 않겠다는 결의를 보인 것이다. 차 이사장은 “우리 가족은 사실상 아내가 일군 가정”이라며 “아내의 헌신적인 사랑과 희생 덕에 나와 딸들이 성숙해질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차녀 혜윤양은 생모가 기를 여건이 안 돼 보육원에 위탁한 아이였다. 보육원은 정기적으로 며칠씩 아이들을 일반 가정에 가족체험을 보내는데, 혜윤이가 차 이사장 집으로 왔다. 처음에는 4박5일, 다음에는 한 달가량 차 이사장 집에 머물렀던 혜윤이는 “여기서 살겠다”고 떼를 썼다. 생모가 반대했지만 혜윤이가 먼저 차 이사장 집으로 입양을 보내 달라고 졸랐다. 생모가 원하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게 하는 조건으로, 혜윤이도 차 이사장 가족이 됐다.●돌아가면서 사춘기… 행복 찾는 길 열어줄 뿐 “딸들 나이 차가 크지 않다 보니 사춘기도 돌아가면서 겪더라고요. 첫째 아이를 간신히 넘기니 곧바로 둘째가 오고….” 특히 혜인양이 사춘기를 심하게 앓았다. 공부하라는 엄마와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집에서 싸우는 소리가 났고, 그럴 때마다 혜인양은 뛰쳐나갔다. 엄마가 자신을 학대한다고 원망했다. 결국 고등학교 과정을 중도 포기하고 말았다. “제가 혜인이를 키우면서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깨달았어요. 사랑은 인내하는 것. 사랑은 소유하는 게 아니라는 것. 혜인이가 우리 원하는 대로만 하길 바랐더니 더 반발이 컸던 거죠. 그 시기를 넘기니 혜인이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어요. 검정고시를 통과해 고교 졸업장을 땄고 지금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있어요. 저도 혜인이가 무엇을 하든, 원하는 대로 해 줄 생각입니다.” 여기서 차 이사장은 동네 친구 이야기를 꺼냈다. 고향인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그는 중학교만 졸업하고 동네에 작은 분식집을 차렸다. 아내와 함께 40년 가까이 가게를 운영하며 두 자녀를 훌륭하게 키웠다. 자영업을 하면 열에 아홉이 망한다지만, 친구 분식집은 동네 명소가 됐다. 매일 새벽 시장에 나가 직접 식재료를 고르고, 인심 좋게 장사한 덕분이다. 어느덧 부모가 된 사람들이 아이들을 데려와 “아빠, 엄마도 너희 나이 때 이 집에서 떡볶이 먹었다”고 회상하는 곳이다. 장성한 자녀들이 “이제 그만 쉬시라”고 권해도 “아직 정정하다”며 오늘도 가게 문을 연다. “구청장이 돼 고향으로 돌아오고 나서 오랜만에 그 친구를 다시 만났죠. 가방끈 길게 만들어서 월급 많이 주는 직장 다니는 게 행복이 아니란 걸 깨달았어요. 우리 고향에서도 그런 사람은 별로 도움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어린 시절 공부 잘해 명문대 간 다른 친구들은 모두 고향을 떠났죠. 구청장에게 동네를 위해 ‘일 잘하라’고 따끔한 충고를 날리는 이는 중학교만 나와서 분식집을 하는 그 친구뿐입니다. 저도 딸들에게 공부를 강요하지 않아요. 행복을 찾는 길만 열어 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늙은 아빠 부끄럽게 생각 않고 인정해 줘 뭉클 이제 고등학교에 올라가는 혜주양은 여전히 차 이사장에게 큰 기쁨을 안기는 존재다. 다음달에 중학교를 졸업하는 혜주양은 며칠 전부터 차 이사장에게 졸업식에 꼭 와야 한다고 신신당부하고 있다. 차 이사장이 학교에서 인기 스타라며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다는 것이다. 차 이사장이 구청장 시절 혜주양 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친구들이 ‘구청장 아빠’라는 말에 신기해하며 앞다퉈 사인을 받았다고 한다. “세 딸 키우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요? 지금도 그날이 생생하게 떠올라요. 혜주가 네다섯 살쯤 됐을 때 과자를 사 주려고 슈퍼마켓에 데려갔죠. 주인이 저를 보더니 ‘할아버지가 맛있는 것 사 줘서 좋겠네’라고 했어요. 그때 혜주가 큰 소리로 ‘할아버지 아니에요. 우리 아빠예요’라고 외쳤습니다. 이미 머리가 허옇게 센 저를 다른 사람 앞에서 부끄러워하지 않고 아빠로 인정해 줬던 그 순간, 얼마나 혜주가 고맙고 예쁘던지…. 딸들이 순간순간 안겨 준 그런 소소한 기쁨이 진정한 행복이에요.” 차 이사장은 아무리 바빠도 혜주양 졸업식에는 꼭 갈 생각이다. 다만 혜주양을 안달나게 하려고 튕기는 척하고 있다. 지금은 구청장이 아니라서 혜주양 친구들이 실망할까 걱정이다. 그는 “구청장 시절엔 업무에 치여 아빠 노릇을 제대로 못 했다”며 “아이들에게 항상 빚을 지고 있는 기분”이라고 했다. ●사랑은 핏줄 아닌 내 곁에 있는 사람 “목사셨던 아버지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신학을 공부했고 성경에서 말하는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어요. 머릿속으로는 알 수 없었던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입양한 세 딸을 통해 가슴으로 깨달았죠. 피가 통하느냐 아니냐는 사랑을 하는 데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내 곁에 있는 사람이 곧 사랑이었어요.” 비혼과 비출산 트렌드가 점차 확산되는 요즘을 차 이사장은 어떻게 바라볼까. “젊은 사람들이 아이 키우기 어려운 세상이라는 거 저도 동의합니다. 우리 중장년층의 잘못이 크죠. 저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강요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이상의 기쁨과 행복, 감동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삶은 사랑하는 이들이 있어야 풍성해지는 법입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트와이스 쯔위 세대’ 대만 청년들 이례적 투표 열기

    ‘트와이스 쯔위 세대’ 대만 청년들 이례적 투표 열기

    “집에 돌아가 투표하자” 귀향 기차표 매진만 20세 트와이스 쯔위, 투표 여부 ‘관심’ 대만의 청년들이 올해 대선에서 과거와 달리 이례적으로 높은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다. 청년층은 독립 성향의 민진당을, 중·장년층은 중국 본토와의 안정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국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강한 대만에서는 과거 청년층의 선거 투표율이 낮았던 만큼, 변화의 움직임이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11일 대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올 대선에서 처음 투표하는 유권자는 118만명이다. 20~35세 유권자는 약 500만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에 달한다. 올해 처음 총통 선거 투표를 할 수 있는 이들 중에는 만 20세인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도 있다. 쯔위는 지난 7일 대만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해 대만 언론들은 그가 첫 선거권을 행사할지 높은 관심을 보였다. 2016년 쯔위는 한국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대만 국기를 들었다가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총통 선거 전날 밤 사과 동영상을 올렸다. 이 사건은 대만 유권자들을 크게 자극해 차이 총통의 당선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역대 대만 대선에서 청년층의 투표율은 50∼60% 수준에 그쳤다. 80% 이상인 65세 이상 유권자보다 크게 낮았다. 하지만 홍콩 시위 사태가 대만 젊은이들에게 큰 정치적 영향을 끼치면서 대학가를 중심으로 집단으로 귀향 전세 버스를 마련하는 등 청년층 사이에서 투표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거운 모습이다. 대만에서는 부재자 투표 제도가 없어 투표하려면 반드시 주소를 둔 곳에 가야 한다. 젊은 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차이 총통은 ‘집으로 가 투표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젊은 층의 귀향 투표를 적극적으로 독려했다. 투표를 위해 귀향하는 수요가 몰리면서 전날 타이베이 버스 터미널과 기차역 등에서는 주요 목적지로 가는 교통편이 속속 매진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해외에 나가 있던 많은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귀국했다면서 여권 사진을 올리는 ‘인증 열풍’도 일어나고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해남군, 올해 신규일자리 400명 창출한다

    전남 해남군이 올해 신규 일자리 창출 400명을 목표로 한 ‘2020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20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는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지역 실정에 맞는 일자리를 발굴,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민간 기업 연계와 취·창업 지원, 고용 일자리 사업 등이 연중 실시될 예정이어서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민간 기업 연계는 마을사업장·비영리단체와 청년을 매칭해 마을에 활력을 불어 넣고 청년들의 지역정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내일로·마을로 사업 참여자들과 사회적경제기업 청년매니저, 청년 농수산유통활동가에 대한 취업 지원 사업도 펼쳐진다. 군은 중소기업에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하면 기업과 청년에게 주어지는 근속장려금도 89명에게 지원한다. 39세 이하 청년 취·창업지원 40명, 청년 스타유튜버 양성 10명, 도내 향토자원 발굴을 통한 청년창업 3명, 청년 일자리 카페 운영을 통한 취업 컨설팅 80명 등 관련 사업도 운영된다. 미취업자 역량 강화를 위한 계획도 추진한다.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로 산림교육 전문가와 온라인 마케터를 양성해 30명에 대한 교육·취창업 지원도 이뤄진다. 지난해 처음으로 실시돼 큰 호응을 얻었던 신중년 경력 일자리 사업은 만 50세부터 70세 미만까지 18명에 대한 직접 고용 일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해남형 공공근로 사업 등 공공분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재정 지원 일자리 사업 238명과 노인 일자리 1886명, 장애인 일자리 44명 등 연령별·계층별 일자리 사업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명현관 군수는 “일자리가 보장돼야 청년들이 정착하고 인구도 늘어나게 된다”며 “계층별 맞춤형 일자리 창출로 지역 경제 활성화의 효과를 군민 모두 체감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해남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테드 강연식 새해 인사…광진, 올해 더 通한다

    테드 강연식 새해 인사…광진, 올해 더 通한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가족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네요.”(서울 광진구 신년인사 동영상 중) 지난 8일 광진구청 대강당에는 1000여명의 주민이 모여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지역구 의원과 시·구의원들, 각 직능단체장과 주민들이 빼곡히 들어찼다. 행사장에 미리 도착한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대강당 문 앞에서 몰려드는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새해에는 건강하세요”라고 덕담을 건넸다. 이날 열린 ‘2020년 광진구 신년인사회’는 기존의 형식적인 틀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행사에 앞서 광진구 주민들로 구성된 통기타 그룹 레드로우의 공연이 분위기를 달궜다. 이후 각계각층의 구민들 소망을 담은 동영상이 상영됐다. 이어 김 구청장이 테드(TED) 강연식으로 20여분간에 걸쳐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 구청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12월 ‘광진구 미래발전을 위한 도시계획 용역’을 완료했다”면서 “5대 지역거점(군자역·구의역·중곡역·건대역·광나루역) 육성 방안을 수립해 지역별 특성을 살리는 산업군을 연계하고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또 “지난해 12월 말 구의자양 재정비촉지지구 첨단업무 복합단지 조성, 통합 청사 신축 관련 KT 부지에 대한 사업 시행계획 인가가 결정됐다”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돼 광진구의 랜드마크로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구청장 옆에는 수화 통역사가 배치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구의 노력도 엿볼 수 있었다. 아울러 이날 행사는 현장에 못 온 구민들을 위해 구 소셜방송채널인 카카오티비에서 생중계했다. 행사에 참석한 자양1동 새마을문고 회원인 정시연(48)씨는 “새마을문고 같은 좋은 시설이 있는데도 많은 분들이 활용을 못 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면서 “올해는 아이와 어른들 모두 문고를 찾아주셔서 독서가 활성화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주민 박순임(46)씨는 “광진 50플러스 상담센터가 있는데 활성화가 안 된 것 같다”면서 “중장년층 일자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새해 소망을 전했다. 자양2동 마을협치교육분과위원 유정희(48)씨는 “자양골목시장 노점상 단속이 형식적이라서 출퇴근 시간에 혼잡하다”면서 “올해에는 도시재생에 신경 써 좀더 깨끗한 거리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취임 후) 지난 1년 6개월 동안 많은 고민이 있었고, 구청장 혼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도 절실하게 느꼈다”면서 “언제든지 구민 여러분께서는 구정에 불합리한 사항이 있으면 말씀해 달라”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마포구, 독거어르신 등 주거취약계층 대상 주거환경개선 사업 진행

    마포구, 독거어르신 등 주거취약계층 대상 주거환경개선 사업 진행

    서울 마포구는 동절기 한파 대비 사고 예방을 위해 독거어르신 등 주거취약계층 가구의 주거환경개선에 나섰다고 4일 밝혔다. 성산2동 주민센터에서는 지난해 12월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지역 내 33가구에 동절기 한파 대비 단열이 필요함을 확인하고 성산2동 주민자치회, 성산2동 성당과 힘을 모아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일주일 간 33가구를 직접 방문해 창문에 뽁뽁이(단열 에어캡)을 설치하는 봉사활동을 펼쳤다. 또 망원1동 주민센터에서는 지난해 12월 11일 망원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도움으로 인테리어 사무실을 운영하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정응철 위원과 함께 한파 대비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실시했다. 합정동 주민센터 역시 지난해 12월 저소득층 가구를 대상으로 도배, 장판 교체 등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꾸준히 실시해 주민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동절기 한파를 대비해 독거어르신, 장애인, 중장년층 1인 가구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적극 도울 것”이라며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지내는 주민들을 위해 민간자원 연계를 통한 지원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국민 68% “조국 이후 분열 심화”… 가장 큰 갈등 ‘빈부 차’ 꼽아

    국민 68% “조국 이후 분열 심화”… 가장 큰 갈등 ‘빈부 차’ 꼽아

    “스펙사회 비판했지만 자녀 진학엔 앞장서 변화 기대한 국민들, 진보 이중성에 분노 탓” 월 700만원 소득자 83.9%도 “빈부갈등 심각” 취업 앞둔 20대 74.9% 성별갈등 민감한 편“‘문재인이 간첩이냐, 아니냐’ 대놓고 묻는 사람도 있어요. ‘당신은 좌파냐, 우파냐’고 묻질 않나….” 서울 종로구 효자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정모(51)씨는 근처에서 보수 단체 집회가 열릴 때마다 몸살을 앓았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지난해 10월부터 청와대 사랑채 앞 도로를 점거하고 농성 중이다. “2016년 국정농단 때는 촛불 집회에 나온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대통령 탄핵을 외쳤잖아요. 한때 같은 곳을 봤던 국민들이 지금은 갈가리 찢어진 것 같아요. ‘가짜뉴스’도 많아져서 무엇이 진실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정씨는 미간을 찌푸렸다.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은 과거보다 갈등이 심해졌다고 느낀다. 빈자와 부자, 진보와 보수, 노동자와 사용자, 청년과 중장년층 사이의 대립과 몰이해가 한층 깊어졌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특히 자녀 입시 비리, 사모펀드 투기 의혹 등 조국 전 법무장관의 임명을 둘러싼 혼란으로 사회 갈등이 더 커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70%에 육박했다. 1일 새해를 맞아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6~29일 만 19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 ‘10년 전과 비교해 우리 사회 갈등 정도가 심해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67.5%로 집계됐다. 60대 이상(76.0%)과 50대(72.4%), 보수층(81.3%)에서 갈등이 심해졌다는 응답이 두드러졌다. 이선우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에 실망한 일부 보수층과 중장년층은 변화를 기대하며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진보 성향 인물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들 역시 다주택 투자로 불로소득을 노리고, 자녀의 입시를 위해 위장전입 등 꼼수를 쓴다는 논란이 터지자 진보 진영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여러 가지 갈등 요소 가운데 빈부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본 의견 비중이 77.3%로 가장 컸다. 월 200만원 이하 소득자(83.1%)뿐만 아니라 자영업자(81.5%), 월 501만~700만원 고액 소득자(83.9%)도 빈부 갈등이 첨예하다고 봤다.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장은 “고소득자 가운데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며 “이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득 증가 혜택은 자신을 제외한 다른 계층이 독식한다고 여긴다. 그로 인한 불만이 빈부 갈등이 심각하다는 인식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응답자의 67.8%는 이른바 ‘조국 사태’가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심화시켰다고 여겼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절반(53.4%)조차 이런 인식에 동의했다. 이 교수는 “스펙 경쟁 사회를 줄곧 비판하면서도 자녀의 명문대 진학을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 조 전 장관의 이중성에 많은 사람이 분노했다. 반면 지지자들은 입학 제도를 충실히 따랐을 뿐이라고 조 전 장관을 두둔한다”며 “양쪽의 생각이 전혀 달라 갈등이 봉합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성별 갈등’은 19~29세가 다른 연령대보다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 연령대의 74.9%가 성별 갈등을 사회 주요 문제로 꼽았다. 젠더 이슈가 20대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20대는 30·40대보다 성별 격차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세대이자, 학교 성적과 취업 등을 놓고 남성과 여성이 경쟁하는 세대다. 성별 권력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남성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부추겼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쿠팡 초대형 첨단 대구물류센터 착공

    쿠팡의 초대형 첨단물류센터가 대구 달성군 대구국가산단에 건립된다. 쿠팡이 3200여 억원을 투자하고 2021년 8월 완공된다. 7만8000여 ㎡ 부지에 건축 연면적 32만9000여 ㎡, 지하 1층~지상 5층으로 축구장 46개 넓이다. 쿠팡의 국내 물류센터 전체 면적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남부권 물류허브가 될 전망이다. 쿠팡은 이 곳에서 영남권은 물론 충청과 호남지역까지 아우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경북연구원은 쿠팡 대구센터의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생산유발효과 6352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941억원 등 총 8293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022년까지 2500명 이상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여성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지역 주민을 우선 고용하고 연간 900억원 이상의 인건비를 지출할 전망이다. 대구시는 쿠팡 대구센터가 완공되면 대구·경북 기업의 물류비를 절감시키는 것은 물론 영세 화물운송업자의 일자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쿠팡은 대구센터에 최첨단 물류기술 및 시스템을 도입하고 시험할 계획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상품관리와 배송동선을 최적화 하고 친환경 물류장비 및 스마트 물류시스템을 통해 미래형 물류센터의 모델을 제시할 방침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앞으로 쿠팡과 인공지능, 로봇을 통한 물류시스템 고도화, 자율주행 배송 도입 등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30일 열린 쿠팡 대구물류센터 착공식에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 김범석 쿠팡 대표 등이 참석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양준일 광고모델 발탁, 생애 첫 광고 찍는 기분은?

    양준일 광고모델 발탁, 생애 첫 광고 찍는 기분은?

    양준일 광고모델 발탁 소식이 전해졌다. 롯데홈쇼핑 측은 30일 유료회원제 서비스 ‘엘클럽(L.CLUB)’ 광고 모델로 양준일을 발탁했다고 밝혔다. 홍보 영상은 양준일의 히트곡 ‘리베카’를 개사해 뮤직비디오 형태로 제작됐다. 양준일은 “광고모델이 됐다는 사실이 꿈만 같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생애 첫 광고 촬영을 하게 돼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최근 많은 곳에서 광고모델 제안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홈쇼핑 측은 “‘할담비’에 이어 양준일을 엘클럽 홍보 모델로 발탁하면서 젊은 고객층부터 중장년층까지 폭넓은 공감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인플루언서들과 협업을 통해 고객들과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준일은 1991년 데뷔해 히트곡 ‘가나다라마바사’, ‘Dance with me 아가씨’, ‘리베카’ 등의 히트곡을 남겼지만 2집 이후 활동을 중단했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탑골가요 열풍이 센스있는 패션 감각과 뛰어난 음악적 실력으로 ‘탑골GD’ 불리면서 재소환됐다. 최근 최근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에 출연해 뜨거운 화제를 모았고, 31일 서울 세종대 대양홀에서 2019 팬미팅 ‘양준일의 선물’을 열고 팬들을 만난다. 사진 = 서울신문DB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탑골 지디’ 양준일 롯데홈쇼핑 모델로…데뷔 28년 만에 첫 광고

    ‘탑골 지디’ 양준일 롯데홈쇼핑 모델로…데뷔 28년 만에 첫 광고

    롯데홈쇼핑 유료회원제 서비스 ‘엘클럽’ 발탁이날부터 공식 SNS 계정에서 홍보 영상 공개양준일 “생애 첫 광고촬영 하게 돼 행복하고 감사”최근 다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가수 양준일이 롯데홈쇼핑 모델로 발탁됐다. 데뷔 28년 만에 첫 광고다. 롯데홈쇼핑은 양준일을 유료회원제 서비스인 ‘엘클럽’ 광고모델로 발탁하고 30일부터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서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 홍보 영상은 양준일의 히트곡 ‘리베카’를 개사해 뮤직비디오 형태로 만들었다. 양준일은 이 영상에서 1991년 데뷔 당시 패션과 안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양준일은 “광고 모델이 됐다는 사실이 꿈만 같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라면서 “생애 첫 광고 촬영을 하게 돼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1991년 데뷔한 양준일은 ‘리베카’, ‘가나다라마바사’, ‘댄스 위드 미 아가씨’ 등 히트곡을 남겼지만 당시에는 대중으로부터 폭넓은 인기를 얻지 못했다. 10년 뒤 V2라는 그룹을 결성해 발매한 ‘판타지’를 끝으로 가요계를 떠났고, 미국에서 지내다 최근 유튜브에서 과거 음악방송을 스트리밍하는 일명 ‘온라인 탑골공원’을 통해 재조명됐다. 양준일은 해당 유튜브 채널에서 ‘탑골 지디’, ‘시대를 앞서간 천재’ 등으로 불리며 주목받았다. 그러다 이달 초 예능프로그램 ‘슈가맨’에 출연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김종영 롯데홈쇼핑 마케팅부문장은 “‘할담비’에 이어 양준일을 엘클럽 홍보 모델로 발탁하면서 젊은 고객층부터 중장년층까지 폭넓은 공감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홈쇼핑은 지난 4월에도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이슈가 됐던 ‘할담비’ 지병수 할아버지를 모델로 발탁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잇단 광고 러브콜을 받고 있는 양준일도 지병수 할아버지가 엘클럽 모델로 활동한 점 때문에 롯데홈쇼핑을 첫 번째 광고로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밀가루 공장에 취직했냐고? 친구야, 이게 ‘갬성’이라니까

    밀가루 공장에 취직했냐고? 친구야, 이게 ‘갬성’이라니까

    밀가루 포대 연상 12만원짜리 ‘곰표 패딩’ 출시 5분 만에 품절된 한정판 ‘참이슬 백팩’ 뉴트로·펀슈머 열풍 겹쳐 젊은 세대에 인기 중고 거래 사이트서 가격 3~4배 치솟기도“많이들 쳐다봐요. 곁눈질로 보는 사람들도 있고, 보고 킥킥대며 웃는 사람들도 있고요.” 직장인 이어진(28)씨는 요즘 옷 입는 재미에 푹 빠졌다. 거의 매일 같은 옷을 입는다. 연인과 데이트를 하거나 친구를 만날 때, 출퇴근을 할 때도 어김없이 이 옷을 걸친다. 입고 밖에 나가면 시선이 쏟아지지만 이씨는 그런 주목이 싫지 않다. 지인들은 이씨의 옷을 ‘밀가루 패딩’이라고 부르며 즐거워했다. “어색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괜찮네?”라는 주변 반응에 이씨는 어깨가 으쓱해졌다. 그는 “투박한 포대 자루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참신했다”면서 “특히 패딩에 적힌 ‘곰표’라는 글자가 예스러운 한글로 적혀 있어서 더 마음을 끌었다”고 말했다. 이씨가 입는 외투는 대한제분의 ‘곰표’ 밀가루와 온라인 쇼핑몰 ‘4XR’이 협업해 만든 상품이다. 밀가루를 상징하는 흰색 패딩에 ‘곰표’ 로고를 크게 넣은 것이 특징이다. ‘곰표 패딩’이라 불리는 이 옷은 지난달 15일 판매를 시작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큰 화제가 됐다. 대한제분 곰표의 마케팅 담당자는 “곰표와 4XR 각 브랜드 고유의 속성을 유지한 채 서로 어우러져 새로운 재미 요소를 만들어 내며 20~30대의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얼핏 보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전혀 다른 분야인 식품과 패션의 ‘컬래버’(협업을 뜻하는 ‘컬래버레이션’의 줄임말)로 탄생한 일명 ‘푸드(음식) 패션’이 ‘인싸템’(유행을 선도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인사이더’와 물건을 뜻하는 ‘아이템’이 합쳐진 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밀레니얼세대(1980~1994년 태어난 세대로 지금의 20~30대)가 푸드 패션에 열광한다.●사고 싶어도 없어서 못 사는 ‘인싸템’ 대학생 윤하민(23)씨도 곰표 패딩을 보자마자 12만원을 질렀다. 윤씨는 “많은 사람이 검은색 롱패딩을 입고 다녀서 겨울옷은 특색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곰표 패딩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와 찾아봤다”면서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는 디자인의 옷이 아니었다. 이색적이어서 구매했다”고 말했다. 윤씨를 본 어른들은 “밀가루 공장에 취직했느냐”고 물었다. 또래 친구들은 윤씨를 ‘인싸’로 인정했다. 한 친구도 ‘인싸각’(‘인사이더’와 어떤 일이 일어날 조짐을 뜻하는 ‘각’이 합쳐진 말)이라며 윤씨를 따라 곰표 패딩을 구입했다. 윤씨는 “곰표 패딩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어디서 샀는지 물어보는 DM(개인 메시지)도 받았다”고 했다.곰표 패딩뿐만 아니라 ‘참이슬 백팩’도 ‘레어템’(희귀한 상품을 가리키는 말) 대접을 받았다. 개성과 재미를 표현할 수 있어서 좋다는 게 밀레니얼세대의 반응이다. 참이슬 백팩은 한정판 상품으로 출시됐다. 참이슬 팩소주 모양을 그대로 옮겨 디자인한 가방으로,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참이슬 소주로 유명한 ‘하이트진로’의 합작품이다. 지난달 25일 오후 6시부터 무신사 홈페이지에서 판매를 시작했는데, 5분 만에 한정품 400개가 모두 팔렸다. 그중 한 개를 사업가 양승규(27)씨가 어렵게 손에 넣었다. 판매 시작 1시간 전부터 손목을 풀며 대기한 양씨는 “오후 6시가 되자마자 마우스를 재빨리 움직여 구매에 성공했다”면서 “마치 대학 때 수강 신청하는 느낌이었다”고 가슴 졸였던 그날을 떠올렸다. 양씨가 지불한 참이슬 백팩 가격은 4만 9000원이었다. 하지만 품절 후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3~4배가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30만원대로 치솟기도 했다. 양씨도 이 가방을 산 지 일주일 만에 14만원에 재판매했다고 한다. 그는 “한정품이기 때문에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무신사 홍보팀 관계자는 “이렇게 반응이 뜨거울 줄은 몰랐다”면서도 “최근 ‘펀슈머’라는 말이 있을 만큼 젊은층은 소비를 통해 재미를 추구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소주 회사와 패션 플랫폼이라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업체 간 협업으로 20~30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고자 참이슬 백팩을 기획했다고 했다. 펀슈머란 재미와 소비자를 뜻하는 영어 단어를 합친 말이다.●20·30 소유욕 자극하는 컬래버 한정판 경남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이치우(30)씨의 인싸템은 패딩도, 백팩도 아닌 2년 전 산 티셔츠다. 푸드 패션이 올해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스포츠 의류 브랜드 ‘휠라’는 2017년 음료 브랜드 ‘펩시’와 손잡고 티셔츠를 만들었다. 이씨는 이 셔츠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는 “콜라랑 파란색을 좋아하는 나를 잘 표현하는 티셔츠라 바로 구매했다”고 말했다. 휠라는 2017년 펩시와의 인연을 시작으로 식품뿐만 아니라 패션, 게임 등 다양한 업계와 협업을 많이 해 왔다. 휠라코리아의 마케팅 담당자는 “컬래버 아이템을 선호하는 소비자는 ‘나만 갖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한정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인데 만일 수량을 늘려 모두가 살 수 있는 상품이 된다면 재미가 반감될 것”이라고 분석했다.부산 지역 유일한 소주 제조사인 ‘대선주조’와 부산에서 탄생한 신발 기업 지패션코리아의 신발 브랜드 ‘콜카’도 손을 잡고 지난 7월 ‘대선 슬리퍼’(대선X콜카 레트로 슬리퍼)를 선보였다. 판매용 제품은 아니었다. 온·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1600켤레가 지급됐고, 사회 공헌 차원에서 3000여 켤레를 장애인 단체와 봉사 단체 등에 기부했다. 콜카스니커즈의 홍보 담당자는 “패션계가 아닌 다른 분야와의 협업은 처음”이라면서 “대선주조처럼 큰 기업과 콜카처럼 현재 성장 중인 기업이 함께 ‘윈윈’(상생)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중장년에겐 ‘추억’… 젊은 세대에겐 ‘개성’ 푸드 패션 유행은 희소성이 있고 독특한 물건을 선호하는 젊은층의 소비 성향이 ‘뉴트로’(Newtro·새로움과 복고의 합성어) 열풍과 만난 결과다. 오래된 철공소와 인쇄소, 노포가 몰려 있는 서울 중구 을지로 골목이 ‘힙지로’(최신 유행에 밝다는 뜻의 ‘힙’과 을지로의 합성어)로 불리며 젊은 세대의 ‘갬성’(감성을 가리키는 신조어)을 자극하는 명소가 된 것도 뉴트로 열풍의 영향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전통적이고 오래된 물건에서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중장년층 세대와 달리 밀레니얼세대는 신선한 느낌을 받고 새로운 경험을 한다”면서 “요즘 유행하는 컬래버 상품들은 젊은 세대들에게 ‘옛날부터 있었지만, 지금까지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한 사람들은 뉴트로 열풍이 오래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씨는 “옷, 신발, 가방 등 상품뿐만 아니라 음악, 미술, 건물 인테리어 등 여러 분야도 뉴트로를 가미한다. 지난 10월 음식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에서 공개했던 무료 서체인 ‘을지로체’도 마찬가지”라면서 “10대들도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씨도 “개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디자인만 괜찮다면 뉴트로 유행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재취업 10명 중 6명 월급 200만원도 못 받아”… 팍팍한 중장년의 삶

    “재취업 10명 중 6명 월급 200만원도 못 받아”… 팍팍한 중장년의 삶

    40~64세 1982만명… 전체 인구의 40% 집 가지고 있는 42%는 8846만원 빚져새로 일자리를 구한 중장년(40~64세) 10명 중 6명은 한 달에 200만원도 못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 절반 이상은 금융권에 빚을 지고 있고, 특히 집을 갖고 있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4배나 빚이 많았다. 서른이 넘었는데도 취업을 하지 못해 ‘캥거루’처럼 품고 있는 자식이 전국적으로 36만명이나 된다. 우리 사회 40%를 차지하는 중장년의 팍팍한 삶의 모습이다. 24일 통계청의 ‘2018년 중장년층 행정통계’를 보면 2017년 10월~2018년 10월 1년간 새로 취업한 중장년(142만 7000명) 중 81만 9000명은 4대보험 등에 가입돼 있어 임금 파악이 가능하다. 이들의 월급은 평균 215만원에 그쳤다. 62.5%가 한 달에 200만원도 안 되는 월급을 받았고, 100만원 미만도 11.6%나 있었다. 반대로 같은 기간 일자리를 잃은 중장년(69만 7000명)은 종전 직장에서 평균 275만원의 월급을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새로 직장을 구한 이보다 60만원이나 많았다. 두 통계를 종합하면 중장년이 직장을 잃을 경우 재취업해도 월급이 대폭 삭감된다는 걸 유추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중장년 인구는 1982만 3000명으로, 전체의 39.7%를 차지했다. 중장년의 74.2%는 직장에 다니거나 사업을 해 돈을 벌었다. 연평균 소득은 3441만원이다. 2017년(3349만원)보다 2.7%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금융권에 진 빚도 4128만원(중앙값)에서 4459만원으로 8%나 증가했다.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소득 증가보다 훨씬 빠른 것이다. 중장년 42%는 집을 갖고 있는데, 이들은 빚이 훨씬 많다. 8846만원을 빚져 집이 없는 사람(2201만원)의 4배에 달했다. 중장년의 집을 공시가격(올 1월 1일 기준) 구간별로 보면 6000만~1억 5000만원(34.7%)이 가장 많다. 중장년 가정의 가족 수는 평균 2.76명이다. ‘부부+미혼 자녀’(37.7%) 가구 비중이 가장 높다. 중장년과 함께 사는 만 30세 이상 자녀는 총 106만 7000명인데, 33.8%(36만명)가 취업을 못 했다. 이들이 경제력을 갖출 때까지 보살피는 건 중장년의 몫이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문대림 JDC이사장 제주도민 사랑받는 공기업되겠다

    문대림 JDC이사장 제주도민 사랑받는 공기업되겠다

    서귀포 예래 휴양형주거단지 소송 문제, 외국자본에 대한 정서적 반감과 개발이익의 지역환원 확대 필요성 제기 등 주요 현안이 산적한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문대림 이사장은 24일 서울신문과 송년인터뷰를 갖고 “국제자유도시 제주를 견인하고 진솔한 지역공헌 사업 등으로 제주도민의 사랑을 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 영리병원 문제 등 산적한 현안이 많다.한해를 돌아본다면?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의 재개와 헬스케어타운의 안착, 신화역사공원 상하수도 협의 등 사업정상화를 위해 전담조직 신설과 그에 따른 인원 배정 등을 위한 조직개편을 지난 4월 완료했고 5월에는 ‘다시 그리고 함께 JDC’라는 슬로건을 통해 제주도민의 신뢰를 받는 공기업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신경영방침을 선포했다. 헬스케어타운은 4월 중국 상해에서 녹지그룹 장옥량 총재와 만났고 이후 8월 녹지그룹이 2년 동안 중단됐던 헬스케어타운 1단계사업의 미지급 공사비 전액 납입했다.사업추진 방안에 대한 진정성 있는 노력과 공감대를 형성해 2단계사업 재개의 실마리를 풀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예래 휴양형주거단지는 대법원 판결로 원상 복구 또는 새로운 사업으로 추진 등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여러 가지 대안을 마련해 협의과정을 갖고 버자야그룹과도 그동안 단절되었던 소통체계를 회복해 가고 있는 중이다. -JDC는 제주도민과 거리감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제주국제도시의 새로운 방향과 미래상에 대한 도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3주간 공개모집을 통해 모집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지역, 연령 등을 고려해 약 100명의 도민참여단을 구성해 총 3차례의 워크숍을 진행, 성공리에 마쳤다. 4개의 분과로 나누어 진행된 워크숍을 통해 도민참여단은 환경 보전, 일자리 확대, 산업 경쟁력 강화, 도민복지 증대 등의 공통된 핵심 키워드를 도출하였으며, 이 밖에도 소통 확대, 인재양성, 각종 도시문제 해결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도민참여단 활동을 통해 도출된 결과물을 JDC는 2020년 상반기 중 수립되는 미래전략에 최대한 반영할 예정이다.앞으로도 도민참여단의 지속적인 의견 수렴을 위해 온라인 소통 채널 운영, 각종 보고회, 세미나 및 토론회 등 도민 참여 활동을 이어나가겠다. JDC 미래전략 용역을 통해 도민 모두가 공감하는 제주국제도시의 미래 방향과 목표,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기본구상과 실행방안 등을 마련해 제주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열쇠를 만들어 나가겠다. -제주혁신성장센터를 개관해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제주의 산업구조 체질 개선 및 신산업 혁신을 이끌 구상은? 청년 실업률 개선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공공 창업공간 모델로 산업단지 혁신 및 일자리 창출 거점 조성을 위하여 JDC 소유 빌딩을 활용해 지난해 12월 제주혁신성장센터를 개소했다.제주혁신성장센터는 산업 분야에는 친환경 산업(전기·자율주행차), 문화기반 ICT산업(VR, AR 등)을 일반분야에는 사회적경제 소셜벤처와 청년 취·창업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제주혁신성장센터 내 분야별 전문 인큐베이팅센터의 운영으로 체계적인 멘토링 시행과 지원으로 지역의 취·창업 생태계를 조성중이다. 전문기관으로 카이스트, 한국예술종합학교 등과 협력해 전기·자율주행차 연구·개발 및 관련기업 대상 기술이전 프로그램, 문화·예술 산업 콘텐츠 개발 및 창업기업 멘토링·육성 프로그램, 소셜벤처 활성화를 통한 제주지역의 교통·환경·일자리 등의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 육성사업도 추진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와 협력하고 있는 ICT 융합창업하브는 ICT 문화예술지역산업 특화 맞춤형 성장을 지원하고 해외기관 연계 글로벌 마켓 진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음, 금융보증 지원 및 투자자 매칭 프로그램을 운영해 스타트업의 초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현재 12개 스타트업 유치?육성 중으로 46명의 일자리 창출 및 ㈜ 블로코 기업 등 총 114억여원의 직접 투자유치를 확정한 상태다. 카이스트와 협력하고 있는 친환경스마트자동차연구센터는 카이스트 창업원의 체계적인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최근 (사)제주산학융합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전기·자율 자동차 관련 사업 발굴 및 산학 지원 활동을 협력하여 협업하고 있다.현재 13개 스타트업 유치?교육 중으로 39명의 일자리 창출 및 ㈜ 소프트베리 TIPS 7억원 등 총 9억원의 투자유치를 확정했다. 소셜벤처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 창업 자금 및 교육, 홍보 및 판로 지원 등 제주 사회적경제 소셜벤처 지원사업 ‘낭그늘’을 통해 제주 사회적 경제활성화 플랫폼 구현에도 앞장서 현재 4개사 14명을 대상으로 투자?금융지원, 판로확대 등 소셜벤처 육성 촉진을 위한 기반을 구축을 강화하고 있다. 제주혁신성장센터를 통해 우수 스타트업 발굴 및 유치, 역량을 강화해 앞으로 3년간 112개사, 660명의 고용 창출을 목표하고 있으며 최근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프로그램 운영을 시작으로 AI 혁신기반 조성 등 미래먹거리 산업 육성을 통해 제주의 산업과 경제 지형을 변화시켜 나가는 노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것이다. -사회적 경제와 지역 공헌사업은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회적경제 지원사업으로 소셜벤처지원사업 ‘낭그늘’을 추진하고 ‘사회적경제조직지원사업’, ‘마을공동체지원사업’도 강화해 추진중이다.소셜벤처지원사업은 제주지역 소셜벤처 허브로 조성해 사회적경제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하고 있고 사회적경제조직지원사업은 총11개사를 선정해 금융 지원 및 경영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이러한 사회적경제 활성화 사업을 확대하고 질적으로 수준을 높여 제주형 사회적경제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JDC는 도민소득 향상과 국제화를 위해 설립이후 현재까지 약 837억 원을 투입해 지속적으로 사회공헌사업을 추진중이다. 지역상생·인재양성·복지나눔·문화진흥·환경보존 5대 유형별로 사회공헌사업을 체계화해 도민지원과 사회적 역할 수행하고 있다.향후 도민지원과 더불어 제주가치 증진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을 추진하고 JDC의 공공기능 확대와 함께 지역 사회와 공감대를 이루는 국가공기업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 특히 올해는 농어촌진흥기금 출연 예산을 10억에서 50억원으로 대폭 확대하고 제주도내 사회적 경제조직 지원 강화와 함께 중장년층 대상 이음일자리 지원 사업을 확대 방안을 마련중에 있다.제주도민들께서 더욱 체감할 수 있는 지역 환원 사업을 발굴하기위해 노력중이다. 2020년은 도민 공감이라는 가치를 담은 미래성장 동력 산업을 발굴하는데 주력하고, 제주의 가치를 증진하고 도민 행복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추진해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를 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JDC에 대한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린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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