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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의 ‘보이는 손’이 양극화·파편화 문제 풀어야”

    “정치의 ‘보이는 손’이 양극화·파편화 문제 풀어야”

    25일부터 천년고도 경주에서 한국학 세계학술대회가 사흘 일정으로 열린다. 2007년부터 2년에 한차례씩 개최돼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이번 학술대회에는 26개국의 한국학 전공학자 130명과 국내 교수 210명, 대학원생 93명 등 433명이 ?한국사회와 정치 ?북한과 남북관계 ?개발도상국 비교정치 ?시민사회와 정당 ?지구화와 지방화 ?여성정치 등 13개 분야별로 한국학 관련 학술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학술대회를 주관하는 최진우 한국정치학회장(한양대 정외과 교수)을 만나 대회의 의미와 한국 정치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이번 한국학 세계대회의 가장 큰 의미를 꼽는다면. -우선 규모 면에서 한국학 관련 학술대회로는 최대의 행사다. 우리 사회의 여러 갈등과 대립의 양상을 국내 학자들 뿐 아니라 외국 학자들의 눈으로 들여다 보고 해소 방안을 학술적으로 모색해 보고자 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천년고도 경주에서 개최되는 만큼 외국 학자들이 우리의 고유 문화와 전통을 보다 잘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학 학술대회를 한국정치학회가 주관하는 게 이채롭다. -한국학의 연구 목적이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라고 한다면 역사, 문학, 언어, 철학과 같은 인문학적 연구도 중요하지만 사회과학적 탐구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의 인문학 중심 한국학 연구의 지평을 넓혀 사회과학적 접근을 접목함으로써 한국학 연구의 균형을 맞추고자 한 점이 이번 학술대회의 또 다른 의미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가 양극화(polarization)와 파편화(fragmentation)다. 정치학자로서 한국 사회의 양극화 현실을 어떻게 보는가. -어느 사회나 갈등과 분열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우리나라는 계층 문제, 지역 갈등, 이념 대립이 중첩돼 있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이주노동자, 결혼이주민, 북한이탈주민 등의 증가로 사회적 다양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잠재적으로 정체성의 갈등이 심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특히 청년층의 취업난, 중장년층의 조기 퇴직, 노년층의 빈곤화 등으로 중산층이 위축되면서 자칫 희망의 실종 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이 경주되지 않는다면 양극화와 파편화는 대립과 분열의 심화, 사회적 불안정성의 증가, 사회적 활력의 감소, 경제적 생산성의 저하, 대립의 격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양극화와 파편화의 극복을 위한 근본적인 개혁 정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양극화, 파편화를 줄여나갈 해법을 제시한다면. -양극화와 파편화의 문제는 시장메커니즘의 보이지 않는 손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정치메커니즘의 보이는 손이 필요하다.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정치적 개입에 있어 중요한 것은 정치적 정당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정당성은 무엇보다도 경쟁의 공정성과 결과의 공평성이 인정될 때 생성된다. 그리고 문제 해결이 사회적 합의의 기반 위에서 이뤄진다면 정치적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다. 합의의 문화가 구축되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려면 성숙한 민주시민의식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민주시민의 의식을 함양하는 민주주의 교육, 시민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경우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도 정치교육이 송두리째 빠져 있거나 아니면 지극히 왜소화돼 있다. 대학교육에서도 정치외교학과나 국제관계학과를 제외하고는 정치 관련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전혀 없다. 많은 선진국에서 중고등학교에서 자국의 정치제도와 과정에 대한 기본적 지식, 그리고 민주시민의식의 함양을 위한 수업을 하고 있고 대학과정에서도 정치학 개론이 필수과목으로 되어 있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정치학회 차원에서 올해 상임위원회의 하나로 교육위원회를 설치했다. 정치 교육 활성화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모바일 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전통적 대의민주주의 체제가 위협을 받고 있다. 시대 흐름에 걸맞은 민주정치 체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서구민주주의 국가에서도 기존의 계급적 균열구조의 기반 위에서 형성, 유지돼 온 양당체제가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사회적 다양성이 커지면서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균열구조가 등장하고 있는 추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초 노동계급의 강력한 등장으로 정당체제가 급격한 변화를 겪었던 것처럼 어쩌면 지금도 정당체제의 재편이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변화하는 환경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고 다양화돼 가는 유권자의 요구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반응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양당체제보다는 다당제가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 다당제를 지향한다면 권력구조와 선거제도의 개편도 필요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내각책임제 도입과 비례대표제 대폭 확대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진경호 기자 jade@seoul.co.kr
  • [라이프&스타일] 깨웠다, 내안의 섹시 감성

    [라이프&스타일] 깨웠다, 내안의 섹시 감성

    불황에 야한 속옷이 잘 팔린다는 속설 때문일까. 섹시한 란제리가 부활했다. 남녀 구분 없이 몸에 밀착되는 디자인의 속옷이 눈길을 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속옷 구매로 쇼핑 욕구를 달래려는 이들이 화려한 속옷을 선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레이스는 올가을 속옷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가장 선호하는 팬티 스타일은 입었을 때 자국이 남지 않도록 봉제선 없는 원단으로 끝 처리를 한 ‘헴라인 팬티’다. 최근에는 뒤판 전체가 레이스로 된 팬티가 나왔다. 엉덩이 전체가 레이스로 덮여 있기 때문에 움직일 때 불편하지 않도록 신축성이 좋으면서도 감촉이 부드러운 원단을 사용한다. 레이스 팬티를 찾는 여성이 많아지면서 프랑스 수입 란제리 브랜드 바바라는 전체 팬티 가운데 35~40% 정도를 레이스 팬티로 구성해 선보였다. 레이스로 장식한 브래지어도 인기다. 컵 부분에 홑겹 원단을 사용한 브라가 대표적이다. 해외에서 보편화된 홑겹 브라는 국내에서 외면받던 제품이다. 몰드 브라와 달리 가슴을 모으고 받치는 힘이 약해 속옷의 몸매 보정 기능을 따지는 한국 여성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여성스러운 레이스가 주목받으면서 홑겹 브라를 찾는 여성이 늘었다. 강지영 비비안 디자인실장은 “와이어와 몰드컵에 갑갑함을 느끼는 중년 여성이 홑겹 브라를 찾는 주요 소비자였다면 요즘에는 예쁜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여성도 홑겹 브라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한국 여성이 홑겹 브라를 선호하지 않았던 이유는 동서양 여성의 체형 차이 때문이다. 바바라에서 상품 개발을 담당하는 박성순 과장은 “서양 여성은 위쪽 가슴 부분에 볼륨감이 있어 홑겹 브라를 잘 소화하지만 동양 여성은 위쪽 가슴의 볼륨이 덜한 편”이라며 “다만 홀겹 브라라도 와이어가 있는 제품을 고르면 체형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레이스의 인기에 1990년대 전성기를 누린 란제리룩도 다시 조명받고 있다. 보정속옷의 일종인 코르셋을 본뜬 뷔스티에나 캐미솔은 겹쳐 입는 레이어드룩에 활용된다. 레이스로 된 캐미솔을 입고 위에 카디건이나 재킷 등을 걸치면 섹시한 란제리룩을 연출할 수 있다. 가슴 라인이 드러나는 탑 형태의 뷔스티에는 얇은 티셔츠나 셔츠 위에 덧입으면 속옷 느낌 없이 일상에서 입는 옷으로 소화 가능하다. 레이스는 섬세하고 아름답지만 그만큼 예민한 소재다.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레이스가 포함된 속옷은 중성세제를 사용해 손세탁을 하는 것이 좋다. 레이스가 망가지지 않도록 문질러 빨기보다는 조물조물 주무른다는 느낌으로 세탁해 주면 좋다. 레이스가 변형될 수 있기 때문에 뜨거운 물에 삶아서는 안 된다. 속옷을 패션 개념으로 생각하는 남성도 많아졌다. 특히 미용과 패션에 신경 쓰는 남성을 말하는 그루밍족을 중심으로 속옷으로 자신만의 멋을 표현하는 이가 부쩍 늘었다. 이에 따라 남성 팬티의 디자인과 색상도 바뀌고 있다. 남성 팬티는 삼각팬티와 헐렁한 사각팬티가 전부였다. 1990년대 후반 ‘쫄사각 팬티’라고 불리는 드로어즈가 등장했다. 딱 달라붙는 생경한 느낌 탓에 처음에는 별 인기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타이트한 정장 바지와 청바지가 유행하면서 속옷도 이에 따라 바뀌기 시작했다. 좁은 바지 안에 사각팬티를 구겨 넣어 입기 어려워졌고 입고 나서도 바지 겉으로 사각팬티 모양이 드러나 보기 좋지 않다는 점에서 달라붙는 드로어즈가 주목받는 것이다. 남성 속옷 브랜드 젠토프의 신유리 책임 디자이너는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연령대에 관계없이 편안한 트렁크 팬티를 찾는 남성이 많았다”면서 “최근 들어 20~30대 못지않은 몸매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패션에도 관심 많은 중장년층 가운데 드로어즈를 찾는 고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남성 속옷 브랜드의 팬티 구성은 드로어즈와 사각팬티 비율이 6대4 정도로 드로어즈가 이미 앞섰고 앞으로도 드로어즈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남성 속옷 디자인도 점차 화려해지는 추세다. 수십년 전만 해도 염색 기술의 한계로 남성 속옷은 흰색이 대부분이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 회색이나 파랑 등의 단색 디자인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패션에 관심 있는 남성을 겨냥해 핑크나 오렌지 같은 과감한 색상도 등장했다. 평범한 줄무늬에서 나아가 귀여운 느낌의 동물 캐릭터 무늬 등으로 패턴이 다양해지고 있다. 망사처럼 피부가 비치는 시스루 디자인도 선보이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중.고교 과정부터 올바른 정치교육 이뤄져야”

    25일부터 천년고도 경주에서 한국학 세계학술대회가 사흘 일정으로 열린다. 2007년부터 2년에 한차례씩 개최돼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이번 학술대회에는 26개국의 한국학 전공학자 130명과 국내 교수 210명, 대학원생 93명 등 433명이 ?한국사회와 정치 ?북한과 남북관계 ?개발도상국 비교정치 ?시민사회와 정당 ?지구화와 지방화 ?여성정치 등 13개 분야별로 한국학 관련 학술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학술대회를 주관하는 최진우 한국정치학회장(한양대 정외과 교수)을 만나 대회의 의미와 한국 정치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이번 한국학 세계대회의 가장 큰 의미를 꼽는다면. -우선 규모 면에서 한국학 관련 학술대회로는 최대의 행사다. 우리 사회의 여러 갈등과 대립의 양상을 국내 학자들 뿐 아니라 외국 학자들의 눈으로 들여다 보고 해소 방안을 학술적으로 모색해 보고자 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천년고도 경주에서 개최되는 만큼 외국 학자들이 우리의 고유 문화와 전통을 보다 잘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학 학술대회를 한국정치학회가 주관하는 게 이채롭다. -한국학의 연구 목적이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라고 한다면 역사, 문학, 언어, 철학과 같은 인문학적 연구도 중요하지만 사회과학적 탐구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의 인문학 중심 한국학 연구의 지평을 넓혀 사회과학적 접근을 접목함으로써 한국학 연구의 균형을 맞추고자 한 점이 이번 학술대회의 또 다른 의미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가 양극화(polarization)와 파편화(fragmentation)다. 정치학자로서 한국 사회의 양극화 현실을 어떻게 보는가. -어느 사회나 갈등과 분열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우리나라는 계층 문제, 지역 갈등, 이념 대립이 중첩돼 있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이주노동자, 결혼이주민, 북한이탈주민 등의 증가로 사회적 다양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잠재적으로 정체성의 갈등이 심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특히 청년층의 취업난, 중장년층의 조기 퇴직, 노년층의 빈곤화 등으로 중산층이 위축되면서 자칫 희망의 실종 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이 경주되지 않는다면 양극화와 파편화는 대립과 분열의 심화, 사회적 불안정성의 증가, 사회적 활력의 감소, 경제적 생산성의 저하, 대립의 격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양극화와 파편화의 극복을 위한 근본적인 개혁 정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양극화, 파편화를 줄여나갈 해법을 제시한다면. -양극화와 파편화의 문제는 시장메커니즘의 보이지 않는 손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정치메커니즘의 보이는 손이 필요하다.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정치적 개입에 있어 중요한 것은 정치적 정당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정당성은 무엇보다도 경쟁의 공정성과 결과의 공평성이 인정될 때 생성된다. 그리고 문제 해결이 사회적 합의의 기반 위에서 이뤄진다면 정치적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다. 합의의 문화가 구축되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려면 성숙한 민주시민의식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민주시민의 의식을 함양하는 민주주의 교육, 시민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경우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도 정치교육이 송두리째 빠져 있거나 아니면 지극히 왜소화돼 있다. 대학교육에서도 정치외교학과나 국제관계학과를 제외하고는 정치 관련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전혀 없다. 많은 선진국에서 중고등학교에서 자국의 정치제도와 과정에 대한 기본적 지식, 그리고 민주시민의식의 함양을 위한 수업을 하고 있고 대학과정에서도 정치학 개론이 필수과목으로 되어 있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정치학회 차원에서 올해 상임위원회의 하나로 교육위원회를 설치했다. 정치 교육 활성화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모바일 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전통적 대의민주주의 체제가 위협을 받고 있다. 시대 흐름에 걸맞은 민주정치 체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서구민주주의 국가에서도 기존의 계급적 균열구조의 기반 위에서 형성, 유지돼 온 양당체제가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사회적 다양성이 커지면서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균열구조가 등장하고 있는 추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초 노동계급의 강력한 등장으로 정당체제가 급격한 변화를 겪었던 것처럼 어쩌면 지금도 정당체제의 재편이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변화하는 환경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고 다양화돼 가는 유권자의 요구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반응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양당체제보다는 다당제가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 다당제를 지향한다면 권력구조와 선거제도의 개편도 필요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내각책임제 도입과 비례대표제 대폭 확대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진경호 기자 jade@seoul.co.kr
  • [이명선 기자가 만난 사람] 농업6차산업화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 받은 천춘진 대표

    [이명선 기자가 만난 사람] 농업6차산업화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 받은 천춘진 대표

    ”농업을 사랑하고 우리네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조합이름을 ‘애농’으로 정했습니다.” 멀고먼 옛날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430년간 종살이를 했다고 한다. 왜 그들이 종살이를 했을까. 종살이의 시작은 식량 때문이었고 더 중요한 건 식량을 구하러 이집트로 넘어갈 때 금은보화를 갖고 갔다는 사실이다. 농업이 없는 경제대국은 이 같은 역사를 되풀이한다. 농산물은 우리의 혈액과도 같다. 환자를 위해 수혈을 한 사람이 죽는다면 진정한 수혈의 의미가 있을까. 농업은 국가의 근간산업이요, 국민의 건강은 국력이기에 흙을 살리고 건강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흙을 살리고 우리의 건강을 살리는 마음으로 일신우일신하는 자세로 후세에게 뜻있는 유물을 남겨주도록 노력하겠다는 애농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지난 12일 농업의 6차산업화에 대한 대국민 관심도 제고를 위해 열린 ”제3회 6차산업화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애농영농법인’의 천춘진 대표를 만나 그의 남다른 우리농산물사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일본 유학까지 했는데 어떻게 새싹농업에 관심을 갖게 됐나. ― 1993년 일본 유학 당시 단 한 번의 냉해로 일본 내 식량파동이 발생했다. 이 냉해로 일본 전 국민은 쌀을 구하려고 슈퍼 앞에 50m, 100m씩 1만엔짜리를 들고 줄을 서게 되었고, 쌀이 부족해지니 일본 정부는 태국산 쌀을 수입하여 일본 국민들에게 공급했지만 밥맛이 좋지 않아 어렵게 구한 쌀을 검은 봉투에 싸서 버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또한 단 한 번의 냉해로 쌀값은 폭등하고 사람들의 심리는 매우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며, 식량이 무기화될 수 있음을 목격한 후 ‘농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됐다. 그후 농학박사를 받고 일본 민간연구소에서 친환경자재를 개발하다가 우리 농업의 현장에서 우리 농민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자 12년간의 일본생활을 정리하고, 2004년 3월에 귀국 및 귀농하게 됐다. 국내 최초로 ‘어린잎채소’ 를 도입하여 전북을 시작으로 국내에 보급하였고, 진안군 내 생산량 100%를 수매, 판매대행을 하던 중 잉여물량에 대한 손실 발생이 매년 너무 커져서 가공을 고민하게 됐다. → 애농영농조합의 주생산작물 ‘새싹’이란 무엇이고 그 효능은. ―애농의 주생산 품목은 “어린잎채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의하면 성장한 채소에 비해 비타민과 무기질이 3~5배 많은 기능성 채소다. 귀농 당시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농업을 고민하다가 일본에서 우연하게 어린잎채소를 발견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생산기술 확립 후 지역을 비롯해 국내에 보급하게 됐다. 어린싹채소 재배는 모두 100% 유기농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 면적은 전북 진안에 1만여평이다. 어린잎채소 효능으로는 브로콜리새싹의 경우 일반 브로콜리보다 항암효과가 있는 ‘설포라페인(Sulforaphane)’ 함량이 30배 정도 많다. 이외에도 항비만 효과(다이어트), 항당뇨 효과, 함염증 효과, 항산화 효과, 아토피 개선 효과가 있다. → 농식품부 6차산업 대상을 받기까지 잇단 실패와 시련의 연속이었다는데. ― 일본에서 귀농을 준비하면서 우연히 만난 어린잎채소의 씨앗을 들여와 친환경 농법으로 상품개발에 매달리기 시작했고, 실험과 실패를 거듭한 끝에 드디어 재배에 성공했다. 하지만 또 다시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판로였다. 식단이 서구화되는 한국에서 샐러드용 마이크로 채소가 통할 줄 알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았다. 가격이 문제였다. 다시 원가를 낮추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고 수백 번의 실험 끝에 판매가를 절반정도의 가격으로 낮출 수 있었고 이때부터 매출은 급증하기 시작했다. 첫해 20평에서 시작한 비닐하우스는 어느새 80여동(1만평 규모)으로 증가했고, 400만원이던 첫해 매출은 10년이 지난 2014년도 27억원을 기록했다. 2004년 이후 엄청난 성장을 이뤘지만 어김없이 큰 시련은 있었다. 2007년도에 태풍이 불어 농장이 무너지고, 안정적 판로 및 지역농산물 소비를 목적으로 시작한 첫 음식점 사업인 농가 레스토랑이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단순한 수익을 위한 농가 레스토랑 개설이 아니었다. 이곳에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100% 친환경채소로 만든 100%친환경샐러드, 녹즙, 샌드위치 등을 메뉴로 하여, 애농의 철학인 “우리 농업을 지키고 고객님의 건강에 일조”하려는 마음으로 시도했으나 준비와 경험 부족, 더 나아가 상권분석 실패 등의 이유로 끝내 문을 닫아야 했다. 농가 소득 증진을 위해 지역의 조직화 및 여러 농민들과 다양한 시도도 해보았지만 결국 유통을 개척해주지 않으면 와해될 수밖에 없었기에 지역 농산물 소비 위주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해 다시 농가레스토랑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운영시스템이 잘돼 있고, 서울에서 유명세를 타는 모 프랜차이즈의 카레전문점을 전주에 최초로 오픈하였으나, 프랜차이즈 본사의 횡포를 견디지 못하고 또다시 실패하게 됐다. 결국 직접 농가레스토랑을 다시 운영하기로 마음먹고 지역에서 생산된 새싹을 활용한 “보리새싹카레”를 개발하여 자체 브랜드를 만들게 된 것이 지금의 ‘카레팩토리’다.연이은 실패와 시행착오 끝에 탄생한 농가레스토랑 ‘카레팩토리’는 현재 순항 중에 있으며, 전국에서 6개 지점이 운영되고 있다. 6개 매장에서는 100% 지역 친환경 쌀만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양파, 고추, 새싹 및 어린잎채소를 소비하고 있다. 양파는 진안군에서 최초로 작목반을 결성해 생산한 전량을 2013년 30여톤, 2014년 50여톤을 100% 소비했다. 이 양파는 주로 보리새싹카레의 주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쌀시장의 개방과 관세문제 등으로 MMA(최소시장접근) 물량이 정해져 외국쌀이 수입되면서 수입쌀과 국내산 쌀의 재고가 늘어나게 돼 우리쌀, 지역 진안쌀의 소비를 증가시키는 일에 앞장서고자, 100% 유기농 쌀로 만든 영유아 과자 및 100% 무농약 쌀로 만든 쌀케이크, 쌀조청 등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에 맞춰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또한 우리 밀 수요를 늘리고자 100% 유기농 우리밀로 만든 쿠키도 생산하고 있다. 이 모든 가공품을 자체 운영 중인 카레팩토리 매장에 ‘Shop in Shop’ 개념으로 판매하고 있다. 지역농가와 우리 농산물에 소비촉진에 대한 열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지역농산물의 소비 촉진을 위한 가공, 유통사업뿐만 아니라 친환경 농업에 대한 인식개선 및 홍보 확산을 위해 새싹 키우기, 새싹 소시지, 새싹 케이크, 새싹&야채잼 만들기 등 다양한 새싹&어린잎 체험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운영하여, 초등학생 및 중학생, 더 나아가 소비자 분들께 ”우리 농업의 중요성 및 식량의 무기화” 조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자 노력 중에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2013년 11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우수체험공간으로 지정받고, 2014년 1월에는 스타 팜에 또 한 번 인증받았다.또한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현장 지도교수로 임명을 받아 농업계 고등학생 및 대학생들 대상으로 현장 교육을 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 받아 2015년 5월 기준 4번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농업의 가능성과 현주소”에 대한 교육을 완료했으며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 새싹채소농업의 성공요인과 농업인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 한마디로 바른귀농 목표와 소비자맞춤 시장으로 공략하라는 것이다. 2004년 귀농당시 수중에는 800만원밖에 없었다. 12년간 일본 유학 중 부모님께 200만원 지원 외에 더 받을 형편이 되지 않아 유학중 많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공부를 해야만 했다. 새벽 2시50분에 일어나 신문을 돌리고 음식점 배달 등을 통해 학비 및 생활비를 벌어야만 했었던 어려웠던 유학생활이 한국에 귀국해서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 귀농하면서 3가지 목표를 가지고 매사에 정진했다. 첫 번째는 절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농업을 한다. 두 번째는 어려워도 유통은 직접 한다. 세 번째는 생산비를 최소화해 못팔아 갈아엎어도 손해보는 것을 최소화한다. 귀농 당시 국내 최초로 도입한 ‘어린잎채소’는 처음에는 생산기술이 없어 매우 힘이 들었다. 또한 생산비가 너무 비싸서 유통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발생했다. 수백 번의 실험을 통해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늘리고,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서 효소와 토착미생물을 직접 만들고 마늘진액을 활용하여 병해충 예방을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생산비 또한 절약했다. 이로 인해 판매가가 낮아지면서 하나 둘 거래처가 생기기 시작했으나, 유통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기에 전주에 있는 음식점에 샘플을 만들어 돌리기 시작했다.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1년간 토양관리 및 영농일지를 작성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무농약 인증을 받아 2005년부터 “한국생협연대”에 공급하기 시작했고, 전주 음식점도 하나 둘 거래처가 늘어났으며, 한 번 거래가 성사 되면 절대 놓치지 않기 위해 모든 불편사항을 해소해 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거래처가 늘어나면서 어린잎채소의 대량 생산을 위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회전식시스템’을 통해 단위 면적당 생산성을 노지재배의 10배가량 올리기도 했다. 이 재배 방법을 수년간 활용해 많은 거래처를 더욱 확보했으나, 기계의 잦은 고장과 높은 수리비용의 단점으로 이를 보완한 ‘선반식 모판재배방식’으로 또 한번 재배기술을 개선했다. 특히 겨울철 온도를 동일조건 하에 노지의 3~4배 정도의 수율을 높일 수 있으며, 노지에 비해서 생육기간이 짧아서 생산비 절감과 높은 생산량으로 소득증대에 일조하고 있다. 현재 1차는 20여종의 어린잎 채소와 새싹을 1만평 규모로 재배하고 있다. 요약하면, 1차산업의 성공 포인트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생산비를 최소화했고, 직접 유통을 통한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했으며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였던 것이 고객으로부터 큰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2차 산업 성공 포인트는 타깃을 세분화해 채소를 섭취할 수 있는 다양한 가공품 개발에 있었다. 보관기간이 짧은 어린잎채소를 분말로 가공한 뒤 가공하여, 영유아 및 청소년의 영양 보충을 위한 쿠키 및 쌀 과자와 잼으로 식품개발과 성인의 채소 섭취를 높이기 위한 친환경 새싹 차 개발이 있으며, 중장년층을 위한 편리성까지 고려한 티백으로 가공한 유기농 차가 있으며, 이 제품을 카레팩토리 후식상품 등 유통전략과 연계 및 선물세트로 소비자 맞춤형으로 상품개발 및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또한 보리새싹 등 7가지 새싹과 지역산 양파 등 지역산 농산물을 활용하여 “보리새싹카레”를 개발했고, 이것을 활용한 농가 레스토랑을 직접 운영한 것이 성공 포인트라 할 수 있다. 3차산업 성공 포인트는 단체급식부터 전국 700여개의 레스토랑 및 예식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통 채널을 보유해 안정적인 소득기반이 마련돼 있다. 첫 번째 판로는 직접 가공한 “보리새싹카레”를 활용한 농가레스토랑 ‘카레팩토리’ 운영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판로는 단체급식, 전국 700여 레스토랑 및 예식장에 직접 공급할 수 있는 유통라인을 확보해 현재까지 철저한 AS를 하며 고객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 판로는 친환경인증 획득으로 생협연대와의 거래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는 시스템으로 구축돼 현재 연간 5억원 이상 소득을 보장해 주는 귀중한 판로가 됐다. 그리하여 매출액은 2004년 400만원에서 2014년 28억원으로 700배가 증가했으며, 일자리는 2004년 1명이었던 게 2014년 55명으로 늘었다. → 국민먹거리를 위해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 애농은 1차 농산물 생산에서 2차 및 3차 산업을 주도적으로 해왔으나, 지난 3년 동안 지역 농산물 판매를 위해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농가 레스토랑인 카레팩토리를 통해 소비를 시도해 왔다. 그래서 앞으로 지역농산물 소비를 위해 더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과 농가 레스토랑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함으로 인해 지역 농산물 소비에 앞장서 일조하고자 한다. 지난 올해들어 5월까지 카레팩토리 농가레스토랑이 2개 지점(전북 도청점 & 천안 불당점) 오픈하였고, 앞으로 가맹점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농은 2차산업을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명절선물 시장과,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도전할 계획이다. 공정 최적화 기술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여 가격경쟁력을 향상시킴으로써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쉽게 구매가 가능하도록 유통 확장에 더욱 힘쓸 것이다. ■ ‘애농’의 천춘진(45세) 대표는 누구? 카레팩토리 가맹점 사업 통해 이웃농가 주민 소득증진에도 앞장 천춘진(45세) 대표는 12년간의 일본 유학 및 연구원 생활을 접고 2004년도에 고향인 전북 진안에서 귀농을 시작했다. 일본 유학 당시 단 한 번의 냉해 피해로 일본 내에 식량파동을 직접 접하고 우리 농업에 일조하고자 귀농을 결심하게 되어 고향에 왔지만 귀농 초기 ’해외 박사 실업자’라는 소리를 들었다. 귀농 당시 그의 손에는 일본에서 가져온 어린잎채소 씨앗들과 단돈 800만원이 쥐어져 있었다. 사업 초기에 교실 한 칸도 안 되는 공간에서 국내에는 없던 어린잎채소를 수확하기 위한 실험에 착수하였지만 1년에 걸쳐 100번이 넘는 실험을 거듭하는 동안에도 소득은 없었고, ‘실업자’ 박사라는 꼬리표가 달리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그가 그토록 어린잎채소 재배에 집착했던 이유는 시장성을 믿었기 때문이다. 이후 지속적인 R&D 및 판로개척을 통해 지역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판매하고,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과 유통라인 구축, 농촌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어린잎 및 새싹 재배의 1차산업, 1차 농산물을 활용한 잼, 쿠키, 카레 등 가공식품 생산 및 판매의 2차산업, 1차 농산물과 2차 가공식품이 카레 및 shop in shop 형태로 고객 서비스로 이어지는 농가 레스토랑 운영의 3차산업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되어 국내 6차 산업화의 선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또한, 지난 12일에는 제3회 6차산업화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고의 영예인 대상(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그의 6차산업의 노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카레팩토리’ 가맹점 사업을 통해 지역 농가의 농산물 수매를 통한 지역 주민의 소득 증진에 앞장서고 있으며 “농업은 국가의 근간이요 국민 건강은 국가의 미래다” 라는 사훈과 함께 흙을 살리는 농업과 소비자 맞춤 서비스를 실천하고 있다. 천 대표는 차후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가공식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수출판로 개척을 통해 유통 채널을 확장하며, 지역 관광사업과 연계한 다양한 농촌 체험학습 프로그램 개발을 통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에 더욱 기여할 포부를 갖고 있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얽매이지 않는 편안함… 더위를 지배한 日패션

    얽매이지 않는 편안함… 더위를 지배한 日패션

    무더위에 강한 일본 패션이 올여름 국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쾌적함을 유지하는 기능성과 함께 보는 사람까지 시원하게 만드는 디자인을 갖춰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인기를 끈다. 온대몬순 기후에 속하는 한국과 일본의 여름은 숨이 턱턱 막히게 덥고 습한 게 특징이다. 특히 서울과 도쿄는 높은 빌딩 숲 때문에 주변보다 기온이 더 높은 열섬현상이 일어난다. 여름 평균 습도는 한국이 70%, 일본은 80% 정도로 바다를 낀 일본 열도가 더 습한 편이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땀이 잘 배출되고 쉽게 마르는 소재의 옷과 소품이 발달했다. 일본인 디자이너 이세이미야케가 만든 바오바오백은 일본을 찾는 여행객들이 새벽부터 현지 백화점에 줄을 서서 살 정도로 여름만 되면 없어서 못 파는 제품이다. 2010년 처음 나온 바오바오는 작은 삼각형 모양의 플라스틱 조각을 그물(메시) 원단 위에 퍼즐처럼 이어붙여 만든 가방이다. 펼쳤을 때 종이처럼 납작하지만 물건을 넣으면 부피에 따라 자유자재로 접혀 입체적인 모양을 만든다. 가죽으로 된 핸드백보다 가볍고 입구가 넓어 수납이 편한 덕에 30~40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지난 4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 문을 연 바오바오 단독매장은 월평균 1억 2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4대 명품 브랜드가 아니면서 가방만 파는 단독매장으로 월 매출이 1억원 이상 유지되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공식 수입업체인 제일모직에 따르면 바오바오는 최근 2~3년간 매년 30% 이상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이세이미야케에서 나온 플리츠플리즈는 주름이란 뜻의 플리츠(pleats)를 브랜드 이름에 쓰는 만큼 원피스, 통바지 등 다양한 주름 옷과 스카프 등 소품을 판매한다. 폴리에스테르를 써서 가볍고 구김이 없다. 찬물 세탁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완성품 치수보다 2~3배 큰 원단을 잘라 접어서 만든다. 주름이 피부에 닿는 옷 면적을 줄여 줘서 고온다습한 날씨에도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과감한 색감의 조화, 독특한 디자인 덕분에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 여성들도 선호한다. 일본 전통의상을 현대식으로 해석한 옷들도 국내 소비자의 눈길을 끈다. 스테테코는 우리나라의 잠방이와 비슷한 남성용 속바지다. 하얀 무명이나 삼베로 만든 6~7부 홑바지로 원래는 양복바지 안에 입는 속옷 개념인데, 일본에서 나이든 남성들이 아무렇게나 입고 돌아다닌다고 해서 촌스러운 이미지가 강했다. 2000년대 후반 들어 유니클로, 무지(무인양품) 등 일본 캐주얼 의류 업체들이 스테테코를 패션 상품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체크, 하와이안 무늬처럼 화려한 디자인을 입히고 날씬해 보이는 옷 태를 살려 젊은 고객을 겨냥했다. 유니클로의 스테테코는 면의 일종이면서 감촉이 좋은 크레이프 원단을 사용해 가볍고 땀이 빨리 마른다. 릴랙스(relax)와 컴포트(comfort)의 일본식 조어인 ‘리라코’는 여성용 실내복 바지다. 유니클로 측은 리라코가 100% 레이온으로 만들어 몸에 달라붙지 않으며 가볍고 감촉이 매끄럽다고 설명했다. 진베이는 주로 잠옷으로 입던 일본 전통 의상이다. 기모노나 유카타보다 입고 벗기 쉽고 활동하기 좋아 여름 실내복이나 외출복으로 쓰인다. 최근에는 밝고 화려한 무늬의 진베이를 아이들에게 입히는 부모가 국내에 많아졌다. 리플 또는 지지미로 불리는 시어서커 원단을 사용해 시원함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일본 유·아동복 브랜드인 미키하우스는 매년 여름 수십 종의 진베이를 선보이고 있다. 진베이는 국내에 수입되지 않아 구매대행이나 해외 직접구매(직구)를 통해 사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몇 년 전부터 원단을 직접 재단해 아기 진베이를 만들어 입히는 일도 유행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임금피크제가 만능열쇠인가…노동시간 피크제로 고용 창출”

    “임금피크제가 만능열쇠인가…노동시간 피크제로 고용 창출”

    노동개혁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노·사·정 간 대화 재개가 첨예한 이슈로 부각되면서 대화의 한 축인 한국노총의 노사정위원회 복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노총은 취업규칙 변경, 일반해고 지침 마련을 의제에서 제외하지 않으면 노사정위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에 대해 “청년고용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기존 노동자들의 양보만 요구하고 있다”며 “노동시간피크제 등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청년고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임금피크제라는 작은 수단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노동시간피크제 등 다른 대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시간은 그대로 둔 채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와 달리 노동시간피크제는 노동시간을 줄이면서 그에 비례해 임금도 깎는 방식이다. 노동시간피크제로 정년을 앞둔 장년층의 노동시간을 줄이면 전체 노동자의 실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정년(60세) 이후 재취업을 위한 준비나 필요한 교육시간을 사전에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노동시간 대비 임금 수준을 유지할 수 있고 줄어든 노동시간과 임금만큼 청년고용도 늘릴 수 있다는 논리다. 정 본부장은 “노동시간피크제의 경우 직업능력 개발을 위해 고용보험기금에서 지급하는 유급훈련수당을 활용하면 되기 때문에 기존의 재원과 제도만으로도 시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노동개혁 후속조치 계획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정 본부장은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하긴 했지만 예외적으로 주 8시간을 인정하고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등이 포함돼 있다”며 “장시간 노동 관행이 개선되기는 어려운 조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금피크제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다만 임금피크제는 작은 수단에 불과한데도 정부는 마치 임금피크제를 청년고용 해결을 위한 만능열쇠처럼 포장해 강제 시행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취업규칙 변경과 일반해고 지침 등 논란이 되고 있는 두 사안에 대해서는 수용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정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노·사·정 기본합의 이후 106일간 102차례에 걸쳐 협상을 했다”며 “당시 걸림돌이 됐던 두 사안을 정부가 철회하지 않으면 대화 복귀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조합원들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안이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비정규직 보호 등 나머지 사안이 묻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비정규직 보호, 근로시간 단축 등은 입법과제이지만 두 사안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지침을 마련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우려와 반대가 더 큰 것”이라고 답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이경형 칼럼] 광복 70년의 ‘큰 소리’는 통합과 개혁이다

    [이경형 칼럼] 광복 70년의 ‘큰 소리’는 통합과 개혁이다

    경주박물관에는 신라가 3국을 통일한 뒤 95년 만인 771년에 만든 성덕대왕신종이 있다. 에밀레종이라고도 불리는 이 종에 새겨진 종명(鍾銘)의 첫 머리에는 이렇게 돼 있다. “… 큰 소리는 천지에 진동하고 있지만, 들으려고 해도 그 울림을 들을 수 없다.”(…大音震動天地之間 聽之不能聞其響) 종명의 뒷부분을 읽어 보면 당대 신라인들의 ‘큰 소리’는 “모든 사람이 지혜를 모아 나라의 대업을 견고히 하자”는 염원이고 다짐이었다. 이 염원을 부처님의 설법에 의지하여 종의 울림을 통해 구현하고자 했던 것이다. 광복 70주년을 맞는 지금 우리 시대의 ‘들리지 않는 큰 소리’는 무엇인가. 지금의 그것은 통합과 개혁이다. 광복 70년은 분단 70년이기도 하다. 일제의 질곡에서 벗어나 나라를 세우자마자 동족상잔의 참화를 겪었다. 산업화, 민주화를 거쳐 선진국의 문턱 앞에 서 있는 대한민국의 파란 많은 역정이기도 하다. 한 국가의 진운과 흥망은 그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어떤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느냐에 달렸다. 이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통합은 민족의 통합이고, 한국 사회의 통합이다. 개혁은 통합을 바탕으로 하여 미래로 나가기 위해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다. 미래는 청소년·청년의 것이다. 현재를 탈바꿈하지 않으면 미래는 불확실해진다. 애벌레는 허물을 벗는 고통을 이겨 내야 나비가 된다. 이 고통이 개혁이고, 미래는 개혁으로 담보된다. 진정한 광복은 남북한의 통합, 곧 통일이다. 한반도 분단의 원초적 책임은 주변 강대국에 있다. 강대국들에 역사적 책임을 당당하게 물어야 한다. 통일로 가는 주도적 외교도 이런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남북 분단은 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때를 같이한 동서 냉전의 산물이다. 1945년 얄타체제는 승전국들의 패전국 독일의 동·서독 분할 점령과 남·북한 분단을 가져왔다. 독일은 이제 통독 25주년을 맞고 있다. 냉전의 주역인 미국과 중국, 러시아 그리고 식민 지배의 당사자인 일본은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어떤 역할로든 기여해야 할 역사적 책무가 있다. 남북한 관계는 최근 이희호 여사의 방북에도 북한의 DMZ 지뢰 매설과 정부의 강경 대응으로 긴장·대결 국면을 맞고 있다. 김정은의 북한은 핵무기를 흔들어 대면서 세계를 향해 삿대질을 하고 있다. 통일은 남북의 힘만으로 되지 않는다. 북한을 다루는 데 군사·안보적 측면과 화해·통일 정책의 이원적 대응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통일로 가는 도정이나마 평화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중요하다. 통합은 남북한보다 남한 내부에서 더 화급하다.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계층 간의 양극화는 물론 세대 간 괴리감도 만만치 않다. 양극화의 칼날이 예리해지면 질수록 지속 가능한 시장경제·자본주의와는 거리가 멀어진다. 프랑스 경제학자 피케티도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상회한다”며 빈부 격차의 확대를 경고하지 않았던가. 미국 사회 부호들이 자발적으로 엄청나게 기부하는 것도 자본주의가 지속적으로 돌아가게 하는 기제의 일부가 되고 있다. 재벌, 대기업도 중소기업과 나눠야 공생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태적 상생관계의 구축이나 동반성장 강조도 같은 맥락이다. 기업주는 노동자들과 더 나누는 것이 미덕이다. 노·장년층은 청년 세대와 함께 가야 한다. 어느 계층이든, 개인이든, 집단이든 기득권 고수라는 갑옷을 쓰고는 진정한 통합을 이룰 수 없다. 통합이라고 해서 절대 평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다름과 상대의 몫을 인정하면서도 함께 나아가는 것이 통합이다.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통합과 개혁의 추동력은 국가 지도력이 마중물 역할을 할 때 시동이 걸린다. 국가 지도력은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각 분야 지도자들이 발휘하는 역량의 총화이다. 그 정점에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이 있다. 개혁은 포퓰리즘과는 대척점에 있다. 개혁은 지도자들의 용기와 국민들의 공감을 먹고 산다. 광복 70주년, 에밀레종에 새겨진 ‘들을 수 없는 큰 소리’의 여운이 길다. 주필
  • 현대차 모든 계열사 내년부터 임금피크제

    현대자동차그룹이 2016년부터 전 계열사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 현대차그룹은 11일 “‘청년 고용 확대 및 고용안정’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적극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별로 각기 다른 현재 정년 연한을 60세로 일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대상은 직군을 막론하고 41개 전 계열사의 15만명을 대상으로 한다. 현재 현대제철과 현대건설 등은 만 57세,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 등은 만 58세가 정년이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노조 측에 임금피크제를 공식 요구했지만 그룹 차원에서 도입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건비 추가 부담을 경감하고 청년 채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전 계열사에 임금피크제가 도입될 경우 추가로 1000개 이상의 청년 고용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6년 전 계열사에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기존 채용 인원에 1000명을 추가로 채용할 수 있다는 게 현대차그룹 측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간부 사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통해 내년까지 전 직원으로 임금피크제를 확대할 방침이다. 세부 내용은 계열사별로 다르게 적용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금피크제 시행과 청년 고용 확대는 고용안정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우수한 인재 확보를 통해 회사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중장년층에는 고용안정, 청년층에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임금피크제는 30대 그룹 계열사 378개 중 47%인 177개 사가 도입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전 계열사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사무직과 생산직 전 직군에 적용하고 있다. 계열사마다 약간 차이가 있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만 55세부터 전년 임금의 10%를 줄이는 방식이다. LG그룹도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임금피크제를 운영하고 있다. 한화그룹과 포스코그룹도 대부분의 계열사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데스크 시각] JR규슈 호화열차에서 고민해본 내수 활성화/문소영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JR규슈 호화열차에서 고민해본 내수 활성화/문소영 사회2부장

    문화재청이 창덕궁 낙선재의 일부 전각을 고쳐 2017년부터 하루 숙박비로 300만원을 받는 ‘궁스테이’를 추진한다는 보도에 지난 7월 여론이 들끓었다. ‘궁스테이’로 지목된 전각은 보물 1764호 낙선재의 수강재와 석복헌 두 곳이다. 낙선재는 보물로 고종 황제 외동딸 덕혜 옹주, 영친왕과 그의 부인인 이방자 여사 등이 여생을 마친 곳이다. 조선의 국왕이 살던 궁을 특히 외국인 관광객에게 내주겠다는 발상은 한국인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분노했다. 목조 건물은 화재에 취약해 안 된다는 지적, 32억원을 들여 편의시설을 개보수하는 비용과 문화재 훼손 문제도 나왔다. 또한 하룻밤 숙박에 300만원은 고액으로 ‘궁스테이’를 부자만 하고 평범한 시민들은 구경도 못 하는 것이냐는 불평등 문제도 나왔다. 문화재청은 이런 논란에 그저 아이디어였다며 한발 물러섰다. ‘하룻밤 300만원 궁스테이’가 논란이 되는 중에 일본에서 1박2일 열차 여행에 550만원인 초호화 열차 이야기를 들었다. 운영 주체는 ‘JR규슈’. 우리로 치면 규슈 지역의 코레일로 내년에 주식을 상장한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역사 개발 등을 벤치마킹하려고 자주 방문하는 회사다. JR규슈는 3년 전 논란의 초호화 열차 ‘나나쓰보시’를 내놓았다. 당시 일본 언론은 “이동 수단에 불과한 열차를 누가 550만원이란 비싼 가격에 탑승할 것인가”라고 회의했다. 막상 판매가 시작되자 가장 비싼 방부터 먼저 팔렸다. 열차 탑승 대기 수요는 초기 정원의 7배에서 요즘 30배다. 아오야기 도시히코 JR규슈 사장은 지난 7월 31일 초호화 열차 나나쓰보시의 성공 원인을 “돈은 많지만 쓸 곳이 없는 장년층이 열차의 쾌적함과 호화로움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상품을 제공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나나쓰보시의 성공에 고무된 JR규슈는 지난 8일 일본 규슈 오이타역에서 히타역 구간을 달리는 호화 열차 ‘아루 열차’ 상품을 내놓았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나나쓰보시 대체재다. 약 1시간 20분 탑승에 한국 돈으로 1인당 20만원이니 초호화까지는 아니지만 호화 열차다. 이 열차 예약 판매도 10월까지 만석이다. 이 열차는 1906년 민간 철도였던 규슈철도가 미국에 특별 주문해 1908년 인도받았으나 규슈철도가 국영화되면서 바로 폐기된 열차다. 열차 모형의 장인인 하라 노부타가라가 제작해 놓았던 모형을 참고로 호화롭게 복원했다. 1량당 3억엔(약 30억원)을 들여 2량을 6억엔에 고쳤다. 독일에서 특별 주문한 스테인드글라스도 인상적이지만, 일본 목공 장인들이 참여한 격자무늬 문살에 마음이 갔다. 무형문화재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는 의미였다. 무엇보다 규슈 지역의 농산물과 그 지역 명물인 백자·유리그릇을 활용한 음식 제공에 흥미가 생겼다. 제철 음식을 제공하고자 규슈 지역 유기농산물을 활용하는 덕분에 규슈 농촌 곳곳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호화 열차를 타는 외국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 일본 규슈 오지를 세계 관광지로 알리는 효과도 있단다. ‘은둔의 나라’라는 이미지를 다 벗어나지 못한 한국이 조선시대 왕궁의 일부를 ‘궁스테이’로 개방한다고 뭐 그리 얼굴에 먹칠이 될까 싶다. 또 부자들이 외국 호텔에서 펑펑 돈 쓰는 것보다 궁스테이에서 돈 쓰면 내수에도 좋지 않을까. 숙박료도 1000만원쯤으로 왕창 올리고! 문화재 관계자들에게 돌 맞을 이야기를 해 본다. symun@seoul.co.kr
  • [사설] 노동계가 가장 먼저 할 일은 대화 복귀다

    노동개혁의 방향과 논의 기구를 놓고 정치권이 다시 충돌하고 있다. 여당은 지난 4월 결렬된 노사정위원회의 정상화를 통한 협상 재개를 추진하고 있고, 야당은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기구’를 통한 협상을 주장하면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정치권의 엇갈린 셈법을 지켜보면서 자칫 노동 개혁 자체가 정쟁에 휘말려 유야무야로 매듭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 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사회적 대타협이란 방어막을 앞세워 박근혜 정부의 노동 개혁을 저지할 것이란 불신이 깔려 있고, 야당은 당정이 추진하는 노동 개혁이 노동계의 일방적 희생을 통해 사용자 측에 유리한 노동시장 유연화로 변질될 것이란 의구심을 늦추지 않는 형국이다. 내년 4·13 총선에서 노동개혁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하겠다는 정치적 셈법이 자리잡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노동개혁의 절박성은 모두가 공감하는 사안이지만 여론몰이를 통한 압박과 구호를 통해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당정이 강력한 의지로 밀어붙이고 있지만 어느 일방의 희생만을 강요할 수 없는 노릇이며 노동계와 사용자는 물론 정치권과 정부 등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 상호 간의 존중과 양보, 타협 없이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지난 4월 노사정 대타협 무산에서 보았듯이 앞으로 노동개혁 추진 과정에서 여당과 야당, 재계와 노동계의 충돌은 수시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수인 것이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안은 5대 분야 36개 과제로 구성됐다. 큰 틀은 청·장년 상생고용, 원·하청 상생협력,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상생촉진 등이 핵심이다. 정년 연장으로 장년층이 더 긴 고용 기간을 누리게 됐으니,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절감된 비용만큼 청년 고용을 늘리자는 게 우선이다. 노동개혁 하나하나가 난제인 만큼 노동계와 사용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 가면서 서서히 이견을 조정하는 방식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 우선 대화의 면을 넓히고 소통의 질을 높이면서 불신을 해소하는 방안이 시급하다. 최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 한국노총 지도부를 방문해 노동개혁의 불가피성을 언급하며 대화 재개를 당부한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노동계의 전향적 자세 변화도 필요하다. 지난 4월 정부의 해고 요건 완화와 임금피크제 도입 등에 반발해 협상 결렬을 선언했던 한국노총은 여전히 정부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최근 해고 요건 완화와 임금피크제 도입 등 두 가지 의제를 논의에서 제외한다는 조건으로 노사정 복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노동시장 구조조정의 핵심 사안을 제쳐 놓고 노동개혁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여전히 장외에 머물고 있는 민주노총 역시 당당하게 노사정에 복귀해 정부와 사용자를 상대로 노동계와 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 노동개혁 자체는 사회적 합의와 전제가 필요한 예민한 사안이 뒤섞여 있다. 상대의 패배가 곧 승리로 귀결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상대편의 손을 들어 줘야 서로 이기는 상생의 법칙이 적용되는 영역이다.
  • 노동시장 개혁을 말한다

    노동시장 개혁을 말한다

    ■ “쉬운 해고 추구는 노동계 오해… 노동개혁 목표는 일자리 창출” 이인제 새누리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장 이인제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은 29일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에 대해 “정부가 쉬운 해고를 추구하려 한다는 노동계의 반발은 잘못된 오해”라면서 “이미 대법원 판례가 있는 만큼 오히려 기업이 직무 부적응자에 대한 해고 조항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해고 요건·절차를 엄격히 하겠다는 의도다. 정부가 대기업 편에서 해고를 쉽게 하려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동개혁의 최종 목표는 결국 일자리 창출”이라면서 “노동시장의 불확실성이 제거돼야 투자 결정이 잘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커져야 시장에 활력이 생기고 새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최우선 전제는 노동시장 개혁이고 그래야 청년 고용 절벽도 해소된다”고 강조했다. →노동계와의 접촉은 원만히 되고 있나. -노사정위원회를 사퇴한 김대환 위원장, 한국노총과 꾸준히 협의 중이다. 8월 초순 이후 노사정위 복원이 가시적으로 기대된다. →해고요건 완화, 임금피크제 등 입법화가 필요하지 않은 이슈에 대한 노동계의 반발이 특히 높다. 특히 해고요건 완화는 ‘쉬운 해고의 법제화’라며 반대하는데. -‘징계해고, 경영상 이유로 인한 해고, 직무 부적응자의 해고’ 중 직무 부적응자에 대한 해고는 대법원 판례가 명백하다. 기업이 이 판례 규범을 악용해서 노동현장의 갈등을 일으키는 것을 오히려 정부가 막겠다는 것이다. 쉬운 해고로 몰아붙이는 것은 잘못된 접근으로 노사정 대화가 시작되면 오해가 풀리리라 본다.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 등 입법사항에 대한 노동계 설득 복안은. -지난 4월 노동계와 대화 결렬 전까지 어느 정도 진척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 관련법도 이미 국회 계류 중이라 입법으로 해결하겠다. →야당은 새누리당의 노동개혁이 ‘청년층과 아버지 계층을 이간질시키는 정치’라고 비판하는데. -청년층과 기성세대가 별개가 아니다. 대학 졸업자의 반 이상이 취업 못하는 현실에서 부모들 마음이 어떻겠나. 내년부터 정년이 60세 이상으로 의무적으로 높아진다. 지금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기업부담은 커지는데 젊은이를 위한 새 일자리는 고갈될 수밖에 없다. 기업에 ‘임금 여력’을 만들어 줘서 젊은이들 일자리를 만들어주자는 게 임금피크제 도입 의도다. 기성세대를 희생해서 청년층 일자리를 주는 식으로 무조건 세대 간 갈등으로 몰고 가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 →야당은 사회적 대타협 기구 구성을 주장하는데. -잘못된 주장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의 경우 그동안 상설 논의기구가 없었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를 위한 별도 기구를 둘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이미 김대중 정부 때 만들어진 노사정위가 20년 가까이 된 상설 대타협기구인 만큼 별도 기구를 둔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민주노총도 여기 들어오고 정당들이 뒤에서 백업하면 된다. 야당도 우리처럼 특위를 만들어 노사정위를 백업하는 게 순리다. →고용노동부의 청년고용 종합대책이 비정규직, 인턴만 양산하는 대책이라는 비판도 높다. -대책 중엔 긴급 처방도 있고 노동개혁을 통한 근본적인 일자리 창출책도 있다. 결국 투자가 활성화되고 기업경영이 안정화되어야 청년을 위한 일자리도 만들어진다. 꽃이 하루아침에 피나. 씨를 뿌리고 비바람을 견뎌야 핀다. →최연소 노동부 장관 출신으로 감회가 남다를 텐데. -외환위기로 인한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 이후 우리 사회 분야별로 거대한 개혁의 바람이 불어닥쳤지만 노동·공공시장만 전혀 개혁을 못했다. 제가 장관 재임 시절 고용보험제도를 도입했다. 이번에 고용보험법 개정안도 포함돼 있는데 실업급여 강화 등 사회안전망을 높이겠다. →노동계 안팎에서 ‘귀족 노조’ 개혁에 대한 비판도 높다. -노조는 민주적으로 구성되고 운영되어야 한다. 기득권을 갖고 권력화되면 용납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부분은 이번 개혁과제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니… 지금 하는 개혁만도 힘들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대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산업구조 바꿔야 진짜 노동개혁” 최재천 새정치연 신임 정책위의장 “임금피크제 도입을 통해 생긴 재원으로 청년을 채용하라는 건 일차원적 발상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29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청년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임금피크제와 노동시장 유연화만 다루는 좁은 의미의 노동개혁은 의미가 없다”면서 “재벌·성장·수출지향적인 산업구조 개혁을 포괄한 ‘진짜 노동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주류 재선인 최 의원은 지난 22일 정책위의장에 취임하면서 “스스로 채찍질하고 공부하는 정책 벌레가 되고자 한다”고 일성을 밝혔다. →노동개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는가. -여당의 현실인식에는 부분 공감한다. 노동시장에서 대·중소기업, 정규·비정규직, 중장년·청년, 성별, 고·저학력 간 격차가 심각한 건 맞다. 그런데 원인 진단이 잘못된 탓에 엉뚱한 처방을 내놓았다. 여당에선 청년 일자리 문제를 완고한 노조와 베이비붐 세대가 버티는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임금피크제로 발생한 재원으로 청년을 채용하라는 건 지극히 일차원적 발상이다. →정부·여당의 원인 진단은 무엇이 문제인가. -재벌 중심의 성장 일변도 경제정책에서 비롯된 우리 경제의 양극화 등 본질을 간과했다. 청년 일자리와 연동된 임금피크제와 노동시장 유연화만 다루는 좁은 의미의 노동개혁은 의미가 없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 특히 청년고용정책 실패를 노동개혁이란 이름으로 호도할 뿐이다. 현재 어느 범위까지 다룰지 당론을 가다듬는 단계다. 개인적으로는 노동 의제뿐 아니라 재벌·대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산업구조까지 포괄적으로 다루는 ‘진짜 노동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통째로 뜯어고치라는 것처럼 들린다. -경제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것부터 시작하라는 얘기다. 얼마든지 대타협의 여지는 있다. 노동문제를 비롯한 경제는 특정 정당과 대통령만의 어젠다가 아니다.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니 더 겸손하게 접근해 달라는 것이다. 혼자 의제를 설정해놓고 소통은 하지 않은 채 야당이 협력 안 하면 개혁을 발목 잡는다는 식으로 나와선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대통령이 최우선 과제로 노동개혁을 생각하고 있다면 뒷짐 지고 있지 말고 직접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여당에선 8월에 노사정위원회를 재개하자는 입장인데. -한국노총마저 지난 4월 노사정위를 박차고 나온 상황이다. 공무원연금개혁 논의 때처럼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노동계가 참여하지 않는 국회 차원의 당대당 특위는 무의미하다. 여당도 일방통행으로 밀어붙일 생각은 접어야 한다. 청년과 중장년층의 세대 갈등을 조장하는 식은 곤란하다. →새정치연합에서 청년실업 대책으로 내놓은 청년고용할당제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는데. -청년고용할당제가 2016년까지 공공부문에서 한시 시행되는데 확대하자는 것이다. 형평성에 대한 반론도 있지만, 청년실업 해소는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과 사회안정을 위한 최우선 정책과제다. 청년이 돈을 벌고 세금을 내야 노인을 부양할 수도 있다. 대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다해달라는 것이다. →‘법인세 정비’ 논란은 어떻게 풀 것인가. -과세표준 500억원 이상 초대기업에 한해 법인세율을 올리자는 것이다. 조세감면 정비를 통한 실효세율 조정과 최저한세 조정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여당에서는 중소·중견기업들이 영향을 받는 것처럼 과장하는데 사실이 아니다. →정책위의장을 맡으면서 가장 욕심 나는 과제는. -당의 정책 정체성을 확립하고 싶다. 그동안 당 정책에 대해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비전과 각론에서의 세밀함이 부족했다. 국민은 야당에서 입으로만 떠든다고 생각한다. →정책 정체성은 결국 철학의 문제일 텐데. -좌 클릭, 우 클릭 식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민생이 최고의 목적이어야 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말로만 청년 일자리… 법안통과 3년간 1건

    정부가 청년 ‘고용 절벽’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정작 여야가 청년 일자리 관련 법안을 처리한 사례는 19대 국회 들어 단 1건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야는 선거 때마다 청년들의 취업 지원을 약속했지만 실행에 옮기는 데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서울신문이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등을 통해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현황을 분석한 결과 19대 국회 들어 3년여 동안 총 22건이 발의됐다. 그러나 이 가운데 가결된 법안은 2013년 4월 본회의를 통과한 ‘공공기관의 청년 미취업자 고용 의무화’ 법안이 유일했다. 이 개정안은 공공기관의 청년 미취업자 고용 비율을 정원의 3% 이상으로 의무화하고 특별법 적용 기간을 2018년 말까지로 연장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 처리 당시 고용노동부는 “매년 정원의 일정 비율씩 뽑도록 의무화하는 것은 공공기관의 방만을 불러올 수 있고, 청년의 공공기관 쏠림 현상 심화가 우려된다”며 반대 의견을 냈고 이러한 논란은 법제사법위원회까지 이어진 뒤 가까스로 국회 문턱을 넘은 바 있다. 하지만 나머지 고용 촉진 법안들은 사실상 해당 상임위인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실정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이 발의한 청년 일자리 사업 내실화 대책 법안, 새누리당 문대성 의원이 제출한 비수도권 지역 청년취업센터 설치·운영 의무화 법안,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이 제안한 청년고용특별위원회 인적 구성 다양화 법안 등이다. 정부의 청년 고용 절벽 해소 종합 대책에 포함된 청년 연령 기준 확대 방안은 이미 새정치연합 김관영 의원 발의로 관련 개정안이 계류 중인 상태다. 또 청년 인턴 처우 개선을 위해 송호창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인턴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도 주요 법안에서 밀려나 있는 상황이다. 환노위 관계자는 “고용 관련 법안들은 대부분 최저임금법과 같은 쟁점 이슈 때문에 환경 관련 법안들에 비해 처리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청년 고용 확대는 중장년층이나 장애인의 고용 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대 논란에 부딪히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FT 산 닛케이, 편집권 독립·문화장벽 넘고 해피엔딩 할까

    FT 산 닛케이, 편집권 독립·문화장벽 넘고 해피엔딩 할까

    1989년 일본 대기업 미쓰비시가 뉴욕 맨해튼의 록펠러센터를 통째로 사들이자 미국 언론은 ‘일본의 경제침략’이라며 야단법석을 떨었다. 록펠러센터와 인근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자유의 여신상은 미국 자본주의의 본향인 뉴욕의 상징물이다. 이 건물이 40여년 전 총구를 맞댔던 ‘적성국’에 넘어가자 국민 정서가 들끓었다. 같은 해 소니가 미국 컬럼비아영화사(현 소니 픽처스엔터테인먼트)와 CBS레코드 부문(현 소니 뮤직엔터테인먼트)을 인수하자 미국 여론은 “미국 혼(魂)이 일본에 팔렸다”며 또다시 악화됐다. 지난 24일 일본 닛케이그룹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그룹을 인수하자 비슷한 현상인, 일본을 경계하는 여론이 되풀이됐다. 인수 금액만 8억 440만 파운드(약 1조 5000억원)로, 지난해 닛케이의 순이익 103억엔(약 970억원)을 16년가량 모아야 가능한 금액이다. “일본어 벽에 갇힌 미디어 시장을 넘어서겠다”는 닛케이의 의지는 뒷전으로 밀린 채 우려가 팽배해졌다. 영국의 한 방송사 앵커는 닛케이의 FT 인수 소식을 전하며 “일본 기업이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를 삼켰을 때가 연상된다”고 비유했다. ●1980년대 美 영화사, 2010년대 英 FT 공략 270만 독자를 지닌 아시아 최대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을 보유한 닛케이의 FT 인수는 향후 세계 미디어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127년 역사의 FT가 지닌 독자와 데이터베이스는 물론 온라인 플랫폼까지 송두리째 가져오는 합병이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FT의 기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자사의 뉴스를 유럽과 미국의 독자에게 전송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전했다. 이렇게 전송된 닛케이의 영어 디지털 서비스는 서구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어느 정도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들은 닛케이의 FT 인수를 “언어 장벽에 갇힌 일본 미디어가 한계를 뛰어넘은 쾌거”라며 반기고 있다. 일본은 여전히 많은 신문 독자를 갖고 있지만 대부분 장년층 이상으로 지난해에는 2010년에 비해 무려 15.5%가량 구독자가 감소했다. FT 인수를 올 들어 두드러진 일본 기업의 해외 진출과 짝짓는 분위기도 강하다. 경기가 호전되면서 올 상반기 일본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규모는 6조엔(약 57조원)까지 치솟았다. 전년 동기 대비 70%가량 늘어난 액수다. 하지만 가장 보수적으로 알려진 일본 언론사가 세계 최고 경제매체를 인수했다는 역사적 사건이 해피엔딩으로 귀결될지는 미지수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핵심인재 유치 등의 과제 외에도 편집권 독립과 조직 간 문화적 이질감 해소라는 중요한 변수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日의 해외 미디어·통신기업 인수는 거의 실패 결과만 놓고 본다면 그동안 일본 기업의 해외 미디어기업 M&A는 대부분 실패했다. 1990년 대기업 마쓰시타가 미국 MCA스튜디오를 약 61억 달러(약 7조 1200억원)에 인수했으나 기업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실패했다. 이후 일본의 해외 기업 인수는 본사 중심에서 벗어나 철저히 현지 중심으로 이뤄지게 된다. 부적절한 운영으로 기업 가치가 하락해 곤경에 처하는 경우도 많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2013년 미국 휴대통신회사 스프린트를 230억 달러(약 26조 8500억원)에 인수했지만, 현재 시가총액은 120억 달러로 떨어졌다. 또 일본 이동통신업체 NTT도코모는 2009년부터 총 2667억엔(약 2조 5200억원)을 들여 사들인 인도 타타텔레서비스 주식을 최근 헐값에 팔았다. 반면 1989년 오가 노리오 전 소니 회장이 주도한 컬럼비아영화사·CBS레코드 인수는 미디어 업계에선 이례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는 소니를 음악·영화에서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통합시킨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밑거름이 됐다. 컬럼비아 인수 금액은 34억 달러(약 3조 9700억원). 당시까지 일본이 해외기업 인수에 들인 최고액이었다. 오가 전 회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자동차의 두 바퀴”라며 ‘소니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피어슨의 경영방식 탈피…“시너지 강화될 것” 닛케이의 FT 인수 성패도 문화적 괴리감 해소로 압축된다. 이는 편집권 독립과 일맥상통한다.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영국식 언론 문화와 반대 성향을 보이는 일본 언론 문화의 충돌을 회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일부 외신은 FT 내에선 더 나은 운영 여건이 마련됐다며 조심스럽게 기대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60년간 FT를 소유했던 피어슨 교육미디어그룹은 2013년 최고경영자(CEO)가 존 팰런으로 바뀌면서 사사건건 FT그룹과 갈등을 빚어 왔다. 팰런의 통제적 경영 방식이 문제였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일본 기업에 인수됐지만 이 같은 분위기에서 벗어나는 데 희망을 건다는 것이다. 진달용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SFU) 미디어학과 교수는 “2000년 같은 미국 기업인 아메리카온라인(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은 뉴미디어와 구 미디어의 결합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지만 기업 간 문화 장벽을 극복하지 못해 실패했다”면서 “이에 비해 닛케이의 FT 합병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은 있지만 디지털미디어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는 닛케이의 이번 전략 목표가 전 세계를 실시간으로 상호 연동하는 글로벌 경제체제에서 미국, 유럽, 아시아를 잇는 통합경제정보망을 형성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시장 대부분을 포함하는 고급 경제정보망이 형성된 점도 시너지 효과로 인정받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中 파워블로거 모셔 오고 중국에선 상품·값 다변화

    유통업계가 중국인 파워블로거에게 어느 때보다도 공을 들이고 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사실상 종식 상태에 접어들자 ‘입소문’을 통해 최대 고객층인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을 다시 끌어모으기 위해서다. 롯데월드몰은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과 함께 27일 중국 주요 언론인과 파워블로거 초청 행사를 열었다. 이들 11명은 6박 7일간 경주, 부산, 명동, 동대문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예정이다. 특히 질병관리본부를 방문해 메르스 관련 브리핑을 듣고 메르스 확산 우려가 거의 없음을 확인할 계획이다. 롯데호텔과 롯데면세점도 지난 15일 한국관광공사, 인천관광공사 등과 함께 중국 여행사 사장단, 언론인, 파워블로거 등 200명을 초청해 한국 관광을 홍보했다. 이처럼 업계가 중국인 파워블로거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유커 관광 방식의 변화와 맞물린다. 올해 초 KDB대우증권이 중국 최대 인터넷 여행 예약 사이트 시트립 통계를 분석한 결과 중국 바링허우(1980년대 출생) 세대가 방한 중국 여행객 가운데 60%나 차지했다. 유커 방한 패턴이 40~50대 중장년층에서 20~30대로 연령이 낮아진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젊은 유커들은 쇼핑 시에도 수시로 스마트폰을 보고 가격을 비교해 가며 제품을 구매할 정도”라며 “인터넷에 남긴 관광 후기 등을 많이 참고해 파워블로그들의 영향력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의 경제 성장이 최근 둔화하면서 이곳에 진출한 기업들이 생존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고급·고가 마케팅 일변도에서 벗어나 중저가 상품도 취급하고, 양적 성장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방식이다. 2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1~5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10.4%로 지난해(12.0%)보다 하락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다. 브랜드 고급화에 공을 들였던 이랜드는 3년 전부터 중국 소비 둔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업 구조를 개편했다. 효율이 떨어지는 매장과 경쟁력 없는 브랜드를 정리하는 대신 중저가 제조·유통 일괄방식(SPA) 의류인 스파오, 미쏘, 후아유 매장을 늘렸다. 이랜드 관계자는 “상하이, 베이징 등 대도시에서 벗어나 중국 내륙과 대만, 홍콩 등에 올해 약 40개의 SPA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산 베끼기 제품과 마케팅 비용 부담 등으로 고전했던 락앤락은 2013년 말부터 중국 법인의 유통 채널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목표 고객층을 기존 40~50대 주부에서 10~30대로 낮추고 보온·보냉병 및 디즈니의 캐릭터 제품을 활용한 신제품을 잇달아 내놨다. 오리온은 판매 증가율이 다소 둔화됐지만 중국 과자시장의 수요가 아직 풍부하다고 보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공장 증설을 비롯해 한국에 온 중국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은 마켓오, 닥터유 등 프리미엄 제품군의 판매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씨줄날줄] ‘달관 세대’의 슬픔/구본영 논설고문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이 역시 빈말은 아니었다. 대학생인 아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며칠째 시간제 아르바이트 자리를 못 찾고 끙끙거리는 걸 보고 갖게 된 소회다. 뉴스로만 듣던 청년 취업난의 절박성을 피부로 실감했다. 물론 청년층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고도 한다. 사무 자동화나 정보기술(IT) 산업의 발전으로 ‘고용 없는 성장’이란 패턴이 형성되면서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양상은 자못 심각하다. 최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장년층(30∼54세) 대비 4배 가까이 육박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특히 청년층 저임금자 비중도 이탈리아의 2.5배나 된다니, 삼포(연애·결혼·출산을 포기) 세대라는 대단히 자조적인 유행어가 괜히 나온 게 아닌 듯싶다. 하긴 우리보다 부국인 일본도 심각한 청년 취업난을 겪었다. 오죽하면 ‘사토리’(さとり) 세대, 즉 ‘달관 세대’란 신조어까지 등장했겠는가. 말이 좋아 ‘달관’이지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는 데 지친 20대가 아르바이트와 취미 생활에 몰두하며 자포자기한다는 뉘앙스라면 우리의 삼포 세대보다 더 불행한 세대다. 하지만 도쿄에서 교수로 일하다 올해 초 안식년을 맞아 귀국한 친구의 얘기는 달랐다. ‘달관 세대’는 이미 옛말이 됐다는 것이다. 최근 수년간 제조업이 살아나 청년 취업난도 해소되고 있다는 전언이었다. 일본에서는 사라지고 있는 달관 세대가 이제 우리 사회에 등장하고 있다면? 연예, 결혼, 육아, 출산, 인간관계, 주택 구입은 물론 희망과 꿈마저 포기한 ‘7포 세대’란 말까지 나오고 있는 데서 불길한 조짐은 엿보인다. 이는 개인 차원을 넘어 국가적으로도 불행한 사태일 게다. 혹여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는 광고 카피가 20대의 보편적 정서로 자리잡아서는 안 될 말이다. 쥐꼬리만 한 시급을 받으며 이른바 열정페이를 강요당하는 청년들이 꿈과 희망마저 잃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이 긴요한 이유다. 정부와 정치권을 포함한 우리 사회가 힘을 모아 달관 세대의 슬픔을 덜어 주는 방법을 찾으면 왜 못 찾겠는가. 이웃 일본은 법인세까지 깎아 주며 해외로 나간 중소기업들을 유턴시켜 청년층 일자리를 대폭 늘렸다고 한다. 흥청망청 외채를 쓰면서 미래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다 국가 부도 위기를 맞은 그리스는 더없이 좋은 반면교사다. 자국산 올리브 열매를 가공한 외국산 제품을 수입해 먹던 그리스 청년들은 이제 일자리를 구하러 고국을 떠나야 할 판이란다. 그래서 우리 국회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새삼 궁금해진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산업진흥법 하나도 몇 년째 가부간에 결론조차 내리지 못하고 있다니 하는 얘기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단독] 청년일자리 예산 빼고 지역민원 챙긴 국회

    [단독] 청년일자리 예산 빼고 지역민원 챙긴 국회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청년 일자리 등 지원이 절실한 예산은 뭉텅이로 빼버린 대신 지역구 민원과 관련된 푼돈 예산은 곳곳에 끼워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야가 추경안을 제때 처리하더라도 예산이 자칫 엉뚱한 곳에 쓰여 추경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서울신문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겨진 추경안의 세부 내역을 분석한 결과 ‘중소기업 청년취업인턴제’ 지원 예산이 당초 정부안에는 1809억원이 책정됐으나 해당 상임위인 환경노동위를 거치면서 36억원이 삭감돼 1773억원만 반영됐다. 청년들을 위한 직업훈련 프로그램인 ‘청년취업아카데미’ 예산은 16억원, 실업자들의 취업 촉진을 위한 ‘취업성공패키지’ 예산은 15억원이 깎였다. 또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회사가 청년을 신규 채용하면 정부가 지원금을 주는 ‘세대 간 상생고용’ 예산은 61억원, 육아기 여성이나 퇴직 후 중장년층을 위한 ‘시간선택제일자리’ 예산은 41억원이 삭감됐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수습과 가뭄 극복 등 추경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게 삭감 이유였다. 여야는 그러나 지역구 민원성 예산은 추경안에 욱여넣었다. 당초 정부안에 91억원이 반영됐던 문화관광축제 지원 예산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 강원 원주 드라마페스티벌 등 9개 사업에 20억원을 추가로 증액해 총 111억원을 책정했다. 메르스 여파로 지역 축제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지역 축제 예산이 메르스 대책 예산으로 둔갑한 셈이다. 특히 하천정비사업 예산으로 전북 군산 경포천 등 10개 사업 105억원이 여야 심의를 거치면서 추가됐다. 야당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여당의 선심성 예산이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내세웠지만 정작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앞다퉈 지역 SOC 예산을 밀어넣는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보인 것이다. 국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 ‘쪽지 예산’도 어김없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국회의원들의 민원성 예산 확보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심사 과정의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회의장은 정부의 추경안과 확정안 사이에 예결위원 중 누가 개입했는지를 공개하는 백서를 발행하고 국민들이 다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사설] 실질적 효과 있는 청년 실업 대책을 기대한다

    우리나라의 청년 실업이 남유럽 국가들을 닮아 간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이 그제 내놓은 ‘주요국과 우리나라의 청년층 고용상황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7~8%였던 한국의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지난달엔 10.2%까지 치솟았다. 청년층 실업률을 장년층(30~54세) 실업률로 나눈 배율도 3.7배(2013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1배)을 크게 앞질렀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청년 실업이 심각한 남유럽의 여러 국가처럼 노동시장의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와 정년 연장,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등이 원인이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정규직과 계약직 간 임금격차 등 노동시장의 양극화는 남유럽 국가보다 더 심각했다. 상위 10%의 임금을 하위 10%로 나눈 ‘임금불평등 배율’은 한국이 4.7배로 스페인의 3.1배, 이탈리아의 2.3배보다 더 높았다. 내년부터 300인 이상 고용 기업에서 정년 연장이 시행되면 기업들이 인건비 부담 때문에 신규 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대책이 없으면 청년 실업은 갈수록 더 심각해진다. 이미 국내 30대 그룹의 신규 채용이 2013년 14만 3500명에서 올해는 12만 1800명으로 감소하는 등 해마다 줄고 있다. 사상 최고의 대학 진학률을 기록한 08~11학번들이 매년 32만명씩 쏟아져 나오는 내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은 청년 실업이 훨씬 심각해질 것이라는 대한상공회의소의 전망도 나와 있다. 청년 실업의 심각성을 고려해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조만간 ‘청년고용 절벽해소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초·중등 교사, 어린이집·유치원 교사, 간호 인력 등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청년 채용을 늘리는 게 골자다. 중견기업 인턴과 대기업 직원훈련 대상을 각각 5만명으로 늘리겠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단기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이 정도 대책은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고학력 실업자를 양산하는 현 상황을 해소하고 산업 현장과 유기적인 연계 속에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장기 계획이 나와야 한다.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려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노동개혁 문제부터 시급히 풀어 나가야 한다. 기업들도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스타벅스, 마이크로소프트(MS), 월마트 같은 미국의 17개 대기업이 공동으로 나선 청년 일자리 10만개 창출 프로젝트를 우리 기업이라고 못할 까닭이 없다.
  • 관절염 환자들의 휴가지 ‘산이나 계곡보다 바다’

     바캉스 계획을 세우느라 한창 분주할 때다. 휴가 기간과 장소, 숙소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지만 특히 가족 중에 무릎 관절염 환자가 있다면 장소 선정에 신중해야 한다. 어디로 가서, 어떻게 휴가를 보내느냐에 따라 무릎 건강이 좋아질 수도,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관절염 환자는 산과 계곡 피해야  등산은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레저스포츠이지만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이 있는 환자라면 산이나 계곡을 피하는 게 상책이다. 여름에는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이 많아 무릎 통증에 자주 시달리는데, 산과 계곡은 이런 증상을 악화시키기 쉽다. 물론 무릎이 건강하다면 등산이 하체 근력을 키우고, 무릎 관절을 튼튼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관절염이 진행 중인 상태라면 기압이 낮고 습도가 높은 산에서 반복적으로 무릎을 움직여야 하는 산행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관절 부담은 무릎에 체중이 실리는 내리막길에서 더욱 커진다.  여름의 찬 계곡물도 위험하기는 마찬기지다. 차가운 계곡물은 관절과 주변 근육을 경직시키고, 혈액순환도 방해한다. 인천 힘찬병원 김형건(정형외과 전문의) 주임과장은 “퇴행성 관절염 또는 만성 관절 통증을 가진 사람이 찬 계곡물에 들어갈 경우 통증이 악화되기 쉽다”면서 “찬 계곡욕이 혈류를 감소시켜 무릎이 더 시리고, 욱신거리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등산 중 무릎을 쉬어가기 위해서라든가, 가벼운 운동 후 무릎 통증이 있는 경우라면 짧은 시간 계곡욕을 즐긴다고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특히, 무릎 관절이 자주 붓고 열감이 나타나는 류마티스 관절염이라면 이런 피서법이 더 적당할 수도 있다.  불가피하게 산이나 계곡을 찾을 경우 무릎 등 관절 손상을 경계해야 한다.이끼 낀 바위를 디디거나, 발을 헛디뎌 넘어질 경우 무릎이나 발목·손목의 인대를 다치기 쉽다. 실제로 무릎 상태가 안 좋은 사람들이 근력을 키운다며 무리하게 등산을 하다가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된 사례는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맨발로 모랫길 걷는 일광욕이 뼈와 관절엔 ‘약’  바닷가는 관절에 좋은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햇볕 아래서 즐기는 일광욕은 뼈를 튼튼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칼슘의 체내 흡수를 도와주는 비타민D를 충분히 합성하기 때문이다. 단, 자외선에 너무 오래 노출되면 피부가 상할 수 있으므로 하루 20~30분 정도 즐기는 것이 좋다.  이런 일광욕은 백사장을 걸으며 하는 것이 더 좋다. 푹신한 모랫길을 걸으면 평지를 걸을 때보다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이 적은 데다 다리 근력까지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가 없다면 마사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맨발로 모랫길을 걷는 것도 권할만 하다.  천연 물리치료 효과가 있는 모래찜질도 좋다. 햇볕에 데워진 모래를 덮고 10~15분 가량 휴식을 취하면 되는데, 이 때 관절이 눌릴 수 잇으므로 모래를 너무 많이 덮지 않아야 한다. 5~10cm 두께로 얼굴을 제외한 전신을 덮어주면 모래의 열기가 온찜질 역할을 해 혈액순환을 도울 뿐 아니라 근육과 관절을 이완시켜 통증도 줄어든다.  가벼운 해수욕도 관절 통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바닷물에는 칼슘, 마그네슘, 칼륨 등 각종 미네랄이 풍부해 신진대사가 촉진되고 관절염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관절염 환자에게 권장되는 수영도 바닷물에서는 훨씬 쉽게 할 수 있다. 염분 때문에 부력이 늘어 쉽게 몸이 뜨고, 그만큼 중력의 영향을 덜 수 있게 때문이다.    ■아쿠아슈즈 등 편한 신발 챙겨야  관절염 환자는 휴가 중 컨디션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승용차나 버스, 비행기를 타고 장시간 이동할 때는 틈틈이 자리에서 일어서 움직이거나 휴게소에 들러 전신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해야 관절 통증이 심해지지 않는다. 복장은 가볍고 편해야 하며, 특히 신발은 스포츠샌들이나 아쿠아슈즈, 운동화 등 최대한 가볍고 부담이 없는 종류를 선택해야 한다. 여름철에 흔히 신는 슬리퍼나 샌들류는 밑창이 미끄럽고 얇으며, 발을 완전히 감싸지 못해 발목과 무릎,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강북 힘찬병원 한창욱(정형외과 전문의) 소장은 “휴가지에서는 평소보다 훨씬 많이 걷게 돼 무릎 관절과 주변 근육들에 피로가 쌓이기 쉽다”면서 “휴가 후 충분히 쉰 뒤에도 무릎이 아프거나 다른 관절에 통증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 원인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20~40대 “성공 조건은 재력” 50~60대 “노력”… ‘세대 충돌’

    20~40대 “성공 조건은 재력” 50~60대 “노력”… ‘세대 충돌’

    성공에 가장 필요한 조건으로 20~40대는 ‘재력’을, 50~60대는 ‘노력’을 꼽아 가치관의 세대 차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로 인해 사회의 경제적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청·장년층의 가치관이 과거보다 재력을 더욱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서울신문의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성공에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응답자의 28.3%가 재력을 꼽았다. 그다음으로는 능력(23.5%), 노력(21.5%), 인맥(16.0%), 학벌(6.2%), 운(2.9%)의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재력을 꼽은 연령층은 20대가 37.0%, 30대가 38.2%, 40대가 43.5%로 20~40대가 비교적 높았다. 반면 같은 질문에 대해 ‘노력’을 꼽은 연령층은 60대 이상이 46.4%, 50대가 27.6%로 다른 연령층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 층은 대기업 같은 번듯한 직장에 취직하지 않으면 결코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구매력이라는 것이 대표적인 힘의 배경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보면 충청권에서는 재력이란 응답이 38.1%,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능력이란 응답이 30.9%, 호남에서는 인맥이란 응답이 18.5%로 각각 타 지역에 비해 가장 높게 나온 점도 흥미롭다. 출세한 사람의 기준을 묻는 질문에서도 가치관의 세대 차 현상은 두드러졌다. 20~40대는 돈을 많이 번 사람을, 50~60대는 자기 목표를 이룬 사람을 출세한 사람의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있었다. 20대는 29.1%, 30대는 33.3%, 40대는 28.8%가 각각 돈을 많이 번 사람을, 50대는 63.5%, 60대 이상은 63.2%가 각각 자기 목표를 이룬 사람을 출세한 사람의 기준으로 삼았다. 본인 혹은 자식들의 직업으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직종에 대한 질문에는 일반 공무원이 29.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대기업 직원(10.0%), 의사·약사 등 의료인(9.9%), 판사·변호사 등 법조인(9.8%), 영업자·사업가(9.7%), 교사(7.7%) 순으로 집계됐다. 젊은 층일수록 재력을 중시하는 현상에 대해 김봉석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개인 능력과 노력에 의한 성취가 제대로 이뤄진 사회가 제대로 된 사회고 공정한 사회”라면서 “기존의 계급이 고착화돼 불평등이 생기는 문제를 어떻게 줄일까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신제품! 40대 이상을 위한 종합비타민, ‘솔가 40+ 솔로바이트’

    신제품! 40대 이상을 위한 종합비타민, ‘솔가 40+ 솔로바이트’

    한국솔가에서 40대 이상 연령층을 위한 종합비타민 ‘솔가 40+ 솔로바이트’를 출시 했다. ‘솔가 40+ 솔로바이트’는 기존의 종합비타민과 다르게 철분이 함유되지 않은 점이 특징이다. 철분은 과잉 섭취 할 경우 체내 활성산소를 증가시켜 노화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솔가 관계자는 “연령별로 종합비타민 성분을 따져 알맞게 섭취 해야 한다. 국민건강 통계자료에 의하면 40세 이상 연령층의 철분 섭취량은 100%를 넘는다.”면서 “신규 출시되는 솔로바이트는 철분 성분이 포함되지 않아 40세 이상 연령층에서 철분 과잉섭취에 대한 걱정 없이 종합비타민 섭취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한 비타민-C를 비롯한 필수 비타민 성분과 함께 엽산, 칼슘, 아연, 식물 추출물 성분이 부원료로 함유 되어 중, 장년층의 건강 영양 밸런스를 유지를 위한 건강 필수품이 될 전망이다. 한국솔가는 40세 이상을 위한 프로바이오틱스 ‘40+ 아시도플러스’에 이어 이번 ‘40+ 솔로바이트’까지 출시 하면서 연령대별 맞춤 건강식품 라인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국솔가 관계자는 “이번 신제품 출시를 기념하여 40세 이상을 위한 종합비타민과 프로바이오틱스제품을 함께 구매 하는 고객에게 솔가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Ester-C 일주일 체험분을 추가로 증정한다”고 밝히며 “연령대에 맞는 솔가 제품과 함께 속편하고 흡수율과 이용율이 높은 비타민C인 에스터C를 경험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제품 ‘솔로바이트’와 론칭 기획세트는 솔가 자사몰(www.solgar.co.kr)과 백화점 공식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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