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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전쟁 당사국, 평화 향해 용기 내 달라”

    李 “전쟁 당사국, 평화 향해 용기 내 달라”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중동전쟁 당사국들을 향해 “보편적 인권 보호의 원칙 그리고 역사의 교훈을 바탕으로 세계가 간절히 바라는 평화를 향해서 용기 있는 걸음을 내디뎌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중동 상황과 관련해 인권 보호·종전 촉구 메시지를 낸 것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지난 주말에 진행된 중동전쟁 종전 협상이 합의점을 제대로 못 찾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반인권적 행위를 비판한 데 이어 “각국의 주권과 보편적 인권은 존중돼야 하고 침략적 전쟁은 부인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 ‘외교 리스크’ 논란이 일자 이날은 인권 보호와 전쟁 종식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분명히 강조하기 위해 공개 발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도 엑스에 자신을 향한 야권의 비판과 관련해 “오목 좀 둔다고 명인전 훈수하는 분들, 훈수까지는 좋은데 판에 엎어지시면 안 된다”고 응수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이번 전쟁 과정에서 확인된 우리 경제·산업 구조의 취약점을 개선하는 노력도 박차를 가해야 되겠다”며 “대체 공급망 개척, 중장기 산업 구조 개혁, 또 탈플라스틱 경제 실현 등을 국가 최우선 핵심 전략 프로젝트로 추진해 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통과된 26조 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의 “발 빠른 민생 현장 투입”도 당부했다. 부동산 정책 결정 과정에서 다주택자 등을 배제하기로 한 지시와 관련해선 “서류를 복사하는 사람들도 다 빼라”며 강력한 실행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부동산 정책에) 이해관계가 절대 침투할 수 없게 기안 용지를 복사하는 직원조차도 다주택자는 안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주택과 부동산 정책의 논의·입안·보고·결재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 주택 소유자, 부동산 과다보유자를 배제하도록 청와대와 내각에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과도한 형사 처벌을 지적하며 형벌 합리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형벌 합리화 추진 방안’을 보고받고 “형사 처벌이 너무 남발되면서 죄형법정주의가 사실상 무너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웬만한 일은 다 처벌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보니 검찰과 수사기관의 권력이 너무 커지고 검찰 국가화됐다는 비판까지 나온다”며 “사법 권력을 이용해 정치를 하는 상황까지 오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전과가 가장 많을 것이다. 웬만한 사람은 전과가 다 있다”고 덧붙였다. 삼립(구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최근 발생한 노동자 손가락 절단 사고에 대해선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향해 “사고 방지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는 설이 있다”며 “주관적 의도에 관한 부분을 잘 체크해 보도록 하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오는 9월 개막하는 2026년 여수 세계섬박람회와 관련해 “인프라 조성과 홍보 등에 박차를 가해야 되는 시점인데 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점검과 지원을 주문했다.
  • 9살 소녀와 결혼한 사이비 예언자…“女신도 20여 명에 성매매 강요” [핫이슈]

    9살 소녀와 결혼한 사이비 예언자…“女신도 20여 명에 성매매 강요” [핫이슈]

    스스로를 예언자라고 주장했던 사이비 단체의 실체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충격을 주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를 믿으라: 가짜 예언자’(Trust Me: The False Prophet)는 자칭 ‘예언자’였던 사무엘 베이트먼과 그가 만든 사이비 집단의 실체를 추적한 내용이다. 베이트먼은 미국의 FLDS(일부다처제를 유지하는 근본주의 모르몬 교단) 내부에서 기존 지도자인 워런 제프스가 체포된 뒤 자신을 후계자라고 주장하며 사이비 교단을 이끌었다. 그는 20명 이상의 여성을 ‘영적 아내’로 삼았고 이 중에는 9살 여자아이를 포함한 미성년자도 다수 있었다. 베이트먼은 ‘영적 아내’들을 학대하고 어린 자녀들을 포함한 여성들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트먼의 ‘영적 아내’ 중 한 명인 나오미는 다큐멘터리에서 “23살 때 베이트먼의 아내가 되었다”면서 “그는 수많은 여성 및 소녀와 결혼했는데, 이 중에는 9살밖에 안 된 아이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지어 교단의 다른 남성 추종자들에게 아내를 ‘선물’로 주면서 ‘하늘 아버지’로부터 다른 남성과 잠자리를 갖게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베이트먼은 ‘신의 뜻’을 빌미로 여성들을 성적으로 학대했으며 절대 복종과 외부와의 단절을 요구하는 등 전형적인 사이비 종교의 구조를 그대로 보여줬다. 나오미는 “내가 자라온 환경에서는 주변 남성들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을 알지 못했다”면서 “나는 결국 그 종교 집단을 떠났지만 FLDS 교회 밖에는 아는 사람이 전혀 없는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지금도 매우 외롭다”고 말했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작가이자 교육자인 크리스틴 마리와 그녀의 남편이 베이트먼의 교단에 직접 잠입해 지도부의 신뢰를 얻은 뒤 촬영한 것으로, 연출이 아닌 실제 영상이자 그 자체로 범죄 증거가 됐다. 실제로 미 연방수사국(FBI)은 베이트먼과 관련한 사건을 조사할 당시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영상들을 확인하고 이를 수사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 보다 빠르게 움직인 다큐멘터리”한편 베이트먼은 2022년 체포된 뒤 2024년 징역 50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피해 아동들이 구조되고 여성 신도들의 충격적인 증언이 이어지면서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무엇보다 위장 잠입한 촬영팀이 내부에서 미성년자의 강제 결혼 정황을 포착하고 내부 탈출자들이 학대·통제 증언을 제공했음에도 경찰이 초기 대응에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경찰은 해당 집단으로 외부인이 접근하는 것이 거의 불가했고 내부 구성원들도 경찰에 협조하지 않아 범죄를 입증할 만한 증언 및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더불어 종교의 자유가 강하게 보호되는 미국에서 과거 FLDS 수사와 관련한 과잉 개입 논란이 있었던 만큼, 경찰이 쉽게 개입할 수 없는 상황을 이용한 범죄가 장기간 지속됐다. 영국 가디언은 이 작품을 두고 “다큐멘터리가 법보다 더 빠른 변화를 만든 사례”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피해자들을 ‘생존자’로 바라보며 단순히 범죄를 소비하는 작품이 아닌 피해자 중심의 시각 변화를 이끈 작품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해당 다큐멘터리를 만든 레이첼 드레친은 “폐쇄적 집단의 폭력을 드러내는 것이 이 작품의 목표였다”고 밝혔다.
  • “이재명과 트럼프, 공통점 있다” 놀라운 분석 왜?…美언론, 차기 대선도 언급 [핫이슈]

    “이재명과 트럼프, 공통점 있다” 놀라운 분석 왜?…美언론, 차기 대선도 언급 [핫이슈]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권 승리 방식 등을 분석하고 유사한 점을 지목했다. 폴리티코는 13일(현지시간) 최근 열린 헝가리 총선에서 페테르 머저르 티서당 대표가 장기 집권하던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피데스당을 무너뜨리고 정권 창출에 성공한 사례를 주목한 칼럼을 게재했다. 머저르 대표는 피데스당 안에서도 무명에 가까운 정치인이었으나 오르반 전 총리와 결별하고 신당을 창당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폴리티코는 “머저르 대표는 한국과 프랑스, 그리스, 아르헨티나부터 미국까지 흩어져 있던 성공적인 ‘반골’ 정치인 그룹에 합류했다”고 평가하며 미국과 한국의 정치를 비교·분석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공화·민주 거대 양당 체제가 공고한 미국의 정치적 풍토에서는 머저르 대표처럼 기존 정당에 대한 ‘파괴적 변화’를 통해 신당을 성공시킬 가능성이 매우 작다. 대신 기존 정당의 내부에서 그 당을 장악하는 방식이 주로 이용되는데, 폴리티코는 가장 가까운 예로 트럼프 대통령을 들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은 풀뿌리 지지를 바탕으로 기존 조직을 접수하고 견고한 지도부를 밀어내며 새로운 이미지로 재구성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이를 통해 기존의 공화당과는 다른 공화당을 만들어냈다”면서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와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도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이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거대 양당 틀 속에서 민주당의 전통적 주류 세력인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과는 다른 독자적 세력화에 성공하고 이를 통해 당권과 대권을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폴리티코는 “이런 정치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유형의 후보가 필요하다”면서 “미국 공화당의 차기 대권은 기존의 정치 지도자로부터 후계자로 지명될 차례를 기다리는 ‘출세지향형’ 인물이 아닌, 파괴와 투쟁을 통해 그 자리를 차지할 준비가 된 인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공화당은 80대의 인기 없는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대선 후보로) 자신의 후계자를 지명하도록 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머저르 대표 “트럼프·푸틴에 전화 안 해”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를 받아 온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총선에서 대패한 뒤 머저르 대표는 곧장 전 정권 지우기에 돌입했다. 그는 13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매우 중요한 파트너이며 좋은 관계가 필요하다”면서도 “그에게 전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밀착했던 전임 총리의 외교 방식과는 궤를 달리하면서도 실리를 챙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전화하지 않겠다. 대신 러시아와는 실용적 관계를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르반 총리가 러시아를 ‘사자’에, 헝가리를 ‘생쥐’에 비유해 굴욕 외교 비판을 받았던 일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르반 총리의 패배는 미국 보수 지지층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는 “이번 결과는 백악관에 좌절인 동시에, 유럽에서 가장 가까운 미국의 동맹(오르반 총리)에게는 굴욕”이라며 “오르반 총리의 참패는 자신과 갈등을 빚는 유럽에서 헝가리를 우군으로 확보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외교적 타격을 입혔다”고 평가했다. CNN은 “포퓰리즘이 매일, 매주 뉴스에서 승리하려면 지속적인 ‘적’이 공급돼야 한다”며 오르반 총리가 “비정부기구(NGO), 자유주의 대학, 조지 소로스, 성소수자 운동, 유럽연합 등 많은 적을 찾아냈지만, 결국엔 적이 바닥났다”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는 “오르반 체제의 우익 포퓰리스트들이 ‘정치는 늘 TV와 냉장고의 긴장을 포함한다’는 러시아 격언을 무시했다”며 “오르반 총리는 모든 것을 TV에 걸고 방대한 미디어 조직을 동원해 그의 반대자들을 비난했지만, 경제적 실패가 끝내 그의 발목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 “1년 차이로 1년 더 굶으라니”… 공무원 연금 ‘소득 절벽’ 비명

    “1년 차이로 1년 더 굶으라니”… 공무원 연금 ‘소득 절벽’ 비명

    연금법 개정 탓 수급 개시 연장돼올해 퇴직자 2년, 내년은 3년 공백日, 단계적 연장 뒤 연금 수급 맞춰입법처 “재임용·퇴직연금 등 필요” “올해 나가는 선배는 2년만 버티면 된다는데, 내년에 나가는 저는 꼬박 3년을 무소득으로 버텨야 합니다.” 공무원 A씨(59)는 요즘 밤마다 연금 계산기를 두드린다. 올해 정년퇴직자는 퇴직 후 공무원 연금 수령까지 공백이 2년이지만 내년 퇴직자부터는 그 간격이 3년으로 벌어지기 때문이다. 2015년 공무원 연금 개혁으로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단계적으로 늦춰져 2033년 65세에 도달한다. 반면 공무원 정년은 여전히 60세에 묶여 있다. 이에 따라 소득 공백기는 2024~2026년 2년에서 2027~2029년 3년으로 확대되며 2033년 이후에는 최대 5년까지 벌어진다. 정년과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의 불일치는 민간도 겪는 문제지만 퇴직금이 없는 공무원에게 소득 절벽은 더 가파르다. 정치권도 정년 연장 논의에 착수했다.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는 2028년부터 2036년까지 2년 간격으로 정년을 1년씩 늘리는 안, 2029년부터 2039년까지 2~3년 주기로 연장하는 안, 2029년부터 2041년까지 3년마다 상향하는 안 등 복수 안을 검토 중이다. 정년 연장과 함께 퇴직 후 재고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당 특위는 6월 지방선거 이후 입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공무원 정년 연장도 민간과 연동해 추진될 전망이다. 해외 주요국은 연금 수급 시점을 늦추는 대신 고령자 고용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특히 일본은 민간과 공직을 나눠 접근했다. 민간에서는 유연성을 앞세웠다. 일본 정부는 법정 정년을 60세로 유지하는 대신 기업에 65세까지 고용 유지 의무를 부과했다. 기업은 정년 연장, 정년 폐지, 재고용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실제로 일본 기업 70% 이상은 ‘재고용’을 선택, 고령자 임금을 낮추는 대신 일자리를 보장해 인건비 부담과 청년 채용 위축을 막았다. 공직사회는 보다 직접적으로 정년과 연금을 맞췄다. 2023년부터 공무원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단계적으로 높여 2031년까지 연금 수급 시점과 일치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신 60세 이상 공무원의 봉급을 기존의 70% 수준으로 낮추고 보직을 제한해 승진 적체를 완화했다. 일본은 1990년대부터 논의를 이어와 2021년 법 개정에 이르기까지 장기간에 걸쳐 개혁을 추진했다. 민간에서 고용 유연성을 확보한 뒤 공직사회로 확장한 점도 특징이다. 김인태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13일 ‘공무원 정년 및 연금제도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서 “일괄 연장보다 단계적 정년 연장을 중심에 두고 재임용 제도와 조기퇴직연금, 지급정지제도 개선을 결합한 정책 패키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사설] 해외 자산 5억에도 기초연금… 재정 누수 없게 제도 보완을

    [사설] 해외 자산 5억에도 기초연금… 재정 누수 없게 제도 보완을

    고령화 시대 노인장기요양보험과 기초연금의 지출 규모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급여비용 부당 청구와 고액 자산가가 기초연금을 받는 재정 누수 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진다. 이번에는 5억원 넘는 해외 금융자산을 보유한 사람까지 기초연금을 수령한 불합리가 드러났다. 보건복지부가 기초연금 지급을 위한 ‘재산의 월소득 환산액’에 해외 금융자산을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상자산도 다르지 않아 당국이 사업자에게 정보를 요구할 근거가 없다.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자가 기초연금을 받아도 가려낼 수 없다는 뜻이다. 감사원이 어제 밝힌 ‘노인복지제도 운영 및 관리 실태’ 감사 결과에는 더욱 황당한 사례도 보인다. 2019~2024년 일상 생활을 하기 어려워 요양 등급을 받은 요양보호사 다수가 노인에게 요양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일부 요양보호사는 수급자보다 요양 등급이 오히려 높았다니 도대체 누가 누구를 돌본 것인지 알 수 없는 지경이다. 수급자가 원하는 수준의 서비스가 제공됐을 턱이 없는데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적절한 관리·감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2020~2023년 노인 학대 판정을 받은 요양보호기관 50곳에 건보공단은 최우수 등급(A)을 주고 29곳에는 8억원의 수가 가산금까지 지급했다. 감사원은 복지부에 해외 금융재산과 가상자산을 재산 범위에 포함해 기초연금법을 개정하도록 통보했다. 복지부는 지난해에도 “주식 보유를 배제하고 소득 인정액을 산정해 거액의 복지 재원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감사원으로부터 받았다. 사회 변화에 보조를 맞추는 기본적인 제도 개선마저 복지부가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슴에 손을 얹어 볼 일이다. 건보공단에도 요양보호사 관리와 장기요양기관 평가를 제대로 하라고 주문했다. 두 기관이 초고령화 시대의 복지를 주도한다는 자부심으로 능동적 정책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 [이근화의 말하자면] 잔인한 평화

    [이근화의 말하자면] 잔인한 평화

    “대통령인 나에게는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도널드 트럼프, 2019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외적 발화는 실용주의를 표방한 거친 화법으로 점철돼 있다. 대한민국을 향해 내뱉는 ‘머니 머신’, ‘무임 승차자’라는 표현은 단순한 외교적 결례를 넘어선다. 그 기저에는 동맹의 가치를 철저히 비용과 수익의 관점에서만 재단하는 사업가적 시선이 깔려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자국 우선주의가 외교적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 전 세계를 전례 없는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글로벌 경제의 근간을 뒤흔들었다. 유가 폭등과 에너지 수급 불안정은 장기 인플레이션의 공포를 현실화했다. 우리 정부 역시 석유 가격 상한제와 수급 다변화라는 고육지책을 내놓았으나, 높은 환율 부담은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이 비극적인 전쟁의 이면에는 지도자들의 사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중동 질서 재편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상은 본인의 비리 재판을 지연시키고 정치적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전쟁을 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비판이 이스라엘 내부에서조차 거세다. 극단적 민족주의가 인류 보편의 가치를 압도할 때 어떤 참담한 결과가 초래되는지를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국가 운영을 마치 개인 자산처럼 취급하는 경향을 뚜렷이 보여 준다. 정책 발표 전 측근에게 정보를 흘려 사적 이익을 도모하고, 통치권의 근간인 국민 주권을 망각한 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자신을 향한 사법부의 판단을 개인적인 ‘복수’로 되받아치고, 의회를 우회하는 행정명령을 남발하는 모습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독단이다. 결국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는 관세 폭탄과 달러의 무기화, 차별적 이민정책과 동맹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통해 달성되는 잔인한 평화로 변질되었다. 문제는 이란이 보유하고 있는 핵이 아니다. 에너지 패권을 장악하고 물류망을 재편하려는 트럼프의 야심은 이제 국제사회가 모두 알고 있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트럼프는 특유의 전략적 모호성을 활용해 종전을 시사하며 시장을 안심시키려 한다. 그러나 이는 실질적인 해결 없이 이익만을 챙긴 채 발을 빼려는 기만적 전술에 불과하다. 계속 입장을 번복하는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행태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이자 리더십 부재를 증명한다. 상대국을 ‘석기시대’로 되돌리겠다는 식의 폭력적 언사와 자국 우선주의는 인류 전체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특정 계층의 지지를 결집하기 위해 선택한 반지성주의와 독단적 리더십의 결과를 전 세계가 짊어지고 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것은 위대한 미국이 아니라, 보편적 규범과 절차를 상실한 채 오직 숫자와 힘으로만 세계를 굴복시키려는 민주주의의 퇴행이다. 이근화 시인
  • [공직자의 창] 개방경제 2.0 한국경제 대도약의 길

    [공직자의 창] 개방경제 2.0 한국경제 대도약의 길

    한국은 1960년대 초 아프리카 가나와 비슷한 최빈국 수준에서 출발해 반세기 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도약했다. 이런 발전의 이면에는 대외개방적 성장전략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개발도상국 다수가 폐쇄적인 수입대체 전략을 채택한 것과 달리 한국은 비교우위에 기반한 수출 촉진 정책으로 제한된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했다. 나아가 세계 시장에 적극 진출해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을 통해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런 노력의 성과는 현재 한국 경제의 구조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60~70%에 이르는 높은 대외의존도,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의 수출 중심 사업 구조가 이를 잘 보여 준다. 반면 한국은 자원과 에너지가 부족해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대외 충격과 공급망 교란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구조적 한계도 지니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루려면 높은 개방 수준을 유지하되 그에 상응하는 대외 안정성을 확보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수적이다. 첫째, 글로벌 금융시장과의 통합을 기반으로 한 외환·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지속해야 한다.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에도 불구하고 금융 부문의 발전은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국내 자본 공급에 한계가 있는 만큼 선진국 자본이 안정적으로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지속 성장의 중요한 조건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외환·자본시장 전반에 걸친 개혁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올해 4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연간 약 500억~600억 달러 규모의 안정적인 외국자본 유입이 기대된다. 이는 국채 수요를 확대해 벤치마크 금리의 하향 안정화를 유도하고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며 환율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정부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외환시장 24시간 개장과 원화 국제화 등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도 높일 계획이다. 외환·자본시장의 선진화는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의 안정성과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 둘째, 공적개발원조(ODA)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특히 유상원조의 핵심 수단인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운영을 내실화해 재원 건전성을 확보하고, 국익과의 연계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원 조건과 운용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 아울러 정부 예산에 주로 의존하는 기존 ODA 구조에서 벗어나 민간 자본을 활용하는 개발금융을 활성화함으로써 개발 효과를 극대화하고 재원 조달의 지속가능성도 확보해야 한다. 셋째, 국유재산 관리체계를 혁신해 국유재산이 국부 창출과 서민 생활 안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도록 운용해야 한다. 기존의 ‘유지·보수’ 중심 관리에서 벗어나 ‘투자·개발’ 중심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또 국유재산을 활용한 국부펀드를 조성해 성장 산업에 투자한다면 국가 자산의 수익성을 높이고 미래 성장 잠재력을 확충할 수 있다. 아울러 WGBI 편입을 계기로 국채시장의 선진화와 만기 구조 다변화 등 국채시장 활성화 정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제는 ‘개방의 양’뿐만 아니라 ‘개방의 질’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외부에 의존하면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경제 구조, 그것이 한국 경제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경로 의존성을 깨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담대한 전략과 실행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허장 재정경제부 제2차관
  • [세종로의 아침] 배는 물 들 때 띄우는 것

    [세종로의 아침] 배는 물 들 때 띄우는 것

    방탄소년단(BTS)의 경복궁 앞 컴백 공연 날, 전 세계 넷플릭스 화면에 낯설고도 강렬한 장면이 펼쳐졌다. 화면 오른쪽에 ‘서울신문’ 한글 로고가 대문짝만 하게 박혔고, 왼쪽으로는 ‘KOREANA’ 호텔의 영문 간판이 배경처럼 자리했다. 그 너머로 BTS 공연장이 광화문 처마 아래 빛나고 있었다. 이 장면을 연출한 이는 외국인 감독이다. 당시 그는 생중계를 앞두고 세계인에게 어떻게 이 공연을 역동적으로 전달할지를 고민했을 것이다. 한국인만 보는 공연이 아닌 터라 ‘이 공연이 어디서 열리고 있는가’를 중간중간 각인시켜야 했고, 그 위에 BTS 공연을 오차 없이 담아내야 했다. 그런 고민 끝에 한글 간판, 영문 지명, 세종대로, 그리고 조선 왕조의 궁궐이 한 화면에 액자처럼 담기는 앵글이 탄생했을 것이다. 세트장을 제작한다 해도 이보다 완벽할 순 없었을 터. 감독은 아마 화면 전환 버튼을 누를 때마다 가슴이 저릿저릿했을 것이다. 요즘 광화문과 세종로 일대를 걷다 보면 서울 한복판에 세계의 시장을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을 받는다. 영어, 중국어는 물론이고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언어들이 귓가를 스친다. 봄철 성수기가 본궤도에 오르면 각국 언어가 귓전으로 쓰나미처럼 밀려올 테다. 마침 반가운 소식도 이어졌다. 관광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전쟁 같은 이슈에 묻혀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지만, 관광업계에선 무척 비중 있는 뉴스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하도록 한 것이 눈에 띈다. 그동안 관광은 사실상 문화체육관광부 한 부처가 홀로 짊어지던 영역이었다. 비자, 항공, 숙박, 교통, 콘텐츠가 얽히고설킨 산업임에도 종합 전략을 짜기 어려웠다. 이를 대통령이 직접 챙긴다는 건 관광을 국가 어젠다로 격상시키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이웃 나라 일본 관광이 좋은 선례다. ‘요코소 재팬’(어서 오세요 일본으로), ‘오모테나시’(환대)라는 슬로건 아래 일본은 20년 가까이 관광 정책을 일관되게 밀어붙였다. 정권이 바뀌어도 관광 진흥의 기조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 결과 이제는 정부가 홍보하지 않아도 여행자들이 스스로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는 나라가 됐다. 물론 일본도 고민은 있다.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이다. 도시 역량이 뒷받침할 수 없을 만큼 관광객이 몰려들자 몇몇 명소에선 ‘간코 고가이’(관광객 공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일본 내각은 지난달 말에 2030년까지 수행할 ‘제5차 관광입국추진기본계획’을 승인했다. 총 11가지 정량 지표도 제시했다. 손에 들어온 기회를 더욱 단단히 쥐겠다는 뜻이다. 한국 관광의 실무 사령탑이라 할 한국관광공사도 긴 공백 끝에 새 수장을 맞았다. 한국 관광의 판을 새로 짤 절호의 기회다. 일본처럼 적어도 10년은 이어질 수 있는 중장기 전략을 지금 설계해야 한다. 정권이나 장관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을 관광 생태계의 뼈대를 세워야 한다. 전략의 방향은 분명하다. 양보다 질, 전국으로 고르게 퍼지는 과실 분배, 그리고 재방문을 이끌어 내는 콘텐츠다. BTS의 공연이 확인해 줬듯, 세계인이 원하는 건 원형질의 한국이다. K컬처가 만든 거대한 K팬덤을 관광으로 연결하는 정교한 통로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지금 해야 할 일이다. 관광은 단순히 외화를 벌어들이는 산업이 아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지역 소멸이 현실이 될 한국에서 관광은 공동체를 떠받치는 국가적 구성 자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지금 당장 내 회사, 우리 지역 몫 챙기기는 잠시 접어도 좋다. 모두가 한 방향을 보고 보폭을 맞출 때다. 배는 물 들어올 때 띄우는 것이다. 관광기본법에 세계인의 시선까지, 조건은 농익었다. 거시적 안목과 단단한 결의만 있다면, 우리는 이 물결 위에 여태 보지 못한 큰 배를 띄울 수 있다. 썰물은 반드시 온다. 이 흐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후손들이 “그때 왜 머뭇거렸느냐”고 묻게 될지 모른다. 손원천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 “공연장의 경험, AI로 대체 못 하죠”

    “공연장의 경험, AI로 대체 못 하죠”

    1대 빌리 임선우, 성인역으로 출연“고립의 시대, 서로 공유하면 감동”연극 ‘기묘한 이야기’ 최고 연출가 “인공지능(AI)은 우리 인생을 바꾸고 여러 산업 분야에서 무서운 속도로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영화업계는 2년 안에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거예요. 공연처럼 같은 장소에서 같은 경험을 나누는 것은 AI로 대체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공연이 더욱 소중해지고 있는 듯합니다.” 영국 연출가이자 영화감독 스티븐 달드리(65)는 13일 서울 삼청동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 정말 오고 싶었는데 ‘빌리 엘리어트’가 올라갈 때마다 다른 일정이 겹쳐 실현하지 못했다”면서 “서울에 오기 전에 한 지인이 ‘엄청난 도시’라고 말해줬는데 그 이상으로 훌륭한 에너지가 있고 굉장히 특별하다고 생각한다”고 첫 내한 소감을 전했다. 달드리는 1980년대 중반부터 공연 제작, 극장 예술감독으로 공연계에 발을 담았고, 2000년 영화 ‘빌리 엘리어트’로 영화감독 데뷔를 했다. ‘빌리 엘리어트’는 1980년대 중반 영국 광부 대파업을 겪는 북부 탄광촌을 배경으로 발레를 사랑하는 소년의 성장기를 그렸다. 2005년 영화를 원작으로 만든 뮤지컬은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이듬해 올리비에상 작품상, 안무상 등 4관왕을 차지했고, 2008년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에선 토니상 작품상 등 10개 부문을 석권했다. 한국에는 2010년 초연한 뒤 2017년, 2021년을 거쳐 지난 12일 서울 블루스퀘어 우리은행홀에서 네 번째 시즌을 개막했다. 개막 공연을 함께한 달드리는 빌리를 연기한 김승주와 최정원(미세스 윌킨스 역), 조정근(아빠), 박정자(할머니) 등 배우 이름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안무가 매우 정교하고 배우들의 진심이 느껴졌다”면서 “노래, 발레, 탭댄스 등 다양한 재능을 요구하는 빌리를 비롯해 많은 아역 배우들이 이 공연을 봐야 할 이유”라고 했다. 이 작품은 아역 배우들에게 직접 춤을 지도하고 주인공으로 선발·육성하는 ‘빌리 스쿨’로도 유명하다. ‘스파이더맨’ 배우 톰 홀랜드, 발레 무용수 리엄 모어 등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스크린, 뮤지컬, 무용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국 초연 1대 빌리였던 임선우는 이번 시즌에 성인 빌리로 출연하는 데 대해 그는 “이 작품의 성장 서사가 현실에서 이뤄진 것이 굉장히 감동적”이라고 감격을 드러내기도 했다. “우리는 서로 고립되는 시대를 살고 있어요. 과거 탄광촌이라는 공동체의 소멸을 애도하는 심정으로 만든 이야기이지만 지금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무엇인가를 공유하는 감동적인 순간을 많은 분들이 느끼면 좋겠어요.”
  • “파격 지원금·경제 효과 잡아라”… ‘대형 원전·SMR’ 유치전 올인

    “파격 지원금·경제 효과 잡아라”… ‘대형 원전·SMR’ 유치전 올인

    대형 원전 2기 유치 총력전울주, 확보된 한수원 부지가 강점추가 보상·이주 없이 사업 속도전영덕 군민 86% “유치 찬성” 열기일자리 창출·인구 유입 등 기대감SMR 1호기 유치 각축전경주 이미 SMR 국가산단 조성 중연구·제조 인프라 시너지 내세워기장 고리 7·8호기 부지 활용 가능1호기 영구 정지로 송전망도 여유영남권 4개 지방자치단체가 신규 대형 원자력발전소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건설을 위한 부지 유치 경쟁에 뛰어들면서 한국 원전 산업의 시계도 다시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원전 적기 건설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의 폭발적 성장,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과 중동 전쟁 확전 우려로 촉발된 에너지 안보 위기까지 맞물리며 국가적 생존 과제로 부상했다. 이런 흐름의 중심에서 울산 울주군, 경북 영덕군, 경북 경주시, 부산 기장군이 각기 다른 전략을 내세워 치열한 원전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신규 원전 후보지 6월 말까지 선정 한국수력원자력은 신규 원전 유치를 신청한 4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오는 6월 말까지 최종 부지 선정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한수원은 상반기 중 기초 조사와 현장 실사를 마무리한 뒤 외부 전문가 중심의 부지선정평가위원회를 통해 공정한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평가 항목은 부지 적정성, 환경성, 건설 적합성, 주민 수용성 등 4개 분야다. SMR은 2028년 표준설계인가와 2030년 건설 허가를 거쳐 2035년 가동에 들어간다. 대형 원전은 2029년까지 행정 절차를 마친 뒤 건설에 착수해 2037~2038년 상업 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울주군과 영덕군은 대형 원전을, 경주시와 기장군은 SMR을 놓고 각각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규 원전 2기는 역대 33·34번째 원전이 된다. 국내 1호가 될 SMR은 대형 원전 출력의 2분의 1 수준인 소형 원자로로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미래형 원전이다. 공기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입지 제약도 적어 AI 시대 전력 공급원으로 기대받고 있다. 원전 유치 지자체는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에 따라 지역 발전을 위한 다양한 지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지원금은 크게 일시적인 특별 지원금과 장기적인 기본·사업자 지원금, 그리고 지방세 수익으로 나뉜다. 특별 지원금은 건설비의 2% 수준에서 일회성으로 지급된다. 이 재원은 주로 도로, 항만 구축 등 지자체의 대규모 지역 개발사업에 집중 투입돼 지역 경제의 기반을 닦는 데 사용된다. 기본 및 사업자 지원금은 발전량을 기준으로 원전 가동 기간(대형 원전 60년, SMR 80년) 동안 매년 지급된다. 용도는 주민 복지 증진, 장학사업, 의료 및 문화 시설 확충 등 실질적인 주민 삶의 질 개선에 쓰인다. 지방세법에 따라 발전소가 해당 지역에 내는 ‘지역 자원 시설세’도 있다. ●울주군·영덕군 ‘대형 원전’ 총공세 이에 4개 지자체는 모두 원전 입지로서의 우수성을 강조하며 전방위적인 유치 공세를 펼치고 있다. 먼저 울주군은 서생면 새울원전 인근에 대형 원전 2기를 추가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군은 지난달 17일 지자체 중 가장 먼저 유치 신청서를 제출하고 주민 70여명이 참여한 ‘릴레이 대행진’을 통해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들은 서생면 한수원 인재개발원에서 군청까지 29.2㎞를 도보 행진한 뒤 주민 3만 3000명의 염원이 담긴 서명부를 군과 의회에 전달했다. 울주의 최대 강점은 이미 확보된 부지다. 후보지인 한수원 인재개발원 용지는 원전 2기를 즉시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추가적인 보상이나 주민 이주 문제가 없어 사업 속도를 낼 수 있다. 손복락 범대책위원회 추진위원장은 “전력 수요처와의 인접성 및 송전망 구축 등 경제성 면에서 울주군이 독보적”이라며 “중동 전쟁 등 글로벌 에너지 위기 상황을 감안할 때 울주군만 한 입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영덕군도 지난달 신규 원전 유치 신청서를 제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군민 14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86%가 찬성할 만큼 지역 내 유치 열기가 뜨겁다. 군은 과거 천지원전 예정 부지로 검토됐던 약 323만㎡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미 입지 검토가 상당 부분 진행된 데다 한수원이 부지의 약 18%를 확보해 사업 추진의 현실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군은 이번 원전 유치를 지역 산업 구조를 재편할 결정적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기반 산업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입, 지역 경제 활성화 등 강력한 부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과거 원전 백지화의 아쉬움을 딛고 일어서려는 군민의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다”며 “영덕을 동해안 에너지 산업의 거점 도시로 만들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경주시·기장군 ‘SMR 1호기’에 사활 경주시는 SMR 1호기 유치를 위해 시민설명회를 마치고 긍정 여론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경주의 핵심 경쟁력은 이미 조성 중인 국내 유일의 ‘SMR 국가산업단지’와 ‘문무대왕과학연구소’에서 나온다. 이를 통해 연구개발부터 실증, 제조, 운영에 이르는 전 주기 산업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점을 차별화된 당위성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부와 한수원의 ‘혁신형 SMR(i-SMR)’ 기술 개발 상용화가 이번 유치전의 핵심인 만큼 경주는 연구 인프라와 제조 산업의 결합을 통해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입지적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시는 SMR 1호기 유치로 에너지 산업 클러스터를 완성해 글로벌 SMR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SMR 유치는 경주의 미래 100년 먹거리를 결정할 중대한 사업”이라며 “정부 및 관련 기관과 긴밀히 소통하며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기장군은 차세대 SMR 유치를 두고 경주시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기장군은 군의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지난달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군은 고리 7·8호기 예정 부지를 활용할 수 있어 별도의 주민 이주 절차 없이 신속한 착공이 가능하다는 점을 최대 강점으로 꼽는다. 또한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이후 확보된 기존 송전망의 여유 용량 역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군은 원전의 설계부터 건설, 운영, 해체에 이르는 ‘원전 전 주기’를 완성한 상징적 장소이자, K원전의 세계적인 위상을 세운 본거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탄탄한 부지와 전문 인력, 독보적인 운영 경험을 발판 삼아 미래 첨단 에너지 산업의 메카로 재도약하겠다는 청사진으로 주민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지자체들이 원전 유치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파격적인 재정 지원과 인센티브가 있다. 원전 유치 시 지자체는 매년 수백억원 규모의 법정 지원금을 확보할 수 있으며 지역 인재 우선 채용과 인프라 확충 등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누리게 된다.
  • 서초교향악단 ‘하이든 전곡 완주’ 임박

    서울 서초교향악단이 지방자치단체 오케스트라로서는 드물게 하이든 교향곡 전곡 연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서초구는 서초문화재단과 서초교향악단이 추진 중인 ‘서리풀 전곡 연주 시리즈 – 하이든 교향곡 107곡 전곡 연주 프로젝트’가 오는 7월 공연으로 7년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는다고 13일 밝혔다. 2020년 시작된 이 시리즈는 ‘교향곡의 아버지’로 불리는 요제프 하이든의 교향곡 전곡을 무대에 올리는 프로젝트다. 기초지방자치단체 오케스트라가 단일 작곡가의 교향곡 전곡을 장기간에 걸쳐 연주한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구 관계자는 “지역 공공예술단체도 정통 클래식 역량과 기획력, 지속 가능성을 바탕으로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를 완주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초교향악단은 반포심산아트홀에서 5월 14일 ‘밀리터리’, 6월 18일 ‘드럼 롤’, 7월 9일 ‘런던’ 공연으로 7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전성수 구청장은 “하이든 교향곡 전곡 연주는 서초 문화예술 자산이 빚어낸 뜻깊은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구민의 일상 속 품격 있는 공연 문화를 넓혀가겠다”라고 밝혔다.
  • 제주, 새달 유류할증료 4배 껑충·항공편 감축

    제주, 새달 유류할증료 4배 껑충·항공편 감축

    제주도가 유류할증료 급등과 항공편 감편이 겹친 이중고에서 제주 관광을 살려내고자 팔을 걷어붙였다. 도는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항공 유류할증료 급등, 하계 시즌 항공편 감편이 맞물리면서 관광업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긴급 대책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다음 달부터 7700원에서 3만 4100원으로 4배 넘게 뛴다. 2016년 제도 도입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제주행 항공편도 하계 스케줄 기준 운항 편수가 전년 대비 516편 줄어든 상황이다. 하루 공급 좌석도 1000석가량 감소했다. 앞서 정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독과점 해소를 위해 저비용항공사(LCC)에 슬롯 13개를 재배분했지만 중·소형기 중심 운항으로 전체 좌석 수는 소폭 줄었다. 이에 도는 항공 좌석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도 관계자들은 지난 7일 국회를 찾아 항공 증편과 특별기 투입, 대형기 운용 확대를 요청하며 공급 회복에 총력을 기울였다. 경영난에 직면한 관광업계 지원도 병행한다. 기존 1000억원 규모 관광진흥기금에 더해 300억원 특별융자를 긴급 투입해 업체당 최대 3000만원의 운영자금을 저금리 지원한다. 전세버스 업계의 노후 차량 교체 융자 한도도 8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2000만원 상향했다. 항공사와 연계한 할인 프로모션과 ‘가성비 제주’ 캠페인, 바가지요금 근절 활동 등 수요 진작을 위한 마케팅도 강화한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이날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공항을 보유한 부산·광주·강원·충청 등 타 지자체와 연대·협력해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되도록 해야 한다”며 중장기 대응을 주문했다.
  • “1시간짜리 반반반차, 공장 문 닫으라는 것”

    “1시간짜리 반반반차, 공장 문 닫으라는 것”

    “취지 이해하지만 현실 외면 정책1~2시간 자리 비우면 공장 멈춰”노동자 “눈치 보며 연차 쓰는데인력 충분한 대기업만 적용 가능” 경기 부천시에서 산업용 전자기기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유승엽(45)씨는 최근 ‘시간 단위 연차휴가’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걱정이 태산이다. 직원이 15명에 불과한 영세업체 입장에서는 업무 중간에 한 명만 빠져도 공정 전체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유씨는 13일 “하루 단위 연차는 그나마 대체 인력을 구할 수 있지만 1~2시간씩 자리를 비우면 공백을 메울 방법이 없다”며 “사실상 공장 문을 닫으라는 이야기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이른바 ‘반반반차’(시간 단위 연차)로 불리는 제도 도입을 두고 중소기업 현장에선 “대기업만을 의식한, 영세업체의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기업 자율로 운영하던 시간 단위 연차 사용을 의무화하는 것이 개정안의 핵심이다. 연차 사용을 이유로 불이익을 줄 경우 사용자에게 5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소기업 사업주들 사이에선 “취지는 이해하지만,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노동 친화 정책에 중기 부담 커져 잇따라 추진되는 노동 친화 정책 역시 중소기업 부담을 키우고 있다. 포괄임금제 폐지, 정년 연장, 주 4일제, 기간제법 개편 논의 등 노동자 권익 강화 기조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인력과 자금 여력이 부족한 영세업체에게는 곧바로 운영 부담으로 이어진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기간제법 개편으로 고용 기간을 늘리는 것 자체가 기업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라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일률적으로 요구하는 방식 역시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외 환경 악화도 중소기업 현장에 또 다른 애로사항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에서 배관 도소매 업체를 운영하는 배종우(51)씨는 “중동전쟁의 장기화로 윤활유, 신나, 페인트 등 석유 기반 원자재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현장은 이미 한계에 가까운 상황”이라며 “노동 규제까지 더해지면 체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임금 보조·세제 혜택 등 장치 필요” 노동자들도 제도를 마냥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 세종시의 한 도서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김모(30)씨는 “지금도 연차나 육아휴직을 쓰는 데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며 “시간 단위 연차가 도입돼도 실제로는 인력이 충분한 대기업 중심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9월 발표한 ‘국내 육아휴직 활용 실태’에 따르면 육아휴직 이용률은 공공기관 61.7%, 대기업 56.1%, 중기업 44.7%, 소기업 29.0%로,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제도 활용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기업을 기준으로 제도가 설계되면서 업무 대체가 어려운 중소기업 생산직군에 부담이 집중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정 규모 이하 사업장에 대해서는 임금 보조나 세제 혜택 등 완충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헬륨·브롬도 공급 불안… K반도체·의약품 긴장

    미국·이란 전쟁이 초래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차질이 원유를 넘어 반도체 생산에 필수 소재인 헬륨과 브롬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한국의 주력 산업인 첨단 제조 공정 전반이 마비될 우려가 커지면서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가 13일 발표한 ‘중동 지정학 리스크 확대에 따른 산업 공급망 핵심 품목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리스크 장기화 시 에너지 가격 상승보다 산업 소재 공급에서의 공급망 충격이 먼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원유와 나프타(플라스틱·섬유의 기초 원료) 외에도 헬륨, 브롬 수급의 중동 의존도가 높아 공급 차질 시 반도체·전자·의약품 등 한국 주력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천연가스 처리 과정의 부산물로 추출되는 헬륨은 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상 냉각재로 쓰인다. 지난해 수입량의 64.7%를 카타르에 의존했다. 전 세계 헬륨 공급의 30% 이상을 카타르가 맡고 있는데, 최근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최대 헬륨 산업단지가 가동을 멈추면서 공급망에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 미세 회로를 깎아내는 식각 공정의 핵심 소재인 브롬화수소도 수급 차질이 예상된다. 주요 수입처는 일본이지만 일본이 원료인 브롬 수입 대부분을 이스라엘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한국의 이스라엘산 브롬 수입 비중은 97.5%에 이른다. 특히 브롬은 난연제와 의약품의 필수 원료이기도 하다. 이 외에 사우디아라비아(38.6%) 의존도가 높은 암모니아 역시 중동 리스크 영향권 내에 있다. 진실 무역협회 선임연구위원은 “산지 집중과 해상 병목이 결합된 구조적 공급 충격”이라면서 “단순 수입선 다변화를 넘어 평시 확보와 비상시 공급이 결합된 조달 체계 구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당장 공급 차질은 없다며 낙관론을 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헬륨은 미국산으로 대체해 6월 말까지 반도체 공장이 설 일이 없고, 나프타는 가동률이 4~5월 80% 수준까지 올라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설명은 현재 재고에 ‘시한’이 있고, 해당 시점을 지나면 수급에 차질이 생긴다는 뜻이기도 해 오히려 시급성을 자인하는 것으로 읽힌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자유무역협정(FTA) 지도를 신남방·중남미·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으로 촘촘히 확대해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구 부총리는 미국이 관세 부과를 위해 추진하는 ‘무역법 301조’ 조사에 대해 “한국 제조업의 설비 가동률이 적정 수준이며, 자본재 수출이 미국 제조업 부흥에 기여하는 점을 적극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 총구 겨눈 트럼프, 기름 붓는 네타냐후… 중동 또 화약고 되나

    총구 겨눈 트럼프, 기름 붓는 네타냐후… 중동 또 화약고 되나

    美, 발전소 등 제한적 공격 검토위협 수위 높이면서도 대화 여지전면전 땐 군사력 고갈·선거 역풍이스라엘도 레바논 때리며 ‘강경’ 미국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에 이어 군사작전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중동은 또다시 전운에 휩싸였다. 이스라엘도 이란과의 전쟁 재개 준비에 착수하면서 어렵게 성사된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참모진이 교착 상태에 빠진 이란과의 협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더불어 이란에 대한 제한적인 군사 공격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본격적인 폭격 작전을 재개할 수도 있지만 지역 안정 문제와 장기적인 군사 충돌을 꺼리는 그의 성향상 전면전의 개연성은 낮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러고 싶지는 않지만 이란의 식수, 해수 담수화 시설, 발전소는 공격하기 매우 쉽다”며 대이란 군사작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인프라 타격을 언급하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으나, 여전히 외교적 해결책의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이란과의 전면전을 재개하든 안 하든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전면전에 나설 경우 미 군사력이 고갈될 뿐 아니라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반발을 살 우려가 있으며, 군사작전을 축소하면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한 이란 정권에 승리를 안겨 주는 꼴이 된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중에도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지속적으로 공격해 온 이스라엘 역시 대이란 전쟁 준비에 나섰다. 현지 매체 와이넷은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군에 최고 수준의 준비 태세를 갖추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채널12, 채널13, 공영방송 칸 등 현지 지상파 방송도 군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이란과의 무력 충돌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군이 점령 중인 레바논 남부 완충지대를 찾아 이란에 대한 강경한 의지를 드러냈다. 방탄조끼 차림으로 현장을 점검한 네타냐후 총리는 “레바논에서의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남아 있다. 우리는 그 과업을 수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 유가 다시 100달러… 탈진한 국내 산업계

    유가 다시 100달러… 탈진한 국내 산업계

    중동에서 미국과 이란의 충돌 및 화해 분위기가 계속 반복되면서 국내 산업계는 소위 ‘탈진 상태’로 빼져들고 있다.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선언에 국제 유가도 배럴당 100달러를 또다시 돌파했다. 전쟁 장기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단기 응급 대책으로는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10일) 종가보다 약 8.7% 뛴 배럴당 103.44달러를 장중에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도 장중 104.93달러를 찍으며 약 8.7% 올랐다.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으로 하락세를 보인 지 5일 만에 두 지표 모두 100달러를 넘었다. 며칠 전만 해도 호르무즈 해협 운항 정상화를 기대했던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다시 비상체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대체 선적과 비축유 스와프(맞교환)로 다음달까지는 원유 확보율이 평상시 대비 70~80%를 유지하겠지만 6월 이후가 문제”라며 “추가 공급선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전날 “비축유 방출 없이 4~5월을 넘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지만 업계는 이후에는 수입 절벽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프타 부족을 겪는 석유화학 업계도 사태 장기화에는 속수무책이다. 중국까지 스폿 물량 확보에 뛰어들면 가격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뚫리기만 기다렸는데 불확실한 국면이 너무 길어지고 있다”며 “나프타 가격이 전쟁 전보다 80% 올랐는데 더 오를 수도 있다”고 했다. 나프타 부족은 소비재·포장재 공급 부족 장기화로 이어진다. 일선 약국들은 이미 약 조제용 비닐 포장지와 일회용 약병 구하기가 어려워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자동조제기 포장지 주원료(LDPE)의 수급난이 대두되자 약국별로 직전 3개월 월평균 사용 수량을 기준으로 공급량을 제한하고 있다. 식품 업계는 비닐·필름·PET 용기 등 주요 포장재 확보에 차질이 발생했고 일부 품목은 재고가 약 2주일 수준까지 감소한 상황이다. 전선 업계도 재고가 2개월 치밖에 남지 않아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한국전력공사는 안전상 꼭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전선 교체 등을 추후로 미루는 방식 등으로 재고 사용기간을 3.2개월로 늘린 상황이다. 선박들의 호르무즈 해협 계류가 길어지면서 해운업계의 비용 부담도 불어나고 있다. 해운협회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억류로 인한 한국 국적 선박 26척의 총손실액은 하루 143만 달러(약 21억 3000만원)에 달한다. 항공업계는 비상경영을 넘어 무급휴직 카드를 꺼냈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전체 객실 승무원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는다고 공지했다. 티웨이항공이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것은 2024년 8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최근 운항 규모 조정에 맞추어 객실 승무원의 근무 여건을 보다 유연하게 지원하기 위해 (무급휴직을) 한시적으로 운영한다”며 “선제적 대응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부문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고 피해 기업 대상 ‘정책금융 지원 프로그램’(25조 6000억원)의 적극적 집행을 당부했다. 또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 한국석유공사의 원활한 원유 확보를 위해 30억 달러(4조 46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확정했다.
  • 전차는 튀르키예가 더 많은데…유럽 최강은 K2 품은 폴란드 [밀리터리+]

    전차는 튀르키예가 더 많은데…유럽 최강은 K2 품은 폴란드 [밀리터리+]

    튀르키예가 유럽에서 가장 많은 전차를 운용하는데도 유럽 최강 기갑 전력이라는 평가는 폴란드가 가져갔다. 전차 강국을 가르는 기준이 총량에서 실전배치 수준과 현대화 속도, 전투준비태세로 옮겨간 결과다. 그 과정에서 한국산 K2 흑표도 폴란드 전력 급부상의 핵심 축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군사 전문 매체 아미 레코그니션은 12일(현지시간) ‘2026년 유럽 전차 강국 순위’ 분석에서 유럽 기갑 전력이 구형 전차 대량 보유 체제에서 벗어나 고성능·고준비태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매체는 튀르키예가 2381대의 주력전차를 운용하는 유럽 최대 보유국이지만, 실제 작전형 기갑 전력에서는 폴란드가 가장 앞선다고 평가했다. ◆ 숫자는 튀르키예가 1위…평가는 폴란드로 갈렸다 매체는 이번 분석에서 “많이 가진 나라”와 “바로 싸울 수 있는 나라”를 구분했다. 전차 수량보다 최신 장비 비중, 전력 현대화 수준, 실전 투입 가능성, 전투체계 통합 능력을 더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했고 이런 조건을 가장 빠르게 충족한 나라로 폴란드를 꼽았다. 폴란드는 독일산 레오파르트2, 미국산 M1 에이브럼스, 한국산 K2 흑표를 결합한 전력 구조를 바탕으로 노후 전차 교체와 전력 확장을 동시에 밀어붙였다. 매체는 이런 점이 폴란드를 유럽에서 가장 강한 작전형 기갑 전력으로 끌어올렸다고 봤다. ◆ K2 180대 배치…폴란드 기갑 재편의 핵심 축 한국 입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K2다. 아미 레코그니션은 폴란드 전력 상승의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로 K2를 직접 거론했다.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는 2026년 현재 897대의 전차를 운용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K2 흑표 180대가 포함됐다. 매체는 K2를 높은 기동성과 현대적 사격통제 능력, 자동장전 체계를 갖춘 최신 세대 주력전차로 평가했다. 다만 아미 레코그니션 그래픽에 나온 폴란드의 1800~1900대는 현재 운용 대수가 아니라 장기 전망치다. 매체는 폴란드가 한국 표준형 K2와 폴란드형 K2PL 등 K2 계열 확대 도입을 전제로 1800~1900대 규모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실제 그래픽도 폴란드 수치를 ‘예상치’(projected)로 표기했다. 이에 따라 1800~1900대는 연내 실보유 대수라기보다 K2 계열 추가 확보 계획이 반영된 예상치에 가깝다. 폴란드는 이미 K2를 대량 도입하는 방향을 굳혔다. 2022년 7월 총 1000대 규모의 K2 전차 기본계약을 맺은 뒤 1차와 2차 이행계약으로 각각 180대씩, 모두 360대를 계약했다. 다만 2차 물량은 2026년부터 순차 인도될 예정이어서 현재 운용 전력으로 집계된 K2 180대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잔여 640대에 대한 후속 협의도 진행 중이다. ◆ 정상회담서도 재확인된 방산 밀착 이런 가운데 한국-폴란드 정상회담에서도 방산 협력의 전략적 의미가 다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13일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하기로 했다. 투스크 총리는 한국을 미국 다음으로 중요한 동맹으로 평가했고, 이 대통령은 K2 전차와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천무 다연장로켓을 직접 거론하며 한국 무기가 폴란드 영토와 국민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공동생산과 기술이전, 교육훈련을 포함한 방산 협력 확대에도 뜻을 모았다. 이번 순위의 핵심은 단순한 숫자 경쟁이 아니다. 유럽 전차 전력의 중심이 구형 전차 대량 보유에서 현대화된 실전형 전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 흐름의 한복판에 폴란드와 K2가 함께 올라섰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레오파르트2가 유럽 기갑의 기존 축이라면 K2는 그 판을 흔드는 새 변수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 “하루 21억씩 증발”…韓 선박 26척 발 묶은 트럼프, 최악의 시나리오는? [핫이슈]

    “하루 21억씩 증발”…韓 선박 26척 발 묶은 트럼프, 최악의 시나리오는? [핫이슈]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노딜’로 끝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역봉쇄’를 예고하면서 해협을 빠져나오지 못한 한국 선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해운협회에 따르면 운항 중단으로 수익이 없는 상황인 데다 전쟁보험료와 연료 가격이 치솟으면서 호르무즈를 빠져나오지 못한 한국 선박 26척의 일일 손실액은 총 143만 달러(약 21억 3000만원)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역봉쇄’ 조치가 발표된 뒤 이란이 더욱 강경한 대응을 예고하면서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현재 페르시아만에 머무는 선박들의 안전과 선원들의 건강에도 우려가 쏟아진다.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관계자는 “현지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원격 심리상담 지원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페르시아만을 빠져나오지 못한 우리 선박은 식량 등 선용품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결렬되는 등 상황이 악화해 전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이 한달 넘게 이어질 경우 식량 보급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호르무즈에서 기수 돌리는 선박들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하면서 통행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됐던 호르무즈 해협은 트럼프 대통령의 ‘역봉쇄’로 또다시 꽉 막혀버렸다. 호르무즈 해협 통과만 기다리던 각국 선박들은 코앞에서 뱃머리를 돌려야 했다. 13일(현지시간)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과 선박 추적 정보 업체 케이플러 등에 따르면 몰타 국적의 초대형유조선(VLCC) ‘아기오스 파누리오스 I’ 선박은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고 오만만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라이베리아 국적 유조선 ‘뭄바사B’도 해협을 간신히 통과하긴 했지만 원유를 싣지 못한 채 빈 배로 떠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관련 선박들도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결과를 기다리며 언제라도 해협을 빠져나올 준비를 마쳤으나 ‘역봉쇄’ 소식에 주저앉았다. 호르무즈 역봉쇄, 아시아 경제에 직격탄트럼프 대통령의 역봉쇄 조치로 세계 각국의 유조선 등 선박들이 발이 묶인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미국의 동맹국인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13일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번 조치가 국제 경제와 시장에 하방 위험을 키우며, 유가 상승과 성장 둔화, 인플레이션 압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봉쇄가 단순한 에너지 문제를 넘어 비료, 포장재, 섬유 등 연관 산업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은 대체 공급망이 제한적인 탓에 장기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이란 전쟁과 국제 유가, 세계 경제와 관련한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이란 전쟁이 저강도로 이어질 경우로, 올해 2분기 평균 유가가 배럴당 105달러, 세계 성장률은 2.9%로 예상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호르무즈 해협이 수개월간 봉쇄될 경우이며 유가는 170달러까지 치솟고 성장률은 2.2%로 둔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지막 시나리오로 만약 휴전 또는 이란의 붕괴로 호르무즈 해협이 조기에 개방된다면 유가는 전쟁 전 수준으로 떨어지고 세계 성장률은 3.1%까지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블룸버그의 시나리오 중 전쟁이 저강도로 이어진다는 시나리오가 가장 현실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은 동부 시간 기준 13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 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작할 예정이다.
  • 전한길 “美 백악관이 날 초청했다”…전쟁 틈타 쏟아지는 가짜뉴스에 결국 [핫이슈]

    전한길 “美 백악관이 날 초청했다”…전쟁 틈타 쏟아지는 가짜뉴스에 결국 [핫이슈]

    경찰이 이란 전쟁 등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를 틈타 가짜뉴스를 배포하는 계정들을 뿌리 뽑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국내 원유 북한 공급설, 달러 환전 규제설 등 허위 정보가 유튜브나 X에 게시된 사례 총 33개 계정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원유 북한 공급설’은 유튜버 전한길씨가 주장한 내용이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기름값이 치솟던 지난달 27일,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울산에 보관돼 있던 원유 90만 배럴이 북한으로 유입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전씨는 “기름이 어디로 갔는지, 북한으로 빼돌렸다”면서 “이재명은 알고 있나 모르나”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해당 발언과 관련해 전씨를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달러 강제 매각설은 최근 중동 전쟁 장기화와 맞물려 정부가 달러를 강제로 매각할 것이라는 주장인데,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경찰은 해외 기관 및 기업과도 공조해 국제 정세와 관련한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SNS 계정을 수사할 예정이다. 박 본부장은 “해외 법 집행 기관과 협력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다”면서 “구글, 엑스 등 개별 업체와의 협력 관계에 대해서는 논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전쟁과 관련한 가짜뉴스에 대응하는 전문 수사팀도 구성했다. 경찰청은 지난 8일 허위·조작 정보 대응을 위한 ‘사이버 분석팀’을 4개 시·도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신설했다. 기존 ‘허위정보 유포 등 단속 태스크포스(TF)’를 확대한 사이버 분석팀은 서울청(5명)·경기남부청(5명)·광주청(3명)·경남청(3명) 등에 총 16명이 배치됐다. 전한길 “4월에 백악관 초청받았었는데 5월로 연기” 주장한편 국내외 주요 현안과 관련한 가짜뉴스를 배포해 정보통신망법 위반(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씨는 13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미 백악관으로부터 초청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에게 “4월에 백악관에 초청받아서 가기로 돼 있었지만, 5월 초로 연기된 상태”라면서 “(내가) 구속되면 이재명 정권이 감당할 수 있겠나. (나를) 구속 시킨다면 2030 청년들의 분노, 전 국민의 분노가 들불같이 타오르고 이재명 정권의 종말을 가져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부정선거 주장과 관련해서는 “미국 매체 보도를 인용한 것일 뿐 내가 최초로 보도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전씨가 언급한 매체는 미국 한인 매체인 ‘뉴스앤포스트’이며, 해당 매체 홈페이지에는 한국 부정선거와 중국 개입 주장을 담은 광고가 게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6일에도 “미국의 힘을 빌려 이 나라의 공산화를 막아내는 데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거나 “‘홍콩 우산 혁명’처럼 하기 위해 우산 5000개를 주문했다. 개당 2만원에 팔겠다” 등의 발언을 했다.
  • 트럼프, 봉쇄하더니 항모 더 보냈다…호르무즈 판 키우나 [밀리터리+]

    트럼프, 봉쇄하더니 항모 더 보냈다…호르무즈 판 키우나 [밀리터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지시한 직후 미 해군의 항모와 강습상륙함 전력이 중동 인근으로 더 몰리고 있다. 휴전 국면을 틈타 미국이 전력을 재정비하면서 해상 압박 수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 군사전문매체 워존(TWZ)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주간 항모 추적 분석에서 미 항모전단과 상륙전력이 유럽과 중동 방향으로 추가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존에 따르면 제럴드 R. 포드 항모전단은 동지중해 동부에서 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조지 H.W. 부시 항모전단의 선발 전력은 이달 초 지브롤터 해협을 통과했다. 기함과 최소 3척의 호위함도 뒤이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박서 강습상륙단은 하와이를 떠나 서쪽으로 이동 중이다. 현재 중동에 전개 중인 트리폴리 강습상륙단까지 고려하면 미 해군의 상륙·항모 전력이 동시에 중부사령부(CENTCOM) 책임구역 쪽으로 집결하는 구도가 짙어지고 있다. 워존은 이를 두고 세 번째 항모전단이 해당 구역으로 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매체도 위치 정보는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대략적 추정치라고 설명했다. ◆ 휴전 틈타 재무장·재보급…미 해군 판 다시 짜나 이번 움직임은 단순한 항모 현황 업데이트로 보기 어렵다. 워존은 최근 일주일 사이 유럽과 중동에 추가 군함이 도착했고 더 많은 전력이 이동 중이라며 미국이 휴전 기간을 활용해 핵심 자산을 재무장·재보급·재배치하고 있다고 짚었다. 봉쇄 선언이 단순 경고가 아니라 실제 작전 태세 강화와 맞물린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실제 미 중부사령부는 11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 제거 작전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중부사령부는 추가 전력과 수중드론도 며칠 안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군은 13일 오전 10시(미 동부시간·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오가는 해상 교통에 대한 봉쇄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비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의 호르무즈 통항 자체를 막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 봉쇄는 선언에서 끝 아니었다…중동 바다 다시 험악해지나 문제는 이런 전력 이동이 휴전 이후 더 큰 충돌의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점이다. 로이터는 이번 봉쇄가 대규모이면서도 장기화할 수 있는 군사 작전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좁은 수역인 데다 이란 해안과 맞닿아 있어 미 해군이 작전 범위를 넓힐수록 기뢰와 미사일, 드론, 고속정 같은 비대칭 위협에 더 가까이 노출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미국이 휴전을 ‘숨 고르기’가 아니라 다음 단계 준비 시간으로 쓰고 있느냐는 점이다. 포드 전단은 동지중해에, 부시 전단은 유럽 관문을 지나 중동 방향으로, 박서 강습상륙단은 태평양에서 서진하고 있다. 여기에 중동 현지의 트리폴리 강습상륙단까지 더해지면 미 해군은 항모와 상륙전력, 구축함, 수중전 자산을 한꺼번에 엮어 호르무즈와 주변 해역 압박을 강화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셈이다. 이 연쇄 이동이 실제 봉쇄 현실화의 전조인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무력시위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휴전 뒤 중동 바다가 다시 빠르게 험악해지고 있다는 신호만큼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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