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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웨더스비, 외국인 첫 시장경제대상

    캐스린 웨더스비 성신여대 초빙교수가 외국인 처음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주최한 제23회 시장경제대상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전경련은 6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시상식을 열고 고증적 연구를 통해 6·25 전쟁의 진상을 알린 웨더스비 교수에게 특별상을 수여했다. 부친이 6·25 전쟁 참전용사인 웨더스비 교수는 구소련 비밀문서 연구를 통해 6·25 전쟁이 ‘명백한 남침’임을 밝힌 바 있다. 전경련은 이와 함께 백선엽 장군(예비역 대장)을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 [공직 파워우먼] (9) 국방부·軍

    [공직 파워우먼] (9) 국방부·軍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기준으로 전체 장교 가운데 여성은 5.7%인 3593명이다. 양승숙(62) 예비역 준장이 2001년 첫 여성장군이 된 이래 8명의 여성 장성이 나왔으며 3명이 현역으로 복무하고 있다. 행정부처로서의 국방부 또한 일반직 공무원 가운데 여성이 250명으로 36%에 이른다. 1996년 첫 행정고시 출신 여성 사무관이 입성한 이래 4급 이상은 63명 가운데 10명, 5급 사무관은 219명 가운데 60명으로 집계된다. 특히 세종시 이전의 영향을 받지 않고 지방근무도 적은 편이라 여성 공무원에게는 선호 부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여성의 고위직 진출은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준장에 머무른 역대 여성 장군도 간호 등 특정 병과가 대부분이며 무엇보다 영관급 장교가 부족해 허리층이 얇다. 1997년부터 각군 사관학교가 여생도의 입학을 허용한 지 이제 15년이 지난 만큼 앞으로 10여년 후에는 본격적인 ‘우먼 파워’를 기대해 봄 직하다. 올 연말 전역을 앞두고 있는 송명순 국방정보본부 해외정보차장(준장)은 첫 전투병과 출신 여성 장군으로 여군의 대표명사로 통한다. 31년간 군생활을 해온 그는 1990년 여군병과가 해체되면서 보병으로 병과를 바꿨고 특전사 여군대장, 육군훈련소 교육연대장, 한·미 연합사령부 민군작전처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여군으로서는 많지 않은 작전통으로 꼽혀왔으며 강단 있는 리더십으로 남성 장교를 통솔한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해 연말 국군간호사관학교장으로 취임한 박명화 준장은 간호병과 출신 여섯 번째 장군이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그는 계급이나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부하와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덕장’으로 통한다. 국군 강릉·대전병원 간호부장, 육군본부 건강증진과장 등을 역임하며 풍부한 전문의료지식을 바탕으로 군 의료발전에 기여했다고 인정받는다. 여성 군법무관 1호 출신인 이은수 육군 법무실장(준장)은 역대 여성 장군 가운데 최연소다. 군 사법 조직의 특성상 변호사, 검사, 판사 역할을 모두 해봤다. 초임장교 시절 군사법원에서 맡은 국선 변호 업무가 보람찬 기억으로 남는다는 그는 육군법무실 고등검찰부장, 육군군사법원 군사법원장 등을 두루 거쳐 연말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으로 영전을 앞두고 있다. 일반직 여성 공무원도 군 안팎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1996년 국방부 최초의 행시 출신 여성 사무관으로 화제가 됐던 유균혜 재정계획담당관은 올해 9월 최초의 여성 부이사관(3급)이 돼 일반직 여성 관료 가운데 최고위직이다. 정책홍보과장 시절 SNS를 통한 국방부 홍보의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는 평을 들었다. 2005년 산업자원부(지식경제부의 전신)에서 옮겨온 김신숙 행정관리담당관은 국방부 여성 공무원의 기대주로 꼽힌다. 2000년 행정고시 일반행정직 수석합격자이기도 한 그는 안보정책과 영어에 능통해 한·미 동맹 현안과 대미 협상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33년간 국방부를 지켜온 7급 공채 출신 여성 과장 3명도 빼놓을 수 없다. 김송애 전직지원정책과장과 백경희 군비통제과장, 그리고 유향미 자원동원과장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국방부에 여성인력이 생소하던 1979년부터 근무해 ‘살아 있는 역사’로 통한다. 김송애 과장은 2005년 국방부의 첫 여성 과장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대통령(재미난책보 글, 이진모 그림, 어린이아현 펴냄) ‘따뜻한 그림백과’의 41번째 책. 3~7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대통령 선거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과 정보를 제공한다.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 왕과 대통령의 차이점 등을 설명했다. “번지르르한 말보다 정직한 행동이 필요해요.” “대통령은 그 나라의 거울이에요. 좋은 대통령도, 나쁜 대통령도 결국 국민이 뽑는 거니까요.”라며 쉽게 이해를 돕는다. 7700원. ●카펫 소년의 선물(페기 다이츠 셰어 글, 린 모린 그림, 김지연 옮김, 꿈터 펴냄) 노동을 착취당하는 ‘어린이 노예’ 문제를 다뤘다. 1만 3000원의 빚에 팔려 4살 때부터 6년간 카펫공장에서 노예로 살아온 파키스탄 소년 이크발 마시흐의 실화를 담았다. 하루 12시간씩 일하며 늘 배고픔에 시달렸던 이크발은 공장에서 탈출, 한 인권단체의 도움을 받아 수백 곳의 공장에서 아이들을 해방시켰다. 그러나 이크발은 1995년 12세에 사고로 생을 마감했다. 1만 2000원. ●아빠가 확 달라졌어요(한현주 글, 강화경 그림, 장수하늘소 펴냄) ‘행복한 가정, 행복한 학교, 행복한 사회’ 시리즈의 첫 번째 책. ‘아빠’ 때문에 고민하는 12명 어린이의 얘기를 담았다. 멸종 위기의 반달가슴곰처럼 좀처럼 얼굴을 보기 힘든 아빠, 자녀의 젓가락질까지 지적하며 숨이 턱턱 막히게 하는 잘난 아빠, 가정의 대소사는 물론 자녀의 약속까지 좌지우지하는 독불장군 아빠까지…. 아빠를 이해하고 ‘절친’이 될 수 있는 법을 소개한다. 1만원. ●파블로와 두 할아버지(해리 벤 글, 멜 실버먼 그림, 이유림 옮김, 논장 펴냄) 한갓진 산골에서 가족과 오순도순 사는 소년 파블로. 어느 날 가난뱅이 친척인 실반 할아버지가 편지 한 통을 가진 채 당나귀를 타고 나타나고, 편지의 내용을 놓고 주변 사람들은 설왕설래한다. 결국 글을 모르는 동네 사람들을 대신해 파블로가 글을 배우기 위해 읍내로 나간다. 거짓과 오해가 지배하는 복잡한 사회에 얽히며 벌어지는 얘기다. 9000원.
  • 일본도를 쥐고 있네, 광화문 이순신 동상

    2010년 11월14일 광화문의 이순신 장군이 갑자기 사라졌다. 1968년 4월 광화문 사거리에 자리 잡은 지 42년 만의 일이었다. 동상이 이곳에 서게 된 배경은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일제 강점기에 변형된 조선 시대 도로 중심축을 복원하기에는 돈이 너무 많이 드니, 그 대신 광화문 사거리에 일본이 가장 무서워할 인물의 동상을 세우라.”라고 지시한 것에서 비롯됐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이후 문화재 전문가들은 여러 차례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건립과정에서 고증이 잘못됐음을 지적했고, 결국 1979년 5월 다시 만들어 세우는 것으로 결정됐으나 몇달 뒤 발생한 10·26사건으로 정국이 어수선해지자 실현되지 못했다. 광화문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비롯해 국보 274호로 지정된 거북선총통이 사기극으로 드러난 일, 2011년 7월 짝퉁 거북선 사건 등이 발생하면서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허와 진실 등에 대한 논란이 지속돼왔다. 비록 광화문에 있는 이순신 동상은 40일동안 입원치료를 받은 뒤 다시 돌아오긴 했지만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올해는 임진왜란이 발발한 지 420년이 되는 해이다. 임진년이 저물어가는 요즘, 이순신과 관련해 흥미를 끄는 신간 ‘How are you? 이순신’(혜문 지음, 작은숲 펴냄)이 나왔다. 이 책은 ‘우리 시대의 이순신을 말하다’라는 부제처럼 ‘구국의 영웅’ 이순신을 우리 시대가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냉정하게 바라보고 잘못된 부분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이순신을 둘러싼 허술한 고증과 무성의한 행정처리 등을 질책했다. 예를 들어 광화문 이순신 동상을 둘러싼 다섯 가지 의혹, 즉 일본도를 오른손에 쥐고 있는 점, 중국갑옷을 입은 점, 이순신의 얼굴이 왜 표준영정과 다르며, 장군이 지휘하는 북은 왜 누워 있는지 등의 문제점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이순신이 실전에 사용했던 쌍룡검이 사라졌는 데 왜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지, 현충사에 기증된 모형 거북선이 전시공간이 협소해 돛을 내리고 있는 모습 등을 지적했다. 저자는 일제에 강탈당했던 ‘조선왕조실록’과 ‘조선왕실의궤’를 찾아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혜문스님으로 지난 4년동안 이순신 표상에 대한 연구를 해오면서 많은 문제점을 찾아낸 결과물들을 이번에 책으로 내놓았다. 이순신의 표준 영정의 문제점, 거북선, 난중일기, 현충사에 심어진 일본식 조경인 금송과 석등, 이순신 기념관 등 수많은 형식으로 표상화된 상징물에 관해 언론기사를 꼼꼼히 살피며 직접 확인해 기록했다. 이순신을 둘러싸고 있었던 각종 거짓과 이권, 그리고 위선과 반복된 사기극들을 정리했다는 점도 새롭게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1만 50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충남 금산, 대전 편입 해달라”

    “대전으로 편입시켜 달라.” 충남 금산군 일부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거론돼온 인접 대전시로의 편입을 다시 요구하고 나섰다. 12월 말 충남도청이 홍성·예산군에 조성 중인 내포신도시로 이전, 도청과 많이 멀어지는 게 계기가 됐다. 30일 금산군에 따르면 오는 5일 금산읍내 다락원에서 주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전시 금산군 행정구역 변경 추진위원회’ 창립행사를 갖는다. 창립 준비위원장은 심정수 전 충남도의원이 맡고, 고문은 곽영교 현 대전시의회 의장과 태진수 전 금산군의원이 대전과 금산쪽 인사로 참여한다. 이들은 “도청이 내포신도시로 가면서 충남 시·군 중 도청과 가장 멀어졌다.“면서 “20분이면 가는 대전을 놔두고 도청과 2시간가량 되는 충남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전에 편입되면 현재 5만 5000명인 인구가 많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열악한 교육 및 교통 문제 등도 대부분 해결된다.”고 덧붙였다. 심 준비위원장은 “10여년 전 광역시에 편입된 부산 기장군, 대구 달성군, 울산 울주군 모두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10% 안팎이던 재정자립도도 40%대로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대전 편입 문제는 10여년 전부터 거론됐으나 주민들 사이에 “땅값이 올라 좋다.”, “세금이 많이 오르고 쓰레기처리장 등 대전의 혐오시설만 금산으로 다 온다.” 등 의견이 엇갈려 번번이 무산됐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주민 의견이 엇갈리고, 도 눈치도 봐야 하는데 어떻게 군 입장을 밝히느냐. 이번에도 군의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금산읍내 곳곳에는 대전 편입 분위기를 띄우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심 준비위원장은 “2만명의 주민 서명을 받아 주민투표로 이어지게 하겠다.”면서 “주민투표가 실시되면 금산이나 대전 모두 편입 전제조건인 과반수 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금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불결한 곳에 가둬 기르고 이득 얻으려 온갖 못된 짓” 돼지 푸념, 인간에 깨달음

    책의 표지가 심상치 않다. 사람들 앞에 선 돼지 두 마리, 이들은 무엇 때문에 죄수복을 입고 수갑을 차고 있을까. ‘사람들은 왜 돼지머리를 제물로 즐겨 쓰는가?’(이돈환 지음, 말과창조사 펴냄)는 우리가 흔히 ‘쓸모없는 부분이 없다’고 말하는 돼지 얘기다. 유쾌한 우화인가 했는데, 꽤 심오하다. 저자는 자신을 주인공 삼아 돼지들의 푸념과 경고, 깨달음을 꺼내든다. “이마 위의 굵은 주름 서너 줄”에 “웃으며 죽음을 맞았을 법한 온화한 표정을 감추지 않는” 제사상 위 돼지머리에게 이끌려 주인공이 ‘돈계’(豚界)로 빠져들었다. 지도자 격인 현자돈, 거구인 장군돈, 검은 털이 반지르르한 토종돈 등은 인간이 돼지에게 얼마나 잔혹한 짓을 벌였는지 낱낱이 까발린다. 대소변을 가릴 줄 아는 돼지를 좁디좁은 우리에 가두어 불결하게 사육하고, 식별을 한다면서 귀를 자르고 냄새를 제거한다면서 수컷을 거세시키는가 하면, 배란기 암퇘지에게 정자를 주입해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게 한다고 토로한다. 인간의 경제적 이득을 위해 온갖 못할 짓을 하면서 구제역에 걸리자 돼지들을 잔인하게 생매장시켰다는 것. 결국, 표지의 의미는, 돼지는 자신의 죄로 죄인이 된 게 아니라, 인간이 돼지에게 죄인의 굴레를 덮어씌웠다는 의미이다. 이 책은 인간과 가축과의 공존을 되돌아보게 한다. 1만 5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중국의 하와이 하이난

    중국의 하와이 하이난

    때이른 동(冬)장군의 기습에 한껏 움츠러든다. 추위에 오들오들 떨다 보면 뜨끈한 찜질방이 절로 생각난다. 하지만 이 계절, ‘따뜻한 남쪽 나라’로 떠나는 겨울 여행만 한 게 또 있을까. 야자수가 병풍처럼 둘러쳐진 해변, 백색 모래사장, 쏟아지는 햇살…. 지상낙원이라는 하와이나 낭만의 섬 몰디브는 비행 시간만 9시간이 걸리는 장거리 여행이라 선뜻 엄두가 나지 않는다. 동남아 휴양지는 너무 익숙해 내키지 않는다. 그렇다면 여기, 뜻밖의 대안이 있다. 중국 최남단 땅이자 유일한 열대 섬 하이난(海南)이다. ‘중국으로 피한(避寒) 여행을?’ 하이난 섬의 남쪽 도시 싼야(三亞)의 국제공항에 닿을 때까지 솔직한 심정은 이랬다. 드넓은 대륙의 추운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 탓이다. 그러나 인천에서 4시간 반을 날아 밤늦게 펑황(鳳凰)국제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따뜻한 열기가 훅 끼쳐 왔다. 입고 있던 긴팔 셔츠를 벗어 들고 반팔 차림으로 밖에 나서면서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하와이와 비슷한 위도에 위치한 하이난은 열대 해양성 기후 덕에 연평균 기온이 섭씨 25도 전후다. 가장 더운 7, 8월 기온은 26~30도, 가장 추운 1, 2월 기온은 8~22도 사이다. 하이난은 제주도와 여러모로 닮았다. 따뜻한 기후와 이국적인 풍광 덕에 사시사철 가장 인기 있는 국내 여행지로 꼽힌다. 본토에서 떨어진 외딴 섬이라는 지리적 불리함 때문에 유배지가 됐던 슬픈 역사를 지닌 점도 비슷하다. 하이난 역시 제주도처럼 관광특구다. 광둥성(廣東省)에 속해 있던 하이난은 1988년 독자적인 성(省)으로 승격되면서 경제특구가 됐고 2010년에는 국제관광특구로 지정돼 비자 면제와 면세 정책 등 다양한 특혜를 누리고 있다. 하이난은 제주도의 19배 크기에 달하는 큰 섬이다. 인구는 약 800만명으로 한족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원주민인 여족을 비롯해 묘족, 회족 등 37개 소수 민족이 함께 어울려 산다. 열대 자연 환경, 고급 리조트와 더불어 소수 민족의 풍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은 하이난만의 특별함으로 기억될 만하다. 해양 레저스포츠와 골프, 온천 등을 두루 즐길 수 있는 특급 휴양 시설과 이름난 관광지들은 남쪽 해변에 위치한 싼야시에 주로 몰려 있다. 총길이 210㎞에 달하는 해변을 따라 한쪽에는 에메랄드빛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있고 다른 한쪽에는 고급 리조트들이 줄지어 서 있다. 싼야 해변의 관광구역은 크게 야룽완(亞龍灣), 다둥하이(大東海), 싼야완(三亞灣), 하이탕완(海棠灣) 등으로 나뉜다. 르네상스, MGM, 힐턴, 셰러턴 등 세계적인 체인 리조트 60여곳이 밀집해 있다. 지역마다 특색이 있다. 바다를 향해 초승달 모양으로 펼쳐져 있는 야룽완은 청정 해역과 고운 백사장으로 이름 높다. 다둥하이는 싼야 시내와 인접해 해변과 도심 번화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러시아타운이 있을 정도로 러시아 거주자들과 관광객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싼야완은 가장 먼저 개발된 관광지답게 리조트와 고급 별장, 카페 등이 잘 조성돼 있다. 특히 싼야완의 동쪽 끝에 있는 루후이터우(鹿回頭)공원은 시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싼야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사슴이 고개를 돌리고 있는 조각상에는 젊은 사냥꾼과 사슴 여인의 아름다운 로맨스가 깃들어 있다. 하이탕완은 정부 차원에서 최근 집중 개발하고 있는 지역이다. 2014년까지 최고급 리조트와 세계 최대 규모의 면세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하이탕완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우즈저우다오(蜈支洲島)는 2년 전 군사통제구역에서 해제된 곳이어서 환경 파괴 없는 원형 그대로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하이난만의 독특한 풍광과 소수 민족의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면 원숭이섬과 빈랑(檳榔)빌리지에 가 보는 것도 좋다. 두 곳 모두 싼야 시내에서 차량으로 30~40분 거리에 있어 한나절 나들이로 적당하다. 싼야시 동북쪽 링수이(水)여족자치구에 있는 원숭이섬은 중국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유일한 열대섬 원숭이 보호구역으로 약 1800여 마리의 원숭이가 모여 산다. 20~30마리씩 부족을 이뤄 엄격한 위계 서열을 유지하는 원숭이들의 생활상을 엿보는 신기함도 있지만 서커스 공연처럼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대목도 있다. 원숭이섬 관광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오히려 섬까지 가는 여정이다. 포장 안 된 울퉁불퉁한 도로와 허름한 마을, 초라한 주민 등 싼야 해변의 초호화 리조트와는 전혀 다른 맨 얼굴의 하이난을 만날 수 있다. 또 바다 건너 원숭이섬에 들어가려면 케이블카로 이동해야 하는데 이때 발 아래 펼쳐지는 여족의 전통 수상 가옥들은 그 자체로 장관이다. 빈랑빌리지는 여족과 묘족 등 소수 민족의 전통과 풍습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민속촌이다. 빈랑은 야자수와 비슷하게 생긴 나무로, 여족은 야자 열매보다 작은 빈랑 열매를 청혼 선물로 주는 전통이 있었다고 한다. 민속촌 입구에 들어서면 날씬하게 뻗은 빈랑나무들이 시선을 끈다. 여족은 여성들의 문신 풍습으로도 유명하다. 15세가 되면 모든 여성은 얼굴부터 발까지 몸 전체에 문신을 해야 했다. 이 독특한 전통은 1968년에야 폐지됐다. 빈랑빌리지의 전통 가옥 앞에서 옛 방식대로 천을 짜는 여족 할머니들의 얼굴에는 아직도 문신의 흔적이 선명하다. 이 할머니들이 세상을 뜨면 여족 여성들의 문신 풍습은 기록으로만 남게 될 것이다. 하이난의 또 다른 관광도시는 북쪽 해변에 위치한 하이커우(海口)다. 하이커우는 하이난성의 주도로 행정,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싼야에서 하이커우까지는 고속철도로 1시간 40분가량 소요된다. 싼야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어 골프 관광객의 발길이 몰린다. 특히 미션힐스 하이커우 리조트는 18홀 코스 총 22개를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골프 클럽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하이난의 연간 관광객 수는 약 3000만명이다. 이 중 내국인의 비율은 80%에 달한다. 한때 하이난을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이 12만명(2007년)에 이르기도 했지만 중국 부유층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물가가 급등하면서 지난해에는 2만 6000명까지 떨어졌다. 하이난이 변하고 있다. 향상된 서비스와 인프라를 갖춘 국제 휴양 도시로 발돋움하려는 하이난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제주가 긴장해야 할 이유다. 글 사진 하이난(중국)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한동안 운항이 중단됐던 인천~하이난 싼야 직항 노선의 운항이 지난 14일부터 재개됐다. 호텔앤에어닷컴과 티웨이항공은 수요일과 토요일 주 2회 직항 전세기를 띄우고 있다. 홍콩 등을 경유해야 했던 번거로움이 해소되고 비행 시간이 단축돼 동남아 휴양지들에 견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내년 1월 16일부터 2월 16일까지는 하이커우로 도착지를 변경해 운항한다. 한국은 비자 면제 대상국이다. 2명 이상이면 사전에 비자를 발급받을 필요 없이 공항에서 바로 도착비자를 받을 수 있다. ●뭘 할까 하이난은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하이난 전역에 크고 작은 온천 34곳이 있다. 싼야 시내에서 30㎞ 떨어진 주강남전온천은 60개의 테마 온천탕과 워터 슬라이드 등의 놀이시설을 보유해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하이커우의 미션힐스리조트에는 천연 화산암을 활용한 220여개의 온천탕이 있다. ●쇼핑은 싼야 시내 최대 번화가인 푸싱제(步行街)도 가볼 만하다. 하이난의 명동쯤 된다. 관광도시답게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기념품 가게가 많다. 아케이드처럼 일자로 뻗은 길 중앙에 기념품을 파는 노점상이 나란히 자리를 잡고 있고 양쪽으로 각종 의류 브랜드 상점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흥정하는 재미도 만끽해 보자.
  • 명량대첩때 사용 추정 소소승자총통 첫 발굴

    명량대첩때 사용 추정 소소승자총통 첫 발굴

    이순신 장군이 이끈 조선 수군이 1597년 명량대첩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소승자총통(小小勝字銃筒)이 처음으로 발굴됐다. 유물이 발굴된 전남 진도 오류리 해저는 명량대첩이 벌어진 울돌목에서 직선 거리로 5㎞ 정도 떨어져 있다. ‘청자기린형 향로뚜껑’ 등 국보급 고려청자 3점도 이번에 함께 발굴됐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이 일대에 대한 수중 발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통 3점과 석제(石製) 포환 1개를 발굴했다고 28일 밝혔다. 총통 3점은 길이 58㎝, 지름 3㎝로 거의 같으며 무기의 위쪽에 ‘만력무자/사월일좌영/조소소승자/중삼근구/양/장윤덕영’(萬曆戊子/四月日左營/造小小勝字/重三斤九/兩/匠尹德永)이라고 새겨져 있다. 이는 명나라 연호인 만력 무자년 4월(1588년, 선조 22년)에 전라좌수영에서 만든 소소승자총통으로, 무게는 3근 9냥(약 2.5~3㎏), 장인은 윤덕영이라는 설명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연극·뮤지컬] ●연극 ‘숲속의 잠자는 옥희’ 12월 2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대학로 연극계 명콤비 최치언 작가와 이성열 연출이 손잡고 동화 ‘숲속의 잠자는 미녀’를 비틀어 우리 사회의 단면을 이야기한다. 여배우 옥희는 그의 친구이자 배우인 애경의 자살을 접한다. 인터넷에 둘에 대한 소문과 유언비어가 퍼질 때쯤 소설가 옥희가 오랜 절필 끝에 내놓은 새 소설이 옥희·애경의 이야기와 교묘하게 일치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다. 2만 5000원. (02)814-1678. ●뮤지컬 ‘아이다’ 27일부터 2013년 1월 31일까지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 팝과 뮤지컬 음악의 거장으로 불리는 엘턴 존과 팀 라이스가 만나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 장군 라다메스의 사랑 이야기를 스펙터클하게 살려냈다. 소냐·차지연이 아이다를, 김준현·최수형이 라다메스, 정선아·안시하가 암네리스를 맡았다. 6만~12만원. (02)577-1987. [국악·클래식] ●풀림 앙상블 ‘화이트 포레스트 콘서트’ 29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퓨전국악그룹 풀림 앙상블이 국악과 양악으로 구성한 공연. 포레스트(forest)는 숲(forest)과 휴식(rest)의 의미를 품었다. 비워둔자리, 아침향기, 해금산조, 대금·가야금 독주, 꿀벌의 비행, 리베르탱고 등 다양한 음악으로 편안한 쉼터를 만든다. 2만~5만원. (02)585-2934~6. ●다비드 포르미자노 플루트 독주회 12월 1일 오후 7시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이탈리아 라스칼라 오케스트라 수석 플루티스트 다비드 포르미자노가 3년 만에 내한공연한다. C.P.바흐의 트리오 소나타, J.S.바흐의 플루트를 위한 파르티타, 루셀의 ‘플루트 연주자’ 등을 연주한다. 3만~5만원. (02)461-6712. [무용] ●국립현대무용단 ‘소셜 스킨’ 30일부터 12월 2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국립현대무용단이 마련한 해외안무가초청공연. 2010년 모스크바국제무용제에서 최고안무상을 수상한 유리 이브기와 요한 그레벤이 가장 일상적인 소재 중 하나인 옷을 두고 새로운 사유와 강렬한 신체언어를 표현한다. 한국 무용수 13명이 참여한다. 1만 5000원. (02)3472-1420. [미술·전시] ●‘회화의 예술’전 12월 30일까지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 베르메르의 그림 이름에서 따온 기획전시다. 남경민, 서상익, 이동기, 정수진, 홍경택 등 5명의 작가가 그린 50편의 그림을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최첨단 시대에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이고 그런 시대에 그림이란 또 어떤 의미인지 함께 모색해 보는 자리다. (02)720-1524. ●‘나도 아티스트이다’전 내년 3월 31일까지 서울 양재천로 아트센터 이다. 신화를 바탕으로 다채로운 작업을 보여준 제럴드 맥더멋 등 세계적 그림책 작가들의 작품을 3개의 주제로 나눠 전시한 뒤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꾸민 전시다. 일반 1만원. 어린이 1만 5000원. 어린이에겐 그림책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재료와 워크북을 제공한다. (02)3143-4360.
  • [CEO 칼럼] 달변보다 위대한 경청의 힘/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

    [CEO 칼럼] 달변보다 위대한 경청의 힘/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

    대통령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들이 국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전국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다. 누가 대통령에 선출되든 지금처럼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지도자가 됐으면 좋겠다. 서로 이야기가 겉돌거나 같은 입장만 되풀이할 때 ‘말이 안 통한다’는 얘기를 하는데, 이는 말하기가 아니라 듣기가 안 되어서다. 소통을 잘하려면 말을 잘해야 하는데, 말을 잘하려면 무엇보다 잘 들어야 한다. 가족이든 친구든 선후배든 살면서 호감을 가졌던 사람들을 떠올려 보라. 말을 잘한 사람보다는 잘 들어준 사람이 대부분이다. 경청(傾聽)은 글자 그대로 ‘귀를 기울여 듣는 것’이다. 경청은 모든 인간관계뿐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이다. 과거의 성공 경험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자신이 늘 옳다고 믿는 독불장군형 리더들이 많다. 이들은 대부분 조직을 병들게 한다. 이런 리더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제시되어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진가를 알아보지 못한다. 결국 구성원들은 시간이 갈수록 침묵하게 되고 창의성이 죽은 조직으로 전락한다. 리더는 전지전능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생각을 잘 다듬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드는 경청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리더가 경청하면 더 많은 지식과 지혜를 얻을 수 있고 조직원은 아낌없는 몰입과 헌신으로 답한다. 고객과의 관계 역시 다르지 않다. 고객은 자신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이에게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선물한다. 성공한 상품은 고객의 사소한 불만과 문제의식에서 시작했고, 처절하게 실패한 상품은 과거의 성공에서 기대 고객의 이야기를 듣지 않은 경우가 많다. 기업들도 경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고객과의 소통방식도 과거 광고를 통한 일방적인 말하기보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야기를 듣는 쪽에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 얼마 전 미국 포브스지에서 향후 유망직업 10개를 선정했다. 이 가운데 하나가 최고경청책임자(CLO·Chief Listening Officer)였다. CLO는 소셜미디어 서비스들이 부상하면서 새로 생긴 직업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객의 얘기를 듣는 업무를 총괄한다. 이제는 고객의 목소리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보험업계에서 억대 연봉을 받는 상위 1%의 설계사들을 조사했더니 절반 이상이 내성적이고 차분한 성격이라는 결과가 있다. 흔히 영업사원은 외향적이고 말솜씨가 좋아야 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우수한 실적을 내는 사람들을 보면 의외로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상대를 설득해야 하는 협상 테이블에서 아무리 상대방의 논리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해도 그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희대의 플레이보이 ‘카사노바’의 최고 유혹의 기술은 바로 경청이었다. 화려한 언변을 뽐내는 다른 남자들과 달리 그는 남성우월주의 시대에서 고통받던 여인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줬다. 소크라테스의 제자들은 1년간 공부를 마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다. 경청의 가장 큰 적은 욕심과 자만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 보니 상대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열 번 말할 게 있다면 여덟 번은 듣고 말은 두 번만 하는 절제가 필요하다. 자신을 낮춰야만 경청할 수 있고 타인의 경험과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탈무드에서는 많이 듣고 적게 말하라는 뜻으로 신이 인간에게 두 개의 귀와 한 개의 입을 줬다고 말한다. 공자는 60세가 돼야 경청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사람이 태어나 말을 하는 데는 2년이면 되지만, 듣는 데는 60년이 걸린다는 의미다. 그만큼 듣는 것이 어렵다. 하지만 충분히 노력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아우구스투스·체 게바라… 역사가 된 인물들의 공통점은

    일본에 ‘울지 않는 새’ 이야기가 전해진다. 일본 전국시대 통일삼걸로 꼽히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성품을 비교할 때 곧잘 인용된다. 오다 노부나가는 단칼에 울지 않는 새를 벤다. 잘못을 바로잡는 것에 거침이 없다. 용장(勇將)의 전형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울지 않는 새를 울게 만든다. 어떤 수단과 방법이건 가리지 않는다. 장군 체통에 재롱 부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꾀와 지모가 많은 지장(智將)형 장수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새가 울 때까지 기다린다.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다. 수하 중 하나가 잘못을 저질렀다면, 스스로 반성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다. 덕장(德將)의 전범이라 부를 만하다. 전국시대를 끝내고 일본을 완벽하게 평정한 인물은 도쿠가와였다. 오다가 쌀을 찧고, 도요토미가 반죽한 떡을 도쿠가와가 집어삼킨 꼴이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오다와 도요토미를 엑스트라로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 비록 통일 직전에 숨을 거두긴 했으나, 오다는 일본인들이 꼽는 전국시대 인기 인물 1위다. 도요토미도 타고난 재능 하나로 미천한 신분에서 일본 최고 권좌에 오르며 일본인들의 존경을 듬뿍 받고 있다. 저마다 능력과 방식은 달랐지만, 역사의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는 점에선 같다. ‘그들은 어떻게 세상을 얻었는가?’(김정미 지음, 아름다운사람들 펴냄)가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인물을 끄집어 내 그가 가졌던 리더로서의 자격은 무엇이었는지, 우리가 놓친 그들의 행보는 무엇인지 곱씹는다. 역사적 인물에 빗댄 자기 계발서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책은 모두 21명의 인물을 담고 있다. 로마의 전성기를 이끌며 ‘어거스트’(August·8월)의 기원이 된 아우구스투스와 ‘양심’으로 세상을 움직인 정치가 빌리 브란트, 600년 동안 이슬람의 영화를 이어간 오스만 제국의 ‘설립자’ 오스만 1세, 철저한 준비로 기회를 불러들인 로알 아문센, 변방에서 새 시대를 연 조선 태조 이성계, 꿈의 왕국을 이룬 가장 현실적인 사나이 월트 디즈니 등 성공을 거머쥔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개중엔 도요토미 히데요시나 체 게바라, 흥선대원군 등 미완의 혁명가들도 포함돼 있다. 그들은 서로 다른 시공간에 살았지만, 저마다 당대의 ‘역사’가 됐다는 점을 공유하고 있다. 새 시대를 열기 위해 관습과 싸우고, 순정한 신념을 위해 삶을 내던지는 등 방식은 각자 달랐지만, 그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얻었다. 1만 6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문단 데뷔 50주년 맞아 장편소설 ‘여울물 소리’ 펴낸 황석영

    문단 데뷔 50주년 맞아 장편소설 ‘여울물 소리’ 펴낸 황석영

    “자생적 근대화운동의 기점이 1894년 동학혁명인데, 내년이 동학에서 말하는 상원갑 120년의 마지막 해다. 동학은 상원갑이 끝나면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하원갑이 120년간 지속된다. 길고 고통스러운 ‘근대’가 마감되고 어서 개벽의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올해로 문단 데뷔 50주년을 맞은 황석영(69)은 지난 22일 인터뷰에서 장편소설 ‘여울물 소리’(자음과모음 펴냄)를 출간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1962년 단편 ‘입석부근’으로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곰곰이 생각한 뒤 그는 “‘황석영 아바타’를 만들자, 자생적 근대가 좌절된 시대를 배경으로 19세기 이야기꾼으로 살아간 몰락한 지식인 ‘이신통’의 이야기를 풀어 써 보자.”고 맘을 먹었다. 이신통은 조선시대 패관문학에 나오는 장풍운이나 괴짜 선비 정수동(1808~1858)과 같은 인물이다. 그리고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꼬박 7개월 동안 200자 원고지 1500장을 채워 나갔다. ●7개월간 200자 원고지 1500장 채워 ‘여울물 소리’의 화자는 박연옥이다. 어미인 구례네는 기생으로 시골 양반의 첩살이를 하다가 어린 연옥을 데리고 나와 색주가를 연다. 연옥도 어미의 삶을 닮은 듯 후처살이를 들어갔다가 아이 없이 3년 만에 도망 나와 구례네의 객주 일을 돕고 산다. 연옥에게 정인이 있었으니, 열 살이나 차이 나는 30대의 이신통이다. 20대 초반의 이신통은 어미가 종인 얼자 출신이었지만, 과거를 보겠다며 한양으로 도망치듯 집을 나와 전기수(소설을 읽어 주는 사람)로 살아가다가 1882년 하급 군인들이 들고일어나 도시 폭동으로 발전하는 임오군란을 겪고 그 와중에 동학 도인들을 만나 ‘사람이 하늘이다’라는 혁명적 사상에 빠져든다. 그러니까 소설은 임오군란에서 갑오농민 혁명기의 망국을 앞둔 격변의 시대를 다루고 있다. “임오군란은 봉건왕조로 대표되는 일부 기득권층과 세도정치에 대한 저항이었고, 조선이란 나라의 정체를 파악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또 갑오농민운동은 자생적 근대가 좌절된 이야기라서 이런 어수선한 세상을 살아야 했던 서얼 출신의 지식인들과 도시 빈민, 하층 군인 등 중인 이하의 잡직에 종사하는 인물들 이야기를 써 보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정치가 안정되지 못하고 시대가 혼란하면 기층민은 삶의 무게에 시대의 무게까지 짊어지고 세월을 건너가야 했다. 황석영의 아바타 이신통을 제외하면, 여성 명창 심백화를 비롯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대체로 실존 인물이다. 심백화는 조선 최초의 여성 명창 진채선(1847~?)을, 김봉집은 녹두장군 전봉준(1855∼1895)을, 천지교의 1·2대 교주인 최성묵과 최경오는 각각 천도교의 1·2대 교주인 최제우(1824∼1864)와 최시형(1827∼1898)을 말한다. 서일수와 박인희·박도희 등 동학 도인들도 모두 실존 인물들이다. 황석영은 “천도교를 천지교라고 하거나 실존 인물들의 이름을 살짝 바꾼 것은 역사적 사건을 피해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 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번 소설을 쓰기 위해 조선시대 야담과 민담을 집대성한 ‘대동야승’(大東野乘) 등 패관문학과 역사책을 충분히 읽고 삭였다고 했다. ●서울 종로통 등 손바닥 보듯이 설명 ‘여울물 소리’를 읽는 또 다른 재미는 한성 도성 안을 손바닥처럼 들여다보면서 서울을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린낙지로 유명한 서울 종로통은 의금부와 서장옥이 있던 곳이다. 매운 낙지를 혓바닥을 호호 불면서 먹는 이유가 터가 센 곳인 탓 같다. 종로4가에서는 죄인을 효수했다. 홍제동에는 색주가가 많았고, 공덕동에는 주막이 많았다. 임오군란을 일으킨 군졸들은 이태원에서 주로 살았다. 그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의 르 클레지오나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는 ‘너는 서사가 많은 나라에서 살아서 좋겠다’고 부러워하는데 나는 ‘너도 한번 겪어 봐라. 얼마나 힘든데’라고 속으로만 응수한다.”면서 “서사가 많은 땅은 고통이 많은 땅인데, 이제 우리 민족도 고통스러운 근대를 마감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억압·고통 넘어 미래 맞이할 준비 필요 황석영은 “21세기를 포스트모던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동아시아 3국은 아직도 근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일본은 성공적으로 근대에 진입했다고 하지만,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적 상징인 천황을 넘어서지 못했다. 또 중국은 공산당이 독재하고 경제는 자본주의를 받아들여 기형적 성장을 하고 있다. 한국은 분단으로 근대적 민족국가를 아직 완성하지 못했다.”고 진단한 뒤 “근대의 상처가 대선 때마다 나타나고 있는데, 억압과 고통을 넘어 미래를 맞이할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특혜’는 없다… 스스로 돈 버는 美 대통령들

    ‘조지 워싱턴부터 아들 부시까지 퇴임 후로 본 미국 대통령의 역사’(레너드 버나도·제니퍼 와이스 지음, 이종인 옮김, 시대의창 펴냄)는 낄낄거리며 읽어나가기 좋다. 일단 다루는 대상이 온 국민의 안줏거리, ‘정치’와 ‘대통령’이다. 거기다 퇴임 뒤 얘기다. 고뇌에 찬 결단을 내리기 바빴던 현역 때와 달리, 권력의 금단증상을 겪던 시절 얘기니 그 얼마나 인간적(?)이겠는가. 그 깨알 같은 재미에다 서양인 특유의 유머러스한 필체가 뒷받침됐다. 그래도 역시 눈에 띄는 건 한국 상황과 겹치는 부분이다. 그전에 차이점은 감안하고 봐야 한다. 미국은 대통령에게 대중의 포퓰리즘에 휘둘리는 의회의 독재를 막으라는 사명을 줬지만, 그렇다 해서 왕이 될 빌미만큼은 한사코 주지 않으려 들었다. 정치인을 싸잡아 비난하는데 일가견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포퓰리즘에 대한 저항은 쉽게 인정한다. 그러나 왕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부분은 비교적 약하다. 아니, 약한 걸 넘어서 은연중에 왕이길, 그것도 성왕(聖王)이길 바란다. 시대에 뒤떨어진 보수진영이야 말할 것도 없고, 개명했다는 진보 진영도 매한가지다. 제왕적 대통령이 그렇게 싫다면서도 분권형 총리 정도만 얘기하지 의회 권한 강화는 잘 얘기하지 않는다. 의회 권한 강화가 보수 대연합으로 귀결될 가능성과 강력한 개혁정책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이유로 든다. 이런 주장에 동의하건 반대하건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제왕이건 성왕이건 왕은 왕이라는 점이다. 이런 차이를 감안하면 재미는 배가된다. 일단 미국은 19세기 말까지 대통령에게 월급이나 비용을 제대로 주지 않았다. 대통령은 백악관 입성과 동시에 땅 팔고 집 팔아 직원 채용하고 만찬을 차려야 했다. 재테크에 능한 대통령이야 버텨낸다. 재주 없는 대통령들은 재임 기간 전 재산을 탕진했다. 작은 정부, 균형 예산을 강조한 버지니아주 출신 대통령들, 그러니까 오늘날 미국 보수주의의 정신적 고향이라 부를 만한 대통령들의 눈물겨운 사연이 나열되어 있다. 연방파와 공화파의 대비가 빼어나 흥미롭게 읽힌다. 그 가운데 우리 귀에 익숙한 사람 하나 고르라면 역시 토머스 제퍼슨이다. 세계 최고 도서관 가운데 하나인 미국 의회도서관은 지금도 도서관 설립 초기 제퍼슨의 기여를 기리고 있다. 영국군이 도서관을 불태웠을 때 책을 채워준 이가 제퍼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공화주의 계몽의 이상을 널리 퍼뜨리기 위한 제퍼슨의 결단 덕분이 아니다. “1814년 재정 상태가 너무 위태로워지는 바람에 애지중지하던 장서 6000권을 미 의회에 팔아야” 했다. 그 대금 2만 4000달러는 “당시 시세의 절반”이었고 이 돈은 빚잔치에 쓰였다. 장서가였던 제퍼슨은 그 책들이 아까워 몇 해를 끙끙 앓았다 한다. 한 술 더 떠 연금도 없었다. 국회의원이나 법관들, 장군들에겐 혜택을 주면서 대통령만큼은 단 한 푼도 안 줬다. “왕족의 특혜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그 덕에 퇴임 뒤 고향에 갈 기차 삯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거나, 죽어서 장례 치를 돈도 없거나, 죽은 뒤에도 자식들이 몇 년 간은 빚잔치를 벌여야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보다 못한 철강왕 카네기가 1912년 전직 대통령이나 그 미망인에게 사비를 털어서라도 연간 2만 5000달러를 주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대통령이 왕 대접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굳은 신념(?) 덕분에 반세기 가까이 흐른 1958년에서야 연금지급 방안 등이 담긴 전직대통령법이 만들어졌다. 요즘 분위기는 역전됐다. TV출연이나 자서전 출간 등으로 떼돈을 버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 때문에 스스로 이런저런 혜택을 반납하는 대통령들도 나왔다. ‘4년 중임제’ 논쟁도 흥미롭다. 미국에서는 19세기 중반 이미 6년 단임제 주장이 나왔다. 원래 4년 중임제는 미국 헌법에 정해진 게 아니다.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3선 제안을 물리치고 낙향함에 따라, 위대한 공화주의 전통 운운하면서 굳어진 일종의 관례다. 그러던 것이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4선을 하자, 1951년에서야 헌법에 중임제 조항이 들어갔다. 이것 역시 왕의 출현을 막으려는 조치다. 중임제에 대한 비판의 요지는 첫 1년은 바짝 일하지만, 나머지 3년은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 데 몰두하더라는 것이다. 18년 집권을 막겠다며 7년 단임제로 갔다가, 7년은 너무 길다고 5년으로 줄였다가, 레임덕 등을 감안해 4년 중임제로 바꾸려는 한국 상황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전직 대통령 기념관 문제도 비슷하다. 미국에서도 늘 미화 논란이 따라붙는다. “레이건기념도서관에서는 이란-콘트라사건이 언급되지 않고, 클린턴기념도서관에는 르윈스키 성추문은 논외 사항이고, 닉슨기념관에서는 워터게이트 범죄를 다루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통치사료에 기반을 둔 엄정한 연구센터라기보다 관광객 유치사업으로 취급받는다. 이에 대한 찬반논란도 소개해뒀다. 그럴 바에야 객관적 사료만 추출한 종합적인 대통령 박물관을 만들자는 주장과 불만족스럽지만 그래도 지금 같은 방식이 풀뿌리 민주주의에 도움된다는 반론이다. 저자가 전직 대통령의 긍정적 모델로 꼽는 이들은 민주당의 지미 카터, 빌 클린턴 정도다. 이런저런 논란에도 카터는 전직 대통령들의 모임 ‘디 엘더스’를 통해, 클린턴은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통해 나름의 활동영역을 개척하고 있어서다. 저자가 결론부에 이들을 내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한국의 열악한(?) 전직 대통령 문화 덕에 그보다는 공화당의 허버트 후버와 리처드 닉슨 얘기가 더 솔깃하다. 후버는 대공황으로 나라를 말아먹었고, 닉슨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내쫓겼다. 퇴임 뒤 조롱받았고, 공화당 정치인들조차 유령 취급했다. 이들에게 발언권을 되돌려준 건 묘하게도 민주당 대통령들이었다. 성급하게 한국 상황을 대입할 필요는 없다. 그러고 보니 후버는 비록 적국이라도 인도적 차원의 식량 지원만큼은 아낌없이 추진했고, 닉슨은 중국 따윈 깔아뭉개 버리자고 으르렁대다가 막상 집권하고서는 중국과 관계개선을 이뤄냈다. 역시 개인적 캐릭터, 이데올로기적 성향을 넘어 대통령의 가장 큰 미덕은 책임 있는 행동이다. 아무리 큰 오점이 있어도, 그래야 훗날 찾는 사람이 생긴다. 2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버마군부 핵개발 포기 안할 것… 北과 군사관계 단절도 없을 것”

    “버마군부 핵개발 포기 안할 것… 北과 군사관계 단절도 없을 것”

    “버마(미얀마) 군부는 핵 개발을 포기하지도, 북한과의 군사 관계를 끝내지도 않을 것이다.” 미얀마 군사정부의 탄압을 피해 망명한 미얀마인들이 주축이 된 ‘재미 버마 불자 연합회’(BABA)의 틴 멍 터(63) 부회장은 20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에 따른 파장을 이렇게 진단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방문에서 처음으로 ‘미얀마’ 호칭을 사용한 것과 달리 터 부회장은 인터뷰 내내 옛 국명인 ‘버마’로 호칭해 미얀마의 현 상황에 대한 인식차를 보여줬다. →오바마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을 어떻게 평가하나. -버마의 개혁을 고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옳은 방향이다. 하지만 현 단계는 단지 개혁을 향한 첫 걸음일 뿐이다. 버마는 아직도 내전이 계속되고 있고, 정치범 문제도 여전하다. 화해를 통해 이런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버마는 탄 슈웨 장군 등 5~6명의 군벌이 국부를 독점하고 있기에 대부분의 국민이 가난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이 이런 상황을 변화시키길 기대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왜 재선 후 첫 해외 방문지로 미얀마 등 동남아를 선택했을까. -외교적 업적 과시 차원이다.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버마를 방문해서 40년 이상 해결이 안 되던 버마 문제를 처음으로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으려 한 것 같다. 동남아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막으려는 의도도 작용했다. →미얀마 정부는 왜 미국과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것인가. -동남아에서 갈수록 영향력을 키워 가는 중국에 위기의식을 느껴서다. 군사적으로뿐 아니라 정치적·경제적으로 중국에 예속되는 상황을 버마 정부는 두려워하고 있다. 버마 정부는 미·중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통해 국익을 최대화하려 할 것이다. 미국의 경제적 지원으로 버마의 경제적 상황을 개선시키려는 의도도 있다. 버마의 경우 젊은 층 실업률은 50%가 넘어 결혼으로 가정을 이루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다. 미국의 투자는 일자리를 증가시킬 것이다.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한다고 해서 중국과 소원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긴가. -그렇다. 중국과의 관계도 유지하면서 이익을 챙길 것이다. 지난해 중단됐던 중국과의 수십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가 재개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일부 인권단체들은 미얀마 정부의 진정성을 의심하며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이 시기상조라고 비판하는데. -진정성이 의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과거에 비해서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의회 의석의 25%가 선출되지 않은 군부 인사에게 자동 배정되고 야당이 선거에서 이길 경우 언제든 군부가 정권을 회수할 수 있도록 규정한 헌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민주화는 요원하다. 현재 의회 의석의 97%와 정부 당국자의 95%를 군부 내지 친군부 인사가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이 시기상조였다는 얘기인가. -좀 더 기다려야 했다고 본다. 오바마 대통령은 리비아 등 다른 지역에서 지지부진한 외교적 성과를 버마 방문을 통해 과시하고 싶어 했던 것 같다. →미얀마 국민들이 오바마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더 많은 자유와 기회, 번영이 올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꿈에 그칠 수도 있다. 미국도 ‘재정절벽’ 등 재정적자 문제로 여유가 있는 형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얀마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874호 준수와 함께 북한과의 군사관계를 끊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진정성이 있다고 보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 버마 군부는 현대적 무기를 갖길 원한다. 핵무기도 갖고 싶어 한다. 핵개발을 위한 비밀 프로젝트는 여전히 가동되고 있다. →IAEA 사찰을 수용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핵개발을 계속한다는 얘기인가. -아무도 갈 수 없는 정글 같은 곳에서, 위성으로도 탐지할 수 없는 지하에서 핵 개발을 할 수 있다. 이란과 북한의 사례를 보면 된다. →그런 게 의심되는 정도라면 오바마 대통령이 몸소 미얀마를 방문했을까.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빌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에 핵 포기를 대가로 경제적 지원을 했지만 북한은 끝내 핵을 포기하지 않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특히 테인 세인 대통령은 실권이 없고 군부가 뒤에서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군부는 공식 정부 예산과 별도로 그들만의 예산을 따로 갖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급한 외교적 성과를 추구해서는 안 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北, 서북도서 기습 훈련·軍 장성 문책 강등

    北, 서북도서 기습 훈련·軍 장성 문책 강등

    북한은 오는 23일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도발 2주년을 맞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서북도서에 전력을 대폭 강화하고 군부 주요 인사들의 계급을 조정하는 등 고삐 죄기에 나서고 있다. 군은 북한이 연평도 등 서북도서를 기습 강점하려는 도발 의지를 꺾지 않고 있으며 포격 도발보다 더욱 공세적 작전을 구상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20일 “북한군은 올해 5~8월 서해안의 초도에서 지상, 해상, 공중 전력이 대규모로 참가한 상륙훈련을 실시했다.”면서 “초도를 기습 점령지로 가정해 상륙훈련을 반복하는 등 서북도서 기습 점령 시나리오를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군이 지난 5월 공격헬기 50여대를 전진배치하고 NLL에서 북쪽 60여㎞ 거리의 고암포에 공기부양정 7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기지를 올해 초 완공한 사실도 이 같은 판단을 뒷받침해 준다. 북한은 MI2, MI4, MI8 등 러시아제 공격헬기를 서해 백령도에 인접한 황해도 태탄 비행장과 누천 공군기지에 각각 분산 배치했다. 이 헬기들은 전·후방 기지를 이동하는 식으로 기동연습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군은 최대 시속 74~96㎞의 ‘공방Ⅱ’와 96㎞의 ‘공방Ⅲ’ 공기부양정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1척당 특수부대원 40~50명을 태우고 고암포기지에서 백령도까지 10여분 만에 도달할 수 있다. 지난 9월 북한 매체를 통해 처음 알려진 서남전선사령부 창설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황해남도 해안지역의 방사포부대와 NLL 일대의 북측 도서를 담당하는 이 부대는 지난해 6월 출범한 우리 군의 서북도서방위사령부에 대응하기 위해 창설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북한군의 주력화기였던 122·240㎜ 방사포도 수시로 전방으로 이동배치하고 있으며 잠수함정 침투 훈련을 올 들어 2배가량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북측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당과 내각에 이어 군부에서도 비리 검열 작업을 진행하며 장성들의 계급을 내리고 올리는 등 기강 잡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2년 전 4군단장으로 연평도 포격도발을 지휘한 김격식이 상장(3성 장군)으로 강등됐으나, 최근 대장(4성 장군)으로 복권된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김격식의 호명 순서가 김기남 노동당 비서 다음이라 부총참모장으로 위상이 높아진 것이 아닌가 한다.”면서 “현영철과 김영철에 이어 최부일 부총참모장도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된 것으로 보이며 군 인사들의 잇단 강등은 지난달 북한군 병사가 개성공단 지역을 통해 귀순한 데 대한 문책성 인사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군의 도발 이후 우리 군은 연평도와 백령도에 배치한 K9 자주포를 3배로 늘리는 등 서북도서의 전력증강에 힘썼으나 일부 무기체계의 전력화는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해안포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이스라엘제 스파이크 미사일과 해안포 부대를 감시하는 전술비행선 도입이 올해 안에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내년 2~3월로 미뤄졌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美국방 “군 수뇌부 윤리교육 강화하라”

    미국 국방부가 ‘연쇄 불륜 스캔들’로 얼룩진 군 수뇌부에 대한 윤리교육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이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에게 군 장성을 대상으로 하는 윤리 교육의 적절성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으며 이를 통해 더 엄격한 윤리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이에 뎀프시 합참의장은 50여명의 군 장성들에게 이례적으로 서한을 보내 최근 잇따르는 위법 행위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윤리기준을 검토하기 위해 학자, 은퇴한 장군 등으로 구성된 ‘전문 윤리 패널’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윤리교육 점검 결과를 다음 달 1일까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서로 제출할 예정이다. 조지 리틀 국방부 대변인은 “패네타 장관은 중앙정보국(CIA)발 스캔들이 불거지기 전부터 오랫동안 이 방안을 검토해 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방부는 최근 수년간 군 간부들의 갖가지 비위 행위로 홍역을 앓아 왔다. 군 장성들의 위법 행위에 대한 조사 건수는 지난해 38건이었고 올해는 이미 이 수치를 넘어섰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공수사단 부사령관(준장)이 성폭행 및 간통 혐의로 지난 5일 군사재판에 회부된 데 이어 13일에는 아프리카 주둔 최고사령관(4성 장군)이 공금 유용으로 강등 조치됐다. 한편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CIA 국장의 불륜 사건 조사에서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만한 사안은 없는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사임 이후 처음 입을 연 퍼트레이어스 전 CIA 국장도 CNN 자매사인 HLN과의 인터뷰에서 “불륜 상대(폴라 브로드웰)에게 국가 기밀을 넘겨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사임이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 피습 사건과 관련돼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그는 16일 상·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나가 벵가지 피습 사건에 대해 증언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부고]

    ●이교일(서울대 공과대학 명예교수)씨 모친상 박명진(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교수)씨 시모상 김종민(전 문화관광부 장관)씨 장모상 15일 서울대병원, 발인 17일 오전 8시 (02)2072-2018 ●이상철(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 영업본부장 전무)씨 모친상 14일 경상대병원, 발인 17일 오전 8시 30분 (055)750-8651 ●류한국(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한진(지봉건설 대표)씨 부친상 이인식(인터지스 상무)김규왕(서울농협)김인상(한국감정원)이상문(LG화학)씨 장인상 류봉근(광주지법 판사)씨 조부상 이미나(서울중앙지법 판사)씨 시조부상 15일 경북 의성 다인농협장례식장, 발인 18일 오전 8시 (054)861-4011 ●강환중(LKG 대표)환규(서울시립무용단 단원)한옥(동작구 구의원)씨 부친상 김재순(사업)김태복(아산종합관리 회장)이호(사업)허영일(문재인캠프 부대변인)최승길(기아자동차 시설관리팀)씨 장인상 14일 중앙대병원, 발인 16일 오전 7시 (02)860-3500 ●이정웅(국회입법정책연구회 부회장)씨 별세 유신(이장군 대표)선화(의정부벼룩시장 광고부 과장)씨 부친상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6일 오전 8시 15분 (02)3410-6917 ●정상용(전 국회의원)씨 모친상 15일 광주 그린장례식장, 발인 17일 오전 7시 (062)250-4413
  • 롯데 신세계, 이번엔 부산서 ‘아웃렛大戰’

    ‘유통 맞수’ 롯데와 신세계가 부산에서 다시 맞붙었다. 롯데백화점은 14일 부산 기장군에 조성 중인 동부산 관광단지에 프리미엄 아웃렛을 건립하기로 하고 16일 부산시청에서 부산도시공사와 업무협정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2015년 개점 예정으로 영업면적이 5만 3000㎡에 달해 국내 프리미엄 아웃렛 중 최대 규모다. 그러나 이 아웃렛은 공교롭게도 신세계백화점 센텀점과 내년 9월 기장군에 개장할 예정인 신세계 아웃렛의 중간에 위치해 양측의 영토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당 부지는 센텀점에서는 동쪽으로 8㎞, 신세계 아웃렛에서는 남쪽으로 14㎞ 떨어져 있다. 장안택지개발지구 내 신세계 아웃렛은 부지면적(15만 1070㎡)은 롯데보다 넓지만 실제 영업면적은 3만 1380㎡ 규모로 롯데보다 2만㎡ 정도 작다. 롯데 측은 “아웃렛 개점을 바탕으로 부산·경남 지역에서 유통 최강자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롯데는 업무협정 뒤 공식 사업계획서를 부산도시공사에 제출하고 내년 1월까지 토지매매계약 등을 체결, 본격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최근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하는 등 부산 상권 개발에 공을 들였던 신세계는 떨떠름한 반응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아웃렛이 아직 개점한 게 아니어서 어떤 파장을 낳을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롯데는 “경쟁은 피할 수 없다.”면서도 “부산 상권이 활발해지면 모두 좋은 게 아니냐.”고 말했다. 롯데와 신세계의 영토 다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9월 롯데가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입점해 있는 인천고속터미널 일대 부지와 건물을 사들이기로 인천시와 약정을 체결하면서 신세계의 심기를 건드렸다. 신세계는 즉각 인천시를 상대로 건물 처분 금지를 위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며 반발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둘러싸고 벌어진 양측의 갈등이 이번 일로 더욱 깊어지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또한 이번 상권 경쟁은 ‘파주 아웃렛 전쟁’과 닮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지역유통업계 관계자는 “부산시가 동부산 관광단지 개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거대 유통기업 등을 마구잡이로 유치해 오히려 지역기업을 고사시키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전국플러스] 세계원전도시 부산 기장선언 채택

    세계원전도시 부산 기장선언 채택 세계 원전도시의 관심 속에 지난 12일 부산에서 개최된 ‘세계 원전소재도시 안전과 번영을 위한 기장포럼’ (서울신문 11월 12일자 12면)이 ‘기장선언문’을 채택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고 14일 폐회했다. 핀란드 등 세계 7개국 10개 도시 자치단체장 및 원전 관계자 등은 포럼을 격년으로 열기로 했다. 또 포럼이 국제기구로 정착될 때까지 원전도시 실무자로 구성된 실무협의체를 만들어 사무국을 기장군에 두기로 했다. 기장군은 2014년 포럼을 다시 한 번 개최한다. 2016년 포럼은 일본 겐카이에서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 속초 아바이마을 특구 이달 완료 강원 속초시가 추진해 온 ‘아바이마을 특화지구 조성사업’이 이달 완료돼 먹거리 관광위주였던 아바이마을에서 볼거리 관광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청호동 갯배 선착장 부근의 교량하부 일대에 10억 2000만원을 들여 추진하는 아바이마을 특화지구 조성사업은 휴식공간(쉼터), 포토존 및 야외전시공간을 조성하고 인접도로 내 보도신설 및 노후도로 포장사업 등을 포함한다. 야외전시공간은 실사사진과 함께 설치된 상징조형물의 정면을 포토존으로, 후면은 ‘실향민 마을’로 대표되는 청호동의 역사와 실향민의 생활상이 담긴 사진을 담은 전시공간으로 설치해 관광객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영월 내년 공영주차장 유료화 강원 영월군이 만성적인 영월읍 도심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내년 초부터 공영주차장의 유료화를 추진한다. 군은 우선 영월경찰서 주변, 한국통신 영월지점 앞, 영월세무서~영월초교, 서부시장~우정외과 구간 등을 유료화해 그 결과를 지켜본 뒤 영월농협에서 영월지구대까지 구간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유료 주차면 수는 모두 284면이 될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현대자동차 영월대리점 뒤 부지에 45면의 주차장을 확충하고 도시계획도로 잔여부지를 활용해 소형주차장을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주차료는 30분 기본 500원 및 초과시간 10분당 200원으로 잠정 책정했다.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군산 내항 진포해양테마공원

    전북 군산 내항의 동쪽 끝에 위치한 진포 해양테마공원은 지역의 역사적 특징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고려 우왕 6년인 1380년 8월, 선박 500여척을 앞세워 쳐들어오던 왜구를 세계 해전사에서 처음으로 화포를 사용해 격퇴한 곳이 진포, 바로 군산 내항 부근의 앞바다다. 이 전투가 진포대첩이다. 진포는 금강 하구 지역을 말한다. 왜구들은 고려의 주요 쌀 저장소 가운데 하나였던 군산의 진성창을 노리고 쳐들어 왔다. 배후지역인 전라도의 쌀을 모아 저장하고, 개경으로 수송하는 거점이어서 왜구들의 침입이 잦았다. 고려 말 ‘화약의 아버지’ 최무선 장군이 화포로 이곳 앞바다에서 왜구를 물리친 진포대첩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공원이 바로 진포해양테마공원이다. 해망로 동쪽 편, 금강이 서해와 만나는 금강 하구에 위치했다. 공원에 들어서면 4080t급 위봉함을 비롯해 LVTP7 해병의 수륙양용 상륙장갑차, 자주포, 육군의 전차, T41B 훈련기, F5A 전투기, 해양경찰의 250t급 경비정 마니산 273함 등 퇴역장비들이 전시돼 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위봉함(지하 2층, 지상 4층) 내부에는 최무선과 화약, 해양전 등을 주제로 하는 전시관들이 군산의 역사와 이 지역 특징을 한눈에 보여 준다. 세계 유명 해전과 함정의 역사, 병영생활 및 병영용품을 전시·재현하는 공간도 있어 역사 교육의 장이라고 할 만하다. 위봉함 가판에 오르면 금강 하구둑을 배경으로 금강과 서해가 만나는 모습이 더 선명하게 들어온다. 위봉함은 전차와 트럭 30대를 한꺼번에 실을 수 있다. 1959년 우리 해군이 미군으로부터 인수받아 상륙 및 수송작전에 사용했다. 1965년 백구부대의 일원으로 베트남 내전에 참전했고 사관생도 및 해군들의 훈련·실습 등에 사용하다 2006년 퇴역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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