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쌀추가지원은 국민합의로/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 질문·답변
◎「문서변조」 선거이용 음모 속속 드러나/「경수로 건설」 우리 중심역할 고수할것
국회는 10일 본회의를 속개,통일·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대정부 질문을 통해 대북 쌀지원,외교문서 변조사건,한·미·일 관계,군전력증강 등 현안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따졌다.
▷대북 쌀지원◁
○…북한의 씨 아펙스호에 대한 인공기 강제게양 사건과 관련,박명환 의원(민자당)과 김진영 의원(자민련)은 『주권이요 명예이자 자존심이고 생존권의 상징인 태극기를 하강당한채 인공기만을 게양하는 수모를 겪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장준익 의원(민주당)은 『태극기를 게양않는다는 합의는 누구의 훈령에 의해서인지,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배경은 무엇인지,북한 총리급 이상의 사과를 받아내지 못한 이유는 뭔지 밝혀라』고 요구했다.
나웅배 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은 『쌀 수송과정에서 국민에게 많은 걱정을 끼친 데 대해 주무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하고 『초기에 여러 부처가 함께 관여하다 보니 혼선으로 인한 것』이라고 원인을 설명했다.
나부총리는『사건 뒤 북경회담에서 서명한 당국자 직함과 이름이 적힌 사과문을 전달받았다』면서 『북한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한 만큼 쌀 지원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쌀지원 과정에서의 문제에 대해 박명환 의원과 김기도 의원(민자당)은 『지난 84년 수재 때 북한이 쌀 5만섬을 보내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표기했는데 우리는 22배나 많은 양을 얼굴도 없는 「민짜포대」로 보냈다』고 지적한 뒤 국회동의를 거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김충조 의원(민주당)은 『지난해말 통일원이 국제선명회에게는 군량미로 전용될 가능성을 들어 쌀지원을 불허해 놓고 갑자기 바뀐 이유는 무엇이냐』고 따졌다.
이종찬 의원(민주당)은 『경수로 문제로 미국과 북한협상에 끌려다니더니 쌀제공문제마저 일본과 북한협상에 끌려다니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강두 의원(민자당)은 『44년전 인민군에게 쌀 등을 약탈당한 것이 부역이라며 거창양민 학살 사건을 아직도 방치하고 있다』면서 역사적 재조명을 요구했다.김사성 의원(민자당)은 『남북 쌀회담은 출발부터가 잘못됐다』며 통일원이 이를 주도할 것을 주문했다.
이홍구 국무총리는 『추가지원 여부는 상황에 따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탄력적인 대응방침을 밝힌 뒤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해지면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외국쌀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부총리는 『쌀회담 초기 남북한 접촉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입장에서 북측의 비공개회담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하고 『앞으로는 보다 공개적으로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대북 경로지원◁
○…박명환 의원은 『경수로 문제가 타결됨으로써 향후 10년간 해마다 3천억원의 자금을 염출해야 한다』면서 자금규모에 대한 면밀한 분석및 장단기 대책수립과 함께 국회의 사전동의를 거칠 것을 요구했다.
장준익 의원은 『경수로건설비용은 미국이 우리보다 더 많이 부담해야 하는 것이 마땅한 데도 우리 정부가 전체 건설비의 75%인 30억달러 이상을 부담하는 것은 불공평하고 전략판단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이강두 의원은 『정부는 우리의 중심적 역할이 확보됐다고 하지만 지난 6·13 북미간 합의문의 표현은 애매하다』고 지적하고 『첫 단계인 건설부지 조사에서 과연 중심적 역할을 하게 되는지 분명히 밝혀라』고 요구했다.
이총리는 『우리의 중심적 역할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공외무부장관은 우리의 재정부담과 관련,『관계법령의 규정에 따라 국회에서 소정의 절차를 밟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문서 변조사건◁
○…김진영 의원과 김충조 의원은 『국제사회에서 명예실추를 초래하고 공직사회의 기강해이를 확인시켜 주었다』면서 『더욱이 외무부장관이 국회의원을 고발하는 등 삼류급의 행위를 연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국가정보관리를 위한 상설기구 구성과 공노명 외무부장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반면 이강두 의원은 『외교문서 조차 변조해 선거에 이용하려는 음모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우리 외교의 대외공신력 실추와 명예훼손사태를 어떻게 치유할 것이냐』고 대책을 물었다.
정몽준 의원(무소속)은 『외무부가 감정적인 대응으로 마치 정치적인 것처럼 여겨지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외무부장관은 『외무부가 문서 원본의 파기와 대체를 해당공관에 지시하고 최승진씨를 회유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한 뒤 『최승진씨의 귀국을 조속히 실현시켜 검찰의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내면 외무부와 전체 외무부 직원의 명예가 회복될 것으로 믿는다』고 답변했다.
▷한·미·일관계◁
○…대미관계에서 불평등문제와 관련,김진영 의원은 『지난 90년부터 92년 8월 사이에 주한미군 범죄자는 2천8백70명인데 재판권행사사례는 고작 30명』이라고 한미행정협정의 전면개정을 요구했다.
장준익 의원은 『북한은 30여기의 스커드미사일을 실천배치하고 있는 데도 미국은 한국의 장거리미사일 개발을 규제하고 미사일기술통제기구(MTCR)가입을 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총리는 『한미간의 특수한 협조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구속수사권,한국인 고용원 노사문제,환경관련조항 등은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미국측에 제기했다』고 말했다.
○…대일관계에 대해 김기도 의원은 『일본은 과거사를 왜곡하고 있고 일본의 역사인식에 불만이 많은 중국조차도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다』면서 정부측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정몽준 의원은 『일본은 최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핵폭탄 투하에 대해 클린턴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일본 국회에서의 종전 50주년 결의는 흐지부지되고 말았다』고 일본의 핵무장 의혹과 일본 극우세력에 대한 대응책이 있는 지를 따졌다.
이총리는 『북한에 대한 일본의 쌀지원은 남북관계를 고려,한일간 긴밀한 협의하에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히고 『그러나 현시점에서 한일협정을 재검토할 필요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