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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 안 되고 호주는 되는 핵잠… 오커스, 세계 안보 뒤흔든다

    한국은 안 되고 호주는 되는 핵잠… 오커스, 세계 안보 뒤흔든다

    지난달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영국과 손잡고 호주에 핵잠수함 건조를 지원하기로 했다”며 대중 견제 안보동맹 ‘오커스’(AUKUS)의 창설을 알렸다. 호주는 18개월간 이들과 공동 연구를 마친 뒤 빠르면 내후년부터 핵잠수함 8척을 건조한다. 그런데 2016년 프랑스 방산업체 나발과 맺은 우리돈 77조원 규모의 디젤 잠수함(12척) 공급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해 프랑스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의 ‘깐부’(같은 편)인 유럽연합(EU)과 인도 역시 ‘앵글로 색슨 동맹’ 출범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오커스가 전 세계 안보 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봤다.● 포클랜드 전쟁 승리 이끈 영국의 핵잠수함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핵잠수함은 핵분열 때 발생하는 열로 증기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어 쓴다. 선체 내 원자로에 농축우라늄을 주입하면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이상 연료를 보충하지 않아도 된다. 일반 디젤 잠수함은 잠항 속도가 시속 17㎞ 정도다. 전기 충전을 위해 매일 일정 시간 물 밖에서 스노클(공기흡입)을 하는데, 이때 소음과 열이 발생해 적에게 들킬 수 있다. 반면 핵잠수함은 시속 30노트(약 55㎞) 정도로 3배가량 빠르다. 스노클도 필요 없어 물밑에서 몇 달씩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1982년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의 핵잠수함은 1만 5000㎞ 가까이 떨어진 포클랜드 해역에 10여일 만에 도착해 아르헨티나 해군을 무너뜨렸다. 함께 출발한 재래식 잠수함이 5주가량 걸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핵잠수함이 왜 ‘게임체인저’로 불리는지 알 수 있다. 통계전문업체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전 세계에 원자력 엔진을 탑재한 잠수함은 모두 136척이다. 미국이 68척으로 가장 많고 러시아(36척)와 영국(11척), 중국·프랑스(각 10척), 인도(1척) 순이다. 핵잠수함은 크게 추진 동력만 핵인 공격핵잠수함(SSN)과 무기도 핵인 전략핵잠수함(SSBN)으로 나뉜다. 핵잠수함을 보유한 6개국은 모두 SSBN을 운용한다. 이번에 호주가 건조하려는 잠수함은 핵무기가 없는 SSN이다. 현재 브라질도 프랑스의 기술로 핵잠수함(최대 6척)을 설계하고 있다. 다만 핵무기 제조에 쓰이지 않는 저농축 우라늄(농축도 20% 미만)을 채택해 핵확산금지조약(NPT)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호주는 핵 보유국이 아닌데도 핵무기로 전환 가능한 고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쓰는 첫 번째 국가가 된다.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다. 일각에선 “호주가 핵 보유국에 준하는 지위를 얻었다”고 평가한다. ●미국, 호주에 대만 방위 분담 요구할 듯 핵잠수함은 전략무기 이상의 의미가 있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의 영향력이 큰 나라들은 워싱턴의 승인 없이는 운용하기 힘들다. 한국도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고자 지난해 10월 김현종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미국으로 건너가 조야를 설득했지만 ‘불가’ 통보를 받았다. 핵잠수함을 확보하는 것 자체를 핵무장의 전 단계로 보기 때문이다. 호주는 지난해 중국을 향해 코로나19 책임론을 거론했다가 전방위적 보복을 받고 있다. 그러나 두 나라는 거리가 너무 멀어 실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럼에도 미국은 왜 호주에 핵잠수함을 제공하기로 했을까. 오커스로 묶인 세 나라는 3권분립이 완성된 민주주의 국가들이다. 군사동맹처럼 거대 예산이 들어가는 계획은 반드시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비밀리에 일을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를 잘 아는 백악관이 언론에 ‘핵잠수함 기술 지원’이라는 최소한의 내용만 공개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잠수함 뒤에 ‘더 큰 그림’이 숨어 있다. 군사 전문가들이 추측하는 미국의 구상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자국 방산업체에 거대한 시장을 열어 주는 것이다. 호주는 오커스 창설을 계기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유도미사일을 대량 구매하기로 했다. 중국과의 갈등이 격해질수록 호주는 미국산 무기 구매를 더 늘릴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괌에 이은 차세대 핵잠수함 기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호주의 저명 언론인 토니 워커는 “실제 핵잠수함 도입까지 최대 20년이 걸린다. 호주 정부는 그 공백을 메운다는 명분으로 미 핵잠수함 주둔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대만 방어를 두고 호주에 일정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다. 대만 안보의 가장 큰 문제는 유사시 미국을 도와줄 나라가 없다는 데 있다. 대중 견제 협의체인 ‘쿼드’ 4개국 가운데 일본은 전쟁을 금지한 평화헌법 제9조에 묶여 개입이 쉽지 않다. 인도 역시 히말라야 지역 국경 분쟁에 대응하기도 버거워 대중 전선을 확대하길 원하지 않는다. 이에 미국은 호주에 핵잠수함을 제공해 작전 반경을 넓혀 주는 대신 대만 방어의 일부 역할을 맡기기로 마음먹은 듯하다.●親中 호주, 2~3년 새 反中 싸움닭으로 오커스 출범을 두고 국제사회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견제를 명분 삼아 핵 확산을 초래했다’고 비판한다. 장쥔 중국 유엔 상주대표는 “핵무기를 조금이라도 가진 나라에는 예외 없이 핵확산 방지 의무를 강요하던 미국이 돌연 핵무기도 없는 나라에 핵잠수함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명백한 이중잣대”라고 비난했다. 여기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미국을 거들고자 “호주 핵잠수함 사찰이 매우 까다로울 것으로 보인다. 아예 감시 대상에서 뺄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을 부채질했다. 미국은 “호주에 핵무기는 주지 않는다. 비핵화 약속을 지킨 것”이라며 “이번 지원은 단 한 번만 있는 일(One off)”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른 나라에는 핵잠수함을 제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 논리대로면 북한이나 이란이 중국·러시아의 기술로 SSN을 만들어도 할 말이 없다. 핵잠수함 보유를 희망하는 한국 역시 ‘호주는 되는데 우리는 왜 안 되느냐’며 입이 나올 판이다. 자칫 ‘핵잠수함 도미노’라는 무한 군비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 EU 등에서 “미국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 지적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만 현 상황은 중국의 자충수이기도 한 만큼 베이징이 늑대외교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신보다 힘이 약한 호주를 무리하게 길들이려던 시도가 결국 ‘핵잠수함 무장’이라는 예상밖 결과를 불러온 탓이다. 뉴욕타임스는 ‘호주는 왜 미국에 집문서까지 걸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2018년 8월 취임 당시만 해도 “미중 사이에서 어느 한 나라를 선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중국에 우호적이던 호주가 불과 2~3년 만에 군사적 충돌도 마다하지 않는 ‘싸움닭’으로 돌변한 것은 중국의 압박이 지나치게 과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지난해 호주의 친미 외교에 대한 보복으로 석탄과 와인, 소고기, 랍스터, 보리 등의 수입을 막았다. 지금도 아나운서 출신 청레이 등 중국계 호주인 2명을 억류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제전략연구소 이안 그램 분석관은 “상대와의 관계가 응징과 모욕으로 일관된다면 더이상 추가 비용이 발생하진 않을 것이다. 관계가 아예 끊어지기 때문”이라며 “중국은 ‘공포나 분노’라는 지렛대를 잃었다. 왜냐하면 중국은 상대방에 늘 화가 난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힘의 외교를 추구하는 중국 지도부가 반드시 곱씹어 볼 대목이다.
  • 오세훈 ‘허위사실 혐의’ 불기소…與 “납득할 수 없는 결정”(종합)

    오세훈 ‘허위사실 혐의’ 불기소…與 “납득할 수 없는 결정”(종합)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내곡동 땅 ‘셀프보상’ 특혜 의혹과 ‘파이시티’ 인허가 의혹과 관련, 허위사실을 언급한 혐의를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 검찰이 재판이 넘기지 않기로 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6일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민주당 이용빈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며 “기준도 원칙도 없는 검찰의 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우리당 이규민 의원은 자동차 전용도로를 고속도로라고 했다가 당선 무효형을 받았다. 검찰의 잣대는 고무줄 잣대냐”며 “어떤 기준으로 오 시장은 무혐의 처분을 했고, 이 의원은 기소했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두 처분 사이의 차이는 무엇인지 묻는다”며 “검찰은 수사로 말한다고 하는데, 오늘 불기소 처분은 깊은 의문을 갖게 한다”고 덧붙였다.오세훈 ‘허위사실 혐의’ 법정 안선다…불기소 결정 이날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경근)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오 시장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오 시장은 지난 4월 보궐선거 운동 기간 방송에 출연해 내곡동 땅 셀프보상 특혜 의혹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언급한 혐의를 받았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오 시장이 서울시장을 지냈던 2009년 처가 소유의 땅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며 이를 부인하는 오 시장을 허위사실 공표죄에 해당한다며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수사팀은 선거 당시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2005년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서 오 시장을 목격했다고 주장한 생태탕집 모자를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이들은 당시 오 시장이 자신들의 식당에 들렀다고 주장했고, 이 과정에서 이른바 ‘페라가모 구두’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오 시장은 또 파이시티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에 대해서도 불기소 결정을 받았다. 파이시티 의혹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부근 약 3만평 가량의 대지 위에 백화점과 업무 시설 등을 건설하는 복합유통센터 개발을 허가하는 과정에서 각종 특혜비리 의혹이 불거진 사건이다. 파이시티 사업은 지난 2008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와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난 2009년 11월 건축 인허가를 받았다. 오 시장의 과거 재임시절(2006~2011년)의 일이다. 다만 결국 업체 측이 도산하면서 개발은 무산됐다. 한편 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 8월31일 서울시 도시계획국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지난달 15일에는 오 시장에 대한 서면조사를 마친 뒤 사건을 지난달 24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검찰은 지난 2일 오 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두 가지 사안에 대한 조사를 14시간 가량 조사했다.
  • 연락선 복원 다음은?…北 ‘평화 공세’ 속 대화 재개할까

    연락선 복원 다음은?…北 ‘평화 공세’ 속 대화 재개할까

    남북 통신연락선 이틀째 정상 운영 北 의도 놓고 해석 분분..실무회담 열려야 통일부 “남북관계 한쪽 입장만 관철 안 돼”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등 논의 가능성도 남북 통신연락선이 일단 복원되면서 관심은 자연스레 다음 단계인 실무급 회담 재개에 집중된다. 정부는 연락선 복원을 토대로 당국 간 대화를 재개하고 현안을 논의해 나가겠다는 계획이지만, 북측은 ‘중대과제’ 해결을 앞세우고 있어 입장차는 여전하다. 지난 7월에도 북측은 연락선을 복원했다가 일방적으로 끊은 전례가 있는 만큼 실무회담까지 재개돼야 공통의 관심사를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통일부는 5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한 개시 통화가 이틀째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도 정기 통화가 진행됐으며, 함정 간 국제상선공통망(핫라인) 호출에도 북측 응답을 확인했다. 연락선은 어렵사리 복원됐으나 북한이 정말로 대화할 의지가 있느냐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하다. 북측은 선결 조건으로 이중잣대 및 적대시 정책 철회를 여러 차례 꼽은 바 있다. 이는 북측의 미사일 발사 실험 등을 문제삼지 않는 것과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을 포함하고 있어 우리 정부가 수용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북측도 잘 알고 있다. 다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시정연설을 통해 연락선 복원 의사를 밝혔고, 김여정 당 부부장 담화에서는 적대적 언동을 하지 않고 상호 존중만 유지되면 종전선언은 물론 정상회담 논의도 할 수 있다고 한 것은 그만큼 대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된다.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언급한 중대과제 해결에 대해 “(이를) 대화·협력의 선결 조건으로 보기보다 남북 간 대화·협력을 통해 함께 풀어나가야 할 문제로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북관계 역사에서 적대 정책이나 이중기준 철회 문제는 여러 차례 제기돼왔다”며 “남북관계 특성상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기준으로 남북관계를 재단하거나 어느 한쪽의 입장만 관철되는 방식으로 이런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남측에는 손을 흔드는 것 역시 일단 남북 간 평화 분위기를 확실히 띄워 미국을 정치적으로 압박하겠다는 ‘평화 공세’로도 풀이된다.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중이 화해 분위기를 주도하면 자칫 미국이 소외되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측의 의도를 분명히 파악하려면 당국 간 실무 회담이 이뤄져야 한다. 통일부는 지난 7월말 북측에 영상회의시스템 구축을 제안했으나 아직 답을 받지 못한 만큼 이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무 회담이 본격화되면 김 부부장이 담화에서 거론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문제도 안건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를 논의하려면 180억원의 국민 혈세가 들어간 개성 연락사무소 청사를 일방적으로 폭파한 데 대한 북측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선행돼야 한다.베이징 올림픽과 내년 3월 한국의 대선 시간표 등을 고려했을 때 일단 대화의 물꼬만 트이면 북측도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내년 전략 기조를 정하기에 앞서 연내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관계의 완결성을 갖춰 놓으려고 할 것”이라며 “종전선언, 3대 경협사업(금강산·개성공단·철도), 군사합의 등 시급한 문제들을 추가 합의해 차기 정부까지 연속성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사이비가 사이비에게 호통치는 사회/번역가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사이비가 사이비에게 호통치는 사회/번역가

    옛날 얘기다. 어느 날 선배가 “너 종교 없지? 나랑 대순진리회 다니자”란다. 그때는 종교재단의 교육기관에 취업하려면 꼭 신자여야 하고 전도 능력을 요구하기도 했다. 선배는 교수직을 위해 실적이 필요했고 평소 존경하는 선배인지라 나도 그러마고 대답했다. 나야 그때나 지금이나 무신론자이지만 그래도 선배를 따라 2주에 한 번쯤 기도관을 오가며 종교 활동도 했다. 2년쯤 후 담당자가 나를 부르더니 교적을 지울 테니 이제부터 나오지 않아도 좋단다. 이유를 물었더니 “당신은 종교가 필요한 사람이 아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외우라는 주문도 외우지 않고 설교에도 감화하는 기미가 없자 결국 포기하기로 한 것이다. 아무튼 그동안 비사회적, 반윤리적인 교리는 듣지 못했고 내가 쓴 돈도 2주에 한 번 1만~2만원의 헌금이 전부였다. 소문과 달리 그들도 악마는 아니었다. 조교 시절 젊은 흑인이 과사무실로 찾아와 편지를 해석해 달라고 한 적이 있다. 통일교에서 보낸 우리말 편지였다. 얘기를 들어 보니 내용도 모른 채 편지 한 장만 믿고 무조건 우리나라를 찾은 것이다. 나는 부족한 영어로 내용을 설명한 다음 “왜 통일교를 믿어요?”라고 물어보았다. 당시만 해도 통일교를 이단, 사이비종교쯤으로 이해했던 것이다. 남자의 대답은 조금 의외였다. “내 얘기를 들어준 유일한 종교였어요.” 그러고 보니 나도 대학 시절 천주교에서 영세도 받고 열심히 다니기도 했다. 세례명은 안셸모였다. 역시 2년쯤 후 포기했는데 이유는 “아무도 나한테 관심이 없다”였다. 그 기간 동안 내게 다가와 말을 건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지난해 4월 초파일 가평의 한 사찰에 갔더니 종무소 앞에 이런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기와 한 장을 시주하신 공덕은 여러 생 동안 집 없는 업보를 면하게 하고 … 태어나는 세상마다 좋은 집안에 태어나는 복을 누리게 합니다.” 인간의 욕심과 두려움을 이용해 돈을 벌려면 교육과 종교가 최고라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부추길 줄은 몰랐다. 그날 아내는 기와 한 장에 불전함 3000원을 더해 1만 3000원의 욕망을 구입했지만 우린 여전히 무주택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 소설 ‘더 라인 비트윈’(The Line Between)의 저자 토스카 리는 사이비종교의 특징을 이렇게 나열했다. “억압, 비판적 사고 및 질문 금지, 비밀주의, 친구와 가족들과의 단절, 특권을 내세워 지속적인 숭배를 요구하거나 굴종을 강요하는 절대적 지도자, (금전적, 신체적, 성적) 착취, 배교자 응징….” 그런데 이런 특징들이 속칭 사이비종교에만 해당할까? 2011년 ‘A선교회’의 B목사와 갈등하며 LA교회 지부에서 활동하던 후배가 느닷없이 국내 강남본부 지하 식당에서 사체로 발견됐다. 미국에서 가족과 행복하던 친구가 국내에 왜 돌아왔으며, 왜 교회 지하 식당에서 죽어야 했는지 모르겠다. 당시 경찰은 부검도 없이 자살로 처리했다. 기독교는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그들을 이단이나 사이비 종파로 규정해 끊어내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대순진리회나 통일교 역시 같은 잣대를 대야 하지 않는가. 문제가 발생하면 힘없는 종교는 교계 전체의 잘못이 되고, 기성 종교는 일부의 이탈이라고 한다. 조계종은 툭하면 폭력을 동원해 권력 투쟁을 하고, 명성교회는 아들한테 목사직을 세습하고, 순복음교회는 목사 가족의 비리를 덮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은 전광훈 목사를 끊어내지 못하고, 대형교회의 유명 목사들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우르르 몰려들어 안수 기도를 한다. 정작 윤 후보의 손에는 무속에서 권유하는 손바닥 ‘왕’(王) 자 부적을 썼는데 말이다. 그런데 누가 누구를 사이비라 한단 말인가. 10월은 후배가 세상을 떠난 지 딱 10년이 되는 날이다. “형, 명선이와 결혼하는 거 좀 미안하지 않아요?” 후배는 아내와도 절친이었다. 결혼을 앞둔 우리 부부를 보며 활짝 웃던 모습이 더욱 그리운 오늘이다.
  • 10개 시·도 119장난전화 ‘0’건?… 믿을 수 없는 소방청 통계

    ‘부산, 대구, 인천, 울산, 세종 등은 119 장난전화가 연간 한 건도 없다’ 최근 소방청이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119장난전화’ 통계에 ‘기적’ 같은 일이 발생했다. 지난 1년 동안 부산과 대구, 인천, 울산, 세종, 충남 등 10개 시·도에 장난전화가 한 건도 없었다는 것이다. 아예 일각에서는 소방청 통계 자료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영교 의원(민주·서울 중랑구 갑)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119 상황실에 접수된 1127만 4559건의 신고 가운데 장난전화는 0.00006%인 665건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간 19만~220만건의 119 신고가 들어오는 시·도 소방상황실에 장난전화가 한 건도 없다는 것은 믿기 힘든 통계라는 분석이다. 전·현직 소방관들은 “정부가 강력한 처벌방침을 밝힌 뒤 장난전화가 크게 줄어들긴 했으나 아직도 적지 않은 실정”이라면서 “특정 지역의 시민의식이 빼어나게 높아 장난전화가 없는 것이 아니라 통계로 잡지 않을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119종합상황실에 근무했던 소방관 A씨는 “장난전화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경우 상당히 많은 사례가 처벌대상이 될 것”이라면서 “근무요원들이 장난전화를 가볍게 받아넘기는 온정주의로 대처하고 있을뿐이지 연간 한 건도 없다는 통계는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일선 지자체 119 상황실은 일부 장난전화를 ‘안내 및 민원’이나 ‘기타’로 통계로 분류해 ‘장난전화’의 통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의 전체 119 신고 가운데 ‘안내 및 민원’은 29% 327만 2023건, 기타가 7.6% 86만 2046건에 이르는데 이 중 상당수가 장난전화로 추정되는 이유다. 이 때문에 119상황실에 걸려온 장난전화를 어느 선까지 통계로 잡고 과태료 처분을 해야 할 것인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현재 소방청은 장난신고 시 1차 계도, 2차 경고, 3차 형사고발 등 단계적 대응을 하도록 지침을 내렸지만 현장에서 이를 구분해 조치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서 의원은 “재미 삼아 하는 장난전화로 긴급한 신고에 대한 대처가 미흡해질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 안전과 소방관의 노고를 생각해 장난 전화 근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남북 통신연락선 55일 만에 재가동… 실무급 회담 등 대화 재개는 미지수

    남북 통신연락선 55일 만에 재가동… 실무급 회담 등 대화 재개는 미지수

    남북 통신연락선이 4일 북측의 응답으로 55일 만에 재가동됐다. 대화 재개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은 마련된 것인데, 북측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선결 조건과 문재인 정부의 제한된 임기 등을 고려하면 남북 정상회담과 종전선언으로 이어지기까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시통화와 오후 5시 마감통화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도 정상적으로 가동됐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발표하기 전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에 따라 오전 9시 모든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도 공개됐다. 지난 7월 27일 정상 간 합의로 13개월 만에 통신선이 복원됐을 땐 내부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김 위원장의 공개 연설과 노동신문을 통해 밝힌 만큼 무게감이 다르다. 이날로 잡은 건 종전선언이 처음 논의된 10·4선언을 감안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북측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남조선당국은 통신연락선의 재가동 의미를 깊이 새기고 선결돼야 할 중대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북측이 얘기하는 선결 과제란 자신들의 군사 행위를 비판하지 말라는 ‘이중잣대 철회’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포함한 ‘적대시 정책 철회’이다. 우리 정부를 북미 협상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아울러 내년 2월 중국에서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3월 한국의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의 주도권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것을 환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소 평화센터장은 “군사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받고, 남한의 대선 국면에서 차기 정부를 염두에 둔 입도선매 차원의 평화적 공세”라고 분석했다. 연락선만 복원된 채 답보 상태가 계속될지, 실질적인 대화로 나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북측이 실무급 회담에 호응해야 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측의 정권 교체로 현재의 평화 프로세스가 흐지부지될 경우 북측도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남북 관계 복원을 통해 연속성을 확보해 놓으려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신중한 분위기다. 북측이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겠다고 공언한 뒤에도 미사일 발사 실험 등 군사 행위를 계속 이어 왔기 때문에 자칫 연락선 복원에만 의미를 부여했다간 북한의 ‘이중잣대 철회’ 프레임에 더욱 깊숙이 빠져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종전선언 등 실질적인 합의는 이뤄지지 못한 채 북한의 미사일 실험 강도만 높아지는 딜레마적인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 북한의 군사행위가 심화되면 미국의 회의감도 깊어져 우리 정부로서는 한미 동맹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난 7월 말 연락선 복원 땐 청와대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 브리핑으로 공식발표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남북대화 진전은 북미대화 재개와 맞물린 터라 일희일비하지 않고 신중하게 상황을 관리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 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통일부 이종주 대변인은 “한반도 정세 안정과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한다”면서 “정부는 남북합의 이행 등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실질적 논의가 시작되고 진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남북 통신연락선 55일 만에 재가동… 실무급 회담 등 대화 재개는 미지수

    남북 통신연락선 55일 만에 재가동… 실무급 회담 등 대화 재개는 미지수

    남북 통신연락선이 4일 북측의 응답으로 55일 만에 재가동됐다. 대화 재개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은 마련된 것인데, 북측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선결 조건과 문재인 정부의 제한된 임기 등을 고려하면 남북 정상회담과 종전선언으로 이어지기까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통일부는 4일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시통화가 이뤄지면서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같은 시각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기능이 정상적으로 운용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발표하기 전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에 따라 오전 9시 모든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도 공개됐다. 지난 7월 27일 정상 간 합의로 13개월 만에 통신선이 복원됐을 땐 내부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김 위원장의 공개 연설과 노동신문을 통해 밝힌 만큼 약속의 무게가 다르다. 다만 북측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남조선당국은 통신연락선의 재가동 의미를 깊이 새기고 선결돼야 할 중대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북측이 얘기하는 선결 과제란 자신들의 군사 행위를 비판하지 말라는 ‘이중잣대 철회’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포함한 ‘적대시 정책 철회’이다. 우리 정부를 북미 협상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아울러 내년 2월 중국에서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3월 한국의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의 주도권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것을 환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소 평화센터장은 “군사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받고, 남한의 대선 국면에서 차기 정부를 염두에 둔 입도선매 차원의 평화적 공세”라고 분석했다. 연락선만 복원된 채 답보 상태가 계속될지, 실질적인 대화로 나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북측이 실무급 회담에 호응해야 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측의 정권 교체로 현재의 평화 프로세스가 흐지부지될 경우 북측도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남북 관계 복원을 통해 연속성을 확보해 놓으려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신중한 분위기다. 북측이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겠다고 공언한 뒤에도 미사일 발사 실험 등 군사 행위를 계속 이어 왔기 때문에 자칫 연락선 복원에만 의미를 부여했다간 북한의 ‘이중잣대 철회’ 프레임에 더욱 깊숙이 빠져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종전선언 등 실질적인 합의는 이뤄지지 못한 채 북한의 미사일 실험 강도만 높아지는 딜레마적인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 북한의 군사행위가 심화되면 미국의 회의감도 깊어져 우리 정부로서는 한미 동맹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난 7월 말 통신연락선이 복원됐을 때 청와대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 브리핑으로 이를 공식발표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통일·국방부가 나섰다. 남북대화 진전은 북미대화 재개와 맞물린 터라 일희일비하지 않고 신중하게 상황을 관리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 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통일부 이종주 대변인은 “한반도 정세 안정과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한다”면서 “정부는 남북합의 이행 등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실질적 논의가 시작되고 진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감흥 없는 남북 통신선 재개, 평화프로세스 여전히 먼 걸음

    감흥 없는 남북 통신선 재개, 평화프로세스 여전히 먼 걸음

    北 ‘10·4선언’ 환기하듯..55일만 통신선 응답 주민 보는 노동신문 공개...김정은 발언에 무게 베이징올림픽·한국 대선 앞두고 “평화적 공세” 靑 공식 반응 없이 ‘신중 모드’...‘한미동맹’ 신경 통일부 “관계 복원 토대 마련..실질적 논의 기대” 남북 통신연락선이 4일 북측의 응답으로 55일 만에 재가동됐다. 대화 재개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은 마련된 것인데, 북측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선결 조건과 문재인 정부의 제한된 임기 등을 고려하면 남북 정상회담과 종전선언으로 이어지기까진 쉽지 않을 전망이다.통일부는 4일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시통화가 이뤄지면서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같은 시각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기능이 정상적으로 운용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마감통화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발표하기 전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에 따라 오전 9시 모든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도 공개됐다. 지난 7월 27일 정상 간 합의로 13개월 만에 통신선이 복원됐을 땐 내부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김 위원장의 공개 연설과 노동신문을 통해 밝힌 만큼 무게감이 다르다. 이날로 잡은 건 종전선언이 처음 논의된 10·4선언을 감안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다만 북측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남조선당국은 통신연락선의 재가동 의미를 깊이 새기고 선결돼야 할 중대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북측이 얘기하는 선결 과제란 자신들의 군사 행위를 비판하지 말라는 ‘이중잣대 철회’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포함한 ‘적대시 정책 철회’이다. 우리 정부를 북미 협상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아울러 내년 2월 중국에서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3월 한국의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의 주도권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것을 환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소 평화센터장은 “군사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받고, 남한의 대선 국면에서 차기 정부를 염두에 둔 입도선매 차원의 평화적 공세”라고 분석했다.연락선만 복원된 채 답보 상태가 계속될지, 실질적인 대화로 나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북측이 실무급 회담에 호응해야 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측의 정권 교체로 현재의 평화 프로세스가 흐지부지될 경우 북측도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남북 관계 복원을 통해 연속성을 확보해 놓으려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신중한 분위기다. 북측이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겠다고 공언한 뒤에도 미사일 발사 실험 등 군사 행위를 계속 이어 왔기 때문에 자칫 연락선 복원에만 의미를 부여했다간 북한의 ‘이중잣대 철회’ 프레임에 더욱 깊숙이 빠져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종전선언 등 실질적인 합의는 이뤄지지 못한 채 북한의 미사일 실험 강도만 높아지는 딜레마적인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 북한의 군사행위가 심화되면 미국의 회의감도 깊어져 우리 정부로서는 한미 동맹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지난 7월말 연락선 복원 땐 청와대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 브리핑으로 공식발표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남북대화 진전은 북미대화 재개와 맞물린 터라 일희일비하지 않고 신중하게 상황을 관리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 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통일부 이종주 대변인은 “한반도 정세 안정과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며 “정부는 남북합의 이행 등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실질적 논의가 시작되고 진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남북간 ‘물리적 선’ 복원...한미동맹 관리 숙제 떠안은 정부

    남북간 ‘물리적 선’ 복원...한미동맹 관리 숙제 떠안은 정부

    4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정상통화北 ‘일방 단절’ 후 55일 만에 복원남측에 중대과제 해결 요구하기도대북 제재 완화 놓고 한미 온도차“남북 신뢰 증진+한미 협의 강화”북한이 일방적으로 끊었던 통신연락선이 55일 만에 복원됐지만 남북관계가 정상화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여전히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정책 철회 등 ‘중대과제’를 남측이 먼저 해결하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어서다. 통신선 복원을 계기로 남북대화에 속도를 내려는 정부는 북측을 달래면서도 미국과도 보조를 맞춰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통일부는 4일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시 통화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동·서해지구 군통신선을 통해 남북간 통화도 정상 실시됐다. 지난 8월 10일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이유로 갑자기 응답하지 않은 뒤 55일 만의 정상통화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10월 초 남북통신선 복원’ 의사를 밝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에 따라 “해당 기관들에서는 4일 오전 9시부터 모든 북남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남조선 당국은 북남통신연락선의 재가동 의미를 깊이 새기고 북남관계를 수습하며 앞으로의 밝은 전도를 열어 나가는 데 선결돼야 할 중대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측이 중대과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다시 끊을 수도 있다는 으름장을 놓은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북한은 남측에 화해 제스처를 보내면서도 미사일 시험 발사를 병행하며 우리 정부를 시험하고 있다. ‘남측의 미사일 실험은 억지력, 북측의 미사일 시험은 도발’이라는 이중잣대를 적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과학 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개발 중인 신형 무기 실험을 계속 해나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경우, 미국은 안보리 회의 소집 등을 요구하며 규탄 발언을 할 수 있다. 북한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면서도 북측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엄중 대응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일관된 스탠스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남북 통신선 복원과 관련해 미국의 입장을 묻는 언론 질의에 “우리는 남북 간 협력을 강력히 지지하며, 그것이 한반도에서 더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남북 협력에 대해 지지 의사를 보낸 것이지만, 대북 제재 완화와 관련해서는 한미간 온도차도 감지된다. 북측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대북 제재 완화도 검토해볼 만 하다”는 우리 정부와 달리 미국은 신중한 입장이다. 벌써부터 일각에선 한미동맹의 균열을 우려한다. 앞으로 남북관계가 진전되면 한미간 서로 다른 메시지는 더 부각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 못지 않게 동맹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정부는 한미협의 강화와 남북 신뢰증진 등 ‘투트랙 접근’이 현실적”이라면서 “북한의 근본문제 제기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인도적 협력 등 비정치적인 사안을 제기해 북한의 호응을 유도하고 전면 복원은 내년 초를 마지노선으로 하는 긴호흡의 플랜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꼼수 음주운전에 법 잣대 ‘엄격’

    꼼수 음주운전에 법 잣대 ‘엄격’

    법원이 좁은 골목길에서 마주 오던 차량을 그대로 들이받고 달아난 40대 화물차 운전자에게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울산지법 형사8단독 정현수 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A(43)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밤 울산 중구의 한 골목길에서 포터 화물차를 몰다가 마주 오던 B씨의 승용차 좌측부분을 들이받고 나서 그대로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를 당한 B씨는 경적을 크게 울렸으나 A씨는 40m가량 더 운전하고 나서야 차를 멈췄다. 이 사고로 B씨는 뇌진탕 등으로 2주의 상해와 함께 57만원 상당의 차량 파손 피해를 당했다. A씨는 법정에서 경미한 사고라 사고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A씨의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진지하게 범행을 반성하고 있지 않고, 피해 회복 노력도 없다”며 “세 차례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사건 당시에도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실형 선고의 이유를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남 한복판에서 교통사고를 낸 뒤 갑자기 편의점에 들어가 술을 마신 A(49)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A씨가 음주운전 사실을 숨기기 위해 편의점에서 방금 술을 마신 것처럼 행동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했다.
  • 믿을 수 없는 119장난전화 통계-10개 시도 0건

    믿을 수 없는 119장난전화 통계-10개 시도 0건

    최근 소방청이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119장난전화’ 통계가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영교 의원(민주·서울 중랑구 갑)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119 상황실에 접수된 1127만 4559건의 신고 가운데 장난전화는 0.00006%인 665건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전북 지역 소방관서가 269건(40%)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장난 전화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인구가 훨씬 많은 서울, 경기는 각각 178건과 149건에 그쳤다. 특히, 부산, 대구, 인천, 울산, 세종, 충남 등 10개 시·도는 장난전화가 한 건도 없었다. 그러나 연간 19만~220만건의 119 신고가 들어오는 시·도 소방상황실에 장난전화가 한 건도 없다는 것은 믿기 힘든 통계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시·도별 119 신고는 경기가 219만 9572건으로 가장 많고 서울 193만 1834건, 부산 74만 2431건, 경북 73만 2751건, 충남 66만 6024건, 경남 63만 376건, 전남 57만 6457건, 인천 55만 8467건, 전북 52만 8169건 순이다. 하지만 50만건 이상 신고가 들어온 9개 지자체 가운데 부산, 충남, 전남, 경북, 인천 등 5개 지자체가 장난전화가 한건도 없었다고 보고했다. 이에대해 전·현직 소방관들은 “정부가 강력한 처벌방침을 밝힌 뒤 장난전화가 크게 줄어들긴 했으나 아직도 적지 않은 실정”이라면서 “특정 지역의 시민의식이 빼어나게 높아 장난전화가 없는 것이 아니라 통계로 잡지 않을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119종합상황실에 근무했던 현직 소방관 A씨는 “장난전화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경우 상당히 많은 사례가 처벌대상이 될 것”이라면서 “근무요원들이 장난전화를 가볍게 받아넘기는 온정주의로 대처하고 있을뿐이지 연간 한건도 없다는 통계는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일선 지자체 119 상황실은 일부 장난전화를 ‘안내 및 민원’이나 ‘기타’로 통계로 분류해 ‘장난전화’의 통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의 전체 119 신고 가운데 ‘안내 및 민원’은 29% 327만 2023건, 기타가 7.6% 86만 2046건에 이르는데 이 중 상당수가 장난전화로 추정되는 이유다. 이때문에 119상황실에 걸려온 장난전화를 어느 선까지 통계로 잡고 과태료 처분을 해야 할 것인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현재 소방청은 장난신고 시 1차 계도, 2차 경고, 3차 형사고발 등 단계적 대응을 하도록 지침을 내렸지만 현장에서 이를 구분해 조치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장난전화가 걸려온 전북의 경우 269건 가운데 204건을 정신질환자 1명이 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심신장애자는 과태료 면제 대상(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10조)으로 분류돼 처벌도 못하고 있다. 서 의원은 “재미 삼아 하는 장난전화로 긴급한 신고에 대한 대처가 미흡해질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 안전과 소방관의 노고를 생각해 장난 전화 근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음주 측정 거부’ 장용준, 음주운전 혐의는 제외?…“입증 어려워”

    ‘음주 측정 거부’ 장용준, 음주운전 혐의는 제외?…“입증 어려워”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래퍼 장용준(21·활동명 노엘)에 대해 경찰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그가 실제 음주운전을 했는지 밝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서초경찰서는 장씨가 사고 당일 방문한 주점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구속영장 신청서에는 음주운전 혐의가 포함되지 않았다.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장씨에게서 술 냄새가 나는 등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정황을 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현장에서 음주 측정이 이뤄지지 못했고, 음주운전 여부를 사후에 수사로 밝히는 데는 여러 어려움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사후 추정이 필요할 때 경찰은 통상 위드마크(Widmark) 공식을 활용한다. 마신 술의 도수와 음주량, 체중, 성별 등을 고려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기법이다. 사람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시간당 평균 0.015%씩 감소한다는 이론이 토대다. 그러나 법원은 위드마크 공식으로 산출된 혈중알코올농도 추정치를 인정하는 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이 공식을 적용하려면 음주 당시의 상황이 매우 구체적으로 입증돼야 한다는 게 대법원 판례 취지다. 교통사고 전문인 정경일 변호사는 연합뉴스에 “위드마크 공식으로 나온 결과를 피고인이 인정하면 큰 문제가 없지만, 부인할 경우 법원은 특히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며 “체중, 성별, 체질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 감소치가 다르다 보니 위드마크 공식으로 정확히 산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경찰이 장씨의 음주 CCTV 영상을 확보했다면 음주 측정 불응죄 성립의 전제 조건인 ‘음주한 것으로 상당히 의심되는 경우’를 충족하기엔 충분하다”면서도 “매우 구체적인 음주량과 시간 등이 확인되지 않으면 음주운전을 입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음주 측정 거부로 입건할 경우 통상 위드마크 공식을 이용한 수치 산정까지 진행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앞서 장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서초경찰서에 출석해 약 6시간 동안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1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장씨에게 음주측정 거부, 공무집행방해, 무면허운전, 도로교통법 위반(자동차 파손) 및 상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 ‘하노이 트라우마’ 北 대화·도발 양방향 공세 언제까지?

    ‘하노이 트라우마’ 北 대화·도발 양방향 공세 언제까지?

    北, 9월에만 ‘미사일 4종’ 발사..통신선 ‘무응답’ 당대회 ‘5개년 무기계획’...10일 당창건일 주목 김여정 “이중잣대 철회”...정의용 “일방적 주장” 군비경쟁 양상...“종전선언 합의해도 의미 없어” 북한이 곧 대화에 나설 것처럼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이중 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과거 대화 국면에서는 미사일 실험을 자제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대화를 하면서도 미사일 발사는 계획대로 하겠다는 것인데, 언제까지 이 공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30일에도 신형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최근 한달 새 네 차례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관계가 회복되고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노력의 일환으로 남북 통신연락선들을 복원”하겠다고 한지 불과 하루만이다. 북측은 이날도 연락선 정기통화를 받지 않았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지대공 미사일은 지상과 함대에서 전투기 등 공중의 표적을 무력화하기 위해 발사하는 대공 요격 무기의 일종으로, 기존 것보다 기동성과 탐지·추적 능력이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요격무기 체계의 현대화 일환으로, F-35A 스텔스 전투기 등 첨단 무기체계에 맞서 방공망을 더 촘촘하게 만들려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사진을 보면 지난해 10월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때 등장한 미사일로 보인다.이번 미사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도 아니고 국제사회를 자극할 만한 위협도 아니지만, 문제는 북한의 관심이 비핵화 협상이 아닌 핵 군축에 무게가 실려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의 수순대로라면 종전선언 논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나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문제와 상관없이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발표한 5개년 무기개발 계획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북한의 도발은 8차 당대회 때 나온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까지 이어질 수 있다. 오는 10일 당 창건 76주년 기념일이 고비가 될 수 있다. 대화 재개를 위한 우리 정부의 일관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대화’와 ‘도발’ 카드를 둘 다 쥔 채 시원하게 나오지 않는 데에는 2019년 ‘하노이 노딜’(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의 트라우마가 크기 때문이다. 핵심 카드였던 영변 핵단지까지 패를 드러냈지만 어그러지자 ‘대북 제재’든 ‘적대시 정책’이든 확실한 패를 잡기 전까지는 두 번 다시 나오지 않겠다는 걸 확실히 한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라는 목표를 얻기 전까지는 계속 응하지 않으면서 국가 방위력을 강화하는 것이 미국을 먼저 나오게 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8차 당대회 때 김정은이 보여준 시각”이라고 분석했다.그러나 한미 입장에서도 북측이 주장하는 적대시 정책이나 이중잣대 철회는 대화의 선결조건으로 수용하기 어렵다. 결국 북한이 요구하는 건 자신들의 불법 미사일 개발을 국가 방위력으로 인정하거나 한국의 국방력을 포기하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북측의 적대시정책 철회나 이중잣대 철회 요구를 한국이나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질의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중기준 적용을 중단하라는 김여정 담화는 북측의 일방적 주장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면서 “우리나 미국은 누누이 북한에 대해 적대적 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남북이 종전선언을 거론하면서도 방위력을 명분으로 첨단 무기들을 잇따라 공개하는 것은 군비 경쟁의 양상마저 띤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남북 간 군비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미중이 종전선언에 합의하기도 어렵지만 종전선언을 해도 무슨 의미가 있을지 정부의 냉정한 판단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 北 미사일 공세에도, 文 “軍 안보태세 자부심으로 종전선언 제안”

    北 미사일 공세에도, 文 “軍 안보태세 자부심으로 종전선언 제안”

    제73주년 국군의날 행사...첫 해병대 주관 “국군통수권자 책임은 항구적 평화 만드는 것” “군 개혁 핵심은 ‘인권’...뼈를 깎는 혁신” 당부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우리의 든든한 안보태세에 대한 자부심으로 종전선언을 제안했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경북 포항 영일만 해상의 마라도함에서 열린 제73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 참석해 “우리 군을 신뢰한다”면서 “이러한 신뢰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반도 종전선언과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국제사회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군 최고통수권자의 가장 큰 책무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만들고 지키는 것”이라며 “이는 곧 우리 군의 사명”이라고도 강조했다. 북한이 이날도 지대공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개하는 등 잇딴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정세를 감안한 듯 문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정부와 군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지난달 15일 우리 군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지켜 보며 “북한의 도발에 대한 확실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것과 달리 이날은 ‘북한’이나 ‘도발’ 표현은 없었다. 대신 “누구도 흔들지 못하게 하는 힘, 아무도 넘볼 수 없는 포괄적 안보역량을 키우기 위해 정부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그 대상을 구체화하지 않았다. 이는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의 조건으로 ‘도발’이라는 이중잣대를 들이대지 말라고 요구한 것을 의식한 단어 선택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최첨단 무기체계와 굳건한 한미동맹을 강조함으로써 안보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40년간 유지되어 온 ‘미사일지침’을 완전 폐지하여 훨씬 강력한 미사일을 개발하며 실전배치하고 있다”며 “해군은 이지스함과 SLBM을 장착한 잠수함에 이어 광활한 해양 어디에서나 다목적 군사기지 역할을 수행할 3만톤급 경항모 사업을 추진하며 대양해군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올해 군 성폭력 범죄와 괴롭힘 등 군대 내 문제가 잇따라 불거진 데 대해서는 ‘뼈를 깎는 혁신’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서로의 인권을 존중하는 가운데 맺어진 전우애야말로 군의 사기와 전투력의 자양분”이라며 “군 인권을 위해 뼈를 깎는 각오로 혁신하는 것이 강군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당부했다.이날 처음으로 해병대 주관으로 개최된 국군의날 행사에 문 대통령은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1호기인 ‘마린원’을 타고 해병항공점퍼 차림으로 참석해 우리 군 전력으로만 진행된 육·해·공군·해병대의 ‘피스메이커’ 합동상륙작전을 참관했다.
  • 北, 또 미사일 쏘고 통신선엔 ‘무응답’…대화 의지 있나

    北, 또 미사일 쏘고 통신선엔 ‘무응답’…대화 의지 있나

    김정은 “10월초 복원” 예고했으나 불통 신형 미사일 발사 공개...北 “실용적 의의” ‘이중잣대 철회’ 관철 의지..추가 공세 가능성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0월초부터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겠다고 밝혔으나, 북측은 1일 연락선 정기통화에 응답하지 않았다.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시통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도 북한이 이날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정기통화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10월 초부터 관계 악화로 단절시켰던 북남(남북)통신연락선들을 다시 복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남북 통신연락선은 지난해 6월 북측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함께 단절됐다가 지난 7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 교환을 통한 합의로 13개월 만에 다시 재개했다. 그러나 북측은 한미연합훈련을 문제 삼으며 2주만에 재단절했고, 정기통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지난 30일 신형 반항공(지대공)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사실도 공개했다. 지난달 28일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후 이틀 만이다. 이번 미사일은 지난해 10월 당창건 75주년 열병식과 지난 1월 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발사관 4개를 탑재한 신형 지대공 미사일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국방과학원은 “쌍타조종기술과 2중 임펄스 비행 발동기(펄스 모터)를 비롯한 중요 새 기술 도입으로 미사일 조종 체계의 속응성과 유도 정확도, 공중목표 소멸 거리를 대폭 늘린 신형 반항공 미사일의 놀라운 전투적 성능이 검증됐다”며 “전망적인 각이한 반항공 미사일 체계 연구개발에서 대단히 실용적인 의의를 가지는 시험”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최근 김여정 담화와 김 위원장 연설을 통해 남측에 유화적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미사일 실험을 계속하는 것은 대화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운 ‘이중잣대 및 적대시 정책 철회’를 관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측이 냉온탕을 넘나들면서도 현재까지 미국을 직접 겨냥한 장거리 탄도미사일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쏘지 않은 것도 이런 맥락일 수 있다.그러나 남측과 미국을 향해 태도 변화를 요구하면서 정작 북측은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긴장을 조성하는 것은 대화 의지를 가늠하기 어렵게 하는 대목이다. 미국이 원칙적 입장을 고수하며 사실상 ‘전략적 인내’ 기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유화적 메시지로 최대한 명분을 쌓은 뒤 정면 공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당대회에서 밝힌 무기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11월초까지도 계속해서 공세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우리가 잠수함에서 SLBM 발사에 성공했는데 북측은 잠수함 진수를 보여주지 못한 상황라 SLBM을 준비하며 명분을 쌓는 중일 수 있다”고 말했다.
  • 불평등은 참아도 불공정은 못 참아?

    불평등은 참아도 불공정은 못 참아?

    개발업자들이 천문학적 이익을 챙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두고 전 국민이 들끓었다. 곽상도 무소속 의원 아들이 31세에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기름을 부었다. 의원 아버지를 둔 덕에 ‘능력도 안 되는’ 아들이 막대한 돈을 챙겼다는 비난이 나온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입시비리, 대통령 탄핵까지 부른 최순실 딸 정유라 사례가 불쾌하게 겹친다.한국은 유독 ‘공정’에 집착한다. 주관적인 잣대보다 객관적인 숫자로 가르길 좋아한다. 객관식 시험으로 모든 수험생을 일렬로 줄 세우는 나라는 우리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도 그랬다. 시험을 통과하지 않았는데 비정규직 노동자를 어떻게 정규직으로 전환하느냐며 불만이 폭주했다. ‘한국의 능력주의’는 이런 논리의 핵심에 자리잡은 능력주의를 파헤친다. 불평등은 참아도 불공정은 못 참는 한국 사회와 한국인에 대한 보고서다. 잠깐, 한국인이 불평등을 참는다니. 고개가 갸웃거려질 수 있겠다. 그러나 1981년부터 2020년까지 40년 동안 전 세계의 사회과학자들이 공동조사한 ‘세계가치관조사’가 이를 극명하게 보여 준다. 2010~2014년 조사에서 중국은 평등에 찬성하는 비율이 52.7%, 불평등에 찬성한다는 비율이 25.8%였다. 독일은 평등 57.7%, 불평등 14.6%였다. 그러나 한국은 평등에 찬성한 비율이 23.5%, 불평등에 찬성한 비율이 58.7%로 유독 높았다. 2017~2020년 조사에서는 무려 64.8%가 불평등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다른 나라와 너무 차이가 커서 원본을 몇 번이나 확인했다”는 저자는 “한국인은 불평등한 분배 원리를 선호하며, 노력과 능력에 따른 차등 분배를 당연시 여기는 나라”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 논리의 핵심으로 능력주의를 꼽는다.문제는 능력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일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데에 있다. 별다른 대안이 없는 까닭에, 결국 시험 성적에 따라 특권을 부여받는 게 당연한 시험주의로 수렴된다. 능력주의가 혐오를 자아내는 원동력으로 작동하는 점도 문제다. 월수입 200만원 이하이면 ‘이백충’, 지역균형전형으로 대학에 가면 ‘지균충’, 임대아파트에 살면 ‘임대충’은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 더 큰 문제는 능력주의가 불평등을 당연시하게 하고, 이를 재생산한다는 데에 있다. 불평등한 사회구조적 모순을 온전히 개인의 문제로 돌리고, 문제를 은폐한다고 지적한다. 애초 불평등으로 가려진 특권은 슬그머니 무시된다. 저자는 이를 두고 “특권을 그대로 둔 채 특권을 둘러싼 부패와 불공정에 분노하는 일은 음식을 한곳에 쌓아 두고 벌레가 꼬인다고 역정 내는 짓이나 다름없다”고 일갈한다. 이런 사회라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생존 투쟁에 시달려야 한다. 잡아먹히지 않고 잡아먹기 위해 한국인은 과도하게 공부하고 치열하게 스펙과 인맥을 쌓는다. 이런 노력에서 탈락하는 자들에게 돌아오는 말은 단 한마디, “억울하면 출세해라”다. 2007년 우석훈 교수와 함께 ‘88만원 세대´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던 저자는 이번 책에서 한국인의 기저에 깔린, 한국 사회가 꼭 해결해야 할 문제를 다시 한번 짚는다. 책을 읽다 보면 속마음을 들킨 듯 움찔하게 되고, 책을 덮은 다음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등골이 서늘해질 수 있다.
  • [사설] 北 대화할 용의 있다면서 단거리 미사일 발사하나

    북한이 어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북한의 무력시위는 올 들어 여섯 번째다. 열차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13일 만이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정상회담과 연락사무소 등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 용의를 밝힌 지 사흘 만에 미사일을 쏨으로써 북한이 대화에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대북 대화를 의식해 발사체를 ‘단거리 미사일’로, ‘도발’ 대신 ‘유감’을 표명하는 로키로 대응했다. 백번 양보해 이 미사일이 북한의 무기실험 일정에 있었다 치자. 북한은 발사 시기를 늦추는 유연성을 보여야 했다. 그래서 이번 발사가 북한의 지난 15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도발’로 규정한 문재인 대통령 언급이 다시 나올지를 떠보려는 ‘간 보기’ 같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그렇다면 더욱 문제다.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군 당국 발표가 나온 직후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 연설에서 김여정 담화의 조건들을 보다 구체화한 언급으로 이목을 끌었다. 김 대사는 미국에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는 첫걸음으로 한미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의 영구 중단을 요구했다. 김 대사는 북한에 대한 “이중 기준을 철회하는 용단을 보이면 화답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미국이 현 단계에서 적대 정책을 철회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대화 재개에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한미동맹을 흔들려는 의도와 함께 주한미군과 핵 보유를 인정하는 ‘상호 존중’을 관철시키려는 한미 동시 압박 의도도 엿보인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없이는 한미 훈련과 전략자산 투입을 중단할 수 없다. 비대칭 전력인 북한의 핵·미사일을 놔두고 방어적 성격의 한미 훈련 등을 포기하라는 요구야말로 북한의 내로남불이자 이중 잣대다. 핵 보유는 북한 외에 중국을 포함해 주변국 누구도 바라지 않는다. 비핵화 또한 외교적 방법밖에 없다는 점을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늘 강조한다. 북한은 저강도 무력시위를 이쯤에서 멈추고 남북 통신선을 복원해 비핵화 시계를 돌리는 대화에 복귀하길 바란다.
  • 대화·긴장 동시에 꺼낸 北 미사일… 靑, 도발 규정 않고 ‘유감’ 표명만

    대화·긴장 동시에 꺼낸 北 미사일… 靑, 도발 규정 않고 ‘유감’ 표명만

    자강도 일대서 동쪽으로 단거리 1발남측 반응 떠보고 협상 유리하게 유도한미, 발사 징후 사전 포착… 美 “규탄”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를 통해 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친 지 사흘 만에 북측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담화에서 밝힌 ‘이중잣대 철회’ 요구에 대한 남측의 반응을 떠 보는 한편 ‘대화’와 ‘긴장’ 카드를 동시에 들고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합동참모본부는 28일 “오전 6시 40분쯤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으로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올 들어 여섯 번째이며 지난 1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13일 만이다. 지난 25일 김 부부장의 담화에서 종전선언은 물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와 정상회담도 논의할 수 있다고 했던 북한이 긴장 분위기를 조성한 것은 자신들의 미사일 실험에 우리 정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김 부부장은 자신들의 군사 행위를 ‘도발’로 규정하는 것은 절대로 넘어갈 수 없다며 “남한 당국의 눈에 띄는 실천”을 바란다고 했었다. 임기 내 관계 복원의 계기를 마련하려는 문재인 정부를 압박해 최대한 유리한 비핵화 협상 조건을 만들려는 시도로도 읽힌다. 북측은 지난 7월에도 영변 핵시설 원자로의 재가동 움직임을 보이면서 정상 간 친서 교환을 통해 남북 통신연락선을 전격 복원(7월 27일)하는가 하면 한미연합훈련 중단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2주 만에 통신선을 단절하고 장거리 순항미사일(9월 11·12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15일)을 발사하는 등 냉온탕을 오갔다.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일관되게 노력해 온 정부도 북측의 행태에 대응하기 쉽지 않은 형국이다. 유화적으로 대응했다간 끌려다닌다는 인식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력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주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히면 대화는 요원하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입장은 바뀐 게 없는데 김여정 담화에 정상회담과 종전선언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들어가면서 착시를 일으킨 것”이라며 “정부가 유화적으로 대응하면 핵미사일 개발을 정당화하는 ‘이중잣대’ 프레임에 걸려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군 당국은 발사 징후를 사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올 들어 세 번째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회의에서 ‘도발’이라는 표현 대신 ‘유감’을 표명하는 것으로 수위를 조절하고, 미사일 제원에 대해서도 ‘단거리 미사일’이라고만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금지된 탄도미사일인지에 대한 판단은 유보했다. 다만 미 국무부는 언론 질의에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에서 “미국이 진정으로 평화와 화해를 바란다면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합동군사연습과 전략무기 투입을 영구 중지하는 것으로부터 대조선 적대정책 포기의 첫걸음을 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중 기준을 철회하는 용단을 보이면 기꺼이 화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대화를 위한 유인책은 없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어 대화 재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절리나 포터 국무부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선제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 [뉴스분석]‘이중잣대 철회’ 주장한 뒤 미사일 발사…남측 시험하는 北

    [뉴스분석]‘이중잣대 철회’ 주장한 뒤 미사일 발사…남측 시험하는 北

    ‘담화’ 사흘만에 “자강도서 동쪽으로 1발”한미, 사전 포착…美 “안보리 위반” 규탄靑 NSC ‘도발’ 표현 없이 ‘유감’ 표명만北대사 유엔서 “화해 원하면 이중기준 철회”“北 입장 바뀐 것 없어…핵개발 정당화 안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를 통해 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친 지 사흘 만에 북측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담화에서 밝힌 ‘이중잣대 철회’ 요구에 대한 남측의 반응을 떠 보는 한편 ‘대화’와 ‘긴장’ 카드를 동시에 들고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합동참모본부는 28일 “오전 6시 40분쯤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으로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올 들어 여섯 번째이며 지난 1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13일 만이다. 지난 25일 김 부부장의 담화에서 종전선언은 물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와 정상회담도 논의할 수 있다고 했던 북한이 긴장 분위기를 조성한 것은 자신들의 미사일 실험에 우리 정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김 부부장은 자신들의 군사 행위를 ‘도발’로 규정하는 것은 절대로 넘어갈 수 없다며 “남한 당국의 눈에 띄는 실천”을 바란다고 했었다.임기 내 관계 복원의 계기를 마련하려는 문재인 정부를 압박해 최대한 유리한 비핵화 협상 조건을 만들려는 시도로도 읽힌다. 북측은 지난 7월에도 영변 핵시설 원자로의 재가동 움직임을 보이면서 정상 간 친서 교환을 통해 남북 통신연락선을 전격 복원(7월 27일)하는가 하면 한미연합훈련 중단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2주 만에 통신선을 단절하고 장거리 순항미사일(9월 11·12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15일)을 발사하는 등 냉온탕을 오갔다.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일관되게 노력해 온 정부도 북측의 행태에 대응하기 쉽지 않은 형국이다. 유화적으로 대응했다간 끌려다닌다는 인식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력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주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히면 대화는 요원하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입장은 바뀐 게 없는데 김여정 담화에 정상회담과 종전선언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들어가면서 착시를 일으킨 것”이라며 “정부가 유화적으로 대응하면 핵미사일 개발을 정당화하는 ‘이중잣대’ 프레임에 걸려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군 당국은 발사 징후를 사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올 들어 세 번째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회의에서 ‘도발’이라는 표현 대신 ‘유감’을 표명하는 것으로 수위를 조절하고, 미사일 제원에 대해서도 ‘단거리 미사일’이라고만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금지된 탄도미사일인지에 대한 판단은 유보했다. 다만 미 국무부는 언론 질의에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고 밝혔다.한편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에서 “미국이 진정으로 평화와 화해를 바란다면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합동군사연습과 전략무기 투입을 영구 중지하는 것으로부터 대조선 적대정책 포기의 첫걸음을 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중 기준을 철회하는 용단을 보이면 기꺼이 화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대화를 위한 유인책은 없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어 대화 재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절리나 포터 국무부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선제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 [사설] 북한은 조건 달지 말고 남북·북미 대화 나와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이틀 연속 담화를 내고 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 대화에 나설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부부장은 그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의의 있는 종전이 때를 잃지 않고 선언되는 것은 물론 북남공동연락사무소의 재설치, 북남수뇌상봉(정상회담)과 같은 관계 개선의 여러 문제도 건설적인 논의를 거쳐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의 이런 언급은 개인적 견해를 전제로 했지만 사실상 김정은 총서기의 남북 관계 개선 의중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리태성 외무성 부상이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미중이 참가하는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부정적인 담화를 내고 몇 시간 뒤 김 부부장은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180도 다른 논평을 내놓았다. 김 부부장은 24일에는 “남북 관계 회복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를 해볼 용의가 있다”고 태도 전환을 시사하고 다음날 저녁 남북 정상회담, 연락사무소 재설치까지 거론하며 의욕을 보였다. 북한 지도부가 왜 갑자기 남북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지는 보다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이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하다.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 대화의 조건을 타진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문제는 대화의 조건들이다. 김 부부장은 공정성과 상호 존중의 자세가 유지될 때만 남북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며 적대시 정책과 이중 기준 철회, 적대적 언동의 자제를 요구했다. 북한은 남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성공에 대해 “초보적 걸음마 단계”라며 깎아내렸으나 적지 않은 위협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남한의 군사력 강화가 북핵에 대응하기 위한 것인 만큼 북한의 이중 잣대 비난이야말로 내로남불이다. 또한 한미동맹과 주한 미군에 기초한 한국의 안보 태세를 존중할 테니 핵에 기반한 북한 체제를 존중해 달라고 하면 곤란하다. 남북과 북미 관계가 단절된 지 2년이 넘었다.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패 이후에도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 꾸준히 대화 복귀를 촉구해 왔다.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대화와 협상이 재개될 환경은 갖춰져 있다. 북한이 남한과의 관계 회복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만큼 한미 연합훈련 이후 끊었던 남북 연락선을 복원함으로써 대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북한의 속내가 남북 관계 회복이든 북미 대화 재개이든 대화의 모멘텀은 마련됐다. “서로 트집 잡고 설전하며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김 부부장 말처럼 북한은 자질구레한 조건을 달지 말고 조속히 대화의 장에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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