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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클잭슨 공연 충격/서정아 문화부 기자(오늘의 눈)

    『청룡열차라도 탄 기분이었어요』. 11,13일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마이클 잭슨의 내한공연을 본 한 관객의 말이다. 가로 77m,높이 25m의 대형무대에 로켓이 솟아오르고 탱크가 등장한 그의 공연은 우리 공연계에 「융단폭격」같은 충격을 던져 주었다.2시간여동안 관객들은 내내 탄성을 지르며 얼이 빠진 표정이었다.144개의 스피커에서 울려나오는 터질듯한 소리,잭슨의 모든 동작을 클로즈업해 보여주는 두대의 멀티스크린은 차라리 숨막히는 마술쇼를 보는듯한 느낌을 들게 했다. 내한공연을 둘러싼 찬반여론과 잭슨이 서울에 머무는 동안 보여준 무례하고 종잡을 수 없는 행동에 대한 반감들도 이 공연장에서는 모두 날라가버렸다.다만 30억원(출연료 및 체제비 18억원과 공연제작비,광고비)에 이르는 엄청난 값을 들여 제작된 「마이클 잭슨」이라는 「문화상품」의 포장이 하나씩 벗겨질 때마다 그 상품성에 감탄할 뿐이었다. 그러나 이 거대한 상품에 넋을 앗긴 관객들 뒤로 우리 공연계의 뼈아픈 현실이 존재하고 있다.변변한 공연장 하나없는 형편에 지하소극장 아니면 역도·체조경기장 등이 그나마 능력있는 우리 가수들의 발표무대가 된다.몇천만원대의 예산을 구하지 못해 공연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가수는 부지기수다.이제 더욱 쏟아져 들어올 외국 유명가수들의 화려한 공연은 이들의 몫을 더욱 앗아갈 것이 뻔하다. 『대중문화는 단지 보고 즐기면 된다』거나 『세계화의 시대에 우리만 걸어잠그고 있을 수 없다』는 단순한 잣대를 내세워 「문화개방시대」를 맞이한다면 머지않아 공연을 비롯한 우리 문화시장은 막강자본을 지닌 외국인들의 각축장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서정아 기자〉
  • 권력승계와 군부실세(이철수 대위의 증언:2)

    ◎80년대 중반 「곁가지 치기 운동」… 동생부터 제거/“김 부자밖엔 모른다” 이진우가 앞장서/보안부 권한강화… 김정일 앞잡이 활용/군서열 김정일→최광→조명록→김영춘→김명국 순/개방틈탄 밑으로부터의 동요 막게 “전쟁준비” 지시 30년 가까이 「김정일이 최고다」「김정일이 온당히 김일성의 대를 이어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며 김정일을 부각시켜 왔다.당의 모든 선전·교양사업은 주민들을 김정일의 혁명사상으로 무장시키는데 집중돼 왔다.이 결과 북한 주민들은 현재 「김정일이 위대한 수령이다」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이토록 오랫동안 교육을 해왔으니 김정일이 후계자로 올라서는데 문제가 있을 수 없다.김일성이 살아 있을 당시도 김정일은 모든 업무를 보고받았으며 자기가 처리하지 못할 일만 김일성과 「토론」했다.김일성도 생전에 『나는 조선에 또 한 명의 장군이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자주 말했었다.사정이 이러하니 주변사람들 또한 김일성이 늙어갈수록 오직 김정일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했다. ○장성택·김정일최측근 김정일의 측근 실세가운데 김정일의 누이 김경희의 남편인 장성택이 최고로 꼽힌다.이미 장성택에게 붙는 사람이 많다.김정일이 주석이 되면 그도 중요한 직책에 임명될 것이다.그러나 북한 사람들은 김일성·김정일 이외는 누가 누구인지 알려고 하지도 않고,알려주지도 않는다.알려고 하면 문제시된다.김일성과 김정일 이외에 김일성의 가계에 대해 말하거나 알려고 하면 「종파분자」로 몰린다.「조선에는 오직 김정일밖에 없다」고 교육하고,그렇게 믿을 뿐이다.『어느 간부가 좋다.정말 잘한다』는 말을 할 경우에는 군 정치부·보위부에 즉각 포착되고 이름이 거론된 당사자는 영문도 모른채 호출돼 쿠데타음모를 꾸민게 아니냐는 추궁을 받게 된다.「잘한다」고 생각하는 제3자를 보호하려면 아예 『좋다』 『나쁘다』는 식의 말을 해서는 안된다. 이렇듯 군부를 완전히 틀어쥔 김정일은 『총대는 정권에서 나오고 이 총대 위에서 정권이 유지된다.노동당이 총대를 장악해야 한다』고 지시하고 있다.오직 당과 군대를 통해서만 조국통일도 하고,주체혁명 위업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군대와 당 가운데 어디가 우위인가 묻는다면 당연히 당이다.정치대국이라고 자처하는 북한으로서 노동당 말고는 볼 게 없다.군부 내 엘리트 그룹들이 쿠데타나 반기를 든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다.그런 말 자체가 통하지 않는다.쿠데타같은 말은 꺼내지 않는게 현명할 뿐이다.또 있을 수도 없다. ○“김정일 밖에 없다” 교육 북한에서는 『김정일이 없으면 조국도,인민도,우리도 없다.오직 김정일을 따라야 찬란한 내일과 희망이 있다』고 선전하고 그렇게 믿는다.이같은 김정일에 대한 인민들의 신뢰는 「조선의 하느님」이라는 김일성에 대한 믿음이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94년 김일성이 죽었을때,인민들이 울며 불며 한 것은 모두 진심에서 나온 것이다.누가 「지금부터 마구 울라」고 지시해서 우는 것 아니다.사람들이 너무 무질서하게 마구 몰려드는 바람에 단체별로 시간을 배정해 참배객을 받기도 했을 정도다.북한 사회를 남한의 잣대로 재서는 안된다.잘못된 것이 분명하지만 그들은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저 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서울에서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렸을때 당시 연형묵 총리가 남한의 고위층 인사와 술자리를 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취해 『우리끼리 싸움하면서 조선사람끼리 서로 죽이는 일이 있어서는 되겠는가.평화적으로 통일하자,그런 다음 함께 옛날 고구려 땅을 같이 찾자』라고 말했다는 것이 알려지자 김정일은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북한의 속마음은 그런게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그를 총리에서 자강도 도당책임자로 떨어냈다. ○오진우 노여움 사 강등 그러나 연형묵이 총리에서 떨어져 나간 「진짜 화근」은 「인민생활이 이렇게 한심한데 국방비에서 1∼2% 떼서 인민생활에 돌리자」고 한 건의였다.당시 인민무력부장 오진우는 이 소식을 듣고 김정일에게 말도 안된다며 강력히 반발했고,김정일은 오진우의 말을 따랐다.그만큼 군부의 말에 김정일이 절대적인 신뢰와 믿음,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말이다. 게다가 오진우는 김정일이 후계자로 공식 등장하기전인 70년대 초 김일성과 김일성의 후처 김성애,그의 아들 김평일 등이모인 곳에 배석했다가 김정일이 없는 자리에서 후계문제가 거론되는 것을 보고 『백두산의 김정일이 있는데 누가 흐지부지 다른 사람을 말할 게 있는가』라며 큰 소리를 쳤다고 한다.이같은 호통에 김정일의 친위대인 호위국 요원들이 들어와 「김성애 일파」를 끌어 냈는데 당시 김일성은 한마디도 안했다고 한다.이처럼 김정일을 후계자로 내세우는데 있어 오진우의 공적은 대단했다.이 때문에 김정일은 오진우가 살아있을때 그의 말이라면 무조건 믿고 따랐다. 특히 오진우는 지난 80년대 중반 김정일이 「당에서 곁가지를 칠 데 대하여」라는 교시를 들고 나왔을 때 이를 가장 먼저 군에서 실천했다.당시 김정일은 『당에 곁가지가 있을 수 없다.김일성 이외는 그 누구도 모른다는 확고한 관점을 가져야 한다』며 당의 유일적 지도체제확립을 들고 나왔다.이에 오진우는 인민군대에 「김일성·김정일 이외는 누구도 모른다」는 관점을 갖고 일할 것을 지시했다.이 결과 김평일을 추종하던 종파들은 모두가 제거됐으며 김평일은 이후 외국에 대사로 쫓겨났다. ○김평일 군사지식 탁월 김평일은 김일성의 품격과 인격을 가장 많이 닮았고,미남에 목소리도 김일성과 꼭 닮았다.특히 그는 군사에서도 천재라는 평판을 군 내부에서 듣고 있었다.김일성군사대학을 나왔으며 일선 부대 대대장까지 지냈다.83년 무렵 김일성은 직접 『앞으로 조선의 정치를 보려면 정일이를 보고,군사를 보려면 평일이를 보라』고 말할 정도로 김평일의 군사 지식은 대단했다. 김정일의 「곁가지 치기운동」은 바로 김일성의 이 발언 직후에 나왔다.김정일은 「조선에는 김일성 이외는 누구도 없다」는 이 운동을 펼치며 김평일을 견제하고 꺾어버린 것이다.어쨌든 군부에서는 김평일을 모두가 높게 평가했다.그를 인정하고 추종하는 사람이 많았었던 것은 사실이다. ○군내 정보수집 주업무 그러나 이제는 그같은 일은 있을래야 있을 수도,있지도 않다.그런 말했다가는 「목이 날아간다」.군대내에서는 완전히 정리됐다.반정부 음모 및 반당분자를 밝혀내고 잡아내는 보위부 권한이 현재 북한 군내에서 가장 막강하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과거 군대 조직상 보위부는 정치부의 통제를 받았는데 이제는 「뚝 떨어져 나와」 암행어사식으로 활동한다.국가보위부장은 현재 과거 공군사령관을 지낸 이원웅이 맡고 있다.보위부는 군내 사상동향을 파악하고 반당분자를 적발하는 등 정보수집 업무를 한다. 군부의 인사 결정권은 정치부에 있다.일선부대 정치위원과 정치 지도원,중대 정치지도원,대대 정치지도원 등 정치부 일꾼들이 장악하고 있다.중대장이나 대대장,연대장은 허수아비다.군대 안에는 정치부,보위부,참모부,후방부 등 여러 부서가 있지만 보위부를 뺀 모두가 정치부 아래에 있다. 과거에는 보위부도 정치부의 통제를 받았다.그러나 함북 나남의 6군단 사건으로 보위부의 힘이 세졌다. 함북 청진 나남구역에 6군단 본부가 있는데,현 군 총참모장인 김영춘이 몇년 전 그곳에 군단장으로 부임돼 갔다.군단 실태를 확인해 보니까 군단 전투력이 한심하고 싸움을 할수 없는 정도로 돼 있었다.당시 6군단 보위부는 군단내의 비리현상들,특히 외화벌이와 관련한 숱한 비리현상을 적발,보고하려 했는데 6군단정치부에서 이를 「깔아 뭉갰다」는 것이 확인됐다.김영춘은 이를 「요해」해 김정일에게 직접 보고했다.김정일은 보위부에서는 일을 제대로 했는데 정치부 때문에 비리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보위부를 정치부에서 「뚝 떼어냈다」.이에 따라 보위부가 자기 맘대로 의심도 하고 뒤로 캐기도 하고 자체 계통을 통해 정보보고를 하게 되자 정치부도 보위부에 절절 메게 됐다.김정일이 보위부의 권한을 높여 준 것이다. 이후 김정일은 지난해 김영춘을 총참모장에 발탁했다.당시 김정일이 김영춘을 총참모장시키기 위해 20년간 검토해왔다는 말이 나돌았다.김영춘은 머리가 좋고 인민무력부에서 못해 본 직무가 없다.정찰국장,작전국장,의료단장,사단장,6군단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나이는 60대이고 러시아 프룬제군사학교를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북한군의 서열은 최고사령관 김정일아래 최광 인민무력부장­조명록 총 정치국장(전 공군사령관)­김영춘 총참모장­김명국 작전국장 순이다. ○정치부가 군부 총지휘 보위부가 독립해서 독자적으로하지만 인사및 북한 군부를 총 지휘하는 것은 정치부이다.김정일은 올 3월에 정치부사람들에 『당 맛을 보여줄 때가 됐다』고 지시했다.당 권한을 「노골적으로 쓰라」는 뜻이다.이때까지는 결함을 보고하면 어떻게든 교양을 시켜 다시 중용했지만 이제는 안되는 사람은 무자비하게 「떼 버리라」는 말이다.정치지도원들은 공공연히 『이제는 비행사 열댓명 없다고 해서 통일 못하는 게 아니다』며 무조건적인 복종과 충성을 강요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신념이 있소,없소』라는 말을 많이 한다.북에서 말하는 과오라는 것은 바로 이 신념이 흔들린다는 뜻이다.당과 끝까지 운명을 같이 하겠다는 투철한 신념이 부족한 사람들,일하던 도중에 비리현상이라든가,당 정책하고 맞지 않는 불평불만을 부르는 현상이라든가를 말로만 교육하지 말고 무자비하게 떼어버리라는 말이다. 김정일은 최근의 나진·선봉개발과 조·미,남북회담과 관련해 자기의 정권을 확고히 하고,밑으로부터의 동요를 막기 위해 올 초 다음과 같은 교시를 내려보냈다.「당의 노선과 정책은 변함이 없다.전략과 전술은 시기시기마다 달라진다.지금 일시적으로 경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사회주의 나라 시장들이 다 무너졌으니까 자본주의 시장을 뚫고 들어가야 한다.그러려면 이런 저런 나라들과 이런 저런 관계를 맺을수 있는데,옆에서 잘못 생각하지 말고 더욱 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하라」
  • 「코린도」와 승은호 회장:9·끝(테마가 있는 경제기행:47)

    ◎수구초심/「애국애사」 사훈 걸고 고국투자 기회 타진/승 회장 정력적 사회사업… 인니에 한국심기 열중 승은호 회장은 쉴새없이 현장을 돌아본다.지난달 22일 코린도의 보세창고 공사장. 『저 철제기둥은 쓸데없이 굵은 것을 사용했어….시멘트바닥 갈라진 부분 있지,이거 시공한 업체에 돈 다주지 못하겠다고 해.이 문짝은 어디서 만들었나.발로 만들어도 이것보다 잘 만들텐데.뭐 자체제작했다구…』 『비가 오면 홈통의 물이 넘칠 것 같은데,잘 계산해서 홈통을 여러개 설치해야 겠어.남의 물건 비맞히면 물건 값 물어주고 뭐가 남아.빨리는 하되 엉터리는 안돼』 승회장은 「야단 반 격려 반」 벌써 완공됐어야 할 보세창고 건설작업을 챙기고 있었다. 승회장은 신중하다는 평을 듣는다.그러나 일단 결정하면 일사천리다.때에 따라 지나치게 꼼꼼할 때도 있다.이런 꼼꼼함이 오늘의 코린도를 있게 했는 지 모른다. (주)대우 주재원으로 현지에서 4년 일했던 이기훈 대조양행 전무는 『코린도가 외국인이라는 제한속에서 그룹을 이룬 것은 한국의 잣대로 보면 별 것 아니지만,인도네시아 시각에서 보면 하나의 기적』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외국에서 제대로 성공한 예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승회장은 사업비결을 물으면 『운이다』『열심히 하다보니 커졌다』고 말한다.『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기회와 여건이 맞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려우며,선견지명을 갖고 투자한다는 것은 궤변』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그는 사업을 골프에 비유한다.『핸디 싱글인 사람도 어느날 날씨가 안좋거나 컨디션이 나쁘면 90을 넘긴다.사업은 바로 골프와 같다』 승회장은 핸디 6이다.그래서 컨테이너 제조사업 등 잘 안되는 사업이 있지만 낙담하는 편이 아니다. 앞으로 코린도가 얼마나 커질 지는 미지수다.인도네시아가 워낙 빠르게 변하고 경제정책의 흐름도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무한확장은 어렵고 코린도 역시 언젠가는 주력업종 중심으로 재편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코린도가 고국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그러나 아직은 여건이 미흡해 주저하고 있다.승회장은 미흡한 게 뭐냐고 묻자 『재외동포들이 고국에 부담없이 송금·투자하는 것』이라고 했다.코린도 전신인 인니동화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했을 때 사훈이 「인화단결」이었다.수구초심 이랄까.코린도는 현지에 진출한 뒤 사훈을 「애국애사」로 바꾸었다. 승회장이 현지에서 정열적으로 펼치고 있는 사회사업도 조국에 대한 애정표현에 다름아니다.그는 한인학교 이사장으로 인도네시아 한인학교의 산파역을 했다.한인회장이면서 해외 평통자문위원도 겸임하고 있다.곧 3백만달러를 출연,한·인도네시아 장학재단도 만들어 인도네시아의 유수한 인재을 뽑아 한국에 유학시킬 계획이다.인도네시아에 한국을 심기 위해서다. 이국에서 맨손으로 부를 일군 망명기업,코린도.코린도 임직원들은 지금도 고국을 바라보며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 피고인 각하/엄상익(화제의 책)

    ◎전·노 두 전 대통령 재판 방청기 현직 변호사가 방청객의 입장에서 쓴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재판방청기.「법정에 세운 역사」로 평가되는 이 재판의 현장을 빠짐없이 참관,각기 다른 상황에 처한 피고인들의 회한과 분노·고통 등을 섬세하게 스케치했다. 전두환 피고인은 법정직원을 웃길 정도로 강한 친화력과 두둑한 배짱을 보인 반면 침묵형이었던 노태우 피고인은 재판장의 물음에 가장 공손하고 얌전하게 대답,「주역같은 엑스트라」의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 『이번 재판상황을 보면 누구도 죄의식을 느끼는 사람은 없고 억울한 사람만 있는 것 같다』고 꼬집는 지은이는 『이제는 모든사람에게 하나의 잣대가 적용되는 사회,법위에 군림하는 통치가 없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미래미디어 7천원.
  • “돈이 행복의 잣대아니다”/경희대 가정대학원생 주부282명 조사

    ◎월수 1백40만∼2백만원 가정 “가장 행복”/부인의 직어유무·부부학력 등과는 무관 월 소득이 1백40만원∼2백만원인 가정이 느끼는 행복의 정도가 가장 높다. 경희대 가정대학원 아동주거학과 어은주씨(31·여·가족학전공)는 「한국 도시가족의 건강성 및 관련요인 연구」라는 박사학위 논문에서 지난 3월과 4월 초·중·고교생 자녀를 둔 서울지역 가정주부 2백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어씨는 「가족원간의 유대」와 「가족간의 의사소통」등과 관련해 34개 항목을 질문,항목마다 「매우 만족」(5점)에서 「매우 불만족」(1점)까지 5단계로 점수를 매겨 합산했다. 조사 결과 남편의 월소득이 1백40만∼2백만원인 가정의 행복도가 1백34.2점(1백70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다.2백만원 이상인 가정은 1백33점,1백40만원 이하인 가정은 1백27.9점이었다. 중류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가정의 행복도(1백33점)가 상류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가정(1백26.3점)과 하류층에 속한다고 여기는 경우(1백25.4점)보다 높았다.남편이나 부인의 학력,부인의 직업 유무,부인의 소득 유무,남편의 직업 등은 가족이 느끼는 행복의 정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인이 종교를 가진 가정의 건강성은 1백32.9점으로 그렇지 않은 가정(1백28.8점)보다 높았다.
  • 폭력시위 통일운동으로 미화/대학신문 내용 분석

    ◎“화염병·쇠파이프는 방어용” 강변/친북 이적성 불법집회 두둔… 한총련 기관지로/이념성이 보도 잣대… 무분별 정부비관 경쟁도 대학신문은 대학인의 「자화상」이라고 흔히 말한다. 원칙적으로 대학 구성원의 학문·사상·생활 등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순수」와 「패기」가 특징으로 꼽혔다. 그러나 최근 몇년 동안 우리의 대학신문들은 이같은 평가와는 거리가 멀다.선정적인데다 이념성에 너무 치우친다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지난달 12일부터 20일까지 계속된 「한총련」의 연세대 점거·시위 사태가 마무리된 뒤 발행된 대부분의 대학신문들도 「구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정부 당국과 언론에 과격시위의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학생들의 과격 행위는 거두절미하고 「공안탄압」「편파보도」라는 논조로 일관했다.폭력시위를 반성하는 냉철한 분석과 객관적인 평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적어도 이번 사태에 있어서는 학생들의 폭력성과 과격성을 나무라는 여론이 훨씬 비등한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적어도 김종희상경의 순직에 대해서라도 반성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폭력진압,국민 앞에 반성해야 한다」고 선수를 친다.「군화발에 짓밟힌 진리와 자유」라는 시대착오의 허황된 내용도 있다. 지방 J대 신문은 사설에서 『시위학생 전체가 불온시되고 뿌리 뽑아야 할 대상이 되는 매카시즘적 광풍이 이 사회를 휘몰아쳤다』고 학생들을 두둔하고 『경찰은 진압과정에서의 비인도적 처사에 대해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들의 「행사추진」과 과격행위에 대한 자성의 문구는 「생략」했다. 일부 신문들은 진압경찰과 학생들의 충돌을 지극히 선정·자극적으로 묘사했다. 『현행범도 아닌데 몸을 밧줄로 묶어놓고 머리를 수차례 때리면서도 「나 맞지 않았다」를 외치게 했다』는 등의 내용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대학신문들이 이같은 주장을 부각시킨 것은 사태의 본질을 「과잉진압」쪽으로 몰고가려는 의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학신문은 과거 총학생회도 감시·비판의 대상으로 삼았다.그러나 요즘은 비판을 찾아보기 힘들다.각 대학신문측은 한총련이나 총학생회와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발행된 신문의 논조를 보면 이들의 「기관지」처럼 비쳐지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 신문의 배포를 중지시키는 등 마찰을 빚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북한식 논리를 두둔하는 좌경성향의 한총련 주의·주장을 그대로 싣고 있어 「한통속」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학생운동이 과격해지면서 대학측의 통제범주를 벗어났듯이 대학신문에 대해서도 별달리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 대학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여기에는 대학신문들의 「선명성」 경쟁도 한몫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거의 모든 대학신문은 언론에 대해서도 파상적인 공격을 퍼부었다.심지어는 이번 사태의 발단이 언론에 있다고 책임을 전가했다. 『언론은 정부의 강경진압에 맞선 학생들을 폭력꾼으로 보도하면서 독자들을 무시하고 인권을 유린하며 사건을 확대,과장,왜곡시켜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기사의 생명인 공정성을 상실했다』고 비난했다. 또 『사건의 본질과 배경 등을 무시하고 경찰과의 대치 상황만을 연일 확대 보도해 연세대에 전쟁이 일어난 것처럼 표현하면서 이를 전적으로 학생들의 책임으로만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수한 화염병과 쇠파이프·돌이 난무한 것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화염병·쇠파이프는 살상무기와 진배없는데도 「방어수단」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독자투고란 역시 마찬가지다. 『이 뜨거운 여름 통일염원의 해방구를 꿈꾸며 연세대로 향하던 수천명의 학생들은 공안 광풍에 찢기고 연세대는 해방구가 아닌 핏빛 자욱한 냉전 논리의 살육장이 되어 버렸다』 「해방구」「광풍」「살육장」이라는 섬뜩한 표현이 거침없이 나온다. 하지만 일부 신문은 사설에서 학생들의 잘못을 나무라 주목됐다. S대 신문은 사설에서 『이번과 같은 폭력운동을 수반한 과격한 통일운동은 국민다수에게 비난의 대상이 될 뿐 더 이상 용기있고 이성적인 행동으로 생각될 수 없는 것』이라고 꾸짖었다. 이어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을 대학생들이 어찌해 남의 대학 건물에 들어가 방화하고,투석하고 화염병을 던져 수천명의 학생들이 연행되고 시위를 막던 전경을 사망케 했으니 대학으로서도 그 책임을 통감하는 바이다』라고 사과했다. 대학신문도 틀을 바꾸고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을 맞았다는 지적이다.
  • 전·노씨 선고공판 어떻게 진행되나

    ◎역사적 심판 3백11일만에 1심 매듭/노씨 포함 피고인석 16명 정면촬영 허용/재판부,중요성 감안 선고때 피고인 기립 12·12 및 5·18사건과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의 1심이 26일 28차공판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공판은 상·하오에 걸쳐 12·12 및 5·18사건,노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전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 등 3부분으로 나눠 진행된다.「단죄의 법정」에 서는 피고인들은 각각 16명,14명,4명 등 모두 34명이다. 상오 10시에 개정되는 12·12 및 5·18사건 공판은 재판부가 상오 10시에 입정해 「95고합 1280 반란수괴 등 피고인 전두환」을 호명하면서 시작된다.전피고인이 법정으로 들어서는 순간 417호 법정안에 대기하고 있는 방송국 카메라 3대와 사진기자 등의 플래시가 집중적으로 터진다.이어 노피고인 등 나머지 15명이 입정해 피고인석에 기립하는 모습도 생생하게 담는다.피고인석에 대한 정면 촬영이 허용돼 전·노피고인의 회한에 찬 표정 등도 볼 수 있다. 피고인 16명이 모두 자리에 앉으면 김영일 부장판사는 피고인 별 범죄사실 및 쟁점에 대한 설명,선고 형량의 이유 등을 낭독한다.재판부는 이 사건이 갖는 역사적 중대성을 감안,양형 이유 등을 자세하게 설명할 방침이다.따라서 최대 하이라이트인 주문(선고 형량)의 낭독은 낮 12시쯤에야 이뤄진다. 이때 전·노피고인 등 전원은 재판부의 지시에 따라 피고인석에서 다시 일어서야만 한다.통상 형사재판에서는 피고인들이 앉은 상태에서 선고받지만 재판부는 사건의 역사적 중요성을 감안해 기립시키기로 결정했다.주문 낭독이 끝나면 황영시·이학봉 피고인 등 구속집행정지 등으로 풀려난 피고인 6명의 법정구속 및 재수감 여부도 드러난다. 2시간여 휴정을 한뒤 하오 2시30분부터 노피고인의 비자금 사건 선고 공판이 시작된다.노피고인은 상오공판 때 뇌물수수 범죄혐의에 대해 일괄 선고받아 입정하지 않는다.전피고인 등과 함께 법원 지하의 구치감에서 재판이 끝날 때가지 기다려야만 한다. 피고인은 삼성그룹 이건희·대우그룹 김우중 회장 등 재벌회장 9명을 포함,이현우·이원조피고인 등 14명이다.상오 공판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에게 건넨 돈이 뇌물인지 여부 등에 대한 재판장의 설명이 있을 예정이다.선고는 하오 3시30분쯤 있게된다.재벌총수들은 대부분 집행유예가,이현우 등 6공 실세들은 실형 선고가 예상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전피고인의 비자금 사건 공판은 하오4시쯤 시작돼 「역사적 심판」의 대미를 장식한다.피고인은 모두 6명이지만 전피고인과 정호용피고인은 상오공판 때 12·12 및 5·18 사건과 일괄선고를 받아 입정하지 않는다.안현태·사공일 등 피고인 4명 역시 형량이 문제일 뿐 유죄 선고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3차례의 선고공판이 모두 끝나는 시각은 하오 5시쯤.실형선고를 받은 피고인들은 호송버스에 태워져 다시 안양교도소와 서울구치소 등으로 출발한다. 지난해 10월19일 민주당 박계동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의 은닉 비자금을 폭로해 「역사 바로세우기」의 단초를 제공한 이래 꼬박 3백11일의 대장정 끝에 1심 재판이 마무리된다. ◎전·노씨 선고형량 전망/전 피고­반성 기미없어 사형 불가피할듯/노피고­2인자 참작… 15년이상 징역 유력 12·12 군사반란 및 5·18 내란사건과 전두환·노태우피고인의 비자금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1심 선고가 마침내 26일 내려진다. 피고인은 모두 34명.한 시대를 호령한 두 전직 대통령을 비롯,「권력은 유한하나 재벌은 영원하다」고 숨죽여 외치는 재벌 오너도 다수다. 검찰의 구형대로 전피고인에게 사형이,노피고인에게 무기징역,재벌 총수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원론적으로 말하면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을 할 서울지법 형사합의 30부 김영일 재판장과 김용섭·황상현 판사만이 알 일이다. 따라서 법조 주변에서 흘러 나오는 예측과 형량에 대한 일반론을 간추려 주요 피고인들의 형량을 가늠하는 일조차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피고인들에 대한 형량을 「중형 불가피론」과 「정상 참작론」의 잣대로 어느 정도 재볼 수 있다. 전두환 피고인. 사형 선고 불가피론은 「법대로」 적용할 경우다.재판과정에서 형량이 사형 밖에 없는 반란수괴죄가 드러났다.보안사령관·중앙정보부장 직대를 겸임하며 계엄 확대·정치인 체포·국보위 설치 등 주요 내란과정에 직·간접으로 간여한 사실이 입증됐다.여기에 2천2백억원의 뇌물을 거둔 점도 시인했다.반성의 빛이 거의 없고,항소할 것이 확실한 만큼 1심에서 만큼은 사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정상참작론」은 무기징역을 점치는 쪽이다.전직 대통령으로서의 공헌도,당시의 정황론,국가적 위신,정치적 부담 등이 참작 사유로 거론된다. 사형이든,무기징역이든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노피고인은 정상참작의 여지가 전씨보다 더 많다.상관살해미수죄에 대한 검찰의 작량감경,광주 민주화운동의 불간여,예의 「영원한 2인자」로 기록될 재판 태도 등을 감안해 볼 수 있다.그러나 전국민을 공분케 한 뇌물사건으로 징역 15년 이상을 피할 수 없을 듯하다. 재벌 총수들도 비슷하다.정경유착의 관행을 뿌리뽑기 위해선 징역형이 마땅하다.그러나 최근의 「경제위기론」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성장·국제수지·물가라는 경제정책 목표의 「세마리 토끼」를 다 놓칠까봐 아우성이다.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은 얼마전 「대통령도 부럽지 않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으로 뽑혔고,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은 「세계경영」의 상징이다.경제성장의 주역들에 대해 전·노피고인은 처벌을 최소화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형평성에 대한 재판부의 부담이 예상되나 집행유예를 점치는 이유들이다. 다른 30명의 피고인들에 대한 선고 형량도 구형량보다는 낮아지되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일부 피고인,일부 죄목에 대한 무죄 판결에 따른 파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
  • 의원재산 실사 철저히(사설)

    15대 국회의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보유재산을 누락,축소하거나 허위로 신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국회공직자윤리위가 지난달 27일 초선의원을 비롯하여 신규등록의원 1백84명의 재산내용을 공개한 이래 언론사의 추적 등 사회의 활발한 검증작업 결과 드러난 은폐사례들은 벌써부터 시민단체들이 강력응징을 요구할만큼 파렴치한 것들이다. 몇십억원짜리 건물을 신고하지 않은 경우가 있는가 하면 수십여건의 부동산을 보유한 재력가이면서도 빚더미에 앉은 것으로 신고한 의원도 있고 의장직 사퇴까지 가져온 엄청난 부동산 보유의원이 20억원도 안되는 재산을 신고해 눈총을 받기도 한다.그린벨트를 훼손해 호화저택을 지은 사례도 있고 위장전입이나 부동산투기 또는 무단형질변경 등 재산형성과정의 불법의혹도 적지 않다.사실이라면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밖에 할 수 없다. 국회의원들의 재산신고내용은 국회윤리위가 검증하게된다.실시 4년째인 공직자재산등록제는 공직을 이용한 부정한 재산취득을 막고 정당치 못한 방법으로 축재한 인사들의공직취임기회를 억제하자는데에 목적이 있다.문민정부 출범 당시 상당수 공직자가 공직사퇴와 법의 심판을 받은 것이 그것이다.법을 만들고 청렴의무가 헌법에까지 규정되어있는 국회의원의 윤리규범은 임명직 공직자보다 엄격해야한다.또 그동안의 개혁으로 깨끗한 정치와 청렴한 정치인에 대한 국민의 요구도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따라서 국회윤리위는 정직과 청렴의 엄정한 잣대를 가지고 철저한 실사를 벌여 제기된 의혹을 해소시켜야 한다. 그동안 윤리위의 검증은 유명무실하여 면죄부만 주고 말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93년 비공개경고 3명,94년은 징계대상이 없었고 작년은 비공개경고 2명이 전부였다.이제는 우리 국회도 선진의회답게 온정주의에서 벗어나 법위반동료에게는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벌칙이 미흡하다면 법을 고쳐서라도 문민시대 개혁의지의 결실인 이 제도만은 정착시켜야 한다.
  • 제도개선특위 소위별 여야 쟁점(정가 초점)

    ◎하반기 정국 “태풍의 눈”/정무직 공무원 당적보유 공방 예상/여,「검경총수 인사청문회」 강력 반대 내년 대선의 룰을 정하게 될 국회 제도개선특위(위원장 김중위 신한국당 의원)가 13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가동됨에 따라 여야의 격돌이 예상된다.12일 단일안을 마련한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를 정기국회 예산심의와 연계,파상공세에 나설 방침이고 신한국당 역시 적극적으로 개선점을 관철시킬 태세여서 하반기 정국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여야의 쟁점을 특위내 3개 소위별로 정리한다. ▷정치관계법 개정소위◁ 통합선거법·정당법·정치자금법·국회법등 정치관련 주요법안을 다룬다.정당법에 있어서 신한국당은 청와대 비서관과 차관 등 일부 정무직 공무원의 당적 보유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나 야권은 『관권선거를 획책하려는 것』이라며 극력 반대하고 있다.신한국당은 또 대통령의 선거운동 지원을 허용토록 통합선거법을 개정할 방침이나 야권은 역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기초단체장 선거의 정당공천을 배제하려는 신한국당의 방침에 대해서도 야권은 반대하고 있다. 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정치자금법에 있어서 지정기탁금제의 폐지 내지는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최소한 기탁금의 일부를 야당몫으로 배분하거나 기탁내용을 공개하도록 하자는 주장이다. ▷검·경 중립화 소위◁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11일 제도개선 공동위원회를 열고 지난 6일 두당의 관계법률소위가 합의한 검·경 총수의 인사청문회 도입 등 16개항의 단일 협상안을 추인했다.반면 신한국당은 검경의 중립문제는 이미 관련법에 규정돼 있는만큼 정치적 논리에 끌려다녀서는 안된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야권은 검·경의 편파적이고 자의적인 인사가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주요 원인이라 보고 검찰총장과 경찰청장의 인사청문회 도입,퇴임후 당적 및 공직취임 제한등에 가장 큰 역점을 두고 있다.검찰인사위원회와 국가경찰위원회를 신설해 검·경업무의 중립성을 심의·의결하고 경찰은 국가경찰과 지방경찰로 2원화,중앙정부의 통제하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는 방침도 세웠다.신한국당은 그러나 법집행이 정치적 잣대에 따라 흔들려서는 안되며 특히 인사청문회 도입은 『헌법상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임명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방송법 개정소위◁ 야권은 공보처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공보처가 방송에 대한 정치개입을 하고 있으며 정부부처의 1개 국으로도 그 기능이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공영방송의 사장을 방송위원회가 선임토록 하고 방송위원은 국회가 여야동수로 추전·임명해야 방송의 중립성이 보장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신한국당은 공보처를 폐지할 수는 없으며 방송위원 선임도 현행처럼 입법·행정·사법 등 3부가 동수로 추천,대통령이 임명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 천년문화유산 한시대 법의 잣대로 재서야/이병기(서울광장)

    오늘처럼 서구 문물로 꽉 채워진 일상생활을 살면서 새삼 한국의 고유 문화를 생각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오히려 국제화·세계화를 지향하는 이마당에 한국 고유 문화를 거론하는 것은 너무 국수주의적인 자세가 아닌가 반문당하기 쉽다.우리 문화를 너무 고집하지 말고 넓은 아량으로 세계 각국의 문화를 수용하면서 세계 공동체를 이루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이다.그러나 기실 국제화가 진전될수록 각 나라와 민족에게 더욱 소중해지는 것이 바로 자신의 고유문화이다.스스로의 문화가 없이는 세계 공동체를 위해서도 기여하는 바가 없게 되고,다른 한편 자기 고유문화의 바탕위에서 만들어진 창의적인 제품이 없이는 세계 산업경쟁 대열에 서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구한말 격변기와 일제 강점기를 통해서 단절되었던 한국의 고유 문화는 해방후 민족갈등기와 산업개발기를 지내면서 아직도 복구하지 못하고 있다.그 결과,이제는 무엇이 한국 문화인지 알기 어렵고,이를 배태한 정신문화가 무엇인지는 더욱 알 수 없게된 시점에 이르렀다.이따금 사극속에 나타난 선조들의 생활양식을 보며 이를 가늠해 볼 따름이다.그러나 현실과의 괴리가 깊어 공감하기가 어렵거니와,더욱이 오늘의 생활 속에 되살리기는 불가능한 일이 되고 있다.사극 속의 생활양식은 그 시대의 정신문화가 구체화한 것으로서 그 정신문화를 이해하지 않는한 이를 공감하거나 재생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역사속 격랑을 수없이 겪으면서도 아직 우리 고유문화를 고이 간직하고 있는 곳이 있다.바로 불교 사찰들이다.불교 사찰들은 지난 1천6백년의 역사속에 우리 고유문화를 가장 잘 보존,계승해 왔다.절집 그 자체가 기와집 한옥 양식이요,식생활·의생활에 있어서도 전혀 서구양식의 침투없이 과거의 우리 고유양식을 보존하고 있다.몇해전 송광사 대웅보전의 중창불사시에도 당시의 무형문화재 목수,기와공들을 모셔다가 순수한 재래식 한옥 양식을 그대로 살렸다고 한다. 이와같은 외형적인 문화양식도 물론 중요하지만,불교 사찰이 계승하고 있는 더욱 소중한 부분은 한국 정신문화이다.그곳에는 속세의 모든 인연을 끊고 출가한스님들이 모여 치열한 수도정진을 하면서 쌓아올린 높은 경지의 정신문화가 있다.그속에 신라 원효스님,고려 보조국사를 비롯한 이나라 정신적 스승들의 가르침이 이어진다.천년 역사의 거친 세파속에서도 불교가 항상 새롭게 피어나온 것은 이와같은 불타는 구도정신이 살아있었기 때문이다.이것은 결코 불교만의 것일 수 없으며,꺼뜨릴 수 없는 한국 정신문화의 소중한 불씨일 것이다. 철저한 고행과 구도 수행을 하는 사람만이 볼 수 있는 진리가 있다.애욕을 끊고 무소유의 삶을 사는 사람들만이 전해줄 수 있는 메시지가 있다.이 세상에 이러한 사람들이 있어 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마음 넉넉해지고 희망에 차게 된다.이것은 대량 소비,물질만능의 혼탁한 현세 삶을 정화시켜 줄 청정한 샘물이요,정신적 물질적으로 짓눌려 살아온 우리 민족의 장래를 밝혀줄 희망의 등불이다. 최근 들어 합천 해인사 인근에 골프장을 건설하는 문제를 두고 파문이 일고 있다.해인사에서 산등성이를 하나 넘는 위치에 골프장을 건설하겠다는 업자측의 주장과 이를 반대하는주민,불교계,각종 문화·환경·시민단체의 주장이 엇갈려 오다가 법정 투쟁으로 비화되기에 이른 것이다.서울 고등법원은 이미 골프장 개발업자측의 승소 판결을 내린바 있고,이제 대법원의 최종 판결만 앞두고 있는 상태라 한다. 단순한 법의 논리에 입각하면 법원이 업자측 승소 판결을 내린 것은 공정한 일이었을는지 모른다.그러나,천년을 잇는 문화유산에 대해서는 이렇듯 짧은 시대를 풍미하는 법의 잣대로만 잴 수는 없다.해인사 팔만대장경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 문화유산인 점도 그러하거니와 더욱 중요한 것은 해인사가 우리나라 정신문화의 소중한 보루이기 때문이다.이 정신문화의 보루는 속세와 격리되어 자연환경속에 묻혀 있을 때에만 그 맥통이 이어진다.개발은 불가역의 일방 통행과정이다.골프장 건설을 통해 일단 개발의 도화선이 점화되면 번져가는 개발열기속에 이 보루는 멀지않아 와해되고 말 것이다.골프장 건설 하나 때문에 천년을 지켜온 정신문화의 불꽃을 꺼뜨릴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 기존틀 속 개혁·규제완화 가속예고/한승수 경제팀 정책기조 어떨까

    ◎“자원의 효율적 배분,강조… 구조적 문제 개선에 주력/공기업 민영화와 탄력적 노동정책 적극 도입할듯 새 경제팀은 어떤 색깔의 정책을 펴나갈까. 「8·8 개각」으로 경제팀의 수장이 된 한승수 부총리겸 재정경제원 장관은 9일 취임식에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유독 강조했다.이 문제를 물가보다 우선 순위에서 앞에 놓았다. 경제팀장이 바뀌면 으레 물가니,성장이니 거시경제지표를 먼저 거론한다.그러나 한부총리는 거시지표를 강조하지 않았다.그는 『과거에 거시지표에만 지나치게 몰입해 미시적 측면이나 구조적 문제를 등한시 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꼬집었다.이 때문에 『정부가 자원배분을 시장기능에 맡겨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조장」해야 한다』고 까지 한 그의 언급은 예사롭지 않다.새 경제팀의 정책틀이 이 준거에 따라 짜여질 것임을 예고해 준다. 한부총리는 『문민정부 출범이래 추진해온 경제개혁과 규제완화 노력의 요체가 자원의 효율적 배분의 일환이었다』며 『각종 규제를 과감히 철폐해 경제주체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했다.이로 미뤄 새 경제팀은 기존의 정책기조 속에서 개혁과 규제완화의 템포와 강도를 더 할 것으로 보인다. 좀 구체적으로 말하면 자금이나 인력,토지,물류 등 모든 생산요소의 배분문제에 「효율」이라는 개념을 강도높게 삽입시킬 것으로 관측된다.『생산요소의 양적인 팽창을 통한 경제발전은 이제 한계에 왔다.…』는 그의 표현에서 이 점을 읽을 수 있다. 각론으로는 한창 논의 중인 노동법개정에 정부 생각을 많이 담을 것으로 보인다.정리해고제나 근로자파견제,변형근로시간제 등 탄력적인 노동정책을 적극 도입함으로써 인력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유도할 것같다.취임사 중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통한 생산성 증가…」라는 말은 여기에 해당된다. 금융분야의 개방가속화를 통한 자금배분의 효율성문제나 토지이용에서의 규제완화도 속도를 더할 것같다.특히 제철산업 등 산업정책에서의 시장진입 제한완화나 공기업민영화의 가속화가 예견된다.『민간부분으로 가서 효율성이 높아진다면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은독과점의 비효율을 제거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새 부총리의 이같은 정책기조는 개혁성향의 이석채경 제수석과 호흡하면서 색깔있는 정책추진으로 가시화될 게 분명하다.『수석은 자기의견이 없다』고 말했듯 이석채 수석은 표면적으로 철저히 비서역할만 할 것이다.그러나 「대통령을 보좌하고 부총리를 도우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정책내부에 강하게 투영시킬 게 확실하다. 이수석은 경제정책에서 강경·원칙주의자다.반재벌 성향이 강하다.개인휴대통신 사업자선정때 재벌의 도덕성 항목을 삽입한 게 그다.『사회간접자본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대기업의 대규모 해외투자는 산업공동화를 막기위해 규제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새 경제팀은 거시지표 중에서는 물가안정을 우선 순위로 놓고 노동,SOC확충,공기업민영화,시장 신규진입문제 등에 있어 「효율적 자원배분」이라는 잣대로 정책을 재단해 나갈 것이다.이석채 수석도 충실한 비서역을 강조해 팀 화합에도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한부총리는 취임사에서 재벌정책에 대해 일체 언급을 하지 않았다.투명경영을 골자로 한 나 전 부총리팀의 「신재벌정책」을 시장경제의 자율성을 강조한 한부총리팀이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지 주목된다.
  • 러 공산당 「변신 몸짓」 가속

    ◎명칭 변경 등 공개 거론 “이미지 제고” 몸부림/정권창출 정지… 옐친측의 실정 파고들기 대통령선거 패배이후 러시아 공산당의 변신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다.공산당이라는 명칭변경 얘기가 공개석상에서 거론되기 시작했으며 야권세력 통합에도 큰 진전을 이루고 있다.이같은 공산당의 체체정비는 체첸사태,광부파업 등 옐친정부의 실정과 대조를 이루면서 오는 9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7일 공산당내 한 언론담당 관계자는 『6일 열린 제8차 러시아공산당 연례총회에서 체제정비 문제가 논의됐으며 이 과정에서 당 명칭을 바꾸자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주가노프 공산당당수를 포함한 몇몇 간부가 이미 비공식석상에서 당명변경 가능성을 내비친 적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러시아 공산당안에서 공산당이라는 명칭변경이 논의되고 있는 것은 과거 이미지를 지닌 당으로서는 정권창출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으로,합법적으로 공산당을 포기할 가능성을 내비치는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공산당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공산당이라는 명칭변경 논의는 지난달 3일 대통령선거 직후 공산당 주요 간부들간에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으며 당의 진로와 생존전략,향후 선거에 대비한 체제정비의 한 전략으로 대두됐다』고 지적했다.소식통들은 지금까지 「러시아사회당」도 후보당명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으나 가급적이면 당명에 이념이 배제된 「…동맹」「…블럭」「…전선」식의 이름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사회당」「민주사회당」등의 식은 자칫 공산당의 이념을 완전히 포기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공산당 내부에서는 당명은 바뀌어도 강령이나 정강정책은 공산당의 그것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정가에서는 8일 탄생할 「민중애국동맹」에도 큰 관심을 나타낸다.「민중애국동맹」은 주가노프의 공산당 주도아래 44개의 좌익계 정당,정치단체를 망라한 것이다.이 「동맹」결성에 대해 일각에서는 공산당이 결국 범야권세력을 결집시킨 것으로 해석하고 있으며,야당의 모체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지적한다.러시아에 양당 정당정치의 대두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것이다.오는 10일 국가두마(러시아의회)의 체르노미르딘 총리승인건은 이 동맹의 결속력을 시험하는 첫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의 최근 행보는 9월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뒤 차기 대통령선거를 위한 장기적인 포석이라는 지적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그런가하면 일부 분석가들은 『공산당의 체체정비는 옐친의 건강문제 때문에 의외로 빨리 닥칠지도 모르는 대선을 겨냥한 것』이라거나 『옐친 대통령의 의회 해산 가능성에 대한 배수진을 미리 친 것』이라고 지적한다.
  • 클린턴 조지워싱턴대 연설 「변화하는 세계의 안전」(해외논단)

    ◎“테러리즘과 싸움이 미에 주어진 책무”/“국제테러 분쇄위해 각국의 공동대응 절실” 테러에 대한 위기의식이 전세계적으로 고조되는 가운데 클린턴 미 대통령은 5일 조지워싱턴대학에서 행한 강연을 통해 국제테러 분쇄를 위한 미국의 리더십과 세계 공동대응의 필요성을 역설했다.그의 「변화하는 세계의 안전문제」강연을 요약한다. 지식·통신·여행·무역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지구촌 모든 사람들이 한층 가까워지고 있다.그러나 올림픽 기념공원의 순간적인 테러가 생생히 말해주듯 이 새로운 열림은 우리를 국경선이라곤 모르는 파괴력에 한층 취약하게 만든다. 올림픽공원 파이프폭탄 테러나 사우디아라비아 미군숙소 폭파및 TWA점보기 추락사고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열린 세계」의 혜택을 즐기려면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우리 가슴에 공포와 증오를 심어주면서 그 세계를 파괴하려는 세력을 쳐부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지금 사람들이 일하고,나날을 보내고,서로 관계를 맺는 데서 겪고있는 변화는 역사상 가장 급속하고 또 심대한 것이라 할 수 있다.냉전의 종식 등 변화의 대부분은 바람직한 것들이다.그러나 전도유망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큰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파시즘과 공산주의는 한물 갔는지 모르지만 파괴의 세력은 계속 살아있다.갑작스레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민족·인종·종교 및 종족간의 증오에서 이를 여실히 느낀다.깡패같은 나라들의 무모한 행동에서도 느껴지고 특히 테러리즘,국제 조직범죄,마약밀매,대량파괴 무기의 전파가 서로 연계되는 위험스런 현상에서 더욱 그러하다.이런 파괴 세력들은 우리가 열심히 추구해오고 있는 개방·자유·진보 등에서 오히려 기회를 발견한다. 기술은 좋게도 나쁘게도 사용될 수 있다.좋게 사용되도록 하는 데에는 미국의 지도력이 필수적이다. 미국은 기회를 최대로 활용하여 동맹관계를 강화했고 대량파괴 무기의 위험을 감소시켰으며 세계 평화와 민주주의 확산에 앞장서면서 동시에 미상품에 대한 해외시장의 개방을 통해 미 국내경제의 혁혁한 진작을 꾀했다.안전보장의 정도를 재는 진정한 잣대는 물리적 안전 뿐아니라 경제적 복리도 포함되는 것이다.여러 방면에서 상당한 성과와 업적을 올렸는데 이는 그저 앉아서 이뤄진 것이 아니다.다른 사람, 다른 나라들과 함께 위험과 비용을 감수하면서 여러 사안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결과이다. 무엇보다 냉전이 끝났기 때문에 이제 미국은 관여보다는 방관·도피적 태도를 취해도 된다는 말을 그대로 따르기를 거부했기 때문에 이런 여러 성과가 나타난 것이다.그런 말대로 했었더라면 우리는 좀 더 자유스럽고,너그럽고,부유해지고자 하는 세계의 움직임을 약화시켰을 것이며 우리 스스로의 안전과 번영도 손상시켰을 것이다. 세계가 변하고 있지만 미국은 세계에서 없어서는 안될 국가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미국은 세계의 모든 짐을 질 수 없고,또 세계의 경찰도 아니다.그러나 우리의 이해와 가치관이 명할 때,미국의 능력을 드러낼 수 있을 때 미국은 행동해야되고 앞장서야 한다.테러리즘과의 싸움만큼이나 미국의 책임감이 분명하고,긴급하게 요청되는 일은 없다. 이제 도쿄의 지하철,텔아비브의 버스를 타고있거나 런던도심상가를 구경하거나 모스크바 시내를 걷거나 혹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복무중이거나 아니면 미국 오클라호마시티에서 근무중이거나 간에 아무도 테러의 공격으로부터 면제될 수 없다.싫든 좋든 간에 우리는 상호의존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그래서 우리는 국가정책에서 국내외를 구분짓는 마음의 벽을 헐어야 한다. 미국은 국내,국제적으로 조율된 대테러 전략을 추진해 오고있다.국경선 밖에선 어느 때보다 밀접하게 동맹국과 협력하며 국내에선 사법관리들에게 가장 강력한 테러대응 수단을 보장해주고 공항과 비행기에선 항공안전을 강화하는 것이 그것이다.특히 대테러의 국제 전선 형성과 관련,테러의 확산을 막으려면 공동행동이 무엇보다 요구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 종생부 반영 대학자율로/예능계 학업성취도 표기/당정 잠정합의

    ◎석차백분률제 개선안 강구 오는 97학년도 대학입시부터 특수목적고와 비평준화지역 고교 출신 학생들에게는 각 대학들의 자체기준에 따라 가중치가 부여된다.이를 위해 각 대학이 전국 고교의 등급을 매기는 「고등학교 평가제」가 도입될 예정이다. 정부와 신한국당은 2일 상오 종합생활기록부 개선안 마련을 위한 당정회의를 갖고 종생부상에 기록된 교과목별 종합석차와 성취도를 대학입시에 활용하는 방식에 대해 전적으로 대학 자율에 맡기기로 잠정 결정했다. 그러나 당정의 이같은 방침은 대학이 운용하는 잣대의 객관성과 고교별 형평성 문제와 관련,상당한 논란을 야기할 전망이다.자칫 하위등급 고교출신 수험생들과 해당 학부모들의 소송사태도 우려된다. 당정은 이날 여의도 맨하탄호텔에서 안병영 교육부 장관과 정영훈 제3정조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같이 합의하고 주요대학 관계자들과 연석회의를 거친뒤 5일쯤 최종안을 확정,7일 공식 발표키로 했다. 당정은 회의에서 특수목적고와 비평준화지역 고교 출신 학생에 대한 가중치 부여 등 구제방안은 전적으로 각 대학에 일임키로 했다. 정위원장은 『교육부가 특수목적고와 비평준화지역 출신 학생들을 우대하는 내용의 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교육개혁의 기본틀과 이념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했다』면서 『따라서 당정은 기본적으로 각 대학의 운용폭과 선발권한을 대폭 늘리는 선에서 해결점을 모색키로 했다』고 밝혔다. 당정은 이날 현행 입시와 종생부제도를 완전 절대평가제로 전환하기 위해 2∼3년안에 재단법인 형태의 「국립교육과정평가원」을 신설,전국 고교를 대상으로 성취도 평가를 위한 지수를 산정해 각 대학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당정은 또 각 대학이 전공과별 특성에 맞게 학생들의 과목별 그룹석차와 성취도,봉사활동 평가의 합산점수를 고교에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각 고교에 올해안에 전산화된 종생부 프로그램을 보급,내년 입시부터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당정은 그러나 교육부가 당초 도입하려던 석차백분율제도에 대해서는 종생부의 기본취지와 어긋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과목별 석차와 수·우·미·양·가의 성취도 평가,봉사활동 평가 등만 종생부에 기록하는 등 새로운 개선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당정은 이에 따라 동점자에 대해서는 석차백분율을 표기하는 대신 동석차를 적용하되 예체능계에 한해서는 석차 표기없이 성취도만 기록키로 할 방침이다.〈박찬구 기자〉
  • 랜드연 등 작성 「보고서」 평가/스테판 로젠펠트(해외논단)

    ◎“미 국익보고서 지나치게 보수·고립적”/국가의 보존·자유위협 않는 중국인권 「핵심」 분류/소말리아 문제등은 제외… 국제무질서 초래 우려 최근 미국에서 랜드연구소등이 공동작성한 「미국의 국익」이란 보고서가 향후 미 외교정책의 방향과 관련해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칼럼니스트 스테판 로젠펠트는 워싱턴포스트지 오피니언난을 통해 이 보고서의 논거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며 고립주의적 경향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미국국익의 잣대」란 제목의 그의 글을 소개한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외교술는 이제 외교정책의 영원한 양대 지주라고 할 현실주의와 이상주의,이익과 가치,세력균형과 인권우선 사이를 완벽하진 못하나 그런대로 꽤 능숙하게 줄을 타는 「경지」에 이르렀다.원칙적으로 이견이 있을 수 없는 냉전의 종식으로 이 양축에 대한 선택문제가 미 외교에서 심각하게 다시 제기되어 왔다.외교정책 자체를 따지기 전에 대통령 재임선거와 관련해 외교의 국내정치 파장 측면에서 일괄해보면 클린턴은 외교에선 누구나 그보다 한수위로평가하는 조지 부시 전대통령보다 오히려 더 나은 점수를 받고 있다.선거가 임박했던 4년전의 이 무렵 부시는 국제문제를 덜 다루는 편이 정치적으로 득이 되는 판국이었는데 지금의 클린턴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클린턴의 외교는 노골적은 아니더라도 은연중에 비판받을 소지가 자주 엿보이는데 최근 랜드연구소,하버드대 과학국제관계센터,닉슨 평화자유센터가 공동 작성한 무게있는 「미국의 국익」 보고서는 이 빈틈들을 잘 지적하고 있다.이 보고서 작성위원회는 당이 다른 현 상원의원 1쌍과 다른 행정부의 전직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1쌍이 포함되어 그런대로 양당간 균형을 맞췄다.그 내용도 이전부터 단골로 미 국익으로 꼽혀져 온 것들이 그대로 나열되기도 했지만 이제껏 그런 취급을 받지 못해온 것들을 「핵심」이란 강조어와 함께 새롭게 조명했다.여기서 국익은 「핵심적」,「아주 중대한」,「중요한」,「덜 중요한」등으로 순서가 매겨졌다.보고서는 미국의 핵심 국익으로 다음 5가지만을 들었다.핵공격의 저지,적성국가에 의한 유럽·아시아 지배 예방,미 국경선에 연한 지역에 주요 적성국가의 출현 및 해상통제권 장악 저지,세계 무역·금융·에너지·환경 시스템의 붕괴저지 그리고 동맹국의 계속적 생존보장 등.매우 흥미로운 내용인데 어떤 논리를 근거로 이런 분류와 선택이 이뤄졌는지 관심이 쏠린다.보고서는 미국인들의 안녕과 복지를 자유롭고 안정된 국가체제에서 유지하고 고양시키는데 필수적일 때,「핵심」으로 분류한다고 밝히고 있다. 보고서는 이어 다음과 같이 부연설명한다.많은 사람들이 중국의 인권문제 같은 사안을 미국의 핵심적 이익이라고 부르곤 한다.그러나 금세기 들어서도 어느 시기에나 많은 국가들이 대대적인 인권침해를 당당한 정부시책으로 행해왔음을 알 수 있다.이같은 위반은 분명 미국의 가치관에 해를 끼치며 인권존중 원칙을 전 세계에 세우고자 하는 미국의 노력과 상충된다.그러나 이런 위반은 아무리 공식적으로,대대적으로,조직적으로 행해진다 하더라도 미국의 보존과 자유를 위협하지 않는다. 보고서는 종족말살의 저지,또 세계 어느 곳에서나 핵·생화학무기가 사용되는 것을 저지함 등을 핵심 미 국익 사항으로 분류하지 「않은」 자신들의 결론이 분명 논란거리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그러면서도 자신들의 판단을 강력히 옹호한다.르완다나 부룬디의 종족말살 전쟁,인도와 파키스탄간에 우려되는 핵무기 사용및 이의 저지문제가 과연 엄격히 따져 미국이 기본적인 제도와 가치관을 손상당하지 않은 채 자유국가로 살아남는데 필수적이냐고 묻고 있다.이런 잔학행위는 분명 자유롭고 안정된 국가안에서 미국인의 복리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터이나 「미국의 자유와 생존을 유지하고 고양하는 정부의 능력을 위태롭게 한다고 솔직히 말할 수 있을까」라면서 보고서는 이런 사안을 한 단계 낮은 국익으로 분류한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이 보고서의 선택은 보수적이며 그것도 아주 야심적이라 할 수 있다.최고의 지도력·파워 그리고 2등과의 큰 거리를 노력끝에 마침내 달성했으며 이제 이를 온존시키고자 하는 나라에 맞는 내용이다.또 국가정책이 어떤 이상과 정열을 지닌 일반대중에 의해서 보단냉정한 엘리트들에 의해 결정되는 나라에는 맞는다.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접근자세는 본질적인 한계가 있다.보스니아나 소말리아·아이티 문제는 보고서의 말처럼 언뜻 덜 핵심적인 사안으로 보이지만 잘못되면 아주 치명적이고 엄청난 국제 무질서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이를 사전에 막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좀 더 현명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 “공연물 관람 「품질」 보고 선택”

    ◎예술의 전당 고희경 과장 논문서 지적/완성도 위주 평가… 신문통해 정보 얻어 공연예술 관객들이 작품을 고를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요소는 입장료가 아니라 「품질」이며 작품선택의 주정보원은 신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예술의 전당 홍보출판부 고희경 과장(32)이 최근 서강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논문 「마케팅 전략수립을 위한 공연예술 소비자의 정보탐색 연구」에서 밝혀졌다. 이 논문은 지난 4월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한 연주회·뮤지컬·오페라·무용 등 4개 장르의 관객 4백45명에게 받은 설문을 토대로 작성한 것으로 최근 공연예술 활성화를 겨냥,「가격파괴」 및 「문화끼워팔기」등 각종 이벤트성 기획이 시도되는 가운데 나와 더욱 주목된다. 이 논문은 『공연마케팅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 고품질 상품을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이 논문에 따르면 공연 품질의 평가에는 관객 개인이 축적한 정보를 기준으로 한 「사전경험 만족」과 「공연단체나 출연진의 명성」「작품의 유명도」「전문가 평가」등이 잣대로 작용했다.품질평가 다음으로 입장권 구입을 결정짓는 요소는 공연장의 편의시설이나 위치 등 이었으며,액수 및 할인여부 등 경제적인 요소는 최하위로 집계돼 변수로 거의 작용하지 않았다.또 관객이 작품을 선택하는 데 가장 의존하는 정보원은 신문기사,광고,친구 등 주위의 권유 순이었다. 조사결과 관객의 가구 소득은 평균 월 2백80여만원이고 연령은 평균 31세이다.여성이 67%로 남자보다 상대적으로 많았다. 공연예술을 마케팅 차원에서 접근,관객을 소비자로 보고 그 행태를 학술적으로 연구한 논문은 이것이 처음이다.〈김수정 기자〉
  • 성범죄 「이중잣대」 문제성/임영숙 논설위원(굄돌)

    돈을 받고 몸을 판 혐의로 즉심에 넘겨진 가정주부에게 구류 7일을 선고한 판사가 상대 남성들에게는 구류 3일의 판결을 내렸다.『남자들의 경우 그냥 보낼수도 있으나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의미에서』 그런 무거운(?)판결을 내렸다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사회의 상식을 대변했다고 볼 수 있는 이 판결에 토를 다는것은 윤락행위를 한 주부를 옹호하자는 것이 아니라 성범죄에 대한 이런 이중의 잣대가 성폭행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다. 마침 이 판결을 보도한 신문 사회면에는 성폭행당한 10대 소녀가 『쓸모 없는 인간으로 변해 버렸다.더러운 인간으로 살고 싶지 않다.더이상 살 힘이 없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는 기사가 함께 실려 있었다. 성폭행의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더욱 죄인시 되는 우리 사회구조 속에서 성폭행당한 것을 자신의 잘못처럼 생각하고 절망끝에 자살을 택한 소녀가 안쓰러운 만큼 이 판결이 불합리해 보였다. 성폭력은 피해자를 자살로 몰아넣거나 살아남은 일생도 극도의 정신적 황폐로 파멸시키는 살인적인 범죄임에도그동안 관대한 처분을 받아왔다.남성들의 억제할 수 없는 성충동에 의해 일어나는 우발적인 범죄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경찰청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93년이후 발생한 2만여건의 성범죄 가운데 가해자가 형사입건된 경우는 15%에 불과하다. 성폭력범에 대한 형량도 가벼워서 최고 사형까지 가능한 특수강간죄의 경우에도 교통사고 처럼 피해자와 합의만 이루어지면 가해자가 대부분 집행유예로 풀려났다는 또다른 자료도 있다.이러하니 성폭행 사건이 거의 매일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것 아닐까. 다행히 성폭력특별법을 개정하면서 성폭력 범죄의 개념을 정조에 관한 죄에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의 죄」로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피해자의 신고가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었던 친고죄규정을 폐지할 것이라고 한다.우리 현실에서는 상당히 앞선 이 법안의 정신이 살려면 사법부에서도 『남자들의 경우 그냥 보낼수도 있으나…』와 같은 이중잣대를 성범죄에 적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 창작문학의 산실 「현대문학」 새달 5백호

    ◎「한국문학 꽃피우기」 41년 8개월/황동규·문병란·김후란 등 537명 등단시켜/「순수」 고수로 새 감각의 계간지에 밀리기도 국내 창작문학의 유서 깊은 산실 월간 「현대문학」이 8월호로 통권 5백호를 맞는다.지난 55년 1월호로 창간된 뒤 41년 8개월동안 한호의 결호없이 한국문학사상 유례없으며 깨지기 어려울 대기록을 세운 것. 당시의 대표적 순수문학지 「문예」가 폐간돼 전후 문예지 맥이 끊긴 54년 「한국현대문학의 건설」을 내걸고 출범한 「현대문학」은 60∼70년대초 한국문학의 가장 권위있는 지면으로 대접받았다.70년대 「창작과비평」「문학과지성」 등 인문사회과학을 망라하는 문학종합 계간지들의 출현에도 「현대문학」은 창작문학위주의 편집을 고수했다. 지금까지 「현대문학」이 등단시킨 문인수만 5백37명.지난 69년까지만 해도 어림잡아 5백명 미만의 중앙문인중 절반에 육박하는 2백23명이 「현대문학」출신이었다 시에서는 토속서정의 박재삼,지성적 시세계를 자랑하는 황동규,참여시인 고은,민중서정의 전범 이성부,80년 광주의시인 문병란,언어의 풍경을 말끔하게 그려온 오규원,현대시 실험에 몰두해온 이승훈,대표적 여류시인 김후란·김초혜·천양희 등이 배출됐다.소설쪽으로는 「오발탄」의 이범선,시민사회의 허위를 사회성 높게 고발해온 최일남,「토지」의 박경리,최근 역사소설의 진경을 보여온 서기원,토착 민중언어의 대가 이문구,이밖에 김원일·이동하·조정래·마광수·김홍신·유홍종·김채원 등이 「현대문학」에 의해 발굴됐다.또 박철희·김윤식·박동규·홍기삼·임헌영·이선영·김인환·최동호·이동하 등은 「현대문학」의 촘촘한 그물에 건져진 평론가들이다.한국문단의 허리를 이룬 「현대문학」출신은 이밖에도 무수하다. 5백호 특집으로 꾸며질 8월호에는 문학평론가 김용직·김윤식·전영태·이동하씨의 현대문학 역사를 되돌아보는 특별좌담,박완서·이수익씨 등 문인들이 현대문학에 얽힌 추억을 말하는 「현대문학과 나」 등이 실린다.서정주씨를 필두로 한 「현대문학」출신 시인 50명의 신작시 특집도 볼거리다. 동리의 문학론을 이어받아 이념보다 작품을우선한 「현대문학」은 한 시대 우리 문단의 명실상부한 저류를 이뤘다.특정유파에 치우치지 않고 문학성을 중시한 「현대문학」의 잣대에 검증받은 문인들은 역설적으로 참여·민중·시민문학의 모든 부면에서 한국문학을 화려하게 꽃피웠다.하지만 산업화의 모순으로 사회가 극심하게 앓던 70∼80년대 순수주의를 앞세운 「현대문학」은 보수적이라는 비난을 들으며 문학과 사회를 적극적으로 연결하려 했던 다른 세력들에 밀리기 시작했다.90년 2만부까지 이르렀던 발행부수도 최근 1만2천부로 떨어졌다.「문학동네」「상상」 등 새감각의 계간지 세력이 밀려오는 90년대 「현대문학」이 살아남으려면 단순히 「좋은 시와 좋은 소설을 평면적으로 싣는 것」이상의 체질개선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손정숙 기자〉
  • 북한 정치체제 변화 집중조명/경남대 최완규 교수「북한은 어디로」

    ◎균형잡힌 시각으로 실체적 진상 접근/문체 간결… 누구나 쉽게 읽을수 있어 분단 반세기를 넘긴 오늘의 시점에서 북한을 어떻게 이해하고 연구해야할 것인가. 북한문제에 관한한 사람들은 자신의 희망과 사실을 혼동하기 일쑤다.천박한 자본의 논리로 북한을 흡수통일해야 한다는 논의가 공공연하게 나도는가 하면 멀지않아 북한도 구소련이나 동구사회주의권 국가들처럼 스스로 몰락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등,안이한 통일논의들이 우리의 시야를 흐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경남대학교 최완규 교수(47·정치외교학과)가 펴낸 북한연구서 「북한은 어디로」(경남대 출판부)는 이같은 혼란을 잠재워줄 만큼 정치한 논리와 균형잡힌 시각으로 북한의 실체적 진상을 밝혀주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북한에 관한 연구는 연구자 자신이 갖는 문화적 구속성과 이데올로기적 입장,특히 「동일민족이자 갈등의 대상으로서의 북한」이라는 이중적 상황인식으로 말미암아 객관적인 접근이 쉽지 않다.때문에 그동안 냉전의식에 매몰돼 맹목적인 반공주의의 잣대로만 북한을 본다거나,사회주의의 척도로만 북한을 재단하려하는 양극화된 시각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사회의 통일론 혹은 북한론이 더이상 당위적인 동어반복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어 주목된다.이와 관련,지은이는 「북한적 현상」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한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내재적인 연구시각을 정립해야한다고 강조한다.나아가 비교공산주의의 이론틀을 활용,일반화하기 어려운 「북한적 특수성」에 대해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예측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견해를 펼친다. 특히 이 책에서는 최근 국내외적으로 가장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인 북한정치체제의 변화문제가 집중 조명된다.『구체적인 정책성과를 통해 김정일이 사후적 정통성을 확보할 경우,북한의 체제는 구소련이나 동구와 같은 급격한 변화를 겪기 보다는 브레진스키가 제시한 단계별 변화과정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최교수의 주장.그가 원용하고 있는 「브레진스키의 4단계론」은 공산주의는 통상 공산주의식 전체주의→공산주의식 권위주의→공산주의 이후의 권위주의→공산주의 이후의 다원주의사회의 순으로 퇴행과정을 거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전환기 「북한적」 정치현상의 재인식』이라는 부제가 암시하듯 이 책은 기로에 선 북한 사회주의의 전체상을 꼼꼼하게 고찰한 본격 북한정치론이다.하지만 「북한은 어디로」는 제목이 시사하듯 단순히 전문가만을 위한 딱딱한 북한학교재에 머물지 않는다.간결한 문체와 살아있는 정보가 어우러져 일반 독자들도 친근하게 읽을 수 있다는 데 이 책의 미덕이 있다.〈김종면 기자〉
  • 지수의 허실(외언내언)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가늠하는 잣대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예컨대 국내총생산(GDP) 세계 11위권이라거나 자동차생산 세계 5위 등의 밝은 면이 있는가 하면 교통사고 사망자비율 세계 2위,인구비례 성폭력사건 빈도 세계 2위 등의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 최근 들어 시선을 모으는 국가간 비교 잣대로 유엔개발계획(UNDP)이 해마다 발표하는 「인간개발지수」가 있다.평균수명,문자해독률이나 평균 취학년수,실질구매력으로 조정한 1인당 GDP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삶의 질,또는 복지의 지수다. UNDP 96년도 인간개발보고서에는 한국의 인간개발지수가 조사대상 1백74개국 가운데 20% 이내인 29위로 기록돼 있다.93년의 35위에서 해마다 1∼2계단씩 순위가 상승한 것이다.아시아 국가중에선 3위인 일본,22위인 홍콩에 이어 우리가 3위를 차지하고 있다.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을 훨씬 앞서고 있는 것이다.또한 한국은 62년부터 92년까지 30년 사이에 인간개발지수가 가장 빨리 상승한 나라로 기록되고 있다. 경제성장이든 무엇이든 빨리하는데는세계에서 당할 자가 없는 코리안이라 삶의 질 향상에도 초고속 기록을 세운 셈이다.그러나 물가지수와 피부로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에 상당한 거리가 있듯 지수는 허상인 경우가 드물지 않다.인간개발지수의 경우도 그런 것 아닐까.과연 우리가 세계적으로 스물아홉번째가는 질높은 삶을 살고 있을까.우리가 비교적 강한 국민총생산,교육열 등 때문에 총체적으로 과다평가를 받은 것 같다. 좁은 국토에 지나치게 많은 인구,날로 심해지는 환경오염,끊이지 않는 범죄,초고속 경제성장과 부의 축적에만 매달린 끝에 메말라버린 인간미,물질만능의 척박해진 사회풍조 등을 생각하면 우리에게 너무 과한 성적표가 아닌가 싶다.UNDP의 후한 점수는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고 이제까지의 가시적 성과 올리기에 급급했던 타성에서 벗어나 각부문,그리고 참된 삶의 질 향상에 진력하라는 메시지로 새겨 들어야 할 것 같다.〈황병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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