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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유튜브는 언론인가

    [서울광장] 유튜브는 언론인가

    재선 의원 출신으로 지금은 정치 일선에서 한발짝 물러나 있는 A씨. 그는 정치권을 잠시 떠난 이유를 묻자 맨 먼저 유튜브를 들었다. “상임위원회에서 여당 의원들과 극렬하게 말싸움을 하며 티키타카를 벌였는데 그 모습이 영상 짤로 많이 돌더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주니까 자꾸 자극적인 말을 하고, 우리 편을 드느라 자꾸 확증 편향에 사로잡혀 내가 망가지는데 이거 큰일나겠다 싶었다. 이런 정치는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어 21대 총선에 나서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여야를 막론해 합리적이고 중도적 성향의 정치인으로 평가받았다. 연말이면 언론사나 시민단체 등이 선정하는 ‘의정활동 베스트’에 단골로 뽑혔지만 유튜브가 만든 자극적인 정치인 생활을 견디지 못했다. 그가 정치 일선에서 떠난 지금의 국회 모습은 어떤가. 그의 우려대로 정치인들은 상대 당을 헐뜯고 루머를 양산해 내는 유튜버로 전락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상임위는 ‘보여 주기식 정치 퍼포먼스’로 채워졌다. 일부 의원이 보좌진을 회의장 내부에 대동해 영상 촬영, 소셜미디어(SNS)용 숏폼 콘텐츠 제작을 위한 증인 출석 장면을 실시간 또는 녹화해 유출했다. 국감장이 ‘드라마적 연출’을 우선시하는 예능 촬영장으로 전락했다. 심지어 현장 국감에조차 의원별로 촬영 담당 보좌진을 별도로 데리고 다니며 마구잡이로 촬영하기도 했으며, 일부 국감장에서는 “촬영 끝났으면 이제 회의 좀 하자”는 의원들의 비아냥이 넘쳐났다. 일부 유튜브 뉴스채널의 영향력은 기존 언론매체의 파워를 이미 능가했다. 특히 구독자 229만명인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은 유튜브 분석 플랫폼 ‘플레이보드’의 국내 정치·시사 카테고리 내 슈퍼챗 순위에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월 기획한 ‘더 파워풀’ 토크콘서트엔 문재인 전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등 여권 지도자들이 총출동했다. 민주당 8·2 전당대회에선 김어준씨의 지원을 받은 당시 정청래 후보가 61.74%의 득표율을 기록해 ‘친명’(친이재명)계가 민 박찬대 후보(38.26%)를 더블스코어 차로 이겼다. 정 대표는 ‘여의도 대통령’이고 김어준은 ‘상왕’(上王)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정치인들이 이 유튜브에 출연해 후원금 계좌번호가 적힌 푯말을 들어 보이면 후원금 한도가 순식간에 채워지기도 한다. 대통령실도 유튜브의 파워를 인정해 지난 7월 김어준 유튜브를 포함해 친민주당 유튜브 3곳을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 포함했다. 문제는 갈수록 영향력을 더해 가는 유튜브가 언론인가 하는 논쟁이다. 법상 유튜브는 방송·인터넷신문이 아니며, 정기간행물 등록이 없는 유튜버는 언론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언론사 공식 채널의 유튜브 콘텐츠만 언론중재위원회 조정 대상이 된다. 즉 유튜브는 보도할 때는 언론 행사를 하고, 제재받을 때는 언론이 아니라는 이중 방어망을 치고 있다. 지금은 영향력이 많이 약해졌지만 포털도 똑같은 논리를 내세웠다. “우리는 언론이 아니고 매개 역할만 한다”며 발뺌했지만 포털에 언론기사의 표출빈도 선택권을 쥐고 언론사들을 쥐락펴락했다. 유튜브는 정치 참여의 폭을 넓히고 새로운 평론 문화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도 받지만, 극단적 진영 논리와 가짜뉴스의 온상이 됐다. 이재명 대통령마저 “돈을 벌기 위해 가짜뉴스를 뿌리는 유튜버에게는 제일 좋은 것이 징벌적 배상”이라고 했을 정도다. 최근 유럽연합(EU)이 관련법을 제정했고 우리 국민들의 규제 찬성 여론도 높아지면서 유튜브에 대한 규제 필요성이 커졌다. 이제는 유튜브도 기존 언론처럼 보도에 대한 책임을 같은 수준으로 져야 한다. 다행히 민주당이 조만간 처리할 정보통신망법에 유튜브 등 인터넷상에서 유포되는 가짜뉴스(허위조작정보)에 대해 거액의 손해배상을 물리는 방안이 포함됐다고 한다. 그동안 유튜브 등의 허위정보는 형법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경우 각각 1000만원 이하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했다. 그러나 관련법안이 확정되면 수억원대의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는 더이상 책임을 회피해서도 안 되고 피해 갈 수도 없다. 이종락 상임고문
  • [세종로의 아침] 새해에는 제발 과학책 좀 읽읍시다

    [세종로의 아침] 새해에는 제발 과학책 좀 읽읍시다

    이틀 뒤면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가 깃드는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2025년 을사년이 저물고, ‘붉은 말의 해’ 병오년이 열린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관용어처럼 쓰이는 것이 ‘다사다난’이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주목할 일이 몇 가지 있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폐지된 과학기술부총리 제도가 17년 만에 부활했다. 지난 11월 말에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네 번째 발사에 성공했다. 국내 민간 우주기업이 주도하면서 민간 우주개발을 의미하는 뉴스페이스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는 점과 함께 새벽 발사에 성공했다는 것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는 요인이었다. 이런 빅 이벤트가 없었다면 올해도 과학기술은 찬밥 신세였을 것이다. 기후변화, 인공지능, 양자컴퓨터, 신변종 감염병 등 과학기술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는 데 반해 과학기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사반세기 넘는 기자 생활 중 21년을 과학 기자로 살면서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말들을 이번 연말을 맞아 털고 지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초년 기자 시절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게 기사를 쓰라”는 것이었다. 사실 과학 관련 정보를 일반인에게 친숙하게 알려 주기 위한 노력은 중요하지만 ‘쉬워야 한다’는 것은 일종의 강박이다. 이러다 보니 좀 배웠다는 식자층 중에서도 과학 기사는 쉬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경제 기사도 쉽게 써야 한다’고는 이야기하지만 과학 기사만큼 쉬움에 대한 강박은 느껴지지 않는다. 경제 기사가 어렵다고 하면, 돌아오는 반응은 대부분 “네가 관심이 없어서” 또는 “경제 관련 책이라도 한 권 읽어 봐라”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 기사에 대해서는 자기의 과학 문해력을 고민하고 관련 정보나 책을 찾아보는 노력 대신 무시하거나 ‘어렵다’는 말을 반복하며 불평하는 것이 고작이다. 이런 것을 보면 분야별 선입견에 따른 이중 잣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여러 번이었다. 수학을 배우는 이유는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마주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서다. 과학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미덕은 자신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 오류를 수정하는 태도다. 과학 문해력은 과학 지식을 더 아는 것이 아니라 과학 지식을 도출하는 과정과 방법론을 이해해 정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과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는 능력이다. 과학 문해력이 부족하면 전문가라는 타이틀에 홀려 타인의 의견에 비판 없이 의존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가짜뉴스나 음모론에 쉽게 빠지게 된다. 그러나 쉬운 과학 기사는 과학적 논리와 복잡성을 과도하게 단순화하고 생략해 과학 연구 과정의 몰이해는 물론 과학의 정밀함과 복잡성에 대한 비판적 분석 능력을 키울 기회를 빼앗는다. 쉬운 기사는 과학 발견의 잠정성, 실험의 한계, 다른 연구 결과의 존재 등을 무시하고 명확한 결론을 내리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복잡한 정보 이해를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과학 문해력 향상 기회를 날려버릴 수도 있다. 흔히 과학 대중서나 기사에 대해 요구하는 ‘과학은 쉽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레토릭이 오히려 대중의 과학에 관한 관심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고 과학자들은 말하기도 한다. 물가 고공행진으로 주머니가 홀쭉해진 올해 연말에는 선물로 비싼 사과폰이나 우주폰, 귀금속류 등에 기웃거리지 말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과학책 선물을 한번 고민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책값이 비싸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다른 것들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책은 읽는 것 외에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읽다가 졸리면 베개로 사용해도 되고 라면 받침대나 컵라면 덮개로도 사용할 수 있다. 과학이나 과학 기사는 재미없고 어렵기만 하다는 불평만 늘어놓지 말고, 새해에는 과학책이라도 한 권 제대로 읽어 보고 말하길 정중하게 권한다. 유용하 문화체육부 과학전문기자
  • ‘충성파’ 해싯 쐐기냐, ‘재수생’ 워시 뒤집기냐

    ‘충성파’ 해싯 쐐기냐, ‘재수생’ 워시 뒤집기냐

    해싯, 금리인하 지지하는 경제 복심워시, 트럼프 1기 때부터 유력 후보보먼 부의장·월러 이사도 면접 진행누가 되든 정치적 독립성 유지 관건 ‘충성파’의 이변 없는 등극일까, ‘재수생’의 막판 뒤집기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 지명이 임박한 가운데,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막판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 참모인 해싯 위원장이 ‘충성심’을 앞세워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지만, 워시 전 이사도 최근 거론되는 빈도가 늘고 있다. 둘 중 누가 임명되든 세계 경제의 중심 미국 중앙은행 수장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휘둘리지 않고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간) 외신 등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을 지명할 예정이다. 트럼프 1기 시절인 2018년 취임해 8년간(1회 연임) 연준을 이끈 파월 의장은 내년 5월 임기가 만료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해싯 위원장과 워시 전 이사에 이어 현 연준 이사회 멤버인 미셸 보먼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등 후보군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이날 세계 최대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의 차기 연준 의장 전망을 보면 해싯 위원장이 56%의 가능성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워시 전 이사가 22%로 뒤를 쫓고 있다. 월러(12%) 이사와 보먼(2%) 부의장은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낮다. 트럼프 1기 시절부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낸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시절 자신이 지명한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요구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등 따르지 않자 ‘배신자’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따라서 이번엔 충성심을 가장 중요한 잣대로 세울 가능성이 높고 해싯 위원장이 적격이다. 해싯 위원장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연준에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이날도 CBS방송에 출연해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의 ‘3개월 이동평균치’가 1.6%로 연준의 목표치인 2%보다 낮다”며 “금리 인하 여지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월가는 트럼프 대통령과 지나치게 가까운 그가 연준 의장으로 등극할 경우 정치적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우려한다. 워시 전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시절 연준 의장 지명 당시 파월 의장과 함께 유력 후보군에 올랐던 인물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에도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됐다. 워시 전 이사는 ‘매파’(통화긴축) 성향이 강하지만 최근엔 ‘비둘기파’(통화완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화장품 재벌 에스티 로더의 손녀사위로 유명하며 그의 장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맺었다.
  • 차기 연준 의장 2파전 ‘충성파’ 해싯 VS ‘재수생’ 워시...독립성 유지 관건

    차기 연준 의장 2파전 ‘충성파’ 해싯 VS ‘재수생’ 워시...독립성 유지 관건

    ‘충성파’의 이변 없는 등극일까, ‘재수생’의 막판 뒤집기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 지명이 임박한 가운데,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막판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 참모인 해싯 위원장이 ‘충성심’을 앞세워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지만, 워시 전 이사도 최근 거론되는 빈도가 늘고 있다. 둘 중 누가 임명되든 세계 경제의 중심 미국 중앙은행 수장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휘둘리지 않고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간) 외신 등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을 지명할 예정이다. 트럼프 1기 시절인 2018년 취임해 8년간(1회 연임) 연준을 이끈 파월 의장은 내년 5월 임기가 만료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해싯 위원장과 워시 전 이사에 이어 현 연준 이사회 멤버인 미셸 보먼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등 후보군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이날 세계 최대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의 차기 연준 의장 전망을 보면 해싯 위원장이 56%의 가능성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워시 전 이사가 22%로 뒤를 쫓고 있다. 월러(12%) 이사와 보먼(2%) 부의장은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낮다. 트럼프 1기 시절부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낸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시절 자신이 지명한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요구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등 따르지 않자 ‘배신자’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따라서 이번엔 충성심을 가장 중요한 잣대로 세울 가능성이 높고 해싯 위원장이 적격이다. 해싯 위원장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연준에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이날도 CBS방송에 출연해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의 ‘3개월 이동평균치’가 1.6%로 연준의 목표치인 2%보다 낮다”며 “금리 인하 여지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월가는 트럼프 대통령과 지나치게 가까운 그가 연준 의장으로 등극할 경우 정치적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우려한다. 워시 전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시절 연준 의장 지명 당시 파월 의장과 함께 유력 후보군에 올랐던 인물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에도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됐다. 워시 전 이사는 ‘매파’(통화긴축) 성향이 강하지만 최근엔 ‘비둘기파’(통화완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화장품 재벌 에스티 로더의 손녀사위로 유명하며 그의 장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맺었다.
  • [사설] 위헌 논란 여전한 與 내란재판부 수정안, 전면 재검토해야

    [사설] 위헌 논란 여전한 與 내란재판부 수정안, 전면 재검토해야

    더불어민주당이 어제 의원총회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수정안을 제시하며 “2심부터 적용하고, 재판부 판사 추천 과정에서 법원 외부 인사를 전면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판사 임명은 대법관회의를 거쳐 대법원장이 하도록 하고, 내란 사건을 지칭한 법안 이름도 바꾸기로 했다. 위헌 소지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이나 이 정도의 손질만으로 위헌 논란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둘러싸고 제기된 가장 큰 논란은 특정 범죄를 전제로 별도의 재판부를 입법으로 설계한다는 대목이다. 재판부의 설치·구성·배당은 사법부의 고유 권한인데, 이를 국회가 법률로 정하는 것은 사법 독립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 적용 대상을 1심이 아닌 항소심으로 한정하고 추천위원회를 법관 중심으로 바꾼다 해도 ‘사건 맞춤형 재판 구조’를 입법으로 강제하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중대 범죄일수록 절차적 정당성은 더욱 엄격히 지켜져야 한다. 재판의 공정성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담보된다. 위헌 논란이 심각한 법안을 수정안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사법개혁의 명분을 강화하기보다 정치적 계산이 앞섰다는 의구심을 굳힐 뿐이다. 답을 정해 놓고 일방 강행하는 입법으로는 사법 신뢰를 훼손할 위험이 여전히 크다. 더 큰 문제는 여당의 태도가 일관성을 완전히 잃고 있다는 점이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는 갖은 무리수로 속도를 내는 반면 정작 당내 인사가 연루된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특검하자는 야당의 주장에는 “절대 수용 불가”라고 선을 긋는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가 끝난 내란 사건을 6개월간 특검으로 다시 수사해 그제 결과가 나온 마당에 성에 차지 않으니 특검을 또 하겠다고 한다. 삼척동자의 눈에도 모순으로 보인다. 이러니 민주당이 특검을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맞춘 정치 도구로 전락시킨다는 시중 우려가 높아지는 것이다. 내란 특검 수사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에 일정 부분 공감대가 없지는 않지만 집권당이 대놓고 이런 이중적 태도를 보여서는 상식 있는 국민의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사법개혁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저울의 눈금을 이리저리 마구 옮겨도 되는 문제가 아니다. 특정 사안에는 국민 피로감이 쌓일 정도로 강경하면서 불리한 사안에는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한다면 사법개혁의 진정성은 퇴색될 수밖에 없다. 위헌 소지가 여전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은 부분 수정이 아니라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2차 내란 특검을 논의하겠다면 통일교 특검 역시 동일한 기준에서 검토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다.
  • 황인국 “아이들의 고통은 구조의 문제”… ‘청소년 마음 건강 이야기’ 출간

    황인국 “아이들의 고통은 구조의 문제”… ‘청소년 마음 건강 이야기’ 출간

    청소년의 마음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우리는 너무 오래 아이들을 성적표와 스마트폰 화면 뒤에 숨겨 왔다. 책 ‘청소년 마음 건강 이야기’는 숨겨진 동굴 속으로 들어가 아이들의 실제 목소리를 길어 올린 기록이다. 입시, 스마트폰, 고립, 불안, 그리고 사라진 놀이까지. 이 책은 아이들의 고통을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사회 구조의 결과’로 해석한다. 화면 속 고립, 친구 없는 교실, 놀이 없는 성장은 우연이 아니라 선택의 누적이었다는 진단이다. 지금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통제가 아니라 더 많은 연결이며, 아이들이 갇힌 동굴의 출구는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다고 책은 말한다. 저자인 황인국 한국청소년재단 총괄디렉터를 만나 “아이들이 왜 이렇게 힘들어 하는지”를 물었다. 다음은 황인국 총괄디렉터와의 일문일답. Q. 책의 부제가 ‘우리가 만난 동굴 속 아이들’입니다. 여기서 ‘동굴’은 어떤 의미입니까? 동굴은 아이들이 스스로 숨은 공간이면서, 동시에 사회가 사실상 밀어 넣은 공간입니다. 스마트폰 안, 방 안, 관계가 단절된 학교, 그 모든 곳이 동굴입니다. 아이들은 게으르거나 나약해서 들어간 게 아니라, 나올 출구를 잃어버려서 그 안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책에는 자해, 자살 충동, 학교 거부 같은 극단적 사례들이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현장은 어느 정도로 심각합니까? 과거에는 정신병동의 주 환자군이 성인이었지만, 지금은 자해와 자살 시도를 한 청소년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외래 치료를 받는 아이들도 폭증하고 있습니다. 더 무서운 건 우울과 불안이 ‘특별한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보통 아이’의 일상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입시는 아이들의 놀이와 교류를 제거했고, 그 빈자리를 스마트폰이 채웠습니다. 아이들은 또래와 몸으로 부딪치며 관계를 배우는 대신, 화면 속 비교와 평가 속에 노출됐습니다. 현실 세계의 관계는 줄어들었고, 불안과 우울은 급증했습니다. 이 구조는 매우 정교한 사회적 실패입니다. Q. 책에서 반복적으로 ‘놀이’와 ‘교류’가 핵심 키워드로 등장합니다. 놀이가 왜 그렇게 중요합니까? 놀이는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인간이 되는 훈련입니다. 또래와 놀면서 갈등을 겪고, 화해하고, 역할을 바꾸며 사회성을 배웁니다. 그런데 지금 아이들은 놀지 못합니다. 학원, 선행학습, 스마트폰이 놀이를 대신했습니다. 그 결과 타인의 감정을 읽는 능력 자체가 약화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내 아이만 특별해야 한다’는 부모의 과잉 개입과 과잉보호 등 사고방식도 아이를 외롭게 만듭니다. 자유를 주지 않으면서 성공만 요구하면 아이는 자율성을 잃고 불안에 취약해집니다. 보호는 사랑의 다른 이름이지만, 과잉보호는 아이의 성장을 막는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Q. 현행 청소년 지원 정책과 시스템에 대해 현장 전문가로서 느끼는 한계는 무엇입니까? 정책은 늘 ‘사후 대응’ 중심입니다. 문제가 터지고 나서 치료하고, 보호하고, 관리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마음 문제는 사전에 관계 안에서 예방해야 합니다. 학교, 지역사회, 가정이 연결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예산을 투입해도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Q. 이 책을 통해 어른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아이들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사회가 아이들을 바라보는 방식이 변했을 뿐입니다. 성과 중심의 잣대로 아이를 평가할수록 아이는 자기 존재를 의심하게 됩니다. 아이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성적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존중받는 경험’입니다. 더욱이 아이의 문제는 아이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구조의 문제이고, 사회의 책임입니다. 아이를 바꾸기 전에 학교를 바꿔야 하고, 학교를 바꾸기 전에 어른의 시선을 바꿔야 합니다. 아이들은 이미 충분히 버티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버틸 차례입니다.
  • [세종로의 아침] 엄격한 잣대와 예술적 허용, 그 사이

    [세종로의 아침] 엄격한 잣대와 예술적 허용, 그 사이

    배우 조진웅이 ‘소년범 논란’에 휩싸인 일은 늘 품고 있었던 질문 몇 개를 떠올리게 했다. 하나는 연예인을 공인으로 봐야 하는가 하는 해묵은 질문이고, 다른 하나는 논란을 부른 예술인이 남긴 유산과 성과는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을까라는 점이다. 얼마 전 한 공연예술계 인사에게서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다. 오랜 기간 공연계에 몸담은 그는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오태석(1940~2022)과 이윤택(73)의 이름을 꺼냈다. 2018년 촉발된 공연계 ‘미투’(#MeToo·성폭력 피해 고발) 중심에 있던 인물들이다. 극단 목화와 연희단거리패를 중심으로 극작과 연출을 한 두 사람은 여러 작품을 선보였고 명배우들을 길러 냈다. 이들의 명성은 ‘미투’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추락했다. 거장 연출가, 유명 배우 할 것 없이 가해자는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최근 ‘미투’에 연루된 배우가 연극에 복귀하려다 무산된 일도 있다. 7년이 지나도 ‘미투’의 영향은 살아 있다. 대화를 나눈 공연계 인사는 “그 이후 공연계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며 “미투는 우리 문화예술계가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오태석과 이윤택을 지우면 우리 문화예술사의 한 축이 빈다”며 그들의 작품과 업적까지 함께 치워야 할까 하는 질문을 남겼다. 그 연장선에서 그는 화가 이당 김은호(1892~1979)의 후손이 들려준 사연도 말했다. 김은호는 1910년대부터 활동한 화가로, 1919년 3·1운동 당시 독립신문을 배포하다 체포돼 서대문형무소에서 복역하기도 했다. 그는 순종의 어진을 그린 뒤 고종으로부터 “그림을 팔아 독립자금을 대라”는 명을 받고 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30년대 후반 조선인 고위 관료의 부인 요청으로 그린 ‘금차봉납도’가 문제가 됐다. 조선총독부가 이 그림을 매일신문 1면에 싣고 “순종의 어진을 그린 김은호조차 군수물자를 지원하는 그림을 그린다. 너희도 쇠붙이를 모아 비행기 제작에 바치라”며 선전 도구로 이용한 것이다. 이 일로 김은호는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낙인찍혔다. 후손들은 당시의 정황을 설명해도 “남은 기록이 더 명확하다”는 이유로 보훈당국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36년 일제강점기는 우리 역사에 깊은 단절을 남겼다. 의도치 않게 시대의 도구가 된 이들도, 적극적으로 부역한 이들도 있다. 예술가들은 생존과 신념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해야 했다. 오래전 만난 한국 신무용의 대모 김백봉(1927~2023) 선생의 말이 생각난다. 그는 스승 최승희(1911~1967)에게 친일반민족행위자 꼬리표가 붙은 데 비통함을 느꼈다고 했다. “스승의 예술에 대한 집념은 대단했다”며 “춤을 추지 않으면 목에 총칼이 들어오는 시대에 예술가에게 어떤 선택의 여지가 있었겠느냐”고 되물었다. 최승희는 일본 도쿄에서 무용단을 운영했고, 일제가 대미 관계 완화를 위해 기획한 미국 순회공연에 참여한 사실 등이 부역의 근거로 기록돼 있다. 그를 아는 지인들은 그 수익을 독립자금으로 보탰다고 증언하지만 문서 기록이 없어 인정받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친일, 일본에서는 반일로 몰린 그는 해방 후 여론의 압박 속에 월북했고, 북한에서는 ‘인민예술인’ 칭호를 받았으나 이후 ‘반혁명적’이라는 이유로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대 한국 무용을 세계에 알린 전설적 무용가의 문화적 유산은 그렇게 점점 희미해졌다. 조진웅은 이번 논란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21년간의 배우 생활을 스스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피해자에 대한 충분한 사과 없이 퇴장을 선택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소년범 시효와는 별개로 추가 피해 호소가 이어지는 만큼 이 사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다만 한 예술인의 과오가 그가 속했던 공동체의 유산까지 통째로 지워 버리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범죄가 예술 행위를 구성하지 않는 이상, 예술적 성취는 또 다른 층위에서 평가받아야 한다. 우리는 그 균형을 찾기 위해 묻고 또 물어야 한다. 최여경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 “돈 내면 미국인, SNS 숨기면 거절” 트럼프의 역설

    “돈 내면 미국인, SNS 숨기면 거절” 트럼프의 역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5억 원을 내면 미국 영주권이나 체류 허가를 받을 수 있는 부자 이민 프로그램, 이른바 ‘트럼프 골드 카드’ 신청을 공식 시작했다. 하지만 같은 날 미 정부는 전자여행허가(ESTA) 신청자에게 5년간의 소셜미디어(SNS) 정보를 의무 제출하도록 하는 조치도 발표했다. 일반 여행자에겐 문턱을 높이고 자본가에겐 길을 여는 ‘두 얼굴의 이민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 SNS·전화번호·DNA까지 요구…“여행자 사생활 침해”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10일(현지시간) ESTA 신청자에게 SNS 계정, 10년간 이메일 주소, 5년간 사용한 전화번호를 제출하도록 하는 심사 강화 방안을 예고했다. 한국·일본·영국·독일·프랑스·호주 등 미국과 비자면제협정을 맺은 42개국 국민이 모두 대상이다. 신청자 가족의 이름과 생년월일, 거주지 등도 요구 대상에 포함될 수 있으며 필요할 경우 지문·홍채·DNA 등 생체 정보 제출도 가능하다. 파르샤드 오지 미국이민변호사협회 전 회장은 워싱턴포스트(WP)에 “이 조치는 여행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디지털 검열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CBP는 보안 강화를 이유로 웹사이트 대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ESTA 신청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 “돈 내면 미국인”…‘골드 카드’로 부자 이민 문 연 트럼프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트럼프 골드 카드가 출시됐다”며 공식 사이트를 직접 소개했다. 개인은 100만 달러(약 14억 7000만 원), 기업은 직원용으로 200만 달러를 내면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 수수료는 1만 5000달러로 같다. 신원 조사를 통과하면 수주 내에 미국 영주권에 준하는 법적 지위를 얻을 수 있다. 또 500만 달러를 내는 ‘플래티넘 카드’ 대기 신청도 병행한다. 이 카드는 영주권은 아니지만 해외 소득에 대한 미국 세금 면제 혜택과 최대 270일 체류 허용을 포함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2월 기존 투자 이민 제도인 EB-5를 폐지하고 골드 카드 제도를 새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4월에 금색 카드 실물을 공개했고 이번에 정식 신청 사이트를 개설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부유층 외국인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EB-5를 대체하는 새로운 통로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트럼프가 이민 절차를 ‘금전화’(goldenize)하며 엘리트 전용의 문을 열었다”고 전했고 악시오스는 “일반인은 SNS를 제출해야 입국할 수 있는데 부자는 돈으로 영주권을 산다”며 ‘역설적인 이민 정책’이라고 평했다.
  • “15억 내면 미국인, SNS 숨기면 거절”…트럼프의 이민정책 두 얼굴 [핫이슈]

    “15억 내면 미국인, SNS 숨기면 거절”…트럼프의 이민정책 두 얼굴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5억 원을 내면 미국 영주권이나 체류 허가를 받을 수 있는 부자 이민 프로그램, 이른바 ‘트럼프 골드 카드’ 신청을 공식 시작했다. 하지만 같은 날 미 정부는 전자여행허가(ESTA) 신청자에게 5년간의 소셜미디어(SNS) 정보를 의무 제출하도록 하는 조치도 발표했다. 일반 여행자에겐 문턱을 높이고 자본가에겐 길을 여는 ‘두 얼굴의 이민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 SNS·전화번호·DNA까지 요구…“여행자 사생활 침해”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10일(현지시간) ESTA 신청자에게 SNS 계정, 10년간 이메일 주소, 5년간 사용한 전화번호를 제출하도록 하는 심사 강화 방안을 예고했다. 한국·일본·영국·독일·프랑스·호주 등 미국과 비자면제협정을 맺은 42개국 국민이 모두 대상이다. 신청자 가족의 이름과 생년월일, 거주지 등도 요구 대상에 포함될 수 있으며 필요할 경우 지문·홍채·DNA 등 생체 정보 제출도 가능하다. 파르샤드 오지 미국이민변호사협회 전 회장은 워싱턴포스트(WP)에 “이 조치는 여행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디지털 검열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CBP는 보안 강화를 이유로 웹사이트 대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ESTA 신청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 “돈 내면 미국인”…‘골드 카드’로 부자 이민 문 연 트럼프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트럼프 골드 카드가 출시됐다”며 공식 사이트를 직접 소개했다. 개인은 100만 달러(약 14억 7000만 원), 기업은 직원용으로 200만 달러를 내면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 수수료는 1만 5000달러로 같다. 신원 조사를 통과하면 수주 내에 미국 영주권에 준하는 법적 지위를 얻을 수 있다. 또 500만 달러를 내는 ‘플래티넘 카드’ 대기 신청도 병행한다. 이 카드는 영주권은 아니지만 해외 소득에 대한 미국 세금 면제 혜택과 최대 270일 체류 허용을 포함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2월 기존 투자 이민 제도인 EB-5를 폐지하고 골드 카드 제도를 새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4월에 금색 카드 실물을 공개했고 이번에 정식 신청 사이트를 개설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부유층 외국인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EB-5를 대체하는 새로운 통로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트럼프가 이민 절차를 ‘금전화’(goldenize)하며 엘리트 전용의 문을 열었다”고 전했고 악시오스는 “일반인은 SNS를 제출해야 입국할 수 있는데 부자는 돈으로 영주권을 산다”며 ‘역설적인 이민 정책’이라고 평했다.
  • 해양경찰관 ‘순직 사고’ 담당팀장 첫 재판서 혐의 부인

    해양경찰관 ‘순직 사고’ 담당팀장 첫 재판서 혐의 부인

    해양경찰관 이재석 경사의 순직 사고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영흥파출소 전 팀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영흥파출소 전 팀장 A 경위 변호인은 8일 인천지법 형사18단독 윤정 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이라며 “증거 목록에 나와 있는 진술 내용에 대해서도 대부분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 경사는 지난 9월 11일 오전 2시 16분쯤 인천 영흥도 꽃섬 인근 갯벌에 고립된 70대 중국인을 구조하러 혼자 출동했다가 변을 당했다. 당시 영흥파출소 당직 팀장이었던 A 경위는 업무상과실치사, 직무유기, 공전자기록위장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2인 1도 출동’ 원칙을 어기고 이 경사에게 단독 출동하라고 지시하고 상황실 보고를 1시간 넘게 지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 경사 순직 사고의 과실을 은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광진 전 인천해경서장과 B 전 영흥파출소장 측은 “검찰의 증거 기록을 검토하지 못했다”며 혐의 인정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한편 이 경사 유족은 이날 법정에서 “저희는 아들을 잃고 지옥같은 삶을 살고 있다”며 “명확하고 공정한 법의 잣대로 판사님께서 엄한 처벌을 내려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 “다들 같은 얼굴 돼가”…케이트 윈슬렛 발언에 쏟아진 공감과 논쟁

    “다들 같은 얼굴 돼가”…케이트 윈슬렛 발언에 쏟아진 공감과 논쟁

    영화 ‘타이타닉’의 주연 배우 케이트 윈슬렛(50)이 성형·필러와 체중감량 약물 열풍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7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존감을 외모에 거는 풍조가 끔찍하다”며 “건강을 무시하는 태도가 더 무섭다”고 강조했다. “외모보다 건강·자기다움이 먼저”윈슬렛은 “사람들이 보톡스·필러·체중감량 약물에 과몰입한다”며 “어떤 배우든 어떤 체형이든 자기답게 보이려는 선택이 더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젊은 세대가 ‘진짜 아름다움’의 기준을 잃었다”며 “주름과 손의 세월을 받아들이는 게 삶의 흔적”이라고 덧붙였다. 윈슬렛은 “행사 전 며칠은 먹는 걸 단순하게 관리하고 물을 충분히 마신다”며 “외모보다 건강과 수면이 얼굴을 바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술은 개인 선택이지만 자존감의 전부가 되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온라인 “공감 vs 과몰입” 엇갈린 반응 더타임스를 인용한 피플닷컴 댓글에선 공감과 반론이 맞섰다. 지지 쪽은 “자연스러움을 받아들이자는 메시지가 설득력 있다”, “모두가 같은 얼굴을 좇는 현실이 문제”라고 호응했다. “주름도 역사”라는 표현에 공감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반론은 “의사가 권해 복용했고 건강 지표가 개선됐다. 배우가 남의 치료를 재단할 순 없다”, “보톡스가 자신감을 돌려줬다. 절제하면 된다”고 맞섰다. “타인의 몸 선택을 평가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영어권 커뮤니티 레딧닷컴에선 맥락을 짚는 옹호가 두드러졌다. 다수는 “그가 겨냥한 건 의료적 필요가 아니라 이미 마른 연예인의 ‘유행형 남용’”이라고 해석했다. “1990년대 ‘히로인 시크’가 부활하듯 이른바 ‘뼈말라 트렌드’가 돌아오는 걸 경계한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왔다. 동시에 “약은 비만·당뇨 환자에겐 생명줄”이라며 치료와 남용을 구분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의학적 논쟁도 붙었다. “GLP-1 계열 약물(위고비, 마운자로 등)은 근거가 충분하고 남용이 문제일 뿐”이라는 반론과 “장기 영향은 더 지켜봐야 하며 ‘유행 다이어트’ 수단으로 쓰면 위험하다”는 경고가 맞섰다. 일부는 “백신은 새롭다며 꺼리던 사람들이 체중감량 주사엔 관대하다”는 이중잣대를 꼬집었다. 결국, 치료 목적의 사용은 존중하되 ‘유행형 미용 남용’은 경계하자는 입장과, 배우의 발언이 의료 영역까지 넘본다는 반론이 팽팽히 맞섰다. “있는 그대로의 나”로 돌아가자 윈슬렛은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더 아름다워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순간 진짜 자신감이 생긴다”며 “사회가 다양한 얼굴과 체형을 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 “보톡스보다 진짜 나”…케이트 윈슬렛이 던진 한마디에 전 세계 공감

    “보톡스보다 진짜 나”…케이트 윈슬렛이 던진 한마디에 전 세계 공감

    영화 ‘타이타닉’의 주연 배우 케이트 윈슬렛(50)이 성형·필러와 체중감량 약물 열풍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7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존감을 외모에 거는 풍조가 끔찍하다”며 “건강을 무시하는 태도가 더 무섭다”고 강조했다. 윈슬렛은 “사람들이 보톡스·필러·체중감량 약물에 과몰입한다”며 “어떤 배우든 어떤 체형이든 자기답게 보이려는 선택이 더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젊은 세대가 ‘진짜 아름다움’의 기준을 잃었다”며 “주름과 손의 세월을 받아들이는 게 삶의 흔적”이라고 덧붙였다. 윈슬렛은 “행사 전 며칠은 먹는 걸 단순하게 관리하고 물을 충분히 마신다”며 “외모보다 건강과 수면이 얼굴을 바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술은 개인 선택이지만 자존감의 전부가 되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온라인 “공감 vs 과몰입” 엇갈린 반응 더타임스를 인용한 피플닷컴 댓글에선 공감과 반론이 맞섰다. 지지 쪽은 “자연스러움을 받아들이자는 메시지가 설득력 있다”, “모두가 같은 얼굴을 좇는 현실이 문제”라고 호응했다. “주름도 역사”라는 표현에 공감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반론은 “의사가 권해 복용했고 건강 지표가 개선됐다. 배우가 남의 치료를 재단할 순 없다”, “보톡스가 자신감을 돌려줬다. 절제하면 된다”고 맞섰다. “타인의 몸 선택을 평가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영어권 커뮤니티 레딧닷컴에선 맥락을 짚는 옹호가 두드러졌다. 다수는 “그가 겨냥한 건 의료적 필요가 아니라 이미 마른 연예인의 ‘유행형 남용’”이라고 해석했다. “1990년대 ‘히로인 시크’가 부활하듯 이른바 ‘뼈말라 트렌드’가 돌아오는 걸 경계한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왔다. 동시에 “약은 비만·당뇨 환자에겐 생명줄”이라며 치료와 남용을 구분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의학적 논쟁도 붙었다. “GLP-1 계열 약물(위고비, 마운자로 등)은 근거가 충분하고 남용이 문제일 뿐”이라는 반론과 “장기 영향은 더 지켜봐야 하며 ‘유행 다이어트’ 수단으로 쓰면 위험하다”는 경고가 맞섰다. 일부는 “백신은 새롭다며 꺼리던 사람들이 체중감량 주사엔 관대하다”는 이중잣대를 꼬집었다. 결국, 치료 목적의 사용은 존중하되 ‘유행형 미용 남용’은 경계하자는 입장과, 배우의 발언이 의료 영역까지 넘본다는 반론이 팽팽히 맞섰다. “있는 그대로의 나”로 돌아가자 윈슬렛은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더 아름다워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순간 진짜 자신감이 생긴다”며 “사회가 다양한 얼굴과 체형을 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 정병용 하남시의회 부의장 “하남문화재단 시립합창단 방치·수의계약 위반”… 강도 높게 질타

    정병용 하남시의회 부의장 “하남문화재단 시립합창단 방치·수의계약 위반”… 강도 높게 질타

    하남시의회 정병용 부의장(더불어민주당, 미사1동·2동)은 지난 11월 27일 열린 자치행정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하남문화재단을 상대로 하남시립합창단 운영 파행과 재단의 반복적인 위법 수의계약 관행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정 부의장은 1년 가까이 지속된 노사 갈등과 관련해 “전국 어느 지자체도 시행하지 않는 일급제(연습·공연 수당제)를 고집하며 단원들을 극심한 고용 불안에 몰아넣고 있는 곳은 하남시가 유일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단이 시로부터 권한을 위임받고도 ‘예산 부족’, ‘권한 밖’이라는 핑계를 대며 사실상 사태 해결을 회피하고 있다”라며 “월급제 전환, 유급휴가 보장, 근로시간 면제제도 등 최소한의 개선안조차 마련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직무유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부의장은 쟁의 기간 정기공연과 수시공연 등이 대폭 축소된 점을 언급하며 “재단의 무책임한 소극행정으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가고 있다”라고 일침을 가했으며 “시민의 문화 향유권을 침해하는 현재 상황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라며 “즉각적인 합창단 운영 정상화”를 촉구했다. 계약 관리 부실에 대한 지적은 더 거세졌다. 정 부의장은 재단이 특정 행사 용역을 발주하면서 안전 근무와 주차 근무를 의도적으로 분리해 동일 업체와 각각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적발했다. 그는 “수의계약 한도를 피하려고 하나의 과업을 인위적으로 쪼개는 전형적인 ‘쪼개기 계약’이며, 이는 지방계약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노골적인 행정 편의주의는 재단 스스로가 출자·출연기관으로서의 기본 책무를 포기한 것”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또한 정 부의장은 특정 업체 밀어주기 의혹까지 제기하며 “공공기관이 특정 업체와 유착된 것으로 비칠 정도의 반복 계약은 즉시 중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투명한 경쟁입찰 도입과 즉각적인 감사 시행,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재단에 강력히 요구했다. 감사 말미에서 정 부의장은 “재단은 지금 시민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라고 경고하며 “출자·출연기관임에도 기본적인 법 준수조차 외면한다면, 의회는 향후 예산 심의에서 더욱 강도 높은 잣대를 들이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지적을 가볍게 넘긴다면 재단의 존재 이유 자체가 흔들릴 것”이라며 “노사 갈등과 위법적 계약 관행을 반드시 바로잡아 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문화재단으로 다시 서라”라고 강하게 당부했다.
  • [단독]“대장동-패스트트랙 균형 맞춰 항소 포기했다면 정치적 고려”…檢 내부서도 우려

    [단독]“대장동-패스트트랙 균형 맞춰 항소 포기했다면 정치적 고려”…檢 내부서도 우려

    패스트트랙 사건 1심 판결에 항소를 포기한 결정과 관련해 1일 현직 검사장이 “마치 장군멍군 식의 생각이 그 결정에 일푼이라도 포함된 것이라면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정치적 고려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유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급)은 지난달 28일 검찰 내부게시판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행여라도 ‘대장동 사건 항소포기로 여당 쪽에 엄청나게 유리한 상황을 조성했으니, 패스트트랙 사건도 야당에 유리하도록 항소를 포기해야 균형이 맞다’는 생각이라면 그것은 틀린 생각, 그릇된 결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검사들이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절차적 정의는 무너진다”며 “어떤 이유에서건 원칙을 한 번 어겼으면 뼈아프게 반성하고 다시는 어기지 않도록 다시 원칙을 날카롭게 벼리고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쪽에서 한 번 어겼으니 저쪽에서도 한 번 타협하게 되면, 균형이 맞춰지는 것이 아니라 그건 그냥 두 번 원칙을 저버린 것에 불과할 따름”이라며 “그것은 공정하거나 공평한 것이 아니라 정치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장동 항소포기에 이어 패스트트랙 사건도 항소포기를 한 경위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밝히면서 “다른 평범한 사건에서처럼, 정치적이거나 정무적인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사안의 내용과 경중, 판결의 이유, 항소의 실익 등 온전히 우리가 다른 사건에서 항소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기준으로 삼아 왔던 원칙과 관행만을 잣대로 삼아 내린 결정이라고 믿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27일 ‘패스트트랙 관련 자유한국당의 국회법위반 등 사건’ 1심 판결과 관련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남부지검은 수사팀, 공판팀, 대검찰청과 심도 있는 검토와 논의를 거쳤다고 전제하면서 “사건 발생일로부터 6년 가까이 장기화된 분쟁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검찰의 항소 포기와 달리 벌금형을 선고받은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등 21명은 모두 항소했다.
  • 장동혁 대표는 12월 3일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윤태곤의 판]

    장동혁 대표는 12월 3일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윤태곤의 판]

    체제 전쟁 강조… “국민 침묵”에 울분대장동 항소 포기 등 여권 악재에도尹 면회·한동훈 공격·우파 결집 집중당 지지율 20% 초반 박스권에 갇혀선거 승리 전략·현실 인식에 문제‘尹 탄핵 부당’ 잣대 당성·지지층 판별강성우파 유튜브 출연, 與·중도 공격‘우리 편 똘똘 뭉치자’로 싸우면 필패중요한 정치 일정 겹치는 12월 3일계엄 1년·추경호 의원 영장 심사 결정영장 기각돼도 당 지지율 상승 어려워張대표 결단 ‘내란정당 족쇄’ 풀 열쇠 6개월 전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를 득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9.42%를 얻어 낙승했지만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이뤄진 조기 대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수치였다. 게다가 국민의힘에서 갈라져 나간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8.34%를 득표한 점을 감안하면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가 0.98% 득표한 것을 감안해도) 범여와 범야, 범진보와 범보수가 팽팽한 호각이었다. 하지만 비상계엄 1년을 앞둔 현재 상황은 천양지차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연일 ‘체제 전쟁’을 강조하면서 “국민의 자유가 사라지는데 국민이 침묵하고 있다”며 울분을 터뜨리고 장 대표와 합을 맞추고 있는 중진 나경원 의원은 “‘아, 이제 자유 대한민국은 없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분노와 좌절감이 든다”고 토로했지만, 실은 ‘장동혁 체제’는 물론 국민의힘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최근 몇 달간 여론조사 추이에는 큰 출렁거림이 없다. 전화면접 정례 여론조사상 이 대통령 지지율은 60% 선을 넘나들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40% 위아래로 움직이는데 국민의힘은 20% 초반에 머물고 있다. 모두 박스권 안에 있는 셈이다. 그간 여권에는 악재가 적지 않았다. 김현지 부속실장 논란, 대장동 사건 김만배 등에 대한 항소 포기 논란, 론스타 중재 승소에 대한 공방, 여당 강경파들의 눈살 찌푸리게 하는 행태와 당정청 엇박자 등. 환율 급락, 수도권 부동산 규제, 반도체와 방위 산업 등을 제외한 나머지 산업들의 악전고투 등 경제와 민생에도 좋지 않은 흐름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선이 야당으로 쏠렸다. 장 대표는 취임 직후만 해도 전당대회 기간에 비해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강경 우파에 쏠리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공간이 열리자 오히려 역주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전 대통령 면회, 개신교에 경도된 언행으로 인한 불교계와의 마찰,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발언 등으로 빈축을 샀다. 장 대표가 직접 임명한 대변인단은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감싸면서 한동훈 전 대표 등에게 공격을 집중했다. 이런 모습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장 대표는 장외투쟁에 나섰고 당 중진 중 그와 호흡이 맞는 것 같은 나 의원(지방선거기획단장)은 지방선거 후보 경선에서 당원 비율을 70%로 상향하는 안을 내놓았다. ●언론 “尹 절연·강성 우파와 거리 둬야” 현재 국민의힘 위상에 대한 보수·중도·진보 성향 신문들이나 지상파·종편 방송의 논조는 거의 한 방향이다. 윤 전 대통령 측과 절연하고 부정선거론을 고집하는 강성 우파와 거리를 두면서 확장에 나서라는 주문이다. 하지만 장 대표는 “지지층 결집이 우선이다” “국민의힘만으로는 이길 수 없으니 (당 오른편의) 우파와 힘을 합쳐야 한다” “지방선거는 체제 전쟁이다”라는 식으로 응수하고 있다. 그러면서 강성 우파 유튜브와의 밀착도를 높이고 있다. 우려하는 의원들에게는 “지지율이 완만하게 우상향하고 있다” “자체 조사로는 나쁘지 않다”고 대답했다는데, 이는 윤 전 대통령이 임기 중 보였던 모습과 완전히 일치한다. ●‘체제 전쟁이 선거에 유리’ 판단은 문제 모든 정당들의 전략 방향 설정과 그에 따른 일정 기획, 메시지 발표는 당 지지율 제고와 선거 승리에 초점이 맞춰진 것들이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금의 강경 우파 결집 전략 방향, 릴레이 장외집회, 체제 전쟁에 초점을 맞춘 메시지에 대해 지지율 상승과 지방선거 승리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장 대표나 나 의원 등 현재 국민의힘 중심 지도부는 줄곧 ‘당성’(黨性) ‘지지층’ ‘여당과의 싸움’을 강조하면서 “중도는 그 실체가 없다”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이른바 민심이 우선이냐 당심이 우선이냐는 논쟁에서 딱 떨어지는 답을 찾기는 어렵다. 통상 정당들은 지지율이 낮고 형편이 좋지 않을 때는 민심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당심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할 만하니까 ‘1인 1표제’를 밀어붙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국민의힘 지도부 측 인사들은 “민주당도 자기들 잘못 하나 인정하지 않고 똘똘 뭉쳐 싸우니 이겼다” “우파에도 김어준을 만들어야 한다, ‘개딸’ 같은 결집된 지지층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의 전략적 방향도 이런 인식과 주장하에서 도출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인식이 옳으냐 그르냐 하는 가치 판단과 별개로 현재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우리 편 똘똘 뭉치자’라는 기조로 싸우면 민주당이 무조건 이기게 돼 있다. 복잡한 설명 필요 없이 여론조사 수치만으로도 알 수 있다.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재명 정부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 편’으로 결집하리라 판단할 수 있겠지만, 국민의힘 편 민주당 편이 갈라지는 데 더해 “이재명 싫은 사람과 윤석열 싫은 사람까지 갈라서자”는 판이 벌어지면 민주당이 백전백승이다. 당심이냐 민심이냐, 강경이냐 온건이냐, 정체성이냐 실용이냐 중의 선택은 옳고 그름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현실 인식에 기반한 분석과 판단의 문제다. 그런데 현실 인식이 다수의 그것과 유리돼 있다면 적확한 분석과 판단이 나올 수 없다. 또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성’ ‘지지층’ ‘여당과의 싸움’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본질적 답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부당하다”, 나아가 “계엄은 할 만해서 한 것이고 다친 사람이 없는데 사과할 일도 아니다” “중국이 개입한 광범위한 부정선거가 자행되고 있다” 내지는 “한동훈은 배신자다”라는 명제가 당성과 지지층을 판별하는 잣대냐는 얘기다. 강성 우파들이 옹기종기 모인 유튜브에 출연해 이재명 정부는 물론이고 중도 우파들에게 험한 소리를 뱉어 내는 것이 여당과의 싸움이 될 수 있느냐는 뜻이다. 이런 잣대로 ‘핵심 지지층’과 ‘싸움’을 규정한다면 주류 보수 정당의 존재 근거를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 된다. 최근 한두 달을 놓고 보자면 국민의힘에서 대장동과 론스타 문제 등으로 여권과 가장 치열하게 싸우고 성과도 거둔 사람은 한동훈이지만 국민의힘 일부 최고위원과 당직자들만 이를 부인하고 있다. ●강경 친박 제외하고 ‘朴탄핵의 강’ 넘어 이렇게 해서 지지율을 제고하고 선거에서 이길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면 그건 더 심각한 문제다. 중도층 내지 비민주당 무당층이 유입돼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아지면 현재 국민의힘 지도부가 생각하는 핵심 지지층, 강성 우파의 비중은 낮아지기 마련이다. 지방선거 공천에서 당심 비중을 높이고 민심 비중을 낮추자는 주장도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다. 전체 파이는 작아지더라도 상대적 다수 지분을 유지하면서 당권을 쥐고 결집력을 높이면 이재명 정부 지지율도 언젠가는 낮아질 것이고, 대한민국 정치는 민주당 아니면 국민의힘 양자택일 구조이니 마지막에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세상이 그렇게 돌아가지는 않는다. 강경 우파에 대한 경도, 종교적 신념, 기존 언론보다 유튜버 친화적 태도 등으로 인해 장 대표와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사이의 유사점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많은 점이 닮았다. 하지만 황교안은 ‘통합’을 성사시킨 인물이다. 자유한국당의 당권을 쥔 다음에 그는 배신자로 불리던 유승민이 대표로 있던 새로운보수당은 물론 민주당 출신 이언주의 미래를향한전진4.0, 군소 청년 정치그룹 등 중도·보수 세력들과 통합해 미래통합당을 출범시켰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때 미래통합당에 합류했다. ‘박근혜 탄핵의 강’을 실천적으로 넘은 셈이다. 우리공화당 같은 강경 친박 정당은 끼워 주지 않았고 박근혜조차 통합당에 암묵적으로 힘을 실어 줬다. 하지만 국민의힘 현 지도부는 자의적인 ‘당성’을 내세워 중도를 밀어내고 당외 강성 우파에 손을 뻗고 있다. 오는 12월 3일은 정치적으로 중요한 일정들이 겹치는 날이다. 비상계엄 1년이 되는 날이고 이 대통령이 당선된 지 6개월이 되는 날이다. 그리고 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직위를 이용해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했다는 혐의(내란 중요임무 종사)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추경호 의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결과가 나온다. 여기에 장 대표의 취임 100일이 겹친다. 국민의힘과 장 대표가 이날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 아울러 추 의원 구속 여부에 대해 관심이 많다. 국민의힘 쪽에서는 추 의원과 관련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민주당의 파상 공세와 더불어 국민의힘이 코너에 몰리고, 반대로 영장을 기각하면 국민의힘이 한숨 돌리고 내란 정당의 멍에를 벗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한다. 계엄에 대한 입장 여부와 그 수위를 구속영장 발부 여부와 연동시키는 분위기다. ●“계엄 잘못, 尹부부와 절연” 천명해야 추 의원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면 국민의힘이 더 코너에 몰리기는 할 거다. 민주당은 위헌 정당 심판 청구를 만지작거릴 것이다. 그러면 당당히 대응하면 된다. 현재 국민의힘 대표인 장동혁 본인이 당시 당대표였던 한동훈과 나란히 계엄날에 경찰의 봉쇄를 뚫고 국회 본회의장으로 들어가 계엄 해제 표결에 귀한 한 표를 던진 당사자임을 강조하며 “계엄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며 이 당은 윤석열 부부와 절연해서 아무 관련이 없다. 그는 극복의 대상일 뿐”이라고 천명하면 된다. 당시 원내대표 한 사람의 구속영장 발부를 핑계로 제1야당을 해산하겠다며 덤비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 파괴 책동이라고 맞서면 될 일이다. 반대로 영장이 기각된다고 해서 자동으로 지지율이 제고되고 멍에를 벗어나는 건 아니다. 내란 선동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해서 풀려난 황교안 전 대표의 정치적 위상과 국민적 신뢰가 올라가지도 않았다. 계엄과 탄핵,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당의 공식적 입장 표명과 장 대표의 결단만이 ‘내란 정당 족쇄’를 풀 열쇠다. 윤태곤 공공전략컨설턴트
  • 野, 박범계 400만원 등 구형에 “꼭두각시 검찰…이중잣대”

    野, 박범계 400만원 등 구형에 “꼭두각시 검찰…이중잣대”

    국민의힘이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관련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에 대한 검찰의 벌금형 구형에 대해 ‘꼭두각시 검찰의 맞춤형 구형’이라면서 반발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28일 논평에서 “정치적으로 편향된 ‘맞춤형 구형’”이라며 “같은 사건에 연루된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해서는 더 높은 형량을 적용한 것은 명백한 이중 잣대”라고 꼬집었다. 검찰은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김정곤)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공동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박범계 의원에게 벌금 400만원, 박주민 의원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김병욱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에게는 벌금 1500만원, 이종걸 전 의원에게는 700만원, 표창원 전 의원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앞서 검찰은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에 대해서는 징역형을 구형한 바 있다. 나경원 의원에게 징역 2년, 황교안 전 총리에게 징역 1년 6개월,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는 징역 10개월과 벌금 200만원을 구형했다. 다만 민주당 인사들은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의원·당직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거나 상해를 가한 혐의를 받고 있고, 국민의힘 인사들은 채이배 당시 바른미래당 의원을 의원실에 감금하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회의장을 점거해 특수공무집행방해와 국회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정치적 검찰의 행태이자, 야당을 겨냥한 사실상의 정치 탄압”이라면서 “국민의힘 인사들에게만 유독 무거운 징역형을 적용한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실관계를 무시하고 의회제도의 취지를 무시한 정치적 편향성의 결과이며 법적 근거가 아닌 정권 입맛에 맞춘 ‘보여주기식 처벌’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해서도 “(검찰은) 민주당의 일방적인 의회 폭주를 비판하고 원내대표로서 정상적인 정치 활동을 했을 뿐인 행위를 ‘계엄 해제 표결 방해’로 억지 연결했다”면서 “정치적 목적을 앞세운 무리한 기소”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특정 세력의 이해에 따르는 권력의 하수인이 아니라,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켜야 할 헌법 수호자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내가 죽으면 내 딸은 누가”… 딸의 숨을 멎게 한 엄마의 38년 헌신의 슬픈 결말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내가 죽으면 내 딸은 누가”… 딸의 숨을 멎게 한 엄마의 38년 헌신의 슬픈 결말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사랑해서 보냈다” 2022년 12월 8일, 인천지법의 한 법정. 피고인석에 선 64세 여성 이 모 씨는 최후 진술 내내 고개를 들지 못했다. 흐르는 눈물 섞인 목소리로 그녀가 토해낸 말은 자신의 억울함이 아니었다. “이 나이에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내 딸을 죽였겠습니까. 같이 갔어야 했는데 혼자 살아남아 정말 미안합니다. 저는 나쁜 엄마가 맞습니다.” 그녀는 살인자다. 38년간 자신의 생명보다 귀하게 여겼던 딸을 자신의 손으로 죽였다. 법의 잣대로 보면 그녀는 중범죄자였지만, 방청석 그 누구도, 심지어 그녀를 단죄해야 할 검사조차도 그녀에게 돌을 던지지 못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모녀지간의 살해 사건이 아니었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외면해 온 ‘돌봄의 사각지대’와 ‘국가 시스템의 부재’가 빚어낸 참혹한 비극이었다. ◇ 1984년부터 2022년까지, 멈춰버린 엄마의 시간비극의 씨앗은 3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씨가 26세 되던 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을 낳았다. 하지만 첫돌 무렵 딸은 뇌병변 1급과 지적장애 1급 진단을 받았다. 평생 누워 지내야 했고, 의사소통은 불가능했다. 대소변을 받아내는 것부터 식사, 목욕까지 누군가의 손길 없이는 1분 1초도 생존할 수 없었다. 그 ‘누군가’는 오롯이 엄마 이 씨의 몫이었다. 남편은 생계를 위해 전국의 건설 현장을 떠돌아야 했고, 아들은 성장하여 분가했다. 1984년부터 2022년까지, 이 씨의 삶은 딸의 숨소리에 맞춰 흘렀다. 딸이 깨면 같이 깨고, 딸이 잠들면 쪽잠을 잤다. 혹시라도 밤사이 딸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그녀는 딸의 침대 옆에 간이침대를 붙여놓고 38년을 보냈다. 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이 씨의 ‘간병 일지’는 그녀가 딸을 어떻게 사랑했는지를 증명하는 무언의 기록이었다. 빛바랜 공책에는 펜으로 꾹꾹 눌러쓴 기록들이 빼곡했다. ‘2019년 12월 - 짧은 경기 10번, 힘 빠지는 경기 6번’ ‘2020년 5월 - 날밤 새우고, 낮에도 안 잠’ 그녀는 의사보다 더 세밀하게 딸의 상태를 관찰했다. 약의 용량이 바뀌면 딸의 반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경련의 횟수가 늘었는지 줄었는지 매일 기록하며 조바심을 냈다. 아들은 법정에서 “어머니는 의사소통도 안 되는 누나에게서 냄새가 날까 봐 매일 깨끗이 닦였고, 다른 엄마들처럼 예쁜 옷을 입혀주려 애썼다”라고 증언했다. 이 씨에게 딸은 짐이 아니라, 지켜야 할 우주였다. ◇ 말기 대장암, 그리고 무너져 내린 최후의 보루인간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는 법일까. 38년을 묵묵히 버텨온 ‘철의 여인’ 이 씨를 무너뜨린 건, 딸에게 찾아온 또 다른 불행이었다. 2022년 1월, 딸은 대장암 3기(사실상 4기) 판정을 받았다. 이미 뇌병변 장애로 고통받던 딸에게 암 투병은 지옥과도 같았다. 항암 치료 부작용으로 혈소판 감소 증세가 나타났고, 온몸에 시퍼런 멍이 들었다. 딸은 말도 못 한 채 비명 같은 신음으로 고통을 호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꿋꿋했던 이 씨였지만, 딸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견딜 수 없는 형벌이었다. “버틸 힘이 없다.” 그녀는 무너졌다.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불과 넉 달 만에 심각한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무엇보다 그녀를 괴롭힌 것은 ‘미래에 대한 공포’였다. 자신이 늙고 병들어 죽고 나면, 이 아픈 딸을 누가 돌볼 것인가. 누가 내 딸의 대소변을 받아주며, 누가 이 고통을 알아줄 것인가. 2022년 5월 23일 오후, 인천 연수구의 자택. 이 씨는 딸에게 수면제를 건넸다. “고통을 덜어주는 길”이라고 믿었다. 잠든 딸의 호흡기를 막으며 엄마는 얼마나 울었을까. 딸의 숨이 멎자 그녀 역시 다량의 수면제를 삼켰다. 6시간 뒤 아들이 찾아오지 않았다면, 모녀는 한날한시에 떠났을 것이다. 하지만 운명은 가혹하게도 엄마만을 살려두었다. ◇ 법원과 검찰, “이 죄를 개인에게만 물을 수 없다”살인죄. 형법상 가장 무거운 죄명이다. 원칙대로라면 중형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수사와 재판이 진행될수록, 이 비극의 진실이 드러나며 법조계의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이 씨의 가족들은 탄원서를 냈다. 아들은 “부모님은 우리가 먼저 죽으면 누나를 시설에 보내달라고 하셨지만, 저는 남에게 누나를 맡길 수 없어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땄습니다. 어머니는 40년 가까이 보이지 않는 감옥에 갇혀 사셨습니다. 어머니를 다시 감옥으로 보낼 수 없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시누이와 며느리조차 “평생 자신을 희생한 분”이라며 선처를 빌었다. 1심 재판부(인천지법 형사14부 류경진 부장판사)의 고심은 깊었다. “아무리 어머니라 해도 딸의 생명을 결정할 권리는 없다”라는 원칙은 확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판결문에 이례적으로 국가의 책임을 명시했다. “피고인은 38년간 피해자를 돌보며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오로지 홀로 감내해왔다. 중증 장애인 가족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 국가 시스템의 문제도 있으며, 이 사건의 책임을 오로지 피고인 개인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재판부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실형을 면제한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검찰의 반응이었다. 보통 살인 사건에서 집행유예가 나오면 검찰은 즉각 항소한다. 1심에서 징역 12년을 구형했던 인천지검은 항소를 포기했다. 여기에는 ‘검찰시민위원회’의 결정이 결정적이었다. 교수, 주부 등 일반 시민 10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만장일치로 ‘항소 부제기’를 의결했다. “이 재판이 끝나기도 전에 피고인이 선처를 호소하는 모습, 그리고 피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극히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했다” 검찰의 설명이었다. 법과 시민 사회 모두, 이 비극 앞에서 고개를 숙인 셈이다. ◇ 남겨진 질문 ‘간병 살인’은 언제 끝나는가재판이 끝난 후, 법원 밖으로 나온 이 씨는 아들을 붙잡고 한참을 오열했다. 그녀는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평생 가슴 속에 ‘딸을 죽인 엄마’라는 주홍글씨를 안고 살아가게 되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미 큰 죄책감 속에서 형벌보다 더한 고통을 겪으며 삶을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우리 사회는 어디에 있었는가?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간병 살인’에 대한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계한다. 하지만 동시에, “장기 간병의 고통을 가족의 ‘천륜’이나 ‘희생’으로만 포장해서는 안 된다”라고 입을 모은다. 24시간 중증 장애인을 돌봐야 하는 가정에 ‘숨 쉴 구멍’을 만들어주는 국가적 지원 체계, 즉 ‘사회적 돌봄’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이 씨 사건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이 씨는 “우리 가족, 이 정도면 행복하지”라고 말하던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를 살인자로 만든 것은, 딸의 병마(病魔)만이 아니었다. 어쩌면 38년 동안 그녀를 고립된 섬에 가두어 둔 우리 사회의 무관심이 공범은 아니었을까. 집행유예가 확정된 지금, 이 씨의 38년 ‘간병 일지’는 멈췄다. 하지만 그 여백에는 우리 사회가 채워 넣어야 할 반성문이 남아 있다. 고통 속에 떠난 딸과, 죄책감 속에 남겨진 엄마를 위해 이제는 국가가 답해야 할 차례다.
  • [의정광장] 노·도·강 정비사업 살리는 차별적 지원

    [의정광장] 노·도·강 정비사업 살리는 차별적 지원

    서울의 주택 공급 문제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공급 확대를 강조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정비사업은 지역별 속도 차이가 크다. 지난 9월 고시한 ‘2030 서울시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따르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라 불리는 강북 지역에서는 재건축 연한을 넘긴 노후 단지가 노원구 126곳, 도봉구 51곳에 달한다. 사업성이 낮아 사업 추진조차 어려운 곳이 대부분이다. 반면 강남 지역에서는 높은 시세를 기반으로 사업성이 충분히 담보돼 각종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같은 서울이지만, 도시의 두 축이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이 격차의 근본 원인은 단순하다. 바로 ‘집값의 차이’다. 강남은 비싸게 지어도 더 비싸게 팔 수 있지만, 강북은 비싸게 팔 수가 없다. 결국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사업은 멈춘다. 강북의 정비사업, 특히 재건축이 정체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균형발전이 아니라 강북에 대한 차별적 지원이다. 강남과 강북의 출발선이 다르다면, 정책 역시 달라야 한다. 동일한 규제와 동일한 잣대 아래에서 강북의 주거환경 개선은 요원하다. 서울시는 그동안 ‘강남북 균형발전’이라는 이름으로 획일적인 기준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강남의 사업성을 따라가지 못하는 강북은 제도의 한계 속에서 스스로 자립하기 어렵다. 지금의 강남이 만들어지기까지 정부와 서울시는 천문학적인 사회적 비용을 투입해 인프라를 구축했다. 그 편익이 한쪽으로 집중되는 상황에서 강북을 위한 차별적 지원이 불평등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필자는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에서 꾸준히 이 문제를 제기해 왔다. 강북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사업성 보정계수’ 제도다. 토지 가격이 낮은 지역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더 많이 부여하는 제도다. 강북의 재건축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정책이지만, 강남의 눈치를 보며 기준을 낮게 설정해 실효성이 반감됐다. 강북 단지들이 최고 보정계수를 적용받지 못한다면, 제도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다른 해법은 ‘공원·녹지 의무비율 완화’다. 현행 제도는 일정 규모 이상의 정비사업 부지에서 부지 면적의 5% 또는 세대당 3㎡ 중 큰 값을 공원으로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미 공원율이 높은 재건축 단지에까지 이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이 기준이 완화돼야만 도심 내 토지 이용 효율이 높아지고, 정비사업이 본격화될 수 있다. 서울시가 진정으로 주택 공급 확대를 원한다면, 강북의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강북의 재건축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서울의 공급 부족 문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정부가 50만호·100만호의 공급을 계획하고 서울시가 30만호를 착공하겠다 하더라도, 정비사업이 멈춘 강북이 움직이지 않으면 숫자는 의미가 없다. 노·도·강의 재건축을 살리는 길은 간단하다. 사업성을 높이는 것, 그리고 서울시가 직접 나서는 것이다. 제도적 차별이 아니라, 역차별에 가까운 현실적 지원이 필요하다. 강북의 용적률을 더 높이고, 의무 비율을 완화하며, 인센티브를 과감히 적용해야 한다. 그래야 강북이 움직이고, 서울이 균형을 되찾는다. 서울의 주택 공급 문제는 더이상 강남·강북의 단순한 구도가 아니다. 필요한 것은 균형이 아니라 차별적 정책의 용기다. 강북이 살아야 서울이 완성된다. 서울시는 선언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 줄 때다. 서준오 서울시의원
  • “여성 농민이 살고 싶은 곳 만들어야 농촌도 삽니다”[사라진 인구, 다시 채우는 미래]

    사별한 고령 여성 비율, 도시의 5배건강·복지 맞춤형 정책 설계 필요젊은층 영농·양육 지원책도 절실농촌 인구 감소와 농업 생산성 저하를 막기 위해선 여성농업인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성농가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는 만큼, 이들을 지역 유지의 핵심 축으로 보고 정책적 뒷받침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27일 경북도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서울신문 대구경북 인구포럼’에서 이향미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여성농업인이 10% 늘면 농가소멸 위험지수가 22% 감소한다”며 “농촌 유지와 농업 노동력 안정에 여성농업인의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전국 농가 인구 중 여성 비율은 2015년 50.8%에서 2023년 51.1%로 늘었고, 대구·경북도 같은 기간 50.7%에서 50.8%로 소폭 상승했다. 이 연구원이 주목한 지점은 여성농업인의 혼인·가구 구조다. 그는 “여성농업인의 혼인 유지 비율은 32.4%에 불과하고, 62.8%가 사별한 상태”라면서 “도시 여성의 사별 비율과 비교하면 5배 수준”이라고 했다. 기대수명 차이로 인해 농촌에서는 고령 여성의 단독 생계가 훨씬 흔하다는 의미다. 이 연구원은 “혼인 상태와 가족 구성은 여성농업인의 건강과 복지에 직접 영향을 준다”며 “특성이 다른데도 동일 잣대로 설계된 현재의 정책은 체감 효과가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지자체가 운영 중인 여성농업인 지원제도 역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여성농업인을 생산자·경영자로 보지 않고, 단순 영농 지원 대상 정도로 취급하는 관행이 남아 있다”며 “지역 특성에 맞춘 차별화된 사업도 부족해 젊은 여성농업인을 유입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농촌 여성의 현실은 더욱 복합적이다. 이 연구원은 “여성농업인은 농사와 양육을 모두 떠안는 경우가 많아 근골격계 부담이 크다”며 “영농과 양육의 이중부담을 줄여야 지속 가능한 정착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여성 맞춤형 농기계 보급 확대 ▲농번기 아이 돌봄·가사 도우미 지원 ▲농촌 여성 대상 건강관리 프로그램 개발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날 발표에서 ‘농지 내 화장실 설치 허용’ 제안 등 구체적 제안도 나왔다. 이 연구원은 “농지법을 개정해 농작업 편의시설로서 농지 내 화장실 설치를 허용해야 한다”며 “보육·노인요양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복합 복지 모델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 여성농업인의 농촌 거주 의향은 92.2%에 달한다. 그는 “여성농업인이 실제로 농지를 경영하는 ‘경영주’로 등록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미래 농촌의 지속성이 확보된다”고 강조했다.
  • 23배 폭등한 양자株 외면한 월가 고수들…진짜 승부수는 ‘이 종목’ [재테크+]

    23배 폭등한 양자株 외면한 월가 고수들…진짜 승부수는 ‘이 종목’ [재테크+]

    양자컴퓨팅 전문 기업 주가가 1년 새 최대 23배 넘게 폭등하며 월가를 들썩이게 했지만, 억만장자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이들이 베팅한 곳은 따로 있었는데요. 바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었죠. 이미 현금을 벌어들이는 탄탄한 사업 기반 위에서 양자컴퓨팅을 키워가는 전략, 이게 진짜 고수의 플레이라고 본 겁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투자 전문 매체 모틀리풀에 따르면, 억만장자 펀드매니저들은 양자컴퓨팅 전문 기업 대신 알파벳을 최고의 양자컴퓨팅 투자처로 점찍었습니다. 양자컴퓨팅은 월가가 주목하는 차세대 혁신 기술입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양자컴퓨팅이 15년 후 전 세계적으로 4500억~8500억 달러(약 659조~1244조원)의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주가 폭등했지만…억만장자 떠올린 건 ‘닷컴 교훈’지난 1년간 아이온큐, 리게티 컴퓨팅, 디웨이브 퀀텀, 퀀텀 컴퓨팅 등 양자컴퓨팅 전문 기업의 주가는 최대 1490%까지 치솟았는데요. 월가의 내로라하는 억만장자 투자자 대부분이 이러한 양자컴퓨팅 전문 기업을 외면한 건 눈앞의 수익보다 역사적 교훈에 주목했기 때문입니다. 약 30년 전 인터넷이 본격 확산한 이후, 초기 단계에서 거품 붕괴를 피해 간 혁신 기술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닷컴 버블이 터지기 전, 월가 주요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매출액비율(PSR)이 30~40배에 달했습니다. 이 수치는 30년간 거품을 가늠하는 잣대가 됐죠. 그렇다면 현재 양자컴퓨팅 기업들은 어떨까요? 지난 21일 장 마감 기준, 아이온큐, 리게티 컴퓨팅, 디웨이브 퀀텀, 퀀텀 컴퓨팅 등 4개 기업의 최근 12개월 PSR을 살펴보면, 최저 130배(아이온큐)에서 최고 2661배(퀀텀 컴퓨팅)에 달했습니다. 앞으로 매출이 세 자릿수로 성장한다고 가정해도, 이들은 역사적 거품 영역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게다가 투자자들은 신기술의 확산 속도와 유용성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양자컴퓨터는 아직 제대로 상업화되지 않았죠. 억만장자들의 선택은 알파벳…버핏도 6조원 넘게 베팅거품이 터지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양자컴퓨팅 전문주 대신, 여러 억만장자 펀드매니저들은 이미 탄탄한 수익 기반을 갖춘 ‘매그니피센트 7’(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메타·테슬라) 멤버이자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에 돈을 걸었습니다. 9월 말 13F 보고서를 보면 알파벳에 대한 억만장자 투자자들의 신뢰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13F 보고서는 운용 자산 1억 달러 이상인 기관투자자들이 분기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는 보유 주식 현황 보고서입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세스 클라먼의 헤지펀드 바우포스트 그룹에선 2위, 체이스 콜먼이 감독하는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와 빌 애크먼의 퍼싱스퀘어 캐피털 매니지먼트에선 각각 3위 보유 종목을 차지했습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도 가세했습니다. 그가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3분기에만 40억 달러(약 5조 8500억원) 이상의 알파벳 주식을 매입했습니다. 윌로우 공개한 알파벳, 여유 있게 미래 준비 중알파벳이 현명한 양자컴퓨팅 투자처인 이유는 이미 막대한 현금을 벌어들이는 사업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구글입니다. 10년 넘게 전 세계 인터넷 검색 시장의 90% 안팎을 장악하며 막강한 광고 가격 결정력을 누리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유튜브입니다.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방문하는 웹사이트로, 구글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광고 수익을 창출합니다. 마지막으로 구글 클라우드입니다. 세계 3위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연간 매출 600억 달러(약 88조원) 이상을 올리며, 2030년까지 알파벳의 핵심 수익원이 될 전망입니다. 핵심은 알파벳이 이미 수익성 높은 사업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막대한 현금(9월 말 기준 약 145조원)을 쌓아놓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존 사업 타격 없이 양자컴퓨팅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여력이 충분하죠. 실제로 알파벳은 지난해 12월 최신 양자 처리 장치 ‘윌로우’를 세상에 내놨습니다. 윌로우는 오류를 대폭 줄이고 세계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보다 1만 3000배 빠른 계산을 해냅니다. 양자컴퓨팅이 본격 상용화되려면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억만장자들이 조급하게 전문 기업에 베팅하지 않고, 느긋하게 기다릴 여력이 있는 알파벳을 택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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