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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교육감들, 학생과 학부모 위한 경쟁 펼쳐야

    그제 치러진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선거에서 진보 후보 6명이 당선됐다. 보수 일색의 교육감 구도에서 유일한 진보 성향으로 주목받았던 김상곤 현 경기도교육감이 재선에 성공했고, 서울과 강원, 전남, 전북, 광주에서 진보 후보가 새 교육수장에 뽑혔다. 전체 숫자로는 보수 성향 후보에 뒤지지만 상징적인 의미가 큰 서울에서 승리를 거둔 데다 광주와 강원지역 당선자는 여권이 선거를 앞두고 대립각을 세웠던 전교조 간부 출신이란 점에서 향후 교육현장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진보 교육감의 약진은 보수 진영의 분열에 따른 반사이익의 측면과 더불어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유권자의 문제 의식이 표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수월성 교육을 앞세워 자율고 확대, 학업성취도 평가 공개, 교원평가제 등 정부가 추진하는 경쟁 위주의 정책에 경종을 울리는 한편 진보 진영이 내세운 기회균등과 인성 교육의 가치에 대해 유권자들이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다는 메시지다. 무상급식 전면확대와 무상보육 등 보편적 복지에 대한 국민의 욕구가 예상보다 크다는 것도 확인했다. 정부는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반영해 보다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는 방향으로 교육정책을 손질하고, 보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진보 교육감들은 이번 선거결과를 두고 교육의 이념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는 점을 깊이 새겨야 한다. 교육은 이념이나 정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보수든 진보든 교육수장의 목표는 공교육 강화와 사교육 타파, 교육비리 척결, 그리고 형평성과 수월성이 양립하는 창의적인 교육환경을 만드는 데 모아져야 한다. 어느 한쪽만을 강조하면 절름발이 교육이 될 수밖에 없다. 어떤 교육정책이든 최종 판단 기준은 학생과 학부모가 돼야 한다. 새 교육감들이 이념의 잣대를 내려놓고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정책 경쟁을 활발히 펼치길 바란다.
  • 중앙정부 vs 野단체장 행정갈등 커지나

    ‘광역자치단체장 6(한나라당)대 10(야당 및 무소속), 기초단체장 82(한나라당)대 146(야당 및 무소속)’ 6·2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등 야당에 여당인 한나라당이 패하면서 중앙 정부와 지자체 간 관계 정립에 관심이 모아진다. 광역자치단체만 해도 경남과 강원, 인천, 충북 등은 단체장이 한나라에서 야당으로 바뀌었다. 경우에 따라선 유기적인 협력 관계가 긴요한 두 주체 간 갈등이 높아질 수 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3일 간부회의에서 “정책환경이 조심스러워졌지만 행안부는 여전히 지방을 지원하는 중추부서”라고 강조하면서 “지방에서 직무대행 유지체제가 잘 이뤄지는지 점검하고 내부 단속을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 행안부는 “크게 달라질 건 없다.”면서도 변화된 지자체 정치지형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이다. 우선 관심을 끄는 것은 원활한 정책협조다. 시·군·구 통합 등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각종 정책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특히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 통합은 여당 단체장 때에도 여의치 않았던 사안이다. 앞으로 재추진도 쉽지 않아 보인다. 성남·광주·하남시 통합 역시 물 건너갔다고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광주시 외 두 개 시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가 시장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이외에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자전거길 등 녹색사업이나 지역일자리 창출 사업 등 각종 정책 우선순위를 놓고도 갈등을 빚을 소지는 다분하다. 한부영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대외협력관도 “주요 사업에서 각 지자체 재량권은 크지 않지만 정책 우선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은 높다.”고 진단했다. 성장보다 사회복지, 분배를 강화하는 분위기가 강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방행정은 기본적으로 법과 제도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지방선거 결과로 크게 달라질 건 없다.”면서도 “지방행정 패러다임이 기존 행정관료 위주에서 바닥 민심을 좀 더 살피는 정치지향적으로 바뀌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새 단체장 취임 이후 이뤄질 부단체장 인사는 중앙 정부와 새 단체장 간 관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보통 광역 시·도 기획관리실장과 행정부시장의 교체는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통해 이뤄진다. 일부 광역 지자체는 부지사나 부시장을 자체 임명하려 하지만 중앙에서 내려가기도 하고, 최소한 협의를 통해 임명한다. 비위 공무원에 대한 징계도 지금까지와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소속 공무원 징계를 놓고 입장 차이가 커질 공산이 높다. 행안부가 지난해 7월 전공노 집회와 관련, 징계 요구를 했지만 일부 야당 지자체에서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미룬 경우가 있었다. 이에 따라 행안부는 이들 지자체에 특별교부세 지원 중단 등의 경고를 한 상태다. 새로 당선된 단체장 중 일부는 전공노 공무원 징계를 놓고 행안부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감사원, 행안부가 적발한 비위 공무원 징계 입장에서도 온도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같은 사안을 두고 중앙 공무원은 파면까지 하는 반면 지방에서는 몇 달 정직 등 솜방망이 처벌로 ‘제식구 감싸기’ 논란이 되고 있다. 앞으로 이런 갈등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게 부처 안팎의 분석이다. 이선우 방송대 행정학과 교수는 “원칙론을 고수하는 행안부와 새 단체장 사이 갈등은 일정기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중앙-지방 행정관계상 인사 운영 혼란이 장기간 지속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한편 강병규 행안부 제2차관은 이날 시·도 행정부시장·부지사 영상회의를 열어 지역화합 및 쇄신방안을 마련해 지자체에 통보했다. 행안부는 또 민선 5기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 자치단체별 부단체장을 단장으로 하는 ‘인수지원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화보] 당선자들 환희의 순간
  • [강지원 좋은세상] 또 영남·호남·충청당 만들건가

    [강지원 좋은세상] 또 영남·호남·충청당 만들건가

    선거날이다. 빠짐없이 투표부터 할 일이다. 우리나라 총예산의 약 50%를 쓰는 게 지방정부다. 그러니 어찌 투표소에 안 갈 수 있는가. 내가 낸 세금 아까운 줄 알면 무조건 투표부터 하고 볼 일이다. 그런데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오늘 저녁 각 방송의 예측보도가 떴을 때 뜨악, 또다시 특정지역 싹쓸이 현상이 나타난다면? 영남은 한나라당이, 호남은 민주당이, 게다가 충청도까지 어느 당이 싹쓸어 버린다면? 아, 정말 끔찍할 것 같다. 도대체 이 나라 수준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나, 이 지역적 고질병이 이토록 벗어나기 힘든가, 언제까지 이 모양 이 꼴의 투표를 계속해댈 것인가, 별의별 생각이 다 들 듯하다. 지금 이 나라 정치판은 갈기갈기 찢어져 있다. 이 지독한 분열과 대립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권력독식현상이다. 중앙뿐 아니라 지방도 마찬가지다. 지방정부와 의회를 일당이 싹쓸이하면 지방독재가 자행될 것은 자명한 일 아닌가. 이런 풍토를 뜯어고치려면 중앙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비롯해서 지방선거제도 등 많은 제도를 뜯어고쳐야 한다. 그러나 그 이전에라도 매니페스토운동을 통해 우리 스스로의 각성으로 새로운 정치판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왔다. 후보자들은 일단 이념과 정책을 표방할 것이므로 그 정책을 가지고 선거를 하면 다양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한 것이다. 사실 이번 지방선거 초반에는 여러 정파의 가치와 철학이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보편적 복지와 선택적 복지, 개발과 환경, 주요 지역현안 논쟁 등은 다소나마 정책선거의 기대를 갖게 했다. 게다가 각 정당과 많은 후보자들이 선거매니페스토를 발표하고 그 내용도 과거와 달리 상당히 구체성을 띠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천안함사건이 발생한 후에는 소위 북풍이니 노풍이니 하는 중앙차원의 쓰나미 같은 바람들이 불어닥쳤다. 이로 인해 상당한 정책이슈들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안타까왔다. 특히 이번 선거는 전국단위의 대선이나 총선이 아니지 않은가. 바로 내 고장의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 아닌가. 그러니 내 지역생활과 직결된 정책을 두고 선거해야 했던 것 아닌가. 그렇다면 오늘 투표소에서 무엇을 중점적으로 보아야 할까. 한마디로 말하라 한다면 일단 정당 간판은 집어치우고 후보자와 그의 공약을 먼저 살펴보자고 제안하고 싶다. 실제로 내 고장 지역개발이나 일자리 창출, 복지·문화예술을 누가 어떻게 해 내겠다는 것인지 그 점에 주목해 투표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점을 분석하는 데 필요하다면 보수적이라든가 진보적이라든가 하는 이념적 잣대를 들이댈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영남당, 호남당, 충청당을 의식해 무조건 그 당 출신에게만 투표하려 하는가? 자신이 영·호남, 충청, 어느 곳에 살든 자신의 철학과 가치에 따라 투표를 해야지, 왜 연고 정당을 무조건 찍어 주려 하느냐는 것이다. 호남에서도 한나라당 찍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 영남에서도 민주당 등 진보정당 찍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 충청도도 마찬가지다. 충청도 사람이라고 죄다 세종시 원안에 찬성하나? 그중에는 수정안에 찬성하는 이들도 있지 아니한가? 그렇다면 자신의 의사를 그대로 투영하는 것이 올바른 투표 아닌가? 우리 국민이 이번에 제대로 된 정책투표를 해보면 과거에 상상하지 못했던 지역 간 ‘교차당선’이라는 뜻밖의 결과가 나타날지 모른다. 더욱이 지금은 우리 국민이 ‘교차투표’의 연습을 해야 할 시기다. 이제 2년 후에는 총선과 대선이 기다리고 있다. 이들 선거는 전국선거인 탓으로 또다시 전국적인 땅따먹기 지역색깔선거가 되기 쉽다. 그래서 이번 선거 같은 지방선거에서 정책선거의 ‘연습’을 해보면 전국선거에서도 정책선거에 좀더 익숙해지지 않을까 기대해 보는 것이다. 이번에 뜻밖의 ‘교차당선’의 결과가 나타난다면 자신들의 한 표가 얼마나 위대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우리 국민이 과연 이 역사적 과업을 해 낼 수 있을까. ‘우린 할 수 있다.’ 이렇게 스스로에게 다짐하면서 지금 당장 투표소로 함께 향하자.
  • 허정무호 23조각 맞췄다

    허정무호 23조각 맞췄다

    허심(許心)은 냉정했다. 한때 ‘황태자’로 불렸던 이를 가차없이 내치고, 늘 분발의 채찍을 꺼내 들었던 ‘비운의 사나이’를 받아들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허정무 감독이 남아공월드컵 개막 열흘을 남겨둔 1일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 카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엔트리 23명의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 이에 따라 ‘허정무호’는 월드컵대표팀이라는 공식 명칭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허 감독은 당초 이날 오후 4시 최종엔트리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명단이 새 나갈 것을 우려해 현지시간으로 전날 밤 9시 대표팀 캠프에서 4㎞나 떨어진 기자 숙소로 찾아간 뒤 기자회견을 자청, 기습적으로 명단을 발표했다. 이근호(주빌로 이와타)의 탈락은 다소 의외였다. 지난달 16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허벅지(햄스트링) 부상 이후 ‘계륵’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붙을 만큼 허 감독의 머리를 복잡하게 했던 이동국(전북)은 ‘살생부’를 면했지만 오랜 부진을 털지 못한 이근호에게는 엄격한 잣대가 주어졌다. 허 감독은 이근호의 탈락 배경에 대해 “그동안 기회를 많이 줬는데 슬럼프가 너무 길었다.”고 잘라 말했다. 미드필더 신형민(포항)도 기성용(셀틱), 김정우(광주 상무), 김남일(톰 톰스크) 등이 버틴 중앙 미드필드진의 경쟁을 뚫지 못했다. 중거리포가 뛰어난 ‘막내급’ 구자철(제주)도 선배들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비롯, 유럽의 빅리거들을 포함한 해외파들은 예외 없이 허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허정무호에서 내린 3명은 벨라루스전 부상으로 탈락한 곽태휘(교토상가)와 함께 한 많은 노이슈티프트 캠프를 떠났다. 최종엔트리가 발표됨에 따라 ‘베스트 11’의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공격수는 박주영과 염기훈(수원), 이동국, 안정환(다롄 스더), 이승렬(FC서울) 등 다섯 명. 이 가운데 발등 부상에서 회복한 ‘왼발의 달인‘ 염기훈은 이근호가 탈락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박주영의 ‘투톱 파트너’로 나서게 됐다. 상황에 따라 측면 미드필더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공격수들보다 경쟁력이 있다. 안정환은 후반 ‘조커’로 대기하고, 이승렬은 상승세가 뚜렷하지만 큰 경기 경험이 적어 선발로 나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동국은 그리스전에서 전·후반 교체 투입이 가능하지만 무리는 하지 않겠다는 게 허 감독의 생각이다. 좌우 날개에는 박지성과 이청용(볼턴)이, 중앙 미드필더는 김정우와 기성용(셀틱)이 그리스전뿐 아니라 본선 내내 선발 출전할 공산이 크다. 좌우 풀백은 이영표(알 힐랄)와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 수비수에는 조용형(제주)-이정수(가시마) 조합이 유력하다. 골키퍼 장갑은 정성룡(성남)의 최근 기세가 무섭지만 ‘맏형’ 이운재(수원)가 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이념 아닌 광기의 전쟁 영화로 알리고 싶었다”

    “이념 아닌 광기의 전쟁 영화로 알리고 싶었다”

    │샌프란시스코 이경원특파원│“이 영화의 목적은 누군가에게 교훈을 주기 위한 것도 아니며 내 정치적 견해를 밝히기 위한 것도 아니다. 다만 전쟁에 자원한 어린 아이들이 그 광기 속에서 희생됐던 비극을 다루고 싶었다.” 영화 ‘포화 속으로’의 이재한 감독의 말이다. 올해는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이다. 유난히 전쟁 영화가 많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우려도 높다. 이들 영화가 ‘반공’(反共) 문제와 같이 정치적, 이념적으로 민감하게 해석될 소지가 있는 까닭이다. 뚜껑을 연 전쟁 영화 ‘포화 속으로’는 과연 이런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실화를 바탕으로한 10대 학도병 이야기 16일 개봉하는 ‘포화 속으로’가 첫선을 보인 곳은 다름 아닌 미국. 지난 27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근교의 스탠퍼드 대학 커벌리 오디토리엄에서다. 명문 스탠퍼드 대학 아태연구소(APARC)의 초청으로 영화 상영이 성사됐다. 연구소가 개최한 ‘한국전쟁 발발 60주년 기념 행사’의 일부다. 71명의 어린 10대 학도병들의 실화를 담아낸 이 영화를 통해 한국 전쟁의 참상을 공유해 보자는 취지다. 상영회는 400석의 관람석이 만석을 이루는 등 현지의 뜨거운 반응을 실감케 했다. 영화가 끝난 뒤 이재한 감독과 주연 배우 권상우를 비롯해 미국의 저명한 영화평론가 스콧 폰다스, 한국전쟁 참전 용사 존 스티븐스, 김경현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 양치휘 샌프란시스코 영화제 디렉터 등이 패널로 나선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 감독은 토론회에서 “한국의 젊은 세대는 60년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한국전쟁이 남한과 일본, 혹은 중국이 싸운 전쟁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면서 “실화를 바탕으로 한국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요즘 한국 영화가 이념적이지 않은 시선으로 북한군을 그리는데 이번 영화는 어떻게 접근했냐.”는 질문에 대해 이 감독은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라고 운을 뗀 뒤 “관객들이 영화가 끝날 때쯤 전쟁이 곧 광기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란다. 군인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죽인다. 그게 내가 그리고 싶은 전쟁의 메시지다.”라고 설명했다. 배우 권상우는 “젊은 세대들은 한반도에 다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면서 “내가 영화를 촬영하면서 느낀 전쟁의 공포를 깨달았으면 좋겠다.”며 이 감독의 말을 거들었다. 그는 이어 “군인이 아니라 미성숙한 어린 아이들이 나라를 지키고 단결하는 모습이 아름답고 슬퍼보였다.”며 영화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권상우, 제임스 딘 연상케 해” 이어 패널 참가자들의 극찬이 이어졌다. 폰다스 평론가는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고 흥미진진한 영화다. 기술적으로도 뛰어나 제작비가 50배 넘는 할리우드 영화만큼 훌륭했다.”면서 “특히 권상우의 반항적인 연기는 마치 제임스 딘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고 밝혔다. 한국전 참전 용사인 스티븐스는 “내가 속했던 부대는 공격 위주의 부대라 방어 임무를 맡은 학도병들과 달라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긴 어렵다.”면서도 “학도병이 북한군을 막는 사실감이 뛰어났다. 완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양치휘 디렉터는 “한국 사회에서는 불과 60년 사이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당시 전쟁의 주체였던 10대가 지금은 전쟁에 무관심한 세대가 되어버린 셈”이라면서 “영화는 한국 사회의 과거를 통해 현재를 투영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회사원 키스틴 프로섹(24·여)은 “강렬하고 아름다운 영상이 많아 인상적이다.”면서 “미국인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내용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었다. 이 대학 전자공학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매튜 포터(31)는 “드마라틱하고 리얼리티가 살아 있어 무척 재미있게 봤다.”면서도 “다만 할리우드 블록 버스터와의 차이가 거의 없어 보인다. 한국 영화는 예술성이 무척 뛰어난데 이 작품도 한국 영화 특유의 예술성을 살렸으면 더 좋았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커밍스, “한국 전쟁, 美에 엄청난 영향” 영화 상영 다음 날에는 한국 전쟁의 세계적 권위자인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의 강연회가 이어졌다. 전날 영화를 통해 한국전쟁에 실감나게 접근했다면, 이번엔 학술적으로 한국 전쟁을 분석하는 자리였다. 커밍스 교수는 강연회에서 “한국은 미국의 정책 결정권자들에게 중요하지 않은 국가였지만 한국전쟁은 미국의 대외 정책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영향의 사례로 ▲미국 국방비의 증액(한국 전쟁 뒤 4배) ▲미국의 해외 기지 설립 가속화 등을 들었다. 특히 커밍스 교수는 “한국은 미군이 실제적으로 진주, 특정 정부를 무너뜨리려 한 첫 번째 국가”라면서 “결국 이 시도는 실패로 끝났고 미국의 대외 정책은 쿠바나 베트남, 이라크 등에서 패착을 거듭하는 단초가 됐다.”고 설명했다. leekw@seoul.co.kr
  • “공든탑 무너질라” 태클 주의보

    ‘발조심, 손조심, 입조심’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을 목표로 오스트리아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허정무호가 맞닥뜨려야 할 새로운 과제다. B조 조별리그에서 만날 그리스와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와의 경기는 처절한 몸싸움이 될 전망. 그러나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다. 위의 세 가지가 ‘교전수칙’이다. 풀어서 말하면 태클과 팔꿈치 가격, 심판에 대한 항의를 조심하라는 것. 국제축구연맹(FIFA)은 국제축구평의회(IFAB)와 함께 매번 월드컵을 앞두고 경기 규칙을 개정하거나 그 적용 범위를 넓혀왔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을 앞두고 백태클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거나 2002년 한·일월드컵 때부터 이른바 ‘할리우드액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게 좋은 예다. 2006 독일대회에서는 상대 셔츠를 붙잡는 행위나 팔꿈치 가격에 엄격한 판정을 내렸다. 이는 좀 더 재미있고 공격적인, 그러나 볼썽사나운 모습은 지양하는 월드컵을 위해서다. 태극전사들은 자칫하면 예선전부터 지어 온 ‘1년6개월의 월드컵 농사’를 본선 첫 판부터 한 톨의 수확 없이 그르칠 수 있다. 한순간에 팀이 10명으로 줄어들고, 따라서 승점 3도 순식간에 날아갈 수 있다. 한국 프로축구 심판의 조언에 그래서 귀를 쫑긋하게 한다. 지난 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전. 미드필더 이청용(볼턴)은 전반에만 세 차례의 거친 태클로 근래에 보기 드문 완승에 옥에 티를 만들었다. 그는 결국 전반 38분 ‘경고장’을 받았다. K-리그 전임심판으로 유일하게 이번 남아공월드컵에 한국심판으로 내정된 정해상(39) 심판은 “경기를 직접 봤는데 이청용이 하지 말아야 할 태클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월드컵 무대에서는 가차없이 카드가 나올 것이다.”고 우려했다. 정 심판은 또 “친선 경기에서는 (과격한 태클에 대해) 심판들이 묵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월드컵처럼 큰 대회에서는 심판들이 그렇지 않다.”면서 “한·일전이 친선전이 아니었다면 (이청용에게) 경고가 몇 장 더 주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미셸 두게 FIFA 의무분과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뼈를 부러뜨릴 정도의 강한 태클, 선수 생명을 위협하는 파울에 대해 강력하게 레드 카드를 뽑아달라고 심판에게 요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권종철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도 “FIFA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선수들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요소, 특히 백태클과 팔꿈치 가격은 반드시 추방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지난해 말 발간된 판정 관련 책자에 이런 요소들이 강조돼 있는데 통상 월드컵 직전 나온 자료에서 강조된 내용들이 실제 대회에서도 적용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강조했다. ‘설화(說禍)’도 주의해야 할 대목. 권 위원장은 “월드컵은 세계 남녀노소가 다 보는 대회”라면서 “월드컵의 이미지나 교육적인 측면에서라도 선수들의 거칠고 버릇없는, 비신사적인 항의는 반드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오늘의 눈] 월드컵과 천안함/김상연 정치부 차장급

    [오늘의 눈] 월드컵과 천안함/김상연 정치부 차장급

    앞으로 열흘 뒤면 우리는 ‘레테의 강’을 건넌다. 4년마다 너와 나는 빨간 옷을 갖춰 입고 기꺼이 망각의 강을 도하했다. 까만 밤하늘로 솟구치는 하얀 축구공에 우리는 일상사의 온갖 시름을 실어 날려보낼 수 있었다. 천안함 사태로 시국이 어수선하고 유족의 눈물은 여전히 마르지 않았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너와 나의 주체할 수 없는 테스토스테론은 광화문 네 거리에 차고 넘칠 것을 우리는 안다. 두 동강 난 군함의 나신을 목도하고 멍하니 뚫렸던 두 눈을 16강 진출의 감격스러운 눈물이 채울 것이다. 46 용사를 초혼(招魂)했던 그 목에서 “대~한민국”이 울려퍼질 것이다. 이토록 신속한 감성의 전환을 인간의 위대함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반대로 그것을 인간의 몽매함이라고 폄훼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저 인간이란 본래 그러한 존재다. 다만 올해는 레테의 강물을 들이켜지는 말았으면 한다. 단지 유족의 슬픔을 잊지 말자는 동정론이나 냄비 근성을 경계하자는 국민성 개조론의 차원은 아니다. 국익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국제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천안함 해결방안이라는 것은 그 방향이 유동적이다. 유동적이라는 말은 한국 국민의 여론이 결정적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 만약 여론이 천안함을 잊는다면 어떤 그림이 결과할지는 명약관화하다. 국제사회는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법이다. 그러므로 올해 우리는 월드컵과 천안함 사이에서 공수(攻守) 전환을 능란하게 구사하는 지능적인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 축구를 만끽하되 익사하지는 않도록 스스로 오프사이드의 호루라기를 불 줄 아는 자제력이 저마다 필요한 것이다. 그러려면 망각의 강을 아주 건너는 게 아니라 무시로 넘나들 수 있도록 기억의 이편과 저편 사이에 우람한 다리를 놓아야 한다. 박지성의 슈팅에도, 메시의 돌파에도, 그리고 어뢰공격에도 끄떡없을 튼튼한 다리를. carlos@seoul.co.kr
  • [6·2 지방선거 현장] 인천 남동구청장 보수·진보 1대1 접전

    이번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최초로 진보 단체장이 탄생할 수 있을까. 수도권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로 야권3당(민주당·국민참여당·민주노동당)의 단일화가 이뤄진 곳은 인천시 남동구와 동구, 경기도 화성시다. 이중 남동구는 야권 단일후보인 배진교 민주노동당 후보와 최병덕 한나라당 후보 간에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남동구는 후보가 여럿인 다른 지역과는 달리 후보가 단 2명에 불과해 보수와 진보가 1대1 승부를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정가에서는 야권 연대의 파괴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인천 남동구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선거 초반에는 최 후보가 상당한 격차로 앞서 나갔다. 남동구는 지난 10여년간 한나라당의 텃밭이었다. 하지만 야권 단일후보라는 사실이 주민들에게 점차 알려지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는 게 배 후보 측 주장이다. 각종 여론조사 기관마다 순위가 바뀌는 등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 야권3당 대표들은 물론 진보 진영 인사들이 잇따라 남동구를 찾아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한나라당 후보가 다소 앞서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여론조사에는 잘 반영되지 않은 조직표가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도 남동구가 단체장 한 자리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보고 총력전을 펴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남동구는 보수 진영의 자존심이 걸린 곳”이라며 “막판에 보수층이 결집해 최 후보가 무난히 당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수도권 최초 진보 단체장 탄생 여부는 20·30대 젊은 유권자들이 얼마나 투표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씨줄날줄]장차관 집 1.8채/박대출 논설위원

    지난해 기준으로 주택은 1707만여채가 있다. 총 가구수는 1686만가구다. 주택 보급률은 101.2%가 된다. 1인 가구도 포함된다. 순수한 주거용이라면 충분하다. 보급률 100%이면 더 지을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계속 짓고 있다. 2005년 기준으로 자가 보유율은 59.8%. 그동안 좀 보유율이 올랐을 것이다. 그래도 40% 가까이가 자기 집이 없다. 2018년까지 65%로 끌어올리는 게 국토해양부의 목표다. 선진국의 주택 보급률을 보자. 일본 109.3%, 미국 110.1%, 프랑스 120.5%, 독일 100.6%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2008 주택도시 통계편람’ 자료다. 선진국도 주택이 주거용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자산 증식용 내지 자산 관리용도 되는 것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는 투자 개념에서 출발한다. 물론 무리한 투자로 부작용을 낳았지만. 한동안 부동산 투기꾼이란 말이 유행했다. 부동산에 대한 특유의 애착에서 출발한다. 농경 사회의 정서를 토대로 한다. 좁은 땅에 많은 인구도 요인이다. 부동산은 경제 개발붐을 타고 더없는 자산 증식용으로 등장했다. 남다른 교육열은 ‘강남불패 신화’로 이어졌다. 그런데 투기냐, 투자냐를 가리는 객관적 잣대는 없다. 주관적 개념이다. 자의적인 잣대를 갖다댄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 격이다. 공직자를 ‘남’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부동산과의 관계는 불륜이 된다. 마녀사냥식 여론재판에 휘말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불법이냐, 합법이냐로 따질 문제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공직자는 명예로 일하는 것이므로 부를 가지려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자본주의 근본을 무시하는 발언으로 반발을 샀다. 정당한 부와 부당한 부를 구분하지 않은 탓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주택은 투기 목적이 아니라 주거 목적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고위 공직자는 따로 노는 모양새다. 한 인터넷 언론이 장·차관 48명의 주택 보유 현황을 조사했다. 평균 1.8채꼴로 드러났다. 0.8채는 주거용이 아니다. 4채나 가진 장관이 셋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가 와 닿는다. ‘지표로 본 한국의 선진화 수준’을 분석한 내용이다. 지도층의 솔선 수범, 즉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중 30위다. 일반 국민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고위 공직자에겐 요구할 수 있다. YS의 잣대를 들이대는 건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지금 보필하는 대통령의 잣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사회 현상, 그 이면이 궁금하다/변선영 이화여대 중문과 4년·전 이대학보사 편집장

    [옴부즈맨 칼럼]사회 현상, 그 이면이 궁금하다/변선영 이화여대 중문과 4년·전 이대학보사 편집장

    천안함 사태와 6월2일 지방선거에 관련된 이슈들을 제외하면, 지난 일주일 온·오프라인을 통해 가장 많이 회자된 건 소위 ‘경희대 패륜녀’ 사건이 아닐까 한다. 지난 15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경희대 학생에게 어머니가 봉변을 당했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이 사건은 논란이 된 바 있다. 환경미화원의 딸이라는 글쓴이는 지난 13일 경희대에서 어머니가 당한 일을 공개했고, 당시 현장의 상황은 지금도 온라인에서 중계 중이다. 서울신문 역시 ‘경희대 패륜녀 파문’(18일 자), ‘경희대 패륜녀 미화원 찾아가 사과’(22일 자)의 기사를 두 차례에 걸쳐 보도했다. 지면과 온라인을 통해 사건을 접한 독자 및 누리꾼들은 자식뻘 되는 여대생에게 수모를 당한 미화원 아주머니에 대한 동정과 더불어 해당 여대생을 향한 성토와 응징의 의견을 쏟아냈다. 현재는 해당 학생이 환경미화원을 찾아가 사과를 하였고, 환경미화원이 이를 받아들여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하다. 인터넷 고발로 시작된 ‘패륜녀 사건’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기사로 작성되고 공중파 뉴스로까지 보도되었다. 함께 20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씁쓸한 마음이 앞선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과연 한 학생과 미화원 아주머니 사이의 단순한 다툼으로 다뤄지고 끝날 일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이러한 상황을 접했을 때 언론이 지면을 할애해 다뤄야 할 사안은 사건 자체의 전말보다는 오히려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배경, 그리고 이 사건과 연결선상에 있는 사회 구조적 문제점이 아닐까. 이 사건은 우선 우리 사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답답한 마음과 맞닿아 있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녹음 파일에서 내가 들은 것은 여학생의 욕설뿐만이 아니었다. ‘이 일자리 관둬도 좋으니 할 말은 해야겠다.’며 울분을 토하면서도 결국은 싸움이 벌어졌던 휴게실을 정리하며 그 자리에서 물러서야 했던 비정규직 환경미화원 아주머니의 답답한 심정 또한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해 안타까웠다. 해당 여학생 쪽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 보아도 이는 개인의 비도덕성만 탓하고 지나치기에는 더 많은 사회적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최근 20대 젊은층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해 되지 않는 여러 행동들은 비난으로 매도하고,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으로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결과에는 그 원인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언론의 역할은 왜 이러한 현상들이 사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지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번 패륜녀 사건에서는 청소년 시기부터 수치로 가시화되는 각종 성과·진학률 등에만 혈안이 되어 있을 뿐, 이들의 인성 및 도덕성 함양에 관한 교육은 뒷전이었던 우리 교육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대학이 취업률, 평가순위 등에 신경 쓰는 사이, 진정 대학 시절 익혀야 할 인문적 교양, 예비 사회인으로서의 소양 함양 등은 등한히 하고 있는 문제와 결부됐을 수도 있다. 언론이 가시적 현상에만 주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취업률, 실업난’ 관련 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현재 보도되는 기사들을 보면 취업률, 대기업의 일자리 창출 등의 수치만 나열돼 있을 뿐이다. 취업률은 늘었지만 정규직 취업률은 오히려 줄어 안정적인 일자리를 확보하지 못하는 청년들의 불안한 마음을 어루만져줄 기사가 없다. 대학생들의 졸업유예 비율에만 관심이 있을 뿐, 졸업을 연기한 학생들의 안타까운 생활상과 문제에 대한 사회적 대안을 소리 높여 요구하는 기사는 없다. 언론에는 권력과 사회 문제에 대한 감시자의 역할뿐만 아니라 발전적 방향으로의 사회 통합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책무도 있다. 서울신문의 사회면이 단순히 사건의 전말이나 보도자료에서 따온 수치로 채워지지 않았으면 한다. 사건들의 표면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의 함의를 품을 수 있는 폭넓은 서울신문 지면을 기대한다.
  • 대학가 기업식 구조조정 ‘몸살’

    대학가 기업식 구조조정 ‘몸살’

    대학가가 ‘기업식 구조조정’ 회오리에 휘말렸다. 지난 4월 단과대학 및 학과 통폐합안을 마무리한 중앙대를 필두로 성균관대, 건국대 등 여러 대학이 잇따라 학생·기업 수요에 따른 학과영역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을 반영했다고 하지만 학과영역 통폐합에 따른 논란은 커지고 있다. 24일 대학가에 따르면 성균관대는 학문의 융복합을 위한 학사구조 개편과 성과주의 보상체계 등이 담긴 ‘비전 2020’ 초안을 완성해 학내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초안에는 문과대와 사회과학부, 경제학부, 자연과학부 등을 문리과대학으로 통합한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입학생들은 1~2년을 학부과정에서 기초교양과정 수업을 듣고 이후 세부 전공을 선택하도록 했다. 성균관대는 삼성경제연구소에 의뢰해 이번 초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균관대는 6월 초 학생을 대상으로 첫 설명회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한 뒤 하반기에 비전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에 대한 학내 논란은 거세다. 문과대 교수들은 최근 학내에 대자보를 붙이고 “비전 2020안이 대학의 본질을 심각히 훼손하고 학문의 전문화와 심화를 통해 구축되는 학문융합의 기반을 붕괴시킬 것“이라고 반발했다. 지난달 8일 이사회를 열고 구조조정안을 통과시킨 중앙대도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이밖에 건국대도 최근 충주캠퍼스의 학문단위 구조조정안을 확정해 내년도 신입생 모집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독어학과와 불어학과는 통폐합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동국대는 이미 2008년부터 학과 평가 결과 하위 15% 학과의 입학정원을 10~15%씩 줄여 우수학과에 나눠 주는 입학정원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숙명여대도 최근 학과제 개편안을 마련, 매년 10%의 정원을 우수학과에 재배정하기로 했다. 대학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는 이유는 ‘성과주의’ 확산에 맞춰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중심으로 교육과정과 모집인원을 조정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상당수 대학들은 인문학 전공을 통폐합하는 대신 융합공학 등의 새로운 경쟁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윤경현(컴퓨터공학과) 중앙대 기획처장은 “학과 통폐합은 학과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합쳐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홍중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학문이란 여러모로 존재 이유가 있는데 단순히 실용성과 유용성에 기초해 강압적으로 조정하려는 시도는 대단히 위험한 생각”이라며 “학문에 기업식 논리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현용 윤샘이나기자 junghy77@seoul.co.kr
  • 유시민 때려 “盧風 막자” 오세훈 때려 “정권 심판”

    유시민 때려 “盧風 막자” 오세훈 때려 “정권 심판”

    6·2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에서 여야의 선거전이 ‘네거티브 캠페인’으로 흐르고 있다. 한나라당은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지사 후보에 대해, 민주당은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다. 한나라당은 ‘노풍(盧風)’을 견제하기 위해 대표적 친노 인사인 유 후보를 공격의 주 타깃으로 삼았다. 유 후보를 친북 좌파로 규정해 야권이 노리는 ‘이명박 정부 심판론’에 대응하는 한편 북풍(北風) 확산을 통한 세 결집도 시도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지사 후보는 18일 경쟁상대인 유 후보에 대해 ‘색깔론’을 들이밀었다. 그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유 후보가 천안함 어뢰 격침설에 의혹을 제기했던 것과 관련, “전 세계의 모든 과학자들이 합동으로 조사한 것을 ‘소설이다’ ‘억측이다’ 이렇게 말한다면 정상적인 상식하고는 굉장히 다르다. 국민 단합을 해치는 행위다.”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북한 어뢰 공격설도 기정사실화했다. 그는 “천안함 사태가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은 상식”이라면서 “이번 사태를 대통령의 책임으로 몰고 가는 것은 북한에 면죄부를 주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에 유 후보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안보무능론’으로 대응했다. 그는 “만약 북한이 그렇게 한 것이라면 안보가 아주 크게 뚫린 것이다. 이런 공격을 당하면서 알지도 못했고, 또 사후수습도 이렇게 엉망이 됐다면 군 지휘 계통에 있는 분들과 정부 관계자들, 대통령이 제일 먼저 책임을 져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시정 행태를 문제 삼으며 선거구도를 ‘정권 심판론’으로 확대시키고 있다. 당장 서울시가 최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제’와 관련해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한 것을 물고 늘어졌다. 노 전 대통령 시민추모위원회가 지난 14일 ‘추모제를 오는 22일 서울광장에서 진행하겠다.’며 사용권을 요청했으나, 서울시는 “자체 문화행사가 있다.”며 허가해주지 않았다. 우상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서울광장이 닫힌 광장이 되고 있다. 도대체 무슨 권리로 오 시장의 서울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러한 행사들을 금지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이어 “조전혁콘서트는 되고 5·18 행사,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제는 안 된다는 이중잣대는 국민과 시민의 심판 대상이 될 것”이라면서 “광장을 막게 되면 광장을 막은 그곳부터 다시 새로운 광장이 열린다는 점을 경고한다.”고 비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 ‘역동적 복지국가론’ 비판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 ‘역동적 복지국가론’ 비판

    “신자유주의 반대는 공허한 구호입니다.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 쓰는 격입니다. 용어를 정확히 써서 과녁을 정조준했으면 합니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보진영은 신자유주의와 시장의 대척점에 ‘복지’를 두고 이를 띄우는 데 열성이다. ‘시장 vs 정부’ 구도 아래 정부가 더 적극적인 복지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이상이 제주대 의대 교수 등이 주도한 복지국가소사이어티에서 내놓은 ‘역동적 복지국가론’이 눈길을 끈다. 이들은 북유럽식 적극적 복지정책 도입을 주장한다. 이런 흐름에 제동을 거는 주장이 나왔다. ‘역동적 복지국가 모델 평가와 대안모델의 방향’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은 남기업(40)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을 지난 17일 성균관대 수선관에서 만났다. 남 소장은‘시장 vs 정부’ 구도 대신 ‘좋은 시장 vs 나쁜 시장’의 구도가 좀더 현실적이라는 주장을 폈다. 좋다, 나쁘다의 기준은 제대로 된 경쟁을 보장하느냐에 달렸다. ●진보측 신자유주의 비판은 잘못 남 소장이 보기에 정부와 시장을 대립시킨 뒤 ‘신자유주의 반대’, ‘자본과의 대결’ 등을 내세우는 진보진영의 문제의식은 잘못됐다. “그런 주장은 ‘시장 과잉’이 문제라고 하는데, 정작 문제는 ‘건강한 시장의 부족’입니다. 제대로 된 경쟁, 즉 정정당당한 경쟁을 반칙과 특권이 가로막고 있다는 점을 지적해야 합니다.” 대기업-중소기업의 먹이사슬, 강남 사교육과 다른 지역 공교육의 불균등 같은 문제들이 여기에 다 녹아 있다. 이렇게 보면, 가령 삼성은 재벌 해체 대상이 아니라 시장참가자의 일원이라는 격에 맞는 자리를 찾아줘야 하는 대상이다. 이런 주장엔 전략적 판단도 녹아 있다. ‘신자유주의 반대’ 같은 구호는 너무 거창해서 공허한 데다,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아무리 아니라 해도 시장과 자본에 대한 전면 부정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역동적 복지국가 모델은 기업의 특권과 반칙에는 엄격하지만, 정규직 노동의 특권과 반칙은 어물쩍 넘어가는 단점이 있다. 노동시장도 제대로 된 경쟁, 좋은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지 기업과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독일에서는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임금을 20% 정도 더 받아요. 정규직은 안정적인 대신 낮은 임금을, 비정규직은 불안정한 대신 높은 임금을 받는 거지요. 이런 점을 역동적 복지국가론이 지적할 수 있을까요.” 남 소장은 역동적 복지국가모델의 핵심인 가파른 수준의 누진적 소득세 도입과 같은 증세론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가파른 증세는 강한 심리적 저항감을 불러올 뿐 아니라,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이념적 덧칠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을 시행하기도 전에 진이 다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증세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해야 복지정책 재원을 충당할 수 있을 지도 묘연하다. 결정적으로 복지가 진보진영만의 의제라는 것도 잘못이라고 했다.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공약에도 복지정책은 들어가 있다. 나쁘게 말해 흉내내기, 좋게 말해 외연확대다. 이런 현상은 복지에 대한 유럽학계의 수정주의적 해석과 맥락이 통한다. 복지에 대한 기존 좌파적 해석이 ‘노동자가 단결투쟁해 쟁취한 것’이라면, 수정주의 해석은 그에 못지않게 ‘기득권층의 포섭능력’이나 ‘기득권층의 질서정연한 퇴각’을 강조한다. 김진석 인하대 철학과 교수가 복지는 진보적 의제라는 통념을 가리켜 ‘착각’이라 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남 소장은 보수진영이 따라올 수 없는 진짜 진보적 의제를 생산하자고 제안했다. 바로 토지보유세다. 종합부동산세 논쟁에서 보듯, 이 문제는 보수의 물질적·상징적 기반인 ‘강남 땅부자’와 직결된다. 따라서 보수진영은 이 의제만큼은 결코 선점 내지 추적할 수 없다는 논리다. 게다가 토지보유세 강화는 ‘증세+감세 패키지 정책’으로도 유용하다. “노무현 정부가 종부세를 제안했을 때 법인세 인하 같은 감세안도 동시에 제시했다면 어땠을까요. 일부 땅부자와 집부자들에게는 세금을 더 받지만, 나라를 성장시킬 기업에는 세금을 덜 받겠다고 했다면 여론이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이렇게 마련한 재원을 복지에 쓰면, 선순환의 고리도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는 주장이다. ●‘불로소득 전면환수’ 퍼뜨릴 것 이쯤이면 짐작할 수 있듯, 남 소장은 지대(地代)에서 얻는 불로소득의 전면 환수를 주장했던 헨리 조지(1839~1897)의 신봉자다. 헨리 조지는 사회주의자가 아니다. 그는 하느님이 주신 땅을 잠시 쓸 뿐인 사람이 땅에서 나는 이득을 독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기독교도였다. 토지+자유연구소 참가자 중에 목사가 눈에 띄는 이유도, 남 소장이 독실한 기독교도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남 소장의 꿈은 헨리 조지의 사상을 널리 퍼뜨리는 것이다. 여건이 좋은 건 아니다. 국내에 헨리 조지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남 소장까지 포함해 딱 3명이다. 도식화된 보수·진보를 넘나드는 주장 때문에 “족보가 어떻게 되느냐.”는 비아냥도 듣는다. 그러나 진보그룹에서 ‘무엇을 할 것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할 것이냐.’를 두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리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게 남 소장의 작은 소망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바흐 원전연주 어떤 느낌일까

    바흐 원전연주 어떤 느낌일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음악이라고 다를까. 같은 종류의 곡도 그 시대의 음악적 풍토에 따라 연주 스타일은 확연히 달랐다. 바흐가 활동한 1700년대에는 진중하고 엄격한 바로크 음악의 시대였고 1900년대는 섬세함과 아름다움을 중시한 낭만주의 시대였다. 악기도 차이가 있었다. 바흐 시대의 바이올린은 가축의 창자껍질을 현으로 사용한 반면, 지금은 울림이 강한 금속줄을 사용한다. 여기서 딜레마. 지금의 해석 혹은 잣대로 바흐의 음악을 연주해도 괜찮은 걸까. 가령, 바흐를 엄숙하기보다 로맨틱하게 연주해도 되는 걸까. 물론 정답은 없다. 분명한 것은 아직까지 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과, 이 논란 속에서 당대의 연주 스타일을 그대로 고수해야 한다는 ‘원전(period) 연주’의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원전 연주 중심에는 독일 출신의 지휘자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81)가 있다. 아르농쿠르는 대표적인 원전 연주자로 꼽힌다. “어떤 시대의 음악이든 그 시대의 악기를 통해서만 최상의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지론에서 알 수 있듯, 그의 음악은 역사에 충실했다. 아르농쿠르의 바흐 원전 연주를 무더기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워너뮤직코리아가 최근 발매한 50장 분량의 박스세트 ‘바흐 50’이다. ‘바흐 50’은 바흐 원전 연주에 권위를 자랑하는 두 레이블인 텔덱(Teldec)과 에라토(Erato)의 음반들로 구성,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아르농쿠르 외에도 대표적인 원전 연주자인 오르가니스트 톤 쿠프만, 구스타프 레온하르트 등 10여명도 함께했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은 물론 관현악 모음곡, 푸가의 기법, 파르티타, 칸타타, 수난곡 등 바흐의 대표 작품이 망라돼 있다. 가격도 저렴하다. 10만원으로 장당 2000원 꼴이다. 음반 속에 나타난 아르농쿠르의 원전 연주는 단순히 ‘박물관’ 수준의 시대적 재현을 뛰어넘는다. 그는 단순한 복원가가 아니다. 바흐 시대 음악의 특성상 소리의 재질감이 다소 거칠지만 음악을 또 푸근히 감싸 안는 묘한 분위기가 신비롭다. 균형이 잘 잡혀 있어 흔들림도 없다. 아르농쿠르가 정격 연주의 연구가가 아닌 마에스트로(거장)로 추앙 받는 이유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음반들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교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해 주세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실과 동떨어진’ 부재자투표 규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대학생들은 직접 학내 부재자투표소 설치운동에 팔을 걷었다. 14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공직선거관리규칙은 특정 지역에 부재자투표 예상인원이 2000명을 넘어야 부재자투표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따라서 전체 학생수가 2000명 안팎인 교육대를 비롯해 학생수 2000명 미만의 상당수 대학은 부재자투표소를 설치할 수 없다. 다만 2000명 미만이라도 ‘지리·교통 그밖의 부득이한 사유’를 감안해 예외적으로 설치할 수 있으나 적용 사례는 별로 없다. 지역 선관위의 그때그때 입장에 따라 부재자투표소 설치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학가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기준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영민 2010 유권자연대 간사는 “지역 선관위의 입장에 따라 ‘고무줄 잣대’로 부재자투표소가 설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와 고려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등 전국 30개 대학 학생들은 직접 부재자투표소 설치운동을 벌이고 있다. 학업·비용·시간 등의 문제로 투표가 어려운 학생들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미소금융을 살리자] 전문가 대담

    [미소금융을 살리자] 전문가 대담

    미소금융 사업이 다음달이면 출범 6개월을 맞는다. 그동안 서울신문은 11회에 걸쳐 미소금융의 본격적인 태동과 다양한 활동, 개선할 점 등을 짚어왔다. ‘미소금융을 살리자’ 시리즈 마지막회로 지상(紙上)대담을 준비했다. 장훈기 미소금융중앙재단 기획관리본부장, 정명기 신나는조합 이사장, 박효순 우리미소금융재단 사무국장,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등 4명이 지난 반 년간 미소금융사업에 대한 평가와 한국형 마이크로크레디트(무담보 소액대출) 사업의 미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눴다. →금융소외자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 시작된 미소금융 사업이 출범 6개월째를 앞두고 있다. 그간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장훈기 미소금융중앙재단 본부장(이하 호칭 생략) 기존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에 비해 미소금융 사업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춰 고객들의 접근성이 크게 높아지고 사업 규모도 대폭 확대된 것이 성과라고 본다. 또 기업과 은행이 직접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이들의 사회적 책임(CSR) 문화가 확산된 것도 긍정적이다. 다만 미소금융재단을 방문한 고객들이 지원 대상이 되지 않거나 요건에 부합하지 않아 발길을 돌리는 점 등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은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미소금융재단 지점에서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신용보증대출, 자산관리공사(캠코)의 전환대출,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소액금융 서비스를 접수대행해 주는 ‘서민금융 통합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박효순 우리미소금융재단 사무국장 무엇보다 자활을 원하는 저소득 계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게 된 것이 큰 성과라고 자평한다. 현장에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해 고민하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우리미소금융재단의 문을 두드린 고객들이 대출을 받고 나서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해올 때다. 초기에 상담이 많이 몰려서 대출 지원이 원활하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출범 6개월이 다 돼 가는 지금은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본다. -정명기 신나는조합 이사장 정부 차원에서 미소금융 사업을 장기적으로 진행하도록 정책을 세웠다는 것이 긍정적이다. 그런데 지난해 미소금융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을 때 다소 성급하게 목표를 세웠던 것이 아닌가 한다. 1~2년 안에 200~300여개 지점을 만든다는 것은 상당히 큰 목표였는데 6개월여가 지난 지금 평가해 보면 처음 생각처럼 쉽게 되는 일은 아니다. 또 미소금융 대출 신청을 했던 2만여명 중 실제로 대출을 받은 사람이 매우 적은 것 등을 보면 미소금융 사업 초기에는 주로 홍보에 치우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출범 초기의 열렬한 관심과 달리 최근 미소금융 대출이 정체를 보이고 있다. 미소금융 사업의 진행 방향을 어떻게 바라보나.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거꾸로 생각하면 초기에 너무 많은 사람에게 대출을 해주는 것도 문제다. 미소금융은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엄연한 사업이다. 원금을 상환받아 그 돈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줘야 하기 때문에 대출 심사를 잘해야 한다. 그러려면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에 미소금융 초기에는 대출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 미소금융 대출 심사라는 것이 일반 은행 대출과는 달라서 단순히 숫자로만 상환 능력을 평가할 수 없다. 문제는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미소금융 사업의 지속 가능성이다. 돈 나갈 곳은 많고 들어올 돈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계속 자금을 지원할 게 아니라면 향후 10년간 2조원을 쏟아붓는다고 해도 10년 후에 자생력을 갖추기는 어렵다. 금융소외자들은 계속해서 생겨날 것이다. 정부가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몇 년만 미소금융 사업을 진행했다가 흐지부지 끝낼 게 아니라면 미소금융 사업이 스스로 굴러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정명기 6개월 동안 법적·제도적 보완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문제다. 지금까지도 미소금융 사업의 근거법은 전신(前身)인 휴면예금관리재단법이다. 미소금융재단과 명칭도 다르고 내용도 다르다. 미소금융 사업이 법률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1~2년 해보다가 흐지부지 끝날 가능성이 높다. 법적·제도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에 와서야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이 휴면예금관리재단법을 미소금융중앙재단의 설립법으로 명칭을 바꾸는 등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직도 미소금융 사업 실무자들은 현장에서 부딪치는 문제들의 개선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 성급하게 초기에 성과를 내려 하기보다는 제도 보완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미소금융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보완돼야 한다고 보나. -박효순 현장에서 느끼는 점은 미소금융 실무자들의 전문성이 점점 보완돼야 한다는 것이다. 미소금융이 성공하려면 대출 심사나 사후 관리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출 상담을 하다 보면 어떤 고객은 사업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거나 업종에 대한 분석 없이 창업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상담역이 사업의 준비과정과 기술력을 평가해 성공 가능성이 있는 사업자에게 대출을 해야 한다. 단순히 일회성으로 돈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관련 컨설팅도 수반돼야 한다. 또 대출 후에는 정기적인 사후 방문을 통해 대출자와 상담역간 유대관계를 형성해 또 다른 어려움은 없는지를 파악해 적절한 조언으로 사업 성공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회수율도 높아진다. -정명기 10여년 전부터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을 이끌어온 민간 단체 입장에서 보면 미소금융 실무자들이 고객인 빈곤계층의 삶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담보 소액대출이라는 형식만 갖고 나머지 기본적인 태도는 금융기관의 입장을 견지하려 한다. 정말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상환율이라는 잣대를 들이대기 때문에 미소금융을 그림의 떡으로 생각하는 금융소외자들이 많다. 미소금융의 기본은 ‘사람에 대한 신뢰’가 돼야 한다. 돈을 빌려가는 사람의 자활 의지에 대한 신뢰를 갖고 인내심을 발휘해 대출자를 보살피다 보면 상환율은 저절로 올라간다. 대출자들은 자기를 믿어주는 사람은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다. 미소금융 실무자들이나 우리 사회가 그런 가치관을 먼저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창균 미소금융 사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이자율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 현재 4~5%인 미소금융 이자율을 최소한 15~20%까지 올려야 한다고 본다. 이자율을 높여 상환액이 선순환되도록 해야 한다. 미소금융 조달금리를 0%라고 가정해도 미소금융 직원 인건비나 대손충당금 등을 계산하면 적어도 이자를 15% 정도는 받아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자부담이 높아지면 대출을 꺼리고 상환율도 낮아질 거라고 하는데 증명된 사실은 아니다. -장훈기 향후 마이크로크레디트에 대한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점을 감안해 미소희망봉사단(가칭)을 꾸릴 예정이다. 현재 지점별로 3~4명의 자원봉사자 위주로 운영되는 체계를 벗어나 미소금융중앙재단에 경영컨설팅, 세무·회계·법률 등 관련 분야의 뜻있는 전문가들로 대규모 봉사단을 구성해 지점의 상담업무를 폭넓게 지원할 계획이다. 또 전문 상담인력 양성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무담보·무보증 대출을 특징으로 하고 있는 미소금융사업은 결국 신용평가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적절한 심사를 통한 신용리스크를 관리하고 대출자의 현황을 정확히 파악해 상담해 주는 전문 상담인력 확보가 미소금융 활성화의 관건이다. 향후 전문가 양성 교육프로그램을 도입,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형 마이크로크레디트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나. -박창균 우리나라에서 결국 마이크로크레디트가 강점을 가지는 부분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김밥집이나 미장원을 차려도 특화될 수 있도록 미소금융사업이 도와주는 것이다. 우리나라 영세 자영업의 고질적 문제가 과당경쟁과 낮은 생산성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소득·저신용자들이 혼자 힘으로 경쟁력을 키우기가 어렵다. 미소금융 사업이 이런 사람들을 도와줌으로써 경쟁력을 북돋워 주고 산업을 업그레이드시키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정명기 기존 마이크로크레디트 단체들은 그동안의 경영 노하우를 갖고 있다. 미소금융이 민·관 협력모델을 만들어 민간 단체들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민간 마이크로크레디트 단체에서 지난 3년간 한국형 마이크로크레디트 모형 개발을 해왔다. 또 전문가 양성 아카데미를 만드는 등 교육 분야에도 강점이 있다. 이런 것을 우리 민간 단체들은 미소금융에 얼마든지 전수할 의지가 있다. 가령 전문가 훈련 등은 민간 단체에 위탁하는 등 서로 협력해 간다면 미소금융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미소금융 사업도 다각화돼야 한다. 현재 진행되는 창업자 대상 대출상품뿐 아니라 미소금융재단에 예금을 하면 더 높은 금리를 얹어준다거나 서민들이 필요로 하는 의료·교육·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출이나 보험 상품을 개발한다면 서민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장훈기 미소금융 사업이 단기적으로 그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불식하고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출자에 대한 지속적인 사업관리와 사업성공을 통한 원활한 대출 회수 등 미소금융사업 수행기관에 대한 성과평가의 틀을 세우는 것이 필수다. 이런 시스템 구축을 통해 금융과 복지라는 두 가지 기능이 어우러진 한국형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리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Hello 월드컵] 16강의 미학

    [Hello 월드컵] 16강의 미학

    2010남아공월드컵이 29일 앞으로 다가왔다. 일찌감치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32개국은 남은 기간 저마다의 목표를 쟁취하는 데 필요한 전략 마련에 더욱 땀을 쏟을 것이다. 이미 정해진 1라운드 조 편성에 따라 전술 보강 작업이 이루어지는 건 당연지사. 물론 저마다의 목표는 다르다. 6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브라질이 있는가 하면 소박한 첫 승을 목표로 하는 첫 출전국도 있을 것이다. 또 야심차게 첫 16강 진출을 목표로 하는 나라도 있을 것이다. 서울신문은 그동안의 월드컵을 돌아보면서 이번 남아공월드컵을 전망해 보는 ‘헬로월드컵’ 시리즈를 마련했다. 매주 2회씩 독자들을 찾아간다. 대회 창설 초창기인 20세기 초 국가간 교류가 활발하지 못한 탓에, 그리고 지금과 같은 일정한 출전 기준이 없었던 탓에 축구에 열광적인 일부 국가들의 잔치에 불과했던 월드컵축구대회는 더 많은 나라들에 문호를 개방하면서 지금과 같은 명성과 권위를 지니게 됐다.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면서 점차 규정과 원칙, 기준 등이 정해진 20세기 중반 이후 월드컵 출전 국가들은 1라운드 통과국과 탈락국으로 분류됐다. 그것은 지금과 같이 본선 32개국 체제로 굳어지기 전부터 하나의 기준이었다. 16개국이 출전할 때도, 24개국이 출전할 때도 1라운드 통과냐, 탈락이냐에 따라 그 나라의 축구 실력이 평가됐다. 사실 본선 진출국이 24개국으로 늘어난 이후부터 그 나라의 축구를 평가하는 잣대는, 심지어 국력을 나타내는 기준은 ‘16강’이었다. 월드컵이 전 세계인의 축제로 자리잡은 지금 대회 때마다 모든 출전국의 1차 목표 역시 당연히 16강 진출이다. 따라서 ‘16강’이라는 단어는 월드컵을 더욱 월드컵답게 꾸미는 동시에 그 자체를 상징하는 말이나 다름없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볼 때 ‘16강 진출’은 월드컵 카테고리의 단어 중에서 흔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말이 아닐까. 한국의 경우만 해도 2002한·일 월드컵 이전까지 16강 진출은 하나의 염원이었다. 1990이탈리아대회에선 3전 전패로 물러났고, 1994미국월드컵에선 2무1패로 쓴잔을 거푸 들이켰다. 물론 월드컵의 역사에서 2무1패의 성적으로도 1라운드를 통과한 사례는 분명 있었다. 이를 감안하면 2002년 이전 한국의 실력이 16강에조차 낄 수 없을 만큼 형편없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을 수도 있다. 16강의 아름다움은 바로 이 점에 있다. 2무1패의 성적으로 16강에 오른 나라가 있는 반면 2승1패를 기록하고도 16강 진출에 실패한 나라도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경우는 셀 수 없이 많았다. 지난 2002년 한국은 대회 통산 6회 출전 사상 처음으로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올랐고, 이후 4강의 기적을 일궈냈다. 한번 16강의 벽을 넘자 그동안 막혀 있던 모든 기운이 엄청난 폭발력으로 터져버린 것이다. 그 아름다움은 무시무시한 결과로 나타났다. 앞으로 남은 29일 동안 한국축구는 2002년을 이을 또 하나의 신화를 준비한다. 이번에는 우리나라 밖에서 열리는 월드컵 16강 진출이다. 조건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2무1패의 성적으로 16강에 진출할 수도 있고, 2승1패의 성적으로 16강 진출이 좌절될 수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우리 태극전사들의 첫 번째 목표는 당연히 16강 진출이다. 그 다음은 다음의 문제일 뿐이다. 16강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마음껏 음미한 뒤 또 한번의 신화 창조는 각자의 발에 맡길 일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남유럽 재정위기 한국은 안전한가] “성장 통해 재정건전성 확보할 것”

    [남유럽 재정위기 한국은 안전한가] “성장 통해 재정건전성 확보할 것”

    이용걸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10일 “성장과 재정 건전성의 동시 달성은 선순환 개념이며 성장을 통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리 경제를 위해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 차관은 인터뷰를 통해 “성장 동력을 유지하는 사업에 예산의 우선 지원이 이뤄질 것이지만 복지 예산에도 신경을 쓴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9일 재정전략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고성장을 이루는 새로운 재정전략을 주문했는데. -재정 건전화와 고성장 달성은 어떤 측면에서 같은 목표다. 그동안 우리는 섬유에서 조선, 자동차, IT로 이어오면서 성장을 이뤄왔다.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성장의 화두가 성공한다면 재정 수입의 확보가 가능하다. 이것은 다시 지출로 이어져 성장의 재투자와 복지 예산으로 이어지고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재정 건전화와 고성장은 선순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재정 건전화를 위한 구체적 달성 전략은. -정부는 재정수지 적자를 흑자로 돌리기 위해 향후 5년간 뼈를 깎는 노력을 할 것이다. 정부는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 5년 만에 흑자재정으로 바꿔 놓은 경험이 있다. 내년 예산 편성을 위해 오는 9월까지 각 부처 협의 과정에서 불요불급한 사업을 폐지하고 유사사업을 통폐합하는 등 강력한 세출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다. 이와 함께 비과세 감면과 탈루 소득 양성화 등의 세원 증대 방안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선심성 재정지출에 대한 억제 등 정치권과 국민 등 각계각층의 협조가 절실하다.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우리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이러한 외부 재정위기에 대한 정부의 대응 전략은. -정부는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해 국제 금융위기 전개과정을 철저하게 감시해 적절한 대응조치에 나설 것이다. 우리 경제의 장점은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며 이것을 최대한 활용해 위기를 극복하는 적절한 조치에 나설 것이다. →공기업 부채에 대해 우려가 높은데. -정부의 재정 건전성은 선진국에 비해 양호한 편이고 이는 국제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도 인정하는 일이다. 공기업 부채를 국가부채에 포함하는 나라는 없지만 정부는 공기업 자체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요구할 것이다. 우선 재무 여건이 어려운 공기업에 대한 자구노력을 강화시키고 사업 타당성에 대해 객관적 검증을 통해 경쟁력을 키울 것이다.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우리 출구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세계 경제의 변화는 실로 변화무쌍하다. 지난해 1년만 보더라도 IMF는 4번이나 세계경제전망을 수정할 정도로 불확실에 휩싸여 있다. 경기회복 기조는 맞지만 보다 확실해질 때까지 신중하자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돌다리를 두드리는’ 심정으로 세계 경제 흐름을 지켜보면서 출구전략을 세울 것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사설] 천안함 보도, 이념편향 언론들 왜 이러나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일부 언론들의 속보 경쟁이 우려스럽다. 본분인 객관성과 형평성을 접어두고, 자의적이고 이념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행태가 도를 넘었다. 특종 보도라는 덧칠을 해가며 설익은 내용을 확인된 사실처럼 쏟아내기도 한다. 안보 문제라고 해서 각 언론들의 지향하는 이념적 테두리를 제한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국가 안위와 직결되는 엄중한 사안인 만큼 국가사회의 일원인 언론도 지켜야 할 금도가 있다. 일부 언론들은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를 남용하고 있다. 남북 화해와 민족 화합 등을 내세우는 진보 언론은 어떤가. 북한을 지나치게 옹호하거나 우리 정부에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는 보도 내용이 적지 않다. 어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후 평양 귀환 소식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 가운데는 “중국의 당 및 국가 영도자들과 인민들은…김정일 동지를…극진히 환대했습니다.”란 내용도 들어 있다. 한 언론은 ‘극진한 예우’란 제목을 스스럼없이 달았다. 이들에겐 정부와 군은 안보를 책임질 능력도 의지도 없는 존재 같다. 항상 북·중 관계는 끈끈하며 한·미 관계는 오락가락한다는 식이다. 우적(友敵)이 뒤바뀐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일부 보수 언론들 역시 부풀리기 경쟁에 매몰되고 있다. 정보 당국이 북 정찰총국의 소행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는 내용도 나온다. 보도 내용을 보면 북한 소행이 틀림 없으니 보복이든, 응징이든, 공중전이든, 군사적 조치든, 제재든, 뭐든 센 걸 하라는 식이다. 노무현 정부의 북한 주적 제외를 원점으로 돌리라고 아우성이다. 한반도 위기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는 안보 위험은 고려하지 않는 듯한 태도다. 그러다 보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천안함 북한 연루설은 언론 보도·추측일 뿐”이라고 반박하도록 자초한 꼴이 되고 말았다. 언론은 보도 방향이나 원칙에서 고유의 영역이 있고, 이는 헌법적 권리로 보장받아야 한다. 그러나 안보문제를 놓고 국민을 편가르고 쪼개는 분열조장적 보도는 자제해야 한다. 보수와 진보의 대표를 자처하며 목소리를 키우는 일부 언론들은 사익(社益)보다는 국익(國益)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머지 않아 천안함 합동조사단의 최종 결론이 나온다. 최소한 그때까지는 기다리는 자세를 기대한다.
  • 4대 복음서 아닌 ‘도마복음’ 들어봤나요

    4대 복음서 아닌 ‘도마복음’ 들어봤나요

    동서양 종교를 비교할 때 흔히 들이대는 잣대 가운데 하나가 내세관이다. “삶도 모르는데 죽음을 어찌 알리오.(未知生 焉知死)”라고 공자가 언급한 이래, 동양에는 기독교 같은 내세관이 없어 종교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도올 김용옥(62)이 쓴 ‘도마복음 한글역주 2·3’(통나무 펴냄)은 이런 통설에 도전한다. 예수도 살아 있을 때 스스로 깨달아 영성을 얻는 것이 중요하지, 죽은 뒤 천국을 얘기하는 것은 소용없는 짓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깨달음을 구하는 자는 내 안의 예수를 발견하려는 자가 돼야 한다는 게 예수의 참된 주장이라는 얘기다. 도마복음(The Gospel According to Thomas)은 1945년 이집트에서 발견돼 1977년 영역본이 나오면서 전 세계에 알려진 복음서다. 마가·누가·마태·요한, 4대 복음 내용이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아 독일신학계는 4대 복음서의 기본이 되는 복음서가 있을 것이라 추정하면서 이를 ‘Q복음서’라 불렀다. 도마복음이 바로 Q복음서란 얘기다. 가장 이른 시기(AD 70~75년)에 쓰여진 것으로 여겨지는 마가복음보다 작성연대가 20년가량 앞선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지금의 성경 체제가 굳어지기 전 숱하게 떠돌던 이단 판본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있다. 그런데 읽다 보면 이 문헌은 이단이어야만 한다. ‘너희를 이끈다 하는 자’들에게 ‘천국이 하늘에 있다면 새가 먼저 갈 것이고, 물 속에 있다면 고기가 먼저 닿을 것’이라 비판한다. 제자들이 금식·기도 같은 종교 의식에 대해 묻자 예수는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을 마라, 싫어하는 것은 하지 마라.’고 꾸짖는다. 예수는 “너희가 너희 자신을 알 때 비로소 너희는 알려질 수 있으리라. 그리하면 너희는 너희가 곧 살아 있는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리라.”고 선언한다. 조직적인 선교활동을 통해 교세를 확장해야 하는 초기 기독교 입장에서는 거북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천국 장사에 찌든 일부 교회도 마찬가지다. 나아가 김용옥은 ‘신의 아들 예수’, ‘숱한 기적과 부활을 선보인 예수’ 역시 후대의 창작에 불과하다고 봤다. 역사적 예수는 살아 생전 열심히 활동했으나 뚜렷한 성과는 남기지 못했기 때문에 이를 미화하고 포장하기 위해 온갖 기적과 부활이라는 이야기를 집어넣어 드라마화했다는 것이다. 김용옥은 복음서 저자들을 아예 ‘작가’라 부른다. 이런 결론에 다다르면 결국 동서양 종교는 비슷하다. 도마복음 2장은 “구하는 자는 찾을 때까지 구함을 그치지 말지어다. 찾았을 때 그는 고통스러우리라. 고통스러울 때 그는 경이로우리라. 그리하면 그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되리라.”고 한다. 이는 성철(1911~1993) 스님의 유명한 법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와 똑같다. 김용옥은 ‘도마복음’에 이어 ‘중용’ 역주 작업에 몰두하고 있어 외부 접촉을 일절 삼가고 있다. 대신 특유의 갈라진 목소리로 진행되는 도마복음 열강은 들을 수 있다. 후즈닷컴(www.hooz.com)에 8일부터 동영상 강의가 올라간다. 김용옥이라는 사람이 정히 내키지 않는다면, 캐나다 리자이나대학에 몸담고 있는 비교종교학자 오강남 교수의 ‘또 다른 예수’(예담 펴냄)를 읽어볼 만하다. 맥이 닿는 주장을 담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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