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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통상조직 개편, 첫 단추부터 다시 꿰라/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통상조직 개편, 첫 단추부터 다시 꿰라/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근혜 정부 조직의 윤곽이 잡혔다. 경제분야의 성장과 민주화라는 쌍두마차를 이끌고 나갈 기수로 경제부총리제를 신설한 점은 불가피하다.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해 성장동력을 창출하려는 것도 미래지향적이다. 해양수산부의 부활은 해양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그 필요성이 예견된 바 있다. 식품의약품안전 관리기능을 강화한 것도 진정한 선진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필요조건을 달성하자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통상기능을 산업자원 기능과 합쳐 산업통상자원부를 탄생시킨다는 구상은 이해하기 힘들다. 국익을 위해선 “산업을 잘 아는 부서가 통상교섭 업무를 수행해야”하고, “통상교섭과 그에 따른 대책을 한 곳에서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인수위의 논리다. 업무 효율성 증진에 방점을 뒀다. 이는 변화된 대외통상 교섭의 현황을 간과한 것이다. 1970~80년대처럼 산업진흥과 수출 드라이브 정책에서 발생하는 통상 마찰을 적극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통상 교섭이 진행되던 때에는 산업 지원 부처에서 통상기능도 함께 수행하는 것이 필요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더 이상 제조업 분야에 대한 집중 지원정책을 추진하지 않으며, 대외적으로 방어해야 할 분야는 농수산업 지원정책들이다. 미국과의 소고기 시장 완전자유화 문제는 대표적 통상 현안이고, 2014년 말로 예정된 쌀 시장 개방은 다가오는 최대 현안이다.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도 우리의 주된 관심은 공산품보다는 민감한 농수산물에 주어진다. 인수위 논리대로라면, ‘산업통상부’가 아니라 ‘농업통상부’를 탄생시켜야 마땅하지 않은가. 물론 주력수출 공산품을 위해 해외 시장의 교역 장벽을 해소해 나가는 일도 통상업무의 중요한 부분이다. 이것은 외국 정부의 수입규제 정책에 대한 현황 파악과 국제통상규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일이다. 산업전문가보다 국제변호사의 영역이라는 말이다. 우리 현실에선 산업부도 농림부도 아닌 제3의 기관이 통상 교섭을 담당하는 것이 옳다. 지금은 개방을 통해 국내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스탠더드로 정부와 산업의 관계를 맞추는 시대다. 산업 지원 부처의 정책들이 이러한 수준에 맞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해 분쟁을 예방하도록 자문하는 기능이 중요해진다. 산업 지원 부처는 국내 수혜산업의 목소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산업 지원과 통상기능이 결합된다면 같은 부처 내에서 중점적으로 진행되는 지원 정책의 국제적 타당성을 객관적 잣대로 평가해낼 수 있겠는가. 논란이 일자 인수위는 “국제경제 외교”는 외교부에 잔류시킨다고 확인함으로써 외교부 달래기에 나섰다. 실무 조정 단계에서는 통상 현안 중 FTA 정책 및 협상 기능 위주로 산업자원부로 이관시키는 것으로 또 한발 물러섰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옷을 계속 눌러 입히려는 모양새다. 같은 이슈가 FTA 협상에서 논의되면 산업통상부장관이 나서고, 다른 경제통상 채널에서 논의되면 외교부장관이 나서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말인가. 시대를 역행해 1970~80년대에 맞는 통상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시도는 재검토돼야 한다. 외교부로부터 통상기능을 떼어내는 것이 불가피하다면, 차라리 미국의 무역대표부(USTR)처럼 대통령 직속으로, 아니면 총리 직속의 독립기관을 신설해 대외통상경제 기능을 통합적으로 담당케 하는 편이 낫다. 그래야 농림부, 해양수산부와 대조적인 이해관계에 놓여 있는 산업자원부가 FTA 정책을 세우고, 협상에서 농수산물 시장 개방을 밀어붙이는 어색한 모양새도 발생하지 않게 되고, 우리나라처럼 외교력이 대외통상 교섭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나라에서, 외교적 지원 없이 통상 교섭 부처가 고분분투하는 사태도 일어나지 않게 된다. 국회가 제 기능을 발휘하는지 정부조직법 개정 과정을 지켜볼 차례다.
  • [데스크 시각] 그들도 5년 전엔 그랬다/김태균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그들도 5년 전엔 그랬다/김태균 사회부 차장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막판에 큰일 하나를 추가했다. 지난 5년간 안 하는 편이 나은 일도 있었고,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도 있었지만 이번엔 명백히 후자에 속하는 일이다. 자신의 최측근 인사들을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 감옥에서 풀어줬다. 국민은 물론이고 후임자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입장도 철저하게 무시됐다. 아름다운 퇴장에 대한 최소한의 미련만큼은 대통령이 갖고 있기를 바랐던 사람들은 다시 한번 실망했다. 새 대통령 취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 물러나는 대통령의 5년 전 취임사가 궁금해졌다. 200자 원고지로 50장이 넘는 2008년 2월 25일 이 대통령의 취임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저는 오늘 국민 여러분의 부름을 받고 대한민국의 제17대 대통령에 취임합니다. 한없이 자랑스러운 나라, 한없이 위대한 국민 앞에 엄숙한 마음으로 경의를 표하며 제게 주어진 역사적·시대적 사명에 신명을 바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10년 만에 정권을 되찾은 구집권세력의 여망을 한몸에 받은 새 대통령의 희열과 각오가 읽혀진다. 이 대통령은 “끼니조차 잇기 어려웠던 시골 소년이 노점상, 고학생, 일용노동자, 샐러리맨을 두루 거쳐 대기업 회장, 국회의원과 서울특별시장을 지내고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었다”면서 “땀 흘려 노력한 국민이면 누구에게나 성공의 기회가 보장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념의 시대’를 넘어 ‘실용의 시대’를 열고 정부 혁신과 경제구조 혁신을 통해 ‘작은 정부, 큰 시장’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가 풀어낸 대한민국의 청사진은 화려했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대기업과 협력하고 경쟁하도록 하겠다.’, ‘능동적·예방적 복지로 낙오자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 ‘정부가 보육의 짐을 덜어 저출산 문제 및 삶의 질을 개선하겠다.’, ‘교육복지를 달성해 가난의 대물림을 끊겠다.’, ‘실용의 잣대로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겠다.’ 5년이 흐른 지금 이 대통령의 희망과 포부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경제정의, 교육혁신, 남북관계, 선진복지 등 이슈는 사라지고 불통과 갈등, 불신이 남루한 잔해로 사방에 널려 있다. 정부기관 사이에 벌어지는 ‘4대강’ 논란은 이를 압축한 하이라이트다. 이 대통령의 취임사는 ‘한반도의 새로운 신화를 향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갑시다. 저, 이명박이 앞장서겠습니다. 국민이 합심하여 떨치고 나서면 해낼 수 있습니다. 반드시 그렇게 될 것입니다’로 끝을 맺고 있다. 박 당선인의 취임사도 이 대통령의 취임사와 크게 다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가 그리는 큰 틀의 미래 비전은 방법론 정도의 차이를 보일 뿐 전임자의 취임사에 고스란히 들어 있던 것들이다. 하지만 당선 이후 40여일간 보여준 모습대로라면 박 당선인이 앞으로 25일 후에 낭독하게 될 취임사가 전임자의 그것처럼 ‘실패한 계획서’가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무엇보다도 향후 5년의 비전을 알리고 희망을 심어줘도 시원찮을 판에 ‘불통’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차기 대통령의 첫 국무총리 후보가 개인문제로 낙마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경제, 복지, 노동에 대한 건전한 이슈 논쟁이 있어야 할 자리를 불필요한 논란과 가십이 대신하고 있다. 전임자의 ‘실패’에 대한 연구가 부족해도 한참 부족한 것 같아 걱정이다. windsea@seoul.co.kr
  • “쉰 살 넘어서 모두 안된다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쉰 살 넘어서 모두 안된다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쉰 살이 넘어가니 다들 안 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31일 단행된 외환은행 인사에서 대구 사월역 지점장으로 발탁된 이한희(54)씨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은행에 들어온 지 34년 만에 지점장이 됐다. 통상 지점장은 대졸의 경우 입행에서부터 20~25년, 고졸은 23~27년이 걸린다. 여자상업고등학교를 나온 이 지점장은 고졸 잣대로 봐도 지점장 승진이 늦어도 한참 늦었다. “함께 입행한 고졸 여행원들이 하나둘 결혼과 함께 은행을 떠나더군요. 남아 있는 동료들은 승진 욕심이 별로 없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욕심이 없다기보다는 아예 꿈을 못 꾼 것이지요. 당시만 해도 ‘결혼하면 그만둔다’는 각서를 쓰고 입행했거든요.” 1979년 구미여상을 졸업한 뒤 외환은행 구미점에서 은행원으로 첫발을 디딘 그는 이 지점에서만 21년을 근무했다. 세월이 흘러 남녀고용평등법이 통과되면서 지점장을 꿈꾸기 시작했다. 상고를 나온 그에겐 영어가 취약 과목이었다. 학원을 다니며 공부해 7전8기 끝에 2000년 과장 시험에 합격했다. 이 지점장은 “영업점 (텔러) 창구 뒤에 있는 지점장 책상을 보며 늘 저 자리에 한번 앉아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번 승진으로) 나 같은 여성, 특히 상고 졸업자도 끈질기게 노력하면 승진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북지역 여행원들에게 ‘맏언니’로 불린다. 입행에서 지점장이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차장에서 지점장은 3년 6개월 만에 됐다. 차장이 되고서 대개 6~8년이 지나야 지점장이 되는 전례에 비춰 보면 ‘파격’이다. 친화력이 강점인 그는 영업실적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외환은행 자체 평가에서 성과가 나빴던 대구 만촌역 지점을 금세 1등으로 올려놓기도 했다. 그가 외국환과 예금 업무를 맡으면서 만촌역 지점은 반기 기준으로 5등으로 뛰어오른 뒤 2반기 연속 1등을 차지했다. 환전을 하러 찾아온 고객에게 카드와 통장을 개설시켜 장기 고객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 지점장은 “아무리 어려운 고객이 오더라도 예전부터 아는 사람처럼 편안하게 대하면 금방 친해진다”면서 “사람 대하는 일이 천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전화선 너머의 목소리가 무척 밝았다. 지난해 이모에게 간을 이식해 줄 정도로 따뜻한 심성의 그는 ‘솔선수범’의 리더가 되겠다고포부를 밝혔다. 지점장의 꿈을 이룬 그에게 또 다른 꿈을 물었다. ‘퀴즈대회 우승’이라는 엉뚱한 대답이 돌아왔다. “전 항상 불가능한 꿈을 꿔요. 지점장도 모두가 안 될 거라고 했지만 이뤘잖아요. (이번 승진으로) 뭐든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오늘의 눈] “도덕성에는 공소시효가 없다”/이영준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도덕성에는 공소시효가 없다”/이영준 정치부 기자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명 5일 만에 낙마했다. 두 아들의 병역비리와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결정타가 됐다. 장애인이란 역경을 딛고 일어선 그는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통합형 국무총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검증 과정에서 ‘특권층’, ‘귀족’의 이미지가 각인됐고 ‘투기의 귀재’라는 비난까지 쏟아졌다. 벼랑 끝에 몰린 그는 “부덕의 소치”라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후보직을 내려놓았다.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등 법조인으로서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그가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있어 치명적인 결점을 보였기 때문이다. 법조인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지역개발 정보를 미리 파악한 뒤 ‘금싸라기’ 땅이 될 서울 서초동의 허허벌판을 미리 사들였다는 의혹은 ‘서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할머니가 손자에게 현재 공시지가 44억원의 서초동 땅을 선물해 줬다”는 해명은 오히려 그를 ‘귀족’처럼 보이게 했다. 그 땅의 소유권을 20대였던 아들에게 넘겨준 모습은 ‘부의 세습’으로 비쳤다. 도덕적 모범을 보여야 할 국가 고위 공직자에게, 또 정의롭고 공정해야 할 법조인에게는 패악(悖惡)적인 행위였다. 같은 맥락에서 그가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또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아서다. 제기된 의혹들은 박 당선인이 내세우는 철학과 전면 배치되는 것들이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국민행복’을 전제로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새 정부에서 어떻게 구체화할지를 논의하고 있는데, 총리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 등으로 오히려 ‘민생’을 위협한 전력이 드러났으니 버틸 명분이 없었다. 물론 언론의 검증이 혹독했다는 평가도 있다. 그와 그의 가족까지 ‘발가벗겨’ 놓은 것에 시시비비가 있을 수 있다. “살인자도 25년이라는 공소시효가 지나면 죄를 묻지 않는데 무려 38년 전에 일어난 일을 들추어 현행법으로 처벌할 수도 없는 도덕성 부분을 문제 삼는 것이 합리적인가”라는 비판도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도덕성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강력범죄의 공소시효 제도 역시 시간이 지나 수사의 가치가 떨어진 경우 그 죗값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지 도덕성에까지 면죄부를 주겠다는 것은 아니다. 사회도 압축적으로 성장하면서 도덕성 잣대는 더욱 엄격해졌다. 또 정보의 디지털화로 개인 정보의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쉬워지면서 과거의 오점을 감추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도덕성의 공소시효를 무너뜨리는 요인이 된다. 도덕성이 중요한 이유는 리더십과 직결되는 까닭이다. 도덕성의 본질은 언행 일치이고 이는 국민들의 마음을 이끄는, 신뢰의 정치로 승화되는 것이다. 머리가 아무리 좋고 능력이 뛰어나도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인물은 리더로서 자격을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 더구나 대통령 다음 가는 국정의 2인자인 국무총리라면 국민들이 요구하는 도덕적 기준은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고, 또 높아야 한다. apple@seoul.co.kr
  • [의정 포커스] 황규복 구로구의회 의장

    [의정 포커스] 황규복 구로구의회 의장

    황규복 서울 구로구의회 의장은 31일 올해 최우선 지역 과제로 ‘교육 지원’을 꼽았다. 과거 구로구에서는 서울대 입학생이 해마다 통틀어 20명에도 못 미쳤지만 올해는 졸업생 가운데 서울대 수시합격자가 50명을 넘어서는 등 급격한 학력 신장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구로구가 주민 500명을 초청해 개최한 ‘원탁토론’에서도 주민들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교육을 꼽을 만큼 주민들의 열망도 뜨겁다. 황 의장은 “이성 구청장이 ‘아이 키우기 좋은 구로’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장기과제로 추진하면서 점차 학력이 신장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우수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이 많아지면 지역 인재가 늘고 유입되는 주민도 늘어날 수 있어 집행부와 보조를 맞춰 최우선적으로 교육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 의장은 공무원들이 장애인 등 약자를 위한 배려에도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황 의장은 “서울시에서 중증장애인에게 전세 자금 대출을 해주는 정책이 있는데 자치구 입장에서도 이런 방식의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시만 믿고 기다리지 말고 선도적으로 나서서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황 의장은 구의원들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현장에서 땀흘리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공언했다. 구로구 의회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섬에 위치한 사라왁 주도(州都) 남쿠칭시 의회와 우호교류 협약을 체결하고 구로디지털단지 육성을 위한 경제 사절단을 자임한 바 있다. 황 의장 스스로도 과거 개봉동에서 재개발·재건축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수백명의 주민을 일일이 만나 지역 지도와 가옥 침수 현황을 확인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황 의장은 “구의원 16명 모두가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주민들의 작은 목소리 하나까지 세심하게 챙기고 있다”면서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 앞으로도 주민들이 열성적으로 지지해주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의장은 끝으로 공무원과 주민들에게 연락조차 없는 자녀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에서 탈락해 어려움을 겪는 홀몸어르신 등 극빈층에 대한 배려를 당부했다. 황 의장은 “법의 잣대만 댈 것이 아니라 어려운 사람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면서 “정부도 지방자치단체가 보다 적극적으로 어려운 이들을 도울 수 있도록 예산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국토부의 잇단 코레일 압박… 철도시설 유지권 회수 속셈?

    철도정책을 총괄하는 국토해양부와 산하 공기업인 코레일(한국철도공사) 간 대립과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철도노조는 24일 고속철도(KTX) 민영화 반대 범국민 서명 등을 인수위 국민행복제안센터에 전달했다. 정부부처와 산하 공기업이 정부 정책을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인 전례는 찾기 힘들다. 양 기관은 철도 경쟁력 강화와 경영혁신이라는 원론에는 이견이 없으나 각론에서 해법과 인식 차를 드러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책에 반발하는 공기업을 상급기관이 ‘응징’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코레일은 국토부의 연이은 ‘돌직구’에 멘붕(멘털 붕괴)에 빠졌다. 지난해 국토부가 추진한 수도권 고속철도 민간개방이 코레일의 반발로 제동이 걸리면서 두 기관 간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됐다. 국토부가 코레일의 ‘안전성 및 정시 운행률 세계 1위’와 경영부실(2011년 영업 실적) 등을 지적하며 논란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더니 코레일 직원 15명이 국고금을 위법하게 사용했다며 수사 의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정책적으로 코레일에 출자한 자산 회수는 보류됐지만 국토부는 선로 배분권을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 이관한 데 이어 관제권 회수에 나선 데다 화물 분리까지 예고했다. 철도산업계는 국토부가 안전을 빌미로 코레일의 관제권을 회수한 것처럼 유지·보수 위탁사업비 횡령을 거론한 것은 시설 유지 업무를 되가져가려는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다. 경영능력이 없는 데다 부도덕한 공기업으로 낙인 찍힌 코레일은 ‘국민의 철도’라는 슬로건이 우습게 됐다. 한 간부는 “철도 민간개방을 위한 수순으로 무장해제시키겠다는 의도”라면서 “미우나 고우나 자기 자식(산하 공기업)인데 도가 지나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쟁체제 도입 등은 정권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추진됐어야 했는데 국토부가 ‘실기’하면서 혼란과 갈등만 야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코레일의 경영혁신도 공기업 경영평가 등 정부 정책을 통해 관리, 통제할 수 있었으나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철도 개방 원칙도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새로운 노선에 대해 코레일이 운영권이 없다던 국토부는 적자에 허덕이던 공항철도를 코레일에 떠넘겼다. 또 지난해 6월 개통한 수인선도 입찰 없이 코레일에 운영을 맡겼다. 하지만 수익성이 높은 노선에 대해 국토부가 이중잣대를 들이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15년 개통 예정인 수서발 수도권 고속철도의 민간 개방을 놓고 “돈 되는 사업은 민간에 주고, 적자 노선은 코레일에 맡겼다”는 반발을 피할 수 없다. 수도권 고속철도 민간 개방이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라 갑자기 대두됐다는 의문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고용석 국토부 철도운영과장은 “철도 경쟁체제 도입이 2011년 12월에 표면화된 것뿐이지 철도산업 구조개혁에 따라 진행돼 왔다”면서 “민간 개방을 통해 정부의 보조금 정책과 운영을 검증할 수 있다는 판단이며 기존 선이 아닌 새로운 노선을 선정한 것은 코레일의 반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저작권 공포… “CNN·미드 강의 어쩌나”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자사의 기사, 칼럼을 무단으로 교재에 활용했다며 서울 강남의 유명 어학원을 고소한 사건을 계기로 영어 학원가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3일 “D학원 송모(46) 대표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소환 조사했고 조만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코노미스트 측은 “D어학원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우리의 기사, 칼럼 54건을 허락 없이 사용해 100억~1600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발췌 기사 아래 문제를 덧붙인 교재를 만들어 최대 2만원에 팔았다”며 D학원을 고소했다. 자사의 콘텐츠가 포함된 D학원 교재, 연매출을 적시한 학원 대표 송씨의 언론 인터뷰 등도 증거 자료로 함께 냈다. 외국 매체가 저작권 위반을 문제 삼아 사법기관에 고소한 것은 처음이다. 학원가는 소송 소식에 당황해하는 모습이다. 대부분의 영어학원은 미국의 뉴스, 드라마, 영화, 잡지 등을 교재로 활용해 강의한다. CNN·AP·블룸버그 등을 통해 최신 뉴스를 접하고 디 오피스, 위기의 주부들, 콜드 케이스 등의 미국 드라마를 보며 실용 회화를 익히는 식이다. 영어는 기본이고 시사 정보와 재미까지 얻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그러나 이런 강좌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저작권법에 걸릴 소지가 있어 어학원들은 소송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만간 주요 학원장들이 모여 관련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A어학원 관계자는 “관행처럼 하던 일인데 소송에 걸렸다니 매우 당황스럽다”면서 “수사 결과를 보고 움직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B어학원 강사는 “CNN 뉴스의 스크립트를 복사해 나눠 주면서 수업하는데 이것도 저작권 위반이 되는지 떨린다. 관련 소송이 잇따를까 봐 학원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귀띔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靑 월권 차단… 정책조율 기능 총리실로

    靑 월권 차단… 정책조율 기능 총리실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조만간 꺼내들 2차 정부 조직 개편안의 핵심은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이다. 통상 청와대가 모든 권력의 ‘블랙홀’ 역할을 했다면, 차기 정부에서는 청와대와 총리실의 ‘역할 분담’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청와대 정책실장(장관급)을 비롯, 수석비서관(차관급)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청와대 비서진들은 관련 분야에 대한 동향을 파악하는 본연의 임무를 넘어 해당 부처 정책에 비공식적으로 개입하는 등 초법적으로 월권에 가까운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지적을 받았다. 따라서 청와대가 정부 부처 위에 군림한다는 비판을 받는 원인으로 작용했던 경제와 고용복지, 교육문화 등 정책 관련 수석실이 폐지 또는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이 겸직)를 부활하기로 한 상황에서 정책실장이 겸하고 있는 경제수석이 유지될 경우 ‘옥상옥’ 논란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책임장관제’ 공약과도 상충되는 것이다. 청와대 구성원의 역할이 대통령을 보좌하는 임무에 국한될 경우 부처 파견 공무원 수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공직 사회에서는 ‘청와대 파견=승진’이라는 등식이 만들어지면서 파견 여부를 놓고 내부 갈등이 빚어지고, 청와대에 입성한 뒤에는 부처 논리를 앞세우는 폐해가 나타나기도 했다. 청와대 직계 조직은 줄이는 대신 박 당선인의 주요 국정 어젠다는 위원회와 같은 별도 조직을 만들어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국정 현안을 논의하는 ‘국가지도자연석회의’가 대표적이다. 청와대 직속 상설기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박 당선인이 공약했던 국민대통합위원회와 국민감사위원회, 청년위원회, 기회균등위원회 등도 박 당선인이 직접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현 정부의 색채가 반영돼 있는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와 국가브랜드위원회 등 이명박 정부에서 신설된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는 상당수가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정책 조율 기능은 총리실이 넘겨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약집에도 “총리가 국무회의를 사실상 주재하고 총리의 정책 조정과 정책 주도 기능도 대폭 강화하겠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은 외치와 국정상황 관리, 총리는 내치와 정책 조율 등에 각각 주력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외교·안보 분야 ‘컨트롤타워’인 국가안보실을 청와대에, 복지 분야 정책을 총괄하는 사회보장위원회를 총리실에 각각 두려는 것도 이러한 역할 분담 구조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맥락에서 노무현 정부 당시 총리실이 갖고 있던 국무조정실 기능을 부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5년 전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총리비서실과 국무조정실이 통합되면서 총리실의 정책 조정 기능이 대폭 축소됐다. 인수위가 최근 역대 정부의 청와대·총리실 구조를 분석한 만큼 총리에게 얼마만큼의 권한이 부여될지도 관심사다. 총리에게 가장 큰 힘이 실렸던 시기로는 김대중 정부의 초대 총리이자 ‘DJP 연대’의 한 축이었던 김종필 총리, 노무현 정부 당시의 이해찬 총리 시절이 꼽힌다. 책임총리제의 잣대가 될 수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6차 전력수급계획·사업자 30일 최종 결정

    6차 전력수급계획·사업자 30일 최종 결정

    차기 정부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6차 전력수급 사업자 선정이 급물살을 타면서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2027년까지 전력공급량을 3000만㎾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6차 전력수급계획과 사업자 선정을 오는 30일쯤 확정, 발표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앞으로 15년간의 전력수급 계획을 설계하는 기본 자료로, 국가의 전력산업을 결정짓는 중장기 설계도다. 지경부는 그동안 6차 전력수급 계획이 박근혜 정부의 원전 정책 ‘잣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결정을 지난해 12월 17일에서 한 달여 미뤄왔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전력정책 방향이 원전의 비중을 줄이고, 대신 화력발전이나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키우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계획 확정 시기를 이달 말로 못 박은 것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아직 확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박근혜 정부의 전력 정책 방향은 석탄화력 발전소와 원전·신재생 발전소 비율이 반반 정도 될 것”이라면서 “설비수준 평가 위원회에서 석탄화력과 원전,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지경부는 이날 권역별 사업자 선정위원회를 구성, 사업자 검토에 들어갔다. 또 전력거래소 역시 최근 각 발전사업자가 제출한 주민동의율 확인조사 작업을 마쳤다. 지경부는 이후 추가 과정 등을 거쳐 이달 중으로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경부의 행보가 빨라지면서 사업에 관심을 가진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현재 29개 사업자가 40개 사업을 신청,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전투구식의 과열양상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달 말 사업자 선정을 마치더라도 잡음은 계속될 전망이다. 일부 시의회가 특정 기업 편들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역 주민과 시의회로 인한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유치 동의’를 사업 평가항목에 넣으면서 ‘불씨’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삼척시의회가 STX에너지와 삼성물산에 대해서만 사업 신청 동의를 하지 않아 지역주민들이 시의회를 상대로 항의시위를 벌이는 등 ‘불공정’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 삼척시는 시의회에 이들 5개 업체에 대한 투자 유치를 일괄 동의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포스코에너지와 동양파워, 동부발전삼척 등 3개 업체에 대해서만 유치 동의를 해 주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스스로 권한의 일부를 시의회로 넘기면서 불공정 시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면서 “치열한 유치 경쟁만큼이나 후유증도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서울광장] 일자리 창출 역발상 필요하다/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자리 창출 역발상 필요하다/오승호 논설위원

    대기업을 두둔하는 발언이라도 하면 시대 흐름을 모르는 사람으로 매도당할 분위기다. 기업정책이 ‘중소기업 지원, 대기업 규제 확대’로 압축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말 첫 정책 행보로 중소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힌 이후 중소기업 지원책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질 기세다. 중소기업 하면 무조건 측은하게 여기고, 대기업은 뭇매만 맞는 양상으로 전개될 때 일자리 창출에 마이너스 효과는 없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즉 1%대 99%의 대결 구도로 몰아가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상생할 수 있다. 경제 논리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가계부채, 청년실업, 중산층 복원, 세대 간 갈등 등의 과제는 일자리로 풀어야 한다. 베이비 부머들이 직장 밖으로 쏟아지는데 일자리 없이 하우스 푸어를 어떻게 해결하나. 중산층은 어떻게 해서 70%까지 끌어올리나.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 인식의 전환을 해보자. 박 당선인은 민생 중에서도 일자리를 취임 첫해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본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1987년 영국 국왕에게서 기사작위를 받은 역발상 투자의 귀재 존 템플턴 경은 늘 최적의 투자 타이밍은 비관론이 팽배할 때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1997년 말 외환위기로 주식가격이 폭락할 당시 삼성전자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식들을 사들여 큰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은 300만개가 넘는다. 경제의 주춧돌 중소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은 3000여개로 땅덩어리가 우리보다 큰 미국이나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의 경쟁 상대라 할 수 있는 타이완보다도 훨씬 적다. 기형적인 기업 생태계다. 우리나라는 수많은 법령을 동원해 1000개가 넘는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반대로 대기업은 34개의 법령과 84개의 시행령으로 규제하고 있다. 그런데도 99% 이상이 중소기업이다. 문제가 있다. 중소기업 정책을 정밀 진단하고 처방전을 내놔야 한다.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젊은이들이 중소기업 취직을 꺼리기 때문이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해야 일자리도 더 생겨 고용에 도움을 준다. 자동화와 첨단화, 공장 해외 이전 등으로 고용 효과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고용 없는 성장이란 있을 수 없다. 연구개발(R&D) 자금 등을 소액으로 쪼개지 말고 기술혁신 기업을 추려 대규모로 중점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 고용 안정을 이룰 수 있다. 일자리 창출 정책은 대기업 내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하다는 사실에 착안해 봄직하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글로벌 기업들과 나머지 대기업 간 차이가 적지 않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삼성과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전체 상장사의 절반을 차지했을 정도다. 자산을 기준으로 하는 외형, 즉 무늬만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곳까지 톱 클래스 기업들과 일률적인 잣대를 적용해 규제하는 대기업 정책을 재고할 필요는 없는지 궁리해 봤으면 한다. 지속가능한 일자리는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에서 승부를 거는 것이 빠른 길이다. 서비스산업은 제조업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만큼 발전 가능성도 크다. 제조업의 서비스화 등 글로벌 환경 변화와 저성장시대를 맞아 서비스산업에 대한 진입 규제 완화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가령 30대 그룹 중에서도 10대 그룹 이외는 한시적으로 길을 터주는 등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면, 소수 대기업이 독주하는 산업구조도 재편하고 좋은 일자리도 많이 만드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금융, 관광·레저, 의료 등 서비스 분야 육성을 강조한 것은 이명박 정부 이전부터였다. 그러나 관련부처나 이해집단 간 의견 대립으로 유야무야됐다. 이번에는 최고 권력자의 확고한 의지 피력이 요구된다. osh@seoul.co.kr
  • 홍기택 인수위원, 사외이사 겸직논란 재구성

    홍기택 인수위원, 사외이사 겸직논란 재구성

    홍기택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 1분과위원이 9일 겸직논란으로 NH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직을 사임했지만 인수위의 인선 이중잣대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인수위가 처음부터 홍 위원의 직책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단기간인 인수위 업무에 영향을 초래하지 않는다며 문제 삼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행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에는 인수위원 겸직금지 규정이 없어 홍 위원의 겸직은 위법사항은 아니다. 그러나 금융분야를 관장하는 경제1분과 소속으로서 금융권 사외이사를 그대로 유지하려 한 데 대한 도덕성 논란은 만만찮다. 홍 위원은 10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시비를 떠나서 인수위 업무에 집중하고 잘하기 위해서 사임한다”면서 “어제 논란이 일면서 지인들로부터 괜찮느냐는 질문을 받았고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홍 위원은 전날 통화에서 “언론에서 문제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오후에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에게 사정을 얘기했다. 인수위에서 사임 여부를 판단해주면 따르겠노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용준 위원장이 ‘7주밖에 활동하지 않는 인수위원에게 몇년씩 (유지)하는 사외이사직을 관두라는 것은 너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고 한다. (사외이사직이) 인수위원을 사퇴할 만큼 이해관계가 상충되지 않으니 직을 유지해도 상관없다고 윤 대변인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겸직 논란이 불거진 뒤 홍 위원이 하루 가까이 입장변화를 보이지 않았던 데는 김 위원장의 뜻이 반영됐다는 얘기다. 홍 위원은 “지난해 8월 이사직을 맡았고 제 경력은 인터넷에도 다 공개되어 있다”면서 “인수위원 선임 때도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 것 같다. 그런데 언론에서 중요한 사안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인수위 내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인수위원이 사외이사직을 유지하려 한 것은 공무원의 겸직금지 의무와 비교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 인수위 관계자는 “낮고 조용한 ‘실무형 인수위’와는 어울리지 않는 행태 같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미주통신] 美 뉴욕 법원 ‘불심 검문’ 즉시 중지 판결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이 그동안 인권 침해와 인종 차별 논란을 몰고 온 ‘불심 검문’(Stop and Frisk)을 즉각 중지하라고 판결했다고 미 언론들이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특히 이번 판결은 뉴욕의 브롱크스 지역에서 행해지고 있는 불심 검문 중지에 관한 판결이라 앞으로 논란과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시라 세인들린 판사는 판결문에서 “합법과 불법의 정확한 잣대를 긋기는 어렵지만, 그동안 뉴욕경찰(NYPD)의 그러한 침해는 시민에게 많은 위협을 느끼게 했다.”며 브롱크스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불심 검문을 즉각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이번 판결의 발단은 2011년 8월 이른바 제닌 리곤 사건으로 촉발되었다. 리곤은 그녀의 17살 난 아들에게 동네 가게에서 물건을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켰으나 이내 불심검문을 받고 말았다. 경찰관이 집까지 찾아와 아들 확인 요청을 한 순간 그녀는 아들에게 무슨 큰 사고가 난 것이 아닌가 하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말았다. NYPD는 범죄 예방 필요성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힘을 빌려 불심 검문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인권 단체 등을 중심으로 인종 차별이라는 비난을 받는 등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판결에 따른 추가적인 청문회가 이달 말에 열릴 예정으로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금감원, ‘갑상선암 분쟁’에 오락가락 판정

    금감원, ‘갑상선암 분쟁’에 오락가락 판정

    지난해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이모(32·여)씨는 보험금 지급을 두고 프루덴셜생명과 얼굴을 붉혔다. 암 진단 확정시점을 놓고 서로 주장이 팽팽히 맞서서였다. 이씨는 2011년 10월 비교적 간단한 침술 검사(‘미세침 흡인’)로 갑상선암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고 이듬해 1월 조직검사를 통해 암 확정 판정을 받았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그래도 암 보험을 들어둔 게 생각 나 병원비 걱정은 덜겠다 싶었다. 그런데 프루덴셜 측은 보험에 가입한 지 5년이 안 됐기 때문에 보험금의 절반인 1000만원만 지급하겠다고 통보해 왔다. 이씨는 보험에 든 게 2006년 말이고 암 확진을 받은 게 2012년 1월인데 무슨 소리냐고 따졌지만 보험사 측은 미세침 검사도 갑상선 암 진단에 흔히 쓰이는 만큼 이때를 암 판정 시점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미세침 검사는 어디까지나 ‘임상적 추정’에 불과한 만큼 조직검사 결과가 나온 시점을 암 판정일로 봐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이씨는 한국소비자원을 찾았다. 최근 갑상선암이 급증하면서 이 같은 분쟁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문제는 똑같은 사안을 두고 금융 당국이 오락가락하는 판정을 내리고 있다는 데 있다. 대법원 판례와도 어긋나 소비자들의 혼선 가중은 물론 법리적으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의 이씨 사례에서 소비자원은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미세침 검사보단 확진 검사로 조직세포 검사가 앞선다’며 보험금을 전액 지급하라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판결(제2011-39호)과 보험업계의 관례를 들어서였다. 하지만 보험사는 미세침 검사를 암 확정 시점으로 인정해 보험금을 절반만 지급해도 된다는 과거 금감원의 판례(제2010-55호)를 들어 이에 맞섰다. 이씨는 “암 확정 시점에 따라 거액의 보험금이 달라지는데 이렇게 금감원이 고무줄 잣대를 들이대도 되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전문가들도 고개를 갸우뚱한다. 김창호 한국소비자원 금융보험팀 박사는 “보험약관에 보면 ‘미세침 검사도 보험금 지급 기준이 된다’고 돼 있지만 그렇다고 미세침 검사가 조직검사보다 앞선다는 내용은 없다”면서 “통상적으로 보험사들이 임상 추정으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최근 갑상선암이 늘자 일부 보험사들이 약관 조항을 교묘히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보험금을 덜 주려 하고 있는데 소비자 권익 보호에 앞장서야 할 금융 당국이 동일 사안에 대해 정반대의 잣대를 들이댄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미세침 검사라 하더라도 담당 의사들의 소견과 분쟁조정 전문위원들의 판단에 따라 암 확정 진단으로 볼 수 있다”면서 “‘2010-55호’ 사례는 확진 판결인 만큼 동일 사례로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2007년 수원지방법원은 “미세침 검사는 암이 아닌데 암으로 오진할 확률이 약 1~6%, 암인데 암이 아닌 것으로 오진할 확률이 1~10%에 이른다”며 확정 검사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2007가단 26543’)했다. 보험사가 항소를 제기했지만 이듬해 대법원은 “1심 판결이 당연히 적용돼야 한다”(심리불속행)며 기각했다(‘2008다 67675’). 보험분쟁 전문인 박기억 변호사는 “미세침 검사를 확정 검사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는 모든 분쟁 조정 기준에 앞선다”고 잘라 말했다. 금감원의 분쟁 잣대도 여기에 맞춰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민주 “이동흡, 국민 기본권 무시한 판결로 유명”

    민주통합당은 4일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과 관련,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더욱 높였다. 민주당 당직자들은 이날 일제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청와대에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당내 일각에서는 “도덕적 하자가 아닌 이념적 잣대, 지역 편중을 들어 공격하는 것은 지나친 게 아니냐”는 수위조절론도 나왔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 이 후보자 지명에 대해 “이 대통령이 지명했다고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 전형적인 TK(대구·경북)인사다. 즉시 철회하고 대한민국 헌법수호를 위한 적정한 인사를 다시 지명해야 한다”면서 “이 후보자는 헌법재판관으로서 근무할 때 국민의 기본권을 무시하는 판결을 내린 사람으로 유명하다. 통합형 인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정성호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헌법재판관 9명 중 영남인사가 무려 5명으로 절반을 넘게 된다”고 주장하며 대 탕평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공세 수위와 방향을 생각해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 한 인사는 “과한 공세를 가하면 대선 때 등을 돌렸던 중도층에게 발목잡기로 비쳐질 수 있다”면서 “적정수위 견제와 비판을 하지 않으면 여론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춘규 기자 taein@seoul.co.kr
  • 한은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 시사

    한은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 시사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선진국 중앙은행의 적극적 경기 부양에 대해 한은도 변화를 고려해 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총재는 31일 배포한 2013년 신년사에서 “최근 (물가안정목표제보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수준을 정책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학계에서 나오고 있고 어떤 중앙은행에서는 시행할 가능성마저 열어놨다”고 운을 뗐다. 이어 “명목 GDP를 목표로 삼는 것이 물가안정목표제보다 더 적절하다기엔 아직 증거가 부족하지만 어느 하나의 잣대에만 매달려 중앙은행을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할 개연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 총재가 한은법에 명시된 물가안정 목표 달성 외에 명목 GDP 성장 목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檢 조직 논리 vs 개인 소신 충돌

    ‘공안 사건’ 구형을 놓고 한 여검사가 소신을 내세우며 조직 논리에 반기를 들고 나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해당 검사를 지시 불이행, 품위 손상 등의 이유로 징계할 방침이다. 3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 임은정 검사(38·사법연수원 30기)는 1961년 반국가단체(북한)를 찬양·고무한 혐의로 기소돼 1962년 유죄를 선고받은 윤길중 전 진보당 간사장에 대한 재심 사건에서 지난 28일 상부 지침을 어기고 무죄를 구형했고 법원도 바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공안 사건은 수사에서 구형까지 대검 공안부가 통제, 관리한다”면서 “공안 사건은 일반 형사 사건과 달리 통일적 처리가 중요한데 소신을 내세우며 대검 공안부의 지침을 어기고 독단적으로 처리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임 검사는 평소 ‘과거 검찰이 수사한 공안 사건 중 무리한 기소와 판결이 많다. 그런 사건은 재심에서 무죄를 구형하고 과거사를 반성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공안부는 ‘시대에 따라 사건을 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그 당시의 시각을 오늘의 잣대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어서 임 검사가 수뇌부와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장검사는 “임 검사는 공동 피고인들이 무죄가 선고됐고 법률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봐 무죄를 구형했다”면서 “임 검사가 자신의 소신과 조직의 지침을 융합시켜 나갔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다른 부장검사는 “윗선의 지시도 징역형을 구형하라는 게 아니었고 다른 절차도 제시했지만 임 검사는 모두 무시했다”면서 “생각이 다를 순 있지만 자기 확신이 강한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 검사는 검찰 수뇌부의 ▲공범 5명이 법과 원칙에 따라 선고를 해 달라는 통상 의견에 따라 무죄 선고를 받았으니 이번에도 법원 판단에 맡기자는 입장 ▲다른 검사에게 사건을 재배당한다는 결정 등을 어기고 선고 당일 ‘어떠한 징계도 감수하겠다’는 글을 검찰 내부 게시판에 올린 뒤 법정에 출석해 무죄 구형을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설] 노사 상생보다 분명한 국민통합 상징은 없다

    프랑스의 르피가로지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재벌 총수와 만나 근로자 해고 자제를 요청한 것은 ‘재벌의 나라’ 한국에서는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과거의 잣대로 보면 뜻밖의 일인지 모르지만 국민대통합과 경제민주화를 국정 핵심지표로 내세운 박 당선인으로서는 충분히 지적할 만한 말이었다. 기업이 어렵더라도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보다는 근로자의 일자리를 지키면서 고통을 분담하는 기업과 근로자의 상생,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생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것은 박 당선인의 ‘100% 대한민국’ 정신과도 통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대선이 끝난 뒤 노동현장에서는 노동자·활동가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숨지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노동계는 그 한 원인으로 기업의 과도한 손해배상소송을 지목한다. 실제로 한진중공업 158억원, 쌍용차 237억원, MBC 195억원 등 기업마다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수백억원의 손배소를 제기해 놓은 상태다. 근로자들에게 수백억원이라는 돈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액수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은 기업들이 노조의 쟁의행위를 제약하고 노조 파괴수단으로 손해배상과 가압류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민주통합당은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노동자 자살 관련 현안 문제를 다루자는 입장이나 새누리당은 아직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민변 등이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도록 노동조합법을 개정하자고 촉구하면서 그 대상으로 박 당선인을 꼽은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분명한 것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노동자들이 더 이상 나와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손배소가 제기된 쌍용차 국정조사는 박 당선인의 공약이다. 쌍용차 국정조사 과정에서도 손배소 제기의 과잉 여부가 다뤄질 수 있을 것이다. 박 당선인은 “대통령이 되면 정기적으로 노사 대표자들을 직접 만나 노동 현안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노동현장이 예사롭지 않은 지금이 대화의 적절한 시점일 수 있다. 노동계를 보듬어야 한다는 의견이 당선인 주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노사 상생을 국민통합의 첫 단추로 삼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본다.
  • [열린세상] 북한 위성의 궤도 진입으로 본 남북관계/장철균 서희외교포럼 대표·전 스위스 대사

    [열린세상] 북한 위성의 궤도 진입으로 본 남북관계/장철균 서희외교포럼 대표·전 스위스 대사

    지난 12월 12일 북한의 은하3호가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북한은 구소련,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영국, 인도, 이스라엘, 이란에 이어 자력으로 위성을 쏘아 올린 10번째 국가로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했다. 우리는 2018년에나 가입한다는 계획이어서 로켓 기술의 격차가 이렇게 컸는지 놀라움을 주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일은 발사 전날까지도 이 로켓이 궤도 진입에 성공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과 북한의 위성기술이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와는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북한에 관한 정보파악 능력이 의문시된다. 부족한 정보를 갖고 우리의 잣대에 따라 희망적 사고로 북한을 평가해 온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이 중대한 사건은 대선을 치르면서 정치권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여야 모두 북한의 성공을 평가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현 정부도 정보 오판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언론도 대선에 집중하고 싶었을 것이다. 국내정치 때문에 뒷전으로 밀려나기는 했지만 은하3호의 성공은 매우 심각한 안보문제를 함축하고 있다. 우선, 김정일이 호언하던 강성대국의 실체이다. 북한은 지난 4월 김정은 체제가 등장하면서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했다. 고농축 우라늄(HEU)도 상당히 진척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은하3호는 1만㎞ 이상의 장거리미사일 발사 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머지않아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하면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탄(ICBM)이 미국을 사거리에 두게 된다. 미국도 북한을 무시하기 어려워졌다. 남북관계에서 힘의 균형도 변화될 수 있다. 한국도, 미국도 대북관계를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둘째로, 은하3호는 정통성과 경륜이 부족한 김정은의 세습을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김정일이 예상보다 빨리 사망하면서 남긴 경제 파탄의 유산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체제는 핵과 장거리 미사일로 무장하면서 순항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에는 핵을 내세워 협상을 제의하고 경제적 대가를 흥정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기 때문에 북한이 중국식 경제발전으로 경제가 차츰 좋아지면 28세의 김정은 체제는 30년 이상도 지속할 수 있다. 이러한 남북관계를 우리가 진정 희망하는 것인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남북 분단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은 몇 차례나 붕괴 위험이 있었다. 그러나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에 합의한 후 시간을 벌면서 핵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가뭄과 홍수로 200여만명이 굶어 죽는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한국은 북한이 머지않아 붕괴할 것으로 판단하고 ‘연착륙’이라는 유화책으로 경수로를 지어주었으나 북한은 붕괴되지도, 핵과 미사일 개발을 멈추지도 않았다. 한국의 정세 오판과 왜곡된 대북정책의 결과이다. 분단을 관리하는 비용이 통일비용보다 적지 않음을 상기해야 한다. 넷째, 북한이 군사대국을 자신한 데는 남한의 정치가 한몫을 했다. 국내 정치판이 좌우로 시계추처럼 요동치고, 응징을 뒷전으로 한 유화책이 계속되는 동안 북한은 시간벌기와 함께 경제적 보상을 받으면서 핵과 대륙간탄도탄을 개발할 수 있었다. 사활적 국가이익인 안보와 대북정책은 국내정치가 출발점이며 초당적 외교가 왜 필요한지를 설명해 주고 있다. 내년 2월에는 새 정부가 출범한다. 새 정부는 과거와 같이 유화책으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거나, 시간이 흐르면 붕괴 조짐이 나타날 것이라는 안이한 판단에 기초해 대북정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 은하3호의 충격을 계기로 사실에 기초한 한반도 안보균형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남북관계에 대한 중장기적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필요하면 대선공약도 수정, 보완해야 한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대화와 제재를 병행해야 할 딜레마에 직면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과의 대화는 필요하지만 우리 측이 서두를 이유는 없다. 국제공조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대화를 내세우고 나중에 압박하는 것은 과거를 반복하는 것으로 효과도 없다. 새 정부의 새로운 남북관계를 기대해 본다.
  • ‘세시봉’ 윤형주의 음악과 인생

    1960~70년대를 풍미했던 포크 가수 윤형주(65)가 자전적 에세이집을 냈다. ‘나의 노래, 우리들의 이야기’(삼인 펴냄)다. 책은 ‘내 인생의 열 가지 풍경’과 ‘세시봉의 친구들’ 등 두 개 테마로 나눠져 있다. 전반부 10개 풍경들엔 자신이 겪어온 삶의 편린들을 빼곡하게 담았다. 일생을 통틀어 가장 치욕스러웠던 대마초 파동, 가수를 ‘풍각쟁이’라고 여겼던 아버지와 의 갈등, 공연 기획자로서 겪었던 실패담 등 내밀한 이야기들로 채웠다. 책은 저자가 ‘트윈 폴리오’를 해체하고 연세대 의대에 복귀한 시점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10개의 풍경 가운데 맨 마지막 장인 ‘윤형주는 가수다’ 편에서 다시 가수 입문과 ‘트윈 폴리오’ 결성까지 과정을 그린다. 자서전의 일반적인 패턴인 시간의 흐름을 살짝 비튼 것. 트윈 폴리오를 해체한 뒤, 다시 방송을 통해 음악계에 복귀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모멘텀이었다는 뜻이었을까. 후반부는 ‘절친’들에 관한 장이다. 연세대 동기동창인 콧수염 가수 이장희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보헤미안’으로, 양희은은 ‘언제나 씩씩한, 그러나 애틋한 내 동생’으로, 김세환은 ‘멋쟁이 내 동생’으로 그려진다. 그에게 조영남은 ‘엉뚱함의 최고봉’이었고, 전유성은 ‘숫기 없는 개그맨 1호’였다. 한데 있어야 할 사람이 보이지 않고, 뜻밖의 사람이 보이기도 한다. 가수 이종용이 그렇다.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듯한 이종용과 ‘엄친아’ 윤형주가 교분을 나누었다는 게 의외다. 대마초 파동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는 과정에 잠깐 등장하는 ‘꼽슬이’도 마찬가지. 반면 ‘트윈 폴리오’의 파트너였던 송창식은 보이지 않는다. 그는 “송창식이 모든 얘기들에 배경처럼 깔려 있어서” 따로 항목을 만들지 않았다고 했다. 보편적인 잣대로만 보면, 사실 송창식과 저자는 그리 어울리는 편이 아니다. 저자 스스로도 “우리는 많이 달랐다.”고 했다. 이 문장이 함축하고 있는 게 어디 음악적 지향점뿐이랴. 그러나 의외의 조합이었던 ‘트윈 폴리오’는 약 2년 동안 활동하며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 짧은 시간 동안 ‘하얀 손수건’, ‘웨딩 케이크’ 등 번안곡을 히트시키며 당대의 가요계를 휘어잡았으니 말이다. 부조화의 역설이다. 예나 지금이나 저자는 활동 영역이 넓다. 밖의 시선으로 그를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한데 스스로 “윤형주는 가수”란다. 담백하다. 덧대고 뺄 게 없다. 그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나를 기억하는 이름”이고 “내 인생의 가장 설레는 순간을 보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책 말미에 자신의 히트곡과 애창곡을 담은 CD를 남겨뒀다. 1만 3800원.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데스크 시각] 돌직구와 변화구/임병선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돌직구와 변화구/임병선 체육부장

    클린트 이스트우드(82)가 축 늘어진 목젖을 드러낸 영화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Trouble with the curve)를 봤다. 18대 대통령 선거 결과 때문에 심란했던 지난 주말이었다. 지겹게 이어지는 선거 결과의 되새김질과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 새해를 맞는 착잡함 같은 것이 뒤섞여 핍진했던 차였다. 뻔한 줄거리인데도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주인공 거스 로벨은 미국 프로야구 애틀랜타에서 평생을 보낸 스카우트. 일찍이 아내와 사별하고 딸 미키는 여섯 살 때부터 친척집을 돌아다니게 했다. 야구에만 정신이 팔려 평생 객지를 떠돌았다. 스탠드에 오르다 비틀거리며 넘어지기 일쑤인데도 차를 손수 몰아 고교 야구 선수들의 경기를 찾아 다닌다. 싸구려 모텔과 식당, 바를 전전한다. 구단에 알랑거려 실권을 쥔 젊은이들의 이른바 데이터 야구를 경멸한다. 하지만 젊은이들을 설득할 능력도, 생각도 없다. 미키는 아빠가 바라던 대로 변호사로 성장, 대형 로펌의 파트너에 오르기 직전 스카우트로서 마지막일 수 있는 아빠의 여행에 따라나선다. 평생 경험과 직관에 의존해 살아온 아빠와 논리와 이성으로 무장한 딸은 건건이 대립한다. 한 영화기자는 ‘아빠는 돌직구, 딸은 커브’라고 이 대립 구도를 요약했다. 영어 제목은 쉽게 말해 ‘변화구 공포증’. 기자는 “우린 직구밖에 몰라.” 하는 세대들의 고집스러움과 그 속에 자리 잡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중첩시킨 것으로 봤다. 로벨은 모두가 유망주로 손꼽는 고교 타자가 실은 변화구를 전혀 치지 못하는 약점을 간파해 낸다. 형체를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눈이 나빠진 그는 보청기 꽂은 ‘귀로 야구를 본다’. 그 타자가 방망이를 휘두를 때 나는 소리를 들어 오른팔이 끌려 나오는 점을 콕 집어 낸다. 아빠 손에 이끌려 야구를 즐기던 시간이 가장 행복했다고 털어놓으면서 아빠가 어린 자신을 내팽개친 비극적인 이유, 병적이다 싶을 정도로 경기장을 찾아 떠돌아다녔는지 알게 된 미키는 조금 더 가까이에서 그 타자를 지켜본 뒤 아버지 편에 선다. 곡절 끝에 부녀가 옳았음이 증명된다. “어쩌면 내 생활 방식을 바꿀 때가 된 것 아닌가 생각되는구나.” “이미 그러셨잖아요.” 선거에서 패배한 후보를 지지했던 많은 이들이 상심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목숨을 던지는 이들마저 있다. 극한의 선택과 별개로 사회 전체적으로 더 막막한 것은 젊은 세대가 패배의 원인을 윗세대에 들이대는 것. 윗세대가 불만보다는 불안에 기울어 투표장으로 향했고 마땅히 나아갈 역사의 진전과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는 점을 이해하기 힘들어 더욱 황망했다. 윗세대의 불안을 부채질한 게 무엇인지, 왜 ‘계급 배반 투표’로 기울었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것 역시 비슷하다. 젊은 세대는 역사와 이성이란 잣대를 들어 누구는 안 된다고 했는데 그 메시지가 윗세대에 전해지는 데 한계가 있었다. 후보도 그랬고 야권 단일화에 함몰된 점도 그랬다. 윗세대는 “니들이 우리보다 똑똑하고 잘난 것 잘 알아. 그런데 니들은 책으로 역사를 배웠어.”라고 쏘아붙였다. 앞에서 그러지 않았고 조용히 투표장에서 그랬다. 기자가 보기에 윗세대는 이번 선거에서 자신이 살아온 역사-내놓고 자랑할 것은 없으나 그렇다고 부끄러워할 수만은 없는-와 당선인을 일체화한 것 같다. 젊은이들이 목청을 높일수록 윗세대의 구심력은 더 커졌다. 진보 정권 10년에 별로 잘나지도 않은 이들이 잘난 척하는 꼴 너무 많이 봤다는 심리적 반발이 그들을 똘똘 뭉치게 한 점을 과소평가했다. 결국 해법은 함께 야구 보러 여행을 다녀야 한다는 것. 진보 진영과 정당, 젊은 세대는 논리와 역사란 틀을 뛰어넘어야 한다. 조직된 노동자와 농민, 식자층의 한계를 벗어나 계급배반을 서슴지 않는 이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역사의 진전을 이끌어 내야 하는 숙제를 이번 대선에서 안았다. 직구와 변화구를 섞어야 타자를 요리할 수 있지 않은가.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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