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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창조경제와 규제개혁/이민화 카이스트 초빙교수

    [열린세상] 창조경제와 규제개혁/이민화 카이스트 초빙교수

    ‘창조는 연결이다’(스티브 잡스). 연결을 저해하는 장벽들은 창조경제 구현을 저해한다. 규제개혁으로 장벽을 낮추면 창조적 융합이 촉진된다. 창조경제 구현의 필요조건이 규제개혁인 이유다. 창조경제 구현의 충분조건인 기업가 정신은 창조적 도전으로 융합을 가속화한다. 즉 규제개혁과 기업가 정신이 창조경제의 양대 전략적 목표인 것이다. 이를 통하여 융합이 쉬워지는 경제가 바로 창조경제다. 규제는 권력이다. 규제를 줄이는 것은 공무원의 권한을 축소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규제가 늘어난다. 김대중 정부 시절 7000여건으로 대폭 축소했던 규제 개수가 이제 두 배가 넘는 1만 5000건에 달하고 있는 이유는 자명하다. 여기에 언론이 가세하여 규제를 증가시킨다. 사고가 나면 규제를 만든다. 반대할 명분이 없다. 여기에 국민들도 규제친화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보다는 정부가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민원이 오히려 규제를 늘린다. 모든 규제가 암 덩어리는 아니다. 정상적인 신호등 체계는 질서를 유지시킨다. 문제는 규제 자체가 아니라 규제 품질이다. 규제는 비용과 편익의 양면을 가지고 있다. 규제 편익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규제가 수술 부위인 것이다. 이러한 규제는 처음부터 이익집단에 의한 저품질 규제부터 시작은 좋았으나 시대 소명을 다한 규제 등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 여름이 되면 겨울옷을 갈아입어야 하고 찢어진 옷은 수리해야 한다. 규제는 뱃살이다. 문제해결의 핵심 도구는 규제 비용과 편익을 산정하는 규제영향 평가다. 한국의 규제 비용을 국가 GDP의 9%선인 100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규제 개혁을 통해 뱃살을 100조원 줄이면 한국 경제의 몸집은 가벼워지고 창조경제 구현을 향하여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규제 영향 평가가 고비용·저효율 구조라는 데 있다. 대한민국 규제 전체를 평가한다면 5000억원 규모의 비용이 투입될 것이다(1건당 3000만원에 1만 5000건의 규제). 문제는 그 결과가 그다지 믿음직하지 않다는 것과 항상 비용/편익은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의 규제 관련 예산은 100억원 수준을 넘어 본 적이 없다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다. 규제의 뱃살을 빼는 데 100조원 규제 비용의 0.01%도 투입하지 않겠다는 것이 정부의 현재 예산 구조다. 추가 예산을 투입한다는 전제로 얘기를 계속해 보자. 이제 한국은 창조경제에 걸맞게 창조적인 규제 개혁 시스템을 구축하는 창조적인 정책을 제언한다. 선진국을 따라하는 모방 경제와 모방 학문의 한계를 넘어서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의 실시간, 저비용, 고효율의 규제 영향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보자. 달나라 가는 것보다는 훨씬 쉽고 효과도 크다. 참고용 잣대이지만 그 효용은 엄청날 것이다. 규제 관련 빅데이터는 중복된 민원과 악의적 민원, 공무원의 과도한 업무를 줄여줄 것이다. 항상 기술 혁신이 세상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왔음을 기억하자. 규제는 전쟁이다. 아무리 무기가 좋아도 문화수준이 저하되면 전쟁에 진다는 것이 베트남에서 입증된 바 있다. 이익집단의 발호에 의한 저품질 규제를 막는 대안은 개방이다. 이제 스마트 컨버전스 기술을 활용하면 실시간 개방도 가능하다. 정부 3.0에는 정책 결정과정을 개방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 규제영향 평가를 받지 않는 국회도 개방돼야 한다. 스위스와 같이 국민 청원에 의해 입법 철회도 가능할 기술이 준비됐다. 국회는 법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없애는 일도 해야 할 것이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규제 개혁은 독해야 한다. 규제 개혁의 기본 정신은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전환하는 것이다. 마치도 KTX표를 원칙적 검사에서 원칙적 비검사로 전환하는 것이다. 국가를 지키는 의식이 투철한 공무원들은 우려한다. 만약 너무 많은 사람들이 무임승차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교육, 의료, 금융, 환경 규제를 없애지 못하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규제 개혁은 사전 규제를 줄이되, 사후 징벌은 엄격해야 한다. KTX 무임승차 시 발각되면 10배를 물린다. 발각의 확률보다 큰 징벌이 규제 개혁의 독한 실천이다.
  • [열린세상] OECD 평균치 뒤집어보기/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열린세상] OECD 평균치 뒤집어보기/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언제부턴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치가 우리 사회 평가의 잣대가 되었다.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96년 OECD 가입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는 점에서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평가 잣대로 흔히 언급되는 OECD 지표가 높은 노인빈곤율과 자살률이다 보니 관련 지표의 무게감이 적지않다. OECD 평균치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복지정책 방향성의 잣대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가 달성한 경제적인 성취는 OECD 회원국 중에서도 전례가 없다. 영국이 200년, 미국이 150년 이상 걸린 경제적 업적(1인당 구매력 기준)을 우리는 40년 만에 달성했다. 경제성장이 빠르다 보니 파생되는 사회문제도 이례적이다. 단적인 예가 국민연금이다. 연금역사가 70년 이상인 대다수 OECD 회원국과 달리 전 국민에게 확대된 우리 국민연금 역사는 15년에 불과하다. 전통적인 사적 노인부양체계가 붕괴된 상황에서 연금역사가 짧다 보니 노인빈곤율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문제다. 우리나라 노인의 상대빈곤율(49.3%)이 OECD 평균(12.8%)의 3배가 넘다 보니, 노인 빈곤문제를 평균치로 접근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상대빈곤율이 OECD 평균보다 3배가 넘는다는 것은 우리나라 노인집단의 소득 불평등이 그만큼, 즉 OECD 회원국에 비해 3배 이상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1인가구를 포함한 전체 상대빈곤율(14.0%)과 비교해 봐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65세 이상 노인 소득상위 20%의 소득인정액이 월 210만원(2013년 기준)인 반면, 소득하위 50%는 월 24만원(소득하위 26%는 0원)이다. 기초노령연금이 도입됐음에도 노인집단의 지니계수가 2007년 0.39에서 2011년에 0.42로 0.03 포인트 증가한 배경이다(지니계수가 커질수록 소득불평등은 심화). 이처럼 노인의 소득 불평등이 심한 상황에서 대다수 노인에게 비슷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할 경우 OECD 회원국 중 최고라는 높은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을 떨어뜨리기 어려울 것이다. 동일한 액수 지급에 따른 빈곤 완화 효과가 크지 않아서다. 소득이 낮은 취약노인의 자살률이 더욱 높으리라는 가설하에, 정부정책으로도 빈곤완화 효과가 크지 않다면 취약노인의 높은 자살률이 감소하지 않을 것이다. 노인대상으로 많은 돈을 들이고도 가시적인 효과가 없을 것이라 판단하는 이유다. 전 세계적으로 심화되는 소득 불평등을 우려한 IMF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는 일본보다 낮으나 자산을 포함하면 오히려 높아진다. 특히 조세와 소득이전정책을 통한 재분배 효과(0.025 포인트)가 북유럽의 7분의1, 남유럽에 비해서도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복지지출이 급증함에도 취약계층의 복지 체감도가 낮은 이유다. 사회보장예산 상당액이 비취약계층에게 쏠려 나타나는 현상이다. OECD 회원국 중 사회보장 지출이 가장 빠르게 증가함에도 세 모녀 자살 사건이 발생하는 배경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니계수가 0.0172 포인트 높아질 때 일반범죄가 6300건 증가한다고 한다. 우리의 조세 및 사회보장정책 재분배 효과가 남유럽의 그리스 정도만 돼도 2만 7000건의 범죄가 줄어든다는 이야기다. 자살을 자신에 대한 범죄로 해석한다면, 자살률이 제일 높은 고령 취약노인에 대한 지출확대 시 자살률이 대폭 낮춰지지 않을까. 평균적인 접근으로는 높은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을 획기적으로 떨어뜨리기 어렵다. 소득 불평등이 심한 취약집단에 우선 사회보장 지출이 있어야 정책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다. 눈에 띄는 정책효과가 있어야 사회통합도 달성할 수 있다. 효율성과 형평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우리 고유방식의 사회보장 지출과 복지제도 구축을 고민할 때다. 제대로 고민한다면 논란이 되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기초연금, 공무원연금 등에 대한 해법이 자연스레 도출될 것이다.
  • [씨줄날줄] 외설과 예술 사이/손성진 수석논설위원

    벗은 남성들을 내세운 박칼린 연출의 공연 ‘미스터쇼’가 장안의 화제다. 예술과 외설 사이를 넘나드는 이 공연은 빨래판 같은 복근을 가진 모델 등 오디션을 거쳐 선발한 남성 배우 9명이 반라로 여성들에게 눈요깃감을 제공한다. 뮤지컬이라지만 대사도 노래도 없다. 남성은 입장 불가다. 남성인 필자가 공연을 볼 수 없어 객관성이 결여된 단정적 평가를 내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다수의 남자는 ‘예술로 포장한 외설’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예술 작품이라고 자부한다면 남성 입장을 굳이 제한할 필요가 있을까. 벗은 여성들이 등장하면서 여성 입장을 막는 유사 작품이 있다면 여성들은 어떤 평가를 내릴까. 공연을 앞두고 관객(여성)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특별히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는 평가부터 여성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림수극’이라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연출가 박씨는 퇴폐적이 아닌, 건강한 욕망을 분출할 수 있는 ‘재미있는 쇼’라고 강조했다지만 사실 예술과 외설은 ‘이현령비현령’인 결론 없는 논쟁이다. 명확한 경계선을 긋기가 어려운 탓이다. 쇼에서 외설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여성들이 전라나 반라로 등장하는 쇼는 많다. 벗은 몸만 보여주는 스트립쇼는 외설일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 파리의 ‘물랭루주쇼’나 ‘리도쇼’는 대중예술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면 그보다 더 노출이 심한 ‘크레이지 호스쇼’는 예술 쪽일까, 외설 쪽일까. 다양한 장르에서 예술과 외설은 늘 논란이 돼 왔다. D H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 미국에서도 30여년간 판금됐던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 ‘남회귀선’ 등의 소설은 예술로 인정받았다. 국내의 경우 염재만의 ‘반노’는 1심 유죄가 번복돼 대법원에선 무죄를 받았다. 가장 논란이 됐던 소설은 마광수의 ‘즐거운 사라’다. 1992년 유명 사립대 교수였던 마씨는 강의 도중 연행돼 구속됐다. 그의 소설 즐거운 사라가 음란성이 있다는 죄목이었다. 마씨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외국 영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감각의 제국’ 등과 한국 영화 ‘나쁜 영화’, ‘경마장 가는 길’, ‘은교’ 등도 논란거리가 됐다. 장정일 원작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영화화한 ‘거짓말’도 외설 시비에 휘말렸으며 장씨는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음란의 잣대는 시대에 따라 변천한다. 대법원 판례도 완화됐다. 성적인 욕구는 인간의 본성이기에 이를 소재로 한 예술 작품을 무조건 외설로 몰아붙일 수는 없다. 그러나 상업적인 의도로 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는 데만 목적이 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미스터쇼’가 그런 범주에 속하지는 않을까.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자발적 죽음을 보는 유럽인들의 시각은

    자발적 죽음을 보는 유럽인들의 시각은

    자살의 역사/조르주 미누아 지음/이세진 옮김/그린비/516쪽/2만 9000원 세계적인 자살률, 처지를 비관한 자살, 나약한 의지의 발로…. 연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소식이 들려오고 그 원인을 분석하려는 시도도 꾸준히 이어진다. 생활고, 실연, 치욕, 폭력, 이런저런 이유에 우울증까지 갖다 붙이면서 자살을 선택한 이유를 꼽아낸다. 그러나 자살이라는 것은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햄릿의 말처럼 이유를 단순화할 수 없다. 오히려 알베르 카뮈의 말대로 자살은 “심각하고 유일한 철학적 문제”다. 과연 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철학의 근본적인 문제로 소급되기 때문이다. 프랑스 역사학자 조르주 미누아가 쓴 ‘자살의 역사’는 자발적 죽음에 대한 오랜 논쟁 중에서도 16~18세기 유럽의 자살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는 이 시기를 ‘자발적 죽음에 대한 성찰이 각별했던’ 때로 봤다. 중세 말인 16세기까지 자살은 신의 섭리에 대한 불복종이자 살인으로 여겨졌다. 때문에 자살자의 시신은 가혹행위를 당하고 재산은 몰수됐다. 감춰야 할 일이었던 탓에 당연히 기록도 파편적으로 남아 있다. 시인 루크레티우스, 정치가 브루투스나 세네카 같은 유명한 자살 사례가 중세에 드러나지 않았던 것도 같은 이유다. 그렇다고 자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귀족에게는 간접 자살이라는 대체행위가 있었다. 유희적 자살이라고 불리는 마상시합이나 자발적 순교로 포장한 전쟁이다. 르네상스 시기에도 자살은 대체로 비난을 받았지만 문학과 연극판에서는 그에 대해 다른 시선을 보였다. 인쇄기술의 발달로 루크레티우스, 브루투스, 세네카 등의 전기물이 읽히면서 존경할 만한 인물들이 ‘왜 자살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햄릿’과 같은 연극무대를 통해 생과 사를 고민하는 인간의 모습이 거듭 투영되면서 자살이 하나의 개인행동이라는 의식이 싹텄다. 계몽주의로 넘어가는 18세기 초 영국에서 처음으로 ‘자기 살해’를 ‘자살’(suicide)로 불렀다. 영국에서 매주 ‘사망 내역’을 실은 신문이 발간됐고 유서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실연, 가정불화, 수치, 회한 등 일반적인 인생사가 자살과 연결된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자살에 대한 평가는 다른 양상이었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공통점이 있다. 자살의 ‘계급 차별’이다. 귀족이나 지성인의 자살은 명예 회복의 길이요, 지적 성찰과 회한의 결과로 봤다. 그러나 평민의 자살은 비참하고 지난한 현실의 결과나 책임 회피로 치부됐다. 책은 19~20세기 자살의 원인과 평가도 언급하면서 차근차근 핵심으로 다가간다. 자살 논쟁이 치열했던 16~18세기에는 인간의 자유라는 문제에 대해 깊은 성찰을 했지만, 19~20세기에는 자살에 사회·심리학적 잣대를 들이대면서 개인의 죄의식을 부추기고 집권층의 권력 유지 수단으로 자살을 은폐해 오히려 논쟁과 고민이 퇴행됐다고 분석한다. 죽음보다는 삶이 낫다는 전제로 고통을 견디고서라도 살아야만 한다고 강요하지는 않는지, 자살의 과거사를 탐구하면서 ‘죽음 윤리’를 환기시킨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대학 취업률 부풀리기 ‘꼼수’

    ‘청년실업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수도권의 상당수 대학에서 취업률을 부풀리기 위한 편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학 취업률은 수험생이 대학을 선택할 때 중요한 참고자료인 데다 정부가 대학에 재정 지원을 할 때 기준으로 삼는 주요 지표이기 때문이다. 12일 인천지역 대학들에 따르면 교내 취업을 통해 취업률을 높이는 게 가장 흔한 수법이다. 교내 행정인턴 등으로 단기 채용하면서 필요한 인원보다 많은 수의 미취업자를 등록하는 방법이다. 상당수 학교들이 학생과 6개월∼1년의 단기 계약을 맺고 사무보조원 등 아르바이트 수준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이상 근무하고 건강보험에 가입되면 취업자로 인정하는 교육부 기준을 악용한 것이다. 이를 빼면 취업률이 10% 포인트 가량 떨어지는 대학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A대학 등 일부 학교는 1개월 미만의 단기간 고용 근로자와 비상근 근로자 또는 1개월 근로시간이 60시간 미만인 단시간 근로자는 직장 건강보험 적용자에서 제외하게 돼 있는데도 기업에 부탁해 건강보험에 가입시켜 취업자로 산정하는 방법을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교수가 창업한 소규모 기업에 직원으로 등록한 뒤 대학이 월급·보험료를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취업률 부풀리기는 전국적인 현상이란 지적도 있다. 경기 부천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대학 취업률이 높으면 교육수준이 높은 것으로 동일화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러나 편법으로 취업률을 높이는 것은 국민과 수험생을 속이는 반칙”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현실적 요인에 기인한다는 주장도 있다. 취업률이 낮으면 부실 대학으로 인식돼 예산을 지원받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다. 실제로 교육부의 대학 재정지원 기준항목 중 취업률이 중요한 잣대로 작용하며, 학교 자체적으로도 학과 구조조정 등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취업률이 51%에 미치지 못하면 부실 대학 선정 시 우선 검토 대상이 된다. 권경주 건양대 교수는 “대학이 취업률에 목맬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는 공정한 취업률 산정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근본적으로 정부가 인력충원 시스템을 개선하고 청년실업률을 낮추는 방향으로 경제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한·캐나다 FTA 타결] “국내 경제 체감효과 ‘거북이걸음’ “수출中企 FTA활용률 더 높여야”

    자유무역협정(FTA)은 경제고속도로, 경제영토확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FTA 체결 자체가 곧바로 기업 수출 경쟁력 향상이나 소비자 물가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기존 사례가 보여 준다. 첫 FTA인 한·칠레 FTA를 체결할 때 칠레의 대표 상품인 와인의 소비자 가격 하락을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15% 관세가 즉시 철폐됐지만 수입업체들이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FTA 단물도 일부 대기업에 쏠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한·미 FTA 활용률은 전체적으로 76.4%이지만 이 가운데 중소기업의 활용률은 69.2%에 불과하다. 대기업 활용률(84.5%)과 15.3% 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FTA 혜택이 큰 품목은 대부분 자동차 및 부품, 석유제품 등 대기업 주력 품목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한·미 FTA가 체결된 지 2년이 지났지만 FTA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활용 방법을 알아도 인력·정보·자금·홍보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같은 대기업이라고 해도 FTA 비수혜 품목을 취급하는 기업들의 피해도 풀어야 할 과제로 대두됐다. 무선통신기기나 반도체의 경우 한·미 FTA 비수혜 품목으로 구분돼 있는데 2012~2013년 미국 수출은 각각 35.2%와 7.7% 감소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이 FTA를 제대로 활용하는지가 FTA에 대한 경제적 평가를 하는 데 중요한 잣대”라며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하도급 구조에서 벗어나는 등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가습기 살균제 폐 손상 피해의심 환자, 정부 절반만 인정… 법정 다툼 불씨만

    가습기 살균제 폐 손상 피해의심 환자, 정부 절반만 인정… 법정 다툼 불씨만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손상 의심 사례 361건 가운데 127건은 인과관계가 거의 확인되는 피해사례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피해자 가족들은 정부가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고 반발하고 있어 법정 다툼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1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폐손상조사위원회(공동위원장 백도명·최보율) 가습기살균제 피해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위는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발생하자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 교수를 조사 책임자로 지난해 7월 구성된 이래 가습기살균제 피해조사를 진행했다. 우선 질병관리본부와 시민단체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접수된 의심사례는 모두 361건이었다.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손상 여부를 확인한 결과 ‘거의 확실’이 127건, ‘가능성이 큰’이 41건으로 나타났다. 의심 사례의 절반 이상이 실제 피해사례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다. 특히 의심사례 가운데 이미 환자가 사망한 104건의 경우 절반 이상인 57건이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손상 사망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능성이 적거나 거의 없는 사례는 각각 42건, 144건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 피해를 인정받은 사람은 별도 조사 없이 환경보건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부로부터 의료비와 장례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은 앞으로 환경부가 진행할 추가 조사에 신청하면 피해 여부를 판정받을 수 있다. 이런 결과에 대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환경단체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사위에서 무관하다고 판정 난 사례들에 대한 재심청구도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피해자가족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날 조사위 발표에 대해 “전체 피해 의심 사례 가운데 40%에 이르는 144건에 대해 가능성이 없다고 판정한 것은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이라면서 “기존 질환이 있어도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더 악화돼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재확인은 물론, 폐 이외 다른 장기에 대한 영향 등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전근대적인 인권침해” 목소리…지나친 규제로 생도 퇴교 급증

    육군사관학교가 9일 ‘3금 제도’(금혼, 금연, 금주)의 사실상 해제로 방향을 잡은 것은 이 제도가 전근대적인 인권침해라는 지적과 함께 자퇴생 급증이라는 난제에 직면, 강도 높은 통제만으로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1946년 창설된 육사는 1952년 첫 4년제 정규생도인 11기 생도들을 훈육시킬 때부터 3금 제도를 비교적 엄격하게 적용해 왔다. 특히 흡연은 영·내외를 불문하고 엄격히 금지했고 졸업 일주일을 남겨 놓고 흡연 사실이 적발돼 퇴교 조치한 사례도 있었다. 육사는 2003년부터 2학년 이상 생도에 대한 음주 승인권자를 생도대장(준장) 이상에서 훈육관, 지도교수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5월 교내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자 음주 승인권자를 학교장으로 제한하는 등 군기를 강화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군기 사고는 그치지 않았고 오히려 사생활 통제와 규율이 강화됨에 따라 2012년 10명이던 자퇴생이 지난해에만 45명으로 급증하는 부작용을 겪었다. 서울고등법원이 영외에서 여자 친구와 성관계를 한 사실이 적발된 한 생도를 퇴학시킨 처분이 위법이라고 올해 초 판결한 것도 이번 조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3금 제도가 유지되는 나라는 태국과 한국밖에 없는데 태국 육사의 3금 제도는 우리와 달리 거짓말, 도둑질, 거짓증언을 금지하는 내용”이라며 “지나치게 엄격한 규제로 생활을 통제하다 보니 오히려 생도들이 이중적 생활을 하게 된다”면서 제도의 현실화 필요성을 설명했다. 육사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군 내부에서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영외 흡연을 허용한 것이 자칫 금연을 권장하는 정부의 보건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음주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음주로 인한 실수와 사고가 문제”라면서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육사 생도에 대한 엄격한 잣대가 존재하는 만큼 향후 사고가 터질 경우 여론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시각장애 父모시는 ‘현대판 심청’ 장애인 소영씨의 행복론

    시각장애 父모시는 ‘현대판 심청’ 장애인 소영씨의 행복론

    전래동화에 심 봉사와 효녀 심청이 있다면, 우리 시대엔 눈먼 아버지 황수동(60)씨를 모시는 현대판 심청, 황소영(33)씨가 있다. 희귀난치병인 베체트병으로 시력과 함께 모든 것을 잃은 아버지와 그 아버지 곁으로 돌아온 딸 소영씨의 유쾌한 동행이 10~14일 오전 7시 50분 KBS 1TV ‘인간극장’에서 방송된다. 건강했던 아버지는 14년 전 베체트병을 앓으면서 50대 중반에 시력을 잃었다. 절망의 나날을 보내던 그때 이혼 후 어머니와 함께 살던 딸 소영씨가 왔다. 아버지는 캄캄한 세상에 적응해 가며 소영씨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점자와 안마를 배웠다. 아버지는 딸을 장애인 복지관과 대학 등에서 꾸준히 가르치며 자립할 힘을 키우게 했다. 덕분에 소영씨는 사회복지사란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매일 아버지의 눈이 되어 어디든 함께 다니는 소영씨는 지적 장애 2급이다. 어디서든 천덕꾸러기였던 소영씨의 과거는 행복하지 못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늘 사람들이 부족한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왔다. 그게 장애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안 것은 스물여덟살 때였다. 2008년 함께 사는 딸의 말과 행동이 어눌한 것을 이상하게 여긴 아버지는 소영씨를 병원에 데리고 가고, 진단 결과 지적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너무 늦은 발견이었다. 아버지에겐 부모로서 무책임했던 죄책감과 시력을 잃은 자기 연민이 늘 함께 따라다닌다. 세상의 잣대로는 조금 부족한 딸이지만, 부녀는 서로에게 유일한 희망이자 버팀목이 되어 또 다른 미래를 꿈꾸고 있다. 배울 수 있고, 일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소영씨의 소박하지만 큰 울림을 주는 행복론을 들어본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알몸 동영상女, 인터넷서 ‘신상’ 털리자 결국…

    알몸 동영상女, 인터넷서 ‘신상’ 털리자 결국…

    미국의 명문대 여대생이 학비 마련을 위해 성인물에 출연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미국에서 ‘남부의 하버드’로 불리는 듀크대 1학년생 벨 녹스(19)다. 녹스는 최근 CNN의 간판 토크쇼인 피어스 모건 투나잇에 출연했을 정도로 유명인사의 반열에 올랐다. 녹스가 세간의 이목을 받게 된 것은 한 남학생이 지난해 말 “우리 학교에 포르노에 출연하는 여학생이 있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면서다. 이 글의 내용은 사실로 드러났다. 녹스는 지난 2월 듀크대 학보인 ‘듀크 크로니클’에 ‘로렌’이란 가명으로 인터뷰를 하고 “6만 달러에 이르는 학비를 감당하지 못해 ‘오로라’라는 이름의 포르노 배우로 활동한다”고 고백했다. 녹스는 한술 더 떠 포르노 예찬론도 폈다. “처음에는 무서워서 망설였으나 영화를 막상 찍고 나니 상상할 수 없는 즐거움이 밀려왔어요. 포르노 촬영은 내게 스릴과 자유, 힘을 안겨주지요.” 인터넷에선 ‘로렌’의 정체를 파악하려는 ‘신상 털이’가 시작됐고 결국 녹스는 지난 4일(현지시간) 인터넷에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며 세상에 나섰다. 그는 CNN에 출연해 포르노 배우에 대한 사회의 이중잣대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녹스는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80%가 포르노물”이라면서 “우리 사회가 나를 소비하면서 비난을 퍼붓는 것은 지극히 위선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녹스에 대해 인터넷에서는 지지와 응원이 잇따르고 있다. 녹스가 듀크대 남학생들에게 살해 협박을 받는다며 고충을 토론하자 네티즌들은 녹스의 정체를 폭로하고 악플을 단 장본인이 ‘토머스 배글리’라는 공대생임을 밝혀내고 뭇매를 가했다. 배글리는 네티즌의 고발로 자신이 음란물 중독에 걸린 사실이 주요 언론에 보도되는 망신까지 당했다.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그는 음란물을 인터넷에서 내려받는데 한 달에 1000달러를 쓰는 것으로 드러났다. 배글리는 “내가 한 짓을 후회한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런 ‘녹스 신드롬’에 대해 일부에선 비판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만약 녹스가 명문대인 듀크대 재학생이 아니었다면 과연 ‘포르노 CEO’로 불릴 만큼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었겠느냐는 지적이다. 여성들 사이에서도 “여성 학대와 성폭력을 미화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녹스는 “발가벗고 포르노를 찍는 것은 성의 자율권에 속하는 문제”라고 반박했다. 그는 “학내에서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30%에 불과하다. 70%는 나를 응원하는데 특히 성소수자들 사이에서 지지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치단체장은 지역인물 뽑아야”

    “자치단체장은 지역인물 뽑아야”

    6·4 지방선거를 90일 앞두고, 1995년부터 5차례 치러진 지방선거는 모두 중앙에 종속된 성격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방선거만큼은 지역에 활동 기반을 둔 인물을 뽑아야 취지에 맞는다는 것이다. 대구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근무하는 은종태 홍보과장은 ‘한국 지방선거의 성격에 관한 연구’란 경북대 박사 학위 논문을 통해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꽃’ ‘민주주의의 학교’라 불리지만 그동안의 지방선거는 인물, 정당 공천 방식, 공약의 재원 조달 등이 모두 중앙 종속적이었다”고 분석했다. 논문은 지방선거 광역단체장의 활동 기반을 기준으로 봤을 때 중앙에 기반을 둔 정도가 1995년 김영삼 정부 때는 67%, 김대중 정부는 63%, 노무현 정부는 50%, 이명박 정부는 60%라고 평가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지방선거에서 지역에 기반을 둔 인물을 뽑는 경향이 두드러졌지만, 이명박 정부 때는 중앙 무대에 기반을 둔 인물이 정당 공천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이는 당선자의 활동 경력, 출신 학교 등이 중앙 또는 지방인지를 잣대로 삼아 평가했다. 정당 공천 방식의 중앙 종속 정도는 김영삼 정부 80%, 김대중 정부 33%, 노무현 정부 50%, 이명박 정부 60%로 분석됐다. 또 그동안 정당의 공천 방식을 살펴보면 후보를 낼 때 당 안에서 경선을 많이 하면 당선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2010년 선거에서 당시 한나라당은 경선율 20%에 당선율 40%를 기록했고, 민주당은 경선율 62%에 당선율 54%를 보였다. 지방선거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재원의 국고 의존도는 김영삼 정부 58%, 김대중 정부 73%, 노무현 정부 75%, 이명박 정부 68%로 조사됐다. 이처럼 지방재정이 열악하고 중앙 의존도가 높자 새누리당에서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사례를 본떠 ‘1만원 시장론’이 중요한 선거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공약에 대해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방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예산을 알뜰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요구가 반영된 공약으로 지역의 살림을 살릴 수 있는 후보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두각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1만원 공약’이 내용 없는 단순 구호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며 “중요한 것은 잦은 보도블록 교체와 같은 불필요한 예산 운영을 줄여 지역의 씀씀이를 개선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논문은 결론적으로 지방자치가 성숙해 진정한 자치가 구현되려면 인물, 정당 공천, 공약의 재원 조달 방식 등에서 지방자치 정도가 모두 50~60%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명문대 미녀 여대생 ‘학비’ 위해 ‘야동’ 출연 논란

    명문대 미녀 여대생 ‘학비’ 위해 ‘야동’ 출연 논란

    미국 명문대인 듀크대학의 한 여대생이 과거 ‘야동’에 출연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있다. 특히 이 여대생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살해협박을 받고있다며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 파문은 더욱 커졌다. 논란의 주인공은 벨라 녹스라는 이름의 여대생으로 나이와 학과 등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해 말 녹스의 ‘야동’을 본 동급생이 그녀의 과거를 알아채고 인터넷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은 곧바로 교내 커뮤니티를 타고 순식간에 번졌고 그녀의 정체에 대한 언론의 관심도 이어졌다. 이에 녹스는 교내 학생신문을 통해 로렌이라는 필명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녀는 “1년 6만 달러(약 6400만원)에 이르는 비싼 학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면서 “빚없이 졸업하고 싶어 ‘야동’ 출연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코 이같은 경험이 부끄럽지 않으며 일을 마쳤을 때 상상도 할 수 없는 즐거움을 얻었다” 면서 “이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비난받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글은 오히려 학생들의 더 큰 반발을 불러왔다. 온라인을 통해 입에 담을 수 없는 동료 남학생들의 욕과 심지어 살해협박까지 받은 상황으로 까지 발전한 것. 결국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 이같은 상황을 알리며 비난한 학생들을 향해 ‘돌직구’를 던졌다.  녹스는 “남자들은 야동을 즐겨보면서도 출연하는 여성을 비난하는 이중 잣대를 가지고 있다” 면서 “이제 난 내 정체를 드러냈으며 이 일에 대해 자부심까지 느낀다”고 밝혔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푸틴 “크림반도 합병 생각 없어… 무력은 최후수단”

    푸틴 “크림반도 합병 생각 없어… 무력은 최후수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있는 러시아인을 보호하기 위해 무력을 쓸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력을 사용하지 않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외곽에 있는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가 입을 연 것은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실각한 이후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군을 보낼 계획이 없다면서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내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크림반도를 합병할 생각이 없으며, 현재 크림반도를 점령하고 있는 군대는 러시아군이 아니라고 말했다.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몰아낸 사태에 대해서는 “반(反)헌법적 쿠데타이자 무력에 의한 권력 장악”이라고 규정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모든 위협은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면서 서방의 러시아 제재는 그들에게도 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리비아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을 예로 들며 미국과 서방은 이중 잣대를 가지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벨베크공항에서는 친러시아 군인들이 항의 행진을 하던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경고사격을 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 가스 대기업인 가스프롬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천연가스 가격 할인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미 백악관은 존 케리 국무장관의 키예프 방문에 발맞춰 우크라이나에 에너지 보조금 10억 달러를 원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괴물 감정 소화 어려워… 연습 중 눈물 멈추지 않아”

    “괴물 감정 소화 어려워… 연습 중 눈물 멈추지 않아”

    이렇게 서정적인 괴물이 또 있을까.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이 영화, 만화, 연극으로 변주될 때 늘 작품 속 괴물은 바느질 자국이 선명한 흉측한 외모였다. 그런 외모는 괴물이 사람들에게 배척받는 이유요, 더 잔혹해지는 기폭제다.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서는 이런 괴물에 반해버릴지도 모르겠다. 낮고 냉정한 목소리로 “나를 앙리라고 부르지 마”라거나, 괴물이 될 수밖에 없는 데 절규하며 ‘난 괴물’을 부를 때면 그 고통과 번뇌에 덩달아 저릿하다. 공연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은태(33)는 “괴물의 감정을 소화하기가 너무 버겁다”면서 “연습할 때마다 감정조절이 안 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어려움을 털어놨다. 원작의 주인공은 빅터 프랑켄슈타인이지만, 모든 사유의 근원은 단연 괴물이다. 인간의 몸을 본떴지만 인간은 아닌 존재, 자신을 만든 사람에게조차 버림받은 심정, 분노를 풀어내는 방식 등에서 많은 질문을 던진다. 그는 뮤지컬에서 그 괴물을 배우 한지상과 번갈아가며 온몸으로 그려낸다. 그는 괴물의 고통을 토로하는 데 한참을 할애했다. “누군가의 얼굴과 몸을 가졌지만, 내면은 새로운 생명인 거예요. 난 분명 나인데, 다른 누군가로 인식하고 그인 양 대접받는 건 참 슬픈 일이겠죠. 버림받은 세상에서 처음 느낀 것들이 추위와 허기, 멸시, 고문, 피의 맛…. 이런 상황이라면 누구나 잔인한 본성을 갖지 않겠어요?” 괴물을 그 자체의 존재로 봐주는 이는 격투장에서 일하는 여인 까뜨린느다. 괴물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보살펴준, 엄마 같은 까뜨린느가 인간에게 유린당하자 괴물은 본능을 일깨운다. 그때 분노를 폭발시키며 부르는 ‘난 괴물’은 3옥타브G(솔)까지 올라간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불렀던 ‘겟세마네’와 같은 음이다. 내로라하는 가창력의 소유자이지만 이번에는 반음을 내렸다고 했다. “고음을 소화하는 것보다 감정을 드러내는 데 더 집중하기 위해 왕용범 연출과 상의해서 결정했죠. 아마도 이 장면은 ‘겟세마네’와 ‘내 운명 피하고 싶어’(뮤지컬 ‘모차르트’)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명장면이 될 겁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재미 중 하나는 주·조연 배우가 두 가지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점이다. “괴물에게 인간사회의 바닥을 보여주기 위한 설정”이라는 게 왕 연출의 설명인데, 사실 이보다 더 영리한 장치다. 대단한 사명감을 가진 빅터와 치졸한 자크(류정한·유준상·이건명), 빅터를 지지하는 누나 엘렌과 자크를 휘두르는 부인 에바(서지영·안유진), 빅터를 사랑하는 줄리아와 괴물을 아끼는 까뜨린느(리사·안시하) 등 1·2막의 인물은 극과 극이다. 인간의 내밀한 본성, 또는 윤회로 해석된다. 빅터의 친구 앙리(1막)와 괴물(2막)이 되는 그는 “빅터의 얼굴을 한 자크가 괴물을 고문하면서 실험 일지를 읽는 장면은 굉장한 아이러니”라면서 1인 2역의 묘미를 극찬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쟁쟁한 제작진과 배우들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지만, 창작 초연이라는 데 약간의 우려를 보내기도 한다. 그는 “주변에서 왜 하느냐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후회는 없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단정하고 지적인 배역을 도맡아왔기에 온몸에 칼질을 하고 반나신으로 나오는 부담감은 있지만 “연습 도중 눈물이 멈추지 않는 생소한 경험”만으로도 그에게 이 역할은 쾌감이다. “도전은 껍질을 하나씩 벗기면서 내공을 쌓아준다는 확신이 있다”는 그는 “우려가 있을지언정, 혹은 욕을 먹더라도 도전해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이번 작품을 너무 냉정한 잣대로 보지는 말아 달라”는 귀여운 당부도 덧붙였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오는 18일부터 5월 11일까지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11~16일은 프리뷰공연.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사회공헌 선도 기업들] 나눔 실천하는 동반자 미래를 나누는 경영

    우리 기업이 달라졌다. 과거 1970~1980년대 이윤을 극대화해 세금을 더 내는 것이 사회공헌이라고 생각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대기업을 중심으로 앞다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뜻하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조직을 신설하고 확대했다. ‘물(사회)이 풍요로워야 물고기(기업)도 살찐다’는 인식이 확산돼 이제는 사회공헌이 기업 경영의 당당한 한 축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사회공헌을 통한 기업 이미지 제고라는 일차적 목적도 있지만, 좀 더 넓게 봐서 기업이 뿌리내린 사회의 안정 및 성장이 결국 기업의 이익으로 되돌아온다는 생각이 기업들 사이에서 일반화됐다. 우리 국민 역시 기업을 평가할 때 사회공헌을 중요한 잣대로 삼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설문조사(2009년)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8.0%가 사회공헌 활동을 잘 이행하는 기업의 제품은 비싸더라도 구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69.3%는 우리 사회에 나눔의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기업들이 보다 공개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홍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총수들의 신년사에도 사회공헌은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다. 올해도 주요 그룹 총수들이 신년사에서 “사회공헌과 자원봉사를 더 늘려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전경련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상위 500대 기업의 매출액은 2007년 1조 9000억원에서 2012년 3조 3000억원으로 5년 새 73.7%나 늘었다. ‘미래를 나누는 경영’이라는 주제로 사회의 그늘진 곳을 어루만지는 기업들의 최근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조명해 본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성적보다 적성 객관적 선발 될까

    성적보다 적성 객관적 선발 될까

    육군사관학교(육사)가 올해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과 관계없이 면접 점수가 높은 ‘군 적성우수자’를 우선 선발하는 제도를 신설하고 일반전형에서도 수능 반영 비중을 줄이기로 했다. 최근 생도들의 잇단 자퇴와 일탈이 부각되는 점을 반영해 공부 잘하는 학생보다 군 생활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고육지책’으로 평가된다. 선발 과정의 객관성 확보는 과제로 남는다. 육사는 26일 ‘2015학년도 신입생도 모집요강’을 발표하고 1차 시험(학과)과 2차 시험(면접+체력검정)을 통과한 지원자 가운데 2차 시험 점수가 뛰어난 군 적성우수자를 정원(300명 안팎)의 20% 이내에서 수능시험 이전에 최종 합격시키겠다고 밝혔다. 일반전형에서도 총점 1000점 가운데 2차 시험의 면접시험 배점을 100점에서 200점으로 늘리고 수능은 700점에서 600점으로 비중을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반전형 최종선발에서는 1차 시험 50점, 2차 시험 250점(면접 200점+체력검정 50점), 내신 100점, 수능 600점을 종합해 선발하게 된다. 2차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1차 시험 합격자 수도 지난해까지 남자는 정원의 4배수, 여자는 5배수를 뽑았지만 올해는 남자 5배수, 여자 6배수로 늘어난다. 여생도 합격 정원은 전체의 10%로 변함이 없다. 육사는 한국사 평가를 강화하고 올해 면접에서 역사관과 국가관을 심층 평가한다고 밝혔다. 2016학년도 입시에서는 한국사능력시험 성적을 제출한 수험생에게 가산점을 부여할 계획이다. 육군 관계자는 “면접에서는 논리적 판단력과 의사소통능력, 고교생활 등을 고려해 군 적성과 인성을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의 이 같은 방침은 지난해 5월 생도의 교내 성폭행 등 잇단 일탈행위와 자퇴자가 늘어나는 현실을 반영한다. 육사를 자퇴하는 생도의 수가 2011년에는 1명이었지만 2012년 10명, 지난해는 45명으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16명은 통제된 생활에 대한 거부감과 부적응 등 적성문제로, 25명은 다른 대학이나 학과·직종을 희망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군 장성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고 중·고등학교에서 다소 진보적인 교육을 받은 세대가 육사의 교육관에 적응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역사의식과 국가관 평가가 자칫 정권이나 특정 정치집단의 잣대에 맞춘 ‘사상검증’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임태훈 군 인권센터 소장은 “면접 자체가 주관적인 요소가 많아 군이 경직되고 편향된 평가로 창의적인 지휘관 양성에 소홀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제는 평창이다] (중) 될성부른 떡잎에 과감한 투자할 때

    [이제는 평창이다] (중) 될성부른 떡잎에 과감한 투자할 때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다.” 역대 올림픽 개최국은 사건·사고 없는 안전한 대회 운영을 성공 개최의 중대 요소로 꼽았다. 하지만 안전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가 바로 개최국의 경기력이다. 성적이 나지 않는다면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 안방에서 ‘남의 잔치’를 치르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소치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도 “평창의 성공 개최를 위해서는 경기력이 반드시 받쳐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빙상 종목 외엔 취약한데 ‘전략 종목’을 선정해 집중 투자하라고 현지 관계자들이 조언했다”고 덧붙였다. 우리 선수들이 다양한 종목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내줘야 진정한 성공 개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 소치에 역대 최다인 선수 71명을 출전시켰다. 하지만 전통의 강세 종목인 빙상에서만 금 3개를 캐내며 13위에 머물렀다. 당초 금메달 4개 이상으로 3회 연속 종합 순위 ‘톱10’ 진입을 노렸지만 결과는 아쉬운 실패로 끝났다. 다만 차기 개최 도시인 한국 평창에서 빛을 발할 유명 종목을 발굴하는 수확이 있었다. 주목받지 못했던 스피드스케이팅의 팀추월과 여자 장거리, 남자 모굴스키, 스켈레톤, 여자 컬링 등이 밝은 전망을 드리웠다. 이들 종목의 선수들은 대부분 4년 뒤 평창에서 전성기를 누릴 어린 나이인 데다 기량도 세계 수준과 큰 차이가 없어 기대를 부풀린다. 그러나 이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메달을 일굴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게 현실이다. 세계의 벽은 여전히 높을 것이고 후발 주자들의 추격도 거셀 것이기 때문이다. 평창에서 한국은 다양한 종목을 통해 ‘톱10’ 복귀는 물론 역대 최고 성적으로 개최국의 자존심을 살려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시간도 그리 많지 않아 결국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는 종목 선정의 냉엄한 잣대와 과감한 투자가 요구된다. 대표적인 예가 러시아의 안현수(29·빅토르 안)다. 러시아는 ‘불모지’ 쇼트트랙을 집중 투자 종목으로 선택했고 아낌없는 지원으로 안현수를 귀화시켰다. 안현수는 든든한 지원에 천부적인 능력을 더해 3관왕에 동메달까지 보탰다. 결국 러시아는 선택과 집중으로 20년 만에 종합 순위 1위에 등극하는 기쁨을 누렸다. 현재 우리 체육계는 평창 금메달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남자 쇼트트랙을 꼽고 있다. 소치에서 에이스 부재와 지독한 불운으로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지만 여전히 금메달 유력 종목이라는 것. 밴쿠버 2관왕 이정수(25·고양시청)가 ‘짬짜미 파문’과 부상으로, 곽윤기(25·서울시청)는 부상 여파로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에이스 노진규(22·한국체대)도 암 투병으로 대회에 불참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이들을 아우르는 공정하고도 다양한 선발전을 통해 대표팀을 새로 꾸리고, 집중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면 이 종목 세계 최강의 위상을 회복할 것으로 믿고 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손성진 칼럼] 이념과 파벌, 그리고 안현수

    [손성진 칼럼] 이념과 파벌, 그리고 안현수

    똘똘 뭉쳐도 어려운 난세. 오늘도 갈라져 우리는 싸운다. 어떤 일이든 어김없다. 통합의 외침은 외침일 뿐. 상생(相生) 아닌 상극(相剋)이다. 이념. 우리 모두에게 구천을 떠도는 망령 같은 존재다. 원혼에 사로잡힌 듯 한풀이를 하는 이념 추종자들이 많다. 숙명일까, 업보일까.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는 이념의 굴레. 21세기도 십수 년째, 미련한 한국의 현실이다. 전쟁 후 수십 년간은 이념 타령 자체가 불온이며 불충(不忠)이었다. 군부가 퇴장하자 좌우충돌은 격렬해졌다. 반으로 쪼개져 삿대질을 해댔다. 그리고 지난 1년. 쫓고 쫓기는 이념의 아귀다툼은 더욱 치열해졌다. 사사건건 이념의 잣대로 재단하며 눈을 부라린다. 최근의 세 가지 판결에 대한 반응도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김용판·강기훈씨, 그리고 부림사건. 그저 입맛대로다. 어떤 판정도 불리하면 인정하지 않겠다는 치졸함이다. 물론 신뢰할 만한 사법부라는 전제는 따른다. 홍어니 일베충이니 좌좀이니, 이념과 지역감정에 매몰된 자들은 그렇게 편을 가른다. 우리에겐 편 가르기, 파벌의 유전자가 있다. 유전자이니 누굴 탓할 수도 없다. 그래서 슬프다. 유전병은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유전자의 뿌리는 조선의 성리학자들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남학파와 기호학파로 나뉘어 싸웠던 선조들이다. 학연과 지연의 근원이다. 성리학의 이념 논쟁이 학문의 발전을 이뤘을지 모르지만 민심은 피폐했다. 학파 간 대립은 사색당파의 씨앗이 되었다. 씨앗이 발아하여 맺은 열매는 땅과 사람을 동서남북으로 찢은 분열의 독과(毒果)였다. 안현수 선수와 관련한 파벌 싸움은 새삼스럽지 않다. 무슨 학파의 후예인 양 우두머리를 중심으로 패거리를 지어온 문화가 노출된 한 예일 뿐이다. 학계와 예술계, 체육계, 관계 어느 곳이 과연 파벌에서 자유스러운가. S대와 H대의 미대, S대와 K대의 법대만이 사례가 아니다. 철도 마피아나 원전 마피아도 학교 파벌에서 비롯된 것이다. 학연과 지연이 어우러진 파벌은 더욱 가관이다. 실력은 뒷전, 연줄로 옭아매어 밀어주고 끌어주며 거대한 세력으로 이상(異常) 성장을 한다. 정치적 이념과 연결되면 파벌은 정파가 된다. 건전한 정파는 균형잡힌 민주주의의 바탕이 되지만 학연·지연을 뿌리로 하는 정파는 결코 순수할 수 없다. 이념의 극한 대립, 만연한 파벌이 주는 해악은 자못 크다. 패거리의 이익을 위해서는 상대를 눌러야 하는 탓에 페어플레이가 없다. 나는 무조건 선이고 상대는 무조건 악이다. 능력이 무시되고 파벌이 설치는 세상에서 정의는 짓밟힌다. 불의만 날뛴다. 두 해악은 경쟁력의 발목을 잡을 것임에 틀림없다. 남북 분단의 상황에 겹쳐진 내부 분열, 그런 사분오열로 주변국을 이길 순 없다. 흑묘백묘론을 들먹이다간 배부른 돼지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검은색과 흰색이 뜻을 같이해도 돌파할 수 없을 만큼 세계는 급변하고 있고 경쟁은 치열하다. 열강들 틈에 끼어 소리 한번 제대로 내지 못하고 망국의 운명을 맞았던 100년 전과 크게 다를 것도 없다. 물리적 침략만 없을 뿐 소리 없는 전쟁은 시작됐다. 중국은 막강한 인구와 영토를 배경으로 세계의 리더로 부상하는 중이다. 이미 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를 빼앗긴 일본은 권토중래를 외치고 있다. 썩은 정치와 부패한 공무원에 대한 절반 이상의 책임을 이념 갈등과 파벌 문화가 져야 한다. 장삼이사들이 보고 배우는 것이 더 문제다. 어느 학교를 나왔고 고향은 어딘지를 먼저 묻는다. 실력은 순위가 떨어진다. 바깥을 보지 못하는 근시안으로 헐뜯고 싸우는 대한민국을 조국으로 받들기 싫다는 한국인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래서 안현수처럼 떠난다. 그들을 붙잡기 위해서라도 맹목적인 편 가름과 다툼은 당장 그쳐야 한다. sonsj@seoul.co.kr
  • “사교육비 과열 안되도록 오래가는 대입전형 연구”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대학 총장 160여명과의 만찬에서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는 대입전형이 초·중등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크다”며 “대입전형이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고 학부모들의 사교육비가 과열되는 요인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오래 지켜질 수 있는 전형 방법을 연구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대입전형이 공교육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해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도록 총장들께서 노력해 주기 바란다”면서 “정부도 공교육 정상화 기여 대학 사업을 통해 이러한 대학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발표된 대학구조 개혁안과 관련해 “정부가 획일적 잣대로 개혁을 주도하기보다는 대학이 변화된 수요에 맞춰 스스로 혁신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대학 지원에 대해서도 “대학이 지역의 특성과 수요를 토대로 다른 대학과 차별화해서 뭘 더 잘할 수 있는지 발굴하고 노력한다면 정부는 적극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환경부 신년 업무보고에서 “국토부·해양수산부·환경부 소관 입지 관련 규제가 정부 전체 규제의 31%인 만큼 세 부처가 정부 규제개혁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적극적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 여수, 부산 앞바다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반복해 일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예상 가능한 모든 부분의 안전수칙과 사전예방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글로벌 시대] 새로 만들어진 미국의 농업법/배종하 주베트남FAO대표

    [글로벌 시대] 새로 만들어진 미국의 농업법/배종하 주베트남FAO대표

    지난 7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4년 농업법(Farm Bill)에 서명하였다. 이로써 향후 5년 동안의 미국 농업정책의 골간이 확정되었다. 미국의 농업법은 5년마다 만들어지는데 사실 법이라기보다는 주요한 정책을 법의 형식을 빌려서 담아 놓은 것이다. 농업장관은 의회가 만든 농업법을 잘 집행하면 되는 셈이니 정책에 관한 한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 장관이 재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큰 정책 방향과 수단은 농업법에서 다 정해진다. 이처럼 농업법을 보면 향후 미국 농업정책 방향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다. 겉으로 드러난,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의 농업은 세계 최고다. 세계에서 제일 많은 농산물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국가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에 비해 임금이 비싸고 농가들의 소득이 높기 때문에 정부의 보조가 없으면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이러한 미국의 보조금은 그동안 많은 국가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았으며 미국 농업의 아킬레스 건이라 할 수 있다. 미국 내부에서도 다른 산업과 차별되게 유독 농업에만 주는 보조금에 대해서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배했다. 농업법이 만들어질 때마다 이런 주장들이 많았지만 막상 입법 단계에서는 정치사회적 논리가 경제논리에 앞서 기존의 법을 답습하는 결과를 초래해 왔다. 이번 농업법도 많은 논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보조금 체제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개혁 주장이 힘을 얻는 듯했으나 금년 말 있을 중간선거와 농민들의 목소리에 밀려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농업법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저소득층의 식비를 지원하는 푸드스탬프(food stamp)와 생산농가들에 대한 지원이다. 쿠폰을 나누어줘 식품을 구입하게 하는 푸드스탬프는 저소득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준 게 사실이지만 수급대상자가 지난 15년 동안 세 배나 늘었고 행정비용이 과다할 뿐만 아니라 현금으로 할인해 쓰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농가 지원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다. 무엇보다도 지원이 대농에게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상위 10%의 농가가 전체 보조금의 75%를 독식하고 있다. 보조금을 받는 사람 중에는 석유재벌 데이비슨 록펠러, 전 대통령 지미 카터, 유명한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도 포함돼 있다. 수년 전 우리나라에서도 고위공무원을 비롯, 부당한 사람들이 쌀직불금을 받았다고 시끄러웠던 적이 있는데 미국은 우리보다 더한 셈이다. 이번 농업법의 가장 큰 특색은 위험부담이 큰 농업의 특성을 감안해 경영을 안정시키기 위해 농작물보험에 대한 지원을 많이 늘렸는데 이 또한 농가보다 보험회사를 살찌우는 제도이며 상위 농가들이 엄청난 혜택을 받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제 2014년 농업법은 곧 시행될 것이다. 많은 비판도 있지만 입법 과정을 보노라면 미국이 산업으로써 농업을 어떻게 보고 있으며 농업에 대한 국민 정서는 어떠한지를 엿볼 수 있다. 경제적인 잣대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경제적으로 따질 수 없는 농업의 가치가 고려된 것은 분명하다. 그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찾기는 어렵겠지만 우리보다는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나쁜 점은 줄여야겠지만 우리 정책입안자들이 생각해야 할 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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