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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종] 나는 모국의 스파이였다

    [특종] 나는 모국의 스파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단 하나 밖에 없는 개인 임업장을 사재를 털어 꾸며놓은 전 내무부장관(제6대) 장석윤(張錫潤)(65)옹은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조국의 광복을 위해 미군에 협조한 국제「스파이」였다. 그는 또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명을 어기고 김종원(전 치안국장)씨의 기용을 거부한 경무대의 반항투사이다. 그러나 지금 그는 10만 공무원 대신 10만 그루의 나무를 호령하는 나무장관이 되었다. 동남아 휩쓸던 청년 시절 이젠 10만 그루 나무 호령(號令) 강원도 횡성군 횡성면 마산리 15번지 3만 5천 평의 땅에 1백 50종의 나무를 질서정연하게 심어놓고 하루 4시간씩 잠자면서 10만 그루의 각종 나무를 돌보는 장석윤(張錫潤)옹-. 그는 횡성군 둔내면에서 태어나 서울 제일고보(경기고교 전신)를 졸업한 뒤 1923년 미국으로 건너가「테네시」주「벤트·빌드」대학을 졸업했다. 유색인종 박해 속에서 갖은 고생을 겪으며 장옹은 이승만(李承晩)박사와 함께 교민생활 지도를 해오던 중 41년 제2차 세계대전을 맞았다. 당시 미국대통령「루스벨트」씨의 부인과 친교가 두터웠던 이박사의 소개로 비밀히「루스벨트」대통령이 조직한 COI(OSS 및 CIA 전신) 제1기생으로 조직에 가담, 소정의 교육(스파이 교육)을 마친 장옹은 한국인으로서는 단신 미국 21명과 함께「파키스탄」의「카라치」시에 공수되어 첩보 활동에 나섰다. 2차대전 때 미의 COI 대원 「버마」전투에 참가, 활약해 「히말라야」산맥을 낀「버마」전투에 참여한 장옹은 일본군 전선에 잠입, 정보를 수집하여 무전으로 미「셰넬」장군에게 타전, 작전계획을 세우도록 했으며 또한 일본군 포로 신문, 포로수용소 안에 잠입하여 정보를 수집하는 등 007을 방불케 하는 활동을 전개했다. 이와 같이 사선을 넘나드는 활동 속에서도 장옹은 이박사 김구(金九)주석 간의 비밀문서 연락을 맡아「티베트」고원지대를 넘어 중경(重京)을 넘나들었으며 때에 따라 미군 장교와 일본군 장교 및 외교관 신분을 마음대로 붙이고 활동했다. 45년 조국해방과 더불어「하지」장군과 함께 귀국한 장옹- 군정 당시 좌익계열의 만행을 낱낱이 파헤쳐 치안을 유지하도록「하지」장군에게 건의해 왔으며 이박사를 측근에서 도왔다. 6·25동란이 일기 며칠 전 1950년 6월 18일 당시 내무부장관 백성욱(白性郁)씨의 권유로 치안국장에 기용된 장옹은 서울이 괴뢰들의 발굽에 짓밟히던 날 노동자로 변장, 가족을 서울에 둔 채 홀로 적정을 살피고 한강을 넘어 아군 진지로 탈출했으며 대전에 도착한 장옹은 일선 경찰 정보망을 통해 괴뢰군의 선발대 동태를 파악, 육군에 정보를 제공, 큰 공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때의「에피소드」로 당시 괴뢰군이 천안, 온양을 거쳐 공주 방면으로 대전을 침공해 온다는 정보를 입수한 치안국장 장옹은 그 사실을 국방부장관에게 연락했으나 국방부장관은 허위정보라고 대발노발, 정보제공자인 온양경찰서장을 총살하겠다고 으르렁거리다가 후에 정확한 정보임을 확인한 장관이 사과하기도 했다는 것. 치안국장 재직 30일만에 사표를 낸 후 52년 1월 내무부장관에 발탁된 장옹은 국군이 당시 총부처장의「지프」와「프란체스카」여사의「지프」를 강제징발하였음을 폭로했고 국군 장병들의 가슴에 명찰을 달도록 권유, 실행케 했음을 회고하면서 부산 정치파동 때 장총리(장면(張勉)박사)의 사표를 직접 받아 오기도 했다는 장옹의 회고담. 또한 지방자치제를 실행했으며 대통령 간선제를 직선제로 하는 산파 역할도 맡아 했다고 밝혔다. 특히 내무부장관 때 거창사건으로 구속되었다가 풀려나온 김종원(金宗元)씨의 경무관 기용을 이박사로부터 세 번이나 명을 받은 장옹은 매번 공무원 자격문제를 들고 거절했었다는 것. 국민을 과신한다고 이박사의 약점을 밝히는 장옹은 그래도 이박사는 부모와 같이 섬겼다면서 미국에서의 인연을 잊지 않고 있다. 그 뒤 국도신문(國都新聞)사 사장을 역임했고 3대 국회의원으로 향리 횡성군에서 당선된 무소속 민의원으로서 자유당의 만행을 보면서도 이박사와의 인간관계로 말 못하는 벙어리 국회의원으로 생애에 오명을 남겼다는 장옹…. 그래서 4대에는 자유당 공천 국회의원으로 역시 벙어리 의원을 지냈다는 장옹은 3년 뒤쯤 나올 자서전을 통해 모든 것을 해명(?)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4·19 의거 후 고향에 내려온 장옹은 현재의 마산리 15번지 3만 5천 평을 구입하여 자신이 밥을 지어먹고 빨래를 하면서 나무를 심기 시작, 태기산(泰岐山)의 정목 등 1백 50종 10만 그루의 나무를 가꾸며 살아 가고 있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저녁 7시까지 나무와 씨름하면서 찾아드는 농민들에게 일일이 접목, 전지 방법을 비롯 이식재배, 시비방법 등을 자세히 가르쳐 주고 있다. 각종 수목이 자연스럽게 꽉 들어찬 장옹의 임업장에는 멀리 서울을 비롯한 각 도시의 관광객들이 찾아들 뿐 아니라 인근 각급 학교 어린이들의 소풍터로 알려졌고 심지어 미군들까지 찾아와 놀다가는데 하루 보통 1백 여명의 구경꾼이 오고 많은 학생들이 실습을 위해 찾아들고 있다. 잣나무 4년 만에 결실케 산림 물려줄 젊은이 찾아 임업과 목축업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고된 줄을 모르고 일한다는 장옹은 지난 해 목초로는 최고의 영양가를 지녔다는「코리언·레이스·패스자」라는 풀을 발견, 재배하고 있다. 이 풀은 30년 전 미국 선교사가 개성 지방에서 채취하여 본국에 보냄으로써 영양가가 제일 많은 목초로 밝혀져 현재 미국에서는 목초지의 20%가 이 풀을 재배하고 있으며 자꾸 번지고 있다는 것인데 한국에서는 아직 풀 이름조차 없다는 이야기. 장옹은 앞으로 임업장에 5백종의 수목을 더 심고 농림학원을 세워 자신이 직접 후배 양성을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15~20년이 되어야 열매를 맺는 잣나무들이 장옹의 임업장에서는 불과 4년 만에 잣이 달리도록 비배관리 및 이식재배 기술을 보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으며 넓은 초원과 하늘이 안보이는 숲길은 관객들의 환성을 사고 있다. 임업장은 자기와 같은 뜻을 가진 젊은이에게 넘겨주는 것이 소망이라는 장옹의 가족으로는 현재 서울에 부인과 딸 셋이 있다. <원주 = 정준교(鄭俊敎) 기자> [ 선데이서울 68년 11/3 제1권 제7호 ]
  • 경기도 산림휴양시설 늘린다

    경기도는 2008년까지 자연휴양림과 수목원을 5개 더 만들고 산림전시관을 새로 건립하는 등 총 351억여원을 들여 도내 산림휴양시설을 대폭 확충한다. 7일 도에 따르면 도는 주5일 근무제에 따른 산림휴양 수요를 충족시키고 숲을 자연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총 61억 3000만원을 들여 양평 용문산과 가평 칼봉산에 자연휴양림을 조성하고 있다. 용문산 자연휴양림은 양평읍 백안리 일대 120ha, 칼봉산 자연휴양림은 가평읍 경반리 263ha에 각각 조성되며 두 곳 모두 오는 2007년 공사가 끝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00년부터 시작된 도립 오산수목원(34ha) 조성사업이 2008년 개원을 목표로 진행 중이며, 여주 황학산수목원(27ha)도 내달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다. 또 잣나무로 유명한 가평군 상면 도유림 1679ha에 35억원을 들여 잣나무 휴게림을 만들고 일반인이 잣나무숲을 체험할 수 있는 ‘잣향기 푸른교실’을 건립중이다. 도는 이밖에 48억여원을 투입, 오산시 임업시험장 안에 멸종위기에 처한 산림자원을 연구·전시하는 기능을 갖춘 산림전시관을 내년 말까지 완공하기 위한 공사를 준비 중이다. 도청 산림녹지과 이세우 계장은 “주5일 근무제와 웰빙문화시대를 맞아 도민들이 산을 찾아 건강하게 쉴 수 있도록 자연휴양림과 수목원을 확충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산림휴양시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조용섭의 산으路] 경기 가평 연인산

    [조용섭의 산으路] 경기 가평 연인산

    ‘사랑을 이루고 싶으세요?’산이름도, 산행테마도 사랑타령으로 일관하는 낭만의 산이 경기도 가평의 연인산(1068m)이다. 지리산에 빠져 있던 나에게 어쩌면 신선한 충격을 준 산이다. 그럼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의 전설이 숨어있는 산속으로 들어가보자. 1999년 3월, 가평군은 용추계곡을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보호하고 이 계곡의 발원지를 품고 있는 아름다운 이 산을 널리 알리고자, 산 이름을 공모했다. 그 결과 ‘길수와 소정’이라는 두 청춘남녀의 애틋한 사랑의 전설이 서려 있는 곳이라 하여 ‘연인산’으로 선정됐다. 연인산 남서쪽으로 이어지는 우정능선은 야생화 천국이다. 감성산행의 분위기를 돋우기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다. 부드러운 풀밭으로 변한 방화선 임도는 자연 치유력에 다시 한번 경외심을 느끼게 한다.4월 하순부터 풀밭 곳곳에는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며 지천으로 피어나 온 능선이 황홀한 화원을 이룬다. 당초 철쭉제로 시작한 축제의 이름도 들꽃축제로 바뀌었을 정도이다. 특히 5월이면 온 능선을 뒤덮는 얼레지 군락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산길은 마일리 국수당에서 올라 우정고개∼우정능선∼연인산 정상∼연인능선∼우정고개∼국수당으로 되돌아 오는 원점회귀코스로 잡았다. 국수당 주차장에서 우정고개로 오르는 길은 오른쪽 계곡쪽으로 나 있으나 정면 임도로 진행해도 된다.5거리 임도 갈림길이 있는 우정고개까지는 50분이면 충분히 닿는다. 식수는 주차장이나 계곡에서 미리 준비할 것. 고개에서 왼쪽 우정능선으로 방향만 잘 잡으면 산길 진행에 전혀 문제가 없다.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길은 야생화가 만발한 풀밭 사이로 잘 나 있고, 짧은 급경사 오름길이 두번 정도 있긴하나 대체적으로 걷기에 편한 완경사의 부드러운 흙길이 계속 이어진다. 또 짙은 수림의 잣나무숲을 오름길 내내 만날 수 있는 것도 산자락이 가지는 미덕이다. 우정고개에서 밋밋한 봉우리인 우정봉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며, 우정봉에서 45분 가량 진행하면 정상이 빤히 보이는 헬기장에 닿는다. 이제 정상까지는 0.8㎞, 안부로 내려서서 철쭉터널을 오르면 연인산 정상이다. 연인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특히 빼어나다. 북쪽으로 산줄기가 이어지는 육중한 모습의 명지산이 가깝고, 그 오른쪽 뒤편으로 화악산이 늠름하게 서 있다.‘사랑과 소망이 이루어지는 곳’, 정상 표시석에 새겨진 글귀이다. 하산은 동남쪽 방향의 연인능선으로 내려서고, 잠시 진행하면 소망능선 갈림길을 지난다. 연인계곡 갈림길과 만나서는 능선길로 진행하는데, 결국 이 두 길은 만난다. 연인골 삼거리까지는 정상에서 약 30분 소요된다. 이 골짜기가 용추계곡의 최상류를 이루는 곳이다. 연인골로 들어가서 작은 물길을 따라 걸으면 잣나무 숲속의 호젓한 공간을 통과하고 이내 임도와 만난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울창한 잣나무숲 사이의 임도를 30분 진행하면 우정고개가 나오고, 올랐던 길을 30여분 내려서면 주차장에 닿는다. 서울에서 46번 국도 이용시 청평검문소,47번 국도이용시는 서파검문소에서 현리3거리를 통해 시가지를 지나 마일리로 이동한다. 서울 상봉터미널에서 현리로 이동, 현리에서 마일리행 버스를 이용한다(하루 3회 07:30,10:40,18:20). 현리터미널(031-584-3777), 서울상봉터미널(02-435-2122). 현리에서 마일리 택시요금 8000원(031-585-0473) 매봉산장(031-585-7755) 등 국수당 주차장 부근에 숙식을 겸할 수 있는 민박집이 다수 있다.
  • [꽃길로 山책] 봄철 쭉~

    [꽃길로 山책] 봄철 쭉~

    ‘저절로 걸어 온 봄은 없다.’고 한 시인은 잘라 말했다. 그리고 그이는,‘바람조차도 키를 세워 안개를 날랐다.’며 산자락의 고단함을 위무하더니, 어느새 ‘꽃불이 탄다! 꽃불이 탄다.’고 아우성이다. 눈부신 연둣빛 산자락이 농밀한 요즘, 키낮은 나무만으로 안쓰럽고 황량하게 느껴지던 능선이 별안간 분주해지는 곳이 있다. 지리산 바래봉(1165m)이다. 바래봉 아래에서 팔랑치에 이르는 능선에 만개한 철쭉은 누군가의 손으로 가꾼 정원의 모습이라 할 만큼 아름답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천상의 화원’,‘하늘정원’으로 일컫는다. 마치 늦봄의 이 짧은 한 철을 보내기 위해 서러움과 인고의 세월을 참아왔기 때문일까, 그 붉은 빛은 처연하리만큼 짙다. 산길은 지리산 산간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정령치에서 시작하여 고리봉∼세걸산∼세동치∼부운치∼팔랑치를 거쳐 바래봉에 오른 뒤, 다시 바래봉 아래 안부로 되돌아와 운봉 용산마을로 하산하는 코스로 잡았다. 지리산 노고단에서 만복대∼정령치∼고리봉∼바래봉∼덕두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지리산 서북부능선이다. 능선의 동쪽으로는 그리움의 산, 지리산 연봉들이 굽어보고 있고, 서쪽 저 멀리로는 천왕봉에서 달려와 고리봉에서 북쪽으로 길을 달리하며 이어져간 백두대간 마루금이 아득하다. 그래서 5월에 걷는 이 길은 백두대간 마루금을 좌우로 두고 그 한가운데에서 조망과 철쭉 산행을 겸할 수 있는 멋진 코스다. 정령치 휴게소에서 식수를 준비하고 능선길로 접어들어 20분여 오르면 고리봉(1304.5m)에 닿는다. 고리봉에서는 주능선 방향으로 반야봉이 지척이다. 고리봉에서 직진하며 내려서는 서북능은 외길로 이어져 길 찾기에 별 어려움이 없다. 또 오르내림 고도차이도 그리 심하지 않아 비교적 수월하게 걸을 수 있다. 하지만 전체 산행거리가 약 12㎞에 이르고 목적지인 ‘하늘정원’에서의 느긋함을 즐기려면 걸음을 서두르자. 고리봉에서 능선을 곧장 달려 세걸산에 이르기까지는 1시간10여분 걸린다. 세걸산에 오르기 전, 키낮은 나무들로 비좁은 길 오른쪽으로 내려서는 길은 달궁의 오얏마을로 이어진다. 세걸산에서 20분여 내리막길을 진행하면 헬기장이 있는 세동치에 닿는다. 뱀사골 입구 반선의 행정구역명은 산내면 부운리(浮雲里)이다. 세동치에서 50분. 이제 천상의 화원이 기다리고 있는 팔랑치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잰걸음으로 능선길을 50여분 걷다 보면 눈이 휘둥그레지는 낯선 풍경이 열린다. 진초록의 산사면과 붉은 철쭉이 어우러진 풍경은 가히 환상적이다. 불타는 꽃, 꽃불을 감상하고, 정상 아래 샘터에서 목을 축이고 바래봉에 오르려면 1시간은 족히 잡아야 한다. 바래봉에서는 지리산 천왕봉을 비롯한 지리주능선의 모습에 찬찬히 눈길 두자. 오래도록 잔영이 남으리라. 바래봉에서 다시 안부로 내려서는 임도가 나 있는 운봉읍 용산마을로 하산하면 된다. 철쭉능선 동쪽 사면 아래의 팔랑마을로 하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비지정로다. 임도를 가로지르는 철쭉군락 사이의 내리막길을 1시간여 내려서면 주차장에 이르고 산행을 마치게 된다. 대전∼진주간 고속국도 함양JC에서 88고속도를 갈아탄 후, 남원 방향으로 진행, 지리산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인월∼반선으로 접근한다. 동서울터미널에서 함양 백무동행 버스로 인월에서 하차한 후 반선으로 이동. 경남 함양이나 전북 남원에서 인월편 교통은 비교적 잘 연결된다. 인월에서 뱀사골행 버스를 탄다. 뱀사골 입구를 중심으로 숙식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곳이 많다. 특히 뱀사골 입구의 일출식당(주인 이춘식·063-626-5071,011-651-5077)은 산꾼들에게 편의를 많이 제공하는 곳으로 소문났다. ■ 늦봄 철쭉축제 어디로 갈까 ●연인산(1068m·경기 가평) ‘사랑과 소망’이라는 테마의 연인산 들꽃축제는 5월 20∼22일 열리지만 철쭉 개화시기는 5월 하순쯤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정능선은 야생화와 철쭉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지는 곳이다. 또한 우정고개 주변의 잣나무숲도 뺄 수 없는 볼거리이다. ☎가평군 문화관광과(031-580-2065∼8). ●서리산(825m·경기 남양주) 수도권에서 가깝고 산도 그리 험하지않아 가족산행 대상지로 좋은 곳이다. 축령산으로 올라 능선산행으로 서리산∼철쭉동산으로 이어지는 종주산행을 하더라도 4시간 남짓 걸린다. ☎축령산자연휴양림(031-592-0681). ●소백산(1439m·충북 단양∼경북 영주) 충북 단양과 경북 영주 두 지방자치단체가 공동 주관으로 철쭉제를 개최하는데, 연화봉 인근의 철쭉이 특히 아름답다. 희방사나 죽령에서 연화봉 오르는 산길이 잘 열려있고, 비로사에서 비로봉에 이르는 철쭉길도 잘 알려져 있다. 철쭉제는 5.28∼29일 열리고, 개화시기도 이때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양군 문화관광과(043-420-3254), 영주시 문화관광과(054-639-6391). ●덕유산(1614m·전북 무주) 철쭉제가 별도로 열리지는 않지만 중봉에서 송계3거리에 이르는 이른바 ‘덕유평전’의 철쭉이 아름답다. 철쭉 개화는 5월 하순부터 6월초로 예상된다. 무주군은 6월4∼11일 제9회 반딧불이축제를 개최한다. ☎덕유산관리사무소(063-322-3174). ●두위봉(1466m·강원 정선) 두위봉의 철쭉 개화시기는 대략 5월 하순부터 6월 초순으로 예상되며 6월 초순 철쭉제 기념 등반대회가 열린다. 철쭉은 단곡계곡을 따라 오르다 7부 능선에서부터 만나며, 두위봉 정상 인근에 수만평에 이르는 철쭉화원이 있다. ☎함백청년회의소(033-378-7633), 신동읍사무소(033-378-8001,7004). ●태백산(1567m·강원 태백) 지방자치단체중 가장 적극적으로 축제홍보를 하는 곳이다.6월 4∼6일까지 제20회 철쭉제가 열린다. 천제단 부근의 부드러운 능선에 연분홍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태백시 문화관광과(033-550-2083). 도움말 산악인 조용섭 choys56@hanmail.net
  • 산림청, 개성공단에 잣나무 식재

    산림청은 9일 개성공단내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청사 부지에 잣나무 480여 그루를 심었다. 정부 부처 가운데 북한에서 가진 첫 공식행사다. 특히 이날 행사는 북핵문제와 6자회담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그 의미를 더했다. 식목행사에는 남측에서 산림청 공무원과 시·도 산림공무원, 산림단체장 등 39명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도 공단 및 입주업체 직원 등이 나왔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조용섭의 산으路] 남양주 축령산

    [조용섭의 산으路] 남양주 축령산

    요즘 산자락엔 생명의 기운이 넘쳐난다. 좁고 마른 바위 틈에 자리잡은 노랑제비꽃도, 단단하게 다져진 산길 한가운데 뿌리 내린 양지꽃의 모습도 눈부시기만 하다. 자르르 윤기나는 이파리의 푸른 나무 숲을 만나는 것은 또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이냐. 지금이야말로 싱그러움으로 가득한 봄산행에 나설 때다.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 외방리와 가평군 상면 행현리에 걸쳐있는 축령산(886m). 잣나무 숲으로 이름난 이 곳은 자연휴양림이 잘 조성돼 있고, 산림욕을 겸한 짧은 산행이나 서리산(832m)을 잇는 능선 산행 등의 코스도 다양하게 갖춰져 있어 가족산행에 안성맞춤이다. 산길은 휴양림 제1주차장 쪽에서 올라 수리바위→남이바위→축령산→절고개→서리산→휴양림으로 이어지는 원점회귀 코스로 잡았다. 코스는 식수 구할 곳이 마땅치 않으므로 출발전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 산길 초반에 만나게 되는 암벽 약수는 겨우 목을 축일 정도로 수량이 적다. 수리바위 능선 직전의 오름길이 조금 가파르지만 산길은 대체적으로 너르고 편안하게 잘 나 있다. 수리바위까지는 산행시작 후 50여분 소요된다. 가끔씩 바위지대가 나타나나 고정 로프 등이 있어 그리 힘들이지 않고 갈 수 있다. 하지만 아득한 벼랑을 이루는 남이바위에 서면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아찔하다. 수리바위에서 약 50분 소요. 진행방향 왼쪽 멀리 솟아있는 봉우리가 정상이다. 칼날처럼 솟은 짧은 암릉을 지나다보면 2시 방향 산자락 아래 짙은 초록숲이 보인다. 가평 행현리의 ‘축령 백림’이다. 태극기가 휘날리는 정상에는 돌탑(케른)과 삼각점, 그리고 각 방향으로 조망 안내판이 있다. 한북정맥의 산이자, 경기 오악 중의 하나인 운악산의 수려한 모습이 가깝고, 그 우측 먼 뒤로는 명지산도 시야에 들어 온다. 남이바위에서 20분 걸린다. 정상에서 절고개 방향으로 내려서는 길은 꽤 가파르다.30여분 내려서면 길이 네 갈래로 갈라지는 절고개에 닿는다. 왼쪽 절골로 내려서며 곧장 하산할 수도 있고, 오른쪽은 잣나무 숲이 있는 행현리로 내려서는 길이다. 서리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꽤 너른 임도가 나 있으나 아직은 부드러운 흙길이라 온갖 이름모를 풀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다. 오른쪽 산자락에는 울창한 잣나무 숲이 들어서 있다. 작은 돌탑과 이정표가 있는 서리산 정상에서의 조망도 아주 좋다. 절고개에서 약 50분 소요. 정상에서 350m 지점의 산자락에는 온통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철쭉화원으로 잘 알려진 ‘철쭉동산’이다. 아직 만발하지는 않았다. 화채봉 갈림길을 지나면서부터는 급경사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주차장 갈림길 이정표가 나올 즈음이면 계곡의(절골) 물흐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시원한 숲길을 내려서서 휴양림 관리사무소 옆 다리를 건너며 산행을 마친다. 서리산에서 1시간 걸린다. 구리시~46번 국도~화도읍(마석·좌회전)~수동면 방향~362번 지방도~외방리~휴양림. 청량리역에서 마석행 버스로 이동, 마석에서 외방행(축령산행) 갈아탐.(하루 10회 운행. 첫차 06:30, 막차 21:20) 축령산→마석:첫차 07:00, 막차 21:50 축령산휴양림 입장료 1000원, 주차료 3000원, 문의 (031-592-0681,www.chukryong.net). 남양주시 문화관광과(031-590-2474).
  • 안양 서울대 관악수목원 일반에 개방

    안양 서울대 관악수목원 일반에 개방

    경기도 안양시 안양유원지에서 조금 더 계곡을 따라 들어가면 3만평 규모의 서울대 관악 수목원이 펼쳐진다. 29일부터 개인 및 가족 관람객들에게 제한적으로 개방되는 수목원은 경관이 빼어나거나 아름드리 나무가 빽빽이 들어차 있는 다른 수목원과 달리 아담하면서도 수수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멸종위기·북반구식물등 1700여종 8만그루 우리나라의 자생식물을 비롯해 멸종위기에 놓인 식물과 희귀 식물 등 교육적 가치가 높은 식물을 보존하고 있는 연구림(硏究林)이기 때문이다. 삼성천을 따라 조성된 수목원은 바위와 계곡을 이용한 유실수원과 수생초원, 화관목원, 무궁화원, 참나무원, 숙근초원, 단풍길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폭 10∼15m의 중앙로 양쪽에 잣나무와 함께 심어진 중국굴피나무, 회화나무, 느릅나무, 가죽나무 등 각종 활엽수는 아직 물이 덜 오른 탓인지 헐벗은 몸체만 자랑하고 있다. ●아기자기한 숲 그러나 본격적인 신록의 계절에 접어들면 700여m에 이르는 이 구간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녹음이 우거진 ‘나무터널’로 변한다. 숲 곳곳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감주나무’ 등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희귀식물을 발견할 수 있다. 수목원의 끝자락인 ‘만남의 다리’를 돌아 정문까지 내려오는데 1시간 정도 걸린다. 규모가 크지 않은 탓도 있지만 수목원측에서 숲 훼손을 우려해 관람시간을 제한했다. 이 수목원 김우진(56)소장은 “다른 수목원처럼 웅장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것은 연구목적으로 만들어 졌기 때문”이라면서 “방문객들이 수목원을 ‘쉼터’보다는 자연관찰공간을 ‘견학’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내 첫 연구림… 음식물 소지 금지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부속 수목원으로 1967년 10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조성됐다. 본격적인 숲 조성은 1974년부터 시작됐다. 우리나라 자생식물과 북반구 식물에 대한 수집과 증식, 보전, 전시 등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수목원 면적은 관악산 서쪽일대에 454만평에 달하며 실제 관리 면적은 3만여평 정도이다. 거친 모래와 화강암으로 뒤덮인 곳을 손으로 개간해 현재 멸종위기 식물과 외래종 등 모두 1700여종,8만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 ●개인·단체 입장 요일 달라 관악수목원은 토·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월∼금요일 개방된다. 유치원, 학교, 기관, 단체는 월∼목요일에, 개인이나 가족은 금요일에 한해 입장할 수 있다. 개방 시간은 오후 1∼4시까지이다. 개인 및 가족 입장 희망자는 일주일전까지 안양시 만안구 건설과 녹지팀(031-389-3511∼3)으로, 단체 입장은 관악수목원 관리소(031-473-0071)로 신청해야 한다. 개인 등 입장객은 30명 안팎의 인원을 모아 한꺼번에 입장한다. 수목원에서는 사진촬영 등을 할 수 있지만 가방, 음식물 등을 갖고 들어갈 수 없다. 안양시는 숲 해설자를 현장에 배치, 입장객과 동행하면서 수목원에서 자라는 각종 수목과 숲에 대해 설명해 줄 예정이다. 안양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유서깊은 사찰 산불에 강하다

    유서깊은 사찰 산불에 강하다

    목재에서는 세월이 지날수록 수분이 빠져나간다. 산불 앞에서 목조 건물 일색인 사찰은 화약고나 다름없다. 하지만 불국사와 해인사·선운사·전등사 같은 유서깊은 절들은 산불을 대비하는 전통도 남다르다. 자체적으로 산불에 강한 사찰을 만드는 내화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이들은 수분이 많아 쉽게 타지 않는 수종으로 내화수림대를 조성하고, 불이 쉽게 옮겨붙지 않도록 공간을 넉넉히 남겨두었다. 절의 연륜이 쌓이고 심어놓은 나무가 자라나면서 산불을 방어하는 능력도 든든해졌다는 것이다. ●선운사 동백나무 방화림 역할 고창 선운사의 대웅전 뒤편에는 천연기념물 제184호로 지정된 500살짜리 동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겨울철에도 화려한 꽃봉오리로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선운사 동백나무는 그러나 산불이 가람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내화림으로 심어졌다. 국립산림과학원 임주훈 박사는 “옛 문헌에는 산불을 방지하기 위해 선운사 대웅전 뒤에 동백나무 숲을 조성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면서 “상록활엽수인 동백나무는 잎이 두껍고 수분함유율이 높아 사철 산불의 진행을 최대한 더디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선운사는 또 대웅전에서 동백나무 숲까지 15m 이상 공간을 띄워 산불이 동백숲에 옮겨붙는다 해도 절 마당까지는 쉽게 침범하지 못하도록 했다. 선운사에는 최근 학계의 관심사인 내화수림대가 이미 훌륭히 조성되어 있는 것이다. 내화수림대는 선운사 같은 방법도 있지만 산불이 번지지 못하도록 산 정상에는 나무를 심지 않은 채 길을 만들고, 길 주변에 불에 강한 수종을 심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전등사 건물 옆엔 식수 안해 불국사가 있는 경주 토함산은 동해안지역의 특성대로 소나무가 주종을 이룬다. 하지만 불국사는 대잎나무·개잎갈나무 등으로 수종을 다양화하는 방법으로 내화체계를 갖췄다. 사찰 특유의 조림방식으로 나무 사이를 멀찍이 띄워 산불이 나도 번지지 못하도록 했다. 합천 가야산 해인사는 수령 300∼500년에 이르는 나무가 죽어도 함부로 베어버리지 않는다. 죽은 나무를 양분으로 토양이 비옥해지자 소나무 일색의 식생이 참나무·서어나무로 다양화됐다. 가야산 국립공원사무소 유창우 관리계장은 “해인사 주변의 졸참나무와 잣나무는 소나무보다 산불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다.”고 말했다. 강화도 전등사는 사찰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25만평에 이르는 사찰림을 관리한다. 경내의 숲은 500∼600년짜리 느티나무, 은행나무로 이루어졌으며, 역시 건물 옆에는 나무를 심지 않는 방법으로 대비한다. 한국도시건축병리연구소 양성욱 박사는 “전등사 주변의 수종은 30년 전부터 소나무 중심에서 참나무 중심으로 바뀌고 있지만, 왜송과 아카시아 등 외래종도 많이 자라나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60회 식목일]조연환 산림청장 인터뷰­

    [60회 식목일]조연환 산림청장 인터뷰­

    1946년 식목일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후 60회 생일을 맞았다. 더욱이 올해는 백두대간이 1000년만에 법적 지위를 회복해 더욱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그러나 소나무재선충병이 확산되고 있고, 북한 산림 황폐화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람은 30년을 한 세대로 보는데 비해 나무는 60년이 한 세대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식목일(5일)을 하루 앞둔 4일 조연환 산림청장을 만나 치산녹화 과정과 앞으로의 산림정책을 들어봤다. 60회 생일을 맞아 산림 및 임업분야 수장으로서 의미가 남다를텐데. -지난 한 세대는 민둥산에 나무를 심어 푸르게 만드는 시간이었다.1962년부터 2001년까지 407만㏊에 100억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었다. 이같은 노력으로 유엔 식량농업기구로부터 ‘녹화성공국’으로 평가도 받았다. 앞으로 60년은 제대로 가꿔서 산림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산 중 황폐지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양적(울창함) 확대가 이뤄졌다. 이제는 질적 측면에서 우리 국민소득 수준에 걸맞은 모습을 갖추도록 하겠다. 제 2의 치산녹화가 필요하다. 다만 현재 20∼30대 연령층은 나무를 심고 가꾼 역사를 모르고 경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 산림청으로서는 동부와 남부청이 국장급 기관으로 승격했다. 동부청의 경우 80년만에 자기 자리를 찾는 영광을 안게 됐다. 내년부터는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제외된다. -많은 임업인들이 “이제 나무를 다 심었으니까 없어지는 것”으로 인식해 크게 아쉬워하고 있다. 그나마 기념일로 남는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식목일의 내실화에 치중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관공서와 학교, 기업체 등이 ‘식목일’을 잊지 않도록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를 계기로 식목의 개념과 행사도 ‘심는 날’에서 탈피해 ‘심고 가꾸는 날’로 전환될 것으로 본다. 과거와 달리 식재 수종이 변하고 있는데 무슨 이유라도 있는가. -숲의 구조를 바꿔가고 있는 중이다. 보다 고급 나무를 심는 것이다. 과거에는 녹화에 치중하다 보니 묘목 기르기가 쉽고 나쁜 토양에서도 잘, 그리고 빨리 자라는 낙엽송과 리기다소나무·잣나무 같은 침엽수가 많았다. 그러나 목재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수원(水源) 함량 등에서 활엽수가 그 기능이 뛰어나고 ‘종의 다양성’도 월등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침엽수와 활엽수 비중은 4.5대5.5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일률적인 나무심기도 지양하고 있다. 지역·마을·거리마다 지역 환경에 맞는 식재와 숲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북한의 산림 황폐화가 심각하다고 한다. 남한에 미치는 영향 및 산림협력사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북한 산림(916만㏊)의 18%인 163만㏊가 황폐지로 추정된다. 원인은 다락밭 조성과 연료 등 개발, 솔잎혹파리 피해, 산불 등으로 파악된다. 산림 황폐화에 따른 홍수 빈발은 남한에도 직접적인 피해를 줄 우려가 높다. 다행히 임진강 수해를 계기로 황폐지 복구 합의가 이뤄졌지만 북한이 나오지 않음에 따라 현재 민간의 지원만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차원의 공조가 시급하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솔잎혹파리의 피해 여부이다. 긴급 방제가 안 되면 산림의 재앙을 피할 수 없다. 지난해 정부업무 심사평가에서 ‘숲다운 숲가꾸기’ 사업이 우수 정책사례로 선정됐는데, 그 내용은. -우리 숲이 고통받으며 죽어가고 있다. 나무만 심어놓고 방치하다 보니 몸집만 커져 동물이 움직일 수 없고 바람도 통하지 않게 됐다. 우리 숲의 나무가 밑가지부터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숲다운 숲이란 숲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자는 것이다. 숲은 가꾸는 것만으로 나무 생장을 5배 증가시키고, 연간 3조원의 경제적 효과도 유발시킨다. 올해부터 2008년까지 100만㏊의 숲을 가꿀 계획이다. 특히 올해 2000명을 시작으로 2008년에는 5000명을 고용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게 된다. 재선충병이 확산 중이다. 국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데. -1988년 부산에서 첫 발생한 재선충병은 현재 40개 지역으로 확산됐고, 피해면적이 여의도의 6배인 4961㏊에 달한다. 다행히 올해 정부의 집중지원 속에 자치단체들이 방제에 적극 나서면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국산 백신이 개발돼 고무적이다. 임상실험 결과 살충률이 97%에 달하고, 가격도 일본제품의 50분의1인 그루당 4000∼5000원 수준이다. 올해 3개 지역(15㏊)에서 실연사업을 실시한 뒤 내년부터 공급할 계획이다. 특별법이 제정되면 확산 원인으로 지적된 인위적 이동에 대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된다. 법 제정은 4월쯤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멸도 자신있다. 백두대간보호특별법의 핵심인 보호구역이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7개월간 1차 초안을 만들어 지자체와 주민, 환경단체들과 최종 조율 중이다. 일부 지자체가 개발계획을 수립한 지역을 놓고 이견이 있어 진통을 겪고 있다.4월 중 법 개정을 통해 이를 보완한다면 상반기 중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다. 산림휴양 수요가 늘고 있다. 고객 만족도 제고책은 있나. -휴양림은 심고, 가꾸고, 보호에 집중되던 산림행정의 새로운 영역이다. 주 5일 근무와 웰빙 열풍이 가세하면서 서비스 개념도 도입됐다. 무엇보다 현재 90개인 휴양림을 200개소로 확대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산림문화·휴양법’을 6월 중 제정할 방침이다. 정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도심서 즐기는 숲속 봄나들이

    도심서 즐기는 숲속 봄나들이

    일요일, 가족·친구·동료들과 함께 인근 숲을 찾아 봄기운을 만끽해 볼 요량이라면 이왕이면 숲해설가와 함께 하는 숲속여행을 미리 신청해 보자. 서울시 푸른도시국에서는 4월부터 11월까지 첫째·셋째주 일요일에는 ▲남산▲관악산▲아차산▲대모산▲청계산에서 ‘즐거운 숲속여행’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둘째·넷째주 일요일에는 ▲인왕산▲안산▲수락산▲호암산▲앵봉산▲서울대공원 에서 ‘…숲속여행’을 운영한다. ●숲 별로 참가자 매주 60명 안팎 모집 숲마다 매주 60명 내외의 참가자를 선착순 모집한다. 참가자들은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숲해설가와 함께 2∼3㎞의 숲길을 걸으며 산에 얽힌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다. 또 나무·꽃·곤충·조류에 대한 생동감 넘치는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나 숲속여행 홈페이지(san.seoul.go.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또 해당구청(공원녹지과)이나 사업소(남산, 서울대공원)에 직접 전화해 신청하면 된다. 최용호 시 푸른도시국장은 “11개 숲마다 특징이 있다.”면서 “숲은 항상 상쾌한 곳이지만 숲 해설가와 함께 한다면 더 유쾌·상쾌한 곳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1山 11色’알아보기 남산에서는 이 곳의 상징이기도 한 소나무 숲을 즐기고 감상할 수 있다. 소나무 숲은 다른 곳에도 있지만 남산 소나무는 애국가에도 등장할 정도로 의미가 남다르며 다른 곳에 비해 훨씬 더 울창하다. 관악산에는 고려시대의 명장 강감찬 장군과 관련된 낙성대·안국사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참나무 숲, 사시나무 군락지 등이 있다.아차산에서는 곳곳에 남겨진 고구려 온달장군의 전설을 숲해설가로부터 들을 수 있다. 강남구와 서초구에 걸쳐 있는 대모산은 서울시내 유일한 황토산으로 이곳에서 건강맨발걷기 체험도 할 수 있다.청계산에서는 소나무와 잣나무 구분하기, 호박꽃의 암수 구분 등을 배울 수 있으며, 계곡 물 속의 도롱뇽·개구리 등 수서생물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직공원에서 출발해 단군성전, 황학정,101·103초소 앞을 지나 인왕천 약수터까지 약 2㎞ 코스인 인왕산에서는 확학정에서 국궁회원들의 시범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안산에는 공룡이 살던 시대부터 지금까지 살아 남아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는 안산의 유래와 주변에 얽힌 역사를 배운다. 서울 노원구와 의정부시, 남양주시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수락산에서는 노원골 계곡을 중심으로 수양버들·도롱뇽·개구리·송사리 등을 관찰하고, 박새·곤줄박이·딱따구리 등의 봄맞이 모습을 볼 수 있다. 호암산에서는 사마귀·무당벌레 등 겨울을 난 곤충들을 관찰할 수 있고, 국수나무 군락지를 지나며 키작은 나무의 종류와 특성을 알아보고, 식물을 이용한 조상들의 지혜를 들어보게 된다. 규암지대가 넓게 분포된 앵봉산에서는 규암의 생성과 용도에 대해 들어보고 맨발로 걷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숲속여행 코스가 대공원 내에 있기 때문에 유일하게 입장료를 내야 하는 서울대공원은 총 4㎞코스로 가장 길며, 숲속탐방 외에도 동물원과 식물원을 관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녹색공간] 나무를 심은 사람/조연환 산림청장

    우수·경칩을 지나 얼었던 땅이 풀리면 나무를 심는 계절이 시작된다. 나무는 식목일에만 심는 것이 아니다. 구덩이를 팔 수 있다면 일찍 심는 것이 좋다. 어디를 둘러봐도 나무 한 그루 없는 붉은 산이었던 학창 시절, 봄이 되면 해마다 산으로 가서 나무를 심고 소나무 잎을 갉아 먹는 송충이를 일일이 잡아내고는 목청껏 노래부르면서 산을 내려오던 기억이 새롭다.‘산에 산에 산에다 나무를 심자/산에 산에 산에다 옷을 입히자/메아리가 살게 시리 나무를 심자.’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우리나라를 일제 36년간의 산림자원 수탈과 한국전쟁 등으로 완전히 황폐화된 땅에 나무를 심고 가꾸어 국토의 64%를 푸르게 만든 산림녹화 성공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이제는 어디를 둘러보아도 민둥산은 보이지 않는다. 나무가 너무 우거져서 산에 들어가기도 힘들다고 불평할 정도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산림청에서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알아본 결과 40∼50대 이상은 나무를 심어 산이 푸르게 됐다고 응답하는 반면 30대 이하 젊은 층은 산에 나무가 저절로 생겨나서 저절로 자라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이런저런 과외에 시달리고 점수 한 점 더 얻기에 급급해 산에 나무를 심어 본 일이 없는 젊은이들로서는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나무를 심어 보지 않은 사람들이 어찌 그 많은 산에 그 많은 나무를 심고 가꾸는 수고를 알 수 있겠는가. 나무를 심는 계절이 오니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이 생각난다. 이 책의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는 아무것도 살지 않는 황무지에다 매일 100알의 도토리를 심었다.10개 중 2개 정도가 싹이 나고 그나마도 들짐승에게 뜯어 먹히지만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도토리를 심었다.55세인 부피에는 “만일 30년 후에도 하느님이 내 생명을 허락하신다면 계속해서 나무를 심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말대로 89세까지 나무를 심다가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 그동안 나무들이 자라서 황무지는 울창한 숲이 되고 들에는 꽃이 피고 계곡엔 물이 흘렀다. 떠났던 사람들도 돌아와 그곳은 전쟁을 모르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마을이 됐다. 황무지를 낙원으로 만드는 일은 바로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일로부터 시작됐다. 부피에처럼 한 평생 나무를 심고 가꾼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다. 대표적인 분이 임종국씨다. 그는 1956년부터 전라남도 장성의 축령산 자락에 삼나무와 편백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먹고살기도 힘든데 나무나 심고 있다고 사람들은 비웃었지만 그는 20여년간 150만평의 산에 나무를 심고 가꾸었다. 더 이상 투자할 여력이 없자 자식같이 키우던 나무들을 남에게 넘기고 72세로 타계하기까지 오직 나무만을 바라보며 사셨다. 지금도 전남 장성의 축령산 자락에는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그분의 뜻을 기리는 듯 하늘을 향해 올곧게 잘 자라고 있다. 산림청에서는 임씨를 ‘숲의 명예전당’에 모셔 그 뜻을 기리고 그가 조림한 산을 매입해 국유림으로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인정받는 산림녹화 성공 국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헌신적으로 나무를 심고 가꾸어 온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제외된다는 보도가 있었다. 더 이상 나무를 심을 필요가 없어서 식목일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 나무는 심지 않고 놀러 가는 날이 됐기 때문에 식목일을 공휴일에서 제외하자는 것이다. 그동안 나무를 심고 가꾸어 온 사람들로서는 허탈감과 함께 서운함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비록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제외되더라도 기념일로는 남게 되어 이제는 노는 날이 아니라 명실상부하게 식목일은 나무 심는 날로 지켜질 것이다. 한 그루 나무를 심는 것은 생명을 심는 것이며 미래를 심는 것이다. 한 사람이 평생 사용하는 나무의 양은 잣나무 500그루 분량이나 된다. 태어나면 누구나 500그루의 나무는 심어야 비로소 제 몫을 다 하는 것이다. 오늘 지구가 멸망한다 할지라도 한 그루 나무를 심겠다는 선인(先人)의 말이 실감나는 계절이 됐다. 올 봄에는 한 그루 나무를 심자. 이 땅의 엘제아르 부피에가 돼 보자. 그리고 나무를 심고 가꾸는 분들의 수고와 고마움을 생각해 보자. 조연환 산림청장
  • [조용섭의 산으路] 광양 백운산

    [조용섭의 산으路] 광양 백운산

    봄을 시샘하는 늦추위가 여전하지만 남도 땅에는 벌써 매화가 피고 고로쇠 나무에 물이 오르는 등 봄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이른 봄이면 축제 한마당이 펼쳐지는 전남 광양의 백운산(1218m)을 찾았다. 산길은 옥룡면 논실마을에서 한재로 올라 정상~억불봉~노랭이재~광양제철 수련관으로 하산하는 코스로 잡았다. 논실마을에서 송어양식장쪽의 포장도로를 1시간 정도 따라 오르면 시원한 잣나무 숲 사이에 걸쳐있는 너른 임도상의 한재에 닿는다. 한재에서는 왼쪽(서쪽)으로 또아리봉, 오른쪽 백운산으로 능선을 이루며 산길이 잘 나있다. 이 능선이 바로 호남정맥 마루금이다. 고개 너머로 내려서는 길은 화개장터 인근의 섬진강변 마을로 이어진다. 백운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비교적 완만하게 시작되다가 가파른 오름길로 이어지며, 헬기장을 만나 능선턱에 올라서면서부터 비로소 시야가 트이게 된다. 신선대 이정표를 만나면 정상은 500m거리. 진틀마을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있고 20여분이면 백운산 정상에 닿는다. 한재에서 1시간40분 소요. 백운산에서는 그야말로 조망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북으로는 장쾌하게 하늘병풍을 이룬 지리 주능선이 아득하고, 남으로는 은빛으로 빛나는 한려수도에 눈이 시리다. 동쪽 저 아래 수줍은 듯 흐르는 섬진강을 보노라면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오고, 서쪽 가깝고 먼 곳으로 끝없이 솟구치고 펼쳐지는 남도의 산을 바라보면 움찔하며 산멀미가 인다. 정상 동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매봉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 길이고, 남쪽의 내려서는 능선길이 억불봉 방향이다. 정상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갈림길의 오른쪽 길은 진틀마을로 연결되고 능선을 15분여 진행하면 다시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내려서는 길은 상백운암을 경유, 묵방이나 선동으로 이어진다. 헬기장이 있는 이곳에서 조금 가다 보면 너른 바위 암반인 만경대를 만난다. 백운산 주능선 길은 가끔 너덜길이 나오지만 대체적으로 걷기 좋은 육산길이다.995봉을 지나면 그 유명한 억새능선이다. 하산길이 시작되는 억불봉 아래 헬기장까지는 정상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헬기장 북서쪽 약 40m 아래에는 휴식하기 좋은 공간이 있고 광양 산꾼들이 아끼는 샘이 있는데 ‘취정샘’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다. 억불봉은 배낭을 벗고 다녀오면 되는데 오름길 30분을 포함해 왕복은 50분이면 된다. 노랭이재는 노랭이봉을 올라서 하산하는 길도 잘 나있으나, 서쪽(오른쪽)으로 곧장 내려서도록 한다. 광양제철 수련관까지 30여분 소요. 약수제단에 들른 다음 버스가 다니는 동동마을에 이르며 산행을 마친다. 동곡리 약수제단을 중심으로 경첩인 3월5일부터 고로쇠약수축제가 열린다.12일부터는 섬진강변 다압면에서 매화축제가 시작된다. 문의(061)797-3363. 남해고속도 광양IC에서 빠져 나와 11번 지방도로를 따라 옥룡면으로 접근하면 된다. 서울 강남, 동서울터미널에서 광양행 고속버스를 이용하거나 철도로 광주로 이동한 뒤 광주~광양간 직행버스를 타면 된다. 시내버스는 광양에서 동곡(21-1), 답곡(21-2), 논실행(21-3) 버스를 이용한다. 문의(061)761-3030. 심원쪽에서는 계곡민박(061-762-3876), 묵방은 캐빈하우스(061-762-7133), 논실은 이창기씨 댁(061-762-5330), 동곡은 바위산장(061-762-3328) 등이 대표적인 민박집이다.
  • 흉물 시민아파트 헐고 쉼터로 단장

    흉물 시민아파트 헐고 쉼터로 단장

    도심 속 흉물로 방치됐던 ‘시민아파트’가 시민들의 쉼터로 탈바꿈하고 있다. 시민아파트는 1970년 전후로 무허가 건물을 철거하면서 주민이주대책으로 공급됐다. 대부분 산중턱에 위치해 재건축이 어려웠지만, 최근 녹지축으로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대학로 뒤편 낙산공원은 ‘서울의 몽마르트르’ 인파가 북적거리는 대학로 뒤편의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북한산·인왕산, 남산이 한눈에 펼쳐지는 ‘낙산공원’이 있다. 동숭동 시민아파트 25개동을 헐고 4만 6000여평 규모의 공원으로 꾸민 곳이다. 서울시가 표본조사한 결과 낙산공원은 2002년 개장한 이래 25만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됐다. 동대문∼혜화문을 연결하는 2.1km의 서울성곽(사적 10호)을 거닐면서 지봉 이수광 선생의 옛 집터, 이승만이 살던 이화장, 여진족 사신을 접대한 북평관터 등을 둘러볼 수도 있다. 낙산공원을 찾은 정은경(39·회사원)씨는 “고층빌딩 사이로 붉은 해가 떨어지는 풍경이 일품이라 즐겨찾는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낙산공원과 프랑스 파리의 몽마르트르는 높이도 비슷하고(각각 125m,129m) 주변에 예술가들이 몰려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며 “근대화 과정에서 무분별한 개발논리에 밀려 세워진 시민아파트 터를 이제는 문화공간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 15일엔 안산도시자연공원 개장 지난 15일 서대문구 연희동·홍제동 연세대 뒤 시민아파트 자리에는 6000여평 규모의 ‘안산도시자연공원’이 문을 열었다.1971년 산중턱에 세워진 아파트 11개동은 자연경관을 해친다는 여론에 따라 2001년 철거됐다. 시는 이 일대에 소나무, 잣나무 등 6만그루의 나무와 구절초, 옥잠화 등 화초 4만 8000포기를 심었다. 또 그늘막과 정자, 야외탁자, 체력단련시설, 배드민턴장 등도 만들었다. 올해 말 철거를 앞두고 있는 종로구 청운동 청운아파트 부지 7700여평도 이르면 내년 말 인왕산공원으로 바뀐다. 소나무, 느티나무, 산수유 등 조경수목을 심고 체력단련시설, 건강지압보도, 산책로 등을 만들게 된다. ●공원을 넓게 더 넓게 시민아파트를 철거한 자리에 주변의 공원을 확장하는 사업도 활발하다. 지난달 철거가 끝난 용산구 청파동 시민아파트 자리는 오는 5월 공원으로 탄생한다. 인근 효창근린공원 내 640여평의 공간에 지압시설과 각종 체력단련기구 등을 두고, 주변에는 느티나무를 심게 된다. 동작구 동작본동 시민아파트 부지도 2000년 4400여평 규모의 ‘사육신묘지공원’으로 확장됐다. 무허가 건물 45개동이 난립했던 중랑구 면목약수터 일대(3만 3000여평)는 올 들어 ‘용마산도시자연공원’으로 변신했다. 실개천, 나무다리, 정자, 어린이놀이터, 체력단련장 등이 있어 주민들의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 오는 6월이면 지하 2층, 지상 3층의 중랑문화체육관(1500여평)도 들어선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조용섭의 산으路] 충북 민주지산

    [조용섭의 산으路] 충북 민주지산

    모처럼 눈이 왔다. 겨울철 눈꽃 산행지로 유명한 민주지산(岷周之山·1124m)을 찾았다. 민주지산은 충북 영동군과 전북 무주군에 걸쳐 있는 산으로, 경북 김천시와 만나 3개 도를 이루는 삼도봉(1177m)을 비롯해 석기봉(1200m) 등의 높은 봉우리들로 이어지는 능선의 눈꽃은 황홀경에 빠질 만하다. 산행은 당일치기 코스로 잡았다. 영동군 상촌면 물한리에서 시작해 쪽새골로 민주지산에 오른 뒤, 석기봉∼삼도봉∼삼마골재∼물한계곡으로 이어지는 원점회귀 코스다. 물한마을 주차장에서 포장길을 따르면 황룡사 입구 오른쪽으로 길이 이어진다. 이 길의 초입에 ‘등산로’ 표시가 있는 오른쪽 길은 각호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왼쪽으로 철망이 쳐져 있는 호젓한 길을 약 20분 정도 들어가면 낙엽송과 잣나무 숲이 울창한 곳이 나온다. 여기에서 간이화장실 있는 곳과, 조금 더 지나 ‘잣나무숲’ 이정표에서 각각 오른쪽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이 두 길은 계곡 좌우로 오르다가 나중에 만나므로 어디로 올라도 된다. 잣나무숲 이정표에서 약 30여분 진행하면 직진 길과 왼쪽 계곡을 건너는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 키 낮은 나무들이 터널을 이루고 있는 가파른 길을 약 50여분 오르면 능선에 닿고, 여기서는 정상이 지척이다. 지능선 위로 새하얗게 드리워진 순백의 설경을 바라보거나, 산길 좌우 두툼한 설화가 만발한 신갈나무 숲을 걷노라면 가슴은 벅차오르고, 쏴아하고 스치는 한줄기 맑은 기운을 느낄지도 모를 일이다. 민주지산 정상에서는 사방으로 펼쳐지는 조망이 거침없고 각호봉이나 석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참으로 부드럽고 매끈하다. 석기봉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바위길이 가끔 나타나기는 하나 길은 대체로 편안하고 이정표도 잘 세워져있다. 뾰족하게 솟아 있는 석기봉의 모습이 이채롭다. 석기봉 오름길 바위지대에는 밧줄이 걸려 있고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도 있는데, 어느 쪽 길이나 주의해서 올라야 한다. 오른쪽 우회길로 가다보면 석기봉 아래 삼두마애불을 지나게 된다. 남향으로 자리잡은 이곳에는 샘도 있고 터도 잘 닦여져 있으나 물은 얼었다. 암봉인 석기봉에 서면 삼도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그 봉우리 좌우로 이어지는 우람한 근육질의 산줄기가 눈에 확 들어온다. 바로 백두대간 마루금이다. 석기봉 바위지대를 내려서면 간이대피소가 있다. 삼도봉에는 삼도 대화합 기념 조형물이 서 있고, 매년 10월10일이면 여기서 기념행사를 지낸다. 뒤를 돌아보면 지나 온 석기봉과 민주지산이 아득하다. 남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길에는 리본이 많이 달려 있다. 북동쪽 급경사길을 내려서다 보면 왼쪽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극성이다. 마치,‘여기는 대간길이야!’라며 텃세를 부리듯 사납기 짝이 없고, 볼이 얼얼할 정도로 차갑다. 삼마골재에서 물한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호젓하다. 이번에 지나온 능선길은 왼쪽에 우뚝 서서 깊은 산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계곡을 따라 나 있는 길을 1시간10분 남짓 내려서면 낙엽송 숲을 만나고 이내 산행을 마감하게 된다. ●교통 자가용:경부고속도 황간 IC에서 빠져 나와 매곡면(579번지방도)을 거쳐 상촌면 물한리로 접근하면 된다. 대중교통:영동역∼물한리간 1일 5회 운행하는 시내버스를 이용해도 좋다.(동일버스·043-742-3971). ●숙박 종점민박(043-745-1350)과 대구민박(745-0036)을 이용하면 된다. 겨울철에는 한번쯤 미리 전화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
  • “산간마을을 주말여행지로”

    “산간마을을 주말여행지로”

    경기도내 산간 오지에 있는 172개 낙후 마을이 휴양·문화시설을 갖춘 주말 여행지로 개발된다. 도는 17일 주 5일제 시행에 맞춰 수도권에 위치한 산간 마을을 웰빙시대에 부응하는 산촌으로 조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에는 마을당 14억 6400만원이 투자되며, 개발 기간은 10여년이다. 도는 올해 남양주시 수동면 내방리 마을, 가평군 설악면 엄소리 마을 등 2개마을을 지원한다.2006년까지 28억원을 들여 생활환경개선, 생산기반조성, 산림문화회관 건설, 진입로 포장, 상·하수도 설치 등 사업을 벌인다. 또 양평군 중원리 마을 등 5개 마을에 대해서는 마을당 6400여만원을 들여 올해 설계에 들어간다. 이들 마을은 지난해 ㏊당 인구밀도가 1.44명 이하이거나 경작률이 26% 이하인 산간 오지마을이다. 도는 이밖에 올해 양평군 용문산에 120㏊ 규모의 휴양림을, 내년에는 오산 도립수목원 33㏊와 가평군 칼봉산에 263㏊의 자연휴양림을 개장한다. 또 올해 여주 황학산 수목원 27.3㏊에 대해 설계를 완료, 내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특히 오는 2007년까지 전국 최대규모의 잣나무 임지를 보유하고 있는 가평 행현리 도유림에 1679㏊ 규모의 체험시설, 숲 관찰코스, 야외체험시설, 야생초 화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이 완료되면 도시민들이 5일은 도시에서, 주말 2일은 농촌에서 지내는 ‘5도(都)2촌(村)의 라이프 스타일’이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운영중인 산촌마을과 자연휴양림·수목원은 별표와 같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녹색공간] 아,겨울나무여!/조연환 산림청장

    언제부터였을까? 겨울나무가 좋아지기 시작한 것은. 하나뿐인 아들이 입대하던 그해 겨울은 유난히 춥고 바람도 많았다. 보초를 서고 있을 아들 생각에 새벽잠을 깨어 뒤척이고 있을 때면 창밖 느티나무는 나보다 먼저 깨어 울고 있었다. 저도 내 맘을 아는 듯 나도 홀로 밤새우는 저를 아는 듯 그렇게 그해 겨울 새벽 바람에 아픔을 같이한 후로 겨울나무가 좋아졌다. 신부 화장을 막 끝낸 봄 숲도, 성숙한 여인의 여름 숲도, 떠나 보낼 자식 위해 고운 옷 입혀 놓은 가을 숲도 아름답지만 겨울 숲의 그 단아함이 더욱 좋다. ‘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 눈 덮인 응달에 외로이 서서 아무도 찾지 않는 추운 겨울을 바람 따라 휘파람만 불고 있느냐.’ 오늘도 겨울바람 타고 이원수님의 ‘겨울나무’ 노래가 들려오는 듯하다. 한 겨울을 벌거벗은 몸으로 바람과 눈비 맞으며 서 있는 겨울나무를 보노라면 불쌍하다는 느낌보다는 그 의연함이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겨울나무를 좋아하는 것은 나무를 가장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잎과 꽃에 가려 나무 그 자체는 잘 보이지 않는다. 아니 사람들은 나무보다는 꽃과 잎을 보고 아름답다고 칭찬한다. 그러나 잎 떨구고 바람 앞에 서 있는 겨울나무는 자신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여리디 여린 가지를 수없이 매달고 하늘 향해 기도하고 서 있는 느티나무, 아까시나무. 굵고 힘찬 가지를 뻗어 지나가는 바람을 잡으려는 물푸레나무, 감나무. 나뭇가지보다 큰 꽃눈을 꼭대기에 매단 채 바람아 불어라 눈아 오거라 그래도 봄은 오리니 내 먼저 오는 봄을 맞으리라며 꿈에 젖어 있는 목련나무. 겨울나무가 아름답다. 소나무·잣나무처럼 늘 푸른 나무보다 잎을 모두 떨어뜨리고 홀로 서 있는 나무들이 더 아름답다. 내가 화가라면 맑은 하늘을 떠받들고 서 있는 한 그루 겨울나무를 화폭에 담고 싶다. 겨울나무가 아름다운 것은 모든 것 다 벗어 주고도 당당한 그 모습 때문이리라. 겨울나무에겐 부끄럽거나 감추고 싶은 것이 하나도 없는 듯하다. 이런저런 흉허물에 남들이 알까 봐 불안해하거나 생각만 해도 부끄러워지는 속마음을 생각하면 겨울나무를 바라보는 것조차 두려워진다. 그러기에 이 겨울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누렇게 변색한 잎새를 달고 있는 겨울나무를 보노라면 아둥바둥 손아귀에 감싸 쥐고 놓지 못하는 미련한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아 측은하다. 겨울나무가 정말로 아름다운 것은 꿈이 있다는 것이다. 겨울나무는 새 봄에 피워 올린 잎과 꽃들을 겨울눈(芽)속에 간직한 채 한겨울을 지낸다. 겨울눈 중에는 꽃으로 피어날 꽃눈이 있고 잎으로 피어날 잎눈도 있다. 꽃눈과 잎눈을 함께 가지고 있는 나무들도 있다.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나무들은 이미 겨울눈 속에서 꽃으로 피어날 준비를 다 하고 있다. 준비한 자만이 오는 봄을 먼저 맞을 수 있음을 나무는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겨울나무가 세찬 눈바람을 맞으면서도 하늘을 우러러 그렇게 당당할 수 있는 것은 봄에 피워 올릴 꿈과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꿈이 있는 자는 결코 좌절하지 않는 법이다. 한 해가 시작되었다. 경제가 어렵다고 걱정들이다. 밖에서 들려오는 지진과 해일 등 자연재해도 남의 일만이 아니다. 힘겨워도 겨울나무처럼 꿈과 희망을 품고 이 한 해를 시작하자. 한해를 시작하며 불러본다. 아, 겨울나무여, 본받아야 할 나의 표상이여! 나의 꿈이여! 조연환 산림청장
  • 儒林(253)-제2부 周遊列國 제6장 孔子穿珠

    儒林(253)-제2부 周遊列國 제6장 孔子穿珠

    제2부 周遊列國 제6장 孔子穿珠 공자는 중궁을 다음과 같이 감싸고 있다. “약삭빠른 구변으로 남의 말을 막아서 자주 남에게 미움만 받을 뿐이니, 그가 어진지는 모르겠으나 말재주는 어디에다 쓰겠는가.” 그러고 나서 공자는 좌구명(左丘明)의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말을 잘하고 얼굴빛을 좋게 하고 공손을 지나치게 함을 옛날 좌구명이 부끄럽게 여겼는데, 나 또한 이를 부끄러워하노라. 원망을 감추고 그 사람과 사귀는 것을 좌구명이 부끄러워하였는데, 나또한 이를 부끄럽게 여기노라.(巧言令色足恭 左丘明恥之 丘亦恥之 匿怨而友其人 左丘明恥之 丘亦恥之)” 좌구명은 공자와 같은 무렵에 살던 노나라의 대부였다. 공자의 선배로서 공자는 평소에 그를 마음속 깊이 존경하고 있었다. 말년엔 눈이 멀어 장님이 된 좌구명은 이로 인해 맹좌(盲左)라고도 불리었다. 좌구명이 말하였던 ‘공손을 지나치게 한다.’는 주공(足恭)에는 두 가지의 해석이 있다. 하나는 그냥 추상적으로 지나치게 공손함을 말하는 것으로 이때는 ‘주공’이라 발음하고, 또 하나는 다리의 음직임을 지나치게 겸손하게 하는 모습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때는 ‘족공’으로 발음하는데, 이 두 가지의 해석 모두 겸손이란 미덕을 넘어선 허위인 것이다. 겸손의 본질은 내면적이며 공손한 마음에 있는 것이지, 외면적으로 겸손을 위장하면 그것은 차라리 교만에 가까운 것이다. 과공비례(過恭非禮). ‘지나치게 공손하면 예에 어긋난다.’는 뜻과 일맥상통하는 말. 공자는 지나치게 겸손함을 아첨으로 보았으며 상대방이 사귀기 싫은 저열한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싫어하는 원망의 감정을 감추고 그 사람과 사귀는 것은 위선이며 자기기만임을 분명하게 못박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변명과 번지르르한 말만 앞세우는 말재주꾼을 혐오하는 공자는 특히 재여(宰予)에게 보인 공자의 태도를 보면 더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재여의 자는 자아(子我)로 공자의 제자 중 가장 말을 잘 하는 사람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공자는 재여가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었음에도 재여를 게으르고 말이나 화려하게 꾸미는 궤변론자로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다. 논어에도 이러한 재여를 꾸짖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오고 있는데, 이들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애공이 재여에게 사(社)에 대해서 묻자 재여가 대답하였다. ‘하나라에서는 소나무를 심고, 은나라 사람들은 잣나무를 심었고, 주나라 사람들은 밤나무(栗)를 심었습니다.’ ‘어째서 밤나무를 심었을까.’ 애공이 묻자 재여가 대답하였다. ‘백성들로 하여금 두려워 떨게(慄) 하려는 뜻이겠지요.’ 이 말을 듣고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다된 일을 얘기하지 말고, 끝난 일을 간하지 말고, 지난 일을 탓하지 말아야 한다.’” 애공이 땅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사에 무슨 나무를 심는 게 좋겠는가 하고 물었을 때 재여는 주나라에서 밤나무를 심었던 이유를 설명하면서 백성들이 무서움에 떨도록 위압정치를 펴야 한다는 논리를 교묘한 변술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즉 밤나무‘율(栗)’자와 ‘두려워 떤다’는 뜻의 ‘율(慄)’자의 음이 같은 것을 이용한 교묘한 궤변으로 애공의 독재를 은근히 부추기고 있음인 것이다. 결국 재치 있는 수사는 되지만 독재자에게 아첨하는 교언이었던 것이었다. 논어의 공야장편에는 이러한 말재주꾼 재여에 대한 비난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 인천 수도권매립지, 생명의 땅으로

    인천 수도권매립지, 생명의 땅으로

    숲이 우거진 공원, 주민들이 축구를 하는 잔디구장, 유수지 한편에서 한가롭게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 믿기지 않겠지만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알려진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의 2004년 12월21일 풍경이다. 수년전까지만 해도 지독한 악취와 먼지를 내뿜어 인근 주민들의 쓰레기 반입저지 시위가 단골로 이어졌던 수도권매립지가 ‘아름다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각종 환경정화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의 친근한 휴식처와 친환경 테마공원으로 탈바꿈되고 있는 것이다. ●철새와 물고기가 모이는 매립장 이같은 현상은 우선 쓰레기 위생매립에서 비롯된다. 매립장에는 지하수배제층(30㎝), 고화처리차수층(75㎝), 침출수배제층(60㎝) 등 모두 165㎝의 기반시설이 설치됐다. 그 위에 1단 5m(폐기물 4.5m, 복토 0.5m)씩 8단 40m 높이로 쓰레기를 묻는다. 쓰레기가 썩으면서 발생하는 침출수는 지하관로를 통해 침출수처리장으로 보내져 화학처리된다. 처리된 침출수는 매립지내 시천천에 방류돼 서해로 흘러드는 데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독성이 그대로 남아 인근 해역에 심각한 수질오염을 일으켰다. 기형 물고기가 발생하는 원인이라며 어민들이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처리공정 개선 결과 지금은 BOD(생화학적산소요구량)가 5㎎/ℓ 이하(법정기준 70),COD(화학적산소요구량)는 200㎎/ℓ(법정기준 800)로 크게 개선되었다. 중수도(상수도와 하수도의 중간개념)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이로 인해 시천천에는 붕어·잉어·가물치 등이 서식하고, 시천천과 인접한 장도유수지에는 청둥오리 등 각종 철새들이 찾아들고 있다. 또 안암도유수지에는 낚시꾼까지 등장하는 등 쓰레기매립지로서는 상상치 못할 일들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안암도유수지는 철새 보호 및 주변지역의 침수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8월 1단계 준공되었다.2007년까지 2단계 건설이 완료되면 유역면적 44.59㎢,722만t의 담수능력을 갖춰 주변에 인공습지가 조성되는 등 자연생태보존구역으로 활용된다. 아울러 매립면적 최소화로 악취 발생을 줄이기 위해 2개 블록(블록당 가로 300m, 세로 300m)에서만 쓰레기를 매립한다.20일 정도 지나 블록의 수명이 다 됐을 때 비로소 다른 블록으로 옮겨진다. 복토도 쓰레기 하역 후 3시간 이내에 끝내 날림현상과 해충 등을 방지한다. ●쓰레기도 에너지원이다 침출수와 함께 환경오염의 주범인 매립가스는 아예 ‘자원’으로 활용된다.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주성분인 매립가스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심한 악취로 민원을 유발해왔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매립가스를 태울 때 발생하는 소각열로 9880㎾의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를 제1매립장과 제2매립장 사이에 2001년 10월 준공했다. 생산된 전기는 매립지내 자체 냉·난방용으로 쓰인다.2단계로 2006년까지 5만㎾를 생산하는 시설을 건설하면 매립지발전소로는 세계 최대 규모가 된다. 생산 전력은 주변 18만 가구에 공급되며 연간 200억원의 에너지수입 대체효과를 가져온다. 쓰레기는 매립되면 끝이 아니라 에너지원으로 또다른 생명력을 얻게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셈이다. ●매립지에서 악취가 사라지다 매립지 인근 검단·백석동은 물론 10㎞ 이상 떨어진 김포 주민들까지 매립지에 대한 원망이 대단했었다. 악취와 분진으로 인해 일상사가 불가능하고, 기형 가축이 태어날 정도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요즘은 ‘원성의 진원지’인 매립지에서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악취가 거의 사라졌다는 방증이다. 제1매립장 북쪽 3만여평에 조성된 주민체육공원은 잔디축구장을 비롯해 배구장, 테니스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지압보도 산책로, 생태습지연못 등 다양한 체육·휴게시설을 갖춰 지역주민뿐 아니라 수도권 전역에서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다. 또 국화축제, 음악회, 환경캠프 등 각종 기획행사도 펼쳐졌다. 쓰레기더미 옆에서 축제를 열 정도로 환경문제에 자신이 생긴 것이다. 지난 10월 열흘간 열린 ‘드림파크 국화축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국화전시회로 18만명이 찾았다. 매립지공사측은 지역주민 20여명을 고용, 매립지발전소에서 나오는 전기를 이용해 1만 2600점의 국화를 재배했다. 매립지는 견학명소로도 유명세를 치른다. 초·중·고생들의 환경현장 학습장소 등으로 ‘딱’이어서 연간 2만여명이 이곳을 다녀간다. 기술자문을 받기 위한 외국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환경정책의 산실로 거듭나 수도권매립지는 환경종합연구단지로 거듭나고 있다.2000년 6월 국립환경연구원이 입주한 것을 시발로 한국환경자원공사, 환경관리공단, 자동차공해연구소 등이 잇따라 들어섰다. ‘혐오시설에서 환경을 연구하는 것이 진짜’라는 정부의 오기가 작용한 결과다. 이처럼 환경을 ‘화두’로 삼는 기관들이 밀집함으로써 환경연구에 관한 시너지 효과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드림파크 사업 주요 내용 ‘쓰레기더미 위에서 녹색의 장미가 피어난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쓰레기 매립이 끝나 최근 안정화공사(최종 복토공사)를 마친 제1매립장(124만평)을 비롯, 단계적으로 1∼4매립장과 유휴지 602만평을 ‘꿈의 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내년에 착수한다.‘드림파크’ 계획에는 2023년까지 모두 2215억원이 투입된다. 제1매립장에는 골프장·실내스키장·트레킹코스·전망공원 등이 중심이 된 ‘체육공원’이, 현재 매립이 진행중인 제2매립장(112만평)에는 수목원·화훼원·식물원·환경박람회장 등이 어우러진 ‘환경이벤트단지’가 각각 들어선다. 제3매립장(100만평)은 환경센터·환경예술공원·자원화단지·계절풍경단지 등 ‘환경문화단지’로, 제4매립장(118만평)은 유수지·습지·하천·초지·숲 생태지역이 뒤섞인 ‘자연탐방단지’로 각각 꾸며진다. 또 경서매립지 인접부지 148만평은 지상·비행 레포츠공원 등 ‘레포츠단지’가 들어선다. 공원화를 위한 기반 구축은 이미 시작됐다. 공사측은 2002년부터 매년 100만 그루 나무심기운동을 전개, 지금까지 제1·2매립장 주변과 외곽경계 등에 300만 그루를 심었다. 이 작업에는 인근 주민 8000여명이 참가했다.2011년까지 1000만 그루를 심어 매립지 전체를 푸른 숲으로 변모시킨다는 복안이다. 매립지에 적합한 수목을 자체생산하기 위해 3만 9000평의 부지에 나무와 화훼류 등을 파종 이식할 양묘장과 온실을 만들었다. 소나무·잣나무·청단풍 등 34종의 야생화 서식지인 ‘야생초화원(2만평)’도 이달 초 조성했다. 드림파크 사업이 마무리되면 수도권매립지는 상암월드컵공원(110만평)의 6배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테마공원으로 자리잡게 된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박대문 사장은 “드림파크 조성은 매립지를 친환경적 생태공간으로 꾸며 생명의 땅으로 복원시키기 위한 에코 프로젝트”라면서 “쓰레기장이 환경테마공원으로 거듭날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조용섭의 산으로] 지리산 삼봉산

    [조용섭의 산으로] 지리산 삼봉산

    세상이 분주하게 돌아가는 어느 사이, 가을의 끝자락은 온다간다는 인사도 없이 자취를 감춰버렸다. 주말이면 가까운 산을 올랐던 사람들 중, 추위에 움츠러들어 봄을 기약한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정작 산을 아는 사람들은 지금이야말로 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때라 한다. 울긋불긋 단풍 옷을 벗은 가지 사이로 보이는 하늘, 능선과 계곡이 한 눈에 들어오는 바로 지금이 산의 속살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조금 있으면 산은 순결한 은백의 옷을 입을 것이다. 은백의 설원, 여유있고 넉넉한 눈꽃, 대기의 치열함이 빚는 나무서리…. 추억이 남는 멋진 겨울에도 산행은 계속된다. 자연의 순환이 은밀한 반환점을 돌아가는 이맘때 우리는 뭔가 허전하고 또 아쉬운 듯한 감상에 빠지기 쉽다. 이럴 즈음에는 오히려 감상에 푹 빠져 조금은 처연해보이는 자연에 한걸음 다가서서 몰입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그리움의 산’이자 ‘어머니의 산’인 지리산의 삼봉산(1187m)으로 방향을 잡았다. 삼봉산은 경남 함양군과 전북 남원시가 경계를 이루는 곳에 우뚝 솟은 봉우리. 이 산에 서서 남쪽으로 바라보면 병풍을 이루며 장쾌한 하늘금을 긋고있는 지리 주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삼봉산 등산은 함양군 함양읍 마천면의 높은 산자락을 가로지르며 나있는 1023번 지방도의 고갯마루인 오도재에서 시작하자.1023지방도는 지난 88년부터 15년 동안의 공사를 거쳐 함양읍쪽 지안재에서 지리산 가는 길인 오도재 구간 12㎞를 확·포장해 지난해 11월 개통됐다. 해발고도가 773m인 오도재에 설치된 주차장과 여러 기념조형물들이 오히려 호젓하다. 마천쪽 500m 아래에 지리산전망대휴게소와 팔각정인 지득정(智得亭)도 눈길을 붙잡는다. 오도재(悟道峙)라는 이름은 마천면 삼정리 영원사 도솔암에서 수도하던 청매(靑梅) 인오조사(印悟祖師·1548∼1623·서산대사의 제자)가 이 고개를 오르내리면서 득도한 연유로 얻었다고 전한다. 고개는 옛날 남해·하동 등지의 해산물이 전북·경북·충청 지역으로 운송되는 육상교역로였단다. 고개의 남쪽 약 2㎞ 아래 구양리 촉동마을에는 가락국 구형왕(신라에 나라를 넘겨 준 왕이라 하여 양왕이라고도 한다)이 거주하면서 무기를 만들었다고 하는 빈 대궐터가 있다. 오도재에서 삼봉산까지의 거리는 3.9㎞. 오름길이 가파른 곳이 가끔 있으나 서두르지 않고 오름길 좌측의 지리 주능선에 눈길을 두고 쉬엄쉬엄 오르다보면 2시간 남짓하게 닿을 수 있다. 대부분의 산길은 육산길로 아주 부드럽다. 가끔씩 나타나는 바위지대는 그대로 오르내릴 수도 있으나 우회길도 있다. 겨울철 바위 표면이 얼어있을 때에는 조심하고, 우회하는 것이 좋다. 삼봉산 정상에서는 사방팔방으로 한없이 펼쳐지는 장쾌한 마루금에 그리움의 눈길을 두고, 우리의 산하를 추억하자. 그리고 자연과 가까이 하는 마음, 인연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도 가슴에 담아보자. 삼봉산 정상에서는 오름길 왼쪽 즉 남쪽으로 내려서며 백운산∼금대산을 잇는 산길을 택했다.1시간 남짓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서면 잘록이(鞍部)인 등구재에 닿는다. 고개 역시 경남과 전북의 도계를 이루는데, 산길치곤 아주 넓다. 등구재에서 다시 백운산으로 오르려면 200m 이상 올라야 하지만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다. 낙엽송, 잣나무 숲이 산자락을 꽉 메우고 있는 산길은 쌓인 솔가리들로 그렇게 푹신하고 부드러울 수가 없다. 서두르지 않고 편안한 숲에 눈길 두어가며 오르다보면 어느새 공간이 확 트이면서 이정표와 정상석이 반긴다. 백운산(902m)이다. 점심시간을 등구재 부근에서 맞이한다면 등구재에서 백운산쪽으로 2분 정도 오르다보면 오른쪽에 헬기장이 나오는데 그 곳이 식사 장소로 적격이다. 백운산에 오르면 일단 오늘의 힘든 산행은 끝났다. 남쪽으로 병풍처럼 드리워진 지리 주능선이 한결 가까이 다가오고, 지리산 중북부 능선 봉우리인 삼정산 아래 들어 앉은 문수암 등 유서깊은 절 집도 눈에 들어 온다. 능선길에 접어들면 걸어온 능선이 벌써 아득하고, 오도재에서 마천으로 내려서는 산골 마을이 평화롭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금대산(847m)에서 금대암으로 내려서는 길은 이 때까지와는 사뭇 다르게 큰 바위지대가 많다. 금대암은 점필재 김종직선생과 탁영 김일손선생의 지리산 기행기(유두류록과 속유두류록)에 나올 정도로 유서깊은 절집. 금대암에서 마천면 창원리 금계마을로 하산길을 잡았다. 절 중앙의 축대 아래로 난 계단을 내려서면 울창한 대나무숲이 나오는데, 여기서 왼쪽 산자락으로 이동하면 된다. 잠시 내려서면 소박하고 정갈한 샘터가 나온다. 내려오는 골짜기마다 태풍 루사가 할퀸 수마(水魔)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여기서 30분 남짓 내려서면 금계마을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언덕이다. 왼쪽 아래 밭이 보이는 지점의 경사면으로 붉은색 표식기(시그널)가 달려 있다. 내려서서 밭고랑 사이를 지나면 커다란 집수정이 나오고 개짖는 소리와 함께 마을이 나타난다. 이번 산행 종료지점인 금계 마을이다. 마을 입구에는 금계(金鷄)마을을 이루고 시작한(創始) 기념비석과 물레방아, 그리고 정자가 깨끗하게 단장됐다. 이로써 그리움의 산행을 마감한다. ■ 삼봉산 이렇게 가세요 교통 자가차량일 경우 대전∼진주(통영)간 고속도로로 접근, 함양분기점에서 빠져나와 함양읍에서 인월가는 24번 국도로 잠시 진행하면 좌측 산자락으로 오도재 가는 이정표가 나온다. 따라가면 된다. 대전∼통영고속도로 생초분기점에서 나와 60번 도로를 타고 마천쪽으로 진행하다가 의탄교 조금 못미친 지점(SK주유소)에서 오른쪽으로 오도재 가는 길을 타도 된다. 대중교통일 경우 시외버스를 이용해 함양으로 들어온 다음, 택시편으로 오도재로 이동하면 된다. 함양시외버스터미널∼오도재 택시비는 1만 1000원. 금계마을에서 하산한 다음 군내버스를 이용해 함양으로 나가면 된다. 가족이나 단체 산행일 경우에는 산행 전날 오도재 아래의 민박집(1박 3만원)에서 묵으면 좋다. 일찍 오도재로 올라와 지리 주능선을 배경으로 떠오르는 일출을 맞이한 뒤 위의 코스로 산행을 하면 된다. 금계마을쪽으로 하산할 때 민박집에 부탁하면 차량있는 곳으로 옮겨주기도 한다. 도착지 금계마을에서 출발지 오도재까지 되돌아가는 갈 때 택시(8000원)를 이용하면 된다. 아쉬운 점은 아직 오도재를 경유하는 대중교통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민박 오도재 물레방아산장(055-962-5475·마천쪽 1023도로 구양리 촉동) 주의점 산행내내 물을 구할 수가 없고 금대암에 가야 비로소 샘이 있다. 식수를 빠트리지 말고 통상 2ℓ 정도 준비하자. ■ 겨울엔 땀흘리지 마세요 겨울철 산행은 땀을 흘리지 않을 만큼의 속도로 가는 게 요령이다. 피부와 맞닿는 부분이 젖었을 땐 즉시 갈아 입어야 동상을 예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옷·양말·장갑 등을 여벌로 따로 준비해야 한다. 또 눈과 얼음에 대비해 보온복·방수방풍의·보온장갑·방한모자·아이젠·스패츠 등의 장비를 철저히 준비하자. 관절을 보호하고 미끄러질 때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지팡이(스틱)도 챙겨야 한다. 비상시에 대비해 휴대전화·손전등·예비전지·가솔린 라이터 등을 준비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한겨울 꽁꽁 언 김밥은 먹어 본 사람만이 아는 고역이다. 때문에 식사는 다소 무겁더라도 보온 도시락과 보온 물통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조용섭씨는 스무살 때 지리산 천왕봉을 첫 등정한 이후 지리산에 빠져버린 ‘산마니아’다. 지리산 답사모임인 ‘지리산 산길따라(cafe.daum.net/jiricom)’의 대표 시샵인 그는 답사모임 뫼벗을 결성해 이미 낙동정맥·낙남정맥을 종주했고, 요즘엔 백두대간 마루금을 잇고 있다. 한국산악회 부산지부 대외협력담당 이사를 맡고 있는 그는 롯데캐피탈㈜의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 [뒷골목 맛세상] 인사동의 작은 맛집들

    [뒷골목 맛세상] 인사동의 작은 맛집들

    인사동은 흔히 ‘거리의 박물관’이라고 불린다. 화랑에서부터 공예품이며 골동품을 파는 가게에 이르기까지 고급스러운 문화의 향취가 풍겨난다. 더군다나 얼마 전부터 관광특구로 지정돼 거리 미화작업이 진행되고, 기다렸다는 듯이 문화자본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인사동은 더욱 세련되고, 멋들어졌다. ●음식점 상호엔 멋들어진 우리말 화가나 도예가, 공예인, 문인 같은 예술인들이 터전을 삼아 노니는 곳에 어찌 멋이 뒤따르지 않겠는가. 그들의 발자취가 두루 머무는 곳에 멋이 빠진다면 그야말로 속빈 강정에 다름 아닐 터이다. 멋스러운 거리에 자리를 잡은 먹고 마시는 맛집들 또한 어찌 멋들어지지 않겠는가. 인사동의 맛집들은 우선 상호에서부터 맛이 다르다. ‘오늘같이 좋은 날,千강에 비친 달, 바람 부는 섬, 소금인형, 황금비늘, 두레멍석, 오 자네 왔는가, 툇마루, 놀부가 기가 막혀, 흥부가 기가 막혀, 북치구 장구치구, 사람과 나무, 우리 그리운 날은, 평화만들기, 달고둥, 보릿고개추억, 조각하늘, 좋은 씨앗, 달새는 달만을 생각한다, 뜰 앞에 잣나무, 아빠가 어렸을 적에, 낮에 나온 반달, 완자무늬, 머시 꺽정인가, 모깃불에 달 끄슬릴라, 풍경소리….’ 얼핏 둘러봐도 가히 그 멋들어짐은 시인의 상상력을 넘어선다. 멋들어진 것이 어디 상호뿐이랴. 다양한 먹을거리 또한 멋들어져서, 은정이나 선천, 사천, 이모집 같은 전통 한정식에서부터 재첩 요리만을 전문으로 하는 섬진강, 다슬기 요리만을 전문으로 하는 풍류사랑, 홍어만을 전문으로 하는 홍어가 막걸리를 만났을 때, 홍어천하, 사찰음식 전문의 산촌, 녹차대나무쌈밥이며 녹차너비아니 등 밥이며 요리에 녹차를 이용한 차이야기, 야채 커리나 마살라 같은 인도 요리의 작은 인디아, 된장비빔밥의 툇마루에 이르기까지 불쑥 어느 집에 들어가도 멋들어지지 않은 요리가 없다. 어쩌면, 인사동에 한 가지 흠이 있다면 바로 그 멋들어짐이 너무 지나치다는 데에 있는지도 모른다. 멋이 멋으로만 머물지 않고 멋 자체가 상품화되어 거리에 넘쳐난다면 그런 멋은 이미 멋이 아니다. 멋들어짐이 지나치면 곧바로 건들거리는 법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건들건들, 건들거리면 자칫 사람 냄새를 잃고 만다. 만약 인사동 거리가 죄다 사람 냄새를 잃고 건들거리고 있다면? 인사동에 언제부터인가 40대 언저리의 중년여인이 있는 듯 없는 듯 모습을 드러냈다. 그이는 인사동 네거리에서 안국동 방향으로 10미터쯤 오르는 왼편 골목에 역시 있는 듯 없는 듯 조그만 맛집을 냈다. 작은 뜨락(02-739-2218)이라는 상호인데, 원래 건물 옆에 버려진 골목이었던 것을 위는 차양으로 가리고, 건물 벽에 의지해 폭 1미터에 길이 5미터 남짓한 공간을 마련했다. 폭이 너무 좁아 일반 탁자를 놓을 수가 없어서 벽에 긴 나무판대기를 붙이고, 바닥에는 겨우 엉덩이를 걸칠 만한 간이의자를 놓았다. 이 집에서 먹고 마시기 위해서는 한껏 몸을 웅숭그린 채 본의 아니게 면벽을 해야 한다. ●인사동 풍류객들의 ‘참새 방앗간’ 한 마디로 멋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맛집에다가 주인 되는 노인자씨도 멋하고는 아예 담을 쌓은 이였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한 주먹 움켜잡아 뒤통수에 질끈 동여맨 꽁지머리, 아무렇게나 차려입은 차림새. 한 술 더 떠, 먹고 마시는 소위 물장사가 난생 처음이어서 음식을 마련하고 상을 차리고 셈을 헤아리는 일도 서툴다.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손님이 “여기 얼마요.”하면 “몰라요. 먹은 만큼 알아서 주세요.”가 대답이고, 대구와 동태라는 생선을 구별하지 못해 대구를 동태로 파는가 하면 손님이 계산을 않고 나가도 숫제 알아내지를 못했다. 멋대가리라고는 없는 작은 뜨락의 진가를 인사동의 눈 밝은 이들이 못 알아볼리 없었다. 툇마루의 바깥주인이자 ‘집도 절도 주민등록증도 없이’ 떠도는 시인 박중식, 동숭동에서 작가폐업이라는 카페를 운영하는 예사롭지 않은 작가 배평모, 누구나 알아주는 시대의 낭만주의자인 시인 김사인, 한국판 비용으로 통하는 시인 김신용, 인사동 화단의 마당발 화가 장경호,588여인들의 사진전으로 이름을 날린 사진작가 조문호, 십수 년에 걸쳐 인도를 헤맨 끝에 ‘우리는 지금 인도로 간다’는 인도 안내서를 내고 아울러 ‘인도로 가는 길’이라는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인도전문가 정무진 등 소위 인사동의 풍류객으로 통하는 이들이 마치 고양이가 생선냄새를 맡고 찾아오듯 차례로 작은 뜨락에 모여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노인자씨는 물장사만 난생 처음인 것이 아니라 돈을 버는 일 또한 처음이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돈이라고는 벌어본 적이 없는 노인자씨는 돈을 쓰는 일에는 누구보다도 화려한 이력이 붙은 이였다. 일찍이 불교계의 내로라하는 큰스님 아래서 포교사 비슷하게 아시아 각국이며 유럽을 거쳐 아프리카까지 돌아다녔는데, 세 번이나 말라리아에 걸려가며 아프리카를 종단하여 굶주린 현지인들을 위해 아낌없이 돈을 썼다. 이를테면 몸과 마음 전체를 바쳐 30년 가까이 중생구제라는 보살행을 해온 셈이었다. 그런 그이가 어느 날 획하고 머리가 돌아 그만 맛집을 차려 돈을 버는 일을 하고 말았다. 인사동의 눈 밝은 풍류객들이 맨 먼저 알아본 것은 다름 아닌 주인 되는 이의 사람냄새였을 터이다. 그런 그이들로서는 적어도 작은 뜨락이 그대로 망하는 꼴은 두고 볼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그이들은 주인을 대신하여 나름대로 작은 뜨락을 살리는 일에 나섰다. 이를테면 셈이 어두운 주인을 대신해 모자를 돌려 자신들이 먹고 마신 만큼 돈을 거두어 스스로 셈을 헤아리고, 한 접시에 5000원을 넘지 않는 한도에서 입맛에 맞는 안주를 개발해내고, 무엇보다도 작은 뜨락을 연락처 삼아 주인이 있든 없든 하루에 한 두 번은 꼭꼭 들렀다. 그리고 그이들은 마침내 작은 뜨락만의 규칙을 만들었다. 술과 안주는 한 사람이 1만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1차를 마감한다. 만일 차수를 변경하여 2차로 넘어가면 다시 모자를 돌려 1만원을 추가하는데, 절대로 외상은 없다. ●사찰음식 전수받은 된장찌개·들깨탕 작은 뜨락은 4000원짜리 우거지 해장국이 있어서 식사도 할 수 있다. 술안주는 서산에서 이틀에 한번 꼴로 택배로 부쳐오는 어리굴젓과 자연산 생굴이 있는데, 배춧속에다가 생굴을 쌈 싸먹는 맛이 신선하다. 그밖에 조기며 자반고등어 같은 생선구이며 생선찌개도 있다. 작은 뜨락에 처음 가는 이라면 마땅히 조심해야 할 것은 자칫 요술 같은 시간의 흐름에 휘말리는 일이다. 우연히 합석하게 된 풍류객들과 잠시잠깐 웃었는데, 낮술 한 잔이 어느 새 2차,3차를 넘어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다. 인사동 네거리에서 종로 2가 쪽으로 몇 걸음 걷지 않으면 덕원 갤러리 옆 골목 깊숙이 고샅길(02-734-3371)이라는 한식 전문집이 역시 있는 듯 없는 듯 멋 부리지 않고 있다. 한옥의 사랑채를 개량한 듯 주방까지 합쳐 10평 남짓한 실내에 대여섯 개의 식탁이 있는 작은 집이다. 출입문 쪽의 벽을 터서 통유리창을 달고 거기에 진열해놓은 종발 같이 앙증맞은 도기들이 무슨 꽃들이라도 재잘거리며 피어나듯이 아름답다. 뿐만 아니라 좁은 공간에 매달아놓은 화분들이며 실내장식들은 어디에서나 주인의 깔끔하고도 섬세한 손길이 그대로 묻어나와 은은한 향기를 풍긴다. 고샅길 주인 되는 이는 박진숙·경숙 두 자매인데, 이중에서 언니 되는 박진숙씨가 도예가여서 이들 종발이며 요리에 쓰이는 접시와 그릇들을 모두 포천에 있는 작업실에서 직접 구워낸 것이다. 동생인 경숙씨는 식품영양학과 출신으로 원래부터 음식 솜씨가 뛰어났는데, 솜씨를 아낀 언니의 권유로 인사동까지 나서게 되었다. 고샅길의 특징은 요리에서 밑반찬에 이르기까지 어느것 하나 정갈하면서도 깊은 맛이 우러나지 않는 것이 없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고샅길된장찌개(5000원)와 산사들깨탕(1만원)이 일품이다. 메주를 쓰지 않고 알콩 자체를 띄워 만드는 절에서만 전해오는 비법으로 담근 된장을 원료로 한 된장찌개는 한 입 넣는 순간, 어떻게 이런 맛이 날 수 있을까 싶게 그 정갈하면서도 깊은 맛에 대뜸 매료된다. 스님들의 보양식에서 비롯되었다는 산사들깨탕 또한 예사로운 맛이 아니다. 곱게 간 들깨에 배추, 호박, 버섯, 두부, 거두절미한 콩나물을 넣고 약간 되직하게 끓인 산사들깨탕은 육식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특히 별미일 터이다. 얼핏 보면 지극히 평범하지만 먹을수록 감탄사가 나오는 이 두 가지 요리는 실제로 쌍계사에 있던 무산스님으로부터 전수받았다는데 무산스님은 출가하기 전에는 한의사 출신으로 평소에도 사찰음식에는 깊은 조예가 있는 이였다. 이밖에도 5000원짜리 동태찌개와 야채비빔밥이 있고, 술안주로는 버섯전골(2만원)이며 닭매운탕(2만원)이 있는데, 서너 명이서 너끈히 즐길 수 있는 양이다. ■ 인정으로 우려내는 전통찻집 인사동 네거리에서 안국동 방향으로 한참을 올라와 쌈지박 어름에서 왼편 길로 접어들면 산타페 입구 옆에 초당(02-738-4154)이라는 전통찻집이 또한 있는 듯 없는 듯 멋 부리지 않고 있다. 탁자 세 개가 전부인 작은 공간의 한 쪽에 주인 되는 최정해씨가 평생을 바로 그 자리에 있었던 듯 그림 같은 자세로 신비한 미소 지으며 앉아 있다. 결코 적지 않은 나이와는 상관없이 곱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자태다. 무언가 알 수 없는 향기와 빛깔이 은근하게 배어나오는 듯한 자태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마치 오랜 세월을 잊혀졌다가 어느 날 불쑥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 고려청자나 이조백자처럼 정지된 시간 속에서 깊어진 향기며 빛깔이다. 삶의 무엇이 한 여인을 저렇듯 깊게 만들었을까. 참으로 막막한 무슨 기다림 같은 것은 아닐까. 손님이야 하루에 한 명이 들든 두 명이 들든 별로 개의치 않는다. 중요한 것은 바로 최정해씨가 지키고 있는 자리이다. 벌써 20년 가까이 그 자리에서 어쩌다 든 손님들에게 깊은 손길로 차를 만들고 차를 따른다. 아주 잊혀진 듯 참으로 오랜만에 오는 손님이면 연꽃 모양의 작은 촛불을 물이 담긴 자기 잔에 켜서 차와 함께 탁자 위에 올려놓는다. 촛불에 어둑한 실내가 일순 은은하게 밝아지면서, 그것을 지켜보는 손님의 어둑한 마음 또한 어쩔 수 없이 밝아지기 마련이다. 그렇듯 밝아진 마음으로 차를 들어 한 모금 입안에 넣으면 저 안으로 깊이 흘러들어가는 것은 비단 차만은 아니다. 홍삼말차라는 초당만의 특이한 차가 있다. 녹차 가루에 홍삼가루를 섞어서 약간 되직하게 물을 넣은 흡사 맑은 죽 같은 느낌의 차인데, 이것을 사발에 넉넉하게 마시고, 다음에 바위에서 나는 대나무의 어린 순으로 만든 연둣빛 석죽차와 석류빛 오미자차를 마시고, 이어 솔바람차며 매실차까지 마신다. 차를 바꾸는 틈틈이 편강, 쥐눈이콩강정, 오미자 양갱으로 입가심을 해가며 대여섯 가지의 차를 마시고 나면, 삶의 무엇이 우리를 그다지 애면글면 안타까워하게 하랴. 이런 식으로 차를 순례하고 초당을 나설 때 잠자코 1만원짜리 한 장을 식탁에 놓아두는 것을 잊지 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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