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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늦여름 피서지 충북영동 물한계곡

    늦여름 피서지 충북영동 물한계곡

    말복과 입추가 지났건만 아직도 무더위가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있다. 윤달도 끼어 있어 이달말까지 휴가철이 계속된다.시원한 물소리와 소슬바람이 찾는 ‘도시탈출´은 계속 이어진다. 그렇다면 충북 영동의 물한계곡으로 따나보자. 흰 구름과 깎아지른 절벽에 깊고 푸른 소(沼), 아름다운 물소리, 하늘을 뒤덮은 잣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금방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한다. 또한 바위에 걸터앉아 차분하게 가야금 줄을 튕기는 난계 박연선생의 여유가 가득한 충북 영동의 물한계곡은 마지막 더위를 피하기 ‘딱´이다. 충북 영동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영동 민주지산 늦여름 계곡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의 한가운데 위치한 충북 영동은 경북 김천과 전북 무주에 걸쳐 있는 삼도봉과 민주지산(岷周之山), 각호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산들이 즐비하며 그 높고 험한 산이 만들어낸 물한계곡을 품고 있다. 여름 땡볕이 아스팔트를 녹여버릴 기세로 덤벼들지만 물한계곡은 예외이다. 태고적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계곡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어이 추워’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 시원함이 가득한 곳 황간에서 물한계곡까지 키 작은 감나무 가로수 길을 따라 달리면 어디서 본 듯한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고속철도 교각이 초록빛 들녘을 가로지르는 상촌삼거리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들자 소백산맥이 추풍령에서 잠시 숨을 멈추었다가 불끈하고 일어선 듯한 해발 1242m의 민주지산의 모습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민주지산은 충청·경상·전라의 삼도가 만나는 전략적 요충지로 1000여년 전 백제와 신라가 서로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치렀던 역사의 현장이다. 병풍처럼 늘어선 민주지산과 석기봉·삼도봉·각호산의 크고 작은 수많은 계곡에서 흘러내린 깨끗하고 시원한 물이 하나 둘 합쳐지며 20여㎞에 이르는 깊고 아름다운 물한계곡을 만들었다. 물이 차고 맑기로 소문난 물한계곡은 영동 토박이들이 숨겨놓은 피서지였는데 어느새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기 시작했다. 8월의 폭염을 피해 도시를 탈출한 차들이 물한계곡과 함께 달리는 도로의 가로수 그늘에서 더위를 피하고 마음의 여유를 찾고 있으며 단풍나무와 잡목이 울창한 터널을 만들어 하늘조차 보이지 않는 계곡엔 마지막 무더위를 피해 한가함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든다. 도시는 몇 주째 계속되는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지만 햇살 한 줄기 비집고 들어올 틈을 주지 않는 계곡엔 서늘한 한기만 흐를 뿐이다. 물도 얼마나 찬지 2분 이상 발을 담그기가 힘들 정도다. 그래도 아이들은 물장구를 치며 ‘깔깔’거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조그만 그물로 ‘워워워’하며 산천어, 갈겨니, 피라미 등과 숨바꼭질하는 즐거운 목소리가 깊은 계곡에 메아리친다. 또 계곡 한쪽에는 빨갛게 익은 수박과 노란 참외, 맛난 점심이 둥둥 떠다니고 돗자리를 깔고 앉아 아이들의 재롱을 즐거워하는 어르신들의 밝은 미소가 가득하다. 정말 물한계곡 어디를 둘러보아도 ‘무더위’는 찾을 수 없다. 물한계곡은 꺽지 쉬리 퉁가리 산천어가 유유히 헤엄을 치고 온갖 이름 모를 새들과 매미가 깊은 계곡에서 한여름 연주회를 갖는 생태계 보고. 푸른 이끼가 가득한 바위 주변의 맑고 투명한 물속의 물고기들은 잘 꾸민 어항을 보고 있는 듯 잊고 지냈던 마음속의 여유가 조용히 찾아든다. # 하늘을 뒤덮은 초록의 물결 물한계곡 피서와 민주지산 산행은 다정한 연인관계. 물한계곡 주차장에서 민주지산이나 삼도봉까지는 왕복 4∼5시간이면 돌아볼 수 있다. 입구에 시골 할머니들이 더덕 등 각종 산나물들을 팔고 있으며 민박, 식당 등이 즐비하다. 불과 주차장에서 입구까지 잠깐 걸었는데 땀이 비 오듯 한다. 하지만 계곡을 따라 등산로에 들어서자 갑자기 ‘에어컨’을 틀어놓은 사무실에 들어 온 것 마냥 시원한 바람이 느껴진다. 역시 때묻지 않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대단했다. 박연 선생이 타는 거문고 소리처럼 ‘콸콸콸’ 때론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참으로 아름답고 시원했다. 민주지산은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가 각축을 벌인 역사의 무대다. 동국여지승람이나 대동여지도에 나타난 민주지산의 원래 이름은 백운산(白雲山)이었다. 일제강점기에 지금의 민주지산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유래에 관계없이 요즘은 ‘백성이 주인인 산’(民主之山)으로도 많이 불린다. 삼도봉과 민주지산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있는 전나무숲까지는 20여분. 미니미골과 음주암골, 쪽새골, 배나무골, 그리고 각호골에서 발원한 계곡물이 수시로 아름다운 소(沼)를 만들고 때로는 등산로를 가로막는다. 이끼 낀 징검다리가 ‘통통’뛰어 건너며 잠시 손이라도 담그면 시원함이 온몸을 전기처럼 타고 흐른다. 초보자들은 평탄하고 완만한 삼도봉 코스를 오르는 게 좋다. 민주지산 코스는 삼도봉 등산로에 비해 훨씬 가파르고 험할 뿐 아니라 등산로가 수시로 사라지기 때문에 자칫하면 길을 잃고 헤매기 십상이다. 하지만 어김없이 눈높이 나뭇가지에 ‘민주산악회’,‘오봉등산회’ 등 붉고 노란 리본이 구세주처럼 나타난다. 물한계곡은 폭만 줄어들 뿐 8부 능선을 오를 때까지 물 흐르는 소리가 메아리친다. 이따금 협곡을 방불케 할 정도로 계곡이 깊어 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을 했었다고 해도 믿을 만한 넓고 깊은 초록빛 소들이 이어진다. 민주지산에서 석기봉을 넘어 삼도봉 능선에는 철따라 철쭉, 진달래, 단풍나무들이 군락을 이루어 등산객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약 2시간이며 종주가 가능하다. 드넓은 들국화밭이 펼쳐져 있는 각호골 입구는 만나기 힘든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 흥겨운 가락에 상큼한 와인이 어울릴까 ‘덩덩 덩∼덕쿵’하는 가락과 ‘에에∼이요’라는 우리 소리에는 보통 걸쭉한 막걸리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난계국악축제’에는 흥겨운 우리 소리와 ‘와인’을 마시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햇볕이 따가운 8월, 충북 영동에서는 포도가 한창이다. 영동지역의 포도는 당도가 높으며 알이 굵고 실해 전국에서 으뜸으로 친다. 와인 제조공장은 국내에서 와인에 대한 제조과정을 한눈에 보고 이해 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와인 공장인 ‘와이너리투어’를 할 수 있는 와인코리아(043-744-3211,www.winekr.co.kr)가 있어 축제의 즐거움을 더한다. 당도가 높은 국산 ‘캠벨얼리’ 포도로 만들어지는 ‘샤토마니’는 영동읍 매천리 일대 지하 토굴 속에서 참나무통에 담겨 숙성된다. 이 토굴은 일제가 탄약저장을 위해 군사용으로 팠지만 사계절 13℃의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 포도주 숙성고로 안성맞춤이다. 와이너리 투어는 포도농가 방문, 포도따기, 와인 숙성창고 및 와인제조공장 견학, 와인 시음 등으로 진행되며, 산지 가격으로 포도 및 와인도 구입할 수 있다. 또한 힙합이나 재즈는 익숙한 우리의 아이들에게 ‘국악’이란 낯설고 고루한 음악을 쉽고 재미나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관악·현악·타악기 체험은 물론이고 8가지 재료에 의한 악기를 만드는 ‘악기공방’(금부, 석부, 사부, 죽부. 포부, 토부, 혁부, 목부)에는 전문가의 시연과 체험을 할 수 있는 별도공간도 있으며 피리를 멋지게 불었던 난계 박연선생을 소재로 한 공연 ‘역사추리극 박연’, 열린 국악무대 등 다양한 국악체험과 포도먹기, 대형포도밟기, 와인만들기 등 재미난 이벤트도 가득하다.(043)740-3224. # 여행정보 경부고속도로 황간나들목에서 빠져나와 매곡을 지나 임산과 하도대교를 지나면 물한계곡이 시작된다. 도마령까지 완전하게 포장이 되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 가족과 함께라면 기차여행을 추천한다. 영동역에서 축제장까지 지척이며 막히는 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하며 피곤만 쌓이는 자동차여행보다 KTX로 대전역에서 내려 영동역까지 환승하는 열차를 이용하면 좋다. 축제기간에는 KTX를 이용한 패키지 여행상품을 이용하면 더욱 편리하다.(1577-7788) 청정수인 영동계곡에서 만든 ‘우렁쌈밥’이 별미. 쫄깃한 우렁이를 넣고 끓인 담백하고 구수한 된장에 상추, 쑥갓, 배추 등 유기농 야채를 함께 먹는 맛은 영동의 별미. 폭포가든(043-742-1777). 금강변에서 사육한 오리에 각종 한약재를 넣어 특유의 맛과 형을 자랑하는 토방(043-745-5689)의 오리백숙, 민물고기에 인삼 대추를 넣고 끓인 어죽이 맛있는 선희식당(043-745-9450)도 추천할 만한 식당이다. 숙박은 물한계곡 입구에 상촌황토방산장(043-743-9992), 계곡황토민박(043-745-3359) 등 민박이 밀집해 있다.
  • 이길로 가면…여름잊고 심신 살찌우고

    이길로 가면…여름잊고 심신 살찌우고

    서울 근교 산으로 숲속여행을 떠나보자. 싱그러운 나무 향기에 취해 야생화와 곤충, 새들을 관찰하다 보면 아이들은 금세 숲속을 탐험하는 재미에 빠져든다. 서울시와 각 자치구는 매주 일요일에 자연탐방 프로그램 ‘숲속 여행’을 서울 근교 산 17곳에서 운영한다. 탐방코스에는 전문 숲 해설가가 동행한다. 코스가 완만해 가족 나들이에 제격이다. 참가비는 없지만 인기가 많아 인터넷 예약(san.seoul.go.kr)을 서둘러야 한다. 지난주 강남지역의 산에 이어 이번 주에는 앵봉산, 안산, 인왕산, 남산, 개운산, 오패산, 초안산, 아차산, 봉화산, 수락산 등 강북지역 10곳을 소개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앵봉산 꾀꼬리가 많아 앵봉(鶯峯)이란 이름을 얻었다. 해발 230m로 높지 않지만 정상 인근은 경사가 급한 편이다. 온대림 숲의 마지막 천이단계에서 나타나는 서어나무를 비롯한 100여종의 수종과 각종 초본류, 지의류, 버섯 같은 균류가 살고 있다. 다양한 식물 덕에 곤충과 조류, 다람쥐, 청설모 등 야생동물이 터전을 잡았다. 특히 천연기념물 제323호인 황조롱과 맹금류인 말똥가리도 관찰되고 있다. ●탐방코스 3호선 구파발역 4번출구에서 만나 출발한다.7단계로 나뉘어 국수나무, 도토리, 아까시나무, 진달래, 소나무, 팥배나무, 서어나무 등 다양한 수종을 만난다. 정상에 자리한 서어나무 군락지에는 서울에서 보기 힘든 서어나무와 작살나무, 담쟁이덩굴, 물갬나무, 다릅나무 등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코스는 총 연장 2㎞로 3시간 정도 걸린다. 둘째·넷째주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1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변 볼거리 서오릉은 사적 제198호로 경기도 고양시 용두동에 있다. 창릉 익릉 명릉 홍릉으로 구성돼 있는데 구리시의 공구릉 다음가는 조선왕실의 왕릉이다. 주변에는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통일로변에 위치한 구파발 인공폭포는 통일로의 이정표로 상징적인 공간이라 유명하다. ●가는길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에서 내려 4번출구로 나오면 집결지가 보인다. 버스는 7023,7723,7724,7731∼5,9703,9709,9710∼2번 등이 오간다. 탐방신청 및 문의는 강동구청 공원녹지과(350-1395). ■ 안산 무악(毋岳)이라고도 부른다. 산의 모양이 말안장, 즉 길마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동쪽에 있는 현저동에서 홍제동을 넘는 고개를 길마재, 즉 안현이라고 했다. 안산은 인왕산에서 서쪽으로 비스듬히 뻗어 무악재를 이루고 솟은 산이다. 해발 295.9m. 조선왕조가 도읍을 한양으로 옮기면서 무악은 궁궐의 주산으로 주목받았다. ●탐방코스 서대문구청에서 출발한 탐방팀은 연흥약수터에서 안산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받는다. 조선시대 기록인 ‘용재총화’에는 무악재 주변에 밤나무와 소나무가 무성했다고 하나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1960년대에 난립한 무허가 집을 철거하고,1970년대부터 인공 수림을 조성하여 지금은 메타세쿼이어, 왕벚나무, 산수유, 모감주나무, 소나무, 당단풍나무, 잣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자연림으로 보존된 북쪽 비탈에는 진달래, 물오리나무, 노린재나무, 산초나무, 산벚나무 등이 드문드문 자리잡았다. 꿩, 메추라기, 박새, 딱따구리 등도 자주 눈에 띈다. 코스는 총 연장 2㎞로 3시간 정도 걸린다. 둘째 넷째 일요일에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주변 볼거리 안산 정상의 무악봉수대(서울시 기념물 제 13호)는 평안도와 황해도의 육로 봉화를 남산봉수대로 최종 보고하던 곳이다. 연희동에 있는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은 2003년 7월에 개원했다.1층은 인간과 자연관,2층은 생명진화관,3층은 지구환경관으로 구성돼 있다. 서대문형무소도 독특한 볼거리다.1908년 경성감옥으로 문을 연 이후 우리의 항일 독립투사들이 옥고를 치른 곳이다. ●가는 길 지하철 3호선 홍제역 3번출구에서 7713,7738,7739번 버스를 타고 서대문구청 앞에 도착. 탐방신청 및 문의는 서대문구청 공원녹지과(330-1395) ■ 인왕산 해발 338.2m. 화강암으로 이뤄져 암반이 유난히 노출된 것이 특징이다. 북악산이나 남산보다 산세가 웅장하고 풍치가 아름답다. 광복 전까지만 해도 서울의 외곽을 둘러싸고 있던 산이었는데, 서울이 팽창하면서 중심부로 들어왔다. 인왕산에는 실제 사물과 닮은 기묘한 괴석들이 많다. 둥근 모자 모양의 모자바위, 돼지가 코를 들고 있는 듯한 돼지 바위 등이 유명하다. 산을 오르며 바위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탐방코스 사직공원에서 출발해 단군성전, 황학정, 쉼터, 약수터를 돌아온다. 바위산이라 중턱 이상에는 수목이 별로 없지만, 산등성이에는 때죽나무, 국수나무, 팥배나무, 소나무 등이 오밀조밀 들어차 있다. 쉼터에 앉아 각종 나무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야생 조수와 계곡생태계 등을 배운다. 코스는 총연장 2㎞로 2시간 정도 걸린다. 둘째 넷째주 일요일에 운영한다. ●주변 볼거리 국사당(서울시 중요민속자료 제28호)은 서울을 수호하는 신당으로 무학동 인왕산 기슭에 있다. 원래는 남산 정상에 있다가 1925년 현 위치로 이전됐다. 일본인들이 남산 기슭에 신사인 조선신궁을 지으면서 더 높은 곳에 국사당이 있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 이전을 강요당했다. 선바위(서울시 중요민속자료 제4호)는 인왕산 서쪽 기슭에 있는 두 개의 거석이다. 마치 중이 장삼을 입고 서 있는 것 같다고 ‘선(禪)’자를 따서 선바위라 불렀다고 한다. 조선 태조와 무학대사의 상이라거나, 이성계 부부의 상이라는 전설이 있다. 자식 없는 사람이 바위에 빌면 효험이 있다고 전해진다. ●가는 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내려 사직공원까지 도보로 5분 걸린다. 탐방신청 및 문의는 종로구청 공원녹지관(731-1459). ■ 남산 해발 265m로 서울의 중심부에 자리한 서울의 상징이다. 본래 이름은 인경산이었으나 조선왕조 태조가 1394년 도읍지를 개성에서 서울로 옮긴 뒤 궁궐 남쪽에 있다고 해 자연스럽게 남산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풍수지리상 남주작, 안산에 해당하는 중요한 산으로 태조는 나라의 평안을 비는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 지금의 팔각정 자리에 국사당을 세웠다. 서울시가 1991년부터 ‘남산 제모습 가꾸기’사업을 실시하여 훼손된 시설물을 철거한 후 야외식물원, 한옥마을 등을 조성했다. ●탐방코스 남산전시관에서 출발하는 탐방코스는 볼거리가 풍성하다. 양생화단지, 팔도소나무림, 야외식물원, 숲속길, 서울성곽, 봉수대 등 숲속여행의 총 결정판이라 부를 만한다. 애국가 2절에 나오는 것처럼 ‘철갑을 두른 듯’ 소나무가 울창했던 곳이지만, 일제 시대와 광복 이후 크게 훼손돼 지금은 아까시나무와 신갈나무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다행히도 소나무 탐방로가 있어 아쉬움을 달랜다. 코스는 총 연장 4㎞로 3시간 정도 걸린다. 첫째 셋째 일요일, 둘째 넷째 토요일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변 볼거리 1975년에 설치된 서울 N타워(옛 남산타워)는 방송송신탑이다. 최근 리모델링을 끝내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안중근 의사의 유품과 유물이 전시된 안중근의사기념관(771-4195)과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몸으로 막은 충신들을 기리는 장충단비가 놓인 장충공원도 구경할 만하다. 남산골 한옥마을에는 물이 흐르는 골짜기에 정자를 짓고, 전통한옥 5채를 옮겨 놓아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가는길 지하철 2호선 시청역,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4호선 서울역·회현역에서 15분 걸어가면 전시관 뒤편 맨발보드 앞에 야외식물원이 나온다. 이곳이 집결지다. 탐방신청 및 문의는 남산공원관리사무소(753-7060∼2). ■ 개운산 ‘나라의 운명을 새롭게 열었다.’는 뜻을 담은 개운사라는 절이 있는 곳이어서 개운산이라고 부른다. 동쪽으로는 정릉천과 월곡산이, 서쪽으로는 성북천과 북악산이 뻗어 있다. 두 물줄기는 용두동에서 만나 청계천에 합류한다. 성북구 중심에 위치한 자연산지형 공원이어서 쾌적한 주거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탐방코스 “대화 없이 힘들게 하는 산행은 어린 두 딸에게 무리지만, 숲 해설가 선생님과 더불어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산책을 하듯 탐방을 마쳤습니다. 집에서 가까워 탐방 후에는 개운산을 둘러보며 휴일 오후를 보냈습니다.” 개운산을 다녀온 정옥씨 가족이 홈페이지에 남긴 글이다. 도심에 있어 수목이 울창하지 않지만, 산책로와 자연생태학습장이 잘 조성돼 있어 가족나들이에 제격이다. 때죽나무, 산딸나무, 국수나무 등 수목과 복수초, 비비추, 옥잠화 등 초화류를 자연학습장에 심어 놓았다. 산책로 주변에는 활엽수림과 침엽수림이 자리하고, 민들레, 제비꽃, 복수초 등이 자란다. 코스는 총 연장 1.5㎞로 약 3시간 소요된다. 첫째, 셋째 일요일에 탐방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주변 볼거리 서울성곽(사적 제10호)은 서울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조선시대 석축 성곽. 높이 40척(12m)의 돌로 쌓았고 둘레가 5만 9500척으로 서울 장안을 지키던 울타리다. 돌 틈에 노송이 뿌리를 내리고, 이끼와 넝쿨이 뒤덮여 있어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성락원(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378호)은 조선 말 철종 때 이조판서 심상응의 별장이던 것을 의친왕 이강이 별궁으로 사용하다가 그의 아들 이건이 살았다고 한다.6만여 평의 저택에는 소나무·참나무·다래나무·등나무 등 우리 고유의 조경수가 연못가와 산비탈에 우거져 있고 암벽과 폭포, 수석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가는 길 지하철 4호선 길음역 2번출구에서 도보로 5분 걸으면 집결지인 개운초등학교를 만난다. 탐방신청 및 문의는 성북구청 공원녹지과 920-3395∼7. ■ 초안산 도봉구 창동, 노원구 월계동에 자리한다. 해발 114.1m로 아담하다. 이곳에는 1000여기에 달하는 조선시대 무덤이 밀집해 있다. 흔히 ‘내시묘’라 부르는데 실제로는 내시의 무덤와 더불어 단장이 잘된 이름 있는 문중의 선산도 있다. 조선시대 ‘공동묘지’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 전쟁 때 국군이 이곳에 ‘청동 저지선’을 치고 북한군과 치열한 접전을 벌여 지금도 당시의 방공호가 곳곳에 남아 있다. ●탐방코스 창골어린이공원에서 출발해 초안산 정상에 도착한 뒤 궁인 분묘군으로 내려오는 코스다. 주요 수종은 참나무류이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식생으로 보이지만 노박덩굴, 노린재, 누리장, 물푸레, 참싸리, 굴참, 산사, 산초, 오리, 단풍, 소나무, 상수리 등 다양한 수종이 자라고 있다. 생태육교에선 생태계의 파괴와 복원에 관한 설명이 이어져 자연보호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갖는다. 코스는 총 연장 2㎞로 소요시간은 약 2시간. 둘째·넷째주 일요일에 운영된다. ●주변 볼거리 초안산은 생태육교와 약수터 4곳, 배드민턴장 3곳, 인조잔디 축구장 1곳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방학사거리에 있는 방학사계광장에는 환경조형물과 분수 등 수경시설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조선시대 제10대 임금인 연산군(1476∼1506)과 왕비였던 거창군부인 신씨의 묘가 주변에 있다. ●가는 길 지하철 1호선 녹천역 2번 출구로 나와 주공 4단지쪽으로 5분 정도 걸어가면 창골어린이공원, 만남의 광장을 찾을 수 있다. 탐방신청 및 문의는 도봉구청 공원녹지과 2289-1396. ■ 아차산 해발 300m로 서울과 구리시에 걸쳐 있는 야트막한 산이다. 그러나 산 위에 서면 서울시를 둘러싼 모든 산과 시가지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특히 굽이치는 한강의 푸른 물과 강변의 풍광이 장관이다. 삼국시대 전략 요충지로, 특히 고구려 온달장군의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학문적 고증과 상관없이 주민들은 온달장군이 신라에 빼앗긴 한강유역을 되찾고자 이곳에서 싸우다가 전사하였다고 믿는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아차산에는 ‘온달샘’이란 약수터와 온달이 가지고 놀았다고 전해지는 지름 3m의 거대한 공기돌 바위가 있다. ●탐방코스 만남의 광장에서 출발해 생태공원, 소나무숲, 목본·초본식물 관찰대를 거쳐 아차산성에 도착하는 코스다. 총 연장 2㎞로 약 3시간 걸린다. 아차산은 화강암으로 이뤄져 주요 수종은 소나무다. 동부와 북부 산지에는 상수리나무가 많지만, 산의 높이가 낮아 다양한 나무의 경관보다는 아까시나무·물오리나무 등 인공림이 대부분이다. 대체로 멧비둘기·박새·붉은머리오목눈이·뻐꾸기 등이 관찰되고 천연기념물인 새매와 소쩍새도 볼 수 있다. 한여름 숲속에선 참매미의 울음소리가 귀청을 울린다. 첫째·셋째주 일요일 오전 10시 집결지에서 탐방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주변 볼거리 워커힐 호텔 뒤편에 자리한 아차산성(사적 제234호)은 백제의 유산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백제 책계왕(286년) 때 쌓은 성으로 삼국시대에는 중요한 요새였다. 용마폭포공원에 자리한 용마폭포는 청룡폭과 백마폭포 등 세 갈래 폭포줄기로 구분된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다. ●가는 길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 1번출구로 나와 광장중학교 방향으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만남의 광장과 만난다. 탐방신청 및 문의는 광진구청 공원녹지과(450-1395). ■ 봉화산 중랑구 상봉동, 중화동, 묵동, 신내동에 접해 있으며 일명 ‘봉우재’라고 불린다.1963년에 경기도 양주군 구리면에서 서울시에 편입됐다. 봉화산이란 이름만으로도 봉화와 관련이 있는 지역임을 알 수 있다. 북쪽의 한이산(汗伊山)으로부터 연락을 받아 남산으로 전달하는 아차산봉수대가 있던 곳이다. 봉수대 모형은 1994년 11월7일에 설치됐다. 해발 160m로 평지에 돌출된 독립구릉지역이다. 동쪽에 아차산 주능선을 제외하고는 북쪽으로 불암산과 도봉산, 양주 일대까지 조망할 수 있다. 서쪽과 남쪽으로도 높은 산이 없어 한강 이남까지 보인다. ●탐방코스 중랑구청에서 출발해 소나무 숲을 지나 봉수대(서울시 기념물 제15호)에 오른다. 중랑구 전경을 조망한 뒤 참나무숲을 거쳐 초본류 관찰대로 돌아오는 코스다. 총연장 1.5㎞로 길이가 짧고 산이 높지 않아 산책로로 그만이다. 주요 수종은 소나무지만, 태릉중학교로 내려가는 길에는 잣나무 군락이 조성돼 있다. 팥배나무, 국수나무 관찰대가 있고, 박새, 직바구리, 어치 등 텃새가 서식한다. 첫째·셋째주 일요일에 탐방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주변 볼거리 아차산봉수대(서울시 기념물 제15호)는 조선시대 통신 시설이면서 군사 시설이다. 평시에는 횃불 한 번, 적이 나타나면 횃불 두 번, 적이 가까이 오면 횃불 세 번, 지경을 침범하면 횃불 네 번, 적과 접전하면 다섯 번의 횃불을 올렸다. 낮에는 연기를, 밤에는 불을 올린다. 정상에서 약간 남쪽에 봉화산 도당인 산신각이 있다. 이곳은 400년 전에 주민들이 도당굿과 산신제를 지내던 곳이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 34호로 주민의 안녕과 결속을 위하고 대동의식을 고취시킨 마을 굿이다. 지금도 매년 음력 3월3일(삼월 삼짇날) 도당제를 지낸다. ●가는 길 지하철 1호선 신이문역이나 지하철 6호선 봉화산역에서 내려 지선버스 1223,2216번을 타고 중량구청 앞에 내린다. 구청 뒤 공원이 집결지다. 탐방신청 및 문의는 중랑구청 공원녹지과(490-3395). ■ 오패산 강북구 미아동과 번동, 성북구 장위동, 월곡동에 위치해 있다. 도심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자연이 잘 보존된 편이다. 일명 빡빡산·벽오산·매봉짜 등으로 불린다. 남북으로 뻗어 동쪽으로 속칭 공주릉과 드림랜드를, 남쪽으로 동덕여대를 품고 있다. 해발 123m 오패산과 115m 봉우리,135m 벽오산 봉우리로 이루어져 나지막한 구릉지 형태다. 산기슭에는 예부터 자두나무가 많이 자생해 봄이 되면 수려한 꽃이 만발한다. 특히 수정 등 보석이 많이 나오고, 맞은편 초안산은 명당이라는 풍수지리설에 따라 고려의 중신들이 자주 다녀갔단다. ●탐방코스 강북구민운동장을 출발해 제1코스,2코스로 나뉜다.1코스는 벌리약수터, 대왕참나무숲, 복자기나무길, 꽃샘길, 참나무숲을 거쳐 정자와 율곡놀이터로 이어진다.2코스는 벌리약수터에서 군수나무 군락지, 야생화단지, 기념식수지, 소나무숲을 거쳐 정자에 닿는다. 아까시나무, 소나무, 참나무류, 팥배나무, 산벚나무 등 중부지방 자연상태의 수림에다 자작나무, 잣나무, 산딸나무 등을 꾸준히 식재해 숲이 울창하다. 산이 낮아 계곡은 없지만, 약수터가 있어 탐방객들이 즐겨 이용한다. 첫째·셋째주 일요일에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주변 볼거리 1987년에 개장한 드림랜드는 수영장, 골프연습장과 같은 운동시설과 문화시설을 갖추고 있다. 구민운동장은 각종 체육·문화행사를 개최하는 장소. 지난 4월 조깅트랙을 설치했다. 강북문화정보센터는 지하1층, 지상 4층 규모로 2001년 5월에 문을 열었다. 열람실, 정보실, 시청각실, 문화교실 등을 개방한다. ●가는길 지하철 4호선 수유역 3번출구로 나와 마을버스 9번이나 11번을 타고 10분 정도 가다 집결지인 강북구민운동장에 내린다. 탐방신청 및 문의는 강북구청 공원녹지과(901-2386). ■ 수락산 북쪽으로 불암산과 연결되고, 노원구 상계동과 경기도 의정부시, 남양주시 별내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해발 637m로 높은 편이다. 수락산 능선의 암봉이 서울을 향해서 고개를 숙이고 있어 태조 이성계는 서울의 수호산이라 불렀다. ●탐방코스 임간휴게소에서 출발해 냇가와 향토꽃 전시장, 아까시나무숲, 명상의 숲, 숲속 길을 거쳐 바위 밑 샘터에 도착한다. 총 연장 3㎞로 다소 길다. 소요시간은 약 3시간. 향토꽃 전시장에서 야생화를 관찰하고, 꽃과 곤충의 관계를 살펴본다. 아까시나무 숲에선 흙 나무냄새 산림욕 보물찾기 등 숲속 체험거리가 가득하다. 숲속길이 나오면 청진기로 나무 소리를 듣고, 샘터에선 약수를 마신다. 대부분 돌산으로 화강암 암벽이 노출돼 있지만, 산세가 험하지 않다. 수락계곡과 노원골 일대 11㎞ 산책로는 산림욕하기에 좋은 곳이다. 둘째·넷째 일요일에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변 볼거리 수락산 유원지는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리에 있는 계곡 일대로 웅장한 석벽과 기암괴석이 많고 계곡이 수려하다. 예로부터 시인, 묵객이 즐겨 찾았다. 노원구 상계동에서 남양주시 별내면으로 넘어가는 덕릉고개에는 경기도기념물 제55호로 지정된 선조의 생부 덕흥부원군의 묘, 일명 덕릉이 자리한다. 수락산 중턱 남쪽 기슭에는 박세당이 김시습의 명복을 빌기 위해 중창한 석림사가 있다. 그 옆에는 박세당의 묘소와 영정각이 있다. 김시습은 1455년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 소식을 듣고 수락산에 숨어들었다. 박세당은 숙종 때 정쟁에 혐오를 느껴 관직을 포기하고 이곳에 은둔해 농사를 지으며 제자를 길렀다. ●가는길 지하철 7호선 수락산역 2번출구로 나와 도보로 10분 걸어 집결지인 수락산 입구에 도착한다. 탐방신청 및 문의는 노원구청 공원녹지과(950-3896).
  • 백합나무 ‘경제수종 간판’ 되나

    백합나무 ‘경제수종 간판’ 되나

    최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백합나무가 낙엽송·잣나무보다 성장속도가 2배 빠르고, 경제성은 10배나 높은 미래의 우수 산림자원으로 확인됐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산림과학원이 조림을 적극 권장하고 나섬에 따라 백합나무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경제수종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연구용 백합나무 묘목을 처음 심은 것은 임목육종연구소 시절인 1969년이다. 조림을 권고하기까지 무려 37년이 흐른 셈이다. 백합나무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치산녹화가 지상과제였던 당시에 들여왔다. 14일 찾아간 경기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원부 안뜰에는 열대 우림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거목이 자라고 있었다. 높이가 30m에 이르고 밑둥은 어른 두 사람이 양손을 벌려야 간신히 잡을 수 있을까말까할 정도. 게다가 하늘을 항해 곧게 치솟은 백합나무의 모습은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경제성뿐 아니라 국토를 아름답게 하는 데도 한몫을 할 것으로 보였다. 이렇듯 다른 국가기관이라면 용납되지 않을 ‘느린 행정’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산림유전자원부 직원들은 그러나 새로운 개발이나 발굴은 아니라고 애써 겸손해했다. 이미 백합나무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자원으로 부상한 만큼 국내에서도 제대로 자랄 수 있는지 확인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20년 넘게 백합나무와 살아온 연구팀의 유근옥(54) 박사는 “나무가 자생지를 떠나면 겉모습에는 변화가 없더라도 재질이 퇴화하는 현상이 일어난다.”면서 “특히 외래수종은 심고 나서 벨 때까지 기간(벌기령)의 절반은 지나야 적응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뮬레이션으로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초스피드 시대에는 답답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그래서 나무를 가꾸는 일은 종종 ‘느림의 미학’으로 표현된다.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는 섣부른 결론은 장구한 세월의 투자가 필요한 나무심기의 특성상 돌이키기 어려운 결과를 낳는다. 자연의 섭리에 순종하며 충실해야 하는 끈기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백합나무도 이미 1980년대에 양묘 및 조림에 실패한 쓰라린 과거가 있다고 한다. 외래수종을 풍토가 다른 지역에 성공적으로 옮겨심는 작업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현재까지 국내에는 38개국에서 415종의 외래수종이 도입됐으나 보급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수종은 고작 7개에 불과하다. 유 박사가 한때 기억에서 지워버렸던 백합나무를 다시 찾은 것은 독림가의 조언이 계기가 됐다.15년이 넘어야 제대로 자란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10년도 안된 상황에서 그저그런 모습의 모양새를 보고 오판한 결과였다고 한다. 유 박사는 “그 분이 키우던 20년을 넘긴 백합나무들을 보면서 가슴이 뜨끔했다.”면서 “전국을 돌며 눈으로 확인을 거치면서 ‘바로 이것’이라는 확신이 섰다.”고 했다. 그러나 연구를 다시 시작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외래수종은 실패위험이 높고 장기간 연구과정이 필요하기에 월등한 가치가 전제돼야 했다. 확신을 갖고 국내외를 누비며 자료를 수집했고, 낙엽송보다 16배의 경제성이 있다는 분석을 뒷받침할 수 있었다. 대량보급에 필요한 양묘·조림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유 박사는 “백합나무 씨앗은 발아조건이 맞지 않으면 7년 동안 땅속에서 그대로 머무를 만큼 생명력이 강하다.”면서 “온실에서 충분한 수분과 온도를 맞춰주니 드디어 싹이 났다.”고 당시의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재질에 대한 평가는 목재를 직접 쓰는 목기장과 가구공장에 맡겼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요즘 ‘백합나무 전도사’로 변신한 유 박사팀은 전국 각지의 산주인들을 찾아다니며 나무의 우수성과 경제성을 알리는 데 열심이다. 유 박사는 “백합나무의 경제적 가치를 감안해 우리나라에서는 벌기령을 30년으로 정했다.”면서 “목재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백합나무는 목재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유용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글 수원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백합나무 조림 효과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산림정책의 최우선은 치산녹화였다. 헐벗은 국토를 푸르게 만드는 것이 지상과제이다 보니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나무가 효자였다. 그 결과 치산녹화에는 성공했지만, 국토의 69.1%가 산림인 나라에서 목재자급률은 5%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 됐다.50년 동안 키운 낙엽송 1㏊에서 500만원밖에 나오지 않았다.‘나무는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함께 심어진 것이다. 돈이 되는 수종을 찾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경제수림의 5대 조건으로 ▲비싼 목재가격 ▲강한 입지적응력 ▲곧고 굵은 나무 ▲병해충에 강한 나무 ▲적은 육림비용을 들고 있다. 백합나무가 이런 조건을 잘 충족시키는 수종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산림과학원에 따르면 28년생 백합나무 한 그루의 부피는 0.71㎡로 현사시 0.50㎡, 낙엽송 0.36㎡보다 월등하다. 연간생장량은 최소 11㎥로 2배 이상이다. 산지와 농지 어디든 잘 자라고, 병해충이 적으며 초기 가지치기만 잘해 주면 관리가 필요없다. 리기다소나무를 대체할 수 있는 최적수종으로 평가된다. 전국 48만㏊에 심어진 리기다는 산림 토양을 향상시킨 일등공신이지만 목재로는 재질이 나쁘다. 산림과학원 유근옥 박사는 “베어낼 시기가 된 리기다소나무를 30만㏊만 벌채하고 백합나무를 심으면 국내 원목수요의 40%인 330만㎥를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합나무는 20만㏊에 이르는 한계농지 조림용으로도 최적인 것으로 판명됐다. 전북 완주의 산지에서 자란 수령 33년짜리의 흉고(사람 가슴높이의 나무 지름)가 37.1㎝인 반면 수원의 농지에서 키운 20년생은 42㎝로 생육이 훨씬 우수했다. 산지보다 평지에서 훨씬 더 잘 자라는 셈이다. 황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아카시나무를 대체할 수 있는 수종이기도 하다. 꽃이 피어있는 기간이 25일로 아카시보다 길어 꿀 생산에 유리하다. 유 박사는 “백합나무는 가로수로 부적합하고 해발 300m 이상에서는 생장력이 떨어진다.”면서 “백합나무를 전국에 심자는 것이 아니라, 목재수입이 95%에 이르는 상황에서 산림의 80%는 보존하되 자급용 육종단지를 조성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원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서울 도심서 숲속여행

    서울 도심서 숲속여행

    서울의 도심에서도 얼마든지 야생화와 곤충, 조류 등 때묻지 않은 자연을 만날 수 있다. 서울시와 각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숲속여행’ 프로그램은 17곳의 서울 근교산에서 자연을 배우고 즐길 수 있도록 짜여졌다. 가족끼리 아무 때나 다녀와도 좋지만 매주 일요일에는 숲해설가가 동행하는 무료 산행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어른들은 자연을 배우며 심신을 재충전하고,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은 자연탐방의 기회가 된다. 코끝을 간지르는 싱그러운 숲 향기가 한여름 무더위를 날려주는 숲속여행을 떠나 보자.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 숲속여행(上) “이름없고 볼품없는 숲속 사물 하나하나도 자신의 가치를 다하기 위해 우리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며 살아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즐겁고 마음편한 시간이 됐다는 점만으로도 오늘 하루가 충분히 기억될 것입니다.”(청계산에 다녀온 박태운씨 가족) “오늘 친구 다섯명과 숲속여행을 갔다. 지렁이도 보고, 개미도 잡았다. 왕개미는 너무 커서 징그러웠고, 지렁이는 긴 것도 많았다. 간식도 먹고, 나비도 보았고, 게임도 해서 즐거웠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너무나 듣기 좋았다. 숲속 여행은 너무나 재미있다.”(오패산에 다녀온 초등학생 홍성흔군의 일기) 싱그러운 숲 향기가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 주는 ‘숲속여행’이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숲속여행 홈페이지(san.seoul.go.kr)에는 참가자들의 즐거움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숲속여행은 온 가족이 함께 서울 근교산에서 즐기는 자연탐방 프로그램. 맑은 공기속에서 자연을 배우며 심신을 재충전할 수 있다. 지난 2000년 시작된 숲속여행은 지난해 11곳에서 올해는 강동구 일자산과 양천구 신정산 등이 추가돼 17곳으로 늘어났다. 전문 숲 해설가의 안내에 따라 탐방코스를 걸으며 2시간 동안 숲속의 나무와 야생화, 조류, 곤충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궁금증에 대해 질문할 수 있다. 일반 등산과 달리 탐방코스가 2∼3㎞로 짧은데다 코스가 완만해 가족 나들이에 제격이다. 숲속여행은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각 자치구 공원녹지과로 예약해야 한다. 산마다 1·3주 또는 2·4주 등 격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프로그램은 11월까지 운영된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참가자들은 필기도구와 간식, 물통, 카메라, 구급약 등 개인 장비를 준비하면 된다. 숲속여행을 진행하는 곳은 강남지역은 신정산과 호암산, 관악산, 청계산, 대모산, 일자산, 서울대공원 등 7곳이며, 강북지역은 앵봉산, 안산, 인왕산, 남산, 개운산, 오패산, 초안산, 아차산, 봉화산, 수락산 등 10곳이다. 서울인에서는 2회에 걸쳐 강남·강북지역으로 나눠 각 산의 숲속여행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지도 서울시 푸른도시국 제공 ■ 일자산서울 동쪽 끝에 위치한 일자산(一字山)은 ‘서울에 이런 산도 있었나.’ 할 정도로 시민들에게 생소하다. 그러나 강동구 둔촌동과 경기도 하남시 초이동의 경계선을 이루는 산이라면 한번쯤 본 듯도 하다. 일자산은 해발 125m의 낮은 산으로 정상부가 거의 기복이 없이 ‘일자’(一字)처럼 생겨 일자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서울의 가장 동쪽 끝에 있는 탓에 서울에서 가장 먼저 해맞이를 할 수 있다. 정상에 해맞이 광장이 조성돼 있다. 강동대로 감북동에서 시작된 산줄기는 천호대로에서 성삼봉으로 이어진다. ●탐방코스 탐방은 서울보훈병원 뒤편에 있는 보성사에서 출발해 참나무와 밤나무림, 둔촌동(遁村洞)이라는 이름을 낳게 한 둔촌 이집 선생의 둔굴을 만날 수있다.8월부터는 ‘허브공원’(7월말 준공)도 관람할 수 있다. 둔굴은 이집 선생이 은거했던 동굴로 신돈의 박해를 피해 일시 은거하던 곳이다. 코스는 총 연장 2㎞로 약 3시간 정도 소요된다.1·3주 일요일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회차별로 45명 선착순 마감한다. ●주변 볼거리 내달 개장하는 허브공원은 당귀, 삼 등 토종 자생초 150여종과 라벤더, 로즈마리 등 외국산 30여종 등 640평 규모의 ‘허브원’과 별자리를 형상화한 조명등, 달맞이 광장과 암석정원, 해맞이 광장과 일출과 보름달을 감상할 수 있는 관천대 등이 있다. 또 배드민턴장 12면(실내 6면, 실외 6면), 실내 체육관,X게임장, 허브 공원 등이 있다. 인근에 자연생태계의 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길동생태공원과 길동생태문화센터 등이 있다. 생태공원에는 관찰데크와 저수지, 조류관찰대, 자연탐방로 등이 마련돼 있다. ●가는길 지하철 5호선 길동역이나 둔촌역에서 내려 도보로 2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버스는 간선버스 341번과 370번,300번, 광역버스 9301번이 길동생태공원 앞에 선다. 탐방신청 및 문의는 강동구청 공원녹지과(480-1395). ■ 호암산 서울의 남쪽에 위치한 호암산(虎岩山)은 관악산에서 이어진 삼성산의 지맥이다. 해발 393m로 호랑이가 한양을 바라보는 형상을 닮았다고 해 이렇게 불린다. 태조가 조선을 세우고 궁궐을 지을 때 일이 쉽게 진척되지 않아 고민하던 중 꿈에 노인이 나타나 “호랑이 머리를 한 산봉우리가 한양을 굽어보고 있다. 호랑이는 꼬리를 밟으면 꼼짝 못하는 짐승이니 꼬리 부분에 절(호압사)을 지으면 만사가 순조로울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 온다. 등산로가 가파르지 않고 쉽게 오를 수 있으며, 정상에 바라보는 서울시내 풍경과 서남쪽의 전경이 빼어나다. ●탐방코스 탐방은 시흥 5동 시흥계곡 입구 녹지관리초소 앞에서 시작돼 옹달샘 약수터에서 끝난다. 전문 숲 해설가가 산의 역사와 문화 및 자연생태를 설명하며, 확대경과 청진기를 이용해 수목을 관찰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2·4주 일요일 오전 10시 운영하며, 탐방코스는 총 연장 2㎞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50∼60명 선착순 모집한다.7월 넷째주는 ‘물속곤충 관찰’,8월 둘째주는 ‘숲속의 청소부’,8월 넷째주는 ‘숲속의 토양’ 등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변 볼거리 중턱에 있는 호압사는 조선 태조 2년(1393년) 경복궁 축조와 관련된 호랑이 형상인 관악산의 살기를 누르기 위해 만들어졌다. 산 정상에 있는 한우물과 제 2우물터는 통일신라시대 축조된 것으로 물이 항상 맑은 상태로 고여 있어 신비로움을 더해 준다. 이 밖에 통일신라 문무왕 12년에 나당전쟁을 위해 축성한 호암산성터와 경복궁 해태와 마주보고 있는 석구상(일명 해태상), 칼처럼 뾰족한 바위인 ‘칼바위’ 등이 있다. ●가는길 지하철 1호선 시흥역 1번 출구에서 마을버스(금천 01)를 타고 은행나무 앞에서 내려 별장길을 따라 10분 정도 걸으면 된다. 버스는 150번,570번,5618번,5623∼6번으로 한양아파트 앞에서 내리면 된다. 신청 및 문의는 금천구청 공원녹지과(890-2395)이며, 당일 문의는 녹지초소(890-2547)로 하면 된다. ■ 신정산 서울의 서쪽 끝에 있는 신정산(新亭山)은 높이 85m의 야트막한 야산이지만 역사를 간직한 산이다. 기원전 18년 건국된 한성백제 초기에 한강변에서 바다로 나갈 때 지름길로 이용하던 정랑고개와 토성터가 남아 있다. 토성터에서는 삼국시대 유물이 출토되기도 했다. 신정산이라는 이름은 인근에 있는 자연마을인 ‘신기’와 ‘은행정’의 첫자와 끝자를 따 신정리(현재 양천구 신정동)로 불렸던 데서 유래됐다. 현재는 계남공원으로 불리기도 한다. ●탐방코스 양천구 신정동 신정배드민턴장에서 시작된다. 여기에서 아카시아 숲길과 침엽수림 숲길, 참나무숲길, 정자마당으로 내려온다. 숲에서 살고 있는 나무들의 생리와 특성, 나무에 공생하는 동·식물 관찰, 곤충관찰, 산나물 구별 및 채집 등을 배운다. 또 정상에 있는 정자마당에서는 망원경으로 김포공항 일대를 돌아볼 수 있다. 탐방코스는 총 연장 2㎞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2·4주 일요일 탐방프로그램을 운영된다. 독립운동가인 고하(古下) 송진우 선생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주변 볼거리 신정산에는 ‘우렁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의 이름은 ‘바위가 울었다.’하여 붙여졌다. 이 바위는 길마(안장)처럼 생겼다고 해서 길마바위로도 불린다. 장군정은 나라에서 말을 키우며 말타기와 전술적인 훈련을 하던 곳이다. 정랑고개는 정릉, 정랑, 정년 등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 길은 옛날 도심에서 인천까지 걸어가는 지름길이었다. 계남공원에는 다목적운동장과 자연학습관찰로, 야외무대, 조깅트랙, 약수터와 소동물원이 있다. ●가는길 신정산은 신정로 신트리아파트 4단지 앞으로 6614번과 6620번,6623번,6716번 버스를 타고 정랑고개에 내리면 된다. 신청과 문의는 양천구청 공원녹지과(2260-3398). ■ 대모산 대모산(大母山)은 생김새가 마치 늙은 할미같이 생겼다고 해서 ‘할미산’또는 ‘고모산’으로 불리다가 조선 태종의 헌릉이 자리하면서 어명에 의해 ‘대모산’으로 불리게 됐다. 해발 293m 국수봉으로 불리던 산으로 구룡산과 더불어 일원동 계곡쪽에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뒤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산에는 불국사(약사절)를 비롯해 수질 좋은 약수터가 있고, 입구 쪽에 각종 희귀 나무들을 심어 놓은 자연학습장이 있어 야외교육장과 산책로로 주민들의 사랑받고 있다. 정상에 오르면 올림픽 주경기장과 한강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탐방코스 탐방은 자연학습장 아래 배드민턴장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대모산의 역사와 문화소개를 들은 뒤 탐방에 들어가 야생화 관찰과 암석에 대한 이야기, 오동나무·잣나무의 생태를 관찰한다. 또 청진기로 나무소리 들어보기와 나무의 나이테 관찰을 비롯해 다릅, 노린재, 노간주, 산사 등의 나무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실로암 약수터는 가족 사진촬영의 명소다. 코스는 총 연장 2㎞로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1·3주 일요일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변 볼거리 남쪽 산기슭에는 헌인릉이 있어 둘러 볼 만하다. 헌인릉은 조선 제3대 태종과 그 왕비의 능침인 헌릉과 제 23대 순조와 그 왕비의 능침인 인릉이 합쳐 부르는 이름이다. 기슭에는 불국사(약사절)가 있는데 고려 공민왕 2년(1352년)에 진정국사가 창건하고 불국사라 불렀는데 고종 17년(1880년) 네번째로 이곳에 옮겨 지은 것이다. 약사여래불이 모셔져 있는 약사전이 있어 약사절로 불린다. 정상에는 독도 모형이 우뚝 솟아 있으며, 인근에 낙귀사와 개포근린공원, 돌산공원 등이 있다. ●가는길 지하철 3호선 일원역 5번 출구에서 나와 강남공고를 지나면 만난다. 문의는 강남구청 공원녹지과(2104-1918). ■ 청계산 청계산(淸溪山)은 풍수 지리에 의하면 서울의 동쪽(왼쪽)을 지켜주는 명산이다. 그래서 청계산을 좌청룡, 관악산을 우백호로 해 ‘과천읍지’(1899년)에는 ‘청룡산’이라 불렀다. 청계산은 해발 618m로 산세가 수려하고 산에서 맑은 물이 흘러 내려 청계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서울과 성남시, 과천시, 의왕시에 걸쳐 있는 산으로 다양한 등산코스를 가지고 있다. 북동쪽 기슭은 선사시대의 유적인 고인돌이 산재하며, 고려 멸망후 이색, 길재, 조윤 등 고려의 유신이 은거했던 곳이다. 주봉인 망경대는 고려가 망한 뒤 고려 유신 조윤이 청계산 정상에서 송도를 바라보며 세월의 허망함을 달랬다는데서 유래됐다. 조선 말기에는 추사 김정희가 긴 유배생활에서 돌아와 부친의 여막을 지키며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탐방코스 탐방은 청계산 등산코스 중 한 곳인 서초구 원지동 청계골 입구에서 시작된다. 개울돌다리에서 청계산의 역사와 문화를 배운 뒤 참나무숲과 소나무숲을 거치면서 숲의 천이과정 등을 관찰한다. 또 경작지(밭)에서는 호박꽃의 암수 구분과 곤충관찰을 하며, 소나무와 잣나무 구분법, 식물에서 얻은 염료 등을 배울 수 있다.1·3주 일요일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탐방코스는 총 연장 2㎞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주변 볼거리 대표적인 사찰인 청계사는 의왕시에 위치한 절로 신라 때 창건돼 고려 충렬왕 때 조인규가 중창했다. 망경대는 삼라만상을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고려 충신 조윤과 관련이 있다. 정부시설이 있어 등산은 불가능하다. 수종폭포는 과천에서 바라볼 때 해뜨는 동쪽에 있다고 해 동폭포로도 불린다. 이 밖에 원지동에 위치한 천개사와 국립현대미술관 등도 둘러볼 만하다. ●가는길 강남역과 양재역에서 4312번을 타고 청계골 입구에 내리면 된다. 문의는 서초구청 공원녹지과(570-6395). ■ 관악산 관악산(冠岳山)은 따로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유명한 서울의 대표적인 명산이다. 관악구와 금천구, 안양시, 과천시에 걸쳐 서울 분지를 둘러싸고 있다. 해발 629m로 최고봉은 연주봉이며, 서쪽으로는 삼성산, 남쪽으로는 청계산을 거쳐 수원의 광교산과 닿아 있다. 관악산은 본래 불꽃 모양을 한 ‘화산(火山)´으로 불렸는데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면서 도성의 화재를 막기 위해 경복궁 앞에 해태를 놓았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빼어난 수십개의 봉우리와 바위들이 많고 오래된 나무와 온갖 풀이 바위와 어우러져 철따라 변하는 모습이 마치 금강산과 같다 하여 소금강 또는 서금강으로도 불린다. ●탐방코스 관악구 봉천동 낙성대공원에서 시작해 안국사 주변 숲을 도는 것으로 이뤄졌다. 강감찬동상 앞에서 관악산과 낙성대의 유래, 강감찬 장군 이야기를 들으며 재미있게 출발한다. 이어 연못에 이르러 수생식물을 관찰하고, 안국사에서 경내의 예절을 배운다. 소나무군락지와 참나무, 사시나무, 전나무, 버즘나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코스는 총 연장 3㎞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주변 볼거리 고려 강감찬 장군의 생가터인 낙성대와 사당 안국사,3층 석탑이 있다. 매년 10월에는 장군을 추모하는 인헌제가 열린다. 연주암은 신라 때 의상대사가 창건, 소실된 것으로 조선 태조 4년(1396년)에 재건했다. 효령대군 초상화가 모셔져 있다. 불성사는 신라 문성왕 15년(673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했으며,6·25때 소실돼 재건했다. 시흥향교는 최치원을 비롯한 우리나라 18성현과 공자를 위시한 중국 5성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가는길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 4번출구에서 낙성대 공원 버스 541∼3번,5524번,461번,641번을 타면 된다. 문의는 관악구청 공원녹지과(880-3898). ■ 서울대공원 천혜의 자연 속에 펼쳐진 서울대공원은 동물원과 식물원, 테마가든, 서울랜드 등을 갖춘 최고의 주말 나들이 명소다. 삼림욕장과 자연캠프장에서는 싱그러운 숲의 향기를 맡으며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과천시 막계동에 있지만 서울시 소유로 1984년 문을 열었다. 동물원에는 포유류와 조류, 파충류, 어류 등 349종 3379수의 동물이 76개 사육사에서 사육되고 있다. 식물원에는 관엽식물, 다엽식물, 다육식물 등 1262종 3만 1019본의 식물이 있다. ●탐방코스 탐방코스가 마련돼 동물원내 산림전시관에서 시작한다. 산림전시관에서 청계산의 유래와 대공원 이야기 등을 재미있게 설명 들은 뒤 소나무 숲을 방문, 삼림욕의 효능과 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식물원 샛길에서는 숲의 향기와 자연의 숨소리, 숲속 생물들의 생태관찰 등을 체험한 뒤 식물원 자율관람으로 마무리한다. 코스는 총 연장 1.5㎞로 2시간 정도 소요되며 매주 토·일요일 오전 10∼12시 운영된다. 정원은 150명으로 선착순 모집한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동식물원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주변 볼거리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볼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동·식물원을 비롯해 서울랜드, 과천경마공원, 국립현대미술관, 과천향교 등이 있다. 과천경마공원은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경마장과 공원, 마사박물관, 승마훈련원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국립현대 미술관은 1986년 국제적 규모와 시설을 갖추고 있다. 7월19일부터 8월19일까지 매주 수·금·토요일에 한여름밤 동물원 대탐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교육은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로 하루 150명이며, 교육비는 1인당 5000원이다. ●가는길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 2번출구와 분수광장을 지나 산림전시관 앞으로 가면 된다. 문의는 서울대공원 식물과(500-7622).
  • 잊지못할 휴양림 캠핑

    잊지못할 휴양림 캠핑

    한적한 휴가를 위해 자연휴양림이 좋은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하지만 휴가철에 휴양림 내 통나무집 예약하기란 하늘에 별 따기보다 더 어렵다. 그렇다면 캠핑은 어떨까. 가족끼리 조그만 텐트에서 풀벌레 소리,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지내는 하룻밤. 생각만 해도 낭만적이고 즐겁지 않은가. 자연휴양림 내에 캠프장은 샤워실, 화장실은 물론 취사장까지 갖추고 있어 초보자들도 쉽게 캠핑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경기도 양평 51 유명산 자연휴양림은 기암괴석과 계곡의 맑은 물을 따라 산행하는 재미가 있다. 또 완만하면서도 급한 등산로가 교차되어 지루하지 않다.2.6㎞의 자연관찰로와 통나무집, 오토캠프장 등은 콘크리트 문화에 젖은 우리들에게 색다른 정취를 자아낸다.(031)584-5487. 경기도 남양주와 가평군에 걸친 울창한 숲과 계곡이 있는 52 축령산 자연휴양림은 축령산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 입구에 50년생 잣나무들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우거져 있어 신비감마저 드는 곳이다. 근처에 수동계곡과 몽골문화촌이 있다.(031)592-0681. 계곡물이 차디찬 강원도 홍천의 53 삼봉 자연휴양림은 전나무, 분비나무, 주목 등 침엽수와 거제수나무, 박달나무 등 활엽수가 아름드리 숲속에 자리잡고 있다. 깊은 계곡 맑은 물에는 천연기념물 74호인 열목어가 서식하며 여름에도 계곡물이 아주 차가워 발을 담그기가 어려울 정도다.(033)435-8536. 한반도의 등허리를 이루고 있는 백두대간 북측의 진부령 정상 부근에 있는 54 용대 자연휴양림은 크고 작은 계곡을 따라 맑고 깨끗한 물이 휴양림 중앙으로 흐르고 열목어와 멧돼지, 토끼, 꿩, 노루, 다람쥐, 너구리 등 야생동물이 다양하게 살고 있다.(033)462-5031. 강원도 횡성 청태산 아래 자리잡은 55 청태산 자연휴양림은 인공림과 천연림이 잘 조화된 울창한 숲이 그만이다. 운 좋으면 숲속에서 노루, 멧돼지, 토끼 등 각종 야생동물을 만날 수 있는 자연박물관 같은 곳이다.(033)343-9707. 충북 옥천 장용산 자락에 있는 56 장용산 자연휴양림은 금천계곡 주변의 절경과 맑고 깨끗한 물을 자랑한다. 특히 장용산에는 소나무와 참나무 숲 사이로 왕관바위, 포옹바위 등 기암괴석이 즐비하고, 개울에는 천연기념물 238호인 어름치가 살 정도로 맑고 깨끗하다.(043)733-9615. 충북과 경북의 경계에 있는 조령산 기슭의 충북 괴산 57 조령산 자연휴양림은 노송과 참나무 외에 다양한 희귀수목이 분포된 울창한 숲이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휴양림에는 숲속의 집, 삼림욕장, 정자, 야외무대, 야외교실 등의 시설이 있고 눈썰매와 물썰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사계절 썰매장도 갖추고 있다.(043)833-7994. 전남 광양의 백운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58 백운산 자연휴양림은 인공림과 천연림이 조화된 아름드리 소나무가 융단처럼 펼쳐져 있고 삼나무와 편백 숲속의 계곡은 태곳적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희귀동식물이 많이 살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061)763-8615. 푸른 바다를 끼고 있는 경남 59 남해 편백 자연휴양림은 산책로, 전망대, 야영장의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조용한 여름 휴가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전망대에 올라 가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올망졸망한 섬들이 푸른 바다와 함께 시원하게 펼쳐지며 지척에 해수욕장이 있어 산과 바다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이다.(055)867-7881. 태백산맥의 명승지인 불영계곡 상류에 자리잡은 경북 울진 60 통고산 자연휴양림은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계곡의 바닥과 양쪽 절벽에는 흰빛을 띠는 화강암이 풍화되어 장관을 이루고 옆으로 계곡물이 흐른다.3개월간의 휴식 후 지난 4월에 다시 문을 열었다.(054)783-3167.
  • 상큼한 재충전 맛봐…추천 산 30곳

    상큼한 재충전 맛봐…추천 산 30곳

    올 여름 물 맑고 깊은 계곡을 찾아 신선놀음을 해보자. 울창한 나무가 하늘을 가리고 파란 이끼가 낀 바위틈을 이리저리 흐르는 투명한 옥수와 우렁찬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폭포의 장쾌함에 무더위는 씻은 듯 사라진다. 유명 휴양지처럼 변변한 편의시설 하나 없지만 자연을 벗하며 지내는 깊은 산속의 휴가는 지친 우리를 재충전시켜 줄 것이다. 전국에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산과 계곡을 소개한다. 돗자리와 간단한 도시락을 가지고 한적한 계곡에 자리잡고 발이라도 씻으면 ‘어이구 좋아라.’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것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31)신선도 반해버렸다! 무릉계곡 신선들이 사는 별천지인 무릉도원. 그곳에 가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아름답고 신비한 강원도 동해의 무릉계곡을 권한다. 계곡 입구부터 여느 계곡과는 다르다. 약 1500평 하얀 너럭바위가 계곡 전체를 이루고 휘감아도는 맑은 물이 옥구술처럼 흐른다. 사람 10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커다란 반석 위에 조선 4대 명필로 꼽히는 봉래 양사언이 쓴 ‘무릉선원 중대천석 두타동천’(武陵仙源 中台泉石 頭陀洞天)이란 글씨뿐 아니라 여러 양반네들의 이름이 여기저기 적혀있다. 이런 바위에 걸터 앉아 즐기는 신선놀음에 도끼 자루 썩는지 모를 정도로 여유롭고 편안하다. 동해시 서남쪽의 두타산(1353m)과 청옥산(1404m)이 만든 이 계곡은 입구의 무릉반석에 취해 주저앉기 일쑤이지만 올라갈수록 깎아지른 듯한 벼랑과 계곡의 모습에 놀라게 된다. 무릉반석을 지나면 ‘학소대’가 나온다.4단 폭포의 모습이 흡사 학이 노는 모습과 같다고 붙여진 이름.20분을 더 올라가면 세월을 이야기하듯 켜켜이 쌓인 바위 주름을 타고 쏟아져 내리는 두줄기 폭포인 ‘쌍폭’, 거대한 화강암 바위 사이로 흐르는 하얀 물줄기가 여인의 섬섬옥수 같다는 ‘용추폭포’의 자태는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손꼽힌다. 이밖에 하늘문은 무릉계곡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전망대로 하얀 구름 모자를 눌러쓴 청옥산과 두타산의 모습에 넋을 잃는다. ■ 찾아가는길:영동고속도로→종점 바로 직전 갈림길 좌회전→강릉 나들목→동해고속도→7번국도→동해시 효가 사거리 우회전→40여분을 달리면 무릉계곡 ■ 여행정보:동해시에는 동해관광호텔(033-533-9215), 이스턴관광호텔(033-533-9700) 등이 있다. 현지에 무릉프라자(033-534-8855), 청옥장여관(033-534-8866) 등이 있으며 여름에는 계곡 상가에서 민박도 할 수 있다. 무릉계곡관리사무소(033-534-7306) (32)반갑다, 조경동 계곡 열목어야~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에 자리 잡은 조경동계곡은 여름에 잘 어울리는 곳이다. 구룡덕봉, 응복산, 가칠봉, 갈전곡봉 등 해발 1200m가 넘는 준봉들이 둘러싸고 있는 강원도 오지 계곡으로 열목어가 살고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 계곡산행의 참맛을 보려면 굳이 길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반바지 차림으로 물 가운데로 거슬러 오르는 여름 산행의 재미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 찾아가는길:44번 국도→홍천을 지나 철정검문소에서 우회전→451번 지방도로 고석평→31번 국도로 상남, 현리교, 진동2교→진동2교 앞의 보호수면지정 안내판 뒤로 돌아 농수로→계곡이 초입이다. ■ 여행정보:방태산 자연휴양림(033-463-8590)의 산림휴양관은 휴가철이라 예약이 어렵고 인근의 민박집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방태산민박(033-463-5488), 꽃피는 산골(033-463-7397), 대골민박(033-463-5791) 등이 있다. (33)발 담그기 미안한(?) 내리계곡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내리에 있는 내리계곡은 우리나라에서 몇개 남지 않은 생태계의 마지막 보루.7년째 자연휴식년제로 묶여 있는 곳으로 상류쪽으로는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는 곳이다. 다만 계곡 입구에서 4㎞정도 구간은 일반인에게 개방되고 있다. 물이 너무 맑고 깨끗해서 몸을 담그기가 민망할 정도. 계곡물도 비교적 잔잔하고 수심이 깊지 않아 어린이들이 물놀이 하기 좋다. ■ 찾아가는길: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중앙)→원주, 제천방향→신림IC(지방도88)→주천→영월→고씨동굴→하동-김삿갓 휴게소→칠룡교를 건너-와룡초등학교 내리분교를 지나면 내리계곡. ■ 여행정보:계곡에 야영을 해도 좋고 내리산촌(033-378-0515), 소나물골(033-378-0180) 등에서 잠을 잘 수 있다. 각종 나물에 된장을 섞어 보리밥이 유명한 장릉보리밥집(033-374-3986), 영월의 대표적인 먹을거리인 곤드레밥이 유명한 청산회관(031-374-3030)등에 가보자. (34)태고의 신비 궁금하다면 미산계곡 인제군 상남면 미산리에 있는 미산계곡은 아직 사람들의 발길이 많지 않아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개인산 자락을 따라 형성된 계곡 주위에는 가문비나무 등 숲이 우거지고 큰 여울이 많다. 어름치, 쉬리, 버들치 등 1급 어종들이 모여 사는 생태의 보고다. 홍천군 율전에서 흘러온 물줄기와 미산계곡이 만나는 양지말 합수지점은 모래톱과 자갈밭이 넓어 아이들이 놀기에 그만이다. ■ 찾아가는길:홍천∼인제 44번 국도를 타고 가다 철정검문소에서 우회전→451번 지방도→상남 슈퍼 앞에서 446번 지방도로 우회전→미산계곡 ■ 여행정보:미산자락 펜션(033-463-7661), 예지나펜션(033-463-1920), 그린황토민박(033-463-6825). 강원도 손두부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미산민박식당(033-463-6921)에서도 음식과 숙박을 할 수 있다. (35)하얀 포말의 추억, 중원계곡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이 있는 경기도에도 태곳적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산과 계곡이 의외로 많다. 너무나 깨끗한 물과 하늘을 뒤덮은 아름드리 나무, 각종 새와 곤충들이 가득한 자연의 천국이다. 경기도 양평의 중원 계곡은 용문산 동쪽의 중원산과 도일봉 사이에 숨어 있어 사람의 흔적을 느낄 수 없다. 약 6㎞에 달하는 계곡에는 깨끗하고 맑은 물이 만드는 폭포와 소(沼)·담(潭)은 물론이고 바위에 가득한 이끼의 모습에 보기만해도 무더위가 사라진다. 마음에 드는 곳 어디에나 자리를 깔고 앉으면 그야말로 신선이 되는 그런 곳이다. 또 중원계곡을 따라 도일봉까지 산행을 할 수 있어 더욱 좋다. 입구부터 계곡 끝인 싸리재까지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사방을 뒤덮은 울창한 나무 아래 햇볕 한점 쬐지 않고 물소리, 새소리를 노래 삼아 하는 계곡산행은 별미다. 버스 종점인 중원2리 매표소를 지나면 커다란 주차장이 나온다. 보통 여름에는 여기에 주차를 하고 걸어 올라간다. 하지만 위쪽으로 더 차를 몰면 승용차 20여대를 세울 수 있는 마지막 주차장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계곡이 시작된다. 나무로 만든 터널을 따라 20여분을 걷다 보면 물소리가 우렁찬 중원폭포가 나온다. 비록 작지만 3단 폭포로 주변의 깍아지른 듯한 절벽과 잘 어울린다. 피서철에는 여기까지 사람들이 찾아온다. 여기저기 삐쭉삐쭉 고개를 내민 바위를 조심하며 산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몇번의 냇가를 건너고 울창한 나무숲을 헤치고 간다. 시원한 계곡물에 얼굴이라도 씻으려고 손을 담그면 시원함에 깜짝 놀란다. 여기서부터 적당한 장소에 앉아서 쉬면 된다. 파랗게 바위에 낀 이끼를 보니 정말 여기는 청정지역임에 틀림없다. 정말 여름 더위가 느껴지지 않는 그런 곳이다. 여름에는 중원산 정상보다 계곡을 따라가는 도일봉쪽이 인기다. 울퉁불퉁한 계곡길을 따라 걷다 보면 물줄기가 바위에 부딪치면서 생긴 하얀 포말이 치마처럼 펼쳐진다. 이른바 치마폭포다.20분 정도 걸으면 도일봉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에 닿는다. 치마폭포 아래 삼거리에서 도일봉으로 오른 경우 대부분이 싸리재로 가다가 이곳으로 하산한다. 도일봉 정상까지는 40여분. ■ 찾아가는 길:서울에서 홍천으로 가는 6번국도→양수리, 양평→홍천 방향으로 직진→용문휴게소 지나 마룡교차로에서 용문사 방면 331국도→덕촌교에서 우회전 후 직진→조현초등학교를 지나 중원계곡. ■ 여행정보:쌍둥이민박(031-773-2188), 중원산장민박(031-774-4745), 도일봉먹거리민박(031-773-3998), 쉼터집민박(031-772-0516). 특별한 먹거리는 없지만 도일봉 먹을거리민박의 토종닭백숙과 오리백숙이 유명하다. (36)사나사 계곡은 마르지 않는다 사나사 계곡에 들어서면 서울 근교에 이렇게 조용하고 깨끗한 곳이 숨어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된다. 용문산에서 흘러내린 계곡 물이 맑고 풍부해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사나사 계곡은 길을 따라 만들어져 있어 걷다가 적당한 곳에 자리를 깔고 하루를 보내면 된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고려시대 고찰 사나사가 기다린다. 깊은 산속에 위치한 사나사는 작고 아담하지만 오랜 역사을 지닌 유서 깊은 절이다. ■ 찾아가는 길:6번 국도를 타고 양평 못미쳐 옥천에서 한화콘도→옥천 읍내→37번 국도와 만나는 막다른 삼거리에서 우회전→5분 정도 가다가 용천리 방면으로 좌회전→첫번째 다리를 건너 계속 직진하면 된다. 다른 방법은 용천리 방면 이정표를 지나쳐 200m정도 더 가면 양평 유기농마을이나 양평종합건설이란 간판이 나온다. 좌회전을 해서 계속 길을 따라 가면 사나사 계곡을 만날 수 있다. ■ 여행정보:선우산장(031-772-7665), 옥천타운(031-771-0067), 훼미리파크(031-771-1866)에서는 닭백숙, 오리탕 등을 팔고 있다. (37)알프스 뺨치는 어비계곡 어비계곡은 아는 사람들만 찾았던 청정계곡이다. 풀냄새와 맑은 물로 가득하다. 어비계곡을 따라 자동차로 오르면 마을이 나타난다. 여기가 양평의 오지인 갈현부락. 파란 산을 배경으로 들어선 예쁜 펜션에 마치 알프스의 마을에 온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이름 모를 새들의 노래에 맞춰 하얀 들꽃이 바람에 춤추는 마을. 밤이면 은가루를 뿌려놓은 듯한 별들이 가득한 곳. 이런 곳에서의 하룻밤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든다. ■ 찾아가는 길:양평으로 가는 6번 국도→옥천에서 한화콘도 방향으로 좌회전→37번 국도와 만나는 막다른 삼거리에서 좌회전→농다치 고개를 올라 끝에서 유명산 자연휴양림 방향으로 우회전→200m정도 가다가 어비계곡쪽으로 좌회전. ■ 여행정보:밤나무펜션(031-772-5246), 어비계곡자연산장(031-771-0904), 개울가의 성(031-772-5491), 목소리펜션(031-774-1266), 아일랜드펜션(011-361-9118) (38)조무락골엔 골뱅이가 산다? 조용한 계곡이 많은 경기도 가평에서도 조무락골은 비교적 사람들에게 덜 알려져 1급수의 깨끗한 물과 원시림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숲이 우거지고 늘 새들이 조잘거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조무락골은 적목리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개울이다. 6㎞정도 계곡이 형성되어 있는데 폭포·소·담이 줄줄이 이어져 아름답다.30분쯤 가면 ‘무주채폭포’를 만난다. 또 물이 똬리를 틀듯 흐르며 돌아서 떨어지는 ‘골뱅이 소’, 호랑이가 웅크린 모습을 하고 있는 ‘복호폭포’ 등 볼거리가 많다. ■ 찾아가는 길:46번 경춘국도로 타고 마석, 대성리, 청평→가평군청 표지를 보고 좌회전→363번 도로→가평읍내를 지나 목동삼거리에서 좌회전→명지계곡과 익근리계곡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음식점과 38교가 나온다. 우측 계곡이 조물락골의 시작이다. ■ 여행정보:훼미리하우스(031-582-6891), 조무락(031-582-6060) (39)청룡·황룡의 보금자리, 쌍룡계곡 경북 문경의 쌍룡계곡은 소백산맥이 마지막 힘을 모아 빚어 놓은 비경으로 도장산과 불일산의 기암괴석과 층암절벽 등 조물주의 걸작들이 즐비하다. 청룡·황룡이 살았다고 해 쌍룡계곡이라 불린다. 달밝은 밤이면 하늘나라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하였다는 선녀탕, 용이 놀다 간 흔적도 바닥에 새겨져 있다. 물가에 세워진 자그마한 정자인 ‘사우정(四友亭)’에서 계곡이 시작된다. 길을 따라 절경이 펼쳐지고 쌍룡터널 부근에서 절정을 이룬다. 계곡 입구에서 왼쪽 길을 택해 다리를 건너면 깨끗한 물이 샘솟는 쌍용약수가 있고 2㎞ 남짓 계곡 길을 계속 오르면 다락골 수련관에 이르게 된다. ■ 찾아가는 길:영동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문경새재 나들목→함창→농암을 거쳐 쌍룡터널로 가면 된다. ■ 여행정보:계곡 주변 민박은 서형석(054-571-3690), 유복만(054-571-1946) 등이 있고 문경시내에는 IMT모텔(054-555-9890)과 관광호텔 등이 있다. 도토리묵·도토리손칼국수로 이름난 새재 ‘초곡관’(054-571-2320), 토종닭백숙과 두부전골로 맛있는 ´김용운달식당’(054-552-6644)은 김룡사 들머리에 있다. (40)20리 환상적 비경, 보경사계곡 경북 포항 보경사계곡은 굽이굽이 20리 골짜기로 온갖 비경을 다 보여준다. 보경사를 지나자마자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이 골짜기 양옆에 우뚝 서 있고, 상생폭·보현폭·삼보폭 등 기묘한 형상의 크고 작은 폭포가 이어진다. 젊은 남녀의 애틋한 사랑 얘기가 전하는 비하대를 지나 관음폭과 연산폭의 장쾌한 물줄기는 시원함을 더해준다. 널찍한 암반과 협곡 사이로 옥수가 흐르고 또 다시 기묘한 폭포가 이어지는 멋진 계곡이다. ■ 찾아가는 길:경부고속도로→영천나들목→포항으로 가는 28번국도→포항입구인 안강에서 925번 지방도→안강에서 신광을 걸쳐 송라면→보경사 표지를 보고 가면 된다. ■ 여행정보:보경사 입구의 연산온천파크(054-262-5200), 영일식당(054-262-1130), 삼보가든(054-262-2224), 삼지봉식당(054261-6679) 등 민박을 겸하는 음식점이나 슈퍼마켓들이 많다. (41)화림동 계곡은 정자 문화의 메카 남덕유산(1508m)에서 시작하는 물줄기가 만든 경남 함양 화림동계곡은 기이한 바위와 담·소를 만들고 ‘농월정’에 이르러서는 맑고 푸른 물과 소나무가 어우러져 ‘무릉도원’을 만들었다. 장장 60리에 이르는 이곳은 우리 정자 문화의 메카라고 불린다. 계곡 전체의 넓은 암반 위에 수많은 정자들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다. 아름다운 주변의 풍경 속에 농월정(弄月亭) 정자가 그럴 듯하게 눈에 띈다. 정유재란 때 황석산 산성에서 순직한 인근의 주민들과 관군들의 넋을 기리기 위하여 건립한 ‘황암사’·경모정·동호정·거연정 등 아름다운 정자들이 곳곳에 있다. ■ 찾아가는 길: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지곡나들목→안의→농월정. 아니면 서상나들목→26번국도→거연정부터 먼저 돌아볼 수도 있다 ■ 여행정보:동원가든(055-962-4400), 군자가든(055-962-9525), 메기찜이 일품인 농월정 한쪽편의 거창식당(055-962-4498), 갈비찜과 탕이 별미인 안의갈비탕(055-962-2848) (42)고선계곡의 아름다운 물줄기 험준한 준봉들이 즐비한 봉화에서도 가장 깊은 오지로 불리는 지역이 소천면이고, 여기에서 가장 깊숙한 골짜기가 바로 고선계곡이다. 태백산에서 시작하는 고선계곡의 물줄기는 시원하며 깨끗하다.50리에 이르는 계곡의 물에 어른거리는 산그림자가 너무 아름다워 살아 있는 그림을 보는 듯하다. 길고도 깊은 이 계곡의 곳곳에는 자갈과 모래가 알맞게 섞인 캠핑 사이트가 널려 있어 야영지로도 아주 제격이다. ■ 찾아가는 길:중앙고속도로 서제천나들목(5번 국도)→영주(36번 국도)→봉화→현동(31,35번 국도 병행구간)→고선리 마을 입구에 도착한다. ■ 여행정보:박창덕(054-672-7367), 이완교(054-672-7365) 등이 민박을 운영하며 고선리 명산랜드(054-673-9966)는 여관·식당·사우나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휴게소. 맛있는 소고기로 이름 높은 봉화한약우 본점이(054-672-1091) 인근에 있다. (43)살아있는 작은 정글, 물한계곡 해발 1000m가 훌쩍 넘는 삼도봉, 석기봉, 각호산, 민주지산에 둘러싸여 있는 충북 영동군 상촌면 물한계곡은 그야말로 생태계의 보고. 계곡을 덮고 있는 숲엔 꾀꼬리, 노랑할미새 등 수십 종의 새들이, 물속엔 쉬리, 버들치, 동사리 등이 어우러져 산다. 황룡사에서부터 용소(일명 무지개소)에 이르는 구간이 가장 아름답다. 물한리에서 삼도봉으로 오르는 길은 옥소폭포·의용골폭포·음주암폭포·장군바위 등 폭포와 숲 등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정글을 연상케 한다. ■ 찾아가는 길:경부고속도로 황간나들목→49번 도로→매곡→상촌면 방향으로 30분 정도 달리면 상촌초등학교→물한계곡 이정표 ■ 여행정보:진수암민박집(043-744-1350), 밤골민박집(043-745-6333), 호도나무민박집(043-744-3675) 등이 있다. 선희식당(043-745-9450)의 어죽(4000원)이 유명하다. 또 황간읍의 안성식당(043-742-4203)의 올갱이국(5000원)도 별미. (44)용하구곡의 아홉 가지 매력 월악산 남쪽의 만수봉과 동남쪽의 문수봉이 만들어내는 용하구곡은 무려 16㎞에 걸쳐 비경이 이어지는 계곡이다. 아름다움을 아홉가지로 압축시켜 놓았다고 해 용하구곡이라 부른다. 약 높이 35m, 길이 100m의 폭포가 천연동굴 위로 쏟아져 내리는 장쾌함이 느껴지는 수문동폭포, 다섯개의 큰 바위가 층계를 이루고 맑은 물이 소를 이룬 청벽대, 집채만 한 바위 위로 흘러내리는 폭포가 장관인 수렴선대, 수곡용담, 관폭대, 선미대, 수룡담 등이 장관이다. 아름드리 나무들과 이끼가 끼지 않는 맑은 물, 바위가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절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계곡물에 손을 담그면 시원함이 뼛속까지 스며든다. ■ 찾아가는 길: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 단양나들목→충주방면 36번국도→ 덕산면 용하구곡 ■ 여행정보:억수휴게소(043-653-0295), 용하휴게소(043-651-6555), 용하수민박(043-653-3829)이 있다. 이밖에 도원가든(043-651-9755), 큰덕골가든(043-651-1164), 삼룡매운탕(043-651-1933) 등 식당도 추천한다. 월악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043-653-1205) (45)용현계곡에서 조약돌셈 내기를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에 위치한 용현계곡은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계곡물은 바닥에 깔린 조약돌을 셀 수 있을 정도로 맑고, 숲에서 내뿜는 솔내음은 가슴까지 상쾌하게 만든다. 가야산 기슭에서 시작된 물줄기는 계곡마다 솟아난 바위들을 예쁘게 다듬어 놓아 아이들과 물놀이 하기에 ‘딱’이다. ■ 찾아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 서산 IC→32번국도→운산→고풍리→서산마애삼존불상→보원사지에서 용현계곡 표지가 나온다. ■ 여행정보:서울민박(041-664-3663), 푸른산장민박(041-664-1715)이 있고 산수가든(041-663-4567)의 토종닭이 맛있다. (46)인적 드문 마을의 갈론 계곡 괴산댐을 지나 굽이굽이 고갯길을 30분 정도 달려 길이 끝나면 마주치는 갈론마을. 이 마을 뒤쪽에 있는 것이 갈론계곡이다. 편의점, 음식점, 심지어 주차장도 없다. 모든 준비물을 직접 가지고 가야 한다. 물 속에서 노니는 물고기가 눈에 들어올 정도로 물이 맑고 깨끗하다.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군데군데 자투리 땅에 1∼2평 남짓한 자그마한 논과 감자와 고추, 산딸기, 청개구리까지 만날 수 있다. ■ 찾아가는 길:영동고속도로 여주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괴산나들목→34번 국도를 타고 괴산→괴산수력발전소 표지를 보고 좌회전 ■ 여행정보:식당도 여관도 없다. 마을에 3∼4곳의 민박집이 있다. 여기에서 된장과 산나물로 지은 백반(4000원)을 맛볼 수 있다. 강완수(043-832-5614)씨에게 문의하면 연결을 해준다. 괴산의 맛집으로는 호산죽염된장집(043-832-1388)이 있다. 된장 양념한 돼지숯불구이와 한정식을 포함해 1만원. (47)내변산이 바다를 만났을 때 전북 부안의 변산반도는 남서부 산악지를 내변산, 그 바깥쪽 바다를 끼고 도는 지역을 외변산이라고 할 정도로 두 얼굴을 가진 지역이다. 변산해수욕장, 채석강 등에 비해 그 안쪽 내변산의 절경은 잘 알려져있지 않다. 내변산은 해발 508m로 높지 않은 산이지만 호남의 5대 명산 중 하나. 쌍선봉 옥녀봉 관음봉 선인봉 등 400m 높이의 봉우리들이 계속 이어지고 골도 깊다. 내변산에는 높이 20m의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 내리는 직소폭포,30∼40m의 커다란 바위로 된 울금바위, 우금산성 외에 가마소·봉래구곡·분옥담·선녀당 등이 아름다운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또 잣나무가 가지런히 심어져 있는 천년 고찰인 내소사, 서해를 붉게 물들이는 ‘월명낙조’로 이름난 낙조대의 월명암을 품고 있다. ■ 찾아가는 길:서해안 고속도로→부안나들목→30번 국도→섶못삼거리에서 우회전→736번 지방도→부안호를 지나면 봉래구곡으로 좌회전하면 내변산의 시작이다. ■ 여행정보:내변산 주변에 관광휴게소(063-583-2722)에서는 식사와 민박을 겸할 수 있고 산고을가든민박(063-583-3003), 남여치가든(063-581-7577) 등이 있다. (48)옛 풍류가 머무는 곳, 가마골 전라남도 담양군 용면 용연리에 있는 용추산(523m)을 중심으로 사방 4㎞에 이르는 골짜기가 가마골이다. 깊은 계곡 사이로 쏟아지는 용연폭포와 갖가지 기암괴석들이 즐비해 경관이 수려하다. 또 약 900명이 야영할 수 있는 야영장을 비롯해 각종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가족과 함께 더위를 피하기는 그만이다. 가마골은 소설과 영화로 잘 알려진 ‘남부군’의 배경으로도 유명하다. ■ 찾아가는 길:호남고속도로 백양사 나들목 빠져 약수리 삼거리에서 좌회전→1번 국도로 담양방면→894번 지방도로 담양→향교교→용면 삼거리 우회전해서 29번 국도→용면 삼거리→792번 지방도로 가다보면 가마골 이정표가 나온다. ■ 여행정보:에버그린(061-383-9200), 추월산장(061-383-0816), 베스트여관(061-383-8800) 등 숙소가 있고 소문난 떡갈비집인 신식당(061-82-9901)과 한정식이 푸짐하고 맛있는 전통식당(061-82-3111)도 권할 만하다. (49)빨치산의 아픔 녹아있는 백운동 계곡 지리산 자락에 안긴 산청 웅석봉(1099m)이 만들어 낸 곳이 전북 진안 백운동계곡이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깨끗하고 거센 물줄기가 구름처럼 널린 희디 흰 바윗자락을 타고 굽이쳐 쏟아지는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길고 짧고 넓고 좁은 폭포들과 깊고 얕고 짙푸르고 맑은 소와 담이 줄줄이 이어져 마치 잘 그린 동양화 한 폭을 보는 듯하다. 나라가 어려울 때 상소를 올려 직언을 서슴지 않았던 대쪽같은 성품을 지닌 조선 중기 성리학의 대가인 남명 조식이 제자들과 풍류를 즐기기도 하고 나라 걱정에 눈물을 흘렸던 곳이 바로 백운동계곡이다. ■ 찾아가는 길:대전 통영간고속도로의 장수IC로 나와 장계에서 26번 국도→천천면→진안→30번 국도→마이산도립공원을 돌아 마령→운교리→백운초등학교 좌회전→백운동계곡 ■ 여행정보:백운관광농원(063-432-4589), 백운 산촌마을(063-432-5188), 동신체험마을(063-432-3008) 등에서는 숙박과 자연체험이 가능하다.25가지 반찬이 나오는 금복회관(063-432-0651)의 한정식이 유명하며 아기돼지의 애저찜이 유명한 진안관(063-433-2629) 등은 소문난 맛집이다. (50)호남의 금강 강천사 계곡 전남 순창 강천산은 그 빼어난 아름다움에 ‘호남의 금강’으로 불릴 만큼 산세가 빼어나다. 산자락 병풍바위에서 쏟아지는 시원한 물줄기에 더위가 사라진다. 사람이 인공적으로 만든 폭포라 좀 씁쓸한 감은 있지만 그래도 장관이다. 강천사 계곡은 아이들과 더위를 피하기에 좋다. 물이 깊지 않고 둥근 자갈돌이 바닥에 깔려 있어 계곡치고는 사고의 위험이 없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등산로를 따라 선녀계곡 지적골 분통골 등 작은 계곡이 계속 이어져 여름철 산행지로도 그만이다. 강천사 팔각정 옆으로 지상 50m에 아슬아슬 달려 있는 구름다리 또한 이곳의 명물. 발을 내디딜 때마다 흔들려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구름다리 건너 신선봉 전망대에 오르면 발아래로 산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 찾아가는 길:호남고속도로 정읍IC→29번국도→21번국도→93번 지방도→강천산 주차장, 호남·영남권에선 88고속도로 순창IC→24번국도→793번 지방도→강천산 ■ 여행정보:구룡파크장(063-652-6767), 영빈장(063-652-6060), 이화장(063-653-8000) 등 숙박시설은 많다. 반찬이 20가지 정도 나오는 충장로식당(063-652-5388)의 백반(6000원)은 맛깔스럽다.
  • 경부고속도변 ‘푸르게 푸르게’

    용인시는 시에 대한 이미지 제고와 녹지공간 확충을 위해 경부고속도로변 경관조성사업을 마무리했다고 21일 밝혔다. 시는 지난 3월부터 사업을 시작,3개월여 동안 경부고속도로 관내 구간인 신갈나들목에서 성남시 경계까지 4.5㎞ 사이에 20억 4000여만원을 들여 소나무 등 7종의 나무 5만 1400여그루를 심었다. 시는 올 하반기에 나무가 부족한 일부 사업 구간에 스트로브잣나무 등 상록수를 추가로 심을 계획이다. 한편 지난 4월에는 영동고속도로변 숲다운 숲가꾸기 사업으로 처인구 고림동 산 40의 3 일대 354㏊에 총 사업비 4억 1000만원을 투입해 도로변 주변정리와 어린나무 가꾸기, 덩굴제거, 솎아베기 등을 실시했다. 시 관계자는 “고속도로 이용자들이 푸르고 산뜻한 용인시의 인상을 간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씨줄날줄] 쇼소인의 보물/이용원 논설위원

    일본 나라(奈良)에 있는 절 도다이지(東大寺)의 쇼소인(正倉院)은 말 그대로 보물창고이다. 왕실 행정을 맡은 궁내청에서 관리하는 이 ‘창고’에는, 서기 8세기 이래 전해내려온 각종 물품 8000여점이 보관돼 있다. 이처럼 풍부한 유물을 소장했으면 일반에 널리 알리고 자랑도 하련만, 일본 왕실은 매년 나라국립박물관에서 소장품 60∼70점을 일시 공개할 뿐 일반인은 물론 학자들의 접근조차 일체 차단한다.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는 것이다. 쇼소인 소장품 가운데 신라 물품으로 유명한 것이 ‘신라촌락문서’(신라장적)이다.1933년 발견된 이 문서에는 8∼9세기 청주 일대 마을 4곳의 생활상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각종 수치가 적혀 있다. 예컨대 ‘사해점촌(沙害漸村)’은 주민이 10가구에 142명이며, 노비는 9명이다. 마을 크기는 둘레가 5725보(步)에 이르고 소 22마리와 말 25마리를 길렀다. 또 뽕나무 1004그루에 잣나무 120그루가 있었다. 이같은 기록은 통일신라 시대 농촌 주민의 삶과 국가의 수취 체제 등을 상세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대단히 큰 가치를 갖는다. 쇼소인 소장품에는 신라 물품이 적지 않게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정창원 소장품과 통일신라’(일지사 간)를 펴낸 최재석 고려대 명예교수는 쇼소인 물품의 대부분이 일본이나 중국(당시의 唐)산이 아니라 신라 제품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도 일본 학계는 이를 부인하느라 바빴다. 가령 한국 땅에서 출토된 신라의 거울·주전자·유리잔과 쇼소인이 소장한 그것들이 재료·형태·문양 등에서 같더라도,‘한·일 양국이 각각 유사한 물건을 만들어 사용했다고 본다.’라거나 ‘신라 땅에서 나온 물건이 당나라 제품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라는 식의 억지 논리를 내세운다. 고대 일본이 선진국인 통일신라의 문물을 직수입한 사실을 숨기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보물로 지정된 쇼소인 소장 ‘대방광물화엄경’을 통일신라가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일본 궁내청이 엊그제 밝혔다. 일본에 없던 닥나무 한지를 사용한 데다 그 힘찬 필체가 신라의 특징을 보여준다는 게 그 이유이다.‘쇼소인 보물’은 일본뿐만 아니라 고대의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데도 꼭 필요하다. 일본 왕실이 쇼소인의 문을 활짝 여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철쭉 만개한 산하를 가다

    철쭉 만개한 산하를 가다

    계절의 여왕이다. 산들은 서로 앞다투어 붉디붉은 옷으로 갈아입고 뽐내는 계절이다. 아름다운 선홍빛 철쭉의 유혹은 구름을 타고 날아가던 ‘신선’도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이번 주부터 국립공원들의 산불예방기간이 끝나 철쭉의 매혹적인 자태를 엿보기에 그만이다. 가벼운 배낭 하나 매고 철쭉 바다로 여행을 떠나자. 글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사진 제주시청·영주시청·남원군청 제공 진달래가 피었다가 자취를 감춘 전국의 산들에 ‘멀리 떠난 서방님을 기다리는 새색시의 입술’ 같은 철쭉이 만개했다. 철쭉은 ‘사랑의 즐거움’이란 꽃말을 가진 예쁜 꽃이다. 길가던 나그네가 자꾸 걸음을 멈추게 했다는 의미로 ‘척촉’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붉디 붉은 바위 끝에/잡고 온 암소를 놓아두고/나를 부끄러워 아니 한다면/저 꽃을 바치겠나이다.’ 절벽 위에 피어 있는 철쭉을 탐냈던 수로부인(신라 선덕왕 때 순정공의 처)에게 신비한 노인이 철쭉을 바치며 불렀다는 ‘헌화가’이다. 진달래와 철쭉은 꽃 모양이 비슷하여 사람들이 혼동하지만 꽃이 먼저 핀 다음에 잎이 나오는 것이 ‘진달래’고 잎과 꽃이 같이 피는 것이 ‘철쭉’으로 구분하면 쉽다. # 철쭉 산행의 일번지 - 소백산 영주와 단양에 걸쳐 있는 소백산은 철쭉의 명산. 특히 연화봉 일대의 철쭉 군락의 명성은 전국에 자자하다. 희방사나 죽령에서 연화봉 오르는 산길이 잘 나 있고, 비로사에서 비로봉에 이르는 철쭉길도 좋다. 정상 일대가 초원지대로 철쭉 군락은 주변에 조금씩 흩어져 있다. 그래도 초원과 철쭉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독특한 산행코스라 인기가 높다. 소백산 철쭉제는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극단 미추 공연, 장승깎기, 철쭉길걷기, 죽령 옛길걷기, 야생화 나눠주기 등 재미난 행사가 풍성하다. 가는 길에 부석사도 들러볼 만하다. 영주시청(054-639-6004). # 가장 인기 있는 철쭉 동산 - 남원 바래봉 남원 바래봉은 가장 인기있는 철쭉 산행지. 운봉 축산기술연구소 뒤 목초지대가 지금부터 이달 말까지 붉은 바다를 이룬다. 바래봉 정상아래 1100m 부근의 갈림길에서 팔랑치로 이어지는 오른쪽 능선도 철쭉군락이다. 특히 선홍빛의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는 곳은 정상 오른쪽 능선에서 팔랑치에 이르는 약 1.5㎞ 구간. 4월 하순 산 아래부터 피기 시작하여 22일부터 절정에 오른다.1971년부터 면양을 키우고자 바래봉 능선까지 찻길을 내고 초지 조성을 한 다음 면양떼를 풀어놓았다. 면양들은 수목이 다 먹어치웠지만 독성이 있는 철쭉만은 건드리지 않았다. 그래서 바래봉 일대의 철쭉 바다가 만들어졌다. 운봉읍사무소(063-634-0301). # 붉게 물든 제주 - 한라산 한라산의 철쭉은 다른 곳보다 좀 늦어 다음달 초에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한라산 1100m 고지에서 시작한 철쭉이 왕관릉과 만세동산, 영실 일대 등으로 퍼진다. 그중 하이라이트는 윗세오름 부근이다. 철쭉제를 위해 따로 성대한 행사를 하지 않고 산악인 주최로 산신제를 겸해 철쭉제를 연다. 올해는 오는 28일에 열린다. 청원무공연, 헌다제의와 사신다례 제의, 철쭉제례, 산신제 등의 행사를 준비했다. 제주도산악연맹(064-759-0848). # 가장 편리하고 아름다운 산행 - 덕유산 덕유산은 별도의 철쭉제가 열리지는 않지만 굽이굽이 아름다운 구천동 계곡과 철쭉의 어울림은 그야말로 한 폭의 산수화. 특히 중봉에서 송계 삼거리에 이르는 이른바 ‘덕유평전’의 철쭉이 장관이다. 또한 무주리조트의 곤돌라를 이용해 설천봉·향적봉에 오르는 코스는 누구나 30분이면 쉽게 철쭉의 바다로 갈 수 있어 어르신이나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산행으로 그만이다. 덕유산(063-322-3174), 무주리조트(063-322-9000). # 붉은 님을 떠나보내는 - 태백산 태백산 철쭉이 진다는 것은 철쭉 산행의 끝을 의미한다. 다음달 2일부터 3일 동안 태백산도립공원에서 태백산 철쭉제가 열린다. 태백산 역시 장군봉 일대의 철쭉 군락은 규모는 작지만 태백산의 수려한 모습과 어우러져 여느 산 못지않게 아름답다. 또한 철쭉제 기간에는 태백산 등반대회는 물론이고 산신제, 야생화전시회, 맑은물 사진전, 팔도사투리 경연대회뿐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도깨비가면 만들기, 철쭉그림 퍼즐맞추기, 캠프파이어, 불꽃 퍼포먼스, 페이스페인팅 등 40여 가지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축제의 흥을 돋운다.(033)550-2083. # 철쭉과 잣나무의 사랑 - 가평 연인산 가평의 연인산은 수도권의 수많은 계곡중 보기 드물게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곳이다. 용추구곡의 발원지인 7부 능선에서부터 정상까지 1.5㎞ 구간에 2m 이상 자란 산철쭉이 군락을 이룬 채 붉게 물들고 있다. 이름하여 연인산 능선의 철쭉터널. 우정고개 주변의 잣나무 숲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031)580-2065. # 수도권 근교의 철쭉 산행지 - 축령산 남양주시 축령산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자생 철쭉 군락지역으로 어른 키보다 훨씬 큰 철쭉이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계곡 사이에서 선홍빛 웃음을 활짝 웃고 있는 곳. 가벼운 등산과 꽃구경을 할 수 있는 곳이며 자연휴양림도 있어 가족나들이로 안성맞춤이다.(031)592-0681.
  • 자연속 영생 ‘웰다잉의 지침서’

    자연속 영생 ‘웰다잉의 지침서’

    1997년 80만명의 관객을 모은 영화 ‘편지’는 주인공 정인이 세상을 떠난 남편을 찾아 수목원으로 들어서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남편의 유골이 수목원 잣나무 아래 묻혀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또한 지워지지 않는 잔상을 남긴다. 어린 아들이 아버지가 묻힌 잣나무 가지와 악수를 하고 그 앞에서 뛰어노는 장면은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영화에서가 아니더라도 수목장은 이미 우리 삶에 바짝 다가와 있다. ‘수목장:에코-다잉의 세계’(변우혁 지음, 도솔 펴냄)는 요즘 부쩍 주목받고 있는 수목장의 세계를 살핀 의미있는 책이다. 수목장은 화장한 뒤 골분(骨粉)을 지정된 수목의 뿌리 주변에 묻거나 뿌리는 새로운 형태의 장묘법.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 김장수 전 고려대 명예교수의 장례가 국내 처음 수목장으로 치러진 이후 임업가 임종국씨, 양영모 전 간디학교 이사장 등 각계 인사들의 수목장이 이어졌고 최근엔 가수 이난영씨의 유해를 삼학도로 이장하면서 장례를 수목장으로 치러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지난 4월에는 보건복지부가 2007년부터 수목장 시행을 골자로 한 자연장 제도를 입법 예고, 일반의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수목장은 우리의 전통사상과 맥이 닿는다. 옛날에는 아기가 태어나면 아들이면 소나무를, 딸이면 오동나무를 심어 평생 그 나무와 희로애락을 함께 했다. 고인을 기리는 추모목은 이같은 우리 문화의 ‘내 나무’ 전통과 일맥상통한다. 수목장에서 추모목은 고인을 새로운 삶으로 이끈다는 의미에서 탄생목이라고도 할 수 있다. 수목장 정신은 멀리는 단군신화의 박달나무, 가까이는 마을 어귀의 당산나무 등에서 엿볼 수 있는 신수(神樹)사상과도 뿌리를 같이 한다. 나무만이 갖고 있는 장구한 수명과 재생성은 나무를 우주나 영생의 상징으로 믿게 만든다. 묘지는 전 국토를 잠식하며 산림 파괴의 주범이 되고 있다. 최근까지 분묘의 대안으로 각광받은 납골 또한 인위적인 설치물로 인해 심각한 환경파괴의 요인이 되고 있다. 저자(고려대 생명환경과학대 교수)는 이같은 기존 장례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그 대안으로 수목장을 제시한다. 수목장은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영국이나 일본의 수목장은 주로 공원묘지에서 행해지며, 스위스나 독일에서는 자연 그대로의 산림에서 이뤄진다. 한편 가톨릭 전통이 강한 프랑스에서는 매장 위주의 장묘문화가 발달해 상대적으로 수목장과 관련된 장묘형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추모목도 가지가지다. 교목이 쓰이는가 하면 관목이나 꽃나무에 수목장을 하기도 한다.‘수목장 선진국’은 단연 독일. 스위스가 자연 그대로의 관리방식을 택하고 있는 데 반해 독일에서는 GPS(위성 위치확인시스템)를 도입하는 등 관리방식이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다. 매장법 또한 유골을 직접 땅에 묻는 스위스와 달리 독일 수목장은 반드시 분해성 유골함을 사용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수목장의 형태에 관해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한국형’ 수목장은 스위스와 독일에서 볼 수 있는 산림형 수목장이다. 이를 통해 숲을 살리는 동시에 묘지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저자는 수목장림의 위치, 추모목 고르는 법, 장례와 추모방식 등 실제적 도움이 될 만한 사항들을 소상히 일러준다. 아울러 현대 수목장을 처음 시작한 스위스의 수목장림과 울창한 숲으로 유명한 독일의 과학적 수목장림, 꽃을 좋아하는 국민성이 반영된 영국의 장미원 수목장, 일본 최초이자 최대의 수목장 구역인 쇼운지 지쇼인(祥雲司 知勝院)등 눈길을 끌 만한 해외 사례들도 소개한다. 잘 먹고 잘 사는 웰빙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삶을 잘 마무리하느냐 하는 웰다잉 혹은 어떻게 자연친화적인 죽음을 택하느냐 하는 ‘에코­다잉’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비움과 나눔의 실천을 통해 자연으로 온전히 돌아가는 수목장. 인생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준비하려는 이들에게 수목장의 모든 것을 다룬 이 책은 죽음의 지침서이자 동시에 삶의 지침서다.1만 1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도심서 30분거리 ‘철쭉 명소’

    “도심근처 철쭉 보러 오세요.” 경기도녹지재단은 9일 본격적인 철쭉의 계절을 맞아 화려한 자태의 꽃들을 감상할 수 있는 산과 공원 등 ‘철쭉 명소’ 4곳을 소개했다. 이중 남양주 축령산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자생철쭉 군락지역으로 3∼4m 높이에 달하는 20∼50년생의 철쭉이 깎아내린 듯한 절벽과 계곡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어 등산과 꽃구경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다양한 등산로를 따라 피어 있는 복수초와 얼레지, 금낭화 등 형형색색의 야생화와 축령산자연휴양림의 울창한 50∼60년생 잣나무 원시림대는 덤으로 즐길 수 있다. 또 가평군 연인산은 장수봉과 매봉, 칼봉, 노적봉 등 해발 800m이상 봉우리를 따라 피어있는 흰 철쭉과 참나무숲이 어우러진 터널이 등산객들을 맞이한다. 20분이면 오를 수 있는 광명 도덕산은 ‘뒷산’ 꼭대기 3000여평에 산철쭉, 영산홍, 자산홍, 백철쭉 등 3만 그루의 철쭉이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밖에 군포 철쭉동산은 군포시가 지난 99년부터 산본동 1만 7000㎡에 자산홍, 영산홍, 산철쭉, 백철쭉 등 9만 그루를 심어 수도권 대표적 관광명소로 조성한 공원이다. 지난해에는 공원 면적을 능선까지 3만 300㎡ 늘리고 인공폭포를 조성, 도심 속의 쉼터가 되고 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부처님 오신날, 김천 청암사에서 욕심을 비우다

    부처님 오신날, 김천 청암사에서 욕심을 비우다

    비구니 도량 김천 청암사의 아침 ‘모든 것이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라’어둠이 있어야 빛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세상의 빛을 위해 그늘에서, 어둠에서 용맹정진하는 스님들이 있는 도량에 가면 자신도 모르게 가슴에 있던 분노와 응어리가 저절로 녹아든다. 오색 연등이 파란 5월의 하늘을 수놓고 있는 이맘때 우리가 사찰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구니 도량으로 알려진 경북 청암사의 아침을 느껴본다. 부처님 오신 날인 사월초파일. 불자건 아니건 초파일에는 인근 사찰을 한번쯤은 찾아보는 게 우리의 습관일 것이다. 경북 김천은 직지사를 비롯해 청암사, 수도암, 신흥사, 봉곡사, 계림사 등 유명한 사찰들이 많은 고장이다. 그 중에서도 비구니 사찰로 알려진 청암사를 찾았다. 애틋한 사연과 아름다운 절의 모습이 초파일에 들러보기에 제격이다. 또한 청암사에서 수도산(불령산) 정상을 향해 50분 정도 걸으면 만날 수 있는 수도암 또한 고즈넉한 사찰이다. 경북 김천에서 단아하고 조용한 사찰을 여행을 떠나보자. 글 사진 김천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셀수 없이 많은 별들이 까만 밤하늘을 수놓고 있는 새벽 3시. 파르라니 깎은 머리, 앳된 얼굴의 스님이 “똑똑똑∼”청아한 목탁 소리로 모두가 잠들어 있는 고요를 깨운다. 천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 수 겹의 나뭇결이 아름다운 선방에 하나 둘씩 불이 밝혀진다. 청암사의 새벽은 늘 그렇듯 이렇게 시작한다. 새벽 별이 아직도 가득한 지금, 잠의 수렁에 빠져있는 속세의 인간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들의 하루는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칠흑같은 어둠을 몰아낸다. 고요한 산사의 밤을 깨우는 종소리와 함께 단아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나는 누구인가를 찾고자 하는, 사바세계의 중생들을 위한 염원을 담은 비구니들의 구성진 법문 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계곡에 피어오르는 새벽 안개처럼 기분이 가라앉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비구니들이 모여 용맹정진하는 청암사를 찾았다. # 나를 찾아가는 길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 쓸쓸한 낯이 옛날 같이 늙었다. /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백석의 ‘여승’이란 시의 한 구절이다. 경북 김천과 경남 거창의 경계에 우뚝 솟은 수도산(불령산·1317m) 깊은 자락에 자리잡은 청암사. 아름드리 나무들이 즐비한 계곡을 승용차로 한참을 달렸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서 인지 파란 이끼를 가득 머금은 바위들, 깨끗하다 못해 존재의 유무를 인간의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투명한 계곡물, 파란 하늘을 모두 가려버린 잣나무와 소나무. 사람의 흔적은 찾을 수 없고 지저귀는 새들과 풀벌레만이 낯선 이방인을 반기고 있었다. 아∼ 여기가 말로만 듣던 ‘불령동천(佛靈洞天)’이다. 깊은 계곡의 적막한 숲길을 쓸쓸하게 걸어가는 비구니의 모습에 한지에 먹물이 번져나가듯 뜻모를 애틋함이 가슴을 적신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 두 볼에 흐르는 고운 선에서 느껴지는 구도자의 기품에 속인 손은 합장으로 변하고 이내 고개가 숙여진다. “스님, 청암사는 더 가야합니까.”,“어찌 깊은 산중에서 절을 찾으십니까. 마음이 있다면 바로 앞에 있을 겁니다.”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있단 말인가, 잘못 왔단 이야긴가.10여분을 더 걸으니 일주문이 저기 눈에 보인다. 맞게 오기는 온 것 같다. 소박하다 못해 초라한 듯한 일주문에 들어섰다.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잔뜩 찌푸렸던 하늘이 갑자기 밝아지며 거짓말처럼 봄햇살을 쏟아낸다. 옛 대갓집 마당처럼 정갈하게 빗질된 절 마당에서 청암사의 정갈함이 느껴진다. # 끈질기게 이어온 청암사 청암사는 신라 헌안왕 3년(859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조선 인조 25년(1647년)때 큰 화재로 절이 완전히 불타버린 것을 다시 재건했다. 그러나 이로부터 130여년 뒤인 정조 6년(1782년) 다시 불로 대부분의 전각이 소실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이때도 바로 다시 세웠다. 그 뒤 점차 쇠락해 가던 청암사가 새로워지는 것은 광무 1년(1897년). 대운(大雲)스님이 8년에 걸쳐 청암사를 모두 보수하고 극락전을 새로 지으며 청암사는 제2의 중흥기를 맞았다. 참 어이없게도 보수를 끝낸 지 6년만인 1911년 9월 다시 원인 모를 화재로 또 위기를 맞는다. 하지만 대운스님은 1912년 봄에 청암사를 다시 세웠다. 그때의 모습이 지금 청암사다. 조선 영조 때 대강백(불교계의 대학자이자 원로를 일컫는 말)인 회암 정혜 스님 이후 우리나라 불교의 정신적인 가르침이 가득한 도량으로 자리잡았고 근세에는 박한영 스님뿐 아니라 많은 학승들이 거쳐간 사찰이다. 한 번 화재에 거의 모든 절은 생명을 다하는데 청암사는 다섯 번이나 화마가 할퀴고 지나갔음에도 아직까지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니 참 신기한 일이다. # 아름답고 소박한 비구니 도량 청암사는 예로부터 ‘여인’들과 인연이 꽤 많은 절이기도 하다. 숙종의 둘째 왕비인 인현왕후가 장희빈의 무고로 폐서인이 되었을 때 청암사 보광전에서 기도를 드렸고 그 인연으로 왕실의 후원을 받았으며 조선 말기까지 상궁들이 내려와 신앙생활을 하기도 했었다. 또한 청암사 계곡 바위에 또렷하게 새겨져 있는 ‘최송설당’. 그녀 또한 청암사와 깊은 인연이 있는 여인이다. 대운스님이 청암사를 두 차례에 걸쳐 보수할 때 대시주(大施主)가 바로 그녀였다. 김천 출신으로 영친왕의 보모상궁이었던 그녀는 영친왕의 생모인 엄비와 고종의 총애를 받으며 많은 재산을 얻었다. 대운스님은 그녀를 통해 많은 궁녀들의 시주를 얻을 수 있었기에 짧은 기간에 큰 사찰을 두 차례나 지을 수 있었다. 이런 인연 때문이었을까. 청암사에 1987년 비구니 승가대학이 만들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비구니들의 도량이 된 것이다. 지금은 130여명의 비구니들이 속세와 인연을 끊고 오직 불심을 위해 수련하는 소박하고 정갈한 사찰이다. # 자연이 곧 절이고 절이 곧 자연이라 청암사는 계곡을 사이에 두고 두 구역으로 나뉜다. 계곡 북쪽의 낮은 곳에 남향으로 자리잡은 대웅전과 그 남쪽 언덕 위의 보광전이다. 대웅전에서 보광전으로 가는 길은 마치 잘 가꾸어진 정원을 걷는 기분이다. 홍매화가 예쁜 얼굴로 반기는 오솔길, 길섶에 핀 이름 모를 야생화, 이끼 가득한 돌로 정성스레 쌓은 돌담, 무엇인가 생명을 느끼게 하는 텃밭 등 어느 사대부가의 고택을 연상케 한다. 무엇인가 커다랗고 웅장함으로 인간을 짓누르는 건물이 하나도 없다. 고만고만하며 단청을 입히지 않아 나무의 결이 그대로 들여다보이는 건물이 대부분이다. 어쩌면 이렇게 자연과 함께 숨쉬며 살 수있을까. “절에 들어서면 사람이나 짐승이나 편안해야지. 파헤치고 잘라내고 절을 만들면 뭐해. 우린 그저 우리가 있는 그대로, 자연 그대로를 지키고 살아가는 것이 제일이야.”라는 지형스님. 정말 그랬다. 절이라기 보다는 편안한 마음의 안식처가 청암사였다. # 세상의 때를 씻어내는 청암사에서 계곡을 따라 수도산 정상으로 수도암을 찾아 떠났다. 따사로운 햇살에 민소매 셔츠만을 입고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헉헉’거리기를 20여분. 수도산 줄기의 8부 능선을 지나자 가야산의 북쪽이 한눈에 들어오며 시야가 탁 트인다. 시원한 봄바람에 땀을 식히고 청암계 표지석에서 서쪽으로 20분을 지나자 드디어 수도암이 눈에 들어온다. 대적광전 앞에 섰다. 내 발 아래로 세상이 굽어보인다. 문이 활짝 열린 대적광전의 거대한 석불은 인자한 얼굴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석굴암의 석불보다 80㎝ 정도 작은 비로자나불좌상은 가늘게 뜬 눈으로 부질없는 욕심으로 가득한 인간들에게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수도암은 수도산 8부 능선인 해발 1080m에 세워진 암자로 청암사와 같이 헌안왕 3년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한다.‘석조 비로자나불좌상’은 보물 제307호, 약광전의 ‘석불좌상’은 보물 제296호, 그 앞에 자리잡고 있는 ‘삼층석탑’ 한 쌍 역시 보물 제297호로 지정된 문화재를 가지고 있는 암자이다. 이렇듯 청암사와 수도암에 갈 때는 속세의 것을 버리고 바람에 날리는 옷깃마저 여미는 마음으로 돌아 보면 가슴 한가득 풍성함과 편안함을 품고 나올 수 있을 것이다.
  • 잣나무 묘목 30만주 전달

    한국토지공사(사장 김재현)는 24일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북한 지역 조림사업 지원을 위한 잣나무 묘목 30만주(1억원 상당)를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다.
  • [김인성의 산울림] 경기도 최고봉 화학산

    [김인성의 산울림] 경기도 최고봉 화학산

    강원과 경기 북부의 산에는 지나가는 겨울이 아쉬운지 흰백의 설화가 만발했다. 일년 중 ‘산’이 가장 아름다운 때가 바로 지금이다. 겨울 끝자락의 눈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풍경과 신선한 공기에 빠져보자. 일주일 동안 받았던 스트레스가 확∼ 날아간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경기도 인근에도 눈 구경할 수 있는 산들이 많다. 이번 주는 경기도 가평군 북면과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의 경계에 있는 화악산을 소개한다. 일반인들은 전방지역 최고봉으로 지레 겁을 먹을 수도 있지만 알고 보면 가족끼리 쉽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바람이 머무는 경기 제일봉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고 겨울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화악산이다. 해발 1468m로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정상에 서면 시야가 탁 트인다. 동쪽의 응봉(1436m), 서쪽의 국망봉(1168m)과 함께 광주산맥(廣州山脈)의 주봉(主峰)을 이루며 백두대간으로 달음질 치는 명산이다. 가평천 계곡을 사이에 두고 명지산과 마주보고 있는데, 가평읍에서 북쪽으로 약 20㎞ 떨어져 있고 경기 5악 중 으뜸으로 친다. 화악산을 중앙으로 동쪽에 매봉, 서쪽에 중봉(1450m)이 있으며, 이 3개 봉우리를 삼형제봉이라 부른다. 산의 서·남쪽 사면에서 각각 발원하는 물은 화악천과 가평천을 만나 위세를 키워 북한강으로 흘러든다. 북위 38도선이 정상을 가르며 가장 높은 화악산 정상에는 군사기지가 있어 출입이 금지되고 있다. 중봉을 지나 애기봉을 거쳐 주능선에 오르면 춘천호를 굽어볼 수 있다. 중봉 정상에서는 100㎞까지 멀리 바라보이는데 남쪽으로는 애기봉과 수덕산, 남서쪽으로는 명지산을 볼 수 있다. 산세가 중후하고 험하며 산 중턱에는 잣나무 숲이 울창하다. 화악산 등산은 화악리에서 시작하여 화악리로 내려오는 것이 대부분이나 이 경우 오르는 시간이 너무 길어 가족이나 등산 초심자들에게는 다소 무리. 접근성을 쉽게 하기 위해 사창리 방향에서 시작, 가평으로 내려오는 길이 비교적 좋다. 서울에서~퇴계원~일동~이동~광덕고개를 넘어 삼일계곡를 따라 사창리 방향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화악터널 가는 다리가 나온다. 이 다리를 건너 6㎞가량 오르면 길이 끝나는 지점에 화악터널(보강 공사중)이 자리잡고 있다. 산행은 화악터널을 마주보고 오른쪽 비포장 도로를 따라 40여분 오르면 화악터널 바로 위. 화악터널에 올라서면 화천군 사창리가 분지를 이룬 듯 한눈에 들어오고 남 서쪽으로 화악산의 능선 아래로 군사도로가 일직선으로 뻗어있다. 등산로는 이 도로를 따라 가면 되는데 도로가 시멘트라서 다소 불편함은 있으나 화악산 건너편에 늘어선 크고 작은 산들을 굽어보며 걷는 조망은 매우 좋다. 도로를 따라 1시간여 가면 중봉 정상 700m 전방에 건들내로 내려가는 이정표가 나오고, 여기서 400m를 더가면 정상 300m 안내판이 나온다. 안내판을 오른쪽으로 보며 좁은 길로 들어서면 너덜 바위지대로 흰눈을 머리에 이고 선 나무들이 늘어서 있다. 너덜 지대의 거리는 250m로 이곳을 지나면 중봉 능선 삼거리. 왼쪽은 화악산 애기봉과 석룡산, 관청리 방향이고 중봉은 오른쪽이다. 중봉에서는 경기 제일의 전망대로 발아래 펼쳐지는 아름다움에 세상 시름이 날아간다. 하산은 올라온 길을 되돌아오면 된다. 동서울~사창리. 사창리~동서울/상봉~사창리. 사창리~상봉 동서울~사창리 6:50∼20:30분.21회 찻삯:8200원, 소요시간:2시간10분 사창리~동서울 6:30∼19:20분.21회 사창리~화악터널 택시요금 1만 8000원 계곡을 빠져나오면 수령 275년된 소나무(가평 보호수 18)가 있는 왕소나무집(031-582-5257)이 있다. 주인이 산에서 직접 키운 닭과 화악산에서 나는 곰취, 참취, 초록취, 평풍취 등을 직접 채취하여 손님에게 대접한다. ■ 김인성은 1988년부터 서울의 ‘성수산악회’와 ‘메아리산악회’의 등반대장을 맡고 있다. 김씨(49)는 백두대간 종주 등 웬만한 전국의 산은 한두번씩 오르내린 베테랑. 국내 300여곳의 산 정보를 모아 홈페이지를 곧 개설할 예정이다.
  • 가평 축령산에 숲체험장 조성

    국내 최고의 잣나무림이 청소년 수련장으로 활용된다. 경기도는 17일 가평군 상면 행현리 축령산 일대에 오는 2008년까지 모두 51억원을 들여 ‘잣향기 푸른교실’을 조성, 청소년 체험학습장 및 웰빙관광지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는 이를 위해 80년 이상된 잣나무림과 주변 임야 등 1679㏊(500만평)에 달하는 축령산 숲 가운데 올해 1차로 196㏊에 18억원을 들여 단풍나무 등 약 20종 8000그루를 심고, 숲체험코스·숲체험센터 등의 부대시설 기반공사를 할 계획이다. 또 오는 2007년에는 숲체험센터와 너와집, 공방건설 등을 짓고, 이듬해에는 도로와 주차장 등 경관조성 사업을 마쳐 5월쯤 개장할 방침이다. 도는 앞서 지난해에는 화전민터 복원지 부지조성 사업과 야생초 화원, 토종벌꿀 체험장 조성 등을 마쳤다. 숲 체험장이 조성되면 숲속 학습로를 따라 삼림욕을 즐기며 너와집 등 산촌지역의 옛 거주민인 화전민의 삶터를 견학할 수 있고, 향기원·약용식물원·산림극장·목공방·염색교실 등도 운영돼 지역주민이나 관광객들의 여가활용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도 관계자는 “숲 체험장이 조성되면 건실한 잣나무림의 보전·육성으로 잣 생산량이 증가해 산촌 소득이 증대되고, 웰빙 관광지로 부각돼 낙후된 가평지역의 관광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주말탐방-돌아온 나무땔감] 나무 2㎏ 열량 등유 1ℓ와 비슷

    나무는 화력이 얼마나 될까. 또 가장 화력이 좋은 나무는 어떤 것일까. 산업자원부가 고시한 나무의 발열량은 1㎏에 4500㎉로 연탄과 같다. 하지만 1만㎉에 이르는 원유와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된다. 단위는 다르지만 등유는 ℓ당 8700㎉,LNG(액화천연가스)는 1㎥에 1만 500㎉로 나무보다는 높다. 땔감으로 많이 쓰는 나무 중에는 리기다소나무가 1㎏에 4920㎉의 발열량을 보여 제일 높게 나온다. 일반 소나무는 4740㎉로 참나무와 똑같다. 오리나무는 4840㎉로 비교적 높았고 아카시아는 4770㎉를 기록했다. 낙엽송과 잣나무와 각각 4690㎉와 4620㎉로 조금 낮은 상태다. 국립산림과학원 최돈하 화학미생물과장은 “참나무가 단단하고 무거워 발열량이 좋을 것으로 생각하게 되지만 따져보면 나무들의 발열량 차이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작업의 定島 겨울 남이섬

    작업의 定島 겨울 남이섬

    남이섬의 겨울은 연인들의 천국이다. 살을 에는 바람도, 온몸이 얼어버릴 듯한 추위도 그들을 갈라놓지는 못한다. 아니 오히려 그들을 더욱 가깝게 만든다. 꼭 잡은 두 손, 빈틈없이 낀 팔짱, 꼭 감은 늑대 목도리를 하고 그들은 차가운 겨울 남이섬을 헤매고 다닌다. 새 인생을 시작하는 연인들이여! 들어갈 때는 따로 떨어져서 가지만 나올 때는 하나가 되어 나오는 곳 남이섬으로 떠나보자. 남이섬 선착장은 유난히 겨울바람이 거세다.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든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남이섬으로 가는 배에는 유난히 승객이 많다. 그윽한 눈길로 서로를 바라보는 젊은 연인들이 특히 눈에 띈다. 남이섬까지는 배로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 작업의 천국 남이섬 12월의 남이섬은 겨울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그만이다. 차가운 강바람을 맞으며 내리니 파란 하늘과 넘실대는 호수, 깨끗한 공기가 먼저 반긴다. 내리자마자 만나는 것은 아름다운 숲길.1㎞정도 이어진 숲길이 보인다. 낙엽도 지고 을씨년스러운 길을 걷는 연인들이 따뜻해 보인다. 손을 꼭 잡고 팔짱을 낀 채 숲길을 걸으며 사진을 찍는다.“자기야 춥지. 이거 해”하며 목도리를 여자친구의 목에 걸어주는 남자.“바람이 너무 세다. 춥지”라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팔을 여자친구에게 감싸는 남자의 행동이 무척이나 자연스럽다. 그거다.‘작업’을 하고 싶은 남자들은 남이섬으로 가라. 그것도 옷이나 머플러를 잔뜩하고 말이다. 그러면서 “많이 춥지.”라며 하나씩 그녀의 목에 감싸주어라. 여자친구의 가슴에 감동의 물결이 일 것이다. 겨울의 황량함을 녹이는 사랑의 밀어. 남이섬의 겨울은 그래서 따뜻하다. 잣나무 숲이 끝나는 곳에 다양한 전시공간과 식당 등이 모여있는 다운타운이 나타난다. 곳곳에 모닥불이 피어있다. 연인들이 불 앞에서 연신 언손을 비벼대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산타복장을 한 이들이 등장을 하더니 노래를 시작한다.“I´m dreaming of a White Christmas…” 무드넘치는 색소폰 연주와 더불어 감미로운 목소리로 불러주는 크리스마스 캐럴부터 올드팝, 가요, 재즈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노래를 들려준다. 모닥불에 노래까지, 청춘 남녀들이 사랑을 나누기 위한 모든 조건이 다 갖춰져 있는 셈이다. 저녁이 되자 땅에는 가로등이 하나 둘씩 불을 밝히고 크리스마스 트리와 수백만 개의 작은 전구들이 빛을 내뿜는다. 밤하늘에는 이름 모를 수많은 별들과 휘영청 밝은달이 얼굴을 내밀며 분위기를 잡아준다. 아무리 낯선 사람이라도 옆에 있다면 어깨에 기대고 싶어지는 그런 밤이다. 밤 9시50분에 남이섬에서 나오는 마지막 배가 떠난다. # 다양한 이벤트로 해 떨어지는 줄 몰라 남이섬 하면 어린시절 밤을 따던 기억밖에 없는 사람이라면 변화된 이곳을 보고 새삼 놀라게 된다. 정말 많은 상설전시와 기획전 등 다양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는 곳이 남이섬이다. 1950년대부터 80년대 당시의 풍경을 그대로 재현한 그때 그 시절 전시관. 낡은 증기기관차 모양의 전시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아이들에겐 엄마 아빠의 어린 시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어른들로선 추억이 깃든 동심의 세계로 되돌아보게 하는 곳이다. 가장 먼저 만나는 어린시절 초등학교 교실. 낡은 책상과 의자에 앉아 풍금 소리에 맞춰 노래를 하는 교실 풍경. 칠판엔 떠든 아이와 화장실 청소 당번 이름이 적혀 있고, 큼지막한 조개탄 난로 위에는 양철 도시락이 겹겹이 쌓여 있는 모습….“너 저런 것 모르지. 저게 말이야 최소한 70년대 하늘을 보고 자란 사람들만 간직할 수 있는 기억이야.” 남자친구는 어깨까지 들썩이며 자랑스러워한다. 그 옛날 이발소 풍경, 대장간, 자전거 포, 만화방 등 60∼70년 대의 생활상을 그대로 옮겨놓아 아주 재밌다. 레종갤러리에서 마련한 사진전인 유영범의 남이섬 풍경전도 꼭 들러보자. 이렇게 아름다운 남이섬이 ‘내 눈에는 안보이나’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 것이다. 눈 쌓인 풍경 사진은 마치 외국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나오는 출구에 낙엽이나 메모지에 서로의 사랑을 적어놓은 것도 흥미롭다.‘넌 내 거야. 민숙’,‘경민 오빠 내가 찜 했음’. 올겨울엔 남이섬에서 사랑의 언약을 해보시길. 입장 무료. 노래박물관에서 열리는 발명왕 에디슨의 그 때 그 소리 진품체험전에서는 책으로만 보아왔던 에디슨의 발명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실내공간이 따뜻해 진정 연인을 위한다면 입장료 1000원을 아끼지 말자. 축음기, 전구, 영사기 등 에디슨의 위대한 발명품을 직접 느끼고 경험해 볼 수 있다. 전기 선풍기, 커피 포트 등 다양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부지런한 사람이 미인을 얻는다고 했다.‘작업’을 하려면 에디슨에 대해 먼저 공부하고 가라. 그녀 앞에서 좀 아는 체를 한다면 당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질 것이다. 이밖에 유니세프홀에서 열리는 기쁨공식이란 예쁜 카드전도 볼만 하다. 무조건 엽서를 사라. 판매액의 절반을 유니세프에 기증한다니 폼도 잡고 크리스마스에 좋은 일도 하고 그야말로 ‘ 먹고 알 먹고’아닌가. 입장은 무료. 레종갤러리 밖에서 하는 아프리카 풍물전도 볼만 하다. # 그녀와 나만을 위한 닭살 추억만들기 작업의 성공을 위한 마지막 카드는 체험공방이다. 여기서 그녀와 함께 펜던트나 양초, 컵에 서로의 얼굴을 그려 나누어 갖는다면 작업은 게임 오버. 반짝이는 예쁜 구슬과 색색깔의 컬러스톤으로 장식한 펜던트 만들기는 7000원, 완성된 머그잔에 유약으로 여자친구의 얼굴을 예쁘게 그리거나 사랑의 맹세를 할 수 있는 그림그리기는 8000원. 굽는데 40분. 또 양초 만들기는 1만원이다. 문의 (031)581-0321. 자전거를 타는 것은 춥기는 하지만 친밀도를 높이는 데 한몫 한다.2인용 자전거를 타거나 새로 나온 전기 자전거를 타며 닭살 돋는 ‘나 잡아 봐라’를 해도 좋을 듯.2인용 자전거 30분에 6000원, 전기 자전거 30분에 5000원. # 배가 고프다고 도시락이나 먹을거리 등을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이 추운 겨울에 밖에서 도시락을 먹는다면 그건 ‘헤어지잔’소리. 그녀를 위해 마지막 남은 총알을 아낌없이 쏟아붓자. ‘겨울연가’ 제작 발표회 기념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카페 ‘戀家之家(연가지가)’의 ‘옛날 벤또 도시락’은 남녀노소, 특히 연인들이 좋아하는 메뉴. 울퉁불퉁한 양철 사각 도시락통에 밥을 담고, 위에 계란 프라이, 밑에는 김치를 놓고 뚜껑을 덮은 뒤 연탄난로 위에서 데워 먹는다. 먹기 전 두꺼운 장갑을 낀 손으로 도시락을 들어 사정없이 흔드는 게 ‘요리’의 포인트.4000원. 섬 중앙 변화가의 ‘섬향기’에선 닭숯불갈비 맛이 그만이다. 황토 화로에 참숯을 넣은 뒤 그 위에 얹은 그릴에 두툼하게 토막낸 양념 닭갈비를 구워먹는다.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익는 닭갈비가 주위 연못 풍경과 어우러져 한층 정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2인분 기준 1만 6000원. 이밖에 편의점도 있고 불에 구운 가래떡, 핫바 오뎅 등 다양한 먹을거리가 있다. 값도 그리 비싸지않다. # 섬의 밤은 아름답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섬에서 하룻밤 보내는 것도 낭만적이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사람들 그림자도 없는 그런 섬을 그녀와 함께 걸으며 무서운 귀신 이야기를 해보자. 추워서 떠는지, 무서워서 떠는지 모르는 그녀. 너무나 귀엽지않은가. 섬 동남쪽 강변에 있는 남이섬호텔은 새벽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강변과 울창한 숲을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겨울연가’ 촬영때 배용준과 최지우가 잠도 자고 휴식도 취했던 호텔이다. 숙박료 5만 5000원. 가족 단위라면 남서쪽 강변에 위치한 콘도형 별장을 추천한다. 탁 트인 호수가 커다란 창문을 통해 한눈에 들어오고 따사로운 햇살이 넘실대는 별장이다. 보통 8인실로 2가족이 이용할 수 있다. 방 2개, 화장실 2개, 주방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TV가 없고 책장에 책이 꽂혀있는 것도 맘에 든다.20만원. 문의 남이섬 관리사무소 서비스센터(031)582-5118. 글 · 사진 남이섬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실전 논술] 자연속에서의 인간의 지위

    ●다음 두 글은 자연 속에서의 인간의 지위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을 전제하고 있다. 오늘날 인류의 이상 실현을 고려할 때, 둘 중 어떤 인간관이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에 더 적절한지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시오.(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200자)로 쓸 것.) (가) 실옹:사람이 물(物)과 다른 것은 마음 때문이며, 마음이 물(物)과 다른 것은 몸 때문이다. 묻노니 그대는 그대의 몸이 물(物)과 다른 것은 무엇인지 말해 보라. 허자:그 질(質)을 두고 말한다면, 머리가 둥근 것은 하늘과 같고, 발이 모진 것은 땅과 같고, 피부와 모발은 땅의 산과 수풀이며, 정기와 피는 강과 바다며, 두 눈은 해와 달이며, 숨쉬는 것은 바람과 구름에 해당하기 때문에 사람의 몸은 작은 천지라고 하는 것이지요. 다음으로 생성 과정을 두고 말한다면, 부모의 정기와 피가 서로 감응하여 잉태하고 만조에 태어나서 나이가 들면서 지혜가 늘어나고, 이목구비의 일곱 가지 감각 기관이 통명해지며, 희로애락의 감성이 구비하게 되니 이것이 사람의 신체가 물(物)과 다른 점이 아니겠습니까? 실옹:허허! 그대의 말과 같다면 사람과 물(物)이 다른 점이란 거의 드물다. 사람의 모발과 피부의 바탕이며, 정기와 피가 서로 감응하는 일과 같은 것은 초목도 사람과 같은데, 짐승은 더할 나위가 있겠는가? 내 다시 당신에게 묻겠는데, 생물의 종류는 사람과 금수와 초목 등 세 가지이다. 초목은 머리에 해당하는 뿌리를 땅에 두고 거꾸로 생성·소멸하기에 지혜도 감각도 없으며, 짐승은 몸을 옆으로 하여 살기에 지혜는 없으나 감각은 지닌다. 이 세 가지 생물의 종류는 끝없이 펼쳐져 서로 생성·소멸과 번성·쇠퇴를 거듭하고 있는데, 어찌 귀하고 천한 등급이 있을 수 있겠느냐? 허자:천지간 생물 가운데 사람이 제일 귀합니다. 금수와 초목은 지혜도 없고 감각도 없고 의리도 없으니 사람은 금수보다 귀하고 초목은 금수보다 천합니다. 실옹:(머리를 치켜들고 웃으며 말하기를)그대는 진실로 사람임에 틀림없다. 다섯 가지 윤리와 다섯 가지 예절 형식은 사람들의 예의며, 떼를 지어 다니는 것이나 물에서 건져 올린 물고기가 거품을 토해서 서로 몸을 적시어 주는 것 등은 금수의 예이며, 초목이 다복하게 떨기를 짓는 것이라든가, 곁가지가 무성하게 뻗어 나가는 것은 초목의 예이다. 인간으로서 물(物)을 보면 사람들이 귀하고 물(物)이 천하며, 물(物)로서 사람을 보면 물(物)이 귀하고 사람은 천하지만 하늘에서 내려다 볼 경우 사람이나 물(物)은 똑같은 것이다. 대개 지혜가 없기 때문에 속이는 것이 없고, 감각이 없기 때문에 억지로 무엇인가 하려 하지 않으니 물(物)은 사람보다 훨씬 귀하다. 또한 봉황새는 높은 절벽 위에서 날고, 용은 하늘을 날아다니며, 울창한 숲은 신명에 통하고, 소나무와 잣나무는 필요한 재목이니 사람과 비하여 어느 것이 귀하고 어느 것이 천한 것이냐? 대도를 해치는 것으로는 잘난 체하는 마음보다 더 심한 것이 없으니 사람이 사람을 더 귀하다고 하고 물을 천하다고 하는 것은 잘난 체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허자:봉황새와 용이 높은 절벽 위나 하늘에서 난다고 하여도 금수에서 벗어나지는 못하며, 울창한 숲이나 송백 또한 다 같이 초목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인(仁)으로써 백성에게 덕화(德化)를 미치지 못하고 지혜로써 세상을 통치하지 못하며, 복식과 의장의 법도가 없을 뿐 아니라 예악과 법률 및 형벌을 사용하지 못하는데 어찌 금수와 초목을 사람과 동렬에 놓을 수 있겠습니까? 실옹:심하다. 그대는 너무나 미혹되어 있도다.(중략) 이 때문에 옛 사람은 백성을 보살피고 세상을 통치하는 데 있어서는 물(物)에서 본받지 아니한 것이 없었다. 곧 임금과 신하 간의 법도는 꿀벌에서 본받았고, 군사의 진법은 개미를 본받았고, 예절의 법도는 쥐가 앞발을 모으는 데서 본받고, 그물 만드는 기술은 거미한테서 배웠기 때문에 성인은 만물을 스승으로 삼는다고 말한 것이다. 그런데도 자네는 어찌하여 하늘의 입장에서 물(物)을 보지 않고 오히려 사람의 입장에서 만물을 보려고 하느냐? (나) 무시무시한 것이 많이 있지만 인간보다 무시무시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네. 그는 폭풍우 치는 남쪽의 잿빛 바다 위 거센 파도를 가르며 돌진해 가네. 결코 소멸하지도 않고 결코 지칠 줄 모르는 신들의 지고한 땅마저 파헤치고 해마다 말과 당나귀를 끌고 쟁기 보습으로 쑤셔대네. 쉽게 발견되는 새 떼, 망으로 사로잡고 야생 짐승의 무리, 대양의 짠 물고기, 잘 얽어맨 유령 같은 그물로 잡는 그는, 무엇에나 정통한 사람. 기술로 야생 짐승의 주인이 되고, 높은 곳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날것의 주인이 되어, 말의 덥수룩한 갈기에 멍에를 씌우고 항상 민첩한 산짐승 굴복시키네. 도시의 토대가 되는 말과 자유로운 사상과 감정들을 자신에게 가르치고, 황량한 고원에 작렬하는 햇빛과 쏟아 붓는 빗발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네. 두루 돌아다녀 모든 것에 정통한 그 결코 미숙한 채로 미래를 맞이하지 않네. 오직 죽음만은 피할 수 없지만, 어쩔 수 없었던 질병으로부터 피할 길 생각해 내었네. 영리함과 발명의 기술로 앞날을 경계하며 악에서 한 걸음 한 걸음 선으로 나아가네. (이하 생략) ●지문의 분석 (가)는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홍대용의 ‘의산문답’으로, 허자와 실옹이라는 두 인물을 통해 많은 쟁점을 두고 대립하는 두 입장을 구체화시켜 보여 주고 있다. 이 두 입장 중 하나는 교조화(敎條化)되고 관념화된 유교의 전통적 논변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 현실에 대한 관심 및 근대 과학 정신을 토대로 하는 실학적 입론이다. 홍대용은 자신의 입장이기도 한 후자의 관점을 실옹이라는 대변인을 통해 전개시키고 있다. 인용된 제시문에서 대용은 인간이 각별히 귀한 존재이고, 또 만물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특권을 지닌다는 인간 중심적 태도를 실옹의 입을 통해 논박하면서, 자연 만물의 평등함과 그 공존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결국 이 글은 자연 만물의 평등함을 역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그리스 비극 정신을 대표하는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 중 한 부분이다.‘안티고네’의 주제는 단선적이지 않다. 한편으로는 신의 꼭두각시 같은 존재에서 벗어나 처절한 운명 앞에서도 스스로 결단하는 인간의 주체적인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인간의 위대함과 인간의 법이란 자연(신)의 위대함과 자연의 법을 거스르지 않을 때만 유지될 수 있는 것임을 노래하는 듯하기도 하다. 제시문은 특히 인간의 주체적인 모습, 위대한 모습을 노래하는 대표적인 부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여기에서는 주체적인 인간의 위대함을 노래하고 있다. ●출제의도와 생각하기 우선 제시문에 나타난 두 입장의 차이를 명료하게 정리해야 한다. 두 입장은 비교적 쉽게 비교·정리할 수 있다.(가)는 모든 인간 중심적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인간과 자연을 수평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나)는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보고 인간의 능력을 신뢰하는 인간 중심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제시문을 통해서 이 논제에서 논의하여야 하는 쟁점이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주어진 문제는 ‘오늘날 인류의 현실’ 혹은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기준으로 하여 두 입장을 평가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 인류가 어떤 문제에 직면에 있는지 구체적으로 분석·정리하고, 이를 논거로 삼아 두 관점 중 한 관점을 택해야 한다. 결국 이 문제는 학생들이 주어진 문제와 관련하여 어떤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 글의 전체 방향을 결정짓게 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만 강조하는 당위적인 차원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막연하게 인간 중심적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식의 언급은 논술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태도이다. 선언에 그치지 않고 설득력 있는 논증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그 관점에서 어떤 해결책이 구체적으로 나올 수 있는지를 제시해야 한다. 결국 이 문제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통해 어떤 가치관을 지녀야 할지 스스로 성찰해 보도록 하는 데 출제 의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의도를 고려하여 논의의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데,(나)를 바탕으로 하여 자연을 대하는 인간 중심적 가치관이 지닌 특징이 무엇이고 그것이 안고 있는 궁극적 문제 의식이 무엇인지 성찰해야 한다. 인간 중심적 가치관을 환경 문제와 연결지어 얼마나 위험한 사고 방식인지를 지적하면 된다. 물론 이러한 관점에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관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성찰해야 한다. 이 때는 (가)에 나타나 있는 관점을 적절히 활용하면 된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의 대상이라는 점을 언급하되 자연이 지닌 가치를 구체적으로 따져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어떻게 쓸까 주어진 논제와 관련해 볼 때 주제의 방향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주제문은 인간과 자연의 평등함을 인정하는 관점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하면 된다. 이러한 방향과 관련하여 서론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 인간을 우위에 놓는 입장이 널리 퍼져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문제 의식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하면 된다. 물론 이때 (나)의 입장을 정리하면 적절한 문제 제기로 볼 수 있다. 본론 처음 부분에서는 (나)와 관련하여 인간 우위론이 지닌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된다. 인간의 자연에 대한 무분별한 착취로 인해 생태계의 보복이 있다는 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본론 둘째 부분에서는 인간과 자연을 동등하게 놓는 관점이 요청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논의하면 된다. 이 논제에서 요구하고 있는 핵심적인 쟁점이 될 수 있는데, 여기에 (가)의 관점과 연관해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면 된다. 마지막 결론 부분에서는 자연을 바라보는 올바른 관점을 확산시킬 구체적 실천에 대한 강조 정도로 요약, 전망하는 내용이 제시되면 된다. 이석록 서울 대치메가스터디 원장
  • [토요일 아침에] 비움으로 채워지는 삶의 원리/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차가운 바람이 겨울을 재촉한다. 마음이 시리다.‘이제 나이를 먹는구나!’ 물밀듯 밀려오는 아쉬움이다.‘보이지 않던 세상이 열리는구나!’ 불현듯 깨닫는 새로움이다. 아쉬움과 새로움 앞에 그동안 가까이하지 못했던 내면의 세계를 돌아본다. 마음의 그 깊은 바다를 바라보며 조용히 상념에 젖는다. 계절이 가져다 준 축복의 시간이다. “100번 정도는 배낭을 꾸려야 산꾼의 도가 트인다.”산을 좋아하는 친구가 내뱉은 말이다. 신앙생활이든 일상생활이든 ‘채움’보다 중요한 것이 ‘비움’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까운 산을 오르기 위해 배낭을 꾸리면서도 돌아와 짐을 내려놓으면 요긴하게 쓰지 않는 물건이 쏟아져 나온다. 아직은 ‘비움’보다 ‘채움’에 연연한 모습을 발견하며 깜짝 놀란다. 영원한 것과 구별되는 덧없음, 그 덧없음에 집착하는 모습에 놀라는 것이다. 산은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바로 그 자리에 묵묵히 솟아있다. 초겨울 산에서 올려다보는 하늘은 맑은 호수였다.11월의 산은 골이 깊었다. 졸졸졸 흐르던 시냇물도 마르고 꽃보다 아름다운 단풍도 이미 낙엽이 되어 이곳저곳에 둔덕을 이뤘다. 산마루에 올라서자 옆에 있는 키 작은 나무는 멀쩡한데 10m는 족히 될 커다란 나무가 뿌리를 드러낸 채 나자빠져 있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들 잘 자라난 나무인데 폭우를 동반한 폭풍이 닥치자 어떤 나무는 살아남고 어떤 나무는 쓰러져 있다. 무엇이든 근본이 문제다. 산에 오르면 생명의 소리를 듣는다. 바람소리, 새소리, 벌레소리, 냇물소리, 별똥소리, 운무 걷히는 소리…. 소음이 난무하는 도시에서 막혔던 귀가 뚫린다. 기기묘묘한 능선을 타고 골짜기를 더듬으며 산머리에 오르면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부어 주신 생명이 보인다. 개미, 거미, 까치, 오리나무, 잣나무, 밤나무, 떡갈나무, 산딸나무…. 한참이나 취한 듯 자연을 마시고 초겨울의 산을 몸에 담는다. 사람들이 떼지어 오가는 거리에서 흐렸던 눈이 맑아진다. 그래서 산은 어느 시인의 고백처럼 이 땅 위에 만들어진 하나님의 가장 위대한 작품이다. 산을 오르면 첫 30분이 제일 힘들다. 문명의 이기에 익숙한 몸과 마음이 홀로 일어서 걷기에 더욱 그렇다. 그동안 1등과 양적 성장만이 최선인 줄 알고 달려왔던 그 중독증을 털어내기 위해서는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 손으로 바위를 짚고 헉헉거리며 발걸음을 옮긴다. 쉬면서, 숨을 고르면서 산봉우리에 올라서면 구슬땀이 흐르고 온몸이 허우적댄다. 정상을 향해 힘든 걸음을 옮길 때마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고 믿었던 오만과 모든 역할이 떨어져 나간다. 모든 것이 비워지며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태초의 모습이 가장 잘 남아있는 산을 담을 공간이 주어진다. 비로소 하나님 보시기에 심히 좋았던 하늘과 해와 바람과 낙엽과 바람과 다람쥐와 나를 만난다. 속고 속이는 세상이다. 서로들 할퀴고 할퀸다. 그러고는 서로 잘못되었다고 삿대질한다. 목청껏 외치는 사람이 이기는 법이라며 계속 버틴다. 정직하지 못한 사람, 교만한 사람이 득세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저 이기면 그만이다. 이런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다. 천국복음을 전파하며 각색 병으로 고통 받는 자, 귀신 들린 자, 간질하는 자, 중풍병자와 모든 약한 것을 고쳤다는 소문이 퍼지자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모여들었다. 무리를 보신 예수님은 이들이 보내는 환호에 응답하지 않으셨다. 이들을 뒤로 하고 묵묵히 산을 오르셨다. ‘비움’보다는 ‘채움’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치열한 삶의 세계에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기에 예수님은 그 귀한 생명의 말씀인 ‘산상수훈’을 무리를 피해 산에서 가르치셨다. 비움으로 채워지는 삶의 원리를 깨닫게 한다. 정말 살 만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모든 사람이 복되게 살기 위해 삶의 목표로 삼아야 할 귀한 가르침이다. “심령이 가난한 자, 애통하는 자, 온유한 자, 의(義)에 주리고 목마른 자, 긍휼히 여기는 자, 마음이 청결한 자, 화평케 하는 자,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은 자는 복이 있나니…” (마5:3-10). 아멘. 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 [우리땅을 살리자] (3) 도시는 숨막힌다

    [우리땅을 살리자] (3) 도시는 숨막힌다

    지난 4일 서울 동대문구의 대형 쇼핑몰 근처. 빽빽하게 들어선 상가와 건물들이 연신 더운 바람을 뿜어내고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들이 배기열을 뱉어낸다. 높다란 빌딩들이 막아서 바람 한점 없는 잿빛 풍경이 파란 가을하늘조차 가려버린다. 열쇠수리공 정동환(48)씨는 “가을인데도 한낮 아스팔트나 보도블록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만만치 않다.”면서 “차 많고 사람 많다는 명동에서도 일해 봤지만 이렇게 열기가 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기상청 기상연구소의 서울시내 자치구별 평균기온 조사(2003년)에 따르면 동대문구는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장 더운 곳이다.1년 평균기온이 20.3도로 가장 낮은 강북구(16.7도)에 비해 3.6도나 높다. 서울 전체평균 18.4도와 비교해도 2도 가량 차이 난다.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건물과 사람이 밀집해 있기는 서울의 다른 지역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왜 하필 동대문구일까. 환경전문가들이 내놓은 해답은 도심속 녹지의 부재다. 도심속 나무들은 광합성 과정 중 수분을 내뿜으며 도시를 식혀준다. 도심의 온도가 교외 산림지보다 평균 2.6도 높은 것은 이 때문이다. 동대문구의 전체 도시공원 면적은 고작 0.89㎢(약 27만평)로 서울시에서 가장 적다. 국립 산림과학원 산림생태과 김선희 박사는 “도시에 자리잡은 공원이나 숲은 하루 평균 0.8도의 온도하강 효과가 있으며 사람이 느끼는 체감효과는 이보다 더하다.”면서 “숲은 도심 공기를 정화하는 역할도 하지만 이런 효과를 누리고 있는 도시는 국내에 별로 없다.”고 말했다. 재개발과 재건축 바람은 그러잖아도 부족한 도심속 녹지를 더욱 위협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에는 밤나무, 단풍나무, 소나무, 잣나무, 느티나무, 편백 등 30여종의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서울 아파트단지의 녹지 중에 ‘최고’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하지만 현재 주민들과 부동산업자들은 이 지역의 재건축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30년 가까이 다져진 녹지가 사라질 것을 걱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녹색연합 서재철 국장은 “나무를 많이 심는다고 다 되는 게 아니라 오랜 시간이 뒷받침돼야 녹지가 제대로 조성된다.”면서 “다양한 수종이 울창하게 조성된 이런 녹지공간에 살고 있다는 혜택을 주민들은 거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1인당 공원면적은 9.0㎡(약 2.7평). 하지만 현재 서울의 1인당 공원면적은 4.77㎡(약 1.4평)로 권고치의 절반에 불과하다. 금천구의 경우 1인당 생활권 녹지공원 면적이 0.88㎡로 권고치의 10분의1도 안된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도심녹지는 휴식과 놀이 공간의 부재로 이어진다. 지난 4일 오후 금천구 시흥2동 주택가. 촘촘히 들어찬 단독주택가 골목길에서 아이들이 주차된 차들 사이로 공을 찬다. 아이들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던 주부 이성미(43)씨는 “자연과 접하며 아이들이 제대로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전무하다.”면서 “기껏해야 볼 수 있는 것이 도로변 나무 정도인데 이런 현상은 단독주택 밀집지역일수록 심하다.”고 말했다. 인근 구로디지털밸리에서는 대형 크레인을 앞세운 공사가 한창이다. 과거 단층 제조공장이 있던 이 자리는 대규모 아파트형 공장, 대형 의류매장 등으로 채워졌다. 알량하게 남아 있던 소규모 조경녹지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공장 마당에 있던 정원은 사라졌고, 준공검사용으로 만들었던 화단도 주차공간으로 변했다. 대형의류 매장의 주차 관리인은 “차 한대라도 더 댈 수 있게 하는 것이 매장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에 정원 등 자투리공간을 남기는 일은 거의 없다.”면서 “나무도 좋지만 먹고 사는 게 중요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서울시내 구청 공원녹지과에서 가장 많이 받는 민원 중 하나는 가로수가 간판을 가려 영업에 방해가 되니 없애 달라는 것이다. 구로구청 공원녹지과 김용석(30)씨는 “잎이 무성해지는 여름철에는 한달에 150건 정도의 민원이 들어온다.”면서 “단순히 가지를 쳐달라는 사람부터 나무를 아예 뽑아달라는 민원까지 다양한데 일부는 몰래 나무를 베기도 한다.”고 말했다. 유영규 김준석기자 whoami@seoul.co.kr ■ 송파구 성공사례-자연·인공 절묘한 조화 지역 공원만 130여곳 서울 송파구는 숨막히는 아파트단지와 아스팔트 속에 녹지대가 균형있게 자리잡고 있다. 구 전체 면적 33.9㎢ 가운데 도시 공원을 포함한 녹지공간이 12.1㎢로 35.7%에 이른다.1인당 녹지 공간이 서울 25개 구 가운데 최고는 아니지만 공원이 곳곳에 적절하게 배치돼 있어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송파구가 관리하는 공원은 어린이공원 74곳, 근린공원 39곳, 마을마당 9곳 등 총 130여곳. 송파구가 다른 구와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보다도 자연의 훼손을 최소화하고 녹지공간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오금동 근린공원의 경우 야산을 그대로 보존, 자연 그대로의 수목과 인공적으로 조성한 수목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움말공원, 개롱공원, 두댐이공원, 연화공원 등도 자연친화적으로 조성된 공원들이다. 다른 구에 비해 개발이 늦게 시작돼 구획정리가 계획적으로 추진된 것도 송파구에 많은 공원들이 들어선 이유가 됐다. 공원이 균형있게, 아파트나 주택가에서 가까운 곳에 배치돼 있어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걸어서 5∼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아파트 밀집지역 근처이면서 호수가에 있는 석촌호수공원이 그렇다. 송파구 관계자는 “자연과 문화를 함께 향유할 수 있도록 테마 중심으로 조성된 것도 송파구 공원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전문가 제언] 생명 살려내는 ‘생태시스템’ 복원을 우리 조상들은 도시의 터를 잡을 때 뒤로 큰 산이 있고, 좌우로 산줄기가 뻗으면서 포근하게 감싸줘 아늑한 환경이 유지될 수 있는 곳을 선택했다. 앞에도 휑하니 뚫린 곳보다는 단아한 산이 있어 안정감이 있고, 물과 토양처럼 농사에 필요한 물질도 보전할 수 있는 곳을 선호했다. 이러한 조상들의 지혜를 오늘에 맞게 되살리면 자연의 기운을 받는 아늑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은 땅의 크기에 잘 조화되는 규모의 물길이 있는 곳을 입지선정의 제1원칙으로 고집했다. 물길은 도시가 숨을 쉴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고, 온갖 생물의 생명수가 되며 기온을 조절하고 대기를 소통시키는 바탕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물길의 고마움을 모르고 포장하거나 덮어버렸다. 최근들어 물길을 복원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으나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물과 나무가 어울려 생활환경의 기반을 창출하고 생물 다양성을 북돋워 도시 생태계가 살아나게 하기보다는 사람들의 구경거리를 만드는 데 치중하고 있다. 피상적인 아름다움보다는 숲과 물이 어울리는 생태계를 조성해 사람들이 막대한 에너지를 투입해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생태계가 스스로 생명을 지켜 줄 수 있는 시스템이 되게 해야 할 것이다. 나무를 심는 노력도 많이 하고 있으나 전봇대를 꽂듯 가로수를 심기 때문에 나무의 환경 형성 기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산림과학원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한 줄로 심은 가로수는 기온조절 기능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새들을 불러 모을 수도 없다. 나무들도 다양하게 어울려야 건강하게 살면서 생활환경을 유지하고 새를 비롯한 뭇 생명들의 안식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의 도시계획에서는 녹지율을 금과옥조로 삼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늘 접하는 도심에는 녹지가 없다. 도시 외곽으로 나가야만 볼 수 있는 녹지가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생태계는 수치보다 배치가 더 중요하다. 녹지도 도시생태계의 구조와 기능을 감안해 체계적으로 잘 배치해야 한다. 도시에서도 아침에 눈 뜨자마자 자기 집에서부터 맑은 햇살을 받으면서 새들의 노래 소리를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신준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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