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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MBC는 어떤 아티스트인가/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열린세상] MBC는 어떤 아티스트인가/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최근에 ‘아티스트’라는 영화를 보았다. 2012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5개 부문에서 수상을 한 이 영화는 무성영화가 유성영화로 넘어가던 시기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무성영화 시대의 최고 흥행 배우였던 조지는 유성영화를 예술로 인정하지 못해 무성영화에 집착하다가 몰락하게 된다. 반면에 우연히 조지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영화에 입문한 신인 여배우 페피는 유성영화 환경에 잘 적응하면서 인기스타로 급부상한다. 최근에 미디어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아티스트의 주인공 조지와 같이 시대에 뒤처져 밀려나는 미디어 기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페피와 같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무장한 신생 미디어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의 대표적인 신문사이지만 신문 판매와 광고 수익이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1년 3월에 온라인 뉴스를 유료화한 페이월 서비스를 선보였으나 가입자는 40만명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런데 2005년에 설립한 블로그 기반의 뉴스 웹사이트인 허핑턴포스트는 시민 저널리즘을 표방하면서 월 방문자 수 3550만명을 기록해 뉴욕타임스의 홈페이지 방문자 수를 추월했다. 허핑턴포스트는 2011년 2월에 아메리칸온라인(AOL)에 3억 5500만 달러에 인수됐고 6세 꼬마가 100세 노익장을 꺾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반스앤드노블은 1300개의 점포를 가진 미국 제1위의 서점 체인이었으나 전자책 시장의 점유율이 2위에 그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결국 리버티 미디어의 투자를 받아 회생하게 됐다. 반면에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에서 온라인 장터로 그리고 다시 온라인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면서 1800만개에 달하는 영화, TV쇼, 음악, 잡지, 전자책 등의 콘텐츠를 보유한 미디어 생태계의 리더가 됐다. 블록버스터는 20여년간 미국에서 DVD 대여 시장의 1위였으나 2010년 9월에 파산 신청을 했고 최근에는 6500개의 점포 중 1500개를 폐쇄했지만 결국 디시 네트워크(Dish Network)에 인수됐다. 한편 네트플릭스는 온라인 주문과 우편배달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로 연체료를 없애며 DVD 대여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았고 최근에는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로 사업방식을 다시 바꾸고 있다. 10주차 계속되는 노조의 파업과 이에 대응한 사측의 해고와 징계조치로 진통을 겪고 있는 MBC의 상황을 보면 공영방송의 가치를 수호하고자 하는 노조의 입장이나 정당한 경영권 행사를 주장하는 사장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또 다른 이유에서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된다. MBC는 공영방송이지만 전체 수익의 70% 이상을 광고에 의존하는 상황 때문에 사실상 상업방송과 차별화하지 못한 채 지속적으로 채널 경쟁력의 하락을 경험해 왔다. 미디어 신뢰도 조사에서도 MBC는 30대 시청자에게서는 가장 높은 신뢰도를 확보했으나 40대 이상은 KBS에, 특히 20대 이하는 NHN에 1위를 내주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다양한 방송 플랫폼이 공존하는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에서 지상파 방송의 직접 수신율이 8.9%(수도권 지역의 직접 수신율은 5% 전후)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미 방송 플랫폼으로서의 지상파 방송의 역할이 상당히 축소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뉴욕타임스, 반스앤드노블, 블록버스터의 위기를 초래한 미디어 환경변화가 이미 MBC를 강타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회사의 생존을 고민하기보다는 구태의연한 분쟁을 계속하고 있는 MBC 노사는 무성영화에 집착하다가 몰락한 아티스트 조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아티스트’는 성공한 페피가 조지에게 손을 내밀고 조지는 페피의 지원 속에 무성영화의 몸짓과 탭댄스 소리를 결합하는 아이디어로 유성영화에서 재기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MBC가 조지와 같이 극적으로 재기하려면 노사는 공히 아직은 남아 있는 시청자의 애정을 바탕으로 안팎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물론 정체성, 소유구조 등 MBC의 문제는 MBC 혼자만의 힘으로는 풀기 어렵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고 변신은 MBC의 몫이다.
  • [스포츠 돋보기] 밉다고 포상금 안 준다? 옹졸한 축구협회

    비리 직원에게 퇴직 위로금을 지급하고 퇴사시켜 물의를 빚은 대한축구협회가 이번엔 포상금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협회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오른 국가대표팀 선수와 코치진에 대한 포상금 지급을 지난주에 완료했다. 전체 금액은 5억 6000만원. 선수 30여명을 코치진이 평가한 기여도에 따라 500만~2000만원씩 지급했으며 감독과 코치에게는 2000만~3000만원씩을 나눠 줬다. 문제는 3차예선 6경기 가운데 5경기를 이끈 조광래 전 감독은 물론, 박태하, 서정원, 김현태 등 코치들을 쏙 빼놓은 것. 전임 코치들은 발끈해 지난 2일 포상금 문제는 물론, 연봉 미지급과 관련해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협회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파문이 일자 3일 “이미 지난해 10월 이사회에서 3차예선 또는 최종예선에 1회 이상 소집된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에게도 격려금을 주기로 했다. 전임 코치들에게도 포상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히며 수습에 나섰다. 조 전임 감독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포상금을 주는 줄 몰랐다. (사태가 불거져) 오늘 알게 됐다. 포상금은 생각도 않고 있다.”며 “다만 (받지 못한) 연봉 문제는 협회가 올바른 생각을 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오는 7월까지 계약기간이 명시된 전임 코치진에게 1월부터 봉급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아직 직장을 잡지 못한 조 전 감독을 제외하고 코치들은 각각 프로축구 서울, 수원, 인천에 새 둥지를 마련했다. 하지만 협회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했기 때문에 당연히 계약기간까지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전임 코치들은 주장하고 있다. 덩달아 실직한 브라질 출신 가마 코치는 “국가대표팀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며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요청한 상태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그는 한때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소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재원은 오는 12일 중재안을 내놓을 계획이며 축구협회는 이를 계기로 다른 코치들에 대한 포상금이나 임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축구인들은 “프로팀도 아니고 재정이 열악한 것도 아닌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개탄하고 있다. 협회 집행부가 자신들과 마찰을 빚었다는 이유로 계약과 상식을 무시하고 보복을 한다는 인상을 줘서야 되겠는가.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여자경찰은 순찰차 운전하지마!” 아르헨 성차별 논란

    아르헨티나 지방 코르도바의 경찰이 성차별 논란에 휘말렸다. 여자경찰에겐 순찰차 핸들을 잡지 못하게 하라는 명령이 떨어지면서다. 성차별 논란은 현지 지방일간지 라보스가 인터뷰 기사를 내면서 불거졌다. 익명을 원한 여자경찰들은 “약 1달 전 여자경찰들에겐 핸들을 내주지 말라는 경찰청장의 명령이 내려왔다.”며 “여자경찰은 전혀 차량을 운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한 여자경찰은 “순찰파트너 남자 동료경찰이 24시간 혼자 순찰차를 운전하게 돼 여자경찰과 근무하는 걸 싫어한다.”면서 보이지 않는 부작용이 크다고 주장했다. 파문이 커지자 경찰청장 측은 “성차별 논란이 될 만한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관계자는 “경찰은 위험한 상황에서 운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지만 이는 성별과는 관계가 없다.”면서 여자경찰에 대한 운전금지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방경찰 지휘권을 가진 코르도바의 치안장관은 “그런 명령이 내려진 적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면서 논란에 휘말리길 꺼려했다. 그러나 그는 “(여자경찰들에게 그런 명령이 내려졌다면) 여자들이 교통사고를 더 낸다는 등의 통계자료가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해 여자경찰 운전금지설을 완전히 부인하진 않았다. 사진=인포바에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인류 최초의 불 발견…‘100만년 전 흔적’

    오늘날 인류의 선조가 100만년 전부터 불을 사용한 것을 증명하는 흔적이 남아프리카 동굴에서 발견됐다. 이는 지금껏 알려진 최초의 불 역사보다 30만년이나 이른 시점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이같은 소식은 캐나다 토론토대학 등의 연구팀이 2일자 미국 과학잡지인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인터넷판을 통해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연구진은 남아프리카 북부의 한 동굴에 나타난 흔적에서 지층을 상세히 조사해 100만년 전 존재한 식물의 숯과 불에 탄 뼛조각을 발견했다. 또한 같은 지층 가운데 불에 그을린 바위가 넓은 범위에 걸쳐 분포돼 있는 것 등으로 미뤄볼때 동굴 내부에서 연소가 이뤄진 것이며 바람 또는 빗물에 흔적이 흘러들어온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연구진은 원시인 호모 에릭투스가 생활의 일부에 불을 사용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연구진은 “불의 사용은 인류 진화의 큰 전기였을 것”이라면서 “불을 둘러싸고 타인과 교류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일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인류 최초로 불을 사용한 시기로 추정한 것은 중국 베이징의 한 지방에서 발견된 증거를 기준으로 40만년 전에서 25만년 전으로 알려져 있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北 위성 발사로 본 중국의 대북정책’ 中 전문가 긴급 진단

    ‘北 위성 발사로 본 중국의 대북정책’ 中 전문가 긴급 진단

    ‘순망치한’(脣亡齒寒·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 북한 김정은 체제는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광명성 3호’ 발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 강행으로 한반도 주변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미국은 잉크도 마르지 않은 ‘2·29 합의’ 이행 중단을 선언했고 국제사회의 관심은 북한의 맹방이자 최후의 버팀목인 중국의 행보에 쏠려있다. 북·중 관계를 연구하는 중국 학계는 지정학적 위치를 감안할 때 중국 정부가 북한을 잘 관리해야 불이익을 막을 수 있고 북·중 혈맹 관계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른바 ‘전통파’가 주류를 이룬다. 그동안 중국 정부의 대북정책은 이들의 관점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북한의 도발적 행동이 반복되면서 무조건 북한 편을 들 게 아니라 도발적 행동을 할 때는 응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른바 ‘국제파’ 학자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통파인 외교부 산하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아태 안전·협력연구부 위사오화(虞少華) 주임과 국제파인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장롄구이(張璉?) 교수를 만나 북한 위성발사를 보는 중국 내 다른 시각과 발사 이후 대책 등을 들어봤다. ■대북 유화론 ‘전통파’ 위사오화 中국제문제硏주임 “국제사회 北 제재 논의 성급, 발사 실체 일단 지켜봐야” 위사오화(虞少華)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아태안전·협력연구부 주임은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국제 제재를 논의하는 건 성급하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위 주임은 “중국은 동북아 안정이라는 큰 국면을 행동 근거로 한다.”며 “중국의 (대북)노력이 효과를 보려면 주변 국가의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위성 발사가 안보리 결의 1874호 위배인가.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에는 인공위성이라는 단어가 없다. 위성 발사 기술이 미사일 발사에 사용될 수 있다고 해서 위성 발사를 미사일 발사라고 하는 건 맞지 않는다. 북한이 발사하려는 게 무엇인지 일단 지켜봐야 하고, 북한이 왜 4월 12~16일에 위성 발사를 계획했는지에 주목해야 한다. 2012년은 북한이 강성대국 진입을 선언한 해로 4월 15일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맞는 최대 국가 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생일)이다. 위성 발사를 통해 과학기술 성과를 과시하고 민심을 응집시키기 위한 목적이 많다고 본다. 국제사회에 고의적으로 시위하려는 목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북한이 위성을 발사할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움직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무엇을 쏘는지) 일단 지켜봐야 한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북한의 위성 발사 계획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는데 이는 우선 북한에 대해 2·29 북·미 합의로 개선된 북·미 관계와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깨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주변국들의) 과도한 반응으로 북한을 자극하는 것은 사태를 해결하는 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중국의 입장과 역할은. -현재 중국은 북한과 주변국들을 동시에 설득하고 있다. 미국은 비록 식량 지원을 잠정 중지한다고 선포했지만 2·29 합의를 폐기한다고 하지는 않았다. 미국도 지금 북한이 무엇을 하려는지 주시하면서 효과적인 사태 해결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 정세가 긴장에 처할 때마다 중국은 사태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중국처럼)싸움을 말리는 역할이 없다면 위험이 더 커진다. →중국은 북한을 지원하면서도 영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평이 있는데.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는 것은 영향력 확보가 목적이 아니라 북한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데 있다. 물론 중국의 북한에 대한 외교 노력이 온전히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북한은 주권국가다. 중국의 노력이 효과를 보려면 주변 국가의 대응이 중요하다. →중국이 북한을 옹호하면서 국제적 위상에 타격을 준다는 비판도 있는데. -중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목적으로 행동하지 북한에만 이롭도록 노력하지 않는다. 중국이 북한만 옹호했다면 한국과 수교를 했겠나. 중국이 한·미·일 편에서 북한 제재에 동참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더 큰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고 보는 한국학자들도 있다. 중국은 동북아 안정이라는 큰 국면을 행동의 근거로 삼는다. →북한의 계속된 도발로 중국이 주도했던 6자회담 무용론이 나오는데. -6자회담의 취지는 대화를 통해 비핵화를 실현하며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루자는 것이다. 6자회담은 중국뿐 아니라 관련국 모두 노력해야 다시 작동할 수 있다. 6자회담은 아주 완벽하진 않지만 현재로서는 모든 관련국들이 인정하는, 동북아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최적의 장치다. 미국, 일본, 한국뿐 아니라 북한의 안보 우려사항도 고려해야 한다. →중국은 북한의 개혁 개방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보나. -북한이 자기 방식으로 개혁 개방하도록 노력해왔고 효과를 보았다고 본다. 북한은 확실히 변화하고 있다. 북한은 중국의 개혁 개방을 인정하기 시작했고 경제특구를 만들고 있으며 국가개발은행도 진행하면서 대외 경제 협력 확대도 희망하고 있다. ■대북 강경론 ‘국제파’ 장롄구이 中공산당 국제전략硏교수 “누구도 ‘위성’주장 안 믿을 것 6자회담, 北도발 저지 한계” 중국 내에서도 대북 강경론자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장롄구이(張璉?)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위성 발사는 한반도 안정에 위협이 된다.”면서 “북한의 위성 발사가 평화적 목적을 위한 용도이든 군사용이든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배”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6자회담으로도 북한의 도발을 막을 수 없다며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중국이 주도하는 ‘6자회담’ 무용론에 수긍했다. →북한의 위성 발사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보는가. 그 근거는. -핵 개발은 물론 위성 발사도 한반도 안정을 위협한다. 2005년 8월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북한은 핵무기 개발 계획이 없고 자신들의 핵개발은 평화적인 이용을 목적으로 한다고 했으나 2006년 10월 돌연 핵무기 실험을 강행했다. 지금도 위성 발사라고 말은 하지만 세상에 북한의 말을 믿는 사람은 없다.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자신의 신뢰 이미지를 수립하는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북한의 위성(미사일) 발사 능력 강화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연관이 있다고 보는가. -그렇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위성 발사 이후 유엔을 통해 북한을 제재하려 하는데. -한국과 미국, 일본이 사후 제재를 시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북한의 위성 발사는 민용이든 군용이든 명백히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를 위반한 것이다. →중국의 도움이 북한의 개혁 개방을 이끌 수 있나. -가능성도 없고 방법도 없다. 세상 어느 누구도 북한을 개혁 개방으로 유도할 수 없다. 북한 스스로 개혁 개방을 견고히 반대한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6자회담 무용론도 나오는데. -6자회담으로 북한 핵개발 행위를 억제하기는 어렵다. 북한은 이미 6자회담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지금까지 탈퇴 의사를 거둬들인 적도 없다. 그러므로 6자회담을 다시 열기는 어렵다. 다시 열게 되더라도 향후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6자회담의 목표를 완수할 수 있다고 기대하지 않는다. →북의 핵개발과 위성 발사 강화에 대해 중국은 불안하지 않은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이미 북한의 위성 발사 문제에 대해 ‘우려’를 (서울핵안보정상회의에서) 표명하지 않았는가. 말한 그대로다. 외교부도 우려를 표명했고 장즈쥔 외교부 부부장(차관)도 발사 소식을 듣자마자 주중 북한 대사를 초치했다. →서울핵안보정상회의 등을 통해 한국이 국제사회의 북한 제재 분위기를 조성했던 노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한국은 한국의 희망과 요구가 있다. 한국의 주장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중국도 자신의 이익 판단에 따른 주장이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중·한 간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북한에 대해 강경론을 펴는 이유는. -한반도의 비핵화다. 우리는 북이 핵을 보유하길 바라지 않는다. 한편 장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 위성 발사 이후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제재 대열에 참여해야 하는지 등 중국의 정책적 판단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다만 그는 최근 홍콩 파닉스 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에 에너지 식량 등을 아무 조건 없이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중국의 의견은 별로 고려하지 않고 미국, 일본, 러시아 등이 어떻게 반응할지에만 관심을 갖는다.”고 말해 중국도 북에 대해 국제사회와 함께 강온전략을 동시에 구사해야 한다는 강경 입장을 시사했다. 장 교수는 앞서 지난 23일 홍콩 잡지 링다오저(領導者)에 기고한 글에서 “북의 핵개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과 일본도 핵무기를 갖겠다고 할 수 있다.”면서 “중국 주변의 핵 보유국과 잠재 핵 보유국들이 존재함에 따라 중국은 이들의 협박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글 사진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위사오화 中국제문제硏주임 ▲1982년 지린옌볜(吉林延邊)대 중문과를 졸업한 뒤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에서 20여년간 한반도 정세를 연구하며 아·태연구실 주임 등을 역임했다. 주북한 중국 대사관에서도 근무한 경험이 있다. ‘중국주변안전환경 조망’ ‘북미관계와 북핵문제‘ 등의 저서와 논문이 있다. 장롄구이 中공산당 국제전략硏교수 ▲1968년 김일성종합대를 졸업한 뒤 지린(吉林)사회과학원에서 20년 가까이 한반도 문제를 연구했다. 1988년 중국 공산당 간부를 양성하는 중앙당교로 자리를 옮겼으며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45년 이전 국제정치 속 북한과 중국’ ‘한반도 통일과 중국’ 등의 저서와 논문이 있다.
  • 현대차 ‘Live Brilliant(새 슬로건·빛나게 살아라)’

    현대차 ‘Live Brilliant(새 슬로건·빛나게 살아라)’

    “이제 브랜드 가치를 키워야 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새로운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구체화했다. ‘감성’을 통한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품질경영을 바탕으로 현대차의 글로벌 위상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계에 일관된 메시지 현대차는 30일부터 ‘당신의 자동차 안에 당신의 빛나는 인생이 있다’는 의미의 ‘리브 브릴리언트’(Live Brilliant)라는 새로운 슬로건으로 전 세계에 같은 광고를 선보이면서 글로벌 브랜드 경영을 시작한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전 세계에 ‘통합광고’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만드는 자동차 회사가 아닌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회사로 변신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고객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함께하는 차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하는 브랜딩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품질경영을 넘어서는 ‘브랜드 경영’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 그룹 최고 경영층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세계 5위로 올라선 현대기아차는 품질 자신감에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가 더해져야 글로벌 톱3로 진입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현대차의 통합광고는 4월부터 시작된다. 전 세계에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같은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주고자 영상 광고와 각종 인쇄 광고·디지털 콘텐츠 광고가 하나로 묶인다. 전 세계 각국에 언어만 다를 뿐, 비슷한 콘텐츠를 담은 현대차 광고가 나가는 것이다. ●CNN 등 유력매체에 광고 미국 보도채널인 CNN과 영국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 영국의 고급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모노클 등 전 세계 유력 매체에 현대차 이미지 광고가 나갈 예정이다. 또 리브 브릴리언트 캠페인의 의미에 맞게 광고 콘셉트도 바뀐다. 현대차는 ‘자아’(Self) ‘사랑’(Love) ‘우정’(Friendship) ‘가족’(Family) 등 4개 에피소드로 구성된 기업 영상광고를 제작했다. 자동차 제품에 대한 광고가 아닌 전 세계인에게 현대차가 줄 수 있는 ‘따뜻함’이 묻어나는 영상물인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새 광고는 자아를 발견하고자 떠나는 일탈과 사랑의 설렘, 우정을 확인하는 순간, 가족의 만남과 재탄생 등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들에 현대차가 함께해 왔다는 내용을 스토리 형식으로 담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인생의 충실한 동반자인 현대차란 브랜드를 각인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664억 백학산단, 가동 공장은 2개뿐

    경기도시공사와 연천군이 664억원을 들여 부지조성공사를 끝낸 연천 백학 일반산업단지 미분양분을 무이자 할부 분양으로 공급하기로 하자, 처음부터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경기도시공사는 29일 “백학산단 62개 필지 가운데 미분양분 36개 필지를 연말까지 무이자 할부 분양한다.”고 밝혔다. 대금납부 조건인 무이자 기한도 2년에서 5년으로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부동산업계는 “사업을 추진하던 2005년 당시 서울 및 공항에서 가까운 파주·양주에 민간개발 공장용지가 수백건이나 됐다.”면서 “입지가 불리한 지역에 무리하게 산단을 조성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기도시공사 역시 미분양이 많은 이유로 취약한 입지여건을 들고 있다. 고양시 J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2007년 12월 백학산단의 3.3㎡당 최초 분양가는 지금보다 5만 5000원 비싼 67만 5000원이었다.”면서 “당시 백학산단보다 가까운 파주 적성면과 연천 전곡읍 일대에서는 부지조성공사를 끝낸 공장용지를 30만~40만원이면 매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른 중개업소들도 “파주·양주·포천에는 건설업체들이 토목공사를 끝내놓고 수년째 방치하는 공장용지가 100~200건이었다.”고 말했다. 백학산단 입주 업체들도 취약한 입지 여건과 관련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28일 김문수 경기지사와의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체 관계자는 “워낙 오지다 보니 기업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택배조차 들어오지 않는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들도 백학산단과 연결되는 지방도 37호선과 국도 371호선의 조속한 확·포장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시공사 손학규 산업단지분양팀장은 “도로·녹지·폐수처리장 등 가처분 용지 비용까지 산단 분양가에 포함돼 개별 공장부지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백학산단에서 공장을 가동하는 업체는 2곳뿐이다. 4곳은 가동 준비단계, 11곳은 건축 중이거나 올해 착공 예정이다. 9곳은 착공일정을 잡지 않았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공생발전 특집] 아시아나항공

    [공생발전 특집]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회사 경영의 핵심 목표를 사회공헌 활동 확대를 통한 ‘공생발전’으로 정하고 국내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 등지로도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국내 1사 1촌 운동, 다문화가족을 위한 모국어 책 지원사업뿐 아니라 동남아의 세계문화유산 보호, 저개발국가 기초생활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또 최근 중국 내 중학교와 ‘1지점 1교’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교육 지원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2일 한국국제협력단과 함께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투먼시 제5중학교와 중국 내 첫 번째 ‘1지점 1교’ 자매결연을 맺었다. 이날 결연식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은 교육용 컴퓨터 40대, 도서 1000권, 피아노 1대를 전달했다. 앞으로 옌지, 창춘, 시안 등 총 6개 도시를 시작으로 중국 20개 취항 도시의 초·중학교와 자매결연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6월부터 아시아나항공의 기내 잡지를 통해 베트남 중부 도시 ‘후에의 황성 유적지’를 소개한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로 ‘베트남의 경주’로 불리는 후에의 유적지 보존 활동도 단계적으로 펼친다. 필리핀에선 아이타족 마을 이전을 위해 올 상반기까지 개량형 전통주택 60채를 지어 기부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007년부터 경기 안산시, 서울 강서·양천구 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베트남·중국·일본·캄보디아·태국·러시아·필리핀·프랑스 등 8개 나라의 베스트셀러·동화책 등 책 7600여권을 기증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뉴스제공·게임… 카카오톡, 제2 네이버 야심?

    뉴스제공·게임… 카카오톡, 제2 네이버 야심?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네이버, 다음, 구글 등 인터넷 포털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톡은 단순히 스마트폰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뉴스 제공 및 모바일게임 사업을 통해 현재 ‘선물하기’와 ‘플러스 친구’ 등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반면 포털업체의 수익은 배너 광고, 게임, 소셜커머스 등에서 발생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 저작권 대행업체 NICE평가정보, 솔루션 업체 컨탬과 뉴스 공급 계약을 맺고 이르면 다음 달 초부터 카카오톡에서 뉴스를 서비스하기로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플러스 친구에 뉴스 콘텐츠를 추가해서, 이용자가 뉴스를 친구로 등록하면 뉴스를 메시지 형태로 받는 방식이다.”면서 “현재 플러스 친구에 잡지 등 관련 콘텐츠가 10여개에 이르고, 각 언론사에서도 플러스 친구 등록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플러스 친구는 기업과 브랜드 업체가 카톡 가입자를 대상으로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카카오톡에 입점한 기업 등은 광고료 등을 물고 있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일본의 민간 기상정보회사인 ‘웨더뉴스’와 공동사업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웨더뉴스 역시 플러스 친구에서 추가되면 날씨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모바일 메신저로 수익을 내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4200만여명의 가입자가 강점”이라면서 “카카오톡도 당장 수익이 나지는 않겠지만 향후 뉴스 서비스를 통한 광고 수익이 늘어날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카오톡의 뉴스 서비스를 놓고 일부에서는 과거 인터넷 포털업체의 잘못된 전철을 밟는 게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포털에 게재된 뉴스들이 네티즌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제목을 자극적으로 바꾸는 경우가 많아 혼란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포털에 게재된 기사는 심의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아무런 제재 없이 노출되는 경우가 있고,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도 여과 없이 계속 등장할 것이 우려됐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제에 네이버, 카카오톡 등 부가서비스사업자를 포함시키고 필요한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라면서 “네이버나 카카오톡이 이용자들에게 통신이용에 장애요인을 발생시킬 소지가 있는지 평가한 뒤 규제 여부를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스타도 ‘소통의 기술’이 필요해

    스타들과의 인터뷰는 설레기도 하지만, 동시에 긴장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한 시간 내에 서로 안면을 트고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속내를 끄집어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까칠하고 비협조적인 톱스타와 기싸움을 벌여야 할 때는 더욱 그렇다. 지난해 11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주연 배우 A와 마련된 인터뷰 자리. 퇴근도 포기하고 약속 장소에 들어섰더니 A는 의자에 반쯤 누워 수면을 취하고 있었다. ‘인터뷰에 얼마나 지쳤을까’ 하는 안쓰러움이 몰려왔다. 그러나 A가 ‘그냥’, ‘글쎄’ 등 시큰둥하고 성의 없이 인터뷰에 응하자, 안쓰러움은 온데간데없어지고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싶어졌다. A는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해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해 드라마가 성공리에 종영된 뒤 만난 한 남성 스타 B. 코믹하고 유연한 극중 역할과 달리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시비조로 나왔다. 한 후배 기자가 B와 인터뷰하다가 울음까지 터뜨렸다는 소문을 나중에 들었다. 그후 우연히 라디오에 출연한 그가 생방송에서 작가에게 호통을 치는 것을 듣고서 깜짝 놀랐다. 인터뷰 중에 잡지 책을 보면서 성의 없이 답변하던 배우 C, 한 시간 내내 땅바닥만 쳐다보고 상대방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던 신인 여자 탤런트 D, 일부러 동문서답하는 방식으로 질문을 요리조리 피하는 가수 E 등의 이야기를 전해들으면서 스타들에게도 ‘소통’의 기술이 적잖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팬들을 대신해 질문을 던지는 기자에게 적어도 자신이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에 대해 잘 소개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겸손하게 ‘소통’을 하는 배우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영화 ‘도가니’로 흥행을 일군 배우 공유는 영화의 특성상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섭외를 거절했다. 대신 6일 동안 하루 7시간씩 신문 등과의 인터뷰에 매달렸다. 배우로서 작품과 대중이 소통하는 데 최선을 다한 셈이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촬영 중에 만난 장혁도 그의 별명처럼 ‘바른생활 사나이’였다. 약속 시간 5분 뒤에 문을 열자 그는 정자세로 앉아 대본을 읽고 있었다. 질문마다 성의 있게 답하던 그는 결국 “몸매에 해가 되지 않겠느냐.”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맥주로 목을 축이며 한 시간이 넘게 진지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요즘 충무로의 ‘대세남’ 하정우도 소통을 즐기는 배우다. 지난 6개월간 3편의 영화를 개봉한 그는 “영화가 자주 개봉해 기자들을 만나는 것이 민망하다.”면서도 언제나 자신의 출연작을 설명할 때는 열정적이다. 감독들도 인정하는 ‘언변의 대가’ 송강호나 대답 하나에도 내공이 느껴지는 배우 최민식, 겸손하면서도 조리 있는 화법의 하지원 등을 만날 때 역시 소통에 능한 배우들이 롱런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톱스타가 반드시 친절하거나, ‘달변가’일 필요는 없다. 톱스타 고수는 말주변도 없고 조금만 예민한 질문을 던져도 얼굴이 붉어지지만 대답에 진정성이 느껴지는 배우다. 요즘 아이돌 그룹은 데뷔 전에 비디오를 앞에 두고 인터뷰 연습까지 한다고 한다. 그 정도일 필요까지는 없지만, 스타들에게도 소통은 분명 중요한 덕목이다. 영원한 인기도, 영원한 스타도 없다. erin@seoul.co.kr
  • ‘엄친딸’ 타이완 총통 딸 “좋아요” ‘된장남’ 보시라이 아들 “싫어요”

    ‘엄친딸’ 타이완 총통 딸 “좋아요” ‘된장남’ 보시라이 아들 “싫어요”

    “그녀는 전액 장학생도 아니고, 빨간 페라리도 없다. 하버드대 석사 소지자로 버스와 이코노미석을 이용한다. 중국 빈곤마을 부촌장 딸보다 행색이 남루하고 그 흔한 명품도 하나 걸치지 않는다. 아버지인 타이완 마잉주(馬英九) 총통의 관시(關係)를 이용해 직장을 구하기보다 차이궈창(蔡 强·저명 예술가)의 조수 일부터 시작하는 등 바닥부터 다지고 있다. 박사 과정을 준비 중이며, 친구들과 여성 잡지도 운영한다.” 마 총통의 장녀인 마웨이중(馬唯中)의 검소하고 독립적인 태도를 칭찬하는 글이 최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연일 리트위트(재전송)되면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전액 장학생이 아니고 빨간 페라리도 없다’는 대목은 이번 양회 직후 해임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서기의 아들인 보과과(薄瓜瓜)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빗댄 것이다. 중국 반관영인 남방도시보 계열의 주간지인 남방인물주간은 23일자 최신호에서 ‘자신의 길을 걷는 엄친딸 마웨이중’이란 제목으로 마웨이중의 검소하고 낮은 자세를 정계 자제의 모범으로 치켜세웠다. 올해 32세인 그녀는 어머니 저우메이칭(周美靑) 여사처럼 민낯에 흰색 셔츠와 청바지를 즐기는 서민형으로, 영어는 물론 불어에도 능통하다. 바이올린과 첼로, 그림 솜씨까지 뛰어난 그야말로 ‘엄친딸’의 전형이었다. 타이완국립대인 동물학과에 합격한 뒤 하버드대 생명과학과로 유학을 떠났다. 사회봉사에 관심이 많아 기회가 될 때마다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반면 보과과는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12살때부터 영국에서 가장 비싼 사립학교 가운데 하나인 해로스쿨을 다녔다. 학비 출처가 문제가 되자 ‘전액 장학금’이라고 주장했다. 술집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외국 여성들과 어울려 찍은 사진과 붉은색 페라리를 몰고 베이징 시내를 출몰했다는 기사가 보도되며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공산당 간부들의 부패와 권력남용에 대한 분노가 커지는 상황에서 도를 넘어서는 권력층 자녀들의 생활은 일반인들의 공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중국의 권력층 자녀들은 마오쩌둥(毛澤東)이 공산화에 성공한 이후 수십년 동안 격리된 엘리트 학교에서 수학했다. 최근에는 미국 영국 등의 유명 사립학교로 조기유학을 떠난 뒤 해외 명문대에 진학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귀국한 뒤에도 부모 덕에 국영기업이나 정부기관, 외국계 투자은행 등에서 일자리를 얻어 승승장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방송에선 그렇게 착하더니…톱스타의 충격적 실체

    방송에선 그렇게 착하더니…톱스타의 충격적 실체

    스타들과의 인터뷰는 설레기도 하지만, 동시에 긴장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한 시간 내에 서로 안면을 트고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속내를 끄집어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까칠하고 비협조적인 톱스타와 기싸움을 벌여야 할 때는 더욱 그렇다. 지난해 11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주연 배우 A와 마련된 인터뷰 자리. 퇴근도 포기하고 약속 장소에 들어섰더니 A는 의자에 반쯤 누워 수면을 취하고 있었다. ‘인터뷰에 얼마나 지쳤을까’ 하는 안쓰러움이 몰려왔다. 그러나 A가 ‘그냥’, ‘글쎄’ 등 시큰둥하고 성의 없이 인터뷰에 응하자, 안쓰러움은 온데간데없어지고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싶어졌다. A는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해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해 드라마가 성공리에 종영된 뒤 만난 한 남성 스타 B. 코믹하고 유연한 극중 역할과 달리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시비조로 나왔다. 한 후배 기자가 B와 인터뷰하다가 울음까지 터뜨렸다는 소문을 나중에 들었다. 그후 우연히 라디오에 출연한 그가 생방송에서 작가에게 호통을 치는 것을 듣고서 깜짝 놀랐다. 인터뷰 중에 잡지 책을 보면서 성의 없이 답변하던 배우 C, 한 시간 내내 땅바닥만 쳐다보고 상대방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던 신인 여자 탤런트 D, 일부러 동문서답하는 방식으로 질문을 요리조리 피하는 가수 E 등의 이야기를 전해들으면서 스타들에게도 ‘소통’의 기술이 적잖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팬들을 대신해 질문을 던지는 기자에게 적어도 자신이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에 대해 잘 소개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겸손하게 ‘소통’을 하는 배우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영화 ‘도가니’로 흥행을 일군 배우 공유는 영화의 특성상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섭외를 거절했다. 대신 6일 동안 하루 7시간씩 신문 등과의 인터뷰에 매달렸다. 배우로서 작품과 대중이 소통하는 데 최선을 다한 셈이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촬영 중에 만난 장혁도 그의 별명처럼 ‘바른생활 사나이’였다. 약속 시간 5분 뒤에 문을 열자 그는 정자세로 앉아 대본을 읽고 있었다. 질문마다 성의 있게 답하던 그는 결국 “몸매에 해가 되지 않겠느냐.”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맥주로 목을 축이며 한 시간이 넘게 진지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요즘 충무로의 ‘대세남’ 하정우도 소통을 즐기는 배우다. 지난 6개월간 3편의 영화를 개봉한 그는 “영화가 자주 개봉해 기자들을 만나는 것이 민망하다.”면서도 언제나 자신의 출연작을 설명할 때는 열정적이다. 감독들도 인정하는 ‘언변의 대가’ 송강호나 대답 하나에도 내공이 느껴지는 배우 최민식, 겸손하면서도 조리 있는 화법의 하지원 등을 만날 때 역시 소통에 능한 배우들이 롱런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톱스타가 반드시 친절하거나, ‘달변가’일 필요는 없다. 톱스타 고수는 말주변도 없고 조금만 예민한 질문을 던져도 얼굴이 붉어지지만 대답에 진정성이 느껴지는 배우다. 요즘 아이돌 그룹은 데뷔 전에 비디오를 앞에 두고 인터뷰 연습까지 한다고 한다. 그 정도일 필요까지는 없지만, 스타들에게도 소통은 분명 중요한 덕목이다. 영원한 인기도, 영원한 스타도 없다. erin@seoul.co.kr
  • [책꽂이]

    ●세이빙 애덤(조나단 와이트 지음, 안진환 옮김, 더스타일 펴냄) 인간의 이기심에 기초한 자유시장을 찬양한 것으로 알려진 애덤 스미스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자는 의미에서 애덤 스미스를 구하겠다고 나선 책. 고전 경제학의 대가들을 눈앞에 두고 대화를 나눈다는 SF소설 같은 이색적인 설정에다 전문 경제학자답게 그 대화들을 모두 원전에서 따오는 방식으로 치밀하게 구성해 높았다는 평가를 받은 책이다. 우수한 책을 5900원이라는 싼 가격에 공급하겠다는 출판사의 ‘59클래식북’ 시리즈 가운데 하나다. 자기 계발서의 선구자로 불리는 월러스 워틀스의 ‘끌어당김의 지혜’, 소아마비를 뛰어넘어 노벨물리학상을 받아 화제를 모았던 고시바 마사토시의 ‘도쿄대 꼴찌의 청춘특강’, ‘국화꽃 향기’로 유명한 김하인 소설가의 ‘내 아버지, 그 남자’도 함께 나왔다. 아널드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 등 경제경영·문학·인문·실용 4개 장르로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 ●이런 나라 물려줘서 정말 미안해 (함영훈 등 지음, 미래의 창 펴냄)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에 이은 2차 베이비붐 세대(1966∼1974년생). ‘잊혀진 세대’라 불리는 이 F세대에 주목했다. 위 세대가 만들어놓은 경제 양극화에 대한 분노와 에너지가 주된 분석 대상이다. 헤럴드경제의 기자 6명이 참여한 탐사기획보도의 결과물이다. 1만 2000원. ●부두에서 일하며 사색하며(에릭 호퍼 지음, 정지호 옮김, 동녘 펴냄) 평생을 떠돌이 막노동꾼으로 살았던, 그래서 정규 교과 과정을 밟지도 못했음에도 철학적 이슈들에 대해 홀로 도전해 많은 저작을 남긴 ‘거리의 철학자’ 에릭 호퍼가 남긴 일기다. 출간을 의도한 기록이 아니었기에 그의 독서 편력, 사색 과정, 집필 동기 등을 상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1만 2000원. 저자가 사회 변화에 단상을 담아낸 ‘우리 시대를 살아가며’와 ‘시작과 변화를 바라보며’도 함께 출간됐다. 1951년 ‘맹신자들’로 미국 사회에서 크게 인정받은 이후 1960년대 들어 각종 잡지 등에 기고했던 글들을 묶어 내놓은 책이다. 각권 1만원. ●상대의 심장에 말을 걸어라(정명진 지음, 토네이도 펴냄)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 저명 인사들만 상대하는 VIP 의전 전문 여행사 코스모진을 이끌고 있는 저자가 그간의 경험을 녹여냈다. 모델 신디 크로퍼드, 영화 감독 우디 앨런, 예술가 바네사 미크로포트, 노벨평화상 수상자 로버트 굴드 등 세계적 명사들에 대한 얘기들이 담겼다. 1만 4000원. ●시크릿 오브 코리아 (안치용 지음, 타커스 펴냄) 재미 언론인으로 동명의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아직까지 실소유주 논란이 끊이지 않는 BBK 문제, 노무현 전 대통령 딸 노정연씨의 아파트 문제 등을 깊이 있게 추적해 들어갔다. 1만 8000원. ●현대물리학, 시간과 우주의 비밀에 답하다(숀 캐럴 지음, 김영태 옮김, 다른세상 펴냄) 노벨물리학상 후보에 거론될 정도로 뛰어난 이론물리학자인 데다 ‘네이처’지가 선정한 5대 과학블로그를 만들 정도로 대중적인 저자가 양자역학, 빅뱅 등 각종 물리학 이론을 동원해 ‘시간의 화살’이란 비밀에 도전한다. 2만 9000원.
  • ‘수유동 강간·살인방화범’ 604일 만에 검거

    2010년 7월 26일 불이 난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다세대주택 3층 방에서 2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하의는 벗겨졌고 목에는 졸린 흔적이 있었다. 경찰은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방화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범인의 정액도 채취했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 TV를 뒤지는 등 탐문수사를 폈지만 범인을 잡지 못했다. 1년 8개월 뒤인 지난 11일 성북구 동선동의 한 원룸에 강도가 침입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복면을 쓴 30대 남성이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빼앗고 K(23·여)씨를 강제로 폭행했다는 것이다. 범인은 K씨의 손발을 청테이프 등으로 묶었다. K씨는 경찰에서 범인이 180㎝가량의 훤칠한 키에 순한 인상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주변 CCTV에 찍힌 강모(37)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해 추궁했다. 또 K씨 사건에 대한 증거를 찾기 위해 강씨 DNA에 대한 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검사 결과 강씨의 DNA는 수유동 살인 사건 때 확보한 DNA와 일치했다. 강씨는 수유동 범행 현장에서 5㎞ 남짓 떨어진 곳을 떠돌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21일 살인 등의 혐의로 강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상업사진 중단 후 ‘한국의 재발견’ 나선 사진가 김중만

    [김문이 만난사람] 상업사진 중단 후 ‘한국의 재발견’ 나선 사진가 김중만

    아주 먼 공간을 현재로 확 끌어당긴다. 좁혔다 늘였다, 모든 것이 보는 방향과 각도에 따라 변한다. 과학과 예술, 그리고 영혼이 버무려진 걸작이 탄생하기도 한다. 뭘까. 바로 사진이다. 하여 누구나 사진을 감상하고 싶어 한다. 이 시대의 대표적 사진작가 김중만(58)씨. 요즘에는 어떤 앵글로 감동을 만들어 가고 있을까. 5년 전, 더 이상 상업사진 촬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새로운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기에 카메라를 든 그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우선 최근의 몇 가지 사례부터 들여다보자. 첫 번째, 서울대병원 본관 1층에 가면 ‘우리 모두에겐 희망에 대한 절대적 소망이 있다’는 주제의 흔치 않은 사진전을 감상할 수 있다. 김씨가 직접 병원 곳곳을 누비며 삶에 도전하는 환자와 가족, 그리고 진료 현장을 뛰는 의료진의 숨김 없는 모습을 담은 사진 30점이 전시되고 있다. 김씨가 꼬박 3일 동안 병원에 기거하며 찍은 작품들이다. 이 전시는 ‘희망 기부, 나눔의 문화’에서 출발했으며 23일까지 계속된다. 두 번째, 병영문화 월간잡지 ‘HIM’을 통해 ‘그대들이 지키는 아름다운 우리 강산’이라는 제목으로 병사들을 위한 헌정 사진전을 시작했다. 그가 직접 몸으로 찍은 아름다운 국토강산의 사진들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최근호에는 ‘강원도 영월 요선암’ 등 새로운 사진 8점이 포토 에세이 형식으로 지상 전시되고 있다. 세 번째, 지난 20일 동북아역사재단 등과 협약을 맺고 다음 달 1일부터 1년 동안 독도 전역을 카메라에 담는 작업을 시작한다. 생활과 동식물 등 기록적, 예술적 가치가 있는 사진을 총망라하게 돼 또 다른 차원의 독도 수호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가 터치하는 독도의 사계는 어떤 모습일까. ●레게 머리 알아볼까봐 헤어스타일 바꿔 지난 19일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 김씨를 만났다. 바쁜 촬영 일정 때문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잠시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김씨 특유의 레게머리 스타일이 아니어서 의외였다. 헤어스타일을 왜 바꿨느냐고 물었다. “이렇게 하면 알아보지 못할 것 같아서요.”라며 웃는다. 먼저 병원 전시 얘기를 꺼냈다. “아시다시피 병마와 싸우는 환자들은 희망을 가져야 하거든요. 또 병원에는 좋은 의사들이 많이 남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건강한 삶, 건강한 세상 만들기에 동참하자는 취지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환자들, 나눔을 통해 값진 삶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고자 했습니다.” 병사들을 위한 헌정 사진전도 이 같은 ‘나눔’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아는 분의 권유도 있었지만 나라를 지키는 60만 병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하겠다고 했지요. 그들에게 ‘아름다운 강산’, ‘국토사랑’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너희들이 있어 편하게 살고 있으니 뭔가 해 줘야 한다는 ‘나눔의 생각’에서 말입니다.” 이어 독도 얘기를 꺼냈다. “사실 제가 ‘한국의 재발견’이라는 이미지 작업을 한 지 5년 차가 됩니다. 첫 번째는 관광공사와, 두 번째는 문화재청과 협약을 맺어 한국적인 것을 찾는 작업을 했지요. 그런 연장선상에서 독도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독도는 그동안 개인적으로 두 번 정도 다녀왔는데 정말 아름다운 곳이지요. 좋은 작업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사진작가들은 도저히 들어갈 수 없는 보물 같은 곳이지요” 그는 또한 “우리의 땅 독도에서 우리의 정서를 반영한 작품을 만들어 독도를 세계에 알리고, 미래세대를 위한 영유권의 근거를 기록물로 남길 것”이라면서 “그들(일본)이 뭐라고 하든 말든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꾸준히 준비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독도 프로젝트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전시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사진 관람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도 다음은 어디냐는 질문에 “제주도로 향할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를 위해 틈틈이 제주도에 다녀온다고 귀띔했다. ●한국 전통·깊이 간과했던 지난날 반성 “그동안 한국의 전통과 한국적 깊이를 간과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작업을 하면서 반성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상업사진을 하면서 정체성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없었지요. 뒤늦게나마 우리나라 이미지에 빠지면서 정체성을 생각했고 ‘너는 누구냐’ 하는 물음에 조금 (답을)찾아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한국 사진가가 해야 할 일은 무궁무진합니다.” 그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진다. 상업사진 시절에 대한 반성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1988년 한국인으로 귀화한 그는 패션작가로 유명 연예인들과 사진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전도연, 비, 원빈, 정우성, 배용준, 이병헌, 강수연, 손예진 등 1000여명에 이르는 스타와 패션사진, 광고, 영화, 포스터 등 다양한 분야의 사진을 찍었다. 연간 17억원을 벌어들일 정도였다. 그러던 2007년 11월 어느 날 둑길을 걸으면서 문득 자신에 대해 물음표를 던졌고 상업 사진을 확 접었다. 연간 수입이 800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좀 더 일찍 고민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 안의 영혼과 진정한 자신을 찾아야 한다는 어떤 절실함이 다가왔습니다. 중랑천 둑길을 걷다가 문득 수양버들을 보고 ‘너를 찍어도 되겠니’라고 몇 번 물었고 비로소 대답을 들었을 때 방향전환을 하게 됐지요.” ●阿 봉사한 부친 유언 따라 26곳에 골대 세워 이후 수양버들을 찍으면서 둑길에 있는 나무들과 친구가 됐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았을 법한 외로운 나무들과도 가까워졌다. 어쩌면 소외된 사람들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것처럼 다가왔다. 그렇게 찍은 둑길 사진만 무려 4만 5000여 장이다. “저는 사진작가로 생각 안 합니다. 그저 사진가일 뿐입니다. 사진가의 인생으로 반절 정도 왔습니다. 앞으로 5년 차의 사진가로서 우리나라를 정성으로 담아내려 합니다.” 화제를 아프리카로 돌렸다. 지난달에도 아프리카에 다녀왔다고 하면서 “그동안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 걸린 아이 등 불우한 아이들과도 자주 만났는데 이들을 위해 실질적으로 무엇을 해 줄 것인가 고민을 많이 해 왔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종단 축구 골대 세우기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과 요하네스버그, 보츠와나, 나미비아, 잠비아, 짐바브웨, 케냐, 에티오피아 등 희망의 축구 골대로 아프리카의 남부에서 북부로 올라가는 것이지요.” 이 사업의 일환으로 현재 26개의 축구 골대를 세웠다. 이는 아버지가 생전에 아프리카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정신과 맥락을 같이한다. 1960년대 말 가족을 이끌고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로 이주해 평생을 진료에 바친 의사 아버지는 생전에 “아프리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아들에게 자주 강조했고 ‘아프리카 사진’ 또한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찍기 시작했다. 그가 목숨 걸고 찍은 아프리카 사진들은 현재 제주도에 있는 아프리카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사진 인생 37년… 75만장 찍어내 1975년 개인전을 통해 데뷔했으니 그의 사진 인생은 올해로 37년째. 그동안 찍은 사진만 무려 75만장이다. 내친김에 100만장까지는 찍어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이런 그에게 사진이란 무엇인지 물었다. “전쟁입니다. 카메라를 들고 치열한 전선으로 뛰어들어가 이기는 것입니다. 200년 사진 역사에 한국인으로 뛰어들어야 합니다. 우리 것이 좋은데 아직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극복하려면 열정과 한국의 혼을 가진 후배들이 많이 나와야 합니다. 앞으로 그 전쟁터는 더 치열해질 테니까요. 우리나라는 디지털카메라 보급 1위 국가입니다. 모든 국민들이 사진가다운 DNA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아름다운 것을 열망하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는 그는 “일반 국민들은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찍고 사진가인 저는 아름답지 않은 것을 아름답게 찍어나가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김중만 1954년 철원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로 이주했다. 프랑스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니스 국립응용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던 중 사진작가로 방향을 틀었다. 1975년 니스 ‘장피에르 소아르니’에서 데뷔 개인전을 가지면서 본격적인 사진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77년 프랑스 ‘아를 국제 사진 페스티벌’에서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23살 때 프랑스 ‘오늘의 사진작가 80인’에 최연소 작가로 선정됐다. 1988년 한국으로 귀화한 뒤 패션작가와 유명 연예인들 사진 작업을 하던 중 2007년 상업사진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기아와 질병으로 고생하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후원하면서 세계 오지와 극지를 오가며 예술 사진을 찍었다. 최근에는 ‘한국의 재발견 프로젝트’에 전념하고 있다. 주요 저서와 사진집으로는 ‘동물의 왕국(1999), ‘아프리카 여정’(2005), ‘김중만 사진집’(2005), ‘섹슈얼리 이노선트’(2006) 등이 있다. 아울러 패션사진가상(2000), 모델라인 2002 베스트 드레서 백조상(2002), 제5회 마크 오브 리스펙트상(2010) 등을 수상했다. 현재 스튜디오 ‘벨벳 언더그라운드’ 대표로 있다.
  • 입주 6월인데 개교는 내년… “우리 아이 어떡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개발하는 경기 고양시 삼송신도시에서 대규모 학교 개교 지연 사태가 현실로 나타났다. 아파트 입주는 6월 시작되지만, 전체 9개교 중 초등학교와 중학교 각 2곳, 고교 1곳은 내년 3월, 초등학교 1곳은 2014년에야 문을 연다. 나머지 3곳은 아직 일정도 잡지 못했다. 모두에게 ‘오랜 더부살이 수업’이 불 보듯 뻔하다. 21일 고양교육지원청에 따르면 토지주택공사는 신도시에 1만 9854가구의 공동주택을 신축하면서 절반에 가까운 9870가구를 국민임대아파트로 직접 지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토지주택공사는 착공 및 입주 시기를 4~5차례 변경한 끝에 전체 8개 블록 가운데 지금까지 3개 블록 3562가구만 착공했다. 이에 따라 토지주택공사 국민임대아파트 3개 블록 입주는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하게 됐다. 올해는 현대산업개발·호반건설·계룡건설·동원개발 등이 착공한 일반분양 아파트 4416가구만 입주한다. 이같이 토지주택공사 국민임대아파트 입주가 늦어지자 경기교육청과 고양지원청은 당초 올 3월로 예정했던 5개 초·중·고의 개교를 1년 뒤로 미뤘다. 고양지원청 학교설립담당 정연태 주무관은 “토지주택공사 아파트가 당초 올해부터 입주할 것이라고 해서 2010년 3월 학교설립계획을 모두 마쳤는데 아파트 입주 지연 소식을 듣고 개교를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해 12월 말 사업시행자인 토지주택공사와 건설사 분양사무소 등에 문서로 통보됐다. 개교가 지연되면서 올 6월부터 내년 2월 사이 입주하는 학생들이 큰 불편을 겪을 전망이다. 삼송아이파크 610가구를 비롯해 올해 입주를 시작하는 4416가구는 개교가 지연되면서 내년 2월 말까지 신원초·삼송초·고양중·고양고 등 근처 다른 학교로 임시 통학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계룡리슈빌(A-15블록)과 동원로얄듀크(A-17블록) 1622가구는 삼송2초등학교 개교 때까지 2년이나 근처 삼송3초등학교로 임시 통학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신도시에 유일한 신설 고교인 삼송일고는 내년 3월 개교 예정이지만, 교과과정 편성이 확정되지 않아 1학년만 입학 가능하고 2·3학년은 근처 고양고 또는 6㎞ 이상 떨어진 화정지구까지 통학해야 한다. 주변 상권 형성도 안 돼 학원 이용자들의 불편도 예상된다. 기반시설 공사조차 마무리되지 않은 터에 이 같은 난관과 맞닥뜨린 경기교육청과 고양지원청은 토지주택공사 등에 임시 통학버스 운행과 통학로 주변에 대한 안전대책을 요구하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檢·警은 ‘밀양사건’ 말싸움

    檢·警은 ‘밀양사건’ 말싸움

    경남 밀양경찰서 경위가 검사를 모욕·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한 이른바 ‘경찰의 검사 고소사건’과 관련, 검찰과 경찰이 연일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할 경찰과 협조해야 할 검찰이 말로 치고받는 형국이다. 검경 간에 감정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대구 성서경찰서에 특별수사팀을 꾸렸지만 제대로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창원지검 관계자 등은 20일 “고소인 정재욱(30·밀양서 지능범죄수사팀장) 경위가 진실을 숨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작심하고 저지른 일에 무슨 말을 못하겠느냐.”면서 “경찰은 사실관계 증명보다 검사와의 맞짱 토론, 검사의 경찰 소환 성사를 노리고 있을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지난 17일 정 경위가 경찰 내부게시판에 피고소인 박대범(38·현 대구지검 서부지청) 검사를 겨냥, “당당하면 (경찰) 조사를 받으라.”는 글을 올린 데 대한 재반박이다. 정 경위는 글에서 “1월 20일 당시 301호 검사실에서 박 검사와 어떠한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면서 “고소 사실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정 경위의 주장과 고소 내용을 조목조목 되받아쳤다. 검찰 측은 “사건 당일 밀양지청에 나온 정 경위는 지휘받는 사법경찰도, 참고인 신분도 아닌 피고소인 신분이었다.”면서 “1월 25일 정 경위가 검찰에 낸 진술서가 증거”라고 말했다. 또 조현오 경찰청장이 “박 검사와 두 번밖에 만나지 않았다는데 무슨 형·동생 사이인가.”라고 말한 데 대해 “밀양지청엔 지청장 포함 검사가 4명뿐이며 밀양 같은 소도시에서 지휘 관계 검사·경찰이 여덟 살 차이면 친해질 수밖에 없다. 영장청구 관련해서만 해도 정 경위가 4차례나 찾아왔고 수시로 들락날락했다.”면서 “(박 검사를) 형이라 부르는 것을 들었다는 사람도 여러 명”이라고 강조했다. 검찰 측은 사건축소 의혹과 관련, “경찰의 주장과 달리 수사를 오히려 확대했고 업체대표를 구속기소했으며 지금도 추가 혐의로 수사 중”이라면서 “축소하려 했다면 무혐의처분, 불구속기소 등을 해야 하지 않았겠나.”라고 맞섰다. “전관예우 때문에 영장청구에 시간을 끌었다.”는 경찰의 주장에 대해선 “1월 13일 금요일에 구속영장이 지청에 도착했고 곧바로 주말이어서 검토 후 수요일인 18일에 청구했다.”면서 “주말을 제외하면 영장을 검토하는 데 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의 핵심 목격자인 박모(60)씨가 4·11 총선에서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소환이 불투명한 상태다. 또 박 검사에 대한 피고소인 조사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엄정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면서 “민감한 사안이라 수사 기간이 꽤 길어질 것”이라며 수사가 장기화될 것임을 내비쳤다. 밀양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지동원 교체출장 선덜랜드, 블랙번에 패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의 지동원(21)이 네 경기 만에 다시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동원은 20일(현지시간) 영국 블랙번의 이우드파크에서 열린 2011-2012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블랙번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27분 교체투입됐다. 지난달 25일 웨스트브로미치와의 원정경기 이후 네 경기만이다. 선덜랜드는 니콜라스 벤트너와 프레이저 캠벨을 주전 공격수로 내세웠다. 그러나 주전 공격수 두 명 모두 슈팅 기회를 잡지 못하고 뭉툭한 공격력을 보여준 선덜랜드는 블랙번에 번번이 골문을 위협당하는 등 불안한 플레이를 이어갔다. 데이빗 호일릿에게 선취골을 허용해 1-0으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캠벨과 교체된 지동원은 경기에 투입되자마자 페널티 박스 안에서 제임스 맥클린의 센터링을 받아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 위를 넘겨 아깝게 동점 기회를 놓쳤다. 지동원이 제대로 활약을 펼치기에는 시간이 너무나 부족했다. 후반 41분 아예그베니 야쿠부에게 헤딩골을 얻어맞은 선덜랜드는 2-0으로 패해 승점을 챙기지 못하고 10승7무12패, 승점 37로 리그 9위 자리에 머물렀다. 연합뉴스
  • ‘하이파이브’하며 미소짓는 상어 포착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다이버가 용감한 것일까 아니면 상어가 여유로운 것일까. 미소짓는 듯한 표정으로 잠수부와 ‘하이파이브’하는 상어가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20일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상어 다이빙’으로 유명한 바하마 섬 인근 카리브해에서 촬영된 특별한 상어 사진을 소개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날렵한 유선형의 상어 한 마리가 검은 잠수복을 입은 한 남성과 하이파이브를 하듯 지느러미와 손벽을 맞추고 있다. 사진속 주인공인 엘리 마르티네즈(40)는 ‘샤크 다이빙’이란 잡지의 편집자로, 동료와 함께 상어 다이빙(상어와 함께 유영을 하는 것)을 하던 중 이같은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됐다고 한다. 마르티네즈는 “모든 커다란 상어와 함께 해저에 있던 그 상어는 아름다웠다”면서 “난 많은 상어 다이빙을 했기 때문에 그들을 당황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특별한 상어는 매우 여유롭게 보였고 내가 손을 내밀어도 계속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노련한 잠수부인 마르티네즈는 당시 어떠한 위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상어와 교감하는 것을 즐기며 잠수 내내 그들과 시간을 보낸다”면서 “가끔 함께 춤을 추기도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마르티네즈는 “상어는 자신이 위협을 느끼지 않는 이상 매우 조용한 생물”이라고 설명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글로벌 시대] 선거, 그리고 포퓰리즘/장홍 프랑스 알자스주정부 개발청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선거, 그리고 포퓰리즘/장홍 프랑스 알자스주정부 개발청 자문위원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다. 선거철답게 각 정당이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포퓰리즘에 대한 공방도 만만찮다. 선동과 동의어인 포퓰리즘은 전 세계적인 정치 현상이 되어 선거전에 돌입한 진보와 보수 모두를 유혹하고 있다. 언론에도 자주 등장하는 익숙한 단어 포퓰리즘, 하지만 그에 대한 정의는 어디에도 없다. 프랑스의 작가 구스타브 플로베르는 “포퓰리즘, 그게 뭔지 모르겠다. 뭔가에 반대하여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포퓰리즘의 모호한 특성을 잘 보여준다 하겠다. 포퓰리즘이란 단어의 근원을 찾아보면 원래 문학에서 비롯되었다. 1929년 ‘작품: 뢰브르(L‘Oeuvre)’란 문학잡지에 발표된 레옹 르모니에의 글 ‘문학선언:포퓰리스트 소설’에 처음 등장했다. 당연히 문학의 한 경향을 지칭하는 것이었지만 차츰 정치 현상을 논하는 어휘로 전용되며 주로 비판적인, 게다가 경멸적인 의미로 사용되어 왔다. 포퓰리즘은 이 어휘가 태어나기 전에 역사적으로 존재했었다. 19세기 제정 러시아 시대의 나로드니키(narodniki)와 비슷한 시기 미국의 위 더 피플(We the People) 운동이 대표적이다. 전자는 ‘민중 속으로’란 의미로 사라진 세상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대중운동이었고, 후자는 프티 부르주아 중심의 목가적 포퓰리즘으로 미국 민주주의 설립자들의 이상을 재현하려는 운동이었다. 이 초기의 포퓰리즘은 모두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염원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들의 이 같은 꿈은 재구성된 과거에 대한 향수에 지나지 않았다. 바로 이와 같은 이유로 포퓰리즘은 시작부터 진보의 사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포퓰리즘이란 바이러스는 세월과 더불어 여러 변종으로 발전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포퓰리즘은 분석적 용도와 가치론적 혹은 규범적 용도 사이에서 모호성을 드러낸다. 정치적 분야에 적용될 때, 포퓰리즘의 모호성은 더욱 두드러지는데, 그 이유는 한편으로 포퓰리즘이 정치학의 서술적 영역으로 사용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비하적인 논쟁, 게다가 비난으로 간주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퓰리즘에 대한 어떤 정의도 분쟁의 소지를 지닐 수밖에 없어 보인다. 아르헨티나의 철학자인 에르네스토 라클로는 “오늘날 얼마간의 포퓰리즘 없이 민주주의를 생각할 수 없다.”라고 주장한다. 그에게 포퓰리즘은 경멸적인 어휘가 아니라 중립적 개념일 뿐이며, 정치를 구현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그리고 포퓰리즘은 엘리트에 맞서는 대중, 부동의 공공 제도에 저항하는 동원된 대중의 대립 구도라는 작동 원리를 지닌다. 대표적 포퓰리스트 정치가로는 역사적으로 무솔리니, 마오쩌둥 그리고 현재로는 우고 차베스 등을 들고 있다. 반면 프린스턴대학의 정치학 교수인 얀 베르너 뮬러는 대중과 엘리트를 대립시키는 포퓰리즘은 해악적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한다. 그에 따르면 포퓰리즘이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외국인에 대한 어느 정도의 혐오, 감세 주장, 생활 수준의 저하에 대한 공포를 이용한 선동, 코스모폴리턴적인 엘리트에 대한 반감 등이 가장 두드러진 현상이다. 따라서 포퓰리즘의 반대말은 엘리트주의가 아니라 다원주의(pluralism)라고 주장하며, 진보가 어느 정도 포퓰리즘 카드를 쳐야만 포퓰리즘을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은 패배주의라고 단호히 규정한다. 포퓰리즘은 여전히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존재이며, 가볍게 다룰 주제가 아니라고 한다. 포퓰리즘에 대한 보편적 혹은 학문적 정의가 불가능하다고 해서, 포퓰리즘이란 어휘가 사라지거나 정치적 의미를 상실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 정치에서 포퓰리즘이란 표현은 더욱 빈번히 사용되고 있다. 최근 한국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복지 포퓰리즘 등이 단적인 예다. 아이러니하게도 포퓰리즘은 진보가 보수 특히 극우의 정책을 비난할 때 주로 사용해왔는데, 최근에는 보수가 진보의 정책을 공격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포퓰리즘의 정체는 여전히 모호한 만큼 위험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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