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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물상서 200만원에 산 누드화 알고보니 600억

    고물상서 200만원에 산 누드화 알고보니 600억

    여성 음부를 사실적으로 그려 당대에 큰 논란을 일으킨 유명 화가 구스타프 쿠르베(1819~1877)의 걸작 ‘세상의 기원’(L‘Origine du monde)의 얼굴로 추정되는 그림이 공개됐다. 프랑스 잡지 ‘파리 매치’(Paris Match)는 6일(현지시간) “지난 2010년 한 아마추어 골동품 수집자가 고물상에서 구입한 그림을 과학적으로 조사한 결과 쿠르베의 걸작 ‘세상의 기원’의 얼굴 부분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잡지 측은 이 그림의 진위 여부 확인을 위해 화학적 테스트, 원작과의 비교 등 모든 검증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중인 ‘세상의 기원’은 1866년 그려진 작품으로 여자의 얼굴은 생략한 채 도발적인 자세로 두다리를 벌리고 있는 하반신을 사실적으로 그려넣어 숱한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세상의 기원’은 국내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놓고 논쟁이 붙었을 때 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작품이다. 쿠르베 전문가 장 자크 페르니는 “과학적인 검증은 물론 두 작품의 캔버스와 붓놀림, 스케치 모든 것을 비교했다.” 면서 “역사상 가장 도발적인 그림이 마침내 얼굴을 찾았다.”며 흥분했다. 이어 “이 그림의 모델은 화가 제임스 휘슬러의 연인 조안나 히퍼넌으로 모델 보호를 위해 얼굴을 잘라내 두 작품이 된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회의적인 반응도 이어졌다. 현지 유력일간지 르 피가로는 “당시 쿠르베가 작품을 두개로 나눴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밝혔으며 오르세 미술관 측은 코멘트를 거절했다. 한편 이 작품을 우리 돈으로 200만원에 구매한 아마추어 수집가는 진품으로 공식 확인될 경우 돈벼락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잡지 측은 “작품의 가치가 약 4000만 유로(약 586억원)로 전망된다.” 면서 “수집가는 이 작품을 오르세 미술관에 임대해 두 작품이 나란히 전시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정몽구 재단 “올 저소득학생 1만 7600명 인성교육”

    정몽구 재단 “올 저소득학생 1만 7600명 인성교육”

    현대차정몽구재단이 올해 저소득층과 농어촌 학생 1만 7600명에게 창의력과 감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에 나선다. 정몽구재단은 소외층 중고생들이 창의적 활동을 통해 자신의 재능과 적성을 계발, 미래 진로를 모색할 수 있도록 ‘청소년창의계발스쿨’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6일 밝혔다. 기존 ‘어린이창의계발스쿨’을 확대했다. 재단은 3월 중 공모를 통해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활동 계획서를 제출한 180개 동아리를 선정, 1년간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 실행에 필요한 활동비를 제공하고 지도교사에게도 연구비를 지원한다. 또 연말에는 활동을 평가해 우수 동아리는 다음 해에도 지원하고 우수 교사에게는 해외 견학의 기회를 부여한다. 선정된 동아리 학생들에게 진로상담 전문잡지와 진로 멘토에게 진로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올해 의료 소외지역 지원과 어려운 가정의 장학금 지원 확대 등에도 나선다. 재단 관계자는 “올해는 저소득층을 위한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앞으로도 사회 발전의 근간이 되는 교육과 의료, 일자리창출 등의 분야에서 더욱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011년 8월 사재 6500억원을 출연해 만든 사회복지재단이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미주통신] ‘은밀한 곳’ 면도하다 응급실행 사고 급증

    아름다움에 관한 기준이 바뀌면서 신체의 은밀한 곳을 면도하다가 응급실을 찾는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고 미 NBC 방송이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2002년에서 2010년 사이 이러한 면도 사고가 5배나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한 해에만 2,500건 이상의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로 중요 부위를 면도하다가 살을 베거나 뜨거운 보조제를 사용해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학 앨리슨 글라스 박사는 “비뇨기과 환자의 3% 이상이 이러한 음부 면도 사고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 결과, 미국 젊은 여성의 88% 가량이 중요 부위를 전부 혹은 일부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성들도 78% 정도가 면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러한 사고는 주로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18세 이하의 여성은 29%, 18세 이하 남성은 18% 정도가 중요 부위를 면도하다가 이러한 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젊은 층들의 이러한 중요 부위 면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원인에 대해 인디애나 대학 성 건강 증진 연구소는 1953년부터 2007년까지의 플레이보이 잡지를 분석한 결과, 중요 부위에 있는 음모 등이 1970년대를 시작으로 2000년대에는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나타난 것이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언론은 전했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참 곱네, 태극기색 설빔 입은 소녀상

    참 곱네, 태극기색 설빔 입은 소녀상

    “9년 전에 처음 만나 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께서 그러셨어요. 끌려가서 입은 한복은 한복이 아니었다고. 같은 여자로서 피눈물이 났습니다.” 세계적인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77)씨가 남몰래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을 찾은 것은 지난해 12월 중순이었다. 이씨는 미리 준비한 성인용 한복을 주섬주섬 꺼내 위안부 소녀상에게 입혔다. 소녀상에 맞게 치수를 재고 가봉을 했다. 작업실로 돌아와 직원들과 함께 꼼꼼히 바느질을 했다. 대춧빛이 도는 붉은색 상의에 북청색 치마를 만들었다. 추울까봐 검은색 방한용 모자에 하얀 털도 달았다. 이씨는 “최대한 고운 한복을 입히고 싶었다”고 했다. 제1059차 정기수요시위를 앞둔 지난달 29일 일본대사관을 찾아 직접 한복을 입혔다. 입혀놓고 보니 태극기 색과 꼭 닮아 있었다. 배우 전지현씨의 시할머니로 잘 알려진 이씨가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4년이었다. 창간특집을 만들던 한 패션 잡지사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사진을 촬영하면서 의상 협찬을 부탁해 왔다. 흔쾌히 응했다. 할머니들을 직접 만나면서 위안부 문제에 꾸준한 관심을 갖게 됐다. 1983년 미국 워싱턴에서 첫 해외 패션쇼를 가진 이씨는 “해외 활동에 집중하면서 정작 가까운 우리나라의 문제에는 소홀한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이 들었다”고 그때를 떠올렸다. 한복 디자이너로서 할 수 있는 재능기부는 평생 만들어온 한복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바깥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봉사하고 싶었던 이씨는 “설이 지나면 다시 가져가겠다”는 글과 함께 한복 안에 전화번호를 남기고 왔다. “작은 일이라도 봉사하며 살고 싶은데 저에게 남은 시간이 짧네요. 그나저나 눈바람이 무척 센데… 소녀상은 괜찮을까요?” 제1060차 정기수요시위가 있던 6일도 이씨는 소녀상을 걱정하고 있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새해벽두 ‘혈세 해외여행’ 드러나

    새해벽두 ‘혈세 해외여행’ 드러나

    의장 감투싸움을 하느라 지난해 120일을 놀고먹은 경기 의정부시의회 의원 13명이 새해 벽두부터 혈세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공무원 12명도 수행을 빌미로 함께 다녀왔다. 6일 의정부시의회에 따르면 빈미선 의장과 자치행정위원회 소속 의원 7명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4박 6일 일정으로 태국, 미얀마, 라오스 등 3개국을 다녀왔다. ‘의정부시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 규칙’은 단순시찰·견학 등을 목적으로 하는 국외여행을 자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방문지도 여행 목적에 필요한 국가 기관으로 제한하고 필요 이상 방문 국가와 기관을 추가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세계적인 관광산업지역을 시찰하고 관광지 관리실태를 비교 분석한다며 백색사원 왓 롱쿤 등 유명관광지를 다수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 인원도 목적에 맞게 필수 인원으로 한정하고 있는데도 수행을 빌미로 시의회 직원 5명과 시 직원 1명 등 공무원 6명을 동행시켰다. 도시건설위원회 소속 안정자 위원장을 비롯한 6명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4박 6일 동안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 쿠알라룸푸르 경전철 운행 현황 및 안전관리 실태를 확인해 의정부 경전철과 비교 분석할 것이라고 했지만 전체 일정 중 세인트폴 교회와 산티아고 요새 등 유명 관광지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는 출국 보름여 전인 지난달 10일 시의원 3명, 대학교수 2명, 회계사와 변호사 각 1명이 참석하는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쳤지만, 이미 여행 준비를 마친 뒤였다. 외부 심사위원 4명은 시의원들이 추천하고 의장이 임명하는 방식이어서 애초부터 객관적인 심사가 이뤄질 수 없는 구조였다. 이에 대해 빈 의장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상반기에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다녀왔는데 (타 의회보다) 먼저 다녀오니까 매도 먼저 맞네”라면서 “선진지 견학이 아닌 관광 위주 일정이 된 것은 국외여비가 1인당 180만원으로 너무 적어 벤치마킹 일정을 잡을 수가 없어서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빈 의장은 “돈을 모아 2년에 한 번 가려고 했지만 행정안전부에서 매년 가도록 했고, 의원들이 자부담해서라도 선진지를 방문하려고 했지만 일부 의원들이 반대해 할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남양주시의회도 오는 4~5월 유럽을 다녀올 예정이었으나 최근 민주통합당 소속 의원들이 시의회 건물 앞에서 ‘부정부패 행정사무조사 특위’ 수용을 이석우 시장에게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어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프랜차이즈 빵집 새 점포 내기 어렵다

    프랜차이즈 빵집 새 점포 내기 어렵다

    파리바게뜨·뚜레쥬르 등 프랜차이즈형 빵집들은 앞으로 동네 빵집 500m 내에 신규 점포를 내기가 어려워진다. CJ의 빕스, 롯데리아 등 대기업 브랜드 외식업체의 인수합병(M&A)에도 제한이 생긴다. 놀부, 새마을식당, 본가 등 중견 외식업계에도 규제가 가해진다. 동반성장위원회는 5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본회의를 열고 제과점업과 음식점업 등 서비스업 14개 업종, 플라스틱 봉투와 기타 곡물가루(메밀가루) 등 제조업 2개 업종을 포함해 모두 16개 업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발표했다. 제과점업의 경우 동반위는 중소기업기본법 기준에 따라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점포 수(가맹점과 직영점) 총량 확장을 3년간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프랜차이즈형은 매년 전년도 말 점포 수의 2% 이내에서 가맹점 신설만 허용하되 이전 재출점과 신설 때 인근 중소 제과점과 도보 기준 500m 이내에서 출점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그러나 과도한 임대료 인상 등 이전 재출점이 불가피한 경우는 예외로 했다. 백화점, 호텔, 대형마트 및 기업형슈퍼마켓 내에 있는 인스토어형 빵집은 유통산업발전법 등을 준수해 골목상권의 직접적인 위협 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출점의 예외를 허용하기로 했다. 대기업은 신규 진입은 물론 M&A나 업종 변경 등으로 인한 진입도 자제하도록 했다. 동반위는 음식점업도 지난해 말 기준 점포 수의 확장 자제 및 진입 자제를 권고했다. 한식, 중식, 일식, 서양식, 기타 외국식, 분식 및 김밥, 그 외 기타 음식점업 등 7개 업종이 해당된다. 매출 200억원 이상, 상시 근로자 수 200명 이상의 중소기업 기본법상 대기업에 해당하는 중견업체(27개)가 포함됐다. 이 밖에 자동판매기 운영업, 자전거 및 기타 운송장비 소매업, 서적 및 잡지류 소매업, 가정용 가스연료 소매업, 중고자동차 판매업, 화초 및 산식물 소매업 등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디지털에 점점 의존… 그래도 난 영화의 원초적 힘을 믿는다”

    “디지털에 점점 의존… 그래도 난 영화의 원초적 힘을 믿는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1984)만큼 충격적인 데뷔작도 드물 터다. 천재감독에겐 미안할 만큼 낡은 표현이지만, 혜성 같았다. 당시 레오스 카락스( 53)의 나이 스물넷. 열여섯에 학교를 그만두고 열아홉부터 영화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에 기고를 했다지만, 신인의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나쁜 피’(1986), ‘퐁네프의 연인들’(1991)로 이어지는 카락스의 작품은 1980~90년대 영화학도와 시네필을 추종자로 포섭했다. 하지만 1999년 남매 간의 사랑이란 설정으로 논란을 빚은 ‘폴라X’를 끝으로 더 이상 장편을 찍지 못했다. 13년 만인 지난해, 그는 칸영화제에 ‘홀리모터스’를 출품했다. 카이에 뒤 시네마가 ‘홀리모터스’를 2012년 최고 영화로 꼽은 건 자국 출신 거장에 대한 예우는 아니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부터 호흡을 맞춘 카락스의 페르소나, 드니 라방이 1인 11역을 소화한 ‘홀리모터스’는 걸작으로 손색이 없다. 첫 장면은 영화관을 가득 메운 관객들로 시작된다. 죽었는지 잠을 자는지 모두 눈을 감고 있다. 그 광경 위로 ‘홀리모터스’란 제목이 나타난다. 그제야 영화는 하루에 아홉 개의 삶을 사는 주인공 오스카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아침에 눈을 떠 리무진을 타고 출근길에 올라 정해진 일정에 따라 걸인, 모션캡처 전문 배우, 광인, 아버지, 아코디언연주자, 킬러, 죽어가는 남자 등의 삶을 산다. 관객은 오스카의 직업이 배우일 거라 생각할 듯싶다. 카락스가 2009년 이후 4년 만에 한국에 왔다. 되는 대로 쓸어넘긴 반백의 머리는 여전했다. 조금 야위었고, 여전히 진지했고, 골초였다. 카락스는 4일 서울 봉래동 프랑스문화원에서 13년 만에 장편을 찍은 이유에 대해 “공백이 길어진 건 금전적인 이유 때문이다. ‘퐁네프의 연인들’, ‘폴라X’를 찍을 때에도 제작비에 쪼들렸다. 물론 여유가 있더라도 다작을 할 사람은 아니다. 그래도 9~10편쯤은 찍지 않았을까”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비슷한 영화를 찍고 싶지는 않다. 삶의 다양한 면, 나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 때론 삶의 피곤함을 느낄 때가 잦은데 그 피곤함을 극복하게 하는 원동력이 영화”라고 덧붙였다. 4편(옴니버스 ‘도쿄’ 중 ‘광인’을 포함하면 5편)이나 함께 찍은 라방에 대해 “뭘 요구해도 다 구현할 수 있는 배우”라고 잘라 말했다. 30년을 알고 지냈고 불과 200m쯤 떨어진 곳에 살고 있지만, 사적으론 친하지도 않고 밥도 따로 먹은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지음’(知音)이나 다름없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를 찍을 때 소년 역을 캐스팅하는 데 애를 먹었다. 우연히 구인구직소에서 배우 사진을 보다가 발견했다. 희한한 얼굴이라고 생각했다. 영화를 하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발전하는 관계가 됐다. ‘홀리모터스’에서 두 가지 역은 정말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해냈다. 점점 좋은 배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카락스는 “디지털 기술이 너무 발달하면서 (영화인도) 점점 의존하고 있다. 그래도 영화 초창기의 원초적 힘을 난 믿는다. 무르나우(1889~1931)의 영화를 보면 카메라에서 흡사 신의 눈길이 느껴진다. 나도 다시금 신의 눈길을 찾고 싶다. 젊은 영화인들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비가 주룩주룩 쏟아질때 경복궁 근정전 걸어보라

    비가 주룩주룩 쏟아질때 경복궁 근정전 걸어보라

    비교적 사료가 많고 시대가 가깝다 보니 조선에 대한 대중교양서들은 정말 차고도 넘쳐난다. 그리고 그 책들은 역사적 향에 취하다 보니 그윽한 시선들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경복궁에서 세종과 함께 찾는 조선의 정체성’(박석희 등 지음, 미다스북스 펴냄)은 저자들이 관광전문가여서 그런지 철저하게 경복궁을 즐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선왕조실록을 인용하면서도 세종을 드라마 주인공으로 내세운 ‘뿌리 깊은 나무’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대중의 눈높이에 맞췄다. 그래서 공간, 상징물, 역사를 둘러싼 소소한 얘깃 거리들이 좋다. 세종을 부각시키는 것은 왕자의 난 등으로 인한 혼란의 시기가 끝나고 명실상부한 법궁으로서 경복궁이 기능하는 것이 세종 때여서다. 그러니까 이전 왕까지는 경복궁을 짓고 수리하고 유지는 했지만 정치적 혼란 때문에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고, 세종 때 비로소 모든 공간이 안정적으로 운용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새롭게 조성된 광화문광장에 세종대왕을 등장시킨 것도 단순히 조선시대의 위대한 임금이라서가 아니라 경복궁을 법궁으로 쓴 왕인데다, 취임 일성이 “의논하자”였을 정도로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태도를 취한 임금이어서 광장의 정신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광화문 바깥 해태상은 불을 막아주는 상징물 정도로 알려져있다. 실용적 목적도 있다. 말에서 내려야 하는 지점을 표시하는 하마비였다. 임금이 정사를 보던 근정전 천장에는 용 두마리가 있다. 발톱이 일곱인 칠조룡이다. 알려졌다시피 용, 그것도 황룡, 거기다 그 황룡의 발톱은 천자와 왕과 제후를 구분하는 기준이었다. 흥선대원군이 왜 이렇게 중건해뒀는지, 궁금증이 남아 있다. 재밌는 점은 또 이 칠조룡을 잘 보려면 정면이 아니라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임금의 왼팔과 오른팔이 되어야 비로소 용안을 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관광전문가로서의 제안도 흥미롭다. 왕궁에 들어간다는 것은 일종의 체험이기 때문에 출입구를 되도록이면 광화문 한 곳으로 통일시키자고 제안한다. 또 지금의 수정전은 세종 당시 집현전이었던 만큼 도서관이나 학술, 문화행사 공간으로 만들어 그 뜻을 이어가자고도 한다. 독립기념관 한구석에 있는 조선총독부 건물의 아치지붕을 원래 위치로 옮겨와 역사적 과오를 되새기는 다크 투어리즘 공간으로 만들고, 세종의 과학기술이 총집결된 흠경각을 대대적으로 확대하자고도 주장한다. 2만 5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朴당선인 2일 ‘진갑’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일 예순한 번째 생일을 맞는다. 1952년 2월 2일생 용띠인 박 당선인은 청와대 입성 직전에 진갑(進甲)을 치르게 됐다. 이날은 외부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조용히 생일을 지낼 것으로 전해졌다. 동생 지만씨, 그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와 조카 세현이가 삼성동 자택을 방문하거나 지인들과 조촐한 파티를 열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새 총리 후보 인선을 앞두고 조용히 인사 검증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 당선인이 눈에 띄는 행사를 좋아하지 않아 언론의 주목을 받는 공식 행사를 치를 가능성은 낮다. 박 당선인은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이던 지난해 환갑 생일에는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공천위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는 등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일정을 소화했다. 하지만 당시 조현정 비대위원 등이 예고 없이 생일 케이크를 준비해 회의에 앞서 깜짝 생일파티를 열어 화제가 됐다. 진갑을 하루 앞둔 1일 당선인 비서실 관계자들이 케이크를 준비해 박 당선인의 생일을 미리 축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외빈 접견을 가진 뒤 떠나려는 박 당선인을 붙잡다시피 해 생일파티를 했으며 박 당선인도 마지못해 케이크를 자른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등 각계에서 보낸 축하 난()도 박 당선인의 집무실로 적잖게 배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측도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인수위원 일동’이라고 쓰인 리본이 붙은 꽃바구니를 박 당선인에게 전달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투자규모·인사 전면 재검토, 야심작 글로벌 경영도 차질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1일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SK그룹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SK그룹을 이끌고 있는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행보도 긴박해졌다. SK그룹 관계자는 김 의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이 긴급 대책을 곧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계열사 독립경영을 강화한 새 경영방식인 ‘따로 또 같이 3.0’ 체제를 1월부터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계열사 경영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SK그룹은 전했다. 다만 최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글로벌 경영의 차질은 불가피하다. 최 회장 구속으로 굵직한 규모의 투자가 재검토될 가능성도 높다. 최 회장은 지난해 5월 태국을 방문해 현지 최대 에너지 기업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동남아시아, 중동, 중남미 등에서 사업을 벌여 놓은 상태다. 이는 해당국의 중앙 정부 또는 지방 정부의 수장과 만나 협의한 것들이다. SK그룹은 아직 올해 투자 계획도 잡지 못하고 있다. 당장 이르면 1일로 예정된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네트웍스 등 인사 일정도 오리무중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5개 위원회 위원장 등의 인사 단행 시기도 결정되지 않았다. SK그룹 관계자는 “예상하지도 못한 결과가 나오면서 사업계획, 인사 등 향후 일정 등도 재검토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 의장을 중심으로 국내 사업 계획들은 꾸릴 수 있겠지만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글로벌 경영은 차질을 빚게 됐다”며 “무엇보다 최 회장이 중국 등 해외 사업을 직접 챙겼는데 최 회장의 구속으로 악영향이 미칠까 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최 회장이 구속됨으로써 신인도 하락으로 후속 절차 진행이 차질이 빚을 우려가 커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김 의장, 이날 무죄를 받은 최재원 수석부회장, 이사회 등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최 회장은 앞서 글로벌 성장, 해외 고위 네트워킹 등 그룹 성장과 관련된 사업구상에 매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머리에 화살 그대로 박힌 청둥오리 발견 파문

    머리에 화살이 그대로 박힌 채 돌아 다니는 청둥오리 한마리가 목격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인간의 잔인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이 청둥오리는 최근 영국 반즐리에 위치한 던 벨리 카운티 파크에서 발견됐다. 누군가가 쏜 석궁 화살에 머리를 맞은 것으로 보이는 오리는 그러나 기적적으로 아무일 없었다는 듯 먹이를 먹고 날아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모습이 사진으로 BBC등 현지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시민들은 일제히 오리 구조 및 가해자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 대변인은 “구조하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면 오리가 바로 도망쳐 아직까지 잡지 못했다.” 면서 “자세히 관찰해 보니 오리의 귀 부분으로 화살이 박혔으며 천만다행으로 치명적인 부분은 건드리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협회 측 전문가들이 계속 오리를 모니터 중으로 반드시 잡아 치료할 것”이라고 “현재 경찰과 함께 오리에게 화살을 쏜 사람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뉴스팀 
  • 새 여왕이 나타났다, 평단과 대중 매혹한

    새 여왕이 나타났다, 평단과 대중 매혹한

    그녀가 처음 존재를 드러낸 건 2008년쯤. 열여덟이었다. 예쁘지는 않았다. 할리우드에 그 정도 외모의 여배우는 수두룩하다. 목소리는 걸걸하고 ‘운동부’ 출신처럼 듬직했다. 소녀도, 여인도 아닐 무렵 우리에게 왔다. 데뷔 초에 정상적인 가족관계는커녕 밑바닥에서 살아남기 위해 바둥거리는 역을 주로 맡았다. 베니스영화제 신인상을 품은 ‘버닝플레인’(2008)에선 엄마가 다른 남자와 바람난 걸 알고 겁을 주려다 사고로 죽음까지 가져온 소녀였다. ‘포커하우스’에서는 마약 중독자 엄마로부터 두 동생을 지켜 내는 맏언니였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윈터스 본’(2010)에선 시골의 소녀 가장인 것으로도 모자라 주민들에게 죽도록 두들겨 맞았다. 평론가들은 흥분했고 관객들도 묘하게 끌렸다. 또래답지 않은 리더십과 강인한 투지, 카리스마가 있었다.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판타지 ‘헝거게임’ 시리즈의 여전사로 캐스팅된 것과도 무관하지 않을 터. 할리우드 여배우들은 또래 남성(혹은 삼촌 팬)에겐 판타지(?)의 대상으로, 여성에겐 닮고 싶은 ‘뷰티 멘토’로 사랑을 받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그녀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보호해 줄 것 같은 모계사회의 가장 이미지로 각인됐다. 제니퍼 로렌스(23)다. 23일 열리는 제85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주목할 영화 중에는 데이비드 O 러셀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14일 개봉)이 있다. 섹스 중독자 티파니를 연기한 로렌스는 아카데미의 전초전 격인 골든글로브(뮤지컬·코미디 부문)와 배우 조합상을 비롯해 지난해 연말 이후 대부분의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지금 분위기라면 2년 전 놓친 오스카 트로피도 품을 듯하다. 이미 두 번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이들 중 최연소 기록도 세웠다. 122분짜리 영화에서 로렌스는 처음 20여분간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아내의 외도를 목격한 순간, 분노가 폭발해 불륜 상대를 묵사발로 만든 조울증 환자 팻(브래들리 쿠퍼)이 극을 이끈다. 티파니는 영화가 시작되고 25분쯤 지났을 때 ‘조연’스럽게 등장한다. 팻 친구의 아내의 동생이다. 남편의 죽음 이후 외로움과 우울증이 겹쳐 회사 내 모든 동료(심지어 여자까지)와 관계를 맺다가 해고당한 골칫거리다. 그런 티파니가 어느 날 팻의 조깅 코스에 뛰어든다. 막무가내다. 자기도 원래 그 코스로 달린다고 생떼를 부린다. 그렇게 둘은 시작한다.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쯤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아카데미 8개 부문 후보로 올랐을 땐 이유가 있다. 증세(?)는 조금씩 다르지만 우리 모두 하나쯤 나사가 풀렸다고 러셀 감독은 말한다. 정신병원에 수용된 팻이나 섹스 중독으로 동네 사람의 손가락질을 받은 티파니, 아내 앞에선 꼼짝 못 하다가 차고에서 메탈리카 노래를 틀고 물건을 두들겨 부수는 팻의 친구, 전 재산을 사설 스포츠 도박에 거는 팻의 아버지도 다를 건 없다. 내 잣대로 타인을 함부로 재단하지 말라는 얘기다. 남이 나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할 때 이해하고 사랑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로렌스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서 숨겨 놓았던 매력을 뭉텅이로 풀어낸다. 거침없이 솔직하면서도 한없이 여리고 사랑스러운 티파니 자체다. 이 역을 강력하게 원했던 앤젤리나 졸리 대신 로렌스에게 역을 맡긴 감독의 선구안이 빛난다. 특히 동네 싸구려 식당에서 팻과 저녁을 먹던 티파니가 상을 뒤집어엎는 장면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멕 라이언, 춤 경연 대회에 팻과 출전한 티파니의 모습에선 ‘펄프픽션’의 우마 서먼이 각각 떠오를 만큼 인상적이다.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 출신의 로렌스는 한 번도 연기 지도를 받은 적이 없다. 14살 때 배우가 되기로 한 뒤 부모를 설득해 뉴욕으로 갔다. 철없는 애들은 할리우드로 달려갔을 텐데 남다른 구석이 있었다. 고등학교를 남보다 2년 빨리 졸업했다니 영민했던 모양이다. 열다섯살 때 TBS의 시트콤 ‘빌잉그볼쇼’ 주연으로 데뷔했다. 이후 행보가 독특했다. 영화 ‘21그램’ ‘바벨’의 각본가 기예르모 아리아가의 입봉작 ‘버닝 플레인’을 시작으로 ‘포커하우스’ ‘윈터스 본’까지 R등급(17세 미만은 성인 동반 관람 가능)의 독립영화에 출연했다. 평론가들은 그녀를 추어올리기에 바빴지만 여전히 10~20대에게 ‘핫한’ 배우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 ‘윈터스 본’ 개봉 넉달 뒤 로렌스는 남성 잡지 에스콰이어지의 표지 모델로 나선다. 비키니 화보도 찍었다. 로렌스는 MMM(맨해튼 무비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데뷔 무렵 세 편의 영화가 모두 어두웠다. 에스콰이어의 화보를 찍은 까닭이다. 사람들은 내게서 다른 모습도 보길 원한다.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심각한 영화에 뛰어들든, 옷을 좀 덜 입고 사진을 찍든 다를 바 없다. 물론, 난 가슴 큰 바보로 사람들 뇌리에 남고 싶진 않다. 난 똑똑하고 재능도 있다. 그 정도는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독 한국에서는 흥행과 멀었지만 로렌스는 이미 티켓 파워와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헝거게임’은 6억 8653만 달러(약 7432억원)를 벌어들였다. 속편 ‘헝거게임: 캐칭파이어’가 11월에 개봉한다. 또 하나의 블록버스터 ‘엑스맨: 데이스 오브 퓨처 패스트’도 2014년 7월에 개봉한다. 지난해 온라인 남성 잡지 애스크맨닷컴이 뽑은 ‘전 세계 남성들이 원하는 여성’ 랭킹 1위를 차지한 데서 위상을 짐작할 만하다. 그의 상승세는 당분간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쥔 액션 여주인공은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다. 23일 아카데미시상식을 주목해야 하는 까닭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비정규직 현황과 명암] 근로자 33.3%가 고용불안… ‘정규직화 - 일자리 창출’ 딜레마

    [비정규직 현황과 명암] 근로자 33.3%가 고용불안… ‘정규직화 - 일자리 창출’ 딜레마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내 기업들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기업의 고용 창출 및 안정성을 강조한 데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도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대규모 정규직화로 인한 고용의 경직성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일자리 창출과 정규직화라는 모순된 논리를 강요한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즉 신규 일자리를 만들려면 고용의 유연성을 위해 비정규직을 늘릴 수밖에 없는데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라고 주문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응도 나온다. 비정규직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익숙해지기 시작한 것은 1997년 외환 위기부터다.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은 경제적 지원 조건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성 강화를 요구했다. 결국 1998년 1월 정부와 재계, 노동계가 참여하는 노사정위원회가 구성됐고 이후 한 달여 만에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 협약’이라는 것이 만들어졌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리해고제와 근로자 파견제 등의 도입이었다. 본격적인 노동시장의 유연성 강화가 시작된 것이다. 1997년 607만 4000여명이던 임시·일용직 노동자는 2001년 696만 2000여명으로 4년 새 15%나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상용직은 715만 1000여명에서 652만 5000명으로 줄었다. 비정규직 문제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하자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사회 안전망 확대를 통해 이를 해결하려고 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비정규직 확대로 인한 부작용에 직면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7년 비정규직보호법을 마련했다. 주요 내용은 기업의 비정규직 사용을 2년으로 제한하고 2년이 지나면 정규직화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적지 않은 기업들은 2년 안에 비정규직을 해고하는 방법으로 법을 피해 갔다. 2009년 당시 노동부 조사 결과 비정규직보호법이 만들어진 뒤 정규직과 무기계약직 전환율이 84%로 높아지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에도 고용 창출은 화두였다. 노동부가 고용노동부로 간판을 바꾼 것은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 대통령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해결보다는 일자리 창출에 관심이 많았다.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가 발생하면서 청년 실업이 주요 의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롭게 만들어진 일자리는 대부분 저임금의 임시직이었고 청년 실업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다시 정규직 바람이 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31일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비정규직(계약직·파견직·임시직 등 포함)은 지난해 8월 기준 591만명으로 33.3%에 이른다. 2011년 3월 577만명, 2011년 8월 599만명, 2012년 3월 580만명으로 해마다 증감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기간제와 특수고용 등도 비정규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노동계의 주장에 따르면 842만여명(47.5%)이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10대 그룹 92개 상장계열사의 전체 직원 수(2012년 9월 사업보고서 기준)는 57만 1000여명이다. 이 중 비정규직(직접 고용 계약직)은 3만 5000여명으로 전체의 6.2%에 불과했다. 지난해 8월 통계청이 집계한 국내 비정규직 비율 33.3%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롯데그룹의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다. 롯데그룹의 9개 상장계열사 직원 4만 500여명 중 20.9%인 8450여명이 비정규직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유통업의 특성상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편”이라면서 “대형마트 영업 규제와 신규 점포 출점 제약 등의 경영 환경 악화로 당장은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그룹의 비정규직은 비율(5.3%)은 낮았지만 9600여명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비정규직 비율 최하위를 기록한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전체 직원 12만 1700여명 중 3190여명만이 비정규직 근로자로 그 비중이 2.6%에 불과했다. 하지만 한화그룹의 전격적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계기로 다른 기업들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정규직화에 따른 임금과 복지 비용 부담보다는 ‘노동의 유연성’ 때문이다. 즉 기업이 경영상 어려울 때 정규 직원들은 쉽게 해고할 수 없어서 경영 측면에서 큰 위험이 따른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7년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대상 22개국 중 18위에 그쳤다. 노동시장 유연성은 1998년 11위였으나 이후 10년간 계속 하락해 2007년 현재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스, 프랑스에 이어 다섯 번째로 경직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정규직 노동시장의 경직화와 높은 해고 비용은 경기가 호황일 때라도 기업들이 정규 직원보다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원인”이라면서 “기업이 경영 상황에 따라 직원 수를 조절할 수 있는 권한, 즉 노동의 유연성이 커져야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입장이 다르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진행된 상황에서 더 이상의 유연화는 근로 조건 악화와 고용시장의 불안정만 가져올 뿐이라고 주장한다. 노동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비정규직에 대한 극심한 차별은 바로잡지 않은 채 전체 인력 중 비정규직 비중만 늘리려고 급급해하는 모습”이라면서 “기업들이 고용의 질이나 안정성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이윤 극대화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인간 음식찌꺼기 훔쳐먹던 늑대가 현재의 개 됐다”

    인간 최고의 친구인 개는 어떻게 현재와 같은 모습의 ‘반려동물’이 됐을까? 최근 스웨덴 웁살라 대학 연구팀이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개가 현재와 같은 가축이 된 이유를 밝힌 연구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간 연구에 따르면 개가 인간과 함께 살게 된 시기는 물론 어떻게 친구가 됐는지도 명확히 밝혀진 바 없으나 크게 두가지 추론이 제기되어 왔다. 하나는 과거 인간이 사냥 시 늑대를 동료로 활용해 이후 일부 늑대가 개가 되었다는 이론과 또 하나는 인간이 살던 거주지 주변의 음식물을 늑대가 먹기 시작하면서 결과적으로 인간과 함께 살게 되었다는 설이다. 이와 관련 웁살라 대학 연구팀은 인간이 농경으로 정착하면서 음식 찌꺼기 등을 늑대가 먹기 시작해 일부 늑대가 현재의 같은 개가 됐다는 이론의 손을 들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전세계 60마리의 개와 12마리 늑대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 결과 개의 경우 늑대와 차이를 보이는 36개의 게놈 부위를 찾아냈으며 특히 녹말을 분해하는 능력이 늑대에 비해 5배 정도 탁월함을 밝혀냈다. 결과적으로 인간의 음식물을 더 잘 소화하는 늑대 중 일부가 현재의 개가 되었다는 추론이 가능한 셈. 연구를 이끈 웁살라 대학 에리크 악셀손 교수는 “인간과 소화능력이 비슷한 늑대들이 진화해 오랜 시간을 거쳐 현재의 개처럼 인간과 함께 살게 된 것”이라며 “농경의 발달과 함께 늑대들의 가축화도 이루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잡지 ‘네이처’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지상파 시사프로그램 부활, 아직 멀었다

    지난 5년간 침체기를 겪어 온 지상파 방송 3사의 시사프로그램들이 정상화 행보를 걸을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정권 교체기를 맞아 KBS가 시사프로그램의 복원을 놓고 고민하는 가운데 MBC는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SBS도 ‘궁금한 이야기Y’, ‘현장 21’ 등 새 프로그램을 앞세워 입지를 강화했으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8일 방송계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 3사는 ‘거시’(MBC), ‘미시’(SBS), ‘절충’(KBS) 등 나름의 탐사보도 색깔을 갖고 시사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 초기부터 시사프로그램들이 보수 정치권과 갈등을 빚으면서 이 같은 균형이 깨졌다. 사장이 세 차례나 바뀐 KBS에선 ‘시사투나잇’ 등 일일 시사프로그램이 종적을 감췄고 간판인 ‘추적60분’은 콘텐츠본부에서 보도본부로 이관됐다. KBS의 한 시사 PD는 “탐사보도는 약화된 반면 ‘G20정상회의’와 같은 홍보방송은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MBC는 2010년 김재철 사장 취임 뒤 시사프로그램인 ‘후 플러스’, ‘W’ 등을 잇따라 폐지했다. ‘미국산 소고기’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던 MBC ‘PD수첩’도 170일간의 노조 파업 등과 겹치며 1년 가까이 방송이 중단됐다. 다시 문을 열었지만 최근의 민생 르포시리즈는 회사 내에서조차 ‘시용PD(임시 계약 PD)가 만든 양비론적 방송’이란 논란을 불러 왔다. MBC의 한 PD는 “시사교양 PD의 40%가량이 해고나 강제 교육 등의 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SBS는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뉴스추적’의 후속인 ‘현장21’은 간판 탐사보도 프로그램에 등극했고 ‘궁금한 이야기Y’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넘나든다. 하지만 연성화란 비판의 굴레에선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이들 방송사의 해법 찾기가 이미 닻을 올렸다. KBS 내부에선 시사프로그램 복원이 화두다. MBC는 김 사장의 거취가 변수다. 하지만 사장이 바뀌더라도 과거의 제작분위기로 돌아가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SBS는 시사프로그램 강화 목표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동선을 잡지 못하고 있다. SBS의 한 PD는 “본격적인 권력 감시와 약자 대변이란 시청자 요구를 충족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과 달리 종합편성채널들은 ‘제작비용 대비 시청률’이란 경제 논리를 앞세워 무분별한 시사프로그램 양산과 재방송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자료에 따르면 예능·드라마에 집중한 JTBC를 제외한 종편 3사의 시사(보도)프로그램 편성비율은 평균 61.7%, 낮 시간대(오전 10시~오후 7시)에는 평균 92.7%를 나타냈다. 이용성 한서대 교수는 “주요 이슈를 종편이 선점하는 등 쏠림현상이 심각하다”며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통한 시사프로그램 복원과 지상파 3사의 경쟁구도 회복만이 문제를 해소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低성장… 또 물가상승률 밑돌았다

    低성장… 또 물가상승률 밑돌았다

    살림살이가 너무 팍팍하다는 경제주체들의 푸념이 엄살은 아니었다. 지난해 경제 성장이 물가를 또 따라잡지 못했다. 전년에 이어 2년 연속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에도 그랬다. ‘죽어라’ 일해도 물가가 더 많이 뛰어 손에 쥐는 게 없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24일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2.0%(속보치) 성장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물가상승률(2.2%)을 밑돈다. 2009년(0.3%)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이기도 하다. 2011년에도 GDP 성장률은 3.6%인 반면 물가상승률은 4.0%로 성장이 물가를 따라잡지 못했다. 앞서 2008년과 2009년에도 성장이 물가를 밑돌았다. 2년 연속 성장이 물가를 따라잡지 못한 경우는 ‘서울의 봄’, ‘광주민주화 운동’ 등으로 정국이 극도로 혼란스러웠던 1980년과 1981년 이후에는 없었다. 그나마 이 정도 성장하는 데도 정부의 몫이 컸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성장에 정부 소비가 0.6% 포인트 기여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재정투입이 없었다면 1%대 성장에 그쳤다는 얘기다. 김 국장은 “지난해는 우리 경제가 안갯속에서 비포장도로를 달렸다면 이젠 안개가 걷혀 돌부리, 웅덩이도 비켜갈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올해는 미국·중국 등의 경기가 살아나고 새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이 맞물려 지난해보다는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무제한 돈 풀기 정책’이라는 돌발 변수가 생겨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지난해 엔화 대비 원화값은 19.6%나 올랐다. 자동차 등 세계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 기업의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중반부터 원·엔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악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외환 당국이 (시장에) 구두 개입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참좋은생각·스마트스터디 제휴…모바일 뉴스서비스

    참좋은생각·스마트스터디 제휴…모바일 뉴스서비스

    복합미디어집단 참좋은생각(대표 정선향)이 삼성출판사의 자회사 스마트스터디(대표 김민석)와 손잡고 새로운 형태의 모바일 서비스를 선보인다. 참좋은생각은 “자체 콘텐츠 브랜드 ‘StoryC’(스토리C)를 내세운 트렌드 뉴스 콘텐츠를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형태로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참좋은생각이 콘텐츠를 공급하고, 스마트스터디가 모바일 서비스 기획을 거쳐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개발·출시하는 방식으로 힘을 모았다. 콘텐츠 기획은 양사가 공동으로 진행한다. 일간 또는 주간 간행물 형태로 알려진 이 서비스는 주제에 따라 개별 앱으로 제공된다. TV 연예, 스타일링, 바이크 등의 주제별 보기가 먼저 선보여지며, 내부 콘텐츠는 앞으로 더 다양하게 확대·개편해 나갈 계획이다. 연재는 2월 중 차례대로 시작한다. 이 서비스는 기술적인 부분 외에 서비스 방법, 콘텐츠의 내용과 길이, 구성 등도 모바일 환경에 맞춰 계획됐다. 참좋은생각은 “기존의 틀을 깨려는 젊은 회사와 국내 앱 서비스 선두 기업이 만난 만큼, 기존에 모바일로 기사 서비스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복합미디어집단 참좋은생각은 결혼사진 또는 아기 성장앨범 사진에 이야기를 더해 잡지형태로 만들어 주는 개인 주문형 잡지 ‘The KYSS’(더 키스)를 지난 연말 출시해 주목받은 바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제주도에 관광 가려고 해도… 묵을 곳이 없다

    제주도에 관광 가려고 해도… 묵을 곳이 없다

    “어디 빈방 없나요?” 제주에서 여행사를 하는 김모(44)씨는 요즘 속이 바짝바짝 탄다. 중국 상하이 현지 중국여행사가 3월 중순 3박4일짜리 90여명의 관광객을 제주에 보내겠다고 했지만 이들이 묵을 방을 아직 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중국인 관광객이 폭증하면서 지난해부터 방 잡기가 어려워졌다”며 “다음 달 초까지 방을 확보하지 못하면 이들이 아예 제주행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여 차례 항공 전세기를 띄워 중국인과 동남아 관광객을 제주에 유치했던 H여행사 장모(44)씨는 올해는 사업을 포기했다. 장씨는 “전세기 확보 경쟁도 치열하지만 이들 중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제주시내 지역의 호텔을 제때 잡지 못할 것 같아 사업 자체를 포기했다”면서 “예전에는 고객을 보내 주는 여행사가 ‘갑’, 숙박업소가 ‘을’의 입장이었으나 숙박난이 빚어지면서 숙박업소가 ‘갑’으로 변해 웃돈 요구 등 횡포를 부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제주에 국내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숙박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24일 제주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모두 969만명으로 이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은 108만명을 기록했다. 올해는 사상 처음 관광객 1000만명 돌파와 함께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 220만명이 제주에 몰려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제주 지역의 단체 전문 중저가 호텔 등의 객실 평균 가동률은 80%를 웃돌며 관광 성수기, 비성수기 구분도 사라진 지 오래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대형 여행업체들이 중국인이 선호하는 제주시내 지역의 단체 숙박시설을 입도선매하는 바람에 중소 여행업체는 웃돈을 주더라도 방을 구하기 어렵다”면서 “숙박요금도 덩달아 올라 제주여행 비용이 상승하는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요즘 중국 여행사 등이 제주의 숙박시설을 통째로 사들이는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제주시내에 있는 M호텔 등 단체 전문 중저가 호텔 2개를 중국 여행사 등이 사들였고 제주시 애월 지역의 대형 콘도미니엄 숙박시설도 중국 자본에 매각됐다. 중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수학여행 등 내국인 단체 관광객 숙박난도 마찬가지다. 제주를 찾는 수학여행단은 숙박난으로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변두리 지역 2~3군데에서 분산 숙박해야 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충북도교육청은 아예 제주를 찾는 지역 수학여행단의 숙박 편의를 위해 애월 지역에 4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수련원)을 짓고 있다. 제주도 관광정책과 한덕홍 주무관은 “현재 제주 지역 관광숙박 업소의 객실 수가 1만 4000실 정도로 적정 규모 2만실에 아직 못 미친다”면서 “지난해부터 숙박시설 신축 붐이 일고 있어 빠르면 하반기나 내년부터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공직 파워우먼] (23) 공정거래위원회

    [공직 파워우먼] (23)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는 정부 내 대표적인 남초(男超) 부처다. 과장 이상 보직을 맡고 있는 간부 중 여성은 한 명뿐이다. 그마저도 내부 출신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추세는 최근 들어 확 꺾였다. “10년 뒤엔 과장의 절반 이상이 여성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3년간 신입 사무관 22명 가운데 13명(59.1%)이 여성일 정도로 여풍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 선두에 김은미 심판관리관(국장)이 있다. 판사 출신으로 전문성과 추진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9년 법조계에서 김 국장을 영입해 온 이후 판례로 삼을 수 있는 수준 높은 의결서가 많이 생겼다는 게 내부 진단이다. 이는 승소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과징금 취소소송에서 공정위 승소율은 2011년 86.6%에서 지난해 95.3%로 올라갔다. 공정위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신속한 의결로 시장에 신호를 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심의과정에서 일반 법원처럼 기업들의 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김 국장은 되도록 사무처의 조사착수 보고서 제출부터 심의까지의 기간을 2~3주로 하되, 1~2주 연장 요청은 가능한 한 받아주도록 원칙을 정했다. 피심인이나 소비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서다. 지난해 4월에는 ‘동의의결 제도 운영 규칙’을 마련, 소비자와 중소기업의 피해에 대해 빠르고 실질적인 보상이 가능하도록 했다. 직원들이 의견서를 작성할 때는 “숙제하듯이 하지 마라”고 입버릇처럼 강조한다. 도식적인 법 적용을 지양하라는 의미다. 과징금 제도도 개선했다. 애매한 감경 사유를 엄격하게 제한하면서도 조사 협조 인센티브를 최대 30%까지 늘렸다. 이순미 서기관(과장급)은 이름 앞에 늘 ‘여성 최초’라는 말을 달고 다닌다. 공정위 역사상 첫 여성 사무관·서기관·과장이다. 지난해 10월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3년 기한으로 파견됐다. 2011년 9월 약관심사과장 때 애플코리아의 약관을 고치게 한 일은 유명하다. 애플이 자체 약관을 고친 것은 해외 진출국 가운데 처음이었다. 새 제품에 결함이 있어도 이른바 ‘리퍼폰’으로만 바꿔 주는 정책을 우리나라 소비자 보상규정에 맞게 수정한 것이다. 같은 해 6월에는 연예기획사들이 청소년 연예인들에게 과도한 노출이나 선정적인 행위를 요구할 수 없도록 표준 계약서를 만들기도 했다. 이와 함께 10대 연예인들의 학습권 등 기본권도 보장하도록 했다. 민혜영 서기관은 위원회 전체 총괄 격인 경쟁정책과 총괄을 맡고 있다. 공약이행계획 등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보고서도 민 서기관의 손끝에서 나왔다. 2007년에는 제약회사 리베이트 사건을 담당했다. 제약사들과 약국·병원 간의 불공정 관행에 대한 첫 제재였다. 정희은 서기관은 소비자정책국 총괄이다. 소관 법만 8개다. 위원회 전체 법(13개)의 61%에 이른다. 2006년 5월에는 ‘이달의 공정인’에 뽑히기도 했다. OECD 자료망도 구축했다. 1995년 이후의 OECD 주요 의제를 정리, 내부 정보망에 올림으로써 누구나 관련 자료를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권혜정 소비자안전정보과 서기관은 한국형 컨슈머 리포트인 ‘비교공감’의 기획자다. 미국은 물론 호주·영국·프랑스·독일 등에 연락을 취해 일일이 정보를 수집하고, 각국 소비자 정보잡지를 분석해 벤치마킹했다. 배현정 행정관리담당관실 서기관은 2010년 국제카르텔 조사팀 소속일 때 16개국 21개 항공사 간의 화물운송 운임 담합 행위를 4년여의 끈질긴 추적 끝에 밝혀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말레이시아-말라카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말레이시아-말라카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말라카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평일 낮, 말라카 거리는 왁자지껄한 아이들 무리로 활기에 차 있다. 우리가 경주에 가서 역사를 배우듯,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말라카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는다. 물론 수학여행 온 아이들에게는 수백년 전의 역사유적도 그저 오래된 놀이터일 뿐이지만 말이다. 말라카 강변에 펼쳐진 책 한 권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남쪽으로 두 시간 정도 달리면 말라카에 도착한다. 지도상에서 이 도시는 말레이반도 왼편에서 인도양을 향하고 있다. 거대한 함선과 포탄을 앞세운 14세기 정복자들도 말라카를 거쳐, 말레이반도와 수마트라섬 사이 좁은 물길을 지나야만 더 깊숙한 동쪽에 닿을 수 있었다. 말라카는 그들이 처음 발을 디딘 동양의 땅이었고 동양과 서양, 거대하고 상이한 두 세계가 만나는 지점이었다. 과거 수백년간 말라카는 아시아에서 제일가는 무역항이었다. 무역량으로 따지면 수에즈 운하에 비견됐을 정도다. 하지만 지금은 수심이 너무 낮아져 항구로서의 기능을 거의 상실했다. 여행객들도 간척개발이 한창인 해변보다 오래된 가옥이 늘어선 말라카 강변의 분위기를 더 선호한다. 말라카강 리버크루즈는 40여 분 동안 9km에 이르는 물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잘 꾸민 액세서리 상점, 한적한 노천 카페들 사이사이 중국풍 홍등을 매단 집들이 보이고 화려한 원색의 벽화가 펼쳐진다. 먹음직스런 열대 과일과 음식부터 말레이시아에 살고 있는 인도, 중국, 아랍계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까지, 움직이는 배 안에서 보면 그 자체가 한 권의 그림책이다. 그 뒤로 이어지는 건 나무로 지은 붉은 지붕의 전통가옥촌 ‘캄풍모텐Kampung Morten’이다. 우리나라 한옥에 해당하는 것이 캄풍인데 바닥이 지상에서 1~2m 높이에 있고, 천장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하면 비가 많이 와도 물에 잠기지 않고, 통풍이 잘돼 위생적이라고 한다. 1922년 지은 빌라 센토사Villa Sentosa는 그중 가장 오래된 집인데 말레이시아 국기를 내걸고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개인 가옥이지만 집주인이 평생 동안 공들여 모은 골동품과 개인 소장품을 전시해 박물관으로 개방하고 있다. 저녁에는 불을 밝힌 노천 카페에서 분위기에 취해 보는 것도 좋겠다. 한차례 소나기 후, 불어난 강물이 일렁이는 모습도 여기선 한없이 매력적이다. 강변에는 맹그로브 나무가 울창하다. 운이 좋은 날에는 반딧불이나 월광욕을 하고 있는 도마뱀도 볼 수 있다. 강변의 카페와 연결되는 존커 스트리트Jonker Street와 히런 스트리트Heeren Street는 꼭 들러 보길 권한다. 존커 스트리트에는 골동품점과 작은 미술관, 특색 있는 식당들이 많다. 매주 금토일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는 벼룩시장도 열린다. 존커 워크 스트리트 바로 옆 골목이 히런 스트리트다. 저렴한 호텔과 예쁜 네덜란드풍 건물이 많다. 네덜란드어로 ‘존커’는 하인을, ‘히런’은 주인을 뜻한다. 존커 거리는 히런 거리의 부자들을 위해 일하던 사람들이 살던 곳이라고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메나라 타밍 사리 전망대에서 보는 말라카 해협의 모습. 시가지와 항구가 한눈에 보인다 2 존커 워크 스트리트는 골동품점, 기념품점, 카페와 술집이 늘어선 전형적인 여행자들의 거리다 3 말라카 리버크루즈 는 9km에 이르는 말라카 강줄기를 따라간다. 노천카페와 전통가옥, 벽화가 말라카의 분위기를 전한다 4 비오는 늦은 밤, 조명을 밝힌 말라카 강은 한없이 매력적이다 5 재즈가 흘러나오는 존커 워크 스트리트의 라이브 카 ▶travie info 말라카 리버크루즈Melaka River Cruise 매일 오전 9시부터 저녁 11시30분까지 운항한다. 어른 기준 15RM으로 저렴한 편이며, 왕복 40분 정도 소요된다. 크루즈 선상 공연이 포함된 티켓(Bot VIP/ 매주 일요일 오후 8시~오후 1시/어른 기준 30RM), 하루 동안 자유롭게 타고 내릴 수 있는 프리패스 티켓(Ho-Ho Service/ 오전 9시~밤 11시30분/어른 기준 30RM)도 판매한다. 해양박물관 앞에서 승선하면 된다. www.ppspm.gov.my 메나라 타밍 사리Menara Taming Sari 전망대 80m 높이까지 올라가는 메나라 타밍 사리 전망대에서는 말라카 시가지와 항구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360도 회전식이라 가만히 앉아 있어도 사방의 정경을 볼 수 있다. 푸른 말라카강과 붉은 지붕 가옥, 세인트 폴 언덕의 옛 유적지들로 대표되는 육지 모습과 달리 바닷가는 부산하게 변화 중이다. 연륙도에는 마리나 리조트가 들어섰고, 갯벌에는 간척공사가 한창이다. 낮은 곳에선 볼 수 없던 말라카의 현재진행형 모습이다. 개장시간 오전 10시~밤 10시 입장료 어른 기준 RM20 홈페이지 www.menaratamingsari.com 1 15세기 말라카 왕궁의 모습. 바닥이 지면에서 1~2m 떨어져 있고, 나무로만 지어진 점이 전통적인 말레이시아 건축 구조를 보여 준다 2 도시 이름의 어원이 된 말라카 나무 3 네덜란드 통치 시기 공관으로 쓰였던 스태이더스 빌딩은 현재 말라카 민족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 4, 5 포르투갈의 흔적은 볼 수 있는 세인트 폴 성당. 벽채만 남은 모습에서 역사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6 말라카는 한때 세계적인 무역항으로 동서양을 잇는 관문 역할을 했다. 당시 교역량은 수에즈 운하와 비견됐을 정도다 7 말라카에서 꼭 경험해 봐야 할 인력거 ‘트라이쇼’. 화려한 꽃과 음악으로 장식하는 게 특징이다 포르투갈과 네덜란드가 있는 언덕 말라카는 아시아에서 가톨릭의 세례를 받은 첫번째 도시이며, 400년간의 식민 지배 속에서도 독특한 문화를 꽃피운 생명력의 땅이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에게는 최초의 왕조가 탄생한 곳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말라카가 유명해지기 시작한 건 200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부터다. 말레이,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의 흔적이 한 덩어리를 이룬 도시는 전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 것이다. 여기에 이주 중국인들이 말레이 사람들과 결혼해 낳은 ‘페라나칸’의 문화까지 더해져 이색적이다. 본격적인 말라카 시간 여행은 독립기념관 앞에 있는 한 그루의 나무에서부터 시작된다. 수마트라섬 스리비자야 왕국에서 건너온 파라메시바라Paramesvara왕자가 자신의 나라를 세우기로 결심한 곳이 바로 이 나무 아래 서였다. 그는 이곳에서 궁지에 몰린 아기 사슴이 자신의 사냥개를 물리치는 것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 작은 힘으로도 용맹하게 맞서면 큰 힘을 이길 수 있다는 것. 나무의 이름을 딴 말라카왕국이 건국된 것이 1402년인데, 역사학자들은 이때를 말레이시아 역사의 시작점으로 본다. 독립기념관 앞 말라카 나무 주변에는 포르투갈의 요새와 15세기 말라카왕궁The Melaka Sultanate Palace이 있어 여러모로 역사 여행의 시작점이라 할 만하다. 파라메시바라 왕의 바람대로 작은 왕국 말라카는 전세계의 큰 도시들을 상대하며 세계적인 항구도시로 성장했다. 말라카 사람들은 해상 교역 활동에 관련된 ‘말라카법’을 만들어 교역 기반을 다졌으며, 앞다퉈 이슬람교로 개종해 멀리서 온 아랍 상인들의 호감을 샀다. 하지만 말라카의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건국 백여 년 만인 1511년 포르투갈에 의해 멸망했고 뒤이어 1641년 네덜란드, 1795년부터는 말라카를 포함한 말레이시아 전역이 영국의 지배를 받았다. 포르투갈은 당시 황금보다 더 귀했던 향료를 독점하기 위해 동남아시아로 왔는데,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항로를 발견한 지 겨우 9년 만의 일이다. 그들은 말라카를 시작으로 아시아 침략의 포문을 열었다. 말라카를 점령한 포르투갈 사람들이 처음 한 일은 안전한 거주지 겸 요새 ‘에이 파모사A’Famosa’를 짓는 것이었다. 원주민 노예를 동원해 술탄의 왕궁과 왕릉, 모스크를 철거하고, 성벽 두께가 3m나 되는 요새와 다양한 용도의 건물을 세웠다. 하지만 지금은 그 형체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 뒤이은 네덜란드와 영국의 포화 속에 살아남은 것은 성문Porta de Santiago과 성당St.PaulChruch 한 채뿐이다. 성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언덕 위로 벽채만 남은 세인트폴성당이 보인다. 이 성당은 가톨릭을 처음 포교한 성 자비에르와 관련된 일화로 유명하다. 자비에르는 말레이반도와 일본, 중국을 오가며 가톨릭을 알리는 데 힘쓰다 1552년 중국 광저우에서 사망했다. 시신은 말라카에서 6개월간 안치된 후 그의 첫 해외 포교지였던 인도 고아로 가게 됐는데, 관을 열어 보니 전혀 썩지 않았다고 한다. 또 자비에르가 바다에 십자가를 던지자 사나운 풍랑이 거짓말처럼 잠잠해졌다는 일화도 있다. 얼마 후 어부가 같은 자리에서 게를 건져올렸는데 신기하게도 자비에르의 십자가를 쥐고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말라카에서는 등에 십자 모양의 무늬가 있는 게는 성스럽게 여겨 잡지 않는다. 에이파모사 요새는 전체적으로 붉고, 거칠게 풍화된 듯 보인다. 가까이서 보면 마치 녹이 슨 듯 보이는데, 철성분이 함유된 홍토 벽돌로 만들어서 그렇다. 이 벽돌은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 쓰인 것과 같은 종류로 수백년이 지나도 변화가 없을 정도로 단단하다. 요새 아래쪽에는 멀리서도 붉은 벽이 눈에 띄는 스태이더스The Stadthuys 빌딩이 있다. 원래 네덜란드 총독의 공관이었는데, 현재는 말라카 민족박물관이자 랜드마크로 사랑받고 있다. 말라카 이전부터 식민시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 유물과 옷차림을 전시하고 있다. 네덜란드식 거실과 당시 사용했던 생활용품들도 볼 수 있다. 베이커리에서는 갈색빵을 파는데 네덜란드 점령 당시 가난한 사람들에게 탄 빵을 나눠주었던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주말에는 네덜란드, 포르투갈 등 다양한 군복 코스프레도 볼 수 있다. 스태이더스와 맞붙어 있는 크라이스트 처치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로 18세기에 세워졌다. 거대한 대들보와 시계탑에서 네덜란드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travie info 트라이쇼Trishaw 스태이더스 앞에는 말레이시아와 페낭에서만 볼 수 있는 인력거 ‘트라이쇼’가 줄지어 서 있다. 평범한 인력거가 아니다. 오디오에서는 ‘강남스타일’을 비롯해 최신 유행가가 흘러나오고, 지붕이며 좌석을 각종 꽃과 인형, 깃발로 치장하고 있다. 잘나가는 트라이쇼는 광고판까지 달고 성업 중이다. 트라이쇼를 타고 말라카의 골목골목을 돌아보다 보면, 아직 그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않은 보석 같은 장소를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 트라이쇼┃이용요금 시간당 40RM(30분 25RM), 어른 2인까지 탑승 가능 에이파모사┃입장료 무료 말라카왕궁┃개장시간 오전 9시~오후 5시30분 입장료 어른 기준 2RM 스태이더스┃개장시간 오전 9시~ 오후 3시30분(금~일요일은 오후 9시까지) 입장료 어른 기준 5R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이 나라가 사는 법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말레이시아에서 진한 친근감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이 나라에선 한국인의 영어가 유독 잘 통한다. 우리나라 콩글리시 버금가는 게 바로 말레이시아의 ‘맹글리쉬’. 다양한 민족이 어울려 사는 말레이시아에서는 한 가지 언어로 이뤄지는 완벽한 의사소통보다 다양한 언어로 이뤄지는 유연한 의사소통이 더 일반적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도 이와 비슷한 것 같다. 한 가지를 고집하기보다 여러가지를 포용한다. 가장 전통적인 것을 가장 현대적인 것으로 재구성하고, 감추고 싶은 역사를 가장 매력적인 역사로 소개한다. 에펠탑, 자유의 여신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쿠알라룸푸르의 페트로나스 타워는 이슬람 사원의 첨탑을 본떴고, 쇼핑몰을 활보하는 여자들은 검정색 대신 온갖 화려한 색깔과 무늬로 치장한 차도르를 둘렀다. 이곳에서 이슬람 전통은 속박의 족쇄가 아니라, 가장 세련되고 감각적인 디자인이 된다. 거리를 걷다 보면 건물이나 광장 이름에서 독립을 뜻하는 ‘메르데카’라는 단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말레이시아는 195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는데 매년 8월31일 독립기념일에 성대한 축제를 치를 정도로 독립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반면 쿠알라룸푸르와 말라카 곳곳에서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의 식민 통치 유적들이 버젓이 관광상품화 돼 있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부러 이런 곳들을 찾기도 한다. 식민 역사에 대해 예민한 우리로서는 이런 모습이 양면적으로 느껴지는 게 당연하다. 그런 모습이 너무 양면적이지 않은지 묻자 나이 지긋한 관광가이드 노마가 적절하게 설명을 해줬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용서에 관대한 편이예요. 아마 종교의 영향도 크겠죠. 무엇보다 우리는 이제 식민시대에 아무런 악감정도 없어요. 역사 그대로의 과거에 얽매어 있기보다 새롭게 보고, 발전시키는 게 중요한 거지요.” 오랫동안 하나의 영토를 다양한 무리의 사람들과 공유하며 살아온 역사 속에서,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포용을 배웠을 것이다. 그들은 다른 종교와 다른 피부색, 다른 언어, 다른 가치관을 인정하는 데 가장 뛰어난 국민이다. 그리고 그런 관용적인 태도 속에는 다양한 삶의 어떤 형태든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강인함이 있다. “나는 10년 동안 트라이쇼 운전을 해왔어요. 운전 기술로 치면 말라카에서 나를 따라올 사람이 없을 거예요. 그거 알아요? 말라카 최고의 직업이 바로 트라이쇼 운전사라는 거. 난 매일 ‘이녀석’과 함께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새로운 곳에 대해 알아 가죠. 난 정말 이 일이 좋아요.” 적도 부근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매일 12시간씩 인력거 운전을 하는 만MAN 씨의 얼굴은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말라카에서 트라이쇼를 타며 만씨와 함께한 시간은 유쾌함으로 가득했다. 처음 만나는 말라카의 신선한 풍경 때문이기도 했고, 비온 뒤 씻은 듯 갠 하늘 때문이기도 했다. 어쩌면 그 많은 자전거 운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룩한 그의 배와 넉넉한 웃음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어쩌면 화려하게 뽐낸 ‘이녀석’의 아늑한 품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자전거와 만씨 자신의 이름에서 따온 ‘베크만BECHMAN’. 그것은 어느새 만씨 자신이 돼 버린 녀석에게 썩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에디터 트래비 글 Travie writer 도선미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 취재협조 말레이시아관광청 www.mtpb.co.kr ★MALAY FOOD & SWEET DESERT MALAY FOOD 말라카의 음식 계보는 복잡 다단하다. 인도, 포르투갈, 네덜란드, 중국의 조리법이 말레이시아 특유의 향신료와 만나 새로운 퓨전 요리로 탄생했다. 달콤한 ‘자연주의’ 디저트도 말라카에선 꼭 맛봐야 한다. 단맛을 내는 데 코코넛 우유와 팜나무 수액으로 만든 흑설탕 ‘굴라Gula’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인공적이지 않고 몸에 좋다. 입 안에 감도는 두 가지 맛 ‘뇨냐푸드NONYA FOOD’ 중국인과 말레이인이 결혼해서 낳은 2세를 남자는 바바, 여자는 뇨냐라고 한다. 뇨냐음식은 말레이시아와 중국음식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는데, 아마 혼혈 가정 내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서였으리라. 주로 중국 조미료에 코코넛 우유, 말레이 향료를 함께 넣어 조리한다. 태생이 가정식 요리기 때문에 겉보기에 매우 단출하다. 레스토랑에서 먹더라도 휴대용 찬합에 담겨 나온다. 튀김요리인 바이띠Baidee, 중국식 야채볶음인 찹차이Chap Chye, 커리잎을 넣어 구운 치킨IncheKabin 등이 대표적이다. 뇨냐 음식은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말라카와 페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데, 말라카식은 코코넛 우유를 많이 사용해 달달한 반면, 페낭식은 태국의 영향으로 매운 고추가 사용되는 점이 다르다. 뇨냐 식당은 존커 스트리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향에서 맛보는 원조 ‘아쌈페다스ASAM PEDAS’ 말라카는 말레이시아인들이 즐겨 먹는 아쌈페다스의 고향이다. 아쌈은 타마린드 열매즙을, 페다스는 ‘매운’을 뜻한다. 파인애플, 스타프루트 등 열대과일, 아쌈, 토마토, 절인 갓으로 만든 소스에 생선과 채소를 넣고 조리하는데, 겉보기엔 생선찌개에 가깝다. 맛은 전혀 비리지 않고 깔끔해 카레처럼 국물을 밥에 얹어 먹으면 맛있다. 아쌈페다스를 맛보고 싶다면 카페 루마말라카KafeRumah Melaka를 추천한다. 다양한 말레이, 말라카 전통 음식으로 유명하며, 20년 된 캄풍의 풍취도 느낄 수 있다.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7시, 일요일 제외(영업시간 이후는 사전 예약 필수) 홈페이지 www.keferumahmelaka.com SWEET DESERT 코코넛밀크의 감미로운 맛 ‘사고Sago’ 바바 뇨냐들이 어렸을 때부터 즐겨먹는 간식이다. 사고팜 나무에서 나오는 전분을 하루동안 물에 담그면 젤리처럼 되는데, 이걸 동그랗게 뭉쳐서 은단만한 알갱이로 만들고, 코코넛 우유에 넣어 먹는다. 여기에 과일과 팜나무 설탕인 ‘굴라Gula’를 넣으면 매우 고소하고 달콤하다. 굴라는 메이플 시럽과 같은 방법으로 팜나무에서 추출한 설탕으로, 디저트에 주로 사용된다. 말레이시아식 팥빙수 ‘첸돌Cendol’ 첸돌은 말라카의 대표적인 디저트다. 얼음에 팥을 올리는 것이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팥빙수와 흡사하다. 다른 점은 연유 대신 코코넛 밀크를, 시럽 대신 굴라를 사용한 자연식이라는 것. 특히 향료의 하나인 판단잎 즙으로 만든 녹색 젤리를 짧게 채썰어서 넣는 게 특징이다. 이 젤리는 해독 성분이 있어 몸에도 좋다. 독특한 향을 지닌 두리안을 좋아하는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첸돌에 두리안을 토핑해서 먹기도 한다. 존커 스트리트 입구에 있는 ‘산슈공San Shu Gong’의 첸돌이 유명하다. ▶travie info 말라카 가는 방법 인천에서 말레이시아항공, 에어아시아항공, 싱가포르항공 등을 이용해 쿠알라룸푸르, 싱가포르까지 이동한 후 현지에서 버스, 기차를 타면 편하다. 1 쿠알라룸푸르 버스터미널 TBSTerminal Bersepadu Selatan에서 말라카행 버스 이용. 1시간45분 소요되며 매일 7:00~23:00 사이 15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12.3RM. www.tbsbts.com.my 2 쿠알라룸푸르 기차역KL Central에서 싱가포르 우드랜드Woodland행 열차South Line를 이용하면 된다. 반대도 가능하다. 하지만 하루에 1대만 운행하기 때문에 다소 불편하다. 쿠알라룸푸르발 말라카행은 오전 9시 출발, 2시간 30분 소요, 23RM. 싱가포르발 말라카행은 오후 1시45분 출발, 4시간 소요, 38RM. www.ktmb.com.my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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