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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베트남 수교 25주년]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등 입점·암 환자 메이크업… 케이뷰티 전도사

    [한·베트남 수교 25주년]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등 입점·암 환자 메이크업… 케이뷰티 전도사

    아모레퍼시픽은 아세안시장 확대의 일환으로 베트남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라네즈, 설화수, 이니스프리 등 대표 화장품 브랜드들을 잇따라 주요 상권에 입점시키는 등 화장품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동남아 국가에 ‘케이뷰티’를 전파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인 설화수는 2013년 7월 전 세계 뷰티·패션 브랜드들이 대거 입점해있는 베트남 호찌민 최초의 현대적인 백화점인 ‘다이아몬드 플라자’에 첫 매장을 개장하면서 한국의 한방화장품을 알리기 시작했다. 진출 첫해와 이듬해에 베트남 뷰티 잡지 ‘Dep’에서 선정하는 베스트 상품에 윤조엣네스와 퍼펙팅쿠션이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제품 성능을 인정받았다. 현재는 호찌민의 고급 백화점인 파크슨에 2호점을 열었다.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10월 베트남 호찌민 시내 ‘하이바쯩 거리’ 중심부에 약 70㎡(21평) 규모의 매장을 문열었다. 하이바쯩 거리는 현지에서 일명 ‘화장품 거리’라고 불리는 20~30대 여성들의 대표적인 쇼핑 명소다. 매장 앞에는 베트남 생활상을 반영해 오토바이 주차장을 마련하고 매장 내 진열장 높이를 베트남 고객의 평균 신장에 맞게 조정했다. 또 아모레퍼시픽은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인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캠페인도 2014년부터 매년 베트남에서 진행하고 있다.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캠페인은 항암치료 과정에서 피부 변화와 탈모 등 갑작스러운 외모 변화로 고통받는 여성 암 환자들에게 스스로를 아름답게 꾸미는 노하우를 전수하는 캠페인이다. 이 같은 활동에 힘입어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3분기 아시아 지역 누적 매출은 지난해보다 약 9.1% 성장한 1조 2471억원을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자사의 5대 글로벌 핵심 브랜드인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를 중심으로 해외 매출이 지속적인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화장품 브랜드로 한국의 미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16년간 초저출산… 文 “정책 실패했다”

    16년간 초저출산… 文 “정책 실패했다”

    “역대 정부 200조원 투입했지만 올 합계출산율 1.06~1.07 그쳐 기존 대책서 과감하게 벗어나라”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지금까지의 저출산 대책들은 실패했다. 충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하나하나 대책들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으나 그 대책들의 효과보다는 저출산·고령화가 확산되는 속도가 더 빨랐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제6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위원장 대통령) 간담회를 주재하고 “정부의 대책이 저출산을 제대로 따라잡지 못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출생자 수가 36만명 정도, 합계출산율은 1.06 또는 1.07 이렇게 될 거라고 한다”면서 “합계출산율이 1.3 미만이면 초저출산이라고 인정하는데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무려 16년 동안 초저출산 국가로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2005년에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제정하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출범시켰다”면서 “역대 정부가 모두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시행하고 그동안 투입된 예산을 합쳐 보면 200조원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저출산 문제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은 “기존 저출산 대책의 한계를 과감하게 벗어나 달라”면서 “이제는 출산 장려 대책을 넘어서서 여성들의 삶의 문제까지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선은 결혼하고 출산하고 육아하는 것이 여성들의 삶, 또 여성들의 일을 억압하지 않도록, 다르게 말하면 여성이 결혼, 출산, 육아를 하면서도 자신의 일과 삶을 지킬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근본적인 저출산 대책”이라고 말했다. 이런 취지에서 간담회는 ‘삶이 먼저다’라는 기치로 진행됐다.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사용한 슬로건으로, 그동안은 ‘사람이 먼저다’를 국정 슬로건으로 사용해 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삶=사람’이라는 상징도 선보였다. 문 대통령은 “한계를 성찰하면서 보다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게 우리 위원회의 할 일”이라며 “심각한 인구 위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2018년이면 우리나라의 65세 인구가 총인구의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본격 진입하는 것과 관련, 문 대통령은 “이대로 가면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2026년이 되면 초고령사회(고령인구 비율 20%)가 되며, 2031년이면 한국 총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한다”면서 “이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경제가 어렵다는 차원이 아니라 한국의 근간이 흔들리는 심각한 인구 위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위원회에서 현상을 드러내면서 예산과 정책 집중의 우선순위를 왜 여기에 두어야 하는지 국민을 설득하고, 각 부처는 실행 대책을 잘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플레이보이’ 휴 헤프너, 마릴린 먼로 옆에 묻혔다

    ‘플레이보이’ 휴 헤프너, 마릴린 먼로 옆에 묻혔다

    플레이보이 제국을 건설한 ‘성(性)문화 아이콘’ 휴 헤프너(1926~2017)가 죽어서도 할리우드 섹스 심벌의 옆에 묻혔다.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스플래시뉴스는 LA의 한 묘지에 안치된 헤프너와 마릴린 먼로(1926~1962)의 납골당 사진을 단독 보도했다. 언론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 이 사진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촬영된 것으로 이웃해 나란히 안치된 두 사람의 이름이 인상적이다. 헤프너는 지난 9월 27일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으며 LA에 위치한 웨스트우드 빌리지 공원묘지에 묻혔다. 사실 헤프너가 먼로의 옆자리에 묻힌다는 것은 이미 예정돼 있었다. 그는 지난 1992년 일찌감치 사후를 준비하면서 먼로의 옆 자리를 7만 5000달러(약 8000만원)를 주고 사들였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대중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얽히고 설킨 두 사람의 인연 때문이다. 헤프너를 돈방석에 오르게 한 플레이보이의 창간 표지모델이 바로 먼로다. 1953년 12월 플레이보이는 헐벗은 먼로의 사진을 앞세워 성인잡지의 대명사가 됐다. 그러나 먼로가 돈이 절박해 겨우 50달러에 카메라 앞에 섰던 점이 알려지면서 헐값 논란이 일었다. 먼로는 이후 회고록을 통해 “내 누드 사진으로 떼돈을 번 모든 이로부터 고맙다는 얘기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 심지어 내 모습을 보려고 내 돈 주고 잡지를 사야 했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보도에 따르면 실제 두 사람은 생전에 만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평생 여성을 성적 유희의 대상으로 삼아온 헤프너가 죽어서도 먼로 옆에 묻힌다는 사실에 여론은 갈렸다. 먼로에게 바치는 헤프너의 최고의 헌사라는 주장과 반대로 죽어서도 조용히 쉬고 있는 먼로에게 치근덕거린다는 의견이다. 지난 1926년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서 태어난 먼로는 할리우드로 진출해 단역을 전전하다 1953년 영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눈부신 금발과 섹시한 몸매로 인기를 모은 그녀는 36세 때 LA 자택에서 알몸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공식적인 사인은 약물 과다 복용이지만 지금도 미 정보 당국이 살해했다는 주장 등 갖가지 음모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文 ‘개신교·천주교 음악회’ 참석 “국민 생명 지키는 나라 위해 노력”

    文 ‘개신교·천주교 음악회’ 참석 “국민 생명 지키는 나라 위해 노력”

    문재인 대통령은 성탄절인 25일 충북 제천 화재 참사를 언급하며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다 바꿀 수는 없지만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 가자”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개신교·천주교 연합 성탄음악회’에 비공개로 참석해 종교지도자들과 사전환담을 하고 이렇게 말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와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등 음악회 참석자들은 “제천 희생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면서 “대통령께서 직접 위로해주시는 것을 보고 국민은 걱정 가운데서도 위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제천 화재 참사에 대한 사회적 애도 분위기를 고려해 별도의 성탄 메시지를 발표하지 않고 조용한 성탄절을 보냈다.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성탄절 연휴 사흘간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다. 이날 행사는 청와대가 아닌 종교계가 마련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성탄메시지를 통해 제천 참사 유족들을 위로할 수도 있지만, 내지 않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개신교·천주교 연합 성탄음악회는 1999년 김대중 대통령과 정·재계 주요 인사, 7대 종단 대표를 초청해 시작한 이후 올해로 9회를 맞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취임 후 첫 성탄절에 이 음악회를 찾아 성탄절 축하 연주를 감상했다. 이 관계자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와 남북 화해를 기원하고, 음악을 통해 종교 간, 이웃 간 하나가 되는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음악회”라며 “대통령도 이런 취지에 공감해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 첫 회의를 주재하고 내년도 경제정책 운용 방향을 직접 점검하는 등 새해까지 집권 2년차 밑그림 그리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후반으로 알려진 문 대통령의 연차 휴가는 제천 화재 참사로 기간이 하루나 이틀 정도로 예정보다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인생, 설계도 그리듯 뜻대로 되는 게 아닌 걸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인생, 설계도 그리듯 뜻대로 되는 게 아닌 걸

    연말이 되면 늘 지난 한 해 동안 읽은 책들을 기억에서 끄집어낸다. 책에 관련된 직업을 갖고 있다 보니 평범한 사람들보다는 책을 좀더 많이 읽는 편이다. 돌이켜 보니 올해도 거의 200권이나 되는 책을 읽었는데 매년 한두 권 정도는 작품성과는 별개로 상당히 오랫동안 기억 속에서 떠나지 않는 책이 있다. 올해 내게 그런 책은 ‘모눈종이 위의 생’이라는 장편소설이다. ‘조선작’이라는 작가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헌책방을 찾은 손님들에게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처음 듣는 이름이라고 한다. 심지어 그 이름은 성별조차 짐작하기 어려워서 이미 그를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쉽게 기억 속에서 끄집어 올리기 어려운 작가다. 이름을 처음 듣는다는 사람에게 “그럼 ‘영자의 전성시대’라는 영화는 아시죠?”라고 물으면 또 열에 아홉은 알고 있다고 말한다. 그 영화를 본 적은 없어도 제목만큼은 널리 알려져서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을 정도다. 영화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고 있는데, 그 작품을 쓴 작가가 바로 조선작이다.1940년 대전에서 태어난 조선작은 1960년에 대전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소설가로 데뷔하기 전까지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교사로 활동했다. 그는 교사로 일하며 신춘문예에 여러 번 도전했지만 번번이 낙방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신춘문예 심사를 자주 했던 김동리 작가가 말하길, 조선작이 글 솜씨는 뛰어났는데 작품의 소재가 건전하지 못하다고 판단해 당선작에서 제외했다고 한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때 한국전쟁을 맞았고 그때 행방불명된 아버지의 생사도 모르고 가난에 찌들어 자란 청년이 명랑하고 건전한 소설을 쓰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1971년 월간 ‘세대’ 잡지에 ‘지사총’으로 등단한 후에 펴낸 그의 작품 속엔 이렇듯 가난, 억압, 방황, 소외, 부조리 같은 암울한 느낌이 가득했다.‘모눈종이 위의 생’은 조선작이 ‘영자의 전성시대’로 일약 스타 작가가 된 1970년대를 마감한 직후에 써낸 작품이다. ‘영자의 전성시대’는 제목으로만 보자면 꽤 건전하고 긍정적인 내용인 것 같다. 하지만 남의 집에서 식모살이하다가 버스 차장으로 일하던 중 사고로 한쪽 팔을 잃은 영자에게 전성시대라는 게 찾아올 수 있을까? 영자는 결국 사창가로 흘러들어 밑바닥 인생을 살게 되는데 여기서 약간의 전성시대가 있었다. 영자를 좋아하는 청년이 나무를 깎아 만들어 준 의수 덕분에 손님이 늘어 돈을 좀 벌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사창가 골목에 화재가 나서 영자는 거기서 허망하게 죽고 이야기는 끝난다. 그의 작품이 대개 이런 식이다. 주류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의 인생들은 끝까지 피로한 삶을 살다가 아무런 희망도 없이 끝나버린다. 그것이 1970년대 우리 사회의 모습이라고 한다면 정권이 바뀐 1980년대는 여러모로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았다. 1981년에 조선작은 한국일보에 소설을 연재했는데 그것을 단행본으로 펴낸 것이 ‘모눈종이 위의 생’이다. 소설은 내용과 설정 면에서 그전까지 써 오던 조선작의 작품과 큰 차이가 있다. 우선 주요 등장인물들이 밑바닥 계층이 아니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주인공 ‘안종희’는 전형적인 중산층으로 6년 전 어떤 사건 때문에 결혼식 직전 실패를 경험한 일이 있다. 그녀와 결혼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지금은 다른 사람과 가정을 꾸리고 있는 ‘한민일’은 인기 있는 소설가다. 이야기는 시종일관 안종희가 한민일의 행적 일거수일투족을 조사하는 내용으로 흡사 추리소설과 같은 구성을 가진 특이한 작품이다. 안종희는 치밀한 작전을 바탕으로 한민일의 심리상태마저 이미 손바닥 위에 놓고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듯 행동하는데 그 시작은 북악에 있는 ‘P호텔’에서부터다. 사실 P호텔은 주인공의 어머니가 이혼한 남편을 만나기 위해서 기다리던 커피숍이 있는 곳이다. 어머니는 여기서 만나주지 않는 남편을 며칠 동안이나 같은 시간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P호텔은 소설 속에서 “세검정에서 정릉으로 넘어가는 터널 입구에” 위치해 있고 5층이라는 단서로 미루어 보아 1980년대 북악터널 근방에 있던 ‘북악파크호텔’이 그 모델일 것으로 추측한다. 소설 초반에 잠깐 나오는 P호텔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 장(章)의 제목이 ‘북(北)호텔’이기도 하고 주인공 자신도 호텔 근처에서 어머니를 관찰하면서 어느 시인이 쓴 같은 이름의 시집을 떠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에서 정확한 이름을 밝히고 있는 건 아니지만, 이 책은 1979년에 민음사에서 초판을 펴낸 김영태 시인의 시집 ‘北호텔’일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북호텔’은 1938년 마르셀 카르네 감독이 연출한 프랑스 영화로 이어지며 조선작의 소설이 영화의 내용과 연계성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한편 이 영화는 외젠 다비가 1929년에 발표한 소설 ‘북호텔’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P호텔은 소설 초반에 한 번 등장했다가 가장 마지막 장면에서 운명적으로 다시 한 번 나온다. 모든 희망을 잃은 안종희가 이 호텔에 투숙했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말하자면 자신이 죽을 장소로 첫 장에서 어머니와 만났던 P호텔을 선택한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첫 장 제목이 ‘북호텔’이기는 하지만 소설 속에서 P호텔의 정식 명칭은 언급되지 않고 있다가 마지막에 주인공이 수면제를 먹고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어머니를 떠올리며 쓰는 유서에서 느닷없이 자신이 묵고 있는 호텔 이름을 ‘북호텔’이라고 쓴다는 점이다.외젠 다비의 소설 ‘북호텔’ 역시 죽음과 관계가 있다. 파리 10구 운하 근처에 있는 4층짜리 호텔은 온갖 인간 군상들이 머물다 떠나는 곳이다.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줄거리 없이 그저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 주기만 할 뿐이다.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은 극적인 사건을 중심에 두고 있다. 한 쌍의 연인이 동반자살을 하려는 목적으로 북호텔에 투숙한다. 두 사람 중 하나가 상대에게 총을 쏘고 뒤이어 자신에게도 총을 쏘는 방법이었지만 먼저 방아쇠를 당긴 쪽이 나중에 겁이 나서 도망가버리면서 사건은 복잡해진다. 그런데 ‘모눈종이 위의 생’에서 북호텔에 투숙한 사람은 연인이 아니라 혼자다. 당연히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죽을 수밖에 없다. 죽기로 결심하기 전 안종희는 과거의 연인 한민일을 조사하면서 놀라운 능력을 발휘한다. 치밀하게 준비했고 완벽하게 실행했다. 모든 게 완벽함을 추구하는 안종희의 뜻대로 되는 듯했다. 하지만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그런 것이 적용될 수 없었다. 이것이 안종희가 절망한 이유다. 삶의 모든 것을 자신이 계획하고 마치 건축가가 모눈종이 위에 완벽한 설계도를 그리는 것처럼 사랑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 믿었지만 실상 인간의 삶이란 거대한 모순 덩어리임을 깨달았다. 나중에 가수가 된 주인공의 동생 안세호는 이런 노래를 부른다. “우리는 서로 모순의 별들. 한동안 우리의 길을 잃은들 어떠랴.” 인간으로 태어난 우리들은 모든 것을 다 완벽하게 설계하며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매번 실수하고 상처도 받는다. 그것이 거름이 되어 또 조금씩 발전한다. 조선작은 신문 연재가 끝난 후 ‘모눈종이 위의 생’을 단행본으로 펴내기 위해 자신이 직접 ‘신작사’(新作社)라는 출판사를 만들었다. 반응은 나쁘지 않았고 나중에 텔레비전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여전히 이 소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조선작의 여러 작품을 알고 있지만 정작 조선작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손님들을 많이 만난다. 작가가 소설에서 쓴 것처럼 이것도 굳이 애써서 풀지 않아도 될 하나의 모순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윤성근 이상한나라의헌책방 대표
  • [포토 다큐&뷰] 점점… 손끝으로 더 넓은 세상 보고 싶습니다

    [포토 다큐&뷰] 점점… 손끝으로 더 넓은 세상 보고 싶습니다

    인천 남구 학익동에 있는 인천시각장애인복지관의 한 강의실에서 책 읽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문을 열어 보니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수강생들이 눈이 아닌 손가락으로 책을 더듬으며 볼록한 점 형태의 문자인 점자를 배우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문자인 점자는 세로 셋, 가로 둘, 총 여섯 개의 점을 조합해 글자를 표시한다.●6개월 학습자가 윤동주 ‘서시’ 한 편 읽는데 약 15분 소요·속독엔 3년 걸려 현재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우리나라 시각장애인은 25만 3000명으로 등록하지 않은 사람까지 합하면 29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각장애는 보이지 않는 정도에 따라 1~6등급으로 나뉜다. 이 중 전혀 볼 수 없는 전맹과 이에 가까운 1~4등급의 중증 시각장애인이 글을 읽으려면 점자를 배워야 한다. 시각장애인이 점자를 모르는 것은 일반인이 글을 모르는 문맹 상태와 같다. 군에서 사고로 시력을 잃은 진종일(76) 씨는 “30대 후반에 점자를 배운 덕에 그간 점자로 번역된 교양잡지나 인문학 책 등을 읽으며 다양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보통 6개월이면 점자를 익힐 수 있지만, 단편소설이나 시 등을 읽을 수 있는 정도의 속독이 가능해지려면 3년 정도 꾸준히 익혀야 한다. 윤동주 시인의 ‘서시’ 한 편을 기준으로 6개월 학습자는 15~20분, 3년 학습자는 2~3분이 소요된다.●표지 훼손·손상·터치패드 등 불편해… “점자 배울 필요성 못 느껴” 외면 모든 시각장애인이 점자를 아는 것은 아니다. 어릴 적부터 맹학교에 다니며 점자를 필수로 배운 선천적 시각장애인들과 달리 질병이나 사고 등 후천적 요인으로 장애를 갖게 된 중도 시각장애인들은 점자 문맹 비율이 높은 편이다. 컴퓨터 화면 속의 글자들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프로그램이나 오디오북 등 청각적으로 점자를 대신하는 기술이 발전한 이유도 있지만, 촉각에 의지해 점자를 배우는 일이 쉽지 않은 탓이 크다. 일반인이 영어가 아닌 태국어, 러시아어 등 낯선 제3의 외국어를 배우는 것 이상으로 어려워 점자를 배우다 중도 포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점자를 외면하는 더 큰 이유는 다른 데 있다. 한 시각장애인은 “실생활에서 쓰임새가 적은 탓에 점자를 배워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시각장애인이자 인천시각장애인복지관 직원인 전영훈(34) 씨도 “필요한 곳에 점자가 없는 상황이 많고, 있어도 잘못 표기되거나 손상돼 읽기 어려운 곳이 많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 조성돼야 시각장애인의 삶 더 행복 주변을 유심히 살펴보면 지하철역의 스크린 도어나 건물 안 엘리베이터, 음료수캔 등 다양한 곳에서 점자 표기를 발견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점자 표지가 훼손됐거나 다른 위치에 붙어 있는 일이 많다. 특히 엘리베이터에 점자 표기가 없거나 비슷한 모양의 상하 버튼, 3과 6 버튼의 점자 표기가 바뀐 상황이 종종 있어 시각장애인을 당황케 한다. 100% 가깝게 점자가 새겨진 캔음료도 모두 ‘음료’라고만 표기돼 있어 콜라인지 커피인지 종류를 구분할 수 없다. 가전제품도 점자 표기가 힘든 터치패드 방식이 많아 시각장애인이 사용하기 어렵다. 의약품도 전문약과 일반약의 점자 표시 비율이 0.1%와 0.3%에 불과하다. 점자 스티커인 모텍스 등을 이용해 시각장애인 스스로 표기를 하지 않는 한 여러 약을 한곳에 보관할 때 약물 오용의 위험을 피하기 어렵다. 다행히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의약품 점자 표시 의무화를 담은 개선안을 만들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권고했지만, 제약업체가 이를 모든 의약품에 적용할지는 알 수 없다. 시각장애인복지관 등 점자 학습 시설이 전국적으로 적지 않지만, 점자 사용의 기회가 늘지 않는 한 점자 문맹률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사회 전반에 걸쳐 점자 표기가 늘어난다면 점자를 배우는 시각장애인의 수는 자연히 늘어날 터다. 작은 부분이라도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시각장애인의 삶은 지금보다 좀 더 편하고 행복해 질 것이다. 글 사진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개그우먼 아닌 모델”...한혜진, 파격 화보 공개

    “개그우먼 아닌 모델”...한혜진, 파격 화보 공개

    모델 한혜진이 패션잡지 보그와 함께 촬영한 화보를 공개했다.23일 한혜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VOGUE KOREA JAN 2018”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한혜진이 섹시한 의상을 입고 과감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평소와는 달리 부스스하면서도 스타일리쉬한 머리 스타일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한 각선미를 강조한 포즈는 한혜진의 당당한 매력을 돋보이게 했다. 한편, 한혜진은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 출연 중이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장은석 기자의 호갱 탈출] 안전관리 소홀 사고 땐 마트 책임 O… 주의사항 안 지켰다면 X

    [장은석 기자의 호갱 탈출] 안전관리 소홀 사고 땐 마트 책임 O… 주의사항 안 지켰다면 X

    #1. 직장인 A씨는 집에서 가까운 대형마트에 갔다가 왼쪽 무릎뼈가 부러졌습니다. 물기가 있던 매장 바닥을 잘못 밟아서 미끄러졌죠. A씨는 바로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수술 후 재활치료까지 받았습니다. #2. 주부 B씨는 2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큰 사고를 당했습니다. 아이를 쇼핑카트에 태우고 물건을 고르고 있는데 아이가 카트에서 떨어졌죠. 아이는 병원에서 갈비뼈가 골절됐다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습니다.A씨와 B씨는 대형마트에서 일어난 안전사고에 대해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2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많은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대형마트에서도 안전사고가 종종 발생합니다. 소비자원의 ‘소비자 위해 감시 시스템’에 매년 200건 이상의 대형마트 안전사고가 접수되고 있죠. 사고 유형을 보면 바닥·무빙워크 등에서 미끄러지는 사고와 카트로 인한 사고가 많았습니다. 특히 6세 이하 어린이 사고가 가장 많아서 부모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죠. 민법에 따르면 대형마트에서 발생한 안전사고가 ‘시설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 때문이라면 마트에서 소비자에게 치료비 등을 보상해야 합니다. 법률 용어라서 어려운데요. 쉽게 말하면 마트에서 매장 안에 있는 각종 시설을 안전하게 관리하지 못해 일어난 사고에 대해서는 피해자에게 보상해야 한다는 말이죠. 예를 들어 A씨처럼 소비자가 마트에서 미끄러져 다친 이유가 바닥에 있는 물기나 이물질을 마트에서 치우지 않았기 때문이라면 마트에 책임이 있다는 겁니다. 관리자 부주의로 판단돼 마트가 피해자에게 치료비를 보상해야 하죠. 피해자의 나이나 치료 경과, 후유증 등에 따라 위자료를 줘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어린이가 뛰어다니다가 넘어지는 등 소비자 과실도 있다면 마트에 책임을 모두 지울 수는 없습니다. 바닥에 물기가 있었더라도 비가 오는 날이었다면 어느 정도 물기가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도 알기 때문에 소비자 부주의도 인정됩니다. 마트로부터 치료비를 100% 받을 수 없죠. 카트에서 아이가 떨어지는 사고도 많은데요. 마트는 아이를 짐칸이 아닌 지정된 좌석에 앉혀야 하고, 안전벨트를 꼭 매야 한다는 내용 등의 주의사항을 카트에 표시해야 합니다. 주의사항이 카트에 없거나, 소비자가 아이를 지정 좌석에 앉히고 안전벨트도 잘 맸는데 추락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면 마트에서 카트 관리를 소홀히 한 것으로 인정돼 치료비 등을 보상해야 하죠. 주의사항이 있는데도 소비자가 지키지 않았다면 보상받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일어난 사고를 보면 아이들이 지정된 좌석에 앉지 않거나, 카트 안에서 일어나 장난을 치다가 발생한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가 아이를 카트에 태울 때 주의사항을 꼭 읽어보고 잘 따라야 하죠. 또 마트에서 주로 쓰는 카트는 어린이 최대 허용 체중이 15㎏이어서 이보다 무거운 아이는 카트에 앉히면 안 됩니다. 카트를 끌고 다른 층으로 이동하는 무빙워크에서도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무빙워크가 끝나는 지점에서 카트가 턱에 걸리면서 소비자가 넘어지거나 뒷사람의 카트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죠. 무빙워크에서 카트 손잡이를 잡지 않았다가 카트가 아래로 굴러 내려가 앞사람이 다치는 사고도 발생합니다. 무빙워크가 끝나는 지점에서는 힘껏 카트를 밀어서 턱에 걸리지 않도록 하고, 카트 손잡이는 다 내려올 때까지 꼭 잡고 있어야 합니다. 마트 안전사고는 과실이 마트에 있는지, 소비자에게 있는지에 따라 보상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에 소비자가 마트의 과실을 입증하려면 사고 직후 사고가 난 장소와 다친 부위 등을 사진으로 찍어놔야 합니다. 사고 장소를 바로 떠나지 말고 마트 직원을 불러 사고 경위를 알려야 하죠. 매장 내 폐쇄회로(CC)TV 영상도 중요한 입증자료가 됩니다. 최재훈 소비자원 위해분석팀 대리는 “마트는 자주 가는 곳이어서 방심하는 소비자가 많지만 안전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장소”라면서 “쇼핑에만 집중하다가 어린 자녀를 놓치거나, 매장·무빙워크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esjang@seoul.co.kr
  • V리그 오심 심판 무기한 출장 정지

    V리그 오심 심판 무기한 출장 정지

    프로배구 14년 새 가장 큰 징계가 심판을 상대로 내려졌다. 한국프로배구연맹(KOVO)는 21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지난 19일 경기에서 결정적 오심을 범한 진병운 주심과 이광훈 부심에게 무기한 출장정지, 비디오 판독으로도 바로잡지 못한 어창선 경기감독관과 유명현 심판감독관에겐 무기한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지난 19일 KB-한전 판정 번복 논란 전말은 이랬다. 3세트 20-20 상황에서 한국전력 센터 이재목이 네트 위에서 공을 밀어넣었고, KB손해보험 양준식이 블로킹을 하려고 뛰어올랐다. 진 주심은 이재목의 캐치볼 파울을 선언했지만, 한국전력의 비디오 판독 요청 뒤 양준식의 네트터치로 판정이 바뀌었다. 따라서 한국전력이 1점을 땄다. 그러자 권순찬 KB 감독은 “이재목의 캐치볼 파울이 먼저”라고 항의하다가 경기 지연에 따른 두 차례 경고를 받으면서 한국전력이 또 1점을 보탰다. KB로선 21-20 리드를 잡을 터에 20-22로 둔갑한 것이다. 물론 주심의 오심이라기보다 비디오 판독 후 규정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진 주심은 4세트에도 명백한 오심으로 빈축을 샀다. 한국전력의 네트터치를 KB 범실로 착각했다. 이 부심은 어 감독관, 유 감독관과 더불어 ‘3인 비디오 판독’에서 캐치볼 반칙이 먼저라는 점을 잡아내지 못했다. ●비디오 판독에도 정확한 판단 실패 일단 4명에 대한 역대 최고 징계로 일단락됐지만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에까지 언급될 정도로 파장이 컸다. 사실 올 시즌 V리그는 절대 비밀에 부쳐져야 할 심판 배정표가 유출돼 전·현직 심판위원이 2∼5년의 자격정지·심판 배정중지 징계를 받는 등 시작 전부터 심판 문제로 곤욕을 겪었다. ●KOVO, 감독관 2명도 무기한 자격정지 일부 배구인은 특정 심판들이 실력보다 과도한 대우를 받고 있다면서 연봉제인 전임심판의 처우를 ‘기본급+수당제’로 바꾸자고 주장한다. 경기 주·부심을 보는 연맹 소속 전임심판 9명은 연봉 계약을 한다. 그러나 오심의 최소화는 연맹 몫이다. 유능한 베테랑 경기운영위원과 심판감독관을 투입해 판정과 규정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도둑질 들키자 주인 급소 잡은 절도범

    농가에 들어가 도둑질을 하다가 들키자 집주인의 급소를 잡고 폭행한 절도범에 대해 구속영장이 신청했다. 전북 임실경찰서는 강도상해 혐의로 박모(5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박씨는 전날 오후 2시 20분쯤 임실읍 A(51)씨 집에 침입해 금품을 훔치려다 들키자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집안에 침입한 박씨를 보고 “당신 누구냐.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팔을 붙잡았다. 그러나 범행을 들킨 박씨는 A씨 급소를 꽉 잡고 머리와 배 등을 폭행했다. 극심한 고통을 느낀 A씨는 “너무 아프다. 붙잡지 않을 테니, 급소를 잡은 손을 놓아달라”고 사정했다. 박씨는 이 말을 듣고 A씨를 뿌리친 채 그대로 달아났다. 경찰은 A씨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서 범행 2시간 만에 전주의 한 원룸에서 박씨를 붙잡았다. 박씨는 “출소한 지 얼마 안 돼서 붙잡히면 안 될 것 같아 급소를 잡았다”며 “돈이 필요해서 농가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주말 과학산책] 세계적인 과학저널이 선택한 올해의 과학사진들

    [유용하 기자의 주말 과학산책] 세계적인 과학저널이 선택한 올해의 과학사진들

    다사다난했던 2017년 정유년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한 해가 끝날 무렵이 되면 방송사는 올해 돋보였던 연예인들을 선정해 시상식을 갖기도 하고 신문이나 잡지 등 인쇄매체들은 올해 눈길을 끌었던 주요 뉴스들을 꼽습니다. 과학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표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 사이언스는 올해 10대 과학 인물, 올해 10대 과학뉴스, 올해 10대 인포그래픽, 올해 10대 과학 사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계를 조망합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는 올해 네이처 편집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14장의 과학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과학사진을 보다보면 다시 한 번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함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1. 그레이트 아메리칸 이클립스 지난 8월 21일 미국 대륙 14개 주를 관통했던 ‘그레이트 아메리칸 이클립스’는 올해 최고의 ‘과학 쇼’였습니다. 태양과 달, 지구가 나란히 놓여 달이 태양면을 가리며 생기는 일식은 월식보다 더 자주 일어나는 천체현상이지만 대부분 바다에서 관측이 가능하다. 이번 개기일식은 육지에서도 관찰이 가능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것 같습니다. 이번 일식과 정확히 같은 위치로 지나가며 발생하는 개기일식은 375년 만의 일이라고 하네요. 사진은 미주리주 페리빌에서 관측된 일식의 진행과정을 찍은 것이라고 합니다.  2. 지옥에서 온 벌레? 악몽에서나 나타날 듯한 이 생물체는 기생충의 하나인 ‘유구조총’(Taenia solium)을 200배 확대한 것입니다. 유구조충은 갈고리 촌충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갈고리 촌충은 돼지를 중간 숙주로 해 사람들에게 옮겨지곤 했습니다. 예전에는 돼지가 지저변한 환경에서 키워졌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덜 익혀먹을 경우 갈고리 촌충에 감염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돼지들도 위생적으로 만든 사료를 주면 갈고리 촌충은 거의 멸종상태라고 합니다. 사진은 카메라 제조사인 니콘에서 주최한 ‘작은 세상 사진대회’에서 본선에 진출한 작품입니다. 3. 오직 위로, 위로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찍은 방해석 결정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방해석 결정 위에 새겨진 화살표 모양의 작은 부조물을 만들어 낸 것은 결정 표면에 달라붙은 단백질이고 결정이 성장함에 따라 특정한 패턴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4. 불빛 아래에서 미국의 사진작가 크레이그 버로우가 아네모네 꽃을 자외선 이미지로 찍은 사진이라고 합니다. ‘사랑의 괴로움’이라는 꽃말을 가진 아네모네는 그리스 신화에서 미소년 아도니스가 죽을 때 흘린 피에서 생겨난 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네모네는 빨간색, 흰색, 분홍색, 하늘색, 노란색, 자주색으로 피는데 자외선을 이용해 사진을 찍자 아네모네의 숨겨진 색깔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5. 문어를 업고 있는 거북이 문어와 거북이라는 서로 다른 종들 사이에서 이처럼 어부바를 하고 있는 장면은 보기 드물다고 하는데 사진작가 마이클 하디가 하와이 앞바다에서 찍었다고 합니다. 이 사진은 스미소니언협회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스미소니언닷컴’ 사진전에서 본선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6. 지상 관제탑 노르웨이 스발바르섬에서 낮게 깔린 태양이 안테나에 역광을 비춘 모습입니다. 이 안테나는 JPSS-1이라는 위성에서 데이터를 수신받는다고 합니다. JPSS-1은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청(NOAA)가 기후와 환경을 파악하기 위한 기상환경위성으로 지난 11월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됐습니다. JPSS-1은 기상학자들에게 대기권 온도와 수분, 구름, 지표면 온도, 대양 색깔, 해빙의 규모, 화산재는 물론 산불정보까지 제공해 날씨 예보의 정확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7. 날리는 불꽃 전자방사 현상을 통해 만들어 낸 불꽃 모습이라고 합니다. 전자방사(electrospinning) 현상인데 고분자 물질에 고전압의 전기장을 걸어주면 물질 내부에 전기적 반발력이 생겨 분자들이 뭉쳤다가 나노 크기의 실 형태로 갈라지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화려한 색깔을 보이는 불꽃놀이 장면처럼 보입니다. 8. 무시무시하게 생긴 화석 사진상으로는 엄청나게 크게 보이지만 실제 크기는 1밀리미터(㎜)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중국 산시성 지역에서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이 발견한 화석으로 벌레와 바다생물, 척추동물까지 모든 종류로 진화했던 후구동물의 화석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소 5억 2900만년된 것으로 보이는 이 화석은 전자현미경을 통해 찍은 것으로 어류 아가미로 진화할 수 있는 부분과 소화기관으로 추정되는 작은 구멍 등을 발견했습니다.  9. 뱃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임신한 개구리 임신한 유리개구리의 알이 투명한 배를 통해서 선명하게 보입니다.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에 주로 사는 유리개구리는 피부가 투명해 속을 훤히 볼 수 있는데 12속 152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0. 단일 세포 인간 세포 하나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요. 지난 10월 스위스 연구자들은 세포의 무게를 잴 수 있는 외팔저울을 만들어 한 쪽에 세포 하나를 올려놓고 레이저를 이용해 저울을 흔든 뒤 출렁이는 진동수를 계산해 무게계산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11. 다시 지구로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일론 머스크가 이끌고 있는 민간우주개발업체인 스페이스X는 재활용이 가능한 로켓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팰콘9이라는 로켓 1단이 태평양 위에 떠 있는 선박에 재착륙하는 장면입니다. 팰콘9은 위성을 궤도에 전달한 뒤 지구로 귀환했는데 이처럼 재활용 로켓 시스템이 활발하게 사용될 경우 우주여행이나 우주운송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12. 격리구역 지난 5월 중국 베이징에 있는 ‘루나 팰리스-1’이라는 연구시설에 과학자들이 격리 생활을 자원했다고 합니다. 이 시설은 달기지 건설에 대비해 생명유지 시스템을 테스트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라고 합니다. 13. 오렌지색깔 심연 멕시코 카리브해 연안 툴룸에 있는 ‘세노테 카워시’라는 해저동굴을 찍은 사진입니다. 비가 많이 내리면서 주변 숲에서 식물들이 바다로 유입되면서 식물의 탄닌 성분이 녹아들면서 오렌지 색깔을 보이고 있습니다. 심연에서 보이는 오렌지 색이 약간 오싹하게 만드는 느낌을 주네요.  14. 산호양식장 미국 플로리다주 태버니어 앞바다에 있는 곳에서 400그루 이상의 산호나무가 양식되고 있습니다. 마치 굴을 양식하는 양식장의 느낌까지 줍니다. 사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해 산성화되면서 산호가 하얗게 변해 죽는 백화현상들 때문에 산호가 멸종위기에 처하자 산호를 인위적으로 양식하는 것이라고 합니다.올해 최고의 과학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니 ‘개띠의 해’인 내년에는 어떤 신비한 자연의 세계가 우리 앞에 펼쳐질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문화마당] 책을 잘 만드는 일에 집중한다/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문화마당] 책을 잘 만드는 일에 집중한다/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몇 해 전 겨울 출판전문잡지 기획회의로부터 원고 청탁을 받았다. ‘한국의 출판기획자들’이라는 제목으로 ‘후배 출판인이 선배 출판인을 만나 물어본다’는 것이 콘셉트라고 했다. 나의 임무는 열린책들 홍지웅 대표를 인터뷰하는 것이었다. 출판 경력이 일천한 나로서는 당연히 이것저것 묻고 싶은 게 많았다. 하지만 혼자서 책상에 앉아 끙끙거리며 칼럼을 쓰는 거라면 몰라도 누군가를 만나 그 과정을 글로 쓰는 건 자신이 영 없었다. 이럴까 저럴까 꽤 오래 망설였다. 결국 하기로 한 건 이것도 소중한 경험이 될 거라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데 인터뷰 날짜를 잡으려고 홍지웅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아니, 나는 인터뷰할 생각이 없어”라고 딱 잘라 말하는 거다. 나는 당연히 기획회의와 홍지웅 대표 사이에 사전 조율이 다 끝난 줄 알고 그가 쓴 ‘통의동에서 책을 짓다’를 사서 몇 날 며칠에 걸쳐 꼼꼼하게 읽고 난 후였는데 인터뷰를 못하겠다니. 왜 안 하겠다는 거냐고 물어보니까 “이미 많이 했고 보나 마나 뻔한 질문과 답변이 오갈 텐데 굳이 또 할 필요가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쯤 되자 나도 부아가 치밀었다. 그래서 “여느 인터뷰와 다를 게 없는 하나 마나 한 인터뷰로 귀결되면 게재하지 않겠다”고 짐짓 건방을 떨었다. 홍지웅 대표 입장에서는 생전 처음 보는 까마득한 후배가 묘하게 열을 내니 황당하기도 하고 ‘어떤 놈인지 얼굴이라도 보고 싶다’는 정도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어쨌거나 “그래? 그럼 와서 밥이나 먹고 가든가”라는, 승낙도 거절도 아닌 뜨악한 얘기를 들은 후에야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장소는 열린책들 사옥, 당초 약속한 두 시간을 넘겨 네 시간 가까이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시큰둥한 표정이었던 그는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시원시원하게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었다. 그것은 역사를 자기합리화하여 늘어놓는 뻔한 서사가 아니라 나에게 공부가 되는 이야기였다. 건축과 미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영향을 줬겠지만, 그는 직감을 중시하는 예술가 타입의 인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타입의 인간이 갖는 대체적인 성향과 달리 행정적인 실무에도 능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만약 내가 열린책들의 직원이었다면 스트레스를 받아 종교에 귀의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왜냐. 유능한 대표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꺼내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정말로 어려운 대목은 그 새로운 것을 설명할 때다. 대표는 자기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일단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추진할 수 있지만 직원들은 다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열린책들에서는 직원들끼리 배우고 익히는 상호협동적인 분위기 같은 것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물론 재주 많은 사장이 직원들을 부지런히 채근한 결과이기도 하리라. 결과적으로 그 인터뷰는 ‘여느 인터뷰와 다를 게 없는 하나 마나 한 인터뷰’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랬다면 오늘 내가 받은 ‘출판사를 만들다 열린책들을 만들다’에 게재하지 않았겠지. 이 책은 열린책들 창립 30주년 기획작이다. 표지부터 색인까지 지금껏 자신들이 만든 책에 대한 생각과 각종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읽고 있자니 홍지웅 대표 말대로 소신을 가지고 색깔을 만들어 가면 언젠가 내가 운영하는 출판사의 30주년도 도래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앞으로 18년 남았구나. 그때쯤 나도 이런 책을 만들어 보고 싶다.
  • 김영이 자수 개인전 “바늘 한 땀·한 선에 하나 된 마음”

    김영이 자수 개인전 “바늘 한 땀·한 선에 하나 된 마음”

    “바늘 한 땀이 느낌을 완전히 다르게 만들 수 있어요. 한 땀이 모여 한 선이 되고 그게 나무가 되고 바위가 되고 학이 되는 거잖아요. 땀수를 고르게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전체적인 조화가 이뤄지면 좋고요.”전광석화처럼 바뀌는 세상에 40여년을 전통 자수에, 그것도 오롯이 한 스승 밑에서 배워 온 김영이 국가무형문화재 자수장 전수교육 조교가 개인전 ‘일침일선일심’(一針一線一心)을 오는 23~30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전시장 ‘올’에서 연다. 지난해 봄 세상을 떠난 한상수 자수장의 문하에 1976년 들어가 바늘귀 꿰는 법부터 배웠지만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음전한 종갓집 맏며느리 같은 김 선생은 20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스승께서 세상을 떠나시기 얼마 전 ‘내년쯤에는 네 전시회를 해도 좋겠구나’라고 말씀하셨다”며 “스승에게 누가 될까 봐 못했던 일에 용기를 내게 됐다”고 나직한 목소리로 털어놓았다. 2003년 전승공예대전 국무총리상 수상작인 수월관음도 등 70여점과 고 한상수 자수장의 작품과 김 선생의 문하생 작품까지 모두 100여점이 전시된다. 수월관음도는 관세음보살의 온몸을 덮은 너울과 그 안에 내비치는 화려한 무늬가 너무도 정교해 사진을 보는 듯한 착각을 안긴다. 고종이 재중원 원장에게 하사한 ‘정재무가화분도 자수 병풍’의 정교함도 못지않다. 서울 운현궁의 ‘백수백복도 자수 병풍’을 재현한 작품에서도 조선 시대 화려했던 궁수(宮繡)의 아름다움과 고아한 기품을 만끽할 수 있다. 전시회 제목은 한 선생의 친딸인 김영란 한상수자수박물관 부관장이 ‘일침일선’까지 생각한 것에 김영이 선생이 ‘일심’을 더한 것이다. 인터뷰 내내 친언니 이상의 우애를 보인 김영이 선생은 “심란하거나 마음의 가닥을 잡지 못할 때 자수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기쁘고 하나 된 느낌일 때 가장 잘 놓을 수 있다”며 “정성을 다하는 마음이 하나 돼 혼으로 승화되는 무아지경”이 훌륭한 자수의 첩경이라고 설명했다. 대다수 무형문화재처럼 일정 기량을 갖춘 제자를 키워내기가 쉽지 않다. 김영이 선생은 “우리가 한창 배울 때는 수틀 밑에서 노루잠을 자고 일어나 밥 먹는 시간만 빼고 기법을 익혔다”며 “10년 이상 백화점의 문화아카데미에서 가르쳤지만 취미나 태교의 방편으로만 생각하곤 한다. 그래서 반듯한 제자 내놓기가 어렵다”고 안타까워했다. 스승은 늘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되뇌셔서 자신도 어느덧 문하생들에게 똑같은 말을 들려주고 있다며 베시시 웃었다. 제주 출신인 한상수 선생은 부산 피란 시절 조종호 선생에게 자수를 배워 60년대 일본의 주문자제작상표(OEM)로 큰 돈을 벌어 서울 종로구 견지동에서 화랑을 경영할 정도였다. 당시만 해도 일본 자수를 따라 했다. 해서 한상수 선생은 우리 궁중에서 해오던 자수 유물을 찾아 전통 기법을 익혔다. 김영이 선생은 “17살 때 언니와 함께 스승을 뵙고 바로 문하에 들어갔다. 곧바로 저를 마음에 들어하셔서 유물을 찾으러 가면 항상 데리고 다니셨다”고 말했다. 친딸 김영란은 이론을, 수양딸이나 다름없는 김영이는 실기를 익히라고 일찌감치 길을 내주셨다. 김영이 선생은 오래 전 정말 마음에 드는 제자가 있어 설득하려 했지만 생활을 감당할 지원을 해줄 수 없어 놓쳤다며 헛헛해 했다. 그래도 취미로 자수를 배우는 이들을 위한 초급 코스와 중급 과정 등 커리큘럼을 제대로 갖춰 노력하고 있다. 근래에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거나 건축학으로 영국 유학을 다녀온 이도 자수의 매력에 빠져 조감도를 자수로 제작하는 일까지 있다고 했다. 김영이 선생은 “뜨개질이나 퀼트 같은 것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할 수도 있지만 자수는 수틀을 갖고 앉은 자리에서 진득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렵다”면서 “일주일에 딱 한 번, 문화아카데미가 있는 금요일에만 외출해 바깥일을 하고 다른 날은 종일 자수에 매달린다”고 소개했다. 자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종합예술이다. 도안이나 배색, 자수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흔히 여자가 하는 손재주란 식으로 깎아내리는데 전통 자수는 예술적 감각과 창의력이 반드시 필요한 예술”이라며 “스승도 예술적 품격이 굉장히 필요한 분야라고 늘 말씀하셨고 전통 자수를 국가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하셨다”고 들려줬다. 김영란 부관장은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서 13년 동안 운영하던 한상수자수박물관을 잠시 문 닫고 내년 상반기 경기도에서 새로 문을 열 계획이다. 수장고에 어머니가 남긴 작품 1000여점을 보관하고 있어 다시 햇볕을 볼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샤이니 종현 사망’ 외신도 긴급 타전…“슈퍼스타 숨졌다”

    ‘샤이니 종현 사망’ 외신도 긴급 타전…“슈퍼스타 숨졌다”

    유명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멤버 종현(본명 김종현·27)이 18일 숨지자 외신도 이 소식을 신속하게 전했다. 종현은 샤이니 멤버로 활동하면서 일본, 중국, 타이완, 싱가포르 등 아시아를 넘어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활약했다.영국 BBC는 이날 국내 언론을 인용하며 K팝 슈퍼스타가 숨졌다고 긴급 타전했다. BBC는 “종현은 가수이자 춤꾼,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로서 그룹 내에서 큰 역할을 차지했다”고 평가했다. 영국 더 선은 “종현은 한국의 톱 팝스타였지만 슬프게도 27살에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또한 샤이니의 히트곡 ‘리플레이’(Replay), ‘링 딩 동’(Ring Ding Dong), ‘루시퍼’ 등을 상세히 기술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역시 “한국 톱 보이밴드 샤이니의 리드 싱어가 월요일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고 보도했다. SCMP는 종현이 사망에 이르게 된 과정을 상세히 전한 뒤, 많은 팬과 유명인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추모글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샤이니는 K팝에서 가장 라이브에 능한 가수 중 하나로 알려졌으며, 정교한 춤으로 수많은 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한국의 유명인들이 악명 높은 중압감에 시달린다고 지적했다. 버라이어티는 “한국에서 가수들은 소속사의 엄격한 관리를 받는다”며 “종종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의 행동 규범을 요구받으며, 소셜 미디어 댓글을 통해 신랄한 비판을 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샤이니는 2011년 히트곡 ‘루시퍼’ 등으로 영국 비틀즈의 성지인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아시아가수 최초로 공연했다. 일본 도쿄, 프랑스 파리, 중국 난징 등 세계 각국에서 콘서트는 물론 프랑스에서는 첫 K팝 잡지 창간호 표지모델을 장식하기도 했다.미 대중음악 전문매체 빌보드는 “한국에서 가슴 아픈 소식을 전한다”며 종현에 대해 “그는 진정한 재능을 가졌고 창의적이었다. 오래도록 그리워질 것”이라고 팬의 트윗을 전했다. E 온라인은 종현에 대해 2005년 SM에 의해 발굴돼 2008년 샤이니에 합류했고 2015년 솔로로 데뷔했다는 경력을 자세히 소개했다. 할리우드 라이프는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샤이니 싱어에 대해 알아야 할 5가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의 데뷔 시절과 라디오 진행자로 활동한 경력, 작곡·작사에 참여하면서 K팝 장르의 다른 아이돌과 차별화한 모습을 보인 점 등을 꼽았다. ABC 온라인은 그의 마지막 모습은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 10일 솔로 콘서트였다면서 “믿을 수 없다”는 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옥스퍼드 사전 올해의 단어 ‘youthquake’

    영국 옥스퍼드 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유스퀘이크’(youthquake)를 선정했다고 BBC방송이 15일(현지시간) 전했다. 젊음(youth)과 지진(earthquake)의 합성어인 유스퀘이크는 ‘1960년대 학생들과 젊은이들 사이에서 일어난 일련의 급진적인 정치적·문화적 격변’으로 정의된다. 1960년대 패션잡지 보그의 다이애나 브릴랜드 편집장이 젊은 세대들의 패션과 음악, 태도 등에서 보이는 갑작스러운 변화를 묘사하며 처음 사용했다. 선거에서 영국 노동당과 프랑스와 뉴질랜드의 30대 지도자들이 젊은층으로부터 급증한 지지율을 얻는 현상을 표현할 때 주로 쓰였다. 캐스퍼 그래스월 옥스퍼드 사전 대표는 유스퀘이크가 “아직 미국 땅에는 정착하지 못했지만, 영국에서는 총선에서 젊은층의 영향을 설명할 때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다주택자 ‘선택의 갈림길’ 팔려면 내년 4월 전 매듭

    다주택자 ‘선택의 갈림길’ 팔려면 내년 4월 전 매듭

    다주택자의 고민이 시작됐다. 계속 보유하자니 세금 폭탄이 우려되고, 처분하자니 제값을 받고 팔 수 있을지 걱정된다. 다주택 보유 규제,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으로 거래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돼 집을 팔아야 할지, 버텨야 할지, 임대사업등록이 유리할지 셈법이 복잡하다.‘8·2 대책’부터 시작해 ‘12·13 대책’까지 정부 대책도 본격 실시되면서 다주택자가 설 길이 좁아졌다. 관련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고, 정책도 뒷받침돼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이제는 다주택자의 선택만 남았다. 다주택자를 옥죄는 가장 큰 규제는 양도세 중과 조치다. 부동산114가 최근 실시한 ‘2018년 상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 결과에서도 파급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 제도로 응답자의 20.11%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꼽았다. 이 상황에서 다주택의 선택은 세 갈래다. 기존 주택을 처분해 다주택자의 신분에서 벗어나든지, 별도 가구를 꾸린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법이다. 또 음성적인 임대시장에서 탈피해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하고 떳떳하게 임대소득을 올리는 길이 있다. 어떤 방법을 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는 단정할 수 없지만 결정은 빨리 내려야 한다. 팔아치우든지, 임대사업등록이든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내년 4월 이전에 마무리 지어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집을 팔거나 증여해 보유 가수 수를 줄일 때는 처분 순서를 잘 정해야 한다. 양도 차익이 적은 주택, 일시적 보유로 양도세 면제를 받는 집부터 파는 것이 유리하다. 똘똘한 집 한 채에 거주하고, 나머지는 처분하는 전략이다. 매매 처분의 차선으로 증여도 고려할 수 있다. 자녀가 증여세를 납부할 여력이 없다면 증여 후 3개월 이내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증여세를 납부하고 해당 아파트를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일종의 주택 보유 분산 방법이다. 다만 증여 가액을 줄여 신고하는 경우가 있는데, 소득세법에서는 시세보다 5%만 낮게 거래돼도 저가양도로 규정, 덜 낸 세금을 추징당한다. 시세차익이 크지 않을 때는 차라리 일반 거래가 낫다. 또 다른 선택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떳떳하게 임대소득을 올리는 방법이다. 그동안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으면 주택 보유 현황이나 임대소득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소득이 고스란히 노출된다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등록하지 않고 음성적인 임대사업을 하면 규제가 엄청나다. 다주택자 양도세 세율을 무겁게 물리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다주택자가 내년 4월부터 서울 등 청약조정대상지역(서울 모든 지역 등 전국 40여곳)에서 주택을 매매하면 양도세를 기본세율(6~42%)보다 무겁게 물어야 한다. 2주택자는 기존 세율에 10% 포인트, 3주택자는 20% 포인트의 가산세율을 적용받는다. 소득세 역시 무겁게 물린다. 이번 방안으로 세부담이 늘어나는 주요 대상은 3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이면서 등록하지 않고 있는 고액 임대사업자다. 임대사업으로 등록하면 음지에서 양지로 나와 사업을 벌이는 셈이어서 세무 당국의 눈치를 살피지 않아도 된다. 의무기간을 채우고 처분하면 합법적으로 세금을 줄일 수도 있다. 정부가 내놓은 ‘12·13 대책’은 임대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다주택자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일정 기간 지방세(취득·등록세), 임대소득세,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를 감면해 주고 건강보험료도 깎아 준다. 임대주택을 등록할 때 임대 유형을 전세로 할지, 월세로 할지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수익률은 월세가 유리하지만, 월세로 받는 돈은 고스란히 임대수입으로 인정된다. 2주택자가 1채는 거주하고 나머지를 전세로 놓을 경우 임대수입으로 잡지 않아 소득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3주택자가 2채를 전세로 놓았을 때는 보증금에 대해 간주임대료로 환산해 소득세를 물린다. 다만 소형주택(60㎡&3억원 이하)은 과세 대상에서 빠진다. 60㎡ 초과 주택도 보증금의 3억원까지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월세는 모두 수입으로 잡는다. 1주택 보유자라도 공시가격 9억원 초과 비싼 집은 소득세 과세 대상이다. 다만 1주택 보유자가 월세를 놓는 경우 공시가격 9억원 이하의 주택이 전체 주택의 99.3%(수도권 98.5%)라서 대부분 비과세 대상이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달튼 두 경기 연속 53세이브 선방에도 핀란드에 1-4 완패

    달튼 두 경기 연속 53세이브 선방에도 핀란드에 1-4 완패

    유효 슈팅에서 12-57로 크게 밀린 경기, 두 경기 연속 53세이브 선방을 펼친 골리 맷 달튼만 보인 경기였다. 캐나다와의 1차전에서 53세이브를 기록한 달튼은 15일 밤(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VTB 아이스 팰리스에서 열린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2차전에서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 랭킹 4위 핀란드를 상대로 57개의 유효 슈팅 가운데 53개를 막아내는 경이로운 선방쇼를 펼쳤다. 세계 1위 캐나다를 상대로 56개의 유효 슈팅 가운데 53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던 달튼은 두 경기를 치르는 동안 세이브 성공률 0.938을 기록했다. 백지선(50·영어명 짐 팩) 감독이 이끄는 세계 21위 대표팀은 1-4(1-3 0-0 0-1)로 완패하며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맞붙어야 하는 세계 톱클래스의 수준을 절감했다. 대표팀은 2패를 안은 채 16일 저녁 7시 30분 세계 3위 스웨덴과 대회 마지막 3차전을 치러 1승 도전에 나선다.(3위)을 상대로 대회 최종전(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캐나다와의 1차전과 달리 이렇다 할 공격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수비에만 급급했다. 공격 전개는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았고 측면에서 중앙으로 찔러주는 패스는 핀란드 선수들이 길게 뻗은 스틱에 번번이 걸렸다.한국은 1피리어드 10분 11초 김기성(안양 한라)의 골로 선취점을 뽑았다. 상대 진영에서 동생 김상욱(안양 한라)이 강력한 압박으로 퍽을 끊어내자 김기성이 골 크리스 오른쪽에서 현란한 퍽 드리블에 이어 한 박자 빠른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하지만 26초 만에 동점 골을 허용했다. 문전 앞 혼전 상황에 체격이 훨씬 큰 핀란드 선수들이 골리 달튼은 물론 수비수들과 몸싸움을 이겨내고 밀어 넣다시피 해서 균형을 맞췄다. 핀란드는 1피리어드 17분 23초에 페트리 콘티올라가 골대를 타올라 가듯 퍽을 드리블한 뒤 가볍게 역전 골을 넣었다. 18분 31초에는 위르키 요키파카가 강력한 중거리샷으로 골네트 왼쪽 위에 꽂히는 세 번째 골을 터트렸다. 2피리어드에도 핀란드의 일방적인 공격을 달튼의 선방으로 무실점한 대표팀은 3피리어드 1분 14초에 미카엘 루오마의 슈팅이 달튼에 리바운드된 것을 유쏘 이코넨이 재차 슈팅해 달아났다. 한국은 3피리어드 8분 18초와 13분 26초에 각각 2분간 숏핸디드(페널티로 인한 수적 열세)에 몰렸지만 달튼의 활약에 힘입어 그나마 참패를 모면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신(新)처가살이/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신(新)처가살이/황수정 논설위원

    이런 속담. 겉보리 서 말만 있으면 처가살이 하랴. 요즘 세대들에게는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을 고릿적 말이겠다. 무엇보다 ‘겉보리 서 말’의 개념 자체를 모른다. ‘처가살이’가 왜 비굴함을 내포하는 단어인지는 더더욱 알기 어려울 것이고.겉보리 서 말은 가부장 사회에서 남성의 능력을 웅변했던 상징어다. 목구멍에 풀칠만 할 수 있어도 처가에 들어가 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남성 중심의 강력하고 절박한 의지의 표명. 오죽했으면 “처가와 뒷간은 멀수록 좋다”는 속담이 연년세세 굴하지 않고 힘을 얻었을까. 세월 앞에 장사 없듯 세태 앞에도 불변의 진리는 없다. 통계청이 공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7’ 자료를 보면 그렇다. 젊은 부부의 정서적·경제적 교류가 시가에서 처가로 발 빠르게 옮겨 가는 중이다. 지난해 맞벌이 부부가 처가(친정) 도움을 받은 비율은 19.0%로 시가(7.9%) 쪽보다 훨씬 높았다. 시가의 도움을 받는 비율은 10년 새 6.1% 포인트나 크게 떨어졌다. 이런저런 이유로 처가 의존 현상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나 자녀 양육에서는 처가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처가의 도움을 받는 비율이 시가 쪽의 두 배를 훨씬 넘었다. 부모 용돈은 시가 쪽에 더 많이 보낸다는 통계지만, 이 역시 뒤집히는 것은 시간문제일 듯하다. 자녀 양육이 모티프인 신(新)모계사회의 징후들은 따져 보면 새삼스러울 게 없다. 통계청의 발표에 인터넷 공간에는 “새삼스럽다”는 반응들이 많다. 정부 통계가 세태 변화의 속도를 한참 따라잡지 못했다. 현실의 징후는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사교육 세계에 단단히 뿌리내리는 금과옥조(?)가 있다. 자녀를 위한 최상의 교육조건 두 가지는 아빠의 무관심과 외할아버지의 경제력. 할 수만 있다면 처가살이를 자처하겠다는 젊은 세대층은 이미 두껍다. 어느 구직사이트가 설문조사했더니 남자 대학생의 60% 이상이 처가살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몇 년 전의 조사 결과이니 지금은 수치가 더 뛰었을 게 분명하다. 겉보리 서 말이 더 절박해진 쪽은 이제 부모들이다. “겉보리 서 말만 있어도 자식한테 얹혀 살지 않겠다”는 게 부모 세계의 교감 언어다. 며느리, 자식 눈치 보기가 처가살이만큼 고달프다는 탄식이다. 통계청의 세태 조사가 20년, 30년 뒤에도 유의미할지 궁금하다. 부부 사이에 자식이 끈이 되듯 나이 든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서도 자녀 양육이 끈이 된 현실이다. 이해관계가 맞아 간당간당 위태롭게 이어지는 외줄. 출산 절벽을 극복해야 하는, 또 하나의 씁쓸한 이유일지 모르겠다. sjh@seoul.co.kr
  • 해외출장 가거나 지역구行… 일 안하는 임시국회

    법사위 883건 계류 심사일정도 못 잡아 한국당 대여 강경투쟁 법안심사 걸림돌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12월 임시국회가 절반 정도 지났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깡통 국회’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법’과 ‘국가정보원법’ 등 중점 법안 처리를 강조했지만 정작 야당과 논의조차 제대로 못했다. 자유한국당 역시 지난 19대 국회 때부터 추진해 온 ‘규제프리존특별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처리에 방점을 뒀지만 전망이 밝지 않다. 여야 의원들은 법안 처리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임시국회가 시작되자 해외출장을 떠났다. 또 지역구를 챙기느라 국회를 계속 비우는 의원이 많아 일부 상임위원회에서는 법안 심사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여야의 기싸움도 법안 처리의 걸림돌이다. 국방위원회는 지난 13일 전체회의에서 ‘5·18 민주화 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과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여야가 소위에서 합의한 대로 의결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전체회의에서 한국당 일부 의원이 공청회 실시를 주장하면서 연내 처리가 무산됐다. 오히려 김영우 국방위원장을 포함한 한국당 국방위 소속 의원은 13~20일 미국 하와이와 일본의 미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키로 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은 임시국회 일정이 있다며 일정을 취소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도 지난 13일 법안심사소위가 예정돼 있었지만 한국당 의원들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항의하며 일정을 거부해 결국 소위 개최가 무산됐다. 환경노동위원회는 근로시간 단축법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 입장 정리가 이뤄지지 않아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 등 다른 주요 법안의 심사조차 막힌 상태다. 각 상임위에서 처리한 법안의 자구를 심사하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법안 심사 일정을 잡지 못해 오는 22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법안 여부도 불확실하다. 15일까지 법사위에 계류된 법안은 883건으로 이 중 다른 상임위가 의결해 넘긴 것만 177건이다. 특히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세무사법 개정안에 반발해 한국당 간사인 김진태 의원과 국민의당 간사인 이용주 의원이 법안 심사 일정 논의를 거부하고 있다. 민주당 간사인 금태섭 의원은 “간사 협의도 어렵고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19~20일 있어 법안 심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일단 민주당은 공수처 등 쟁점 법안 외에 무쟁점 민생 법안이라도 1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고자 한국당 달래기에 나섰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14일 두 정당의 공통공약에 대한 입법 추진을 검토하기로 했다. 우 원내대표는 “한국당 원내대표실에 ‘서민, 노동자에게 다가서는 첫걸음’ 문구가 걸렸는데 역시 노동자 출신, 서민지역 출신 김 원내대표답다”고 치켜세웠다. 이와 관련, 여야 3당 원내대표는 18일 만나 임시국회 처리 법안을 논의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달라진 보수’ 보여줘야 할 김 원내대표의 책무

    자유한국당 김성태 신임 원내대표가 어제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김 원내대표의 일성(一聲)은 최경환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구속이 왜 필요한지 사유를 파악하고, 의원총회에서 총의를 모으겠다”면서 “12월 임시국회 본회의 일정을 존중한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잡는 본회의 일정을 수용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은 잡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게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는 전날 원내대표로 선출된 직후에도 “당면 과제는 첫째도 둘째도 문재인 정부와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강력한 대여 투쟁’을 공언했다. 민심과 동떨어진 여당의 일방적 독주(獨走)가 있다면 적절히 제동을 거는 것은 야당에 주어진 책무이기도 하다. 그럴수록 116개 의석을 가진 제1야당 신임 원내대표의 포부라면 당연히 국민의 삶을 어떻게 보듬을 것인지를 먼저 입에 담는 것이 순서여야 했다고 믿는다. 문재인 정부의 이른바 적폐청산 수사로 한국당이 그동안 발을 딛고 서 있던 보수의 정치적 터전은 그야말로 쑥대밭으로 변해 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김 원내대표가 “적폐청산은 잘못을 고치고 시스템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인데 자신들이 필요한 부분만 수사하는 것은 적폐청산이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한 것도 한국당으로서는 보수 정치의 활로를 찾기 위한 불가피한 공세라고 본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이 이른바 친박에 재기의 여지를 주지 않고 바른정당 복당파인 자신을 선출한 것은 변화를 바라는 당내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면 안 된다. 김 원내대표는 “원내 전략 역시 그동안과는 무엇이 달라도 달라야 한다”는 국민의 기대를 깊이 새겨야 한다. 그런 만큼 검찰이 밝힌 혐의로는 개인 비리에 가까운 최 의원의 방패막이 역할을 자임하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버리는 게 좋다. 그렇지 않아도 김 원내대표의 어깨에는 감당하기 쉽지 않은 무거운 짐이 지워져 있다. 무엇보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지지층을 결집해 보수 진영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하는 책무가 있다. 하지만 불과 1년 사이에 완전히 등을 돌린 보수의 마음을 다시 얻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김 원내대표의 ‘강력한 대여 투쟁’이 정치는 없고 정쟁만 있는 상황을 연장하겠다는 뜻이 아니기를 바란다. ‘정치인은 많지만 정치는 없다’는 국민의 탄식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당이 앞장서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되살리는 것은 보수 부활의 지름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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