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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폰, 거품 우려 씻었다

    세계 시장에서 열풍을 몰고 왔던 애플사의 차세대 휴대전화 ‘아이폰’의 인기가 결코 거품은 아니었다는 사실이 숫자로 증명됐다. BBC 등 외신들은 25일(현지시간)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발표한 애플의 회계연도에서 2·4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3% 상승한 8억 1800만달러(약 7500억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지난 24일 AT&T의 실적발표 때 아이폰 개통 건수가 14만 6000여대에 그쳐 열풍 소식은 과장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지만 우려를 말끔히 씻어주는 수치이다. 이번 실적 발표에 가장 ‘효자’ 노릇을 한 아이폰은 출시 이틀 만에 27만대를 팔아치워 월가의 예상치(20만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이 내년까지 1000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아이폰이 판매개시 후 첫 주말에만 50만대 넘게 판매된 것으로 추정, 잡스의 예상에 힘을 실었다.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인터넷 악플 발 못붙인다

    법원과 검찰이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인터넷 등을 통해 대선 예비후보자를 비방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사범들에 대해 사법처리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키로 했다. 대검 공안부는 4일 대선 예비후보자를 비방하고 흑색선전을 한 3명을 구속하고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대검에 따르면 부산지검은 인터넷을 통해 한나라당 박근혜 당내 경선 후보를 비방하는 등 1039회에 걸쳐 특정 후보를 비방한 혐의로 전모(상업)씨를 3일 구속했다. 또 진주지청은 이명박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343회에 걸쳐 게재한 전모(무직)씨와 역시 이 후보 비방글을 49회에 걸쳐 인터넷에 올린 김모(무직)씨를 구속하고 박 후보에 대한 비방글을 128차례에 걸쳐 인터넷에 올린 혐의로 한모(무직)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도 이날 이 후보 비방글을 14회에 걸쳐 인터넷에 올린 치과의사 박모씨와 박 후보의 방북과 관련한 허위 사실을 보도한 혐의로 인터넷 언론사 편집국장 김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검찰에 따르면 3일 현재 이번 대선과 관련해 입건된 선거사범이 92명이고 이 중 흑색선전 사범이 37명(40.2%)으로 가장 많았다. 한편 대법원 1부(주심 고현철 대법관)는 이날 인터넷 게시판에서 다른 사람이 쓴 글에 대해 그를 비방하는 댓글을 단 혐의로 기소된 서모씨에게 유죄를 인정해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인터넷 사이트 상에서 ‘알거지’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사람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모욕적인 표현을 했다는 점이 인정되고 그 모욕행위가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침해해 피해자의 외적 명예에 손상을 가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이어 “모욕죄는 사람의 외부적 명예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을 공공연하게 표시하는 것으로 성립하고, 또 표시 당시 제3자가 인식하든 그렇지 않든 다수의 사람들이 보게 되는 인터넷 사이트에 피해자를 모욕하는 글을 게재한 행위도 모욕죄가 성립한다.”고 덧붙였다.서씨는 2005년 11∼12월 4차례에 걸쳐 인터넷 한 사이트 게시판에 ‘알거지’란 필명의 글쓴이가 누군지 알고 있으면서도 그가 게재한 글에 대해 ‘추잡스러워’ ‘한심스런’ ‘냄새조차 역겨우니까’ 등의 단어를 사용해 댓글을 달다 기소됐다.주병철 홍성규기자 bcjoo@seoul.co.kr
  • 다기능 휴대전화 ‘아이폰’ 광풍

    출시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미국 애플의 다기능 휴대전화 아이폰이 지난 29일 오후 6시(현지시간) 판매에 들어간 가운데 경매사이트 ‘이베이’ 등에서 벌써 1만 2000달러(약 1100만원)까지 호가하는 등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은 30일 앞다퉈 아이폰의 출시와 구매행렬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NYT는 아이폰이 출시된 29일 미국 전역의 애플 매장에는 이른바 ‘아이 컬티스트’라고 불리는 아이폰 숭배자들이 며칠 전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특히 출시 당일 아침 일찍부터 맨해튼 5번가 매장에 200여명이 줄을 서는 등 구매자 행렬이 본격적으로 몰려들어 아이폰 구매 경쟁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이동통신사 AT&T와 손잡고 출시한 아이폰의 판매를 위해 애플의 매장들은 자정까지 문을 열었고, 고객들은 애플 매장에서는 1인당 한번에 2대씩,AT&T 매장에서는 1대씩을 살 수 있었다. 애플은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오후 9시부터 온라인 주문을 받기 시작했으며 온라인 주문 이후 제품을 받기까지는 2∼4주를 기다려야 한다고 전했다. 웹사이트를 통해 고객들이 어느 매장에 아이폰 재고가 남아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애플은 30일의 경우 모든 매장에서 아이폰 구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는 아이폰 출시 직후 자신의 집이 있는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의 애플 매장을 잠시 방문해 구매자들의 환영을 받기도 했으며,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보즈니악도 산타클라라의 매장에 새벽 4시부터 줄을 섰다. 어렵게 아이폰을 구입한 고객들의 평가는 일단 ‘만족’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11명의 아이폰 구입자들을 상대로 제품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9명이 제품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뉴욕에 사는 제리 그레고리는 “정말 최고다. 사람들은 누구든지 아이폰을 보자마자 사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힐 것이다.”라며 디자인과 성능면에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반면 9시간을 기다려 아이폰을 구입한, 플로리다에 사는 브래드 바그먼은 “기계가 너무 윙윙거린다. 기다린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며 제품에 불만을 나타냈다. 애플의 인기 미디어플레이어인 ‘아이팟’에 휴대전화를 결합시킨 아이폰은 음악 재생과 전화 통화, 문자 메시지, 전자 메일, 웹 검색, 사진 촬영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으로, 데이터 저장용량 기준으로 4기가 바이트와 8기가 바이트 두 가지 모델의 가격은 각각 499달러와 599달러다. 애플은 내년에 아이폰을 1000만개 이상 판매해 세계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1%를 달성하고 5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이순녀 구동회기자 coral@seoul.co.kr
  • “명품 CEO 되려면 8가지 조건 갖춰라”

    모든 경영자들로부터 선망받는 ‘명품 최고경영자(CEO)’에게는 남들에게 없는 무언가가 있다.LG경제연구원이 24일 ‘명품 CEO의 조건’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그 특징을 8가지로 정리했다.# 선견지명 미래를 한발 앞서 예측하고 적응해야 한다. 큰 눈으로 비전을 보고 입체적으로 사고해야 한다. 동물적 감각과 직관으로 판단하고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창의성 창의성은 미래를 결정하는 힘이다.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가 창의적 CEO의 대표격이다. 기존 질서와 철저히 다르고 새로운 것을 중시하며 기술보다는 디자인과 창의성을 강조해 왔다.# 용병술 CEO 혼자 모든 것을 다할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빌게이츠는 스티브 발머라는 경영천재를 삼고초려를 통해 자기 오른팔로 만들었다.# 인간미 따뜻한 가슴으로 구성원들을 감싸안는 배려, 구성원들을 긍정의 힘으로 변화하게 만들 수 있는 칭찬, 경영자에 대한 깊은 신뢰와 존경심을 형성하는 겸손의 3박자를 갖춰야 한다.# 배움에 대한 열정 월마트를 설립한 샘 월튼은 현장을 돌며 직원들과 대화하는 것을 즐겼고 빌 게이츠는 현장 구성원들이 만든 생생한 제안서를 읽으며 스스로 배웠다.# 활력과 정력 몸과 마음이 건강하지 못한 CEO는 쏟아지는 스트레스의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정직한 품성과 도덕성 한치도 흐트러짐 없이 정도를 걸어야 한다.# 사회적 책임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이 장기적으로도 성공할 확률이 높다. 지도층에게 요구되는 솔선수범과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변호사도 ‘고시 강사’로 투잡스

    고시촌 학원가에는 변호사 타이틀을 달고 강사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부분 변호사 일을 하면서 투잡스(two jobs)로 강사 활동을 병행한다.신림동에만 어림잡아 20여명의 변호사 출신 강사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변호사 활동만으로는 수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있지만 역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지식을 전달할 수 있다는 강점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 노량진 경찰공무원 학원가에도 일부 변호사들이 강사로 활동 중이다. 형사소송법, 수사구조론 등이 사법연수원에서 배운 과목과 겹치기 때문에 적격이다. 성공만 하면 웬만한 변호사보다 수입도 훨씬 낫다. 연간 수입이 수억원을 웃돌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상당수 변호사들이 고시학원 진출을 노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변호사 타이틀만 가지고는 강사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 학원에서 강사를 하고 있는 20여명의 변호사 강사 가운데 이름이 알려진 강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한 대형법무법인 소속 대표변호사도 신림동에 학원을 열었다가 실패한 뒤 짐을 쌌다. 그만큼 수험생의 입맛에 맞는 강의를 하기가 어렵다는 방증이다. 한 학원 관계자는 “돈을 목적으로 학원가로 들어오는 사람은 많지만 실패해 돌아가는 게 대부분이다.”면서 “기본적으로 실력과 전달력, 그리고 열의가 없으면 강사로서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美 주요기업 CEO 연봉 ‘천정부지’

    美 주요기업 CEO 연봉 ‘천정부지’

    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지난해 연봉이 총 41억 6000만달러(3조 87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10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대기업 386곳이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 CEO가 본봉과 보너스, 스톡옵션 등으로 지난해 챙긴 연봉이 1인당 평균 830만달러라고 보도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는 올해 처음으로 CEO를 포함한 경영진의 보수 보고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최고 연봉자는 야후의 CEO 테리 시멜로 7166만달러를 받았다.2위는 XTO에너지의 밥 심슨(5948만달러)이며, 이어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의 레이 이라니(5282만달러), 메릴린치의 스탠리 오닐(4637만달러), 데이나허의 로런스 컬프 주니어(4621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대외적으로 ‘연봉 1달러´를 천명해온 스타급 CEO들도 스톡옵션과 성과급 등으로 적게는 수백만에서 수천만달러까지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지난 3년간 연봉 1달러를 고수해왔으나 스톡옵션 등으로 받은 540만주를 시가로 계산하면 무려 6억 60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AP는 CEO연봉에서 본봉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9.5%라고 지적했다. 연봉이 3000만달러를 넘는 11개 대기업의 경우 그 비율은 2.7%로 더 낮아진다. 야후의 테리 시멜도 지난해 총소득 7166만달러 중 본봉은 겨우 25만달러에 불과하다. 한편 미 의회조사국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CEO와 말단 근로자간 임금 격차는 무려 179배로, 지난 94년의 90배보다 두 배가량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작년 최고보수 美 CEO 스티브 잡스 5992억원

    미국 컴퓨터 회사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CEO로 기록됐다. 6일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잡스는 지난해 명목상 연봉이 1달러에 그쳤지만 스톡 옵션(주식매수 선택권)과 기타 수입 등을 모두 합친 총보수액은 6억 4600만달러(약 5992억원)로 지난해 미국 500대 기업 CEO 가운데 1위에 올랐다. 2위는 석유회사 옥시덴틀 페트롤리엄의 CEO 레이 이라니(2억 2160만달러),3위는 인터액티브 코프의 베리 딜러(2억 9500만달러),4위는 피델리티 내셔널의 윌리엄 폴리(1억 7900만달러),5위는 야후의 테리 세멜(1억 7400만달러)이 차지했다.최근 경영권을 다시 장악한 델 컴퓨터의 창업주 마이클 델은 1억 5300만달러로 6위를 기록했다. 포브스는 지난해 미 500대 기업 CEO의 보수총액은 75억달러,1인당 평균 액수는 1520만달러(약 141억원)로 전년보다 38% 증가했다고 밝혔다.CEO들의 보수 중 스톡 옵션 행사를 통한 수입은 전체의 48%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직원과 ‘눈높이 모임’ 열린경영 행보 주목

    초보 최고경영자(CEO)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의 경영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낯선 전자업계에서 입문 한달여만인 김 사장은 ‘경청(傾聽)’을 화두로 줄곧 귀를 열고 있다. 직원들과 ‘호프타임’ 등 열린 경영으로 사내 의견을 듣는가 하면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남용 LG전자 부회장 등 국내 전자업계의 수장들을 찾아 의견도 들었다. 또 해외의 판매 및 생산 법인의 소리를 듣는가 하면 정보기술(IT) 업계 거물과 면담하는 등 해외 협력사와의 관계도 강화하고 있다.●직원·IT전문가 등 의견 듣고 또 듣고 김 사장은 지난달 30일부터 중국 우시와 상하이·홍콩·타이완 등의 생산 및 판매법인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취임 이후 첫 해외 출장이다.7일까지 이어진다. 또 13일쯤 미국 오리건주 유진 반도체공장을 둘러보기 위해 출국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스티브 잡스 애플컴퓨터 회장을 만날 예정이다. 주요 거래처인 델,IBM,HP 등의 CEO들과의 만남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 관계자는 3일 “애플은 하이닉스의 최대 거래처 중 한 곳”이라며 “이번 만남은 김 사장의 취임 인사차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사장은 지난달 2일 경기 이천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호프타임을 가지면서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김 사장은 다음날 ‘늦은 밤 CEO와 함께한 사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천과 청주 공장 사원 교대근무 ▲회사 이미지 광고 추진 등 여러 사안에 대한 글을 통해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과 계획을 설명했다.●애플·HP CEO 등과도 만남 추진 김 사장은 글을 맺으며 “그날 저와 함께 사진을 찍은 분들은 왜 아직도 소식이 없나요.”라며 같이 찍은 사진을 보내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이어 김 사장은 지난달 6∼7일 경기 용인시의 하이닉스 글로벌 인재교육원에서 열린 팀장급 이상 관리자 사원 260여명과 가진 워크숍 결과를 요약한 글을 올려 평사원까지 회사 현안을 공유하도록 했다. 김 사장은 다산 정약용의 ‘실사구시’ 정신을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일부 직원들과의 만남에서 “일부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인사 청탁을 하는 직원이 있어 유감”이라며 “반드시 불이익이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경고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CEO칼럼] 리더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종수 현대건설 사장

    [CEO칼럼] 리더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종수 현대건설 사장

    얼마 전 ‘오프라 윈프리 쇼’라는 토크쇼를 본 적이 있다. 초대된 게스트보다 많은 눈물을 보이고, 더 많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사회자가 흥미로웠던 기억이 난다. 사회자란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리더로, 감정에 휩쓸리기보다는 침착함과 냉정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로서는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역사상 세상을 바꾸기 위해 투쟁을 선택한 카리스마 넘치는 영웅은 많다. 하지만 그 많은 영웅들 가운데 성공적인 혁명가라고 평가받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세계를 정복한 칭기즈칸은 위대한 정복자였지만 피정복자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로마 공화정 시대의 장군이었던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1인 지배자가 된 이후 각종 개혁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왕위를 탐내는 자로 의심받고 암살당했다. 그들이 가진 신념이나 열정은 존경받을 만했지만, 세상을 상대로 자신의 이상을 이야기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던 셈이다. 세상이 많이 바뀐 요즘 최고경영자(CEO)에게 필요한 자질 중 하나를 고르라면 많은 사람들이 카리스마보다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꼽을 것이다. 경영자 1인의 확고한 신념만을 믿고 무조건 ‘나를 따르라.’는 식의 경영을 펼치는 것은 설득력을 잃은 지 오래다. 리더가 제시하는 이른바 ‘리더십 커뮤니케이션’은 직원과 고객, 투자자, 미디어 같은 주요 업무 파트너는 물론이고, 조직 내 임직원에게까지 CEO의 비전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위계질서라는 틀에 갇혀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경직된 사내 문화를 바꾸기 위해 나도 그 여성 사회자처럼 내가 먼저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을 바꿔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한다. 아마 이런 고민을 하는 CEO는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기업의 목적 달성을 위해 어떤 무기를 들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켜야 할 것인가. 즉 어떤 방식으로 고객 혹은 임직원들과 소통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CEO는 항상 고민하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CEO 빌 게이츠는 세계에서 가장 기부를 많이 하는 자선가이기도 하지만, 기업 경영에서는 목표 달성에 실패한 직원들에게 가차 없는 태도를 보이는 차가운 면모를 동시에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CEO 취임 이후 GE의 시가총액을 40배 가까이 키운 잭 웰치는 다른 한편으로는 5년간 수만 명을 해고함으로써 ‘중성자탄 잭’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기업은 이런 강력한 리더들보다는 ‘진실 리더십’,‘섬김 리더십’,‘감성지능 리더십’ 등 감성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변화를 유도하는 리더에 주목하고 있다. 빌 게이츠의 경쟁사로 유명한 애플사의 창시자 스티븐 잡스는 300명이나 되는 직원들의 이메일 주소를 전부 암기할 만큼 섬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사다리식 결재 라인을 싫어하고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기를 즐겼다고 한다. 필자는 매일 하루를 마감하며 이메일을 체크하고, 일일이 답장을 한다. 특히 임직원에게서 온 이메일은 내용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가능한 한 성의 있게 답장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작은 나의 노력들이 내 주변 사람들과의 거리를 조금이라고 좁힐 수 있기를 바란다. 또 내가 생각하는 회사의 비전을 임직원들에게 전달하는 데 좀더 효과적인 방법이 됐으면 좋겠다. 이종수 현대건설 사장
  •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서울에서 토종 민들레를 보셨나요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서울에서 토종 민들레를 보셨나요

    서울 하늘 아래에는 민들레가 없다. 한 포기도 없다. 우리가 토종 민들레라고 생각하며 보는 도시의 민들레속 식물은 모두 외국에서 들어온 서양민들레다. 이 귀화식물은 1910년경에 우리땅에 상륙한 이후, 지금은 전국 어디에나 아주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퍼져 있는 상태다. 도시지역은 물론 백두대간의 높은 산꼭대기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서양민들레가 토종 민들레를 밀어내고 세력을 키울 수 있는 이유는 왕성한 번식력을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다. 토종 민들레가 봄에만 꽃을 피우고 번식하는 데 비해 서양민들레는 봄부터 초가을까지 꽃을 피우고 번식하며, 꽃송이 하나당 맺히는 씨앗의 숫자도 더욱 많다. 또한 환경이 열악한 경우에는 꽃가루받이와 정받이 없이도 씨앗으로 발달하는 처녀생식을 하기 때문에 어떤 환경 조건에서도 자손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민들레에 비해 많이, 또 어떤 조건에서도 만들어진 씨앗에는 우산털이 달려 있어 바람을 타고 멀리 갈 수 있기 때문에 세력 넓히기에 안성맞춤인 생태적인 능력도 갖추고 있다. 꽃이 피었을 때 민들레와 서양민들레를 구분하기는 쉽다. 민들레 종류들은 수십 개의 꽃이 모여 하나의 꽃처럼 보이는 꽃차례를 이루고 있는데, 이 꽃송이를 밑에서 받치고 있는 기관이 있다. 이를 모인꽃싸개잎, 한자말로는 총포라고 하는데 이 꽃받침 모양의 총포가 두 종에서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민들레는 총포가 꽃송이 밑에 달라붙어서 받치고 있는 반면, 서양민들레는 바깥쪽 총포가 밑으로 젖혀진다. 또한, 민들레의 바깥쪽 총포조각 끝에는 서양민들레와는 달리 삼각형의 뿔 같은 돌기가 나 있다. 이 뿔은 토종 민들레 가운데 한 종인 산민들레와도 구분되는 특징이다. 서양민들레 같은 귀화식물은 외국과의 왕래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생긴 부산물이다. 이들은 공항, 항구, 미군부대, 쓰레기 매립지, 경작지, 목장지대 등을 통해 들어온다. 이들 지역은 각종 개발에 의해 토종식물들이 이미 사라지고 흙이 드러난 곳으로서 귀화식물의 1차 침입장소가 되는 것이다. 귀화식물의 침입을 막으려면 검역강화 등으로 외국에서 들어오는 단계를 차단할 수 있어야 하고, 또한 들어온 외래식물이 번식할 공간을 없애야 한다. 대규모 주택단지 등 자연식생이 파괴되어 흙이 드러날 가능성이 큰 장소에서는 가능하면 흙이 노출되는 면적을 줄여야 한다. 가정에서도 대부분의 귀화식물이 한해살이 풀이고 씨앗을 많이 만든다는 데 착안, 꽃이 피기 전에 이들을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앉은뱅이꽃으로 불리며 선인들의 삶과 함께해 온 민들레가 서울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민들레는 물론 토종 민들레인 산민들레, 흰민들레도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귀화식물은 우리가 방심하는 사이, 우리땅에 침입해 귀한 토종식물을 밀어내고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세계화에 발맞춰 귀한 우리 토종식물을 외국의 잡스러운 풀들로 바꾸는 식물의 세계화라도 해보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동북아식물 연구소장
  • [구 의정 초점] 광진구 국립서울병원 특위

    [구 의정 초점] 광진구 국립서울병원 특위

    광진구의회는 중곡동에 있는 국립서울병원 이전이라는 ‘10년 묵은 주민숙원’을 풀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맹활동 중이다. 혐오시설을 다른 지역으로 내보내려는 ‘주민 이기주의’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광진구 주민들에게도 답답한 사연이 있다. ●특위구성 9일 광진구의회에 따르면 국립서울병원 이전추진 특위는 전체 구의원 14명 가운데 문종철 윤호영 김수범 의원 등 10명으로 구성됐다.4선의 추윤구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다. 특위 활동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와 기대는 크다.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특수병원이 지역개발을 가로막고 있어 꼭 이전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특위는 또 주택가 한 가운데에 있는 정신병원의 위치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한다. 지하철 7호선 중곡역이 들어서면서 소음과 공해도 늘어 환자 요양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는 입장이다. 1961년 병원이 처음 들어섰을 때에는 주변에 건물이 거의 없었다.40여년 세월이 흐르면서 집들이 들어서고, 그마저도 재개발을 앞두고 있다. 중곡역 주변 7만 3507평이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지정됐다. ●왜 이전을 추진하나 국립서울병원은 시설이 너무 낡아 리모델링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이미 10년 전인 1997년 병원의 이전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전 후보지를 찾지 못하자 돌연 이전을 보류하고 리모델링 방안을 들고 나왔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시간만 흘려보내 이제는 병원시설이 너무 낡아 사용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2005년 병원 주변이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자 주민들이 들고 일어섰다. 구 의회는 상임 특위를 만들었다. 특위는 지역 9곳에 병원 이전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지난 2월8일에는 유시민 복지부 장관을 면담하고 “병원 리모델링 방안을 일단 유보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함께 연구하자.”는 대답을 얻어냈다. 이에 따라 곧 주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청회도 준비하고 있다. ●환자 가족 설득이 과제 과거와 달리 병원을 유치하려는 후보지도 속속 나타났다. 경기도 포천시와 의왕시가 지역의 필요성을 들어 병원 유치에 나섰다. 다만 병원 직원들과 환자 가족들이 이전에 반대하는 점이다. 복지부도 이전 후보지가 서울에서 조금 멀다는 점을 마땅치 않게 여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추윤구 이전특위위원장 “소음 심해 요양시설 역할 못해” “환자와 주민 모두를 위해서도 병원 이전이 불가피하다.”광진구의회 국립서울병원 이전추진 특별위원회 추윤구(64) 위원장은 9일 병원의 주변 환경이 환자에게 맞는지 냉정하게 생각해보자며 이 같이 강조했다. 추 위원장은 “병원 주변에서 전철 소음이 들리고 주변이 번잡스러운데 무슨 요양이 가능하냐.”고 되물었다. 그는 또 “병원을 지역으로 유치하려는 자치단체도 줄을 섰다.”면서 “중곡동 주민들에게 끼치는 폐해를 생각하면 이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15)가객 박효관의 활약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15)가객 박효관의 활약

    ‘공산에 우는 접동 너는 어이 우짓는다. 너도 나와 같이 무슨 이별 하였느냐. 아무리 피나게 운들 대답이나 하더냐.’ 한양 인왕산 필운대의 마지막 주인은 문화관광부에서 지난 2002년 8월 이달의 문화인물로 선정한 가객(歌客) 박효관(朴孝寬·1800∼1880?)이다. 호는 운애(雲崖)이다. 그러나 그의 생애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그가 이 일대에서 몇십년 풍류를 즐기다 세상을 떠난 뒤 그가 활동하던 운애산방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운애산방은 배화학당이 들어섰던 자리이다. ●대원군이 후원한 당대 가객 박효관의 인적사항을 설명할 수 있는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그가 과연 중인 출신인지도 확실치 않다. 유봉학 교수가 ‘공사기고(公私記攷)’를 소개한 글에 의하면, 박영원 대감의 겸인으로 일했던 서리 이윤선이 1863년에 재종매를 혼인시키면서 박효관을 동원했는데 수군(守軍)이라는 직함으로 불렀다. 그렇다면 그가 오군영(五軍營) 출신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장악원의 악공들은 노비 출신이지만, 오군영의 세악수(細樂手)들은 노비가 아니다. 오랫동안 연주를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했고, 최소한의 한문도 쓸 수 있어야 했다. 그가 가곡(歌曲)의 정통성에 대해 자부심이 높았던 것을 보면, 최소한 중간계층이었음을 알 수 있다. 오군영 세악수들은 18세기 이래 민간의 가곡 연행(연회연)에 점점 더 깊이 개입해, 군인 봉급에 의존하지 않고 민간 잔치에 불려나가 연주하고 받는 돈으로 살게 되었다. 그러나 장악원 악공들은 고유업무가 있기 때문에, 두가지 일을 하는 것이 자유롭지 않았다. ‘만기요람’을 찾아보면 오군영에 배속된 군사들의 급료미는 매삭 9두이고, 세악수는 6두로 되어 있다. 국가에서는 낮은 보수를 주는 대신, 군악 연주 외에 민간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 준 듯하다. 용호영의 군악대와 이패두가 거지들의 풍류잔치에 억지로 불려나갔다가 행하(출연대가)도 제대로 받지 못했던 이야기를 4회에서 소개했다. 구포동인(안민영)은 춤을 추고 운애옹(박효관)은 소리한다. 벽강은 고금(鼓琴)하고 천흥손은 피리한다. 정약대·박용근 해금 적(笛) 소리에 화기융농하더라. 박효관의 연행에 참여한 기악연주자들은 대부분 오군영 세악수였다. 신경숙 교수가 ‘고취수군안(鼓吹手軍案)’ 등을 분석해 세악수 명단을 분석한 연구에 의하면,‘금옥총부’ 92번 시조에 활동모습이 담긴 천흥손·정약대·박용근 등은 오군영 소속의 세악수임이 밝혀졌다. 군안(軍案)에는 세악수의 인적사항에 부(父)를 밝혔는데, 친아버지뿐만 아니라 보호자나 스승 역할을 하는 사람 이름도 썼다. 피리를 전공했던 용호영의 군악수 천흥손이 대금 이귀성·윤의성, 피리 김득완의 부(父)로 올라 있었다. 정형의 세악편성에서 세피리는 두명이 필요했으니, 천흥손은 하나의 악반을 주도하는 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구포동인은 대원군이 안민영에게 내린 호인데, 여든이 된 스승은 노래하고 환갑이 지난 제자는 춤을 추었으며, 후배들은 반주했다. 안민영이 사십년 배웠다고 했으니, 제자의 제자들까지 박효관을 찾아 모인 셈이다. 인왕산하 필운대는 운애선생 은거지라. 풍류재사와 야유 사내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어 날마다 풍악이요 때마다 술이로다.(‘금옥총부’ 165번) ●운애산방서 승평계와 노인계 주도 그가 필운대에 풍류방을 만들어 제자들을 가르치며 스스로 즐기자, 대원군이 그에게 운애(雲崖)라는 호를 지어 주었다. 안민영은 그를 운애선생이라 불렀으며, 풍류재사와 야유 사내들은 이름을 부르지 않고 ‘박선생’이라 불렀다. 위항시인들이 시사(詩社)를 형성한 것 같이, 풍류 예인들은 계( )를 만들어 모였다. 안민영은 ‘금옥총부’ 서문에서 그 모임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때 우대(友臺)에 아무개 아무개 같은 여러 노인들이 있었는데, 모두 당시에 이름 있는 호걸지사들이라, 계를 맺어 노인계(老人 )라 하였다. 또 호화부귀자와 유일풍소인(遺逸風騷人)들이 있어 계를 맺고는 승평계(昇平 )라 했는데, 오직 잔치를 베풀고 술을 마시며 즐기는 게 일이었으니 선생이 바로 그 맹주(盟主)였다.” 안민영은 ‘금옥총부’ 68번에서 “우대의 노인들이 필운대와 삼청동 사이에서 계를 맺었다.”고 분명한 장소까지 밝혔다. 유일풍소인은 세상사를 잊고 시와 노래를 벗삼은 사람이다. 벼슬한 관원은 유일(遺逸)이 될 수 없고, 풍류를 모르면 풍소인(風騷人)이 될 수 없다. 경제적인 여유를 지닌 중간층이 풍류를 즐겼던 모임이 바로 승평계이고, 평생 연주를 즐겼던 원로 음악인들의 모임이 바로 노인계이다. 성무경 선생은 “박효관의 운애산방은 19세기 중후반 가곡 예술의 마지막 보루”라고 표현했다. 가곡은 운애산방을 중심으로 세련된 성악장르로 거듭나기 위해 치열한 자기연마의 길에 들어섰던 것이다. 그러한 결과를 스승 박효관과 제자 안민영이 ‘가곡원류’로 편찬하였다. ●안민영과 편찬한 ‘가곡원류’ 음악에 여러 갈래가 있지만, 박효관과 안민영의 관심은 가곡에 있었다. 문학작품인 시조를 노래하는 방식은 시조창(時調唱)과 가곡창(歌曲唱)이 있다. 시조창은 대개 장고 반주 하나로 부를 수 있고, 장고마저 없으면 무릎 장단만으로도 부를 수 있다. 그러나 가곡창은 거문고·가야금·피리·대금·해금·장고 등으로 편성되는 관현반주를 갖춰야 하는 전문가 수준의 음악이다. 오랫동안 연습해야 하고, 연창자와 반주자가 호흡도 맞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가객을 전문적인 음악가라고 할 수 있다. 전문적인 가객을 키우려면 우선 가곡의 텍스트를 모은 가보(歌譜)가 정리되고, 스승이 있어야 하며, 가곡을 즐길 줄 아는 후원자가 있어야 했다. 박효관과 안민영은 사십년 넘게 사제지간이었으며, 대원군같이 막강한 후원자를 만나 가곡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대원군이 10년 섭정을 마치고 2선으로 물러서자 이들은 위기의식을 느꼈다. 언젠가는 천박한 후원자들에 의해 가곡이 잡스러워질 것을 염려한 것이다. ●전통음악 가곡 보전 박효관이 1876년 안민영과 함께 ‘가곡원류(歌曲源流)’를 편찬하면서 덧붙인 발문에 그 사연이 실렸다. “근래 세속의 녹록한 모리배들이 날마다 서로 어울려 더럽고 천한 습속에 동화되고, 한가로운 틈을 타 즐기는 자는 뿌리없이 잡된 노래로 농짓거리와 해괴한 장난질을 해대는데, 귀한 자고 천한 자고 다투어 행하를 던져 준다.(줄임) 내가 정음(正音)이 없어져 가는 것을 보며 저절로 탄식이 나와, 노래들을 대략 뽑아서 가보(歌譜) 한권을 만들었다.” 그는 이론으로만 정음(正音) 정가(正歌)의식을 밝힌 것이 아니라, 창작으로도 실천했다. 안민영은 사설시조도 많이 지었는데, 박효관이 ‘가곡원류’에 자신의 작품으로 평시조 15수만 실은 것은 정음지향적 시가관과 관련이 있다. 님 그린 상사몽(相思夢)이 실솔(·귀뚜라미)의 넋이 되어 추야장 깊은 밤에 님의 방에 들었다가날 잊고 깊이 든 잠을 깨워볼까 하노라. 사설시조는 듣기 좋아도 외우기는 힘든데, 훌륭한 평시조는 저절로 외워진다. 박효관의 시조는 당시에 널리 외워졌다. 위 시조는 고교 교과서에 실려 지금도 널리 외워지고 있다. 님 그리다 죽으면 귀뚜라미라도 되어 기나긴 가을 밤 님의 방에 들어가 못다 한 사랑노래를 부르겠다고 구구절절이 사랑을 고백할 정도로, 그의 시조는 양반 사대부의 시조에 비해 직설적이다. 고종의 등극과 장수를 노래한 송축류, 효와 충의 윤리가 무너지는 세태에 대한 경계, 애정과 풍류, 인생무상, 별리의 슬픔 등으로 주제가 다양하다. 삼대 가집으로는 ‘청구영언’과 ‘해동가요’ ‘가곡원류’를 든다. 가곡원류는 다른 가집들과 달리, 구절의 고저와 장단의 점수를 매화점으로 하나하나 기록해 실제로 부르기 쉽도록 했다. 남창 665수, 여창 191수, 합계 856수를 실었는데, 곡조에 따라 30항목으로 나눠 편찬하였다. 몇 곡조는 존쟈즌한닙, 듕허리드는쟈즌한닙 등의 우리말로 곡조를 풀어써, 가객들이 찾아보기도 편했다. 그랬기에 가장 후대에 나왔으면서도 10여종의 이본이 있을 정도로 널리 사용되었다. 이어 신문학과 신음악이 들어오면서 이 책은 전통음악의 총결산 보고서가 되었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열린세상] MS와 애플,그리고 대통령 선거/문인철 정치경제평론가

    경제학에서 기업이 경제활동을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가설로 설명된다. 이윤 극대화 가설과 판매량 극대화 가설이다. 이윤 극대화 가설에서 기업은 이윤 극대화가 목표이므로 무조건 판매만 많이 하고자 하지 않는다. 이윤을 적게 하면서 많이 팔고자 하는 박리다매(薄利多賣)는 이 가설에 부합하는 행위가 아니며, 제 값에 물건을 파는 것이 가설에 따른 판매전략이 된다. 반면 판매량극대화 가설은 일단 판매를 많이 하여 시장점유율을 높이자는 박리다매 전략을 뒷받침한다. 이 두 가지 전략 중 어느 것이 더 우수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상황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 두 전략 중 어떤 전략을 택했는가에 따라 기업의 향배가 바뀐 경우가 있다.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컴퓨터시장은 애플사가 주도하고 있었다. 최근 휴대전화 시장에 뛰어든 ‘스티브 잡스’로 대표되는 바로 그 회사다. 애플의 기술력은 매킨토시로 통했는데 경쟁력이 매우 높았다. 이들은 이윤극대화 전략을 채택했고 높은 가격을 유지했다. 당시에 컴퓨터는 쉽게 가질 수 없는 선망의 대상이었는데,80년대 후반 애플의 컴퓨터 가격은 400만 원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초기 이 전략은 컴퓨터 시장에서 애플사의 독점적 지위를 보장해 주었다. 경쟁자인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다른 전략을 썼다. 애플과의 경쟁에 자신이 없었던 그는 판매량극대화 전략을 채택했던 것이다. 기술은 떨어지지만 가격을 낮춤으로써 100만원대의 컴퓨터를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시장에서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후 마이크로 소프트사는 컴퓨터 시장에서 확실한 주도권과 독점력을 갖게 되었고, 빌 게이츠는 세계 제1의 거부가 되었다. 정치의 세계에서도 위 두 전략으로 설명되는 현상들이 있다. 예컨대, 대선정국에서 특정인이 아닌 당 소속 후보 전체의 지지도를 높이는 전략은 판매량극대화 전략에 비견되는 반면, 당의 인기보다는 후보 개인의 인기에 치중하는 것은 이윤극대화 전략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동안 열린우리당의 전략은 이윤극대화 쪽이었다. 대선주자들 중심으로 정치가 이루어졌고 그들은 무엇보다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데 열중했다. 여기에 대통령까지 강하게 행동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전략은 실패했다. 개인도 뜨지 못하고 당은 해체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중심전략도 지난 대선까지는 ‘이회창 후보’ 특정인물 중심의 정치를 한, 이윤극대화 전략이었다. 그랬던 한나라당이 특정인 띄우기보다는 정권교체에 더 힘을 실음으로써 판매량극대화 전략으로 선회했다. 특정인물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것보다는 중도우파로 정권을 교체하여야 한다는 것인데, 지금까지 이 전략은 순항하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후보경선에 들어가면 후보들은 모두 이윤극대화 전략을 쓰게 된다. 판매량극대화 전략에서는 정권교체 차원에서 모두 동의했지만, 이윤극대화 전략으로 전환되면 본인의 승패에만 전념하게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누구도 예측치 못한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 컴퓨터 시장에서 마이크로 소프트사는 판매량극대화 전략으로 시장을 독점한 후 이제는 이윤극대화 전략으로 선회하여 시장을 움직인다. 우리나라 대선이 경제라면 이 수순에 따라 한나라당이 집권하게 될 것이나, 정치는 경제보다 훨씬 더 역동적이기 때문에 변수가 너무 많다. 결국은 마지막 단계인 이윤극대화 전략에서 현 구도대로 갈지, 역전의 빌미가 되는 사건이 일어날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한마디로 ‘시계제로’이다. 문인철 정치경제평론가
  • [기고] 순수 학문과 스티브 잡스/황필홍 단국대 교수 명예논설위원

    애플의 최고경영자이자 억만장자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iPhone)이라는 이름의 휴대 전화기를 소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아이폰은 휴대용 전화기로서의 쓰임은 물론이고 그 외에 음악감상, 동영상재생, 인터넷검색, 이메일, 전자지도, 위성위치정보시스템 등의 다기능을 내장하고 있다고 한다. 손바닥 반쪽 크기의 휴대 전화기가 개인용 컴퓨터 수준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니 가히 놀랍다. 얼마 전 미국 샌프란시스코 맥월드 엑스포에서 선보이며 “아이폰이야말로 우리의 일상생활을 호주머니에 갖고 다니는 것으로 디지털기구의 최종으로 보면 좋겠다.”고 했던 잡스의 말이 실감난다. 50대 초반의 스티브 잡스는 남다른 굴곡의 인생을 살아왔다. 대학원생이던 미혼모에게서 태어났고 출생 직후 입양되었다. 히피였고 대학은 돈이 달려 중퇴하였다. 일찍이 놀라운 컴퓨터 재능으로 애플컴퓨터 회사를 창립하였으나 이사진과의 경영철학에 대한 마찰로 인해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나는 아픔을 겪기도 하였으며 후일 특유의 감각과 열정으로 부활 복귀하였다. 한때 췌장암 판정을 받았으나 거뜬히 극복해냈고 그 후 승승장구 뮤직플레이어 아이포드로 음악시장을 평정하더니 이제는 아이폰으로 세상을 혁명적으로 바꾸려고 벼르고 있다. 소위 성공신화다. 2005년 6월 미 스탠퍼드대학 졸업식에서 스티브 잡스가 한 초청연설을 지난여름에 들을 기회가 있었다. 연설에서 인상적인 것은 순수 학문에 대한 그의 각별한 관심과 존중이었다. 잡스는 응용 학문을 고집스럽게 거부해온 100년 역사의 리드대학을 다녔다. 처음 1년은 제대로 다니고, 이후 1년 반은 등록하지 않은 채로 청강하면서 지냈다. 이때에 서체학이라는 일종의 예술철학 강의를 들었으며 이를 통해서 무엇이 인쇄체제를 위대하게 만드는지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당시에는 그것이 인생살이에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리라는 생각을 못했으나 10년 지나 매킨토시 컴퓨터를 디자인할 때, 고스란히 되살아나 빛을 발했다고 술회하고 있다.“(그때 그 공부가 없었다면) 매킨토시의 복수서체 기능이나 자동 자간 맞춤 기능은 없었을 것이고….” 젊은 날의 순수학문의 연찬이 훗날 그에게 응용과학분야에서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번 아이폰의 경우도 전문가들이 성공을 예감하며, 기술력과 디자인의 조합이자 수학과 예술의 조화라고 극찬하는 것을 봐도 또 다른 증명이다. 학제간 결합의 위대한 승리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다양한 기능만으로도 놀랍기 그지없는데 복잡한 숫자 버튼이나 키보드를 꾹꾹 누르지 않아도 되고 액정화면에 손가락을 갖다 대기만 하면 메뉴를 선택할 수 있게 고안되었다니 더욱 참신하다. 시련에 굴하지 않고 맞닥뜨리며 도전에 당당히 맞서는, 그리고 이겨내는, 스티브 잡스는 우리 시대의 아이콘이자 멋진 승부사다. 재주가 좋은 발군의 경영가 빌 게이츠보다는 부단히 노력하는 디지털 기술의 창조자 스티브 잡스가 어쩐지 우리 자신들의 생생한 삶의 이야기 같아서 더 매력적이다. 성당(盛唐)시대의 두 거목 시인 중에서 천재시인 이백보다는 노력시인 두보를 더 좋아하고, 호화로운 삶을 끝없이 누렸던 왕유보다는 세상에서 소외되어 시대를 아파했던 그러나 주옥같은 시로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맹호연이 더 좋은 것은 다 그런 맥락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더 마음이 끌리는 것은 스티브 잡스는 순수 학문에 대해 열정이 있고 또 그 가치를 잘 아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는 대학을 갓 졸업하는 젊은이들에게 학문적 열정에 목마를 것과 주위의 시선에 타협하지 말고 소신껏 자기가 믿는 바를 부단히 추구해나갈 것을 당부하면서 스탠퍼드대 초청연설을 마쳤다. 황필홍 단국대 교수 명예논설위원
  • [길섶에서] 마음 속 다신교/ 황성기 논설위원

    연초 일본 NHK가 ‘로마인 이야기’를 완간한 시오노 나나미와 유명 작가 이쓰키 히로유키의 대담 ‘잘 살고 잘 죽기 위해’를 방송했다. 로마 역사에 천착해 온 시오노와 지난 1년간 세계 각지를 돌며 불교를 살펴온 이쓰키는 문명과 종교에서부터 집단따돌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테마로 얘기를 나눴다. 관용과 공생이 로마 흥성의 열쇠였다는 시오노는 어떤 종교도 받아들이는 다신교도 그 바탕에 깔려 있다는 지론을 거듭 강조했다. 기독교도인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어머니는 본래의 불교도로, 필자는 교회와 인연을 끊고 30년 이상 살고 있다. 지난해부터 부쩍 기도할 일이 많아졌다. 부득불 기도문은 “누구든지 제 말을 들어주세요….”가 돼버린다. 그 누구가 하나님이건 부처님이건 별 관계 없이 말이다. 원초적인 기복에 불과한 기도가 어떤 채널로 누구에게 전해졌을지 의문이 생겼다. 이제 뭐 하나쯤 믿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지긴 했다. 그렇지만 종교를 갖게 되면서 생겨날 번잡스러움 때문에 망설여진다. 마음 속 다신교는 흔들리는 중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애플 ‘아이폰’ 전격 공개

    ‘아이팟’으로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을 평정한 미국의 애플 컴퓨터가 신개념 휴대전화를 처음으로 선보였다.뮤직 플레이어인 아이팟(iPod)에 터치 스크린 방식의 휴대전화 기능을 결합한 ‘아이폰(iPhone)’이다.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는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 엑스포 콘퍼런스에서 “오는 6월부터 아이폰을 시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시아 시장에는 2008년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4기가바이트(GB) 모델은 미화 499달러,8GB 모델은 599달러. 애플은 미국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싱귤러 와이어리스와 손잡고 휴대전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애플은 이날 아이폰과 함께 영화,TV쇼 등의 미디어 파일을 컴퓨터로부터 TV로 전송할 수 있는 애플TV 등 다른 신제품도 선보였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지방시대] 부산 성장동력은 리더십이다/임정덕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

    온갖 바람에도 불구하고 부산경제가 역동적으로 발전해오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부산시나 연구기관 등에서는 산업용지의 부족, 새로운 성장 동력산업의 부재, 기업하기 좋은 환경 미비 등을 부진요인으로 꼽고 있다. 또 인구 감소 및 노령화, 산업구조의 고도화 부진 등이 지적되기도 한다. 반면 부산신항, 북항대교, 과학산업단지 등 굵직한 사회간접자본 조성 등은 부산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조건들이다. 그러나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필요조건뿐만 아니라 충분조건도 함께해야 한다. 예컨대 부산에 산업용지가 확보된다고 기업들이 자동적으로 유치되는 것은 아니다. 그 용지가 저렴하고 좋은 입지 여건을 갖췄을 때 기업이 들어 올 수 있고 집적경제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 창업이나 역외로부터의 이전이 이루어져야 효과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지 시내기업이 산업 단지로 이전하는 것은 경제적 효과가 크지 않다. 부산지역 발전에 가장 필요한 것은 역시 사람이다. 역사는 사람이 이룬다. 성공하는 기업도, 발전하는 조직도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라진다. 고대 도시 로마를 세계제국으로 키운 것은 카이사르나 아우구스투스와 같은 위대한 지도자였다고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이야기’에서 설파한다. 애플 컴퓨터를 만들어 크게 성공시키고 그 뒤 실패하게 만든 인물이 창업자 스티브 잡스이고 또 ‘아이포드 MP3’라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경영능력을 발휘하여 더 큰 성공신화를 이룩한 것도 같은 인물이다. 성공하는 국가, 기업, 조직은 확고한 비전과 신념을 가진 리더에 의해 만들어졌고 그 리더는 필요한 사람을 구하여 독려하고 협력하여 목표를 성취한다. 제도적인 요인, 환경적인 어려움은 항상 존재한다. 반대와 방해는 필연적이다. 리더십은 구성원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또 일단 성공한 조직은 재빨리 시스템화하여 내부로부터의 균열을 방지한 뒤 부단히 혁신하고 새로운 목표에 의해 전진하도록 하는 안목과 능력이 리더십이다. 사람이 성공하는 도시를 만든다. 도시잠재력이 크고 좋다고 자타가 인정하는 부산이 절대적,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한 이유의 첫째는 도시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이나 모든 시민이 공감하고 공유하는 도시비전과 목표의 문제이다. 비전은 높고, 단순하고, 상상 가능한 꿈이어야 한다. 그 비전에 걸맞게 목표가 설정되어야 한다. 지금과 같이 도시 목표가 매년 달라지는 것은 목표를 위한 목표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실제적인 정책 또는 예산배분 등이 그 목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야 예측 가능한 사고와 행동이 가능하다. 도시를 경영하는 사람들은 먼저 비전과 목표를 공유해야 하며 능력이 객관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혁신은 기업에만 존재하는 개념이 아니라 모든 경영의 필수조건이다. 부산의 모든 구성원들이 도시 비전을 공감하고 목표를 이해하여 움직인다고 상상해 보자. 도시는 역동적으로 변화를 시작할 것이다. 전쟁하는 군인이 누구와 왜 싸워야 하고 어디를 공격해야 할 것인가를 알아야 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그 비전과 목표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국내에서의 제몫조차 챙기지 못하는 부산이 ‘세계도시화’하는 길이다. 세계도시는 하드웨어, 산업, 행정, 문화, 제도 등 많은 부문이 세계적 수준에 이르는 것이다. 세계도시화를 위해 각 부문과 의식, 관행 등이 바꾸어져야 하고 또 바뀌어야 한다. 이것을 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이 ‘리더십과 사람’이다. 임정덕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
  • ‘유튜브’ 첸·헐리 세계경제 리더됐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를 최근 구글에 매각한 정보통신(IT) 천재 스티브 첸(28)과 채드 헐리(29)가 경제전문 포천이 뽑은 올해 세계경제를 움직인 25걸(傑)에 들었다. 또 사회적 네트워크인 마이스페이스를 공동 구축한 크리스 드월프(40)와 톰 앤더슨(31), 또 마이스페이스를 지난해 5억 8000만달러에 인수한 호주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75)도 재계 파워 25걸에 드는 영예를 안았다. 해마다 세계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친 인물들을 선정해온 잡지는 재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빠른 속도로 바뀌는 점을 감안, 올해는 순위를 정하지 않고 선정 이유를 밝히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 출신의 락시미 미탈(56) 미탈스틸 최고경영자(CEO)와 와타나베 가쓰아키(64) 도요타 사장이 선정됐다.‘단골’들은 여전히 얼굴을 내비쳤다. 빌(51)과 멜린다(42) 게이츠 부부와 함께 세계 최대 자선기금을 만든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76)이 뽑혔으며 애플 컴퓨터를 창업한 스티브 잡스(51)도 아이튠 선풍 등이 주목받은 것으로 설명됐다. 콘돌리자 라이스(52) 미 국무장관은 중동과 북한 문제 등에서 탁월한 협상 능력이 국제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에서 선정됐고 헨리 폴슨(60) 재무장관은 오랜 월가 근무 경력으로 공화당과 민주당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또 다른 정치인 앨 고어(58) 전 부통령은 지구 온난화 방지에 전도사 역할로 활약하는 것이 선정 이유라고 잡지는 밝혔다. 이밖에 구글 CEO 에릭 슈미트(51)와 지난 10월 델컴퓨터를 제치고 휼렛 패커드(HP)를 개인용 컴퓨터(PC) 부문 1위 제조업체로 부상시킨 마크 허드(49) CEO도 명단에 들었다. 벤 버냉키(52)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TB) 의장과 뉴욕증권거래소의 존 테인(51) CEO 등도 역시 포함됐다. 여성으로는 라이스 장관과 멜린다 게이츠 외에 셰브론에서 근무하다 380억달러 규모의 식품그룹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 CEO로 자리를 옮겨 두각을 나타낸 패트리셔 워츠(53)가 선정됐다. 이와 함께 엔론 스캔들을 파헤쳐 경영진을 엄벌하는 데 기여한 검사 3명도 25걸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다음은 그외 명단. ▲래리 손시니(65) 윌슨 손시니 굿리치 앤드 로사티 회장 ▲헨리 크라비스(62) 쾰버그 크라비스 로버츠 공동 창업자 ▲앨던 맥도널드(63) 리버티 뱅크 앤드 트러스트 CEO ▲존 휴에스턴(42)·숀 버코비츠(39)·캐티 뤠믈러(35) 엔론 기소 검사들 ▲헥터 루이츠(60) AMD 최고경영자 ▲리 스콧(57) 월마트 최고경영자 ▲밥 아이거(55)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 ▲에디 램퍼트(44) ESL 인베스트먼트 창업자 ▲스티브 슈워즈먼(59) 블랙스톤 그룹 최고경영자 ▲렉스 틸러슨(54) 엑손모빌 최고경영자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한게임배 마스터즈 서바이벌 2006년 하이라이트] 세력 활용법

    [한게임배 마스터즈 서바이벌 2006년 하이라이트] 세력 활용법

    김강근 5단은 79년생으로 95년에 입단했다. 현재 한국바둑계에서 종횡무진으로 대활약하고 있는 권갑룡 바둑도장 출신으로 남자기사들 가운데에서는 가장 입단을 먼저 한 맏형이다. 김5단은 프로기사이기도 하지만 직장인이기도 하다. 작년 NHN에 입사하여 한게임에서 대리로 재직 중이다. 이른바 ‘투잡스´인 셈이다.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에서 기획한 대회에 출전했으므로 어떤 혜택이 있을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대진표는 전부 마스터즈 조직위원회에서 작성하기 때문에 아무런 관계도 없다. 김5단은 1회전에서 김혜민 4단에게 패한 뒤에 내리 4연승을 거둬서 현재 4승 1패이다. 한편 백홍석 5단은 86년생으로 2001년에 입단했다. 역시 권갑룡 도장 출신이다. 장면도 백의 실리와 흑의 세력으로 구분된 포석이다. 백20으로 걸친 장면. 흑은 어떻게 받는 것이 최선일까? (참고도) 가장 흔히 두어지는 정석 진행이지만 이것은 흑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너무 밋밋하다. 좌변에 기껏 쌓아둔 세력을 활용하기도 힘들다. 실전진행(21∼22) 지금은 주위 배석상 흑21로 철주를 내리는 것이 좋다. 다음 백가로 벌리면 흑나, 백다, 흑라로 덮어 씌워서 좌중앙이 입체화되기 때문에 다음 백의 응수가 어렵다. 그래서 백은 22로 한 칸 뛰어서 변화를 구해 왔는데… 유승엽 withbdk@naver.com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0)명분주의와 속물주의를 넘어서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0)명분주의와 속물주의를 넘어서

    좋은 나라를 일구는 데는 반드시 그런 나라를 가꾸게 하는 정신문화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 이것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바다. 좋은 정신문화의 밑바탕이 없이 좋은 나라를 이루었다는 것은 사상누각처럼 불가능하다. 우리도 우리 나라를 좋은 나라로 가꾸기 위하여 그 바탕이 되는 정신문화의 터전을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나는 조선조 500여 년을 지탱해 온 주자학적 정신문화가 더 이상 21세기적인 정신문화의 기틀이 되기 어렵다고 본다. 그러나 그 주자학적 정신문화의 뿌리는 깊이 땅에 박혀 있어서 주자학이 심어 놓은 순수주의적이고 도덕주의적인 흑백적 사고를 특히 한국의 지식인들이 대체로 은연중에 내리고 있는 것 같다. 그와는 정반대로 경제와 기술을 전담하고 있는 기업과 실업계에서는 주자학적 도학사상보다 실용적이고 실사적인 실학적 사고를 더 좋아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자는 한국사회에서 좌파적 도덕주의가 높이 흔들고 있는 깃발로 상징되고 있고, 후자는 우파적 실용주의를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치 프랑스의 파리가 센 강을 끼고 좌안에는 대학가를 지배하는 좌파적 사상이, 우안에는 금융실업가를 석권하는 우파적 사상이 각각 우세하고 있는 것과 유사해 보인다. 그러나 그 사회에는 우리보다 격돌이 훨씬 덜하다. 좌파든 우파든 정신문화가 깊어야 고요히 사색하면서 좋은 세상을 창조하기 위한 지혜가 나오지, 철학적 사유를 결여한 감정적인 이데올로기로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것은 세상을 더욱 불행하게 한다. 좌파는 우파를 미워해 극좌적 공산주의와 한 통속이 되거나, 우파는 좌파를 싫어해 극우적 파시즘을 동경해서는 안 된다. 나는 한국의 좌파와 우파의 사상적 근원이 외래적 사회주의와 자유주의가 들어오기 전에 이미 주자학적 도학(道學)과 반(反)주자학적 실학(實學)의 유학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본다. 도학사상의 원조는 맹자(孟子)고, 실학사상의 원류는 순자(荀子)라는 데 이의가 없겠다. 나는 우리의 정신문화가 21세기에는 맹자류의 도학적 도덕주의와 순자류의 실학적 실용주의를 넘어서는 제3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여긴다. 여기서 나는 19~20세기에 걸친 독일의 사회학자 베버의 이론(프랑스의 사회학자 쥘리앵 프뢴드의 저서 ‘막스 베버의 사회학’에 의거)에 잠시 의존하고자 한다. 맹자의 도덕주의는 베버가 말한 가치합리성(rationality of value)에 연관되고, 순자의 실용주의는 목표합리성(rationality of goal)과 관계되는 것으로 보인다. 목표합리성은 돈벌기의 목적, 승진하기 위한 목적, 집짓기의 목적 등과 같은 결과에 성공적으로 이르기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행위를 분명히 조직하고 자각하고 있는 합리성을 말한다. 가치합리성은 자기의 합리적 행위의 결과에 따라 가시적 결과를 얻으려고 생각하기보다, 오히려 동기적 가치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하여 모든 것을 희생하는 행위다. 즉, 행위자가 자기의 신념을 집행하기 위하여 어떤 어려움도 불사하는 행위다. 죽어가는 부모를 살리기 위하여 단지를 한 옛 효자의 행위나,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기꺼이 바친 애국열사의 행위가 가치합리성이다. 이것은 목표합리성에서 보면 비합리적인 행위처럼 보이나, 행위자 당사자의 판단에서 보면 자기가 믿고 있는 신념의 가치에 합리적으로 봉사했을 뿐이다. 맹자의 사상이 가치합리성이라는 이유는 ‘차마 하지 못하는 인간의 마음’(不忍人之心)인 측은지심(惻隱之心)에 바탕하여 모든 행위를 도덕적으로 발양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는 정치마저도 측은지심과 연관되는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으로 정치함’(不忍人之政)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맹자의 도학사상과 도덕주의는 인의충신(仁義忠信)과 같은 ‘하늘의 벼슬’(天爵)을 버리고, 세속적 인간의 벼슬(人爵)을 탐하는 인간의 부도덕성을 질타하면서 저 ‘하늘의 벼슬’을 불변의 황금률로 마음에 간직할 것을 권장한다. 그런 마음을 간직하는 것이 도심이고, 그런 마음으로 정치를 하는 것을 그는 도학정치라고 여겼다. 이것은 순자의 사상과 전혀 맞지 않는다. 순자도 유가이므로 인의충신의 덕목을 귀하게 여기지만, 그 덕목이 내면적 가치의 실현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생활에서 그 덕목들이 유효한 사회적 결과를 낳게 하는 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덕목들은 현재의 인고(忍苦)를 통하여 결과적으로 각 개인과 사회에 이익이 되는 결과의 목표성취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즉, 부모에게 효도하여 노후에 편하게 모시려는 목표가 인간에게 각자의 일에서 현재를 참아가며 열심히 일하려는 동기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순자는 내면적 도덕가치의 계발보다 사회적 제도를 예법(禮法)의 이름으로 잘 만들어 제도의 목표합리적 경영으로 사회 구성원들에게 이익을 제공한다는 생각을 담고 있다. 맹자와 순자의 각각 다른 합리성은 다른 윤리의식을 심어준다. 이 다른 윤리의식은 합리성의 차이만큼이나 이율배반적이다. 베버에 의하면, 맹자적인 도덕이상주의는 가치힙리성의 정신을 잇는 신념윤리(ethics of conviction)에 상응하고, 순자적인 현실실용주의는 목표합리성의 정신을 존중하는 책임윤리(ethics of responsibility)와 상관적이다. 그리고 이런 각 윤리의식의 극단적이고 상징적인 대표자로서 베버는 신념윤리에 칸트를, 책임윤리에 마키아벨리를 대입시켰다. 마키아벨리는 고향 피렌체 도시의 위대한 영광을 위하여 신념윤리로서 비난받을 수 있는 수단을 사용했다. 이것은 행동인에게 필요한 목표달성적 책임윤리의 의미를 수행하기 위함이다. 칸트는 어떤 경우에도 거짓말을 타인에게 해서는 안 되는 가장 높은 도덕적 신념을 설파했다. 칸트의 신념윤리는 사회적 이익을 옹호하기 위한 행동인의 윤리라기보다 오히려 개인의 도덕적 양심의 차원이라고 말해야 옳을 것이다. 그런데 베버는 이 두 가지 윤리의식이 극단적으로 이율배반적이지만 서로 대립적으로만 실존하는 것이 아니라, 대개의 경우에는 두 가지 종류를 다 적절하게 병행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저 두 가지 합리성과 윤리의식이 불가양립적인 모순은 아니지만, 그러나 서로 궁합 좋은 일치를 이룩하는 것은 아니라고 베버가 이미 밝혔다. 가치합리성과 신념윤리가 너무 넘쳐나 조선조 도학 정치시대처럼 실용적인 현실주의가 거의 숨을 죽이고 살았을 때에는, 순수성이란 선의 탈을 쓴 악마가 세상을 지배한다.‘순수성의 악마’라는 말은 프랑스의 가톨릭 철학자인 무니에가 쓴 말로서, 순수의 명분으로 사회를 도덕적으로 지배하려는 사회의 도덕화 사상과 상통한다. 도덕주의자들은 이런 도덕주의적 지배의지가 얼마나 악마적인가를 모른다. 그냥 순수한 도덕적 선의지가 전부라고 생각한다. 도덕적 동기의 순수성이 인의(仁義)라는 가치를 지키는 도심 자체가 되어서 국가사회를 살리기 위한 거짓말과 변칙을 자행하는 것을 불순하고 잡스러운 것으로 비난한다. 조선조 중종 때의 조광조는 가치합리성과 신념윤리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그는 조선 유학사에서 올곧은 선비로 높이 숭앙받는다. 그러나 그는 여진족 추장 막고내가 침략해 오는데, 위계를 써서 그를 생포하려는 군사전략을 맹렬히 비난한다.‘어찌 군자의 나라에서 적을 물리치기 위하여 거짓부리인 위계를 쓸 수 있는가?’ 하고. 이 조광조의 고사를 ‘순수성의 악마’와 같은 이야기로 보기는 어렵다. 아마도 사색당쟁의 대부분이 나의 순수가 상대방에게 악마로 둔갑하여 나타난 결과가 아니겠는가? 20세기 프랑스의 토미즘 철학자인 마리탱은 그의 ‘인간과 국가’에서 맹자적인 도덕이상론과 왕도사상을 ‘정치의 도덕적 양식’이라 명명했고, 순자적인 실용현실론과 패도사상을 ‘정치의 기술적 양식’이라고 언명했다. 전자의 특징은 국가사회를 물질적으로 번영케 하기보다 정신적으로 자유와 정의를 사랑하도록 하여 인류의 공동선에 이바지하는 국민정신을 유도해나가는 정치형태라고 규정하고, 후자의 특징은 국가의 대외적 외교성공과 안보역량 강화, 국민생활의 물질적 향상을 가져오는 정치에 주력하지만, 그 성공을 가져오는 수단이 도덕적이냐 아니냐 하는 것에는 별로 개의치 않는 정치형태라고 마리탱은 설파했다. 그는 전자의 형태는 과잉도덕주의(hypermoralism)의 위험성을 늘 안고 있고, 후자의 형태는 사리사욕의 부패와 그 위험성을 은닉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잉도덕주의는 독선주의의 표독한 독재를 초래하기 쉽고, 사리사욕의 부패는 금권정치의 타락상을 가까이 하게 된다. 순자의 철학은 자연의 본능을 대신한 친본능적 인간지능의 경제기술적 능력과의 연결마디에서 세상과 인간을 보았고, 맹자의 철학은 자연의 본성을 대신한 인간의 반본능적 도덕주의와의 연결마디에서 인간과 세상을 보았다. 경제주의와 도덕주의는 다 철저한 지성주의(39회 글 참조)의 작품이고, 인간중심주의의 산물이다. 경제기술적이거나 사회도덕적으로 인간이 이 우주의 지배자라는 의식이 그 기본에 깔려 있다. 순자적 예법주의나 맹자적 도덕주의는 이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인간지성의 두 가지 얼굴에 지나지 않는다. 인류는 그 동안 두 가지 지성주의의 택일로 세상을 다스리려 했다. 두 사상이 서로 이율배반적인데, 그나마 서로 덜 배척적으로 동거시키는 나라는 흥융했고, 우리처럼 수화불상용(水火不相容)으로 적대시하는 나라는 위기를 맞았다. 영국이 프랑스보다 근대화의 시작에서 훨씬 상호 덜 배척적인 정신문화의 길을 갔기에, 영국이 프랑스보다 후발국이었는데, 드디어 프랑스를 능가하는 선진국이 되었다고 프랑스의 문인 사학자 모루아가 그의 ‘프랑스사’에서 통탄의 슬픔을 안고 기술했다. 나는 우리나라의 도덕적 명분주의가 지나치게 공허하여 내용이 없는 형식적 사고방식의 형해(形骸)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고, 정반대로 현실주의는 너무 맹목적으로 타락하여 속물주의적 사고방식에 천착하는 어리석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한다. 공허한 명분주의와 맹목적 속물주의의 두 극단을 피하는 것은 공산주의와 파시즘의 양극단에 젖지 않는 것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여긴다. 한국의 정신문화는 묘용(妙用)을 존중하면서도 극단적인 쏠림 현상을 동시에 노출하고 있다. 최근의 경향은 쏠림 현상을 더 많이 표출하고 있다. 이것이 한국 정신문화의 자기 함정이겠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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