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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일섭 “졸혼한 아내, 장례식도 안 갈 것… 정 떼고 나와”

    백일섭 “졸혼한 아내, 장례식도 안 갈 것… 정 떼고 나와”

    백일섭이 졸혼한 아내에 관한 생각을 밝혔다. 지난 24일 방송된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에서는 백일섭이 딸 백지은과 함께 심리상담에 나서는 모습이 그려졌다.백일섭이 이날 상담에서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잊고 살았던 것들을 돌이켜보기 시작했다. 자꾸 ‘그 당시에 왜 그랬나’ 돌이켜보기 시작하니까 잠을 못 이뤘다”며 “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들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아들하고는 일찌감치 풀었다. 집 나올 땐 사이가 다 안 좋았다. 아이들이 다 엄마 편이었으니까”라고 했다. 그는 “나중에 아들이 먼저 다가와서 ‘아버지를 이해한다’고 했고, 딸하고는 7년 만에 좋아졌다”고 말하면서도 아내의 몸 상태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수술받고) 괜찮아지는 거 보고 나왔으니까 그 이후에는 나도 모른다”고 했다. 이어 ‘아내의 소식을 듣느냐’는 의사의 질문에 “며느리가 가끔 얘기해주는데 내가 안 들으려고 한다”며 “내가 아내를 생각할 이유가 없다. 소식을 안 듣고 있는 게 편하다”고 했다. 의사는 조심스럽게 “사람의 생명은 마지막이라는 게 있지 않나. 그런 것도 생각해보신 적 없나”라고 물었는데, 백일섭은 “생각하지 않는다. (집을) 나오기 전까지 책임졌으니까, 나온 후에 아들하고 딸이 있으니까 이제 알아서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장례식장도 안 가려고 한다. 난 정을 떼고 나왔다”면서도 이혼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혼하고 싶은데, 법원을 같이 가야 하고 절차가 복잡하다”고 했다.
  • 6개월 만에 한국 찾은 임성재 “스코티는 말도 안되게 열심히 하는 선수”

    6개월 만에 한국 찾은 임성재 “스코티는 말도 안되게 열심히 하는 선수”

    임성재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독주 채비를 갖춘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에 대해 혀를 내둘렀다. 임성재는 24일 경기도 여주의 페럼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 기자회견에서 셰플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스코티는 정말 말도 안 되게 열심히 하는 선수다. 특히 쇼트 게임장에 살다시피 한다”면서 “멘털과 실력을 모두 갖춘 선수”라고 말했다. 셰플러는 마스터스와 RBC 헤리티지에서 2주 연속 우승하는 등 이번 시즌 열린 16개 대회 중 10개 대회에 출전해 4승을 올리며 맹위를 떨치고 있다. 임성재는 12개 대회에 출전, 개막전인 1월 더 센트리(공동 5위)에서만 톱10에 이름을 올렸을 뿐 컷 탈락이 4차례나 돼 예년보단 주춤한 모습이다. 이에 대해 임성재는 “플레이가 그렇게 안 된 것은 아닌데,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중간에는 쇼트게임과 퍼트가 특히 잘 안됐다”면서 “제 장점인 스코어 관리가 되지 않다 보니 스코어를 잃고 보기가 많이 나와 아쉬웠다”고 돌이켰다. 그러나 “조금씩 감각이 좋아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남은 대회는 기대해봐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성재는 25일부터 나흘간 페럼클럽에서 열리는 우리금융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 출전해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지난해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 준우승 이후 6개월 만의 KPGA 투어 나들이다. 그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2019년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이어 KPGA 투어 통산 2승을 올렸다. 임성재는 후원사인 우리금융이 주최하는 이 대회 출전을 위해 RBC 헤리티지를 공동 12위로 마무리한 뒤 곧바로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어제 오후 한국에 도착해서 좀 피곤하지만, 잘 참고 시차에 적응하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면서 “잠자는 시간이 중요할 것 같다. 원래는 대회 때 카페인을 잘 섭취하지 않지만, 커피도 한잔하며 잠을 깨보겠다”며 웃었다. 특히 임성재는 “이번 주 우승한다면 시즌 중반에 접어드는 PGA 투어로 돌아가서 중요한 대회들을 앞두고 자신감이 상승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면서 “하루하루 재미있게, 즐기면서 팬들께 좋은 샷과 즐거움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임성재는 페덱스컵 랭킹과 파리 올림픽 출전을 위한 세계 랭킹을 끌어 올리기 위해 이번 대회를 마치면 곧바로 미국에 돌아가 새달 2일부터 텍사스주에서 열리는 CJ컵 등 PGA 투어 출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임성재는 “힘든 일정이지만, 우리금융 챔피언십과 CJ컵 모두 후원사 경기인만큼 책임감을 갖고 잘해볼 생각”이라며 “매 대회 열심히 해서 페덱스컵과 세계 랭킹을 올리는 게 목표다. 파리에 가게 된다면 메달을 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 한강 위에서 먹고 일하고 놀고 자고… 1000만 누릴 수상공간 뜬다

    한강 위에서 먹고 일하고 놀고 자고… 1000만 누릴 수상공간 뜬다

    서울 한강에서 업무를 보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수상오피스·수상호텔 등이 조성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4일 이런 내용을 담은 ‘한강 수상활성화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3월 내놓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후속편이다. 시는 이번 종합계획에 따라 연간 9256억원의 경제 효과와 6800여개 일자리 창출을 예상하고 있다. 계획은 3대 전략, 10개 추진과제, 26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됐다. 3대 전략은 ▲일상의 공간 ▲여가의중심 ▲성장의 거점이다. 총 예산 5501억원(민간 3135억원, 재정 2366억원)이 투입된다. 수상오피스와 수상호텔은 한강 수위가 올라가도 안전하게 운영되도록 물 위에 떠 있는 부유식 시설로 만들어진다. 수상오피스는 수상 공간을 활용한 복합공간으로 조성된다. 시 관계자는 “한강변 정비사업의 공공기여 또는 민관협력 사업을 추진해 공공성을 강화하고, 재정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숙박, 여가, 컨벤션 등의 기능을 갖춘 호텔도 짓는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올해 여의도 물빛무대 주변에 조성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를 시행한다. 2025년에 호텔업을 전문으로 하는 민간 사업자를 선정, 2026년부터 공사에 들어가는 게 목표다. 한강의 경치를 보며 전 세계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수상푸드존도 조성된다. 올해 대상지를 선정하고 내년 설계를 거쳐 2026년부터 공사를 시작한다. 또 한강대교 북단 교량 위에 있는 ‘직녀카페’는 특색있는 숙박공간으로 리모델링한다. 시는 한강을 ‘여가의 중심’으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해 케이블 수상스키장을 운영한다. 기존 보트에 줄을 단 수상스키와 달리 높은 탑처럼 설치된 케이블을 활용해 수상스키를 타는 시설이다. 오는 10월부터 수상 대중교통 수단인 ‘한강 리버버스’가 도입됨에 따라 기존 수상택시는 폐지된다. 잠실에는 중대형 선박이 계류할 수 있는 중규모 이상의 도심형 마리나가 신설된다. 이렇게 되면 한강 내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계류시설이 총 1000선석으로 늘어난다. 오 시장은 “한강 수상을 시민 일상생활의 공간, 여가의 중심지, 성장의 거점으로 만들어 2030년까지 1000만명 한강 수상이용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생태계 파괴 우려에 대해서는 “과거 한강 르네상스를 처음 시작할 때 자연성 회복과 한강 수변 이용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고 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 하지만 10여년이 지나 모든 것이 100%, 120% 입증됐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일축했다.
  • “진짜 했다”…‘나는솔로’ 사상 초유의 ‘스킨십 사태’

    “진짜 했다”…‘나는솔로’ 사상 초유의 ‘스킨십 사태’

    ‘나는 솔로’ 20기에서 초유의 ‘스킨십 사태’가 발발한다. 24일 방송되는 ENA와 SBS Plus ‘나는 솔로’에서는 3MC 데프콘-이이경-송해나도 벌벌 떨게 만든 ‘뽀뽀 사건’이 예고돼 충격을 안긴다. 이번 ‘솔로나라 20번지’는 학벌부터 스펙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모범생 특집’으로 꾸며진다. 20기 시작에 앞서 데프콘은 “이번 기수는 ‘범생이 특집’이래요”라고 귀띔한 뒤 “정도를 걷는 스타일이지 않을까?”라고 ‘모범적 로맨스’의 탄생을 예측한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나는 솔로’ 사상 최초의 ‘충격 사태’가 예고된다. 데프콘은 “사랑에 빠진 남녀가 뽀뽀하는 걸 들켰다”라고 ‘솔로나라 20번지’에서 벌어진 초특급 스킨십 사건 발발을 알린다. 전무후무한 ‘뽀뽀 사태’에 송해나는 “(둘이) 좋아서?”라며 ‘토끼 눈’을 뜨고, 이이경도 “대놓고?”라고 반문하며 귀를 의심한다. 데프콘은 “최초다.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라며 ‘범생이’의 반란을 예고하고, “숙제다. 여러분들이 찾으세요!”라고 ‘뽀뽀남녀 찾기’를 제안한다. 잠시 후, ‘뽀뽀 사태’의 한 장면이 미리 공개되고, 이를 본 3MC는 폭풍 리액션을 쏟아낸다. 이이경은 큰 충격에 손까지 떨며 “드라마 대본 말고 남 키스하는 거 처음 봤다”며 입을 떡 벌린다.
  • 전혜진 끔찍한 사고…“얼굴에 피와 진물, 긴급 드레싱”

    전혜진 끔찍한 사고…“얼굴에 피와 진물, 긴급 드레싱”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전혜진이 사고로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21일 전혜진은 상처 가득한 얼굴을 보이며 “이거 실화일까, 분장일까”라고 물었다. 전혜진은 “주차장에서 비가 와 우산 가지러 트렁크 쪽으로 가는 중에 쇠 파이프 뿌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얼굴이 콘크리트 바닥에 먼저 떨어졌다”며 사고를 당했음을 알렸다. 이어 “너무 당황한 채로 손을 얼굴에 대봤는데 피와 진물이”라며 “피부과·성형외과 전부 토요일 휴진이라 같이 봉사 간 동생 병원 옥수동 청소년과 의원으로 가서 긴급 드레싱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혜진은 “그래도 뼈 안 다치고 이 안 부러진 것에 감사. 아무래도 그동안 너무 바빴던 내게 좀 쉬라고 하시는 듯”이라며 “새살이 올라오겠죠? 밤새 진물 닦아내느라 잠을 못 잤다. 진물이 나야 재생된다는 거라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거라는데. 아무쪼록 색소 침착만 안 되길”이라고 전했다.
  • 하루에 31곡 발표한 테일러 스위프트, 뭐부터 들어볼까? [아몰걍듣]

    하루에 31곡 발표한 테일러 스위프트, 뭐부터 들어볼까? [아몰걍듣]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묻고 싶다. “잠은 죽어서 잘 생각이신가요?” 농담이 아니다. 테일러는 지난 19일 11집 ‘더 토처드 포이츠 디파트먼트(The Tortured Poets Department·TTPD)’ 16곡에 더블앨범 15곡을 추가 발표하며 총 31곡을 세상에 내놓았다. 눈코뜰새 없이 바빴던 지난 2년 동안 작업한 곡이라고 한다. 테일러의 압도적인 작업량은 ‘노력형 천재’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한다. 지난해 ‘디 에라스 투어’를 시작한 테일러 스위프트는 재녹음 앨범 2장을 투어 도중 발표했다. 그러면서 무려 2시간에 달하는 정규 앨범을 만들었다. 테일러는 전곡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고, 그중 6곡은 단독 작사·작곡으로 참여했다. 게다가 이번에 공개된 ‘포트나이트’(Fortnight)에는 감독으로 참여해 사람들의 입을 떡벌어지게 만들었다. 이번 새 앨범은 실시간으로 기록을 세우고 있다. 발매 첫날에 미국 내에서 140만 장이 팔리며 테일러 스위프트의 역대 발매 앨범 중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고, 최초의 3억 회 이상 스트리밍 앨범으로 기록됐다(스포티파이 기준). 역사상 가장 많은 곡을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올린 여성 가수답게 차트에 ‘줄세우기’로 진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새 앨범 감상 포인트 두 가지 방대한 분량의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큰 주제는 테일러의 ‘연애사’다. 그렇기에 각종 미국 매체에서는 어떤 곡이 테일러의 전 애인에 관한 것인지를 놓고 추측하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테일러의 연애사는 세상을 들썩이게 했다. 2023년에 6년 동안 만난 배우 조 알윈과 결별했다고 알려졌다. 곧 결혼할 것 같았던 이들이 헤어졌기에 그 충격은 오래갔다. 이후 영국 밴드 The 1975의 보컬 매튜 힐리와 한 달여 간 짧게 만났고, 그해 여름 미식축구선수 트래비스 켈시를 만나 공개 연애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앨범의 컨셉은 ‘고통받는 시인’으로, 테일러는 소셜미디어에 ‘지난 2년 동안 정말 많은 고통받는 시를 썼고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이번 앨범을 소개했다. 테일러는 강박적으로 운율을 맞추며 뛰어난 작사 역량을 발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문학적인 가사들은 영어권 사람들에게도 단어사전이 필요할 만큼 꽤 높은 난이도를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기에 테일러의 연애사를 알고 있거나 가사를 신경써서 듣는다면 그 진가가 발휘되는 앨범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것부터 들어봐, 핵심 추천 트랙 여기까지 놓고 보면 꽤나 복잡해보이는 테일러의 새 앨범, 그렇다면 어떤 곡을 먼저 들어보는 게 좋을까?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네 곡을 추천한다. 1. So Long, London 테일러의 보컬을 겹겹이 쌓은 화음으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쿵쿵거리는 비트가 이별을 앞둔 이의 불안함을 나타내고 있다. ‘잘 있어, 런던’이라는 노래 제목은 ‘런던 보이’(7집 ‘Lover’ 수록곡)였던 조 알윈을 떠올리게 만든다. ‘너에게 내 청춘을 다 줘버리게 하다니, 화가 나’라는 가사는 장기연애 후 헤어지는 연인들이 느낄 수 있는 허무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2.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 찰리 푸스, 패티 스미스 등 실제 인물이 언급되는 가사로 주목받은 트랙. 프로듀서 잭 안토노프의 전매특허인 신스 사운드가 특징으로, 전 연인 매튜 힐리에 대한 곡이라는 추측이 대다수다. ‘나 아니면 누가 널 사랑해주겠어’, ‘사람들은 우리가 왜 천생연분인지 알고 있어’ 등과 같은 가사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테일러의 마음은 진심이었던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3. The Alchemy ‘터치 다운’, ‘연승’, ‘리그’ 등의 가사는 현재 남자친구인 미식축구선수 트래비스 켈시를 떠오르게 한다. 수록곡 중 가장 포근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이 곡에서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 테일러의 두근거림이 느껴진다. ‘우승 트로피는 어디있지? 그 사람이 나를 향해 막 달려오고 있어’라는 가사에서는 지난 2월 슈퍼볼 우승 후 트래비스 켈시와 테일러가 키스한 장면이 영화처럼 펼쳐진다. 4. I Can Do It With a Broken Heart 이번 앨범에서 가장 신나는 곡이지만 가사가 대반전이다. 화려한 무대에 올라 멋지게 노래를 부르던 테일러가 ‘괜찮은 척’ 연기했다는 내용이다. ‘너무 우울했지만 매일 생일인 척 연기했어’, ‘나 비참한데 아무도 몰라’ 같은 가사는 전석 매진에 최대 규모 투어에 매일같이 섰던 테일러의 모습과 대비된다. 새 앨범에서 가장 인상적인 곡으로 꼽을 수 있다.
  • 한반도 지키는 미 해군, 그 함정 지키는 ‘K-조선’

    한반도 지키는 미 해군, 그 함정 지키는 ‘K-조선’

    미국 해군 태평양 함대 산하 전투 부대인 제7함대는 한국과 일본, 괌, 싱가포르 등 서태평양 구역을 지키고 있다. 그러면 이 막강한 미국 해군의 함정은 누가 지킬까. 바로 3년 만에 다시 수주액 기준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뛰어오른 ‘K-조선’이다. HD현대와 한화가 미 해군 함정 MRO(유지, 보수, 정비) 사업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지난 2월 한국을 찾은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은 잇달아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현장을 방문해 각 사의 기술력과 군함 MRO 역량의 현황을 직접 확인하고 갔다. 미국이 국방력과 직결되는 방위산업의 일부인 해군 함정 MRO 사업을 한국에 맡기려는 이유는 자국 조선산업 역량이 막강한 해군력을 최적의 수준으로 유지하기에 부족할 정도로 쇠락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회계감사원(GAO)은 2022년 보고서에서 미 해군이 함정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계약한 함선 인도 지연 및 비용 증가, 선박 품질 저하 등을 고질적 문제로 꼽았다. 구체적으로 미 해군은 2021년 신규 건조된 선박 인도를 다수 중단했다. 발주한 프리덤급 연안전투함에서 지속적으로 추진 시스템 결함이 발생해 엔진 출력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USS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CVN78)에서 무기를 운송하는 엘리베이터 11개가 고장 난 사건도 있었다. 미 해군은 선박을 인도받은 뒤 4년이 넘도록 결함이 지속돼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GAO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발생한 항공모함 및 잠수함 유지보수 지연은 매년 항공모함 절반 이상과 잠수함 3척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과 동등한 손해”라고 평가하며 “조선소 유지보수 작업 지연은 해군의 훈련 및 작전 수행 능력을 방해함으로써 군대의 준비 태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정부에 의존해 생존해 온 미국 조선산업이 숙련공과 장비 부족에 시달리면서 납기조차 제대로 못 맞추고, 또 납품된 함정에서 결함이 거듭 발생하자 결국 ‘조선강국’인 동맹국 한국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이에 HD현대와 한화는 특수선 및 MRO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미국 방산기업 팔란티어와 ‘무인수상정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무인수상정(USV)은 기존 유인 함정을 대체해 기뢰 탐색 및 제거, 전투 등 각종 임무를 수행하는 해전의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필수 전력이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지난 9일(현지시간) 글로벌 터빈 기업인 GE에어로스페이스와 함정 추진체계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수출 함정에 대한 MRO 사업에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같은 날 글로벌 방산기업 L3해리스테크놀로지와 약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 수주를 위한 MOU도 맺었다.한화오션은 최근 호주 방산 조선업체인 오스탈(Austal) 인수를 추진 중이다. 오스탈은 호주와 미국 해군에 선박을 설계·건조해 납품하는 방산기업으로, 미국 앨라배마주 등에 조선소를 두고 있다. 한화오션이 오스탈 인수를 발판 삼아 북미 시장 진출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잠수함이나 함정의 운영 기한은 국가별 정책에 따라 최대 40년으로 주기적인 유지·보수·정비를 받아야 한다.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올해 577억6000만 달러(약 78조 원)에서 2029년 636억2000만 달러(약 88조 원)로 커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미국 시장의 규모만 연간 약 20조원에 달한다. 재계에선 HD현대와 한화의 MRO 사업 경쟁을 정기선-김동관 두 오너 3세 부회장의 실력을 보여줄 데뷔 무대로 보고 있다. 델 토로 장관의 미국 현지 면담 성사 여부도 관심사다. 앞서 델 토로 장관은 현지 언론을 통해 한국 조선업체를 미국으로 초청해 추가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 무인기 ‘리퍼’ 첫 참여한 한미 연합훈련 열려

    무인기 ‘리퍼’ 첫 참여한 한미 연합훈련 열려

    한국과 미국이 지난 12일부터 26일까지 약 2주간 ‘연합편대군 종합훈련’(KFT)을 진행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실시되는 최대 규모의 연례 연합공중훈련인 KFT에는 25종 100여대의 항공전력과 장병 1400여명이 투입됐다. 19일 정오 무렵 국방부 공동취재단이 방문한 군산기지 활주로에는 각종 계측장비와 연결된 채 출격 전 점검을 하는 미 공군 무인공격기 MQ-9 리퍼가 눈에 보였다. ‘사신(死神)’이라는 별명을 가진 MQ-9 리퍼가 KFT에 참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잠시 후 남쪽 멀리서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 2대가 날아와 군산기지 위를 한 바퀴 선회한 후 착륙했다. 뒤를 이어 미 공군의 F-16 전투기들이 연이어 날아들었다. 미 F-16 전투기들은 착륙하려다 기체를 좌우로 흔들더니 추력을 높여 굉음을 내며 취재진의 머리 위로 스치듯 지나가는 동작을 서너 차례 보여주기도 했다. 한미 공군 전투기들은 취재진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인 이날 오전 이륙해 강원도 필승사격장에서 적의 이동식 미사일발사대(TEL) 모의표적을 타격하는 공대지 실사격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기지로 복귀했다. 공군 관계자에 따르면 한미 전투기들은 먼저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으로 획득한 표적을 최단 시간 내 타격해 적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무력화하는 긴급항공차단(X-INT) 임무를 수행했다. 이후 한국 공군 F-35A 스텔스 전투기 2대와 미 공군 F-16 전투기 3대가 공중에서 집결해 필승사격장에 적의 이동식 미사일발사대(TEL)로 모의되 표적을 향해 정밀유도폭탄(GBU-12)을 투하, 명중시키며 정밀타격 역량을 선보였다. 잠시 적막했던 군산기지 위로 한국 공군의 FA-50, KF-16, KA-1 항공기와 미 공군의 A-10 항공기들이 줄지어 날아들었다. 대규모 ‘방어제공훈련(DCA)’ 등을 마치고 복귀하는 전력들이었다. 공군 관계자는 “훈련기간 한미 공군은 항공차단(AI), 방어제공(DCA), 긴급항공차단(X-INT), 근접항공지원(CAS) 등 다양한 전술훈련을 하면 하루 평균 100회 정도 출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임무를 마친 항공기들의 착륙이 마무리되자 이번엔 활주로 북쪽 끝에서 미 해병대의 F-35B 전투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4대의 F-35B 전투기가 줄지어 유도로를 따라 취재진 앞을 지나 활주로 남쪽 끝으로 이동했고, 잠시 후 우렁찬 엔진음을 토해내며 창공을 향해 힘차게 날아올랐다. 그 뒤를 따라 MQ-9 리퍼도 소리 없이 하늘로 사라졌다. 정밀유도폭탄(GBU-12)으로 적 지상전력으로 가정한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서였다. 얼마 후 출격한 F-35B와 MQ-9 리퍼가 유무인 복합 작전을 통해 적의 지대공 위협무력화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외에도 한국 공군 KF-16 2대와 F-15K 1대, 미 공군 F-16 2대와 미 해병대 F-35B 1대가 다수의 저·고속기와 순항미사일, 무인기 등의 동시 침투에 대응하는 복합적인 시나리오를 적용한 훈련에서 4·5세대 전투임무기 간 통합 임무수행 능력을 함양했다. 한국 측 훈련통제반장인 이상택 29전대장은 “한미 공군은 적 도발 시 즉각 격퇴할 수 있도록 전투준비 태세를 완비하고 있다”라며 “이번 훈련을 통해 강력한 한미 연합전력을 현시하고, ‘즉·강·끝(즉시·강력히·끝까지) 행동하는 군(軍)’ 구현을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말했다. 미 측 훈련지휘관인 마이클 맥카시 미 8전투비행단 작전전대장은 “이번 훈련은 동맹의 전력을 향상 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진행하고 있다”라며 “한미 공군이 적의 어떠한 도발도 즉각 격퇴할 수 있는 강력한 연합 전력을 현장에서 현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공군 F-35A 조종사 김성준 소령은 “이번 훈련을 통해 한미 조종사 간 긴밀한 팀워크를 실감했고, 굳건한 한미동맹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실전적 훈련을 거치며 어떠한 적의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대적필승의 자신감을 키웠다”라고 말했다. 미 해병대 F-35B 조종사 저스틴 헨리 대위는 “다른 나라, 다른 비행장에서, 다른 나라의 항공기와 함께 훈련하는 것은 상호운용성이나 연합작전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며 “한국 공군 조종사들과 처음 함께 훈련했는데 굉장히 뜻깊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늦게 찾아온 봄… 오래 비추는 봄

    늦게 찾아온 봄… 오래 비추는 봄

    무진장(無盡藏)이란 불교 용어가 있다. 덕이 광대해 다함이 없다는 뜻이다. 현실 세계에도 ‘무진장’이 있다. 전북 무주와 장수, 그리고 진안의 앞 글자에서 따온 단어다. 우리나라 오지의 대명사로 통하는 곳. 그중 ‘전북의 지붕’이라 불리는 고원 도시, 진안을 다녀왔다. 고속도로가 전국을 단일 생활권으로 묶어 놓은 요즘이지만, 진안은 여전히 외지인들에게 생소한 땅이다. 봄소식도 늘 늦게 당도하는 편. 다소 늦었지만, 오지 마을 진안의 화양연화는 이제 막 시작됐다.●말의 귀 같다며 이름 지은 마이산 진안의 랜드마크는 뭐니 뭐니 해도 마이산(馬耳山)이다. 조선의 3대 왕 태종이 이 일대를 지나다 말(馬)의 귀(耳)와 같다며 마이산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마이산은 두 봉우리가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모습으로 솟아 있다. 서쪽의 암마이봉이 687.4m로 높고 동쪽의 수마이봉이 681.1m로 다소 낮다. 산은 전체가 거대한 암석 덩어리다. 특히 암마이봉의 타포니 지형이 인상적이다. 타포니는 풍화혈(風化穴)을 뜻하는 지질용어다. 풍화와 차별 침식 등으로 암석의 측면에 형성된 구멍을 일컫는다. ●남부 탑영제따라 만개한 벚꽃 절정 마이산 관광은 남부와 북부로 나뉜다. 봄철엔 관광객들이 남부 쪽으로 쏠린다. 벚꽃이 장관을 이루기 때문이다. 북부 쪽에도 벚꽃길이 있지만 남부에 견줘 명성이 덜한 편이다. 진안의 벚꽃은 개화가 늦다. 진안 일대가 고원지대라 그렇다. 평균 기온 자체가 낮은 데다 낮과 밤의 기온 차도 크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예전 마이산 벚꽃 축제가 열리던 시기도 해마다 4월 하순이었다. 마이산 벚꽃길은 이산 묘에서 탑사까지 약 2.5㎞ 구간에 조성돼 있다. 수령 수십년을 헤아리는 벚나무 노거수들이 길을 따라 도열해 있다. 나라 안에서 가장 늦게 벚꽃이 피는 곳이라더니 과연 명불허전이다. 탑영제에 이르러 벚꽃이 절정을 이룬다. 저수지 주변을 따라 벚꽃들이 만개했다. 저수지 제방 위로 올라 전경부터 품는다. 잔잔한 물 위로 벚꽃들이 투영되고 있다. 딱 한 폭의 수채화다. 나무 아래 꽃그늘에는 작은 정자도 있고 앉아 쉴 만한 의자도 여럿이다.●북부 사양제는 마이산 반영이 압권 마이산엔 저수지가 두 곳 있다. 남부 쪽은 탑영제, 북부는 사양제다. 명소에 깃든 저수지답게 수면 위로 담기는 풍경도 여간 빼어난 게 아니다. 탑영제는 벚꽃의 반영이 멋지다. 사양제는 마이산의 반영이 압권이다. 말 그대로 자연이 그린 데칼코마니다. 탑영제 위 부부공원 일대의 벚꽃도 아름답다. 먼저 진 꽃잎들이 공원 내 돌탑 주변에 눈처럼 내려앉았다. 꼭 가지에 붙어 있어야 꽃이던가. 흩날린다고, 떨어졌다고 꽃이 아닌 건 아닐 터다. 남부에 부부공원이 있다면 북부엔 연인의 길이 있다. 연인의 길을 따라 걸으면 마이산처럼 두 사람의 사이가 도타워진다며 조성한 길인데, 스토리텔링으로 한껏 의미를 부여한 것에 견줘 볼거리는 빈약한 편이다. 사실 사랑 이야기의 정점을 꼽자면 단연 명려각이다. 남부 주차장 한편에 없는 듯 서 있는 사당이다. 규모는 작아도 담긴 서사는 무척 풍성한데, 그 이야기는 잠시 뒤로 미뤄 두자. 부부공원에서 발걸음을 재촉하면 탑사다. 80여개의 돌탑으로 유명한 절집이다. 이갑용(1860~1957) 처사가 1885년 유·불·선 삼교에 바탕을 둔 용화세계의 실현을 꿈꾸며 조성했다고 한다. 입구 쪽의 월광탑, 일광탑처럼 규모가 큰 돌탑은 대부분 이름이 있다. 탑마다 나름의 의미와 역할도 있다고 한다. 가장 큰 건 대웅전 뒤 천지탑이다. 양탑, 음탑 등 두 개의 탑으로 갈라진 모양새가 마이산을 빼닮았다. ●성산정 등 전망대서 전경 한눈에 사실 진안 여행의 절반은 마이산을 어디서 보느냐다. 마이산 남, 북부 구역에선 오히려 마이산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기 어렵다. ‘마이산에 오르니 마이산이 안 보이더라’는 격이다. 좀 멀찌감치 떨어져서 봐야 한다. 읍내에선 군청 옆 성산정이 좋은 포인트다. 진안고원(鎭安高原)이란 표현에 걸맞게 경사진 언덕 400m 높이에 터를 잡은 정자다. 성산정에서 굽어보면 마이산 봉우리와 인근 전경이 한눈에 담긴다. 길손들에게는 익산포항고속도로 진안휴게소 전망대가 최고의 포인트다. 마이산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진다. 휴게소는 상·하행선 양쪽에 다 있다. 부귀산 전망대도 있다. 원래 사진작가들만 알음알음 찾던 곳인데, 유명해지다 보니 군에서 아예 전망대를 조성해 뒀다. 진안 읍내에서 월평교 방향으로 가다 외후사마을로 좌회전한 다음 산길을 따라 곧장 간다. 길은 잘 닦여 있는 편이다. 다만 주차장에서 산길로 10여분 걸어 올라가야 한다. 긴 거리는 아니어도 제법 된비알이어서 힘들게 느낄 수 있다. 부귀산 전망대에서 맞는 풍경이 장쾌하다. 마이산이 작게 보일 정도로 거리는 멀지만, 주변 산군들과 어우러진 마이산의 진경과 마주할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안개가 자주 끼는 시기엔 꼭 바다 위에 떠 있는 절해고도처럼 보인다. ●‘명려각’엔 김삼의당·하립 사랑이야기 이제 미뤄 뒀던 명려각에 대한 이야기를 할 차례다. 명려각은 여류시인 김삼의당(1769~1823)과 남편 담락당 하립(1769~1830)의 영정을 모신 사당이다. 둘의 고향은 사실 남원이다. 한데 어떤 사연으로 진안 깊숙한 곳에 흘러와 여생을 마치게 됐을까. 김삼의당과 하립은 남원 향교동의 유천마을이란 곳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해, 태어난 날이 같다. 둘은 18세 되던 해에 백년가약을 맺었다. 하립은 과거 시험을 보러 한양으로 떠나 오랜 시간 공부에만 매진했고, 김삼의당은 남편을 위해 남원에 머물며 내조를 아끼지 않았다. 남편의 한양살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여인의 생명과도 같은 머리카락을 자르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그를 조선의 전형적인 여성이라 말하는 이도 있다. 한데 김삼의당은 그 정도 수준에 머물 여성은 아닌 듯하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260여편의 시를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유실된 것을 제하고 그렇다. 작품에 대한 평가도 뛰어나다. 찢어지게 가난한 탓에 33세 되던 해엔 남원을 떠나 진안 마령면의 산골 마을로 쫓기듯 옮겨 가야 했다. 그의 시는 이런 상황에서 나왔다. 그는 가난하다는 이유로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집안일을 핑계로 자아실현을 멈추지 않았다.●‘기축옥사’ 정여립이 머물렀던 죽도 진안에서 기억해야 할 인물이 또 한 명 있다. 조선시대 풍운의 정치사상가 정여립(1546~1589)이다. 선비 1000여명이 화를 입었던 ‘기축옥사’의 주인공이 바로 그다. 정여립은 “천하는 공물인데 어찌 일정한 주인이 있으랴. 임금 한 사람이 주인이 될 수는 없으며, 누구든 섬기면 임금이 아니겠는가”라며 혁신적인 사상을 설파했다. 당시 임금이었던 선조로선 이런 불충하고 위험한 사상을 가진 인물을 그냥 둘 수는 없었을 터다. 결국 중앙 정치무대에서 밀려난 그가 내려와 생을 다할 때까지 머문 곳이 천반산 아래 죽도다. 죽도 일대는 국가지질공원이다. 그 덕에 번듯한 전망대도 생겼다. 장전마을에서 49번 지방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고갯길 옆에 지질공원 표지판이 나온다. 그 옆으로 난 숲길을 따라 조금만 걸으면 죽도 일대를 굽어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암굴 안 2층 누정 수선루도 볼만 진안 일대엔 수려한 정자들이 꽤 있다. 이를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한 편의 훌륭한 테마 여행이 된다. 대표적인 건 마령면 강정리의 수선루(보물)다. 자연 상태의 암굴 안에 들여 지은 2층 누정이다. 조선 숙종 때 연안 송씨 4형제가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자의 이름은 ‘잠잘 수’(睡)에 ‘신선 선’(仙) 자를 쓴다. 신선이 잠을 잘 만한 곳이란 뜻일 터다. 국가문화재이긴 하지만 출입에 제한은 없다. 인근 평지리의 쌍계정도 암굴에 지은 정자다. 경남 하동의 쌍계사 입구 바위벽에 고운 최치원이 쓴 ‘쌍계석문’(雙磎石門) 글씨를 모방해 정자 왼쪽에 ‘쌍계’(雙磎), 오른쪽엔 ‘석문’(石門)이란 글씨를 새겼다. 백운면 미천리의 영모정, 바로 위 미룡정(美龍亭) 등도 다리쉼 할 겸 찾아볼 만하다.●한옥성당 ‘어은공소’도 숨은 명소 앞서 언급했듯 진안은 오지다. 곳곳에 볼만한 명소가 숨어 있다. 발품 팔아 찾아다녀야 한다는 뜻이다. 그중 하나가 진안읍 어은동의 천주교 어은공소(등록문화재)다. 1909년 건립된 한옥 성당이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성당답게 실내는 남녀 신도석이 구분돼 있다. 성당이 깃든 어은동(魚隱洞)의 한문 이름을 풀면 ‘물고기가 안전하게 숨는 땅’이란 뜻이다. 해발 1000m가 넘는 성주산 자락 골짜기에 숨은 듯 터를 잡고 있다. 지명이 말해 주듯 어은동은 환란을 피해 사람들이 숨기 좋은 곳이다. 1866년 병인박해 때도 그랬다. 충청도와 경기도 등에서 어은동으로 피신해 온 천주교 신자들이 모여 살았다. 물고기는 초기 기독교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런 곳에 천주교 신자들이 물고기처럼 숨어 산 셈이다. 우연치고는 참 공교로운 듯하다.
  • 양육비로 벤츠 산 엄마, 13살 아들은 차에서 잤다

    양육비로 벤츠 산 엄마, 13살 아들은 차에서 잤다

    이혼한 남편에게 받은 양육비로 외제 차를 사고 돈이 떨어지자 아들에게 아빠를 찾아가 돈을 받아오라고 시킨 엄마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16일 광주지법 형사1단독 김희석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A(47)씨에 대해 징역 3개월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80시간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2년 아들을 이혼한 전 남편에게 홀로 보내 3회에 걸쳐 돈을 받아오게 시켜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전남편으로부터 주택 전세자금 명목으로 받은 돈으로 벤츠를 사는 등 거짓말이 들통나 더 이상 양육비를 받지 못하게 되자, 아들을 아버지에게 보내 양육비를 받아오게 했다. 또 전세 계약이 만료돼 주거지에서 퇴거한 후 당시 13세 아들을 공원과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둔 차 안에서 잠을 자게 하거나 모텔이나 병원 생활을 하게 했다. A씨는 돈이 떨어지자 LPG 충전소에서 7차례 가스를 충전하고 26만여원을 내지 않은 혐의(사기)로도 기소됐다. 김 부장판사는 “A씨의 학대와 방임 행위로 피해 아동의 건강한 성장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강아지 수염 잡았다고 1세 아기 폭행”…주걱 부러져, 친모와 친구들

    “강아지 수염 잡았다고 1세 아기 폭행”…주걱 부러져, 친모와 친구들

    한 살배기 아들을 상습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은 친모와 친구들의 학대 행위는 매우 끔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1일 대전지법 제11형사부(부장 최석진)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친모 A(28)씨와 공범 B(29·여)씨, 징역 15년을 받은 공범 C(26·여)씨의 범행이 15일 드러났다. A씨는 동거남의 ‘가정폭력’을 피해 평소 알고 지낸 B·C씨의 거주지로 아기를 데리고 옮겼고, 이들 셋은 별다른 직업 없이 A씨가 받는 매달 150만원의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하면서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은 지난해 9월 초부터 10월 4일까지 이뤄졌다. 범행 도구는 태블릿 PC, 철제 집게, 세척솔, 휴대전화 충전기 줄 등 잡히는 대로 활용했다. 특히 나무구둣주걱을 주로 사용했다. 여행 갔을 때 호텔에서 가져온 것이다. 갓 돌 지난 아기를 폭행한 뒤 “효과가 좋다”고 자주 썼다. 주걱은 결국 부러지고 말았다. 폭행은 아기의 머리, 허벅지, 발바닥 등을 가리지 않았고, 하루 수십차례 폭행할 때도 있었다. A씨 기초수급비로 제주도 등 전국 각지를 수시로 여행하면서도 아기를 학대하고 폭행하는 짓을 멈추지 않았다. 이유도 없었다. B씨가 기르는 강아지 수염을 잡았다고 때렸고, 목욕 중 장난을 쳤다고 눈가에 멍이 들도록 걷어찼다. B씨는 지난해 9월 27일 오후 3시쯤 자신의 차 안에서 “징징대야 하는데 왜 징징대지 않느냐”고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나무구둣주걱으로 11차례 폭행하기도 했다. 검찰은 “폭행 강도는 갈수록 세졌다. 눈에 띄지 않는 부위를 집중적으로 때리자고 공모했다”고 3명 모두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폭행은 친모 A씨의 책임이 크다. A씨는 이전부터 자기 아들을 학대 폭행했고, 이들과 함께 살 때 모자를 지켜본 C씨가 “기를 죽여놔야 편하다. ‘무서운 이모나 삼촌’ 하나쯤은 필요하다”고 하자 “알겠다”고 동의해 어른 셋이 한 살배기를 함께 학대 살해하는 참혹한 범행으로 이어졌다. 특히 A씨는 지난해 10월 4일 오후 1시쯤 아기가 “새벽에 잠 깨 보챈다”는 이유로 B씨에게 기저귀가 터지고 구둣주걱이 부러지도록 맞아 숨이 멎어갈 때 마냥 지켜보다 C씨와 담배를 피우러 자리를 뜨는 비정함을 보였다. 아기는 방치 속에 거친 숨을 몰아쉬다 이날 오후 3시 31분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재판부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 등에게 “범행의 결과가 더없이 참혹하고 아기가 사망하기까지 겪었을 고통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별다른 이유 없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아기를 살해한 범행으로 법이 정한 권고형의 기준을 초과해 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A씨는 재판에서 “엄마로서 자식을 지켰어야 했는데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몰랐다. 가슴이 찢어지고 고통스럽다”고 눈물을 흘렸다. A씨와 공범 3명 모두 “1심형이 무겁다”고 항소했다.
  • 女 투숙객 성폭행 시도한 무인텔 사장…아내 “남편 억울”

    女 투숙객 성폭행 시도한 무인텔 사장…아내 “남편 억울”

    여성 투숙객이 묵는 방에 침입해 성폭행을 시도했던 무인텔 사장이 증거에도 무죄를 주장했다. 14일 JTBC에 따르면 3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3월 충남 부여의 한 무인텔에 묵었다. 그날 밤 12시 30분쯤 누군가 방에 들어와 A씨 몸을 양팔로 끌어안았다. 침입한 사람이 누군지 몰랐지만 ‘죽을 수 있다’는 생각에 A씨는 몸에 힘을 뺀 채 애써 자는 척했다고 한다. 남성은 소파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A씨 속옷을 벗긴 뒤 성폭행을 시도하는 등 유사 강간을 벌였다. 남성이 나가자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에서 긴급체포 됐다. 침입자는 다름 아닌 50대인 무인텔 사장 B씨였다. 1심 선고를 앞둔 지난해 8월 법원에 탄원서 2장이 제출됐다. B씨 아내와 딸이 쓴 것이다. 아내는 “남편이 공소장에 나온 것처럼 그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데도 억울하게 갇혔다”며 “스트레스에 살이 6㎏이나 빠져서 힘들다”고 했다. 딸은 “아버지의 부재로 직장 출퇴근이 힘들어 도로 위 살인마인 졸음운전 위협을 많이 받았다”며 “꼭 진실을 밝혀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아내는 현재도 무인텔을 영업하고 있다. 아내는 남편 죄에 대해 “원래부터 알던 사이”라며 “동의하에 (방에) 들어간 거고 성추행 정도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억울하다”며 “(남편은) 아무 잘못도 없는데 돈 달라고 그러는 거 아니냐”는 주장을 했다. 하지만 검찰 조사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드러났다. 조사에서 B씨는 처음에는 방에 들어간 사실이 없다고 잡아뗐지만, 폐쇄회로(CC)TV 영상에 침입 모습이 찍혀 있었고 “동의받고 들어갔다”고 진술을 바꿨다. B씨 측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A씨에게 “돈 보고 접근한 거 아니냐”, “피고인이 무섭지 않냐”, “왜 자꾸 재판을 쫓아다니냐”고 했다. B씨 측 변호인 주장과 달리 A씨는 B씨와 합의하지 않았고, 수사 과정에서 B씨에게 돈을 요구한 적도 없었다고 한다. A씨는 “잠들면 누군가 (방에) 들어올 것만 같은 두려움 때문에 잠도 계속 못 잔다”고 했다. 대전고법은 징역 6년의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B씨는 상고장을 제출했고 사건은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 무대 위에 펼쳐진 정글…강인한 생명력이 깨우는 낯선 감각

    무대 위에 펼쳐진 정글…강인한 생명력이 깨우는 낯선 감각

    무대 위에 무용수들이 조용히 걷기 시작한다. 머리 위로 쏟아지는 빛줄기와 맞물려 대자연의 에너지가 이제 막 고동치는 듯하다. 이른 새벽 대자연을 마주했을 때, 잠을 깬 생명체들이 힘차게 쌓아 올리는 박동들이 무용수들을 통해 서서히 전해온다. 공연장이지만 마치 정글 한복판으로 들어온 느낌이다. 국립현대무용단 ‘정글’이 시작부터 확 달라진 버전으로 다시 돌아왔다. 지난해 딱 하루만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김성용 국립현대무용단장의 작품으로 올해는 11일 개막해 14일까지 4회차 공연으로 준비됐다. 초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했던 ‘정글’은 당시에는 ‘감각과 반응’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었다. 올해는 부제를 없앴다. 이번 공연은 김 단장이 개발한 비정형적 움직임 리서치 ‘프로세스 인잇’을 통해 무용수들이 소통하는 과정을 거쳐 지난해 공연보다 한층 더 깊어졌다. 각자의 개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상호 간의 반응을 탐색했고 신체에 내재한 변화와 확장이 무용수의 개성이 돋보이는 움직임 속에 자연스레 담겼다.김 단장은 “초연에서는 정글이라는 외형을 생각했었다면 올해 ‘정글’은 정글 안에 들어와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올해 ‘정글’에서 펼쳐지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정글의 세부를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 든다. 무질서 속에 질서를 유지하는 대자연의 거대한 힘이 무대 위 무용수들의 개별적이면서도 집단적인 세밀한 움직임을 통해 구현된다. 무대 천장에 촘촘하게 엮인 그물과 그 사이로 비추는 빛과 그림자만으로 만들어내는 공간감이 무용수들의 몸짓과 어우러지면서 어떤 공연에서도 볼 수 없던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정글’에서 또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음악이다. 일본의 사운드 아티스트·작곡가 마리히코 하라가 쓴 곡은 공연 내내 정글에 내재한 울림을 압도적인 음악으로 표현한다. 실제 정글에 가면 인간의 눈으로 포착할 수 없는 시시각각 변하는 정글의 모습과 그 안에서 온갖 생명체들이 맞물려 내는 미세한 소리가 음악을 통해 관객들에게 직관적으로 전달된다.17명의 무용수는 무대 위에서 개개인의 고유성을 드러낸다. 자신만이 구현할 수 있는 움직임이 어우러지면서 관객들의 시선은 쉴 틈이 없다. 그러다 어느 순간 군무를 통해 하나의 몸짓을 만들어내면서 넋을 놓고 보게 되는 황홀경의 순간도 찾아온다. 무용수들의 빛나는 움직임은 우리가 살고 있는 정글은 안녕한지, 우리의 감각은 어떻게 깨어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볼 수 있다. 13일 공연 종료 후에는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된다. 오는 7월 23~24일에는 2024 파리올림픽을 기념해 파리 13구 극장에서 프랑스 현지 관객 앞에 선보이며 한국 현대무용의 매력을 알릴 예정이다.
  • 이혼 요구하는 남편에 빙초산 뿌린 30대 재판에

    이혼 요구하는 남편에 빙초산 뿌린 30대 재판에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에게 빙초산을 뿌려 살해하려 한 30대 여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강력범죄전담부(부장 김재혁)는 남편에게 빙초산을 뿌리고 흉기를 휘두른 30대 여성 A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9일 오전 1시쯤 서울 강북구 미아동 자택에서 술에 취해 잠을 자던 남편에게 끓는 물과 빙초산을 뿌려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가 범행 전 온라인을 통해 빙초산 등을 구입한 점, 범행 당시 고글과 장갑을 착용하고 남편 얼굴에 빙초산과 끓는 물을 뿌린 점 등을 토대로 살인을 계획했다고 보고 있다. A씨는 남편이 잠에서 깨 도망치려 하자 쫓아가 흉기를 휘두르기도 했다. A씨의 남편은 신체 곳곳에 3도 화상을 입는 등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평소 부부 갈등이 있었고 남편이 이혼을 요구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 홍준표, 한동훈 향해 “깜도 안되는 초짜…셀카 찍던 것만 기억나”

    홍준표, 한동훈 향해 “깜도 안되는 초짜…셀카 찍던 것만 기억나”

    홍준표 대구시장이 제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한 것과 관련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를 원색적인 표현으로 비판했다. 홍 시장은 11일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아 “이번 선거는 시작부터 잘못된 선거였다”면서 “정권의 운명을 가름하는 선거인데 초짜 당 대표에 선거를 총괄하는 사람이 또 보선으로 들어온 장동혁이었고 거기에 공천관리위원장이란 사람은 정치를 모르는 사람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사람들에게 어떻게 중차대한 선거를 맡겼는지, 출발부터 안 된다고 봤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기자들에게 “총선 기간 여당의 선거 운동 중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이 있었느냐”고 묻더니 “(한 위원장이) 동원된 당원들 앞에서 셀카 찍던 것뿐이었다”고 꼬집었다. 홍 시장은 “처음 시작할 때 ‘제2의 윤석열’ 기적을 노리고 한동훈을 데려온 것이었는데, 국민이 한 번 속지 두 번 속느냐”고 반문하면서 “(전략도 없이) 참 답답한 총선을 보면서 저러다 황교안(미래통합당 전 대표) 꼴 난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애’를 들여다 총선을 총괄지휘하게 한 국민의힘 집단도 잘못된 집단”이라면서 “배알도 없고, 오기도 없다. ‘깜’도 안 되는 것을 데리고 와서는…”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한 위원장의 검사 시절을 상기시키며 “내가 당 대표를 맡고 있던 문재인 정부 초기에 (한 위원장이) 국정농단 수사라고 하면서 우리 우파 진영 사람들을 1000여명 소환, 그 중 100명 이상을 구속했고, 5명이 자살했었다”면서 “실무책임을 맡고 있으면서 그 잔인한 수사를 했던, 우리 우파 진영을 풀 한 포기 안 남게 밟았던 그런 애를 데리고 와서 선거를 맡기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윤 대통령이야 우리가 모시고 와서 정권교체를 해주고 지방선거를 이기게 해줬으니까 그 양반한테는 우리가 뭐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총선 선거 운동 기간 중 한 위원장이 기치로 내건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에 대해 “본인이 법무부 장관 1년 6개월 동안 하면서 못 잡았는데 사법적으로도 못 잡은 이재명을 정치적으로 어떻게 잡겠느냐”면서 “정치판에 그런 것은 통하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왜 온갖 비리와 부정을 하고도 미국에서 뜨고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홍 시장은 “당내에도 인물이 차고 넘치는데 어떻게 철딱서니 없는 저런 애를 데려다가 선거 전반을 맡기느냐”고 거듭 말하면서 “일각에서 대선 경쟁자로 본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한 위원장이 선거에) 나오는 순간 경쟁자가 아니라 일회용이고, 황교안처럼 사라질 것으로 봤다”고 했다. 홍 시장은 “(이번 선거가 여당에) 참 좋은 기회였는데 어떻게 이런 엉터리 같은 경우가 생기는지 답답해서 새벽까지 잠을 못 잤다”면서 “다행스러운 것은 당을 이끌 중진들이 많이 살아 돌아왔다는 것. 그들을 중심으로 조속히 당을 정비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향후 정계개편 방향에 대해 홍 시장은 “국민의힘은 정계개편의 주체가 될 자격을 잃었다”면서 “누가 국민의힘에 힘을 합치자고 들어오려 하겠느냐”고 했다. 향후 당 정비 과정에서 홍 시장의 역할론에 대해 묻자 그는 “작년 1년 내내 (정치 관련) 의견을 낸 것은 총선에서 이기자는 취지였는데 총선이 끝나버렸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내 의견도 없고 그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경남지사직을 중도 사퇴하고 올라갔던 2017년 같은 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다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조국혁신당의 약진 원인을 무엇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조국 수사에) 국민들이 조국 가족이 잘못했다고는 생각했겠지만, 본인은 물론이고 부인, 딸까지 수사하는 것은 과도한 것이 아니냐면서 동정심이 있었을 것”이라며 “게다가 정부심판론에 반윤 정서까지 에스컬레이트 되면서(더해지면서) 바람이 분 것이고 그 덕을 가장 많이 본 것이 바로 이재명이었다”고 해석했다. 홍 시장은 이번 선거 결과가 지역 역점시책 사업 추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그동안 민주당을 시정 협력 파트너로 했던 것들이 많아 앞으로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선거 결과가 향후 시정 운영에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차상균의 혁신의 세계] 문제는 경제의 희망이야

    [차상균의 혁신의 세계] 문제는 경제의 희망이야

    선거가 끝났다. 이제 눈앞의 경쟁자를 이기기 위해 서로의 허물과 실수를 파고들던 극단 정치에서 벗어나 민생과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일상으로 돌아갈 때다. 국민의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경제다. 경제에 활력이 있어야 사회가 활발하게 돌아갈 수 있다. 경제에 희망이 있어야 누적된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희망이 있다. 노령화로 인한 인구문제도 해답을 찾을 수 있고 의료 시스템 개혁과 같은 사회복지 강화 정책도 여유 있게 추진할 수 있다. 경제의 주체는 기업이다. 현재는 과학기술, 특히 인공지능(AI)이 세상을 바꾸는 역사적 변곡점이다.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 인재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기업이 세계를 선도한다. 이런 기업이 많은 국가가 새로운 세계질서를 만든다. 과거의 성공 신화에 갇힌 기업들이 순식간에 2류, 3류 기업으로 밀려나 소멸될 위험을 안고 있는 때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구글이 막대한 자본과 인력자원으로 세계의 AI를 선도했다. 구글의 AI 독점을 막기 위해 2015년 무에서 출발한 오픈AI가 2022년 11월 말 챗GPT로 시장에서 모멘텀을 만들어 순식간에 구글을 앞질렀다. 오픈AI의 직원 수는 구글의 200의1에 불과하지만 이런 혁신성 때문에 전 세계의 최고 AI 인재들이 연봉 100만 달러 이상의 최고 대우를 받고 오픈AI로 몰리고 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인재를 빼앗아 가는 오픈AI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AI가 뜨면서 반도체 분야에서도 엔비디아와 TSMC 시가총액이 각각 삼성전자의 5.2배, 1.8배가 됐다. 삼성전자와 경쟁하는 애플에 대해 블룸버그는 ‘AI 전략 없는 애플은 코카콜라 같은 배당주’라는 헤드라인을 실었다. 애플에게는 굴욕적인 평가다. 변혁의 시기에 ‘혁신가의 딜레마’에 빠진 기업들이 여기저기서 생겨나고 있다. 반면 이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기업들에는 기회의 시간이다. 안타깝게도 국민들은 이번 총선에서 한국 경제의 불안한 미래에 대해 비전을 제시하는 정당과 후보를 보지 못했다. 우리 정치가 조선시대 말기처럼 얼마나 근시안적인지를 확인했을 뿐이다. 경제 전문가가 아니어도 많은 국민이 한국 경제가 안팎으로 맞고 있는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거시적으로 보면 한국 경제는 혁신성을 잃은 지 오래됐다. 추종자 시대에 성장한 보수적 ‘재무관료’들이 통제하는 대기업은 전례가 없는 사업의 위험을 감수하려 들지 않는다. 특히 정치가 기업 경영마저 좌우하는 후진적 정치 체계에서 기업들은 큰 그림의 새로운 도전보다는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접근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이 정치 리스크 없이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게 해 줘야 우리 경제가 다시 도약하게 될 것이다. 다행히 우리는 산업화를 통해 축적한 자본이 남아 있다. 하지만 국수주의 시각의 국내 투자로는 한국 경제가 성장할 수 없다. AI 시대에 기업은 실리콘밸리와 같이 뛰어난 인재와 전략적 가치가 있는 곳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AI 시대에 속도는 성공의 필요 조건이다. 한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800억 달러 규모의 현금으로 AI 관련 메가 M&A 대상을 찾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필자 생각에는 이런 메가 딜이 가능한 대상이 시장에 남은 것 같지 않다. AI 혁신 기업들의 가치는 이미 너무 커졌거나 국가 안보 차원에서 M&A를 막을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에서 전략적 우호 관계를 가진 벤처캐피털을 통해 새로운 AI 기업을 키우는 것이 현실적인 답일 것이다. 정부의 역할은 기업의 이런 전략적 활동에 방해되는 규제를 제거해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앞서 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외교적 길을 터 주는 것이다. 이 일은 여야 모두의 책임이다.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초대원장
  • “아들 위해” 600㎞를 자전거로…강풍 휩쓸렸던 89세 남성, 日 ‘감동’

    “아들 위해” 600㎞를 자전거로…강풍 휩쓸렸던 89세 남성, 日 ‘감동’

    아들을 만나기 위해 약 600㎞ 거리를 자전거로 이동한 일본의 80대 아버지 사연이 전해졌다. 9일 일본 고베신문에 따르면 효고현 고베시에서 ‘자전거 일주’에 나선 다니가미 마츠오(89·남)가 9일 만에 목적지인 도쿄에 무사히 도착했다. 7년 전까지 효고현 아카시시에서 사진관을 운영한 다니가미는 1년여 전부터 전동 어시스트 자전거를 타며 매력을 느꼈다. 그가 도쿄행을 결심한 이유는 도쿄에 사는 아들 나오야(61)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아들이 해외에서 근무하는 등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며 “나도 힘든 일을 해보자”라고 다짐했다. 지난달 17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고베시를 떠난 다니가미는 3일째에 딸 사유리의 집에 이틀 머문 것 외에는 호텔이나 여관에서 잠을 잤다. 9일간 다니가미를 힘들게 한 것은 비와 바람이었다. 비를 맞거나 강풍에 휩쓸려 20번 정도 넘어지고, 안경에 빗물이 맺혀 시야를 가리기도 했다. 그는 “돌에 다리를 맞아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며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하루 종일 귀가 들리지 않는 날도 있었다”고 전했다. 다니가미가 이정표로 삼은 것은 20만분의 1 지도다. 자신이 지나간 길은 지도에 빨간 연필로 동그라미를 그려 “여기까지 왔다”며 기쁨에 젖었다. 길을 잃었을 때는 파출소에 도움을 청했다. 다니가미는 9일째인 같은 달 25일, 아들 나오야가 사는 도쿄에 도착했다. 나오야가 길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다니가미는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나오야는 휴대전화 GPS로 아버지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다. 다니가미는 몸무게 4㎏이 빠졌지만, 건강에 이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도쿄에 머물며 아들과 자전거를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기념 촬영도 했다. 다니가미는 “어려운 경험이었지만 아들에게 힘을 준 것 같아 기쁘다”며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아들 나오야는 “연세가 있으신 만큼 걱정이 컸지만, 다친 곳이 없어서 다행”이라며 “존경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러한 사연을 접한 일본인들은 “눈물이 났다”, “89세의 나이에 대단하다”,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 김남일 아들, 히딩크와 만나…시청자 놀란 ‘아이돌 외모’

    김남일 아들, 히딩크와 만나…시청자 놀란 ‘아이돌 외모’

    김남일 감독이 아내와 아들을 히딩크 감독에게 소개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9일 오전 방송된 KBS1 ‘아침마당’의 ‘화요초대석’에는 거스 히딩크 감독과 김남일 감독이 출연했다. 김남일은 히딩크 감독에게 아내 김보민 아나운서와 아들 김서우군을 소개했다. 김보민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감독님을 한 번 뵌 적은 있는데 김남일 선수의 아내인지는 몰랐을 거다”라고 말했다. 김남일의 아들인 서우군은 “많이는 아니지만 (히딩크 감독을) 알고 있었다”라며 “축구 좋아하는 애들은 좋아하는 감독님”이라고 전했다. 긴장한 아들에 김남일은 “오늘 방송 나온다고 하니까 어제 잠을 못 잤다”라고 밝혔다. 김보민은 “히딩크 감독님이 김남일을 통해 축구의 퍼즐을 완성했다고 했다”라며 “제가 이 사람을 만나 퍼즐을 맞출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사랑의 큐피트 같다”라고 히딩크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자 히딩크는 “저는 중매를 선 건 아니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남일도 “100% 인정한다. 저는 무명이었는데 월드컵이 끝나고 나서 많은 사람이 저를 알아보게 됐고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아들을 낳았다. 감독님 덕분에 제가 가정을 꾸릴 수 있었다”라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히딩크는 “선수들이 결혼했든 아니든 안정적으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 매우 좋은 일”이라고 덕담했다. 김서우군 역시 “감독님 덕분에 아빠가 월드컵에 나갔고, 엄마 아빠가 만나 제가 태어났으니까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 이준석 “당선되면 카메라 끌고 동탄으로 오겠다”…‘무박 유세’ 현장 가보니 [영상]

    이준석 “당선되면 카메라 끌고 동탄으로 오겠다”…‘무박 유세’ 현장 가보니 [영상]

    여당 대표 경험 등 인지도 강조한 이준석시급한 현안으로 ‘교통’ 꼽은 동탄 주민들 ‘48시간 무박 유세’를 시작한 이준석(경기 화성을) 후보가 “(선거기간 동안) 많은 언론이 동탄에 유례없는 관심을 가져줬다”며 “제가 이기는 결과가 나온다면 신문 1면과 방송 등에 동탄의 이야기를 싣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8일 밤 경기 화성 여울공원 앞 유세 현장에서 여당 대표를 지낸 경험과 인지도를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제가 선거에 나오지 않았다면 국민들이 동탄 신도시가 전국에서 가장 젊은 신도시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겠냐”며 “이준석을 뽑아서 대한민국을 놀래켜 주신다면 (동탄이) 또 하나의 멋진 별을 달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선되면 동탄의 아파트를 배경으로 인터뷰하겠다고 말한 이 후보는 “제가 만약에 당선되면 방송국에서 카메라를 들고 쫓아와 동탄의 민심이 왜 당신을 선택했느냐 물을 것”이라며 “그러면 카메라를 끌고 광비콤(광역 비즈니스 콤플렉스)으로 가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유세를 마치고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기 화성을에서 당선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번 선거로 동탄이 받은 관심이 이어지려면 파격적인 결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공영운 후보가 여러 개인 의혹을 무릅쓰고도 당선된다면, 많은 유권자가 동탄을 보면서 역시 민주당의 당세에 의존해 선거를 치렀다고 평가하실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4·10 총선 이틀을 앞두고 시작한 ‘무박 유세’의 계기를 묻자 그는 “상계동에서 정치할 때부터 선거는 모든 시점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임해왔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자는 각오로 시작했다”고 답했다. 뒤이어 ‘무박 유세’에 동참한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와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를 향해선 “선거를 처음 치르는 두 후보가 남이 하면 따라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다”며 “선거는 각자의 스타일이 있는데 어떤 의도인지 잘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지난 3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선관위 주관으로 진행된 토론에 대한 소감을 묻자 이 후보는 “(공 후보가) 토론 문화에 익숙지 않은 것 같고, 오히려 지시하고 윽박지르는 문화에 익숙한 것 같다”며 “유권자에게는 굉장히 오만불손하게 볼 수 있는 형태로 토론에 임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현장에는 천하람 개혁신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함익병 전 공천관리위원, 이기인 전 경기도의원이 참석해 이 후보에 힘을 보탠 가운데, 동탄 주민들이 밤 늦은 시간에도 유세 현장을 가득 메웠다. 이날 현장에선 ‘무박 유세’에 대한 시민들의 긍정적 반응이 돋보였다. 류원수(40)씨는 “(후보들이) 동탄에 관심이 많은 걸로 생각이 든다”며 “다들 건강 생각해서 유세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칠국(57)씨도 “너무나 좋지만, 가슴이 아프다. 같이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동탄 주민들은 ‘교통’을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안광옥(47)씨는 “동탄역이 가까운 것에 비해 동탄역과 가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며 “대중교통 편의를 위해서 많은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탄에 이사 온 지 3개월이 됐다는 백강현(27)씨 역시 “교통이 많이 불편하다. 이 문제를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동탄 토박이’라는 이성희(59)씨도 “선거 때마다 얘기가 나왔던 트램(노면전차) 완성을 기대한다”고 했다. 예정대로라면 경기 화성을의 세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끝나는 9일 자정까지 잠을 자지 않는 ‘48시간 무박 유세’를 하게 된다. 이준석 후보는 새벽 시간에 현수막을 정비하며, 도보와 자전거를 이용해 유권자들을 만난다는 계획이다.
  • [단독] “6평에 11명 누우면 팔다리도 못 펴”… 교화는커녕 화병 키우는 ‘관짝 감방’

    [단독] “6평에 11명 누우면 팔다리도 못 펴”… 교화는커녕 화병 키우는 ‘관짝 감방’

    헌법재판소는 2016년 수용자 한 명당 개인 공간이 1.27㎡(약 0.4평)도 안 되는 상황을 ‘위헌’으로 봤다. ‘닭장 교도소’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할 수 있고, 제대로 된 교정·교화 기회를 앗아간다고 판단해서다. 2023년 말까지 2.58㎡(약 0.8평)로 늘리라고 주문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수용자가 늘며 공간은 ‘관짝’만큼 더 빽빽해졌다. ●1인 2.58㎡ 권고에도 갈수록 빽빽 국가인권위원회마저 지난 1일 같은 취지로 법무부 장관에게 개선을 권고했다. 이에 법무부도 경북 청송, 경기 화성에 교도소 추가 개편 및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여성 전용 교정시설인 ‘청주여자교도소’ 내부를 살펴보고 구치소에 수감됐던 미결수와 교도관·변호사의 이야기를 통해 과밀 수용이 얼마나 심각한지 들어 봤다. 지난달 18일 찾은 여성 전용 교정시설인 청주여자교도소. 20.72㎡(약 6평) 남짓의 방에는 푸른색 수의를 입은 11명이 두 줄로 마주 앉아 있었다. 수용자는 늘었는데 20년 전 지어진 교도소의 규모와 시설은 변함이 없어 정원(6명)의 2배 가까운 인원이 들어찼다. 앉아 있는 수용자들이 한 팔만 뻗어도 바로 옆 사람에게 닿았고, 다리를 뻗으면 앞사람의 발에 닿았다. 하나뿐인 화장실과 생활하고 잠자는 공간을 분리하는 가벽 앞쪽에는 개인 관물대에 다 넣지 못한 짐들이 쌓여 있었다. ●화장실·관물대 빼면 1인 55㎝ 써야 산술적으로는 수용자 한 명이 1.87㎡(약 0.5평)를 쓰는 것이지만 실상은 더 비좁다. 화장실과 관물대 등이 차지하는 공간 3.30㎡(약 1평)와 개인 짐까지 있어서다. 방의 크기는 가로 2.8m, 세로 7.4m인데 짐과 공용공간을 빼면 6명이 눕고 맞은편에 가로로 4명이 자리를 깔아야 잠을 잘 수 있다. 남은 1명은 관물대 옆 자리에 세로로 이불을 깔아야 한다. 한 사람이 쓰는 이불의 너비는 55~60㎝, 길이는 150㎝ 정도라 이 규격 안에 몸을 맞춰야 한다. 그러려면 누워서 잘 때는 양손을 맞잡은 채 팔을 오므려야 부딪히지 않는다. 이곳이 아닌 인천구치소에서 9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던 최모(59)씨도 “5명 정원인 방에 9명이 있었을 때 계산해 보니 한 사람이 잘 수 있는 공간의 너비가 딱 55㎝ 정도”라고 말했다. 박정민 청주여자교도소장은 “성인 11명이 매일 한방에서 화장실 1개로 생활하니 아침마다 전쟁”이라면서 “정원 대비 현재 수용된 인원은 130% 수준인데 이런 상황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2003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한 뒤 지금까지 같은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청주여자교도소는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와 형이 확정된 기결수는 물론 외국인, 심리치료 및 마약 재활이 필요한 이들까지 수용한다. 낮 시간대는 통상 교도관 2명이 120명이 넘는 수용자를 관리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주여자교도소는 최근 독거실(재소자 1인방) 2개를 합쳐 5명 정원의 방으로 리모델링하는 궁여지책까지 마련했다. 독거실 6개를 모두 새로 고치면 6명이 쓰던 공간을 15명이 쓸 수 있게 된다. 박 소장은 “미결수와 기결수는 같은 방에서 생활할 수 없는 점 등 수용자의 유형별로 관리할 필요성도 있어서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교도소가 ‘닭장’이 된 것은 코로나19 확산 시기를 제외하고 수용자가 지속해서 증가해서다. 법무부에 따르면 교도소·구치소 등 교정시설에 수용되는 인원은 2013년 4만 7924명(하루 평균)에서 지난해 5만 6577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교정시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용 인원(정원)은 10년 전(2013년 4만 5690명에서 2024년 5만 100여명)과 큰 차이가 없다. 미결수들이 수감되는 구치소의 특성상 한방을 쓰는 사람이 자주 바뀌다 보니 사람이 많아질 때는 이불을 한 단씩 더 접어 몸을 구부려야 한다. 한 재소자는 “한방을 쓰던 사람들이 ‘관짝보다 작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며 “화장실 하나를 9~10명이 써야 하다 보니 사소한 문제로 언성이 높아질 때도 많았다”고 전했다. 교도소나 구치소가 늘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교정과 교화보다는 ‘감시’가 강화되고 수용자들끼리의 갈등도 증폭된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10월 청주여자교도소에서는 방에서 일어난 난동을 달래기 위해 문을 열고 들어서는 교도관을 수용자가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청주여자교도소 내에서 다른 수용자나 교도관을 상대로 명예훼손·폭행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을 진행한 건수는 2021년까지 한 건도 없다가 지난해는 30건으로 늘었다. 양우영 변호사는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해야 하지만 과밀 상황에서는 교화의 시간이 아예 없어지게 된다”며 “교도관 입장에서도 한 번에 많은 인원을 관리해야 하니 감시에만 초점을 맞추기 쉽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이러한 교정시설 과밀 수용에 대해 “지나치게 협소한 교정시설은 국가 형벌권을 넘어선 인간의 존엄·가치와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봤다. 인권위가 2003년부터 이달까지 70차례 이상 정부에 개선 권고를 한 이유다. 강성준 천주교인권위원회 활동가는 “미결수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자기 혐의를 적극 소명하도록 방어권을 보장해야 하는데 수감 기간 과밀도로 인해 면회 횟수 등이 제한돼 권리 행사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는 우리와 사정이 다르다. 법무부에 따르면 국내 교정시설은 수용자 여럿이 함께 쓰는 혼거실 기준으로 1인당 2.58㎡(약 0.78평)의 공간을 보장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일본은 같은 기준을 적용했을 때 1인당 7.2㎡(약 2.2평), 독일 연방헌재와 유럽 고문방지위원회는 7㎡(약 2.1평)를 보장한다. 교정시설 과밀 수용 문제는 그동안 예산 부족과 지역 주민의 반대 등으로 해결이 어려웠지만,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법무부도 시설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법무부는 우선 늘어나는 여성 수용자를 관리하고자 최근 경북 청송의 기존 남성 교정시설 일부를 여성 수용동으로 개편하거나 새로 짓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청송군은 2021년부터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여성교도소 유치를 추진해 온 만큼 추가 건립 가능성이 크다. 법무부는 경기 화성시 내 법무부 부지에도 여성교도소 신설 계획을 진행하기 위해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또 법무부는 인력 문제를 해결하고자 여성 교도관 112명도 충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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