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7-04
    검색기록 지우기
  • 일본
    2026-07-04
    검색기록 지우기
  • 동맹
    2026-07-04
    검색기록 지우기
  • 대비
    2026-07-04
    검색기록 지우기
  • AI 제조
    2026-07-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0,182
  •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30번 퇴짜 맞고 임시 경비로… 그렇게 한달 또 버틴다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30번 퇴짜 맞고 임시 경비로… 그렇게 한달 또 버틴다

    가장 오랫동안 일하지만 가장 가난한 노인들. 한국 노년층의 서글픈 ‘역설의 자화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실질 은퇴 연령은 72.9세로 가장 늦지만 65세 이상 노인의 평균 소득은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의 3분의1 수준(서울 노인 기준)에 불과하다. 양질의 일자리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에다 운 좋게 일을 구해도 1년 이상 버티기가 힘들다. 이재갑(70)씨는 이런 대한민국 빈곤 노인의 초상이라고 할 만하다. 하루아침에 해고당했지만 낙담할 시간조차 없었다. 서울신문 특별기획팀은 이씨와 한달간 함께하며 그의 구직 분투기를 관찰했다. “모레가 이자 내는 날인데, 허 참….” 경비원 모자를 눌러 쓴 노인은 허공에 혼잣말을 뱉었다. 아파트 경비실 벽에 걸린 달력을 올려다 본다. 11월 23일. 취업한 지 고작 20일 만이었다. 이씨는 이틀 전 경비원 채용을 맡고 있는 용역회사 사장에게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왜 잘린 건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사장한테 그랬어. 무슨 일 때문인지 몰라도 무조건 내가 잘못했다고. 근데 막무가내야. 잘리는 이유라도 말해 달라고 했지. 그랬더니 그냥 이곳과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하래.”  힘없는 노인을 일터 밖으로 밀어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채용 뒤 2개월은 수습 기간이어서 일방적으로 해고해도 된다는 논리였다. 이씨와의 동행은 이렇게 시작됐다. [업체 바꾼다고, 나이 많다고… 7번 해고] 해고 통보 다음날, 이씨는 이력서를 인쇄했다. 근로 경험만큼 눈에 띄는 건 여러 줄을 차지하고 있는 해고·퇴직 경력이었다. ‘2013년 12월 관리업체 변경으로 강동 ○○아파트에서 퇴직/ 2014년 6월 연령 초과로 송파 XX아파트에서 해직/ 9월 관리업체 변경으로 경기 △△아파트 퇴직….’ 2013년 처음 경비 일을 시작한 뒤 2년 새 7차례나 옷을 벗었다. “왜 그렇게 많이 잘렸나요.”  젊은 기자의 조심성 없는 질문에 이씨가 답했다. “이유야 만들면 다양하지. 용역회사 바뀌면 잘리고, 쏟아지는 졸음 참으려고 신문 보다가 잘리고, 모친이 아프다고 보고까지 했는데도 출근 안 했다고 잘리고… .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같은 경비원들끼리 음해를 하는 경우도 많아.” 그는 해고 사유들을 받아들일 수 없어 4차례 고용노동부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냈고 모두 승소했다. 그러나 합의금 조로 업주로부터 건당 50만~60만원씩 받았을 뿐 복직하진 못했다. “나나 되니까 싸워서 돈이라도 받았지. 그냥 쫓겨나는 노인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 [사흘간 소개소 20곳 전화…대답 없어] 일자리를 찾으려고 가장 먼저 펴 든 건 생활정보지다. ‘청소 아주머니 급구’ ‘파출부 환영’ ‘노래방 도우미 모십니다’ ‘25~40세 어선 선원 모집’…. 노인을 위한 일자리는 보이지 않는다. 생활정보지조차 70세 노인은 관심 밖이었다. 겨우 ‘경비원 모집’이라는 문구를 발견했지만 밑줄 친 글이 이씨를 낙심하게 만든다. ‘67세 이하, 급여는 상담 후 결정.’ 이튿날부터는 민간 직업소개소에 무작정 전화를 돌렸다. “네, 안녕하세요. ‘이제 옵니다’가 아니라 ‘이제 갑니다’ 해서 이재갑이에요.” 60세 때 구청에서 퇴직한 뒤 일자리를 구하며 수백 번은 했을 법한 능숙한 자기소개였다. “사장님과 통화하니 좋은 일이 생길는지 오던 비도 그치네요. 우리 ○○인력 통해 꼭 취직하고 싶어요. 부탁합니다.” 그렇게 사흘간 직업소개소 20여곳에 전화했고, 그중 네 번은 사무실에 직접 찾아갔지만 모두 허사였다. 그의 바람은 단순했다. 직종 불문하고 월급 140만원을 받는 일. 모아 둔 돈 없이 마이너스 통장 이자와 카드 대금으로 월 50만~60만원씩 내야 하는 형편에 아내와 사는 원룸 월세 50만원이라도 안 밀리려면 사실 이 돈으로도 모자랐다. 치매를 앓는 구순 노모의 요양원 비용도 이씨의 몫이었다. 아들이 있지만 이제 막 취업한 아이에게 손을 벌릴 수는 없었다. [“이자·생활비 낼 월140만원이면 되는데”] 이씨도 ‘중산층’일 때가 있었다. 풍족하지는 않아도 급여가 끊긴 적은 없었다. 허투루 쓰지 않고 모아 서울 송파의 40평(132.2㎡) 아파트도 샀다. 하지만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게 해 주면 매월 150만원씩 주겠다”는 말에 속아 집을 잡혔다가 수익은커녕 그 아파트마저 날렸다. 60세에 정년퇴직한 뒤로는 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했다. 1960년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40대 때 정당 중앙연수원에서 ‘교수’라는 직함도 가졌다. 50대에는 서울의 모 구청 연구위원 등으로 근무한 이씨지만 노인 구직자에게 ‘스펙’은 별 무기가 못 됐다. 고분고분한 태도와 한살이라도 젊은 나이,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먹고살려니까 늘 투잡(2개의 직장)을 뛰었어. 몇 년 전에는 아파트 2곳에서 동시에 경비 일을 했어. 밤새 일하고 다음날엔 다른 아파트에 출근해 근무하고. 새벽에는 4~5시간 쪽잠 잘 수 있으니 괜찮아.” [“65세 넘으면 일자리 없고 급여도 깎여”] 해고 20일째. 노인은 기자의 권유로 서울시가 운영하는 노인일자리센터를 찾았다. 일자리 주선 때 첫 월급의 10%를 떼어 가는 민간 직업소개소와 달리 공공 일자리센터는 수수료가 없다. 20대 후반쯤 된 여성 상담사는 경비나 청소 일을 원한다는 말에 사업장 1~2곳을 추천했다. 하지만 매일 9시간씩 주 6일을 일하고 나오는 돈이 110만원이라는 말에 이번에는 이씨 쪽에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대충 살 만한데 소일거리 찾는 거라면 50만~60만원 벌어도 좋아. 근데 나는 지금 그 돈 벌어서는 방세도 못 내고 밥도 못 먹어. 그래도 올해는 최저임금이 올라서 140만원짜리 경비 일자리가 있잖아. 나 잠 안 자도 되니까 더 일하고 더 받는 자리 좀 구해 줘.” 상담사는 난감해했다. 그는 “업체들이 60세부터 65세 사이에서만 뽑으려 하고 65세 넘어가면 급여 조건이 확 나빠진다”고 전했다. 30일 동안 이씨는 모두 30여곳의 직업소개소를 돌았다. 하지만 칠순 노인에게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아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나마 한 민간 직업소개소가 임시로 아파트 경비직을 주선해 줘 한달은 더 버티며 일자리를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절망적일 만했지만 이씨는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 해 준다는데 뭐. 아프지만 않으면 버틸 수 있어. 아프지만 않으면….” 특별기획팀 tamsa@seoul.co.kr ■ 특별기획팀 유영규 팀장 whoami@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대낮 버스서 옆자리 여성 가슴을...

    대낮 버스서 옆자리 여성 가슴을...

    중국의 버스에서 옆자리 여성의 가슴을 만지는 남성의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Liveleak.com)에 게재된 영상에는 버스 옆자리 좌석에 앉은 여성의 가슴을 만지는 남성의 모습이 담겨 있다. 남성은 무릎 위에 가방을 올린 채 양팔을 엇갈려 끼고 여성의 가슴을 만지려 한다. 잠시 뒤, 마주 보는 좌석으로 한 중년남성이 다가와 앉는 순간, 남성은 여성의 가슴 만지던 손을 빼며 멋쩍은 표정을 짓는다. 한편 이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같은 남자로서 부끄럽네요”, “바로 신고합시다”, “저런 짓을 왜 할까요?” 등 질타하는 댓글을 달았다. 사진·영상= Liveleak.com / Compendium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27] 낯설지만 무서운 신경근육질환 주의보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27] 낯설지만 무서운 신경근육질환 주의보

    아주 낯설지만 그래서 더 무서운 병이 있습니다. ‘근디스트로피’ ‘샤르코 마리 투스병’ ‘폼페병’ ‘파브리병’ 등이 그런 병입니다. “그런 병도 있어?” 하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요. 비교적 익숙한 루게릭병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를까요. 이 병의 한 유형인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을 흔히 루게릭병이라고 부르니까요. ‘근육질환’이라면, 대부분 피로나 무리한 활동으로 근육이 뭉치거나 결리는 증상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말하는 근육질환은 이런 일반의 생각과는 크게 다릅니다. 근육이 지속적으로 약해지다가 마침내 소실되면서 환자들이 근육을 이용하는 모든 활동을 못하게 되는 중증 질환이니까요. 여기에 ‘신경’이라는 용어를 하나만 더 붙이면 ‘신경근육질환’이 됩니다. 말초신경과 근육에 문제가 생기는 질병을 뜻하지요. 말초신경이란 두개골이나 척추 속에 들어 있는 중추신경계에서 갈라져 나와 근육이나 피부 등 멀리 떨어진 말단 장기를 중추신경계와 연결 시켜주는 신경, 즉 우리 몸을 감싸고 있는 신경을 ‘그물망’이라고 말할 때 그 그물망에 해당되는 최전선의 신경을 뜻합니다. 이 말초신경은 중추신경계가 결정한 명령을 근육 등 모든 장기에 전달하고, 통각(통증) 등 곳곳의 장기가 감지한 감각 정보를 중추신경계에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런 신경과 근육에 문제가 있는 것을 신경근육질환이라고 합니다. 유소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나타날 수 있고, 유병률도 세부 질환에 따라 많게는 2500명에 1명, 적게는 4만 명에 1명까지 다양합니다. 신경근육질환은 거의 모든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병의 진행될수록 장애의 범위와 정도가 악화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처음에는 감각이 무뎌지거나 사소하다고 여길 수도 있는 통증이 발생하다가 점차 팔과 다리의 근육 소실로 이어져 움직이기가 어렵게 되지요.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니까 가능하면 좋은 방향으로 말을 하지만, 근육 소실만 하더라도 얼마든지 심각성을 부여할 수 있는 증상입니다. 호흡을 담당하는 근육이 소실되면 자기 능력으로는 숨을 쉬지 못하게 되고, 소화기 근육이 소실되면 음식을 먹거나 소화시키지 못하게 됩니다. 그로인한 결과는 따로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전문의들은 이런 신경근육질환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조기진단’을 꼽습니다. 일단 병증이 진행 단계에 접어들면 환자의 신체 기능이 빠르게 떨어져 노동력을 상실하게 되고, 이에 따라 개인의 삶의 질은 형언하기 어려운 나락으로 빠져들게 되지요. 사회적으로도 노동력 상실에 따른 부담에다 출산 및 장애인 문제 등으로 복지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됩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신경근육질환은 완치를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의사들은 조기진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하면 증상의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합병증과 장애를 어느 정도는 제어 또는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물론 조기에 진단을 받아 적극적으로 치료할 경우 국가나 사회단체 등에서 의료 비용 등을 상당 부분 지원·보조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자기 부담이 적은 것은 아닙니다. 될대로 되라고 방치하지 않을 바에야 환자의 치료와 관리에 장기적으로 엄청난 부담이 따르는 건 불문가지의 사실이지요.  영양 때문이 아니라 유전자 이상이 원인 증상을 육안으로 살피는 것 말고는 다른 진단 방법이 없었던 19세기에는 근육이 위축되는 신경근육질환을 영양상태가 나빠서 생기는 문제(dystrophy)라고 생각했습니다. 근육질환에 근디스트로피(muscular dystrophy)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대부분의 신경근육질환은 영양의 문제가 아니라 근육 단백질을 합성하는 유전자의 이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현재 근디스트로피로 불리는 질환도 신경근육질환의 한 종류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사실, 한 가지로 묶어서 신경근육질환이지 세부적으로는 많은 병들이 있습니다. 그 종류를 먼저 말하는 게 좋겠습니다. 왜냐 하면 개별 질환에 따라 다른 원인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신경근육질환은 근육 소실을 유발하는 원인에 따라 다양한 하위질환으로 나눠지며, 개별 원인을 찾아 최종 진단에 이르는 것이 치료의 첫 걸음이기 때문입니다.  신경근육질환의 종류 대표적인 신경근육질환으로는 국내 신경근육질환 중 환자가 가장 많은 근디스트로피를 들 수 있습니다. 또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유병률 증가를 보인 샤르코 마리 투스병, 최근 특이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어 치료를 통한 증상 개선이 가능하게 된 폼페병과 파브리병, 그리고 척수성 근육위축, 루게릭병, 중증근무력증 등이 모두 신경근육질환에 포함됩니다.  -근디스트로피: 모든 연령대에서 발병할 수 있으며, 오랜 시간 진행되면서 사지 몸통을 움직이는 근육뿐 아니라 호흡근육까지 단계적으로 약화·소실되는 병. 국내에서 진행된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약 3500명의 환자가 근디스트로피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남. 진료를 받지 않은 사람은 통계에 잡혀있지 않음. -샤르코 마리 투스병: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손상되는 병. 손발의 근육들이 점점 위축돼 힘이 약해지고 발 또는 손 모양이 변하는 것이 특징임. 유병률은 2,500명당 1명 꼴로, 유전되는 희귀질환 중에서는 비교적 높은 편이며, 국내에서도 최근 10년간 환자수가 3.3배 가량 증가했음. -폼페병: 당을 분해하는 효소인 ‘α-글루코시타아제(GAA)’의 결핍으로 발생함. GAA의 결핍 상태에서는 섬유조직에 당이 쌓이게 되는데, 이 병이 어려서 발병하면 심근육에, 성인이 된 뒤에 발병하면 사지 근육에 당이 쌓이면서 근력을 약화시킴. 특히 영아기에 발병할 경우 보통 1년 이내에 심부전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음. 최근에는 치료제가 개발되어 GAA를 대신하는 효소를 대체함으로써 근력 개선이 가능하게 됨. -파브리병: 폼페병과 마찬가지로 GAA의 결핍으로 ‘GL-3’이라는 인지질이 신장·심장·혈관·신경계에 축적되면서 발생함. 사지 통증과 발열이 초기 증상의 특징이며, 이 밖에 한쪽에 치우친 마비 또는 운동실조, 팔다리의 심한 급성 통증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데 전문의들은 이를 ‘파브리 위기’ 증상이라고 지적함. 나이가 들면서 GAA의 활성도가 더 떨어지면서 신장과 심장, 뇌혈관에 영향을 미치는 모계 유전병으로, 보인자의 경우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 특징임. -척수성 근육위축: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퇴화하는 유전성 신경근육병으로, 팔다리의 근육이 점차 위축되면서 근력 저하가 나타남. 대부분 어릴 때 발병해서 매우 느리게 진행됨. 주로 어깨와 엉덩이를 중심으로 양쪽 근력이 대칭적으로 약화되고, 삼킴장애와 혀가 경련이 일어나듯 떨리는 부분 수축이 나타남. -근위축성 측삭경화증(루게릭병): 운동신경이 점차 퇴행한다는 점에서 척수성 근육위축과 비슷하지만, 성인에게서 발생하고, 진행이 매우 빠르며, 환자 중 10%만 유전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이 척수성 근육위축과 다름. 일반적으로 팔다리 움직임이 어눌해지는 비교적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말기에는 거동을 못하게 되면서 호흡근육까지 마비되어 사망에 이름. 이 병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환자의 절반 가량에서 인지기능 저하가 동반된다는 점임. -중증근무력증: 신경의 명령이 근육으로 전달되는 접합 부위에 생긴 장애. 근력 약화와 근육 피로가 나타나는 병으로, 다른 신경근육병과는 달리 피곤하면 증상이 심해지고, 쉬면 호전되는 특징을 보임. 초기에는 눈꺼풀 처짐과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현상, 발음이나 목넘김에 문제가 생기는 입주변의 마비 현상이 주요 증상임. 증상이 심해지면 기계를 통해 인공호흡을 해줘야 하는데, 이 때문에 과거에는 많은 환자들이 호흡부전으로 사망했으나 최근에는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정상 생활도 가능함. 국내에서도 최근 10년 새 환자 70%나 늘어 문제는 최근 들어 환자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덩달아 전체 의료비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한신경근육질환학회가 분석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5~2014년 신경근육질환 환자수 및 진료비 변화 추이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주요 신경근육질환의 국내 환자수는 2005년 8059명이던 것이 2014년에는 1만 3609명으로 약 70%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른 진료비는 2005년 약 149억원에서 2014년에는 4배 이상 증가한 642억원으로 집계됐더군요. 환자 수가 늘어난 것은 예전과 달리 증상이 나타나면 적극적으로 진료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고, 진료 수준이 발전하면서 보다 정밀하게 환자를 가려내기 낼 수 있어서일 것이기도 할 겁니다. 여기에 환경 요인 등 후천적인 발병 원인이 작용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아쉽게도 아직 국내에 이를 입증할만 한 근거 자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진료비가 10년 사이에 4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환자들의 치료 의지가 적극적이라는 뜻인데, 이는 아직 만족할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지만 분명히 치료 효과에 대한 믿음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기에다 새로운 치료 방법과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는 것도 진료비 증가에 한 몫을 하겠지요.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실제로 국내에는 더 많은 환자들이 있지만, 이들은 병원 치료를 받지 않아서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신경근육질환에 대한 낮은 인지도, 다른 병으로의 오해, 그리고 정확한 진단이 이뤄지기 전에 병원을 전전하며 증상의 원인을 찾는 과정이 길고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폼페병의 경우 예상 발생률은 인구 4만명당 1명이어서 국내에는 최소한 1250명의 환자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이 병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30여명에 불과합니다. 폼페병 환자의 진단 시점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환자들이 평균적으로 확진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8년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고요.  진단이 늦어서 생길 수 있는 문제들 대부분의 신경근육질환은 완치보다 병증의 진행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치료 목적으로 삼습니다. 그래서 조기진단을 매우 중요시하는데, 진단이 늦어져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근육의 기능 저하 및 괴사가 팔다리와 몸통 근육은 물론 호흡근까지 침범, 결국 휠체어와 호흡 보조기구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자발적으로는 일상 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지만, 대부분의 신경근육질환은 희귀질환인 탓에 질환에 대한 연구자료가 많지 않습니다만, 분명한 사실은 진단이 늦을수록 환자의 삶에서 잃어버리는 것이 많다는 점입니다. 신경근육질환자의 연령과 유병 기간에 따른 문제를 분석한 한 연구에 따르면, 유병 기간이 5년 미만인 환자의 휠체어 및 호흡 보조기구 사용률은 30% 이하인 데 비해 유병 기간이 15년 이상인 환자의 휠체어 사용률은 70%, 호흡 보조기구 사용률은 약 60%로 나타나 경과에 따른 장애 정도가 생각보다 커지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합니다. 이는 진단 시점이 1년 지연될수록 환자의 휠체어 사용률은 연 13%씩, 호흡 보조기구 사용률은 연 8%씩 증가한다는 뜻입니다. 신경근육질환의 또 다른 문제는 후유증입니다. 대부분의 후유증은 신체의 변형이나 행동 및 지각능력의 결손으로 나타납니다. 병증이 나타난 뒤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보조기구 의존도가 높아지며, 이는 환자 개인의 자발적 활동의 제약을 뜻합니다. 이로 인해 환자는 신체적 고통은 물론 노동력 상실로 인한 경제력 어려움, 심리적 위축을 함께 감당해야 합니다. 환자의 가족 또한 자발적으로 일상 생활을 할 수 없는 환자를 돌보느라 시간적, 경제적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쉽게 삶의 질 저하라고 말하지만 속속들이 들여다 보면 후유증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장애 상태에 빠져 갈수록 상태가 심각해진다면 어느 누가 이런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겠습니까. 국내 신경근육질환 실태조사에 따르면, 신경근육질환 환자 중 94.7%가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있답니다. 이런 장애인 등록 비율은 신경근육질환의 조기진단과 치료가 간병·치료비 및 보조기구 지원 등의 장애인 복지 문제와 직결되는 사안임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충분하지는 않지만 환자를 위해 다양한 지원제도가 가동되고 있기는 합니다. 의료비의 경우, 입원 및 외래 본임부담금은 등록일로부터 5년간 10%만 내면 됩니다. 보조기대여비 및 간병비 등 환자와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경제적 지원 규모도 매월 120만원 가량 됩니다. 그러나 이런 지원이 필요없는 상황이 가장 이상적이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조기에 진단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의사들이 ‘조기진단’ ‘조기치료’를 강조하면 더러는 “의사들이 제 배 불리려고 저런다”며 삐죽거리기도 합니다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잘못입니다. 신경근육병이라도 조기에 진단해 적절하게 치료하면 장애와 합병증을 줄여 환자 스스로 일상 생활과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이 병을 가진 환자라도 보다 오랜 시간 자신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고, 가족들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신경근육병이 오로지 절망 뿐인 것은 아닙니다. 정확한 진단만 이뤄지면 치료가 가능한 신경근육병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폼페병이나 파브리병은 비교적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유전 여부와 진단이 가능할 뿐 아니라 효소 대체치료라는 방법으로 손상된 근육을 회복시켜 생명 연장이 가능합니다. 이런 유형의 신경근육병이라면 진단이 곧 치료와 직결된다고도 할 수 있지요. 그러니 이상하면 의심하고, 의심되면 전문의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모든 병은 징후와 조짐을 보인다 낯설고 막막한 신경근육질환이지만,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치료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조기진단인데, 조기진단은 ‘뭔가 이상하다’는 의구심에서 비롯됩니다. 아무리 중증이라도 ‘그럴 수 있다’고 여기면 진단으로 이어질 턱이 없으니까요.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징후와 조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당신이나 또는 당신의 소중한 누군가가 이런 증상을 보인다면 신경근육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가우어(Gower’s sign) 및 트렌델렌버그(Trendelenburg’s sign) 징후라는 게 있습니다.  이 증상은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부자연스러운 걸음걸이를 보이는 게 특징입니다.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불편하고, 걷기나 달리기가 어려운 현상은 거의 모든 신경근육질환 환자들에게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초기 증상이지요. 여기에서 더 심해지면 제자리에서 일어서기가 어렵고, 그 과정에서 자주 넘어지게 됩니다. 이는 하지 근육이 없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걸음을 걸을 때 이상이 생겨 엉덩이를 좌우로 뒤뚱거리는 트렌델렌버그 징후를 보이거나 앉은 자세에서 일어설 때 손으로 바닥과 무릎을 짚으며 힘겹게 일어나는 가우어 징후를 보이게 됩니다. 숨이 가쁘고, 이로 인해 수면장애를 겪는 것도 중요한 증상입니다. 이런 증상은 신경근육병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증상 중 하나로, 호흡근육이 약해지면서 숨쉬기가 어려워지는 것인데, 특히 누워있을 때 호흡이 더 어렵기 때문에 자는 동안 숨가쁨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지요. 이런 호흡 장애는 밤 시간에 숙면을 어렵게 해 낮에 유난히 졸립고, 두통·불면증 등이 나타나게 됩니다. 원인 없이 혈액 수치가 높아지는 것도 경계해야 하는 증상입니다. 신경근육질환 환자는 간기능 관련 효소 수치가 올라가는데, 만약 혈액검사에서 특별한 원인 없이 간수치가 상승하고 근력 약화가 동반되는 경우라면 혈액검사를 통해 신경근육질환 여부를 가릴 필요가 있습니다. 또 퇴행된 근육에서 혈액 안으로 근육효소가 빠져 나오기 때문에, 혈액검사에서 크레아틴 키나아제의 농도가 높은 경우에도 추가 검사를 해볼 것을 권합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얼굴 근육에 부조화가 나타나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장애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얼굴 부위에서 신경근육질환이 발현되는 경우 눈을 뜬 채로 잠을 자거나 휘파람이 잘 불어지지 않게 됩니다. 또 혀의 근육이 위축돼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이른바 연하장애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필자가 거론한 이런 신경근육질환은 많은 사람들에게 아주 낯선 질환들입니다. 낯설다는 건 흔하게 생기지 않기 때문이지만, 그래서 관심을 가지기 어렵고, 조기에 병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비록 희귀하고 낯선 질환이지만 한번 발병하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기 쉽고, 후유증도 어떤 징환보다 심각합니다. 만약, 당신에게 소중한 누군가가 이런 질환을 앓고 있다면, 더구나 증상을 겪고 있으면서도 아직 정확한 진단을 못 하고 있다면 이 글을 통해서 뭔가를 얻었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jeshim@seoul.co.kr
  • “하루 7시간 이하 잠자면 비만 위험 더 높아진다”

    “하루 7시간 이하 잠자면 비만 위험 더 높아진다”

    적절한 수면시간을 지키지 않는 것이 비만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앨라배마대학교 버밍햄캠퍼스연구진은 미국 노동통계청이 2006년부터 3년에 걸쳐 21~65세 성인 2만 81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시간사용조사(American Time Use Survey)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수면시간이 7시간 이하인 사람은 7시간 이상인 사람이 비해 하루 평균 8.7분을 더 먹는데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물이 아닌 과일주스나 탄산음료 등 당이 함유된 음료수를 마시는 시간이 일주일에 28.6분, 주말에는 31.28분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즉 수면 시간이 적정량보다 부족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이 먹고 당 함유량이 많은 음료를 더 많이 마시며, 이것이 비만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 연구를 이끈 앨라배마대학교의 가브리엘 타즈 박사는 “수면시간이 부족하면 음식이나 음료 섭취량이 늘게 되며, 이것은 곧 비만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과 같다”면서 “특히 잠을 자지 않는 대신 더 많이 먹고 마시는 동안, 대다수의 사람들은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을 보는 등의 행동을 하는 경향이 짙다. 이러한 행동 역시 비만과 연관이 깊다”고 설명했다. 수면이 비만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미국 국립수면재단(NSF)이 18세 청소년 24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평일 밤에 8시간 미만 자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지방 2%, 탄수화물 3%를 더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밤에 잠을 자지 않고 깨어있으면 포만감을 느끼게 도와주는 호르몬인 렙틴 호르몬이 적게 분비돼 배고픔을 느낄 수 있으며, 이 때문에 늦은 밤 간식 섭취가 늘어나면서 비만위험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동률 교수의 1980’s 청춘의 재발견] (5) 민중가요와 노찾사

    [김동률 교수의 1980’s 청춘의 재발견] (5) 민중가요와 노찾사

    2009년 4월 30일 늦은 밤, 서울 종로구 운현궁 뒤편 주점 ‘낭만’에 애절한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신기하게도 부르는 목소리는 각기 달랐으나 노래는 딱 한 가지로, 대중에게는 낯선 ‘부용산’을 번갈아 가며 부르고 들었다. 모인 사람들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정·관계, 문화계를 움직이던 쟁쟁한 인사들. 딱 한 곡을 두고 삼십여명이 젖 먹던 내공까지 다해 노래를 부르는 해괴한 풍경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비장감마저 흘렀다. 모두가 간절함을 더해 뽑아냈고 구석에서는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한 일간지가 전한 사연이다. 무슨 사연이 있길래 모두가 같은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일까. 그 며칠 전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등등 몇 사람이 ‘부용산’을 흥얼거리다 ‘누가 잘 부르는지 함 겨뤄 보자’고 의기투합한 것이 이날 풍경이었다. 노래는 오랜 세월 금지곡으로 묶여 있었고 금지된 사연은 기구하고 애절하다. ‘부용산’은 본디 1947년 목포 항도여중 교사였던 박기동이 24살에 요절해 전남 벌교 부용산에 묻힌 누이를 추모해 지은 시다. 여기에 동료 음악교사 안성현이 곡을 붙였다. 안성현은 일반 대중에게는 낯설다. 그러나 그가 소월의 시에 곡을 붙인 저 유명한 ‘엄마야 누나야’의 작곡자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하지만 일제 치하에서 민족의 슬픔을 애절하게 노래했던 ‘엄마야 누나야’의 작곡자가 알려진 건 얼마 되지 않는다. 그는 6·25 당시 월북했으며 북한 국립교향악단 단장을 역임했다고 전한다. 그런저런 이유로 ‘부용산’의 작곡자는 오랜 세월 미상으로 남게 된다. 그러나 노래는 한국전쟁 당시 널리 퍼진다. 특히 전남에서 유행했던 이 노래는 ‘좌익’들에겐 자신들의 군가처럼 받들어지며 애창됐다. 실제로 지리산, 회문산 빨치산들이 달 밝은 밤이면 워낙 애절하게 불러 대는 바람에 인근 마을 사람들까지 잠을 설쳤다고 한다. 애당초 이념과는 무관했던 노래가 금지곡이 된 데는 이처럼 빨치산이 즐겨 불렀다는 이유가 작용하고 있다. 사실 빨치산들도 노래에 이념성을 넣어서 불렀다기보다는 자신들의 처지가 고달파서 불렀겠지만 여순 사건 등을 거치면서 노래 ‘부용산’은 당국에 의해 엄격히 금지된 채 80년대 저항가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다. 80년대는 이렇듯 저항노래의 시대였다. 민중가요를 부르면 곧바로 당국에 끌려가던 시절. 그래서 사람들은 뒷골목 술집에서 주위를 살피며 숨죽여 노래를 불렀다. 민중가요는 80년대를 풍미했다. 노래는 역사의 현장에 청춘을 내던진 사람들의 비명에 가까웠다. 노랫말도, 곡조도 구슬프다. 그래서 운동권 노래를 듣게 되면 그 비장미에 온몸을 부르르 떨게 된다. 돌이켜 보면 권위주의 시대, 이른바 당국은 시시때때로 금지곡 명단을 발표하고 이에 맞서 운동권은 끊임없이 미래의 금지곡이 예정된 운동권 가요를 양산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미있는 것은 당국이 왜색가요를 금지하고 건전가요를 강요한 것과 같은 이치로 운동권은 팝과 대중가요를 부르는 선후배 동료를 부릅뜬 눈으로 경멸하곤 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시절 대학가와 젊은 넥타이 부대들이 운동권 노래들만 불렀던 것은 아니다. 시작은 대부분 뽕짝이다. 어머니이임의 소오온을 노오코 도라아서얼 때에에는 (어머님의 손을 놓고 돌아설 때는), 누군가가 뽕짝 한 곡조를 뽑기 시작하면 대개 기본 한 시간은 간다. 노래가 끝날 때쯤이면 다른 노래가 등장하고 이렇게 시작된 노래는 목이 쉴 때까지, 안주로 시켜 놓은 짬뽕 국물이 바닥을 보일 때까지 계속됐다. ‘미아리 눈물고개’부터 ‘눈물 젖은 두만강’, ‘울려고 내가 왔나’, ‘가련다 떠나련다’까지 이십대 청춘들이 흘러간 노래들을 뽑고 또 뽑아 댔다. 중국집 교자상이 흠집이 나도록 젓가락을 두드리다 보면 누군가는 꺼이꺼이 울었고 또 누군가는 탁자 위에 고개를 처박고 코를 골았지만 노래는 계속됐다. 허구한 날 불러 대다 보니 가사까지 외워 버린 그 많은 노래는 대개 구슬펐다. 떠나온 고향을 그리거나 어머니를 생각하게 하는 곡들의 대부분은 대개 부모님 세대에 유행했던 노래들이다. 그러나 뽕짝으로 시작한 과 엠티나 직장의 단합대회에서도 밤이 이슥해지고 헤어질 때쯤이면 운동권 가요가 터져 나왔다. 취한 채 꽥꽥 소리를 지르다가도 마지막에는 당연하다는 듯 모두가 같이 불렀다. 혼자 시작했지만 곧바로 떼창으로 이어지는 게 운동권 노래들의 특징. 노래가 끝나면 한순간 숙연해지고 모두가 비감 어린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특히 김광석과 안치환이 번갈아 부른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이들이 같이한 ‘노래를 찾는 사람들’, ‘노찾사’를 기억해야 한다. 80년대 전설적인 민중가요들이 집대성된 데는 노찾사의 역할이 컸다. 6·29 선언에 따른 민주화 분위기 속에 등장한 87년 ‘노찾사’의 첫 공연은 당시로서는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사랑 타령이 공통 주제였고 서구 팝에 빠져 있던 그 시절, ‘노찾사’의 묵직하고 음울하면서도 뜨거운 노래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특히 ‘사계’는 당시 지상파 유명 프로그램의 피날레 뮤직으로 등장하면서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된다. 여성 보컬과 건반의 경쾌한 연주와는 극히 대조적으로 여공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표현하고 있다. 이후 거북이(터틀맨)에 의해 힙합 버전으로, 또 클럽하우스 버전으로 흥겹게 불렸다. 랩 가사도 발랄해서 골수 운동권으로부터 욕을 많이 먹기도 했지만 지금의 세대에 저항가요의 서정성을 알린 공은 인정해야겠다. 그러나 무거운 주제의식과 어두운 분위기는 운동권 노래의 한계가 된다. 시종일관 침울하다. 시대의 소외된 것들을 조명하는 민중가요의 특성상 피할 수 없는 한계로 보이지만 대중성을 얻는 데는 실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의 민주화 시대에는 극히 일부에서만 불릴 뿐 아쉽게도 그 위대했던 영광을 점차 잃어 가고 있다. 아득한 시절, 이 땅에 민주화란 말이 익숙하지 않았던 80년대 끝자락, 나는 신촌의 한 여자대학 강당에서 결혼했다. 거리에는 최루탄 냄새가 여전히 매캐하고 강요된 눈물이 멈추지 않던 시절이었다. 겉으로 드러난 그날 결혼식의 가장 큰 이변은 축가였다. 초대된 소프라노는 칼날 같은 목소리로 ‘거센 바람이 불어와서 어머님의 눈물이…’로 시작되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불렀고 ‘창살 앞에 네가 묶일 때 살아서 만나리라’로 끝나는 대목에서 하객들은 한순간 숙연해졌다. 그때는 정말 그랬다. 용기가 없거나 모질지 못한 사람들은 우회적인 방법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그들만의 타는 목마름을 표현했고 그것들이 모여 지금의 성숙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냈다. 우울했던 80년대, 그래도 우리는 ‘좋은 것은 언제나 미래에 있다’(The best is yet to be)는 시 구절을 새기며 살았다. 아니, 그렇게 믿고 살아 내었다. 시간이 많이도 흘렀다. 이제 와서 문득 운동권 노래를 듣게 되면 비감해진다. 그리움은 강이 되어 맴돌아 흐르고 백합일시 그 향기롭던 꿈도 간데없다. 2015년은 이제 멀리 재를 넘는 석양에 지고 있고 추억은 야윈 겨울 햇빛에 시들어 간다. 서강대 MOT 대학원 교수 yule21@empal.com
  • [서울광장] 그래도 사람이 미래다/김성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그래도 사람이 미래다/김성수 논설위원

    “어차피 50대가 되면 정상에서 다 만나요. 너무 아등바등 살 필요 없어요.” 기업 임원인 지인이 최근 이런 충고를 들었다고 전해줬다. 워낙 일에만 얽매여 사는 분이라 ‘우문’을 던졌다. “50대쯤에는 웬만큼만 일하면 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 지위에 오를 수 있다는 뜻이냐”에 돌아온 ‘현답’은 예상과 달랐다.“그 나이가 되면 너 나 할 것 없이 다 회사에서 잘려서 놀죠. 등산 갈 일밖에 없으니 산꼭대기에서 모두 만나게 된다는 뜻이에요.” 웃음이 빵 터졌지만 뒷맛은 씁쓸했다. 하긴 ‘사오정’(45세면 정년)이니 ‘삼팔선’(38세에 명예퇴직)이니 하는 말도 이미 고어(古語)가 됐다. 하물며 50대까지 일하면서, 더구나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노린다니…. 순진한 생각이다. 그 전에 열에 아홉은 명예퇴직이니, 희망퇴직이니 하는 이름으로 회사를 떠난다. 대기업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무원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돈은 덜 받지만 최소한 정년은 보장돼서다. 이번에 처음으로 민간경력직 7급 공무원 80명을 뽑는 데 2700명이 넘게 지원했을 정도다. LG전자와 KT 등 대기업 직원을 비롯한 민간 엘리트들이 구름처럼 몰렸다.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된 기업들의 사정이 그만큼 나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번 세밑은 대기업의 감원 ‘칼바람’이 어느 해보다 거세다. 내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는 것을 앞두고 기업마다 퇴직인원이 늘고 있다. 올해 은행권에서만 3600여명이 희망퇴직을 했다. 재계 1위인 삼성도 역대 최대 규모의 임원이 옷을 벗었다. 지난 1년간 삼성전자를 비롯한 13개 주력계열사에서 5700명이 넘게 회사를 떠났다. 일부 기업들은 사원, 대리 등 20, 30대 직원들도 무차별적으로 희망퇴직 대상에 넣었다. 말이 좋아 희망퇴직이지 ‘희망’을 했을 리는 만무하다. 사실상의 강제 해고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 1월에 입사한 스물두 살짜리 신입사원까지 감원 명단에 포함했다. 1997년 외환위기 때도 없던 일이다. 1년도 안 돼 자를 걸 애초에 왜 뽑았느냐는 비난이 커졌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자마자 ‘취준생’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심정이 얼마나 막막했을까 짐작이 간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생존을 걱정할 정도로 어렵다. 중국 건설기계 시장이 절반으로 쪼그라들어서다. 3분기까지 누적적자가 2500억원에 육박한다.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원칙이 있어야 한다. 회사가 어려워진 건 경영진의 책임이 가장 크다. 업무 파악도 아직 안 됐을 신입사원이 책임을 뒤집어쓸 일이 아니다. 제대로 일해 볼 기회조차 주지 않고 사람을 자르는 건 경솔한 결정이다. 그룹 이미지가 바닥에 떨어지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1~2년차 신입사원은 희망퇴직 대상에서 제외하라고 지시했다. 오너 회장이면서도 애초에 감원 대상에 신입사원이 포함된 것을 몰랐다는 얘기인지 아니면 알긴 알았는데 이렇게 문제가 커질 줄 몰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뜻인지 확실치 않다. 어느 쪽이라도 재계 10위의 그룹이 해서는 안 될 일이다. 1~2년차 신입사원의 희망퇴직은 반려됐지만 ‘흙수저론’이 불거지는 등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희망퇴직을 거부한 이 회사 직원들은 강제로 휴대전화를 반납한 채 ‘이력서 쓰기’ 같은 재취업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그룹사 임원 자녀인 두산인프라코어 직원들은 미리 두산면세점 등 계열사로 피신시켰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30억원의 청년희망펀드 기부까지 약속한 박 회장이 정작 청년 취업난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 회장은 18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회장단과 함께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오찬을 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요즘은 걱정으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도 “어려움은 있지만 우리 경제가 마음을 다해서 청년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분발하겠다”고 약속했다. 청년들의 미래를 위해선 일자리가 최우선이다. 청년고용을 비용이 아니라 투자로 봐야 하는 이유다. ‘사람이 미래다’라는 두산그룹의 광고카피는 백번 옳은 말이다. 기업을 살리는 것도, 경제를 일으켜 세우는 것도 사람이 한다. 그래서 여전히 사람이 미래다. sskim@seoul.co.kr
  • “경제법안 처리 안 돼 속타고 잠 못 이뤄”

    “경제법안 처리 안 돼 속타고 잠 못 이뤄”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경제 활성화를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구조 개혁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핵심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아 속이 타들어 가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세계 경제의 회복 지연으로 내년 경제 여건도 쉽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 법안들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내년의 각종 악재들을 이겨내기 위한 대비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우리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요즘은 걱정으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노사정 대타협의 후속 조치와 공공 분야 기능 조정, 인터넷 전문 은행 영업 개시 등으로 4대 개혁을 완성하고 체감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며 “재정 조기 집행과 기업형 임대 주택 5만 가구 보급 등 적극적인 거시정책과 내수 활성화로 내년에 우리 경제가 3%대 성장에 복귀하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오후엔 청와대에서 이화·숙명·성신·서울·덕성·동덕·광주여대 등 전국 7개 여대 총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 주고 올바른 인식과 가치관을 심어 줄 수 있는 여성 인재를 길러내는 것도 여자대학이 지향해 나가야 할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부터는 여성 공학 인력 양성 사업을 신설해 여학생들의 공학 분야 진출을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여대가 남녀공학에 비해 차별받지 않고 인재들을 길러낼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어느 프리랜서 언어재활사의 고독사

    한 지방대 언어치료학과를 나온 황모(30·여)씨는 2013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고시원에서 생활했다. 고시원 관리인에게 자신을 언어재활사라고 소개한 그녀는 이따금 외출을 하면서도 인사 정도만 할 뿐 별다른 말이 없었다. 고시원 관리인이 보기에 황씨는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조용한 직장인이었다. 친구를 데려온 적도 없었다. 황씨의 이웃 중에서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었다. 프리랜서 언어재활사로 일하던 그는 휴대전화 요금마저 밀려 결국 가족과의 통화도 공중전화로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버지에게 용돈을 보내 달라는 말을 전화로 하면서 “고향에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는 경우가 늘어 갔다. 지난해 겨울 결국 요금 미납으로 전화 착신마저 정지됐다. 삶의 위안이 됐던 남동생의 안부 전화조차 받을 수 없게 됐다. 어려서부터 앓아 온 기관지 질환은 그녀의 삶을 더욱 힘겹게 만들었다. 고시원 관리인이 파악해 둔 황씨 남동생의 휴대전화 번호가 황씨와 가족을 잇는 유일한 고리였다. 지난 15일 오후 1시 30분쯤 황씨는 고시원 자기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밀린 두 달치 월세를 받으러 간 관리인에 의해 발견된 그녀는 이불을 덮은 채 잠을 자듯 누워 있었다. 관리인은 “지난달 27일에도 월세를 받기 위해 찾아갔을 때 몸이 아프다며 나중에 주겠다고 했다”며 “창백한 얼굴로 겨우 말을 잇던 모습이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시신의 부패 정도 등에 비춰 볼 때 황씨가 보름 전쯤 병세가 악화돼 사망한 것으로 보고,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17일 “황씨가 홀로 생활하다 고독사했을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한국, 잠재성장률 3% ‘턱걸이’

    우리 사회가 빠르게 늙어가면서 잠재성장률도 추락하고 있다. 미국발 금융불안이 거세지기 전에 구조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서영경 한은 부총재보는 전날 “2015~2018년 잠재성장률을 분석한 결과 3.0~3.2%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한은이 잠재성장률 숫자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2012년 김중수 당시 한은 총재가 잠재성장률을 3.8%라고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3년여 사이에 0.6~0.8% 포인트 낮아진 숫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대한상의 초청 강연회에서 “잠재성장률은 쉽게 표현해 우리 분수에 맞는 성장률”이라고 설명했다.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제구조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완화하고 기업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경제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기 위해 구조 개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내수 부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노력을 강화하고 수출과 내수의 균형 성장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뉴스 플러스] “공군서 가혹행위… 사건 무마 의혹”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는 16일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서 하사 3명이 동기 하사 1명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성추행했으나 군 검찰은 약식기소 처분으로 사건을 무마했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임모(22) 하사 등 3명이 지난 8월 피해자 A(19) 하사의 성기에 치약을 바르는가 하면 10월에는 잠을 자는 A 하사의 왼쪽 발가락 사이에 휴지를 말아넣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 다섯 발가락에 모두 2도 화상을 입혔다고 밝혔다. 센터는 군 검찰이 치약을 바른 추행에 대해서는 수사를 하지 않고 화상을 입혔던 사건만 축소 수사했다고 주장했다. 공군은 “형사처벌이 확정되면 내부 징계할 예정”이라면서 “추행 및 폭행 혐의도 확인 및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 달-금성-화성-목성 한줄로…희귀 천문현상 포착

    달-금성-화성-목성 한줄로…희귀 천문현상 포착

    달과 금성, 화성, 목성이 한줄로 늘어선 것처럼 보이는 희귀 천문 현상이 아마추어 사진작가의 카메라에 찍혀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천체가 한줄로 늘어선 현상(직렬·alignment)은 많은 천문학자가 찍고 싶어하는 모습이지만, 이렇게 4개의 천체가 직선으로 늘어선 사례는 매우 드물다. 이런 놀라운 사진을 찍은 주인공은 영국 노스서머싯 티커넘에 살고 있는 줄리 레드먼(51). 슬하에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는 그녀는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활동 중이다. 레드먼은 “그날 밤 새벽까지 잠이 들지 않아 침대에서 나와 우연히 하늘을 봤을 때 달과 목성이 빛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무작정 광각 렌즈만 달린 카메라를 손에 들고 나와 하늘을 촬영했다는 것. 그녀는 화면 안에 달과 목성이 최대한 들어오게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찍은 사진 200장을 확인한 결과, 달과 목성 외에도 금성과 화성이 찍혀 있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진에는 구름이나 나뭇가지 등이 가려 있었고 간신히 2장의 멀쩡한 사진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그중 1장에는 4개의 천체 외에도 처녀자리에 속하는 별인 스피카도 찍혀 있었다. 게다가 네 천체는 한줄로 늘어서 있었다고 레드먼은 설명했다. 레드먼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화면에 가장 잘 비치는 사진이다. 우연히 5개의 천체를 모두 포착할 수 있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때까지 난 스피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었다”고 밝혔다. 레드먼이 촬영한 사진처럼 4개의 천체가 일렬로 늘어서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영국 왕립천문학회의 모건 홀리스 박사는 “앞으로 4개의 천체가 일렬로 늘어서는 경우는 오는 2021년쯤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줄리 레드먼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임금 착취·성매매… 불법 타이마사지에 무너진 코리안 드림

    태국 여성 A(30)는 지난 6월 자기 나라에서 하던 식당 일을 그만두고 한국에 들어왔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태국식 마사지’ 업소에 취업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해 이역만리 불법체류의 길을 택했다. 그렇지만 그의 ‘코리안드림’은 채 한 달도 가지 않았다. 일주일 내내 쉬는 날도 없이 일하고 24시간 손님을 기다려야 했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무료 건강 진료소에도 업주가 허락하지 않아 갈 수 없었다. 한 달에 두 번뿐인 휴일에는 녹초가 돼 종일 잠만 잤다. 월급도 뜯겼다. 업소 주인은 약속했던 200만원이 아닌 100만원만 줬다. 손님이 그의 마사지 기술이 좋지 않다고 항의를 했다는 게 이유였다. 최근 ‘타이 마사지’ 업소가 확산되고 있지만 여기에 고용된 태국인 여성 근로자들은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임금 체불은 물론 감금이나 성폭행까지 일어나고 있다. 15일 외국인성매매피해여성 지원시설인 두레방 등에 따르면 업소들은 ‘팍’이라고 불리는 숙소에 마사지 여성을 대기시킨 뒤 손님이 오면 부르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여성들은 주 7일, 24시간 대기, 월 2회 휴무의 강도 높은 근로조건을 강요받고 있다. 대부분 불법체류자인 이들을 숨기면서 장시간 영업하기 위한 꼼수다. 그런데도 정작 이들의 급여는 한 달 13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대기시간 역시 근무시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근로기준법을 고려하면 턱없이 적은 액수다. 일부에서는 수익에 눈먼 업주가 성매매까지 강요하고 있다. 두레방에는 한 달 전 강원도 춘천에 있는 마사지 업소에서 성매매를 강요당하다 탈출한 30대 여성의 사례가 접수됐다. 이 여성은 업주가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밝혔지만 신원이 드러나는 것을 우려해 고소를 포기하면서 사건은 유야무야됐다. 불법체류와 인권유린의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타이 마사지 업소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빈 두레방 운영위원장은 “타이 마사지가 국내에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만큼 업소가 몇 군데인지, 누가 일하는지 등 현황 파악을 해야 한다”며 “정부가 마사지업이 국민 건강에 실제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관련 비자를 발급해 적법하게 인력을 수급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수면부족이 당신을 더 살찌게 하는 이유

    [건강을 부탁해] 수면부족이 당신을 더 살찌게 하는 이유

    적절한 수면시간을 지키지 않는 것이 비만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앨라배마대학교 버밍햄캠퍼스연구진은 미국 노동통계청이 2006년부터 3년에 걸쳐 21~65세 성인 2만 81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시간사용조사(American Time Use Survey)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수면시간이 7시간 이하인 사람은 7시간 이상인 사람이 비해 하루 평균 8.7분을 더 먹는데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물이 아닌 과일주스나 탄산음료 등 당이 함유된 음료수를 마시는 시간이 일주일에 28.6분, 주말에는 31.28분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즉 수면 시간이 적정량보다 부족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이 먹고 당 함유량이 많은 음료를 더 많이 마시며, 이것이 비만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 연구를 이끈 앨라배마대학교의 가브리엘 타즈 박사는 “수면시간이 부족하면 음식이나 음료 섭취량이 늘게 되며, 이것은 곧 비만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과 같다”면서 “특히 잠을 자지 않는 대신 더 많이 먹고 마시는 동안, 대다수의 사람들은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을 보는 등의 행동을 하는 경향이 짙다. 이러한 행동 역시 비만과 연관이 깊다”고 설명했다. 수면이 비만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미국 국립수면재단(NSF)이 18세 청소년 24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평일 밤에 8시간 미만 자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지방 2%, 탄수화물 3%를 더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밤에 잠을 자지 않고 깨어있으면 포만감을 느끼게 도와주는 호르몬인 렙틴 호르몬이 적게 분비돼 배고픔을 느낄 수 있으며, 이 때문에 늦은 밤 간식 섭취가 늘어나면서 비만위험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히치하이킹, 인도 경제] ‘뚝심·절실·경험’ 발휘… 현지 대형 건설사 40곳 거래

    [히치하이킹, 인도 경제] ‘뚝심·절실·경험’ 발휘… 현지 대형 건설사 40곳 거래

    인도 건설 부문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고 2012년 인도에 본격 진출한 알루미늄 신형 거푸집 제조기업 에스폼은 매년 성장 목표를 전년 대비 200%로 잡았고 지금까지 목표를 초과 달성해 왔다. 현지법인 설립 두 달 만에 인도 최대 중공업 그룹인 라센 앤 튜브로(L&T)와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고 현재 현지 대형 건설사 40여곳과 거래 중이다. 한 자릿수이던 직원은 80명으로 늘었고 직원의 90%가 인도인이다. 김종봉 에스폼 인도법인장은 괄목할 만한 성장의 가장 중요한 배경으로 ‘절실함’을 꼽았다. 인도 현지 공법에 비해 건설공기를 30% 단축시킬 수 있는 거푸집 제조 기술이 있었지만 사업 경험이 전무했던 김 법인장이 해외 기업과 공급 계약을 맺기까지는 사생결단식 각오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사실 미국 변호사인 김 법인장은 외교통상부 통상법무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지원 자문역 등을 지낸 ‘먹물’ 출신으로 인도와 인연을 맺은 것도 2007년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에 참여한 게 계기가 됐다. 김 법인장은 “인도 사업 초기 ‘우리 제품을 오늘 못 팔면 집에 가지도, 잠을 자지도 않겠다’는 각오로 절박하게 매달렸다”고 회상했다. 두 달을 공들여 겨우 잡힌 대형 건설사와의 면담 직전 상대로부터 ‘면담 일정을 취소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 이메일이 왔지만 이메일을 확인하지 못한 척 현지로 날아가 천연덕스럽게 면담 일정을 되살려 내고 열성적으로 제품을 설명한 끝에 계약을 따낸 적도 있다 김 법인장은 “붐은 불었는데 공법은 낙후된 건설산업처럼 인도에서는 불균형 성장 중인 분야가 많다”며 “기술력과 경험을 갖춘 한국 기업들이 절실한 마음으로 이 분야에 진출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이푸르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스타뷰] 산악영화 ‘히말라야’로 돌아온 쌍천만 배우 황정민

    [스타뷰] 산악영화 ‘히말라야’로 돌아온 쌍천만 배우 황정민

    더이상 오를 곳 없는 정상(頂上). 그곳에 섰을 때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일까. 연기는 어쩌면 산을 오르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연기를 등반에 빗대자면 배우 황정민(45)은 산을 제대로 탈 줄 아는 ‘산쟁이’다. 연기력으로도, 흥행 성적으로도 더이상 오를 곳이 없어 보이는데 매 작품이 산 넘어 산이란다. 그가 이번 겨울 산악 영화 ‘히말라야’를 통해 다시 관객과 만난다. 그는 사람, 인연을 먼저 생각하는 배우다. ‘너는 내 운명’으로 생애 첫 남우주연상을 받았을 때 함께 작업한 동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오롯이 담은 ‘밥상 소감’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인간미를 돋보이게 한다. ‘히말라야’를 선택한 까닭도 첫눈에 시나리오에 반했다거나 그런 것 따위는 아니었다. 사람 때문이었다. “이석훈 감독을 비롯해 ‘댄싱퀸’ 팀이 다시 모인다는 게 좋았어요. 즐겁게 웃으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컸죠. 배우를 담는 것은 카메라이지만 카메라 버튼을 누르는 것은 사람이잖아요. 현장의 에너지가 관객에게 전달된다는 것, 공동 작업의 묘미는 거기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히말라야’는 정상 정복을 그린 작품이 아니라 더욱 울림이 있었다. 에베레스트에서 숨진 후배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원정대를 꾸렸던 산악인 엄홍길 대장의 실화가 바탕이다. “정상이 아니라 사람을 바라보고 산을 올라가는 이야기라 다른 산악 영화와는 시작부터 달라요. 산이 주는 위대한 감정들이 분명히 있고 직접 느끼기도 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걸,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주는 무엇인가가 더 위대하다는 것을 이번 영화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다큐멘터리까지 나온 이야기를 왜 반복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영화적으로 새롭게 풀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촬영 중반까지 헤맬 정도로 해답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강원도 영월에 20년 만에 더위가 와서 채석장에 만든 빙벽이 녹아내린 적이 있어요. 낙석 등 위험이 있어 닷새 정도 촬영을 쉬었죠. 그때 희망 원정대를 다룬 책을 펼쳤어요. 비슷하게 따라갈까 봐 읽지 않고 있던 책인데 많이 울었죠. 새로운 것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는데 그때 실타래가 풀리며 진짜 엄 대장이 됐어요. 촬영을 도와주던 산악인들이 산을 타는 것, 욕하는 모습까지 똑같다며 저보고 ‘홍길이 형’이라고 부르더라구요.” 혹독한 추위와 사고, 고산병의 위험이 도사린 극한 상황에서의 촬영은 정말 고됐다. 영화를 찍는 건지, 실제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촬영을 끝내고서는 집에 있던 등산복을 모두 버리기도 했다. 그런데 그보다는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가늠할 수 없었던 게 더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액션이나 멜로를 찍으면 모니터로 확인하고, 이 정도면 된다고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레퍼런스가 있는데, 산악 영화는 모두들 처음 접해 보는 장르라 그런 게 없던 점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연기력이야 일찌감치 인정받았지만 흥행작을 거느린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 2010년까지는 ‘너는 내 운명’과 ‘부당거래’ 정도가 200만 관객 고지를 밟았을 뿐, 그 이상을 좀처럼 허락받지 못했다. 그랬다가 2012년 ‘댄싱퀸’과 이듬해 ‘신세계’로 400만명을 넘어서더니 올해 ‘국제시장’과 ‘베테랑’을 통해 1000만 봉우리 두 개를 마치 한풀이하듯 거푸 발 아래 두며 ‘쌍천만 배우’가 됐다. 이후 선보이는 ‘히말라야’라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 “미친 듯이 찍었으니 정말 미친 듯이 잘됐으면 좋겠어요. 몽블랑 마지막 촬영 날 한 치 앞도 안 보일 정도로 강풍과 눈보라가 몰아치는 악천후가 왔어요. 해외 가이드들이 촬영 불가라는 거예요. 그런 날씨를 고대한 우리는 찍어야 하는데. 가이드들이 자신들은 책임 못 지겠다며 가버리고 우리끼리 남았죠. 진짜 좋은 장면 엄청 건졌어요. 사고 없이 촬영을 끝내고 2시간을 걸어서 숙소로 돌아온 뒤에야 ‘이제 살았구나’ 하는 마음에 서로 부둥켜안았죠. 그렇게 고생했는데 (흥행이) 안 되면 안 되는 거잖아요. 하지만 바란다고 뜻대로 되는 게 아니란 것도 알아요. 그건 관객의 몫이죠. 매 작품 산 넘어 산이에요. 아웅다웅 올라가면 뒤에 또 큰 산이 있어요. 그걸 아니까 즐기며 재미있게 하려고 해요. 흥행에만 너무 신경 쓰면 재미가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외로움을 느낄 때도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스태프들과 같이 웃고 떠들며 즐거워했던 기억이 많은데 이제는 절 어른으로 생각하고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순간이 온 것 같아요. 현장에서 주인공이 되고, 형이 되고, 선배가 되다 보니 주변에서 못한다는 이야기를 아예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전 쓴소리를 들으며 더 얻고 싶은 게 많은데 말이죠. 그럴 때 외로움을 느껴요. 한편으론 어떻게든 저부터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졌죠. ‘히말라야’에서 그런 감정이 정점을 찍은 것 같아요.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그동안 짊어졌던 무게가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아 펑펑 울었어요. 희한한 경험이었죠.” 그는 ‘에너자이저’이기도 하다. 좀체 스스로에게 쉴 틈을 허락하지 않는다. 일하는 게 재미있어 쉬지 못하겠단다. 강동원과 처음 호흡을 맞춘 ‘검사외전’(감독 이일형)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보다 먼저 찍었던 ‘곡성’(감독 나홍진)도 내년 개봉 예정이다. 조만간 촬영에 들어가는 ‘아수라’(감독 김성수)에서는 오랜만에 악역을 맡아 열연할 예정이다. ‘베테랑’ 이전부터 준비 중이던 ‘군함도’(감독 류승완)에도 합류한다. 이 밖에 5년간 공들인 뮤지컬 ‘오케피’가 오는 18일 무대에 올라간다. 내년 2월까지 공연이다. 2012년 ‘어쌔신’ 때처럼 연출·연기 1인 2역에 도전하고 있다. “연기를 안 하고 있으면 배우가 아닌 것 같아요. 일할 때 제가 누구라는 게, 살아 있다는 게 느껴져요. 40대를 넘어가면서부터 즐기면서 일하는 게 무엇인지 알게 돼 한 번도 힘들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소모된다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작품마다 새로운 이야기에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니 오히려 충전되는 것 같아요. 똑같은 작품을 반복했다면 모르겠지만요. 바쁘지만 가족들도 잘 챙긴답니다. 잠을 좀 덜 자면 돼요. 하하하.” 그는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정말 좋아한다고 했다. 사랑 이야기만큼 잘 알고 재미있는 게 없다고. 언제든지 ‘콜’이지만 요즘엔 시나리오를 찾아봐도 중년의 멜로,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 없다며 아쉬워했다. ‘남자가 사랑할 때’도 한 번 엎어졌던 프로젝트인데 제작사를 설득해 만들게 됐다고 웃는다. “60대에도 멜로를 할 수 있게 잘 늙고 싶어요. ‘꼰대’는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 제 위치가 정말 감사하고 행복하고 기분 좋아요. 제가 해야 할 일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거든요. 내년에는 연극 한 편은 꼭 하려고 해요. 요즘 잘하지 않는 고전극으로요. 제가 하면 어쨌든 보러 오는 분들이 있을 것이고, 연극 보는 관객들이 조금이라도 늘겠죠.”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뭘 봤길래?’ 마술보고 자지러지는 오랑우탄

    ‘뭘 봤길래?’ 마술보고 자지러지는 오랑우탄

    컵 속 밤 열매 없애는 마술에 ‘빵’ 터진 오랑우탄의 모습이 화제다. 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동물원 오랑우탄 우리 앞에서 남성이 펼치는 마술에 즐거워하는 오랑우탄의 모습이 포착된 영상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영상 속에는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무료한 듯 자신의 턱을 괴고 우리 앞에 앉아 있는 오랑우탄의 모습이 보인다. 한 남성이 플라스틱 컵에 밤 열매 하나를 넣고 뚜껑을 닫은 후, 흔들어대기 시작한다. 잠시 뒤, 남성이 우리 앞에 컵을 내려놓고 뚜껑을 제거한다. 이어 남성은 컵을 들어 컵 속에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오랑우탄에게 보여준다. 이제야 마술임을 알아챈 오랑우탄이 큰 입을 벌린 채 뒤로 자빠지며 웃음을 터트린다. 한참을 바닥에 뒹굴던 오랑우탄이 웃음이 그치고 일어나 앉는다. 사진·영상= break.com / Viral videos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산타 품에 안겨 잠이 든 ‘뇌성마비 아이’

    산타 품에 안겨 잠이 든 ‘뇌성마비 아이’

    산타의 무릎에 앉아 잠이 든 아이의 모습을 담은 사진 한 장이 인터넷상에서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미국 NBC뉴스 등 현지언론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상에서 화제를 일으킨 산타와 아이 사진을 8일(이하 현지시간) 소개했다. 사진은 지난 6일 미국 오하이오주(州) 캔턴에 있는 한 쇼핑몰에서 촬영돼 ‘더 마이티’라는 SNS 기반 매체를 통해 확산했다. 사진을 공유한 아이 엄마 사만다 웨이드는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아들 라이랜드는 ‘강직성 사지마비성 뇌성마비’라는 희귀 질환을 앓고 있으며, 이날 갑자기 뇌전증(간질) 발작을 일으켜 탈진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만 2살인 라이랜드는 만성 발작으로 하루에도 수차례 마비 증상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지난해 추수감사절 하루에만 무려 42번이나 발작을 경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곳에서는 라이랜드처럼 특별한 관심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사만다의 말로는 이날 아이가 발작해 탈진한 상태에서도 산타클로스를 만나 사진을 찍길 원했다. 그녀가 아이를 산타 무릎 위해 앉혔고 산타는 눈을 감은 채 아이를 조용히 다독였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아이는 편안하게 잠들었고 그 모습이 사진으로 담긴 것이다. 이후 산타클로스는 잠이 깬 라이랜드에게 ‘스타워즈’의 제다이 기사 복장을 한 강아지 인형을 선물했다. 아이는 아마 이날 일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조금 더 크면 사진을 통해 자신이 산타에게 직접 선물받을 것을 알고 기뻐할지도 모른다. 해당 사진은 최초 게시된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만 2600여명이 추천하고 500여명이 공유했을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정말 아름다운 사진이다!” “산타는 진짜 있었다!”와 같은 말로 호응을 보였다. 사진=사만다 웨이드/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1년 새 반토막” 잠 못드는 원유펀드 투자자들

    “1년 새 반토막” 잠 못드는 원유펀드 투자자들

    평소 재테크 고수로 알려진 회사원 김동완(43·가명)씨는 최근 기가 팍 꺾였다. 1년 전 고수익을 노리며 들어간 원유펀드가 기대와 달리 반 토막 났기 때문이다. 김씨가 자신 있게 투자할 당시가 ‘상투’였다. 그 이후로 서부텍사스유(WTI)는 60달러 선을 회복할 듯하더니 이내 꺾였다. 이제는 30달러 선까지 내줄 기세다. 김씨는 “지난 1년간 유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바람에 환매 타이밍을 놓쳤다”면서 “억울해서 밤에 잠도 안 온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처럼 원유펀드에 손을 댔다가 밤잠을 못 자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이 가장 큰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상장지수’ 수익률은 -25.39%(6개월 기준)다. 지난해 7월 15% 넘는 수익률을 자랑하던 때와는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올해 설정된 신생펀드는 ‘맷집’이 약하다 보니 손실폭이 더 크다. 유일하게 유가 급락에 베팅한 ‘인버스’(기초지수가 하락해야 수익을 올리는 구조) 상품만 플러스 수익률을 올렸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은 “원자재 수요가 주춤하고 강달러 기조가 지속되면서 유가 변동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고 당장 환매할 수는 없다. 손실폭이 얼마나 되는지를 따져 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손실이 원금의 10~15% 수준이라면 환매해도 되지만 30~40%를 넘어섰다면 묻어 두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다른 상품에 투자해도 연 30~40% 수익을 올릴 수 없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유가 상승에 기대를 걸어 보자는 설명이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 급락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불발에 따른 실망감에 따른 것이지 펀더멘털의 변화는 아니다”라면서 “내년 1분기 바닥을 찍고 하반기에는 50달러 후반대까지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기다려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김형리 농협은행 WM사업부 차장은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나면 불확실성이 제거될 것”이라면서 “그때 가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비중 조절을 할 필요는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원유펀드 등 원자재 투자 비중을 10% 안팎으로 줄이라는 조언이다. 조성만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팀장은 “유가가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부분 환매를 권유한다”면서 “당장 목표 금액을 회수하기보다 유가 구간(40달러, 45달러 등)에 따라 나눠 환매하는 전략을 쓰라”고 추천했다. 지금이 ‘저가 매수 타이밍’이란 의견도 있다. 골드만삭스처럼 일부 투자은행(IB)이 유가 20달러 시대를 전망하고 있지만 실제 유가가 더 떨어지기는 어렵다는 진단에서다. 민병규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 자금이 유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면서 “분할 매수에 나서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김형리 차장은 “유가는 시장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초보 투자자는 가능하면 원유펀드에 관심을 두지 말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윤길중 전 국회부의장과 임은정 검사/문소영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윤길중 전 국회부의장과 임은정 검사/문소영 사회2부장

    ‘마당에 꽃 떨어지니 가련하여 못 쓸겠고, 창밖에 달빛 밝으니 너무 좋아 잠 못 이룬다.’ ‘화락정전련불소 월명창외애무면(花落庭前憐不掃, 月明窓外愛無眠’)이란 한시가 적힌 글씨 한 폭을 선물받은 것은 1997년 겨울이었다. 낙화에 마음이 애달프고, 달빛에 취해 잠 못 이룰 정도이니 사춘기의 여학생 같지만, 이 한시를 쓴 주인공은 그해 81세인 ‘노회한 정치인’ 윤길중 전 국회부의장이었다. 1916년 함경남도 북청 출생으로 2001년 유명을 달리한 윤 전 국회부의장의 행적을 돌아보면 오욕의 역사에 적응한 지식인의 서글픈 자화상을 보는 것 같다. 이른바 ‘정치 철새’나 ‘진보 인사의 변절’도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었다. 윤 전 국회부의장은 일제강점기에 조선인 수재였다. 경성대 법대와 일본대 법과 재학 중 사법고시와 행정고시에 각각 합격해 강진군수·무안군수로 재직했고, 조선총독부 사무관으로도 일했다. 해방 후 국민대 교수로 옮기고서 그는 제헌국회의 법제조사국 국장 등을 한다. 1950년대 무소속으로 제2대 민의원(국회의원)에 당선됐고, 1956년 조봉암의 진보정당 창당에 참여해 간사장 등을 맡았다. 1958년 1월 ‘진보당 사건’으로 체포됐지만 1년 뒤 대법원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4·19 민주혁명으로 1960년 사회대중당을 결성해 그해 7월 제5대 민의원에 당선됐다. 그 1년 뒤에 5·16 군사쿠데타로 그는 혁신계 정치인과 함께 감옥에 가 1968년 4월까지 7년간 복역했다. 박정희 정권의 삼선 개헌 반대를 한 그는 1971년 야당 신민당 소속의 제8대 국회의원이 됐다. 야당 의원에서 여당으로의 전환은 1980년 국가보위입법회의 입법의원이 계기다. 1980년 12월엔 민주정의당 발기인이 돼 11대, 12대, 13대에 내리 민정당 3선 의원을 지냈다. 그 덕에 11대 국회 하반기에 국회부의장이 됐고, 3당 합당으로 민자당 상임고문도 했다. 국회를 ‘행정부의 거수기’라고 비웃던 시절 탓인지 국회부의장을 지낸 그를 ‘붓글씨를 잘 쓰는 정치인’이라고 야박하게 평가했다. 까맣게 잊었던 ’윤길중’을 최근 ‘임은정 검사의 과거사 재심사건 무죄구형 사건’ 덕분에 떠올렸다. 임 검사는 2012년 12월 윤길중 진보당 간사의 재심 사건에 대해 ‘무죄 구형’을 했다. 임 검사는 앞서 같은 해 9월 ‘박형규 목사의 민청학련 재심 사건’에서도 ‘무죄 구형’을 했다. 검찰 수뇌부는 ‘윤길중 재심 사건’에서 임 검사에게 ‘백지 구형’을 요구했다. 백지 구형은 법원의 판사가 법과 원칙대로 선고하라는 의미이고, 무죄 구형은 검사가 소신껏 죄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니, 아주 다른 선고를 가져올 수도 있다. 검찰은 이것을 문제 삼아 임 검사에게 정직 4개월 처분을 했다. 임 검사는 취소 소송을 내 1·2심에서 모두 이겼다. 3년 전의 ‘괘씸죄’는 여기서 끝나면 좋았을 것 같다. 그런데 최근 법무부가 임 검사를 검사적격심사 대상 7명 중 하나에 포함해 놓아 여론을 집중시키고 있다. 임 검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은 느낌이다. 의연하게 대응하겠다. 저는 권력이 아니라 법을 수호하는 대한민국 검사”라고 했다. ‘공안 검찰의 안경’을 쓰고 보면 세상이 온통 붉게 보일지 모르겠으나, 임 검사가 ‘무죄 구형’을 한 윤길중이란 인물은 ‘종북 빨갱이’가 아니라 현재 여당인 새누리당·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정당·민자당 국회의원이자 민정당 몫으로 국회부의장을 지낸 인물이다. 다스 베이더의 “내가 네 아비다”라는 확인이 필요한 시절인가. symun@seoul.co.kr
  • 애완동물과 ‘한 침대’ 쓰면 숙면에 도움 (美연구)

    애완동물과 ‘한 침대’ 쓰면 숙면에 도움 (美연구)

    가족과도 같은 애완동물과 한 침대를 쓰는 습관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 미국 미네소타의 메이요 클리닉 수면센터 연구진은 애완동물을 키우는 150명을 대상으로 수면습관 및 수면의 질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전체 조사 참가자의 56%가 자신의 애완견이나 애완묘와 함께 침대 혹은 침실을 공유한다고 답했다. 이중 애완동물 때문에 수면을 방해받는다고 답한 사람은 20%였던 반면, 오히려 수면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 사람은 2배에 달하는 41%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애완동물이 사람의 수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이유를 “침대를 공유하는 애완동물이 잠을 잘 때 편안함과 안전감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혼자 사는 사람일수록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더 크게 느끼기 마련인데, 늦은 밤 애완동물과 함께 침대와 침실을 공유하면 안도감을 느끼면서 수면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조사에 참여한 64세 미혼 여성은 “잠을 잘 때 작은 애완견이 발 근처에 있다는 것을 느낄 때 만족감과 안정감을 느낀다”고 답했고, 또 다른 조사 참가자인 기혼 여성 역시 “애완견 2마리와 함께 침대에 있으면 침실이 매우 따뜻해진다”고 설명했다. 메이요 클리닉의 정신과 전문의인 로이스 크란 박사는 “많은 애완동물 주인들은 애완동물을 가족과 같은 존재로 여긴다. 때문에 생활의 다방면을 애완동물과 함께 하길 원한다”면서 “특히 사람은 잠을 자는데 상당히 많은 시간을 소비하며, 이 시간마저 가족같은 애완동물과 함께 보내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심리”라고 분석했다. 다만 애완동물과 한 침대를 쓰는 습관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학계에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실제로 지난해, 이번 연구결과를 내놓은 메이요 클리닉은 미국인의 10%가 애완동물 때문에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있으며 이것이 수면장애의 원인으로 꼽힌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이 있거나 민감한 임산부의 경우 애완동물과 한 공간에서 잠을 자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권장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