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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탐정’ 박은빈 “길해연 연기에 몸 못 움직일 정도”

    ‘오늘의 탐정’ 박은빈 “길해연 연기에 몸 못 움직일 정도”

    ‘오늘의 탐정’ 박은빈이 으스스한 분위기 속 유치원 원장 길해연과 대치하며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한다. KBS2 수목드라마 ‘오늘의 탐정’(극본 한지완/연출 이재훈/제작 비욘드제이)은 귀신 탐정 이다일(최다니엘 분)과 열혈 조수 정여울(박은빈 분)이 의문의 여인 선우혜(이지아 분)와 마주치며 기괴한 사건 속으로 빠져드는 神본격호러스릴러. 휘몰아치는 전개와 심장을 조이는 장면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13일 ‘오늘의 탐정’ 7,8회 방송을 앞두고 박은빈과 길해연의 열연이 돋보이는 스틸이 공개돼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공개된 스틸은 유치원에 잠입한 정여울을 공격하는 유치원 원장(길해연 분)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어두컴컴한 방에서 대치하고 있는 두 사람의 표정이 심장을 철렁 내려앉게 한다. 특히 무엇인가에 홀린 듯 기괴한 모습의 유치원 원장의 모습이 섬뜩함을 자아낸다. 원장은 잠을 자다가 뛰쳐나온 사람처럼 하얀색 슬립 잠옷 차림으로, 정여울을 바라보는 살기등등한 눈빛이 위협적이다. 이에 당장이라도 정여울을 공격할 것 같아 보는 이들을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이어 섬뜩한 분위기를 감지한 정여울의 모습이 공개됐다. 정여울은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물러섬 없는 눈빛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정여울과 원장의 피할 수 없는 난투극이 펼쳐질 것을 예감케 한다. 또한 원장 뒤로 깨진 창문과 어수선하게 널브러진 흰 천이 오싹한 분위기를 더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박은빈은 “촬영 중 기이한 경험을 했다. 난투극을 벌이다가 몸을 피해야 했는데, 연기에 들어간 길해연 선배님의 살기에 순간 사지가 굳어 옴짝달싹 할 수 없었다. 마치 눈을 뜨고 가위에 눌리는 기분이었다”고 밝혔을 정도. 이에 ‘오늘의 탐정’ 측은 “박은빈과 길해연이 온몸을 내던진 열연을 펼쳐 더욱 긴박하고 긴장감 넘치는 장면이 완성됐다. 장면에 완벽히 몰입한 배우들로 하여금 액션 영화를 방불케 하는 심장 쫄깃한 난투극이 펼쳐졌고, 심장을 조이는 섬뜩한 분위기를 담아낼 수 있었다”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神본격호러스릴러 ‘오늘의 탐정’은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KBS2에서 방송되며, 오늘(13일) 밤 7, 8회가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문소영 칼럼] ‘똘똘한 1채’도 적정한 보유세 물려야 한다

    [문소영 칼럼] ‘똘똘한 1채’도 적정한 보유세 물려야 한다

    “집을 사야 할까?” 지난해 12월 미국 뉴저지에서 텍사스 포트워스로 이사한 동생이 이렇게 물었다. 동생은 지금 정원이 딸린 조그만 집에서 2300달러 월세로 산다. 보증금은 2300달러다. 의무적인 보험까지 포함해 연간 거주비가 2만 8000달러다. 뉴욕 맨해튼도 아닌데 거주비가 엄청나 “집을 사라”고 하고 싶지만, 미국의 부동산 조세 체계가 한국과 달라 조언하기 어려웠다.미국 부동산 관련 조세를 동생의 뉴저지의 집 매매로 설명해 보겠다. 2007년 세계적 금융위기가 오기 직전 동생은 직장 근처에 43만 달러(약 4억 8000만원)로 지어진 지 20년 된 단독주택을 샀다. 마당이 넓고 꽃나무가 많은 방 4개, 욕실 2개인 집이다. 그전에는 그 동네에서 월세 1700달러로 살았다. 구매 첫해부터 매년 1만 달러(약 1100만원) 안팎의 재산세를 냈지만, 연간 약 2만 달러의 비싼 월세보다는 낫다는 판단이었다. 한국은 공시지가 20억원 아파트의 보유세가 연간 1000만원 수준이니 비교된다. 11년 동안 11만 달러의 보유세를 낸 이 집을 올 6월에 44만 달러에 팔았다. 시세차익은커녕 집 수리비 10만 달러를 포함해 ‘매몰비용´이 21만 달러가 된다. ‘집은 사 놓으면 오른다’는 한국적 상식에 대입하면 동생은 큰 손해를 본 것 같았다. 포트워스의 보유세는 2.3%로, 뉴저지와 같은 43만 달러의 집을 사면 매년 1만 달러의 세금을 내야 한다. 다행히 1주택자에게 보유세 25%를 감해 준단다. 동생은 텍사스에 집을 사야 할까? 이제 서울 강북의 중위 아파트 가격조차 7억원이라고 하는 시대의 한국적 상황을 살펴보자. 정부가 서울과 과천 등 일부 수도권의 부동산 폭등 광풍에 보유세와 종부세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에 당장 “강남 25억 아파트에 사는 샐러리맨인데 보유세를 올리면 나더러 아파트를 팔란 말이냐?”는 항의가 나오고, 은퇴한 1주택자에게 가혹한 처사라며 동조한다. 그러나 1년 만에 수억원이 오른 ‘똘똘한 1채’의 보유세 인상을 견딜 수 없다며 억울해하는 한국적 정서가 마땅한가, 다시 돌아볼 시점이다. 오히려, 보유세 인상뿐 아니라 1가구 1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도 재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요즘 부동산 시장은 정부가 지난해 8·2 부동산 종합대책으로 투기지역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규제하지 않았더라면, 전국의 무주택자들이 은행서 주택담보대출로 돈을 빌려 서울의 아파트를 사서 1년 만에 3억~8억원까지도 시세차익을 낼 수 있는 장세다. 최근 강북 아파트도 최근 1개월에 1억원 호가가 오르고, 강남은 하룻밤 자고 나면 1억원이 오른다고 한다. 그러니 지난해 여름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를 10억원에 팔았는데 1년 만에 6억~8억원이 올랐다며, 잠을 못 자는 친인척이 주변에 생겨나고, 서울 집을 팔고 일산 등으로 거주지를 옮긴 사람들이나 지방 사람들은 ‘부동산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이다. 매도자 우위의 시장으로 돌아서서 위약금을 주고 매매 계약을 무르자는 집주인들이 적지 않을 만큼 매물이 마르고 있다. 남들의 행운에 배가 아파서 그러느냐고 의심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 폭등이 심각한 이유는 시간 차를 두고 수도권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주고, 또 수도권 주변 상가의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며, 상가가 오르면 다시 임대료 상승 등으로 자영업자의 고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사회 전체에 과도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니 더는 똘똘한 1채에 대한 보유세 인상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텍사스와 비슷하게 ‘시세의 2.3%’로 보유세를 한 방에 올릴 수는 없겠지만, 부동산 광풍을 잠재울 수 있는 수준까지는 높여야 한다. 또 박봉의 회사원이라 현재로서는 매년 보유세를 내기 어렵다면 해당 주택을 매매하거나 상속, 증여하는 시점까지 과세를 이연하는 방법이 있다. 과세이연에는 물론 적정 이자를 붙여야 한다. 부동산 거래세 인하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을 전체적으로 손본다는 것을 전제로 똘똘한 1채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도 고려해야 한다. 더불어 서울시는 도심 건물의 용적률 등을 높여 고밀도 주상복합건물을 허용하고, 재건축·재개발 등도 허용해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가격 폭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이미 서울 부동산 시장은 어떤 정책을 써도 부작용이 불가피한 시장으로 변질됐다. 논설실장 symun@seoul.co.kr
  • “오늘도 허탕, 지난달 딱 7일 일했습니다”

    “오늘도 허탕, 지난달 딱 7일 일했습니다”

    새벽부터 일 찾는 일용직 노동자 장사진 “내내 놀았어요” 서로 인사 대신 한숨만 중국인만 1000여명… 추석 대목도 없어 “일거리 70% 줄어… 임금은 10년째 동결”“지난달에 딱 7일 일했습니다.” 12일 새벽 4시 서울 구로구 남구로역 5번 출구 인근 골목에서 만난 김모(60)씨는 ‘요즘 건설경기가 좀 어떠냐’는 질문에 나지막이 답했다. 철근 일을 30년간 했다는 김씨는 “잠이 안 와서 일찍 나왔다”며 한숨을 쉬었다. “올해는 일이 없어도 너무 없다”고 말하는 그의 입에서 담배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부쩍 서늘해진 새벽 공기 탓인지 10여명의 노동자들은 얇은 점퍼를 입은 채 배낭을 메고 서성거렸다. 30분쯤 지나자 5번 출구 앞으로 한국인 일용직들이 모여들었다. 왼손에 담배를 쥐고 “오랜만이야”라고 오른손으로 악수를 건네던 노동자에게 돌아온 말은 “내(계속) 놀았어”였다. “잘 지냈느냐”, “내내 놀았어요. 죽겠어요. 형님”, “나도 그래. 커피나 한 잔 먹자”로 연결되는 짧은 문답이 곳곳에서 이어졌다. 인력사무소 앞에서 서성이던 이모(40)씨는 “어제도 나왔다가 공쳤다”면서 “며칠 전부터 식당 아르바이트 자리까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남구로역 인근 4차선 도로 양쪽 끝에는 하루 일감을 찾는 노동자들을 싣고 갈 승합차가 길게 늘어서 있었다. 5번 출구 맞은편인 하나은행 앞에는 1000여명의 중국인 노동자들로 붐볐다. 인도에는 발 디딜 틈이 없었고, 횡단보도와 도로 일부도 사람으로 넘쳐났다. 인파를 뚫고 지나가는 사이에 보이는 것은 중국인이요, 들리는 것은 중국말이었다. 추석을 앞둔 지금이 일용직 건설 노동자들에겐 대목이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추석 대목은커녕 건설 경기가 더 악화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 하얼빈에서 5년 전에 온 이모(47)씨는 “원래 중추절(추석)을 앞두고 일이 쏟아지는데 요즘은 (일이) 정말 없다”면서 “한국인들 못지않게 우리도 힘들다”고 말했다. 남구로역 인력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조선족 동포들과 한족 등 중국에서 건너온 이주노동자들도 일자리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듯했다. 1992년 하얼빈에서 한국으로 와 철근 일을 하는 권모(68)씨는 건물 앞에 쪼그려 앉은 채 “이번 달에는 겨우 4일 일했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권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 달에 20일 정도 일을 했다”면서 “일거리가 70%는 줄어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자리가 사라지니 일거리를 찾는 사람들은 더 늘어나는 것처럼 보였다. 10명의 일용직과 이곳에서 만나 남양주 현장으로 간다는 강정석(56) 팀장은 “날씨가 선선해진 열흘 전쯤부터 나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면서 “적게 잡아도 1500명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동자들과 인력사무소 등에 따르면 기능공(철근 등)들은 하루에 17만~20만원의 임금을 받는다. ‘잡부’로 표현되는 일반공들의 하루 임금은 10만 3000~15만원 사이로 형성돼 있다. 일의 숙련도, 중국인이냐 한국인이냐에 따라 임금이 결정된다. 일반공인 유모(37)씨는 “집값 오른다고 온통 난리인데 우리 임금은 10년째 12만원”이라면서 “건설사들이 죽는소리를 하고 있어 받던 임금도 줄어들 판”이라고 호소했다. 횡단보도를 건넌 뒤 승합차에 오른 두 노동자의 표정이 의기양양했다. 오전 5시 45분 팀장의 마지막 부름을 받은 이들이다. 오전 5시 50분까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이들은 하나둘 자리를 떴다. 그래도 하나은행 앞에는 300여명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오늘 처음 남구로역에 나왔다는 박모(64)씨는 맞은편 횡단보도에서 “저 사람들이 다 일자리를 못 구한 것이냐”고 물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남구로역 인근 인력사무소 관계자는 “아파트 건설 등 대형 공사를 주로 하던 삼성, 대림 같은 1군 업체들까지 작은 상가 건물을 지을 정도”라면서 “예전에는 하루 300여명을 송출했는데 지금은 200명 수준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웬만한 곳은 다 개발해서 지금 서울에는 새 건물을 지을 땅도 없지 않으냐”면서 “내년에는 더 힘들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 앞에 있던 20여명의 중국인들은 오전 7시에도 떠나지 않았다. 인력사무소 직원은 “혹시라도 급하게 사람을 구하러 오는 팀장이 올까 봐 기다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내 승합차는 오지 않았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아는 와이프’ 지성, 폐인모드 포착 “한지민과 동시 타임슬립 후폭풍”

    ‘아는 와이프’ 지성, 폐인모드 포착 “한지민과 동시 타임슬립 후폭풍”

    ‘아는 와이프’ 지성이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자연인의 모습으로 포착돼 호기심을 자극한다. tvN 수목드라마 ‘아는 와이프’(연출 이상엽, 극본 양희승,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초록뱀미디어) 측은 13회를 앞두고, 폐인 모드의 주혁(지성 분)을 공개하며 달라진 현재의 조각을 엿볼 수 있는 힌트를 제공하고 있다. 주혁은 자신 때문에 불행해질 수도 있는 우진을 위해 다시 찾아온 기회에도 과거로 돌아가길 망설였지만, 우진은 엄마(이정은 분)에게 동전을 건네받고 “가서 운명을 바꾸겠다”며 과거로 향했다. 과거를 바꾸러 직진하는 우진과 그를 말리려 뒤를 쫓는 주혁의 차가 함께 톨게이트를 통과하고 두 사람은 2006년 운명의 그 날에 눈을 떴다. 공개된 사진은 새로운 현재에서 포착된 주혁의 모습을 담고 있다. 반듯하고 단정했던 은행원 주혁의 비주얼은 찾아볼 수 없다. 점퍼와 낡은 청바지를 입은 주혁은 세상과 단절된 채 유랑하는 자연인의 면모가 물씬 느껴진다. 생수로 물집이 나 엉망이 된 발의 상처를 씻거나 시골 마을 정자에서 나홀로 야외 취침에 나서는 모습까지 자연스럽다. 쓸쓸하게 잠을 청하던 주혁이 허공을 바라보며 짓는 애틋하고 아련한 표정과 쓸쓸한 분위기의 의미가 무엇인지 저절로 궁금해진다. 종영까지 4회만을 남겨두고 과거로 돌아간 주혁과 우진이 어떤 선택을 했을지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충격적인 주혁의 현재는 두 사람의 운명을 더욱 궁금하게 한다. 주혁의 현재에 더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는 것. 한 사람의 선택이 불러왔던 나비효과의 파급력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무게로 다가왔던 만큼, 주혁과 우진의 각기 다른 선택이 불러올 후폭풍은 더욱 거세고 변화의 폭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 과거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현재는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증도 커진다. ‘아는 와이프’ 제작진은 “달라진 현재에서도 결국 서로를 향할 수밖에 없었던 감정을 품고 과거로 돌아간 주혁과 우진. 두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드디어 공개되는 두 사람의 운명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tvN 수목드라마 ‘아는 와이프’ 13회는 오늘(12일) 밤 9시 30분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른이지만’ 신혜선♥양세종, 13년 전부터 시작된 사랑 확인 ‘눈물’

    ‘서른이지만’ 신혜선♥양세종, 13년 전부터 시작된 사랑 확인 ‘눈물’

    ‘서른이지만’ 신혜선♥양세종이 13년 전부터 서로를 좋아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11일 방송된 SBS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이하 ‘서른이지만’)에서는 서리(신혜선 분)와 우진(양세종 분)이 서로의 과거를 모두 알게 돼 가슴 아파하는 모습이 그려져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이날 우진은 수미의 납골함과 함께 놓여진 사진을 보고 첫사랑 소녀가 서리였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살아줘서 고맙다며 서리를 끌어안았다. 하지만 이내 자신이 서리의 인생을 앗아갔다는 자책감에 휩싸인 우진은 집에 돌아와 “나 때문에”라며 가슴을 부여잡으며 오열했다. 그리고 그렇게 우진은 조용히 떠나버렸다. 그런가 하면 서리는 친구 수미(이서연 분)가 죽었다는 충격이 잠으로 이어진 듯 했다. 이내 텅 빈듯한 표정으로 마당에 앉아있던 서리는 우진의 휴대전화 벨소리에 이끌려 창고로 들어갔고, 그 곳에서 열일곱 자신의 모습이 그려진 그림을 발견하고 화들짝 놀랐다. 이어 우진의 방에서 스티커가 붙여진 익숙한 화구통과 열일곱 우진의 사진까지 보고 그에 대한 모든 의문점을 꿰 맞춘 서리는 마치 꿈 같았던 우진의 애틋하고 슬픈 이마 뽀뽀를 떠올리며 “이대로 가버리면 안 되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혀 관심을 집중시켰다. 뿐만 아니라 서리는 우진이 떠나기 전 자신에게 남긴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터뜨리는 모습으로 눈물샘을 자극했다. 우진이 자신을 처음 본 그 날부터, 자신을 수미로 착각했던 이야기, 떠나는 이유까지 빼곡히 적힌 그의 편지에 서리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더욱이 이때 편지를 쓰며 오열하고, 편지를 다 쓴 뒤 퉁퉁 부은 눈으로 서리의 모습이 담긴 그림을 바라보며 방문을 닫는 우진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가슴까지 먹먹하게 했다. 이후 서리는 우진을 만나고 싶을 때마다 그를 마주쳤던 육교로 향했지만, 보이지 않는 우진의 모습에 주저 앉아 눈물 흘렸다. 하지만 이내 “안 갔어요, 나”라며 들려온 우진의 목소리에 서리는 고개를 들어 그를 끌어안았다. 그런 서리의 두 손을 맞잡은 우진은 “뭘 어떻게 해도 이제 널 떠날 수가 없어.. 네가 없는 내가 상상도 안될 만큼 널 너무 사랑하게 돼버렸어”라며 돌아온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더해 우진은 “원망, 네 옆에서 들을게. 죽을 만큼 미워하고, 죽을 만큼 밀어내도 있고 싶어. 네 옆에”라며 서리에게 애원했다. 이에 서리는 “아니면? 그게 다가 아니면? 우진이 네가 알고 있는 게 전부가 아니면?”이라며 슬며시 미소 지었고, 이어진 13년 전 과거 장면은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열일곱 서리(박시연 분) 또한 열일곱 우진(윤찬영 분)을 짝사랑 했었던 것. 이에 13년 전부터 운명적으로 이끌린 ‘꽁설커플’ 서리-우진의 앞날에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다. 이 장면은 최고 시청률 12.5%를 기록, 열연을 펼치고 있는 신혜선과 양세종의 인기를 증명했다. 한편, 극 사이사이에 궁금증을 유발했던 미스터리들이 풀려가며 관심을 끌어올렸다. 제니퍼의 남편은 서리-우진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청안사거리 12중 교통사고의 사망자였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로 유산을 했음이 밝혀졌다. 또한, 코마상태에 빠진 서리의 병원비를 대주던 사람은 외삼촌이 아닌 사고를 냈던 트럭 운전사였음이 드러나,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SBS ‘서른이지만’은 매주 월, 화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SBS ‘서른이지만’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화재의 기억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화재의 기억

    얼마 전 브라질 국립박물관에서 일어난 화재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인류학, 고고학 유물 2000만여점이 사라졌다. 십 년 전 숭례문이 불쏘시개처럼 타오르는 광경을 보아야 했던 기억이 겹치면서 안타까움이 더했다.런던은 ‘유구한’ 화재의 역사를 지닌 도시다. 세인트폴성당은 961년에 불타 없어졌고 새로 지었으나 1087년 또 불이 났다. 세 번째 석조 건물은 오래 버텼으나 1666년 ‘런던 대화재’ 때 크게 손상돼 또다시 재건축했다. 그야말로 불사조 같은 존재다. 런던의 인구는 17세기에 파리와 비슷해졌고, 17세기 말에는 파리를 앞질러 유럽 최대가 됐다. 인구가 늘면서 비좁은 길에는 목조가옥이 다닥다닥 들어섰다. 집 안에서 불을 때서 난방과 요리를 했기 때문에 화재가 빈번했고, 사소한 실수가 큰불로 이어지곤 했다. 헨리 8세가 앤 볼린과 결혼식을 올렸던 화이트홀 궁전은 1698년 화재로 전소됐다. 한 하녀가 주인의 옷을 화로에 너무 바싹 갖다 대고 말리다 일어난 불이었다. 화재가 잦다 보니 1666년 9월 2일 아침 푸딩레인에 있는 제빵소에 불이 났을 때 다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잠이 깬 런던시장은 “흠, 누가 오줌으로 끄겠지” 하고는 도로 침대로 들어갔다. 불행히도 때마침 부는 강풍을 타고 불은 확산해 나흘 동안 지속하면서 도시의 60퍼센트를 집어삼켰다. 찰스 2세는 이 기회에 런던을 암스테르담, 파리에 버금가는 도시로 만들어 보려고 했다. 비용 조달 문제, 토지 분쟁 등으로 목표를 이루진 못했으나 런던의 면모가 한결 나아진 것은 사실이다. 세인트폴성당은 가장 공들인 건물이었다. 천문학자이자 건축가였던 크리스토퍼 렌이 설계를 맡아 1710년 위용을 드러냈다. ‘루드게이트, 저녁’은 1887년 아카데미 전시회에서 격찬을 받은 작품이다. 이미 후기 인상주의가 출현한 마당에 이런 아카데미 화풍은 고루해 보인다. 하지만 19세기 말 런던 거리의 모습을 정확하게 재현했다는 장점은 있다. 세인트폴성당 앞을 가로지르는 루드게이트 철교 위로 기차가 지나간다. 이 노선은 없어진 지 오래이고 철교도 철거됐다. 루드게이트힐이라는 지명만이 남아 있을 따름이다. 미술평론가
  • [배민아의 일상공감] 그들이 여행하는 이유

    [배민아의 일상공감] 그들이 여행하는 이유

    그 시작은 6개월의 장기 휴가로부터였다.꽉 채운 이십 년을 한 일터에서 근무했던 여자가 늦은 결혼을 한 후 일의 성과가 주는 즐거움 외에 또 다른 삶의 즐거움이 있다는 걸 만끽하며 지내던 어느 날, 남자가 슬슬 바람을 집어넣는다. 이십 년을 한 우물 파며 달려 왔으니 이제는 쉬엄쉬엄 가자고. 그랬다. 여자의 지난 이십 년은 대다수 젊은이들이 그렇듯 치열하고 긴박한, 말 그대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살아온 세월이었다. 엄마의 젖가슴을 벗어나 기초적인 사회생활인 유치원 시절부터의 이십 년과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의 이십 년을 그래프로 비교해 볼 때, 어린아이가 소녀로 자라 숙녀로 성장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으며 수직 상승과 하향 곡선을 오르내리는 시간을 보냈다면 젊은 시절의 이십 년은 주어진 자리를 잘 지키기 위해 하루하루를 처절하게 반복하며 소소한 물결 같은 수평선을 그리며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들이었다. 잠깐 쉬어 가자는 남자의 바람 같은 부추김은 결국 여자의 마음을 풍선처럼 부풀게 했고 결국 6개월의 장기 휴가를 얻어 훌훌 여행길에 올랐다. 경쟁에 처지지 않기 위한 내면의 치열함은 있었지만 반복된 출퇴근으로 특별나지 않은 일상을 따라가던 안정적인 시간을 벗어나 매일이 모험이요 도전인 스펙터클한 여행지에서의 몇 주를 보내며 여자는 시간에 대한 새로운 체험을 한다. 여행을 떠나온 지 불과 몇 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마치 몇 달이 지난 것 같은 판타지 같은 느낌이랄까. 곡선이 잦고 진폭이 컸던 어린 시절 이십 년의 인생 그래프가 단순하고 반복적인 삶으로 잔잔한 수평선을 그렸던 젊은 시절의 그래프에 비해 똑같은 시간을 지나왔지만 지나온 곡선들을 한 줄로 펼쳐 보면 어린 시절의 그래프 길이가 더 길 수밖에 없는 것처럼 여행이라는 경험이 여자의 인생에 새로운 진폭이 잦은 곡선으로 파동 치며 다가온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시간이 빠르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린 시절의 기억은 누구든 다양하고도 새로운 경험으로 가득차 있다. 희로애락과 더불어 수많은 체험과 기억들이 인생의 중요한 찰나가 돼 시간들을 다채롭게 채워 넣는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웬만한 경험들은 일상으로 변화돼 기억할 만한 것도 없이 무의미한 시간으로 압축돼 버린다. 이러한 현상이 심리학에서 말하는 시간 압축 효과다. 고대인들은 시간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기계적으로 흘러가는 물리적인 시간인 ‘크로노스’와 각각의 삶의 의미와 가치가 결합된 주관적인 시간인 ‘카이로스’로 구분한다. 크로노스의 시간은 일정한 속도로 흘러가고 한 번 가면 돌아오지 않으며 저장할 수도 없지만, 카이로스의 시간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이거나 편집도 가능하다. 여행지에서 여자와 남자는 약속한다. 결혼 시기가 남들보다 10년에서 20년 정도 늦었지만 새로운 경험과 기억을 많이 공유할 수 있는 크로노스적 시간과 찰나들을 더 많이 만들어 1년을 살아도 10년을 산 것처럼 살자고. 그것이 여행일 수도 있고, 꼭 공간적으로 멀리 떠나지 않아도 어차피 인생 자체가 여행이니 매일을 여행지에서 보내듯이 신비와 설렘으로 사는 것이 시간을 늘리며 사는 방법이 아닐까. 그 후로 둘은 일상의 시간이 압축되는 것처럼 느껴질 때쯤 서로가 서로에게 바람을 넣어 새로운 경험을 위한 여행을 부추긴다. 아, 그런데 이미 십여 년 전부터 짠내 풀풀 나는 여행을 기획한 남자의 의도는 절대 경비절감 때문은 아니고 여자에게 진정 다양한 경험을 선물하기 위함이었겠지? 또 결혼 후 1년에 1㎏씩 꾸준히 더해져 빵빵해진 여자의 몸매는 비단 여행을 부추긴 남자의 바람 탓만은 아닐 거다.
  • ‘사람이 좋다’ 조관우 두번째 이혼+신용불량자 고백 “수면제에 의지”

    ‘사람이 좋다’ 조관우 두번째 이혼+신용불량자 고백 “수면제에 의지”

    ‘사람이 좋다’ 가수 조관우가 두 번째 이혼 조정과 신용불량자가 된 사연 최초 공개한다. 11일 오후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레전드 가수에서 가정과 집을 다 잃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수 조관우를 만나본다. 조관우는 데뷔 24년 차에 4회 연속 100만장 이상의 음악 판매고를 올린 자타공인 90년대 대표 가수이자 MBC ‘나는 가수다’의 레전드 가수였다. 그러나 2011년 성대 결절 수술 이후, 수입 없이 수개월을 생활, 설상가상으로 지인의 배신으로 인해 십 수억의 빚더미에 올라앉게 되고 재혼으로 어렵게 이룬 가정까지 깨지게 되었다. 가정과 집을 모두 잃은 조관우는 4개월 전부터 큰아들의 월셋집으로 거처를 옮겨 생활하고 있다. 누군가 자신을 알아볼까 두려워 외출도 삼가야 했고, 수면제의 도움 없이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 조관우의 현재 심경과 사연을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 최초 공개한다. 노래 밖에 몰랐던 조관우는 성대 수술 후 망가진 목소리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고도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조관우의 장성한 두 아들은 그를 지지해주는 기둥이자 삶의 원동력이 돼주었다. 두 아들 외에도 두 번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두 아이 또한 조관우를 버티게 하는 힘이다. 가수로서 삶에 대한 의지를 굳게 하기 위해 최근 삭발까지 감행하고 재기하기 위해 노력하는 조관우를 만나본다. 한편 이 날 방송에서는 조관우의 부친이자 대한민국의 판소리 명창인 조통달 부부와 조관우의 1년 만의 만남이 그려진다.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역경을 만난 레전드 가수 조관우의 역경을 헤쳐 나오기 위한 눈물 어린 분투를 오늘(11일) 오후 8시 55분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 만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 정도쯤이야~!’ 놀라운 점프력으로 위기 탈출한 다람쥐

    ‘이 정도쯤이야~!’ 놀라운 점프력으로 위기 탈출한 다람쥐

    산책 나온 개들과 맞딱트린 다람쥐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1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영국 런던 배터시 공원(Battersea Park)의 다람쥐 영상을 소개했다. 한 쌍의 커다란 래브라도를 피해 철조망 울타리 위로 기어올라간 그레이 다람쥐 한 마리. 흥분한 네오(Neo)와 버디(Buddy)가 울타리 주변을 뛰어다니며 다람쥐를 쳐다본다. 잠시 뒤, 놀랍게도 궁지에 몰린 다람쥐가 놀라운 점프력으로 나무 가까이에 착지한다. 네오와 버디가 뒤쫓을 겨를도 없이 다람쥐는 재빠르게 나무 위로 숨는다. 이를 지켜보던 여성은 다람쥐의 행동에 놀라 감탄사를 내뱉는다. 영상을 공유한 견주인 여성은 “영상 속 개들은 네오와 버디이며 이들은 7살짜리 초코릿 래브라도”라며 “둘은 형제이며 다람쥐를 사랑한다”고 밝혔다. 이어 “여전히 그들은 다람쥐 한 마리조차 잡지 못했다”면서 “솔직히 말하면 그들은 다람쥐를 무서워한다. 단지 쫓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영상= 데일리메일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오마이걸, 비밀정원 잇는 불꽃놀이로 음원 차트 1위

    오마이걸, 비밀정원 잇는 불꽃놀이로 음원 차트 1위

    정원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불꽃놀이’로 돌아온 걸그룹 오마이걸이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 11일 오전 11시 기준 벅스 실시간 차트에서는 전날 공개된 오마이걸의 여섯 번째 미니앨범 ‘리멤버 미’(Remember Me)의 타이틀곡 ‘불꽃놀이’가 1위를 차지했다. ‘불꽃놀이’는 지난 10일 오후 8시 이 차트 1위에 오른 이후 정상을 지키고 있다. ‘불꽃놀이’는 까만 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로 기억되는 소녀들의 추억을 담은 곡으로 오마이걸의 전작 ‘비밀정원’을 작업했던 작곡가 스티븐 리와 샤이니, 보아, 소녀시대의 곡을 작업했던 스웨덴 히트작곡가 캐롤라인 거스타브슨이 완성시킨 곡이다. 눈을 감으면 마법처럼 시작되는 가슴 벅찬 감동과 역동적인 비트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점이 특징이다.오마이걸은 앞서 지난 10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진행된 컴백 쇼케이스를 열고 ‘불꽃놀이’와 수록곡 ‘메아리’ 무대를 최초 공개했다. 리더 효정은 “8개월 만의 완전체 컴백이다. 색다른 콘셉트를 보여드리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컴백 소감을 전했다. 지호는 “데뷔 장소에서 컴백 쇼케이스를 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승희는 “사실 어제 잠을 잘 못 잤다. 그만큼 설?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첫 무대에서는 오마이걸의 콘셉트 변화가 눈에 띄었다. 기존에 청순하고 사랑스러운 면이 극대화됐다면 ‘불꽃놀이‘에서는 걸크러시를 유발하는 강인한 소녀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지호는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것들 중 하나가 강인한 소녀다”라며 “여기에 아련하고 감성적인 오마이걸의 색을 녹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활동을 통한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엔딩 요정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나왔다. 승희는 “불꽃놀이는 어떤 행사이든 맨 마지막에 터지지 않나. 그 불꽃처럼 화려하게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다”면서 신곡 ‘불꽃놀이’에 빗댄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오마이걸은 11일 SBS MTV ‘더쇼’를 통해 첫 컴백 무대를 갖고 팬들과 만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4층 난간에 매달린 아이 구조한 스파이더맨들

    4층 난간에 매달린 아이 구조한 스파이더맨들

    중국 창수 시의 한 아파트 4층 난간에 매달린 아이를 발견하고 스파이더맨처럼 건물을 올라 아이를 구조한 시민이 화제다. 10일(현지시간) 쑤저우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7일 중국 창수 시 신베이 성의 한 아파트 4층 난간에 2~3살로 추정되는 소녀가 매달려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아이는 에어컨 실외기가 설치된 공간에 발을 딛고 약 9m 상공에 위험하게 매달린 상태였다. 그때 시민 두 명이 아이를 구조하기 위해 아파트 외벽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맞은편 건물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영상에는 두 명의 시민이 맨손으로 각 층의 난간을 붙잡고 아이를 향해 오르는 모습이 담겼다. 시민은 약 2분 만에 거뜬히 아이가 있는 층에 올랐고, 아이를 무사히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사건을 목격한 한 이웃은 지역 방송국에 “배달 기사 한 명이 밴을 운전하고 있었다”면서 “소녀를 발견하자마자 밴에서 뛰어내려 구하러 갔다”고 설명했다.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아이의 부모는 집을 비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잠을 자고 있었던 아이는 부모가 볼일을 보기 위해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잠에서 깨어났고, 침실의 창문을 열고 밖으로 기어 나왔다. 아이의 아버지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아내가 잠깐 집을 비웠는데 아이가 자고 있었고, 금방 돌아올 것으로 생각해서 아무 일 없으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를 구해 준 시민은 건물 높이 올라갔고 위험했다. 마음씨 고운 두 분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경찰은 위험을 무릅쓰고 건물을 오른 두 명의 스파이더맨을 찾기 위해 공식 소셜미디어에 구조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고, 하루 만에 두 사람의 신원이 확인됐다. 두 시민은 이타적인 행동에 대한 당국의 보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영상=부지뉴스 News/유튜브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살인적 집값 상승에… 맥도날드·차에서 잠드는 ‘억대 연봉 난민’

    [글로벌 인사이트] 살인적 집값 상승에… 맥도날드·차에서 잠드는 ‘억대 연봉 난민’

    “집을 살 수 없다고? ‘지구 종말론’을 탓하라.”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크리스 브라이언트는 최근 이런 제목의 칼럼으로 선진국 가운데 처음 외국인의 주택 매매를 법적으로 금지한 뉴질랜드 정부에 찬성하는 목소리를 냈다. 살인적인 집값 상승에 거리로 내몰리는 국민을 위해 다소 극단적일지라도 뉴질랜드 정부가 자구책을 내놨다는 평가다.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뉴질랜드 전체 인구 450만여명의 1%에 해당하는 약 4만명이 홈리스(노숙자)로 추산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2% 내외)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FT는 뉴질랜드의 집값이 지난 10년여 새 57% 상승했으며, 특히 오클랜드는 상승폭이 90%에 달했다고 집계했다. 국경을 초월한 부동산 투기가 과열되면서 정작 국민들은 자동차, 텐트, 창고, 거리로 나앉는 신세가 됐다. 특히 뉴질랜드는 전 세계 부자들에게 핵전쟁, 생물학전, 상위 1% 부자를 향한 혁명 등으로 인한 이른바 ‘둠스데이’(지구 종말의 날)를 대비한 피난처로 여겨지면서 집값이 하락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참모이자 인터넷 결제 서비스 페이팔의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이 2011년 비밀리에 뉴질랜드 시민권을 취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외국 투기자본이 집값을 끌어올려 젊은 키위(뉴질랜드인)들이 집을 살 수 없게 됐다”며 외국인 주택 매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한 한편, 노숙자 주거시설을 지을 목적으로 1억 뉴질랜드 달러(약 756억원)를 투입했다. ● 실리콘밸리 일자리 29%↑… 주택은 4% 늘어 살인적인 집값 상승에 ‘주거 적신호’가 켜진 나라는 뉴질랜드만이 아니다. 10일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올해 1분기 또는 지난해 4분기 기준 ‘글로벌 실질 주택가격 지수’는 160.1로 2000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직전 정점을 찍었던 2008년 1분기의 159.0을 추월했다. 국가별로 보면 63개국 가운데 48개국(76%)에서 최근 1년간 실질 주택가격이 오른 것이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워싱턴주 시애틀, 뉴욕의 집값이 폭등하고 있다. 중화권에서는 홍콩과 중국 선전, 상하이 등 역시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값이 치솟고 있다. 영국 런던, 캐나다 밴쿠버 등에서도 투기자본에 의한 집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억대 연봉을 받고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차에서 노숙하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 미 연방정부는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어리어’에서 4인 가족 기준 소득 11만 7400달러(약 1억 3000만원) 이하를 저소득층으로 분류한다. 막대한 주거비 부담 때문이다. 치솟는 수요에 비해 경직된 주택 공급이 비극을 불렀다. 컨설팅사 맥킨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캘리포니아 일대에는 주민 1000명이 유입될 때 신규 주택 공급은 325가구에 불과했다. 반면 1973년부터 2010년까지 27년간 샌프란시스코 주민들의 실질 소득은 2배로 증가했다. 반세기가 흐르는 동안 도시의 풍경은 별로 변한 것 없이 갈수록 퇴락해 가는데 집값만 미친 듯이 오르는 상황이다. 292개 회원사를 둔 조직인 실리콘밸리리더십그룹(SVLG)의 칼 가디노 회장은 “지금의 주택·교통난이 지속한다면 얼마 안 있어 ‘실리콘밸리 엑소더스’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SVLG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 동안 정보기술(IT) 기업의 집중으로 실리콘밸리 지역의 일자리는 29%나 증가했지만 이들이 머물 주택 공급은 겨우 4%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의 도시’이자 ‘스타벅스의 고향’으로 불리는 시애틀은 지난 4년간 뉴욕 집값을 뛰어넘었다. 시애틀 시의회는 노숙자 복지 기금을 마련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5월 인두세 부과 법안을 꺼냈으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이에 맞서 도심에 짓고 있던 17층짜리 오피스빌딩 건설 계획을 중단하는 등 역풍을 맞아 백지화됐다. 이 법안은 영업이익 2000만 달러가 넘는 기업에 직원 1명당 275달러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골자였다. 시애틀에서만 4만 5000여명을 고용해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아마존이 타깃이었다. ●‘맥난민’ 5년새 6배 급증… 57%가 직장인 중국 광둥성 선전시도 비슷한 요인으로 신음하고 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의 흔한 시골 중 한 곳이던 선전은 덩샤오핑 개방정책의 일환으로 1980년 경제특구로 지정되면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화웨이, 인터넷서비스 전문업체인 텐센트, 배터리·전기차 제조업체인 BYD 등이 들어서 있다. 기업의 성장과 함께 인구가 집중되면서 임대료가 치솟았다. 글로벌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넘베오에 따르면 2018년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은 초인플레이션을 겪는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를 제외하면 세계 1위는 홍콩이고 베이징이 2위, 상하이가 3위이며 선전은 그 뒤를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집값 폭등으로 새로운 풍속이 생겨났다. 홍콩에서는 집 대신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날드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을 일컬어 ‘맥난민’이라 부른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국제청년회의소(JCI)가 지난 6~7월 홍콩 시내에 산재한 110개 맥도날드 매장을 조사한 결과 맥난민의 수는 334명에 달해 2013년에 비해 6배로 급증했다고 조명했다. 놀라운 사실은 이들 중 57%가 멀쩡한 직업을 가진 직장인이라는 점이다. 천문학적인 집값 부담이 그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홍콩 중산층 아파트 가격은 평(3.3㎡)당 1억원을 넘어서 내 집 마련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시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영국 런던 리젠트 운하에 정박된 보트에서는 일명 ‘보트족’이 모여 산다. 폭등한 월세를 감당하지 못한 사람들이 주거용 선박에서 수상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런던의 주택 평균 거래가는 9억원대인데 비해 보트는 3000만원 정도면 구할 수 있다. 보트에서 생활하는 영국인은 3만명에 이른다. 집값은 지난해 영국 노동자들이 평균적으로 벌 수 있는 연간 소득의 8배로 폭등했다. 이는 영국에서 집값과 연소득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7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의 집값은 1997년부터 2016년까지 259%나 폭등했다. 이 기간 연소득은 68% 오르는 데 그쳤다. 영국 왕립경제학회는 “외국인의 투자가 없었다면 2014년 영국 평균 집값은 실제보다 19% 낮았을 것”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내기도 했다. ●호주·홍콩, 빈집에 세금 부과 추진 전 세계가 집값 폭등으로 신음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갈 곳 잃은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에 몰리고 있는 탓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는 금리를 낮추고 역사상 유례없는 돈 풀기에 나섰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기준 금리를 0.25%까지 낮춰 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을 대폭 늘렸고 민간이 가진 미 국채를 사들여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당시 시중에 풀린 수조 달러가 넘는 천문학적 액수의 유동자금이 투자처를 찾던 끝에 각국의 부동산 시장을 과열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현상이 일부 도시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오를 만한 곳에만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른 각국의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의 주택 구입 금지 법안을 의결한 뉴질랜드 의회를 비롯해 호주는 외국인이 주택을 사들인 경우 6개월 이상 빈집으로 두면 처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홍콩 정부도 ‘빈집세’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주택 개발업자가 분양한 아파트가 1년 이상 팔리지 않고 빈집으로 남아 있으면 임대료의 두 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세금으로 매긴다는 방침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성차별 없는 국가일수록 남녀 모두 ‘꿀잠’ 잔다”(연구)

    “성차별 없는 국가일수록 남녀 모두 ‘꿀잠’ 잔다”(연구)

    남녀가 평등한 나라에서는 남녀 모두 수면의 질이 높은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신시내티대와 호주 멜버른대 공동 연구진이 유럽사회조사에 등록된 유럽 23개국의 유부남·녀 1만4143명의 자료를 분석해 위와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국제 학술지 ‘결혼과 가족 저널’(Journal of Marriage and Family)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에 참여한 레아 루페너 박사는 “각국의 남녀는 모두 여전히 다양한 형태의 수면장애를 보고하고 있지만, 대개 여성은 자녀 때문에 잠이 부족하고 남성은 재정 문제 탓에 잠을 못 이룰 가능성이 높다”면서 “노르웨이 같은 성 평등 순위가 높은 국가에서는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잠을 잘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와 같이 성 평등 순위가 낮은 국가에서는 남녀 모두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에게 권한을 부여하려는 한 국가의 노력이 남녀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루페너 박사는 “남성들은 양성평등을 통해 수많은 혜택을 경험하고 있는데 이번 연구가 보여주듯이 이들은 더 좋은 신체 건강과 더 큰 행복, 그리고 더 좋은 수면 상태를 보고하고 있다”면서 “성 평등 순위가 높은 국가의 여성들 역시 더 좋은 건강뿐만 아니라 자녀 양육과 집안일을 더 많이 배우자와 함께하고 있다고 보고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무급으로 집안일을 하는 것은 종종 자유 시간과 자기 관리를 희생하게 하므로 이보다 평등한 노동의 분배는 여성의 수면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가정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성 평등을 촉진해야 하는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후 이 같은 영향은 일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루페너 박사는 “수면 부족은 집안일이나 양육과 마찬가지로 여성을 힘들게 하는 요소다. 여성들은 수면과 자기 관리의 권리를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성차별은 남성들에게도 나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일에 대한 재정적 압박은 양육과 마찬가지로 수면에 해가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성 평등 순위가 높은 국가에서는 남성들의 부담이 덜하다. “이는 전통적인 성 규범을 없애면 수면에 대해서만큼은 남성이 여성만큼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루페너 박사는 설명했다. 사진=Wang Tom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늙은 아내 살해한 남편도 치매”…법의 관용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늙은 아내 살해한 남편도 치매”…법의 관용

    ⑥ 가족이 말하는 ‘그’ 정오성씨 사례로 본 ‘처벌불원’ 판결문 “형량을 선고하겠습니다. 피고인은 치매에 걸린 늙은 아내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했습니다.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것입니다. 하지만 수십년간 동고동락한 배우자가 치매로 허물어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고통은 직접 겪어 보지 않곤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사건처럼 간병인 본인 역시 고령에 치매를 앓는 상황에선 육체적, 정신적으로 극한 상태에 다다랐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지난해 4월 인천지법 제15형사부 법정. 재판장 허준서 부장판사가 담담한 목소리로 판결문을 낭독했다. 이날 선고가 이색적이었던 건 총 8장의 판결문 중 6장이 양형(형량을 정하는 일) 이유로 채워진 것이다. ‘범죄 사실-증거 요지-법령 적용-양형 이유’ 순으로 구성되는 판결문에서 통상 양형은 짧게는 한 문단, 길어야 1장 내외다. 재판부가 특별히 양형에 긴 시간을 할애한 것은 그만큼 고민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피고인 정오성(85·가명)씨가 처한 암울했던 현실과 아비를 용서해 달라는 자녀들의 호소를 최대한 반영하려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씨는 지난해 1월 인천 자신의 집에서 말다툼하다 순간적으로 격분해 아내(85)를 살해했다. 아내는 5년 전부터 거동이 불편했고, 정씨가 사실상 혼자 간병했다. 원래는 정씨 자녀 9남매 중 막내인 아들이 이들을 부양했다. 그러나 2012년 막내아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노부부만 살게 됐다. 아내가 급격히 건강이 나빠진 것도 막내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자녀들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아내처럼 심하진 않지만 정씨도 치매를 앓고 있었다. “어머니를 이미 끔찍한 사고로 잃었는데, 아픈 아버지마저 감옥에서 돌아가시게 하는 비극을 겪지 않게 해주십시오. 자식들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아버지를 모시겠습니다. 병든 아버지가 간병 과정에 받았던 스트레스가 이런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올 정도로 심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자식들 모두 죄책감에 참담할 뿐입니다.” 정씨의 자녀들은 눈물로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 사건의 경우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권고하는 형량(양형 기준)은 징역 5~8년이다. 살인 동기에 따라 5가지로 구분되는 살인죄 중 제1유형 ‘참작동기살인-가중영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참작동기살인’은 특별히 참작할 동기가 있는 살인으로, 살인죄 중에서도 가장 형량이 가볍다. 다만 숨진 아내가 범행에 저항할 수 없는 ‘취약한’ 피해자였고, 범행 수법이 잔혹했다는 점은 가중 요인으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양형 기준보다 크게 낮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건은 고령화사회 진입과 가족해체 등에 따른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으로 비극적인 사태가 개인의 반사회적 성향이나 악한 마음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가족이 서로 상처를 보듬고, 어머니를 비명에 떠나보낸 슬픔과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도록, 아버지를 가족의 품에 돌려보내는 것도 법이 허용하는 선처와 관용”이라고 판시했다. 취재진이 지난 7월 이씨의 집을 찾아갔을 땐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웃들은 “6개월 전 자녀들이 이씨를 모셔 갔다”고 했다. 자녀들이 재판부와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서울신문이 분석한 ‘간병살인’(미수 포함) 판결문 108건 중 50건(46.3%)은 이처럼 남은 가족들이 선처를 호소해 형량 감경(특별양형인자) 요인이 됐다. 선처를 호소한 50건 중 20건(40%)은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016년 한 해 동안 선고가 난 살인사건 727건(1심 기준) 중 집행유예 비율이 20.2%(147건)인 걸 감안하면 2배가량 높다. 가족의 손에 의해 숨이 끊어지는 순간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배신감, 분노, 허탈함, 슬픔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되돌아온 이들은 이런 감정을 잊고 가해자를 용서한 경우가 많다. “갈 때 안 됐나. 빨리 가라. 몇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가라. 여러 사람 피해 끼치지 말고….” 지난해 10월 울산의 한 원룸. 김상철(23·가명)씨는 화장실 천장에 밧줄을 건 뒤 아버지(52)에게 모진 말을 퍼부었다. 이날 아들은 화가 많이 나 있었다. 요양시설에 있던 아버지가 소란을 피우다 쫓겨나 집으로 왔기 때문이다. 당뇨를 앓는 아버지는 한쪽 발목을 절단하는 등 거동이 불편했다. 젊은 시절 돈도 벌지 않고 가정폭력을 휘두른 아버지였지만, 김씨는 힘이 닿는 데까지 돌보고 요양시설로 모셨었다. 그런 아버지가 다시 나타나자 감정이 폭발한 것이다. 김씨는 밧줄로 직접 아버지 목을 졸랐다. 한 10초 정도 당겼을까. 아버지가 켁켁거리며 발버둥치자 김씨도 이성이 돌아왔다. 손에 힘을 풀었고, 다행히 아버지는 병원에서 회복했다. 김씨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김씨가 실형을 피할 수 있었던 건 친척은 물론 아버지까지 선처를 호소해서다. “나쁜 애가 아닙니다. 제가 술에 절어 정상적으로 가정을 꾸리지 못했습니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와중에도 학업에 열중해 대학에 진학한 애입니다. 대학도 장학금과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다니고 있어요.” 김씨도 아버지를 다시 요양시설에 모시고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깊이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 와서 그 이야기를 물어보는 이유가 뭔데? 우리 시동생… 억울하게 죽었어.” 경기도 연천에 사는 김순래(80·여·가명)씨는 7년 전 일에 대해 어렵게 입을 열었다. 30년 넘게 같은 마을에 살던 동서 이연순(당시 72·여·가명)씨가 치매에 걸린 남편(76·김씨 시동생)을 살해한 사건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아 했다. 처음에 김씨는 “자기도 사람이면 후회 많이 했겠지. 그래서 감옥 갔잖아. 하지만 가족들은 쉽게 용서가 안 돼”라며 이씨를 원망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1시간가량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서히 감정의 변화가 엿보였다. “사실 힘들었어…. 남편 증세가 갑자기 나빠졌거든. 뜬금없이 벽을 보며 절을 하지 않나, 사람들이 독약을 뿌려 자기를 죽인다고도 하지 않나. 대소변도 가리지 못해 이씨가 하루에도 몇 번씩 기저귀를 갈았지.” 이씨의 남편은 원래 요양시설에 있었지만, 기저귀를 찢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해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데려왔다고 한다. 이씨도 고령인 데다 당뇨와 우울증 등 지병을 앓고 있었다. 사건 전날 밤 남편은 이상행동을 말리는 이씨에게 손찌검을 했고, 온몸에 이불을 감은 채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다음날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술을 마시던 이씨는 자고 있던 남편을 둔기로 내리쳤다. “이씨가 젊은 시절 음식 솜씨도 좋고 상냥했어. 우리 시어머니로부터 항상 ‘며느리 중 네가 최고’라는 칭찬을 받았지. 말년에 이런 일을 벌일지는 꿈에도 몰랐어. 내 남편은 5년 전쯤 먼저 갔어. 사실 남편이 안 가고 치매에 걸렸다면 나도 버텼을까 싶기는 해. 한순간 욱한 감정만 참았다면 그렇게 감옥 안 갔을 건데….” 이씨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국민참여재판을 받았고 자녀들이 선처를 호소했지만 7명의 배심원 모두 실형을 결정했다. 이씨는 형기가 1년가량 남은 지난해 건강이 악화돼 가석방됐다. 조카가 이씨를 강원도로 모시고 갔다고 한다. 이씨 자녀들은 사건 이후 다시는 이 마을에 오지 않았다. 큰어머니인 김씨와도 연락을 끊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구직급여·실업급여 역대 최대…‘실업 쇼크’ 가리키는 노동 지표

    구직급여·실업급여 역대 최대…‘실업 쇼크’ 가리키는 노동 지표

    구직급여 작년比 31%↑… 올 6조 넘을 듯 2분기 실업급여 1.7조… 분기 사상 최고 7월 실업자·반실업자 342만명… 20만↑ 16개월째 늘어나 구조적 한계 봉착 신호 체감실업률도 11.5%로 0.6%P↑상승세 정부 “건설경기·조선업 침체 영향 준 듯”‘실업 쇼크’를 가리키는 각종 노동 지표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역대 최대치인 6100억원대를 웃돌았고, 올 2분기 실업급여 수급자도 63만명을 돌파해 역대 가장 많았다. 지난 7월 실업자와 반(半)실업자를 합친 인원수는 342만 6000명으로 1년 전보다 2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8년 8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61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708억원)보다 1450억원(30.8%)이나 늘었다. 앞서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 5월(6083억원)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경신한 것이다. 실직자의 생활 안정과 구직 활동을 위해 주는 구직급여는 지난 1~8월 총 4조 3506억원이 지급됐다. 올해 총지급액이 6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구직급여와 취업촉진수당 등을 포함하는 실업급여 수급자 수와 지급액도 2010년 분기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2분기 수급자는 63만 5004명으로 사상 첫 60만명을 돌파한 지난 1분기 수급자(62만 8433명)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올 2분기 실업급여 지급 총액(1조 7821억원)도 분기 사상 가장 많았다. 실업급여 수급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원치 않게 직장을 잃은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분기별로 집계할 땐 수급자가 해당 분기에서 1회 이상 실업급여를 받으면 1명으로 친다. 실업급여 수급자 수와 지급액은 앞으로도 증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성장 둔화가 이어지는 데다 조선업과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 등으로 고용 상황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실업 쇼크라기보다는 최근 사회안전망 강화 추세로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특히 건설경기 불황과 조선업 침체로 신규 신청자가 증가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실업자, 잠재경제활동인구,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를 합한 인원수는 지난 7월 기준 342만 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만 2000명(5.9%) 많았다. 지난해 4월부터 지난 7월까지 16개월 연속 전년 같은 달 대비 늘었다. 잠재경제활동인구란 비(非)경제할동인구 중 잠재적으로 취업이나 구직이 가능한 사람을 뜻한다.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는 취업은 했지만 추가로 취업할 수 있는 사람이다. 통계에선 이들을 실업자로 분류하지 않지만 일하고 싶은 의사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실업자’ 또는 ‘반실업자’의 성격을 지닌 것으로 본다. 넓은 의미에서 실업자인 이들이 계속 느는 것은 그만큼 고용시장이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실업자의 상대적 규모를 보여 주는 ‘체감실업률’도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지난 7월 확장경제활동인구(경제활동인구+잠재경제활동인구)에서 실업자, 잠재경제활동인구,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의 비중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1.5%로 1년 전보다 0.6% 포인트 올랐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늙은 아내 살해한 남편도 치매”…법의 관용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늙은 아내 살해한 남편도 치매”…법의 관용

    정오성씨 사례로 본 ‘처벌불원’ 판결문 “형량을 선고하겠습니다. 피고인은 치매에 걸린 늙은 아내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했습니다.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것입니다. 하지만 수십년간 동고동락한 배우자가 치매로 허물어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고통은 직접 겪어 보지 않곤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사건처럼 간병인 본인 역시 고령에 치매를 앓는 상황에선 육체적, 정신적으로 극한 상태에 다다랐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지난해 4월 인천지법 제15형사부 법정. 재판장 허준서 부장판사가 담담한 목소리로 판결문을 낭독했다. 이날 선고가 이색적이었던 건 총 8장의 판결문 중 6장이 양형(형량을 정하는 일) 이유로 채워진 것이다. ‘범죄 사실-증거 요지-법령 적용-양형 이유’ 순으로 구성되는 판결문에서 통상 양형은 짧게는 한 문단, 길어야 1장 내외다. 재판부가 특별히 양형에 긴 시간을 할애한 것은 그만큼 고민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피고인 정오성(85·가명)씨가 처한 암울했던 현실과 아비를 용서해 달라는 자녀들의 호소를 최대한 반영하려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씨는 지난해 1월 인천 자신의 집에서 말다툼하다 순간적으로 격분해 아내(85)를 살해했다. 아내는 5년 전부터 거동이 불편했고, 정씨가 사실상 혼자 간병했다. 원래는 정씨 자녀 9남매 중 막내인 아들이 이들을 부양했다. 그러나 2012년 막내아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노부부만 살게 됐다. 아내가 급격히 건강이 나빠진 것도 막내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자녀들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아내처럼 심하진 않지만 정씨도 치매를 앓고 있었다. “어머니를 이미 끔찍한 사고로 잃었는데, 아픈 아버지마저 감옥에서 돌아가시게 하는 비극을 겪지 않게 해주십시오. 자식들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아버지를 모시겠습니다. 병든 아버지가 간병 과정에 받았던 스트레스가 이런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올 정도로 심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자식들 모두 죄책감에 참담할 뿐입니다.” 정씨의 자녀들은 눈물로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 사건의 경우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권고하는 형량(양형 기준)은 징역 5~8년이다. 살인 동기에 따라 5가지로 구분되는 살인죄 중 제1유형 ‘참작동기살인-가중영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참작동기살인’은 특별히 참작할 동기가 있는 살인으로, 살인죄 중에서도 가장 형량이 가볍다. 다만 숨진 아내가 범행에 저항할 수 없는 ‘취약한’ 피해자였고, 범행 수법이 잔혹했다는 점은 가중 요인으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양형 기준보다 크게 낮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건은 고령화사회 진입과 가족해체 등에 따른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으로 비극적인 사태가 개인의 반사회적 성향이나 악한 마음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가족이 서로 상처를 보듬고, 어머니를 비명에 떠나보낸 슬픔과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도록, 아버지를 가족의 품에 돌려보내는 것도 법이 허용하는 선처와 관용”이라고 판시했다. 취재진이 지난 7월 이씨의 집을 찾아갔을 땐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웃들은 “6개월 전 자녀들이 이씨를 모셔 갔다”고 했다. 자녀들이 재판부와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서울신문이 분석한 ‘간병살인’(미수 포함) 판결문 108건 중 50건(46.3%)은 이처럼 남은 가족들이 선처를 호소해 형량 감경(특별양형인자) 요인이 됐다. 선처를 호소한 50건 중 20건(40%)은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016년 한 해 동안 선고가 난 살인사건 727건(1심 기준) 중 집행유예 비율이 20.2%(147건)인 걸 감안하면 2배가량 높다. 가족의 손에 의해 숨이 끊어지는 순간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배신감, 분노, 허탈함, 슬픔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되돌아온 이들은 이런 감정을 잊고 가해자를 용서한 경우가 많다. “갈 때 안 됐나. 빨리 가라. 몇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가라. 여러 사람 피해 끼치지 말고….” 지난해 10월 울산의 한 원룸. 김상철(23·가명)씨는 화장실 천장에 밧줄을 건 뒤 아버지(52)에게 모진 말을 퍼부었다. 이날 아들은 화가 많이 나 있었다. 요양시설에 있던 아버지가 소란을 피우다 쫓겨나 집으로 왔기 때문이다. 당뇨를 앓는 아버지는 한쪽 발목을 절단하는 등 거동이 불편했다. 젊은 시절 돈도 벌지 않고 가정폭력을 휘두른 아버지였지만, 김씨는 힘이 닿는 데까지 돌보고 요양시설로 모셨었다. 그런 아버지가 다시 나타나자 감정이 폭발한 것이다. 김씨는 밧줄로 직접 아버지 목을 졸랐다. 한 10초 정도 당겼을까. 아버지가 켁켁거리며 발버둥치자 김씨도 이성이 돌아왔다. 손에 힘을 풀었고, 다행히 아버지는 병원에서 회복했다. 김씨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김씨가 실형을 피할 수 있었던 건 친척은 물론 아버지까지 선처를 호소해서다. “나쁜 애가 아닙니다. 제가 술에 절어 정상적으로 가정을 꾸리지 못했습니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와중에도 학업에 열중해 대학에 진학한 애입니다. 대학도 장학금과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다니고 있어요.” 김씨도 아버지를 다시 요양시설에 모시고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깊이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 와서 그 이야기를 물어보는 이유가 뭔데? 우리 시동생… 억울하게 죽었어.” 경기도 연천에 사는 김순래(80·여·가명)씨는 7년 전 일에 대해 어렵게 입을 열었다. 30년 넘게 같은 마을에 살던 동서 이연순(당시 72·여·가명)씨가 치매에 걸린 남편(76·김씨 시동생)을 살해한 사건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아 했다. 처음에 김씨는 “자기도 사람이면 후회 많이 했겠지. 그래서 감옥 갔잖아. 하지만 가족들은 쉽게 용서가 안 돼”라며 이씨를 원망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1시간가량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서히 감정의 변화가 엿보였다. “사실 힘들었어…. 남편 증세가 갑자기 나빠졌거든. 뜬금없이 벽을 보며 절을 하지 않나, 사람들이 독약을 뿌려 자기를 죽인다고도 하지 않나. 대소변도 가리지 못해 이씨가 하루에도 몇 번씩 기저귀를 갈았지.” 이씨의 남편은 원래 요양시설에 있었지만, 기저귀를 찢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해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데려왔다고 한다. 이씨도 고령인 데다 당뇨와 우울증 등 지병을 앓고 있었다. 사건 전날 밤 남편은 이상행동을 말리는 이씨에게 손찌검을 했고, 온몸에 이불을 감은 채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다음날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술을 마시던 이씨는 자고 있던 남편을 둔기로 내리쳤다. “이씨가 젊은 시절 음식 솜씨도 좋고 상냥했어. 우리 시어머니로부터 항상 ‘며느리 중 네가 최고’라는 칭찬을 받았지. 말년에 이런 일을 벌일지는 꿈에도 몰랐어. 내 남편은 5년 전쯤 먼저 갔어. 사실 남편이 안 가고 치매에 걸렸다면 나도 버텼을까 싶기는 해. 한순간 욱한 감정만 참았다면 그렇게 감옥 안 갔을 건데….” 이씨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국민참여재판을 받았고 자녀들이 선처를 호소했지만 7명의 배심원 모두 실형을 결정했다. 이씨는 형기가 1년가량 남은 지난해 건강이 악화돼 가석방됐다. 조카가 이씨를 강원도로 모시고 갔다고 한다. 이씨의 자녀들은 사건 이후 다시는 이 마을에 오지 않았다. 큰어머니인 김씨와도 연락을 끊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고종 빼돌려 을사늑약 체결 막아라” 8

    “고종 빼돌려 을사늑약 체결 막아라” 8

    서울신문은 일제 침략 당시 독립운동가의 활약을 소재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이고, 두 소설의 주인공은 모두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창간해 우리 민족 항일의식을 고취한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 소설에는 베델뿐 아니라 ‘고종의 밀사’로 잘 알려진 호머 허버트(1863~1949), 노골적 친일 행보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살된 더럼 화이트 스티븐슨(1851-1908),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1841~1909), 을사늑약 직후 자결한 충신 민영환(1861~1905) 등 역사적 인물이 모두 등장합니다. 최근에야 국내외에 알려진 고종의 연해주 망명 시도 등 극비 내용도 담겨 있어 학계에 관심을 모읍니다. 서울신문은 이 소설 가운데 하나인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12월 출간, 원제 : The cat and the king, 부제 : Billy and Bethell)를 번역해 연재 형태로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8회>나는 그날 밤 진정한 조선의 애국자(민영환)와 불도 켜지 않은 방에서 가졌던 회의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베델과 나는 한밤중에 도둑처럼 그 집에 숨어 들어갔다. 그의 방에 놓여 있던 책상 한 가운데 재떨이가 놓여 있었다. 호박 빛깔 돌로 만든 인장도 꽤 인상적이었다. 희미한 호롱불 하나만 사이에 둔 채 우리는 마주 앉았다. 밖에 있던 일본 스파이들이 우리 얘기를 엿들을까봐 최대한 숨죽여 밀담을 나눴다. 베델이 민영환에게 말했다. “연로하신 황제를 적군의 모든 위협과 횡포에서 구해낼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상하이에 있는 러시아 공사관으로 도피시킨 뒤 ‘군주가 일제의 강압을 견디다 못해 외국으로 망명했다’고 대대적으로 알리는 겁니다. 그러면 곧바로 왕은 전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고 일본 또한 조선을 집어삼키려던 음모가 탄로나 다른 나라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겠죠.” 조선의 민족 투사가 된 이 영국인 신문 편집장은 마치 십자군이 된 것처럼 강렬한 열정으로 이 계획을 설명했다. 민영환은 그의 말을 끝까지 그리고 사려깊게 들었다. 그가 길다란 곰방대에 담배를 채워 넣으려고 팔을 뻗었다. 그의 손이 상당히 떨리고 있었다. “놀랍고 훌륭한 계획이긴 하오나...” 그가 낮은 소리로 답했다. ”우리가 황제 폐하를 설득할 수만 있다면 참 좋은 계획이 아닐 수 없겠소만...다만 조선 개국 이래 군주가 국경을 너머 도망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소. 특히 황제가 무당과 점쟁이들과 모든 일을 상의한다는 것은 다들 알고 계시지 않소...이들은 왕이 외국으로 도피하면 신성한 기운이 사라질 것이라며 반대할 것이 분명하오.”그러자 베델이 나섰다. ”그래서 그 사람들 모르게 이 일을 해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현재 궁안에 있는 거의 모든 이들이 일본에 매수돼 있어요. 지금 우리가 한 말이 단 한 마디라도 새 나가면 곧바로 하세가와(조선주차군사령관 하세가와 요시미치)가 1시간 안에 경운궁을 일본군으로 에워쌀 것입니다. 그래서 이 일은 반드시 대감 혼자만 알고 계셔야만 해요. 대감께서는 폐하에게 이 말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반드시 찾아 주십시오. 미국에서 소녀가 이곳까지 찾아온 진짜 이유를 꼭 전해달라는 것이죠. 초상화를 그릴 때만큼은 왕과 그녀 단 둘만 있게 됩니다. 왕의 통역사이신 대감께서는 그 자리에 함께 하실 수 있죠. 그때 대감께서 폐하를 꼭 설득하셔야 합니다. 폐하가 초상화의 모델로 앉아있는 그 자리에서 구체적인 망명 논의가 모두 마무리돼야 하죠.” “알겠소. 그리 하도록 하죠.” 민영환이 짧고 단호하게 답했다. 우리는 다시 그의 집 담을 넘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감리교 선교회 건물(현 광화문 동화면세점 감리교 본부 빌딩)을 지나 애스터하우스 호텔로 향했다. 나는 걸어가면서 곰곰히 생각했다. 러시아가 조선 황제를 납치하려는 것은 일본의 조선 지배를 최대한 늦춰 한반도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키워 보려는 의도일 것이다. 베델 역시 이를 모를 리 없겠지만 당장 코 앞에 닥친 일본의 음모부터 물리치고자 러시아의 은밀한 제안을 받아들인 것일테고...나는 이런 저런 생각으로 좀처럼 잠을 이룰 수 없었다.다음날이었다. 정오가 되기 전에 조선 관리 한 명이 마차를 끌고 호텔로 찾아왔다. 황제가 소녀에게 보낸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거기에는 “당신처럼 뛰어난 미국 화가가 내 얼굴을 그리고 싶어해 매우 기쁘게 생각하오. 가능한 한 빨리 궁으로 들어와 주기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겠소”라고 쓰여 있었다. 왕의 마음이 어지간히 급했던 모양이다. 소녀는 왕이 보내준 마차를 타고 경운궁으로 떠났다. 궁궐에서 나온 짐꾼들이 그녀의 이젤과 프레임, 그림물감 상자를 등에 지고 뒤따라갔다. 나와 베델은 호텔 바에 가만히 앉아 이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태풍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어. 천둥 소리도 점점 커지고...일본이 눈치를 채고 작업에 나선 것 같은데.” 베델이 심각한 목소리로 나즈막히 말했다. “오늘 아침 궁 내시에게 직접 전달받은 첩보인데...어젯밤 황제의 무당 2명이 급사했다고 해. 왕에게 저녁 음식으로 제공하려던 사슴고기에 독이 들었는지 살펴보려고 먼저 먹어 봤다던데...” 9회로 이어집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미군의 오랜 비법…단 2분 만에 ‘꿀잠’ 자는 방법

    미군의 오랜 비법…단 2분 만에 ‘꿀잠’ 자는 방법

    극심한 수면장애에 시달리는 현대인이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단 2분 만에 ‘꿀잠’에 드는 방법이 소개돼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영국 일간지 메트로 등 해외 언론에 갈수록 증가하는 수면장애 환자에 대해 언급하며 다시금 주목한 이 방법은 1981년에 처음 소개됐지만 주로 일반인이 아닌 군인들, 특히 수면장애를 앓고 있거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에 노출된 군인들에게 적용됐었다. 1981년 발간된 책인 ‘릴랙스 앤드 윈’(Relax and Win: Championship Performance)은 미국의 유명 육상감독이었던 로이드 버드 윈터가 쓴 책으로, 2분 만에 잠들 수 있도록 돕는 미군의 오랜 ‘비법’을 소개한다. 언제 적군이 들이닥칠지 모르는 전쟁터에서도 유용하게 쓰인 미군의 수면 유도법은 이 방법을 실천한 지 6주 만에 성공률 96%를 자랑한다. 당초 로이드 버드 윈터는 긴장과 피로 탓에 군용기를 조종하는 조종사들이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2분 만에 잠드는 비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은 먼저 혀와 턱, 눈 주위 등 얼굴의 모든 근육을 편안하게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두 번째 단계는 양쪽 어깨와 양쪽 팔 근육을 최대한 늘어뜨려 이완시킨다. 세번째 단계는 숨을 내뱉어 가슴을 편안하게 만든 뒤 허벅지부터 시작해 무릎과 종아리, 발까지 다리 전체를 편안하게 내려놓고 근육을 이완시킨다. 이 모든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치 뼈가 없는 연체동물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다. 약 10초간 위의 단계를 실시하고 난 뒤, 파란 하늘 아래, 잔잔한 호수 위 카누에 누워있는 자신을 상상하며 머릿속을 비운다. 또는 칠흙같은 어둠 속에 설치된 거대한 검은색 해먹에 누워있다는 상상을 한다. 이때 스스로 위의 이미지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도록 ‘생각하지 말자’를 되뇌이는 것도 머리를 비우는데 도움이 된다. 근육 이완 단계와 이미지 트레이닝 단계를 6주간 반복하자, 실험군의 96%가 2분 내에 수면 상태가 됐다는 것이 ‘릴랙스 앤드 윈’ 저자의 주장이다. 특히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를 마시거나 전쟁터에서 들을 수 있는 포성과 같은 시뮬레이션 소음 상태에서도 실험군 대부분이 2분 만에 잠이 들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수면장애는 당뇨와 비만, 심장질환과 뇌졸중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대체로 하루 7~9시간의 수면을 권장하고 있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폼나게 먹자’ 채림 “8년만 복귀, 녹화 3일 전부터 잠 못 자”

    ‘폼나게 먹자’ 채림 “8년만 복귀, 녹화 3일 전부터 잠 못 자”

    채림이 SBS 새 예능프로그램 ‘폼나게 먹자’를 통해 8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소감을 전했다. 7일 서울 영등포구 더 스테이트 호텔 카페 뚜스뚜스에서는 SBS 새 예능프로그램 ‘폼나게 먹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채림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아이를 낳은 지 얼마 안 돼서 이렇게 갑자기 하게 될지 몰랐다. 준비도 안 된 상태였는데 식재료라는 것이 크게 와닿았다. 엄마가 되고 보니까 아이한테 어떤 맛을 먹여줄까에 대해서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였다. 감독님을 만나뵙고 얘기를 하면서 겁도 났지만 호기심 생겨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채림은 이어 “감독님이 준비하지 말고 그냥 오라고 하더라. 드라마는 대사를 외우고 준비를 하면 되는데 그냥 오라고 해서 막상 녹화 당일에 3일 전부터 잠을 못 잔 것 같다”며 “막상 촬영을 와보니 두 선배님과 스태프분들이 편안한 분위기 만들어주셔서 내가 이렇게 수다스러운 사람이었나 생각 들 정도로 녹화를 했다”고 덧붙여 본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SBS 새 예능프로그램 ‘폼나게 먹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토종 식재료를 찾아 전통 방식의 요리를 맛보고, 스타 셰프들과 함께 식재료를 활용한 색다른 요리법을 함께 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8부작으로 7일 오후 11시 20분 첫 방송된다. 사진제공=SBS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영화 아들 돌연사에 눈물 “두고두고 후회, 극단적 생각도”

    이영화 아들 돌연사에 눈물 “두고두고 후회, 극단적 생각도”

    가수 이영화가 먼저 떠나 보낸 아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보였다. 지난 6일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는 1980년대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가수 이영화가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영화는 갑자기 세상을 떠난 아들을 떠올리며 “아이 생각만 나려고 하면 머리를 흔들어버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영화는 “건강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젊은 아이니까. 아이가 병이 있다는 걸 죽고 나서야 알았다. ‘심근경색이라는 병으로 죽었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왜 병원을 한 번 데려가지 않았을까’, ‘내가 나 바쁜 것만 생각하고 아이에게 너무 관심이 없었구나’ 두고두고 후회한다”고 아이에 대한 죄책감을 언급했다. 이영화는 “(아이가 떠난 이후) 살 의미가 없는데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싶어서 그야말로 극단적인 생각도 하게 되더라”며 힘든 시기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이영화는 “내가 이 일을 계기로 다른 더 좋은 일을 생각해보자고 마음 먹었다. 그래서 (충북) 청원이라는 동네에 청애원이라는 곳이 있었다. 장애인들이 있는 곳을 제가 무작정 도와줬다. 함께 생활하면서 도와주는 것, 그게 제 병을 치유하는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이영화는 세상을 떠난 아들에 대해 “당시 29살이었다. 한창 건강한 나이였다. 아들은 작곡 공부를 하겠다고 혼자 자취를 하고 있었다. 직접 지하실에 방을 얻었더라. 그 지하실 방에 공기가 잘 안 통했던 것 같다. 담배도 피우고, 몸에 안 좋은 것들이 쌓이면서 급작스럽게 병이 생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식을 잃은 아픔에 대해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도 못 한다. 자신만이 알 수 있다. 그 아픔은 진짜 옆에서 아무리 같이 아파해줘도 그건 모른다 그건 평생 가는 것”이라며 “지금도 아이 생각이 나면 그날은 잠을 못 잔다. 그래서 지금도 아이 사진을 못 본다. 앨범을 보다가도 아이가 나올 것 같으면 덮어버린다. 그러고는 한참 멍하게 있는다”고 말했다. 사진=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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