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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 투기하러 헐값에 고향 뺏었나”… 세종 토박이들 부글부글

    “공무원 투기하러 헐값에 고향 뺏었나”… 세종 토박이들 부글부글

    토지 수용된 주민 60%는 보상 1억 미만타지 이주하거나 임대주택 생활고 겪어산단 개발지엔 이익 노린 외지인들 ‘벌집’“농사 못 지어 막막… 돈 있는 사람만 좋아”“나라에서 고향을 빼앗더니, 세종시가 공무원들의 부동산 투기장이 됐다. 너무나도 서글프다.” 지난 6일 세종시 장군면 충렬사에서 열린 유형(1566~1615) 장군 제향식에서 만난 임만수(76·연기향교 전교)씨는 “자기들(공직자, 권력자 등)끼리 부동산 상승효과는 다 챙기고 고향을 내준 원주민은 상처만 받고 있다”면서 “참, 괘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세종시의 아파트 값이 전국 최고 많이 올랐고 주변 땅값도 수십 배 올랐지만, 정작 세종시에 조상 대대로 터를 잡고 살던 원주민들은 갈 곳 없는 신세가 됐다. 엄청난 개발 이익은 모두 외지인이 독차지했기 때문이다.11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에 따르면 세종특별자치시 465.23㎢ 중 72.9㎢가 신도시다. 중앙부처 이전 부지 등 신도시 사업 지역에 살던 원주민 2300여 세대가 고향을 떠나 타지로 이전했다. 임씨는 “1억원 미만 보상을 받은 주민이 60%에 이르고, 5억원 넘게 받은 원주민은 3%에 불과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보상금을 얼마 못 받은 원주민 450여 가구는 세종시 도담동 도램7단지 영구임대아파트 7, 8단지에 입주했다. 임완수(77)씨는 “일 가진 사람이 거의 없다. 몇 푼 안 되는 보상금을 까먹거나 자식들이 도와줘 먹고산다”고 귀띔했다. 그는 “‘행복아파트’라고 부르지만 여기 주민 대부분이 (이름처럼) 행복하지 않다”며 “고향에 살 때는 어려웠어도 밥을 나눠 먹고, 문 닫지 않고 살아도 되고 그랬는데…(고향 잃은 게) 한스럽다”고 말끝을 흐렸다. 또 최기현(75)씨는 2012년 고향인 세종시를 떠나 공주에 집을 마련했다. 하지만 적은 보상비 때문에 농사지을 땅은 부여에 샀다. 최씨는 “요즘 부여까지 매일 1시간씩 넘게 출퇴근을 하며 농사를 짓고 있다”면서 “그 좋은 논을 다 빼앗기고 타향에 와서 이 게 뭐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진의리 주민들이 농사를 짓던 드넓은 장남평야는 지난해 10월 국내 도심 최대 규모의 국립 세종수목원이 만들어졌다. 최씨는 “툭하면 고향 땅이 ‘얼마 올랐다’고 하고, 거기 들어온 공무원이나 고위층이 투기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속이 터진다”면서 “세종신도시가 외지인만 배를 불려 줬다”고 비판했다.고향을 빼앗기고 더러는 부초(浮草)처럼 떠도는 신도시 원주민의 현재는 개발을 앞둔 또 다른 세종시 원주민에게 두려운 미래다. LH 투기 사태 이후 세종시 공무원 가족이 투기해 주목을 받은 스마트국가산업단지 예정지 주민이 대표적이다. 연서면 와촌리로 접어들자 언론에 자주 나온 똑같은 모양의 흰색 조립식 주택(일명 ‘벌집’) 여러 채가 눈에 들어왔다. 마을에서 만난 김모 할머니는 “살기 좋은 고향 떠나면 농사도 못 짓고, 어떻게 사나”라면서 “불안해서 잠이 안 온다”고 하소연했다. 김 할머니는 “저 벌집은 주말에만 주인이 아이들을 데리고 와 놀다 간다”면서 “마을 주민들은 죽을 지경인데, 돈 있는 사람들만 배를 불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와촌리 등 주민들은 지난달 30일 세종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왜 원주민들만 희생돼야 하느냐”며 산단 철회를 요구했다. 글 사진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공무원들 투기장 만들려고 행정도시 건설했나”

    “공무원들 투기장 만들려고 행정도시 건설했나”

    “나라에서 고향을 빼앗더니 공무원들 부동산 투기장이 됐다. 너무나도 서글프다” 지난 6일 세종시 장군면 충렬사에서 열린 유형(1566~1615) 장군 제향식에서 만난 임만수(76·연기향교 전교)씨는 “참, 괘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옛 충남 연기군 때부터 지역 유림들이 지내온 이날 제향에서 임씨는 초헌관(初獻官·제사 때 첫번째로 술잔을 올리는 제관)으로 험한 말을 피하려고 애썼지만 끝내 “지들(공직자, 권력자 등)끼리 부동산 상승 효과는 다 챙기고 고향을 내준 원주민은 상처만 받고 있다”면서 “우리에게 보상은 새발의 피 만큼도 안주고…나쁜 ×들이다”고 가슴 속 말을 쏟아냈다. 임씨는 신도시 개발지 원주민 중 마지막으로 2013년 남면 진의리 고향을 떠났다. 그는 “이웃이 다 떠나고 딱 2집만 남았는데 섬뜩하더라”고 회고했다. 신도시 개발 보상금이 나온다니까 젊은이들은 기대감에 들 떴고, 나이 든 주민들은 “어떻게 고향을 떠나나”라며 실의에 빠졌다. 진의리 이장이던 임씨는 행정도시 반대 남면대책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고향을 살리려고 서울 광화문광장, 국회의사당, 청와대 등 안 간 데가 없다. 마침 서울에서 ‘수도이전 반대론’을 주장하는 사람이 많아 서로 연대하기도 했다”면서 “연기군 동면 용호리에서 공주시 장기면 제천리까지 모두 부안 임씨 세거지였다. 이곳이 송두리째 세종시로 편입되면서 일제강점기 때나 전쟁 때에도 지켜온 조상묘들을 죄다 파내서 이장을 해야할 판이 되니까 눈이 뒤집혔다”고 했다. 고향에서 농사를 지어온 임씨는 결국 조상묘를 공주 등으로 이장하고, 집은 연서면 신대리로 옮겨야 했다. 그는 3.3㎡당 21만 5000원의 보상을 받았지만 신도시 내 미수용 땅은 현재 1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임씨는 “속이 상해서 고향을 떠난 뒤 한번도 안 갔다”고 했다. 원주민 110여명은 “고향 아니면 주변 땅이라도 내놓으라”며 지금까지 이주자 택지 제공을 거부 중이다. 이어 금강을 따라 공주시 쪽으로 차를 몰아 장군면 금암리로 들어서자 산 중턱에 ‘세종시 공공시설 복합단지’라는 대형 입간판이 나타났다. 병원 등 건립 부지로 최근 행정안전부와 세종시청 공무원이 공동 투기했다는 곳이다. 주변 부동산중개업소 주인은 “농림지역을 관리지역으로 풀면 땅값이 폭등한다. 풀었는지 (땅 전문가인) 나도 몰랐다”면서 “지들(공무원)끼리 입안하고 투기 잔치를 벌여 앉아서 몇억씩 번다”고 비난했다. 10여년 전 3.3㎡당 30만원 안팎이던 금암2리 전원주택지가 300만~350만원까지 올랐다. 그는 “마을에 10여 채 있던 집을 외지인이 다 사들여 원주민은 노인이 사는 두 채만 남았다”고 했다. 그는 또 이주 공무원에 제공하는 특별공급 얘기를 꺼내더니 “시민에게 아파트 분양은 ‘로또’다. 신도시 분양이 끝나가는데 특공 비율을 줄인다는 건 ‘뒷북’ 치는 것”이라고 했다. 11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에 따르면 세종특별자치시 465.23㎢ 중 72.9㎢가 신도시다. 중앙부처 이전지인 1단계 사업지역 722 세대 등 신도시 터에 살던 원주민 2300여 세대가 고향을 떠나 타지로 이전했다. 임씨는 “1억원 미만 보상을 받은 주민이 60%에 이르고, 5억원 넘게 받은 원주민은 3%에 불과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임씨와 같은 마을에 살던 최기현(75)씨는 2012년 고향을 떠나 공주로 이사했다. 최씨는 “집은 그나마 고향과 가까운 서세종IC 근처 공주시 월성동에 마련했지만, 논은 평(3.3㎡)당 22만원 받은 보상 가지고는 세종이나 공주에 살 수 없었다”면서 “당시 공주시 장기면(현 세종시) 논 값이 평당 70만~80만원 해 엄두도 못냈다. 좀 더 많은 농사를 지으려다보니 10만원도 안 되던 부여에 논 1만㎡를 샀다”고 했다. 최씨는 요즘 부여 논을 매일 1시간씩 넘게 오간다. 최씨는 “그 좋은 논을 다 빼앗기고 타향에 와서 이 게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진의리 주민들이 농사를 짓던 드넓은 장남평야는 지난해 10월 국내 도심 최대 규모의 국립 세종수목원이 만들어졌다. 최씨는 “툭하면 고향 땅이 ‘얼마 올랐다’고 하고, 거기 들어온 공무원이나 고위층이 투기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속이 터진다”면서 “타향살이의 서러움을 고향 이웃들과 만나 ‘어떻게 사느냐’면서 옛정을 나누고 향수를 달랬는데 코로나로 너무 오랫동안 못 만나 더 환장하겠다. 옛날 동네 이웃과 아주머니들이 많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보상금을 얼마 못 받은 원주민은 세종시 도담동 도램7단지 영구임대아파트 7,8단지로 들어갔다. 450여 가구다. 임완수(77)씨는 “일 가진 사람이 거의 없다. 몇 푼 안되는 보상금을 까먹거나 자식들이 도와줘 먹고산다”고 귀띔했다. 그는 “‘행복아파트’라고 부르는데 행복하다는 뜻이 아니고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뜻이다. 여기 주민 대부분이 (이름처럼) 행복하지도 않다”며 “고향에 살 때는 어려웠어도 밥을 나눠먹고, 문 닫지않고 살아도 되고 그랬는데…(고향 잃은 게) 한스럽다”고 말끝을 흐렸다. 고향을 빼앗기고 더러는 부초(浮草)처럼 떠도는 신도시 원주민의 현재는 개발을 앞둔 또다른 세종시 원주민에게 두려운 미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이후 세종시 공무원 가족이 투기해 주목을 받은 스마트국가산업단지 예정지 주민이 대표적이다. 연서면 와촌리로 접어들자 언론에 자주 나온 똑같은 모양의 흰색 조립식 주택(일명 ‘벌집’) 여러 채가 눈에 들어왔다. 마을에서 만난 한 할머니는 “살기좋은 고향 떠나면 농사도 못 짓고, 어떻게 사나”라면서 “아들도 고향에 돌아와 소 키운다며 빚도 많이 졌는데…어디 가서 뭐 먹고 살고, 자식 셋을 어떻게 키우냐. 잠도 안온다”고 하소연했다. 할머니는 “저 벌집은 주말에만 주인이 아이들을 데리고와 놀다 간다”면서 “마을 주민들은 죽을 지경인데, 돈 있는 사람들만 배를 불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 30 마리를 키우는 마을 이장 오옥균(66)씨는 “나도 (어디 가서 살지) 대책이 없다”고 했다. 2023년 착공하는 스마트국가산단 조성으로 떠날 원주민은 와촌리와 일부 부동리 등 150 가구 20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오씨는 “주변 땅값이 3.3㎡당 110만원이나 오른 상황에서 24만원 정도씩 보상한다는데 말이 되느냐. 국회의사당이 오니 뭐니 떠들어 땅값이 부르는 게 값이고, 주인이 내놓지 않아서 세종시 땅은 살 수도 없다” “다른 곳에는 혐오시설이란 이유로 소 축사도 새로 못 짓는다” “복숭아, 배 등 과수원 갖고 있는 주민은 또 어떻게 하느냐. 부여나 논산에 논을 샀던 신도시 원주민이 같은 값에 되팔려고 해도 (인기 없어) 안 팔린다고 하더라” “제일 큰 걱정은 타지에서 뭐 하고 사느냐다. 늙어서 경비도 쉽지않고…”라고 말을 쏟아냈다. 오씨는 “신도시 원주민들이 고향을 떠나 살아온 것을 보면 (우리도) 이주하기가 너무나 두렵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와촌리 등 주민들은 지난달 30일 세종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왜 원주민들만 희생돼야 하느냐”고 산단 철회를 요구했다. 글·사진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구미 여아 4월 24일 전후로 왼쪽 귀 모양 달랐다”

    “구미 여아 4월 24일 전후로 왼쪽 귀 모양 달랐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구미 3세 여아’ 사건의 피해 아동의 귀 모양을 토대로 아이가 2018년 4월 24일쯤 바꿔치기 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10일 방송된 ‘그알 - 두 엄마의 비밀, 두 아이의 비극’에서 제작진은 구미 3세 여아 의혹에 대한 단서를 찾아 나섰다. 제작진은 피해 아동(가명 보람이)이 태어났을 때부터 빌라에서 숨진 A양이 방치되기 두 달 전까지 사진 수천장을 확보해 살펴봤다. 이 중 아이의 왼쪽 귀가 또렷하게 나온 사진들을 전문가에게 의뢰한 결과 아이의 왼쪽 귀 모양이 2018년 4월 24일 전후로 크게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3월 30일 태어난 직후부터 4월 23일까지 찍힌 사진 속 아이의 왼쪽 귀 모양은 바깥쪽 귓바퀴가 접힌 형태가 뚜렷했지만, 4월 24일에 찍힌 사진에는 귓바퀴가 펴진 형태가 포착됐다.이후 숨진 A양이 빌라에 방치되기 전인 2020년 7월(추정)까지 2018년 4월 24일부터 나타난 귀 모양이 일관되게 포착됐다. 귀 전문 의사들은 접힌 귓바퀴가 며칠 사이에 완전히 펴지는 것은 생각하기 쉽지 않은 사례라고 말했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귀의 크기가 커질 순 있지만 형태가 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출생 이후 문제의 시점까지는 귓바퀴가 접힌 모양이 서서히 변하지 않고 그대로였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영상 분석가는 해당 시점 전후 같은 각도에서 찍힌 사진을 비교했을 때 귓바퀴의 접힌 형태뿐만 아니라 다른 부위의 형태와 비율도 동일인의 것으로 볼 수 없을 만큼 다르다고 판단했다. 보람이의 엄마 김모(22)씨는 친정어머니 석모(48)씨의 집에서 산후조리를 하다 4월 23일 밤 보람이 친부의 집으로 돌아왔는데, 4월 24일 사진 속 보람이의 침실에는 충격을 방지하는 폼블록이 벽에 설치됐다. 친부는 당시 일을 나갔다 퇴근해 보니 폼블록이 새로 설치돼 있었다고 기억했다. 이는 석씨가 보람이 친부에게 보낸 것이었다.제작진이 당일 석씨의 근무 형태를 알아본 결과 석씨는 오후 8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근무하는 야간조였다. 당일 석씨가 보람이 친부가 퇴근하기 전 집을 방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당시 석씨의 직장은 주야간 근무를 2주마다 교대하던 근무 체제였는데, 4월 24일이 있던 주에는 주간 근무를 해야 했던 석씨가 3주째 야간 근무를 이어가고 있었던 점도 석연찮았다. 친부의 집에서 김씨가 보람이를 돌보고 있었지만 당시 아이를 돌보느라 김씨는 잠이 부족했다고 친부는 전했다. 제작진은 이러한 정황을 종합해 볼 때 석씨가 4월 24일 보람이 친부가 일을 나가고 김씨가 잠이 든 사이에 아이를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차도 없고 운전도 못 하는 석씨가 아이를 바꿔치기한 뒤 야간 근무를 하러 출근할 수 있으려면 조력자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대만 가뭄에 호수 바닥 드러나 일년 전 빠뜨린 전화기 되찾은 남자

    대만 가뭄에 호수 바닥 드러나 일년 전 빠뜨린 전화기 되찾은 남자

    대만에 56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덮쳤는데 적어도 한 남성에겐 좋은 소식을 전해줬다. 첸이란 성(姓)만 알려진 이 남성은 이 나라를 대표하는 호수 가운데 하나인 선문 호수에서 일년 전 패들Q보드를 타다가 휴대전화를 물속에 빠뜨렸는데 날이 가물어 진흙 바닥까지 드러나는 바람에 지난주에 휴대전화를 찾았다는 연락을 한 작업 인부로부터 받았다. 그 인부도 이 호수 바닥이 드러난 것을 본 것은 50~60년 만의 일이라고 했다. 현재 이 호수 바닥에는 풀이 자라 초지처럼 보일 정도라고 영국 BBC는 9일 전했다. 첸은 흥분돼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휴대전화 케이스의 방수 기능이 완벽해 다시 켜 작동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대만은 극심한 가뭄 탓에 식수 배급제가 실시되는 등 전국이 몸살을 겪고 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반도체 공장들이 들어선 신주과학단지에 공업용수를 대는 투취안(Touqian) 강의 보(湺)가 훤히 드러날 정도로 말라붙었다. 차량용 반도체와 반도체가 전 세계에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 컴퓨터와 스마트폰 생산 차질이 가중되고 있는데 공업용수 부족도 한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렇게 대만에 가뭄이 극심한 것은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태풍이 하나 밖에 찾아오지 않은 것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에 따라 타이중, 먀오리, 북부 창후아 현 등 100만 가구 이상에 식수 배급제가 실시되고 있다. 미용실 등에서 샴푸를 쓰지 않게 하고 주유소에서 세차를 금지하는 등 여러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허깨비와 숨바꼭질하기, 연금충당부채 유감/강국진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허깨비와 숨바꼭질하기, 연금충당부채 유감/강국진 정책뉴스부 차장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정부는 국가회계 결산자료를 발표한다. 그러면 어김없이 나랏빚이 역대 최대 규모라거나 국내총생산(GDP) 두 배를 초과했다느니 하며 재정건전성 논란이 폭발한다. 그 중심에는 연금충당부채가 있다. 연금충당부채란 현재 공무원·군인연금 수급자와 재직자에게 앞으로 지급해야 할 미래 연금액을 약 70년 이상 추정치를 적용해 현재 가치로 환산한 금액을 말한다. 정부 발표로는 지난해 기준 연금충당부채는 1044조원이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백척간두, 풍전등화, 국가파산 같은 무시무시한 생각이 머리를 스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최근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총부채는 132조원이다. 일개 공기업이 100조원 넘는 빚을 지고 있으니 언제 망할지 몰라 걱정된다는 사람이 있을까. 마찬가지로 어느 누구도 국민은행 부채 규모가 570조원이나 된다고 불안에 떨지 않는다. 왜 그럴까. 집안 살림이나 기업, 국가를 막론하고 부채 규모만 봐서는 재정이 얼마나 건강한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먼저 부채와 자산도 함께 봐야 한다. LH는 자산이 184조원이다. 국내총생산의 30%나 되는 국민은행 부채 가운데 340조원은 예수부채, 그러니까 우리가 국민은행에 맡긴 돈이다. 대출채권 규모도 380조원이나 된다. 국가 결산자료를 다시 살펴보자. 자산이 2490조원이다. 게다가 연금충당부채는 연금 수입을 포함하지 않고 예상 지출액만 계산한 액수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연금충당부채 자체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다. 일단 할인율(미래 연금 지급액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비율) 자체가 불합리하다. 한국은 10년치 국채이자율 평균(2.7%)을 적용한다. 그런데 국가파산 가능성은 민간기업보다 훨씬 낮은데도 민간기업이 발행하는 채권 할인율보다도 낮은 국채이자율을 적용해야 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실제 영국은 민간기업에서 발행하는 우량회사채 할인율(3.5%)을 사용한다. 영국식으로 계산하면 한국의 연금충당부채는 대번에 713조원으로 줄어든다. 연금충당부채에는 국가직뿐 아니라 지방직 공무원의 연금 지급 추정액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도 지적했듯이 국가와 지방회계가 구분돼 있는 것과 상호 모순된다. 실제 미국은 국가 충당부채에서 지방공무원은 제외한다. 미국식으로 계산해 보면 연금충당부채는 289조원으로 줄어든다. 게다가 영국처럼 우량회사채 할인율까지 적용하면 250조원까지 떨어진다. 좀더 근본적인 문제 제기를 해 보자. 연금충당부채를 발표하는 게 타당한 것일까. 기획재정부도 누누이 강조하듯이 연금충당부채는 ‘나랏빚’이 아니다. 국가 간 부채 규모를 비교할 때도 제외한다. 게다가 연금충당부채란 민간기업 파산에 대비해 충당부채에 상응하는 적립자산을 보유하도록 하려는 게 목적인데, 공적연금은 파산하지도 않고 연금을 적립하지 않는 부과 방식이기 때문에 연금충당부채를 산정해야 할 필요성 자체가 크다고 할 수 없다. 혹자는 아껴야 잘산다거나 재정건전성이 중요하다고 반박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국가재정은 집안 살림과 전혀 다르다. 정부가 코로나19 위기라고 허리띠 졸라맨다면 한마디로 미친 짓이다. 그런데도 연금충당부채를 들어 정부를 비판하는 이들은 국가가 국가로서 해야 할 역할을 문제 삼는다. 사실 연금충당부채는 그래서 더 위험한 허깨비다. 우리 스스로 허깨비를 만든 뒤 그 허깨비에 쫓겨 밤마다 잠을 설치는 건 이제 그만하는 게 좋지 않을까. 연금충당부채 때문에 나라가 망할 일도 없는데 말이다. betulo@seoul.co.kr
  • ‘괴물투’ 빛났지만 타선에 빛바랬다

    ‘괴물투’ 빛났지만 타선에 빛바랬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에이스다운 호투에도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첫 패전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7피안타(1피홈런) 2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팀 타선이 겨우 1점을 내면서 1-2로 패해 패전투수가 됐다. 2013년 MLB 진출 후 작년까지 통산 59승 35패를 거둔 류현진은 60승 고지 등정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지난 2일 개막전에서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5와3분의1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선방하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한 불운이 이날도 이어졌다. 최고 시속 92.1마일(약 148㎞)의 직구를 앞세워 사사구 없이 90개의 공을 던지며 호투했기에 더 아쉬웠다. 1회말 3개의 삼진으로 산뜻하게 출발한 류현진은 2회말 선두타자 닉 솔락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2구째 포심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리며 좌월 홈런으로 연결됐다. 후속타자 네이트 로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호세 트레비노에게 내야안타를 내줬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레오디 타베라스의 먹힌 타구가 우익수 앞에 떨어지며 또 1점을 허용했다. 류현진은 7회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에 몰리며 위기를 맞았지만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으로 후속 타자들을 무사히 잡아내며 이날 등판을 마쳤다. 류현진은 경기 후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상대 타자에게 약한 타구를 많이 만들면서 7회까지 던졌다”면서 “작년 첫 두 경기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것 같다. 선발이 해야 할 몫은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의 투구는 인상적이었다”며 “그는 (수비 실수에도)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의 에이스”라고 칭찬했다. 캐나다 매체 토론토 선은 “류현진이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타선이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며 “개막전에 이어 타선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야구장 개선 약속한 서울·부산시장들… 이번에는 약속 지킬까

    야구장 개선 약속한 서울·부산시장들… 이번에는 약속 지킬까

    지난 7일 미니 대선으로 치러진 재보궐 선거의 당선자가 확정되면서 시장들이 내세운 공약이 지켜질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8일 “재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KBO에 약속한 야구 인프라 개선에 대한 답변을 임기 내 적극 실천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촉구했다. 선수협은 “노후화된 경기장의 경우 선수뿐만 아니라 야구장을 방문하는 수많은 시민의 안전과도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지자체의 각별한 관리와 보수에 대한 노력이 요구된다”면서 “야구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와 저변 확대가 이뤄져야 하며 이는 지자체의 아낌없는 지원과 지속적인 관심을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시장 후보들에게 야구장 인프라 개선과 관련된 요청 사항을 전달했다. 최근 추신수(SSG 랜더스)가 잠실구장 시설 환경에 대해 지적했을 정도로 프로야구는 최고 인기 스포츠라는 위상에 맞지 않게 인프라가 열악한 상황이다.오세훈 서울시장은 KBO에 보낸 답변서에서 잠실구장 신축 계획과 관련해 “일대의 스포츠 산업 발전이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도록 조속하게 추진할 것”을 약속했다. 특히 잠실구장의 상업광고권과 관련해 “광고수익금 배분 비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면서 “큰 틀에서 원활한 구단운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잠실구장은 그동안 서울시가 수익의 상당 부분을 가져가면서 많은 야구 관계자와 팬들로부터 갑질이 지나치다는 비판을 받았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야구 경기를 통해 가치를 높이지만 열매는 서울시가 가져간 데다 야구를 위한 투자는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코로나19로 구단 재정 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서울시가 구단을 돕기 위해 나서는 일에도 소극적이었다.‘구도’ 부산의 시장으로 취임한 박형준 시장도 야구장 관련해 개선을 약속했다. 박 시장은 “야구장 신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기능면에서는 단순히 야구장으로만 활용하는 시설이 아니고 쇼핑 및 엔터테인먼트가 가능한 복합 시설로 만들어 활용도를 높이고 경제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롯데 자이언츠가 쓰는 사직구장은 낙후된 야구장 시설로 인해 여러 사고가 터졌다. 강백호(kt 위즈)는 2019년 수비 과정에서 사직구장 외야 펜스에 손바닥이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1985년 개장한 사직구장은 2018년 야구인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최악의 야구장 2위(1위 마산야구장)로 꼽혔을 정도로 환경이 열악하다. 다만 이번 당선자들의 임기가 15개월로 짧아 임기 내에 얼마나 개선이 될지는 미지수다. 야구장 시설 개선, 신축 등은 그동안 선거 때마다 각 후보자들이 표심을 끌어모으기 위해 공약을 남발하는 경향이 많았다. 청사진을 제시하고도 실제 실천에 옮긴 당선자들은 드물었고 사라진 이슈가 됐다가 다음 선거에 공약으로 부활하는 사례가 태반이었다. KBO가 직접 나서 약속을 받아내고, 선수협도 적극 개선을 요청한 만큼 이번 당선자들을 향한 기대는 이전보다 더 크다. 야구팬들도 당선자들의 발언이 단순히 공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야구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크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무협은 영원하리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무협은 영원하리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반에 학급문고라는 것이 생겼다. 선생님들은 학기 초마다 아이들에게 각자 집에서 보던 동화책을 한 권씩 가져오라고 했다. 요즘처럼 책이 흔하던 시대가 아니라 우리는 아이 책이든 어른 책이든 손에 잡히는 대로 학교에 가져갔고 선생님은 교실 뒤편의 서가에 그것들을 무질서하게 꽂았다. 아마 ‘질서 있게’ 꽂을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천금성이 쓴 전두환 전기 ‘황강에서 북악까지’ 같은 책까지 있었으니까. 참고로 나는 이 책에 무척 감동했다. 초등학교 몇 년 동안 전두환은 대하소설 ‘대망’의 일부였던 시바 료타로가 쓴 ‘료마가 간다’의 주인공 사카모토 료마와 함께 내 마음속의 영웅이었다. 중1 때 설날에 큰댁에서 만난 대학생 사촌형에게서 “그 새끼는 죽일 놈이야”라는 욕을 듣지 않았다면 또 몇 년을 그 독재자의 신화에 속고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내가 학급문고에서 가장 감명스레 읽은 책은 뭐니 뭐니 해도 ‘어린이 군협지’였다. 표지가 너덜너덜했던 그 다섯 권짜리 책은 10살 남자아이의 영혼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소림사에서 달마역근경의 무공을 배우고 강호의 혈투에 뛰어든 소년 서원평. 무림의 정의를 구현하려다 수십 차례 죽을 고비를 만났지만 그때마다 굳은 신념과 기연으로(함정에 빠지거나 절벽에서 떨어질 때마다 거기에 기다렸다는 듯이 무공을 높여 주는 무공 비급이나 영약이 놓여 있었다) 살아나고 신비로운 자의소녀와 애절한 사랑을 나눈다. 훗날 고교생이 돼서야 나는 그 책이 대만의 무협작가 와룡생의 1959년 작 ‘옥차맹’(玉釵盟)의 소년판이라는 것을 알았다. 중화권에서 삼국지 다음으로 널리 읽혔다는 ‘옥차맹’은 한국에서는 ‘군협지’ 또는 ‘군웅문’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차례 번역, 출간됐는데 그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으면 어린이용 개작본까지 나와서 초등학교 학급문고로 흘러들어 왔을까. 어쨌든 난 처음 접한 ‘강호’의 세계관에 완전히 매료됐고, 급기야 그 대학생 사촌형이 어느 날 우리 집에 들러 “요즘 무슨 책이 재미있니?”라고 물었을 때 아주 당당하게 “‘어린이 군협지’요”라고 대답하고 말았다. 순간 사촌형은 당황해서 좀 머뭇대다가 “애들은 그런 책 보면 안 돼”라고 말했다. 아니, 왜? 어린 나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갔다. 눈치를 보니 사촌형도 그 책을 본 게 분명했는데도 말이다. 나중에야 이해가 갔다. 나는 ‘군협지’를 시작으로 중고교 때는 김용의 무협소설에 빠져 살았다. 김용의 18권짜리 ‘영웅문’이 출판되고 있을 때는 매일 서점에 들러 다음 권이 나왔는지 기웃거리곤 했으며, 시험 때마다 무협소설을 읽느라 밤을 새우는 바람에 학교 석차가 곤두박질을 쳤다. 그뿐인가. 하필 가장 중요한 인격 형성기에 강호의 세계관을 흡수하는 바람에 매사에 대의명분이나 따지고 어려울 때 기연이 생기길 바라는 비현실적인 어른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형, 무협소설은 실제로 내 인생의 기연이기도 했어. 대학원생 신분으로 일찍 결혼해 애까지 낳고 생계가 막연할 때 우연히 무협소설 윤문 일을 시작해 20년 넘게 살림에 큰 보탬이 되고 있으니까. 내가 교양으로 밥 먹고 사는 출판 번역가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우리 시대가 교양으로 배불리 먹고 살 수 있는 시대는 아니잖아. 지난달에도 웹에 연재될 무협소설 한 권 분량을 급히 손봐야 해서 집을 나와 홍대 앞 게스트하우스에 사흘간 처박혀 있었어.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 사람들은 왜 대본소도, 도서대여점도 거의 사라진 이 웹소설의 시대에 아직도 무협소설을 읽는 걸까? 심지어 무협 게임과 무협 드라마까지 즐기고 있잖아. 생각해 보면 무림 고수와 절세미녀들이 서식하는 그 강호라는 곳은 고대 중국을 모형으로 설계된, 우리 한국인과는 전혀 무관한 가상세계인데도 말이야. 아마 요즘 사람들도 기연이 필요해서겠지? 현실에는 기연이 존재하지 않으니 강호의 고수들을 통해 상상으로라도 기연을 누려 보고 싶어서겠지? 형은 이제 세상에 없으니 아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세상은 갈수록 편리해지고 풍요로워지고 있어. 하지만 사람들은 그와 정비례해 갈수록 가상세계에서 기연을 찾으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지. 아마 무협은 영원할 거야. 어쩌면 인류와 끝까지 운명을 함께할지도 몰라.”
  • [문화마당] 배경음악을 대신할 공간의 진동/이진상 한국예술종합대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배경음악을 대신할 공간의 진동/이진상 한국예술종합대 교수·피아니스트

    동네 미용실에서 커트를 하고 있었다. 아무 말 없이 거울을 보며 여느때와 같이 끔뻑끔뻑 졸고 있는데 디자이너가 묻는다. 배경음악을 가요에서 클래식으로 바꿨는데 어떻게 느끼냐고. 디자이너는 내가 졸고 있길래 배경음악을 바꾼 것이 좋든 나쁘든 효과가 있긴 있구나 생각했나 보다. 점장이 그동안 틀어 주던 가요를 클래식으로 바꾸는 걸 시도해 보고자 했고, 실제로 많은 고객이 그 변화를 감지했다 한다. 문제는 많은 고객들이 나처럼 잠에 빠져들었다는 것. 그래서 본래대로 귀에 익숙한 가요를 활기차게 트는 것이 좋을지, 클래식한 분위기를 위해 클래식을 들려줄지 직원 간 의견이 분분했다 한다. 배경음악은 잘 선택하면 인테리어의 마지막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배경음악이 없는 것이 더 낫고, 있더라도 너무 크게 틀어 놓아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가 많다. 대다수 커피숍이나 음식점에서는 사람들의 말소리와 그 사이 정적들이 썰렁하다고 느끼는지 배경음악으로 꽉 채워 버리기 일쑤다. 드라마에서도 BGM이 과도한 경향이 있다. 사람마다 기호가 다르고 개인적인 취향이 다름을 인정할지라도 공간이 고유로 가지고 있는 공기의 진동을 가리고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로 덮어 버리는 선택은 우리 귀를 마비시키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음향적 여백의 미를 느끼고 싶다. 어쩌다 둘밖에 남지 않았다면 사랑하는 연인의 호흡 소리, 심장박동 소리마저 듣고 싶다. 커피 홀짝이는 소리, 때로는 시끄럽게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모두 공간에서 다이내믹하게 어우러지면 살아 있는 즉흥적 음악이 따로 없을 터다. 사람들 간에 벌어지는 우연성 음악의 향연을 배경음악으로 감춰 버리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라이브 공연장이나 재즈바, 클럽 같은 곳은 음악이 BGM이 아닌 주연급이니 목적에 맞는 자연스러움이 있고 낭만이 있다. 은근히 음향 인테리어가 완벽한 장소가 있으니 바로 고기집이다. 지글지글 고기가 불에 구워지는 소리와 시끌벅적 오가는 말소리들은 다른 배경음악을 전혀 필요치 않는 역동적이면서도 자연스런 공간을 연출한다. 마치 캠프파이어나 바비큐 파티처럼 고기가 익는 모습을 지켜보는 그 자체가 너무 즐거우니 배경음악이나 벽에 걸린 TV가 필요 없다. 커피잔이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신문 부스럭거리는 소리, 메뉴를 묻는 점원, 그리고 옆 테이블에서 대화 나누는 소리를 자의반 타의반으로 감상할 수 있는 재미는 오늘날에는 일회용컵, 스마트폰, 키오스크, 진동벨, 그리고 거리두기로 인해 옛것이 돼 가고 있나 보다. 기술 혁명으로 시각적인 매체의 저장과 전송 능력은 양과 질에서 무한히 발전하고 있지만, 청각 매체의 발전은 엄밀히 따져 보면 완전한 진화의 방향은 아니다. 오히려 높은 화질을 빠르게 업로드하기 위해 음질을 낮추고 있다. 용량을 줄여 전송을 용이하게 만든 MP3 파일의 탄생과 목소리만을 감지하고 다른 모든 소리를 제거해 버리는 전화나 화상 채팅이 그 결과물이다. 천재적으로 미래 인간의 생김새를 점친 스필버그의 영화 ‘ET’에서 ET는 큰 눈과 긴 손가락을 가졌지만 귀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미용실에서는 헤어드라이기, 노련한 가위질 소리, 샴푸실의 물소리, 그리고 두피 마사지 받을 때 머리카락과 피부가 마찰되는 소리 모두가 우리를 편안히 잠에 빠져들게 하는 건강한 백색소음이니 “자고 일어나니 이뻐졌어요” 하고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콘셉트는 어떻겠냐고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추레한 모습을 참회하다가 살짝 졸고 눈을 떠 보니 연예인이 돼 있는 자신을 보면 언제나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다.
  • [똑똑 우리말] ‘채’, ‘체’, ‘째’의 쓰임/오명숙 어문부장

    비슷한 발음과 형태 때문에 헷갈리는 말들이 꽤 있다. ‘채’와 ‘체’, ‘째’도 빼놓을 수 없는 예에 해당한다. ‘사과를 통째로 먹다’가 맞는지 ‘통채로 먹다’가 맞는지, 띄어쓰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헷갈리는 게 아주 많다. 먼저 ‘채’를 살펴보자. ‘채’는 ‘이미 있는 상태 그대로’라는 뜻을 나타내며 ‘-ㄴ/은/는 채’의 꼴로 주로 쓰인다. ‘옷을 입은 채로 물에 들어갔다’, ‘노루를 산 채로 잡았다’, ‘벽에 기대앉은 채로 잠이 들었다’ 등과 같이 쓰인다. ‘체’는 ‘그럴듯하게 꾸미는 거짓 태도나 모양’을 뜻한다. ‘보고도 못 본 체 딴전을 부리다’,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체는 왜 하니’, ‘모르는 체하며 고개를 돌리다’ 등과 같이 쓰인다. ‘애써 태연한 척을 하다’, ‘못 이기는 척 자리에 앉다’에 쓰인 ‘척’과 동의어다. ‘채’와 마찬가지로 주로 ‘-ㄴ/은/는 체’ 꼴로 쓰이기 때문에 둘을 혼동해 쓰는 경우가 있다. 문법적으로 봤을 때는 둘 다 의존명사이기 때문에 앞말과 띄어서 쓴다. ‘-째’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그대로’, ‘전부’, ‘모조리’라는 뜻으로 의미상으로는 ‘채’와 비슷한 면이 있다. 그러나 앞에 오는 말의 품사와 띄어쓰기에서 차이를 보인다. ‘채’는 의존명사라 동사나 형용사 뒤에서 띄어 쓰는 반면 ‘-째’는 접미사라 명사 뒤에 붙여서 쓴다. 그래서 ‘냄비째 가져오다’, ‘사과를 통째로 먹다’ 등과 같이 쓴다. ‘냄비채’, ‘통채’ 등은 잘못된 표현이다. oms30@seoul.co.kr
  • 삼성·LG전자 날았다…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삼성·LG전자 날았다…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1분기 시장의 전망치(컨센서스)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보복소비’ 등의 영향으로, 올해 연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게 됐다.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65조원, 영업이익은 9조 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48%, 영업이익은 44.19% 증가했다. 당초 시장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8조원대였다는 점에서 이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로 평가된다. 같은 날 LG전자는 1분기 매출이 18조 8057억원, 영업이익은 1조 51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7.7%, 영업이익은 39.2% 증가했으며 모두 분기 사상 역대 최고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1조 2438억원이었던 2009년 2분기 기록을 12년 만에 뛰어넘었다. LG전자 역시 당초 시장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원대 초반이었지만, 이 같은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잠정 실적 발표는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스마트폰과 프리미엄 생활 가전 등이 역대급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올해 실적과 관련, 삼성전자가 미국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악재로 주춤했던 반도체 부문 실적이 개선돼 전체 연간 영업이익이 50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한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 철수 이후 사업 구조 재편의 효과가 2분기부터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삼성·LG전자 날았다…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삼성·LG전자 날았다…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1분기 시장의 전망치(컨센서스)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보복소비’ 등의 영향으로, 올해 연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게 됐다.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65조원, 영업이익은 9조 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48%, 영업이익은 44.19% 증가했다. 당초 시장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8조원대였다는 점에서 이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로 평가된다. 같은 날 LG전자는 1분기 매출이 18조 8057억원, 영업이익은 1조 51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7.7%, 영업이익은 39.2% 증가했으며 모두 분기 사상 역대 최고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1조 2438억원이었던 2009년 2분기 기록을 12년 만에 뛰어넘었다. LG전자 역시 당초 시장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원대 초반이었지만, 이 같은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잠정 실적 발표는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스마트폰과 프리미엄 생활 가전 등이 역대급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올해 실적과 관련, 삼성전자가 미국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악재로 주춤했던 반도체 부문 실적이 개선돼 전체 연간 영업이익이 50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한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 철수 이후 사업 구조 재편의 효과가 2분기부터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DNA 과학수사’ 20년 미제 살인범 잡았다…‘제2의 이춘재’ 쾌거

    ‘DNA 과학수사’ 20년 미제 살인범 잡았다…‘제2의 이춘재’ 쾌거

    20년간 장기미제로 남아있던 강도살인 사건 용의자가 20년만에 경찰의 유전자(DNA) 분석 기법 향상과 형사의 집념에 꼬리가 잡혔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강도살인 혐의로 A(41) 씨를 입건해 수사한 뒤 최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01년 9월 8일 오전 3시쯤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의 한 연립주택 B(50대) 씨 집에 공범 1명과 함께 들어가 남편과 자던 B씨를 깨워 결박한 뒤 돈을 뺐으려다가 잠을 깬 B씨 남편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B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부상을 입히고 현금 100만원을 뺐앗아 달아났다. 당시 경찰은 현장에서 검정 테이프를 비롯한 A씨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도구를 여러 개 확보해 유전자(DNA) 분석을 의뢰했지만, 당시 과학기술은 DNA를 검출해내지 못했다. 아울러 A씨 일당이 일면식도 없는 B씨 부부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데다 가스 배관을 타고 잠기지 않은 창문을 통해 B씨 집에 침입해 CCTV에 모습이 잡히지 않아 수사는 답보상태에 빠졌고 장기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지난해 6월 경기남부경찰청은 강력범죄 사상 최악의 장기미제 사건으로 남아온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의 재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막바지 서류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첫 사건 발생 34년 만에 이뤄진 이 사건 재수사는 그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연쇄살인범 이춘재를 찾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춘재는 자신이 저지른 14건의 살인사건 중 5건의 증거물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해 덜미가 잡혔다. 수십년 된 DNA도 식별할 수 있는 최신 분석 기법은 20년전 살인 사건을 기억하고 있던 안산단원경찰서 형사들에게 다시 범인 검거의 집념을 일으켜세웠다. 이들은 경찰서 증거보관실에 있던 강도살인 사건의 증거물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다시 DNA 분석을 의뢰했다. 그로부터 한 달여 뒤인 지난해 8월 증거물 중 B씨를 결박하는 데 사용됐던 검정 테이프에서 남성의 DNA가 검출됐다는 국과수 회신이 도착했고 이 DNA를 수형자 DNA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한 결과 다른 범행으로 현재 전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A씨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를 접견해 DNA 분석 결과를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강도살인 사건에 대해 묻자 그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다가 DNA 분석 결과를 듣고선 “그렇다면 분석 결과가 맞겠죠” 라며 사실상 혐의를 인정한 뒤 이후부터 경찰의 접견 조사를 거부했다. A씨는 공범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아무런 진술을 하지 않았다. 검정 테이프를 비롯한 이 사건 증거물에서 A씨의 것 외에 다른 DNA는 현재까지 검출되지 않아 경찰은 20년 전 A씨의 주변 인물 등을 대상으로 공범을 찾는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관내에서 발생한 장기미제 사건을 형사들이 잊지 않아 늦게나마 범인을 잡게 됐다”며 “남은 공범 1명도 끝까지 추적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삼성전자 ‘9조원’ 넘게 번 비결…스마트폰·가전이 웃었다

    삼성전자 ‘9조원’ 넘게 번 비결…스마트폰·가전이 웃었다

    오스틴 공장 중단 여파로 반도체 부진대신 스마트폰, 가전 등이 실적 견인반도체 영업익 3.6조 스마트폰 4.6조 예상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9조원대 영업이익을 냈다.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65조원, 영업이익은 9조 3000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17.48%, 44.19% 증가했다. 당초 시장 전망치인 영업이익 8조원대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이 1분기에 역대급 실적을 낸 데는 스마트폰과 TV, 가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는 지난해와는 다른 양상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반도체 부문 실적이 두드러지고, 스마트폰과 가전 등 세트 부문 실적은 악화한 ‘반도체 효과’가 특징이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미국 텍사스주 한파에 따른 오스틴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의 여파로 반도체 부문 실적은 저조하고, 스마트폰과 가전은 코로나19 장기화 특수를 이어가며 호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됐다. 잠정 실적 발표여서 삼성전자는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부문(DS) 영업이익은 약 3조 6000억원, 스마트폰 부문(IM)은 4조 6000억원 안팎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부문은 이전과 달리 1월에 조기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1, 보급형 갤럭시 A시리즈 판매가 양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S21은 출시 57일 만에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소비자 가전(CE) 부문도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의 활약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이 약 1조원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라인업을 중심으로 삼성 TV 판매량이 작년보다 15% 증가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1분기에 텍사스 공장 가동 중단 악재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약 3조 8000억원일 것으로 전망됐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텍사스 정전에 따른 영업차질, D램 1z 나노 공정과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2공장 가동 개시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 증가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디스플레이(DP) 부문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 4000억∼6000억원으로 큰 폭으로 개선되지는 않고 이전 전망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을 것으로 예측된다.반도체 부문은 이번 1분기를 저점으로 찍고 2분기에 다시 실적 개선을 예고하고 있다.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 악재를 털고 반도체 가격 강세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정전 사고에 대한 텍사스 주정부의 손실 보상이 2분기 이익에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1분기 주역이었던 스마트폰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 원가·마케팅 비용 상승 등 여파로 ‘상고하저’ 실적이 예상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5조원대로 회복하고, IM 부문은 3조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실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지만 현재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수감 상태인 데다 미중 패권다툼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국토부 “서초 12억 아파트, 공시가 15억? 주변 실거래가 반영”

    국토교통부는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제기한 엉터리 공동주택 공시가격 의혹에 대해 적절한 가격으로 평가됐다고 6일 밝혔다. 전날 제주도와 서울 서초구가 제시한 내용을 조목조목 재반박한 것이다. 국토부는 서초구 A아파트(80.5㎡)의 공시가격을 15억 3800만원으로 산정한 것은 적정한 평가였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 아파트의 공시가격을 산정하기 위해 참고한 주변 4개 지역의 비슷한 면적 아파트 실거래 가격을 조사한 결과 16억 1000만~22억 3000만원으로 나타났고, 전셋값도 11억원 정도로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서초구가 제시한 실거래(2020년 10월) 가격 12억 6000만원은 적정 사례가 될 수 없고, 올 1월 아파트값과 동떨어진 가격이라고 국토부는 주장했다. 잠원동 C아파트(117.1㎡)도 주변 3개 아파트 실거래 가격을 조사한 결과 27억~29억원에 형성돼 공시가격을 18억 7000만원으로 공시한 것은 적절한 평가였다고 해명했다. 서초구는 이 아파트 실거래(2020년 6월) 가격이 17억 3000만원이라고 주장하면서 공시가격 산정 오류 사례로 지적했다. 서초구가 내놓은 우면동(51.9㎡) 아파트 거래가격 5억 7000만원은 임대주택을 분양 전환한 가격이고, 실제 시세는 10억 2000만~12억 9000만원이라고 국토부는 밝혔다. 김수상 국토도시실장은 ‘연간 공시가격 인상 상한선을 두자’는 정치권의 주장에 대해 “공시가격 제도와 가격체계 자체를 왜곡할 수 있다”며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건 세 부담 상한선으로 묶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박영선 “오세훈 페라가모 로퍼 신은 사진 찾았다”

    박영선 “오세훈 페라가모 로퍼 신은 사진 찾았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6일 “선거 운동 현장에서는 정권심판론이 오세훈 후보 심판론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피부로 느끼는 민심은 여론조사 흐름관느 다르다는 얘기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그것은 현장에 있는 언론인들도 함께 같이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전날 마지막 TV토론회에 대해 “하고 싶은 얘기가 더 많이 있었지만 많이 참았다. 오늘 아침에는 심지어 오세훈 후보가 신었다는 페라가모 로퍼 신발 사진을 찾기 위해 네티즌들이 총출동을 했더라”며 “드디어 어떤 분이 사진 한 장을 찾아 올렸다. 2006년 9월 동대문서울패션센터 개관식 참석시 오 후보가 그 페라가모 신발을 신고 있더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 공약에 대해 “데이터 바우처를 청년들 대학생들에게 지원한다는 이 공약이 가장 반응이 뜨겁다”며 “제가 청년을 위한 공약을 굉장히 많이 냈다. 제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하면서 20대 청년 창업가를 많이 만났는데, 그분들에게 지원하고 투자하는 것이 결국은 대한민국의 미래에, 서울의 미래에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도 선거 판세를 “예측 불허”라고 전망했다. 또 오 후보의 페라가모 로퍼를 거론하며 “오죽하면 네티즌들이 ‘오 후보의 페라가모 로퍼 사진을 찾으려고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잔다’ 이런 것을 제가 봤다”며 “이런 네티즌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을 보며 서울시장에 꼭 당선돼야 되겠구나라는 마음가짐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내곡동 땅이 있는지 몰랐다”고 주장했던 오 후보는 지난 2005년 6월 처가의 내곡동 땅 측량 당시 동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인근 생태탕집 주인과 아들은 “오세훈이 분명히 왔다”면서 “하얀 바지에 페라가모 신발을 신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태국 괴력 루키, 생애 첫 우승이 LPGA 메이저대회

    태국 괴력 루키, 생애 첫 우승이 LPGA 메이저대회

    세계랭킹 103위에 불과한 ‘태국 루키’ 패티 타와타나낏(22)이 ‘와이어 투 와이어(전 라운드 선두)’ 기록을 세우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정상에 섰다. 타와타나낏은 5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파72·6763야드)에서 열린 ANA 인스피레이션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2개로 4타를 줄인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우승했다. 이날만 무려 10타를 줄이며 맹추격전을 펼친 리디아 고(16언더파 272타)를 2타 차로 따돌렸다. 상금은 46만 5000달러(약 5억 2500만원). 타와타나낏은 지난해 14개 대회에 출전해 절반만 컷을 통과하고 ‘톱10’ 성적은 단 한 차례밖에 내지 못해 벌어들인 상금도 8만 4923달러(약 9600만원)에 불과했다. 대회 전까지 세계랭킹도 103위로 보잘 것 없었다. 그러나 그는 1984년 줄리 잉크스터(미국) 이후 37년 만에 ‘루키 챔피언’이 됐다. 전체 메이저대회로 확대하면 14번째. 에리야 쭈타누깐(26)에 이어 태국 선수로는 두 번째 메이저 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린 그는 또 카리 웹(호주) 이후 21년 만에 ANA 대회 역대 4번째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기록도 남겼다. ‘올해의 선수’와 신인상 부문 1위도 한꺼번에 챙겼다. 3라운드까지 2위에 5타나 앞서 우승이 유력했던 그는 괴력의 드라이버샷과 정교한 아이언샷, 안정된 퍼트 등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기량을 선보였다. 나흘간 평균 드라이버 거리가 323야드였는데 이번 시즌 미 프로골프(PGA) 투어 1위인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평균 320.8야드인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괴력이다. 2번홀(파5) 이글로 일찌감치 종지부를 찍는 듯했던 승부는 8타 뒤진 공동 7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리디아 고의 맹추격으로 흥미를 끌었다. 리디아 고는 2번홀 이글을 포함해 이날만 10언더파를 기록했다.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을 세운 리디아 고는 2006년 이 대회에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작성한 대회 18홀 최소타 기록(코스레코드)과 동타를 이룬 데 만족해야 했다. 타와타나낏은 “어젯밤 잠을 잘 이루지 못했는데 아침에 두 차례 명상하며 조급하지 않으려고 했다”면서 “루키 시즌에 메이저 챔피언에 올랐다는 게 미칠 듯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우승을 계기로 LPGA 대세인 한국 선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6)과 2위 박인비(33)는 공동 7위(10언더파 278타), 김세영(28)은 공동 3위에 올랐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대법 “檢 무혐의 처분한 성폭력, 학칙 따른 별도 정학은 정당”

    대법 “檢 무혐의 처분한 성폭력, 학칙 따른 별도 정학은 정당”

    학내 성폭력 사건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어도 대학이 학칙에 따라 별도 징계를 내린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씨가 서울대학교를 상대로 낸 정학 처분 무효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서울대생인 A씨는 2018년 6월 학교 후배인 B씨가 술에 취하자 모텔로 데려가 함께 잠을 잔 뒤, 다음 날 아침 성행위를 시도했다. B씨는 자신이 취해 있을 때 A씨가 성폭행 또는 성추행을 했다며 서울대 인권센터와 경찰에 신고했다. 검찰은 A씨가 성행위를 시도했을 때는 B씨가 5시간 정도 잠을 잔 뒤 화장실에서 세수하고 나온 상태였던 만큼,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며 A씨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반면 서울대 인권센터는 A씨 행위가 규정에 따른 성희롱이나 성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서울대에 정학 12개월 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서울대가 정학 9개월 처분을 내리자 A씨는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징계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정학 처분을 무효로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징계 처분이 학교 내부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졌다”며 이를 뒤집었다. 대법원도 “수사기관의 무혐의 처분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시세보다 높은 공시가 말 되나” 역대급 이의신청

    “시세보다 높은 공시가 말 되나” 역대급 이의신청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의견 접수 마지막 날인 5일 전국의 아파트 입주민들이 항의성 의견을 내놓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전국 평균 19.1%로 급등한 만큼 이의신청 건수가 역대 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이의신청 건수는 약 3만 7000건이었다. 서울 송파구청 관계자는 “지난해와 다르게 올해는 시세 9억~12억원대의 소단지 아파트에서도 집단 반발 움직임이 급격히 늘었다”고 밝혔다. 문정동의 나 홀로 아파트에 거주하는 신모(51)씨는 “입주민 단체 카톡방에서 의견을 내는 방법을 공유해 줘 참여했다”면서 “올해 공시가격이 갑자기 30% 넘게 뛰어 황당한 심경을 이렇게라도 전달하자는 생각”이라고 했다. 잠실 엘스아파트는 이날까지 연명부를 통해 입주민 수백명의 의견을 취합해 한국감정원에 단체 접수를 시켰다. 노원구 하계동 현대우성아파트,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주민들도 단체 채팅방 등을 통해 개별 이의신청을 독려하고 연명부를 돌렸다. 노원구는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이 34.7%로 세종시(70.7%)에 이어 전국 2위로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거래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공시가가 나왔다. 아파트 공시가격 상승률이 35%를 넘었다”고 격앙했다. 세종에서도 반발이 거셌다. 김현옥 세종시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연합회장은 “각 단지에서 연대 서명을 받아 한꺼번에 국토부에 이의신청을 했는데, 세입자가 적은 단지에선 최대 70~80%까지 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현행 공시가 산정은 통계에 의존한 대량 평가로 많은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소득 없는 서민들에 대한 세금 갈취”라고 했다. 제주공시가격검증센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펜션(숙박시설)임에도 공동주택으로 분류돼 세금이 매겨진 사례가 발견돼 한국부동산원의 현장 조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초구도 조사 부실을 꼬집었다. 반포 훼미리아파트의 경우 거래가 없었던 101동 공시가격은 14.9% 오른 8억 900만원이었는데, 최근 14억원에 거래된 102동은 29.5% 뛴 9억 6700만원이었다. 거래 유무에 따라 종부세 부과 대상마저 달라진 것이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광화문광장 공사 고민했지만, 시민과의 약속 미룰 수 없었다”

    “광화문광장 공사 고민했지만, 시민과의 약속 미룰 수 없었다”

    “시장 권한대행이라는 한계도 있었지만, 모든 서울시 직원들과 함께 코로나19의 2차, 3차 유행을 막아낸 것이 가장 큰 보람이고 성과다.”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제1부시장)은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갑작스러운 유고 상황으로 시장 권한대행에 오른 지 9개월 동안 20여건의 고소·고발에 시달렸다. 합리적이고 인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서 대행이 30년 공직생활 동안 단 1건의 고발 사건에 휩싸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그의 9개월이 얼마나 험난했는지가 단적으로 드러난다.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와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의 매각, 재산세 감면 등 각종 논란에 흔들릴 법도 했지만 서 대행은 ‘뚝배기’ 스타일의 행정으로, 좌고우면하지 않고 묵묵히 걸었다. 권한대행 임기를 불과 이틀 남겨 놓은 서 대행에게 지난 9개월 소회를 들어 봤다.-오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열리면서 9개월간의 권한대행 업무가 끝난다. “아직 이틀이나 남았다. 이제까지 살아온 인생에서 가장 다사다난했다. 처음에는 서울시장 권한대행이라는 중책의 무게 때문에 잠을 못 자는 날이 많았다. 사실 코로나19 상황이 계속 위태위태해서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가 없었다. 항상 ‘오늘은 또 몇 명일까’라는 걱정을 하고 지냈다.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몇 차례 했는지 세어 보니 민생대책 등을 포함하면 17번이었다. 현장도 43번 방문했다. 끝나는 시점이 되니 마음이 가벼워지면서도 혹시 내가 놓친 것은 없나 다시 살펴보게 된다.” ●코로나 확산에 치료센터 부족할 땐 아찔 -코로나19 대응 평가는. “전반기에는 확진자 숫자가 적었지만 처음 겪는 일이라 두려움과 무게감이 달랐다. 하반기에는 광복절을 기점으로 2차 대유행이 발생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200명대, 300명대, 400명대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굉장히 긴장했다. 당시 1000만 시민 멈춤을 선포했는데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 당시 문제는 하루에도 수백명씩 쏟아져 나오는 확진자를 수용할 공간이 부족한 것이었다. 특히 하루 300~400명씩 나올 때는 생활치료센터가 부족해 대기하다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아찔했다. 그때 25개 자치구와 직원들이 함께 뛰어 생활치료센터를 확보해 치료 대기 중 안타까운 일을 당하시는 분들을 최소화하려고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다른 해외의 대도시보다 분명 확산세를 잘 막았지만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1000만 시민 멈춤 같은 대응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는 도움을 줬지만 소상공인들에게 경제적 타격을 줬다는 비판도 있다. “당시에는 워낙 방역 자체가 엄중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오후 9시 멈춤을 선택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부족했을지 모르지만 서울시가 소상공인들에게 지원을 적게 하지는 않았다. 지난해만 해도 추경을 4번 했었고, 그것만 해도 6조원 정도나 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거리두기 기간도 길어지다 보니 결국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올해는 1월 첫날부터 융자를 해 주자고 했다. 8000억원 저리 융자와 5대 온기 대책도 발표했다. 현장에 나가 보면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이 어려운지 얘기를 많이 듣는다. 코로나 브리핑을 17번 정도 했는데, 나중에는 죄송해서 소상공인분들에게 참으라는 얘기는 못 했다.” -올해 설을 앞두고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서 시의회와 의견이 달랐다. 일각에서는 대행 체제의 한계라는 얘기도 있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그동안 서울시의 기본 철학은 ‘선별 지원’이었다. 물론 재원이 엄청나게 많으면 보편 지원이 가능한데 사실은 우리가 한정된 재원으로 보편 지원하기가 쉽지 않다. 시민들 1인당 10만원씩 주려면 1조원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1조원을 만드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1회성 지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그리고 1조원을 풀어서 경기가 살면 되는데 그게 보장되는 게 아니다. 솔직히 집행하는 입장에서는 보편 지원이 더 편하다.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줄 것인가를 정하는 것도 어렵고, 경계 선상에 있는 사람들은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어서다. 결국 재원과 효과성 등을 고민할 때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까지 빈틈없이 촘촘히 보장하는 게 맞다고 본다. 서울시의 철학이었고 나중에 의회를 잘 설득해서 그런 부분 이해해 주셨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4년간 소통 후 결정 -광화문 광장에 대해 말이 많다. 권한대행 체제에서 이 정도 규모의 사업을 추진하는 게 맞느냐는 얘기도 있다. “내가 뭘 결정했다거나 한 것은 오해다. 사업 자체가 4년 정도 돼 온 것이고. 행정이란 게 어느 날 갑자기 일이 되지 않는다. 사실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는) 시장님 돌아가실 즈음 해서 여러 행정 절차를 밟고 있었던 중이었다. 광장 공사 시작에 대해 사실 고민하긴 했다. 여러 사람 의견을 듣기도 했다. 어떤 사람은 그냥 가야 한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그냥 하는 시늉만 하다가 넘기라고 했다. 여러 의견 속에서 시작하게 된 것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시민들과의 약속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본격적인 재구조화 논의가 시작된 이후 4년간 300번 넘게 시민들과 소통하는 행사를 가졌고, 시민단체와도 30번 넘게 얘기했다. 이미 시민들과 이렇게 바꾸겠다고 약속한 사업을 시장이 부재하다고 안 하는 게 더 이상하다. 시정을 중단 없이 추진하는 게 권한대행의 책임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권한대행을 하면서 고생이 많았다고 들었는데 에피소드 하나만 얘기해 달라. “하하. 다 고생을 했는데…. 지난해 본의 아니게 검사에서 몸이 안 좋아서 갑자기 수술했다. 수술하고 깨 보니까 줄이 몸에 10개인가 11개인가 붙어 있더라. 진통제를 처음에는 세 개를 맞으면서 자다 깨다 하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뒤 새벽에 청량리에 불이 났다는 뉴스가 나오더라. 진짜 아무것도 못하고 꼼짝도 못 하는데 휴대전화를 가져오라고 해서 소방방재본부장과 통화하고 괜찮냐 물으며 상황 듣고 걱정이 돼서 2부시장한테 전화했더니 나가고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잘 챙기라고 하고 휴대전화 던지고 다시 쓰러졌다. 어떻게 권한대행이라는 자리에 올랐는데 참 자리가 무섭구나, 책임감이 무섭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0년 동안 박원순 시장을 보좌했는데. “저는 조순 시장부터 모셨었다. 조순 시장 때는 팀장급으로 부서에 있었다. 결국은 시장이라는 분은 그 시대가 원하는 분이 시장으로 선출되고, 그분들이 기간도 다르고, 중간에 정치 과정에서 일찍 나간 분도 있는데 돌아보면 그분들이 각자의 역할을 했던 것 같다. 박 시장은 10년 있으면서 그 시대에 필요한 일을 했다. 사람 중심의 시정. 시민 중심의 시정. 사람특별시라는 말도 썼는데 그쪽 정책이 많이 발전했다. 잃어버린 몇 년 이런 표현 쓰는데 최소 서울시 시정에 그 말은 안 맞는 것 같다. 잃어버린 게 아니라 그때 필요한 무언가가 축적되고 서울시민이 필요로 하는 게 만들어졌다. 다른 시장이 오면 또 다른 게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사람 중심의 행정이 성과였다고 본다.” ●새 서울시장, 미래 먹거리 플랜도 세워야 -새로 오는 서울시장에게 당부나 조언을 한다면. “조심스러운데 그래도 세 가지 정도 말씀드릴 수 있다. 하나는 코로나19 대응을 잘해 달라, 특히 서민들의 생활을 위한 민생 경제를 챙기는 게 중요하다. 두 번째는 코로나19로 인해 심해진 불공정, 불평등 문제를 잘 해결해 달라는 것이다. 세 번째는 서울이 뭘 먹고살아야 할지 새로운 비전,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플랜을 세워야 할 것 같다. 이 세 가지가 다음 시장이 해야 할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 -시장 권한대행을 끝내면 뭘 할 것인가. “먼저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꼭 하고 싶다. 어려운 시기에 모두 고생이 많았다. 아직 뭘 할지는 모르겠다. 일단은 좀 쉬면서 생각하려고 한다. 못 쳤던 테니스도 좀 치고 차 타고 여행도 다니고 싶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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