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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송희준, 반려견 파양 사과에도 논란 여전 [전문]

    배우 송희준, 반려견 파양 사과에도 논란 여전 [전문]

    넷플릭스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 등으로 얼굴을 알린 배우 송희준이 반려견 파양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27일 한 네티즌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작년에 입양 갔던 모네(반려견 이름)가 돌아왔다. 오늘 아침 데려와보니 피부가 상할 수 있을 만큼 털이 뭉쳐 있고, 미용 선생님께 들으니 머리털과 귀 쪽 털이 엉켜 괴사할 위험이 있었다”며 “여전히 성장기인 모네는 많이 말라 살이 더 쪄야 하는 컨디션”이라고 전했다. 그가 반려견을 파양한 이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네티즌들은 이 반려견이 지난해 6월 배우 송희중이 입양한 강아지라며 파양 의혹이 일었다. 송희준은 28일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두 달 전쯤 마당과 벽을 공유하는 옆집에 어린 진돗개가 분양돼 왔다”며 “모네는 그 개의 기척이 느껴지면 잠을 자지 못하고 밤새 짖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밥도 먹지 않고 그나마 먹은 것은 토하기도 했다”고 적었다. 이어 “병원에서 스트레스라고 해서 이사할 집을 구하는 동안 본가 부모님이 모네를 맡아주셨다”면서 “본가에서 모네는 다시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컨디션을 회복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근 암으로 투병 중이신 아버지의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졌다. 병원에 입·통원하는 일이 잦아져 어머니의 친구분께서 함께 돌봐 주시기로 했다”며 “그러다 그분이 모네를 맡아 키우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아버지 건강 상태를 보며 부모님과 집을 합쳐야 할 상황도 고려해야 했기에 입양처에 모네가 저를 떠나 있는 현재의 상황을 말씀드렸다”며 “모네를 돌봐 주시기로 한 분이 입양 심사를 받고 싶어 한다는 말씀을 (입양처에) 드렸지만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그리고 어제 (입양처에서) 모네를 데려가셨다”면서 “제 미숙한 결정으로 모네를 떠나보내고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모네에게 너무 미안하고 입양처에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네티즌들은 좀 더 신중하게 입양을 결정하고 최대한 파양을 피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털이 다 엉키고 피부가 괴사할 수 있을 만큼 모네가 방치된 상태와 관련해서는 어떠한 해명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한 이들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털이 다 엉킬 때까지 반려견을 방치한 것은 뭐라고 설명할 거냐? 이런저런 사정에 버릴 거면 애초에 데려가질 말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송희준은 2015년 모델로 데뷔한 후 2018년 영화 ‘히스테리아’를 통해 배우로 활동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보건교사 안은영’에 출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송희준 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송희준입니다.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두 달 전쯤 마당과 벽을 공유하는 옆집에 어린 진돗개가 분양되어 왔습니다. 모네는 그 개의 기척이 느껴지면 잠을 자지 못하고 밤새 짖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밥도 먹지 않고 그나마 먹은 것은 토하기까지 했습니다. 병원에서는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진단해 주셨고 저는 이사가 방법이라고 생각해 새집을 구하는 동안 모네는 본가의 부모님이 맡아주기로 하셨습니다. 본가에서 모네는 다시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컨디션을 회복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암으로 투병중이신 아버지의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지셨습니다. 병원에 입통원하시는 일이 잦아져 매일 어머니가 모네와 산책할 때 함께 가시던 같은 아파트의 어머니 친구분께서 부모님의 입통원시 모네를 함께 돌보아 주시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그 분이 모네를 맡아 키우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아버지 건강 상태를 보며 부모님과 집을 합쳐야 할 상황도 고려해야 했기에 입양처에 모네가 저를 떠나 있는 현재의 상황을 말씀드렸습니다. 입양처에 이런 저의 사정을 공유하고 모네를 돌봐 주시기로 한 분이 입양 심사를 받고 싶어한다는 말씀을 드렸지만 불가하다고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어제 모네를 데려가셨습니다. 제 미숙한 결정으로 모네를 떠나보내고 책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모네에게 너무 미안하고, 입양처에도 죄송합니다.
  • “예쁘다”…군대 내 여자 상관들 성적 모욕한 20대

    “예쁘다”…군대 내 여자 상관들 성적 모욕한 20대

    법원,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선고 군 복구 시절 여자 상관들을 성적으로 모욕한 20대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재판장 박상수)은 26일 상관 모욕 혐의로 기소된 A(22)씨에 대해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군 복무 중이던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당시 같은 부대 소속 B(27·여)대위와 C(35·여)중사를 성적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저녁 점호를 하던 B대위가 다른 곳을 쳐다보는 것을 틈타 동료들이 지켜보는 데서 B씨에 대한 성적인 언어와 함께 성행위를 흉내냈다. 또 “C중사가 예전 사진을 보여줬는데, 예쁘다. 같이 잠을 자보고 싶다” 등의 발언으로 동료들 앞에서 C중사를 모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A씨가 군대 내에서 상관인 여성 피해자들을 상대로 모욕한 것으로 군 기강을 문란하게 하는 중대한 범죄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다수이고 성적인 발언까지 포함돼 있어 그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따뜻한 세상]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트럭 화재 진압한 버스기사

    [따뜻한 세상]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트럭 화재 진압한 버스기사

    승객을 태우고 운행하던 강원도 영월의 한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앞서가던 트럭의 적재함에서 불이 난 것을 발견, 신속하게 진화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사연의 주인공은 영월교통 소속 이정환(41)씨입니다. 그는 지난 24일 낮 12시15분쯤 승객을 태우고 영월역을 출발, 함백으로 향하던 중 앞서가던 1톤 트럭 적재함에 불꽃이 이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이씨는 즉시 경적을 울리며 트럭 운전자에게 비상 신호를 보냈으나, 트럭 운전기사는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잠시 후, 트럭 적재함에 불길이 거세지자 이씨는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했습니다. 그는 앞서가던 트럭을 추월해 멈추게 하였고, 즉시 버스에 비치되어 있던 소화기를 챙겼습니다. 그는 승객들에게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양해를 구한 뒤, 차에서 내려 약 4분 만에 화재를 진압했습니다. 이씨는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화물차를 세웠던 곳 바로 옆이 산이었다”며 “불씨가 산으로 옮겨 붙을 수도 있었겠다, 라는 생각에 ‘아차’ 하는 마음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트럭) 운전기사분이 안 다쳐서 다행이고, 승객들도 불이 난 것을 인지하고, 다들 침착하게 기다려 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정진석 추기경 건강 호전…병석에서 깨며 “평화를 빕니다”

    정진석 추기경 건강 호전…병석에서 깨며 “평화를 빕니다”

    한 달 넘게 병원에 입원한 정진석 추기경의 건강 상태가 크게 호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정 추기경은 지난달 21일 몸에 극심한 통증이 찾아오면서 주변 권고로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다. 병석에 있은 뒤로 세 번의 큰 고비가 찾아오며 한동안 의식을 찾지 못했으나 이달 초부터 점차 건강을 회복하더니, 최근에는 음식 섭취를 준비할 정도로 몸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추기경님이 말씀을 다 알아들으시고, 잠에 들었던 추기경께서 깨어나시면서 ‘평화를 빕니다’라는 말을 해 주변 간호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는 지난달 정 추기경의 건강이 악화하자 선종에 대비한 준비에 들어간 바 있다. 정 추기경이 연명 의료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혀와서다.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정 추기경에게 병자성사를 드리기도 했다. 병자성사는 가톨릭 일곱 성사 중 하나로, 병이 들거나 늙어서 죽을 위험에 놓인 신자의 구원을 비는 의식이다. 하지만 정 추기경은 한 달 사이 호흡이나 혈압 등의 수치가 좋아진 것은 물론 장기 활동도 이전보다 나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 사이에서는 “처음 겪는 일”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 추기경은 1961년 3월 18일 명동대성당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는데, 이날이 사제로 서품된 지 60주년, 회경축(回慶祝)을 맞는 날이었다. 서울대교구는 다음 달 1일 명동대성당에서 올리는 성유 축성 미사 때 정 추기경과 그의 사제 서품 동기인 유봉준, 김득권 신부의 회경축 축하 행사를 할 예정이다. 지난 24일 선종한 김병도 몬시뇰도 사제 서품 동기지만 안타깝게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됐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국병원은 환자보다 병원중심”

    “한국병원은 환자보다 병원중심”

    “한국의 병원은 환자보다 의료 공급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보다 편의성을 좀 더 강조합니다.” 호텔 로비처럼 으리으리한 대학병원, 잘 꾸민 카페 같은 동네병원. 외형으로만 보면 세계 어느 나라 못잖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병원을 다녀온 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것일까. 최근 ‘한국인의 종합병원’(생각의힘)을 낸 신재규(사진) 캘리포니아주립대 샌프란시스코(UCSF) 임상약학과 교수는 서울신문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 병원들의 문제에 대해 의료 공급자 중심의 의료체계를 핵심으로 지적했다. 책은 4년 전 갑작스레 췌장암 진단을 받고 돌아가신 어머니의 치료와 돌봄을 위해 저자가 한국으로 와 대학병원, 대형약국, 동네의원, 동네약국 등 여러 의료기관을 두루 찾았던 경험을 토대로 썼다. 1차 의료기관인 동네의원이 위염으로 오인해 한 달 동안 투약 처방을 받았지만, 병세가 나아지지 않자 가족들은 대학병원으로 향한다. 동네병원이 위염으로 진단을 내렸던 터라 대학병원도 위염 전문 의사를 배정했다가 의사를 바꾼 뒤에야 췌장암 판정이 나왔다. 대학병원 의사들은 의무 기록을 미리 읽지도 않고,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에 대해 묻지도 않은 채 환자를 맞기도 했다. 초조한 환자와 가족 대신 모니터를 들여다보던 대학병원 의사는 “항암치료 하면 한 3개월쯤 살겠다”며, 그야말로 ‘남의 일’처럼 대한다. 책에는 환자나 환자 보호자가 직접 진료 3차 의료기관에 진료 예약을 하는 시스템, 환자에 대한 정보 공유 부족, 소견서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이를 받아 처리한 대학병원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담았다. 이런 상황이라면, 결국 환자와 환자의 가족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였다. 어머니가 황달이 심해 시술을 받아야 하는데, 대학병원은 환자를 금요일에 입원시키고 당일 저녁 11시 MRI 검사 일정을 잡는다. 빠른 처리에 감탄한 것도 잠시, 검사 일정이 이내 토요일 새벽 2시로 바뀐다. 저자는 복도에 쓰여 있는 ‘외래’ 두 글자를 보고 이내 병원의 속내를 깨닫는다. 돈을 벌기 위해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 시간 내내 비싼 MRI를 쉬지 않고 돌렸고, 어머니의 검사 일정이 뒤로 밀려난 것이다. 영리 추구에 여념이 없는 대학병원 탓에 저자의 어머니는 새벽에 잠도 제대로 못 잔 채 MRI 검사를 받아야 했다. 월요일 시술을 앞두고 감염 우려가 있는 암환자를 입원시켜 주말을 보내게 해놓고, 의사는 정작 주말 동안 코빼기도 보이지 않은 채 레지전트나 인턴이 분주하게 움직인다.간호사에게서 “환자가 욕창에 걸리지 않게 가족이 환자의 자세를 바꿔줘야 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살펴보니, 1명의 간호사가 무려 12명의 환자를 담당하고 있었다. 1명의 간호사가 많아야 5명을 돌보는 미국과 달리 환자 가족까지 의료에 동원되는 이유다. “병원이 입원환자들의 돌봄을 모두 담당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환자의 치료입니다. 이를 위해, 필요하면, 병원은 간호사 수를 적절하게 늘리고 간병인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미국과 한국의 의료체계와 비교하며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다. “의사와 간호사 수를 늘린다 해도 의료체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특히 1차 의료기간과 의료체계 자체에 문제가 많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국은 1차 의료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현재로선 2차 의료 그리고 대학병원의 3차 의료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여러 의료제공자 간의 협력과 조정을 주도하고 이끌어낸 역할의 1차 의료제공자 제도를 조속히 확립해야 합니다.” 그의 어머니는 고통스러운 항암치료 탓에 온 가족과 친지들이 모인 마지막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항암치료가 시작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의사가 잘 알려주지 않았다. 저자는 이를 두고 “아무리 의학지식이 뛰어나도,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가 글과 말로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않으면 의료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면서 “의대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부터 의사소통 능력을 선발기준의 중요한 요소로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그의 어머니는 대학 병원을 나와 호스피스 병원에서 임종을 맞는다. 췌장암 진단 이후 동네병원과 대학병원에서는 고통스러웠지만, 그나마 호스피스 병원에서 환자로서 대우를 받으며 편안함을 느꼈다 한다. 그러나 호스피스 병원을 찾는 일 역시 쉽지는 않았다. 환자가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한국의 의료체계 전반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그는 거듭 강조했다. “제도 안에 있는 사람들은 그 제도와 환경에 익숙해져 있어서 문제가 있는지조차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도 밖에 있는 사람이 제도 안에 있는 사람들보다 문제를 더 잘 볼 수도 있습니다. 우선은 문제가 무엇인지 인식해야 제도 개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모두에게 익숙한 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면, 제가 그 역할을 조금이나마 했다고 생각합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말폭탄 이어 미사일 도발… 北 태양절 전후로 레드라인 넘을 수도

    말폭탄 이어 미사일 도발… 北 태양절 전후로 레드라인 넘을 수도

    개량형 KN23 야간 열병식 때 처음 공개이동식발사차량 바퀴 늘려 핵 탑재 의도트럼프가 묵인했던 탄도미사일 떠본 듯“전술무기 양산 및 실전배치 시험 가능성”북한이 25일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에서 금지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1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북한이 최근 대미 비난 담화, 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어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도발 수위를 높이면서 대북 정책 검토를 마무리 짓고 있는 바이든 정부를 압박하는 모습이다.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 6분쯤과 7시 25분쯤 북한 함남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 두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약 450㎞, 고도는 약 60㎞로 탐지했다”고 덧붙였다. 합참은 한미 정보 당국이 이번 미사일을 지상에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 정부도 탄도미사일로 규정했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지난해 3월 29일 강원 원산에서 초대형방사포를 발사한 후 1년 만이다. 합참은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며 미사일 종류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사거리와 고도를 봤을 때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이나 에이태큼스(전술지대지미사일)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KN23, 대구경조종방사포, 북한판 에이태큼스, 초대형방사포 등 신종 무기를 16차례 시험 발사한 바 있다.KN23 개량형은 지난 1월 노동당 8차 대회 기념 야간 열병식 때 공개된 바 있어 북한이 이번에 이를 시험 발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N23은 비행 종말 단계에서 풀업(활강 및 상승) 기동을 해 요격을 회피할 수 있어 대응이 어렵다. 아울러 KN23 개량형은 기존 KN23보다 탄두 모양이 뾰족해지고 미사일을 실은 이동식발사차량(TEL)의 바퀴도 4축에서 5축으로 늘어났다. 이는 KN23 개량형에 전술핵을 탑재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KN23은 이미 개발이 마무리돼 양산 및 실전 배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발사체가 KN23이라면 훈련이나 개량을 위한 발사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발사에 참관했을지 여부도 관심이다. 2019~2020년 신형 무기 시험 발사 당시 김 위원장은 대부분 현장을 방문해 지도했고, 북한 매체는 다음날 이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발사에 참관했을 경우 신형 무기를 지속 개발·발전시켜 대남·대미 억제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말’에 이어 ‘행동’으로 미국을 본격 압박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김여정 당 부부장은 지난 16일 미국에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 만들지 말라’고 경고하고,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 미국에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17~18일 방한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김 부부장, 최 제1부상의 담화에 응답하지 않은 채 북한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문제를 들어 북한 정권을 비판했다. 북한 비핵화와 북미 대화 재개 방안 등 대북 정책의 구체적 내용도 밝히지 않았다.이에 북한은 미국이 자신의 경고를 무시했다고 판단해 다시금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지난 21일 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나아갔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묵인해 왔던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바이든 정부도 사실상 용납할지 떠보려 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조 바이든 대통령의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 일정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원인 분석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스칸데르와 에이태큼스 모두 전술핵무기와 관계 있다”며 “초대형방사포를 건너뛰고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은 본격적으로 바이든 정부를 테스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가 다음달쯤 대북 정책 검토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북한이 다음달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까지 도발 수위를 점차 높여 나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발 수위를 높이며 대내적으로는 김 위원장 중심으로 내부를 결속하고, 대외적으로는 바이든 정부의 인내 한계점을 테스트하며 최대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순항미사일 이후 탄도미사일의 사실상 연속 발사는 북한이 도발 수순으로 들어선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며 “4월 15일 태양절을 전후해 보다 높은 강도의 도발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말폭탄 이어 탄도미사일… 北, 바이든 떠보며 도발 수위 높인다

    말폭탄 이어 탄도미사일… 北, 바이든 떠보며 도발 수위 높인다

    합참 “함남 함주 일대서 동해상 2발 발사사거리 450㎞·고도 60㎞… KN23 가능성”안보리 결의 위반… 김정은 참관 확인 안돼북한이 25일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에서 금지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1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북한이 최근 대미 비난 담화, 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어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도발 수위를 높이면서 대북 정책 검토를 마무리 짓고 있는 바이든 정부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5일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 6분쯤과 7시 25분쯤 북한 함남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 두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약 450㎞, 고도는 약 60㎞로 탐지했다”고 덧붙였다. 합참은 한미 정보 당국이 이번 미사일을 지상에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 정부도 탄도미사일로 규정했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지난해 3월 29일 강원 원산에서 초대형방사포를 발사한 후 1년 만이다.합참은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며 미사일 종류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사거리와 고도를 봤을 때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이나 에이태킴스(전술지대지미사일)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KN23, 대구경조종방사포, 북한판 에이태킴스, 초대형방사포 등 신종 무기를 16차례 시험 발사한 바 있다. KN23 개량형은 지난 1월 노동당 8차 대회 기념 야간 열병식 때 공개된 바 있어 북한이 이번에 이를 시험 발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N23은 비행 종말 단계에서 풀업(활강 및 상승) 기동을 해 요격을 회피할 수 있어 대응이 어렵다. 아울러 KN23 개량형은 기존 KN23보다 탄두 모양이 뾰족해지고 미사일을 실은 이동식발사차량(TEL)의 바퀴도 4축에서 5축으로 늘어났다. 이는 KN23 개량형에 전술핵을 탑재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KN23은 이미 개발이 마무리돼 양산 및 실전 배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발사체가 KN23이라면 훈련이나 개량을 위한 발사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김 위원장이 이번 발사에 참관했을지 여부도 관심이다. 2019~2020년 신형 무기 시험 발사 당시 김 위원장은 대부분 현장을 방문해 지도했고, 북한 매체는 다음날 이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발사에 참관했을 경우 신형 무기를 지속 개발·발전시켜 대남·대미 억제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말’에 이어 ‘행동’으로 미국을 본격 압박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김여정 당 부부장은 지난 16일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하며 미국에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 만들지 말라’고 경고하고,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 미국에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17~18일 방한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한미 연합태세’를 강조하며 북한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문제를 들어 북한 정권을 비판했다. 북한 비핵화와 북미 대화 재개 방안 등 대북 정책의 구체적 내용도 밝히지 않았다.이에 북한은 미국이 자신의 경고를 무시했다고 판단해 다시 한번 미국에 전향적인 대북 정책을 낼 것을 압박하고자 지난 21일 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나아갔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바이든 대통령의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 일정을 고려한 도발로 추정된다고 국회 정보위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스칸데르와 에이태킴스 모두 전술핵무기와 관계 있다”며 “초대형방사포를 건너뛰고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은 본격적으로 바이든 정부를 테스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가 다음달쯤 대북 정책 검토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북한이 다음달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까지 도발 수위를 점차 높여 나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발 수위를 높이며 대내적으로는 김 위원장 중심으로 내부를 결속하고, 대외적으로는 바이든 정부의 인내 한계점을 테스트하며 최대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순항미사일 이후 탄도미사일의 사실상 연속 발사는 북한이 도발 수순으로 들어선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며 “4월 15일 태양절을 전후해 보다 높은 강도의 도발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바이든 회견 전날 北탄도미사일… 대놓고 美압박

    바이든 회견 전날 北탄도미사일… 대놓고 美압박

    함남 함주 일대서 동해상으로 2발 발사사거리 450㎞·고도 60㎞… KN23 가능성합참 즉각 발표… 김정은 참관 확인 안돼북한이 25일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에서 금지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1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북한이 최근 대미 비난 담화, 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어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도발 수위를 높이면서 대북 정책 검토를 마무리 짓고 있는 바이든 정부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 6분쯤과 7시 25분쯤 북한 함남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 두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약 450㎞, 고도는 약 60㎞로 탐지했다”고 덧붙였다.합참은 한미 정보 당국이 이번 미사일을 지상에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 정부도 탄도미사일로 규정했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지난해 3월 29일 강원 원산에서 초대형방사포를 발사한 후 1년 만이다. 합참은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며 미사일 종류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사거리와 고도를 봤을 때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이나 에이태큼스(전술지대지미사일)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KN23, 대구경조종방사포, 북한판 에이태큼스, 초대형방사포 등 신종 무기를 16차례 시험 발사한 바 있다.KN23 개량형은 지난 1월 노동당 8차 대회 기념 야간 열병식 때 공개된 바 있어 북한이 이번에 이를 시험 발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N23은 비행 종말 단계에서 풀업(활강 및 상승) 기동을 해 요격을 회피할 수 있어 대응이 어렵다. 아울러 KN23 개량형은 기존 KN23보다 탄두 모양이 뾰족해지고 미사일을 실은 이동식발사차량(TEL)의 바퀴도 4축에서 5축으로 늘어났다. 이는 KN23 개량형에 전술핵을 탑재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KN23은 이미 개발이 마무리돼 양산 및 실전 배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발사체가 KN23이라면 훈련이나 개량을 위한 발사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발사에 참관했을지 여부도 관심이다. 2019~2020년 신형 무기 시험 발사 당시 김 위원장은 대부분 현장을 방문해 지도했고, 북한 매체는 다음날 이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발사에 참관했을 경우 신형 무기를 지속 개발·발전시켜 대남·대미 억제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말’에 이어 ‘행동’으로 미국을 본격 압박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김여정 당 부부장은 지난 16일 미국에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 만들지 말라’고 경고하고,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 미국에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17~18일 방한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김 부부장, 최 제1부상의 담화에 응답하지 않은 채 북한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문제를 들어 북한 정권을 비판했다. 북한 비핵화와 북미 대화 재개 방안 등 대북 정책의 구체적 내용도 밝히지 않았다.이에 북한은 미국이 자신의 경고를 무시했다고 판단해 다시금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지난 21일 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나아갔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묵인해 왔던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바이든 정부도 사실상 용납할지 떠보려 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조 바이든 대통령의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 일정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원인 분석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스칸데르와 에이태큼스 모두 전술핵무기와 관계 있다”며 “초대형방사포를 건너뛰고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은 본격적으로 바이든 정부를 테스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가 다음달쯤 대북 정책 검토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북한이 다음달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까지 도발 수위를 점차 높여 나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발 수위를 높이며 대내적으로는 김 위원장 중심으로 내부를 결속하고, 대외적으로는 바이든 정부의 인내 한계점을 테스트하며 최대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순항미사일 이후 탄도미사일의 사실상 연속 발사는 북한이 도발 수순으로 들어선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며 “4월 15일 태양절을 전후해 보다 높은 강도의 도발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수면·눈 등 7가지 건강 고민 솔루션

    수면·눈 등 7가지 건강 고민 솔루션

    KGC인삼공사가 내놓은 ‘정관장 알파프로젝트’가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받고 있다. 정관장 알파프로젝트는 눈·간·장·구강·관절·혈행·수면 건강 등 7가지 제품으로 구성돼 있으며 복합기능 설계로 스마트하게 건강 고민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모든 제품엔 유해물질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영양성분이 함유돼 항산화에 도움을 주며, 제품명에서부터 효능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알파프로젝트 수면건강’은 숙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미강(쌀겨)주정 추출물’과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락티움’ 성분을 함유해 바쁜 현대인의 편안한 잠을 도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알파프로젝트 눈건강’은 루테인으로 불리는 마리골드꽃 추출물을 주원료로 사용해 모니터, 스마트폰 등 과도한 전자기기 사용으로 위협받는 현대인의 눈 건강을 책임진다. 알파프로젝트는 직관적인 제품 콘셉트로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인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2019’에서 상위 1%에 수여되는 패키지 디자인 부문 ‘골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해경이 오일펜스 안쳤다”…20여척 불 탄 태안 어민들 분통

    “해경이 오일펜스 안쳤다”…20여척 불 탄 태안 어민들 분통

    23일 오전 3시 31분쯤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항에 정박 중이던 어선에서 불이 난 뒤 진화 몇시간 후 인근 마도항에서 불이 또다시 나면서 모두 20여척이 불에 타거나 침몰하는 대형 사고로 번졌다. 어민들은 “1차 신진항 화재 때 태안해양경찰서가 오일펜스를 치지 않아 기름띠를 타고 마도항까지 불씨가 옮겨가서 선박에 또 발화돼 사고가 커졌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충남소방본부는 이날 새벽 신진항에 정박 중이던 한 선박에서 불이 나 강풍을 타고 이웃 정박 선박으로 옮겨붙어 16척이 불에 탔다. 어민들은 인천선적 꽃게잡이 통발배에서 처음 발화됐다고 주장했다. 배들은 전날 풍랑주의보로 신진항에 정박했고, 화재 당시에도 초속 6~8m의 강풍이 불었다. 태안군 관계자는 “신진항에서 16척이 불에 탄 것으로 추정되지만 항구 수심이 깊어 바다 밑에 몇척이 가라앉았는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피해 선주들은 “해경이 선주들에게 화재 발생 사실을 제때에 알리고 어선끼리 묶어 놓은 밧줄도 바로 끊었더라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해경의 조치를 비난했다. 이 불은 3시간 30분 만인 이날 오전 6시 59분쯤 진화됐다. 진화에는 인력 275명과 장비 76대 등이 동원됐다. 하지만 신진항 진화 후 3시간 30분 만인 이날 오전 10시 24분 인근 마도에서 또다시 불이 났다. 신진항과 600m쯤 떨어졌다. 이 불로 마도 어선 등 8척이 불에 타거나 침몰했다. 이 불은 오전 11시 50분쯤 진화됐다. 신진항 어촌계장 박기복씨는 이날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신진항에서 불이 났을 때 해경에서 오일펜스를 치지 않아 화재 선박에서 흘러나온 기름을 타고 마도까지 흘러가 불이 옮겨 붙었다”면서 “낚시어선은 코로나19로 급증한 낚시꾼을 태우기 위해, 안강망 어선은 우럭과 곤쟁이 등을 잡기 위해 기름을 가득 채우고 있었는데 해경이 불을 끄느라 오일펜스를 치지 않았다. 태안해경이 방제어선 2척도 있는데 왜 불 끄는데만 정신이 팔렸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박씨는 “낚시선은 7억~8억원, 안강망 어선은 10억이 훨씬 넘는다”면서 “배가 어민들 목숨 줄인데 올해 어민들 생계는 다 망가졌다. 이를 어쩌면 좋으냐”고 덧붙였다.진화는 FRP 선박, 선내 다수 인화물질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신진항 정박 선박에서 잠을 자던 선원 2명이 불길을 피해 바닷물 속으로 뛰어들었다가 구조됐다. 이 중 S호(23t) 선원 A씨(60)는 구조된 뒤 저체온증 등으로 인근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소방당국과 해경은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불이 처음 발화된 선박의 선원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인을 조사 중이다. 24일 소방청 119소방안전 활동상황에 따르면 신진항에 있던 기름 범벅의 스티로폼에 불이 붙어 마도로 떠내려가 2차 선박 화재로 확대된 것으로 추정했다. 박씨는 “침수된 배는 바지선을 동원해 인양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면서 “해경 조치에 분명히 문제가 드러나면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등도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태안해경은 “불이 기름띠를 타고 마도로 이동하려면 유막 두께가 2mm 이상 돼야하는 등 기술적으로 불가능해 기름띠가 2차 화재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신진항 진화 후 오일펜스를 쳤지만 해경 업무는 인명 구조와 화재 진화가 우선이고, 해양오염 방지는 그 다음이다. 불이 났을 때 오일펜스를 치면 재질이 불에 취약해 화재가 더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해명했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여기는 호주] 작년에는 ‘대형 산불’ 올해는 ‘대홍수’로 재산잃은 가족의 사연

    [여기는 호주] 작년에는 ‘대형 산불’ 올해는 ‘대홍수’로 재산잃은 가족의 사연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지역에 60년 만에 최악의 대홍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산불 피해를 겨우 극복한 농장 가족이 이번에는 홍수로 가옥을 잃은 사연을 공개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야후 뉴스는 이번 폭우의 최대 피해지인 NSW주 북동부 워초브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한 가족의 사연을 보도했다, 로브 코스티건(40)은 지난 2018년 아내와 두 자녀 그리고 장인을 모시고 NSW주 북동부 워초브 지역의 파핀바라 강 유역에 40헥타의 농장을 구입하여 정착했다. 당시 최악의 가뭄을 겪는 시기이기에 강유역의 농장을 구입해 10마리의 소와 5마리의 개, 그리고 ‘스스로 개라고 믿는’ 미니 돼지 한마리를 데리고 농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농장에 정착한 지 2년여 만인 지난해 호주 최악의 산불이라는 최대의 자연재해를 겪게 되었다. 당시 NSW주 북동부에서 시작한 산불은 호주 동부 해안의 산림지역을 타고 번져 한반도 크기를 넘는 지역을 태우며 많은 재산 피해를 냈고, 사람 뿐만 아니라 10억 마리 이상의 동물 목숨을 앗아갔다. 너무나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폭우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은 당시 산불의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와 겹치고 있다.지난 18일 아침 잠에서 일어난 로브 코스티건 가족은 최고 200㎜가 내리는 비를 피해 동생 집으로 대피했다. 그리고 19일까지 최고 400㎜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파핀바라 강이 범람했고 코스티건 가족의 집은 물에 잠겨버렸다. 집은 폭탄 맞은 듯 무너져 내렸고, 장인이 머물던 독채는 물에 완전히 휩쓸려서 50m를 떠내려 가다가 전봇대에 걸리면서 멈처섰다. 코스티건은 “지난해 산불 피해를 극복하느라 정말 죽을 힘을 다해 열심히 일을 했는데 다시 홍수로 모든 것을 잃으니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당시 집에 가족이 남아 있었다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는데 그래도 모두 무사한게 너무나 다행”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코스티건 가족은 비가 그치면 다시 농장으로 돌아와 당분간은 창고에서 임시로 캠핑 생활을 할 예정이다. 코스티건은 “산불을 이겨 내었듯이 이번 홍수피해도 이겨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지난주부터 시작된 폭우는 NSW주 지역에 최고 900㎜의 비를 쏟아내어 지난 1961년 대홍수 이래 60년만에 최악의 비 피해를 내고 있다. 강이 범람하고 가옥이 침수되면서 최고 1만8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대부분의 학교가 휴교령을 내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NSW 주를 강타한 폭우는 현재 북상하여 퀸즈랜드주의 브리즈번과 골드 코스트에 다시 비를 뿌리고 있는 상태다. 기상청의 보도에 의하면 이번 최악의 비피해 지역인 광역 시드니 및 NSW주의 폭우는 23일을 기점으로 멈출 예정이며 24일 부터는 갑자기 기온이 30도로 상승하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아 호주 특유의 변화무쌍한 날씨가 이어질 듯하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목소리 힘 빠진 오세훈…“떨어졌냐” 질문에 “잠 못 잤다”

    목소리 힘 빠진 오세훈…“떨어졌냐” 질문에 “잠 못 잤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는 23일 야권 단일후보 여론조사 발표 직전 방송 인터뷰에서 유난히 목소리가 힘이 없다는 지적에 “생각이 복잡해 어젯밤 잠을 설쳤기 때문이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오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목소리에 힘이 없는 등 오늘 기운이 너무 없다”고 하자 “목소리에 힘이 없어요?”라고 물은 뒤 “솔직히 말해 어젯밤에 밤잠을 좀 설쳤다”고 털어놨다. 오 후보는 잠을 설친 것은 “생각이 아주 복잡해서였다”며 “단일화 후보로 승리하면 승리, 또 패배하면 패배하는 대로. 만감이 교차해서 숙면을 취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진행자가 “혹 떨어지셨기 때문에 지금 힘이 없으신 거 아니냐 이런 반응도 있다”고 묻자 오 후보는 결과에 대해 “정말 모른다”고 답했다. 한편 국민의힘 오세훈·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간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결과가 이날 발표된다. 양당 실무협상팀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국회에서 만나 여론조사 결과를 확인한 후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할 예정이다. 여론조사는 앞서 양당이 추첨으로 선정한 2개 기관을 통해 전날 무선 100%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아이셋 탄 차에 “똥차XX”…해운대 맥라렌 공분 [이슈픽]

    아이셋 탄 차에 “똥차XX”…해운대 맥라렌 공분 [이슈픽]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에서 한 슈퍼카 운전자가 아이 셋을 태운 가족 차량에 보복운전을 한 뒤 “네 아버지는 거지라서 이런 똥차나 타는 거다”라며 모욕을 준 사연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부산에 사는 다둥이 아빠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지난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산 해운대 갑질 맥라렌’이란 제목의 글을 쓰고, 지난 13일 오후 7시 귀가 중 심각한 보복운전 피해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A씨는 당시 아내와 아이셋을 차량에 태우고 송정에서 귀가하던 중이었고, 삼거리 부근에서 신호대기 중 정차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오른쪽 골목길에서 자주색 맥라렌 차량이 엄청 빠른 속도로 굉음을 울리며 차량 우측 앞으로 급정차하며 끼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놀란 A씨는 바뀐 신호를 받고 운행을 하려했지만 맥라렌 차량 운전자가 유리창을 내린 후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똥차 XX가 어디서 끼어드냐”는 맥라렌 운전자의 태도에 화가 났지만 A씨는 다섯 가족이 탄 상황에서 안 좋은 일이 생길까 봐 ‘알았으니까 빨리 가라’고 말하고 창문을 올렸다. 맥라렌은 송정삼거리 신호 대기 중인 A씨 차량 옆에 정차하더니 차에서 내려 미처 닫지 못한 썬루프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고 아이들에게 “얘들아 니네 아버지 거지다 알겠냐! 그래서 이런 똥차나 타는 거다! X발 평생 이런 똥차나 타라!”라며 주행 신호가 켜질 때까지 반복해서 욕설을 퍼붓고 차량으로 돌아갔다. A씨는 다른 길로 돌아갔지만 소용이 없었다. A씨는 “대로에서 저의 차를 기다리다 저의 차량을 발견하고는 빠르게 저의 차량 앞에서 차로를 막은채 저의 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부터 아이들과 와이프는 극도로 불안에 떨며 충격을 받아 울기 시작했고 차 안은 완전히 아수라장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어렵게 맥라렌을 피해 집으로 향하자 굉음과 함께 계속 따라오기 시작했다. 이때 저와 아내는 두려움과 공포에 떠는 아이들을 보며 판단력이 흐려지더라”고 회상했다. A씨는 집 근처 중동지구대로 향했고, 지구대에서 맥라렌 차주와 인적사항을 기록했다. A씨는 “맥라렌 차주는 ‘변호사가 알아서 할거다’ ‘이제 가도 되지요?’라며 거들먹거렸고,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은 우리는 변호사 선임은 생각조차 못하고 복잡해지는 것이 싫어서 지구대에서 나왔다”면서 “좋은 차 타고 돈이 많다고 이래도 되는 거냐? 8일째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아이들은 그날의 충격으로 ‘아빠 우리 거지야?” “우리는 거지라서 돈도 없어” 등의 이야기를 하고, 맥라렌 차주가 했던 위협적인 행동을 떠올리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고민 후 고소장을 접수했고,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하겠다면서 목격자의 연락을 부탁했다.“증거 영상 하나 없이 이슈화” 반박도 많은 네티즌들이 분노한 가운데 “증거 영상 하나 없이 이렇게 이슈화 시키신거 보면 어이가 없다”는 반박도 나왔다. 상대 차주로 추정되는 B씨는 “먼저 보복운전과 욕설을 한 건 상대 차량”이라며 “아내분이 계속 욕하시고 보복운전 자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편분의 사과로 제가 좋게 합의를 봐드린 상황”이라며 “증거자료도 없이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우리나라 정말 무섭다. 경찰관 증언부터 저도 자료 정리 다 해서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상황을 영상으로 찍어뒀지만 작성자 부부의 얼굴이 나와 삭제를 요청받았고, 삭제를 한 상황이라고도 부연했다. 이에 대해 다른 네티즌 역시 “영상 보기 전에는 중립이 좋겠다”라고 동의했다. 보복 운전은 2015년부터 도로교통법 대신 특수상해나 흉기 등을 이용한 특수협박죄를 적용하고 있다. 보복 운전이 인정되면 운전면허가 취소된다. 형량은 징역 7년 이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건보 피부양자 등록 후 돌연 취소… ‘빼앗긴 권리’ 되찾고 싶어”

    “건보 피부양자 등록 후 돌연 취소… ‘빼앗긴 권리’ 되찾고 싶어”

    “우리는 매일 같은 침대에서 손을 꼭 붙잡고 잠이 들어요. 아침에 눈을 뜨면 배우자가 잘 자고 있는지 보고요. 함께 밥을 먹고 집을 가꾸고 일상을 공유하죠. 서로가 곁에 없으면 불안해요. 이게 부부이자 가족이 아니면 뭔가요.” 소성욱(30)·김용민(31)씨는 결혼한 지 2년 된 신혼부부다. 사회복무요원 동료로 처음 만나 2013년 연애를 시작했고, 연애 4년차에 살림을 합쳐 함께 살다 재작년 5월 결혼식을 올렸다. 긴 연애사를 지켜본 주변 사람들에겐 늘 붙어 다니는 단짝이요, 부러운 금실을 자랑하는 커플이다. 그러나 한국의 법과 제도는 두 사람을 부부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들이 같은 남자라는 단 하나의 이유에서다. 배우자로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이들에겐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이라는 당연한 권리조차 싸워 얻어야 하는 대상이다. 소씨와 김씨는 지난달 1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건보 직장가입자인 김씨의 피부양자 자격이 취소된 소씨에게 지역가입자 건보료를 부과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취지다. 서울신문은 지난 18일 서울 은평구 자택에서 부부를 만났다.지난해 2월 소씨가 김씨의 피부양자로 등록된 건 부부에게 ‘선물’ 같은 일이었다. 혼인신고를 할 수 없어 법적으로 ‘배우자’가 아닌 ‘동거인’ 신분인 이들이 처음 가족으로 인정받았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은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해 건강보험료를 따로 내지 않도록 한다. 그러나 8개월 뒤 부부의 사연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건보 공단은 갑작스레 소씨의 피부양자 자격을 취소했다. 직원의 실수로 등록이 된 것일 뿐 피부양자 조건을 미충족한다는 이유였다. ●동거 4년 결혼식 올려… 공단은“직원 실수” -소송을 결심한 이유는. 김용민씨(이하 김) “만약 피부양자 등록 신청을 했을 때부터 거절됐다면 ‘이거 안 되는구나’ 하고 말았을 거다. 그런데 한번 됐다가 취소되니까 더 화가 났다. 빼앗긴 권리라는 생각에 꼭 되찾아야겠다고 결심했다.” -피부양자 자격을 취득하는 과정은 어땠는지. 김 “신청 전에 먼저 사실혼 관계의 동성 부부인데 피부양자 등록이 가능한지 묻는 민원글을 올렸고, 된다는 답을 받았다. 바로 신청했더니 등록이 된 것도 모자라 성욱이가 제 ‘배우자’로 돼 있더라. 국가기관으로부터 우리 관계를 처음 인정받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정말 행복했다.” -그러다 건보 공단이 일방적으로 결정을 번복했는데. 김 “더 많은 성소수자에게 동성 부부도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알리고 싶어 언론 인터뷰를 했다. 그런데 보도가 나가고 두세 시간 만에 공단에서 전화가 와서 ‘착오가 있었다. 둘이 동성 커플인 줄 몰랐다’며 피부양자 취소 통보를 하더라. 사실 가족관계증명서를 비롯해 제출 서류들을 보면 우리 둘 다 남자라는 걸 모를 수가 없었다.” -소송 준비는 어땠나. 김 “소송의 취지가 우리 관계를 인정해 달라는 소송이다 보니 관계를 증명하는 서류를 많이 준비했다. 사귄 시점부터 언제 동거를 했는지, 언제 결혼식을 올렸는지 등 우리의 서사들을 정리했다. 지난달 소장을 내고 지금은 첫 기일이 잡히기를 기다리는 상태다.” -관계를 서류로 증명해야 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김 “맞다. 결혼 관련해서는 결혼식장 대관 서류, 결혼식 사진과 영상, 하객 방명록으로 증명을 했다. 방명록 한 장에 보통 4~5명 정도 쓰지 않나. 수십장이 되는 방명록을 하나하나 다 스캔하면서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더라.”●동성부부 피부양자 등록 민원글엔 ‘가능’ 답 -이번 소송이 동성 부부의 사실혼 관계 인정 여부에 대해 중요한 판결이 될 거라고들 한다. 김 “건보 피부양자 소송이 궁극적으로 동성혼 제도화로 가는 밑거름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박탈된 권리를 하나씩 바꿔 간다면 언젠가 동성혼도 가능해질 거라고 믿는다.” 소성욱씨(이하 소) “용기 내서 소송을 하게 된 계기에는 ‘우리 같은 커플들이 더 권리를 보장받고 살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다. 한국에도 가시화가 덜 됐을 뿐이지 우리처럼 살고 있는 커플이 많다.” 부부는 “건강보험 피부양자 문제는 동성 부부가 마주하는 차별 중 하나”라고 말한다. 남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신혼부부인데도,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는 국가에서 이성애자 부부에게 당연히 주어지는 권리들이 동성 부부에게는 멀기만 하다. 김씨는 이런 차별로 인해 결혼을 생각조차 못 하는 성소수자가 많다고 지적했다.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김 “어릴 적부터 ‘따분하지 않고 재밌는 결혼식을 서른 넘기기 전에 하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다. 딱 서른에 했으니 로망을 실현한 거다. 성욱이는 결혼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내가 설득했다.” 소 “과거에는 내가 성소수자이기 때문에 결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선택지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여긴 거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내 일상에 용민이가 없다고 생각하니 너무 슬프고 서러웠다. 그래서 결혼을 결심했다. 지금의 법과 제도는 우리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주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 김 “많은 성소수자가 ‘결혼은 나의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우리 결혼식에 성소수자 친구도 많이 왔는데 ‘이런 게 가능할지 몰랐다’, ‘나도 할 수 있겠다’고 했다.” -결혼 준비에 어려움은 없었나. 소 “식장 예약부터 반지, 예복까지 다 커플로 맞춰야 하는데 혹시 차별이나 혐오를 마주하지 않을까 걱정이 컸다. 그런데 다들 잘 받아 줬다. 식장 예약을 할 때 ‘남남 커플인데 괜찮겠느냐’고 물으니 ‘요즘은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하고, 계약서를 쓸 때도 서류에 신랑·신부 이름을 적는 칸이 있는데 신부란을 지우면서 ‘이런 구분은 필요 없다’고 해 줬다. 감동이면서도 그런 환대가 낯설었다.” -동성 부부가 당연하게 누리지 못하는 또 다른 권리는 어떤 것들이 있나. 소 “소소하게는 등기를 받을 때도 상실감을 느낀다. 법원에서 온 등기는 가족만 대리 수령할 수 있는데 우리는 법적으로 가족이 아니니까. 얼마 전에 설거지를 하느라 용민이한테 등기를 대신 받아 달라고 했는데 가족이 아니라고 내가 직접 오라고 하더라.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는데 마음이 너무 속상했다. 큰 거는 신혼부부 전세자금대출이 안 되는 것이었다. 지난해 3월에 이 집으로 이사하는 과정에서 신혼부부 대출이 다른 상품보다 금액도 크고 이자도 저렴한데 우리는 못 받았다.” 김 “위급한 상황에서 보호자로서의 권리도 제약이 크다. 병원에서 법적 가족만 보호자로 보니까 응급 상황인데도 원가족이 오길 기다려야 한다. 요즘은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일반 병실도 가족만 면회가 가능하다. 그래서 동성애자 커플은 내가 의식불명일 때 파트너에게 나의 의료권리를 넘기는 ‘사전의료지시서’를 미리 작성해 두기도 한다. 유언장을 미리 써 두거나 성년후견인을 지정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혼 준비 과정 차별 없이 환대해줘 감동 -지금의 제도하에서 동성 커플이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이겠다. 김 “동성혼만 인정이 된다면 그런 걸 준비할 필요도 없다. 이성애자 부부들은 그 수많은 권리가 있다는 걸 인지하지 않고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데 우리는 다 미리 알아보고 대비해야 한다.” -동성 부부를 향한 혐오 세력의 혐오 표현 문제도 계속되고 있는데. 김 “성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고 함께할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한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가족은 서로에게 헌신하고 서로를 돌봐 주는 관계이지 않나. 이미 우리는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인데, 가족이 별건가, 우리가 가족이지.” 소 “우리도 남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부부다. 설거지하기 싫다고 싸우기도 하고, 옷걸이나 휴지걸이 사용법처럼 사소한 생활습관에서 서로 다름을 발견하고 맞춰 나가면서 함께 살아간다. 똑같은 부부, 어쩌면 당신의 옆집 사람일 수도 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가족에게 헌신한 ‘그녀’를 잃었다

    가족에게 헌신한 ‘그녀’를 잃었다

    애틀랜타 희생자 안타까운 사연들“어머니는 우리 형제를 위해 평생을 바친 싱글맘이었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였고,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분이었습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희생된 현정 그랜트(51)의 장남 랜디 박(23)이 기금 모금 웹사이트 ‘고펀드미’에 올린 사연을 보고 20일까지 약 6만 9300명이 모금에 참여했다. 그는 “누구에게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솔직히 길게 슬퍼할 시간이 없다. 동생과 살아갈 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식비, 공과금 납부 등 기본적인 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2만 달러(약 2260만원)를 목표로 모금을 시작했는데, 불과 이틀 만에 약 266만 달러(약 30억원)가 답지했다. 이에 랜디 박은 “내가 세상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을 알고 어머니가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감사의 글을 올렸다.그간 그는 인근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했다. 카페 동료는 “엄마를 유독 좋아하고 위했다. 너무 착하기만 한 친구여서 더욱 안타깝고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로버트 애런 롱(21)의 총격에 희생된 8명 중 4명이 한국인이었고, 그랜트는 이 중 유일한 한국 국적자다. 랜디 박은 데일리비스트에 ‘어머니에게서 미국으로 이주하기 전 한국에서 초등학교 교사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랜디 박은 20일 NBC방송에 시애틀에서 살다 13년 전 동생인 에릭 박(20) 등 3명의 가족이 한국인이 많은 애틀랜타로 이사 왔지만, 돈을 벌러 떠난 어머니와 “1년간 떨어져 지내야 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도 그랜트는 두 아들의 대학 등록금, 집세 등을 늘 걱정하는 형편이었다. 차가 없던 그랜트는 전화로 두 아들을 챙긴 뒤 친구 집에서 잠을 청하곤 했는데, 사건 발생 전날인 15일 밤 ‘굿나이트’ 인사를 한 게 마지막이었다고 형제는 전했다. 애틀랜타 참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비통함을 더했다. 골드스파에서 그랜트의 동료였던 김순자(69)씨와 박순정(74)씨도 유명을 달리했다. 이들은 미국 국적 한인이다. 김씨는 1980년 무렵 영어도 할 줄 모른 채 이민을 와서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면서 편의점, 부동산 등에서 동시에 몇 개의 일을 하며 2명의 아이를 키워 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손녀는 고펀드미에 “할머니는 전사였다”고 썼고, 김씨를 위해 2500여명이 10만 5000달러(약 1억 2000만원) 넘게 기부했다. 박씨는 워낙 건강해 ‘주변에서 100살까지 충분히 살겠다’는 말을 줄곧 들었고, 돈을 버는 것보다 소일거리로 골드스파에서 직원들의 식사를 해 주었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골드스파의 맞은편 아로마세라피스파에서 일하다 변을 당한 유영애(63)씨도 한인 동포였다. 두 아이의 어머니로, 코로나19로 지난해 일자리를 잃은 뒤 새로 구한 직장이었다. 이 밖에 첫 번째 총격이 있었던 체로키 카운티의 마사지숍에서 나온 4명의 희생자는 고객이었던 백인 여성 딜레이나 애슐리 욘(33), 백인 남성 폴 안드레 미컬스(54), 중국 출신의 마사지숍 운영자 탄샤요제(49), 종업원 다오위 펑(44)이었다. 욘은 남편과 마사지를 받다가 변을 당했는데, 다른 방에 있던 남편은 생존했다. 중태에 빠진 엘시아스 에르난데스오르티스(30)는 과테말라 출신 이민자로 고향의 가족에게 송금하러 스파 옆 환전소에 갔다가 총탄에 맞았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가족에게 헌신한 ‘그녀’를 잃었다

    가족에게 헌신한 ‘그녀’를 잃었다

    애틀랜타 희생자 안타까운 사연들“어머니는 우리 형제를 위해 평생을 바친 싱글맘이었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였고,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분이었습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희생된 현정 그랜트(51)의 장남 랜디 박(23)이 기금 모금 웹사이트 ‘고펀드미’에 올린 사연을 보고 20일까지 약 6만 8800명이 모금에 참여했다. 그는 “누구에게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솔직히 길게 슬퍼할 시간이 없다. 동생과 살아갈 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식비, 공과금 납부 등 기본적인 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2만 달러(약 2260만원)를 목표로 모금을 시작했는데, 불과 이틀 만에 약 263만 9000달러(약 30억원)가 답지했다. 이에 랜디 박은 “내가 세상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을 알고 어머니가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감사의 글을 올렸다.그간 그는 인근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했다. 카페 동료는 “엄마를 유독 좋아하고 위했다. 너무 착하기만 한 친구여서 더욱 안타깝고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로버트 에런 롱(21)의 총격에 희생된 8명 중 4명이 한국인이었고, 그랜트는 이 중 유일한 한국 국적자다. 데일리비스트는 그랜트가 미국으로 이주하기 전 한국에서 초등학교 교사였다고 전했다. 랜디 박은 20일 NBC방송에 시애틀에서 살다 13년 전 한국인이 많은 애틀랜타로 이사 왔고, 돈을 벌러 떠난 어머니와 “1년간 떨어져 지내야 했다”고 밝혔다. 둘째 아들 에릭 박(20)은 엄마가 직접 해준 김치찌개를 떠올리며 “엄마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차가 없는 그랜트는 전화로 두 아들을 챙긴 뒤 친구 집에서 잠을 청하곤 했는데, 사건 발생 전날인 15일 밤 ‘굿나이트’ 인사를 한 게 마지막이었다고 형제는 전했다. 애틀랜타 참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비통함을 더했다. 골드스파에서 그랜트의 동료였던 김순자(69)씨와 박순정(74)씨도 유명을 달리했다. 이들은 미국 국적 한인이다. 김씨는 1980년 무렵 영어도 모르고 이민을 와서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면서 편의점, 부동산 등에서 동시에 몇 개의 일을 하며 2명의 아이를 키워 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손녀는 고펀드미에 “할머니는 전사”라고 썼다. 박씨는 워낙 건강해 ‘주변에서 100살까지 충분히 살겠다’는 말을 줄곧 들었고, 돈을 버는 것보다 소일거리로 골드스파에서 직원들의 식사를 해 주었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골드스파의 맞은편 아로마세라피스파에서 일하다 변을 당한 유영애(63)씨도 한인 동포였다. 두 아이의 엄마로 코로나19로 지난해 일자리를 잃은 뒤 새로 구한 직장이었다. 이 밖에 첫 번째 총격이 있었던 체로키 카운티의 마사지숍에서 나온 4명의 희생자는 고객이었던 백인 여성 딜레이나 애슐리 욘(33), 백인 남성 폴 안드레 미컬스(54), 중국 출신의 마사지숍 운영자 탄샤요제(49), 종업원 다오위 펑(44)이었다. 욘은 남편과 마사지를 받다가 변을 당했는데, 다른 방에 있던 남편은 생존했다. 중태에 빠진 엘시아스 에르난데스오르티스(30)는 과테말라 출신 이민자로 고향의 가족에게 송금하러 스파 옆 환전소에 갔다가 총탄에 맞았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엄마 잃은 한인 형제에게 손 내민 6만8천명…30억원 후원 [애틀랜타 총격]

    엄마 잃은 한인 형제에게 손 내민 6만8천명…30억원 후원 [애틀랜타 총격]

    16일 발생한 미국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어머니를 잃은 한인 형제에게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CNN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사망한 현정 그랜트(한국이름 김현정, 51)의 두 자녀에게 후원이 쇄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으로 어머니를 잃은 랜디 박(22)은 18일 밤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 후원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박씨는 “어머니는 애틀랜타 골드스파 총격 사건 피해자 중 한 명”이라면서 “누구에게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어머니는 나와 내 동생을 위해 평생을 바친 미혼모”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머니는 내 가장 친한 친구였고, 우리 형제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분이다. 어머니를 잃고 나는 세상에 존재하는 증오의 크기를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총격 사건의 유일한 한국 국적 희생자인 박씨의 어머니 현정 그랜트는 사건 당일 일터인 골드스파에서 백인 총격범 로버트 에런 롱(21) 난사에 머리를 맞아 숨을 거뒀다.갑작스럽게 어머니를 여읜 박씨는 그러나 마냥 슬퍼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제 미국에는 나와 동생뿐이다. 나머지 가족은 한국에 있어서 올 수 없다. 어머니가 떠난 비극적 현실 속에 처리해야 할 문제가 산재해 있고, 돌봐야 할 동생이 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막막함을 드러냈다. 박씨는 “일단 지금 사는 곳에서 3월 말까지 이사해달라는 권고를 받았다. 당장 어머니 장례가 급선무인데, 법적 문제로 시신을 수습할 수가 없다. 이사까지 남은 2주간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상황 정리를 위해 적어도 한 달은 지금 사는 집에 머물고 싶다”고 도움을 청했다. 그러면서 “기부금은 장례 비용과 식비, 기타 경비 등 기본 생활비로 사용할 계획이다. 금액이 얼마든 평생 감사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졸지에 어머니를 잃고 둘만 덩그러니 남겨진 형제의 사연이 전해지자 전 세계 6만여 명이 마음을 보탰다. 하루 만에 목표액 2만 달러(악 2200만 원)의 100배가 넘는 돈이 모였다. 20일 밤 현재 6만8000여 명이 보낸 후원금은 260만 달러(약 29억 4000만원)를 넘어섰다.예상을 뛰어넘는 후원에 박씨는 “이렇게 많은 지원을 받다니 얼마나 감사한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 “후원금 규모가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감조차 오지 않지만, 순전히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가족에게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남은 날들을 살아가겠다. 어머니도 내가 세상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에 안심하고 마음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박씨 형제는 언론 인터뷰에서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둘째 아들 에릭 박(21)씨는 한국 음식점에서 함께 먹은 순두부찌개와 엄마가 직접 해준 김치찌개 등을 떠올리며 “엄마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엄마가 우리를 위해 일하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엄마가 우리와 함께 있지 못해도 한 번도 화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머니 그랜트씨는 차가 없어 직장이나 근처 친구 집에서 잠을 청하는 일이 많았고 이 때문에 두 아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했지만, 일이 끝나면 꼭 전화를 걸어 두 아들을 챙겼다고 한다. 사건 발생 전날인 15일 저녁에도 전화를 걸어왔는데 이것이 마지막 통화가 돼버렸다. 마지막 통화에서도 어머니는 형제의 끼니 걱정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큰아들 랜디 박씨는 “여행 한번 못 가고 몇 주에 한 번 집에서 쉬는 게 유일한 휴식이었던 어머니다. 그간 가족을 위해 헌신하신 어머니가 이제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말고 편히 쉬시길 바란다”는 소망을 드러냈다.이번 사건의 희생자 8명 중 6명은 아시아계 여성이다. 그랜트씨가 일하던 골드스파에서만 총 3명의 한인 여성이 목숨을 잃었다. 그랜트씨는 한국 국적이며, 박순정(74), 김선자(69)씨 등 2명은 미국 국적 한인이다. 골드스파 맞은편 아로마세라피스파에서 일하다 변을 당한 유용(63)씨 역시 한국 동포다. 부검 결과 그랜트씨와 박씨, 유씨는 두부 총상으로 숨졌으며 김씨는 가슴에 총을 맞고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여성 4명과 마사지숍 고객이었던 백인 여성 딜레이나 애슐리 욘(33), 백인 남성 폴 안드레 미컬스(54)를 뺀 나머지 아시아계 여성 2명은 각각 중국 출신의 마사지숍 운영자 탄샤요제(49), 종업원 다오위 펑(44)으로 밝혀졌다.이 때문에 아시아계 여성을 노린 증오범죄가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지만, 경찰은 사건 직후 회견에서 ‘성 중독’(sex addiction)에 빠졌다는 범인 진술을 그대로 공개하는 등 인종차별적 동기에 의한 증오범죄와는 거리를 두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이에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해명했다. 사건 이후 현장 주변에는 추모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시아계 증오 범죄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20일 애틀랜타를 비롯, 피츠버그와 샌프란시스코 등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를 멈추라고 항의했다. 피츠버그 집회에는 한국계 배우 샌드라 오가 연사로 깜짝 등장해 군중 수백 명을 이끌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가족과 교류 반대” 갈등에…잠자는 아내 살해 후 자수한 30대男

    “가족과 교류 반대” 갈등에…잠자는 아내 살해 후 자수한 30대男

    살인 혐의 구속기소…징역 10년 선고“부부 갈등 이유로 범행 정당화 안돼” 부부 갈등을 겪다 아내를 살해하고 경찰에 자수한 30대 남성에게 징역 10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19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윤경아)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모(38)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윤씨는 지난해 9월 서울 광진구의 주거지에서 잠을 자던 아내 A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윤씨는 이후 자신의 부친 묘소가 있는 경기 안성시에서 112에 전화를 걸어 자수했다. 윤씨와 A씨는 2013년 가족의 반대 속에 결혼했으나, A씨가 윤씨 가족과의 교류를 반대해 갈등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국가와 사회가 보호해야 할 최고의 법익이자 가장 근본적이고 절대적인 가치”라며 “부부 갈등을 겪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범행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 후 수사기관에 자수했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결심공판에서 “성격과 가정사, 건강사를 들먹이면서 사건의 원인이 피해자에게 있는 것처럼 몰아가는 등 진정으로 반성하는지 의문”이라며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하늘로 간 아들 대신…손녀 가르치려 집 팔고 노숙하는 인도 노인

    하늘로 간 아들 대신…손녀 가르치려 집 팔고 노숙하는 인도 노인

    손녀 교육을 위해 집을 팔고 인력거에서 먹고자던 인도 노인이 주변 도움으로 노숙자 신세를 면하게 됐다. ‘휴먼스 오브 봄베이(뭄바이)’는 지난달 11일 두 아들을 먼저 보내고 홀로 힘겹게 남은 식솔을 건사하는 한 노인의 사연을 소개했다.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뭄바이에 사는 데쉬라즈 지 할아버지는 벌써 1년 넘게 거리 생활을 하고 있다. 인력거가 유일한 생계 수단 겸 집이다. 낮에는 인력거로 손님을 실어나르고 밤에는 인력거에서 잠을 청한다. 손녀 교육을 위해 집을 팔면서 할아버지는 거리로 나앉았다. 할아버지는 “6년 전 사라진 큰아들이 일주일 후 인력거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때 아들 나이는 겨우 마흔이었다. 내 영혼의 일부도 아들과 함께 죽었지만, 먹여 살려야 할 식솔이 줄줄이었다.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 아들을 묻고 다음 날 거리로 나와 인력거를 몰았다”고 밝혔다.비극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년 후 작은아들마저 기차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두 아들을 먼저 하늘로 떠나보낸 할아버지가 그래도 살아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은 건 모두 아내와 며느리, 그리고 아들들이 남긴 4명의 손자손녀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었다. 특히 손녀의 꿈을 어떻게든 이뤄주고 싶었다. 할아버지는 “작은아들을 화장하던 날, 손녀가 학교를 그만둬야 하느냐고 물었다. 가슴이 찢어졌다. 절대 그럴 일 없다고, 원하는 만큼 공부해도 좋다고 손녀를 안심시켰다”고 설명했다. 그 후로 할아버지는 손녀 교육에 온몸을 내던졌다. 집을 팔아 뭄바이에서 1500㎞ 떨어진 인도 중심지 델리로 손녀를 유학 보냈다. 아내와 며느리, 다른 손자손녀는 친척 집으로 보내고 자신은 인력거에서 먹고 자며 돈을 벌었다. 아침 6시부터 자정까지 인력거를 몰았다. 그렇게 일해 손에 쥐는 돈은 한 달에 겨우 1만 루피(약 15만 원). 이 중 절반 이상은 손녀 학비로 쓰고 남은 4000루피(약 6만 원)로 가족을 먹여 살렸다.할아버지는 “아내가 아픈데 약을 살 돈이 없어 집집이 구걸하러 다녔다. 그만큼 형편이 좋지 않았고, 손녀를 델리에서 교육하는 것도 내 능력 밖이었다. 하지만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손녀가 교사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고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런 할아버지의 고생을 아는 듯 손녀는 뛰어난 성적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할아버지는 “손녀가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고생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녀가 반에서 1등을 한 날 모든 손님을 무료로 태워줬다”고 뿌듯해했다. 할아버지는 “이제 손녀는 우리 집에서 학교 졸업장을 받는 첫 번째 가족이 될 것”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가족 건사와 손녀 교육을 위해 노숙자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는 할아버지의 사연이 소개되자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답지했다. 한 뭄바이 주민은 페이스북에 직접 모금 페이지를 개설했다. 해당 주민은 “우리의 작은 도움이 할아버지의 고된 인생을 단 1%라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며 기부를 독려했다. 그 결과 한 주 만에 240만 루피(약 3700만 원)의 성금이 모였다. 모금 소식을 접한 할아버지는 어쩔 줄을 몰랐다. 할아버지는 22일 휴먼스 오브 봄베이를 통해 감사를 전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휴먼스 오브 봄베이 역시 할아버지가 이제 거리 생활을 청산하고 지붕 밑에서 잠을 청하며 안정적으로 손자손녀를 교육할 수 있게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여기는 호주] 수만 마리 쥐떼들의 대습격…자연 재해 전조현상인가?

    [여기는 호주] 수만 마리 쥐떼들의 대습격…자연 재해 전조현상인가?

    수만 마리 쥐들이 등장해 농장의 곡식들을 먹어치우고 주택은 물론 병원까지 침입해 환자들이 물리는 사고가 발생해 지역주민들이 공포에 휩싸였다. 한 주민은 하룻밤 사이에 500여마리의 쥐를 잡은 사진을 올려 소름을 끼치게 하고 있다.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ABC 뉴스, 뉴스닷컴등 호주 언론의 보도에 의하며 쥐들의 습격은 현재 뉴사우스웨일스주 서부지역과 퀸즈랜드주 남부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언론에 공개된 동영상은 가히 충격적이다. 농장 곡물을 보관하는 사일로주변으로는 수백 마리의 쥐들이 사람을 피해 도망다니는 모습과, 가뭄을 대비해 저장해 놓은 건초 더미 사이를 종횡무진 다니는 쥐들의 모습이 소름을 끼치게 할 정도. 뉴사우스웨일스 주 토트남, 월겟에 위치한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쥐들에 물리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지역에서는 쥐들에 의해 전염되는 렙토스피라증(leptospirosis) 발병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18일 뉴사우스웨일스 주 서부 더보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지난 밤 사이에 잡은 쥐들”이라며 약 500여 마리의 죽은 쥐들이 담긴 포대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에는 현재 이 지역에서 쥐들의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들이 실시간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한 주민은 “더이상 견딜 수가 없다. 집안에 쥐들이 뛰어 다니는 소리가 들리고 심지어 침대에 올라온 쥐 때문에 잠을 깨기도 한다”고 호소했다. 다른 주민은 “지금 당장 물탱크를 확인하라. 비가 온 후 많은 쥐들의 사체가 물탱크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농부인 애담 맥레라는 “수확한 곡식과 건초를 보호하기 위해 쥐약과 쥐덫 비용만 일주일에 1000호주달러(약 87만원)가 든다. 즉시 정부의 대처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급격한 쥐들의 개체수 증가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지역주민들은 쥐들의 갑작스런 등장이 더 큰 자연재해의 전조 현상이 아닌가라는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뉴사우스웨일스 주 보건당국은 성명서를 통해 “현재 쥐들의 증가는 자연재해로 보고 있으며, 피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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