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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수 유망주 입단후 부상 탓 타자 전향

    투수 유망주 입단후 부상 탓 타자 전향

    KBO리그 최초로 통산 400홈런의 대기록을 달성한 ‘국민타자’ 이승엽(39)은 1995년 경북고를 졸업하고 연고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이승엽은 1억 3200만원의 계약금을 받은 유망주였지만 당시 포지션은 투수였다. 경상중 시절 노히트노런을 기록했고 1993년 청룡기에서는 팀을 대회 우승으로 이끌며 우수 투수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이승엽은 고교 시절 당한 팔꿈치 부상으로 피칭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고, 평소 타격 재능을 눈여겨본 삼성 코치진의 설득으로 타자로 전향했다. 1995년 4월 15일 잠실 LG전에서 9회 대타로 나와 데뷔 첫 타석을 안타로 장식했고, 다음날에는 1루수로 선발 출전해 타점까지 올렸다. 타율 .285 13홈런 73타점의 준수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쳐 ‘아기 사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이승엽이 프로 야구사에 길이 남을 홈런 타자가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승엽의 잠재력은 3년 차인 1997년 본격적으로 터졌다. 타율 .329 32홈런 114타점으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누렸다. 일본 진출 전인 2003년까지 해마다 30홈런 이상을 기록해 ‘라이언킹’으로 불렸고, 특히 2003년에는 56홈런으로 아시아 신기록을 세웠다. 그해 6월 22일 대구 SK전에서 날린 개인 통산 300홈런은 26세 10개월 4일에 기록해 일본프로야구(NPB) 오 사다하루(27세 3개월 11일)를 제치고 세계 최연소 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2003~11년 8시즌 동안 일본에서 159홈런을 터뜨린 뒤 국내로 복귀한 이승엽은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2012년 7월 29일 목동 넥센전에서 한·일 통산 500홈런의 금자탑을 쌓았고 이듬해 6월 15일 마산 NC전에서는 국내 통산 351홈런으로 최고 기록을 갖고 있던 양준혁을 따라잡았다. 390홈런으로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올 시즌 개막 두 달여 만에 10개의 아치를 추가, 마침내 400홈런 고지를 밟았다. 400홈런은 140년 역사의 메이저리그(MLB)에서도 53명(현역 6명)만이 달성한 쉽지 않은 기록이다. 출범 80주년을 맞은 NPB에서도 오 사다하루 등 18명만 성공했으며, 현역 중에는 없다. 국내 현역 2위인 이호준(NC)은 299개, 3위 김태균(한화)은 240개에 머물고 있어 당분간 이승엽의 기록은 깨지지 않을 전망이다. 2012~14년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넥센)는 172개(현역 10위)로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승엽이 ‘국민 타자’라는 기대와 부담감을 이겨낸 것은 철저한 자기 관리 덕분이다. 한국 나이로 불혹을 맞았지만 이승엽은 누구보다도 먼저 야구장에 나와 웨이트 트레이닝 등 개인 훈련을 소화한다. 겸손함과 성실성까지 갖춰 모든 선수의 존경을 받고 있으며, 최근 중학교 교과서에도 이름을 올렸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늘 “이승엽을 닮아라”라고 조언한다. 이미 전설의 반열에 올라선 이승엽의 다음 목표는 한·일 통산 600홈런이다. 559개를 기록하고 있어 41개를 더 쳐야 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들어본 아세안 경제의 잠재력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들어본 아세안 경제의 잠재력

    2015년 세계 최대의 단일시장인 아세안경제공동체(AEC)가 출범한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35세 이하 인구가 세계 최대인 아세안은 꾸준한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한·중·일 3국이 치열하게 주도권 다툼을 펼친다. 왜 세계는 아세안에 주목하는 것일까? KBS 1TV는 특별 기획 4부작 ‘골든 아시아’를 통해 아세안이 가진 잠재력을 들여다본다. 4일 밤 10시 방송되는 제1편 ‘거대시장의 탄생’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아세안 시장의 규모를 가늠해본다. 인도네시아 외식 사업가 랄 디실바는 슈퍼카 수집이 취미다. 가지고 있는 자동차의 가격을 합하면 400만 달러가 넘을 정도다. 다른 동남아의 슈퍼리치들도 슈퍼카 구매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필리핀에서는 고급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다. 마닐라의 부동산 판매율은 매년 7~8%씩 성장하고 있다. 얼마 전 분양한 최고급 주상복합 ‘더 스위트’는 4일 만에 99%가 분양되는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폭발하는 6억 인구의 내수시장에서 이와 같이 고급 소비가 증가하는 건 슈퍼리치와 중산층 덕이다. AEC 출범에 앞서 아세안의 기업들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아세안 10개국의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오픈 스카이 정책을 통해 아세안 10개국 항공시장을 단일화하고, 자국 산업 육성 정책을 실시한다. 제작진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한국 방송 최초로 단독 인터뷰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에게서 아세안 국가들의 경제 공동체를 향한 비전을 들어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전남, 농수산 벤처·바이오화학 허브로 육성

    전남지역이 농수산 벤처의 허브이자 바이오 화학 산업의 전진기지로 육성된다. 이를 위해 총 1390억원이 투자되며 드론(무인기)과 사물인터넷(IoT) 등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 ‘과학 영농시범 단지’ 등도 조성된다. 정부와 전라남도, GS그룹 등은 2일 전남 여수시 덕충동 여수엑스포 그랜드홀에서 박근혜 대통령, 허창수 GS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혁신센터) 출범식을 갖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혁신센터는 12번째 창조경제혁신센터다. 국내 친환경인증 면적의 57%를 차지하는 현지 친환경 농수산 기반에 첨단 농업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농수산 벤처 창업을 지원하는 거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계기로 확대될 중국시장 등을 겨냥한 한류 상품(K-푸드)을 육성한다. 또 전남의 자연과 친환경 음식 등을 세계적 관광상품으로 키우는 지역 관광산업 육성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특히 여수의 화학산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향후 석유화학산업을 대체할 친환경 바이오화학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출범식에서 “전남 센터는 지역의 풍부한 생명자원과 전통문화에 첨단 기술, 아이디어를 접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조경제의 선봉이자 농수산업부터 바이오화학에 이르기까지 생명산업의 미래를 개척하는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면서 “전남의 무한한 관광 잠재력에 다양한 콘텐츠가 결합된다면 관광산업은 지역경제를 이끌어 갈 핵심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로드FC, 일회성 흥행보다 정공법 택하라

    [스포츠 돋보기] 로드FC, 일회성 흥행보다 정공법 택하라

    영화배우 김보성(49)이 종합 격투기 대회인 로드FC에 출전한다고 한다. 종합격투기 단체인 로드FC는 2일 소아암 아이들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의리’ 김보성이 로드FC에 데뷔한다고 밝혔다. 로드FC는 “소아암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의리 김보성과 로드FC가 뭉쳤다”고 밝혔다. 김보성은 대회 파이트머니를, 로드FC는 입장료 수익을 전액 기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언제 경기를 하는지, 파이트머니가 얼마인지, 예상 수익은 또 얼마인지 밝히지 않았다. 출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김보성은 격투기 선수가 아닌 쉰 살을 목전에 둔 액션 배우다. 그런 그가 살과 피가 튀는 종합 격투기 대회 로드FC에 출전하는 것은 자칫 격투기를 ‘일회용 이벤트’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젊지 않은 몸을 이끌고 옥타곤(철망으로 둘러싸인 8각형의 링)에 오를 경우 부상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일각에서는 흥행몰이에 나선 로드FC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싶은 배우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로드FC는 전에도 코미디언 이승윤과 윤형빈 등의 경기를 주선해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김보성의 경기는 두 개의 시나리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진짜 프로 파이터와 싸워 일방적으로 지거나, 적당한 상대를 만나 이길 것이다. 만일 적당한 상대를 고른다면 그는 아마도 프로라고 하기에 부끄러운 전적을 쌓은 선수일 가능성이 크다. 배우라고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배우도 프로 파이터를 겸업할 수 있다. 하지만 김보성은 영화 속에서 그럴듯한 발차기를 보여준 게 전부다. 파이터로서의 자격을 증명한 적은 없다. 로드FC도 흥행을 위해 편법만 계속 동원해서는 안 된다. 정공법을 택해야한다. 정문홍(41) 로드FC 대표는 평소 선수들에게 저돌적이고 화끈한 경기를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정작 정 대표 본인은 쉽고 편한 길을 택했다. 유명인을 끌어들일 방법을 연구하는 대신 격투기 도장에서 비지땀을 흘리는 무명 선수 가운데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선수를 발굴하는 게 정정당당해 보인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기고] 온 마을이 ‘학교 밖 청소년’ 지원해야/강신명 경찰청장

    [기고] 온 마을이 ‘학교 밖 청소년’ 지원해야/강신명 경찰청장

    “아저씨, 죽어도 집에는 가고 싶지 않아요.” 가출 청소년 3명과 함께 4개월째 쪽방 생활을 해 온 상민(가명)이가 학교전담 경찰관에게 한 말이다. 상민이는 새 어머니·이복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 아버지에 대한 적개심이 강했다. 다소 폭력적 성향 때문에 학교 생활에도 잘 적응하지 못했다. 결국 중학교 3학년을 마치지 못하고 집을 나왔다. 상민이처럼 가정환경 등의 이유로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이 매년 6만여명, 현재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학교 밖 청소년’은 대략 28만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숫자는 재학 중인 초·중·고 학생의 4% 수준이지만, 작년 한 해 범죄를 저지른 소년범 중 ‘학교 밖 청소년’ 비율은 무려 43.7%에 달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학생들을 위협하는 사례 역시 적지 않다. 지난 3~4월 적발한 35개 폭력 서클 중 절반에 가까운 16개 서클에 ‘학교 밖 청소년’들이 가담하고 있었다. 자립 능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은 가정과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순간 비행과 범죄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안전과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된 청소년들의 안타까운 모습은 경찰이 매일 마주하는 현실이 됐다. 이에 경찰도 청소년에 대한 치안 패러다임을 바꾸어 가고 있다. 그동안 학교 안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는 학교 밖에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에 대해서도 건강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먼저 절도·성매매 등 범죄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가출팸을 찾아 가정과 학교로 다시 돌아가게 하거나 전국의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와 연계해 의료·보호·복지 서비스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미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에 대해서는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다시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선도하고,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을 계기로 지역사회로부터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상민이는 현재 학교전담 경찰관의 도움으로 쉼터에서 생활하며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다. 운동을 좋아하는 상민이가 수영도 무료로 배울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이제 상민이는 일주일에 한 번 집에 들러 아버지와 식사하며 조금씩 가족의 온기를 느껴 가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 더이상 미루면 정책의 골든타임을 놓친다. 따뜻한 관심과 작은 배려가 상민이와 같은 친구들을 건강한 사회인으로 이끄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불안하고 충동적인 청소년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은 어른들의 책무다. 가정은 청소년의 든든한 울타리가 돼야 한다. 학교는 불안한 청소년들을 칭찬과 격려로 보듬으며 올바른 인성과 지혜를 배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정부와 지역사회는 촘촘한 안전망과 복지망을 구축해 청소년들이 혹시라도 사회의 낙오자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을 계기로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되새기며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을 위해 우리 사회가 함께 마음을 모아야 하겠다.
  • [女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잘되면 콜센터… 경단녀, 늪에 빠지다

    [女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잘되면 콜센터… 경단녀, 늪에 빠지다

    여기저기서 ‘경단녀’를 채용한다고 한다. 아이 낳고 키우느라 직장을 관둔 엄마들에게 취업 문이 활짝 열린 듯하다. 하지만 현실은 암담하다. 한번 끊긴 경력을 다시 잇는 데 평균 7년이 걸린다. 어렵사리 끈을 다시 이었더라도 시간제 일자리 등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오죽하면 외국계 컨설팅사가 “한국에는 거대한 여성 인력 풀이 있다”며 냉소인 듯 희망인 듯한 진단을 내놓았겠는가. 여성 근로자들은 “최고의 경단녀 대책은 처음부터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라며 “일과 가정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사회적 인프라와 분위기를 구축)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글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그래픽 강미란 기자 mrkang@seoul.co.kr “육아와 경력을 맞바꾼 건 지금도 후회가 없어요. 다만 평생 ‘비정규직’ 꼬리표를 달고 이곳저곳을 전전하는 신세는 서글픕니다.” 김인선(45·가명)씨는 A은행에서 지난해 9월부터 비정규직으로 근무 중이다. 김씨는 ‘산전후(産前後) 대체근무자’로 채용됐다. 정규직 창구 여직원이 출산휴가를 떠나면 그 기간만큼 근무를 하게 된다. 6개월마다 계약을 연장해야 하는 처지이지만 그나마 이곳은 조건이 나은 편이다. 상황에 따라 최장 2년간 계약 연장이 가능해서다. #정규직은 꿈도 못 꾸는 그녀들… “정년까지 일할 수만 있다면” 김씨는 1989년 상업고등학교(특성화고) 졸업을 앞두고 B은행에 취직했다. 만 13년을 정규직으로 근무하다 2003년 3월 퇴사했다. 자녀 양육 문제 때문이었다. “둘째 아이가 미숙아로 태어났는데 아이를 봐주던 친정어머니가 갑작스레 폐암으로 큰 수술을 받았어요. 비싼 돈을 주고 베이비시터도 고용해 봤지만 결국 회사를 관두게 됐죠.”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2010년 김씨는 재취업을 결심했다. 시중은행 시간제 경력직 채용 공고가 뜰 때마다 원서를 내 봤지만 마흔이란 ‘적지 않은 나이’가 늘 걸림돌이 됐다. 어렵게 취업해도 1년 이상은 계약 연장이 되지 않아 실업자가 되는 패턴이 반복됐다. 김씨는 ‘운이 좋으면’ A은행에서 2016년 9월까지 근무할 수 있다. 그런 김씨의 소망은 단순하다. 그는 31일 “정규직 전환은 감히 꿈꾸지도 않는다”며 “남들이 정년퇴직하는 나이가 될 때까지 일하고 싶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A은행에서 계약 기간이 끝나면 또다시 다른 은행에도 원서를 내볼 생각이에요. 그런데 아마도 지금 근무하는 은행이 제 인생에서 마지막 영업점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씨는 씁쓸하게 덧붙여 말했다. ‘경단녀’는 ‘경력 단절 여성’의 줄임말이다. 김씨처럼 출산이나 육아 등의 이유로 경제활동을 중단한 여성 실업자를 말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국내 기혼여성(15~54세)은 971만 3000명으로 집계된다. 이 중 일을 하지 않는 여성은 406만 3000명(41.83%)이고, 그중에서도 경단녀가 195만 5000명으로 절반에 가깝다. 이를 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매킨지 보고서는 “한국에는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고 있는 거대한 여성 인력 풀(pool)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여성의 경력 단절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최대 15조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해 발표했다. LG경제연구원 역시 2013년 여성의 경력이 단절될 경우 1인당 6억 3000만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현 정부 들어 무상보육(2013년)을 비롯해 ‘생애주기별 경력유지 지원방안’(2014년 2월), ‘여성고용 후속·보완대책’(2014년 10월) 등 경단녀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 발표가 줄을 잇고 있다. 올해는 ‘일·가정 양립’을 핵심 개혁 과제로 선정하기도 했다. “여성고용 활성화를 통해 고용률 70%를 달성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겠다”는 것이 정권의 강한 의지다. #여성의 경력 단절로 사회적 비용 15조 날린다는데 하지만 ‘기혼여성 다섯 명 중 한 명’은 여전히 직장을 관두고 있는 것이 국내 고용시장의 현 주소다.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 부족과 남성 외벌이 중심의 근로문화, 여성 중심의 가사양육 활동 고착화 때문”(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이다. 실제 경단녀들이 일을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결혼(45.9%)이었다. 통계청 조사에서 육아(29.2%), 임신·출산(21.2%), 자녀교육(3.7%)은 그 뒤를 이었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대기업과 시중은행들이 2013년부터 경단녀 채용을 늘리고 있지만 시간제 일자리 등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그나마도 대기업과 시중은행 계약직은 근무 여건과 처우가 좋은 곳이다. 재취업에 성공한 경단녀들은 단순 서비스 직종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 한국여성인력개발센터 조사에 따르면 경단녀가 가장 취업을 많이 하는 업종은 경영·회계·사무직(22.5%)으로 나타났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경리, 사무, 행정보조, 콜센터상담원 등이다. 사회복지 및 종교 관련 직종(17.4%)이 두 번째로 많았다. 가사도우미나 산모·신생아 돌보미, 요양보호사 등이다. 음식서비스업(9.2%)이나 경비 및 청소(8.8%), 영업 및 판매(6.1%), 미용·숙박·여행·오락(4.1%) 등의 저임금 서비스 직종 종사자들도 적지 않다. 그마저도 취업하기가 쉽지 않다. 한번 직장을 떠나면 재취업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7년이었다. 어렵게 재취업에 성공하더라도 고용 불안이 늘 따라다닌다. 임시계약직(1년 미만)이 52.3%로 절반이 넘는다. 정규직은 25.2%, 상용계약직(1년 이상)은 22.5%로 조사됐다. 연령대별 계약조건 차별도 두드러진다. 30대 이하는 상용계약직(22.5%)이나 임시계약직(33.0%)보다 정규직 비율(36.1%)이 높다. 반면 40대(41.1%)와 50대(68.6%)는 임시계약직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다. 급여 수준도 취약하다. 재취업 여성의 월평균 급여는 92만원이다. 100만~150만원 미만(42.7%, 세전 기준)이 가장 많다. 50만~100만원 미만(38.2%), 50만원 미만(12.3%)을 받는 재취업 여성이 절반을 넘는다. #정부 “여성 고용 늘려야” 기업은 “국가가 할 일” 입씨름만 원경록 한국여성인력개발센터연합 사무국장은 “재취업 여성은 음식·숙박·복지 분야와 같이 진입 장벽이 낮은 사회서비스 분야에 많이 취업하는데, 근무 조건이 좋지 않고 저임금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사회에 다시 적응해야겠다는 욕구가 떨어져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경력 단절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경단녀 문제 해소를 위해 정부와 기업체, 가정의 ‘삼박자’가 어우러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원 사무국장은 “경단녀 등 고용취약계층은 입체적인 지원이 필요한 만큼 맞춤형 고용서비스정책 개발이 시급하다”며 “경단녀 고용 유지를 위해 소규모 사업장에 장려금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심지현 숙명여대 여성인적자원개발대학원 교수는 “여성노동 정책의 초점이 ‘경력 단절’이 아닌 ‘노동 지속’으로 옮겨 가야 한다”며 여성의 생애주기별 경력 유지 및 경제활동 참여를 강조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여성고용 확대와 일·가정 양립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남성 육아휴직 권장 등 기업의 자발적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본부장은 “(정부의 경단녀 일자리 창출 정책이) 여전히 기업부담을 전제로 한 제도 확대에 치중하는 추세여서 기업 경쟁력 저하와 경단녀 채용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며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화’를 예로 들었다. 그는 “공공재인 ‘보육 인프라’ 확충에 대한 국가의 역할을 민간기업에 전가하는 규제”라며 “보육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국제적 추세에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재원 분담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 연구원은 “여성이 가사와 양육의 전담자라는 인식의 변화가 가정에서부터 일어나는 것이 경단녀 해소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yium@seoul.co.kr
  • 동양인 100m 10초 벽 깨졌다

    동양인 100m 10초 벽 깨졌다

    중국의 육상 스타 쑤빙톈(25)이 아시아에서 태어난 육상 선수로는 처음 남자 100m 9초대 진입에 성공했다. 쑤빙톈은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 유진의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프리폰테인 클래식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99에 결승선을 통과해 아시아에서 태어난 육상 선수로는 처음 100m 10초대를 무너뜨렸다. 풍속은 +1.5m/s였다. 1위는 9초88을 기록한 타이슨 게이(미국)였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9초 벽을 넘어선 건 지난 2007년 새뮤얼 프란시스가 똑같은 기록으로 첫 기록을 남긴 데 이어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페미 오구노데가 9초93으로 아시아 신기록을 세웠을 때였다. 그러나 둘 다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난 카타르 귀화 선수라 동양인 기록으로 인정받을 수 없었다. 일본의 10대 선수인 기류 요시히데는 지난 3월 텍사스주 대회에서 바람의 도움을 받아 9초87이란 놀라운 기록을 작성했는데 머지않아 요시히데가 쑤빙톈의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역대 동양인 최고 기록은 10초00의 이토 고지(일본)와 장페이멍(중국)이었는데 쑤빙톈은 둘의 기록을 100분의1초 앞당겼다. 쑤빙톈은 폭발적인 잠재력을 선보이고 있는 스프린터다. 해마다 기록을 단축했으며,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오구노데에 이어 10초10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쑤빙톈은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결과가 매우 자랑스럽다. 역사에 내 이름을 쓸 수 있게 되었다”며 “(이날의 기록이) 앞으로도 더 열심히, 더 빨리 뛰게 만드는 엄청난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국제철도협력기구 서울회의] “철도운송 활성화 위해 SRX-TKR 연계 중요”

    [국제철도협력기구 서울회의] “철도운송 활성화 위해 SRX-TKR 연계 중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서울회의 행사 기간에 함께 열린 제10차 물류분과회의에서도 유라시아 철도(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와 한반도 종단철도(TKR) 연계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물류분과회의는 OSJD 28개 회원국의 철도 관련 실무자와 전문가가 모여 철도운송 전반에 대해 논의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자리이지만, 코레일 측은 이를 전략적 동의를 구하는 기회로 삼았다. 28일 쉐라톤 디큐브시티호텔에서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물류분과회의는 유라시아 철도의 화물수송이 안고 있는 세 가지 과제를 집중 논의했다. 과제는 동북아 지역 화물열차 운영을 위한 기술적 기반 구축, 국경 통과 때 환적을 고려한 화물열차 운영시스템, 효율성 향상 기술 등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4개의 세션별로 논의가 이뤄졌다. 세션1에서는 ‘한반도에서 시작하는 국제철도화물운송 전망’이라는 주제로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구축을 위한 한국과 OSJD의 협력,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의 발전,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화물운송 잠재력, 화물운송 시장의 현재 상황 등에 대한 발표와 논의가 이어졌다. 발표자로 나선 이창운 한국교통연구원장은 한반도(부산)에서 출발해 유럽(런던)에 이르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에 대한 구상과 그에 따른 경제적 효과 등을 전하면서 참석자들의 관심과 호응을 받았다. 세션2 ‘국제철도화물운송과 관련한 다른 형태의 운송 노선과의 상호작용’에서는 통합수송 및 물류센터 개발, 철도 운송의 경쟁력 강화 방안, 생산과 판매 과정 통합을 통한 물류체계 개발 등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윤동희 코레일 물류계획처장은 ‘TKR-TSR 물류에 있어서 철도운송 활성화 방안’이란 소주제 발표로 공감을 얻었다. 세션3에서는 ‘컨테이너 운송 개발전망’이라는 주제로 SRX 운송과 국제협력 등의 내용이 논의됐다. 세션4에서는 ‘국제 수송에서 화물운송 조직의 기술적 관점’이라는 주제로 화물수송 정보 지원과 관련한 운송 절차의 구조와 관리 등이 발표됐다. 특히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대륙철도연구팀장은 ‘북동아시아 철도 연결망 통합을 위한 선로 궤간변동 시스템’이라는 소주제 발표로 주목을 받았다. OSJD 회원국 안에서도 3개의 다른 차량 궤도를 사용하는 점이 유라시아 철도 연결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즉 베트남은 궤간이 1000㎜인 협궤를 사용하는 반면 러시아와 몽골은 1520㎜의 광궤를 쓴다. 다만 한국과 중국,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 대다수가 1435㎜ 표준형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술적 보완에 큰 애로는 없다는 결론이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글로벌 경제] 엔저로 달려온 일본 구조개혁으로 날까

    [글로벌 경제] 엔저로 달려온 일본 구조개혁으로 날까

    엔저 효과로 체력 회복이 역력한 일본 경제가 양적완화의 유지를 선언한 가운데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인 구조개혁을 시작했다. 소비세 인상 여파에서 일단 한숨을 돌린 아베 정부가 양적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잠재 성장률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구조 개혁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일본은행은 지난 22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연 80조엔(약 773조원) 대의 양적완화 유지”를 결정했다. 양적완화를 통한 엔저 유지 정책을 의미한다. 미국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엔화의 추가 하락이 예상돼 엔저 심화 현상이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일본 은행권의 자금이 자금운용을 위해 해외채권으로 몰리면서 엔화 약세를 더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10월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로 일본 국채수익률이 더 떨어져 엔화가 해외채권으로 이동하고, 이에 따른 엔화 약세 심화는 더 빠르게 진행 중이다. 지난 주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행, 생보사들의 해외 채권 투자액은 지난해 11월부터 규모가 늘고 있다. 해외 채권 투자액은 지난 10일부터 1주일 사이에 1조엔을 돌파할 정도로 속도가 붙었다. 일본의 9개 대형 생보사들은 올해 4조엔에 달하는 해외 채권을 사들일 계획이다. 2012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일본 지방은행들의 해외 채권 투자 잔액도 올 2월 말 현재 전년 같은 달 대비 34% 늘었다. 엔화 가치는 아베 정권이 집권한 2013년 이후 지금까지 달러 대비 29.2%, 원화 대비로는 36.0%나 각각 떨어졌다. 이 같은 가격 경쟁력을 타고 일본의 연간 수출액은 아베 집권 전인 2012년 63조 7476억엔에서 2014년 73조 930억엔으로 2년 동안 14.7%나 늘었다. 수출은 올해 1분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1% 늘었다. 기업들의 수출 물량 및 시장점유율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일본의 대표 업체 도요타가 엔저를 타고 2014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영업이익이 2조 7505억엔으로 전년보다 20.0% 불어나 2년 연속 최고 기록을 세운 것은 상징적이다. 도쿄 증시 1부 상장 대기업의 30%가 2014 회계연도에서 순익을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6%로 1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면서 지난해 4월 소비세 인상의 후유증을 털어내고 있는 모양새다. 도쿄 증시 닛케이 평균주가 종가는 2만선을 넘으면서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고, 도쿄 증시의 시가총액도 거품경제기인 1989년 12월 29일의 590조 9087억엔을 넘어서기도 했다. 주가, 경상수지, GDP 등 경제지표들에서 생기를 되찾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23일 스페인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 주최 세미나에서 “일본의 인플레와 임금 추이가 긍정적이다. 지난 20여년 동안 일본 경제를 괴롭혀 온 디플레를 극복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구로다 총재는 앞서 22일 도쿄에서 “일본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며 경기 판단을 회복 기조에서 회복으로 올렸다. 일본은행은 개인 소비의 저변이 확대·강화되고 공공투자와 주택투자의 감소세도 완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일본은행은 양적완화 조치를 통한 엔저가 대기업 수출 호조 및 수입 회복으로 이어지고 임금상승과 소비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정부는 고용·노동·의료 분야의 구조개혁, 법인세 인하, 기업 지배구조 강화 등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로 불리는 구조개혁과 민간 성장전략을 통해 아베노믹스로 시동 걸린 일본 경제의 속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 엔저를 발판으로 구조개혁으로까지 연결시키겠다는 시도다. 2016년까지 법인세 3.29% 인하, 결혼·자녀 양육자금에 대한 1000만엔 한도의 비과세, 주택자금 증여 비과세 한도를 1000만엔에서 3000만엔으로 늘리는 방안 등 세제 개편을 통한 세대 간 부의 이전 촉진 방안 등도 민간 구매력과 성장잠재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전략 특구에서 전문직 및 가사지원 외국 인력을 허용하고, 여성 고용 촉진을 위한 사회보장 및 배우자 수당을 개선하는 등의 방안과 함께 혼합진료 허용 등 의료개혁, 지역 농협에 대한 자율권 확대, 리스크 자산보유 비중 확대 등 공적연금기금 운용 방안 개선 등도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정책들이다. 도쿄 금융가에선 구조개혁의 진전이 정부의 세출구조 개혁과 함께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커버스토리] 주춤하는 판다… 질주하는 코끼리

    [커버스토리] 주춤하는 판다… 질주하는 코끼리

    중국(China)과 인도(India)는 ‘친디아’로 묶인다. 2000㎞에 이르는 국경을 맞댄 데다, 2000년 이후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인구 대국이란 점이 닮았기 때문이다. 친디아의 현재와 미래를 중국의 상징 ‘판다’와 인도의 표상 ‘코끼리’가 서로를 소개하는 내러티브 형식으로 풀어 봤다. 우리는 세계 경제를 떠받치는 두 기둥이야. 흔히들 귀여운 ‘판다’와 듬직한 ‘코끼리’로 부르지. 지난주 우리들의 주인인 시진핑(왼쪽·習近平)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오른쪽) 총리가 시 주석 고향 시안(西安)에서 만난 것을 잘 알고 있겠지.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거든. 시 주석은 “중국과 인도는 세계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두 개의 엔진”이라고 치켜세웠지. 다음날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모디 총리와 100억 달러에 이르는 24개의 정부 간 계약을 체결했어. 그러면서 “하늘에서부터 땅속까지 협력하자”고 말했지. 찰떡궁합이 되자는 말을 증명하듯 그다음 날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 등 중국의 대표 기업 회장 20여명은 모디 총리에게 220억 달러에 이르는 ‘돈 보따리’를 쥐여 줬어. 우리가 원래부터 이렇게 사이가 좋았던 것은 절대 아냐. 우리는 1962년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지역에서 큰 전쟁을 벌였고, 여전히 한반도보다 넓은 지역을 놓고 땅따먹기 싸움을 하는 중이야. 지난해 우리들의 교역 규모는 한·중 교역액의 28%에 불과한 706억 달러에 그쳤지. 우리의 잠재력에 비하면 새 발의 피지. 모디 총리가 개설한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는 “인도는 중국의 개”라는 비방글이 쇄도할 정도로 판다는 코끼리를 싫어해. 그런데 왜 시 주석은 모디 총리를 미국 대통령보다 더 극진히 대접했을까. 전 세계 정상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콧대 높은 중국 기업인들은 왜 모디 총리에게 달려갔을까. 판다의 ‘모디맞이’에서 중국 경제의 현실적인 고민을 읽을 수 있어. 또 금고에 3조 7300억 달러에 이르는 외환을 쟁여 둔 판다에게 달려간 코끼리도 고민이 많기는 마찬가지야. 판다는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돈으로 세계를 평정하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어. 세계 어느 국가도 따라올 수 없지. 판다가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세계 각국이 줄을 선 것에서 드러나듯이 판다 돈을 먹지 못하는 나라는 ‘바보’나 다름없어. 그중 코끼리는 대형 인프라 건설에 무려 1조 달러가 필요한 국가야. ‘실크로드’ 제국의 부활을 꿈꾸는 판다에게 코끼리는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이지. 코끼리는 낙후된 인프라를 개발하기 위해 막대한 돈이 필요해. 각종 경제 수치로 비교해 보면 판다의 5분의1 정도밖에 안 되는 꼬마 코끼리야. 인프라 개발에 박차를 가한 모디 총리에겐 판다가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어. 코끼리는 철도 등 인프라 개발에 외국인 직접투자 한도를 상향 조정하고 올해 인프라 개발 예산을 전년보다 25%나 더 늘렸어. 주요 도시 간의 산업회랑을 만들고 아마다바드~뭄바이의 543㎞ 구간에 초고속 열차를 건설하고 있지. 판다는 현금뿐만 아니라 기술 자부심도 대단하단다. 가장 대표적인 게 고속철이야. 이번의 협정 1호는 고속철이었지. 10만㎞에 이르는 인도 철도망을 일본을 제치고 판다가 까는 기회를 잡은 거야. 지난 18일 남미로 날아간 리 총리는 브라질·페루와 안데스 횡단철도를 놓기로 했고 말이야. 취임 1년이 된 코끼리의 주인인 모디 총리에게는 ‘모디노믹스’가 있어. 핵심은 인프라 개발과 함께 낙후된 제조업을 살리는 ‘인도에서 만들어라’(Make in India)라는 정책이야. 브라만부터 불가촉천민까지 있는 카스트 제도가 엄격했던 코끼리는 전통적으로 노동을 천대하면서 제조업이 발전하지 못했어. 국내총생산(GDP)의 15%에 불과한 제조업 비중을 25%로 늘리는 것이 당면 목표야. 법인세를 30%에서 4년간 25%로 낮추고 화학, 정보기술(IT), 자동차, 항만 등 25개 분야를 선정해 지원하는 등 고성장·친기업 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지. 불과 1년 만에 모디노믹스의 효과는 수치로 나타나고 있어. 2012년 4.9%의 재정 적자가 2014년 4.1%로 떨어졌어. 코끼리의 과도한 재정 적자를 경고하던 신용평가회사는 국가 신용등급을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어. 무역 적자는 2012년 1929억 달러에서 2014년 1415억 달러로 축소됐단다. 해외직접투자는 모디 총리 취임 후인 지난해 5월부터 지난 2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77% 상승한 295억 달러가 순유입됐지. 해외의 좋은 기업들도 속속 인도에 진출하고 있어. 폭스바겐은 인도를 자동차 생산 허브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2억 4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더군. 에어버스는 인도 아웃소싱을 현재 4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늘리기로 하고 자체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것도 검토 중이더라고. 한때 귀여운 판다의 얼굴에 먹칠을 하며 ‘아마존 짝퉁’, ‘애플 짝퉁’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알리바바와 샤오미는 이제 오히려 본고장 미국을 공략하고 있어. 샤오미는 최근 미국에 온라인몰을 세웠고, 알리바바는 미국 온라인 소매업체 줄릴리를 인수했지. 레노버가 미국 컴퓨터의 자존심이었던 IBM 사업 부문을 인수한 것은 10년 전 일이야. 하지만 판다가 자신만만하게 세계로 뻗어 나가는 데 일말의 불안감이랄까, 위기감이 짙게 배어 있는 게 사실이야. 샤오미가 인도에 공장을 짓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야. 내수시장만으로 성장하기에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거지. IT 분야 시장조사 기관 IDC에 따르면 올 1·4분기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감소했어. ‘마르지 않는 샘에서 땅 짚고 헤엄치던’ 중국 기업들은 이제 또 다른 시장을 찾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하게 됐다는 말이지. 정말 충격이야. 판다가 빚을 제대로 갚을 리 없는 개도국을 위해 AIIB를 설립하는 것도 ‘실크로드 제국’의 부활이라는 목표 때문만은 아니야. 살짝 귀띔해 줄게. 점차 꺾이는 성장률을 떠받쳐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야. 떼일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여야 중국 기업이 활로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지.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10.4%를 찍은 이후 계속 주저앉아 이제 ‘바오치’(保七·7% 성장 유지)도 버겁거든.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6.8%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어. 기분 나쁘지만 2017년엔 6.0%까지 주저앉는다고 했어. 반면에 코끼리는 올해 무려 7.5%로 오른 뒤 2020년까지 7.8%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해. IMF는 올해 코끼리의 성장률이 판다를 앞지를 것으로 예측했지. 판다는 늙어 가고 있어. 고령화에 따른 노동인구(15~60세) 감소는 ‘인구 보너스’라는 특유의 성장 방식에 조종을 울리고 있어. 2014년 말 현재 중국의 노동인구는 9억 1583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67%를 차지해. 2011년 72%를 정점으로 계속 내리막이지. 값싼 노동력의 대명사였던 농민공도 더이상 증가하지 않은 채 늙어 가고 있단다. 지난해 말 기준 농민공 수는 2억 7395만명이었지. 5년 전까지만 해도 4%대였던 농민공 증가율은 이제 정체 상태야. 40대 이상 농민공이 절반에 달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농민공 신화’가 꺼져 가고 있지만 이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동력은 없다”고 우울하게 전했어. 반면 코끼리의 평균 나이는 24살이야. 젊다는 거고, 젊은 사람이 끊임없이 노동시장에 들어가고 있다는 거야. 젊음이 코끼리의 힘이지. 이런 시장을 보고 달려들었다가는 느려 터진 행정에다 특유의 카스트에 걸려 늪에 빠질 수 있어. 그래도 한 10년 정도만 올해 같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면 코끼리는 현재의 판다 수준으로 자라 있을 거야. 그땐 세상이 우릴 ‘슈퍼 코끼리’라고 부르겠지.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구조개혁 부진에 수출까지 경고음… “금리인하·추경 검토해야”

    구조개혁 부진에 수출까지 경고음… “금리인하·추경 검토해야”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성장률 하향 조정에 가세했다. KDI가 성장률을 사실상 2%대로 전망한 까닭은 지지부진한 구조개혁,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부채, ‘세수 펑크’ 등의 악재뿐 아니라 수출 부진이 심각하다는 점이 반영됐다. 역설적으로 KDI의 ‘공식 전망치 3.0%’를 달성하려면 연금개혁과 노동시장 유연화, 부실기업 정리 등의 구조개혁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좀처럼 진도가 안 나가는 연금 개혁과 노사정 대타협이 올해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한은은 11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를 우려해 금리 추가 인하에 소극적이다. 저물가와 연말정산 추가 환급 등으로 올해도 ‘세수 펑크’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경기도 좋지 않다. 내수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지만 수출이 큰 폭으로 줄면서 성장세를 제약하고 있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20일 “이 조건들이 다 충족돼야 성장률이 3.0%가 된다는 것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KDI는 경제정책을 단기적인 경기 부양책과 함께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구조개혁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수 펑크를 막기 위해 증세 방안도 본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올 하반기에 세수 펑크가 지난해 수준(10조 9000억원)으로 커지면 ‘재정 절벽’을 막기 위해 ‘세입 추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저물가 경고 수위도 올렸다.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당초 전망(1.8%)보다 무려 1.3% 포인트나 낮은 0.5%로 본 것이다. 담뱃값 인상분(0.58%)을 빼면 아예 ‘마이너스 물가’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해(1.8%)보다 높은 2.3%로 예상했다. 경상수지는 수출 부진보다 수입 감소가 더 커져서 1130억 달러 흑자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통화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물가 안정”이라며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금리 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위험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공식 통계로 잡히지 않는 개인 간 전세보증금 증가 속도와 구조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450조원으로 추정되는 개인 간 전세보증금이 가계부채의 잠재적 위험이라는 경고다. 국내외 기관들도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3.4%에서 3.1%로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3.3%에서 한 달 만에 3.1%로 하향 수정했다. 일본 투자은행인 노무라증권은 2.5%까지 끌어내렸다. 현대경제연구원과 한국금융연구원도 기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한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46으로 세계 60개국 중 59위를 기록했다. 우리 국민들의 소비 심리와 경제 전망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연되는 구조개혁뿐 아니라 소비와 투자, 수출에서도 회복세가 보이지 않아 여전히 위기”라면서 “적극적인 재정·통화 정책을 펼치지 않으면 성장률 2%대 하락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열린세상] 공적개발원조는 의료한류 발전의 지렛대/김용환 서울대 초빙교수·전 문화관광부 차관

    [열린세상] 공적개발원조는 의료한류 발전의 지렛대/김용환 서울대 초빙교수·전 문화관광부 차관

    ‘한류’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한국 드라마, 케이팝이지만 한류의 원조는 태권도와 의료다. 1960년대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우리 선배들은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지금의 공적개발원조(ODA)에 해당하는 정부 파견 의사들을 세계 도처에 보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환자 유치와 해외병원 진출을 통해 창출되는 부가가치는 2조 1000억원, 일자리는 3만 8000명에 달할 전망이다. 먹거리가 없었던 궁핍 시절에도 미래세대의 먹거리를 위해 한류의 씨앗을 뿌리고 가꾼 선배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당장의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공무원연금, 국민연금, 무상급식 등을 두고 좌충우돌하는 요즘 정치 세태와는 천양지차(天壤之差)다. 5월 초 서울대 의과대학 주관으로 의료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카자흐스탄을 방문했다. 카자흐스탄은 실크로드 중앙에 있는 인구 1800만명의 자원부국으로 1937년에 강제 이주된 한민족 후손 12만명이 당당히 생활하는 뜻깊은 곳이다. 2013년에만 3000여명이 한국에 의료관광을 왔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100%가 넘는 의료 한류의 중심이다. 우리 일행은 협의과정에서 한국 의료에 대한 현지의 신뢰와 후의를 실감했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의료 한류가 되기 위해서는 무언가 2%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1970~80년대 중동 건설 붐 당시 현지에 진출한 많은 건설사들이 출혈경쟁으로 실리(實利)를 잃었던 경험이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든다.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과당경쟁으로 높은 중개수수료와 덤핑 환자 유치가 우려된다. 의료 사고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외교부, 법무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으로 업무가 분산돼 컨트롤타워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집행·진흥 기관들마저도 소규모로 분산돼 있다 보니 현장에서의 정책 협조 및 추진에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의료 한류도 진화가 필요하다. 의료 시스템 수출을 통한 수익창출은 환자 유치보다 5배 이상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환자 유치 단계를 넘어 병원건설, 병원운영, 의료기술, 의료장비, 의료 정보기술(IT), 의약품, 의료인력 양성 등을 패키지화하는 현지 진출을 적극 지원해야 할 시점이다. 그러나 해외 진출은 기대 성과를 쉽게 도출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현지 의료체계, 의료시장, 의료제도, 의료인력, 문화 등 모든 것이 현지 특성에 맞는 개별화가 필요하다. 장기적 안목을 갖고 꾸준히 신뢰를 쌓아야만 한다. 한국의 의료 수준이 높다고 자신해도 세계적인 브랜드 네임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순수 민간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추진이 쉽지 않다. 베트남, 미얀마, 중앙아시아, 중남미 등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우리의 ODA와 의료 한류를 전략적으로 연계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올해 ODA는 2조 3682억원으로 지난 5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800개가 넘는 프로젝트에 재원이 분산돼 있고 의료부문의 비중이 낮아 의료 한류 추진에는 한계가 있다. 중국, 일본의 ODA 물량 공세를 감안하면 의료부문에 대한 ODA 비중 확대와 함께 우리나라의 비교우위 부분에 대한 집중 투자가 절실하다. 우리의 강점인 인적자원을 매개로 한 패키지화가 중요하다. 의료기관 건립 시에는 일정 기간 반드시 운영하고 현지 의료·관리 인력을 양성해 의료시설의 활용도를 높임과 동시에 한국과의 연결 고리를 유지시켜야 한다. 대단위 프로젝트는 유무상 원조를 연계해 국산 구매에 활용되도록 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이 집단 진출해 있는 지역은 현지 근로자 및 가족들을 위한 의료시설을 건립하고 운영비는 현지 기업, 현지 정부, 한국 정부가 분담하는 윈·윈 모델을 강구해 봄직하다. 세계 각국은 고령화, 의료기술 발달, 소득 증가로 급증이 예상되는 글로벌 의료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쟁 중이다. 우리나라는 높은 의료기술, 저렴한 의료수가, 세계 최고의 IT 등 의료·바이오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동안 화학공학, 기계공학, 전자공학 등이 한국 경제를 먹여 살렸다면 앞으로는 의료 한류로 대표되는 의학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먹거리의 기반이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 [포토] 알리바바 마윈 “티몰 한국관 통해 韓기업 수익창출 기대”

    [포토] 알리바바 마윈 “티몰 한국관 통해 韓기업 수익창출 기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은 18일 “중국은 향후 2∼3억명의 중산층이 형성될 것”이라면서 “다양하고 우수한 품질의 해외 제품 수요가 날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마 회장은 이날 서울 양재동 aT센터(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열린 알리바바 티몰 한국관 개통식에 참석,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이는 한국 대기업과 중소기업, 나아가 전세계 중소기업에게도 새로운 기회”라고 밝혔다. 마 회장은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 한국 제품을 판매하는 전용관인 한국관이 개설되는 것과 관련해 “한국관은 알리바바 플랫폼에서 운영되는 첫 국가관”이라면서 “많은 한국 기업이 이 플랫폼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관은 단순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아니라 한국의 먹고, 마시고, 노는 모든 것을 보여주는 플랫폼”이라면서 “업체와 소비자가 모두 이익을 취하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알리바바 티몰은 2008년 4월 출범한 중국 최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쇼핑 사이트로, 지난해 솔로데이(11월 11일) 하루 매출액이 18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티몰 한국관(http://korea.tmall.com)은 앞으로 한국무역협회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과 협력해 식품, 전자제품, 화장품, 여행상품 등 다양한 한국 상품을 판매하고 한국 문화와 한국 여행 등에 대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게 된다. 알리바바의 동젠젠 한·일 사업부부장은 “한국은 중국인에게 가장 인기있는 여행지이고 그만큼 한국 제품이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한국 제품은 티몰에서 잠재력이 많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 그룹의 물류기업인 ‘차이냐오’(Cainiao)는 중국 소비자들의 한국 제품 수요가 느는 점을 감안해 한국 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알리바바 한국지사는 전했다. 이날 개통식에 참석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알리바바 티몰은 중국인들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가장 많이, 자주 찾는 온라인 장터”라면서 “우리 농수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6회 아시아리더십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뒤 오후 출국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계교육포럼 참석차 방한한 두 명의 코리안] 김용 “개도국 교육에 50억弗 투입”

    세계은행이 개발도상국들의 교육 발전을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50억 달러(5조 4275억원)를 투입한다. 지난 5년 동안 투입했던 25억 달러의 2배다. 개도국의 교육 부문 투자를 늘려 빈곤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19일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세계교육포럼 개막식에서 김용 총재가 향후 5년간 교육 부문에 50억 달러의 성과 중심 재정 지원을 편성하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이번 재정 지원은 2030년까지 전 세계 절대빈곤을 퇴치하겠다는 세계은행의 노력의 하나로 진행된다. 세계 모든 아동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교육을 제공하는 데 쓰인다. 개도국 문맹률 감소, 교육 기회 확대 등의 부문에서 약속한 성과를 달성하면 재정을 지원하는 형태의 개발원조로 자금이 집행된다. 김 총재는 “전 세계 2억 5000만명의 아동이 글을 읽거나 쓸 줄 몰라 빈곤 퇴치 노력에 심각한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10억명의 인구가 극심한 빈곤의 덫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아동의 학습 향상을 위한 노력은 향후 인류의 잠재력을 크게 확대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어 “학교 정규 교육의 성과가 개선된다면 절대빈곤 퇴치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와 관련한 메시지를 세계교육포럼 개막식에서 전달할 예정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포토] 한·인도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

    [포토] 한·인도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국빈 방한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두 정상은 성명에서 이같이 합의한 뒤 “양국 관계를 질적으로 더 높은 단계로 격상하기 위해 외교, 국방, 무역·투자, 과학·기술, 문화·인적 교류, 지역협력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동반자 관계의 새로운 내용을 더하고 협력을 가속화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이를 위해 양국간 고위인사 교류를 더욱 강화키로 했으며, 양국간 국방·안보 협력이 증대될 잠재력이 크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박 대통령은 확대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새롭게 격상된 양국 관계에 걸맞게 그간 양국이 중점적으로 협력해온 경제 관계는 물론이고 정치, 안보 분야의 협력 증진에도 함께 노력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체화하기 위해 △ 정상 상호 방문 또는 다자행사 계기에 정상회담 연례 개최 △ 외교장관 공동위원회 연례 개최 △ 국가안보실간 안보·국방·사이버 분야 정례 협의 강화 △ 외교·국방(2+2)간 차관회의 신설 등에 합의했다. 또 △ 의회간 교류 추진 △ 양국 조선소간 국방 목적 협력 장려 △ 양국간 사이버안보 협력 △ 양국 해군간 실무급 대화 개시 및 각 군간 정례 상호 방문 △ 유엔 평화유지활동 분야에서의 적절한 협력 등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모디 총리는 경제 문제와 관련, 우리측에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이니셔티브’(제조업 육성정책)에 한국이 특별한 파트너가 돼 줄 것을 요청했으며 박 대통령은 사의를 표했다. 두 정상은 한·인도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잠재력을 충분히 실현하기 위해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할 것과 이를 위해 CEPA 협정 아래 설치된 공동위 등을 적극 활용키로 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 인프라 분야 협력 증진을 위한 기획재정부와 수출입은행의 100억달러 지원 의사 △ 2016년 6월까지 한·인도 CEPA 협정 개정 협상 개시 △ 스마트시티 및 철강 분야 협력 △ 조선 분야 협력을 촉진키 위한 양국 민관이 참여하는 공동 작업반 설치 △ 라자스탄주 한국 전용공단 설립 문제의 진전 등을 환영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새마을운동이 모디 총리의 ‘클린인디아 캠페인’ 비전을 달성하는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나아가 우주 분야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 박 대통령은 문화·교류 분야와 관련,올해 가을 한국에서 인도 문화 페스티벌을 개최하려는 모디 총리의 결정을 환영했으며 인도측의 보리수 묘목 선물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 또 두 정상은 아요디야 지역 소재 허황후 기념비 개선을 공동 프로젝트로 추진키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 국제적 의무와 공약을 위반하는 북한 핵무기 및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에 2005년 6자 회담 공동성명상의 공약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밖에 양측은 유엔 안보리 개혁 문제와 관련해 주요 개발도상국을 포함하는 안보리 개혁을 위해 노력키로 합의했다. 모디 총리는 박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초청했다. 한·인도 양측은 이번 정상회담 계기에 두 정상의 임석 하에 이중과세방지협정 개정,한국 국가안보실 및 인도 국가안보회의 사무처간 협력, 산업통상자원부와 인도 전력부간 전력개발 및 에너지 신사업 협력 등의 내용이 담긴 협정 2건·양해각서(MOU) 5건을 체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인도와의 희망찬 미래 협력을 위해/윤병세 외교부장관

    [기고] 인도와의 희망찬 미래 협력을 위해/윤병세 외교부장관

    점보제트기의 날개를 단 코끼리. 지난 2월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표지에 실린 인도에 대한 묘사로서 최근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리더십하에 급부상하는 인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인도는 동아시아와 중동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에 있고 인도양은 동아시아 번영에 필수적인 해상로가 된 지 오래다. 전통적인 비동맹의 맹주이자 서남아시아의 강대국인 인도는 국제사회의 새로운 정치·경제 질서 재편 과정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은 물론 전 세계를 무대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도의 인구는 10년 후 중국 수준에 도달하고 중산층이 총인구의 42%를 차지하는 거대 내수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하였고 골드만삭스는 2030년경 인도가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경제강국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취임 이래 강력한 개혁정책을 추진 중인 모디 총리를 두고 “모디식 국가개조”(Modi-fy), “개혁의 총지휘자”(reformer-in-chief)라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주의(Democracy), 인구(Demography), 수요(Demand)라는 3D를 모두 제공할 수 있는 국가는 지구상에서 인도가 유일하다”는 모디 총리의 자신감은 결코 공허한 레토릭이 아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주요국은 앞다퉈 인도와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월 오바마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통해 양국 간 새로운 협력 관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미국, 인도, 호주를 묶는 다이아몬드 동맹을 추진 중이고 러시아도 인도와 전략적 제휴를 꾀하고 있다. 심지어 중국도 일대일로(一帶一路)의 대전략하에 인도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모디 총리가 5월 18일부터 이틀간 한국을 국빈 방문한다. 2007년 구자라트주 주총리 재임 시 방한에 이어 두 번째이다. 모디 총리는 한국을 인도 동방정책(Act East Policy)의 주요 파트너로 꼽고 있다. 이번 방한은 작년 1월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 방문으로 확대되고 있는 양국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절호의 기회이다. 우선 큰 틀에서 한·인도 전략적 가치를 재확인하고 양국 간 협력을 전방위적으로 확대,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양국은 조선, 철강 및 인프라와 같은 전통적 고부가가치 산업뿐 아니라 에너지, 우주과학 등 미래신성장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시켜 나가고자 한다. 발리우드와 한류로 대표되는 양국의 문화산업 간 협력 잠재력도 대단히 크다. 연간 약 18만명 규모인 양국 간 인적 교류와 이에 수반한 문화 교류도 향후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는 식민치하에서 고통받던 한국을 향해 ‘동방의 등불’은 다시 켜질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새로운 아·태시대를 꿈꾸는 한국과 새로운 인도·태평양 시대를 설계하는 인도의 협력이 세계 평화와 번영에 희망의 등불이 되기를 기대한다.
  • [와우! 과학] 칼 세이건의 꿈을 현실로… ‘솔라 세일’ 발사계획

    [와우! 과학] 칼 세이건의 꿈을 현실로… ‘솔라 세일’ 발사계획

    1976년, 작고한 과학자인 칼 세이건(Carl Sagan)은 미국의 유명 TV 쇼인 투나잇 쇼에 출연해서 미래 우주여행에서 혁신을 불러일으킬 솔라 세일(Solar Sail)을 대중에게 소개했다. 바람을 이용하는 범선처럼 태양 빛을 받아 이동하는 솔라 세일은 연료를 탑재할 필요가 없어서 몇 년이고 계속해서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물론 바람과는 달리 태양 에너지는 단위 면적당 힘이 매우 약하다. 그래서 우리는 태양 빛의 압력을 전혀 느낄 수조차 없다. 하지만 우주 공간에서는 마찰이 없다. 그래서 계속 힘을 가하면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결국, 연료가 없어도 속도가 점차 빨라져 먼 우주로 갈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칼 세이건을 비롯한 여러 과학자는 솔라 세일의 잠재력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기술로는 이를 현실화시킬 수가 없었다. 단위 면적당 받는 힘이 매우 적다 보니 아주 얇고 가벼운 솔라 세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엄청나게 넓으면서 극도로 얇고 가볍지만 튼튼한 솔라 세일을 만드는 일은 당시 기술로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결국 솔라 세일이 현실화된 것은 최근에 와서다. 일본의 탐사선인 이카로스가 2010년 금성 탐사에서 이를 성공적으로 사용했고 나사의 나노세일 D2 역시 저 지구궤도에서 성공적으로 테스트를 마쳤다. 유럽우주국(ESA) 역시 자체적인 솔라세일을 개발 중이다. 그런데 여기에 민간단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바로 1980년 칼 세이건의 주도로 설립된 행성 협회(The Planetary Society)다. 행성 협회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세상을 탐구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이해하며 다른 곳의 생명을 찾아내도록 하자(To inspire the people of Earth to explore other worlds, understand our own, and seek life elsewhere.)"는 목표로 설립된 민간단체로 현재 125개국의 개인과 단체가 참여해서 활발한 우주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 협회장인 빌 니어(Bill Nye)는 여러 동료 과학자들과 함께 초대 설립자 중 하나인 칼 세이건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라이트세일(LightSail)이라는 솔라 세일 우주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행성 협회는 나사 같은 거대한 국가 기관이 아니므로 예산은 매우 작다. 프로젝트 전체 예산은 450만 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비용으로도 계획을 추진할 수 있는 것은 기술혁신 덕분이다. 우선 작은 인공위성을 만드는 기술이 크게 발전해 과거처럼 큰 인공위성이나 우주선 없이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이들이 개발한 라이트세일 본체는 10X30cm에 불과한 직사각형 모양의 큐브셋(CubeSat)이다. 그 내부에는 임무 수행에 필요한 기기와 더불어 면적이 32㎡에 달하는 솔라 세일이 담겨 있다. 첫 번째 발사는 2015년 5월 20일로 예정되어 있다. 이때는 기본적인 기기 테스트만 진행한다. 라이트세일의 진짜 테스트는 2016년 6월경으로 예정되어 있다. 이때 발사될 팔콘 헤비 로켓이 라이트세일의 테스트를 위해 필요로 하는 고도 800km 궤도로 쏘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 여부는 물론 그때가 돼봐야 알겠지만, 나사 역시 새로운 솔라세일 우주선을 고려하고 있어 몇 년 후에는 우주를 날아다니는 솔라세일의 숫자가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40년 전 솔라세일의 모형을 들고나와 대중에게 설명했던 칼 세이건이 이 사실을 안다면 매우 흐뭇하게 생각할 것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프로야구] ‘남의 팀’ 숨은 진주 찾아라

    [프로야구] ‘남의 팀’ 숨은 진주 찾아라

    개막한 지 한 달을 갓 넘은 KBO리그에서 벌써 22명의 선수가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10개 구단 144경기 체제로 리그가 확장되면서 각 팀 사령탑들이 트레이드를 통해 적극적으로 선수 보강에 나서고 있다. 손해를 볼까 두려워 트레이드에 소극적이었던 과거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한화는 6일 좌완 유창식과 우완 김광수, 외야수 오준혁, 노수광을 KIA에 내주고 좌완 임준섭, 우완 박성호, 외야수 이종환을 받는 4-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핵심은 유창식과 임준섭.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011년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유창식은 계약금 7억원을 받은 유망주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16승 26패에 그쳤고 올해도 2패, 평균자책점 9.16에 머무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3년 데뷔한 임준섭은 통산 10승 19패를 기록 중이며, 올 시즌 중간계투로 활약하고 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임준섭을 송창식, 박정진, 권혁 등과 함께 필승조로 쓸 것으로 보인다. 또 대타로 활용가치가 큰 이종환도 자주 기용할 전망이다. 반면 KIA는 유창식이 고향에서 잠재력을 터뜨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16년차 베테랑 김광수를 통해 불펜 보강에도 성공했다. 지난 2일 kt와 롯데의 4-5 초대형 트레이드에 이어 또다시 7명의 선수가 한꺼번에 이동한 것은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다. 지난달 한화와 넥센, kt와 LG도 각각 1-2 트레이드를 단행하는 등 올 시즌에만 22명이 트레이드로 둥지를 옮겼다. 그간 시즌 중 트레이드로 팀을 옮긴 선수는 매년 10명 내외에 불과했고, 2003년 20명이 최다였다. 과거에도 고(故) 최동원과 김시진 전 롯데 감독의 트레이드(1988년), 롯데와 청보의 5-3 트레이드(1986년) 등 블록버스터급 선수 교환이 있었으나 대부분 오프시즌에 이뤄졌다. 시즌 중에는 비난 여론과 선수에게 굴욕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가급적 대형 트레이드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탐나는 선수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카드를 내밀어 데려오고 있다. 카드를 맞추기 위해 범위를 크게 확장하고, 인지도 있는 선수라도 내주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이번 트레이드는 김성근 감독이 먼저 김기태 KIA 감독에게 임준섭을 요구했고, 유창식을 대가로 달라는 역제안에 다른 선수들을 끼워 넣으면서 성사됐다. 감독들은 선수를 보낼 때도 새 팀에서 더 많은 기회를 잡으라며 격려한다. 10년 가까이 사제 간 인연을 맺은 장성우를 지난 2일 kt로 보낸 이종운 롯데 감독은 “자유계약선수(FA)가 되면 다시 만나자”며 따뜻한 작별 인사를 건넸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한국에서 인도로 아시아 기지를 옮기려는 GM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을 떠나 아시아 생산·수출 거점을 인도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인건비가 크게 오른 데다 강성 노조가 오래전부터 골칫거리로 떠올랐고 인도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려는 회사의 전략과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스테판 자코비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공장을 닫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도 “한국GM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GM이 몇 년 전 한국 공장의 경영개선 작업을 시작했지만 강력한 노조가 난제”라면서 “회사는 한국의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건비가 크게 올라 수익성이 떨어지는 한국 대신 인도를 새로운 아시아의 생산·수출 기지로 결정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GM은 글로벌 시장을 지속적으로 재편해 왔다. 호주와 인도네시아 공장은 이미 문을 닫았다. 태국에서는 생산 규모를 줄였다. 한국GM은 저비용 수출기지로, GM 생산량의 5분의1가량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최근 5년간 50% 가까이 인건비가 올라 일본과 함께 인건비가 높은 대표적인 국가가 됐다. 지난해 한국GM의 생산량은 63만대로, 공장 가동률도 75%에 그쳐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7.2%나 감소한 12조 9181억원이었고, 148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GM본사가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에서 철수한 게 부진의 원인이다. 시장 조사기관인 IHS는 낮은 인건비에다 성장잠재력이 풍부한 인도가 한국을 대신해 GM의 주요 글로벌 생산과 수출 거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M은 지난해 인도에서 28만 2000대를 생산했으나 10년 뒤에는 연간 생산량을 57만대로 늘릴 계획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2025년에는 지난해보다도 3분의1 이상 생산량이 줄어 36만 5000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10년 뒤에는 상황이 역전돼 인도의 60%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국GM의 매출은 뒷걸음질치는데 매년 5% 이상의 임금 인상이 이뤄지니 경쟁력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글로벌 기업인 GM은 노동유연성이 높고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으로 눈을 돌리면 그뿐이다. 근로자의 정당한 요구는 보장돼야 하지만, 노조도 강경 노선만 고수해서는 안 된다. 생산라인이 인도로 이전되면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결국 근로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협력업체의 연쇄적인 피해도 불가피해진다.
  • 어릴때 찐 살은 키로 간다? 다시 살로 간다!

    어릴때 찐 살은 키로 간다? 다시 살로 간다!

    어릴 때 찐 살이 모두 키로 간다는 말은 아이의 키 성장과 관련해 잘못 알려진 대표적인 속설이다. 성인은 지방세포의 ‘부피’가 커져 살이 찌지만 아이는 지방세포의 ‘수’가 늘어나며 살이 찐다. 지방세포 수가 한번 늘어나면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줄이기가 쉽지 않아 성인이 돼서도 비만해질 수 있다. 박수성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는 “소아 비만은 나중에 다시 살을 찌우기 위한 공간이 이미 준비된 것으로, 비만 잠재력을 지닌 시한폭탄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세포가 적으면 나중에 부피가 커지더라도 살이 많이 찌지 않지만 세포 수가 많은 데다 부피까지 커지면 왕창 살이 찌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게다가 아이가 뚱뚱하면 성장에 필수적인 성장호르몬이 지방을 태우는 데 집중적으로 쓰여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다. 실제로 소아 비만이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은 60~80%로 높은 편이다. 과다하게 쌓인 지방은 성호르몬을 자극해 성조숙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체지방이 증가하면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렙틴이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신체 변화를 가져온다. 성장호르몬이 일찍 분비되면 많게는 10㎝나 덜 자란 채 성장판이 일찍 닫히게 돼 당장은 쑥쑥 자라더라도 최종 키가 타고난 키보다 작아질 수 있다. 성장호르몬은 만 55세 정도까지 분비되지만 성장은 성장판이 열렸을 때만 가능하다. 따라서 아이의 키를 키우려면 지방세포의 수가 늘어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 박 교수는 “무턱대고 열량을 조절하면 자칫 아이의 성장이나 신체 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건강하고 올바른 다이어트로 성장을 뒷받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는 만 2세까지 1년에 키가 약 10~25㎝까지 자라다 2세를 지나 사춘기 전까지 1년에 평균 5~6㎝씩 큰다. 성장 속도가 다시 빨라지는 시기가 사춘기인데 보통 여자아이는 11세, 남자아이는 13세쯤에 사춘기가 시작된다. 2차 최대 성장 시기는 여아의 경우 11~13세, 남아의 경우 13~15세 사이다. 이 시기가 지나면 팔다리 성장이 서서히 멈추고 주로 몸통에서의 성장만 하다 16~18세 이후 차츰 모든 성장이 멈춘다. 따라서 키가 쑥쑥 크는 시기에 체중, 먹을거리, 운동, 수면까지 모든 것을 관리해 줘야 한다. 요즘에는 아이의 키를 키우겠다며 보약이나 보조제를 찾는 부모가 많은데 이보다는 음식을 골고루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먼저다. 운동도 중요하다. 성장호르몬은 가만히 있을 때보다 몸을 일정한 강도 이상으로 움직일 때 더 많이 분비되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운동해 성장판을 자극해야 한다. 운동은 단순히 아이의 키만 늘려 주는 게 아니다. 뼈와 마찬가지로 근육에도 성장판이 있다. 관절운동으로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면 근육 성장판이 자극을 받아 근육세포가 자란다. 근육세포가 발달하면 성장판 주위의 혈액순환과 대사 활동을 증가시켜 아이의 성장을 더욱 촉진한다. 잠을 잘 자는 것도 골고루 먹고 운동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한창 키가 자랄 때는 하룻밤에도 3㎝씩 자란다’는 말처럼 아이는 자면서 키가 큰다. 성장호르몬 하루 분비량의 60~70% 정도가 오후 10시에서 오전 2시에 분비되기 때문에 적어도 오후 10시 이전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밤늦게 잠자리에 드는 아이는 키 성장을 위한 황금시간대를 놓치게 되는 셈이니 일찍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부모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보통 2~3세 아이는 하루 12~14시간, 4~6세 아이는 11~12시간, 7세 이후에는 매일 9~10시간 정도 자야 한다. 스트레스도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우선 아이가 스트레스로 잠을 설치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억제되고, 어떤 이유로 심리적 압박을 받아도 뇌하수체의 호르몬 조절 능력이 떨어져 성장 속도가 늦춰진다. 결국 잘 자고 잘 놀고 골고루 먹는 게 키가 쑥쑥 크는 비법인 셈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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