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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우조선/사원부인들이 파업막았다/남편 등 떠밀어 출근거부 무산시켜

    ◎회사,평소 주부교실 열어 사정 설명 「뤼시스트라데의 반란」­이달초 대우그룹이 파업을 모면한 것은 노조원부인들 덕이다. 지난 1일 대우조선 사원아파트단지에서는 새벽부터 일제히 전화벨이 울렸다.노조원들의 부인들이 서로 이웃집에 전화를 걸어 남편들의 출근을 독려했기 때문이다.지난 6월10일 실시한 파업찬반투표는 59.5%의 찬성으로 통과됐으나 조합원들은 집행부의 파업선언을 무시,작업을 계속했다.그러자 집행부는 7월1일을 기해 노조원의 출근거부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부인들은 이날 아침 일제히 남편들을 직장으로 내몰았고 전화로 이웃집 남편들의 출근까지 독려했다.덕분에 이날 조합원의 출근율은 94.2%나 됐다. 대우조선은 이 사건을 고대 그리스의 희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의 작품 제목을 따 「뤼시스트라데의 반란」으로 부른다.당시 30년이 넘게 펠로폰네소스전쟁이 계속되고 있을 때 뤼시스트라데라는 여인이 전쟁에만 몰두하는 남편들과의 잠자리를 거부토록 함으로써 마침내 전쟁을 종식시키고 평화를 가져온다는 내용이다.대우조선은 지난 90년부터 조합원가족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경조사뿐 아니라 평시에도 임원들과 부서장들이 과일바구니와 세제 등을 들고 조합원의 가정을 방문했다.윤영석부회장과 윤원석사장은 설명회를 열어 회사의 경영내용을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가족들에게 알려줬다. 부인들을 대상으로 주부교실을 열어 교양강좌와 취미활동을 주선했다.이런 자리에서도 『회사사정이 이만저만하니 올해 임금은 이 정도는 올려줄 수 있으나 그 이상은 무리』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우리사주형태로 전직원에게 1인당 2천주씩 유·무상으로 나눠줬다.이는 액면가로도 1천만원에 해당하며 중공업과 조선 합병후 상장되면 최소 3천만원이 넘는다. 올 쟁의기간중 강성집행부가 개최한 집회의 참석률이 10%를 넘지 못한 이유가 명확해진다.조합원의 의지 못지않게 그 부인들의 끈질긴 만류가 큰 몫을 한 것이다.
  • 열대야·불볕에 숨막힌다/밤낮 없는 피서 전쟁

    ◎시민공원·계곡 곳곳에 노숙 인파/일부기업 1∼2시간 낮잠 타임도/음료수 “불티”… 24시간 편의점 호황 전국 각 지역의 기온이 25일째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열대야현상까지 겹치자 「찜통 더위」로 인한 갖가지 행태·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25일 서울 교외의 유원지나 야외수영장·스케이트장등은 더위를 피하려는 시민들로 발디딜 틈없이 붐빈 반면 거리에는 행인이나 차량이 크게 줄어드는 도심공동화현상이 나타났다. 또 일부 시민들은 냉방시설이 잘되어있는 중급호텔로 잠자리를 옮기는가 하면 한강시민공원이나 서울근교의 계곡에서 노숙을 하는등 예년에 찾아보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중소기업에서는 하루 한두 시간정도 낮잠시간을 정해두고 있는가하면 기력을 잃은 시민들이 헌혈을 기피,혈액원측이 발을 구르고 있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유스호스텔의 경우 객실 이용률이 90%이상으로 지난해의 65%정도보다 크게 증가. 올림픽유스호스텔측은 『며칠전부터 밤더위를 피해 가족단위로 잠을 자기 위해 찾아오는 시민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 ○…서울 성동구 자양동 한강시민공원 뚝섬지구의 경우 24일밤부터 25일 상오 6시까지 돗자리를 펴놓고 아예 잠을 잠을 자고 간 사람이 2천여명에 달한 것을 비롯,잠원지구 시민공원에서도 1천여명이 노숙을 하는등 참기 어려운 열대야 현상으로 한강시민공원이 시민들의 잠자리로 이용되고 있는 실정. 또 북한산의 정릉·수유·도봉계곡등에도 하루 2천여명의 시민들이 넓은 바위에서 잠을 자고 있으며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도 하루 3백여명의 시민들이 분수대 주변에서 노숙을 하고 있다고.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은 음식점이나 술집에 갈때도 대형 업소보다는 냉방효과가 좋은 소규모 점포로 몰리는등 「맛보다는 시원함」을 찾는 경향. 특히 가게 창문을 활짝 열어놓은 곳에는 손님들이 냉방시설이 없다는 것을 눈치채고 아예 발길을 끊어 파리를 날리는 모습. ○…서울 강남구 대치동 그랜드백화점은 92년부터 전력이 남아도는 심야시간대에 얼음을 얼린뒤 대낮에는 이 얼음을 이용해 매장을 냉방하는 「빙축열 시스템」을 도입,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기도. ○…서울시내 주택가 부근의 24시간 편의점이 때아닌 호황.이들 편의점은 밤늦게까지 잠을 못이루는 시민들이 가족단위로 몰려나와 시원한 맥주나 음료수를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점포밖에 탁자와 의자를 내놓고 노천카페를 운영하는 상술을 발휘. ○…입시를 앞두고 있는 고3 수험생들은 여름방학기간 보충수업과 자율학습 참여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은 물론 찜통교실속에서 정신집중에 힘겨워하는등 입시부담에 더위까지 겹쳐 이중고. 서울 경동고등학교의 경우 자율학습참여도가 크게 줄어 4백20여명의 3학년 학생 가운데 1백50여명만이 에어컨시설이 돼있는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있고 그나마 1·2학년은 자율학습에 거의 불참. ◎최악가뭄 피해현장/갈라진 논엔 소금기… 염전 방불/식수도 부조게 전남19개동 격일급수 시작/충청권으로 북상… 닭·돼지 등 폐사 잇따라 살인적인 폭염과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남부지방의 피해지역이 사막처럼 메말라가고 있으며 중부지방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수리안전답까지 위협을 주고 있다.먹을 물기근현상도 갈수록 더해지고 있으며 축산물의 피해도 늘고 있다. ○…25일 전남 고흥군 오도간척지는 거북등처럼 갈라진 논바닥위로 군데군데 소금기가 허옇게 피어올라 흡사 염전을 방불케 했다. 전남동부지역에서도 극심한 가뭄피해를 겪고 있는 이 곳 간척지는 이달 초순 과역면 연등리 슬항마을과 남양면 월악마을의 두곳의 저수지가 완전히 바닥을 드러내면서 곳곳에 관정을 뚫고 물을 끌어대고 있지만 금세기 최악의 폭염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 곳 간척지 2백19㏊가운데 현재 절반이상이 고사됐고 나머지도 하루에 10여㏊이상씩 타들어가는 논면적이 계속 늘어나 앞으로 4∼5일이내면 비록 큰 비가 온다해도 제대로 수확이 불가능한 형편이다. ○…가뭄피해권이 서서히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전북 전주시의 상수원이 고갈돼 26일부터 완산구 19개동(22만명)에 격일제급수를 시작. 전주시는 이날 『계속되는 폭염으로 하루 물소비량이 예전의 18만2천t에서 21만t으로 늘어난데 비해 상수도취수원인 대성리수계와 삼천수계가 고갈돼 격일제급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또 이리시를 비롯,남원시·김제시·부안군등지에서도 26일부터 시간제급수가 실시돼 전북지방에서는 가뭄피해가 농업용수보다 식수고갈이 더욱 심각한 실정. ○…경남에서는 그동안 15만여곳의 하천바닥과 들샘에서 농업용수를 개발해왔으나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이날부터 식수원이 고갈돼 이들 농업용으로 개발한 97개 대형관정의 30%가량은 농업용수 공급을 포기한채 식수원으로 활용해야할 지경.이날 현재 식수원고갈로 제한급수등 식수난을 겪고 있는 지역은 22개 시·군 4만9천3백가구(20여만명).특히 통영군의 도산면 읍도,한산면의 소매물도·역졸도·비상도,욕지면 납도·초도등 도서지방은 이날부터 해군급수선 1척과 행정선 5척으로부터 식수를 공급받기 시작했다. ○…이날부터 충북지방도 피해권에 들기 시작,옥천 보은 괴산 음성 청원군등이 특히 심한것으로 나타나 도가나서 양수기를 동원하고 있으나 피해면적은 갈수록 늘어날 추세. 충남의 경우도 벼 1백65㏊ 밭작물,8백97㏊등 모두 1천62㏊로 피해면적이 다샛전인 지난 20일의 33.3㏊보다 무려 32배 늘어났다.이날까지 천안군등 10개 시·군에서 닭 4만8천4백20마리,메추리 1천5백마리,돼지 2백여마리등 모두 5만1백여마리의 가축들이 떼죽음 당해 2억여원의 재산피해를 내고있다. ○…강원도는 이날 각 시·군별로 한해대책상황실을 설치,가뭄이 해소될때까지 운영하라고 일선에 긴급지시. 강원도는 『올들어 강수량이 모두 4백38㎜(7월중 강수량 1백10㎜)로 예년보다는 1백99.5㎜가 적어 이번 가뭄이 장기화될 경우 그 피해가 확산될 우려가 높은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실제로 요즘들어 삼척등 일부산간지방의 토양습도가 30%로 뚝 떨어져 고추,옥수수등의 밭작물에대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가뭄 비상근무 공무원 과로사

    【창원=이정규기자】 24일 상오 1시쯤 창원시 반림동 현대아파트 207동 1025호 안방에서 마산시청 시민과 직원 이정철씨(37)가 가뭄비상근무를 마치고 잠을 자려다 심장마비를 일으켜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가족들은 이틀간 가뭄극복급수지원을 나갔던 이씨가 23일 하오 8시쯤 집에 돌아와 목욕을 한뒤 잠자리에 들었으나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미 숨졌다고 말했다.
  • 세기적 아이러니/호현찬(일요일 아침에)

    이날 밤에도 내가 살고 있는 지구촌의 뉴스들은 어둡고 불안하고 답답한 것뿐이었다.수많은 생명들이 도살당하던 보스니아에서는 평화협정의 기운이 일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천년동안 반목과 생존투쟁을 벌이다 겨우 화해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한 가자지구에서 또다시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군과의 충돌로 수십명이 사망했다는 뉴스도 나왔다.르완다에는 반군의 진격으로 도살을 모면하기 위하여 백만명이 국경넘어 탈출을 시도하고 있었다.진정 아프리카에는 신도 UN도 속수무책인 것같다. 북한에서는 김일성식 「동물농장」에서 거창한 김일성장례쇼가 벌어지고 있었다.「위대한 독재자」의 구령에 따라 웃고울고 그들 나름대로의 몸짓을 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동토의 땅이 지척에 있다. 4백만명의 겨레를 살상하고 천만명의 이산가족에게 이별의 슬픔을 안겨준 6·25의 주범의 종말이다.그런데도 북한땅은 온통 호곡의 소리가 진동한다.이 세기적인 아이러니속에 나도 살고 있는 것이다. 한달이상 지속된 가뭄으로 땅이 갈라지고 곡식과 초목들이타고 있다.서울의 환락가에서는 여전히 네온빛이 휘황하게 점멸되며 태평성대를 구가하고 있다.이 엄청난 아이러니속에 내가 살고있는 것이다. 갑자기 정전이 되었다.전력부족과 과소비탓으로 전압이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무덥고 습습한 공기속을 헤치며 밖으로 나갔다.서울의 하늘은 스모그와 얕은 구름이 덮여 있다.간간이 별이 보인다.목성과 슈메이커 레비9혜성의 파편이 대충돌했다는 소식도 들었다.직경 4㎞나 되는 별이 아름다운 목성에 충돌하여 지구만한 크기의 검은 웅덩이가 생기고 1천㎞이상의 불기둥이 하늘로 치솟았다고 한다.일천만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이러한 우주의 이벤트를 지구인들은 장려한 우주쇼라고 하며 흥분에 싸였다.그러나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대충돌이 지구에서도 일어날 수 있으리라는 과학자의 예측이다. 문득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생각난다.『1999년7월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올 것이다.앙골모아의 대왕을 부활하기 위하여…』 예언서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 공포의 대왕이 무엇인가 여러가지 억측을 하며풀이한다.그것은 지구와 충돌하는 대혹성일 수도 있고 핵이나 수소폭탄일 수도 있고 인류의 멸망을 재촉하는 포악한 독재자 또는 종말론을 신봉하는 신자들에게는 신의 심판일 것이라는등.이러한 생각에 이르다보니 아주 미물같은 인간들이 권력을 휘두르며 백성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어리석은 짓들이 가소롭다.불로장수하기 위하여 불로초를 구하다 죽은 진시황의 무덤이 한낱 고고학적인 흥미를 끈 것이외에 무엇을 남겼을까.아방궁같은 궁전에서 영화를 누리다 죽은 김일성의 시신을 덮은 꽃들도 곧 시들고 유리상자도 다 부질없는 짓일 것이라는 것이 곧 밝혀질텐데 말이다. 요즘에 TV에 가끔 나오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생명이 얼마나 존귀하며 생명을 창조하기 위해서 모든 생명체들이 신의 섭리아니고서는 해낼 수 없는 법칙들을 실현하고 있는 것을 보며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한 여름에 잠깐 울기 위해서 수년동안 모진 환경속에서 견딘 매미들이나 잠자리들,알을 낳자마자 죽는 곤충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체들이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서 치열한 적자생존의 싸움을 벌이고 보금자리를 짓고 먹이사냥을 하며 짝짓기를 하는 동물이나 곤충들과 사람의 생활이 무엇이 다를까.대우주의 섭리안에서 생은 찰나이나 생명은 영원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생명이야말로 창조의 근원이다.그런 소중한 생명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느끼고 있는 것일까…. 생명을 경시하는 것일수록 반자연,반평화이다. 생명은 희망에서 나온다.판도라의 궤속에서 나온 모든 인류의 재앙을 물리칠 있는 희망이야말로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 머리위에서 돌도 있는 컬럼비아인공위성속에서 작은 민물고기의 산란을 지켜보는 우주인의 실험도 인류의 창조를 위한 몸짓의 하나일 것이다. 밤이 지나면 또다시 태양은 찬란하게 솟아올라 생명의 에너지를 사랑스런 지구촌에 쏟아 부을 것이다.
  • KBS「대암산용늪」·MBC「금강산가는길」/비무장지대생태계 보여준다

    ◎대암산/큰방울새난 등 희귀식물 소개/금강산/고진동계곡 어류·조류 선보여/학자·전문가 동원… 이달말 방송 40여년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않아 자연상태 그대로 보존된 비무장지대의 「무공해 생태계」 모습이 이달 말 KBS와 MBC를 통해 선보인다. K­1TV의 자연다큐멘터리 「대암산 용늪」(연출 홍성익)과 M­TV 환경다큐멘터리 「금강산 가는길」(연출 김시리)이 그것. 「대암산 용늪」은 강원도 양구군과 인제군 경계에 위치한 천연보호구역 대암산의 해발 1천3백m 지점에 있는 「용늪」의 희귀식물을 주변의 신비경과 함께 특수촬영기법으로 담았다. 「용늪」은 우리나라에서는 하나뿐인 고층습원으로 짧은 여름동안 자란 식물이 겨울의 추위에 얼기를 반복하면서 약 4천년간 쌓여 형성된 이탄층으로 된 늪이다.원시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이곳은 이탄층에서 나오는 유기산 때문에 물이 산성화되면서 분홍바탕에 붉은 반점이 있는 큰방울새란,잠자리를 닮은 잠자리 난초,백로가 비상하는 듯한 해오라비 난초 등 희귀한 야생란들이 자라고 있다. 뿐만아니라 주변에는 독특한 향기로 다대용으로 끓여 먹었다는 마가목,희귀종인 모시나비,금강산에서 발견됐다는 금강초롱과 금강봄맞이꽃 등이 산재해 신비감의 극치를 이룬다. 「대왕산 용늪」 촬영에는 야생화연구소장 김태정박사,나비연구가인 경희대 신유항교수,원시 시대의 생태계와 기후를 연구하는 충북대 강상준교수 등 전문가들이 동행했으며 특수촬영,미속촬영 등 특수기법을 동원해 용늪의 신비로움을 담았다. 「금강산 가는길」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MBC-TV의 연중기획 「아름다운 국토를 후손에게」의 일환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포유류,어류,파충류,양서류,조류 등의 자연 생태계가 그대로 보존 돼 있는 고진동계곡의 변화무쌍한 자연 생태계의 모습이 소개된다. 노루와 산양이 뛰어놀고 시간별(아침·황혼·밤·새벽)·날씨별(비·바람·운무)로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철책,지뢰지대와 같은 분단을 상징하는 주변의 모습과 함께 엮어 우리 국토의 중요성을 전달해 준다.금강산으로 가는 옛 길목에 있는 고진동 계곡외에 건봉산,화진포 해안풍경,김일성과이승만 별장,남강과 금강산 전망등 쉽사리 찾을 수 없는 곳들이 소개된다. 강원대 송호복박사(어류전공),백원기박사(식물전공),변봉규박사(곤충 전공)등 30대 소장학자들이 제작팀과 함께 민통선내 거진읍에 머물면서 한달동안 촬영했다.
  • “주식·채권 투자의 꽃” 펀드매니저/새로운 인기직종으로 부상

    ◎국내 1백여명… 1조원까지 주물러/순간적 판단력 중요 “피말리는 압박”/선과급 도입 급증… 억대 연봉도 기대 펀드매니저(주식운용역)가 새로운 인기 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펀드매니저는 회사 자금이나 고객이 맡긴 돈으로 주식과 채권 등 유가증권에 투자,수익을 올리는 직종으로 국내에는 1백여명이 활약 중이다.투신사에 40여명,은행·보험·투자금융·종합금융·증권사에도 있다.삼성증권은 국내 처음으로 2명의 여성 펀드매니저를 훈련시키고 있다. 자본시장의 개방 폭이 넓어지면 외국사와의 경쟁에 이기기 위해서도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는 방편으로 이들에게 연봉제를 적용,합당한 대우를 해 주는 것이 불가피하다.샐러리맨으로는 거의 유일하게 「억대」 연봉을 기대할 수 있는 직종인 셈이다. 이들이 굴리는 자금은 대리급 30억∼50억원대,투신사의 선임급은 4천억원대다.삼성생명 증권사업부의 박성수과장은 1조원을 주무르는 국내 제 1의 큰 손이다. 거액의 자금을 만지므로 선발과정도 까다롭다.대한투자신탁의 경우 경제연구소에서 3∼4년간산업·경제 분석업무를 이수한 사람 중에서 뽑아 3개월 이상의 실전 훈련을 거쳐 배치한다.삼성증권은 신입사원 중에서 선발,6개월 동안 투자분석 기법 등 기본 업무를 익힌 뒤 3개월간의 모의투자 성적을 평가해 결정한다. 상오 8시 쯤 출근,신문 및 경제지나 증권사의 일보,시황자료를 분석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그 다음 서로 토론을 거쳐 당일의 장세를 전망한다.장이 시작되면 매매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유망 종목을 선택,후장이 끝나는 하오 3시20분까지 치열한 「투자 게임」을 벌인다. 장이 끝나면 관심 기업과 경제 전문가들을 방문한다.퇴근 후 집에서도 경제연구소 등의 음성정보 서비스를 체크하거나 데이콤 천리안 등 증권정보를 챙겨 보고서야 잠자리에 든다.자나 깨나 항상 「투자」 뿐이다. 이들에겐 순간적인 판단력과 결단력이 가장 중요하다.주식을 사고 파는 「시점」을 빨리 잡는 것이 생명이기 때문이다.1조원을 주무르는 박과장이나 수십억원을 굴리는 중소 펀드매니저들도 결단의 순간에는 「피가 마르는」 스트레스를 받는다.투자수익률은 세금을 떼고 15%선.대한투신의 펀드매니저 최병구과장은 『수익률은 장세에 따라 좌우되므로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대충 15%선』이라며 『활황세를 보이는 올해에는 20%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분산 투자해야 하는 탓에 수익률을 높이기란 쉽지 않다. 근래 들어 일부 회사에서 성과급제를 도입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대부분이 월급장이다.대한투신의 경우 3년 전부터 그 해의 실적에 따라 상금을 지급한다.올 초 20여명 중 8명이 1천6백만원의 성과급을 받았다.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 5백만원 정도로 아직 외국에 비하면 푼돈이다. 미국의 금융전문지인 파이낸셜 월드 최근호에 따르면 월가의 펀드매니저인 조지 소로스는 지난 해 연봉으로 11억달러(약 8천8백억원),줄리언 보버트슨이 5억달러(약 4천억원),마크 스토톰이 9천만달러(약 7백20억원)를 각각 받았다.이 곳에서 명함을 내밀려면 「몸값」이 적어도 1천만달러(약 80억원)는 돼야 한다.소로스는 8조원,로버트슨은 5조원을 주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 “찜통 못참겠다”/피서 백태

    ◎볼일 없지만 은행서 하루종일/얌체족/냉방잘된 이웃 찾아 수다떨기/공짜족/퇴근이후 시원한 회사서 독서/실속파/“누가 이기나 해보자” 운동 열중/대결파 가마솥 더위가 계속되면서 피서법 역시 천태만상이다. 얌체피서,공짜피서,실속피서,이열치열피서,야간비행피서등 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웃지 못 할 묘안들이 백출하고 있다. 「얌체피서」란 특별한 볼일없이 냉방장치가 잘 갖춰진 서비스업체를 어슬렁거리며 더위를 식히는 고전적인 방법.하루종일 죽쳐도 눈치 볼 필요가 없고 쉽게 이용이 가능한게 장점. 은행·증권사등 금융기관 점포야말로 「얌체피서」족들이 즐기기에 가장 안성맞춤.특히 백화점·호텔라운지의 경우는 식사나 간단한 음료수 한잔만으로도 가족과 함께 더위를 씻을수 있다. 「공짜피서」는 냉방장치를 갖춘 이웃이나 친구집을 찾아 더위를 식히는 방법으로 주부가 애용하는 피서법. 이야기를 나누고 비디오도 실컷 보다 아이들의 귀가시간에 맞춰 돌아오는 「공짜피서」는 평소 만나기 힘든 친구나 친척들에게 안부도 전할겸 돈 안들이고 더운 여름 피서를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직장인들사이에 「실속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는 사무실은 퇴근시간후에도 냉방시설이 잘돼 있어 밤늦게까지 잔무처리나 독서를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또한 서민의 발길이 잦은 동사무소등 민원창구에는 우선적으로 냉방시설이 갖춰져있어 꿩먹고 알먹는 피서법이 되고 있다.신세대에겐 특성상 냉방이 완벽한 볼링장이 가장 인기높은 곳으로 꼽힌다. 이밖에 박물관·미술관·공연장·영화관등도 피서지로 손꼽혀 날이 더위지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이열치열식 피서란 땀을 흘리며 여름을 이기는 법.일견 우둔한 방법으로 보이지만 일이나 운동에 열중할수록 쉽게 더위가 잊혀져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봄직한 피서법. 자전거타기나 테니스등 과격한 운동이나 목욕탕의 한증막에서 땀을 쏟아 내면서 여름에 맞서는 이도 늘고 있다. 하루종일 더위와 싸워야 하는 이들이 선호하는 방법은 야간비행. 택시운전사와 거래처를 다니는 영업사원들의 경우 아예 낮근무를 포기하고 저녁부터본격적으로 일에 나선다. 또 무더위로 선풍기·에어컨등 냉방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가정에서는 인근의 공원이나 인적이 드문 다리밑에 텐트를 치고 무더위를 이긴다. 특히 차는 있어도 냉방시설을 갖추지 못한 젊은세대의 경우 열대야에 견디다 못해 한밤중 승용차안에서 에어컨을 켜고 몸을 식힌뒤 잠자리에 들기도.회사원 오연풍씨(34)는 『요즘같이 열대야 현상이 나타날때 차에어컨으로 30여분 몸을 식히고 나면 잠이 잘온다』고 이 피서법을 적극 권장한다. 그러나 직장이 없는 무직자들의 피서지는 단연 지하철.지하철 순환선인 2호선과 3·4호선은 냉방장치가 완비돼 있을뿐더러 기본요금만 내면 마음먹기에 따라 종일 앉아서 독서도 하고 낮잠도 잘 수 있는 휴식처이다.
  • “움직이면 고생” 남해안피서객 줄어/“찜통” 열사흘째 전국 표정

    ◎해운대 일대 밤마다 5만인파 북새통/전력 과부하로 하루 정전사고 50여건/상오 11시∼하오3시 시청민원실 발길끊겨/건설업체 새벽공사… 인근주민 항의 빗발/밤더위 피해 집비운 틈 타 빈집털이 기승 반세기만의 최악이라는 용광로속 같은 더위가 전국을 휩쓸며 생활의 흐름을 녹여내고 있다. 초복인 13일까지 열사흘째 계속되고 있는 폭염에 가뭄까지 겹친데다 불쾌지수까지 치솟고 있으며 열대야현상으로 도시지역에서는 물가나 숲속의 그늘을 찾아나서 밤를 지새우는 현대판 집시족들이 연일 불어나고 있다.냉방기기의 풀가동으로 전력수요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다 못해 과부하로 울산의 경우 하루 사이에 50여건의 정전사고가 일어났고 일선경찰서에는 사소한 폭행사건 신고건수가 평소보다 2배나 늘었다. ○현대판 집시족 늘어 ○…「살인적인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대구지방에서는 주민들이 웬만한 볼일은 뒤로 미뤄 일선 행정기관 민원이 크게 줄어들 정도. 대구시청 민원실의 경우 하루평균 5천여명의 민원인들이 찾았으나 이날의 경우 1천여명을 웃도는 정도로 크게 격감.특히 대구시청뿐만 아니라 일선 구청 민원실에도 상오 11시부터 하오3시까지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시간대에는 민원인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있는 형편. 반면 불쾌지수의 폭등으로 연일 사소한 다툼사건은 크게 늘어 대구 북부경찰서의 경우 최근 하루평균 단순 폭행사건이 평소보다 두배이상 많은 5∼6건씩 접수되고 있다.이들은 경찰서에서 서로 합의를 보고 대개는 불구속 입건되면서 『더위가 유죄』라고 뒤늦게 후회한다고 한 경찰관은 귀띔. ○…본격적인 피서철임에도 불구하고 연일 폭염이 계속되자 홍도와 흑산도등 남해안 도서지역을 찾는 피서객들이 오히려 눈에 띄게 줄었다고. 터미널측에 따르면 예년 같으면 이미 여객선 예약이 동이날 정도로 피서인파가 몰려들어 홍도에 가는 배편을 구하지 못했으나 올해는 터미널이용승객이 하루 2천5백명정도로 예년의 3분의1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터미널측의 한 관계자는 『더위가 너무 심해 오히려 피서조차 떠날 생각을 않는 모양』이라며 『대부분의 여객선들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운항중이며 여름특수를 기대해왔던 도서지방 관광업계가 자칫 불황을 맞을 처지에 있다』고 우려. ○섬지방 관광객 줄어 ○…부산지방의 해운대,광안리등 5개 해수욕장에는 밤마다 5만여 인파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자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열대야를 피해 나온 시민들이 텐트를 치거나 돗자리를 깔고 바닷가에 잠드는 바람에 혹시 예기치 못한 범죄행위가 크게 우려되기 때문. 한편 이날 상오 금정구 서2동 님프OB주점(주인 배판례)에서 선풍기과열로 불이 나는가 하면 냉방기기 과용으로 무더위가 시작된 이달들어 20여건의 화재가 발생하고 전력의 과부하로 10여건의 정전사고가 잇따랐다. ○해변노숙 사고 우려 ○…강원도 춘천군 신북면 천전리 소양댐 하류의 세월교(일명 코구멍다리)에는 연일 1백여명의 춘천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기 위해 몰려 「다리밑생활」하는 진풍경을 연출.평소에는 피라미 낚시꾼들만이 간간이 찾아오던 「다리밑」의 이같은 진풍경은 세월교가 소양댐 바로밑에 자리잡고 있어 소양댐방류수로 생긴 시원한 「물바람」이 줄곧 불어대는 천연피서지이기 때문. 서울에 사는 김창삼씨(33·회사원·서울 도봉구 창동 삼익세라믹아파트)는 『춘천 아버님댁을 찾았다가 더위를 식히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춘천의 명물인 세월교를 찾아왔다』며 『해마다 피서철만 되면 이곳을 찾고있지만 올해는 유독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다리밑 생활」 진풍경 ○…불볕더위로 한낮의 작업 능률이 올라가지 않자 광주·전남지방에서는 밤과 새벽을 이용해 각종 공사를 벌이는 건설업체들이 속출. 이때문에 더위에 시달리다 새벽녘에 간신히 잠자리에 든 시민들이 공사장 소음에 잠을 설치는 바람에 건설업체 관계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광주시 북구 매곡동 주민 1백여명은 이날 인근의 주택건설업체가 폭염을 피해 해질녘부터 새벽까지 공사를 벌이자 건설현장의 망치소리등 작업소음으로 잠을 설치고 있다며 집단으로 항의하는 소동을 빚었다. 주민 김모씨(44·회사원)는 『그렇잖아도 더위로 밤잠을설쳐 회사에 가서도 작업능률이 안오르고 있는데 건설현장의 소음으로 생활리듬이 완전히 깨져 버렸다』고 푸념. ○2시간 정전 소동도 ○…울산의 경우 전력사용량의 폭증으로 12일 하오 8시쯤 울산시 중구 옥교동 중앙고교앞 변압기가 폭발,이 일대에 2시간동안 전력공급이 중단되는등 하룻동안 50여건의 정전사고가 발생하는등 땡볕더위가 시작된 이달들어 지금까지 모두 6백여건의 정전사고가 발생했다고. ○…수원일대에서는 밤더위를 피해 집을 비운 틈을 노린 빈집털이가 기승. 지난 12일 새벽2시쯤 수원시 팔달구 매탄2동 강원석씨(30·회사원)집에 강씨등 가족들이 더위를 피해 집을 비운 사이 도둑이 들어 비디오등 30여만원상당의 금품을 훔쳐갔다. 또 10일 하오9시쯤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주공아파트 이세연씨(51·교수·107동)등 5가정에도 도둑이 들어 60여만원어치의 금품을 훔쳐 달아났다.이에 앞서 지난 2일 하오9시쯤에도 장안구 조원동 진주맨션 김창수씨(32)집에 도둑이 들어 반지·목걸이등 2백60여만원어치의 패물을 털어갔다.
  • 김일성 시신(외언내언)

    올림픽 공원의 커다란 엄지손가락 조각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프랑스의 조각가 세자르는 원래 산업폐기물을 재활용한 작품으로 명성을 얻은 작가다.그는 최근 다시 폐기물을 이용한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그가 사용한 폐기물이란 다름아닌 구소련의 레닌동상이었다. 세자르는 고물더미로 수입한 레닌동상의 얼굴을 반쪽 내거나 목을 자르기도 하고 잘라낸 레닌의 머리에 뿔을 다는등의 작업을 통해 역사의 탈신화화를 꾀했다.소련의 해체로 이루어진 레닌주의의 종말이 세자르의 손에서 마무리된 셈이다. 레닌의 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아,방부제로 처리·전시돼 온 그의 유해가 영예의 「붉은 광장」에서 쫓겨나 공동묘지에 매장될 예정이다.그의 묘지를 지키던 경비병들은 이미 사라졌으며 시신의 방부처리를 맡아온 의사들은 급료조차 못받고 있는 형편.공산주의 구「소련의 국부」가 부관참시와 다를바 없는 운명을 맞은 것이다. 북한 중앙TV가 11일 공개한 유리관속의 김일성 시신은 자연스럽게 레닌의 운명을 상기시켜 준다.아니 레닌의 사후보다 더욱비참한 사후가 북한 전역에 세워져 있다는 몇만개의 김일성동상과 방부처리된 시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그의 동상과 시신을 지켜줄 북한정권의 수명이 소련의 수명보다 훨씬 짧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 않은가. 시체가 잘 썩는 자리를 명당으로 치는 동양적 사고방식으로 보면 방부처리된 시신도 결코 편안한 죽음은 아니다.레닌의 유해는 1년6개월마다 글리세롤 아세테이트 칼륨등 화학물질을 채운 유리통속에 6개월간 담가두는 방식으로 보존돼왔다.그런 죽음이라니…. 모택동이 자신의 유해를 화장해주기를 원했음에도 중국공산당 지도자들이 방부처리하여 자신들의 통치수단으로 삼았듯 김일성의 방부처리된 시신도 결국은 살아 남은자들을 위한 것이다.편안한 잠자리를 찾지 못한 영혼이 구천을 헤매는 모습이 보이는 듯싶다.
  • 김일성 생활습관과 남북정상회담 일정

    ◎「김­김회담」 저녁나절 열릴 가능성/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스타일/이후락씨 방북땐 자정에 “만나자”/김일성 북한의 김일성주석이 독특한 생활습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로인해 남북정상회담 스케줄이 어떻게 짜여질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두차례 이상으로 예정돼 있는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시간표는 앞으로 평양을 방문할 우리측 실무진들이 북측 관계자들과 협의하여 정하게 돼있다. 김주석을 직접 만난 우리측 인사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그는 밤늦게까지 일하고 아침 늦게 일어나는 야행성 습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 김주석(당시 직책은 수상)은 지난 72년 박정희전대통령의 밀사로 평양을 방문했던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을 자정이 넘은 0시10분께 만수대의사당 옆에 있었던 관저로 불렀다고 한다. 지난 72년 우리측 밀사로 4차례나 평양을 오가며 7·4공동성명의 산파역을 맡았던 정홍진씨(송원장학회이사장)가 들려준 비화다. 잠자리에 들었다가 갑자기 깨우는 바람에 일어난 우리측 일행에게 김주석은 『한밤중에오라 해서 미안하다』면서 『이 시간이 가장 조용해서 좋다』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는 것. 당시 남북대화 막후주역의 한 사람이었던 강인덕씨(극동문제연구소장)도 비슷한 증언을 하고 있다.김주석이 주로 심야에 주요인사를 개인적으로 불러 면담하고 아침에는 늦게 일어나는 습성이 있는 것 같다는 귀띔이다. 이같은 김주석의 생활패턴을 감안한다면 김영삼대통령과의 단독정상회담은 상오보다는 하오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25일 단독대좌가 이뤄진다고 한다면 하오 늦게나 저녁 시간대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2시간 이상 걸리는 개성∼평양간 이동시간과 우리측 준비시간을 감안한 추론이다. 특히 김주석은 이따끔 북한을 방문한 요인들의 숙소를 불쑥 찾아가기도 한다.이는 북한에서 남의 이목에 아랑곳하지 않아도 될 만큼 무소불위의 권좌를 구축하는 바람에 체질화된 습관인 듯하다. 김주석이 지난 90년 방북한 일본 자민당 대표단의 가네마루대표 숙소를 하오 늦게 직접 방문한 것이 그 대표적 사례다.김주석은 동구권 붕괴와 구소련의 개방으로 일본과의 수교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자 같은 기간 방북했던 우당격인 사회당의 다나베대표를 제쳐둔 채 당시 일본의 집권당 실세를 찾았던 것이다. 그는 이밖에 지난 89년 방북한 작가 황석영씨(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중)를 파격적으로 무려 6차례나 만나주기도 했다.북한으로선 추후 범민족대회 등과 관련해 황씨에 대해 어떤 이용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지만 우리측 기준으로 얼핏 이해가 안되는 대목이다. 김주석의 이같은 스타일을 감안한다면 2차례 이상 가질 것으로 남북간에 잠정 합의된 정상간 공식 대좌외에 의외의 비공식 「조우」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곤충채집(외언내언)

    『앞벌 논가에선 개구리들이 소낙비 소리처럼 울어대고 삼밭에선 오이냄새가 풍겨오는 저녁,마당 한귀퉁이에 엉겅퀴 다북쑥 이런것들이 생짜로 들어가 한데 섞여 타는 냄새….넓은 마당에 이 모깃불이 피워지고 그 옆에 멍석이 깔려지고 여기에서 여름살이 다듬질이 한창 벌어진다』 한 시인의 여름찬가다.여기에 땡볕속 들판을 누비는 아이들의 곤충채집 모습이 곁들여지면 우리들의 옛 여름풍경화는 완성된다.무성하다못해 독이 오를대로 오른 여름풀과 풀섶의 벌레들에게 종아리가 쓸리고 물리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포충망을 휘두르다가 그것도 싫증이 나면 개울속으로 풍덩 뛰어들어 멱을 감으며 물장구 치고…. 지금의 어른들이 기억하는 여름방학의 곤충채집은 이렇듯 단순한 방학숙제가 아니었다.그것은 자연관찰과 탐구의 능력을 길러주고 자연과 인간을 합일시키는 즐거운 놀이였다.그래서 값비싼 포충망을 구하지 못한 시골 아이들은 처마밑이나 나뭇가지에 걸린 거미줄을 모아 수제 포충망을 만들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곤 했다. 유년의 뜰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이런 기억을 깔아 뭉갠 탓일까.환경보호를 위해 각급학교 여름방학숙제에서 곤충·식물채집을 없앤다는 소식에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흥분하는 어른들이 많다.아이들이 잠자리 몇마리 잡는다고 환경이 파괴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자연과 동심을 갈라 놓는 처사라는 것.『환경파괴가 어디 아이들탓이냐 어른들 탓이지.낙동강물도 못지키고,골프장 건설에 앞선 환경평가도 제대로 못하는 환경처가 이런식의 발상을 내놓는것은 웃기는 일이다』는 반응을 넘어 『협조공문 하나로 생색내려는 대표적인 한건주의』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교육부의 지시로 식물·곤충채집이 도시학교에서 여름방학의 「선택과제」가 된지 이미 오래된 터.장사꾼들에게 곤충을 사서 학교에 제출하는 숙제가 바람직하지 않다면 다른 대안을 내놓아야 하지 않을까? 잠자리 날개를 8개로 그리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는 자연관찰이 오히려 권장돼야 할 것이다.
  • “나는 한국전에 이렇게 참전했다”/구소군의 증언

    ◎구소군 장교 2인의 회고담 북한의 남침은 소련의 지원 아래 준비되고 감행되었다.한국전쟁 개전후에는 지상전투부대를 보내지는 않았으나 공군력과 정보장교등을 비밀리에 참전시켰다. 오늘날 러시아가 관련 극비 문서까지 한국에 넘겨줄 정도로 양국간의 관계는 크게 변했다.이렇듯 상황이 달라졌고 또 당시 한국 전투병력과의 직접접촉이 거의 없었기 때문인지 참전자들은 자신들의 체험을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이들은 체험담에서 당시 소련군이 참전 사실 자체를 숨기려 중공군으로 위장했음을 증언하고 있다. ◎알렉산드르 올로프/“특수임무” 받고 단동서 중국군에 합류/수풍발전소 방어지원… 미 포로 심문도 전쟁 발발 이듬해인 1951년 나는 정보장교로 모스크바에서 근무하고 있었다.계급은 육군대위였다.2월말 어느날 총참모부에서 나를 포함,우리부대 장교 몇명을 호출했다.해당자 모두 영어를 할줄 알고 전자정보분야에 근무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었다.한밤중에 우리를 면담한 게르만 말란딘 참모차장은 우리에게 특수임무를맡기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며칠 뒤 우리는 민간인 복장을 하고 모스크바­만주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7일만에 만주역에 도착했고 거기서 이틀만에 북경에 도달했다. 우리가 탄 열차에는 모두 민간인 복장을 한 공군장교와 군사고문단등이 가득 타고 있었다.북경에 도착하자 주중 소련군사고문단장이 우리 목적지가 중국의 안동(단동)이라고 알려주었다.그로부터 며칠 뒤 안동으로 갔다.안동은 전선을 방불케했다.한국전선으로 가기 위해 중공군들이 곳곳에 집결하고 있었고 병력·군장비들은 모두 위장을 하고 있었다. 우리가 배속된 안동주둔 소련군 제64비행단의 임무는 압록강 철교들과 수풍화력발전소에 대한 공중지원,국경으로부터 반경 75㎞내 북한영토에 대한 공중지원이었다.소련군 조종사들은 북위 39도선 이남과 서해상공에는 출격하지 못하도록 지시를 받았다.소련군의 한국전 참전을 숨기기 위해서였다. 안동에는 야간에는 등화관제가 실시됐고 미군 폭격기 B­29기,B­26기들의 밤낮으로 압록강철교 상공에 출현했다.안동에 도착한 이튿날 우리는 견장·표식이 전혀없는 중공군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64비행단 소속 모든 전투기들은 중공군이나 북한군 표식으로 바꿔 달았다.전투중 소련조종사들은 모두 중국어로 교신토록 명령을 받았다.그러나 실제전투에서 우리 조종사들은 대부분 중국어를 잊어먹어 러시아어로 교신했다.소련당국의 은폐기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참전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미군 조종사들은 공중전 중 육안으로 우리를 식별할 수 있었고 우리가 러시아어로 교신하는 것을 모두 들었다.그럼에도 미군측은 우리의 참전을 공식적으로 문제삼지는 않았다. 우리 정보팀은 미공군의 조직·배치·전투능력등을 사령부에 보고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미공군이 사용하는 암호를 판독해 미군기들의 정확한 이륙시기등도 즉시 사령부에 보고했다.우리 사령부는 세이버기를 미그­15의 가장 무서운 적으로 생각했다.우리는 포로로 잡힌 미군들도 심문했다.나를 포함해 영어를 할 줄 아는 장교 몇사람이 북한내 포로수용소로 보내졌다.미군과의 직접접촉은 금지돼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서면으로 심문했다.그러는 중에 나는 몇차례 그들을 직접심문할 기회가 있었다.그중 51년 5월에 격추된 B­29기 조종사 블랙 중령이란 사람의 이름이 기억난다.3개월간 미군포로 심문 임무를 마치고 나는 다시 안동으로 돌아왔고 그해 10월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왔다.9개월여의 참전기간중 중공군측은 우리에게 모든 편의를 제공했다.음식·잠자리 모두 나무랄 데가 없었다.소련·중공·북한군들간의 사이도 아주 좋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발렌틴 골루베프/중국공군 위장… M15로 미군기와 교전/51년 안산 이동,북한조종사 기술교육 1950년6월 나는 모스크바방공군 소속 공군중위로 모스크바 북서쪽 칼리닌시(현트베르시)부근 비행대에 근무하고 있었다.나는 항공기 기술장교였다.우리는 49년말부터 새 전투기인 미그­15기의 관련기술을 습득하는 데 몰두하고 있었다.어느날 모스칼렝코 방공군대령이 우리 부대를 방문했다.모스칼렝코대령은 우리 부대가 특수임무를 부여받았다고 말했다. 일체의 휴가가 중지됐고 휴가중인 군인들은 조속히 귀대하라는 명령이 하달됐다. 그로부터 우리는 매일 24시간 주야로 근무하며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전투기들을 해체해 기차에 싣는 작업을 했다.해체된 비행기는 특수컨테이너에 넣어 열차에 실려졌다.모든 부대원들에게 무기가 지급됐고 대신 당원증,콤소몰 회원증,신분증은 모두 사령부에 반납했다.그때부터 부대원간에 절대 계급을 부르지 말고 이름,그것도 가능한 한 성만 부르도록 엄명이 내려졌다. 그해 8월초 우리는 해체된 비행기를 실은 열차에 함께 타고 출발했다.열차는 남쪽으로 계속 달려 중국국경쪽을 향해 갔다.마침내 국경을 지나 만주역에 도착했다.만주역에서는 중공군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최종목적지는 목단이었다.50년8월말부터 우리는 목단의 한 행대에서 첫 임무를 시작했다. 그곳에서 소련군은 3개의 비행연대를 운영했다.부식조달,막사등은 전부 중공군이 맡아서 했다.우리의 생활은 비교적 자유로웠다.신문·잡지등이 본국으로부터 배달됐고 시내 나들이도 간혹 했다.시내 나들이를 할 때 우리는 민간인복장을 했는데 국민당 잔당들이테러를 자주 저지른다고 신변보호를 위해 중공군 2∼3명이 반드시 우리 뒤를 따라다녔다.10월말 우리는 중국인민해방군복장을 지급받아 겉으로는 중공군이 됐다.중국말 교습도 받았다.우리 공군기들의 표지도 중공군으로 바뀌었다. 12월 우리는 전투기들과 함께 안동(현 단동)으로 이동했다.그곳에서 우리는 압록강철교와 수력발전소 보호를 위한 공중지원을 맡았다.안동에 도착한 바로 이튿날 우리 부대는 미군기의 폭격을 받았으나 큰 피해는 없었다.조종사들은 매일 2∼3회,일요일이면 3회이상씩 출격해야 했다. 한번 출격하면 쌍방 모두 합쳐 60∼80대가 맞붙었는데 항상 미군기의 수가 더 많았다.서해 상공에서도 자주 공중전이 벌어졌다.당시 미군 세이버기는 우리 미그­15기에 비해 다소 성능이 앞섰다. 51년4월 우리 부대는 안산시 비행대로 옮겨가서 중공군과 북한군의 조종사·기술자들을 교육하는 새 임무를 맡았다.당시 젊은 북한 여군들이 통역으로 따라온 기억이 난다. 우리는 51년10월 한국전 임무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왔다.우리 연대에서 모두4명의 조종사가 전사했고 전투기 6대를 잃었다.본국에서 우리는 모두 무공훈장을 받고 일계급 특진됐다.중공정부로부터도 친선훈장을 받았다.
  • 수준높은 금속산업(백제를 다시 본다:13)

    ◎“주도술의 진수” 실납법 응용 향노제조/마한의 우수한 청동·철문화 계승 발전/6세기 삼국중 가장 뛰어난 기술선봬/칠지도·금동용봉향로는 당시 기술의 결정체 국립중앙박물관은 현재 지난해 부여능산리에서 발굴된 김동용봉봉래산향로라는 긴 이름의 백제향로를 보존처리하고 있다.갑자기 우리 앞에 나타난 향로는 미처 깨닫지 못한 백제 금속문화의 진수다.긴 시간을 뛰어 넘어서 다시 보여준 백제 금속기술의 결정체이기도 하다.역사학자들은 백제가 수도를 공주에서 부여로 옮긴 마지막 사비시대(AD538∼660년)에 이 향로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향로가 나온 건물지에 대해서는 왕릉들의 제사를 집행하던 곳이라는 의견과 왕릉에 넣을 부장품을 만들고 기타 제물들과 기구등을 수리하는 공방지라는 의견으로 엇갈린다.그러나 공통적인 것은 왕릉과 관련짓고 있다는 점이다.이 향로가 왕릉과 관련된 성스런 행사에 쓰인 성스런 기물이라는 데는 의견의 일치를 본 셈이다.왕릉과 관련한 기물은 국가적인 힘을 모아 제작했을 것이고 백제 금속산업의 실력을 한데 모은 것으로도 짐작할수 있다. 백제 금속기술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자.국립중앙박물관과 문화재관리국은 지난 1971년 여름,공주 송산리에서 무령왕의 무덤을 발굴했다.동방의 투탕카멘 왕 무덤이랄수 있는 유적이다.출토된 유물 가운데 뛰어난 금속제품들을 살펴보면 우선 왕의 위엄을 보이는 금동용봉손잡이 큰칼,왕권의 지혜와 힘을 상징하는 사람과 동물이 조각된 사신경(청동거울),3가지 금속으로 구성 제작된 등탁은잔이 있다. ○과학적 이론 바탕 등탁은잔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받침은 구리 합금이며,잔과 뚜껑은 은으로 만들고 손잡이는 연봉 모양이지만 꽃받침은 금이다.그리고 표면은 받침에서 뚜껑까지 역동하는 용과 겹겹이 핀 연꽃,봉래산과 그 위를 나는 봉황새등 무늬들을 새겼다.향로와 미술적모티브가 같다고 볼수 있다.기술적으로 말하자면 백제의 높은 금속기술 수준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금속산업 입장으로 견주어보자.채광 제련 용범 합금 주물 분야는 독립적 설비와 분업적 전문기술 없이는 운영이 불가능하다.이 요소들은 과학적 이론과 경험의 토대에서 실력이 나온다.이러한 요소는 지금도 국력이다.무령왕릉의 제품보다 1세기 늦은 백제향로는 이같은 과학의 힘으로 완성한 것이다.늦은 만큼 더 발달된 터전에서 생산한 것이라고 판단하면 우연히 중국제품이 부여 땅에서 출토된 것이라고 볼수는 없다.필자는 무령왕이 왕의 통치권에 속하는 지역이지만 영면의 잠자리를 샀노라는 매지권까지 부장한 점도 긍지에 찬 백제문화의 기세를 우러러 볼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보다 앞서 백제가 건국하여 세를 확장한 제1시기 한성시대(4세기초∼475년)에는 칠지도가 있다.일곱개의 가지가 벋은 철검(길이 83.9㎝)은 백제왕이 369년(태화 4년)에 일본의 왜왕에게 내린 칼로 영구히 잘 보존하라는 뜻이 담긴 글귀가 상감 기법으로 새겨져 있다.이 칼은 일본 천이시에 있는 이소노가미신사에 보존되어 있다.지금도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고 있다는 것도 역시 쇠를 다루는 기술이 뛰어났다는 증거이다. 백제인의 조상은 역사가 기록하고 있는대로 청동기 문화를 크게발달시킨 예맥이라 부르는 고구려와 같은 부여족이다.고고학적으로 고찰하면 이 종족은 중국 황하강 북부의 오르도스 지역에서 요령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요령식 동검문화(BC8세기)를 크게 융성시키고,계속하여 우리나라로 남하하면서 드디어 독창적인 한국식 동검문화(BC4∼3세기)를 꽃피운다.여기에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의 사상과 철기문화를 받아 들이면서 고대국가를 발전시킨다.절정의 한국식 동검문화는 마한소국들의 문화이며 이 지역은 백제가 세를 모아 터를 잡은 오늘날의 경기·충청 지방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명한 부여 송국리 청동기 유적과 대전·공주지방 일대에서 출토된 청동기(동경 동령 동검 동과 방패형동기등)는 종류별로 지정 문화재급이다.이들 청동기가 이 지역에서 직접 만들어졌다는 것은 용범의 출토로 고고학적으로 증명됐다. ○「아연­청동기」 특징 청동기는 대체로 쌍합법으로 주조가 가능하나 팔주령같이 구조가 복잡하거나 기하학적 무늬를 현미경적 작업으로 새긴 다뉴세문경은 소위 실납법이라는 주물기술로만 가능하다.특히 제조기법이 신비의 수수께끼로 알려진 이 세문경은 지금도 필자를 비롯한 많은 전문 과학자들이 실험고고학 측면에서 연구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92년7월 「한국의 청동기문화」특별전을 열면서 낸 도록에 청동기의 합금 조성비율을 각 유물별로 명시했다.이 분석치를 대표치 비율로 구하면 구리(Cu) 대 주석(Sn) 대 아연(Zn)=7.6대1.6대0.8이다.우리의 주석청동기가 중국과 다르게 「아연­청동기」라는 독특한 특성을 갖는다는 것을 보여준다.이 비율은 금속학적 견지에서 보면 최고 강도와 주조성의 완전한 효율을 터득한 상태이다. 국립중앙박물관과 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진행중인 백제향로의 분석비율은 앞으로 확실한 값이 나오겠지만 1차로 7.8대1.6대0.3으로 나왔다.그리고 표면은 금을 수은(Hg)에 녹여 도금했으며 두께는 10∼20마이크로m 정도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여기서 우리는 청동기시대와 백제시대라는 시대적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청동기는 역시 「아연­청동기」인 점을 알수 있다.이 점은 고고학이나 과학사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따라서 백제의 금동용봉봉래산향로는 전통적 과학기술 바탕위에서 실납법 제조로 결론지을수 있다.그리고 표면 금치장 방법도 6세기초의 백제는 금박덧씌움법을 무령왕릉의 머리받침과 다리받침목에서 보여주고 있으나,구리합금재 향로는 수은 아말감법에 의한 손도금으로 처리했다.이로써 우리는 백제가 금치장의 여러 기술을 터득하고 있었다는 점도 알수 있게 됐다. 백제의 금속산업은 삼국중 가장 뛰어났으며 동북아시아 주변국가들에게도 기술적 영향을 주었다고 볼수 있다.이 분야의 연구는 자료의 부족으로 미진했으나 향로의 출현이 백제과학의 실상을 밝히는데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이다.따라서 백제향로의 보존처리가 완료된후 많은 과학자들의 분야별 연구를 기대해 본다. ◎도금술 전래/BC1세기 서아시아서 유입 추정/사비시대땐 높은 기술의 아말감 수은법 사용 금에 대한 인류의 욕망은 까마득한 옛날부터 나타나고 있다.황금빛으로 비유되는 찬란한 광택은 인간으로하여금 금을 더욱선호하게 만들었다.금은 귀금속이기 때문에 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더욱 부추겼다.그래서 연금술과 함께 도금술까지도 발전시켰다. 지난해 연말 충남 부여 능산리에서 출토된 금동용봉봉래산향로 역시 금을 선호한 고대인들의 욕망을 도금을 통해 대체한 사비시대 백제유물이라 할 수 있다.1천4백여년을 땅속에 묻혀있었음에도 황금광택을 발산하는 까닭은 고도의 도금술에서 찾아진다.최근 문화재연구소에 의해 이루어진 삼국시대 금동유물 도금분석에서 고대도금술의 신비가 어느정도 밝혀진 바 있다. 한반도에서 시작된 도금의 역사는 명확치 않다.다만 BC1세기쯤 서아시아,서역,중국을 거쳐 유입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현재까지 나타난 가장 오래된 도금유물로는 AD3세기쯤 원삼국시대 널무덤 출토품인 금박유리구슬이 있다.그리고 고구려,백제,신라및 가야 고분 등에서는 말갖춤,신발,관장식,관모,불상등의 도금유물이 출토되었다. 최초의 도금을 기술한 역사기록은 「삼국유사」진흥왕 34년(AD573년)의 황용사 장육상 조성과 관계된 내용.여섯팔 길이나 되는 거대한 불상을 도금하는데 금 1만1백98푼을 썼다고 적었다.백제의 도금관련기록은 없지만 지금까지 출토된 금동유물 가운데 익산 미륵사 절터에서 나온 금동소탑등 3점의 도금제품에 대한 도금분석이 시도되었다.그 결과 「아말감수은법」도금제품으로 가려졌다. 아말감수은법의 도금은 금이 수은속에서 녹으면 수은처럼 액체가 되기때문에 이를 청동제품에 칠하는 방법이다.수은에 용해된 금물을 칠한 뒤에는 수은의 비등점인 3백75도까지 열을 가한다.이 때 수은은 증발해버리고 금피막만 남게되는데,몇차례 같은 방법을 되풀이해야 완벽한 도금이 된다. 부여 능산리 출토 금동용봉봉래산향로 제작시기와 거의 같은 때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부여 부소산성출토 금동맞새금장식품도 문화재연구소에 의해 도금분석이 이루어졌다.결과는 역시 아말감수은법의 도금으로 상당한 기술수준임을 보여주었다.능산리 출토 금동향로의 1차 도금분석에서 역시 아말감수은법에 의한 고도의 도금기술이 구명되었다.그러나 연금술은 물론 산지구명등의 숙제를 안고있다.
  • 길 들이기/손정박(굄돌)

    때때거리는 때까치는 꽤나 시끄럽고,꼬리를 들었다 놨다 몸짓도 방정맞다.높은 가지에 얽어놓은 둥지는 똬리보다 조금 클까. 개구쟁이 심보에 기어이 올라가 둥지 털어서 막 날기 시작한 새끼 몇마리를 움켜다가 조롱에 집어넣고 잠자리 잡아 먹이면서 다 크게 키웠다.옆에만 가면 먹을 것 달라고 입 한껏 벌린다.손 때 묻으면 곧 죽을 것만 같은 저 가녀린 미물도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길들여진 경우였다.그 새끼에게 있어 나는 악마였을까,천사였을까. 부화된지 얼마 안된 꿩병아리를 방에 풀어 놓으면 푸드득 기어가 방구석에 부딪치고 푸드득 날아 창틀에 부닥뜨려 얼마 못가 나둥그러진다.큰 꿩도 마찬가지여서 정면을 못보게 막힌 안경을 끼워 사육한다. 길들여진다는 말을 급격한 상황변화에 적응한다는 말로 바꾸고 인간의 경우에 적용하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살다 보면 어느날 갑자기 생활이 완전히 1백80도 꺾이는 경우가 있다. 반에 반 평도 안되는 소위 닭장에 처음 갇혔을 때,꿩병아리처럼 시멘트벽에 머리 믿 부딪쳐 깨고 싶은 마음 어떻게달랬는지 모른다.읽을 거리 하나 없이 덩그러니 높게 걸린 쇠창틀 사이로 손바닥만한 하늘 가끔보며 몇달 보낼 때,머릿 속에 역전경주 펼치며 제자리뛰기로 땀 흘리는 재주도 없었더라면…. 하루 30분의 운동시간.사방 높은 담 속,10여평 콘크리트바닥 운동장을 삶을 확인하기라도 하듯 뱅뱅 돈다.그때 쯤이면 한 평 방이 널찍하게 느껴지고 세 바가지의 물로 머리 감고 간이목욕까지도 해낸다.그 콘크리트 운동장 틈새기에 기묘하게 자라난 봉선화,눈에 띄기도 힘든 그 틈을 비집고 나오고,거기서부터는 경이롭게도 온전한 대궁을 이루어 곱고 붉은 꽃 예쁘게도 촘촘이 매단다. 여건에 맞춰 이렇게 기막히게 자신을 변형하며 길들일 수 있다니.인생도 어떻게 보면 거역할 수 없는 틀 속에서 길들여지고,스스로 길들여가는 과정을 여러개 포개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성싶다.
  • 실물보다 못한 사진/송혜진(굄돌)

    흰철쭉꽃이 기품있게 핀 국립중앙박물관의 뜰을 좀 성급한 걸음으로 걸어들어가 오래 고대해왔던 백제금동향로(본 이름은 금동용봉봉래산향로)를 상면했다.전시장 한 가운데 우뚝 모습을 드러낸 그 향로는 기대했던 것 보다 몇십배나 아름다웠다. 맨 밑의 받침대부터 비상하는 새의 날개 끝까지 그 아름다움은 들여다 볼수록 깊은 감동을 자아냈다.그리고 거기 상단부분에 조각된 다섯명의 악사들은 오랫동안 나의 눈길을 붙잡았다.그 당시 아시아 전역에 고루 퍼져 있던 고대악기의 모양새는 너무도 정교하게 묘사되어 있어 조금만 상상력을 부추긴다면 이내 다섯악기의 전아한 울림을 들어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였다.뛰어난 미감으로 향로를 만들어낸 사람들이 어떤 수준의 음악을 즐겼을지 그들의 심미안을 추측하기란 어렵지 않았다. 백제금동향로를 직접 만난 이런 느낌들은 그동안 사진을 곁들인 여러 지면을 통해 이미 낯을 익힌 후였지만 「알고 있다」는 내 생각을 무색케 했다. 그러고 보면 「실물보다 더 나은 사진」이란 말은 도무지 어불성설이란 생각이 든다.사진이 보기 좋은 경우도 더러 있긴 있다.이슬 머금은 풀꽃 이파리라든가 잠자리,나비 같은 곤충이 풀잎 위에 막 내려앉으려는 순간들을 포착한 사진들은 정말 아름답다.그러나 이것은 실물이 사진 보다 낫기 때문이 아니라 보통사람들보다 몇배나 더 뛰어난 사진찍는 이들의 눈썰미 덕분이니 이 경우도 실물보다 나은 사진이란 표현은 옳지 않을 것이다. 소리 듣는 일에 거의 도가 튼 우리 「귀명창」들도 음반에 담은 소리는 물론 실제 연주장에서의 소리일지라도 남의 소리를 그대로 모방하거나 언제 어디서나 똑같이 부르는 소리는 「사진소리」라 하여 알아주질 않았다.이는 「자기의 숨결」이 들어있지 않은 몰 개성의 소리,판에 박힌 소리는 「죽은 소리」로 여기며 예술에서 생명력을 추구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눈 높은 미감에서 연유한 음악비평인 셈이었다. 이런 것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사진으로 보았으면 되었지 뭘 전시장까지 가겠냐는 생각,실황방송으로 듣거나,나중에 음반으로 들으면 되었지 교통체증도 심한데 언제 공연장까지 찾아가겠냐는 태도는 「진선진미」한 예술의 세계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같다는 것을 이번 금동향로 전시장에서 또 한번 실감하였다.
  • “영도영등제 세계적 관광명물로”/박성수 전국부기자(현장)

    ◎일 관광객,“부대시설·연계코스 개발을” 26일 하오4시 영등제행사가 한창인 진도군 고군면 회동마을 바닷가. 며칠전까지만 해도 한적하던 이곳 갯마을 해변은 사상유례없이 찾아든 인파와 차량으로 순식간에 발디딜 틈이 없이 북새통을 이뤘다. 「한국판 모세의 기적」과 갖가지 향토축제행사가 열린다기에 서울에서 가족들과 함께 달려왔다는 김나무씨(32)는 『아예 숙박장소를 해남읍에 미리 정해놓고 오길 잘했다』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진도군이 집계한 이날의 관광객은 19만8천여명에 차량이 4천2백대. 진도인구 5만에 비해볼때 거의 4배에 가까운 사람이 한곳에 모여든 셈이니 교통혼잡은 접어두고 숙박시설마저 이미 동이 난 상태였다. 온종일 질서유지를 하느라 파김치가 다 된 한 군청직원은 『이같은 관광인파가 연중 서너차례 정도만 나눠서 와 준다면 내 한몸 일년 열두달 파김치가 되어도 좋을것』이라고 흐뭇해했다. 진도군이 올 행사를 위해 투입한 예산은 2억3천여만원.관광객 한사람이 5천원씩만 써도 10억 가까운 수입을 올릴 수 있으니 웬만한 군민소득에 비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 군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진도 영등제관광을 위해 해마다 이곳에 들른다는 일본인 도미무라(부촌승)씨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행사전반에 정성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 많다』며 『진도 바닷길의 신비도 놀랍거니와 한국의 풍부한 향토민속과 무속예술이 결합된 영등축제는 가히 세계적인 관광자원인데도 부대시설이나 연계관광코스가 크게 빈약하다』는 지적을 덧붙인다. 일행 3명과 함께 3일전에 이곳에 왔다는 미국인관광객 마이클 지모씨(51)도 『먹을것과 잠자리에 고생이 많았다』며 『외국인에게 행사를 설명하고 안내해 주는 사람이 없어 불편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지적은 물을 갈라 해마다 모습을 드러내는 진도 바닷길은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조건을 충분히 갖추었지만 정작 그렇게 되기위해서는 넉넉한 볼거리와 부대시설 그리고 꾸준한 홍보활동이 뒤따라야 한다는 충고로 받아들여졌다. 이윽고 해가 저물며 열렸던 바닷길은 밀물에 닫히고 북적대던 인파가 썰물같이 빠져나간 회동마을은 여느때의 조용한 갯마을로 다시 돌아왔다. 더 풍성한 내년의 축제를 기약하며….
  • 산고싫다고 제왕절개들 한다던데(박갑천 칼럼)

    1910∼20년 사이 신맬서스주의를 내건 여권운동가 넬리 루셀은 외쳐댄다.­『동지들이여,파업을 합시다.배(복)의 파업을.더이상 자본주의를 위해 아기를 낳지 맙시다…』.이런 주장은 고대그리스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를 생각케 한다.전쟁에 넌더리를 낸 여성들이 잠자리의 파업을 했다는….용맹스런 남편들도 아내들의 그 파업에는 백기를 들고 평화를 찾게 된다. 진짜 잠자리 파업은『어째서 아기 낳는 고통은 여성에게만 있는거냐』는 명분아래 벌일수 있을 법하다.하지만 그럴때의 피해자인 남편은 아무래도 억울하다.남편이 그러려고 해서 된일은 아니지 않은가.섭리를 향해『반대,반대!』할밖에 없겠는데 메아리 없는 외침으로 될 것이 뻔하다. 남편이 분만에 협력하는 경우도 없는게 아니다.남편의 손이라도 잡아야 아기를 낳는다지 않던가.그래서 남편의 상투를 잡고서 산고를 겪다가 상투가 빠지면서 아기가 나온다는 내용의 우리 민요도 있다.「삼국유사」(삼국유사:원효불기)에 보이는 얘기도 그비슷한 것.원효대사의 어머니가 길가다가산기를 느껴 급한 나머지 그 남편의 옷을 나무에 걸어놓고서 원효를 낳았다니 말이다.옷이 상투 구실을 한셈.세계의 산아풍속 가운데는 남편도 함께 산고를 겪는 경우들이 있다. 신을 벗고 아기를 낳으러 방으로 들어가는 여인은 살아서 다시 이 미투리를 신을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한다.의약에의 의존없이 자연분만했던 우리 전통사회 이야기이다.평균수명이 낮은 까닭도 거기 있었다.힘을 쓰다쓰다 탈진하면 그대로 죽을수밖에 없었던 시절.의약의 발달이 그같은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온다.또 수술의 발달 따라 예전 같으면 모자 함께 죽을 목숨을 제왕절개하여 살려내 오고도 있다. 진통없이 아기를 낳고자 하는 마음은 예나 이제나 다름없는 산부들 마음이다.그래서 무통분만술도 발달해 온다.그 추세 따라 근년 들어서는 산고가 싫다면서 위험한 사태가 아닌데도 제왕절개하여 아기를 낳는 사례가 늘어간다.거기엔 성기 늘어지는 것을 싫어하는 이유도 끼인다고 한다.미국의 경우 전체산모의 30%를 넘어섰다는 것이었는데 우리도 22.6%(92년)에 이른 것으로 나타난다.이때 수술도 사주에 맞춰 한다는 것이다. 좋은 측면의 그늘에는 부정적 측면도 도사리는 것이 세상사다.이경우 비싼 수술비 문제는 젖혀두고라도 중요시해야 할일이 마취제에 노출된 상태에서 태어나는 아기의 신경계 건강문제이다.모자간 정의 교류의 차단을 우려하는 학자도 있다.반자연은 항상 섭리의 노여움을 산다는점 잊지않아야 하련만.
  • 「조기출근」이후의 삼성맨 생활/퇴근 빠른 남편 시장보고 밥하고

    ◎취미생활·자기충전 여유… 만족도 85%/대낮 동네다니다 “수상쩍다” 검문받아 ○새벽 본관앞 차밀려 상오 6시20분.출근하기엔 이른 시간이라 차들이 잘 빠질 것 같지만,서울 태평로의 삼성본관 앞에선 통근버스와 택시 그리고 자가용이 아현고개까지 밀리는 진풍경이 빚어진다.게다가 부인들이 피곤한 남편을 대신해 운전대를 잡는 현상까지 합세,조기 출근 신풍속도를 연출한다. 삼성그룹이 지난 해 7월12일 국내 최초로 7·4제 근무체제(상오 7시 출근,하오 4시 퇴근)를 도입,근무시간을 파격적으로 조정한 지 8개월이 지났다.다소간의 시행착오도 없지 않았지만 이제는 거의 정착되는 듯 하다.조기 출퇴근제 이후의 달라진 풍속도와 에피소드를 짚어본다. ○실업자로 오해도 ○…「저 친구,직장 그만 뒀나」­퇴근시간이 빨라지자 대다수 직원들은 한 때 엉뚱한 구설에 휘말렸다.퇴근 후 별다른 계획이 없어 벌건 대낮에 동네에서 어슬렁거리니 꼭 실업자로 보이기 때문이다.이 정도는 괜찮은 편이지만 경찰의 검문까지 받는다면 다소 심각하다. 삼성석유화학의 이모씨는 지난 해 집앞에서 경찰로부터 불심검문을 당했다.뭐하는 사람이길래 대낮에 넥타이까지 매고 왔다갔다 하느냐는 것.신분증을 보이고 사정을 설명해 「무혐의」를 입증했지만,이 사건은 이씨가 일과 후 계획을 수립하는 계기가 됐다. 상당수의 삼성맨들은 당초 퇴근 후의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한번 쯤 해보다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 의심했기 때문.따라서 계획은 고사하고 괜히 일찍 들어가면 마누라 「버릇」만 나빠진다고 판단,회사 근처에서 한 잔하는 경우가 더 늘기도 했었다. 아무리 마셔도 밤 8시가 넘지 않자 차수 변경은 계속됐고,술값과 이튿 날의 고통은 종전보다 더 커졌다.이런 사정은 지난 연말을 고비로 서서히 사라졌다.장난이 아니라고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어학학원 수강 늘어 요즘은 퇴근시간인 하오 4시 이후의 시간을 어학공부나 취미활동에 쓰는 직원이 늘어났다.삼성석유화학을 비롯한 상당수의 계열사는 직원들이 학원에 다닐 경우 학원비 전액을 지급하는 등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가정생활에도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삼성전관의 배과장은 부부가 맞벌이하는 탓에 「임무교대」 현상이 생겼다.자신은 4시에 퇴근하지만 부인은 7시가 돼야 집에 오기 때문.배과장은 퇴근 길에 슈퍼에서 장보고,놀이방에서 아이를 찾아온 뒤 쌀 씻어 밥을 안친다.그 후 부인이 오면 같이 식사한다.부인으로선 천국이 된 셈이다.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부터이다. 늦어도 아침 6시에는 집에서 나서야 하기에 밤 11시 이전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하지만 아이가 그 때까지 깨어있어 문제(?)가 생긴다.부모와 아이의 취침시간이 같으니 부부생활에 지장이 생기게 마련이다.요즘 배과장은 토요일마다 밖에서 아내와 신혼 기분을 낸다. ○간식줄어 식당 울상 ○…아파트에 사는 직원들은 삼성 직원이라는 사실이 자연스레 이웃 사람들에게 알려졌다.태평로의 삼성타운(본관·생명·대경빌딩 등)근처의 라면집 매출은 급감했다.과거의 간식하던 시간이 퇴근시간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본관 뒤에 있는 한 업소의 경우,전에는 하루 평균 1천 그릇 이상을 팔았으나 요즘은 5백∼6백 그릇 밖에 못 판다.인근 식당의 경우도 불문가지이다. 다른 회사에 근무하는 친구를 만나거나 각종 모임에 참가하는 방법도 나름대로 노하우를 개발했다.처음엔 당구장,목욕탕,만화방 등에서 시간을 보낸 뒤 만나는 경우가 많았다.그러자 금전 및 시간낭비가 많아 오히려 만남 자체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그러나 지금은 약속을 금요일과 토요일로 몰아 버리거나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 맞춘다. ○부작용 두고봐야 최근의 사내 여론조사 결과,직원들의 조기 출퇴근제 만족도는 85%에 달했다.「아파트에 주차하기 쉽다」「가족 모두가 일찍 일어난다」 등의 긍정적 효과에서 「퇴근 길 지하철 안의 샐러리맨 모두가 같은 배지를 달고 있더라」는 자부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반응들이다. 장기적으로 어떤 긍정적 효과와 또 부정적 영향이 나올지 관심거리이다.
  • 숙면과 건강(최선록 건강칼럼:12)

    ◎6∼7시간 자면 충분… “깊이가 문제”/불면증땐 맨손체조·목욕이 효과적 매일 밤 잠을 잘자는 사람은 거의가 건강하고 오래 살수가 있다. 이처럼 충분한 수면은 하루종일 쌓였던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고 다음날 아침 수월하게 활동할 수 있는 힘을 충전해 주며 상쾌한 정신상태를 유지해주는 활력소가 된다. 수면의 절대량은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르다.실제로 수면은 잠자는 시간의 길고 믿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수면의 깊이,개인의 수면습관,정신적 건강상태에 따라 문제가 된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어른은 1일 8시간 정도가 이상적인 수면으로 알고 있지만 사람에 따라 6∼7시간 정도만 자도 이튿날 활동에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는 사람이 많이 있다. 수면은 단계를 거쳐가며 깊은 잠에 빠지는데 이 잠의 깊이는 4단계와 렘(역설)수면으로 분류된다.수면 준비기간인 0기는 잠들기 전의 단계로서 잠자리 위에 눕는 등 잠들기 쉬운 체위를 취하고 눈을 감아 긴장을 푼다.이때 호흡이나 심장박동이 완만해지고 체온도 다소 내려가기 시작한다.수면 1기는 잠에 들어가는 기간으로 잠이 들락말락하는 상태이며 불과 2∼3분동안 계속된다.2기는 수면시간이 2∼3분이고 낮에 볼수 있는 졸음정도의 가벼운 수면상태이며 작은 소리에도 곧 깬다.3기는 수면시간이 30∼60분 정도이며 깊은 잠에 빠져 있기 때문에 의식이 전혀 없는 상태이다.4기는 수면이 가장 깊은 단계로 30분정도 계속되는데 몸을 흔들어도 태연히 자고 코를 몹시 곤다.마지막으로 눈알이 좌우로 움직이는 렘(REM)수면이 계속된 다음 수면 1기로 다시 돌아오는데 1회 수면주기는 약90분 가량 된다. 우리 주위에는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불면증의 원인은 어떤 통증이나 가려움,발열·십이지장궤양·협심증·기관지 천식 등의 질병과 정신적인 긴장·불안감·만복감·허기·피로감이나 정신분열증 등을 들수 있다.질병이 원인인 경우 우선 그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방법이다. 이밖에 소음·광선,너무 덥거나 추운 온도,악취등 나쁜 환경이 잠을 방해하고 깊은 잠에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 잠을 빨리오게 하는 방법은잠자리에 누운 자세에서 온 몸에 힘을 빼고 입을 적당히 벌려 어금니의 힘을 뺀 다음 멍청한 기분으로 있으면 잠이 스르르 온다. 운동요법으로는 수면 2시간전에 가벼운 맨손체조·산책·자전거타기·줄넘기·마사지를 하면 쉽게 잠이 든다.또 잠자리에 들기 바로 전에 섭씨37∼38도의 미지근한 물로 1시간 정도 목욕을 하면 부교감신경이 작용,숙면할 수 있다. 잠을 오게 하는 식품으로는 과일과 채소가 좋으며 취침전에 엿기름(맥아)이 들어있는 식혜나 따끈한 청주 1홉,또는 냉수에 탄 위스키 한잔을 마시면 수면시간이 길어지고 아침까지 깊은 잠에 빠진다.
  • 최일도목사의 「다일공동체」(훈훈한 우리가정:3)

    ◎「거리의 사람들」 2백명이 한가족/청량리역 주변 소외된이웃 돌보기 5년/“하느님 앞에선 한핏줄”… 후원자들에 감사/비바람 피할수있는 식당·무료병원 건립이 최대 소망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다일교회의 최일도목사(38).그는 아내와 두자녀 외에도 책임지고 먹여살려야 할 가족의 수가 무려 2백여명에 달하는 대가족의 가장이다. 서울 청량리역 주변의 행려병자와 무의탁노인·떠돌아 다니는 노숙자·외면받는 장애인들이 모두 그가 돌봐야 할 가족들이다. 어머니 현순옥권사와 아내 김연수씨를 주축으로 자신의 뜻을 이해하는 10여명의 교우들과 함께 89년7월 다일공동체를 구성한후 거리의 사람들을 가족삼아 돌보고 있는 그는 『인간은 부자나 가난한자나 모두 하느님앞에 한가족으로 반드시 핏줄을 나눈 사람들만 가족이 되는것은 아니다』고 가정의 해를 맞아 현대인들의 가족 이기주의를 비판한다. 최목사가 이끄는 다일공동체 가족들은 매일 어김없이 하오 1시면 소외된 거리의 2백여 가족들을위해 청량리 쌍굴다리 아래서 「길거리 점심밥상」을펼친다.또 밤에는 하루 1천∼2천원도 없어 쪽방 신세조차 어려운 사람들에게 라면을 끓여주고 잠자리를 살펴주는가하면 병든이들은 데려다 살피고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게한다. 『그들은 누군가 돌보아주지 않으면 자생적으로 삶을 이어갈 수가 없어요.』최목사는 요즘처럼 각박한 시대에 자신이 이들을 먹여살릴 수 있는것을 현대판 「오병이어의기적」이라고 표현한다. 우연한 기회에 청량리역 앞에서 이틀을 굶고 갈곳도 없이 떨고있는 한 노인을 만나 돌봐주기 시작한것을 계기로 아무 연고도 없던 청량리에 뿌리를 내리게 됐다는 최목사.그는 당시 대학원에 다니며 아내와 함께 독일 유학을 준비중이었다고 밝힌다. 그러나 한 노인을 통해 거리를 배회하는 소외된 이웃에 눈을 뜨게됐고 목회자인 자신이 해야 할 진정한 사명이 무엇인가를 깨달은바가 있어 유학도 포기한채 다일공동체란 이름아래 불우한 이웃의 대부가 돼 버린것. 최목사는 자신이 다일공동체 삶을 주저없이 추진할 수 있었던데는 자신의 뜻을 거부하지 않고 전폭 도와준 아내의 격려가 무엇보다도 가장 큰 힘이 됐다며 감사한다. 최목사의 아내 김연수씨는 남편이 선택한 험한 길을 원망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발벗고 나서 공동체 가족들과 길거리 가족들을 위해 밥을짓고 병든이들을 데려다 돌보아 준다.지금은 다일공동체의 일이 주변에 많이 알려져 후원자들도 많아지고 자원봉사자들도 늘어 김연수씨는 길거리 가족의 젖줄인 후원자들을 관리하는 일로 다일공동체에서 중요한 몫을 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쌀과 라면 배추등의 양식이 보내는이의 이름도 없이 다일공동체 식구가 거처하는 나눔의 집앞에 놓여 있습니다.그렇지 않은날은 후원자로부터 후원비가 오고….그래서 우리 공동체 가족들은 한달 수입이 얼마인지,연간 얼마나 남았는지를 계산하며 불안해하지 않습니다』 최목사를 비롯한 다일공동체 가족들은 앞으로 길거리 가족들이 비바람을 피하며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을 하나쯤 마련하고 병든 가족들이 부담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무료병원「천사의 집」을 건립하는것이 꿈이다.또 그 소망이 이뤄지면 갈곳없이 떠도는 도시빈민들을 불러모아 농촌으로 이주,자활촌을 꾸미고 또다른 공동체 삶을 펼치기 위해 기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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