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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칼럼] 이브는 모른다

    성의학 전문의로 일하다 보면 가끔 사람들의 무지한 성지식 때문에 어이없을 때가 있다.이런 경우다. 사례1.병원을 찾은 중년 여성의 얼굴에 수심과 분노가 어려있다.“아무래도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것 같아요.”“왜 그렇게 생각하세요?”“한달째 잠자리를 같이 안해요.”“그럴 수도 있죠.남편에게 걱정거리가 있지 않을까요?”“있긴 해요.한달 전 증권으로 꽤 손해를 봐 그후론 살기가 등등해요.대하기도 무섭고요.”“그런 상황이면 잠자리를 안하는 게 당연하죠.속에서 천불이 나는데…”“아니,남자는 언제라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사례2.20대 젊은 여성이 겸연쩍어하며 병원을 찾았다.“고민이 있어요.최근에 사귀는 사람과 여행을 하며 한방을 썼는데 그이가 도대체 관심이 없는 거예요.”“다행이네요.”“그게 아니라 절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서요.사랑하면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나요?” 남성의 성욕은 스트레스가 주어지면 강하게 억제된다.시각적 자극과 상상력이 남성의 성욕을 자극하는 요인인데,긴장과 스트레스가 주어지면 이런 자극 전달체계가 막혀 성욕 감퇴로 이어지는 것.특히,우울증의 경우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하다. 두번째 사례의 경우,성욕과 사랑은 전혀 별개로 이해되어야 한다.풀어서 말하자면,사랑없는 성욕이 가능하듯,성욕없는 사랑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의학계에서는 성욕의 경우 남녀의 작용 구조가 약간 다르다는 견해를 제시한다.남녀 간에는 서로 이해하지 못할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그런데 서로가 이해하려는 노력 대신 자기 주장만 내세우다 보면 갈수록 공감대의 영역이 줄어 나중에는 사소한 일로도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게 뻔하지 않은가. 남녀가 서로의 입장을 속속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중요한 것은 사랑으로 이런 벽을 넘어설 때라야 아름답고 유쾌한 성생활이 열린다는 것이다.‘노력하는 마음’과 거기에서 비롯되는 감동이야말로 멋진 성생활의 양념임을 명심하자. 김영철 선릉 힐비뇨기과 원장
  • 꿈나무들의 남다른 환경사랑

    대한매일과 국토연구원이 공동주최하고 삼성생명이 협찬한 제8회 ‘초등학생 국토사랑 글짓기’대회에서 최은영(서울 마포초등 5)양이 개인부문상(국토연구원 원장상) 금상을 차지했다. 은상은 이모아(대구 매호초등 6)양과 정은비(경기 안산 시곡초등 1)양에게 돌아갔으며 동상은 최정민(서울 알로이시오초등 4),이보석(전북 군산 수송초등 3),김대한(전남 목포 이로초등 2),옥진서(강원 홍천 대곡초등 4)어린이가 각각 받았다. 전국 148개 학교에서 1313편이 응모한 이번 대회에서 최양은 생활문 ‘청계산 계곡에서’를 써내 최고상의 영예를 안았다.이 양과 정 양은 각각 ‘우렁이 각시’와 ‘갈대습지공원’으로 은상을 받았다.이밖에 개인상에는 우수상 50명과 장려상 239명이 선정됐다.단체부문상(대한매일 사장상)에서 금상은 서울 알로이시오초등,은상은 대구 매호초등,동상은 안양 부흥초등학교가 각각 받았으며 지도교사상(삼성생명사장상)은 금상에 박남숙(안양 부흥초등),은상에 이석관(충주 중앙초등),동상에 김귀지(전주 평화초등)교사가 뽑혔다. (입상자 명단 11면) 수상자 명단은 대한매일(www.kdaily.com)과 국토연구원(www.krihs.re.kr)홈페이지에도 실렸다.시상식은 26일 오전 9시30분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국토연구원 강당에서 열린다. 김성호기자 kimus@ ■금상 수상작 안녕? 나는 3년 전 청계산 계곡에서 네가 살려준 가재야 기억나니? 너는 너무 오래된 일이라 나를 기억할 수 없을 지도 몰라.하지만 나는 너를 아주 또렷하게 기억해.너 때문에 내가 다시 살아났는데 어떻게 내가 너를 잊을 수 있겠니? 난 네가 이곳 청계산 계곡에 왔던 날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초여름 이른 시간이었어.더위가 시작되지 않아서인지 사람들이 없어서 아주 조용했어.그런데 네가 도착하자마자 얼마나 요란하던지 나는 귀를 틀어 막아야만 했어.“엄마,물고기 좀 봐”“엄마,엄마 빨리 빨리!” 잠꾸러기인 나는 네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깼어.너는 송사리를 잡겠다며 물속으로 ‘풍덩’ 들어갔어.그러더니 물 속에 손을 넣고 송사리가 네 손으로 들어오길 기다리더라구.그래서 나는 속으로 비웃었어.‘행여나 송사리가잡히겠다.’넌 한마리도 못 잡았고,너희 아빠는 자동차 트렁크에서 잠자리채를 가져오셨어.잠자리채로 송사리를 잡겠다며 허둥대는 너희 가족이 너무 웃겼어. 그렇게 한참을 놀더니 계곡 위로 올라오며 돌멩이를 들추는 거야. 난 깜짝 놀랐어.드디어 저 사람들도 우리를 잡으러 오는구나.우리들은 꼭꼭 숨었지만 운이 없게도 너의 엄마 손에 몇몇 친구들이 잡혔어.친구들은 눈물을 흘리며 살려달라고 애원했어.그 소리가 얼마나 애처로웠던지 우리들도 따라 울었어. 그런데 다행인 것은 네가 개울가에다 돌멩이로 작은 집을 만들어서 친구들을 넣었어.네가 얼마나 엉성하게 만들었던지 몇몇 친구들이 돌멩이 집 사이를 비집고 도망을 쳤어.너희 엄마가 마지막으로 나를 잡아오시며 “가재들이 다 도망갔잖아”“어차피 놓아 줄 건데 뭐”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어.“정말일까?”“거짓말일거야.놓아주려면 뭐하러 잡겠니?” 우리 가재들은 네 말을 의심했어.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놓아주기를 간절히 바랐어.그런데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거야.네가 점심을 먹으러 가면서 우리들을 정말 풀어 준 거야.우리 친구들은 너무 놀랐어.그리고 고마워서 눈물까지 흘렸지. 지금도 그 때만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정말 정말 고마워.우리들을 살려 준 너를 영원히 잊지 못할 거야.우리들은 도망치듯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가다 별난 너의 행동을 몰래 숨어서 지켜보기로 했어.그런데 믿지 못할 일이 또 벌어진 거야.너의 가족이 도시락을 싸 온 거였어.내가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길가에 늘어선 음식점에서 먹든지 아니면 네 옆에 있는 아줌마,아저씨들처럼 고기를 구워 먹었거든.물론 가끔씩은 일회용 도시락에 나무 젓가락을 가져오는 사람들도 있었고 말이야.그러면 음식점에서는 쫄쫄쫄 더러운 물을 계곡으로 흘려 보내고,아저씨 아줌마들은 고기기름과 담배꽁초를 계곡물에 둥둥 띄워 보냈어.일회용 도시락은 나무 사이에 꼭꼭 끼워졌어. 그런데 나는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된 도시락을 본거야.도시락을 본지 너무 오래 돼서 어떻게 생겼는지 잊을 뻔했어.그리고 먹다 흘린 음식을 도시락에 주워 넣는 네 엄마같은 사람을 나는 태어나서 한번도 본적이 없어.너의 가족은 정말 별종이었어. 은영아.네가 돌아간 뒤 나는 세번의 휴가철을 보냈어.엄청난 사람들이 밀려왔고 이 계곡은 쓰레기더미와 세제들이 뒤범벅이 되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 되었어.물 속 친구들은 숨을 쉴 수가 없어 헉헉대며 죽어갔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친구들도 시름시름 앓고 있어.은영아,옛날 이 계곡엔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는데 그게 정말이었을까? 난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아.나도 그런 곳에서 한번 살아봤으면 좋겠다.너의 가족같은 사람들만 있다면 옛날로 돌아갈 수 있을 텐데…. 은영아,네가 사람들에게 알려줘.옛날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잖아.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고,세제를 조금 쓰고,폐수를 몰래 흘려 보내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닐까? 이렇게 간단한데 사람들은 왜 지키지 않을까? 물이 자꾸 더러워지니까 너의 가족이 그때 한 행동들이 너무 대단해 보여.너의 가족이 너무 보고 싶다.정말 보고 싶어. - 청계산에서 널 기다리는 가재가.
  • “고속철 천성산구간 환경평가 부실” 녹색연합 “보호동식물 축소” 주장

    정부의 강행방침으로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원효터널 구간에 대해 실시된 과거 두 차례의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투성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녹색연합은 13일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이 지난 94년 D대학에 용역의뢰했던 환경영향평가에는 ‘계획노선 주변에 특별히 보호를 요하는 동식물은 없다.’고 돼 있다.”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또 지난해 대한지질공학회에서 재실시한 환경실태 조사에서도 천연기념물은 새매와 황조롱이 등 2종,보호 동식물은 말똥가리와 꼬마잠자리 등 2종으로 모두 4종에 불과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체 현장답사와 전문가들의 조사를 종합한 결과 천성산에는 수달·팔색조·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 11종과 고란초·솔나리·천마 등 모두 30여종의 법적 보호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녹색연합은 주장했다.특히 세계적으로 희귀한 20여개의 고층습지가 있는데도 환경영향평가서에는 고층습지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환경영향평가의 부실을 인정하고 내원사를 포함해 천성산 일원에 대한 생태조사를 정밀하게 재실시,가치있는 곳으로 확인되면 즉각 노선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에 대해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 울산건설사무소 허억준 소장은 “환경영향평가는 법과 절차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며 “녹색연합측의 주장은 주관적인 견해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유진상기자 jsr@
  • 고시원에 고시생이 없다?

    경기침체와 전·월세 가격 폭등으로 직장인과 실직자,취업준비생 등이 고시원으로 몰리고 있다.고시원은 보증금 없이 매달 일정액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20∼30대 젊은 계층의 선호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사실상 고시원이 수험공간에서 주거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고시원이 이처럼 주거기능을 맡고 있지만,화재 등 재난사고 대비시설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문제로 지적된다. ●무늬만 고시원 서울 신림동 ‘고시촌’과 노량진 ‘학원가’ 등에 위치한 고시원뿐만 아니라,기업체가 밀집해 있는 강남이나 신촌,영등포 등의 고시원도 빈방을 찾기가 쉽지 않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 H고시원은 40개의 방 가운데 35개를 김포·인천공항 직원이나 주변 회사원들이 차지하고 있다.강남구 역삼동 E고시원은 50개의 방 가운데 45개 이상을 근처 벤처회사 등의 직장인들이 사용한다.E고시원 관계자는 “60% 수준이던 입실률이 지난 9월 이후 90%를 웃돌고 있다.”면서 “전·월세 가격 상승에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고시원을 찾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안’ 주거공간으로 고시원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별도의 보증금 없이 매달 사용료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고시원의 월평균 사용료는 식비를 포함해도 평균 20만∼40만원에 불과하다. 지난달부터 강남 I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회사원 김모(31)씨는 “최근 월셋방에서 고시원으로 옮긴 뒤 생활비가 20만원 정도 절약됐다.”면서 “인터넷 통신망과 주차시설,식당 등 각종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어 생활에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직장인들이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으로 자격시험 등을 준비하기 위해 고시원에 들어가는 경우도 다반사다.노량진 B고시원 관계자는 “공무원시험이나 자격시험을 준비하려는 직장인들의 문의 전화가 하루 평균 5건 이상”이라면서 “수험생과 직장인 입실자 비율도 9대1에서 7대3 정도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노동자·가출 청소년 등도 가세 중소업체가 몰려 있는 영등포구와 구로구 등의 경우 고시원에 기거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게다가 이들 외국인 노동자들은 가격에비해 시설이 잘 갖춰진 것으로 소문난 신림동 고시촌 등으로도 속속 진입하고 있다. 고시촌에서 생활하는 오모(30)씨는 “최근 고시원에 외국인 노동자 등이 부쩍 늘었다.”면서 “고시원간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험생 이외의 거주자가 많아져 학습 분위기를 해치기도 한다.”고 불평했다. 또 유흥업소 주변 고시원은 가출 청소년들과 유흥업소 종사자들의 은신처가 되기도 한다.신촌에서 호객꾼(속칭 ‘삐끼’)으로 일하고 있는 가출 소년 이모(18)군은 “마땅한 잠자리가 없는 상황에서 한달에 15만원 안팎으로 저렴한 고시원을 찾을 수 밖에 없다.”면서 “집을 나온 친구 2명과 함께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털어놨다.이처럼 고시원을 찾는 수요자가 늘자 인터넷에는 이들과 고시원을 연결해주는 온라인 업체도 등장했다. ●10년만에 10배 증가 서울시에 따르면 90년대 초반 신림동 등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내에 150여곳이던 고시원은 지난해말 1215곳,올해 6월에는 1352곳으로 늘었다. 고시원 수가 10년만에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고시원은 고시촌(신림동)과 학원가(노량진동)가 위치한 관악구(389곳),동작구(128곳)가 밀집지역이다.특히 90년대까지 전무하다시피 했던 강남구(110곳)와 서대문구(98곳),서초구(72곳),마포구(59곳),종로구(49곳),강서구(46곳),강동구(46곳) 등에서도 고시원 증가추세가 뚜렷하다. 신영만 고시원연합회 회장은 “최근 3∼4년 동안 수험생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고시원의 증가가 두드러진다.”면서 “고시원이 대학가 등 일부 지역에만 집중됐던 90년대와 달리,2000년 이후에는 역세권 등 서울 전지역에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재난사고의 ‘사각지대’ 고시원이 사실상 주거공간으로 기능을 하고 있지만,대부분의 고시원에는 화재 등 재난사고에 대비한 시설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상당수 고시원이 근린생활시설(독서실)로 관할 교육청에 영업신고를 한 뒤 칸막이 등을 이용해 다가구주택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시원 주인은 “다가구주택을 신축할 경우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같은 편법 운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칸막이를 이용,‘쪽방’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고시원이 전체의 8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이 때문에 소화기 등 화재경보·대비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복도의 폭도 좁아 신속한 대피도 어렵다는 지적이다.불이 나면 칸막이 등에서 발생하는 연기로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시 구청 관계자는 “올해 1월 이후 새로 지어진 고시원이나 구조·용도변경을 하는 고시원의 경우 소방법의 적용을 받게 됐지만,기존의 업소에 대해서는 마땅한 지도·감독권이 없는 사각지대”라면서 “고시원이 주거기능을 수행하는 점을 감안해 건축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
  • 어린이 책꽂이

    ●우체부 파울 아저씨 (미하엘 슐테 글,디터 콘제크 그림,이은주 옮김,문학동네 어린이 펴냄)작은 마을의 우체국장이자 우편배달부인 파울 아저씨는 아무도 모르게 좋을 일을 한다.세금고지서 말고는 편지 한통 받지 못하는 꽃집 아줌마와 이삿짐센터 주인아저씨,혼자 사는 마르테 아줌마에게 몰래 편지를 쓰는 것.이웃을 기쁘게 하려고 가짜편지를 쓰는 파울 아저씨로부터 환상과 행복이 ‘전염’될 듯하다.초등 고학년용.7000원. ●꾸꾸의 꼬마 비행기 (줄리 포웰 글,이자벨 샤를리 그림,이경혜 옮김,중앙출판사 펴냄) 하늘을 날고 싶은 건 아이들의 한결같은 꿈이 아닐까.주인공 꾸꾸는 하늘을 날고 싶어 종이비행기를 만들고,연도 날려보고,잠자리채로 비행기를 잡아보려고도 한다.그러다 마침내 꼬마비행기를 만나는데….파스텔톤의 화사한 그림이 튀밥처럼 꿈을 부풀려 놓는다.4∼7세용.8000원.
  • 하프타임 / “내년부터 잠자리채 못 들어온다”

    내년부터는 프로야구 경기장에서 홈런공을 잠자리채나 뜰채 등으로 낚을 수 없게 될 전망이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2일 “이승엽(삼성)의 홈런공을 잡아채기 위해 최근 등장한 잠자리채와 고기잡이 뜰채 등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방해하고 관중을 다치게 할 수 있어 규제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많은 관중들이 잠자리채를 들고 나오기 시작해 이번 시즌은 그대로 두겠지만,시즌이 끝난 뒤 각 구단과 협의해 구체적인 규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대신 야구 글러브를 끼고 와 홈런공을 잡도록 권장해 야구붐에 도움을 주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고 덧붙였다.
  • 송두율 파문 /송교수 “할말 다해… 이제 후련”

    “이제 할 말을 다한 것 같다.후련하다.” 송두율 교수는 2일 기자회견을 마친 뒤 오후 5시30분쯤 서울 역삼역 근처 한식당 ‘민들레’로 자리를 옮겨 지인들과 자리를 함께해 연거푸 맥주잔을 비웠다.식사를 겸한 술자리는 가장 친한 인물로 알려진 서울대 정치학과 김세균 교수가 마련한 것이었다.동석한 사람들은 송 교수가 내내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자신이 일이 이렇게까지 비화할 줄은 몰랐다.”고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송 교수는 “조사기간 중에 국정원에서 진술한 것을 기자회견을 통해 다시 말했을 뿐”이라면서 “할 말을 다한 것 같아 마음이 후련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김 교수는 “송 교수가 국정원 조사중에는 국정원의 요청도 있고 해서 말을 아꼈지만 언론에서 자신의 해명 부분이 빠진 채 왜곡 보도돼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언론을 통해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송두율’이라는 기사가 나간 후 잠을 못자고 끼니를 거르는 등 몹시 괴로워한 것으로 전해졌다.송 교수는 3시간가량 이어진 술자리에서 소회를 털어놓은 뒤 검찰 조사를 앞두고 일찍 잠자리에 들기 위해 밤 8시30분쯤 숙소인 아카데미하우스로 향했다.김 교수는 “송 교수가 국정원 조사 때의 진술과 해명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은데 (결과적으로 다른 것은) 시각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 “칠전팔기로 박지성 형처럼 될거예요”/뇌성마비장애인축구 국가대표 이동우 군

    “도전…,도전….” 처음엔 그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왜 축구를 시작했느냐는 물음에 어눌한 발음으로 답하다 자신도 갑갑하다는 듯 대뜸 펜을 빼앗아 종이 위에 또박또박 두 글자를 적었다. ‘도전’이라는 말은 뇌성마비 2급 장애인 이동우(17·안산 명혜학교 고교 2학년 과정)가 축구를 시작하면서부터 늘 입에 붙이고 사는 말이다.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면서부터 동료 선수인 뇌성마비 장애인 형들과 그라운드에 나설 때도,하루를 마감하며 컴퓨터 앞에 앉을 때에도 하루 세 끼를 꼬박꼬박 챙기듯 주문처럼 왼다. ●축구가 가져다 준 ‘제2의 인생’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릴 세계뇌성마비장애인축구선수권대회(10∼22일) 출전을 위해 오는 7일 출국 예정인 그는 요즘 의정부공설운동장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하고 있다. 한팀이 7명씩인 뇌성마비장애인 축구의 그라운드 규격은 일반인들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부산장애인아시안게임 축구 우승 주역인 그의 목표는 이번 세계선수권 8강 진입,그리고 내년 아테네장애인올림픽 출전이다. 그는첫돌 무렵 뇌수종을 앓았다.세 살이 되던 해 상태가 더욱 나빠졌고,10살 때 5∼6차례의 수술을 받고도 몸의 왼쪽을 전혀 쓰지 못하게 됐다.축구를 시작한 것은 중학 3년 과정이던 지난 2001년 가을.신체적인 결함 때문에 대인기피증까지 생긴 그에게 담임 교사는 축구를 권했고,TV를 통해 본 축구선수를 선망해 온 그는 ‘한 번 해 보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학교에 축구팀이 없는 것이 문제였다. 이후부터는 부모의 몫이었다.한 장애인의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도 일산의 홀트장애인복지회 축구팀에 등록을 마친 어머니 박순덕(39)씨는 남편 이종남(39)씨와 번갈아가며 주말마다 자신의 집인 충남 당진을 출발,안산 학교 기숙사에서 그를 차에 태운 뒤 일산 연습장으로 통학을 시켰다. 그렇게 서울과 당진을 오가기를 꼬박 1년 만에 이동우의 몸이 달라졌다.왼쪽 귀를 괴롭힌 난청은 어쩔 수 없었지만 한 쪽을 쓰지 못해 기울었던 몸의 균형이 차츰 잡혀갔다.선수들과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언어장애도 어느 정도 극복됐다.어머니 박씨는 “처음 공을 차면서내달리는 동우의 모습을 보고서는 과연 내 아들인가 하고 눈을 의심했다.”고 말했다. ●장애인 아시안게임서 우승 이끌어 그해 10월 이동우는 마침내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고,부산장애인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뽑아 지난 1988년 서울장애인올림픽 이후 15년 만의 국제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월에는 체육훈장 기린장을 받았다. 좋아하는 운동이면 서슴지 않고 달려든 그는 지난해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원반던지기와 포환던지기에서 동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그로부터 다시 1년 뒤 세계대회를 앞두고 그는 그토록 바라던 ‘붉은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지난해까지는 일반 유니폼을 입었지만 이번 대회는 대한축구협회에서 지급한 국가대표팀의 정식 유니폼을 입게 된 것.그는 “그저 축구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운동을 시작했는데 붉은 유니폼까지 입게 되니 너무 너무 좋다.”면서 덧니를 드러내며 활짝 웃었다. ●히딩크 감독 같은 지도자 되는 게 꿈 하지만 그는 기쁨보다 걱정이 앞선다.다른 출전국들의 전력이 중학생 수준인 데 견줘 우리팀은 초등학교 정도이기 때문.그는 “얼마전 한 초등학교팀과의 연습경기에서 2-15로 크게 졌을 때는 지난 한 달 동안의 훈련이 물거품이 되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11명의 대표팀 선수 가운데 가장 어리지만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든든한 팬까지 확보한 간판스타.“결승전이 끝난 뒤 제가 만든 인터넷카페 주소를 사인공에 적어 관중석에 던졌더니 40여명이 찾아와 팬클럽까지 만들었더라고요.그분들께 이번 대회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를 꼭 눈으로 보는 것이 가장 큰 욕심이라는 그는 다시 펜을 빼앗아 쑥스러운 듯 메모를 해 나가다 끝내 끝을 맺지 못했다.“박지성 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그 다음은 지도자,가능하면 거스 히딩크 감독처럼 되고 싶은데….” 축구공은 이제 그의 꿈과 희망이다. 글·사진 최병규기자 cbk91065@
  • “아직 하루 남았어”/이승엽, 5경기째 헛방망이… 기아, PO직행

    ‘달구벌에서 56호 쏜다.’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이 1일 광주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기아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없이 4타수 1안타에 그쳤다.이승엽은 첫 타석때 55호 홈런을 선사한 상대 김진우로부터 깨끗한 중전 안타를 뽑아 기대를 모았으나 4회 3루수 땅볼,6회 투수앞 땅볼,9회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이로써 이승엽은 지난달 25일 역시 광주 기아전에서 국내 최다홈런이자 아시아 최다홈런 타이인 55호 홈런을 터뜨린 이후 6일,5경기째 홈런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이제 이승엽은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겼다.2일 홈구장인 대구에서 열리는 롯데전이다. 단 한경기지만 이승엽의 신기록 작성 가능성은 여전하다.무엇보다도 올시즌 55개의 홈런 가운데 무려 31개를 안방에서 쏘아올려 기대를 더한다.게다가 상대는 롯데.이승엽은 올시즌 SK(13개) 기아(12개) 다음으로 많은 8개의 홈런을 롯데에서 빼냈다.이미 최하위가 확정된 롯데는 특히 지난달 27일 사직구장에서 이승엽에게 고의사구를 내줬다 외야석 ‘잠자리채 부대’의 쓰레기 투척 등 거센 항의를 받은 데다 징계까지 당하는 등 혼쭐이 났다.이 탓에 롯데는 이승엽과의 승부를 노골적으로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기아는 이날 김진우의 호투와 박재홍의 쐐기 2점포로 삼성을 5-0으로 일축했다.기아는 78승49패5무를 기록,삼성이 남은 한경기를 이기더라도 77승에 그쳐 정규리그 2위로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지었다. 선발 김진우는 7이닝동안 삼진 5개를 솎아내며 2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막아 값진 1승(시즌 11승)을 챙겼다. 기아는 4회말 상대 3루수 고지행의 어이없는 실책에 이어 홍세완의 우중간 3루타로 0의 균형을 깬 뒤 박재홍의 2루땅볼로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2-0으로 앞섰다.5회 장성호의 행운의 안타로 1점을 보탠 기아는 8회 박재홍이 좌중월 2점포를 뿜어내 승부를 갈랐다. 삼성은 올시즌 고작 18과 3분1이닝을 던진 권오준을 선발로 내세운 데다 3루수 김한수와 포수 진갑용을 선발 출장시키지 않아 이날 경기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샀다. 광주 김민수기자 kimms@
  • 프로야구/240,000,000+α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의 아시아 홈런 신기록(56개) 공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야구장의 외야 관중석을 연일 꽉 채우고 있다.‘진품’을 구별하기 위해 이승엽 전용 공이 프로야구 22년 사상 처음으로 29일 LG-삼성전부터 등장하는 등 화제가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39년 만에 경신하는 아시아기록 홈런 공이기 때문에 공의 가치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이다.대개 이승엽의 세계 최연소 300홈런 공이 1억 2000만원에 팔린 점에 비춰 2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경매 사이트인 옥션의 최상기 홍보팀장은 “우리나라는 아직 스포츠 컬렉션이 발달하지 않았지만 이번 건은 국민적인 관심이 워낙 커 놀랄 만한 가격이 나올 수 있다.”면서 “최소 2억 4000여만원에 낙찰될 것”이라고 점쳤다.삼성은 “돈을 주고 홈런 공을 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경품으로 최신형 휴대전화를 줄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홈런 공이 중간 펜스 뒤의 백스크린이나 좌우측 파울라인에 설치한 폴(경계기둥),펜스 최상단에 맞고 그라운드로 떨어지면 어떻게 처리해야하나에 관심이 쏠린다.보통 팬서비스 차원에서 외야수가 공을 집어 관중석으로 던지는 게 그동안의 관례.그러나 ‘잠자리채 군단’이 생겨나는 등 이상 과열현상이 일고 있는 홈런 공을 외야수가 관중석으로 던질 경우 대박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부상자가 생길 수 있고,누구에게 던져야 할지도 선택하기 어렵다.더욱이 한국야구사에 큰 획을 그은 홈런 공을 야구역사관 등에 전시해 사람들이 공유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미국프로야구에선 지난 2001년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박찬호(LA 다저스)에게 뽑아낸 72호 홈런 공이 관중의 손에 맞고 그라운드로 되돌아갔고,LA 다저스 중견수 마르퀴스 그리솜이 주워 본즈에게 선물했다. LG는 지난 28일 잠실구장 경기 때 외야수에게 공을 회수하도록 지시했지만 이런 일이 일어날 경우 홈런 공 습득의 꿈을 안고 구장을 찾은 팬들의 반발에 부딪힐 것은 확실하다.기아의 외야수 이종범은 “그라운드로 되돌아오면 내가 가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어떤 구단도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방침을 마련하지 않아 앞으로 이승엽이 출장할 경기에 나설 기아·롯데의 외야수에게는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김영중기자 jeunesse@
  • 프로야구/잠자리채 경보

    ‘이승엽의 홈런성 타구를 잠자리채로 걷어낸다면.’ ‘국민타자’ 이승엽(27·삼성)의 홈런포가 29일 현재 3경기째 침묵한 가운데 그의 아시아 시즌 최다홈런(56호) 공을 건지기 위해 잠자리채와 뜰채 등으로 ‘무장’한 관중이 삼성경기가 열리는 구장마다 구름처럼 몰려들고 있다.관중이 잠자리채 등으로 이승엽의 타구를 낚아챌 경우 홈런 여부를 둘러싼 판정 시비 등 돌발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요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은 없는 상태다. 최근 자주 눈에 띄는 길이 2∼3m의 장대를 이용한 잠자리채와 뜰채 등을 들고 야구장에 입장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미국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에도 이를 막는 규정은 없다.다만 미국 대학야구나 풋볼 경기때 안전상의 이유로 대학측에서 이를 규제하는 경우가 있을 뿐이다. 야구규칙 3조 16항은 “타구 또는 송구에 관중의 방해가 있을 때 방해와 동시에 볼데드가 되며 심판은 방해가 없었다면 경기가 어떤 상태가 됐을까를 판단해 볼데드 뒤의 조치를 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펜스 근처에서 잠자리채 등으로 홈런성 타구를 낚아챘을 때 심판의 전적인 재량으로 홈런 여부를 가린다는 얘기다. 그러나 빨랫줄 타구 등으로 심판의 판정 자체가 애매할 경우 거센 항의는 물론 관중의 동요를 부를 우려가 없지 않다. 지난 5월20일 LG-현대의 잠실경기 8회 2사 1·2루때 LG 최동수의 좌중간을 가르는 장타를 관중이 손으로 잡았다.관중의 방해가 없었다면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을 상황이지만 심판의 판정으로 2루타가 인정돼 1루 주자는 홈을 밟지 못했고,결국 LG는 홈팬의 방해로 패한 셈이 됐다. 반면 메이저리그에서는 지난 1996년 뉴욕 양키스-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 당시 양키스 데릭 지터가 우익수 깊숙한 타구를 날렸을 때 상대 토니 타라스코가 펜스에 붙어 공을 잡으려 했으나 12살 꼬마팬이 글러브로 공을 낚아챘다.우익수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공임에도 리치 가르시아 심판은 홈런을 선언했고,후에 오심으로 판명났다.양키스는 연장전 끝에 승리했고,월드시리즈에서 우승까지일궈냈다. 이처럼 잠자리채 등으로 인해 이승엽의 홈런과 첨예한 승부가 단숨에 반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정금조 KBO 운영팀장은 “잠자리채 등으로 경기의 순조로운 진행을 방해할 가능성은 있지만 뚜렷한 규제 방안은 없다.”면서 “현재 홈 구단이 이같은 경기 방해와 불상사에 대비해 경찰 병력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삼성과 시즌 마지막 2연전을 치르고 있는 LG도 29일 4개 중대(480여명) 규모의 경찰 병력을 요청했다.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이승엽이 끝내 홈런을 때리지 못하자 흥분한 관중이 물병 등을 그라운드 안으로 집어 던져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김민수기자 kimms@
  • [씨줄날줄] 55호 홈런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5일 “저녁에 TV만 보면 기가 죽고,다음날 아침에 신문을 보면 눈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대통령으로서 잘하려고 하는데 언론이 비방하고 공격해 섭섭하다는 뜻이 담겼다.하지만 대통령과 언론간에 비생산적인 공방을 바라보는 국민들이야말로 눈앞이 캄캄하고 기가 막힐 노릇이다.지난해 자살 사망자가 8613명으로 사상 최대였다는 통계청 자료에서 드러나듯 적지않은 사람들이 하루하루의 삶조차 버거워하는 형편이 아닌가.특히 자살자의 연령별 비중을 보면 30∼40대가 전체의 39.4%다.우리 사회의 주축이 구조조정의 칼바람에 맥없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경기의 장기침체로 인한 조기퇴직과 청년실업에 130여명의 사망·실종자와 수조원의 피해를 낸 태풍 ‘매미’까지 겹쳐 너나없이 마음이 무겁다.그럼에도 정치권은 1여3야로 나뉘어 대립과 반목만을 되풀이하고 있다.당장 국회는 26일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을 부결 처리해 신4당체제의 험난한 전도를 예고했다.무엇하나 제대로 굴러가는 게 없어 답답하던 차에 27살의 이승엽(삼성) 선수가 한줄기 희망을 쏘았다.25일 기아-삼성전에서 55번째 홈런을 치며 아시아 최다홈런 타이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광주구장에서 열린 영호남 라이벌전에서 공교롭게도 등번호 ‘55번’의 김진우 투수는 이승엽과 정면 승부하며 신기록 달성을 지원(?)했다.광주팬들도 축하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벽을 넘어 화합을 이루는 스포츠의 힘은 역시 위대했다.잠자리채로 55호 홈런공을 잡은 사람의 이름이 박대운(朴大運)이라니 예사롭지 않다.1998년 박세리 선수의 US오픈 우승이 IMF 국난으로 고통받던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안겼듯 이승엽의 신화창조가 우리 모두에게 대운을 안겼으면 싶다. 요즘 일본도 한신타이거스의 센트럴리그 우승으로 야단이라고 한다.온 나라가 한신타이거스가 우승했던 1964년과 1985년 일본경제가 장기호황을 맞았다며 의미 부여에 한창이다.우리도 이승엽의 신기록 행진에 국운상승의 기대를 실어 남은 6경기를 즐기자.이승엽 선수의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10월2일엔 시청이나 광화문에서 거리응원을 펼치면 어떨까.일본의 오 사다하루(왕정치)가 1964년에 수립한 이후 40년 가까이 깨지지 않던 아시아 최다홈런기록을 달성하는 것은 그럴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김인철 논설위원
  • 말못한 사랑 못내 그리워 저리 붉은가

    ●불갑사·용천사등 사찰 주변에 많아 가을 산야의 진객은 단연 꽃무릇이 아닐까.무성했던 수풀이 점차 힘을 다하며 제 빛깔을 잃어갈 때 맑은 가을 하늘을 향해 이파리 하나 없이 빳빳하게 고개를 세운 꽃무릇은 튀고도 남음이 있다. 새파란 하늘빛에 대비되어서인지 유난히 새빨간 꽃무릇은 애틋하면서도 서러운 사랑의 아픔을 담고 있는 듯하다. 꽃무릇을 만나러 남녘으로 달렸다.전남 영광 불갑사,함평 용천사,전북 고창 선운사로. 왜 꽃무릇은 대개 절 주변에 사는 걸까? 아마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무릇의 특이한 생태 때문일 것이다.금욕을 실천하며 수행하는 스님에게 잘 어울리는 꽃이라고 여겨 사찰에서 심은 것이 주변으로 퍼져나갔을 것이다. 수국이나 산수국,불두화,백당나무 등 사찰에 심은 꽃들이 대개 열매를 맺지 못하는 식물들인 것을 보면 이같은 설명은 분명 일리가 있다.탱화를 그릴 때 꽃무릇 뿌리를 짜낸 즙을 바르면 좀이 슬지 않아 사찰 주변에 많이 심었다는 설도 있다. 불갑산 자락에 자리잡은 불갑사 가는 길.듬성듬성 난 억새며,떼지어 날아다니는 잠자리며,이미 가을색이 완연하다.사찰을 10여리 남겨놓고부터는 길가의 꽃무릇이 손님을 반긴다.코스모스 길에 익숙한 나들이객들에게 빨간 꽃무릇 길은 제법 이색적이다. ●상사병 스님의 애틋한 전설 간직 사찰 아래에 이르자 길 오른쪽 벌판이 온통 꽃무릇이다.안내판에 꽃무릇의 생태와 유래 등이 자세히 적혀 있다. 석산이라고도 불리는 꽃무릇은 일본 원산으로 관상용으로 들여왔다가 퍼진 가을꽃.가을에 핀 꽃이 모두 지면 그제야 초록 잎이 나서 이듬해 봄에 진다.잎과 꽃이 서로 볼 기회가 없다고 하여 많은 사람들은 ‘상사화’(相思花)로 부르기도 하지만 진짜 상사화는 아니다. 연보랏빛 꽃이 피는 진짜 상사화는 대규모 자생지를 찾아보기 어렵다.상사화는 꽃무릇과 달리 여름에 잎이 모두 진후 가을에 꽃이 핀다.순서야 어떻든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점에서 꽃무릇도 상사화의 자격은 갖춘 셈이다.옛날 한 스님이 속세의 미인을 연모하다가 상사병으로 죽어 묻힌 자리에서 피어났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불갑사 뒤 자그마한 저수지 왼편 산자락엔 꽃무릇이 붉은 물결을 이루고 있다.꽃무릇에 파묻혀 저수지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는 데이트족들의 표정에서 ‘소박한 행복’이 읽힌다. 불갑사 뒤쪽은 불갑산(525m)이다.군데군데 군락을 이룬 꽃무릇과 연꽃을 닮았다는 기암괴석 봉우리 ‘연실봉’이 아름답다.이곳에 서면 동쪽으로 무등산이,서쪽으로 서해 칠산 앞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불갑산과 인접한 모악산(348m) 아래로는 함평 용천사가 자리잡고 있다.불갑사 주차장에서 차로 20분쯤 걸린다.용천사 아래의 꽃무릇은 양적으로는 불갑사의 꽃무릇보다 한 수 위.함평군이 조성한 공원 옆 산자락 40만여평이 온통 꽃무릇이다.멀리서 보면 산자락이 마치 불타는 듯하다.산자락엔 꽃무릇 사이로 산책로가 꾸며져 있다.산책로 중간중간 초가와 구름다리 등을 조성해놓아 아이들과 함께 가벼운 산행을 즐기기에 좋다.특히 산책로에서 붉은 물결 너머로 보이는 용천사의 자태가 그림같다. ●붉은 물결 너머 그림 같은 용천사 용천사는 신라 때 행은존자에 의해 창건된 사찰.사찰앞으로 흐르는 작은 천에서 용이 승천했다고 해 용천이라고 부르는데,용천사란 이름도 여기서 따왔다.사찰 건물은 모두 현대에 지은 것이라서 특별히 눈길을 끌 만한 것은 없다.다만 조선 숙종 때 만들었다는 대웅전 옆 석등이 고찰의 흔적을 말해준다. 전북 고창의 선운사 꽃무릇은 한 줌씩,한 아름씩 듬성듬성 꽃을 피운 것이 오히려 운치가 있다.선운사 입구에서부터 절 앞으로 흐르는 도솔천을 따라 도솔암까지 난 3㎞ 숲길엔 이렇게 옹기종기 모여앉은 꽃무릇이 반갑게 손님을 맞는다.그래서 도솔암 가는 길은 마냥 정겹다.꼿꼿한 꽃대,둥글게 굽은 꽃잎,꽃입보다 두 배나 긴 황금빛 꽃술….길가에 솟아난 하나하나의 꽃무릇은 참 독특하고도 귀하게 생겼다. 도솔암 부근엔 수령 600년의 장사송이 있다.마치 암자의 미륵불을 지키기라도 하려는 듯 우산처럼 가지를 펼치고 있는 모습이 범상치 않게 보인다.나무 옆으로 진흥굴이 있는데,신라 진흥왕이 왕위를 버리고 왕비와 공주를 데리고 출가한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영광 함평 글·사진 임창용기자sdargon@ 가이드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영광IC에서 빠져 22번 국도를 타고 영광읍쪽으로 가야 한다.읍내를 지나 23번 국도로 갈아타고 10분쯤 가면 불갑사로 빠지는 군도가 나온다.군도를 따라 5분쯤 가면 오른쪽으로 불갑사 진입로가 보인다.용천사는 불갑사 들어간 길을 되짚어 나와 다시 23번 국도를 타고 함평 방향으로 가야 한다.5분쯤 가다가 나오는 838번 지방도를 갈아타고 조금만 가면 해보면 광암리에 이르러 용천사 진입로가 나온다. 선운사는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산IC에서 빠져 22번 국도를 타면 바로 닿는다. ●숙박 불갑사나 용천사 인근에서 묵으려면 함평군 해보면 금덕리 관광농원(061-323-3663)이 추천할 만하다.구계동 골짜기에 자리잡고 있어 쾌적하면서도 넓다.방갈로와 낚시터도 갖추고 있으며,밤 줍기도 할 수 있다.요금은 방 크기에 따라 2만원부터 5만원까지. 선운사 인근엔 동방호텔(061-563-7070) 등 호텔과 전원산장민박(061-561-3120) 등 민박집이 많다. ●함평 해수찜 함평군 손불면 신흥마을은 해수찜으로 유명한 곳.함평해수찜은 1800년대부터 민간요법으로 널리 이용돼온 치료법이라고 한다.도자기 가마를 이용한 한증법을 발전시킨 것으로,해수(海水)탕에 유황 성분이 많은 돌과 삼못초 같은 약초를 넣고 소나무 장작으로 불을 때 데워진 물로 찜질을 한다. 온천과 약찜의 효능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어 피부염,산후통,신경통 등 만성질환에 치료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 현지 주민들의 자랑이다.주포함평해수찜(061-322-9489),함평신흥해수찜(061-322-9487),신흥해수찜(061-322-9900) 등이 있다.입욕료 6000원.문의 함평군 문화관광과(061-320-3224),영광군 문화관광과(061-350-5224),고창군 문화관광과(063-560-2230). 식후경 영광의 첫째 먹거리는 뭐니뭐니해도 법성포에서 말린 굴비.법성포는 습도와 일조량,해풍이 조기를 말리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어 최상의 맛을 낸다고 알려져 있다.2년 이상 간수가 빠져 쓴맛이 없어진 소금으로 싱싱한 생조기를 정성껏 간을 해 15∼40시간 정도 재워두었다가 깨끗한 염수에 4∼5회 세척한 후 10∼20마리씩 짚으로 엮어 해변가에서 7∼14일 동안 말린다.법성포와 영광읍내엔 굴비를 중심으로한 한정식집이 많다.법성포 포구 바로 앞 ‘1번지식당’의 음식 맛이 유명하다.값은 1인 1만 5000원부터 3만원까지.1만 5000원짜리의 경우 굴비 구이와 조기 찌개를 중심으로 병어,갈치,전어 등 요즘 나는 생선 10여가지와 나물 무침 등을 포함해 30여가지의 반찬이 나온다.3만원짜리엔 굴비찜과 삼합,생선회,홍어회,자린고비,육회,갈비 등이 추가된다.(061)356-2268.영광읍내에선 동락식당(061-351-3363),한아름식당(353-7757)에 손님들이 몰리는 편이다.
  • “배고픈 사람들은 언제나 제 이웃”/원주 밥상공동체 운영하는 허기복 목사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움츠러든 노숙자들의 모습이 더욱 안쓰러워 보인다. “가난하고 배고픈 사람들은 언제나 제 이웃입니다.”‘쌍다리밑 작은 예수’로 통하는 강원도 원주시 허기복(許基福·48)목사.한끼 식사조차 해결 못하고 바닥의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그는 희망의 등불이다.그가 운영하는 원주시 원동의 ‘밥상공동체’를 찾으면 언제나 허기와 한뎃잠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라하지만 아름다운 이 곳에는 요즘도 하루 평균 150여명이 찾아 배고픔을 해결한다.허 목사는 공동체가 꽤 알려져 독지가의 도움이 끊이지 않지만,이 곳을 찾아야만 하는 소외된 사람들이 줄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한다.그래서 그는 요즘 ‘0.5%나눔’운동에 동참할 사람들을 모으느라 동분서주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가난한 시절의 꿈 목사가 되어 경기도 부천의 어려운 농촌지역에서 태어난 허 목사는 늘 외상 쌀을 내 먹던 시절을 잊지 못한다.소작농이던 아버지는 술과 노름을 좋아해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다.다행스럽게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고교를 졸업하고 뒷날 신학대학에 진학,어려서부터 꿈꾸던 목사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서울 망우동을 거쳐 원주시 변두리 교회에 정착하면서 가난한 사람과의 삶이 시작됐다.독일 폰 헤퍼 목사의 ‘고난 받는 사람을 위해 사는 것도 순교’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가슴에 새기던 시절이다. IMF이후 허 목사는 거리에서 ‘밥한끼 얻어 먹게 해달라’며 매달리던 한 부랑자를 만나면서 지금의 밥상공동체를 만들게 됐다.허 목사는 “갈곳없이 거리를 방황하며 구걸하는 사람들이 모두 내 탓인것만 같아 견딜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들을 도울 방안을 궁리한 끝에 ‘원주 밥상공동체’를 만들기로 했다.다행히 원주지역에서 학교 급식업소를 운영하는 한 독지가를 만났다.학교급식에서 남는 음식을 불우한 이웃에게 전달하겠다는 뜻이 허 목사의 뜻과 맞아 떨어진 것이다. 꽃샘 추위가 매섭던 98년 이른 봄 바람막이도 탁자도 없이 천막 하나에 의지한 원주천 쌍다리밑 ‘원주 밥상공동체’가 그렇게 문을 열었다. 이웃한 봉산동에 밥을 굶는 어려운 이들이 많고,근처에 불우한 사람들로 북적이는 재래시장이 있어 이 곳을 택했다.쌍다리를 지붕삼아 따뜻한 밥한끼 해결할 수 있는 노천 무료 급식소가 생겨난 셈이다.초기에는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얼마후 주위의 관심이 커지면서 상지대 한방병원과 원주보건소가 무료 건강검진까지 챙겨 주었다. ●쌍다리밑 둔치의 무료급식소 허 목사는 자연스레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역할까지 떠맡게 됐다.밥을 먹고 기운을 차린 부랑자 20∼30명씩을 데리고 공사장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일 자리를 찾아줬다.공사장에서도 젊은 목사의 헌신적인 양심을 믿어 이들을 일꾼으로 받아줬다. 그러나 출발이 순탄치만은 않았다.쌍다리밑이 지역 불량배들의 본거지였던 까닭에 시비도 잦았고 싸움끝에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다.주변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뒷돈을 챙기기 위한 바람잡이가 아니냐.”“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 아니냐.”“언제까지 예수인척 하나보자.”는 비아냥도 샀다. 98년 말에는 현재의 ‘원주 밥상공동체’인 원동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어려운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을 찾아 시내 중심지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1000원씩의 모금 운동인 ‘천사운동’을 펼쳐 모은 돈 2000만원으로 부지를 매입해 가능했다. 허 목사는 이때부터 ‘사회선교 목사’활동에 전념했다.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한끼 밥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저녁을 못먹는 사람을 위해 도시락을 만들고,갈곳 없는 사람들을 위해 태장동에는 잠자리까지 마련해주는 별도의 ‘노숙인 쉼터’를 만들었다.항상 15명 내외의 노숙자들이 이곳을 찾는다. ●보다 나은 공동체 마련이 꿈 이후 원주역 앞에는 ‘제2급식소’를 차리고 치악산 밑의 개인땅 800여평을 지원받아 ‘농사모(농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만들었다.한겨울 땔감이 없는 사람을 위해 ‘연탄은행’1·2호점을 열고,중고서적을 무료 대여하는 ‘보물과 책마을’,부랑인·노숙자 귀향지원을 위한 ‘귀향안내소’등도 열었다. 최근의 허 목사는 빈곤층사람들이 좀더 나은 의료와 목욕시설 등을 손쉽게 이용하게 될 ‘그들이 주인되는 공동체’를 만들고 ‘0.5%나눔’에 동참할 독지가들을 모으는데 동분서주하고 있다.허 목사는 “가진것 없이 밑바닥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도 사랑과 웃음이 넘치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고 활짝 웃었다. 그의 연락처는 (033)766-4933.(www.babsang.or.kr)이다. 글·사진 원주 조한종기자 bell21@
  • 쪽빛 하늘아래 아득한 옛 향기 나는 안동으로 간다

    농암 종택 긍구당의 새벽 태풍이 한바탕 난리를 피운 탓인가.청명한 하늘을 이고 성큼 다가선 가을이 오히려 야속하다.가을은 옛 것이 그리워지는 계절.가을 하늘의 쪽빛만큼이나 깊은 연륜이 느껴지는 곳,경북 안동을 찾았다. 초가을 새벽.문풍지 틈새로 새어드는 바람의 한기에 잠을 깬다.콧 속에 스며드는 새벽 바람이 상쾌하다.문을 열어젖히자 마자 쏟아져 들어오는 나무와 풀 내음.누마루 건너 마주보이는 절벽 밑으로 낙동강 상류 물줄기가 세차게 흐른다. 경북 안동시 농암 종택 긍구당의 새벽은 이렇게 시작된다.도산면 가송리 남청량산 자락의 일명 올미재에 자리잡은 이곳은 국문으로 쓰여진 강호 문학의 창시자로 꼽히는 농암(籠岩) 이현보(李賢輔)의 종택.농암 종택은 본래 인근 분천리에 있었으나 안동댐 건설로 마을과 함께 수몰됐다가 최근 안동시에 의해 가송리에 복원됐다. 사당,안채,사랑채,문간채의 ‘튼ㅁ자’ 구조의 본채와 긍구당,명노당 등 별당으로 구성돼 있었다.다행스럽게도 수몰 당시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긍구당(肯構堂)과 사당은다른 곳에 급하게 옮겨졌다가 종택이 복원되면서 제자리를 찾았다.긍구당은 농암이 태어난 건물로 농암 종택의 상징처럼 되어 있다. 안채엔 농암 선생의 종손인 이성원(51)씨 부부가 산다.문학 박사인 이씨는 강호문학연구소란 이름를 내걸고 조선시대의 강호 문학을 연구하는 한편,부인을 도와 전통 민박도 한다. 안채 마루에 차려진 아침밥상이 정갈하다.밥상 앞에서 이씨는 안동댐 건설로 인한 수몰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농암의 농암가와 어부가,도산의 도산십이곡의 무대가 바로 이 일대였지요.낙동강 상류 물줄기가 산자락을 한번 돌 때마다 하회마을과 같은 전통마을이 하나씩 있었어요.모두 아홉개 곡(曲)이 있었는데 댐 건설로 여섯개 곡이 물에 잠겨버렸습니다.” 퇴계 체취 그윽한 도산서원 종택에서 안동과 봉화로 이어지는 35번 국도까지는 험한 비포장길.길 오른쪽으로 절벽과 어우러진 강변 풍광이 절경이다.특히 청량산 남쪽 암벽 아래 자리잡은 고산정(孤山亭) 일대의 경치가 뛰어나다.고산정은 퇴계 이황의 제자인 금난수가 지은 정자로,퇴계를비롯한 수많은 선비들이 이곳에서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정자 건너편 구릉지엔 마침 메밀꽃까지 흐드러지게 피어 있어 운치를 더한다. 35번 국도를 타고 안동 시내쪽으로 10분만 가면 도산서원이 있다.이곳은 ‘해동 주자’로 일컬어지는 퇴계가 서당을 짓고 유생들을 교육하며 학문을 쌓던 곳.퇴계 사후 제자들과 유림에서 그의 학덕을 추모하기 위해 사액서원(賜額書院·왕이 편액을 내린 서원)인 도산서원을 세웠다. 퇴계가 유생들을 가르치던 도산서당,유생들이 숙식을 하던 농운정사,선생 사후 서원을 세우면서 지은 전교당(典敎堂),책을 찍어내던 장판각 등 20여채의 건물이 있다.이중 도산서당과 농운정사는 선생 생전에 지은 가장 오래된 건물.고색창연한 기둥과 툇마루,댓돌 등엔 퇴계의 체취가 그대로 배어있는 듯 하다. 서원 설립 당시 전교당에 걸린 ‘陶山書院’(도산서원) 편액에 담긴 이야기가 재미 있다.이 편액은 당대의 명필 한석봉이 선조의 명을 받아 썼다.한데 도산서원 편액이라는 것을 알면 한석봉이 놀라 붓이 떨릴까봐,선조는 미리 얘기하지 않고 ‘院’‘書’‘山’‘陶’를 거꾸로 불러 한자씩 쓰게 했다.마지막 ‘陶’자를 쓰면서 도산서원 편액임을 깨달은 석봉은 정말 붓이 떨려 도자만 삐뚤게 썼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공자가 임한 곳? 퇴계태실 서원에서 북쪽으로 난 길을 따라 언덕을 하나 넘어가면 퇴계 종택이다.1920년대 선생의 13대손인 이하정이 옛 종택의 규모대로 지었다.정면 6칸,측면 5칸 ‘ㅁ’자 형태인데 총 34칸으로 이루어져 있다.종택엔 종손 이동은옹,차종손 이근필씨가 산다. 이근필(70)씨는 방문객들이 오면 대청마루에 마주 앉아 평소 퇴계 선생이 강조하시던 말씀을 들려준다.그중 특히 요즘 사람들이 새길 만한 말씀은 평소 붓글씨로 써 놓았다가 봉투에 넣어 일일이 선물한다.봉투를 건네는 그의 표정엔 날로 부박해져만 가는 세태에 대한 안타까움이 서려 있다. 종택을 나와 35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5분 정도 가니 퇴계선생이 태어난 퇴계태실이 나온다.단종 2년(1454) 조부 이계양이 세운 집이다.‘ㅁ’자형 본채의 중앙 돌출된 방에서 선생이 태어났다고 한다.퇴계 선생의 어머니 박씨 부인은 ‘공자가 대문 안으로 들어오시는 태몽'을 꾼 뒤 퇴계를 낳았다고 한다.그래서 대문 이름도 ‘성림문’(聖臨門)이라고 지었다고 한다.태실 앞의 좁지만 말끔하게 비질된 마당에 서니 어릴적 선생이 아장아장 걸으며 놀던 모습이 눈 앞에 어른거리는 듯하다. 안동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에서 빠져 34번국도를 타고 안동 시내로 진입해야 한다.시내에서 봉화로 이어지는 35번 국도로 갈아타고 30분쯤 북쪽으로 달리면 오른쪽으로 도산서원,퇴계 종택,왼쪽으로 퇴계 태실이 나온다.퇴계 태실에서 35번 국도를 타고 5분 정도 더 가면 오른쪽으로 농암종택 진입로를 가리키는 표지판이 있다. 버스는 동서울터미널(02-446-8000)에서 안동터미널(054-8298)까지 30분 간격으로,기차는 청량리역에서 안동역(054-856-7788)까지 하루 8회 출발한다. ●숙박 안동에선 잠자리도 전통 체험의 한 코스.지은 지 수백년된 고택에서 하룻밤 묵으며 전통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최근복원한 도산면 가송리의 농암 종택(054-843-1202),임동면 수곡리의 수애당(054-822-6661),임동면 박곡리의 지례예술촌(054-822-2590)이 전통 민박을 운영하는 대표적 고택들이다.농암종택은 낙동강 상류를,지례예술촌과 수애당은 임하호를 끼고 있어 모두 주변 풍광이 뛰어나다. 숙박료는 방 크기에 따라 3만∼8만원.아침식사 5000원. ●2003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오는 26일부터 10월 5일 사이에 안동을 방문하면 탈춤의 진수를 맛보고 다양한 이벤트 행사도 즐길 수 있다. 낙동강변 축제장 및 하회마을 일대에서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에선 하회별신굿탈놀이와 봉산탈춤,강령탈춤 등 한국의 대표적 탈춤과 함께 이탈리아,독일,몽골,태국,일본 등 10개 외국 단체가 참여해 신명나는 탈춤판을 벌일 예정. 축제 관람을 위해 10월 3∼5일 서울(청량리역)에서 매일 오전 8시 10분 안동행 축제 관광열차가 출발한다.요금은 3만7300원.강변 축제장과 시내,하회마을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도 운영된다. 문의 안동시 문화체육관광과(054-851-6393),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추진위원회(054-851-6398). 식후경 헛제삿밥과 간고등어는 안동의 대표적 전통 음식.헛제삿밥은 제사후 제사음식으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던 풍습에서 나왔다.평상시 제사는 올리지 않지만 제사 음식과 같은 재료를 마련하여 비빔밥을 만들어먹는다고 해 헛제삿밥이라고 한다. 숙주나물,무나물 등 대여섯가지 나물을 대접에 깔고 밥을 넣어 비벼먹는다.어물이나 육류,산적에 탕국이 곁들여진다.안동댐 인근 월영교 맞은 편의 ‘까치구멍집’(054-821-1056),‘민속음식의 집’(054-821-2944)이 잘하기로 소문나 있다.메뉴는 헛제삿밥(5000원)과 양반상(1만원) 두가지.양반상엔 헛제삿밥에 탕평채,쇠고기 산적,조기구이,안동식혜 등이 추가된다. 안동에서 간고등어가 유명해진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동해에서 잡힌 고등어를 염장해 지고 오는 24시간 동안 적당히 숙성됐기 때문이라는 설,생고등어를 지고오다가 안동 인근에 이르면 선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이때 염장해 먹으면 최고의 맛이 나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민속음식의 집과 나란히 붙어 있는 ‘양반밥상집’(054-855-9900)이 간고등어 전문집으로 유명하다.구이정식과 조림정식은 각각 6000원,구이와 조림이 함께 나오는 구이조림정식은 1만원이다.
  • 척추·허리통 원인과 치료/갑자기 운동 시작할땐 힘줄·인대 이완 조심을

    이제는 척추를 살필 때다.휴가와 추석 귀성 등으로 피로가 쌓인 데다 운동으로 시작된 허리 근육통까지 겹쳤다면 척추와 허리에서 비명이 터질 만도 하다.생활 패턴의 변화때문에 갈수록 늘어나는 척추 질환의 원인과 대책 등을 살펴 본다 ●원인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거나 오랫동안 좁은 공간에서 운전을 할 경우 근육의 피로도가 높아지고,힘줄과 인대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늘어나게 된다.이런 경우에는 특히 몸을 지탱하는 척추가 구조와 기능면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척추는 우리 몸을 움직이는 중추 기관으로,구조가 잘못되면 허리와 목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뿐 아니라 사지 근육도 덩달아 부자연스럽게 되며 사람에 따라 극심한 통증을 수반하기도 한다. ●증상 대표적인 증상은 지속적으로 계속되는 목과 허리의 통증이다.허리 부위의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통증 때문에 의자에 앉는 자세가 비정상적으로 바뀌었다면 척추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다.조금만 잠을 잘못 자도 쉽게 목이 삐거나 목,허리 통증에 이어 다리와 엉치,팔과 손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진 경우,또는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쉽게 허리를 펴기 힘든 경우도 이상이 있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또 갑자기 아기를 안기 힘들거나 허리를 굽혀 무거운 물건을 들기 어렵다면 반드시 목과 허리,척추와 그 주변의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치료 및 예방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의자에 1시간 이상 앉아 있지 말고,15∼20분마다 한번씩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편다.운전자는 가능한 차를 세우고 자주 쉬는 게 좋다.일과 후에는 약간 더운물에 10분 정도 샤워를 한 뒤 취침 전 적당한 몸풀기 운동을 해주면 증상이 개선되기도 한다.잘 때는 낮은 베개를 사용해 방바닥과 목의 각도를 줄여야 하며,무릎 밑에 베개를 고여 낮 동안 지친 허리 근육이 완전히 이완되도록 해준다.이런 식으로 2∼3주 정도 지나면 대부분 증상이 완화된다.척추 부위의 뼈와 근육이 기능에 맞춰 다시 재배열되면서 통증이 줄기 때문이다.이렇게 해도 통증이 계속되면 전문의와 상의하는 게 좋다. ■ 도움말 김석우 한강성심병원 정형외과 교수 심재억기자
  • “내친구 야옹이야 지금 뭘 생각하니”/英 수의학 저널리스트가 쓴 ‘고양이… ‘

    ‘고양이 100배 행복하게 키우기’는 고양이 애호가들을 위한 책이다.고양이와 함께 더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지은이 클레어 베상은 영국 고양이 자문 사무국 위원장이며 수의학 저널리스트로 고양이에 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고양이의 언어와 행동에 관한 비밀을 한꺼풀한꺼풀 벗겨낸다. 책은 고양이의 보디 랭귀지와 음성 언어를 해독하는 방법을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또 야생의 기질을 그대로 간직한 고양이를 애교파로 만드는 비결에서부터 고양이와 함께 삶을 즐기는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고양이 100배∼’는 ▲고양이가 느끼는 세상 ▲고양이의 언어 ▲고양이와 함께 살기 ▲고양이는 가장 소중한 내 친구 ▲고양이의 성격 바로 알기 ▲고양이의 지능과 훈련 ▲A부터 Z까지,문제점과 그 해결법 등 모두 7장으로 구성돼 ‘고양이의 모든 것’을 알려주고 있다. 책은 고양이의 먹이,화장실,잠자리 등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설명하면서 고양이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왜 그런 문제가 일어나는지,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등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고양이 문외한이 고양이와 가까워지기 위한 첫걸음은? 우선 고양이의 보디 랭귀지와 음성 언어를 읽어야 한다는 것.고양이가 가르릉거리는 것은 ‘행복하다.’는 뜻이고,야옹 소리를 굴리는 듯 목이 울리는 소리를 내면 ‘반갑다.’는 의미이다. 쉿쉿거리거나 으르렁거리는 것은 위협이나 경고의 뜻이 담겨 있다고 보면 되고,이빨을 부딪치는 것은 불만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행위이다.귀를 움직이거나 꼬리를 휘두르면 고양이가 불안하거나 화가 났다는 신호이다. 보디 랭귀지와 언어를 통해 고양이와 친해지면 자연스레 고양이를 기르고 싶어지는 법.고양이를 키우려면 무엇이 필요할까.먹이와 화장실,잠자리 등 기본적인 것을 챙겨주고 스킨십도 자주 가져야 한다. 고양이는 개와 달리 게걸스럽게 먹거나 과식하지 않고 적은 양으로 자주 먹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채식은 건강에 해로운 탓에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양이는 깨끗한 동물이어서 좋은 모래로 깨끗한 화장실을 만들어주고,잠자리는 따뜻하고안전한 곳에 마련해 줘야 한다. 스킨십은 얼굴을 맞대고 문질러 서로의 냄새를 교환하는 ‘원시적인’ 방법이 가장 좋다. 고양이가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면 고양이가 안심할 때까지 손을 보여주지 않고,이름을 같은 톤으로 불러주면서 고양이에게 말을 걸고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된다. 어느 정도 수준을 고양이 마니아라고 말할 수 있을까.시간이 날 때마다 어떻게 하면 고양이와 즐기면서 편안함을 느낄까 생각하고,애교를 부리는 고양이에게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이고,고양이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즐기며,고양이와 걱정거리를 털어놓고 비밀을 속삭일 정도는 돼야 한다.물론 이 경지에 들어서면 고양이를 애완동물이라기보다 가족의 일원이라고 치부하고 있겠지만…. 도서출판 보누스,280쪽,1만 2000원. 김규환기자 khkim@
  • 우포늪 / 가을 문턱서 만나는 초록 숨결

    “선생님,개구리는 개구리밥만 먹구 살아요? 벌레도 잡아먹는다고 텔레비전에서 보았는데….반딧불이는 어떻게 빛을 내나요?” 우포늪을 찾은 아이들의 궁금증은 끝이 없다.도시의 아이들에게 늪의 풀과 꽃,벌레 등은 온통 신기함의 대상.예전부터 ‘늪’하면 ‘빠지면 헤어나기 어려운 위험한 곳’으로 알고 있던 어른들에게 이같은 모습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쓸모 없는 땅’‘위험한 곳’ 등 부정적 인식의 대상이었던 늪은 산업화에 따른 개발의 여파로 생태계가 위협받으면서 수많은 동·식물의 보고(寶庫)로 주목받고 있다.아침저녁으로 선선함이 느껴지는 초가을의 문턱에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으로 불리는 경남 창녕의 우포늪을 찾았다. 우포늪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자연습지.창녕군 열왕산에서 발원한 토평천이 낙동강으로 흘러들기전 거치는 중간 기착지로 보면 된다.70만여평에 달하는 이곳은 약 1억만년 전엔 거대한 호수였으나 이후 화산 활동과 육지의 침식 등을 거치면서 퇴적물이 쌓이고 호수 주변부에 수초가 무성하게 나면서 점차 늪으로 변모하였을 것으로 지질학자들은 추정한다. ●우리나라 전체 식물의 10분의 1 서식 여름 끝에 찾은 우포늪은 음습하지만 깨끗했다.광활한 수면 위로 물풀이 깔린 모양이 마치 초록색 카펫을 깔아놓은 듯하다.개구리밥,마름,생이가래,자라풀,네가래,노랑어리연이 물 위를 빈틈없이 덮고 있다.이들 물풀은 곤충과 물고기에게 먹이와 서식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물을 정화해주는 역할도 한다. “이맘때면 희귀식물인 가시연이 꽃을 피워 볼 만한데 올핸 없어요.비가 많이 와 수위가 너무 높아진 탓인 것 같아요.” 사단법인 푸른우포사람들의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선자(44)씨의 설명이다.그러나 가시연은 우포늪에 사는 수백종의 식물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우포늪에선 지금까지 430여종의 식물이 발견되었는 데,이는 우리나라 전체 식물의 10분의 1에 해당한다고 김씨가 덧붙인다. 우포늪엔 다양한 식물이 군락을 이루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펼친다.장재마을 앞과 토평 쪽의 자운영 군락,대대둑과 목포제방의 억새·갈대 군락,사지포의 내버들 및 물옥잠 군락,장재마을 앞의 왕버들 군락 등이 유명한데,지금은 왕버들 및 내버들 군락,물옥잠 군락이 볼 만하다. 수초와 개구리밥을 헤치고 물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이름도 모르는 곤충들이 쉴새없이 헤엄쳐 달아난다.장구애비,애소금쟁이,물무당,송장헤엄치개,물자라,물방개,물땡땡이….김씨가 일일이 이름을 가르쳐준다.어렸을적 냇가에서 물방개를 잡아서 놀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곤충과 물풀은 물고기들이 좋아하는 먹잇감이다.그러니 물고기가 많을 수밖에.우포늪에선 42종의 물고기가 발견됐다고 한다.그중 쉽게 볼 수 있는 게 참붕어와 붕어,각시붕어,송사리 등이다.늪 보존을 위해 일반인은 낚시를 할 수 없다. 이곳에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이들은 늪 주변에서 살아온 몇몇 주민들 뿐이다.이들은 늪 주변 개발 억제에 따른 피해보상 차원에서 정부로부터 어로 작업권을 얻었다.기다란 장대로 나뭇배를 저어가면서 미리 쳐놓은 그물에 걸린 물고기를 거두는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사람도 자연의 일부’란 생각이 절로 든다. 물 위는 잠자리와나비,새들의 세상이다.이맘때면 늪 주변 어디에나 물풀 주위를 덮고 있는 잠자리떼를 볼 수 있다.사지포둑에 서면 내버들 군락지에서 백로와 왜가리들이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여름철새로 유명한 왜가리는 아예 이곳에 눌러앉아 겨울철에도 심심찮게 발견된다고 한다.이들 말고도 우포늪에선 지금까지 고니와 해오라기,도요새,쇠물닭,노랑때까치,덤불해오라기,쇠백로,원앙,수리부엉이 등 텃새와 여름철새,겨울철새 등 145종의 조류가 발견됐다. 늪 주변의 숲에선 너구리와 다람쥐,뱀,개구리 등 다양한 동물들이 살고 있다.예전엔 수달도 많이 있었다고 하는데,90년대 이후 밀렵이 극성을 부리면서 점차 줄어들어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고 한다. ●생태프로그램 신청하면 상세한 가이드도 우포늪은 우포와 사지포,목포,쪽지벌 등 4개의 늪으로 이루어져 있다.따라서 접근로도 여러 군데 있다.유어면 세진리 또는 이방면 소목마을,닭개마을을 통해 들어갈 수 있다. 체계적인 생태학습을 원하면 우포늪 보존활동을 벌이고 있는 지역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는게 좋다.이방면 안리의 ‘푸른우포사람들’(055-532-8989,www.woopoman.co.kr),유어면 회룡마을 창녕환경연합(055-532-7856,www.woopoi.com) 등이 활발하게 활동을 펼치고 있다.두 곳을 방문하면 생태탐방을 위한 상세한 가이드를 받을 수 있다. 두 단체 모두 사무실 앞에 우포늪을 축소한 인공 습지를 조성해 자연학습장을 운영하고 있으므로,미리 인터넷사이트로 신청하면 생태학습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참가비는 푸른우포사람들 2000원,창녕환경연합 1000원. 우포늪(창녕)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 창녕 나들목에서 빠진 후 크게 세 갈래로 우포늪에 접근할 수 있다.먼저 나들목에서 빠져 24번도로를 타고 창녕읍쪽으로 가다가 첫번째 신호등에서 죄회전하면 우포늪 이정표가 보인다.여기서 1080번 도로를 타고 15분쯤 달리다가 소목마을 버스정류소 앞에서 좌회전해 좁은 길로 5분쯤 들어가면 이방면 안리 우포 북쪽 물가에 닿는다.사지포로 접근하려면 소목정류장에 이르기 전에 나오는 ‘우포늪쉼터’ 앞에서 좌회전해야 한다.농로를 타고 마을을 지나 사지포 둑에 오르면 왕버들과 물풀이 깔려있는 사지포가 한 눈에 들어온다.우포 남쪽의 세진리로 접근하려면 창녕나들목에서 빠져 창녕읍 반대 편으로 우회전하면 된다.24번 도로를 타고 유어면 쪽으로 5㎞쯤 가면 회룡마을에 이르러 옛 회룡초등학교 자리에 창녕환경연합이 있다.여기서 우회전해 1㎞쯤 가면 우포늪 입구에 널찍한 세진리주차장이 있다. ●우포8경 푸른우포사람들이 선정한 ‘우포8경’을 참조하면 생태 나들이에 더해 우포늪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요즘 볼 수 있는 왕버들 수림과 물풀의 융단,반딧불이,장대나뭇배,가시연꽃과 함께 가을·겨울에 볼 수 있는 기러기떼와 백조,사계절 관찰이 가능한 별자리 등이 우포8경으로 꼽힌다.우포8경 이외에도 광활한 늪을 붉게 물들이는 일몰,10월 이후 밤과 낮의 기온 차가 클 때 나타나는 물안개는 우포늪 나들이를 풍요롭게 해주는 덤이다. ●숙박 우포늪 인근에 숙박할 곳이 마땅치 않아 창녕읍내 여관이나 부곡온천 인근 호텔을 이용하는 게 좋다.온천 주변에 부곡하와이 관광호텔(055-536-6331),레이크힐스호텔 부곡(055-536-5181),부곡파크호텔(055-536-6511) 등 10여개 호텔이 있다.창녕읍엔 세림장(055-533-8176),창동여관(055-532-7017) 등 여관이 많다.문의 창녕군 문화공보과(055-530-2236∼9). [식후경] 무공해 붕어찜에 반딧불이 쇼는 덤 이방면 안리 푸른우포사람들 사무소 옆엔 식당을 겸한 민박집 ‘우포민박’이 있다.우포늪 바로 앞에서 숙박과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식당 주인 노기열씨가 우포늪에서 그물로 잡은 물고기로 음식을 만든다.직접 물고기를 잡기 때문에 음식 값이 싸다.가물치회는 1㎏에 1만 5000원,붕어찜 1인분 1만원,가물치·붕어곰탕 5000원,,빠가사리 매운탕 1만원이다. 늪에서 나는 무공해 재료로 만든 음식을 우포늪을 지척에 둔 곳에서 먹는 것 만으로도 입맛이 절로 나지만,꼭 그것 때문이 아니라도 음식 맛은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특히 가물치와 붕어를 푹 고아 만든 가물치·붕어곰탕은 다른 곳에선 맛보기 힘든 메뉴.진하게 우러난 국물이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맛을 낸다.숙박료는 3만원.이맘때 늪 곳곳에서 불꽃놀이를 펼치는 반딧불이를 보려면 이곳에서 하룻밤 묵는 게 좋을 듯 싶다.(055) 532-6202.
  • 무더위·멀미·수면부족 / 北응원단 3중고

    여성으로만 구성된 북한 응원단이 달구벌의 폭염속에 강행군을 거듭하면서 수면부족과 무더위,멀미의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북한 응원단은 도착 다음날인 지난 20일부터 각 경기장은 물론 개회식과 환영식 등에 줄줄이 참석하느라 오후 10시를 넘겨서야 숙소인 대구은행 연수원에 도착하기 일쑤다.더구나 연수원 식당은 150명 정도밖에는 수용하지 못해 3교대로 식사를 해야 한다.땀에 전 응원복을 세탁하고 나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자정을 훌쩍 넘긴다. 보통 오전 6시에 일어나 체조로 일과를 시작하는 것을 감안하면 잠자는 시간은 6시간이 채 안 된다.이 때문에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버스안에서 잠깐씩 ‘토끼잠’을 청한다.이나마 쉽지가 않다.그동안 장시간 차량이동을 해보지 않아 멀미가 심하기때문.조직위는 귀밑에 붙이는 멀미약과 마시는 멀미약을 제공하고 있다.조직위는 ‘3중고’에 시달리는 응원단이 입맛마저 잃을 것을 걱정해 가지무침 만두전골 해물파전 오이지 물김치 등을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대구 이창구기자 window2@
  • 29일 개봉 ‘엑스텐션’/생명의 은인인줄 알았는데 살인마?

    국내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프랑스 공포영화 한 편이 29일 개봉된다.‘극도의 긴장’을 뜻하는 ‘엑스텐션’(Haute Tension).프랑스 영화계에서 주목받는 25세의 알렉산드르 아야 감독이 쓰고 연출한 작품이다. 영화는 중얼거림으로 시작해서 중얼거림으로 끝난다.주인공 마리(세실 드 프랑스)가 정신병원 침상에서 “누구도 너와 나 사이에 끼어들 수 없어,그 누구도.”라고 내뱉는 독백은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보여주면서 사건의 실마리를 암시하는 큰 복선이다. 마리는 시험 공부하러 알렉스(메이벤 르 베스코)의 외딴 시골집에 간다.그의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잠자리에 든 뒤 정체 모를 살인마가 침입하여 알렉스 가족들을 하나 둘 잔혹하게 살인한다. 영문도 모른 채 온 집안은 핏빛으로 물든다.기이하게도 살인마는 알렉스만 죽이지 않고 입에 재갈을 물려 온몸을 쇠사슬에 묶어 트럭에 태운 뒤 떠난다. 몰래 알렉스를 달래던 마리도 얼떨결에 함께 트럭에 실려간다. 조마조마,아슬아슬한 우여곡절을 겪은 뒤 살인마와 대면한 마리는 사투 끝에 그를 죽이고 알렉스를 구한다.그러나 마리는 알렉스에게 칼을 겨눈다.왜 그럴까? 말미의 엄청난 반전이 허를 찌르는 게 압권이다. ‘엑스텐션’은 시종일관 공포스러운 분위기와,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연신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또 엽기에 가까운 충격적 살인 장면으로 보는 이를 전율에 휩싸이게 한다. 그러나 곰곰 씹어보면 싱거울 수도 있다.도입부 대사를 비롯,곳곳에 복선을 심어 놓아 감빠른 독자는 초반에 살인마가 누구인지 알아차릴 수 있다. 느린 독자라면 느린 대로 그 복선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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